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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정보 유출 피해 최대 3배 보상해야

    앞으로는 개인정보 유출로 피해가 발생하면 은행 등 해당 기업이 피해액의 최대 3배까지 물어내야 한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8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을 핵심으로 한 신용정보보호법 처리를 논의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실제 피해액보다 더 큰 배상을 부과하는 제도다. 형벌적 성격이 짙다. 도입 자체에는 여야가 잠정 합의했으나 세부조항을 놓고 막판 진통이 이어져 29일 최종 결론을 내기로 했다. 최근 정보유출 사고가 끊이지 않자 시민단체 등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정부와 재계는 현행 법 체계와 맞지 않고 기업 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며 반대했으나 이미 하도급법에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도입된 점 등을 감안해 여야는 도입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대신 금융사 등 기업이 져야 할 책임을 ‘손해액의 3배 이내’로 제한하고 피해자가 기업의 ‘중대 과실’을 입증할 수 있는 경우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중대 과실 입증이 쉽지 않아 제도 도입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발이 일고 있다. 입증 책임을 피해자에게 물리는 것도 논란거리다. 피해자가 기업의 중대 과실을 입증하도록 할 게 아니라, 기업이 중대 과실이 없었음을 스스로 입증토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에서도 이견이 팽팽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무위는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등에 흩어져 있는 신용정보 관리를 별도의 공공기관을 설립해 일원화하는 데도 잠정 합의했다. 구체적인 설립 방법은 추후 결정키로 했다. 설립방식 등에 따라 협회의 명암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 협회 관계자는 “민간이 오랜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축적한 정보망과 관리 노하우를 정부가 뚜렷한 명분도 없이 가져 가려 한다”고 비판했다. 금융소비자 권익을 전담 보호하는 기구도 신설된다. 여야는 금융감독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을 떼어 내 별도 조직으로 만들고 금소원의 상위 기구로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금소위)를 두기로 했다. 다만 금소위에 인사·예산권 등을 주는 방안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개인정보유출방지법안 막판 조율만 남아”

    개인정보유출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법률 개정 작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8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지난 1월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태 이후 대책을 담은 신용정보보호법과 전자금융거래법,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을 일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정무위 법안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27일 “여야가 신용정보보호법 개정안에 대한 이견을 많이 좁혔다”면서 “이제는 쟁점 사항에 대한 논의보다는 막판 조율만 남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여야는 우선 은행과 카드사, 보험사 등 금융권의 개인 신용정보를 관리하는 신용정보집중기관을 설립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등 금융권의 각 협회가 보유하고 있는 개인 신용정보가 모두 집중기관으로 이관된다. 그동안 생보협회, 손보협회, 여신협회 등으로 나뉜 개별집중기관과 은행연합회 등 종합집중기관이 금융사, 신용정보회사와 개인 신용정보를 공유하면서 개인정보 관리에 대한 취약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또 신용평가회사가 영리 목적으로 겸업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민간 신용평가사는 각 금융권 협회에서 개인정보를 받아 신용평가를 매기는 주업무 외에도 컨설팅과 통계분석 등 영리를 목적으로 한 부수업무도 진행해왔다. 여야는 민간 신용평가사의 부수업무를 신용등급 산출 모델개발 등으로 제한하고 통계분석 업무는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얻도록 했다. 막판 쟁점인 징벌적 손해배상제 역시 여야가 일정 수준의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과 정부는 당초 피해액의 최대 3배에 이르는 배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과도하다며 징벌적 과징금 도입을 주장해 왔으나 야당이 신용평가회사의 개인신용정보 무기한 보유 제한을 양보하면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위 관계자는 “이 밖에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와 최고정보책임자(CIO)의 겸직을 금지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금융지주 내 계열사 간 개인정보 공유를 제한하는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여야가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열린세상] 세월호가 남긴 숙제/이민화 카이스트 초빙교수

    [열린세상] 세월호가 남긴 숙제/이민화 카이스트 초빙교수

    T S 엘리엇의 시와 같이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 됐다. 애처로운 생명들의 기억은 오랜 기간 우리들 가슴 속에 아픈 상처로 남아 있을 것이다. 온 국가가 비통해하고 있다. 해운 회사의 총체적 부실과 국가의 미숙한 재난 대처에 온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생사를 달리한 젊은 영혼들을 비통과 분노만으로 위로하는 것이 진정 그들이 바라는 바는 아닐 것이다. 진정한 그들에 대한 위로는 이 사건을 통하여 국민들이 얼마나 학습하고 국가를 어떻게 혁신하느냐 하는 미래의 과제가 아닐까 한다. ‘소 잃고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모든 것은 나를 강하게 한다.’ 니체가 ‘우상의 황혼’에서 한 말이다. 전 국민에게 한없는 슬픔을 안겨 준 사건이나, 이 사건을 통해 우리 대한민국이 더 강해지는 것이 차디찬 진도 바다에 잠긴 영혼들에 대한 위로가 되지 않을까 한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대한민국의 자부심은 접고 겸허하게 우리의 문제를 성찰해 보자. 미국의 산업재해 전문가인 하인리히는 ‘산업재해 예방, 과학적 접근’이란 책에서 1건의 중대한 재해 뒤에는 같은 원인의 경미한 사건 29건과 아찔한 순간 300건이 있다는 ‘하인리히 법칙’을 방대한 통계 분석을 통해 발표한 바 있다. 하인리히 법칙은 사소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분석하고 잘못된 점을 고치면 대형 사고를 방지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바로 사소한 문제를 숨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1982년 윌슨과 켈링이 발표한 ‘깨진 유리창 이론’이란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하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된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입각해 1994년 뉴욕 시장에 취임한 줄리아니 시장은 낙서를 지우고, 보행자의 신호 무시나 빈 캔을 아무 곳이나 버리기 등 경범죄의 단속을 철저하게 했다. 그 결과로 범죄 발생 건수가 급격히 감소했고, 마침내 범죄 도시의 오명을 불식시키는 데 성공했다. 대한민국의 깨진 유리창은 불투명과 비원칙이다. 세월호 사건의 가장 가슴 아픈 점은 원칙을 지킨 사람들이 유명을 달리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동일한 사건이 일어나면 무질서한 혼란이 극에 달하게 될 것이다. 투명성과 원칙은 선진국으로 가는 가장 소중한 사회적 신뢰 자산이다. 결과 지상주의가 초래한 과정상의 원칙 무시는 사회적 신뢰를 손상시켰다. 잘못된 결과보다 잘못된 것을 숨기는 과정에 더 큰 벌을 줘야 한다. 화물 과적의 문제, 승선인원의 문제, 선박 운항 원칙의 문제, 구명정의 문제 등 수많은 깨진 유리창들이 하인리히의 법칙처럼 방치돼 누적된 결과가 세월호 사건이다. 지킬 수 없는 과도한 규제는 원칙을 지키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만든다. 지킬 수 있는 원칙을 만들고 반드시 ‘꼭’ 지키는 사회적 자산이 미래 한국을 강하게 만들 것이다.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이 손해 보지 않는 세상이 선진 한국으로 가는 길일 것이다. 이를 위해 진실을 숨기는 거짓과 비밀주의는 엄벌해야 한다. 미국의 대통령을 실각시킨 워터게이트 사건의 핵심은 도청보다 거짓에 대한 징벌이었다. 각종 재난 사건에 대해 관계 당국이 우선 모르쇠 작전이라는 은폐로 시작하는 것은 사회적 신뢰를 깎아 먹는 잘못된 관행이다. 정치인들은 일단 부정하고 본다. 국민들은 결국 정치권과 정부를 믿지 못하게 된다. 국가 차원의 깨진 유리창이다. 잘못을 숨기는 경우 적어도 3배 이상의 징벌적 응징이 원칙을 지키는 사회를 만든다. 못난이보다 거짓말쟁이를 더욱 부끄럽게 생각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 한국의 중산층 기준이 아파트 평수 등 물질적 가치라면 유럽과 미국의 기준은 사회적 정의감 등 정신적 가치로 구성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제 삶의 가치에 대한 국민적 성찰을 해 볼 때가 아닌가 한다. 세월호 사건이 생의 가치를 ‘물질적 소유’라는 천민자본주의에서 정신적 삶이라는 인본주의로 승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타이태닉 선장의 말 ‘Be British’(영국인 다워라)를 상기해 보자. 국민적 아픔의 공감대가 제2 한강의 기적으로 가는 국가의 에너지로 승화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4월의 잔인한 기억이 우리 마음의 뿌리 속에 잠든 사회적 신뢰를 일깨우는 엘리엇의 봄비가 됐으면 한다.
  • [기고] 부동산 활성화정책은 지속돼야/권치흥 한국토지주택연구원 부동산시장 분석센터장

