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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옥상 폐쇄가 자살 방지책입니까

    교육·사회·문화 정책을 조정하는 사회관계장관회의가 첫 회의에 이어 두 번째 회의에서도 시급한 사회 현안을 논의하지 못한 채 헛도는 모습을 보였다. 어린이집 종합 대책은 안건으로 상정조차 되지 않았으며 급하게 마련된 학생 자살 방지 대책이 주요 주제로 논의됐다. 설익은 대책에 교원단체들은 일제히 비판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두 번째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학생 자살 방지 대책 등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문형표 보건복지부·윤성규 환경부 장관,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이 참석했다.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국방부, 행정자치부, 고용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등에서는 차관이 참석했다. 황 부총리는 회의에서 장관들과 함께 학생 스마트폰의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스마트폰 인터넷 검색에서 자살과 관련된 단어가 포착되면 부모에게 알려주는 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했다. 학생 스마트폰에서 자살에 관한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인터넷 사이트로의 접속을 차단하는 소프트웨어도 보급한다. 하지만 이런 서비스는 학생과 부모 모두 스마트폰에 정부가 개발한 앱을 깔아야 된다. 또 투신자살을 예방하고자 학교, 아파트 등 공동주택 옥상에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법규정도 마련한다. 하지만 학생 자살 방지 대책은 애초 예정에 없던 주제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 자살 방지 대책은 당초 회의 주제가 아니었지만 얼마 전 학생 2명이 동반 자살한 사건이 발생해 황 부총리가 안건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차 회의의 주요 안건으로 논의키로 했던 어린이집 종합 대책은 이번에도 빠져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어린이집 종합 대책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어서 굳이 안건으로 올리지 않았다”며 “법으로 담을 수 없는 부분에 대해 복지부가 따로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학생 자살 방지 대책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SNS를 검색하는 방식은 인권 침해이자 현상에만 집착한 근시안적 대책”이라거나 “옥상 폐쇄와 자살 징후 감지 앱 설치 등은 궁극적인 해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포스코건설 압수수색… ‘고강도’ 수사 예상되는 이유

    포스코건설 압수수색… ‘고강도’ 수사 예상되는 이유

    檢, 포스코건설 압수수색…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 검찰이 13일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포스코건설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13일 오전 인천 송도에 있는 포스코건설 본사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해외 건설사업 관련 내부자료와 회계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포스코건설은 베트남 지역 건설사업을 책임지던 임직원들이 현지 하도급 업체에 지급하는 대금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번 수사는 지난달 검찰 정기인사로 진용을 새로 꾸린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의 첫 기업수사다. 특히 이번 수사는 전날 이완구 국무총리가 대국민 담화에서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직후 이뤄진 만큼 고강도 수사가 예상된다. 비자금은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현지 발주처에 리베이트로 지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자체 감사에서 이런 비리를 적발하고 징계조치했다. 검찰은 의혹이 제기된 임직원들의 금융거래내역을 분석하는 한편 회사 측의 감사자료를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관련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비자금의 정확한 규모와 구체적 사용처를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비자금이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조성됐거나 돈의 일부가 국내로 흘러들어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국세청의 세무조사 이후 계열사들끼리 매출액을 부풀려준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정준양 전 회장 시절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여서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베트남 영업담당 임원들이 실적에 집착해 저지른 개인적 비리”라면서 “회사가 조직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국내로 반입했다는 얘기는 소설”이라고 일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200일간의 세계여행… 22살 ‘신세대 여행가’ 안시내 씨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200일간의 세계여행… 22살 ‘신세대 여행가’ 안시내 씨

    18세기 오스트리아의 여성 여행가 아이다 파이퍼는 쥘 베른의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에 모티프를 제공한 것으로 유명했다. 유럽 귀족들이 남유럽 휴양지를 돌며 돈을 펑펑 쓸 때 그녀는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오지를 돌아다녔다. 141일 동안 350만원 들여 지구 반 바퀴를 돌며 페이스북에 남긴 여행기로 폭발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은 안시내(22)씨를 보며 파이퍼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 155㎝의 앙증맞은 체격에 얼마나 많은 열정을 감추었길래 그토록 가상한 일을 해냈을까 궁금해져 손전화를 건 날, 공교롭게도 두 번째 여행을 위해 인천공항으로 갈 참이라고 했다. 아프리카 스와질란드 왕국에 머물던 안씨와 이메일, 카톡 등으로 문답과 사진을 받았다. 재기 발랄한 그녀의 문체를 살리기 위해 1인칭 서술로 정리한다. 정리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직감적으로 여행 경로를 틀었는데 참 잘한 선택이었어요. 스와질란드라는 코딱지만한 왕국, 인터넷을 하려면 읍내까지 먼 길을 나가야 하는, 지독히도 모든 게 느리지만 행복지수 상위권인 이 나라와 사랑에 빠져 버렸어요. 지난달 27일 인천을 떠나 세이셸 군도 경유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지난 5일까지 머물렀는데 가슴이 원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스와질란드와 모잠비크를 거치는 것으로 조정했는데 잘한 것 같아요. 이번 여행 경비는 350만원으로 잡고 있어요. 250만원에 킬리만자로 등반비 100만원을 더해서요. 이번에는 초저가 여행이 아니라서 숙박비를 하루 1만원 안팎으로 잡고 있어요. 식당에 가서 밥도 사 먹고 아프리카의 주 수입원이 관광이라니까 마음껏 쓰려고요. 제 소개가 늦었네요. 1993년 태어난, 서울시립대 환경조각과 2012학번 안시내라고 합니다. 혼자 힘으로 오빠와 절 키우신 어머니를 도우려고 장학금 받기 유리한 곳을 택했어요. 인생에 1년 정도는 하고 싶은 대로 살자고 결심해 2013년 2학년 2학기와 2014년 3학년 1학기를 휴학하고 베이비시터, 은행 안내 직원 등 세 가지 일을 동시에 하며 억척스럽게 돈을 모았지요. 저는 지난해 141일 동안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 지구 반 바퀴를 돌았는데 350만원밖에 안 들었다는 이유로 화제가 됐어요. 페이스북 친구랑 팔로워를 합치면 약 3만 5000명인데 여행하던 밤에 심심하기도 했고, 엄마에게 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기도 해서 여행기를 올렸어요. 페친 중 한 분이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셔서 지난주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이란 제목의 책으로 꾸며져 세상에 나왔어요. 서점에서 제 책을 찾았더니 입고가 안 됐다고 페북에 푸념하는 분들이 많으신데 적게 찍은 초쇄를 온라인 판매로 매진한 것 같아요. 초쇄 일주일 만에 2쇄 들어갔으니 주말에는 서점에 깔릴 겁니다. 350만원으로 141일 여행이 가능하냐고요? 스카이스캐너를 이용해 값싼 비행기 티켓을 구하고 유럽 숙박에는 카우치서핑을 이용해 거의 공짜로 했어요, 나만의 가이드북을 만들어 꼼꼼히 여행 정보를 체득한 건 기본이고요. 근데 카우치서핑이 나중에 빚이 되겠다고요? 솔직히 공감할 수 없는 질문이네요. ‘그들은 무엇을 얻으려 그러는 건데? 그게 말이 돼?’ 이런 식이시죠? 물론 그런 일부도 있지만 대다수는 그러지 않을 거에요. 유럽에만, 젊은 여행자끼리만 이용되고 있지만 숙박비만 아끼려고 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들과 함께 지내며 우정을 나누고 함께 무언가를 보며 공감하고 또 서로의 삶과 문화, 생각을 교류해요. 내가 우리나라에 있을 때는 호스트가 되고 다른 나라에 가면 서퍼가 되는, 그런 재미난 여행문화에요. 한 달 정도 한 나라를 여행하는 스타일이 제게 가장 맞는 것 같아요. 충분히 느끼고 지루하지 않으며 설렘이 지속되는 기간이거든요. 그래서 여행에는 돈이 아니라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아무 것도 안하고 그냥 일어나 동네를 산책하고, 동네 사람들과 차를 마시고 걸어서 동네를 다 둘러볼 수 있을 만한 시간들이 필요해요. 지금 시간을 청춘에 투자한다면 그 때 그 순간 자유로웠던 나날들을 곱씹으며 평생을 보낸다면 아무리 삶이 힘들더라도 나쁜 생각은 안 하겠다, 생각했죠. 외롭지 않느냐고요? 당연히 제 선택이니까 이겨 나가야 할 몫이죠. 장기 여행이란 것이 누구에게나 그렇듯 결코 환호와 탄성으로 이뤄지지 않잖아요. 길 위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혼자 헤쳐 나가고, 곧 이별하게 될 인연들을 마주하고 세상은 나 없이도 잘 돌아가는 것 같고…. 왜 여행을 하는지 모르겠고,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해요. 그래서 더 글을 올리며 사람들과 제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집착했던 것 같아요. 이집트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가 페이스북에 ‘내 여행은 너 때문에 컬러풀했어’라고 적었어요. 그 말이 무척 인상 깊어 책의 작은 제목으로 썼는데 누군가의 여행에 내가 전부가 될 수도 있겠구나, 내가 만나는 사람 하나하나가 내 여행을 채색하는 거구나, 생각했어요. 이번에 인도에서 만났던 남아공 친구네 집에서 묵었는데 1년 만에 봤고 그동안 연락도 두세 번 했을 뿐인데 하나도 어색하지 않고 즐거웠어요. 재회나 연락의 빈도보다 진심이 중요한 것 같아요. 페북에서 유명해지니까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7~8회 강연을 한 것 같아요. 강연 들으러 온 친구나 동생 언니 오빠들 중 일부는 많이 친해져 따로 만나곤 해요. 길 위에서 만난 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인연은 누구냐는 질문을 곧잘 받는데 열아홉 살 때부터 배낭 하나 메고 세상 밖으로 걸어 나와 2년 동안 세상 공부를 한 김영훈이 떠올랐어요. 초록빛 푸르른 나무가 생각나는, 맑고 순수한 친구에요. 단단해 보이지만 속이 상당히 여린 친구라서 모성 본능이 들었어요. 제가 모로코에 있을 때 영훈이를 처음 만났어요. 인도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가 ‘지금 숙소에 한국 남자애가 있는데 걔도 모로코 간대. 그리고 네 여행기 읽고 친해지고 싶대’라고 메시지를 보냈어요. 인도에서 모로코로 가는 비행기 티켓이 15만원에 풀렸는데 그 친구도 그 때 함께 모로코에서 여러 다른 친구들과 몰려 다녔는데 그 때 즐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해요. 세상 모든 이들이 이 푸른 별의 푸르름을 느낄 시간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 같아요. 우리는 너무 바빠요. 며칠 전 길을 걷다가 소몰이 아저씨와 소들이 천천히 거니는 걸 보고 잠시 멈춰 멍하니 바라보았어요. 석양은 지는데 구름은 여유롭게 떠가고, 가슴이 너무 벅차올라 눈물을 흘릴 뻔했어요. 여행이란 길을 걷다 마주하는, 말도 안되는 풍경들을 누릴 시간이 있다는 거에요. 값싸게 즐기는 여행도 있고 여유롭게 즐기는 여행도 있다고 생각해요. 각자 형편을 좇아 하는 거지요. 제 여행에서 ‘퀄리티’를 나타내는 지표는 ‘사람’이었어요. 그저 그 나라 사람들의 삶 속에 끼어들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 바라보는 거죠. 여행에서 무언가를 얻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여행에 관한 제 기준은 분명했어요. 그리고 그 여행은 절대로 많은 돈이 들지 않죠. 돈이 많았다면 이집트에서 스킨스쿠버도 배울 수 있었을테고 이탈리아에서 파스타와 피자를 매일 먹을 수 있었을테지만 돈이 없기에 그러지 못했고 제 생각대로 ‘사람을 만나는 여행’을 했어요. 많은 분이 제 여행에 관심을 가져주신 것은 랜드마크 찍기 식이 아니어서였을 거에요. 누구는 제 얘기를 듣고 대책 없이 떠나는 사람이 생길까봐 걱정한대요. 또 생각 없이 사람들을 선동하는 ‘얼치기 여대생’이란 핀잔도 들었어요. 여행보다 훨씬 글 쓰는 것을 좋아해요. 어쩌면 여행도 제가 글 쓰는 것에 많은 영감을 주기 때문에 좋아하는 걸지도 몰라요. 여행 중에는 조금 멈춰 서고, 세상을 천천히 바라보면서 글을 써내려 갈 수 있거든요. 여행 전에는 미술 잡지 에디터라든가, 신문의 예술 담당 기자라든가 예술분야 출판사에서 일한다거나 등등 구체적으로 들어갈 회사와 직군까지 정해 놓았어요. 근데 여행에 빠지게 되고 여행 글을 담아내다 보니까 그냥 전 글 쓰는 자체를 즐긴다는 걸 알게 됐어요. 미래의 저는 아마 글을 쓰고 있지 않을까요? 20대엔 여행, 30대엔 예술, 40대에는 자극적인 섹슈얼 잡지의 에디터, 50대에는 동화작가, 뭐든 다 해보고 싶어요. 파이퍼에 대해선 이곳 스와질란드의 인터넷이 원활하다면 대충 검색해 보고 아는 척 했겠지만 여기 사정이 여의치 않네요. ㅋ. 그녀나 저나 작은 키가 여행에 꽤 도움이 됐을 거에요. 저가 항공의 좁은 좌석을 타도 자리가 넉넉했던 것처럼, 침대 기차를 탈 때 남들은 다리를 굽히고 불편하게 누워도 다리 쭉 뻗고 누울 수 있으니 말이지요. 하하 사람들은 항상 말해요. 목숨은 하나뿐인데 너무 위험하지 않느냐고. 맞는 말이에요. 여행은 아무리 준비해도 변수가 생기고 언제 위험이 닥칠지 몰라요. 근데 작은 항변 하나 보태자면 제 삶도 단 한번이에요. 혼자 떠나와 천천히 세상을 보며 글을 쓸 만한, 많은 시간이 주어지는 지금의 여행이 좋아요. 누가 뭐래도 전 끝까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 거에요.
  • 포스코건설 압수수색…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 ‘부정부패와의 전쟁’

