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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복무 단축 검토

    군복무 단축 검토

    청와대는 22일 군복무 기간 단축을 관계부처에서 검토 중이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정부안을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행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부의 군 복무기간 단축안이 확정되면 대선을 앞둔 시점인 만큼 야당의 반발 등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모병제 검토는 너무 이르며, 모병제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부분은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검토하고 있다.”면서 “단 ‘국방개혁 2020’의 병력 수급과 맞아떨어져야 하는 만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독일의 경우에는 사회복무도 있다.”면서 “실제로 직장생활하는 것 같은 정도의 효과가 오도록 여러 조치를 강구중”이라고 언급, 사실상 대체복무인 사회복무제도 검토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병역제도 개선은 ‘비전 2030’과 관련한 생애주기 및 생산성 극대화 문제로 나온 것”이라면서 “내년 대선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군복무가 시간낭비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하면서 생애 총 근로시간이 늘어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첫번째이며, 그래도 복무기간이 짧으면 좋으니까 관계부처에서 검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21일 민주평통 상임위원회에서 “군대에서 썩지 않고 직장에 빨리 가고 결혼을 빨리 하는 제도를 개발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개발중인 제도의 하나가 군 복무기간 단축이라는 것이다. 복무기간이 단축될 경우 육군을 기준으로 18개월이 유력하다. 현행 병역법 제19조 1항 3호는 ‘정원 또는 정원의 조정이 필요한 경우 6개월의 기간 내에서 단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무회의의 의결이 있을 경우 단축 복무기간을 6개월 내로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박홍기 이세영기자 hkpark@seoul.co.kr
  • “파렴치범 몰리는건 막아줘야”

    “파렴치범 몰리는건 막아줘야”

    유엔 인권기구가 우리 정부에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에 대해 보상하라고 권고하면서 ‘양심적 병역 거부’ 문제가 또다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유엔 권고에 대해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에는 찬반 논쟁이 뜨겁게 전개됐다. 인권단체들은 “정부가 유엔 권고를 받아들여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반면 양심적 병역 거부를 반대해온 시민과 네티즌들은 “분단 현실 속에서 양심적 병역 거부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반대했다. 아들이 2001년부터 3년간 양심적 병역거부로 수감생활을 한 성우 양지운(58)씨는 “내 아들은 물론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이 형사처벌을 받고 이로 인해 취업 등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고 있다.”면서 “이번 권고를 계기로 양심적인 이유로 젊은이들이 최소한 파렴치한으로 몰리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주교 인권위원회 김덕진 사무국장은 “징병제를 하고 있는 타이완에서는 대체복무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징역형이 대체복무제”라면서 “이번 권고는 유엔이 한국에 대체복무제를 만들라는 강력한 압박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 한홍구(47·성공회대 교수) 공동집행위원장은 “개인에 대한 보상은 내가 알기로 유엔이 내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라면서 “그동안 우리 사회가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해 너무나 무관심했다.”고 밝혔다. 대학생 안상민(25)씨는 “양심적 병역 거부는 분명 사상의 자유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면서 “군대 가기 싫은 사람들을 감옥에 보내는 것보다는 대체복무제를 통해 효율적으로 인력 배치를 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았다. 뉴라이트전국연합 제성호(48·중앙대 교수) 대변인은 “유엔에서는 최상위 가치로 인권을 두지만 유엔측은 각국의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 같은 의문이 든다.”면서 “안보 상황이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안 좋은 상황에서 당장 시행하는 것은 시기상조이고 무리”라고 주장했다. 회사원 송진원(24·용산구 청파동)씨도 “국방은 결국 가족을 지키는 것도 포함되는데 군대 가는 것이 누구를 살상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면서 “종교적 신념에 대한 양심의 진정성을 따지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공무원 홍상구(60·부산 사직동)씨는 “양심적 병역 거부 자체는 반대하지만 세계적인 추세가 벌을 주기보다 자원봉사를 하거나 공익요원, 동사무소에서 일할 수 있게끔 대체복무제를 하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에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쇄도했다. 네이버에 글을 올린 네티즌 ‘innocence90’은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은 ‘비양심적인’ 사람이 아니라 국민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 다녀온 것”이라면서 “양심적 병역 거부는 절대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비해 ‘chutnoon99’는 “총·칼을 안 들었다고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반인권국에서나 나오는 것”이라면서 “현역 대신 대체복무를 도입하면 양심을 가장한 악질적인 병역 기피자를 막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이라크 美병력 “감축” vs “증원”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박정경기자|이라크 해법을 둘러싼 미국 정가의 논쟁이 백가쟁명식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 이라크 주둔군 감축론이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에서는 오히려 병력을 늘려 마지막 공세를 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쟁을 계속하려면 차제에 징병제를 부활하자는 주장도 민주당에서 터져 나왔다.●2만명 늘려 한판 붙은 뒤 떠나자? 증원론의 대표주자는 공화당의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 그는 19일(현지시간) AP통신 회견에서 “역사상 군사적 해결없이 정치적 해결은 없었다.”면서 2만명의 미군 증파를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내년 개원될 110회 의회에서 상원 군사위원장을 맡기로 내정된 민주당의 칼 레빈 상원의원은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4∼6개월 내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맞섰다. 레빈 의원은 철군이 이라크 지도자들로 하여금 종파분쟁을 끝내고 정치적 타협을 하도록 만드는 압박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도 영국 BBC방송 회견에서 “이라크에서 군사적 승리는 더 이상 불가능하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과 인도, 파키스탄, 이란 등 주변국이 참여하는 국제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거들었다. 결국 백악관은 일시적으로 병력을 증원해 마지막 일전을 치른 뒤 발을 뺄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가 20일 보도했다. 현재 14만 4000명선인 이라크 주둔군 규모를 16만 4000명선으로 늘려서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대공세를 편 다음 내년 가을쯤부터 단계적 감군을 택할 것이란 얘기다. 전문가들은 이를 미식축구 경기 종료시점에 무작정 전방을 향해 던지는 ‘해일 매리 패스(Hail Mary pass)’로 부른다고 CSM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일시 증원 후 감축을 하되 이라크 내전위기를 고려, 장기주둔하는 방안을 국방부가 검토 중이라고 이날 보도했다.●“병력 늘리려면 징병제로 의원 자식들도 보내라” 하원 세입위원장으로 내정된 민주당 찰스 랭글 의원은 자신이 이라크전 직전에 제기한 징병제 문제를 다시 들고 나왔다. 한국전 참전 용사인 랭글 의원은 CBS 인터뷰에서 “이란과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고, 일각의 요구대로 이라크에 병력을 증파하려면 징병제 없이는 할 수 없다.”면서 내년 초 새 의회가 열리면 징병제 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원 자녀들이 전투에 보내졌다면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공화당의 린제이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육군과 해병대 등 지상군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모병제가 징병제보다 낫다.”며 징병제 부활에 반대했다. 미국은 1948년부터 73년까지 징병제를 운용했다.●이라크 혼돈의 도가니…보건차관 피랍 이런 가운데 이라크는 끝모를 혼돈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주 말 하룻새 최소 112명이 폭탄테러 등으로 숨졌고 암마르 알 사파르 보건차관이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이날 마침 이라크를 방문한 왈리드 모알레 시리아 외무장관은 “외국군의 철군 일정이 이라크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시리아는 이라크 해결사로 뒤늦게 미국의 ‘구애’를 받고 있다.dawn@seoul.co.kr
  • 美 고위층 가족 이라크 참전 ‘0’

    美 고위층 가족 이라크 참전 ‘0’

    생때같이 귀한 남의 자식들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터에 보낸 부시 행정부 고위직들이 정작 자기 자식들은 이 두 나라에 한 명도 보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상·하원 의원 자녀가 입대한 비율은 1%, 아이비리그(미 동부 8개 명문 사립대) 출신이 병역을 이수한 비율은 1% 미만에 그쳤다고 미국 ABC 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도 “힘 있는 사람이 전쟁을 일으키고 돈 없는 사람이 전쟁에 나가 죽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소개했다.6월까지 이라크에서 목숨을 잃은 미군은 2506명이며 이들은 대부분 중하위 계층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지도층의 병역 이행 여부는 외교·안보 정책과도 상관관계가 있다. 듀크 대학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0년 동안 행정부와 의회 안에 군 경험자가 적은 시기에 전쟁 등 가장 호전적인 정책이 집행됐다.‘선제공격론’을 펴며 이라크를 침공한 부시 정권의 핵심 네오콘(강경 신보수) 대부분도 ‘병역 미필자’들이었다. 딕 체니 부통령, 칼 로브 백악관 부실장, 루이스 리비 전 부통령 비서실장, 전 국방부 부장관인 폴 울포위츠 현 세계은행 총재,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측근인 리처드 펄 전 국방위원장 등이 대표적이다. 당시 징병제였지만 체니 부통령은 5차례 병역을 연기한 끝에 입대하지 않았다.9·11 테러 직후 이라크·이란 등과 대테러 전쟁을 벌이라고 촉구했던 32명 가운데 군 경력자는 3명뿐이었다. 지도층의 병역 회피 논란이 재연된 것은 공화당 대선 후보군 중 한 명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아들이 해병대에 자원, 이라크에 참전하면서였다. 한 안보 연구기관의 조사에서도 ‘내 자녀가 입대하면 후회할 것’이라고 답변한 지도층이 군 출신보다 6배나 많았다. 이런 연유로 ABC 방송은 병역 미필자인 미국의 정치 지도자들과 군 지도부의 불신도 점차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찰스 모스코스 노스웨스턴 대학 교수는 “지도층이 병역 의무를 회피할수록 군 입대자는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국방부가 지난 1월 입대 상한선을 35세에서 40세로 올렸지만 지원자가 없어 42세로 다시 높였다. 지난해 미군 입대자의 절반은 저소득·중하위층이었다. 시골 출신이 44%였고 대도시일수록 병역을 기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차 세계대전 때만 해도 상류층 자녀는 거의 모두 입대했고 1950년대 후반에도 하버드, 프린스턴, 스탠퍼드 대학 출신 대부분이 병역에 동참했다. 전문가들은 이라크 전쟁 후 군 기피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고 지적한다. 개인주의와 더불어 ‘부도덕한 전쟁’에 참여하지 않으려는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미국 지도층에겐 이것이 병역을 회피하려는 핑곗거리가 됐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월드컵 인사이드] G조 3국 주재대사 좌담

