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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랑·심윤경 장편 나란히 출간

    문단의 촉망받는 젊은 여성작가 이명랑(31)과 심윤경(32)이 나란히 장편 소설 ‘나의 이복형제들’(실천문학사)과 ‘달의 제단’(문이당)을 냈다.소재와 작품 속 시공간은 다르지만 성숙한 시선으로 삶의 본질을 캐려는 눈길은 닮았다.둘다 자기만의 독특한 문체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을 보여준다. ●‘나의 이복형제들’ 2년 전 ‘삼오식당’에서 영등포시장 상인들의 일상생활을 능청스러운 해학과 기지로 그리면서 삶의 난장을 빼어나게 묘사했던 이명랑.그의 시선이 이번에는 시장 안에서 더 밑으로 내려갔다.시장 상인들은 배경음악 정도로 뒷전에 처리하고 떠돌이 일용직 등 더 버림받고 주변부에 놓인 인물들의 삶을 돋을새김한다. 소설은 따로 읽어도 자연스러운 여섯편의 에피소드로 이뤄졌다.신내림의 운명을 포기하고 집을 나와 떠도는 열일곱살 소녀 영원을 화자이자 주인공으로 내세워 소녀의 눈에 비친 신산한 삶을 정밀묘사한다. 서울상회 ‘협동합시다’ 아저씨의 배려로 과일가게에서 일하는 영원에게 ‘깜뎅이’ 인도인 노동자,근육수축병에 걸린 불구의 춘미 언니,조선족 다방 여종업원,난쟁이 왕눈이 등은 모두 애증이 교차하는 ‘이복 동생’이다. 영원은 그들 모두가 징그럽고 눈에 거슬리는 존재라 처음에는 뜨악하게 반응하지만 갈수록 그들의 상처에 공감한다.나아가 그들의 손과 발이 되어 친구·동생·누이처럼 상처를 달래주고 생의 의지를 불어넣으려고 노력한다.겉으로 보기엔 비루한 삶 속에서 생의 열정과 의지를 발견하는 작가의 노력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달의 제단’ 2002년 성장 소설 ‘나의 아름다운 정원’으로 제7회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심윤경의 상상력이 이번엔 고색창연한 세계로 뻗었다.종손으로 문중의 전통을 이어가려는 할아버지와 서자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손자의 갈등을 축으로 상식을 넘어서서 명분에 집착하는 빗나간 열정의 허망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설은 현재와 과거의 두 이야기를 넘나들며 진행된다.바람둥이 생모,자살한 아버지 등의 태생적 상처를 지닌 종손 상룡과 문중의 전통에 대한 맹목적 애정을 지닌 할아버지의 갈등이 한 축이고 다른 하나는 상룡의 10대 조모인 안동김씨가 친정 할머니와 주고받은 언찰(諺札)이다. 상룡이 해독한 편지는 가문의 계통이 의심스러운데 이를 인정하지 않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시공을 초월해 존재하는 맹목적 열정과 그것이 부른 희생을 증언한다.문중의 명예를 목숨보다 귀하게 여기는 할아버지의 강요로 사랑하는 사람과 이혼하고 재혼한 뒤에 자살한 상룡의 아버지와 편지 속 안동김씨 할머니가 아들과 서방을 건사하지 못한 이유로 시아버지에게 자진하라는 명을 받는 것은 맥이 통한다. 언문 형식의 편지를 끈질기게 해석한 작가의 노력에 힘입어 세대를 달리한 신구 가치의 대립이라는 본질은 현재형으로 다가온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공무원시험 거주지제한 ‘폐지·강화’ 팽팽

    공무원 임용시험에서 연고지에 따라 응시자격을 제한하는 거주지제한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거주지제한 요건의 한계를 지적하는 주장과 유지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 특히,기초자치단체들은 거주지제한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국가직 공무원 시험에서도 지역별 모집이 확대되는 등 해당지역 출신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에서는 거주지제한 요건 폐지를 시도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경쟁력을 갖춘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데 거주지제한이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전국모집이 인재충원에 효과적” 이번 논란은 충남 금산군이 기초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전국단위의 공채를 실시한 데서 시발됐다.금산군에 따르면 최근 올해 지방공무원 9급 공채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20명 모집에 3612명이 몰려 18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통상 지자체에서 지역 공무원을 모집할 때 경쟁률이 50대 1을 넘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기록적인 수치다. 금산군측은 “2006년 금산인삼엑스포를 대비해 우수인력 확보 차원에서 행정직 공채로는 처음으로 거주지제한을 없앴다.”면서 “그 결과 석·박사 출신과 해외 유학파들도 지원하는 등 고급인력이 대거 몰렸다.”고 밝혔다.지역 연고자만을 선발할 경우 우수 인력 모집이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금산군 인사관계자는 “지역 인재만을 고집하는 것은 지역이기주의를 부추길 수 있고 결과적으로는 자치단체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면서 “외부와의 활발한 교류를 위해서라도 지역공무원의 자격요건을 연고지로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매년 높은 출원율을 자랑하는 서울시도 지난 1999년부터 거주지제한을 완전 폐지했다.다른 지자체와 달리 지역적 특성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서울시 인사기획팀 관계자는 “지역적 업무 특성이 두드러지는 시·군단위의 기초단체가 아니라면 지역제한을 폐지하는 것이 장기적 안목에서 바람직하다.”면서 “외국인들도 공무원으로 임용되는 요즘,거주지로 지원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점수보다 애향심이 중요” 거주지제한을 실시하고 있는 지자체들도 이같은 문제점에 공감하지만 폐지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오히려 확대하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경기도 고시담당 윤병집 계장은 “현재 경기도 내 31개 기초단체 가운데 16개 시·군에서 도 단위가 아닌 시·군으로 거주지를 제한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시·군 단위로 거주지를 제한하는 곳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남도 인사담당자 역시 “거주지제한을 폐지하라는 여론이 제기돼 지난해 하반기에 경남 내 시·군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는데 20개 시·군 가운데 19개 시·군에서 거주지제한 고수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같이 지자체들이 거주지제한에 강한 집착을 보이는 주된 이유는 타 지역 출신들의 이탈률이 높다는 데 있다.강원도 인사 담당자는 “솔직히 점수 몇 점 차이보다는 지역에 대한 애착이 얼마나 높은지가 더 중요하다.”면서 “타 지역 출신들은 주민들과 유화도 잘 안되고 기회만 되면 옮기려고들 한다.”고 말했다.부산시 고시계 도영주 계장은 “사실 자질 차원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도 아니고 지역 내에서도 얼마든지 우수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지역 실업해소 차원에서도 거주지제한제는 지역에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직도 지역구분모집 확대 검토 거주지제한제와 더불어 지역구분모집도 확대되는 분위기다.행정자치부 고시과 관계자는 “정부의 지역인재 육성 정책에 발맞춰 국가직 공무원 임용시험에서도 지역구분 모집을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주무부처인 중앙인사위원회 인사정책과 시험계 윤병일 계장도 “올해부터 9급 일반 행정직 공채에 지역구분모집을 도입했다.”면서 “이같은 지역구분모집을 7급과 5급까지 확대운영하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고 확인했다.이 관계자는 “전국직의 경우 지역단위 모집을 확대한다 하더라도 전국단위모집과 병행해서 실시하기 때문에 응시기회 박탈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열린세상] 부시와 케네디/임춘웅 언론인

