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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에어컨 하루 4시간 전기료 10만원… 징벌적 요금폭탄 없다”

    정부 “에어컨 하루 4시간 전기료 10만원… 징벌적 요금폭탄 없다”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 속에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가 날씨만큼이나 뜨거운 논란에 휩싸였다. “최고 11.7배에 달하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로 인해 이 무더위에 에어컨도 못 켜고 산다”는 소비자들의 아우성이 빗발치는 가운데 정부는 “합리적으로 에어컨을 사용할 경우 요금 폭탄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맞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소비자들의 비난 수위가 높아지고 정치권에서도 누진제 개편 입법에 나서자 ‘오해와 진실’을 밝히겠다며 브리핑을 자청했다. ①“주택용에만 가혹한 누진제 적용”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왜 주택에서 쓰는 전기에만 징벌적 누진제 요금을 부과하느냐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전체 사용량의 13.6%에 불과한 주택용 전력에만 최대 11.7배의 요금을 부과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1.1배), 일본(1.4배), 대만(2.4배) 등과 비교했을 때 최저요금과 최고요금의 격차가 12배 가까이 나는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다. 현재 주택용 전기요금은 1~6단계의 누진 체계로 구성돼 있다. 100㎾h 이하 1단계에서는 ㎾당 요금이 60.7원이며 100㎾h 증가 때마다 125.9원, 187.9원, 280.6원, 417.7원으로 늘어나 6단계에서는 ㎾당 709.5원을 내야 한다. 이날 채희봉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도시 4인 가구 기준 평균치(342㎾h)를 기준으로 에어컨 사용량에 대해 설명을 했다. 그는 “4인 가구 평균치를 적용하면 월 5만 3000원 정도가 나오는데 여기에 추가로 벽걸이형 에어컨을 하루 8시간 사용하거나 거실 스탠드형 에어컨을 하루 4시간 사용해도 월 요금이 10만원을 넘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에어컨을 두 대씩 사용하거나 스탠드형 에어컨을 하루 8시간 이상 가동하면 20만원 이상을 낼 수 있지만, 그건 합리적인 소비 형태가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그러나 산업부가 산출한 전기요금 모델이 된 에어컨은 에너지 효율 1등급으로 전력 상태가 좋지 않은 구형 에어컨 전기요금과는 차이가 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에너지 효율 1등급과 3등급의 전기요금은 같은 시간을 쓸 경우 3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② “산업용과 일반용에는 요금 특혜” 정부는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 국가의 평균 주택용 전기요금을 100%로 봤을 때 우리나라 주택용 전기요금은 61.3%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전력 사정이 비슷한 일본의 경우 300㎾h를 쓰면 8만원이 나오는데 우리는 5만원 정도로 싸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가가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되풀이되고 있는 정부의 “저렴하다”는 주장은 일반인이 느끼는 정서와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 많다. 전체 전력 사용량의 56%를 차지하는 산업용과 22%를 차지하는 일반용(사무실·상점 등)의 전기요금을 인상해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주택용 전기 사용을 억제해 산업용 전력을 보전해 주던 산업화 시기는 이미 지났고, 문을 열고 냉방 영업을 하는 상가 등 일반용 전기요금을 인상해 소비자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10년간 주택용 전기요금은 11% 올린 반면 산업용 요금은 76%나 올렸다”면서 “주택용 전기요금에 대한 징벌적 과금을 통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지원해 준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철탑을 이용해 고압전력이 바로 공장에 들어가는 산업용에 비해 멀리까지 송배전 시설을 설치하는 등 주택용의 원가가 더 비쌀 수밖에 없는데도 원가의 92~95% 수준으로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요구도 적지 않다는 의견이다. ③“누진제 폐지 또는 개편해야” 주택용 누진제 구간을 완화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산업부는 불가 방침을 분명히 했다. 누진제 구간 완화는 결국 부자 감세와 저소득층의 요금 인상으로 연결돼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채 실장은 “전력 소비를 적게 하는 사람에게 징벌적인 부과를 하고 많이 쓰는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식의 누진제 개편은 사회적으로 수용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기요금 폭탄’이 무서워서 에어컨을 못 켜는 가정이 있다는 지적에는 “에어컨을 합리적으로 사용할 때도 요금 폭탄이 생긴다는 말은 과장됐다”면서 “소비자의 선택이고 과도한 부담이 안 되게 효과적으로 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누진제를 완화하면 한국전력의 경영난과 신재생 에너지 사업 등에 대한 투자 재원 부족 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전은 국제 연료 시세 하락, 원전 발전량 증가에 따른 연료비 감소 등에 힘입어 올 1분기 2조 1000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봤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가구 84% 전기료 ‘원가 이하’라는 정부

    가구 84% 전기료 ‘원가 이하’라는 정부

    야권, 누진배율 등 완화 개정안 산업용 요금 일부 인상도 제안 ‘전기요금 폭탄’ 논란에도 불구하고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개편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9일 정부가 밝혔다. “부자 감세와 전력 대란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야당은 전기요금 누진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채희봉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전력 대란 위기가 현존하는 상황에서 누진제를 완화해 전기를 더 쓰게 하는 구조로 갈 수는 없으며, 여름철까지 전력을 많이 쓰게 하려면 발전소를 또 지어야 하는데 그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밝혔다. 주택용 전기요금 체계는 많이 쓸수록 많이 내는 누진제 구조다. 1단계(100㎾h 이하)에서는 ㎾h당 60.7원으로, 산업용(81원)과 일반용(105.7원)보다 요금이 낮다. 하지만 100㎾h를 더 쓸 때마다 ㎾h당 요금이 증가해 마지막 6단계(500㎾h 초과)에서는 ㎾h당 709.5원을 내야 한다. 1단계와 6단계의 요금 차이가 11.7배에 이른다. 산업용·일반용 전기요금에는 누진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그는 “주택용 전기요금은 전체 누진 6단계 중 4단계까지(1~4단계) 원가 이하로 공급하고 있으며, 최고 구간인 6단계도 지난해 8월 기준으로 전체 가구의 4% 정도에 불과해 국민 대다수에게 징벌적으로 누진제 전기요금이 부과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에어컨을 합리적으로 사용할 때도 요금 폭탄이 나온다는 말은 과장된 것”이라며 “누진제를 개편하면 결과적으로 전력 소비가 많은 사람들에게 요금을 깎아 주는 ‘부자 감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5~6단계 가구의 비중이 지난해 8월 기준으로 전체의 16.3%이기 때문에 “4단계까지는 전력요금이 원가 이하로 공급된다”는 정부의 말대로라면 전체 가구의 83.7%가 원가 이하로 전기를 쓰고 있는 셈이다. 야권에서는 누진제 개편을 위한 입법 추진에 나섰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6단계인 누진단계를 3단계로 줄이고 누진배율도 11.7배에서 2배로 제한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변재일 정책위의장은 “산업용 요금체계를 가정용과 함께 접근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해법을 만들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도 누진제를 4단계로 완화하고 산업용 전기요금의 일부를 인상하는 내용의 전기요금 개편안을 제시했다. 한편 정부는 11일부터 문을 열고 에어컨을 가동하는 업소에 대해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과태료 부과 없이 개문 냉방영업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절전 캠페인만 벌여 왔지만 지난 8일 최고 전력 수요가 8370만㎾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냉방 전력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과태료 규제를 부활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산자부 “부자감세·전력대란 가능성…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없다”

    산자부 “부자감세·전력대란 가능성…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없다”

    정부가 가정용 ‘전기료 폭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과 관련해 개편 의지가 없음을 밝혔다. 채희봉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은 9일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주택용 요금은 지금도 원가 이하로 공급하고 있다”며 “전력 대란 위기가 현존하는 상황에서 누진제를 완화해 전기를 더 쓰게 하는 구조로 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주택용 전기요금은 2007년부터 현재까지 6단계의 누진요금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최저구간과 최고구간의 누진율은 11.7배다. 구간이 높아질수록 가격 또한 몇 배씩 뛰어오르는 구조다. 반면, 산업용 전기요금에는 누진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채 실장은 “월 600㎾ 이상인 6구간 가구 비중은 작년 8월 기준으로 4%에 불과하다”며 “누진제를 개편하면 결국 전기를 적게 쓰는 사람에게서 요금을 많이 걷어 전력 소비가 많은 사람의 요금을 깎아주는 부자감세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용의 경우 원가 이상으로 요금을 받고 있으며 지난 10년 동안 산업용은 76%, 주택용은 11%씩 요금을 인상했다”며 “주택용에 요금을 징벌적으로 부과하고 산업용 요금은 과도하게 할인해준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더민주·국민의당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추진···개정법안도 발의

