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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섹션TV’ 김건모 성폭행+폭행 의혹 집중 “배트맨 티셔츠 큰 충격”

    ‘섹션TV’ 김건모 성폭행+폭행 의혹 집중 “배트맨 티셔츠 큰 충격”

    오늘(12일) 밤 방송되는 MBC ‘섹션TV 연예통신’에서는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지 5일 만에 추가 폭행 의혹까지 더해지며 파장이 일고 있는 가수 김건모에 대한 보도가 다뤄질 예정이다. 지난 6일 개인 방송 채널이 가수 김건모의 성폭행 의혹을 폭로, 김건모가 지난 2016년 유흥주점에서 A씨를 유인해 음란행위를 강요하고 성폭행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또한 3년이나 지난 일을 폭로한 이유에 대해 “피해자가 성폭행 당했을 시점에 김건모가 입었던 배트맨 티셔츠를 입고 방송에 나오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건모 측은 이에 ‘사실무근’이라 전하며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등으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라고 공식 입장을 냈고 예정된 25주년 전국투어 콘서트 일정을 강행하고 있다. 이후 김건모의 추가 폭행 폭로까지 등장했다. 제보자는 2007년 시끄럽다는 이유로 김건모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고, 목격자까지 등장하며 진퇴양난에 놓인 상황이다. 만약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이 사실로 인정될 경우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한 변호사는 “고소장을 접수된 성폭행 사건의 경우 사실로 드러날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될 수 있다”며 “반대로 전혀 범행 사실이 없다면 공개적으로 거짓 사실을 드러내서 명예를 훼손한 행위에 해당되기 때문에 의혹을 제기한 측이 7년 이하의 징역,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찰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데뷔 27년 만에 최악의 스캔들에 휩싸인 가수 김건모와 관련한 소식은 오늘 밤 11시 25분 MBC ‘섹션TV 연예통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사설] ‘대우 신화’ 김우중 전 회장 별세, 기업들 공과 되새겨야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 추앙받다 외환위기로 부도덕한 경영인으로 전락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그제 숙환으로 별세했다. ‘샐러리맨 신화’를 쓴 김 전 회장은 만 30세인 1967년 자본금 500만원, 직원 5명으로 대우실업을 창업해 1999년 자산 규모에서 현대에 이어 국내 2위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계열사 41개, 해외법인 396개에서 일하는 임직원만도 32만 4000여명에 달했다. 해체 직전인 1998년 대우의 수출액은 186억 달러로 당시 한국 총수출액(1323억 달러)의 14%를 차지했다. 저서의 제목인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가 유행어가 될 정도로 그의 활약은 젊은이들에게 큰 영감을 줬다. 하지만 차입경영에 의한 외형성장에 치중했던 ‘대우신화’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라는 외환위기를 맞아 허망하게 무너졌다. 김 전 회장은 1999년 10월 중국으로 출국했다가 한동안 종적을 감춘 뒤 2005년 6월 베트남에서 입국하자마자 구속됐다. 대우그룹 분식회계를 주도한 혐의로 2006년 항소심에서 징역 8년 6개월, 추징금 17조 9253억원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이듬해 연말 특별사면을 받았다. 검찰은 지금까지 추징금 892억원을 거둬들였다. 김 전 회장과 대우그룹의 몰락은 무리하게 빚을 내 과잉투자를 하는 방만경영이 경제에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를 잘 보여 준다. 그럼에도 김 전 회장의 세계경영 의지와 불굴의 도전정신을 어느 시대든 본받아야 한다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마지막 순간까지 청년들의 해외 진출을 독려하는 ‘GYBM’(글로벌 청년사업가 양성사업)에 강한 애착을 보인 것도 세계 진출에 대한 그의 신념을 잘 보여 준다. 대우그룹과 김 전 회장의 흥망은 저성장 속에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가 본받아야 할 전범이다. 아울러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반면교사로서 ‘대마불사’는 존재할 수 없다고 웅변하고 있다.
  • “무역 주춧돌 된 열혈 기업가” “차입 경영 무리수, 안타까워”

    “무역 주춧돌 된 열혈 기업가” “차입 경영 무리수, 안타까워”

    지난 9일 타계한 기업인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1970~1980년대 ‘압축성장’을 겪은 만큼 그의 삶은 명과 암이 뚜렷하다. 전윤철 전 경제부총리는 “정주영, 이병철 회장처럼 상속 없이 기업을 일구고 초창기 한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가 정신을 보여 준 개척자”라고 그를 평가한다. 반면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박정희 시대, 정경유착 성장과 과잉투자의 부작용으로 추락한 안타까운 기업인”이라고 그를 말한다. 실제로 국가 주도의 개발독재 시대에서 한국산업 발전을 이끌기도, 또는 후퇴시키기도 한 게 사실이다. ●31세 때 대우 창업… ‘세계 경영’ 신화 1967년 서울 충무로에 첫 사업체인 대우실업을 세웠을 때 그의 나이는 31세였다. 자본금은 500만원이었다. 그는 직원 5명으로 10평 남짓한 이 사무실을 자산 규모 76조원, 재계 순위 2위(1998년)의 대우그룹으로 키워 냈다. 섬유·의류사업으로 시작해 창업 5년 만에 수출 1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전자제품 무역업을 위해 만든 대우전자는 금성(현 LG)·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3대 가전사로 성장했다. 새한자동차를 인수해 만든 대우자동차는 아프리카에서까지 팔리는 한국의 효자 수출 품목이 됐다. 김 전 회장을 설명할 때 공격적 경영스타일과 열혈 기업가 정신이 빠지지 않는다. “사업은 빌린 돈으로 하고 벌어서 갚으면 된다”는 그의 말처럼 경영 스타일도 과감했다. 기업을 세운 지 20년 만에 그는 삼성, 현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재벌 반열에 올라섰다. ●IMF 때 국가 경제에 큰 상처 흠집도 하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는 김 전 회장의 경영 방식 속 ‘그림자’도 여실히 드러냈다. 모두가 부채를 줄일 때 대우는 오히려 빚을 더 늘렸고 사업을 무리하게 키웠다. 대우의 차입금은 1997년 말 29조원에서 1998년 말 44조원으로 오히려 15조원이 늘었다. 여기에 분식회계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1999년 대우그룹은 결국 공중분해됐다. 수많은 실업자가 쏟아져 나왔고, 30조원의 혈세가 투입됐다. 대우그룹의 몰락은 국가 경제 전체에 큰 상처를 남겼다. 결국 그는 분식회계를 주도한 혐의로 2006년 징역 8년 6개월과 벌금 1000만원, 추징금 17조 9253억원을 선고받았다. 이 중 892억원을 낸 뒤 국세 368억원을 체납했다. 복역 중 2008년 특별사면됐다. ●추징금 17조원… 892억 환수 그쳐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김 전 회장은 경영능력 부족과 일탈로 창업 3·4세의 ‘오너리스크’가 거론되는 최근 상황에서 한국 무역의 주춧돌이 된 기업가 정신을 대변하는 인물인 동시에 산업화 시대에 개발·재벌 위주의 무리한 구태 경영을 상징하는 양날의 검 같은 존재”라고 분석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18조 추징금 남긴 김우중 전 회장…전두환 미납 추징금은?

