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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측 ‘미투’ 논란 곽도원, 조재현 등 섭외 자제 권고...이윤택 출연정지

    KBS 측 ‘미투’ 논란 곽도원, 조재현 등 섭외 자제 권고...이윤택 출연정지

    KBS 측이 ‘미투(ME TOO)’ 사태로 물의를 빚은 배우 등에 방송 출연 규제를 강화했다. 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노웅래 위원장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KBS 측은 지난달 28일 극단 단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에 방송 출연 정지 결정을 내렸다.이윤택 예술감독은 지난달 19일 1심에서 공소사실 중 상당 부분이 유죄로 인정돼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이와 함께 영화 촬영 도중 여배우를 성추행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판결을 받은 배우 조덕제도 방송 출연 정지가 결정됐다. KBS 측은 또 ‘미투’ 논란에 휩싸인 배우 조재현, 오달수, 곽도원, 최일화와 방송인 김생민, 남궁연, 가수 김흥국 등에 출연 섭외 자제 권고 결정을 내렸다. 성폭력 혐의 제기 등이 규제 사유로 꼽혔다. 한편 KBS는 방송출연규제심사위원회 운영기준에 의거, 위법 또는 비도덕적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 등에 대해 사안의 경중에 따라 출연 섭외 자제 권고, 한시적 출연 규제, 방송 출연 정지 등을 결정하고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KBS ‘음주운전 무죄’ 이창명 출연정지 해제…이윤택·조덕제 등 출연정지

    KBS ‘음주운전 무죄’ 이창명 출연정지 해제…이윤택·조덕제 등 출연정지

    KBS가 음주운전 무죄 확정을 받은 개그맨 이창명의 출연 규제를 해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노웅래 위원장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KBS는 지난달 28일 이창명에 대한 출연 규제를 해제했다. 이창명은 음주운전 의혹을 받아 2016년 5월 한시적인 출연 규제가 적용됐다. 그러나 지난 3월 대법원으로부터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최종적으로 무죄를 확정받았다. KBS는 올해 이른마 ‘미투’ 논란에 연루된 연예인들에 대해 출연 섭외 자제 권고를 결정하는 등 성폭력 관련 규제를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가 적용된 인사 중 대표적으로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감독이 있다. 이윤택 전 감독은 지난달 19일 1심에서 공소사실 중 상당 부분이 유죄로 인정돼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KBS는 지난달 28일 이윤택 전 감독에 대해 방송출연정지 결정을 내렸다. KBS는 지난달 18일 배우 조덕제에 대해서도 대법원에서 성추행에 대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판결을 받은 점을 근거로 방송출연정지를 결정했다. 앞서 4월 10일에는 배우 오달수, 조재현, 최일화, 방송인 남궁연, 김생민, 가수 김흥국 등에 대해 출연 섭외 자제 권고 결정을 내렸다. 성폭력 혐의 제기 등 미투 운동과 관련된 점이 규제 사유로 꼽혔다. 배우 곽도원도 출연 섭외 자제 권고 결정이 내려졌다. 곽도원은 미투 피해자들과 공갈협박 공방을 벌이고 있다. 가수 준케이는 같은 날 음주운전 때문에 방송출연 정지를 받았다. KBS는 방송출연규제심사위원회 운영기준에 의거해 위법 또는 비도덕적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 등에 대해 사안의 경중에 따라 출연섭외 자제 권고, 한시적 출연규제, 방송출연정지 등을 결정할 수 있다. 한편, MBC는 2016년 10월 26일 마약류 관리법 위반으로 계은숙, 조덕배 등 5명을 출연 제한한 이후로는 출연 제한 사례가 없었다. MBC는 ‘상습도박’이란 동일 사안을 두고 연예인별 출연정지 기간이 1년(양세형·붐·앤디)에서 7년 이상(신정환), 8년 이상(강병규) 등 현격한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종합편성채널은 대부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객관성·공정성 조항 위반이나 비속어 사용에 따른 품위유지 조항 위반 등을 근거로 출연정지 결정을 내렸으며, 출연정지 대상과 기간이 지상파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고 짧았다. 노웅래 위원장은 “시청자들의 시청권과 직결되는 출연정지 및 해제 기준이 방송사 입맛에 따라 고무줄식으로 운영돼 온 측면이 있다”면서 “최근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미투 논란에 대해서는 KBS처럼 보다 엄중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적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불면 집유, 버티면 징역”… 없는 죄도 만들어 불었습니다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불면 집유, 버티면 징역”… 없는 죄도 만들어 불었습니다

    #1. 2007년 5월 경기 수원에서 십대 소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듬해 범인으로 지목된 가출 청소년 5명이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4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항소심·상고심 법원은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5명이 ‘자백하면 선처하겠다’는 경찰의 회유에 따라 허위자백을 한 것으로 보이고, 자백을 입증할 물증이 전혀 없다는 이유에서다. 박준영 변호사가 국선변호인으로 변론했던 ‘수원 노숙소녀 상해치사 사건’이다.#2. 충남 보령에서 2007년 5월 여중생 A양이 집 근처에서 30대 남성에게 납치당해 20여일 동안 감금됐다가 돌아왔다. 그런데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동안 A양의 형제자매들은 ‘큰언니가 A를 숨지게 했고, 부모가 시신을 숨겼다’는 자술서를 냈다. 큰언니마저 ‘동생들과 다르게 말하면 동생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자신이 A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가족들 간 깊은 상처를 남긴 ‘보령 여중생 피랍 사건’이다. 민주화 이후 최소한 수사기관에서의 고문은 사라졌다는 게 대부분의 인식이다. 그런데도 수사·재판 과정에서 ‘허위자백’으로 인한 왜곡·오류 사례는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물증보다는 자백으로 범행의 사실관계를 규정하는 데 익숙한 수사 관행, 검찰 수사 단계에서의 자백을 비판 의식 없이 주요 증거로 채택하는 형사재판 관행 때문이다. 1990년 이후 주요 허위자백 사례 46건을 선별해 분석한 이기수 전남대 해양경찰학과 교수는 “1990년대엔 고문과 폭행 등 물리력 행사가 허위자백 원인의 절반을 차지했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협박, 기망, 회유, 장시간 조사 등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선별한 46건 중 14건을 심층분석해 2012년 ‘형사절차상 허위자백의 원인과 대책에 관한 연구’란 박사논문을 냈다. 이 논문은 ‘허위자백의 이론과 실제’란 책으로 발간됐다. 논문에서 분석한 허위자백 사례 백태를 보면 미성년자뿐 아니라 그냥 우연히 범행 현장을 지나던 평범한 시민, 나아가 수사 전문가인 경찰 간부마저 허위자백의 덫에 빠지는 모습이 드러났다. ‘수원 노숙소녀 상해치사 사건’과 ‘보령 여중생 피랍 사건’에서 허위자백을 한 이들은 미성년자였다. 허위자백 당시 이들은 변호사는커녕 보호자와도 함께 조사를 받지 못했다. 수사기관에서의 자백이 형사재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법적 지식이 없고, 수사받는 상황 자체에서 벗어나는 데 급급한 미성년자이기에 허위자백을 했을 것이란 짐작이 가능한 지점이다. 하지만 일단 수사기관에서 수사관이 원하는 답을 내준 뒤 법원에서 항변하면 될 것이란 사고체계를 수사 전문가가 작동시킬 때도 있다. ‘옥천경찰서장 뇌물 사건’과 ‘김 순경 살인누명 사건’에서 허위자백을 한 이들은 모두 경찰이었다. #3. 2001년 B 옥천경찰서장은 관내 오락실 업주로부터 수천만원의 뇌물을 부하직원 C씨를 통해 건네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혐의를 부인하던 B서장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자, 2심 공판 중 혐의를 시인하고 집행유예로 풀려난다. 이후 증거를 보강 제출해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C씨가 밤샘조사 등 수사기관의 가혹행위 끝에 B서장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허위자백했고, 재판 중엔 검찰이 C씨 측에 “추징금을 줄여 주겠다”는 식의 회유를 한 녹취를 제출한 결과였다. 그럼에도 B서장 역시 항소심 재판 중 집행유예로 풀려나기 위해 허위자백을 한 셈인데, 이는 “일단 실형을 피해 보자”는 변호인의 권유에 따라 이뤄졌다. #4. 서울 지역 파출소에 근무하던 김모 순경은 1992년 함께 여관에 투숙했던 여고생이 사망하자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김 순경은 새벽 근무 때문에 여관을 비웠다 돌아와 보니 여고생이 사망했다고 주장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김 순경이 여관에 있던 시점을 사망 시간으로 추정했다. 김 순경은 5차례 피의자 신문에서 모두 자백했고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는데, 2심이 진행되던 중 진범이 검거되면서 무죄로 풀려났다. 이후 엿새 동안 잠을 안 재운 수사기관의 가혹행위 정황이 폭로된 데다 수사와 1심 재판 과정에서 사망 시간 감정 외 김 순경과 혈액형이 다른 머리카락, 김 순경과 다른 제3의 족적 등의 또 다른 과학적 증거가 무시됐음이 드러났다. 경찰과 같은 수사 전문가들은 최소한 수사기관에서의 자백이 이후 처벌에 미치는 효력이나 자신이 허위자백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법에 대한 지식이 적은 일반 시민들의 사례에선 일단 허위자백을 해두면 형사재판 과정에서 이를 번복해 뒤집기가 쉽지 않다는 점, 자신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피의자 신문조서가 자백 형식으로 쓰여지고 있는 점 등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5. 경남 합천에서 고물상을 운영하는 D씨는 2006년 묘지 앞 석상을 기중기로 들어 E씨의 차량에 실어준 특수절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D씨는 범행을 돕지 않았을 뿐 아니라 둘은 아예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E씨의 범행 무렵 둘의 차량이 나란히 교차로를 지난 것을 확인한 경찰이 D씨를 공범으로 의심, 교차로를 지난 뒤 묘지가 아닌 주변 다방으로 갔다는 D씨의 항변을 무시한 채 7시간 반복질문한 끝에 허위자백을 받은 것이다. D씨는 피의자 신문조서에 자필로 범행을 부인하는 취지의 글을 썼지만, 이미 전체적인 조서 내용은 자백(혐의 인정)한 것으로 작성돼 있었다. #6. 2009년 5월 경기 안성의 한 원룸 주차장에서 전신을 구타당한 뒤 숨진 남성이 사망 전에 모르는 20~30대 남성 3명에게 폭행당했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담배꽁초 4개를 입수, 근처 우범자들의 유전자와 대조해 고등학생 3명의 자백을 받았다. 이들은 검찰 조사 단계에서 허위자백이었다고 호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실제 3명 중 한 명은 범행 추정 시간에 인터넷에 글을 올렸고, 조사 중 서로 ‘억울하다’는 문자를 교환하기도 했다. 3명 중 1명이 ‘범행을 부인하면 감옥에서 평생 썩을 것’이란 경찰관 말에 허위자백을 했고, 다른 2명도 자신만 혐의를 부인했다가 불이익을 당할까 봐 연쇄적으로 허위자백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다음 회에는 최근 있었던 자백 의존적 수사 사례를 탐색하고, 해외에선 허위자백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세웠는지 알아봅니다.
  • ‘보수단체 지원’ 실형 판결에 김기춘 항소

