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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부신 대학생활, 자유롭고 행복하길… 엄마 아빠가”

    “눈부신 대학생활, 자유롭고 행복하길… 엄마 아빠가”

    지난달 말 서한얼(20)씨는 손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 한 통을 받았다. 난생 처음 부모님에게서 받은 편지였다. 올해 서강대 철학과에 입학해 고향 대전을 떠나 홀로 자취생활을 시작한 그에게 그 편지는 감동 그 자체였다. “당장 손에 잡히는 게 없고 확실한 게 없을 때가 가장 불안하고 두렵다는 걸 성장통을 겪은 한얼이가 가장 잘 알거야. 보석 같은 네 대학생활을 자유롭게 즐기렴. 행복하길 기도한다.” 서씨는 “방황했던 시간들을 부모님이 이해해 주신 것 같아 기쁘고 울컥했다”면서 “학교 동아리방에 책과 편지를 두고 시간이 날 때마다 펼쳐본다”고 했다. 올해 4회째를 맞은 서강대의 재학생, 부모 간 소통 프로젝트가 화제다. 유기풍 총장은 올해 입학한 신입생 학부모들에게 빈 편지지 한장을 보냈다. ‘모모’, ‘천국의 열쇠’ 등 부담없는 책들로 채운 추천 도서 목록도 동봉했다. 유 총장은 편지에서 “학교가 부모님과 자녀 사이를 잇는 사랑의 징검다리가 되고자 한다”면서 “성인이 되는 자녀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을 편지에 담고 읽을 책도 추천해 달라”고 적었다. 여기에 학부모 900여명이 참여했다. 학부모들은 평소 자녀에게 하지 못했던 얘기를 손글씨로 적어보냈다. 학교는 부모가 추천한 책을 구매해 편지와 함께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책을 사는 데 1000만원 정도가 들었다. 지체장애를 가진 아들에게 처음으로 편지를 썼다는 학부모는 “갑작스러운 병으로 초등학교 5학년 이후 학교를 제대로 다녀본 적이 없는 아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었다”면서 “편지에 ‘누구보다 너를 지지한다’고 썼다”고 했다. 자연과학부 박준형(19)군의 어머니 홍상옥(49)씨는 “편지를 쓰면서 아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된 것 같다”면서 “자기 선택을 지지해 달라는 아들을 생각하면서 새삼 행복을 느꼈다”고 전했다. 김용해 교목처장은 “20년 가까이 자녀를 키워 오면서도 막상 부모와 편지를 주고받을 기회는 많지 않다”면서 “학생들이 편지와 추천 도서를 부모에게 전달하는 프로젝트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황금연휴 쏟아질 것” 기대감… 재계는 “추가부담 생기는데” 우려

    공휴일과 주말이 겹치면 평일에 하루를 대신 쉬는 ‘대체휴일제’ 도입이 눈앞에 다가왔다. 대체휴일제가 도입되면 ‘황금연휴’가 쏟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많다. 하지만 재계는 기업들의 추가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19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여야 의원 7명이 각각 대표발의한 ‘공휴일에 관한 법률안 개정안’을 의결, 전체회의로 넘겼다. 안행위 법안소위 위원장인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휴일이 일요일에 해당되는 경우는 평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안과, 2대 명절인 설날과 추석 명절이 토요일인 경우는 목요일을, 일요일인 경우는 화요일을 휴일로 추가하는 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해서 연평균 3일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대체휴일제는 박근혜 정부가 지난 2월에 발표한 140개 국정과제에 포함된 사안이다. 게다가 여야 모두 비슷한 법안을 발의하고 이견이 없어 4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정부는 재계와 서비스 분야의 반론 등을 이유로 아직 입장을 확실히 정리하지 못한 상태다. 황 의원은 “정부가 전체회의가 열리는 다음 주 화요일(23일)까지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올해 어린이날(5월 5일)이 휴일인 일요일이다. 이런 경우 대체휴일제가 도입되면 월요일인 6일에 대신 쉴 수 있게 된다. 법안이 4월 임시국회를 통과하면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대체휴일제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올 하반기에는 휴일과 공휴일이 겹치는 날이 없어 본격적인 시행은 내년 이후가 된다. 외국에서도 대체휴일제를 시행하는 나라가 많다. 미국은 ‘월요일 공휴일법’을 도입해 공휴일이 주말과 겹칠 경우 월요일에 쉬도록 한다. 일본도 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치면 월요일에 쉰다. 중국은 ‘총휴일보장제’를 실시한다. 공휴일이 토·일요일과 겹치면 평일에 쉬고 징검다리 휴일이 생기면 일단 연달아 쉬되, 대신 그 다음 주말에 근무하도록 한다. 영국, 러시아, 호주도 토·일요일이 공휴일과 겹치면 평일에 쉬도록 한다. 하지만 재계는 법안 통과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소위 의결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근로자의 날을 포함한 우리나라 공휴일은 16일로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호주 등 선진 6개국 평균 11일보다 많다”면서 “일부 근로자의 휴일 확대를 명분으로 기업 경영환경을 악화시키고 취약계층의 소득감소로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안행위는 어버이날(5월 8일)과 제헌절(7월 17일)을 공휴일에 추가하는 안은 채택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KBS ‘정권 편향 다큐 기획’ 싸고 노사 대립 팽팽

