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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금니 아빠’ 이영학, 오늘 1심 선고…사형 떨어지나

    ‘어금니 아빠’ 이영학, 오늘 1심 선고…사형 떨어지나

    사형이 구형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36)의 1심 선고가 21일 나온다.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이성호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30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등 살인, 추행유인,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영학과 그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함께 구속기소 된 딸(15)의 선고 공판을 연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0일 결심 공판에서 “(이영학이) 여중생의 귀에 대고 속삭였을 목소리를 생각하면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또 이영학의 딸에게 장기 7년에 단기 4년형을, 이영학이 허위로 후원금을 받는 과정에 도움을 준 혐의(사기)로 기소된 이영학의 형에게 징역 2년형을, 이영학의 도피에 도움을 준 혐의(범인도피)로 기소된 지인 박 모씨에게 징역 1년형을 각각 구형했다. 이영학은 지난해 9월 30일 딸을 통해 A(당시 14)양을 서울 중랑구 망우동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추행하고, 다음날 낮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A양의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싣고 강원 영월군 야산으로 옮겨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이영학의 딸은 아버지의 범행 의도를 알고도 A양을 유인한 혐의(미성년자 유인)와 시신을 유기하는 과정에 공모한 혐의(사체유기)를 받는다. 이영학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불치병 환자인 딸 치료비로 쓸 것처럼 홍보해 총 9억 4천여만 원의 후원금을 모은 것으로 조사돼 사기와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실시공’ 부영 고강도 3개월 영업정지

    ‘부실시공’ 부영 고강도 3개월 영업정지

    국내 최대 임대주택 전문 건설사인 부영에 대한 제재가 전방위적으로 조여지고 있다. 이중근 부영 회장이 부당이득 및 횡령 혐의로 구속돼 사법 처리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국토교통부는 ㈜부영주택에 영업정지라는 행정벌을 내리기로 했다.국토부는 19일 부영이 수행 중인 공사 현장을 점검한 결과 안전점검 미흡 등의 이유를 들어 공사 현장이 있는 경북 경주시와 부산진해경제자유청에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기관들이 부영주택의 면허 소재지인 서울시에 영업정지를 요청해서 받아들여지면 영업이 정지된다. 국토부는 이와 함께 부영주택과 관련 감리업체 등에 벌점 30점도 부과했다. 영업정지는 건설사로서는 매우 강도 높은 행정벌이다. 영업정지 기간에는 추가 공사 수주 자격이 박탈되고 신규 공사 착공도 금지되는 등 사실상 업무가 마비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조치가 1차 점검 12개 현장 가운데 5개 현장에 대한 점검 결과라서 나머지 현장의 점검이 끝나는 상반기 중에 벌점 및 영업정지 조치가 추가될 수 있다. 또 전국 22개 지자체가 부영의 과도한 임대료·분양가 인상에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에 행정제재 요구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이 회장은 임대주택 분양가를 부풀려 1조원가량의 부당이익을 챙기고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지난달 7일 구속됐다. 검찰은 부영그룹 계열사들이 임대아파트를 분양 전환하면서 건축비를 실제 공사비보다 높은 국토부 고시 표준건축비를 기준으로 산정해 1조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챙기는 데 이 회장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2004년에도 공사비를 부풀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구속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20억원을 선고받았다. 부실시공과 임대료 과다 인상을 막기 위한 벌률 개정과 제도 개선도 추진되고 있다. 국회는 지난해부터 과도한 임대료 인상과 부실시공에 따른 입주민 피해를 줄이기 위한 이른바 ‘부영 방지법’을 마련 중이다. 부실시공으로 영업정지나 벌점을 일정 수준 이상 받은 업체에는 선분양을 제한하거나 국민주택기금 대출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방위 제재가 이뤄지면서 부영의 주력 사업인 임대주택 사업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부영은 국민주택기금을 활용, 임대주택사업을 펼치면서 부를 축적해 재계 16위로 성장한 대기업이다. 부영은 1984년부터 지난해까지 낮은 금리로 지원되는 국민주택기금을 7조 7000여억원이나 끌어다 썼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원세훈 상고심, 대법 전원합의체서 결론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으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재상고심 재판이 또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됐다. 같은 사건으로 두 차례 대법원 전원합의체 심리가 이뤄지는 진기록이 나왔다. 대법원은 소부인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에 배당했던 원 전 원장의 상고심 재판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다고 19일 밝혔다. 그동안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에 배당돼 심리가 이뤄져 왔으나 전체 대법관의 판단을 구하는 절차를 밟기로 최종 결정됐다. 원 전 원장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인터넷 게시판 등에 정치적 댓글을 달도록 지시해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2013년 6월 기소됐다. 1심은 국정원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보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등을 선고했다. 2심은 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유죄로 보고 징역 3년 실형을 선고했다. 상고심 재판을 맡은 대법원은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뒤 선거법 위반 판단의 주요 증거였던 425지논·씨큐리티 파일의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취지로 2015년 7월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지난해 8월 서울고법에서 열린 파기환송심에선 원 전 원장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4년 등을 선고하고, 보석으로 석방된 원 전 원장을 다시 법정구속했다. 원 전 원장이 재상고해 현재 대법원이 또 사건을 심리하는 중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10대 원생 추행하고 학대한 무용학원장 실형

    자신이 운영하는 무용학원에 다니던 10대 원생들을 추행하고 학대한 30대 원장이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1부(노호성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위계 등 추행 혐의로 기소된 김모(36)씨에게 이같이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자신을 믿고 따르는 원생들의 취약한 심리 상태와 피고인의 요구를 거스르기 어려운 처지를 악용해 범행, 죄질이 매우 나쁘고 CCTV 영상이 저장된 하드디스크를 숨기는 등 범행 이후 정황도 좋지 않아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자백한 점, 별다른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경기도의 한 무용학원을 운영하던 2015년 12월 학원 사무실에서 원생 A(15)양의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지난해 7월까지 10대 원생 3명을 18차례에 걸쳐 추행하고 “어차피 건너 다 아는 사이니까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마라”며 협박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기소 됐다. 그는 B(11)양 등 4명에게는 원생들의 체중이 자신이 정한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다른 원생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폭언하는 등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예학영, 음주운전으로 불구속 입건... 9년전 마약 투약 전례도

