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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 “다운계약서 신기록 수준” 양건 “집사람 한일… 문제없어”

    양건 감사원장 후보자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중계약서(다운계약서) 작성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양 후보자는 “당시 관행에 따랐으며 집사람이 한 일이고, 법령 위반이 아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양 후보자는 감사원의 직무 감찰 강화를 위해 계좌 추적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 감사정책에 초점… 야, 도덕성 추궁 국회 인사청문특위에서 한나라당은 헌법학자인 양 후보자의 도덕성에 결정적 하자가 없다고 보고 감사정책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야당은 부동산 투기 의혹 등 도덕성과 업무 능력 검증에 집중했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양 후보자의 배우자가 지난 2004년 강원 원주시 임야 867㎡(263평)를 구입한 데 대해 “주변 지역 개발을 생각한 투기가 분명하다.”며 기획부동산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당 김진애 의원도 “7800만원에 산 땅을 150만원에 산 것으로 50분의1 축소 신고한 것은 명백한 다운계약이며 세금탈루”라면서 “매입토지는 혁신도시 등 당시 개발 기대 심리로 투기가 집중된 지역이었다.”고 꼬집었다. 양 후보자는 당초 매매 계약서가 없다고 답했다가 김 의원이 배우자 이름이 명시된 계약서를 제시하자 당황하기도 했다. 그러나 양 후보자는 “부동산 정보를 잘 몰라 당시 관행대로 부동산업자에게 땅을 산 것이고, 땅 가치보다 많은 돈을 준 피해자”라며 투기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은퇴 후 전원주택을 짓고 살기 위해 집사람이 혼자 샀고, 당시 저는 모르다가 나중에 집사람으로부터 들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노영민 의원은 “다운계약서가 신기록 수준인데 실거래가 신고 안한 게 자랑이냐.”며 사과를 촉구했다. 같은 당 조경태 의원은 “건축법상 건축 허가 대상이 되지 않는 땅인 맹지에 어떻게 전원주택을 짓느냐.”고 추궁했다. 양 후보자는 “구매 전에 저는 몰랐고, 소유자들이 합의하면 집을 지을 수 있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한나라당 손범규 의원도 “허심탄회하게 도의적 사과 등 유감을 표시할 수 없느냐.”고 거들었다. 그러자 양 후보자는 “논란의 소지 자체를 제공한 데 대해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양 후보자, 계좌추적권 확대 강조 양 후보자는 2009년 국민권익위원장직을 중도 사퇴한 이유에 대해 “부패 방지 관련 권익위의 권한이 너무 제약돼 한계를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이유로 감사원장직을 중도 하차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을 받자 양 후보자는 “감사원은 권익위와 달리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정권이 바뀌어도 임기를 지키겠다.”고 답했다. 한나라당 박영아·김용태 의원이 지방정부 부패 방지 대책을 묻자 “회계 검사뿐 아니라 직무 감찰에서도 계좌 추적권이 필요하다.”면서 “지방공무원 감찰 강화를 위한 계좌 추적권 확대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저축은행 부실 사태는 “감사 발표를 앞둔 단계로 금융당국의 잘못이 없는지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구제역 100일’이 남긴 것] ‘축산업 재앙’ 현재 진행형

    8일로 구제역 발생 100일을 맞는 한국 축산업의 현주소는 ‘참담’과 ‘암울’이 겹친 초상집 분위기다. 소와 돼지 등 가축 약 346만 마리의 살처분과 매몰지 주변의 침출수 유출 공포가 2차 오염으로 이어지는 등 구제역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축산업 기반 흔들·지역경제 위축 경북 안동에서 처음 터진 구제역은 지난 4일 기준으로 전국 11개 시·도, 75개 시·군·구로 번져 전체 사육 돼지 988만 마리 중 33.4%인 330만 마리가, 소는 335만 마리 중 4.5%인 15만 마리가 각각 살처분됐다. 최대 피해를 입은 지역인 경기의 경우 전체 돼지의 71.0%인 166만 3000마리, 소의 13.4%인 6만 7000마리가 매몰됐다. 특히 새끼 돼지를 낳을 수 있는 어미돼지에 대한 피해가 컸던 양돈업의 경우 기반이 붕괴될 위기에 놓여 있다. ‘구제역 대재앙’은 밀집사육 등 후진국형 사육방식과 안이한 초기대응이 빌미가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여기에 백신 접종을 실기한 데다 구제역 긴급 행동지침(매뉴얼)의 미비에 따른 혼선이 겹쳐 2차 환경오염의 우려까지 낳았다고 지적한다. 축산농가들이 실의에 빠진 가운데 축산업 기반이 흔들리고 농촌의 일자리 감소와 잇따른 축제 취소, 관광객 감소로 지역경제가 위축되고 있다. 축산물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 국민경제 전반에 적잖은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구제역 사태로 ‘축산 청정국’의 지위를 되찾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추정한 가축 살처분에 따른 피해액은 현재까지 약 3조원. 2006년부터 4년간 가축 전염병으로 인한 피해액 4503억원의 7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축산업 위축과 연관산업 파급 효과 등을 고려하면 구제역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백신 개발·방역망 구축 등 대책 절실 농촌경제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달 16일 기준으로 구제역 발생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분석한 결과 생산유발 감소액은 4조 93억원, 부가가치 감소액은 9550억원, 연관 고용 감소는 4만 7813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우유 생산량 감소로 공급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돼지고기 가격이 큰 폭으로 뛰는 등 생활 경제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와 같은 재앙이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효과가 뛰어난 백신을 서둘러 개발하고 국가와 지역, 농가 단위의 방역망 구축, 구제역 항체·항원 검사기관 확대 등의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기 신고, 신속 진단 및 대응 체계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려면 범정부적인 구제역 방역 시스템의 손질과 함께 축산 농민의 뼈저린 자기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구제역 예방을 위한 최상의 지름길은 ▲사료 및 출하차량 농장 내 진입금지 ▲개별 농장 분뇨처리 등 축산 농가에서의 철저한 소독과 차단 방역에 대한 생활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겨울 동해 바다의 향기를 그대로 담은 물오른 대게. 겨울 대게의 고장 영덕에는 항구와 시장을 가득 채운 대게들로 붉은 파도가 너울거린다. 대게는 임금님의 수라상에 오르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영덕과 울진, 포항 사람들을 울고 웃기는 큰 손님이자 밥상의 파수꾼이었다. 대게밥상으로 차려낸 영덕의 맛을 소개한다. ●체험! 삶의 현장(KBS2 밤 8시 50분) 영화 개봉을 앞둔 영화배우 김규리가 멀리 요르단에서 유목민들에게 사랑의 빛을 나눠 주고 왔다. 황량한 사막에서 전기가 없어 캄캄한 밤을 보내 온 베두인들에게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전기를 공급하는 일이다. 톱질과 삽질은 물론이고 현지 아이들을 위해 요리솜씨까지 발휘한 영화배우 김규리를 만나 본다. ●일일시트콤 몽땅 내 사랑(MBC 밤 7시 45분) 두준은 괴한의 습격을 받게 된 김 원장을 구한다. 자신을 구한 두준에게 김 원장은 보디가드가 되어 달라고 부탁하고, 두준 때문에 찬밥신세가 된 김 집사는 두준을 질투하게 된다. 우진이 다른 학원으로 스카우트됐다는 소식을 듣게 된 김 원장은 승아에게 우진이 다른 학원으로 옮기면 승아도 해고하겠다고 협박한다. ●미소코리아(SBS 오후 6시 30분) 한국의 매운맛에 반한 폴란드 총각 빠제이. 폴란드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매운맛에 반한 빠제이는 청양고추를 고추장에 푹 찍어 먹을 정도로 얼큰함을 즐기는 사나이다. 미소 삼총사와 함께 빠제이가 떠난 곳은 전북 순창이다. 고추장의 고장 순창으로 향한 빠제이. 과연 빠제이는 순창에서 매운맛의 매력을 찾아낼 수 있을까. ●한국기행(EBS 밤 9시 30분) 1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소싸움의 고장 경남 진주. 예부터 진주 사람들의 소사랑은 각별하고도 유별났다. 황금이, 강천이, 천웅이와 하루를 시작하는 강석중 할아버지는 어려서부터 소와 함께 생활했고, 소싸움의 재미를 일찍부터 알았다. 모두 내 자식이다 생각하며 품고 살아가는 강석중 할아버지를 만나 본다. ●아름다운 이야기<보석상자>(OBS 밤 11시 5분) 트로트계의 미다스의 손, 정의송씨. 성인가요 작곡가 상을 6년 연속 받았다. 게다가 노래방에 작곡한 노래가 무려 200여곡이 실려 있는 인기 작곡가이다. 그런 그에게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는데…. 작곡가로서의 삶을 뒤로한 채 다시 가수로 새 발걸음을 내디딘 정의송씨. 그의 꿈과 열정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본다.
  • “아파하라… 그리고 열망을 따라가라”

    “아파하라… 그리고 열망을 따라가라”

    요즘 ‘란도쌤’을 모르면 당신은 고민하는 청춘이 아닐지도 모른다. 별다른 이벤트나 마케팅도 없이 출간 두 달 만에 28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쌤앤파커스 펴냄)의 저자 김난도(48)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를 만났다. ‘란도쌤’은 학생들이 붙여준 애칭이다. 그 자신, ‘교수님’보다는 ‘선생님’으로 불리기를 더 좋아한다. 김 교수의 ‘아프니까’는 꺾일 것 같지 않던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누르고 3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고 있다. “예전에 비하면 엄청 좋은 때다.” “내가 너만 할 때는 데모하느라 힘들었는데….” 흔히 기성세대들이 20대 청춘에 대해 갖기 쉬운 태도다. 하지만 김 교수는 결코 “눈을 낮춰 중소기업에라도 취직하라.”거나 “스펙을 쌓으라.”고 하지 않는다. 대신 “불안하니까 청춘이다. 막막하니까 청춘이다. 흔들리니까 청춘이다.”라며 아파하라고 한다. “그러니 앞이 다소 안 보일 지언정 (청춘) 너희들의 열망을 따라가라.”고 조언한다. ‘진보집권플랜’ 등의 책으로 유명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는 오랜 벗이다. 김 교수는 조 교수에 대해 “나는 감히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용감한 글을 쓴다.”면서 “‘아프니까’는 조국 교수가 아니라 그의 딸에게 선물했다.”며 웃었다.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두 교수는 서로 다른 표현법으로 요즘 젊은이들에게 자극제가 되고 있다. 그를 찾아오는 제자는 100% 진로 상담을 하지만 트위터에서는 오히려 란도쌤의 연애 조언이 인기가 높다. 김 교수는 “벅적지근하게 연애를 하긴 했지만 낯 깎이기도 하고 집사람도 무서워 연애 이야기는 이번 책에서 자제했다.”며 웃었다. “책에도 썼지만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에는 없고 우리나라 영화제에는 있는 게 뭔지 아세요? 신인상입니다. 신인상은 남보다 빠른 성취에 주는 상입니다. 주연상은 최고 경지에 주는 상이지요. 그런데 많은 청춘들이 신인상에만 연연해요. 남보다 빨리 좋은 회사에 취직하고 남보다 앞서 부와 안정을 누리고 싶어하는…. 신인상보다는 인생의 주연상을 받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뛰는 부동산 나는 물가] 71세에 첫 내 집… ‘보금자리’ 없었더라면…

