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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F 2년 명암(下)평가·과제 전문가좌담

    우리 경제는 급속한 경기회복으로 외환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그러나 환란을 가져온 원인들에 대한 근원적인 치유가 이뤄지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많다.환란 2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구조개혁에 대한 평가와 과제를 전문가 좌담회를 통해 들어봤다.좌담에는 이근경(李根京) 재정경제부 차관보와 최도성(崔道成) 서울대 경영대 교수,유한수(兪翰樹)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가 참석했다. ■유한수 전무 97년 우리가 당한 것은 경제위기가 아니고 외환·통화위기입니다.지난 2년동안 실물경제가 많이 회복됐고 정부의 적절한 대응과 선진제도의 도입으로 우리나라가 한단계 진보한 점은 인정합니다.그러나 경기가 97년 이전보다 나은 수준은 아니며 금융시스템의 위기 원인이 완전 치유됐다고볼 수도 없어 환란은 극복되지 않았다고 봅니다. ■최도성 교수 겉으로는 통화·외환위기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금융시스템의문제입니다.금융시스템의 문제는 대우사태에서 처럼 기업시스템의 위기입니다.정부의 구조조정 노력이 기업·금융시장의 위기를 완치할 수있을 정도까지는 아직 못갔다는데 동의하지만 정책방향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이근경 차관보 위기의 원인은 구조적 부실의 문제라고 봅니다.금융기관과경제활동이 정상화됐다는 점에서 환란이 상당 부분 끝났다고 생각합니다.우리 경제안의 부실이 전부는 아니지만 많이 정리됐다고 생각합니다.대우문제에서 보듯 남아있는 부실을 처리하는 과정이 아직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환란은 끝나지 않았습니다.중요한 것은 기업의 구조개혁은 향후 10∼20년 경제발전의 기초를 만들었다는 점입니다.미래지향적으로 경제발전에 밑거름이되는 정지작업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과거와는 달리 부실 재발을 방지하는제도를 함께 만든 것이 중요합니다. ■유 전무 정부의 구조조정 원칙이 경제발전의 기초를 제시했다는 점은 공감합니다.‘5+3원칙’이 경제를 건전화하고 국제신인도를 높였다는 것도 인정합니다. ■이 차관보 현재 추진중인 기업 구조개혁은 시장의 행태와 구조 면에서 앞으로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기업들은 수익성 위주의 경영으로 돌아서 내실있는 경제성장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또 큰 재벌이 작은재벌의 형태로 많이 분화될 같습니다.작은 재벌에서 만들어내는 성장의 원천들이 생산력 있는 사업에 쓰일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졌고 과거처럼 어떤 한부분에서 쌓여진 잉여자원이 부실을 부조하는데 사용되지는 못 할 겁니다. ■최 교수 저는 재벌의 구조와 관련해 비관련 다각화 그 자체가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퇴출만 잘 되면 비관련 다각화는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퇴출이 안되는 이유는 퇴출시키고 싶어하지 않고 퇴출제도가 정비돼있지 않아 퇴출에 따른 비용이 너무 커지기 때문입니다.근본적인 원인은 퇴출시 책임지고 손해보려는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최 교수 기업의 재무전략차원에서 한국기업은 성장의 선순환으로 돌아서야 합니다.성장의 선순환은 기업이 성장하면 기업의 가치가 올라가 자기자본조달이 쉬워지고 이것을 가지고 부채를 조달해 다시 성장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우리는 자기자본의 뒷받침 없이 부채에만 의존해 성장해온 것이 문제입니다. ■유 전무 상반기까지 뚜렷하던 개혁의 성과가 후반기 들어 더뎌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정책당국이 ‘환란 극복 신드롬’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정부는 환란초기처럼 국민이 일사분란하게 정책을 따라주고 손만 대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경기회복,금융시장 안정을 정책의 성공으로만 보기 때문에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지금쯤 정책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겁니다. ■최 교수 정부가 구조조정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개혁피로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정책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오히려 구조조정을 충분히 못한 채 정책전환을 너무 빨리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환란원인을 근본적으로 수술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내리기 때문에 시장에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이 차관보 노동부문 개혁도 노동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과거처럼 대마불사 신화를 믿고 하는 과격행동은 자제될 것이고 계약직 도입 등으로임금도 과거와 달리 안정적인 수준에서 유지될 것입니다. ■유 전무 정부의 4대 개혁은 방향은 옳지만 기업부문에 집중된 불균형 개혁입니다.금융,공공부문,노동개혁은 지지부진합니다.노사안정은 정부 개혁의성공이라기 보다 환란위기에 따른 노동계 위축이 낳은 반사이익의 성격이 강합니다.노사정위원회는 이해당사자간 대화채널이라는 점에서 순기능이 있지만 정부가 노동계 편을 드는 바람에 위상이 변질됐습니다. ■최 교수 노사정위의 기능은 원칙을 지키지 않아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파업 때 국회의원들이 현장에 우루루 내려간 것은 노사정위의 원칙과 기능을 무시하고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는 행태입니다. ■유 전무 정부가 재계에 구조조정을 다그치면서 정리해고는 자제해달라고이율배반적인 요구를 하거나 노조전임자 임금지급을 허용하려는 움직임은 당장의 소란을 피하기 위해 원칙을 지키지 않은 사례가 아닌가요. ■이 차관보 노사정위의 성공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지만 상당한 성과가있었다고 봅니다.지난해와 올해 커다란 노사분규가 없었고 노사간 대화관행도 어느 정도 정착됐습니다.정부는 노사 어느 한쪽을 편들지는 않으며 균형되게 이해가 반영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 전무 경기회복이나 강성노조의 요구 이외에 정부가 중점육성하고 있는벤처기업의 스톡옵션제 등이 향후 임금상승을 선도할 것으로 봅니다.다른 부문에 파급효과가 클 것입니다. ■최 교수 벤처나 하이테크 산업의 임금상승은 높은 생산성으로 해소될 것입니다. ■이 차관보 평균임금은 안정될 겁니다.성과급 등 인센티브제는 확산되겠지만 성과에 기초한 것이어서 전체 임금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과거에는 고임금산업이 저임부문으로 확산됐지만 앞으론 상황이 달라질겁니다.그룹 계열사간에도 임금차이가 날 거구요. ■유 전무 현재 경제상황은 ‘실물호전,금융불안’으로 요약됩니다.실물호전도 기술적 반등과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호황에 힘입은 바 크고 무역수지흑자도 환율 등이 주된 요인입니다.실제로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했고 취업자도 늘지 않았습니다.금융은 외관상 성과를 거뒀지만 공적자금 투입으로 재정적자가 커졌습니다.다시 말해 정부의 구조조정정책이 모든 것을 해냈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최 교수 우리 경제의 문제는 부실의 문제입니다.부실의 본질은 기업·공공부문의 단기차입에 의존한 과잉투자였고 보다 근본적으론 관치금융,정경유착 등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였습니다.이에 대한 처방은 기업지배구조와금융시스템 개선과 경제주체의 의식구조를 바꾸는 것입니다.그동안 구조조정 노력을 통해 부실과 부실요인이 많이 사라졌지만 제도만으론 근본적인 해결이 안됩니다.아직 제도가 충분히 효력을 내지 못하는 것은 제도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신뢰가 희박하기 때문입니다.제도 마련에 만족하거나 제도개선의열매를 임기중에 따려는 조급증을 가장 경계해야 합니다. ■이 차관보 구조개혁은 향후 10∼20년간 경제발전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데진정한 의미가 있습니다.과거 부실의 해소 뿐 아니라 미래지향적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구조개혁으로 향후 인플레 없는 내실성장의 기틀이 마련됐다고봅니다.개혁된 제도가 관행으로 정착하려면 고통이 따르더라도 일관성있게추진하는게 중요합니다. 공적자금투입으로 일시적으로는 재정적자가 늘어나지만 증자나 부실채권 매입 등 회수가능한 방식으로 투입됐다는 점이 과거와 다릅니다.정부는 재정적자를 줄이고 물가안정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정리 김균미 김환용기자 kmkim@
  • ‘바스켓 코트’ 격투기장 ?

    코트가 거칠어지고 있다-.99∼00프로농구 초반부터 격투기를 방불케 하는격전이 이어지면서 “너무 살벌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팀당 겨우 3∼4경기를 치렀지만 벌써 두 경기에서 중상 선수가 나왔다.지난 14일 대전경기에서 동양의 간판스타 전희철이 3쿼터 중반 현대의 센터 로렌조 홀의 팔꿈치에 맞아 이마가 7㎝나 찢겨 40바늘을 꿰매는 중상을 당했다. 이어 17일 수원경기에서는 역시 동양의 용병 루이스 로프튼이 2쿼터 4분40초쯤 리바운드 볼을 다투다 삼성 이창수의 이에 뒷머리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다.이 때문에 동양은 삼성전에서 머리에 붕대를 칭칭 감은 선수가 2명이나 뛰는 웃지못할 장면을 연출했다.이밖에 몇몇 경기에서도 부상이 걱정될만큼의 섬뜩한 순간이 나와 팀 관계자들의 가슴을 쓸어 내리게 했다.더구나 일부 팀 관계자는 “우리도 당한만큼 갚겠다”고 공언해 자칫 폭력사태로 비화될가능성까지 예고하고 있다. 이처럼 코트가 거칠어진 이유는 크게 세가지.우선은 각팀이 덩치 큰 용병들을 앞 다퉈 영입한 것이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용병 20명 가운데 100㎏이 넘는 거구는 10명이나 되며 이 가운데 홀은 무려 124㎏이나 된다.골밑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질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팀간의 전력차가 줄어 든 것도 코트를 거칠게 만드는데 한몫을 한다. 모든 팀이 모든 경기에서 이길수 있다고 생각하고 달려들다 보니 경기마다‘백병전’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이와 함께 심판들이 격렬한 플레이를 적절히 견제하지 못하고 있는 것 역시 코트의 분위기를 험악하게 몰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마다 접전이 벌어지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승부욕에 집착해 페어 플레이를 외면해서는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없다”고 경계했다. 오병남기자 obnbkt@
  • [최상현 칼럼] 정치가 무엇이기에

