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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언내언] 2진아웃제

    어린 소녀에게 정서적 동경이나 성적 집착을 갖는 현상을 ‘롤리타 신드롬’이라고 한다.‘롤리타’는 본래 러시아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소설제목으로,이 소설은 12세 소녀 롤리타와 중년남자의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롤리타 신드롬’과 유사한 뜻을 가진 심리학 용어로 ‘소아 기호증(小兒嗜好症)’이 있다.사춘기 이전의 어린이들과의 성적 접촉을 선호하거나 어린이들에 대한 상상을 통해서만 성적으로 흥분이 되는 증상이다. 심리학에서말하는 ‘유치증’은 소아기호증과 매우 비슷하나 그 대상이 더 어리다는 것이 다르다. ‘롤리타 신드롬’‘소아기호증’‘유치증’은 모두 어린이를 성노리개의 대상으로 삼는 성도착증이란 관점에서 병리학적이다. 조선 정조시대의 형조 판례집인 추관지(秋官志)에는 “12세 이하의 어린 소녀를 간음한 자는 사형에 처했다”는 대목이 있다.또 “의성에 사는 최광률이란 사람이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어린 소녀의 손을 잡았다가 즉시 참수형(斬首刑)에 처해졌다”는 기록도 나온다. 오늘날 인권과 민주주의종주국임을 자처하는 미국에서도 아동 성범죄만큼은 조선시대 못지 않은 엄격함으로 다스린다.뉴저지주는 지난 94년 ‘매건법’을 만들어 기소된 적이 있는 어린이 강간범과 성도착증 환자에게 10년간주소지를 당국에 등록하고 성범죄 사실을 이웃에 공표하도록 했다.심지어 지난 96년 8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두차례 이상 아동을 성폭행한 범죄자들에게 약물을 투입해 성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했다. 그래도 성이 차지 않아서인지 미국 하원은 지난 25일 아동 성범죄 행위 두번이면 무조건 무기징역을 부과하는 이른바 ‘2진 아웃제’를 가결했다.영국노동당 정부도 13세 이하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에게 종신형을 선고하도록 하는 쪽으로 성관련 법안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고 한다. 가장 비윤리적이고 가장 추악한 범죄를 영원히 추방하겠다는 뜻일 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성폭행 상담건의 30%가 13세 이하를 대상으로 한 범죄란 보고서가 있다.만 7세 이하도 무려 11%나 된다고 하니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그런데도지난 1일 발효된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는 “아동 성폭력은 가중처벌한다”는 규정만 있을 뿐 구체적인 처벌 조항은 찾아 볼 수 없다.아직도 우리 사회는 어린이 성폭력에 대해서만큼은 이례적으로 ‘관대’한 것 같다.우리는 언제까지 저 성도착증 어른들에게 짓밟힌 힘없는 새싹들의 ‘아우성’을 애써 외면하며 살아야 하는 것인지 답답할 뿐이다. 박건승 논설위원 ksp@
  • 국내단편 ‘내사랑‘ 등 2편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 올라

    단편영화 ‘내사랑 십자 드라이버’와 ‘자화상 2000’이 8월30일부터 열리는 제57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국내 단편영화가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것은 지난해 ‘냉장고’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하기호가 연출한 ‘내사랑 십자 드라이버’(16mm,20분)는 신체 소유에 집착하는 남자 주인공의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기계와 몸의 대비를 통해 나타냈고,이상열이 연출한 ‘자화상 2000’(35mm,15분)은 타락해 가는 중년 남자의 모습으로 구원의 의미를 천착했다. 황수정기자 sjh@kadily.com
  • [외언내언] 느림

    서로 상반되는 가치가 조화를 이루어 가는 것이 세상 이치인 듯하다.음(陰)과 양(陽)이 그렇고,명(明)과 암(暗)이 그렇다.‘느림’과 ‘빠름’도 그 중하나일 것이다. 광속(光速)시대를 맞아 ‘빠름’은 그야말로 필수적인 생존무기가 되고 있다.‘21세기에는 속도가 가치를 창출한다’는 빌 게이츠의 속도론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빠름’은 디지털시대의 관건임이 분명하다.주위를 둘러보아도 온통 속도와의 전쟁일 뿐이다.디지털사회는 우리에게 더 빨리 보고,더빨리 정보를 얻고,더 빨리 반응하기를 원한다.그리고 세상은 모든 일을 빠르게 척척 처리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움직인다.그런데도 우리는 빠르게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더 빨리 움직일 것을 강요당하고 있다.한때 빠른 움직임으로인정받던 사람들조차 인터넷과 정보로 무장한 신세대들의 속도앞에서는 주눅이 들 따름이다.때마침 미국에서는 광속(초속 30만㎞)보다 빛이 더 빨리 움직일 수 있다는 실험결과가 나와 화제가 되는 모양이다.그러나 이 또한 따지고 보면 속도에 대한 현대인의 집착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특수상대성 이론의 대전제인 광속 불변원리가 수정될 처지에 놓여 있을 정도로 ‘빠름’을향한 희구는 정녕 끝이 없는 것일까. 아이러니컬하게도 요즘 이탈리아에서는 ‘느린도시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투스카니와 움브리아 지방의 그레베시 등 33개 소도시가 ‘느린도시(Citta Slow)’로 탈바꿈을 선언해 자동차를 몰아내고 현대식 건물을 짓지 않으며,유전자변형(GM) 식품을 팔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숨막히게 바쁜 일상을 벗어나 ‘느림’의 여유를 되찾아 보자는 취지일 터이다. 프랑스 철학자이자 작가인 피에르 쌍소는 국내 서점가에도 돌풍을 몰고온‘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에서 이렇게 외치고 있다.“일할 때도 빨리,놀때도 빨리,세상 모든 일을 재빠르게 해치우는 사람들은 불행을 자초하고 있다.그들은 늘 빨리빨리 살면서 스스로 불행하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불행을불러들이고 있을 뿐이다”.그는 또 이렇게 말한다.“느림은 빠른 속도로 박자를 맞추지 못하는 무능력이나 게으름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시간을 급하게다루지 않고, 시간의 재촉에 떠밀리지 않으면서 나 자신을 잃어 버리지 않는능력을 갖는 것이다” 사실 우리 조상들에게도 ‘느림’은 곧 한가로움이며,이 한가로움은 ‘유유자적’이나 ‘관조’와 같은 여유와 풍류로 통했다.앞만 보고 달려나가다 보니 진지하게 책임감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이 드문 세상인 것같다.그러한 책임부재는 여기저기서 후유증을 남겨 결국에는 빨리 달려간 것이 부질없었음을 우리는 수없이 목도해왔다.‘느린도시’를 가꿔서라도 ‘느림’을 확보해야 할 사람은 정작 ‘얼른! 후딱! 퍼뜩!’에 물든 우리민족이 아닐까. 朴建昇논설위원 ksp@
  • [기고] 상생발전 하는 세상 만들자

    요즈음 우리 사회가 어수선하고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병원이 문을 닫아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고 나니,은행이 금융개혁을 두고 정부와 첨예하게 대립하여 국가적으로 큰 어려움을 맞을 뻔했다.이 과정에서 정부 정책은 국민의 신뢰를 잃어 버렸고,대통령 임기가 절반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공권력 누수현상을 보이고 있구나 하는 우려마저 들게 하였다.또한 국회는 종전과 달라짐이 없이 정책대결보다는 당리당략에만 집착하고 있고,IMF사태 이후 상승세를 탔던 경제도 정점을 찍고 하강국면으로 접어드는 등 정치,사회,경제를망라한 총체적인 혼란과 갈등에 직면하고 있다.이러다가 또다시 IMF사태와같은 제2의 위기가 오지 않을까 걱정된다. 이러한 사회적 혼란과 위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영국의 저명 잡지인 이코노미스트의 주장을 빌리면 “한국의 모든 국민들은 개혁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 개혁이 자신이 아닌 타인의 희생으로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지적한다.이런 이기적 사고들이 시장논리와 공익성을 기초로 추진되어야 할 개혁을변질시키며 다양한형태의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우리 사회에서 이익단체의 정당한 권익주장은 민주시민으로서 당연한권리이다.정부 또한 이것을 무시하거나 외면해서는 안된다.다만 염려스러운것은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사고(思考)가 너무 지나치면 정말로 큰 사고(事故)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우리 민족이 광복후 억눌렸던 자유를 한꺼번에 만끽하려다가 남에게 많은 피해를 입혔던 것과 4·19의거 후에 정치민주화가 왔는가 싶더니 데모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잘못된 관행이 사회의 혼란을 야기해 5·16 쿠데타의 빌미를 주었던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이것은 10·26사태에서 5·18의거로 이어지는 과정에서도 그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으며,결국 그러한 원인으로 또다시 군사정권의 통치를 경험하였다.우리는 이러한 역사적 교훈을거울 삼아야 한다. 지금 우리가 민주화의 꿈을 달성했다고는 하지만,아직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메커니즘이 제대로 성숙되지 못한 단계에서 무분별한 각계의 이익 요구는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요사이 연쇄적으로 나타나고있는 힘에 의지한 불법적 집단행동도 이 범주 내에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지난 반세기의 역사를 큰 흐름으로 볼 때 우리 민족은 세계에 유례가없을 정도로 놀라운 성과를 이룩했다.6·25전란 후 어려운 역경 속에서도 정치민주화를 달성했으며,세기말에 닥친 IMF사태라는 사상 초유의 경제위기를모범적으로 극복하는 놀라운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더욱이 새천년 초입에들어 그동안 우리의 정치,경제,사회,문화를 짓눌러 왔던 남북관계가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해빙기에 접어들며 민족사적 일대 전기를 맞고있다.따라서우리 민족에겐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기이다.이러한 상승무드를 지속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새천년 우리 민족의 미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새천년에 우리가 꿈꾸는 글로벌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우선 정부와 여당이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흔들리고 있는 정치,경제,사회 전반의 총제적인 중심을 잡아주어야 한다.그리고 국민들도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우를 범하지말고 대승적 견지에서 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하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나만이 잘 살 수 있는 사회는 지구촌 어디에도 없다.주변과 공리공존하는 것이 나도 더불어 잘 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실천할 때 비로소 우리 모두가 원하는 상생발전(相生發展)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吳上鉉 화재보험협
  • [기고] 방송사 신문모니터를 보고