    ‘보수단체 지원’ 실형 판결에 김기춘 항소

    박근혜 정부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압박해 친정부 성향의 보수단체를 불법 지원한 ‘화이트리스트’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 받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8일 법원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변호인을 통해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 최병철)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김 전 실장은 2014∼2016년 전경련에 압력을 넣어 친정부 성향 보수단체 33곳에 69억원을 지원하도록 한 혐의 등이 유죄로 인정돼 지난 5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그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구속 수감돼 재판을 받고 있다가 지난 8월 상고심을 맡은 대법원의 결정으로 구속이 취소돼 풀려난 지 60일 만에 다시 구치소로 들어갔다. 김 전 실장은 법정 구속될 상황에 놓이자 건강 문제로 동부구치소에 수용해달라고 다급히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실제로 동부구치소에 수감됐다. 한편 김 전 실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져 유죄를 선고받은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과 오도성 전 비서관 등도 이날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 사건의 다른 피고인 중 조윤선·박준우·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신동철·정관주 전 비서관 등은 아직 항소하지 않았다. 항소 기한은 오는 12일까지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성남 조폭 출신 사업가’ 이준석 코마트레이드 대표, 징역 3년…경찰 뇌물 혐의

    ‘성남 조폭 출신 사업가’ 이준석 코마트레이드 대표, 징역 3년…경찰 뇌물 혐의

    경기 성남 지역 정치인들과의 유착 의혹이 불거졌던 이준석(37) 코마트레이드 대표가 경찰관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는 8일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대표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검찰이 구형한 징역 2년보다 더 높은 형량이다. 이씨에게 뇌물을 받고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함께 재판을 받은 이모(52) 전 성남수정경찰서 강력팀장에게는 징역 3년과 벌금 4000만원, 추징금 3771여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씨를 향해 “자신이 가담한 폭력조직의 조직원들을 다수 직원으로 채용해 회사를 운영하면서 조직폭력 담당 경찰관에게 편의를 제공받기 위해 뇌물을 제공하는 등 범행의 동기와 경위가 불순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관의 지인과 부인을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와 후배 조직원이 운영한 회사의 허위 직원으로 등재해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뇌물을 제공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질책했다. 이씨는 자신과 자신이 몸담았던 국제마피아파 조직원들과 관련된 형사사건이 발생하면 잘 봐달라는 취지로 지난 2015년 8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이 전 팀장에게 3771만여원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이 전 팀장의 지인(친구의 부인) 송모씨와 이 전 팀장의 부인 박모씨를 코마트레이드와 후배 조직원이 운영하던 K 네트웍스 직원으로 허위 등재해 매달 260~270만원의 돈을 급여 명목으로 지급했다. 이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은 송씨와 박씨가 이 전 팀장과 관련된 사람들인지 전혀 몰랐고, 자신에게 이 전 팀장을 소개시켜준 한 법무법인의 사무장이 자신을 이용해 이 전 팀장에게 뇌물을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회사 운영의 전반적인 의사결정권을 가진 입장에서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을 직원으로 등재하는 것은 상식과 경험칙에 반한다”며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금품 공여와 경찰 직무 사이의 명시적 청탁관계는 드러나지 않아도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있다고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로 경찰관의 직무로 어떤 편의를 제공했는지는 확실히 확인되지 않는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이씨는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 등과의 유착 의혹이 보도되기도 했다. 이 지사는 해당 보도를 한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가 허위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검찰에 고발하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을 제기한 상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단독] “그놈은 성폭력 가해자” 사실 폭로 명예훼손 처벌 줄인다

    [단독] “그놈은 성폭력 가해자” 사실 폭로 명예훼손 처벌 줄인다

    ‘미투운동’ 이후 처벌 반대 여론 확산 공청회 등 거쳐 내년 3월 최종 확정될 듯 처벌 조항 폐지 입법 이어질 가능성도 사실을 말해도 다른 사람의 명예가 훼손됐다면 처벌받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양형기준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동안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고 특히 올해 초 불거진 ‘미투 운동’으로 폐지 여론이 확산된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자체가 폐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는 지난달 10일 전체회의에서 명예훼손죄 관련 양형기준에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포함시키지 않는 것으로 심의 의견을 모았다. 양형위원회는 심의 의견을 바탕으로 내년 1월 말 공청회를 갖고 국회를 비롯한 각계 의견을 청취한 뒤 이르면 내년 3월 명예훼손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확정할 계획이다. 양형기준은 법관이 선고형을 정할 때 참조하는 기준으로, 범죄유형별로 감경·기본·가중 시 권고 형량을 정하고 있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기준에서 크게 벗어난 형을 선고하려면 판결문에 합리적인 양형사유를 적어야 하는 등 가급적 양형기준 내에서 형이 정해지도록 권고되고 있다. 형법 307조에 따라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경우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그동안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선 주로 벌금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양형기준은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았다. 그러나 사이버 명예훼손을 비롯해 명예훼손으로 인한 피해와 사회적 파급력이 커지면서 양형위는 지난해 출범 초기부터 명예훼손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명예훼손을 징역형으로 엄벌할 필요가 있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양형기준에 담지 않겠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에 한해 처벌 수위를 낮추는 상징이 될 수 있다. 양형위 관계자는 “허위사실로 인한 명예훼손죄의 피해는 갈수록 심각해져 점점 무거운 징역형으로 선고되고 있는 반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대부분 벌금형이 선고된 데다 처벌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진 점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 초 미투운동이 확산됐지만 성범죄 피해자들이 오히려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역고소를 당하는 등 2차 피해가 가중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국회에선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6년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금 의원은 “미국과 유럽국가 등 많은 나라들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이유로 명예훼손죄를 폐지하거나 폐지를 논의하고 있고, 진실한 사실을 적시하는 행위를 형사처벌하는 국가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신동빈 ‘70억 뇌물’ 유죄인데…집행유예·추징제외 이유는