    [월드컵 인사이드] G조 3국 주재대사 좌담

    축구는 전쟁의 속성을 모사(模寫)한다. 경기 결과에 따른 국민적 자존심의 출렁임은 전쟁의 그것과 닮아 있다. 그러니 올해 독일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놓고 우리나라와 사활을 겨루게 될 프랑스, 스위스, 토고의 현지 한국대사들의 심정은 적진에 먼저 내던져진 척후병처럼 가파를 법하다. 지난 15일 개막한 ‘2006 재외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시 귀국한 주철기 주 프랑스·박원화 주 스위스·이상팔 주 가나 및 토고 대사로부터 현지 분위기를 들어봤다. 우리가 2위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게 대사들의 공통적인 전망이었다. 물론 거기에는 우리팀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점과 그 어떤 팀도 만만히 봐서는 안 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현지의 월드컵 열기는 어떤가. ●주철기 대사 지난해 12월 조 추첨 직후 프랑스 언론은 한국, 스위스, 토고 대표팀의 경기 장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안정환, 박지성, 이영표 등 우리나라의 유럽 진출 선수에 관한 보도도 있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컵 대회를 집중 보도하는 등 열기가 대단하다. ●박원화 대사 스위스도 기본적으로 축구에 대한 보도가 많은 나라다. 박지성, 이영표 선수에 대해서는 예전 에인트호벤 시절부터 호평하는 보도가 있었다. ●이상팔 대사 토고는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된 이튿날을 공휴일로 선포했을 정도로 흥분의 도가니였다. 가난한 나라라 마땅한 운동거리가 없어서인지 어디서나 축구공을 차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토고가 축구 후진국이란 선입견도 있는데, 국내 프로팀이 15개나 있고, 많은 실력있는 선수가 유럽에 진출해 있다. ▶한국팀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 ●주 대사 프랑스는 한국에 대해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진다는 생각은 안 하는 것 같다.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 통산 다섯번이나 진출한 저력과 월드컵 4강 진출 사실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특히 2002년 월드컵 직전 한국과의 A매치 경기에서 지단이 다친 일 때문에 좋지 않은 기억을 갖고 있다. 스위스와는 독일 월드컵 예선에서 두번이나 무승부를 기록한 탓에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다. 상대적으로 토고를 약체팀으로 분류하는 인상이지만,2002 월드컵에서 세네갈한테 혼난 경험 때문에 아프리카 팀에 대한 평가를 쉽게 내리지는 않는 편이다. 프랑스는 자신들이 조 1위를 할 수 있다는 얘기도, 그렇다고 못 한다는 얘기도 안 한다. ●박 대사 스위스는 자신들이 프랑스에 이어 2위로 16강에 진출할 것이란 예상을 많이 한다. 우리와 전망이 비슷한 셈이다.2002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진출한 사실을 들어 자신들도 그런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자신하기도 한다. ●이 대사 토고는 한국팀에 대해 월드컵 4강에 올랐던 강팀으로 간주한다. 물론 프랑스를 G조 최강팀으로 분류하긴 한다. 하지만 과거 프랑스에 식민지배를 당했던 역사 때문에 이 기회에 프랑스를 한번 이겨보자는 승부욕에 불타고 있다.2002년에 세네갈이 프랑스를 이긴 전례 때문에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축구팀에 대한 국가적 지원 실태는 어떤가. ●주 대사 프랑스는 평소 지방자치단체별로 많은 지원이 있는 나라다. 또 프로구단이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을 정도로 국민적 성원은 엄청나다. ●박 대사 740만 스위스 인구 가운데 28만명이 크고 작은 클럽팀에서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최고 인기 스포츠가 축구다. 평소 정부 차원의 후원금이 각 팀에 분배되는 등 재정적 뒷받침이 확실하다. 우리나라처럼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스위스는 우수 선수에 대해 대체복무 혜택을 주고 있다. 인구가 적은 나라이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과학적인 시스템으로 정예 선수를 육성한다. 유망주를 한번 점찍으면 기술적·재정적 지원을 최대한도로 쏟아붓는다. 사람 한명 한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시스템은 우리가 꼭 배워야 할 점이다. ●이 대사 토고는 1인당 국민소득 380달러의 가난한 나라이다보니 정부 지원이라는 것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유럽으로 스카우트돼 가면 몇백만달러의 연봉을 만질 수 있다는 사실이 선수들에게 엄청난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토고에 의외로 잘 하는 선수가 많은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국의 국가 이미지는 어떻게 비쳐지고 있나. ●주 대사 프랑스 사람들은 붉은악마의 열광적인 응원을 보고 한국의 축구 열기가 대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에 대해서는 산업적으로 발달한 나라로 인식하고 있는데 한국 문화에 대해서는 아주 잘 안다고는 할 수 없다. 올해 한·불 수교 120주년을 맞아 프랑스에서 많은 한국 관련 문화행사가 계획돼 있고 언론들도 한국 관련 특집을 내놓고 있어 점차 개선되리라고 본다. ●박 대사 스위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 한국 등 해외 문제에 관해 큰 관심이 없지만, 갈수록 언론 등에서 한국 문제를 다루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이 대사 토고에 한국 기업이 4개나 진출해 있는 등 한국에 대해 비교적 잘 알고 있다. 결론적으로 (대사들은) 우리나라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주 대사 프랑스와 한국이 16강에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우리가 선전해서 2위를 확보해야 한다. 프랑스 대표팀이 노령화됐다고는 하지만 앙리를 비롯해 출중한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이기긴 쉽지 않은 팀이다. ●박 대사 우리나라가 2등 내지 3등을 할 것으로 보는데, 최선을 다하면 16강에 충분히 진입할 수 있다.2002 월드컵에서 프랑스가 세네갈에 진 사실을 유념해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 대사 G조 최강팀은 역시 프랑스다. 최선을 다한다면 우리나라가 2위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토고라고 해서 결코 만만히 봐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논술 길라잡이] 시사 키워드/대체복무제 논란

