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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은 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를 두 번이나 거부 했을까

    검찰은 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를 두 번이나 거부 했을까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67)의 두 번째 형 집행정지 신청도 불허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9일 형 집행정지 심의위원회(심의위)를 열고 박 전 대통령의 형 집행정지 신청을 심사한 뒤 이같이 결정했는데요. 심의위는 형사소송법상 형 집행정지 요건인 ‘형의 집행으로 현저하게 건강을 해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는 상태’ 등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심의위에는 의료인, 법조인 등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수감 생활이 길어지면서 ‘경추 및 요추 디스크’ 증세가 악화돼 외부 진료가 필요하다”며 집행을 정지해 달라고 신청했습니다. 이에 심의위는 6일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박 전 대통령의 의료기록도 검토했는데요.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로 박 전 대통령 측의 형 집행정지를 거부했습니다. 형 집행정지는 뭘까요. 형집행정지는 말 그대로 형의 집행을 일시적으로 정지하는 겁니다. 판결이 확정돼 실형을 살고 있는 수형자(기결수)가 대상입니다. 반대말로 미결수용자(미결수)가 있는데 재판의 결과가 확정되기 전에 구금된 이를 가리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지금 기결수 신분이고요. 2016년 새누리당 공천 개입 사건으로 지난해 11월 징역 2년을 확정 받고 지난 17일부터 형 집행이 시작됐습니다. 정리하면 ‘기결수인 내가 목과 허리디스크 때문에 몸이 안 좋으니까 잠시 석방해달라’는 겁니다. 그럼 박 전 대통령의 허리디스크가 형집행정지의 이유가 될까요. 형사소송법 470조, 471조에 관련 내용이 나오는데요. 우선 470조는 ‘심신 장애로 의사능력이 없는 상태에 있는 자’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에게 해당이 안 됩니다. 그럼 471조를 살펴볼까요. 여기에는 7가지 사유가 나옵니다. ①형의 집행으로 인하여 현저히 건강을 해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을 염려가 있는 때②연령 70세 이상③잉태 후 6월 이상④출산 후 60일을 경과하지 아니한 때⑤직계존속이 연령 70세 이상 또는 중병이나 장애인으로 보호할 다른 친족이 없는 때⑥직계비속이 유년으로 보호할 다른 친족이 없는 때⑦기타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 7가지 사유 중 박 전 대통령이 해당되는 건 ①, ⑦ 정도입니다. 그런데 변호사인 언급한 ‘경추 및 요추 디스크‘를 신청서에서 언급했기 때문에 조항 ①이 판단 기준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박 전 대통령의 허리디스크가 ‘형 집행으로 인해 현저히 건강을 해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을 염려를 낳느냐’는 거죠. 판단은 형사소송법 471조의2항에 따라 형집행정지 심의위가 합니다. 위원장 1명을 포함해 10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하는데요. 이러한 큰 틀에서 법무부령인 ‘자유형 등에 관한 검찰집행사무규칙’으로 차장검사가 위원장, 위원장 포함 5명 이상 10명 이내로 인원을 정해놨습니다. 첫 위원회는 서울중앙지검 박찬호 2차장 검사를 위원장으로, 검사 3명, 의사 등 외부위원 3명, 총 7명으로 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습니다. 이들이 과반수의 출석으로 회의를 열고 출석 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하면 서울중앙지검장이 최종 결정을 내립니다. 사실 형집행정지는 형의 집행을 일정기간이라도 정지해서 수형자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목적을 갖고 도입된 제도입니다. 그런데 2013년에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된 중견기업 회장의 부인 윤길자 씨가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형집행정지처분을 받고, 여러 차례 이를 연장해 4년가량을 병원특실에서 호화롭게 생활한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바 있습니다. 당연히 국민들은 분노했죠.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인 전경환씨도 형집행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고요. 형집행정지 이후 도주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2013명 2명, 2014년 3명, 2015년 1명, 2016년 1명, 2017년 1명 등 총 8명으로 매년 있었죠. 이런 사례들이 반복되며 형집행정지 기존의 목적 자체가 많이 흐려진 상태입니다. 여하튼 검찰은 이번에도 허리디스크가 형집행을 중단해야 할 정도로 심하다고 보지 않은 겁니다. 반면 법무부는 지난 11일 박 전 대통령이 추석 연휴가 끝난 뒤인 이달 16일 외부 병원에 입원해 수술을 받도록 결정을 내렸습니다. 형집행정지는 검찰의 권한이지만 수술의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는 게 법무부의 입장인데요. 검찰은 혹시나 박 전 대통령이 외부로 나가서 말을 맞춘다거나 하는 상황을 우려해 더 까다롭게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박 전 대통령의 다음 스텝은 뭘까요. 모두 한 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법원, 아내 살해한 치매 노인 치료 목적 첫 보석

    치매병원으로 주거 제한·외출 금지 혈관성 치매로 구치소서 이상 증상 “치료적 사법 위해 필요한 심리 계속”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인 60대 치매환자에게 법원이 치매전문병원 입원을 조건으로 직권 보석했다. 법원이 치매 환자에게 치료적 사법을 목적으로 보석 결정을 한 것은 처음이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살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한 이모(67)씨에 대해 9일 보석(조건부 석방)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주거를 경기도 소재의 치매전문병원으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재판 출석 외에는 외출하지 않는 조건을 걸었다. 또 이씨의 서약서와 아들 명의의 출석보증서를 받았다. 보석 보증금은 걸지 않았다. 재판부는 “치매환자인 피고인에게 구속 재판만을 고수할 경우 치료 기회를 다시 얻기 어려울 수 있어 현행 형사소송법상 활용할 수 있는 보석 결정을 통해 치료 기회를 제공했다”면서 “보석 결정을 위해 피고인의 가족과 검사, 국선변호인 등의 협력이 있었고 앞으로도 치료적 사법을 위해 필요한 심리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지난해 11월 아들의 집에서 손주를 돌보고 있던 아내를 폭행하고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4년부터 혈관성 치매 증상이 있던 이씨는 구치소에 면회를 온 자녀들에게 “엄마는 어디 갔느냐”고 찾을 정도로 증상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항소심 첫 재판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죄 사실을 인정하고 객관적인 증거가 있는 만큼 이 사건을 치료 구금 개념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히며 입원 가능한 병원을 알아보라고 이씨의 가족 측에 권고했고, 가족 측은 수소문 끝에 경기도의 한 병원을 찾아냈다. 또 실제 입원치료가 가능한지 확인을 위한 진료차 지난 4일 이씨의 구속집행이 정지되기도 했다. 이씨는 석방되자마자 곧바로 병원에 입원했다. 재판부는 이씨의 자녀에게 ‘보석조건 준수에 관한 보고서’를, 병원에는 치료 조사결과 보고서를 매주 한 차례씩 제출하도록 명령했다. 재판부도 다음달 중순 직접 병원을 찾아 담당 의사와 검사, 변호인과 함께 보석조건 준수회의를 가질 계획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안희정·이재명·김경수… 여권 대선주자에서 멀어지는 그들

    여권 대선주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실형을 확정받은 데 이어 사법처리 절차가 진행 중인 이재명 경기지사, 김경수 경남지사 등도 녹록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당의 대선 향방이 오리무중이다. 역시 대선주자로 꼽히는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법무부 장관에 임명됐지만, 각종 의혹으로 대선주자에서는 멀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법원에서 9일 징역 3년 6개월을 확정받은 안 전 지사는 참여정부 시절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함께 ‘좌희정·우광재’로 불리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했다. 하지만 불법 정치자금 때문에 감옥에 가면서 개국공신이었으나 어떤 공직도 맡지 못했다. 안 전 지사는 2008년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정계에 복귀한 뒤 2010년에 이어 2014년 충남지사에 당선되면서 대선주자 반열에 올랐다. 그는 2017년 4월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차기 유력 대선주자로 꼽혔다. 하지만 수행비서 성폭행 의혹이 드러나자 민주당은 그를 출당 및 제명 조치했고, 결국 충남지사 직에서도 물러나면서 정치적 생명은 사실상 끝나게 됐다. 2017년 대선 경선에서 안 전 지사에 이어 3위를 차지했던 이재명 경기지사도 위태롭다. 이 지사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반면 최근 2심에서 일부 혐의에 대해 도지사직 상실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도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경남지사 당선으로 대선주자로 거론됐던 김경수 경남지사의 상황도 쉽진 않다. 김 지사는 드루킹 대선 여론조작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지만, 이후 보석으로 풀려나 오는 11월에 열릴 2심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외에 이낙연 국무총리,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여당의 대선주자로 꼽힌다. 한편 야 4당은 이날 안 전 지사의 유죄 판결을 존중한다고 논평을 냈지만 안 전 지사가 몸담았던 민주당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슬쩍 아파트 들어가던 82세 노인... 알고 보니

