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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재완 장관 “최저가 낙찰제 보완”

    박재완 장관 “최저가 낙찰제 보완”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최저가낙찰제 확대 시행과 관련해 기본적인 정책방향은 유지하되 건설업계의 현실을 감안해 보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1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페리얼팰리스호텔에서 최근 최저가 낙찰제 확대시행의 철회를 요구하는 건설업계 대표와 오찬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최근 건설경기 부진으로 일부 건설사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 토목과 건축이 최근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건설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며 건설업계의 어려움에 유감을 표명했다. 박 장관은 “정부는 국가계약제도에 관한 기본적인 정책 방향을 유지하되 건설업계의 의견을 고려해 현장점검 등을 통해 보완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가령 최저가낙찰제 확대시행과 관련해 과당경쟁 방지방안을 마련하거나 저가심사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또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를 완화해 주택공급 여력을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비정규직 대책 채찍보다 당근이 우선이다

    한나라당이 비정규직 고용을 남발하는 기업에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싼 임금과 쉬운 해고에 정부의 인센티브까지 덤으로 얻어서 비정규직을 남발하는 기업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비정규직의 고통 가중을 기업의 이익 확대로 악용하는 현실을 타파하겠다는 취지는 옳다. 그럼에도 잘못하면 불이익을 주는 징벌적 개념이 아니라 잘하면 혜택을 주는 시혜적 개념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정책이 시장친화적으로 자리 잡으려면 채찍보다 당근이 먼저다. 정치권이 비정규직 해법찾기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친서민 정책 2호로 삼았고, 민주당은 50대 민생법안에 포함시켰다. 비정규직이 정규직의 절반에 가까울 정도니 여야의 경쟁은 만시지탄이다. 정부가 일자리 늘리기에 집중하면서 기업에 세제 혜택까지 주다 보니 비정규직이 양산됐다. 한나라당이 늦게나마 바로잡겠다고 나선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대기업 때리기 식으로 가면 곤란하다. 대기업에 곱지 않은 사회 분위기에 편승하는 것도 모자라 오히려 반기업 정서를 부추긴다면 또 다른 포퓰리즘적 발상이다. 한나라당은 정규직의 절반에 불과한 임금 격차를 줄이고, 4대 보험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쪽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민주당은 비정규직 사용 사유 제한과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업이 비정규직을 선호하는 것은 비용 절감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도 없지 않다. 이런 현실을 무시하고 불이익을 강요하면 부작용만 키울 수 있다. 불법행위가 있다면 의법 처리하는 등 법과 원칙에 따라 접근하면 된다. 하지만 책임 문제라면 다르다. 기업이 비정규직 고용을 기피해 일자리가 줄어든다면 근로자들만 피해를 입게 된다. 한나라당은 징벌적 방식보다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돌리거나, 임금 인상 등 처우를 개선하면 세제 혜택을 포함해 각종 인센티브를 주는 쪽으로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고 본다. 한나라당은 다음 달 중순 발표에 앞서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거쳐 이런 식의 종합 대책을 제시하기 바란다. 그리고 바로 민주당과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비정규직 차별 해소에 힘쓰기로 약속하지 않았던가. 정치권의 비정규직 해소 노력을 지켜보겠다.
  • 특허청 지식재산기본법 시행 어떻게

    특허청이 다음 달 20일 지식재산기본법(지재법) 시행을 앞두고 체계적인 지식재산권 관련 정책의 수립과 관리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30일 특허청 관계자는 “지재법 시행에 맞춰 체계적인 지재권 정책을 마련해 지식재산위원회가 구성된 후 정식 안건으로 다루거나 기본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허청은 특허침해소송은 일반법원, 특허무효소송은 특허법원에서 다뤄지는 특허소송 관할 집중 문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분쟁이 장기화돼 기업들의 손실이 막대하다. ‘공허한 메아리’에 머물던 관할 집중 문제가 지재법 시행으로 현실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특허소송을 특허법원으로 일원화하되 변호사업계가 반발하는 최대 쟁점인 변리사의 대리권은 현행처럼 무효소송에 적용한 후 논의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 R&D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도 추진한다. 중복투자를 막고 강한 특허 창출을 위해 특허기술동향조사를 국가 R&D 과제 전체로 확대한다. 현재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에 기술동향조사를 명시했지만 제재 조항이 없다보니 유명무실하다. 올해 15조원에 달하는 과제 중 특허청이 조사를 수행한 사업은 10~20%에 불과하다. 규정을 ‘법’ 수준으로 상향하고 제재 조항을 신설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허권 및 발명·개발자 보호 강화책도 내놨다. 특허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법정손해 배상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악의·고의적 침해사건의 경우 실 손실액보다 배상액을 높일 수 있는 제도다. 직무발명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가능하도록 정부가 가이드 라인도 만들 계획이다. 기업의 인식 부족과 규정 미비에 따른 불공정 보상으로 인한 갈등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행기업에게 각종 정부지원사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 등을 국가지식재산 추진전략에 포함시킨다는 계획이다. 우종균 특허청 산업재산정책국장은 “발명·연구가의 특허를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기반 구축은 특허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리베이트 제약사 첫 강제 약가인하

    리베이트를 건넨 제약사에 대한 ‘징벌적’ 약가 인하의 첫 사례가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강원 철원군 공중보건의 리베이트 사건에 연루된 6개 제약사에 대해 논의한 결과, 약값 인하를 최종 결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약가 인하 여부에 대한 안건은 이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했으며, 한 달 동안 제약사의 이의신청을 거쳐 이르면 8월부터 실제 약값이 인하될 예정이다. 복지부는 2009년 8월부터 의약품 처방을 대가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사의 약값을 최대 20% 인하하는 ‘리베이트 약가 인하 연동제’를 실시한 바 있다. 이번 조치로 약값이 인하되는 약품은 115개로, 이 가운데 37개 품목은 인하폭의 최대치인 20%가, 다른 78개 품목은 1~4%가 각각 인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하 대상은 제약사의 이의신청을 거친 뒤 고시를 거쳐 이르면 8월부터 약값이 적용된다. 복지부는 철원 사건 외에 최근 적발된 리베이트 수수 사건에 연루된 업체들에 대한 약가 인하 여부를 검토하고 있어 대상 업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철원 리베이트 사건은 철원 지역에서 근무하는 공보의들에게 제약사들이 1억 4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건넨 사건으로 지난해 4월 철원경찰서에 의해 적발됐다. 당초 연루된 제약사는 상위권과 중위권 제약사 등 모두 8개였지만, 이번 약가 인하 과정에서 대상 업체가 6개로 압축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수사당국과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의 자료를 받아 약가 인하 여부를 심사해 왔다.”면서 “8개 중 2개 제약사는 혐의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발언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법 유감/이학기 강남구의회 의원

