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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잔망스런 소녀와 마주칠 듯… 순수한 서정이 숨쉬는 ‘소설의 땅’

    잔망스런 소녀와 마주칠 듯… 순수한 서정이 숨쉬는 ‘소설의 땅’

    황순원 생전 자주 찾던 ‘소나기’ 의 배경작가 유년시절 보낸 평양과 빼닮아 설립소설 배경의 지명 이용한 산책코스 눈길 일제 민족성 말살 정책 꿋꿋하게 이겨내우리말 소설의 순수성 지킨 문학혼 정수국내 첫 문학관 AR 등 실감 콘텐츠 사업촘촘한 버드나무 뿌리 사이에 첫사랑이 있다. 소나기처럼 삽시간에 왔다가 비구름이 바람에 흩어지듯이 떠나거나 사라져버린 무방비의 사랑이다. 비 갠 자리의 흔적이 나무뿌리 사이로 오롯하게 새겨지는 고장, 경기도 양평. 이 지명은 양근군과 지평군이 합하여 만들어졌으며 양근군은 버드나무의 뿌리, 지평은 날카롭게 벼리는 숫돌과 공평할 평자가 만난 글자다. 그곳을 배경으로 한 소년과 소녀의 사랑 이야기라니! 그렇다면 흡사 버드나무 뿌리가 비 맞은 숫돌을 감싸쥔 형상을 소설에서는 사랑이라 부른 것일까. 소설가 황순원 선생의 1953년 작품인 소설 ‘소나기’ 이야기다. 한국 전쟁이 끝나기 직전에 발표한 소설이자 그때로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독자들에게 첫사랑의 풋풋하고도 아련한 이미지로 굳게 남아 있는 작품이다. 소나기처럼 스치듯 지나갔지만 강렬하게 남은 빗방울의 흔적만으로도 일생을 회고할 수 있는 사랑이자 소설의 배경이 된 고장에 다녀왔다. 어른들 눈에 ‘여간 잔망스럽지 않다’던 소녀의 흔적과 그를 기억하는 소년의 애틋함이 새겨진 소설 속의 ‘조약돌’ 혹은 지평의 숫돌은 지금 버드나무 뿌리 어디쯤 닿아 있을까 생각하면서.●황순원 문학적 지류는 평양과 양평의 모든 길 평남 대동군 재경면에서 태어나 평양에서 수학한 황순원 선생의 고향 대신에 소설의 배경이자 선생이 즐겨 찾은 양평에 황순원문학촌 소나기 마을이 들어선 것은 2003년 일이다. 양평군 지원과 선생이 혼신을 다해 제자들을 길러 냈던 경희대의 결연으로 이곳에 테마공원이 조성된 것이다.‘유년의 내 고향을 빼닮았다’며 찾은 곳에 온전히 그의 소설로만 탄생한 마을이라니. 선생의 제자이자 문학평론가인 김종회 황순원문학촌장은 ‘선생의 문학적 지류는 평양과 양평 사이에 있는 모든 길’이라 회고했다. 양평과 평양은 단순한 지명 자체를 벗어나 남과 북을 가로지르고, 이념과 사상을 뛰어넘는 인간애가 펼쳐지는 삶의 길이자 소설의 땅인 셈이다. 단편소설 ‘소나기’가 수록된 소설집 ‘학’에 실린 동명 소설에는 이념을 뛰어넘는 사람들의 인간애가 오롯이 담겨 있다. 우리가 손쉽게 찾아볼 수 있던 교과서 속 소설은 시대의 모진 칼날 속에서도 소설의 명맥과 한글 문장의 아름다움을 잃지 않으려 했던 선생의 고투가 새겨진 산물이다. 서슬 퍼런 일본의 한글 말살 정책에도 우리말로 쓴 소설의 순수성을 지켜 내려던 선생의 문학혼이 빛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가 있었기에 지금 우리의 소설사가 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관하여 김종회 문학촌장은 다시 이렇게 소회했다. “세상의 명리에 타협하지 않으시고 그렇다고 세상과 절연하지도 않으셨으며, 있을 자리와 할 말, 물러설 때와 취해야 할 행위에 망설임도 구김살도 없으셨던, 삶과 글의 양면에 걸쳐 뜻깊고 아름다운 족적을 남기고 떠난 작가셨습니다.” 그 엄혹하고도 핍진했던 시대에 어찌하여 ‘첫사랑’이었던 걸까. ‘소나기’가 발표된 시기인 1953년은 특히나 6·25전쟁이 막바지였던 때가 아닌가. 전란의 여파로 모든 것들이 무너지고 사람이 사람됨을 잃을 수밖에 없던 시대에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피어난 첫사랑의 이야기라니. 이는 선생이 ‘어떤 경우에도 사라지지 않는 마음에 대한 서정적 표현이자 사랑’을 말하고자 함이었다고 후대는 평가하고 있다. “소설이 정말로 선생님의 사랑 이야기냐”고 당돌하게 물어오던 제자에게 선생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답한 우문현답의 일화는 너무도 유명해서 아직도 회자되는 중이다.●매시 정각마다 분수쇼… 소설 속 주인공 된 듯 시대의 아픔을 함께하며 이념과 사람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은 작가의 ‘사랑’ 이야기가 오늘날 홀연히 피어난 공간이 바로 황순원문학촌 소나기 마을이다. 이곳은 황순원문학관을 비롯해 황순원 묘역, 수숫단 오솔길, 고향의 숲, 해와 달의 숲, 들꽃마을, 학의 숲, 송아지 들판, 너와 나만의 길, 목넘이 고개, 징검다리 등으로 꾸려져 있다. 이 소나기 마을을 에두르는 산책코스는 선생의 소설에 나오는 배경지에서 이름한 것들이다. 오솔길을 걷다 매 시각 정시가 되면, 소나기 광장에 난데없는 분수쇼가 펼쳐지는 모습 또한 빠트릴 수 없는 볼거리이자 온몸을 흠뻑 적실 수 있는 문학촌 체험 중의 백미다. 이 또한 그곳을 찾은 연인들의 사랑을 위한 장치인 것일까. 문학촌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소설의 흔적을 종합해 한마디로 말하자면 “세상 모든 첫사랑의 흔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사람과 사랑에 대해 생각하고 말하다 보면 광장에서 분수에 몸이 젖듯이 마음도 사랑에 젖어가고, 또 소설의 한 대목처럼 사랑에 빠질 수도 있는 노릇이 아니겠는가. 실제로 이 마을에 온 연인들의 사랑은 꼭 이루어진다는 말도 떠돈다고 한다.“선생님, 사랑이 뭘까요?” 또 “첫사랑은 뭘까요?” 소녀가 소년에게 조약돌을 던지듯 질문을 하고 나면 돌아오는 대답은 물론 없겠지만 그 질문의 자리에 내 스스로 찾아낸 대답이 스며들겠지. 이쯤 해서 첫사랑의 정의를 ‘첫 번째 한 사랑’보다는 ‘그녀 혹은 그와 함께한 모든 사랑이 첫 번째’라 말하면 어떨까. 왜 이리도 ‘첫사랑’에 마음을 두느냐 질문한다면 나는 지금 ‘첫사랑의 마을’에 다녀왔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겠다. ‘소나기 마을의 테마가 ‘첫사랑’인 까닭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잠시 공사가 중단됐지만, 개관 10주년을 넘긴 황순원문학촌 소나기 마을은 지금 대대적인 탈바꿈을 앞두고 있다. 바로 ‘실감콘텐츠 사업’이다. 실감 콘텐츠는 사용자에게 가상 환경에서 현실 같은 생생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시각, 청각, 촉각, 운동감각 등의 모든 감각 정보를 전달해 가상체험(AR)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한다. 소설의 영화화나 드라마화는 익숙하지만 가상 체험은 익숙하지 않은 독자와 방문자들에게 ‘실제 소설 속으로 들어간 듯한 나 자신’을 볼 수 있게 해 준다. 문학작품 속의 이야기(스토리)가 나에게 다가와 다시 한번 ‘텔링’되는 순간. 전국 문학관 중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사업이다. 마치 지금 현실의 이 순간에 저 공간으로 들어서면, 소년과 소녀가 사랑이 사랑인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누고 있는 책의 공간이 눈앞에 펼쳐진다니, 어떤 느낌일까. 조만간 그 시스템이 완성되면 다시 한번 소나기 마을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늘어버렸다. 소설 한 편이 한 마을을 조성했고, 그 마을 속에서 현재의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문학의 외연이 문장과 미학을 넘어선 것을 대변한다. 작품 속의 문장들이 ‘현재’와 ‘스토리 텔링’을 넘어서서 ‘현실’이 된 순간이라면 1950년대와 2020년을 잇는 일쯤은 너끈히 해내고도 남을 것이다. 1950년대의 소설 속의 문장이 2020년으로 스며와 새로운 목소리와 물리적인 몸체를 갖는 공간에서라면 ‘첫사랑’을 더 궁금해해도 되겠다. 떠나간 이들, 다시는 볼 수 없는 이들을 마음껏 불러내어 못내 하지 못한 이야기를 해 볼 수도 있을 성 싶다. ‘소나기’ 증강현실을 넘어서면 소나기 마을 뒤편에 ‘첫사랑 테마 로드’가 펼쳐질 예정이라고도 했다. 첫사랑의 산실인 이곳에서 세계 문학 속의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것이다. 알퐁스 도데의 ‘별’,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마지막으로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이 주요 테마로 준비되고 있다.●첨단 과학 통해 다시 노작가 모습 만나게 되길 AR 속에서 ‘소나기’의 첫사랑과 만나고 나오면 ‘별’의 목동과 어린 왕자의 우주적인 사랑 그리고 톰 소여가 모험을 떠나던 도중에 만난 가슴 설레는 사랑 이야기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곳이 열리는 공간으로 확장된다. 증강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가 분수에서 물을 쏘듯이 내게 다가오면 가랑비와 소낙비에 옷이 젖듯이 내 마음도 젖어들 수밖에 없을 터이다. 바라건데 그 현실 속에서는 첫사랑뿐만 아니라 황순원 선생의 모습도 만나뵐 수 있길. 소년과 소녀를 넌지시 바라보는 마을의 인자한 할아버지의 형상에서부터 현실의 풍파를 날카롭게 그려내되 사람의 됨됨이를 끝내 잃지 않으려는 모습 그리고 앉은뱅이 책상에 앉아 밤이 깊도록 원고를 써내려 가는 노작가의 뒷모습으로라도 선생을 만난다면 어떨까. 선생께 언제까지라도 ‘당돌한 질문’을 건네고 싶은 제자의 바람과 독자들의 ‘첫사랑’에 대한 궁금증을 한꺼번에 풀어줄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소나기 마을’은 또 어떤 모습으로 현실을 비추게 될까 궁금해지는 지점이다.한 편의 소설이 시대와 손잡고 만들어낸 가장 최신의 시스템 속에서 사람의 제일 오래된 마음인 ‘사랑’ 이야기가 버드나무 뿌리 안에서부터 툭 불거져 나와 우리에게 손짓하는 마을. 자, 다시 한번 강조하건데 증강현실이든 1950년대의 사랑이든 모든 사랑은 첫사랑이다. 이곳을 다녀온 나는 그렇게 믿을 수밖에 없게 되고야 말았다. 당신에게도 오늘은 첫 번째 사랑의 감정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기를! 첫사랑에 관해서라면 조금 더 잔망스러워져도 괜찮겠다. 소나기처럼. 소설가 이은선
  • 천편일률 ‘성냥갑 교실’ 없앤다지만… “교육과정 혁신 동반돼야”