    더민주·국민의당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추진···개정법안도 발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가정용 전기요금에만 적용되는 누진제 개편에 나섰다. 계속되는 폭염으로 에어컨을 사용하는 가정에서 전기요금 폭탄 우려가 커지면서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것이 두 야당이 누진제 개편을 추진하게 된 이유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9일 오전에 열린 더민주 원내대책회의에서 “가정용 전기에 적용되는 누진제, 이로 인한 산업용 전기요금과 가정용 전기요금의 불균형에 대해 국민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손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변재일 정책위의장도 “매년 여름에 전기료 논란이 시작됐다가 찬바람이 불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졌다. 배경을 따져보니 전기료의 체계가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가정용(주택용) 전기요금은 전력사용량에 따라 6단계로 나뉜 누진제를 적용받는다. 누진배율(가장 낮은 요금과 가장 높은 요금 사이의 비율)이 11.7배로 미국(1.1배), 일본(1.4배)에 비해 훨씬 높다. 특히 올해는 전력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서민들의 전기료 부담이 커지자 곳곳에서 요금개편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더민주 박주민 의원은 실제로 가정용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누진배율을 제한하고 누진단계를 간소화하는 내용의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현재 6단계인 누진단계를 3단계로 줄이고, 누진배율 역시 11.7배에서 2배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누진제 간소화로 한국전력의 수익구조 악화 우려도 나오지만 이는 산업용 전기료를 조정해 막을 수 있다”면서 “지금은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전기요금을 할인받으며 굉장한 특혜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에서도 누진제 개편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당은 앞서 누진단계를 6단계에서 4단계로 완화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 “누진단계를 조정하자는 우리당의 주장에 아직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전 세계에서 우리가 누진제가 가장 심하다. 이를 알고 있다면 국민의당의 건의를 받아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성식 정책위의장도 “누진폭탄을 국민들에게 덮어씌워서는 안된다”며 “국민도 공정한 요금체계를 바탕으로 쾌적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자부의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병완 국민의당 의원은 “한전이 전기요금을 인상한 수익금으로 재벌에는 전기를 할인특판 한다”면서 “우리처럼 가정용에만 일방적 고통을 요구하는 징벌적 누진제 정책은 전 세계 어디를 찾아봐도 없다”고 규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전기요금 누진제/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전기요금 누진제/임창용 논설위원

    기록적인 폭염이다. 웬만해선 집에서 틀지 않던 에어컨을 요즘에는 거의 매일 가동한다. 밤 12시까지 집 안팎이 펄펄 끓으니 버텨낼 재간이 없다. 그러면서 은근히 걱정되는 게 ‘전기요금 폭탄’이다. 주변에 비슷한 불안감을 비치는 지인들이 적지않다. 인터넷과 SNS에선 평소 수만원 정도 내던 요금이 수십만원으로 폭등할 것이란 ‘괴담’까지 나돈다. 불안감이 커지자 정치권이 나섰다. 사실상 ‘징벌적’인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체제를 손보자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의 전기요금 누진제는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누진율이 높다. 100kwH마다 요금이 가파르게 올라간다. 6단계인 현행 누진체제에서 1단계의 kwH당 요금 60.7원이 6단계에선 710원으로 뛴다. 무려 11.7배다. 우리처럼 누진제를 채택한 나라인 미국(2단계, 1.1배), 일본(3단계, 1.4배), 대만(5단계, 2.4배)보다 훨씬 높다. 영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등은 누진세가 없는 단일요금 체제다. 반면 우리는 산업용, 일반 업소용 전기에 대해선 누진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산업용은 kwH당 81원, 일반용은 105.7원으로 단일요금 체제다. 가정용 전기의 1단계와 2단계 사이 요금에 해당한다. 가정용 전기에만 누진제를 적용한 것은 1970년대의 오일쇼크 때문이다. 초고유가 시대에 전기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서였다. 저유가를 걱정하는 지금의 환경과 정반대였다. 정치권이 누진제를 손보겠다고 나선 데엔 이 요인도 작용한 듯하다. 국민의당은 6단계 누진체제를 4단계로 개편하는 안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3단계로 누진체제를 줄이고, 최고 11.7배인 누진배율을 2배로 대폭 낮추는 내용의 ‘전기사업법 일부 개정법안’을 내놓았다. 조경태 새누리당 의원도 누진단계를 3단계로, 요금배율은 2배 이내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반대 입장이다. 한국의 전기요금이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 비해 여전히 낮다는 논리를 편다. 또 발전용량이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전력 낭비를 줄이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OECD 등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정용 전기요금 비율은 0.412%로, 미국(0.23), 캐나다(0.20) 등 상당수 선진국들에 비해 높다. 소득 수준을 고려하면 그다지 요금이 싸지 않은 것이다. 전력 낭비 예방 논리는 설득력이 약하고 공정성에도 어긋난다. 현재 우리나라 전력시장에서 가정용 비중은 전체의 15% 정도다. 전력의 대부분은 누진제가 적용되지 않는 산업현장과 업소 등에서 소비된다. 가정에서 쓰는 1인당 전기 소비량은 2012년 기준 1278kw로, OECD 꼴찌 수준이다. ‘누진제 협박’이 먹힌 탓이다. 지난해 한국전력은 10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올렸다고 한다. 올해는 폭염 덕분에 수익이 더 늘 것 같다. 전기요금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었으면 한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박영선, 집단소송법 발의…“폭스바겐 사건 피해 위한 장치”

    박영선, 집단소송법 발의…“폭스바겐 사건 피해 위한 장치”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26일 피해자 개개인이 소송을 하지 않아도 대표 당사자의 피해가 인정되면 피해집단 전체에 배상을 하도록 하는 ‘집단소송제’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최근 폭스바겐 디젤 배기가스 조작, 가습기 살균제 피해 등 소비자에게 광범위한 피해를 끼친 사건들이 잇따르면서 야당을 중심으로 기업 등 가해 주체에 대한 배상 책임을 강화하려는 활동들이 이어지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의안과에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집단소송법 제정안을 제출했다. 미국식 집단소송제를 모델로 하는 제정안은 개개인이 원고로 참여하지 않더라도 대표 당사자의 소송으로 피해자 전원에게 판결의 효력이 미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아울러 제정안은 가해자의 입증책임을 강화하고, 피해자의 주장을 폭넓게 인정하는 내용도 규정에 포함했다. 피해자의 주장에 대해 가해자는 반론을 위한 사실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하고, 만약 해명이 불충분하거나 추가 설명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피해 주장을 진실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는 통상 피해주장을 한 사람에게 입증책임을 부여하는 현행 민사소송법에서 더 나아간 원칙이다. 다만 이 법은 소급적용되지 않는다. 박 의원은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폭스바겐 사건처럼 집단적 피해를 수반하면서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피해의 입증이 곤란한 분야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현행 민사소송 개별적 분쟁 해결에 초점을 맞춰, 절차가 복잡하고 피해구제가 불충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법안은 우리 국민들의 적절한 피해 배상과 신속한 권리구제를 위한 법적장치 마련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지난 달 ‘징벌적 배상법’ 제정안도 발의해 타인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결과의 발생을 용인할 경우 배상책임을 부과하는 제도의 도입을 주장했다.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도 ”대기업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확대 방안을 공동 추진하자“면서 이에 호응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 또한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최근 해외 다국적 기업에 의한 국내 소비자의 피해가 너무 많아지고 있다“면서 ”징벌적 손해배상 소송과 피해자 집단소송제를 반드시 법제화 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는 증권 거래 과정에서 생긴 집단적 피해를 구제하는 ‘증권 관련 집단소송’이 제한적으로 도입돼 있다. 일반적인 소비자 피해 사건은 피해자들이 모두 원고로 참여하는 공동소송 형태로 진행되는데, 원칙적으로 각각의 피해자가 개별피해를 입증해야 배상을 받을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더민주 전해철, 대규모 인명피해 발생 기업 12배 징벌적 책임 묻는 법안 발의