    예학영, 음주운전으로 불구속 입건... 9년전 마약 투약 전례도

    모델 겸 배우 예학영이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예학영은 지난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 입구 근처 도로에서 자신의 포르셰 차량에서 잠을 자다 시민에게 신고 당한 예학영은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067%로 면허정지 수준이었다. 이에 경찰은 조만간 예학영을 불러 음주운전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9년 전 예학영은 마약 혐의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2009년 4월 마약유 엑스터시와 케타민을 투약했고, 밀반입한 혐의까지 더해지며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받았다. 한편 예학영은 2001년 서울컬렉션 모델로 데뷔한 이후 2003년에는 MBC 시트콤 ‘논스톱 4’,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 ‘해부학교실’ 등에 출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통령 업고 휘저었다…최순실 징역 20년

    대통령 업고 휘저었다…최순실 징역 20년

    안종범 징역 6년·벌금 1억 신동빈 2년 6개월 실형 법정구속 삼성 승마 지원 73억 뇌물 인정 촛불집회와 대통령 탄핵의 기폭제가 된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이자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인 최순실(62)씨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신동빈(63) 롯데그룹 회장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알선수재, 형법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 등 18가지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 대해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하고 72억 9427만원을 추징했다. 검찰이 구형한 징역 25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국정농단 사범 가운데에는 가장 무거운 처벌을 받았다. 재판부는 또 안종범(59)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는 징역 6년과 벌금 1억원, 뇌물로 받은 핸드백 2개 몰수, 추징 4290만원을 선고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신 회장에게는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70억원을 선고하며 법정 구속했다.재판부는 최씨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동시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공모 관계를 인정했다. 대기업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강요해 774억원을 받아낸 혐의를 비롯해 삼성그룹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요구, 롯데그룹에 K스포츠재단에 대한 70억원 지원 요구 등이 모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강요죄로 유죄 판단됐다. 재판부는 최씨를 향해 “대한민국 최고 정치권력자인 대통령과의 오랜 사적 친분관계를 바탕으로 대통령 등의 권한을 이용해 여러 기업들을 압박했다”면서 “이러한 범행과 광범위한 국정 개입으로 국정질서는 큰 혼란에 빠졌고 결국 헌정 사상 초유의 탄핵 결정으로 인한 대통령 파면이라는 사태까지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정농단 사건의 주된 책임은 헌법상 부여된 책무를 방기하고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지위와 권한을 사인에게 나눠준 대통령과 이를 이용해 국정을 농단하고 사익을 추구한 피고인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재판부는 지난 5일 이재용(50)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항소심 판단과는 반대로 ‘안종범 수첩’ 63권에 대한 정황증거로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단독 면담에서 대통령과 면담자 사이에 수첩 기재와 같은 내용의 대화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간접사실에 대한 정황증거’로서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삼성의 정유라 승마지원이 뇌물이 맞다면서 뇌물액수에 마필값을 포함시켜 뇌물수수액을 72억 9427만원으로 봤다. 이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부는 마필값을 뇌물에서 제외해 삼성 측의 승마지원 뇌물공여액을 36억여원으로 판단했고, 이 부회장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돼 풀려났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롯데 신동빈 구속은 이재용 부메랑 효과?…롯데 ‘경악’

    롯데 신동빈 구속은 이재용 부메랑 효과?…롯데 ‘경악’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징역 2년 6개월에 법정구속되면서 롯데그룹이 비상에 걸렸다. 신 회장 주도로 이뤄지던 지배구조 개선 작업과 국내외 투자, 평창 동계올림픽 행보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뇌물 사건과 관련해 최근 항소심에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재벌 봐주기’ 비난 여론이 부메랑이 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신 회장을 비롯한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최순실 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에 대해 1심 선고 공판을 열고 이처럼 판결했다. 재판부는 K스포츠재단의 하남 체육시설 건립 비용 명목으로 롯데그룹이 70억원을 낸 부분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강요에 따른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제3자 뇌물공여에도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박 전 대통령과 신 회장 사이에 롯데 면세점 사업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이 오갔다고 본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2015년 7월과 11월 면세점 특허심사에서 탈락했지만 이듬해 4월 정부가 대기업 3곳에 추가로 면세점을 내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권을 되찾았다. 재판부는 신 회장에 대해 “롯데그룹 내의 지배권 강화를 위해 국가 경제 정책의 최종 결정권자인 대통령 요구에 따라 뇌물을 공여했다”며 “이는 면세 특허를 취득하려는 경쟁 기업에 허탈감을 주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요구가 먼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선처하면 어떤 기업이라도 경쟁을 통과하기 위해 실력을 갖추는 노력을 하기보다 뇌물공여 방법을 선택하고 싶은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실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신 회장은 2016년 면세점 사업권 재승인 등 경영 현안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낸 혐의를 받고 지난해 12월 검찰로부터 징역 4년과 추징금 70억원을 구형 받았다. 신 회장의 법정구속에 총수부재 상황이 된 롯데그룹은 발칵 뒤집어졌다. 롯데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심경이 복잡하다. 공판 참석 예정이었던 평창동계올림픽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롯데는 그동안 “신 회장과 박 전 대통령과 평창올림픽 운영 방안, 내수 진작 등 경제 일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을 뿐 면세점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면서 “최씨 측 강요로 출연금을 냈고 다시 돌려받은 만큼 대가성은 없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해왔다.신 회장은 롯데그룹 경영비리로도 기소돼 징역 10년형을 구형 받았다가 지난해 12월 집행유예(징역 1년 8개월, 집유 2년)로 풀려났지만 결국 옥살이가 결정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비슷한 뇌물 사건과 관련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석방된 것이 여론의 질타를 받으면서 재판부가 최종 결론에 참작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로써 신 회장이 주도하는 지배구조 개선작업과 국내외 투자, 평창올림픽 홍보와 후속조치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대한스키협회 회장이기도 한 신 회장은 공판 뒤 평창으로 이동해 올림픽이 폐막하는 25일까지 현장을 누빌 예정이었지만 이 계획 역시 틀어지게 됐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국정농단’ 최순실 징역 20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법정 구속