    슬쩍 아파트 들어가던 82세 노인... 알고 보니

    美 ‘홀리데이 절도범’ 검거2014년부터 약5억원어치82세, 플로리다-뉴욕 운전 지난달 31일 미국 뉴욕에서 검은 가방을 든 노인이 한 건물에 들어가려다 보안 직원의 제지를 받았다. 노인은 “사촌 수아레즈를 방문하러 왔다”고 말했지만 직원은 이 건물에 그런 이름을 가진 사람이 살지 않는다고 했다. 노인은 “아마 건물을 잘못 찾은 모양이다”라며 빈 검은색 가방을 든 채 건물 밖으로 나왔다. 잠시 뒤 경찰은 그를 붙잡았다. CNN은 8일(현지시간) 뉴욕 고급 아파트에서 빈집을 돌며 5년간 40만 달러(약 4억 8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82세 사무엘 사바티노가 붙잡혀 수사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사바티노는 주로 현충일, 독립기념일, 노동절 등 휴일에 범행을 저질러 ‘홀리데이 절도범’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는 범행을 위해 휴일이나 주말에 플로리다에서 맨해튼까지 손수 차를 몰고 ‘대장정’을 떠났다. 뉴욕에 도착한 그는 휴식을 취하는 대신 경비요원이 경계를 소홀히 한 틈을 타 고급 아파트에 슬쩍 들어갔다. 그는 문 앞에 신문이나 우편물 꾸러미가 쌓인 집을 표적으로 삼았다. 그런 집에 몰래 들어가 시계, 결혼반지, 다이아몬드, 금 장신구 등을 훔쳤다. 검찰은 그가 올해에만 아파트 단 3곳에서 무려 10만 달러어치 물건을 훔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뉴욕 경찰국은 2014년부터 사바티노가 벌인 일련의 절도 사건을 수사해 왔다. 경찰은 사바티노가 12건의 미결 절도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관들은 ‘내니캠’(아기 관찰용 카메라)에 찍힌 그의 모습을 공개하며 신원 확인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오랜 절도 전력이 있으며 2001년에도 기소된 적이 있다. 하지만 새로운 이름과 캘리포니아주 자동차 운전면허증, 차량 등록증, 은행 계좌를 갖고 가짜 신분으로 살고 있었다. 사바티노라는 실명 역시 그가 가명과 섞어 쓰는 여러 이름 중 하나였다. 사바티노는 지난달 말 체포 당시 사복 경찰의 감시를 받고 있었다. 경찰은 플로리다에서 뉴욕시로 향하는 그의 차량을 추적한 것이 수사에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사바티노의 보석금은 현금 25만 달러나 채권 50만 달러로 책정됐다. 그는 유죄가 확정되면 1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檢, 정경심 소환 임박… 입시비리·증거인멸·사모펀드 전방위 압박

    檢, 정경심 소환 임박… 입시비리·증거인멸·사모펀드 전방위 압박

    ‘위조 사문서 행사’ 추가 적용 검토 중 위계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적용 가능 ‘PC 반출’ 증권사 직원도 피의자 소환 익성 부사장·코링크PE 前이사도 조사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전격 기소한 검찰이 딸의 입시 부정부터 사모펀드 의혹까지 정 교수에 대해 전방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일단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됐지만 위조사문서 행사와 증거인멸 혐의까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8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지난 6일 밤 정 교수를 사문서 위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7일에는 한국투자증권 PB 김모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로 정 교수를 기소한 검찰은 동양대 표창장 위조 사실을 숨기기 위해 정 교수와 김씨가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의혹부터 들여다보고 있다. 정 교수와 함께 동양대 사무실의 PC를 반출한 김씨는 지난 4일에는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됐지만, 7일에는 피의자 신분이 됐다. 검찰은 조만간 정 교수도 소환할 방침이다. 정 교수는 딸의 입시비리 의혹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딸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목적으로 만든 것이 확인된다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를 적용할 수 있다. 부산대 의전원 입시에 사용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 증명서도 위조한 것으로 확인된다면 공문서 위조가 된다. 사문서 위조나 공무집행방해 모두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초범인 경우 대부분 벌금형에 처해지는 등 형이 무겁지 않지만, ‘입시 비리’가 규명된다면 초범이라도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는 만큼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검찰은 이미 기소한 사문서 위조에 ‘위조사문서 행사´를 추가 적용할지 검토 중이다. 해당 표창장은 2012년 9월 7일 제작돼 사문서 위조의 공소시효(7년) 임박 직전 기소됐고 위조된 사문서를 사용한 것은 2014년 의전원 입시 때라 시효가 남아 있다. 정 교수는 조 후보자의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의혹에서도 ‘연결고리’로 꼽힌다. 조 후보자 가족은 부부와 두 자녀 명의로 14억원을 ‘블루코어밸류업1호’에 투자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투자 내용은 잘 알지 못하고, 처가 알아서 했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조 후보자의 5촌 조카와 공모해 펀드 운영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사모펀드 의혹 관련 자동차소재 기업 익성의 부사장 이모씨, 코링크PE 전 이사 김모씨를 불러 조사했다. 부사장 이씨는 해외로 출국했던 4인방 중 한 명으로, 익성은 코링크PE에서 운용한 다른 펀드에 40억원을 투자했다. 조 후보자의 딸과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의 아들이 서로 ‘품앗이 인턴´을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향후 후보자에게까지 수사가 확대될 수도 있다. 조 후보자 딸은 단국대 의대에서, 장 교수 아들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딸 입시비리나 사모펀드 의혹 관련 정 교수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한 뒤 정 교수와 조 후보자가 공모한 정황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일란성 세쌍둥이 형제 무시무시한 기관단총 소지해 나란히 감옥에

    일란성 세쌍둥이 형제 무시무시한 기관단총 소지해 나란히 감옥에

    일란성 세쌍둥이 형제가 나란히 교도소에 들어갔다. 영국 런던 북쪽 에드먼턴에 사는 레이스, 랄스턴, 리키 개브리얼(28) 세쌍둥이는 우지(Uzi) 기관단총 등을 “아주 위험한 범죄” 음모에 공급할 목적으로 소지했다는 혐의로 블랙프라이어스 왕실법원에 의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BBC가 6일(현지시간) 전했다. 문제의 총기에서 검출된 DNA가 세 형제와 일치한다는 결론이 내려졌지만 형제 중 누구인지를 특정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 결과 셋 모두 음모에 연루됐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리키와 랄스턴은 나란히 세미 프로축구 선수이기도 한데 지난 7월 다른 이의 목숨을 위태롭게 할 목적으로 우지 기관단총과 탄약들을 소지한 혐의로 나란히 14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레이스 역시 같은 혐의에다 지난해 7월부터 피스톨 권총을 소지한 혐의, 마약 일등품을 공급할 목적으로 소지한 두 건의 혐의 등이 더해져 18년형이 언도됐다. 세쌍둥이를 검거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지난 2017년 4월 10일 북런던 토트넘의 택시를 불시 검문한 무장경찰은 함자 아메드(21)가 장전된 피스톨 권총과 함께 소음기가 달린 우지 기관단총, 탄약 등을 운반하는 것을 적발했다. 권총에서 나온 DNA는 일란성이었기 때문에 세쌍둥이 중 누가 소지하고 있었는지 특정하지 못했다. 형사들은 끈질기게 광범위한 수사를 벌였다. 휴대전화와 폐쇄회로(CC) TV 증거들을 취합해 셋 모두 연루됐다는 점을 밝혀냈다. 검찰은 세 쌍둥이와 아메드를 비롯해 모두 8명을 재판에 넘겨 모두 실형이 선고됐다. 케리 브룸 검사는 “우지 기관단총은 분명히 아주 예외적인 중화기다. 어떤 형태로든 합법적으로 소유할 수 없는 총기다. 매우 무차별적으로 해를 끼칠 수 있는 흉기”라면서 “권총도 장전된 상태였다. 둘다 곧바로 쓸 수 있게 돼 있었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조국 청문회 끝난 날, 부인 겨눈 검찰...혐의 입증 자신있나