    천편일률 ‘성냥갑 교실’ 없앤다지만… “교육과정 혁신 동반돼야”

    # 광주 마지초등학교에서는 ‘복도에서 뛰지 말 것’, ‘한 줄로 걷기’ 같은 규칙을 강조하지 않는다. 이 학교의 복도는 학생들이 마음껏 낙서할 수 있는 유리창과 대형 레고판, 미끄럼틀이 갖춰져 키즈카페를 방불케 한다. 학생들의 발길이 뜸했던 실과실은 목공용 테이블과 드릴, 3D 프린터까지 갖춘 ‘엉뚱 공작소’로 탈바꿈해 학생들은 방과 후에도 놀이 삼매경에 빠진다. # 서울교육청이 지정한 ‘1호 미래학교’인 서울 창덕여자중학교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듯 ‘테크센터’에서 태블릿PC와 카메라, 가상현실(VR) 헤드셋 등을 빌릴 수 있다. ‘1인 1디바이스’와 무선 인터넷이 갖춰진 환경 위에 학생들의 소통과 자율을 중시하는 수업 혁신을 이뤄내 국내외 교육계 관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미래형 교실] 창의·소통·협력 중시 ‘성냥갑 교실’의 변신에 가속도가 붙는다. 지난 14일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10대 과제 중 하나인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를 통해서다. 창의와 소통, 협력을 중시하는 미래교육으로의 전환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노후하고 천편일률적인 학교 공간을 대대적으로 개조한다는 게 미래학교의 구상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학교시설 총 4만여동 중 지어진 지 40년 이상 된 노후 건물은 총 7980동(약 20%·연면적 1633㎡)으로, 전체 학교 4곳 중 1곳이 노후된 상태다. 이들 중 2835동을 선별해 내년부터 5년간 리모델링 또는 증·개축하는 한편 전국 38만개 교실에 무선 인터넷을 설치해 ‘스마트 교육’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게 미래학교의 골자다.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탄소 배출 제로’ 학교, 지역사회와 공간을 공유하는 ‘생활 SOC’ 학교의 구상도 담고 있다. 사업 규모는 총 18조 5000억원(국비 5조 5000억원·지방비 13조원)에 달한다.미래학교의 뼈대는 교육부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 ‘학교공간혁신사업’이다. 삭막하고 딱딱한 학교 공간 곳곳을 뜯어고쳐 ‘놀이학습’, ‘융합교육’, ‘협력학습’, ‘메이커스페이스’ 등 다양한 수업이 가능한 교실로 탈바꿈하는 교육부의 역점 사업이다. 체력단련실과 가사실, 창고 등 낡은 공간들이 ‘혁신 3교실’로 재탄생한 광주 첨단고등학교가 대표적인 사례다. 학생들은 설계와 디자인, 소품 설치까지 스스로 해낸 공간에서 토론과 진로체험, 제작활동은 물론 다른 학교 학생들과 협력수업도 진행한다. 전북교육청의 학교공간혁신 총괄기획을 맡은 박기우 원광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급변하는 교육과정 속에 지금과 같은 학교 공간은 앞으로 5년도 내다보지 못한다”면서 “변화하는 교육과정과 학생들의 수요에 맞춰 학교 공간도 가변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공간혁신은 유휴 공간을 학생들에게 돌려준다는 의미도 있다. 서울 삼광초등학교는 학교 밖 공간을 차지했던 성인용 운동기구와 학교 뒤편의 주차장을 없애고 놀이기구와 개울, 그물놀이, 징검다리 등 어린이들이 뒹굴고 뛰놀 수 있는 놀이터를 마련했다. 서울 북서울중학교는 교실과 복도 사이의 벽을 없앤 ‘자치공간’을 층마다 만들었다. 바닥에 누워서 쉴 수 있는 공간과 테이블, 걸터앉을 수 있는 계단 등이 있어 학생들이 휴식과 조별활동, 토론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기존의 학교 공간 혁신에 ‘그린’(친환경)과 ‘스마트’(원격교육 기반)를 더한 것이 이번 미래학교의 핵심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필요성이 높아진 원격교육을 뒷받침하도록 정보통신기술(ICT) 기반도 구축된다. 교실에 전자칠판과 대형 TV 등을 설치하고 실시간 화상 수업 또는 녹화 강의를 할 수 있는 다양한 스튜디오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노후 PC와 노트북 20만대를 교체하고 온라인교육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는 작업도 병행된다. 학교에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갖추고 단열성능을 개선해 ‘탄소 배출 제로 학교’를 지향한다는 방안도 담겼다. 태양광과 지열 에너지 설비로 전기를 생산하는 서울 강서구 공항고등학교가 대표적인 사례다. 체육관과 공연장, 공원 등 학교의 시설을 지역주민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 학교 일과시간 후에 개방하는 학교시설 복합화도 확대된다.[인프라 구축] “공급자 관점서 설계 안 돼” 정부가 학교 인프라의 ‘대수술’을 내걸었지만 일선 학교와 교육계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그간의 학교 시설 개선이 화장실과 석면, 외벽 등 ‘찔끔’ 이뤄져 오면서 큰 효과가 없었다”면서 “학교 인프라를 제대로 디자인한다는 차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공급자의 관점에서 설계하고 지원할 경우 예산만 들이고 효과는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학교공간혁신 사례들은 학교 구성원들이 설문조사와 토론, 워크숍 등 1~2년에 걸쳐 구상하고 실행에 옮긴 것들이다. 학생들에게 어떤 공간이 필요한지, 변화된 공간에서 수업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합의가 담겨 있다. 김 교수는 “단위학교가 스스로 머리를 맞대 시설을 바꾸도록 하고 정부는 맞춤형으로 지원하도록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급자 관점’의 인프라 구축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온라인 교육 통합 플랫폼’이다. 정부는 출결과 학습관리, 평가 등 온라인 교육의 모든 단계를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EBS클래스룸, e학습터, 구글 클래스룸 등 교사별, 과목별로 플랫폼이 제각각인 데 따른 불편함이 적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지금까지 관(官) 주도로 만든 원격수업 플랫폼들 대부분이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도 학교에서 선택받지 못했다”면서 “구글 등 민간 플랫폼을 학교가 여건에 맞게 선택하도록 하고 정부는 비용을 지원해 주는 게 해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원격수업이 코로나19로 ‘등 떠밀리듯’ 학교 현장에 도입된 탓에 효과적인 교수학습법의 설계와 온·오프라인 수업 연계 방안 등 장기적인 밑그림조차 그려지지 않은 상태다. 정현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지난 1학기 원격수업에 대한 평가와 과제가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는 게 바람직한가”라고 반문하며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의 역할 정립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교육 혁신] “제도 바뀌어야 의미 있어” 노후한 학교 시설에 대한 투자는 환영할 만한 일이나 교육 혁신을 위한 근본적인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 협력과 소통, 창의가 발현되는 수업을 가로막는 원인은 ‘성냥갑 교실’이 아니라 입시와 교육과정, 경직된 관료제 등 ‘제도’에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학교 내 와이파이 구축을 통해 학생들이 수업 중 스마트기기로 필요한 정보를 검색해 활용하는 프로젝트 수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 그러나 교육과정과 대입제도가 수업 혁신을 뒷받침해 주지 못한다면 교실 와이파이는 수업을 방해하는 민원의 대상이 될 뿐이라는 것이다. 한 정책위원장은 “와이파이가 깔린 교실에서 ‘한 줄 세우기’ 입시에 최적화된 학생을 만들어 내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면서 “입시와 교육의 변화가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의 외형에 18조원을 쏟아붓는 사이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한 교원 감축이 진행된다는 점도 모순으로 지적된다. 미래학교가 추구하는 수업 혁신이 가능하려면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는 게 우선이기 때문이다. 정 대변인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드러난 교실 수업의 문제가 ‘거리두기’를 불가능하게 하는 학급당 학생수”라면서 “맞춤형·개별화 수업 등이 가능하도록 학급당 학생수를 줄여야 공간혁신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하천문화연구회 연구용역 최종보고

