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징병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유명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소연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방위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사립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03
  • 최재성 “정예강군 위해선 모병제가 답…적극 검토해야”

    최재성 “정예강군 위해선 모병제가 답…적극 검토해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모병제가 사회통합과 정예강군 육성을 위해 필요한 제도라고 밝혔다. 최재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징병제로 국가 안보를 책임지겠다는 무책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정말로 안보를 위한다면 모병제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모병제는 징병이 초래하는 군 가산점·역차별·병역기피 등의 젠더 이슈를 크게 해소시킬 화합형 제도”라고 설명했다. 최재성 의원은 “많은 이들이 모병제에 드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거라 말하지만, 이는 감군과 군 현대화에 따른 운영비용의 감소분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며 “징병 때문에 발생하는 학업·경력 단절로 인한 사회적 기회비용 역시 감안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현재의 징병제는 군 전력의 약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면서 “인구 통계상 내후년부터 연평균 약 7만명의 병력이 부족함에도 병력 50만 유지를 위해 현역판정률을 90%로 올리면, 군대에 부적합한 인원이 입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전투력 유지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무 기간 단축 때문에 발생하는 숙련도 저하 현상 역시 우리 군의 기량을 저하시킬 게 자명하다”고도 했다. 최 의원은 “막연히 숫자로 국방을 하겠다는 것은 구시대적 국방”이라며 “감군과 모병제 도입이 강군을 위한 길임에도 논의조차 하지 않으려는 건 징병제로 얻게 되는 적폐 기득권을 놓지 않겠다는 이기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의무복무기간을 6개월로 하고, 이 중에서 지원을 받아 직업군인으로 전환시키는 이른바 한국형 모병제에다가 지원 부족분을 여성과 30세 미만의 제대자 등에서 선발하는 방식을 혼용하는 방식으로 상호 보완해 나간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타이페이 스토리’와 한국 사회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타이페이 스토리’와 한국 사회

    1985년 영화가 세상에 나온 지 34년 만에 최근 한국에서 처음 개봉된 에드워드 양 감독의 대표작 ‘타이페이 스토리’를 보았다. 예술영화관 몇 곳에서만 열흘 남짓 상영한다. 이 영화를 꼭 보고 싶었던 이유는 주연 배우가 동아시아 영화사에서 기념비적 성과라 할 수 있는 ‘비정성시’(悲情城市ㆍ1989년)를 만든 허우샤오셴(1947~) 감독이기 때문이다. 그는 동년배인 에드워드 양과 함께 대만 뉴웨이브 영화를 이끈 감독이거니와 ‘타이페이 스토리’를 통해 이 두 감독이 누구보다 도타운 우정을 지녀 왔음을 알 수 있다. 에드워드 양 감독이 2007년 타계하자 허우샤오셴이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2010)라는 영화를 만든 것도 먼저 세상을 뜬 친구에 대한 깊은 우정의 소산이리라. 무엇보다 내 서른 즈음을 온통 뒤흔든 ‘비정성시‘의 감독 허우샤오셴의 연기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기대 이상의 열연이었다. 그의 인상적인 연기가 이 영화를 더욱 내 맘에 기억되게 만든 것 같다. 아마 이런 과정을 온몸으로 통과했기에 ‘비정성시’ 같은 걸작이 나온 게 아닐까. 1980년대 초반의 대도시 타이페이에 편재한 일상의 균열, 유예된 불안과 이별, 서로의 어긋나는 관계, 비루한 일상, 짙은 우수의 표정이 ‘타이페이 스토리’를 감싸고 있다. 아련하면서도 마음을 흔드는 영화다. ‘타이페이 스토리’의 장면 장면에서 어디에선가 비슷한 풍경과 장면을 본 듯한 기시감(데자뷔)을 느꼈다. 아메리칸 드림의 꿈과 좌절, 야구에 대한 각별한 애착, 서구에서 이식된 크리스마스 풍속과 팝송 문화, 근대화의 그늘이 공존하는 불안정한 도시 풍경…. 물론 이러한 장면 장면은 에드워드 양 감독의 또 하나의 걸작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에도 유사하게 투영돼 있다. 동시에 그것은 1970~80년대 한국 사회의 풍속이지 않을까 싶다. ‘타이페이 스토리’를 보면서 80년대 초반의 서울 거리 어딘가를 걷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지구상에서 한국과 가장 비슷한 국가를 고르라면 대만이 아닐까. 위에 적은 공통점 외에도 분단의 역사, 일본 식민지 체험, 강고한 반공주의, 급격한 경제성장과 민주화, 동아시아 한자문화권, 정보기술(IT) 강국, 높은 인구밀도를 들 수 있으리라. 대륙을 떠나 대만에 인생의 닻을 내린 사람들의 자의식, 즉 평생 고향을 그리워하는 감정은 월남민의 정서를 떠올리게 만든다. 물론 차이도 적잖게 존재한다. 특히 일본에 대한 감정은 미묘한 차이가 있다. 2년 전 국립대만대학 캠퍼스와 타이페이 곳곳에 남아 있는 고색창연한 일본식 건물들을 보며 한국과는 사뭇 다른 문화와 정서를 느꼈다. ‘비정성시’에서도 일본에 대한 따뜻한 감정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 한국 사회의 어떤 경향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어느 나라보다도 대만에 대한 밀도 깊은 관심과 공부가 요구된다. 이제 경제적인 면에서는 한국이 대만을 추월했다는 진단도 들려온다. 하지만 문화도 그렇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런 시기일수록 대만의 과거와 현재를 이 땅의 현실에 비추어 보며 곰곰이 사유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리라. 대만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 2018년에는 징병제가 완전히 폐지됐다. 미국 대선에 기본소득을 주장하며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는 앤드루 양은 대만 출신 2세다. 적어도 문화적 다양성과 개인의 권리라는 면에서는 대만으로부터 배울 점도 많다. 이제 한국 사회는 대만과의 문화적·정치적 차이가 의미하는 바를 헤아리기 위해 면밀한 탐색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나와 다른 타자의 감성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문화적 다양성의 측면에서 보자면 한국 사회는 앞으로 한층 더 나가야 한다. ‘타이페이 스토리’는 1980년대뿐만 아니라 이 시대 우리 사회를 아프게, 때로는 정겹게 되돌아보게 만든다.
  • [사설] 모병제 도입,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그제 “모병제는 인구 절벽 시대에 정예 강군으로 나아가기 위한 시대적 과제이자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오는 2025년부터 징집인원이 예상 복무인원보다 적은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징병제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모병제 전환은 과거 정부와 정치권에서 초당적으로 준비한 대안이자 세계적인 추세라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정리 안 된 얘기이고 공식적으로 얘기한 것은 없다”고, 박찬대 원내대변인도 “정책위에 보냈지만, 정책위에서 검토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국정 운영을 책임진 여당 내부에서 제기된 내용이라는 점에서 아니면 말고 식으로 흘려들을 수만은 없다. 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징병제를 유지하는 게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 자체는 맞다. 그러나 모병제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남북 간 긴장 관계를 해소해야 하지만 대치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돈 있고 힘 있는 사람의 자식은 병역에서 제외되는 ‘유전 면제, 무전 입대’라는 불편한 현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 모병제로 전환하려면 헌법을 고쳐야 하는데, 국방의 의무에 칼을 대는 ‘원 포인트 개헌’은 현실적으로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 개헌은 보다 큰 틀에서 다뤄야 할 문제다. 복무인원 부족이 그렇게 우려된다면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복무기간 단축 문제에는 왜 목소리를 내지 않는지도 이해할 수 없다. 병역은 평등해야 한다는 게 우리 국민의 일반적 인식이다. 병역 기피 논란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유승준 사례가 우리 국민의 눈높이를 대변한다. 모병제는 장단점이 뚜렷하고 의견도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장기적으로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 징병제를 유지할지, 모병제로 전환할지 그 선택의 기준은 국민적 공감대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그제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국방부에서 모병제에 대해 검토한 것은 없다”면서 “국민 합의를 이뤄나가야 할 부분이 있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병제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의식해서 표를 얻기 위한 반전 카드로 다룰 사안은 결코 아니다.
  • [‘갑론을박 모병제’] 돈·안보·인구절벽·빈부격차 그리고 일자리

