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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대 세입자, 월세 받으러 온 70대 집주인 살해 뒤 자살… 비극으로 끝난 셋방살이

    세입자로부터 밀린 월세를 받으러 갔던 70대 할머니와 세입자가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됐다. 세입자가 월세를 독촉하는 집주인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어 서민경제 붕괴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 17일 인천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30분쯤 인천 청학동 연경산 7부 능선에서 세입자 백모(58)씨가 나무에 밧줄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등산객(45)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집주인 강모(70·여)씨는 이날 오후 5시 50분쯤 백씨가 사는 인천 용현동 아파트 내 지하 쓰레기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쓰레기장은 오래전 폐쇄돼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곳이다. 경찰은 백씨의 3층 아파트 내부를 수색하던 중 주방 옆 창고에서 지하 쓰레기장으로 연결되는 깊이 7m, 가로·세로 45㎝의 통로를 발견했다. 이 통로는 수십년 전 연탄을 버리기 위해 만들어 놓았다가 폐쇄된 곳이다. 경찰은 백씨가 강씨를 살해한 뒤 이 쓰레기 통로를 통해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의 얼굴 일부가 함몰돼 있었으며 목이 졸린 흔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강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1시쯤 5개월치 밀린 월세 150만원을 받기 위해 백씨의 아파트를 찾았다가 실종됐다. 경찰은 강씨 실종 직후 자취를 감춘 백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추적 수사를 벌여 왔다. 일용직으로 공사 현장에서 일했던 백씨는 지난해 9월부터 강씨 소유의 15평형 낡은 아파트를 세내 혼자 살아 왔으나 불경기로 일거리를 찾지 못해 그동안 월세를 한 번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씨의 노모는 강화의 한 요양원에 수용돼 있으며, 부인과는 1996년 이혼한 상태다. 딸(35)이 경기 부천에 살고 있지만 생활이 어려워 백씨에게 도움을 주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씨 주변 사람들은 “집주인이 밀린 월세를 독촉하기 위해 백씨를 여러 번 찾아와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숨진 백씨의 지갑에서는 돈 대신 ‘피해자 가족에게 죄송하다’, ‘어머니와 딸에게 미안하다’라고 적힌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백씨가 월세를 받으러 온 강씨를 살해한 뒤 죄책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잘난 척, 자조해도 예술이 되니… 거참 신통방통

    잘난 척, 자조해도 예술이 되니… 거참 신통방통

    #1. 유화 하나가 걸려 있다. 하얀 벽면에 네모난 틀, 딱 떨어지는 조명까지. 일반적인 미술관의 FM에 맞춰 전시된 그림이다. 들여다보면 추상화다. 노란색과 갈색 느낌이 강한 색들이 한 방향으로 쭉 그려져 있다. 제목을 보니 ‘노란 비명’. 이건 뭘까. 그 옆에 있는 공간에 들어서면 이 작품의 제작 과정 동영상이 있다. 제목이 노란 비명인 이유가 확연히 드러난다. 화가(실제로는 배우)가 근엄하게 ‘썰’을 풀어대면서 붓을 물감에 담가 찍은 뒤 캔버스에 굵은 선 하나 쭉 그리면서 붓 움직임에 맞춰 “아악~!” 고함을 지른다. 그래서 노란 비명이다. 누군가 머리를 뒤에서 잡아당겼을 때 나는 비명, 어두운 방 안에서 무릎을 부딪쳤을 때 나는 비명 등이 다양하게 그려진다. 김범, ‘노란 비명’과 ‘노란비명 그리기’, 2012년. #2. 외부인을 집으로 초대해 대접하는 식사 자리. 먹고살기 바빴던 압축성장 때문에 우리는 비교적 드러내지 않지만, 영화에서는 안온한 중산층을 드러내는 미장센으로 많이 쓰인다. 취향과 교양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취향과 교양이란 놈은 언제나 그렇듯 노출증 환자다. 이걸 애니메이션 기법을 이용해 tvN 롤러코스터의 ‘남녀탐구생활’풍 내레이션으로 풀어냈다. “집주인으로서, 언제나 손님을 잘 파악하고 손님끼리 잘 어울리도록 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관심사를 공유하고 지위가 같은 사람만 불러야 할까요? 이 또한 똑같이 현명하지 않은 처사입니다. 기자나 의사, 세무관 세 명이 저녁 내내 일 이야기만 한다면 다른 손님들은 기분이 상하고, 사실 괴로워할 것입니다.” 아나 휴스만, ‘점심식사’, 2008년. #3. 전시공간에 들어서면 저쪽 벽에는 교회 안에 늘어선 사람들이 보인다. 반대쪽 벽엔 하나의 입술이 있다. 이 입술이 질문한다. “평상시 또는 전쟁 때 전쟁범죄, 인간성에 반하는 범죄 혹은 학살에 관여했거나 관여했다고 의심받은 적이 있습니까?” “어떤 수단과 매체를 통해, 테러리스트의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찬양하는 관점을 피력한 적이 있습니까?” “예”라고 대답하는 게 진짜 테러다 싶을 질문들이다. 이 입술 건너편에 서 있는 동유럽풍 공간 속 사람들은 경건하게 “아니오”를 외친다. 입술은 목사의 설교 투로 질문하고, 사람들은 신도들이 ‘아멘’을 복창하듯 답한다. 나디아 카비-린케, ‘아니오’, 2012년. 지켜보고 있노라면 크하하 웃음이 터져나온다. 오는 6월 16일까지 경기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기획전 ‘끈질긴 후렴’(Tireless Refrain)에 나온 작품들이다. 이들 작품은 모두 ‘문턱’ 혹은 ‘의례’에 대한 얘기다. 예술에도 문턱와 의례의 문제는 고스란히 적용된다. 미술, 디자인, 건축? 그거 안 좋아할 사람 어디 있던가. 예쁘고 멋지고 폼 난다는데 그거 마다할 사람 어디 있던가. 그런데 어디서부터가 예술인가. 같은 붓질을 해도 어느 대학 미대를 졸업했는지, 혹은 미국 영국의 내노라하는 곳에 유학을 갔는지, 아니면 해외 어느 유명한 갤러리에서 작품을 샀는지 기타 등등, 그때부터 예술이요 영감이요 천재던가. 이 답은 함께 진행되는 상설전 ‘부드러운 교란’(Gentle Disturbance)전에 담겨 있다. 젊은 시절 쇤베르크에 심취해 음악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모색하던 백남준의 행적이 주로 전시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백남준의 친구이자 설치예술가였던 크리스토의 인터뷰 영상이다. 여기서 크리스토는 예술가란 기존 자본주의적 행태에 일침을 가하지만 결국 자본주의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을 한다. 그러니까 예술가도 땅을 임대하고 엔지니어들을 동원해 작품을 제작하는 일종의 비영리 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라는 얘기다. 자본주의의 괴력이란 자본주의를 비아냥대는 전위적 힘마저 상품화하는 데 있지 않던가. 체 게바라가 티셔츠와 배지에 박혀 팔려나가듯 말이다. 거기서 나온 게 크리스토의 말이다. 예술가의 파격적인 그 무엇이란, 무지하게 거창한 게 아니니 그냥 ‘부드러운 교란’ 정도로만 불러두자고. 잘 걸어가다 발목 한번 삐끗하는 정도가 예술 아니겠느냐는 얘기다. 예술, 거참 신통방통하다. 목에다 힘주고 잘난 척해도 예술이 되고, 축 늘어져 자조해도 예술이 되니 말이다. 4000원. (031)201-8512.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집주인 월세소득 노출되는데 과연 협조할지…”

    금융감독원이 야심차게 ‘반전세 월세자금 대출’을 내놓았지만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금융권에서 나오고 있다. 은행이 집주인의 계좌로 매달 월세(대출금)를 직접 송금하는 방식이라 소득 노출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집주인들은 이 같은 이유로 월세 소득공제 증빙서류도 잘 떼주지 않는다. 한 시중은행 여신상품개발팀장은 6일 “집주인의 월세 소득이 고스란히 노출되는데 세입자가 월세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협조할지 의문”이라면서 “올해부터 월세 소득공제가 확대됐지만 집주인의 반대로 혜택을 보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지적했다. 소득 노출을 꺼리는 집주인들은 아예 세입자를 구할 때 소득공제를 신청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걸고 있다. 임대사업자 홍모(41·여)씨는 “월세 소득이 드러나면 세금을 물게 될 수도 있고 대출 관련 서류 등도 떼어 줘야 하는데 누가 좋아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때문에 한 시중은행은 비슷한 방식의 월세(반전세) 대출을 추진했다가 접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월세 대출금을 집주인과 세입자 중 누구에게 줄 것이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면서 “세입자에게 주면 생활비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고, 집주인에게 주면 (집주인이)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집주인과 세입자의 계약에 은행이 끼어드는 모양새라 월세 대출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금감원이 신한은행을 통해 시행하기로 한 대출상품은) 집주인이 거절하면 세입자가 이용하지 못 한다”고 지적했다. 하나은행은 2011년 말부터 ‘마이너스 전세론’을 팔고 있다. 은행이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주면 세입자가 생활비나 월세로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저신용자가 대출 대상에서 제외된 것도 실효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8등급까지만 대출이 가능한데 이 정도면 시중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이마저도 확실치 않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발표한) 연 5~6%보다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불길 뛰어든 우체부, 가스통 폭발 막아