    KBS ‘정권 편향 다큐 기획’ 싸고 노사 대립 팽팽

    KBS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통폐합이 노사 갈등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KBS는 18개월 만의 대대적인 봄 개편에서 기존의 ‘역사스페셜’ ‘환경스페셜’ ‘과학스페셜’ ‘스페셜’ 등 4개의 다큐 프로그램을 없앴다. 대신 지난 4일 ‘KBS 파노라마’와 ‘다큐극장’ 신설을 발표했다. KBS PD들은 신설될 ‘다큐극장’의 정치 성향을 놓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에 사측은 재협상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신설된 ‘다큐극장’의 기획 의도는 6·25전쟁 이후 현대사를 재조명하는 것이다. 매주 토요일 밤 8시에 방영될 프로그램의 제작은 KBS 내부의 다큐국이 아닌 외주 제작사들에서 맡았다. KBS의 한 다큐국 PD는 “담당 본부장이 ‘KBS PD들을 못 믿겠다’는 사내 최고위층의 발언을 전했는데 그것이 제작 능력인지, 사상적인 부분을 말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가 공개한 한 외주 제작사의 초기 기획안에는 ‘10월 유신’ ‘새마을운동’ ‘육영수 여사 피습’ 등의 아이템이 포함돼 있었으나 이후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KBS PD들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KBS가 ‘청와대 맞춤형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고, KBS 측은 “외주 제작사를 선별할 때부터 공정한 평가를 거쳤고 걱정할 만한 내용을 다루지도 않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다큐극장’에 참여한 외주 제작사들에 대한 선정 시비도 불거졌다. KBS 노조에 따르면 최종 선정된 두 곳의 외주사 가운데 한 곳은 2005년 KBS ‘수요기획’에서 허위 내용 방송과 관련해 퇴출된 외주사를 운영했던 전모씨가 간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논란이 일자 전씨는 KBS에 글을 보내 “자진 하차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KBS는 해당 외주사에게 ‘다큐극장’ 1, 3편의 제작을 그대로 맡겼다. KBS의 한 PD는 “‘다큐극장’의 애초 기획안에 담긴 ‘유신’ 관련 부분에는 ‘중화학공업 육성을 위해 강압적인 자원 분배가 필요했고 철권이 요구됐다’는 식의 표현이 들어 있다”면서 “이런 프로그램이 어떻게 비정치적이라고 주장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다큐극장’ 신설은 물론 기획과 편성, 아이템 선정까지 국장과 부장 등 간부들이 실무진을 배제하고 결정해 정권 편향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KBS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백선엽 장군과 이승만 전 대통령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친일파, 독재자 미화 논란에 휩싸인 전력이 있다. KBS PD협회는 비대위를 구성해 사측과 협의해 왔다. ▲‘다큐극장’의 제작 주체를 KBS 다큐국으로 변경하고 ▲방송 시점을 6월 이후로 늦추며 ▲형식 등을 바꿀 수 있다는 6개 안에 대해 의견 접근이 이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사측은 지난 4일 봄 개편 설명회 직전 ‘애초 안대로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내부의 반발 기류가 완강하자 사측은 다시 재협상 카드를 내밀었다. 홍진표 KBS PD협회장은 “다큐국이 참여해 외주사와 함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인하우스’ 방식을 논의 중”이라며 “사측이 앞서 합의를 번복했던 만큼 성사를 단정지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큐를 둘러싼 KBS 노사 간 갈등은 지난 1월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올 초 대표적인 4대 다큐멘터리 코너가 통폐합될 것이란 소문이 나돌았다. 15년차 이상의 다큐국 중견 PD 20여명은 1월 말 경기 수원의 연수원에서 워크숍을 열고 ‘다큐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다. 과학다큐를 맡았던 김현기 PD는 “당시 논의에서 ‘‘역사스페셜’을 강화하되 현대사는 다루지 않는다’, ‘한정된 예산을 배분해 통합과 분화의 투트랙을 추구한다’, ‘기존 4대 다큐의 브랜드를 강화하되 중장기 프로그램도 내놓는다’는 의견이 도출됐다”고 설명했다. 외주 제작을 담당하는 김성수 KBS 국장은 “‘다큐극장’은 지난 (대통령) 선거를 통해 나타난 현상 가운데 하나인 세대 간 소통 부재와 갈등의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하는 고민에서 비롯됐다”며 “‘그때 그 시절을 아십니까?’ ‘시간의 징검다리’ 같은 프로그램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정파를 비호하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지만 세대 간 갈등을 푸는 것은 KBS의 공적 책무”라고 덧붙였다. KBS ‘다큐극장’은 오는 27일 ‘88서울올림픽’, 다음 달 4일 ‘파독 광부, 간호사 50년’ 등을 다룬다. 다음 달 18일에는 ‘서울의 봄, 5·18’ 등으로 영역을 확장한다. 한편, KBS는 앞서 친박(친박근혜) 성향의 고성국 정치평론가와 김무성 전 새누리당 의원의 처남인 최양오씨를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로 내정했다가 라디오 PD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모두 아나운서로 진행자를 교체한 상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朴의 복심·입… 박지원·문재인 같은 ‘王수석’ 무게감

    朴의 복심·입… 박지원·문재인 같은 ‘王수석’ 무게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복심’이자 ‘입’이 청와대에 입성한다. 청와대 비서실 9개 수석 가운데 박 당선인과 가장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만큼 ‘존재감’ 자체가 다르다는 평이다. ‘국민의 정부’ 출범 당시 청와대 ‘왕수석’로 불렸던 박지원 공보수석과 참여정부 시절 민정수석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좌했던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만큼의 무게감이 묻어난다. 이정현 정무수석 내정자는 허태열 비서실장과 이남기 홍보수석 내정자와 함께 정무적 역할을 책임질 ‘청와대 3인방’ 중 한 명이다. 청와대와 정부, 청와대와 국회 간 징검다리 역할을 맡는다. 특히 이 홍보수석과는 광주 살레시오고 선·후배 사이로, 박근혜 정부의 ‘호남 인맥’을 대표한다. 이 내정자는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무수석은 ‘소통수석’이 돼야 한다”면서 “정부와 여당 특히 야당과 시민단체, 언론인의 생각을 읽는 그런 역할을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은 야당에 대해 강경 태도를 견지해온 이 내정자가 국회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정무수석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전형적인 미스캐스팅”이라며 “그동안 박 당선인의 정치적 경호실장 역할을 자임해왔던 만큼 정무수석이란 이름의 청와대 제2경호실장 역할을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 내정자는 박 당선인과 항상 정치적 궤적을 같이해왔다. 박 당선인이 당내 비주류로 혹독한 정치적 겨울을 보냈던 2008∼2010년 비공식 대변인 역할을 했다. 그는 또 새누리당의 불모지인 호남 출마를 고집하며 수차례 고배도 마셨다. 18대 비례대표 의원을 지냈다. 부인 김민경(50)씨와 1남1녀.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北 3차 핵실험 강행] 北 “2·3차 대응”… 남은 세 가지 카드는

    북한이 12일 3차 핵실험을 강행한 뒤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추가 대응을 예고함에 따라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미국이 끝까지 적대적으로 나오면서 정세를 복잡하게 만든다면 보다 강도 높은 2차, 3차 대응으로 연속 조치들을 취해 나가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대응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적대세력들이 떠드는 선박검색이요, 해상봉쇄요 하는 것들은 곧 전쟁행위로 간주될 것이며 그 본거지들에 대한 우리의 무자비한 보복타격을 유발시키게 될 것”이라고 군사적 조치를 포함한 물리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번 핵 실험 외에 국제 사회를 긴장시킬 군사적 ‘카드’가 아직 남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우선 예상 가능한 조치는 추가 핵실험이다. 북한은 3차 핵실험에 앞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서쪽 갱도와 남쪽 갱도에서 관련 작업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핵실험 장소는 서쪽 갱도였고, 아직 연쇄 핵실험을 할 수 있는 남쪽 갱도가 남아 있다. 핵실험은 2회 이상 실시하는 게 일반적이며 파키스탄은 1998년 총 6차례 연쇄 핵실험을 했다. 정부는 북한이 ‘파키스탄 프로세스’를 밟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정원도 이날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향후 유엔의 안보리 제재 논의를 구실로 추가 핵실험 ▲이동식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발사 ▲핵탄두 실전배치 선언을 할 가능성 등이 상존한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논의에 대한 초점 흐리기, 중국의 북한 비호를 유도하기 위한 차원에서 대남 무력시위 등 도발을 자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장의 무력 도발이 가까운 남한을 향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북한은 2차 핵실험을 한 그해 11월 서해상에서 ‘대청해전’을 일으켰었다. 군사적 충돌을 빚을 수 있는 요소가 상존하고 손쉽게 미국 등 국제사회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는 곳이 남한이란 점에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핵실험이 미국을 겨냥한 것이란 점을 외무성 담화에서 분명히 했지만 징검다리로 남한을 군사적으로 압박, 미국으로부터 평화협정 체결 협상을 얻어내려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낯설지 않다, 지금도 어딘가 있을 모습 같아서