    더민주 전해철, 대규모 인명피해 발생 기업 12배 징벌적 책임 묻는 법안 발의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세월호 참사,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등 대규모 인명 피해를 초래한 기업과 공무원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공중이용시설 등의 안전관리위반범죄 처벌 특별법안’을 19일 대표 발의했다. 법안의 내용은 공중이용시설의 안전관리 의무를 위반해 인명 피해를 발생하게 한 경영책임자와 안전관리책임자, 안전관리책임자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법인 또는 사업주, 안전관리 감독 의무를 위반한 공무원을 형사처벌하고 그 처벌 사실과 후속 행정제재 사실을 공표하게 하는 것을 담고 있다. 또 법인의 대표자, 사업주의 대리인, 종업원 등의 중대한 과실로 인해 사람이 사상에 이른 경우 그 법인 또는 사업주에게 12배 범위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 의원이 법안을 발의한 배경에는 현행법상 대형사고가 일어나더라도 그 사고를 일으킨 기업 자체나 기업의 고위 경영진 등을 처벌할 수 있는 법률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사고 책임이 있는 기업과 그 기업의 경영책임자,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공무원에 대해 적절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일부 임직원만을 처벌하는 데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전 의원은 “특별법안 제정으로 기업의 안전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켜 무고한 시민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대형재난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글로벌 시대] 브렉시트라는 유럽 통합의 성장통/최석영 유엔중앙긴급대응기금 자문위원

    [글로벌 시대] 브렉시트라는 유럽 통합의 성장통/최석영 유엔중앙긴급대응기금 자문위원

    브렉시트가 만들어 낸 충격으로 온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당장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문제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장래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현 단계에서 정치·경제·무역에 미치는 장기적 파급효과를 평가하기는 이르다. 확실한 것은 영국인들이 유럽연합(EU) 이탈을 희망하는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브렉시트가 법적 구속력을 가지려면 먼저 영국이 탈퇴 의사를 통보한 뒤 EU와 2년 내 협상을 마무리 짓고 그 결과를 영국 및 유럽 의회가 인준해야 한다. EU 회원국들은 착잡하다. 무역자유화와 노동력 이동을 기반으로 공동시장 건설에 일조한 영국에 우호적 시각과 함께 추가 이탈의 도미노를 차단하고 내부 단합을 위해 징벌적 대응을 하자는 입장이 공존하는 탓이다. 영국은 유로 체제에 편입돼 있지 않고 국경 개방 조약인 솅겐협정의 비당사자이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확대일로에 있는 무역금융의 수요와 세계적 금융 허브 역할을 해 온 런던의 위치를 고려하면 브렉시트는 국제무역 전반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제무역은 글로벌 가치 사슬로 얽혀 있고 자본 및 인력 이동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영국은 물론 EU도 충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영국과 EU는 제3국과 무역협상을 추진하기 전에 우선적으로 세계무역기구(WTO)의 새 회원국으로 가입해야 한다. 영국이 WTO 회원국이긴 하지만 독립적인 양허표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여건은 그간 EU가 추진해 온 미국 및 일본과의 메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무엇보다도 영국과 EU는 양자 교역 관계를 새로 설정해야 한다. 크게 네 가지 모델이 거론되고 있다. 어느 것 하나 녹록지 않다. 첫째, 영국이 유럽경제연합체(EEA)에 가입함으로써 EU 시장에 접근하는 노르웨이 모델이다. 이 방식은 막대한 기여금 납부와 인력 이동을 허용하는 반면 정책 결정권은 갖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둘째, EU와 100여개 이상의 양자협정 체결을 통해 EU 시장에 접근하는 스위스 모델이다. 역시 여전히 정책 결정에 참여하지 못하면서도 일정 기여금을 납부해야 하고 새 협정 교섭에 시일이 소요된다. 셋째, EU·캐나다의 포괄적자유무역협정(CETA) 모델로 이는 서비스와 투자의 자유화를 규정하지 못하는 EU·터키의 관세동맹 모델보다 더 유력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마지막으로 영국이 각각 WTO 회원국으로서의 독립적인 지위만 유지하는 선택도 있다. 이 방안은 EU와는 완전한 단절을 의미하는 것으로 현실적인 대안이 아니다. 브렉시트가 궁극적으로 확정될지, 확정된 후 영국과 EU가 어떤 관계를 정립할지는 그들의 선택이다. EU는 1992년 마스트리히트 조약을 통해 출범한 이래 숱한 도전과 갈등을 극복했고 2009년 리스본 조약이 발효되면서 더욱 강력해졌다. 그러나 전대미문의 난민위기와 소득격차, 만성 실업 문제에 발목이 잡힌 데다 EU를 이끄는 지도력과 포용력도 끊임없는 도전을 받았다. 브렉시트는 유럽 통합이라는 거대한 실험의 실패를 알리는 서곡일까, 새 모멘텀을 위한 성장통일까. 후자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혁신과 진화는 심각한 자기부정에서 출발하지 않는가. 물론 유럽은 지난 60년간 꿈꾸고 숙성해 온 통합 유럽의 비전과 이를 실증할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전후 유럽이 추진해 온 통합 과정은 경이로운 정치 실험이었기에 그 창의성과 도전정신에 거는 기대도 크다.
  • [와글와글 북한통신]미국의 北 김정은을 겨냥한 사상 첫 제제 의미와 파장

    [와글와글 북한통신]미국의 北 김정은을 겨냥한 사상 첫 제제 의미와 파장

    미국 정부가 6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자국민에 대한 ‘인권유린 혐의’로 첫 제재대상에 올리면서 현재도 껄끄러운 북·미관계가 겉잡을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 휘말릴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번 미국의 제재가 김정은을 비롯해 북한 당과 군부에서 김정은에게 부역하는 실세들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북한 내 간부층들의 이반과 동요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 국무부는 이날 미 의회에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를 나열한 인권보고서를 제출했으며, 재무부는 이를 근거로 개인 15명과 기관 8곳에 대한 제재명단을 공식 발표했다. 김정은 이외에 제재대상에 오른 인사는 리용무 전 국방위 부위원장, 오극렬 전 국방위 부위원장, 황병서 국무위 부위원장,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조연준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이다. 기관은 국무위원회, 조직지도부, 국가보위부와 산하 교도국, 인민보안부와 산하 교정국, 선전선동부, 정찰총국 등이다. 미 국무부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인물이나, 기관들은 북한 김정은 정권을 떠받치는 주요 핵심 권력기관이란 점에서 북한 체제의 인권유린이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루워졌다는 그간의 국제사회의 여론을 반영한 결과로 볼수 있다. 또한 올초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이후에도 북한이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를 무시하고 자체적인 핵무장력 강화를 천명하는 등 핵능력 향상에 속도를 내는 것에 대한 징벌적 제재 측면도 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김정은을 위시한 권력층들이 ‘인권유린’ 행위로 국제형사재판소(ICC) 등 국제사회로 부터 사법처리를 받도록 할수 있는 명분을 제공한 것은 성과로 거론된다. 향후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북한 간부들에게 동일한 죄목을 적용해 처벌할수 있는 근거가 될수 있어 주목된다. 아울러 이번 조치가 중요한 것은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까지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서 북한 내 누구도 인권유린에 가담한 경우 예외없이 처벌될 수 있다는 것을 공표하는 선언적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 인권유린을 지시, 동조, 이행과 같은 행태들이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장은 7일 “북한에서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인권유린에 가담하고 있는 중간급·말단 간부들에게는 보호막이 사라진 것으로 느껴질 것”이라며 “북한 내부에서 부역자들이 평소 생각없이 행해지던 인권유린도 이젠 보복을 걱정해야하는 단계에 진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강도 높은 독자 제재가 마련되면서 남북관계도 그 영향을 받을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그간 북한이 최고존엄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는 강력 반발한 점을 미뤄볼 때 향후 5차 핵실험, 장거리미사일 발사·잠수함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같은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부도 북한이 비핵화 논의에 대해 진전된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는 판단아래 독자제재를 비롯해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천명한 상태다. 이 때문에 남북관계도 당분간 냉각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일 한국자유총연맹 회장단과 오찬에서 “역사가 우리에게 분명하게 알려주는 사실은 북한 정권의 인식과 태도에 근본적 변화가 없는 한 어떤 만남과 합의도 일시적인 이벤트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북한의 변화를 끌어내지 못하는 도발과 보상의 악순환 고리를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국회의원 특권 이젠 내려놓으세요] 美, 공직자 수뢰 최대 15년刑 ‘중징계’…의전 차량도 없이 자전거 타는 덴마크