    [기고] 부동산 활성화정책은 지속돼야/권치흥 한국토지주택연구원 부동산시장 분석센터장

    최근 부동산시장은 수도권 주택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되고 부동산거래가 크게 늘면서 회복 전망이 우세하다. 2월 초 LH 토지주택연구원에서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앞으로 더 이상의 시장 악화는 없다는 응답이 우세했다. 전세가격의 급등으로 전세 세입자의 매매수요 전환이 본격화될 것으로도 내다봤다. 이런 현상은 최근 가격, 거래지표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국민은행이 발표한 2014년 1~3월 전국 주택매매가격 변동률은 각각 0.11%, 0.16%, 0.28%로 상승폭이 더욱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가격은 지난해의 하락세에서 벗어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0.03%, 0.13%, 0.23%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토교통부의 전국 주택거래량도 1월 들어 전년 동월대비 117.4%나 증가한 데 이어 2월에도 66.6%의 급증세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시장 회복이 지속될 것으로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 현재의 부동산경기 국면은 지난해 말 국회의 취득세율 영구 인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법안이 통과된 데 이어 연초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다룬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및 소형평형의무제 개선 등 정부의 시장활성화 정책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정책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과거와 같이 일시적인 회복세를 잘못 판단해 규제를 반복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2009년 가을 글로벌 금융위기로 위축되던 부동산시장이 일시적인 회복세로 돌아섰을 때 정부는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 복원 등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시장이 다시 장기침체에 빠진 선례가 있다. 부동산시장이 장기 회복국면으로 진입할 때까지 시장활성화 정책은 유지해야 한다. 정부에서 추진 중인 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제고할 필요도 있다. 재건축 규제완화, 분양가상한제 탄력운영 등 부동산 법안의 신속한 입법 처리가 필요한 이유다. 규제완화와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가 늦어지면 시장 참여자들은 정부 정책의 기조나 일관성에 의구심을 갖게 되고,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한 추가 대책으로 종합부동산세 폐지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조정 등을 꼽을 수 있다. 종합부동산세는 과거 부동산소유를 죄악시하던 때의 징벌적 과세로 최근의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LTV, DTI 완화는 가계부채 문제로 인해 현실적으로 완화하기 힘들지만 구매력을 갖춘 계층에게 일률적으로 대출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따라서 소득계층별로 LTV, DTI 규제를 차등화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 [사설] 공공사업 건설사 담합 근절 정부 의지에 달렸다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공공사업 ‘나눠먹기 담합’ 행태가 다시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그제 경인아라뱃길(서해~한강) 건설공사 입찰에서 담합한 대형 건설업체 등 11개사에 991억원의 과징금을 물렸다. 이들 업체의 전·현직 임원들은 검찰에 고발조치됐다. 4대강 사업에서 대규모 담합 행위가 적발된 지 2년 만이다. 올해 인천과 대구의 지하철공사에서도 담합 행위가 드러났다. 업계의 담합 관행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는 공공사업 담합 폐해는 세금을 축내고 부실공사의 단초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냥 넘겨서는 안 될 중대한 사안이다. 이번 입찰 담합에 가담한 업체는 대우·SK·대림·현대·GS건설, 삼성물산 등 모두 13개사다. 이들 업체는 입찰을 앞두고 만나 의견을 나눴고, 6개 공구 가운데 4곳의 공사권을 따냈다. 이 과정에서 공사비도 부풀려졌다고 한다. 이뿐 아니다. 들러리 업체까지 내세워 일부러 부실하게 설계를 하도록 했고, 이후 이들 업체는 대형 업체의 공사에 참여하는 대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실이라면 국민의 안전까지 담보로 한 악질적인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 사업은 2조 2400억원이 투입된 국책사업이다. 2008년 금융위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건설업계에 공공사업을 벌여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시작됐다. 건설업계로서는 가뭄에 단비와 같은 호재였다. 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의도는 되레 이들에게 세금을 맡긴 꼴이 돼버렸다. 이들의 담합으로 낙찰률은 90% 정도로 높아졌고, 수천 억원대의 이윤을 챙겼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담합업체들은 관계자 만남과 관련해 “입찰과 관련한 단순한 의견 교환이었을 뿐”이라고 항변한다.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속담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의심받을 일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과징금 부과가 과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가당찮은 일이다. 부당하게 챙긴 이익에 견주면 오히려 한참 모자라는 금액이다. 문제는 이들의 담합 행태에 대해 제재수단이 현실적으로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당국은 여러 차례에 걸쳐 입찰비리 근절 대책을 내놓았다. 