    낯설지 않다, 지금도 어딘가 있을 모습 같아서

    1930년대, 그러니까 대공황의 잿더미 속에서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신화가 이륙하던 그 시간, 그 시간은 하나의 기념비다. 비슷한 내용인데 강조점에 따라 조금씩 달리 부르는 말들이 많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누군가는 자유민주주의의 갱신, 누군가는 수정자본주의 혹은 혼합경제체제, 누군가는 대압착의 시대, 누군가는 실질적인 사회민주주의의 시대, 누군가는 최첨단 정보기술(IT) 유행을 타고 자본주의 2.0이라 부르는 시대. 국가의 원체험기이기도 하다. 대공황이란 공포에서 길어올려진. 공포에 대처하는 방식은 두 가지. 하나는 파란 약 먹고 꿈꾸는 것이다. 야리야리한 여자아이들이 두 주먹 불끈 쥐고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거라 신나게 흔들며 노래 부르는 뮤지컬이다. 고전으로 꼽히며 지금도 한국 무대에 종종 선뵈는 ‘애니’, ‘42번가’, ‘시카고’ 같은 것들이다. 다른 하나는 빨간 약 먹고 냉정하게 현실을 보는 것이다. “농업안전국(FSA)의 국장이던 경제학자 렉스퍼드 터그웰은 1935년 그의 오랜 조수인 로이 스트라이커에게 역사 관련 분과를 일임했다.” 중요한 것은 1935년이란 시점. 숨 죽이고 있던 기득권층이 마침내 뉴딜에 반기를 들기 시작했을 때다. 이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터그웰의 제자이자 사회학자인 스트라이커가 선택한 것은 사진이었다. 왜? “삶의 현실을 포착하는 사진이야말로 경제학적 논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지금 나라 꼴이 어떤지 두 눈 뜨고 똑똑히 보라는 얘기다. ‘지속의 순간들’(제프 다이어 지음, 한유주 옮김, 사흘 펴냄)은 바로 이 시기를 전후해 확립된 다큐사진들이 지금까지 어떻게 변주되고 있는지를 다룬다. 알프레드 스티글리츠, 다이앤 아버스, 유진 아제, 리처드 애버던, 워커 에번스, 도로시아 랭, 유진 스미스 등 현대다큐 사진을 말할 때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사진을 두고 ‘지속’과 ‘순간’을 얘기하는 것은 지겨운 감이 있다. 지속되면 순간이 아니요, 순간은 지속되지 않는다. 이 둘의 충돌지점이 사진의 매력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저자는 작가의 의도, 시대 배경 등을 모두 뛰어넘어 개별 작품들을 징검다리 삼아 겅중겅중 뛰어다닌다. 작가나 시대에 따른 연대기적 ‘순간’을 해체한 뒤 저자의 관점에 따라 재배치해서 이를 ‘지속’으로 재해석한다. “이 책을 써내려 가면서 나는 점차 실제로 사진을 찍은 사진가가 아닌 다른 사람이 찍은 것처럼 보이는 사진을 좋아하게 됐다”고 고백할 정도다. 연대기가 차이, 구분, 범주화라면 저자는 이를 한데 섞어 콜라주를 만든다. 콜라주를 빛내는 것은 저자의 독창적 글쓰기다. 가령 이런 식이다. 책은 폴 스트랜드의 1916년작 ‘맹인’(Blind woman)에서 시작한다. 뉴욕 시내의 맹인이란, 구걸하는 누추한 이들이다. 눈이 안 보이기 때문에 포장하거나 위장할 수 없는, 자신의 민낯을 드러내는 존재다. 맹인들은 주로 아코디언을 들고 있다. 그래서 루스벨트의 죽음에 흑인이 눈물 흘리는 장면을 담은 에드 클라크의 1945년작 ‘귀향’(Going home)을 들고 나온다. 얼굴을 위장하거나 꾸미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신적 맹인, 그러니까 정신병자 등 특이한 사람들을 열심히 찍은 다이앤 아버스 얘기를 꺼낸다. 그러고는 1932년 어둠에 잠긴 파리 뒷골목을 렌즈에 담은 사진집으로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브라사이 얘기로 넘어간다. “밝은 한낮의 빛 아래서 당신이 주목하는 것들-색, 머리카락, 옷-은 모두 손쉽게 바뀔 수 있다. 그러나 밤이 되어 집중해서 보아야만 하는 것들-어깨의 경사각, 옷이 닳은 방식, 걸음걸이-는 결코 변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당신의 손금만큼이나 개인적이고 불변적이다.” 그래서 손, 조지아 오키프의 손을 집중적으로 찍은 알프레드 스티글리츠를 불러낸다. 저자는 이런 방식으로 사람의 등, 누추하게 낡아버렸거나 절망적인 손에 쥐어져 구겨진 모자, 복잡하게 구겨진 시트가 씌워진 빈 침대, 텅 비거나 부서진 벤치, 창으로 내다보는 도시 이미지, 길과 이발소의 모습, 땅바닥 속으로 꺼져들어가는 이미지로서의 계단, 불안감에 서성이지 않고 앉아 있을 수 있는 권력의 상징으로서 보안관의 흔들의자 등 끊임없이 소재를 이어가며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결론? 막바지에는 9·11테러로 충격에 빠진 뉴욕 사람을 찍어둔 사진을 배치해 뒀다. 도입부 맹인 사진과 절묘하게 겹쳐진다. 전망을 잃어버린, 그래서 민낯을 드러내버린 미국인이다. 별다른 장, 절 구분이나 소제목조차 없이 27쪽 맹인 사진에서 468쪽 뉴요커 사진까지 한번에 통으로 쭉 이어지는 본문은, 어쩌면 이 책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지속의 순간들 그 자체임을 드러낸다. 저자는 9·11테러에서 멈췄다지만, 그러고 보니 집권 2기 오바마 정부가 다시 불러낸 인물은 루스벨트다. ‘중산층의 아버지’로서 말이다. 흑백 다큐 사진에나 남아 있는 옛 추억이라 밀쳐 뒀던 과거가 지금도 지속되고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온전히 미국적 맥락의 작업들임에도 이 사진들이 그리 낯설지만은 않은 것은, 우리 역시 70% 중산층 복원을 내세워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번역자는 짐작하는 그 소설가가 맞다. 출판사에서 먼저 접촉했는데 저자의 매력에 빠져 다른 책들 번역까지 맡았다. 재즈를 다룬 ‘그러나 아름다운’(But Beautiful: A Book About Jazz)을 오는 4월쯤에, 그 뒤 소설 등도 번역해낼 예정이다. 이 책은 보도사진의 아성으로 꼽히는 뉴욕국제사진센터에서 상을 받은 책이다. 2만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어린이·청소년 책꽂이]

    기이한 책장수 조신선(정창권 글, 김도연 그림, 사계절 펴냄) ‘징검다리 역사책 시리즈’의 두 번째 권. 조선 후기 ‘북마케터’인 조생(조신선)의 이야기를 통해 서민 문학의 발달과정을 살폈다. 1771년 조선 최대의 책장수 탄압을 불러온 ‘명가집략’ 사건과 창작자가 이씨 부인으로만 알려진 세계에서 가장 긴 소설 ‘완월회맹연’(180책)이 등장한다. 1만 1000원. 카펫에 숨겨진 비밀쪽지(조르디 시에라 이 파브라 지음, 배상희 옮김, 푸른숲주니어 펴냄)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인도로 날아간 스페인 기자, 인도 최대의 카펫 가게에서 일하는 수상한 판매원, 지하실에 갇혀 손으로 카펫을 짜는 어린이 노예. 전 세계 2억 5000만명의 어린이 노동자들에 관한 소설이다. 우연히 카펫 속에서 구조 요청 쪽지를 발견하고 인도로 향한 알베르토 기자가 남부 도시 마두라이에서 마주한 참담한 현실을 담았다. 9200원.
  • “보통 사람들의 5·18로 거듭나도록 하겠다”

    “보통 사람들의 5·18로 거듭나도록 하겠다”