    [발언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법 유감/이학기 강남구의회 의원

    종합부동산세법(일명 종부세)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법’은 악법이다. 종합부동산세법은 다행히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내려졌으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법은 부과 사례가 없어 사회문제화되지 않았다. 그러나 얼마 전 서울시 중랑구 면목동 우성 연립과 묵동 정풍 연립에 대해 처음으로 초과이익 환수금이 부과됐다. 강남구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금은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강남구는 재건축 대상이 되는 낡은 아파트가 밀집해 있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법의 잘못된 점을 몇 가지 지적하고자 한다. 먼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법 1조를 보면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의한 주택재건축사업으로 발생하는 초과이익을 환수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렇다면,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따라 추진되는 사업에는 ‘재건축사업’ 외에도 ‘주택 재개발사업’과 ‘주거환경개선사업’ 그리고 ‘도시환경 정비사업’ 등이 있으며, 초과이익이 발생함에도 환수하지 않는 것은 헌법의 기본정신인 형평성의 원칙에 어긋난다. 또 주택 가격은 토지와 달리 내구연한이 도래할수록 감가상각 등으로 말미암아 초과이익환수금 부과시점보다 주택매매 시점에 가격이 상승한다는 보장이 없다. 인구 감소 등으로 주택시장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고 가변적이므로 미실현 이익에 대한 부과는 사유재산권 침해라 할 것이다.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로 논란이 있었던 토지초과이득세에 1994년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러한 징벌적 의미의 규제법들이 주택가격 안정화라는 행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납세자들의 담세능력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중한 부과는 과잉 규제금지의 원칙에 어긋난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법 12조(부과율)에는 1억 1000만원을 초과하면 초과금의 50%를 환수하겠다고 하는데 그 기준도 모호하다.
  • 울산과기대 등록금 국립대보다 174만원 비싸

    국내 첫 법인화 대학인 울산과학기술대(UNIST)의 등록금이 국립대 평균에 견줘 174만 5000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UNIST와 대학정보 공시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UNIST의 지난해 연간 등록금은 617만 5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국립대의 연간 평균 등록금 443만원보다 174만 5000원 많은 것이다. 포스텍(558만원), 광주과학기술원(100만원), 카이스트(최고 600만원) 등 경쟁 대학보다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UNIST는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모두 거둔 뒤 한 학기 학점 4.3 만점에 3.3점 이상 학생에게는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되돌려 주고, 3.2점에서 2.8점까지는 등록금의 50%를 제공하는 한편 2.7점 이하는 장학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이 기준에 미달한 전체 학생의 20%는 등록금의 50%를 장학금으로 받지 못했고, 전체 학생의 10%는 등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UNIST 관계자는 “다양한 장학제도가 마련돼 있으나 기준 학점을 충족하지 못한 학생에게는 장학금을 주지 않고 있다.”면서 “등록금을 아예 받지 않았다가 학점에 따라 등록금을 내도록 하는 카이스트의 징벌적 등록금제와는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美, 한국산 냉장고 반덤핑·상계관세 부과 조사 후폭풍

    美, 한국산 냉장고 반덤핑·상계관세 부과 조사 후폭풍

    미국 상무부가 한국산 냉장고에 대해 반덤핑 및 상계관세 부과를 위한 조사에 착수하면서 관련 업계에 후폭풍이 불고 있다. 정부는 강력한 대응을 천명했으나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 측은 우리 정부의 미래성장동력 지원사업과 보조금 정책을 직접 걸고넘어져 파장은 한·미 관계로까지 번질 수도 있다. 22일 지식경제부와 국내 가전업계에 따르면 우리 가전분야에 대한 미국의 제소는 1986년 컬러TV 브라운관 제소 이후 25년 만이다. 또 가전에 대한 상계관세 제소는 전례가 없다. 조석 지경부 성장동력실장은 “현재로선 월풀의 일방적인 주장이 담긴 제소장만 있어 미국 정부가 어떤 사안을 문제 삼을지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 “신성장동력과 에너지 절약 시설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지원정책에도 파급이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미국의 이번 조치는 국내 전자업계와 정부에 대해 견제구를 날리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미 상무부는 최근 미 전자업체 월풀의 제소를 받아들여 삼성·LG전자가 미국시장에서 판매하는 냉장고에 대해 한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적정했는지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에 필요한 질의서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중 우리 정부에 발송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 고급(프렌치도어형) 냉장고 시장에서 지난해 삼성·LG전자의 점유율은 매출액 기준 58.7%에 이른다. 월풀은 8.5%에 불과하다. 한국업체의 수출이 급증하면서 한때 35%이던 월풀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떨어진 탓이다. 월풀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미국에서 1480~1660달러인 양사의 프렌치도어형 냉장고에 징벌적 성격의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은 2000달러를 훌쩍 넘게 돼 미국시장을 잃을 수도 있다. 정부도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금융위원회 등이 주축이 돼 태스크포스(TF)를 구성, 공동 대응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국내 가전업계의 방파제 역할을 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예정대로 조사가 진행되면 7월쯤 현지실사를 거쳐 9~10월 최종 판정이 나온다. 일단 판정이 나오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더라도 관세 부과는 사실상 되돌릴 수 없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가전 관련 반덤핑 제소에서 단 한번도 이를 뒤집은 적이 없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제자사랑’ 자 작시로 감동 일으킨 카이스트 이재규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제자사랑’ 자 작시로 감동 일으킨 카이스트 이재규 교수