    방송사들은 마감뉴스시간이나 이른 아침 프로그램에서 독자에게 조간신문기사를 소개하는 코너를 두고 있다.별도의 프로그램을 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식의 기사소개는 신문을 읽지 못한 시청자에게 매우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된다.KBS1 라디오,MBC 라디오가 이른 아침시간에 조간신문을 소개하고 있으며,서울방송이 마감 뉴스시간에,MBC는 ‘피자의 아침’에서 각각 조간신문에 무엇이 났는지 소개하는 코너가 있다.CBS도 ‘시사자키’에서 매체비평을 시도한다. 이런 프로그램은 듣다보면 신문을 읽지 않은 사람은 물론 이미 신문을 읽은 사람이라 해도,중요하지만 놓친 기사를 음미할수 있도록 할뿐 아니라 신문기사를 목소리로 듣는 또다른 맛을 느끼게 한다.하지만 방송의 신문기사 소개는 몇 가지 보완할 점도 있다. 먼저 기사를 소개함에 있어 일관된 기준이 없는듯 하다.이른바 유력지 중심으로 기사를 소개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보다는 ‘기사의 가치’를 중심으로 선별하여 소개하는 것이 더 유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신문은 이렇게보도했고,저 신문은 저렇게 보도했다고 함으로써 일원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것이 신문소개 프로그램의 특징이다.그러다보니 프로그램이 단조롭고 지루하다.더구나 신문의 다양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은 이런 식의 평면적 소개는 그다지 좋은 접근방식으로 보이지 않는다. 독재정권에서는 신문이 제목까지 같았고,중요한 사안이나 문제에 대해선 거의 똑같은 논조로 보도했다.동아,조선,중앙,한국이라는 4대 족벌신문이 그리는 세계는 대동소이했다.그같은 상황은 지금까지도 별로 달라지지 않고 있다.그러나 지금은 이와는 대칭점에 서있으며,다른 소리를 내는 신문도 있다.특히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신문은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문제,의료파동,롯데호텔노조파업과 경찰진압등에 대해서는 신문마다 다른 각도를 보도하고 있다.방송에서는 이러한 차별성을 부각시킴으로써 어떤 신문이 어떤 논조로 다루었는지 비교하여 시청자에게 관점의 다양성을 접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방송의 신문소개에서 또 간과할수없는 것은 시대의 지배적인 목소리에 집착하기 보다는 비주류의 시각이나 반대의 시각에도 관심을 기울여 달라는 점이다.그런 의견을 보도한 기사를 소개해줌으로써 시청자들이 다양한 입장을접할수 있게 해야 한다.또 다른 신문에서는 소홀히 했지만 국민생활에 영향을 줄수 있는 정보를 실은 기사는 존중되어야 마땅하다. 방송에서 소개하는 신문기사는 대체로 정치와 사건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물론 시청자의 관심이 있는 것들이어서 중요하게 취급해야 한다.하지만 많은 시청자들은 대중문화,국제관계,국제경제,행정 등에 관한 정보도 듣고자한다.시청자의 세분화가 이뤄지고 있는 긍정적인 신호이다.그러므로 방송에서는 정치나 사건 중심의 기사에 편중하여 소개하지 말고 대중문화 등 다양한 정보를 공급해준다면 기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끝으로 방송은 신문을 대등한 관계에서 이들을 소개하고 또 비평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신문은 방송을 마음대로 비평,비판하는데 비해 방송의 신문비평은 거의 없다.현재 CBS ‘시사자키’ 프로에서 신문비평을 하는 정도이고 나머지는 신문기사 소개에 그친다.이제 방송은 단순히 신문기사를 소개하는 차원을 넘어 신문비평으로 발전하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승수 전북대교수·신문방송학
  • [지방자치5년 현주소와 문제점] 시리즈를 마치며…전문가 대담