    [‘갑론을박 모병제’] 돈·안보·인구절벽·빈부격차 그리고 일자리

    민주연구원 모병제 전환 이슈 던지자 갑론을박안보 약화, 가난한 청년이 주로 군복무 ‘박탈감’7조원 예산에 표몰이용 반짝 공약에 피로감도반면 여성복무, 양심적 병역거부 등 사회논란 해소수십만 일자리 양성에 GDP 16조 이상 주장도헌법 상 징병제, 핵심 전투병과만 모병제 제언도민주연구원이 쏘아올린 모병제 전환 문제가 갑론을박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본래 민주연구원의 의도는 더불어민주당의 총선공약으로 모병제를 추천하려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민주당 안에서도 의견이 제각각이고 야당 역시 의견통일이 안 된다. 정리하자면 인구절벽으로 언젠가는 불가피하게 모병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연기를 피우던 시점에, 민주연구원이 뜨거운 감자를 던진 셈이다. 문제는 막대한 예산 및 안보 약화, 가난한 이들이 주로 군복무를 하는데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 등이다. 반면 무엇보다 확실하게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게 장점이다. 최첨단 군으로 도약할 경우 안보가 외려 강화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모병제를 당분간 공식적으로 논의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당내 이견이 너무 뜨겁게 표출되자 우선은 논의를 미루는 방향으로 식히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지난 7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병제 전환이 시기상조라며 안보 약화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김 최고위원은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라며 “섣부른 모병제 전환은 안보 불안을 야기하고 최적의 전투력을 유지하는 데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병제로 경제적 약자가 주로 군 복무를 할 경우 계층 간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다고도 했다. 반면 장경태 당 전국청년위원장은 “징집제 때문에 생기는 사회적 갈등이 많고, 모병제의 순기능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모병제 도입에 찬성했다. 박범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모병제는 필연적으로 인구 감소에 따른 병력 감소와 첨단과학군과 연결돼있어 검토할 때가 됐다”며 “특히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 논의되는 중인 것도 참고할 만하다. 진지하게 논쟁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자유한국당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보수, 진보를 넘어선 초당파적 이슈”라며 모병제 논의를 환영했다. 그는 “지금의 징병제로는 숙련된 정예 강군을 만들 수 없어, 핵심 전투병과부터 직업군인제로 전환해야 한다”며 “징집 자원이 줄고 있는 것도 현실”이라고 했다. 헌법에서 징병제를 명시한 것에 대해서는 핵심 전투병과 중심으로 모병제를 통한 직업군인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신중해야 할 병역에 관한 사항을 포퓰리즘 공약으로 던지고 있다”며 “결국 재산의 많고 적음에 따라 군에 가는 사람과 안 가는 사람이 결정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한다”고 비판했다.모병제의 배경은 인구절벽이다. 19~21세 남성은 100만 4000명에서 2023년 76만 8000명으로 23.5%가 급감한다. 2025년에는 징병제 유지 자체가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방부도 이에 따라 2022년까지 50만명 수준으로 상비병력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부족한 인력은 여군과 중간간부(중·상사 및 대위)의 복무기간을 늘려 대응할 방침이다. 게다가 국방부는 징병제의 복무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할 계획이다. 첨단 무기를 다루게 된다는 점에서 실제 능숙한 병력으로 근무하는 기간은 1년도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연구원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징병제로 인해 학업·경력 단절과 같이 발생하는 기회비용은 최대 15조 7000억원이다. 또 모병제로 사병 18만명을 감축하면 국내총생산(GDP)이 16조 5000억원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군 가산점 찬반 논란, 양심적 병역거부, 병역기피, 군 인권 학대 등 사회적 갈등도 줄어들 여지가 있다고 했다. 모병제로 수십만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란 의견도 내놓았다. 문제는 막대한 예산이다. 모병제 시행을 위한 예산은 7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또 최첨단 무기가 도입돼도 아직은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 안보업무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빈부 격차로 가난한 사람들이 주로 군복무를 할 경우 사회통합에 저해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간 모병제는 총선 때면 나오는 단골 메뉴였다. 20대 남성을 위한 표몰이용 공약으로 반짝했다 없어지는 게 반복되면서 해당 이슈에 대한 피로감도 높은 게 사실이다. 즉, 현실성은 없는데 선심성 공약으로 남발되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많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나경원 “자사고·특목고 없애면 ‘강남 8학군’ 성역화”

    나경원 “자사고·특목고 없애면 ‘강남 8학군’ 성역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정부가 자율형사립고·특수목적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잘못하면 서울 집값 띄우기 정책으로 이어진다. (학군이 좋은) 강남·목동 띄우기”라며 “8학군 성역화 정책이 될 것”이라고 8일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이) 본인들 자녀는 이미 특목고, 자사고, 유학을 다 보내고 국민 기회만 박탈한다. 국민을 붕어, 가재, 개구리로 가둬놓겠다는 것인가”라며 “헌법은 국민이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자사고·특목고 폐지에 대한 헌법소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정부가 자사고, 특목고의 일반고 전환을 국회의 입법 절차를 생략할 수 있는 시행령 개정으로 밀어붙인다”며 “이번에도 어김없이 시행령 독재를 썼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행령 월권을 방지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이를 (정기국회) 중점 추진 법안으로 요구하고 논의 중”이라며 “도저히 이 정권에는 시행령이라는 자유를 맡겨놓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 공약으로 ‘모병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신중해야 할 징병에 관한, 병역에 관한 사안을 총선을 앞두고 포퓰리즘성 공약으로 던져놓고 있다”며 “한마디로 표 장사나 해보겠다는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안보가 여당의 선거용 제물인지 묻고 싶다”며 “모병제를 잘못 시행한다면 결국 재산에 따라서 군대 가는 사람과 안 가는 사람이 결정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1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능력을 축소하려고 위증했다며 “정 실장은 그 자리에서 이제 내려와야 할 것 같다. 청와대 안보라인 교체를 더는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민주硏이 띄운 모병제… 정의당 “공론화할 때” 국방부 “검토 안해”

    민주硏이 띄운 모병제… 정의당 “공론화할 때” 국방부 “검토 안해”