    포스코건설 압수수색…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 ‘부정부패와의 전쟁’

    檢, 포스코건설 압수수색…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 검찰이 13일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포스코건설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13일 오전 인천 송도에 있는 포스코건설 본사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해외 건설사업 관련 내부자료와 회계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포스코건설은 베트남 지역 건설사업을 책임지던 임직원들이 현지 하도급 업체에 지급하는 대금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번 수사는 지난달 검찰 정기인사로 진용을 새로 꾸린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의 첫 기업수사다. 특히 이번 수사는 전날 이완구 국무총리가 대국민 담화에서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직후 이뤄진 만큼 고강도 수사가 예상된다. 비자금은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현지 발주처에 리베이트로 지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자체 감사에서 이런 비리를 적발하고 징계조치했다. 검찰은 의혹이 제기된 임직원들의 금융거래내역을 분석하는 한편 회사 측의 감사자료를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관련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비자금의 정확한 규모와 구체적 사용처를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비자금이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조성됐거나 돈의 일부가 국내로 흘러들어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국세청의 세무조사 이후 계열사들끼리 매출액을 부풀려준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정준양 전 회장 시절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여서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베트남 영업담당 임원들이 실적에 집착해 저지른 개인적 비리”라면서 “회사가 조직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국내로 반입했다는 얘기는 소설”이라고 일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檢, 포스코건설 압수수색… ‘부정부패와의 전쟁’

    檢, 포스코건설 압수수색… ‘부정부패와의 전쟁’

    檢, 포스코건설 압수수색…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 검찰이 13일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포스코건설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13일 오전 인천 송도에 있는 포스코건설 본사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해외 건설사업 관련 내부자료와 회계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포스코건설은 베트남 지역 건설사업을 책임지던 임직원들이 현지 하도급 업체에 지급하는 대금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번 수사는 지난달 검찰 정기인사로 진용을 새로 꾸린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의 첫 기업수사다. 특히 이번 수사는 전날 이완구 국무총리가 대국민 담화에서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직후 이뤄진 만큼 고강도 수사가 예상된다. 비자금은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현지 발주처에 리베이트로 지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자체 감사에서 이런 비리를 적발하고 징계조치했다. 검찰은 의혹이 제기된 임직원들의 금융거래내역을 분석하는 한편 회사 측의 감사자료를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관련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비자금의 정확한 규모와 구체적 사용처를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비자금이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조성됐거나 돈의 일부가 국내로 흘러들어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국세청의 세무조사 이후 계열사들끼리 매출액을 부풀려준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정준양 전 회장 시절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여서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베트남 영업담당 임원들이 실적에 집착해 저지른 개인적 비리”라면서 “회사가 조직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국내로 반입했다는 얘기는 소설”이라고 일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檢, 포스코건설 압수수색…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

    檢, 포스코건설 압수수색…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

    檢, 포스코건설 압수수색…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 검찰이 13일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포스코건설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13일 오전 인천 송도에 있는 포스코건설 본사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해외 건설사업 관련 내부자료와 회계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포스코건설은 베트남 지역 건설사업을 책임지던 임직원들이 현지 하도급 업체에 지급하는 대금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번 수사는 지난달 검찰 정기인사로 진용을 새로 꾸린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의 첫 기업수사다. 비자금은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현지 발주처에 리베이트로 지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자체 감사에서 이런 비리를 적발하고 징계조치했다. 검찰은 의혹이 제기된 임직원들의 금융거래내역을 분석하는 한편 회사 측의 감사자료를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관련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비자금의 정확한 규모와 구체적 사용처를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비자금이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조성됐거나 돈의 일부가 국내로 흘러들어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국세청의 세무조사 이후 계열사들끼리 매출액을 부풀려준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정준양 전 회장 시절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여서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베트남 영업담당 임원들이 실적에 집착해 저지른 개인적 비리”라면서 “회사가 조직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국내로 반입했다는 얘기는 소설”이라고 일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350만원으로 지구 반바퀴 돈 ‘신세대 여행가’ 안시내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350만원으로 지구 반바퀴 돈 ‘신세대 여행가’ 안시내