    불길 뛰어든 우체부, 가스통 폭발 막아

    집배원이 우편물 배달 업무 도중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었던 주택 화재를 막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5일 충북 음성군에 따르면 음성우체국 우편물류과에 근무하는 전호진(35)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3시쯤 원남면 조촌2리 마을의 한 주택에서 불길이 치솟는 화재 현장을 목격했다. 전씨는 즉시 앞마당에 주저앉은 집주인 이모(61·여)씨를 안전하게 대피시키고 인근 보건소 직원이 가져온 소화기로 화재를 진압했지만 좀처럼 불길이 잡히지 않았다. 그러던 중 전씨는 집 안에 LPG 통이 있는 것 같다는 주민들의 말을 듣고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전씨는 가스통 배달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을 살려 불길 속에서 침착하게 5분 만에 가스통 1개(1개당 20~30㎏)를 밸브와 분리시킨 뒤 보관돼 있던 가스통 2개 등 3개를 가지고 나왔다. 가스통이 폭발했으면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전씨의 선행은 다음 날 마을 주민들이 우체국을 찾아와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알려졌다. 그는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음성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반전세 서민’도 새달부터 월세 저금리대출

    ‘반전세 서민’도 새달부터 월세 저금리대출

    다음 달부터 월세 때문에 제2금융권 등에서 고금리 대출을 받았던 ‘반전세’(보증금 외에 월세를 추가로 내는 임대차계약) 세입자들은 금리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금리는 연 5∼6%로 낮다. 금융감독원은 5일 반전세 월세를 내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빌린 세입자가 계약이 끝날 때까지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서울보증보험㈜이 원리금을 대신 내주는 ‘월세자금대출 보증보험’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용도가 낮고 월세자금이 부족한 세입자는 보증이 생기는 만큼 2금융권에서 15~24%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지 않고 은행에서 연 5~6%의 저렴한 이자로 대출받을 수 있게 된다. 대출을 원할 경우 서울보증보험과 협약을 맺은 은행에서 반전세 월세 대출을 신청하면 된다. 신한은행에서 먼저 시행한 이후 다른 은행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은행은 세입자에게 월세 대출 약정을 맺고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어 준다. 은행은 약정에 따라 집주인 계좌로 매월 월세 대출금을 직접 보내고, 세입자의 마이너스통장에는 송금액만큼 마이너스가 기록된다. 보증보험 가입에 따른 보험료는 은행이 부담한다. 세입자가 임대차 기간이 끝날 때까지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서울보증보험이 은행에 원리금을 대신 갚아 준다. 대신 서울보증보험은 임차보증금 반환채권을 은행으로부터 받아 세입자에게 상환을 청구한다. 월세 대출금은 집값과 선순위 근저당, 임차자금 대출 등을 고려해 결정되는데, 조건이 맞으면 임대차 기간 동안의 월세 합계액이 된다. 예컨대 세입자가 월세 30만원의 서울 노원구 상계동 건영아파트 72㎡(시세 2억 1000만원·임차보증금 6000만원·선순위 근저당 최고액 7000만원·임차자금대출 3000만원)에 2년간 반전세로 들어간다면 최고 720만원(월 3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중도대출도 가능하지만 최소 1년 이상 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야 한다. 금감원은 “이번 상품으로 반전세 임차가구당 연간 10여만원, 전체로는 약 50억원의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전세는 2005년 228만 가구에서 2010년 298만 가구로 늘었다.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4.8%에서 17.8%로 높아졌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은마 101㎡ 7억 깨졌다는데 왜 안 보여?

    은마 101㎡ 7억 깨졌다는데 왜 안 보여?

    서울 강남 재건축의 상징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101㎡의 가격이 7억원이 깨졌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3일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은마아파트 101㎡는 6억 9500만원에 팔린데 이어 연이어 6억 9400만원, 6억 9000만원에 잇따라 거래가 이뤄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7억원 이하로 은마아파트를 구하려는 사람들의 전화가 부동산 중개업소에 빗발쳤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이제 구할 수 없다”였다. 그렇다면 7억원이 깨졌다는 은마아파트 가격의 진실은 무엇일까? 2006년 11월 11억 6000만원이었던 은마 101㎡는 2009년 9월 10억원, 2012년 2월 8억 3000만원으로 떨어지더니 지난해 연말부터는 7억원대 중반대에서 가격이 움직였다. 대치동의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은마아파트가 재건축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가격이 빠지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새 정부 들어 강남 재건축 등에 대한 제한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면서 ‘조금만 더 버텨보자’라고 생각하는 집주인들이 물건을 걷어들이고 있다”고 말한다. 급하게 내놓은 물건 일부가 7억원 이하로 거래되기는 했지만 이것이 일반적이지는 않다는 뜻이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일단 지켜보는 게 좋다고 권유한다. 강남의 한 부동산 중개사는 “집값이 바닥을 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직 여러 가지 불안요소가 있다”면서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먼저 뛰어들기보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지켜보면서 들어가도 늦지 않다”며 한 박자 늦은 투자를 조언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시프트, 전셋값 올라도 입꼬리 올리는 소리

