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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혁신성장과 코리아 패러독스/장세훈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혁신성장과 코리아 패러독스/장세훈 경제부 차장

    “코리아 패러독스(역설)를 극복하지 못하면 혁신성장도 요원하다.”(정부 고위 관계자)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3대 화두로 포용 국가, 평화와 더불어 혁신성장을 제시했다. 앞서 문 대통령이 지난 2일 우리 경제에 대해 “선진 경제를 추격하던 경제 모델이 한계에 다다랐다”면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혁신을 강조한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추격을 곧 모방으로 보고, 그 대척점인 ‘창조’에서 해법을 찾으려 했던 전 정부와 궤를 같이한다고도 볼 수 있다. 여기에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으로 산업화에는 성공했지만, 선진국으로 재도약하기 위한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이 부재하다는 인식이 공통적으로 깔려 있다. 전·현 정부의 고민이 대동소이하다는 점에서 해묵은 과제이자 도돌이표 논쟁인 셈이다. 창조경제든 혁신성장이든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단초 역할을 하는 게 연구개발(R&D)이다. R&D 투자라면 남부럽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중은 2017년 기준 우리나라가 4.55%로 전 세계 1위다. ‘과학기술 강국’으로 불리는 이스라엘(2016년 4.25%)마저 제쳤다. 정부의 새해 R&D 예산 규모도 20조 4000억원에 이른다. 이렇듯 ‘양’은 이미 충분하다. 문제는 ‘질’이다. 물론 과거에는 활발한 R&D 투자로 생산기술을 끌어올려 기업과 한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 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더이상 R&D 투자 확대가 성장의 촉매제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다. 한국식 R&D 투자의 역설이 빚어지는 것이다. 왜일까.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 해 정부의 R&D 예산을 받아 추진하는 프로젝트만 5만 4000여개”라면서 ‘쪼개기 지원’ 문제를 꼬집었다. 프로젝트당 채 4억원도 안 되는 돈으로 산업 지형을 뒤흔들 원천기술을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연구원 수를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거나 전담 인력이 없는 중소기업 위주의 지원 체계, 2~3년짜리 단기 과제 중심의 지원 방식, 사업화율에만 집착하는 평가 구조 등도 문제로 지적된다. 기업과 연구기관 등이 손을 잡고 공동으로 추진하는 R&D 프로젝트에 뭉칫돈을 안겨 주는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같은 역할이 부러운 이유다. 정부만 탓할 상황도 아니다. 대학을 비롯한 국내 연구기관들은 세계적인 추세인 국제 공동 연구에 뒤처져 있고, 기업들은 당장 돈이 되는 내부 사업을 지원하는 ‘인하우스 연구’에만 주력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노벨상을 받을 만한 과학자가 없다는 것보다 노벨상 후보를 추천할 만한 과학자조차 없다는 게 더 뼈아픈 현실”이라는 카이스트 교수의 표현이 우리나라 R&D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이른바 ‘대형 사고’를 치는 R&D 과제는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점부터 인정해야 한다. 정부가 실패를 두려워하는 상황에서 연구자들이 도전적인 과제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다. 또 더이상 예산을 허투로 쓰는지 감시하고 성과를 내라고 독촉부터 할 게 아니다. 연구에 어려움이 없는지 경청하고 사업화를 위한 걸림돌 규제가 있다면 풀어 줘야 한다. 한발 더 나아가 인공지능(AI)이나 블록체인과 같은 이머징 이슈가 생기면 정부가 앞장서 ‘포스트 AI’, ‘포스트 블록체인’ 시대의 밑그림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혁신성장을 위한 R&D 과제 자체는 더이상 선진 경제를 추격할 필요가 없고 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R&D 투자를 위한 정부의 역할은 선진 경제를 본받아야 할 점이 여전히 많다. shjang@seoul.co.kr
  • ‘황후의 품격’ 신성록, 로맨스 연기로 시선 집중 ‘남다른 존재감’

    ‘황후의 품격’ 신성록, 로맨스 연기로 시선 집중 ‘남다른 존재감’

    ‘황후의 품격’ 신성록이 본격적인 로맨스 연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지난주 방송 엔딩 장면에서 시청자들을 가슴 설레게 만들었던 신성록이 이번 주 방송에서도 장나라(오써니 역)와 로맨스 기류를 형성하며 시청자들을 극에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극 중 신성록은 자신을 자꾸만 거부하는 장나라에게 “우리 부부야. 황제인 내가 황후의 방에 들어오는 게 뭐 잘못 됐어?”라고 말하며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자신 때문에 장나라의 어머니를 죽게 만든 10년 전 사건에 괴로워하는 연기로 안타까움을 자아내며 극에 흥미를 더했다. 또한 신은경(태후 역)의 계략으로 인해 장나라가 위험에 빠지자 태후와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며 극에 긴장감을 불러 일으킨 것은 물론 “어마마마한테서 황후를 지켜야겠습니다!”라는 대사로 마음속에 깊이 자리한 장나라를 위해 신은경과의 전쟁을 선포해 황제의 카리스마를 여과없이 드러내는 등 몰입도를 높이는 극강의 연기력으로 TV 앞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신성록은 황실 바자회의 폭탄테러 사건으로 장나라가 위험에 빠진 순간, 자신도 알아보지 못하고 흥분한 최진혁(나왕식, 천우빈 역)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는 연기로 앞으로 두 사람이 연적이 될 것을 암시했으며 이로 인해 신성록이 앞으로 보여줄 황제의 폭발적인 감정연기에 대해서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신성록의 열연으로 매주 방송마다 화제의 중심에 선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은 어느 날 갑자기 신데렐라가 돼 황제에게 시집온 명랑 발랄 뮤지컬 배우가 궁의 절대 권력과 맞서 싸우는 황실로맨스릴러 드라마로, 신성록은 절대 권력의 황제 이혁으로 완벽 변신해 브라운관을 장악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한편, SBS ‘황후의 품격’은 10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사진제공=에스엠라이프디자인그룹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문화마당] 먹고 마시는 데 정신 팔린 방송/박조원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문화마당] 먹고 마시는 데 정신 팔린 방송/박조원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방송마다 넘쳐나는 먹방으로 모든 사람이 음식평론가가 돼 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과거에는 담백함, 고소함, 깔끔함 정도로 표현되던 음식맛 표현도 무척 다양해졌다. 그냥 깔끔한 맛이라고 하지 않고 잡내를 잡아 깔끔한 맛을 낸다고 한다. 이제는 일반인들도 “육즙이 살아 있다”, “풍미가 입안에 가득 퍼진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조화를 이룬다” 등 전문 음식평론가들이나 구사할 표현을 한다. 이른바 ‘먹방’의 영향일 것이다. 영어로도 발음 그대로 ‘mukbang’으로 표기되는 먹방은 영어 신조어 사전에서도 한국어의 ‘먹다’와 ‘방송’ 두 단어의 앞 글자를 합성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미국 CNN, 영국 BBC 등의 방송에서도 한국의 먹방을 소개할 정도니 그야말로 먹방 열풍이다. 방송 콘텐츠에도 유행이 있어서 먹방 역시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이제는 시사 다큐멘터리에도 먹는 것이 꼭 들어가야 한다. 여행 프로그램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먹는’ 여행 프로그램이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도 출연자들이 음식을 시켜 먹거나 사먹는 장면이 빠짐없이 등장한다. 유튜브 개인 방송에서나 나올 법한 먹는 프로그램이 지상파, 종편을 가리지 않고 범람하고 있다. 물론 먹방이 새로운 음식을 소개하고 음식 문화를 더욱 풍부하게 한다는 점에서 순기능을 수행하지만 방송이 먹고 마시는 데에만 정신을 팔다 보니 시청자에게 미치는 역기능 역시 만만치 않아 보인다. 메뉴판의 온갖 음식이 다 차려진 푸짐한 상을 보고 있노라면 누구나 식욕이 자극을 받을 것이고 이러한 자극이 축적되면 그렇게 먹어야 제대로 먹은 듯한 느낌을 갖게 할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발표한 비만에 대한 인식 조사를 하면서 요즈음 방송이 보여 주는 화려한 음식이나 과도한 포식 영상이 불필요한 허기나 식욕을 촉진해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는데, 응답자의 61.2%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과식 조장 외에도 먹방은 과도한 배달 음식 소비, 검증되지 않은 길거리 음식 소비, 영향이 고려되지 않은 뷸균형한 식습관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부정적인 내용이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먹방의 진짜 폐해는 온통 먹방으로 프로그램이 채워짐에 따라 소비자가 다양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없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여행 프로그램이 먹방으로 채워짐에 따라 여행지의 문화, 역사, 현지인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들게 된다. 시사 다큐멘터리가 먹방으로 채워지면 시청자들은 글로벌 이슈나 다른 세계 사람들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 방송사들이 왜 이렇게 먹방에 집착하게 됐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 보면 더 씁쓸하다. 유명 연예인이 무엇을 어떻게 먹는지는 사생활 중의 사생활이지만 일반인들의 관심을 충족시키기 가장 쉬운 콘텐츠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결국 방송사 입장에서 볼 때 먹방은 가장 쉽게 시청률을 올릴 수 있도록 해 주는 거저먹기 식의 콘텐츠라는 의미다. 다양한 플랫폼 간의 경쟁으로 시청률 확보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어려움을 감안하더라도 지상파 방송까지 나서서 인터넷의 일인 방송에서나 나올 만한 먹방을 과도하게 편성하는 것은 안쓰러워 보인다. 미국의 미디어 학자 토드 기틀린(Todd Gitlin)이 지적한 것처럼 방송에서 특정 내용이 집중 선택된 결과로 어떤 내용이 점차 배제되고 있는가를 생각해볼 때다.
  • 춘천 연인살해 20대 사형 구형 “반사회성·폭력성, 극형에 처해야”