    조국 청문회 끝난 날, 부인 겨눈 검찰...혐의 입증 자신있나

    공소시효 7년, 6일 자정 완성피의자 조사 없이 소환 이례적검찰 무리수는 재판서 가려져추가 수사로 혐의 늘어날 수도증거인멸 의혹도 영향 미친 듯장관 임명, 대통령 결단 남았다검찰이 6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를 불구속 기소한 것은 범죄 혐의를 입증할 자신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피의자 조사를 한 번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재판에 넘겼다는 점도 검찰이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발견한 게 아니냐’는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검찰이 정 교수를 재판에 넘긴 혐의는 사문서 위조다. 공소시효가 완성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서둘러 기소하면서 혐의를 하나밖에 적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검찰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수사를 더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의 혐의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정 교수가 받는 사문서 위조 혐의는 자신의 딸인 조모(28)씨가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지원하면서 표창 및 수상 실적에 기재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과 관련돼 있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조씨에게 표창장을 발급해준 기억이 없다. 기존 표창장 양식과도 다르다”고 하면서 위조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은 지난 3일 경북 영주에 위치한 동양대의 정 교수 연구실과 총무복지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최 총장은 지난 4일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그에 앞서 검찰은 지난달 27일 부산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조씨가 제출한 표창장 등 입학 서류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등을 감안해 정 교수를 직접 불러 조사하지는 않았지만 최 총장의 진술과 관련 증거를 바탕으로 사문서 위조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소환 조사 없이도 혐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고, 공소시효가 완성되는 부분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조씨가 부산대에 제출한 표창장 발급 날짜는 2012년 9월 7일이다. 사문서 위조죄의 공소시효는 7년으로 6일 자정을 넘으면 기소할 수 없게 된다. 형법상 사문서 위조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위조를 하려고 했는지를 밝혀내는 게 관건이다. 이 사건에서는 대학원 입시라는 분명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혐의 입증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게 검찰 판단이다.이제 검찰은 정 교수를 조사하면서 의심이 간 대목들을 하나씩 확인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위조사문서 등의 행사 혐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적용될 여지도 있다. 다만 추가 수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검찰이 동양대 연구실 압수수색에 실시하기 전, 정 교수가 자신의 재산을 관리하는 증권사 직원과 함께 연구실에 들러 PC를 외부로 갖고 간 것도 수사 속도를 더 높이는 계기가 됐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증거인멸을 하려는 시도로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 교수는 “압수수색 당일 PC를 검찰에 제출했고, 자료를 삭제하거나 훼손하는 행위도 없었다”고 했다.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를 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공소시효 완성으로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을 받을 것을 우려해 기소권 남용을 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결국 이 부분은 재판에서 가려지게 됐다. 조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남과 동시에 부인이 기소되면서 조 후보자의 임명에도 변수가 생겼다. 조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부인이 기소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어떤 경우든 임명권자의 뜻에 따라 움직이겠다”면서 자신이 사퇴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에 맡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삼성 측 돈 받고 노조원 아들 유언 저버린 父 위증 혐의 집행유예

    삼성 측 돈 받고 노조원 아들 유언 저버린 父 위증 혐의 집행유예

    노동조합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던 아들의 장례를 사측인 삼성 측으로부터 거액을 받고 가족장으로 바꿔주고도 관련 재판에서 이 사실을 감춘 혐의로 기소된 아버지가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장원정 판사는 6일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원이던 고 염호석씨의 아버지 염모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을 받은 지인 이모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부친 염씨는 2014년 8월 아들의 장례식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지회장의 재판에서 거짓 진술을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양산센터 분회장이던 호석씨는 같은 해 5월 사측의 노조 탄압에 반발해 “지회가 승리하는 그날 화장해 뿌려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노조는 유족 동의를 얻어 노조장으로 호석씨의 장례를 치르려 했지만 부친 염씨는 사측으로부터 6억여원을 받고 장례 방식을 가족장으로 바꿨다. 이 과정에서 노조장으로 장례를 치르려는 노조와 가족장으로 진행하려는 측의 요청으로 출동한 경찰이 대치 상황이 빚어졌다. 나 지회장은 이후 장례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고, 부친 염씨는 이 재판에 나와 ‘가족장 결정은 삼성과 무관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부친 염씨는 이번 재판 과정에서 이 같은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재판부에 선처를 구했다. 재판부는 “삼성에서 몰래 합의금을 받고는 장례 방식을 변경해 시신을 빼돌리고, 이후 자신의 행보에 대한 도덕적 비난을 타인에게 떠넘기려고 재판의 실체에 영향을 미칠 위증을 했다”며 “범행 이후 행적 등도 보면 죄질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갑작스럽게 사망한 상황에서 사측이 거금을 주며 집요하게 설득했고, 세상의 비난에 대한 두려움 등이 작용했다는 점은 참작의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6억원대 공금유용 유치원 원장 징역 1년6월

    대구지법 형사6단독 양상윤 부장판사는 30일 수업료 등 교비회계를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경북 경산의 한 유치원 전직 원장 A(65)씨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교육에만 사용해야 할 교비회계 자금을 자신이 부담해야 할 유치원 설립자금 대출금 상환 등에 사용했고,금액도 많아 죄질이 불량한 데다 피해가 복구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4년 6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원생 부모들이 낸 수업료 등 교비회계 5억9000여만원을 개인 채무변제에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16∼2017년 국가보조금 등 2천만원도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횡령·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았다. A씨 유치원은 원생들에게 부실한 급식을 제공하고 부적정한 회계 집행을 하다가 지난해 경북교육청 감사에서 적발돼 물의를 빚었다. 당시 감사에서 사과 7개로 원생 90여명에게 간식을 주고 급식 반찬을 적정량의 절반 수준만 주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유치원에서 일하다 퇴직한 한 조리사가 원생 93명이 먹을 국에 계란 4개만 사용하거나 원장이 상한 재료를 주면서 급식을 만들라고 지시한 적이 있다고 주장해 부모들의 공분을 샀다. 이 유치원은 문제가 불거진 뒤 사실상 폐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의사 1명, 2개 병원 운영 금지’ 합헌… “과잉 아니다”

    의사 1명이 의료기관 2곳 이상을 운영할 수 없도록 한 의료법이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9일 의료인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도록 규정한 의료법 33조 8항과 87조 1항 2호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결정했다. ‘1인 1개소 법’으로 불리는 의료법 33조 8항을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개정 전 기준)에 처한다. 이 사건 청구인 박모씨는 해당 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기소돼 1심 재판 중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했으나 기각당하자 2014년 5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또 다른 제청 신청인 중에는 33조 8항 본문 중 ‘운영’ 부분을 문제 삼아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했다. 2016년 3월 헌재는 해당 사건에 대해 공개변론을 진행하기도 했다. 헌재는 “이 사건 조항은 의료인으로 하여금 하나의 의료기관에서 책임 있는 의료 행위를 하게 해 의료 행위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봤다. 또 소수의 의료인에 의한 의료시장의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이 조항이 금지하는 중복 운영 방식은 주로 1명의 의료인이 주도적 지위에서 여러 개의 의료기관을 지배·관리하는 형태”라면서 “이를 허용하게 되면 의료기관의 운영 주체와 실제 의료 행위를 하는 의료인을 분리시켜 지나친 영리 추구로 나아갈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위반 시 법정형도 집행유예나 벌금형의 선고가 가능하도록 상한만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형벌의 종류나 형량의 폭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헌재는 덧붙였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여기는 중국] 사촌 여동생 보내 ‘성폭행’ 당하게 한 인면수심 여성

