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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1987’ 관람한 문재인 대통령은 한동안 입을 떼지 못했다

    영화 ‘1987’ 관람한 문재인 대통령은 한동안 입을 떼지 못했다

    일요일인 7일 오전 서울 용산 CGV. 영화 ‘1987’ 상영을 기다리던 극장 안이 한 일행의 등장으로 술렁이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깜짝 방문’이었다. 객석에서는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문 대통령 내외 양쪽에는 1987년 경찰의 고문으로 사망한 고(故) 박종철 열사의 형 종부씨와 주연 배우 김윤석이 앉았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배우 문성근 등도 동행했다. 부인 김정숙 여사와 두 시간여 동안 영화를 보고 배우들과 함께 인사차 무대에 오른 문 대통령은 영화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것처럼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영화를 보는 내내 울면서 아주 뭉클한 마음으로 봤다”며 힘겹게 입을 뗐다.문 대통령은 “영화를 보면서 울림이 컸던 대사가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였다”라면서 “민주화 투쟁 시기에 민주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가장 힘들게 했던 말인데 오늘 이 영화는 그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가 함께 힘을 모을 때, 연희(영화 속 등장인물)도 참가할 때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영화가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한 뒤 장준환 감독의 등을 두드려주면서 “정말 좋은 영화를 만들어주셨다”고 격려했다.영화에서 고(故) 이한열 열사를 연기한 배우 강동원은 문 대통령이 영화 관람 소감을 밝히는 동안 옆에서 뒤돌아 많은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포착됐다.영화 관람에는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과 관련한 인사들도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박 열사의 형 종부씨 외에도 6·10 민주화운동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재동씨, 최환 전 검사 등도 함께 영화를 봤다. 한씨는 영등포교도소 교도관으로 일하던 중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감돼 있던 이부영 전 의원이 작성한 쪽지를 외부에 전달해 사건의 진상을 알렸고, 최 전 검사는 박종철 열사 시신 화장을 막고 부검을 명령한 인물이다.문 대통령은 이들을 일일이 호명하면서 관객들에게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영화를 관람하기 전 상영관 옆에 마련된 별도의 공간에서 이들과 20분가량 비공개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가 컸을 텐데 6월 항쟁, 박종철 열사와 관련한 영화를 만들고 이에 흔쾌히 참여해 준 배우들을 만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87년에 박종철 열사의 집을 자주 찾아갔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대화를 이어갔다.박종부씨는 ‘박종철과 우리, 30년의 기억, 그대 촛불로 살아’라는 책을, 간담회에 함께한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는 ‘1987 이한열’이라는 책을 각각 선물했다. 배 여사는 “이 영화는 차마 보지 못하겠다”고 말하고 영화는 관람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 관람을 마친 문 대통령은 근처 식당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피해를 본 예술인들과 오찬 간담회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제가 듣기로 (블랙리스트 피해가)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어서 심지어 자살을 생각했던 분들도 계셨다고 들었다”고 말하고는 옆에 앉은 배우 김규리(전 김민선)를 보며 “못 견뎌서 예명을 바꿨죠”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진 이유는 그만큼 문화의 힘이 크기 때문일 텐데 지난 촛불집회 때도 문화가 결합해 큰 시너지를 발휘했다”라면서 “앞으로도 문화예술인들이 많은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영화 ‘1987’ 고문현장, 실제 남영동 대공분실…경찰 첫 허용 왜?

    영화 ‘1987’ 고문현장, 실제 남영동 대공분실…경찰 첫 허용 왜?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전두환 정권의 고문 은폐 사건을 다뤘던 고 박종철씨 고문치사 사건 영화 ‘1987’의 고문 현장이 실제 옛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센터)로 확인됐다. 영화 촬영 제작에 있어서 금기시 돼온 남영동 대공분실의 외부 촬영이 허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7일 경찰과 ‘1987’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영화 제작진은 지난해 초 촬영을 준비하면서 인권센터를 방문, 박 열사가 실제로 고문당한 509호 조사실을 실측하는 등 세트 제작을 위한 사전 조사를 마쳤다. 제작진은 또 인권센터 측에 “영화에 꼭 필요한 부분이니 센터 외부를 촬영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제작진은 외경이 유사한 다른 건물을 사용해도 고문 현장 특유의 음산한 분위기를 살리기 어렵다며 경찰에 협조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준환 감독도 “당시 느낌을 그대로 담고 싶다”며 취지를 설명했다고 한다. 경찰은 영화가 경찰 치부를 드러내는 내용이라 고민했으나 결국 내부 논의를 거쳐 촬영을 허용했다. 촬영은 지난해 상반기 진행됐다. 극중 등장하는 대공분실 외부 장면은 대부분 실물이라고 경찰은 전했다.경찰은 “영화 제작 과정에서 옛 남영동 대공분실 외부 촬영이 허용된 사례는 ‘1987’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고문 피해를 다룬 영화 ‘남영동 1985’ 제작 때도 협조요청이 있었으나 당시에는 거부당했다. ‘1987’은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로 탄핵정국이 계속되던 시점에 촬영 협조요청이 들어왔다. 이에 경찰도 집회·시위 자유 보장에 초점을 맞추던 때라 경찰에게 불편한 내용의 영화임에도 요청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 첫머리 대공분실 진입 장면에서는 과거 경찰이 시설 노출을 피하고자 ‘○○해양연구소’라는 위장 간판을 달았던 것까지 소품으로 재현했다. 중반 이후 등장하는 ‘철문 앞 시위’ 장면도 실제 철문 앞에서 촬영했다고 한다.촬영 당시는 인권센터가 주말에 문을 닫았던 시기였으나 센터 직원들이 주말에도 출근해 촬영을 지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내부 촬영은 어렵지만 외부는 어차피 개방된 공간이고, 우리가 불편해하는 내용이라도 역사적 사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며 “고민스러운 부분이 있었지만 협조하는 것이 경찰에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용·저출산, ‘세대’ 탓일까…‘세대 플레이어’를 의심하라

    고용·저출산, ‘세대’ 탓일까…‘세대 플레이어’를 의심하라

    세대 게임/전상진 지음/문학과지성사/332쪽/1만 4000원세대 갈등이라는 새로울 것 없는 해묵은 문제가 새삼스럽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건 지난 겨울 광장에서다. 촛불 집회와 태극기 집회가 맞붙은 광장은 세대 간 전쟁터로 비쳐졌다. 촛불 집회에 참여하는 사람은 20~70대로 그 연령이 다양한데도 마치 청년과 기성 세대의 충돌 그 자체로 여겨졌다. 이것만 두고 보면 레스터 서로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가 1996년 한 칼럼에서 “가까운 미래에 계급 전쟁은 빈자와 부자의 대결이 아니라 젊은이와 노인의 싸움으로 다시금 정의될 것”이라고 예견한 것처럼 한국 사회에도 세대 간 전쟁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것처럼 보인다. 오랫동안 세대론을 연구해 온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신간 ‘세대 게임’에서 진짜 문제는 세대 갈등이 아니라 ‘세대 게임’이라고 주장한다. 세대 게임은 게임의 판을 짠 집단들이 어떤 이익을 취하기 위해 세대를 활용하여 사람들의 경쟁이나 싸움을 부추기는 움직임을 가리키는 말로 전 교수가 만든 신조어다. 전 교수에 따르면 이 게임을 고안하고 설계하는 ‘세대 플레이어’는 일자리, 저출산, 고령화 등 사회 도처에 널려 있는 여러 가지 현안들을 세대의 문제로 해석해 기업, 자본, 정치권력 등 다른 원인에 주목하지 못하도록 한다. 세대와 상관없는 문제도 세대 대립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원인에 주목하지 못하도록 시선을 돌리기 위함이다. 이 탓에 일부 기득권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청년과 노인을 비롯한 기성세대의 삶이 각박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청년과 기성 세대의 전쟁만이 유독 부각된다. 현대 사회에서 하필 세대라는 개념에 주목하는 이유는 한국 사회의 정체성을 표현하기에 이보다 ‘핫’한 상품이 없기 때문이다. 전 교수는 한때 집합적 정체성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민족’의 효력이 약해지고, 다른 나라에서 중요한 버팀목이었던 ‘계급’이 우리나라에서 변변한 역할을 한 적이 없는 와중에 이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운 것이 바로 ‘세대’라고 주장한다. 또 세대는 모든 것을 지칭하지만, 아무것도 지칭하지 않는 가소성 때문에 조작과 선동의 효과적인 도구로 쓰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교수는 세대라는 용어가 청산해야 하는 ‘나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세대가 지닌 분석적 도구로서의 힘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세대를 활용해 자신의 목적을 이루려는 집단과 세력의 준동도 커지고 강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전 교수에 따르면 우리가 당장 해야 할 일은 하나다. 세대 게임의 플레이어들이 짜 놓은 전쟁터에 참전하기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주저하는 것’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별세… 31명 생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5일 위안부 피해자 임모 할머니가 별세했다고 밝혔다. 89세. 정대협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셨던 임 할머니는 어제 건강 상태가 악화돼 병원에 입원했다가 오늘 돌아가셨다”며 “유가족의 결정으로 장례 절차나 신원 등은 모두 비공개한다”고 밝혔다. 정대협은 “임 할머니는 열세살 때 공장에 데려다 주겠다는 말에 속아 일본군에 강제 동원돼 만주에서 끔찍한 성노예 생활을 하셨다”며 “해방 후 남한으로 돌아왔으나 위안소에서의 피해로 얻은 몸과 마음의 병으로 고통스러운 생활을 하셨다”고 덧붙였다. 임 할머니는 새해 들어 별세한 첫 위안부 피해자이자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숨진 16번째 위안부 피해자다. 이로써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31명으로 줄었다. 평소 수요집회 참석 등 왕성한 대외 활동을 벌이던 김복동(92) 할머니는 최근 건강이 나빠져 입원했다가 이날 오전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라고 정대협은 밝혔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애국 내세운 출산 장려는 위협일 뿐… 가족의 틀부터 깨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애국 내세운 출산 장려는 위협일 뿐… 가족의 틀부터 깨야”