    한국 “총선 포퓰리즘” 민주 “공약 어려워” 정경두 “장기적 관점서 심층 연구할 것” 전문가 “급여 등 개선 없인 효과 적어”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원장 양정철)이 모병제 도입 추진을 공론화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연구원은 7일 “분단 상황 속에서 ‘정예 강군’ 실현을 위해 단계적 모병제 전환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2025년부터 징집인원이 부족해지면서 현행 징병제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게 민주연구원의 논리다. 현재 정부 계획대로 2022년까지 상비병력을 50만 수준으로 감축해 18개월의 복무기간을 유지하더라도 앞으로 심화되는 병력 부족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첨단 무기체계의 원활한 운용을 위해서는 장기복무자 위주로 숙련된 기술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 영국,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 국가 중 60%가량이 모병제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도 들었다. 정의당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민주연구원의 모병제 검토를 환영한다. 국민토론회 등을 거쳐 공론화 과정을 밟을 것을 제안한다”며 “현재 우리 군은 줄어드는 병력자원을 보충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입대 기준을 계속 확대해 현역 징집 90% 상황을 만들었다. 이러다 보니 군대 내에서는 늘 사고가 터지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소위 ‘관심병사’에 대한 관리 문제에 과도한 자원이 집중돼 비효율이 극심하다”고 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인구 탓’을 모병제의 근거로 들고 있지만 그 실상은 ‘일자리 정책’이고 속내는 ‘총선 포퓰리즘’”이라고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대한민국에서 적어도 공정성이 지켜지는 가장 중요한 부분의 하나가 징병제”라며 “군대 가는 문제까지도 또 다른 불공정을 만드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사안의 민감성을 의식한 듯 조심스런 모습을 보였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연구원이 세 달 동안 검토한 내용이라며 정책위에 보냈는데 정책위에서 검토된 바는 없다”며 “(당내) 공론화는 전혀 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공약으로 하기는 좀 어렵지 않겠나”라고 했다. 국방부는 신중한 모습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국방부에서 모병제에 대해 검토한 것은 없다고 분명히 말하겠다”며 “2030년대 중반 정도 되면 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이 오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우리 병력 구조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민간 전문가들은 대체로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미군과 한국군의 복지시스템은 큰 차이가 있다”며 “모병제를 하려면 계급별 정년이 없는 미군처럼 안정된 군 생활을 할 수 있는 문화와 높은 급여 등 복지 분야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모병제를 택한 일부 국가의 지원율도 하락하는 추세”라며 “사회 취업의 기회비용을 대체할 만큼 군에 지원할 매력이 현실적으로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연구위원은 “전시에는 결국 동원예비군 전력이 중요한데 30만~40만명 수준의 모병제 아래에서는 예비군의 부족으로 북한과의 전력 차가 드러날 것”이라며 “첨단무기 위주의 군 구조 개편도 북한이 핵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을 계속 보유하는 한 효과가 크지 않다”고 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나경원 “안보 불안한데 모병제?”…이인영 “정리 안 된 얘기”

    나경원 “안보 불안한데 모병제?”…이인영 “정리 안 된 얘기”

    민주연구원, 20대 남성 공략할 총선 공약 검토민주당 지도부는 신중…“공약화 어렵다” 의견도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 공약으로 모병제(강제 징병 대신 직업군인을 모집하는 제도)를 검토하는 것에 대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가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나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보훈단체 간담회에서 “안보 불안 상황에서 갑자기 모병제를 총선 앞두고 꺼내는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인데 이렇게 불쑥 꺼낼 수 있느냐’는 생각을 했다”며 “중요한 병역 문제를 선거를 위한 또 하나의 도구로 만드는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에서 적어도 공정한 사회, 공정성이 지켜지는 가장 중요한 부분의 하나가 징병제”라며 “안 그래도 젊은이들이 여러 불공정에 대한 상처를 많이 입고 있지 않나. 군대 가는 문제까지도 또 다른 불공정을 만드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또 “모병제를 통해 안보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 또 준비 없이 모병제를 했을 때 공정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상임위에서 어떠한 차원의 논의 없이 불쑥 (모병제를) 꺼낸 민주당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나 했다”고 덧붙였다.이날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저출산 영향으로 2025년부터 징집 인원이 부족해지므로 단계적인 모병제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연구원은 내년 총선에서 20대 남성을 공략할 카드로 모병제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자체 연구인지, 연구원 여러 견해 중 하나로 한 것인지는 확인해 봐야 한다”면서 “공식적으로 정리된 얘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연구원이 3달 동안 검토한 내용이라며 정책위에 보냈는데, 정책위에서 검토된 바는 없다”며 “(당내) 공론화는 전혀 되지 않았다. 일단 제안이 됐으니 내용을 살펴보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최고위에 안건이 올라왔나’라는 기자들의 질의에 “아니다. 당 지도부가 그런 의견을 가진 것은 아니다”라며 “공약으로 하기는 좀 어렵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의당은 환영의 입장을 밝히며 국민토론회 등을 통한 공론화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민주연구원 “모병제 전환 필요”…與 “공식 입장 아냐” 진화

    민주연구원 “모병제 전환 필요”…與 “공식 입장 아냐” 진화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원장 양정철)이 7일 본격적으로 ‘모병제’ 공론화에 나섰다. 반면 민주당은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다”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연구원은 이날 “분단 상황 속에서 ‘정예 강군’ 실현을 위해 단계적 모병제 전환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이슈브리핑’을 발행했다. 연구원은 모병제 도입이 필요한 이유로 ▲심각한 인구절벽으로 징집 인원이 부족해진다는 점 ▲보수·진보 정부와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준비한 대안이라는 점 ▲모병제로의 전환이 세계적 추세라는 점 등 3가지를 제시했다. 특히 연구원은 주요 병역자원인 19~21세 남성이 2023년까지 76만 8000명으로 1차 급감(23.5%)하고 2030~2040년에는 46만 5000명으로 2차 급감(34.3%)한다고 분석했다. 2028년부터는 전체 인구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한다고도 내다봤다. 이에 따르면 당초 정부의 계획인 ‘50만 군대 및 병 복무기간 18개월’로도 병역 자원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연구원은 현행 징병제로는 숙련된 정예강군 실현이 불가능하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기계화 부대 중심의 전략기동군단, 전천후·초정밀·고위력 미사일, 특수임무여단, 드론봇전투단, 개인전투체계 ‘워리어플랫폼’ 등 5대 게임체인저 확보와 함께 모병제 전환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또 모병제 전환이 ‘갈등 비용’을 줄인다고도 분석했다. 군 가산점 역차별, 병역기피, 남녀 간 갈등, 군 인권 침해 및 부조리 등 사회 갈등 요소를 원천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대 남성 취업 연령 하향 등으로 인한 경제효과도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모병제 도입이 보수·진보를 뛰어넘어 공감대를 이룬 이슈라고 주장했다. 특히 김영삼 정부 때 국방개혁 입안 과정에서 모병제 도입이 검토됐고, 당시 여당이던 신한국당(현 자유한국당)의 정보화특별위원회에서도 단계적 감군 방안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도 비슷한 골자로 검토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두관 민주당 의원,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함께 김용태 한국당 의원, 송영선 전 한나라당(현 한국당) 의원,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남경필 전 경기지사도 모병제 도입을 주장한 바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또 미국·캐나다와 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스웨덴·네덜란드, 중국·일본·인도 등 89개국(57.4%)이 모병제로 전환했으며, 징병제를 유지하는 국가는 러시아·스위스·터키 등 66개국(42.6%)뿐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는 조심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남북이 여전히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데다 예산 문제도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경두 국방장관도 지난 1월 한 방송 인터뷰에서 “모병제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과거 독일이 1990년 통일됐지만 실제 모병제로 전환한 것은 20년이 지난 2011년 부터다. 대만도 2007년 모병제로 전환한다고 발표하고 2013년 추진했지만 실제 모병이 되지 않아 3번 정도 연기하다 2018년부터 모병제로 전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자체 연구인지 민주연구원 여러 견해 중 하나로 한 것인지는 확인해 봐야 한다”면서 “정리 안된 얘기고 공식적으로 얘기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민주 ‘모병제 도입’ 총선 공약 검토