    요즘 미국에서 ‘모든 적들에 맞서’라는 책이 화제가 되고 있다.한국에도 이미 번역돼 나온 이 책은 현 부시 미국대통령 정부에서 지난 3년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위원을 지냈고 2002년 9·11테러 당시 백악관에서 테러문제를 담당했던 미정부내 최고위직 인사가 쓴 책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필자 리처드 클라크는 9·11테러와 이후 미국의 대응조치들을 비교적 소상히 밝히고 있는 이 책에서 테러 바로 다음날인 12일 아침 백악관에서 열린 대책회의에서 벌써 이라크가 9·11테러의 배후로 논의됐음을 상기시켜주고 있다.미국의 정보기관들은 9·11테러가 아랍의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가 저지른 것임을 확신하고 있었으나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울포위츠 국방부장관 등 정부내 이른바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은 테러의 배후에 이라크가 있다고 처음부터 밀어붙였다. 부시 정부가 들어선 이래 석유확보를 위해 이라크를 장악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주장해왔던 이들은 테러가 나자 이를 즉시 이라크 침공의 구실로 삼은 것이다.백악관의 테러담당 참모진은 9·11테러로 이라크를 침공하는 것은 진주만 공격을 받고 멕시코를 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으나 네오콘들의 주장은 완강했다. 같은날 저녁 백악관 상황실에 들른 부시 대통령은 테러가 사담 후세인과 연관돼 있다는 점을 밝혀달라고 주문한다.사담이 연관됐다는 사소한 단서라도 찾아보라는 명령이었다.대통령의 이 한마디로 결론은 난 셈이었다.그러니까 이라크와의 전쟁은 테러의 진실과 관계없이 바로 다음날 이미 예정돼 있었던 것이다. 1961년 4월4일 백악관에서는 존 F 케네디 당시 대통령 주재로 국가안보회의가 열리고 있었다.회의는 쿠바를 침공하기로 최종 결정한다.3년전 피델 카스트로가 쿠바혁명에 성공,쿠바에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선 이래 미국에 눈엣가시였던 카스트로 정권을 전복시키려는 세칭 ‘피그만 침공’이 결정된 것이다.쿠바혁명 당시 미국으로 피란을 와있는 쿠바인들을 훈련시킨 후 피그만에 침투시켜 카스트로 정권을 무너뜨리려는 계획이었다. 이작전은 쿠바인 1400명으로 구성된 민병대가 피그만에 상륙하면 쿠바민중이 봉기해 카스트로 정권은 순식간에 붕괴될 것이란 전제에서 시작됐다.그러나 결과는 미국 역사상 가장 참혹한 군사적 패배로 끝나고 말았다.상륙군중 1179명이 포로로 잡히고 나머지는 죽었으며 극소수만이 플로리다로 돌아왔다. 케네디 정부의 내각은 미국 역사상 가장 지적이고 합리적인 인물들로 구성된 세칭 ‘드림 팀’이었다.그런데 그런 드림팀이 터무니없는 정책결정을 내린 것이다.피그만 침공은 민중봉기라는 정보에 근거를 두고 시행됐으나 아무도 봉기하지 않았다.당시에도 침공작전에 부정적인 많은 정보가 있었으나 카스트로 정권 전복에 집착해 있던 케네디 정부는 그런 정보들은 아예 무시해 버렸던 것이다. 우리는 이런 미국의 사례에서 국가정보와 안보회의의 효용성에 대해 의문을 갖게된다.이라크 사태는 이라크 침공 빌미를 찾고있던 부시 정부의 네오콘들이 의도적으로 정보를 조작하고 일을 그런 방향으로 꿰맞춰 나간 경우다.쿠바사태는 쿠바를 용납할 수 없었던 케네디 정부에 ‘나쁜 정보’는 눈에 들어오지 않은 착시현상이 빚은 결과였다. 사람은 많은 현실과 정보중 자기 마음에 드는 것만을 선택적으로 보려는 경향이 있다.한수 더 떠 같은 정보라도 자기 논리에 맞춰 해석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문제는 초강대국 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정보기관을 보유하고 있다.미국은 또한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이며 민주적인 정부를 갖고 있다.그런 미국에서조차 정보와 정책결정이 지도부 몇사람의 성향에 따라 이토록 농단된다면 정보와 회의는 과연 필요한 것일까. 지구의 종말을 초래할지도 모를 더 중대한 결정도 이런 식으로 재단될 개연성은 없는가. 임춘웅 언론인˝
  • [사설] 양심적 병역거부 정책대안 시급하다

    대법원이 일관되게 부인해온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하급심이 인정함으로써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건강한 남성이면 누구나 군복무를 하는 국민개병제의 현실에서 병역거부에 대한 반감이 강한 것은 당연하다.병역의 의무는 국민의 신성한 의무이다.그렇기 때문에 양심적 병역거부를 병역기피로 몰아세우는 사회분위기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이젠 이 문제를 공론화해 정책대안을 함께 찾아볼 시기가 됐다.어떤 소수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만큼 한국 사회는 성숙해졌기 때문이다.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양심이 진실하다면 다수의 위세로 덮어누를 시기는 지난 것이다.각국의 입법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유엔인권위원회 결의안도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있고 유럽의회가 각국에 이를 인정하도록 권고한 것은 오래 전이다.한 보고서에 따르면 114개국은 인정,48개국은 불인정 쪽이라고 한다.인정하지 않는 국가는 대체로 인권후진국이거나 전란을 겪고 있는 나라들이다. 남북이 갈라져 있는 우리 실정이 외국과 같을 수는 없다.선열들은 전장에서 피를 흘렸고 병사들은 불철주야 전선을 지키고 있다.그러나 안보논리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정부가 나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마냥 뒷짐만 지고 ‘안된다.’는 말만 반복해서 될 일인가.먼저 여론을 수렴하고 대체복무제 등 정책적 대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때다.다만 누구나 걱정하는 것은 양심적 병역거부가 병역기피의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다.군복무만큼 국가에 보탬이 되는 일은 많다.치안·소방 등 군복무에 상응하거나 더 어려운 분야에서 군복무기간 이상 복무토록 한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엄정한 판정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 韓·美 ‘북핵 CVID’ 용어 폐기 합의

    한·미 양국은 북한 핵폐기 원칙과 관련,6자회담에서 제시한 ‘완전하고(Complete),검증가능하며(Verifiable),돌이킬 수 없는(Irreversible) 방법으로의 폐기(Dismantlement)’,즉 ‘CVID’란 용어를 쓰지 말자는 데 원칙적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3일 “CVID 단어 자체에 더 이상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면서 “지난 12∼14일 베이징에서 열린 1차 북핵 실무회담 때 이같은 입장을 미국측에 제안했다.”고 밝혔다.이에 미국측 실무회담 수석대표인 조지프 디트라니 한반도문제담당 대사는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원칙적인 동의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국의 이같은 입장은 6자회담 핵심 쟁점사항인 ‘북한의 평화적 핵활동 허용’ 문제에 대한 태도 변화의 단초로 해석돼 주목된다.그러나 미 행정부 인사의 상당수가 CVID 용어 관철을 고수하고 있어 향후 2차 실무회담과 3차 6자회담에서 한·미간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당국자는 “북핵 폐기라는 본질적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미국측과 협의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지만 북한이 CVID 용어를 놓고 압살정책이라며 불만을 제기하고 이를 정치선전 도구로 쓰는 등 역작용이 많다는 판단에는 양측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우리 정부로서는 미국측이 요구하는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 ▲국제원자력기구(IAEA) 협약 및 추가의정서 준수 ▲IAEA 사찰관의 복귀 및 수시사찰 허용 등을 북측이 받아들일 경우 경수로 건설 문제 등 조정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정부의 다른 관계자도 “경수로 건설 허용에 대해선 미국측이 여전히 완강하지만 추상적인 용어가 회담의 걸림돌이 되게 할 수는 없다.”면서 ‘한반도 비핵화의 완전하고 포괄적인 실현’과 같은 대체용어를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길섶에서] 物慾/손성진 논설위원

    아들 녀석들이 하찮은 물건을 더 많이 차지하겠다고 다투기에 혼을 내주었다.물욕이란 태어나면서부터 생기는 것인가.부자지간에 재산을 놓고 소송을 벌였다는 보도는 우리를 너무 슬프게 한다.재물 앞에서는 혈육도 소용없는 모양이다.한푼이라도 더 가지려고 아귀다툼을 하는 인간들의 모습이란 비참하기조차 하다.세상사의 모든 갈등과 번뇌는 돈에 얽혀있다.카드빚을 견디지 못해 목숨을 끊고 수억,수십억원을 받아챙겨서 철창 신세를 지고. ‘有求皆苦(유구개고)요 無求乃樂(무구내락)이니라.’선종(禪宗)의 창시자 달마스님은 이렇게 가르쳤다.온갖 고통은 재물에 대한 집착에서 오고 그 집착에서 벗어날 때 기쁨이 찾아온다는 것이다.그렇게 해서 진정 도(道)에 들어선다고 했다.얼마 전에 어떤 사업가가 평생 모은 수백억 재산을 쾌척한 일이 있다.재물 욕심을 다 버리고 다른 사람에게 베풂으로써 즐거움과 기쁨이 충만한 인생의 황혼을 누리지 않겠나 싶다. 돈이란 그저 사는데 큰 불편만 없으면 충분한 것을.저 중생들의 탐욕을 어찌할꼬.달마스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손성진 논설위원˝
  • 안병영 교육부총리“고교평준화 폐지 어렵다”

    안병영 교육부총리는 19일 ‘고교 평준화를 고수해야 한다.’는 평준화고수 입장을 재확인했다. 안 부총리는 이날 정부 과천청사 대강당에서 재경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인적자원 정책의 비전과 전략’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안 부총리는 “재경부 등 경제부처와 재계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교육도 경쟁이 필요하다며 고교평준화를 당장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평준화 정책은 하루 아침에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교육 정책은 ‘평준화 집착’이나 ‘평준화 해체’ 등 양쪽 이데올로기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 하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안 부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재경부 등 경제부처 일각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이 제기한 평준화 폐지론을 두고 찬반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쐐기를 박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 부총리는 이어 “사회공동체속 모든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평등한 학습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모든 국민의 교육을 받아 부가가치를 높여야지 2∼3%의 최상급 엘리트만 키우는 것이 교육의 목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안부총리는 또 “고등학교 입시를 없앤 뒤 중등과정이 정상화됐듯이 평준화를 통해 좋아진 점도 많다.”면서 “평준화 정책을 폐지하면 지금보다 더 지나친 입시경쟁에 따른 사교육비 증가 등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인적자원 정책의 접근법으로 안 부총리는 “평준화 폐지와 개방 등을 주장하는 ‘경제주의’와 대중교육을 강조하는 ‘평등주의’,교육의 본질을 강조하는 ‘근본주의’ 등 3가지 접근방법이 있다.”면서 “어느 한쪽에 치우칠 것이 아니라 3가지를 잘 배합한 교육 정책이 필요하며,이를 위해 대화와 타협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안 부총리는 “평준화를 유지하되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학생 수준에 맞는 과목별 이동수업을 도입하고 특목고가 제구실을 할 수 있도록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자립형 사립고 설립도 긍적적으로 검토 중이며,영재교육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는 이어 “고교 졸업생 79.6%와 실업 학생의 50%가 일반대학에 진학하는 ‘과(過)교육’상태에서 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술·지식교육으로 전환시키는 정책이 부재했음을 인정한다.”면서 “창의력을 키우는 직업교육과 평생교육을 재정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부총리는 교육부에 우호적이지 못한 외부 환경에 대한 고충도 토로했다.그는 “전교조·교총·학부모 단체에다가 교육을 ‘사건성’으로만 다루는 언론 등 전국민으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면서 “교육 정책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재경부가 교육부의 우군이 돼 도와줘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한편 재경부 한 직원은 안 부총리의 강연에 대해 “다른 부처의 입장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면서도 “학자 출신인 장관과 교육부 공무원들의 생각이 꼭 같다고 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김영희 이혼클리닉] 11년째 의처증에 시달리는데…