    18조 추징금 남긴 김우중 전 회장…전두환 미납 추징금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 9일 18조에 달하는 막대한 추징금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나면서 추징금 환수 문제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국은 당시 함께 추징금을 선고받았던 대우그룹 전 임원들에게 미납금에 대한 연대책임을 지울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고인이 된 이들도 있어 실제 환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2006년 11월 항소심에서 대우 등 계열사 분식회계와 사기대출 지시 및 재산 국외 도피 등의 혐의로 징역 8년 6개월과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별도의 추징금 17조 9253억원을 명령했는데 이는 당시 개인으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아직까지 그 기록이 깨지지 않고 있다. 항소심 이후 김 전 회장과 검찰이 상소를 포기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김 전 회장은 이듬해 말 특별사면을 통해 2008년 1월 석방됐지만 추징금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남았다. 검찰이 지난 14년간 김 전 회장으로부터 거둬들인 추징금은 단 892억원에 그친다. 이마저도 김 전 회장의 자발적인 납부보다는 검찰의 추적이 큰 지분을 차지했다. 검찰은 2017년 김 전 회장이 추징금 중 3억원을 납부하자 재산 추적에 나섰고 김 전 회장의 차명재산인 베스트리드미티드 주식 약 776만주를 찾아냈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대행을 맡아 해당 주식을 923억원에 공매하면서 이 중 835억원을 추징했다. 연대 책임을 지고 있는 대우그룹 전 임원들이 납부한 5억원 등이 더해졌지만 현재까지 추징금 집행률은 0.498%에 불과하다. 김 전 회장이 사망하면서 추징금을 회수할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다. 김 전 회장에 앞서 2005년 5월 강병호 대우 전 사장 등 임원 6명이 23조 358억원을 선고받았는데 김 전 회장과 이들은 공범으로 묶여 있어 추징금을 연대 부담하도록 돼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을 상대로 추징금 집행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미 이상훈 전 대우 전무는 2017년 세상을 떠났으며, 이듬해 성기동 전 대우 이사도 작고했다. 나머지 임원들 역시 추징금 부과 이후 민사소송이 이어지면서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김 전 회장 사후 추징금 문제가 불거지자 1030억 상당의 미납 추징금이 남아있는 전두환씨의 추징금 환수를 위한 움직임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전씨는 1997년 내란목적 살인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과 함께 추징금 2205억원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곧장 예금 등을 압류해 312억원은 추징했지만 이후 추징 과정은 더디게 진행됐다. 2003년 검찰은 법원에 전씨 재산을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 때 “전 재산이 29만원 뿐”이라는 전씨의 유명한 주장이 나왔다. 이듬해 검찰이 전씨의 아들 재용씨와 부인 이순자씨 등에게 비자금이 흘러들어간 정황은 잡아 수사하자 이씨는 자신의 관리하던 130억원과 친인척에게 모은 70억원 등 200억을 지급했다. 2013년 ‘전두환 추징법’이라 불리는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개정안이 통과하며 추징 시효가 3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되고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 불법 재산도 추징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에도 지금까지 전씨의 추징금 환수금액은 지난 3월 기준 1175억원으로 환수율은 53%에 그친다. 1997년 대법원 재판 당시 2628억원의 추징금이 선고됐던 노태우 전 대통령이 2013년 납부를 완료한 것과는 대조된다.최근 검찰이 추징금 환수를 위해 전씨의 서울 연희동 자택을 공매에 넘겼지만 유찰된 데 이어 부인 이씨 등이 지난 2월 이를 취소해 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전씨 측은 집과 정원이 전씨 소유가 아니라 이씨와 비서관을 소유이기 때문에 공매로 넘어가는 것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2013년 장남 재국씨가 모든 추징금을 재산을 다 팔아서라도 갚겠다고 선언했지만 언행불일치를 보이는 것이다. 아울러 전씨는 서대문구에 납부해야할 지방세 10억원도 체납한 상태다. 올해 88세인 전씨가 이대로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고 세상을 떠난다면 김 전 회장 사례와 마찬가지로 추징금의 국고 환수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대안신당 천정배 의원은 지난 10월 전씨가 사망한 이후에도 새로운 범죄수익이 발견될 경우 이를 몰수 추징할 수 있는 이른바 ‘전두환 사후 불법재산 끝장 환수법’(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10일에는 ‘5·18민주화운동 전후 헌정질서파괴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안’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은 1979년 12월 12일과 1980년 5월 18일을 전후해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 범죄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자가 권력을 이용해 취득한 재산과 그 재산에서 유래한 재산 등을 조사해 국가의 소유로 귀속하도록 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갓 돌 지난 딸에 ‘풋고추’ 먹인 비정한 엄마…학대치사 징역 4년

    갓 돌 지난 딸에 ‘풋고추’ 먹인 비정한 엄마…학대치사 징역 4년

    밥 안 먹여 ‘소아 영양실조’ 걸린 딸에풋고추 강제로 먹여…밀치고 넘어뜨리고침대 추락 뒤 6시간 만에 딸 호흡 곤란항소심서 징역 4년 선고…1심보다 1년 늘어남편은 집행유예 “남은 자녀 양육 위해”계획에 없던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돌을 갓 넘긴 딸에게 풋고추를 강제로 먹이는 등 학대하고 침대에서 떨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주부가 항소심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대구고법 형사1부(김연우 부장판사)는 10일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 등)로 기소된 A(24)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하고 120시간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 동안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했다고 밝혔다. 이는 1심보다 징역 1년이 더 늘어난 형량이다. A씨는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부(김정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1심에서 징역 3년과 120시간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언니와 비교할 때 피해자가 친어머니에게 지속적인 외면과 학대를 당하면서 짧은 생애에 받은 신체·정신적 고통이 상당했을 것으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면서 “죄질이 매우 무겁고 반인륜 범행으로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형량을 높였다.앞서 1심 재판부는 “A씨 죄책의 무거움을 지적하고 엄중히 꾸짖어야 필요가 있어 실형을 선고하지만,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권고하는 최하한 형량(징역 4년)보다 가벼운 형을 선고해 피고인이 진정으로 자신을 되돌아보고 친어머니로서 건전한 삶을 회복하기를 기대한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아내가 딸을 폭행·학대하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혐의(아동학대)로 기소된 남편 B(28)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80시간 아동학대 치료강의 수강과 3년간 아동 관련 취업제한도 명했다. B씨는 1심에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 및 80시간 아동학대 치료 강의 수강을 선고받았다. 2심 재판부는 남편 B씨에 대해서는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B씨에게 실형을 선고하면 남은 두 자녀의 정상적인 양육에 지장이 초래될 것으로 보여 형의 집행을 미룬다”고 양형 이유를 판시했다. 1심 결과에 대해 검찰과 A씨만 항소했다.법원 등에 따르면 A씨는 2016년에 첫째 딸을, 2017년 2월에 피해자인 둘째 딸을 출산했다. A씨는 계획하지 않은 임신으로 둘째 딸을 출산한 뒤 그해 12월 다시 임신하자 첫째 딸보다 자신을 잘 따르지 않는 둘째 딸을 미워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3∼7월 둘째 딸이 안아달라고 다가오거나 칭얼댈 때마다 강하게 뿌리쳐 수시로 넘어뜨렸다. 이 과정에서 둘째 딸은 가구 모서리나 방바닥 등에 많이 부딪힌 것으로조사됐다. 4월부터는 딸이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몸무게가 9㎏에서 6.9㎏으로 급격하게 줄어드는데도 병원에 데려가거나 밥을 제대로 챙겨주지 않아 ‘단백 결핍성 소아 영양 실조증’에 걸리게 하기도 했다. A씨는 딸이 충격으로 밥을 잘 먹지 못하자 7월부터 여러 차례 풋고추를 강제로 먹이기도 했다.급기야 지난해 7월 25일 오후 12시쯤 자기에게 다가오는 딸을 침대 아래로 밀어 떨어뜨렸다. 딸이 머리를 다쳐 자꾸 앞으로 고꾸라져도 호통을 친 뒤 책상 옆에 기대게 해 놓고 빨래와 청소를 했다. 6시간이 지난 뒤 딸은 방바닥에 쓰러졌고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서야 A씨는 남편에게 연락했다. 검찰 조사 등에 따르면 A씨는 남편이 도착한 뒤에도 곧바로 병원으로 가면 아동학대 사실이 들통날까 봐 30분 가깝게 첫째 딸에게 옷을 입히고, 의식을 잃은 둘째 딸에게 숟가락으로 물을 떠먹이는 시늉을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오후 7시 40분이 지나 경북 구미의 집을 나섰다. 둘째 딸은 침대에서 떨어진 지 10시간 뒤인 오후 10시쯤 대구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결국 외상성 두부 손상으로 숨졌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김우중 추징금 17조원…‘분식회계 공범’ 대우 前임원들 연대책임

    김우중 추징금 17조원…‘분식회계 공범’ 대우 前임원들 연대책임

    추징금 17조, 신고 않고 해외 도피한 자산 강병호 前사장 등 7명에 추징금 23조 선고김 전 회장에 직접 추징은 불가능해져김 전 회장 세금 403억원도 체납 중1990년대 대우그룹을 자산규모 기준 재계 서열 2위 반열에 올려놨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 9일 별세함에 따라 17조원 넘는 추징금도 환수가 어려워졌다. 다만 이 추징금은 분식회계 사건 당시 공범으로 유죄 판결을 확정받은 전직 대우그룹 임원들이 연대해 내도록 돼 있어 미납 추징금 자체가 소멸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2006년 11월 항소심에서 징역 8년 6개월과 벌금 1000만원, 추징금 17조 9253만원을 선고받았다. 한국은행과 당시 재경부 장관에게 신고하지 않고 해외로 송금한 돈과 해외에 도피시킨 재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김 전 회장과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판결이 확정됐다. 김 전 회장은 이후 14년 동안 추징금 미납 순위 1위를 지켜왔다. 김 전 회장은 이듬해 연말 특별사면을 받았지만 추징금은 사라지지 않았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재산을 일부 찾아 추징하면서 3년마다 돌아오는 시효를 연장해왔다. 그러나 전날 김 전 회장이 별세함에 따라 그에게 직접 추징금을 거둬들이는 방법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검찰은 이 추징금을 함께 물도록 판결받은 전직 대우그룹 임원들로부터 남은 추징금을 집행할 수는 있지만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대법원은 김 전 회장이 해외도피 생활을 하던 2005년 5월 강병호 대우 전 사장 등 임원 7명에게 추징금 23조 358억원을 선고했다. 김 전 회장은 이들과 공범으로 묶여 있어 추징금을 연대해 부담하게 돼 있다. 각자 범죄 혐의와 환율 등 차이로 선고된 금액은 다르지만 사실상 같은 추징금인 셈이다. 김 전 회장은 지방세 35억 1000만원, 양도소득세 등 국세 368억 7300만원도 체납했다. 자신의 차명주식 공매대금을 세금 납부에 먼저 써야 한다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상대로 소송을 내기도 했다. 추징금과 달리 세금에는 연체료가 붙는다는 이유였다. 대법원은 2017년 캠코 손을 들어줬다. 김 전 회장은 지난 9일 오후 11시 50분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김 전 회장은 지난해부터 급격히 건강이 악화돼 귀국한 뒤 올 하반기에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알츠하이머를 앓았던 김 전 회장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만 30세인 1967년 대우를 설립한 뒤 1999년 그룹이 부도를 맞아 해체되기 직전까지 자산규모 기준 현대에 이어 국내 2위 기업을 이끌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재판부 “檢, 삼바 자료 확보하고도 회계부정 기소조차 안 해”