    국내 정치권에 ‘특권 내려놓기’와 부정부패 척결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외국에도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과 유사한 입법 사례가 있는지 관심이 쏠린다. 대체로 국민 소득이 높은 국가일수록 부패와 비리에 대한 징계 수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과 독일 등은 ‘철퇴’에 가까운 규정을 마련해 놓고 있었으며, 청렴도가 높은 유럽 국가에선 부패에 대한 ‘무관용 원칙’이 사회적 통념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美, 입법 로비 때 일시·사유 공개 의무화 미국은 지금으로부터 54년 전인 1962년 케네디 대통령 시절 ‘뇌물·부당이득 및 이해충돌방지법’을 제정했다. 산발적으로 규정돼 있던 이해충돌 방지 관련 규정을 하나로 모은 법이다. 이 법 209조는 공직자가 공직 수행 중에 정부 이외로부터 금품 등을 수수하는 경우 형사처벌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뇌물죄에 대한 처벌이 무겁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대 15년 징역형, 벌금 25만 달러로 ‘징벌적’ 성격을 띤다. 단, 고의가 있는 뇌물과 없는 뇌물을 구분해 양형을 달리한다. 미국 의회는 이 법을 20세기 가장 위대한 법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입법 로비 등 청탁에 있어 미국은 ‘허용 및 공개’의 원칙을 갖고 있다. 로비를 허용하되 투명하게 하라는 취지다. 때문에 공직자들은 청탁을 하려는 사람을 만날 때 일시와 사유 등을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 ●獨, 김영란법과 흡사… 공직자로 국한 독일에는 1997년 ‘부패단속법’이 제정됐다. 부정 청탁과 금품 수수에 대해선 이유를 불문하고 처벌한다는 내용으로 입법 취지가 김영란법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대상은 연방정부와 주정부, 공공기관을 비롯해 재단, 주식회사 등 민간단체까지 포함된다. 다만 ‘공직 기능’에 초점을 두고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까지 적용 대상에 포함시킨 김영란법과는 달리, 독일의 반부패법은 ‘공무’를 하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독일 형법은 공무원의 뇌물 수수와 관련한 규정이 아주 자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고 대가성 뇌물을 받았을 경우 최대 5년형이 내려진다. 같은 범죄를 저질러도 공무원보다 법조인에게 더 무거운 형벌이 가해진다. 또 뇌물죄가 ‘쌍벌죄’이지만, 주는 쪽보다 받는 쪽에 대한 처벌 강도가 더 세다고 한다. ●뉴질랜드 ‘중대비리조사청’ 설치해 부패 전담 국제투명성기구가 선정하는 국가청렴도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던 국가들은 다양한 반부패 제도를 마련해 놓고 있다. 뉴질랜드는 1988년 불법 정치자금이나 부패 또는 사기 사건 등을 전담하는 ‘중대비리조사청’을 설치했다. 정부, 국회로부터 독립된 기구로 위법 행위자에 대한 문서제출, 정보제공, 답변 요구권 등을 쥐고 있다. 또 중대비리조사청 직원은 법원의 영장 없이도 피의자나 민간 기관 조사에 대한 협력을 요청할 수 있다. 덴마크는 ‘특권 내려놓기’의 표본이 되는 국가로 정평이 나 있다. 국회의원들도 국내와는 달리 청렴하고 탈권위적이라는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다. 의원들의 의전 차량은 아예 없으며, 의원들 대부분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을 한다. 때문에 국회의사당에는 별도의 주차장이 없다고 한다. 핀란드는 투명한 정보공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국민 누구나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다른 사람의 소득과 재산, 납세 내역을 알 수 있다. 부정과 비리의 여지가 있는 정보에 대한 비공개를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청렴 국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구매문의 20% ‘뚝’ 집단소송 참여 ‘쑥’…‘反폭스바겐’ 응징 시작

    구매문의 20% ‘뚝’ 집단소송 참여 ‘쑥’…‘反폭스바겐’ 응징 시작

    “중고차값 폭락에 오염차 오명만…소송 외엔 보상받을 길 없어” 4432명 참여한 소송 확대될 듯 폭스바겐이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차량 소유주들에게 1인당 최고 1만 달러(약 1160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에 합의하면서 한국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발표 즉시 폭스바겐코리아가 “유럽과 한국은 상황이 달라 배상 계획이 없다”고 못박으면서 일말의 기대감이 무너지고 집단소송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30일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에서의 피해배상 합의 사실이 알려진 직후 구매 문의 전화는 20% 줄고, 리콜·배상 등에 대한 문의가 늘었다. 폭스바겐 골프를 소유한 직장인 최모(40)씨는 “집단소송 외에는 어떤 보상도 받을 수 없을 것 같아서 소송 참여를 알아보고 있다”며 “중고차값도 제대로 받지도 못하고 그냥 타자니 환경오염 유발차량이라는 오명을 받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국내 폭스바겐 관련 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바른은 30일 기준 소송을 제기한 원고인을 4432명으로 집계하고 있다. 현재 부당이득 반환과 손해배상 등 민사소송과 함께 폭스바겐을 사기죄로 검찰에 형사고발한 상태다. 이들 중 40여명은 지난 9일 환경부에 폭스바겐 전 차종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배출가스 조작 차량에 대한 환불 명령을 내려 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는 “환경부가 폭스바겐 경유차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임의설정)은 법 위반 행위란 점을 강조하고 있으나 폭스바겐이 이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면서 “환경부가 제조사의 위반 행위를 인지한 이상 자동차 교체 명령까지 내릴 근거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교체의 근거가 되는 게 대기환경보전법 51조 7항(부품의 교체로 문제 해결이 불가능할 때는 자동차 교체를 명령해야 된다)이다. 이어 “이 중 자동차 교체를 ‘금전으로 교체’로 해석해 환불을 해 달라는 게 소비자들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달리 국내 피해배상에 난항이 예상되면서 국내 법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법률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소비자들의 집단소송을 인정해 한 명이라도 재판에서 승소하면 판결의 효력이 같은 물품을 구매한 모든 소비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 또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적용해 배상 범위를 법원이 재량으로 결정한다. 실제 피해 액수의 최대 10배 이상까지도 배상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송에서 질 경우 회사의 존립이 위험할 정도다. 기업이 합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반면 한국에서는 개별 소송을 통해 승소해야만 피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금액도 피해를 입은 만큼으로 한정돼 있다. 또 소송 과정에서 소비자가 기업의 과실을 직접 입증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차미경(법무법인 승재) 변호사는 “한국은 다국적기업의 소비자에 대한 보호 동기가 훨씬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가습기살균제, 비극의 22년 재구성] ‘징벌적 손해배상’이 확실한 처벌…피해 신고 시스템 구축해야