    [김영희 이혼클리닉] 11년째 의처증에 시달리는데…

    아들,딸을 두고 있는 38세 가정주부입니다.11년 동안 남편의 의처증에 시달리고 있는데 더 이상 못참겠어요.문 밖 출입도 못하고 집에만 갇혀 있는데도 남편은 제가 바람을 피웠다며 때립니다.경제력이 없어서 애들과 살아갈 자신이 없는데 어쩌면 좋을까요? -성혜경- 의처·의부증은 ‘배우자가 다른 이성과 불륜관계를 갖고 있지 않나.’하는 의심을 극도로 심하게 하는 경우를 말합니다.정신의학적으로는 의처·의부증을 ‘망상장애’로 분류한다는데,의처증의 경우 의사가 잘못된 생각이라며 증거를 제시해 주어도 아내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자신만의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있어 설득하는 사람에게 화를 내고 폭언을 한답니다.35∼55살 연령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다고 합니다.스스로 감정을 통제하기 힘든 탓에 배우자를 살해하거나 자살을 하기도 한답니다. 의처·의부증의 심리적 원인으로는 자라온 성장 과정에서 부모가 적대적이고 지배적이어서 두려움이나 불안을 느끼게 했거나 ‘알코올 중독’이나 ‘편집증’이 있었을 경우에 그 자식들에게서 심리적 작용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대부분 성취욕이 강해 능력 이상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집착으로 사회생활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하는데,남의 비평을 듣지 않으려 하고 고집이 센 편으로 배우자에 대한 열등의식이 있거나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의 소유자들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성혜경씨.얼마 전 부부싸움을 하다 아파트에서 투신자살을 한 주부 이모씨의 남편은 의처증이 심해서 결혼 직후부터 큰 딸을 자신의 딸이 아니라고 유전자 감식까지 의뢰해가며 아내를 폭행하고 괴롭혔다고 합니다.남편으로부터 온갖 시달림을 받아온 아내는 결국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나본데 의처증이 빚은 가슴 아픈 사건이었습니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가운데 하나인 ‘오셀로의 비극’은 사랑과 질투에 눈이 먼 오셀로가 열등감으로 인한 의처증 때문에 사랑하는 아내 데스데모나를 목졸라 죽인 후 뒤늦게 오해였다는 것을 알고선 자신도 자살을 하고 마는 비극을 그린 작품입니다.‘오셀로 증후군’이라는 말은 여기서 유래된 것 같습니다. 의처증 남편의 경우,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를 걸어 아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꼬치꼬치 캐묻고,소지품을 뒤지고,집에 잘못 걸려온 전화에도 신경을 곤두세우며 아내를 의심하고,음악을 듣고 있으면 ‘어느 놈 생각나서 듣느냐.’고 다그치고,도청을 하거나 미행을 하기도 하며,아파트 경비원과 인사만 나눠도 ‘어떤 관계냐.’고 추궁하고,심지어는 병을 치료해주는 의사까지도 의심을 해서 병원 침대 밑까지 뒤진다고 합니다. 정신과에서도 가장 고치기 힘든 병이 의부·의처증이라고 하는데 의처증으로 시달리고 있는 여성들의 경우 가족이나 친척,가까운 주변 사람들마저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의심받을 짓을 했으니 그렇지.”하고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변명할 길이 없어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는다고 합니다. 혜경씨의 경우 남편이 외출도 못하게 하고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선 밖에서 부정한 행위를 했을 거라며 자백을 강요하고 폭행을 하고 있다니 상당히 중증인 것 같습니다.또한 10여년을 그런 환경 속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 무엇보다 염려가 됩니다.가족 중 알코올 중독자나 의처·의부증 환자가 있는 가정은 그 한 사람으로 인하여 가족 모두가 황폐한 삶을 살 수밖에 없어서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의처증은 하루아침에 고칠 수 없는 병이라고 합니다만 남편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겠습니다.하지만 남편이 치료 받기를 거부한다면 헤어질 수밖에 없지요.당신 앞으로 아무런 재산이 없어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고 했는데 법률지식이 있는 주변사람들과 의논해보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혜경씨.어둠 속에 갇혀 떨고 있지만 말고,빛을 찾아 나오십시오.하루를 살아도 마음 편히 살아야지요.‘희생’은 희생할 만한 가치가 있을 때 필요한 것입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김영희 이혼클리닉] 11년째 의처증에 시달리는데…

    아들,딸을 두고 있는 38세 가정주부입니다.11년 동안 남편의 의처증에 시달리고 있는데 더 이상 못참겠어요.문 밖 출입도 못하고 집에만 갇혀 있는데도 남편은 제가 바람을 피웠다며 때립니다.경제력이 없어서 애들과 살아갈 자신이 없는데 어쩌면 좋을까요? -성혜경- 의처·의부증은 ‘배우자가 다른 이성과 불륜관계를 갖고 있지 않나.’하는 의심을 극도로 심하게 하는 경우를 말합니다.정신의학적으로는 의처·의부증을 ‘망상장애’로 분류한다는데,의처증의 경우 의사가 잘못된 생각이라며 증거를 제시해 주어도 아내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자신만의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있어 설득하는 사람에게 화를 내고 폭언을 한답니다.35∼55살 연령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다고 합니다.스스로 감정을 통제하기 힘든 탓에 배우자를 살해하거나 자살을 하기도 한답니다. 의처·의부증의 심리적 원인으로는 자라온 성장 과정에서 부모가 적대적이고 지배적이어서 두려움이나 불안을 느끼게 했거나 ‘알코올 중독’이나 ‘편집증’이 있었을 경우에 그 자식들에게서 심리적 작용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대부분 성취욕이 강해 능력 이상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집착으로 사회생활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하는데,남의 비평을 듣지 않으려 하고 고집이 센 편으로 배우자에 대한 열등의식이 있거나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의 소유자들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성혜경씨.얼마 전 부부싸움을 하다 아파트에서 투신자살을 한 주부 이모씨의 남편은 의처증이 심해서 결혼 직후부터 큰 딸을 자신의 딸이 아니라고 유전자 감식까지 의뢰해가며 아내를 폭행하고 괴롭혔다고 합니다.남편으로부터 온갖 시달림을 받아온 아내는 결국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나본데 의처증이 빚은 가슴 아픈 사건이었습니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가운데 하나인 ‘오셀로의 비극’은 사랑과 질투에 눈이 먼 오셀로가 열등감으로 인한 의처증 때문에 사랑하는 아내 데스데모나를 목졸라 죽인 후 뒤늦게 오해였다는 것을 알고선 자신도 자살을 하고 마는 비극을 그린 작품입니다.‘오셀로 증후군’이라는 말은 여기서 유래된 것 같습니다. 의처증 남편의 경우,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를 걸어 아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꼬치꼬치 캐묻고,소지품을 뒤지고,집에 잘못 걸려온 전화에도 신경을 곤두세우며 아내를 의심하고,음악을 듣고 있으면 ‘어느 놈 생각나서 듣느냐.’고 다그치고,도청을 하거나 미행을 하기도 하며,아파트 경비원과 인사만 나눠도 ‘어떤 관계냐.’고 추궁하고,심지어는 병을 치료해주는 의사까지도 의심을 해서 병원 침대 밑까지 뒤진다고 합니다. 정신과에서도 가장 고치기 힘든 병이 의부·의처증이라고 하는데 의처증으로 시달리고 있는 여성들의 경우 가족이나 친척,가까운 주변 사람들마저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의심받을 짓을 했으니 그렇지.”하고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변명할 길이 없어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는다고 합니다. 혜경씨의 경우 남편이 외출도 못하게 하고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선 밖에서 부정한 행위를 했을 거라며 자백을 강요하고 폭행을 하고 있다니 상당히 중증인 것 같습니다.또한 10여년을 그런 환경 속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 무엇보다 염려가 됩니다.가족 중 알코올 중독자나 의처·의부증 환자가 있는 가정은 그 한 사람으로 인하여 가족 모두가 황폐한 삶을 살 수밖에 없어서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의처증은 하루아침에 고칠 수 없는 병이라고 합니다만 남편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겠습니다.하지만 남편이 치료 받기를 거부한다면 헤어질 수밖에 없지요.당신 앞으로 아무런 재산이 없어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고 했는데 법률지식이 있는 주변사람들과 의논해보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혜경씨.어둠 속에 갇혀 떨고 있지만 말고,빛을 찾아 나오십시오.하루를 살아도 마음 편히 살아야지요.‘희생’은 희생할 만한 가치가 있을 때 필요한 것입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앤티크 가구’ 웰빙바람 타고 유행