    정치인들은 많은데 정치는 없다.마찬가지로 정치는 없는데 정치인들은 많다.여야의 두 수레바퀴에 의한 수준 높은 정치를 국민은 갈구하지만 그런 정치의 수혜(受惠)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이로 미루어보아 우리 정치인들은 어느 나라 정치인들보다도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틀림없다.대신 정치인이 갖추어야 할 만국공통의 필요조건이라고도 하지만 뻔뻔함과 현란한 언변(言辯)에서는 어느 나라 정치인에게도 뒤지지 않는 것같다.말 뒤집기에 있어서도 그러하다.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감원 선풍이 불었을 때 그들은 국민과 고통을 함께 하겠다면서 국회의원정수의 감축을 약속했다.그때그 감동적인 말의 여운이 아직 국민의 마음 속에 남아 있다.그런데 이제 그들은 그 약속으로부터 슬슬 발을 빼려 한다.국회의원 숫자를 줄이는 것이 능사라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약속은 약속이라는 점만은 분명히 해야겠다.이렇게 나중에 딴소리 할 약속이었다면 아예 하지 말았어야 한다.더구나정치 부재가 성토되는 상황에서 약속을 뒤집는 것은 더더욱 명분도 염치도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국민이 갈구하는 정치는 국민통합과 갈등조정의 정치,개혁정치,민생정치 등 대저 이런 것들이다.사실 국민의 정부가 지향하는 정치가 그런 정치다.여야 가릴 것없이 정치인이 이런 대의(大義)에 충실해야 함에도 정파나 정치인스스로의 소리(小利)에 눈이 멀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여당을 헐뜯기만 하는 야당,야당을 말썽꾸러기로만 아는 여당’ 이렇게 두 수레바퀴가 따로 가는 정치가 오늘의 우리 정치라는 게 국민의 소회다.이런 정치에 과연 지금처럼 많은 국회의원이 필요할까.정치비용을 대야 하는 국민이 이런 의구심을갖는 것은 당연하다.이런 의구심이 일지 않도록 정치인들은 크게 각성하고달라져야 한다.정치다운 정치,질 좋은 정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주장할 것을 주장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스스로 달라지지 않으면 국민이 나서서 달라지게 해야 한다.거짓말 잘하는 정치인,대의를 거스르고 작은 이익에 집착하는 정치인,맨날 싸움닭 노릇이나 하는 정치인들은 국민이 엄정한 주권행사로 퇴출시켜야 한다. 그러자면 국민은 정치가 실망스럽고 답답하더라도 정치로부터 눈을 돌리면안된다.도리어 감시의 눈을 부릅뜨고 관심을 쏟아부어야 한다.정치 수준은궁극적으로 국민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국민의 높은 정치 안목(眼目)으로,뽑아놓고 후회할 사람은 아예 처음부터 정치무대에 등장시키지 말아야 한다. 국민이 깨어 있으면 국민통합과 갈등조정의 정치에 반하는 정치인,반개혁적정치인,민생정치에 반하는 정치인 등은 발 붙이지 못할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정치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정치가 무엇이기에 이러하는가.벌써부터 내년 4월 총선을 노리고 전국의 표밭이 뜨겁게 달아올랐다.일부 지역은 불에 꼬인 불나방들의 군무(群舞)처럼 난리 법석이다.이렇게 국민을 섬기고 모시기를 자원하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에서 국민이 정치 갈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으니 큰 모순이 아닐 수 없다.이런 모순을해소하기 위해 국민이 알맹이와 쭉정이,돌과 옥(玉)을 잘 가려야 한다.또한정치인의 말에 쉽게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정치인들의 언변대로라면 이 세상 어디에서도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각종불의는 벌써 자취를 감추었어야 옳다.자유와 정의,평등,평화가 강물처럼 넘치고 흘러야 마땅하다.그렇지만 이런 세상은 정치인의 과장법(誇張法)에서나 가능한 것이지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세상이 아닌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말만 번지르르한 정치인도 퇴출돼야 한다. 어쨌든 정치판에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그레샴의 법칙 같은 것이 적용되지만 않는다면 표밭이 과열이라고 걱정할 것은 없다.반대로 악화를 몰아낼 찬스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그렇게만 된다면 표밭 과열을 부른 신당 창당,각당의 영입 경쟁 등이 새삼스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 울산 - 전북, 안양 - 천안 4강 격돌

    제4회 삼보컴퓨터 FA컵 축구대회 패권의 향방은 울산 현대-전북 다이노스,안양 LG-천안 일화의 4강 격돌로 가려지게 됐다. 울산은 16일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벌어진 대회 8강전에서 안홍민(2골) 김현석(2어시스트)의 콤비플레이에 힘입어 아마돌풍의 주역 한국철도를 3-1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올랐다.울산은 창원경기에서 라이벌 전남과 연장 접전 끝에2-1로 승리한 전북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1회전에서 올시즌 프로 전관왕 수원 삼성을 꺾는 등 돌풍을 일으키며 8강에 진출한 한국철도를 맞아 주전급들을 모두 출장시키는 등 승리에 강한 집착을 보인 울산은 전반 22분 김현석의 왼쪽 코너킥을 안홍민이 골에어리어 오른쪽에서 받아 선제골을 성공시켰다.반격에 나선 한국철도도 전반 31분 이광진이 동점골을 터뜨리는 등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였다. 그러나 최정예멤버를 내세운 프로의 힘 앞에 아마추어 한국철도의 저항은무기력했다.후반 4분만에 다시 김현석의 어시스트를 받은 안홍민에게 두번째 골을 허용하는 등 기력이 빠진 모습을 보이던 한국철도는 종료 1분을 남기고 빅토르에게마저 헤딩 추가골을 내주며 주저앉았다. 한편 지난해 챔프 안양은 부천 SK와의 경기에서 최용수의 전후반 연속골을묶어 2-0완승을 거두고 4강에 올라 2연패를 노리게 됐으며 천안도 실업의 강호 상무를 1-0으로 따돌리고 준결승에 합류했다.16강전에서 대회 첫 해트트릭으로 무르익은 골감각을 과시했던 최용수는 이날 2골 추가로 5득점을 기록하며 득점선두로 나서 강력한 MVP후보로 떠올랐다. 곽영완기자 kwyoung@
  • [연극 리뷰] ‘내게 거짓말을 해봐’

    ‘장정일을 위한 변명?’지난 5일부터 홍익대앞 소극장 씨어터제로에서 공연중인 연극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아마 이것이 아닐까 싶다. 원작소설은 판금됐고,영화 ‘거짓말’은 개봉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이 연극은 어찌됐든 ‘도대체 원작이 어떤 내용이길래…’하는 관객들의 호기심을전제로 할 수밖에 없다.각색·연출을 맡은 시인 겸 영화평론가 하재봉은 ‘유부남 조각가와 한 여고생의 일탈적 성관계’라는 것 외에는 일반인에게 알려져있지 않은 원작의 내용을 충실히 보여줌으로써 작가 장정일의 의도를 관객들에게 이해시키고자 한다고 했다.실제 그는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이 너무 대중적이고 상업적으로만 접근한데 실망해 연극화를 결심했다”고밝히고 있다. 영화 ‘거짓말’이 두 남녀의 성행위에 초점을 맞춘 반면 연극 ‘내게…’는 38세 조각가 제이의 억압된 의식과 자기모멸에 무게를 두고 있다.여고생 와이에 대한 집착과 탐닉도 그의 이같은 비정상적 내면이 표출되는 과정으로그려진다.초등학교 5학년때 죽은 제이의 아버지는 군인장교 출신으로 항상엄격하게 제이를 가르쳤다.아버지에게서 당한 폭력과 정신적 억압은 평생 그의 삶을 조종했고,이는 사디즘과 마조히즘으로 변형돼 나타난다.연극은 무대를 철창처럼 꾸미고,중앙에 군복입은 아버지를 등장시키는 기법으로 원작의정치성을 드러내고자 한다. 하지만 연극 ‘내게…’가 아무리 영화와의 차별성을 강조한다고 해도 ‘상업성’의 혐의를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연출자는 원작을 각색하면서 직접적인 성행위 장면을 생략하고,와이를 끝까지 처녀로 남아있게 했다.그러나 이러한 ‘자기검열’(연출자의 표현을 빌자면)에도 불구하고 반라의 제이와 와이가 나누는 성적인 대화와 몇가지 동작은 연극 특유의 현실감을고려하면 민망하기 이를데 없다.더욱이 ‘충격적인 생생한 라이브무대’를내세우면서 은근히 ‘벗는 연극’임을 드러내는 홍보문구를 대하면 이같은의구심은 더욱 커진다. 어쨌든 그동안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채 논란만 무성히 나돈 ‘거짓말’에 대한 평가는 이제 연극무대에서나마 관객의 몫으로돌아오게 됐다.12월31일까지.(02)338-9240이순녀기자
  • 도올 김용옥씨 재해석 ‘금강경 강해’출간