공정위는 위반 사업자에게 과징금을 가중해 부과하기 위해 공정거래법 관련 규정을 고쳐 8월부터 시행한다지만 얼마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국이 4대강 사업 담합 업체들에 대해 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이들 업체가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현재 법원에서 받아들여져 있는 상태다. 특단의 제재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과징금 부과 상한은 매출액의 2%다. 수치상으로 적지않다고 본다. 하지만 이번에 부과된 과징금은 대우건설이 164억원, SK와 대림건설 149억원, 현대건설은 134억원 정도에 머문다. 2조원대 사업 규모치곤 적은 금액이다. 담합 행위가 적발돼 처벌을 받더라도 적당히 과징금만 내면 끝나는 식이라면 고질적인 담합 관행의 뿌리를 뽑기 어렵다. 검찰에 고발돼도 형사적인 처벌이 미약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미국은 담합 행위가 밝혀지면 회사의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가혹한 처벌과 금전적 배상을 가하고 있다. 담합 업체는 공공사업 입찰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고 징벌적 과징금을 매겨야 한다. 더 이상 담합으로 검은 뱃속을 채우려는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 [시론] ‘만신창이’ 개인정보, 어찌 해야 하나/염흥렬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시론] ‘만신창이’ 개인정보, 어찌 해야 하나/염흥렬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올 초 카드 3사에서 1억건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고, 그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KT에서 1200만건의 개인정보가 다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카드 3사에서 유출된 개인정보가 모두 회수돼 2차 유출은 없다던 정부의 장담을 반박이나 하듯 8000만건의 개인정보가 대출중개업자에게 팔려나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의 불안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이번 개인정보 유출은 기업이 보안의 기본 원칙을 철저히 지키지 못함에 근본 원인이 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해당 회사가 유출 사실을 확인한 것이 아니라, 해당 정보가 불법 유통되는 과정에서 수사 당국에 의해 인지돼 알려졌다는 점이다. 2년 전 유사한 해킹으로 870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뒤 세계 최고 보안 인프라를 갖춰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KT의 약속도 말뿐이 되고 말았다. 정보통신강국인 대한민국이 ‘개인정보 공개 공화국’이라는 불명예로 휘청거리고 있다. 공개된 국민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보호해야 할지 막막할 지경이나,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모든 당사자들이 보안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평범한 사실에서 찾아야 한다. 외주 인력에 대한 보안 관리가 철저히 강화돼야 한다. 외주 인력의 내부 개인정보에 대한 접근은 적절히 제한돼야 한다. 해킹 사고로 정보 유출은 100% 막을 수는 없지만, 상시 모니터링으로 유출 사실을 조기 탐지해 피해 확산을 최소화해야 한다. 시스템 설계에서 운영까지 모든 과정에서 보안이 최우선적으로 반영돼야 한다. 시스템 설치와 운영 과정에서도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취약점을 부단히 찾고, 상시 모니터링으로 대규모 정보 유출을 미리 차단해야 한다. 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는 최소화돼야 한다. 유출된 개인정보를 이용해 비정상적 카드 결제가 이뤄질 수 있으므로 정부의 대책 마련과 국민의 주의가 요구된다. 의심스러운 인터넷 주소는 절대 클릭하지 말고 전화로 요구하는 어떤 개인정보 제공 요구도 응하지 않아야 한다. 유출된 개인정보의 불법 유통과 활용에 대한 모니터링도 여러 기관이 협력해 강화돼야 한다. 금융소비자가 자기정보결정권을 확보하고, 불법 활용에는 징벌적 과징금을 매출액의 3%로 확대하며, 정보유출 기업에 최대 5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며, 주민번호 노출을 최소화하고, 최고경영자(CEO)의 보안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지난 10일 발표된 정책은 국회와 협조해 시급히 시행돼야 한다. 이번 대책은 문제 해결의 시작점이며 이번 대책이 담지 못한 추가 대책도 고려해야 한다. 글로벌 프라이버시 3대 원칙은 기업이 어떻게 개인정보를 처리하고 있는지 상세히 알려 주고, 소비자의 동의 및 통제하에 개인정보가 처리되며, 다른 사이트 간 개인정보가 연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금융정보 보안대책은 주로 자기정보결정권과 처리 투명성 요구에 집중돼 마련됐으나 개인정보 연계 방지 요구는 고려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사이트 간 개인정보 연계를 가능케 하는 만능열쇠인 주민번호가 여전히 수집처리되기 때문이다. 사이트 간 개인정보 연계를 막을 수 있는 영역별 대체 식별정보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민간 분야 영역별 식별정보 체계는 조세 기반, 실명제 그리고 신용도 조회를 확보하도록 해야 하며 기존 식별 인프라를 활용하도록 구성돼야 한다. 국가 보안의 기본 방향성 변경도 고려돼야 한다. 모든 기업에 일관적으로 최소 수준의 보호조치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상위 수준 가이드 라인만 제시하고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이 스스로 하위 세부 보안 수준을 마련해 그에 따른 피해는 기업 스스로 책임지도록 하는 방침도 고려해야 한다.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집단소송제의 도입도 장기적으로 고려할 시점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기업들의 보안 의식을 높이고 실질적인 보안 투자를 유도하며 소비자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지배구조를 포함한 법 제도 정비와 환경 조성이다.
  • [카드3사 개인정보 2차유출] 꼬리 무는 3대 의문