    민주 ‘모병제 도입’ 총선 공약 검토

    민주연구원 제안… 양정철 의지 반영된 듯 인구절벽으로 인한 징병제도 위기 감안 청년정치인 수도권 핵심지 전략공천 추진총선 이탈표 잡기 위한 ‘2030’ 영입 사활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모병제 도입’을 공약으로 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6일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그동안 연구해 온 내용을 토대로 당 총선기획단과 정책위원회 등에 모병제 공약을 검토·논의할 것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병제 공약을 제안한 연구원은 최근 3개월가량 이 내용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왔고, 여기에는 양정철 연구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절벽으로 인해 현재의 징병제도가 조만간 위기를 맞을 상황임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모병제 공약 도입에 대한 당 차원의 구체적인 논의나 확실한 결정이 이뤄지지는 않은 상태다. 민주당 관계자는 “모병제 공약이 검토 대상 중 하나인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되거나 공식화된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모병제가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한편 민주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2030’ 청년층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비례대표뿐 아니라 청년 정치인을 지역구에 전략공천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이날 “이번 총선에서 청년 정치인을 비례대표로 쓰는 것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청년 정치인을 수도권 핵심 지역에 전략공천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기획단의 청년 비율은 27%(4명)로 늘었고, 전직 프로게이머였던 사회운동가 황희두(27)씨도 영입했다. 청년층의 경선 참여를 넓히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대학생 위원회 규모를 확대하고 정기적으로 청년 보좌진을 뽑는 방안이나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광역·기초 자치단체 의원 중 청년 비율을 30%까지 높이는 것 등이다. 민주당이 청년층 구애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소위 ‘조국 사태’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정성 논란으로 이탈한 청년층의 마음을 되돌려야 하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다만 청년 지역구 국회의원의 탄생을 원한다면 이해찬 대표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청년의 경우 아무래도 지역 기반이 약하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 내 최연소 지역구 국회의원은 김해영(42) 최고위원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민주 ‘모병제 도입’ 총선 공약 검토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모병제 도입’을 공약으로 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6일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그동안 연구해 온 내용을 토대로 당 총선기획단과 정책위원회 등에 모병제 공약을 검토·논의할 것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병제 공약을 제안한 연구원은 최근 3개월가량 이 내용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왔고, 여기에는 양정철 연구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절벽으로 인해 현재의 징병제도가 조만간 위기를 맞을 상황임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모병제 공약 도입에 대한 당 차원의 구체적인 논의나 확실한 결정이 이뤄지지는 않은 상태다. 민주당 관계자는 “모병제 공약이 검토 대상 중 하나인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되거나 공식화된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모병제가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한편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2030’ 청년층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비례대표뿐 아니라 청년 정치인을 지역구에 전략공천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이날 “이번 총선에서 청년 정치인을 비례대표로 쓰는 것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청년 정치인을 수도권 핵심 지역에 전략공천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기획단의 청년 비율은 27%(4명)로 늘었고, 전직 프로게이머였던 사회운동가 황희두(27)씨도 영입했다. 청년층의 경선 참여를 넓히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대학생 위원회 규모를 확대하고 정기적으로 청년 보좌진을 뽑는 방안이나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광역·기초 자치단체 의원 중 청년 비율을 30%까지 높이는 것 등이다. 민주당이 청년층 구애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소위 ‘조국 사태’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정성 논란으로 이탈한 청년층의 마음을 되돌려야 하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다만 청년 지역구 국회의원의 탄생을 원한다면 이해찬 대표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청년의 경우 아무래도 지역 기반이 약하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 내 최연소 지역구 국회의원은 김해영(42) 최고위원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민주당, ‘모병제’ 총선 공약 검토…민주연구원 제안

    민주당, ‘모병제’ 총선 공약 검토…민주연구원 제안

    “인구절벽·정예강군 필요성 고려 논의해야”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모병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그 동안 연구해 온 내용을 토대로 총선기획단과 정책위원회 등 당 차원의 모병제 공약을 검토하고 논의할 것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민주당 핵심 관계자가 6일 밝혔다. 모병제 공약을 제안한 민주연구원은 최근 3개월가량 이 내용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수행해왔고, 여기에는 양정철 연구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군 인력 구조의 문제점과 발전 방향’ 보고서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군 인력체제는 모병제가 징병제를 대체해가는 추세”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연구원 핵심 관계자는 “모병제 공약은 연구원 차원에서 매우 진지하고 깊이 있게 검토해왔던 사안”이라며 “총선기획단이 꾸려진 만큼 이 내용을 당 차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하려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구절벽으로 인해 현재의 징병제도가 조만간 위기를 맞을 상황에 직면해있고, 현대전이 AI(인공지능) 등을 도입한 과학전 형태로 변화하는 국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우리 군이 정예강군 제도로 단계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모병제 공약 검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공론화해 이런 필요성에 어떻게 부응할지를 따져야 할 시점이 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직 모병제 공약 도입에 대한 당 차원의 구체적인 논의나 확실한 결정이 이뤄지지는 않은 상태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모병제가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 9월 2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모병제 전환이 가능하냐’는 민주당 이훈 의원의 질의에 “확정은 아니지만, 그 부분도 생각하면서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답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북한 인구 감소 훨씬 심각할 수도, 통일 돼도 달라지지 않을 것

    북한 인구 감소 훨씬 심각할 수도, 통일 돼도 달라지지 않을 것

    북한의 인구 문제가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따르면 북한 인구는 대략 2500만명으로 남한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10년 동안 한 번도 인구 센서스를 실시하지 않아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에 정점을 찍은 뒤 계속 감소했다고 보면 북한 인구는 그보다 훨씬 아래 수준일 것이라고 미국의 정치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가 1일 보도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인구문제 전문가 니콜라스 에버슈타트는 북한의 첫 인구 센서스는 1994년 실시됐는데 대략 당시 2100만명으로 추정됐다며 “군에 징병되는 남성들의 숫자를 감추기 위해 같은 징병 연령대의 여성들을 일부러 한 뭉텅이로 빼버렸다”는 지적이 뒤따랐다고 전했다. 북한에서의 마지막 센서스는 2008년 시행됐는데 2400만명으로 집계됐다. 에버슈타트에 따르면 당시 이 숫자도 굶어 죽은 이들이 많은 것을 은폐하기 위해 100만명 정도를 얹어 계산했다는 의심이 제기됐다. 2002년 북한인의 39%가 만성 영양실조 탓에 평균 키에 모자란다는 연구 결과가 그런 의심을 부채질했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 센서스 실행 계획을 세웠으나 대북 제재 노력에 저촉될까봐 남한 당국이 자금 지원을 끊어버리자 결국 철회했다고 에버슈타트는 전했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북한 인구 성장은 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초에 정점을 찍은 뒤 출생률은 현재 1.9%에다 대체율 2.1% 미만이어서 합쳐 3%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남한의 출생률이 지난해 0.98%까지 떨어진 것이 북한에서도 비슷한 양상일 것이라고 에버슈타트는 내다봤다. 그는 일례로 북한이 관련 통계에 상대적으로 더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던 1994년의 남북한 인구 데이터를 비교했을 때 사망률과 출생률 트렌드가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며 지금도 그럴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북한의 출생률이 대체율 밑으로 들어간다고 해서 내가 충격을 받는다면 남한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고 급진적이라고 놀랄 이유는 없다.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니까, 그런다고 내가 놀라 자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말하자면 그렇다”고 말했다. 북한 가정에서도 교육과 양육 등에 많은 부담이 우려돼 자녀를 둘 이상 갖는 일을 주저하고 있고 정부가 앞다퉈 떨어지는 출산율을 다시 오르게 하기 위해 온갖 묘안을 짜내고 있는 것을 봐도 인구 감소가 심각한 것이 틀림 없다. 인구학자들은 북한 인구가 2044년부터 줄어들어 남한보다 20년 정도 뒤늦게 인구 감소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일본과 같은 이웃 나라와 달리 북한은 줄어드는 노동력을 대체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끌어들일 유인 요인이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자녀 양육을 지원할 재정적 도움도 부족하다. 1960년대 북한에 송환된 재일교포 근로자 ‘자이니치‘ 9만명 정도가 경험한 가혹한 일들에 대한 얘기도 어느 다른 나라의 이민 희망자들도 불러들일지 못하게 만든다. 심지어 남북 정권이 표방하는 통일이 이뤄진다고 해도 두 나라의 인구 감소 경향을 반전시킬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한미경제연구소(KEIA) 선임 국장이며 펠로우인 트로이 스탠가론에 따르면 옛 동독의 통일 이후 출생률은 급격히 감소해 0.8%까지 떨어졌다. 심지어 동독 지역의 출생률이 회복되고 일부 지역은 1.6%로 올랐어도 일부 지역은 여전히 대체율을 밑돌았다. 최근 CIA 데이터에 따르면 북한은 출생률로는 세계 127번째 나라이며 인구 증가율은 0~0.5% 사이로 집계됐다. 북한의 기대 수명은 남한보다 20년 가까이 짧다. 더욱이 인구의 40% 만큼은 영양 실조 상태로 파악된다. 북한은 남한보다 더 강한 인구 성장세로 정치적 지렛대를 삼아왔는데 이제는 그런 이점들이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인구 감소와 맞물려 취약한 경제는 김씨 왕조로서도 안심하기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더욱이 인구의 30% 정도는 현역이든 예비역이든 병사 역할도 겸해야 한다. 이렇다면 현역 병사는 120만명, 예비역 병력은 600만명이 된다. 북한 정권이 숨기면 숨길수록 모든 방향의 분석은 일치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결론을 내린 이 잡지는 고립으로 ‘은둔의 왕국’을 당장은 보호할 수 있지만 인구학적 운명을 피할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속보] 軍, 입영기준에 비만·고혈압도 현역 유력