    ‘앤티크(Antique)’하면 왠지 무겁고,어둡다.따뜻한 느낌이랄까,중년의 느낌이랄까.그래서 가을인테리어나 나이 지긋한 사람들의 공간을 꾸밀때 앤티크 스타일이 어울린다고 생각하게 마련이었다. 그러나 최근 섬세한 무늬와 우아한 곡선,사랑스러운 느낌으로 계절에 관계없이 앤티크 스타일이 사랑받는다.주로 가구에 많이 쓰이던 체리색(붉은 갈색),오크색(갈색) 등 어두운 색뿐만 아니라 화이트,화이트 오크 등 밝은 색의 앤티크풍 소품이 많아진 것이 이유.또 목재로 만들어진 것이 많아 자연주의적 경향의 ‘웰빙 인테리어’에 적합하고,인테리어 전반에 퍼진 ‘로맨틱 스타일’에도 맞는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지나간 중고가 아니라,옛스러운 새것 외국 가족영화에서 보이는 집안의 풍경을 떠올려보자.폭신한 의자,부드러운 곡선의 테이블과 콘솔,콘솔 위에 놓인 사진과 그 옆에 화려한 촛대,그리고 은은한 조명….한없이 포근한 분위기다. ‘마네 컬렉션’의 마승희 사장이 앤티크를 사랑하게 된 계기도 바로 이것.정확히 22년전 미국 친구의 집을 방문할 때마다 느낀 그 포근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에는 앤티크 스타일의 소품이 있었던 것이다. “앤티크를 흘러간 옛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하지만 앤티크를 경험하면 그저 중고가 아니라,밋밋한 공간을 훈훈하고 고풍적인 분위기로 만들어주는 것임을 발견하게 되죠.요즘 점점 그 멋에 반한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앤티크는 시간을 초월한 멋 ‘제뉴인앤틱’의 최지혜 사장은 “앤티크는 사람의 손때가 묻어 있고 오랜 세월을 거친 것이기 때문에 따스하면서도 정겹다.”며 “소모품이 아니라 소장가치가 있는 생활 속 예술품으로,똑같은 것이 없는 특별함이 있다는 게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인위적인 기준으로 두자면 앤티크는 100년 이상된,순수예술품을 제외한 장식미술품이다.하지만 이런 시간적 기준은 물건의 가치에 앞서지 못한다.앤티크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삶의 때가 묻어 있는 멋으로 인정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 앤티크가 유행처럼 번지는 것은 이런 ‘희소성의 가치’ 뿐만 아니라 현대적인 가구나 소품에 비해 수공 의존도가 높아 자연주의적 경향이 높기 때문이라고 최 사장은 덧붙였다. ●앤티크 스타일에 도전해볼까 서울 한남동에 있는 마네 컬렉션 쇼룸은 100년 전 촛대,200년 된 의자,300년 묵은 책상 등 세월의 향기를 품은 가구로 꾸며져 있다.하얀 페인트칠된 한쪽 벽에는 대리석을 얹은 커다란 적갈색 벽난로가 놓여 있다.이렇게 ‘진짜 앤티크’로 꾸미는 것도 부럽다. 하지만 고가의 앤티크에 무리하게 도전할 필요는 없다.앤티크 스타일의 멋진 테이블보,아름다운 생활용품,진귀한 음반 한 장으로도 집안은 충분히 앤티크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앤티크는 놓는 위치에 따라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내기도 하고,집안을 골동품 가게처럼 만들 수도 있다.엔티크 소품의 가격보다는 얼마나 적재적소에 조화시키느냐가 중요하다. 복도끝이나 거실 한 켠에 앤티크 콘솔이나 의자만 두어도 감각적으로 보인다.샹들리에나 벽등과 같이 조명을 바꾸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목재를 통일하거나 컬러를 한가지 톤에 집착하면 지루하다.다양한 목재와 색상을 자연스럽게 배치하는 것이 좋다. 최 사장은 “진짜 앤티크는 ‘골동품’이므로 흠집이나 닳은 흔적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너무 새것같다면 오히려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서랍을 열어 옆면과 내부를 살피고 손잡이,다리 등이 교체되었지도 살펴보아야 한다.조각이나 장식은 섬세한 것이 분위기를 더한다. 앤티크가 여전히 어렵게 느껴진다면 오는 21∼22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리는 ‘마네 컬렉션 앤티크쇼’를 찾아보자.생활 속에 살아숨쉬는 앤티크를 체험할 수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儒林(95)-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儒林(95)-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차에서 내리자 오월의 햇살이 한꺼번에 플래시를 터뜨리듯 작열하고 있어 눈이 부실 정도였다.낮은 울타리를 따라 피처럼 붉은 영산홍의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고,서원 뒤편의 숲 속에 아카시아 꽃들이라도 만발한 듯 달콤한 냄새가 풍겨오고 있었다. 그러나 서원 주위는 문자 그대로 천지개벽이었다.마음 같아서는 그대로 까뭉개고 그곳에 새 아파트를 짓고 싶지만 명색이 유형문화재 제7호로 지정돼 있는 유적지라 어쩔 수 없이 보존하고 있는 듯 서원의 건물들은 흥부네 집 아이들의 헤진 옷을 기운 누더기처럼 간신히 그곳에 남아 있었다.원래는 야산을 등 뒤로 하고 양지바른 명당자리에 세워진 서원이었지만 이제는 볼썽사나운 고층아파트들로 둘러싸여 서원은 데리고 온 의붓자식처럼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었다. 서원의 입구는 세 칸의 솟을대문으로 이루어진 외삼문(外三門)으로 돌계단 위에 우뚝 서 있었다.홍살문처럼 역시 붉은 칠을 한 대문에는 각각 태극문양이 그려져 있었고,검은 바탕에 흰 글씨로 쓰여진 ‘심곡서원’이란 현판이 내걸려 있었다.그러나 그것보다 강렬하게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서원 바깥에 있는 작은 못이었다. 기록에 의하면 조광조는 이곳에 스스로 못을 파고 그곳에 연꽃을 심었다고 하는데,그렇다면 이 못자리가 조광조가 만들었다는 그 연지(淵池)가 아닐까.그러나 철책으로 둘러싸인 못자리는 물조차 없는 메마른 구덩이에 지나지 않았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 개발,개발에만 온 정신을 팔고 있는 사람들.그러나 그들은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데는 이와 같이 무신경하다.아파트 한 채에 들어가는 주방기구의 값만으로도 조광조가 만들었던 연못은 복원될 수 있을 것이다.아파트 거실에 매달린 고급 샹들리에의 조명 값만으로도 그 못에 연꽃을 심을 수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 미친 것은 우리들이다.기록에 의하면 사람들은 ‘선생이 하는 것을 보며 어떤 사람은 미치광이라 칭하였다.’고 하지 않았던가.그러나 미치광이는 조광조가 아니라 후세를 사는 우리들인 것이다.무엇이 소중한지 무엇이 귀한지 모르고 오로지 경제적 논리에 의해서 이익을 좇고 프리미엄에 미쳐 있는 미치광이들. 그 메마른 구덩이가 조광조가 직접 만든 연못임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바로 못자리 위쪽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기록에 의하면 조광조는 ‘이곳에 연못을 만들고 잣나무 두 종류를 심어놓고 쉬는 것을 위탁하였다.’고 전하고 있다.조광조가 심었던 잣나무는 은행나무와 느티나무.그 나무들이 연못 위쪽에 아직도 남아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남아 있는 나무들은 은행나무와 느티나무가 세 그루. 나는 연못가에 있는 느티나무로 올라가 보았다.나무 밑둥 옆에는 이 느티나무가 경기도에 의해서 보호수로 지정되었음을 알리는 안내판이 서 있었고,수령 5백년이 되었음을 알리고 있었다.5백년이 된 느티나무임에도 불구하고 나무의 높이는 17m,밑 둘레가 4m에 이를 만큼 거목으로 자라 있었다.조광조가 죽고 왕이 바뀌고 왕조가 멸망하고 전쟁이 일어나는 5백년 동안 그가 심은 나무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 움직이지 않고 역사의 진리를 말하여 주고 있는 것이다. 헤르만 헤세가 노래하였던가. “나무는 신성한 것이다.나무와 이야기하듯 나무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아는 사람은 진리를 안다.나무는 교의(敎義)도 처방도 듣지 않는다.나무는 개개의 일에 집착하지 않고 삶의 근본법칙을 말해준다.” 조광조가 심은 느티나무.조광조가 죽은 이래 5백 년 동안이나 삶의 근본법칙을 말해주는 느티나무.조광조의 혼백은 저 느티나무처럼 아직도 살아남아 역사의 진리를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삶의 교의를 가르쳐주고 있지 아니한가.
  • 儒林(95)-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차에서 내리자 오월의 햇살이 한꺼번에 플래시를 터뜨리듯 작열하고 있어 눈이 부실 정도였다.낮은 울타리를 따라 피처럼 붉은 영산홍의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고,서원 뒤편의 숲 속에 아카시아 꽃들이라도 만발한 듯 달콤한 냄새가 풍겨오고 있었다. 그러나 서원 주위는 문자 그대로 천지개벽이었다.마음 같아서는 그대로 까뭉개고 그곳에 새 아파트를 짓고 싶지만 명색이 유형문화재 제7호로 지정돼 있는 유적지라 어쩔 수 없이 보존하고 있는 듯 서원의 건물들은 흥부네 집 아이들의 헤진 옷을 기운 누더기처럼 간신히 그곳에 남아 있었다.원래는 야산을 등 뒤로 하고 양지바른 명당자리에 세워진 서원이었지만 이제는 볼썽사나운 고층아파트들로 둘러싸여 서원은 데리고 온 의붓자식처럼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었다. 서원의 입구는 세 칸의 솟을대문으로 이루어진 외삼문(外三門)으로 돌계단 위에 우뚝 서 있었다.홍살문처럼 역시 붉은 칠을 한 대문에는 각각 태극문양이 그려져 있었고,검은 바탕에 흰 글씨로 쓰여진 ‘심곡서원’이란 현판이 내걸려 있었다.그러나 그것보다 강렬하게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서원 바깥에 있는 작은 못이었다. 기록에 의하면 조광조는 이곳에 스스로 못을 파고 그곳에 연꽃을 심었다고 하는데,그렇다면 이 못자리가 조광조가 만들었다는 그 연지(淵池)가 아닐까.그러나 철책으로 둘러싸인 못자리는 물조차 없는 메마른 구덩이에 지나지 않았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 개발,개발에만 온 정신을 팔고 있는 사람들.그러나 그들은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데는 이와 같이 무신경하다.아파트 한 채에 들어가는 주방기구의 값만으로도 조광조가 만들었던 연못은 복원될 수 있을 것이다.아파트 거실에 매달린 고급 샹들리에의 조명 값만으로도 그 못에 연꽃을 심을 수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 미친 것은 우리들이다.기록에 의하면 사람들은 ‘선생이 하는 것을 보며 어떤 사람은 미치광이라 칭하였다.’고 하지 않았던가.그러나 미치광이는 조광조가 아니라 후세를 사는 우리들인 것이다.무엇이 소중한지 무엇이 귀한지 모르고 오로지 경제적 논리에 의해서 이익을 좇고 프리미엄에 미쳐 있는 미치광이들. 그 메마른 구덩이가 조광조가 직접 만든 연못임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바로 못자리 위쪽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기록에 의하면 조광조는 ‘이곳에 연못을 만들고 잣나무 두 종류를 심어놓고 쉬는 것을 위탁하였다.’고 전하고 있다.조광조가 심었던 잣나무는 은행나무와 느티나무.그 나무들이 연못 위쪽에 아직도 남아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남아 있는 나무들은 은행나무와 느티나무가 세 그루. 나는 연못가에 있는 느티나무로 올라가 보았다.나무 밑둥 옆에는 이 느티나무가 경기도에 의해서 보호수로 지정되었음을 알리는 안내판이 서 있었고,수령 5백년이 되었음을 알리고 있었다.5백년이 된 느티나무임에도 불구하고 나무의 높이는 17m,밑 둘레가 4m에 이를 만큼 거목으로 자라 있었다.조광조가 죽고 왕이 바뀌고 왕조가 멸망하고 전쟁이 일어나는 5백년 동안 그가 심은 나무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 움직이지 않고 역사의 진리를 말하여 주고 있는 것이다. 헤르만 헤세가 노래하였던가. “나무는 신성한 것이다.나무와 이야기하듯 나무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아는 사람은 진리를 안다.나무는 교의(敎義)도 처방도 듣지 않는다.나무는 개개의 일에 집착하지 않고 삶의 근본법칙을 말해준다.” 조광조가 심은 느티나무.조광조가 죽은 이래 5백 년 동안이나 삶의 근본법칙을 말해주는 느티나무.조광조의 혼백은 저 느티나무처럼 아직도 살아남아 역사의 진리를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삶의 교의를 가르쳐주고 있지 아니한가.˝
  • ‘한국의 가족’ 연구로 박사학위 받는 니콜라