    ‘국정농단’ 최순실 징역 20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법정 구속

    촛불시위, 대통령 탄핵의 기폭제가 된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이자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인 최순실씨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알선수재, 형법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 등 18가지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 대해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하고 72억 9427만원을 추징했다.함께 재판을 받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겐 징역 6년과 벌금 1억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또 안 전 수석에게 뇌물로 받은 가방 2점을 몰수하고, 4000여만원을 추징했다. 재판부는 또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재판부는 최씨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동시에 박 전 대통령과 공모 관계를 인정했다. 대기업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강요한 혐의에 대해 재판부는 “기업들은 사업 타당성이나 출연 규모를 충분히 검토하지도 못한 채 ‘박 전 대통령의 관심사항’이라는 말만 듣고 하루 이틀 사이 출연을 결정해야 했으니 박 전 대통령이 직권을 남용해 기업체에 재단 출연을 강요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최씨가 재단 설립 이후 직원들로부터 회장님으로 불리며 추진 사업 보고를 받은 점 등을 고려해 박 전 대통령과 공모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KD코퍼레이션이 현대차 납품을 따내도록 최씨가 알선한 혐의, 최씨 측이 롯데 측에 70억원 규모의 K스포츠재단 추가 출연을 요구해 성사시킨 혐의에 대해서도 박 전 대통령의 조력이 있었다고 인정했다.최씨의 사업상 민원이 박 전 대통령의 정책 지시 발언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짐작케 하는 ‘안종범 수첩’ 63권을 재판부는 정황증거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안종범 수첩을 통해 박 전 대통령과 안 전 수석 간 대화가 있었다는 점이 증명되기 때문에 수첩을 간접·정황 증거로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재판부의 판단은 지난 5일 최씨 등에게 승마지원 등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을 다룬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가 ‘안종범 수첩’ 증거능력을 기각한 판단과 정반대였다. 최씨 1심 재판부는 또 삼성이 최씨에게 승마지원 명목으로 제공한 뇌물액수에 마필값을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가 마필값을 뇌물에서 제외한 채 계산한 승마지원 뇌물공여액은 36억여원으로, 최씨 1심 재판부가 집계한 승마지원 뇌물수수액은 72억여원으로 2배 가까이 차이가 생겼다.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제주 게스트하우스 살인사건 용의자 공개수배

    제주 게스트하우스 살인사건 용의자 공개수배

    경찰이 제주 게스트하우스 살인사건 용의자를 공개수배했다.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 8일 제주시 구좌읍 모 게스트하우스에 투숙 중인 A(26·여·울산)씨를 살해한 혐의로 게스트하우스 관리자인 한정민(33)씨를 공개수배한다고 13일 밝혔다. 한씨가 폐쇄회로(CC)TV 등에 찍힌 사진 등을 보면 키는 175~180cm의 건장한 체격이며 검정색 계통의 점퍼와 빨간색 상의, 청바지 등을 입었다. 경찰은 결정적인 제보자에게는 최고 500만원까지 신고 보상금이 지급할 예정이다. 용의자 한씨는 A씨의 시신이 발견되기 전날인 지난 10일 오후 8시 25분 항공편을 이용해 김포공항으로 빠져 나갔고 11일 오전 6시쯤 경기도 안양역 근처에서 잠시 휴대전화 위치가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씨는 다른 성범죄(준강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한씨가 지난해 7월 살인사건이 발생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술에 취한 여성투숙객을 대상으로 준강간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해 12월 불구속 기소됐다고 밝혔다. 숨진 A씨는 지난 7일 오전 제주에 온 후 우도 등지를 관광하고서 당일 저녁 해당 게스트하우스에 투숙한 후 투숙객 10명이 함께한 파티가 끝난 8일 새벽쯤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지난 10일 오전 A씨 가족으로부터 실종 신고를 접수, 수사하는 과정에서 게스트하우스 인근 폐가에서 지난 11일 낮 12시 20분쯤 A씨의 시신을 발견했다.한편 나홀로 여행객이 즐겨 찾는 제주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성추행 사건이 잇따라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해 7월 26일 오전 5시 24분쯤 제주시에 있는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20대 여성의 방에 또래의 한 남성(23)이 문을 열고 침입했다. 같은 게스트하우스에 묵던 이 남성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연 파티 이벤트가 끝난 후 자고 있던 한 여성에게 다가가 신체 등을 만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았다. 같은 해 2월에도 다른 게스트하우스에서 20대 여성들이 자고 있던 방에 몰래 들어가 여성 신체를 만진 남성이 재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최순실 1심 김세윤 판사…부드러운 카리스마의 ‘국정농단 재판 전문가’

    최순실 1심 김세윤 판사…부드러운 카리스마의 ‘국정농단 재판 전문가’