    미안하다 외로이 스스로의 목숨을 던지는 너에게 너의 고통을 알지도 못해서 미안하다 그래서 내가 죄인이다 네가 좌절하여 주저앉았을 때 찾아가 안아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그래서 내가 죄인이다~(후략) 사랑하는 제자들아 죽을 각오로 공부하되 스스로 죽는 나약함은 이겨다오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 잃는 것이 가장 두렵다 그 사랑 때문에 죽고 싶던 마음조차 살아야 할 이유가 되지 않겠니 세상이 모두 너를 사랑하지는 않을지라도 너를 사랑하는 단 한 사람 그 얼굴이 있어 네 입가에 미소 짓기를… 네 멍에도 힘들겠지만 네가 네 친구의 미소가 되어 줄 수 없겠니 그를 살리는 것이 네 존재 이유일 수 없겠니 (중략) 나를 본 적 없어도 네가 내 제자이기에 운명적으로 너를 이미 사랑한다 4월은 정녕 잔인한 달인가. 시인 박목월은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라고 읊었다. 그러면서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라고 노래했다. 4월에는 지상의 모든 것들이 스스로 등불을 밝히는 달이라고 은유했다. 그럼에도 요즘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은 영국의 시인 엘리엇(T S Eliot)이 얘기했던 것처럼 ‘4월은 가장 잔인한 달’로 여겨질 것이다. 관련된 시 두편을 잠시 감상해 보자. 지난 8일 오전 ‘먼저 간 학우들에게’라는 제목의 시가 카이스트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배달됐다. 이 학교 수리과학부 2학년생인 박모(19)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다음 날이었다. ‘미안하다/외로이 스스로의 목숨을 던지는 너에게/너의 고통을 알지도 못해서 미안하다 /그래서 내가 죄인이다 /네가 좌절하여 주저앉았을 때/찾아가 안아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그래서 내가 죄인이다~’/(후략) 나흘 뒤인 12일, ‘사랑하는 제자들에게’라는 제목으로 또 한편의 시가 배달됐다. ‘사랑하는 제자들아 /죽을 각오로 공부하되 /스스로 죽는 나약함은 이겨다오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 잃는 것이 가장 두렵다 /그 사랑 때문에 /죽고 싶던 마음조차 /살아야 할 이유가 되지 않겠니 /세상이 모두 /너를 사랑하지는 않을지라도 /너를 사랑하는 단 한 사람 /그 얼굴이 있어 /네 입가에 미소 짓기를… /네 멍에도 힘들겠지만 /네가 /네 친구의 미소가 되어 줄 수 없겠니 /그를 살리는 것이 /네 존재 이유일 수 없겠니 /(중략) /나를 본 적 없어도 /네가 내 제자이기에 /운명적으로 /너를 이미 사랑한다’ 이 시는 폭풍 감동을 일으키며 많은 네티즌들의 심금을 울렸다. 언론에서도 ‘감동 화제’로 비중 있게 다뤘다. 그럴 것이 올해 들어 카이스트 학생 4명의 자살에 이어 교수까지 총 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학부생 대상 ‘멘토제’ 필요” 이 시를 쓴 주인공은 다름 아닌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 이재규(60) 교수. 그는 첫 번째 시에서 스스로 죄인임을 고백했고 두 번째 시에서는 학생들에게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말아 달라고 진심을 실어 당부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한 카이스트 학생은 “시 끝 부분에 나오는 ‘나를 본 적이 없어도 네가 내 제자이기에 운명적으로 너를 이미 사랑한다’는 대목에서 울컥했다.”고 소감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또 한 학생은 이 교수의 이메일을 통해 “시를 받고 눈물이 고였다. 참 많은 위로가 됐다.”고 했다. 중국에서 주재원으로 일한다는 사람도 역시 이메일을 통해 “진정한 자식을 위한 안타까운 희망을 보내는 메시지로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현재 서울캠퍼스에서 석·박사 과정의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는 이 교수는 카이스트 교수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월간 한맥문학’을 통해 2002년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지난해 10월 ‘너는 나의 시인이라’는 시집을 내기도 했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시 회기동에 있는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연구실에서 이 교수를 만났다. 이번 시를 쓰게 된 동기부터 물었다. “자살하는 제자를 보면서 많은 고민을 했지요. 위로와 격려의 마음을 어떻게 전달할까 하고 말입니다. 다른 교수들도 마찬가지 생각이었죠. 그래서 첫 번째 ‘먼저 간 학우들에게’라는 글은 교수들에게 먼저 보냈고, 두 번째 글 ‘사랑하는 제자들에게’는 바로 학생들에게 보냈지요. 그것이 신문에 나는 바람에 다른 교수들도 알게 됐습니다.” 시를 통해 다소나마 젊은 제자들에게 용기를 주었고 동료 교수들의 뜻이 잘 전달된 것 같다고 의미 부여를 한다. 그는 평소 아침에 기도하면서 하루 일과를 계획한다. 제자의 자살 소식을 접한 그날 제자들에게 뭔가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강하게 느껴 시를 썼단다. “카이스트 제자들이 더 자살한다면 우리 사회가 좌절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시를 썼습니다. 힘든 것보다 소명감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간혹 낙오되는 제자가 있더라도 보살펴 줘야 하고, 특히 카이스트는 교만해지면 안 되며 좀더 성숙해져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지요.” 그러면서 군대 얘기를 잠깐 인용한다. 행군할 때 낙오자가 생기면 함께 총을 들어 주는 문화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그런 부분에서 더는 교수나 학생들 서로가 마음이 차가워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들 장학생으로 들어왔다가 점수 차이로 탈락하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는 것에 대한 인간적 공감을 서로 간과했다는 것이다. 그는 점수에 너무 예민하고 학점을 잘 딸 수 있는 것만 중요시하는 풍토를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교수는 가르치는 것이 목적이지만 평가 또한 안 할 수는 없다.”고 토로한다. 영어 강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영어로 논문 발표를 할 수 없으면 국제적 학자로 인정을 받을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국에서 한글로 논문을 발표하면 평가절하하는 풍토도 있지요. 그런 것도 숙제로 남습니다. 영어 강의를 듣는 것이 어려우면 ‘브리지 프로그램’으로 영어 교육을 별도로 받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인문학적인 부분은 오히려 영어보다 한글이 전달과정에서 더 용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징벌적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 교수들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이번 일로 영어 강의와 학점제도에 대해 개선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공감을 하고 있다.”면서 다만 그 취지가 국제화에 대비하자는 것인 만큼 이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단서를 달았다. 아울러 학생들이 느끼는 압박감의 강도와 그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제안을 한다. 학부 학생들을 상대로 한 ‘멘토제도’를 두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석·박사 과정에 있는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인간적인 멘토가 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교수가 학생들과 자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환경 조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카이스트 학생들은 지식교육을 훌륭하게 받지만 인성교육은 소홀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교수들도 연구에 쫓긴 나머지 너무 여유 없게 살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런 가운데 약간의 정신적 여유를 가지면서 제자들과 인간적인 만남을 갖자는 것이다. 제자들도 교수나 선배들한테 인정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느슨한 차원의 여유가 아닌 배려의 마음을 서로 갖자는 뜻이다. 잠시라도 “귀한 시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는 얘기를 할 수 있도록 말이다. ●“유능한 과학자보다 존경받는 지도자 되길” 서남표 총장의 거취에 대해서 그는 “문제 해결이 목적이지 거취 자체를 목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빨리 답을 내는 것보다는 질서 있게 해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교수의 입장이나 학생의 입장만 우선하면 정치마당으로 변질될 수 있으니 다들 사명감과 카이스트의 비전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85년부터 교수로 카이스트에 몸담고 있다. 서울대를 나와 1973년에 카이스트 석사과정 1회로 입학해 지금의 후배들보다 더 어려운 역경을 이겨 냈다. 선배의 조언도 없이 스스로 학문분야를 개척해 나갔던 것. 그의 전공인 경영정보시스템 분야에서는 우리나라 1세대로 꼽힌다. “당시 교수님들은 무척 권위적이었습니다. 학생들이 교수한테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지요.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가 배출한 제자들 대부분은 대학 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 중 30명 정도는 매년 만날 정도로 사제지간의 관계가 돈독하다. 화제를 ‘시’로 바꿨다. 대구 출신인 그는 어릴 적부터 일기 쓰기가 몸에 뱄다. 대학 때는 ‘아성(我成)회’라는 이야기 그룹을 결성했는데 거기서 부인을 만났다. 이때 하루 일과에 대해 제목을 달아 논의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그는 카이스트 교수로 있으면서 어느 날 ‘시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한 것’이라는 소명감을 문득 느꼈다. 이후 한맥문학을 노크했고 지난해 여름 죽을 각오로 쓴 것이 ‘너는 나의 시인이라’라는 시집이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얘기를 이렇게 말한다. “카이스트의 학업 강도를 낮추는 것은 현안 해결이 아닙니다. 유능한 학생들이 개인의 성취에 끝나지 않고 어려운 동료를 돕는 공동체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이 노력은 결코 낭비가 아니고 카이스트의 졸업생을 사회적 지도자가 되게 하는 비결입니다. 우리 학생들이 유능한 과학자일 뿐 아니라 존경 받는 지도자로 성장하기 바랍니다.” 편집위원 km@seoul.co.kr ■ 이재규 교수는… 1951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1969년 경북고를 나와 1973년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해 1975년 카이스트 산업공학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1985년 5월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경영정보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때부터 지금까지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로 몸담고 있다. 2006년부터 1년동안 카이스트 경영대학장 겸 테크노경영대학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로 있으면서 에너지 환경, 물 지속성(EEWS·Energy, Environmnet,Water and Sustainability Initiative) 기획단장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맑고 푸른 나라 설계’라는 책을 공저로 발간했다. 그는 2006년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 아시아 태평양 정보시스템 학술대회 의장과 전경련의 초빙으로 e-Business 사례 편집위원장 등을 맡았다. 학술활동으로는 국내외 논문상을 12회 수상했고 그가 공저한 ‘Electronic Commerce’의 영문교재는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MBA교재로 채택되고 있다. 이같은 공로로 정보문화의 대통령상과 근정포장을 받았다. 산학협동 활동으로 40여회에 걸쳐 연구용역을 수행했다. 2002년 ‘월간 한맥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지난해 10월 ‘너는 나의 시인이라’는 시집을 발간했다.
  • 인권위, 카이스트 차등등록금제 조사 착수