    [뛰는 부동산 나는 물가] 71세에 첫 내 집… ‘보금자리’ 없었더라면…

    20여년 농사를 지었지만 다섯 식구 입에 풀칠을 할 수 없어 전남 신안에서 무작정 상경했다. 공사장 경비원에서부터 보따리 장사까지 안 해 본 것이 없이 다해 봤지만 그래도 사는 것은 항상 고달팠다. 손에 쥔 돈이 없으니 250만원짜리 단칸방에서 시작했다. 그래도 언젠가는 내 집을 장만해 식구들이 오순도순 모여 살 수 있으리란 꿈은 놓지 않았다. 지하방에서 7년여 만에 방 두개짜리 단독주택으로 이사 온 날, 어두컴컴한 지하에서 벗어났다며 좋아하던 애들의 표정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그때는 내 집이 바로 손에 잡히는 듯했다. 하지만 경비원의 월급으로 애들 키우면서 집 장만 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나마 장사에 실패하면서 금세 손에 쥘 것 같았던 내 집 마련의 꿈은 남의 얘기가 돼 버렸다. 김이곤(71·서울 중랑구 중화동)씨는 서울 강남 세곡지구(강남지구) 보금자리주택 생애최초 특별분양에서 전용면적 84㎡ 아파트에 당첨됐다. 당첨자 중에서는 최고령자다. 18일 서울 사당3동 대림플라자 경비실에서 만난 그는 아직도 상기된 표정이었다. 그는 아침 출근 전 집에서 당첨 사실을 알았다. “내 나이 일흔한 살에 서울에 내 집이 생겼다니 믿어지지 않았지요. 집사람과 몸이 불편한 딸아이가 제일 좋아했지. 난 가슴이 터지는 줄 알았고….” 깊게 팬 주름과 거친 손에는 힘들었던 그의 삶이 배어 있었다. 하지만 “나만 어려웠나. 그 시대에는 모두가 어려웠지.”라고 손사래를 쳤다. “71년이 꼬박 걸렸네. 내 이름으로 된 집문서를 갖는 데 말이야. 이젠 여한이 없어.” 전남 신안군 도초면에서 태어난 김씨는 23살 때 결혼을 하고 고향에서 농사를 짓다가 생활고 끝에 1983년 아들 형제, 태어나면서 몸이 불편한 딸 등 다섯 식구를 이끌고 서울로 올라왔다. 첫 둥지는 서울 공릉동 250만원짜리 지하 단칸방에 틀었다. “고향 선배가 경비원 자리가 있다고 해서 자식들하고 무작정 상경을 했지.”라며 그는 당시를 회상했다. “한 3년 동안은 밤에 아무리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했어. 자는 애들을 밟지 않고는 나갈 수 없었거든. 그때 꼭 내 집을 마련하겠다고 결심했지.” 김씨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이후 기억도 다하지 못할 만큼 수십 차례 전셋집을 옮겨 다니면서도 내 집 마련의 꿈을 위해 1988년 청약저축에 가입했다. 하지만 벌이가 시원치 않아 불입액을 못 넣을 때도 많았고, 기껏해야 2만원만 넣을 때도 있었다. 23년여 동안 모았지만 총액 1100만원에 불과한 것도 그 때문이다. 1993년에는 장사도 시작했다. 시장 도매상에서 신발, 가방, 옷 등 물건을 사다가 길거리에서 파는 보따리장수를 했다. “한 3년 동안 장사하면서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돈은 돈대로 까먹었지. 빌린 장사 밑천 갚느라고 아주 힘들었어….” 김씨의 실패담이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다시 공사현장을 찾았고 착실하게 저축을 했다고 한다. 환갑인 2005년부터는 다시 경비원으로 일하며 꿈을 키웠다. 그는 결혼한 큰아들 빼고 네 식구가 중화동 전셋집에서 살고 있다. 현재 살고 있는 다세대주택 전세금은 4000만원. “입주금은 마련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그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라면서 “예·적금과 대출을 받으면 분양대금 3억 2000만원은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14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단 몇 컷의 출연 분량에도 대본연구와 표정연기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며, 한컷 한컷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영국인 배우 매튜 슬레이트(오른쪽). 그는 외국인 재연 배우로 활동을 시작하며 얼굴을 알려 왔다. 지금은 잡지 모델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촉망받는 외국인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그를 만나 본다. ●월화 드라마 드림하이(KBS2 밤 9시 55분) 요즘 삼동(김수현)이 이상하다는 말에 혜미가 그와 대화를 시도하지만, 삼동은 쇼케이스 무대에 서지 않겠다는 말만 할 뿐이다. 그런 삼동을 지켜보는 혜미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하다. 한편 윤 사장은 진국을 비롯한 그룹 K의 멤버들에게 솔로의 가능성을 보겠다며 이번 쇼케이스에 각자 솔로 무대로 설 것을 제안한다. ●일일시트콤 몽땅 내사랑(MBC 밤 7시 45분) 나영은 서른 번째 생일을 맞아 학원 선생님들을 파티에 초대한다. 하지만 승아는 김원장(김갑수)이 일을 시켜 참여하지 못해 아쉬워한다. 한편 돈을 갚으라는 옛 친구를 만난 김 원장은 돈을 갚기가 아까워 자신이 학원의 원장이 아니라고 거짓말을 한다. 김 집사에게 학원 원장 노릇을 하라고 지시를 내리는데…. ●SBS 대기획 아테나(SBS 밤 9시 55분) 정우(정우성)는 NTS와 아테나의 은신처를 급습한다. 손혁은 이미 몸을 피한 상태였지만, NTS는 아테나가 벌이려는 테러에 대한 단서를 발견하고, 이를 막기 위한 비상사태에 돌입한다. 한편 재희는 폭탄테러의 위협에 처했던 지난 일을 떠올리며 공포를 느끼고, 준호는 이런 재희를 안타깝게 바라본다. ●다큐 인생 2막(EBS 밤 10시 40분) 푸른 꿈을 안고 제주로 귀촌해 햄버거집 사장으로 살고 있는 배상운씨와 비누 공방일을 하고 있는 허성진씨. 도시에서 열심히 살던 두 남자가 과감하게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귀촌을 하기까지 우여곡절도 참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 행복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아주 특별한 이웃, 두 남자 이야기를 함께해 본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5분) 경기 시흥경찰서 강력반에 한 여성이 다급한 목소리로 사연을 들고 찾아왔다. 성관계 장면은 물론이고, 불륜의 관계까지 모두 폭로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그녀의 측근들에게 전송된,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헤어진 여인에게 치욕의 이별 선물을 남긴 남자. 대체 이 연인에게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 [해적 수사] 석선장 ‘꿈같은 미소’

    [해적 수사] 석선장 ‘꿈같은 미소’

    석해균(58) 삼호주얼리호 선장이 해적에게 총격을 당한 지 13일 만인 지난 3일 의식을 회복했다. 그러나 급성 호흡부전증으로 만 하루가 채 지나지 않은 4일 새벽 인공호흡기를 다시 단 채 무의식 상태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아주대병원 측은 치료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아주대병원에 따르면 석 선장은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지 닷새째인 지난 3일 오전 8시 32분 의료진과 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인공호흡기와 호흡관을 제거한 뒤 자가호흡을 하며 의식을 회복했다. 석 선장은 병실의 침대 정면에 걸린 “이곳은 대한민국입니다.”라는 격려문을 눈으로 확인한 뒤 미소를 지었으며, 웃음의 의미를 묻는 의료진에게 “좋아서…”라고 첫마디를 꺼냈다. 의료진이 석 선장의 부인을 가리키며 “누구냐”고 묻자 “집사람”이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석 선장은 의식을 회복한 지 18시간여 만인 4일 새벽 3시 20분부터 기관 튜브(호흡관)를 재삽관하고 인공호흡기를 다시 달았다. 다행히 폐 기능은 서서히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6일 “오전 8시 유희석 병원장과 외상외과 등 6개과 의료진이 회진했다.”며 “석 선장의 폐 기능에 큰 차도는 없지만 서서히 좋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석 선장에게 호흡보조 장치를 다시 부착함에 따라 뇌손상 여부를 판단하고자 4~5일로 계획했던 뇌 CT 촬영 일정을 연기하고 2~3일 상태를 더 지켜보기로 했다. 또 다음 주부터 진행하려던 정형외과 수술도 2~3주일 늦추기로 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김명민 “변신을 멈추면 배우가 아니다”

    김명민 “변신을 멈추면 배우가 아니다”

    ‘연기 본좌’ 김명민(39)이 돌아왔다. ‘내사랑 내곁에’(2009), ‘파괴된 사나이’(2010)에서 온몸을 내던졌던 그가 오는 27일 개봉하는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에서는 ‘천재 허당 명탐정’ 역을 맡았다. 정조에게 정 5품 탐정(探正:올바름을 밝혀내라는 뜻) 벼슬을 명 받고 나라 곳간이 줄줄 새는 ‘공납 비리’를 파헤친다. 셜록 홈스와 왓슨처럼, 명탐정은 개장수 서필(오달수)과 호흡을 맞춰 노론의 영수 오판서(이재용), 팜므파탈 한객주(한지민)가 얽히고설킨 사건의 본질에 조금씩 접근해 간다. 몇 차례 시사회 이후 작품 완성도에 관한 의견은 엇갈린다. 하지만 김명민이 또 한 번 흥미로운 캐릭터를 낚아챈 것만은 분명한 듯싶다. “한편으로 끝내기에는 명탐정 캐릭터가 너무 아깝다.”는 김석윤 감독의 말처럼 한국영화에 드문 입체적인 캐릭터를 창조했다. 피살자의 뒤통수에서 대침을 뽑아 사인을 밝힐 때는 홈스 뺨치는 추리력을 발휘하다가도 ‘김상궁의 은밀한 매력’(음란서적 제목)이나 한객주의 가슴골을 보면 사족을 못 쓴다. 지난 20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이 ‘탐정’ 사내를 ‘정탐’(偵探)해 봤다. →왜 안 하던 코믹 연기인가. -영화 장르는 코미디·스릴러·멜로로 나눌 수 있지만, 연기는 코믹·스릴러·정극 연기가 따로 없다. 코믹스러워 보이는 대목도 명탐정이 자신의 신분을 감추기 위한 설정일 뿐이다. →설정이라지만 한지민에게 ‘쭉쭉빵빵’, ‘완전 예쁘십니다’라는 대사를 치는 게 어색하지 않았나. -지금 이 자리에서 해 보라 하면 절대 못 한다. 조선명탐정 탈을 썼으니까 가능한 일이다. →처음 시나리오 받고 2~3일 만에 결정했다던데. -우리나라에 이런 캐릭터 무비가 없었다. 어린 시절 ‘인디아나 존스’나 007 시리즈, ‘맥가이버’를 보면서 스트레스 날려버린 기억이 남아 있다. 명탐정 대본을 보는 순간 그 영화들이 떠올랐다. 이 영화가 잘돼 시리즈물의 새 지평을 열었으면 좋겠다. 그 안에 내가 있으면 행복할 것 같다. →연기에 종류가 없다고 했지만 확실히 이 작품에서 배우 김명민은 또 한번 변신했다. 배우는 꼭 변신해야만 하나. -농담으로 그런 얘기 한다. 우리가 변신 로봇도 아닌데 기차, 비행기가 될 수 있나. 이순재 선생님이 배우는 끊임없이 창조해야 한다고 늘 말씀하신다. 그 자리에 멈추면 배우가 아니다. 배우(俳優)의 ‘배’자는 사람 인(人) 변에 아닐 비(非), 즉 나를 버리고 뛰어넘어 창조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 역할을 맡으면 (김명민이 아닌) 정말 그렇게 보여야 하는 거다. 대학에서 배운 게 메서드(자신이 맡은 역에 동화되어 감정을 느끼는 연기법)였고. 그외 다른 연기는 몰랐다. →드라마는 대박이 났지만, 그동안 영화에서는 그다지 재미를 못 봤는데. -신파 멜로(‘내사랑 내곁에’)가 200만(215만명)이면 성공이다. 18세 이상 관람가(‘파괴된 사나이’)도 100만명을 넘겼다. “또 망했다”, “(김명민은) 영화에서는 안 된다”는 분들이 많은데 어떤 기자가 지금껏 손익분기점을 못 넘긴 영화는 없다고 하더라. 좀 억울하기도 하다(웃음). →‘베토벤 바이러스’(200 8) 이후 드라마를 안 하는 까닭은. -드라마를 하면서 수명이 짧아진다는 걸 느낀다. 서너달은 잠을 못 잔다. ‘베토벤 바이러스’ 땐 평균 1시간 잤다. 대본은 급박하게 나오는데 잠을 1시간이라도 덜 자고 연습하면 고스란히 다음날 TV에 (더 나은 모습이) 비쳐진다. 그러니 잘 수가 없다. 근데 스트레스 받고 예민해진다. 그렇게 (힘들게) 드라마를 하는데 잠시 말초신경을 자극하고 감수성을 톡톡 건드려서 인기를 얻고 곧 잊힐 작품은 하고 싶지 않다. →연기 본좌라는 별명, 어떻게 생각하나. -잘 알지 않나. 손발이 오그라든다. 나 혼자 ‘어휴~’하고 한숨 쉴 때가 정말 많다. →배우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분수를 알고 주제 파악을 하는 게 중요하다. 내가 나를 인정하기 시작하면 이 바닥을 떠나야 하는 것 같다. 발전이 없을 테니까. 다음 작품을 하기 위한 위로와 격려 정도로 받아들여야지 ‘자뻑’으로 넘어가면 끝이다. →한국 나이로 마흔인데 특별한 느낌은 없나. -이제 뭔가를 만들어야 하고, 변화를 줘야 한다는 의미에서의 마흔이라고 본다면 예전부터 마흔이었다. 늘 지금 일을 못 해내면 그 다음은 없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배역에 격하게 몰입하기로 유명한데. -배우란 다 똑같지 않을까. 다만 ‘내 사랑 내곁에’ 때 좀 심해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 같다. ‘내 사랑’ 이후 정상의 육체와 정신으로 돌아오는 데 1년 걸렸다. 역할에 따라 다르겠지만, 배우들은 그런 정신병을 앓는다. →그렇다면 ‘조선명탐정’은 정신 건강에 좋았다는 얘긴데. -솔직히 난 못 느낀다. 밝고 유쾌한 캐릭터라도 항상 정신을 바짝 차리자고 끊임없이 세뇌한다. 생각부터 손동작, 발동작, 성장 배경과 인간관계까지 설정하고 수천 수만번을 스스로 되뇐다. 그래야 40년 살아온 김명민을 버리고 온전하게 배역을 표현할 수 있다. 물론 집안 분위기는 달라진 게 확연하다. ‘파괴된 사나이’ 때는 집사람이 3~4개월 동안 말도 못 걸었다. 예민해지고 날카로운 걸 느끼니까 마루에서 만나도 피할 정도다. 그런데 이번 영화 찍을 때는 (집사람이) 굉장히 편했다고 하더라. 인터뷰 이전 그에 대한 이미지는 ‘까다로울 것 같은 배우’. 하지만 70분 남짓 진행된 인터뷰 내내 진솔했고, 의외로 편안했다. 배우로서는 조심스러운 완벽주의자인 게 틀림없지만 인간 김명민은 언뜻 매력적인 빈틈도 있어 보였다. 극장에 걸릴 ‘조선명탐정’은 시사회 버전보다 1분 40초쯤 줄어든다. 천주교, 노비에 대한 묘사 등 극 후반부를 산만하게 만든 장면을 걷어냈단다. 김명민과 관객수 맞히기 내기를 했다. 결과에 따라 2차 ‘정탐’ 기회가 당겨질지도 모르겠다.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25일 TV 하이라이트]