    민선자치가 출범한지 5년.지방자치제는 그동안 참여민주주의 실현,행정서비스 개선 등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와 함께 난개발,지역이기주의 심화 등의 폐해를 낳았다는 혹평도 받고 있다.민선자치 5년의 빛과 그림자를평가,분석하고 미래지향적 해결책을 찾아보기 위해 지난 1일부터 10차례에걸쳐 게재한 기획시리즈 ‘지방자치 5년-현주소와 문제점’을 결산하면서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지방자치제의 성과와 문제점,전망 등을 집중 조망하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사회] 먼저 민선자치 5년의 성과를 평가해달라. [김일태 교수] 정치적으로 민주주의 발전을 들 수 있다.주민이 행정의 중심에 서게 됐다.지방행정이 주민의 자율행정,주민에 의한 참여행정,주민을 위한 민본행정으로 바뀐 것이다.행정면에서는 주민에 대한 정치·재정적 책임이 강화됐다.자치단체장들이 주민정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책임의식의 증대를 입증하는 것이다.사회적으로 복지시책의 강화,문화적측면에서는 지역정체성 확립과 독창적인 지역문화 창달을 꼽을 수 있다.[최병대 선임연구원] 두드러진 성과로 민원행정의 변화를 들고 싶다.민원처리 온라인시스템 등 다양한 친절시책이 채택돼 오히려 주민들이 놀랄 정도다.최근 서울의 행정 및 민간기관을 망라한 전화친절도 조사에서 종로구가 민간기관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그러나 이런 변화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아직은 형식적인 친절이 많다. [사회] 지나친 선심성 복지시책은 문제가 된다.너도나도 복지시책만 고집하면 정작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이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 [김 교수] 자치단체장의 재정운용 과실에 대한 책임 추궁방안이 없는게 문제다.실제로 재원확보나 타당성 검토없이 대형사업을 추진해 재정상태를 악화시키는 사례가 적지 않으나 책임을 묻기 어렵다.대책이 필요하다. [최 연구원] 자치행정의 많은 부분이 선심성,낭비성임을 부인할 수 없다.자치단체장들의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경기도 고양시의 경우 대화동 일대의 러브호텔 난립사태 등으로 여론이 악화돼 있다.지자체가 세수증대에만 몰두한결과다.재정확충 못지않게 주민의 삶의 질도 중요하다.이런 측면에서 지방자치 인재를 기르는 일본의 지역활성화센터는 시사하는 바 크다.이곳은 수강생들에게 편협함 대신 균형잡힌 시각을 갖추도록 교육한다.수학요건은 놀랍게도 술과 노래를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관료주의 극복을 위해 주민과 부단히접촉하며 호흡을 같이 해야 한다는 뜻이다.일본인들은 관료주의의 폐쇄적 결정구조가 건전한 지방자치를 가로막는다고 본 것이다. [사회] 주민과 자치단체장의 찰떡 궁합은 자칫 지역이기주의의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 [김 교수] 지역이기주의는 지방자치제 도입단계에서부터 예견된 부작용이다. 지방자치제가 성공하려면 내부적인 자율성 신장과 함께 다른 지역과의 공생의식이 필요하다.중요한 것은 양보와 타협을 전제한 협상메커니즘의 정립이다.‘나는 이것을 주고 이것을 얻겠다’는 식의 협상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있어야 한다. [최 연구원] 이제는 통치적 개념의 ‘거번먼트(Governmant)’ 대신 대화와타협을 중시하는 ‘거번넌스(Governance)’의 개념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미국 유학때 경험한 일이다.특정지역에 양로원을 설치하는 문제가 제기됐다.해당 자치단체는 먼저 양로원 설치에 따른 인센티브를 주민들에게 제시하고 협의,검증 절차를 거친 뒤 모아진 주민의견을 토대로 양로원 건립을 추진했다. 우리는 이와 반대로 일을 추진한다.당연히 충돌과 분란이 따른다.관료적이냐,민주적이냐의 차이다. [김 교수] 최근 지역이기주의 극복을 위한 바람직한 모델이 제시되고 있다. 서울 구로구와 경기도 광명시의 환경빅딜이나 도봉·노원구의 혐오시설 협상등이 그것이다.이런 사례는 앞으로 지역이기주의 극복의 바람직한 모델이 될것이다. [사회] 일부 지방의원들의 저질 행태가 지방자치의 존립 자체를 위협한다는지적이 높다. [김 교수] 선출된 의원이 주민의 뜻을 얼마나 충실히 반영하느냐 하는 문제는 대의민주주의의 과제이기도 하다.앞으로 지방자치를 보는 주민의 의식이바뀌고 또 마을단위 주민자치센터가 활성화되면 자연스럽게 의원들의 자질도보완,향샹될 것이다. [최 연구원] 유능한 사람이 지방의원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되어야한다.기초의원이 광역의원을 겸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 의원을 보는 주민들의 시각도 크게 바뀔 것이다.이 제도를 채택하는 곳이 프랑스다.이 경우시의원은 200∼300명 가량 늘어나지만 전체적으로는 지방의원 수가 크게 줄어 양질의 의원들이 좋은 여건에서 일할 수 있을 것이다.이제는 제도와 처우를 제대로 개선하고 그에 걸맞는 역할을 요구해야 한다. [사회] 최근 지방자치가 심각한 도시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난개발의 주범으로 비난받고 있다. [최 연구원] 정치인인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이 이중신분,즉 기업대표와 공직자 신분을 동시에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지방정치와 연계되는 게 대표적인부패구조다.이들에 의해 정보가 독점되고 폐쇄적으로 정책이 결정돼 나타난현상이 난개발이다.그렇다고 지금까지 분권화를 추진해왔는데 다시 집권화로회귀할 수는 없다. 대신 모든 행정절차와 결과를 주민에게 공개하고 개발과관련해 특정부류나 이해집단이 폐쇄적으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도록 견제,감시해야 한다.특히 경기도의 경우 서울의 과거 개발행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김 교수] 과거 개발연대에는 정부가 개발을 주도해 계획성을 부여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각급 자치단체장들이 경제적·재정적인 이유로 뭐든 개발하려하기때문에 문제다. 개발시대에는 환경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으나 지금은 반대다.자치단체장들은 개발유혹을 떨쳐야 한다. 그것이 미래에 대비하는방법이다. [사회] 지방자치의 바람직한 발전방향을 제시해달라. [김 교수] 서울같은 대도시의 경우 주민의사 결집을 위해 기초의회만 두고기초단체장은 시장이 임명하는게 행정효율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각 마을단위 주민자치센터가 활성화되는 시점이면 기초의회도 그다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최 연구원] 과거 서울시의회 의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분의2 정도가 의원수가 많다고 답했다.그렇다고 표의 등가성 때문에 줄이기도 쉽지 않다.국회의원보다 지방의원의 주민대표성이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이런 점에서 광역·기초의회를 통합해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있다. 의원 정수를 줄여구의원을 뽑은 뒤 이들로 시의회를 구성하는 방법이다.이 경우 생활정치가 가능할 뿐 아니라 시정도 효율적으로 이끌 수 있다. [사회]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제는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지방자치제의 향후 전망과 과제는. [최 연구원] 당초 지방자치제 시행 여부를 둘러싼 소모적 논란 때문에 제도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이 때문에 지금까지 많은 부작용이 노정되고 있는것이다.지방자치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견제와 균형’의 복원이 절실하다.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독단과 오만에 빠지지 않도록 견제할 시민조직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김 교수] 문제는 지방행정의 지나친 정치화다.과거에는 능률에 집착하는 관료들이 모든 결정을 주도했으나 이제는 단체장들이 주도,직업관료제를 위협하는가 하면 정치적 비리를 낳기도 한다.앞으로는 정치색을 배제하는 대신직업관료제도 보호해야 할 것이다.이를 위해 공무원 직장협의회를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노동조합으로 발전시키는 문제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또지방분권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폭증하는 주민욕구에 행정이 능률적으로 통제·대응하기 위해서는 행정수요관리정책이 필요하다.여기에 이른바 지방협치(協治)라 불리는 주민과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체적 조직체계 운용도 지방자치의 발전과 효율성 증대에 도움을 줄 것이다. [기고] 지방의원이 부업인가. 국회의원이 국민의 대표이며 국회의 구성원으로서 행정부와 함께 국정을 수행하듯 시·도의원은 시·도 전체 주민의 대표자이며 시·도의회의 구성원으로서 시 집행부와 함께 지방행정을 수행하는 한 축이다.국회의원과 시·도의원은 지역적 범위와 업무 유형이 다를 수 있지만 기능상 원천적인 차이가 있는 게 아니고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지방의원의 정치자금 등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최근 결정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국회의원이 정치를 전업으로 하는데 비해 시·도의원은 무보수의 명예직으로서 정치는 부업에 지나지 않는다”는 논지의판결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꾸준히 지역발전을 위해 일해온 대다수 지방의원들의 사기를땅에 떨어뜨리는 사건이었다. 지방의원이 부업이라면 지방자치가 부업이란 말인가.물론 일부 지방의원들이 그동안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일을 저지르기도 했지만 지방의원을 바라보는 우리의 정치,사회,언론환경은 너무도 열악하다.지방자치가 부활된지 10년째인 지금까지 격려와 지원,애정보다는 비판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21세기 지식정보화시대,지방화시대를 맞아 진실로 국가발전을 이루려면 지방이 발전되어야 하며,지방발전을 위해서는 지방이 자율성을 확보하고,지방자치의 한축인 지방의회가 이에 상응한 발전을 이뤄야 한다.그럼에도 우리는지방자치라는 제도적 장치만 마련했을 뿐 국가행정의 일률적인 통제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국가가 지방을 일률적으로 동일시하는 사고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특성에 맞는 지방자치가 꽃피지 못하고 있다.지방이라는 똑같은 틀속에 가둬놓고는 서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서울시의회가 추진한 ‘시의원보좌관제 도입 및 후원회제도 헌법소원’이무산된 것은 모든 지방을 똑같이취급하는 법체계 및 여기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 중앙집권적인 사고 때문이다.법원의 심판은 현행 법체계에 따른 형식적인 법령 적용일 뿐 서울시의원의 업무량,서울시의 재정자립도 및 재정규모 등을 폭넓게 고려하고 내린 결정이 아니다. 서울시의회는 서울시와 시교육위원회 예산 13조원을 심의·결산하고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 볼 때 작은 국가 이상의 규모다.서울시는 인구수가 1,000만명이 넘고 직원수가 1만6,000여명인 방대한 조직이다.이러한 방대한 조직을감시하고 지원해 서울시민의 편익과 서울시의 발전을 위한 의정활동을 하려면 전문적인 보좌인력 및 후원회제도,보수제 등이 실현돼야 한다. 서울시는 모든 도시문제가 집적된 복잡도시로서 행정수요는 날로 증가하고있는데 명예직의 신분인 지방의원이 생업에 종사하면서 주어진 업무를 발전적으로 처리하기엔 한계가 있다. 李 容 富 서울시의회 의장
  • 40세오티 올림픽 육상 출전할까

    여자육상 ‘흑진주’ 멀린 오티(40·자메이카)의 올림픽 6회 진출의 꿈이실현될까. 오티는 13일 약물양성 반응으로 국제대회 출전이 금지된 뒤 1년만에 재기전을 가졌다. 오티는 이탈리아 사르디니아에서 열린 지역대회 100m에 출전,우승해 건재함을 과시했다.그러나 기록은 11.42초로 저조했다.지난 96년 애틀랜타올림픽때 세운 자신의 최고기록 10.74에 크게 뒤지는 기록이다. 오티는 경기 뒤 “좋은 느낌이 든다”며 만족감을 표시했지만 걱정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지난해 7월 약물복용 혐의로 2년간 출전금지 처분 위기에 처했던 오티는 훈련보다는 ‘결백’을 증명하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이 때문에 운동도 규칙적으로 하지 못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시드니올림픽 출전 여부를 결정짓는 자메이카 육상대회가 오는 20일로 임박해 있다.오티가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제 컨디션을 회복할지 의문이다.오티는 100·200m에서 출전한다. 올림픽 출전에 오티가 남달리 집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지난 20년간 주요 국제대회에서 34개의 금메달을 획득한오티였지만 5차례나 출전한 올림픽에서는 단 하나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준석기자 pjs@
  • [유형준의 노화학 교실](8)식사량과 수명

    소식(小食)하면 오래 산다? 노화에 관해 정확하게 알려진 것은 거의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단지 여러 이론이 있을 뿐이다. 노화 학설들은 노화가 타고난 유전적 프로그램에 의해 일어난다는 예정설과주위 환경에 따른 손상에 의한다는 오류 누적설로 나눈다.간략하게 설명하면,사람은 각자 태어나기 전에 이미 정해진 프로그램에 의해 늙어간다는 것이예정설이고,누적설은 그런 예정된 프로그램 없이 열심히 살아가다 유전자에서 신체에 이르는 모든 곳에 방사선,식품 섭취,스트레스 등등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노화가 진행된다는 학설이다. 예전에는 이 두 가지 학설은 완전히 구분된다고 생각하였으나 최근에는 예정설과 오류 축적설이 함께 작용해 노화가 일어난다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물론 일부는 실험적으로 증명이 되고 있지만 상당 부분은 이론적 수준이다. 다만 노화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들로서 유전적 요인,생활 양식,환경요인들이 있음은 누구나 다 인정하고 있다.이러한 요인들 중의 하나인 식품,식품섭취와 노화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은 점차커지고 있다. 쥐에서 먹이의 양을 제한한 경우에 쥐의 수명이 연장된다는 1934년 맥케이박사의 연구보고가 있은 이후 소위 ‘소식(小食)이 노화를 방지한다’는 설이 널리 퍼지기 시작하였다.심지어는 동물실험이 과장 증폭되어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처럼 부풀려지면서 ‘소식은 장수의 비결이다’는 식으로 철저한증거도 없이 퍼지게 되었다. 그러나,현재 먹는 양의 30%를 줄여 먹는 제한식사를 사람에게 실시한 결과허기짐,불임,골다공증,근육소실 및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감소 등의 문제가생겼다.즉,동물실험의 결과를 무책임하게 권하는 성급함은 위험천만한 일이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먹는 것이 다소나마 노화 예방 효과를 가져다주는가.정답은 아무도 모른다.단,지금까지 밝혀진 것들을 종합해 보면 열량을 줄여 먹는 것,특정 영양소나 식품에 매달리는 것에 대한 막연한 (어쩌면 무모한) 기대는 연구자들의 몫으로 미루어 놓고 지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적당량의 식사를 하되 섭취 식품의 개선을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보다 정확한,보다 타당한,보다 실용성 있는 연구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특별한 불로초(不老草)를 당장 섭취하려는 조급함보다 훨씬 이롭다는 것을 강조한다.서두름과집착은 노화를 촉진시키는 또 다른 요인인 정신적 스트레스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유형준 한림대의대부속 한강성심병원·내과학
  • [외언내언] 금강산 경제특구

