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집착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연동제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손자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작전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933
  • 정부,총리회담 준비 어떻게 하나

    ◎남북 고위접촉 정상회담 중간단계 설정/쌍방 총리 「교차 정상 면담」 추진/군비통제위 조속 가동,군축에 능동 대처/통일전까지 「한시적 유엔가입」 제안 고려 8월25일 이전에 우리측 강영훈총리와 북한측 연형묵정무원총리간의 남북 총리회담이 서울에서 개최될 것이 확실해짐에 따라 국무총리실ㆍ경제기획원ㆍ외무부ㆍ통일원 및 안기부 등 정부내 관계부처는 4일부터 곧바로 대응책 마련작업에 착수했다. 본회담 의제가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는 문제와 다각적인 교류ㆍ협력을 실시하는 문제」라는 포괄적 단일의제로 남북 쌍방간에 합의된 만큼 북한측이 제기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반현안을 폭넓게 점검할 필요성을 정부는 느끼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남북관계 및 북방조정위원회(위원장 강영훈총리)와 남북 교류협력추진협의회위원장 홍성철통일원장관)를 보다 활성화시켜 관계부처간 충분한 의견교환을 통해 다각적인 대응전략을 세울 방침이다. 정부는 또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군비통제조정위원회를 빠른 시일내에 본격 가동,남북간의 중요한 현안인 군축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국무총리실 산하에 설치되는 군비통제조정위원회는 국무총리,안기부장,부총리,외무ㆍ국방ㆍ통일원ㆍ공보처장관 등으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 정황으로 미루어 볼때 이 위원회의 구성시기는 임시국회가 끝나는 7월 중순경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특히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남북 고위급회담(총리회담)이 개최될 경우 우리측 총리의 김일성주석 면담과 북한측 총리의 노태우대통령 면담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으로 판단,남북 고위급회담을 남북 정상회담 개최의 중간단계로 설정하고 이에 따른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구체화시킬 계획이다. 결국 정부는 남북 쌍방간 합의정신을 밑거름으로 본회담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내기 위해 논의 가능한 모든 현안을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우선 본 회담에서 토의될 의제는 포괄적으로 단일화 돼있기 때문에 남북한 신뢰구축을 포함한 실질적인 군축문제,남북 불가침협정체결문제,인적ㆍ물적 교류활성화문제 등이 폭넓게 거론되고 있다. 더욱이 북한측이 3일의 제7차 남북 고위급예비회담에서 새롭게 제기한 유엔가입문제도 본회담에서 집중 거론될 것으로 관측된다. 유엔가입문제와 관련,우리측은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을 추진하되 만약 북한측이 계속 이에 불응할 경우 우리만의 단독가입방침을 밀어붙이겠다는 전략을 짜놓고 있다. 우리측의 이같은 유엔가입방침은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지지를 얻고 있는 게 저간의 현실이다. 반면 북한측은 60년대 이래 남북통일 이전에 어떠한 형태의 남북한 유엔가입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으나 지난 5월 최고인민회의 제9기 1차 회의석상에서의 김일성 시정연설을 통해 「단일의석 유엔공동가입」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측의 이같은 제안은 다분히 우리측의 유엔가입을 저지하려는 의도를 품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북한측은 이 문제를 본회담 초반부터 줄기차게 들고 나올 것이 뻔하고 우리측도 이 문제에 관해 쉽게 수용할 뜻을 갖고 있지 않아 본회담의 성과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이 문제를 본회담에서 우선 토의하자는 북한측 입장에 대해 본회담 의제의 테두리안에서 토의할 수는 있으나 단일의석 공동가입은 현실적인 측면에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정부가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가입 주무부처인 외무부는 일단 이 문제와 관련,▲남북관계의 현실이나 국제사회에서의 관행 ▲회원국 자격에 관한 유엔헌장규정 등을 이유로 북한측 제안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모처럼 마련된 남북 화해분위기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정부로서는 본회담에서 우리측 입장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고 북한측 입장을 대체적으로 듣는 자세를 취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함께 정부는 연내 유엔가입서 제출이라는 당초의 내부방침을 일단 보류하고 이를 북한측에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정부는 통일이 될 때까지 과도기적인 조치로 남북한간 한시적인 유엔가입을 북한측에 제의,이 방안이 한반도 긴장완화 평화정착을 위해 필요충분조건이라는 점을 설득시킬 것으로 분석된다. 본회담에서는 군축문제도 상당한 비중으로 취급될 것 같다. 북측이 본회담 의제표기 순서와 관련,「선 정치군사적 대결상태 해소포기」에 지나칠 정도의 집착성을 보인 데서도 이같은 사실을 잘 읽을 수 있다. 정부는 정치군사문제와 교류협력문제가 비슷한 비중으로 다뤄지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이같은 정황에 비추어 어쩔 수 없이 군축문제가 커다라 논쟁거리가 될 것이라는 점에는 수긍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에따라 우리측 군축안 마련에 급피치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군비통제조정위원회의 본격활동과 깊은 함수관계를 맺을 것 같다. 특히 북측이 지난 5월31일 내놓은 군축안이 종전과는 달리 우리측 입장과 비슷한 부문이 어느정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본회담에서 쌍방이 성실한 자세로 임한다면 유럽에서와 같이 군비통제 및 감축도 실현될 수 있으리란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군축문제와 관련,실질적인 진전이 가시화될 경우 정부는 팀스피리트 한미 합동군사훈련의 격년제 실시 및 대폭적인 규모감축,나아가 주한미군의 대규모 감축 등도 제시하겠다는 입장도 갖고 있는 듯하다. 정부는 교류협력문제에 대해서도 남북간 인적ㆍ물적 교류의 활성화가 남북간 냉전구조를 청산하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설명,남북간의 점진적인 교류협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더불어 정부는 적십자회담 및 경제회담의 조속한 재개와 제2차 고향방문단의 교환방문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 특혜분양의 진상을 밝히라(사설)

    여야의원 11명이 롯데건설의 서울 영등포역사 상가들을 특혜분양 받았다는 비리설이 터져나와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가족이나 친지의 이름으로 분양을 받은 의원도 있고 이미 이를 전매하여 거액의 프리미엄을 챙긴 의원도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국회와 정부의 사정기관은 국민의 의혹과 불신이 증폭되기 전에 하루빨리 엄정한 조사를 통해 전모를 공개해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첫째,비리를 밝히고 비리를 저지른 사람에게 오히려 불이익이 돌아가야 다음을 경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또 우리가 추구하는 민주화나 사회정의의 구현과도 합치되는 일이기도 하다. 더구나 정부는 지금 「총체적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대통령특명사정반을 두는등 사정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중이다. 비리와 관련된 고위공무원은 대상이 되고 국회의원은 제외될 수야 있겠는가. 우리는 이번 의혹과 관련하여 야당의원의 이름들이 거론되고 있는 점에 특히 유의한다. 민자당소속 의원도 있으나 이들이 과거 여소야대시절에 야당의원이었다는 점에서 국민을 실망시켰다는 점을 지적한다. 한편으로는 정부나 재벌을 공격하면서 뒷구멍으로는 사리에 급급했음을 보여준 사례이기 때문이다. 야당일각에서는 열악한 정치자금의 염출등을 핑계삼을 지 모르나 이것으로 의식수준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국민들을 속일 수는 없다. 우리가 선거 때마다 비애를 느껴오던 타락선거를 차단시키기 위해서라도 비리의 자금이 허용되어서는 안된다. 또 이번 사건을 야당탄압이라고 억지를 부려서도 안된다. 비리를 저지르고 구속되면서 탄압받는 투사인 양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던 의원에게 국민의 시선이 얼마나 차가웠는가를 상기해 볼 일이다. 둘째,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서도 하루빨리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 관련자로 거명되고 있는 일부 의원들 중에는 억울함을 호소하는가 하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옥석을 가려야 할 판이다. 일부에서는 특혜분양이 아니라 임대계약일 뿐이라고 강변하고 있다고 들린다. 명단과 진상을 공개함으로써 국민과 유권자가 판단하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 한가지는 이번 사건의또 다른 당사자인 롯데그룹에 대해 국민이 갖고 있는 의혹도 철저히 조사해 달라는 것이다. 이 재벌은 그동안 부동산에 지나치게 집착해 왔고 호텔·백화점 등의 건설과 관련하여 야당의 집중공격을 받아 왔다. 이제까지 제기된 여러가지 의혹들이 당연히 밝혀져야 할 것이다. 더욱이 재벌의 부동산투기가 망국병으로 진단되고 있는 시점이 아닌가. 롯데는 특혜분양의 의혹을 받고 있는 37명 전원의 명단을 우선 공개해야 할 것이다. 사실 이번 사건은 국회의원의 이권개입등 비리중 조그마한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이 일반의 시각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정치인의 비리를 없애는 중요한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우선 관련의원과 롯데가 스스로 진상을 밝히고 국민앞에 사죄하는 방법이 있다. 혐의를 받고 있는 의원의 소속정당도 스스로 진상을 규명해야 도덕성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이와 병행하여 사정당국도 엄정히 조사하여 공개해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 보다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 의원윤리강령의 제정이나 정치자금법의 개정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나가야 마땅하다.
  • 노대통령 「6ㆍ29」 3주년 기자간담 내용