    “종교는 신앙이 아니다.종교는 더더욱 신앙의 대상이 아니다”“종교의 주제는 신이 아니다.신이 없이도 얼마든지 종교가 될수 있다” 도올 김용옥(51·미국 뉴잉글랜드 복잡계연구소 철학분과위원장)씨는 최근펴낸 ‘금강경 강해’에서 종교에 대해 이같이 일갈(一喝)한다.이번 금강경강해는 이런 명제의 묵직함 만큼,불교 경전 주석서를 뛰어넘는 그 무엇을 담고있다. 석가모니가 수제자인 수보리의 질문에 답한 것을 모은 금강경(金剛經)은 반야심경과 함께 한국 불자들에게 가장 많이 염송되는 소의경전(所依經典)이다.“반드시 머무는 곳이 없이 그 마음을 낼지니라(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住而生基心)”.중국 선종의 제6조 혜능(慧能)이 이 구절에서 발심해 제5조홍인(弘忍)을 찾았다는 일화는 금강경에 얽힌 유명한 이야기다. ‘금강경 강해’는 종교에 대한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사고를 철저하게 무시하고 뛰어넘는,조금은 위험한 말들로 가득하다는 점에서 독특하다.또 대개의금강경 독해가 일본의 대정대장경을 바탕으로 했지만 이 강해는 해인사 고려대장경을 텍스트로 삼았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 불허의 김씨의 사유가 구구절절이 녹아있다.노장(老莊)사상부터 시작해 기독교 불교 유교 천도교 원불교 등 모든 종교를 자유로이 넘나들어 읽는 이로 하여금 절로 무릎을 치게 만든다. “금강경이 말하는 ‘멸집’은 대상과 ‘나’와의 관계를 끊는 것이 아니라 나 자체를 무화(無化)시키고 공화(空化)하는 것이다”“한국불교는 좌선 때문에 망했다”“부처는 문둥이,십자가는 무아…” 김씨는 또 소승·대승 불교의 구분 등 불교계의 고정관념에 정면 대응하고나선다.“소승이 개인적인 구제에만 관심을 가지는데 반해 대승은 중생구제에 관심이 있다”는 일방통행식 생각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소승과 대승의 구별이 바로 일체의 차별을 거부하고,모두가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보살운동에서 비롯됐을진대 대승불교를 자처하면서 법당에 앉아있는 이는 스님이고 공양간에서 밥짓는 이는 보살이라는 차별이 가당키나 한 것인가”라고 호통친다. 김씨는 “금강은 범어로 바즈라이며 벼락이라는 의미”라고말한다.‘청천벽력으로 내리치는 지혜’가 바로 금강이라는 것이다.그는 “고집(苦集:집착으로 인한 삶의 고통)과 멸도(滅道:집착에서 벗어나려는 수행)를 끊는 벼락을 떨어뜨려야 하는데 이 때 주변을 돌아보지 말고 바로 나 자신에게 그 벼락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금강경은 보고 분석하는 철학서라기보다 암송하고 듣고 즐기는 한편의 시요,깨달음의 찬가이다.생활속에서 느껴야 하고 그 향기에 취해 있을때만 위력을 발휘하는 경전이다” 김씨는 금강경을 이같은 한마디로 정의한다. 김성호기자 kimus@
  • 박정희와 핵무기개발 진상은‘이제는 말할 수 있다’

    10·26과 박정희 전대통령의 핵개발 계획은 어떤 관계를 갖고 있을까?MBC-TV가 7일 밤11시30분 방영하는 ‘이제는 말할 수 있다-박정희와 핵개발’(김윤영 기획 최우철 연출)을 통해 오래동안 금기로 묶여온 민감한 소재를 다룬다.당시 이 사업에 참여한 과학자와 관료들의 증언을 통해 진상을 알아보았다. 제작진은 유재흥 전국방장관에게 닉슨독트린 발표후 우리 정부가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비밀리에 무기개발위원회를 만들었고 이 회의에서 핵무기 개발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는 증언을 얻어냈다.박 전대통령은 압록강까지 갈 수있는 미사일과 원자탄 개발에 강한 집착을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같은 개발의욕 자체가 핵무기 실제 보유보다는 영구집권 야욕 때문에 나온 것이라는 분석도 나와 눈길을 끈다. 미군 철수가 한반도 안보에 그렇게 엄청난 위협이 되지는 않았는데 박정희가 이를 악용했다는 주장이다.가톨릭대 이삼성교수는 “박정희의 핵개발은 국민 의사를 무시한,남북간 평화라는 민족적 가치를 유린하면서 진행된 것”이라고 비판했다.임병선기자 bsnim@
  • [새 영화] 레드 바이올린

    바이올린의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17세기 이탈리아 크레모나의 한 공방.바이올린 제조의 명인 니콜로 부조티(카를로 세키)는 자신의 첫 아기를 위해 최고의 바이올린을 만든다.그러나 출산중 아내와 아기가 죽자 축하의 선물은 무서운 집착으로 변한다.슬픔에 사로잡힌 부조티는 아내의 혼이담긴 완벽한 바이올린을 만들어 자신의 영원한 사랑을 바치기로 마음 먹는다.이렇게 해서 전설은 시작되고,빨간 바이올린은 대륙과 문화를 건너 수백년을 이어오면서 그것과 연관된 모든 삶에 열정과 집착을 불러일으킨다. 캐나다 프랑수아 지라르 감독의 영화 ‘레드 바이올린’(6일 개봉)은 4세기에 걸쳐 다섯 나라를 떠도는 빨간 바이올린이라는 가상의 악기를 전면에 내세운 픽션이다.감독은 바이올린에 얽힌 전설을 그럴듯하게 꾸며내기 위해 전작 ‘글렌 굴드에 관한 32개의 단편들’에서 처럼 에피소드적인 양식을 차용했다.그 구성은 사뭇 현란하다. 영화는 1999년 몬트리올의 한 경매장에서 ‘레드 바이올린’이 경매에 오르기 직전의 시간을 기점으로 각각의 에피소드별 과거 시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17세기 크레모나에서 출발한 시간여행은18세기 알프스의 수도원과 19세기 영국의 옥스포드,20세기 문화혁명기의 중국에 이르는 300년의 세월을 아우른다.그 기나긴 여정에서 레드 바이올린은수많은 사람들과 운명을 함께 한다. 단순한 에피소드들의 조합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영화가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지는 분명치 않다.감독은 “사랑과 예술,미에 관한 영화이며 죽은뒤에 우리가 남길 자취들에 대한 영화”라고 ‘레드 바이올린’을 말한다.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는 과거와 현재를 수시로 넘나드는 파격적 형식미와바이올린의 탄생에 얽힌 비밀을 풀어주는 마지막 반전 대목.영국 도셋 해안가의 한 뱃머리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집시의 실루엣 장면,고색창연한 비엔나의 전경 등도 볼거리다.5개국에서 촬영된 만큼 좀 산만한 것이 흠이지만 짜릿한 바이올린 선율 속에서 마술적인 운명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주목할만한 영화다. 김종면기자
  • [대한광장] IMF체제 2년 교훈과 과제

    IMF 체제 2년을 맞이하는 우리의 심정은 착잡하다.그 당시 긴박했던 순간의 비장함과 굴욕감은 온데간데 없고 다시금 도덕적 해이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경제위기의 주범이라 할 환란으로부터 벗어났는지는 몰라도,우리 경제가 새로운 형태의 외환위기나 재정위기로부터 자유롭다고 단언하기는 아직 이르다. 지나간 얘기이지만,우리는 순진했다.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그들의 개방요구를 너무 쉽게 들어주었고,그들이 제시한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비판적 여과없이 그대로 받아들였다.이제 우리는 주식,채권,외화,회사,토지,건물,시장 등 거의 모든 것을 제대로 된 안전장치없이 외국자본에 열어주고 말았다.기실 IMF의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프로그램은 한국경제를 세계경제에 일방적으로 ‘적응(adjust)’시키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지구화된 시장경제의 규범과 질서를 주입시키려는 그들의 탈규제 논리는 세계경제의경기순환과 자본이동에 따른 충격을 이겨내기 위한 신축적인 국가개입마저허용하지 않는다.라틴 아메리카 나라들의 구조조정이 가져온 대외 의존의 심화가 그를 잘 웅변해 줄 것이다. 우리정부가 처음에 멕시코를 구조조정의 성공사례로 보다가 나중에 실패한것으로 입장을 바꾼 것은 우화(寓話)거리다.그만큼 IMF식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허실에 대해 우리의 안목과 식견은 부족했다.두 차례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외국자본의 투자와 이동을 전면 허용한 멕시코의 시장친화적인 구조조정은 외채문제의 해결은 커녕 국가적 정체성까지 해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투기자본의 바람잡이로 IMF를 비난하면서 ‘자본유출세’를 신설하여반쯤의 성공을 거둔 말레이시아가 흥미로운 보기다.말레이시아의 경우는 아시아 경제위기의 근저에 낙후된 금융제도와 방만한 기업운영이 자리잡고 있지만,그 발단은 국제투기자본의 횡포에 있다는 가정을 이끌어 준다.한국과말레이시아의 환란극복에는 실물경제의 회복에 앞서 한쪽에서는 자본의 유입이 강조되었고 다른 쪽에서는 자본의 유출을 금지시켰다는 전혀 다른 사정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 금융,기업,노동,공공부문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의 과정을 밟고있다.이를 위해 거의 100조원에 달하는 건국이래 초유의 막대한 국가재원이투입되었다.금년말 국가부채가 200여조원에 이르게 되는 까닭도 구조조정을위한 해외차입과 재정보증 때문이다.특별한 자원이 없이 수출로 살아가는 우리로서 국민총생산의 3분의 1이 넘는 재정적자는 결코 안심할 일이 아니다. IMF체제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나름의 ‘개혁적’ 구조조정에 대한 구상과 실행이 필요했다.그러나 우리는 구조조정을 통해 사회운영시스템을 고치기 보다 국면돌파를 위한 위기관리에 치중한 감이 없지 않았다.외형에 집착한 나머지 내실이 적다.노사정위원회는 모양은 그럴듯하지만 권위와 권한이 없다.기업은 내각제가 판가름날 총선까지 시간을 끌면서 눈치만 보고 있고,노동은 양보를 통해 얻은 것이 없기에 망서릴 뿐이다. 우리 경제의 치부라 할 관치금융과 정경유착을 뜯어고칠 정치개혁이 맴돌고있는 상태에서 금융과 기업 개혁은 속이 비어 있다. 원래 구조조정이란 어려운 국가적 작업이다.여야의 초당적 노력없이 사회협약은 가능하지 않다.구조조정은 ‘위로부터’ 추진되는 개혁이기에 저항과고통이 따른다.그러기에 이해당사자 사이의 설득과 타협이 관련정책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지속되야 한다.인기몰이식의 처방이나 임시방편적대응은 모두 잠깐의 앞가림은 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민과 국가 모두에게 피해를 가져온다.우리의 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이 자신도 하지 못한 구조조정을 한국을 통해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오늘할 일을 내일로 미루면 미래는 보장할 수 없다. 林 玄 鎭 서울대교수·정치사회학
  • ‘발라드 황제’이승환 전국 순회공연