    정주영(鄭周永) 전 현대 명예회장은 지난달 29일 원산에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만나 금강산을 ‘특별경제지구’로 설정해 세계적인 도시로 개발하는 종합개발사업에 합의했다고 밝혔다.북한 금강산 일대를 중국의 선천(深 )경제특구와 유사한 특별경제지구로 지정해 관광단지뿐만 아니라 첨단기술,무역,금융,문화지역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금강산 특별경제지구로종합개발될 곳은 강원도 고성의 해금강 남단에서 통천에 이르는 50㎞의 북한동해안 남쪽지역이다. 나진·선봉 경제특구처럼 법령으로 제정되지는 않았지만 김정일 위원장과 합의된 사업인 만큼 차질없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금강산 종합개발에는 막대한 소요 재원(財源)을 마련하는 문제가 중요한 과제다.더욱이 최근 자금난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가 과연이 큰 사업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도 생긴다.그러나 많은 국내기업들 및 외국투자가들과 컨센서스를 이뤄 협력이 보장되면 개발투자의 어려움을 극복할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금강산을 경제특구로 설정한 것은 6·15 정상회담에따른 남북경제협력의 활성화를 촉진하는 가시적 성과로 평가된다. 8·15 이산가족 상봉에 이은 호혜적인 남북협력관계 증진을 위한 실천조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투자보장 및 이중과세방지 협정 등 남북경협의 활성화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키로 합의한 것도 큰 성과로 볼 수 있다.금강산 경제특구 설치는 북한경제 재건을 위한 대외개방이라는 측면에서주목할 만한 변화로 인식된다.경제적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이해된다.북한경제가 자본주의 시장경제 지원 없이는 도저히 회생할 수없다는 한계적 인식에서 비롯된 생존의 선택으로도 볼 수 있겠다. 북한체제가 손상받지 않는 범위내에서 제한적 개방을 확대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리고 체제유지의 위험부담 때문에 인내해왔던 경제적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식 실용주의적 개방을 시도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가능하다.중국이 78년 정경분리의 실용주의를 채택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도입한 지20여년 만에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이룩한 것은 북한 개방의 소중한 교훈이 되고 있다.현재 중국의 경제특구가 밀집돼 있는 황해연안지역 인구 3억의1인당 국민총생산액(GNP)이 4,000달러를 육박하는 것이 좋은 사례다. 금강산 경제특구 설정은 민족화해와 공동번영의 의미가 큰 만큼 현대는 금강산종합개발사업에서 이윤추구와 독점경영에 집착하지 말고 민족통일사업으로 승화시켜야 할 것이다.금강산의 경제적 개방이 한반도 평화와 민족통일의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張淸洙 논설위원 csj@
  • [대한광장] ‘예금보험한도 축소’재고를

    우리 경제가 IMF관리체제 하에 들어간 이후 정부와 근로자,금융기관,기업모두가 위기극복을 위하여 합심 노력한 결과 우리경제는 적어도 외형상으로는 위기 이전의 모습을 회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64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부문 구조조정으로 많은 부실 금융기관이 퇴출·합병되었고,적기 시정조치와 새로운 자산건전성 분류기준(FLC)이도입되어 금융부실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금융기관의 겸업화·대형화를 위한 제2차 금융구조조정 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기업부문에 있어서도 대기업들의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가 현저히 개선되었고 사업 맞교환 등 업종 전문화가 추진되었으며 회계기준 및 경영의 투명성이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되었다. 이러한 가시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연초 이래 시중 자금사정은 지속적으로불안한 모습을 보여왔다. 최근 기업들의 자금난은 무엇보다도 기업들 스스로가 시장에서 신뢰를 잃은데 근본원인이 있겠으나,금융권의 구조적 자금편재현상에서도 그 요인의일단을 찾을 수 있다.실제로 투신·종금·신탁 등 제2금융권은 신용도 추락으로 수탁고가 크게 감소하였으나 은행권의 실제 총예금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금년 상반기 중 투신과 종금에서는 각각 38조원과 3조원의 수탁고가 감소하였고 은행 신탁계정에서도 21조원의 자금유출이 발생한 반면 은행 고유계정의 예금잔액은 54조원의 증가를 기록한 바 있다.수신규모의 대폭적 위축으로운용여력이 소진된 제 2금융권은 말할 것도 없고 자금이 넘쳐난 은행권마저도 6월말 BIS 중간점검으로 기업자금 대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새한과 현대사태는 기업 자금난을 가속화시켰던 것이다. 다행히도 정부의 적극적 개입으로 자금시장은 다소 안정의 기미를 보이고는 있으나 불안요인이구조적으로 치유되었는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금년 상반기의 자금시장 불안이 금융권간의 자금 편재현상과 이에 따른 금융기관의 지나친 대응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때 금년 하반기 금융권 자금편재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예금보험의 축소 방침이 우리를기다리고 있다.예금보험의 전액보장은 IMF의 위기상황 극복을 위하여 여러가지예상되는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3년간 한시적으로 도입되었으며 그 정도의 기간이면 각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완결되어 모든 은행이 같은 여건하에서 공정한 경쟁을 벌일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3년이 거의 지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과연 그러한 여건이 갖추어져있는지,아니면 현재로서는 다소 부족하지만 금년말 시한까지는 충족될 수 있을는지에 대하여는 크게 의문이 가지 않을수 없다.실제로 금년 상반기중 은행권으로의 대규모 수신 유입과정에서도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의 경우 자금의 순증규모가 거의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 우량은행과 그렇지 못한 은행간의 차별화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이러한 현상은 연말이 가까워올수록 은행간의 신용도 차이에 따른 자금이동 현상이 활발해 질 것이고 자금시장의 불안은 확대될 우려가 있다 하겠다.더욱이 금년 12월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매월 평균의 3배가 넘는 9조원 수준에 이르고 있어 자금시장의 불안을 더욱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볼 때 예금보험한도 축소계획은 여건이 충족될 때까지 그 시행을 당분간 보류하여야 한다.물론 도덕적 해이,소비자의 역선택 등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금융기관의 구조조정노력이 동시에 강구되어야 한다.엄청난혼란이 예상되는 제도변경을 앞두고,새로운 제도가 시행될 수 있는 여건과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는지에 대한 확인과 점검보다는 지나친 이상과 명분에집착하다가 국민 대다수의 엄청난 불편과 희생만을 초래하고도 결국은 시행이 사실상 연기되고 만 의약분업의 전철을 금융당국은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 陳 永 郁 한화증권사장
  • [지방자치5년 현주소와 문제점](1)행정의 개념이 바뀐다