    [논술 길라잡이] 시사 키워드/대체복무제 논란

    지난 6일 안모(20)씨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기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지난해 12월26일 국가인권위원회가 국가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정부와 국회에 대체복무제 도입을 권고한 이후 나온 첫 형사처벌이었다. ●병역거부 실태 우리나라에서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병역의무를 거부한 최초의 사례는 1939년 여호와의 증인 신자 38명이 병역법위반으로 체포되면서 나왔다. 이런 젊은이들은 한해 평균 600∼700명이다. 대부분 특정종교의 신도들로 현행 법에 따라 처벌받는다. 이로 인한 수감자는 1100여명이라는 게 국방부 설명이다. 앙골라, 싱가포르 등 7개국에 70여명이 같은 이유로 수감된 것에 비하면 많은 숫자다. 이와 관련, 현재 국회에는 대체복무제 도입을 골자로 한 병역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종교·양심상의 이유로 집총이 수반되는 병역을 거부하는 이들에게 징역대신 보충역인 사회복지요원으로 복무할 수 있도록 하자는 법안이다. 근무기간은 현역병 근무기간의 1.5배인 36개월로 이 기간동안 현 공익근무요원들의 업무나 소방업무 등을 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라를 지키는 것이 양심”,“인권보다 국가가 우선”이라는 등 인권위 권고에 비판적인 여론이 압도적인 상황이다. ●사법부, 헌재판단은? 서울남부지법에서 2004년 5월21일 종교적 병역 거부자 3명에 대해 처음으로 무죄선고를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그해 7월 “양심의 자유가 국방의 의무에 우선할 수 없다.”며 이들에게 유죄를 확정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도 그해 8월27일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한 병역 거부를 허용하지 않는 현행 병역법 제88조 1항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렸다. ●양심의 자유냐, 병역의무냐? 대체복무제와 관련해서 알아야 할 것은 헌법과 병역법 관련 조항이다. 헌법 제19조에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고 되어 있다. 반면 병역법 제88조는 정당한 사유없이 입영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유엔인권위원회는 1997년 종교적 병역 거부자를 어떠한 정치·종교적 이유로도 차별해선 안 된다고 결의했다. 정부는 ‘병역의무 우선’이라는 입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 대체복무제 도입을 국가인권위에서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라는 안씨를 구속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는 현행 병역법말고도 무시할 수 없는 국민정서가 깔려 있다.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의무를 거부하도록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예외를 두면 모든 국민이 병역의무를 진다는 개병주의 원칙이 무너지고 병력자원 확보도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반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이같은 논리를 반박한다. 양심의 자유는 법에 우선하는 최우선적인 인권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개인의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을 국가가 안보논리를 내세우며 무조건 강요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대체복무제는 이런 논리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할 수 있다. 개인의 양심의 자유도 존중하고 국방의무도 지키는 절충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정부에서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지난 6일 정례 브리핑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한 대체복무와 관련,“올해 민·관·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이른바 정책공동체를 만들어 연구한 뒤, 시행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혀 주목됐다. ●외국은? 현재 우리나라처럼 징병제를 실시하는 나라는 80여개국. 이 가운데 법적으로 대체 복무제를 도입한 나라는 독일 러시아 오스트리아 타이완 이스라엘 등 30여곳이다. 대체복무는 사회봉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대체복무제 도입에 대한 찬반논란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우선 국가입법이나 정책은 그 시대상황과 사회적 여건, 국민정서의 결집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는 병역제도도 마찬가지다. 병역법 개정안이 나온 것이나 국방부에서 감군방안을 발표한 것은 그러한 사례다.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이나 금강산 관광 등도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런 점에서 인권위 권고안은 사법부의 판단과 별개로 상징적인 의미가 적지않다 할 수 있다. 대체복무제 도입에 긍정적이라면 도입시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일부 사회지도층 자식들의 불법적인 병역면제나 비리사건으로 인해 군복무 판정에 대한 국민적 불신감이 팽배한 현실에서 대체복무제가 도입될 경우, 불신만 조장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양심적 병역거부’라는 표현과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라는 표현 중 어느 것이 더 객관적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포인트 양심의 자유와 국방의 의무가 충돌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대체복무제를 둘러싼 논란을 짚어본다.
  • 佛·獨등 38개국 대체복무 인정

    양심적 병역거부 논란은 국제적으로도 팽팽하다. 징병제 국가 중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지 않는 나라는 우리나라 등 44개국이다. 반면 유엔 등에 보고된 각종 보고서에 따르면 징병제는 있으나 대체복무제를 인정하는 국가는 38개국 정도다. 프랑스·독일·네덜란드·이스라엘·캐나다·호주 등은 헌법 또는 법률로써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있다. 특히 독일의 경우 기본법 제4조 3항에서 ‘누구든지 양심에 반해 집총병역을 강제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와 같은 징병제를 하고 있는 타이완의 경우 2000년부터 대체복무제가 인정돼 22∼24개월의 군복무 기간만큼 공익봉사활동을 한다. 단 이를 법제화하지는 않고 제한된 범위에서 인정한다. 이탈리아·오스트리아·스위스·스페인·포르투갈·폴란드·러시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 국가가 형평성 등의 논란 속에서 대체복무 등을 인정하는 근거는 ‘종교와 양심의 자유’ 때문이다. 종교와 윤리적 신념에 따라 전쟁 참여나 군복무, 집총 등을 강요하는 것이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편 일부 국가들은 양심적 병역거부나 대체복무 등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총을 들거나 군복을 입지 않도록 배려하는 국가도 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아의 경우 여호와의 증인을 취사병 등 비전투 복무에 배정한다. 또 유고에서는 비무장 복무를 허락한다. 콜롬비아도 전투 등에 참여치 않고 병역을 마칠 수 있게 한다. 유엔 인권위원회는 1998년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박해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도 양심적 병역거부로 투옥된 사람은 양심수로 간주한다. ●대체복무란 병역 대신 사회의 일정 분야에서 군복무에 준하는 복무를 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공익근무라는 대체복무 제도가 있다. 대체 복무는 세계적으로 볼 때 사회복지 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제도로 활용되고 있다. 기간은 군 복무보다 길게 하는 게 보통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데스크시각] ‘양심적 병역거부’ 어떻게 볼까/김성호 문화부장

    오는 26일 열릴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의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신교를 비롯한 종교계는 물론 사법당국과 군, 일반인들까지 인권위의 판결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해 국가기관이 내리는 첫 결정이란 점이 예사롭지 않고 지난해의 사법부 판결 뒤집기 파장, 그리고 현실적인 적용의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우선 양심을 전제로 한 병역거부를 국가기관이 인정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인지의 여부다. 양심적 병역거부는 지난 2001년 불교신자 오태양군의 병역거부를 시작으로 공론화됐지만 사실상 1939년 여호와의 증인 신자 38명이 병역거부를 이유로 체포된 것이 그 시초로,66년에 걸쳐 지속돼왔다. 개신교 특정 교단에서 출발했지만 이후 각 종교에서 속출했고 비종교 거부자도 해마다 늘고있는 추세다. 그간 누적 인원이 1만명에 이르렀고 지난 9월15일 현재 수감된 병역거부자만도 1186명에 달한다. 아제르바이잔, 앙골라, 아르메니아, 싱가포르, 터키 등 7개국에 총 72명이 수감되어 있는 것에 비하면 엄청난 숫자다. 전세계에 수감중인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94%가 한국에 있는 셈이다. 이런 수치를 떠나 국가인권위의 결정에 주목하는 이유는 ‘병역거부를 더이상 범죄영역으로 보지 않는다.’는 전향적인 측면에 있다. 소수자의 인권을 포함해 전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소수자를 인정한다는 열린생각의 수용차원이다. 두번째는 사법부의 판결 뒤집기와 관련한 실정법 충돌 논란이다. 지금 시점에서 지난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결과 상충되는 인권위 결정이 몰고올 파문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러나 인권위의 판단은 사실상 상징적 변화로 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인권위의 결정내용은 대부분 권고형태로, 구속력을 갖고있지 않다. 물론 관계기관이 성실하게 노력할 의무를 갖는다는 규정이 있지만 인권위의 권고 수위도 일반인들의 우려와는 달리 ‘더 긴 기간의 대체복무제 도입에 관한 정책권고’쯤이 될 것이고 보면 세상이 뒤집힐 만큼의 큰 사안으로 걱정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특히 지난해 사법부 판결의 이면에 “양심의 자유와 국방의 의무가 충돌할 때에는 양심의 자유가 좀더 존중되고 보장되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대체복무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던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번째는 병역거부 인정을 어떻게 현실적으로 적용할지의 어려움이다. 양심적 거부의 범위 판단과, 고의적 병역기피를 구분할 방법의 문제인데 이 부분 역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종교계와 인권단체들의 주장이다. 병역기간을 현재의 공익근무기간보다 늘리고 근무의 강도도 강화하면서 합숙하게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대체복무자 수의 제한도 한 방법이다. 철저한 양심에 기초한 병역거부자라면 이같은 조건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여기에 우리의 실정법상 고의의 병역기피를 가려낼 수 있는 능력은 충분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병역의 의미를 총을 들고 싸우는 의무에 국한할 게 아니라 좀더 넓은 의미로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종교계와 국가인권위 주변 인사들의 관측을 종합해볼 때 26일 인권위에선 일단 ‘인정’쪽으로 결론날 전망이다. 이같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종교계와 인권단체는 당장 큰 변화를 기대하지는 않는 눈치다. 대신 남북대치란 특수한 상황에서 유지돼왔던 ‘병역기피=범죄 형성’이란 도식적인 인식 탈피가 환영받는 가장 큰 이유다. 지금처럼 이 도식이 존재하는 한 감옥행을 선택하는 행렬은 어쩔 수 없이 계속될 것이다. 유엔 인권위원회와 유럽의회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의 인정을 촉구해왔으며,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는 25개국에서 대체복무제를 인정하고 있다. OECD가맹국중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수감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라는 오명을 떠나, 다양성의 사회를 향한 또 한 걸음의 차원에서 인권위의 ‘열린 결정’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김성호 문화부장 kimus@seoul.co.kr
  • 軍가산점 논란 재점화

    공무원 채용시험에서 군 복무자에게 3% 정도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999년 12월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폐지됐던 제대군인 가산점제도를 둘러싼 논란은 최근 일부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 재도입 필요성이 제기된 데 이어 국방부 병영문화개선대책위원회가 군 복무자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차원에서 가산점제 추진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데 따른 것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국방부는 4일 “개선대책위가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한 것일 뿐”이라며 “가산점 문제를 더이상 거론하지 않는다는 것이 국방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거듭 해명하면서도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도 관련 기사에 대한 댓글이 수천개씩 오르는 등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찬반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가산점 부여에 반대하는 네티즌들은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남녀 불평등을 조장하는 대표적 악법으로 판명된 것을 다시 끄집어내는 저의를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반면 찬성론자들은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를 국가를 위해 희생한 남성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것이야말로 ‘평등권’의 취지에 맞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서도 조만간 제대군인에 대한 가산점제도가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한나라당 주성영·김정권 의원이 지난 6월과 8월 관련법 개정안을 각각 제출해 놓은 상태다.열린우리당 조성태·김명자 의원 등도 군 복무자에 대한 인세티브 부여 방안을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영 의원은 “미국은 모병제를 근간으로 하면서도 군 복무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는데 우리는 징병제를 택하고 있으면서도 국가를 위해 일정 기간 개인의 삶을 희생한 제대군인들에게 어떤 혜택도 부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법을 떠나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입법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전광삼기자hisam@seoul.co.kr
  • [책꽂이]