    18세기 오스트리아의 여성 여행가 아이다 파이퍼는 쥘 베른의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에 모티프를 제공한 것으로 유명했다. 유럽 귀족들이 남유럽 휴양지를 돌며 돈을 펑펑 쓸 때 그녀는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오지를 돌아다녔다. 141일 동안 350만원 들여 지구 반바퀴를 돌며 페이스북에 남긴 여행기로 폭발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은 안시내(22)씨를 보며 파이퍼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 155㎝의 앙증맞은 체격에 얼마나 많은 열정을 감추었길래 그토록 가상한 일을 해냈을까 궁금해져 손전화를 건 날, 공교롭게도 두 번째 여행을 위해 인천공항으로 갈 참이라고 했다. 아프리카 스와질랜드 왕국에 머물던 안씨와 이메일, 카톡 등으로 문답과 사진을 받았다. 재기 발랄한 그녀의 문체를 살리기 위해 1인칭 서술로 정리한다. 정리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직감적으로 여행 경로를 틀었는데 참 잘한 선택이었어요. 스와질랜드라는 코딱지만한 왕국, 인터넷을 하려면 읍내까지 먼 길을 나가야 하는, 지독히도 모든 게 느리지만 행복 지수 상위권인 이 나라와 사랑에 빠져버렸어요. 지난달 27일 인천을 떠나 세이셸 군도 경유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지난 5일까지 머물렀는데 가슴이 원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스와질랜드와 모잠비크를 거치는 것으로 조정했는데 잘한 것 같아요. 이번 여행 경비는 350만원으로 잡고 있어요. 250만원에 킬리만자로 등반비 100만원을 더해서요. 이번에는 초저가 여행이 아니라서 숙박비를 하루 1만원 안팎으로 잡고 있어요. 식당 가서 밥도 사 먹고 아프리카의 주 수입원이 관광이라니까 마음껏 쓰려고요. 제 소개가 늦었네요. 1993년 태어난, 서울시립대 환경조각과 2012학번 안시내라고 합니다. 혼자 힘으로 오빠와 절 키우신 어머니를 도우려고 장학금 받기 유리한 곳을 택했어요. 인생에 1년 정도는 하고 싶은 대로 살자고 결심해 2013년 2학년 2학기와 2014년 3학년 1학기를 휴학하고 베이비시터, 은행 안내 직원 등 세 가지 일을 동시에 하며 억척스럽게 돈을 모았어요. 지난해 141일 동안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 지구 반바퀴를 돌았는데 350만원 밖에 안 들었다는 이유로 화제가 됐어요. 페이스북 친구랑 팔로워를 합치면 약 3만 5000명인데 여행하던 밤에 심심하기도 했고, 엄마에게 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기도 해서 여행기를 올렸어요. 페친 중 한 분이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셔서 지난 주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이란 제목의 책으로 꾸며져 세상에 나왔어요. 서점에서 제 책을 찾았더니 입고가 안 됐다고 페북에 푸념하는 분들이 많으신데 적게 찍은 초쇄를 온라인 판매로 매진한 것 같아요. 초쇄 일주일 만에 2쇄 들어갔으니 주말에는 서점에 깔릴 겁니다. 350만원으로 141일 여행이 가능하느냐고요? 스카이스캐너를 이용해 값싼 비행기 티켓을 구하고 유럽 숙박에는 카우치서핑을 이용해 거의 공짜로 했어요, 나만의 가이드북을 만들어 꼼꼼히 여행 정보를 체득한 건 기본이고요. 근데 카우치서핑이 나중에 빚이 되겠다고요? 솔직히 공감할 수 없는 질문이네요. ‘그들은 무엇을 얻으려 그러는 건데? 그게 말이 돼?’ 이런 식이시죠? 물론 그런 일부도 있지만 대다수는 그러지 않을 거에요. 유럽에만, 젊은 여행자끼리만 이용되고 있지만 숙박비만 아끼려고 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들과 함께 지내며 우정을 나누고 함께 무언가를 보며 공감하고 또 서로의 삶과 문화, 생각을 교류해요. 내가 우리나라에 있을 때는 호스트가 되고 다른 나라에 가면 서퍼가 되는, 그런 재미난 여행문화에요. 한달 정도 한 나라를 여행하는 스타일이 제게 가장 맞는 것 같아요. 충분히 느끼고 지루하지 않으며 설렘이 지속되는 기간이거든요. 그래서 여행에는 돈이 아니라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아무 것도 안하고 그냥 일어나 동네를 산책하고, 동네사람들과 차를 마시고 걸어서 동네를 다 둘러볼 수있을 만한 시간들이 필요해요. 지금 시간을 청춘에 투자한다면 그 때 그 순간 자유로웠던 나날들을 곱씹으며 평생을 보낸다면 아무리 삶이 힘들더라도 나쁜 생각은 안 하겠다, 생각했죠, 외롭지 않느냐고요? 당연히 제 선택이니까 이겨 나가야 할 몫이죠. 장기 여행이란 것이 누구에게나 그렇듯 결코 환호와 탄성으로 이뤄지지 않잖아요? 길 위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혼자 헤쳐 나가고, 곧 이별하게 될 인연들을 마주하고 세상은 나 없이도 잘 돌아가는 것 같고?. 왜 여행을 하는지 모르겠고,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해요. 그래서 더 글을 올리며 사람들과 제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집착했던 것 같아요. 이집트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가 페이스북에 ‘내 여행은 너 때문에 컬러풀했어’라고 적었어요. 그 말이 무척 인상 깊어 책의 작은 제목으로 썼는데 누군가의 여행에 내가 전부가 될 수도 있겠구나, 내가 만나는 사람 하나하나가 내 여행을 채색하는 거구나, 생각했어요. 이번에 인도에서 만났던 남아공 친구네 집에서 묵었는데 1년 만에 봤고 그동안 연락도 두세 번 했을 뿐인데 하나도 어색하지 않고 즐거웠어요. 재회나 연락의 빈도보다 진심이 중요한 것 같아요. 페북에서 유명해지니까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7~8회 강연을 한 것 같아요. 강연 들으러 온 친구나 동생 언니 오빠들 중 일부는 많이 친해져 따로 만나곤 해요. 길 위에서 만난 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인연은 누구냐는 질문을 곧잘 받는데 열아홉 살 때부터 배낭 하나 매고 세상 밖으로 걸어 나와 2년 동안 세상 공부를 한 김영훈이 떠올랐어요. 초록빛 푸르른 나무가 생각나는, 맑고 순수한 친구에요. 단단해 보이지만 속이 상당히 여린 친구라서 모성 본능이 들었어요. 제가 모로코에 있을 때 영훈이를 처음 만났어요. 인도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가 ‘지금 숙소에 한국 남자애가 있는데 걔도 모로코 간대. 그리고 네 여행기 읽고 친해지고 싶대’라고 메시지를 보냈어요. 인도에서 모로코로 가는 비행기 티켓이 15만원에 풀렸는데 그 친구도 그 때 함께 모로코에서 여러 다른 친구들과 몰려 다녔는데 그 때 즐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해요. 외국인 친구로는 음, 어제 만난 친구 이야기해도 되나요? 지금 모잠비크 비자를 신청해놓은 상태라 스와질랜드에 생각보다 오래 머물게 될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정말 순수하고 착한 곳이지만 여행 인프라가 부족한 곳이라 여행하기 정말 힘들어요. 여행자도 없고요. 이 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백패커에 와있는데 여자 도미토리에 저밖에 없었어요. 근데 어제 새로운 친구가 왔더라고요. 마갈리란 프랑스 친군데 저보다 딱 열살 위지만 정말 아름다운 친구에요. 이 작은 나라에 2주 동안 머물 거래요. 제가 글을 쓰는 모습을 너무 좋아해 자꾸만 글을 쓰는 제 사진을 찍어가고 제 옆으로 와서 자꾸 한글을 신기해 하며 물어봐요. 이번 여행을 시작하고 진득하게 사귀는 첫 친구에요. 이 친구는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저유명한 대사대로 ‘유아 쏘 프렌치’입니다. 오늘 함께 장을 보러 갔는데 첨가물이 들어간 음식은 눈길도 안 줘요. 다큐에서 보던 프랑스 여자들과 똑같아요. 그래서 저를 너무 신기해 해요. 모든 음식을 잘 먹고, 작지만 튼튼하대요. 한국인과 여행하는 건 처음인데 이렇게 재미있을 줄 몰랐대요. 누구에게나 미소를 건네고 또 풀밭을 좋아해요. 가장 좋은 점은, 그녀 역시 아이를 좋아해서 길을 걷다 아이를 보면 멈춰설수 있는 거에요. 또 일어나자마자 책을 읽고 자기 전에도 책을 읽어요. 이 친구는 제가 영어를 할 수 있지만 영어권 친구처럼 유창하지 않아서 좋대요. 우리의 영어 레벨은 똑같아서 좋다고. 하하. 이 나라에서는 딱히 할 게 없어서 조금 전에 숙소 주인 아저씨에게 USB를 주고 영화를 담아달라고 부탁했는데 팝콘을 튀길 옥수수를 사온 뒤 마갈리와 함께 USB를 찾으러 가자 아저씨가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너는 영화와 팝콘, 그리고 함께 영화를 보는 프랑스 친구를 얻었어!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해. 지금 넌!” 제 스와질랜드는 이 친구의 색깔로 채색되겠죠. 얼른 답변 정리 마치고 우리의 서툰 영어로 대화를 이어가고 싶군요. 세상 모든 이들이 이 푸른 별의 푸르름을 느낄 시간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 같아요. 우리는 너무 바빠요. 며칠 전 길을 걷다가 소몰이 아저씨와 소들이 천천히 거니는 걸 보고 잠시 멈춰 멍하니 바라보았어요. 석양은 지는데 구름은 여유롭게 떠가고, 가슴이 너무 벅차올라 눈물을 흘릴 뻔했어요. 여행이란 길을 걷다 마주하는, 말도 안되는 풍경들을 누릴 시간이 있다는 거에요. 값싸게 즐기는 여행도 있고 여유롭게 즐기는 여행도 있다고 생각해요. 각자 형편을 좇아 하는 거지요. 제 여행에서 ‘퀄리티’를 나타내는 지표는 ‘사람’이었어요. 그저 그 나라 사람들의 삶 속에 끼어 들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 바라보는 거죠. 여행에서 무언가를 얻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여행에 관한 제 기준은 분명했어요. 그리고 그 여행은 절대로 많은 돈이 들지 않죠. 돈이 많았다면 이집트에서 스킨스쿠버도 배울 수 있었을테고 이탈리아에서 파스타와 피자를 매일 먹을 수 있었을테지만 돈이 없기에 그러지 못했고 제 생각대로 ‘사람을 만나는 여행’을 했어요. 많은 분이 제 여행에 관심을 가져주신 것은 랜드마크 찍기 식이 아니어서였을 거에요. 누구는 제 얘기를 듣고 대책 없이 떠나는 사람이 생길까봐 걱정한대요. 또 생각 없이 사람들을 선동하는 ‘얼치기 여대생’이란 핀잔도 들었어요. 여행보다 훨씬 글 쓰는 것을 좋아해요. 어쩌면 여행도 제가 글 쓰는 것에 많은 영감을 주기 때문에 좋아하는 걸지도 몰라요. 여행 중에는 조금 멈춰 서고, 세상을 천천히 바라보면서 글을 써내려 갈수 있거든요. 여행 전에는 미술 잡지 에디터라든가, 신문의 예술 담당 기자라든가 예술분야 출판사에서 일한다거나 등등 구체적으로 들어갈 회사와 직군까지 정해놓았어요. 근데 여행에 빠지게 되고 여행 글을 담아내다 보니까 그냥 전 글 쓰는 자체를 즐긴다는 걸 알게 됐어요. 미래의 저는 아마 글을 쓰고 있지 않을까요? 20대엔 여행, 30대엔 예술, 40대에는 자극적인 섹슈얼 잡지의 에디터, 50대에는 동화작가, 뭐든 다 해보고 싶어요. 파이퍼에 대해선 이곳 스와질랜드의 인터넷이 원활하다면 검색 대충 훑어보고 아는 척했겠지만 여기 사정이 여의치 않네요. ㅋ. 그녀나 저나 작은 키가 여행에 꽤 도움이 됐을 거에요. 저가 항공의 좁은 좌석을 타도 자리가 넉넉했던 것처럼, 침대 기차를 탈 때 남들은 다리를 굽히고 불편하게 누워도 다리 쭉 뻗고 누울 수 있으니 말이지요. 하하 사람들은 항상 말해요. 목숨은 하나뿐인데 너무 위험하지 않느냐고. 맞는 말이에요. 여행은 아무리 준비해도 변수가 생기고 언제 위험이 닥칠지 몰라요. 근데 작은 항변 하나 보태자면 제 삶도 단 한번이에요. 혼자 떠나와 천천히 세상을 보며 글을 쓸 만한, 많은 시간이 주어지는 지금의 여행이 좋아요. 누가 뭐래도 전 끝까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 거에요.
  • [글로벌 경제] 中경제 디플레·체질 개선 갈림길… “실업률 연착륙이 관건”

