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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녀자 연쇄 성폭행 ‘수원 발바리’ 25년형

    경기 수원시 일대를 돌며 여성들을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한 30대에게 징역 25년형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이동훈)는 25일 특수강도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모(38)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신상정보 공개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30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 등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여성이 혼자 사는 집에 들어가 흉기로 위협해 재물을 빼앗고 강간하면서 그 과정을 촬영하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지만 장기간 범행한 데다 재범 위험성이 높아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대리운전 기사인 이씨는 지난 2005년 흉기로 여성을 위협해 성폭행하는 등 검거될 때까지 여성 9명을 상대로 범행하고 네 차례에 걸쳐 절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미주통신] 유대교 지도자 미성년 59차례 성학대 파문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유명한 유대교 지도자가 12세 소녀를 종교 상담을 핑계로 무려 59차례나 지속적으로 성적 학대를 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뉴욕 브루클린 최고 법원은 10일(현지시각) 미성년자를 성적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유대교 하시드의 종교 지도자 네체야 웨버만(54)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1차 판결했다. 웨버만은 2007년 지역 유대교가 당시 12살이던 피해 소녀를 신앙심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자신에게 종교 상담을 맡겼으나, 오히려 자신의 사무실 등에서 59차례에 걸쳐 오랄 섹스를 강요하고 포르노 행위를 강요하는 등 성폭행을 일삼아 왔다고 법원은 밝혔다. 현재 18살이 된 피해 소녀는 법정에서 “3년 넘게 치욕적인 행위를 강요받았으며 죽고 싶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1차 판결과 함께 즉각 구속된 웨버만은 이러한 사실을 완강히 부인했다. 현재 물적 증거를 확보하고 있지 못한 검사 측은 웨버만이 기부금으로 이 소녀의 학비를 내고 속옷을 구입해 주는 등 정황 증거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번 미성년자의 성폭행 혐의가 확정될 경우 웨버만은 최대 징역 25년형에 처해질 것으로 보여 향후 재판 결과에 지역 사회 주민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주민 학살한 마약카르텔 조직원에 징역 448년

    주민 학살한 마약카르텔 조직원에 징역 448년

    중미의 한 마을에서 주민들을 무참히 살해한 마약카르텔 조직원이 4세기 넘게(?) 징역을 살게 됐다. 4년 전 과테말라의 한 마을에서 주민을 학살한 마약카르텔 조직원에 징역 448년이 선고됐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사건은 2008년 11월 30일 과테말라의 아구아 사르카 마을에서 발생했다. 멕시코와의 국경에 인접해 있는 이 마을에 마약카르텔이 급습해 주민 17명을 잔인하게 학살했다. 당국은 수사에 나서 멕시코의 초강력 마약카르텔 ‘로스 세타스’에 속해 있는 조직원 빅토르 우고 모랄레스 곤살레스를 체포했다. 이번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로 법정에 선 그에게 과테말라 사법부는 수학적(?) 공식으로 형량을 정했다. 재판부는 사망한 피해자 1인당 25년씩 총 425년, 여기에 총기류 및 폭탄류 불법소지 혐의로 23년을 더해 징역 448년을 선고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08년 학살사건은 마약카르텔 간의 싸움에서 비롯됐다. 경마도박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던 두 조직이 싸움을 벌이면서 죄없는 주민 17명이 희생됐다. 체포 당시 곤살레스는 팔과 다리에 총상을 입었지만 완전무장한 상태였다. 방탄조끼를 걸친 채 M16과 수류탄 등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곤살레스는 선고공판에 철모와 방탄조끼를 입은 채 입장했다. 사진=리버티언론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친조카 성폭행 큰아버지 25년형

    수원지법 평택지원 형사합의부(부장 김진현)는 14일 친조카를 7년여 동안 상습 성폭행하고 출산까지 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정모(58)씨에 대해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또 정보공개 10년과 12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건전하게 양육하고 보호해야 할 의무를 저버린 채 자신의 성욕구를 채우기 위해 저지른 반인륜적인 친족 간 범죄로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최근 구형공판에서 경합범(가장 중한죄 형량의 2분의1 가중)으로 45년을 구형했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동지였던 두 여인, 앙숙이 되다

    동지였던 두 여인, 앙숙이 되다

    지난 20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총회에서 심상정 진보정의당 대선 후보가 청한 악수를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외면하는 한 장의 사진(아래)은 한때 ‘동지’에서 ‘앙숙’이 된 두 정치인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 지난해 12월 통합진보당을 창당하며 손을 맞잡은 지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당이 쪼개지며 진보정치를 대표하는 두 여성 정치인은 악수조차 꺼리는 사이가 된 셈이다. 분당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자리에 진보진영 대표주자 자리를 둘러싼 ‘제2차 혈투’만이 남았다. 심 후보(78학번)와 이 후보(87학번)는 서울대 선후배 사이다. 함께 대학 생활을 한 적은 없지만 심 후보가 1980년 서울대 최초로 결성한 총여학생회에서 10년 뒤 이 후보가 총여학생회장을 하는 등 학생운동을 고리로 한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심 후보는 1980년 이후 미싱사로 구로공단에 취업해 25년간 노동운동을 했고, 1985년 6월 구로 지역 노조들의 동맹파업 사건의 주동자로 지명 수배돼 1993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노동 현장에서 잔뼈가 굵었고 금속노조에서 일하면서 ‘철의 여인’으로 불렸다. 이 후보는 1987년 대입학력고사에서 전국 여자 수석을 차지하며 서울대 법대에 입학해 1996년 사법시험(38회)을 거쳐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너무나 다른 궤적을 걸어온 두 여인은 2011년 통합진보당 창당을 위한 논의 테이블에서 처음 마주 앉았다. 두 사람 모두 민주노동당 출신이지만 이 후보가 입당해 18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된 2008년 당이 쪼개지며 심 후보가 떠났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 창당 당시 심 후보는 서울대 78학번 동기이기도 한 유시민 전 대표의 국민참여당 합류를 반대했지만, 이 후보는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를 묻지 않겠다.”며 적극 찬성해 심 후보와 대척점에 서기도 했다. 창당 이후에는 ‘이정희-심상정-유시민’ 3인 공동대표 체제로 당을 운영하며 찰떡 공조를 자랑했다. 이 후보 측은 “당시 이 후보가 심 의원을 깍듯이 선배로 예우했다.”고 했고, 심 후보 측도 “사석에서도 둘은 관계가 좋았다.”고 말했다. 공조는 오래가지 못했다. 분당 이후 대선 주자로 다시 돌아온 이 후보를 향해 심 후보는 “한을 풀기 위한 대선 출마는 곤란하다.”고 직격탄을 날렸고, 이 후보는 진보정의당을 향해 “사기로 진보정치를 할 수는 없다.”며 독설을 퍼부었다. 두 후보가 대선에 출마한 것도 진보정의당과 통합진보당의 진보정당 ‘적자경쟁’ 때문이다. 심 후보는 공식적으로 완주를 목표하고 있지만, 야권연대를 통해 이제 막 출발한 진보정의당이 대선에서 두각을 나타내게 하는 게 보다 큰 목표다. 공약에선 노동 분야에 역점을 둬 차별성을 부각시키려 하고 있다. 이 후보는 연일 새누리당에 대립각을 세우며 진보정치의 선명성을 각인시키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안철수·문재인 후보 측의 반응이 싸늘한 상황에서 야권 연대보다는 당의 재정비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나주성폭행 이후] “성폭행범 고종석, 美선 최고 종신형 선고”