    ◎“「윗물」은 직접 점검,사정반 계속 가동”/국정 우선부문은 갈등ㆍ위화감 해소/우리 경제 1∼2년뒤엔 활력 회복 확신/“지도자는 때로는 「물」,때로는 「불」이 되어야” 노태우대통령은 28일 낮 청와대에서 6ㆍ29선언 3주년을 하루 앞두고 출입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내각제개헌문제,특명사정활동,한소및 한중관계,대북한관계 등 국정전반에 걸쳐 약 1시간20분동안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다음은 노대통령과의 일문입답 요지. ­내일이면 6ㆍ29선언 3주년이 됩니다. 당시 선언과 관련된 공개되지 않은 비화라도 있습니까. ▲나는 본래 비밀을 간직하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설사 있다 해도 여러분들이 가만히 놔두길 합니까. 보도될 것은 다 되어버렸어요. ­6ㆍ29선언에 대해 평가하는 시각이 여러가지인 것 같은데요. ▲여러 눈으로 보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마침 내일(29일) 저녁에 6ㆍ29선언 3주년을 맞아 「국민과의 대화」 시간이 있는데 그 자리에서 회고도 있을 것이고 무엇이 잘 돼 왔고 무엇이 잘 안돼 왔는지도 결산을 하게 되리라 봅니다. 오늘 이 자리는 내일을 위한 예행연습이 되는 셈이군요. 사람들은 흔히들 망각속에 산다고들 하지만 망각이 때로는 좋을 수도 있고 어느 때는 아쉬울 수 있지요. 6ㆍ29이후 변화된 상황에 대해서는 책도 문헌도 많이 나와 있다지요.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편안하고 영광스러웠던 것은 얼른 잊어버리고 무엇이 문제인가 하는데 집착하는 경향이 있지요. 물론 이런 점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어려운 문제가 계속 생기고 문제가 와글와글하는 나라는 발전하고 반면 잠잠하면서 겉으로 문제가 없는 듯이 보이는 나라는 정체하고 후퇴하는 게 사실입니다. 6ㆍ29이후 모든 것이 잘 됐다고 하는 것은 현실안주가 되기 쉽고 뭔가 계속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미래지향적인 발전의 에너지가 될 수 있다고 봐요. 사회 각계 각층의 얘기들을 지도자들이 수렴해 발전적으로 풀어 나가야지요. ­대통령은 스스로 국민에게 부드럽게 보인다고 보십니까,아니면 강하게 보인다고 생각하십니까. ▲얼마전 워싱턴포스트 소련지국장이 회견을 요청해 만났는데이렇게 묻더군요. 「6ㆍ29선언이후 대통령의 통치스타일이나 하는 일을 보고 어떤 이는 마음이 약하다고 하고 또 어떤 이는 옛날의 강경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며 「어느 쪽이냐」고 질문했어요. 나는 이에 「민주주의를 하려니 유할 때는 유해야 하고 또 질서를 잡을 때는 강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대답했습니다. 지도자는 물이 될 때는 물이 되고 불이 될 때는 불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변화가 너무 잦아서는 안되겠지요. 그렇게 되면 국민이 불편하고 자연히 통치도 어려워지지요. 나는 스스로 나의 개성이 유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군에 있을 때 1년에 한두번 화를 내는 일이 있을까 말까 하는데도 부하나 참모들이 나를 어렵고 무섭게 느낀다고 하더군요. 총체적으로 말한다면 나는 권위주의를 싫어합니다. 권위주의는 반민주 정치문화이지요. 과거엔 권위주의가 정치문화의 주류를 이뤄왔으나 이것을 깨뜨리지 않고는 민주주의가 안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6ㆍ29선언이후 권위주의 문화가 다 없어졌다고는 말할수 없지만 적어도 이제는 그것이 정치문화의 주류를 이루고 있지는 않다고 확신합니다. ­집권 중반기에 들어선 이 시점에서 국정의 가장 중요한 부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이 시점이라기 보다는 이 시대의 과제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갈등과 위화감을 해소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 다음 현실적이면서 또 그 목표가 보이는 것이 통일문제라고 봅니다.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두가지의 요소가 필요합니다. 첫째는 국민의 의지가 통합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 사회의 통합과도 직결되는 것이지요. 둘째는 경제적으로 후퇴해서는 안되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나가는 것입니다. 경제가 안되면 민주주의도 기대할 수 없지요. 어려운 경제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느냐가 시대적 과제입니다. ­「노­고르비」회담이후 한소관계는 어디까지 와있습니까. ▲회담 당시 분위기가 아주 좋았습니다. 소련측이 공개를 꺼렸습니다만. 지금 문제는 소련측 자체내에 있습니다. 정치ㆍ경제ㆍ사회적으로 갈등이 뒤엉켜 있지요. 내달(7월)에 당대회가 열리겠지만 워낙 경제가 안풀려 안심을 할 수 없습니다. 경제가 안풀리면 보수세력이 반격을 가할 수 있고 급진개혁파도 공격을 할 가능성이 있지요.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중간에서 고민이 크겠지요. 그러나 소련은 국내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으로 보여 고르비도 페레스트로이카정책으로 개혁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리가 너무 초조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순리적으로 되게 마련입니다. ­김영삼 민자당대표최고위원이 한소회담직전 노대통령의 연내방소를 자신있게 전망했는데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습니까. ▲희망사항으로 얘기했겠지요. 그 양반도 소련에 갔다 와서 그쪽 분위기도 알고 하니까 그렇게 희망을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방소수교단 파견은 언제쯤 이뤄집니까. ▲다음달 소련의 전당대회가 끝나는 것을 봐야 알겠습니다. ­한소회담후 한­중국관계도 급진전되고 있다는데. ▲중국과의 관계개선은 시작이 소련보다 빨리 되었고 또 진전이 진행되어오다가 천안문사태로 주춤해졌지요. 중국은 지금 스스로 정치적 변화를 하기도 어렵고 우리가 강요할 수도 없는 입장이고 해서 경제협력도 자연히 영향을 받게되었지요. 한때 경제교류도 둔화되었으나 최근 회복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9월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다시 상승하게 될 것으로 봅니다. ­항간에는 아시안게임때 대통령이 북경을 방문한다고 하는데요. ▲고르비와 회담이 뜻밖에 이뤄졌다고는 하지만 어디 원인없는 행위가 어떻게 이뤄집니까. 한소회담에서도 느꼈지만 사회주의국가와의 협력,수교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특히 언론의 보도문제입니다. 그들은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그런 문제를 논의할 때 첫째 내거는 조건이 논의의 보안입니다. 한중관계의 언론추측보도는 상대방을 당혹하게 만들고 국익차원에서도 큰 폐해를 끼치게 됩니다. ­중국과의 사이에도 「원인행위」가 이뤄지고 있습니까. ▲내가 직접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은 하나도 없어요. ­지난 16일 김대중 평민당총재와의 회담에서 내각제개헌문제등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얘기가 있다는 설이 있던데요. ▲여러번 김총재와 회담을 해봤지만 지난번 회담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게 없었어요. 한가지 이 사람(김대중총재)이 오해하는 것은 금년내에 당장 개헌을 하여 내각제로 바꾸어 내가 또다시 대통령으로 뽑혀 장기집권을 하지 않나 하는 것이었는데 이번에 그 오해는 풀린 것 같았어요. ­내각제개헌 추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대통령중심제나 내각책임제나 정부형태문제를 정치인이면 자유스럽게 논의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까. 김 평민총재와의 회담에서도 밝혔듯이 나는 6ㆍ29선언 당시에도 내 소신은 내각제라고 단서를 붙여 놓고 직선제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내각제를 갖고 무슨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은 없습니다. 내각책임제가 아무리 좋다 해도 국민이 싫다하면 하지 않을 것이고 야당과도 논의할 용의가 있습니다. 헌법개정문제는 여야가 상의하고 협력해서 할 일이며 일방적으로 몰아부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금년은 국민들에게 정치ㆍ경제ㆍ사회의 안정을 약속한 큰 일이 있는데 금년안에 개헌을 추진한다고 하는 것은 다 뜬 소문입니다. ­부동산투기 근절ㆍ특명사정반 활동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야당에서 권력남용이라고 하고 있으나 국가의 모든 행정책임을 지고 있는 대통령이 참모에게 무엇을 못 시킵니까. 특히 부동산문제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뿌리를 뽑을 것입니다. 5ㆍ7특별담화를 통해 한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데 이를 지킬 주체는 공직자입니다. 공직자의 자세가 되어 있지 않으면 약속을 지킬 수 없으니 그들의 자세를 점검 안 할 수 없는 것이지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이 있지만 윗물은 내가 직접 점검하여 틀림없다 확일될 때까지 특명사정반을 계속 가동할 작정입니다. 부동산투기ㆍ물가ㆍ민생치안 등에 대해서는 열심히 하고 있으나 아직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지 않고 있는 만큼 더 열심히하여 이만하면 됐다고 할 때까지 노력을 계속할 것입니다. ­특명사정반으로부터 정치인 비리내사에 대한 보고를 받은 적이 있습니까. ▲또 신문에 정치인 비리를 내사한다고 대문짝만하게 쓸려고 그러지요. 그 문제는 알쏭달쏭함이라고만 하겠어요. ­한소 정상회담이후 대북한정책을 어떻게 정리하고 있습니까. ▲기본원칙 자체가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나 북한측의 주장을 수용하는 범위가 전보다 넓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쪽은 대화의 목적 전부가 선전에 있어 종전에는 끊어버리는 입장이었으나 앞으로는 선전목적이더라도 웬만한 것은 수용하는 선에서 폭을 넓혀 대화를 해 나가게 될 것입니다. ­경제구조의 문제등으로 수출부진등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지난 86년이후 경기가 좋을 때 경제구조 변경을 했어야 했습니다. 어느 외신기자가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고 한국경제를 평했듯이 샴페인을 터뜨리기 전에 경제구조 조정을 하고 기술향상 제조업등에 투자의 우선순위를 두었으면 지금의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정책이 금방 효과가 나타날 수는 없겠지만 1∼2년뒤에는 반드시 활력을 회복할 것이고 특히 소련등 동구권국가들과의 교역이 본격화되면 소비재 분야등 중소기업의 붐이 일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 분단 45년… 북한의 생활상 어떻게 이질화됐나

