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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성진 칼럼] 힘을 합쳐도 부족한 현실인데

    [손성진 칼럼] 힘을 합쳐도 부족한 현실인데

    주말에 시내에 나와 보면 어떤 섬뜩함마저 느낀다. 저마다 자기의 요구와 주장을 외치는 시위대들의 표정을 보고서다. 법에 보장된 집회와 시위의 자유가 촛불시위에선 민주화를 연상시켰지만, 지금은 꼭 그렇지 않다. 우리의 깊숙한 곳에 숨겨진 갈등과 대립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기에 외국인 관광객들 보기가 민망할 정도다. 양보와 관용, 타협과 통합이라고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오직 자신의 이익과 아집에 집착하는 극렬 폭주 기관차들이 찢어지듯 울리는 굉음에 견디다 못해 온건, 온순한 국민은 도리어 숨을 곳을 찾아야 할 지경이다. 중국의 국공합작처럼 지난 100년 동안 우리도 누란의 위기에는 통합을 시도한 일이 없지 않다. 3·1운동 민족대표 33인에는 모든 종교계 대표가 포함됐고 다 같이 옥고를 치렀다. 임시정부에서도 안창호, 김동삼, 김규식이 민족유일당 운동을 벌이며 좌우합작을 추진했다. 광복 직전에 이뤄진 김구와 김원봉의 군사적 타협도 통합의 일환이었다. 이념적 대립을 하더라도 일제 앞에서는 힘을 합쳐야 한다는 공감대는 갖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작금의 국내외 현실이 위기 상황이 아니라고 한다면 지나치게 낙관적인 견해다. 추락하는 경제지표만으로도 정부의 경제정책을 무작정 믿고 기다리기에는 위험 부담이 커 보인다. 정부·여당이야 절반 이상을 외인(外因)으로 돌리겠지만, 그 또한 무책임한 모습이다. 위기를 돌파하려면 누군가 책임을 걸머지고 국민 대통합을 부르짖어야 할 판인데 불행히도 정반대로 분열을 재촉하니 답답할 뿐이다. 청와대는 청와대대로 ‘마이웨이’다. 정책의 성패를 논하기에는 이르겠지만, 스스로 흔들지 않겠다는 고집에서 나쁜 예감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장하성 전 수석이 말했던 ‘연말’은 이미 6개월 전에 지났다. 예측은 빗나갔고 최저임금의 과도한 인상이 빚은 부작용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야당 의원들은 순번을 정한 듯 시리즈로 막말 퍼레이드를 벌이며 통합은커녕 편가르기에 몰두해 있다. 과오는 벌써 잊었고 상궤(常軌)를 짓밟으며 과격한 언사로 지지율 회복에 목을 매달았다. 여당, 정부에 실망한 사람들은 야당을 쳐다보면 더욱 한숨이 나와 기댈 곳을 찾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사분오열, 극한대립, 고집불통, ‘내로남불’, 이권고수 같은 용어들로도 다 설명이 안 되는 난국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 삼류도 안 되는 정치, 정치인들이다. 이런 정치권을 쳐다보는 국민이 선택하는 길이 더 격렬한 시위다. ‘태극기 부대’의 활동은 좌파독재라는 야당 대표의 발언에서 힘을 얻어 더욱 격화됐다. 그래도 배가 덜 고픈 노동자의 이익집단인 민노총은 소형 타워크레인 기사들과 일용직 노동자들의 생존에는 귀를 막음으로써 스스로 귀족노조의 본색을 드러낸 꼴이 됐다. 더불어 지역, 집단, 계층, 성별 이기주의와 좌우 갈등은 4·19 이후 최고조다. 좌파라면 죄다 ‘문재앙’이고 우파라면 모두 ‘틀딱’으로 규정짓곤 귀를 틀어막고 대화의 문을 닫아 버린다. 어느 쪽이든 논리와 근거가 있을진대 “너는 무조건 틀렸어”라고 몰아세운다. 언론은 또 어떤가. 이념과 정파, 정권과 무관하게 옳고 바름을 논하는 언론의 부존재는 필자를 포함한 누구나 반성할 일이다. 언론들은 각자 지지하는 쪽이 정해져 있고 그 틀에 따를 뿐이니 또 하나의 이익집단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런 언론에서 정의를 찾고 통합을 기대하려면 한참의 시간이 걸릴 것 같으니 더욱 불행한 현실이다. 이런 마당에 국민이 청와대 청원을 통해 집단의 힘을 보여 주려 하고 직접 민주주의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물론 시위에 나서는 국민도 국민이고 청원에 나서는 국민도 국민이다. 여의도 정치를 믿지 못하겠으니, 국민 스스로 행동한 것이다. 상대의 존재와 가치조차 인정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는 몰상식 아래서 건전한 민주주의의 발전을 이뤄 내기는 어렵다. 막무가내식 비난과 매도부터 거둬야 하겠다. 힘을 합쳐도 힘이 모자랄 만큼 현재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죽음을 맞고서도 나라 안위를 생각한 순국선열의 고귀한 뜻을 떠올려 보자. 일제하 독립운동가들이 그랬고 북한에 맞서 싸운 국군이 그랬다. 일제 압정 앞에선 좌우가 없었고 남침 앞에선 나 혼자 살겠다는 이기심도 없었다. 오늘이 마침 현충일이다. sonsj@seoul.co.kr
  • [한 컷 세상] 대화가 갖는 힘

    [한 컷 세상] 대화가 갖는 힘

    한 집회에서 대화경찰관이 현장을 관찰하고 있다. 대화경찰관제도는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평화적 집회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정착된 제도다. ‘대화´라는 단어가 주는 평화적인 압박감은 흥분되기 쉬운 집회현장을 진정시킨다. ‘대화´와 ‘소통´은 그런 힘이 있는 것이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한 컷 세상] 대화가 갖는 힘

    [한 컷 세상] 대화가 갖는 힘

    한 집회에서 대화경찰관이 현장을 관찰하고 있다. 대화경찰관제도는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평화적 집회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정착된 제도다. ‘대화´라는 단어가 주는 평화적인 압박감은 흥분되기 쉬운 집회현장을 진정시킨다. ‘대화´와 ‘소통´은 그런 힘이 있는 것이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단독] 물고 물린 고소戰… 아물지 않는 궁중족발 상처