    하천문화연구회 연구용역 최종보고

    경기도의회 의원들로 구성된 연구단체인 ‘하천문화연구회(회장 송영만, 더민주, 오산1)’는 7월 17일, 「수달보호 정책을 통한 하천보호문화 발전방안 연구」용역의 최종보고회를 경기도의회 제1정담회실(3층)에서 개최했다. 이날 착수보고회에는 백승기 의원(더민주, 안성2), 양경석 의원(더민주, 평택1), 오진택 의원(더민주, 화성2), 김인영 의원(더민주, 이천2), 김영해 의원(평택3), 오명근 의원(더민주, 평택4) 등 하천문화연구회 소속 의원을 비롯하여, 도 환경정책과 정택준 자연생태팀장, 동물보호과 야생동물구조팀 조현수 주무관과 연구수행기관인 (사)한국수달보호협회의 한성용 박사와 오산천살리기협의회 지상훈 집행위원장 등 연구진이 참석했다. 이번 연구용역은 경기지역의 자연생태계를 건강하게 가꾸어 나가기 위한 하천생태계 보호문화 및 수달보호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실시됐다. 연구진들은 “수달은 천연기념물 제330호 및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건강한 수환경의 지표종이자, 하천 생물다양성의 조절자 역할을 하는 하천생태계 핵심종으로서 수달 보호환경 조성은 곧 생태하천문화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연구진들은 4개월의 연구기간동안 경기지역의 수달 서식현황에 대한 문헌조사와 현장조사를 실시하여 시화호 수계 안산습지공원, 오산시 한천 주변에서 수달 서식을 확인했다. 서식환경과 위협요인을 분석하여 하천정비사업 시행시 하천의 한쪽 수변을 최대한 존치시키거나 징검다리형 서식공간을 조성하여 수변부 식생을 보호·유지하도록 제안했다. 보다 적극적인 수달 서식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로드킬 방지가 중요하다고 보았다. 교량하부에 수달이 통행할 수 있는 둔턱을 설치하거나, 수직적 구조물 대신 생태형 수중보를 설치하고 차도 외곽에는 로드킬 방지용 차량 불빛 반사판을 사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연구진들은 수달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으로 문화·예술을 통한 대중 보호의식을 확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고문헌 속 등장하는 수달 이야기를 통한 스토리텔링이나 캐릭터화를 통해 친근감을 높이고 도시 구조물 등에도 활용할 수 있는 예를 들어 설명했다. 최종보고를 들은 양경석 의원은 “연구기간 중 안성시 고삼저수지 인근에서 수달이 로드킬되는 사례가 발생하였는데, 수달의 보존 및 연구가치가 널리 알려지지 못해 사체 처리 과정이 미흡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연구진은 “수달은 천연기념물이기도 하지만 멸종위기종 1급 생물로 시·군 환경 관련 부서에서 자체적으로 사체 처리가 가능하다”며, “(사)한국수달보호협회는 향후 로드킬이 발생하더라도 사체가 수달의 보존가치를 높이기 위한 DNA 연구 등에 활용될 수 있도록 전국 시·군에 협조를 구하겠다”고 답했다. 회장인 송영만 의원은 “그간 하천과 관련한 환경정책은 교량이나 수질 개선에만 머물러 왔으나, 하천 주변 생태계를 복원·보전하는 방식으로 하천보호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며, 향후 하천문화연구회 차원에서 현장방문, 관련 조례 제·개정을 통해 수달 보호 및 하천 환경 개선에 적극 노력할 뜻을 밝혔다. 한편 (사)한국수달보호협회가 수행중인 본 연구용역은 이날 보고회에서 논의된 의견을 수렴하여 최종적으로 보고서를 제출하고 용역을 마무리하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항∼김포, 포항∼제주 노선 진에어 31일 취항

    포항∼김포, 포항∼제주 노선 진에어 31일 취항

    경북 포항공항에 정기 여객기 운항이 재개된다. 16일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김포, 포항∼제주 노선에 진에어가 이달 31일부터 여객기를 운항할 예정이다. 진에어는 B737-800(189석) 항공기를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객기는 하루에 포항∼김포 노선을 1회 왕복하고 포항∼제주 노선을 2회 왕복한다. 대한항공은 포항∼제주 노선에 여객기를 운항해 왔으나 지난 2월 28일부터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징검다리 연휴 때에만 일시적으로 운항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진에어 취항으로 주민 항공 교통편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열린세상] 조금 커진 핀셋/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조금 커진 핀셋/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정부가 황급하게 22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6·17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폭등하고 지지율이 폭락하는 모습을 보이자 대통령이 국토부 장관을 직접 불러 지시해서 마련된 대책이다. 큰 틀에서 본다면 무주택자와 청년층을 위한 대출 조건 완화 및 공급 확대와 다주택 단기 보유에 대한 중과세, 임대사업자에 대한 취득세 면제 폐지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번 대책에 의미가 있다면 무주택 청년층에 대한 대출 제한이나 임대사업자 특혜에서 보였던 정책의 비상식적 일탈이 완화됐고 ‘더 강력한 대책이 준비돼 있다’는 정책 실패의 단정적 예고가 없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럼에도 예전과 마찬가지로 복잡한 설계를 유지하면서 수치를 몇 가지 변경하는 선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무주택자와 청년층의 ‘내 집 마련’ 기회는 조금 넓어지고 투기꾼의 차익은 약간 줄어들겠지만 현재의 다주택 보유자로 하여금 매각에 나서도록 해 현재 수준에서라도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억 소리 나는 대책’(김태년 원내대표)이 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이번 대책을 7월 국회에서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방침을 예고하면서 그 이전에 청와대 비서진과 고위공직자, 국회의원을 향해 1가구 1주택을 초과하는 부동산은 처분할 것을 촉구해 왔다. 하지만 국회의원을 포함한 고위공직자에게 요구하는 ‘솔선수범’은 정책 효과의 관점에서 본다면 득보다 실이 많은 접근법이다. 가장 큰 단점은 그것이 새로운 정책의 결과로 나타나는 행동이 아니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아무런 참고 자료가 되지 않거나 자칫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순간의 ‘시원함’은 가져다주고 면피용 조치는 되겠지만 부동산시장 전체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솔선수범’이 ‘선도’라기보다 ‘말보다 앞에 세운 마차’가 될 가능성이 크다. 강제 매각은 오히려 성과에 조급해하는 편의주의적 발상으로서 이에 정면으로 거스르지 않기 위해 다양한 편법이 동원된다면 고위공직자 체면이 다시 한번 구겨지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매각 지시에 당사자들이 모두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리도 없다. 이는 시장에 오히려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불신만 조장할 뿐이다. 노골적인 항명은 아닐지라도 이런저런 변명은 정권 전체에 대한 조롱만 키울 것이다. 다른 한편에서 청와대와 민주당은 ‘솔선수범’을 정책 성공의 일단으로 착각해 정작 부동산시장에서의 실패를 인지하는 데 실패할 수 있다. 또한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경제정책 분야에서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는 데 운신의 폭이 좁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고위공직자의 부동산 처분은 실효성 있는 정책의 결과이어야 하지 그 자체가 정책의 구성 요소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의 22번째 정책에서도 드러난 부동산 정책의 결정적인 한계는 주택 문제를 주거 안정의 관점에서만 접근한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무주택자와 청년층에게 주택 소유는 주거 안정보다 오히려 자산 증식의 문제라는 현실이 철저하게 간과되고 있다. 한국 청년층이 가상화폐 투자에 이례적으로 열성적이고, 월가를 놀라게 할 정도로 ‘동학개미운동’을 펼치는 것과 ‘내 집 마련’에 집착하는 것은 모두 자산 증식 욕구가 표현되는 다양한 방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 대책으로 자주 주장되는 장기임대주택은 기한이 지나면 분양받아 얻을 수 있는 ‘차액’ 때문에 관심의 대상이 되고 영구임대주택이라 할지라도 ‘내 집 마련’으로 가는 징검다리로서만 의미를 가질 뿐이다. 이 강한 자산 증식 동기가 노후 불안과도 연관돼 있음은 자명하다. 강한 자산 증식 동기는 고용 불안과도 연결돼 있다. 일자리가 불안할수록 ‘한탕주의’는 기승을 부린다. 또한 주택 정책은 정부의 경제 활성화, 균형발전 등의 정책 목표 속에서 설계돼야 한다. 균형발전을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고 경제활성화를 위해 수도권 GTX 노선을 연장하거나 신설하면서 주택시장이 안정되길 기대하는 것은 가당치도 않다. 이러한 총체적 접근이 결여된 22번째 부동산 대책은 결국 ‘조금 커진 핀셋’ 규제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다운 삶을 향한 포괄적인 주택 수급 정책이 필요하다.
  • 송한준 경기도의회의장 코로나19 비상대책본부 7차 대책회의 실시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더민주, 안산1)이 제10대 후반기 의회 지도부에 코로나19 사태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비상대책본부’를 지속 운영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송한준 의장은 “전반기 의회가 9일 마무리됨에 따라 전반기 비상대책본부도 끝맺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후반기 의장단과 대표단이 비상대책본부를 연장 운영하며 1370만 도민을 위해 코로나19 사태에 슬기롭게 대응해나가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의회 코로나19 대책기구인 ‘비상대책본부’는 2일 오후 의회 3층 제1정담회실에서 ‘7차 대책회의’를 열어 그간의 활동 사항을 점검하고 후반기 비상대책단 운영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비상대책본부는 지난 1월30일 출범이래 이날까지 전체회의 7회, 일일회의 100회를 열고 집행부에 총 431건의 건의사항을 제안했다. 이 가운데 1~96차 회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 273건에 대한 추진이 완료됐으며 추진 중 62건, 추진불가 19건, 미회신 68건으로 전체 건의사항 중 65%가 완료됐다. 비상대책본부의 주요 제안사항은 ‘공공의료 및 공중보건 관련 의사 충원’, ‘공적 마스크 지자체별 배분 및 주민전달 방안 정부 건의’,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 전자상거래 플랫폼 구축’,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융자지원’ 등이 있다. 이들 제안사항은 경기도 민간 역학조사관 71명 충원, 경기도 31개 시·군 통합쇼핑몰 플랫폼 구축 운영, 시중 협약은행에서 신용보증 신속상담 운영 등을 통해 신속히 조치됐다. 비상대책본부는 이날 대책회의를 마지막으로 활동을 종료하고, 후반기 의회가 시작되는 10일 이후 신임 의장단과 교섭단체 대표단의 논의를 통해 지속여부 및 구성방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전반기 비상대책본부 운영 중단에 따라 의회사무처는 의회사무처장 중심 체제로 일일회의를 개최하는 등 코로나19 대응을 지속할 계획이다. 비상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송 의장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묵묵히 역할을 해낸 정희시·남종섭 공동단장과 비상대책본부 위원들께 감사드린다”며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될 때 까지 경기도의회가 도민과 집행부 간 징검다리 역할을 해 낼 수 있도록 끝까지 관심 갖고 참여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9년 만에 3승째 낚아볼까” … 최호성 KPGA 코리안투어 개막전 단독선두