    [가습기살균제, 비극의 22년 재구성] ‘징벌적 손해배상’이 확실한 처벌…피해 신고 시스템 구축해야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대해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배상액을 충분히 높게 책정해 ‘기업이 알면서 하는 악행’을 멈추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이 반기업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직한 제품을 만드는 선량한 후발주자들을 감안하면 ‘확실한 처벌’이 장기적으로 산업계의 공정경쟁구도를 만들고 국민 안전도 보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국민들이 급증하는 독성 화학물질에 대해 알 수 있고, 화학물질 피해를 입었을 때 신고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 30일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의 피해배상액이나 리콜비용이 적다면 고의적으로 부도덕한 영업을 계속할 동기가 생기는 것”이라며 “피해규모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자산과 소득에 비례해 높은 배상액을 책정해야 알면서 하는 기업의 악행을 멈추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선량한 후발 기업이 있다면 부도덕한 1위 기업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내려 산업계·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현재 피해 규모의 3배까지 배상토록 하는 신용정보보호법이나 하도급법의 처벌 정도는 너무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박태현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피해 위자료의 현실화를 강조했다. 그는 “현재 법정 위자료는 교통사고 기준으로 최고 4000만원에 불과하다”며 “지금은 과실과 고의적인 행위에 따른 위자료 액수의 차이가 크지 않은데 이를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판기 용인대 산업환경보건학과 교수는 “화학물질 중독, 피해 등에 대한 신고 체계와 화학물질을 모니터링하는 중독센터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며 “무엇보다 화학물질의 독성 등을 소비자에게 알릴 수 있는 소통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기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는 “유해화학물질 관리법, 화학물질 관리법, 품질경영 및 공산품 안전관리법 등 법률에 의해 화학물질을 규제하고 감독해야 하는 공무원들이 10년 넘게 제 역할을 하지 않았지만 단 한 명의 공무원도 검찰 조사를 받지 않았다”며 “검찰 수사가 이대로 마무리되면 아주 나쁜 선례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종한 인하대 의대 교수는 “사망자 수가 146명(정부 1·2차 접수 기준)인 것을 볼 때 발견은 안 됐지만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된 사람이 30만명은 족히 된다고 봐야 한다”며 “또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를 만든 SK케미칼이 수사 대상에서 빠진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 쥐 실험을 통해 이 성분이 폐섬유증을 일으키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는데 사람의 질병 발생 여부를 쥐로 판단하는 것은 상식 이하”라며 “동물실험은 인체에 미칠 위험을 추정하는 수단이지 과학적 수단이 아니기 때문에 직무유기로 판단해 수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가습기살균제, 비극의 22년 재구성] 與 “원인 규명” 野 “피해자 대책”… 정치권 ‘정쟁 특위’ 우려도

    지금껏 가습기 살균제 피해 문제와 관련해 ‘늑장 대응’이라는 비난을 받아 왔던 정치권이 국정조사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하면서 해결에 속도가 붙게 됐다. 하지만 국정조사의 범위와 대상 등에 관해 여야가 이견을 드러내고 있어 정쟁으로 흐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새누리당 김도읍,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오는 6일 본회의를 열어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국정조사 특위를 구성하기로 지난 27일 합의했다. 6일 특위 구성 결의안이 통과된 뒤 각 당에서 위원을 결정해 의결되면 본격적으로 활동이 시작된다. 특위는 국정조사의 기간, 범위, 증인, 참고인 등에 관한 내용을 담아 보고서를 만들고 본회의 의결을 통해 확정한다. 국정감사는 자료 제출 요구권과 증인 출석 의무가 법으로 규정돼 있어 청문회보다 강력한 권한을 가진다.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집단적 피해 사례로 인식돼 문제가 불거진 지 약 5년 만에 피해자 구제와 재발 방지, 책임 규명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그러나 여야의 국정조사 초점은 다른 곳에 맞춰져 있다. 어렵게 성사되는 국정조사가 자칫 정쟁의 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새누리당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30일 “구체적인 조사 대상 기간과 인원 등은 특위가 결정할 문제지만 원론적으로 원인 규명 없이 보상과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왜 2001년 한국에서만 가습기 살균제 판매 허가가 나왔는지, 2003년부터 피해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는데 왜 정부 차원의 역학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는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김대중 정권 당시 관계자들까지 조사하는 등 원인 규명에 국정조사의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는 셈이다. 더민주는 국정조사를 ‘정쟁 특위’로 만들면 안 되고 피해자 대책과 재발 방지 대책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원인 규명은 당연한 전제지만 아직도 치료를 받아야 하는 피해자들이 있고 사망자에 대한 보상·배상을 받아야 하는 유가족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이 신속하게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가습기살균제특위 위원장인 조배숙 의원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피해자 보상 범위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입장이다. 국정조사 이후엔 특별법 제정도 중요하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지난 2일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특별법’을 발의했다. 피해자 판정을 위해 환경부에 조사판정위원회를 설치하고 피해자에게 요양급여·요양생활수당·장의비·특별조위금 등 급여를 지급하는 내용이다. 또 피해상담센터를 설치해 피해자와 가족이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기업이 생산한 상품으로 생긴 피해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들도 필요하다. 19대 국회에서 다양하게 발의됐지만 정부와 재계의 반대, 여야 이견 등으로 처리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됐다. 20대 국회 들어 각 당은 새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소비자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기업의 경각심을 높여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피해가 다시 일어나는 것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으로 거론돼 왔다. 이 의원이 발의한 특별법에도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포함돼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가습기살균제, 비극의 22년 재구성] 살균제 참사 겪고도 ‘살생물질 통계’ 없는 정부… 총괄 부처 필요

    [가습기살균제, 비극의 22년 재구성] 살균제 참사 겪고도 ‘살생물질 통계’ 없는 정부… 총괄 부처 필요

    원료 같아도 제품 용도 달라지면 관리 부처도 달라져 제도적 허점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고를 막기 위한 정부 부처의 대책 마련이 분주하다. 가습기 살균제 사고는 국내 화학물질·제품에 대한 관리 체계를 재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지난해 시행된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규제 논란도 사그라들었다. 환경부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가 확인되자 원료 물질로 사용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과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HG) 등을 2012년 유독물로 지정한 뒤 스프레이형 제품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또 방향제, 탈취제, 세정제 등 위해 우려가 있는 생활화학제품 15종에 함유된 살생물질에 대한 전수조사와 안전성 검증에 착수했다. 5800여개 제조·수입기업의 제품별 성분을 목록화하고 살생물질 함유 여부와 사용 빈도, 노출 경로 등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한 뒤 단계적으로 위해성을 평가해 공개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공산품 등 다른 부처가 관리하는 제품으로 안전성 검증을 확대키로 했다. 환경부는 전수조사가 법적 근거는 없지만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한 특별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화학물질과 제품을 연계한 ‘통합 관리 체계’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제도로 정착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가습기 살균제 원료인 PHMG처럼 사용 중인 살생물질에 대한 통계조차 제대로 확보돼 있지 않다. 환경부가 관리하는 생활화학제품 중 살생물질이 들어간 것은 소독제, 방충제, 방부제 3종에 불과하다. 제도적 맹점도 있다. 어떤 제품에 사용되느냐에 따라 관계 부처가 달라지고, 제조자가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함량을 조절하거나 신고 없이 제조할 위험성도 크다. 적발되더라도 제품에 함유된 화학물질을 ‘영업 기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다. 화학물질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기반으로 평가받는 화평법도 1t 이상 사용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해성이 높지만 사용량이 적은 살생물질은 법 적용을 피할 수 있다. 가장 큰 피해를 유발한 옥시 제품의 PHMG 사용량은 연간 300㎏에 불과하다. 화평법의 기준이 기업의 편의를 고려해 지나치게 느슨하다고 지적받는 이유다. 환경부와 전문가들은 살생물제(biocide)관리법(바이오사이드법) 도입 필요성을 설파한다. 사용량이 아닌 유해성을 반영해 사전 제어 및 물질·제품의 통합 관리가 가능하고 기업이 안전성을 입증, 책임지는 안전장치라는 설명이다. 박광식 동덕여대 교수는 “다품목 소량의 살생물제가 난립하는 시장 구조를 바꿔 안전성이 확보된 제품만 유통될 수 있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호중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은 “현 시스템에서는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마다 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면서 “바이오사이드법을 제정하거나 화평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옥시 사태에서 드러났듯 허위 시험 자료 제출에 대한 처벌 규정도 마련돼야 한다. 현행 화평법에는 처벌 규정이 없다 보니 연구자들이 기업의 요구에 맞춰 시험 결과를 내놓아도 속수무책이다. 결과적으로 화학물질·제품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 시민단체와 학계에서는 유사 사고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대책으로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주장한다. 기업의 불법 행위를 엄단할 강력한 제재 수단이 있어야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스프레이 제품에 대해 호흡독성시험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생활 환경 화학물질 안전을 총괄하는 단일 부처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최경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 사고는 문명사회 최대의 생활 환경 화학물질 중독 사건”이라고 진단한 뒤 “우리나라 법체계는 재량이 많은 데다 부처 간 전문성 차이로 관리 수준이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나 일본의 소비자청같이 단일 부처가 안전을 총괄하고 위해 정보 수집 체계를 관리하는 근본적인 개혁과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불완전판매 금융상품 5년 내 해지 가능해진다