    춘천 연인살해 20대 사형 구형 “반사회성·폭력성, 극형에 처해야”

    상견례를 앞두고 연인을 목 졸라 살해한 후 흉기로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28)씨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춘천지법 형사 2부(부장 박이규) 심리로 8일 오후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24일 오후 11시 28분 춘천시 자신의 집에서 여자친구 B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흉기로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무기징역 선고 시 20년이 지나면 가석방이 가능한데, 이렇게 되면 피고인은 만47세에 출소할 수도 있다. 피고인의 반사회성, 폭력성, 집착성이 사회에 다시 나가 재발했을 때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우려된다. 피고인을 극형에 처해야 하는 만큼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A씨에게 30년간 위치추적장치 부착과 5년간 보호관찰 명령을 내려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이날 최후 진술에서 “저로 인해 피해자와 유족에게 많은 상처를 줬고, 사회에도 물의를 일으킨 점 무겁게 생각한다. 피해자와 유족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죄송하다”고 진술했다. 이날 결심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피해자의 어머니는 “A씨의 범행이 치밀하게 계획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달 4일 열린 첫 공판에서 법정에서 “딸을 잔혹하게 살해한 살인마를 극형에 처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A씨의 선고 공판은 오는 25일 오전 10시 춘천지법에서 열린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집무실 광화문 이전’ 사실상 백지화… 대선공약 파기의 정치학

    ‘집무실 광화문 이전’ 사실상 백지화… 대선공약 파기의 정치학

    文정부 ‘최저임금 1만원’ 이어 두 번째 박근혜 기초연금·MB 대운하 등 불발 “공약 파기는 포퓰리즘 자인” 지적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 공약을 사실상 백지화한 이후 야당의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과 민주평화당 등 일부 야당은 문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 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6일 논평에서 “국민과의 약속은 휴지조각처럼 가볍게 던져버리는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정치 행태에 대한 처절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며 “문 대통령은 지키지도 못할 집무실 광화문 이전 공약을 1호 공약으로 내세운 데 대해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현실성 없는 거짓공약으로 국민을 우롱한 문재인 정부는 국민께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2012년 대선 때부터 주창한 ‘광화문 대통령 시대’는 ‘소통’의 가치를 구현하는 핵심 공약이었다. 2017년 5월 대통령 취임사에서도 문 대통령은 “준비를 마치는 대로 지금의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며 “선거 과정에서 제가 했던 약속을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했다. 실제로 청와대는 지난해 10월 ‘광화문 대통령 시대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유홍준 광화문시대 자문위원을 위원장으로 내정까지 했으나 20개월 만에 사실상 공약을 지킬 수 없게 됐다. 현 단계에서 집무실을 광화문 청사로 이전하면 청와대 영빈관·본관·헬기장 등 집무실 이외 주요 기능 대체부지를 광화문 인근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게 유 자문위원이 밝힌 이유였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 파기는 이번이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파기하고 공식 사과했다.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공약에 집착하지 말고 상황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 청와대의 생각이다. 문 대통령이 최근 ‘현장 수용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12월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새로운 경제정책은 경제·사회의 수용성과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조화롭게 고려해 국민의 공감 속에서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역대 대통령의 핵심 대선 공약도 ‘현실성’을 이유로 수정되거나 파기된 사례가 적지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 20만원’ 공약을 파기했다.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약속도 미뤘다. 당시 청와대는 공약보다 ‘국가 안위’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8년 한반도 대운하 건설 공약을 폐기했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수도 이전을 공약해 충청표를 대거 흡수했으나 2004년 헌법재판소의 수도 이전 위헌 결정으로 이행하지 못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내각제 개헌과 농가부채 전액 탕감 공약을 포기했고, 쌀 시장 개방을 막겠다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약속을 지키지 못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공약을 지키지 않는 것은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이자 포퓰리즘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SKY 캐슬’ 윤세아, 눈물 연기+분노 폭발 “내 딸 손대지 마”

    ‘SKY 캐슬’ 윤세아, 눈물 연기+분노 폭발 “내 딸 손대지 마”

    ‘SKY 캐슬’ 윤세아가 한 맺힌 오열부터 김병철을 향한 극강의 분노까지 폭발적인 연기로 안방극장에 전율을 안겼다. 5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 14회에서는 노승혜(윤세아)가 딸에게 손찌검을 한 남편 차민혁(김병철)에게 역대급 분노를 터뜨린 장면이 시선을 압도하며 이날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혔다. 시청자들의 눈시울까지 뜨겁게 만들 정도로 절정에 다다른 윤세아의 처절한 모성애 연기가 호평을 자아냈다. 특히 미혼임에도 엄마의 마음을 실감나게 소화한 윤세아는 ‘역시 윤세아’라는 감탄을 불러 일으킬만한 연기 내공과 독보적인 존재감을 증명했다. 노승혜(윤세아)는 권위적인 남편 차민혁(김병철)의 교육방식에 반감이 있어도 세 자녀의 엄마이자 아내로서 존중과 예의를 지키며 슬기롭게 설득해왔다. 쌍둥이 형제를 압박했던 스터디룸을 바꾸는 과정도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결국 두 아들과 웃으며 첫 승리의 기쁨을 누린 승혜였다. 그렇게 자식과 가정의 평화를 위해 용기의 발걸음을 내딛는 ‘성장형 엄마’ 승혜의 변화는 보는 이들에게도 ‘힐링’이었다. 하지만, 승혜가 품고 있던 폭탄은 큰딸 차세리(박유나)로 인해 완전히 터진 듯하다. 세리의 하버드대 입학 거짓말은 캐슬 안에서도 퍼졌다. 승혜는 위로하기 위해 찾은 이수임(이태란)과 진진희(오나라) 앞에서 “정말 모르겠다. 박사과정을 수료하고도 애들 잘 키우는 게 우선이지 싶어서 내 꿈은 다 포기하고 살아왔는데. 내 인생이 빈 껍데기 같다. 이렇게 허무할 수가 없다”고 복잡한 심정을 털어놓으며 “다 내 잘못이다. 애초에 미국을 보내지 말았어야 했다. 쌍둥이들 키우느라 정신없는데 언니가 세리를 맡아주겠다고 하니까 홀가분하더라. 13살 그 어린 것을 떼어놓고 성적 잘 나온다고 좋아만 했다. 내가 죽일 년이다”고 구슬프게 목 놓아 울었다. 민혁이 공부에 집착해 행여나 애들이 어긋날까 봐 노력해온 승혜에게 딸의 사기 행각은 충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내가 죽어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다”는 승혜의 통탄과 회한의 눈물은 다른 엄마들의 마음마저 아프게 했다. 세리의 문자 고백으로 진실을 알게 된 민혁은 자신의 체면을 구긴 세리를 불러들여 거칠게 몰아세웠다. 아빠의 욕심 때문에 고통받았다는 딸의 하소연에도 민혁은 아랑곳하지 않고 화내기만 했고, 승혜는 아무 말도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하지만, 모성애는 강했다. 이성을 잃은 민혁이 급기야 세리의 뺨을 때리는 등 점점 아이들을 막대하자 승혜의 분노가 폭발한 것. 승혜는 서슬 퍼런 눈빛과 격정적인 목소리로 “내 딸 손대지 마”라고 소리치며 세리를 데리고 나갔다. 이날 애처로운 절규로 느껴진 윤세아의 분노의 외침은 시청자들을 눈물짓게 했다. 남편에게만은 좀처럼 언성을 높이지 않던 인물이었기에, 노승혜의 감정 폭발은 모두를 숨죽이게 할 만큼 더욱 가슴 깊이 와닿았다. 이 과정에서 윤세아는 고일 대로 고인 감정이 홍수처럼 터져버린 찰나의 순간을 눈빛과 표정, 행동, 목소리 톤 등 ‘나노 단위’로 표현하며 흡인력 있는 연기를 펼쳤다. 짧은 시간 안에 죄책감부터 치솟는 분노까지 캐릭터의 모든 복합적인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될 정도로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평가다. 13, 14회에 걸쳐 그려진 윤세아의 밀도 높은 오열 연기도 압권이었다. 한편, 집에서 나온 모녀는 쇼핑도 하고 길거리 음식도 먹으며 처음으로 자유롭게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승혜는 “차차 아시게 될 거다. 너보다 엄마, 아빠 잘못이 더 크다는 거”라며 풀이 죽은 세리를 다독였다. 엄마의 위로를 받은 세리는 돌아와 민혁에게 무릎을 꿇고 빌었지만 차갑게 외면당했고, 다시 쌍둥이 아들에 집착하는 민혁의 모습이 그려져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이 답답한 상황을 타개할 윤세아의 ‘사이다 활약’이 간절히 기다려진다. 사진=JTBC ‘SKY 캐슬’ 방송화면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존 리 “노후대책 손 놓은 한국인… 가난해지려 작정한 듯”