    10년간 126조원을 쏟아부었는데도 세계 최하위 수준의 출산율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 가다간 곧 ‘인구절벽’이 닥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제6기 위원회가 출범했다. 이번 위원회는 정부위원을 기존 17명에서 10명으로 줄이고, 민간위원을 10명에서 17명으로 늘려 현장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처음으로 20대 위원이 위촉된 것이다. 1990년생으로 올해 스물여덟 살인 조소담 닷페이스 대표가 주인공이다. 지난달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출범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바로 옆자리에 앉아 주목받았다. 최연소 위원이 된 사연과 포부가 궁금했다. 요즘의 20대가 어떻게 생각하고, 살아가는지 생생한 목소리도 듣고 싶었다. 조 대표는 온라인 영상 미디어 스타트업 ‘닷페이스’를 창업한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4월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 30인’으로 뽑혔다. 그가 대한민국 20대 청춘을 대표하지는 않겠지만 20대의 삶과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하나의 창은 될 수 있으리라.→저출산고령사회위가 발족한 게 2005년 9월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저출산 문제 당사자인 20대 위원이 한 명도 없었다니 아이러니다. -저도 놀랐다. 다른 정부 위원회도 20대는 거의 없다고 하더라. 위원 구성을 다양하게 하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들었다. 재작년에 한국, 일본, 대만, 홍콩의 청년 주거 현실을 취재한 책(‘청년, 난민되다’)을 냈을 때 알게 된 분이 저를 위원회에 추천하셨다.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해 부모와 한집에서 사는 30~40대들을 만나면서 청년 주거 문제가 일자리, 결혼, 출산, 부모 봉양 등 다양한 요소가 얽힌 복합적인 사회 문제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저출산 문제에 평소 관심이 많았나. -위원회에서 연락이 오기 전까지 관심 밖이었다. 아이를 많이 낳아야 애국자라는 식으로 몰아붙이는 저출산 정책은 20대에게 위협적인 메시지일 뿐이다. 정부가 공개한 출산지도가 줬던 충격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2016년 12월 행정자치부는 전국 243개 자치단체의 출산통계를 담은 ‘대한민국 출산지도’에 지역별 가임기 여성 숫자를 공개해 ‘여성을 애 낳는 기계로 취급하느냐’는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도 위원으로 참여한 이유는. -방관하기보다 뭐라도 이야기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다. 위원회 첫 모임에서 “저는 출산할 권리보다 낙태할 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결혼, 출산이 더는 당연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각자 행복해지기 위해 고를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들을 인정하고, 한가지 길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 개인의 삶의 질을 고민하는 게 먼저다. 위원회에서 얼마나 받아들여질지 모르겠으나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본다. 위원회가 저를 잘못 데려왔다고 후회하지 않으실지 사실 걱정도 된다.(웃음) →저출산 정책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지금까지는 엄마, 아빠, 자녀로 구성된 ‘정상 가족’의 틀 안에서 출산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뒀다. 제 주변에는 한국에서 결혼을 할 수 없어 이민 간 성소수자 친구들이 있다. 같이 살지만 결혼은 하지 않겠다는 커플도 적지 않다. 비혼이든, 동성 가정이든 상관없이 아이를 키우기 좋은 사회를 만들어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혼부부 주거 지원이나 출산·보육료 지원처럼 이미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부모에만 집중돼 있는 정책 방향도 달라져야 한다. 20·30대 청년들이 왜 결혼하지 않으려 하고, 아이를 갖지 않으려 하는지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악해 해법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은 청와대 간담회에서 “국가 주도의 정책에서 사람 중심 정책으로, 출산과 자녀 양육을 인권으로 존중하고 청년과 여성의 기대를 높일 수 있는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해오던 대로 하면 저출산고령화 해결에 방법이 없다”면서 기존의 틀을 깨는 획기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현재 미혼인데 결혼과 출산에 대한 계획을 물어봐도 되나. -아직 잘 모르겠다. 집도 있어야 하고, 여러 가지 갖춰야 할 조건이 많지 않나. 무엇보다 제 삶을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고민이다. 유능하고 일 잘하던 여자 선배들이 결혼하고 아이 낳으면 사라지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저도 그런 ‘사라진 언니’가 될까 봐 겁이 난다. →그래도 성공한 청년 창업가 아닌가. 닷페이스에 대해 설명해 달라. -20대에서 30대 초반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영상 뉴스 콘텐츠를 생산하는 미디어 스타트업이다. 기성세대의 상식이 아닌 우리 세대가 생각하는 상식에 대해 발언하자는 취지로 2016년 3월 시작했다. 성장기에 급격한 사회변화를 겪은 밀레니얼 세대는 누가 깃발을 대신 들어줄 필요가 없는 세대다. 광화문 촛불 집회에서 봤듯 각자가 깃발을 든다. 시위할 때도 운동권 투쟁가 대신 소녀시대의 히트곡을 부른다. 거대담론보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불합리, 부조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대다. 닷페이스는 개개인의 이런 문제의식을 중요하게 여기고, 적극적으로 대변한다. 저는 거창하게 세상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각자 자기 자리에서 3m 이내의 세상부터 변화시키면 되지 않을까. 닷페이스의 닷(dot)은 그런 의미의 점이다. (※닷페이스는 자체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페이스북 구독자는 10만 명이 넘는다.)→어떤 이슈들을 다루나. -인권, 페미니즘, 인종차별 등 20·30대가 관심을 두는 주제를 폭넓게 취재한다. 물론 정치, 사회 이슈도 중요하게 다룬다. 재작년 강남역 살인사건 때 포스트잇 릴레이 추모 현장을 페이스북 라이브로 생중계하면서 매체 인지도가 많이 올라갔다. 성소수자 자녀를 둔 부모들이 퀴어문화축제에서 프리허그를 하는 장면을 찍은 영상은 조회 수 500만을 기록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최근엔 10대 여성인권센터와 협업해 성매수 남성들을 고발하는 영상을 제작했다. 10대 여성을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로 취급하는 아동청소년법 개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과 피해 여성을 후원하는 크라우드 펀딩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기존 언론이 다루지 않지만 20·30대가 궁금해하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게 우리 목표이자 생존전략이다. →포브스가 아시아 여성 리더로 선정했는데. -제가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기보다 매체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선정했다고 생각한다. 밀레니얼 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매체를 신선하게 본 것 같다. 국내에서 몇 분이 저를 추천했고, 이메일 인터뷰와 대면 인터뷰를 거쳐 결정됐다. 같이 일하는 동료 10명 모두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 조 대표와 인터뷰를 하면서 막연하게 알았던 밀레니얼 세대의 실체가 어느 정도 손에 잡히는 듯했다. 학생인권침해에 항의해 고교를 자퇴한 그는 연세대 심리학과에 입학한 뒤 인터넷매체 미스핏츠를 만들고, 제보 영상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플랫폼 비트니스를 창립하는 등 다양한 통로로 자신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왔다. 녹록지 않은 불확실한 현실에서도 뚜렷한 주관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는 그의 모습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다른 이름, N포 세대의 희망이 엿보였다. coral@seoul.co.kr
  • [함께 가기엔 먼 우리] ‘최저임금 인상’ 더 홀대받는 장애인