    최순실씨 1심 재판을 맡은 김세윤(51·사법연수원 25기) 서울중앙지법 형사 22부 부장판사는 ‘국정농단 재판의 전문가’로 통한다.김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부터 국정농단 사건의 주요 피의자 재판을 맡았다. 비선실세 최순실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광고감독 차은택씨,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최씨 조카 장시호씨 등 모두 13명이 김 부장판사 밑에서 재판을 받았다. 법원 안팎에서 김 부장판사는 ‘부드러운 원칙주의자’로 통한다. 최씨처럼 ‘까칠한’ 국정농단 사건 피의자도 김 부장판사의 법정에서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적이 없다. 김 부장판사는 검찰이나 변호인 의견은 최대한 들어주고 최씨나 박 전 대통령 등 피고인에게도 방어권 보장을 위한 발언 기회를 충분히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피고인이 지쳐보이면 재판을 멈추고 휴식시간까지 챙겨줬다는 후문이다. 이런 이유로 김 부장판사에겐 ‘유치원 선생님’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재판 진행은 부드럽지만 원칙에 어긋나면 칼 같다는 평이다. 양형도 매섭기로 소문났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해 7월 박 전 대통령이 발가락 부상을 이유로 세 차례나 재판에 나오지 않고 네번째 재판에도 불출석 사유서를 내자 “출석을 계속 거부하면 관련 규정에 따라 출석 조치하고 재판하겠다”는 경고를 보냈다. 박 전 대통령은 예정된 4번째 재판부터 출석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고심 끝에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연장을 결정하기도 했다. 정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겐 징역 1년 6개월(검찰 구형 2년 6개월), 차씨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겐 각각 징역 3년과 4년(구형 각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김 부장판사는 사법시험 35회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25기로 수료했다. 군 법무관을 마치고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로 임관해 판사생활을 시작했다.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 등을 거쳤다. 전주지법에서 2011년 부부간의 강간죄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려 주목을 받았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안종범 수첩의 증거능력…이재용은 안 되고 최순실은 되는 이유

    안종범 수첩의 증거능력…이재용은 안 되고 최순실은 되는 이유

    피고인이 누구인지, 혐의 무엇인지에 따라 수첩 증거능력 달라져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를 깨알같이 적어 둔 이른바 ‘안종범 수첩’이 ‘국정농단’의 중심 인물 최순실의 1심 재판에서 증거로 인정됐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심을 맡은 서울고법 재판부가 이 수첩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것과 배치된다.결국 피고인이 누구인지, 박 전 대통령의 독대와 재단 설립 등 피고인별로 문제 되는 혐의가 어떤 것인가에 따라 수첩의 증거 능력 판단이 정반대로 갈린 것이다. 안종범 수첩은 안 전 수석이 2014년∼2016년 경제수석·정책조정수석으로 일하며 작성한 63권 분량의 수첩이다. 박 전 대통령 등의 지시를 일자별로 상세히 받아적었다. 특히 대기업 총수와 독대한 박 전 대통령의 지시가 포함돼 있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수첩을 ‘사초(史草)’라 표현하며 ‘삼성 뇌물’의 결정적 증거라고 주장해왔다. 수첩에는 최순실의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운영, 대기업들에 대한 출연 강요 등을 뒷받침하는 박 전 대통령의 지시나 구체적인 이행 과정 등도 담겨 있다. 최순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가 이 수첩을 증거로 받아들임에 따라 최씨의 주요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재판부는 이날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고 “안 전 수석의 수첩은 정황증거로 사용되는 범위 내에서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증거능력이란 엄격한 증명의 자료로 사용될 수 있는 법률상 자격을 말한다. 법원은 증거능력이 있는 증거를 대상으로 혐의의 증명 정도를 판단해 유죄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이는 수첩의 증거능력을 부인하며 이 부회장을 집행유예로 풀어준 서울고법의 2심 판결과는 다소 다른 결론이다. 이 부회장 2심 재판부는 안 전 수석의 수첩에 적힌 내용이 객관적 일정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를 기재한 것이지만, 이것이 곧바로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두 사람 사이의 내밀한 독대에서 오간 내용까지 직접 증명하는 자료가 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간접 증거로도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재용 2심 재판부는 “수첩이 간접 증거로 사용될 경우 우회적으로 진실성을 증명하는 것이 된다”며 증거능력 자체를 부인했다. 반면 최순실 1심 재판부는 안 전 수석의 수첩에 박 전 대통령이 지시한 각종 사업의 구체적 내용이 적혀있고 이것이 최씨의 재단 설립 및 관련 활동 정황을 설명해주는 유력한 정황이 된다는 점에서 재판부는 정황 증거로 사용하는 범위 내에서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정했다.이 부회장 1심 재판부는 “업무 수첩은 대통령이 안종범에게 지시한 내용,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의 대화 내용 등을 인정할 간접사실에 대한 증거능력과 가치를 가진다”며 승마지원 72억여원, 영재센터 지원 16억여원 뇌물 혐의를 인정해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달 5일 이 부회장 2심 재판부는 안 전 수석의 수첩을 이 부회장 의 혐의 증명에 관해 간접 증거로도 사용할 수 없다며 승마 지원 약 36억원만을 유죄로 인정하고 이 부회장을 집행유예로 석방했다. 이 부회장 공소사실의 ‘동전의 양면’과 같은 최씨의 재판에서 이날 안종범 수첩의 증거능력이 다시 인정됨에 따라 수첩의 법적 효력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암묵적 ‘反유대주의’… 유럽 정치ㆍ사회ㆍ경제를 덮치다