    ◎다른 길로 달린 「남과 북」… “한핏줄의 이방인”/서울신문 6ㆍ25 40주 특집 한핏줄의 남북한은 하나의 역사,하나의 언어,그리고 공통된 생활관습 등을 지켜왔다. 그러나 1945년 해방과 더불어 분단의 길로 들어선 남과 북은 6ㆍ25전쟁이라는 민족최대의 비극을 겪으면서 분단이 고착화됐고 이 결과 전쟁후 40년이 지난 오늘까지 삶의 모든면에서 이질화가 심화되어 왔다. 최근 동서독이 통독의 길로 나아가는등 세계의 냉전구조가 타파되면서 세계유일의 분단국이 되고만 한반도에도 냉전의 장벽을 허물어 뜨릴 수 있는 변혁의 물결이 밀려들고 있다. 분단 45년,전쟁발발 40년이 지난 오늘 제각기 달려온 남과 북의 삶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됐고 이질화됐는가를 살펴봄으로써 언젠가는 맞이할 통일에 대비해 서로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삼고자 한다. ◎문화ㆍ예술/인간개조의 도구화… 순수예술 명맥 끊겨 지난해 우리는 두개의 서로 다른 경험을 했다. 그 하나는 비록 결렬되고 말았지만 북경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한 남북단일팀 구성논의에서 「아리랑」을 단가로 하자는데 양측이 비교적 손쉽게 합의,문화적 민족정서의 공유가능성을 확인한 일이다. 또 하나는 남북이산가족의 재회를 무산시킨 이른바 북한의 혁명가극 「꽃파는 처녀」와 「피바다」 공연여부를 둘러싼 논쟁에서 실감했던 남과 북의 현저한 문화ㆍ예술관의 차이다. 이렇듯 남과 북의 문화ㆍ예술은 공감대를 같이하는 한 뿌리에서 출발했으나 분단이후 45년간 서로다른 이념과 사회체제 속에서 이질화의 과정을 밟아옴으로써 오늘의 남과 북사이에는 엄청난 높이의 문화적 장벽이 가로놓이게 됐다. 한국의 문화정책이 이어령 문화부장관의 구상처럼 『후기산업사회로의 급격한 전환에 따른 세대간ㆍ계층간ㆍ지역간ㆍ성별간의 이질화와 갈등현상을 문화의 힘으로 치유』하는데 놓여져 있다면 북한의 문화ㆍ예술은 주체사상과 3대혁명에 입각한 공산주의적 정치사회화의 수단적 목적만을 강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북한의 문화예술은 「사회주의적 사실주의」의 기초하에 체제보위 및 최고통치자에 대한 우상화 및 공산주의적 인간개조를 위한철저한 도구로 기능함으로써 전통적 순수예술의 성격은 물론 대중예술과도 거리가 먼 주체예술ㆍ혁명예술ㆍ이데올로기예술로 변모돼 있다. 가령 북한가요 45년사에서 3대명곡으로 꼽히고 있는 「조선의 별」,「김일성장군의 노래」「동지애의 노래」 등이나 최고의 명작으로 꼽히는 시작 「묘향산의 가을날에」,80년대 최고의 미술작품이라는 「강선의 저녁노을」 등은 모두가 김일성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북한의 문화ㆍ예술의 성격을 대변해 주고 있다. ▲사상성이 좋고 ▲가사가 좋으며 ▲선율이 부드럽고 지루하지 않다는 점에서 불후의 「혁명송가」라는 「조선의 별」은 김일성이 항일빨치산 투쟁을 할때 그의 추종자들이 김일성을 흠모해 지었다는 노래이며,「동지애의 노래」는 김일성에게 충성을 다할 것을 촉구한 노래이다. 「강선의 저녁노을」은 남포시 강선제강소를 소재로 김일성을 찬양한 조선화이며 주체예술의 상징인 5대혁명가극의 하나인 「피바다」는 항일혁명투쟁을 주제로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앞세운 목적극이다. 특히 6ㆍ25전쟁 전까지 순수예술과 목적예술간의 대립속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하지 못한채 주로 소련에 의존해왔던 북한의 문화ㆍ예술은 전쟁중 전쟁의식을 고취하는 내용의 전쟁영웅 형상화에 몰두,목적예술적 경향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전후복구와 「주체」의 슬로건 등장등 상황적 요청에 따라 문예정책은 사회주의 건설에 역점을 두는 새로운 전형을 형상화하는 한편 소련식 문화활동에서 탈피,김일성체제를 뒷받침하는 혁명전통확립과 주민들에 대한 공산주의 교양을 주제로 한 창작활동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또한 자연만을 노래하거나 예술지상주의 태도는 반혁명적이고 형식주의적인 문화예술이라는 인식하에 ▲사회주의적 사실주의와 ▲당성ㆍ계급성ㆍ인민성의 구현이 모든 창작활동중에서 반드시 지켜야할 원칙으로 대두됐다. 현재 북한에서는 이러한 문화예술의 원칙과 과제의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작가 미술가 영화인 연극인 무용가 사진가 등 모든 예술인들을 망라한 조선문학예술총동맹이란 조직이 결성돼 있으며 당은 이 조직을 통해 각 분야 종사자들에게 창작 및 공연활동계획서의 제출을 강요,▲혁명전통(30%) ▲전쟁(30%) ▲사회주의건설(20%) ▲조국통일(20%) 등 4개 주제별로 창작활동을 하도록 하고 있다.◎의식구조/어휘마다 정치색… 전투ㆍ파괴적 성격 강조 『서울말은 남존여비사상과 썩어빠진 부르주아적 생활이 지배하는 말로서 오늘 남조선방송에서는 여자들이 남자에게 아양을 떠는데 쓰이는 코맹맹이 소리를 그대로 쓰고 있으며,그것마저 고유한 우리말은 얼마 없고 영어 일본말 한자어가 반절이나 섞인 잡탕말이다. 우리는 혁명의 수도이며 요람지인 평양말을 기준으로 해야한다. 오늘 평양말은 서울말보다 비할 바 없이 우월하다』 김일성이 1969년 평양말을 「문화어」로 삼은 이유를 설명한 교시의 내용으로 북한의 언어정책을 잘 보여준다. 김일성은 또 「표준말」이란 용어 대신 「문화어」를 쓰는 이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표준어라고 하면 마치도 서울말을 표준하는 것으로 그릇되게 이해될 수 있으므로 그대로 쓸 필요가 없다. 「문화어」란 말도 그리 좋은 것은 못되지만그래도 그렇게 고쳐쓰는 것이 낫다』 특히 북한은 「언어를 혁명투쟁과 건설사업의 힘있는 무기」로 보는 언어관을 토대로 일찍부터 용의주도하고 치밀한 언어정책을 펴옴으로써 분단 45년이 지난 현재 남북한간에 벌어지고 있는 언어의 이질화는 단순한 언어 자체의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남북한간의 사고와 행동양식 및 의식구조의 이질화에까지 파급되고 있다. 실제 북한에서는 언어를 씩씩하고 힘있는 무기로 다듬는다는 명분하에 『미제의 각을 뜨자』『돌탕을 쳐 죽이자』는 등의 살벌하고 소름끼치는 말들이 공공연히 사용되고 있다. 언어가 인간의 사고와 성격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않음을 감안할때,북한의 이같은 극단적인 언어관과 언어정책은 결과적으로 이러한 언어를 쓸 수 밖에 없는 북한주민자신을 공격적이고 전투적이며 파괴적인 성격으로 만드는 잠재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남북한간의 언어이질화에서 빚어지는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북한의 언어정책은 1949년에 단행된 한자폐지와 이에 따른 한글전용정책에서 시작된다. 문맹퇴치와 인민대중의 조속한 사상교육을 목표로 추진된 한자폐지는 결과적으로 한글전용화로 이어졌고 이결과 북한의 각급학교 교과서 문예작품 신문 및 대중매체에서 한자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다만 한자교육은 통일후 남한문헌을 읽기 위해 또한 고전연구를 위해 하나의 외국어처럼 전공과목으로서만 남게됐다. 한글전용에 이어 가로쓰기도 시행되었으나 한자어의 어원을 가진 낱말을 한글로만 표기,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속출하면서 「말다듬기운동」이 새로 일어났다. 이에 따라 1954년 일제하 조선어학회에서 제정한 「한글맞춤법 통일안」을 수정한 「조선어철자법」이 생겨났고 1966년에는 「조선말규범집」과 함께 「문화어」라는 새로운 개념의 어휘까지 등장했다. 문화어의 등장은 남북한간 언어이질화의 본격적인 시발점이 되고 말았는데 그 성격은 서울말을 배격하고 평양말을 토대로 다듬은 그들의 공용어를 표준어로 삼는 데 있다. 한편 한자폐지와 한글전용,말다듬기운동의 결과 새로운 사전의 편찬이 불가피하게 됐는데 1968년 나온 「현대 조선말사전」의 경우 18만어휘가 수록됐던 「조선말사전」(61년)에 비해 어휘가 5만으로 크게 줄었다. 그 이유는 한자가 하나도 없고 옛말 사투리 고유명사 및 이른바 「퇴폐적 사상표현」등을 완전히 제외했기 때문. 또 어휘마다 정치성이 담겨져 있어 김일성의 인용구는 굵은 활자에 별표까지 달아놓았다. 현재 남북한의 언어는 발음의 차이,리듬의 차이,억양의 차이 등과 같은 음성학적인 차이를 비롯해 어휘ㆍ문법ㆍ의미ㆍ문체 및 맞춤범 등 언어전반에 걸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가장 심각한 차이는 어휘부문에서 나타난다. 예를들면 산책길→유보도 채소→남새 화장실→위생실 고기잡이→추어전 개고기→단고기 도시락→곽밥 레코드→소리판 대중가요→군중가요 투피스→동강옷 커튼→창문보 그룹→그루빠 소년단→삐오네르 주제→쩨마 등이다. ◎경제생활/「남농북공」무너져 GNP 남한의 12%/생필품 부족… 암시장 쌀값 배급의 18배 8ㆍ15해방 당시 남북한의 산업배치는 「남농북공」으로 일컬을 만큼 지역적 보완관계가 가능한 상태였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남북분단으로 이같은 보완관계는 무너졌으며 설상가상으로 6ㆍ25가 남과 북 모두의 각종 산업시설을 파괴,경제활동의 토대조차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말았다. 이후 남과 북은 40여년간 천연자원 및 산업구조의 불균형이라는 악조건속에서 통합적 발전이 아니라 개별적이고 분리적인 발전을 계속해왔다. 서로 다른 이념과 체제로 굳어진 한국과 북한은 각기 다른 경제질서를 형성ㆍ유지하면서 치열한 체제경쟁을 벌여왔고 이 결과 88년을 기준으로 국민총생산액(GNP)의 차이는 한국이 북한에 비해 8배나 앞서는 비교우위로 나타났다. 한국은 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에 착수한 이래 고도의 경제성장을 거듭,개발도상국에서 일약 중진국의 일원으로 도약했다. 1960년 1백달러 미만이었던 1인당 국민소득은 89년말 현재 5천달러에 육박해 있다. 반면 6ㆍ25로 인해 공업생산 수준이 1949년에 비해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출발했던 북한경제는 전후복구 3개년계획(1954∼56년)과 뒤이은 5개년계획(1957∼61년)에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성장을 기록했으나 그후 침체의 늪에 빠져들었다. 이에 따라 북한은 70년대전까지만 해도 한국에 비해 부분적인 비교우위내지는 형평을 유지해 왔으나 이후부터는 전분야에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체제가 다른 북한의 국민총생산액등 각종 경제지표의 개념은 우리와 크게 다를 수 있지만 국토통일원이 북한의 각종 선전자료를 검토ㆍ분석해 추정한 수치는 다음과 같다. 국민총생산액은 88년을 기준으로 2백6억달러로 우리의 1천6백92억달러에 비해 8분의 1 수준이며 1인당 GNP는 9백80달러(한국 4천40달러),자동차 생산능력은 연간 2만대(한국 1백70만대),TV보유율은 10%(한국 1백%),전화는 7%(한국 67%),냉장고는 6.5%(한국 79%) 등이다. 한편 북한주민의 의ㆍ식ㆍ주는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소비하는」 평등한 방식에 의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직종과 직급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급되는 임금과 그 임금에 따른 불균형한 소비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임금은 당간부 및 고위직 군인의 급료가 상대적으로 높으며 사무직보다는 기술직이 높다. 또 경노동 보다중노동이,중노동 가운데도 위해노동종사자들이 더 많은 임금을 받으며 85년부터는 「사회주의적 노동보수제」가 도입돼 동일직종이라도 숙련도나 생산성 등 노동의 질에 따라 급수를 달리하는 「차등임금제」가 실시되고 있다. 북한은 이같은 화폐소득의 차이를 완화하기 위해 보건ㆍ교육분야를 국가예산으로 충당하는 한편 대중소비물자의 가격을 낮게 책정하고 사치품의 가격을 높게 매기고 있다. 이에 따라 쌀ㆍ채소ㆍ옷감ㆍ비누ㆍ치약 등 생필품의 경우 아주 싼값으로 공급되는데 가족수와 연령,직업에 따라 품목과 수량,종류가 정해진 구입카드에 의해 국영상점에서 구입한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 「먹는 문제」의 해결이 최우선 과제이듯이 국가에서 싼 값으로 공급하는 생필품의 배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일반주민들은 부족분을 구하기 위해 1㎏당 8전에 불과한 쌀을 「장마당」이라고 부르는 암시장에서 이 가격의 18배가 넘는 1㎏당 15원에 구입하려해도 어려운 실정이다. 주택은 협동적 소유로 행정당국에 의해 직업과 직급에 따라 차등적으로배분되며 그 보급율은 70% 안팎. 북한은 주택건축률이 경제발전을 대변하는 전시적 기능이 크고 남북한 사회비교의 중요한 징표가 된다는 점에서 70년대 이후 평양ㆍ남포ㆍ원산ㆍ함흥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현대식 고층아파트를 신축하는 한편 농촌의 문화주택을 2층 3가구용,3층 5가구용으로 다양화하고 문화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등 주거양식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한 북한은 지난 40년간 중공업위주의 경제정책을 펼친 결과 주민들의 소비생활이 크게 압박을 받아 불만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해를 「경공업의 해」로 지정하는 등 최근 경공업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생활풍습/“봉건잔재 없앤다” 관혼상제도 통제ㆍ규격화 북한은 우리민족의 전통적 예의범절에 대해 『봉건지배계급이 착취하는데 편리하게 만들어 놓은 규칙』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민족 고유의 예절이나 유교적 도덕관은 북한의 사회주의체제와 당의 이익에 맞도록 변형되어 있다. 또 관혼상제를 포함한 전통적인 민속과 세시풍속 등도사회주의적 내용으로 변질됐다. 북한에서의 결혼은 『철저히 동지적이고 혁명적인 관계에 의해 이뤄지며 일생을 동지로서 당과 수령께 충성할 수 있는 정신적 풍모가 조건이 된다』고 정의되고 있다. 따라서 결혼연령도 노동과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남자 29세 여자 26세로 제한해 놓고 있으나 불만이 많아 80년대 이후에는 조혼추세가 묵인되고 있다. 배우자선택은 중매(60%)와 연애(40%)가 병행되고 있으나 최근 북한의 남녀대학생들은 서로 손을 잡기도하고 데이트를 즐기는 등 연애결혼 풍조가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일반 노동자계층의 남녀가 만나는 채널은 연애보다는 부모 친척 등을 통한 중매가 지배적이다. 신랑감으로는 직업에 관계없이 평양거주총각이 최고의 배우자로 꼽히고 있으며 길흉을 가리는 결혼의 택일 풍습은 사라져 대개 일요일이나 공휴일에 치러진다. 회갑이나 생일,돌잔치는 50년대에는 경제적 여유가 없다는 이유와 식량절약이라는 명분으로 일체 금지되었으나 60년대 후반기부터 묵인되고 있다. 그러나 「60청춘 90회갑」이라는 구호아래 공식적인 회갑잔치는 거의 치르지 못하고 있으며 고위간부의 경우에만 김일성이 하사하는 일정한 규격의 회갑상을 받는다. 장지는 지정된 공동묘지만을 쓰도록 돼있다. 상복은 따로 만들어 입는 것이 없고 머리에 건을 쓰고 팔에는 검은 천을 두른다. 장례식과 매장은 도시의 경우 녹화사업소,편의협동조합 등이 맡아서 처리해 주며 직계존속이 사망했을 경우 상주에게는 3일간의 공식휴가와 장례보조금 10원,쌀 1말이 배급된다. 제사도 다른 풍습과 같이 6ㆍ25전까지는 별다른 통제를 받지 않았으나 휴전후부터 단속대상이 되었었다. 그러나 60년대 후반기부터 추석에 성묘하는 것과 직계존속에 대한 탈상까지의 제사는 묵인하고 있다. 또한 북한은 60년대 중반까지 「봉건잔재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김일성 교시에 따라 추석등 고유의 세시풍속을 공식명절에서 제외하고 김일성의 생일,김정일 생일,북한정권 창건일,노동당 창건일,사회주의 헌법제정일 등을 「사회주의 명절」로 지정,공휴일로 해왔으나 지난 88년부터 추석 음력설 단오 한식 등을명절로 부활시켰다. 또한 70년대까지만 해도 인민복,검은 통치마 차림이었던 주민들의 옷차림이 두드러지게 바뀌기 시작해 80년대 중반이후부터는 남자는 양복이나 잠바,여자는 양장이나 짧은 치마차림이 보편화됐으며 머리모양이 다양해지고 화장을 한 여자들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러나 올해초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이던 주민들의 부분적 여행자유화 조치가 전면 보류됨으로써 일반 주민들의 북한내 여행 및 휴가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금강산ㆍ묘향산 등 유명관광지의 이용자는 주로 외국인 관광객이며 주민들의 경우 공장ㆍ직장별 단체관광 정도일 뿐 가족단위의 여행은 거의 없다. 따라서 북한주민들의 주요한 오락수단은 TV와 라디오이다. 또 최근 바둑협회가 새로 결성되고 실내 골프장이 생기는 등 부분적인 변화가 있으나 대중이용은 상상조차 할 수 없으며 주민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놀이는 주패놀이로 불리는 서양식 카드놀이와 장기이다. 가정생활은 지난 80년 『셋은 양심이 없습니다. 둘은 많습니다. 하나가 좋습니다』라는 김정일의 지시이후 가족계획이 보편화되기 시작해 점차 대가족에서 핵가족 형태로 옮아가고 있다. 남녀평등권에 관한 법령이 제정되는 등 남녀평등이 제도적으로 보장돼 있으나 실제로는 가부장적 사회가 유지되고 있으며 여자들이 가정경제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 남편들이 봉급을 타서 여자들에게 넘겨 주기는 우리와 마찬가지다. ◎언론ㆍ교육/비판기능은 무시… 선전ㆍ선동의 매체로 활용 최근 북한은 소련언론들의 잇따른 대북한 비난보도에 대응,소련의 평양주재 기자들에 대한 취재봉쇄조치를 취한데 이어 타스통신기자 1명을 추방함으로써 내외의 관심을 끌었었다. 특히 북한은 『우리 혁명을 지지하는 기사를 쓰라,그러면 당신들의 요청이 충족될 것』이라고 주장한데 반해 소련언론들은 북한언론들의 보도태도와 관련,「목적지향성」보도에만 집착할뿐 진실을 숨기고 있다고 비난해 같은 사회주의 국가이면서도 북한과 소련의 언론관이 상이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현재 북한에서 발행되는 신문은 노동당기관지인 「로동신문」과 정무원기관지인 「민주조선」을 비롯해 도단위 일간지 등 모두 30여종. 방송은 TV의 경우 「조선중앙TV」(평양TV)「만수대TV」「개성TV」 등 3개가 있고 라디오는 「조선중앙방송」「평양방송」「구국의 소리방송」「평양인민 FM방송」 등이 있다. 북한에 있어 언론이란 「김일성의 교시와 당의 정책을 해설ㆍ선전하며 그것을 철저히 비호ㆍ관철하고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가일층 강화하여 인민들을 수령의 두리에 튼튼히 묶어세우는데 복무해야 한다」는 정치사전(73년도판)의 규정처럼 정치선전도구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 또한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기사가 아닌 모범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로써 사람들을 교양해야 한다는 김일성의 교시(1960년 11월)에 따라 우리의 사회면 기사에 해당되는 범죄나 비행ㆍ사고 등의 기사는 신문ㆍ방송 등 언론매체에 일체 실리지 않는다. 우리의 언론들이 사회의 비리ㆍ부조리 등을 파헤침으로써 비판적인 기능을 하고 있는데 반해 북한은 긍정적ㆍ모범적인 기사를 통해 사회를 계도하겠다는 언론관을 고집하고 있다. 또 북한의 언론은 자본주의언론이 중시하는 속보성보다는 매스미디어의 이념적 이용,즉 당의 정책적 선전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정론성」과 「당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정론성이란 어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선전ㆍ선동ㆍ조직ㆍ교육ㆍ동원에 필요한 요소들을 가미하여 「사실」을 각색하는 것을 말한다. 한편 북한의 방송은 정무원직속 조선중앙방송위원회의 지도아래 운영되고 있는데 이 기구는 조직ㆍ편제상 정무원에 속해 있지만 당중앙위 선전선동부의 지시와 통제를 받고 있어 사실상 2원화 되어 있다. 북한의 새 학기는 우리와 달리 9월에 시작된다. 북한은 지난 75년부터 유치원 1년,인민학교 4년,고등중학교 6년과정으로 된 「11년제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우리의 국민학교에 해당하는 인민학교의 취학연령은 만6세. 그러나 만4세부터 시작되는 2년과정의 유치원교육중 「높은반」부터 의무교육기간에 포함되므로 실질적인 의무교육은 만5세부터 시작되는 셈이다. 11년제 의무교육기간에는 수업료는 물론 면제이며 교과서ㆍ교복ㆍ학용품이 무상 또는 일부 부담으로 지급된다. 16세부터 시작되는 고등교육단계로는 2∼3년 과정의 고등전문학교와 교원대학(3년),종합ㆍ단과ㆍ사범ㆍ공장대학(4∼6년) 등이 있다. 현재 북한에는 인민학교 5천여개,고등중학교 4천2백여개,전문학교 5백여개,대학 2백70여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북한은 80년중반부터 낙후된 과학기술을 진흥하기 위해 각 시도별로 「제1고등중학교」를 세우는 한편 기술계 대학의 수를 크게 늘리고 있다. 학생들은 또 「한가지 이상의 기술과 기능을 소유해야 한다」는 당의 방침에 따라 예능 또는 실업 등의 실기과목을 배우고 있으며 소년단이나 사로청 등의 조직에 의무적으로 가입,단체활동을 한다. 특히 의무노동이 중시돼 인민학교는 연간 2∼4주,고등중학교는 4∼8주,대학교는 12주정도씩 생산현장노동에 참여한다. 한편 북한은 마르크스­레닌주의와 이것을 주체적,창조적으로 적용했다는 「주체사상」을 교육이념으로 삼고있다. 또 계급투쟁을 위해서는 「공산주의적 인간」이,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생산기술적 인간」이,전쟁승리를 위해서는 「체력이 튼튼한 인간」이 바람직하다는 「이상주의적인 인간상」때문에 정치사상교양 및 과학기술교육,그리고 국방체육이 북한교육내용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 「청와대 대좌」 의제별 대화록