    국가인권위원회가 성적에 따라 차등적으로 등록금을 부과하는 카이스트의 ‘징벌적 등록금제’에 대해 인권 침해 소지가 있는지 조사를 시작했다고 17일 밝혔다. 인권위는 진보신당이 지난 8일 “차등 등록금은 카이스트 학생들의 평등권 및 행복 추구권을 침해했다.”며 제기한 진정을 최근 차별조사과에 배당해 조사하고 있다. 진보신당은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을 상대로 낸 진정서에서 “등록금이 원칙적으로 부과되는 대학에서는 성적에 따른 제재가 있을 수 있지만 등록금이 없는 대학에서 성적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사실상의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이라고 진정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차등등록금제가 성적을 이유로 한 차별 행위인지를 검토하기 위해 카이스트 측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한 상태다. 징벌적 차등 등록금제는 현재 카이스트 내에서 학생들이 과도한 경쟁 스트레스를 일으킨다는 이유로 폐지할 것을 요구하는 사안 중 하나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카이스트 징벌적 등록금제 실시이후 학자금대출 두배 늘었다

    카이스트 징벌적 등록금제 실시이후 학자금대출 두배 늘었다

    일반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입학사정관 전형을 거쳐 카이스트(KAIST)에 입학한 A씨는 첫 학기를 마친 뒤 곧바로 휴학을 했다. 600만원에 이르는 다음 학기 등록금을 낼 형편이 안돼서다. 고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A씨는 집안 형편 때문에 서울대를 포기하고 4년 전액 장학금을 주는 카이스트를 선택했다. 하지만 첫 학기부터 수업 적응에 실패해 2점대의 낮은 학점을 받는 바람에 ‘어마어마한 액수’의 ‘징벌적 등록금’을 내야 했다. A씨는 결국 학교를 쉬는 6개월 동안 중·고등학생 과외를 통해 학비를 모은 뒤에야 올해 다시 복학할 수 있었다. 2006년 서남표 총장이 취임한 이후 카이스트 학생들의 학자금 및 생활비 대출 규모가 해마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 총장은 학점에 관계없이 등록금을 전액 면제하던 장학제도를 없앤 대신 평점 평균 3.0 이하 학생에게는 0.01점마다 벌금 형태로 부과하는 징벌적 등록금제를 도입했다. 이 때문에 등록금을 감당할 수 없는 학생들이 은행 대출을 통해 등록금이나 생활비를 마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성적이 나빠 장학금이 잘리는 소위 ‘장짤’이 주홍글씨처럼 학생들 자부심에 상처를 줄 뿐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도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는 셈이다. 14일 서울신문이 ‘대학 정보공시 사이트’의 카이스트 학부생 2008~2010학년도(2007~2009년 연말 기준) 학자금 대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3년 동안 학자금 대출을 신청한 학생 수가 2007년 57명에서 2009년 131명으로 3년 새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009년 기준으로 카이스트 전체 학생의 1.7%가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징벌적 등록금을 부담해 온 셈이다. 특히 같은 기간 생활비와 등록금을 포함해 학생 한명당 학자금 대출액 평균 금액도 2007년 211만원에서 2009년에는 315만원으로 무려 49.2%가 늘었다. 2007년은 서남표 총장이 취임한 이듬해로, 당시 신입생들은 입학만 하면 전액 장학금이 보장되는 이전의 제도 대신 학점에 따라 수업료를 차등 납부하는 ‘징벌적 등록금제’를 처음으로 적용받았다. 평점평균이 3.0 이하이면 0.01학점당 6만원(현재는 6만 3000원)씩 내게 되는 이 제도에서 2.5학점을 받으면 300만원, 2.0 이하면 최대 600여만원의 수업료를 따로 내야 한다.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 학교에서 상대평가를 적용, 학점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해마다 30%에 가까운 학생들은 ‘징벌적 등록금’을 낼 수밖에 없었던 데다, 한해 등록금이 2010년 기준 1575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고액인 점도 학생들의 경제적 고통을 가중시킨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성적이 좋은 상당수 이과 학생들이 평판 때문에 서울대로 가는 현실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카이스트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징벌적 등록금이 학생 개인의 자부심을 훼손하는 것뿐 아니라 곧장 경제적 타격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서총장 “교수협 혁신비상위 수용” 학부생들 “총장 개혁실패 아니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학부생들은 13일 “우리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방향의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직접 참여해 목소리를 내는 방법뿐”이라면서 “향후 학사제도의 운영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남표 총장의 대학 개혁 실패를 인정 하라는 여론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첫 비상총회 “직접 참여해 목소리” 카이스트 학부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7시부터 대학본부 앞 잔디밭에서 사상 첫 비상총회를 열어 서 총장의 개혁실패 인정 요구를 결정하는 투표를 실시했으나, 투표자 852명 가운데 찬성 학생이 과반수에 10명이 못 미치는 416명에 그쳐 부결됐다. 반대는 317명, 기권이 119명이었다. 하지만 학교 정책결정 과정에 학생대표들이 참여하고 의결권이 보장되도록 제도화할 것을 요구하자는 안건에는 914명 중 872명이 찬성했다. 또 차등수업료 전면 폐지, 재수강 횟수제한 폐지, 전면 영어강의 방침 개정 등 주요 요구 안건들도 모두 통과됐다. 총학은 이날 총회에서 통과된 요구사항을 서 총장에게 전달키로 했다. 대학원 총학생회도 이날 오후 대강당에서 비상총회를 열고 학부의 징벌적 등록금과 같은 성격의 ‘연차초과자 수업료’, 최저생계가 보장되지 않는 인건비 구조 등 학사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토론을 갖고 의견을 모았다. ●서총장 “작은 문제를 크게 생각치 말자” 한편 총회가 끝난 뒤 서 총장은 무대에 올라 학생들에게 “카이스트 총장으로서 미안하고 가슴 아프다. 국민 모두에게 죄송하다.”고 말을 꺼낸 뒤 “인생은 원래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올 때도 있는 법이니 조그마한 문제를 너무 크게 생각하지 말자.”고 당부했다. 서 총장이 단상에서 내려오자 일부 학생들은 “총장님, 사랑해요” “힘내세요” 등의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앞서 이날 오후 서 총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교수협의회가 요구한 혁신비상위원회 구성안 수용 등 교수와 학생들의 학교 운영에 관한 의견을 진지하게 검토할 뜻을 밝힌 바 있다. 교수협의 제안으로 곧 구성될 혁신위는 총장이 지명하는 5명, 교수협이 지명하는 5명, 학생대표 3명으로 구성된다. 활동기간은 15일부터 3개월(필요시 1개월 연장)이며 의사결정은 과반수로 하게 된다. 대전 이천열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공감대 형성 후 점진 개혁을”