    신동빈 ‘70억 뇌물’ 유죄인데…집행유예·추징제외 이유는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심에서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석방됐다. 뇌물 혐의는 1심과 같이 유죄로 판단됐지만 박 전 대통령의 뇌물 요구에 의한 ‘수동적 피해자’로 인정되면서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강승준)는 5일 신 회장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신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지난 2월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던 신 회장은 234일 만에 석방됐다. 1심에서 선고된 추징금 70억원도 항소심에서는 제외됐다. 재판부는 신 회장의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1심과 같이 롯데그룹의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재취득을 위해 최순실씨가 실질적으로 지배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뇌물로 준 게 맞다고 판단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명시적으로 청탁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롯데그룹의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관련 현안이 존재했고, 박 전 대통령과 2016년 3월 14일 청와대에서 단독 면담을 할 때도 면세점 특허 문제가 그룹 차원의 중요한 현안이었던 점, 단독 면담 중 박 전 대통령이 K스포츠재단 지원을 요구해 이에 응한 점 등 ‘묵시적 청탁’은 존재했다고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롯데그룹은 대통령이 K스포츠재단에 대한 지원을 요구하는 것은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재취득과 관련된 대통령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의 교부 요구라는 것을 인식하면서 70억원을 지원했다”면서 “스포츠 인재육성 등 공익적인 것이었다고 해도 직무집행과 대가관계가 있다면 뇌물이라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밝혔다.다만 재판부는 “현실적으로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대통령의 지원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롯데그룹이 향후 기업활동에 있어서 불이익을 입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대통령의 요구를 쉽게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통령의 지원 요구 당시 피고인의 의사결정의 자유가 다소 제한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며 신 회장이 수동적으로 박 전 대통령의 뇌물 요구에 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 회장이 ‘강요죄의 피해자’로 대통령의 지원 요구를 거절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의사결정의 자유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1심에서 선고됐던 추징금 70억원에 대해서도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롯데 계열사에 반환된 70억원이 당초 받은 돈과 동일한 것이라는 입증이 부족하고 신 회장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됐다고 볼 수도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신 회장은 이와 함께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비리 사건으로도 재판을 받아 1심에서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경영비리 사건과 관련해선 항소심에서도 1심과 마찬가지로 서미경·신영자 측에 롯데시네마 매점을 임대해 영업이익을 몰아준 혐의(배임)가 유죄로 인정됐다. 다만 총수 일가에 공짜 급여를 지급했다는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달리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시에 따라 급여가 지급되는 것을 용인했을지언정 공모했다고는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이 뒤집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다스 실소유주 이명박’이란 첫 사법 판단, MB 국민앞에서 속죄해야

    자동차 부품사 ‘다스’의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 등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어제 1심에서 징역 15년 벌금 130억원, 추징금 82억여원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다스는 누구의 것인가’라는 오랜 질문에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고 “넉넉하게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피고인은 다스를 실소유하며 장기간 246억원을 횡령했다”며 “의혹만 가득했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서 다른 범행이 함께 드러나 피고인을 지지한 국민은 물론 사회 전반에 큰 실망과 불신을 안겼다”고 지적했다. 다스의 증자 대금으로 사용된 도곡동 땅 매각 대금도 이 전 대통령의 것으로 판단했다. 이를 통해 다스에서 조성된 비자금 등 246억원 상당을 횡령금으로 인정했다. 삼성이 다스의 미국 소송비 68억원을 대납한 부분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사면 등 대가성이 인정된다며 59억원 상당을 유죄로 판단했다.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자수서가 유죄판단의 근거가 됐다.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받은 7억원의 특수활동비에 대해서는 4억원은 국고손실 혐의를 유죄로, 원세훈 전 원장으로부터 받은 10만 달러는 대가성이 인정되는 뇌물로 봤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자리 대가로 받은 36억원 중에서는 23억원 상당도 뇌물로 판시했다. 이날 법원의 판단은 사필귀정이지만, 한편 만시지탄이다. 다스 의혹이 전국적인 관심으로 떠오른 계기는 2007년 7월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이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이 서울 종로에 출마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1996년 총선 직후부터 이 전 대통령이 다스 회삿돈을 마치 제 것처럼 선거비용으로 활용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던만큼 의혹이 사실로 인정되는 데 20여 년이 걸린 셈이다. 2007년 이후 검찰과 두 차례의 특검팀이 이 전 대통령의 각종 의혹을 수사했지만, 사실에 접근하지 못한 책임을 뒤늦게나마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하고 거짓 진술을 하는 등으로 수사에 어려움이 있었겠으나 당시 검찰과 특검이 ‘살아있는 권력’을 의식해 부실수사했다고 볼 여지가 더 크다. 그 탓에 이 전 대통령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활용해 더 많은 사리사욕을 챙킬 수 있었던 것이다. 만일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사실이 제때 밝혀졌다면 그는 공직자윤리법과 공직자선거법 위반에 따라 서울시장은 물론 대통령직에도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검찰이 지난 4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공소장에 “피고인을 피고로 해 대법원에 소를 제기하면 그 판결 확정 시 당선무효가 될 수 있었다”고 적시한 것도 이런 까닭이다. 이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타나지도 않은 채 한 최후진술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부정부패, 정경유착을 가장 싫어하고 경계한 나에게 너무나 치욕적”라고 주장했다. 그의 변호인들은 ‘정치보복’라고도 주장하지만 이를 믿을 국민은 거의 없다. 그러나 이번 수사와 재판 과정을 보면 그의 측근들마저 그에게 등을 돌린 지 오래였다. 그럼에도 그는 “관련자들이 자신을 모함하고 있다”며 측근에 책임을 떠넘겼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이제 1심으로, 유죄가 확정되려면 대법원 확정까지 두 번의 재판이 더 남았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더 늦기 전에 국민 앞에 자신의 죗과를 솔직히 참회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 ‘화이트리스트’ 김기춘 징역 1년 6개월 법정 구속…조윤선은 집행유예

