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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소야대 정국] 3명 중 1명이 전과자 이용득 5건 가장 많아

    4·13 총선 당선자 3명 중 1명은 전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례대표를 포함한 300명의 평균 재산은 41억여원으로 집계됐다. ●전과자 더민주 50명·새누리 30명 15일 바른시민사회에 따르면 20대 총선 당선자 300명 가운데 30.7%(92명)가 총 141건의 전과 기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 위반이 33건, 국가보안법 위반이 21건으로 가장 많았고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20), 음주운전(20), 치상(13) 등이 뒤를 이었다. 정당별로는 새누리당이 122명 중 30명(24.6%), 더불어민주당이 123명 중 50명(40.7%), 국민의당이 38명 중 5명(13.2%), 정의당이 6명 중 3명(50.0%)으로 집계됐다. 새누리당은 122명 가운데 24.6%에 달하는 30명이 37건의 전과 기록을 갖고 있었다. 김무성(부산 중·영도) 의원은 알선수재, 김용태(서울 양천을) 의원은 음주운전, 이학재(인천 서갑) 의원은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위반 등을 했다. 더민주는 50명(40.7%)이 총 84건의 전과 기록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 국가보안법이나 집시법 위반이었다. 비례대표로 당선된 이용득 전 최고위원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도로교통법 위반 및 뇌물공여의사표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 등 5건으로 가장 많았다. 무소속은 11명 중 4명(36.4%)이 8건의 전과 기록을 갖고 있다. 통합진보당 출신인 무소속 윤종오(울산 북구) 당선자는 업무방해와 직권남용 등 2건, 무소속 김종훈(울산 동구) 당선자는 특수공무집행방해와 음주운전 등 3건의 전과를 보유했다. ●평균 재산 41억… 김병관 2637억 1위 한편 게임업체인 웹젠 이사회 의장인 더민주 김병관(경기 성남분당갑) 당선자가 2637억여원으로 가장 많은 재산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다. 안랩 창업자인 안철수(서울 노원병)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1629억여원, 새누리당 김세연(부산 금정·1551억여원)·박덕흠(충남 보은옥천영동괴산·550억여원) 의원이 뒤를 이었다. 박정어학원 설립자인 박정(경기 파주을) 더민주 당선자는 219억여원,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동생 성일종(충남 서산태안) 새누리당 당선자는 210억여원을 신고했다. 빚을 가진 당선자가 2명이나 됐다. 더민주 진선미(서울 강동갑) 의원은 14억여원, 새누리당 김한표(경남 거제) 의원은 3547만여원의 빚을 신고했다. 전체 평균 재산은 41억여원으로 집계됐지만, 500억원 이상 4인을 제외하면 20억여원으로 나타났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美 “韓국정교과서, 학술 자유에 우려 키워”

    미국 국무부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2015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독재 정권이 정치적 탄압을 계속하고 정치적 반대를 금지 또는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국가보안법 등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지난해 논란을 빚었던 국정교과서 문제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북한을 쿠바와 중국, 이란 등과 함께 독재 정권으로 지칭하면서 “북한은 김씨 일가가 60년 넘게 이끌고 있는 독재국가”라며 “주민들은 이런 정부를 바꿀 능력이 없으며 북한 당국은 언론과 집회, 결사, 종교, 이동, 노동의 자유를 부정하는 등 주민들의 삶을 다양한 측면에서 엄혹하게 통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2009년 버락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열악하다’를 시작으로 ‘개탄스럽다’ ‘암울하다’에 이어 지난해 ‘세계 최악’이라고 평가했으나 올해는 이례적으로 평가 자체를 내리지 않았다. 특히 “북한 당국은 생존 조건이 잔혹하고 수용자들에게 강제 노동을 시키며 살아 나올 것으로 기대할 수 없는 정치범 수용소를 운영하고 있다”며 정치범 이외에 일반 시민도 공개 처형을 당한 사실을 추가했다. 한국과 관련해 “주요한 인권 문제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국가보안법과 명예훼손법, 인터넷 접근 제한, 양심적 군 복무 거부자에 대한 처벌, 군대 내 괴롭힘과 (신병) 신고식 등”이라고 지적하면서 국정교과서 문제를 새로 거론했다. 국무부는 역사 교과서 문제에 대해 “중·고등학교가 역사 교과서를 채택할 권리를 끝내려는 정부의 계획은 한국의 학술 자유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열린세상] 지구의 날에 다시 환경을 생각한다/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열린세상] 지구의 날에 다시 환경을 생각한다/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봄은 봄인가 보다. 여기저기서 봄꽃 축제가 한창이다. 서울 여의도에선 벚꽃이, 강화도 고려산에선 진달래가 손짓한다. 굳이 이름난 곳이 아니어도 좋다. 동네 뒷산이나 도심 강변에만 가도, 심지어 아파트 단지 안에서도 봄꽃 향연을 즐길 수 있다. 길가나 산등성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노란 개나리꽃만으로도 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봄바람 쐬러 나가기에는 걱정이 앞선다. 미세먼지 때문이다. 지난 3월만 해도 서울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기록한 날이 7일이었다. 여기에다 ‘나쁨’에 가까운 날까지 합치면 한 달의 절반은 미세먼지의 공포에 마음을 졸여야 했던 셈이다. 일기예보에서 봄꽃 소식을 알리면서 ‘미세먼지 주의’가 꼬리말처럼 붙는 모습에 이제는 매우 익숙해졌다. 미세먼지가 무서운 것은 그 속에 포함된 중금속 등의 유해물질이 우리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발암물질 1군으로 분류했다. 지름이 10㎛보다 작은 미세먼지는 입과 코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 속으로 침투해 들어가 호흡기나 심혈관 질환을 일으킨다. 그래서 눈에 보이지도 않고 서서히 건강을 해치는 이 미세먼지를 침묵의 살인자로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세먼지의 30~50%는 중국에서 날아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절반이 넘는 나머지 미세먼지는 바로 국내에서 발생한다. 그중 수도권이나 도시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손꼽히는 것이 자동차, 특히 디젤엔진에서 나오는 배출가스다. 그동안 디젤엔진 배출가스는 규제 강화와 기술 개발에 힘입어 꾸준히 개선돼 온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가을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 사건으로 인해 친환경적이라 광고했던 소위 클린 디젤의 신화는 무참히 깨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사태에 따른 차량 리콜, 손해배상 소송, 벌금 등으로 폭스바겐이 져야 할 부담이 최대 약 5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폭스바겐의 연간 순익 125억 달러의 4배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다. 그러나 우리가 침묵의 살인자인 미세먼지 문제로 겪는 고통은 돈으로 환산하기조차 어렵다. 이번 폭스바겐 사태는 자동차 배출가스가 공기를 더럽히고 그 공기는 우리의 건강을 해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지난 3월 환경부는 미세먼지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친환경차를 늘리고 충전시설을 확대 보급하며, 자동차의 배출가스 인증제도는 내년 하반기부터 실제 도로주행 여건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선한다는 내용이다. 또 시내버스에 한정되던 천연가스 버스를 고속버스와 관광버스에도 보급할 계획이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이처럼 정부의 정책도 뒷받침돼야 하지만 국민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공공재인 환경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나부터 지켜 나가야 한다는 의식이 제고돼야만, 친환경 사회를 향한 진정한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첫걸음은 에너지를 아껴 쓰고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작은 실천부터다. 또 물건을 고를 때는 환경을 개선하고 자원을 절약한 환경마크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문구와 장난감, 책상, 침대, 세제, 에어컨 등 생활 속에서 접하는 다양한 제품에서 ‘진짜’ 친환경 제품을 찾을 수 있다. 일주일여 뒤인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1970년 미국에서 시작된 시민 환경운동이 모태가 된 국제적 기념일로, 지금은 전 세계 196개 나라가 참여하고 있다.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샌타바버라 해안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의 충격이 이어져 이듬해 4월 22일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를 중심으로 환경과 관련된 집회나 토론회가 열리면서 지구의 날이 시작됐다. 당시 미국 전역에서 2000만명 이상이 행사에 참가하며 자전거를 타거나 길가 쓰레기를 줍는 등 환경을 깨끗이 하기 위한 실천에 나섰다. 뉴욕 센트럴파크 집회에 참가했던 존 린제이 뉴욕시장은 환경오염에 대한 인식 변화를 촉구하고자 환경, 생태, 오염과 같은 말들 대신 “살기를 원하는가, 죽기를 원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약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지구의 날을 맞이하는 우리에게 이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 [오늘의 눈] 세월호 교육, ‘사실’과 ‘자율’이 기준 돼야/김기중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세월호 교육, ‘사실’과 ‘자율’이 기준 돼야/김기중 사회부 기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2년이 됐다. 설레는 마음으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등 304명이 희생됐다. 세월호의 상처가 여전한 상황에서 9명은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직접 제작한 ‘세월호 교과서’를 사용해 계기수업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불거진 논란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계기수업은 교육 과정에 나와 있지 않은 특정 주제를 가르치는 수업으로, 사회·정치적으로 중대한 의미가 있는 이슈나 사건이 있을 때 이를 계기로 해 실시한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131명의 초·중·고 교사는 지난 11일 성명을 통해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알리고 아이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세월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세월호 교과서를 활용한 계기수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교육부는 12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성명에 참여한 교사와 학교를 파악해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교사에 대한 징계도 언급했다. 전날 전국 시·도 부교육감을 불러 세월호 교과서 활용 금지와 엄정 대처를 강조한 데 이은 조치다. 교육부는 “전교조의 세월호 교과서는 정치적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부적절한 교재”라며 “이를 사용해 학생에게 계기교육을 실시할 경우 교육의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교육부가 세월호 교과서에 대해 문제 삼은 부분은 17곳이다.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만들어야 할 국회와 사건의 책임 당사자인 정부는 오히려 집요하게 방해하고 반대했다’는 내용, 박근혜 대통령을 마녀로 연상하도록 한 동화 등이다. 계기수업을 둘러싼 교육부와 전교조의 대립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7년 3월 전교조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계기수업을 예고해 정부와 마찰을 빚었다. 2008년 5월에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와 관련해 당시 교육과학기술부가 계기수업 자료를 배포하겠다고 하자 전교조가 반발했다. 이듬해 6월에는 6·15 남북 공동선언을 주제로 한 전교조의 계기수업 진행 방침에 보수단체가 반발하기도 했다. 이렇듯 교육부와 전교조의 갈등에는 항상 ‘이념’이 자리하고 있다. 어느 한쪽이 계기수업에서 이념을 관철하려 하고, 다른 쪽이 이를 핑계로 삼아 맹공격을 퍼붓는 식이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기준이 등장하고, 이를 발화점으로 양측의 갈등이 폭발한다. 예컨대 전교조는 교육부가 문제 삼은 17곳 중 4곳에 대해 스스로 수정을 했다. 달리 말해 그만큼 사전에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는 뜻이다. 물론 일부 표현을 근거로 계기수업 자체를 금지하겠다고 나선 교육부도 교사의 자율권 침해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가치판단이 성숙되지 않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정확한 사실만 거론하고 판단은 학생이 자율적으로 하도록 하는 게 맞다고 본다. 가슴 아픈 사고를 현 정권에 대한 흠집 내기에 활용하거나 반대로 몇 곳의 표현을 문제 삼아 교사의 자율성을 억누르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이념을 떠나 학생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와 전교조 모두 고민할 필요가 있다. gjkim@seoul.co.kr
  • [서울포토] ‘사법시험 존치하라’