    “공감대 형성 후 점진 개혁을”

    “개혁을 하더라도 많은 토론을 거쳐 점진적으로 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미국 명문 예일대의 동아시아 어문학과 최승자(59) 교수는 11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서남표식 카이스트 개혁’과 관련, 전 과목 영어 강의에 대해서는 점진적인 적용을 조언했고, 징벌적 등록금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최 교수는 연세대에서 영문학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30여년 전 예일대로 유학와 언어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는 최근 카이스트 학생이 4명이나 자살했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다면서 놀라워했다. →카이스트 학생들의 학습 강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예일대는 학생들에게 공부를 어느 정도 시키나. -대부분 4~5시간씩, 많아도 6~7시간 자면서 공부한다. 숙제가 엄청나게 많고 거의 매주 시험이라 부담도 엄청나다. 대신 주말에는 파티도 하고 열심히 놀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미국 명문대생들도 자살하는 경우가 많나. -5~6년에 한번꼴로 자살 소식이 있는 것 같다. 지난해 박사과정을 밟던 한국 유학생이 예일대에서 자살한 사건도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대부분 자살 원인을 학업보다는 우울증으로 보는 편이다. 예일대에 입학할 정도면 학업 부담을 따라갈 수 있는 학생이라고 본다. →특히 카이스트가 도입한 전 과목 영어 강의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데. -점진적으로 할 수 없는지 아쉽다. 예컨대 영어 강의를 1학년 때는 30%만 하고, 2학년 때는 40% 하고, 4학년 때쯤 80%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한다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카이스트의 징벌적 등록금 제도도 논란인데. -예일대는 성적과 돈을 연결짓지 않는다. 장학금은 학생의 집안형편에 따라 지급한다. 학생을 뽑을 때는 집안형편을 보지 않고 순전히 성적만 본다. 하지만 입학한 뒤에는 집안이 어려운 학생한테 장학금을 우선 지급한다. 부모의 연소득이 약 18만 달러를 넘는 부유층은 장학금을 받지 못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경제 블로그] 힘의 논리? 맞서는 현대그룹에 두손 든 외환銀

    대기업과 은행의 관계는 참으로 묘하다. 1970~80년대 개발시기, 압도적으로 갑의 위치에 섰던 은행이 점차 대기업에 밀리는 양상이다. 대기업의 힘이 커가는 지금의 분위기와 무관치 않은 것 같다. 대표적인 사례가 외환은행과 현대그룹과의 관계다. 지난해 외환은행이 현대그룹을 상대로 재무개선 약정(MOU)을 맺으려고 했던 시도는 결국 없던 일이 돼 가고 있다. 대기업과 은행의 관계에서도 ‘제도’보다 ‘힘의 논리’가 우선하는 조류를 거스르기 어렵게 된 것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12일 “2009년 실적을 기준으로 약정을 체결하는 것은 아무래도 역부족”이라고 인정했다. 현대상선이 2009년 576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이후 외환은행이 1년 동안 현대그룹을 상대로 재무개선 약정 체결을 시도한 게 무위로 끝났다. 지난 6일 금융감독원이 현대그룹을 주채무계열 목록 자체에서 뺐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은 2009년 실적을 근거로 약정 체결을 검토했지만, 2년 전 실적을 근거로 채권단이 약정 체결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게 금융계 시각이다. 결국 외환은행이 약정 체결을 회의적으로 검토하면서 현대그룹이 기득권을 갖게 됐지만, 앙금은 여전하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된 것은 금융권 여신 규모를 줄였기 때문이고 진정한 의미에서 회사가 회복됐는지는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금융권 내부에서 ‘적전분열’의 조짐도 보인다. 지난해 현대그룹을 상대로 신규대출과 지급보증 중단 등 징벌적 대책을 마련했던 채권단이 저마다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외환은행 외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1년이 지나 부실이 해소됐는데, 현대그룹 채무에 대해 만기연장 불허 방침을 세울 이유가 없다.”며 한발 물러섰다. 현대그룹과 추가 공방을 벌여도 얻을 게 별로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듯하다. 지난해 현대상선 실적이 개선되면서 현대그룹 측이 기존 채권단에 손을 벌리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자금 조달을 하면서 사실상 채권단의 제재 수단이 사라진 게 현실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사퇴 뜻 없다… 징벌적 등록금제 폐지”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 총장은 최근 잇따른 학생 및 교수의 자살사태와 관련, 용퇴를 묻는 질문에 “지금은 사퇴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자살 배경으로 지목되는 ‘징벌적 등록금제’는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12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석달 새 학생 4명, 교수 1명이 자살한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느냐는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지금은 당면한 문제가 많아 대책을 마련하는 시기”라며 “교수, 학생들과 얘기해 문제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카이스트 개혁의 걸림돌이 서 총장’이라는 지적에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서 총장은 성적에 따라 학자금을 차등 부과하는 ‘징벌적 등록금제’에 대해서는 “학생들을 만나 제도를 없애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100% 영어로 진행하는 강의가 학생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모든 과목을 다 영어로 강의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한국어·영어로 동시에 가르쳐 학생이 원하는 대로 택하게 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춘진 의원은 “일본에서 영어 하나도 모르고 미국에도 한번 안 갔지만 노벨상을 받은 사람도 있다.”고 꼬집었다. 서 총장은 카이스트 개혁 평가에 대해 “잘했다고 보지만 고칠 건 고치겠다.”고 말했다. 상대평가 등의 학점 방식은 “(학교가) 교수한테 어떻게 성적을 주라는 지침은 없고 교수 마음대로 주게 돼 있다.”며 “학교 방침은 절대평가”라고 설명했다. 그는 교수 임용 및 학생 선발 과정에서 인사 절차를 어겼다는 감사 결과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억울해했다. 회의 직후 민주당 교과위 간사인 안민석 의원은 “사퇴촉구 결의안을 상임위에 공개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한나라당 간사 서상기 의원은 “지켜보겠다.”며 유보 입장을 보였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서 총장을 사퇴시키라는 일부 의원들의 요구에 “총장 해임은 법 절차상 카이스트 이사회에서 하도록 돼 있다.”며 선을 그었다. 김효섭·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이슈 인터뷰] “경쟁은 대학의 기본… 포스텍도 300 명 중 20여명 탈락”