    언제나 소년같은 이미지를 풍기면서도 무대에 오르면 격정적인 매너를 보여주는 발라드 황제 이승환(32)이 이 가을 라이브 앨범 ‘무적전설’을 내놓고전국 순회 스탠딩 라이브를 펼친다. 무적전설은 5개월동안 이어진 라이브 ‘무적’ 공연 이후 스튜디오에 틀어박혀 자신의 발표곡 91곡 가운데 40곡을 CD 3장에 담은 라이브앨범.라이브 공연의 진수를 한자리에 모았다고 자부심이 대단하다. 공연 제목을 ‘세기말 날리부루스’로 붙인 것은 도대체 어떤 의도일까. 편안히 앉아서 가수의 노래를 듣는 격식을 무시하기 위해 맞춤법도 집어 던져버리고 걸리적 거리는 의자는 차라리 치워버리자,그렇게 공연이 기획됐다. 보통 4시간씩 걸리던 공연시간이 2시간 30분으로 단축된 것이 팬들에게는 못내 아쉬움으로 남을 듯.물론 스탠딩 라이브에 열광할 팬들의 체력소모를 염려한 배려(?)다. 지난 9월 자신이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그룹 롤러코스터의 공연장에서 “한번 뒤집어 보자”고 전의를 불태운 바 있는 그였다. 사실 그의 가요계 위치는 독특하다. 엄청난 팬들을몰고 다니면서도 TV에는 좀체 얼굴을 비치지 않는다.그렇다고언더 가수는 아니다.대중들과의 친화력을 결코 저버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유희열과 롤러코스터 같은 후진(?)을 발굴,음악감독으로서 ‘지도 편달’(?)하고 있다.그를 가수이자 동시에 든든한 음악감독으로 자리하게만드는 것은 이같은 놀라운 흡수력과 대중에 대한 흡인력이다. 일부에선 그의 발라드 코드에의 집착을 비난하고 폄하한다.이를 의식한 듯 6집 ‘더 워 인 라이프’에서는 록에의 구애를 기꺼이 드러내고 있다. 이번 공연에 오프닝 게스트로 고정출연하는 3인조 밴드 ‘힙포켓’에도 주의를 기울일만 하다.기타의 노병기,베이스의 백중현,드럼의 김상현 등 멤버 전원이 탄탄한 연주력과 함께 능숙한 랩과 보컬을 구사한다.힙합,테크노,록의요소들을 조합하고 차용해 크로스오버적인 신개념 음악을 창조하고 있다.(080)337-5337임병선기자
  • 현대 투자클리닉이 말하는 실패막기

    주식투자의 기본은 위험관리다. 요즘처럼 증시 주변상황이 가변적일 때 위험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백발백중 낭패를 보게 된다. 현대증권 투자클리닉센터(원장 金智敏)는 개인투자자들의 실패원인을 원금집착증,수익조급증,물타기증,한탕선호증으로 나눠 그 사례와 처방전을 제시해 관심을 모은다. ■원금집착증 손해보고는 절대 팔 수 없다는 부류.주가가 계속 떨어져도 처분할 엄두를 못낸다. 주부 김모(52)씨는 89년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기록하자 은행주식 1억원어치를 샀다.그뒤 주가는 하락했지만 때가 되면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서 10년정도 보유했다.국제통화기금(IMF)사태로 해당 은행이 10분의 1 감자를 실시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았다.김씨는 지난 7월 1,000선을 회복하자 왠만큼손실을 회복했을 것으로 보고 평가금액을 확인했다.그러나 계좌에 적힌 평가금액은 300만원에 불과했다. 우량주라도 주식을 살 때는 미리 감수할 수 있는 손실폭을 정해 놓고 철저히 손절매를 해야 한다. ■수익조급증 주가가 조금만 오르면 팔아 치우는 바람에 주가 급등으로 기대이상의 수익을올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직장인 정모(41)씨는 적금탄 돈으로 지난해 8월 증권주 1,000주를 주당 8,100원에 샀다.주가는 횡보를 거듭하다가 지난해 10월부터 급등세를 탔다.더이상 오르겠느냐는 조바심이 일어 1만6,000원에 모두 팔아 치웠다.원금대비100%에 가까운 수익률을 냈지만 그뒤 이 종목은 6만원까지 올라갔다. 세계적인 투자자인 미국의 조지 소로스도 주가는 럭비공처럼 방향을 모른다고 실토한 적이 있다.주가는 오를 때 한없이 오르고 내릴 때는 끝을 모른다. 오를 때는 일정비율을 정한뒤 초기보다 투자규모를 줄여야 한다.투자규모를줄이는 것은 주가하락에 대비해 순차적으로 매도하기 위한 것이다. ■물타기 선호증 주가가 어느 정도 내리면 바닥이라고 판단,매입단가를 낮출 목적으로 추가매수에 나서는 사람이 많다.그러나 증시의 대세가 하락기에 접어들면 끝을모르고 내리기 마련이다. 주부 이모(32)씨는 지난 1월 남편 몰래 1,000만원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은행주 2,000주를 주당 3,000원에 사들였다.한번에 전부 투자하면 위험하다는 생각에서 여유돈을 남겼다.주가는 6월 들어 2,500원까지 떨어졌다.매수단가를 낮추기 위해 1,500주를 추가로 샀다.그러나 주가는 1,700원에서 오르지 않고 있다.이씨는 원금만 되면 팔고 다시는 주식을 하지 않을 작정이다. 이는 위험관리를 전혀 모르는 투자법이다.주가가 빠질 때 물타기는 밑 빠진독에 물 붓는 격이다.내리는 주식에 손을 대선 안된다. ■한탕선호증 증시 관계자의 추천을 받거나,획기적인 제품이 나온다는 등의 뜬 소문을 듣고 특정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경우이다.단기투자로 한목 벌어보자는 생각에서다. 요즘처럼 변동성이 큰 장에서 한탕해 보자는 생각은 실패의 첩경이다.아무리 적은 금액을 투자하더라도 2∼5종목으로 나눠야 한다.상승 종목은 일정비율 만큼 추가 매입하고 하락 종목은 당초 설정한 손실폭을 근거로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문의는 (02) 567-4411. 박건승기자 ksp@
  • [박정희 전대통령 서거 20주년](상) 집권 18년의 功·過