    올해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지난해(6470원)보다 16.4% 올랐지만, 중증장애인 노동자는 일한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정신·신체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자는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지난해 11월부터 서울 중구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지사에서 집회를 이어 가고 있다. 전장연 관계자는 4일 “중증장애인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제외 제도 탓에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6년 실시한 ‘중증장애인 노동권 증진을 위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증장애인 노동자의 최저임금은 2630원이다. 최저임금을 적용받지 못하는 장애인 노동자는 8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해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3일 업무지침을 통해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에 포함되는 중증장애인 작업능력평가 기준을 비장애인 업무능력의 90%에서 70%로 완화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모든 중증장애인이 최저임금을 적용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할 장애인 범위가 넓어져 장애인 고용을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7년 장애인 고용 통계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만 15세 이상)에 해당하는 장애인 246만 80명 가운데 경제활동인구는 95만 3008명으로 전체의 38.7%에 그친다. 전체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63.6%)의 절반을 조금 넘는다. 또 전체 임금 노동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은 59.4%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 문병

    문재인 대통령,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 문병

    문재인 대통령이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를 4일 문병했다.김복동 할머니는 최근 노환 등으로 건강 상태가 나빠져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매주 수요일에 서울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여는 수요집회에 거의 빠짐없이 참석해왔던 김복동 할머니는 건강이 악화하면서 지난 3일 수요집회에도 불참했다. 문 대통령은 김복동 할머니를 만난 자리에서 쾌유를 빌면서, 한·일 정부의 ‘12·28 위안부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는 만큼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독립유공자와 청와대에서 오찬을 가지면서 김복동 할머니도 함께 초대했다. 지난 추석 연휴에도 김복동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다. 당시 김복동 할머니는 한일 위안부 합의로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에 대한 의견을 물었고, 문 대통령은 “현재 정부에서 재단 활동 전반을 살펴보고 있으니 지켜봐달라”고 답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메달 달랑 2개, 북한 동계올림픽 “하계 54개와 비교하면 초라”

    메달 달랑 2개, 북한 동계올림픽 “하계 54개와 비교하면 초라”

    “(메달을 받으려고) 몸을 수그려 본 적이 별로 없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실제로 북한이 선수단을 파견하게 될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영국 BBC가 3일(현지시간) 하계올림픽에 견줘 동계올림픽에서 부진했던 북한의 아픔을 이렇게 함축했다. 북한이 동계올림픽에 처음 참가한 것은 1964년 인스부르크 대회로 1972년 뮌헨 대회에 처음 나선 하계올림픽보다 오히려 빨랐다. 북한이 쟁취한 하계올림픽 메달은 54개로 금 16, 은 16, 동메달 22개였다. 경제규모에 견줘 메달 성과에서 성공적인 국가 7위에 꼽힌다는 통계도 있다. 레슬링이나 역도, 유도, 복싱 등 투기 종목에서였다. 그러나 동계올림픽 메달은 둘에 그쳤다. 인스부르크에 처음 등장했을 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3000m에서 22세 한필화가 은메달을 따낸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황옥실이 여자 쇼트트랙 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1964년 이후 동계올림픽은 모두 14차례였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빠져 평창에 참가하면 아홉 번째가 된다. 하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보이콧한 것은 아니었다. 반면 하계올림픽에는 1980년 모스크바 대회에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이유로 미국 등이 보이콧하자 옛 소련이 보복으로 1984년 LA 대회를 보이콧하자 동참했고, 1988년 서울올림픽을 1년 앞두고 KAL기 폭탄 테러를 저질러 115명이 희생됐다. 하지만 2000년 시드니하계올림픽과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개회식에는 남북한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입장하며 화해 무드를 조성했다. 이번에도 북한 핵무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설전으로 조장된 긴장 분위기를 북한 선수단 참가나 응원단 방문으로 해빙해낼지 주목된다. 아울러 평양 당국은 여전히 주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올림픽과 같은 메가 스포츠 이벤트 중계도 몇 시간 뒤 내보내곤 한다며 북한 대표팀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에서 한국에 0-1로 지며 준우승했지만 경기 결과는 주민들에게 전해지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BBC의 북한 모니터링 요원인 앨리스테어 콜먼은 “그들은 결코 결과를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의 누구도 심지어 공식 매체 종사자들도 경기 결과를 알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에게 승용차나 아파트가 제공되고 북한 체제의 우월성이나 경애하는 지도자의 은덕을 입은 영웅으로 묘사되는 반면 성적이 좋지 않은 선수는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간다는 소문이 많았지만 전문가들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일축한다. NK뉴스의 표도르 테르티치키 분석가는 “적어도 최근 몇십 년 동안 국제대회에서 나쁜 성적을 거두면 대개 자아비판으로 끝난다. 국가는 이제 선수를 수용소 군도에 보내기 시작하면 선수가 남아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내가 알기로는 재앙적인 대회 결과를 남겼더라도 당에서도 축출되지 않으며 다음번 이데올로기 집회 도중 자아비판을 많이 하도록 강요받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런데도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유도 결승에서 패배한 선수가 나중에 귀순해 털어놓은 바에 따르면, 경기에 진 것 때문에 탄광으로 끌려갔다고 털어놓았다. 반면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 가운데 망명한 사례는 전혀 없는데 외교관처럼 선수들도 탈출하기 쉬워 가족들을 볼모로 잡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북한이 출전권과 관계 없이 주어지는 와일드카드 출전권을 얻지 못하면 현재로선 출전권을 확보했던 두 선수, 피겨스케이팅 페어의 김주식(25)-렴태옥(18) 어깨에 공화국의 미래가 걸린 셈이 된다. 캐나다인 코치는 둘이 “거친 다이아먼드 원석”처럼 자신에게 왔으며 “그들의 궁극적인 꿈은 세계 챔피언이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최고 지도자가 평창 대회에 참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미국과의 몇개월에 걸친 입씨름을 끝내고 조국의 위신을 드높이겠다는 취지가 강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남한으로선 북한이 참가함으로써 핵 위협의 공포 없이 안전하게 올림픽을 치를 수 있게 됐다는 점을 높이 사고 있다고 방송은 분석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에티오피아 “정치범 석방” 깜짝 선언

    반대파·언론인 고문 등 악명 수용소 닫고 박물관으로 개조 에티오피아 정부가 정치범을 석방하고 잔혹행위로 악명이 높았던 수용소를 폐쇄하겠다고 깜짝 선언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2015년 말부터 민주화를 요구하며 반정부 시위가 이어져 왔는데, 정부가 이에 굴복한 것이다. AP통신에 따르면 하이을러마리얌 더살런 에티오피아 총리는 성명을 내고 “기소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체포된 정치범들을 모두 석방할 것”이라면서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있는 메켈라위 감옥은 폐쇄하고 향후 박물관으로 개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티오피아 정부가 정치범을 구금하고 있다고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AP는 전했다. 정부의 이 같은 깜짝 발표는 최근 몇 달간 중부 오로미아 주와 북서부 암하라 주를 중심으로 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나왔다. 사상자를 내기도 한 이 시위는 현 정부가 정권을 잡은 1991년 이후 가장 심각한 것이었다. 에티오피아의 민주화 시위는 다른 동아프리카 국가들에도 퍼지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정부는 정권에 비판적인 야당 정치인이나 언론인을 체포해 왔다. 현재도 베켈레 게르바 오로미아 연방주의회(OFC) 부의장을 비롯해 국민들에게 신망이 높은 야당 정치인들도 구금 상태다. 에티오피아의 인권단체들은 “정부가 정치적 반대파를 탄압하면서 수많은 임의 체포와 고문, 학대, 불공평한 재판이 자행됐고 집회결사의 자유도 방해됐다”고 주장했다. 2015년 11월 시작된 민주화 시위로 인해 확인된 사망자만 수백명에 이르렀고 수만명이 체포됐다고 AP는 보도했다. 그러나 현재 에티오피아 정부가 구금하고 있는 정치범이 몇 명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에티오피아 국민들은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환영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발표 직후 소셜미디어를 폐쇄해 이 같은 국민들의 움직임이 나라 밖으로 알려지지는 않고 있다고 AP는 덧붙였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촛불이 밝힌 상권…광화문, 20위서 1위 ‘껑충’