    [이슈 인터뷰] “경쟁은 대학의 기본… 포스텍도 300 명 중 20여명 탈락”

    “학생들이 학점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은 대학의 핵심이자 기본입니다. 개혁 과정에서 일부 부작용이 생겼다고 해서 전체가 잘못됐다고 몰아갈 수는 없는 것이지요.” 1986년 설립된 포스텍(포항공과대학)은 학교의 설립취지·규모·운영방식·학력수준 등 모든 면에서 카이스트와 비교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동반자’이자 ‘경쟁자’다. 카이스트 재학생들의 연쇄자살 사건이 ‘서남표식 개혁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을 포스텍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12일 경북 포항시 효자동 포스텍 교수식당에서 백성기 총장을 만나 그가 생각하는 대학 개혁의 방향에 대해 들어 봤다. 한 학년 학생이 300명에 불과한 포스텍은 지난해 영국 더타임스의 세계 대학평가에서 28위를 했다. 그 조사에서 카이스트는 79위, 서울대는 109위였다. 2007년 백 총장이 취임할 때만 해도 포스텍은 카이스트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백 총장은 포스텍이 단기간에 급속히 발전한 원동력을 ‘개혁’이라고 잘라 말했다. ‘백성기식 개혁’은 영어수업 확대, 정년보장(테뉴어) 교수 심사 강화, 교수 및 학과 평가제 도입 등 서남표 총장이 추진해 온 카이스트 방식과 놀랍도록 비슷하다. 도입 방식에서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 약간의 차이가 교수와 학생들에게는 상당히 크게 느껴지는 듯하다. →때가 때인 만큼 카이스트 사태에 대해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서 총장의 개혁이 너무 과했던 것인가. -대학은 단 한시도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면 학교건 학생이건 탈락하고 낙오할 수밖에 없다. 변화가 대학의 문화 그 자체인 이유다. 카이스트 개혁 과정에서 일부 부작용이 생겼다고 해서 전체가 잘못된 것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카이스트의 ‘징벌적 등록금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학생들이 학점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은 대학의 핵심이자 기본이다. 이걸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쓰는 건 잘못된 게 아니다. 하지만 이번 건은 교육보다 돈이 지나치게 부각됐기 때문에 불행한 사태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재정적인 문제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거나 지장 받는다는 것은 학생을 뽑을 때 대학에서 약속한 책임을 저버리는 것이다. 지원을 해 줄 수 없으면 뽑지 않는 것이 맞다. →영어수업도 카이스트 사태의 주된 이슈다. 영어수업이 꼭 필요하다고 보나. -물론이다.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교육과 연구를 위해서는 영어를 자유롭게 쓸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는 우리 학생들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학에서 공용화를 선언하고 전부 영어로 수업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영어강의를 들으려면 영어실력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무턱대고 영어로 강의를 할 게 아니라 먼저 영어를 가르쳐야 한다. 포스텍은 신입생들을 평가한 후 6단계로 나눠 영어를 배우도록 하는 ‘영어인증제’를 도입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3학년부터 본격적인 영어강의가 시작되고, 대학원은 100% 영어수업이다. 목표치를 정하고 순차적으로 단계를 밟았기 때문에 “포스텍을 졸업한 학생들은 영어에 관해서는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자신할 수 있다. →교수들의 테뉴어 심사 강화와 학과 평가를 지난해부터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교수의 ‘철밥통’을 건드리는 일인데 반발이 크지 않은가. -내부의 반발은 오해에서 비롯된다. 테뉴어 심사를 강화하고, 빨리하는 것은 누구를 자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교수들의 연구 자율성을 보장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이미 이룰 것을 다 이룬 사람에게 테뉴어를 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미래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정교수가 된 후 6, 7년 정도 지난 시점이 교수의 잠재력을 평가하기에 좋은 때다. 잠재력을 인정받아 테뉴어가 되면 그 다음부터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연봉제 역시 반발이 있는데 미국식 연봉제라는 것은 성과에 따라 무조건 결정되지만, 한국에서는 쉽지 않은 방식이다. 그러면 기본급을 주는 한국식에 성과급을 주는 미국식을 절충하면 된다. 하루아침에 모든 걸 완벽하게 바꿀 수는 없다. →대학 개혁에서 ‘총장’의 역할은 뭔가. -변화가 파국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적당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계속해서 꾸준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개혁을 하다 보면 분명히 소통의 문제와 만나게 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소통의 방식이 다양해졌다는 점은 다행이다. 한가지 더. 변화를 추구하면서 반발하는 교수들의 불만은 스스로 변화에 동의했느냐 않았느냐의 문제는 아니다. 자신이 사전에 인지를 했느냐 않았느냐에 더 민감하다. 그 부분을 뚫어 주는 것이 결국 소통 아닌가.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다양한 학생들이 들어오는데, 학업성취도 문제는 없나. -과거 학력고사와 수학능력시험 시절의 자료를 분석해 보니 시험성적과 졸업성적의 상관관계가 무의미할 정도로 낮았다. 그럼 일정 수준 이상의 학생을 1차적으로 걸러서 그 후에 잠재력을 평가하는 게 어떨까 싶어서 무시험 전형을 도입했다. 입학성적과 마찬가지로, 졸업생을 봐도 대학성적이 높으냐 낮으냐 하는 것이 그 학생의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우리의 커리큘럼을 최대한 학생들이 따르고 성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게 포스텍이 롤모델로 삼았던 미국 칼텍(캘리포니아 공대·입학정원 250명) 같은 소수정예의 장점이다. →‘입학은 어렵고 졸업은 쉬운’ 한국대학 구조를 ‘입학은 쉽고 졸업은 어려운’ 미국대학 구조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학생이 대학의 목표와 커리큘럼에 따라서 적절하게 학업을 이수하고 나갈 수 있느냐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공통의 문제다.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졸업을 못하는 게 당연하다. 다 배우지도 않은 학생을 졸업장을 줘서 내보내는 건 사기다. 포스텍도 신입생 300명 중 졸업까지 20여명이 탈락한다. 모두들 100% 떠안기 위해 노력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는 건 불가능한 일 아닌가. →이번에 새롭게 깨달은 부분이 있나. -세상에서 가장 이질적인 사람들이 모인 곳이 대학이다. 교수, 교직원, 학생. 이렇게 지향하는 바가 다른, 다양한 세대가 한곳에 모여 있는 곳이 있나. 최근에는 외국인들까지 늘고 있다. 다양성, 이질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따뜻하게 살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수들이 학생들을 ‘단순한 학생’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제자이자 인간’으로 보고, 학생들 역시 서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이번 카이스트 사태가 준 교훈이 아니겠는가. 포항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백성기 총장은 ▲1949년 수원 출생 ▲1971년 서울대 금속공학 학사 ▲1981년 미국 코넬대 재료공학 박사 ▲1986년 포항공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1991년 코넬대 방문교수 ▲2000년 포항방사광가속기연구소장 ▲2007년 현 포스텍 총장 ▲2009년 현 한국세라믹학회장 ▲2010년 현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위원 ▲2011년 현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과학기술위원장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방사능비 문제없나 맘 졸이고 말뿐인 기름값 인하에 화나고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방사능비 문제없나 맘 졸이고 말뿐인 기름값 인하에 화나고