    “이젠 백자가 조선조 어느 때인지,삼국시대 건축물은 백제,신라,고구려 중 어느 나라 건지 보기만 하면 알아요.” 역사나 고고학을 공부하는 한국인 이야기가 아니다.오는 7월 서울대 인류학과에서 ‘한국 가족의 초상(가제)’이라는 주제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을 예정인 이탈리아인 귀세피나 드 니콜라(33 )의 말이다. 니콜라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자원봉사를 했다.지금은 논문 마무리 작업으로 쉬고 있지만 논문이 끝나면 이탈리아에 돌아갈 내년 초까지 다시 자원봉사를 할 생각이다.니콜라는 내년 3월부터 밀라노의 라비코카 대학에서 조교수로 강의를 할 예정이다. 자원봉사기간 동안 박물관에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에게 박물관을 안내하고 박물관이 펴내는 각종 자료의 번역작업을 돕는 것이 니콜라의 일이었다.니콜라는 이탈리아어 외에 영어,불어,일어,한국어 등 5개 언어를 할 수 있다.박물관에 온 외국인들은 대부분 신라시대 미술품의 화려한 아름다움과 조선 백자의 검소함·깨끗함에 대해 많이 질문했다고 회상했다. ●우연히 접한 ‘한글’에 빠져 한국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자원봉사를 오는 한국인은 별로 없다.더군다나 지금까지 외국인 자원봉사는 니콜라를 포함,2명이었다는 것이 박물관측 설명이다.박물관이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제공하는 것이 유일한 서비스다. 시간을 쪼개 자원봉사를 한 연유를 물었더니 “사랑에 빠져서”다.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한국의 문화유산에 대해 배운 것이 고마울 뿐이란다. 니콜라의 한국 사랑은 한글에서 시작됐다.대학교 시절 일본어를 배우면서 다른 동양 언어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이 때 우연히 본 한글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공부를 시작했다.역사를 공부하면서 작은 나라지만 고유의 언어와 문화를 갖고 있고,외세에 시달렸으면서도 ‘외교적 타협’이 뛰어나 독립을 유지하는 독특한 나라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탈리아 내에서는 한국에 대한 정보를 접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박사학위를 한국에서 따겠다는 ‘무모한’ 결심을 했다. “아마 그 때로 되돌아간다면 한국에 오는 걸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니콜라는 웃었다.낯선 언어에 혼자 외국에서 생활하는 환경,그리고 여성을 바라보는 다소 경직된 시선.모두가 힘들었다. 그럴 때마다 힘이 된 건 어머니였다.서울대에서 한국어를 배우던 96년 어머니가 돌아가셨다.아버지는 니콜라가 이탈리아에 도착,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장례를 며칠 미뤘다.니콜라는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것이 평생 가슴에 남을 것 같단다.“힘들 때마다 내가 공부를 마쳐야만 임종을 지키지 못한 걸 보상받을 수 있을 것 같아” 버텼다. 니콜라는 박사학위를 따기 위해 근 8년을 한국에 머물고 있다.현재 외국어대학교 이탈리어과에서 전임강사로 재직 중이다.논문을 쓰기 위해 영어 가정교사를 자청,한국인 가정에서 2001년 한 해를 살기도 했다. ●어른에 대한 존경심 엷어져 안타까워 지금은 본인 스스로가 한국인인지 이탈리아인인지 헷갈리는 ‘정체성 혼란’에 가끔 빠진다고 농담을 던진다.한국에 처음 왔을 때 그렇게 낯설었던 연장자에 대한 행동이 지금은 너무 자연스럽다.이제 3∼4명만 모이면 자연스럽게 서열이 정해지고,그래서 상대방의 행동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문화가 편안하단다. 니콜라는 한국 젊은이들이 연장자에 대한 존경을 많이 버리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2000년 넘어서 급속히 퍼지고 있는 개인주의가 연장자에 대한 존경과 결합된다면 훌륭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이런 존경심이 사라지는 데는 학교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니콜라 연구의 중심은 한국의 가족과 결혼문화이다.90년대 초 이탈리아에서 유일하게 한국어를 배울 수 있었던 나폴리 동양학대학에서 92년 ‘한국 가족 체계-전통과 변화’라는 주제로 석사학위 논문을 썼다. 니콜라는 지금 한국 가족이 핵가족시대라고는 하지만 핏줄을 중시하는,대가족과 핵가족의 중간쯤 된다고 본다.니콜라 생각에는 중국과 일본이 핏줄을 한국만큼은 중시하지 않는다.아주 옛날의 한국도 그렇지 않았다고 본다.조선시대에 유교문화가 정착되고 외세의 침공을 여러번 겪으면서 핏줄 집착이 생겼다고 나름대로 해석했다. ●유럽서도 한국 IT 등에 관심 커져 내년 3월에는 홍콩 중국대 인류학과와 홍콩 인류학회 후원으로 ‘한국 결혼 앨범’도 발표할 예정이다.결혼을 둘러싼 풍토가 많이 변하므로 그 변화를 통해서 사회변화를 알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다.결혼식,폐백은 물론 야외촬영,결혼앨범 자체 등을 담았다. 중매쟁이로 나서 결혼을 직접 성사시키기도 했다.미국인으로 친한 친구인 북한전문가 티모시 새비지에게 자신이 이탈리아어를 가르치던 한국 친구를 소개,두 사람이 지난 1일 결혼식을 올렸다.그러나 막상 본인은 미혼이다. 니콜라는 한국에 대한 관심이 유럽에서 급격히 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정부의 관심을 촉구했다.이탈리아만 해도 90년대 말부터 로마나 베니스에서도 한국어를 배울 수 있다.한국의 영화나 정보기술(IT)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고 있다. 반면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다.한국에는 아무 관련 없는 시저나 나폴레옹을 한국인이 아는 것처럼 세종대왕도 유럽인이 알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프로필 ▲1984년 이탈리아 포자 가톨릭국제대학 졸업 ▲1992년 나폴리 동양학연구대학 석사 ▲1992년 전일본항공 밀라노 지사 홍보담당 ▲1994년 밀라노 대학에서 ‘현대 일본’ 강의 ▲2001년 한국외국어대학 이탈리아어과 전임강사 ▲2004년 7월 서울대 인류학과 박사 예정 ▲2005년 5월 ‘한국 결혼 앨범’ 출간 예정 ▲2005년 9월 ‘경제위기 이후의 한국-새 사회문화 정체성을 찾아서’ 출간 예정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 [사설] 고이즈미 訪北 북핵 해결 도움돼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북한방문 날짜가 오는 22일로 결정됐다.우리는 그의 2차 방북이 한반도 평화와 북한 핵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이즈미 총리는 2002년 9월에도 북한을 방문,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졌다.피랍 일본인 송환 등의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실천과정에서 갈등을 빚으면서 북·일 관계는 다시 냉랭해졌다.당시의 교훈을 되살려 이번 방북은 실천 단계에까지 성과가 있도록 해야 한다. 고이즈미 총리는 우선 북·일 관계가 양국간 문제만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한반도, 나아가 동북아 평화체제와 연관되어 있다.한국은 물론 주변국과의 조율이 중요하다.1차 방북 당시에는 미국 등과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다행히 이번 2차 방북은 한국 및 미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 아래 진행되고 있다고 외교통상부 관계자들은 밝혔다.앞으로도 한·미·일 3국간 협의 채널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단기 성과에 너무 집착해서도 안 된다.고이즈미 총리로서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여겨진다.북한으로부터 ‘선물’을 얻어오는 데 급급할 수 있다.특히 피랍 일본인 잔류가족 8명의 송환에 논의의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6자회담의 틀내에서 피랍 일본인 가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절박감을 일본측은 갖고 있다.하지만 1차 방북에서 보았듯이 실천이 담보되지 않은 구두약속은 양국 관계를 악화시킬 뿐이다.핵과 미사일 등 안보 핵심사안을 도외시한 북·일 관계개선이나 대북 경제지원은 실천되기 어렵다는 점을 깊이 새기고 방북에 임해야 한다.˝
  • [이 주일의 어린이 책] 할머니가 다시 아이가 되었어요