    ◎지자제는 여야가 한발씩 양보… 타협해야/보안법은 북한 변화없어 신중대처 필요/내정개혁 함께 대소 자주외교 펼칠 때 노태우대통령과 김대중 평민당총재는 16일 상오 청와대에서 회담을 갖고 북방정책,내각제개헌문제와 지자제법을 비롯한 입법문제등 현안전반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 이날 회담에서 논의된 내용을 이수정 청와대대변인과 김총재의 발표를 통해 의제별로 소개한다. ▷국정운영및 북방정책◁ ▲노대통령=세계정세와 강대국관계가 변하고 있으며 특히 한소 정상회담이후 한반도주변정세가 급격히 변하고 있다. 남북관계및 분단상황에 변화가 올 수 있는 중대한 시기를 맞은 만큼 통일및 외교문제에 있어서 초당적인 결정과 대처가 필요하다. 통일문제에 대한 국민적 준비태세를 갖춘다는 점에서도 초당적 협조가 긴요하다. 여야가 기본적 신뢰의 바탕위에서 국정을 운영해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한 대화와 타협을 진전시켜 정치안정을 이뤄야 한다. ▲김총재=북방정책은 국민적 합의와 기대속에 추진돼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격변하는 세계정세에 대처할 수 있는 내정개혁을 단행,우리나라를 서독화해 소련과 미국등에 자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내각제개헌◁ ▲노대통령=지금은 민생문제등 국가적으로 시급히 해결해야 될 과제가 많은 만큼 개헌논의 시기가 아니라고 본다. 그렇지만 6ㆍ29선언 당시에도 밝혔듯이 개인적으로 내각제가 우리나라 민주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지난 대통령선거 때의 지역감정 격화나 과열양상은 대통령직선제가 혼란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런 일이 되풀이 되면 안보까지 위협받는 국가적 위기가 조성될 수 있으므로 언젠가는 이 문제를 다함께 깊이 생각해야 한다. 내각제는 3김씨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국민이 원하지 않는 개헌을 무리하게 하지는 않는다. 내각제가 되건 이원집정부제가 되건 남은 2년반 임기가 끝나면 나갈 것이며 더 이상 관여 않는다. 헌법이 보장한 암기이상 하거나 장기집권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해 둔다. ▲김총재=노대통령은 6ㆍ29선언으로 국민의 뜻에 따라 대통령직선제를 받아들인 이상 임기중 내각제를 추진해서는 안된다. 여권은 국회의석의 3분의2를 확보했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내각제 개헌을 비롯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대통령이 임기중 개헌을 강행,대국민 약속을 위배한다면 정치도의상 용납할 수 없다. 대통령이 꼭 내각제개헌을 하고 싶다면 의원직 총사퇴후 총선거를 실시해 3분의2 의석을 확보해야만 한다. 만일 내각제를 강행한다면 국민의 저항에 부딪칠 것이며 우리 당은 이에 동조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동의없이 야당이 여당이 되고 여소야대가 여대야소가 된 13대 국회는 선거때 전혀 약속하지 않은 내각제를 심의,의결할 자격이 없다. ▷지자제◁ ▲노대통령=지방자치선거에 정당공천을 허용할 경우 선거에서 과열현상이 빚어지고 정치적 대결양상이 심화된다. 이에따라 지역감정악화도 피할 수 없게 된다. 국민들도 이를 우려하고 있으니 우리 현실의 특수성에 비춰 엄청난 혼란을 빚지않도록 한발짝 물러서 서로 협상해야 한다. 정당공천에 너무 집착말아 달라. 여야협의를 통해 가능한한 연내에 지자제를 실시해야 한다. ▲김총재=지자제실시를 미루는 것은 더이상 용납할 수 없다. 평민당은 지자제를 얻어내기 위해 광주문제,5공청산문제 등에서 많은 양보를 했다.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위한 입법이 지난 2월 임시국회때 이뤄지도록 지난해 12월 4당이 합의해 정당추천제ㆍ연합공천제 등 선거법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합의사항을 발표했으나 민자당의 약속위반으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정당추천제등 지난해 지자제에 관한 여야합의는 우리 정국의 앞날을 가늠하는 중대한 약속일 뿐만 아니라 여야간 신뢰를 가늠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양보할 수 없다. ▷국가보안법등 개혁입법◁ ▲노대통령=국가보안법은 정세변화에 따라 전향적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북한측의 변화가 없기 때문에 신중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남북교류특별법과 남북교류기금법은 여야가 합의해 제정토록 해야 한다. 김총재=국가보안법ㆍ안기부법의 개폐,경찰중립화법의 제정,노동관계법의 민주적 개정,종합의료보험법의 실시 등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한소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추진하려는 마당에 북한을 적으로 규정한 국가보안법은 폐지되고 민주체제수호법으로 대체입법을 해야한다. 안기부가 국내문제에 대한 관여를 포기하는 것은 국내외에 우리의 민주주의와 통일의지를 천명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광주보상법및 국군조직법◁ ▲노대통령=광주시민의 명예회복과 조속한 보상을 위해서 광주보상법이 반드시 이번 국회에서 통과되어야 한다. 광주시민들도 조속한 보상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안보적 차원에서 군조직의 효율성제고를 위해 국군조직법 개정안처리도 꼭 이뤄져야 한다. ▲김총재=광주문제는 피해자에 대한 배상과 명예회복및 기념사업등 3가지 측면에서 이뤄져야 한다. 국군조직법은 전시나 연합 작전시에만 합참의장에게 3군의 군령권을 부여하는 정도로만 고쳐야 한다. ▷3당통합문제◁ ▲노대통령=여소야대의 정치불안속에서는 경제위기등을 극복키 어렵기 때문에 통합했다. 평민당과 합치려는 노력도했으나 찬동하는 세력만 합당했다. 정당법상으로도 타당하다. 다음 선거에서 심판받으면 되므로 새로 선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른 당 통합에 시비를 거는 것은 옳지 않다. ▲김총재=연두기자회견과 지난 1월 영수회담이 인위적 정계개편이 없다고 약속해놓고 3당합당을 단행했다. 3당합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을 받기 위해 의원직 총사퇴후 총선거를 실시해야 한다. ▷기타◁ ▲노대통령=최근 발생한 광주 미문화원 화염병투척행위는 다시 일어나선 안된다. 구속자석방문제와 관련,범법자를 정치범으로 동일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동안 인내와 관용으로 대응해왔으나 이제는 법에 따라 폭력등 범법자를 분명히 다스리는 것이 민주주의를 위해 불가피하다. ▲김총재=수감중인 정치범들은 법집행의 형평을 위해서도 대폭 석방돼야 한다. 인명을 살상한 간첩인 김현희를 석방하는 마당에 정치범을 감옥에 둔다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 합법적인 집회는 보장돼야 하고 폭력을 쓰면 사후에 처벌할 수도 있다. 물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경을2∼3개월 유보해야 하며 총통화증가율을 20%이하로 내리는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 새 민방과 방송인의 역할(사설)

    14일 정부에 의해 확정 발표된 방송구조 개편안에 대해서 우리는 우선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자 한다. 전파의 주인인 국민에게 채널 선택의 폭을 넓혀 주어야 하고,재벌기업들에 실질적으로 독점당한 상태에 있는 광고능력을 확대하여 중소기업도 참여할 수 있어야 하며,사실상의 방송독과점 상태로 인한 방송의 질저하를 막기 위해 합리적이고 정당한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TV가 생겨야 한다. 그러나 새 TV가 또다시 공영으로 설립된다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국가의 재정능력도 문제려니와 새 채널에 보내는 기대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도 공영체제로는 부족하다. 개편안이 민방의 허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는 것은 당위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전제로 방만한 KBS의 운영을 분리 특성화하고,방송위원회의 기능을 프로그램질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강화하며,민방의 상업주의적 횡포를 견제하기 위해 광고공사를 존속시켜 기능강화한다는 안에도 시행상의 보완을 전제로 수긍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민방」이 「사방」으로 전락하여상업주의적 타락상태로 방송매체를 오도하는 사태가 와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그와 함께 막대한 재력을 필요로 하는 방송사의 신설을 빌미로 특정 재벌이나 유사한 재벌들의 공동참여로 재벌기업의 비대화에 기여하게 한다는 점도 우려되는 점이다. 관장부서인 공보처도 이런 문제점들을 충분히 파악하고 갖가지 봉쇄장치를 구상중이며 추후 더욱 보완해 갈 계획을 세워 놓고 있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무한대로 펼쳐진 공중의 통로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위성방송시대를 맞고있는 지구촌시대에 함께 공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보다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자세로 적응해가는 것이 살아 남는 길이기도 하다. 이 시대적인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도 기성체제나 기득권에 안주하며 개혁의 발목을 잡을 수는 없다. 그런 뜻에서 이번 개편안에 대한 일부의 대응이 「방송장악 음모」라는 가상의 적에게만 집착되어 있는 듯한 인상은 유감스럽다. 이른바 「방송장악 음모」를 편하게 하는 것은 민방구조 보다는 공영구조일 것이다. 또 설사 그런 기도가 잠재해 있더라도 그걸 감시하고 분쇄할 역할은 방송계가 맡아야 한다. 특히 이번에 발표된 개편안은 많은 것을 유보한 채 큰 원칙과 방향만을 정했을 뿐인 이를테면 반제품이다. 민방설립도 추진기구를 따로 만들 것이고,2단계 3단계의 개편이 뒤따르지 않으면 안될 형편에 있다. 이 개편안이 추진되고 정착하는 과정에서 주체가 되고 선도기능을 발휘하는 데는 기왕에 훈련되고 축적된 방송인력이 활용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새로운 정책을,기왕에도 그랬듯이 「타도해야 할 적」처럼 경계하는 것은 국민에게 공감도 못받을 것이고 국가적으로 낭비일 뿐이다. 새 민방의 잉태과정을 똑똑히 지켜보고,기존방송이 부당하게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견제하고,상업주의의 몰지각한 진출을 봉쇄하고,무엇보다고 방송내용의 질적 퇴화를 방지하기 위해서 어떤 제도가 어떻게 개발 정착해야 하는지 지혜와 감시를 하는 일에 방송인은 기여해야 한다. 그것이 특정세력의 음모와 전횡을 차단하는 길이기도 할 것이다.
  • 월드컵 괴롭히는 「관중난동」/고두현 체육부기자(오늘의 눈)

    온세계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월드컵의 열기가 날로 더해가고 있다. 이번 월드컵의 초점은 우승의 향방과 훌리갠대책이라고 일컬어질 만치 월드컵조직위원회는 훌리갠의 난동을 어떻게 미리 막느냐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훌리갠이란 한마디로 폭도화한 팬들이다. 지난 85년 브뤼셀에서 열렸던 유럽축구선수권대회결승 유벤토스(이탈리아)와 리버풀(영국)의 경기에서 술에 취한 두 팀의 팬들이 난투극을 벌인 끝에 39명의 사망자를 낸 이래 특히 악질적인 영국의 응원단에게 훌리갠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호칭이 주어졌다. 훌리갠(HOOLIGAN)이란 원래 건달ㆍ깡패를 뜻하는 영어로 런던에 살고 있던 아일랜드인의 이름으로부터 유래됐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열이 오르기 쉬운 월드컵에 훌리갠마저 끼어들어 난동을 부리면 어떤 불상사가 일어날 지 모른다. 조직위원회와 경비당국은 머리를 짠 끝에 오는 16일 예선리그F조의 영국과 네델란드의 경기를 살다니아섬의 칼리아리에서 열기로 했다. 특히 열광적인 두 나라 팬들을 섬에 봉쇄(?)하자는 작전이다.훌리갠의 원조인 영국의 정부도 골치가 아프다. 영국정부는 이탈리아 당국에게 대회기간중 술을 팔지 말 것을 건의하고 FIFA(국제축구연맹)가 최악의 사태를 예상해서 영국팀에게 출전금지조치를 취하더라도 영국정부는 항의하지 않겠다고까지 통고했다. 또 영국정부는 특히 악질적인 훌리갠 1백명의 명단을 이탈리아정부에 넘겨주고 이들의 입장을 막도록 요청했다. 영국정부의 건의를 받아들여 이탈리아의 가바내무부장관은 월드컵경기 개최 12개 도시에 주류판매 금지의 권한을 넘겨주었다. 근대올림픽의 창시자인 프랑스의 쿠베르탱남작은 『스포츠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인간을 고귀하고 영예롭게도 만들 수 있지만 야비하고 불명예롭게도 만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스포츠의 참된 가치는 페어플레이를 통해 온세계 사람들이 우정을 다짐하고 평화에 이바지하는 데 있다. 페어플레이 정신을 망각하고 오직 승패에만 집착할때 반칙ㆍ난동 등 인간이 지닌 온갖 추악함이 스포츠를 더럽히게 마련이다. 단일종목으로는 세계최대의 행사인 월드컵을 제대로살려나가자면 선수들 뿐만 아니라 팬들도 페어플레이 정신을 준수해야 할텐데….
  • 정주영회장이 밝히는 한ㆍ소 경협