    재판부 “檢, 삼바 자료 확보하고도 회계부정 기소조차 안 해”

    JY·합병·미전실 등 검색 후 자료 삭제 재판부, 분식회계 의혹은 판단 안 내려 이재용 부회장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에버랜드 노조 와해 혐의 재판 등 부담 ‘경영권 승계’ 부정 의혹 번질 가능성도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계열사 임직원들이 검찰 수사를 앞두고 증거를 대거 인멸·은닉하려 했다는 혐의를 법원이 유죄로 판단하면서 이 사건의 핵심 뿌리인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힘을 받을지 주목된다. 법원은 지난 7월 이후로 주춤해진 검찰 수사를 두고 “상당량의 자료가 확보돼 수개월간 수사가 진행됐지만 회계부정 사건은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소병석)는 증거인멸 및 교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전자 재경팀 이모 부사장 등 8명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이 부사장 등 부사장급 임원 3명에게는 징역 1년 6개월~2년의 실형이 선고됐고 이들의 지시를 받아 증거인멸에 나선 삼성전자와 자회사 임직원 4명에겐 징역 8개월~1년 6개월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이 사건은 2016년 12월 참여연대와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승계 작업 과정에서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수면에 올랐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에 대한 특별감리에 들어갔고, 이후 지난해 11월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가 고의로 분식회계를 했다’고 판단하자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수사가 예상되던 지난해 5월쯤 이 부사장의 지시가 당시 삼성전자 전무였던 김모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부사장과 박모 인사팀 부사장을 거쳐 삼성바이오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전달돼 조직적으로 증거인멸 작업이 벌어진 것으로 파악했다. 이 부사장은 삼성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미래전략실(미전실) 출신으로 그룹 내 핵심 재무통으로 손꼽힌다. 이들은 특히 자회사 직원들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에서 ‘JY’(이재용 부회장), ‘분식회계’, ‘합병’, ‘미전실’ 등의 단어를 검색해 자료를 삭제했고, 그룹 미전실 바이오사업팀이 작성한 ‘바이오시밀러 사업화 계획’ 문건의 작성자를 ‘(삼성바이오) 재경팀’으로 바꾸는 등 조작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재판부도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부당한 합병을 통한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해 분식회계를 하거나 이를 감추고자 자료를 삭제한 것은 아니다”라며 국가 형사사법 기능을 침해한 증거인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날 분식회계 의혹 자체에 대한 별도의 판단은 내리지 않았지만 이들의 행위가 증거인멸 및 교사에 해당한다고 결론 냈다. 재판부는 “당시 삼성은 검찰로부터 월평균 1회의 압수수색을 받고 있었다”면서 “향후 어떤 혐의로 기소되거나 재판 결과 무죄를 선고받더라도 중요한 자료들을 광범위하게 은닉한 것에 대해 피고인들의 행위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일부 피고인들은 ‘부하들이 지시를 오해해 광범위한 증거인멸이 이뤄졌다’고 주장하지만, 만약 부하 직원이 상사의 지시에 적법·불법을 따지지 않은 채 맹목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삼성의 문화라면 과연 세계적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는 데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검찰에 대해서도 “상당량의 자료를 확보했음에도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며 쓴소리를 했다. 지난 7월 삼성바이오 김태한 대표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주춤해진 분식회계 수사를 겨냥해서다. 삼성그룹은 임직원들이 모두 유죄를 선고받자 몸을 낮추고 이어지는 수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으로 이어질 증거인멸 혐의 재판은 물론 향후 분식회계 혐의 수사가 마무리된 뒤 재판이 시작되면 결국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의 부정 의혹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공판이 진행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 환송심, 오는 13일 1심 선고가 나는 ‘삼성 에버랜드 노동조합 와해’ 혐의 재판 등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삼성바이오, 삼성에피스 등 관련 계열사는 이번 선고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침묵했다. 재계 관계자는 “회사에서는 무엇이라고 의견을 내서 다시 한번 이번 건이 이슈화되길 바라지 않을 것”이라면서 “본게임인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수사 건에 대해 일단 지켜보는 듯하다. 기업으로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치정살인이 부른 ‘나비효과’… 홍콩, 中 일국양제에 반기 들다