    [글로벌 경제] 中경제 디플레·체질 개선 갈림길… “실업률 연착륙이 관건”

    # 1 “많은 이들은 21세기에 미국을 대신할 강대국으로 중국을 꼽지만 나는 중국이 일본과 같은 결말을 맞을 것으로 생각한다.” 일본의 장기 불황을 정확히 예측했던 로이 스미스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지난 8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중국의 모습은 버블이 붕괴하기 직전인 1990년대 초반 일본을 꼭 닮았다”며 중국의 꿈(中國夢)은 신기루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스미스 교수가 현재 중국과 1990년대 일본의 공통점으로 꼽은 것은 부실 채권, 부동산 거품,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 인구 감소 등이다. 스미스 교수는 특히 “중국은 금융 시스템과 기업회계가 투명하지 않아 숨겨진 부실이 많을 것”이라면서 “이런 것들이 드러날 경우 중국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신뢰는 추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 2 “지난해 7.4%의 경제성장률이 낮다고 생각하는가? 7.4%는 8000억 달러로, 터키의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다. 규모가 커질수록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상식이다.” 중국 신경보(新京報)는 10일 “확실한 처방전이 있는데 무엇이 두려운가”라는 제목으로 서구 언론이 펴는 중국 경제 위기론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신경보는 “지난해 양적완화와 같은 인위적 경기 부양을 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성장을 이뤘으며, 서비스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일자리가 목표치를 300만개나 초과해 1300만개 이상 창출됐다”며 긍정론의 근거를 댔다. 여기에 전문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1억 4000만명이 혁신 경제의 주축을 담당하고, 4조 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 외환보유고 등 거시경제를 제어할 수단이 많다는 것도 환기시켰다. 중속 성장으로 접어든 중국 경제의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갑작스런 성장 둔화가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을 불러올 것이라는 게 부정론의 핵심이다. 경제성장률 하락, 사상 최저로 떨어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장기 침체에 접어든 부동산 경기 지수, 18조 6000억 위안에 이르는 부실한 지방정부 부채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반면 긍정론자들은 중국 경제가 양에서 질로의 ‘기어 변속’을 적절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본다. 1%만 성장해도 175만개의 일자리가 생길 정도여서 기계적인 성장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미 서비스산업이 공해를 유발하는 2차 산업을 능가할 정도로 확대됐고, 창업 열기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게 중국 정부의 주장이다. 1인당 노동생산성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이런 논란에 대해 BBC는 “관건은 실업률”이라고 진단했다. BBC는 “중국도 이미 대량 생산, 대량 투자, 대량 소비에 의존하는 상태에서 벗어났다”면서 “중국 정부가 성장률보다 일자리 창출을 더 부각시키는 의도를 간파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성장에 실업률까지 치솟으면 중산층이 붕괴하고 이는 곧 공산당의 권위마저 위태롭게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멀고 험난한 개혁의 길에 들어섰다”면서 “정부가 아닌 소비자가 돈을 쓰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보도했다. WSJ는 “정부 예산을 축내는 공공기관과 국유기업이 국민의 돈을 털어 가는 ‘괴물’이 됐다”면서 “연금, 건강보험, 실업수당을 강화하지 않으면 소비자는 지갑을 열 수 없다”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김영란이 말하는 김영란법] “직무관련 100만원 이하 금품 땐 형법으로도 처벌 가능”

    다음은 10일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법안 통과 과정에서 어떤 느낌을 받았나. -논의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이 여러 가지 확대한 것에 대해 제가 말할 입장은 아니다. 결국 국민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자각한 게 아닌가 싶다. →‘김영란법’으로 불리는데. -저는 ‘부패방지법’ 등 법 내용이 드러나는 명칭을 사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통과된 법이 원안의 취지에 부합하는지. -사실 입안을 하면서도 이게 가능할까 생각했던 것을 언론과 여론의 지지로 지금까지 왔다. →개정, 수정 논의가 나오는데. -아쉬운 점이 많지만 법을 시행하기도 전에 개정, 수정 얘기를 꺼내는 건 너무 성급하다. 형사법적인 처벌 문제에 집착하기보다 근본적으로 부패문화를 바꾸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시행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으면 보다 강화된 조치를 추가하는 것이 순리다. →원안보다 후퇴한 부분을 지적하면서도 개정은 법 시행 이후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는 건 모순 아닌가. -(원안에 비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걸 말하는 것이고, 당장 원래 제안했던 대로 고쳐 달라는 게 아니다. 법은 시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패가 만연한 문화가 바뀌면 이 법은 없는 법처럼 돼도 상관없다. 언뜻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순은 아니다. →사회상규에 대해 범위가 좁다는 지적도 있다. -판례가 축적되면 그것이 사회상규가 되는 것이다. 예컨대 축의금도 수천만원이 되면 뇌물죄가 되는 것이다. 지금도 공무원행동강령에는 축의금이 5만원으로 정해져 있다. 사회상규에 대한 문제는 대통령령에서 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뇌물죄와 겹치는 부분이 있는데, 100만원 이하 직무 관련성 있는 금품을 받았다면. -100만원 이하 직무 관련성 있는 금품을 받았을 땐 형법상 뇌물죄로 처벌이 가능하다. 뇌물죄가 명백하면 검사는 뇌물죄로 기소할 것이다. 법원에서 직무 관련성 입증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되면 (이 법에 따라) 과태료는 가능할 것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경제 블로그] 의욕 넘치는 우리은행장 실적은…