    [단독] 물고 물린 고소戰… 아물지 않는 궁중족발 상처

    ‘망치 폭행’ 임차인 징역 2년형 복역 중건물주, 강제집행 등 막은 맘상모 고소 시민 활동가 7명 폭행 등 혐의 재판 중 맘상모는 건물주·용역업체 직원 고소 “보복성 고소” “잘못된 행위 처벌” 갈등건물주가 하루 아침에 임대료를 4배 올려달라고 하자 상가 세입자가 다투다 망치를 휘두른 이른바 ‘궁중족발’ 사건이 7일로 1년을 맞지만 상처는 봉합되지 않고 있다. 족발집 사장이었던 김모(55)씨는 상해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돼 형을 살고 있는 가운데 건물주 이모(62)씨가 지난해 갈등했던 시민단체 활동가 등을 잇달아 고소했기 때문이다. 활동가들은 “끝난 일을 두고 보복성으로 고소하고 있다”고 호소하지만, 이씨는 “잘못된 행위에 책임을 물리는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건물주 이씨는 2017년 말부터 세입자였던 김씨와 그를 도운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맘상모) 등 시민단체 활동가들을 고소했다. 서울중앙지검이 지난 4월 김씨와 활동가 등 7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부동산강제집행효용침해·영업방해·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김씨 등 7명이 2017~2018년 서울 종로구 서촌 궁중족발 가게에 대한 강제집행을 저지하기 위해 물리력을 쓰는 등 법집행을 방해했다고 봤다. 당시 건물을 인수한 이씨는 월 297만원이었던 족발집 임대료를 1200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는데 김씨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명도 소송을 내 승소했다. 하지만 김씨가 가게를 비우지 않자 법원은 모두 12차례에 걸쳐 강제집행을 시도했다. 검찰은 1~4차 강제집행 때 김씨와 맘상모 회원들이 가게 출입문 앞에 화물차 등을 주차해 이씨의 건물 임대업과 유지·보수를 방해했고, “집행관 물러가라”며 집회한 것 등이 죄가 된다고 봤다. 집행관의 진입을 몸으로 막거나 이씨에게 소리치고 멱살과 목덜미를 잡아 당긴 것도 기소 내용에 포함됐다. 맘상모 측은 “보복성 고소”라고 주장한다. 이 단체 관계자는 “활동가 및 일반 시민 20여명을 한꺼번에 고소했지만 이 가운데 7명을 제외하면 대부분 혐의를 벗었다”고 말했다. 또 당시 강제집행과 집회 과정에서 김씨는 손가락 네 마디가 절단됐고 한 시민은 이가 완전히 뽑히는 등 피해가 컸다고 주장했다. 맘상모 측은 “용역업체직원, 집행관, 건물주 등을 고소했지만 피의자 특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검찰 단계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이 외에도 이씨로부터 여러 건 고소를 당했다. 한 활동가는 “주거침입 등으로 이씨에게 고소당해 지난주에도 종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물주 이씨는 “당시 현행범으로 체포돼야 했지만 제대로 안 돼 고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당시 주거침입 등으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처리되지 않았고, (경찰이) 쌍방폭행으로 나까지 전과자를 만들었다”며 “경찰도 같이 고소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임대료를 두고 건물주와 세입 상인의 극명한 차이를 드러냈던 궁중족발 사건 이후 국회에서는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이 이뤄졌다. 김씨는 지난 3월 폭행사건 항소심에서 징역 2년형이 선고됐다. 1심 2년 6개월형을 선고했던 1심보다 감형된 것으로 재판부는 “건물주와는 합의하지 않았지만 다른 피해자(이씨를 차로 들이받으려다가 친 행인)와는 합의가 이뤄졌다”며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이정인 서울시의원, 석암재단 비리 투쟁 10주년과 장애인거주시설 폐쇄조례 제정 촉구 집회 참석

    이정인 서울시의원, 석암재단 비리 투쟁 10주년과 장애인거주시설 폐쇄조례 제정 촉구 집회 참석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정인 의원(더불어민주당, 송파5)은 지난 4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석암재단 비리 투쟁 10주년과 장애인거주시설폐쇄조례 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당사자 및 그 가족들을 위해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 의원은 “모든 나라의 장애의 역사에는 투쟁의 현장이 항상 있었지만 우리나라는 장애인의 투쟁의 역사로만 점철돼 온 것이 안타깝다.”라며 “그동안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와 인권, 권리투쟁, 차별철폐를 위해 애써주신 당사자 여러분과 그 가족들께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이어 “최근 탈시설은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인 추세이며, 장애인거주시설폐쇄 역시 우리가 희망하는 목표이지만, 장애인 가족을 중심으로 시설폐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라며 “이러한 우려가 클수록 현재 장애인복지정책에 대한 부족과 불만족 그리고 모든 돌봄이 개인에게 떠맡겨진 가족들의 고통과 불안에 대한 역설적 표현으로 나타나는 것”이라 비판하고 “촘촘한 복지정책을 완성하여 장애인 당사자와 그 가족의 고통을 경감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앞으로도 여러분들이 장애인 복지와 차별철폐를 위해 싸워나가는데, 여전히 수많은 어려움과 고통이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라며 “그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서울시의회에서도 여러 의원들과 더불어 여러분과 함께할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자이니치와 증오 발언/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자이니치와 증오 발언/황성기 논설위원

    불행히도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지난 5월 28일 일본 가와사키시에서 2명 사망, 17명 중경상의 ‘묻지마 살인 사건’이 발생한 직후 ‘재일(在日·자이니치) 코리안’의 범행으로 몰아가는 소문이 돌지 않을까 불길한 생각이 스쳤다. 흉악 범죄만 일어나면 인터넷에선 일본에 사는 재일동포를 가리키는 자이니치의 소행이라는 페이크뉴스가 생산되고 확산됐기 때문이다. ‘재일 한국인이 많이 사는 가와사키이니까 범인은 자이니치가 틀림없다.’ 예외없이 가와사키 사건 이후 인터넷과 SNS에서는 범인이 자이니치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꼬리를 물고 커졌다. 오죽했으면 가와사키 시장이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어처구니없는 유언비어를 부정했을까. 후쿠다 노리히코 시장은 “자이니치 코리안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억측이 유표돼 넘치고 있다. 부적절하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도쿄와 강 하나를 사이에 둔 가와사키에는 1920년대 혹독한 식민지 정책과 공업화 발전에 따라 조선인들이 이주·정착해 살기 시작했다. 지금도 특정한 인종과 민족을 차별하는 헤이트스피치(혐오 표현) 집회가 자주 있는 곳이 가와사키다. 일본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일본의 흉악범죄 대부분은 자이니치’, ‘재일 조선인 범죄 데이터 베이스’ 등 경악을 금치 못하는 블로그나 사이트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들 사이트에서는 2000년 도쿄 세타가야 일가 4명 살해 사건의 범인이 한국인이라는 주장을 서슴없이 해댄다. 한때 일부 주간지에서 한국인 범인설을 보도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1923년 발생한 간토대지진 때 최대 6000명의 희생자를 낸 조선인 학살의 비극도 황당한 유언비어에서 시작됐다.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킨다’, ‘조선인이 불을 질렀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는 헛소문이 도쿄 등 간토 지방의 일본인을 자극했고, 고스란히 피해는 조선인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당시 경찰 당국은 조선인 폭동을 우려하며 자경단 등의 학살 행위를 수수방관해 사태를 키웠다. 약 100년이 지난 지금 일본 사회 대부분이 헤이트스피치를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다. 처벌 규정은 없지만 2016년 일본 국회가 헤이트스피치 규제법을 만들기는 했다. 가와사키시는 지난 3월 ‘차별이 없는 인권존중 마을 만들기 조례안’을 마련했다. 인종, 국적, 민족 등의 사유로 합리적 이유 없이 불평등하게 다루는 문제에 대해 일본 처음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인데, 실현된다면 일본에서 첫 조례가 된다. 흉악범죄 범인을 한국인으로 모는 ‘묻지마 자이니치’ 같은 불합리한 일들이 언제쯤 일본에서 사라질까. marry04@seoul.co.kr
  • #톈안먼 학살 #6·4 #18만개 촛불… 30년 전 진실을 기억하다