    [글로벌 인사이트] 암묵적 ‘反유대주의’… 유럽 정치ㆍ사회ㆍ경제를 덮치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근교 도시 사르셀에서 한 여덟 살 유대인 남자아이가 10대 청소년 두 명에게 구타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청소년들은 종교시설로 향하던 소년이 ‘키파’를 쓴 모습을 보고 길에 쓰러뜨린 뒤 주먹으로 때린 뒤 달아났다. 키파는 유대교 남성들이 쓰는 모자다. 유대인들이 많이 거주해 ‘작은 예루살렘’이라 불리는 사르셀에서 이런 폭행사건이 일어난 데 프랑스 유대인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사건 직후 트위터를 통해 “나이나 외모, 종교 등을 이유로 시민을 공격하는 것은 국가 전체에 대한 공격”이라고 밝혔지만 46만여명에 달하는 프랑스 내 유대인들은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0일에도 사르셀에서 정체불명의 괴한이 유대계 사립학교 교복을 입고 귀가하던 15세 소녀의 얼굴을 칼로 찌르고 달아나는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보다 하루 전날엔 파리 남쪽 외곽 도시 크레테유의 한 유대인 식료품점이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로 전소됐다. 이 상점에서는 사건 발생 일주일 전 나치 독일의 표식인 하켄크로이츠(구부러진 십자가) 낙서가 발견돼 경찰은 유대인 혐오 세력이 고의로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곳곳에서 반(反)유대주의 정서를 반영한 폭력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에서 유대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 행위는 2016년 77건에서 지난해 97건으로 늘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가디언은 같은 기간 영국에서 유대인 대상 범죄가 108건에서 145건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홀로코스트)의 악몽이 각인된 유럽 사회에서 유대인에 대한 증오는 금기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가 홀로코스트의 재발을 막기 위해 옛 조상의 땅에 강력한 유대인 국가를 세워야 한다는 논리(시오니즘)로 팔레스타인인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슬람권 이민자를 중심으로 반유대주의도 확산됐다. 미국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0년 유럽 내 무슬림 인구는 1950만명으로 전체 유럽 인구의 3.8%였지만 2016년 2577만명(4.9%)으로 증가했다. 프랑스(8.8%), 스웨덴(8.1%), 영국(6.3%), 독일(6.1%) 등은 이슬람권 인구가 5%를 넘는다.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 등 친(親)이스라엘 기조를 강화하자 분노한 이슬람권 이민자들이 반유대주의 범죄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유대인 인구가 1만 5000여명에 불과한 스웨덴에서도 지난해 12월 9일 제2의 도시 예테보리에서 유대교 회당이 무슬림으로 추정되는 10대의 화염병 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럽인 마음속 내재된 反유대정서 되살아나” 하지만 미국의 유대인 전문지 ‘알게마이너’는 지난달 14일 “유럽을 휩쓰는 반유대주의가 온전히 유럽 내 이슬람 인구의 급증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유럽인들 마음속에 내재된 반유대 정서가 되살아나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홀로코스트의 가해자로 어느 국가보다 유대인 학살에 대한 사죄와 반성에 앞장서 왔던 독일도 예외는 아니다. 독일 영문 매체 ‘더로컬’은 지난 1일 독일 내무부 자료를 인용해 2015년 독일 내 유대인을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 1366건 가운데 78건만 이민자들의 소행이고 1246건은 극우 민족주의자들과 연계돼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경찰은 지난해 발생한 반유대 증오범죄 1453건 중 1377건이 극우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후 70년이 지나도 네오나치 등이 발호하는 등 반유대주의 정서가 독일인의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음을 반영한다. 특히 지난해 9월 24일 총선에서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득표율 13%로 원내 제3당으로 진입했을 때 유대인들이 받은 충격은 극에 달했다. 수십년에 걸쳐 극우와 국가주의 배격, 나치 과거사 청산에 힘써 온 독일에서조차 극우 정당이 연방 의회에 입성하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 내 우파 민족주의가 확산하면서 유대인에 대한 학살의 역사를 부정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동유럽의 폴란드는 무슬림 인구가 0.1% 미만인 국가다. 극우 성향의 ‘법과 정의’당이 장악하고 있는 폴란드 하원은 지난달 26일 나치 독일이 2차 세계대전 때 폴란드를 점령하면서 운영했던 수용소 시설 등을 부를 때 ‘폴란드의’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폴란드가 나치 범죄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할 경우 누구든지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이 법안의 핵심은 폴란드가 홀로코스트의 피해자일 뿐 가해자가 아니라는 정서를 반영한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동안 폴란드에서 학살당한 유대인 300만명 중 18만~20만명이 폴란드인에 의해 살해되거나 폴란드인의 밀고로 숨진 것으로 평가됐고, 2차 대전 이전부터 폴란드에는 반유대 정서가 뿌리 깊었다는 분석이 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6일 이 법안에 서명했다. ●反이스라엘 정서ㆍ극우 민족주의 확산 막아야 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도 지난해 4월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프랑스는 벨디브 사건에 책임이 없다”고 발뺌해 논란이 됐다. 벨디브 사건은 1942년 7월 나치 독일에 협력한 프랑스 비시 정권이 유대인 1만 3000명을 억류했다 나치 수용소로 보낸 일을 말한다. 오스트리아에선 나치 부역자들이 설립한 자유당이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제3당에 올라 제1당인 우파 국민당과 연립정부를 꾸렸다. 자유당의 우도 란트바우어 니더외스터라이히주 의원은 지난달 28일 주의회 선거에서 당선됐지만, 나치를 추종하는 학생동맹의 부의장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이 단체가 행사 때 쓰는 ‘나치 노래책’에 유대인 학살을 선동하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일었고, 지난 1일 결국 사퇴했다. 미국의 유대인 전문 매체 ‘포워드’는 지난달 29일 이런 반유대 정서가 전통적인 ‘음모론’, 즉 유대인이 인류에 기생해 인류를 해치려 한다는 뿌리 깊은 유럽인의 정서가 되살아나는 징조라고 평가했다. 유대인들은 로마 시대 이후 유럽에 흩어져 살면서 농업에 종사하는 일이 금지돼 주로 상업·금융업 등에 종사했다. 이로 인해 다른 민족을 깔보고 돈만 밝힌다는 편견과 함께 미움을 샀다. 미국에 본부를 둔 최대 규모의 유대인 단체 ‘반명예훼손연맹’(ADL)이 2014년 전 세계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그리스인 69%, 폴란드인 45%, 프랑스인 37%, 독일인 27%가 반유대주의 정서를 어느 정도 공유한다고 답변했다. 특히 독일인의 52%와 폴란드인 62%, 프랑스인 44%가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홀로코스트 피해를 과도하게 부각시킨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리스인의 82%, 폴란드인 55%와 프랑스인 48%는 ‘유대인들이 세계 금융 시장에서 너무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우려했다. 특히 ADL 여론 조사에서 프랑스인 42%와 독일인 31%가 ‘유대인들은 미국 정부에 대해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는 인구의 2.5%에 불과한 650만 유대인들이 정치·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미국에 대한 반감이 반유대주의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자신의 변호사였던 친이스라엘 강경파 데이비드 프리드먼을 이스라엘 대사로 임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도 정통 유대교 신자인 재러드 쿠슈너와 결혼하며 유대교로 개종했다. 현재 분출되는 반이스라엘 정서와 극우 민족주의의 확산을 제어하지 못하면 반유대주의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퓨리서치센터는 유럽에서 지금과 같은 난민 유입 추세가 지속되면 2050년 무슬림 인구는 756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4%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동유럽을 중심으로 극우 민족주의가 부상하면서 EU의 결속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EU가 추구하던 자유주의적 관용의 가치도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반감이 반유대주의에 불을 지핀 측면이 있을지라도 유럽인들은 홀로코스트가 유럽 역사의 일부분임을 인정할 책임이 있으며 유대인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교육과 소셜 미디어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돈 갚지 않는다고 남매 발톱 뽑고 학대한 20대에 징역 4년