    [나주성폭행 이후] “성폭행범 고종석, 美선 최고 종신형 선고”

    “미국에서는 12세 이하 아동 성범죄에 대해 징역 25년에서 종신형까지 선고합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방검찰청 박향헌(49·여) 검사는 ‘나주 고종석 사건’이 만약 미국에서 일어났다면 범인 고종석(23)에게 최소 25년, 경우에 따라서는 종신형까지도 선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검사는 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방문해 기자 간담회를 갖고 최근 잇따라 발생한 성범죄에 대해 언급하며 강력한 처벌과 신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서 19년간 검사 생활을 하면서 아동·청소년 성범죄 사건을 주로 다뤄온 전문가다. 박 검사는 “미국에선 아동 성범죄의 경우 납치, 상해가 동반되면 초범이라도 25년에서 종신형까지 선고된다.”면서 “삼진아웃법을 도입해 성범죄를 세 번 이상 저질러도 25년~종신형 양형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형을 마친 성범죄자는 출소 후에도 평생 자신의 주거지나 직업 등을 경찰에 등록해야 한다.”면서 “보호관찰은 물론이고 전자발찌도 착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성범죄로 형량이 정해지면 무조건 형기의 85% 이상을 채워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검사는 “미국은 성폭행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직접 물질적·정신적 피해보상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은 제보인데 미국에서는 아무리 작은 성범죄라 하더라도 경찰에게 알려 어떻게든 조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가해자의 범행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이후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박 검사는 “성폭행 사건은 가해자의 잘못된 행동에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면서 “피해자가 성폭행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 대응하지 못하면 더 큰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사설] 소녀 성폭행범에 징역 99년 선고한 美 법정

    최근 미국 텍사스주 법원은 동네 사람들과 함께 11세 소녀를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20살 청년에게 징역 99년을 내렸다. 검찰은 재판에서 “짐승에게 결코 자비를 베풀지 말라. 그래서 또 다른 소녀가 성폭행당하는 일을 막아달라.”고 했다고 한다. 미국 법정의 이 같은 엄중한 선고가 결코 남의 일 같지 않고, 가슴 깊이 공감의 박수를 보내게 되는 것은 잠자는 7세 어린이를 이불째 들고 가 성폭행하는 등 최근 잇따른 반인륜적 성범죄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성범죄, 특히 아동 성범죄에 대해서는 살인죄에 버금가는 강력 범죄로 규정해 엄하게 처벌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의 경우 플로리다주 등 6개 주는 사형, 다른 주는 25년형에서 종신형이나 무기징역까지 선고한다. 프랑스는 최소 20년 이상 중형, 영국·스위스는 종신형, 중국은 14세 이하 어린이 성폭행범에 대해서는 사형에 처한다고 한다. 평생 감옥에서 썩도록 해 사회와 영구 격리조치하는 것이다. 반면 우리는 ‘나영이 사건’의 조두순에게 징역 12년형이 선고되는 등 하나같이 솜방망이 처벌이다. 해마다 성범죄가 늘어나고 범죄 수법도 갈수록 엽기적이고 흉악해지는 데 반해 법원은 온정적 판결로 국민들의 정서는 물론 세계적인 흐름에도 역류했던 것이다. 법원은 성범죄자가 초범으로서 반성한다거나, 피해자와 합의를 했다거나, 혹은 음주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등의 갖가지 이유를 들어 형을 낮춰줬다. 그러다 보니 성범죄자의 절반 가까이는 집행유예로 풀려나 아예 감옥에 가지도 않았다고 한다. 피해자와 그 가족들 입장에서 보면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성범죄자의 특성상 재범들이 많은데도 이들에 대한 느슨한 법 제재로 결국 우리 사회가 성범죄자들을 양산한 꼴이다. 성범죄자에 대해서는 한치의 온정도 베풀지 않고 강력히 처벌하는 무관용의 원칙이 필요하다.
  • ‘인종차별 논란’ 짐머맨, 2급살인죄 기소

    10대 흑인 소년을 살해했으나 정당방위라며 기소되지 않았던 자경단원 조지 짐머맨(28)이 11일(현지시간) 결국 사건 발생 한달 반만에 2급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2월 짐머맨의 총격으로 비무장 흑인 소년 트레이번 마틴(17)이 숨졌지만 짐머맨이 구속되지 않자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 논란이 들끓었다. 짐머맨은 이날 구속됐다. 안젤라 코리 특별검사는 “이 순간 트레이번을 위한 정의가 실현됐다.”고 말했지만 자세한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반면 짐머맨의 변호사 마크 오마라는 “짐머맨이 유죄가 아님을 입증하겠다.”며 “그에게 정당방위법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주법에서는 2급 살인은 살해 의도가 없이 다투거나 대치상태에서 희생자가 사망했을 경우에 적용된다. 총기가 사용되면 최저 징역 25년에서 최고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마틴은 지난 2월 26일 플로리다 샌퍼드의 한 편의점에서 사탕을 사 갖고 나와 외부인 출입이 통제되는 자신의 마을로 돌아가던 중 히스패닉계 자경단원 짐머맨에게 살해됐다. 짐머맨은 “마틴이 먼저 코를 부러뜨리고, 인도에 얼굴을 반복적으로 찧는 등의 공격을 가했으며, 이에 대한 방어 차원에서 마틴을 총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마틴은 피를 흥건히 흘린 채 잔디밭에 숨져있었고, 짐머맨은 코와 뒤통수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당시 샌포드 경찰은 플로리다 주의 정당방위법에 해당한다며 짐머맨을 체포하지 않았다. 이는 죽음의 위험에 직면했거나 중상을 입었을 경우 물러서지 않고 치명적인 폭력 사용을 넓게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마틴의 가족과 지지자들은 짐머맨이 계속 따라왔다며 오히려 마틴이 인종차별의 희생양이 된 것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짐머맨이 경찰에 건 전화에서 마틴을 “의심스러우며 착한 구석이 없는” 것으로 설명한 통화내용이 알려지면서 인종차별 논란을 증폭시켰다. 앞서 워싱턴에서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틴의 아버지 트레이시는 아들을 기리는 의미로 유산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갈등 해소를 가르쳐주는 데 쓸 것”이라고 밝혔다. 에릭 홀더 미국 법무장관도 트레이시의 회견에 참석해 “우려와 걱정을 귀담아듣고 있다.”면서 “이 사건의 증거들을 철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노출 심해” 딸 셋·첫째부인 살해… 加 ‘명예살인’에 종신형