    “9년 만에 3승째 낚아볼까” … 최호성 KPGA 코리안투어 개막전 단독선두

    ‘낚시꾼 골퍼’ 최호성(47)이 코로나19로 8개월 만에 열린 국내 남자프로골프 무대에서 9년 만의 코리안투어 2승째를 노크했다. 2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아라미르 골프클럽(파72·7245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2020시즌 개막전 우성종합건설·아라미르 부산경남오픈 1라운드. 지난해 독특한 ‘낚시꾼 스윙’으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초청 출전하는 등 세계 남자골프 투어에서 주목받았던 최호성(47)은 샷이글을 시작으로 8개의 버디를 쓸어담고 보기는 1개로 막아 9언더파 63타를 쳤다. 오후 2시 30분 현재 단독선두다. 지난해 대회 2라운드에서 염은호(23)가 기록했던 코스레코드(9언더파)와 같은 타수로 선두권에 오른 최호성은 이로써 지난 2011년 레이크힐스오픈 우승 이후 잠잠했던 승전보를 날릴 든든한 발판을 마련했다.한국인 최초의 PGA 메이저 챔피언인 양용은(48),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두 차례 상금왕에 올랐던 ‘일본파’ 김경태(34)와 10번홀(파4·361야드)에서 라운드를 시작한 최호성은 첫 홀부터 이글을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비교적 짧은 홀인 이 홀에서 티샷을 그린 70야드 앞까지 보낸 그는 60도 웨지로 띄운 공을 홀에 바로 떨구며 샷이글을 잡아냈다. 13번홀 티샷을 러프로 보내는 바람에 유일한 보기를 범했지만 최호성은 이후 18번홀까지 징검다리 버디를 솎아내고 후반홀 2번~5번홀까지 3개홀 연속 버디를 포함해 4개의 버디를 홀에 떨궈 기분좋게 첫 날을 마쳤다. 최호성은 “지난해 12월 초 경기에 나선 뒤 7개월 만이다. 어려운 시기에 대회를 열게 돼 감사할 뿐”이라며 “감각이 걱정됐는데 훌륭히 첫 라운드를 마쳤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특히 “오늘은 특별히 아내(황진아)가 처음으로 백을 메고 내 캐디 역할을 했는데, 심리적 편안함이 스코어에 반영된 것 같다”면서 “처음 나선 이 코스는 티잉그라운드에서 페어웨이가 보이지 않는 곳이 많아 티샷이 매우 중요하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고, 출중한 기량을 가진 동료, 후배들이 많지만 내일 이후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우승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최호성은 “오늘 낚시꾼 세리머니를 몇 차례 했느냐”는 질문에 “횟수는 중요한 게 아니다. 샷이나 퍼트가 마음에 들면 몸이 가는대로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했다”면서 “내일 오후 조로 칠 때 바람이 제법 불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데, 그렇더라도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칠 것”이라고 특유의 낙천적인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창원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1094명에게 뉴딜 공공일자리… ‘청년 취업 징검다리’ 성동

    서울 성동구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와 대규모 실업사태 극복을 위해 ‘성동형 뉴딜 공공일자리’ 131개 사업을 만들어 청년 일자리 제공과 취업 징검다리 역할에 나섰다고 29일 밝혔다. 기존 일자리사업은 취약계층의 생계 유지를 위한 단순노무 중심의 일자리를 제공했다. 하지만 뉴딜 공공일자리는 코로나19로 대대적인 취업 위기에 놓인 청년들과 실직자, 휴폐업자와 소득이 급감한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등의 취업 및 재취업을 위한 맞춤형이다. 구는 지난달부터 부서별로 수요를 조사해 자체 일자리 발굴에 나섰다. 지속적으로 취업 수요가 늘고 있는 4차산업 관련 일자리에 초점을 맞춰 행정 빅데이터 구축, 온라인 콘텐츠 제작 등 ‘디지털 청년 일자리’ 분야 27개 사업을 선정했다. 이 밖에 도시재생 지역 자료 발굴 등 ‘생활문화 개선’ 사업, ‘공공행정 서비스’ 사업 등 5개 분야 131개 사업을 만들어 총 1094명의 일자리를 제공한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전반의 어려움으로 청년 및 실직자들의 고민이 깊어진 현실에서 이번 일자리 사업이 미래의 희망을 꿈꿀 수 있는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김연수 작가 “‘듣는 연재’는 책읽기 경험… 종이책 독자들 돌아왔으면”

    김연수 작가 “‘듣는 연재’는 책읽기 경험… 종이책 독자들 돌아왔으면”