    #톈안먼 학살 #6·4 #18만개 촛불… 30년 전 진실을 기억하다

    홍콩 학생 동맹휴업 등 18만명 촛불시위 독일선 노벨상 받은 류사오보 흉상 건립 대만 AIT, 페북에 ‘톈안먼 학살’ 해시태그 中, 톈안먼 광장서 사진 찍어도 검문 대상 인근 지하철역 폐쇄… 극심한 감시·통제중국 공산당이 30년 전 벌어진 민주화 운동인 톈안먼 사태를 ‘1980년대 말 정치 풍파’로 치부하며 역사에서 지우려 시도하는 가운데 홍콩, 대만, 미국 워싱턴 등에서 30년 전의 아픔을 기억하는 이들이 뭉쳤다. 1989년 6월 4일 민주화와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던 청년들을 탱크로 짓밟은 톈안먼 사태 30주년을 맞은 4일 홍콩에서는 시위를 이끌었던 지도부 등이 어렵사리 모여 새로운 개혁의 불씨를 지폈다. 당시 중국 베이징대 학생을 중심으로 시위를 주도했던 이들은 주로 미국과 홍콩, 대만으로 망명했고 이들이 중심이 돼 진실이 잊히지 않고 30년 전의 아픔이 새로운 희망으로 승화하기를 기원했다. 독일에서는 톈안먼 사태 지도부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고(故) 류사오보의 흉상이 건립돼 기념식이 열렸다.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는 약 18만명 인파가 모여 촛불을 들었다. 이날 촛불시위 참가자 숫자는 2014년 ‘우산혁명’이라 불리는 홍콩 민주화 시위 참여자를 넘어서는 사상 최대 규모다. 동맹휴업을 하고 모인 홍콩 학생들은 톈안먼 사태 희생자에 대한 정의를 되찾고 중국 공산당 일당 독재의 종식을 요구했다. 홍콩에서는 톈안먼 시위 다음해인 1990년부터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 주도로 매년 시위 희생자들을 기리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특히 홍콩 정부가 추진하는 범죄인 인도 법안이 홍콩의 자유를 옥죌 수 있다는 반감이 촛불시위 참가자 숫자를 늘렸다. 대만에서도 수십 개의 시민단체가 연대한 추모 집회가 열렸다. 대만 주재 미대사관의 역할을 하는 미국재대만협회(AIT)는 지난 3일 중국에서 금지된 사이트인 페이스북에 ‘톈안먼 학살’이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전날 중국의 민주화를 촉구한 데 이어 라이칭더 전 행정원장은 중국이 아직도 지난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라이 원장은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이 지난 2일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톈안먼 시위는 진압할 필요가 있던 정치적 소요사태”였다고 발언한 데 대해 분개했다. 그러나 6·4 사태 현장이었던 베이징은 어느 때보다도 극심한 감시와 통제 속에 톈안먼 광장에 머물러 사진을 찍거나 질문을 하는 행위조차 공안의 검문 대상이 됐다. 지하철도 톈안먼 서역은 승객이 아예 내릴 수 없도록 폐쇄됐다. 중국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는 톈안먼 사태와 맨몸으로 탱크에 맞서 6·4 사태를 세계에 알린 일명 ‘탱크맨’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하지만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1980년대 말 발생한 정치 풍파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이미 분명한 결론을 내렸다”면서 “신중국 성립 70년 만에 이룬 엄청난 성취는 우리가 선택한 발전 경로가 완전히 옳았음을 증명한다”고 일축했다. 외교부는 대변인 발언을 포함한 톈안먼 사태에 대한 모든 언급을 삭제한 뒤 기자회견문을 공개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임금투쟁→합의→학교고발…홍익대 청소노동자들 끝내 유죄

    임금투쟁→합의→학교고발…홍익대 청소노동자들 끝내 유죄

    2017년 청소·경비노동자 농성하자 업무방해 고발법원 “직원들 퇴근 못하는 등 위압감 시달렸을 것”노조 “법 악용해 노동자 정당한 투쟁 위축” 반발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농성하다가 학교 측으로부터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당한 서울 홍익대 노동자들에게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0단독 김병만 판사는 4일 김민철(32)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 공공서비스지부 조직차장과 박진국(66) 공공운수노조 홍익대 분회장에 대해 각각 징역 4월, 벌금 30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홍익대 미화 노동자 조모(61)씨에 대해서는 벌금 200만원에 선고유예 결정을 내렸다. 이들을 포함한 홍대 청소·경비노동자 수십명은 2017년 임금 인상을 주장하며 학교 본관 사무처에서 농성을 벌였다. 또 학위수여식에서 노동자들은 “총장님, 우리 말 좀 들어주세요”라며 집회를 열었다. 당시 교직원들이 이들을 밀쳐내고 총장이 탄 차가 한 청소노동자의 발을 밟고 지나가기도 했다. 청소노동자와 홍대 측의 임금 갈등은 임금 인상 합의가 마무리되면서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학교 측이 그해 12월쯤 노동자 7명을 업무방해, 상해, 감금 등 9개 죄목으로 고소·고발했다. 검찰은 이 중 3명에 대해 업무방해, 공동주거침입으로 징역형과 벌금형을 구형했다. 나머지 4명은 혐의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2017년 7월 21일 사무처에서 임금 인상 농성을 벌이면서 8시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마이크를 사용해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면서 사무처의 업무를 방해했다”면서 “집회 규모는 60~70명 정도에 이르렀고 사무처 직원들은 제때 퇴근하지 못하는 등 큰 위압감과 불안에 시달렸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임금 인상이라는 강력한 의사를 전달한다는 목적을 고려한다고 해도, 당시 농성은 학교 측이 노동법상 쟁의행위를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난 위법행위였다고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홍대 노동자, 학생 연대체인 ‘모닥불’은 “그동안 청소·경비 노동자는 비정규직으로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왔다”면서 “노동자를 부린 학교 당국이 임금 인상 요구는 외면하다가 오히려 업무 방해로 고발해 노동자의 정당한 투쟁을 위축시켰다”고 반발했다. 김민석(22) 모닥불 운영위원장은 “제가 법대를 다니면서 배우는 법의 취지는 약자의 자유와 권리 보호인데 현실에서는 오히려 총장, 이사회 등 힘 있는 자들이 법을 이용해서 노동자를 억누르고 있다”면서 “노동자, 학생 등 여유 없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농성과 투쟁하는 일뿐인데, 이를 업무방해라고 본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학교 당국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자료만 수백 장에 이르고, 동영상도 수십 건”이라면서 “이는 일상적으로 노동자를 감시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할 양이다”라고 했다. 박 분회장은 “학교에서 10년째 일하고 있는데, 문제 제기나 항의를 하면 법 테두리 안에서 학교가 찍어누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약자와 소외된 계층을 위해 법이 역할을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할 예정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美대사관 인질극 악연, 친미 중동국들 과장이 ‘이란 혐오’ 키웠다