    “5·18을 시민과 세계인의 품으로 되돌려 드리겠습니다.” 25일 취임한 오재일(60·전남대 행정학과 교수)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5·18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등 5·18의 성공적인 세계화에도 불구하고 전국화와 시민화는 아직도 멀다”며 “관련자 등 특정인이 아닌 보통 시민들의 5·18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5·18 당시 주도적인 인물들의 삶과 투쟁을 영화 또는 만화로 제작하는 등 교육, 홍보, 5월 정신 공유화 등에도 소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방법으로 5·18의 진실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부족한 탓”이라고 진단했다. 또 단체 간 불협화음 등이 외부에 부정적으로 비쳐진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5·18이 국민들로부터 멀어진 이유에는 단체 간 갈등도 크게 작용했다”면서 “구속부상자회 등 5·18 3개 단체가 국가보훈처에 공법단체로 등록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도 맡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광주시 등에 대한 지원과 관심도 호소했다. 오 이사장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올해 5·18민주화운동기념식 참석은 국민대화합의 진정성을 보여 줄 수 있는 기회”라며 “1990년대 중반 이후 중단된 광주시의 5·18종합계획도 다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박 당선인의 올 5·18 기념식 참석 자체가 한국의 지역·세대·이념 갈등을 푸는 상징적 이벤트가 될 수 있다”며 “이 자리에서 모든 세력을 껴안고, 국민 대통합을 선언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5·18 정신의 세계화·전국화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관심과 지원”이라면서 “재단은 시민과의 소통을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 이사장은 “5·18 당시 하나의 공동체로서 진정한 나눔을 실천했던 ‘주먹밥 정신’을 되살리는 것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길”이라며 “기념재단을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이는 열린 공간, 즉 ‘시민적 사랑방’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확 낮춘 PB문턱… “중산층 1000만원 굴릴 방법도 상담”

    확 낮춘 PB문턱… “중산층 1000만원 굴릴 방법도 상담”

    “여윳돈 1000만원을 채권에 투자하는 게 낫겠어요. 위험도 10을 기준으로 3~4 정도 나오는 걸 보니까 주식보다는 채권이 맞거든요.” 24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씨티은행 종로지점에서 만난 이은하 수석PB는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연신 물었다. 기자가 갖고 있는 돈의 액수, 투자 목표, 중도인출 가능성, 투자성향, 수익 목표 등을 한참 묻더니 ‘위험중립형’이라며 신흥시장 국공채를 추천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3월부터 30~55세 중 금융자산 2000만원을 갖고 있는 고객을 ‘신흥 부유층’으로 규정, 중산층을 위한 재무설계 서비스를 도입했다. 2000만원보다 적은 금액을 갖고 있더라도 어느 지점이든 방문하면 재무설계를 도와준다. 서비스 도입 이래 예금은 15%, 방카슈랑스는 27% 증가했다. 이은하 PB는 “아침, 점심, 저녁 어느 때든 은행 영업시간과 관계 없이 고객이 원할 때 상담해 드린다”면서 “부자들만 누리는 맞춤 서비스를 받는다는 생각에 고객 반응이 좋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무료 서비스라고 해서 절대 허투루 하지 않는다. 한 번 거래를 시작하면 1년에 한 번씩 투자성향을 재분석한다. 자녀교육비나 은퇴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은퇴 준비도 도와준다. 월급, 국민연금, 퇴직금, 주택연금 여부, 물가가치를 반영해서 미래 생활비 예상치를 뽑아주는 것이다. 시중 은행들의 PB(프라이빗뱅킹) 서비스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부자 고객 위주에서 일반 중산층 고객에게도 문호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일반 지점의 ‘스타테이블’ 창구에 가면 고객 연령과 상황에 따라 투자 조언을 해준다. 포트폴리오(자산배분)도 짜준다. 전문적인 상담을 원할 경우, 별도로 요청하면 지점 VIP실에서 담당 매니저에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도 자체 개발한 자산관리 서비스 ‘S-솔루션’을 통해 생애 주기에 따른 목적자금, 은퇴자금 등을 설계해 주고 있다. 우리은행은 ‘로열창구’에서 재테크 상담을 해주고 포트폴리오를 짜준다. 하나은행은 ‘은퇴’에 초점을 맞췄다. 은퇴설계 상담사인 ‘행복디자이너’가 은퇴 전후의 자산설계와 재무설계를 도와준다. 은퇴자가 아닌 일반 고객에 대해서도 수입·지출이나 자산·부채를 분석해준 뒤 연령 대비 소득규모, 생활비, 저축, 부채 비율의 적정성을 비교해 준다. 하나은행 측은 “은퇴설계 상담사를 올해 말까지 300명 더 늘릴 계획”이라면서 “각종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등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라고 밝혔다. 은행들이 이렇듯 PB 대상을 넓히는 것은 서비스 제공에 따른 은행 이미지 제고 효과가 큰 데다 예금, 펀드, 방카슈랑스 등 각종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잠재 부유층을 미리 공략하자는 의도도 있다. 고객들 처지에서는 무료로 재무설계를 받는 까닭에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지적 장애인 5인의 첫 일터 ‘다울 카페’

    지적 장애인 5인의 첫 일터 ‘다울 카페’

    일반 학교의 특수학급을 졸업한 지적·자폐 장애인 5명의 일터인 카페 ‘다울’. 고등학교 졸업 후 막상 갈 곳이 없는 지적 장애인 자녀를 위해 부모들이 1년 정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서울 구로구 개봉동에 카페를 열었다.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직업 교육을 시켜 본 결과 가장 적합한 커피, 제빵 분야로 진로를 결정한 후 부모들이 뜻을 모으고 힘을 보탰다. 아직 많이 서툴고 부족하지만 차근차근 배우고 연습하고 익히면서 자신들의 카페를 채워 나가는 아이들. 22일 밤 12시 5분에 방송되는 EBS ‘희망풍경’에서는 이들이 굽는 바삭바삭한 쿠키와 커피 향이 가득한 다울 카페를 찾아가 본다. 카페 다울은 조금은 느리고 세상과 소통하기 쉽지 않은 자폐성 아이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자립해 생활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곳에 어머니들의 마음이 모였다. 아이를 위해 카페가 있는 건물로 이사하고 인테리어 분야에서 일하는 아버지들이 카페 내부 공사를 맡았다. 카페가 문을 연 지 이제 한 달째다. 어머니들의 손길과 아버지들의 남모를 후원, 애정으로 점점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카페 다울. 고소하고 달달한 쿠키 냄새와 진한 커피 향이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잡는다. 요즘은 동네 주민들이나 지역 관공서, 회사 등에서 달콤하고 건강한 빵과 머핀 맛을 보기 위해 주문을 늘리고 있다. 건강한 식재료, 맛있는 빵, 그리고 따뜻한 마음이 카페 다울의 미래를 밝혀 준다. 고등학교 졸업 후 처음으로 갖게 된 직장 카페 다울의 수줍은 신입사원 다섯 명은 누구보다 열심히 일을 익히고 배운다. 일주일에 두세 번 시간을 정해 커피 수업과 제빵 수업을 받으며 꾸준히 연습하고 실습하는 모습에서 그들의 즐거움과 열정을 엿볼 수 있다. 새로 배운 쿠키와 머핀을 진지하게 만들어 보는 눈빛과 그 옆에서 자녀의 빈틈을 메워 주는 어머니들의 따뜻한 마음이 고소한 쿠키 향에 배어 카페에 퍼진다.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있었지만 차근차근 배우고 익히면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최근 이들은 카페 개업 한 달간의 수익을 나누고 은행에 가서 생에 첫 통장도 만들었다. 자신의 이름이 찍힌 통장을 보고 좋아하는 아이들의 앞날에 의미 있는 씨앗이 될 것이다. 매일매일 고소한 빵과 쿠키를 굽는 아이들은 자신들의 미래와 꿈도 노릇노릇 굽고 있다. 그들의 열정과 희망이 담긴 아름답고 따뜻한 카페를 카메라에 담았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금융CEO 2013을 말하다] (4) 이순우 우리은행장