    위법 판정 상품 원금 모두 회수 대출 3년 후 중도상환수수료 0 ‘원금을 까먹을 수 있다’는 위험성 등을 충분히 듣지 못하고 금융상품에 가입했을 때 5년 이내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대출을 받은 후 3년이 지나면 만기가 오기 전에 갚을 때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금융소비자보호 기본법’(금소법) 제정안을 28일 입법예고한다고 26일 밝혔다. 19대 국회에서 무산됐던 안을 보완해 20대 국회에서 재추진하는 것이다. 논란이 컸던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은 이 법안에 담지 않고 추후 국회 논의에 맡기기로 했다. 입법예고안에는 불완전판매나 금융회사의 강요 등으로 금융상품에 가입한 소비자가 5년 이내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위법 계약 해지권’이 포함됐다. 지금은 소송을 통해 위법성이 드러나도 계약이 여전히 유효해 소비자 불만이 잦았다. 설인배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총괄국장은 “금융분쟁조정위원회 등 금융당국으로부터 위법하다는 판정을 받은 금융상품 가입자는 계약 해지를 통해 원금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도상환수수료 부담도 줄어든다.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소비자가 대출 계약 후 3년 내 상환하는 경우나 다른 법령에서 허용하는 등 일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금융사는 중도상환수수료를 받을 수 없다. 금융위는 당초 부과 금지 시점을 5년으로 설정할 계획이었지만 소비자 보호 강화 차원에서 3년으로 단축했다. 금융사의 위법 행위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다. 금소법은 징벌적 과징금을 신설해 금융당국이 판매 행위 규제를 위반한 금융회사에 대해 해당 행위로 얻은 수입의 5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또 재산상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높은 상품에 대해선 금융당국이 판매 제한 명령권을 통해 판매도 막을 수 있다. 손해배상 소송 시 소비자가 입증해야 하는 요건 중 일부를 금융사가 입증하도록 해 소비자의 소송 부담도 완화했다. 금융위는 8월 8일까지 의견 수렴을 거친 뒤 관련 절차를 거쳐 11월 중 정기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가습기살균제, 비극의 22년 재구성] 아버지는 “정부 ‘無害’ 인증 믿어야지” 호통…이제 느껴요, 힘있는 사람 부모가 죽었어도 이랬을까