    부모 허락 없이 남자친구를 사귀는 등 가족의 가치를 훼손했다며 딸을 ‘명예 살인’한 아프가니스탄 출신 캐나다 이민자 가족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중동 및 남아시아의 이슬람 국가에서는 ‘가족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가족 구성원을 죽이는 참극이 종종 일어난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 고등법원 배심원단은 29일(현지시간) 첫째 부인과 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모하메드 샤피아(58)와 둘째 부인 투바 야흐야(42), 아들 하메드(21) 등에 대해 1급 살인 유죄 평결을 내렸다. 로버트 마란저 판사는 샤피아를 향해 “(세 딸이) 당신의 일그러진 명예의 개념을 침범했기 때문에 냉혈하고 수치스러운 살인을 저지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샤피아의 첫째 부인인 로나 아미르 모하메드(52)와 세 딸 자이나브(19), 샤하르(17), 자티(13)는 2009년 6월 온타리오주 킹스턴의 한 운하에 추락한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샤피아 가족의 불행은 2007년 캐나다에 건너오면서 시작됐다. 부유한 사업가인 샤피아는 1992년 고향인 아프간을 떠나 파키스탄과 호주, 두바이를 거쳐 캐나다에 정착했다. 첫째 부인과 둘째 부인, 세 딸과 아들도 동반 이주했다. 샤피아는 캐나다에서 중혼 사실이 발각되면 추방되는 까닭에 첫째 부인과 세 딸을 사촌이라고 속여왔다. 검찰에 따르면 샤피아는 자이나브와 샤하르가 자신의 타이름을 무시한 채 남자친구를 몰래 만났고,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는 것에 분노했다. 검찰이 입수한 녹취 테이프에는 샤피아가 딸들을 성매매 여성에 비유하며 “가족을 엄청나게 모욕했다.”고 노발대발하는 음성이 담겨 있다. 또 첫째 부인과 세 딸이 아버지로부터 학대받아왔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검찰은 수사 결과를 토대로 샤피아와 둘째 부인, 아들이 공모해 첫째 부인과 세 딸을 살해한 뒤 사체를 차량에 싣고 다른 차로 차량을 밀어 운하에 빠뜨린 것으로 결론내렸다. 피고 측은 큰딸이 부주의하게 운전하다가 운하로 곤두박질쳤다고 반박하면서 자신들은 무죄라고 항변했다. 이들은 이번 유죄 평결로 25년 내 가석방이 안 되는 무기징역형에 처해진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송씨 간첩단 피해자에 국가 132억 배상”

    서울고법 민사8부(부장 홍기태)는 ‘송씨일가 간첩단 사건’의 피해자 송모씨와 유족 등 39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원고 측에 132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안기부 소속 수사관들이 송씨 등을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고 강제 연행한 뒤 75∼116일간 불법 구금하고, 각종 가혹행위로 증거를 만들어 냈다.”면서 “수사관의 행위가 직무집행의 외관을 갖췄으므로 국가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6·25전쟁 당시 충북도 인민위원회 상공부장으로 활동하다 월북해 4·19혁명 직후 남파된 송창섭씨는 친척 집에서 생활하며 지인들을 만난 뒤 북으로 돌아갔는데, 안기부는 일가 28명이 그에게 포섭돼 25년간 간첩활동을 했다며 수사에 착수했다. 결국 이들은 1982년 간첩 혐의로 기소됐고, 증거는 사실상 이들이 수사과정에서 한 자백이 전부였지만 1, 2심에서 모두 유죄가 선고됐다.대법원에서 ‘핵심 증거가 피의자 신문조서뿐이고 나머지는 정황 증거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파기환송됐지만, 다시 유죄가 인정되는 등 7차례 재판을 거쳐 1984년 징역 6개월~7년 6개월의 형이 확정됐다. 이후 2009년 8월과 12월 열린 재심에서 피고인 가운데 9명에 대해 27년 만에 무죄판결이 내려짐에 따라 피고인들과 가족은 ‘국가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입었다.’며 384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1심 재판부는 배상액으로 115억여원을 인정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국보급 ‘훈민정음 해례본’ 훔친 범인 법정서 함구중인데…