    카드3사 고객 정보의 ‘2차 유출’로 검찰과 금융 당국의 발표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고객들이 가장 불안해하고 궁금해하는 대목은 시중에 2차로 팔려 나갔다는 정보 7800만건이 애초 카드3사에서 유출된 정보 1억 400만건과 중복되는냐 하는 것이다. 창원지방검찰청은 “다른 새 정보가 나간 게 아니라 1억 400만건 중 일부가 다시 팔린 것”이라며 중복 정보라고 밝혔다. 카드사들도 중복 정보임을 극구 강조한다. 그 근거를 묻는 질문에 롯데카드 관계자는 “창원지검의 발표에 따른 것”이라면서 “우리가 따로 1차 유출 정보와 2차 유출 정보를 대조해 확인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창원지검은 “2차 유출은 없다”고 단언했던 당사자다. 금융 당국과 카드3사는 검찰의 이 발표를 믿고 앵무새처럼 따라 읊었다가 후폭풍을 맞았다. 당초 검찰 발표와 달리 최초 정보 유출 시점이 2012년 10월이 아닌 1월로 앞당겨진 점, 이때는 최초 정보 유출자인 코리아크레딧뷰로 직원 박모씨가 다른 회사에서 비슷한 일을 하고 있던 때라는 점 등에서 중복 정보 여부를 좀 더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는 “비밀번호와 CVC(카드 뒷면에 새겨진 유효성 확인코드) 번호는 유출되지 않았다”는 발표를 믿어야 하느냐는 불안감으로 이어진다. 카드3사는 “이 부분만큼은 100% 믿어도 된다”고 입을 모은다. 설사 비밀번호 정보가 유출됐다고 하더라도 비밀번호는 난수표처럼 암호화돼 있어 손에 넣어도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CVC 번호는 어느 카드사이건 아예 정보 자체를 따로 보관하지 않아 유출이 원천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는 고객이 봤는데 왜 돈은 정부가 챙기느냐에 대한 비판 섞인 의문도 적지 않다. 정부는 불법 정보 유출이 일어날 경우 해당 카드사에 관련 매출의 최대 3%를 징벌적 과징금으로 매기기로 했다. 과징금은 국고로 귀속된다. 정부의 1차 대책 발표때부터 소비자들의 피해를 보상하는 데 쓰이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았다. 사기 피해는 전액 보상을 약속한 ‘부당 사용’ 피해와 달리 책임 소재를 따져 봐야 한다는 게 카드3사의 태도다. 따라서 과징금 대신 소비자피해기금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카드3사 개인정보 2차유출] 국민들은 정보 털려서 속 타는데… 대책 없는 ‘무능 국회’

    카드 정보 2차 유출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데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지난달 정보 보호를 뒷받침할 법안을 심사하기보다 서로 ‘딴죽 걸기’에 몰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8270만건의 고객 정보가 2차 유출돼 시중에 유통되고 있음에도 각각 해외로, 지방으로 흩어져 세부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정무위가 고객 정보 유출에 대한 정부 책임이나 장관 문책을 따지기에 앞서 국회의 무능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정무위 법안소위 임시회의록에 따르면 일부 여당 의원들은 고객 정보를 허술하게 관리한 금융회사와 신용조회사에 대한 구조적인 개선보다 되레 신용정보산업 성장론을 주장하며 사실상 여야 합의에 제동을 걸었다.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그간에 피치 못할 출장으로 법안소위에 참석하지 못했다”면서도 “신용정보가 산업으로서 육성되고 발전될 필요가 충분히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 대표로 참석한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이 오히려 “신용정보산업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정보화 사회로 갈수록 개인 신용정보 보호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직 민주당 의원도 “전 국민의 계좌가 다 털린 것인데, 그 심각성을 모르고 신용산업발전 얘기를 하는 것은 굉장히 의아스럽다”고 지적했다. 여당이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성장론을 제기할 때 일부 야당 의원들은 금융위 조직 개편에 많은 관심을 드러냈다.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을 놓고 금융위 조직도 이에 맞춰 분리 개편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특히 신용정보법 통과의 전제조건으로 금융위 조직 개편과 맞바꾸려고 했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야당이) 금융위를 쪼개면 신용정보법을 통과시키겠다는 이런 (전제조건을) 내걸었다”고 말했다. 여야의 이런 물밑 기류 탓에 금융위의 발걸음이 빨라지지만 속만 타들어 가고 있다. 정무위 소속 의원들이 해외로, 지방으로 자리를 비워 설명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절대 불가’였던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검토할 정도로 주변 걸림돌 제거에 나서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다음 달 임시 국회에서 여야 당론끼리 부딪치면 결과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 당국은 개인 정보 불법 유통에 대한 24시간 감시 체제에 들어갔으며, 이번 주 롯데·NH농협·KB국민카드사를 특별 검사한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ADHD’ 어린이가 스마트폰 중독에 취약

    ‘ADHD’ 어린이가 스마트폰 중독에 취약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Attention Deficit / Hyperactivity Disorder)를 가진 어린이는 그렇지 않은 어린이에 비해 스마트폰 중독에 훨씬 쉽게 빠지게 된다. 따라서 자녀가 ADHD를 가졌다면 더 각별한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자녀들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주는 학부모들이 많다. 교육부가 지난해 실시한 ‘초·중·고교생 스마트기기 보유 현황 전수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절반 수준인 48.8%가 스마트폰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스마트폰 보유율이 높아지면서 과다 사용 비율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발표한 ‘인터넷중독 실태조사’ 결과, 청소년(만10~19세)의 스마트폰 중독률은 18.4%로, 전년보다 7%포인트나 증가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ADHD를 가진 아이들이다. ADHD를 가진 아동의 경우 스마트폰을 지나치게 사용할 경우 뇌 발달에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중독 가능성도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봉석 교수는 “ADHD는 주로 전두엽 부위에서 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 등 신경전달 물질이 이상 분비돼 발생하는데, 이런 ADHD 아동이 스마트폰을 지나치게 사용할 경우 뇌의 좌우 균형이 깨지면서 전두엽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즉, 스마트폰을 지나치게 사용하면 주의력 부족과 산만함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주의력 부족과 산만함 악화는 학습능력이나 창의력 저하로 이어지기 쉽다. 전성일정신과의원 전성일 원장은 “ADHD 아동은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일에 자제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몰두하거나 중독에 빠지는 성향이 강하다”면서 “따라서 이런 아이들은 스마트폰이나 게임 등에 대한 행동치료와 함께 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과 ADHD 자체에 대한 치료가 병행되어야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성장기 자녀의 스마트폰 과다 사용을 예방하려면 올바른 사용법을 주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영교(백상정신건강의학과) 소아청소년정신과의사회 회장은 “하루 스마트폰 총 사용량을 제한하는 어플리케이션이나 요금제를 활용하여 사용 시간을 관리하고, 수업시간이나 취침시간,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에는 스마트폰을 따로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자녀의 안전이나 놀이를 전적으로 스마트폰에 의존하지 말고 자녀와 함께 소통하고 교감하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자녀의 스마트폰 중독 예방을 위한 수칙 자녀가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과 용도를 정해 준수하도록 한다. 스마트폰은 자녀가 할 일을 마친 뒤에 사용하도록 한다. 또 자녀들이 약속을 1주일 이상 지키지 않으면 징벌적으로 1주일 정도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한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매출액 3% ‘폭탄 과징금’