    美대사관 인질극 악연, 친미 중동국들 과장이 ‘이란 혐오’ 키웠다

    미국은 이란을 미워하고 두려워한다. 여론조사업체 갤럽은 지난 2월 미국인의 82%가 이란을 대체로 싫어하거나(46%), 몹시 싫어한다(36%)고 밝혔다. 또 미국인 93%가 10년 안에 이란이 미국의 실제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미 사회 저변에 이란 혐오와 공포가 깔린 것이다. 왜일까.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했거나, 화학무기로 대량 학살을 저질렀거나, 미국의 국익에 현저한 위협을 가하기라도 한 것일까. 아니다.이란은 미국이 경험해 본 적 없는 수모를 안긴 나라다. 이란은 1979년 2월 이슬람 혁명으로 팔레비 왕조를 전복했다. 지미 카터 당시 미 대통령은 미국을 등에 업고 민중을 탄압했던 샤(왕) 무함마드 리자 팔레비의 미 입국을 허용했다. 샤의 송환, 재판 그리고 처형을 요구했던 이란인들은 분노했다. 그리고 그해 11월 강경파 대학생들이 테헤란 주재 미대사관을 점거했다. 대사관 직원 등 52명이 444일간 인질로 붙잡혔다. 미대사관이 점령당하고 미국인이 인질로 잡힌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중동전문가 윌리엄 비먼 미 미네소타대 인류학 교수는 이란인들의 미대사관 점거를 “두 나라 사이에 일어난 가장 파괴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사건 자체가 주는 충격과 이란 혁명에 대한 몰이해가 미국인의 정서 밑바닥에 일종의 이란 혐오를 심었다고 호주 대안언론 더컨버세이션은 분석했다. 더컨버세이션은 “미국인 대다수가 친미 왕정이 폭압적인 정책을 펼친 것을 몰랐다. 미국인들은 그저 성난 군중이 미 외교관을 인질로 잡은 것으로 인식했다”면서 “정신이 나가고, 편협한 사상에 사로잡힌, 미국을 싫어하는 종교적 광신도들이 벌인 일로 평가절하했다”고 설명했다.미국인은 이란이 자국 대사관을 점령한 것은 40년간 기억하면서도, 미국이 이란 민간인 290명을 살해한 사실은 잊었다. 이란과 이라크 전쟁이 막바지였던 1988년 7월 미군 순양함 빈센스호가 이란 영해인 호르무즈해에서 이란 민항기를 격추했다. 탑승자 290명 전원이 사망했다. 미 정부는 민항기를 전투기로 오인해 공격했다고 해명했을 뿐,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았다. 미국인들의 대이란 감정과는 무관하게 양국 관계는 정부의 입장에 따라 가까워지기도, 멀어지기도 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재임 당시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아주 나빴다. 2002년 부시 대통령은 이란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이란이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경제 제재를 강화했다. 버락 오마바 대통령 재임기는 해빙기였다. 특히 2013년 하산 로하니가 이란 대통령으로 집권하면서 이란 핵문제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미국과 이란 등은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를 체결했다. 2017년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JCPOA에서 탈퇴하고 지난해 11월 이란 경제 제재를 재개했다.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의 JCPOA 탈퇴는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이란에 적대적이지는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미 인터넷매체 복스 등은 이란에 적의를 가진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초강경 대이란 정책을 주도한 것으로 봤다. 볼턴 보좌관은 부시 전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당시 국무부 차관으로 대외 강경책에 입김을 미친 ‘슈퍼 매파’다. 볼턴은 백안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되기 약 8개월 전인 2017년 미국으로 망명한 이란인들이 개최한 집회에 참석해 “미국은 테헤란에서 이슬람 학자들의 정권을 전복하는 정책을 선포해야 한다. 이란 정권의 행동과 목표는 변하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유일한 해결책은 정권 자체를 바꾸는 것밖에 없다”고 연설했다. 당시 발언과 관련 복스는 “볼턴 보좌관이 어떤 방식으로든 처벌하려 하지 않았던 독재정권은 거의 찾을 수 없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이란은 볼턴 보좌관의 마음속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했다. 볼턴 보좌관이 정치적 신념에 따라 움직여 왔다면, 폼페이오 장관은 종교적 믿음대로 결정해 온 것으로 관측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독실한 복음주의 기독교도로 알려져 있다. 더컨버세이션은 “복음주의자들은 근본적으로 신이 이스라엘 땅을 유대인에게 주었다고 믿는다”면서 “타협하지 않는 ‘친이스라엘’적 입장을 취한다”고 설명한다. 이스라엘은 대표적인 이란의 적성국이기도 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3월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이란에 공동 압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닷새 후에는 미국의 거대 유대계 이익단체 미·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행사에 참석해 “이란과 친이란 세력에 역사상 가장 강력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들은 고통을 느끼고 있다”면서 “반(反)시오니즘(유대민족주의 운동)은 반유대주의이며 이란처럼 반시오니즘을 지지하는 모든 국가에 맞서야 한다. 유대 민족의 정당한 조국을 수호해야 한다”며 친이스라엘적 시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미 시사매체 더네이션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친미 국가에 주목했다. 더네이션은 “네타냐후 총리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서 자신이 벌인 참혹하고 잔혹한 정책에서 눈을 돌리게 할 괴물이 필요하다. 그것이 이란”이라면서 “1980년대 그 괴물은 이라크였다. 미국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권을 파기하자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을 이스라엘 우익이 겁내야 할 존재로 만들었다. 이 정책을 미국이 되풀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AFP통신은 “사우디는 이란이 ‘혁명’을 수출해 자국 체제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최고 성직자가 최고지도자를 맡되 그 아래 대통령을 중심으로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를 분리해 ‘이슬람 공화국’이라는 독자적인 정치 체제를 만들었다. 반면 사우디는 1932년 국가를 수립한 이후 지금까지 전제군주제를 고수해 왔다. 사우디 국왕은 왕이자 동시에 이슬람의 수호자로서 입법, 사법, 행정 등 각 방면에 걸쳐서 절대적 권력을 가진다. 이란은 동맹 또는 친이란 세력에 상당한 자율성을 허용하면서 중동에서 세를 급격하게 키워왔다. 미 온라인매체 더인터셉트에 따르면 이란은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이라크의 시라아 민병대, 예멘의 반군 후티를 직접 통치하거나 명령하지 않고 독립적인 정치구조를 허용한다. 반면 사우디는 이슬람 근본주의 ‘와하비즘’에 입각해 동맹에도 엄격한 종교적·정치적 기준을 요구한다. 더네이션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정치적인 의도로 이란의 위험성을 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네이션은 “이란의 군사력은 미국, 이스라엘 등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없는 수준이다. 이란의 국내총생산(GDP)은 미군 예산의 60%에 불과하다. 군사력으로는 3류 수준”이라면서 “이란의 공포에 떤다는 이스라엘은 80~200개의 핵탄두를 보유했다.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이 역내에서 급격하게 영향력을 확대하고는 있지만, 그 파급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란이 아랍어가 아닌 페르시아어를 쓰는 데다 또한 종파를 중시하는 이슬람에서 비주류인 시아파 국가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20억 무슬림 가운데 시아파는 약 15%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정부와 이란의 긴장 수위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2일(현지시간) 전날 중동 걸프에서 모의 폭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란에 무력시위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군은 이번 훈련에 B52 폭격기, FA18 슈퍼호넷 전투기, MH60 시호크 헬리콥터, E2D 조기경보기를 실은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를 동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우리는 아무런 전제 조건 없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그러려면 이란이 ‘정상국가’로서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은 협상 조건이 있다면서 조건 없이 대화하자고 하고, 군사 초강대국으로서 위협해놓고 전쟁을 벌이지 않겠다고 말한다”며 비난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경찰청, 최근 5년간 건설현장 시위집회 6600여건 잇따라

    건설노조 조합원 우선채용을 요구하는 등 시위와 집회가 잇따르는 가운데 최근 5년간 전국적으로 6600여 건의 건설현장 집회·시위가 열린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공사현장에서 열린 건설노조의 집회·시위는 총 6616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노조의 건설현장 집회는 매년 늘고 있다. 2014년에는 857건의 집회가 개최됐다. 2017년부터 크게 늘어 지난해는 2486건으로 5년 만에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시위, 집회 대부분은 노조원의 채용요구와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 중에는 최근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지역주민(조합원) 우선 채용’에 관한 사항(662건)이나 ‘외국인 고용근절‘(162건)에 관한 사항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조합원의 취업을 요구하는 집회·시위들은 다음달 17일부터 시행되는 ‘채용절차 공정화법’ 제4조의2(채용강요 등의 금지)에 따라 최대 3000만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신 의원은 “건설노조의 시위?집회는 공사현장 업무방해하고 인근 주민에게도 소음피해를 준다”며 “정부가 채용강요 시위, 집회를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정년 아직 35년이나 남았는데… 내 미래가 두려워 싸웁니다”

    “정년 아직 35년이나 남았는데… 내 미래가 두려워 싸웁니다”