    돈을 갚지 않는다고 남매를 감금한 뒤 발톱과 치아를 뽑거나 부러뜨리고 둔기로 폭행하는 등 학대한 20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단독 강경표 판사는 특수상해, 공동상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홍모(25)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또 홍 씨와 함께 범행한 최모(25) 씨에게는 징역 3년 6개월을, 박모(23) 씨와 김모(20·여)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강 판사는 “범행 경위가 불량하고 수법이 매우 잔혹하다”면서 “피해자들에게 큰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줬고 피고인들이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홍 씨 등은 지난해 9월 중순 A(25·여) 씨와 A 씨의 동생 B(23) 씨를 부산 연제구의 한 원룸 방안에 2주간 감금하고 폭행을 한 혐의다. 이들은 남매가 약속한 돈을 갚지 않는 다는 이유로 비명을 지르지 못하게 입을 수건으로 막은 뒤 공구를 이용해 발톱 9개를 뜯어내고 치아 3개를 뽑거나 부러뜨리는 등 폭행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손톱·발톱 뽑고…여자친구 남매 학대 20대에 징역 4년

    손톱·발톱 뽑고…여자친구 남매 학대 20대에 징역 4년

    가출한 여자친구와 여자친구의 남동생을 감금한 뒤 학대한 20대에게 징역 4년이 선고됐다.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단독 강경표 판사는 특수상해, 공동상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홍모(25)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또 홍씨와 함께 범행한 최모(25)씨에게는 징역 3년 6개월을, 박모(23)씨와 김모(20·여)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12일 판결문에 따르면 홍씨 등은 지난해 9월 중순 A(25·여)씨와 A씨의 동생 B(23)씨를 부산 연제구의 한 원룸 방안에 2주간 감금하고 학대했다. 비명을 지르지 못하게 입을 수건으로 막은 뒤 공구를 이용해 발톱 9개를 뜯어내고 둔기 등으로 온몸을 폭행해 치아 3개를 뽑거나 부러지게 했다. 손을 담뱃불로 지지고 “발가락을 자르겠다”며 흉기로 발에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이들은 “남매가 약속한 돈을 갚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범행했다. 사건은 남동생 B씨가 극적으로 탈출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범행 약 두 달 전 가출한 남매는 홍씨와 함께 생활하던 중 생활고를 겪으면서 홍씨의 고등학교 후배인 박씨 원룸에 얹혀살게 됐다. 이 원룸에는 박씨가 여자친구 김씨와 동거하고 있었고, 범행 직전에는 사회 선배인 최씨도 합류해 모두 6명이 생활했다. 홍씨는 생활비를 분담할 것을 요구받자 남매에게 돈을 갚겠다는 각서를 쓰게 하는 등 채무를 뒤집어씌우고 이후 돈을 못 내 상황이 불리해지자 남매를 폭행하는 것을 주도했다. 강 판사는 “범행 경위가 불량하고 수법이 매우 잔혹하다”면서 “피해자들에게 큰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줬고 피고인들이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특히 홍씨에 대해서는 “범행 가담 정도가 중하고 여자친구와의 신뢰관계를 배신하고 범행했다”며 피고인 중 가장 무거운 형을 선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의붓아이 바퀴벌레 먹인 계부, 가족들 생계 때문에 풀려나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바퀴벌레를 먹게 하는 등 의붓아이들을 수년간 학대한 비정한 계부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으나, 가족 생계 때문에 집행을 유예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신영희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4)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보호관찰과 함께 12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수강도 함께 명령했다. 신 판사는 “?피해자들이 정신적·육체적으로 큰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피고인이 구속될 경우 아내가 홀로 자식들을 돌봐야 하는 어려움에 처할 수 있어 강력한 처벌을 바라지 않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2012년 B씨와 재혼한 뒤 맞벌이를 한다는 이유로 B씨의 아이들에게 친아들의 육아를 맡기고는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며 멍이 들도록 때리는 등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4년 겨울에는 당시 9살과 10살이었던 의붓아이들을 반소매·반바지 차림으로 건물 밖에서 30분 동안 눈을 맞으며 서 있도록 했다. 지난해 4월에는 당시 13살이던 의붓아이의 입안에 바퀴벌레를 넣고 강제로 삼키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청소 제대로 안해” 바퀴벌레 먹인 의붓아버지에 징역형