    ◎“소비재와 원자재 주고받을 겁니다”/“시베리아는 자원보고”… 교류 장애없어/15일께 6차 방소,가스ㆍ삼림개발 논의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한소정상회담을 계기로 지금까지 국내 기업이 소련과 함께 추진하는 각종 사업들이 급격하게 진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소련이 필요로 하는 것을 채워주고 소련으로부터는 우리에게 필요한 원자재를 확보해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정주영회장은 지난해 연초부터 지금까지 모두 5차례나 소련을 방문했으며 오는 15일께는 6번째 방소에 나설 계획이다. 이밖에도 정회장은 지난해 국내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북한을 방문하는 등 정부의 7ㆍ7선언 이후 북한 및 소련과의 경제협력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기업인이다. 이 때문에 국내 정계나 재계 일각에서는 그가 지나치게 서두르지 않느냐는 질시와 비난이 섞인 비판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5일 정회장을 만나 한소경협의 장래에 관해 그의 생각을들어보았다. ­양국간의 협력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 ▲소련은 군수산업과 우주항공산업 등 첨단기술 및 기초과학분야에서는 세계 일류 수준이다. 그러나 생산성 향상 능력은 우리에 비해 훨씬 뒤떨어진다. 예를 들어 비누와 치약공장 등 그들이 필요로 하는 소비재 공장을 우리가 세워주고,소련의 무진장한 원자재를 확보해서 우리가 활용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좀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소련은 국제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없으므로 우리가 이 분야에서 도와줄 수 있다. 현재 현안으로 제기되고 있는 미수금문제도 그들로 부터 물자를 대신 가져와서 그것을 판매한 대금으로 결제하면 해결된다. 현대가 추진하는 사업중 목재와 석탄은 올 하반기부터 국내로 들여와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고려원양에서 잡는 생선은 이미 국내 식탁에 오르고 있다. 천연가스 개발은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사업이다. 야쿠츠크지역에는 우리와 북한이 수백년동안 쓸수 있는 가스가 매장돼 있다. 지난 5월하순 마구로프 소연방에너지위원회부위원장(장관급)이 방한했을 때 타당성 여부등 원칙적인 문제에 관해 상담을 했다. 이 가스전을 개발하기까지는 앞으로 6∼7년이 걸릴 것이다. 그때가 되면 아마 남북한이 평화적으로 통일돼 있을지도 모른다. ­시베리아 개발에 커다란 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우리나라의 장래는 시베리아개발을 계기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내가 소련에 집착을 가지는 것도 두만강 넘어 시베리아에 묻혀있는 방대한 자원 때문이다. ­소련과의 협력에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을 터인데. ▲그들에게 자본주의의 시장경제원리를 가르쳐주며 우리가 그들을 진심으로 도와준다면 웬만한 어려움은 모두 다 해결할 수 있다. ­이번 6번째 방소에서는 어떤 문제를 협의할 계획인가. ▲우리 회사 직원 10여명과 함께 모스크바 스베틀라야 야쿠츠크등을 방문한다. 야쿠츠크 주정부 및 모스크바 연방정부와 가스전 개발의 타당성 조사문제,그들의 방한시기 등을 의논할 예정이다. 스베틀라야의 삼림개발 사업은 우리 정부가 곧 허가를 내 줄예정이라 7월부터 개발에 착수하게 된다. 30여명의 실무팀을 동원하고 근로자는 소련인과 중국 길림성교포를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북한과 합의한 금강산 개발문제는 어떻게 돼 가는가. ▲그들이 오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중단상태에 있다. 현 시점에서 이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얘기하기는 어렵다.
  • 「한일 신시대」 전개의 전제조건 특별기고/이기탁 연세대교수ㆍ정치학

    ◎일본은 아시아의 의구심 떨쳐라/「통석」의 기교론 새질서 개편의 주역 될 수 없어 한일관계는 아시아의 상징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패전 후 처음으로 일본은 일본의 국제적인 지위를 점하려는 전환점에 이르고 있다. 일본은 장기적인 전략이라는 관점에서 아시아정책과 일본의 역할을 가늠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 「빼앗겼던」 아시아에서 미국이 다시 후퇴를 하게되는 「힘의 공백」을 일본이 메우기 시작하려는 힘의 논리에서 기인한다. 따라서 이번 노태우 대통령의 방일은 어떤 의미와 윤곽 속에서는 「도쿄외교」이지 「서울외교」의 성격은 없는 것이다. 유럽이 독일을 중심하여 돌기 시작한다면 아시아가 일본을 중심하여 돌아가게 할 수도 있다는 일본의 새로운 야심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연합헌장에는 아직도 엄연히 「적국조항」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중부유럽,즉 「독일의 재등장」은 일본에 깊은 영향과 격려를 주고 있는 것이다. 독일이 고르바초프와 대결하고 타협하여 승부에 이겼다면 이제 일본이 고르바초프를 극동에서 맞이할 준비를 하면 된다. 여기에 일본외교의 전후 대전환점을 넘고 있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일본외교는 전후 「소련의 위협」을 전제하여 미국과의 동맹을 통하여 「안보무임」을 실천할 수 있었고 오늘날 또 하나의 명치 이래의 일본의 이상인 「부국강병」을 이룩할 수 있었다. 이제 고르바초프를 극동으로 끌어내 「소련의 위협」과 타협할 수 있다면 일본의 전후는 끝나는 것이다. 이는 퇴조하는 미국의 공백을 메우기만 하면 된다는 것과 상쇄되는 일본외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일본외교의 대아시아정책의 시발점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노대통령의 연설에 「우뢰와 같은 박수」라는 일본의 특징과 성격에서 보듯이 우리는 처음부터 일본외교의 「들러리」를 서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우가 있다. 이번 방문은 확실히 한일간 외교문제의 의미는 있다. 또한 한일간의 우호관계는 우리에게 있어서 한미동맹과 함께 앞으로도 필수적인 우리외교의 기반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번 일본의 노대통령 초청 외교는 단순한 한일간의 외교만의 차원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일본의 대아시아외교의 시발의 일환이라고 깊이 관측해야 한다고 본다. 유럽에서의 대변화 즉 「독일의 통일」과 유럽이 다시 독일을 중심하여 움직이기 시작할 수 있다는 세계적인 차원의 「새로운 질서」에 일본이 참여하고 아시아의 질서를 재편하려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독일문제」와 아시아에서의 「일본문제」간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을 특히 우리입장에서는 명심해야 한다. 일본문제는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대외정책의 하나이다. 다른 아시아국가와 달리 일본에 직접 「식민지」의 노예가 되었었고 또한 앞으로 복잡한 통일을 지향하면서 민족의 진로를 잡아야할 우리의 입장에서는 일본과의 관계는 깊은 영향을 받게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유럽속의 전후 독일에는 철저한 「비 나치화」정책(Entnazifizierung)으로부터 시작하였다는 점이다. 지금도 나치의 범죄가 나타날 때에는 형법의 시효는 없다. 과거에 죄가 없는 독일학생들이 유럽학생들과 모였을 때에독일제국군대의 구호인 「아인 츠바이」(하나 둘) 구호가 농담으로라도 나오면 불쌍하게도 침묵을 지키고 있어야 한다. 이에 반하여 오늘의 일본은 전후 동경재판소의 전범(Class A)으로 구분되어 스가보형무소에 수감됐던 하토야마,기시,이케다,사토가 차례로 출감하여 총리에 올라서서 만든 일본인 것이다. 이점에서 오늘의 아시아에서는 독일문제와는 판이하게 「일본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보아야 한다. 아시아에서는 대륙의 중국이 공산화되면서 「일본문제」가 가려져 있었으나 이제 「일본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또 일본이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일본문제」는 경제는 몰라도 정치적으로는 아시아에서는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을 포함하여 아시아국가들은 이제 아시아의 이데올로기문제가 걷히면서 등장하려 하는 일본을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정면으로 직면하게 된 것이다. 한국외교는 냉전 하에서는 도리어 「한미동맹」으로 한국전쟁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일본과의 외교관계를 「균형」시킬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남북한 모두가 일본이라는 파워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하는 진실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동시에 일본에 있어서는 일본외교의 대아시아외교의 첫 시발이며 관문인 「조선반도문제」를 어떻게 시발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집착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일본의 외교가 아니라 일본의 대내정치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통석」이라는 일본의 「오도리」춤에서 보는 섬세하면서도 기만적으로 보이는 언어의 기교에서 보듯이 기교로만 끝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이다. 오늘날 일본이 아시아의 장에 떳떳한 역할을 갖고 나서려 할때에 문제가 되는 것은 일본국민의 「가치체계」라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은 경험없이 전후 일본의 대동아공영권을 메워 이를 경영하느라 많은 고초를 겪었다. 그러나 우리에게 있어서 그나마 미국에 마음을 놓을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가치체계」였다.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가치가 아시아를 부분적으로나마 지배하였고 또 우리는 이를 위해서 헌신하여 온 것이다. 반면 일본이 과연 미국과 같은 가치체계를 갖고서 이제 아시아에 접근하려 하고 있는지 한국과 아시아 모두가 깊이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국이나 아시아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 국민이 역사를 반추하고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보아야 한다. 한가지 다시 독일문제와 비교하여 말할 수 있는 것은 행여 제1차세계대전 이후의 게르만의 멘탤러티를 일본국민이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우이며 아시아의 관찰이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 일본은 이제 행동의 사죄를(사설)

    아키히토(명인) 일본국왕은 지난날의 일제가 한국민에게 범한 과오에 대해 『통석의 염을 금할 수 없다』고 사과했다. 가이후(해부)총리도 『겸허히 반성하며 솔직히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다. 노태우대통령의 방일을 맞은 일본의 사과요 사죄다. 예상했던대로 상징적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미흡한 내용이다. 총리의 솔직한 사죄를 곁들이고 국왕의 사과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기되는등 평가할 만한 노력의 흔적이 없는 것은 아니나 국왕의 발언에서 가장 중요한 반성과 사죄의 부분은 여전히 애매모호한 용어로 표현되어 있다. 「통석의 염」을 금할 수 없다는 말은 일본인들도 사전을 찾아 보고서야 그 뜻이 무엇인지를 알 만큼 어렵고 요즈음은 쓰지 않는 말이라고 한다. 「깊은 유감의 뜻」 정도의 의미이나 해석은 여러가지가 가능한 모양이다. 왜 그렇게 어렵고 애매한 용어를 꼭 써야만 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복잡한 문제를 적당히 넘어가기 위한 의도적인 선택이 아니었기를 바란다. 일본은 일본대로 해석하고 한국은 한국대로 편리하게해석할 수 있는 융통성을 주기 위한 것도 아니었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일본의 지난 과오에 대한 사죄는 말한마디로 끝나는 것이 아니며 행동의 사죄로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사죄여야 하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사죄의 참뜻은 자발성과 진실성에 있다. 그 자발성과 진실성이 드러나야 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사죄의 표현을 못하는 이유로 헌법사정,왕실사정 등을 들었으며 그런 사정들의 불가피한 결과요 최선의 선택이 「통석의 염」이란 표현이라고 설명하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정부는 이제부터 일본의 진실성을 증명해 보여줄 최대한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이 과거에 대한 진심의 반성과 사죄를 표시할 효과적인 방법은 국왕의 사죄말고도 얼마든지 있다. 국왕의 사죄를 중시하는 것은 그것이 그러한 진실되고 행동적인 반성의 상징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재일한국인의 법적지위 문제라든가 적자일변도의 무역불균형 시정을 위한 노력이라든지 경제ㆍ기술협력문제,안보ㆍ외교협력문제 등 일본이 한국에 대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의 사죄를 할 수 있는 분야는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그들 분야에서 성실하고 우호적인 협력의 자세를 보인다면 일본의 진심에 대한 우리의 의문은 깨끗이 가실 것이다. 21세기를 지향하는 한일 협력의 새 시대는 말이나 선언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노대통령이 『이제 두나라는 참된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잘못된 과거를 씻고 우호ㆍ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답사를 한 것은 이제부터의 일본의 행동의 사죄가 이어질 것을 전제로 한 관용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과거보다 현재를,그리고 현재보다는 미래를 더 중요시한다. 일본은 우리로 하여금 더이상 과거에 집착하지 않아도 되게끔 행동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일본을 필요로 하고 있는만큼 일본도 우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새로이 재편되고 있는 세계질서는 한일의 진정한 협력시대를 요구하고 있다.
  • “보통사람 오신다” 차분한 대통령맞이/노대통령 방일 앞둔 일 표정