    치정살인이 부른 ‘나비효과’… 홍콩, 中 일국양제에 반기 들다

    하나의 우연한 사건이 거대한 역사를 만들 때가 있다. 이른바 ‘나비효과’다. 1914년 6월 보스니아의 수도 사라예보를 찾아온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태자 부부에게 18세 청년이 총격을 가한 ‘사라예보 사건’으로 1차 세계대전(1914~1918)이 시작됐다. 2011년 4월 미국 백악관 연례만찬 행사에서 당시 오바마 미 대통령이 청중으로 온 부동산업자 도널드 트럼프에게 공개망신을 주자 트럼프가 이에 앙심을 품고 대선 출마를 결심했다. 지금 소개하려는 ‘찬퉁카이 사건’도 중국의 일국양제(한 나라 두 체제) 원칙을 흔들고 동아시아의 정치 지형을 바꾼 ‘역사의 방아쇠’로 기억될 것 같다. 9일로 정확히 6개월이 된 홍콩 시위 사태의 원인을 설명하는 프리퀄(본편보다 시간적으로 앞선 과거의 이야기)로 볼 수 있다. ●사법권 못 미치는 대만 사건 발생… 기소 불가 지난해 2월 8일 중국 광둥성 선전 출신의 홍콩인 찬퉁카이(21)가 동갑내기 여자친구 판샤오잉과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는 대만이었다. 판샤오잉은 열흘쯤 뒤인 17일 자신의 어머니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왓츠앱을 통해 “홍콩으로 돌아간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그 뒤로 연락이 끊겼다. 전 세계를 소용돌이에 빠뜨린 거대한 태풍의 시작이었다.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그때 두 사람은 타이베이의 한 호텔 방에서 심하게 다투고 있었다. 판샤오잉은 임신 중이었는데, 뱃속 아이 아빠가 자신이 아닐수도 있다는 사실을 찬퉁카이가 뒤늦게 안 것이다. 판샤오잉이 휴대전화에 저장된 동영상으로 새 남자친구의 존재를 확인해 준 뒤 “이 지경까지 왔으니 너와 헤어지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찬퉁카이가 순간적인 격분을 참지 못하고 판샤오잉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그는 여행용 가방에 시신을 담아 숙소를 빠져나왔다. 타이베이의 한 지하철역 부근 공원 풀밭에 암매장하고 홍콩으로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판샤오잉의 신용카드로 돈을 찾아 자신의 은행계좌로 입금했다. 판샤오잉의 부모는 딸과 연락이 되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다. 찬퉁카이는 곧바로 체포됐고 범행 사실도 자백했다. 이 사건은 ‘단순 치정살인’으로 정리되는 듯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영미법을 채택한 홍콩은 영역 내 범죄에 대해서만 처벌하는 ‘속지주의’를 유지한다. 홍콩 당국 입장에서 찬퉁카이의 죄는 천인공노할 사안이지만 사법권이 미치지 않는 대만에서 벌어져 기소가 불가능했다. 다른 나라들과 그랬던 것처럼 미리 대만과 범죄인 인도협정을 맺었다면 찬퉁카이를 송환하고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홍콩은 그러지 않았다. 대만과 정치·법률 분야에서 공조하면 대만을 보통국가처럼 보이게 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는 베이징 당국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어서다. 찬퉁카이가 법의 사각지대에 놓였음을 안 대만 정부가 그에 대한 신병 인도를 요청했다. 하지만 홍콩 당국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범죄인 인도협정이 체결돼 있지 않아 송환을 위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무리를 해 가며 반중 성향인 대만 정부를 도울 필요가 없다는 정치적 속내도 있었다. ●2047년 이후, 공포에 떨고 있는 홍콩 시민들 같은 해 4월 홍콩 사법당국은 찬퉁카이에 대한 살인 혐의 적용을 포기했다. 대신 여자친구의 카드로 돈을 인출한 것에 대해서만 절도죄 등을 적용해 29개월형을 선고했다. 그나마도 스스로 죄를 인정하고 모범수로 복역했다는 점을 들어 18개월로 감형했다. 그는 올해 10월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다. 평생을 감옥에서 지낼 것 같던 찬퉁카이에게 상상하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비난 여론이 커지자 홍콩 정부는 “제2의 찬퉁카이가 생겨나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고는 1년 가까이 지난 올해 2월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개정에 착수한다고 선언했다. 홍콩 주민이 상대국법으로 징역 3년 이상 실형이 예상되는 범죄를 저지르면 용의자 송환 여부를 판단하는데, 대만처럼 범죄인 인도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국가·지역에서 발생한 범죄에 대해서는 사법 절차 없이 홍콩 행정장관이 송환 여부를 결정하게 한 것이 골자다. 여기서 논란이 불거졌다. 행정장관이 용의자 송환 여부를 정할 수 있는 지역에 대만뿐 아니라 중국 본토가 포함된 것이다. 중국 정부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법이 통과되면 중국은 홍콩의 반중 인사들에게 반분열국가법(우리의 국가보안법에 해당) 위반 혐의를 적용해 홍콩 정부에 송환을 요구할 수 있다. 친중 성향인 행정장관은 이를 승인할 가능성이 크다. 안 그래도 홍콩인들은 중국이 광범위한 자치를 약속한 시한인 2047년 뒤로 어떤 삶을 살게 될지 두려움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 반체제 서점 관계자 실종(2015)과 샤오젠화 밍톈그룹 회장 실종(2017) 등 중국 공권력에 의한 납치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가 더 커졌다. 이 때문에 송환법은 홍콩인들에게 ‘말 안 듣는 사람들을 중국으로 쉽게 보내려는 법’으로 여겨졌다. ●확산되는 반중 시위… 전 세계 정치지형 변화 홍콩 정부는 범민주 진영의 반발에도 입법을 강행했다. 3월 9일 이 법안이 입법회(우리의 국회 격)에 제출됐다. 여당인 민주건항협진연맹을 비롯한 친중파 의원들은 이 법안을 무조건 통과시키려고 나섰다. 민주당과 공민당 등 야당 의원들은 결사적으로 막았다. 70명으로 이뤄진 홍콩 입법회에서 친중파(41석)는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범민주 진영(29석)의 반대를 제압하고 5월 26일 이 법안을 법사위원회에 올려 가결했다. 해당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됐다. 형식적 통과 절차만 거치면 법이 발효될 순간이 코 앞에 왔다. 그러자 홍콩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자신들을 지켜야 할 정부가 되레 정상적인 사법체계가 작동하지 않는 본토로 내보내려 한다는 배신감이 이들을 거리로 내몰았다.이후부터는 잘 알려진 그대로다. 6월 9일 홍콩 시민들이 첫 번째 거리 시위를 열었다. 100만명이 넘게 참석했다. 이후 주말 시위는 6개월째 이어지며 홍콩인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 놨다. 지난달 24일 범민주 진영은 홍콩특별행정구 구의회 선거에서 85%가 넘는 의석을 가져오며 사상 처음 과반의석을 차지했다. 친중 성향이 우세하던 홍콩의 시민들은 완전히 돌아섰다. 자신의 권리를 지키려는 ‘중국과의 전쟁’은 2047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만도 이제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대놓고 말하고 있다. 차이잉원 총통은 2016년 1월 당선 뒤 잇따른 정책 미숙으로 내년 1월 총통 선거 패배가 확실시돼 왔다. 하지만 홍콩 시위 사태를 계기로 중국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이변이 벌어졌다. 올해 8월부터 차이 총통에 대한 지지율이 크게 올라 대선 승리를 눈앞에 두게 된 것이다. 이제 대만에서 ‘반중’은 국시가 됐다.이런 분위기는 최소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물러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홍콩 시위를 지지하기 위해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인권법안)을 통과시켰다. 내친김에 ‘중국의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는 신장 위구르 인권법과 티베트 인권법도 제정할 모양새다. 인권 문제를 고리 삼아 패권 경쟁국인 중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다. 한 20대 홍콩인 커플의 애정여행이 동아시아의 정치 지형을 변화시키고 전 세계를 ‘친중 대 반중 구도’로 재편하는 결과를 낳았다. 앞으로 역사는 어떻게 바뀌게 될까. 전 세계가 이를 지켜보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광주형 일자리’에 낙하산 인사 철회하라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핵심 기업에 잇따라 낙하산 인사가 이뤄지면서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지난달 말 경영본부장에 광주시 공무원 출신 오모씨를 선임했다. 오씨는 2017년 광주시 종합건설본부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뒤 지난 8월까지 광주시와 전남도가 서울에서 공동 운영하는 기숙사인 남도학숙 사무처장을 맡았다. 이에 앞서 지난 8월에는 광주글로벌모터스 초대 대표이사에 박광태 전 광주시장이 선임됐다. 국회의원을 세 차례, 광주시장을 두 차례 지냈으니 대표이사감이라 생각할 만하다. 그러나 박 전 시장은 재임 당시인 지난 2005~2009년 업무 추진비 카드를 생활비 등 사적 용도로 20억원을 썼다가 2016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된 인물이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노사 상생형 모델인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주도하게 될 기업이다. 광주시와 현대자동차가 1·2대 주주로 참여해 지난 8월 공식 출범했으며, 이달 중 공장 건설에 착수해 2021년 하반기부터 연 10만대 규모의 완성차를 생산해야 한다. 사업을 총괄하는 대표이사와 내부 살림을 책임질 경영본부장의 역할은 이 사업의 성공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박 전 시장과 오씨는 자동차 분야 관련 경험이 전무하고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실현하기 위한 노사민정 사회적 대타협 과정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광주형 일자리는 경쟁력 하락에 직면한 주력산업, 일자리 감소에 신음하는 지역사회를 각각 떠받치는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았다. 광주형 일자리를 본뜬 경남 밀양형, 경북 구미형, 대구형, 강원 횡성형, 전북 군산형 등 지역 중심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모델이 잇따라 추진되는 상황에서 요직을 낙하산 인사로 채우는 것은 최악의 선례가 될 수 있다. 광주시가 광주글로벌모터스를 반드시 성공시켜 새로운 길을 내야 할 신생 기업이 아니라 인사와 경영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광주시 산하 공기업’으로 간주해선 안 된다. 광주형 일자리에 성원을 보낸 광주시민과 국민의 기대가 무엇인지 되돌아봐야 한다. 인사 철회도 주저해선 안 된다.
  • 연말 불금 한 잔쯤이야…‘윤창호법’ 벌써 잊었나