    ●악마의 사도(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이기적 유전자’란 책으로 유명해진 진화행물학자의 자전적 에세이. 이기적 유전자 등 중요한 생물학적 개념뿐만 아니라 종교의 해악을 폭로한 글,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 등 도킨스의 전체 면모를 알 수 있는 글들을 담았다.1만 4800원.●칭기즈칸, 제국을 달리다:유목민들과 함께 한 여행(스탠리 스튜어트 지음, 김선희 옮김, 물푸레 펴냄) 13세기 말 몽골을 방문했던 프란체스코 수도회의 윌리엄 수사의 행적을 추적하여 칭기즈칸의 땅 몽골을 횡단하는 여행기.1만 1500원.●나는 서브쓰리를 꿈꾼다(원희룡 지음, 꽃삽 펴냄) 운동권 출신 국회의원인 저자의 마라톤과 공부 이야기. 학력고사와 사법고시 전체 수석을 하게된 공부 비결과 함께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이내에 완주하는 서브쓰리를 향한 힘든 여정 이야기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준다.1만원.●대한민국은 군대다(권인숙 지음, 청년사 펴냄) 여성학적 시각에서 우리사회의 군사주의와 남성성을 비판한다. 징병제, 양심적 병역거부, 학생운동의 군사문화 답습, 군대 내 남성간 성폭력 등의 문제들을 짚어보고 그 해법을 모색해 본다.1만 5000원.●현대과학의 6가지 쟁점(존L. 캐스티 지음, 김희봉·권기호 옮김, 지식의 풍경 펴냄) 생명의 기원, 사회 행물학, 언어 습득, 생각하는 기계, 외계 생명체의 답사, 양자적 실재 등 현대과학의 주요 쟁점들에 대한 연구 성과들을 다양한 사례를 겉들여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1만 5000원.●구수한 큰 맛(고유섭 지음, 진홍섭 엮음, 다할미디어 펴냄) 한국의 대표적 미술사학자이자 미학자인 우현 고유섭의 미술사 연구서. 제자인 진홍섭 연세대 석좌교수가 난해한 한문투의 글을 젊은 층이 읽기 쉽도록 한글투로 풀어 썼다.1만 5000원.●숲에서 길을 묻다(유영초 지음, 한얼미디어 펴냄) 숲과 문명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한 메시지를 전해준다. 숲 해설가인 저자는 우리 숲의 사계와 외국의 모범적인 숲 이야기와 함께 숲과 멀어져가는 도시문명에서 사람들이 자연의 언어를 잃어버리고 있다고 쓴소리를 한다.1만 2000원.●스크린과의 대화(유리 로트만·유리 치비얀 지음, 이현숙 옮김, 우물이 있는 집 펴냄) 영화언어를 이해하고 영화와 대화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 입문서. 영화 읽기의 알파벳을 제시하면서 영화 보기가 오락이나 휴식을 넘어선 진지한 지적 활동이라는 것을 일깨워준다.1만 2000원.
  •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6) 양심적 병역거부의 해법(타이완)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6) 양심적 병역거부의 해법(타이완)

    국방의 의무와 양심의 자유가 충돌하고 있다. 집총을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스스로 감옥행을 선택하고 있다. 이들을 위한 대체복무제는 여전히 뜨거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올해 초 국가인권위원회가 실시한 ‘국민인권의식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의 7.5%만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했다.5년 전부터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한 타이완을 찾아 도입 과정과 복무 실태를 살펴봤다. ■ 대체복무자의 힘겨운 하루 |타이베이·타이중 나길회 특파원|군대생활보다 더 힘든 일은 없을 것이라고 군대에 갔다 온 남자들은 자신있게 말한다. 대체복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도 이런 심리 때문이다. 아무리 양심적이고 종교적이라고 해도 병역거부를 군복무 기피 수단쯤으로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타이완의 대체복무제를 살펴보면 이런 생각은 바뀌게 된다. ●장애인 돌보면서 관절염으로 고생도 “체력 소모만 놓고 본다면 군대 간 친구들이 더 힘들겁니다. 하지만 대체복무도 이에 못지 않게 어렵고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일입니다.” 타이베이(臺北)시 양밍(陽明)산 자락에 자리잡은 ‘시립 장애인 보호소’의 한 교실. 미술치료 수업 중이지만 대체복무자 리런지에(21)는 누구보다 분주하다. 지도교사와 함께 아이들의 학습을 도와줘야 할 뿐만 아니라 화장실에도 데려다 줘야 한다. 우는 아이를 달래는 것도 리의 몫이다. 불교신자로 병역을 거부한 그는 “하루가 정신없이 간다.”며 웃어보였다.15∼60세 장애인 400여명이 생활하는 이곳에는 200여명의 직원 외에 리와 같은 양심적 병역거부자 5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물품관리와 같은 행정업무와 더불어 장애인을 돌보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장애인들을 뒷바라지하는 게 군복무보다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은 다른 대체복무자들을 보면 알게 된다. 대체복무자인 밍청강(明成剛·21)은 이곳에서 근무한 뒤 관절염을 앓게 됐다. 장애인들을 계속 업어서 옮겨 주다 보니 다리에 탈이 났다. 밍은 “대체복무자들은 한마디로 장애인들의 손발이 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소변을 받아내기도 하고 감정조절이 안되는 일부 장애인한테 맞는 일도 있다. 천이밍(陳一銘·24)은 “총을 들지 않아도 된다면 무슨 일이든 할 각오가 돼 있지만 신앙의 힘이 아니라면 견딜 수 없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군대 간 친구들도 이해해줘” 타이완의 대체복무제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2000년 5월 시작됐다. 지금까지 이 제도로 교도소행을 면한 이들은 119명.33만군에 비하면 적은 숫자라 군 전력에는 손실을 주지 않으면서도 사회에 보탬이 되고 있다. 대체복무자들의 일은 다양하다. 독거노인을 돌보는 일과 홍수와 같은 재난 구조 활동에도 투입된다. 타이완 중남부의 타이중 도청 사회국 왕슈옌(王秀燕) 국장은 “1999년 대지진 복구 작업에서 대체복무자들이 큰 활약을 했다.”면서 “종교적인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이들은 성실하기로 소문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정상적으로 군 복무를 한 친구들도 대체복무자들을 인정하고 이해한다고 한다. 타이중 도청에서 근무하는 대체복무자 류카이이(劉凱逸·22)는 “대체복무제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친구들이 몇명 있었지만 국가를 위한 봉사로 수긍하게 됐다.”고 전했다. ●철저한 심사로 병역기피 논란 차단 타이완에서도 양심적 병역거부 제도를 도입하는 데 ‘가짜 지원’이 문제점으로 부각됐다. 그래서 철저한 대책을 준비했다. 내정부(우리나라의 행자부), 국방부, 학계, 종교단체 대표 등이 참여하는 중앙대체복무심사위원회에서 신청자의 신앙, 동기, 심리 등을 엄격히 심사하고 있다. 심사 후 종교 사유를 가장해 대체 복무를 신청한 것이 발각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또 대체복무 기간은 일반 복무보다 기간을 더 길게 했다. 중타이리(鍾台利) 역정서(우리나라의 병무청) 서장은 “지금까지 위장 신청으로 처벌받은 사람은 없다.”면서 “제도를 악용하려는 사람들이 없어 초기에 1.5배 더 근무시켰던 것을 2003년부터는 일반 대체복무자는 2개월, 종교 사유 대체복무자는 4개월 더 근무토록 바꿨다.”고 말했다. kkirina@seoul.co.kr ■ 대체복무制 시행서 정착까지 |타이베이 나길회특파원|만 5년이 지난 타이완의 대체복무제도는 전반적으로 성공적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지엔시지에 평화추진기금회 집행장은 “군에 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도소에 가는 것은 가혹하다.”면서 “지난 5년간 이들을 구제하면서 타이완이 잃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타이완의 대체복무제를 입법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는 당시 입법위원(우리나라의 국회의원)이었던 그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1996년부터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주장했던 그는 법안을 발의하고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성을 이끌어냈다. 각계각층, 특히 입영을 앞둔 학생들을 직접 찾아가 설득한 끝에 거둔 성과다. 그는 “몇백명이 빠져도 국가안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 이들은 ‘병역기피자’가 아니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준다면 한국에서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도를 도입하는 데 지엔시지에가 있었다면 이를 정착시키는 데는 중타이리(鍾台利) 역정서 서장이 있었다. 대체복무자를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그는 여호와의 증인에 대해 “군대에서는 양이지만 사회에서는 맹수”라고 표현했다. 군대에 가기를 거부하는 그들도 대체복무에서는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얘기다. 우리나라가 여전히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답답하다.’고 했다. 그는 “왜 어렵게 생각하는 모르겠다.”면서 “현대전은 화력전이 아님을 주지시켜 군력 감축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복무기간을 길게 해서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고 확실한 심사단체를 만들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년 동안 대체복무제와 관련해 전혀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2000년 당시 국방부에서 근무했던 슈아이화민 현 입법위원(국방위원회 소속)은 “위장지원과 같은 문제는 없었지만 근무지역의 형평성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모 재단에서 일하게 된 일부 대체복무자들이 재단의 일반 직원들이 받는 배당금을 받은 일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또 비전문가인 대체복무자들을 전문성이 필요한 최일선 현장에 배치해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국방부 출신인 만큼 군력 감축에는 신중한 그이지만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에 대해서는 확신이 있었다.“징병제 하에서 ‘공평’ 문제만 해결된다면 이들을 인정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한국에서 하루 빨리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kkirina@seoul.co.kr ■ 미국·프랑스등 38개국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1948년 유엔에서 채택된 세계인권선언 제18조는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한 사상·양심 및 종교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다. 이후 유엔은 지속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된 법과 관행 검토를 요청했다. 지난해에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에 관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한국을 포함한 유엔인권위 53개 이사국은 캐나다, 영국 등 34개국이 공동으로 제안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결의안 공동 제안 국가에는 내전을 겪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아르메니아, 그루지야, 세르비아­몬테네그로 등이 포함돼 있다. 대치 상황이 반드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인정하지 못하는 이유가 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유엔에 1997∼2000년 보고된 각국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국가는 프랑스, 미국, 러시아, 독일 헝가리 등 38개국에 이른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더라도 관행적으로 이들이 총을 들지 않도록 배려하는 국가도 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아의 경우 군지휘관이 여호와의 증인을 군 취사 담당 등과 같은 비전투적 복무에 배정하고 있다. 또 유고에서는 종교적인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자는 비무장 복무를 허락한다. 콜롬비아도 전투나 적대행위에 참가하지 않고 병역을 마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씨줄날줄] 영 창/우득정 논설위원