    존 리 “노후대책 손 놓은 한국인… 가난해지려 작정한 듯”

    주변 눈치 보느라 車·해외여행에 돈 써…형편 맞춰 뺄 건 빼고 과감히 투자해야 다문화 가정 아이들 금융·재테크 교육…10만원씩 넣은 펀드 계좌도 만들어 줘“제가 보기에 우리 국민이나 사회나 가난해지려고 아예 작정을 한 것 같습니다.”  새해 벽두부터 쓴소리가 쏟아졌다. 1991년부터 한국 시장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 ‘코리아펀드’를 2005년까지 운용해 연 평균 24%의 수익률을 기록한 존 리(61)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 연말 사단법인 봉사단체 ‘글로벌 프랜드’가 서울 중랑구 면목 4동의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금융교육 현장이었다. 펀드매니저가 왜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에게 재테크의 중요성을 알리는 강연을 하고 일인당 10만원씩 넣은 펀드 계좌를 만들어 줬을까?  1980년 연세대 경제학과를 다니다 미국으로 건너가 1991년부터 세 군데 자산운용사에서 일한 뒤 2014년 1월 귀국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새해 첫날 털어놓았다. 모두가 가난해지려고 열심이었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 (신용카드로) 떠나라”는 광고가 유행했고, 직원들 중에도 주식 투자하는 이를 찾기 힘들었다. 금융감독원이나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주식은 도박이고, 패가망신하니 꿈도 꾸지 말라는 생각이 너무 강했다.  미국에서는 첫 월급의 몇 %를 주식에 투자하도록 의무화하는데 한국인들은 남의 눈치 보느라 사교육과 승용차에 돈을 쓰고 있었다.  미래에 대한 투자보다 현재를 즐기는 데 집착했다. 근래 몇 년은 ‘먹방’이 판을 치고 해외여행 안 하면 바보가 되는 것처럼 만들었다.  “한 직원의 재정 상황을 캐물으니 생활비의 절반을 과외비와 승용차 유지하는데 쓰고 있더군요. 당장 둘부터 없애라고 했어요. 지금은 제 말을 따른 것이 너무 잘한 결정이었다고 얘기합니다.”  버스를 구입해 전국을 돌아 3만명 정도를 만났다. 직원들도 동행해 계좌 설정하는 방법을 일러준다. 가족끼리도 돈 얘기를 기피하는 이들로부터 지청구도 들어가며 금융 투자가 필요한 이유를 납득시켰다.  “대학 입학 동기들을 봐도 암담합니다. 노후 대비가 너무 안 돼 있더군요. 다들 ‘어떻게 되겠지’ 했다가 빈손들입니다. 미국의 흑인 수감자가 말한 대로 ‘돈이 날 위해 일하게 해야’ 하는데 그걸 모르고 당합니다.”  그는 교육을 다니며 동영상을 보여주는데 교도소에서 주식을 깨우친 흑인 수감자의 TED 강연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그 흑인은 단언한다. “미국은 금융 문맹이란 전염병을 앓고 있다. 이 병은 가난한 사람을 더욱 가난하게 만든다.”  리 대표가 보기에 한국은 훨씬 더하다. 열심히 공부해야 성공한다는, 완전 잘못된 믿음에 따라 사교육에 지나친 관심과 돈을 쏟아부어 자신의 인생까지 망친다는 것이다. 돈 잘 벌려고 열심히 과외 시키는데 되레 그것 때문에 가난해지는 역설이 벌어진다. 공부를 못하면 엉뚱하거나 혁신적인 파괴력 있는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꿀 가능성이 높은 반면, 공부를 잘해봐야 평범한 직장인으로 남 아래에서 일하기 마련인데 그걸 깨우치지 못한다고, 이 세상의 혁신을 가져온 스티브 잡스 등은 모두 공부를 못하는 이들이었다고 했다. 여기에 옆집도 하니까 나도 해야 한다는 체면 치레도 있다. 그리고 남은 인생에 얼마의 돈이 필요한지 계산해보지도 않고, 그런 일을 창피스럽고 구차한 일이라고만 여긴다. 미국에서는 퇴직 연금의 50%가 주식에 투자되는데 우리는 1% 밖에 안 된다. 은행 직원들의 퇴직 연금이 자기 은행에 모두 묵혀 있는 것을 보고 완전히 뒤집어졌다고 했다. ‘금융 문맹’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5년쯤 그 많은 증권사, 금융사들이 하지 않는 일을 꾸준히 했다. 주니어 펀드를 맨먼저 만들었다. 국민의 90%에 이르는 주식 투자 소외층에 다가가고 있다. 최근에는 앰버서더를양성하는 시스템도 운용하고 있다. 어느 지역을 책임질 이를 교육해 그가 그 지역의 멘토를 하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대학 동기들도 비웃었는데 이제는 진정성을 믿는다고 했다. 3개월 전부터 유튜브에도 매일 동영상을 올렸더니 호응도 있고, 몸소 찾아와 상담하는 이들도 계속 는다고 했다.  새해를 맞아 살림 설계를 하는 모습도 찾아 보기 힘들어졌다. 경기가 안 좋다는 핑계부터 댄다. 리 대표는 “그건 핑계고요. 지금도 늦지 않았어요. 내 라이프를 점검해야 한다. 아끼고 투자하는 것 밖에 없다. 은행에 넣어두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어제보다 오늘 내가 더 부자가 됐는지 돌아봐야 한다. 형편에 빼도 좋은 것은 과감하게 추려내고 소비는 극도로 줄이고, 여유 자금을 만들어 어떻게 미래에 투자할지 머리를 짜내야죠. 돈 얘기도 자녀들과 온 가족이 함께 해야 합니다. 노후나 은퇴 자금으로 얼마가 필요하니 이렇게 하겠다, 너희들도 이렇게 동참해라, 이렇게 말이죠. 돈 얘기가 부끄럽거나 창피한 얘기가 아니잖아요. 돈이 최고란 걸 알면서도 위선이나 가식으로 감추려고만 드는 것이 잘못된 겁니다”라고 강조했다. 글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올해 나이 122세, 1896생 인도 수도승의 비결 ‘No Sex 그리고 Yoga’

    올해 나이 122세, 1896생 인도 수도승의 비결 ‘No Sex 그리고 Yoga’

    1896년에 태어난 1세기 하고도 22년을 더 살고 있는, 향후 몇 년을 더 살지도 알 수 없는 인도 수도승이 다시금 화제다. 스와미 시반다(Swami Sivananda)란 이름의 인도 수도승이 그 주인공. 그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여러 외신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아 왔다. 어떻게 그가 지금까지 장수할 수 있었는지는 많은 궁금증을 유발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여권에 표기돼 있는 그의 정확한 생년월일은 1898년 8월 8일. 여권을 만들 당시 큰 착오가 없다는 전제 조건으로, 우리나라 나이로 만 120세에 해당한다. 과히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살고 있다고 해도 틀림없다. 많은 인도인들은 태어난 후, 자신의 생년월일을 사원명부에 기록한다. 때문에 인도 여권관리국도 사원 명부에 기록된 출생년도를 근거로 작성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나이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건 여전히 어렵다. 시반다는 극도로 가난한 환경 속에서 자랐다. 현재 인도 북부의 우타르 프라데시(Uttar Pradesh) 주 바라나시(Varanasi) 지역에 살고 있는 그는 여전히 나무 판자를 베고 마룻바닥에서 잠을 잔다고 한다. 또한 2017년 2월 18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요가, 규율 그리고 순결’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스스로 고독을 즐기며 매일 한 번에 몇 시간씩 요가를 하며 각종 첨단 기술과 물질적인 소유와 집착에서 벗어난 삶을 즐긴다고 한다.사진 영상=CRTVCAMEROUN/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문재인 정부는 포용정부