    [속보] 軍, 입영기준에 비만·고혈압도 현역 유력

    군 당국이 급격한 인구감소로 인해 현역 자원이 부족해질 것에 대비해 2021년부터 입영 대상자에 대한 신체검사 등 관련 기준 개정 준비에 착수했다. 군은 비만과 고혈압도 현역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유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국방부와 병무청 등에 따르면 국방부는 현재 징병 신체검사에서 현역판정(1∼3급) 비율을 높이기 위해 신체검사 기준을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비만 등의 기준이 되는 체질량지수(BMI)와 고혈압 등 다수 신체검사 항목에서 현역으로 판정하는 기준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군은 내년에 신체검사 기준을 개정해 2021년부터 실제 적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방부는 한 번에 모든 항목의 기준을 바꾸기 보다 순차적으로 진행하면서 민원들을 관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병역 판정검사는 인성검사, 간기능·신장·혈당·혈뇨 검사 등 26종의 병리검사와 X-레이 촬영, 내과·정형외과·정신건강의학과 등 9개 과목 검사로 구성된다. 한편, 국방부는 2017년 35만명 수준이었던 20세 남자 인구가 2022년 이후에는 22만∼25만명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2023년 이후에는 연평균 2만∼3만명의 현역 자원이 부족해 입영 적체 문제가 시급한 것으로 진단됐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軍, BMI·고혈압 기준 낮춰 현역병 비율 늘린다

    정부가 2021년부터 징병검사에서 현역 판정기준(1~3급)을 완화해 현역의 비율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인구 감소에 따라 현역 자원도 줄어들어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29일 “현역 판정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국방부와 병무청에서 논의하고 있다”며 “세부적인 기준을 조정해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병역 판정검사는 인성검사와 간기능·신장·혈당·혈뇨 검사 등 26종의 병리검사 및 엑스레이 촬영, 내과·정형외과·정신건강의학과 등 9개 과목 검사로 구성된다. 이 중에서 어떤 항목의 기준을 완화할지에 대해서는 국방부와 병무청 간 논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비만 등의 기준이 되는 체질량지수(BMI), 고혈압 등 다수 신체검사 항목에서 현역으로 판정하는 기준을 다소 완화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적으로 국방부에서 신체검사 기준을 마련하면 병무청에서 신체검사를 통해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어느 수준에서 현역병을 확충할지를 세부적으로 확정한 다음 이에 맞는 항목의 기준을 순차적으로 완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부가 현역 판정기준을 완화키로 한 것은 인구 급감에 따른 병역자원 부족 현상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32만명대로 줄어들었고,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임신 가능한 연령기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사상 최저인 0.98명으로 떨어졌다. 저출산은 병역 문제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범부처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는 지난 8일 2018년 35만명 수준이었던 병역의무자의 수가 2025년 23만명 수준으로 하락하고 2037년 이후에는 20만명 이하로 급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19년 말 기준 57만 9000명인 상비병력을 2022년 말 기준으로 50만명으로 감축하는 대신 현역의 비율을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병역자원 수급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기준을 변경해 왔다. 앞서 정부는 2015년 입영 적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현역 판정기준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최근 현역 판정 비율이 감소했다. 징병 신체검사에서 현역 판정 비율은 평균 90%에 가까웠으나 이 조치가 시행된 이후 현역 판정 비율이 1∼2%가량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병무청에 따르면 실제로 현역 처분 인원은 병역자원 감소와 판정기준 강화 추세 등과 맞물리면서 2009년 29만 1000여명에서 지난해 25만 3000여명으로 4만명 가까이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보충역·병역면제·재검 대상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보충역 판정 비율은 4.8%에서 12.7%로 높아졌다. 정부는 2021년부터 개정된 징병검사 기준이 도입되면 현역 판정 비율이 다시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는 입영 적체를 해결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현역 판정 비율을 낮춘 상태였기 때문에 그것을 다시 정상화한다는 것”이라며 “내년까지는 일단 입대 예정자 수가 많아 이르면 본격적인 현역 감소가 예상되는 2021년부터 개정된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 밖에도 인구 감소에 따라 현역의 비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연간 2만 8000명에 달하는 대체·전환 복무 인력을 축소하고 현역의 비중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의경 제도는 2023년까지 전면 폐지하는 등 인구 감소 대책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또 병력 감축 대신 정예화된 간부와 군무원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인구절벽에 난감한 군대…판정기준 낮춰 현역 늘린다

    인구절벽에 난감한 군대…판정기준 낮춰 현역 늘린다

    국방부가 징병 신체검사에서 현역판정(1~3급) 비율을 높이려고 각 항목의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격한 인구 감소에 따라 수년 내에 입대자가 부족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9일 정부 당국자는 “병무청 등은 2021년도부터 (현역 자원) 인력수급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내년에 (신체검사 기준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만 등의 기준이 되는 체질량지수(BMI), 고혈압 등 다수 신체검사 항목에서 현역으로 판정하는 기준을 다소 완화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알려졌다. 병역 판정검사는 인성검사, 간기능·신장·혈당·혈뇨 검사 등 26종의 병리검사와 X-레이 촬영, 내과·정형외과·정신건강의학과 등 9개 과목 검사 등으로 구성된다. 새로운 병역판정 기준이 실제 적용되는 시점은 2021년 초가 유력하다. 국방부는 다만 한 번에 너무 많은 항목의 현역판정 기준을 바꾸면 다수의 민원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가 현역판정 기준을 완화키로 한 것은 조기 현실화하고 있는 인구절벽 현상과 병력자원 부족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2017년 35만명 수준이었던 20세 남자 인구는 2022년 이후에는 22만∼25만명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2023년 이후에는 연평균 2만∼3만 명의 현역 자원이 부족해진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조국 사태’ 뒤 소모적 정쟁… 그 뒤엔 바뀌지 않은 친일파 세상