    군에 갔다온 사람이면 “저 ×× 영창보내.”라는 말이 얼마나 살벌한 의미를 담고 있는지 생생하게 기억할 것이다. 옛말에 개똥밭에 뒹굴어도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는 말이 있듯이 혹독한 훈련과 고참의 가혹행위도 영창에 비하면 그래도 ‘인간적’이다. 누가 만들어냈는지 모르지만 입소문을 통해 전해진 이야기에 따르면 사단 헌병대 영창에 끌려가면 그 순간 계급장이 떼어지고 눈앞에 수많은 별들이 난무할 정도로 따귀를 맞는다. 그때 따귀 맞는 정도를 ‘예배당의 종 치듯이’라고 했던 것 같다. 영창 얼차려의 주 종목은 ‘창타기’란다. 그것도 하루에 서너차례씩 원숭이처럼 창살에 매달려 30분 이상을 버텨야 한다. 발이 바닥에 닿기라도 하면 비 오는 날 먼지가 나도록 얻어터진다고 했다. 야간경계근무 중 졸거나 술에 취해 사고쳤다가 당직사관에게 걸리면 영창만은 보내지 말아달라고 싹싹 빈다. 남들이 쉬는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팬티 차림에 한쪽 발은 전투화, 한쪽 발은 고무신, 알철모를 쓴 채 연병장을 박박 기고 구보하는 ‘군기교육대’가 그래도 낫다. 어느 주말, 면회 온 애인이 남자 친구의 이러한 모습을 보고 그 자리에서 기절해 버렸다는 소설 같은 실화가 옆부대에서 있었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최근 당정협의를 갖고 중대장급 이상 지휘관들이 병사들을 1회에 15일(총 60일)까지 영창에 구금할 수 있는 징계권을 손질하기로 했다고 한다. 헌법상 체포나 구금은 적법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으로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따라야 함에도 영창제도는 사법적 통제를 받지 않아 위헌요소가 있다는 시민단체와 일부 국회의원들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앞으로는 각 부대에 배치된 인권담당 법무관이 영창 결정의 적법성을 사전 심사하고, 결정에 불복하는 병사에게는 항고 절차를 통해 재심의 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고 한다. 영창제도 폐지에 대해서는 군이 지휘권 약화 우려를 들어 강력 반대했다고 한다. 근신처분이나 휴가제한과 같은 미국식 징계가 징병제인 우리에게는 실효성이 없다는 게 반대 이유다. 하지만 지금도 군 내부규정에는 항고할 수 있도록 돼 있으나 유명무실한 것으로 치부되고 있다. 초법적인 영창제도는 개선이 아니라 폐지의 대상이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재일동포 60년, 왜 귀화하는가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재일동포 60년, 왜 귀화하는가

    광복 60주년인 올해가 60만 재일한국인들에겐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특히 광복 이전부터 일본에 살았던 ‘재일동포’ 1∼1.5세와 그 가족 47만 1756명(2003년말 현재)은 더욱 그렇다. 일본에선 한국·조선인으로, 모국에선 일본인으로 취급당하고 있어서다. 이들은 일본인도 한국인도, 조선인도 아닌 경계인으로 오늘도 식민시대 멍에를 고스란히 지고 살아가고있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재일동포들은 1952년 샌프란시스코조약 이전부터 일본에 거주한 특수영주권자다. 그런데 매년 1만명 정도의 재일동포들이 줄어들고 있다. 차별을 견디기 힘들고, 조국에 대한 기대도 사그라지는 현실에서 일본인으로 귀화하기 때문이다. 한 일본 중견 언론인이 “지난해 한류열풍은 자이니치(재일동포)들이 몰려다니면서 만들어 낸 것”이라고 어이없게 말하는 것에서 재일동포들의 ‘한(恨)’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다. ●차별과 푸대접의 60년 도쿄 시내 한복판의 재일본 대한민국민단중앙본부에서는 23일에도 일본 우익들의 확성기 비난이 그치지 않았다. 도쿄 시내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중앙본부도 우익들의 공격을 우려, 삼엄하게 경비한다. 이게 광복 60년을 맞는 재일동포들의 현주소다. 한때 70만명까지 이르렀던 재일동포들은 매년 감소추세로 현재 40만명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외국인등록증을 언제나 갖고 다녀야 하고, 일상 생활에서 받는 각종 차별은 여전하다. 특히 2002년 북·일 정상회담 이후 일본사회가 급격히 우경화되면서 조선국적 동포들의 피해는 막심하다. 조총련중앙본부 동포생활국 진길상 부국장은 “취직을 하고자 할 때 한국국적 동포가 5곳에서 거절당하면 조선국적 동포는 10곳 가까이서 거절당한다.”고 지적했다. 민단측은 지방참정권이라도 실현되면 귀화가 줄 것으로 보고 참정권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이 귀화절차 간소화를 통해 적극적인 동화정책을 실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단 중앙본부 정몽주 사무총장은 “일본이 헌법을 개정, 징병제를 도입하면 귀화한 재일동포가 모국에 총부리를 겨눠야 하는 끔찍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지금까지 귀화자는 27만명이고, 그들의 자녀는 40만명이라고 덧붙였다. ●여전히 갈라서 있는 민단과 조총련 민단과 조총련이 광복 60주년인 올해에도 중앙 차원에서 합동 기념행사를 갖지 못하는 것은 동포사회의 분열을 웅변적으로 대변한다.1990년대 초반 탁구 남북단일팀 공동응원이나 2002 월드컵축구 공동응원 등은 옛 이야기다. 민단 정몽주 총장은 “1991년부터 중앙·지부 단위에서 총련과 교류를 해오고 있다.”면서 “지금도 지부 단위서는 적극 교류가 있지만 중앙 차원은 (정치상황 때문에)의견접근이 어렵다. 신뢰회복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조총련 중앙본부 통일운동국 조선오 부장은 “몇년 전 오사카에서는 양쪽 동포 3만명이 공동행사를 하는 등 좋은 분위기도 있었지만 민단 중앙과는 여러 면에서 최근 2∼3년간 좋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방참정권 문제에 대해서도 민단과 조총련은 입장차가 확연하다. 민단은 유럽쪽에서 인정하는 외국인 지방참정권을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조총련은 참정권에 소극적이다. 일본에만 요구하는 게 무리라는 이유에서다. ●국적포기 사연도 제각각 동포 3,4세대들은 1,2세대와는 국적에 대한 자세가 다르다. 할아버지·아버지 세대처럼 자신들은 한국 국적을 유지할 필요성이 절박하지 않다는 것이다. 할아버지나 아버지 세대가 유언 등으로 “한국적을 포기하지 말라.”고 해 유지하고는 있지만 계기만 되면 포기하겠다는 동포들이 적지 않다. 일본 언론사 기자인 30대 초반 H모씨는 한국이름으로 일본 언론에 취직했지만 불편한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는 “80대인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바로 한국적을 포기할 예정”이라고 고백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올해 34세인 조선 국적의 김모씨는 명문 사립대를 졸업했다. 졸업 뒤 100여 군데의 회사에 입사원서를 냈지만 50곳은 한국식 이름이라는 이유만으로 거절당했다. 결국 유수의 일본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10년만에 그만두고 가업(식당)을 잇고 있다. 그는 국적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귀화 후가 문제라는 지적도 많다. 배철은 민단신문 편집장 등은 “귀화하면 동포사회에 절대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완전히 일본인화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면서 “귀화한 뒤 후회하거나 돌아오는 사람도 일부 있다.”고 소개했다. ●우익·야쿠자 많다는 것은 왜곡 재일동포들은 각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교수 등 교원도 2000여명이다. 의료보험기술자도 4300여명이고, 관리직 직업종사자는 1만 7000여명이다. 사무종사자도 5만여명이고, 비교적 차별이 덜한 연예인이나 프로야구선수도 많다. 정몽주 총장은 “광복 뒤 귀국선을 타기 위해 간사이 지역으로 많은 동포들이 몰려갔다가 국내 정정이 불안하고 콜레라가 창궐하면서 주저 앉았다. 그분들이 재일동포의 뿌리”라고 소개했다. 당시 180만여명이 귀국했고,60만여명이 남아 동포사회를 이뤘다는 것이다. 그는 “이후 3D 업종 등에서 영세업자가 된 동포들을 일본의 야쿠자들이 텃세를 부리며 괴롭히자 자위 차원에서 동포 젊은이들도 조직을 만들었을 뿐”이라고 야쿠자 관련 부분을 적극 해명했다. 재일동포에 야쿠자나 우익이 많다는 것은 취직이 안되던 30여년 전의 일이란다. 차별은 여전하지만 지금은 공식적인 일자리가 적지 않아 야쿠자나 우익이 될 필요성이 없다는 것이다. taein@seoul.co.kr ■ 재일 대한민국청년회 조수융 회장 |도쿄 이춘규특파원|‘재일본 대한민국청년회 중앙본부’의 조수융(33) 회장은 재일동포 3세다. 부친은 경상도, 모친은 전라도 출신으로 현재 한국말은 거의 구사하지 못한다. 두 누나는 현대자동차 미국법인과 일본 무역회사에 다니고 남동생은 청년회 간부다. 조 회장은 일본의 왜곡 역사교과서 채택반대 운동에 열심이지만 “한국의 국회의원들이나 운동권이 일본에 건너와 항의 퍼포먼스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그럴 경우 재일동포가 불이익을 받게 되고, 그것이 무엇보다 싫다.”고 말했다. 그는 부친이 “일본사회에서 살기 위해서는 말과 행동을 일본식으로 해야 한다. 그러나 마음만은 한국인임을 잃지 말라.”고 교육한 탓에, 민족의식이 넘친다. 현재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 가와사키다이시고교 사회과 교사인 조 회장은 어려서부터 뼈저리게 민족차별을 체험했다. 초·중·고교와 대학 모두 일본학교를 나왔다. 그런데 고교 때까지는 한국식 이름을 쓰지 못하고 일본식 이름으로 학교를 다녔다.19세 때부터 겨우 조수융 하나만 썼다. 집단 따돌림을 당할 것이란 우려가 가장 큰 이유다. 동포 7000여명이 모여사는 가와사키시에서 이 정도니 동포들의 집단거주지가 아닌 곳은 짐작할 만하다. 일본에서 공무원이나 공립학교 교사 등은 한국인이 되기 어려운 직업이다. 하지만 그는 각고의 노력끝에 공립고교 교사가 됐다. 한국에는 16세 때 민단 모국방문단으로 처음 가봤다고 한다. 그는 “이전에 한국은 어두운 이미지만 있었다. 웃지 않는 사람들만 사는 걸로 알았다. 일본 미디어에 한국의 어두운 면만 전해졌기 때문이다.”고 회상했다. 지금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올해처럼 양국이 독도·교과서문제 등으로 충돌할 땐 정말 곤혹스럽다. 일본인들은 자신을 한국인이라 꺼리고, 한국에서는 자신을 일본인으로 보는 것 같아 서럽다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일본 국민들을 나쁘다고 비판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taein@seoul.co.kr
  • [부고]