    과거 협상 무관심하다 이번엔 대거 참여 “자회사 전락 땐 임금·생존과 연계” 우려 인근 상가 공실 늘면서 지역 여론도 절박“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이 통과되자 눈물을 흘리며 ‘끝까지 싸우겠다’는 젊은 노동자들이 많았습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달 31일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남구 울산대로 주주총회 장소를 변경하며 회사를 쪼개는 물적분할 안건을 통과시켰지만, 울산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사측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첫 단추를 끼운 셈이지만, 노조는 법적 대응과 총파업으로 맞서고 있다. 특히,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노동자들이 이번 싸움을 주도하고 있다. ●“주총 저지 투쟁에 젊은층 참여 80% 육박” 1985년에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2002년 노조위원장 지내고 올해 정년을 앞둔 김득규(60)씨는 2일 “그동안 집회에는 젊은 친구들이 거의 나오지 않았는데, 이번 주총 저지 투쟁에는 80%가 참여했다”고 말했다. 노조 활동에 익숙지 않은 젊은 노동자들이 물적분할을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스터고를 졸업하고 6년 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김모(25)씨는 “물적분할로 회사가 나뉘어 현대중공업이 빚을 떠안는 자회사로 전락하면 노동자가 해고되거나 임금이 깎일 수밖에 없다”면서 “직장생활을 계속해야 할 우리가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선배들에게 의지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젊은 노동자들의 투쟁 열기에 지도부가 끌려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년을 앞둔 김씨는 후배들을 위해, 정년까지 35년이 남은 김씨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싸웠지만, 주총안은 통과됐다. 이 과정에서 폭력집단, 귀족노조라는 딱지도 얻었다. 딸이 보여준 유튜브 방송의 악성 댓글을 봤다는 60살 김씨는 “우리가 임금을 많이 받는 것도 아니고, 무작정 싸우는 단체도 아닌데, 억울하다”고 말했다. 25살 김씨는 “파업 대오가 줄까 걱정”이라면서 “결국 현장에서 싸움을 이어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구조조정 후 지역경제 타격… 시장도 삭발 젊은 노동자만큼이나 울산 시민도 절박한 상황이다. 송철호 울산시장이 삭발까지 하며 존속회사(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서울 이전을 반대한 것도 이런 여론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일산해수욕장 주변에는 상가를 임대한다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 있었다. 식당 주인 홍모(65·여)씨는 “(노동자들이 구조조정 돼서)다 가뿌려 손님이 없다”면서 “완전히 절간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맞은편 한식 뷔페의 종업원도 “노조와 회사 말 중 뭐가 맞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수익은 절반 넘게 줄었다”고 전했다. 갑자기 주총 장소가 된 울산대 체육관은 주주, 용역경비, 노조원, 경찰이 몰려 아수라장이 됐다. 분개한 노동자들은 의자 등을 부수기도 했다. 청소노동자 민모(57)씨는 “폭력이라고 비판을 받지만, 먹고살려고 발버둥치는 것 아니냐”며 안타까워했다. 주주들이 급하게 빠져나가는 것을 봤다는 울산대 영문과 정모(20)씨는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쉽게 하려고 2단계 지주회사 체계를 3단계로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월급 250만원… 밖에선 ‘귀족노조’ 딱지” 김유미(42·가명)씨의 남편은 현대중공업에서 10년째 일하고 있지만, 불이익을 받을까 봐 파업에 동참하지 못했다. 김씨는 “남편이 표현을 잘하지 않는데, 밤새 잠을 못 잔다”며 고개를 떨궜다. 옆에 있던 서진영(41·가명)씨는 “지금 남아 있는 사람들도 잘리지만 않았지 임금이 70만~100만원 정도 깎이면서 많이 힘들다”면서 “물적분할로 회사가 쪼개지고 부채가 많아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하니까 직원들이 반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일각에서 덧씌운 ‘귀족노조’, ‘월급 700만원’ 프레임에 황당해했다. 김씨는 “10년차인 우리 남편은 기본급 150만원에 수당을 합쳐 월평균 250만원을 가져온다”면서 “주말 근무가 사라져 250만원이 안 될 때가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 3명을 키우고 전세 대출금을 갚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김씨는 “조선소는 목숨을 걸고 일하는 곳”이라면서 “남편도 두 번이나 사고로 죽을 뻔했는데 무슨 귀족노조냐”라고 하소연했다. 조선소 노동자들의 아내들은 “2017년에도 노동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결국 분사됐고, 많이 해고됐다”면서 “어쩔 수 없이 사측 계획대로 되더라도 더이상 해고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글 사진 울산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트랜스젠더 딸 둔 엄마 넘어… 모성, 편견에 맞서다

    트랜스젠더 딸 둔 엄마 넘어… 모성, 편견에 맞서다

    말 못할 고민 가진 부모 모임서 시작 ‘프리허그’로 성소수자 위로하고 지지 극단적 생각했던 아이, 이제 미래 꿈꿔 “성소수자, 그저 있는 그대로 봐줬으면”“우리는 트랜스젠더 딸을 둔 엄마입니다.” 지난 1일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를 앞두고 만난 ‘성소수자 부모모임’ 회원 물(활동명·48)씨와 지월(66)씨는 미소 띤 얼굴로 자신을 소개했다. 이들은 mtf(male to female·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 트랜스젠더 딸을 둔 엄마들이다. 성소수자 아이를 둔 부모로 산다는 건 때로는 마음 아픈 일이지만, 함께 성장하는 일이기도 했다. 이제 이들은 자기 아이를 넘어 사회의 성소수자를 보듬고 편견에 맞선다. 성소수자 부모모임은 2013년 인터넷 카페로 시작됐다. 말 못할 고민을 나눌 사람이 필요한 부모들이 알음알음 모였다. 이제는 달라졌다. “성소수자에 대해 제대로 알리고 싶다”는 지월씨의 말처럼 세상에 목소리를 낸다. 가족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성소수자들을 안아주는 것도 이들이다. 이번 축제에서도 해마다 그랬듯 ‘프리허그’로 성소수자들을 위로하고 지지했다. 지월씨는 “‘내 편이다’라는 느낌에 목마른 성소수자들을 위로하려고 프리허그 이벤트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많은 성소수자들은 부모에게 커밍아웃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물씨는 2년 6개월 전 아이의 정체성을 알게 됐다. 아이의 계속되는 무기력에 “대체 뭐가 문제냐”고 채근한 게 계기가 됐다. 아이는 “내가 왜 그런지 한 번 맞혀 봐”라며 반항적인 눈빛을 보냈다. “성적인 문제냐”는 물씨의 질문에 “엄마, 나 트랜스젠더야”라는 답이 돌아왔다. 당시 21살이던 아이는 ‘가족에게 평생 커밍아웃을 못할 테니 25살까지만 살고 유서로 말해야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물씨는 “그 눈빛은 ‘난 살고 싶은데 왜 엄마는 몰라줘’란 의미였다”며 눈물지었다. 미국에 사는 지월씨의 딸은 2014년 35살에 커밍아웃을 했다. 지월씨는 “4~5살부터 성정체성을 인지한다는데, 30년간 말 못하며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물씨의 딸은 호르몬 치료를 받으며 내년 트랜지션(성전환 수술)을 준비하고 있고, 지월씨의 딸은 미국에서 사회적·법적으로 여성이 됐다.지금은 덤덤하게 말해도 아이의 ‘커밍아웃’은 큰 충격이었다. 일부 부모들은 그 충격을 “지옥에 사는 것 같다”고 비유하기도 한다. 지월씨는 “모임에 처음 나온 한 아버지는 ‘여기에서 부모들이 다 웃고 있는데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궁금하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했다. 물씨도 “‘앞으로 이 애는 어떤 삶을 살 것인가’부터 시작해 수많은 질문이 한꺼번에 밀려왔다”고 회상했다. 물씨는 최근 딸과 쇼핑을 갔다가 “자연스럽게 봐, 티 내지 말고”라는 수군거림을 들었다.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부모의 마음은 무너진다. 물씨는 “나도 이렇게 속상한데, 딸에겐 얼마나 큰 상처가 될지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했다. 공중화장실 이용이나 건강검진처럼 당연한 것들도 트랜스젠더에겐 피하고 싶은 일이다. 지월씨는 “딸이 화장실 가는 걸 피하려고 외출할 때는 아예 물을 마시지 않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혼란을 겪을 부모들에게 두 가지를 당부했다. 아이의 정체성은 선택한 것이 아니며, 절대로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지월씨는 “커밍아웃한 아이들에게 ‘튀려고 그러는 거다. 노력하면 바뀔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건, 이해의 출발이 잘못된 것”이라며 “있는 그대로 아이들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씨는 “자살을 생각했던 딸이 이젠 살고 싶어 하고 미래도 설계한다”면서 “한꺼번에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 하나씩 나누며 소통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 1일 서울광장 일대에서 열린 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는 7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무지갯빛 퍼레이드를 벌였다. 반대 집회도 열렸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글 사진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트럼프 대통령, 오는 18일 2020년 대선 출정식에 나서