    [서울포토] ‘사법시험 존치하라’

    11일 서울 여의도 더민주당사 앞에서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이 국회의 사법시험 존치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프랑스 200곳서 동시에 노동법 개정 반대 시위

    프랑스 200곳서 동시에 노동법 개정 반대 시위

    시민들 “사회당이 친기업적 행보” … 경찰, 시위대 최루탄·물대포 진압 프랑스 사회당 정부의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10%에 이르는 높은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노동시장을 유연화하겠다는 정부에 맞서 시민과 학생들이 드세게 반발하면서 9일(현지시간) 하루에만 전국에서 200건 넘는 집회가 열렸다고 AF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수만명에 이르는 시위대는 이날 파리와 낭트, 렌 등 주요 도시의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해고 요건 완화, 주 35시간 근무 탈피, 연장 근로수당 삭감 등 노동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행진을 벌였다. 시위가 격렬해지면서 일부 지역에선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경찰이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사용했고, 마스크를 쓴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해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법안을 둘러싼 논란은 한국과 무척 닮아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노동법 개정은 청년 세대를 위한 대안”이라고 강조했으나, 시민들은 중도 좌파인 사회당이 친기업적 행보를 걷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동시장 유연화가 노동환경을 악화시키고 기업에만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란 이유에서다. 노동부 장관의 이름을 따 ‘엘 코므리 법’으로 불리는 법안은 380만명에 달하는 실업자 양산의 원인을 경직된 노동시장 탓으로 돌리고 있다. 정부도 기업들이 해고가 어려운 정규직 고용을 꺼리면서 지난해 민간 부문의 신규 일자리 중 90%가 단기 계약직으로 채워졌다고 주장한다. 덕분에 해고를 위한 법적 절차는 간소화하면서 노동시간은 기존의 주당 35시간을 초과해 60시간까지 늘릴 수 있도록 했다. 찬반 논란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현지 경제학자들의 의견도 개정 찬성 쪽이 수적으로 좀 더 우세하다고 일간 르몽드는 전했다. 반면 토마 피케티 등 20여명의 파리경제대 교수들은 노동시장 경직은 정부의 재정지출 감소 탓이라며 개정 반대 성명을 냈다. 집권 사회당 내부에서도 분열이 일고 있다. 마르틴 오브리 릴 시장 등은 “자유방임의 친시장적 개혁은 사회계약을 배신하는 행위”라며 사회당의 모든 당직에서 사퇴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현대상선, 이달 안에 용선료 협상 끝낸다

     현대상선이 외국 선주와의 용선료(배 빌리는 비용) 협상을 이달 안에 끝낸다는 방침이다. 한 차례 부결된 사채권자 채무조정도 오는 6월 다시 추진한다.  현대상선은 7일 “현대증권 매각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용선료 협상과 비협약채권 채무조정에도 박차를 가해 7월부터는 경영 정상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벌크전용선 사업부, 부산신항만 지분, 현대증권 매각대금은 일부 채권자의 채무 상환이 아닌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용도로만 쓰일 것이란 점도 분명히 했다. 사채권자들의 원금 회수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이날 만기가 끝난 사채권자에게는 연체 이자를 지불한다.  현대상선은 용선료 인하 협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 뒤 사채권자와 채무조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차 사채권자 집회는 오는 6월 열린다. 대상자는 올해와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모든 공모사채(약 8000억원) 채권자다. 현대상선은 협상카드로 ‘출자전환’을 제시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맺은 자율협약은 선주 및 사채권자를 포함한 모든 비협약 채권자의 공평한 채무조정을 전제로 맺은 조건부 협약”이라면서 “모든 이해관계자의 공평한 손실 분담을 통한 채무조정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일제 강제노역 희생자 추모 ‘평화 디딤돌’

    일제 강제노역 희생자 추모 ‘평화 디딤돌’

    평화디딤돌 정병호(왼쪽 두 번째부터) 대표, 동아시아평화네트워크 도노히라 요시히코 대표, 독일 예술가 귄터 뎀니히가 6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225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에서 평화 디딤돌을 설치하고 있다. 평화 디딤돌은 일제강점기 강제 노동을 하다 숨진 조선인 희생자들의 이름을 새겨 그들을 추모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이날 설치된 동판 5개는 조각가 김운경·김서경씨 부부와 귄터 뎀니히가 제작했다. 연합뉴스
  • 해외여행 | 신들의 휴양지 안탈리아 Antalya