    역사적 인물의 평가는 시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특히 시간이 지나도 영향력이 줄지 않는 지도자 일수록 평가의 스펙트럼은 폭넓고 다양하다.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역사적 평가도 현재진행형이다.객관적이고 엄정한 공(功)·과(過)의 분석 토대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26일 박 전대통령 서거 20주기를 맞아 역사에서 차지하는 그의 위상을 상·하로 나눠 살펴본다. 【 功 】 ‘박정희(朴正熙) 시대’가 우리 현대사에 남긴 긍정적 의미는 ‘한강의 기적’으로 요약된다.‘하면 된다’라는 자신감으로 유례없는 경제성장의 업적을 이룩했다는 평가다.초고속 성장의 잔영으로 사회 곳곳에 부작용을 남겼다는 지적도 있지만 박 전 대통령이 근대화에 기여한 통치자라는 사실에 물음표를 던지는 시각은 드물다.일부 ‘박정희 옹호론자’는 “위로부터의 경제개발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면서 “박 전 대통령이야말로 대한민국의운명을 바꿔 놓은,존경받아 마땅한 통치자”라고 찬사를 보낸다.이른바 ‘개발독재 불가피론’이다.박 전 대통령의 독재적 리더십은 경제 근대화의 동력(動力)을 제공한 ‘필요악’이었다는 시각이다. 특히 62년 시작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전후(戰後) 복구에 치중한 50년대를 극복하고 60년대 성장의 물꼬를 튼 경제개발 모델로 기록된다.이는 가난과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미래의 희망과 도약의 의지를 심어준 계기였다.국가가 주도한 수출위주 공업화 정책은 이후 여러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의 발전 모델로 ‘차용’됐다.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우리 사회에 ‘박정희 붐’이 일고 있는 현상도 ‘박정희 시대’의 ‘경제 신화(神話)’에 기대려는 향수 때문이다. ‘박정희 시대’의 결집된 국가적 에너지는 70년대 새마을운동이란 이름으로 더욱 고조됐다.대중동원식 개발 프로그램은 일제 치하의 1930년대 조선농촌진흥운동이나 일본의 농촌경제갱생운동 등을 비롯,2차세계대전을 전후해사회주의나 자본주의 진영 곳곳에서 전개됐지만 ‘박정희 시대’의 새마을운동이 보기 드문 성공사례로 꼽힌다. 남북관계에서 ‘박정희 시대’는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이라는 조국통일3대원칙에 합의한 72년의 ‘7·4남북공동성명’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만든 것으로 기억된다.‘7·4남북공동성명’은 유신체제를 유도하기 위한 정치 수단으로 활용되는 한계를 드러냈지만 6·25 이후 처음으로 남북한간 공식대화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분단 이후 통일운동사에서 간과할 수 없는 사건이다. 【 過 】 ‘박정희(朴正熙)정권’이 우리 사회에 드리운 암영(暗影)은 그의 공적(功績)을 무색케 할 정도로 짙고 투박하다.민주주의와 인권,분배 정의 등의 가치를 부정한 폐해가 ‘보릿고개의 극복’과 ‘초가지붕의 개량’이라는 ‘박정희 옹호론’을 일축하는 근거로 제시된다.박 전 대통령과 무원칙한 화해를 시도하면 자칫 민주주의의 가치와 역사의식의 왜곡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같은 맥락이다. 헌법을 무시한 쿠데타로 막을 올린 박정권은 영구집권을 위한 3선개헌과 유신체제,연고주의와 지역감정을 조장한 지역패권주의 등으로 우리 정치사에씻기 어려운 오점을 남겼다.경제성장 지상주의로 인한 물질만능 풍토와 정경유착 등 왜곡된경제구조도 박정권이 후세에 남긴 부채(負債)로 꼽힌다. 이를 두고 일부 ‘박정희 비판론자’는 “쿠데타로라도 정권만 잡으면 되고,돈이면 다 되는 관행을 만든 장본인이 박정희”라면서 박정권의 민중억압성과 냉전적 권위주의,비합리적 정치행태 등을 비판한다.최근 ‘박정희기념관건립과 국고지원’문제와 관련,강만길(姜萬吉)고려대·조동걸(趙東杰)국민대 명예교수 등 일부 역사학자가 토론회와 각종 모임을 통해 부당성을 강조하는 등 ‘박정희 비판론’은 우리 사회에 여전히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박정권의 국가중심 발전지상주의적 산업화가 90년대 말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의 주요 요인이라는 분석도 만만찮다.선단식 경영 위주의 재벌경제를기본축으로 하는 ‘박정희식(式)’ 권위주의 발전모델이 역사적 한계를 보이면서 한보부도,기아부도 등 IMF 위기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새마을운동도 ‘박정희 비판론자’에게는 비난의 대상이다.농민운동가나 비판적 지식인들은 새마을운동을 전시행정이라고 폄하한다.이들은 “박정권이장기집권체제를꾀하면서 사회적 저항을 희석시키기 위해 새마을운동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주장한다.유신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정적(政敵)을 무자비하게 처형하거나 의문의 주검으로 몰아 넣은 대목에서는 ‘자연인 박정희’를 옹호하는 주장이 설득력을 잃는다는 지적이다. 박찬구기자 *朴정권 탄압사 ‘제3공화국’은 오랜 통치기간 만큼이나 많은 반체제인사를 만들어냈다.현대사의 한획을 그을 만한 굵직굵직한 ‘사건’과 ‘파동’,‘의혹’이 잇따랐고 그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박해와 탄압을 받았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그 대표적인 표본이다.71년 7대 국회의원 선거를앞두고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했고,73년 납치사건을 겪는 등 죽을 고비를 수차례를 넘겼다. 잡지 ‘사상계’를 이끌면서 정권비판에 앞장선 장준하(張俊河)선생도 마찬가지다.한·일회담과 월남파병문제 등 계속되는 비판으로 정권의 미움을 샀다.이로 인해 여러차례 구속됐고 세무사찰로 생활고를 겪어야 했다.75년 장선생은 결국 의문의 추락사로 생을 마감했다.최종길 서울대교수도 비슷한 경우다.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도 ‘유신체제의 위험인물’로 꼽히면서 수난을 겪었다. 72년 유신체제 등장은 이른바 ‘민주인사’를 대량으로 양산하는 계기가 됐다.정계 뿐 아니라 학계,종교계,언론계,문인계 등 사회 각 분야에서 반민주·반독재 항거가 일어났다.74년 ‘긴급조치1호’는 이에 대한 탄압의 신호탄이었다.장준하·백기완씨를 시작으로 함석헌·안병무·문동환·계훈제씨 등수백여명의 재야인사와 교수들이 기소됐다.그해 ‘긴급조치4호’를 발동시킨 ‘민청학련사건’으로는 253명의 민주인사,학생들이 구속됐다.이철,유인태씨 등이 사형선고를 받았고 대부분 무기징역 등 중형을 선고받았다.배후조종자로 김동길교수,박형규목사,지학순주교,김지하시인 등이 기소됐다.75년 긴급조치9호가 선포되기까지 구속자는 수천명이나 됐다. 정치인들은 중앙정보부 지하실에서 혹독한 고문에 시달렸다.이세규·조윤형·조연하·이종남·강근호·최형우·김상현씨 등이 대표적인 피해자들이다. 이지운기자 jj@. [특별기고] 朴正熙 리더십의‘이중성’정치인의 행위나 업적을 평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시대적 상황에대한 인식이 다를 수 있고 나타난 결과의 중요성을 보는 각도도 다를 수 있는 까닭이다.특히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 통치를 경험했던 우리 세대는지극히 주관적·감정적으로 그를 평가할 개연성이 높다. 개인을 상황과 연계시켜 구분해볼 때 정치 리더십은 이상주의자,현실주의자,그리고 창조적 지도자로 나누어진다.현실주의 리더십은 목적을 위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기에 미사여구로 그 사회가 지향하는 목표를 제시할지언정실제 행동은 다분히 이에 부합하지 않는 형을 지칭한다. 반대로 이상주의 리더십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은,경우에 따라서는 불가능한 이념에 집착하여 추구하는 목표에 근접하지도 못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 보통이다.창조적 리더십은 역사의 흐름에 부합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현실적 제약을 극복하면서 이를 단계적으로 성취해 가는 유형이다. 이러한 리더십 유형에 비추어 박정희 전 대통령은 현실주의 지도자였음이분명하나 창조적 리더십의 특성도 부분적으로 갖고 있었다고 생각된다. 그가 내걸었던 국정목표는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로 상징화된 조국 근대화였다.경제성장 지상주의 정책은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이행하는 계기를마련했고 경제의 양적 성장을 이루었다는 점을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물론 ‘선(先)성장 후(後)분배’정책에서 나타난 심각한 경제불평등과 재벌에 집중된 자본,그리고 다원화되어 가는 시민사회의 강압적 통제는 문제로지적할 수 있다. 60년대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관 주도의 경제정책과 선성장 후분배정책이최선의 것이었는가는 먼 훗날 역사가 평가할 몫이다. 그의 ‘근대화’정책이 가진 본질적 문제는 정치영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산업화가 진행될수록 다원적인 사회로 이행되고 좀더 제한적·분권적권력구조가 성립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권위주의 체제로 역행했기 때문이다. 3선개헌은 ‘나 아니면 안된다’는 오만의 상징이다.공작정치는 야권을 회유하거나 분열시켜 정권을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자행되었다.시민사회의 자율성 신장에 관한 요구는 공권력을 동원하여 제도적으로,그리고 실질적으로 억압되었다. 권위주의의 제도화를 기도했던 유신체제는 결국 권력 엘리트들의 균열로 비극적 종말을 맞이하고 말았다. 거대한 민주화의 흐름이 70년대 중반 포르투갈을 시발로 나타나기 시작했으나 자유민주주의가 시대의 보편적 흐름이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 그의 정치행보는 잘못된 것이었다.분명히 그는 정치적인 측면에서 정권의 유지와 재창출이라는 목적을 위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은 현실주의자였다. 그러나 ‘조국근대화’를 경제적 측면에서 국한시켜 볼 때 그는 어느 정도창조적 역할을 했었다.여기서 박정희 리더십의 이중적 성격을 찾아볼 수 있다.나는 그가 만일 3선개헌으로 정권을 연장하고 유신을 통해 권력의 영속화를 시도하지 않았다면 아마 위대한 대통령으로 남았을 것으로 본다. 사회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정치도 변해야 하고 역사 흐름에 부응한 현실의변화도 아울러 추구해야 정치가 안정적으로 발전한다는 점을 우리는 박정희통치가 남긴 역사적 교훈으로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柳勝男 국민대교수·정치학]
  • [서울 경제포럼 지상중계] 전경련 국제자문단 회의 첫날-주제발표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국제자문단 창립회의(서울 경제포럼 1999)가 22일 서울힐튼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는 ‘21세기의 세계’를 주제로 3개 회의로 나뉘어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등 11명 자문위원들의 주제발표형식으로 진행됐다.이들은 지구촌 원로답게 한국의 대외정책과 경제정책에대한 높은 식견을 과시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자신의 현역시절 경험을 섞어가며 미국의 아시아정책,특히 한반도 정책에 고언을 던져 눈길을 끌었다.리 전 총리는 예상을 깨고 서구적 가치와 세계화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역시 아시아인이 스스로 내릴 일이라고 결론지어 아시아적 가치에 대한 신봉론자다운 면모를 보였다. 특히 한국 경제개혁의 방향에 대해 아시아지역 인사와 미국적 가치를 신봉하는 인사간 시각차가 두드러져 주목을 받았다. 리 전 총리는 “한국의 재벌 기업을 쪼개고 기업가 정신이 없는 경영자를임명한다면 언젠가는 기업이 시들어버리지나 않을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오노 루딩 시티뱅크 부회장은 “한국기업과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은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며,금융기관과 기업의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기업 지배구조와 기업문화를 영미식으로 바꿔야 한다”고강조해 대조를 보였다. 키신저 전 장관(주제:21세기 미국과 아시아)과 리 전 총리(기로에 선 한국),사토 미쓰오 전 아시아개발은행 총재(새 국제금융질서 고찰),루딩 씨티 은행 부회장(한국-지속적 성장과 구조조정 사례)의 발표요지를 싣는다. *헨리 키신저 前美국무장관 미국은 냉전이후 새로운 상호의존적 국제질서에 직면해 국제 현안에 대한적절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그만큼 새 국제질서는 미국에게도 낯선 경험이다. 아시아에서 미국은 각국에 대해 형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미국은 아시아가 강력한 한 나라에 의해 지배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아시아 국가들도 이에 반기를 들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미국과 중국간 관계는 아시아 평화에 매우 중요하다.미·중두 나라 지도자들 중 아직도 양국관계를 냉전시대 사고방식으로 보는 이들이많다. 중국이소련을 대신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 그 예다. 이같은사고방식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아시아의 한 나라가 강력해진다고 해서 이를무조건 반대해선 안된다.중요한 것은 이들 나라와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아시아 각국들에 대해 형평성있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한국은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할 때 스스로 힘을 키우고 갈등보다는 조화를꾀하는 대외정책을 취해야 한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선 북한이 역사적 진보와 개방을 추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그러나 북한에 대한 양보와 그에 대한 대가가 균형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즉 북한을 책임있는 국제사회 일원이 되도록 유도하는 동시에 국제사회를위협하는 행위를 막는 방법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미국이 한국을 배제한 채 북한과 비밀협상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나는 월남전 당시 베트콩과의 비밀협상을 담당했었다.돌이켜보면 실수라고 생각한다.비밀협상은 북한과 베트남이 공통적으로 이용한 전술이다.미국과 북한 양자만의 사안도 있지 않느냐는 견해도 있지만 미·북간 현안 중한국과 무관한 것은 없다. 세계는 새로운 글로벌 경제질서를 수립하는 도상에 있다.미국은 기존 세계관을 바꿔야 한다. 새로운 국제질서속에서 독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새로운 갈등을초래할 것이다.대외정책을 단순히 미국의 국내정치,특히 미국 의회정치 차원에서 좌우할 수 없다는 점을 미국도 알아야 한다. *사토 미쓰오 前ADB총재 최근 아시아 금융위기는 다른 나라에서 발생했던 외환위기와는 성격이 다르다.일부에선 아시아의 정경유착 또는 족벌주의가 외환위기를 초래했다고 주장하지만 그렇지 않다.외환위기 이전 통화가치의 지나친 평가절상도 외환위기의 결정적 이유는 아니었다. 아시아 외환위기는 ‘경상수지의 위기’가 아니라 ‘자본수지의 위기’였다.자본시장의 개방과 함께 거대한 외국 민간자본이 유입됐다가 어떤 이유인지급속하게 이탈하면서 경제위기가 야기됐다. 그 결과 외환위기와 금융위기의악순환이 빚어졌다. 금융위기를 겪은 국가들은 단기간에 높은 경제성장을 구가한 나라들이다.외국의 대규모 민간자본을 유입할 수 있었던 것도 이들 국가의 경제기초가 건실했기 때문이다.비유를 하면 아시아의 경제위기는 걸음마 단계의 아기들이아니라 성숙한 성인이 걸린 병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이들 국가가 급격한 성장세로 반전된 사실이 좋은 증거다.한국이 가장 두드러진 예다. 결론적으로 아시아 외환위기는 막대한 외국 자본의 급격한 이탈때문이었다. 느슨한 재정통화정책으로 인한 국내 소비과다 때문이 아니었다.이런 점에서국제통화기금(IMF)이 내린 정책처방은 만족스럽지 않다.IMF가 재정통화긴축과 즉각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이미 형성된 악순환의 고리를 더욱 악화시키고실물경제의 하락을 부채질했다.엉뚱한 처방으로 멀쩡한 소를 죽게 만든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했다. 나는 새로운 정책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IMF는 지원에 따르는 엄격한 조건에 대해 소모적 협상을 벌이거나 자금공급을 지연시킬 것이 아니라 조건없는대규모 금융자원을 위기상황의 초기단계에 제공해야 한다. 또 긴축 및 억제책을 써선 안된다.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기관을 즉각 해체하기 보다는 무제한·무조건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해줘야 한다. 또 자기자본비율을 상향조정하지 말고 한시적으로 유보해야 한다.국가별로각개전투식 지원을 하기보다 이웃 국가와 연대해 수요증대를 꾀해야 한다. *오노 루딩 시티뱅크 부회장 아시아 외환위기는 몇가지 교훈을 남겼다.우선 오늘날과 같이 자본이 급속도로 이동하는 세계화된 금융시장에선 고정환율제나 한 나라의 통화에 자국통화 환율을 연동시키는 것은 위험하다는 점이다. 또 취약한 금융시스템은 국가경제의 건전성 자체를 위협하는 요소가 될 수있다.한국 금융기관의 경우 △자기자본 부족 △부실경영 △리스크관리 및 통제 매카니즘 취약 △투명성 부족 △부동산 시장 붕괴 등에 따른 은행자산 가치 하락 △은행조정자들의 편의주의와 경험부족 등 부실요인을 시급히 치료해야 한다. 특히 한국의 경우 정부와 은행,재벌간의 오래된 유착관계가 금융위기를 촉발한 주된 요인이었다. 한국은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점을 중시해야 한다. 첫째 금융분야의 경우 재무구조가 취약한금융기관에 대한 외국기업들의 인수 및 투자를 자유화해야 한다. 현재 진행중인 은행 인수협상이 지체될 경우 전 세계에 부정적인 신호를 줄것이다. 외국기업의 인수는 재정난 타개와 선진기술 습득에 도움을 줄 것이다. 둘째 대다수의 한국기업들은 부채비율,수익성 등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가해야 한다.부채비율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아직 높은 편이다. 셋째,사외이사제 등 기업의 지배구조 및 기업문화를 영·미식으로 바꿔야한다.기업집단 내부의 계열사간 상호출자나 지급보증 관행은 기업투명성 제고를 위해 사라져야 한다. 넷째 미국의 일반회계원칙에 부합하는 엄격한 회계기준과 기업정보 공시 등이 필요하다. 다섯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기준에 부합하게 회사법,파산법등의 법률체계를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 여섯째 국내외 투자자를 막론하고 주식소유지분에 부합하는 역할을 수행할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기업의 소유권 확보에 집착하는 국수주의적 정책을버리고 외국인에게 소유권을 개방해야 한다. *李光耀 前싱가포르총리 일본경제는 미국의 지원아래 급성장했다.아시아에서 자유주의 경제체제를유지하는 민주국가를 세우려는 미국의 세계전략의 일환이었다. 냉전이 종식된 뒤 상황은 변했다.무역수지 적자 확대로 미국은 일본시장의개방요구를 강화했다.시장폐쇄의 이점을 이용,성공해 온 일본은 비싼 대가를치르게 됐다. 취약한 금융시스템을 그대로 둔 채 일본은 국제질서에 굴복했다. 한국도 일본을 모델로 산업화의 길을 걸어왔다.한국이 일본과 같은 패러다임을 유지할 경우 경쟁력을 잃고 일본과 같은 실패를 맛볼 것이다. 최근의 아시아 금융위기는 외채문제만으로 야기된 것은 아니다.태국의 경우외환시장을 폐쇄하고 금리인하, 통화량 증가라는 독자적인 정책을 펴 경제를회복시켰다. 그러나 한국은 사정이 달랐다.외채가 많아 국제금융기구의 도움을 받아야했다.국제통화기금(IMF)체제 전에 한국 경제에는 거품이 있었고 과잉투자와금융왜곡의 문제를 안고 있었다. 성장을 위해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렸지만 자원 운용의 효율성이 떨어졌다. 한국의 재벌체제에는 문제점이 있다.경쟁력없는 사업은 정리해야 하고 수익성위주의 기업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그러나 재벌해체가 능사는 아니다.한국의 재벌 창업주들은 투철한 기업가정신을 갖고 있었다. 문제는 기업가 정신을 갖고 있는 경영인을 발굴하는 것이다.재벌을 개별기업으로 분리한다고 해도 기업가 정신이 없는 경영인에게 맡겨진다면 한국경제는 시들어버릴 것이다.재벌 2세들은 창업주들과 달리 이같은 정신이 부족할수 있다. 아시아적 가치는 여전히 중요하다.무조건 서방의 의견을 따를 것이 아니라고유의 독자적 가치위에서 경제를 운용해야 한다.냉전이후 미국 주도의 룰에따른다고 해서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경제시스템은 한국이결정할 문제다. 그러나 자원 배분을 정부가 주도하는 경제운용방식은 한계에왔다. 일본식의 금융시스템이 경쟁력을 상실한 것이 좋은 예다.
  • MBC ‘기분좋은 협박’‘사랑해 당신을’ 팬들 방영연장 요구