    [금융CEO 2013을 말하다] (4) 이순우 우리은행장

    “은행에 대한 평가는 수익보다는 은행 본연의 업무를 얼마나 잘했는지로 해야 합니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만난 이순우(63) 우리은행장은 올해 경영목표 중 수익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선을 그었다. “기업 금융에 강한 우리은행만의 노하우를 살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데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명의’가 되겠다”는 것이 이 행장의 올해 목표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이달 말부터 8조 2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새 정부 출범 후 확대될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대해 2조원, 사업장 임대보증금을 담보로 한 1조원, 전통시장이나 골목상권 점포를 위한 1000억원 등의 대출이 눈에 띈다. 재원 마련과 맞춤형 지원을 위해 이 행장은 더 바쁜 일과를 보낼 전망이다. 그는 지난해 114개 중소기업을 방문, 4859억원의 대출과 외환 6억 7900만 달러(7182억원)를 지원했다. 우량 기업에는 “우리은행을 이용하면 중소기업을 더 많이 도와줄 수 있다”며 각종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그는 매일 10여개의 행사를 소화한다. 조직 구성에서도 기업 지원을 강화했다. 2011년 취임 이후 중소기업을 전담하는 직원 수를 826명에서 884명으로 60명 정도 늘렸다. 경기 안산 반월공단, 인천 남동공단 등 기업고객이 많은 곳에 5개 금융센터를 세웠다. 올해에는 이를 55개까지 늘리고, 중소기업전략부를 중소기업지원부로 바꾸며 소상인지원팀도 신설한다. 취임 이후 기업 지원을 강화한 것도 뿌듯하지만 특성화고 고졸 신입 직원 채용도 그에게는 큰 보람이다. 우리은행은 2011년 85명을 채용한 뒤 2012년에는 금융권 최대 규모인 200명을 채용했다. 이 행장은 “고졸 직원을 채용해 보니 그 집안 자체를 변화시켰다. 신입 직원들이 기뻐서 일에 미치더라”며 채용 확대 배경을 설명했다. 이 행장은 이들이 은행에 안착할 수 있도록 은행 내를 뒤져 한 사람씩 인생의 멘토를 붙여 줬다. 정식 발령을 받는 사령장 수여식에 멘토도 참석해 자신과 신입 행원, 멘토 3명씩 기념사진도 찍었다. 이 행장은 “지난해 11월 말에는 사진을 200번 웃으면서 찍어야 해 근육 연습도 미리 했다”며 뿌듯해했다. 이런 세세한 배려는 ‘메모’에서 나온다. 이 행장의 스마트폰에는 500개가 넘는 메모가 빼곡히 담겨 있다. 외국 출장을 가면 눈에 띄는 은행 광고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화면을 직접 찍어 온다. ‘노력이 기회를 만나면 운이 된다’에서부터 ‘육회의 영어 이름은 식스 타임스(six times)’ 등 메모의 ‘범주’가 다양하다. 이 행장은 1977년 당시 상업은행에 입사해 영업, 인사·홍보, 기업금융, 개인금융 등 거의 모든 은행 업무를 섭렵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쉽지 않은 행장이기도 하다. 이 행장은 “나는 직원들이 마음에서 우러나 일을 할 수 있도록 요인을 제공할 뿐”이라고 말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장태평 징검다리] 선거에는 패배자가 없습니다

    [장태평 징검다리] 선거에는 패배자가 없습니다

    격전의 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했습니다. 당선인께 우선 뜨거운 축하를 드립니다. 선거를 통해 국민의 열망을 모아 선택받은 당선인으로서, 모든 국민의 축하를 함께 받아 마땅합니다. 그런데 양측 모두 당선의 기대가 컸던 때문인지 결과를 놓고 ‘멘붕상태에 빠졌다’거나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상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몇 사람에게서는 직접 듣기도 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국민 통합의 필요성이 절실하기에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두 분께 건의 말씀 드립니다. 먼저 문재인 후보께서 선거 결과에 겸허히 승복하고, 박근혜 당선자께 축하하면서 국민들께 “당선인을 성원해 주시라.”고 당부하신 데 크게 감동을 받았습니다. 다만, 실패자로서 국민께 사과하신다는 말씀은 영 마음에 걸렸습니다. 낙선자는 절대 실패자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이집트의 콥트기독교에서는 교황을 뽑을 때, 세 명의 후보자를 먼저 투표로 정한 후 세 명의 이름을 통 속에 넣고 어린이가 추첨하여 결정한다고 합니다. 추첨되어 교황이 된 사람은 승리자가 아니라 ‘선택된 사람’이 됩니다. 뽑히지 않은 사람은 선택되지 않았을 뿐 패배자가 아닙니다. 선거란 그 말뜻대로 택함을 받는 제도입니다. 우리 선거가 싸움판처럼 되었습니다만, 싸움을 통해서 쟁취하는 과정이 아니라, 주인인 구성원들이 선택하는 행위인 것입니다. 대통령 선거도 국민들의 투표를 통해 더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기로 정한 절차일 뿐입니다. 그래서 낙선자는 패배자도 아니지만, 자신이 얻은 표의 대표성을 가지는 것도 아닙니다. 선거가 끝나면 획득했던 표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문 후보님은 새 정치를 바라는 열망에 보답하지 못했거나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이 시점에서 선택받지 못한 것뿐입니다. 부시 대통령과의 경쟁에서 낙선한 존 케리 후보에게 소감을 묻자 “이제 우리에게는 미국만이 있다.”고 했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이제 우리에게는 대한민국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후보님을 지지했던 분들을 아울러서 “이제 새로운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잘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합시다. 제가 앞장서겠습니다.”라고 더욱 마음을 모아 주셨으면 합니다. 후보님께서 이루지 못한 것을 이루어 달라는 말씀은 안 하셨으면 합니다. 그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시대정신은 변합니다. 다음 선거에는 그때 필요한 새로운 정신들이 필요하고, 그때 국민들이 선택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에 후보님께 투표하고 결과에 당황하는 수많은 국민들을 미련에서 풀어주어 출구를 마련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것이 지지자들을 진정 위로하고 국민통합을 이루는 출발입니다. 당선인께서는 이 시대의 과제로 국민의 통합과 행복을 강조하셨습니다. 특히 행복의 새로운 의미를 깨닫게 하셨습니다. 대한민국은 건국 과정,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이념갈등, 계층갈등, 지역갈등을 비롯해 수없이 많은 갈등이 싹터 자라 왔습니다. 그늘진 분야, 낙오되고 피해받은 사람들, 억울해하고 불행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외양은 선진국인데 불행한 마음은 세계적입니다. 우리가 미래에 존경받는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갈등과 소외를 해소시킬 틀을 갖추어야 합니다. 억울한 사람들의 한을 풀어주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치유해주고, 쓰러진 사람들을 일으켜 세워줘야 합니다. 빈부의 차이는 있더라도 따뜻한 사회, 만족은 하지 못하더라도 이해하는 사회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당선인의 행복의 의미라 짐작합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낙망한 사람들의 아픈 가슴을 어루만져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선인께서는 ‘여성대통령’을 넘어 말씀하신 대로 ‘어머니대통령’이 되셔야 합니다. 어머니와 같이 이들의 얘기를 듣고, 품고, 편이 되어 주십시오. 그래서 신바람 내며 발전하는 ‘하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십시오. 새 정부의 멋진 구성과 ‘성공 대통령’을 기원합니다.
  • 나를 치유해준 숲길, 이젠 내가 치유해야 할 길