    국보급 ‘훈민정음 해례본’ 훔친 범인 법정서 함구중인데…

    2008년 경북 상주에서 발견됐다 이내 사라진 훈민정음 해례본. 한글을 보급하기 위해 제작한 한문 해설서로 세상에 나왔지만 수백년간 사람들이 몰라 보고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뒤늦게 가치를 알아본 이들이 ‘무가지보’(無價之寶)라며 치켜세우더니 소유권 다툼 끝에 소재조차 알 수 없게 됐다.<서울신문 11월 11일 자 12면> 지난달 24일 대구지방법원 상주지원 1호 법정. 조모(66)씨가 상주에서 운영하는 골동품 가게에서 해례본 상주본을 훔치고 은닉, 훼손한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로 구속 기소된 배모(48)씨 재판에 문화재 도굴 일인자로 알려진 서상복(50)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서울신문 11월 26일 자 8면> 서씨를 증인으로 부른 박순영 검사가 “증인이 절취한 고서의 표지, 일명 ‘가오리’를 보고 훈민정음 해례본임을 알 수 있었나.”라고 묻자 서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박 검사가 “경북 안동 광흥사에서 훔친 것인가.”라고 묻자 그는 “거기서 나왔다.”고 답했다. 서씨는 광흥사 대웅전의 나한상 등에 들어 있던(복장·腹藏) 수십 권의 고서를 절취했는데 그 중 한 권이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보 70호와 동일 판본인 상주본이었다. 그는 조씨에게 간기(刊記·출간한 연도 기록)가 직지심체요절보다 50년 앞선 고려 금속활자본 불경을 1억원에 팔았다. 며칠 뒤에는 상주본을 비롯한 고서 한 상자를 500만원에 넘겼다. 광흥사에서 훔칠 당시 상주본 상태에 대해 그는 “표지와 내용을 몇 장 들춰보고 해례본임을 알았으며 뒷장이 떨어져 나가고 너덜너덜했다.”고 증언했다. 문제는 상주본을 빨리 회수해 제대로 보존하는 일. 대법원이 지난 6월 조씨에게 상주본을 돌려주라고 판결했지만 배씨는 입을 다물고 있고 법원의 강제집행, 검찰과 경찰의 압수수색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검찰과 문화재청은 국보급 문화재를 회수하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지만 해법은 다르다. 검찰은 복장 유물이자 장물로 보기 때문에 배씨는 물론, 조씨에게서도 압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가액을 따져 징역 25년까지 구형 가능한 점으로 압박할 수 있다고 보며 서씨를 증인으로 부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반면 문화재청은 신라 때 창건된 광흥사 불상에서 불경이 아닌 상주본이 나오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선조의 유품이라고 주장하는 조씨 소유를 인정한다는 전략. 배씨를 설득해 조씨에게 돌려주도록 한 뒤 보상금을 주고 사들여 국가에서 보존한다는 복안이다. 서씨는 공판 뒤 “몰래라도 국가가 배씨에게 일정액을 보상하고 양형도 조절해주지 않으면 배씨가 절대 내놓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 재판을 지켜본 문화재청 사범단속계 강신태 반장은 “범죄자에게 돈을 건네는 것은 현행법상 불가능하다.”고 난색을 표시했다. 강 반장은 “배씨가 (상주시 낙동면의) 자기 집에 숨겨놓았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탐침기구와 중장비를 동원해야 하는 일이라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정밀 수색밖에 해법이 없다는 게 중론. 배씨가 3년 전 감정 받기 위해 낱장으로 분리한 상주본을 이곳저곳에 은닉했을 가능성이 높다. 대구의 고미술상 박진규씨는 “고서는 비닐에 쌌더라도 땅에 묻히는 순간, 급격히 부패하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손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주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아내살해 교수 징역30년 선고…법개정후 최고형

    내연녀와 짜고 이혼소송 중인 아내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살인·사체유기)로 구속기소된 대학교수에게 국내 유기징역 판결 사상 최고형인 징역 30년이 선고됐다. 지난해 10월 유기징역 상한이 최고 25년에서 50년으로 높아진 개정 형법이 시행된 후 징역 25년 이상으로 선고된 첫 사례다. 부산지법 형사합의6부(김동윤 부장판사)는 1일 경남지역 모 대학교수 강모(53)씨에게 징역 30년을, 내연녀 최모(50)씨에게 징역 10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강씨에 대해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했고, 알리바이를 조작했을 뿐만 아니라 공범과 주고받은 모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메시지를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으며 시신을 유기해 실종으로 은폐하려 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재산문제가 범행의 동기가 됐을 것으로 보이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데다 피해자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중형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죽음의 의사’ 케보키언 사용 ‘안락사 기계’ 경매

    수 많은 환자들의 안락사를 도와 ‘죽음의 의사’(Dr. Death)로 불린 故잭 케보키언이 사용하던 안락사 기계가 이번달 말 경매에 나온다. 케보키언 박사가 직접 고안한 안락사 기계 ‘타나트론’(Thanatron)은 100명 이상의 안락사에 관여된 악명 높은 기계다. 미국 뉴욕에서 이달 28일(현지시간) 실시되는 이번 경매에는 안락사 기계 외에도 생전에 케보키언 박사가 그린 그림, 스웨터 등 다양한 유품들이 출품되며 수익금은 소아암 치료 연구단체에 기부될 예정이다. 케보키언 박사는 의료(Medical)와 자살(Suicide)의 합성어인 ‘메디사이드’(Medicide)란 말을 탄생시킨 인물로 생전에 수많은 ‘안락사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1990년부터 말기 환자들의 ‘죽을 권리’를 주장한 케보키언 박사는 마취주사와 약물을 이용해 130명의 안락사를 도왔다. 이후 ‘살인죄’로 25년 징역을 선고받은 케보키언 박사는 지난 2007년 가석방됐으며 지난 6월 83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美 여대생 녹스, 伊유학중 친구 살해 혐의… 4년만에 무죄