    문재인 정부는 포용정부

    포용정부 정책 구체화에 속도 내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성경륭 이사장“문재인 정부에 이름을 붙인다면, 포용정부가 가장 적합하다. 포용국가의 실현은 문 정부의 역사적 사명이다. 지난 1년 반동안 국정 수습에 여념없었던 정부는 지난 9월 방향성을 잡고, 포용국가 만들기를 위한 발을 디뎠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경사연)의 성경륭 이사장은 20일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해 전 국민의 역량을 높이는 것이 포용국가 전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강화된 국민 개개인의 역량 확대가 고용 확대, 소득 성장으로 이어져, 선순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포용국가 전략”이라는 것이다. 성 이사장은 “노문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는 복지예산을 늘리고,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등을 마련하려는 정책 설계와 인식이 있었지만, 집권 후반기에야 이 같은 정책과 인식이 구체화되는 바람에 의미있는 정책 실천은 이뤄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와 달리, 문재인 정부는 집권 2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에 대한 정책적 실천을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국민의 역량을 최대화해 혁신을 지향하는 고(高) 역량국가, 고 혁신국가, 중간단계의 복지국가의 세 요소가 결합된 혁신적 포용국가야 말로, 현 시기의 고통과 위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단계의 공동번영과 지속가능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경사연은 앞서 20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국책연구기관장들이 대거 참가한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포럼을 열었다. 다음은 성 이사장과의 일문일답의 주요 내용. ? 포용국가는 왜 필요한가 - 우리의 근대화 성취에 대한 평가에 인색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박정희-전두환- 노태우 정권 등을 거치면서, 시기마다 국가모델의 변화를 시도하고, 진화해 나가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동원형 발전형국가 모델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고 지금에는 이런 상황이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우리가 그런 변화와 진화를 시기마다 이뤄냈다면, 1998년의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의 고통을 겪지 않을 수 있었고, 최소한 고통도 줄일 수 있었다. 참여정부는 2030년을 목표로 발전국가 틀을 바꾸려 했고, 그런 인식을 갖고 있었다. 국가발전모델의 전환과 포용국가 건설은 해도 되고, 않해도 되는 일이 아니다. 지속성장과 우리 생존을 위해 절박한 과제이다. ? 우리 어떤 상황인가 - 우리는 지금 사회경제적 비극과 새로운 기적의 갈림길에 놓여있다. 역량 강화-고용 확대-소득 성장의 선순환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공정경제를 실현하는 거시경제적 혁신이 병행돼야 한다. 긴 세월동안 이어진 발전국가의 유산탓에 대기업의 독과점 구조가 강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수많은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에 종속된 상황에서 기술탈취나 납품단가 인하 등의 고통을 당한다. 대기업의 독과점 및 중소기업의 종속같은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수 국민들의 고용기회를 확대하는 포용성장의 가능성이 약화된다. 이와함께, 벤처 및 중소기업들의 혁신성장을 통한 경제활력과 성장동력도 따라서 약화될 수 밖에 없다. ?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하나. - 공정 경제 실현을 위한 제도혁신 과제들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사회적 토론과 국민적 합의를 통해 그 실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모든 문제를 정쟁화해서는 않된다. 정권 교체에 관계없이, 관련 정책은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여·야가 공동으로 합의하고 관리하는 모델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여·야가 국민적 뜻을 모아,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을 위해 함께 날아오를 수 있는 ‘플라밍고 모델’같은 것이 이뤄져야 한다. ? 포용국가의 모델이 있나. - 포용국가의 이상에 가장 근접한 나라는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랜드 등 노르딕 5개국이다. 이들은 민주주의와 복지국가, 교육 및 과학기술연구의 세 측면에서 각장 높은 수준의 국가발전 단계에 있고, 고도의 포용성과 혁신성을 실현했다. 그 나라의 경험과 정책들을 우리 상황에 맞게 발전시키고 적용시키나갈 필요가 있다. 전국민에 대한 교육, 창의적 혁신, 연구개발과 이들이 이뤄낸 혁신과 포용, 대화를 통한 사회합의 창출 등의 경험을 배워나가야 한다. 물론 우리가 당장 이런 수준을 이룰 수 는 없다.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혁신적 포용국가는 신자유주의적 발전국가에서 벗어나 이들 노르딕형 복지국가 사이에 있다. ? 어떻게 포용국가를 만들어 나가야 하나 - 포용국가로의 전환 과정에서 신자유주의적 발전국가 체제에 집착하려는 세력과 대립 및 갈등 발생이 예상된다. 포용국가의 중심원리인 포용성과 혁신성의 원리를 활용해 국가혁신과 공동번영을 목표로 반대자들까지도 최대한 포용하려는 노력을 벌여야 한다. 포용국가를 향한 개혁의 목표는 ‘강자집단’을 혁파하는데 있지 않다. 일차적으로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약자 집단을 적극적으로 돕고, 궁극적으로 약자집단과 강자집단이 정치적 균형을 이루고, 사회경제적 공생을 이룰 수 있도록 포용적 제도와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게 지금은 매우 중요한 시기다. 정부 역시, ‘비전 2040’에 대한 재수립 등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성경륭 이사장은 누구, 참여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정책 브레인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사회학 박사를 받고 한림대 교수로 일해 온 사회복지·사회정책분야의 전문가이다. 참여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정책 브레인이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자문 국가균형발전위원장과 청와대 정책실 실장으로 일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대 대선에서 패배한 직후 재도전을 준비하면서 구성한 정책자문그룹인 ‘심천회’(心天會)의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더불어민주당 포용국가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경남 진주 출신으로 부산고와 서울대 사회사업학과와 행정대학원을 나왔다. 복지문제 등에 천착해 왔고, 거시적인 시각과 정책 융합 등에서도 역량을 보여왔다는 평을 받아왔다. 올 2월부터 26개 국책연구기관들의 예산 등을 쥐고 있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땐뽀걸즈’ 이주영, 친모 만난 뒤 분노→폭력 ‘결국 소년원행?’

    ‘땐뽀걸즈’ 이주영, 친모 만난 뒤 분노→폭력 ‘결국 소년원행?’

    ‘땐뽀걸즈’ 이주영의 억눌려있던 외로움과 상처가 자신을 버린 엄마를 향해 분노로 표출됐다. 모두의 노력으로 변화하고 있던 그녀는 소년원행을 면치 못하게 되는 걸까. KBS 2TV 월화드라마 ‘땐뽀걸즈’(극본 권혜지, 연출 박현석, 제작 MI, PCM 기준 총 16부작)에서 시은(박세완)은 혜진(이주영)을 ‘핵폐기물급 쓰레기’라고 불렀다. 친구들과 선생님들에게 무표정한 얼굴로 막말을 내뱉는 것은 물론 사람을 때리고 학교에 안 나오기 일쑤였으니까. 그러나 혜진은 규호쌤(김갑수)의 꾸준한 관심과 댄스스포츠, 그리고 땐뽀반 시은과의 관계 덕분에 조금씩 변화했다. 어린 시절, 엄마 아빠도 없이 할머니 손에서 자란 혜진. 부모 밑에서 사랑받으면서 어리광부리는 대신, 빨리 어른으로 자라는 길을 택했다. 그리고 이 거칠고 척박한 삶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강하고 독립적인 사람이 되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 주변에는 이런 그녀를 만만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셀 수 없이 많았고 혜진은 그런 관심을 폭력으로 직접 응징하는 방법을 택했다. 혜진이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이유다. 고작 18세밖에 안된 아이의 삶이라기엔 너무나도 어두웠다. 너무 일찍 어른들에게 상처를 받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고 의존하는 방식은 옳지 못하다고 여기게 된 혜진은 규호의 조건 없는 도움이 낯설고 거북했다. 그래서 “니는 이규호를 믿나? 내는 이규호, 변태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여자아들한테 춤 가르치는 게 왜 그렇게 집착하는데?”라며 규호의 진심을 부정했다. 하지만 규호는 이런 혜진의 상처 가득한 마음을 꿰뚫어보고 늘 같은 자리에서 관심을 줬고, 혜진 역시 규호의 도움은 지금껏 받아왔던 가벼운 동정과 흔한 선생들의 ‘꼰대짓’이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깨닫고 있었다. 그렇게 남은 보호관찰 기관을 무사히 보내나 싶었지만 결국 대형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자신을 버린 엄마(김영아)를 SNS에서 찾아내 그 이유를 물은 혜진. 헤어숍을 운영하고 있는 그녀는 “니네 할머니(문숙)가 널 지우라고 했어. 근데 못 지웠고, 차라리 유산이라도 되길 바랐을 텐데 당신 뜻대로 안됐지. 난 너 어떻게든 키우고 싶었는데, 돈 벌려고 잠깐 떠난 사이에 니네 할머니가 강제로 연락을 끊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었어”라고 답했다. 이에 혜진은 “괜찮은데. 안 미안해해도 되는데. 차라리 없는 게 나은 부모도 세상에 많잖아요”라고 대꾸했다. 그러나 엄마는 할머니의 말대로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 오래도록 못 봤던 딸과의 대화를 허겁지겁 끝냈고, 더 이상 자신을 찾아오거나 어떠한 이야기도 할 수 없도록 헤어숍 SNS를 모두 폐쇄하라고 지시한 것. 이를 혜진에게 들키고는 당황해 “다른 사람들한테 얘기 한다고 아무 것도 달라지는 건 없어. 난 여전히 잘 나갈 거고, 니 복수심도 해소되지 않아. 니 인생도 내 인생도 아무것도 달라지는 건 없다고. 그러니까 그냥 여기서 내 뺨을 세게 후려치고, 가서 보란 듯이 잘 살아”라며 모질게 돌아섰다. 혜진은 폭발했고, 헤어숍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혜진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복수였다. 누구 하나 기댈 사람이나 즐거움이 없었던 삶에 규호쌤이라는 진짜 어른과 댄스스포츠, 그리고 새로운 친구가 들어오면서, 굳어 있던 얼굴에 조금씩 미소를 띠던 혜진. 그러나 직접 엄마가 자신을 버린 비정한 사람임을 확인했고, 분노는 또다시 폭력으로 폭발했다. 문제는 혜진의 보호관찰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 혜진은 이번 사건으로 소년원행을 면하지 못할까. ‘땐뽀걸즈’, 오늘(18일) 밤 10시 KBS 2TV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프리스트’ 연우진, 정유미 향한 이상한 감정들 “천벌 받을..”