    시프트, 전셋값 올라도 입꼬리 올리는 소리

    경기 분당에 사는 직장인 오모(41)씨는 한숨이 절로 나온다. 전셋값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전화 때문이다. 2년 전 2억 1500만원에 들어갔던 전셋값을 3500만원 더 올려달라고 했다. 16.3%나 올려달라는 것이다. 전셋값이 또 불안하다. 봄이 되면 서울 강남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전셋값이 뛸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2010년부터 계속된 전셋값 상승에 더 이상 옮겨갈 곳도 없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우선 자격만 된다면 서울시가 공급하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을 노려보는 게 좋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만든 이 제도를 박원순 시장이 공급 규모 등을 축소했다가, 올해 시책을 바꿔 대량 공급하기 때문에 입주 확률이 높아졌다. 시프트는 주변 전셋값의 80% 수준으로 최장 20년까지 살 수 있다. SH공사는 이달 8일 시작으로 오는 6월과 9월 등 3차례에 걸쳐 총 5723가구의 시프트를 공급한다. 특히 올해 공급 물량은 강남권에 집중돼 있어 관심이 더 높다. 서초구 양재1단지 231가구와 우면2지구 1단지 44가구를 비롯해 재건축매입형인 강남구 도곡진달래 14가구, 강서구 가양동 81가구 등 370가구가 전세 수요자들을 기다린다. 양재1단지는 전용 60㎡ 이하가 154가구, 85㎡ 이하가 56가구, 85㎡ 이상이 21가구다. 우면2-1지구는 전용 60㎡ 이하가 25가구, 85㎡ 이하가 19가구다. 재건축 아파트의 시프트인 도곡진달래아파트에서는 전용 60㎡ 이하가 14가구다. 가양동 52-1에서는 전용 60㎡ 이하가 48가구, 85㎡ 이하가 25가구, 85㎡ 이상이 8가구다. 이 가운데 6월이 ‘대박’이다. 최대 물량인 2785가구가 쏟아진다. 강남권에서는 세곡2지구 3단지(535가구)와 4단지(243가구), 내곡지구 5단지(99가구)와 7단지(23가구) 등에서 900가구가 나온다. 강서구 마곡지구에서도 857가구가 공급된다. 구로구 천왕2지구 1단지(107가구), 2단지(446가구), 중랑구 신내3지구 2단지(475가구)에서도 물량이 나온다. 9월에도 6월과 비슷한 규모의 2568가구의 시프트가 나올 예정이다. 시프트의 청약자격은 서울에 거주하는 무주택가구주로, 당첨자는 가구주의 나이, 부양 가족수, 서울 거주기간, 청약저축 납입 횟수 등을 기준으로 매기는 점수에 따라 선정된다. 새로 입주하는 대단지 아파트를 노려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규모 물량이 쏟아져 나오게 되면 일단 전세수요자들의 선택지가 많아진다. 또 대출을 끼고 분양을 받은 아파트가 쏟아져 나오면서 전세금으로 대출을 갚으려는 집주인들이 비교적 싸게 매물을 내놓기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에서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한 ‘신공덕 아이파크’가 오는 3월 입주를 시작한다. 인근 중개업소에 나온 전세 물건은 전용면적 59㎡가 3억 3000만~3억 5000만원 정도다. 송파구 신천동에서도 대우건설이 지은 ‘푸르지오 월드마크’가 6월 입주를 개시한다. 전용면적 84~234㎡ 아파트 288가구와 41~82㎡ 오피스텔 99실로 구성된 단지로 지하철 2·8호선 환승역인 잠실역이 도보로 5~10분 거리에 있다. 경기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에서는 SK건설의 ‘수원 SK 스카이뷰’가 5월에 입주한다. 전용면적 59~146㎡ 총 3498가구에 달하는 초대형 단지로 서울지하철1호선 성균관대역이 가깝다. 대우건설이 경기 김포시 김포한강신도시 Aa-10블록에 건설한 ‘김포한강푸르지오’도 6월쯤 입주할 예정이다. 전용면적 59㎡로 구성된 총 812가구로 김포한강로와 김포 IC, 일산대교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인천 청라지구에서는 3월에 전용면적 97~283㎡ 총 751가구로 구성된 ‘청라 푸르지오’가, 4월에는 766가구의 ‘더샵레이크파크’가 각각 집들이를 시작한다. 청라지구는 서울∼청라구간 M버스 개통, 청라∼화곡(서울 강서) 간선급행버스 개통 예정, 서울지하철7호선의 청라역 연장 재추진 등으로 교통여건이 개선되고 있다. 나인성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신규 입주 단지들은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으로 잔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전·월세 매물은 입주시점에 집중적으로 나온다”면서 “일반 시세보다 싼값에 전·월세 집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깡통전세’는 여전히 주의사항이다. 최근 인천 영종도 하늘도시를 중심으로 저렴한 전세 물건이 나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과도한 대출금을 끼고 있다. 이런 집에 전세로 들어갔다가 자칫 집이 경매라도 넘어가게 되면 전세금을 날릴 위험이 있다. 통상적으로 대출금과 전세금을 합쳐 70% 이상이 되면 위험하다고 하지만 최근 일부 지역의 경우 전셋값이 집값의 70%에 육박하는 곳이 많아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인지도 모호하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깨끗한 전세 물건을 구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런 전세의 경우 세입자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올랐다”면서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셋집을 구할 때 시가 대비 근저당 금액을 확인해 보고 전세등기도 해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중국통신] 돈없어 여친에 차인 ‘루저 男’ 역전의 한판 승

    돈이 없어 여자친구에게 차인 한 ‘루저’ 남자가 인터넷 소설로 대박을 치며 부자가 된 성공 스토리가 화제가 되고 있다고 화셩자이셴(華聲在線)이 28일 보도했다. 이 기막힌 반전 스토리의 주인공은 ‘다터우먀오선’(大頭貓神)이라는 필명의 소설가. 농촌에서 올라와 대도시를 전전하며 휴대폰 판매 등으로 월 수입 700위안(한화 약 13만원)이 고작이었던 그는 지난 2011년 고향에 돌아갈 기차표를 사줄 능력도 없다는 이유로 여자친구에게 버림받았다. 실연 후 고향에서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했던 그는 당시 인기드라마 워쥐(蝸居·달팽이집)에서 영감을 얻어 집을 둘러싼 서민의 에피소드를 소재로 한 소설 ‘킬러 집주인과 미녀 세입자’(殺手房東俏房客)를 선보였고, 이 소설이 대박을 쳐 순식간에 돈방석에 앉게 된 것. 2012년 말까지 처녀작으로 거둬들인 수익만 90만여 위안(한화 약 1억 6000만원), 여기에 후속 작품까지 성공을 거두며 그의 몸값은 아직 상승 중이다. 그런 그가 최근 ‘기차표 때문에 날 버린 여자친구여, 오빠는 지금 집 샀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유명세를 타니 헤어진 여자친구에게서 전화가 오더라. 만감이 교차했다.”는 말에 누리꾼들은 “ ‘댜오쓰(屌絲, ‘루저’와 흡사. 자조적 의미의 신조어)의 역전”이라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한편 ‘킬러 집주인과 미녀 세입자’의 작가는1989년 푸젠(福建)성 취안저우(泉州) 출신의 라오스(老施)로 알려져 있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오늘도 전 경비실에 쌓여있습니다 집주인이 없어서냐고요? 세상이 흉흉해진 탓이랍니다

    오늘도 전 경비실에 쌓여있습니다 집주인이 없어서냐고요? 세상이 흉흉해진 탓이랍니다

    인천시 연수구 동춘2동 H아파트 경비실. 3㎡가 채 안 되는 공간이지만 10여개의 택배 물품이 쌓여 발 디딜 틈조차 없다. 집에 사람이 있으면서도 택배 물품을 직접 받지 않으려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아파트 경비실이 택배 창고가 돼 가고 있다. 이는 택배 기사를 가장한 성폭행과 강도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인천남부경찰서 관계자는 “과거에는 가스나 수도 검침원을 가장해 집 안에 침입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최근 택배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택배원 사칭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의 한 아파트 경비원 이모(68)씨는 “집에 사람이 있어도 택배를 받지 않아 경비실마다 택배가 넘쳐난다”며 “하루 10∼30개씩 택배가 쌓이면 움직이기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 김모(48)씨는 “집에 있는 아이들에게 택배가 오더라도 문을 열어 주지 말라고 한다”며 “택배 기사로 위장한 사건이 많아서 저녁에 퇴근하면서 경비실에서 물건을 찾아간다”고 말했다. 인천에 사는 박모(35·여)씨는 “요즘은 험한 사건들이 많아 남편이 출근하고 혼자 있을 때 택배가 왔다고 벨을 누르면 겁부터 난다”고 말했다. 이모(43)씨는 “택배 회사로부터 배달을 알리는 알리는 전화나 문자메시지가 오면 집에 가족이 있더라도 경비실에 맡겨 놓으라고 한다”고 말했다. 택배 기사와 입주민이 수시로 아파트 경비실을 찾다 보니 경비원들은 자리를 비울 수 없어 순찰이나 주변 청소 등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실정이다. 물품이 정도 이상으로 쌓일 때는 인터폰으로 택배를 가져가라고 연락하거나 아예 집까지 가져다주는 등 눈코 뜰 새 없다. 강원 춘천시 P아파트 경비반장 박모(70)씨는 “순찰을 위해 경비실을 비우면 택배 기사뿐 아니라 물건을 찾으러 오는 주민이 불편해하는 데다 물건 분실 우려 때문에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특히 택배 가운데 냉동이 필요한 물품은 골치를 썩인다. 경비실에서 제때 알려주지 않았다며 주민과 시비가 불거질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제주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은 “경비실에 택배 보관용 냉장고를 따로 설치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택배 기사들은 오히려 경비실이 택배 보관 기능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반기는 분위기다. D 택배 회사 직원 이모(36)씨는 “눈총받아 가면서 문을 열어 달라고 하느니 물건을 경비실에 맡기면 몸도 마음도 편하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 아파트에는 택배를 보관하는 별도의 창고까지 등장했다. 인천 L아파트 부녀회장 손모(53)씨는 “아파트에 택배 창고까지 생긴 것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강력 사건이 발생하는 등 사회 안전망이 붕괴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빈집인데 뭐…” 쿨쿨 잠자던 도둑 철장행