    ●KBS 특선월드(KBS1 밤 12시 35분) 얼마 전, 영국의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자가 케이트 미들턴과의 결혼을 발표했다. 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주목받는 커플 중 하나로, 영국 왕실의 미래로서 수많은 영국인들의 사랑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장차 영국 왕비가 될 케이트는 어떤 사람인지 살펴보고, 대조적인 두 사람의 배경과 어린 시절을 되짚어 본다. ●1대100(KBS2 밤 8시 50분) 연기자 하석진, 작곡가 조영수가 각각 1인에 도전한다. 연예인 퀴즈군단, 우리는 스턴트맨·스턴트우먼들, 카이스트 연구원들, 귀하디귀한 여자공대생들, 행복을 주는 마술팀 ‘벨라트릭스’, 잘나가는 작곡가들, 영원한 젊음 50대 ‘ROTC 동기들’, 그리고 62인의 예심통과자들이 100인으로 도전한다. ●일일시트콤 몽땅 내 사랑(MBC 밤 7시 45분) 옥엽의 놀림에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아니라고 믿었지만 결국 승아는 자신이 지금까지 함께 살았던 영옥의 친손녀가 아님을 알게 된다. 그 충격으로 승아는 평소와는 다르게 영옥을 피한다. 한편 두준에게 진정한 어른같다는 칭찬을 받은 정 집사. 옥엽의 거듭되는 장난에도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하는데….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 30분) 말 잘하는 5살 현우. 입 한 번 열었다 하면, 쏟아지는 수다에 귀가 따가울 지경이다. 그런데 엄마 앞에서만 침묵하는 아이. 엄마가 아무리 말을 걸어도 고개만 끄덕일 뿐 입 한번 뻥끗 않는다. 엄마 말에만 못 들은 척하는 아이 앞에서 엄마 속은 까맣게 타들어간다. 알쏭달쏭 두 얼굴 현우의 속마음은 무엇일까. ●세계의 교육현장(EBS 밤 8시) 꿈을 찾아 떠난 여행에서 만난 인도의 라다크 산골 학교. 보통 사람은 숨도 쉬기 어려운 해발 4000m. 학교와 마을을 오가는 버스는 한 대뿐이다. 이들이 조회시간에 하는 것은 영어토론이다. 간디가 인도의 독립에 미친 영향, 불교에서의 삶과 죽음 같은 묵직한 주제를 갖고 벌어지는 산골 오지학교에서의 영어토론을 함께해 본다. ●멜로다큐 가족(OBS 밤 11시 5분) 군 복무 시절, 중국산 김치를 한국산으로 속여 판다는 기사를 보고 김치 사업에 뛰어든 노광철씨. 그의 도전이 시작된다. 제대 한 달 만에 시작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3개월 동안 총 매출은 고작 5만원. 하지만 온라인 김치쇼핑몰을 운영한 지 2년 만에 김치 시장을 평정한 열혈장사꾼. 광철씨의 파란만장 성공기를 들어본다.
  • 98억원 복권당첨 행운男, 13년 만에 결국…

    98억원 복권당첨 행운男, 13년 만에 결국…

    100억원에 육박하는 복권 당첨으로 ‘영국에서 가장 운 좋은 사나이’로 손꼽혔던 영국 남성이 13년 만에 빈털터리가 된 궁색한 모습으로 언론에 등장해 그간의 사연이 눈길이 쏠리고 있다. 복권 당첨과 파산이라는 인생의 롤러코스터를 탄 주인공은 로렌스 캔들리시(36). 성실한 근로자로 공장에서도 좋은 평판이 자자했던 캔들리시는 1997년 내셔널 로터리(National Lottery) 복권에 당첨, 550만 파운드(98억원)의 자산가로 거듭났다. 선데이 타임즈 젊은 부자리스트 61위에도 오른 바 있던 캔들리시는 당시 “재산으로 평소 못 다 이룬 꿈을 이루겠다.”며 23세 청년다운 자신감을 내보였다. 술이나 마약도 멀리했던 캔들리시에게 그간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13년 만에 파산하게 된 이유에 대해 그는 “잦은 사업실패와 가까운 사람들의 비극적인 죽음, 돈을 둘러싼 더러운 음모에 휩싸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캔들리시는 복권에 당첨되자 마자 37만 파운드(6억 6000만원)가량으로 한 동네 집 7채를 사서 친척들에게 나눠준 뒤 자신은 가족이 사는 스페인으로 이민을 떠났다. 아버지, 어머니, 누나에게 호화로운 집과 값비싼 자동차를 선물한 뒤 캔들리시 역시 한동안 풍요롭게 살았다. 하지만 좌절의 그림자는 2000년부터 서서히 드리웠다. 2000년 절친한 친구의 죽음으로 실의에 빠졌던 그는 야심차게 시작한 술집사업이 어려워 지면서 재산 대부분을 탕진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9년 아버지까지 자살을 선택했고, 누나와 함께 살던 집에 강도가 들어 남아 있던 재산 대부분을 빼앗아 간 뒤 캔들리시는 빈털터리가 됐다. 그와 누나 소유의 집은 이미 은행에 넘어간 상태고 어머니가 살던 집 역시 빼앗길 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갈 당시와는 정반대로 무일푼으로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캔들리시는 “13년 전 복권에 당첨된 뒤 인생은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긴 꿈에서 깨어나서 현실로 돌아온 기분”이라고 착잡한 심경을 설명했다. 한편 캔들리시 외에도 복권 당첨된 뒤 몇년 만에 빈털터리가 된 사람은 또 있다. 8년 전 970만 파운드(160억원)에 당첨된 노퍽 주에 사는 마이클 캐롤. 그는 복권 당첨으로 20대 벼락부자가 됐지만 약물과 도박, 여자에 빠져 돈을 펑펑 써서 파산에 이르렀다. 최근 그는 주급 200파운드(30만원)의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있다. 사진=로렌스 캔들리시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동안종결자’ 이청아, 7년 미모 변천사

    ‘동안종결자’ 이청아, 7년 미모 변천사

    배우 이청아(26)가 데뷔 시절부터 최근까지 7년 간 변함없는 미모 변천사를 공개했다. 21일 이청아가 소속사를 통해 선보인 사진은 2004년 영화 ‘늑대의 유혹’에서 교복을 입었던 풋풋한 시절부터 최근까지의 모습이 담겨있다. 사진 속에서 주로 앞머리가 있는 쇼트헤어나 베이비펌 단발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는 이청아는 현재 출연하고 있는 SBS 일일드라마 ‘호박꽃순정’에서는 앞머리가 없는 단발펌으로 변신해 7년 전의 앳된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동안 종결자’다운 베이비페이스를 과시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올해 찍은 사진에서 이청아는 드라마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인 순정이 강준선(배종옥 분)의 레스토랑에 취직하게 되면서 드라마의 내용에 맞춰 강남의 모 헤어샵에서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모습으로 동안 외모에 어울리는 단발펌 스타일을 이청아만의 상큼함과 사랑스러움으로 소화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공개 한 사진 속 이청아는 실제로 오전까지 드라마 ‘호박꽃순정’ 촬영을 한 후 전혀 화장을 하지 않은 민낯상태로 헤어를 바꾸기 하기 위해 미용실에 들렀다”며 이청아의 무결점 피부를 자랑했다. 앞서 이청아는 지난해 12월 방송된 MBC ‘여우의 집사’에서 자연스럽게 민낯을 공개해 실제 나이와 다르게 어려보이는 동안외모로 이목을 끌었다. 당시 이청아는 잡티 하나 없는 꿀피부를 뽐내 화제가 된 바 있다. 사진 = 킹콩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정치 현안·2012년 대선을 말하다] 김문수 경기지사 “대세론? 뚜껑 열면 다들 땅 치더라”

    [정치 현안·2012년 대선을 말하다] 김문수 경기지사 “대세론? 뚜껑 열면 다들 땅 치더라”