    해외여행 | 신들의 휴양지 안탈리아 Antalya

    TURKEY 신들의 휴양지 안탈리아 Antalya 창밖 바다 위로 노을이 번지기 시작했다. 공짜 미니바를 열고 고민한다. 인생은 초콜릿상자라 했지….그렇다면 난 ‘올 인클루시브All-inclucive’를 꺼내 먹겠다. 수천년 역사의 흔적이 가득한 고대 도시. 보드라운 지중해는 연 300일의 따뜻한 햇살을 선물했다. 긴 해안선을 따라 올 인클루시브 골프 리조트와 5성급 호텔들이 휴양객을 기다리고 있는 곳, 터키 남서부의 선택받은 휴양지 ‘안탈리아’다. ●Antalya 로마부터 오스만까지, 포용의 역사 모스크에서 예배시간을 알리는 아잔소리가 정적을 깬다. 바다가 보이는 카페엔 수천년 전과 다름없는 지중해의 따스한 바람과 고고한 햇살이 평화롭다. 지난해 G20 정상회담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은 안탈리아는 우리에게 익숙한 여행지는 아니다. 하지만 터키를 방문하는 외국관광객들이 이스탄불만큼 많이 찾는 유럽의 대표적인 휴양지이며, 명문 축구팀과 골프선수들이 겨울마다 즐겨 찾는 전지훈련지로도 유명하다. 따뜻한 지중해를 끌어안고, 뒤로는 눈 쌓인 토러스 산맥이 지키고 있는 천혜의 관광자원에, 최고급 호텔과 골프장이 계속 신축되는 모습은 마치 한국의 제주도를 보는 것 같다. 여기에 하나 더, 안탈리아엔 치열한 역사의 흔적이 있다. 이곳의 옛 이름 팜필리아Pamphylia는 BC 7세기 리디아부터 시작해 페르시아, 알렉산더, 프톨레마이오스와 셀레우코스를 거친 ‘여러 종족의 땅’이다. BC 159년 페르가몬 왕국의 아탈로스Attalos 2세가 세운 항구도시 ‘아탈로스의 도시’가 훗날 안탈리아로 불리게 된다. 그 후에도 로마와 오스만제국을 거치는 굴곡진 역사의 흐름을 거쳤다. 구 시가지에서는 지금도 다양한 문화유적과 건축양식을 만나 볼 수 있다. 안탈리아 시내관광은 ‘성벽의 안쪽’을 뜻하는 칼레이치Kaleici에서 시작된다. 4.5km의 성벽은 걸어서 돌아볼 수 있다. AD 132년 로마 황제의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시민들이 대리석으로 화려하게 만든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문은 구시가지 관광이 시작되는 관문과도 같다. 세월의 흔적이 반짝이는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아기자기한 선물가게와 멋스런 레스토랑을 지나 100년은 족히 넘은 고택도 만날 수 있다. 길가엔 선명한 오렌지 나무가 바람에 흔들거린다. 안탈리아 국제영화제의 심벌도 골든 오렌지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골목을 나와 항구에 다다르면 지중해 바다를 향해 항해를 준비하는 멋진 범선과 요트들의 깃발이 바람에 나부낀다. 성벽 밑 해변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피서객, 빵을 잔뜩 쌓은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뽐내는 남자, 터키 전통 아이스크림을 만들며 요란하게 호객을 하는 장사꾼을 뒤로하고 터키식 생선구이를 곁들인 푸짐한 점심을 먹다 보면 안탈리아의 일상에 흠뻑 빠지게 된다. 저녁엔 석양을 바라보며 로맨틱한 디너를 만끽할 수도 있다. 로마시대를 제대로 복원한 항구는 1984년에 세계여행기자 및 작가협회가 선정하는 황금사자상을 받기도 했다. 항구에서 흥정을 잘하면 폼 나는 요트를 타고서 지중해 뱃놀이를 즐길 수도 있다. 토러스 산맥 위 눈 녹은 물이 지하수로 내려와 절벽을 타고 40m 아래 바다로 떨어지는 듀덴Duden 폭포의 장관은 배를 타고 바다에서 보아야 제맛이다. 광장 남쪽에 약 40m의 높이로 우뚝 솟아 있는 나선형 첨탑 이블리 미나레Yivli Minare는 안탈리아의 상징이다. 오스만 투르크는 술탄의 막강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다문화, 다민족, 다종교를 인정하는 포용력을 보여 줬다. 덕분에 안탈리아에는 기독교 교회와 이슬람 사원이 공존하는 독특한 건축양식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바닷가엔 모래가 예쁜 라라Lara 비치도 있고, 조약돌 해변이 2km에 달하는 콘야알트Konyaaltı 비치도 색다른 물빛으로 유명하다. 안탈리아는 환경교육재단이 선정하는 블루 플래그Blue Flag 최다인증 지역이다. 청정수질과 청결 그리고 자발적인 환경교육으로 지금까지 총 197개의 해변과 6개의 선착장이 인증을 받았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안탈리아 고고학 박물관에 가볼 만하다. 터키 최고의 박물관으로 1988년 유럽 내 올해의 박물관으로 뽑힌 곳이다. 선사시대부터 로마, 셀주크, 오스만 시대의 유물까지 만나 볼 수 있다. 아스펜도스, 시데 등 주변 관광지도 많아 사방이 다 유적지다. 안탈리아 시내를 벗어나도 40분 거리에 10여 개의 문화유적을 만나 볼 수 있다. 바울이 첫 번째 전도여행을 떠났던 페르게Perge, 이제는 동네 아이들이 뛰어노는 해발 210m 언덕 위 고대 아크로폴리스의 쓸쓸한 잔해 실리온Sillyon, 아름다운 항구도시 시데Side, 그리고 좀 멀지만 산타클로스의 원조 ‘성 니콜라스 대주교(산타의 고향은 핀란드가 아니다)’의 자취가 남아 있는 미라Myra도 인접해 있다. 아스펜도스Aspendos는 로마시대의 유적이 잘 보존되어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곳으로 가는 길에, AD 2세기경 로마시대에 지어져 수차례 재건축된 아스펜도스 다리를 지나게 된다. 산 위의 눈은 녹아 강물이 되고 땅은 비옥해서 수확물도 넉넉했다. 다리 밑으로는 대나무로 만든 수백 개의 가게가 제법 활기 넘치던 그랜드 바자르Grand Bazaar였다. 지금은 그림 같은 강물만이 조용히 흐를 뿐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비슷한 시기에 세워진 아스펜도스 원형극장은 아크로폴리스 시대에 공연, 집회, 선거 등을 하던 곳으로 지금도 보존상태가 훌륭하다. 약 1만5,000명(고대인들의 체형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 지금은 그보다 수용인원이 적을 수 있다)이 앉을 수 있는 극장 무대에 동전 하나를 떨어트리면 맨 뒷자리까지 소리가 울린다. 훌륭한 고대의 자연음향효과는 지금도 손색이 없어서 오페라 등 각종 공연이 열리고 있다. 극장 옆 언덕길로 올라가면 아크로폴리스도 가볼 수 있다. 터키엔 즉석에서 힘껏 짜서 파는 석류주스가 인기인데, 원형극장 입구에도 한 곳이 있다. 새빨간 석류 주스는 메마른 유적지와 잘 어울린다. AIRLINE터키항공TK은 유럽 전 지역으로 다양한 노선을 운항한다. 안탈리아 직항은 없지만 이스탄불을 경유해 갈 수 있다. 인천-이스탄불 항공편은 매일 운항한다. 밤 12시20분 인천 출발, 오전 5시 이스탄불 도착 후 오전 6시40분 출발하는 국내선으로 1시간 15분 거리의 안탈리아에 갈 수 있다. 목·금·토·일요일엔 낮에 출발하는 추가운항편도 있다. 낮 12시50분에 인천을 출발해서 이스탄불 경유, 안탈리아에 밤 10시50분에 도착한다. 비즈니스항공권을 구입하면 안탈리아행 국내선은 거의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세계 최대 규모의 터키항공 CIP라운지에서 무료 와이파이, 식사, 영화, 샤워의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인천-이스탄불 일반석을 구입해도 추가되는 안탈리아 국내선 가격은 한국의 국내선과 비슷한 수준이다. www.turkishairlines.com CLIMATE터키는 한반도의 3.5배 크기로 지역에 따라 기후가 크게 다르다. 대체적으로 사계절이 뚜렷하며 봄, 가을이 짧고 여름은 고온 건조, 겨울은 우기로 비가 많이 내린다. 안탈리아 지방은 지중해를 끼고 있어서 연간 300일 이상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며 연평균 기온 21.5도로 최적의 날씨 조건을 자랑한다. 글·사진 한정훈 기자 취재협조 터키문화관광부 한국홍보사무소 www.naspr.com, 터키항공 www.turkishairlines.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글로벌 인사이트] 비밀계좌 열렸다… 부패 정권 시한폭탄 터졌다