    “빈집인데 뭐…” 쿨쿨 잠자던 도둑 철장행

    본연의 임무(?)를 잊고 태만에 푹 빠진 도둑이 경찰에 붙잡혔다. 쏟아지는 잠을 이기지 못하고 도둑질을 하러 들어간 집에서 쿨쿨 잠을 자던 도둑이 체포됐다. 최근 스페인 사라고사의 한 주택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도둑이 들어간 집은 몇 개월째 비어 있는 상태였다. 집주인은 부인의 실종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지난해 10월부터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도둑은 집이 비어있는 걸 확인하고 몰래 들어가 가전제품 등을 싹쓸이하려 했다. 그러나 집이 오래 동안 비어 있는 걸 알고 들어가 긴장이 풀린 탓인지 물건을 챙기기도 전에 깊은 잠에 빠지고 말았다. 마음 편하게 자는 도둑을 깨운 건 경찰이었다. 현지 언론은 “출동한 경찰이 집에 들어갔지만 도둑은 그 사실조차 모르고 잠을 자고 있었다.”며 “경찰이 자는 도둑을 깨워 수갑을 채웠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도둑이 들어가는 걸 본 이웃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ABC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말레이시아-말라카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말레이시아-말라카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말라카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평일 낮, 말라카 거리는 왁자지껄한 아이들 무리로 활기에 차 있다. 우리가 경주에 가서 역사를 배우듯,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말라카에서 자신의 뿌리를 찾는다. 물론 수학여행 온 아이들에게는 수백년 전의 역사유적도 그저 오래된 놀이터일 뿐이지만 말이다. 말라카 강변에 펼쳐진 책 한 권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남쪽으로 두 시간 정도 달리면 말라카에 도착한다. 지도상에서 이 도시는 말레이반도 왼편에서 인도양을 향하고 있다. 거대한 함선과 포탄을 앞세운 14세기 정복자들도 말라카를 거쳐, 말레이반도와 수마트라섬 사이 좁은 물길을 지나야만 더 깊숙한 동쪽에 닿을 수 있었다. 말라카는 그들이 처음 발을 디딘 동양의 땅이었고 동양과 서양, 거대하고 상이한 두 세계가 만나는 지점이었다. 과거 수백년간 말라카는 아시아에서 제일가는 무역항이었다. 무역량으로 따지면 수에즈 운하에 비견됐을 정도다. 하지만 지금은 수심이 너무 낮아져 항구로서의 기능을 거의 상실했다. 여행객들도 간척개발이 한창인 해변보다 오래된 가옥이 늘어선 말라카 강변의 분위기를 더 선호한다. 말라카강 리버크루즈는 40여 분 동안 9km에 이르는 물길을 거슬러 올라간다. 잘 꾸민 액세서리 상점, 한적한 노천 카페들 사이사이 중국풍 홍등을 매단 집들이 보이고 화려한 원색의 벽화가 펼쳐진다. 먹음직스런 열대 과일과 음식부터 말레이시아에 살고 있는 인도, 중국, 아랍계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까지, 움직이는 배 안에서 보면 그 자체가 한 권의 그림책이다. 그 뒤로 이어지는 건 나무로 지은 붉은 지붕의 전통가옥촌 ‘캄풍모텐Kampung Morten’이다. 우리나라 한옥에 해당하는 것이 캄풍인데 바닥이 지상에서 1~2m 높이에 있고, 천장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하면 비가 많이 와도 물에 잠기지 않고, 통풍이 잘돼 위생적이라고 한다. 1922년 지은 빌라 센토사Villa Sentosa는 그중 가장 오래된 집인데 말레이시아 국기를 내걸고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개인 가옥이지만 집주인이 평생 동안 공들여 모은 골동품과 개인 소장품을 전시해 박물관으로 개방하고 있다. 저녁에는 불을 밝힌 노천 카페에서 분위기에 취해 보는 것도 좋겠다. 한차례 소나기 후, 불어난 강물이 일렁이는 모습도 여기선 한없이 매력적이다. 강변에는 맹그로브 나무가 울창하다. 운이 좋은 날에는 반딧불이나 월광욕을 하고 있는 도마뱀도 볼 수 있다. 강변의 카페와 연결되는 존커 스트리트Jonker Street와 히런 스트리트Heeren Street는 꼭 들러 보길 권한다. 존커 스트리트에는 골동품점과 작은 미술관, 특색 있는 식당들이 많다. 매주 금토일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는 벼룩시장도 열린다. 존커 워크 스트리트 바로 옆 골목이 히런 스트리트다. 저렴한 호텔과 예쁜 네덜란드풍 건물이 많다. 네덜란드어로 ‘존커’는 하인을, ‘히런’은 주인을 뜻한다. 존커 거리는 히런 거리의 부자들을 위해 일하던 사람들이 살던 곳이라고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메나라 타밍 사리 전망대에서 보는 말라카 해협의 모습. 시가지와 항구가 한눈에 보인다 2 존커 워크 스트리트는 골동품점, 기념품점, 카페와 술집이 늘어선 전형적인 여행자들의 거리다 3 말라카 리버크루즈 는 9km에 이르는 말라카 강줄기를 따라간다. 노천카페와 전통가옥, 벽화가 말라카의 분위기를 전한다 4 비오는 늦은 밤, 조명을 밝힌 말라카 강은 한없이 매력적이다 5 재즈가 흘러나오는 존커 워크 스트리트의 라이브 카 ▶travie info 말라카 리버크루즈Melaka River Cruise 매일 오전 9시부터 저녁 11시30분까지 운항한다. 어른 기준 15RM으로 저렴한 편이며, 왕복 40분 정도 소요된다. 크루즈 선상 공연이 포함된 티켓(Bot VIP/ 매주 일요일 오후 8시~오후 1시/어른 기준 30RM), 하루 동안 자유롭게 타고 내릴 수 있는 프리패스 티켓(Ho-Ho Service/ 오전 9시~밤 11시30분/어른 기준 30RM)도 판매한다. 해양박물관 앞에서 승선하면 된다. www.ppspm.gov.my 메나라 타밍 사리Menara Taming Sari 전망대 80m 높이까지 올라가는 메나라 타밍 사리 전망대에서는 말라카 시가지와 항구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360도 회전식이라 가만히 앉아 있어도 사방의 정경을 볼 수 있다. 푸른 말라카강과 붉은 지붕 가옥, 세인트 폴 언덕의 옛 유적지들로 대표되는 육지 모습과 달리 바닷가는 부산하게 변화 중이다. 연륙도에는 마리나 리조트가 들어섰고, 갯벌에는 간척공사가 한창이다. 낮은 곳에선 볼 수 없던 말라카의 현재진행형 모습이다. 개장시간 오전 10시~밤 10시 입장료 어른 기준 RM20 홈페이지 www.menaratamingsari.com 1 15세기 말라카 왕궁의 모습. 바닥이 지면에서 1~2m 떨어져 있고, 나무로만 지어진 점이 전통적인 말레이시아 건축 구조를 보여 준다 2 도시 이름의 어원이 된 말라카 나무 3 네덜란드 통치 시기 공관으로 쓰였던 스태이더스 빌딩은 현재 말라카 민족박물관으로 탈바꿈했다 4, 5 포르투갈의 흔적은 볼 수 있는 세인트 폴 성당. 벽채만 남은 모습에서 역사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6 말라카는 한때 세계적인 무역항으로 동서양을 잇는 관문 역할을 했다. 당시 교역량은 수에즈 운하와 비견됐을 정도다 7 말라카에서 꼭 경험해 봐야 할 인력거 ‘트라이쇼’. 화려한 꽃과 음악으로 장식하는 게 특징이다 포르투갈과 네덜란드가 있는 언덕 말라카는 아시아에서 가톨릭의 세례를 받은 첫번째 도시이며, 400년간의 식민 지배 속에서도 독특한 문화를 꽃피운 생명력의 땅이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에게는 최초의 왕조가 탄생한 곳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말라카가 유명해지기 시작한 건 200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부터다. 말레이,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의 흔적이 한 덩어리를 이룬 도시는 전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 것이다. 여기에 이주 중국인들이 말레이 사람들과 결혼해 낳은 ‘페라나칸’의 문화까지 더해져 이색적이다. 본격적인 말라카 시간 여행은 독립기념관 앞에 있는 한 그루의 나무에서부터 시작된다. 수마트라섬 스리비자야 왕국에서 건너온 파라메시바라Paramesvara왕자가 자신의 나라를 세우기로 결심한 곳이 바로 이 나무 아래 서였다. 그는 이곳에서 궁지에 몰린 아기 사슴이 자신의 사냥개를 물리치는 것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 작은 힘으로도 용맹하게 맞서면 큰 힘을 이길 수 있다는 것. 나무의 이름을 딴 말라카왕국이 건국된 것이 1402년인데, 역사학자들은 이때를 말레이시아 역사의 시작점으로 본다. 독립기념관 앞 말라카 나무 주변에는 포르투갈의 요새와 15세기 말라카왕궁The Melaka Sultanate Palace이 있어 여러모로 역사 여행의 시작점이라 할 만하다. 파라메시바라 왕의 바람대로 작은 왕국 말라카는 전세계의 큰 도시들을 상대하며 세계적인 항구도시로 성장했다. 말라카 사람들은 해상 교역 활동에 관련된 ‘말라카법’을 만들어 교역 기반을 다졌으며, 앞다퉈 이슬람교로 개종해 멀리서 온 아랍 상인들의 호감을 샀다. 하지만 말라카의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건국 백여 년 만인 1511년 포르투갈에 의해 멸망했고 뒤이어 1641년 네덜란드, 1795년부터는 말라카를 포함한 말레이시아 전역이 영국의 지배를 받았다. 포르투갈은 당시 황금보다 더 귀했던 향료를 독점하기 위해 동남아시아로 왔는데, 바스코 다 가마가 인도항로를 발견한 지 겨우 9년 만의 일이다. 그들은 말라카를 시작으로 아시아 침략의 포문을 열었다. 말라카를 점령한 포르투갈 사람들이 처음 한 일은 안전한 거주지 겸 요새 ‘에이 파모사A’Famosa’를 짓는 것이었다. 원주민 노예를 동원해 술탄의 왕궁과 왕릉, 모스크를 철거하고, 성벽 두께가 3m나 되는 요새와 다양한 용도의 건물을 세웠다. 하지만 지금은 그 형체가 거의 남아있지 않다. 뒤이은 네덜란드와 영국의 포화 속에 살아남은 것은 성문Porta de Santiago과 성당St.PaulChruch 한 채뿐이다. 성문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언덕 위로 벽채만 남은 세인트폴성당이 보인다. 이 성당은 가톨릭을 처음 포교한 성 자비에르와 관련된 일화로 유명하다. 자비에르는 말레이반도와 일본, 중국을 오가며 가톨릭을 알리는 데 힘쓰다 1552년 중국 광저우에서 사망했다. 시신은 말라카에서 6개월간 안치된 후 그의 첫 해외 포교지였던 인도 고아로 가게 됐는데, 관을 열어 보니 전혀 썩지 않았다고 한다. 또 자비에르가 바다에 십자가를 던지자 사나운 풍랑이 거짓말처럼 잠잠해졌다는 일화도 있다. 얼마 후 어부가 같은 자리에서 게를 건져올렸는데 신기하게도 자비에르의 십자가를 쥐고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말라카에서는 등에 십자 모양의 무늬가 있는 게는 성스럽게 여겨 잡지 않는다. 에이파모사 요새는 전체적으로 붉고, 거칠게 풍화된 듯 보인다. 가까이서 보면 마치 녹이 슨 듯 보이는데, 철성분이 함유된 홍토 벽돌로 만들어서 그렇다. 