    ‘조국 사태’ 뒤 소모적 정쟁… 그 뒤엔 바뀌지 않은 친일파 세상

    조국으로 시작해서 조국으로 끝난 한 달여 시간을 보냈다. 전 국민이 조국 사태에 매달렸다. 그 상황의 중심에 정부 여당과 자유한국당의 적대적 대결이 존재했고 그 가운데 조국 사태가 있었다. 특이하고 낯선 광경이지만 비슷한 상황을 2년 내내 겪었다. 그러나 그 전인들 달랐으랴. 정치권의 후진적인 광경을 언제까지 봐주어야 할지 의문이다. 인류사회의 가장 오래된 질문은 싸움에 관한 것인데 한반도는 지난 200년 동안 원치 않는 싸움을 겪었다. 조선 후기의 농민반란과 동학혁명, 망국에 저항한 의병운동, 식민통치하에서의 독립운동과 전시동원 등 형극의 길을 걸었다. 동학혁명 후 자행된 대량 살육과 식민지 말기에 군국주의가 강요한 징병과 징용, 정신대와 위안부 등 전방위적인 수탈은 가혹한 고통이었다. 이 모든 상황이 독립으로 보상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해방된 조선은 역사로부터 배신당하고 강대국에게서 배신당했다. 조선이 좌파도 우파도 아닌 친일파에게 점거되면서 해방의 꿈은 사라졌다. 해방된 조선에서 친일파의 부활은 모든 환란의 원인이었고 또 다른 고통의 시작이었다. 구약 말씀을 빌리면 ‘태초에 친일파가 있었다’. 해방으로 일본군은 물러갔지만 친일파로 인해 일본의 흔적은 지워지지 않았다. 제1공화국에서 지금의 제6공화국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은 거듭 바뀌었지만 친일파의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 4월혁명으로 들어선 제2공화국이 군사쿠데타로 무너졌을 때 그 자리는 일본 육사를 나온 박정희가 차지했다. 일본군 장교가 정권을 장악하면서 음지의 친일 권력은 양지로 확장됐다. 이 상황은 1960~70년대의 박정희 시대를 관통했고 박정희가 사라진 1980년대로 연장됐다. 1990년대에도 무늬만 바뀌었다. 그러므로 친일파 문제는 1945년 이전의 과거사가 아니라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는 현재진행형이며 반일종족주의로 드러난 식민지근대화론은 그 하나의 병증에 불과하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역사는 되풀이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것도 비극적으로 되풀이된다. 그래서 역사청산에 거듭 실패했다. 1940년대에는 해방에도 불구하고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했다. 반민특위는 해산됐고 애국자가 학살되고 배제된 자리를 친일파가 채웠다. 1960년대에는 4월혁명에도 불구하고 제1공화국을 청산하지 못했다. 1980년대에는 전두환의 광주학살로 박정희를 청산하지 못했다. 1990년대에는 6월항쟁에도 불구하고 전두환 시대를 청산하지 못했다. 그래도 역사는 발전했고 그 정점에 6월항쟁이 있다. 해방 후 정치는 6월항쟁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특히 정치변동의 경우 1987년 이전의 정변이 6월항쟁 후에는 대통령선거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승만 정권은 4월혁명으로, 장면 정권은 군사쿠데타로, 박정희 정권은 부마항쟁 직후 암살로, 전두환 정권은 6월항쟁으로 무너졌다. 모두가 정변이었다. 그러다가 6월항쟁으로 대통령직선제가 부활하면서 선거가 정치변동의 제도적 계기로 작동했다. 한 단계 질적 도약을 이룬 것이다. 1987년 6월항쟁은 1980년 광주항쟁의 좌절을 7년 만에 성공으로 복원해 낸 희망의 횃불이었고 한국 현대사의 거듭된 실패를 바로잡을 수 있는 황금 같은 기회였다. 그러나 6월항쟁으로 쟁취한 대통령직선제의 첫 번째 결과는 노태우 집권이었고, 두 번째 결과는 3당 합당이었다. 기대에 반하는 두 번의 실패로 전두환 독재는 사실상 살아남았다. 전두환뿐만 아니라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진 굴절된 현대사가 살아남았고, 부패 기득권 세력은 반성도 처벌도 없이 민주사회에 정착해 민주화의 혜택을 누렸다. 오늘날의 모순적인 정당체제, 언론체제, 재벌체제, 신앙체제, 교육체제가 그 미완성의 산물이며 소모적인 정치적 대결도 여기서 시작됐다. 돌이켜보면 정치적 민주화의 진전과 역사청산의 실패, 이 두 가지 언어의 모순적인 조합이 6월항쟁 이후 한국 정치의 갈등 구조를 만들었다. 민주주의 제도는 작동하지만 청산되지 못한 역사가 민주주의를 껍데기로 만드는 상황,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열망은 간절하지만 친일파와 부패 기득권 세력이 압도하는 상황, 정의와 도덕을 향한 의지는 강하지만 불의와 부도덕이 판치는 세상, 이 둘 사이에서 벌어지는 끝없이 소모적인 대결, 이것이 민주화된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한국 정치는 이렇게 구조화된 역사사회적 대결 구조를 여의도 방식으로 지루하게 반복적으로 표출한다. 이것이 여의도 현실 정치의 민낯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다시 이명박·박근혜 시대를 청산하는 과제와 맞닥뜨려 있다. 이 과제는 지난 9년간의 국정 파탄을 정리하는 일이지만 그 속에 청산되지 못한 현대사가 오롯이 녹아 있다. 두 전직 대통령과 몇몇 측근이 구속됐지만, 중요한 것은 인신 구속이 아니라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그러나 쉽지 않다. 정부와 정치권의 한계도 있지만, 역사청산에 반대하는 기득권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 탄핵 이전의 헌정 질서 문란과 탄핵 이후의 정치적 갈등 역시 그 저항의 일환이다. 대통령 탄핵 이후의 국회는 소란한 동물국회와 무능한 식물국회를 합친 동식물 합동국회로 전락해 버렸다. 삼권의 한 축인 국회에서는 모든 안건이 논란으로 비화하고, 논란은 저급하기 짝이 없고, 어떤 형태의 시시비비조차 가리지 못하고,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는 상태가 돼 버렸다. 국회는 가장 나쁜 사람들의 집합소인 양 타락해 버렸다. 국회가 실종되고 삼권분립체제가 무너진 상황이다. 그 근저에 친일파가 있고 친일파에서 변신을 거듭해 오늘에 이른 부패 기득권 세력이 있다. 친일파는 해방 정국에서는 반공주의자로, 군사쿠데타 후에는 경제역군으로, 6월항쟁 후에는 자칭 산업화 주역으로 변신을 거듭했다. 그러나 그 뿌리가 친일파이고 근본 속성이 부패 기득권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민주화 과정에서 친일 전력과 부패 문제가 불거지자 이들은 반공안보 논리에 기대어 격렬하게 저항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민주화가 부패 기득권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싸움은 추상적 이념 대결이나 단순한 정책 대결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미래상을 만들어 가는 본질적인 과정이다. 결국 현대사의 누적된 이 갈등 구조를 해결해야 하는데, 그 방식이 역사적 대결일지 역사적 타협일지를 결정해야 할 양자택일의 임계점에 도달했다. 지금까지는 묵인과 지연이 용납됐지만, 더이상은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과 같이 소모적인 정파적 대결이 계속되면 민주주의를 유지할 수도 없고 장차 나라의 미래가 위협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들도 저급한 정파적 대결을 더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이 국면에서 역사적 대결론은 확실한 역사청산을 통해서 현대사를 바로잡고 그것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자는 것이다. 역사적 타협론은 부패 기득권 세력이 역사적 과오를 시인하고 우리 사회가 그 반성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공존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어느 경로를 선택하든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와 그 후의 대통령선거가 역사청산의 마지막 계기가 될 것이다. 바로 이 역사의 전환기 국면에서 촛불이 혁명으로 발전했고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촛불은 과거를 태워 미래를 밝힌다. 촛불혁명은 30년 전 거세게 타올랐던 6월항쟁의 횃불을 계승해 6월항쟁의 미완성 의지를 복원하기 위한 혁명으로 자리잡았다. 촛불혁명은 부패 권력의 국정농단에 대한 저항이라는 1단계 현재시제를 표상하지만 아울러 6월항쟁이 이루지 못한 역사청산의 최종적인 종결을 지향하는 과거완료형인 동시에 조만간 다가올 통일된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미래완료형으로서 과거와 미래까지 함축한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그 2단계와 3단계를 기대한다. 상지대 총장
  • 한국 첫 양심적 병역거부 80년… 현재를 보다