    [글로벌 인사이트] 비밀계좌 열렸다… 부패 정권 시한폭탄 터졌다

    #1. 지난해 12월 스페인 정국은 격랑에 휩싸였다. 집권 국민당이 총선에서 과반에 훨씬 못 미치는 123석에 그치면서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정권이 붕괴 직전에 내몰렸다. 2013년 불거진 비자금 은닉 사건이 단초를 제공했다. 라호이 총리의 ‘금고지기’로 불린 루이스 바르세나스 재무장관이 비밀계좌에 수천만 유로의 통치 자금을 숨겼던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자금의 일부가 불법적으로 사용된 정황까지 포착되면서 스페인은 지금까지 총리 선출과 연정 구성이 미뤄지는 등 여진을 겪고 있다. #2. 2013년 4월 급작스럽게 사임한 프랑스 예산 담당 장관인 제롬 카위자크 사건은 지금도 두고두고 회자된다. 그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지원 아래 탈세와의 전쟁을 주도했다. 하지만 스스로 비밀계좌에 자금을 숨겨 둔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순간에 몰락했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바로 스위스 은행의 ‘비밀계좌’다. 독재자의 검은돈이나 피 묻은 돈조차 아무렇지 않게 숨겨 주던 스위스의 은행들은 정치인이나 부호들의 재산 은닉처로 철통같은 보안을 자랑했다. 암호화된 계좌정보를 통해 철저하게 익명성이 보장된 덕분이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검은돈의 종착점이란 오명을 듣던 스위스는 2018년부터 전 세계 97개국과 금융정보를 주고받는다. 이에 앞서 각국 정부와 일부 계좌의 정보를 교환하는 등 비밀주의 자체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이 같은 금융정보 공개는 검은돈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부패 권력의 파산을 예고하는 시한폭탄이다. 이미 몇몇 나라에선 부패한 권력이나 정권의 붕괴를 재촉하는 대형 스캔들이 거의 동시에 터졌다. 브라질의 대통령 탄핵 시위, 말레이시아의 총리 퇴진 집회, 국제축구연맹(FIFA)의 대대적 지도부 물갈이의 배경이다. 이 사건들의 이면에 숨겨진 동인(動因) 역시 스위스 비밀계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잇따른 부패 스캔들로 정권이나 권력을 휘청거리게 만든 ‘숨겨진 힘’이 스위스 은행들의 비밀주의 포기라고 지적했다. 은행의 신용으로 포장됐던 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고 있다며 어디까지 열릴지에 관심이 몰린다고 FT는 전했다. 이는 비밀계좌 신화의 종언이라 할 수 있다. 스위스 정부와 은행들이 사상 최대의 검은돈 거래를 낱낱이 까발리면서 가장 궁지에 몰린 곳은 브라질 정부다. 국영 석유업체이자 브라질 최대 기업인 페트로브라스와 관련된 부패 스캔들은 당초 수면 아래로 묻힐 것으로 여겨졌다. 일부 기업인과 정치인을 구속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지만 스위스 비밀계좌에 은닉했던 불법 자금의 실체가 확인되면서 사건의 큰 줄기가 뿌리째 드러났다. ●판도라의 상자는 어디까지 열릴 것인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지난 대선 선거총책을 맡았던 주앙 산타나는 불법 자금 관리 혐의로 검찰에 긴급체포됐다. 장관들이 잇따라 사직하고, 관련자 수십명이 구속됐다. 칼날은 다시 호세프 대통령과 그를 후계자로 지명했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 이들이 소속된 집권 노동자당(PT)으로 향했다. 뉴욕타임스는 “호세프는 재선 후 중도 퇴진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미 정계 전반이 요동치고 있다. 하원의장인 에두아르두 쿠냐 역시 스위스 비밀계좌에 페트로브라스와 연계된 자금을 숨겨 둔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법처리 위기에 몰려 있다. 지난해 3월 의회 조사에선 이 비밀계좌의 존재를 부인했으나 스위스 은행 당국이 그와 그의 아내, 딸 명의의 계좌가 존재한다며 일가족의 금융자산을 동결하자 궁지에 몰렸다. 브라질 연방검찰도 쿠냐가 500만 달러(약 57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았다며 비리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후폭풍은 쿠냐가 몸담은 브라질 최대 정당인 민주운동당(PMDB)까지 번졌다. 쿠냐는 책임 회피를 위해 호세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으나 최근 자신과 이 정당 수장인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까지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먹구름이 가시지 않고 있다. PMDB는 최근 PT와 연정을 끝내면서 차기 정부 출범 채비를 갖춘 상태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도 부패 스캔들로 같은 처지에 몰렸다. 폭풍의 진앙은 말레이시아개발유한공사(1MDB)다. 6억 8100만 달러(약 7800억원) 상당의 비자금이 1MDB로부터 나집 총리의 스위스 비밀계좌로 흘러들어간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나집 총리는 이를 부인해 왔으나 지난 1월 스위스 당국이 1MBD와 나집 총리의 관계 일부를 흘리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스위스 검찰은 아예 1MDB가 운용하는 펀드에서 40억 달러(약 4조 6000억원)의 유용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말레이시아 정국은 소용돌이치고 있다. 검찰이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의 선물이라며 사건을 종결했지만 오히려 대대적인 퇴진 시위로 확산됐다. 절친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까지 나집 총리에게 고개를 돌리면서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FIFA가 사상 처음으로 조직적 부패를 인정한 것도 스위스 비밀계좌가 탄로 났기 때문이다. 스위스 검찰의 비밀계좌 조사로 2018년 러시아, 2022년 카타르월드컵 주최지 선정 과정에서 주요 집행부가 뇌물을 받았다는 구체적 혐의가 밝혀졌다. 스위스 취리히에 본부를 둔 FIFA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관련된 뇌물 수수도 인정했다. 더러운 권력으로 지탄받던 FIFA가 월드컵 개최와 관련된 뇌물 수수를 인정하고 자체 개혁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위스 비밀계좌는 왜 빗장이 풀렸나 스위스 은행들의 비밀계좌 정보는 어떻게 빗장이 풀리게 된 것일까. FT는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직격탄이 됐다고 해석했다. 각국이 세수 확보를 위해 은행의 돈세탁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선 덕분이다. 그간 돈세탁에 공조해 왔던 다국적 금융회사들에는 거액의 벌금이 부과됐다. 조세 회피처 역할을 했던 금융회사들도 더이상 버틸 수 없었다. 금융위기가 도래하면서 정부의 도움 없이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어 미국의 주도 아래 국가 간 범죄 혐의가 있는 금융계좌 정보를 맞교환하는 다자간 협상이 궤도에 올랐다. 스위스 정부도 미국 검찰이 요구하는 정보 제공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0여개의 스위스 금융업체가 미 법무부와 작성한 합의서를 분석한 결과 은행뿐 아니라 자산관리사, 투자사, 보험사 등에 약 1만개 이상의 미국인 비밀계좌가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이곳의 비자금 규모만 100억 달러(약 11조 5000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2009년 미국 정부가 미국인의 돈세탁에 협조했다며 스위스 대표 은행인 UBS에 8억 달러(약 9200억원)가까운 벌금을 부과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이어 네덜란드 등 유럽연합(EU) 국가들이 UBS와 크레디트스위스 등 스위스 은행들에 압박을 가하면서 스위스 비밀계좌의 관행도 순식간에 허물어졌다. 스위스 정부도 비밀계좌를 보호해 주던 연방법 규정을 삭제하면서 법적 보호망을 거둬 버렸다. 각국 정부가 자국민의 계좌와 관련된 정보를 요청하는 협정을 요구하자 비밀계좌 준수 규정을 없앤 것이다. 스위스의 태도 변화 배경에는 달라진 위상이 자리한다. 그동안 작지만 탄탄한 경제와 높은 안정성을 자랑해 왔으나 국가 이미지에 ‘검은돈의 은닉처’라는 이미지가 덧칠되는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WSJ는 설명했다. 나아가 스위스 중앙은행이 최저환율제를 포기하면서 환율이 요동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에 빠진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비즈 in 비즈] 현대상선 채권단의 미묘한 기싸움