    “청소 제대로 안해” 바퀴벌레 먹인 의붓아버지에 징역형

    의붓자식에 친자식 육아 맡기고 폭언 폭행 일삼아 의붓자식을 수 년간 학대하고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바퀴벌레까지 먹인 비정한 계부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신영희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44) 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법원은 또 보호관찰과 함께 12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2012년 자신과 결혼한 B씨의 자녀 2명을 수년 동안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맞벌이를 이유로 의붓자식들에게 친자식의 육아를 맡기고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며 멍이 들도록 때리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14년 겨울에는 당시 9세와 10세이던 의붓자식들이 자신의 친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반소매·반바지 차림으로 건물 밖에서 30분 동안 눈을 맞으며 서 있도록 했다. 또 지난해 4월에는 집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당시 12세이던 의붓자식의 입안에 바퀴벌레를 넣고 강제로 삼키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 판사는 “부모의 세심하고 정성 어린 보살핌을 받아야 할 피해자들이 정신적·육체적으로 큰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피고인이 구속될 경우 아내가 홀로 자식들을 돌봐야 하는 어려움에 처할 수 있어 강력한 처벌을 바라지 않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필로폰 투약·밀수 했지만···남경필 지사 아들, 집유 석방

    필로폰 투약·밀수 했지만···남경필 지사 아들, 집유 석방

    필로폰 등의 마약을 매수하고 투약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던 남경필 경기지사의 장남 남모(27)씨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아 풀려났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김수정)는 9일 남씨의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 위반 사건 등에 대한 선고 공판을 갖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판결했다. 남씨와 돈을 모아 필로폰을 매수하는 등의 혐의로 함께 재판을 받은 이모(27·여)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또 두 사람 모두에게 보호관찰과 약물치료 강의 80시간 수강을 명령하고 추징금 100여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마약 범죄는 신체적·정신적 중독을 유발해 정상적인 사회생활 영위를 어렵게 할 뿐 아니라 오남용의 폐해가 크고 건전한 사회질서를 저해하는 등 국가 전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범행을 대부분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남씨에 대해 “수사기관이 발견하지 못한 필로폰을 가족을 통해 스스로 제출하고, 지인과의 범행도 시인했다”면서 “밀반입한 약물들은 전부 수사기관에 압수돼 추가로 사용되거나 제3자에게 유통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가족 모두가 재범 방지를 위해 지속적 치료와 상담을 하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복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탄원하고 있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남씨는 지난해 7~9월 중국 베이징과 서울 강남구 자택 등에서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하거나 대마를 흡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지난해 9월 중국에서 현지인에게 필로폰을 구매해 이를 속옷 안에 숨겨 인천공항을 통해 밀반입한 혐의도 있다. 재판 도중에는 과거 태국과 서울 이태원 등에서 향정신성 의약품을 술에 타 마신 혐의가 추가로 기소되기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마약 투약·밀수 혐의’ 남경필 경기도지사 장남, 집행유예로 석방

    ‘마약 투약·밀수 혐의’ 남경필 경기도지사 장남, 집행유예로 석방

    필로폰 등의 마약을 매수하고 투약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던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장남 남모(27)씨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아 풀려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김수정)는 9일 남씨의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 위반 등에 대한 선고 공판을 갖고 남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남씨와 돈을 모아 필로폰을 매수하는 등의 혐의로 함께 재판을 받은 이모(27·여)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또 두 사람 모두에게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약물치료 강의 80시간 수강을 명령하고 추징금 100여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마약 범죄는 신체적·정신적 중독을 유발해 정상적인 사회생활 영위를 어렵게 할 뿐 아니라 오남용의 폐해가 크고 건전한 사회질서를 저해하는 등 국가 전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범행을 대부분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남씨에 대해 “수사기관이 발견하지 못한 필로폰을 가족을 통해 스스로 제출하고, 지인과의 범행도 시인했다”면서 “밀반입한 약물들은 전부 수사기관에 압수돼 추가로 사용되거나 제3자에게 유통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가족 모두가 재범 방지를 위해 지속적 치료와 상담을 하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복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탄원하고 있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남씨는 지난해 7~9월 중국 베이징과 서울 강남구 자택 등에서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하거나 대마를 흡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지난해 9월 중국에서 현지인에게 필로폰을 구매해 이를 속옷 안에 숨겨 인천공항을 통해 밀반입한 혐의도 있다. 재판 도중에는 과거 태국과 서울 이태원 등에서 향정신성 의약품을 술에 타 마신 혐의가 추가로 기소되기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청산하며 살어리랏다/최여경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청산하며 살어리랏다/최여경 국제부 차장