    불법 정보를 활용한 금융사에 대한 징벌적 과징금이 매출의 3%까지 상향 조정된다. 앞으로는 내 정보가 어떻게 이용되는지 조회할 수 있고, 마음에 안 드는 금융기관에는 정보 제공을 못 하게 할 수도 있다. ‘절대 불가’를 고수했던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에 대해서도 금융 당국이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의 ‘금융 분야 개인정보 유출 재발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불법 유출된 고객정보를 이용하면 금융사 관련 매출의 1%를 물리기로 했던 징벌적 과징금을 3%까지 늘리기로 했다. 징벌적 과징금은 규모에 상한선이 없어 수천억원에도 이를 수 있다. 고객의 권리 확대를 위해 ▲정보 이용 현황 조회권 ▲정보 제공 철회권 ▲연락 중지 청구권 ▲정보 보호 요청권 ▲신용조회 중지 요청권 등이 도입된다. 금융사는 고객이 본인 정보의 이용 현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고객이 수신 거부를 밝히면 ‘연락을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정보유출 KT에 고객 직접배상 책임 물어야

    국가 기간통신사업자인 KT에서 1200만명의 개인정보를 도둑맞는 사고가 터졌다. KT의 서비스 이용 고객이 1600만명이라니 400만명만 남기고 다 털린 것이다. 그럼에도 KT는 이 사실을 1년 동안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최고 통신업체의 구멍 난 정보관리 체계도 그렇거니와 초보 수준의 해킹에 당했다는 사실에 허탈함으로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한 달여 전인 1월에 카드3사에서 1억 400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터라 언제쯤 유사 사고가 멈출까 하는 불안감도 지울 수 없다. 사고에 이용된 수법은 아주 단순했다. 구속된 해커 김모(29)씨는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파로스’라는 프로그램을 이용, 한 개의 인터넷주소(IP)로 접속한 뒤 9자리의 ‘고객 고유번호’를 무작위로 입력시켜 주민등록번호, 은행 계좌번호 등을 야금야금 빼돌렸다. 이 방법은 일반인도 가능한 초보 수준이다. 성공률이 높은 날은 20만~30만건도 가능했다고 한다. 그는 공모한 텔레마케팅 업체 대표와 함께 이들 정보를 휴대전화 판매 영업에 활용했고, 400만건은 대리점 3곳에다 팔아 115억원 이득을 챙겼다. “여러 곳을 시도했는데 KT에만 통했다”는 그의 말은 KT의 개인정보 관리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KT는 2012년 7월 전산망의 해킹으로 873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때 세계 최고수준의 보안 인프라를 갖추겠다고 약속했다. 물론 이번 사고는 고객이 이용하는 관리센터의 홈페이지를 해킹한 것으로, 2년 전 내부적으로 관리하는 대리점 영업부문 시스템을 접속해 개인정보를 빼내간 것과 중요도는 다르다. 고객들이 이용한 요금 조회를 손쉽게 하려고 접근 편의성을 고려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동종 업체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서는 입력한 고객번호가 반복해 틀리면 접속을 차단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기업도 이런 잠금기능이 작동되는 체계를 갖고 있다. 이는 KT가 잇따른 유출 사고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 관리를 전사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해당 기업의 잘못이 크지만 법적·제도적 허점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현재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보이스피싱·스미싱과 관련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지난 2월 국회에서 방송법 이견으로 통과되지 못했다. 정보통신망법에는 손해배상제도의 도입과 과징금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정부는 곧 카드사의 정보 유출과 관련해 개인정보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한다.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사에 매출액의 1%를 징벌적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들 내용은 ‘신용정보법’ 개정안 등에 포함된다.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는 고객이 고스란히 입는다. 배상금을 정부가 가져가는 구조는 잘못됐다. 징벌적 과징금 부과와는 별개로 민사소송 절차 없이 피해 고객이 직접 배상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끊임없는 정보 유출 사고로 피해고객이 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선 상태다. 당연히 정보 유출 당사자인 KT에는 엄정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피해 당사자가 뛰어다니며 소송에 임하는 구조는 더 이상 안 된다. 고객이 KT에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속히 도입돼야 한다.
  • ‘신용정보법 개정’ 불발 이유 있었다

    ‘카드 사태’의 단초를 제공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신용조회사(CB)들이 신용정보법 개정안에 ‘정보 장사’를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되자 막후 로비를 통해 저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연합회 등 금융권 이익단체들도 신용정보 집적기관의 지위를 흔드는 내용이 논의되자 ‘밥그릇 지키기’에 나섰다. 이에 따라 국회 입법 과정에서 고객 정보 보호보다 금융업계의 이익이 반영된 ‘누더기 신용정보법’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은 신용정보법 개정안에 포함될 고객 정보 보호 규제와 관련해 상당 부분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신용조회사의 영리 겸업 허용을 금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공공기관도 아닌 일반 사기업에 법을 통해 국민의 신용 정보를 몰아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으로, 조회 업무를 뺀 다른 영리사업을 차단하겠다는 취지인 셈이다. 신용정보법에 이런 내용이 포함되면 신용조회사들은 밥그릇이 줄어들 뿐 아니라 앞으로 정보 가공을 통한 여러 신사업도 진행할 수 없게 된다. 기업 성장에 족쇄가 되는 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6일 “신용조회사의 업무 영역과 정보 집중 제한에 대한 내용은 사실상 3자(정부·여야)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용조회사들이 사활을 건 로비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일부 여당 의원들이 반대하면서 결국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금융소비자보호원 설치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둘러싼 여야 이견으로 신용정보법 통과가 실패했지만, 신용조회사의 강력한 로비도 한몫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법안소위에서 신용조회사로부터 로비 전화가 걸려오자 이를 국회 속기록에 넣어달라고 주문할 정도였다. 국회 정무위 소속의 한 의원은 “일부 의원과 신용조회사에 대한 경고성 발언이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국제기준 뛰어넘는 반부패시스템 구축”