    [비즈 in 비즈] 현대상선 채권단의 미묘한 기싸움

    “채권 만기 연장을 하면 이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 거죠.”(현대상선 사채권자 대표) “우리도 같은 채권자 아닙니까. 상황을 지켜보는 중입니다.”(산업은행 담당자) “그럼 현대증권 매각대금은 어떻게 사용되는 거죠.”(사채권자 대표) “그건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산은 담당자) 지난달 28일 현대상선 사채권자 대표 자격으로 농협·신협 직원 4명이 산은을 처음 방문했습니다. 오는 7일 1200억원 규모의 채권 만기가 돌아오는데도 현대상선과 채권단 측이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자 답답한 마음에 산은을 찾은 것입니다. 하지만 산은은 사채권자를 설득하기는커녕 원론적인 답변만 늘어놓았다고 합니다. 농협·신협은 4월 만기 채권의 70% 이상을 들고 있는 채권자입니다. 산은이 지난달 29일 현대상선 조건부 자율협약을 의결하면서 조건 중 하나로 사채권자 채무 조정을 내세웠는데, 제 발로 찾아온 이들을 설득하지 않았다는 게 참 아이러니합니다. 막판에 가서는 사채권자들도 동의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산은은 2013년 ㈜STX의 사채권자 집회에서 반대표를 던졌던 농협·신협이 결국 ‘백기’를 들었던 기억을 떠올리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산은은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에 기대를 거는 눈치입니다. 연간 2조원대 용선료를 20~30%라도 낮추면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는 건데요. 협상 시한을 못박아 놓고 용선료 협상에 임하게 하는 것부터 ‘무리수’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채권단이 법정관리(청산) 가능성을 내비치며 ‘벼랑 끝 전술’을 쓰면 선주들이 용선료를 낮춰 줄까요. 선주들은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채권단이 자율협약 조건으로 용선료 인하를 내걸었듯이 선주들도 용선료 인하분을 나중에 갚도록 하거나 향후 용선을 늘리는 식으로 ‘조건’을 달고 있다고 합니다. 당장 용선료 인하 성과를 얻기 위해 선주들과 계약 변경을 했다가 ‘독소 조항’ 때문에 나중에 부메랑이 돼 돌아오면 채권단이 책임질 수 있을까요. 어설픈 ‘압박’ 전략보다 진정성 있는 설득 작업이 필요한 때입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주목받는 일반고] 서울 경기여고

    [주목받는 일반고] 서울 경기여고

    1908년 4월 순종의 명에 따라 우리나라 최초의 관립 여성교육기관인 한성고등여학교에서 출발한 경기여고는 누적 졸업생이 4만 300여명에 이르는 전통 있는 학교다. 탤런트 김혜자씨를 비롯해 이경숙 전 숙명여대 총장,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김영란 전 대법관 등이 이곳 출신이다. 1988년 서울 중구 정동에서 ‘강남의 노른자’로 불리는 개포동으로 이전하면서 대학 진학률도 향상됐다. 하지만 외국어고와 같은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 열풍이 거세지면서 경기여고 역시 어려움을 겪었다. 개교 100년을 앞둔 2007년에는 서울대 수시전형에서 합격자가 1명도 안 나오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최근 대학들이 수시전형 비중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경기여고는 대학입시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 543명의 졸업생과 재수생 중 수시에서 193명, 정시에서 265명이 합격했다. 서울대의 경우 수시 11명 등 모두 16명이 합격했다. 또 고려대 26명, 연세대 22명, 이화여대 47명이 입학했다. 미국 윌리엄스대와 일본 와세다대, 게이오대, 메이지대 등 해외 대학 입학도 8명이었다. 외고나 자사고가 아닌 일반고에서 이 정도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 수시전형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둔 데 대해 이옥란 교장은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인성교육을 꼽았다. 이 교장은 4일 “아무리 공부 잘하는 학생이라도 인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차세대 리더가 될 수 없다”며 “우리만의 독특한 인성교육이 대학에서도 인정받아 수시전형에서 유리한 요소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여고는 1학년에 입학하면 모든 학생이 가정시간에 한 반씩 돌아가며 다도와 예절을 배우고 마지막에는 교사에게 절을 하는 ‘속수례’(束修禮)를 반드시 거치도록 하고 있다. 속수례는 원래 조선시대 왕세자가 성균관 대성전을 찾아 공자와 맹자에게 술잔을 올린 뒤 명륜당 대문에서 스승에게 가르침을 청하는 예식으로, 낮은 몸가짐과 겸손한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런 의식을 통해 학생들이 공동체 의식을 기르고 이를 바탕으로 여성리더로서의 성품을 길러 나간다는 것이다. 홍경민 교감은 “학생회를 중심으로 연말에 동네 어르신을 상대로 봉사활동을 하는데 형식적인 봉사가 아닌 진심 어린 모습으로 임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3학년 학생회장 손현지 양도 “봉사활동 중에 우연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게 돼 수요집회에도 참석한 적이 있다”며 “학교에서 학생 자치활동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해줘서 이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대학 입학과도 연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여고에서도 다른 학교와 마찬가지로 동아리 활동과 소논문 쓰기 등을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어 2학년 학생이 1학년 학생 영어를 가르치는 또래영어교사 프로그램인 ‘더 패스’(The PASS)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이는 영어 과목 부진 학생을 영어 교과 우수 학생이 가르치는 것으로 주로 장래희망이 교사로 사범대 진학을 노리는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의대와 간호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을 위해 이화여대 목동병원과 손잡고 진로체험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한 번에 10명씩 50명 안팎의 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4차례 토요일에 수술실을 견학하고 병원에서 심폐소생술 전문과정 시뮬레이션을 살펴본다. 의대나 간호대 진학을 원하는 학생이 자신의 능력이나 흥미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 때문인지 경기여고는 2014년 주요 대학 의예과에 21명을 진학시켰다. 방과후 수업의 질적 향상과 함께 제2외국어의 선택폭을 넓힌 것도 수시 합격생이 늘어난 요인으로 학교는 보고 있다. 3학년 진학담당 조내희 교사는 “학원가가 번성한 이곳에서 경기여고는 강남에서 가장 많은 방과후 교실을 운영하고 있을 것”이라며 “성과가 좋다 보니 재작년의 경우 100% 가까운 학생이 참여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수준 높은 방과후 교실을 통해 교사가 학생과 가까이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학생을 소개하는 자기소개서에서 강점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스페인어와 프랑스어 원어민 교사가 있을 정도로 제2외국어 선택폭도 넓은 편”이라면서 “토요일마다 대학전공과 연관된 진로탐색 프로그램을 하기에 학생들이 5~6월만 돼도 자기 전공에 확신을 갖게 돼 입시에서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여고는 2008년부터 ‘비전 2020’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개교 100주년을 맞아 ‘인류의 행복한 삶을 위해 헌신하는 글로벌 인재 양성’을 내걸고 만들었다. 이를 통해 사이버 상담을 확대하고 국내 및 해외 대학의 입시자료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한국의 차세대 리더십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1296억 들여 새로 단장한 포항공항, ‘유령공항’ 우려