    19일 오전 10시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 여의도에 도착했다. 영하 10도에 강바람까지 불어대 무척 추웠다. 한나라당 당사 맞은편 신동해빌딩의 701호에 경기도 서울사무소가 자리잡고 있다. 관공서이기 때문에 정부 지침에 따라 실내온도를 18도로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체감온도는 10도밖에 안 되는 것 같았다. 인터뷰하는 동안 손발이 시릴 정도였다. 자연스럽게 대화는 날씨 얘기부터 시작됐다. “한국의 역대 대통령 가운데 대다수가 겨울에 태어난 사실을 아느냐.”고 묻자 8월이 생일인 김 지사는 “정말이냐.”고 관심을 보였다. 겨울철에 태어난 대통령은 박정희(11월 14일), 전두환(1월 18일), 노태우(12월 4일), 김영삼(12월 20일), 김대중(1월 6일), 이명박(12월 19일) 등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9월 1일생으로 어디나 예외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2012년 대선에 도전하는 잠재후보 가운데도 박근혜(2월 2일), 오세훈(1월 4일), 이재오(1월 11일), 손학규(11월 22일) 등 ‘겨울 아이’가 많았다. 대담 이도운 정치부장 ●“박근혜 TK서 인기 현직 대통령 능가” →천시불여지리(天時不如地利), 지리불여인화(地利不如人和)라고들 한다. 김 지사는 천시 대신 지리는 얻은 것 같다. 대통령을 많이 배출한 대구·경북(TK) 출신 아닌가. TK에 정치적 기반이 있다고 생각하나. -물론이다. 영천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다녔고, 작은아버지와 누님 등 친척들이 거기 살고 있다. 우리 부모님 조상 대대로 거기서 계셨고. 지금도 성묘나 친인척 대소사에 가고 있다. →그런데 지난 6일 열린 대구·경북 재경인사 신년교례회에서는 모든 관심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만 쏠린 것 같다. 김 지사는 인사말할 기회도 없었다는데. -축사야 흔하니까…. 그런데 박 전 대표에게는 꽃까지 드리더라. 아주 대단하더라고. →대구·경북 지역에서 박 전 대표에게 특별히 애정을 많이 쏟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첫째는 박정희 대통령의 영향이다. 그리고 박 전 대표 본인도 지지율이 상당히 높다. 말하자면 대세가 그쪽이다. 나하고 비교할 게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고향이 포항이니 그쪽 아니냐. 박 전 대표는 현직 대통령 이상으로 인기가 있을 것이다. →그래도 섭섭하지 않았나. -나야 젊어서 객지에 나와서 객지에만 사니까. 국회의원도 부천에서 했고, 고향 덕 많이 보고 살아온 사람이 아니니까. 거기에 대해 섭섭하지도 않고, 다르게 이야기할 생각도 없다. →대구·경북 지역 출신 대통령이 많다. 지리적, 역사적, 사회적으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기본적으로 그 지역 사람들이 좀 세다. 산도 많고, 지형상으로도. 과거부터 어려운 일에 비교적 잘 나섰다. 그러니까 개인의 사적인 이익보다는 공공, 희생, 애국, 이런 것에 대해 집단주의적 가치를 어려서부터 교육받는다. 약삭빠르게 자기 이익을 챙기는 건 남자 취급을 안 한다. 다만 그런 독특한 문화가 현대적으로 보면 부적응을 가져올 수가 있다. 재미도 없고. 특정 지역의 대통령이 많다는 건 나도 처음 들었는데, 따져 보니 좀 그렇다. TK 지역의 응집력과 관계가 있는 것 같다. 경기도 같으면 그런 응집력이 약하다. 도지사가 누군지도 잘 모르고. 정치는 역시 응집력 가지고 하는 게 아니냐. ●“당은 민심 잘 반영해야… 룰 따르고 지켜야”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를 당에서 낙마시킨 것이나 다름없다. 적절했다고 보나.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당은 민심을 잘 반영해야 한다. 감사원장은 객관성을 가진 사람, 대통령과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개인을 비난하려는 게 아니라 감사원장이라는 위치가 그렇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이상득·임태희, 이재오·안상수 세력이 부딪쳤다는 시각도 있다. 동의하나. -난 모르겠다. 경기도는 여의도에서 거리가 멀어 잘 안 보이더라. →굳이 따지면 김 지사는 두 세력 가운데 어느 쪽에 가깝나. -나는 다 가깝고, 다 좋다. →4·27 재·보선 전후로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필요할까. -당 대표 임기 2년도 못 참아서야 되겠나. 안정성과 신뢰성을 줄 만한 행보를 해야지 걸핏하면 뒤집고 선거 때마다 간판 바꿔 달면 정치 불신의 가장 큰 이유 아니겠나. 어떤 지도부가 돼야 한다기보다는 룰을 따르고 지켜야 한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뒤 당내 소장파가 김 지사 쪽으로 많이 갔다고 하던데, 사실인가. -별로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국회의원들이야 내년에 공천을 받아야 하는데, 나는 공천권자가 아니다. 다만 나라를 위해 애국심을 갖고 국회의원으로서 일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것들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나와 얘기한다. 가끔 답답할 때 얘기를 나누는 사람들은 있다. →한편으로는 김 지사 쪽에 진입장벽이 있는 것 같다는 말도 있다. -아무래도 서울보다는 수원이 좀 머니깐.(웃음) 특별히 장벽이 있을 정도는 아니다. 멀리 있기 때문에 불편하고 불리한 것은 있지 않겠나. ●“민심 원하는 후보 있다면 계파 떠나 도울 의향” →거두절미하고 묻겠다. 차기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에 나갈 것인가. -도지사 다시 된 지 6개월밖에 안 됐다. 도지사를 더 해야되지 않겠나.(웃음) →언제쯤 결정할 것인가. -그건 좀 있다 얘기하자. →도지사 직을 유지하면서 당내 경선에 참여하는 방안을 언급한 적 있는데. -이인제 전 경기지사의 선례가 있었다는 것이지, 내가 그렇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도 하나의 가능성이다.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무엇이 될까. -경제와 일자리다.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온 국민에게 좋은 일자리가 필요하다. 일자리가 바로 복지이자 안보다. 가장 중요하다. →박근혜 대세론이 거세다. 과거의 이회창 대세론과 박근혜 대세론은 같은가, 다른가. -대세론이라는 게 뚜껑을 열어 보면 허망하다고 다들 땅을 친다. 하지만 뚜껑을 열기 전까지 대세론에 올라타 ‘이지고잉’(Easy Going)하는 사람이 많은 게 허점이다. →차기 대선에서 한나라당만으로 야당과 승부가 가능하다고 보나.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각 보수세력이 총단결해야 한다고 본다. 과거 경험에 비춰 봐도 그렇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나눠지면 기회 자체가 없어진다. 뭉쳐서 잘해야 기회가 있다. →김 지사가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 당내 친이계 의원들이 지지해 줄 것으로 기대하나. 반대로 다른 분이 명분을 내세워 대권에 도전하면 도와줄 가능성도 있나. -친이·친박을 떠나 이 나라를 삶으로, 몸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민심은 과거 경험과 미래 비전 등을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다. 다른 분이 나서게 된다면 도울 것이다. 지금까지 늘 도왔고, 가능성은 늘 열려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경쟁력을 어떻게 보나. -바로 전 경기도지사를 지냈기 때문에 마주 서기 뭐한 관계이다. 손 대표가 잤던 방(관사)에서 어제도 자고 나왔다.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안 될 때도 있다. 어떻게 거기(민주당) 가서 대표를 하고 계신지, 한국 정치가 거품 같다고 생각한다. →6·2 지방선거에서 유시민 야당 단일화 후보와의 맞대결에서 이겼다. 특별한 의미가 있나. -유 전 장관은 아주 재능 있고 말이나 글도 매력이 있다. 그를 지지하는 특정층이 있다. 소위 ‘광팬’들이 있는 것이다. →야당 후보로 김두관 경남지사를 강적으로 지목하는 분들이 많다. -글쎄, 뭐 국민들이 현명하지 않겠나. 그렇게 막 찍기야 하겠나. ●“무상복지, 무조건 반대 안해… 질의 문제다” →개헌은 추동력을 잃은 것인가. -1972년 유신헌법 이후 15년 동안 반 유신, 반 독재 운동의 성과로 87년 개헌이 이뤄졌다. 저도 그 과정에서 투쟁했기 때문에 2년 6개월간 투옥됐다. 현행 헌법은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의 소중한 결실이자 역사적 산물이다. 3선 개헌을 막는 방지장치로 단임제를 택했다. 중임제를 하게 되면 중임을 막기 위해 여야가 극단적인 대립과 갈등, 발목잡기를 할 것이다. 현행 단임제는 우리나라 정치 현실에 좋은 장치라고 본다. 미국 대통령 선거제도 역시 문제가 많다. 민의가 100% 반영되는 것이 아니고 왜곡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고치지 않는다. 헌법은 그 나라의 상징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헌법을 고치자고 한다. 헌법은 대한민국의 상징, 정통성, 지속돼야 할 가치로 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일본처럼 왕도, 중국처럼 공산당도, 북한처럼 3대 세습도 없다. 민주화된 나라의 상징적인 뼈대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민주당의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에 찬성하나. -이미 무상급식은 많이 하고 있다. 무상의료도 마찬가지이다. 얼마나 확대할 것인가, 얼마나 질을 높일 것인가의 문제일 뿐이다. 무상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고 얼마나 빨리 확대하느냐가 문제다.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지역을 놓고 논란이 확대된다. 경기도도 유치에 관심 있지 않나. -경기도는 표의 응집력이 없어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별로 쳐주지 않는다(웃음). 다만 과학기술인의 의견이나 판단도 들어보고 존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너무 정치적으로만 결정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50% 안팎이다. 김 지사는 몇 점을 주겠나. -저도 그 정도 드리고 싶다. 경제나 국방, 외교, 안보 등은 잘한다. 소통은 부족하다. 과거 다른 대통령에 비해 소홀한 편이다. 그런 면에서 정치에 보다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통일 된다면 글로벌 성장 기회될 것” →신년사에서 대한민국을 통일 강대국으로 만들겠다는 꿈을 언급했다. 방향만 제시한 것인가,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 것인가. -통일된다면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얼마나 할 일이 많겠나. 북한에 나무만 심어도. 유럽과 아프리카 등 대륙으로 뻗어가는 위대한 기회가 올 수도 있다. 그러나 준비는 안 하고 김정일 위원장이 언제 죽을지만 쳐다봐서야…. 공부 좀 해야 한다. 탈북자만 2만명이다. 우리는 탈북자 중에서 공무원으로 13명을 뽑았다. 남한에 기회가 있다는 인식이 북한에 퍼져야 한다. 통일 운동이라는 힘의 원천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 풍요로움에서 나온다. 우리가 노력해서 더 잘 성공하는 자체가 통일을 이룰 수 있는 길이다. →통일은 경기지사로서 어젠다라기보다는 대통령의 어젠다가 아니겠나. 통일이라는 어젠다를 들고 대선에 나갈 생각인가. -대통령의 어젠다만은 아니다. 김문수의 소원은 쌀밥을 배불리 먹는 것이었고, 나는 다 이뤘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인데, 아직 못 이뤘다. →선거에서 져본 적이 없더라. 지금까지 가장 힘들었던 선거는. -첫 선거다. 경기 부천시 소사구에서 박지원·박규식 후보와 붙었을 때 가는 곳마다 3등이라고 했다. 집사람조차 안 된다고 했다. 저만 된다고 생각했다. →당시는 지역구에서 ‘박지원 대세론’이 있었는데 어떻게 역전했나. -당시 현역의원은 토박이였던 박규식 전 의원이었다. 여기에 박지원 원내대표가 들어온 것이다. 그만큼 민주당이 유리한 지역이었다. 3등이라고 하든 말든 열심히 주민들을 찾아다녔다. 물난리 나면 쫓아가고 불나면 불자동차 다음으로 갔다. 그러니까 저 사람은 밤이나 낮이나 곤란할 때 찾아오는 사람이라고 인정하기 시작했다. 선거 3일 전에 뒤집혔다. 쓸 만하다 생각해서 뽑아준 거 아니겠나. →국회의원 선거는 지역구가 작아서 몸으로 할 수 있지만 경선이나 대선은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 -경기도지사 선거는 유권자가 거의 900만명이다. 나는 말부터 경상도 말투이다. 다들 안 된다고 했지만 결국 이겼다. 민심이라는 것은 같다. 크나 작으나 지성이면 감천이다. →재산으로 4억 2614만원을 신고했다. 3년 전에 비해 조금 늘었다. -16~17년 산 아파트 하나밖에 없는데, 그것이 올랐다. 재테크에 관심이 별로 없고, 집사람도 마찬가지다. 요즘 동네 다녀 보면 100세 넘은 분들도 많은데, 너무 오래 살면 어쩌나 걱정이 좀 된다(웃음). →중이염 때문에 군 복무를 하지 않았다. 요즘 병역 문제에 관심이 큰데, 군대에 가지 않은 것이 아쉽나. -면제됐다고 알고 계신 분 많은데, 강제 징집됐었다. (민주화 운동으로) 학교에서 제적당하자마자 영장이 나왔다. 당시 장티푸스에 걸렸었고 중이염 때문에 귀를 수술했다. (군대에서) 집에 가라고 하더라. 그때는 좋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뭐 할 때마다 계속 얘기하니깐 좀 불편하긴 하다. →자녀에 대한 교육 철학은. -딸아이가 한명 있다. 사회를 위해 봉사하라고 가르쳤고, 일부러 사회복지를 전공시켰다. 사회에 봉사하는 일만큼 보람있는 삶이 없다고 했는데, 막상 직업으로 택하려다 보니 고민이 많은 것 같다. 대학원까지 다니다가 실습을 다녀오더니 요즘 상당히 회의하고 방황한다. 현재는 백수다. →좌파에서 우파로 전향했다. 용기 있는 결단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정체성 비판도 있다. -과거에는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했는데, 나이 들면서 공부해 보니 사실이 아니더라. 1987년 소련·동구권 붕괴를 지켜보면서 사회주의·공산주의라는 게 하나의 이론·이상이지 현실은 정반대더라. 좌파적 사고를 정리하는 계기가 됐다.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의 경우 좌파로서 우파를 포용해 크게 성공했다. 이 때문에 전향보다 포용이 더 나은 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우리나라가 브라질과 다른 점은 북한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좌파는 북한이 존재하는 한 성공하기 쉽지 않다. 북한이 너무 비정상적으로 나가기 때문에 우리나라 좌파 입장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김 지사 주변에는 아직도 민중당 출신이 많다. 그분들도 모두 전향했나. -(인터뷰에 배석했던 민중당 출신 최우영 대변인) 우리가 김 지사와 함께 민자당으로 갈 때 동료들은 ‘의(義)를 버리고 이(利)를 찾아간다’고 말했다. 그 전에 우리가 민중당에 들어간 것 자체가 생각이 많이 바뀐 것이었다. 투쟁노선, 전선운동을 버리고 합법 대중운동으로 간 것이니까. 인간관계도 많이 정리됐다. 김 지사와 함께한 지가 10여년이다. 우리도 바뀌었다고 봐야 한다. 10여년 동안 계속 ‘너 바뀌었느냐’고 계속 물으면 좀 그렇다. 정리 홍성규·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오늘 美·中 정상회담] 왕치산·다이빙궈 등 정책사령탑 총출동