    “국제기준 뛰어넘는 반부패시스템 구축”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이 “국제 기준을 뛰어넘는 반부패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7차 주한 외국 기업 CEO 초청 정책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권익위가 한국의 반부패 총괄기관이자 옴부즈맨 기관으로서 제기된 건의사항을 국정 운영에 반영하고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권익위 주최로 열린 간담회는 한국의 주요 반부패 정책을 소개하고 올해 권익위의 업무 계획과 외국 기업인들의 고충을 듣고자 마련됐다. 주한 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 외국 경제단체·외국공관 대표 등 우리나라에서 활동 중인 외국 경제인 약 50여명이 참석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권익위가 지난해 제출해 현재 국회에서 심의 중인 ‘부정 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 충돌 방지법’의 제정 배경과 취지를 소개해 외국 경제인들의 관심과 공감을 얻었다. 그는 “이 법에 기존 ‘공무원 행동강령’상의 공직자 행위 기준을 강화하고 형벌, 과태료 등 실효성 있는 제재를 신설함으로써 더 엄정한 공직 기강이 확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공직자 재산 등록 공개 제도와 주식 백지신탁 제도, 전자조달 시스템인 ‘나라장터’, 비위 면직자 취업 제한 제도 등을 소개했다. 질의응답 시간에 제기된 한국의 부패인식지수(CPI) 하락 원인과 관련해서는 “여러 분석이 있겠지만 우리나라 부패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부정 청탁 금지법과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이고, 부정한 방법으로 유출된 예산을 환수하는 ‘징벌적 환수제’를 올해 법제화할 예정”이라면서 “이런 노력이 부패지수 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금융소비자 보호 또 뒷전으로

    금융소비자 보호 또 뒷전으로

    정치권 힘겨루기에 금융 소비자 보호는 또 뒷전으로 밀려났다.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 설치,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안 등 주요 금융 소비자 보호 법안이 줄줄이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이달 임시국회가 열리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회가 선거에 집중할 수 있어 법 통과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끝난 임시국회에서 금소원 설치를 위한 금융위 설치법 개정안 등 금융 관련 법안들이 모두 계류됐다. 금소원 설치를 위한 금융위 설치법 개정안 등은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공약이기도 하다. 여야 모두 금소원 설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금융감독 체계 개편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정부안과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 발의안은 금융감독원을 분리해 금소원을 만들고 금융위원회가 2개 기관을 지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면 야당은 금융위의 정책 기능을 기획재정부에 포함시키고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감독하는 기구와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는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초 정부가 세운 계획으로는 오는 7월 출범 예정이었지만 올해 안에 만들어질지도 미지수다. 최근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태로 금융회사 고객정보 관리 강화를 위한 신용정보법 개정안도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이견 없이 빠르게 통과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이 역시 미뤄졌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집단소송제, 배상명령제 도입 등을 놓고 여·야 이견이 큰 상태다. 이 외에도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의 노무현 전 대통령과 야당 의원 비난 발언 등으로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 처리가 무산되면서 경남·광주은행 매각도 차질을 빚게 됐다. 조특법 개정안은 경남·광주은행 매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6500억원대의 세금을 면제해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금융이사회는 이 은행들의 분할 기일을 5월 초로 늦추기로 결정했다.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를 통합하는 한국산업은행법은 부산에 지역구를 둔 일부 여당 의원들의 반대로 제대로 논의조차 못 했다. 원래 예정이었던 오는 7월 통합 산업은행 출범은 기약조차 못 하게 됐다. 금융위가 지난해 새 정부 출범 후 야심차게 추진한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안은 앞서 주요 법안들에 가려 거론조차 못 한 상황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다음달 임시국회 때는 지방선거를 앞둔 상태라 법안에 신경 쓸 상황이 안 될 테고 하반기에는 국정감사 등 일정이 많아 결국 올해 안에 통과되기 힘들어 보인다”면서 “정책을 잘 만드는 것보다 국회를 통과하는 일이 더 어렵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민생은 내팽개치고 나눠먹기 하는 눈먼 국회

    주요 민생법안의 2월 임시국회 처리가 물 건너갔다. 여야 모두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쟁에만 몰두한 결과다. 국회의원들은 말로만 복지나 경제 활성화를 외치지 말고 적극적인 입법화로 민생의 아픔을 덜어 줘야 한다. 제 밥그릇 챙기기나 나눠먹기식 입법은 이제 그만하기 바란다. 국회는 지난달 28일 하루 동안 무려 130여건의 법안을 벼락치기로 통과시켰다.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에선 의사봉 두드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과거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된 법안 수는 2010년 181건, 2012년 45건, 2013년 88건이었다. 2010년은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있던 해였다. 선거를 앞두고 민생법안들을 볼모로 정쟁을 일삼는 정치 구태가 되풀이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밀린 숙제를 하루 사이 하느라 통과된 법안들을 제대로 들여다봤을 리 만무하다. 법안 하나하나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은 적잖다. 언제까지 소중한 법안들이 이런 식으로 처리되는 것을 지켜봐야 하나. 생산적인 국회 운영을 위한 대안을 찾아봐야 한다. 기초연금법은 상임위원회도 통과하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주장대로 소득 하위 80% 노인들에게 20만원씩 지급하게 되면 4조원의 예산이 더 들어간다고 주장한다. 반면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예정대로 7월부터 시행하기 위해 국회 휴지기인 3월에 ‘원포인트’ 임시국회라도 열어 타협점을 찾기 바란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제출한 ICT 분야 주요 법안들도 통과되지 못했다.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을 위한 금융위원회설치법, 신용정보 유출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을 위한 신용정보이용법 역시 다음 국회로 넘어갔다. 장애인연금법이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등 소외 계층들을 위한 법도 마찬가지다. 임시국회 내내 국회에서 살다시피 한 해당 부처 공무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회는 이런 와중에서도 상설특검제와 특별감찰관제 도입을 위한 법안은 통과시켰다. 문제는 내용이다. 말이 검찰개혁 법안이지 무늬만 개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별검사임명법은 조직과 인원이 필요한 기구특검이 아닌 제도특검이다. 사안마다 특검법안을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지는 것 이외에는 현행 특검제와 별 차이가 없다. 특별감찰관법은 감찰 대상에서 국회의원은 제외했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별감찰관이 국회의원을 감찰하는 것은 삼권분립에 위배된다는 논리도 작용했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검사는 국회의원을 수사하지 말라는 말과 다를 게 없다. 4월 국회에서는 민생 관련 쟁점 법안들이 더 이상 표류해서는 안 된다. 처리 결과는 유권자들의 판단에 맡기면 된다.
  • 법사위 檢개혁안 논의 평행선…법안 130여건 처리도 불투명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이틀 앞둔 25일 국회 곳곳에서 ‘결렬’ ‘파행’이 쏟아져 나왔다. 이에 따라 각종 민생 및 중점법안 처리 실적도 극히 저조해 ‘졸속 국회’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회 법제사법위는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상설특검과 특별감찰관제 도입 등 검찰개혁법안을 논의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특별감찰관의 감찰 대상을 ‘누구까지’로 할 것인가를 놓고 새누리당은 대선 공약대로 대통령 친인척으로 한정하자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이 고위 공직자까지 확대하자고 맞서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야당이 법사위 전체회의 ‘보이콧’을 시사하면서 27일 마지막 본회의 개최 여부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법사위가 파행되면 자구·체계 심사를 위해 다른 상임위에서 넘어온 130여개 법안도 발이 묶이기 때문이다. 국정원 개혁특위도 여야 간사가 국정원의 기밀 누설 방지대책과 관련한 막바지 법안 조율 작업을 벌였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날 기밀 누설에 대한 의무고발제 도입을 놓고 벌인 담판에서 새누리당 간사인 김재원 의원은 국정원장이 의무적으로 고발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 간사인 문병호 의원이 반대하면서 결렬됐다. 정무위도 이날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금융사의 개인 신용정보 유출 방지법안 등을 논의했지만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할지 여부를 놓고 여야 입장차가 커 합의에 실패했다. 그나마 안행위 법안소위에서 금융기관 등 정보 처리자가 주민등록번호 보관시 반드시 암호화를 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이 이날 유일한 성과였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솔직한 고백 → 고난의 역풍 → 현오석 반격 → 장밋빛 공언