    *'봉사행정 싹 틔우기'일단은 성공. ‘풀뿌리 민주주의’로 일컬어지는 민선 지방자치제도가 본격 도입된 지 1일로 만 5년을 맞았다.발아기를 거쳐 착근기에 접어든 우리의 지방자치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도록 5년동안 자치가 남긴 빛과 그림자를 조명,앞으로 지향해가야 할 길을 시리즈로 모색해본다. 우리의 지방자치는 여야간 정치적 타협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한데다 국민들의 자치에 대한 인식과 경험 부족,법령 등 제도적 기반의 미비,지역간의 극심한 불균형 등 제반 여건이 취약해 출발 당시부터 많은 우려를 낳았다.하지만 실험기에 불과한 짧은 기간동안 자치는 정치지형을 바꾸는 원동력으로 작용했고,관청과 행정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을 탈바꿈시켰으며,실제 일상생활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등 우리 사회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많은 부작용과 문제점을 낳고 있음에도 우리의 지방자치는 일단 성공적으로 싹을 틔웠다는 것이 중평이다. 5년동안 자치가 거둔 가장 큰 성과는 행정의 변화다.주민 위에 군림하고 주민을 통제하던 관치(官治)행정이 서비스 행정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관청의 문턱 낮추기부터 시작해 민원인 불편 없애기,소외계층 보살피기,지역경제 살찌우기,주민 삶의 질 높이기 등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모든 분야에 걸쳐 각 자치단체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앙집중의 폐해인 획일주의 행정을 불식시킨 점도 괄목할 만한 성과다.중앙정부의 일률적 지시·시달을 단순집행하던 행정은 이미 옛날이다.똑같은예산을 쓰더라도 이제는 지역사정,주민들의 경제수준·기호·성향 등에 따라 집행하는 내용이 천차만별이다. 이밖에도 자치가 남긴 공(功)은 다양하다.하지만 부작용과 폐해 또한 적지않아 자치의 뿌리내리기를 가로막고 있다. 단체장을 주민이 직접 뽑다 보니 봉사행정의 다른 한켠에서는 차기 선거를의식한 선심성·전시성 행정이 판을 치고 있고,정작 마땅히 해야 할 각종 단속은 표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기피하는 행정의 이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건주의,업적주의에 집착한 무모한 사업들이 경쟁적으로 펼쳐지는 반면 쓰레기소각장,하수처리장,화장장 등이른바 혐오시설들에 관한한 내 지역만은안된다는 지역이기주의가 날로 심화되고 있다.지역발전과 세수 증대를 빌미로 개발에 열을 올려 오히려 지역을 황폐화시키는 자치지역도 한 둘이 아니다. 이같은 행정의 낭비와 무모한 사업경쟁으로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재정상태를 빈사상태로 몰아가 자치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방분권의 이면에서는 단체장이 대체권력자가 되어 인사·사업에 전횡을 휘두르고 그 주변으로 지역의 이른바 유력자들이 몰려들어 패거리를 형성하는 토호 발호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도입 5년을 맞은 우리의 지방자치는 두 얼굴의 모습을 지닌채 아직은 과도기적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게다가 권한의 중앙집중도가 여전히 높고 교육과 치안분야가 제외돼 온전한 자치기능 발휘에는 미치지 못하고있다. 최병렬기자 choibl@.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 만 5년.그동안 민원인을 대하는 공무원들의 태도는 몰라보게 달라졌다.행정 서비스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전에는 민원인이 무엇을 물어봐도 대꾸도 없이 턱으로 응대하는 일이 많았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 일어나서 인사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일일이 따라다니며 민원을 원스톱으로처리해준다.수동적인 일처리에서 벗어나 주민들을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인다.행정에 대한 애프터 서비스(After Service)는 물론 비포 서비스(Before Service)까지 등장했다.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민간기업의 친절도를 따라잡았다는 평가다. ◆행정서비스,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해외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다 돌아온 A씨는 동사무소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주민등록과 운전면허 처리를 위해 제출해야 할 서류를 구비하는데 며칠 걸릴 것 같다고 하니 담당직원이 “휴가를 떠나는데…”라며 곤란한 표정을 짓더니 조금 있다가 그날 나와서 처리해 주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세상 많이 변했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행정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일선 행정기관의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다. 각 행정기관들은 민원서비스를 향상시키는 기본은 친절행정에 있다고 보고대대적인 친절교육을 실시했다.항공사의 친절아카데미 강사를 초청,친절교육을 받는가 하면 아예 직원을 파견,친절교육을 받게 한 뒤 친절강사로 위촉하기도 했다. 대 시민 서비스 제고를 위한 아이디어 경쟁도 치열하다.타 자치단체의 우수시책은 즉시 벤치마킹한다. 등기소 업무인 등기부등본을 구청에서 발급해주는가 하면 민원인들의 편의를 위해 민원부서의 근무시간을 오전과 오후에 각 30분씩 연장하기도 한다. 직원용 통근버스를 이용,야간자율학습 등으로 밤늦게 귀가하는 여학생들을집에까지 데려다 주기도 한다. 또 민원실을 호텔 로비처럼 꾸며 민원인들이 아늑한 분위기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일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애프터 서비스 행정도 등장했다.민원인에게 전화로 민원처리중 불편사항 등을 물어 불만이 있을 경우 시정을 해주거나 처리해주는 제도다.특히 공무원의 잘못으로 다시 관청을 찾게 될 경우 1만원의 교통비나 전화카드 등을 주는 민원처리보상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비포 서비스도 있다.일부 자치단체는 여권의 만료기일을 미리 알려주는가하면 고교3년생들을 대상으로 학교를 돌며 병무행정에 대한 사전안내를 해준다. 벤처기업 및 중소기업을 위해 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하는 곳도 많다.코스닥시장에서 지명도가 높은 인터넷 포털사이트회사 골드뱅크의 경우 처음 둥지를틀어 창업의 꿈을 이룬 곳은 다름아닌 서울 강동구가 마련한 창업보육센터였다. ◆공짜가 좋아/ 각 자치단체는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공짜서비스를 개발해내고 있다.일부 자치단체는 구청 및 각 동사무소에 인터넷폰 시스템을 설치,시외는 물론 국제전화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최근에는 무료 화상전화까지 등장했다.민원실에 자동안마기도 있다. 호적신고나 출생신고,혼인신고 장면 등을 사진으로 찍어 액자에 넣어 선물하기도 한다.드릴,만능사다리,파이프렌치 등 값비싼 생활공구를 무료로 빌려주는가 하면 장애인 재활용구도 공짜로 나눠준다.컴퓨터,어학 등의 무료강습은 물론 건축물 안전진단도 무료로 해준다. ◆장애인을 위한 편의/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도 몰라보게 달라졌다.장애인이 청사 앞에서 벨을 누르면 도우미가 즉시 뛰어나와 안내한다.점자로 된 청사 안내도를 비치하는가 하면 점자 블록도 설치해 놓았다.아예 장애인 전용창구를 마련,민원을 신속하게 처리해주기도 한다.휠체어에 탄 채 계단 등을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전동 휠체어 리프트까지 등장했다. ◆주민을 위해선가,단체장을 위해선가 / 하지만 이러한 모든 것들이 결국 주민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차기 선거를 의식한 자치단체장의 선심성 행정이라는 비난도 만만찮다.인사고과 적용 등 자치단체장들의 쥐어짜기식 친절강요에마지못해 민원인들에게 기계적으로 친절하게 대하는 공무원도 많다. 주민들을 위한 이벤트를 자주 벌이다 보니 예산낭비도 비일비재하다.전임단체장들이 벌여놓았던 각종 사업들을 무시하고 새롭게 판을 벌이는 바람에중복투자도 많다. 친절의 이면에는 난개발,재정악화,토호와의 유착이 자라나고 있기도 하다. 결국 주민을 주인으로 섬기겠다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친절이 몸에 배지않으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지방자치는 요원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김용수기자 dragon@. *자치단체 행정서비스 국민만족도 조사한다. 지방자치제실시 5년간 행정서비스의 질은 얼마나 좋아졌나. 궁금해할 사람이 많겠지만 정부는 아직 서비스의 개선 여부를 객관적으로설명할 만한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최근 나름대로 준비는 하고 있지만 이제 시작단계일 뿐이다. 행정자치부는 지난해부터 ‘행정헌장 서비스제’에 대한 평가를 시작했다. 자치단체별로 ‘이러이러한 것들을 하겠다’는 헌장을 만들어놓고 그 결과를 평가하는 것이다.올해 처음 그 결과가 나왔지만 비교대상이 없다.또한 행정서비스에 대한 총체적 평가는 측정하기 어렵다. 이와는 별도로 ‘지자체 평가’도 지난해 처음 시범실시했다.그렇지만 평가항목은 공공혁신,지역경제 활성화,주민안전관리부문 등 행정력 측정에만 집중됐다.역시 행정 서비스를 평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행자부는 올해 들어서야 국민만족도 조사를 계획중이다. 제도 도입 5년간 제대로 된 평가가 없었던 것은 정부가 그 필요성을 일찍깨닫지 못한 데도 원인이 있지만 자치단체들이 평가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이기도 하다.“선출직 단체장들이 운영하는 기관을 왜중앙정부가 평가하려 드느냐”는 게 자치단체장들의 기본인식이다.일종의 간섭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나쁜 평가점수나 순위가 공개되면 다음 선거에서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생각도 깔려 있다. 그러나 선출직 단체장은 국가로부터 특정지역의 행정을 위임받았기 때문에평가를 수용해야할 의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지운기자 jj@. *C씨의 바뀐 행정 체험기. 서울 K구에 거주하는 C씨(45·관악구 신림3동)는 며칠전 평소보다 훨씬 이른 아침 6시30분쯤 집을 나섰다.그날은 자신의 사무실 건물 건축허가서를 접수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지하 1층,지상 4층에 연면적 250평 규모의 아담한 건물.부지 구입과 설계를 마치고 드디어 구청에 건축허가를 신청하기로 했다. 오전 9시,설계사무소 직원과 함께 구청으로 향하면서 마음을 다져먹었다.주변에서는 “건물 한번 짓고 나면 관청쪽으로는 오줌도 안 누게 된다”며 지레 겁부터 줘온 터였다.이런 저런 꼬투리를 잡는 것은 예사고 착공,중간검사,준공검사때 관련 공무원들에게 상납을 안 하면 건물을 못짓는다는 얘기도들었다. 각오를 했지만 막상 구청을 들어서려니 오금이 저렸다.뭔지는 몰라도 덜미를 잡힐 것같은 기분이었다. C씨의 생각은 처음부터 빗나갔다.살가운 도우미들의 안내며 꽃화분이 가지런한 민원실 분위기가 생각과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내심 “아니 언제 이렇게…”라는 생각이 들었다.예전처럼 고압적인 지시형 어투나 민원인의 실수를 꼬집는 신경질적인 응대도 없었다. 잔뜩 주눅들어 내민 설계도면과 건축허가서를 살펴본 직원이 웃으며 말했다.“이 건물은 건축과와 청소환경과,교통지도과,교통행정과와 관할 소방서를경유해야 하며 처리기간은 1주일입니다” “그럼 그쪽을 순서대로 거친뒤 와야 된다는 말씀입니까” “아닙니다.건축허가는 복합민원이므로 원스톱으로 처리해 드리겠습니다.1주일 후 건축과에착공신고를 하면 하루,이틀 후에 우편으로 착공계를 받을 수 있습니다.공사는 그 때 할 수 있습니다” 담당자의 말은 명쾌했다. 민원실을 나서는 C씨는 순간 도깨비에 홀린 기분이었다.“내가 일을 제대로 한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주머니에 넣어간 두툼한 돈봉투를 생각하니 부끄러운 마음도 없지 않았다. 기분좋게 회사로 돌아온 C씨는 구청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열어 이런 글을올렸다.‘구청장님,인터넷사업을 한다는 제가 행정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생각에 부끄러웠고,달라진 공직자들의 모습에서 내 건물보다 든든한 우리의 미래를 읽었습니다.친절한 행정서비스,정말 감사합니다’. 심재억기자 jeshim@
  • 보스워스 美대사 일문일답