    연말 불금 한 잔쯤이야…‘윤창호법’ 벌써 잊었나

    토요일 사고 21%·금요일 사망 24% 최다 사망자 36% 술 한 잔 정도 마시고 운전지난달 16일 부산 해운대에서 60대 만취 운전자 A씨가 대낮에 길을 가던 60대 여성 1명을 치어 숨지게 하고, 40대 어머니와 초등학교 1학년 모자, 10대 여성 등 3명을 다치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혈중 알코올농도 0.195%의 만취 상태에서 운전했다. A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 운전 치사상)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해 ‘윤창호법’ 제정 이후 음주운전이 전반적으로 줄고 있지만, 연말이 다가오면서 다시 해이해지는 분위기다. 특히 개인 모임이 많은 금요일과 토요일은 사고 건수와 사망자 수가 다른 요일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8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음주 교통사고 건수와 사망자 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16년 1만 9769건이었던 음주 교통사고는 2017년 1만 9517건, 지난해 1만 9381건으로 2년 새 388건(2.0%) 감소했다. 음주 교통사고 사망자는 2016년 481명에서 지난해 346명(28.1%)으로 감소했다. 이처럼 지난해 음주 교통사고 건수와 사망자가 급감한 것은 지난해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왔다가 음주운전 사고를 당한 윤창호씨 사건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윤씨는 지난해 9월 28일 휴가를 나와 친구들과 만나 길을 걷다가 만취한 20대 운전자가 모는 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고, 이후 ‘윤씨와 같은 일이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커지면서 이른바 윤창호법이 만들어졌다. 지난해 12월 제정돼 올 6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이 법은 사람을 치어 숨지게 한 가해 운전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최대 무기징역까지 높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 개정안’과 음주운전 단속 기준을 기존의 혈중 알코올농도 0.05% 이상에서 0.03% 이상으로 강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으로 구성됐다. 윤창호법이 시행된 지난해 12월 18일부터 올 10월 말까지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는 1만 2456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8.7% 줄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105명(33.8%), 부상자는 9433명(31.6%) 급감했다. 또 음주운전 적발 건수도 3만 5560건으로 24.4% 떨어졌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음주운전 사고는 연말 모임이 많은 11월과 12월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데, 지난해는 윤씨 사건으로 인해 음주운전을 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커지면서 연말 음주운전이 대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안이 통과된 지 1년이 지났고, 연말이 다가오면서 다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 이들이 늘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개인 모임이 많은 연말 금요일은 사고 발생뿐 아니라 사망자 비율도 높다. 최근 3년간 발생한 12월 음주사고 5074건 중 사고 발생 비율이 가장 높은 날은 토요일로 1045건(20.6%)이 발생했고, 금요일이 857건(16.9%)으로 두 번째로 높았다. 사망자는 전체 93명 중 22명(23.7%)이 금요일에 발생한 음주 교통사고에서 나왔고, 토요일과 목요일이 각각 17명(18.3%)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딱 한 잔 마셨으니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운전대를 잡았다가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와 사망자가 적지 않았다.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 93명 중 33명(35.5%)의 혈중 알코올농도가 면허정지(0.05~0.09%) 수준이었다. 한마디로 음주운전 사망 사고자의 3분의1이 소주 1~2잔 정도만 마시고 운전했다는 뜻이다. 연령별로 41~50세가 24명(25.8%)으로 가장 많았고, 21~30세가 22명(23.7%)으로 뒤을 이었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최근 회식 후에 운전대를 잡는 문화는 많이 사라졌지만, 개인적인 약속이 많은 주말에 음주운전을 하는 이들은 계속해서 줄지 않고 있다”면서 “음주운전 사고는 본인은 물론 타인의 목숨을 빼앗는 범죄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공동기획:한국교통안전공
  • 美·이란, 억류 학자 맞교환… 협상 돌파구 열릴까

    美·이란, 억류 학자 맞교환… 협상 돌파구 열릴까

    제재 완화 언급없어… 관계 개선은 불투명미국과 이란이 서로 억류한 상대국 학자 한 명씩을 맞교환한 것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이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감사를 표하면서 양국이 대화 재개의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미국과 이란은 이날 자국에 억류 중이던 이란 생명과학자 마수드 솔레이마니와 중국계 미국인 대학원생 왕시웨를 스위스 취리히 공항에서 각각 맞교환했다. 양국이 인질을 맞교환한 것은 2016년 1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프린스턴대 박사과정에 있는 왕시웨는 이란의 19세기 카자르 왕조와 관련한 논문을 쓰려고 갔다가 외국 정보기관에 기밀문서 4500건을 빼내려 했다는 간첩 혐의로 2016년 8월 출국 도중 체포됐고, 이란 법원에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솔레이마니는 미네소타주 메이요 클리닉에 방문교수 자격으로 미국에 왔다가 지난해 10월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이들이 맞교환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1500억 달러의 선물에도 오바마 행정부 때 잡혔다가 트럼프 행정부 때 돌아왔다”며 “매우 공정한 협상에 대해 이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보라, 우리는 함께 협상할 수 있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아랍권 매체인 알자지라는 이날 이란의 행보와 관련해 “이란이 협상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인질 맞교환이 양국 관계를 확대할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AP통신이 분석했다. 미국 관리는 “왕시웨가 풀려날 때 몸값 지급이나 제재 완화와 같은 어떤 양보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 역시 미국과의 직접 대화 금지령을 내린 상태다. 게다가 미국의 제재로 혹독한 경제난을 겪는 이란에서 최근 대규모 민생고 시위가 발생, 최소 208명이 사망했다. 이란은 시위 배후가 미국이라고 맹비난하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양안 간에 뜨겁게 달아오르는 ‘스파이’ 공방전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양안 간에 뜨겁게 달아오르는 ‘스파이’ 공방전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에 스파이 공방전이 뜨겁다. 대만 총통(대통령)선거 30여일 앞둔 매우 민감한 시기에 중국이 군사 관련 정보를 빼내기 위해 대만 군 간부들을 매수하고 반중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재선을 막기 위해 조직적인 선거공작을 벌인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만 남부 타이난(臺南) 지방검찰청은 지난 3일 대만 노동정당인 공당(工黨) 정자오밍(鄭昭明) 주석과 중령으로 예편한 그의 아들 정즈원(鄭智文)을 국가안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대만 연합보 등이 보도했다. 검찰은 앞서 7월 착수한 관련 수사에서 정 주석이 2009년 중국 정보요원과 당시 대만 참모본부 감찰장교였던 아들 정즈원을 일본에서 만나게 해준 사실을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보요원은 정즈원에게 대만군 관련 정보 제공을 요구하면서 아버지 정 주석을 통해 도자기 화병과 금품을 전달했다. 이듬해 싱가포르에서 이들 부자와 다시 만난 중국 요원은 자신의 신분을 중국 푸젠(福建)성 통일전선공작부(통전부) 요원이라고 밝히며 정즈원에게 대만군 장교와의 접촉 주선 등 협조를 요청했다. 1942년 설립된 통전부는 비공산당 정파 및 인사와의 교류를 총괄하는 공산당의 핵심 기구로 상대를 유인·포섭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정즈원은 ‘양안상호신뢰협의서’에 서명한 뒤 1만 1000 위안과 ‘금딱지’ 시계를 선물로 수수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후 2016년 헌병지휘부에 근무 중인 후배 장교 1명을 말레이시아에서 소개했고 이들은 이후 베트남에서 다시 만나 여행비 보조 명목으로 2만 위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정자오밍 부자가 중국 요원에게 매수돼 대만 현역 군인 매수와 조직을 확대한 것은 국가 안보와 군 기강을 무너뜨린 것이라며 이들 부자에게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3년 8개월을 구형했다. 특히 중국이 지난해 11월 대만 지방선거에 개입한 데 이어 내년 1월 11일 총통 선거에서 차이 총통의 재선을 막으려고 공작을 펼치고 있다고 중국 스파이라고 밝힌 왕리창(王立强)이 폭로했다. 왕은 지난달 24일 호주 탐사보도 매체 ‘60미니츠’(60Minutes)’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중국 정부의 스파이였다고 주장하며 “중국 정보 당국이 반중 성향의 차이 총통의 재선을 막으려고 지난해 11월 지방선거부터 이번 대선까지 조직적 선거 공작을 벌이고 있다”고 털어놓은 것이다. 지난 5월 아내와 아이가 살고 있는 호주로 입국한 그는 중국 정보 요원들의 미행을 피해 다니다 최근 호주 정부에 신변 보호와 망명을 신청했다. 왕은 중국 여권과 홍콩 영구주민신분증을 비롯해 위조 한국 여권도 사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왕은 자신이 홍콩에 있는 중국계 투자회사 ‘중국창신투자공사’(中國創新投資公司)로 위장한 중국 정보기관에서 스파이로 활동했다고 자백했다. 자신의 임무는 홍콩 내 독립운동을 저지하는 것이었으며, 특히 2015년 반중 서적을 판매하던 홍콩 ‘퉁뤄완(銅鑼灣·Causeway bay) 서점‘ 리보(李波) 대표와 직원 등 5명이 실종된 사건에 연루됐다고 진술했다. 그는 “중국창신투자공사 대표로 알려진 중국군 고위 관계자 샹신(向心)의 지시를 받아 대원 6명을 지휘해 리보와 직원들을 중국 본토로 납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콩대학 학생회 등에 침투하고 홍콩 반정부 인사에 대한 폭행과 사이버 공격을 가하는 데 참여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보기관이 겉으로 내세운 한 기업의 사업가로 위장했다는 것이다. 왕은 이후 모든 신상 정보를 바꾸고 위조 여권으로 대만에 잠입했다. 대만에서 지역 언론과 시민단체를 매수하고 ‘온라인 공작 부대’를 꾸려 중국에 우호적이거나 차이 총통을 비난하는 여론을 조성했다. 친중 성향 후보에게 기부 형태로 정치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왕은 “지난해 11월 가오슝(高雄)시 시장 선거에 국민당 후보로 출마한 한궈위(韓國瑜)에게 중국 정보 기관이 2000만 위안을 선거 자금으로 줬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8월 이후 차이 총통의 민진당을 공격하기 위해 20개 이상의 언론사와 인터넷 업체, 소셜미디어 계정 20만개가 만들어졌고 15억 위안이 대만 언론사에 흘러들어갔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궈위 후보는 당시 중국과 관계개선을 주장해 인기를 끌었고, 민진당의 텃밭인 가오슝에서 20년 만에 국민당 후보로 시장에 당선됐다. 이 덕분에 거물급 정치인으로 떠오른 그는 여세를 몰아 7월 국민당 경선에서 궈타이밍(郭臺銘) 전 훙하이(鴻海)정밀공업(Foxconn) 회장을 제치고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이에 대만 정부와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은 내년 1월 대만 대선을 앞두고 중국 스파이 의혹 사건을 최대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 재선 도전에 나선 차이 총통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중국의 대만 선거 개입과 대만 사회 침투는 시시각각 존재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우자오셰(吳釗燮) 외교부장도 “금전적인 방식이든, 인터넷 공격을 통한 것이든 간에 과거 중국이 대만에 침투하려 한다는 여러 추측과 의혹 제기가 있었다”며 “이번 왕리창 사건은 과거 모두가 가진 의혹이 사실임을 증명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대만 정부는 왕의 폭로가 나온 직후 대대적 수사에 착수했다. 때마침 병 치료를 이유로 대만에 입국해 있던 중국창신투자공사 대표 샹신과 그의 아내를 공항에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대만 법무부도 “지난해 지방선거 때 국민당에 외부 자금이 유입된 사실을 이미 확인했으며, 호주 당국에서 관련 정보를 넘겨받아 공조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 더디플로맷(The diplomat)에 따르면 대만 식료품 기업 ‘왕왕’(旺旺·Want Want)그룹과 그 그룹이 소유한 지상파 채널 중시(中視)TV와 위성 채널 중천(中天)TV도 대만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중국 공산당의 자금을 받고 지난해 지방선거부터 최근까지 한궈위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기사를 보도하고 차이 정권을 비난하는 기사를 쓴 혐의를 받고 있다. 대만 국가통신위원회(NCC)는 지방선거 당시 왕왕그룹 소유 언론들은 한궈위에게 우호적 기사를 게재하고 그와 경쟁하던 천치마이(陳其邁) 민진당 후보에 관한 허위·비방 기사를 다수 보도한 것으로 드러나 왕왕그룹에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다. 스파이 파문이 확산되자 중국 정부도 반박에 나섰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Global Times)는 지난달 27일 “중국의 스파이라고 주장하는 왕리창은 사실 사기꾼에 불과하다”며 ‘과거 왕이 사기 혐의로 중국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모습’이라는 2분 30초짜리 동영상을 공개했다. 상하이 공안국은 왕이 푸젠성 출신의 26세 남성으로 무직이며 사기 혐의로 수배 중이라고 밝혔다. 공안국은 이어 2016년 허위 투자 프로젝트로 460만 위안을 가로챈 혐의로 징역 1년 3개월과 집행유예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60미니츠의 의뢰로 왕씨의 증언을 검증한 대(對)중국 정보전문가 필립 그레고리는 “왕의 폭로는 구체적이고 신빙성이 있으며, 죽음을 각오한 청년의 용기 있는 고백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중국의 거센 ‘남풍’ 공작에도 대선 여론조사에서 차이 총통의 지지율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서며 야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앞섰다. 대만 빈과일보는 최근 여론조사기관 뎬퉁(典通)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 결과 집권 민진당 후보인 차이 총통과 러닝메이트인 라이칭더(賴淸德)의 조합이 51%의 지지율로 한궈위 가오슝 시장과 장산정(張善政) 전 행정원장 조합(19%)을 32%포인트의 차이로 앞섰다고 지난 3일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트럼프 이란과 ‘억류 학자 맞교환‘ 뒤 “오바마는 못한 일, 난 해냈다”