    드라마 4편의 인기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희색이 만연해야 할 김지일 MBC드라마국장이 때아닌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협박범은 주말드라마 ‘사랑해 당신을’(이진석 PD)의 열성팬들.협박수단은 지난 3월 개설한 MBC인터넷(www.mbc.co.kr)의 ‘김지일국장과의 대화’방.오는 31일 막을 내리는 ‘사당(사랑해 당신을)’방영을 무조건 늘려달라는 것. 여중고생부터 새내기 주부에 이르기까지,떼를 쓰다시피 16부작으로 기획된이 드라마를 늘려달라고 매달린다.“국장님도 지겨울 거예요.이런 소리를 하도 많이 들어서”라는 애교(?)도 곁들인다.“공영방송에서 의견을 묵살하다니…정말 다시는 MBC프로 보지 않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아예 대본을 구해 드라마 전개와 비교한 뒤 “빠지거나 대충 넘어간 내용을 세밀하게보충하면 기존 구성만으로 주 1회 편성하고도 ‘육남매’처럼 6개월은 방영할 수 있다”고 매달리는 이도 있다. 이 모든 소동이 여고생 봉선화(채림)가 대학입학을 포기한 채 수학교사 형준(감우성)과 사랑다툼 끝에 결혼에 골인하는,누구나 체험해 봤고 수많은 여학생이 현재진행형으로 앓고 있을 사제간 사랑이 안겨주는 극적 매력 덕분이다. 물론 합리적인 지적과 비판도 있다.선화와 형준의 연애 부분이라든지 부모님에게 결혼 승락을 받기까지의 갈등을 더 세밀하게 그렸어야 한다는 지적들이다.한 팬은 “이러한 극적 갈등을 너무나 어이없게,쉽게,빨리 끝내버린 느낌을 떨칠 수 없다”며 “진정한 사당은 결혼에 이르는 8회에서 끝났다“고 선언했다. 한 시청자는 “사회적 통념을 깨뜨리는 주제를 과감히 주말극에 차용하고 마치 귀중한 천연자원을 발굴해서 한달만에 낭비해 버린 느낌이 들어”분하다는 이도 있다. 선화를 끔찍하게 흠모해온 영재(차태현)와의 갈등이 ‘억지’에 가깝다는 비판도 나온다.“결혼후 주변인물들의 사건 전개에 집착해 초점을 흐린다”는것이다.그러나 이들의 한결같은 결론은 어쨌거나 방영기간을 늘려달라는 요구다. 이런 괴롭힘을 당하는 김국장은 어떤 심정일까.우선 “저도 참 힘드네요”라고 하소연한다.토요일마다 내보내는 답변을 통해 후속인 ‘남의 속도 모르고’가 한창 제작중이어서 도리가 없다며 양해를 구한다.이어 “지적해준대로이 드라마가 끝까지 상큼한 매력을 잃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임병선기자 bs
  • 朴총재 국회연설…‘정치개혁=역사적 소명’역설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의 국회 대표연설의 핵심은 정치개혁이다.그중에서도 중선거구제다.박총재는 정치개혁의 완수를 역사적 소명이라고까지 했다. 그만큼 정치개혁에 온 체중을 싣겠다는 뜻이며, 국민회의측에도 중선거구제관철과 완벽한 선거공영제 도입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줄 것을 주문한 것으로보인다. 박총재는 “지금의 정치제도가 그대로 있는 한 정당과 정치인이 아무리 바뀌어도 국민의 질책과 탄식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치는 ‘상대를 쓰러뜨리지 않으면 내가 쓰러지는’ 로마제국식 격투기가 돼서는 안된다”고 정치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먼저 보스정치의 폐단과 지역갈등 구조를 들었다.지역주의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보스의 성(姓)씨만 바뀔 뿐 보스체제는 청산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또소선거구제가 불법 타락선거의 온상이라는 점도 꼽았다.‘우선 당선되고 보자’는 심리의 만연으로 온갖 타락선거가 자행되고 있고,이같은 폐단은 곧바로 중앙정치로 연결돼 대화정치의 실종과 사생결단식 극한대결,흑백논리와중상모략이 판치는 각종 발언과 성명,지역감정을 촉발해서라도 특정지역의당선자를 독점하겠다는 정략적 발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돈 많이 드는 선거구조를 깨뜨리기 위해서도 중선거구제가 도입돼야 한다는게 박총재의 판단이다. 나아가 유권자 표의 50% 이상이 사표(死票)가 되는 ‘원초적인’ 문제점도짚었다.이로 인해 유능한 신진인사들의 정계입문도 좌절될 수밖에 없다고 박총재는 지적했다. 중선거구제에 대한 박총재의 강한 ‘집착’은 “자민련은 건전보수세력의대변자로서 맡겨진 소임을 다할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합당반대를 표명한것과도 맥이 닿는다.이는 곧 당의 정체성 확립으로 받아들여진다.안보문제에서 이 부문은 특히 두드러졌다. 박총재는 이밖에 경제전문가답게 금융시장 불안,재벌개혁,물가 등 제반 경제현안을 진단하면서 해법을 제시했다.또 “문화예산은 문화산업보다 문화의토양 가꾸기에 더 많이 투자돼야 한다”며 ‘문화토양론’을 주장한 것은 이채롭다. 한종태기자 jthan@
  • [외언내언] 관전문화