    촛불이 밝힌 상권…광화문, 20위서 1위 ‘껑충’

    3년간 매출 8배 늘어 5조원대 강남역 남부는 13위로 하락지난해 전국 상권 가운데 매출이 가장 많았던 곳은 서울 광화문역 주변 상권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이 3일 자사의 상권분석서비스인 ‘지오비전’을 이용해 2016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전국 주요 상권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광화문역 상권이 전국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오비전은 위치와 인구, 지리 정보, 매출 정보, 소비업종 및 성향 등 다양한 통계 데이터를 종합 분석하는 서비스다. 광화문 상권은 2013년 지오비전 조사에서 연매출 7411억원으로 주요 상권 가운데 20위 수준에 머물렀으나, 3년 만에 1위로 뛰어올랐다. 이 기간 매출은 8배 이상 늘어나 지난해 연매출 5조 8355억원을 기록했다. 광화문 상권에 도보로 10~20분 이내 이동이 가능한 시청역과 종각역 상권을 합치면, 매출 규모는 12조 7000여억원으로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초 광화문 일대에서 촛불집회 등 대형 행사가 계속된 여파가 매출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2013년 최고 매출을 기록했던 서울 강남역 남부는 이번 조사에서 순위가 13위까지 떨어졌다. 2012년 2위를 기록했던 압구정동은 19위로 추락했다. 강남 상권의 축소는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출퇴근했던 인력이 경기 수원 삼성디지털시티로 이동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하도훈 지오비전 담당 부장은 “강남역 남부 상권의 반대급부로, 삼성디지털시티가 있는 경기 수원시 영통구가 조사 이래 최초로 연매출 순위가 100위권 안인 81위에 들었다”고 밝혔다. 1인당 매출이 가장 높은 알짜배기 상권은 서울 천호역 상권으로 나타났다. 천호역 일대 연매출 규모는 7위에 불과하지만, 1인당 월평균 매출은 320만원으로 나타나 광화문역 상권(390만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집회장소의 메카로 떠오르며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광화문과 인근 상권이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다수의 소비자들이 한곳에 모일 만한 행사가 많지 않아 다시금 강남 상권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이란 반정부 시위 ‘유혈낭자’…닷새째 14명 사망, 美 “시위대 지지”

    이란 반정부 시위 ‘유혈낭자’…닷새째 14명 사망, 美 “시위대 지지”

    이란 반정부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1일(현지 시간)로 닷새째 이어지면서 14명이 숨지는 등 사상자도 늘고 있다. 미국은 노골적으로 시위대를 지지하고 나섰다.영국 BBC방송,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란 보안군은 이날 밤 수도 테헤란 중심가의 교통 통행을 제한하고 집회를 막았으나 시위대는 구호를 외치며 차량에 불을 질렀다. 경찰은 소규모 시위대 해산을 위해 최루가스와 물대포를 사용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소도시를 중심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시위는 계속됐다. 소셜미디어에는 동부 비르잔드와 서부 케르만샤 등에서도 시위가 새롭게 일어났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지난달 28일 시작돼 이란 전역으로 확산한 이번 시위로 지난 닷새간 14명이 사망하고 400명이 체포됐다고 이란 국영 매체를 인용해 전했다. 이란 경찰 대변인은 “나자프아바드에서 폭도가 쏜 사냥총에 경찰관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고 밝혀 시위대뿐 아니라 공권력도 폭력에 희생됐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란 국영 매체는 또 “일부 무장한 시위대가 경찰서와 군기지를 점거하려고 했으나 군경이 이를 저지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앙 정부는 아직 정확한 사망자 수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28일 이란 제2의 도시 마슈하드에서 물가 상승과 부패에 항의하며 시작됐으며 이란 전역으로 번지며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확대됐다. FT는 이번 시위가 2009년 이란 민주화 시위 이래 거의 10년 만에 벌어진 최대 규모의 반정부시위이자 최악의 소요사태라고 평가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이란 국민은 당연히 비판하고 저항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폭도와 범법자는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특히 이번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 행위의 배후로 이란을 혼란하게 하려는 외부세력의 개입을 지목하고 나섰다. 로하니 대통령은 1일 ”외국에서 지령받은 소수의 폭도가 평화로운 저항을 납치하려고 했다“면서 ”단합된 이란은 이들 폭도에 단호하게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전날 시위 중 폭력을 선동하는 배후로 미국,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를 거론했다. 알리 샴카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도 1일 이번 시위는 이란에 반대하는 미국과 영국, 사우디의 지휘를 받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대리전이라고 주장했다.미국은 연일 이란의 반정부 시위에 관심을 표명하며 지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트위터에 ”위대한 이란 국민은 수년간 억압 받았다. 그들은 음식과 자유에 굶주려 있고 인권과 함께 이란의 부가 약탈당하고 있다”며 “변화할 때!“라고 썼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보다 강한 어조로 이란의 반정부시위에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고 내가 부통령인 한, 미국은 잔혹한 정권에 맞서 싸우던 이란 국민의 영웅적 저항을 무시하고 방관했던 과거의 부끄러운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만약 이란 정부가 시위대를 강압적으로 진압한다면 인권침해에 대한 대응으로 이란에 신규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익명의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주변국들도 평화 시위를 보장하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유럽연합은 이란 정부에 시민들에게 평화적 시위를 할 권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고, 보리스 존슨 영국 외교장관은 표현의 자유와 평화적인 집회의 권리를 존중할 것을 주문했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무부 장관도 성명을 통해 ”이란 정부가 자유롭고 평화적으로 모여 목소리를 내는 시위자들의 권리를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BBC는 이란에서는 만연한 억압과 악화하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국민의 광범위한 불만이 비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BBC 페르시아어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에 걸쳐 평균적인 이란 국민은 15% 가난해졌다. 그러나 이번 시위는 참가자에 따라 경제 문제와 부패뿐 아니라 외교정책에 대한 불만도 표출하는 등 다양한 요구가 뒤섞여 있으며, 2009년 시위와는 달리 분명한 구심점이 없는 상태라고 BBC는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새해 여론조사] 이재명 전 계층서 높은 지지 받아… 남경필은 남성·60대 이상서 호감

    [단독] [새해 여론조사] 이재명 전 계층서 높은 지지 받아… 남경필은 남성·60대 이상서 호감

    심상정 20대 등 젊은층 지지 차기 경기도지사 후보로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쫓았다.서울신문과 에이스리서치가 지난달 29일과 31일 두 차례 ‘경기도지사 도정활동 평가와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재명 성남시장을 선택한 응답자가 45.9%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촛불집회에서 인지도를 높인 이 시장은 대선 경선 도전에 이어 경기도지사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시장에 이어 남 지사(10.7%), 심 의원(8.2%),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7.8%),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4.8%), 이석현 민주당 의원(3.1%),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1.8%), 양기대 광명시장(1.4%),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1.2%) 순이었다. 기타 다른 후보 1.0%, 지지 후보 없음 6.5%, 모름·무응답은 7.8%였다. 이 시장은 전 계층에서 고루 지지를 받았다. 특히 30대(61.2%)와 40대(53.0%)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남 지사는 남성(12.0%)과 60대 이상(18.6%) 고연령층에서 상대적으로 지지도가 높았다. 심 의원은 20대(12.1%) 등 저연령층에서 비교적 높은 지지를 받았다. 현 남 지사의 도정 활동에 대해서는 ‘잘한다’라는 대답보다 ‘못한다’는 대답이 더 많았다. 부정평가는(45.7%)는 긍정평가(42.6%)보다 약간 높았다. 무응답은 11.7%였다. 남 지사가 다시 출마하면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69.2%였다. 이는 ‘지지하겠다’는 응답(20.8%)보다 48.4% 포인트 더 높은 수치다. 무응답은 10.0%였다. ■여론조사 어떻게■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한 경기도지사 후보 조사는 지난달 29일과 31일 두차례 진행됐다. 1회 조사는 경기도 거주 만 19세 이상의 성인 남녀 815명을 대상(응답률 5.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43% 포인트)으로 이뤄졌다. 조사방법은 유선 전화면접조사(11.9%), 무선 자동응답조사(88.1%)와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 방식을 사용했다. 2회 조사는 경기도 거주 만 19세 이상의 성인남녀 833명을 대상(응답률 4.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40% 포인트)으로 진행됐다. 조사방법은 무선 자동응답조사(100%)와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 방식을 사용했다. 표본은 성·연령·지역별 유의할당무작위 방식으로 추출했다. 분석은 2017년 11월말 행정 자치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 지역·성·연령별에 따른 웨이트 분석과 셀가중 빈도분석, 교차분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신뢰사회로 가는 길] 정정당당… 2018 ‘신뢰선언’