    ◎교포들,현수막등 내걸고 환영준비/궁중만찬선 「손에 손잡고」 연주 계획/한인 원폭희생자비 방화 등 일극렬파 극성 여전 ○…노태우대통령 방일을 맞는 일본에서는 전반적으로는 환영무드가 일고 있으나 좌ㆍ우익 과격파 단체등이 각각의 톤으로 방일반대운동을 벌이고 있어 경시청당국은 연일 2만여명의 경찰병력을 동원,노대통령 일행이 통과할 주요 간선도로변의 맨홀을 점검,봉인하고 교통규제를 실시하는 등 있을지도 모르는 좌ㆍ우익 과격파의 테러에 대비,24시간 비상경계체제를 펴고 있다. 당국은 아키히토(명인)국왕의 과거역사 사죄발언에 반대하는 우익과격파의 테러는 물론,천황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기독교단체 등 좌익단체들도 노대통령 방일이 자기들의 주장을 알리는 호기가 될것으로 판단,각종 테러를 자행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노대통령 방일을 맞는 재일동포사회의 환영분위기도 전두환 전 대통령때와는 여러가지 의미에서 달라져 시대의 변화를 실감케 하고 있다. 전두환 전대통령 방일때는 한국국가원수의 첫 일본방문인데다 당시의 국내분위기가 재일동포 사회에까지 이어져 다소 긴장된 가운데 일견 요란한 듯한 환영행사가 많았으나 이번에는 『보통사람 대통령을 보통의 기분으로 따뜻이 맞이하면 된다』는 분위기가 주류를 이뤄 전에 비해 차분해진 느낌. 도쿄(동경)도내에 있는 재일거류민단본부에는 며칠전부터 「대통령 방일을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렸고 민단 기관지 한국신문은 22일자 컬러판별쇄로 노대통령의 인물소개와 함께 「21세기의 한일관계 구축」「동포문제는 전후처리차원에서」등의 특집을 실었으나 전에 비해 절제된 분위기. ○…일본정부와 언론ㆍ재일동포사회의 이같은 환영분위기와는 달리 자칭 1백30개단체,1천6백명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다는 우익단체연합회 전애회의와 재일한국청년동맹 등 좌ㆍ우익단체들은 전국 각지의 전철역 등지에서 방일반대전단을 돌리는 등 노대통령 방일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전단에서 『언제까지나 과거에 집착,일본을 모욕한다면 한일기본조약을 폐기하라』고 요구하고 『한일합방은 역사의 추세였으며당시 한국정부에 통치ㆍ외교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일본경찰은 연일 2만명의 경찰병력을 동원,24시간 경비태세를 펴고 있는데 특히 과격 게릴라와 테러리스트들이 사정이 긴 화약류를 이용하거나 원격조정장치를 사용하는 등 활용범위가 넓어지고 있음을 고려,3백여군데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경비범위를 전두환 전대통령때의 주요 시설물로부터 1m이상에서 이번에는 3m이내로 확대했다. 또 10대의 헬기와 29대의 순시선을 노대통령의 방문여로에 배치. ○…일본 국내청은 노대통령을 맞아 아키히토(명인)일왕이 24일 저녁에 베푼 궁중만찬에서 노대통령내외를 위해 요리와 음악ㆍ여흥 등에서 이례적으로 여러가지 특별서비스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궁내청에 따르면 궁중만찬의 경우 국왕이 손님을 만찬장으로 맞아들일때 일본음악인 「친애」가 연주되는 것이 관례이지만 노대통령이 서울올림픽 조직위원장을 역임했음을 고려,이번에 한해 올림픽 주제가의 하나였던 「손에 손잡고」를 연주키로 했다는 것. 당국은 이밖에 궁중행사의 경우 보통 국왕 한사람에게만 붙이도록 돼있는 통역을 표현의 차이로 인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 노대통령에게도 한국인 통역을 따로 두기로 했으며 보통 국빈에게 제공되는 국화문양의 국왕전용 승용차(닛산ㆍ프린스 로얄)대신 가까운 곳에서 다이너마이트가 터져도 끄떡없는 외무성의 특별장비차를 제공키로 했다. ○…노태우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나고야(명고실) 오사카(대판)등지에서 극우극력분자들의 소행으로 보이는 방화ㆍ테러사건이 빈발하고 있는 가운데 23일에는 히로시마(광도)평화공원부근에 세워진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의 대좌에 놓여있던 추모용 종이학이 방화로 불에 탔다. 이들 종이학은 수학여행온 학생들이 바친 것으로 이날 상오 1시20분쯤 불이 붙고있는 것을 통행중인 트럭운전사가 발견,소화기로 진화했다. 이날 방화로 위령비자체에는 피해가 없었다. 경찰은 이 사건이 노대통령의 방일을 반대하고 있는 극렬분자들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 고교입시 내년부활 어려울듯/서울 「학군안」공청회

    ◎“문제점 많다”반대여론 높아/학계등 “현행학군제 유지”촉구/지방서도 뒤따를 가능성 서울시내 일부 학군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위원회가 마련한 고교학군개선 3개방안이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이 때문에 학군조정의 유보가 불가피한 실정이며 학군제도의 개선을 전제로 91학년도부터 전국 18개 고교평준화 지역에서 일부 고교의 입시를 부활하려던 계획도 실시가 어렵게 됐다. 이는 학군개선안과 관련,대부분의 여론이 현재의 고교평준화제도가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고있는데다 일부고교의 입시부활은 평준화제도의 골격을 깨지 않고서는 시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교육계및 학계대표와 학부모들은 21일 서울시교육위가 주최한 학군제도개선안에 관한 공청회에서 『고교평준화시책이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전제아래 『교육위가 제시한 개선안이 현행 학군제보다 더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반대의견 쪽으로 기울었다. 공청회에서 대부분의 학계대표와 학부모들은 『새로운 개선안이 채택되면 현재 2.63㎞인 학생통학거리를 2.3∼2.5배까지 연장시키며 인문계지원자의 20%인 2만3천여명이 원하지 않는 학교에 배정된다』고 개선안의 실시에 반대했다. 고려대 유인종교수는 『8학군의 일부 폐단을 치유하기 위해 9개학군을 5개학군으로 광역화시키는 것은 교육정책수행의 「본」을 떠나 「말」에 집착한 즉흥적 대책』이라고 개선안을 비난했다. 유교수는 『통계수치를 보면 진학률에서는 강북지역이 8학군인 강남보다 높은데도 8학군에 학생들이 몰린다는 것만 가지고 극심한 교통난을 초래할 개선책을 내세우기 보다는 오히려 현재의 학군을 더욱 세분해 앞으로 학구제에 대비해야 할것』이라면서 『고교평준화시책을 정착시키면서 근거리통학원칙을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명일여고 홍협교장 등도 『개선안은 강남학생의 강북 강제배정에 법적 타당성을 확보하려는 행정편의주의사고』라고 지적하고 『대학입시의 내신성적 반영을 높이고 강북지역 학교에 대한 각종 지원을 강화하는 방법 등으로 문제점을 보완해야지 학군제를 잘못 뜯어고쳐 학생들에게 통학불편을 끼치고 고교평준화의 골간을 흔들리게 하는 등의 부작용을 불러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시교육위의 공청회는 지난달 교육위가 마련한 고교학군개선 3개방안으로 모의배정을 해본 결과,많은 문제점이 드러난데 따라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열린것이다. 이에따라 문교부가 6월말까지 내놓을 최종 개선안에서는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지역의 학군조정과 입시부활이 제외될 것이 거의 확실하며 중소도시지역도 지역사회의 여론에 따라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는 단서를 달것으로 보이고 있다.
  • “현행학군제 보완ㆍ근거리원칙 고수”/「서울고교학군」공청회 발표내용

    ◎“「평준화의 틀」 유지 전제,광역화 지지” 찬성도/지자제실시 대비,“학군세분화” 주장도 대두 서울시 교육위원회가 2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가진 고교학군조정에 관한 공청회에 나온 각계인사들의 발표내용을 요약한다. ▲박부권씨(한국교육개발원 책임연구원)=현행 학군제는 추첨 및 근거리배정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 제도의 실시과정에서 각 학교의 교사자질 및 교육시설 등 객관적 조건이 서로 달라 학생과 학부모가 특정지역에 몰리는 문제를 발생시켰다. 새로운 보완책은 평준화의 골격을 깨지 않으면서 학생과 학부모에게 지원범위를 넓혀주고 일정범위내에서 선택권을 주는 것으로 돼 있다. 고교지원대상자 11만4천6백42명을 상대로 모의배정을 실시한 결과,학생들의 인기가 높은 학교가 15∼21개로 나타나고 대상학교의 범위도 넓어졌다. 평균 통학거리는 현행 2.63㎞에서 제1안은 6.56㎞,제2안은 5.34㎞,제3안은 6.10㎞ 등으로 늘어나고 원하는 학교와는 무관하게 배정되는 면이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통학행위자체도 교육의 일환이라고 보면모두 30분이내의 거리이므로 크게 우려할 바는 아니다. 결론적으로 학군을 개선한다면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선택권을 주되 평준화의 틀을 깨지 않으면서 성적을 고려하는 추첨배정방식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제2안쪽으로 가야할 것이다. ▲유인종씨(고려대교수ㆍ교육학)=학군조정안은 현재의 9개학군을 5개로 넓혀 특정지역의 선호도를 낮추고 8학군부작용을 해소하려고 하나 이는 교육정책수행의 「본」을 떠나 「말」에 집착한 처방이며 즉흥적 대책이란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첫째 현행 근거리원칙학군제는 장차 학구제로 가는 과도기제도인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둘째 중등교육보편화이념에서 볼때 학교선택권은 의미가 없으며 현재 나타난 선호현상은 교원배치의 균형,시설의 균형,학생배치의 균형 등으로 해소해야 한다. 셋째 현행 학군제는 8학군지역만 문제이기 때문에 안정세를 보이는 다른 학군까지 모두 고친다면 다만 8학군에 대한 감정적 대책이란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넷째 학군광역화는 서울 교통난을 가중시키며 학생들의 학습효과에 지장을 준다. 다섯째 지난 85∼86학년도 고교연합고사 1백80점이상자를 추적,88∼89년도 대입상황을 보면 진학률은 오히려 강북지역이 높다. 따라서 대안은 현행학군제를 유지하되 보완하는 쪽이어야 하며 광역화보다는 학구제 등을 고려,근거리원칙을 고수해야 할 것이다. ▲황명주씨(환일고교 교장)=17년전 실시돼 안정세를 보이던 평준화시책이 강남개발정책결과 8학군병을 유발,평준화를 위협하고 있지만 현행 평준화는 매우 중요하고 절실한 문제이기에 정부는 이를 튼튼히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학부모들의 무비판적 8학군 선호현상은 실제통계수치를 보여줘 잘못된 의식임을 깨닫게 하고 내신성적반영률을 높여 반대효과를 기해야 한다. 1ㆍ3안은 통학거리 등에서 볼수 있는 극단적인 제도변화로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제2안은 서울전역을 대상으로 한 1ㆍ3안보다 미흡하긴 하나 광역화에 따라 선택권의 폭을 넓히고 현재 발생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선책이라고 생각한다. ▲홍래씨(명일여고 교장)=현행제도는 8학군문제가있으나 크게 문제가 없는 제도이다. 세가지안 가운데 제1안은 서울의 40㎞거리에 2∼3시간 걸리는 광역권에서 학교를 고르라는 상식밖의 발상이며 학교선택때 학생들이 스스로 교통난을 피할 것이란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다. 제2안의 경우도 강남학생을 강북에 강제배정하면서 법적타당성을 확보하려는 행정편의주의적 사고로 밖에 볼수 없다. 학군자체를 뒤흔들게 아니라 등록금이나 학생수에서 강남북에 차이를 둬 개선해 나가는 식의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 ▲김관영씨(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8학군의 지가상승이 학군문제와 연관돼 교육외적인 문제로 확대됐다. 이같은 부작용은 강남 8학군지역을 광역화해 희석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며 아울러 강남구와 서초구를 분리해 지역여건상 평준화를 이룬다면 이 지역의 고질병은 치료될 수 있을 것이다. ▲임성빈씨(한국교통문제연구원원장)=교통문제와 생각해 볼때 지난 73년 총통행량의 24.5%이던 통학생비율이 평준화뒤인 77년엔 19.1%로,82년엔 16.3% 등으로 낮아졌다. 외국의 교통전문가들은 이 숫자를4%미만으로 줄이는 것이 좋다는 자문도 있었다. 그러나 세가지안은 오히려 통학거리를 2배이상 늘릴 것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채택해서는 안될 것이다. 학군제는 ▲현학군제 유지쪽에서 선택권을 주는 방안 ▲학군을 지자제(행정구)와 일치시켜 거주위치에 따라 인접학군에 선택권을 주는 방안 ▲학군을 더욱 세분화 하되 선택폭을 두는 방안 등을 제시하고자 한다. ▲김문중씨(광진중 학부모)=현행 제도는 학교통학거리가 알맞고 학교수용능력을 고려했다. 이 제도의 문제는 일부 몰지각한 학부모들에 의한 8학군병이다. 현행 평준화를 유지하되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줄 수 있는 제2안을 지지한다. ▲이기연씨(신반포중 학부모)=현재 나타난 8학군문제는 8학군을 해체시켜 치료하기 보다는 다른 학군의 교육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풀어야 한다. 특수목적 고등학교를 증설하거나 월반제 등을 도입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처방안이며,지자제의 실시등에 대비해 현행학군을 오히려 세분화 시키는 것이 바람직스럽다.
  • 민자 지도체제 착근… 발빠른 행보