이 벽돌은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 쓰인 것과 같은 종류로 수백년이 지나도 변화가 없을 정도로 단단하다. 요새 아래쪽에는 멀리서도 붉은 벽이 눈에 띄는 스태이더스The Stadthuys 빌딩이 있다. 원래 네덜란드 총독의 공관이었는데, 현재는 말라카 민족박물관이자 랜드마크로 사랑받고 있다. 말라카 이전부터 식민시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별 유물과 옷차림을 전시하고 있다. 네덜란드식 거실과 당시 사용했던 생활용품들도 볼 수 있다. 베이커리에서는 갈색빵을 파는데 네덜란드 점령 당시 가난한 사람들에게 탄 빵을 나눠주었던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주말에는 네덜란드, 포르투갈 등 다양한 군복 코스프레도 볼 수 있다. 스태이더스와 맞붙어 있는 크라이스트 처치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로 18세기에 세워졌다. 거대한 대들보와 시계탑에서 네덜란드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 ▶travie info 트라이쇼Trishaw 스태이더스 앞에는 말레이시아와 페낭에서만 볼 수 있는 인력거 ‘트라이쇼’가 줄지어 서 있다. 평범한 인력거가 아니다. 오디오에서는 ‘강남스타일’을 비롯해 최신 유행가가 흘러나오고, 지붕이며 좌석을 각종 꽃과 인형, 깃발로 치장하고 있다. 잘나가는 트라이쇼는 광고판까지 달고 성업 중이다. 트라이쇼를 타고 말라카의 골목골목을 돌아보다 보면, 아직 그 누구에게도 발견되지 않은 보석 같은 장소를 발견하게 될지 모른다. 트라이쇼┃이용요금 시간당 40RM(30분 25RM), 어른 2인까지 탑승 가능 에이파모사┃입장료 무료 말라카왕궁┃개장시간 오전 9시~오후 5시30분 입장료 어른 기준 2RM 스태이더스┃개장시간 오전 9시~ 오후 3시30분(금~일요일은 오후 9시까지) 입장료 어른 기준 5R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이 나라가 사는 법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말레이시아에서 진한 친근감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이 나라에선 한국인의 영어가 유독 잘 통한다. 우리나라 콩글리시 버금가는 게 바로 말레이시아의 ‘맹글리쉬’. 다양한 민족이 어울려 사는 말레이시아에서는 한 가지 언어로 이뤄지는 완벽한 의사소통보다 다양한 언어로 이뤄지는 유연한 의사소통이 더 일반적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도 이와 비슷한 것 같다. 한 가지를 고집하기보다 여러가지를 포용한다. 가장 전통적인 것을 가장 현대적인 것으로 재구성하고, 감추고 싶은 역사를 가장 매력적인 역사로 소개한다. 에펠탑, 자유의 여신상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쿠알라룸푸르의 페트로나스 타워는 이슬람 사원의 첨탑을 본떴고, 쇼핑몰을 활보하는 여자들은 검정색 대신 온갖 화려한 색깔과 무늬로 치장한 차도르를 둘렀다. 이곳에서 이슬람 전통은 속박의 족쇄가 아니라, 가장 세련되고 감각적인 디자인이 된다. 거리를 걷다 보면 건물이나 광장 이름에서 독립을 뜻하는 ‘메르데카’라는 단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말레이시아는 195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는데 매년 8월31일 독립기념일에 성대한 축제를 치를 정도로 독립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반면 쿠알라룸푸르와 말라카 곳곳에서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의 식민 통치 유적들이 버젓이 관광상품화 돼 있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부러 이런 곳들을 찾기도 한다. 식민 역사에 대해 예민한 우리로서는 이런 모습이 양면적으로 느껴지는 게 당연하다. 그런 모습이 너무 양면적이지 않은지 묻자 나이 지긋한 관광가이드 노마가 적절하게 설명을 해줬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용서에 관대한 편이예요. 아마 종교의 영향도 크겠죠. 무엇보다 우리는 이제 식민시대에 아무런 악감정도 없어요. 역사 그대로의 과거에 얽매어 있기보다 새롭게 보고, 발전시키는 게 중요한 거지요.” 오랫동안 하나의 영토를 다양한 무리의 사람들과 공유하며 살아온 역사 속에서,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포용을 배웠을 것이다. 그들은 다른 종교와 다른 피부색, 다른 언어, 다른 가치관을 인정하는 데 가장 뛰어난 국민이다. 그리고 그런 관용적인 태도 속에는 다양한 삶의 어떤 형태든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강인함이 있다. “나는 10년 동안 트라이쇼 운전을 해왔어요. 운전 기술로 치면 말라카에서 나를 따라올 사람이 없을 거예요. 그거 알아요? 말라카 최고의 직업이 바로 트라이쇼 운전사라는 거. 난 매일 ‘이녀석’과 함께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새로운 곳에 대해 알아 가죠. 난 정말 이 일이 좋아요.” 적도 부근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매일 12시간씩 인력거 운전을 하는 만MAN 씨의 얼굴은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말라카에서 트라이쇼를 타며 만씨와 함께한 시간은 유쾌함으로 가득했다. 처음 만나는 말라카의 신선한 풍경 때문이기도 했고, 비온 뒤 씻은 듯 갠 하늘 때문이기도 했다. 어쩌면 그 많은 자전거 운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룩한 그의 배와 넉넉한 웃음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어쩌면 화려하게 뽐낸 ‘이녀석’의 아늑한 품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자전거와 만씨 자신의 이름에서 따온 ‘베크만BECHMAN’. 그것은 어느새 만씨 자신이 돼 버린 녀석에게 썩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에디터 트래비 글 Travie writer 도선미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 취재협조 말레이시아관광청 www.mtpb.co.kr ★MALAY FOOD & SWEET DESERT MALAY FOOD 말라카의 음식 계보는 복잡 다단하다. 인도, 포르투갈, 네덜란드, 중국의 조리법이 말레이시아 특유의 향신료와 만나 새로운 퓨전 요리로 탄생했다. 달콤한 ‘자연주의’ 디저트도 말라카에선 꼭 맛봐야 한다. 단맛을 내는 데 코코넛 우유와 팜나무 수액으로 만든 흑설탕 ‘굴라Gula’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인공적이지 않고 몸에 좋다. 입 안에 감도는 두 가지 맛 ‘뇨냐푸드NONYA FOOD’ 중국인과 말레이인이 결혼해서 낳은 2세를 남자는 바바, 여자는 뇨냐라고 한다. 뇨냐음식은 말레이시아와 중국음식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는데, 아마 혼혈 가정 내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해서였으리라. 주로 중국 조미료에 코코넛 우유, 말레이 향료를 함께 넣어 조리한다. 태생이 가정식 요리기 때문에 겉보기에 매우 단출하다. 레스토랑에서 먹더라도 휴대용 찬합에 담겨 나온다. 튀김요리인 바이띠Baidee, 중국식 야채볶음인 찹차이Chap Chye, 커리잎을 넣어 구운 치킨IncheKabin 등이 대표적이다. 뇨냐 음식은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말라카와 페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데, 말라카식은 코코넛 우유를 많이 사용해 달달한 반면, 페낭식은 태국의 영향으로 매운 고추가 사용되는 점이 다르다. 뇨냐 식당은 존커 스트리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향에서 맛보는 원조 ‘아쌈페다스ASAM PEDAS’ 말라카는 말레이시아인들이 즐겨 먹는 아쌈페다스의 고향이다. 아쌈은 타마린드 열매즙을, 페다스는 ‘매운’을 뜻한다. 파인애플, 스타프루트 등 열대과일, 아쌈, 토마토, 절인 갓으로 만든 소스에 생선과 채소를 넣고 조리하는데, 겉보기엔 생선찌개에 가깝다. 맛은 전혀 비리지 않고 깔끔해 카레처럼 국물을 밥에 얹어 먹으면 맛있다. 아쌈페다스를 맛보고 싶다면 카페 루마말라카KafeRumah Melaka를 추천한다. 다양한 말레이, 말라카 전통 음식으로 유명하며, 20년 된 캄풍의 풍취도 느낄 수 있다.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7시, 일요일 제외(영업시간 이후는 사전 예약 필수) 홈페이지 www.keferumahmelaka.com SWEET DESERT 코코넛밀크의 감미로운 맛 ‘사고Sago’ 바바 뇨냐들이 어렸을 때부터 즐겨먹는 간식이다. 사고팜 나무에서 나오는 전분을 하루동안 물에 담그면 젤리처럼 되는데, 이걸 동그랗게 뭉쳐서 은단만한 알갱이로 만들고, 코코넛 우유에 넣어 먹는다. 여기에 과일과 팜나무 설탕인 ‘굴라Gula’를 넣으면 매우 고소하고 달콤하다. 굴라는 메이플 시럽과 같은 방법으로 팜나무에서 추출한 설탕으로, 디저트에 주로 사용된다. 말레이시아식 팥빙수 ‘첸돌Cendol’ 첸돌은 말라카의 대표적인 디저트다. 얼음에 팥을 올리는 것이 전체적으로 우리나라 팥빙수와 흡사하다. 다른 점은 연유 대신 코코넛 밀크를, 시럽 대신 굴라를 사용한 자연식이라는 것. 특히 향료의 하나인 판단잎 즙으로 만든 녹색 젤리를 짧게 채썰어서 넣는 게 특징이다. 이 젤리는 해독 성분이 있어 몸에도 좋다. 독특한 향을 지닌 두리안을 좋아하는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첸돌에 두리안을 토핑해서 먹기도 한다. 존커 스트리트 입구에 있는 ‘산슈공San Shu Gong’의 첸돌이 유명하다. ▶travie info 말라카 가는 방법 인천에서 말레이시아항공, 에어아시아항공, 싱가포르항공 등을 이용해 쿠알라룸푸르, 싱가포르까지 이동한 후 현지에서 버스, 기차를 타면 편하다. 1 쿠알라룸푸르 버스터미널 TBSTerminal Bersepadu Selatan에서 말라카행 버스 이용. 1시간45분 소요되며 매일 7:00~23:00 사이 15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12.3RM. www.tbsbts.com.my 2 쿠알라룸푸르 기차역KL Central에서 싱가포르 우드랜드Woodland행 열차South Line를 이용하면 된다. 반대도 가능하다. 하지만 하루에 1대만 운행하기 때문에 다소 불편하다. 쿠알라룸푸르발 말라카행은 오전 9시 출발, 2시간 30분 소요, 23RM. 싱가포르발 말라카행은 오후 1시45분 출발, 4시간 소요, 38RM. www.ktmb.com.my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지금 세종청사에선] 천안에 둥지 틀었던 부처 공무원들 교통난 못이겨 새 거처 찾느라 고민