    트럼프 이란과 ‘억류 학자 맞교환‘ 뒤 “오바마는 못한 일, 난 해냈다”

    으르렁대기만 하던 미국과 이란이 억류하고 있던 상대 나라 학자 한 명씩을 맞교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1500억 달러의 선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행정부 때 잡혔다가 트럼프 행정부 때 돌아왔다”고 특유의 자화자찬을 늘어놓은 뒤 “매우 공정한 협상에 대해 이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란과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체결했는데도 미국인 억류자가 나오게 만들었지만, 자신은 이 합의에서 탈퇴하고도 억류자가 돌아오게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미국은 이란과 전 세계에서 부당하게 억류된 모든 미국인을 집으로 데려올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번에 교환된 학자는 이란인 생명과학자 마수드 솔레이마니와 중국계 미국인 왕시웨인데 두 사람은 스위스에서 맞교환됐다. 솔레이마니는 방문교수 자격으로 미국에 갔다가 지난해 10월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돼 당국의 허가없이 줄기세포와 관련한 물질을 이란으로 수출하려 한 혐의로 기소했다.프린스턴 대학원생인 왕시웨는 이란의 19세기 카자르 왕조와 관련한 연구 논문을 쓰려고 이란에 갔다가 외국 정보기관에 기밀문서 4500건을 빼내려 했다는 간첩 혐의로 2016년 8월 출국 도중 체포됐고, 이란 법원에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행정부 고위직도 이날 기자들과의 전화 콘퍼런스를 통해 이란의 미국인 석방이 현재 억류된 다른 미국인 석방을 이끌 것으로 기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왕시웨를 제외하고 현재 이란에 감금된 것으로 확인된 미국 국적자는 이중국적을 포함해 넷이나 된다. 앞의 고위직은 이번 맞교환이 지난 3~4주 집중적 협상을 벌인 성과라며 몸값이 지불되거나 다른 어떤 종류의 양보도 이뤄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왕시웨의 건강 상태는 양호하며, 독일로 이동해 건강 검진 등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술레이마니 역시 건강해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이란 핵합의 탈퇴 후 이란을 제재하고 이란은 핵합의 이행사항을 하나둘씩 지키지 않아 긴장이 고조됐지만, 미국은 이번 억류자 맞교환을 계기로 대화 분위기 조성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앞의 고위직은 이란이 다른 문제에서도 협상 테이블에 나올 의향이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하면서 “우리는 이번 일이 우리를 이란과 더 많은 성공으로 이끌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트위터에 “이란 정부가 이 문제에 건설적으로 임한 점이 기쁘다”며 이례적으로 이란 정부를 긍정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라, 우리는 함께 합의할 수 있다”고 적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네팔 ‘생리 중 격리’ 21세 여성 사망…강요자 체포에도 악습 여전

    네팔 ‘생리 중 격리’ 21세 여성 사망…강요자 체포에도 악습 여전

    힌두교 ‘생리혈 불결’ 인식 때문에 여성 격리홀로 낡은 오두막서 불 피우다 질식사 빈번 네팔에서 여성을 생리 기간 중 가족과 격리하는 ‘차우파디’라는 악습 때문에 여성이 숨지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이번에는 격리를 강요한 사람이 처음으로 체포됐다. 7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네팔 서부의 한 오두막에서 생리 중이라는 이유로 격리돼 있던 파르바티 부다 라와트(21)라는 이름의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오두막은 추위를 피하려고 피운 불로 연기가 가득 찬 상태였다. 네팔에서는 여성의 생리혈을 부정하게 여기는 힌두교의 관습에 따라 생리 중인 여성이 종교적 상징물뿐만 아니라 소, 남자, 심지어 다른 사람과 함께 먹을 음식에까지 접촉하는 것을 금지하는 풍습이 남아 있다. 과거 힌두교뿐만 아니라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그리고 불교에서도 여성의 월경을 불결하게 생각했다. 일본에서도 생리 중인 여성을 공동 오두막에 격리시키는 풍습이 있었다. 이와 같은 관습은 현대 사회에 들어서면서 대체로 사라졌지만 네팔에서는 ‘차우파디’라는 이름으로 생리 중인 여성을 집 밖의 외양간이나 창고, 움막이나 외딴 오두막 등에서 자게 하는 관습이 남아 있었다. 이들이 격리돼 지내는 오두막 등이 대체로 낡고 극도로 좁은 공간이다보니 혼자 오두막에서 지내는 여성이 추위를 이기려고 불을 피웠다가 연기에 질식해 숨지거나 독사에 물려 숨지는 등의 사건이 해마다 끊이지 않았다.올해 들어 연기에 질식해 숨진 여성만 해도 4명이다. 2016년에는 15세 소녀가 움막 안에서 불을 피우다가 질식사로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생리 중인 여성이 불결하다는 이유로 오두막에 격리해놓고는 정작 혼자 남겨진 여성을 성폭행하는 범죄도 빈번했다. 네팔 사법당국은 2005년 ‘차우파디’를 불법으로 규정했지만, 서부 지역 등에서는 여전히 이 관습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지난해부터 ‘차우파디’ 관습을 따르라고 강요한 사람에게 최고 징역 3개월이나 3000네팔루피(3만 1000원)의 벌금형에 처하는 법을 도입했다.파르바티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현지 경찰은 “피해자를 오두막에 머물도록 강요한 혐의로 친족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며 “이는 ‘차우파디’ 강요자에 대한 첫 체포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에는 여성들이 생리 중 격리를 강요하는 가족·친족을 신고하지 않아 형사처벌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라다 푸델 ‘차우파디’ 반대 운동가는 “경찰의 적극적인 개입이 악습을 끊어내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판깨스트] 법원 달군 ‘성범죄’ 연예인들…정준영 징역 6년·강지환 집행유예 뭐가 달랐나