    중국은 후진타오 주석의 이번 미국 국빈방문을 40년 교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방문으로 규정하고 빈틈없이 준비해 왔다. 미·중 관계의 틀을 새로 짜는 역사적 행보라는 것이다. 최고, 최대 규모의 수행단을 꾸렸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중국의 경제정책 실무책임자인 왕치산(王岐山) 부총리와 외교 사령탑인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이 수행단의 선두에 섰다. 후 주석의 ‘책사’들로 외유 때마다 그림자처럼 수행하는 닝지화(寧計劃) 중앙판공청 주임과 왕후닝 중앙정책연구실 주임도 빼놓을 수 없다. 닝 주임은 20년 넘게 후 주석을 ‘모시고’ 있는 오른팔이고, 상하이 푸단(復旦)대 교수 출신인 왕 주임은 후 주석의 ‘조화세계론’ ‘과학발전관’ 등의 이론적 토대를 만든 핵심 브레인이다. 외교부에서는 양제츠 부장과 미주 담당 추이톈카이(崔天凱) 부부장이 동행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장핑(張平) 주임과 셰쉬런(謝旭人) 재정부장,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이 위안화 절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지적재산권 보호 등 경제·통상 쟁점 협상에 나선다. 후 주석이 구이저우(貴州)성 당서기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온 천스쥐(陳世炬) 주석판공실 주임(비서실장)도 ‘후 주석의 집사’ 자격으로 밀착수행하고 있다.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의 러우지웨이(樓繼偉) 회장 등 최대 500명의 기업인이 후 주석과 함께 ‘선물 보따리’를 들고 나섰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11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우수에 찬 눈동자, 날렵한 턱선을 가진 꽃미남 황태자가 황태마을에 떴다. 진부령 끝자락에 고즈넉히 자리 잡은 황태마을 용대리. ‘가업을 이어야 한다.’는 집안 어르신들의 명을 받아 2년 전 고향으로 내려온 이상진씨. 칼바람 황태덕장의 말단 노릇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하루하루가 시험날인 상진씨의 24시간을 만나본다. ●꼬마과학자 시드(KBS2 오후 3시 5분) 시드는 가수와 과학자를 함께 하고 싶은 꼬마 과학자다. 시드는 판다 박제가 운동장 비탈길의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꾸미고 싶다. 이를 위해 시드와 친구들은 바퀴, 경사면, 지렛대, 도르래와 같은 기계들을 사용할 계획을 세운다. 과연 시드는 판다 박제를 꼭대기까지 올려 보낼 수 있을까. ●몽땅 내 사랑(MBC 오후 7시 45분) 김 원장은 새로 생긴 필승학원이 홍보에 열을 올리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승아에게 밖에서 홍보하라고 다그친다. 태수는 추운 날씨에 밖에서 전단지를 돌리는 승아를 보고 마음이 아파 도와주려 하지만 번번이 우진에게 선수를 뺏긴다. 한편 태수는 정 집사를 골탕 먹이기 위해 영옥 할머니의 젊은 시절 사진을 정 집사에게 보여준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 30분) 한 지붕 아래 1분 1초도 함께할 수 없는 부자가 있다. 매일같이 집안이 떠나가라 들리는 소리, “아빠 나가.” 아빠에게 반경 1m 내 접근금지 명령을 내린 주인공은 바로 5살 어진이다. 가족 모두가 5년 동안 꼭꼭 숨겨온 비밀이 어진이와 아빠를 멀어지게 했다는데…. 도대체 어진이네 가족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세계테마기행(EBS 오후 8시 50분) 방글라데시 제2의 도시이자 가장 큰 항구도시 치타공에서는 30년 경력의 전문 서커스단원 부모와 함께, 방글라데시 방방곡곡을 다니며 서커스를 하는 아홉 살 소녀 루마가 있다. 공중곡예를 펼치는 것이 일상생활인 루마에게 학교는 꿈나라 속 일일 뿐이다. 하지만 루마에겐 이루고픈 소망이 하나 있다고. 루마의 꿈은 무엇일까. ●멜로다큐 가족(OBS 오후 11시 5분) 양지서당에는 조선시대에나 있을 만한 훈장님 가족들이 있다. 주인공 가족은 큰 훈장님을 비롯해 둘째 아들 정우, 셋째 아들 정욱 등인데, 모두 훈장님들이다. 훈장님이라고 해서 옛날 구식 훈장님들이 아니다. 휴대전화 사용은 물론 카레도 맛있게 먹을 줄 안다. 계룡산 깊은 골짜기, 개성 넘치는 신식 훈장님 삼총사를 만나본다.
  • [문화계 블로그] 권력화된 교회의 부끄러운 속살

    그냥 교회가 아니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자리잡은, 등록 교인만 7만명이 넘는 대형 교회다. 61명의 시무장로가 있고, 그중 한 사람이 현직 대통령이다. ‘고(려대)·소(망교회)·영(남) 정부’라는 신조어를 낳았을 정도로 정부 안팎의 시선이 집중된 곳이기도 하다. 소망교회다. 지난 2일 발생한 폭력 사태가 더 유감스러운 까닭이기도 하다. 김지철 담임목사와 전·현직 부목사가 새해 첫 주일 오전 교회 안에서 얼굴뼈가 함몰될 정도의 난투극을 벌였다. 소망교회의 주먹다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장로와 집사가 격하게 맞붙어 갈비뼈를 부러뜨렸다. 폭력사태만 벌써 세 번째다. 업무상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주고받은 고소·고발은 열 건이 넘는다. 소망교회만의 문제는 아니다. 또 다른 대형 교회인 서울 청파동 삼일교회의 스타목사 전병욱 목사는 지난해 11월 여자 신도를 성추행하려다 교회에서 ‘잠시’ 쫓겨나기까지 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송구영신 예배를 보던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는 담임 목사를 비난하는 유인물을 돌리던 다른 교회 목사들과 실랑이가 벌어지는 등 명예훼손 송사에 휘말린 상태다. 부끄러움이나 바깥 시선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이익집단의 모습 그대로다. 교인들조차 “권력화된 교회의 부끄러운 속살”이라며 고개를 떨구고 있다. 오죽했으면 ‘믿음, 소망, 사랑 중에 제일은 주먹’이라는 비아냥이 교회 게시판에 올랐겠는가. 이는 교회를 목사 사유물로 여기는 교계의 오랜 관행이 빚어낸 부정적 산물이다. 목사가 바뀌면 ‘내 사람’을 심거나 자르려 하고, 그 과정에서 시정잡배들이나 하는 폭력도 서슴지 않는다. 소망교회 사태도 따지고 보면 신·구 목사 세력 간의 알력에서 비롯됐다. 일각에서는 그 원인을 200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가 찾기도 한다. 1970~1980년대 군부독재 정권 시절 주류 개신교계는 정·교 분리 원칙을 앞세워 사회현실에 개입하기를 꺼렸다. 그랬던 교단이 민주화가 이뤄지자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사회를 향해 발언하기 시작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는 ‘기독교인 대통령 만들기’에 열성적이었고, 성공했다. 남오성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은 5일 “소망교회 사태는 목사들의 윤리, 도덕성 수준이 오히려 일반인들보다 못하다는 것을 보여 줬다.”고 개탄한 뒤 “교단 제도를 정비하고 신앙공동체를 회복하지 않으면 이 같은 사태는 계속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망교회는 전날 “하나님과 국민 여러분 앞에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고 사과 성명을 냈다. 이름값에 걸맞은 통렬한 반성과 성찰이 절실한 순간이다. 그래서 ‘낮은 데로 임하며’ 묵묵히 세상과 교감하는 목회자들과 마주쳤을 때, 더는 부끄럽지 않기를 주문해 본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평론 당선작] ‘아비 되기’를 바라보는 이중의 시선-박민규 소설 다시 읽기/허진