    ‘화이트리스트’ 김기춘 징역 1년 6개월 법정 구속…조윤선은 집행유예

    박근혜 정부 시절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보수단체 지원을 강요하는 등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5일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지난 8월 6일 석방된 지 61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 최병철)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실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은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 전 실장과 조 전 수석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2심에서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넘어가 상고심을 앞두고 있는 중 구속기간이 끝나 각각 8월 6일, 지난달 22일 석방됐다. 김 전 실장은 2014년 2월부터 2015년 4월까지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 허현준 전 행정관과 공모해 전경련을 압박해 정부 정책에 동조하는 21개 보수단체에 지원금 약 23억원을 지급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조 전 수석도 정관주 전 정무비서관과 허 전 행정관과 공모해 2015년 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전경련에 31개 보수단체에 약 35억원을 지원하도록 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박근혜 정부 시절 전경련을 압박해 특정 보수단체에 자금 지원을 하도록 했다는 9명의 혐의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고, 강요죄만 유죄로 봤다. ‘직권남용’은 공무원의 일반적 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대해 권한을 불법하게 행사했을 때 적용되는 혐의인데, 전경련에게 특정 보수단체의 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행위는 청와대 비서실과 정무수석실의 일반적 권한에 속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지위를 이용한 불법행위는 되겠지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조 전 수석은 이와 함께 2014년 9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이병기 전 국가정보원장,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으로부터 매월 500만원씩 합계 4500만원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뇌물)도 있다. 현기환 전 정무수석도 이 전 원장과 추 전 국장에게 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부분을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이 전 국정원장과 조·현 전 수석 간의 직무관계의 대가성이 증명되지 않는다는 이유다. 재판부는 “누구보다 헌법적 가치를 수호해야 할 피고인들이 피해자들에게 보수단체에 대한 자금 지원을 강요하고 의사결정의 자유를 침해했다”면서 특히 김 전 실장을 향해 “청와대 비서실의 조직을 이용해 하급자에게 강요 범행을 지시하는 등 책임이 매우 엄중하다”고 질책했다. 조 전 수석에 대해선 “정무수석이라는 막중한 책임이 있는데도 위법행위를 인수인계받고 보고를 받은 뒤 승인하고 지시했다”면서 “다만 이미 이뤄지고 있던 강요범행을 정무수석으로 임명돼 인식하고 승인, 가담했다는 점에서 지위에 비해 가담 정도가 크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김 전 실장과 조 전 수석 등이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장기간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별도로 강요 혐의가 추가 기소돼 재판이 진행됐다는 점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화이트리스트’ 강요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은 허현준 전 행정관에게 징역 2년 6개월 및 자격정지 1년을, 박준우 전 정무수석과 신동철·정관주 전 정무비서관, 오도성 전 행정관에게 각각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016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친박계에 유리한 공천을 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등 공직선거법을 위반하고 국정원 자금을 손실한 혐의로 기소된 현기환 전 수석은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반면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열린세상] 교도소는 어디로 가야 하나/양중진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열린세상] 교도소는 어디로 가야 하나/양중진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지난여름은 유난히도 더웠다. 가장 더웠다던 1994년의 더위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에어컨을 틀지 않고는 밤잠을 이루기 어려울 정도였다. 폭염으로 인해 교도소 수용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과밀 수용이 원인이라는 지적이었다. 독자들도 깊은 공감을 담은 댓글로 화답했다. 아무리 잘못을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인권은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과밀 수용을 해소하려는 당국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연이어 나왔다. 물론 그런 점도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수용시설을 제때에 짓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혹시 다른 원인은 없을까.30여년 전 교도소에 면회 갈 기회가 있었다. 지하철은 물론 노선 버스도 없었다. 주변에 변변한 식당조차 없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아파트가 생기고, 생활 편의시설도 생겼다. 시설이 늘어남에 따라 교도소 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새로운 건물을 지은 것도 아니었다. 아파트가 들어오기 훨씬 전부터 교도소는 그 자리에 있었다. 그런데 혐오시설이라며 이전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마디로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격’이었다. 지역의 한 중소도시는 축사가 밀집해 있었다. 날씨라도 흐린 날에는 냄새 때문에 주민들이 많은 고통을 겪어야 했다. 자치단체에서 묘안을 생각해 냈다. 자체 재정으로는 축사를 철거하기 어려우니 교도소를 유치하자는 것이었다. 국가에서 부지를 매입한 후 축사를 철거해 악취 문제를 해결하자는 생각이었다. 여러 번의 협의를 거쳐 계획이 실행됐다. 덕분에 주민들의 생활이 쾌적해졌다. 그러고 나자 생각이 달라졌다. 화장실에 들어갈 때 생각과 나올 때 생각이 다르다더니 딱 그런 격이었다. 도시 주변에 수용시설을 짓는 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우리 헌법은 제10조에서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라고 규정하고 있다. 제1장 총강(總綱)을 제외하면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정한 제2장에서 제일 먼저 나오는 조문이다. 그만큼 가장 중요한 조문이고, 가장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인간’이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직업의 좋고 나쁨이나 지위의 높고 낮음, 재산의 많고 적음도 가리지 않는다. 범죄자도 포함되는 것은 물론이다. 2016년 12월 헌법재판소도 과밀 수용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아무리 죗값을 치르는 것이라고 해도 수용 공간이 너무 좁아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지킬 수 없다고 본 것이다. 당시 헌법소원을 제기했던 수용자는 실제 사용 가능한 1인당 면적이 1㎡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1㎡는 어느 정도 크기일까? 가로 1m, 세로 1m 크기가 1㎡다. 사람의 체격으로 환산해 보면 키가 1m 75㎝인 사람에게 주어진 너비가 57㎝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옆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몸을 한 번 뒤척이기도 어려울 정도로 좁은 공간이다. 위헌 결정은 단순한 결정으로 그치지 않았다. 수용자들이 잇따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과밀 수용으로 인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당했으니 정신적 고통을 배상하라는 것이었다. 법원도 수용자들의 손을 들어 주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수용자들에게 돈을 주면서 징역살이를 시켜야 할지도 모른다. 최근 들어 교도소 같은 수용시설을 짓는 게 예전보다 훨씬 더 어려워졌다. 가장 큰 이유는 수용시설로 인해 범죄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수용시설 주변의 범죄율이 높다는 통계는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경찰서나 검찰청 부근의 범죄율이 낮은 것처럼 수용시설 부근의 범죄율도 평균치 이하 수준을 유지한다. 그곳에서 잘못을 저질렀다가는 바로 검거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마음 깊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나와 조금 떨어져 있는 일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해진다. 매우 이성적으로 판단한다. 그런데 막상 나와 조금이라도 관계된 일이 되고 나면 달라진다. 이성 대신 아무런 근거 없는 의심과 저항감이 머리를 가득 채운다. 대신 내 안에 깊숙이 숨어 있던 이기주의가 격렬히 반응한다. 과밀 수용의 해소는 그것을 깨는 데서 시작된다.
  • 이재포, 반민정 허위기사 유포로 징역형 “성폭력 피해자에 2차 가해”

    이재포, 반민정 허위기사 유포로 징역형 “성폭력 피해자에 2차 가해”

    개그맨 출신 기자 이재포가 배우 반민정과 관련된 허위기사 작성 혐의로 징역형을 받아 시선이 집중된다. 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이대연)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포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재포는 지난 2016년 7월부터 2개월간 김모 기자와 함께 반민정에 대한 허위기사를 작성했다. 이재포와 김모 기자는 반민정이 한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배탈이 났고 식당 주인에게 돈을 받았다면서 의료사고를 빌미로 한 합의금까지 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재판부는 이번 항소심에서 1심보다 형량이 4개월 늘어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해 눈길을 모았다. 이재포가 성범죄 재판을 받던 지인인 배우 조덕제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반민정의 과거 행적을 파헤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반민정은 “성폭력 피해자 대상의 2차 가해 사건에 경종을 울리는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한편 이재포는 지난 1983년 MBC 개그콘테스트에 입선하면서 코미디언으로 데뷔했으며, 이후 ‘은실이’, ‘야인시개’, ‘별은 내 가슴에’, ‘허준’ 등 다수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2006년에는 한 인터넷 언론사 정치부 기자로 전향했고 편집국장을 역임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마약 처벌’ 오세린 봉구스밥버거 대표, 점주들 몰래 네네치킨에 브랜드 넘겨

    ‘마약 처벌’ 오세린 봉구스밥버거 대표, 점주들 몰래 네네치킨에 브랜드 넘겨

    여러 차례 마약을 투약해 처벌을 받은 오세린(33) ‘봉구스 밥버거’ 대표가 가맹점주들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사업체를 네네치킨에 넘겨 도마에 올랐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네네치킨은 지난달 봉구스 밥버거를 인수했다. 이 업체 홈페이지에도 대표자 명의가 현철호 네네치킨 대표로 수정됐다. 네네치킨은 “치킨으로 쌓은 노하우와 프랜차이즈 운영 시스템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라며 “이번 인수를 통해 그동안 축적한 프랜차이즈 운영 경험과 외식 전문기업으로서의 품질 안정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봉구스 밥버거 가맹점주협회는 본사를 가맹거래법 위반 등의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인수 과정과 결과를 점주들에게 공유하지 않았다는 이유다.다양한 속재료를 넣은 밥버거를 개발한 오세린 대표는 지난 2009년 대학을 자퇴하고 수원의 한 고등학교 앞에서 분식 노점상을 시작해 가맹점을 한때 900여개까지 늘렸다. 그러나 오 대표는 마약에 손을 대면서 위기를 맞았다. 지난 2015년 5월 서울의 한 호텔 객실에서 여성 3명에게 알약 환각제를 나눠주고 함께 투약한 것을 시작으로 2016년에는 필로폰을 구입해 지인들과 호텔, 집에서 세 차례 투약한 사실이 발각됐다. 그는 마약류 관리법 위반으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런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오 대표는 봉구스 밥버거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저를 믿어준 점주, 직원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며 “순간의 일탈은 후회한다. 깊이 자숙하겠다”고 밝혔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열린세상] 임금체불 노동자의 고통과 대한민국의 민낯/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 회장

    [열린세상] 임금체불 노동자의 고통과 대한민국의 민낯/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 회장