    나를 치유해준 숲길, 이젠 내가 치유해야 할 길

    “백두대간 종주니 지리산 종주의 헉헉 앞사람 발뒤꿈치만 보이는 길 잠시 버리고 어머니 시집올 때 울며 넘던 시오리 고갯길, 장보러 간 아버지 술에 취해 휘청거리던 숲길… 그 잊혀진 길들을 걷고 걸어 그대에게 갑니다.”(이원규의 ‘지리산 둘레길’ 중에서). 연말연시 징검다리 휴가를 이용해 숲길 걷기가 열풍이다. 눈이 살포시 쌓인 숲길을 걷는 호젓함은 등산과는 또 다른 묘미가 있다. 숲길은 산림에 조성된 길과 이와 연결된 산림 밖의 길을 통칭한다. 정상으로 향하는 수직 형태의 길이 ‘등산로’라면 마루금을 지나지 않고 산자락을 잇는 수평한 길이 ‘트레킹길’이다. 등산의 매력이 ‘도전과 정복’이라면, 트레킹은 ‘사색’이다. 숲길을 걸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감을 느낀다. 숲이 잘 조성된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세계적인 음악가와 철학자가 많이 배출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숲길 조성 확산은 환영받을 일이다. 그러나 보여주기식 사업에 매몰돼 ‘짝퉁’ 숲길을 양산하고, 부실 관리로 산림 훼손의 단초가 되기도 한다. 경제적 이익을 노린 상업적 투자가 발생하는 등 ‘불편한 진실’도 현실화되고 있다. 숲길에 대한 체계적인 운영과 함께 이용자 스스로 질서를 지키는 착한 공정, 책임 여행이 요구되고 있다. ●지역주민까지 살린 지리산 둘레길 국내 첫 장거리 도보 숲길이자 트레킹의 진원지가 된 ‘지리산 둘레길’ 전 구간(274㎞)이 지난 5월 25일 완성됐다. 2007년부터 조성에 나서 2008년 4월 27일 함양~남원(21㎞) 첫 구간이 개통된 뒤 5년 만에 하나로 이어졌다. 지리산 숲길은 지리산국립공원 외곽 5개 시·군(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군, 경남 하동·산청·함양군)의 20개 읍·면, 117개 마을에 걸쳐 있다. 정상을 오르내리는 길이 아니라 임도,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옛길, 고갯길 등을 복원했다. 새로 만든 길이 전체 5%도 안 되는, 산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길이다. 지난 10월 기준으로 올해 지리산 둘레길을 찾은 사람은 40여만명에 이른다. 연말까지 50만명 돌파가 예상된다. 둘레길은 단절된 마을을 잇는 가교 역할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사라진 5일장이 다시 등장하고, 오지에 버스 노선이 생기는 변화를 이뤄냈다. 트레킹길에 5만명이 방문하면 인근 지역에 45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53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 6월 이용객(300명)과 주민(52가구) 대상 조사 결과 주민들은 민박과 특산물 판매를 통해 연간 307만원의 추가 소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리산 둘레길은 숲길의 ‘모델’이다. 길은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완성됐고, 유지에도 주민 참여가 필수적이다. 숲길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이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주민이 스스로 숲길 ‘지킴이’가 되면서 산림을 보호하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용객들의 수요에 맞춰 길도 변화한다. 운봉~인월 구간 농로에는 가로수가 조성됐다. 그늘을 원하는 탐방객들의 요구를 주민들이 수용했다. 오미~방광 구간은 주민들의 요구로 두 갈래길이 생기는 등 ‘살아 있는 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리산 둘레길의 운영관리를 맡고 있는 사단법인 숲길의 이기원 사무국장은 “둘레길은 관광이나 정복을 위한 산행이 아닌 개인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순례길로 설계됐다.”면서 “속도와 경쟁의 일상에서 탈출해 여유를 느끼고, 소외된 농촌사회의 속 모습을 보며 함께 고민하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산림청, 5대 명산 둘레길 구축 산행이 건강 중심에서 가족 중심의 체재·체험형 활동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숲길은 숲에서 생태와 역사를 배우고 문화 체험 등이 가능한, 새로운 트레킹 문화를 상징한다. 등산 인구 증가로 등산로 훼손이 심각한 점을 감안, 등산로에 집중된 이용객을 분산해 산림을 보호한다는 정책적 목적도 뚜렷하다. 숲길은 ‘철학’을 담고 있다. 누구나 쉽게 이용하고, 이용·보전할 수 있으며, 지역사회 활력 증진의 원동력이 돼야 한다. 기존 길을 최대한 활용하고, 공원지역은 피하며, 전체 노선의 50% 이상은 숲을 통과해야 한다는 조성 원칙도 만들어졌다. 산림청은 향후 2021년까지 1조 3000억원을 들여 전국 숲길을 하나의 축으로 연결하는 ‘숲길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국가 트레킹길(5600㎞)과 지역트레킹길(2000㎞)를 조성하고, 등산로(1만 2300㎞)를 정비하기로 했다. 국가 숲길은 백두대간·비무장지대(DMZ)·서부종단·남부종단·낙동정맥 등 5대 트레일과 설악산·속리산·덕유산·지리산·한라산 등 5대 명산 둘레길이 기본 축이다. 지역 숲길은 큰 틀인 국가 숲길과 연계, 지역 특성을 고려해 조성한다. 내포문화숲길과 서울둘레길, 남도오백리역사숲길 등이 대표적인 지역 숲길이다. 둘레길은 시작과 끝을 구분하지 않기에 ‘종주’나 ‘완주’의 개념이 없다. 길은 끝나지 않기에 오늘 선 자리가 언제나 시작점이다. 순위를 따지는 ‘대회’ 대신 ‘축제’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간 구분을 마을 이름으로 표시한 것은 탐방객들이 지역을 더 많이 알게 하자는 ‘상생’의 정신을 담고 있다. 이준우 충남대 산림환경자원학과 교수는 “숲길은 길만 내서는 안 되고 운영 관리까지 고려한 착한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지역활성화에 기여하고 산림환경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등 한국적 숲길이 추구하는 가치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택가 ‘짝퉁 숲길’ 등 문제도 우리나라는 주변에 산이 많은, 천혜의 인프라를 보유해 작은 노력으로 숲길을 조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숲길은 산림 훼손을 줄일 수 있고, 장애인도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등 환경·복지와 연계가 가능해 효과는 배가 된다. 국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마다 제각각 숲길을 선보이고 있다. 둘레길·자락길·누리길·탐방로 등 명칭뿐 아니라 역사와 자연을 연계한 스토리텔링, 힐링 숲길 등 모습도 다양하다. 숲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건강과 자연 환경에 대한 관심 증가를 반영하는 동시에 이용자는 최소 비용을 부담하면서 건강과 취미활동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유행처럼 숲길이 전국에 걸쳐 ‘우후죽순’으로 조성되면서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즉흥적이고 단기적 추진에 숲길의 일관성이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도심 숲길의 상당 구간이 주택가와 대로변을 통과하고, 등산로와 구분이 안 되는 짝퉁 숲길이 등장해 불쾌감을 준다. 운영관리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아 즉각적인 보수가 이뤄지지 못해 이용에 불편을 주면서 오히려 인식이 나빠지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용객의 인식 개선도 시급하다. 지리산 둘레길에서 지난 7월 한달간 5600㎏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외지에서 장사꾼이 몰려들고, 단체 관광객의 음주와 고성방가, 버려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농작물 훼손도 끊이질 않아 지역 주민들의 원성을 사는가 하면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경제적 이익을 노린 투자 움직임이 일고 있다. 펜션이 들어서는가 하면 편리하고 시설 좋은 민박으로 바꾸는 곳이 생겨났다. 자율이 제 역할을 못하면 제약이 뒤따른다. 리플릿의 유료화, 쓰레기 봉투 구매 등은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고, 산림 훼손을 막기 위해 예약제 등이 고려될 수도 있다. 이기원 사무국장은 “지역민의 이기심과 이용자들의 무분별한 행동이 고착된다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처음 같은 길’을 만들겠다는 꿈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女골퍼들, 중국 그린 주목!