    솔직한 고백 → 고난의 역풍 → 현오석 반격 → 장밋빛 공언

    2013년 3월 현오석 경제팀은 “예상보다 경기 상황이 심각해 2013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로 낮췄다”는 슬픈(?) 고백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4% 경제 성장을 기대하던 이명박 정부의 ‘달콤한 주문’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현 경제팀은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불가피하다고 현실을 진단하더니 세수 부족까지 예상했다. 그리고 1년 후 3.9% 이상의 2014년 경제성장률을 자신하고 있다. 세계 경제성장률을 뛰어넘는 대도약을 이루겠다고 한다. 1년간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빌려 박근혜 정부 1년간 있었던 현오석 경제팀의 ‘절반의 성공’에 대해 되짚어 본다. 지난해 3월 28일 기재부가 내놓은 17페이지에 불과한 ‘2013년 경제정책방향’은 경기 둔화 장기화, 저성장 지속, 내수 부진, 취업자 증가세 둔화, 재정여건 악화까지 비관 일색이었다. 쉽게 얘기해 “나라살림이 심각하다”였다. 고백은 충격적이었지만 적절했다. 4월 16일 추경이 편성됐다. 하지만 곧 현 경제팀의 ‘고난의 계절’이 시작됐다. 4월부터 현 부총리의 추진력이 도마에 올랐다. 현 부총리는 “경기 살리기에는 통화정책 등 정책 공조가 중요하다”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여러 차례 주문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금리를 동결하고 경기도 점차 개선된다면서 동조하지 않았다. 7월 11일 박근혜 대통령은 “투자하는 분들을 업어 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현 부총리가 같은 달 31일 새만금 열병합발전소 부지를 방문해 실제로 OCISE사의 사장을 등에 업었다. 경제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보여 줬지만 경제민주화가 실종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사실 4월 국회에서 ‘경제민주화 1호 법안’인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하도급법) 법안이 통과됐다. 6월 국회에서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공정거래법), 가맹점주의 권리 강화(가맹사업법), 부당특약 금지(하도급법) 등도 개정됐다. 12월에는 신규 순환출자 금지도 국회에서 통과됐다. 하지만 경제민주화 입법화 강도는 박근혜 정부가 제시했던 공약보다 약하다는 평도 많다. 이후 대표적인 정책 실패인 서민 증세 논란이 불거졌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8월 9일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개편안의 정신은 거위가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깃털을 살짝 빼내는 식으로 세금을 더 거두자는 것”이라면서 “1년에 16만원 정도는 세금을 더 내도 괜찮은 것 아니냐”고 밝혔다. 서민들이 거세게 반발했고, 기재부는 증세 기준을 연봉 345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높였다. 하지만 11월 온갖 비판을 받던 현 경제팀의 반격이 시작됐다. 공공기관장 조찬 모임에서 현 부총리는 “공공기관 파티는 끝났다”는 말로 공공기관 개혁의 서막을 열었다. 그는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번엔 다르다”, “정신 못 차린 공공기관이 아직도 있다” 등의 발언으로 수위를 높였다. 20개 방만경영 기관과 12개 과다부채 기관을 지정해 집중 개혁을 진행하는 한편 중간 평가를 통해 개혁 실적이 미흡한 기관장을 해임하기로 했다. 12월 국회가 예산안을 볼모로 정쟁을 계속하자 현 부총리는 “정치가 블랙홀처럼 경제를 빨아들이고 있다”면서 국회의 늑장 심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즈음 수출 실적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고용률도 높아지면서 현 경제팀은 2014년에는 세계 경제성장률보다 높은 실적을 내겠다고 공언했다.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8%에서 올해 3.9%로, 고용률은 64.4%에서 65.2%로 올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의 예상은 엇갈린다. 우선 지난해 2년 연속 예상보다 세수가 크게 부족했다. 지난해에는 무려 8조 5000억원이 덜 걷혔다. 복지공약 등 쓸 곳은 많으니 재정 상황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와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등 해외 리스크도 여전하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둔화되고, 일본의 아베노믹스는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또 서민과 호흡하지 못하는 경제팀의 실수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월 현 부총리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두고 “어리석은 사람은 무슨 일이 있으면 책임을 따진다”고 말해 논란을 불렀다. 2월에는 여수 기름유출 현장에서 코를 막아 구설수에 오르게 된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경질됐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C-… “朴정부 경제팀 청사진이 없다”

    C-… “朴정부 경제팀 청사진이 없다”