    올해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충북 청주의 신축 상가 건물 옥상에 12명의 건설 노동자들이 올라 농성을 벌였다. A건설사 하청업체 소속인 이들은 명절에도 올해 4월부터 밀린 3개월치 임금 2억 3000만원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원청업체가 밀린 임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농성은 한 시간 만에 일단락됐다.또 다른 건설 노동자 4명도 앞서 6월 서울 강남구 분당선 대모산입구역에서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발주한 분당선 대모산입구역과 개포동역 에스컬레이터 설치 공사 현장에서 일했으나 3~6월치 임금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집단행동으로 이들에게 돌아온 건 밀린 임금이 아니라 전과자 신분이었다. 승강장의 스크린도어(안전문)를 강제로 열고 약 10분간 선로를 점거해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킨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업주와 이에 항의해 농성을 벌인 노동자 둘 중 누가 더 처벌받아야 할까? 피땀 흘려 일하고도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해 생계의 벼랑 끝에서 선택한 노동자의 불법행위와 당연히 지급해야 할 임금을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한 인간을 무너뜨리고 한 가정을 파탄 내는 사회적 범죄 중 어느 것이 더 중한 범죄일까? 임금체불은 형법상 절도보다 더 죄질이 안 좋은 사회적 범죄다. 절도는 단지 돈과 물건을 훔칠 뿐이지만 임금체불은 돈과 노동자의 피땀을 훔치는 것도 모자라 가정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의 처벌은 그 반대다. 노동자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은 자칫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지만, 대다수의 임금체불 사업주는 임금체불액에도 못 미치는 적은 액수의 벌금만 낼 뿐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임금체불 노동자는 23만 5700명으로 지난해 21만 8538명보다 7.9% 증가했다. 체불임금 규모는 1조 127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8910억원 대비 26.5% 증가한 수치다. 임금체불 노동자와 체불금액은 8월까지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이 추세대로라면 체불임금 규모가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2016년의 1조 4286억원을 넘어설 게 확실시된다. 이웃인 일본의 2014년 임금체불액은 우리 돈으로 1440억원 정도다. 우리나라 1년 임금체불액의 10분의1 수준이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우리나라의 세 배이므로 GDP 기준으로 따지면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30배나 심각한 임금체불 국가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외국과 비교해서도 매우 높은 우리나라 임금체불의 원인을 ‘체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문화에 따라 경기가 나빠지거나 일시적 경영 악화가 발생하면 직원 월급은 주지 않아도 된다’는 잘못된 사업주들의 인식 때문이라고 말한다. 일면 타당한 분석이기도 하지만 인식이나 문화의 개선 수준으로 임금체불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강력한 제도 개선이 뒤따르지 않는 한 고질적인 임금체불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현행법상 임금체불 사업주에게 가해지는 제재인 ‘고의적 또는 상습적인 체불 사업주에 대한 구속 수사 및 명단 공개’나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등은 임금체불 방지를 위해서는 터무니없이 약한 수준이다. 실제 구속 사례도 드물뿐더러 벌금도 턱없이 적게 부여되는 만큼 더 강력한 징벌적 제재가 필요하다. 임금체불로 인해 노동자와 가족들이 겪게 되는 고통에 대한 책임이나 배상이 전무하다는 점도 큰 문제다. KTX에 부정 승차하면 최고 30배의 부과금을 내고,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을 내지 않으면 10배의 가산금을 무는 상황이다. 최소한 임금체불에 대해서도 두세 배 정도의 부가금 등 불이익이 가해져야 고질적인 문제가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현재 국회에서는 체불임금 외에 부가금까지 지급하도록 하는 제도를 신설해 체불임금의 두 배까지 보상하게 하고, 퇴직 노동자에게만 지급되던 지연이자를 재직 노동자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상임위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 모두의 분발을 촉구한다.
  • 마약범도 소년범도 가족처럼 사랑으로…시험 과목 까다로워 선택·집중 전략으로

    마약범도 소년범도 가족처럼 사랑으로…시험 과목 까다로워 선택·집중 전략으로

    집행유예 선고 뒤 ‘보호관찰’(몇 가지 의무를 수행하는 조건으로 자유로운 생활을 허용) 처분을 받은 성인 마약사범부터 학교폭력으로 사회봉사 명령을 이행 중인 미성년자까지 법원에서 징역형이 아닌 판결을 받은 대상자들을 별도로 지도·감독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보호직 공무원이다. 이들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성실히 지도·감독에 응하던 대상자가 하룻밤 사이에 마음을 바꿔 연락이 두절되기 일쑤여서다. 이마에 식은땀이 흐른다. 그래도 이들이 보호직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려고 하는 것은 법원에서 ‘사회내처분’(교도소 밖에서 이뤄지는 처벌)을 받은 대상자들이 언젠가는 사회의 일원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서울신문이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서울준법지원센터에서 2016, 2017년 입직한 보호직 공무원의 이야기를 2일 들었다.●출근부터 퇴근까지 상담과 출장의 연속 오전 8시 30분. 강력범죄과에 근무하는 윤나래(26·여) 책임관은 벌써 마음이 초조하다. 서울준법지원센터의 정규 출근시간은 오전 9시이지만 책상 위의 전화가 잠시도 쉬지 않고 울려서다. 숨도 돌릴 새 없이 자리에 앉아 전화를 받으니 담당하고 있는 보호관찰 대상자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린다. “오늘 회사에 급한 일이 있어 갈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일정 좀 조정할 수 없을까요?” 윤 책임관은 대상자를 어르고 달래 정해진 날짜에 나오도록 설득했다. 전화통에 불이 꺼질 때쯤 면담자가 사무실로 찾아오기 시작한다. 보호직 공무원 한 명이 평균적으로 담당하는 관리 대상자는 200명 정도다. 보호직 공무원 1명당 하루에 6~7명을 면담하는데, 돌발 상황이 많아 정해진 수치는 아니다. 윤 책임관은 오늘도 돌발 상황에 마주했다. 관리 대상자가 갑작스레 오열하면서 신세를 자조해 사정을 들어 주느라 상담 시간이 길어졌다. 자신의 이야기를 토로할 곳이 없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여서 무작정 돌려보낼 수 없는 노릇이다. 면담이 끝나면 또 다른 전쟁의 시작이다. 주 3회 출장을 떠나 관리·감독하는 대상자들의 주거지를 확인한다. 오늘 윤 책임관이 들러야 할 곳은 필로폰을 투약한 마약중독자의 집이다. 막다른 골목에 위치한 낡은 집에 도착하니 주사기 등 마약 투약의 증거가 보이지 않는다. 마약 복용 간이 검사도 음성으로 나왔다. 이때 윤 책임관의 눈에 띈 건 텅 빈 냉장고다. 그는 대상자에게 끼니를 거르지 말고 밥을 잘 먹어야 한다고 타이르고 집을 나섰다. 대상자들이 마약 복용을 다시 하지 않는지, 가정폭력을 저지르고 있지는 않은지 등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건강 이상 없이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이들의 책임이다.●소년원부터 보호관찰소까지… 근무처 다양 보호직 공무원으로 합격하면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소속이 돼 전국 소년원과 보호관찰소에서 근무한다. 이들은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수강명령집행, 보호관찰심사, 보호처분변경, 집행유예 취소 등 관련 업무를 모두 맡는다. 보호직 공무원을 뽑는 시험은 크게 7급과 9급으로 나뉜다. 올해 공채에선 7급 보호직 공무원 5명을 선발하는데 95명이 지원해 1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9급 보호직 공무원은 남녀를 구분해 선발하는데, 올해 남자 공채는 22.5대1, 여자는 128.8대1을 기록했다. 9급 여자 공채에서는 21명을 선발해 지난해와 선발 인원은 같았지만 여성 지원자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 경쟁률이 높아졌다. 합격자 대부분은 인력 수요가 많은 보호관찰소에 배치된다. 합격 뒤 진행되는 연수교육(4주) 과정에서 1~3지망까지 희망 근무 지역을 지원받는다. 합격자의 거주지와 성적 등을 고려해 첫 번째 근무처를 결정하는데, 합격생들은 근무지 배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필기시험 성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심리학은 독학… 100점보다 합격선 노려야 9급 보호직 공무원 공채는 해마다 선발하지만, 7급 공채는 2년에 한 번씩 지원자를 받는다. 7, 9급 모두 원서 접수와 필기시험, 면접 등 세 단계를 거쳐 최종 합격자가 발표된다. 하지만 필기시험 과목 수에는 차이가 있다. 7급은 국어(한자)와 영어, 한국사, 헌법, 형사소송법, 심리학, 형사정책 등 7개 과목을 치르고, 9급은 국어(한자)와 영어, 한국사를 필수로 하고 형사소송법과 사회복지학개론, 사회, 과학, 수학, 행정학개론 등 다섯 개 선택과목 가운데 2개를 고른다. 인터뷰에 응한 4명은 가장 까다로운 시험 과목으로 심리학과 형사정책, 행정학개론을 꼽았다. 공무원 학원가에 보호직 공무원 전문 강의가 없다 보니 형사소송법은 교정직 강의를 들어야 하고, 심리학 강의는 아예 있지도 않아 독학을 해야 한다. 2016년 7급 보호직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지난해 서울준법지원센터에 배치된 윤 책임관은 수험 전략을 잘 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윤 책임관은 “보호직 공무원 스터디 모임이나 인터넷 강의도 많지 않은데 시험 과목은 의외로 많아 준비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어차피 100점이 아닌 합격선(80~90점)을 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욕심을 내 공부량을 늘리기보다는 진짜 핵심만 추려 반복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어느 직렬보다 투철한 직업정신 필요 사회내처분 대상자는 마약사범부터 소년범까지 다양하다. 전자발찌를 끊고 잠적해 온 직원들이 비상에 걸리기도 하고, 필로폰을 복용했다가 집행유예를 받아 성실히 지도에 응하던 대상자가 난데없이 대마초를 피워 다시 입건되기도 한다. 이럴 때면 보호직 공무원들은 맥이 탁 풀린다. 사회봉사과에서 근무하는 이기련(27) 주무관은 “전자발찌를 끊고 도망가면 요즘 말로 ‘노답’(답이 없어 보이는 것)인 것 같아 한숨밖에 안 나온다”면서 “그래도 전자발찌를 채우면 재범률이 8분의1로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우리가 이들을 잘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보호직 공무원으로 일하는 것은 사람이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어둡고 희망이 없어 보이던 대상자가 관리·감독 기간을 거친 뒤 ‘새사람’으로 변하는 모습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보호관찰 정보화센터에서 일하는 조현우(25) 주무관은 “대상자가 다리에서 뛰어내려 자살하겠다고 전화를 해 말리러 갔던 적이 있다. 경찰의 도움을 받아 겨우 구했는데, 며칠 뒤 센터에 찾아와 죄송하다며 사죄하고 그 뒤로는 열심히 봉사활동을 해 감회가 새로웠다”고 말했다. 특정범죄자관리과에서 근무하는 가희범 주무관(36·남)은 “보호직 공무원은 어느 직종보다 인간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호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보면 지도 감독에 불만을 품고 강하게 반항하는 대상자를 만나는데, 이때 이들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금세 이해심과 인내심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가 주무관은 “보호직 공무원은 범죄자를 상대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거부감이 심하면 도저히 일을 할 수 없다”면서 “사람에 대한 따뜻한 온정과 법 집행을 위한 냉철한 판단력을 함께 가진 합격생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원세훈 구속·김어준 무죄’ 소신 판결로 주목···신임 대법관 후보 김상환은 누구