    한국 첫 양심적 병역거부 80년… 현재를 보다

    새달 4~29일 ‘등대사 사건’ 회고전 1939년 日, 징병 거부 신자 체포·수감 당시 재판 기록 6000쪽·사진 등 전시 새달 13~15일 66개국 6만 5000명 방한 600명 침례 등 예정·대체복무 관심많아 양심적 병역거부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여호와의 증인들이 공개적으로 움직인다.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특별전시회를 마련하는 데 이어 전 세계 여호와의 증인들이 대규모 국제대회를 연다. 지난해 11월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한 대법원 무죄 선고 이후 여호와의 증인이 추진하는 이례적인 집단 행사들이어서 주목된다. 다음달 4~29일 여는 ‘변하는 역사, 변하지 않는 양심’ 특별전은 한국 최초의 양심적 병역거부인 ‘등대사 사건’ 80주년을 회고하는 자리이다. 등대사란 여호와의 증인들 사이에 통용되는 파수대(Watchtower)의 일본식 표현. 일본 경찰은 1939년 6월 29일 일왕 숭배와 징병을 거부하는 등대사원(여호와의 증인 신자) 33명을 치안유지법 위반 명목으로 체포·수감했다. 당시 수감자들은 평균 4년 6개월의 옥고를 치렀으며 이 가운데 6명이 옥사했다. 1932년 서울에서 열린 ‘여호와의 증인 대회’ 참석자가 45명이었음을 볼 때 당시 여호와의 증인 대부분이 구속된 셈이다. 특히 ‘양심적 병역거부 1호’라는 옥계성씨는 자신을 포함해 장·차남 부부가 모두 옥고를 치렀다. 3남은 일본에서 옥사했다. 옥계성씨의 증손자인 옥규빈씨는 지난해 11월 대법원 판결 이후 대체복무를 기다리고 있다. 여호와의 증인 측이 20일 서울신문에 제공한 재판기록을 보면 옥계성씨의 차남 옥지준씨는 법정에서 이런 진술을 남긴 것으로 돼 있다. “천황(일왕)의 명령이라 하더라도 여호와 하느님의 인간을 죽이지 말라는 가르침이 성서에 쓰여있는 이상 그 명령에 복종할 수 없다.”여호와의 증인은 그동안 입소문으로만 전해지던 등대사 사건의 재판 기록 6000쪽을 최근 국사편찬위원회에서 확인, 다음달 특별전시회에서 관련 자료들을 사진과 함께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여호와의 증인 지역 대변인 홍영일씨는 당시 여호와의 증인들이 옥고를 치렀던 시설 측과 전시 장소를 최종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13~1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여호와의 증인 국제대회도 이례적인 행사다. 66개국에서 1만명의 해외 방문객을 포함해 6만 5000명 이상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교단의 최대 행사가 될 전망이다. ‘사랑은 없어지지 않습니다’를 주제로 여는 이번 대회에선 성경에 근거한 여호와의 증인 신자 연설과 영화 및 다큐멘터리 영상 상영들로 진행된다. 행사 도중 국내외 600명이 침례를 받는다.이 대회는 지난 5월부터 연말까지 전 세계 6대주 주요 도시에서 번갈아 가며 열리는 국제대회의 일환이다. 참석자들은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해 수감 등 오랜 기간 수난을 겪었던 한국 신자들을 위로하고 최근 진행 중인 대체복무와 관련해 토론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대법원의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선고 이후 939건의 병역법 재판 중 24건이 무죄 확정됐으며 915건이 재판 진행 중이다. 라이베리아에서 선교활동 중 국제대회 참석차 최근 입국한 필립 프로사(스위스)는 “일제강점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양심적 병역 거부로 어려움을 겪어도 항상 충실함을 유지한 한국의 동료들로부터 큰 격려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1912년 한국에 들어온 여호와의 증인은 전 세계 240개국에 신자는 858만명에 이른다. 이 중 한국 신자는 10만여명이다.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라’는 성경 가르침을 초창기 그대로 실천함을 가장 중시하며 호별 방문 전도와 엄격한 도덕적 삶 유지를 강조한다. 한국에선 집총과 수혈을 거부하는 종교로 알려져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1965년 대일청구권자금 돌려달라”…日 강제징병 피해 유족들 헌법소원

    “1965년 대일청구권자금 돌려달라”…日 강제징병 피해 유족들 헌법소원

    “경제협력자금으로 사용… 목숨값 횡령 국회, 보상 입법 소홀… 위로금도 상향을” 일제강점기 일본군에 의해 강제 징집된 피해자들의 유족들이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일본에서 받은 자금을 피해자에게 돌려줄 입법 의무를 국회가 이행하지 않았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일제 강제징병 피해자 유족 83명은 14일 헌법재판소에 “대일청구권자금을 유족에게 보상하는 내용의 입법을 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 청구서를 제출했다. 현행법에는 위로금 명목으로 1인당 최대 200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만 규정돼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1965년 한국 정부와 10년에 걸쳐 무상으로 3억 달러와 차관으로 2억 달러를 제공한다는 한일청구권 협정을 체결했다. 당시 합의 의사록에 적시된 ‘한국의 대일청구 요강’ 8개 항목에는 ‘피징용 한국인의 미수금, 전쟁에 의한 피징용자의 피해의 보상’이 포함돼 있었다. 유족들은 “대일청구권자금에 대한 직접적인 청구권을 가진 강제징병 피해자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고 경제협력자금으로 사용해 버렸다”면서 “이는 국가가 강제징병 피해자들의 목숨값을 횡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강제징병된 피해자들의 유족들은 한평생 생활고에 시달리며 살아왔다”면서 “이제라도 피해자들의 동의 없이 사용한 대일청구권자금을 피해자 및 유족들에게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위로금 2000만원도 그 액수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특별생활지원금 형식으로 위로금 액수를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족들은 대일청구권 자금 반환과 일본 정부의 불법적 징병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은 별개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조선인 수감자 끌고 간 日, 패망하자 1200여명 학살·매장 추정