    ‘C-.’ 서울신문이 24일 대학교수와 연구원 등 20명의 경제 전문가에게 현오석 경제팀의 지난 1년 실적에 대한 성적을 물은 결과다. 가장 많이 나온 성적은 ‘C’로 7명(35%)이 이렇게 평가했다. ‘A’ 성적을 준 전문가는 1명도 없었다. 6명(30%)은 ‘B’를 줬다. ‘D’가 3명(15%), 낙제점인 ‘F’가 4명(20%)이었다. A부터 F까지 각각 5점에서 1점으로 계량화하면 평균 2.75점으로 C-에 해당한다. 100점으로 환산하면 55점에 그치는 부정적인 평가다. ‘공공기관 정상화’ 부문이 5명에게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4명은 하도급법 등 경제민주화 입법에 일정 부분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잘한 정책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도 5명이었다. 반면 미흡했던 점을 묻는 질문에는 경제 대계에 대한 청사진이 없다는 이가 4명(20%)이었지만 다양한 응답이 나왔다. 기업 부실, 가계 부채, 양극화 등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점, 대규모 개인 정보 유출 사고 발생에 대한 현오석 부총리의 말실수 등도 부정적인 사례로 꼽혔다. 현 경제팀이 소신 없고 대통령의 눈치만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산업계는 지난 1년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대기업들은 기업 규제를 완화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평가한 반면 중소기업들은 정부가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만들고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개선하는 데 앞장선 점을 높이 샀다. 이날 서울신문이 재계 30대 그룹의 임원 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4곳 가운데 1곳꼴인 23.3%(7곳)가 정부의 규제혁신 정책에 대해 ‘못하고 있다’며 박한 점수를 줬다. 보통이라는 평가가 17곳(56.7%)으로 가장 많았다. ‘잘하고 있다’고 답한 대기업은 6곳(20.0%)이었다.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도 부정적인 편이었다. 보통이라는 응답이 16곳(53.3%)으로 절반이 넘었으나 3분의1인 10곳(33.3%)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300명을 대상으로 박근혜 정부의 중소기업정책에 대해 설문한 결과 대다수 기업이 지난 1년간 가장 잘한 정책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마련(26.9%)과 중소기업 현장의 ‘손톱 밑 가시’ 제거(24.9%) 등을 꼽았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과태료 최고 600만원 중징계는 1건도 없어

    한 해 평균 3건에 달할 정도로 금융회사의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지만 징계 수준은 기관주의, 과태료 최대 600만원에 그치고 있다. 18일 김기식 민주당 의원(정무위)에 따르면 2008년 이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주의 이상의 처분을 받았거나 현재 검사가 진행 중인 정보 유출 사고 건수는 17건이었다. 카드 3사의 정보 유출에 대한 징계는 임직원에 대한 징계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제외됐다. 모두 더해 20건 가운데 금감원이 검사하다 적발한 사건은 1건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사고 발생 이후 금융회사가 직접 보고했거나 수사기관이 금감원에 통보한 것이다. 금융사 임직원에 대한 징계는 주의, 주의적 경고, 문책경고, 직무정지, 해임권고 등 5단계로 이뤄진다. 그중 문책경고부터 중징계다. 하지만 17건 가운데 현재 검사가 진행 중인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씨티은행을 제외한 15건에서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은 것은 한 건도 없었다. 과태료도 최대 600만원을 받는 데 그쳤다. 과태료 600만원은 ‘금융지주회사법’이 아닌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용정보법)의 적용을 받았기 때문이다. 금융지주회사법은 고객 정보의 엄격한 관리를 위해 고객정보 관리인 선임, 업무지침서 작성, 고객정보 취급방침 마련 등을 규정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정보 유출 사태는 이 규정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 금융당국 측의 해석이다. 신용정보법은 업무상 알게 된 타인의 신용정보를 업무 목적 외에 누설하거나 이용해서는 안 되고 신용정보전산시스템에 관해 보안대책을 수립하지 않았을 때 6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돼 있다. 금융당국은 “개인정보 유출 금융사에 징벌적 과징금 제도를 도입하고 과태료 수준도 5000만원으로 올리는 등 제재 수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전·월세 등록제 추진] 통계 없어 주먹구구식…조세·관리 사각지대로

    [전·월세 등록제 추진] 통계 없어 주먹구구식…조세·관리 사각지대로

    임대차시장에서 월세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 잡았다. 2012년 기준 주거 실태 조사에 따르면 자기 집에 거주하는 경우는 53.3%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전세(21.8%), 월세(21.6%·보증부 월세 포함) 거주자다. 최근에는 10가구 중 4가구가 월세로 거주하고 있다. 순수 월세의 경우 정확한 통계가 잡히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월세 가구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저금리 기조로 인해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이 늘어나고 1인 가구,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월세 비중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인 임대차 형태인 전세가 줄어들고 월세시장으로 주거 형태가 옮겨 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전세난도 집주인의 월세 선호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정부의 주택정책은 기존 주택 거래와 전세시장에 초점이 맞춰졌고 비상정상적인 월세시장을 바로잡기 위한 정책은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고 있어 서민들의 고충은 더욱 커지고 있다. 월세시장이 비정상적으로 형성된 데는 많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통계가 미비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겨도 주먹구구식 처방밖에 할 수가 없다. 공공임대를 뺀 민간 임대시장은 사실상 사각지대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2000년대 천정부지로 치솟던 집값을 잠재우고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를 잠재울 수 있었던 수단은 주택거래신고제였다. 시·군·구별 전수조사가 이뤄져 가격 흐름이나 거래 동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기에 적절한 정책을 세울 수 있는 기반이 됐다. 그러나 전·월세시장은 신고 의무화가 아니기 때문에 전수조사가 이뤄지지 않는다. 세입자들이 전세보증금을 지키기 위해 확정일자인을 받은 것으로 추정치 통계를 내고 있을 뿐이다. 보증금이 많지 않거나 순수 월세는 확정일자인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예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민간 임대 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 반응이 신통치 않은 것도 통계 미비가 원인이다. 임대 사업자로 등록해 봤자 과세 표적만 되고 실익이 많지 않아서다. ‘수익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 형평성이 무너진 것도 같은 이유다. 가구별 주택 소유 현황 통계가 정립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월세 수입에 대한 소득세를 물리지 못하는 것은 전·월세 통계 기반 부족과 세정 당국의 의지가 문제다. 2가구 이상 다주택자는 월세 수입을 신고해야 하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월세 거주자가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월세 지출 내역을 요구해도 집주인이 소득세원이 드러나는 것을 꺼려 응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90만채에 이르는 다가구주택은 사실상 전·월세 집이지만 1채 보유로 분류돼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여러 채를 임대해도 임대 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으면 세원이 드러나지 않는다. 보증부 월세시장의 소득 현황은 확정일자인 신고 내역만 봐도 훤히 알 수 있다. 확정일자를 받기 위해 주민센터에 방문하는 세입자들의 정보를 가공하면 단순 동향이 아닌 실제 전·월세가를 기반으로 하는 통계를 추출할 수 있다. 과세 당국이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지 과세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서는 주택임대 사업자 등록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행 임대주택법에서는 임대주택 사업자 등록이 임의 규정이다. 장희순 강원대 교수는 “제도권 밖의 임대 사업자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며 “국세청이 고액 주택 월세입자와 소득자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신호만으로도 월세시장의 심리적 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심스러운 견해도 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세 형평성 차원에서 임대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만 자칫 정책 일관성을 해치거나 징벌적 과세, 세원 확보가 세입자에게 전가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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