    어떤 새로운 제안을 받으면 이리저리 재고 따지며 머뭇거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호쾌하게 “그거 재미있겠네요”라고 답하는 이도 있다. 소설가 김연수(50)는 후자에 가까운 사람인 듯하다. 1994년 등단한 뒤 그의 이력을 살펴보면 ‘일탈’의 흔적을 간간이 찾을 수 있다. 영화 감독 홍상수의 2008년 작품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 바람둥이 영화감독 역할로 출연해 연기자로 데뷔를 했다. 2012년에는 ‘가끔은 널 볼 수 있는 것 같아’ 공연을 통해 용산역 대합실에서 행인들을 관찰하며 즉흥적 이야기를 만드는 행위 예술을 보여줬다. 대학 진학을 할 때는 천문학과를 희망한 ‘이과생’이었지만 결국 영문학과에 입학했고, 대학생 때 이미 등단했으면서도 졸업 후에는 잡지사 기자도 거쳤다. 김 작가는 산문집 ‘소설가의 일’을 통해 “내게는 처음 하는 일은 다 재미있을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어서 늘 고민이다. 그 선입견은 삶의 신조가 돼 버렸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네이버파트너스퀘어에 ‘태블릿 PC’와 ‘스마트워치’로 무장을 하고 나타난 김 작가의 모습은 골방에 틀어박혀 하루종일 원고지에 글자를 끄적이는 것으로 대표되는 뭇 소설가들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김 작가의 ‘그거 재미있겠네요’ 습관은 요즘도 계속되고 있다. 그는 요즘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소설 ‘일곱 해의 마지막’을 네이버의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인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목소리’로 연재하고 있다. 김 작가가 몸과 마음에서 직조한 소설을 자신의 목소리와 리듬, 호흡으로 오롯이 읽어내는 ‘오디오북’은 지난 1일부터 26일까지 총 20회 연재됐다. 종이책으로는 7월 1일에 나온다. 책이 나온 뒤에도 20개로 쪼개진 오디오북은 무료로 공개되다가 3개월 뒤에 유료로 전환된다. 전문 성우가 읽어주는 오디오북이야 이전에도 많았지만 집필 작가가 직접 녹음하고 종이책이 나오기 한 달 전에 이를 무료로 연재하는 것은 국내 첫 시도이자 실험이다. “처음에 네이버에서 제안했을 때는 사람들이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지 시간 내서 소설을 듣겠느냐 생각했어요. 종이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러다가 책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거부감도 있었죠.” 하지만 그는 금세 마음을 달리 먹게 됐다. “읽어주는 재미가 되게 각별한 게 있거든요. 책을 쓸 때 어떤 독자들이 이것을 읽게 될지 상상을 하는데 이번에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오디오북을) 듣고 있는 장면을 그려봤어요. 그렇게도 읽게 되는구나 생각을 해보니 더 흥미진진해졌습니다.” 김 작가는 “만약에 영상으로 바꾸거나 드라마처럼 목소리를 연기를 해야 한다면 (본래 소설과는 느낌이) 바뀐다고 보는데 작가가 직접 무미건조하게 오디오북을 읽어주는 것은 책에서 문장을 읽는 것과 다르지 않다”면서 “(오디오북을 통해서도) 읽기의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힘줘 말했다. 소설 집필과 오디오 녹음은 이미 지난 5월에 모두 마쳤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관계자는 “보통 성우들도 20분짜리 녹음이면 실제로 걸리는 시간은 그 3배가 될 정도로 많이 틀리는데 김 작가는 1.5~2배 정도밖에 시간이 안 걸려 스태프들도 모두 놀랐다”며 ‘아마추어 성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자 김 작가는 “동료 작가들이 ‘너의 목소리를 누가 듣겠느냐. 사투리(경북 김천 출신)는 어쩔 거냐’고 우려했다”고 웃음 지으며 “처음에는 내가 읽어야만 하는가 생각을 했지만 역시 내가 쓴 글이니깐 어디서 끊어 읽어야 할지 잘 알겠더라. 주변에서도 생각보다 잘 읽고 잘 들린다는 평가를 건넨다”고 했다. 이번에 출간하는 ‘일곱 해의 마지막’은 백석 시인의 북한에서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그는 1987년 납·월북 작가의 해금 조치 이후인 대학생 때 백석의 작품을 처음 접한 뒤 탐닉해왔다. 이후 백석이 북한에서 살다가 숙청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에는 ‘나중에 그에 대한 소설을 쓰겠노라’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2010년대 들어 자료가 풀리면서 국문학 연구자들이 북학 문학 연구를 활발하게 하면서 백석 시인의 삶을 더 깊숙이 들여다보고 체감해볼 수 있었다. “모든 정보를 다 끌어모아서 시인에게 알려진 개인사의 징검다리를 잇고 그 사이의 빈 곳을 메꿔야 했죠. 처음에는 ‘북한 정권 밑에서 순수시를 쓴 사람이 과연 어떻게 했을까’에서 시작했는데 백석 시인이 (북한 정권에 의해) 삼수로 쫓겨났을 때쯤의 나이가 되니까 알게 됐습니다. 이분도 선택의 강요를 받은 것이고 저도 어떤 경우에는 선택의 강요를 받겠지요. 원하지 않는 삶을 선택하지 않는 것은 ‘어른의 용기’인 것 같습니다. 그 분의 인생이 저에게 질문을 던지더라구요. ‘인생은 선택인데 어느 쪽을 택할 것이냐’. 삼수로 쫓겨나 무명의 시인으로 죽은 것은 완전한 실패지만 만약 이분이 찬양시를 썼다고 하면 지금 남아 있는 시는 빛이 다 바래게 됐을 겁니다. 나중에 가면 이 실패가 성공이 될 것이라고 믿을 수 있을까요.” 여가 시간에 책을 잡기보단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는 이들이 많아진 ‘영상의 시대’지만 김 작가는 이번 ‘듣는 연재’가 잠시 책을 잊었던 이들이 돌아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그는 “처음부터 오디오북을 한다고 정한 뒤 글을 썼기에 신경을 쓰기는 했다. 연재 초반에는 이야기 속도가 빨리 진행되게 했다. 독자들이 초반에 듣다가 지겹다고 이탈하면 그다음 이야기를 못 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글 쓰는 스타일을 바꾸지는 않았다. “과한 욕망일 수 있지만 독자들이 소설을 최소 두 번을 읽어줬으면 좋겠어요. 종이책만 두세 번 읽기는 어려운데 오디오북으로 한 번 듣고 책이 나온 뒤 또 읽으면 굉장히 깊게 읽을 수 있겠구나 싶거든요.” 김 작가의 색다른 도전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어떨까. 그는 “테크놀로지 쪽에서는 종이책이 대중성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문학계에서는 기존 분야가 침해를 당했다며 서로의 접합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작가 스스로는 움트는 희망의 싹을 품고 있다. 그는 “일단 희망을 가지고 시작했다. 오디오북에서도 종이책을 읽던 경험을 똑같이 느낄 것으로 기대한다. 이것이 다시 종이책을 읽는 일로 연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은 김 작가의 ‘듣는 연재’가 끝나면 이후 김금희, 임경선 작가로 프로젝트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 작가가 “잘하지 못하더라도 재밌으니깐 이것저것 해왔는데 이건 한 번 더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자 오디오클립 관계자가 이를 놓치지 않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번 더, 한 번 더!”. 김 작가와 네이버의 새로운 도전이 성공으로 기억될지 문학계와 정보기술(IT) 업계 모두 주목하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특별기고]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 선생을 추모하며