    스포츠의 강점은 상대방의 승리에 깨끗하게 승복하고 진 팀에게 격려의 박수를 아끼지 않는 반듯한 매너에 있을 것이다.만약 스포츠에서 기본질서가실종된다면 ‘어린이에게 꿈을,어른들에게는 건전한 여가선용을 제공한다’는 스포츠 본래의 취지에서 크게 어긋나는 일이다.경기관람의 묘미는 내가좋아하는 팀을 열광적으로 응원하고 경기에 몰입하는 동안 카타르시스와 민족 화합이라는 큰 틀을 짜낸다는 점에서 여간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그러나지나치게 승패에 집착한 나머지 경기에 지고나면 선수들끼리 난투극을 벌이거나 흥분한 관중들이 빈 병,빈 깡통을 내던지면서 그라운드에 난입하는 일은 다반사로 있어왔다. 지난 20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롯데의 플레이오프 경기가 또한번 신선한스포츠게임에 먹칠을 하고 있다.내가 응원하던 팀이 졌다고해서 홈런을 치고들어오는 상대방 선수에게 물병을 집어 던지는 매너없는 관중이나 헬멧과 배트를 관중석에 던지고 철망에 엉겨붙어 욕설을 퍼붓는 몰지각한 선수나 막상막하라는 생각이 든다.경기에 졌다고 해서 질서의식을 팽개치는 관중이나 그런 관중에 같은 태도로 맞대응하는 선수들이 있는 한 우리의 스포츠문화는 발전하지 못한다.충동과 발작을 억제하지 못하면 난동으로 번지고 난동의 연속은 결국 스포츠 파멸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프로 야구가 출범한지 18년, 다른 종목과는 달리 규모와 내용면에서 거듭성장했다는 평을 듣고 있긴 하지만 경기장에서의 욕설과 극단적인 이기주의노출은 오히려 ‘난동’을 즐기며 부추기고 있지나 않나하는 의구심마저 들게한다.관중석의 쓰레기 더미와 일부 술취한 관중의 난동 등 해마다 되풀이되는 똑같은 저질 폭력 사태가 발생하는데도 경기장 질서파괴 행위에 대해뒷짐을 지고 방관하는 듯한 한국 야구위원회(KBO)의 속수무책이 그렇다.연고지 중심의 프로 스포츠를 지역의식과 연계시키려는 유치한 발상도 청산돼야한다. 관중없는 스포츠,스타없는 스포츠,라이벌없는 스포츠는 얼마나 밋밋한가.반전과 예상외의 경기진행은 스포츠 관람의 즐거움을 배가시키기 마련이다.‘응원문화를 보면 민족성을 알 수 있다’고 했듯이 폭력일색인 우리의 부끄러운 관전문화는 뼈를 깎는 아픔으로 고쳐야 한다.더구나 우리는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앞두고 있다.각국에서 몰려오는 외국인 관중들이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관전매너를 비교할 것을 상상해 보라.등골이 오싹해지지 않는가. 성숙한 경기관람의식을 위한 자각과 절제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때다. [李世基논설위원 sgr@]
  • 李총재 국회연설 뭘 담았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20일 국회 대표연설은 현정권의 각종 개혁정책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이 주류를 이뤘다.갖가지 정책 대안도 제시하며‘수권능력’을 부각시키려 했다. 무엇보다 현재 여야간 논의중인 정치개혁법안에 대한 ‘명확한’입장개진에초점을 맞췄다. 이총재는 우선 여권이 추진하는 중선거구제에 대해 “분명하게 반대한다”고 일침을 가했다.여권이 선거법 개정을 단독으로 강행 처리할 경우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도 강한 톤으로 했다. 그는 “국민회의 강령에서조차 ‘중대선거구제는 당내 파벌성행,막대한 선거비용,정국의 불안정과 신진인사 진출 제약 등 폐해가 심각하여 세계의 주요 국가들이 폐기한 제도’라고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고 공세를 폈다. 또 정치개혁의 핵심과제는 선거구제 변경이 아닌 정치자금법 개정과 선거공영제 정착에 있다고 강조했다.현행 정치자금법은 여당에게 일방적으로 수혜를 주도록 되어 있고,야당의 후원금에 대해서는 미미한 액수까지 계좌추척하는 상황에서 공정한 정치적 경쟁이 어렵다는 주장이었다. 이총재는 특히 불법 도·감청문제와 관련,“심각한 인권탄압과 민주주의의후퇴”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국정원의 이부영(李富榮)총무 고소를 ‘적반하장’이라고 공격했다. 이밖에 정부의 경제·교육·대북정책 의 문제점을 일일이 열거하며 ‘메스’를 가했다.이들 개혁정책이 ‘국민을 위한 개혁’이 아니라 ‘정권을 위한개혁’으로 흐르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총재는 지난 19일 밤 가회동자택에서 강용식(康容植)의원 등과 함께 연설문안 다듬기 작업을 벌였다.이어 윤여준(尹汝雋)여의도연구소장을 불러 최종 원고 수정작업을 했다. ‘탈북자문제’와 ‘교원정책 재수립’부분은 당초원안에 없던 것을 이총재의 지시로 막판에 삽입했다.현정부에 대한 원색적인비난도 ‘품위를 지키는 용어를 쓰라’는 지시로 다소 완화됐다. 한편 비주류측의 일부 인사들은 “이총재가 너무 선거구제에만 집착,국민공감을 받을 수 있는 정치개혁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최광숙기자 bori@
  • 대우매각 서둘지 않기로