    트럼프 대통령, 오는 18일 2020년 대선 출정식에 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2020년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자신의 트위터에 “6월 18일 올랜도 암웨이센터에서 아내 멜라니아, 마이크 펜스 부통령 부부와 함께 재선 도전을 선언할 것”이라면서 “이 역사적인 집회에 우리와 함께하자”고 밝혔다. 미 대표적인 ‘스윙스테이트’(경합주)인 플로리다주는 2020년 11월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세 번째로 큰 선거인단이 있는 플로리다주는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겼다. 이날 재선 출정식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도전 4주년 즈음을 맞아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6월 16일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수많은 지지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출정식에서 경제성장 이외에 이민 축소 등 더 강한 공약을 내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폭스뉴스에서 “경제만으로는 지지자들이 지루해할 것”이라면서 “만약 내가 거기서 경제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예를 들어 경제는 위대하고 실업률은 낮으며 우리는 훌륭하게 일하고 있다고 말하면 유권자들은 잠들기 시작할 것”이라며 깜짝 카드를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무지갯빛으로 물든 서울 광장···’,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 개최

    ‘무지갯빛으로 물든 서울 광장···’,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 개최

    1일 오후 국내 최대 성소수자 문화축제인 서울퀴어문화축제가 20회째를 맞이해 서울광장에서 성대히 열렸다. 퀴어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퀴어퍼레이드는 오후 4시부터 서울광장을 출발해 을지로 입구, 종각, 광화문 광장을 돌며 행진했다. 서울퀴어문화축제는 행사 초기엔 성 소수자들의 문화축제로 한정된 ‘그들만의 리그‘였다. 하지만 해가 지날 수록 성소수자들에 대한 국민 인식이 많이 개선돼, 보다 조직적이고 활발한 축제의 맥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날도 성소수자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일반 시민들도 축제를 응원하기 위해 시민광장을 찾았다. 퀴어축제의 상징인 무지개색을 이용한 화장과 옷차림을 한 시민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광장 곳곳에는 성소수자 인식개선을 촉구하는 여러 기관과 단체 부스 74개가 설치됐다. 국내 인권단체와 대학 성소수자 동아리, 캐나다 등 주요국 대사관이 참여했다. 또한 구글코리아를 포함해 여러 기업들과 정의당, 녹색당 등 정당들도 부스를 꾸렸다. 강문민서 국가인권위원회 혐오차별대응기획단장 “각자가 가진 성적지향과 성정체성이 다르지만 그 다름이 무지개를 이루는 것처럼 각자의 빛깔을 지닌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퀴어축제 참가자들은 부스 체험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비록 제한된 공간이지만 축제를 마음껏 즐기는 모습이었다. 이날 축제에 참여한 시민 민서영씨는 “모두가 평등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성소수자들을 포함한 모든 소수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힘껏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독교를 제외한 불교계, 천주교 관계자들도 참여해 성소수자들의 성평등권을 지지했다. 조계종 시경 스님은 “이곳에 스님이 있어 이상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거 같다“며 ”우리 사회는 소외받고 불이익 받는 사람들이 많은 데 성소수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도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뜻을 전하고 싶었다”고 참여 의미를 밝혔다. 하지만 도로 하나를 두고 반대편에서는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맞불집회도 어김없이 열렸다. 대한문 광장과 서울시의회 앞에서는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동성애 퀴어축제 반대 국민대회‘가 진행됐다. 퀴어문화축제를 반대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이수연씨는 “동성애는 분명 다수의 문화는 아니다. 그 속엔 어두운 부분들이 엄연히 존재하는 데 그런 것들은 얘기하지 않고 너무 아름답게 미화하고 포장만 하고 있다”며 “학부모의 입장에서 이건 정말 아니다 싶어 나오게 됐다”고 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성평등 NO, 양성평등 YES’ 등이 적힌 팻말과 플래카드를 들고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등 구호를 외쳤다. 이날 오후 3시부터 대한문과 세종로사거리, 주한미국대사관, 세종문화회관, 숭례문 등을 거치는 퀴어퍼레이드에 맞서 러플퍼레이드를 진행하기도 했다. 경찰 또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대규모 경력을 투입했고 이날 큰 불상사도 발생하지 않았다. 글 박홍규, 김민지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손진호,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nasturu@seoul.co.kr
  • 동성애자 치료하면 이성애자로 바뀐다?…미국서 금지법안 잇따라

    동성애자 치료하면 이성애자로 바뀐다?…미국서 금지법안 잇따라

    1일 서울퀴어문화축제 20주년을 맞아 동성애 찬반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동성애 전환치료’(gay conversion therapy)를 금지하는 법안이 잇따라 제정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는 18세 미만 청소년의 동성애 전환치료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AP통신은 동성애자로는 처음으로 미국 주지사에 당선된 제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가 청소년 동성애 전환치료 금지법안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콜로라도가 동성애 전환치료 금지 대열에 합류했다”며 “오랫동안 묵인돼온 고달픈 관행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밝혔다.동성애 전환치료는 동성애자를 이성애자로 전환하는 치료로, 동성애를 반대하는 일부 기독교 근본주의자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 치료는 ‘동성애는 병’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동성애 전환치료 옹호자들은 동성애는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며, 심리 상담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의학계는 동성애 전환치료가 성소수자를 죽음으로 내몰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학교(UCLA)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성소수자 69만8000명이 전환치료를 경험했다. CNN은 그러나 동성애 전환치료를 받은 많은 성소수자가 우울증과 자살 충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10대 청소년의 약물 중독 위험이 높다고 전했다. 미국 의학협회는 “동성애를 치료할 수 있다, 성 정체성을 바꿀 수 있다는 주장은 의학적으로도 과학적으로도 근거가 없다”고 못 박았다. 동성애 전환치료에 앞장섰던 로버트 스피처 박사는 2012년 자신의 주장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사과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7일과 29일 미네소타주와 메인주가 같은 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콜로라도주도 이 법안에 서명하면서, 미국 51개주 가운데 18개주에서 청소년의 동성애 전환치료가 불가능해졌다. 미국에서 가장 먼저 청소년의 동성애 전환치료를 금지하고 불법으로 규정한 곳은 캘리포니아주이며 나머지 21개주도 이 법안 도입을 검토 중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서울퀴어축제 개막…인근에선 반대 집회 열려

    서울퀴어축제 개막…인근에선 반대 집회 열려

    1일 오후 2시 서울광장에서 국내 최대 규모 성소수자 축제인 20번째 서울퀴어축제가 개최된 가운데 서울시청 인근에선 동성애를 반대하는 집회가 함께 열렸다.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오늘 서울광장서 퀴어축제 열린다…인근에선 반대 집회도