    ‘원세훈 구속·김어준 무죄’ 소신 판결로 주목···신임 대법관 후보 김상환은 누구

    서울중앙지법 민사1수석부장판사···‘땅콩회항’ 조현아 집유 석방도헌법과 노동 문제에 깊이 있다는 평···친형이 김준환 국정원 3차장 신임 대법관 후보로 제청된 김상환(52·사법연수원 20기) 서울중앙지법 민사1수석부장판사는 그동안 권력이나 여론에 흔들리지 않는 소신 판결을 했다는 평가를 두루 받는 법관이다.대법원은 2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김 부장판사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법관 후보로 제청했다고 밝히며 “사회 정의 실현 및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대한 의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배려에 대한 인식, 사법권의 독립에 대한 소명의식, 국민과 소통하고 봉사하는 자세, 도덕성 등 대법관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 자질은 물론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능력, 전문적 법률지식 등 뛰어난 능력을 겸비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심사를 맡던 2010년 ‘맷값 폭행’ 사건 관련 최태원 SK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철원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음해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처사촌으로,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재홍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2014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엔 SK그룹 횡령 사건의 공범으로 기소된 김원홍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검찰의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 4년 6개월로 형을 가중했다. 반면 다음해 ‘땅콩회항’ 사건의 항소심에서는 여론의 뭇매를 받았던 “새 삶을 살 기회를 줘야 한다”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집행유예로 석방하는 판결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부장판사가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2015년 2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국정원 댓글사건 항소심 판결때문이었다. 1심은 원 전 원장의 정치개입만 인정해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보고 원 전 원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지만, 김 부장판사가 맡은 항소심에서는 댓글공작이 대선에 개입한 게 맞다고 판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유죄로 결론냈다. 김 부장판사는 원 전 원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며 그를 법정 구속했다. 이를 두고 “공무원의 헌법 및 법률 준수 의무의 엄중함을 확인한 판결”이라는 평가가 법원 안팎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일부 증거능력을 문제 삼아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했는데, 최근 검찰의 사법농단 수사 과정에서 원 전 원장의 재판을 두고 청와대와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김 부장판사는 두 차례 헌법재판소에 파견돼 4년동안 근무를 했고 노동전담 재판장을 지낸 경험 등을 토대로 헌법적 가치를 강조하고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취지의 판결을 여러 차례 했다. 2012년 대선 당시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측을 명예훼손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어준씨 등에게 “언론·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016년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집회를 주최한 시민사회단체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사건에서 김 부장판사는 “일탈행위를 한 일부 참가자가 시민단체의 구성원이거나 지휘를 받는 관계에 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시민단체의 책임을 부정하는 판결을 했다. 헌법상 중요한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를 강조하고 국민의 의견표명의 기회가 축소될 수 있는 위험 등을 신중히 고려한 판결로 풀이된다. 부산고법 부장판사로 재직할 때는 “긴박한 경영상 필요 등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췄다 해도, 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이 합리적이고 공정해야 한다”며 정리해고의 요건을 엄격하게 적용한 판결을 내렸다. 노조파괴 공작을 벌인 발레오전장과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해 금속노조에 배상하라고도 판결했다. 법원 안에서는 소탈하면서도 활당한 성품으로 뛰어난 소통능력을 발휘해 법원 구성원들에게도 두루 신망을 얻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재판 여러 건 받게 괴롭혀라”… ‘쪼개기 기소’ 남발하는 檢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재판 여러 건 받게 괴롭혀라”… ‘쪼개기 기소’ 남발하는 檢