    [가습기살균제, 비극의 22년 재구성] 아버지는 “정부 ‘無害’ 인증 믿어야지” 호통…이제 느껴요, 힘있는 사람 부모가 죽었어도 이랬을까

    검찰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 수사가 5개월 만에 마무리돼 최종 수사 결과 발표만을 앞두고 있다. 2011년 5월 가습기 살균제에 의한 사망이 처음 공식 확인된 뒤로 사망자 146명을 포함해 530명(정부 집계·2016년 6월 현재)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입었다. 살균제를 개발·판매한 관계자 20여명은 구속되거나 기소됐다. 이것으로 가습기 살균제 사태는 끝난 것일까. 가족을 잃고 건강을 해친 피해자들의 고통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 국민 건강보다 이윤을 앞세운 기업의 윤리 부재가 빚어낸 비극 앞에서 남아 있는 우리도 안전할 수는 없다. 이들의 고통을 함께하고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상·중·하로 나눠 재조명한다. 지난 21일 서울시청 시민청 가습기 살균제 희생자 추모 전시 공간에서 만난 김미란(41·여)씨는 피해자, 의사, 정부를 포함해 우리 사회의 모두가 무지했다고 말했다. 김씨의 아버지 김명천씨는 2008년 가을 무렵부터 뚜껑이 빨간 용기에 담긴 살균제를 가습기 물에 타서 사용했고, 결국 2010년 ‘원인 미상 간질성 폐질환’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5년간 폐는 서서히 굳어 갔고, 지난해 10월 폐기능이 정지되면서 사망했다. 최근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그는 462명(판정 대기자 포함)이나 사망했는데 옥시레킷벤키저 영국 본사를 처벌하고, 정부도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5년간 고(故) 김명천씨와 가족들이 겪은 고통과 아픔의 이야기를 김씨의 진술을 통해 재구성한다. -2008년 10월 경기 안양의 부모님 집에 갔더니 아버지가 옥시 가습기 살균제(이하 살균제)를 사용하고 있었어요. 저와 언니는 결혼해 독립했고 부모님은 남동생과 살았죠. 기업들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며 살균제를 광고했죠. 빨간 뚜껑이 특징적이어서 옥시 제품인 것을 기억해요. 아버지는 이틀에 한 번씩 가습기 물을 갈았는데 그때마다 빨간 뚜껑에 살균제를 채워서 물에 넣는다고 하셨어요. 아버지는 건강을 무엇보다 중시하셨습니다. 살균제도 그래서 쓴 거예요. 당시 연세가 61세였는데 담배와 술도 안 했어요. -아버지는 2008년 가을부터 2009년 봄까지 살균제를 넣어 가습기를 사용했고, 2010년 초부터 숨이 가쁘다며 잔기침을 시작했어요. 어머니와 자주 산에 갔는데 예전과 달리 아버지가 오히려 어머니에게 뒤처졌어요. “숨이 차니 쉬었다 갑시다”라는 말을 너무 자주 해서 이상했죠. 6개월이나 증상이 계속돼 인근 내과에 갔더니 의사가 엑스레이를 찍어 보고는 바로 대학병원에 가라고 하더군요. 대학병원에서 원인 미상 간질성 폐질환이라고 진단했어요. 쉽게 말해 폐가 섬유화되는 건데 당시 뉴스에서 원인은 모르지만 영아와 산모가 이름 모를 폐질환으로 사망한다는 소식을 전할 때였어요. 증상은 비슷하지만 성인 남성이니까 다른 병인가 보다 했죠. -2010년 7월 한 달간 대학병원에 입원하면서 조직검사를 했어요. 하얀 물질이 폐를 막아서 숨을 못 쉬는 거라고 하더군요. 옆구리에 구멍을 뚫고 호스를 넣어 폐에 있는 노폐물을 뺐는데 실제로 피고름이 나왔죠. 아버지는 퇴원한 뒤에도 산소캔으로 버티기 시작했어요. 숨이 차면 멈춰 서 산소캔으로 폐에 산소를 공급하는 식이었어요. -“감기가 가장 무서우니 무조건 병원에 와야 합니다. 평지를 걸을 때 정상인이 에베레스트산에서 뛰는 것과 같은 상태라고 보면 됩니다.” 의사는 면역억제제와 거담제(가래를 없애는 약) 등 스무 종류의 알약을 처방해 줬어요. 아버지는 매일 달력에 컨디션과 먹은 약, 음식 등을 기록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2011년 초 부모님이 서울 금천구로 이사 간 뒤에도 아버지는 여전히 살균제를 쓰고 있었어요. 환자니까 가습기를 더 열심히 사용했던 것 같아요. -“아빠 살균제 안 쓰는게 좋겠어요. 애경 제품을 사용해 봤는데 잘 때 누가 입을 막은 것처럼 숨을 쉴 수가 없어서 여러 번 깼어요.” 1월 말에 아버지에게 제 경험담을 말씀드리며 살균제를 버리자고 했어요. 살균제가 원인 미상의 폐질환을 일으킨다는 보도가 나오기 전인데 저는 가습기만 틀면 눈앞이 흐려져서 텔레비전 화면이 뿌옇게 보이고, 음식을 하려고 가스불을 켜면 파란색 불이 빨간색으로 변했죠. 과학적으로는 잘 몰랐지만 신랑도 잔기침을 했어요. 알레르기 비염인 줄 알았는데 가래가 덩어리로 나왔죠. 뭔가 이상해 10번 정도 살균제를 쓰다가 본능적으로 가습기 자체를 쓰지 않았어요.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그래. 다 검사해서 나온 제품이고, 99.9% 안전하다고 정부 마크도 있지 않으냐.” 아버지가 오히려 역정을 내셨어요. 언론에서도 한창 가습기에 세균이 많다고 하던 때라 반박할 말이 없었죠. -두 달 뒤인 2011년 3월 어느 날 미상의 폐질환이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라는 뉴스를 봤어요. 가슴이 ‘쿵’ 내려앉았죠. 기가 막혔어요. 아버지 집에 있던 살균제를 모두 버렸어요. 그러나 이미 때는 늦은 시점이었죠. -2013년 폐는 더 악화됐고 산소캔으로도 숨을 쉬기 힘들어 산소발생기를 빌렸어요. 그해 3월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가피모)에 피해 신고를 하고 병원에서 서류를 떼다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냈습니다. ‘환경 조사’라는 게 필요하다며 50여장의 서류가 오더군요. 서울아산병원에서 지금껏 받은 검사를 전부 다시 받아야 했고, 방의 도면부터 살균제를 쓴 과정까지 상세하게 적어야 했어요. 산소발생기가 없으면 병원까지 가는 것도 힘든데 그 긴 검사를 어떻게 받겠어요. 무엇보다 아버지 스스로 거부했어요.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결국 아무것도 못 받는다. 나서지 말아라.” 그땐 피해자 등록을 거부하는 아버지가 너무 답답했죠. 하지만 요즘 검찰 수사 결과를 보니 알겠어요. ‘아, 아버지 말이 맞았구나.’ -이후 아예 누워서 주무시지도 못했어요. 누우면 숨이 차니까 항상 구부리고 앉아 자는 둥 마는 둥 하셨죠. 2015년 3월 1일 호흡곤란으로 쓰러지셨고 병원에서 ‘폐기능이 상실됐고 한 달 정도 살 것 같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버지는 그런데도 돈 아깝다며 집에 설치한 산소발생기도 아끼라고 했어요. 구두 밑창을 매번 갈아 신을 만큼 평생을 검소하게 산 아버지는 그만한 것도 자신을 위해 쓰지 못했죠. 그때 폐섬유화를 늦춘다는 수입 약이 나왔는데 보험 적용이 안 돼 월 200만원이었어요. 서민들은 엄두도 못 냈죠. -임종이 가까워 오자 화장실을 가려고 살짝만 움직여도 산소 포화도가 68%(정상 95~100%)로 떨어졌어요. 산소를 공급해도 폐가 받아들이지 못했죠. 산소가 부족하니 손톱은 파랗게 변했고, 산소호흡기를 입에서 뗄 수 없어 유동식도 순간적으로 먹어야 했어요. 아버지가 말했어요. “나는 지은 죄가 없는데, 남의 눈에 피 흘리게 한 적이 없는데, 내가 왜 이렇게 됐지?” -물 한 잔 달라 하신 게 마지막 말이었어요. 지난해 10월 7일 그렇게 아버지를 보내 드렸습니다. 허망하더군요. 억울하고 또 억울했어요. -뉴스를 보니 2015년 12월 말 3차 접수가 끝난다고 해서 부랴부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전화해 피해자로 접수했어요. 생전에는 그렇게 많은 서류가 필요했는데 사망진단서만 내면 된다더군요. 750명의 피해자가 접수했고 결과는 올해 9월에 나온답니다. 그렇지만 걱정은 여전해요. 산모나 영아와 달리 장년층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해서요. 이전까지 폐질환도 없었고 독감과 위궤양으로 병원에 간 게 전부인 분인데 말이죠. 2008년과 2009년에 살균제를 사며 받은 영수증도 당연히 지금 남아 있을 리 없죠. -무엇보다 정부는 살균제로 인해 폐섬유화 외에 다른 질병들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 줘야 해요. 주위 피해자들을 보면 비염, 천식, 기형아, 자폐증 등 많은 증상이 있어요. 혈관이 안 좋은 사람도 있고요. 피해자들에게 평생 어떤 병이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옥시 측이 내놓은 1억 5000만원의 보상안은 말도 안 되는 겁니다. 저 같은 경우도 짧게 살균제를 썼지만 비염과 축농증이 생겼어요. 저 역시 피해자 4차 등록을 했는데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피해를 입은 수많은 사람이 있을지 몰라요. -아버지는 항상 가훈처럼 “아무도 믿지 마라. 국가도 광고도 믿지 마라”고 했었죠. 나중에 아버지는 “내가 왜 유독 그걸(가습기 살균제의 안전성) 믿었을까”라고 수없이 말했어요. 사망자만 462명이에요. 권력 있는 사람의 자식이나 부모가 죽었다면 5년이나 잊힐 수 있었을까요. -요즘 언론 보도를 보면 5년 전에 이미 다 알려져 있던 거예요. 같은 얘기를 반복하는 거죠. 정부가 저소득층 피해자에 대해 지원한다는 게 조금 달라진 거죠. 징벌적보상제도는 19대 국회 때 폐기됐잖아요. 피해자들은 사과로 받아들이지 않는데 옥시 홈페이지에는 6번이나 사과를 했다고 게시돼 있어요. 한마디로 세계적으로 호구가 된 것 같아요. 영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어도 옥시가 이렇게 나왔을까요. -아버지를 잊지 못해 지금도 가끔 아버지의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를 합니다. 이제는 모르는 외국인이 받지만요. 5년간 질질 끄는 동안 피해자들이 사망하고 살균제를 구입한 영수증도 없어졌겠죠. 그러나 이제 와 입증이 어렵다고 해서는 안 됩니다. 마지막으로 국회 청문회에서만은 검찰 조사와 같이 실망스러운 결과가 도출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9·11 테러 사우디 소송 허용법’ 美 상원 만장일치 통과

    미국 상원이 테러 행위 지원 단체나 국가에 대한 징벌적 소송을 가능하게 하는 ‘테러 행위 지원 단체에 대한 정의 실현 법안’(JASTA)을 17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9·11테러와 관련해 사실상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법안 통과로 가뜩이나 꼬여 있는 미국과 사우디 관계가 악화될 전망이다. 이 법안은 미국 본토를 겨냥한 테러로 미국인이 피해를 입었을 경우 이를 지원하거나 책임을 지닌 국가의 면책특권을 박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피해자들이 미 법원에 해당 국가 정부나 관료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가능하다. 사우디 정부를 노골적으로 겨냥해 ‘9·11 사우디 소송 허용법’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이미 외교 문제로 비화했다. 2001년 9·11 테러 당시 사우디 정부의 일부 관료(왕족)들이 테러 주체인 알카에다에 수백만 달러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추진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9·11 테러범 19명 가운데 15명이 사우디 출신이며 이들이 이슬람 수니파인 사우디 왕실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았다는 얘기는 10여년간 회자돼 왔다. 사우디 정부는 법안이 발의되자마자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법안 최종 통과 시 미국 국채 등 7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내 자산을 매각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그동안 시리아와 이란 해법 등을 놓고 마찰을 빚어 온 양국 관계는 더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0일 사우디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 국왕의 공항 영접을 받지 못하는 등 푸대접을 받기도 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상원에서 법안을 공동 발의하는 등 미 정치권은 전폭적 지지 입장을 밝혔다. 공화당 대선 후보를 예약한 도널드 트럼프는 물론이고 민주당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도 법안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상원은 법안 통과와 함께 정부가 국익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던 사우디와 관련된 9·11 의회 수사 보고서의 일부를 마저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법안이 발효될지는 미지수다. 외교 마찰을 우려해 줄곧 반대해 온 백악관은 즉각 거부권 행사를 예고했고, 폴 라이언 하원의장도 법안의 하원 표결에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상원을 통과한 법안은 하원 표결을 거쳐 백악관으로 보내진다. 법안을 공동 발의한 민주당의 찰스 슈머(뉴욕) 상원의원은 뉴욕타임스(NYT)에 “사우디가 테러와 연관되지 않았다면 법안 통과를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9.11테러 사우디 소송 허용법’ 미국 상원 만장일치 통과