    ● 애국지사 최동식 선생 일제 강점기 징용·징병제도에 반대해 일본 경찰에 항거한 애국지사 최동식 선생이 29일 오전 6시 숙환으로 별세했다.77세. 1927년 경북 경산 태생인 선생은 1944년 7월 15일 최덕종 선생 등 동료 28명과 함께 경북 경산군 대왕산에 입산, 죽창과 투석전으로 일제의 징용·징병제도에 항거했다. 선생은 1944년 8월 10일 식량 조달을 위해 하산하다 일경에 체포돼 두달 뒤인 10월4일 보안법 위반 등으로 대구형무소에 수감됐다 이듬해 광복으로 출소했다. 정부는 선생의 공훈을 기려 1986년 대통령 표창을,1990년에는 건국훈장 애족장을 각각 수여했다. 유족으로는 용근씨 등 4남이 있으며, 빈소는 대구 영남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5월1일 오전 7시.(053)620-4231. ●권영덕(서울시정 개발연구원 선임연구원)씨 모친상 홍순형(소담출판사 전무이사)씨 빙모상 2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8시 (02)3010-2254 ●이덕희(동방세이프 대표)병호(영주이브자리 〃)병삼(청맥종합법률사무소 변호사)씨 부친상 29일 수원 동수원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8시 (031)214-2161 ●오세현(비경시스템 연구소장)세창(삼성SDS 수석보)씨 모친상 황미선(한국암웨이 Diamond)씨 시모상 김성국(아시아나항공 부기장)씨 빙모상 2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6시30분 (02)3010-2291 ●김재석(사업)재국(정릉개발 사장)씨 모친상 유희근(전 전주MBC 사장)남기석(신일특수인쇄 〃)씨 빙모상 29일 인천 길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9시 (032)462-9261 ●신재훈(삼성SDS 부장)씨 부친상 2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9시 (02)3410-6919 ●박남기(전 양정중 교장)씨 별세 종선(건축사무소 삼정종합 대표)종만(유리더 부사장)종현(전 마크로젠 전무)씨 부친상 이정관(주미LA 부총영사)씨 빙부상 2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8시 (02)3410-6914 ●조승희(중부매일 논설주간)씨 형님상 28일 청주 참사랑병원, 발인 30일 오전 9시 (043)286-9415 ●김승회(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투수)씨 부친상 2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0일 오전 9시30분 (02)3410-6906 ●김용호(GM대우자동차 전무)승호(대신화물 신천리영업소장)성호(원익텔레콤 상무)진호(사업)씨 모친상 양재용(공인회계사)씨 빙모상 29일 평촌 한림대성심병원, 발인 5월 2일 오전 6시20분 (031)386-2345 ●최규덕(대덕산업 대표)씨 별세 준호·재호(대덕산업)씨 부친상 2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7시 (02)3410-6920 ●류재우(국민대 경제학부 교수)씨 모친상 성룡(삼성코닝 과장)성현(대한법률구조공단 법무관)씨 조모상 최미영(선문대 생명과학과 교수)씨 시모상 29일 천안삼거리장례식장, 발인 5월 1일 오전 9시 (041)523-5499 ●이홍근(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행정부장)씨 모친상 이길재(서울화계중 교사)씨 시모상 29일 대전을지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8시 (042)471-1365
  • [사설] 프랑스식 국방개혁과 균형자론

    국방부는 어제 노무현 대통령에게 프랑스식 국방개혁 모델을 벤치마킹하겠다고 보고했다. 프랑스처럼 징병제의 모병제 전환과 군병력의 대폭 감축을 추진한다는 추측이 나오자 청와대와 국방부는 “법제화를 통해 국방개혁을 진행했던 프로세스를 본받자는 취지”라고 서둘러 해명했다. 동북아균형자론처럼 성급하게 말의 성찬을 늘어놓다가 자꾸 추가설명을 하는 모양이 우려스럽다. 프랑스식 국방개혁론은 지난해 말부터 나왔다. 노 대통령이 프랑스를 방문하고 국무회의석상에서 거론한 뒤 국방부가 ‘한건주의식’으로 연구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국방부 해명대로 절차를 벤치마킹하는 정도라면 굳이 프랑스식을 거론하지 않는 게 나았다. 군 주변에서는 참여정부가 군부대 통폐합을 통한 지상군 병력의 대폭 감축을 추진하고, 모병제에 앞서 직업군인 숫자를 늘리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냉전이 해소된 유럽에서 프랑스가 과도한 지상군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 프랑스는 또 미국의 안보역할을 인정하는 위에 국방개혁을 진행중이다. 그전까지는 드골식 자주국방을 강조했었다. 이와 달리 참여정부는 협력적 자주국방을 내세워 미국 의존도를 줄이려 하고 있다. 한반도에서는 북핵 등 냉전기운이 여전하다. 때문에 한국형 국방개혁안이 필요한데, 어느 나라식을 강조하면 오해를 부른다. 특히 과감한 병력감축은 북한이라는 상대를 봐서 장기과제로 검토해야 하며, 군축회담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 성급한 슬로건보다는 내실있는 개혁안이 나와야 국민적 공감대가 넓어지고, 정권이 바뀌어도 추진력을 잃지 않는다. 프랑스뿐 아니라 독일을 비롯해 국방개혁을 추진하는 나라들을 두루 살펴 한반도 상황에 맞는 장점을 취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동북아균형자론이 한·미동맹을 재조정하는 것으로 인식되자 중국·일본간 분쟁시 중재역할을 하려는 구상이라고 추가해명한 바 있다. 민주주의 역량, 의제설정 능력, 문화역량 등 ‘소프트파워’를 통한 평화의 균형자를 추구하는 것이라는 어려운 설명을 내놓기도 했다. 균형자론, 프랑스식 국방개혁 등 설익은 화두를 던져 진정한 자주국방과 군개혁을 도리어 늦추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 고대 총학 ‘親日’ 10명 발표…연세대는 “반대”