    ◎김영삼대표 조용한 변신… 「2인자」 굳히기/「주례당무 보고」로 청와대회동 공식화/당의 결속 다지고 이미지 쇄신에 앞장 민자당의 김영삼대표최고위원이 전당대회이후 명실상부한 여권의 2인자로서의 조용한 변신을 하고 있다. 김대표는 이번주부터 매주 정례적으로 청와대를 방문,당총재인 노태우대통령에게 당무보고를 하게 됨으로써 당내 그의 위상이 더욱 확실해지고 있다. 김대표는 이같은 그의 위상변화와 더불어 최근들어 공식적인 활동을 통해 당의 결속을 다지고 당이미지를 쇄신하는 데 앞장서는등 집권당 대표로서의 면모를 새롭게 다져가고 있다. 김대표가 취임후 민자당 전소속의원을 상임위별로 초청,오찬을 베풀고 단합을 강조한 것을 비롯,강영훈국무총리와의 단독오찬회동,의원부인들과의 간담회,국민학교방문,택시노조원면담,최고위원들간의 정례간담회등 일련의 활동이 그 대표적인 사례. 특히 김대표는 당사나 자신의 상도동 자택·외부음식점 등에서 타계보 중진의원및 소장파 의원들을 면담,당내 어른으로서의 격려활동을 하는등 전당대회를 계기로 행동과 자세가 크게 달라졌다. 김대표는 최근 김윤환정무제1장관·이종찬의원 등 당내 중진들을 만나 단합과 지지를 호소했고 민정계 소장의원 20여명과도 개별접촉을 통해 분파행동 자제를 당부하고 자신도 솔선수범할 것을 다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이번주에는 이승윤부총리를 비롯,정부인사들과의 회동도 추진하고 있다. 계파간 갈등을 노출했던 김대표가 야당식 행동과 발언을 자제하고 당내외 결속을 다지는 등 조용하고 실속있는 모습으로 변모한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첫째는 그동안 당내갈등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던 지도체제문제가 차기권력 승계문제를 제외하고는 일단 정비됐다는 점이다. 차기권력 구조문제나 대권문제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으며 현상황에서 이 문제에 집착한 모습으로 비쳐지는 것은 3당합당의 신질서속에 재입지를 노리고 있는 김대표자신은 물론,신질서마저 무너질 우려가 있다는 위기의식때문으로 보여진다. 둘째는 계파간 갈등이 외부로 표출되는 한 김대표자신이 누차 강조한 「3당통합이 구국적 결단」이란 명제는 아무에게도 설득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김대표가 합당과정에서 「공작정치개발」 「위계질서문란」 「개혁의지부족」 등 이유있는 폭탄성 발언을 터뜨렸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김대표의 대권욕심에서 기인한 당권다툼이란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했었다. 결과적으로 이같은 당내갈등표출이 김대표가 야당시절 구축해왔던 국민적 지지기반은 물론,안정을 희구하는 여권의 지지기반중 어느쪽에도 만족을 줄 수 없었다는 분석이 뒤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셋째는 재벌의 부동산투기 억제정책 등 일련의 정부정책이 김대표자신의 개혁주장과 맞아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김대표는 합당후 여권의 진로를 「개혁을 통한 안정」으로 설정,민자당의 개혁추진 공로를 자신의 몫으로 인정받고 싶은 속셈이었던 듯하다. 그러나 이같은 개혁추진의지를 야당식 접근방법으로 당공식기구나 당정회의에 반영하려던 시도는 여권의 속성으로 인해 불협화음만 노정시킨 결과를 초래했다. 김대표의 한 측근은 『김대표가 여권의 속성이나 권력서열,당과 정부와의 관계 등에서 야당시절 시각과 현실의 차이때문에 상당한 갈등을 느껴온 게 사실』이라면서 『당과 정부가 현상황을 총체적 위기로 규정,재벌의 부동산투기 억제조치등에 노태우대통령과 김대표가 의견을 같이하는 과정에서 두사람간의 신뢰가 회복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김대표가 전당대회에서 노대통령에게 결례를 한 점이라든가 청와대회동에서 대통령과 동렬에 서서 걸어가는 모습 등 뻣뻣한 태도가 여권의 권력서열 속성에 익숙한 민정계의원들과 범 여권의 반발을 불러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김대표 자신이 사석에서 『30여년간 익숙해왔던 야당체질을 하루아침에 고친다는 게 어렵지만 필요하다면 고쳐나가겠다』고 말한 점이나 공식석상에서 「대통령께서」라며 깍듯한 경어를 구사해 스스로 여권의 수직적 권력구조에 순응해 나가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김대표의 이같은 체질변화는 위로는 당의 1인자인 총재를 깍듯이 모심으로써 당내에서는 명실공히 2인자로서의 어른대접을 받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음을 부인하긴 어렵다.김대표가 「자신을 낮춤으로써 스스로를 높일 수 있다」는 새로운 위상정립에 노력하고 있고 총체적 난국에 대한 여권의 위기의식이 상존하는 한 당내 계파간 갈등모습은 당분간 밖으로 표출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표는 자신의 지역구를 민정계에 양보한 이래 국회직 배분에 있어서도 자파의 몫을 고집하지 않음으로써 대내적으로는 당내 갈등요소를 미연에 방지하고 대외적으로는 「작게 버림으로써 크게 얻는」 장기적 포석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대표는 2인자로서의 조심스런 행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김대표 자신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권력구조 요소요소에 변수가 너무나 많아 예측불허다. 김종필최고위원이 김대표의 독점적인 2인자 역할에 대해 언제까지 침묵을 지킬 것인가와 박철언 전정무장관이 귀국후 당내 계보활동을 재개할 것인가의 여부,민정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당내 최대계보 대표격인 박태준최고위원의 실질적 지위격상 주장 등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김대표가 2인자로서의 위상정립과정에서이들 변수들이 유기적으로 작용,김대표의 위상이 도전받거나 내각제 개헌추진 등의 과정에서 계파간 연합이 모색될 경우,당내 안정은 자칫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군원차질액 2억불/미,비에 곧 보상키로/기지협상 재개합의

    【마닐라 로이터 UPI 연합】 미국은 필리핀과 군사기지 협상을 계속키로 합의했으나 필리핀정부가 이 협상에서 재정적 보상 측면에 만 집착할 경우 필리핀주둔 기지를 철수하겠다고 18일 경고했다. 리처드 아미티지 미국측 수석대표와 라울 망글라푸스 필리핀 외무장관은 이날 닷새간에 걸친 기지협상을 끝내고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필리핀측이 주장하는 2억2천5백만달러 상당의 미국측 군사원조 차질액에 대해 미측이 필리핀에 보상을 하기로 합의하고 기지협상을 재개키로 했다.
  • 의원윤리 다잡을 때다(사설)

    국회의원의 비리에 대한 내사설이 하나 둘 사실로 드러나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예상되는 부작용이나 역풍때문인지 『의원에 대한 사정차원의 조사는 없고 피고소사건 조사에 불과하다』는 민자당 지도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정가의 분위기는 뒤숭숭하고 야당의 반발마저 튀어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사실이 어떻든간에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정치인이라고 성역에 있다고는 생각지 않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의원들이야말로 국정을 이끌어 가는 주요한 지도층이기때문에 비리를 저지를 경우 그 책임은 더욱 크고 그에 대한 추궁도 날카로울 수밖에 없다. 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공직사회의 특성을 보더라도 지도층이랄 수 있는 의원들을 사정대상에서 제외시킨다면,다시말해 흐린 윗물을 그냥 둔다면 사정효과는 크게 감소하고 말 것이다. 정치인의 비리가 방치되면 다른 공직자에 대한 사정도 흐지부지 될 수밖에 없고 이렇게 될 경우 특명사정의 뜻이나 기대하는 효과가 제대로 살아나기 어렵다. 따라서 의원비리 내사는 다른 공직자에 대한 사정작업과 형평을 맞추어 진행시켜야 할 것이며 그것도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이같은 사정작업이 일부 정치권에서 우려하는 바와 같이 불순한 목적,또는 정치공작의 차원에서 진행되어서는 결코 안된다. 그럴 경우 기대하던 사정의 효과는 없어지거나 오히려 역효과마저 불러올 가능성이 적지않다. 이점을 염두에 두어 순수한 의미의 사정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 이와는 반대로 명백한 비리의 추궁에 대해 공작운운하며 역공으로 벗어나려는 일도 있을 수 없다. 이제 국민은 그만큼 현명해졌음을 알아야 한다. 국회의원은 하나하나가 모두 국가기관이라는 특성이 있고 선거와 일상의 정치활동에서 과다한 자금부담을 안고 있어 비리의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적지않다. 역으로 이같은 사정때문에 일반적으로 음성적인 정치자금을 보는 눈도 비교적 관대하다. 그러나 무작정 이 상태가 계속되거나 더욱이 정치자금조달을 빌미로 사리에 급급해질 가능성을 방치할 수는 없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사정작업도 필요하겠지만 더욱 필요한것은 제도적 개선이다. 우선 시급한 방향은 정치자금의 모금과 사용내역이 공개되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정당으로 들어가는 일부 자금의 기탁부분이 공개되어 있으나 이는 빙산의 일각보다 적다. 자금의 공급을 완전히 공개하고 사용에 관한 부분도 가능하면 공개하는 것이 사회의 성숙과 맞아 떨어진다. 이번을 계기로 민자당에서는 의원윤리강령의 제정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들린다. 오늘의 난국요인중에는 계속되는 정치불안과 정치인들의 무책이 차지하는 바가 크다는 비판이고 보면 이런 움직임은 정치인들의 자성이라고 보아 긍정적이다. 정치권의 이해에만 집착하고 국정을 돌보지 못해 난국을 초래한 데다가 비리마저 춤춘다면 무슨 염치로 의원직에 앉아있겠는가. 정치자금의 공개나 의원윤리강령등은 의원들 자신의 손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이다. 의원들은 입법권을 통해 스스로의 윤리적 문제를 제고시킬 때가 되었다. 그것은 민주화의 방향과도 합치된다.
  • 정치권ㆍ공직사회의 과제(난국극복의 길:2)

    ◎“안정의 공약수” 여야 공동도출 시급/위기타개의 현실적 정책개발 아쉬워/부조리배척등 공무원 “자정” 노력 긴요 「총체적 난국」을 수습,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결연한 의지가 7일 대통령담화를 통해 발표되자 이를 구체화하고 뒷받침하기 위한 정치권의 노력과 역할이 어떤 모양으로 나타날지 관심을 끌고 있다.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정부의 대응방안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는 소극적자세를 보인 집권여당이 새로운 모습으로 정부측과 나란히 나서 사태수습 의지를 확인시킬 수 있을 것인지,야권 역시 당리를 떠난 대승적 차원의 민심수습을 위한 대안을 제시할 것인지 기대반 우려반 속에 국민들은 정치권을 지켜보고 있는 분위기 이다. 정치권은 현재의 총체적 상황이 위기국면으로 접근하고 있는 난국상황에 이른데는 정치권의 무기력도 상당한 작용을 한 것으로 시인하고 있다. 전월세값 폭등,증시폭락 등을 거치며 투기심리 극대화 및 경제질서 교란 현상이 나타났고 KBS와 현대중공업사태 등 정치성 노사분규 등으로 사회적 안정기반마저 휘청거렸으나 정치권은 무위ㆍ무책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권은 뒤늦게 정치성 공세,대국민 선심 차원이 아닌 구체적인 정책대안 마련에 적극성을 보이는 조급함에 사로잡혀 있다. 또 그동안 정책수립및 집행과정 등에서 일관성을 상실한 책임을 정치권에 전가한 행정부도 행정부 나름대로 공직자 기강 확립 등 자정노력 등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신뢰회복에 나서고 있다. 창당이후 집안사정 때문에 국정의 흐름을 주도하지 못한 민자당은 우선 정부측이 흐트러진 사회기강을 재정돈하고 강력한 경제정책 등을 추진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정치권의 중심을 잡아나가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4당구조 때와는 달리 정부ㆍ여당의 의지가 곧바로 정책으로 반영되는 만큼 당이 흔들리지 않고 일관성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전향적 정책개발노력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록 뒤늦게 당차원의 처방 전제시에 나섰지만 경제위기 극복대책과 관련,대기업의 부동산투기억제 및 부동산관련 세제조치 강화 등 가진 자의 양보를 촉구하는 개혁의지가 대폭정부정책에 반영되는 과정에 당측의 역할이 상당히 컸다는 것이 당관계자들의 주장이다. 민자당은 대통령담화내용 등을 구체화하기 위해 부동산투기억제 특별법안 제정 등 각종 입법조치 사항 등에 대한 실무검토에 이미 착수,이번달 말로 예정된 임시국회때 관계법령 등을 상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자당은 특히 9일 전당대회이후 대표최고위원 중심으로 당이 운영돼 나갈 경우 과거 여당과는 달리 정부측과는 다른 새로운 시각에서 현실감 있는 정책개발활동을 한층 활발히 전개해 나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민자당의 난국수습의지와는 별도로 평민당측도 최근 상황과 관련,비록 정치성 공격에 상당한 체중을 싣고 있으나 경제난국 수습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마련 작업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재벌그룹 부동산실태조사 및 정리를 위한 특위구성 제의와 재벌부동산매각과 관련한 토지개발공사의 채권발행방안 등은 5월 임시국회가 소집될 경우 여권측과 충분한 검토가 이뤄질 수 있는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권의 노력과 함께 현재의 어려움을 풀기 위해서는 공직자들의 위상이 재정립돼야 한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대통령담화에서도 나타난 것처럼 엄정한 법질서가 확립되기 위해서는 공직사회구성원 개개인의 자정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사정당국을 중심으로 공직사회정화 움직임을 더욱 가시화시킬 것으로 보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공직자 비위 등과 관련된 상당수의 인사들에 대해 문책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고위공직자들의 보신주의 및 부조리 등으로 정책의 일관성 상실,무사안일의 국기불안 현상을 자초했다고 판단,고위공직자들에 대한 기강확립 방안이 구체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따라서 여야정치권과 정부가 현상황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공동대응하려는 의지가 강하게 응집될 경우 수습국면은 예상보다 빨라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현상황까지 이른데 대한 원인분석의 견해차는 논외로 하더라도 난제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제시 및 국민적 분위기 조성에는 여야가 각자의 이해를 떠나 진지한 협의를 통해 최대공약수를 추출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5월말 임시국회에서 또다시 여야가 각자의 이해와 입장에만 집착,정부의 의지를 뒷받침하는 법제정비 등에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정치권에 대한 불신의 골만 깊어질 것은 틀림없다. 거대여당으로 변신한 민자당은 다수에 의한 밀어붙이기식 국회운영은 자제해야 하고 평민당 역시 4당 국회 때와 같은 선명성 경쟁에 사로잡힌 투쟁일변도의 접근자세는 탈피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진천ㆍ음성 및 대구서갑 보궐선거 등을 통해 보여준 정치권의 불법ㆍ타락선거운동 양상이 결국 사회기강 문란 및 법질서 이완현상 등으로 이어졌다는 비판도 현시점에서 냉정하게 반성,정치권의 자세전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 전국 휩쓰는 「망국병」(물가비상:6 끝)