    중국 그린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2부 투어 선수들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을까. 중국은 일본과 한국에 견줘 ‘골프 후발국’이지만 무한한 잠재력을 간직하고 있다. 중국 골프 인구는 어림잡아 30만~300만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의 골프 인구는 261만명 남짓. 인구 비중만으로 단순 비교하자면 중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량웬총이나 펑산산 등 ‘빅무대’에서 뛰는 남녀 프로들도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지난 15일 중국 샤먼의 오리엔트골프장(파72·6430야드)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T) 현대차 차이나 레이디스오픈 2라운드가 끝난 뒤 중국프로골프협회(CLPGA) T K 펜(42) 회장은 흘려듣기엔 제법 묵직한 말을 툭 던졌다. “한국선수들도 중국 투어 무대에서 뛰기를 바란다.” CLPGT 문호를 한국 선수들에게 개방하겠다는 것이었다. 중국 전역에 7개 골프장을 거느린 타이완계 둥팡골프그룹 총수의 2세이기도 한 펜 회장은 “중국 골프는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한국의 좋은 선수들이 아직 알 속에 갇혀 있는 중국 골프의 껍데기를 하나하나 벗겨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대로 CLPGT는 1년이 다르다. 지난해 중국 여자 투어 대회는 고작 5개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9개로 늘었다. 그렇다면 한국 선수들이 중국 투어에서 얻을 수 있는 건 뭘까. 물론, 1부 투어 선수들 얘기는 아니다. 규모에서 CLPGT는 KLPGA 2부 투어 수준이다. 총 상금은 올해 8억원 안팎으로 우리의 2부 투어(7억 5000만원)와 엇비슷하다. 내년 3개 안팎의 대회가 늘어나면 ‘파이’는 커진다. 상금뿐만 아니다. CLPGT 상금 순위만으로 한국 1부 투어를 거치지 않고도 미국이나 일본, 유럽 무대까지 바라볼 수 있다. KLPGA 강춘자 부회장은 “펜 회장은 세계 랭킹 상위 선수들이 중국 투어로 오길 희망하다고 말하지만, 1부 선수들이 갈 만한 수준이나 규모는 아니다.”며 “2부 투어 선수들이 시드전에 응시해 봄직하다.”고 말했다. CLPGT 시드전은 내년 3월 열린다. 얼마나 많은 국내 선수들이 ‘차이나 드림’을 일구기 위해 중국행 비행기를 타게 될지 주목된다. 샤먼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강릉을 살찌우는 특산어 축제

    ‘복어축제, 오징어축제, 양미리축제, 도루묵축제, 참가자미축제….’ 강원 동해안 지자체와 어촌마을들이 지역에서 잡히는 특산어종을 테마로 한 징검다리식 축제로 짭짤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얻고 있다. 강원도 환동해출장본부는 10일 동해안 지자체들과 어촌계들이 그때그때 많이 잡히는 특산어종을 테마로 한 축제를 수시로 열어 관광 비수기에도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강릉 주문진 일대에서 열린 ‘복어축제’에 하루 평균 1000여명씩 3000여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면서 비수기로 접어든 지역 경제에 적잖은 도움을 줬다. 강릉 등 영동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폭설과 기습 한파가 몰아친 때인데도 수천여명의 관광객이 강릉 주문진항을 방문한 것이어서 축제 발전 가능성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관광객들은 축제장에서 복맑은탕과 복매운탕, 복어튀김 등 다양한 복어요리를 맛보고 산지가격으로 값싸고 싱싱한 수산물을 구입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에 앞서 관광 비수기인 지난 10월에도 동해안 대표 특산물인 오징어를 테마로 한 ‘주문진 오징어 축제’가 열려 많은 관광객이 다녀갔고, 7월에도 강동면 안인진리에서 ‘노란참가자미축제’가 열려 전국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최근 풍어를 이룬 양미리와 도루묵을 테마로 한 축제도 속초와 양양지역에서 잇따라 열렸다. 이를 통해 비수기 외지 관광객을 끌어들여 지역을 알리고 경제 활성화를 이루는 효과를 톡톡히 얻었다. 이 같은 특산어종 테마 축제는 갑자기 한꺼번에 많은 물고기가 잡히면 마땅히 소비할 곳을 찾지 못해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어느 정도 막고 지역을 홍보하는 효과까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동철 도 환동해본부장은 “동해안 수산자원을 관광자원과 연계시킨 징검다리식 다양한 축제가 열리면서 지역경기 활성화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축제를 더 알차게 열기 위해 개최 시기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거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대책 마련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이제 비가 와도 공부할 수 있어요”

    “이제 비가 와도 공부할 수 있어요”

    “새 학교가 지어져 이제 비가 내려도 걱정 없습니다.” 미얀마의 양곤에서 버스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툰십 맹가이수 빌리지는 10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이곳에서 한국의 시민단체인 ‘황사를 막는 사람들’(황막사)과 부동산개발업체인 ㈜우리토지정보가 ‘마더홈스쿨’을 지어주고 장학금과 학용품을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마더홈스쿨은 미얀마 민주투사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민족동맹(NLD)의 국민 교육기관으로 전국에 100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학교라고 하지만 우리 시골의 허름한 창고 수준이다. 그나마도 200㎡도 안 되는 교실에서 수백명이 공부하는 ‘콩나물 교실’이다. 학용품이 부족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지난해 7월 개교한 ‘마더홈스쿨1’은 초·중·고교생 1200여명이 교실 하나를 두고 돌아가며 사용한다. 이날 문을 연 ‘마더홈스쿨2’도 벌써 학생이 250여명에 이른다. 초등학교 5학년생인 카인소(13)는 “꿈을 이룰 수 있는 징검다리가 생겨 정말 반갑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소아마비를 앓아 한 쪽 다리를 잃었다는 한 여학생은 4㎞나 떨어진 마을에서 목발을 짚고 등교한다. 교사들은 대부분 자원봉사자다. 대학생인 산상주으(23·여) 교사는 “고향 후배들에게 지식을 나눠 주는 것 자체가 큰 기쁨”이라며 “좋은 학교를 지어준 한국 기업과 단체의 후원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양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징검다리 전세보증’ 부부소득 7000만원 이하로 확대