    고대 총학 ‘親日’ 10명 발표…연세대는 “반대”

    고려대 총학생회가 28일 ‘친일 행적 전·현직 교수’ 1차 명단을 발표했다. 설립자인 인촌 김성수를 비롯해 2∼4대 총장 유진오, 문학평론가 최재서, 사학자 이병도 등 10명이다. 그러나 고려대 안팎에서는 ‘친일 행적’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들이 2주일의 짧은 검증 기간을 거쳐 명단을 발표한 데 따른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김성수·유진오·최재서·이병도 포함 고려대 총학생회는 이날 “김성수는 1932년 보성전문학교를 인수해 10,12대 교장을 지내며 일제의 전쟁 동원을 지지하고 학병제와 징병제를 찬양하는 글을 다수 썼다.”고 친일 인사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제2∼4대 총장을 지낸 유진오는 1943년 ‘매일신보’에 ‘병역은 큰 힘이다’를 쓰는 등 ‘문학을 통한 친일행적’을 선정이유로 들었다. 총학생회는 1953년부터 21년 동안 영문과 교수로 재직한 조용만은 매일신보 논설위원으로 친일문학을 했으며, 장덕수는 ‘매일신보’에 학병지원을 촉구하는 ‘대용단을 내라’는 시론을 썼다고 밝혔다. 보성전문 출신으로 1955∼1956년 교우회장을 지낸 이병도는 식민사관총서인 ‘조선사’ 간행에 참여했고, 신석호는 ‘조선사 편수회’ 수사관으로 일제의 역사왜곡 식민사관 구축에 동참했다는 것이다. 이밖에 보성전문 6대 교장으로 중추원 참의를 지낸 고원훈,‘황국신민의 서사’를 집필한 이각종, 대동동지회 회장을 지낸 선우순, 친일문학지인 ‘국민문학’주간으로 활동한 시인이자 문학평론가 최재서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총학생회는 “명단은 총학생회 및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간부 등 10명으로 구성된 ‘일제잔재청산위원회’가 조사하고, 민족문제연구소와 전·현직 교수 3명의 자문을 받아 확정했다.”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다음 달 7일 비상총학생회를 열어 교내에 있는 김성수 동상의 철거 및 백서 발간 등 본격적인 활동 방향을 정할 계획이다. ●다른 목소리 낸 연세대 총학생회 그러나 연세대 총학생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학교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의 ‘백낙준 초대 총장의 동상 철거’요구에 “막연한 반일 감정을 토대로 한 여론몰이에 불과하다.”면서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탈정치’를 표방하는 비운동권인 연세대 총학생회는 “반일감정이라는 막연한 논리보다 체계적·학문적·교육적인 해결책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법”이라면서 “동상 철거보다 공적과 과오를 명시한 게시판을 설치하고 판단은 학우 개인에게 맡기자.”고 제안했다. 한편 당초 이달 말 친일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던 연세대 민노당 학생위는 명단 발표를 새달 초로 미뤘다. ●“섣부른 낙인찍기는 경계” 고려대 교수들은 총학생회의 발표에 대체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외과의 한 교수는 “식민지라는 특수상황에서 한 사람의 행적을 학생들이 몇 주일 만에 재단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섣부른 낙인찍기에 우려를 표시했다. 경제학과의 한 교수는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 뭔가 해보겠다는 학생들의 모습이 마치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는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반면 고려대 잔재청산위 유지훈 집행위원장은 “친일행적이 명확하고 누구나 인정할 근거가 있는 사람만 선정했다.”면서 “앞으로 광복 이후 식민사관을 공고히 하는 데 동참했던 사람을 중심으로 신중하게 2,3차 명단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효용 박지윤기자 utility@seoul.co.kr
  • [공직이 변해야 나라도 변한다] (12)이성수 병무청 사무관

    [공직이 변해야 나라도 변한다] (12)이성수 병무청 사무관

    “병무청 입장에서는 군에 입대하는 젊은이들이 가장 중요한 고객입니다. 이들이 군 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입대에 앞서 많은 정보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병무청 기획관리관실에 근무하는 이성수(49·혁신기획 담당) 사무관은 ‘모병(募兵)업무’에 관한 한 청내에서 가히 독보적인 존재다.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충원국 소속 ‘모병 일원화 태스크포스(TF)요원’으로 활동하면서 젊은이들의 병역 의무 자진 이행을 유도하는 갖가지 아이디어를 개발, 정책에 반영시켜 온 주역이다. 친구와 함께 군 생활이 가능해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동반 입대제’나 징병검사를 받은 젊은이들에게 제공하는 ‘모집병 정보 이메일 서비스’ 등도 모두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병역 자원이 매년 줄어드는 상황에서 병역에 대한 젊은이들의 일반적인 거부감도 해소하지 못한다면 모병 업무의 차질은 불가피합니다.” 모병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또 강군(强軍) 육성을 위해서는 군 입대자의 사회 주특기나 적성 등을 고려해 입대 후 적재적소 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입대 시점에서부터 군사 주특기를 당사자의 입장에 맞춰주게 되는 ‘모집병 제도’는 그런 차원에서 아주 좋은 대안이라는 것이다. 사실 일부 특수분야에 대해 병력을 모집하는 모병업무가 병무청으로 넘어온 것은 불과 2년밖에 되지 않는다. 과거에는 육군본부가 직접 했다. 해·공군은 지금도 군 당국 소관이다. 대민 행정서비스 체계가 덜 갖춰진 군에서 모병업무를 맡는 게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은 오래됐지만, 업무를 내줄 경우 조직 유지에도 어려움이 있다는 조직논리 때문에 2002년까지는 육군이 이 업무를 맡아왔다. 하지만 이 업무가 병무청으로 이관되는 것을 계기로 이 사무관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는 빛이 나기 시작했다. 당시 그가 내놓은 아이디어는 군사 주특기를 사전에 배정받는 모집병(기술·행정병)의 규모와 주특기 세분화였다. 특별한 계획없이 군에 입대하는 이들보다는 사전에 계획을 세워, 입대 날짜나 주특기 등을 배정받는 모집병의 전투력이 월등한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었다. 그의 아이디어에 따라 2002년 3만명 규모이던 모집병은 이후 계속 늘어나기 시작,2004년엔 7만명,2005년 8만명으로 연차적으로 늘었다.2008년에는 연간 현역병 입영인원(약 21만명)의 절반가량을 모병으로 충당할 것으로 추산된다. 모병을 위해 공개 모집하는 군사 주특기 역시 2002년엔 106개였으나, 올해는 204개로 확대됐다. 과거에는 공병·통신 등의 구분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포클레인, 그레이더 등으로 ‘전공’이 세분된 것이다. 2003년 4월부터 시행된 ‘동반 입대제’는 신병들의 군에 대한 불안감이나 어려움을 일거에 날려버린 ‘히트 상품’이다. 이는 친구나 동료 2명 단위로 입대해 함께 훈련을 받은 뒤 같은 부대·같은 내무반에 배치돼 전역 때까지 함께 지내도록 하는 제도이다. 현재 이 제도에는 연간 2만명이 몰리고 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는 지원자의 경우 접수 첫날 대부분 마감될 만큼 폭발적인 인기다. 이 사무관은 “현재의 징병제가 지원제로 바뀌지 않는 한 병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일정 부분 남게 될 것”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이왕 군에 가는 상황이라면 가급적 많은 정보를 주고 본인이 원하는 곳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 주는 게 개인이나 국가가 모두 윈윈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다양한 아이디어 덕분에 병무청의 모병업무는 지난 2003년 11월 청와대로부터 우수 혁신사례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기고] 프랑스식 국방개혁 연구해야/최명상 전 공군대학 총장·소르본대 정치학박사