    인터넷에서 만난 남성의 집에 인사불성의 여동생을 보내 성폭행을 당하게 한 인면수심의 30대 여성이 붙잡혔다. 중국 헤이룽장 출신의 38세 여성 후 씨. 그는 지난 2013년 온라인 채팅 사이트에서 알게 된 남성 양 모씨의 원룸에 자신의 사촌여동생을 보내 성폭행 당하게 한 혐의다. 헤이룽장 출신의 여성 후 씨는 같은 해 결혼한 후 저장성 저우산시(舟山市)에서 줄곧 거주해왔다. 그 무렵 후 씨는 인터넷 채팅 사이트를 통해 20대 남성 양 씨를 만났다. 이미 혼인한 상태였던 후 씨는 온라인 상에서만 해당 남성과 줄곧 연락하고 지내던 중 가까운 사이로 급속히 발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 시기 직장인이었던 남성 양 씨는 자신의 월급 중 일부를 후 씨 계좌로 송금한 기록이 발견됐다. 양 씨는 후 씨를 자신의 혼인 상대로 여기는 등 깊은 관계를 고려했던 것. 이 시기 양 씨는 후 씨에게 오프라인 상에서의 만남을 적극 추진했다. 양 씨와 같은 해 8월 무렵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에서 후 씨와 만날 것을 약속했다. 문제는 후 씨가 그동안 양 씨에게 자신의 실제 모습이라고 전송했던 사진과 동영상 속 인물이 가상인물이었다는 점. 후 씨는 양 씨에게 자신의 실제 모습이 담긴 사진 대신 20대 미인들의 사진을 조합해 전송해오며 실제 모습을 숨기고 있었던 셈이다. 특히 후 씨는 자신의 용모와 나이 등과 관련해 20대 미혼이라고 속여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후 씨는 양 씨와의 약속 날짜가 가까워 오자 자신의 거짓말이 들통 날 것이 두려워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중 같은 시기 고향을 떠나, 후 씨 자신의 주택에 함께 거주하고 있었던 20대 사촌 여동생 왕 씨를 떠올렸다. 20대 초반의 수려한 용모를 가진 사촌 여동생을 양 씨와의 만남에 대신 내보내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 이후 후 씨는 왕 씨에게 이 같은 계획을 털어놓고, 자신 대신 만남에 나갈 경우 일정 금액의 돈을 주는 등 보상해주겠다고 설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왕 씨는 후 씨의 설득에도 불구, 부담스러운 만남을 거절했다. 문제는 후 씨가 왕 씨의 거절에도 불구, 양 씨와의 만남에 사촌 여동생을 대신 보내기 위한 계략을 꾸미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후 씨는 양 씨와의 만남이 예정된 당일, 사촌 여동생 왕씨에게 여행을 떠나자며 양 씨가 사는 도시에 도착했다. 그는 이곳에서 여동생 왕 씨가 마시는 음료수에 다량의 수면제를 혼합, 복용토록 했다. 당시 수면제가 든 음료를 마신 왕 씨는 깊은 수면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후 씨는 깊은 수면 상태의 사촌 여동생을 양 씨와 약속한 만남의 장소에 데려다 놓고 자취를 감췄다. 같은 시각 잠에 취해 있는 왕 씨를 발견한 남성 양 씨는 성폭행 한 뒤 도주했다. 양씨는 잠에 취해 있는 여성이 후 씨라고 착각한 상태에서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 잠에서 깬 뒤 자신이 성폭행 당한 것을 확인한 왕 씨는 관할 공안에 사건을 신고, 도주한 가해 남성 양 씨는 사건 발생 이후 1년 만이었던 지난 2014년 공안에 붙잡혔다. 하지만 이후 7년에 걸친 기간 동안 도주, 줄곧 증거를 남기지 않았던 여성 후 씨가 최근 공안에 붙잡히며 사건은 종료됐다. 지난 8월 자신의 고향 헤이룽장성 일대에서 숨어 있던 후 씨가 공안에 적발된 것. 후 씨는 사건 이후 줄곧 자신의 친동생 신분증을 도용, 공안 추적을 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형사법원은 가해 남성 양 씨에게 성폭행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 후 씨의 재판은 현재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홍가혜,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그 이름 ‘김용호 1,000만원 배상’

    홍가혜,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그 이름 ‘김용호 1,000만원 배상’

    연예기자 출신 유튜버 김용호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여배우 후원설’을 제기해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그와 법적 다툼을 벌인 민간잠수부 홍가혜 씨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용호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해경의 구조 대응을 비판했던 홍가혜를 ‘거짓말쟁이’ ‘허언증 환자’ 등으로 몰며 의혹을 제기해왔다. 홍가혜는 당시 민간 잠수사로 팽목항을 찾은 이들 중 하나였다. 그러다 홍가혜는 해양경찰 명예훼손 혐의로 101일간 구속수감 됐다. 검찰은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고, 홍가혜는 약 5년간의 재판 끝에 지난해 11월 대법원으로부터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후 홍가혜는 19곳의 언론사와 김용호를 상대로 명예훼손 고소를 진행했고, 1심과 2심에서 위자료 1,000만 원 배상 판결이 확정됐다. 이와 관련해 홍가혜는 “내가 당한 언론폭력사건은 단순히 (언론이)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 아니라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대놓고 무시하며 모욕하며 덮어낸 사건”이라면서 “김용호 씨는 반드시 감옥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당시 김용호는 홍가혜가 유명 걸그룹 출신 멤버의 사촌언니를 사칭하고 인기 야구선수들의 여자친구라는 가짜 스캔들을 만드는 등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트위터 등에 “홍가혜의 정체는 제가 안다”, “허언증 정도가 아니다” 등의 글을 게시했다. 한편 홍가혜는 지난달 15일 MBC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에 출연해 그동안의 심경을 털어 놓은 바 있다. 그는 “김 씨가 ‘법정에서 얘기하겠다’고 했지만, 재판에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면서 “변호사 선임도 하지 않아서 변호사도 안 나왔다”고 말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주가조작 혐의’ 견미리 남편, 2심서 무죄…“수사기관 선입견”

    ‘주가조작 혐의’ 견미리 남편, 2심서 무죄…“수사기관 선입견”

    법원 “무죄인 피고인들이 고생해 안타까워” 주가를 조작해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재판 중인 배우 견미리씨의 남편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차문호)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52)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씨는 2014년 11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자신이 이사로 근무한 코스닥 상장사 A사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유상증자로 받은 주식을 매각해 23억여원 상당의 차익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이씨에게 징역 4년에 벌금 25억원을, 함께 기소된 A사 전 대표 김모씨에게는 징역 3년에 벌금 12억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씨와 김씨가 유상증자 자금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법규를 위반했다고 볼 정도로 중대한 허위 사실을 공시하지는 않았다면서 1심 판단을 뒤집었다. 오히려 “두 사람은 무너져가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대단히 노력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이씨의 아내 자금까지 끌어들이는 등 자본을 확충하며 장기투자까지 함께 한 사정이 엿보인다”고 봤다. 이어 “그런데 이후 주가 조작 수사가 이뤄져 투자자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사업이 망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결과적으로 무죄인 피고인들이 고생하고 손해를 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수사가 이렇게 된 것은 이씨에게 과거 주가 조작 전과가 있고, A사도 주가 조작을 위한 가공의 회사가 아니냐고 하는 수사기관의 선입견이 작용했기 때문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시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재판부는 거짓 정보를 흘려 A사의 주식 매수를 추천한 혐의로 기소된 증권방송인 김모씨에도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지 않고 금융투자업을 하며 A사의 유상증자에 투자자를 끌어모은 주가조작꾼 전모씨의 혐의는 유죄라고 보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아버지 잔인하게 살해한 세 자매 석방하라” 청원에 30만 서명