    맛난 음식이 생기면 몰래 감췄다 슬그머니 손 안에 쥐어주고,언제나 넉넉한 가슴으로 손자·손녀를 품어주는 따뜻한 이름,할머니.그런데 어느날부턴가 할머니가 마치 갓난아이처럼 이상한 행동을 한다면….‘똥 싼 할머니’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로 인한 가족의 갈등과 가족애를 어린 손녀의 솔직한 시선으로 바라본 책이다. 시골에서 이사 온 새샘이네 할머니는 엉뚱한 행동을 일삼고,아들에게만 집착한다.어릴 때 할머니 손에서 자란 새샘이는 언제나 인자하던 할머니의 변화를 이해할 수 없다.더욱이 할머니가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라 치매라는 병 때문이란 걸 안 엄마·아빠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당황한다.새샘이도 친구들에 대한 창피함과 공포심으로 할머니를 점점 더 멀리한다. 치매 노인으로 인해 정신적으로,또 육체적으로 힘들어하는 가족들에게 용기를 주고,많은 이들에게 치매 문제를 생각해보게 하는 의미있는 책이다.6500원.˝
  • [서울광장] ‘한국경제號’ 시동 걸자/오승호 논설위원

    ‘한국 경제호’가 중국 쇼크와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설,오일쇼크 등으로 경기회복을 향해 한발짝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우리의 최대 수출국으로 떠오른 중국은 경제성장의 급격한 하락,이른바 ‘경착륙’을 막기 위해 대출 중지,금리인상 준비 등의 정책을 착실히 추진하고 있다.우리는 어떤가.4·15 총선 이후 성장과 분배의 우선 순위 등을 따지는 데 집착,노선 갈등만 키우고 있다.성장이 먼저냐,분배가 우선이냐를 따지는 논쟁 따위에나 몰입해 중국과는 딴판이다.국민들은 정말 진절머리난다고 한다. 영국의 경제전문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는 2001년 1월 신년호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1세기는 더 이상 성장·분배 논쟁은 의미가 없으며,21세기의 화두는 ‘젊음과 늙음’”이라고 했다.그러면서 2030년이나 2040년쯤이면 중국이 고령화 사회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그런데 나이든 사람들은 경제 활력이 떨어져 열정이 있는 젊은이들이 일을 해야 하는데,젊은이들은 “왜 우리가 하느냐.”고 되묻는 시대가 오는 것이 우려된다는 내용이다.먹고 사는 문제의 접근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야의 개혁 논쟁은 접어두더라도 중요한 경제정책과 관련해 정부 부처간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영 보기가 좋지 않다.부처간 혼선은 재벌정책의 주무부서인 공정거래위원회가 불을 지피면서 시작됐다.재정경제부 등 관계 부처간 사전 조율 없이 재벌 금융 계열사의 의결권을 30%에서 15%로 줄이겠다고 발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임원 해임이나 정관 개정,외국자본의 인수·합병(M&A) 방지 등을 위해 현행대로 30%를 유지해야 한다는 재경부의 반대에 부딪혀 있다.출자총액제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공정위 방침 역시 재경부는 난색을 표한다.기업투자에 방해가 된다면 예외 규정을 두는 등 신축적으로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는 시각이다.“우선 투자가 일어나고 성장이 돼야 한다.”는 이헌재 부총리의 경제관이 반영된 것일 게다. 갈길은 바쁜데 메아리 없는 ‘구호’ 논쟁과 정부 내의 불협화음이 잦다 보니 정부의 상황 판단 능력도 예전같지 않은 것 같다.긴박감도 덜해 보인다.국제 유가가 40달러를 돌파해 비상이 걸렸다.이럴 때 세수 감소도 없는 에너지 절약 캠페인이라도 벌일 법한데 조용하다.올 초 중동 정세 불안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 영향으로 유가가 치솟았을 때,정부는 어땠나.“세계적으로 석유 비수기인 2·4분기부터는 유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급기야 지난 3월31일에는 고유가 대책의 1단계 조치 시행 기준인 두바이유의 10일 평균 가격을 26∼28달러에서 32달러로 높이는 등 허둥댔다.우리나라는 세계경제를 이끌어 가는 미국이나 유럽연합(EU),일본과는 다르다.유가나 주식시장,금리 수준 등이 외생 변수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소규모 개방경제 체제다.이런 사실을 간과한 데서 비롯된 현상이 아닌지 되묻고 싶다. 개혁 논쟁과 경제정책의 방향 부재,당·정·청간의 경제정책 주도권 다툼 등은 대통령의 업무 집행 정지 여파도 컸을 것이다.경제부총리가 오죽했으면 지난 13일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현재 경제상황을 “망망대해에서 떠 있는 배가 꿈쩍도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을까.사공이 많아 말은 많지만 컨센서스를 이루지 못하는 형국을 빗대어 한 말이다.노무현 대통령이 업무에 복귀했다.“대통령이 경제정책의 방향을 확실히 제시해 줘야 한다.”는 게 기업은 물론 정부 관료들의 주문이다.정책 혼선이 재연되지 않도록 경제정책만은 부총리가 책임지고 추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겠다고 밝히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재계가 먼저 조건없이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반길 일이다.이제 한국경제호의 시동을 걸어 순항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
  • 별세 구상시인 詩세계·일생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 속에 이어져/바로 시방 나는 그 영원을 살고 있다.//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오늘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하고/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한다(…)”(시 ‘오늘’ 중) 11일 작고한 구상 시인의 삶은 ‘구도자적 자세’와 ‘영원한 현역 시인’으로 압축할 수 있다.산소호흡기를 쓰고 투병하던 지난해 격월간 문예지 ‘한국문인’ 10,11월호에 유언과 함께 남긴 위의 유언시는 이런 고인의 삶을 잘 보여준다. 구상 시인을 아는 사람들은 그를 두고 ‘마치 흐르는 물같은 삶을 산 사람’이라고 한다.그렇듯 그의 삶은 문학과 신앙이라는 두 축으로 지탱되는 구도(求道)의 그것이었다. 노년 들어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버린 짤막한 턱수염,얼마간 창백해 보이는 길다란 얼굴에 그럴 듯하게 구레나룻까지 이루며 자란 이 수염은 항상 그의 무명 한복과 어울려 이 땅의 수많은 독자와 문인들에게 ‘따뜻하고 순결한 시인’이라는 지워지지 않는 표상으로 각인돼 있다.문인이기 전에 그는 암울한 식민지의 신문기자였다. 스물 네살 나던 1943년에 함흥에 있는 ‘북선매일신문’ 기자로 세상과 맞닥뜨렸던 젊은 구상은 이후 두 차례의 필화사건과 6·25,감옥생활과 질병 등 온갖 신산을 겪으며 오로지 문학에의 열정과 종교(가톨릭·세례명 요한)적 신념으로 시대를 앞서 이끌었다. 그가 겪은 첫번째 필화사건은 1946년에 일어났다.원산문학가동맹의 주축멤버였던 그는 해방 1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동인시집 ‘응향(凝香)’에 발표한 ‘여명도’‘길’‘밤’등의 시가 퇴폐적이고 악마적이라며 반동으로 몰리자 이듬해 2월 서울로 월남해 이산의 삶을 시작했다.이때 남한에서는 남로당 기관지였던 ‘문학’이 이 시집을 대대적으로 소개했고,민족진영에서는 김동리씨 등이 나서 이에 반박하는 등 한차례 격랑이 일기도 했으며,이 와중에 그는 별도의 입상이나 추천 절차없이 문단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이후 본격적인 민권운동에 나선 그의 길은 평탄치 않았다.전쟁 후 영남일보 주필 겸 편집국장으로 있던 그는 칼럼 ‘고현잡화(考現雜話)’와 시사평론집 ‘민주고발’ 등으로 사사건건 당시 자유당 정권과 부딪쳐 이적죄로 15년형을 선고받는 두번째 필화를 겪었다.그런가 하면 그는 평생 갖가지 병력(病歷)을 체험하며 형극의 길을 걸어온 시인이기도 했다.폐결핵으로 두번이나 수술을 했는가 하면 두번의 큰 교통사고와 당뇨병,만성 천식과 전립선 비대증,망막염과 백내장 등 수많은 병마와 싸워야 했다. 이런 역경 속에서도 고인의 지사적 풍모는 돋보였다.4·19 이전에 대표적 민권운동가였던 엄상섭,전진한씨 등과 함께 시국강연회를 갖는 등 치열하게 민권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그의 고고함은 5·16쿠데타 직후 박정희 장군의 상임고문역 추대를 거절한 것이나,전두환 정권의 부당한 학·예술원법 개정에 맞서 홀로 입법기구 회원직을 사퇴한 사실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권력에 초연함을 유지했던 고인의 인품은 현세의 이해관계에 초월해 예술세계를 지키며 외롭게 살다간 예술가들에 대한 애정으로 나타나 소장품을 내놓고 모금운동을 벌여 서울신문이 주관하는 ‘공초(空超) 오상순 문학상’의 토대를 세우기도 했다. 시인 구상은 그의 삶이 험난할수록 더욱 강고하게 종교에 집착하는 면도 보여 주었다.이런 영향으로 그의 시에는 대부분 동양적 관조와 기독교적 영원성이 깊게 배어 있다.연작시 ‘그리스도 폴의 강’은 이런 그의 정서를 대변하는 작품이다. 