    [판깨스트] 법원 달군 ‘성범죄’ 연예인들…정준영 징역 6년·강지환 집행유예 뭐가 달랐나

    지난 한 주간 성폭력 혐의로 법정에 선 연예인들에게 선고된 판결을 두고 여러 반응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집단 성폭행 및 불법촬영 혐의를 받은 가수 정준영씨와 최종훈씨는 각각 중형이 선고된 반면 성폭행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던 배우 강지환(본명 조태규)씨는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되자 형량을 두고 논란이 벌어진 것인데요. 어떻게 해서 판결이 이렇게 극명하게 달라졌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강성수)는 지난달 29일 정씨에게 징역 6년을, 최씨에게 징역 5년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정씨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등 이용촬영 및 특수준강간) 혐의에서 모두 유죄가 인정됐습니다. 피해자들의 의사에 반해 동영상이나 사진을 촬영하고 그 촬영물을 카카오톡 채팅방에 유포한 혐의와 최종훈과 공모해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인 점을 이용해 강간했다는 것이 공소사실의 내용입니다. 최씨도 정씨와 함께 저항할 수 없는 상태에 있던 여성을 강간한 혐의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준강간)에서 유죄 판단을 받았습니다. 다만 또 다른 여성을 강제추행 한 혐의는 무죄로 판단됐습니다. 지난 5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합의1부(부장 최창훈)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강씨도 같은 죄명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준강간) 혐의를 받았고 준강제추행 혐의가 더해졌습니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강씨가 구속된 지 5개월 만에 석방되면서 법원과 성폭력 범죄에 대한 양형이 너무 적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비슷한 죄명인데 왜 이토록 큰 차이가 있는지와 강씨의 혐의도 매우 무거워 보이는데 어떻게 집행유예로 풀려날 수 있냐는 것이 공통된 지적으로 보입니다. ●정준영·강지환, ‘준강간’ 혐의에서도 내용 달라…양형기준도 큰 차이 준강간이라는 죄명은 비슷하지만 두 사건의 내용은 크게 다릅니다. 정씨와 최씨는 지난 2016년 1월 강원도 홍천에서, 또 그 해 3월 대구 등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정씨는 특히 지난 2015년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여성들을 불법으로 촬영하는 영상을 공유하는 등 11차례에 걸쳐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혐의도 받았습니다. 강씨는 지난 7월 9일 경기 광주시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촬영을 돕던 여성 스태프 두 명과 술을 마신 뒤 이들이 자고 있던 방으로 들어가 한 명을 성폭행하고 다른 한 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죠. 이후 구속된 뒤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술에 취해 심신 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인 여성을 성폭행하면 준강간죄가 성립되는데, 준강간죄에 대한 대법원 양형기준은 일반 강간죄와 같이 기본이 징역 2년 6개월~5년입니다. 감경 요소가 있을 때 징역 1년 6개월~3년, 가중될 때는 징역 4년~7년으로 높아집니다. 술에 취한 여성 스태프 한 명을 성폭행한 강씨의 혐의는 일반 준강간죄에 해당됩니다.그러나 정씨와 최씨의 죄명은 특수준강간이었습니다. 두 명 이상이 합동으로 준강간을 범했다는 것입니다. 특수준강간은 기본 양형기준이 징역 5년~8년으로 일반 강간죄의 가중 시보다 더 높습니다. 감경요소가 있으면 징역 3년~5년 6개월, 가중요소가 있으면 징역 6년~9년이 기준 형량입니다. 성폭행 혐의만 보더라도 두 사건은 양형기준부터 차이가 큽니다. 정씨가 받은 혐의인 불법촬영 관련 죄는 법에서 정한 형량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입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에서는 불법촬영의 심각성을 우려해 불법촬영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마련하고 있기도 합니다. 법관이 형량을 정할 때 참고하는 기준인 대법원 양형기준에는 감경·가중인자도 기준이 정해져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강씨의 사건을 들여다 보면 강씨에게는 형을 감경받을 수 있는 요인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자백’과 ‘처벌불원’인데요. 강씨는 사건이 벌어진 직후부터 재판에 넘겨져서까지 처음에는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도중에 혐의를 모두 인정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습니다.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하고 깊이 뉘우친다고 밝히는 것은 자백과 반성을 동시에 재판부에 보여줄 수 있는 효과를 줍니다. 게다가 강씨 사건의 피해자들은 강씨와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형이 감경되면 징역 3년 미만의 징역형에 대해서는 집행을 유예할 수 있으니 재판부가 강씨에게 범죄 전력이 없었던 점이나 피해자들과 합의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는 태도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입니다. 피해자와 합의를 하면 가해자(피고인)의 형을 줄일 수 있는 상황 때문에 성폭력 피해사건을 맡아 온 변호사 등 법조계 일각에서는 피해자와의 합의나 처벌불원 의사를 감경인자로 고려하지 않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기도 합니다. 자신의 처벌수위를 줄이기 위해 피해자를 끈질기게 찾아다니며 괴롭히기도 하고, 합의를 한다고 해도 피해자가 입은 상처는 지워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강지환은 ‘자백·피해자 처벌불원’ 감경요소…정준영 “합의한 성관계” 혐의 부인 재판부도 이러한 점을 강씨에게 따끔하게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공판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성범죄 특성상 피해가 온전히 회복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이런 점에서 보면 피고인은 합의가 되었다는 점에서 그쳐서는 안 되고 피해자들의 상처가 아물기를 생을 다할 때까지 참회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습니다. 또 “여성이 있기에 사람들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을 잊지 말고 앞으로 더 노력해서 밝은 삶을 살길 바란다”는 당부도 덧붙였죠. 반면 정씨와 최씨의 경우 특수준강간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을 재판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했습니다. 정씨는 피해 여성이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고 합의한 성관계였다고 했고, 최씨는 아예 성관계 자체가 없었다며 사실관계조차 부인한 것입니다. 단톡방에 불법촬영물을 유포한 혐의와 관련해선, 재판부는 단톡방에 대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는데, 정씨가 촬영물 유포를 인정해 그 점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피해자들과 합의하거나 용서를 받지 못했다는 것도 이들에겐 불리한 요인이 됐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연령이 어리긴 하지만 호기심 어린 장난으로 치기에는 각 범행의 피해가 상당히 크고, 피해 회복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누군가는 징역 5~6년의 무거운 형을 선고받고 울먹이며 법정을 떠났고 또 누군가는 구치소에서 석방돼 고개를 숙이며 나왔습니다. 석방된다는 자체만으로 마치 죄를 용서받는 듯한 느낌을 주다 보니 강씨와 강씨에게 판결을 선고한 법원에 싸늘한 시선이 계속되는데요. 집행이 유예돼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 쉽지만 강씨는 엄연히 징역 2년 6개월에 달하는 심각한 죄를 범했다고 법원에서 인정한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재용,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서 “박근혜 질책 못 이겨 지원”

    이재용,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서 “박근혜 질책 못 이겨 지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이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뇌물 공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압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제공한 것이라고 법정에서 재차 주장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변호인은 6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김세종 송영승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서 이같이 강변했다. 변호인은 “삼성은 개별 현안에 대해 (박 전 대통령 측에) 청탁한 사실이 없고, 그에 따른 특혜나 지원도 없었다”며 “질책을 동반한 강한 요구를 받고 수동적으로 지원했으니 다른 기업들의 사정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른 변호인은 “국정농단 사태 전반을 살펴보면, 기업들은 박 전 대통령과 최서원씨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했다는 특징을 도출할 수 있다”며 “기업들이 대통령의 지시를 거절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거절하면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고 변론했다. 그는 “특검은 피고인이 합병을 통해 최소 8조원이 넘는 경제적 이익 등을 얻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피고인 개인 주식이 아닌 기업이 보유한 주식을 합산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날 특검은 박근혜 전 대통령 등에게 준 뇌물이 ‘수동적’ 성격이었다는 이 부회장 측 주장을 반박하는 데 주력했다. 특검은 “대법원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편승해 대통령의 직무 행위를 매수하려 적극적으로 뇌물을 준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판단했다”면서 “서로의 이익 관계에 의해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10년 8개월에서 16년 5개월 사이의 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양측은 특검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사건 수사기록, 분식회계사건 관련 증거인멸 수사기록을 증거로 제출한 데 대해서도 공방을 펼쳤다. 이 부회장 측은 “별도 건을 가중적 양형 조건으로 삼는다면 추가로 처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특검은 “승계작업과 관련해 삼성이 이 부회장의 이익을 위해 사전에 조직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을 입증하려는 것이니 가장 중요한 양형 사유”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증거 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증인으로 채택된 손경식 CJ 회장의 증인 신문은 다음 기일인 내달 17일 오후로 예정됐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김포 정개연, “김포시의회는 복마전인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 특별감사하라”