    세종시와 가깝고 구도심의 장점을 살려 공무원 유입을 기대했던 충남 천안시의 기대가 무너지고 있다. 천안에 숙소를 잡았던 공무원들이 연계 교통수단이 원활하지 못해 출퇴근 때 불편을 겪게 되자 다른 지역으로 거처를 옮기는 실정이다. 당초 천안은 세종시 경계 도시로 많은 공무원들이 이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천안에 둥지를 튼 공무원들은 모두 고개를 내젓는다. 교통이 불편하다는 말이 퍼지면서 아예 기피 도시가 돼 버렸다. 환경부의 한 여성공무원은 22일 “KTX를 타고 오송에서 내리거나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되겠다는 생각에 천안에 방을 얻었는데 후회막급”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주변이 온통 공사판인 세종시보다 인프라가 더 탄탄하고 교통도 편할 것 같다는 생각에서 천안을 택했다”면서 “조금 지나면 새로운 버스노선이 생겨 나아질 것이란 기대를 갖고 참고 있는데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세종시와 연계되는 대중 교통이 불편해 오히려 서울이나 경기 광명에서 출퇴근하는 것보다 못하다는 분석도 있다. KTX는 천안에 서지 않고, 오송까지 운행하는 일반버스도 하행 8대, 상행은 6대뿐이다. 열차는 무궁화·새마을호가 있지만 조치원역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타야 한다. 세종청사를 경유해 천안까지 가는 버스도 하루 상·하행 각 10회 있지만, 국도로 조치원과 전의 등을 거치다 보니 1시간 20분이 소요된다. 자가용도 연료비와 고속도로 이용료 등 차량 유지비가 만만치 않다. 다른 직원 역시 “친척의 소개로 천안에 방을 얻었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너무 제한적이어서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든다”며 “집주인한테 사정해서 다음달 방을 빼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침 출근시간이면 처지가 비슷한 공무원들이 많았는데 요즘들어 부쩍 줄었다”면서 “집값이 많이 오르고 괜찮은 방들은 모두 빠진 상황에서 다시 거처를 구하려니 머리가 아프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기초생활비 타려고… 시신과 3개월 동거