    #1. 위조한 인감증명서로 대출을 받은 A씨는 사기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선고 뒤 검찰이 인감증명서 위조 혐의로 또 기소해 A씨는 징역 6개월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A씨 측은 “검사가 혐의 일부를 누락시켰다가 뒤늦게 기소해 한 번 받을 재판을 두 번 받았다”고 반발했다. 대법원은 “검사가 늦게 기소한 것은 검사의 태만 내지 위법한 부작위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A씨 주장을 기각했다(1996년 2월 선고). #2.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재판 과정에서 유우성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증거가 조작된 정황이 드러나자 검찰은 유씨의 과거 사건을 들춰냈다. 환치기를 한 뒤 북한으로 약 26억원을 송금해 외국환거래법 위반이 성립됐지만, 4년 전 기소유예 처분으로 넘어갔던 사건을 다시 꺼내 기소했다(2014년 2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유씨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에서 배심원 대부분은 검찰의 행동을 ‘공소권 남용’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유씨 사건처럼 이목이 집중된 사건이 아닌 일반 형사재판에서 법원이 ‘검찰권 남용’을 인정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1996년 인감증명서 위조 혐의 기소를 정당하다고 판정한 대법원 판례가 나온 뒤 오히려 기소 재량을 발휘하는 게 효율적인 수사로 인정받는 실정이다. ■2심 재판 끝나자 기다린 듯 또 기소… 다시 1년, 재판에 매달렸다 한 검사 두 지검서 기소당한 양씨 양자수(63·가명)씨는 유령 회사의 가짜 재무제표를 동원해 은행 사기 대출을 알선하던 금융 브로커였다. 지난 2016년 함께 범행을 저지르던 주범들이 잇따라 검거되자 양씨는 서울중앙지검에 자수서를 제출했다. 양씨는 자수서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2차례 대출 사기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중앙지검은 양씨를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양씨는 지난해 6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고, 항소하지 않아 선고가 확정됐다.●자수한 2건 중 1건만 기소한 검사 그런데 확정 선고 뒤 2주가 채 되지 않아 양씨는 새로운 혐의로 기소됐다는 통보를 서울남부지검으로부터 받았다. 당초 남부지검은 중앙지검으로부터 1건을 넘겨받아 한 차례 조사만 진행한 뒤 더이상 양씨를 부르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중앙지검 사건이 확정되자마자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야 남부지검이 갑작스럽게 기소한 것이다. 연이어 재판을 받게 된 양씨는 ‘사건을 묵혀 뒀다 시간차 기소를 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양씨 측은 “중앙지검에서 기소에 관여한 A검사가 남부지검에도 있었다”면서 “중앙지검에서 남부지검으로 옮기면서 사건을 가져간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신문은 A검사에게 한꺼번에 자수한 2건의 사건을 시차를 두고 ‘쪼개기 기소’한 이유를 질의하려 했으나 A검사는 해외 체류 중이었다. 검찰은 A검사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았다. 다만 검찰은 “양씨가 범행에 사용한 페이퍼컴퍼니 2곳을 각각 만든 주범들의 주소지가 달라 혐의별로 관할이 나뉜 것”이라거나 “기소는 늦어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처럼 ‘행정적 이유’라고 설명했지만, 양씨는 혐의를 쪼개 2번씩 심급별 재판을 받느라 이중의 부담을 느껴야 했다. 변호사 선임 비용도 배가됐다. 남부지검이 기소한 사건은 1·2심을 거쳐 지난 8월 확정 판결이 나왔는데, 징역 1년 6개월이 또 나왔다. 결국 양씨는 1년 6개월씩 2번, 총 3년의 수감생활을 하게 됐다. 비슷한 시기에 저지른 두 건의 대출 사기 범행을 한꺼번에 병합해 재판을 받았다면 형량이 줄었을지 모른다는 의구심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양씨는 자수한 2건의 혐의 중 1건에 대해서만 재판을 받으면서 다른 1건의 혐의는 무마됐다고 지레짐작한 스스로를 자책했다. 한편으론 검찰이 결정하기 전까지 자신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없는 수사 구조에 무력감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할 다르다며 전출 간 지청서 재기소 양씨의 변호인은 검찰이 ‘의도적으로 시간차 (쪼개기) 기소’를 했다고 주장한다. 관할 문제로 사건이 쪼개져 배당된 것까지는 납득하겠지만, 같은 시기에 자수한 두 사건의 기소 시점이 지나치게 ‘순차적으로’ 이뤄진 데다 A검사가 두 번의 기소를 모두 담당했기 때문이다. 물론 법원은 ‘검사가 공소권을 남용했다’는 양씨 측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다. 두 번째 기소 사건을 심리한 서울남부지법 재판부는 “양씨와 공모 관계에 있는 주범이 다르고, 검사가 피고인에게 불이익을 주려고 자의적으로 소추재량권을 행사했다고 볼 자료가 없다”고 판시했다. ‘태만한 검찰권’을 두둔하는 듯한 법원의 판단은 ‘여러 건의 혐의를 수사한 검사가 일부 혐의를 먼저 기소한 뒤 1심 재판이 끝날 때쯤 다른 혐의를 기소해 피고인이 재판을 여러 차례 받게 했더라도 공소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가 1990년대 중후반 정립된 이후 하급심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판매·밀수 따로 기소된 마약왕… 공소권 남용 다투고 ‘6번 재판 전부 무죄’ 풀려난 마약사범 마씨 2014년 8월 검찰이 ‘수도권 최대 필로폰 판매 조직의 수괴’라고 지칭한 보도자료를 낸 뒤 필로폰 180g(6000회분)을 판매한 혐의로 기소한 마모(51)씨는 징역 5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그간 복역 기간을 합치면 20여년에 이르는 마씨는 2014년 검거 직전에는 필로폰에 취해 서울 시내에서 차량 도주를 시도하기도 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마약에 손댔던 마씨를 처벌하느라 검찰은 사력을 다했다. 그런데 그런 노력 중 일부는 재판 단계에서 ‘검사의 공소권 남용’을 다투는 계기가 됐다. ‘범죄자 처벌을 위해서라면 쪼개기 기소를 해 병합(여러 혐의를 합쳐 한꺼번에 심리) 없이 재판을 여러 건 받도록 괴롭혀도 된다’거나 ‘유죄 입증을 위해서라면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공범을 선처해도 된다’는 수사 관행이 검찰의 발목을 잡았다. ●두 사건 수사 끝내놓고1심 며칠 뒤 또 기소 마약 판매 전과 7범인 그의 재판 중엔 1·2·3심 전부 무죄 판결이 나온 경우가 있다. 검찰이 국제우편 등으로 멕시코에서 필로폰을 반입한 혐의로 마씨를 2012년 기소한 사건이다. 사실 검찰은 2011년 필로폰 판매 혐의로 마씨를 6번째 기소하던 시점에 이미 마씨의 필로폰 밀수 혐의 수사를 끝낸 상태였다. 2011년 두 혐의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해 놓고 그해엔 마약 판매 혐의로만 기소하고, 이듬해 1심 재판 결과가 나오고 며칠 뒤 다시 마약 밀수 혐의로 기소한 것이다. 수사한 지 1년 만에 ‘쪼개기 기소’를 한 이유는 무엇일까.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피고인을 괴롭히려는 쪼개기 기소로 보인다”면서 “비슷한 시기 수사한 마약 판매 혐의와 밀수 혐의를 병합해 재판할 수 없도록 시차를 두고 기소, 피고인이 혐의별로 3심까지 총 6차례 재판을 받게 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마약 판매 1심은 판사 1명이 재판하는 단독 재판부에 배당되고, 이 재판 2심은 지법 형사항소부에서 심리한다. 하지만 형량이 센 마약 밀수 혐의의 경우 1심을 판사 3명이 재판하는 지법 합의부가 담당하고, 이 재판의 항소심은 고법 재판부가 심리한다. 이렇게 되면 2심 단계에서 관할 법원이 지법과 고법으로 구별되기 때문에, 두 개의 항소심이 병합될 수 없다. 2012년 마약 밀수 혐의를 기소할 때 검찰은 마약 판매 혐의 역시 더 찾아 기소했는데, 이와 관련해선 마씨의 범행을 증언한 공범 A씨에 대해 플리바게닝(사전형량조정)을 하는 방식 등으로 마씨에게 불리한 증언을 유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마씨 사건을 심리한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마약 투약 혐의로 별도 재판을 받은 A씨가 자신의 항소심 선고 8일 전 검찰 조사에서 ‘마씨에게 필로폰을 산 일이 더 있다’고 추가 증언을 했고, 이후 A씨 항소심에서 검찰이 A씨 선처를 탄원해 1심 실형이 벌금형으로 감형됐다”고 판시했다. ●법원, 檢의 압수수색 영장 미발부 등 지적 마씨의 1·2·3심 재판부는 이 같은 정황을 들어 A씨 증언에 신빙성이 낮다고 보고 마씨가 A씨에게 마약을 판매한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했다. 마씨의 마약 밀수 혐의에 대해 사법부는 수사 1년이 지나 마씨를 기소한 ‘검사의 태만’에 대해 “소추재량권 일탈이 아니다”라며 면죄부를 줬다. 하지만 검찰이 마씨가 들여왔다고 의심한 필로폰을 확보하면서 사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지 않은 하자를 지적하며, 마씨의 밀수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쪼개기 기소’를 통해 피의자를 압박하는 수사 방식은 간첩·도박·마약 등 피의자에게 ‘범죄자 낙인’이 강하게 찍힌 사건이나 피고인이 여럿이어서 ‘죄수의 딜레마’가 작동하는 수사에서 주로 활용됩니다. 다음 회에서 혐의별로 자주 목격되는 잘못된 수사 관행을 탐구합니다.
  • [생각나눔] 술판 벌인 청소년, 술 판 어른들 탓인가요

    [생각나눔] 술판 벌인 청소년, 술 판 어른들 탓인가요

    음주 상태 청소년 범죄 매년 증가세 부모·학교에 고지 외 처벌 규정 전무 업주는 신분확인 속아 판매해도 처벌 “어른 책임 아이에 넘겨선 안 돼” 지적도음주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이 늘어나자 경찰이 청소년에게 술과 담배를 판매한 업주를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청소년에게 술·담배를 판매한 이들을 단속하면 청소년들의 비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하지만 술·담배를 구입하는 청소년을 처벌하지 않고 판매하는 사람만 처벌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1일 경찰청에 따르면 음주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은 2016년 5181명에서 지난해 5431명으로 1년 사이 4.8% 늘어났다. 올해 1월부터 8월 사이에도 3638명의 청소년이 술에 취해 범죄를 저질렀다. 이와 함께 청소년에게 술·담배를 판매하다 적발되는 청소년보호법 위반 사범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15년 8341명에서 지난해 8911명으로 2년 사이 6.8%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8월까지 3876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만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술·담배를 판매하다 적발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2~3개월의 영업정지 또는 영업장 폐쇄 조치를 당한다. 경찰은 다음달 30일까지 술·담배 등을 판매한 업주를 대상으로 집중 계도·단속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술·담배를 사려고 신분증을 위·변조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해 판매자만 처벌해선 청소년의 음주 범죄를 해결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에서는 술·담배를 구입한 청소년과 보호자까지 형사 처벌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국내 청소년보호법은 위반 청소년에 대해 친권자(보호자)에게 그 사실을 통보하고, 상습범에 대해서는 학교장에게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통보 처분된 청소년은 2015년 2577명에서 지난해 3371명으로 30.8% 증가했다. 그러나 35만명이 넘는 학교 밖 청소년이나 가출 학생에게는 이러한 통보 규정이 의미가 없다.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5월 통보 조치를 한 청소년 중 상습범에 대해서는 경찰이 선도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도 “술은 청소년 비행의 시작”이라면서 “학교장이 통보를 받으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소집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청소년에게 술·담배를 팔아서는 안 되는 어른들의 책임을 아이들에게 분산시켜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국감서 국정농단 위증’ 박명진 전 문화예술위원장 징역형 집행유예 확정