    美 여대생 녹스, 伊유학중 친구 살해 혐의… 4년만에 무죄

    ‘그룹 섹스’를 거부한 룸메이트를 무참히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던 미국 여대생 어맨다 녹스(24)가 4년의 법정 다툼 끝에 결백을 인정받았다. 섹스와 마약, 살인 등 원초적 소재뿐 아니라 미국과 이탈리아, 영국, 코트디부아르 등 다양한 출신의 ‘등장인물’이 뒤얽혀 빚어낸 이 사건은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켜 왔다. 성녀와 악녀의 이미지를 동시에 지녀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한 녹스는 반전 드라마 끝에 평범한 여대생으로 돌아오게 됐다. 3일 오후 10시(현지시간) 이탈리아 페루자 항소법원. 재판부가 배심원 6명과 함께 결정한 평결을 읽어내려가자 법정은 긴장감으로 숨이 막혔다. 판사가 이윽고 “어맨다 녹스와 라파엘레 솔레치토(27)의 살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히자 피고 측 가족은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재판부는 “검찰 측이 제출한 DNA 증거를 재조사한 결과 신뢰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 사실이 이번 평결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마지막 공판에서 “나는 가장 잔인한 상황에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친구를 잃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녹스는 가족의 품에 안겨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녹스의 언니 디에나는 “4년을 끌어온 악몽이 드디어 끝나 감사할 뿐”이라며 기뻐했다. ●세계인 이목 집중시킨 ‘섹스 스릴러’ ‘녹스의 악몽’은 2007년 11월 1일 자신의 룸메이트였던 영국 유학생 메레디스 커처(당시 21)가 목이 거의 잘린 반나체로 침실에서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수사기관은 당일 있었던 녹스와 커처의 다툼에 주목했다. 검찰은 녹스와 그의 남자친구인 솔레치토, 지역 마약상인 코트디부아르 출신 뤼디 게드(24) 등 4명이 핼러윈데이(10월 31일)를 맞아 시간을 함께 보내다 녹스가 커처에게 ‘그룹섹스’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하자 3명이 커처를 살해했다고 판단했다. 수사 중 솔레치토의 집에서 15㎝ 길이의 칼이 발견됐고 칼날에서는 피해자의 혈흔이, 손잡이에서는 녹스의 DNA가 검출되면서 검찰 측 주장에 힘이 실렸다. 또, 커처의 브래지어에서 솔레치토의 DNA가 발견됐다. 1심 법원은 2009년 12월 살인과 성폭행 혐의로 녹스에게 징역 26년형을, 솔레치토에게 25년형을 각각 선고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게드가 혼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11월 항소했다. 궤드는 성폭행 및 살인혐의가 인정돼 30년형을 선고받았다가 16년으로 감형됐다. 검찰과 녹스, 솔레치토 측은 이후 할리우드 영화를 방불케 하는 불꽃튀는 법정 공방을 벌였다. 녹스 측은 홍보전문가까지 고용해 그의 청초한 이미지를 한껏 부각시키며 여론전을 폈다. 녹스의 부모들은 미국의 유명 토크쇼 등에 잇달아 출연, 딸의 결백을 주장했고 변호인단도 녹스를 ‘신념에 찬 사랑스러운 여성’으로 포장했다. 많은 미국인은 이탈리아 사법체계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며 녹스를 감싸기 시작했고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인사까지 나서 구명운동을 벌였다. ●伊 담당검사 비위로 ‘악녀’ 낙인 실패 부유한 집안의 아들이었던 솔레치토도 초호화 변호진을 꾸렸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 밑에서 하원의원을 지냈던 줄리아 본지오르노 등이 포함됐다. 유명한 비뇨기과 전문의인 솔레치토의 아버지 프란체스코는 “우리 아들은 (선량해서) 파리 한 마리 다치게 하지 못한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반면 이탈리아 검찰은 녹스에게 악녀 이미지를 씌우려 했으나 수사를 주도한 줄리아노 미그니니 검사가 다른 사건 조사 과정에서 권한남용 혐의로 유죄를 인정받으며 궁지에 몰렸다. 또, 검찰의 DNA 증거를 재조사한 민간 조사단이 “DNA가 사건 발생 40여일 후에 채취되는 등 증거 수집 과정에서 석연찮은 점이 있었다.”고 밝히면서 배심원의 마음은 녹스 쪽으로 돌아섰다. 녹스는 이날 재판에서 “술집 주인 디야 파트리크 루뭄바가 살인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던 것과 관련해서는 유죄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녹스는 이미 명예훼손에 따른 3년의 형기를 채운 상태다. 검찰 측은 아직 항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선고 직후 교도소를 빠져나온 녹스는 4일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탈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은 녹스 스토리를 스크린에 옮길 계획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기행과 악행, 그가 25년 하루도 빠짐없이 신문에 이름 올린 이유…