    [경제 블로그] 의욕 넘치는 우리은행장 실적은…

    연초에 영하 10도가 넘는 겨울 바다에 입수하고, 새벽녘에 꽁꽁 얼어붙은 산길을 올라야 했던 임원들의 고통은 약과입니다. 우리은행 행원들은 요즘 죽을 맛입니다. 의욕 넘치는 새내기 최고경영자(CEO) 이광구 우리은행장 때문이죠. 이 행장은 취임 이후 줄곧 ‘강한 은행’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틈만 나면 “올해를 민영화 원년으로 삼겠다”고 외칩니다. 지난해 행장 선출 과정에서부터 그는 “영업력 제고를 통해 민영화 가치를 높이겠다”고 강조했죠. 이 행장 선임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만큼 실적으로 실력을 증명해 보이겠다는 부담감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행장은 올해 15조원의 자산 순증을 목표로 상반기 중 70%를 달성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를 직원들 평가(KPI)에도 반영할 예정입니다. 일선 현장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리한 목표치 때문일까요. 내실보다는 할당량 채우기에 급급한 모습입니다. 한 가지 예로 우리은행의 개인형퇴직연금(IRP)은 이 행장 취임 시점이었던 지난해 12월 말 13만 5563좌에서 올해 2월 말 29만 3879좌로 두 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수탁고는 8718억원에서 8440억원으로 되레 줄어들었습니다. 신규 유치한 고객 중 잔고가 하나도 없는 ‘0원 계좌’가 수두룩하다는 얘깁니다. 우리은행의 한 직원은 “이렇게까지 실적을 채워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면서 “이 행장 취임 이후 두 달이 2년처럼 느껴진다”고 피로감을 호소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새 행장의 등장으로 우리은행 조직에 긴장감이 도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른 경쟁사들도 긴장하는 눈치가 역력합니다. 다만, 외부에서 온 CEO들이 임기 내 실적에 집착하다 조직을 뒷걸음질치게 만들었던 시행착오를 우리는 숱하게 봐 왔습니다. 이 행장은 아직 취임 초기라 이런 우려가 기우일 수도 있겠습니다. 단기 실적보다는 은행을 반석 위에 올릴 백년대계 기초를 닦는 일이 필요합니다. 내부 출신 CEO로서 이에 부응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주말 영화]

    ■달빛 길어 올리기(EBS 1TV 일요일 밤 11시) 임진왜란 때 불에 타 버린 ‘조선왕조실록’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전주사고 보관본’을 전통 한지로 다시 복원하기 위한 사람들의 이야기. 만년 7급 공무원 필용은 3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진 아내 효경의 수발을 들며 비루한 인생을 살고 있다. 퇴직 전에 5급 사무관이라도 돼 보려던 그는 새로 부임한 상사가 한지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 걸 알고 마지막 기회란 생각에 시청 한지과로 전과한다. 한지에 관한 다큐를 찍고 있는 다큐멘터리 감독 지원은 우연히 필용과 부딪치며 티격태격한다. 그러다 ‘조선왕조실록’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전주사고 보관본을 전통 한지로 복원하는 필용의 계획을 알게 되고 여기에 동참한다. 그런데 필용은 처음과 다르게 집념인지 집착인지 모를 마음으로 이 일에 매달리게 되고, 지원과의 사이에서 미묘한 기류까지 흐르게 된다. ■전국:천하영웅의 시대(씨네프 토요일 밤 12시 10분) 전국시대 최고의 전술가 귀곡 선생이 쓴 신비의 병서가 제자 손빈에게 전해졌다는 소문이 돌자 위나라와 제나라는 전쟁을 제패하기 위해 은거 중인 손빈을 회유하려 한다. 손빈은 제나라가 제안한 최고의 대우에도 정치가가 되길 거절한다. 한편 귀곡 선생 밑에서 동문수학한 벗이자 위나라의 장수 방연은 손빈을 다시 위나라로 데려와 숨겨진 병법을 알아내려 한다. 하지만 소문과 달리 손빈이 내놓는 병법들이 별다를 것이 없자 반역자로 몰아 무릎이 잘리는 형벌을 내린다.
  • 작은 권력이 더 맵다

    작은 권력이 더 맵다

    권력의 종말/모이제스 나임 지음/김병순 옮김/책읽는수요일/528쪽/2만 2000원 “모든 인간은 끊임없이 쉬지 않고 권력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욕망은 죽고 나서야 비로소 멈춘다.”(토머스 홉스의 ‘리바이어던’ 중) 일반적으로 ‘다른 집단과 개인들의 현재 또는 미래의 행동을 지시하거나 막을 수 있는 능력’쯤으로 정의되는 권력. 아리스토텔레스는 그 권력을 부(富), 우정과 함께 인간 행복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로 규정했다. 실제로 권력은 꾸준히 인간과 사회의 존재를 규정하고 바꾸기까지 하는 거대한 힘이다. ‘권력의 종말’은 지구촌에서 급속히 일고 있는 권력 메커니즘의 전복을 설득력 있게 다뤄 눈길을 끈다. 미국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인 마크 저커버그가 올해를 ‘책의 해’로 선언해 선택한 첫 번째 책이다. “정부, 군대 같은 거대한 조직만이 보유했던 권력을 개인들에게 더 많이 주는 쪽으로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탐색한다.” 저커버그가 밝힌 선정 이유가 그랬듯 책은 정치, 군사, 경제, 금융, 미디어 등 모든 분야 속 ‘강력한 지배세력’(거대권력)과 이를 위협하는 ‘작은 세력’(미시권력) 사이의 끝없는 권력투쟁 현장을 세밀히 보여 준다. 지금 활발하게 진행 중인 ‘권력지형’ 재편의 속성은 한마디로 이렇게 설명된다. ‘권력에 다가가는 일은 쉬워졌지만 그 범위는 줄어들었고, 설령 권력을 손에 쥐었다 해도 그것을 휘두르기는 훨씬 더 어려워졌다.’ 그래서 그 메커니즘 파괴는 ‘권력의 종말’이라고까지 이름붙여진다. 그리고 그 전복, 다시 말해 권력 분산과 쇠퇴의 핵심 이유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바로 양적 증가 혁명과 이동 혁명, 의식 혁명이다.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더 풍족한 삶을 살 때 그들을 철저히 관리하고 통제하기란 더욱 힘들어진다. 여행과 운송이 편리해지고 정보나 자본, 여러 가치의 이동 비용이 낮아지고 이동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삶이 더 수월해진다. 반면에 기득권층은 더 어려워진다. 2010년 튀니지에서 시작된 ‘아랍의 봄’은 그 단적인 예일 수 있다. 독재정권에 맞서 들불처럼 번진 아랍국가들의 민주화 사회운동을 말할 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현대기술을 극적으로 활용한 측면을 흔히 강조한다. 하지만 그 바탕에는 1980년 이래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수명이 급격히 늘어난 영향이 훨씬 더 크고 앞날이 창창하지만 직업도 없고 전망도 암울한, 교육을 많이 받은 건강한 30세 미만 수백만 명의 ‘청년 팽창’과 의식 변화가 있다는 것이다. ‘아랍의 봄’ 말고도 권력지형 변화는 전방위로 뻗쳐 있다. 미국의 대표 맥주 버드와이저를 인수해 세계적인 맥주 회사로 거듭난 브라질·벨기에 복합기업 앤호이저부시인베브, 가톨릭과 개신교가 주를 이루던 종교계에서 신도를 늘리고 있는 비주류 종교, 유럽연합의 저탄소 정책에 대한 폴란드의 거부, 강대국들과 이란의 핵협상에 대한 터키·브라질의 반대, 위키리크스의 미국 외교 비밀문서 공개,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싸움에서 세계보건기구(WHO)와 경쟁하는 게이츠재단…. 저자는 이들을 놓고 “한때 무시되고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작은 세력이었지만 각 분야를 지배했던 거대권력, 대규모 관료조직의 기반을 무너뜨리고 고립시켜 영향력 행사를 저지할 수 있는 방법을 안다”고 말한다. 특히 테러리스트, 반군, 해적, 게릴라, 반체제 운동가의 영향력 확대는 권력의 작동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었음을 확연히 보여 준다. 2011년 소말리아 해적들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약 69억 달러의 돈을 갈취했다고 한다. 첨단 기술로 무장한 전함들이 포함된 다국적 함대가 밤낮 순찰을 도는데도 인근 해상을 지나가는 배들을 총 237차례에 걸쳐 공격한 것으로 집계된다. 권력 분산과 쇠퇴는 강력한 지배세력에 대한 견제·균형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 저자는 반면에 정부의 힘을 무력화시켜 수많은 범죄 집단이 활동하거나 사회의 무질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그가 제시하는 방향은 이제 거대 자본, 폭력, 독점이 필수조건이었던 권력의 개념 자체를 바꾸는 쪽으로 잡힌다. 각 주체 간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순위에 집착하는 경쟁이나 극단적 선동으로 집단의 이익만을 차지하려는 행동은 그중에서도 철저히 없애야 할 대목으로 거듭 강조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中성장률 7%로 하향… ‘중속 성장 시대’ 선언