    ‘국감서 국정농단 위증’ 박명진 전 문화예술위원장 징역형 집행유예 확정

    2016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미르재단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부분이 삭제된 회의록을 제출하고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허위 증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명진(71) 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위원장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2016년 10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도종환 의원(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유성엽 의원이 “문화예술위원회 회의록 중 미르재단, 블랙리스트 관련 부분을 의도적으로 삭제·누락해 허위로 조작된 회의록을 제출하지 않았냐”고 묻자 “의도적으로 삭제·누락한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제출된 회의록은 미르재단 모금, 예술인 지원배제 관련 발언 등 국회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삭제한 것이었고 박 전 위원장도 이 사실을 알고 있던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1, 2심은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을 했고 위증의 고의도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며 “국정감사 업무수행이 상당한 차질을 빚었고 국회 권위가 훼손됐는데도 현재까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한다”며 유죄로 판결했다. 다만 “주도적으로 문예위 직원에게 일부 삭제된 회의록을 제출하게 한 것이 아니라 제출된 뒤 경위를 보고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신상정보 등록 성범죄자 매년 1만명씩 느는데 고지대상은 단 8%뿐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 경찰에 신상정보가 등록된 범죄자가 매년 약 1만명씩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성범죄자 신상정보 등록 현황’에 따르면, 신상정보가 등록된 성범죄자는 2013년 1만 240명, 2014년 1만 8171명, 2015년 2만 7886명, 2016년 3만 7082명, 2017년 4만 7547명에 이어 올해 8월 기준으로 5만 6241명까지 증가했다. 올해 8월 기준으로 국민에게 신상정보가 공개·고지되는 인원은 4719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5만 6241명의 8.3%에 불과한 비율이다. 징역 10년형을 초과하는 징역형이나 사형 혹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된 사람은 올해 8월 기준 5287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568명은 신상정보를 국민에게 고지하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경찰청은 올해 5월 8일부터 6월 12일까지 ‘상반기 신상정보 등록대상자 소재불명자 집중검거기간’을 운영한 결과 소재가 불명한 93명 가운데 26명만 검거됐다. 성범죄를 다시 저지른 재범자는 2014년 1377명, 2015년 1357명, 2016년 1301명으로 조금씩 줄었다가 2017년 1722명으로 대폭 늘었다. 몰래카메라를 이용한 불법촬영 범죄의 재범자 수는 2014년 166명, 2015년 251명, 2016년 236명, 2017년 349명으로 매년 늘었다. 조원진 의원은 “갈수록 강력 성범죄자가 증가하고 성범죄 재범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성범죄자 신상정보 등록 및 공개·고지 대상을 확대해 사회 불안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서경덕·알베르토·다니엘, ‘유관순 열사 순국일 실검 프로젝트’

    서경덕·알베르토·다니엘, ‘유관순 열사 순국일 실검 프로젝트’

    “9월 28일이 무슨 날인지 아시나요?” 한국 홍보 전문가로 알려진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와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와 다니엘 린데만이 ‘유관순 열사 순국일’인 28일 ‘대한민국 역사, 실검(실시간 검색) 프로젝트’에 나섰다. ‘대한민국 역사, 실검 프로젝트’는 대한민국의 역사적인 날에 맞춰 그날의 정확한 한국사 지식을 이해하기 쉬운 카드뉴스로 제작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 퍼트리는 대국민 역사교육 캠페인이다. 서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 캠페인은 팔로워 스가 많은 셀럽들과 함께 펼쳐 나가는데 이번 9월에는 방송인 알베르토와 다니엘이 함께 동참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몇 달 뒤면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게 된다”며 “이를 기념해 대한민국 독립운동 역사에 관한 일문, 사건 등의 다국어 영상 제작 및 SNS 캠페인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지난 17일에도 방송인 안현모와 래퍼 라이버 부부와 함께 ‘한국광복군 창설일’을 기억하는 실검 프로젝트에 나선 바 있다. 유관순 열사는 1902년 12월 16일 천안 병천면에서 태어나 이화학당을 다니던 중 고향에 내려와 1919년 4월 1일 갈전면 아우내 장터의 독립만세운동을 주동한 대표적 여성 독립운동가다. 열사는 1916년 이화학당을 교비 장학생으로 입학해 고등과 1학년 3학기 때인 1919년 3·1 독립만세운동을 맞이했다. 3월 5일 남대문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했던 열사는 조선총독부의 강제 명령에 의해 이화학당이 휴교하자 독립선언서를 갖고 귀향했다. 열사는 인근의 교회와 청신학교 등을 돌아다니며 서울의 만세운동 소식을 전하고 천안·연기·청주·진천 등지의 교회와 학교를 돌아다니며 만세운동을 협의했다. 또 기독교 전도사인 조인원, 김구응 등과 만나 4월 1일 아우내 장날을 이용해 독립만세운동을 전개하기로 결의했다. 4월 1일 아침 일찍부터 아우내 장터에는 천원군(옛 천안 지역에 있었던 행정구역) 일대뿐 아니라 청주와 진천 방면에서도 장꾼과 시위 군중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오전 9시, 3000여 명에 달하는 군중이 모이자 조인원이 긴 장대에 대형 태극기를 만들어 높이 달아 세우고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후 독립만세를 선창했다. 곧이어 아우내 장터는 삽시간에 만세소리로 진동했다. 열사는 미리 만들어 온 태극기를 나눠주며 대열의 선두에서 독립만세를 외치며 장터를 행진했다. 독립만세운동이 절정에 달한 오후 1시쯤 긴급 출동한 일본 헌병에게 대열의 선두에 있던 한 사람이 칼에 찔려 쓰러졌다. 열사는 군중과 함께 최초의 희생자를 둘러메고 헌병 파견소로 몰려갔다. 이들은 무참하게 살해된 동지의 시체를 파견소 앞마당에 내려놓고 일제의 만행을 성토했다. 사태가 험악해지자 일본 헌병들은 파견소 내로 숨어버렸다. 시위 군중은 조인원의 설득으로 충돌 없이 평온을 되찾았다. 그러나 오후 2시쯤, 지원 요청을 받은 헌병 분견대원과 수비대원 30여 명이 트럭을 타고 도착하자 총검을 휘두르고 무차별 사격이 감행됐다. 시위 군중은 사방으로 흩어졌으나 일본 헌병들은 이들을 추격하면서 총을 쏘고 칼을 휘둘렀다. 일제의 만행으로 열사의 아버지 유중권과 어머니 이소제 등 19명이 현장에서 순국하고 3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오후 4시쯤, 열사는 좌복부와 머리를 칼에 찔려 숨진 아버지의 시신을 업고 유중무 조인원, 김병호, 김용이 등 40여 명과 함께 파견소로 몰려가 소장을 비롯한 일본 헌병에게 강력하게 항의했다. 결국, 열사는 일본 헌병에게 부모를 잃었을 뿐 아니라 독립만세운동의 주모자로 체포돼 공주 검사국으로 송치됐다. 열사는 이곳에서 공주 영명학교 학생 대표로 독립만세운동을 주동하다가 체포된 오빠 유우석을 만났다. 유관순 열사의 가족은 모두 독립만세운동에 나섰다 일제의 탄압을 받는 애국투사가 됐다.열사는 공주지방법원에서 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다. 열사는 이에 불복해 경성복심법원에 공소했으나 7년형이 확정돼 서대문형무소에 감금됐다. 열사는 옥중에서도 독립만세를 외치다 모진 고문으로 18세의 나이에 옥중에서 순국했다. 정부는 열사의 공훈을 기려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국가보훈처는 이날 오전 11시 천안 병천면 소재 유관순열사추모각에서 천안시와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순국 제98주기 유관순 열사 추모제’를 열었다. 추모제에는 심덕섭 보훈처 차장을 비롯한 각계인사, 기념사업회원, 시민, 학생 등 1000여 명이 참석했고, 문재인 대통령 명의 추모화환이 증정됐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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