    전전 대통령의 ‘정치보복’ 발언과 정치권의 막말·무례를 비판하다가 가 닿은 것은 프랑스 영화였다. 한국에선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Les Uns et Les Autres·1981)라는 제목이 붙어 나온 이 영화를 떠올린 건 “우리는 과거사 청산 작업을 한 번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사범, 경제사범에 관대하다”는 말이 나온 뒤였다. 한 선배가 말했다. “그 영화 봐봐. 아무리 세계적인 명사라도 나치에 부역했다는 꼬리표를 떼기가 얼마나 어렵더냔 말이지.”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예술인들과 그 후손을 조명하면서 화합을 이야기한다. 그 속 한 인물, 지휘자 칼 크레머에게는 참으로 집요하게 과거의 굴레가 쫓아다닌다. 그는 독일 베를린필을 예술적으로나 상업적으로 성공시킨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예술감독을 투영한다. 카라얀은 업적과 별개로, 독재자 히틀러에게 ‘국가지휘자’ 칭호를 얻었다는 꼬리표를 평생 달고 다녔다. 독일의 과거사 청산 작업은 현실에서도 여전하다. 아흔여섯의 오스카어 그뢰닝는 2년 전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감된 유대인들의 금품을 뺏어 나치에게 제공했다는 이유였다. 그는 여러 차례 고령을 내세워 선처를 호소했지만, 지난달 16일 헌법재판소는 형 집행을 확정했다. 지난해 말에는 극우단체 의장을 지내며 독일의 수용소와 가스실 사용을 부정한 88세 ‘나치 노인’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기도 했다. 프랑스는 전후 나치에 조력한 혐의로 35만여명을 조사했고, 이 중 12만명 이상을 법정에 세워 4만명 가까운 부역자들을 수감하거나 처형했다. 이 역사를 전시회 ‘콜라보라시옹’으로 만들어 기억한다. 우리 역사에선 이런 과정을 거친 적이 없다. 일제강점기에 민족 반역을 일삼은 친일파를 단죄할 새도 없이 한국전쟁이 닥쳤다. 사회 기능 회복과 경제 재건에 집중한 사이 권력과 재력으로 무장한 친일파는 사회지도층 인사로 올라섰다. 민주주의를 열망하던 이들의 목소리는 독재 공권력에 짓밟혔고, 분단 현실은 안보와 치안을 빌미로 한 권력의 방어막으로만 이용됐다. 친일부역, 민간학살, 간첩조작, 군부독재, 정경유착, 권력비리, 국정농단으로 점철된 과거사 청산 작업이 비로소 진행되고 있지만 걱정부터 늘어놓는다. 인공지능(AI) 시대에 과거사 청산을 운운하는 것은 퇴보라는 지적이다. 보수 언론에선 프랑스식 역사 청산이 국민들의 피로감을 불러 집권당의 선거 참패를 불렀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집권당 참패 원인에는 청산 작업이 정치·경제적으로 부역한 공무원, 경제인을 피해 갔다는 불만이 있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헌 부대에 새 술을 담을 수 없다. 제대로 청산하지 않은 역사와 체제 위에 올린 새로운 체제가 안정될 리도 없다. 털어버리지 못한 과거는 의혹을 낳고, 의혹은 가짜뉴스를 양산하면서 또 다른 분열을 일으킨다. 청산 과정에서 갈등은 불가피하다. 정확하게 원인을 따지고 제대로 책임과 죗값을 묻는다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 그런 뒤에 새로운 체제를 안착시켜야 한다. 70년 이상 묵은 과거사 청산 과정이 길고도 험해서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중도 하차하면 다시 과거로 돌아갈 뿐이다. 9일 ‘평화올림픽’이라 불릴 평창동계올림픽이 시작된다. 이곳에서 일군 찬란한 역사와 희망, 감동이 전 세계로 퍼질 것이다. 새 역사의 출발점을 만들 이날 우리가 무엇을 해야 어떤 미래로 나아갈지 생각해 본다. cyk@seoul.co.kr
  • ‘다스 美소송비 대납’ 삼성전자·이학수 자택 압수수색

    ‘다스 美소송비 대납’ 삼성전자·이학수 자택 압수수색

    檢, 업무 자료·컴퓨터 등 확보 이 前부회장·MB 고려대 인맥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제기된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미국 소송 비용을 삼성이 대납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8일 오후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자택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다스가 투자자문사인 BBK의 대표 김경준씨를 상대로 미국에서 제기한 투자금 반환 청구 소송의 로펌 비용을 2009년쯤 제3자가 대납했고, 이 과정에 이 전 부회장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압수수색”이라고 설명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비자금 사건에 연루돼 2009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등을 선고받았는데, 이 전 대통령은 특혜 논란을 무릅쓰고 확정 판결 넉 달 만인 2009년 12월 29일 이 회장을 사면했다. 이 회장이 유일한 사면 대상인 유례없는 ‘원포인트 사면’이었다. 검찰 수사관들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삼성이 당시 다스를 지원한 정황을 뒷받침할 단서를 찾기 위해 업무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삼성 측이 다스에 금전 지원을 한 경위 등을 규명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밝힐 중요한 단서가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전 대통령이 다스를 실소유한 게 아니라면 다스와 밀접한 업무 관계가 없는 삼성이 소송비를 대신 낼 이유가 없는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인 2008~2012년은 이 전 부회장이 삼성전자 고문, 삼성물산 고문 등으로 2선 후퇴했던 시기다. 이 전 부회장은 이 전 대통령의 대학 후배로 2016년부터 고려대 교우회장을 맡고 있다. 고대 인맥은 이 전 대통령 측근 그룹의 한 축을 이룬다. 검찰의 기습 압수수색을 예상하지 못했던 삼성전자 측은 “서초사옥에 있던 삼성전자 사무실은 지난해 그룹 미래전략실 해체 뒤 대부분 철수해 검찰이 정확하게 어떤 자료를 확인 중인지도 가늠하지 못하겠다”며 난감한 기색을 내비쳤다. 다스가 김씨를 상대로 BBK 투자금 140억원을 회수하려던 시도는 이 전 대통령 재임 초반 시작됐다. 이 전 대통령이 2008년 임명한 김재수 전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 등을 통해 여러 경로로 다스의 투자금 회수를 도왔고, 끝내 김씨가 자신의 스위스 계좌에 예치해 두었던 돈을 다스 측에 송금토록 했다는 것이 이 전 대통령의 공권력 남용 다스 소송 지원 의혹이다. 다스가 김씨로부터 투자금 대부분을 회수한 반면 BBK에 돈을 떼인 소액주주 그룹인 옵셔널벤처스 측은 미국에서 BBK를 상대로 소송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금을 한 푼도 회수하지 못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ant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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