    中성장률 7%로 하향… ‘중속 성장 시대’ 선언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 목표치를 11년 만에 최저치인 7%로 낮춰 잡았다. 하지만 국방비 증가율은 5년 연속 10%대를 유지키로 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 목표치를 7% 안팎이라고 밝혔다. 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3% 선에서 막는 한편 도시 신규 취업자 수를 1000만명 이상 증가시키고, 실업률을 4.5% 이내로 억제하기로 했다. 성장률 7%는 2004년에 7%로 설정된 이후 11년 만에 가장 낮다. 지난해 목표치는 7.5%였고, 실제 성장률은 7.4%였다. 중국의 성장률은 4년째 하락세다. 중국 정부가 성장률 자체에 얽매이지 않고, 실제 성장동력이 둔화됐음을 감안하면 7% 달성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바오바’(保八·목표 성장률 8%대 유지)는커녕 ‘바오치’(保七)도 쉽지 않은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이는 중국이 고도성장을 확실히 포기하는 대신 중속성장을 유지하며 일자리 창출과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추는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시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리 총리는 “중진국의 함정을 뛰어넘고 현대화를 실현할 것”이라면서 “성장 목표 7%는 수요와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전면적인 ‘샤오캉(小康·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상태) 사회 건설과 경제 구조 혁신에 대한 요구, 객관적인 현실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바오치’ 수성을 위해 중국은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펼 전망이다. 올해 재정적자 목표치를 국내총생산(GDP)의 2.3%에 해당하는 1조 6200억 위안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목표치인 1조 3500억 위안에 비해 2700억 위안 늘어난 것으로 돈을 풀어 경기를 뒷받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성장률 목표치에 ‘안팎’이라는 꼬리표를 붙인 것은 성장률 수치에 크게 집착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이미 공업 주도의 성장 대신 서비스 산업이 이끄는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1300만개 일자리 창출의 실적은 목표 성장률 미달의 충격을 완화하고도 남는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특히 “성장률 둔화는 중국 자체보다 중국과 교역량이 많은 미국, 유럽, 한국 등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중국은 중앙정부 차원의 예산으로만 국방분야에 전년보다 10.1% 늘어난 8868억 9800만 위안(약 155조원)을 배정했다. 증가폭이 지난해(12.2%)에 비해서는 낮아진 것이지만 두 자릿수의 대폭적 증가 추세는 계속 이어갔다. 통계에 잡히지 않거나 과학기술 예산에 포함된 국방비도 적지 않아 전체 국방 관련 예산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국방예산의 사용처는 군의 현대화와 첨단무기 개발, 해·공군력 강화 등에 상당 부분 투입될 것이란 관측이다. 리 총리는 “국경·해안·영공 방위의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미국과 영토와 과거사 문제로 갈등관계인 일본, 남·동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불편한 관계인 동남아시아 각국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나이트 크롤러’ 예고편, 특종에 눈먼 언론 비판

    ‘나이트 크롤러’ 예고편, 특종에 눈먼 언론 비판

    대중의 눈과 귀를 현혹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특종에 집착하는 언론에 일침을 가하는 영화 ‘나이트 크롤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영화 ‘나이트 크롤러’는 범죄 현장을 적나라하게 카메라에 담아 방송국에 고가로 팔아넘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나이트 크롤러’는 방송사가 촬영하지 못한 사건 현장을 발 빠르게 찾아 카메라에 담은 후 TV매체에 고가로 팔아넘기는 프리랜서 영상 촬영 기자를 의미한다. 영화는 루이스(제이크 질렌할)가 우연히 목격한 교통사고 현장에서 나이트 크롤러를 접하게 된다. 그들의 모습에서 돈 냄새를 맡은 루이스는 곧장 캠코더와 경찰 무전기를 구입해 사건현장에 뛰어든다. 그렇게 시작한 루이스의 데뷔작의 반응은 운이 좋게도 성공적이다. 이에 루이스는 끔찍한 사고 현장을 적나라하게 촬영하면서 지역채널의 보도국장 니나(르네 루소)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게 된다. 매번 ‘더 자극적’이고 ‘더 충격적’인 뉴스를 원하는 니나와 그 이상을 충족 시켜주는 루이스는 최상의 시청률을 만들어내며 승승장구한다. 하지만 특종을 위한 루이스의 행보는 결국 사건을 조작하기에 이르며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고 만다. 앞서 공개된 예고편에 ‘특종을 위한 완벽한 조작! 당신이 본 뉴스는 진실인가’라는 카피처럼, 부패한 언론을 날카롭게 보여주고자 하는 작품의 목표를 알 수 있다. 특히 특종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는 인물이 불러올 파국은 무엇일지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나이트 크롤러’는 실제 미국의 각 지역채널 뉴스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영상 촬영 기자들의 이야기를 참고해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출을 맡은 댄 길로이 감독은 “이번 작품은 도시범죄를 카메라에 담아 방송국과 흥정하는 ‘나이트 크롤러’들의 밝혀지지 않은 실체를 드러내 현대 언론의 또 다른 세계를 보여 주고자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할리우드 대표 배우 제이크 질렌할이 주연을 맡은 영화 ‘나이트 크롤러’는 ‘본 레거시’와 ‘리얼 스틸’의 각본가 댄 길로이의 감독 데뷔작이다. 지난 달 26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17분. 사진·영상=스톰픽쳐스코리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공익 위해 살래요” 40살 차이 나도 똑같은 마음

    “공익 위해 살래요” 40살 차이 나도 똑같은 마음

    40년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새내기 공무원이 된 동기생들은 공직사회를 어떻게 생각할까? 서울 서초구 일자리경제과에 근무하는 권호진씨는 지난 1월 26일 임명된 9급 새내기 공무원이다. 나이는 59세. 같은 구청 정보화지원과에 근무하는 최정훈씨는 만 나이로 19세다. 둘 사이에는 무려 40년이란 세월의 차이가 있지만 공무원 동기다. 공무원 시험에 나이 제한이 없어지면서 생겨난 진풍경이다. 임명된 지 한 달여가 된 2일 이들로부터 공무원 생활의 각오를 들어봤다. 입사하자마자 정년이 1년여밖에 남지 않은 권씨는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30여년 사회 경험을 지역 주민을 위해 쏟아내고자 공무원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외국계 기업에서 최고경영자(CEO)까지 지낸 권씨가 9급 공무원 시험에 도전한 이유는 마지막 사회생활을 명예로운 ‘공직’으로 마치고 싶었기 때문이란다. 그는 “공무원만큼 명예로운 직업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국민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봉사하는 자리가 공직인 만큼 근무 기간 동안 최선을 다겠다”고 했다. 3주 전 고등학교 졸업식을 마친 최씨는 “기업은 이윤 추구에 집착하면서 직원을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심하다”면서 “비록 미약하지만 나의 능력을 공공 이익을 위해 쓰면서 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늦은 퇴근과 심한 업무 달성 스트레스보다 여가생활과 자기발견 기회가 많은 공직이 훨씬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명예와 봉사를 택했던 베이비붐 세대와 높은 연봉보다는 자신만의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세대 간의 공직사회를 바라보는 차이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직원들과의 유대 관계를 중요시하는 것은 비슷하다. 권씨는 “우리 과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직원이 바로 ‘나’지만 선배들의 말을 잘 따른다”면서 “일하는 데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외국계 회사에서 이미 나이 어린 상사들과 일한 경험이 많다”면서 “직급과 관련 일의 능력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19세의 최씨는 “가장 어린 직원이어서인지 누구나 잘 대해 준다”면서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막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정보통신 인허가 업무를 맡았는데 솔직히 옆의 선배가 아니면 지금까지 헤매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지금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열심히 배우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권씨는 서면 보고 등 공직사회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형식적인 공문서 작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아쉽다”면서 “대면 보고를 늘리면 주민을 위한 시간을 좀 더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권씨는 일반 기업보다 정형화된 보고 체계 등으로 정책 결정이 늦어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최씨는 “처음 일을 담당하는 사람도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자세한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애로사항과 함께 “봉사하는 공무원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김래원’ 풋풋하던 그 눈빛, 독해졌다