한편 서울 강남 성모병원 빈소에는 김수환 추기경,서영훈 전 적십자사 총재,박삼중 스님,이한택 주교를 비롯해 문덕수,박연희,김남조,김광림,구중서,성찬경,김종길,김종해,신세훈,신달자,김이연,류자효씨 등 많은 종교인과 문인들이 찾았다.노무현 대통령은 조화를 보내 조의를 표했다. 김 추기경은 “고인은 좁은 의미의 가톨릭이 아니라 종파를 넘어서 온세계를 아우르는 의미로서의 가톨릭 시인이었다.모든 것을 향해 열려 있었고,항상 마음을 비우는 진실의 사람이었다.”고 추모했다. 구중서씨는 “고인은 전쟁 중에는 인민군의 묘지를 만들어 준 뒤 ‘적군 묘지 앞에서’라는 시를 썼고,베트남 전쟁 때 미군이 승승장구할 때는 ‘인류가 아직 깜깜하다.’며 인간의 도덕적 양심을 묻는 시 ‘베트남 기행’을 썼다.”면서 “이데올로기나 정파,권력에 가담하지 않고 인간 본성과 양심을 쉬우면서도 뜻이 깊은 시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초토(焦土)의 시(詩)’ 8 - 적군 묘지 앞에서 오호,여기 줄지어 누웠는 넋들은 눈도 감지 못하였겠구나. 어제까지 너희의 목숨을 겨눠 방아쇠를 당기던 우리의 그 손으로 썩어 문드러진 살덩이와 뼈를 추려 그래도 양지 바른 두메를 골라 고이 파묻어 떼마저 입혔거니 죽음은 이렇듯 미움보다도 사랑보다도 더욱 신비스러운 것이로다. 이곳서 나와 너희의 넋들이 돌아가야 할 고향땅은 30리면 가로막히고 무주공산(無主空山)의 적막만이 천만 근 나의 가슴을 억누르는데 살아서는 너희가 나와 미움으로 맺혔건만 이제는 오히려 너희의 풀지 못한 원한이 나의 바람 속에 깃들어 있도다. 손에 닿을 듯한 봄 하늘에 구름은 무심히도 북으로 흘러가고 어디서 울려오는 포성 몇 발 나는 그만 이 은원(恩怨)의 무덤 앞에 목놓아 버린다. ■ 구상시인 연보 ▲1919년 서울 이화동 출생.본명 구상준(具常浚) ▲1941년 일본대학 전문부 종교과 졸업 ▲1946년 원산에서 시 ‘여명도’등으로 필화,월남 ▲1948∼1950 연합신문 근무 ▲1952∼1956 효성여대 교수 ▲1961∼1965 경향신문 논설위원겸 동경지국장 ▲1976∼1999 중앙대 대우교수 ▲주요 저서 시집 :‘구상(具常)’,‘초토(焦土)의 시’,‘까마귀’,‘모과 옹두리에도 사연이’,‘개똥밭’,‘다시 한번 기회를 주신다면’,‘오늘속의 영원,영원속의 오늘’,‘인류의 맹점에서’,‘홀로와 더불어’ 등. 수상집 :‘침언부어(沈言浮語)’‘영원속의 오늘’‘실존적 확신을 위하여’‘시와 삶의 노트’ 사회평론집 :‘민주고발(民主告發)’,수필집 ‘우주인과 하모니카’ ‘현대 시창작입문’ 등. ˝
  • 금융 ‘패닉’…주가48P 하락·환율 급등

    금융 ‘패닉’…주가48P 하락·환율 급등

    |도쿄 이춘규특파원·서울 김태균 김미경기자·뉴욕 연합|고유가와 중국쇼크에 이어 이번에는 미국발(發) 쇼크가 국내 금융시장을 강타했다.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과 달러화 강세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로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시장이 패닉(공황)상태에 빠졌다.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한국의 대외신인도를 나타내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가산금리도 크게 뛰었다. 소비·투자 등 실물경제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시장마저 불안해지면서 우리경제의 회복이 더욱 늦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10일 종합주가지수는 48.06포인트(5.73%) 급락한 790.68로 마감,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장중 한때 67.43포인트 떨어진 771.31까지 밀렸다. 지수선물 6월물도 오후 들어 지난 7일보다 5.60포인트(5.13%) 급락한 103.45를 기록,매매가 5분간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서울 증시의 하락폭은 증시개장 이래 9번째로 큰 것이다.아시아권 증시도 미국금리 인상설로 일제히 급락,2001년 9·11테러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코스닥종합지수도 28.84포인트(6.61%) 하락한 407.41로 장을 마감했다.지난해 4월9일(404.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지수하락률(6,61%)과 하락폭(28.84포인트)도 올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편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지수가 10일(현지시간) 개장과 함께 폭락하기 시작,개장 두 시간 만에 148.69포인트(1.5%) 떨어진 9968.65로 1만선이 붕괴됐다.1만선이 한때나마 무너진 것은 지난해 12월16일 이후 5개월 만이다.다우지수 외에도 자정 현재 S&P지수가 1082.96으로 15.74포인트(1.4%) 떨어졌으며 나스닥지수 역시 1886.21로 31.75(1.7%)포인트 떨어졌다. 이날 홍콩시장에서 한국물 외평채 가산금리는 5년물의 경우 0.75%로 지난주 말보다 0.15%포인트가 뛰었다.10년물도 0.90%로 0.12%포인트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2원 상승한 1183.1원에 마감됐다.엔·달러 환율이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채권시장에서는 지표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이 지난 주말과 같은 4.42%의 보합세로 마감됐다.5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0.01%포인트가 빠진 4.79%를 나타냈고 3년 만기 회사채(AA-) 수익률은 보합인 5.11%를 기록했다. 한편 아시아 증시도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일본 닛케이지수는 4.84% 떨어진 1만 884.70,타이완 가권지수는 3.56% 빠진 5825.05를 각각 나타냈다.이밖에 홍콩 항셍지수와 싱가포르 스트레이트지수 및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 주가도 3∼4% 가량 떨어지는 등 아시아 증시 전반이 크게 흔들렸다. ■ “셀 코리아 아직 아니다” “안이한 낙관론은 안돼” 정부측 “5%성장 가능” 한국경제가 총체적 난국에 빠져들었다.금융시장은 패닉현상을 보이고 있고,정부는 낙관론만 편 채 이렇다할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정부내 ‘개혁 공방’이 표출되고,재계와의 갈등이 커지면서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경제수장의 리더십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금융시장 요동과 관련,정부는 “시장이 냉철해질 필요가 있다.”며 과민반응쪽에 무게를 뒀다.재정경제부 김광수(金光洙) 금융정책과장은 “주가가 폭락했으나 외국인 순매도는 570억원에 불과하다.”면서 “선물쪽에서는 오히려 56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고 밝혔다.외국인이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추세라는 설명이다.‘셀 코리아’가 아니라는 얘기다.김 과장은 “기관투자자들이 손절매 규정때문에 주식을 대거 내다판 것이 주가폭락을 부추겼다.”면서 “그러나 기관투자자들의 분석을 종합한 결과,시장에서 조정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같은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올해 5%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따라서 거시경제정책을 바꿀 필요가 아직은 없으며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하지만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丁文健) 전무는 “정부가 재정을 상반기에 조기집행했기 때문에 가만히 있어도 하반기에는 긴축효과가 나타난다.”면서 “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추경 편성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재경부 관계자는 “경제지표와 실물경제간의 괴리가 커지고 있고,지표간에 혼선도 커져 정책을 펴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경제부처 및 정치권간의 개혁 공방도 경제주체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여당인 열린우리당 정세균(丁世均) 정책위의장은 “개혁의지가 희석되지 않게 해달라.”고 이헌재 부총리에게 주문했다.성장우선론과 친(親) 재계 성향을 보이고 있는 재경부에 대한 견제로 풀이된다. 이 부총리는 “국제금융시장이 생각하는 개혁과 우리가 생각하는 개혁은 다르다.”며 맞섰다.한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공정거래법 개정 등을 둘러싸고 재계와 공정거래위원회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어 재경부의 교통정리가 절실한 상황인데도 경제부처들이 저마다 자기현안에만 집착하고 있는 양상”이라고 꼬집었다.청와대와 여당도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한국경제가 그렇게 한가로운 상황이 못된다.”면서 “일단은 경제팀에 힘을 실어주고,이 부총리는 리더십을 발휘해야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안미현기자 hyun@
  • 금융 ‘패닉’…주가48P 하락·환율 급등