    인천의 한 40대 남성이 죽은 노동 동료의 기초생활보조비를 노리고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채 시신과 석 달 가까이 함께 지내 온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인천 계양경찰서에 따르면 일용직 근로자 김모(64)씨가 지난 16일 오후 3시 30분쯤 인천 계양구의 한 단독주택 셋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 집에서 악취가 심하게 난다는 집주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 김씨의 시신이 이불에 싸인 채 심하게 부패된 것을 발견했다. 김씨와 함께 살아온 조모(48)씨는 경찰에서 “김씨가 지난해 10월 21일 폐암과 식도암으로 숨졌다”고 진술했다. 부검 결과 조씨의 진술과 일치했다. 김씨와 조씨는 5년 전 노동일을 하면서 알게 돼 지난해 6월부터 이 집에서 방을 2개 세내 같이 지내 왔다. 조씨는 경찰에서 김씨의 사망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살 길이 막막해 함께 죽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조씨가 김씨의 기초생활보조비를 계속 타내려고 시신을 방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조씨가 지난해 11∼12월 김씨 계좌로 입금된 기초생활보조비 87만원을 받아 챙긴 사실을 확인했다. 조씨는 김씨가 숨지기 전에도 거동이 불편한 김씨를 대신해 은행에서 기초생활보조비를 대신 인출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지난 한파에도 방에 난방을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씨가 옆방에 방치해 둔 김씨 시신이 부패할 것을 우려해 난방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조씨를 사기 및 사문서 위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경제 프리즘] 계약서 없으면 월세 소득공제 못받나요?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50만원짜리 월세를 사는 새내기 직장인 A씨는 연말정산을 앞두고 들떴다. 무주택 서민근로자의 월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배우자나 부양가족이 없는 세대주도 올해부터 월세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국세청 연말정산간소화 서비스(www.yesone.go.kr)를 이용해 연말정산을 준비하던 A씨는 이내 낙담해야 했다. 연말정산 규정상 집주인과의 임대차 계약서에 거주기간이 명시돼야 해당 기간에 낸 월세 납부액의 40% 소득공제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이다. 통상 월세 임대차 계약은 1년 단위로 이뤄진다. 1년이 지나 집주인이 방을 빼달라는 요청이 없으면 계약이 자동연장되는 게 관행이다. 2년간 살던 사글셋방을 정리하고 지난 11월 출퇴근이 쉬운 지하철역 근처 다세대주택으로 옮긴 A씨는 사글셋방의 임대차 계약서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집주인을 수소문했지만 집주인은 이미 주택을 팔고 지방으로 이사한 뒤였다. A씨는 결국 소득공제 혜택을 포기하고 말았다. 아파트 월세를 사는 신혼부부 B씨도 마찬가지다. 임대차 계약서 상 계약기간은 이미 끝났고 새 계약서가 필요한데 집주인이 외국에서 사업하고 있어 만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렇듯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소득공제 규정 탓에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세청 측은 21일 “일단 회사에 사정을 얘기해 먼저 공제를 받고 주택 임대차 계약서를 나중에 보완하면 된다”면서 “신고기간 뒤에 서류를 제출해도 상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씨나 B씨처럼 계약서를 구하기 어려우면 공제받기 어렵다. 국세청은 기획재정부에 건의해 보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월세 소득공제를 받으려면 주민등록 등본과 임대차 계약서, 계좌이체 등 지급 증명서류를 갖춰야 한다. 공제한도는 주택 월세 공제, 임대차차입금 원리금상환액 공제, 주택마련저축공제를 합해 300만원까지다. A씨처럼 50만원씩 매달 월세를 집주인에게 냈다면 1년간 낸 600만원의 월세 총액 중 40%인 240만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임차보증금을 지인에게서 빌렸다면 300만원 한도에서 월세와 원리금상환액을 합해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소득공제 대상은 아파트, 단독주택, 다세대, 다가구 등 주택법 상의 ‘주택’에 한정된다. 오피스텔이나 고시원은 주택으로 인정되지 않아 공제받을 수 없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개발 피해자 증언대회 키워드

    개발 피해자 증언대회 키워드

    “우리를 꽁꽁 묶은 보이지 않는 끈에 의해 나가서도 살 수가 없다.” 철거로 생활 터전이 파괴되고 멈춰진 개발로 오갈 데가 없어진 철거민들은 자신의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막무가내 철거로 터전을 잃은 이들이 개발 중단과 조합 해체 등으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내몰렸다는 하소연이다. 용산참사 4주기를 앞두고 17일 국회에서 열린 ‘개발지역 피해자 증언대회’에 참여한 철거민들은 ‘제2의 용산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윤’이 아닌 ‘사람’을 중심에 둔 개발정책으로의 전면적인 전환을 촉구했다. 철거 이후 시공사의 부도로 개발이 중단된 경기 김포 ‘신곡마을’ 철거민 조규승씨는 재개발과 관련된 꿈만 꾼다고 했다. 이곳은 80여 가구와 다양한 공장이 자리 잡았던 곳이지만 철거로 밤이 되면 가로등 빛 하나 변변치 않은 어둡고 황량한 곳이 됐다. 쓰레기를 버리러 오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찾아오는 사람들까지 있지만 이주 대책이 없어 아직도 이곳에 살고 있다. 그는 “시행사는 부도나고 조합은 해체되고, 누굴 상대로 싸워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과 경기 부천 중3동 철거민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헌인마을에는 고급 주택단지가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시행대행사의 자금난으로 개발이 진행되지 않고 있고, 부천 중3동도 언제 공사가 재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헌인마을 철거민 김상철씨는 “안 팔린 건물을 재임대해서 조금씩 영업을 하고 있지만, 예전과 지금의 영업은 천지차이”라며 “우리 일이 해결되기 전까진 지역을 떠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마을에 사는 철거민 강모씨는 현재 자신의 상황에 대해 “인생의 공백기가 생긴 것 같다”고 표현했다. 철거로 인해 삶이 송두리째 뽑혔다고도 했다. 김명희씨는 부천 중3동에서 15년을 세입자로 살았다. 집주인하고도 ‘언니, 동생’하며 잘 지냈는데 조합에서 떠나라며 집주인을 압박하고, 집주인은 김씨를 종용하면서 하루아침에 ‘원수’가 됐다. 김씨는 “철거를 해 공터로 남길 것이었으면 왜 이런 개발을 할까 답답하다”며 “(개발자들도) 이익이 극대화될 시기를 보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러면 우리를 그렇게 무참하게 쫓아내진 않아도 됐던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곳에서 중국 음식점을 운영했지만 “지금은 다시 가게를 하기에 어려운 상황이다. 용기를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급하게 철거를 진행했지만 개발은 이뤄지지 않고 공터가 된 곳에 남은 이들은 “어느 하나 신경 써주는 사람은 없고 관청은 책임 회피만 한다”고 울분을 삼켰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집 빨래터에 이상한 물체가…가정집에서 ‘폭탄’ 발견

    집 빨래터에 이상한 물체가…가정집에서 ‘폭탄’ 발견

    폭탄으로 만든 집에서 산다면 얼마나 가슴을 졸일까. 남미의 한 평범한 가정집에서 폭탄이 발견됐다. 주인과 가족이 그나마 지금까지 행복하게 살 수 있었던 건 폭탄이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기 때문이다. 폭탄은 아르헨티나의 지방도시 타르타갈에 있는 허름한 가정주택에서 발견됐다. 집주인은 최근 허름한 집을 재단장하기로 하고 단계적으로 공사를 시작했다. 경비를 아끼기 위해 직접 공사를 했다. 폭탄이 발견된 곳은 빨래터다. 빨래를 위해 설치돼 있는 수도를 들어내고 보니 건물 구조물에 이상한 물체가 섞여 있었다. 심상치 않은 모양의 물체가 건물 구조물로 사용된 걸 본 주인은 즉각 공사를 중단하고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집 공사를 하는데 이상 모양의 물체가 발견됐다. 꼭 폭탄 같다.” 출동한 경찰은 일단 가족을 대피시키고 소방대를 불렀다. 합동으로 실시한 확인작업 결과 빨래터 지하구조물을 만들 때 사용된 건 폭탄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17년 전 만들어진 폭탄 2개가 시멘트와 섞여 건축자재로 사용돼 있었다.”고 말했다. 폭탄의 지름은 각각 20cm였다. 현지 언론은 “폭탄이 어디에서 유출돼 건축자재로 사용됐는지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트리부노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금융위 목돈 안드는 전세대책

    금융위원회는 15일 오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하우스푸어 해결 대책 ▲다중채무자 일원화 ▲‘국민행복기금’ 설립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 공유 문제 등을 보고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최우선 공약인 ‘국민행복기금’의 재원 조성 방법, 지원 대상 등을 자세히 언급했다. 금융위는 우선 하우스푸어 대책을 투자자 책임 원칙과 하우스리스(무주택자)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어느 정도 채권자와 채무자가 손실을 나눠 갖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박 당선인이 내놓은 하우스푸어 대책인 ‘보유지분매각제도’의 뼈대는 지키되 당사자(채권자와 채무자)가 일차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금융 당국의 의견을 반영한 조치다.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 등 렌트푸어 대책은 얼마만큼 집주인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가가 관건이다. 이 때문에 금융위는 집주인에게 소득공제와 함께 재산세 감면 등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을 보고했다. 또 국세청의 FIU 정보 접근권 확대 요구에 대한 견해도 피력했다. 국세청은 복지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하경제 양성화’를 내걸며 FIU가 가진 고액금융거래 정보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위는 전면적인 접근권보다는 파견 직원을 확대하는 등의 절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하우스푸어 집주인·금융권 손실분담 추진