    [특별기고]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 선생을 추모하며

    셀수없이 많은 이들에게 스승으로 남는 분들이 있다.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이 그렇다. 자신에게 충성하는 제자를 계수하는 속좁은 직업꾼과 달리, 선생은 이미 피하고 싶어도 스스로 거대한 사상 공동체의 초석이었다. 선생의 글을 읽는 독자는 자신도 모르게 도반(道伴)을 자청한다.어설픈 너스레로 살아온 나 역시 그를 사숙해온 ‘나 홀로 제자’였다. 어제 갑자기 선생의 부음을 들었다. 버스창에 스쳐 지나가듯, 며칠에 한번씩 존경하는 분들의 부음(訃音)을 듣지만, 선생의 부음은 너무 갑작스러워 눈물도 안 나왔다.김종철 선생을 처음 만난 건 지난 2012년 4월 6일 ‘리얼리스트’에 선생님 인터뷰를 싣기로 해서 노지영 평론가와 함께 찾아 뵈면서였다. 도서출판 녹색평론, 달랑 방 두 칸의 작은 공간인데 왜 그리 큰 출판사로 보였는지. 영적인 눈으로 보면 물리적인 크기가 달리 보인다다. ‘4대강 재앙사건’과 ‘후쿠시마 사건’이라는 지리멸렬한 시대에, 선생의 표정은 어두웠다. “독일과 일본의 차이를 이야기하자면 독일에서는 68혁명의 세대가 나중에 녹색당 창당으로 귀결되면서 녹색운동, 시민운동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전공투 세대가 대부분 대기업으로 들어가 버리면서 오늘날 독일과 일본의 차이가 생겨버렸지요. 일본이 보이는 ‘무책임의 체계’하고도 관계가 있을 겁니다.” 이명박 시대의 총선 전이었는데, 선생께서 지지하던 녹색당은 1석도 가망이 없었다. “지금처럼 계속 가면 도시는 장기 지속이 불가능하죠. 농업 인구가 전체 인구의 7%밖에 안 되는데, 적어도 50%까지 올라가야 합니다. 그래야 안정된 사회가 될 수 있고 지속 가능한 사회가 될 수 있죠. 비정규직 문제도 농업인구를 늘리는 방법으로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모여서 살면 농사가 그렇게 힘들지 않습니다. 혼자서 하려면 고달파지죠. 준비를 해야죠. 당장 실행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도시적 삶이 유기농 삶으로 갈 수 있는 징검다리를 만들어야 되겠지요.” 선생의 표정은 곧 저물녘처럼 여전히 어두웠다. “두부 나오는 갈치 조림 잘 하는 괜찮은 집 있는데, 가실까?” 대화가 끝나고 김종철 발행인이 같이 막걸리나 하자고 하셨다. 막걸리를 권하시면서 그제야 선생은 예의 소리없는 미소를 자주 보이셨다. 내 주량을 금방 파악하시고, 막걸리 두 사발 이상 권하지 않으셨다. 두부를 자꾸 권하셨다. 내가 갈치 조림을 금방 먹자, 한 마리 더 시켜 주셨다. 생태계 얘기하다가 ‘나무’를 ‘나무님’이라 하셨다. 이후로 선생은 내게 반은 반말, 반은 경어로 대하셨다. 얼마 후 내게 부탁하셨다. 일본 여류 시인의 시집인데 꼭 ‘녹색평론’에서 내고 싶으니 판권을 알아봐 달라 하셨다. 이시무레 미치코(石牟禮道子)였던 거 같다. 알고 보니 일본에 있을 때 잠시 일을 도왔던 일본 출판사에서 판권을 갖고 있었다. 이 출판사에는 나는 ‘고은 시선집’을 일본어로 공역해 내고, 김명인 평론집, 신경림 시집, 황석영 소설 등을 여기서 냈다. 마침 한국을 방문한다는 출판사 대표에게 ‘녹색평론’이 한국에서 얼마나 중요한 출판사인지, 김종철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설명했다. 인사동에서 두 분 자리를 마련했는데, 출판사 대표가 반술에 취했는지 고자세였다. 한국 작가들에게 깎듯하게 대하는 출판인인데, 왜 이러시나 싶었다. 통역하면서 대표의 말을 겸손한 말로 바꾸어 전했다. 찌는 여름밤, 모기까지 물어 짜증스러웠다. 선생은 기분 언찮아 하지 않으셨다. 그저 저작권을 받아내려 하셨다. 선생은 대나무처럼 꼿꼿하며서도 대나무 잎새처럼 유연하셨다. 꼿꼿함과 유연함의 절묘한 품성으로 그는 자신을 ‘책장사하는 사람’이라고 늘 낮추셨다. 이 분은 모든 것을 내려 놓으셨구나, 이 날 느꼈다. 선생의 태도를 시험해보려 했던 출판사 대표를 설득했고, 얼마후 이시무레 미치코 시집 ‘신들의 마을’이 번역되어 나왔다.이후에 내게 ‘녹색평론’에 글 쓰게 하셨고, 일본 문학이나 일본 현대시에 대해 가끔 전화 주셨다. 이후에 한번 더 내가 찾아 뵈었다. 그때 또 두부 나오고 갈치 조림이 괜찮은 그 집에 가서 막걸리와 함께 저녁을 들었다. 지난 2019년 4월에 대구 지역의 작가 후배인 김용락 시인의 시집 출판 식사 모임에 오셨다. 옛 제자를 만나 밝게 웃으시며 반가워 하셨다. 시대가 바뀌고 선생님 빈 표정에 웃음이 많고 즐겁게 말씀하셨다. 선생이 했던 말이 스쳐 지나갔다. “한국 지성인들은 큰 그림을 그릴 줄 몰라요. 쓸데없는 욕심 때문에 그렇습니다. 버릴 줄 몰라서 그렇습니다. 큰 그림을 갖고 굵직하게 써야 해요. 지금 르포가 가장 필요한 문학 형태라고 봐요. 잡문이 중요해요. 세상은 잡풀이 주인이거든.” 쓸데없는 장식을 버린 그의 문장은 꾸밈없고 검박하다. 가볍고 쉽지만, 그 안에 사상은 진득하고 울림이 크다. 그의 강연은 아무 준비를 안 한 듯 허허로웠는데, 사상의 총량이 넘친다 할까. 익은 포도주의 넘치는 포도즙처럼 맛깔났다. 그의 강연은 느림으로 가득했고, 그 느림은 모든 빠름을 부끄럽게 했다. 생태운동을 하면서도 도시 안에서 사는 자신을 그는 자주 자책했다. ‘녹색평론’을 창간했던 1991년 11월 당시 더 큰 출판 운동과 영업을 하려면 서울로 옮겨야 했고, 전국에 녹색운동을 강연하려면 서울로 출판사를 옮겨야 했다. 도시와 농촌 격차가 사라져서 어디에 있느냐가 문제가 아니며, 오히려 도시가 생태를 망쳐 놓고 있으니 오히려 도시에서 생태계 운동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그래도 선생은 자주 자신의 글과 삶이 다르다며 자책하곤 하셨다. 자책하면서도 선생은 스스로 ‘나무님’으로 사셨다. “병원 안 간지, 신체 검사 안 한지 삼십 년이 넘었어요”라는 말을 자주 하셨다. 병든 지구가 아파하듯 그는 지구와 함께 아파했다. 지구의 고통은 얼마나 그를 괴롭히고 압도했을까. 그가 얼마나 고통스러워 했는지 우리는 몰랐다. “곧 시스템이 붕괴됩니다. 정권을 잡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생명이냐? 죽음이냐? 전환이야? 자멸이냐? 그걸 걱정해야 할 시기입니다.” 선생이 늘 걱정하듯이, 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죽음과 자멸을 체험하고 있다. 그의 예언을 사람들은 가볍게 생각했었다. 후학들 앞에서 잘 웃으셨지만 골목길을 돌아서는 선생의 뒷모습은 외로워 보였다. 빈소에는 선생을 스승으로 모셔온 단독자들이 많이 모였다. 더 오래 사셔서 더 귀한 글과 말을 남겨주셔야 하는데, 73세. 우리는 90세 이상으로 살아 글 써주시기를 바랐나 보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선생의 ‘숙환’을 함께 아파했다. 자주 웃으셨기에 선생의 깊은 병을 우리는 너무 쉽게 생각했다. 빈소에서 돌아와 선생의 책을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모셨다. 선생의 글 읽기 모임을 만들어 이 정신을 배우고 이어야지. 다음 학기부터 수업 때 선생의 산문 읽는 시간을 마련해야겠다. 뵐 때마다 책을 주시곤 했는데, 없는 책이 있다. 녹색평론사에서 낸 단행본을 더 구입했다. “소년 시절에는 시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로 시작하는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은 선생의 문학론 핵심이 다 들어 있다. 신동엽 시인이 우리 생태문학의 핵심이니 잘 연구하라고 권하셨다. “신동엽의 반(反)권위적이고 원시 반(反)봉건에 대한 몽상이랄까. 이것은 시인이라면 누구나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결국 그것 가지고 시인이 있는 거 아닙니까? 시인은 ‘현대에 사는 원시인이다’라는 얘기도 있듯이 삶의 원천적인 모습이 어떤 것인가를 몽상하고 전달하는 것이 시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동엽은 전형적인, 순결한 시인이죠. ” 이 책에 실린 평론 ‘신동엽의 도가적 상상력’은 신동엽 연구하려는 이들에게 필독해야 할 명문이다. 스스로 “한국인이라면 이 책 정도는 읽어야 하는데”라며 말씀하셨다는 ‘근대 문명에서 생태 문명으로’은 선생님 사상이 종합되어 있다. 선생은 제대로 된 세계인의 사상을 겸허하고 전했다. 블레이크, 디킨스, 매슈 아놀드, 리비스, 프란츠 파농, 이시무레 미치코 등 작가론이 담긴 『대지의 상상력』은 세계인과 연대하는 선생님의 비교문학적 연구다.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 ‘근대 문명에서 생태 문명으로’, ‘대지의 상상력’. 이 세 권은 2학기 수업과 학회에서 초등학생처럼 문장 하나 하나 읽으며 강독해야겠다. 이 거대한 존재를 따를 길이 없다. 평론의 가치를 가르쳐 준 선생들 중 선생의 오롯한 글은 범접하기 어려운 경계에 있다. 그는 종교인들에게 ‘집단실천으로서의 하느님’, ‘나무님으로서의 하느님’을 제시했다. 그저 두부에 갈치 조림에 막걸리를 즐기시던 선생님 곁에 한번이라도 단 한번이라도 더 갔다면, 허탈하고 그립고 힘없이 무너진다. 거대한 산맥 하나가 사라진 큰 사건이다. 누가 선생의 빈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지.이 심야에 조용하게 불러봐요, 김종철 선생님 이제 씨앗으로 살아나실 거예요. 선생님 정신의 씨앗이 움트고 새싹이 오르기 시작할 거예요. 전국에 ‘녹색평론’ 독자 모임, 작가 후배들의 선생님 저서 읽기 모임 등 선생님 정신을 깊게 넓여 나갈 거예요. 선생님이 절망하시고 아파하시던 그 고통, 우리가 새기며 선생님 사상을 나누며 조금씩 실천할께요. 잊을 수 없어 선생님을 배웅하지 못해요. 떠나보내지 못해요. 선생님, 편히 쉬셔요. 이제부터 또다시 시작할께요.글: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시인)
  • [서울포토]‘냇가의 돌들은 서로 거리를 두었음에도 이어져 징검다리가 된다’

    [서울포토]‘냇가의 돌들은 서로 거리를 두었음에도 이어져 징검다리가 된다’

    23일 서울도서관 외벽 서울꿈새김판에 2020년 여름편 공모전에서 선정된 권선우씨의 ‘냇가의 돌들은 서로 거리를 두었음에도 이어져 징검다리가 된다’는 작품이 외벽에 게시돼 있다.2020. 6. 23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反이낙연 전선’ 하루 만에 흐지부지?…“김부겸 탓에 전대 과열” 불만도