    1 아들은 아버지가 된다 ‘오감도’ 시 제2호에서 이상은 “나는왜드디어나와나의아버지와나의아버지의아버지와나의아버지의아버지의아버지노릇을한꺼번에하면서살아야하는것이냐”라고 토로했다. 이상의 토로는 세상의 모든 아들들이 한번쯤 맞닥뜨리게 되는 고민을 보여 준다. 그 고민은 ‘나도 언젠가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자신을 닮은 자식을 낳아 기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세상이 제시한 규범에 자신을 맞추고, 세상의 질서에 동화되어 가는 일련의 과정을 포괄한다. 그 과정에서 아들은 자아를 억압하고 순치하는 법을 배우게 되고, 자아가 찢기고 쪼개지고 일그러지는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박민규의 소설은 그러한 ‘아비 되기’의 문제를 정면에서 다루고 있다. ‘아비 되기’의 관점에서 박민규 소설의 서사를 재배열하면, 세상에게 “닥쳐 개새끼야!”라는 말을 서슴지 않고 했던 ‘나’(‘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50쪽)가 학창 시절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가(‘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맞벌이를 해서 “한국의 표준이라 봐도 무방한 34평 아파트”를 마련하고(‘코리언 스탠더즈’, 183쪽), 그 집을 팔아 자식들에게 돈을 마련해준 뒤(‘누런 강 배 한 척’) 요양원에 들어가 사랑했던 여인에게 “아버지… 일어나요, 예?”라는 말을 들으며 죽음을 맞이하는(‘낮잠’, 200쪽) 시간적 스펙트럼이 도출된다. 그 시간적 스펙트럼을 아비의 질서와 규율을 내면화하고, 그에 맞게 자아를 변형시키는 ‘아비 되기’의 과정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박민규의 소설은 그러한 ‘아비 되기’의 과정에서 분열되고 일그러지는 주체의 모습을 보여 준다. 박민규 소설의 인물들은 ‘아비 되기’에 대해 이중적인 입장을 취한다. 그들은 한편으로는 ‘아비 되기’를 받아들이고 아비로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비의 세계를 부정하며 그 세계의 전복을 꿈꾼다. 박민규가 종종 구사하는 모순적인 문장은 그러한 분열의 징후를 보여 주는 단서이다. ⑴ 서늘한 창에 이마를 맞대고서 나는 빨리 고등학생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빨리 중년이 되고 노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니 빨리 핼리가 와 주기를 바랐다. 다행할수록, 삶은 얼마나 가혹한 것인가. 그래서 짧게, 나는 가혹해지고 싶었다. (‘핑퐁’, 95쪽) ⑵ 죽어간 이들의 진실을 보았고, 살아 진실을 논하는 자들의 거짓을 참아야 했었다. 변질과 변절, 변이와 변태…, 적도 동지도 사라진 세상 속에서 그는 홀로이 외롭고 외로웠다. 싸워야 하지만 싸울 수 없는 세계……, 다시 만난 세계는 그런 것이었다. (‘龍龍龍龍’, 108~109쪽) 인용문 중 굵게 표시한 부분은 하나의 문장 안에 모순되는 두 가지 내용이 담긴 경우이다. 여러 작품에서 박민규는 이러한 문장을 빈번하게 구사하는데, 이를 우리는 ‘아비 되기’를 바라보는 화자의 복잡다단한 심경과 관련해서 읽을 수 있다. 박민규 소설의 인물들이 아비가 되기를 바라거나 상징세계의 아비가 되었을 때, 그들 내면의 다른 쪽에서는 이를 거부하고 부정하는 에너지가 추동된다. 아비가 된다는 것은 박민규 식으로 말하면, “‘무슨 상사’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직장”에서 “갸냘픈 표정으로 사무를 보는 일”이며(‘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72쪽), “세상이 변하기보다는 직급이 변하길 바라는 사람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코리언 스탠다즈’, 184쪽). 그것은 한때 몸담았던 학생운동 판을 “운동권(運動圈)이란 단어가 있다.”고 낯설게 말하게 되는 것이며(‘코리언 스탠다즈’, 182쪽), 록 음악을 하던 청년이 남색(男色) 취향을 가진 부장의 추행을 “잠깐만 참으면 돼”라고 넘길 수 있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62쪽). 요컨대 ‘아비 되기’는 아들의 자아가 찢기고 쪼개어져 아비의 문법에 맞게 재배치되는 손상 혹은 훼손의 과정이다. 박민규의 모순적 진술은 그러한 맥락 속에서 ‘아들의 세계’와 ‘아비의 세계’가 충돌한 끝에 생겨난 불가피한 결과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인용문 ⑴에서 ‘핑퐁’의 ‘나’는 중학생이다. 아직 성인의 세계에 진입하지 않은 이 중학생에게 중년이 되고 노년이 되는 일은 이중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또래집단이 행사하는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어른이 된다는 점에서는 반갑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 소년에게 “무난한 옷을 입고… 무난한 취미를 가지고… 절대 남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고… 바람직한 얼굴로 살아가”(87쪽)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소년은 “다행”한 삶을 오히려 “가혹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핑퐁’의 ‘나’가 아직 소년인 상태에서 ‘아비 되기’를 모순적인 진술로 표현했다면, ‘龍龍龍龍’의 이장록은 어른의 입장에서 ‘아비 되기’가 어떤 의미인지를 말해준다. 이장록은 대학 시절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징역 20년을 언도받고 복역을 마친 변호사이다. 이장록에게 세계는 “싸워야 하지만 싸울 수 없는”(109쪽) 곳이다. 아비가 되기 전 세계는 ‘싸워야 하는 곳’이었지만, 아비의 세계에 진입해 변형되고 일그러진 주체에게 세계는 ‘싸울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이장록은 그가 ‘지향했던 세계’와 ‘지금 사는 세계’의 간극을 “싸워야 하지만 싸울 수 없는 세계”라는 모순적인 어법으로 풀이할 수밖에 없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박민규의 소설에서 ‘아비 되기’는 아들이 ‘아버지’라는 상징의 옷을 덧입어 변형되고 일그러지는 일이며, “뜨고 싶은”(‘龍龍龍龍’, 115쪽) 일인 동시에 “할 일이 더 많아”지는(‘龍龍龍龍’, 115쪽) 모순적인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 아비 되기 : ‘잔존’하기 위해서 몸부림치기 박민규 소설의 인물들이 아비가 되는 과정에서 자아와 세계의 충돌을 경험한다고 할 때, 이 인물들은 두 가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세상에 순응하든가, 혹은 거부하든가. 놀랍게도 박민규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순응을 선택한다. 그들은 일흔세 번이나 이력서를 낸 끝에 유원지의 직원이 되어 오리배를 관리하기도 하고(‘아, 하세요 펠리컨’),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해 고시원을 떠나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기도 한다(‘갑을고시원 체류기’). 또 운동권이던 선배가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선배의 애인과 결혼을 하는가 하면(‘코리언 스탠다즈’), 253명의 무고한 사람들에게 헤드록을 감행하다가 나중에는 순백의 얼굴을 가진 아이를 낳고 교회의 집사가 되기도 한다(‘헤드락’). 하지만 그 ‘순응’의 과정은 눈물겨운 것이어서, 그것은 ‘실존(實存)’이라는 말보다는 ‘생존(生存)’이나 ‘잔존(殘存)’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고단한 과정이다. 그러한 생존 혹은 잔존의 간난신고가 여실하게 드러난 작품이 있는데, 바로 ‘헤드락’이다. ‘헤드락’에서 ‘나’는 평화롭게 산책을 하다가 헐크 호건에게 린치를 당한다. 이 린치는 소설에서 ‘헤드락’으로 표현되는데, 여기에서 ‘헤드락’의 정체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헤드락’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잠시 ‘호두’로 우회하도록 하자. ‘헤드락’은 <호두나무 아래에서>와 <호두까기 인형>, <마지막 호두과자를 먹은 것은 언제였나?>, <다시 호두가 열린다면>이라는 네 개의 장(章)으로 구성되어 있다. 네 개의 장을 이루는 소제목은 모두 ‘호두’를 키워드로 삼고 있는데, 이 ‘호두’의 의미에 주목하는 것이 ‘헤드락’의 정체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호두가 인간의 ‘뇌’를 닮은 과실임을 기억하면서 다시 ‘헤드락’의 소제목을 따라가 보자. <호두나무 아래에서> 산책하기를 좋아하던 ‘나’는 헤드록을 당한 뒤 <호두까기 인형>이 된다. ‘인간’에서 ‘인형’으로 전락한 ‘나’는 <마지막 호두과자를 먹은 것은 언제였나?>를 생각하며, 다른 인간들의 ‘호두’를 파먹기 위해 고심한다. 그러나 소설의 마지막 장에서 ‘나’는 아이들의 이름으로 심은 나무를 보며, <다시 호두가 열린다면>이라는 긍정적인 삶의 의지를 갖는다. 이상의 서술로 미루어 보면, 인간의 뇌를 닮은 과실인 ‘호두’가 ‘헤드락’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어떤 것’에 대한 상징으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이제 다시 헤드락으로 돌아오자. 어 헤드락이네? 그리고 직장에서, 도처에서 나는 종종 습격의 풍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헤드락 강좌, 헤드락 세미나, 헤드락 부흥회, 헤드락 워크샵, 헤드락 클리닉에 이르기까지 - 아무튼 헤드락도 이젠 한국의 보편적인 생활문화가 되었지만 나로선 쓴웃음의 대상일 뿐이었다. (‘헤드락’, 264쪽) 인용문을 보면 레슬링에서 상대의 ‘머리’를 붙잡아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기술인 헤드록이 아비의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박민규는 소설의 다른 부분에서 “이 세계가 어느 정도 헤드락을 묵인하거나 권장한다”(262쪽)고 쓰기도 했는데, 이를 통해 우리는 헤드록이 아비의 세계가 아들에게 가하는 폭력, 혹은 아비의 세계에 진입하기 위해서 아들이 견뎌야 하는 통과의례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주목할 것은 ‘나’가 ‘헤드록의 세계’, 즉, 아비의 세계에 편입되기 위해 벌이는 눈물겨운 노력이다. ‘나’는 “미친 사람처럼”(258쪽) 운동을 하고, 식이요법을 병행하고, 충분한 수면과 영양제로 체력을 보충하는 과정을 통해 “폭력의 대상”에서 “폭력의 주체”(259쪽)로 다시 태어난다. 헤드록의 상처를 내장한 채, “건강”하고 “건장”한 “완전히 다른 생물”(259쪽)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이후 ‘나’는 결혼을 하고, 직장을 갖고, “순백의 얼굴”(263쪽)을 한 아이를 낳고, 심지어 교회의 집사가 되기도 하는데, 이것은 ‘나’가 아비의 세계에 무사히 안착했음을 의미한다. 이를 입증하듯 ‘나’는 다른 상대들에게 253번의 ‘헤드록 습격’을 감행하고, 마침내는 “헤드록의 쾌감 같은 것을 깨쳐나가기”(263쪽)에 이른다. 이처럼 박민규 소설의 인물은 한편으로는 아비의 질서에 상처받고, 분노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반복, 재생산하는 상징 세계의 ‘아비’가 된다. ‘아비’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을 우리는 박민규의 다른 소설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그 인물들은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에서 아버지의 회사에 다녀온 뒤 ‘나의 산수’를 생각하게 된 고등학생, ‘갑을고시원 체류기’에서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한 끝에 취업과 결혼을 해 고시원을 떠나는 ‘나’, ‘아, 하세요 펠리컨’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취업재수생, ‘누런 강 배 한 척’에서 이십구 년을 영업사원으로 근무한 끝에 자살여행을 떠나는 아버지 등으로 변주되어 나타난다. 3 아비부정 : ‘배제’된 자들의 세계 교란 박민규 소설의 인물들이 아비가 되기 위해 몸부림친다고 해서 박민규가 ‘아비 되기’를 긍정한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곤란하다. 