    1296억 들여 새로 단장한 포항공항, ‘유령공항’ 우려

    KTX 개통으로 가격 경쟁력 떨어져…아시아나·대한항공 재취항 확답 안해 경북의 현안인 포항공항과 예천공항 재개항에 빨간 불이 켜졌다. 포항공항은 대형 항공사들이 채산성이 낮다는 이유로 재취항을 기피해 개점휴업 상태이고 경북도청이 이전한 신도시에 있는 예천공항은 항공사들의 재취항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판단됐다. 해군 공항인 포항공항은 지난달 25일까지 1년 9개월간에 걸친 공사를 끝냈다. 활주로 총연장 2133m 가운데 900m를 4m가량 높인 뒤 전체를 다시 포장하고 안전운항 계기시설 등을 새로 설치했다. 총 1296억원을 들였다. 포스코 신제강공장 건설로 항공기 이착륙 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었다. 2014년 7월부터 활주로 확·포장 공사를 위해 21개월간 공항이 임시 폐쇄된 이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종 장비와 100여명의 인력을 다른 공항으로 이전했다. 두 항공사는 그동안 포항~김포 간, 포항~제주 간 노선을 주 62편 운항했다. 연도별 이용 승객은 2012년 26만 2198명, 2013년 23만 9516명이다. 일일 평균 687명이 찾은 셈이다. 같은 기간 화물운송량은 2012년 886t, 2013년 909t 등이었다. 하지만 포항공항은 공사 완료 이후 취항하려는 항공사가 나타나지 않아 재개장을 못 하고 있다. 벌써 공항이 공회전을 거듭해 막대한 예산 낭비라는 지적과 함께 유령공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공사 완료 후 바로 재취항하기로 약속했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뒤늦게 입장을 바꿨다. 지난해 4월 서울~포항 간 KTX가 정식 개통하면서 항공 여객이 줄어들었고 KTX와 비교해 가격경쟁력도 떨어져 항공 수요 확보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를 대며 재취항을 기피하고 있다. 비행기를 띄울수록 적자폭만 커진다고 볼멘소리도 쏟아낸다. 두 항공사가 재취항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지난 2월 중순까지 국토교통부에 운행 계획을 제출했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두 대형 항공사가 포항노선 재취항을 두고 머뭇거리자 일부 저비용 항공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포항시는 “대형 항공사 재취항이 먼저”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저비용 항공사가 취항하면 대형 항공사 재취항은 사실상 물 건너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포항공항 재개장에 비상이 걸렸다. 포항시와 시의회, 지역 경제단체 등은 긴급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강덕 시장은 같은 달 말 항공사들을 방문해 수요가 충분한데도 국민의 항공교통 이용 권리를 외면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며 재취항 약속을 지켜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시는 포항지역 경제계 등과 ‘포항공항 민항기 재취항 촉구’ 대책회의를 여는 등 노력을 이어 가고 있다. 특히 시는 경북도와 함께 항공사 적자 분을 메워 주기 위한 10억원(도비 3억원, 시비 7억원)의 지원금도 마련했다. 시의회는 포항공항에 민항기 재취항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냈다. 시의회는 결의문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포항시민의 항공교통 이용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재취항 약속을 이행하고 정부와 포항시도 재취항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포항상공회의소도 포항지역발전협의회 등 지역 사회단체와 함께 포항공항 민항기 재취항을 위한 경북 동해안 5개 시·군(포항·경주시, 영덕·울진·울릉군) 서명운동을 펼쳤다. 지난달 30일엔 이 시장과 윤광수 포항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국토교통부와 아시아나항공을 잇따라 방문해 포항공항 민항기 재취항을 촉구하는 경북 동남권 5개 시·군 주민들의 염원이 담긴 35만여명이 서명한 서명부를 전달했다. 이 시장은 또 “세계적인 철강산업, 역사, 문화, 에너지 클러스터 및 천혜의 관광지인 경북 동해안 지역이 포항공항을 통해 다시 비상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하지만 두 항공사는 지금까지 재취항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항공사들은 지난 2월부터 계속 검토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조만간 취항 결정을 하지 않으면 특별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반발했다. 포항지역 사회단체 등은 오는 13일 국회의원 선거일까지 항공사들의 포항공항 재취항 결정이 없을 경우 이후 항의 집회 개최와 함께 불매운동 전개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항공사의 재취항 결정이 이뤄지더라도 실제 취항까지는 최소 1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의 운항재개 승인과 공항 발권시스템 가동 점검 등 제반 준비 절차에 상당한 기일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경북도가 안동·예천 신도청 시대를 맞아 본격 추진하려던 예천공항 재개항도 어려워졌다. 도가 대구경북연구원에 ‘예천공항 민항기 재취항 가능성 연구’를 의뢰하자 최근 ‘수요 부족으로 일반 항공사 취항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결과를 내놨기 때문이다. 이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 노선 폐지 당시 탑승률이 20∼30%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현재도 적자 노선이 확실시되며 결국 항공사들의 신규 취항이 어렵다. 북부권의 인구 감소와 육로 교통망 확충이 수요 부족의 요인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예천공항 이용권(주변 50㎞, 6개 시·군) 인구가 2003년 62만명에서 2014년 56만명으로 10% 줄었다는 것. 또 고속도로(중앙·중부내륙), 철도(중앙선·중부내륙복선) 등 육로 교통망 확충에 따라 장래 항공 수요가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대구공항, 청주공항이 가까워 예천공항 수요를 잠식,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도는 지난해부터 민선 6기 도지사 핵심 공약인 예천공항 재개항을 위해 관련 용역을 의뢰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예천공항은 1989년 11월 개항해 아시아나항공의 예천~서울 노선 취항을 시작으로 예천~제주 노선 운항 등 한때 연 40여만명이 이용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으나 민간 항공사의 적자 누적으로 2003년 11월 잠정 폐쇄됐다. 이어 2004년 5월 건설교통부가 공항 폐쇄를 최종 결정했으며 2006년 1월 소유권과 공항관리권이 모두 국방부로 이관됐다. 도 관계자는 “세계적인 기업과 대학이 있는 포항공항의 경우 재정 지원 문제가 있더라도 조속히 대형 항공사를 우선적으로 재취항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 중에 있고 예천공항은 저비용 항공사를 취항시켜 활성화를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정기적으로는 이들 공항과 2020년 완공 예정인 울릉공항을 연계해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항·예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생각나눔] 성소수자 ‘퀴어 축제’ 올해도 서울광장서… 갈등 고조

    [생각나눔] 성소수자 ‘퀴어 축제’ 올해도 서울광장서… 갈등 고조

    시 “차별 안 돼… 막을 근거 없다” ‘서울광장’이 또 한번 들끓고 있다. 올 6월 서울광장에서의 ‘퀴어문화축제’ 개최를 두고 찬반 입장이 팽팽히 맞선 탓이다. 서울시는 “퀴어축제를 막을 근거가 없다”고 밝혀 논란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올해도 퀴어축제 신고를 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광장에 접수된 축제 신고를 불허할 권리가 서울시에 없다”면서 “헌법 제21조의 표현의 자유와 헌법 제10조의 인격권 등에 비춰 집회·축제의 자유가 퀴어축제에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시가 동성애를 ‘지지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올 6월 8~12일과 같은 달 26일 퀴어축제를 위한 서울광장 사용 신청을 냈다. 서울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는 지난달 위원 9명 중 6명이 참석한 가운데 과반수(4명)가 ‘조례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서울시 총무과 관계자는 “축제를 반대하는 입장도 전달했지만 위원들이 신청을 수용한 만큼 그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선정성 등의 논란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축제에서 처벌받은 사람도 없었고, 혹시 올해 문제가 있을지 모른다고 예단해 막을 수는 없다”고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반대 여론 탓에 조심스러운 태도로 “절차와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앞서 시에서 지난달 25일과 지난 1일 두 차례에 걸쳐 축제 날짜에 대한 조정회의가 열렸다. 퀴어축제 측이 다른 단체들보다 먼저 신청서를 접수해 별다른 변수가 없으면 개최될 전망이다. 거리 퍼레이드도 진행된다. 지난해에는 남대문경찰서에서 금지 통고를 했었지만 서울행정법원의 합법 판단으로 올해는 막을 근거가 없어졌다. 퀴어축제는 2000년부터 열려 올해로 17년째다. 지난해부터 이 축제가 유독 논란이 된 이유는 서울광장의 상징성 때문이다. 반대 단체에선 “왜 시민들의 휴식 공간인 서울광장에서 동성애자들의 축제를 봐야 하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조직위 측은 “한국에 성 소수자들이 있음을 알리고, 편견과 배제의 시선을 바꿔 나가려는 것뿐”이라며 서울광장 사용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헌법학자인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여의도나 광화문 등에도 광장이 있지만 서울광장만큼은 모든 시민에게 ‘열린 광장’이고 그것이 서울광장의 상징성”이라면서 “성 소수자도 우리 사회의 구성원인 만큼 ‘열린 광장’인 서울광장에서 차별 없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17년된 ‘퀴어 축제’ 논란 재점화? “동성애자 축제는 안돼” VS “성 소수자도 표현의 자유 누려야”