    ‘프리스트’ 연우진, 정유미 향한 이상한 감정들 “천벌 받을..”

    ‘프리스트’ 연우진이 정유미에게 보이는 이상한 감정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OCN 토일 오리지널 ‘프리스트’(극본 문만세, 연출 김종현, 제작 크레이브웍스, 총 16부작)에서 악령을 구마하는 엑소시스트와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로 만난 오수민(연우진)과 함은호(정유미). 지난 방송에서 와인과 코코아라는 두 사람 사이의 공통점과 함께 8년 전 기억을 잃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처럼 아직 베일에 싸인 두 사람의 과거 인연에 대한 떡밥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가운데, 오수민이 함은호를 향해 본인도 이해하지 못하는 감정들을 내보여 시청자들의 의심을 사고 있다. 오수민에게 함은호는 “성깔 있는 의사”, “똥고집”, “독한 여자”로, 그녀를 설득하는 것보단 “차라리 악령을 없애는 게 빠르겠다”고 생각했던 인물이었다. 그래서 “함선생 곁에서 잘 지키라”는 문기선(박용우) 신부의 명령에 언제나 툴툴거렸다. 그러나 함은호의 레지던트 후배 송미소(박정원)가 부마 증세로 그녀를 공격하려고 할 때도, 함은호가 의국에서 잠을 자다 폴터가이스트 부마자 서재문(연제욱)이 자신을 감시하는 악몽에 소리를 지르며 깼을 때도, 가장 먼저 나타나 함은호를 도왔던 건 오수민이었다. 서재문으로부터 함은호를 피신시키기 위해 “사귀는 거 아니면 적어도 썸타는 관계”라고 생각했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정태현(이동하)을 찾아가 도움을 청한 오수민. 휴가계를 낼 수 있도록 설득해달라는 오수민에게 정태현은 의외의 질문을 던졌다. “재미있네요. 신부님께서 내비치는 감정들 말입니다. 함선생에 대한 과도한 걱정, 관심, 경계, 질투, 보통 이런 게 연적 같은 사이에서 드러나는 감정인데, 제 착각이겠죠?”라고. 오수민은 “신부님한테 그런 농담하면 천벌 받습니다”라며 웃어넘겼지만, 그냥 묵과할 수만은 없었다. 오수민의 머릿속 역시 무의식 속에서 만난 ‘웨딩드레스를 입은 함은호’에 대한 잔상 때문에 복잡했기 때문이다. 이후 함은호는 휴가를 내고 신미연(오연아)의 갤러리로 향했지만, 강한 집착을 보이던 서재문의 협박으로 인해 병원으로 다시 돌아갔고, 이를 눈치챈 오수민과 문신부는 급하게 병원으로 향했다. 서재문이 있던 기계실에 도착한 뒤, 폴터가이스트 현상에 의해 몸이 결박됐고, 그 사이를 틈타 서재문은 함은호를 향해 “내 여자”라며 다가갔다. 함은호는 공포에 휩싸였고, 오수민은 “그만해!”라고 소리치며 분노에 차올랐다. 계속해서 함은호에게 보이는 이상한 감정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본방송에 앞서 공개된 7회 예고 영상(https://tv.naver.com/v/4736759)에서 잃어버린 8년 전 기억을 되찾으려는 함은호. 이를 통해 드러날 두 사람의 과거 인연에 귀추가 주목된다. ‘프리스트’ 제7회, 오늘(15일) 토요일 밤 10시 20분 OCN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생각나눔] 수백건 쪼개기 입법… “법안통과 중점” vs “연말 실적 쌓기”

    국회 관계자 “건수 집착은 경계해야” 12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에서 법률안 대표발의를 가장 많이 한 의원은 총 562건을 발의한 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이다. 황 의원은 지난 5일부터 여성이 채용, 승진, 전보 등 인사상 처우에서 불이익을 받는 이른바 ‘유리천장’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기관마다 ‘유리천장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의 법안 227건을 일괄 발의했다. 해당 기관을 모두 묶어 한 개의 법안으로 만들지 않고 기관 1개마다 1개의 법안을 일일이 만들면서 법안이 227개나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법안 내용은 다 똑같고 해당 기관 이름만 다르다. 의원실 관계자는 “기관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판단을 묻기 위해 개별 법안을 쪼개서 넣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해당 기관을 모두 묶어 법안을 발의했다가 1개 기관이라도 막히면 법안 자체가 통과되기 힘드니 일일이 기관마다 법안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연말 입법 실적을 쌓기 위한 쪼개기 입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황 의원은 지난 1월 ‘20대 국회 국회의원 입법 실적 1위’를 홍보했다. 대표발의 건수 2위(총 369건)인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10월 31일 일본식 용어인 ‘당해’를 보다 알기 쉬운 우리말로 변경하는 내용의 법안 42건을 일괄 발의했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당해라는 표현이 있는 법안을 일일이 다 고쳐야 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일괄 발의할 수밖에 없었다”며 “입법 실적을 의도한 건 결코 아니었다”고 했다. 대표발의 건수 3위(총 251건)인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 역시 일본식 용어인 ‘해산부’, ‘내구연한’, ‘인육’ 등을 정비하는 내용의 법안을 다수 발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처럼 용어 정리를 위한 입법은 법체처가 법제정비사업을 통해 할 수 있는 만큼 입법 실적을 쌓기 위한 의도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회 관계자는 “입법 활동이 적은 것보다는 많은 게 좋지만, 너무 건수에 집착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글로벌 In&Out] 한국의 ‘정의’와 일본의 ‘정의’/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한국의 ‘정의’와 일본의 ‘정의’/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징용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을 일본 기업에 명령한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한국에서는 인권을 침해당한 피해자가 가해자인 ‘전범’ 기업으로부터 보상받는 것은 당연하고, 지금까지 그렇지 않았던 게 이상했다는 논조가 지배적이다. 또한 판결에 강력히 항의하는 일본 정부는 적반하장이며 거기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한국인들은 주장한다.반면 일본에서는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의 기초가 된 청구권협정으로 징용 문제는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판결은 협정을 뒤집는 일이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국은 해결된 문제를 다시 꺼내 제기하는 ‘골대를 움직이는’ 국가라는 이미지가 재확인됐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 사회가 각자의 정의를 내세워 판결을 놓고 정면 대립하고 있다. 그 틈바구니에 낀 게 한국 정부다. 일본 정부로부터 “국가 간 약속을 지켜라”라는 맹렬한 항의를 받는가 하면, 국내에서는 “판결을 존중하고 일본에 굴복하지 말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양쪽 모두 ‘정의’를 내세워 상대를 정의롭지 못하다고 보는 만큼 타협이 쉽지 않다. 청구권협정 체결 당시 한국 정부 지도자의 인식이나 2005년 노무현 정부가 제시한 것도 징용 문제는 해결됐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대법원 판결은 정부의 기존 견해와 다른 만큼 문재인 정부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 것인가에 관심이 쏠린다. 해결됐다는 종래 입장을 견지할 건지 아니면 입장을 변경할 건지, 만일 변경한다면 종래 입장과의 정합성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우선은 지켜보고 싶다. 대법원 판결은 징용 노동자의 피해 호소를 어떻게든 인정하겠다는 결론이 먼저 있었을 것이다. 그 때문에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됐다’는 기존 해석을 뛰어넘을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판결은 식민지배의 위법성을 둘러싼 한·일 역사관의 대립에 새삼스럽게 초점을 맞췄다. 더욱이 2005년 한국 정부가 징용 문제는 해결됐다는 견해를 냈는데도 불구하고 위안부, 사할린 한인, 한국 피폭자 등 3가지 미해결 사례와 같은 ‘반인도적 행위’의 범주에 징용을 넣음으로써 체불 임금 차원이 아닌 인권 침해에 따른 정신적 위자료 등은 해결되지 않은 것이라 판단했다. 한국의 유능한 법관들이 내놓은 것인 만큼 법적 논리로는 이해할 수 있지만, 1965년 협정에 이르기까지의 국교정상화 교섭, 그 이후 양국 관계를 지켜본 연구자 눈으로 보면 이번 판결이 협정을 계승한 게 아니라 덮어쓰기한 것만은 틀림없다. 그래서 일본 정부가 ‘예상을 뛰어넘는 영향’이라고 강조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늘 생각하지만 한·일 역사 문제는 튼튼한 관계를 구축하지 않으면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 문제가 등장할 때마다 한·일 관계가 취약해지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목전에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럴수록 소중한 한·일 관계가 그만큼 취약해지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런 모순을 인식하고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관계 구축에 이르는 길이라고 본다. 한국에서는 역사를 반성하지 않는 적반하장의 ‘전범국가’ 일본이라는 이미지가, 일본에서는 과거사에만 집착하고 미래지향은 털끝만큼도 없는 ‘골대를 움직이는’ 한국이라는 이미지가 확대재생산되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야 되겠는가. 열쇠를 쥔 것은 한국 정부다. 일각에서 제기하듯 정부·기업이 공동 출자하는 재단을 설립하고 일본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구상은 어떤가. 3자로 구성된 재단이 보상은 물론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징용 문제의 전모를 후세에 전하도록 조사·연구를 하는 것이다. 한·일 간에 이런 지혜를 모을 수는 없는지 제안하고 싶다. 일본 정부도 방해하지 말고 구상을 받쳐줘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 [시론] ‘적과의 동침’과 ‘적대적 공존’/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