    기행과 악행, 그가 25년 하루도 빠짐없이 신문에 이름 올린 이유…

    “어머니께서 불을 끄고 떡을 썰지 않았다면 나는 나의 미숙함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눈물을 감추고 나를 다시 암자로 돌려보낼 때 어머니는 분명 피눈물을 흘리셨을 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 석봉 한호(1543~1605)에게 그의 어머니 백씨 부인에 대해 묻는다면 아마도 이런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율곡 이이(1536~1584)가 조선의 대유학자가 된 배경에는 현모양처의 대명사인 어머니 사임당 신씨(1504~1551)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 분명하다. 흔히 역사에 천재로 이름을 남긴 위인들의 뒤에는 훌륭한 부모가 있다고들 한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던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1847~1931)은 어머니와 ‘홈스쿨링’을 통해 창의력을 키웠고,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1732~1799)은 자기 업적보다 벚나무를 벤 실수를 고백하자 용서하고 격려한 아버지와의 일화(실제로는 꾸며낸 일이라는 설이 유력)로 더 유명하다. 부모의 영향력은 오늘날에도 여전하다. 한국축구의 대들보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씨, 피겨여왕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씨의 교육법과 열정은 제2의 박지성·김연아를 키우려는 부모들의 롤모델이자 벤치마킹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예외가 있는 법. 여기 자녀들에게 재능만 물려줬을 뿐 사랑이나 진정한 교육은 주지 않았던 부모들이 있다.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 이번주의 주인공은 올리버 트위스트처럼 삐뚤어진 어린시절을 보내야만 했던 불행한 천재들이다. 무자비한 폭력에 시달리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받았던 우울한 그들의 내면을 가상의 일기장을 통해 들여다봤다. 어린시절의 불행이 이들이 남긴 업적의 원동력은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인성과 성공,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모든 부모의 꿈, ‘완벽한 교육법’을 어디에서 찾아야할까. ●프리드리히 2세 (1712~1786/ 프로이센의 계몽전제군주) 왕자 시절인 18세(1732년) 때의 일기 왕가의 숙명을 거부하고 도망치려다 결국 내 손으로 친구를 죽인 꼴이 됐구나. 궁궐 탈출을 끝까지 말렸던 한스(한스 헤르만 폰 카테 소위)는 결국 내 고집 때문에 오늘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고 말았다.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것 이외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아버지(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한스를 황제의 직권으로 사형시킨 것은 결국 나를 겨냥한 것일 테지. 자식에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단 말인가. 지난 18년은 나에게 혼란의 연속이었다. 아버지는 날 프로이센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고, 어머니(조피 도로테아·하노버 왕조를 창시한 조지 1세의 딸)는 프랑스 왕족이 최고라고 하니 난 규율과 자유 어느 쪽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아버지는 아예 내 수업을 감시하는 대령을 뒀고, 내 스승은 문학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발길질을 당한 후 쫓겨났다. 아버지는 플룻 연주도, 시도 허용하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건 권력이 아니라 예술인데 말이다. 왕실에서 사느니 차라리 동냥을 해서 빌어먹고 싶을 정도로 비참하다. 난 결심했다. 다시는 내 속내를 아버지에게 드러내지 않을 테다. 아버지보다는 내가 오래 살 테니 그때 내가 하고싶은대로 하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그 후] 아버지에 대한 미움은 이중인격 왕을 낳았다 ‘탈주사건’으로 친구 카테 소위가 처형당한 후 프리드리히 2세는 다시는 반항하지 않았다. 철저히 자신을 숨겼고, 아버지에게 복종하는 모습만 보여 신임을 얻었다. 1740년 왕좌에 오른 프리드리히 2세는 금욕적이고 냉철한 정치를 했던 아버지와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정치적, 종교적 소수자를 위한 정책을 폈고 노예제 폐지에 앞장섰다. 그러나 그의 마음 속에는 불신이 가득했다. 이는 어린시절 부모에게서 받은 폭력과 강압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자기와 뜻이 다른 사람을 잔인하게 처단했고, 다른 사람의 의견은 철저하게 무시했다. 역사학자들은 그를 ‘어떤 왕보다 더 차가운 내면을 지닌 야누스적인 왕’으로 평가한다.   ●존 F. 케네디 (1917~163/ 미국의 35대 대통령) 하버드대에 다니던 20세(1937년) 때의 일기 이젠 언제 어디서나 여자들과 즐길 수 있게 됐다. 병원에서도 간호사들과 사랑을 나눌 수 있으니. 아버지가 옳았던 것 같다. 여자는 어디까지나 남자들의 성공에 대한 자만심을 충족시켜 주는 트로피에 불과하다. 위대한 남자라면 두 개의 삶 정도는 가져도 무방한 것 같다. 아버지는 출신(케네디 가문은 본인들이 아일랜드 출신이라는 사실을 밝히길 꺼려했다.)을 완벽하게 바꿔놓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고, 결국 보스턴 상류사회에 자리잡을 수 있었다. 어머니(로즈 케네디)는 지나치게 엄격하지만, 뭐 내가 미래에 이 나라를 이끌어가려면 예의범절과 자기규율은 엄하게 배울수록 좋겠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포장에 불과한 것 아니겠는가. 다만 최근 들어 상인 출신인 아버지와 나는 좀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배우와 불륜을 즐기면서도 떳떳한 아버지처럼 했다간 분명 내 발목을 잡는 일이 생길 것 같다. 언제나 포장은 필요한 법이지. 나처럼 외양상으로는 완벽한 여성을 만나 결혼하고, 내 생활은 최대한 조용히 만끽하면 된다. 우리 부모님들조차 5년 전부터 각방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가문은 존경받는 신흥 명문가이지 않은가. [그 후] 바람기는 대를 물렸다 케네디의 아버지 조셉은 영화계에 투자하면서 여배우 글로리아 스완슨이라는 여배우와 염문을 뿌렸고 케네디가는 겉모습과는 달리 완벽하게 흩어지기 시작했다. 이는 추후 마릴린 먼로와 케네디의 스캔들로 대를 이었다. 누구에게나 선망받던 케네디와 재클린 오나시스의 결혼생활 역시 남편의 바람과 아내의 낭비벽으로 점철됐다. 케네디는 아버지처럼 여성에 집착했고 수많은 여성과 스캔들을 일으켰지만 재클린은 자기 시어머니처럼 이를 내색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 엄격했던 어머니 로즈 때문에 케네디는 평생 압박감에 시달렸고, 각성제 암페타민과 진통제에 의존했다.   ●에디트 피아프(1915~1963/ 프랑스의 국민가수) 집을 떠나던 15세(1934년) 때의 일기 내 인생을 철저히 다시 써야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내가 서커스의 난쟁이 곡예사와 사탕을 팔던 여인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진실을 얘기하면 사람들이 나한테 관심을 가질까. 그래 차라리 빈민촌의 가로등 아래에 버려진 것으로 하자. 경찰관들이 나를 발견했다고 얘기하면 더 극적이겠지. 난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 다락방에서 어린 내 음식에 술을 타던 외할머니. 쥐떼가 우글거려서 면역력을 키우려 그랬다지. 어머니를 버렸던 아버지는 날 그곳에서 구한답시고, 친할머니에게 버렸고, 난 사창가에서 자라야만 했다. 무려 여덟명의 어머니가 생긴 그 시절은 돌이켜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남자가 날 지켜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여자는 무조건 남자의 요구에 따라야 한다. 내가 커온 사창가의 법칙이 그랬으니까. 그러나 아버지의 무지막지한 따귀는 더 이상 참기가 힘들다. 내 부모는 나에게 목소리를 줬다. 그 덕분에 난 이제 집을 나가도 살 수 있을 테지. 언젠가 성공한다면 난 엄마보다 훌륭한 어머니가 될 것이고, 아버지보다 훌륭한 남편을 만날 것이다. 어쨌든 난 평범한 여자처럼 살고 싶다. [그 후] 과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집을 나간 피아프는 독특한 목소리를 무기로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전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샹송 가수가 됐다. 성공한 피아프는 늙고 병든 아버지를 다시 찾아 죽을 때까지 생활비를 부담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창가에서 자란 피아프는 평생 남자관계에 어려움을 겪었다. 자신을 지배하거나 때리는 남자들에게 매력을 느꼈고, 실제로 “사랑이란 커다란 소동이나 엄청난 거짓말, 번갈아가며 양쪽 뺨에 따귀를 맞는 것과 같다.”는 고백을 하기도 했다. 남자친구에게 따귀를 맞아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공연에 오르는 일도 흔했다. 암흑 같은 과거의 그림자는 피아프를 평생 괴롭혔고, 1933년 낳은 딸은 어린시절 피아프가 그랬듯 순회공연에 데리고 다녔다. 딸 마르셀은 2살도 되기전 뇌막염으로 숨졌다. ●살바도르 달리(1904~1989/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 산 페르난도대 신입생 시절인 18세(1922년) 때의 일기 예술이 생계수단이 될 수 없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식인종 같으니라고. 아버지(돈 살바도르)에게 굽히는 건 오로지 내가 학업을 이어갈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가 미술교사의 길을 걷도록 하려는 아버지의 계획에는 추호도 관심이 없다. 난 장학금을 받아 로마에 갈 것이고, 거기에서 돌아오면 난 천재가 되어 세상이 우러러볼 것이다. 입학식에 무슨 옷을 입을까. 망토? 금박 지팡이? 너무나 파격적인 내 옷차림에 교수들은 당황하겠지. 난 여섯살에는 요리사가, 일곱살에는 나폴레옹이 되고 싶었고, 그 이후 점점 더 내 야망은 뻗어갔다. 여동생의 머리를 축구공처럼 차버리든, 친구가 타고 있는 자전거를 낭떠러지로 밀어버리든 부모는 내가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그렇다. 난 천재다. 1등이었던 형을 대신하는 2등 아들이 아니라는 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난 무슨 일이든 할 것이다. 어릴 때부터 뭐든 내 맘대로 해 왔는데, 이제 와서 꿈을 포기하라니 꼭 후회하게 해 줄 것이다. [그 후] 과보호 속에 커버린 최고의 이기주의자가 되다 달리의 형을 잃은 부모는 어린 달리를 완벽한 독재자로 키웠다. 무한한 인내심과 자유방임이 유일한 교육철학었다. 어떤 끔찍한 행동을 하고 버릇 없이 굴어도 결코 야단치지 않았다. 부모가 자신을 형의 대신으로 여긴다고 생각한 달리는 오로지 유명해지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았다. 달리는 그림으로 인정받은 후에도 기행을 멈추지 않았다. 1940년부터 1965년까지 달리의 이름은 거의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신문, 라디오, TV에 언급됐다. [참고문헌]  18인의 천재와 끔찍한 부모들(외르크 치틀라우·강희진/ 미래의 창)  살바도르 달리(살바도르 달리·이은진/ 이마고)  결코 사라지지 않는 로마 신성로마제국(기쿠치 요시오·이경덕/ 다른세상)  죽기전에 꼭 알아야 할 세계역사 1001 DAYS(마이클 우드·박누리/ 마로니에북스)  에디트 피아프(실뱅 레네·신이현/ 이마고)  케네디 평전(로버트 댈럭·정초능/ 푸른숲)  케네디가의 형제들(에드워드 케네디·구계원/ 현암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부고] 말기환자 자살 도운 ‘죽음의 의사’ 케보키언