    ■ 국세청 조세 정의 구현과 납세자 권익 보호 등을 통해 국민 신뢰를 높이겠다. 특히 부유층의 변칙 상속·증여와 역외탈세, 악의적 체납에 강력 대응하는 한편 성실납세를 지원하기 위해 모바일 서비스를 확대하고 현장소통팀을 가동하겠다. 세무조사는 최소화하고 기간과 범위 등 절차를 엄격히 통제하겠다. 세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전문성을 강화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지속적인 세정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 국세행정개혁위원회, 빅데이터 자문단, 국세행정포럼 등 외부 전문가가 세정에 직접 참여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자리도 넓힐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장차관, 고위공직자, 각 부서 과장의 청렴·반부패 리더십 강화를 통해 청렴 의식 확산에 집중하겠다. 산하 공공기관 종합감사 결과, 부패방지시책 평가 결과, 장차관 및 실·국장 업무추진비 사용내역과 수의계약 등 계약체결 현황을 공개해 업무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고 예산의 부적정 사용을 예방할 계획이다. 산하기관에 부패방지협의체를 구성하고 공공기관 실무협의회를 확대해 협력체계도 강화한다. 소속기관 포함 전 직원 청렴교육, 자발적 청렴아이디어 제안 등도 이어 나갈 계획이다. ■ 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이 중심 되는 방송통신’이 비전이다. 국민의 목소리와 눈높이에 맞춰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강화하고,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신장하고, 이용자 미디어 참여를 확대하겠다. 방송통신 분야의 불공정한 갑을 관계를 개선하고 사업자 간 규제 역차별을 해소하는 등 공정사회를 실현하겠다. ?현장 방문을 강화하고 소비자들의 정책 참여를 확대하는 등 국민과의 소통을 실질화하겠다. 또 주요 법령 개정 상황을 비롯한 정보 제공 강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비롯한 소통 채널 확대 등을 통해 투명성을 높이겠다. ■ 농림축산식품부 ‘살충제 달걀’ 등의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사전에 준비·대응하고, 현장의 모든 정보를 ?신속·정확하게 제공해 국민들이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100원 택시, 학교 과일 간식 등 정책 고객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사례를 발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 ‘달라진 농정’의 모습을 보여주겠다. ‘현장 중심 농정’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 좋은 정책은 소통하고 공감하는 데서 출발하는 만큼 모든 직원이 농업인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정책 개선 사항을 발굴·해결하고 피드백하는 노력을 통해 신뢰를 높이겠다. ■ 경찰청 외부 인사로 구성된 경찰개혁위원회를 중심으로 신뢰도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등 논란을 겪었던 만큼 경찰 조직 전체를 인권 친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목표다. 경찰은 경찰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시켰고, 집회 시위의 차벽과 물대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등 인권 친화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경찰은 “국민들이 도움이 필요할 경우 가장 먼저 만나는 공권력인 만큼 국민들의 신뢰가 중요하다”면서 “국민들에게 편안한 조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외교부 국민·국익·능력 중심의 외교부로 거듭나기 위한 혁신을 지속 추진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압박 강화 속에서도 대한민국 중심의 외교를 위해 신(新)남방·신북방정책 등 외교 역량 다변화에도 나선다. 중국의 사드 경제 보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에 나선 데 이어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를 국민적 눈높이에서 풀어나가야 한다는 숙제를 갖고 있다. 이 과정에서 외교에서의 민주적 요소를 강조하고 부처 사이의 유기적 협력과 소통을 통한 균형 잡힌 외교 전략 마련에도 나설 방침이다. ■ 국민권익위원회 청탁금지법 정착과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민간부문 부패 개선노력 확대, 부패·공익신고 활성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반부패·청렴정책 총괄기구로 깨끗한 사회를 만드는 기관으로서 신뢰를 얻고자 한다. ‘불량행정’으로 침해된 국민 권익을 보호하고 불공정한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하는 국가 옴부즈맨 총괄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통해 정부 전체에 대한 국민 신뢰를 향상시키겠다. 어려운 계층의 고충을 찾아내는 ‘이동신문고’를 확대 운영하고, 경찰·군 관련 고충민원을 적극 처리하고, 검찰 옴부즈맨 도입을 추진하겠다. ■ 교육부 박근혜 정부 때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다 국민적 신뢰를 잃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 지난 9월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를 만들어 국정화 추진 과정의 위법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교육부에 집중됐던 권한을 내려놓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새 정부 출범 뒤 초중등교육 권한을 시·도 교육청으로 넘기는 문제 등을 다루려고 교육자치협의회를 출범했는데 내년부터 교육 권한의 지방 이양 등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국가교육회의를 만들어 중장기 교육 의제 해법도 찾아갈 방침이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올해 일곱 번째 지방선거와 민주선거 실시 70주년을 맞아 ‘국민의 선관위’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올해 지방선거의 슬로건을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우리동네’로 정하고 주민이 주인이 되는 ‘동네민주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투개표의 투명성·공정성을 강화하고 투표 편의를 높이는 데 힘쓸 계획이다. ‘한국선거방송’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국민과 소통 기회를 넓히고, 민주시민교육, 온라인투표 지원 등 국민 일상생활 속 민주주의 실천을 위한 다양한 활동도 이어나갈 예정이다. ■ 감사원 국가의 든든한 중심축 역할을 하길 바라는 기대와 요구에 부응해 더욱 신뢰받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감사 결과가 대상 기관의 실질적 업무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해 공공부문 비효율과 낭비를 막겠다. 감사 계획 수립부터 결과 발표까지 전 과정을 공개하고 대상 기관에 소명 기회를 늘려 절차적 정당성을 높이겠다. 직원 개개인이 높은 청렴성과 도덕성을 갖출 수 있게 노력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품격 있는 감사’가 되도록 하겠다. 분야별 감사전문교육 등을 통해 높은 전문성을 갖추겠다. ■ 대법원 대법원은 사법신뢰를 높이고,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양형위원회의 양형체험, 법원 전시관 견학, 국민사법참여위원회 운영, 찾아가는 법교육, 찾아가는 재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양형위는 시민들이 온라인을 통해 직접 판사가 돼 재판을 하고 선고를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대법원은 또 대법원 및 각급 법원별로 연고관계 재배당 실시하고, 법관윤리 강화, 전관예우 타파 등을 준비하고 있다. 대법원은 “공정하고, 독립적이며, 편리한 ‘좋은 재판’을 만들기 위한 사법개혁 논의가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대학교 많은 국민들이 서울대를 ‘폐쇄적이고 권위적’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생들이 사회적 지탄을 받는 여러 사건에 연루된 점도 영향을 주었을 수 있으나 오랫동안 쌓여온 우리 졸업생들의 이미지로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앞으로 연구 영역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가적 먹거리를 창출하는 대학으로 재도약할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이다. 교육의 영역에선 인성교육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남을 배려하고 협력하며 살아갈 수 있는 진정한 리더를 길러내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할 것이다. ■ 법무부 국민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새해 법무·검찰 개혁의 속도를 더욱 높인다. 고위공직자수사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의 합리적 조정 등 견제와 균형 속에서 검찰이 본래 기능을 다하게 할 계획이다. 또 검찰 과거사위원회를 설치해 잘못된 과거를 정리하고, 법무부 탈검찰화 작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또 주택과 상가 임차권을 보호하고, 아동·노인·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기 위한 민법 개선도 준비하고 있다. 법무부는 “새해에는 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법집행 과정에서 인권을 최고의 가치로 놓고 업무를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 국방부 우선 군 관련 의혹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적폐청산위원회, 5·18 특별조사위원회, 국방 사이버댓글조사 TF를 운영해 각종 병폐 및 의혹들의 진상을 규명하는 중이다.2018년부터는 군 체질 개선을 위한 ‘국방개혁 2.0’을 강력 추진한다. 군 구조, 국방운영, 방위사업, 병영문화 등을 개혁해 국민이 신뢰하는 군대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과의 소통 채널도 확대할 방침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양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와 직접 소통 채널을 다양화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국방부로 거듭 나겠다는 각오다. ■ 검찰청 개혁 강도가 높다. 역대 검찰총장들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제외하고 국회의 부름에 응하지 않았지만 문무일 총장은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 공정성’ 확보를 전제로 국회 출석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의 기본인 형사부를 강화하는 것도 의미 있는 작업이다. 검찰은 “국민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형사부 강화는 권력이 아닌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라고 말했다. 또 검찰개혁추진위원회가 수사심의위원회 운영 등 투명성 강화와 과거 사건에 대한 재조사 등을 통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신선하다는 평가다. ■ 문화체육관광부 최순실 국정농단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얽혀 있어 신뢰 회복이 지상 최대 과제다. 이를 위해 ‘진보 10년, 보수 10년의 대립과 반목을 넘어서는 미래적인 문화정책’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 정부 당시 눈 밖에 나 폐지되거나 축소됐던 사업들이 우선 원상복구된다. 우수문예지 발간지원 사업, 아르코문학창작기금, 국제영화제 지원사업 등에 100억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된다. 국정농단ㆍ블랙리스트 재발 방지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7월 말부터 민관합동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가 활동하고 있다. ■ 국가정보원 정치 개입 근절과 역량 강화를 위해 조직쇄신안을 추진한다. ‘전문 정보기관으로의 개편’을 위해 직무범위를 명확히 하고, 수사권 이관과 명칭 변경 등을 내용으로 하는 국정원법 개정 권고안도 마련했다. 국정원은 정치 관여, 직권 남용, 인권 침해 소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복무·조직 관리 관련 규정 및 지침 등을 통한 세부통제를 강화하고 조직문화 개선에도 나선다. 국내 정보 수집·분석을 담당했던 부서를 해외·북한·방첩·대테러 및 과학 분야로 재배치한만큼 그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 [유진모의 테마토크] 조PD의 ‘순수지속’과 인간의 존재방식