    가슴 졸일 만한 일들이 많아서였을까. 통상 연예인들의 자질구레한 사생활과 관련된 소식이 많았는데, 지난주 검색어 순위에는 사회성 짙은 소식들이 대거 포진했다. 1위엔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인한 방사능비 소식이 올랐다. 지난 7일 내린 비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되면서 도대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이상 없다는 정부 발표와 전문가 주장을 믿어도 되는 것인지를 두고 많은 논란이 벌어졌다. 2위에는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기름값 인하가 올랐다. 정부의 강공에 SK에너지가 7일부터 ℓ당 100원씩 내렸다. 그러나 직영점에만 해당된다는 얘기가 알려지면서 또다시 논란을 불러왔다. ●카이스트 자살·이화여대 채플 거부도 핫이슈 4위에는 카이스트생 자살 소식이 올랐다. 연달아 4명이 자살하면서 과감한 변신을 진두지휘하던 서남표 총장의 ‘개혁’이 기로에 섰다. 논란의 핵심인 ‘징벌적 수업료’(성적에 따른 수업료 차등 부과) 제도는 다음 학기부터 폐지하기로 했지만 세계적 수준의 학생을 길러내기 위한 교육 방향을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뜨겁다. 5위는 이화여대의 채플 수업 거부 운동이 차지했다. 이대는 등록금 비싸기로 유명하다. 그럼에도 올해 또 등록금이 2.5% 인상되자 총학생회는 등록금 동결을 요구하면서 아예 졸업 필수과목인 채플을 거부해 버렸다. 7위에는 재일동포 출신의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대지진 피해자들을 위해 100억엔(1300억원)을 기부했다는 소식이 올랐다. 이는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 사장이 내놓은 10억엔을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 회사 돈이 아니라 사재를 털었다는 점에서 더 화제를 모았다. ●김혜수·유해진 결별… 이은미 결혼 희비 엇갈려 3위에는 배우 김혜수·유해진 결별 소식이, 6위에는 가수 이은미 결혼이 올라 희비가 엇갈렸다. 3년간 만나온 것으로 알려진 김-유 커플은 ‘미녀와 야수’라는 별명을 얻으며 결혼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았지만 결국 결별을 택했다. 이은미는 20년간 친구로 지내온 재미교포 사업가와 지난 1월 결혼한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다. 특이한 사람들을 소개하는 케이블채널 tvN의 ‘화성인 바이러스’ 프로그램에 10년 동안 이를 닦지 않은 ‘누렁이녀’의 등장 소식(9위)도 클릭을 끌어냈다. 10위에는 MBC ‘위대한 탄생’의 점수 비공개 방침이 올랐다. 지난 8일 권리세와 황지환이 첫 탈락자로 선정됐는데, 제작진은 이어지는 투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로 점수는 빼고 탈락자 이름만 공개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세계적 생명공학자 박태관 교수 자살… 
카이스트 계속되는 비극

    세계적 생명공학자 박태관 교수 자살… 카이스트 계속되는 비극

    올 들어 학생 4명의 잇단 자살로 물의를 빚고 있는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에서 이번에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생명공학 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교수의 자살은 이른바 ‘징벌적 등록금제’ 등에서 비롯된 학생들의 자살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서남표 총장을 더욱 난처하게 만들면서 카이스트를 ‘자살 충격’에 빠뜨렸다.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박태관(54) 교수가 10일 오후 4시쯤 충남 대전시 유성구 전민동 엑스포아파트 15층 자신의 집 주방 가스배관에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 박 교수의 아내 손모(53)씨는 “남편이 오늘 서울 집으로 오기로 한 날인데 연락이 안 돼 대전으로 급히 내려와 보니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출강 때문에 1년 전부터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았다. 박 교수가 숨진 현장에서는 “애들을 잘 부탁한다.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아내 손씨에게 남긴 유서 3장이 발견됐다. 박 교수는 지난 2월 교육과학기술부의 종합감사에서 연구인건비를 유용한 혐의가 적발된 이후 최근 학교 징계 및 검찰 고발을 통보받은 상태였다. 그는 2007년 영년직(정년보장직) 심사를 통과했으나 이마저 취소를 앞두고 있었다. 학교 측은 “박 교수의 자살은 최근 학생들의 자살로 주목받고 있는 학교 제도와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지난 1월 영광스러운 ‘올해의 카이스트인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생체고분자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성과를 인정받는 학자였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카이스트 15일 임시 이사회

    8일 교육과학기술부는 오명 카이스트 이사장이 카이스트 내 잇따른 학생 자살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15일 긴급 임시이사회를 소집했다고 밝혔다. 카이스트 이사회는 당연직인 서남표 총장과 교과부·기획재정부 공무원을 포함해 각계 인사 16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에서는 징벌적 등록금제 폐지 등 향후 대책이 논의될 전망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카이스트의 슬픈 봄] “필수 이수과목·평가방법 
학생에 따라 다르게 할 것”