    [시론] ‘적과의 동침’과 ‘적대적 공존’/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

    임기 말 레임덕은 한국 대통령제의 숙명이다. 1987년 9차 개헌으로 최소정의적 접근의 절차적 민주주의가 확립됐으나 어느 정권이나 예외 없이 임기 3년차부터는 위기에 봉착했다.임기 초의 80%를 넘나드는 지지율의 고공행진은 집권 1년 6개월 무렵부터 하락하기 시작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당의 지지율 하락 추이도 심상치 않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 고용·투자·소비 등 거시경제 지표의 악화가 주된 원인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단기간에 경제가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지배적이다. 자영업의 비중이 높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의 심화 등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는 물론 4차 산업혁명의 변화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원의 비위가 적발되고, 청와대가 감찰에 나섰으나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라 최근 청와대 공직 기강 해이의 조짐이 여러 곳에서 나타났다. 청와대의 공직사회에 대한 장악력이 떨어졌다는 분석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최저임금 산입 범위와 탄력근로제 확대 등의 정책 지향과 노선을 달리하는 민주노총 등 진보연대의 정권과의 불화도 문재인 정부로서는 큰 부담이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 분석도 정확해야 한다. 경제적 요인에 무게를 두는 보수적 시각이 주를 이루지만 개혁 동력의 상실도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촛불집회 2년이 넘은 지금 개혁을 상징하는 촛불정신은 작동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지난 정권의 불의와 부정의의 단죄만으로 촛불시민의 의사를 대변할 수 없다. 전적으로 최저임금의 인상이나 소득주도성장에 경제 악화의 혐의를 두는 프레임은 정확하지도 않고 온당하지 못하다.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나 이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부족했던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경제 악화의 원인을 전적으로 개혁적 정책으로 본다면 과거의 성장 프레임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에 의하면 상위 20%와 하위 20%와의 소득격차는 더 벌어졌다. 소득 불평등, 사회적 양극화를 완화하지 못하면 한국 사회의 통합은 물론 지속 가능한 발전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경제와 민생의 난조는 개혁 동력의 약화를 결과하고 급기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 경제력 집중과 부의 편중, 사학의 구조적 비리, 전관예우, 낙하산 인사 등 사회 전반의 개혁의제 자체가 실종되는 형국에 이르렀다. 역사에 수구와 반동의 존재는 필연이다.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헌법을 유린하고 국정을 농단한 집권세력으로서 아직도 국민에게 반성하고 사과하지 않았다. 오히려 박근혜 탄핵에 찬성하여 탈당했던 전력을 문제 삼고, 친박이 당내 주류로 약진하는 역사적 퇴행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기 위하여 탈당했던 일을 반성한다며 한국당에 입당했다. 주권자의 의지에 의해 진행된 전직 대통령의 탄핵에 동참했던 사실을 반성한다면 헌법 절차에 따른 전직 대통령의 파면을 전면 부정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럼에도 한국당의 지지율은 2016년 최순실 농단 직전의 지지율을 회복하고 있다. 이렇듯 문재인 정부 집권 1년 7개월이 지난 시점에 나타나는 징후들은 개혁 의제의 상실과 수구세력의 반격으로 요약된다.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 하락은 경제 악화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 같은 무게로 진보적 의제의 실종이 지적되어야 한다.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던 2003년 화물연대 파업도 정권의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정권은 예산안 처리에서 ‘적과의 동침’을 택했다. 선거제도 개혁의 지연 등 국정농단 세력과의 정치공학에 따른 묵시적 연대가 ‘적대적 공존’이 관철되는 한국 정치 패러다임에서 선거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다면 ‘촛불시민’에 대한 배신이 아닐 수 없다. 지지율을 비롯한 다양한 층위의 신호는 정권에 대한 경고음이다.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고 견강부회나 확증편향에 집착한다면 역대 정권의 위기를 답습할 수 있다.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국민 일반의 정서에 부합하지 않거나 교만했던 정권은 급전직하했다. 냉전세력은 아직도 강고하다. 범여권 등 진보연대로 개혁 의제를 쟁점화시킴으로써 촛불의 모멘텀을 확립해야 하는 이유이다.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이다.
  • [법인의 활발발] 불리한가? 부끄러운가!

    [법인의 활발발] 불리한가? 부끄러운가!

    나가르주나는 ‘중론’에서 “행위가 곧 행위자이고 행위자가 곧 행위다”라고 말한다. 평소에 언(言)과 행(行)이 바르고 일치하는 사람의, 언과 행을 우리는 믿고 지지한다.왜 사람이 사람에게 말을 하는가? 내가 하는 말의 뜻을 공감해 달라는 속내가 아니겠는가.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는, 진심과 말을 믿어 주지 않는 시절을 우리는 살고 있다. 왜 그런가? 겉과 속이 다르기 때문이다. 말을 한 시점과 말을 한 그 이후가 엇나가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의 겉과 속이, 말이 세상 밖으로 나간 그 이후의, 일치와 불일치는 신뢰와 불신이 갈리는 지점이라 하겠다. 산중에서도 세속의 깊고 세밀한 사정을 전해 듣는다. 공중에서 전파해 주는 정보통신의 덕분이기도 하지만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의 하소연 때문이다. 그 사연의 대부분이 인간관계의 갈등이다. 자세하게 듣다 보면 많은 갈등의 원인은 ‘모멸감’이다. 언과 행이 가시가 되고 창이 되어 서로를 겨누고 찌른다. 언과 행이 감정을 건들고 자존감을 무너뜨린다. 경멸과 혐오를 담은 모욕적인 언사와 성희롱 등 언어의 폭력은 일상에서 매우 무모하고, 교묘하고, 담대하고, 무엇보다도 계급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단순하고 명징해야 할 사회가 왜 이토록 교묘하고 혼탁하게 오염되어 있는가. 최근 각종 매체의 주요 검색 순위는, 지위가 높고 돈이 많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불미스러운 행태가 차지하고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한마디로 사람이 사람에게 행사하는 극도의 모멸감이다. 주로 언과 행으로 저지른 패악이 사회에 드러나면 당사자들의 일정한 대응방식을 읽을 수 있다. 구차하게 변명하거나 피해자들을 회유한다. 또 사과문을 발표한다. 때로는 자필 사과문을 작성하여 공개하기도 한다. 사과하는 자신의 진심을 믿어달라는 의도라 하겠다. 생각해 본다. 사람은 누구나 작은 실수를 하고 때로는 큰 과오를 범하기도 한다. 과오에 대해 분노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런 인과율이 작동할 때 우리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라고 말한다. 다시 생각해 본다. 자칫 공정과 정의로운 사회에 집착하여 가해자에 대해 혐오하고 영원히 몹쓸 부류로 배제하는 문화는 과연 함께 사는 세상을 지향하는 가치에 맞는 것일까? 그래서 과오를 저지르는 자는 참회하고, 피해자는 용서하고, 마침내 서로 화해하는, 그런 회로가 순환하는 문화는 불가능한 것일까. 불가능하지 않다. 사람이 하는 일에 가능하지 않는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이런 원칙과 방향에 동의하면서도 용서와 화해의 순환을 의심하는 까닭은 분명하다. 가해자의 말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말을 믿지 않는 이유 또한 분명하다. 사죄라는 말을 한 이후 그의 언과 행이 진실로 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참회는 발언 이후의 변화와 태도를 사람들이 공감할 때 비로소 그 참회가 진심이었다고 믿는다. 왜 극도의 패악들이 명백하게 드러났는데도 가해자들은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고 그 이후의 삶에 변화가 없는 것일까. 나름대로 생각해 보니 ‘불리함’과 ‘부끄러움’의 차이에 있지 않을까 싶다. 한마디로 자신의 정치적인 표와 축적한 재산이 여론에 의하여 무너질까 봐 “잘못했습니다. 사과합니다”라고 말한다. 자신의 행위가 다른 이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었고, 양심을 거스른 행위인지를 성찰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성찰하지 않는 자에게 부끄러움이 있을 수 없다. 그래서 맹자는 다른 생명이 고통을 받는 일에 가슴이 아파 오는 측은지심, 다음에 자신의 과오에 대해 부끄러워하는 수오지심을 강조했을 것이다. 다른 존재의 자존을 훼손하는 모멸감을 행한 자신의 과오를 부끄러워할 때 진정한 참회는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 그의 삶이 겉과 속이 다르지 않고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의 변화가 있을 때 우리는 그의 참회를 믿는다. 그리하면 용서와 화해는 수레를 따르는 바퀴와 같이 동행할 것이다. 폭로와 응징만이 능사는 아니겠다. 때문에 이른바 힘 있는 사람들이 유불리를 따지기에 앞서 부끄러움을 생각할 때다.
  • 문정인 “남북 관계가 너무 앞서가면 北 설득하기 어렵다고 美 불만 토로”