    스티븐 보스워스 주한 미국대사는 28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한·미 관계’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1시간30분 가량 패널리스트들과 질의,응답을 가졌다. 이날 강연회엔 각계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한반도에서 ‘선도력’을 갖고있는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에 귀를 기울이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다음은 보스워스 대사와의 일문일답. ■남북 정상회담후 주한미군 지위변경이나 철수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한국에 대한 북한의 위협이 존재하는 한 주한미군이 주둔해야 한다는 게 미국의입장이다.주한미군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말처럼 포용정책을 수행하는방패역할을 하고 있다.미국 내 주한미군의 철수 거론은 큰 비중을 차지하고있지 않다.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에 대해 평가는. 김 위원장이 국제무대에 놀랄만한 데뷔를 했지만 중요한 것은 그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이번에 우리가 받은 이미지는 그 일부에 불과할 수 있다. ■한반도 주변 4강들의 외교적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데. 미국은 중국이나 러시아와한반도 영향력 확대를 위해 경쟁하지 않는다.미·중 모두 한반도의평화와 안정에 중요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남북 대화 진전을 위해 양국이긍정적으로 공동 노력하고 있으며 러시아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이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집착할 경우 남북관계 개선이 늦어질 수있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이 자동차 앞좌석에 있지만 운전은 한국이 한다.미국과 한국이 협조해서 모든 문제를 풀어갈 것이다.한·미·일 공조는 어느때보다 굳건하다.남북한의 대화·협력이 가장 중요하다.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경제협력이 어려운가. 모든 문제가 동시에 진척돼야 하고 개별적 해결은 어렵다고 생각한다.미국의 대북경제제재 추가 완화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북한은 잘 알고 있다. 한국에는 구조조정과 투명성,튼튼한 자본시장 형성이 중요하다.한국 혼자자본을 조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국제 자본 시장의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한국의) 경제개혁이 필요하다. ■한·미 관계에 문제는 없는가. 근본적으로 양국 관계는 지금보다 더 좋을수 없을 정도이다.일상적 차원에서 다소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무역,주한미군 지위협정(SOFA),미군 훈련장 문제 등이다.타협과 ‘윈-윈 정신’으로 긴밀히 협력,해결할 것이다.미국측 의견이 담긴 SOFA개정 협상안을 한국측에전달했다. 오일만기자 oilman@
  • [대한시론] 상생과 상보의 정치

    전 국민을 불안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의료계의 폐업이 여야 영수의약사법 개정합의로 철회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이다.이회창한나라당 총재는 참으로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한국에서 가장 강력한 이익집단을 구성하고 있는 의사와 약사들 간의 첨예한 이익분쟁에 개입한다는 것자체가 차기대권을 노리는 정치인 이회창 총재에게는 위험부담이 컸을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총재는 국민적 이익의 입장에서 영수회담을 제의하였고 김대중 대통령과 마주앉아 해결책을 찾아 김대통령의 의약분업정책에보증을 서줌으로써 의약분쟁의 해결에 돌파구를 열어주었다.연초부터 이총재가 얘기했던 ‘상생의 정치’가 이제야 진면목을 나타냈다는 것은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으나,앞으로 여야 정치의 기본틀로 정착되기를 국민 모두가바라고 있다. ‘상생의 정치’는 서로 도와 공동의 새 것을 만드는 순리의 정치이고,‘상극의 정치’는 서로 억제하여 결국은 모두가 공멸하는 역리의 정치이다.상생의 정치는 권력의 흑자를 내는 정합(正合·positive-sum)의 정치를 낳는 반면,상극의 정치는 권력의 적자를 초래하는 영합(零合·zero-sum) 또는 더 나아가 부(負·negative)의 정치를 낳는다. 지금은 남북문제에 있어서도 여야 상생의 정치를 펼쳐나가야 할 때이다.역사적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으로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냉전의 섬인 한반도에마침내 평화가 도래하기 시작하였고,이를 바탕으로 한국이 21세기 동아시아의 번영·평화·민주주의의 중추(hub)로 우뚝 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나 21세기 한민족의 프로젝트는 이제 막 시작한데 불과하다.한반도 평화체제가 김대통령의 임기 내에 정착될 가능성은 없다.김대통령은 평화의 초석을 놓는 것으로 역사적 임무를 다하게 될 것이고,한반도 평화체제의 정착과 남북통일은 차기 대통령의 과제로 남을 것이다.이총재는 그 차기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유력한 후보이다. 이총재가 김대통령과 상보하여 남북평화를 만드는데 협조한다면,차기 대통령이 되었을 때 한반도 통일의 대업을 이룩한 민족의 지도자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나,당파적 이익계산에 집착하여 상쟁과 상극의 정치를 편다면 김대통령의 평화정책은 실패하고,한반도는 다시 20세기적인 불화와 반목의 시간으로 되돌아가고,이회창 총재는 민족 분단과 분열에 기대어 권력을추구하고 유지하려는 냉전적 정치인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 6·15 남북공동선언은 기본적으로 북한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경제협력과 지원을 약속한 대가로김대통령이 당사자주의의 원칙에 의해 자주적으로 남북평화체제를 구축하자는데 합의를 얻어낸 문서이다.그런데 ‘민족경제의 균형발전’은 김대통령의임기가 만료되는 2002년까지 도저히 달성될 수 없는 프로젝트이다. 따라서 이러한 장기적 시간을 요하는 합의 프로젝트에 야당이 당파적 입장에서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지 않고 차기에 정권을 다시 잡았을 때 재검토 또는 폐기하겠다고 딴죽을 걸 경우,김정일 위원장은 장래가 불확실한 합의사항을 충실히 그리고 일관성있게 추진해야 할 유인을 가질 수 없게 될 것이고,남북합의는 말의 잔치로 끝나버릴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초당파적인 지지가없으면 남북대화와 협상이 성공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민주주의 국가인 한국 내에서 여야 화해와 화합의 정치가 자리잡지 않고서는 북한과의 화해와 화합도 이루어질 수 없다. 이총재가 의약분쟁 해결을 위한 영수회담때 한 것처럼,김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지지할 뿐 아니라 차기에 정권을 잡았을 때에도 김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과 합의한 약속을 100% 이행하겠다는 보증을 서줄 때 6·15 남북합의는 순조롭게 이행될 것이고,김대통령의 한반도 평화구축과 민족 화해정책은 성공할 것이며,이총재도 민족지도자로 부상하여 모두가 승자가 되는 상생과 상보의 정치가 실현될 것이다. 任 爀 伯 고려대교수 ·정치외교학
  • [사설] 맥빠진 첫 인사청문회