    ‘反이낙연 전선’ 하루 만에 흐지부지?…“김부겸 탓에 전대 과열” 불만도

    우원식 “연대 논의 불편하다”이낙연 위원장은 침묵 이어가유력 대권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당권을 ‘징검다리’ 삼아 대권으로 가도록 가만 놔두는지는 않겠다며 형성됐던 민주당 당권 주자간 ‘반(反) 이낙연 전선’이 하루 만에 힘을 잃는 모양새다. 우원식 의원 등 당권 주자들이 “연대 논의는 불편하다”고 선을 그으면서 김부겸 전 의원 중심의 ‘비낙 연합’에 균열이 생긴 것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김 전 의원이 전당대회를 지나치게 과열시키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권 주자인 우 의원은 1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반 이낙연 연합’에 대해 “당 대표의 임기 문제와 관련해 연대 논의가 나오는 데 그런 논의는 불편하다”면서 “연대는 가치와 노선을 갖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김 전 의원, 홍영표 의원과 함께 이 위원장의 당대표 출마를 반대하는 연합 전선을 형성했다고 보도되자 직접적으로 거부감을 표출한 것이다. ‘가치와 노선’을 언급한 것도 유력 대권 주자를 포위하는 식의 정치공학적 연대는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의 출마가 예상되면서 전당대회 불출마 뜻을 밝혔던 송영길 의원은 전날 YTN라디오에서 김 전 의원을 겨냥해 “지금 대선주자 1위인 이 위원장과 부딪혀서 서로 간의 상처를 내고 그것이 또 보수언론에게 활용되는 것이 과연 당내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이 출마하지 않으면 본인이 나가겠다고 밝혔다.김 전 의원은 최근 우 의원, 홍 의원 등을 따라 만나 “당대표가 되면 임기를 채우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대권 주자인 이 위원장이 당대표가 된 뒤 대선에 나가려면 당헌·당규에 따라 임기 7개월 만에 중도 사퇴를 해야 한다. 이에 김 전 의원이 ‘배수의 진’까지 치면서 반 이낙연 연합 전선이 형성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우 의원 등이 여기에 불편함을 드러내면서 한동안 전대 경쟁 구도는 예상하기 힘들게 됐다. 다만 이 위원장은 아직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앞서 이 위원장이 빠른 시일내 전대 출마를 공식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그는 김 전 의원의 배수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도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 일각에서는 원외인 김 전 의원이 반 이낙연 연합 전략으로 존재감을 키우는 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전 의원이 당대표 임기 완주를 내세워 이 위원장과 대결 구도를 만드는 식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키운 건 괜찮은 전략으로 보인다”면서도 “결국 당권·대권 모두 이 위원장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은데 괜히 상처만 내는 게 아닌가 싶다”고 털어놨다. 한편 김 전 의원은 20대 대구 수성갑 의원을 지내다 문재인 정부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을 맡으며 민주당 대선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지난 4·15 총선에서 낙선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박싱데이 ‘폭염 매치’ 끝나면… K리그 판도 ‘언박싱’

    박싱데이 ‘폭염 매치’ 끝나면… K리그 판도 ‘언박싱’

    FA컵·ACL 이어져… 체력 안배 관건 벌써 전국 곳곳에 폭염 특보가 내리지는 등 무더위가 성큼 찾아온 가운데 ‘박싱데이’가 올해 프로축구 K리그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싱데이는 경기일과 경기일 사이가 촘촘한 기간을 뜻한다. 예년 여름에는 한 달간 휴식기가 있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개막이 지연되며 휴식기 대신 징검다리 박싱데이가 대기 중이라 체력 안배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5라운드까지 약 1주일 간격으로 주말 경기를 치러온 K리그1 팀들은 6월 둘째 주말부터 셋째 주말까지 3~5일 간격으로 6~8라운드 3경기를 연달아 치른다. 무더위 강행군에 승점이 9점이나 걸려 있어 결과에 따라 순위표가 확연하게 정리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올 시즌은 전체 일정이 27라운드로 축소되어 더욱 그렇다. 예를 들어 전북 현대(1위)는 이 기간 인천 유나이티드(12위)-포항 스틸러스(6위)-광주FC(10위)를, 울산 현대(2위)는 성남FC(4위)-강원FC(3위)-FC서울(7위)을 만난다. 순위로만 따져보면 전북이 다소 유리한 국면이다. 5라운드까지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부산 아이파크(11위)와 인천은 각각 광주-대구FC(8위)-인천, 전북-광주-부산 순으로 대결한다. 맞대결 포함, 하위권에서 2경기씩 치르기 때문에 두 팀으로서는 강등권 탈출을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하는 기간이다. 여기서 고난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K리그1 팀들은 7월에는 주중 열리는 FA컵을 소화해야 한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전북, 울산, 서울, 수원 삼성은 15일 16강전부터, 나머지 8개팀은 그보다 앞서 1일 32강전부터 합류한다. FA컵 8강전은 29일 열린다. 팀에 따라 박싱데이가 징검다리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대선 징검다리는 못 깔아줘” 反이낙연으로 뭉친 잠룡들

    “대선 징검다리는 못 깔아줘” 反이낙연으로 뭉친 잠룡들

    김부겸 연일 “대표 되면 임기 채울 것” 홍영표 “대권주자는 당권 안 돼” 가세 측근과 만찬 박원순 “李, 왜 나서는지” 李 “보도 외에는 알지 못한다” 불쾌감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뽑는 8·29 전당대회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 구도가 일찌감치 ‘이낙연 대 반(反)이낙연’으로 흘러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력 대권 주자인 이낙연(왼쪽)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당권을 대선으로 향하는 7개월짜리 ‘징검다리’로 삼는다는 비판을 의식해 당내에서 대권·당권 분리 제한 규정을 없애려는 움직임까지 보이자 다른 잠룡들이 반발하며 연합 전선을 구축한 것이다. 반이낙연 연합의 최전선에 선 것은 김부겸(오른쪽) 전 의원이다. 김 전 의원은 10일 당권 주자인 홍영표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당대표가 되면 임기를 채우겠다”며 이 위원장을 우회 압박했다. 김 전 의원은 전날 다른 당권 주자인 우원식 의원에게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홍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의원은 ‘당선이 되면’이라고 전제조건을 붙였다”며 “나는 대권 주자가 당대표에 나서는 것은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당대표 임기를 채우겠다’는 김 전 의원의 말은 실제 대선 불출마 선언보다는 이 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21대 총선에서 낙선해 원외 신분이 된 김 전 의원에게 주변에서는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조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번 선언을 김 전 의원 나름의 대권 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전 의원의 최종 목표는 대권”이라며 “이 위원장이 대권 주자 중 가장 앞서 있는데 당권까지 나서게 되면 그로서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1대 국회에 함께 호흡을 맞춰 일했던 측근들이 대거 입성한 것을 계기로 ‘친박원순계’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 7일 박원순계 민주당 의원들과 만찬을 한 자리에서 이 위원장의 당권 도전을 두고 “본인에게 도움이 안 될 텐데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에 참석한 한 의원은 “시정에 대해 조언하고 전당대회 같은 당내 상황에 대한 정보를 주고 있지만 특정 모임을 만든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당권과 관련한 직접적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다만 기본소득에 대한 화두를 가장 먼저 꺼내며 정책과 관련해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이 위원장은 자신에 대한 견제론이 확산되자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위원장은 이희호 여사 1주기 추도식에서 기자들이 김 전 의원의 당대표 완주 선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한참 답변을 망설인 뒤 “보도 이외의 것은 알지 못한다”고만 답했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는 김 전 의원과의 회동 여부를 묻는 질문에 “똑같은 이야기를 만날 때마다 계속 하는 것은 고역이다. 이미 다 보도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은 이날 의원회관에서 우 의원을 만났다. 전당대회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둘은 대화 내용에 대해 함구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대선 징검다리는 못 깔아줘” 反이낙연으로 뭉친 잠룡들

    “대선 징검다리는 못 깔아줘” 反이낙연으로 뭉친 잠룡들

    김부겸 연일 “대표 되면 임기 채울 것” 홍영표 “대권주자는 당권 안 돼” 가세 측근과 만찬 박원순 “李, 왜 나서는지” 李 “보도 외에는 알지 못한다” 불쾌감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뽑는 8·29 전당대회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 구도가 일찌감치 ‘이낙연 대 반(反)이낙연’으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유력 대권 주자인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당권을 대선으로 향하는 7개월짜리 ‘징검다리’로 삼는다는 비판을 의식해 당내에서 대권·당권 분리 제한 규정을 없애려는 움직임까지 보이자 다른 잠룡들이 반발하며 연합 전선을 구축한 것이다.반이낙연 연합의 최전선에 선 것은 김부겸 전 의원이다. 김 전 의원은 10일 당권 주자인 홍영표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당대표가 되면 임기를 채우겠다”며 이 위원장을 우회 압박했다. 김 전 의원은 전날 다른 당권 주자인 우원식 의원에게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홍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의원은 ‘당선이 되면’이라고 전제조건을 붙였다”며 “나는 대권 주자가 당대표에 나서는 것은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당대표 임기를 채우겠다’는 김 전 의원의 말은 실제 대선 불출마 선언보다는 이 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21대 총선에서 낙선해 원외 신분이 된 김 전 의원에게 주변에서는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조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번 선언을 김 전 의원 나름의 대권 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전 의원의 최종 목표는 대권”이라며 “이 위원장이 대권 주자 중 가장 앞서 있는데 당권까지 나서게 되면 그로서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1대 국회에 함께 호흡을 맞춰 일했던 측근들이 대거 입성한 것을 계기로 ‘친박원순계’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 7일 박원순계 민주당 의원들과 만찬을 한 자리에서 이 위원장의 당권 도전을 두고 “본인에게 도움이 안 될 텐데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에 참석한 한 의원은 “시정에 대해 조언하고 전당대회 같은 당내 상황에 대한 정보를 주고 있지만 특정 모임을 만든 건 아니다”라며 “수시로 박 시장에게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 위원장 등 당권과 관련한 직접적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다만 기본소득에 대한 화두를 가장 먼저 꺼내며 정책과 관련해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이 위원장은 자신에 대한 견제론이 확산되자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위원장은 이희호 여사 1주기 추도식 현장에서 김 전 의원의 당대표 완주 선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참 답변을 망설인 뒤 “보도 이외의 것은 알지 못한다”고만 답했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이 김 전 의원과의 회동 여부를 묻자 “똑같은 이야기를 만날 때마다 계속 하는 것은 고역이다. 이미 다 보도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무더위에 휴식기 대신 박싱데이, 체력전이 그라운드 판도 가르나