    ‘9.11테러 사우디 소송 허용법’ 미국 상원 만장일치 통과

     판도라의 상자는 열릴 것인가.  미국 상원이 테러행위 지원단체나 국가에 대한 징벌적 소송을 가능하게 하는 ‘테러행위 지원단체에 대한 정의실현 법안’(JASTA)을 17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이 법안이 가뜩이나 꼬여있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를 더욱 냉각시킬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 법안은 미국 본토를 겨냥한 테러로 미국인이 피해를 입었을 경우 이를 지원하거나 책임을 지닌 국가에 면책특권을 박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피해자들이 미 법원에 해당 국가 정부나 관료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가능하다.  상원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공동 발의한 법안은 이른바 ‘9·11 사우디 소송 허용법’으로 불린다. 2001년 9·11 테러 당시 사우디 정부의 일부 관료(왕족)들이 테러를 사실상 지원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추진된 때문이다. 실제로 9·11 테러범 19명 가운데 15명이 사우디 출신이다. 이들이 같은 이슬람 수니파인 사우디 왕실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았다는 얘기가 10여년간 회자돼 왔다. 이런 이유로 사우디 정부는 법안이 발의되자마자 강하게 반발했다.  법안은 이미 정치 문제로 비화했다. 공화당 대선후보를 예약한 도널드 트럼프는 물론이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버니 샌더스도 법안에 대해 전폭적 지지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이 같은 논란이 수십년간 강력한 동맹관계를 자랑했던 미국과 사우디 사이에 엇박자를 심화시킨다는 사실이다. 상원은 법안 통과와 함께 미국 대통령들이 국익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던 사우디와 관련된 9·11 의회 수사보고서의 일부를 마저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다만 법안이 당장 발효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즉각 거부권 행사를 예고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도 법안의 하원 표결에 회의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상원에서 발의된 이 법안은 하원 표결을 거쳐 백악관으로 보내질 예정이다. 법안을 공동발의한 민주당의 찰스 슈머(뉴욕) 상원의원은 NYT에 “사우디가 테러와 연관되지 않았다면 법안 통과를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NYT는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이 법안 최종 통과시 미국에 있는 최대 7500억 달러 규모의 국채 등 자산을 매각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소송 과정에서 연방 법원이 사우디 자산을 동결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일종의 협박으로 비쳐졌다. 그동안 미국과 사우디 정부는 시리아와 이란 해법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달 20일 사우디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국왕이 직접 공항에서 영접하던 관례가 깨지면서 푸대접을 받기도 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발의 2년째 ‘한국판 링컨법’ 폐기 위기

    발의 2년째 ‘한국판 링컨법’ 폐기 위기

    “부정 수급 방지 위해 법 통과 시급” 보건복지 분야에서 일어나는 보조금 등 공공재정 부정 수급이 여전히 심각한데도 1년 전 발의된 한국판 ‘링컨법’(공공재정 허위 부정 청구 등 방지 법안)이 이번 19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될 처지에 놓였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공공재정 누수를 막기 위해 보조금 부정 수급 적발 시 전액 환수하고, 고의적이고 상습적인 부정 청구는 5배 이내로 징벌적 제재부가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을 지난해 6월 발의했다. 법안은 발의된 지 5개월 만에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에서 처음 논의된 이후 지금껏 방치돼 왔다.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는 19일 열린다. 권익위는 올 2월부터 지난달까지 공공재정 10대 분야 부정 수급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한 결과 보건복지 분야 신고가 전체 73건 중 46.6%인 34건으로 가장 많았다고 17일 밝혔다. 산업자원 16건(21.9%), 노동 9건(12.3%), 농축산식품 6건(8.2%), 건설교통 5건(6.8%) 등이 뒤를 이었다. 부정 수급 유형으로는 직원을 허위로 등록해 인건비를 받아 챙긴 사례가 33건(45.2%), 허위 세금계산서 등 서류 조작 11건(15.1%), 지원 대상 등 수급 자격 기준 위반 10건(13.7%), 공사비나 물품 구입비 부풀리기 9건(12.3%) 등이다. 일부 어린이집에서는 실제로 근무하지 않은 교사나 시간제 교사를 정규 보육교사로 허위 등록해 보조금을 받아 챙겼으며 요양병원은 퇴사한 간호사들을 간호 인력으로 등록하거나 오전 근무자인 임상병리사를 전일 근무자로 등록하는 등의 수법으로 요양급여 비용을 타냈다. 정부의 사회복지 관련 재정 지출은 증가하고 있으나 이런 부정 수급 등 공공재정 누수를 막을 법적 장치는 미비한 실정이다. 미국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시절인 1863년 남북전쟁 당시 연방 보급품 구매 과정에서 군수품업자들의 사기가 잇따르자 이를 처벌하기 위해 이른바 ‘링컨법’(부정 청구 금지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정부 계약이나 재정 보조 등을 부정한 방법으로 수령한 경우 정부가 입은 손해액의 3배를 환수하는 내용으로 뉴욕주 등 32개 주에서 시행되고 있다. 권익위는 올해 초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국회에 계류 중인 한국판 링컨법이 올해 안에 통과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법안 처리는 사실상 20대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권익위 관계자는 “특별히 여야 간 이견이 있는 법안도 아니었으나 처리되지 않았다”며 “사회복지 관련 재정지출이 급속도로 늘고 있는 만큼 법안 처리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 사회복지 예산의 재정 누수 규모를 보여주는 공식적인 통계는 없으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복지 지출 대비 평균 부정 수급 비율은 2~5% 수준이다. 올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복지 예산 규모가 120조원 안팎인 것을 감안할 때 OECD 평균 부정 수급 비율을 적용하면 2조 4000억~6조원의 재정 누수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Q&A]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에 살인죄 적용?…“징벌적 손배제 도입해야”

    [Q&A]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에 살인죄 적용?…“징벌적 손배제 도입해야”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분노가 점점 커지고 있다. 피해자와 시민단체는 11일 영국 옥시레킷벤키저(옥시) 본사에 방문한 뒤 귀국해 사과하지 않는 본사 CEO의 행동을 규탄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은 이날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신현우(68) 전 대표와 전 연구소장 김모씨, 전 선임연구원 최모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인터넷 등을 참조해 졸속으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한 것으로 드러난 ‘세퓨’ 제조·판매자 오모씨도 같은 혐의로 영장이 청구됐다. 가습기 살균제는 판매가 중단되기 전까지 연간 60만개씩 팔려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인구 중 대략 1000만명가량이 사용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까지 접수된 피해자는 1500명가량이다.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질병을 앓고 있는데도 원인을 알지 못하는 피해자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옥시를 비롯한 제조사들이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피해자를 숨지게 한 제조사 관계자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부터 외국의 경우처럼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법무법인 바른의 윤경, 백창원 변호사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나 이번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책임이 있는 제조사들의 처벌 수위 등에 대해 물어봤다.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 관계자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고의성 입증에 어려움이 있어서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조사 측이 제품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생산, 판매했다는 고의성이 입증되면 미필적 고의 살인죄는 인정될 수도 있다.제조사 측이 유해성은 인지하지 못했지만 안전성을 사전에 조사하지 않았다는 점이 입증되면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도 적용될 수 있다. 즉 제조사가 제품의 유해성이 소비자들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한 정황이 입증돼야 살인죄 적용이 가능하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란 무엇인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고액의 배상액을 치르게 하는 제도다. 피해자의 손해에 상응하는 액수만 보상하는 보상적 손해배상과 달리 가해자를 징벌함으로써 불법 행위의 재발을 막는 취지다. 외국의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있어서 악의적이고 반사회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실제 손해액보다 훨씬 더 많은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없나.-그렇다. 이번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오는 6월에 열릴 20대 국회에 징벌적 손해배상에 대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 손해배상소송의 소멸시효를 두고도 논란이 있다. →민법 제766조에서는 손해배상 소멸시효를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의 불법행위가 시작된 날을 언제로 볼 것인지는 객관적, 구체적 손해의 발생이 현실화된 날로 봐야 하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피해 판정을 받은 날이 기산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아직 소멸시효가 유효한 것인가. →그렇다. 현재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위한 손해배상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검찰을 통해 드러난 제품의 유해성 관련 입증자료들을 확보한 상태다. 추가 피해자들을 위한 손해배상소송을 추진할 계획이다. 2012년에도 관련 손해배상소송을 통해 제조사 측으로부터 피해자 55명에 대한 수십억원의 합의금을 받았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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