    금융위원회는 2일 주택금융공사가 운영하는 ‘징검다리 전세보증’ 대상가구를 현행 부부합산 연소득 5000만원 이하에서 7000만원 이하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전환 대출 대상도 올해 2월 26일 이전 제2금융권 전세 대출자에서 11월 30일 이전 제2금융권 전세 대출자로 바꾸기로 했다. 짐검다리 전세보증은 제2금융권의 전세대출을 낮은 금리의 은행 대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제도다. 지난 2월 도입됐지만 11월 23일까지 실적이 총 256건(73억원)에 불과했다. 보증한도도 소득기준에 맞게 조정했다. 부부합산 소득이 2000만원 이하면 5000만원까지, 2000만~3000만원 이하면 7500만원, 3000만~7000만원은 1억~1억 5000만원까지 보증받을 수 있도록 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직장인 연휴 대박

    내년은 징검다리 연휴가 많아 직장인들에게 ‘축복받은 해’가 될 것 같다. 2013년 달력을 보면 지난해, 올해와 마찬가지로 주 5일 근무를 기준으로 공식 휴일이 총 116일이다. 그러나 추석 연휴가 5일 연속 이어지는 데다 토·일요일과 하루 건너 쉴 수 있는 ‘징검다리 휴일’이 많아 연차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직장인이라면 더 여유로운 휴일을 보낼 수 있다. 대부분의 공휴일이 화·목요일에 몰려 있어 주말과 하루 건너 이어진다. 새해 첫날(1월 1일)이 화요일이고 현충일(6월 6일), 광복절(8월 15일), 개천절(10월 3일)이 목요일이다. 연차를 활용하면 주말까지 나흘 연속 쉴 수 있는 셈이다. 한글날(10월 9일)이 공휴일에서 빠졌다가 다시 지정된 것도 감안해야 한다. 내년 9월 18~20일로 잡힌 추석은 수~금요일이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바로 주말이 이어지기 때문에 총 5일을 쉴 수 있다. 추석 전 월~화요일에 연차를 낸다면 9일간 넉넉한 연휴를 만끽할 수도 있다. 다만 설 연휴(2월 9~11일)가 토~월요일인 점과 어린이날(5월 5일)이 일요일인 것은 아쉬울 수 있겠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추억의 징검다리도 특허시대

    추억의 징검다리도 특허시대

    시골 고향의 개울이나 하천에 있던 추억의 징검다리가 특허와 만나면서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 특히 친수공간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도심 하천을 재정비하면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징검다리가 다시 등장하고 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과거 하천을 건너는 단순한 통행수단이었던 징검다리에 기능성이 강화됐다는 것이다. 기능성 징검다리는 자연생태환경 조성을 위해 수질정화장치를 설치한 징검다리와 물고기집(어소)을 만든 징검다리 등이 대표적이다. 해부석 등을 섞어 부유물질을 정화하고, 물고기가 머물 수 있도록 했다. 하천의 수량변화에 맞춰 돌출되는 다리의 개수를 조정할 수 있는 자동 징검다리 블록도 개발됐다. 또 징검다리에 경관이나 건강, 재미를 접목한 발명도 늘고 있다. 돌기를 만들어 지압효과를 가미한 징검다리, 발을 디디면 음악이 흘러나오는 징검다리 등이 특허출원됐다. 징검다리와 관련된 특허출원도 활발하다. 19일 특허청에 따르면 2007년 18건이던 특허출원은 2008년 25건, 2009년 33건, 2010년 45건, 지난해 62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장태평 징검다리] 개방시대의 정치

    [장태평 징검다리] 개방시대의 정치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오바마는 당선 확정 연설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기회와 중산층의 안정된 삶을 위해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실제로 이번 미국 선거의 관건은 경제요, 일자리였다. 지금 미국의 대표적 기업 애플은 모든 제품을 중국 등 외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미국 산업의 공동화 현상이 심각하다. 우리나라도 공장의 해외 이전 등으로 최근 20년 사이 제조업에서 1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중국에 나간 우리 기업들이 만든 일자리는 50만개가 넘는다고 한다. 실제로 국내 주요 기업들은 지금도 국내 신규 투자는 미루거나 축소하고 있는 반면 해외 투자는 늘리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브라질 상파울루 공장을 준공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5월 중국 쑤저우에 8세대 LCD 공장을,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국영석유회사 시노펙과 합작해 공장을 건설 중이고, 동국제강은 브라질에 2015년 완공 예정으로 제철소를 짓고 있다. 기업은 여러 가지 이유로 해외로 나간다. 국내에서는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시달리고 있다. 물론 기업이 밖으로 나가는 것은 좋은 점도 많다. 그러나 국내의 기업여건이 과도하게 나쁜 것은 문제가 크다. 그래서 외국기업이 들어오지 않으려 한다면, 더욱 큰 문제이다. 국내산업은 공동화로 꽃도 피우기 전에 늙어 버릴 것이다. 얼마 전 어느 다국적기업의 인력 운용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7년 전 한국에 있는 직원은 2200명이었고, 지금은 2700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같은 기간에 인도에 있는 직원은 1000명에서 10만명으로 늘었다. 이제 다국적기업은 조직 운영을 기능별로 한다고 한다. 즉, 회계나 전산전문가의 비용이 인도가 낮으면 그 회사의 모든 회계와 전산기능을 인도에 배치한다. 그래서 전 세계에 퍼져 있는 그 회사의 회계와 전산업무를 인도에서 모두 관장하게 한다. 그것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식은 땀이 났다. 예를 들어, 회계와 전산은 우리가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의 기업여건이 좋다면, 우리가 5만명은 더 늘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해외로 시설을 옮기거나 투자가 빠져 나가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이렇게 알게 모르게 기능을 조정해 나가는 것도 무서운 일이다. 오히려 더 무서운 것은 우리나라의 기업들도 형식적 본부는 서울에 두고 실질적으로는 대부분의 기능을 해외로 옮겨 가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본부를 아예 옮길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정치를 생각해 본다. 최근 재벌 규제, 대형유통기업 규제, 토빈세, 부유세 등 다양한 공약들이 나오고 있다. 표가 급해서 깊이 생각하지 않고 너무 우격다짐으로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다. 옛날 중국에서는 왜 그렇게 정치이론이 발전하고, 제왕론이 탐구되었을까? 엉뚱한 생각이지만, 국민들이 나라를 옮겨 다닐 수 있었기 때문에 국민들을 많이 붙잡아 둘 수 있는 ‘꾀 있는 정치력’이 필요했던 것 아닐까. 우리는 조선조에 와서 극히 폐쇄적인 나라가 되었다. 국민에 대한 통제력이 발전하면서 정치는 지혜보다 완력을 사용하게 되었다. 나라가 싫다고 국민들이 어디로 가버릴 수도 없었고 저항력도 약했으니까.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개방시대의 국민들은 옮겨 갈 수 있고, 더구나 거대한 기업들은 더 잘 옮겨 갈 수 있다. 이제 정치가 사람의 행동 원리와 사물의 변화 원리에 더욱 충실해야 하는 이유이다. 즉, 원리에 충실한 정치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어느 나라보다 자유무역협정(FTA)을 많이 맺고, 세계교역규모가 9위인 국가이다. 더구나 해외거주 국민들의 투표권이 허용되고, 유엔 사무총장과 세계은행(WB) 총재를 배출한 글로벌 국가이다. 정치에서도 개방논리를 따라야 독도 등 영유권문제나 통일문제도 원활히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정치는 물 흐르듯이 순리와 원칙으로 해야 국민이 따르고, 강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 지혜의 정치를 앙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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