    무더위에 휴식기 대신 박싱데이, 체력전이 그라운드 판도 가르나

    코로나19로 여름 휴식기 대신 일정 촘촘한 구간 대기6월 셋째 주말부터 일주일 전후 3경기 치르는 강행군7월에는 주중 FA컵 곁들여 지며 징검다리 박싱데이벌써 전국 곳곳에 폭염 특보가 내리지는 등 무더위가 성큼 찾아온 가운데 ‘박싱데이’가 올해 프로축구 K리그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통상 박싱데이는 경기일과 경기일 사이가 촘촘한 기간을 뜻한다. 예년 여름에는 한 달간 휴식기가 있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개막이 지연되며 휴식기 대신 징검다리 박싱데이가 대기 중이라 체력 안배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5라운드까지 약 1주일 간격으로 주말 경기를 치러온 K리그1 팀들은 6월 둘째 주말 6라운드부터 세째 주말 8라운드까지 3~5일 간격으로 3경기를 연달아 치른다. 무더위 강행군에 승점이 9점이나 걸려 있어 결과에 따라 순위표가 확연하게 정리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올시즌은 전체 일정이 27라운드로 축소되어 더욱 그렇다. 예를 들어 전북 현대(1위)는 이 기간 인천 유나이티드(12위)-포항 스틸러스(6위)-광주FC(10위)를, 울산 현대(2위)는 성남FC(4위)-강원FC(3위)-FC서울(7위)을 만난다. 순위로만 따져보면 전북이 다소 유리한 국면이다. 5라운드까지 첫승을 신고하지 못한 부산 아이파크(11위)와 인천은 각각 광주-대구FC(8위)-인천, 전북-광주-부산 순으로 대결한다. 맞대결 포함 하위권에서 2경기씩 치르기 때문에 두 팀으로서는 강등권 탈출을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하는 기간이다. 여기서 고난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K리그1 팀들은 7월에는 주중 열리는 FA컵을 소화해야 한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전북, 울산, 서울, 수원 삼성은 15일 16강전부터, 나머지 8개팀은 그보다 앞서 1일 32강전부터 합류한다. FA컵 8강전은 29일 열린다. 팀에 따라 박싱데이가 징검다리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기고] 위기의 소상공인, 우리 가족이다/유학수 글로벌사이버대 교수

    [기고] 위기의 소상공인, 우리 가족이다/유학수 글로벌사이버대 교수

    코로나19가 여름은 물론 가을, 겨울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우리 국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하게 실천해 확진자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이면에는 소비자와 만날 수 없고 꽁꽁 막힌 자금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이 있었다. 지난달 발표한 통계청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지출이 2003년 통계집계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수입이 감소한 국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맸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임과 행사를 미룬 것이 가장 큰 이유인 듯하다. 하지만 이 여파는 고스란히 소상공인들이 맞고 있다. 대면 판매가 대부분인 소상공인의 매출은 급감했고 골목상권은 활기를 잃었다. 가장 큰 고민은 매출은 줄었지만 인건비, 임대료 등 고정비용은 계속 나간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 지자체는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피해 구제를 위해 금융 및 융자 지원, 소비 촉진 방안 등 발 빠른 대책을 내놓았고 실제로 많은 자영업자가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이런 간접 지원에는 늘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법. 융자도 빚이라 선뜻 시도할 수 없는 취약한 자영업자가 바로 그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바로 직접 지원이라는 특단의 대책이자 정책의 대전환이다. 얼마 전 서울시가 코로나19로 생계절벽에 내몰린 자영업자를 위해 ‘자영업자 생존자금’을 지원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연소득 2억원 미만 자영업자에게 2개월간 월 70만원씩 140만원을 현금으로 지원하는 것인데, 당장 인건비, 임대료 등에 활용할 수 있어 생계절벽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최대한 관련 기관과 정보를 공유해 매출 감소 입증 없이 사업자등록증, 신분증 정도만 내면 된다는 것도 주목할 만했다. 많은 소상공인들이 하반기 시장경제는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이 사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소상공인의 72%는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폐업을 한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의 폐업이 될 것이다. 생계절벽에 내몰린 자영업자가 바로 내 가족이자 친구, 친지이기 때문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자 가족이라는 공동체 정신으로 이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하기를 바라 본다.
  • 박성현 스킨스게임 캐디 최민경 “10년 공이 무너지랴”

    박성현 스킨스게임 캐디 최민경 “10년 공이 무너지랴”

    “이제는 우승을 꿈꿀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지난 일요일 고진영(25)과의 이벤트 스킨스게임 당시 박성현의 백을 멨던 최민경(이상 27)이 나흘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첫 우승문을 거세게 노크했다.최민경은 28일 경기 이천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대회 E1 채리티오픈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5언더파 67타를 때려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전반홀 5번홀(파3)을 시작으로 9번홀(파4)까지 징검다리 버디를 잡아낸 뒤 후반 11번(파5)~12번홀(파4) 연속 버디로 타수를 더 줄였다. 2011년 KLPGA에 입회한 뒤 10년째 우승한 적이 없는 최민경은 기자회견을 위해 미디어센터에 들어선 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경기가 진행중이라 저를 인터뷰할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고 말을 꺼냈다. 10년 동안 특출한 성적이 없었던 탓에 아무도 관심깊게 쳐다보지 않았지만 사실 그는 나흘 전 TV 화면에 데뷔했다. 그는 지난 24일 고진영과의 스킨스게임에 나선 박성현의 캐디를 맡았다. 골프를 시작할 무렵인 10세때 서울시 대회에서 알게된 뒤 18년 동안 우정을 쌓아온 터라 기꺼이 백을 매준 것.최민경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플레이를 바로 옆에서 보면서 나와 다른 점을 느꼈다. 확실히 도움이 많이 됐다”면서 “치기 전에 확실히 결정을 하고 자신있게 샷을 하더라”고 당시를 기억했다. 최민경은 2011년 프로 무대에 발을 들였지만 2016년에야 정규리그를 밟았다. 그 전까지는 2부인 드림투어에서 5년간 눈물젖은 빵을 먹어야만 했다. 최민경은 “매번 한 끗 차이로 1부로 못 올라가더라. 주위에서 멘털이 부족하다고 했는데 5년째 지도를 받고 있는 김성윤 코치가 “너는 멘털보다는 실력이 부족하다”고 냉정히 말해준 뒤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흘 전 박성현의 캐디를 하면서 자신감이 더 강해졌다”면서 “성현이는 한번 결정을 내리면 망설임 없이 거침없이 치더라. 나도 그런 자신감 넘치는 스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목표를 묻는 질문에 “우승”이라고 똑부러지게 답한 최민경은 “전에는 컷을 통과해서 본선에 진출하는 걸 늘 목표로 삼았다. 그랬더니 그 정도에 맞춰서 치게 되는 것 같더라”면서 “이제는 우승을 매 대회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2018년 롯데칸타타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당시 조정민(26)과 공동 선두에 나섰지만 준우승에 그쳐야만 했던 최민경은 “당시엔 정민이에 정신력에서 밀렸지만 이제부터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포토] ‘아슬아슬’ 거리유지 징검다리 건너기

    [포토] ‘아슬아슬’ 거리유지 징검다리 건너기

    사람들이 25일(현지시간) 영국 볼튼 애비 근처의 와프 강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며, 국경일의 뜨거운 날씨를 즐기고 있다. AP 연합뉴스
  • 美, 해외유학생 학생비자로 취업 제한 검토

    美, 해외유학생 학생비자로 취업 제한 검토

    작년 22만여명 취직… 경제 역효과 우려미국이 코로나19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자국 대학생을 보호하려고 유학생의 취업을 제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외국 학생이 미 대학을 졸업한 후 학생비자 상태로 미 기업에서 1년간 취업할 수 있는 소위 ‘OPT’ 프로그램을 제한한다는 의미다. 과학·엔지니어 전공자의 경우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3년까지 취업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배경은 코로나19로 인한 실업률 증가세다. 지난달 미국 실업률은 14.7%로 3월(4.4%)과 비교해 급등했다. 특히 지난달 미국인 20~24세 실업률은 26%로, 전 연령대 실업률(15%)보다 월등히 높았다. OPT 제한은 코로나19를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롭게 추진하는 ‘이민 제한 조치 패키지’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의료 분야 졸업자 등을 예외로 프로그램을 1년 정도 중단하는 방안도 논의 내용 중에 포함돼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OPT는 전문직 단기취업(H1B) 비자로 가는 ‘징검다리’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OPT 프로그램으로 미 기업에 취업한 해외 유학생은 22만 3000여명이었다. 5년 전 10만 6000명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이런 조치가 미국의 경제 회복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구글·페이스북 등 300여개 기업, 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 고등교육 기관들은 지난 21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숙련 노동자의 접근을 단기간이라도 축소한다면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고 “상당한 경제적 불확실성”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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