    오늘 서울광장서 퀴어축제 열린다…인근에선 반대 집회도

    1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퀴어 축제·퍼레이드와 이를 반대하는 집회가 비슷한 시간대에 열린다.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쯤 서울광장에서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를 개최한다. 오후 5시부터는 서울광장을 출발해 을지로 입구, 종각, 시청 등을 돌며 행진한다. 한편 오후 1시부터는 지하철 2호선 시청역 인근에서 퀴어축제 반대위원회가 맞불 집회를 연다. 이후 오후 3시부터 대한문에서 출발해 숭례문을 돌며 행진한다. 집회 참가인원은 퀴어축제에 2만명, 퀴어 반대 집회에 7000명가량이 모일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대규모 경력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계획이다. 또 서울역과 대한문에서는 보수단체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규탄하는 집회를 연다. 석방운동본부는 오후 1시쯤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를 연 뒤 숭례문과 광화문까지 행진한다. 다른 보수단체들은 대한문, 동화면세점, 교보빌딩 앞에서 각각 집회를 연다. 오후 3시에는 민주노총이 대학로에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을 조건 없이 비준하라고 촉구하는 집회를 연다. 민주노총은 대학로에서 집회를 마친 뒤 종각으로 행진한다. 이 자리에는 5000여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이날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대규모 집회 및 행진과 관련해 약 120개 부대를 투입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각각의 행사 시간과 일부 행진 동선이 겹치기도 해 대규모 경력을 투입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퀴어축제 관련 행사가 열리는 시청 앞과 서울광장 주변에는 안전펜스를 설치하고, 기독교 단체 등 반대 집회 참가자들과 충돌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이날은 종로·세종대로·남대문로·사직로·자하문로 등 도심 대부분의 주요 도로가 통제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법서라] 정보경찰 각각 수사하는 검경…동시에 출동한 까닭은

    [법서라] 정보경찰 각각 수사하는 검경…동시에 출동한 까닭은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    국정농단부터 사법농단까지 지난 정부의 ‘적폐청산’ 수사를 계속한 검찰의 현재 과제는 정보경찰 수사입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경찰이 위법하게 정보수집을 했고, 이 과정에서 불법사찰이나 정치관여 의혹이 있다는 내용입니다. 정보경찰 의혹은 국정원이나 국군 기무사령부의 정치관여 혐의와 유사한 형태입니다. 정보수집을 하는 국가 기관이 권한을 남용해 정치에 개입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최근 경찰이 정보경찰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로 송치했는데, 검찰이 다시 수사하라고 돌려보냈습니다. 여기까지는 흔히 있는 일입니다. 현재 수사권 체계에서는 경찰의 수사를 검찰이 지휘하게 돼 있으니까요. 정보경찰 수사가 여느 수사와 다른 점은 같은 사안을 두고 검찰과 경찰이 각각 동시에 수사하고 있다는 겁니다. 쉽게 예를 들면 살인 사건이 발생했는데, 검찰과 경찰 모두 출동한 겁니다. 그리고는 살인 사건 피의자와 목격자를 각각 검찰과 경찰에 불러서 조사한 거죠. 똑같은 범죄사실에 대해 적용한 법조문도 살인과 상해치사로 다릅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경찰청장 책임 크다는 검찰, 청와대 탓이라는 경찰  정보경찰 수사는 지난해 3월 영포빌딩에서 시작합니다.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 사건을 수사하면서 청계재단이 있는 영포빌딩을 압수수색했는데, 지하실에 문건이 있었던 겁니다. 청와대 자료를 무단으로 반출한 게 3000여건이라고 합니다. 여기에는 정보경찰 문건도 있었습니다. 검찰로서는 ‘노다지’를 발견한 거죠. 검찰은 경찰청 정보국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정보경찰 수사를 시작했고, 경찰은 특별수사단을 만들어 자체 수사를 벌였습니다.  검찰과 경찰에 수사 상황에 대해 물어보면, 둘 다 상대방의 수사 내용을 모른다고 답합니다. 지난해 3월 시작한 수사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이명박 정부 시절 ‘댓글공작’으로 구속기소됐지만 유독 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경찰 수사는 더디기만 했습니다. 경찰 내부 저항이 컸다고 합니다. 경찰 관계자는 “특별수사단이 현직 고위 간부의 집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정보경찰 피를 말릴 것처럼 수사하니 경찰 조직원들의 충격과 불만이 상당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경찰 위법 의혹에 대해 검찰은 강신명 경찰청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법원은 강 전 청장만 구속하고 이철성 전 경찰청장 등 당시 정보국장이나 청와대 치안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전직 정보심의관과 청와대 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기각됐습니다. 법원은 “본건 가담경위 내지 정도 등에 참작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를 달았습니다. 쉽게 말해 ‘경찰청장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본 거죠.  경찰도 얼마 지나지 않아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수사 결과를 보고 기자들이 의아했던 점이 있습니다. 검찰 수사에서는 구속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경찰은 이번 사태를 청와대 책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송치 대상자를 보면 답이 나옵니다.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 현기환·조윤선 전 정무수석, 이철성 전 경찰청장·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박화진 경찰청 외사국장(당시 청와대 사회안전·치안비서관)입니다. 사건 당시 경찰청에 있던 인물은 전혀 없고 청와대 근무자만 있습니다.    ◆檢“고위직 책임져야”vs警“관행인데 억울”  수사권 조정을 두고 투닥투닥 싸우는 검경인데, 이번 정보경찰 수사 반려를 두고는 양쪽 모두 일언반구 없습니다. 수사권 조정 갈등으로 비칠까 의식한 탓인지 서로 아무런 이유도, 입장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취재 결과 법리 적용을 이유로 반려한 것은 아니라는 점만 확인됐습니다. 유사한 범죄사실을 두고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을, 경찰은 직권남용만 적용했거든요. 결국 남은 것은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수사 미진’입니다. 검찰이 ‘직권남용을 지시한 경찰청장 등 고위직에 대한 수사를 보완하라’고 지시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간 검찰은 적폐청산 수사를 하면서 최고위직에 대한 책임을 강하게 물었습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직권남용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공무원에게 대가는 곧 자리입니다. 관행적으로 하던 일이라 위법하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그 자리에 있었다면 행위에 책임을 져야 하는 거죠.”  고위직에 있었고, 과거 정권에서 잘 나갔다면 그에 맞는 책임을 지라는 겁니다. 검찰은 이 논리를 과거 정권의 권력기관에 적용했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했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기소했습니다. 원세훈·남재준·이병호·이병기 전직 국정원장 4명을 구속기소했습니다. 이들의 주요 혐의에는 직권남용이 빠지지 않습니다.  경찰이 같은 직권남용을 두고 최고위직을 조사하지 않은 것은 자칫 ‘제식구 감싸기’로 비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경찰은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경찰청 정보국장을 지낸 전직 경찰 간부의 말입니다.  “정보경찰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의 정책·치안정보를 수집합니다. 그런데 정당한 업무와 위법한 업무 사이 경계에 있는 일이 많아요. 세월호 유족 집회 대응 정보는 당연히 정당한 업무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사찰이 될 수 있죠. 지금 정부의 정보경찰도 과거와 유사한 업무를 하고 있어요. 지금 청와대도 그걸 바라고 있을 겁니다. 정보가 있어야 정책을 펴고, 정책에 대한 반응을 알아야 되거든요. 청와대 지시를 따른 것뿐인데 죄가 된다고 하면 참 씁쓸합니다. 법원이 어떻게 판단할지 기다려봐야죠.”  정보경찰에 대한 검·경의 시각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경찰은 다소 위법한 정보수집은 관행이고, 설령 불법이라 하더라도 청와대 지시 때문이라는 논리입니다. 현직 경찰 간부는 강 전 청장이 구속된 날 울분을 토했습니다. 그는 “검찰이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불리하니까 경찰 망신주기를 하려고 강 전 청장을 보란듯 구속했다”며 “과거 정보경찰 업무가 잘못된 것이라면 이제부터 하지 말자고 하는 게 정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범정 폐지한 검찰, 정보경찰은 어떻게 통제할까  검찰은 문무일 검찰총장 취임 후 범죄정보과를 폐지하고 수사정보정책관실로 개편했습니다. 수사와 직접 관련이 있는 정보 기능만 남겨뒀다는 설명입니다. 반면 정보경찰 개혁은 수사권 조정 논의와 함께 시작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정부, 청와대는 지난달 20일 열린 경찰개혁 당·정·청 회의에서 정보경찰의 통제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법령에 ‘정치관여시 형사처벌’ 규정을 넣고, 정보 활동범위를 명시하겠다는 겁니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협의회 종료 후 브리핑에서 “현재 경찰은 준법지원팀을 신설해 모든 정보활동의 적법성 여부를 상시 확인·감독하고 있으며, 정보경찰 활동규칙을 제정해 정보수집의 기준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실효성 없는 개혁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정보경찰의 정보는 ‘풀뿌리 정보‘라고도 불립니다. 밑에서부터 촘촘히 끌어올린 ‘밑바닥 정보’라는 뜻입니다. 과거 검찰에 범죄정보 기능이 있을 때도 정보 수집만큼은 검찰이 경찰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정보경찰은 고위공직 후보자의 인사검증도 맡고 있습니다.  기자간담회에서 양복 상의를 벗어흔든 문 총장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정보경찰 관련 문제는 수사권 조정과 직접적 관련은 있지 않다. 수사권 조정으로 독점적 권능들이 결합했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정보경찰이라는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경찰이 검찰의 수사지휘권이라는 간섭 없이 수사권을 오롯이 갖게 되면 위험하다는 겁니다.  사실 정보경찰은 수사권 조정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반면 검찰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요구는 분명합니다. 이를 위해 수사권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수사권 조정의 선결 과제가 정보경찰 개혁은 아니지만, 관련 수사가 진행되는 만큼 수사권 조정과 관계 없이 이번 기회에 정보경찰 개혁에 대해 논의할 필요는 있습니다. 수년이 흐른 뒤에 경찰청장, 정보국장, 정보경찰들이 줄줄이 수사를 받게 되는 비극은 없어야 하니까요.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이재갑 “현대중공업 노조 불법 행위 엄정 조치할 것”