박민규의 인물들은 아비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도 ‘아비 되기’에 대해 뿌리 깊은 반발심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반발심은 어른보다는 주로 소년에게서 잉태된다. ‘핑퐁’은 세상으로부터 ‘배제’당한 ‘못’과 ‘모아이’라는 두 중학생의 이야기이다. 소위 ‘왕따’인 이들은 치수 패거리에게 불려 다니며 매일 얻어맞는데, 맞으면서도 “그냥, 사는 게 이런 것 같다.”(12쪽)고 생각할 뿐, 저항을 시도하지 않는다. 대신에 그들은 폭력적인 세계에서 잔존하기 위해 탁구 치는 것을 선택한다. 이들에게 탁구는 “이상하리만치 경쾌한”(23쪽) 것이었고, “국경 따위 없는 거”(43쪽)였으며, “지루하지 않은”(186쪽) 유일한 것이다. 그러한 소설의 진술로 미루어 우리는 탁구가 폭력적이고 지루한 세계, 즉, 인종과 국경이라는 상징계적 질서(아비의 세계)에 대립되는 어떤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못’과 ‘모아이’는 탁구를 치면서 비로소 소심하나마 “이것이 나의 의견이다”(47쪽)라고 말할 수 있는 주체적인 에너지를 가질 수 있었고 “맞은 자리의 통증 같은 것이 땀과 함께 밖으로 빠져나가는”(23쪽) 해방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핑퐁’에서 박민규는 ‘탁구’와 ‘핑퐁’을 구분해서 사용한다. ‘탁구’가 대타자의 세계에서 배제당한 소년들이 즐기는 소심하지만 전복적인 오락이라면 ‘핑퐁’은 보다 중립적인 용어이다. 핑퐁은 “인류가 깜박해 버린 것과 절대 깜박하지 않을 것 간의 전쟁”(219쪽)으로 묘사되는데, 이는 탁구를 즐기는 자(못과 모아이)와 조건반사 훈련을 통해 연습한 자(쥐와 새)가 벌이는 한판 ‘대결’을 의미한다. 이 ‘핑퐁(대결)’의 결과 ‘탁구(유희)’를 즐겼던 못과 모아이가 승리하고, 이들은 인류의 ‘언인스톨’(전복)을 선택한다. 이 소설의 전복적인 성격을 이해하기 위해서 유사한 상황을 다른 방식으로 다루고 있는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떠올려 보도록 하자. ‘핑퐁’은 두 가지 점에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다른데, 우선 폭력적인 상황을 종식시키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담임선생’이라는 상징세계 내의 합목적적인 권위를 빌려 엄석대의 만행과 폭력에 안녕을 고한다면, ‘핑퐁’에서는 상징계로부터 ‘배제’당한 못과 모아이의 선택(언인스톨)에 의해 인류의 폭력적인 삶이 종결된다. ‘핑퐁’과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결말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교실이 결국 안정과 평온을 찾는 것과 달리, ‘핑퐁’에서는 인류가 생활을 지속해 왔던 모든 공간이 언인스톨되고 완전한 무(無)의 상태로 돌아간다. 이처럼 박민규의 ‘핑퐁’에는 이 세계의 문법이 아닌, ‘핑퐁’이라는 상상적 대결을 통해 아비의 세계를 뒤집어엎는 발칙함이 도사리고 있다. 허구적인 방법으로 상징계의 질서를 교란하는 경향은 ‘대왕오징어의 기습’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난다. ‘나’는 어렸을 때 잡지에서 몸길이가 150미터에 이르는 대왕오징어에 대한 기사를 접하고 호기심을 갖는다. 결국 그 기사는 오보인 것으로 판명이 나지만, ‘나’와 ‘B’는 각각 ‘대왕오징어로부터 인류를 지키겠다.’는 꿈과 ‘외로운 괴수전문가가 되겠다.’는 꿈을 키운다. 하지만 이들은 애초에 가졌던 꿈과는 달리 “해변의 모래알처럼 평범한 인류”(230쪽)가 되고, 대왕오징어에 대해서는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 이쯤에서 이 소설의 키워드라고 할 수 있는 ‘대왕오징어’의 의미를 점검하도록 하자. 소설에 따르면 대왕오징어는 “심해에서만 활동하는”(219쪽) “신비의 대상”(219쪽)이고, 고등학생이 된 뒤(예비 성인)로 ‘나’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이기도 하다. 또 대왕오징어는 “순식간에 뭍으로 올라”(232쪽)와, “일시에 모든 것을 마비시”(232쪽)키는 파괴적인 에너지라고도 묘사된다. 그러한 단서를 통해 ‘대왕오징어’의 의미를 유추하면, ‘대왕오징어’가 상징계 너머에 있으면서 상징계의 질서를 교란하는 ‘괴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설의 말미에서 대왕오징어는 사우나로 향하던 샐러리맨, 자녀의 도시락을 걱정하던 주부, 속도위반을 한 오토바이 운전자, 잡지 ‘사상계’를 버리기로 결심한 교육자 앞에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유년의 판타지 속에 존재했던 괴수가 장년의 현실 앞에 모습을 드러내 아비의 세계를 위협하고 교란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러한 전복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현실에서는 ‘핑퐁’을 통해 세계를 ‘언인스톨’할 수도 없고, ‘대왕오징어’가 나타나 일상의 공간을 교란해주지도 않는다. 아비의 세계는 견고하고, 그 세계의 진입 문턱은 갈수록 높아져만 간다. 설혹 그 세계에 진입한다 하더라도, 그 뒤에 기다리고 있는 것이 고통스러운 ‘잔존’의 과정이라는 것도 자명하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른 방법은 없는가. 그러한 상황에서 박민규의 가련한 주체가 떠올리는 방법이 바로 ‘죽음’이다. 4 경계에 선 아버지들 최근 발표한 소설집 ‘더블’에서 박민규는 ‘죽음’이라는 다소 묵직한 키워드를 들고 나왔다. ‘지구영웅전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카스테라’, ‘핑퐁’ 등 지금까지 발표한 소설들에서 박민규가 보여 주었던 중요한 코드가 ‘유머’ 혹은 ‘블랙코미디’라는 점을 상기할 때, ‘죽음’이라는 테마가 다소 이질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간 박민규 소설의 유머 이면에 생(生)에 대한 씁쓸함, 분노, 반박, 체념이 복합적으로 깔려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박민규의 ‘죽음’이 마냥 낯설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말하자면 박민규의 소설은 지금까지 묶여 나온 작품집에서도 ‘죽음’의 징후를 내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치’는 자살을 기도하는 사내와 그를 말리러 출동한 경찰관의 이야기이다. 사내의 신세한탄과 그에 대한 김 순경의 동조로 이루어진 소설의 서사는 역시나 ‘아비 되기’의 고단함을 생각하게 한다. ㈀ 노력해 봤냐고…… 그런 얘기 나한테 하지도 마. 나처럼 열심히 산 사람 있음 나와 보라 해! 손 다치기 전까지…… 나 백수 같은 놈 아니야. 그래, 별 볼일 없는 일거리지만…… 내가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알아? 월급 못 받은 적은 많아도 일 쉰 적은 한 번도 없었어. 응? (‘아치’, 262쪽) ㈁ 딸들 이제 시집보내야 돼. 곧 그럴 나이야. 이것들 공부시킨다고 돈도 별로 못 모았어. 줄줄이…… 이제 겁나. 요새 딸 시집보내려면 돈 얼마나 드는지 알아? 겁나 죽겠어. 그래, 또 대출받아야겠지. 그때 가서 옷을 벗든가, 퇴직금을 또 어떻게 하든가. (‘아치’, 263쪽) 인용문 ㈀과 ㈁은 각각 사내와 김 순경의 독백이다. 사내는 자신이 아비의 세계에 진입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했음을 강변한다. 사내는 열심히 살았고, 별 볼일 없는 일거리에도 최선을 다했다. 이를 위무하고, 죽음의 의지를 철회하도록 종용하는 김 순경의 삶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아비’로 살기 위해 김 순경도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 하지만 김 순경에게 돌아온 현실은 양로원에 갈 돈도 안 남은 답답한 상황뿐이다. 김 순경은 사내를 설득해 아치에서 내려오게 하지만, 설득의 근거가 빈약함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오십 년을 더 살아도 여전히 이 아치에 뒤엉켜 있겠지”(269쪽)라는 자조 섞인 독백은 김 순경이 그 스스로에게도 살아야 하는 당위를 설득하지 못했음을 보여 준다. 그러한 속사정으로 김 순경은 “나도 한 번쯤, 이곳에서 뛰어도 좋겠다는 생각”(269쪽)을 하고, 검은 강물을 내려다본다. ‘누런 강, 배 한 척’은 중년의 가장(家長)이 치매에 걸린 아내와 자살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이다. 이십구 년을 같은 직장에서 성실하게 근무한 ‘나’는 “소소하고 뻔한, 괴롭고 슬픈 하루하루를 똑같은 속도로 더디게 견뎌야 하는 것”(65쪽)에 지쳐 “더는 살고 싶지 않다”(65쪽)고 생각한다. ‘나’는 자살을 결심하고 “지나온 수십 년과는 다른, 한 달”(68쪽)을 보내기 위해 아내와 여행을 떠난다. 이를테면 자살 여행인 셈이다. 하지만 자살을 결행하려는 순간 ‘나’와 아내에게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진다. 성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사지사가 중노인 두 명이 묵고 있는 호텔 방으로 찾아온 것이다. 다소 이상한 결정이었지만, ‘나’는 마사지를 받기로 결정하고, 아내에게 먼저 마사지를 받게 한다. 아 아내가 신음을 지른 것은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였다. 하마터면, 들고 있던 담배를 나는 떨어트릴 뻔했다. 수십 년 만에 들어 보는, 그런 성격의 신음이었다. 아…… 낮은 신음이 또다시 아내의 입에서 새 나왔다. (‘누런 강 배 한 척’, 74쪽) 이 소설의 백미(白眉)라고 할 수 있는 이 장면은 ‘나’에게 죽음의 가능성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상징의 세계에서 가장 확실하게 벗어나려는 순간 출현한 아내의 신음 소리는 상징계의 기표로는 포획되지 않는 ‘어떤 것’을 암시한다. 아내의 신음 소리는 “수십 년 만에 들어 보는, 그런 성격”(74쪽)의 것으로 묘사되는데, 이것은 ‘아비’, ‘남편’, ‘가장’, ‘영업사원’의 이름(상징)으로 살던 수십 년 동안 ‘나’가 미처 듣지 못했던 소리이다. 상징계의 질서와 영원한 안녕을 고하려는 순간, 돌연히 출연한 이 신음 소리가 ‘나’를 착란에 빠지게 하고, 확고했던 ‘나’의 자살 의지를 유예시킨다. 이 소설은 끝내 ‘나’가 자살을 결행했는지 여부를 말하지 않는다. 대신에 소설은 “냉장고에는 아직 한 캔의 맥주가 남아 있었다”(75쪽)라는 모호한 문장으로 종결된다. 박민규의 ‘죽음’이 가진 미덕이 여기에 있다. 박민규는 그의 소설에서 성급하게 ‘죽음’을 실현시키지 않는다. 대신에 그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다룬다. ‘아치’의 마지막 문장(“이제 아치를 내려선다”)과 ‘누런 강 배 한 척’의 마지막 문장(“냉장고에는 아직 한 캔의 맥주가 남아 있었다.”)은 그 자체로 화자가 죽음을 실행에 옮겼는지 여부를 말하지 않는다. 다만 그 두 문장은 화자가 죽음의 세계를 넘겨다보고 있음을 암시할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박민규의 인물들이 이보다 앞서 삶의 순간을 되돌아보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아치’의 경찰관은 죽겠다고 아치에 올라간 사내에게 “당신 진짜 이러면 안 돼.”(258쪽)라고 말했고, ‘누런 강 배 한 척’의 ‘나’는 “단 한 번이라도 삶을 즐긴 후 아내와 함께 죽고 싶었다.”(67쪽)고 생각하며 여행을 떠났다. 이처럼 박민규의 인물들은 삶의 순간에서 죽음을 동경하고, 죽음의 순간에서 다시 삶을 넘겨다보는 딜레마 속에 위치한다. 박민규 소설의 인물들에게서 나는 나와 내 아버지와 동료의 모습을 본다. 그들은 신용불량을 면하기 위해 대리 운전을 하고(‘별’), 차를 팔기 위해 고객의 택배 심부름을 마다하지 않으며(‘딜도가 우리 가정을 지켜줬어요’), 하늘에 떠 있는 직경 10킬로미터짜리 아스피린을 보고도 “자, 일해야지”라는 부장의 말에 “예”라고 대답한다(‘아스피린’). 또 그들은 12년간 용역 사원으로 근무한 끝에 마침내 괴물이 되어 버린 사내이기도 하다(‘루디’). 그래서 나는 박민규의 인물들이 손쉽게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신에 나는 그들이 삶의 긴장과 고통을 감내하면서 외롭고 고단한 곡예를 계속해주기를 바란다. 삶을 이어 나가는 일이 의미 있는 일이라는 것을 그의 소설을 읽으며 계속해서 확인하고 싶기 때문이다. <끝>
  •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희곡 당선작] 아빠들의 소꿉놀이/오세혁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희곡 당선작] 아빠들의 소꿉놀이/오세혁