    정부와 대우그룹 채권은행단은 제값을 받기 위해 대우자동차를 비롯한 계열사 해외매각을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다음 달 6일까지 12개 계열사의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 계획과 투자신탁(운용)사의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하기로했다.이에 따라 대우그룹 계열사들은 ‘선(先)정상화,후(後)해외매각’의 수순을 밟게 된다.투신사의 구조조정 방안중 퇴출 방식은 제외키로 했다. 이헌재(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은 1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우자동차를산업은행에 넘기기로 한 것은 경우에 따라서는 장기전도 하겠다는 뜻”이라며 “해외매각에 매달려 시간을 끌지는 않겠다”고 말했다.대우전자 대우중공업 등 다른 계열사들의 해외매각도 서두르지 않을 방침이다. 이와 관련,금감위와 채권단 관계자들은 “해외매각에 집착하면 제값을 받기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해외매각보다는 정상화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게 정부와 채권단의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올해 증권사와 투신사들은 주식시장 활황에 따라 순이익이많기 때문에 대우채권에 따른 손실이 수조원이 되더라도 충분히 부담할 수있을 것”이라며 “금융시장 안정에 별 문제가 없으며 11월 금융대란설은 휴거설보다도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기호(李起浩)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금융연구원 초청으로 열린 조찬강연회에서 “대우의 처리방향과 투신사 구조조정방안은 늦어도 다음 달 6일까지는 모든 것이 분명하게 매듭지어질 것”이라며 “금융시장은 안정될 수밖에 없고 또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곽태헌 전경하기자 tiger@
  • 영화계에도 ‘퓨전 물결’‘텔미썸딩’ ‘송어’등 곧 개봉

    문화 전 분야에 퓨전(fusion)현상이 확산되고 있다.퓨전은 일반적으로 ‘퓨전 재즈’를 일컫는 말.하지만 지금은 문학·미술·음악·요리에 이르기까지 ‘장르의 구분 없이 융합되는 현상’ 자체를 폭넓게 퓨전이라고 부른다.퓨전은 이제 20세기말 문화의 특징을 설명해 주는 핵심어가 된 것이다. 이러한 퓨전현상이 한국영화에도 뚜렷해지고 있다.‘은행나무 침대’는 멜로와 판타지를 혼합한 영화이며,‘조용한 가족’은 코미디와 공포를 섞은 영화로 ‘코믹잔혹극’이란 신조어를 낳았다.또 ‘링’은 미스터리와 공포 요소를 강조하면서 ‘퓨전 미스터리 공포영화’란 광고를 내걸기도 했다.특히올 하반기의 경우 한국영화에서의 퓨전현상은 스릴러와 멜로의 혼합 양상을띠고 있어 색다른 느낌을 준다.11월 13일 개봉될 장윤현 감독의 ’텔미 썸딩’,12월초 개봉예정인 정지우 감독의 ‘해피 엔드’,올 부산국제영화제 출품작인 박종원 감독의 ‘송어’ 등이 그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텔미 썸딩’은 한 여자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엽기적인 연쇄살인 사건을다룬영화.스릴러와 함께 하드 고어(hard-gore)를 내세우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진한 선지피라는 뜻의 하드 고어는 사지절단이나 두부손상,장기파열 등을 그대로 보여주는 자극성 강한 공포영화의 한 요소다.그러나 하드 고어를 시각적 양식으로 채택한 이 영화는 ‘공포’보다는 스릴러 장르의 특징적 정서인 ‘전율’을 강조한다.여기에 남녀 주인공(한석규·심은하)의 멜로가 가세한다.이는 영화 ‘쉬리’가 외형상 분단소재와 액션·첩보 스타일을 내세우고 이야기의 힘은 멜로에서 취했던 것과 비슷한 전략이다.영화 ‘접속’으로 주가를 높인 장윤현 감독은 “멜로와 스릴러는 흔히 상반되는 장르로간주되지만 집단보다는 개인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은 같다”며 “‘텔미 썸딩’을 통해 사회적인 범죄 안에 놓여 있는 개인의 갈등을 다루고자 했다”고 밝힌다. ‘텔미 썸딩’이 전형적인 범죄 스릴러 장르의 형식을 따르면서 멜로 요소를 가미한 영화라면,‘해피 엔드’는 전형적인 멜로 소재를 스릴러 양식으로 풀어낸 영화라는 점에서 구분된다.‘해피 엔드’는불륜에 빠진 여자(전도연)와 그녀를 사랑하는 정부(주진모),그리고 실직한 남편(최민식) 사이의 애정과 집착,살의를 섬세하고 솔직하게 그린 일종의 치정극이다.그러나 이 영화는 삼각 치정이라는 소재를 낭만적이거나 감상적으로 포장하는 기존의 멜로영화적 기법을 따르지 않는다.대신 등장인물의 불안하고 혼란스런 심리를따라 팽팽한 긴장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스릴러적인 구성인 셈이다.이러한 영화적 틀을 통해 감독은 의지할 만한 가치관이 부재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불안 심리를 그린다. ‘송어’는 박종원 감독이 ‘영원한 제국’ 이후 4년만에 내놓은 야심작.산 속의 송어양식장이라는 고립된 공간을 배경으로 인간의 추악한 본성과 위선을 까발린다.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살을 한다는 송어의 투명한 삶이 망각의언덕에 기대 구차한 목숨을 이어가는 인간의 그것과 대비된다.이 영화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탄탄한 드라마와 ‘영원한 제국’의 스릴러가공존한다.박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과 감독을 한 첫 작품이다. 전통적 흥행 장르인 멜로와,혼란과 불안이라는 세기말 정서를 적절히 반영해주는 스릴러 장르의 만남.이같은 시도의 퓨전영화들이 주력 장르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종면기자 jmkim@
  • 대우계열사 해외매각 집착않는다/康재경장관-李금감위장 한 목소리

    핵심 경제부처 장관으로 행정고시 동기인 강봉균(康奉均) 재정경제부장관과 이헌재(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이 6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한 목소리를냈다.강 장관과 이 위원장은 투자신탁(운용)사 대책과 대우문제 등 현안에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상황인식이 같아서인지,사전에 입을 맞췄는 지 강장관과 이 위원장의 얘기는 거의 같았다.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강봉균 장관의 소신] 강봉균 장관은 이날 예정에 없던 오찬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우문제와 투신사 문제를 생각하면 잠이 제대로 안 온다”고 했다.그만큼 대우문제와 투신사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않다는 얘기다. 강 장관은 “대우의 워크아웃 플랜을 확정짓는 것이 투신사 구조조정 등 문제를 해결하는 대전제”라고 밝혔다.또 “투신사의 문제는 심리적인 측면이강해 대우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계획이 나오기전까지는 어떤 대책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우와 투신사의 유동성 및 구조조정 문제가 별개의 사안은 아니지만“대우의 그림을 그리는 데 투신사 문제가 어렵다”고 토로,정책의 우선순위가 대우에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강 장관은 투신권의 조기 구조조정에 대한 소문이 누그러지지 않는 것과 관련,“심리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점을 되풀이 했다.투신사 대책은 현재까지 발표된 수준으로만 이해해달라고 주문했다. 강 장관은 투신사가 대우 계열사의 워크아웃 플랜이 나올 앞으로 한달 남짓은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지난달 미국 워싱턴에서 만난 서머스 미국 재무장관이 대우는 규모도크고 파급효과가 커 한국정부의 원칙에 근거한 ‘분명한 봉합’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소개하고 이에 대해 “현 정부는 과거 정부와는 다르다”는 말로설명했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주가에 일희일비할 생각이 없다”며 대우 문제와 관련된 증시안정대책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균미기자 kmkim@ [이헌재 위원장의 계획]이헌재 위원장도 요즘 마음이 편치 않다.대우사태가 의외로 꼬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요청하지도 않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1시간20분간 ‘경제현안강의’를 했다. 그는 워크아웃에 들어간 대우 계열사들이 독자적으로 살아남으면 현재처럼대우그룹의 끈끈한 연계는 자연스럽게 없어진다고 말했다.대우중공업 등 7개사는 이달 말까지,대우자동차와 (주)대우 등 5개사는 다음달 6일까지 확실한 윤곽이 잡힌다는 게 정부와 채권단의 스케줄이다. 이 위원장은 “다음달 초까지 대우자동차와 (주)대우가 어떤 식으로 결론날지는 모르지만 김우중(金宇中) 대우그룹회장은 극히 소액주주로 남아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당초 김 회장은 내년 2월까지는 일단 자동차 경영을 전담하는 식으로 됐었다. 이 위원장은 대우문제는 서두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점에도 목소리를 높였다.그는 “금융시장을 위해 참을 것은 참아야한다”면서 “대우문제를이른 시일내에 처리하도록 노력은 하지만 지나치게 서두르면 나중에 문제가생긴다”고 지적했다.계열사간 지급보증이 얽혀있는데다 해외채권단의 비중이 10%나 되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대우계열사 중 회생가능성이 있는 경우 출자전환을 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면서 “해외매각에 매달려 시간을 끌지는 않겠다”고 설명했다. 대우자동차나 대우전자 대우중공업 등 주요 계열사를 해외에 매각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곽태헌기자 ti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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