    26일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서리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예상과는 달리 느슨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여야 의원들의 질문은 본질을 파고들지 못한 채 의혹제기 수준에 머물렀고,이총리서리는 특유의 논리와 소신 답변으로 어려운상황을 넘어갔다.정곡을 찌르는 촌철살인(寸鐵殺人)식 질문은 찾아보기 어려웠다.민주당과 자민련 의원들은 이총리서리를 감싸려는 듯한 자세가 두드러졌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준비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주었다.의정사상 첫 인사청문회에 대한 기대에는 못미쳤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다. 청문회가 반드시 피청문자를 곤궁에 빠뜨리는 것은 아니다.고위 공직자로서의 자질과 경륜을 돋보이게도 하는 것이다.따라서 긴장의 정도가 기대 이하였다는 것만을 탓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그러나 못마땅하거나 의심스러운 대목은 철저히 짚어야 한다.이런 과정이 생략되면 청문회 자체가 요식행위로끝나고,오히려 ‘사면’의 자리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청문회의 쟁점은 국정 수행능력과 더불어 도덕성,말바꾸기,재산형성과정,무리한 공직 수행 의혹 등으로 압축된다.이 중에서도 이총리서리의 가장 큰 취약점으로는 ‘말바꾸기’가 꼽힌다.이총리서리는 4·13 총선 과정에서 “현정부 3대총리가 자민련에서 나오는 일은 절대 없다” 등 현재 상황과는 어긋나는 발언을 잇따라 했다.“정치를 하다보면 말바꾸기가 불가피하다”고 했지만 상당수 국민들은 쉽게 납득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그러나청문회에서는 이에 대한 논리적 추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이총리서리는 청문회 서두에서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고 본다. 이총리서리가 시대정신에 맞는 총리냐는 의문에 대한 검증작업도 미흡했다. 5공정권 출범 무렵 정치에 입문한 그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권력지향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야당의원들은 이총리서리의 재산형성 과정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별다른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바로 전 총리가 부동산 명의신탁 문제로 물러났기 때문이긴 하겠지만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에만 집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날 청문회는 기대이하라는 평가 속에서도 가능성을 보였다.당초 우려와는 달리 근거 없는 폭로성 발언이나 인신공격성 발언은 자제하려는 노력이돋보였다.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총리후보가 곤혹스런 표정으로 답변하는모습은 공직기강을 다잡는 효과도 거두었으리라고 본다.이제부터 시작이다. 보다 내실 있는 인사청문회가 이뤄지도록 각별한 정성과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 IMT-2000 정치권으로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사업이 26일 정치무대에 올려졌다.이달말 사업자 선정원칙 발표를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관문’에 들어섰다.그러나 예정보다 사흘 늦었다.발표도 다음달 초로 순연될 가능성이 높다. ◆당정 조율은 가닥=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민주당과 정보통신부간 당정회의에서 대체적인 윤곽을 잡았다.당측에서 민주당 정세균(丁世均) 제2정조위원장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 소속 의원들이,정통부측에서 김동선(金東善) 차관 등이 참석했다. 당정은 사업계획서 심사방식을 원칙으로 하되 주파수경매제를 가미하기로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출연금 상한제를 폐지하고 ‘준주파수 경매제’로 정리되는 분위기다.김영환(金榮煥)의원은 “출연금을 받는 방식 등 보완방법을 논의했다”고 이를 뒷받침했다. 사업자 수와 관련,정통부는 3∼4개안을 안건으로 올렸다.주로 4개 사업자의문제점에 초점이 맞춰졌다.3개안이 유력함을 시사한다.기술표준 방식은 결론이 유보됐다. ◆멀고먼 국회 관문=이어 열린 국회 과기정위에서는 여야 의원들의충고와우려가 쏟아졌다.사업자 선정원칙 발표는 물론,연말의 최종 사업자 선정까지 험로를 예고했다. 민주당 김희선(金希宣) 의원은 “모든 사업자들이 비동기식(유럽식) 기술방식을 주장하는데 정통부만 동기식(미국식)에 집착하는 것은 퀄컴과 미국의압력때문이 아닌가”라고 따졌다. 한나라당 김형오(金炯旿) 의원은 “IMT-2000사업을 둘러싼 과열경쟁이 96년 PCS(개인휴대통신) 사업자 선정 때와 비슷해 당시의 실패가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지적했다. ◆야당 눈치도 봐야=한나라당도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이통업계 관계자들을불러 정책간담회를 가졌다.특히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직접 독려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정통부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생각하는 등 관심이 각별하다는 후문이다.정통부로서는 ‘시누이’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박대출기자 dcpark@
  • OPEC 합의 이후 전망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각료회의를 갖고 하루 산유량을 70만8,000배럴 증산키로 합의함에 따라 앞으로 국제유가가 안정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석유전문가들은 이번 증산규모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수준이어서 배럴당 30달러를 훌쩍 넘어선 국제유가를 당장 진정시키기는 어렵다고분석하고 있다. OPEC가 현 생산량의 3%가량인 70만배럴을 증산하기로 합의했더라도 그동안OPEC는 비공식적으로 50만배럴을 증산해왔기 때문에 실제로 늘어난 양은 20만배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전세계적으로 자동차 등에 대한 석유 소비량이 늘어 이번 증산량으로는 추가 수요에 못 미쳐 고유가 행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증산 합의 소식이 전해진 이날 뉴욕시장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는 배럴당 72센트 오른 31.37달러로 마감됐다.런던시장에서도 8월 인도분 북해산브렌트유가 38센트 오른 29.40달러에 마감됐다.시장관계자들이 이번 증산규모가 세계 석유수요량에 미달한다는 판단을 하면서 석유매수에 나섰던 것이다. 석유전문가들은 이번 고유가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OPEC가 최소 100만배럴이상의 증산 합의를 이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9월 이후부터는 유가가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이번에 증산된 물량이 다음달부터 시장에 나오는데다 멕시코 등 OPEC 비회원산유국들도 조만간 하루 20만∼30만배럴 규모를 추가로 증산할 계획이기 때문이다.따라서 전문가들은 여름 휴가철이 끝나 석유수요가 줄어드는 오는 9월에는 유가가 배럴당 25∼30달러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릴와누 루크만 OPEC 사무총장은 유가를 25달러 수준으로 유지시킨다는 데는 회원국 모두 찬성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 지난 3월에 설정한 유가밴드제에 집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OPEC 회원국들은 지난 3월 유가를 25∼28달러 수준으로 안정시키기 위해 일정기간 이 수준을 벗어나면 자동적으로 50만배럴을 증산 또는 감축하는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대한광장] 서커스와 남북 문화교류

    남북 정상회담이 있기 전 평양교예단이 서울에서 공연을 가졌다.연일 입장권이 매진될 정도로 시민들 사이에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화해 무드를조성하고 남북 정상회담 분위기를 잡는 데 일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TV 뉴스에서 본 교예단의 공연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서커스라는 평가가 결코 빈말은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듯했다.북에서 일군 것이기는 하지만 한민족의 서커스단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지에 이른 데 대해 민족의 자부심을 느끼는 듯한남의 언론 보도들은 정상회담을 며칠 앞두고 남북간의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적지않은 역할을 했다.체육관을 꽉 메운 서울 시민들의 따듯한 성원과북한 서커스의 묘기에 대한 뜨거운 박수 갈채도 흐뭇한 정경을 연출했다. 모스크바에서 본 적이 있는 잘 지어진 서커스 전용극장,서커스 공연을 알리는 예쁘고 현란한 색채의 동유럽 포스터들,폴란드의 시골에서 본 동독 루마니아 폴란드 합동서커스단의 천막극장 등의 기억이 되살아났다.그러나 서커스라는 이미지가 주는 아슴프레한 어린 시절의 즐거운 추억에도 불구하고 내내 흐뭇하거나 따듯하지만은 않았다는 것이 내 솔직한 심정이다. 그것은 왜 구 소련을 비롯한 현실사회주의 국가들에서 서커스가 특히 발전했는가라는 의심 때문이다.서커스도 예술 장르의 하나로 친다면 그것은 아마도 현실사회주의 블록에서 가장 잘 발달한 예술 장르일 것이다.북한의 경우도 예외는 아닌가 한다.특히 동유럽의 현실사회주의가 붕괴하면서 서커스의전성기도 지난 오늘날의 상황에서 평양교예단은 세계 서커스계의 거의 독보적인 존재가 아닌가 한다.세계 최고 수준의 서커스단을 가진 데 대해 나는민족적 자부심을 느끼기보다는 일종의 비애를 느꼈다.문학이나 연극·영화가아니라 서커스가 발전했다는 사실이 함축하는 역사적 의미가 읽혀졌기 때문이다.다른 예술 장르와 비교할 때 서커스가 갖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정치풍자 등을 비롯한 사회적 메시지를 거의 전달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공중 그네 타기나 재주 부리는 곰과 동물들,고난도의 솜씨로 관객의 눈을속이는 마술 등 서커스의 주요 종목들은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지만 사람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예술은 아니다.서커스 특성상 예술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예술적으로 승화된 정치적 풍자나 사회적 함의가 자리할수 있는 여지는 없는 것이다.권력의 입장에서 볼 때 서커스는 참으로 안전한예술인 것이다. 노멘클라투라의 과두정이 지배한 현실사회주의 국가들에서고난도의 서커스가 발전한 것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된다.현실사회주의의 서커스는 그러므로 자본주의 대중예술의 3S(스피드,스포츠,섹스)와 같은 기능을 담당한 것이 아닌가 한다.전용극장을 세우는 등 국가적 차원에서서커스에 대한 파격적 지원은 사실상 대중들을 우민화하려는 권력의 의지가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드러내줄 뿐이다.대중들이 삶과 사회에 대해 고민하고판단하고 사고하도록 자극하는 예술은 권력이 골치 아파하는 예술이다. 공화정이 무너진 후 건강한 시민정신이 타락한 제국 로마의 문화정책이 ‘빵과 서커스’정책으로 요약되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평양교예단의 아찔하고도 현란한 묘기에 마냥 박수 갈채를 보낼 수 없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이다.그것은 판단과 결정은 당과 지도부가 할 터이니 인민은 제시된 길을 따라오기만 하면 된다는 북한식 ‘군중노선’의 예술적 표현일 뿐이다.인민은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즐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정상회담이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평화체제를 향한 소중한 첫 걸음이라는것은 결코 부인할 수 없다.문화 부문을 비롯한 다양한 수준에서 남북간 교류도 활발해질 전망이다.그러나 나는 아무리 세계 최고 수준이라도 서커스와같은 문화 교류는 별로 마땅치 않다.비록 소박하고 초라한 것일지라도 남한의 독립영화와 같은 삶의 냄새가 묻어 있고 세상과 사람 사는 것의 의미를생각하게 해주는 북한의 예술을 보고 싶은 것이다.예술에 대한 민족적 자부심은 세계 최고 수준이어야만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소박하고 초라한 것일지라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예술적 성취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남과 북의 문화 교류가 기교와 스케일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사람의 체온을 느낄수 있는 예술적 성취도를 중요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것이 앞으로의 문화 교류에 거는 내 작은 바람이다. ◆ 林 志 鉉 한양대 교수·사학
  • “北 무력통일 기도 않을것”金대통령 LA타임스 기고

    [로스앤젤레스 연합]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8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남북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성과는 더이상 한반도에 전쟁이 없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밝혔다.김대통령은 ‘통일된 한반도만이 정보화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제하의 기고문에서 “북한은 더이상 무력통일을 기도하지 않을 것이며 남한도 북한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남한 입장에서 국가안보와 통치권을 유지하는 결의에는 추호의 흔들림도 없다”며 “그러나 남북이 서로 협력하며 가장 쉬운 것부터 한가지씩 해결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통일의 길로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는 남한을 공산화하거나 북한을 흡수하겠다는 생각에 집착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 ‘스매싱 펌킨스’ 처음이자 마지막 내한공연