    [카이스트의 슬픈 봄] “필수 이수과목·평가방법 학생에 따라 다르게 할 것”

    “앞으로 소통을 강화하겠습니다.” 서남표 총장은 네 번째 학생이 자살한 이튿날인 8일 오후 8시 대전 유성구 구성동 카이스트 창의관 터만홀에서 열린 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좋은 의도에서 제도를 만들었지만 많은 사람이 만족하지 않고 불만이 많았다. 소통의 문제가 있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학생들은 ‘징벌적 수업료’ 폐지 방침을 재확인받은 뒤 그동안의 정책을 재검토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었고 이에 서 총장은 시대가 계속 변하는 만큼 지금의 정책이 영구히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다양한 의견을 들어 수정할 것은 개선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특히 전 과목 영어강의로 인한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조교들이 별도로 학생을 지도하는 보완책을 내놓았으며,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입학한다는 점을 고려, 학생에 따라 필수이수 과목과 평가방법을 달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모 학생이 “학생 4명이 목숨을 끊었는데 총장 사과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서 총장은 “참담한 심정을 금치 못한다.”며 “다시 돌이킬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하고 싶다.”고 말해 직접적인 사과는 회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학생은 “다른 학교에 비해 각종 위원회의 학생 참여 비율이 적다.”고 지적하자 서 총장은 “학교 운영은 교학부총장이 수렴해 학생 참여 비율을 잘 모르지만 가능하면 등록금 위원회에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서 총장은 “학생이 학교에 오래 다니는 것은 좋지 않다. 신지식은 스스로 할 때 배운다. 가능하면 밖에 나가서, 독립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차등등록금제를 도입한 배경을 설명했다. 물리학과 박사 과정 학생이 “리더로서 총장을 인정하지만 교육자로서 철학이 없다.”고 비판한 데 따른 답변이다. 서 총장은 “이런 철학은 미국에서 고학할 때 배웠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에서 일주일에 25시간 일하고 84달러를 받았다. 경험은 교실에서 배우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일부 학생은 “총장 혼자서 말한다. 더 이상 들을 말이 없어서 나왔다.”면서 간담회 중간에 나오기도 했다. 400여명의 학생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는 ‘공개’를 주장하는 총학생회와 ‘비공개’를 고집하는 학교 측이 옥신각신해 파행을 겪었다. 간담회 예정시간보다 1시간이 넘어 나타난 서 총장은 “오늘은 가족끼리 허심탄회하게 말하고 싶다. 집안사람끼리 할 얘기도 있다.”며 “가족이 아닌 분은 나가 달라.”고 요구했다. 학생들도 동조하면서 기자들은 밖으로 쫓겨났다. 앞서 이병찬(23·수리과학과 4년)씨가 창의관 앞에서 서 총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서 총장의 개혁정책은 실패했다.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카이스트 캠퍼스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학생들이 운동하고 수업을 들으러 바삐 발걸음을 재촉하는 등 겉으로 드러난 학교 분위기는 여느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으나 학생들 대부분은 기자가 묻는 말에 답변을 피했다. 생명과 학생 김모(21)씨는 “학생 간에는 되도록 자살사건 얘기를 안 꺼내려고 한다.”고 전했다. 학교 측은 차등등록금제를 폐지한다고 발표했지만 일부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자거나 혼자 공부하는 학생이 많다. 교수들도 부담스러워한다.”고 100% 영어수업에 불만을 터뜨렸다. 한 2학년 학생은 “전공은 전문용어가 많고 설명이 어려워 한국어로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그걸 영어로 하다 보니 흥미가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3학년 여학생 정모(19)씨는 “차등등록금제나 전과목 영어수업보다 힘들고 지칠 때 스트레스를 풀 곳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며 “경쟁을 탓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이 학생은 “학교나 총학생회 모두 진짜 자살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4학년 학생은 “이걸로 끝나는 것도 아니고, 언제 또 터질지 모르고… 무척 불안하고 걱정된다.”고 말해 어두운 학교 분위기를 반영했다. 학교측은 11, 12일 휴강하고 교수들과 학생들이 학교문제에 대한 토론을 가진 뒤 12일 총장과 학생간의 간담회를 다시 열기로 했다. 한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카이스트 학생이 네 명 자살한 후에야 서 총장은 ‘차등수업료제’ 폐지를 발표했다.”며 “학생을 ‘공부 기계’로 만들려고 수업료로 위협하며 비극을 낳게 한 장본인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사설] 카이스트 개혁 부작용 막을 전략 모색하라

    한국의 대표적인 대학 중 하나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학생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그제 휴학 중인 카이스트 학생이 인천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올들어서만 카이스트 학생의 자살은 벌써 네번째다.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꿈을 활짝 펼쳐야 할 젊은 학생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가족과 사회, 나라의 비극이다. 카이스트 학생들의 자살 이유는 각자 다르겠지만, 성적 부진에 따른 심적인 부담과 소위 ‘징벌적 수업료’가 주요 요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카이스트 학생들은 대부분 어릴 때부터 주변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자란 과학영재들이다. 이들 간에도 경쟁을 하다 보니 하위권은 나올 수밖에 없다. 서남표 총장은 지난 2006년 7월 취임한 뒤 경쟁력 제고라는 명분을 내세워 성적이 4.3 만점에 3.0 미달인 경우 학기당 최고 600만원을 ‘징벌적 수업료’로 내도록 했다. 100% 영어수업도 밀어붙였다. 지난해만 해도 전체 7805명의 학생 중 12.9%인 1006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수업료를 냈다. 지난 1971년 과학인재 육성을 위해 설립된 카이스트 학생들은 서 총장 취임 전까지는 수업료를 내지 않았다. 서 총장은 정년보장(테뉴어) 심사를 강화해 지난 4년간 148명의 교수 중 24%나 탈락시켰다. 영국 더 타임스의 세계대학평가에서 카이스트는 2006년에는 198위에 그쳤으나, 2009년에는 69위, 2010년에는 79위에 각각 올랐다. 서 총장이 추진한 정책의 성과로 볼 수도 있다. 대학개혁의 상징으로도 불리는 카이스트의 개혁은 계속돼야 한다. 경쟁시스템 자체를 포기해서도 안 된다. 하지만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을 계기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카이스트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지만 징벌적 수업료를 없앴다. 한국말로도 어려운데 100% 영어로 강의를 한 것도 잘못이다. 특히 과학고가 아닌 일반고와 전문계고 출신은 용어도 익숙하지 않은데 영어로 강의를 한다는 게 얼마나 무책임한 것인가. 유행처럼 영어 강의를 하는 다른 대학들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 카이스트는 심리치료와 인성교육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 우수학생들의 창의력·잠재력을 신장할 수 있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 비단 카이스트 학생뿐 아니라 모든 젊은이들은 지혜롭게 행동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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