    [유진모의 테마토크] 조PD의 ‘순수지속’과 인간의 존재방식

    힙합 프로듀서 겸 뮤지션 조PD가 최근 책 한 권을 냈다. 그는 1998년 국내 최초로 PC통신을 통해 음악을 유통하고, 가사 안에 최초로 노골적인 욕설과 함께 적나라하게 사회 비판을 담은 가수로 유명하다. 반항적, 개혁적, 진보적 성향인 게 당연하다. 이 책은 그런 선입견과 일부 오해에서 완전히 벗어난 반전이다. 의외로 깊고 넓은 철학적 인생관을 담고 있어 놀랍다. ‘직관’ ‘경험’ ‘창작’ ‘실행’ ‘자아 찾기’ ‘사랑’ ‘삶의 질’ 등의 주제를 통해 잘못된 관행이 횡행하는 연예계에 ‘독립군’으로 데뷔해 스타덤에 올라 오늘에 이른 과정, 자신의 시시콜콜한 사생활, 그리고 연예인의 뒷얘기 등을 펼치는 얘기꾼의 면모를 보인다. 결혼한 자신의 집들이 때 만취한 싸이가 화단에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 놓고 잠든 에피소드에선 슬며시 웃음이 피어오르지만 그런 가벼운 연예 비화를 이용한 장삿속이라 치부하기엔 그의 음악 저작권료는 서적 인세와는 규모가 다르다. 새해 한국 나이로 43살이 된 아버지 겸 남편 겸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아주 공손한 태도로 존재의 방식을 설명한다. 그가 서두부터 프랑스의 관념론 철학자 베르그송을 거론한 이유는 명백하다. 베르그송은 생철학과 직관주의의 대표자다. 그는 사고를 초월한 최고의 유일한 인식능력을 직관이라고 봤다. 또 생철학을 통해 ‘생을 모든 사물에 우선되는 근본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이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길은 합리적인 지적 인식이 아니라 합리적인 직관이나 심정적 체험’이라고 주장했다. 그 근간이 창조적 존재 방식인 ‘순수지속’이다. 순수지속은 상호침투성과 이질성에 근거한다. 얼핏 보면 다른 이 두 성질은 물과 소금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달라야 서로 섞인다. 조PD는 지난해 해외에서 뉴스를 통해 국정 농단 사태를 접했다. 그는 그동안 정치에 무관심했던 아버지 중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웠고, 두 자식에게 무척 미안했다. 그래서 전국의 촛불집회를 찾아다니며 무대에 올랐다. 그의 목적은 선동이 아니었다. 책 속엔 자신과 같은 무책임한 ‘아재’가 되지 말고 후배와 후손에게 더욱더 행복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 제발 정치에 관심 좀 가지라는 분명한 의도를 적고 있다. 책 좀 읽고, 역사에 관심을 가지라고 호소하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따르라는 게 아니라 보수, 진보 가르지 말고 화합하자고 주문하는 것이다. 그게 순수지속이라고. 젊은이에겐 창조적 존재 방식을, 후배들에겐 창조적 창작을 각각 강조한다. 뮤지션이 굳이 정치를 다룰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되레 외면할 이유도 없다고 외친다. 창조는 신의 영역이기에 작곡자가 다가설 수 없지만 창조적인 자세의 창작이 건강한 사회를 위한 존재 방식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영화 ‘인터스텔라’가 5차원의 공간과 우주적 시간의 개념을 끌어들였다면 그는 ‘지나간 길을 되돌아보지도, 길의 끝을 생각하지도 말고, 오늘을 열심히 살자’고 3차원의 현실 개념을 주창한다. 더불어 ‘어제는 없다’는 서두와 ‘매순간 점을 찍고 오랜 세월 그걸 선으로 이으며 살자’는 마무리의 수미상응 솜씨도 발휘하는데 이는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의 ‘존재 물음’에 대한 나름의 철학인 듯하다. 오늘이 부족하면 과거는 무의미하고 내일은 없다는 것. 스스로 ‘딴따라’라고 표현하며 스타덤에 올라서면 마치 자신이 신이라도 된 듯 착각하는 연예인은 절대 그 자리를 오래 지키지 못한다고 따끔하게 경고한다. 그래서 이승환이나 ‘전경과 학생으로 갈라서지 말자’는 싸이와 친한 존재 방식을 선택한 듯하다.
  • “하메네이에게 죽음을”…이란 전역서 반정부·반체제 시위

    “하메네이에게 죽음을”…이란 전역서 반정부·반체제 시위

    정부 통제로 사상자 확인 안 돼 트럼프 “탄압 정권 지속 못해” 수도인 테헤란 등 이란 전역에서 대규모 반(反)정부·반체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수천 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상당한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군중 일부가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민을 탄압하는 정권은 지속될 수 없다”고 이란 정부를 거세게 비난했다.AP통신 등은 30일(현지시간) 테헤란, 이스파한, 케르만샤, 아흐바즈, 하메단 등 이란의 주요 지역에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3일째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집회·시위를 극도로 통제하는 이란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것은 2009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당선 때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테헤란 일대에서만 집회가 열렸으나 이번에는 전국적인 상황이어서 향후 정국 추이가 주목된다. 영국 가디언은 시위대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동영상을 인용해 “대규모 시위 현장에 ‘하메네이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울려퍼졌다”고 전하고 “최고지도자의 종교적인 권위에 대한 비난을 금기시하는 국가에서 이러한 일은 전례가 없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위대가 올린 SNS 동영상에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사진이 인쇄된 현수막을 끌어내리는 장면이 담겨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테헤란대 주변에 모인 100여명의 시위대가 모여 로하니 대통령을 비판하며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특히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팽창 정책을 고수하는 정부의 실정을 비판했다. 이란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무장정파 ‘하마스’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지원하면서 해당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키워 가고 있다. WSJ는 “시위대가 이슬람 개혁주의와 강경주의를 끝낼 것을 요구했다”면서 “이란 국민들은 이슬람 공화국을 원하지 않으며 개혁주의자와 강경론자들의 시대는 끝났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는 이번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경 진압을 벌이고 있다. 가디언은 “서부 로제스탄주의 도루드시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총을 쏴 2명이 사망했다”면서 “추가로 2명이 더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아직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각종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가운데 거의 모든 언론이 현지에서 보도통제를 받고 있어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BBC는 지난 29일 정부 지지자 수천 명이 테헤란과 마슈하드에서 맞불 집회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AP는 이란 정부가 사회 불안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이란인들이 가장 많이 쓰는 스마트폰 메신저 ‘텔레그램’을 폐쇄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28일 시아파 순례자들이 모이는 성지이자 이란의 제2 도시인 마슈하드에서 시작됐다. 시위대는 정부에 물가 폭등과 실업률 상승 등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당일 52명이 현장에서 연행되면서 시위가 한층 더 격화됐고 이튿날인 29일부터 전국으로 확산됐다. 주프랑스 이란 대사관과 주독일 이란 대사관 주변 등 해외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로하니 대통령은 2015년 핵협상을 타결하면서 경제 회생을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경제사정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란 정부는 올해 6.5%의 경제성장률을 약속했으나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 등은 4%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WSJ는 “석유 생산·수출에도 불구하고 이란 국민들이 그 혜택을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실업률도 12%를 웃돌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핵합의 파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재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는 “미국에 속았다”는 불만과 함께 핵협상을 주도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극도의 불신으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탄압하는 정권은 영원히 지속할 수 없다”면서 “세계가 (이란을) 지켜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 국무부도 “이란 국민의 기본권과 부패 종결에 대한 요구를 모든 국가가 나서 공개적으로 지지해 달라”는 성명을 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이영주 민노총 사무총장 구속