    정부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하우스푸어(빚을 내 집을 샀다가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층) 대책으로 채권자(금융회사)의 손실 분담 후 주택 지분을 할인 매각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하우스푸어(집주인)도 할인 매각에 따른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1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하우스푸어 대책을 15일 인수위에 보고할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는 하우스푸어 지분 매각에 앞서 채권자들이 채무자(집주인)와 협의해 채권 부실화에 따른 손실을 나누도록 하는 절차를 두도록 했다. 채권자와 채무자가 고통을 분담토록 한 것이다. 대표적인 방식이 채권단의 워크아웃(채무 재조정)이다. 워크아웃은 법률로 강제할 수 없는 만큼 금융회사들이 공통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각사 내규에 반영한다. 워크아웃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하우스푸어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대로 지분을 50%까지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기면 그에 해당하는 빚을 탕감받는다. SPC는 하우스푸어 지분을 묶어 유동화하고 자산관리공사(캠코) 같은 공공기관이 이를 사들인다. 이때 하우스푸어는 집값 하락으로 발생할 손실에 대비해 주택 지분을 할인된 가격에 팔아야 한다. 할인율로는 20~30%가 거론된다. 적용 대상자는 경락가율(주택을 경매로 넘겨서 돈을 건지는 비율)이 담보인정비율(LTV·Loan To Value ratio)을 초과하는 하우스푸어로, 최대 약 19만명이다. ‘렌트푸어’(전세금 급등에 고통받는 가구)를 위해서는 반(半)전세와 유사한 개념으로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에 대한 보완책이 거론되고 있다. 전세 보증금 전액이 아니라 집주인이 요구한 보증금 인상액만큼 대출받고 대출금 이자(연 4%)를 세입자가 내는 구조다. 그러나 이 경우 집주인이 굳이 은행 대출을 받아야 해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와 인수위는 기존에 제시한 소득공제 혜택 외에 재산세 감면 등의 추가 혜택을 집주인에게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입자가 월세를 내지 않거나 계약 기간이 끝나기 전 집을 나갈 위험 등에 대비해 에스크로(대금 예치) 계좌를 두는 방안도 거론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하우스푸어 대책 수혜 3만명 미만 한정… 금융권 책임도 묻는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1호 공약인 ‘하우스푸어’(빚을 내 집을 샀다가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층) 대책과 관련, 수혜자의 기준을 엄격히 하고 부실 대출에 대한 금융 기관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이 하우스푸어 해결 방안으로 인수위에 보고할 계획인 금융기관 공동의 ‘워크아웃제’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보였다. 박 당선인의 하우스푸어 대책 핵심은 ‘보유주택 지분 매각제’이다. 하우스푸어가 소유한 주택의 지분(최대 50%)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같은 공공기관에 매각하고 그 지분 비율 만큼 임대료를 지불하며 계속 거주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인수위는 혜택을 받을 대상자를 ‘주택담보대출 3개월 이상 연체자’ 또는 ‘집이 경매로 넘어가기 직전인 채무자’에 한정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와 ‘하우스리스 푸어’(집 없이 부채에 시달리는 채무자)의 형평성 논란을 최대한 피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주택담보대출을 한 달 이상 연체한 사람은 4만명으로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1.1%(4조 5000억원)이며 전체 대출자의 0.8% 수준이다. 3개월 이상 연체자로 기준을 좁히면 대상자는 3만명 미만까지 낮아진다. 또 지분을 최대 50%까지 매각할 수 있지만 나중에 그 지분을 다시 되살 수 있는 권리를 집주인에게 부여하고 소유권 변동도 없도록 했다. 부실 대출에 대한 금융권의 책임도 묻도록 할 방침이다. 캠코와 같은 공공기관이 매입한 주택 지분을 담보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금융권 투자자로부터 재원을 마련할 때, 제1·2 금융권이 주택담보대출 부실 정도에 따라 매입 규모를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시장 개입과 재원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금융권의 모럴 해저드도 비켜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박 당선인의 하우스푸어 대책을 진행하기 위한 실무 작업에 들어간 반면 금융위원회는 형평성 논란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 금융위의 업무보고에서 인수위와 금융위 간 치열한 논리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인수위는 금융감독 당국이 검토하고 있는 워크아웃제 도입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다. 인수위 측은 9일 “박 당선인의 하우스푸어 공약을 원안 그대로 가져가기 때문에 (금감원의) 워크아웃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의 워크아웃제 방식은 여러 금융기관에 대출을 받은 다중 채무자의 경우 채권은행 간 공동 대응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나왔다. 3개월 이상 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해 집이 경매로 넘어갈 상황에 처한 다중 채무자를 대상으로 채권 금융기관끼리 협의체를 만들거나 협약을 체결해 공동 워크아웃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인수위는 또 ‘목돈 안 드는 전세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집주인에게 전세보증금의 이자상당액(4%) 면세 외의 더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자기 소유의 집으로 담보 대출을 받아 전세를 준다는 데 거부감이 상당하다”면서 “더 많은 소득공제 등의 인센티브가 나와야 집주인들이 렌트 푸어 대책을 이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목돈 안드는 전세’ 혹평… “朴 ‘약속’ 얽매이지 말고 옥석 가려라”

    ‘목돈 안드는 전세’ 혹평… “朴 ‘약속’ 얽매이지 말고 옥석 가려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본격 출범함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공약 이행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박 당선인이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약속’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꼭 실천해야 할 공약과 재고해야 할 공약을 가려내라고 주문했다. 이들이 꼽은 최우선순위 실천공약은 ‘18조원 국민행복기금’으로 상징되는 가계빚 대처다. 재고해야 할 공약으로는 ‘목돈 안 드는 전세’ 등으로 대표되는 부동산 대책을 꼽았다. ‘목돈’은 전문가 집단의 부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이미 4000억원의 예산을 따놓은 데다 ‘공약 설계자’인 서승환 연세대 교수가 인수위원(경제2분과)으로 가세해 향방이 주목된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6일 “국민행복기금이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시행해야 한다”면서 “상환능력에 비해 가계빚이 너무 많은 것이 문제인데, 일단 (부채 규모를) 줄이지 않으면 경제나 금융 시장에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계빚은 자영업자 부채를 포함해 1100조원에 이른다. 박 당선인은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을 조성해 대출 연체자의 만기를 연장해주고 1인당 1000만원까지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10%대 저금리 장기대출로 바꿔주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국민행복기금의 세부 사용처 가운데 채무자의 빚을 최대 70%까지 탕감해주겠다고 한 약속은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탕감을 해주겠다는데 빚을 갚으려 할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면서 “저금리 장기대출로의 전환은 당장 시행해야 하지만 채무 탕감은 좀 더 상황을 지켜본 뒤 이행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빚을 탕감해주기보다는 고금리로 고통받고 있는(고이자) 대출군을 저이자군으로 바꿔주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택담보대출의 사전 구조조정을 정책적으로 선도해 1, 2금융권의 만기를 10년 장기로 바꿔줘야 한다”면서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서는 구조조정 전후의 원리금 합계가 현재가치와 동일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복지 대상자에 한해서는 원리금을 일부 탕감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는 정책 보완을 통해 해결해 나가면 된다”고 전제한 뒤 “가계부채를 이대로 놔두면 환부가 곪아서 미국식 금융위기가 생긴다”며 당장 손 쓸 것을 주문했다. “담보만 믿고 마구잡이로 대출을 해준 은행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성태윤)거나 “금융기관의 방만한 대출 관행에 대해 금융 당국이 강력한 제동을 걸어야 한다”(박창균)는 등 금융회사의 ‘고통 분담’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부동산 대책을 다시 생각하라는 주문이 이어졌다. 주택시장 침체를 극복할 근본적인 해법이 없는 데다 실현 가능성도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혹평이 집중된 공약은 ‘목돈 안 드는 전세’였다. 이 제도는 집주인이 자기 주택을 담보로 전세자금을 대출받고, 그 대출금의 이자는 세입자가 갚는 방식이다. 최승섭 경제정의실천연합 부동산감시팀 간사는 “집주인은 세입자가 이자를 갚지 못할 수 있다는 위험 때문에 신용을 걸어야 하고, 세입자는 월세와 다름 없어 모두에게 마이너스인 제도”라고 비판했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택지분 매각 제도나 철도부지 활용 임대주택 조성 등도 나름대로 의미는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특히 공사 가능성이 불투명한 철도부지 활용방안은 자칫 오히려 공공부문 부채만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산 분리 강화, 신규 순환출자 제한 등 경제민주화 관련 공약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었다. 오 교수는 “금산분리를 강화하면 가뜩이나 낙후된 금융산업 발전을 제약할 것”이라며 재고를 주문한 반면,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고 대기업 횡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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