    “아버지 잔인하게 살해한 세 자매 석방하라” 청원에 30만 서명

    사진의 10대 세 자매는 지난해 7월 27일 저녁,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아파트에서 아버지를 살해했다. 수법이 잔인했다. 잠든 아버지를 흉기로 30군데 이상 찌르고 망치질을 하는가 하면 최루액을 뿌려대 죽음에 이르게 했다. 당연히 살인죄로 기소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무려 30만명이 석방 온라인 청원에 서명했다. 지난 6월 사흘 연속 자매들을 풀어주라는 집회가 모스크바 등에서 진행됐다. 역시 자매들을 석방하라는 시 낭송회, 콘서트 등이 전국에서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를 가장 뜨겁게 달군 논란은 왜 벌어진 것일까? 짐작할 수 있듯이 아버지 미하일 하차투리안(57)은 끔찍한 자였다. 그날도 크레스티나(당시 19), 안젤리나(당시 18), 마리아(당시 17) 세 자매를 차례로 자신의 방으로 불러 들여 아파트를 제대로 청소하지 않았다고 야단치며 얼굴에 최루액을 뿌려댔다. 분노한 자매들은 곧바로 잠들어 버린 아버지를 상대로 끔찍한 일을 저지른 뒤 경찰에 신고하고 자수했다. 수사 과정에 이 아버지가 2014년 초부터 3년 넘게 딸들을 끔찍하게 다룬 사실이 드러났다. 수시로 때렸고, 고문하고, 죄수처럼 가두고, 성적으로 유린했다. 아버지의 행각은 낱낱이 수사 기록에 담겼다. 인권단체들은 자매가 살인범이 아니라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로부터 빠져나가 도움을 받거나 보호를 받을 대안이 없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러시아에서는 가정폭력의 희생자를 보호할 만한 법 제도가 없다고 영국 BBC는 21일 전했다. 2017년 관련 법이 조금 손질됐는데 가족 구성원을 구타한 초범은 병원에 입원할 정도의 부상만 남기지 않으면 벌금이나 2주간 구류를 살면 그만이었다. 러시아 경찰은 가정 폭력을 “가족 문제”로 간주해 개입하지 않곤 한다. 자매들의 어머니 아우렐리아 던덕 역시 숱하게 남편으로부터 맞아 여러 차례 경찰을 찾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웃들까지 미하일이 무서워 제대로 증언해주지 않았다. 아우렐리아는 2015년 남편으로부터 쫓겨나 사건 당시 자매들과 함께 살고 있지 않았다. 남편은 자매들을 어머니와 만나게 하지도 않았다. 정신 감정 결과, 소녀들은 고립된 상황에 너무 익숙해져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었다. 수사는 더디게 진행됐다. 자매들은 구금되지 않았지만 취재진이나 다른 이에게 일절 사건에 대해 입을 열지 말라는 단속을 당했다.검찰은 자매들이 그날 아침 미리 흉기를 챙겨놓는 등 사전에 살인을 계획했다고 주장했다. 기소된 내용이 유죄로 인정되면 징역 20년형이 선고될 상황이다. 둘째 안젤리나는 망치를 휘둘렀고, 마리아는 사냥용 흉기를, 크레스티나는 최루액을 아버지에게 뿌리는 등 역할 분담까지 한 정황도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자매들의 변호인단은 자위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맞섰다. 사실 러시아의 형법은 자위권을 즉각적인 공격이 가해졌을 때 뿐만 아니라 이 자매들처럼 지속적으로 고문당하며 인질로 잡힌 상황에까지 자위권을 폭넓게 인정하는 편이다. 러시아에서 얼마나 많은 가정폭력이 행해지는지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대략 네 가정 중 한 가정 꼴로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방송은 전했다. 질투심 때문에 도끼로 남편 손을 잘라버린 마르가리타 그라체바 같은 충격적인 소식이 이따금 전해진다. 일부 전문가는 러시아 교도소에 수감된 여성의 80%가 가정폭력에 자위권을 행사해 남성을 살해한 죄수라고 추정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학대로 숨진 아동 64%가 ‘0~1세’

    학대로 숨진 아동 64%가 ‘0~1세’

    친부모 가정 64.3%·모자 가족 14.3% 가해자 여성이 남성 2배… 20대 46.7% 학대당한 뒤에도 82%가 집에서 생활지난해 학대를 받아 숨진 아동 10명 중 6명은 신생아와 영아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여린 생명에게조차 무차별적으로 학대가 가해졌다. 20일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아동학대 사망사고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28명이었으며, 이 중 64.3%가 0~1세였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아동학대로 132명이 숨졌다. 연도별 사망 아동은 2014년 14명, 2015년 16명, 2016년 36명, 2017년 38명, 2018년 28명으로 2016년 피해자가 급격히 증가한 이후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피해 아동의 가족 유형은 친부모 가정이 64.3%로 가장 많았고, 모자 가족 14.3%, 미혼부모 가정 10.7%, 동거(사실혼 포함) 7.1%, 부자 가족 3.6% 순이었다. 지난해 아동을 숨지게 한 학대행위자는 30명이다. 여성(20명) 가해자가 남성(10명) 가해자의 2배였고, 20대가 46.7%로 가장 많았다. 학대행위자의 40.0%는 직업이 없었다. 이들 중 7명(23.3%)은 1년 초과 5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았다. 집행유예 3명, 1년 이하 형은 1명, 5년 초과~10년 이하는 2명, 10년 초과 15년 이하 2명, 15년 초과 형을 받은 가해자는 1명이었다. 나머지 14명은 수사 중이거나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아동학대를 당한 2만 4604명 가운데 82.0%는 가정에서 계속 생활하고 있으며 13.4%는 가정으로부터 분리 조치됐다. 학대 행위가 적발된 뒤에도 또다시 아동을 학대한 사례는 2016년 8.5%, 2017년 9.7%, 2018년 10.3%로 늘고 있다. 가정 내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망 사건은 양육 지식의 부재, 사업 실패 등 극심한 경제적 스트레스, 원치 않은 임신 등에서 비롯됐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정익중 교수가 지난해 아동학대 사망 사례를 연구한 보고서를 보면, 친부 가해자들은 양육 지식이 없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상당 기간 아동을 학대하다가 아이의 울음에 분노가 촉발해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한 행동 패턴을 보였다. 또 친모 가해자들은 미혼모이거나 10대에 출산한 경험이 있었고, 아동이 사망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학대를 가했다. 신생아를 살해한 경우 원치 않은 임신으로 화장실에서 홀로 출산하고서 아동을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前여친 집 침입… 폭행·나체사진 유포 협박

    30대 남성 1심서 징역 2년 선고받아 헤어진 여자친구의 집에 무단 침입해 폭행하고 나체 사진을 직장에 뿌리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용근 판사는 특수폭행, 협박, 절도, 특수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기소된 A(38)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연인이었던 B(34)씨가 헤어질 것을 요구하자 B씨의 집에 흉기를 들고 침입해 옷을 벗으라고 강요하고 혀와 목 부위에 칼을 대며 협박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A씨의 잦은 폭언과 폭행을 견디지 못한 B씨가 헤어지자고 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무단 침입한 집 안에서 B씨의 머리를 잡아당기며 수차례 때렸고, 바닥에 쓰러지자 발로 걷어차기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흉기를 피해자의 목과 혀에 대고 “말 똑바로 안 하면 혀를 잘라 버린다”며 옷을 벗으라고 강요하고 “나체 사진을 찍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또 A씨는 B씨가 근무하는 회사에 전화해 자신에게 10분 내로 다시 전화하지 않으면 나체 사진을 회사 팩스로 전송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14년 12월에도 연인 관계였던 다른 여성을 폭행하고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해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바 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동영상] 성폭행 아기 사산했는데 30년형 선고된 엘살바도르 여성, 환송심 “무죄”

    [동영상] 성폭행 아기 사산했는데 30년형 선고된 엘살바도르 여성, 환송심 “무죄”