    수배 2년 만에 경찰에 체포된 민주노총 이영주(52·여) 사무총장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30일 이 사무총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앞서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이날 이 사무총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구속한 뒤 법원에 영장을 신청했다. 이 사무총장은 2015년 5월 1일 노동절 집회, 11월 14일 민중총궐기 집회 등 서울 도심에서 열린 집회에서 불법·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무총장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 들어가 한상균 전 위원장 석방, 근로기준법 개악 중단, 정치수배 해제 등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였다. 그는 지난 27일 농성을 해제하고 당사를 나온 직후 체포됐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촛불을 등에 업은 문재인 정권이 기어이 (이 총장에 대한) 인신구속을 자행했다”며 “문재인 정권의 법치는 한마디로 염치없는 법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코드 사면’ 최소화한 새 정부 첫 특별사면

    문재인 정부가 어제 출범 7개월 만에 첫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문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강조해 왔던 반부패 사범과 경제사범에 대한 사면 배제 원칙을 철저하게 지켰다는 것이다. 야당의 생각은 다르긴 하지만 주요 정치사범 및 불법 폭력시위 사범도 대부분 배제해 ‘코드 특사’ 우려도 최소화했다. 우선 전체 대상자 6444명 중 99%가 형사 처벌이나 행정 제재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이란 점에서 특별사면 본래의 취지를 최대한 살렸다고 평가할 만하다. 슈퍼마켓에서 소시지와 과자를 훔쳐 징역형을 사는 수형자, 교도소에서 아이를 출산하고 모범적으로 수형생활을 해온 부녀자, 30년간 남편 폭력에 시달리다 술 취한 남편의 얼굴을 쿠션으로 눌러 사망케 한 주부 등 ‘장발장형’ 범죄 수형자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번 사면에선 어려움에 부닥친 서민은 도와주되 법치 기조를 훼손하지 않겠다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우선 뇌물·알선수재·알선수뢰·배임·횡령 사범을 일절 포함시키지 않았다. 공직자와 경제인들이 모두 제외된 이유다. 문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이들을 5대 중대 부패범죄로 규정한 바 있다. 또한 주가 조작과 같은 시장 교란 사범도 철저히 배제했다. 시장경제를 좀먹게 하는 암적 존재란 점에서 당연한 조치다. 주목되는 것은 한명숙 전 총리와 이광재 전 강원지사,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대표 등 진보진영 인사들을 제외한 점이다. 이들은 전 정권에서 불법 선거자금 수수나 내란음모죄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정치사범들이다. 정치권 안팎에서 사면 압박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역대 정권이 기회만 오면 남발했던 코드 사면 유혹을 떨쳐버렸다고 할 만하다. 다만 정치인 중 유일하게 정봉주 전 의원이 포함된 것은 아쉽다. 정 전 의원과 함께 기소된 17대 대선 당시의 선거사범들이 2011년 사면된 점을 고려해 형평성 차원에서 포함시켰다고는 하나 선거사범 배제 기조에 어긋난다. 각종 집회와 시위에서 불법행위를 저지른 이들의 사면을 최소화한 것도 긍정적이다. 목적이 타당해도 수단이 불법적이면 안 된다는 법치의 의지를 분명히 보여 주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와 사드 배치 반대, 밀양 송전탑 반대, 제주 해군기지 반대 집회에서 형사 처벌자들이 모두 제외됐다. 용산 참사 관련 시위자들이 포함됐지만, 철거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어 구제가 절실하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역대 정부의 특별사면 중 상당수는 국민 대화합을 내세워 코드 사면을 단행함으로써 외려 성실하게 살아가는 국민에게 상처를 입혀 왔다. 중죄를 저지르고도 특사로 풀려나 아무렇지도 않게 정치·경제활동을 재개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특사 남발로 국가 형벌체계를 무력화시켰다는 지적도 받았다. 국민 통합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 [文정부 첫 특별사면] 중대범죄 얽힌 친노·재계 빼고… 소시지 17개 절도는 봐줬다

    [文정부 첫 특별사면] 중대범죄 얽힌 친노·재계 빼고… 소시지 17개 절도는 봐줬다

    일반 형사범 6396명으로 99.3% 차지 靑 “생계형 초점… 정치인은 분열 불러” 친노 핵심 한명숙·이광재도 예외 없어 강정마을·밀양 등은 형 확정 안 돼 배제 문재인 정부의 첫 특별사면에서는 과거와 다르게 유력 정치인과 경제인들의 이름이 빠졌다. 대신 일반 민생사범과 2009년 용산참사 당시 점거농성으로 처벌을 받은 철거민들이 포함됐다. 29일 발표된 사면 대상을 살펴보면 대선 기간 ‘선심성 특사’에 비판적 견해를 밝히며 5대 중대범죄(뇌물·알선수재·알선수뢰·배임·횡령)와 반시장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에 대해 사면권을 제한하겠다고 공약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다. 대신 소시지 17개와 과자를 훔쳤다가 징역 8개월을 선고받은 이 등 일반 형사범 6396명으로 전체의 99.3%를 차지했다. 청와대가 이번 사면을 ‘장발장 사면’으로 지칭하는 이유다. 청와대 관계자는 “서민·생계형 사범의 사면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하고 “정치인과 경제인은 사회통합을 촉진하기보다는 분열을 촉진하는 측면이 강하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특사 명단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이들은 2009년 용산참사 당시 점거농성 참가 등으로 처벌된 철거민 25명이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20일 새벽 용산재개발 4구역 남일당 4층 건물에서 농성을 진행하던 철거민들이 경찰 진압에 맞서 불을 질러 농성자 5명과 경찰관 1명이 숨진 사건이다. 정부는 “사회적 갈등 치유 및 국민통합 차원에서 수사 및 재판이 종결된 공안사건 중 대표적 사건인 용산 사건 철거민들의 각종 법률상 자격 제한을 해소시키는 사면·복권을 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법무부가 검토 대상으로 올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인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경남 밀양 송전탑,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세월호 집회 관련자들은 이번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들 사건의 경우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공범이 아직 재판 중”이라면서 “형이 확정되지 않은 이들을 사면하는 것도 수사와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정치인 중에서는 정봉주 전 의원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17대 대선사범은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사면을 받았으나 그때마다 정 전 의원이 배제됐고 제18대·19대 대선, 19대·20대 총선, 5·6회 지방선거 등을 거치며 공민권 제한을 받았던 점 등을 감안했다”며 “형평성 차원에서 이번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해 국민의당, 정의당 의원 125명이 사면을 탄원한 것도 작은 이유가 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사면 논의 초기부터 이름이 거론되던 한명숙 전 총리와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문 대통령이 사면 대상에서 배제하겠다고 공약한 5대 중대범죄에 포함됐거나 돈과 관련된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돼서다. ‘친노’ 핵심도 예외는 없었다는 뜻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사면은 그런 원칙에 부합하는 사면”이라고 밝혔다. 민중총궐기 시위 주도 혐의로 복역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과 내란음모 사건으로 복역 중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대표는 배제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안사범과 노동사범은 생계형 사범이 아니어서 배제했다”며 “그 부분에 대해선 이번 사면에서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면의 목적이 사회 통합에 있는 만큼 논란의 소지를 최소화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인이 사면 대상에서 제외된 데 대해 “기업인이어서가 아니라 5대 중대범죄에 속하는 횡령 또는 배임죄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그래도 살만했던 2017년… 올해를 밝힌 평범한 영웅들