    노무현 대통령은 프랑스 방문시, 마리(Alliot Marie) 국방장관으로부터 군 개혁에 대해 설명을 듣고 윤광웅 국방장관에게 프랑스식 국방개혁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국방개혁을 지시한 것은 지난 1996년 2월이다. 주요 내용은 97년부터 2015년까지 (1)육군을 27만명에서 17만명으로,97개사단 129연대를 85개 연대로,927대의 탱크를 420대로,340대의 헬기를 180대로 줄이고,(2)해군은 7만명에서 5만 6000명으로,101척의 군함을 81척으로,6대의 핵잠수함과 7대의 재래식 잠수함을 6대의 핵잠수함으로 운영하고,33척의 해상초계기를 22대로 줄이며 (3)공군은 9만 4000명에서 7만명으로,405대의 전투기를 300대로 줄이는 대신, 공중급유기를 11대에서 16대로 늘리고,101대의 헬기를 84대로 감축하는 것 등이다. 프랑스 국방개혁의 특징은 국민합의에 의해 병력 규모에서 핵무기에 이르기까지 20년에 걸쳐 장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이래 계속돼 오던 징병제를 없애고,50여만명의 군병력을 35만명으로 직업군인화하며, 신속전개병력을 1만명에서 5만∼6만명으로 늘리는 것이다. 병력의 3분의1과 국방 예산의 5분의1을 줄이면서 기동성있는 강군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드골주의자들의 오랜 목표인 무기체계에서 완전한 자주국방정책을 포기하고 프랑스 산업에서 미흡한 위성정보,C4I장비, 전략공수 분야는 유보시켰다. 정책 변화에 따른 방위산업 구조조정도 불가피했다. 이러한 결단은 좌·우파 간의 혼란을 부를 수도 있었으나 국민 70%의 찬성으로 가능했다. 프랑스 국방개혁은 유럽연합군 및 NATO군과의 조화도 고려하며 진행되고 있다. 걸프전과 코소보전 참전시 얻은 교훈을 지침으로 비효율적이던 장거리수송, 적방공망제압, 공중급유, 야간폭격능력을 강화시키고 신속장거리 전개군을 증강하고 있다.‘9·11테러사태’ 이후 아프카니스탄 전과 이라크 전을 관찰하면서 정밀공격능력과 대 테러전을 보강함으로써 21세기형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핵무기 운용에서도 알비옹 플라토(Albion Plateau)에 있는 18기의 지대지 전략핵미사일을 폐기하고 전략핵폭격기와 핵잠수함의 2개운영체제로 정책을 바꾸었으며 단거리 하데스 미사일 운영도 폐기시켰다. 또한 대 테러전에는 미국이 핵심역할을 하며,‘미국이 유럽 안보에 필요한 나라’임을 인정하고 있다. 이렇게 프랑스의 국방개혁은 국제안보환경과 국제정치질서의 변화에 따라 방위목적과 능력에 맞추어 전면적으로 재편해가고 있다.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1991년 소련이 붕괴되고 세계냉전이 종식되면서 프랑스와 NATO에는 더 이상 적이나 위협이 존재하지 않는다. 유럽연합이 탄생되면서 프랑스와 독일간 국경 위협은 사라졌다. 이에 따라 프랑스는 국방개혁의 제1단계로 ‘군사계획법 1997∼2002’를 만들어 징병제를 폐기했고 현역과 예비역을 재조직했다. 예비군도 작전예비병력을 사용할 수 있는 작전예비군과 시민예비군의 형태로 바꿨다. 징병제를 지원제로 전환함에 따라 병력은 1996년 57만 3000명에서 2002년 44만명으로 감축되었지만 직업군인의 비율이 60%에서 92%로 증가되었다. 현재 프랑스는 ‘군사계획법 2003∼2008’에 의거 제2단계 개혁이 진행 중에 있다. 프랑스식 국방개혁을 우리 군 개혁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적과 정면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프랑스처럼 징병제를 폐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나 기술집약적인 군 구조,3군의 균형발전 등은 좋은 연구 모델이 될 것이다. 프랑스와는 다른 적의 위협, 안보환경, 우리군의 취약점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전략전술 수립과 군사력을 건설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북한 핵, 주한미군 재배치, 한·미동맹관계, 국민적 공감대와 국방비 등을 고려하여 조화를 이루는 협력적 자주국방이 되어야 한다. 한반도의 영원한 평화와 통일, 한민족의 번영을 뒷받침하는 강한 군대를 만드는 국방개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최명상 전 공군대학 총장·소르본대 정치학박사
  • [여담여담] 한국군대와 미국군대/전경하 경제부 기자

    서울신문사가 기획시리즈로 다루고 있는 ‘사람입국’ 기사를 취재하기 위해 지난달 미국의 군사교육센터를 방문했다. 평생고용과 평생학습을 중심으로 삼은 기사의 성격상 군사교육보다는 군인들의 능력향상과 전역 이후를 돕는 프로그램에 관심이 컸다. 솔직히 많은 부분이 낯설었다. 온라인 대학교육을 체계화해 주둔지가 바뀌어도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고 배우자를 위한 교육프로그램도 있었다. 전역지원 자료는 생활의 모든 분야에 걸쳐 있었고 섬세함이 돋보였다. 전역 며칠전에는 이런 일을 하라, 스트레스는 불가피한데 이러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심각하니 지원사무소에 도움을 요청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런 프로그램을 왜 만들었느냐고 우둔하게 물었다. 미 8군 공보담당관은 “군에 근무했던 사람들이 ‘군이 좋더라.’라고 해야 군에 지원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한국 군대의 징병제와 미군의 지원제가 이리 큰 차이를 가져오는 걸까. 미군들의 설명을 들으면서 너무 이른 고민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 한국에선 당장 복무기간 동안 삶의 질 향상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여자라서인지, 군대에 가지 않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장교가 아닌 일반병으로 군에 가면 개인공간은 화장실뿐일 거라고 생각했다. 최근에 터진 ‘인분사건’을 보면 그마저도 아닌 모양이다. 그럼 군인들은 ‘인격체’가 아니라 ‘집단체’인가. 하긴 하루 24시간 근무하고 3만∼4만원의 월급을 받는 집단이니 정당한 노동력도 아닌 모양이다. 남성들이 군대에 가는 것이 의무라면, 그리고 희생을 무릅쓰고 그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면, 이익은 아니더라도 합당한 대우는 해줘야 하는 게 아닐까. 주위를 둘러봐도 대부분 2년을 ‘잃어버린 시간’으로 여겼고 실제도 그랬다. 두 형제가 군 복무를 마쳤지만 두 사람이 유별났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내 마음을 알았는지 미 8군의 제대지원담당자는 “한국 정부가 열심히 연구중이니 많이 나아질 것”이라며 날 위로했다.20년 뒤에 군에 갈 쌍둥이 아들을 위해서라도 그렇게 돼야 하는데 왠지 마음이 안 놓인다. 전경하 경제부 기자 lark3@seoul.co.kr
  • 日, 해외 무력사용 명시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자민당 헌법조사회가 자위군 설치와 ‘집단자위권 행사’ 및 국제공헌 활동에서의 ‘무력행사 용인’ 등을 명시한 헌법개정대강의 원안을 마련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17일 보도했다. 집권 자민당은 헌법조사회가 마련한 이 원안을 토대로 당내논의를 거쳐, 내년 11월까지 당차원의 독자적인 개헌안 최종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다만 연립여당 공명당이 가헌(加憲), 제1야당 민주당은 창헌(創憲), 공산당 등은 호헌 입장이기 때문에 개헌논의가 가속화되면서 진통이 예상된다. 헌법조사회가 마련한 원안은 ‘총칙’부터 ‘개정’까지 9개 장으로 구성됐다. 전력보유를 금지한 현 헌법의 9조를 대신할 ‘평화주의 장’에서 전쟁포기 규정은 남기게 된다. 하지만 ‘국가 긴급사태 및 자위군’ 항목에서 개별적·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전력을 보유하는 자위군을 설치하며, 자위군은 국제공헌을 위해 무력 행사를 수반하는 활동도 한다고 규정했다. 집단적 자위권은 현행 헌법 해석에서는 인정되고 있지 않다. 무력행사를 수반하는 자위대의 해외 활동에 길을 트려는 내용이다. 다만 무력행사를 수반하는 활동은 원칙적으로 사전에 국회승인을 받도록 했다. 징병제는 부정했다. 비핵 3원칙도 포함시켰다. 상징 ‘천황제’는 유지하지만 ‘천황(왕)은 일본국의 원수’라고 명기하고 ‘황위는 세습하며 남녀를 불문하고 황통에 속하는 자가 계승한다.’라고 명시해 여성 ‘천황’을 용인했다. 현행 헌법에 없는 총칙에서는 헌법의 3원칙으로 국민 주권과 기본적 인권 존중, 국제평화실현에 적극 기여를 규정한 ‘새로운 평화주의’ 등을 들었다. 총칙에는 또 국기는 일장기, 국가는 기미가요로 한다고도 명시했다. 현행 헌법에서 내각에 속하도록 돼 있는 행정권은 ‘총리에 속한다.’고 규정, 행정에 관한 총리의 권한을 분명하게 강조했다. 국회는 현재의 이원제를 유지하지만 중의원 우위를 강화해 참의원에서 부결된 법안을 중의원이 재가결해 법으로 제정하는데 필요한 의결정수를 현행 ‘중의원 3분의2 이상’에서 ‘과반수’로 완화했다. 참의원 의원은 각료가 될 수 없도록 했다. 이밖에 사법재판소와는 별도로 법률 등이 헌법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헌법재판소를 신설하도록 했다. 새로운 인권’으로서 초상권과 알권리를 추가했다. 헌법개정 절차도 완화, 국회가 국민투표를 제안할 수 있는 조건을 현행 중·참 각 원 총의원의 ‘3분의2이상 찬성’에서 ‘과반수 찬성’으로 바꿨다. 국민투표를 실시하지 않아도 중·참 각 원 총의원의 3분의2이상 찬성으로 개정안을 성립시킬 수도 있다. tae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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