    미국에서 불치병에 걸린 말기 환자들의 자살을 도와 ‘죽음의 의사’로 불린 잭 케보키언이 3일 미시간에서 신장병 등으로 사망했다. 83세. 케보키언은 독극물, 마취 주사 등을 이용해 1990년부터 1998년까지 130여명의 환자를 안락사시켰다. 1998년 케보키언이 루게릭병 환자 토머스 유크에게 치사량의 독극물을 주입해 사망케 하는 장면을 담은 비디오테이프가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큰 충격을 줬고 이듬해 그는 2급 살인 혐의가 인정돼 최소 10년, 최대 2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잡범’ 취급당한 유력 佛 대선주자

    국제 금융계의 실력자이자 유력한 차기 프랑스 대통령 후보가 미국 뉴욕 법정에서 뒷골목 마약사범이나 좀도둑 같은 취급을 받았다. ‘무죄 추정의 원칙’을 비웃듯 수갑을 찬 모습도 여과 없이 언론에 노출시켰다. 저명한 역사학자이자 정치 평론가인 막스 갈로가 “프랑스 역사상 고위급 인물이 마치 유죄가 확정된 잡범처럼 다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말하는 등 프랑스에선 모욕감을 느낀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유사사건으로 佛서도 법정설 듯 호텔 객실 담당 여직원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6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130호실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어디에서도 특유의 카리스마와 당당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전날 수갑을 뒤로 찬 채 세계 주요 언론의 1면을 장식했던 검정색 코트 차림에 잔뜩 움츠린 모습이었다. 오전 11시 40분쯤 다른 ‘잡범’들에 섞여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법정에 들어선 스트로스칸 총재는 긴 의자에 앉아 차례를 기다렸고 홍채 인식기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야 했다. 알티 맥도넬 검사는 적나라한 혐의 사실을 읽어 내려 갔다.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서류에는 성폭행 미수와 강제적인 성행위 시도, 불법 구금 등 6가지 혐의 사실이 적시돼 있었고 유죄가 인정되면 최고 2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검사는 스트로스칸 총재가 프랑스로 도주할 우려가 있으며 프랑스와는 범죄인 인도 협정이 체결돼 있지 않아 도주할 경우 송환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변호인은 전과가 없고 도주 우려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보석금 100만 달러에 불구속 재판을 요청했지만 멜리사 잭슨 판사는 보석 신청을 기각했다. 파리행 에어프랑스 1등석에 앉아 있다가 긴급 체포된 뒤 보석 신청이 기각되기까지 43시간 동안 스트로스칸 총재는 미국 사법제도의 모든 단계를 거치는 진기록을 세웠다. 체포→경찰 특수수사대 수감→피해자의 용의자 확인 절차→DNA 검출을 위한 신체 검사에 이어 심지어 ‘언론을 위해’ 수갑 찬 모습이 공개됐다. 거기다 유사 사건으로 프랑스에서도 법정에 서게 될 전망이다. 2002년 스트로스칸 총재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고 주장하는 앵커 출신 작가 트리스탄 바농의 변호인은 “그를 고소할 계획”이라 말했다고 프랑스 언론들이 전했다. ●사건 발생 시간과 DNA 검사가 열쇠 AFP통신은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열쇠는 사건 발생 시간과 DNA 검사 결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초에 미 경찰과 검찰은 스트로스칸 총재가 뉴욕 타임스 스퀘어 인근 소피텔 호텔에서 객실 청소원에게 성폭행을 시도한 시각이 지난 14일 오후 1시 30분쯤이라고 밝혔지만 지금은 정오쯤으로 정정했다. 그가 서둘러 호텔을 빠져나갔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서도 피고 측 변호인인 벤저민 브래프먼은 “점심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브래프먼 변호사는 또 파리행 여객편은 오래전부터 예약된 것이므로 스트로스칸 총재가 공항으로 간 것을 도망으로 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15일 오후 미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기도 전에 DNA 검사에 순순히 응할 만큼 별다른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피고 측 변호인도 이 부분에 대해서 특별히 방어적 자세를 취하지 않는 등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이다. 뉴욕타임스는 프랑스에선 무죄 추정 원칙에 따라 유죄가 확정되기 전에 수갑을 찬 피고인의 얼굴이 노출된 사진을 배포하는 것을 금지한다면서 프랑스 국민들이 수갑을 찬 스트로스칸 총재의 사진을 보고 상당한 모욕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에서는 프랑스와 달리 용의자에 대한 사진 촬영을 허용한다. 이에 대해 엘리자베트 기구 전 프랑스 법무장관은 현지 라디오 방송인 ‘프랑스 인포’와의 인터뷰에서 “야만적이고 폭력적이며 매우 잔인하다.”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프랑스 사법 체계가 미국과 다르다는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꼬집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性맹수에 노출된 아이들] 우리아이 어떻게 지키나