    김포 정개연, “김포시의회는 복마전인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 특별감사하라”

    경기 김포정치개혁시민연대(정개연)가 성명서를 통해 “김포시의회는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 전반을 특별감사하고 불법·비위가 확인될 시 적극 수사의뢰를 해야 한다”고 6일 주장했다. 정개연은 지난 4월 30일 고용승계가 되지 않아 길거리로 나앉게 된 8명의 환경미화원의 전원고용을 촉구한 바 있다. 폐기물관리법 14조 8항 6호에는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자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계약과 관련해 뇌물 등 비리혐의로 7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 지체 없이 대행계약을 해지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같은 법 조항 7호에는 3년간 대행계약에서 제외하도록 돼 있다. 이에 정개연은 “지난 20년간 김포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대행을 해온 현 S환경과 J환경은 각각 직접노무비·유류비 등 회사 돈 7억 4685만원, 2억 3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2016년 1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김포시가 낸 공개경쟁 입찰에 참여해 2019년 현재 전체 4개 구역 중 절반인 2개 구역을 청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6월 감사원 감사에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업체와 추가로 대행 계약을 체결한 김포시 A팀장을 적발해 김포시장에게 A팀장을 징계(정직)할 것을 요구했고 B업체는 이번 김포시의회 도·환위 행정사무감사에서 차량 감가상각비를 조작,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개연은 “김포시의회는 밝혀진 사실을 토대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 전반에 대한 ‘특별감사’를 진행하고 불법과 비위가 확인되면 적극적으로 수사의뢰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개연에 따르면 월곶·하성·대곶·통진 등 4개읍면 생활쓰레기 수집·운반을 담당하는 W업체는 폐기물관리법시행규칙 제8조(폐기물의 보관 등에서 발생하는 침출수의 처리기준),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13에 따른 배출허용기준 이내로 배출되도록 유지, 관리해야 함에도 지난해 3월부터 2019년 10월 5일까지 회사내 우수관로에 무단으로 배출하고 수거차량 세차도 노상세차, 버젓이 오폐수를 우수관로를 통해 방류했다. 또 W업체는 1인당 후생복리비(15개 항목) 중 일부를 횡령한 정황뿐만 아니라 14일 이내에 지급해야 할 퇴직금 일부를 미지급해 고용노동부 부천지청에 고발되기도 했으며 정치권과 관계를 맺기 위해 직원들의 당원가입 강요와 당비대납의 혐의까지 받고 있다. 김포시에서는 이달 초 내년 김포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에 대한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정개연은 “불법과 비리가 확인된 업체와 경찰 수사 중이거나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업체는 이번 입찰에서 원천적으로 제외시켜야 한다”며 “이참에 상시적인 고용불안과 시민혈세 낭비와 서비스 질 저하, 불법과 비리, 고착화된 유착을 뿌리뽑고 쓰레기와 관련된 제도·기술·문제의 대안을 마련할 혁신적 김포시 쓰레기정책을 재수립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더불어 “김포시 쓰레기정책이 시민혈세만 낭비하는 ‘쓰레기’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하영 시장에게 촛불이 요구한 지역적폐 청산과 과감한 개혁을 요구한다”고 주문했다. 김포시는 그동안 생활폐기물 수집운반대행업체 선정을 수의계약으로 진행해 오다 2012년 8월 대행협약방식으로 변경한 뒤 올해 4월부터 일반경쟁입찰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제일환경·세일환경·우림·부일환경 등 4개업체가 각각 4개구역에서 생활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위탁기간은 지난 4월 19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다. 2020년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업무 민간위탁 동의안은 김포시의회에서 지난 10월 18일 통과됐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징역 6년’에 오열했던 정준영도 항소…최종훈 포함 3명 항소

    ‘징역 6년’에 오열했던 정준영도 항소…최종훈 포함 3명 항소

    불법으로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지인들과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공유하고, 만취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6년을 선고받은 가수 정준영(30)이 항소했다. 5일 법원에 따르면 정준영 측 변호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도 이날 역시 항소했다. 1심 재판에서 함께 형을 선고받고 3일과 4일 각각 먼저 항소한 클럽 직원 김모씨와 가수 최종훈(30)에 이어 세 번째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강성수)는 지난달 29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준영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정준영은 최종훈 등과 2016년 1월 강원도 홍천, 3월 대구 등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정준영은 2015년 말 연예인들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여성들과 성관계한 사실을 밝히며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전송하는 등 11차례에 걸쳐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혐의도 받았다. 정준영과 함께 기소된 회사원 권모씨는 징역 4년, 최종훈과 클럽 직원 김씨는 각각 징역 5년, 또 다른 피고인 허모씨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최종훈과 정준영은 1심 선고가 내려지자 눈물을 펑펑 흘린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최종훈 이어 정준영, 징역 6년에 불복 ‘항소장 접수’

    최종훈 이어 정준영, 징역 6년에 불복 ‘항소장 접수’

    최종훈에 이어 정준영도 집단 성폭행 관련 판결에 항소장을 접수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준영의 법률대리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함께 재판을 받았던 최종훈이 전날 항소장을 제출한 만큼 이들은 항소심 재판도 나란히 받게 됐다. 정준영, 최종훈과 권모 씨, 클럽 버닝썬 MD 김모 씨와 연예기획사 전 직원 허모 씨등 5명은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부장판사 강성수) 심리로 함께 재판을 받았다. 정준영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등 혐의, 최종훈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특수준강간)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각각 징역 6년과 5년을 선고받았다. 또한 김모 씨에게는 징역 5년, 권모 씨는 징역 4년, 허모 씨는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정준영과 최종훈 등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멤버로 2016년 1월 강원 홍천군과 같은 해 3월 대구에서 여성을 만취시키고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아왔다. 이들과 연관된 성폭행 사건만 3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정준영은 2015년 말부터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여성들과 성관계를 할 때 몰래 촬영한 동영상을 전송하는 등 11차례에 걸쳐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혐의도 받았다. 정준영은 본격적으로 수사가 시작된 후 일명 ‘황금폰’으로 불리던 휴대전화를 포맷하는 등 증거인멸 정황도 드러나 지난 3월 구속됐다. 최종훈 역시 초반엔 혐의를 부인했지만 피해자가 직접 인터뷰에 나서는 등 가해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난 5월 구속됐다. 정준영은 앞서 피해 여성이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고 합의한 성관계였다고 주장했고, 최종훈은 피해 여성과의 성관계가 없었다는 주장을 해왔다. 뿐만 아니라 눈물을 흘리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는 점을 들며 집단 성폭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한편 검찰도 항소장을 접수하면서 최종훈, 정준영의 항소심 공판의 형량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심에서 검찰은 정준영에게는 7년, 최종훈에게는 5년을 구형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채용비리 저지른 전 용인시 산하기관장 징역 5년

    취업 청탁 명목으로 거액의 돈을 받고 응시자의 스펙에 맞춰 ‘맞춤형 채용공고’를 내는 등 채용 비리를 저지른 전 용인시 산하기관장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2부(김병찬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및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전 용인시디지털산업진흥원장 A(64)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9000만원을 추징할 것을 명령했다. 또 취업을 희망하는 지원자 2명의 부모로부터 돈을 받아 A 씨에게 전달해 변호사법 위반 및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전 용인시장 특별보좌관 B(63) 씨에겐 징역 2년 6월과 추징금 2500만원을 선고했다. A 씨에게 직접 취업을 부탁하면서 각각 1000만원씩을 건넨 지원자 부모 2명에게는 징역 4월과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A 씨는 2015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총 5차례의 신입직원 채용과정에서 B 씨로부터 취업 청탁 명목으로 7000만원을 수수하는 등 총 9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채용조건을 청탁받은 응시자의 스펙에 맞게 변경하도록 부하직원에게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원 자격요건에 기존 항목에는 없던 전공 이수 여부나 관련 업무 경험을 요구하는 항목을 추가해 청탁받은 응시자만 서류심사에 합격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었다. 이런 식으로 부정하게 채용한 신입직원은 1년간 14명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용인디지털산업진흥원 인원이 31명(예산 66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거의 전체 직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B 씨는 이 시기 취업 청탁을 명목으로 2명의 지원자 부모로부터 9500만원을 받아 이 중 7000만원을 A 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공공기관 채용의 공정성은 추상적인 기준이 아니라 능력 있는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준수돼야 할 가치”라며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는 불공정 행위로 비난 가능성이 크고 금액도 9000만원에 이르러 공직사회 정의를 훼손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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