    이재갑 “현대중공업 노조 불법 행위 엄정 조치할 것”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31일 현대중공업 노조의 파업, 주주총회장 점거 등과 관련해 “노동조합의 폭력과 점거 등의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법에 따라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전국 15개 지방고용노동관서장을 소집해 울산 현대중공업 상황을 언급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노동조합은 관계 법령을 준수하면서 노동 기본권을 행사해야 한다“면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관계 기관 등과 협조해 법·절차에 따라 조치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건설현장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 노조가 조합원 채용을 두고 갈등을 빚는 데 대해서는 ”현장 지도를 강화하고 불법행위 발생시 수사기관과 협조하는 등 관계 법령에 따라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사용자에 대한 채용 강요에 대해 처벌하는 내용이 담긴 개정 채용절차법이 오는 7월 17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채용 강요 등의 행위도 법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양대 노총 타워크레인 노조가 다음 달 4~5일 집회와 파업을 예고한 데 대해서는 ”경제와 고용 사정이 엄중한 상황임을 감안해 파업 돌입시 건설현장의 혼란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본부와 지방관서가 함께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와 협조해 노사간 대화를 통해 현안 문제를 해결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울산 오전 내내 긴장감…노조원들, 한마음 회관 봉쇄(종합)

    울산 오전 내내 긴장감…노조원들, 한마음 회관 봉쇄(종합)

    법인분할 안건 99.8% 찬성으로 가결노조 측 “위법 주총 통과 안건은 무효”주말동안 소송 검토·투쟁 계획 수립현대중공업의 법인분할(물적분할)을 다룬 이 회사 주주총회가 31일 열린 가운데 주총장이 마련된 울산의 시내는 오전 내내 긴장감이 흘렀다. “법인분할 결정이 나면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며 나흘째 전면파업해온 현대중 노조는 사측과 대치하며 주총을 막으려 했다. 노조원 등 수천명이 주총 예정 장소 앞에 결집하자 회사 측은 장소를 기습적으로 바꾼 뒤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첫 단추인 법인분할 안건이 통과했지만 노조 측은 “효력이 없는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긴박했던 울산의 아침을 정리했다. ●주총 예정지 앞에서 맞선 노사 “비켜라”vs“분할 반대” 노조 측은 주총을 막기 위해 아침부터 분주히 움직였다. 애초 주총 장소로 공지됐던 한마음회관 앞 공터에는 전날 영남권 노동자대회에 참가한 현대중 노조와 민주노총 조합원 수천명이 밤새 진을 쳤다. 또 일부 노조원은 닷새째 회관을 점거하며 출입문을 봉쇄하고 창문도 의자와 합판 등으로 막았다. 사측도 경비용역업체 소속 직원 190명을 현장 배치했다. 또 경찰도 기동대 경력 64개 중대 4000여명을 배치해 충돌 가능성에 대비했다. 오전 7시 45분쯤, 현대중 주주 감사인 변호사와 주총 준비요원, 질서 유지원, 주주 등 500여명이 한마음회관에서 100여m 이상 떨어진 진입구에 도착했다. 주주 등은 충돌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 사측에서 제공한 회색 상의 점퍼와 흰색 헬멧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노조원 2000여명은 오토바이 1000여대로 주총장 진입로와 입구를 모두 막고 주주들의 입장을 봉쇄했다. 금속노조는 현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공권력 투입 땐 울산지역 사업장이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히며 긴장감이 고조됐다. 한마음 회관 주변은 “비켜라” 등의 구호를 외치는 사측 진행요원들과 “법인분할 반대”를 외치는 노조원들이 일촉즉발의 대치를 이어갔다. 일부 현대중 노동자들은 한마음회관을 나가 본사로 이동했고, 대우조선해양 등 다른 노조의 노동자들이 빈자리를 메웠다. “한마음회관 대신 본사로 장소를 변경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현대 호텔 앞, 현대중 본사 앞에서 연좌하며 주주총회 장소가 바뀔 것을 대비했다. “법인분할 막아내자!” “결사항전” 등의 구호가 곳곳에서 외쳐졌다. 오전 10시 30분쯤 사측은 “주총장을 울산대학교로 옮겨 11시 10분 개최한다”는 긴급 공지를 했다.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울산대학교까지는 차로 40분 걸리는데 공지를 보고 바로 출발해도 주총장까지 제 시간에 도착하기는 어렵다. 갑작스러운 발표에 주총장을 점거하던 노조 조합원과 이들과 대치하던 경찰, 용역 인원들이 일제히 이동하면서 한마음관 일대에는 사람과 차들이 뒤엉키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됐다. 허를 찔린 노조원 수백명은 바이케이드처럼 세워놨던 오토바이에 급히 올라타 울산대학교로 이동했지만 주주총회는 끝나있었다. 울산대 학생들은 학교로 들어오는 경찰과 노동자들을 놀란 듯 쳐다봤다. 노동자들은 “경찰이 대학에 들어와 주주총회를 보호하고 있다”며 비판했다.●법인 분할안 가결…“일방적 장소변경으로 통과시킨 결과는 무효” 오전 11시 10분쯤 현대중공업 측은 울산대 체육관에서 임시주총을 개최했다. 그리고 약 10분만에 이날 핵심 의결사안인 법인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이 가결됐다. 이날 주총에는 의결권 주식 771만 4630주의 72.2%(5107만 4006주)가 참석했으며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은 참석 주식 수의 99.8%(5101만 3145주)가 찬성했다. 회사분할은 ‘참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 사안이다. 이날 주총에서는 조영철 현대중공업 부사장과 주원호 현대중공업 중앙기술원장을 한국조선해양의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94.4%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안건 가결 소식을 전해들은 현대중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노조는 “우리사주조합 등 주주들의 자유로운 참석이 보장되지 않아 주주총회는 적법하지 않고, 위법한 주총에서 통과된 안건 역시 무효”라며 소송하겠다고 밝혔다. 또 연대투쟁에 나선 현대자동차 노조는 주총장에 공권력이 투입되면 총파업을 벌이기로 했지만, “일방적 장소변경으로 통과시킨 결과는 무효”라며 총파업 비상대기 지침을 해제했다. 이후 금속노조와 현대중 노조는 한마음회관에서 정리집회를 열었다. 노조는 주말 동안 소송을 검토하고, 앞으로 투쟁 계획을 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울산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서울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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