    [性맹수에 노출된 아이들] 우리아이 어떻게 지키나

    스위스에서는 지난 2004년 아동 성폭행범에게 예외 없이 종신형을 선고하도록 하는 법안이 국민투표를 통과했다.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는 2005년 4월 어린이 성폭행 전과자에게 살해된 아홉살 소녀의 이름을 딴 ‘제시카 런스퍼드법’에 따라 아동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 하한 형기를 징역 25년으로 높이고, 출소 뒤에도 평생 전자팔찌를 채워 집중 감시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적지 않은 숫자의 아동 성범죄자들이 집행유예형으로 풀려난다. 실제로 이웃집에 아동·청소년 성범죄자들이 살고 있는 현실에서, 1차적인 예방 책임은 주민 스스로에게 있다. 서울해바라기아동센터는 지난 8일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 주최로 열린 ‘아동 성폭력 없는 그날까지’ 간담회에서 아동성범죄 예방을 위한 제언을 내놨다. 아동센터는 우선 우리나라의 예방정책이 ‘모르는 가해자’에 대한 방어와 안전망 구축에 편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아는 사람에 의한 성폭력이 70%에 이르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아동센터는 또 아동성범죄의 가장 큰 선행요인으로 불건전한 가족의 문제를 꼽았다. 학교 폭력이나 아동 방임, 신체·정서적 학대 등이 성폭력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아동센터 관계자는 “정부 차원의 성폭력 예방교육에 대한 대폭적인 수정이 필요한데, 인권 보호나 강화에 대한 정신교육 및 치료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성가족부의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 사이트(www.sexoffender.go.kr)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성범죄자 신상은 법원의 판결에 따라 수시로 업데이트되고, 공개기간이 끝난 성범죄자의 신상은 예고 없이 삭제된다. 학교 관계자나 미성년자 보호자 등은 주기적으로 사이트를 확인해 주변에 사는 성범죄자의 신상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보다 구체적이고 강경한 정부 차원의 대책을 주문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외국에서는 성범죄자의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해 등급을 나누고 이에 따라 정보 공개 수위를 조정한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공개한다는 것 자체만 정해져 있는데, 범행의 고위험성·재범 가능성·가족과의 동거 여부 등 세부적인 기준을 정해서 신상정보 공개 제도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아이를 24시간 따라다닐 수 없는 만큼 정보만 공개하는 것은 다소 미흡한 시스템”이라면서 “경찰에게 성범죄자들을 사후적으로 관리할 권한을 주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현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어린이에 대한 성범죄는 ‘솔 머더’(soul murder·정신적 살인자)로 인생 자체를 망가뜨릴 수 있는 범죄”라면서 “국민 정서 등을 감안한다면 화학적 거세 등을 넘어선 훨씬 더 강경한 예방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초등학교나 어린이집 등에서 일정 거리가 떨어진 곳에서만 살도록 거주지를 제한하는 방법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지혜·오이석기자 wisepen@seoul.co.kr
  • [사설] 성범죄자 70% 초등학교 1㎞내 산다는데…

    초등학교 교내는 물론 학교 부근에서 왜 성범죄가 빈발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여성가족부 성범죄자 신상공개 정보 사이트에 공개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479명의 거주지를 분석한 결과 초등학교 반경 1㎞ 내에 무려 352명이 사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70%가 넘는 성범죄자가 초등학교 부근에 살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13세 미만을 대상으로 한 범죄자 중 초등학교 부근 거주자도 40%가 넘는 200명이었다.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자는 거주지 인근에서 대상을 물색할 뿐아니라 범행대상을 접촉하기 쉬운 직업을 고른다는 사실이 외국에서 이미 확인된 점에 비춰보면, 초등학교 옆 성범죄자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위험이다. 그러나 성범죄자의 행동반경을 제한하는 전자발찌 제도 시행은 아직 미미해 우리 사회의 안일한 인식을 방증한다. 현재 서울·경기 초등학교 인근 거주 아동성범죄자 중 전자발찌 부착자는 단 2명. 고작 4건을 청구한 검찰이나 그중 2건을 기각한 법원이나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더욱이 인터넷에 신분 공개가 돼 재범 위험성이 낮을 것이라는 검찰의 인식은 대단히 위험하다. 여가부에 따르면 2009년 신상 공개 대상이 된 879명 가운데 141명(16%)이 1년내에 성범죄를 저질렀다지 않은가. 스위스에서는 아동 성폭행범에게 예외 없이 종신형을 선고하도록 하는 법안이 2004년 국민투표를 통과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는 아동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 하한을 징역 25년으로 높였고, 출소 후에도 평생 전자발찌를 채워 감시한다. 반면 우리는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 재범률이 50% 이상이며, 6개월 이내의 재범률이 무려 30%에 이르고 있으나 대부분의 아동대상 성범죄자들은 집행유예로 풀려난다. “피해자의 인권보다 가해자의 인권을 염려한다.”는 피해가족의 울분에 귀 기울여야 한다. 아동대상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초등학교나 어린이집으로부터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진 곳으로 제한하는 방안도 적극적이고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가해자의 인권을 염려하는 사이에 성범죄자가 학교 부근을 활보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면 얼마나 어이없고, 두렵고, 무서운 일인가.
  • ‘극단적 인명경시 살인’ 기본형 징역 22~27년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이규홍)는 유기징역 상한이 최고 50년으로 높아진 개정 형법을 반영, 살인범죄의 유형을 세분화하고 형량을 대폭 높인 양형기준 수정안을 마련했다고 19일 밝혔다. 양형위는 종전에 살인범죄를 ▲동기에 특히 참작할 사유가 있는 살인 ▲보통 동기에 의한 살인 ▲동기에 특히 비난 사유가 있는 살인 등 세가지로 나눴던 것을 ▲중대범죄 결합 살인 ▲극단적인 인명경시 살인 등 두가지 유형을 추가해 다섯가지로 세분화했다. 가장 무거운 범죄유형인 ‘극단적인 인명경시 살인’은 살해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2명 이상 또는 불특정 다수를 무작위로 살인한 경우 등에 적용된다. 이런 유형의 범죄에는 징역 22∼27년을 기본형으로 하고 계획적이거나 잔혹한 수법 등 가중요소가 있으면 2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무기징역 이상을 권고형량으로 정했다. 종전에 살인범죄 유형 중 가장 무겁게 처벌된 ‘동기에 특히 비난 사유가 있는 살인’이 징역 10∼13년을 기본형으로 했던 것에 비하면 기본 형량이 두배로 높아진 살인죄 유형이 추가된 것이다. 양형위는 21일 전체회의와 내달 초 공청회 등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확정할 방침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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