    문정인 “남북 관계가 너무 앞서가면 北 설득하기 어렵다고 美 불만 토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10일 “미국은 ‘남북 관계가 너무 앞서가면 북·미 관계에서 미국이 북한을 설득하고, 입장을 바꾸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밝혔다.문 특보는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아태정책연구원 주최로 열린 외교통상정책연구포럼 기조강연에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문 특보는 “한국 정부는 ‘북·미 관계가 어려울 때 남북 관계가 앞서가면서 한국이 북한을 설득할 수 있지 않으냐’는 입장과 함께 미국에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만 이런 문제(미국의 불만)가 있는 것도 현실”이라고 했다. 문 특보의 발언은 한·미 간 불협화음은 없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뉴질랜드로 향하는 전용기 내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엇박자 논란은) 근거 없는 추측성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문 특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이 연내 이뤄질 것인가’라는 참석자의 질문에는 “시간표를 봐서는 상당히 타이트하다”면서 “연내에 어려워지면 내년에 와도 문제없는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도 말했지만 시간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며 “2차 북·미회담 후면 더 좋을 수도 있다”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프리스트’ 측 “연우진·정유미, 더 강력해진 악령과 마주한다”

    ‘프리스트’ 측 “연우진·정유미, 더 강력해진 악령과 마주한다”

    ‘프리스트’ 에 더욱 강력해진 악령의 등장이 예고됐다. 이번에는 강한 집착을 보이는 부마자로 인해 연우진과 정유미를 비롯한 634레지아가 최대의 위기를 맞이한다. OCN 토일 오리지널 ‘프리스트’(극본 문만세, 연출 김종현, 제작 크레이브웍스, 총 16부작) 지난 방송에서 응급실 에이스 의사 함은호(정유미)의 레지던트 후배 송미소(박정원)의 무의식 구마에 성공한 오수민(연우진). 무의식 속에 숨어있던 몽마를 쫓아냈고, 머리카락과 이가 빠지는 등 신체적 붕괴 현상까지 겪으며 공포에 휩싸였던 송미소는 웃음을 되찾았다. 오히려 착하고 성실했기 때문에 악령에 씌었다던 송미소는 전문의가 되기 위한 전력 질주를 잠시 멈추고 “살아야겠다”며 휴가를 신청했다. 이렇게 평화를 되찾은 듯 싶었던 남부가톨릭병원. 그러나 악령의 활동은 멈추지 않는다. 오늘(8일) 본방송에 앞서 공개된 예고 영상에서 더욱 강력해진 새로운 부마자로 보이는 인물이 등장한 것. “전, 재문씨가 무조건 잘못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라는 함은호와 마주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고, “부마자나 악령이 강한 집착을 보일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오수민과 “더 위험한 존재가 될게 분명해”라는 문기선(박용우) 신부의 설명이 이어졌다. 무슨 이유에선지 불안에 떨던 그 남자는 어느 순간 악마의 눈빛으로 돌변, 오수민과 문신부, 그리고 634 레지아 단원인 구도균(손종학), 신미연(오연아), 정용필(유비)을 위기에 빠트렸다. 함은호 역시 친자매처럼 지냈던 수간호사 차선영(강경헌)이 의식 불명에 빠져 정신이 붕괴된 상태였다. 제작진은 “오늘(8일) 밤, 더욱 강력해진 악령이 새로운 능력을 가지고 등장할 예정이다. 본적 없는 강력한 부마 증상에 오수민, 함은호, 문기선이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한다”고 예고하며, “점점 더 거세지는 악령의 힘과 맞서 싸우며, 더욱 쫄깃한 전개를 선보일 ‘프리스트’ 본방송과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OCN 주말드라마 ‘프리스트’는 8일 오후 10시 20분에 방송된다. 사진제공 = ‘프리스트’ 예고 영상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차세대 7nm EUV 공정에 사활을 건 인텔. 위기 극복할까?

    [고든 정의 TECH+] 차세대 7nm EUV 공정에 사활을 건 인텔. 위기 극복할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CPU 시장에서 인텔의 아성을 위협할 경쟁자는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시기가 있었습니다. 가장 직접적인 경쟁 관계인 AMD는 CPU 시장에서 거의 퇴출 위기였고 삼성전자나 퀄컴은 일부 영역이 겹치기는 했지만, 주력 분야가 달라 직접적인 경쟁자로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물론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바일 AP 시장에 진출하려다 실패한 부분은 쓰라린 상처지만, 값싼 모바일 프로세서 대신 비싼 서버용 프로세서를 판매하는 쪽이 훨씬 남는 장사이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로 여기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경쟁자가 아니라 인텔 내부에서 나왔습니다. 인텔의 미세 공정이 14nm에서 몇 년째 멈추면서 경쟁자들이 인텔을 따라잡은 것은 물론 이제는 넘어서고 있습니다. 과거 인텔은 자사의 10nm 공정이 경쟁자보다 훨씬 우월하며 트랜지스터 집적 밀도를 지녔다고 자랑했지만, 몇 년째 10nm 공정의 대량 생산을 연기하는 중입니다. 그러는 동안 경쟁자들은 7nm 프로세서를 내놓거나 혹은 준비 중입니다. 최근 퀄컴은 7nm 공정 기반의 스냅드래곤 8cx를 공개하면서 윈도우 노트북 및 태블릿 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ARM 기반인 스냅드래곤보다 더 겁나는 상대는 x86 기반의 7nm 공정 프로세서를 내놓을 AMD입니다. AMD는 첫 번째 7nm 공정 기반 x86 CPU의 타이틀을 가져갔을 뿐 아니라 최초의 64코어 프로세서 타이틀 역시 가져갔습니다. 7nm 공정의 CPU가 본격 출시될 내년이면 CPU 시장에 큰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인텔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책은 이미 늦어버린 10nm 공정에 집착하기보다 차라리 7nm나 그보다 더 미세한 공정에 집중해 최소한 비슷한 수준에서라도 경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최근 열린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인텔은 이 사실을 밝혔습니다. 인텔의 최고 기술 책임자인 머씨 렌두친탈라(Murthy Renduchintala) 인텔 수석 기술 책임 겸 클라이언트 그룹 (chief engineering officer and president of technology, systems architecture and client group) 총괄 사장은 10nm 공정과 별개의 팀이 7nm 공정을 개발하고 있으며 자신들이 여기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 (we are very, very focused on getting 7 nm)고 언급했습니다. 이 새로운 7nm 공정은 애리조나에 있는 fab 42에서 개발 중이며 아마도 가까운 미래에 양산이 시작될 가능성이 큽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7nm 공정이 극자외선 리소그래피 extreme ultraviolet lithography (EUVL) 기반이라는 것입니다. 극자외선 리소그래피는 13.5nm 파장의 매우 짧은 광원을 이용해 아주 미세한 회로를 만들 수 있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는 DUV 리소그래피의 193nm 파장로도 미세 공정 제조는 가능하지만, 여러 단계를 거치는 복잡한 공정이 불가피합니다. 반면 극자외선 리소그래피 장치는 훨씬 간단하게 제조가 가능합니다. 간단하게 비유하면 끝이 가느다란 볼펜과 굵은 사인펜으로 같은 크기의 작은 글씨를 쓰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당연히 볼펜으로 작은 글씨를 쓰는 것이 훨씬 쉽고 간단합니다. 굵은 사인펜으로 작은 글씨를 쓰려면 제대로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사실 인텔의 10nm 공정에서 문제가 생긴 이유 중 하나도 기존의 DUV 리소그래피 장치를 사용해서 너무 미세한 공정을 시도했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올해 초 세계 최대의 반도체 제조 업체인 ASML은 최신 극자외선 리소그래피 장비를 주요 고객들에게 선적했다고 발표했는데, 사실 고객이 될 수 있는 회사가 몇 개 뿐이라 이름을 공개하지 않아도 누군지 다 짐작이 가능합니다. 삼성전자, TSMC, 그리고 인텔 정도만 사실 이런 엄청난 고가 장비를 도입해 차세대 미세 공정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미 7nm EUV를 공정의 양산을 발표했고 TSMC는 2세대 7nm에서 EUV로 이전을 준비 중이라 가장 늦은 인텔은 발등의 불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늦어도 2020년에는 7nm 제품을 내놓아야 역으로 경쟁자를 따라잡는 상황입니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사실은 2020년쯤에 인텔이 현재의 아키텍처를 대신할 새로운 아키텍처를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CPU 구조는 보안 문제와 더불어 이제 상당히 오래됐기 때문에 대폭 물갈이를 할 때가 됐습니다. 2020년에 7nm 공정과 새로운 아키텍처를 같이 도입할 수 있다면 인텔은 경쟁자들의 거센 도전을 다시 한번 뿌리치고 현재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실패하면 회사가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입을 위험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여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CPU 산업을 주도하는 인텔이 회심의 대작을 들고 나타난다면 소비자와 산업계 모두 쌍수를 들어 환영할 것입니다. 몇 년 후 우리가 쓰는 CPU의 성능이 대폭 향상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글로벌 On&Out] 73년 전의 모스크바 3상회의의 결정과 분단