    17년된 ‘퀴어 축제’ 논란 재점화? “동성애자 축제는 안돼” VS “성 소수자도 표현의 자유 누려야”

     ‘서울광장’이 또 한번 들끓고 있다. 올 6월 서울광장에서의 ‘퀴어문화축제’ 개최를 두고 찬반 입장이 팽팽히 맞선 탓이다. 서울시는 “퀴어축제를 막을 근거가 없다”고 밝혀 논란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올해도 퀴어축제 신고를 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광장에 접수된 축제 신고를 불허할 권리가 서울시에 없다”면서 “헌법 제21조의 표현의 자유와 헌법 제10조의 인격권 등에 비춰 집회·축제의 자유가 퀴어축제에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시가 동성애를 ‘지지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올 6월 8~12일과 같은 달 26일 퀴어축제를 위한 서울광장 사용 신청을 냈다. 서울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는 지난달 위원 9명 중 6명이 참석한 가운데 과반수(4명)가 ‘조례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서울시 총무과 관계자는 “축제를 반대하는 입장도 전달했지만 위원들이 신청을 수용한 만큼 그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선정성 등의 논란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축제에서 처벌받은 사람도 없었고, 혹시 올해 문제가 있을지 모른다고 예단해 막을 수는 없다”고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반대 여론 탓에 조심스러운 태도로 “절차와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앞서 시에서 지난달 25일과 지난 1일 두 차례에 걸쳐 축제 날짜에 대한 조정회의가 열렸다. 퀴어축제 측이 다른 단체들보다 먼저 신청서를 접수해 별다른 변수가 없으면 개최될 전망이다. 거리 퍼레이드도 진행된다. 지난해에는 남대문경찰서에서 금지 통고를 했었지만 서울행정법원의 합법 판단으로 올해는 막을 근거가 없어졌다.  퀴어축제는 2000년부터 열려 올해로 17년째다. 지난해부터 이 축제가 유독 논란이 된 이유는 서울광장의 상징성 때문이다. 반대 단체에선 “왜 시민들의 휴식 공간인 서울광장에서 동성애자들의 축제를 봐야 하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조직위 측은 “한국에 성 소수자들이 있음을 알리고, 편견과 배제의 시선을 바꿔 나가려는 것뿐”이라며 서울광장 사용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헌법학자인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여의도나 광화문 등에도 광장이 있지만 서울광장만큼은 모든 시민에게 ‘열린 광장’이고 그것이 서울광장의 상징성”이라면서 “성 소수자도 우리 사회의 구성원인 만큼 ‘열린 광장’인 서울광장에서 차별 없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서울 최악 교통 혼잡 도로는 남대문·나루터路

    서울 최악 교통 혼잡 도로는 남대문·나루터路

    집회·행진 잦아 거북이 운행 11월·금요일 오후 5~7시 정체 지난해 서울에서 종일 막힌 최악의 도로는 중구 남대문로와 서초구 나루터로 등으로 나타났다. 교통 체증을 부르는 3대 키워드는 비, 행사, 그리고 금요일이었다. 서울시는 31일 차량 통행 빅데이터 318억 건을 기반으로 지난해 요일과 날씨, 장소별 차량 통행 속도를 분석해 발표했다. 시는 법인택시 2만 2000여대에 위성항법장치(GPS)를 부착해 통행량 등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지난 1년 내 가장 막혔던 길은 남대문로로 하루 평균 시속 15.1㎞ 수준으로 거북이 운행을 했다. 이곳은 2014년에도 가장 막히는 길이었는데 집회, 행진 등이 자주 열려 차량 흐름에 영향을 줬다. 두 번째로 막힌 길은 나루터로(평균 시속 15.4㎞)였다. 서초구 잠원 한신아파트 등 아파트촌에 놓인 이면도로다. 서울시 관계자는 “어린이보호구역이라 시속 30㎞ 이하로 다녀야 하는 데다 아파트단지에서 나온 차량이 강남대로로 진입할 때 타는 길이라 종일 막힌다”고 말했다. 3위 중구 명동성당사거리 마른내로(시속 15.9㎞), 4위 압구정로(시속 16.1㎞), 5위 청계천로(시속 16.2㎞) 등 주로 도심과 강남권 관광지가 막혔다. 월별로 보면 11월의 평균 차량 속도가 시속 24.4㎞로 가장 느렸다. 하반기(9~12월)가 상반기와 7~8월 휴가철보다 막혔다. 지난해 9월에는 추석으로, 10월은 나들이 차량의 영향으로, 11~12월은 연말 송년 모임 탓에 정체가 심했다. 반면 중동호흡기질환인 메르스의 여파로 각종 행사가 취소된 6월에는 평균 시속 25.8㎞로 가장 빨랐다. 요일과 시간대별로는 금요일 오후 5∼7시가 평균 시속 20.5㎞로 가장 혼잡했다. 지난해 시내 도로가 가장 막힌 날은 설 연휴 이틀 전인 2월 16일로 평균 시속 20.4㎞였다. 명절 준비로 분주한 데다 비까지 내린 탓이다. 지난해 서울 시내 하루 평균 통행 속도는 시속 25.2㎞로 전년(시속 25.7㎞)보다 느렸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시민과 소통 않고 되레 보복?…지방자치 망각한 진주시

    민원인 등 시민 통제… 불통 논란 유등축제 발전방안 토론회에선 시민단체 집회 봉쇄 꼼수 논의도 경남 진주시가 시민의 비판을 용인하지 않고 더 나아가 보복한다고 의심할 만한 ‘불통 시정’을 펼쳐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진주시가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의 초심을 잃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진주시는 30일 보안과 악성 민원인 예방 등을 위해 청사 내부에 자동 인식 출입 시스템(스피드 게이트) 설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진주시는 청사 1층 승강기 앞 8곳과 모든 층 비상계단 및 출입문 35곳에 2억원을 들여 스피드 게이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시청 안에 출입 통제 시스템이 설치되면 1층 민원실과 2층 시민홀, 장난감은행, 브리핑룸을 제외한 사무실 공간은 외부인 출입이 통제된다. 민원인은 1층 접수대에서 담당자와 연락해 출입 허가를 받아야 해당 사무실을 방문할 수 있다. 허정림 진주시의원은 “광역정부도 아니고 기초정부인 진주시 청사는 열린 공간이어야 시민과 소통할 수 있다”며 “통제 시스템을 설치하면 시청 문턱이 높아져 시민들이 불편을 신고하는 데 곤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우려 탓에 이 시스템 설치 예산은 지난 22일 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 의원들의 반대로 전액 삭감됐다가 복구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시는 시정에 불만을 가진 민원인이 청사 안에서 자주 소동을 벌이면 행정력이 낭비된다며 공무원 신변 보호를 위해라도 보안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진주시는 지난 14일 경찰·소방서 등 관계 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진주남강유등축제 발전방안 실무토론회’에서 ‘유등축제 가림막’ 설치를 반대하는 시민단체 집회를 막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고 알려져 반발을 샀다. 이 토론회에서 한 공무원은 “지난해 집회가 열렸던 촉석문 부근과 인근 도로를 통제해 그곳에 남강유등축제 홍보물을 전시하고 음악과 홍보방송을 집중적으로 내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또 한 경찰관은 “한 달 전에 (먼저) 집회 신고를 하면 (나중에 반대집회 신고는) 충돌 우려 때문에 수리를 해 주지 않을 수 있다”며 집회를 원천 봉쇄할 꼼수를 알려 줘 비난을 받았다. 진주진보연합은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를 원천 봉쇄하려는 공무원들의 초법적·위법적인 행태에 경악한다”며 이창희 진주시장과 경찰서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진보연합은 “이 시장도 유등축제 가림막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인정했었다”며 “가림막 설치 대신 진주시민이 동의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밝혔다. 또한 진주시 예산으로 운영하는 ‘진주아카데미’ 수강생을 모집하면서 특정 학교 교장이 진주아카데미에 대해 비판했다는 이유로 해당 학교 학생들을 수강 대상에서 제외해 여론이 들끓었다. 학부모들의 반발이 확산되자 진주아카데미 측은 뒤늦게 부랴부랴 학생들의 수강을 허용했다. 진주시의회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진주아카데미가 아이들을 볼모로 해당 학교 교장을 혼내 주려고 시도한 행위는 진주시 행정의 독단과 전횡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이 시장의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노동당 진주시당원협의회도 “진주아카데미가 진주시민에게 ‘갑질’을 했다”며 시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청와대 앞 집회 금지는 위헌” 인권위, 경찰에 권고 예정