    10대 때 성폭행을 당해 사산한 후 살인 혐의로 징역 30년형을 선고받고 33개월을 복역한 엘살바도르 여성이 파기 환송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가장 보수적인 카톨릭 신앙을 믿는 이 나라는 어떤 경우에도 낙태를 허용하지 않아 이번 판결이 이 낙태 금지법의 개정 움직임에 힘을 실어줄지 주목된다. 에벨린 에르난데스(21)는 가난한 농촌 가정 출신으로 간호대 1학년 재학 중이던 지난 2015년 성폭행을 당한 후 이듬해 4월 배가 아파 화장실에 갔다가 아기를 사산했다. 출산 당시 그는 18살이었다. 에르난데스는 곧바로 과다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그의 어머니가 화장실에서 혼절한 딸을 발견해 곧바로 병원 응급실로 데리고 갔다. 에르난데스는 병원 도착 사흘 뒤 여자교도소로 옮겨졌다. 태아를 고의로 살해했다는 혐의였다. 에르난데스의 변호인은 19일(현지시간) 파기 환송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트위터에 “무죄다. 우리가 해냈다”고 환호했다. 미국의 스페인어 매체 우니비시온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코후테페케 법원의 호세 비르힐리오 후라도 마르티네스 판사는 “(에르난데스가 고의로 사산했다는) 확신이 없다. 유죄를 선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판결 후 법정에서 나온 에르난데스는 환호하는 지지자들 앞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정의가 실현됐다”고 기뻐했다. 에르난데스 사건은 성폭행이나 근친상간으로 인한 임신, 산모의 생명이 위험에 처한 경우를 포함해 어떤 경우에도 낙태를 허용하지 않는 엘살바도르에서 주목받고 다른 나라에서도 주목하는 사건이 됐다. 그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임신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성폭행 후유증으로 나타난 간헐적인 출혈을 월경으로 오해했고 심한 복통이 있다고만 여겼다는 것이었다. 아기는 태변 내 폐렴으로 사망한 것으로 부검 결과 밝혀졌지만, 2017년 7월 법원은 에르난데스의 살인 혐의를 인정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지난 2월 대법원은 고의로 태아를 해치려 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심을 파기했고, 에르난데스는 33개월 만에 풀려났다. 그리고 이날 파기 환송심에도 검찰은 살인 혐의를 고수하며 1심보다 더 엄한 40년형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결국 에르난데스의 손을 들어줬다. 이 나라에서는 집에서 아이를 낳다 사산하거나 임신 중 의료 응급상황으로 유산하는 경우에도 살인이나 과실치사 혐의로 최고 40년형의 형벌을 받기도 했다. 2000∼2014년 동안 사산이나 유산을 경험한 뒤 처벌받은 여성이 147명에 이른다고 로이터통신이 시민단체의 통계를 인용해 전했다. 복역 중인 여성이 20명가량 된다. 최근 들어 엘살바도르에서도 낙태에 대한 여론에 변화가 오면서 성폭행 피해자 등에 대해서 제한적으로 낙태를 허용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에르난데스에 대한 무죄 판결이 낙태 금지법 개정 여론에 힘을 실어줄지 주목된다. 지난 6월 취임한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산모의 생명이 위험에 처한 경우엔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미주지역 인권단체 CEJIL은 판결을 환영하며 “피해 여성들을 범죄자로 만드는 일은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불안한 미래·못 믿을 정부… 홍콩·러시아 20대, 개혁을 외치다

    불안한 미래·못 믿을 정부… 홍콩·러시아 20대, 개혁을 외치다

    홍콩과 러시아에서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홍콩에서는 6월 9일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주말 시위가 처음 열린 뒤 지난 18일까지 11주째 이어졌다. 170여만명의 홍콩 시민들은 폭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날 시위에 참가했다. 경찰과 큰 충돌 없이 평화롭게 끝났다. 한 달여 만이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공정한 선거를 요구하는 시위가 5주째 계속됐다. 이들은 세계의 대표 ‘스트롱맨’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20대가 주도하고 있는 홍콩과 러시아 시위를 짚어 본다. 홍콩의 반정부 시위는 지난 4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송환법 입법을 추진하면서 촉발됐다. 송환법의 핵심은 중국과 대만, 마카오 등 홍콩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지 않은 곳에도 범죄자를 인도할 수 있게 하는 것. 홍콩 시민들은 송환법이 반중 인사나 인권 운동가를 중국으로 압송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중국 정부에 대한 불신과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두 체제)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깔려 있다.2014년 우산혁명 때 노랑이 상징 색이었다면 2019년 송환법 반대 시위의 상징 색은 검정이다. 시위대 최일선에서는 검정 보호장구를 착용한 청년들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과 대치해 왔다. 6월 11일 입법원 앞 시위 현장에서 경찰의 방패를 등지고 앉아 명상에 잠겼던 ‘방패 소녀’처럼 시위대는 체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홍콩 현지 대학교수 3명이 조사해 지난 12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시위 참가자의 60%가량이 20대였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6월 9일부터 8월 4일까지 12차례의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가한 6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시위 참가자는 ‘젊은 고학력의 중산층’이다. 시위 참가자의 57.7%가 10·20대였다. 20~24세가 26%로 가장 많았다. 45세 이상 장년층은 18%에 그쳤다. 시위 참가자의 상당수가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당시와 그 이전 상황을 경험하지 않은 세대라는 뜻이다. 이번에 처음 시위에 참가했다는 응답자는 16%였고, 2014년 시위에 참가했었다는 응답자는 60.5%나 됐다. 시위 참가자의 73.8%가 일정 수준의 대학 교육을 받았고, 50.6%가 스스로 중산층에 속한다고 답했다. 20대의 참여가 높은 것은 정치적 자유 외에 경제적 불평등, 사회적 안정 등에 대한 요구가 높기 때문이다. ●홍콩 반환 22년… 76% “난 여전히 홍콩인” 홍콩 시민 가운데 상당수는 중국으로 주권이 반환된 지 2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중국 국민보다는 ‘홍콩인’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다. 홍콩대가 지난 6월 실시한 정체성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6%가 자신을 홍콩 사람이라고 답했다. 중국인이라는 응답자는 23%에 그쳤다. 홍콩의 반환으로 중국인이 된 것이 자랑스럽다는 응답은 27%로 1년 전 조사 때보다 11% 포인트 떨어졌다.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최저 수준이다. 세대별로 반응이 극명하게 갈린다. 18~29세 응답자의 9%만 ‘중국 국민이 돼 자랑스럽다’고 답했다. 반면 50대 이상은 38%가 중국 국민이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응답했다. 재야단체인 민간인권전선은 지난 주말까지 100만명이 넘는 대규모 시위를 3차례나 주도했다. 하지만 2014년 때와 달리 두드러지는 지도자가 없다. 홍콩의 전문가들과 언론은 2019년 시위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첫째, 시위를 주도하는 지도자가 딱히 없다.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했던 2014년 우산혁명은 17세의 조슈아 웡 등이 주도했다. 중심가를 점거하고 79일간 시위를 지속하면서 지도부 상당수가 체포됐고 일부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14년 시위에서 얻은 교훈이다. 둘째, 치밀한 전략이 없다. 로이터통신은 시위대가 ‘유수전략’을 차용했다고 분석했다. 흐르는 물처럼 상황에 따라 시위 장소와 방법이 수시로 바뀐다. 유연성과 창의성이 강점이다. 조직력과 통제력은 떨어지지만 경찰의 진압도 어렵게 한다. 셋째, 텔레그램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소통이다. 온라인상에서 아이디어를 모으고 실행계획을 투표로 결정한다. 리더가 없다 보니 메시지가 통일되지 않아 혼란을 줄 때도 있다. 용감한 20대는 홍콩의 행정장관이 아니라 베이징의 중국 지도부를 상대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중국은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의 주권을 넘겨받으면서 일국양제를 50년 동안 보장한다는 약속을 했다. 2047년 이후 홍콩의 미래에 대해 중국 정부와 홍콩 젊은 세대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베이징의 중국 정부는 시위대가 요구하는 행정장관 직접선거를 받아 줄 생각도, 일국양제를 유지할 의지도 없어 보인다. 비폭력 시위로 중국의 무력 개입 가능성이 낮아졌지만 홍콩이 일상으로 돌아갈지는 불투명하다. 시위대가 뜻을 굽히지 않고 있고, 중국 정부도 10월 건국 70주년을 앞두고 사태 해결을 원하기 때문이다.●러시아 시위, 6만명 참여… 8년 만에 최대 규모 5주째 러시아 수도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가 홍콩처럼 격렬해지지는 않았지만 지난 5주간 연행된 사람이 2500여명에 이른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홍콩에서는 지난 16일까지 748명이 체포됐고, 이 중 115명이 기소됐다. 모스크바에서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당국이 대규모 집회를 허가하지 않아 시내 곳곳에서 공정선거를 촉구하는 1인 시위가 벌어졌다. 이번 시위는 다음달 8일 실시되는 모스크바 시의회 선거에 선거관리위원회가 유력 야권 인사들의 후보 등록을 ‘요건 미비’를 이유로 거부하면서 촉발됐다. 지난달 20일부터 주말마다 모스크바 시내에서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데 지난 10일에는 약 6만명(경찰 추산 2만명)이 참여했다. 2011년 부정선거 비판 전국 시위 이후 8년 만에 최대 규모다. 20년째 장기 집권 중인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피로감과 푸틴 체제에 대한 불만이 쌓여 가고 있다고 정치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러시아 시위대도 20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고 영국의 가디언과 미국의 뉴욕타임스 등 서방 언론들은 전한다. 상당수가 2000년대에 태어나 정치 지도자는 푸틴 대통령 말고는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세대다. 독일의 젊은 세대가 앙겔라 메르켈 총리밖에 모르고 자란 것과 같다. 그런 러시아의 20대에게 이번 시위는 모스크바 지방선거를 넘어 국가의 미래와 관련돼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러시아 시위대의 상징적 인물로 21세의 정치학도인 예고르 주코프와 17세의 ‘헌법 소녀’ 올가 미시크가 꼽힌다. 12만여명의 팔로어가 있는 유튜버인 주코프는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푸틴 체제에 대해 공개 비판을 서슴지 않는 그는 최대 8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헌법 소녀 미시크는 지난달 27일 방탄조끼를 입고 중무장한 경찰들 앞에 앉아 러시아 헌법의 결사의 자유와 투표할 자유를 명시한 법 조항을 읽어 내려가는 모습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유명해졌다. 미시크는 올가을 대학 진학을 앞둔 고교 졸업생. 이날 시위가 끝난 뒤 지하철을 타러 가다 연행돼 12시간 만에 풀려났다. 연행과 석방이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미시크는 시위에 계속 참가한다. 러시아 시위대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결집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아직 시위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공정선거 요구가 치솟는 물가와 연금 개혁, 사회적 안전, 환경 보호 등 경제·사회적 현안들과 맞물리면 상황은 심각해질 수 있다. 자신들의 미래를 기성세대의 결정에 맡기지 않고 직접 나선 20대가 다른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 내며 시위 동력을 이어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IS 가담 ‘지하디 잭’ 英 국적 박탈했는데 부모와 캐나다 반발하는 이유