    |도쿄 이춘규특파원·서울 김태균 김미경기자·뉴욕 연합|고유가와 중국쇼크에 이어 이번에는 미국발(發) 쇼크가 국내 금융시장을 강타했다.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과 달러화 강세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로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시장이 패닉(공황)상태에 빠졌다.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한국의 대외신인도를 나타내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가산금리도 크게 뛰었다. 소비·투자 등 실물경제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시장마저 불안해지면서 우리경제의 회복이 더욱 늦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10일 종합주가지수는 48.06포인트(5.73%) 급락한 790.68로 마감,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장중 한때 67.43포인트 떨어진 771.31까지 밀렸다. 지수선물 6월물도 오후 들어 지난 7일보다 5.60포인트(5.13%) 급락한 103.45를 기록,매매가 5분간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서울 증시의 하락폭은 증시개장 이래 9번째로 큰 것이다.아시아권 증시도 미국금리 인상설로 일제히 급락,2001년 9·11테러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코스닥종합지수도 28.84포인트(6.61%) 하락한 407.41로 장을 마감했다.지난해 4월9일(404.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지수하락률(6,61%)과 하락폭(28.84포인트)도 올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편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지수가 10일(현지시간) 개장과 함께 폭락하기 시작,개장 두 시간 만에 148.69포인트(1.5%) 떨어진 9968.65로 1만선이 붕괴됐다.1만선이 한때나마 무너진 것은 지난해 12월16일 이후 5개월 만이다.다우지수 외에도 자정 현재 S&P지수가 1082.96으로 15.74포인트(1.4%) 떨어졌으며 나스닥지수 역시 1886.21로 31.75(1.7%)포인트 떨어졌다. 이날 홍콩시장에서 한국물 외평채 가산금리는 5년물의 경우 0.75%로 지난주 말보다 0.15%포인트가 뛰었다.10년물도 0.90%로 0.12%포인트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2원 상승한 1183.1원에 마감됐다.엔·달러 환율이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채권시장에서는 지표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이 지난 주말과 같은 4.42%의 보합세로 마감됐다.5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0.01%포인트가 빠진 4.79%를 나타냈고 3년 만기 회사채(AA-) 수익률은 보합인 5.11%를 기록했다. 한편 아시아 증시도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일본 닛케이지수는 4.84% 떨어진 1만 884.70,타이완 가권지수는 3.56% 빠진 5825.05를 각각 나타냈다.이밖에 홍콩 항셍지수와 싱가포르 스트레이트지수 및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 주가도 3∼4% 가량 떨어지는 등 아시아 증시 전반이 크게 흔들렸다. ■ “셀 코리아 아직 아니다” “안이한 낙관론은 안돼” 정부측 “5%성장 가능” 한국경제가 총체적 난국에 빠져들었다.금융시장은 패닉현상을 보이고 있고,정부는 낙관론만 편 채 이렇다할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정부내 ‘개혁 공방’이 표출되고,재계와의 갈등이 커지면서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경제수장의 리더십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금융시장 요동과 관련,정부는 “시장이 냉철해질 필요가 있다.”며 과민반응쪽에 무게를 뒀다.재정경제부 김광수(金光洙) 금융정책과장은 “주가가 폭락했으나 외국인 순매도는 570억원에 불과하다.”면서 “선물쪽에서는 오히려 56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고 밝혔다.외국인이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추세라는 설명이다.‘셀 코리아’가 아니라는 얘기다.김 과장은 “기관투자자들이 손절매 규정때문에 주식을 대거 내다판 것이 주가폭락을 부추겼다.”면서 “그러나 기관투자자들의 분석을 종합한 결과,시장에서 조정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같은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올해 5%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따라서 거시경제정책을 바꿀 필요가 아직은 없으며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하지만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丁文健) 전무는 “정부가 재정을 상반기에 조기집행했기 때문에 가만히 있어도 하반기에는 긴축효과가 나타난다.”면서 “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추경 편성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재경부 관계자는 “경제지표와 실물경제간의 괴리가 커지고 있고,지표간에 혼선도 커져 정책을 펴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경제부처 및 정치권간의 개혁 공방도 경제주체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여당인 열린우리당 정세균(丁世均) 정책위의장은 “개혁의지가 희석되지 않게 해달라.”고 이헌재 부총리에게 주문했다.성장우선론과 친(親) 재계 성향을 보이고 있는 재경부에 대한 견제로 풀이된다. 이 부총리는 “국제금융시장이 생각하는 개혁과 우리가 생각하는 개혁은 다르다.”며 맞섰다.한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공정거래법 개정 등을 둘러싸고 재계와 공정거래위원회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어 재경부의 교통정리가 절실한 상황인데도 경제부처들이 저마다 자기현안에만 집착하고 있는 양상”이라고 꼬집었다.청와대와 여당도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한국경제가 그렇게 한가로운 상황이 못된다.”면서 “일단은 경제팀에 힘을 실어주고,이 부총리는 리더십을 발휘해야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안미현기자 hyun@ ˝
  • 한투·대투·LG證 매각 급물살 은행권 공세에 증권사들 ‘속앓이’

    한투·대투증권과 LG투자증권의 매각이 급물살을 타면서 인수전에 뛰어든 증권사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인수 후보로 나선 은행들이 자산운용업 강화를 위해 인수에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은행들이 증권·운용사까지 인수하면 증권사들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조성되면서 이번 매각이 ‘증권사들 인수·합병(M&A)’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투·한투증권의 인수 후보로 선정된 국민은행-JP모건 컨소시엄,하나은행-골드만삭스 컨소시엄,우리금융지주,동원금융지주,AIG,푸르덴셜,칼라일그룹 등 7개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내달 중순까지 한투와 대투에 대해 교차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LG투자증권 인수전에서는 최근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우리금융지주,미래에셋증권,QE인터내셔널펀드,유안따증권 등 4곳 가운데 이달 중순쯤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다.겉으로는 은행 컨소시엄과 증권사,외국계 펀드의 경쟁구도지만 은행 컨소시엄의 인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 관계자는 “인수 후보로 나선 은행들이 자산관리영업 강화를 위해 적어도 한 곳은 인수해야 한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며 “정부도 매물로 나온 증권·운용사를 안정적인 은행 컨소시엄에 넘기는 것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은행들은 외국자본과 손잡아 자금력을 갖췄고 그동안 M&A 경험도 많아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입장이 다르다.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은행들은 증권·운용사를 인수하지 않고도 지금까지 갖춰온 자산운용 노하우나 판매망이 튼튼한 반면 증권사야말로 구조조정 차원에서 M&A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면서 “은행이 증권업에 침투해 파이를 뺏어간다면 증권사들은 고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동원증권 관계자도 “은행 컨소시엄만큼 충분한 자금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증권업계내 M&A를 통해 전문성 등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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