    ‘김래원’ 풋풋하던 그 눈빛, 독해졌다

    강렬하고 독해진 눈빛이다. 풋풋하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청춘스타의 이미지는 진정성 넘치는 연기 열정에 그 자리를 내줬다. 배우 김래원(34)이 최근 종영한 드라마 ‘펀치’와 영화 ‘강남 1970’에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주며 연기 인생 2막을 열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20대 때는 인기에 연연하며 주변 반응에 휘둘리다가 연기에 허세가 들어가면서 무너졌다. 이제는 일희일비하고 싶지 않다”고 말문을 열었다. “어릴 때는 멋있는 역할을 잘해서 인기를 얻어야 된다는 생각이 컸어요. 몇 년 전부터 진솔하게 사람 얘기를 할 수 있고 인생을 담을 수 있는 역할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인간극장’ 같은 다큐멘터리를 보면 사람들이 찍는 것을 의식하지 않으니까 뒷모습마저 진실되게 느껴지잖아요. 저도 좀 더 사실적인 연기를 해 보고 싶었어요.” 드라마 ‘펀치’에 등장하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대검찰청 반부패 수사지휘과장 박정환 캐릭터도 그러한 연장선상에서 만들어졌다. ‘강남 1970’에서 비열한 건달 백용기로 살았던 그는 영화의 깊고 진한 감성을 그대로 드라마에 옮겨 왔다. “영화에서는 내면 연기에 신경을 많이 썼고 드라마에서도 보여지는 것보다는 감정을 절제하고 억누르는 쪽으로 연기했어요. 감독님은 감정을 폭발시키라고 주문하셨죠. 하지만 제 생각에는 가능한 절제하려 노력했던 게 끝까지 박정환에게 연민이 가는 힘이 됐던 것 같아요.” ‘펀치’는 남에게만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관대한 채 온갖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사회 권력층에 강력한 펀치를 날렸다. 박정환은 불과 3개월 남은 시한부 삶 속에서 그들에게 복수와 응징을 하기 위해 생의 마지막까지 분투했고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박정환은 꼿꼿하고 지능적인 엘리트 검사이기 때문에 일을 할 때도 냉정한 모습에 가까울 거라고 생각했어요. 아마 죽음을 두려워하는 모습만을 보여줬다면 오히려 무겁고 지루했을 것 같아요. 대신 고통스러운 상황이 주어질 때는 동정표가 가게끔 진짜 아픈 것처럼 생생하게 연기하려고 애를 썼어요.” 그가 가장 아끼는 명장면도 그렇게 꼿꼿하던 박정환이 11부에 “딸 예린이 초등학교 입학식까지만 살고 싶다”며 울면서 무너지는 장면이다. 그는 “대사는 다 틀렸지만 삶에 대한 집착과 그들을 향한 분노, 현실에 대한 슬픔과 두려움, 가족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뒤섞여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회에서 방송 사고가 날 정도의 쪽대본 압박 속에서도 열연을 펼쳤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박정환에게 마지막 쇼크가 와서 주사약 앰풀을 깨는 장면에서 세상을 향한 비릿한 웃음과 함께 슬픔이 교차되는 표정이 들어갔으면 더 강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나중에 들었어요. 두 시간만 잤으면 생각해 낼 수 있었을 텐데…. 3일 동안 1~2시간밖에 못 자고 찍는 상황이 좀 아쉬웠죠.” 특히 인연에서 악연으로 변한 검찰총장 이태준(조재현)과 팽팽한 긴장감 속에 짜장면을 먹는 장면은 세간의 화제가 됐다. 드라마 ‘눈사람’을 함께 찍었던 두 사람은 12년 만에 재회했다. “짜장면은 두 사람의 관계는 물론 그들이 살아온 환경을 함축적으로 비유한 거라고 생각해요. (조)재현 선배는 두 사람의 자연스러운 어울림을 중요하게 여겼고 먼저 편하게 벽을 낮춰 주셨어요. 대사를 외우지 않고 촬영에 들어가도 다 생각날 정도였으니까요.” 데뷔 초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 영화 ‘어린 신부’ 등의 청춘물은 물론 영화 ‘미스터 소크라테스’ ‘해바라기’ 등 다양한 장르에서 연기했다. 어느덧 그도 이민호, 이종석 등 청춘스타들이 롤모델로 삼는 선배가 됐다. 그는 이제야 진짜 연기가 무엇인지 조금씩 보인다고 했다. “그동안은 내가 돋보이기 위한 연기를 했는데 시너지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그들이 살아야 극이 살고 내가 사는 거였어요. ‘펀치’에 함께 출연한 박혁권형에게 연기 20년 끝에 비로소 이런 것을 깨달았다고 했더니 평생 연기해도 모르는 배우도 있다고 하더군요(웃음). 앞으로도 진하게 사람 냄새 나는 연기를 계속 보여 드리고 싶어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폐쇄회로 TV가 만병통치 ‘약’인가/한준규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폐쇄회로 TV가 만병통치 ‘약’인가/한준규 사회2부 차장

    “여기 폐쇄회로(CC)TV의 사각지대가 어디예요.” 올해 처음으로 어린이집에 어린 자녀를 맡기는 부모들이 상담을 마치고 꼭 묻고 가는 이야기란다. 지금 보육 현장에는 ‘불신’의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부모도, 교사도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아이 옷에 초소형 녹음기를 몰래 넣어 보내는 부모도 있다고 한다. 현장 교사도 아이를 안아 주지 못하겠다고 아우성이다. 현장의 상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정부와 정치권은 지난달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영상이 공개된 뒤 성난 여론을 달래기 위해 CCTV 카드를 빼들었다. 지난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전국 모든 어린이집 CCTV 설치 등 영상정보 처리기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 법안은 영상을 60일 이상 보관해 아동 학대가 의심될 경우 해당 아동의 보호자나 공공기관이 CCTV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오히려 불신을 키우는 꼴이다. 정부와 정치권을 빼고 모든 국민이 한숨만 쉬었다. 몸에 퍼진 암으로 피가 흘러나오는데 그저 반창고를 붙이는 격이다. 정부가 가시적인 성과에 집착,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필요 예산을 어떻게 편성할지, 면적당 몇 개를 설치해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세부 방안도 추후 논의로 미뤘다.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다. ‘아이를 낳으면 국가가 키워 주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은 사라졌다. 마치 어렸을 때 동네에 가끔씩 찾아와 ‘이 약 한번 먹어봐~ 치통, 위통, 방통 모든 병이 한 방에 나아~’라고 떠들던 약장사 아저씨처럼 상습적인 폭행과 상한 급식, 비싼 보육료 등 모든 문제를 CCTV로 해결할 듯한 기세다. 인천 어린이집 폭행 사건도 CCTV가 달려 있는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CCTV가 근본적 해결 방안이 될 수 없다. 두루뭉술한 해결 방안이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턱없이 낮은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과 보육 교사의 처우 개선, 양질의 보육 교사 육성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1980년대부터 보육 문제를 ‘민간’에 떠넘겼다. 그 결과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어린이집 4만 3000여곳 중 국공립 어린이집은 2489곳으로 5.4% 수준에 그쳤다. 선진국의 50%가 넘는 비율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박 대통령은 대선 당시 국공립 어린이집 비율을 30%까지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공약을 이행하는 데 7800억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장 올해 모든 것을 투자하기는 힘들지만 최소한의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그것이 부모들을 안심시키는 길이다. 보육 교사의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도 빨리 개선해야 한다. 화장실 갈 시간도 없는 그들의 고충을 덜어 주지 않는다면 양질의 보육을 기대하기 힘들다. 우리 자녀를 사랑하는 교사들이 현장을 지킬 수 있도록 지원이 절실하다. 보조교사 지원과 근무시간 개선 등 정부가 시급히 처리해야 할 숙제다. 하지만 정부는 모든 문제를 3~4월에 추가로 논의하기로 했다. 예산 확보 여부가 불투명해 올해 당장 시행이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런 식으로는 우리 보육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늦더라도 박 대통령의 약속을 믿을 수 있으면 좋겠다. 최소한 안심하고 자녀를 맡기고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모든 국민은 바라고 있다. hihi@seoul.co.kr
  • [서울광장] 창조경제 길을 잃다/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창조경제 길을 잃다/오일만 논설위원