    ◎“춤추는 부동산”… 투기 못잡으면 파국/실물쪽에 돈몰려 산업부문 “공동화”/「개발예정지」 폭등… 1년새 2배이상 뛰기도/경제불안의 주범… 인플레 악순환 유발 요인 최근 물가급등의 이면에는 폭넓게 퍼져 있는 인플레 기대심리가 복병으로 도사리고 있다. 더 오를 것 같고 그래서 오르기 전에 서둘러 사둬야겠다는 심리가 촉발됨으로써 인플레의 폭발력이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인플레심리가 만연돼 있는 한 저축보다 부동산이나 귀금속 등 실물자산에 돈이 많이 몰리게 마련이다. 따라서 실물쪽에 투기가 일면서 산업부문엔 자금공동화현상이 나타나고 상품의 가격도 덩달아 뛰는 인플레 악순환이 유발되기 십상이다. 증권시장이 장기침체를 보이면서 증시를 떠난 돈들이 몰린 곳이 바로 부동산시장이다. 증시이탈자금 등 풍부한 부동자금으로 부동산 값이 오르고 인플레기대까지 가세해 투기양상을 빚으면서 임대료와 전ㆍ월세값,개인서비스요금의 인상 등 물가전반에 일파만파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물가오름세를 주도하고 있는 이발료ㆍ목욕료 등 개인서비스요금의 인상러시와 전ㆍ월세값 파동도 부동산투기의 또다른 얼굴일 뿐이다. 지난해 전국의 평균지가상승률은 31.97%,당국의 공식통계라는 점을 제쳐두더라도 은행돈을 꾸어 땅을 샀을 경우 연 20%의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국평균이 그렇지 1백% 이상 뛴 곳도 많다. 인천시 중구만해도 1백1.6%가 올랐고 경기도 부천시ㆍ성남시가 1년새 80.3%,60.2%가 각각 올랐다. 용도별로는 상업용(29.9%)ㆍ공업용(32.4%)용지와 주거지역(31.1%)보다 녹지(39.1%)의 지가상승률이 높아 임야를 중심으로 한 투기가 극심했음을 보여준다. 최근 은행감독원이 발표한 30대 재벌그룹들의 지난 한햇동안 부동산취득실적을 보면 토지 2백34만여평,건물 1백14만평 등 모두 2조4천4백40억원어치에 달했다. 업무용명목으로 사들였지만 장부가액으로 계산한 것이어서 실제 거래가격으로 치면 10배 가까운 무려 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굳이 노사분규를 겪어가며 생산에 투자할 마음이 생겨날리가 없다. 증권시장이 지난해 부터 실명제 실시의 영향으로 침체국면에 들어서면서 증시의 「검은돈」들이 뭉터기로 빠져 나갔다. 지난해 12ㆍ12부양조치후 연초까지 빠져나간 돈만 어림잡아도 3조원. 이들 자금은 제2금융권의 CMA(어음관리계좌)등 단기고수익성 금융상품에 자리를 잡고 빠르게 부동산 시장을 오가며 실물투기의 선봉에 서왔다. 이들 자금이 전국 곳곳을 떠돌며 오지ㆍ낙도에까지 투기붐을 조장시켰던 것이다. 「서해안시대의 개막」에 들떠 서산ㆍ당진 등 충남일대와 북방교역 및 신도시개발 기대속에 경기도 일산ㆍ파주ㆍ문산지역의 땅값이 1년만에 2∼10배 가까이 뛰었다. 목좋은 곳은 물론,『개발이 된다더라』하는 개발 예정지,세금이 중과되는 토지거래 허가지역에까지 투기열풍이 몰아쳤다. 성남 분당ㆍ대전 둔산ㆍ목포 대불등 택지 및 개발사업 지역주변,중앙고속도로ㆍ서해안고속도로 등 지역도 1년도 안돼 땅값이 2배이상 폭등했다. 부동산 투기를 잡기 위한 정부의 강도높은 억제책이 다양하게 총망라됐지만 이를 피하기 위한 투기꾼들의 수법도 고도화ㆍ지능화,정부대책을비웃으며 여전히 투기를 부추겨 왔다. 일부 대기업의 경우 가족ㆍ임직원 이름으로 위장매입하는가 하면 전문투기꾼들은 투기대책에 한발 앞서 위장전입ㆍ미등기 전매ㆍ미성년자 명의ㆍ위장증여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당국의 감시망을 피해다녔다. 지난 87년8월 H그룹이 강원도 춘성군 남면의 1백67필지 1백95만9천㎡의 골프장 부지를 확보하면서 회사 기획실장과 계열사 사장 등 16명의 명의로 42만2천4백㎡를 사들여 지방세 5억7천만원과 증여세를 추징당한 적이 있다. 지역과 대상을 가리지 않고 몇년새 몰아친 부동산투기는 결국 임대료ㆍ전월세값마저 들썩이게 하고 여타 물가에까지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했다. 임대료가 폭등세로 돌아서면서 목욕료ㆍ이발료 등 개인서비스 요금의 상승세로 이어져 인플레확산에 불을 댕겼다. 목욕료ㆍ커피값ㆍ설렁탕 값 등이 최근 20∼40%씩 오르고 유치원비ㆍ미용비 등도 한달새 10∼20%씩 급등했다. 각종 학원비는 물론 이발료ㆍ구두닦는 값까지 20%이상씩 올랐다. 개인서비스요금의 상승에 맞물려 그동안 눌려 있던공공요금ㆍ공납금 등도 인상러시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다소 시차가 있지만 물가와 부동산이 맞물려 가며 물가상승을 유발하고 인플레 심리를 가중시켜 경제안정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물가상승압력이 컸던 지난해 지가상승률이 31.97%로 80년이후 최대를 기록했으며 물가상승률이 28.7%를 나타냈던 80년에는 전체지가상승률이 11.68%에 달했었다. 당국은 부동산투기를 잡지 않는한 물가ㆍ성장 뿐 아니라 한탕주의 심리에 따른 근로자의욕저하 등 심각한 경제ㆍ사회적 위기가 초래될 것으로 보고 그동안 끊임없이 강도높은 투기대책을 구사해왔다. 특정지역고시,투기혐의자 구속수사 및 출국정지,토지공개념 확대실시,등기의무화 등 전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강수를 계속 두어왔다. 그럼에도 아직 이들 투기대책이 가시화되고 있지 않은데다 부동산에 대한 국민들의 집착 때문에 좀처럼 실효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정부관계자들은 최근 잇따라 나온 토지초과이득세 시행등 강도 높은 투기억제책이 실현단계에 이르면 투기가 다소 수그러질 것으로 일단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예외조항이 많아 여전히 구멍투성이라는 지적도 있다. 어쨌든 투기를 잠재우지 않는 한 우리경제는 「망국의 길」로 들어설 수 밖에 없다. 최근 일본의 주가와 엔화폭락을 두고 일본의 부동산 투기와 연결시키는 시각이 있어 우리에게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도쿄시내 땅 한평이 1억엔(4억4천만원)을 홋가할 정도로 극심한 땅투기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경제가 부동산 가격상승에 따른 근로ㆍ생산의욕감퇴 등으로 점차 퇴조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짐에 따라 증시붕괴와 엔화 폭락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 어린이도 절제를 배워야 한다(사설)

    어린이날이다. 소파 방정환선생이 「아해들을 반사람으로 보지 말기를」 호소하며 어린 사람이라는 뜻의 「어린이」날을 만든 날로부터 치면 칠순에 가까운 날이다. 근대이후 「제정」된 날로 「어린이날」만큼 변함없이,그 나름으로 풍성하게 치러지는 기념일도 없다. 그것은,이날이 금지옥엽같은 자녀들을 위한 날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어린이날이 이처럼 화려하게 날이 갈수록 번성해 가는 것은 이날이 지닌 상품적 가치때문이기도 하다. 값비싼 호텔 뷔페상품으로 개발되고,사치스런 수입장난감 파는 날로 둔갑되어 가느라고 이날의 명맥은 더욱더욱 굳세어 가고 있다. 어린이날이 이런 날로 타락해 가는 것에 어른들은 반성을 해야 한다. 장사꾼이 그걸 충동이고 부추기는 것이 악덕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어차피 장사꾼은 장사속으로만 살아가게 마련된 사람들이다. 그들이 그렇게 하는 것에서 우리 아이들과 우리 가정을 방어하고 보호하는 것은 부모이고 스승이고 어른들이다. 대체로 오늘의 우리 어린이들은 물질적으로 호강스럽고 정신적으로 이완되어 있다. 소비적이고 응석꾼이다. 「공부 잘하는 아이 만들기」 한가지에만 집착해 있는 부모들은 그것 이외에는 어떤 절제도 훈련하지 않는다. 어려운 일 참는 법도 안 가르치고,일하기도 길들이지 않는다. 혼자서 자기앞을 닦아가는 미덕같은 것은 어른의 「과보호기능」이 녹슬까봐 폐기처분해 버린 듯한 현상을 빚고 있다. 어른공경하기,질서지키기,이웃돕기,양보하기,화합하기 따위의 민주시민의 덕목은 일부러 처럼 안가르친다. 그런 덕목들은 자녀들의 「이기적인 삶」에 도움이 안된다는 판단인 듯 싶다. 그러나 그것은 대단히 잘못된 계산이다. 내 아이가 참을성이 있고 절제할 줄 알아야 남의 아이도 그럴 줄 알게 된다. 그런 사람끼리가 모여야 품질이 높은 미래사회는 만들어질 수 있다. 그렇게 고급한 사회라야 「공부잘해서 출세한 사람」도,어려운 사람도 기를 펴며 살기좋다. 위 아래도 모르고 허영되고 핑계장이고 게으르고 이기적이기만한 시민으로 이뤄진 사회는 끝장이 날 수밖에 없다. 어른이 아이들을 가르치자면 우선 좋은 본을 보여야한다. 그리고 당면한 어려움이 있으면 알려주어서 해결해 가는 과정에 동참시키는 일도 중요한 구실을 한다. 어려운 가정에서 열심히 일하며 산 부모가 효를 받는 것도 그런 이치다. 아이들이란 순진무구한 천사이기도 하지만 교지를 가진 악동의 일면도 지니고 있다. 키우는 어른이 공을 들이면 리트머스시험지처럼 그 공을 표출해 낸다. 잘못했을 때는 따끔하게 벌주고 잘했을 때에는 기쁨 가득한 칭찬을 해야 한다. 잘못한 행동조차도 분별해 주지 못하는 어른을 어린이는 우습게 안다. 오늘을 우리는 위기라고 보고 있다. 항례적인 것이 아닌 「총체적 위기」라고 보고 있다. 이 시기가 시련기이긴 하지만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공동체가 결속하여 절도를 실천하고 난관을 탈출해 가는 과정을 배우며 동참하기에는 아주 적절한 기회이다. 먹고 즐기기만으로 지쳐 버리는 소모적인 어린이날 계획을 접어 들이고 건설적이며 덕성있는 어린이날이 되도록 해보는 일이 모두를 위해 도움이 될 것이다. 사려깊은 어른을 보고 아이들은 생각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 소,메이데이행사 「반정시위」 돌변

    ◎10만여 노동자 고르바초프퇴진 요구/경제개혁ㆍ대리투아니아 정책도 비난/우크라이나공서도 수만명 「독립」 시위 【모스크바 AP AFP 로이터 연합】 수십여년만에 처음으로 일반공개된 모스크바 메이데이 행사에서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권력층 인사들이 붉은광장행진에 참가한 노동자들로 부터 비난과 야유를 받은끝에 황급히 자리를 뜨는 사태가 발생 했다. 선정된 노동자들로 구성된 공식행진대열에 이어 붉은광장행진에 참가한 10여만의 노동자들은 소련당국의 경제개혁정책과 대리투아니아 정책 및 공산통치 자체를 비난하는 각종 깃발을 흔들고 구호를 외치며 소련 지도층에 강력히 도전했다. 레닌묘 단상에서 행진을 참관하던 고르바초프 대통령등 소련 권력층은 시위행진 대열에서 『부끄러움을 알라』 『사임하라』며 야유와 비난이 퍼부어지는 가운데 30여분만에 자리를 떴다. 단상에 있던 고르바초프대통령,리콜라이 리슈코프총리,아나톨리 루키야노프 최고회의의장 등 소련공산당ㆍ정부 지도자들은 이날 공식 행사중에도 아무도 대중연설을 하지 않은 채 간간이 박수만을 쳤으며 실황중계 TV방송은 노동자들의 「비공식」행진이 시작되자 방송을 중단했다. 【르보브(소련)로이터 연합 특약】 노동절 행사에 참가한 수만명의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1일 우크라이나공화국의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란 구호를 외치며 성모마리아상과 노랑과 파랑색 기를 흔들며 르보브시를 행진한 시위대들은 『소련은 제민족의 감옥』이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다녔으며 우크라이나공산당 정부가 권력에 너무 집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