    IS 가담 ‘지하디 잭’ 英 국적 박탈했는데 부모와 캐나다 반발하는 이유

    영국 정부가 지난 2014년 18세의 나이로 시리아에 건너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합류했다가 최근 귀국을 희망한 영국-캐나다 이중 국적 잭 레츠(24)의 시민권을 박탈했다. 부모는 테리사 메이 정부의 마지막 업무로 몰래 아들의 시민권을 박탈한 사지드 자비드 당시 내무부 장관을 “겁쟁이”라고 비난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내무부는 최근 잭의 시민권을 박탈하는 조처를 내렸다. ‘지하디 잭’으로 불려 온 잭은 이제 캐나다 국적만 보유하게 됐다. 신문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오는 24∼26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두고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국제법은 무국적으로 남겨지지 않는 경우에만 한 나라가 국적을 박탈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따라서 영국이 재빨리 잭의 국적을 박탈함으로써 캐나다는 국적을 박탈할 수 없게 됐다. 토비아스 엘우드 보수당 의원은 “갈등의 양상은 바뀌었지만 국제법은 제대로 업데이트가 되지 않는다. ISIS 2.0을 예방해 안전을 지키려면 과격 사상에 빠져든 이중국적자의 영국 시민권을 제거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맹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전략적으로 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머니 샐리 레인(57)은 이번 조치가 취해지기 전 정부가 아들과 접촉하지도 않았다며 남편 존 레츠(58)도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고 BBC 채널 4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존은 “내 생각에 아마도 사지드는 겁 많고 발뺌하고 나이브한 것 같으며 (내무부 장관으로서) 마지막 행동이며 그렇게 정당화하지 않고 빠져나간 것이 분명하다”고 말한 뒤 이 문제에 대해 자비드 전 장관과 토론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레인 역시 “진짜 충격”을 받았으며 아들 문제를 “어떤 토론 과정도 거치지 않고” 내린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한 뒤 “아들은 어떤 협의도 거치지 않았으며 변호사 접견권도 보장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영국 내무부는 개인의 국적 문제에 대해 따로 논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BBC는 전했다. 캐나다 정부도 영국이 책임을 면하려고 안간힘을 쓴 데 대해 실망했다고 밝혔다. 공공안전부 랄프 굿데일 장관실은 “테러에는 경계가 없다. 그래서 국가들은 서로 상대의 안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함께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부모는 시리아에 있는 아들에게 223 파운드(약 33만원)를 송금했다는 이유로 ‘테러세력 지원’ 혐의를 받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15개월을 선고받았다. 선고 직후 부모들은 “잭은 여전히 영국 시민이며 우리는 정부에게 그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도와 달라고 간청했다. 잭이 영국에서 처벌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괜찮다”고 밝혔다.아들 잭은 지난 2월 시리아의 쿠르드족 교도소에서 영국 ITV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귀국을 희망하지만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에 의해 IS 활동 혐의로 기소된 상태인 그는 인터뷰를 통해 “죄를 지었고 벌을 받아 마땅하다”면서도 즉흥적인 처벌이 내려지는 시리아를 벗어나 적절한 처벌을 받고 싶다고 호소했다. 최근 공개된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선 자신이 영국의 적이라는 걸 알고 있다면서 아주 큰 실수를 저질렀음을 인정했다. 강박 장애 및 투렛 증후군(틱 장애)을 앓던 잭은 16살에 이슬람교로 개종하고 지역 모스크(이슬람 사원)에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잭은 그 뒤 더 급진적인 사람들을 만나면서 과격한 사상에 경도된 것으로 전해졌다. 텔레그래프는 지난 2016년 이후 레츠처럼 영국 시민권을 박탈당한 사람이 120명 이상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2월 영국 정부는 2015년 IS에 합류한 지 약 4년 만에 귀국을 희망한 영국 소녀 샤미마 베굼(19)의 시민권도 박탈했다. 당시 영국 내무부는 그가 영국-방글라데시 이중국적이라는 점을 들어 영국 시민권을 박탈했다. 자비드 장관은 방글라데시 국적을 보유하면 된다고 했는데 방글라데시 정부는 “우리 시민이 아니다”라고 반박해 논란이 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성매수 후기·쿠폰에 ‘e집창촌’ 불야성… 명문고 기간제 교사도 포주로