    박근혜 정부 2년 동안 창조경제는 대한민국의 화두였다. 집권 초부터 모호한 개념 때문에 한바탕 홍역을 치렀고 이를 전담하는 청와대 미래전략수석도 최순홍-윤창번-조신으로 이어지면서 세 명째를 맞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창조 관련 조직과 직위를 70여개나 신설할 정도로 강력한 의지를 과시했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통한 경제성장의 동력을 만들겠다는 착상은 훌륭했지만 현실에 접목하기는 그리 녹록지 않은 탓이다. 지난 2년간 우여곡절 끝에 창조경제는 15개 대기업이 전국 17개 시·도의 중소·벤처기업을 1대1로 지원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창조센터)가 중심이 되는 청사진을 내놨다. 창조센터는 상반기 내에 모두 문을 열고 금융·법률·사업컨설팅 등 원스톱 지원 체제를 갖추게 된다. 대기업의 기술과 노하우를 중소기업에 전수하면서 지역별 특성에 맞춰 창조적 사업을 발굴해 경제 체질을 바꾼다는 야심찬 구상이다. 포장은 그럴듯한데 어딘지 번지수가 잘못된 느낌이다. 정부가 선두에서 밀어붙이고 대기업이 따라가는, 개발 연대에나 가능한 모양새로 보인다. 대기업과 벤처기업은 체질과 작동원리가 분명히 다름에도 억지로 끼워 맞춘 그런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우선 대기업들은 정권 차원에서 추진하는 핵심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창조센터를 맡았지만 능동적인 의지는 별로 없는 듯하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다음 정권에서 창조경제가 어찌 될지를 계산하고 있을지 모른다. 이명박 정권이 사활을 걸고 추진했던 대기업·중소기업 동반성장이나 녹색성장 정책이 어떻게 종말을 맞았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대기업이다. 모 대기업 간부의 말을 들어 보자. “지난해 말 갑자기 새로운 사업(창조센터)을 하게 돼 일단 해당 계열사의 사회공헌 예산을 사용하게 됐다. 발대식에 대통령이 오시기 때문에 전력투구했지만 행사가 끝나면 어떻게 진행시킬지 막연할 뿐이다.” 상당수 대기업들은 유망 벤처를 발굴하거냐 육성하는 데도 익숙지 않다. 대기업들은 하청·중소기업들의 유망 기술을 가로채거나 도용하는 데 탁월한 기술이 있다. 이윤추구가 목적인 기업의 속성상 선의의 지원 체제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인 위험을 안고 있다. 지금까지의 관행으로 봐서 쓸 만한 아이디어나 기술이 있으면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벤처기업을 종속 하청의 구조로 이끌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대기업과 하청업체 사이에서 첨단 기술 도용 등을 이유로 형사 고소로 가는 논란이 곳곳에서 재연될 여지는 많다. 일자리 창출에 모든 정책의 방점이 찍히면서 창조경제 역시 시간이 걸리는 생태계 조성이나 체질 개선보다는 성과 위주로 방향을 틀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창조경제 전도사를 자처하며 생태계 구축에 애를 썼던 ‘윤종록 차관-윤창번 수석’의 동반 퇴임도 이런 맥락에서 보는 시각이 있다. 무엇보다 창조경제가 길을 잃고 있다는 신호는 본질을 외면하고 정치성 짙은 이벤트로 전락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창조의 본질은 혁신에 있고 혁신의 핵심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의식에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혁신의 생태계 속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싸우면서 실패를 거듭하며 자생력을 갖추는 것이 벤처의 길이다. 벤처 창업 국가의 대명사로 알려진 이스라엘이나 노르웨이 등 이른바 창조경제 선진국들의 혁신형 창업 비율이 90%에 달하는 것도 이런 문화 때문에 가능하다. 한두 차례 실패의 아픔을 겪고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진정 정부의 할 일이다. 한번 실패하면 영원한 낙오자가 돼야 하는 우리의 기업 문화 속에서 한국판 스티브 잡스나 마크 저커버그가 탄생하기는 요원한 일이다. 청소년들의 장래 희망이 교사나 공무원 등 안정적인 직업에 몰리고 취업에 실패한 젊은이들이 커피점 등 생계형 창업에 내몰리는 사회에 창조가 깃들 공간은 없다. 대선용 공약으로 잉태했다가 관료들과 대기업에 의해 육성되는 창조경제는 애초부터 내재적 한계성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남은 3년 임기 안에 눈에 보이는 성과에 집착하는 순간부터 녹색과 동반성장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백년대계를 위해 창조의 씨앗을 뿌리는 그런 자세와 의지야말로 국민들의 박수를 받게 될 것이다.oilman@seoul.co.kr
  • 개무시당하는 청춘 개들로부터의 힐링

    젊은이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반려동물에 푹 빠졌다. 각종 SNS에 주로 올라왔던 여행지와 음식 사진이 줄고 반려동물과 관련된 게시글이 부쩍 늘었다. 사진 공유 SNS인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개나 고양이 관련 사진은 줄잡아 200만건이 넘는다. 바야흐로 반려동물의 SNS 전성시대다. SNS의 대표 주자 격인 페이스북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난 15일 20대 남성이 올린 강아지 동영상은 20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좋아요’를 누른 사람은 24일 현재 23만명에 이른다. 최근에는 강아지 촬영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도 등장했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이렇게 ‘반려동물 판’이 된 까닭은 무엇일까. 인스타그램에 애완견 사진을 올리는 것이 취미인 대학생 이승희(24·여)씨는 “하루 종일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심신이 지쳐 집에 오면 유일하게 나를 반겨 주는 것이 강아지”라며 “사람보다 강아지가 더 좋은 친구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고 말했다. 취업 준비생 김모(26)씨는 “가끔 우리집 강아지를 보고 있으면 평생 일자리를 구하지 않아도 되는 여유가 부럽다”면서 “강아지 산책을 핑계로 취업 준비 시간을 쪼개 여가 시간으로 활용하면서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런 현상의 원인을 젊은층의 미래 불안정성에서 찾는다. 미래와 진로가 불안할수록 사회적 관계에 대한 신뢰가 낮아져 조건 없이 반겨 주는 반려동물에 대한 집착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고용이 불안정해짐과 동시에 사회적 인정을 받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마음의 빈자리를 충직한 반려동물로 채우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역시 젊은층의 불안을 이유로 꼽았다. 김 교수는 “취업 준비를 하는 20대는 하루 대부분을 혼자 보낸다”며 “홀로 막막하고 불안한 상태에서 경쟁할 필요도 없고 스트레스도 주지 않는 반려동물에 기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업전쟁과 경제난, 무한경쟁 속에서 외롭고 팍팍하게 살아가는 20~30대 청년에게 반려동물이 유일한 안식처가 되는 셈이다.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박근혜정부 3년차 (하)경제·교육·문화 분야] 내수 활성화 ‘성공’… 전세난·서민 주거난 완화 ‘낙제’

    박근혜 정부의 지난 2년간 주택정책은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된다. 깊은 수렁에 빠져들던 주택 거래 시장을 정상화시켜 내수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전세난의 선제적 대응에 실패했고 대표 주택 공약인 행복주택 추진도 삐걱거려 서민 주거난 완화는 낙제점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12년에는 주택 거래량이 73만 5000건으로 200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우스푸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거래가 극도로 위축돼 경제·사회 문제가 심각했다. 하지만 2013년에는 중반부터 거래가 늘어나기 시작해 80만건을 넘겼다. 이어 지난해 주택 거래 건수는 100만건이 넘었다. 이는 전년 대비 18% 증가한 물량이며 2006년 이후 최대치다. 특히 주택시장을 견인하는 수도권의 주택 거래량이 전년 대비 27.3% 증가했고, 서울에서는 14만 8000건으로 전년 대비 32.5%나 증가했다. 정부가 내놓은 각종 주택시장 활성화 대책의 약발이 먹혔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국토교통부도 주택 거래량 증가를 주택시장 정상화 대책(7.24), 주택시장 활력회복 및 서민 주거 안정 강화 방안(9.1) 등에 따른 시장 활성화 기대감과 매매 가격 회복세로 분석했다. 주택 거래량 증가와 집값 회복은 하우스푸어 양산에 제동을 걸어 사회 문제를 줄이는 데도 일조했다. ‘깡통주택’으로 인한 하우스푸어 양산을 막았고, 거래 중단으로 인한 ‘자금 경색형’ 하우스푸어로 전락하는 것도 크게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택시장의 각종 규제 완화 정책도 주효했다. 주택 투기가 만연하던 시절 도입됐던 낡은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거래 활성화를 뒷받침했다. 재건축 완화, 각종 입지규제 철폐 등으로 서울 강남3구 아파트는 지난해 2만 3143가구가 거래돼 전년 대비 39.1%나 증가했다. 재건축사업 규제 완화에 따른 오래된 아파트 거래 증가가 서울 지역 주택 거래 증가를 유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대표 주거복지정책인 행복주택을 비롯해 서민 주거난 완화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은 주택 거래 시장 정상화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퇴색시키기에 충분했다. 2013년 5월 발표된 행복주택 시범지구 7곳(서울 목동·오류·가좌·공릉·송파·잠실, 경기 고잔) 가운데 4곳은 주민과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반대로 갈등이 촉발되면서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좋은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숫자(공급 목표)에 집착한 나머지 시행착오를 겪은 것이다. 뒤늦게나마 다양한 공급 방안을 마련한 것이 다행이다. 서민주거난을 부채질하고 있는 전·월세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주택정책의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받는다. 정부는 전·월세시장 불안이 저금리·저성장 기조 등 임차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과라고 항변하고 있다. 보증부 월세 가구 지원 강화, 기업형 주택임대사업 육성, 버팀목 대출 도입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서민 주거난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장희순 강원대 교수는 “정부 출범 초기 주택임대차 시장의 흐름을 꿰뚫지 못해 전·월세난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남은 임기 동안 서민 주거 안정 묘책을 찾아야 한다”고 평가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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