    조선인 수감자 끌고 간 日, 패망하자 1200여명 학살·매장 추정

    日, 1939년 하이난섬 점령 뒤 군사기지화 식민통치 저항한 수형자 등 2000명 동원 혹독한 노역 못 이겨 해방까지 절반 사망 살아남은 조선인도 학대·굶주림에 시달려 항복한 日, 무기 뺏기자 칼·곡괭이로 학살 1995년에야 알려져… 中부지 보전 불투명1929년 미국에서 시작된 경제공황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1차 세계대전(1914~1918) 승전국인 미국과 영국, 일본이 그간 협력하던 자세를 버리고 각자도생에 나섰다. 다른 제국주의 국가보다 내수시장 규모가 작았던 일본은 경제 위기를 탈출하고자 중국 만주(1931)와 상하이(1932)를 차례로 침공했다. 이 지역 이권을 선점한 미국과 영국이 철군을 요구했지만 되레 일본은 1933년 국제연맹을 탈퇴하고 중일전쟁(1937)과 태평양전쟁(1941)을 벌여 전선을 넓혔다. 이 과정에서 난징 대학살(1937)과 하이난섬 대학살(1939~1945) 등 민간인 학살도 자행했다. 하이난섬 대학살은 우리에게도 ‘천인갱’(千人坑·1000명이 묻힌 구덩이) 사건의 아픔을 남겼다.●조선인 1000명 묻힌 구덩이 ‘천인갱’의 아픔 11일 학계에 따르면 일본은 1937년 중일전쟁을 일으킨 뒤 전선이 고착화돼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중국군은 영국령 버마와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국가들로부터 다양한 군수물자를 받았다. 영국·프랑스 등과 불편한 관계였던 일본은 중국군의 해외 보급로를 차단하고 동남아시아 지역에 군사 거점을 확보하고자 중국 최남단 하이난섬을 접수하기로 마음먹었다. 1939년 일본군이 하이난섬 기습 상륙작전에 나서 불과 일주일 만에 섬을 점령했다. 섬에 있던 중국 공산당 게릴라가 저항하자 본격적인 토벌작전에 나섰다. 이 섬 주민 수십만 명이 일제에 희생됐다는 추정이 나온다. 일본군은 하이난섬을 군사기지로 만들고자 원주민과 전쟁포로, 중국 본토인을 동원했다. 특히 1942년 미국과 치른 미드웨이 해전에서 패해 전세가 기울자 일본 오키나와와 조선의 제주도, 중국 하이난섬 등에 전시요새를 구축해 버티기에 들어갔다. 진지를 지으려면 엄청난 노동력이 필요했지만 이미 상당수가 징병·징용으로 차출돼 새로 투입할 인력을 찾기가 힘들었다. 그러자 한반도 전역에 수감된 죄수들 가운데 노역을 감당할 만한 이들을 ‘남방파견보국대’(南方派遣報國隊·조선보국대)라는 이름으로 끌어 들였다. 일제는 “6개월만 참여해도 잔여 형기를 모두 면제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이때 불려간 이들 상당수가 일본의 식민지 통치에 저항한 이른바 불령선인(不逞鮮人·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에 저항한 조선인을 일제가 부정적으로 이르던 말)이었다. 이렇게 1943년부터 조선 전체 수형자의 10% 정도인 2000여명이 노무자로 보내졌다. 생존자와 현지 주민들은 “일본군이 강제노동에 지쳐 도망가거나 큰 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던 조선인을 가차 없이 죽였다”고 전한다. 1945년 해방 때까지 조선보국대의 절반 남짓한 1000여명이 노역을 못 이기고 사망했다. 징용 조선인들이 얼마나 혹독한 환경에 놓여 있었는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살아남은 하이난 조선인들은 일제의 패망으로 광복을 맞았다. 하지만 이들도 대부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일본군의 학대와 굶주림, 전염병으로 숨을 거뒀다. 일본군이 하이난섬을 떠나기에 앞서 조선인을 대거 학살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당시 일본군은 항복과 동시에 무기 사용이 금지됐다. 총을 사용하면 국제법상 문제가 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칼과 곡괭이, 몽둥이로 도륙한 뒤 시신을 집단 매장했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이곳을 천인갱으로 불렀다. 본국 귀환 기록이 없는 강제 징용자 1200여명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李총리, 3월 방문때 조화…“하루빨리 고국으로” 우리는 이 사실을 까맣게 잊고 살았다. 그러다가 1995년 중국 하이난성 정부가 일제 피해자 구술집을 발간하면서 비로소 세상에 실체가 드러났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천인갱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개발 열풍이 불어오면서 이들의 시선도 달라졌다고 한다. 주변에 고속도로와 고속철도 역 등이 생겨나고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앞으로 천인갱 부지가 어떻게 될지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앞서 이낙연 총리는 지난 3월 하이난섬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참석 때 정운현 총리비서실장을 통해 천인갱에 본인 명의의 조화를 보냈다. 추모관을 둘러본 정 실장은 “나라 잃은 백성의 참혹한 현장을 보고서 국가의 의무를 생각한다. 하루빨리 고국으로 모실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방명록을 남겼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그리고, 잔인하게 강제 동원됐던 조선의 아이들

    그리고, 잔인하게 강제 동원됐던 조선의 아이들

    책임에 대하여/서경식·다카하시 데쓰야 지음/한승동 옮김/돌베개/320쪽/1만 8000원 아시아태평양전쟁에 동원된 조선의 아이들/정혜경 지음/섬앤섬/368쪽/2만원 한일 양국이 당면한 과거사 청산의 해법은 피해의 정확한 파악과 책임이고 그 둘은 동전의 양면처럼 맞물려 있다. 하지만 피해자의 목소리만 분출할 뿐 가해자의 책임은 실종된 채 외면과 무시만 요란하다. 그 피해를 고발하고 책임을 묻는 책이 나란히 출간됐다. 양국 지식인들이 쓴 ‘책임에 대하여’와 일본 침략 전쟁기 피해에 천착해 온 한국 학자가 펴낸 ‘아시아태평양전쟁에 동원된 조선의 아이들’. 모두 녹록지 않은 인식의 깊이를 보여 준다. ‘책임에 대하여’는 일본 식민주의·군군주의의 폭력 직시를 줄기차게 호소해 온 양국 지식인의 대담집. 대화는 현대 일본의 가면과 본성 폭로로 압축된다. 위안부 문제며 오키나와 미군기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일왕제의 모순을 관통하며 급격히 진행 중인 일본의 퇴행과 위기를 신랄하게 파헤친다. 두 사람은 1945년 패전 이후 일본의 ‘전후 민주주의’는 과거의 식민주의, 군국주의, 제국주의라는 일본의 본성을 덮은 ‘도금’일 뿐이라고 잘라 말한다. 지난 20여년간 일본이 보인 우경화와 과거사 인식의 퇴행은 바로 전후 민주주의의 껍질이 벗겨지면서 드러난 본성이라는 것이다. 두 사람은 일본의 폭력에 희생된 오키나와와 위안부 피해자가 목소리를 내는 게 특정 집단·민족의 입장만 내세운 내셔널리즘이라고 말하는 일본 리버럴파도 겨냥한다. 그러면서 정치적 반동 국면에 저항하고 동북아 평화를 추구하는 양국 시민들의 연대를 강력히 호소한다. ‘아시아태평양전쟁에 동원된 조선의 아이들’은 일본 침략 전쟁기 조선의 최약자층인 미성년자의 피해 사례와 증언을 통해 징용·징병 등 강제 동원의 피해가 어른들만의 고통이 아니었음을 들춰내 충격적이다. 저자는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지원위원회에서 조사과장을 지냈다. 그에 따르면 강제 동원 피해자로 판정된 21만 8639건 가운데 최저연령 사망자는 아홉 살 소녀였다. 가족조차 기억 못하는 어린 아동의 강제 동원은 한두 건이 아니고 수족 절단과 실명 등 사연들도 처참했다. 저자는 “아동 사망자를 불효자라고 호적에도 올리지 않던 당시 상황을 볼 때 아동 피해자 규모는 상상 이상일 것”이라고 했다. 특히 1919~1945년 국제노동기구(ILO) 미성년 노동제한 규정을 비준한 일본은 15세 미만 어린이에게 일을 시켜선 안 됐다고 잘라 말한다. 그러면서 ‘지구상 최초의 원폭국’이라는 피해자 코스프레는 이율배반이라고 꼬집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