    성매수 후기·쿠폰에 ‘e집창촌’ 불야성… 명문고 기간제 교사도 포주로

    회원 70만명·업소 2613개·광고 수익 210억 서비스 품평 도입·쿠폰 뿌리며 영업망 확장 후기 잘 쓰면 ‘방장’ 등업… 업소 매출 좌우 한국총책 등 2명 구속… 추징금 1억도 안 돼얼마 전 대전 유성의 한 오피스텔 앞 승용차 안에서 경찰 4명이 한 여자를 계속 주시했다. 밤 10시부터 잠복에 들어갔지만 시계는 벌써 자정을 넘기고 있었다. 문제의 여자는 옷차림이 특이하지 않지만 이날만 혼자 이 오피스텔을 두 차례 드나들었다. 좀 더 기다리자 뒤따라 들어가는 한 남자가 있었다. 경찰은 이들의 방을 확인하고 좀 더 기다리다 방 문을 열고 덮쳤다. 은밀한 성매매 현장이다. 경찰은 압수한 두 남녀의 휴대전화 내 정보를 통해 성매매 알선업자를 추적 체포했다. 이처럼 오프라인에서 벌어지는 성매매와의 전쟁은 국내 최대 온라인 성매매 사이트인 ‘밤의 전쟁’이 일망타진된 뒤 불꽃이 튀고 있다. ●36명 검거… 운영·자금총책 인터폴 적색수배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5월 22일 ‘밤의 전쟁’ 게시판 관리자(방장) 21명, 대포통장모집책·현금인출책·자금전달책 10명 등 모두 36명을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검거해 한국총책 권모(35)씨와 부운영자 이모(41)씨 등 2명을 구속했다. 밤의 전쟁은 전국 2613개 성매매 업소를 거느린 국내 최대 인터넷 성매매 알선 광고 사이트다. 회원이 70만명에 이른다. 권씨 등은 2015년 초 인터넷에 ‘밤의 전쟁’ 사이트를 개설한 뒤 성매매 업소를 회원사로 두고 최근까지 광고비조로 모두 210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 등 주로 수도권에 거주하는 이들은 2014년 6월 ‘밤의 전쟁’ 도메인을 등록한 뒤 일본 서버를 임대해서 사이트를 개설했다. 신승주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해외 서버를 이용할 경우 한국 경찰이 단속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렸다”면서 “검거된 일당의 진술 등을 통해 추정한 액수가 210억원이지만 실제로는 400억~50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밤의 전쟁 일당이 대거 검거되자 이곳에 광고를 올린 2613개 업소에 대해 일제 단속할 것을 지난 6월 5일 전국 17개 지방경찰청에 지시했다. 경찰은 “성매매 트렌드가 온라인으로 바뀌며 규모가 훨씬 커졌다. 건국 이래 최대 성매매 단속 작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충북 경찰은 6월 한 달 13개 업소를 적발해 성매매 알선업자 등 62명을 검거했고, 울산 경찰은 알선업자 5명을 구속하는 등 성과를 꽤 거뒀다. 밤의 전쟁 수사 초기에 ‘온라인 집창촌’으로 불리는 국내 온라인 성매매 알선 사이트는 40여개에 이르렀다. 대전경찰청은 지난달 2일 밤의 전쟁 개발자 김모(45)씨를 전북 군산에서 체포했다. 김씨는 서버를 개발 관리해 주고 매달 수백만원을 받았다. 경찰은 또 밤의 전쟁 개설 및 운영을 총괄하다 필리핀으로 튄 운영총책 박모(45)씨와 자금총책 이모(46)씨를 인터폴을 통해 적색수배했다. 경찰은 김씨를 검거한 직후 ‘밤의 전쟁’, ‘아찔한 달리기’ 사이트 2개를 폐쇄했다. 김씨와 박씨의 또 다른 작품 “아찔한 달리기”는 국내 2위 온라인 성매매 사이트로 업소 2199개, 회원 30만~40만명을 거느리고 있다. 당초 ‘아찔한 밤’이었으나 단속이 시작되자 ‘아찔한 달리기’로 바꿔 운영했다. 경찰이 접속을 차단하면 주소만 바꿔가며 단속을 피하는 등 온라인 성매매 알선도 집창촌의 ‘풍선효과’처럼 끊임없이 되살아났다.●성매매 형태·지역별 운영 … 성매수 후기 21만개 경찰이 밝혀낸 밤의 전쟁 운영방식은 매우 체계적이다. 권씨 등은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2613개 성매매 업소를 오피(오피스텔), 안마, 키스방 등 성매매 형태별 9개와 강남, 비강남, 경기 남·북, 인천, 충청·강원, 경상·전라·제주 등 지역별 7개 게시판으로 나눠 운영했다. 업소는 소속 여성을 홍보하는 ‘배너 광고’에 음란 영상, 사진, 서비스별 가격표, 알선업자 연락처 등을 올렸다. 권씨 등은 광고의 크기와 위치 등에 따라 업소로부터 매달 30만원에서 100여만원까지 받았다. 통장은 개당 200만원씩 사들인 유령 법인 대포통장을 이용했다. 업소는 광고를 보고 연락해온 성매수남과 소속 여성을 임대 오피스텔 등에 보내 성매매하도록 알선했다. 업소별로, 서비스별로 값이 천차만별이지만 오피스텔이 12만~18만원부터 시작해 집창촌보다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서원우 대전경찰청 질서계장은 “집창촌과 컴퓨터를 거쳐 2014년쯤 휴대전화가 완전 대중화되면서 온라인 성매매 산업이 활개를 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성매수자는 온라인을 통해 신분이 잘 드러나지 않고, 업자는 홍보와 단속을 피하기가 쉬운 이점이 있다. 성매매 트렌드가 바뀐 것이다. 성매수남은 적발될 경우 변호사를 사는 등 돈 잘 버는 직업인이 적잖고, 여성도 직업과 계층이 다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밤의 전쟁 사이트의 후기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회원들이 성매수 후 여성의 서비스를 품평하는 글이다. 폐쇄 전까지 후기는 모두 21만 4000여개에 달했다. 후기를 많이 쓰면 ‘방장’이 되기도 했다. 방장들은 게시판을 나눠 관리했다. 업소나 여성을 평가하고 댓글을 삭제할 수 있는 권한도 있다. 권씨와 운영진은 매달 1인당 무료 성매매 쿠폰 4장을 제공하며 방장을 정성껏(?) 대우했다. 방장의 권력은 성매매 업소에서 무소불위였다. 이들의 글이 업소 운명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악평을 달면 매출이 뚝뚝 떨어졌고, 일부는 사이트에서 퇴출되기도 했다. 업소는 방장을 초대해 “우리 집 후기 좀 잘 써달라”면서 ‘황제’처럼 대접할 수밖에 없었다. 업소는 또 운영진에게 무료 쿠폰과 2만~5만원 할인 쿠폰을 상납했다. 매달 각각 1000장과 1500장이 모아졌다. 운영진은 후기 백일장, 영재발굴단 등 매달 90건 안팎의 성매매 관련 이벤트를 열어 이 쿠폰을 회원들에게 뿌리면서 영업망을 계속 확장시켰다. 홍영선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팀장은 “성매수남들은 잘못된 짓임을 알면서도 짜릿한 경험을 버릴 수 없었다고 하더라”면서 “특히 ‘텐프로’급인 강남 업소 쿠폰을 받으려고 안달했다”고 귀띔했다. 후기를 잘 쓰면 이른바 ‘물 좋은’ 업소의 쿠폰을 얻을 수 있고, 방장까지 될 수도 있었다. 홍 팀장은 “후기에서 가장 많이 쓰는 용어가 ‘마인드’(애인처럼 대해주는 것)와 ‘와꾸’(틀의 속어)다”고 했다. ●‘방장’ 출신 부운영자, 성매매 업소까지 차려 방장에는 대기업 직원과 대학원 준비생, 고깃집 사장도 있었다. 부운영자 이씨도 방장을 거쳤다. 이씨는 이곳에 발을 담근 뒤 수도권 명문고 기간제 교사를 그만 두고 아예 성매매 업소까지 차렸다. 후기로 자신의 업소를 발벗고 홍보해 단기간에 4000만원을 벌었다. 권씨는 이씨와 이벤트·쿠폰·후기 관리자 등 부하 운영진에게 매달 50만~100만원을 건네고 명절마다 선물을 보냈다. 홍 팀장은 “단독주택에서 은둔형외톨이처럼 사는 권씨와 작동 중인 컴퓨터 등 증거물을 확보하기 위해 집배원으로 가장해 침입했다”고 전했다. 대전지법은 지난 13일 한국총책 권씨에게 징역 1년과 추징금 4279만원, 부운영자 이씨에게 징역 8개월과 추징금 4662만원을 선고했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성매매를 알선하거나 업소를 광고하면 3년 이하의 징역, 3000만원 이하의 처벌에 처해진다. 재판부는 “인터넷 광고의 전파력과 위험성이 크고 범행의 내용·기간·수익을 볼 때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지난해 9월 ‘성매매 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등이 고발, 각 지방경찰청이 성매매 사이트를 분담 수사해 이뤄졌다. 정미례 전국연대 공동대표는 “인터넷 포털사이트뿐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도 성매매 알선 수단으로 악용되는 만큼 지속적인 추적 수사가 필요하고 성매매 업소와 후기를 쓰거나 공유하는 사람에 대한 단속과 처벌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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