    그래도 살만했던 2017년… 올해를 밝힌 평범한 영웅들

    현직 대통령 탄핵과 구속, 사상 첫 조기 대선, 흉폭해진 청소년 범죄와 각종 인명 사고까지. 2017년 대한민국은 유난히 혼란스럽고 궂은 소식도 많았다. 그럼에도 평범하지만 용기 있고 의로운 이웃들이 있어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한 희망도 함께 본 한 해였다. 올해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밝힌 의인들을 돌아봤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화염 뚫고 90대 노인 구한 스리랑카 노동자 니말 2월 10일 경북 군위군의 한 주택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당시 집에는 90대 할머니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갇혀 있었지만, 화염이 거세 누구도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때 인근 농장에서 일하던 한 남성이 화재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왔고, 망설임 없이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어머니의 암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5년째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스리랑카 노동자 니말(39)씨였다.니말씨는 할머니를 무사히 구조했지만 이 과정에서 화상을 입어 3주간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그는 “평소 마을 어르신들이 따뜻하게 보살펴줘 고마웠고, 할머니를 구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불길 속으로 뛰어들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니말씨는 LG복지재단이 주는 ‘LG의인상’에 선정됐고, 2015년 이 상이 제정된 뒤 첫 외국인 수상자가 됐다. 이어 지난 6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의상자로 선정됐다. ● 흉기에 찔리고도 괴한 제압한 ‘낙성대 의인’ 곽경배씨 4월 7일 오후 5시 40분 서울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 출구. 한 남성이 이곳을 지나던 여성을 다짜고짜 때리기 시작했다. 이를 목격한 행인 곽경배(40)씨는 곧바로 피해 여성에게 달려가 주먹을 휘두르는 남성을 말렸다. 그러자 이 남성은 갑자기 품안에서 흉기를 꺼내 곽씨를 향해 휘둘렀고, 곽씨는 팔뚝 안쪽을 찔려 크게 다쳤다. 곽씨는 흉기에 찔려 출혈이 심한 상황에서도 도망가는 가해 남성을 뒤쫓았고, 몸싸움 끝에 이 남성을 제압해 경찰에 넘겼다.경찰 조사 결과 가해 남성은 노숙인 김모(54)씨로, 피해‧과대망상과 현실 판단력 장애 등의 정신 증세를 보이는 조현병 환자로 확인됐다. 이 사건 이후 수술비와 치료비로 많은 돈을 써야하는 곽씨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게임회사 NC소프트는 곽씨의 치료비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고, LG복지재단은 LG의인상과 상금 5000만원을 전달했다. 이어 정부 역시 곽씨를 의상자로 인정했다. 의상자로 인정되면 보상금과 의료급여, 교육보호, 취업보호 등의 예우가 지원된다. ● 의암호 빠진 시민 구한 고교생 3인방 11월 1일 오후 4시. 강원 춘천시 의암호에서 “사람 살려요”라는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호숫가에서 20m 가량 떨어진 깊은 호수에선 승용차 한대가 가라앉고 있었고, 한 여성이 그 옆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사고 현장에 모인 사람들은 발만 동동 구를 뿐 누구도 11월의 차갑고도 깊은 호수로 뛰어들 엄두를 못 냈다. 이때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세 청년이 호수로 뛰어들었다. 이들은 빠른 속도로 헤엄쳐 접근한 뒤 여성을 안전하게 구조했다.이들은 인근 체육관에서 체력 훈련을 하던 강원체고 수영부 3학년 최태준(19), 성준용(19), 김지수(19)군이었다. 성군은 구조 이후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막상 들어가면 위험한 상황에 처할지도 모르지만, 수영에는 자신이 있었다”라면서 “학교에서 평소에 생존 수영과 인명구조를 배워 그대로 했을 뿐”아라고 말했다.김군은 “만약 뛰어들지 않았다면 큰 후회가 남았을 것”이라며 “한번 낸 용기가 앞으로 선수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군은 “수영을 배우길 잘했다”며 “만약 육상을 했더라면 도와주지 못했을 것”이라며 웃어보였다. ● 국민적 지지 이끈 이국종 교수 “일반 국민들께 생소할 수도 있는 분야인데 세심하게 신경을 많이 써주셨습니다. 정말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말도 못하게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지난 11월 귀순 과정에서 모두 5곳에 총상을 입고 목숨이 위독했던 북한 병사 수술을 집도한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 교수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자신과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지원을 촉구한 국민들에게 전한 감사의 인사다.이 교수는 귀순 병사 수술 관련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권역외상센터와 소속 의료진이 처한 열악한 상황을 토로한 바 있다. 그는 “출동하면서 어깨가 부러진 적이 있고, 간호사가 수술 중 유산한 적도 있지만 우리 의료진은 헬기 타고 출동하면서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기도 한다. 환자의 인권침해를 말하기 전에 중증외상센터 직원들도 인권 사각지대에서 일하고 있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추가적‧제도적‧환경적‧인력 지원’을 요구하는 청원운동이 시작됐고, 여기에는 한 달 새 28만 1985명이 참여해 조만간 청와대가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을 계획이다. ● 한파 추위 속 쓰러진 노인에게 패딩 벗어준 중학생들 한파 추위가 전국을 얼렸던 12월 11일. 서울 전농중학교 학생 3명이 국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한파가 급습했던 당일 아침 8시쯤 등교 중이던 엄창민‧정호균‧신세현군은 동대문구 답십리시장 근처에서 한 할아버지가 쓰러져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세 학생은 곧바로 구조요청을 하는 동시에 응급조치를 시작했다. 엄군은 할아버지를 일으켜 자신의 무릎에 기대게 했고, 정군은 119에 신고했다. 신군은 할아버지의 체온 유지를 위해 입고 있던 패딩 점퍼를 벗어 덮어줬다.학생들의 발 빠른 대응 덕에 할아버지는 의식을 빨리 되찾았고, 엄군은 할아버지를 직접 업고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줬다. 이 소식은 지역구 의원인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소개하면서 알려졌고, 민주당은 지난 27일 세 학생에게 표창장을 전달했다. ● 민주주의 역사 새로 쓴 대한민국 국민 지난 12월 5일 독일 비영리단체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은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한 촛불집회 참석 대한민국 국민 1700만명에게 ‘2017 에버트 인권상’을 수여했다. 시상식에는 세월호 참사 생존자인 단원고 출신 장애진씨가 참석해 인권상과 공로상을 받았다.쿠르트 베크 에버트재단 이사장은 수상 이유로 “대한민국의 평화적 집회와 장기간 지속된 비폭력 시위에 참여하고, 집회와 자유 행사를 통한 모범적 인권 신장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 문재인 정부 첫 ‘특별사면’ 실시…정봉주·용산참사 철거민 등 6444명

    문재인 정부 첫 ‘특별사면’ 실시…정봉주·용산참사 철거민 등 6444명

    2018년 새해를 이틀 앞둔 29일 문재인 정부의 첫 특별사면 대상자가 발표됐다. 형사범을 포함한 6444명이 특별사면됐는데, 이 중에는 정봉주 전 의원과 2009년 용산참사 사건으로 처벌된 철거민들이 포함됐다.정 전 의원은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실소유주 의혹을 제기했다가 공직선거법 위반 협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2022년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돼 있었으나 이번 사면을 계기로 정치 활동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앞서 노동계를 중심으로 민중 총궐기 대회에서 불법 폭력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징역 3년형이 확정돼 복역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사면해달라는 목소리도 높았지만 이번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내란음모 사건으로 복역 중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대표도 대상에서 빠졌다. 정부는 또 운전면허 취소·정지·벌점, 생계형 어업인의 어업면허 취소·정지 등 행정제재 대상자 총 165만 2691명에 대한 특별감면 조치도 병행했다. 정부는 “이번 사면은 형사처벌이나 행정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반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정상적인 사회생활로 조기에 복귀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면서 “경제인 공직자의 부패범죄, 각종 강력범죄를 사면 대상에서 배제하고 이주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일반 형사범 다수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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