    [글로벌 On&Out] 73년 전의 모스크바 3상회의의 결정과 분단

    한국의 근현대사를 연구하는 국내외 연구자들은 수많은 사실(史實)에 대한 해석과 평가가 다양하지만 의견이 다소 일치하는 부분도 있다. 이 것은 분단이 없었다면 한민족 역사상 가장 큰 비극 중에 하나인 한국전쟁도 없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분단은 언제부터, 무엇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되었을까? 분단 고착화의 원인은 많고 다양하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 중에 하나가 73년전인 1945년12월 미·소·영 3개국의 외무장관이 모스크바에서 회의를 진행하고 합의한 “모스크바 결정”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번에는 그 채택과정과 발표 직후 한반도를 점령한 미·소 양군의 반응을 살펴보고자 한다.미·소·영 3개 승전국의 외무장관들의 모스크바 회의는 1945년 12월 16일에서 12월 26일까지 진행되었다. 이 회의에서는 같은 해 9월 런던에서 진행되었던 외상 회의에서 해결하지 못한 나치독일 위성국가 평화조약 채결, 일본 점령 등을 비롯한 많은 문제를 위주로 논의하였는데 그 주변 문제 중에 한국 문제도 있었다. 한국 문제는 회의 첫날에 제기되었다. 미국무장관 번스가 한국에 대한 신탁통치를 실시할 것에 대해서 이미 합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측 제안을 다음날 제출하겠다고 하였다. 한국에 대한 신탁통치를 1945년 2월 얄타회담에서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던 소련측은 이에 대하여 반대하지 않았다. 미국안은 역시 12월 17일에 제출되었다. 미국측은 한국 정부를 수립하기 전에 미·소 양군의 사령관들을 수반으로 하는 통일군정을 과도기관으로 설치하고 이를 통해 미·소·영·중 등 4개국가가 “유엔과 조선인민을 대표하여” 한국에 대한 집행, 입법 및 사법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제안하였다. 한국인들의 역할은 고문과 관료에 한정되었다. 미국측은 그 기한을 5년으로 설정하였고 필요에 따라 5년 이하로 연장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미국측의 제안은 “先 5~10년간 신탁통치 後 정부수립”이었다. 소련측은 이 제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고 다음 의제로 넘어갔다.소련측의 대안(對案)은 12월 20일에 제출되었다. 소련은 한국인들로 구성된 ‘임시한국민주정부’를 수립한 후 최고 5년 기한으로4개국 ‘신탁통치’를 실시할 것을 제안하였다. 소련안과 미국안의 가장 기본적인 차이점은 신탁통치의 메카니즘과 기간이었다. 소련은 ‘신탁통치’가 직접 통치보다 한국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진보를 위한 지원 및 방조의 조치”라고 규정하였다. 그 기간은 최고 5년으로 설정되었으며 그 조치와 ‘임시민주정부’의 구성 제안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미·소 양군 대표들로 구성된 공동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였다. 미국측은 소련안을 검토한 후12월 21일 회의에서 사소한 표현 수정의 요청을 소련 외무인민위원장 몰로토프에게 서면으로 제출하였다. 몰로토프는 그 수정안을 검토하고 다음날인 12월 22일에 미국 요청에 동의하였다. 한국문제에 대한 토론이 따로 없었으며 미국측의 사소한 수정이 들어간 소련안은 거의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삼상 회의가 끝나기도 전인 12월 25일, 동아일보가 “소련은 신탁통치주장, 미국은 즉시 독립 주장”이라는 제목으로 회의 의사결정과정을 왜곡한 보도를 발표하였다. 한국에 전해진 이 소식은 하늘땅을 뒤흔들었다. 이 보도가 발표되자 친미적인 우파는 ‘즉시독립’을 주장하면서 ‘반탁운동’의 선봉에 나섰다.이 소식은 북한에도 전해졌으며 북한 사람들이 반탁시위를 시도하기 시작하였으며 12월 29일 철원군 인민위원회 대표들과 공산당원들을 비롯한 한국인들이 남한 라디오 방송을 듣고 그 지역 소련군 위수사령부에 가서 설명을 요구하였다. 예견치 못한 위기에 직면한 소련군은 당황했지만 모스크바 결정을 이행하기 시작하였다. 반탁운동이 북한에서 터진 직후 소련군은 정치장교를 북한의 각지역에 파견해서 강의, 설명회 등을 통해 모스크바 결정을 설명하기 시작하였고 “신탁통치”가 “위임통치(mandate)”로 오역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여 이를 소련측 제안 의미에 가까운 “후견”으로 바꾸었다. 1946년 1월 3일, 소군정의 실무 담당자 이그나티에프 대좌가 평양에서 북한 신문의 편집부장 회의를 열어 모스크바 결정의 의미를 설명하고 모스크바 회의록의 한국어 번역문을 전달하였다.이와 동시, 소련군은 북한 주요 정치지도자들을 설득하기 시작하였으며 다소 성공하였다. 1946년 1월 2일, 북조선공산당을 비롯한 주요 노동조합 등 사회단체들이 모스크바 결정을 지지한다는 태도를 밝힘으로써 고조화되어 가던 북한 정치적 위기가 모면되었다. 유감스럽게도, 일부의 북한 정치 지도자들이 소련군 설명에 설득되지 못했으며 그 중에 소련측이 통일한국의 지도자로 생각했던 조만식이었다. 소련 대표들이 그를 설득하려고 몇 번 방문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결국 실패하고 1946년 1월 5일 조만식을 비롯한 일부의 평남도인민정치위원회의 위원들을 해임시키고 그 자리에 모스크바 결정을 지지하는 정치가들을 임명하였다. 김일성이 북한 최고지도자가 되는 길이 이 때부터 열렸다는 평가도 있다.소련군과 달리, 미군은 모스크바 결정의 목적과 신탁통치의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철저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불만을 느낀 소련군 사령부는 스탈린에게 미군 행위를 비판하는 보고서를 보냈다. 스탈린은 1946년 1월 23일 주소(駐蘇) 미국 대사 해리만을 만나서 이 보고서를 낭독하면서 러치 군정장관을 비롯한 미군이 왜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지에 대하여 설명을 요구하였다. 해리만이 그 보고서에 등장한 사람들은 미국 정부의 대표가 아니라고 대답하자 스탈린은 미국측이 미국도 신탁통치를 주장했다는 것을 밝히지 않으면 소련이 이 사실을 밝힐 수밖에 없다고 하였으며 소련 국가 매체인 타스社에 한국 문제에 대한 보도를 준비할 지시를 내렸다. 타스의 보도는 1946년 1월 25일 소련의 정부와 당의 주요 매체에 실렸으며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도 한국까지 전해졌다. 이 번에는 미군이 당황할 차례였다. 미군정 사령관 하지는 서울신문을 통해 “타스 보도는 근거없다”고 주장하였지만 1월 26일 번즈 국무장관이 미군정 정치고문 베닝호프에게 보낸 전보에서 타스 보도의 내용이 ‘기본적으로 정확하다’고 인정하고 하지장군이 첨부한 타스 보도의 영문 번역본을 “대중이나 관심을 가진 인사들에게 이 문제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번스의 전보는 2월 9일까지 서울에서 받아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내용은 다른 채널을 통해서 미군정에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1946년 2월 2일 맥아더 장군이 합동참모본부에 보낸 서한에서 국무부를 비판하면서 “타스 성명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한 후, 한국인들은 미국이 또다시 ‘배신하여’ 팔아넘겼다고 느끼고 있는데, 이번에는 일본인들이 아닌 러시아인들에게 팔았다고 느끼고 있다면서 ”여기서 우리가 다루는 상대가 부유한 미국의 교육받은 한국인들이 아닌, … 교육받지 못한 동양인으로써 … 그들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에 완강하고 광신적으로 집착하며 … 합리적으로 판단을 할 수 없는 이들이라는 점을 국무부“가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함으로써 미군부와 국무부 간의 모순을 들어냈다. 이처럼, 3월 20일에 미소공동위원회가 불신과 모순이 가득한 분위기 속에서 작업을 개시하였으나 결국 실패하였고 한반도의 분단이 없어지기는커녕 오히려 고착화되고 한민족 현대사상 최고 비극인 한국전쟁으로 이어졌다. 물론, 미소공동위원회 실패의 원인은 많고 책임은 합의를 이루지 못한 양측에 있지만, 그 모든 뿌리는 1946년초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글 사진: 바실리 V 레베데프(고려대 사학과 석사)
  • 김성태의 독설 “조국을 우병우로 만들 셈인가”

    김성태의 독설 “조국을 우병우로 만들 셈인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엄호하는 더불어민주당 태도를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김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조국 수석에 대해 과도한 집착을 보이고 있지만 조 수석은 그저 공직기강 확립에 실패한 민정수석일 뿐 조 수석을 박근혜의 우병우로 만들려 하지 말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조 수석의 경질을 요구하는 야당에 대해 정치적 행위라고 비판한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발언도 반박했다. 그는 “하라는 내부단속은 안 하고 자기 정치에만 여념 없는 조 수석을 감싸고 도는 것이야말로 정치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 대표뿐 아니라 민주당이 아예 당 차원에서 조국 수호를 당론으로 채택할 기세”라면서 “청와대의 공직기강이 해이해질 대로 해이해진 마당에 갑자기 이제 와서 꿀이라도 발라놓은 것처럼 조국 수호에 편집증적 집착을 보이고 있다”고 독설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버리자니 아까운 심정은 알겠지만 소득주도성장도 조 수석도 국민이 버리라고 하는 대상마다 새삼스레 집착하는 세 살배기 어린아이 같은 버릇은 버려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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