    처음이 곧 마지막이 돼버렸다. 국내 얼터너티브록 팬들이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던 90년대 최고의 록그룹 ‘스매싱 펌킨스’의 내한공연이 확정됐다.다음달 4일 오후8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예매를 시작한 지 나흘만인 지난 15일 플로어에 서서 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F석(6만5,000원)이 이미 매진될 정도로 이들의 내한공연은 화제를 낳고 있다. 어쩌면 생애 단한번 스매싱 펌킨스를 만나는 기회일 지도 모르기 때문.스매싱 펌킨스가 지난달 23일 해체를 공식화했고 서울공연 이후 일본과 하와이를거쳐 가을쯤 미국에서 조촐한 은퇴공연을 가질 예정이다.팬들은 기획사에 전화를 걸어 “스매싱 펌킨스를 만날 수 있게 해주어 너무 고맙다”고 격려하기도 한다. 선배그룹 ‘너바나’의 리더이자 얼터너티브 록의 원조격인 커트 코베인이“더이상 록의 저항은 없다”며 자살한 이후 코베인의 유지를 받들어 록음악계를 버티어온 스매싱 펌킨스의 해체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빌리 코건은은퇴를 선언하며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백스트리트 보이즈, 스파이스 걸스가지배하는 음악세계에서 더이상 록이 걸어야 할 길은 없다”고 단언했다고외신들은 전한다. 이들의 해체소식은 지난 2월 앨범 ‘머시나,더 머신즈 오브 가드’를 발표한지 석달이 채 안돼 이루어진 일이어서 더욱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 앨범 녹음중 은퇴한 다시 레츠키 대신 서울공연에는 그룹 ‘홀’ 출신의멜리사 아우프 더 마이어가 참가한다. 그러나 국내팬들은 코건이 “끝이 아닌 더 매력적인 음악을 선보이기 위한시작일 수 있다”고 말한 데 집착할 지도 모르겠다.그리고 그들에게 물어볼지도 모를 일이다.“록의 저항정신을 계속 지필 수는 없느냐”고. 임병선기자
  • 訪韓 초청 대표단 맞은 달라이 라마

    인도 다람살라에서 망명정부를 이끌며 티베트인들의 정치·정신적 지도자로추앙받고 있는 제14대 달라이 라마가 오는 11월 중순쯤 한국땅을 밟는다.달라이 라마가 14일 한국방문 초청 대표단을 맞은 곳은 멀리 동북쪽 히말라야의 만년설이 어렴풋이 올려다 보이는 고지 다람살라에서도 맨 꼭대기에 초라하게 앉은 그의 거처.접견실에서 초청장을 전달받은 뒤 한국기자들과 만나처음 꺼낸 말은 “지난 41년간의 망명생활은 세상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세계시민의 한 사람으로 열심히 살아낸 것뿐”이라는 것이었다.이례적으로 오랜시간 동안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한국의 종교와 사회에 깊은 관심을 보이면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양쪽 정상과 국민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않았다. ◆한국을 방문할 때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특별히 만나고 싶은 사람과 가고 싶은 곳은. 외국을 방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간의 가치를 증진시키는 데 도움이 되려는 것이고 두번째는 종교적 화합을 이루는 것이다.지금까지 주로 비정치적이고 정신적인 이유로 외국을 다녀왔다.이번 한국 방문에서는 한국의 불교를 이해하면서 티베트 불교도 전해주고 싶은 생각이 앞선다.한국인 친구들이 김치를 가져와 맛을 본 적이 있다.김치의 본토에서 맛을느껴보고 싶다.불교 관련 학자들과 일반학자들,그리고 대중들을 만날 것이다.정치지도자들도 그들이 원한다면 만날 것이다. ◆한국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은. 60년대 중반쯤 관리 한 사람을 보내 동국대에 경전을 기증한 적이 있다.그 이후 몇차례 초청받았고 관심도 많았다.한국은 전통성이 매우 강한 나라로 알고 있다.많은 불자와 종교인들이 활동하고 있어 세계종교 화합에 중요한 역할을 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어디를가든 그 나라의 정부와 국민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싶지 않다.이번 한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나로 인해 한국정부와 국민들이 부담을 갖게 되지 않기를바라며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진행됐으면 한다. ◆한국불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한국불교의 장점은 무엇이며 미래는 어떠한가. 한국불교는 대승불교의 전통을 갖고 있고 대승불경을 중시한다고 들었다.이 점은 티베트불교와 유사한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한국불교에 친근감이 있다.가장 중요하고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인간이 어떤 종교나 신념을 받아들인다면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그래서 어떤 이들은 불교를종교가 아닌 ‘마음의 과학’이라고도 한다.장차 한국불교가 인류애와 환경측면에서 큰 공헌을 할 것이다.한국불교와 티베트불교 모두 석가모니 부처를스승으로 모신다.같은 불자로 만날 수 있게 돼 기쁘다. ◆티베트불교의 특징은 무엇이며 인류의 당면문제 해결에 어떤 도움을 줄수있는가. 티베트불교는 대승·소승불교의 가르침과 탄트라의 가르침을 모두수행하는 것이라고 할수 있다.한가지 분명한 것은 티베트불교는 사람의 심성은 물론 동물에까지 미치는 ‘자비’로 표현할 수 있다고 본다.이런 것들이서방의 자비심을 키우고 자비를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게 한다면 훌륭한 일일 것이다.티베트불교는 바로 이 자비심을 돋우는 수행종교랄수 있다. ◆불교에서 모든 고통은 무지와 집착에서 비롯된다고 한다.일상생활에서 무지와 집착을 없앨 수 있는방법은 무엇인가. 삶속에서 무지를 없애는 가장좋은 방법은 ‘지혜의 수행’이다.세상은 모든 것이 인연에 따라 움직이고발전하기 때문에 개개의 사물이나 생명체가 갖고 있는 가치를 찾으며 노력해야 한다.평소 겉모습을 넘어 궁극적인 본질을 보려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큰도움이 될 것이다.그리고 집착을 없애기 위해서는 만족하는 마음이 필요하다.이를 위해서는 수행이 반드시 요구된다. ◆한국에선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온 국민의 첨예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있다, 정상회담에 대해 느낀 점과 두 정상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나의 근본적인 믿음은 이 세상 모든 분쟁의 소멸이다.무력을 써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면안된다. 무력은 반드시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따라서 대화가 필요하다.사람들은 대화 없이 자신만의 고집을 주장하려는 경향이 많지만 한발짝만 다가서 대화한다면 문제 해결이 쉬워진다.남북회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남북정상들은 모두 경험이 많은 유능한 지도자들이다.양쪽 모두 인내와 결단력,그리고 전체를 내다볼 수 있는 자세를 지킨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티베트는 독립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고 한국은 분단상태에서 통일의 꿈을 실현하려 노력중이다.티베트와 한국이 접목되는 부분이 있는데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양국이 특수상황인 점을 인정한다.그러나 티베트는 자주독립을 원하는 게 아니라 티베트 고유의 종교·문화를 유지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티베트나 한국 모두중요한 것은 앞서 말했듯이 인내와 결단력,그리고 전체를 넓게 볼 수 있는안목이라고 본다.그런 점에서 한국인들에게 지난 분단 50여년은 인내를 기를수 있는 충분한 기간이었다고 생각한다.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특별한 것은 없다.충분히 잠을 자고 잘 먹으며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곁이야기지만 한국의 인삼이 좋다고 들었는데 아직 맛보지 못했다. ◆하루 일정은 어떻게 짜여지나. 오전 3시30분에 일어나 5시30분에 아침식사를 한다.8시30분 명상을 한 뒤 그 이후부터는 방문객들을 만나거나 책을 본다.낮12시 점심식사후엔 아무 것도 먹지 않는다.오후 6시 예불을 올린 뒤엔찾아오는 사람을 만나거나 공부를 하며 8시30분 잠자리에 든다. ◆평소 어떤 책을 주로 읽나. 대부분 불교서적이다.특히 마음의 평화를 얻기위해 ‘불교인식론’을 매일 읽는다. 다람살라(인도) 김성호기자 kimus@. *달라이 라마 누구인가. 10만여 티베트인들과 함께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서 망명정부를 이끌고 있는티베트의 정치적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그는 ‘비폭력 인권운동’으로일관, 중국의 탄압과 티베트 인권문제를 국제적으로 부각시키며 티베트인들로부터 생불(生佛)로 추앙받는 존재다.원래 ‘달라이 라마’란 ‘큰 바다와같이 넓고 큰 덕을 지닌 고승’이란 뜻.그러나 티베트인들은 달라이 라마대신 ‘걀와린포체’(보석과 같은 승자)나 ‘아발로키테시바라’(자비의 부처님)로 받아들인다. 1935년 티베트 북동부 지역 가난한 농부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달라이 라마의 본명은 텐첸 카초.티베트 불교의 전통에 따라 두살때 13대 달라이 라마의후신으로 추앙받아 네살때인 1940년 14대 달라이 라마에 즉위, 티베트의 수도 라사의 포탈라 궁전에 모셔졌다. 15세 때인 1950년 티베트 최고수반에 올랐으나 그해 10월 중국군 8만명의 침공을 받아 험한 여정을 시작한다.59년 중국의 식민지 수탈과 정치적 탄압에맞서 전국적인 봉기가 일어났지만 3,000여개의 불교사원이 파괴되고 수많은티베트인들이 학살되는 참사를 맞게된다.마침내 그해 달라이 라마는 수백명의 추종자들과 함께 히말라야를 넘어 인도에 망명정부를 세웠다. 73년부터는 직접 각국을 돌며 박해받는 티베트의 현실을 알리고 지원을 호소했다.협상대표들을 베이징에 보내고 88년 중국정부의 동의하에 자치정부수립을 요구하는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모두 성과를 보지 못했다. 이후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의 방문지와 언행에 끊임없이 촉각을 곤두세웠고 달라이 라마의 뜻과 행동을 따르는 세계의 많은 지식인들과 할리우드 스타,음악인들이 그의 활동을 지원해오고 있다. 89년 노벨 평화상을 받을때 “전세계 억압받는 민중들을 대표한다”는 소감을 밝힌 달라이 라마.세계를 돌며 평화주의에 입각한 독립운동과 종교·문화간 상호존중을 이해시키고 있는 그는 포탈라궁으로 귀환해 티베트의 자치를회복한 뒤 평범한 승려로 돌아가는 게 꿈이다. 김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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