    경찰이 청와대 인근 등에서 계획된 세월호 참사 추모집회를 불허한 것은 헌법이 보장한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 28일 비공개 전원위원회를 열고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경찰을 상대로 제기한 진정을 인용했다고 30일 밝혔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2014년 6월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를 위해 청와대 인근 등 11곳에 집회 신고를 했지만 경찰이 이 중 10곳을 불허하자 집회·시위 및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낸 바 있다. 당시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중 교통 소통을 위한 제한, 사생활의 평온을 해칠 우려 등의 사유를 불허의 근거로 들었다. 인권위 관계자는 “이는 상위법인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조만간 경찰에 구체적인 내용을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오늘의 눈] 성 소수자 인권 버린 정치공학/유대근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성 소수자 인권 버린 정치공학/유대근 사회2부 기자

    서울시청을 드나드는 공무원과 민원인은 수시로 봐 외울 지경인 문구가 있다. ‘차별금지법 폐기! 나라 살리는 동성결혼금지법 즉각 제정!’ 기독교의 한 단체가 내건 현수막이다. 그들이 시청사와 그 앞 광장 사이에 터를 잡은 건 2014년 11월이었다. ‘박원순 시장이 언론 인터뷰 등에서 동성애를 옹호했다’는 것을 이유로 내세웠다. 시는 광장 사용 신청을 하지 않았다며 두 차례 책상과 현수막 등을 치웠지만 다시 가져다 놓고 지금껏 선전전을 벌인다. 특히 성 소수자 행사인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오는 6월 8~12일 서울광장에서 행사를 하겠다며 사용 신고서를 내면서 광장 주변이 또 한번 전장이 될 조짐이다. 지난해 6월 같은 축제 때는 행사장인 서울광장 주변에서 일부 기독교 단체가 맞불 집회를 열었다. 동성애 반대 단체의 요구 중 가장 구체적인 건 차별금지법의 입법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법은 성적 지향과 성별·인종·출신지역 등을 이유로 가해지는 차별을 막겠다는 취지로 2012년 11월 야당 국회의원 10명이 발의했다. 조혜인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반대 단체 중 일부는 ‘법이 만들어지면 동성애를 반대하는 행위만으로 형사처벌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과 다르다”면서 “성적 지향 등 때문에 받는 차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을 때 이를 빌미로 불이익을 주면 벌금 또는 징역형에 처할 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는 우리 정부에 성적 지향 등에 따른 차별을 금하는 법을 만들라고 수차례 권고했다. 이곳은 지난해 일본 정부에 재일 한국인에 대한 혐오 연설을 금지하고 일본군 위안부 제도로 인한 인권침해 행위 조사를 하라고 권했던 위원회다. 우리 정치권은 소극적 자세로 일관했다. 여야 가릴 것 없다. ‘정치 공학’의 논리 탓이다. 표 안 되는 성 소수자 인권 문제를 붙들었다가 되레 많은 표를 놓칠 수 있으니 선거 전략상 버리겠다는 자세다. 2013년에도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의원 등이 차별금지법안을 내놓았지만 반대 단체의 항의 전화가 쏟아지자 철회했다. 2007년부터 발의와 폐지를 반복해 온 이 법안은 19대 국회에서도 정치인들의 무관심 속에 자동 폐기될 처지다. 정치권이 손 놓은 사이 우리 사회의 성 소수자는 학교에서, 직장에서 차별을 견디며 분투한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 실태 조사에 응한 30대 여성 성 소수자는 “입사 면접 때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혹시 여자를 좋아하는 것 아니냐’고 채근당하며 30분간 그런 사람은 뽑고 싶지 않다는 얘기를 들어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국내에는 성 소수자 인구를 가늠할 만한 조사조차 없다. 미국의 성 소수자 인구가 약 3.4%, 영국은 2% 남짓인 것을 감안해 우리나라 성 소수자가 그보다 한참 낮은 1%라고 추측해 보자. 묻고 싶다. 우리 사회에서는 1%가 누려야 할 보편적 인권은 정치 공학이라는 명분 앞에 늘 희생당해야 마땅한가. 혐오가 판치는 이 사회에서 포용을 실현할 정치인은 정녕 없는가. dynamic@seoul.co.kr
  • 진주시, 잇따른 불통 시정으로 시끌

    경남 진주시가 시민의 비판을 용인하지 않고 더 나아가 보복한다고 의심할 만한 ‘불통 시정’을 펼쳐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진주시가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의 초심을 잃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진주시는 30일 보안과 악성 민원인 예방 등을 위해 청사 내부에 자동 인식 출입 시스템(스피드 게이트) 설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진주시는 청사 1층 승강기 앞 8곳과 모든 층 비상계단 및 출입문 35곳에 2억원을 들여 스피드 게이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시청 안에 출입 통제 시스템이 설치되면 1층 민원실과 2층 시민홀, 장난감은행, 브리핑룸을 제외한 사무실 공간은 외부인 출입이 통제된다. 민원인은 1층 접수대에서 담당자와 연락해 출입 허가를 받아야 해당 사무실을 방문할 수 있다. 허정림 진주시의원은 “광역정부도 아니고 기초정부인 진주시 청사는 열린 공간이어야 시민과 소통할 수 있다”며 “통제 시스템을 설치하면 시청 문턱이 높아져 시민들이 불편을 신고하는 데 곤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우려 탓에 이 시스템 설치 예산은 지난 22일 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 의원들의 반대로 전액 삭감됐다가 복구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시는 시정에 불만을 가진 민원인이 청사 안에서 자주 소동을 벌이면 행정력이 낭비된다며 공무원 신변 보호를 위해라도 보안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진주시는 지난 14일 경찰·소방서 등 관계 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진주남강유등축제 발전방안 실무토론회’에서 ‘유등축제 가림막’ 설치를 반대하는 시민단체 집회를 막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고 알려져 반발을 샀다. 이 토론회에서 한 공무원은 “지난해 집회가 열렸던 촉석문 부근과 인근 도로를 통제해 그곳에 남강유등축제 홍보물을 전시하고 음악과 홍보방송을 집중적으로 내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또 한 경찰관은 “한 달 전에 (먼저) 집회 신고를 하면 (나중에 반대집회 신고는) 충돌 우려 때문에 수리를 해 주지 않을 수 있다”며 집회를 원천 봉쇄할 꼼수를 알려 줘 비난을 받았다. 진주진보연합은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를 원천 봉쇄하려는 공무원들의 초법적·위법적인 행태에 경악한다”며 이창희 진주시장과 경찰서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진보연합은 “이 시장도 유등축제 가림막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인정했었다”며 “가림막 설치 대신 진주시민이 동의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밝혔다. 또한 진주시 예산으로 운영하는 ‘진주아카데미’ 수강생을 모집하면서 특정 학교 교장이 진주아카데미에 대해 비판했다는 이유로 해당 학교 학생들을 수강 대상에서 제외해 여론이 들끓었다. 학부모들의 반발이 확산되자 진주아카데미 측은 뒤늦게 부랴부랴 학생들의 수강을 허용했다. 진주시의회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진주아카데미가 아이들을 볼모로 해당 학교 교장을 혼내 주려고 시도한 행위는 진주시 행정의 독단과 전횡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이 시장의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노동당 진주시당원협의회도 “진주아카데미가 진주시민에게 ‘갑질’을 했다”며 시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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