    ●등장인물 꾸부정 지금 막 해고된 초보 해고자. 40대 후반. 키 크고 꾸부정하다. 대머리 해고된 지 1년이 넘은 베테랑 해고자. 40대 후반. 키 작고 대머리다. 단발 꾸부정의 아내. 40대 초반 파마 대머리의 아내. 40대 중반 *연출에 따라 남편들이 부인들의 역할을 겸하는 2인극이 가능하다. ●시 간 현대 ●무 대 놀이터. 놀이터를 구체적으로 꾸밀 필요는 없다. 그네 두 개만으로도 연출이 가능하다. 바닥에 모래가 깔려 있으면 좋다. #1 해가 질 무렵의 저녁, 놀이터. 양복 차림의 남자가 힘없이 놀이터로 걸어 들어온다. 고개를 푹 숙이고 꾸부정한 모습으로 보아 무언가 고민이 있는 듯하다. 꾸부정한 이 남자, 그네에 주저앉는다. 멍하니 한참을 앉아 있다가 무언가 결심한 듯, 벌떡 일어난다. 꾸부정 (어색하게) 여…… 여보… … 나 오늘, 해, 해, 해고……. 고개를 흔들며 그네에 주저앉는다. 그러다가, 다시 벌떡 일어난다. 꾸부정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여보, 훌쩍, 나 오늘 해고당했어. 머리통을 때리며 그네에 주저앉는다. 그러다가, 다시 벌떡 일어난다. 꾸부정 (호탕하게 웃으며) 사랑하는 여보! 나! 오늘 짤렸어! 멋지지? 하하하! 머리를 쥐어뜯으며 주저앉는다. 한참을 그렇게 쥐어뜯다가, 무언가 결심한 듯, 결연히 일어나 열정적인 독백을 시작한다. 꾸부정이 열심히 말하는 동안, 양복 차림의 대머리가 천천히 걸어 들어와 옆에 있는 그네에 앉아 시계를 들여다본다. 자기 상상에 빠진 꾸부정은 대머리를 눈치채지 못한다. 꾸부정 여보. 우리가 결혼한 지 이십 년이 넘었구나. 단칸방으로 시작해서 전세를 거쳐서 우리 집을 갖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어. 비록 평수는 작지만 우리 집이라는 게 중요하지. 애들도 건강하게 잘 컸어. 얼마 안 있으면 큰애는 대학에, 작은애는 고등학교에 가겠지. 이 정도면 우린 잘 산 거야 그렇지? 당신,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 아니? 뭐라고? 내가 제일 고생 많았다고? 십오 년을 변함없이 회사에 다녀주어서 고맙다고? 때론 가기 싫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했을 텐데 가족을 위해서 고생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고? 아이, 당신도 참 부끄럽게…… 뭐라고? 이제 나이도 먹고 간도 안 좋을 텐데 생각 같아서는 한 몇 년 푹 쉬었으면 좋겠다고? 이럴 수가, 당신이 나를 이렇게까지 생각해주다니! 정말 고마워 여보! 하하하하……말이 나와서 말인데 여보……사실……내가……오늘……회사에서. 대머리 (불쑥) 소용없을 겁니다. 꾸부정 (화들짝)네 넷? (돌아본다) 아니, 언제부터 거기? 대머리 죄송하군요. 들으려고 들은 건 아닙니다만. 꾸부정 괘 괜찮습니다. 그런데 방금……소용없다고……. 대머리 (단호) 네, 소용없습니다. 불쌍하게 말하든 호탕하게 말하든 부드럽게 말하든 소용없습니다. 해고라는 단어가 입에서 나오는 순간 부인께서는 엄청난 쇼크를 받으실 겁니다. 부인이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휘청거리거나 털썩 주저앉거나 뒤로 넘어가게 될 겁니다. 부인이 건강하신가요? 꾸부정 아……아니요, 혈압이 조금. 대머리 혈압이라, 뒤로 넘어가겠군. 꾸부정 새……생각해보니 골다공증도. 대머리 뒤로 넘어져서 뼈가 부러지겠군. 꾸부정 얼마 전부턴 심장이 답답하다고. 대머리 뒤로 넘어져서 뼈가 부러진 다음 호흡 곤란을 일으키겠군. 꾸부정 뭐……뭐라구요! 대머리 집이 몇 층이죠? 꾸부정 시……십오층인데? 대머리 완벽하군요. 해고라는 말을 꺼내는 순간 선생의 부인은 혈압이 높아져서 뒤로 넘어지고 골다공증으로 뼈가 부러진 다음, 심장 이상으로 호흡 곤란을 일으킬 겁니다. 놀란 선생은 어떻게든 해보려 하지만 방법이 없습니다. 혈압과 뼈와 심장이 동시에 문제를 일으켰거든요. 우물쭈물하다가 선생님은 119에 전화를 하겠죠. 119 요원들은 잽싸게 아파트에 도착하지만 선생님의 집은 십오층입니다. 마침 엘리베이터가 맨 꼭대기 층에 있군요. 요원들이 계단을 뛰어올라 옵니다. 일층 이층 삼층 사층 선생의 부인은 점점 호흡이 가빠집니다. 오층 육층 칠층 더더욱 가빠집니다. 팔층 구층 부인의 의식이 점점 없어집니다. 십층 십일층 선생이 말합니다. 여보, 조금만 참아. 십이층 십삼층 선생이 다시 한 번 말합니다. 여보, 제발 조금만 더 참아. 그렇게 십사층을 지나고 십오층에 도착해 마침내 선생의 집으로 왔을 때 선생의 부인은 이미……. 꾸부정 (이야기에 몰입해 있다가)아……안 돼! 안 돼! 여보오! 꾸부정, 털썩 쓰러진다. 대머리 그렇다고 말을 안 할 수는 없겠죠. 해고는 해고니까요. 이왕이면 부인의 컨디션이 최상일 때, 119가 바로 올 수 있는, 뒤로 넘어가도 뼈가 부러지지 않을만한 장소에서 하시죠. 부드러운 모래라든가……이 놀이터가 딱이로군요. (다시 그네에 앉아 시계를 들여다본다) 한참의 정적. 꾸부정 어떻게…… 어떻게 그렇게 잘 아시죠? 대머리 사실 저도 해고잡니다. 꾸부정 동업자…… 아니…… 동반자셨군요. 대머리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꾸부정 고참…… 이시네요. 혹시……선생님 부인께서도 뒤로? 대머리 아니요. 꾸부정 뼈가? 대머리 전혀. 꾸부정 호흡 곤란이라든가. 대머리 천만에요. 멀쩡합니다. 멀쩡함을 넘어 건강하죠. 김치찌개에다 밥을 두 그릇이나 비운 다음, 남은 찌개를 밥통에 넣고 비벼먹으니까요. 꾸부정 ……대단하군요. 대체……비결이……. 대머리 간단합니다. 해고됐단 얘기를 안했으니까요. 꾸부정 그, 그럼? 대머리 계속 다니는 줄 압니다. 꾸부정 아니 그게 일 년 넘게 가능한가요? 대머리 보통 사람은 불가능합니다. 꾸부정 하지만 선생님은? 대머리 전 보통 사람이 아닙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영특, 기특,똑똑, 비범이란 말을 달고 다녔으니까요. 한마디로 머리가 좋았죠. 꾸부정 (대머리의 머리를 한참 쳐다본다) 대머리 지금, 대머리 주제에 머리가 좋아봤자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하셨죠? 꾸부정 그……그럴 리가. 대머리 어쨌든, 저 정도의 두뇌라면 충분히 속이는 게 가능합니다. 분명한 원칙 규칙 법칙만 확립한다면 말이죠. (시계를 가리키며) 이 시계도 그런 원칙 중의 하납니다. 퇴근시간 여섯시, 전철 타고 내리면 여섯시 삼십분, 역 앞에서 버스 타고 동네까지 오면 여섯시 오십분, 동네에서 아파트까지 오는 데 여섯시 오십오분, 아파트에서 우리 집까지 오면 딱 일곱시, 그렇지만 시간을 너무 딱 맞춰 오면 이상하니까 적당하게 일곱시 삼분 정도……마침 지금이 일곱시 삼분이군요. 더 늦으면 어색합니다. 그럼 이만. 대머리, 일어나서 가려고 한다. 꾸부정 (벌떡 일어나며) 자……잠시만요. 대머리 ……. 꾸부정 저한테도 그……원칙 규칙 법칙을 가르쳐 주시면 안 될까요? 대머리 (위아래로 훑어보며) 딱 보니 보통 사람이시군요. 불가능합니다. 꾸부정 (앞을 막아서며) 부탁드립니다. 대머리 일반인이 범접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닙니다. 꾸부정 스승님으로 모시겠습니다. 대머리 미안합니다. 늦으면 의심합니다. (가려고 한다) 꾸부정 (바짓가랑이에 매달리며) 제발요, 제발. 이렇게 빕니다. 우리 집사람이 뒤로 넘어가고 뼈가 부러지고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건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그 사람은 저 같이 별 볼일 없는 사람이랑……결혼을 해준 사람이에요. 그 사람이 그렇게 되는 건 절대 안 됩니다. 조금이라도, 일분일초라도 더 웃게 해주고 싶습니다. (무릎 꿇으며) 허락하실 때까지 꼼짝도 하지 않겠습니다. 무릎 꿇은 꾸부정을 계속해서 지켜보는 대머리. 꾸부정, 점점 다리가 저려온다. 대머리 다리 저리죠? 꾸부정 ……조금. 대머리 이쯤 되면 좀 봐주지 저 대머리 진짜 독한 놈이다,라고 생각하셨죠? 꾸부정 그……그럴 리가요? 대머리 다리 저리면, 꼼지락하세요. 꾸부정 아……아닙니다. 약속은 약속이니까. 대머리 괜찮습니다. 꼼지락하세요. 꾸부정 그럼……조금만 꼼지락을. 꾸부정, 슬며시 꼼지락거린다. 대머리 (시계를 들여다본다) 시간이 꽤 지났군요. 어중간한 시간입니다. 지금 들어가면 뭔가 부조리합니다. 이럴 때는 회식을 한 것처럼 아예 늦게 들어가는 게 좋은 방법이죠. (전화를 건다) 나야, 별일 없지? 부장님이 딱 한잔만 하자고 하시네. 당신도 알잖아 부장님이 회사일 힘들면 나한테 털어놓는 거. 일찍 갈 테니까 밥은 먼저 먹어. (전화 끊자마자 가방에서 반병 정도 남은 소주를 꺼내 한 모금 마신다) 회식이라고 했기 때문에 입에서 술 냄새가 나야 됩니다. (오징어 다리를 꺼내 우물우물 씹는다) 술 냄새만 나면 이상하니까요. 자, 그럼, 훈련을 시작해 볼까요? 꾸부정 (기쁨) 저……정말이십니까? 대머리 시간이 없으니까 3단계로 요약 학습을 하죠. 정신 똑바로 차리세요. 꾸부정 (차렷 자세로) 옛! 대머리 가장 중요한 1단계는, 변화입니다. 꾸부정 변화? 대머리 많은 해고자들이 그 사실을 숨기려고 하지만 대부분 들킵니다. 왜일까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어떠한 행동의 변화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한숨을 쉰다든가, 소파에 푹 주저앉는다든가, 밥 먹다가 숟가락을 멈추고 한참을 멍하니 있는다든가, 밤이 깊도록 식탁에서 소주를 마신다든가, 아들한테 사립대 말고 국립대로 가는 건 어떠냐고 한다든가, 잠자리에서 등을 돌린 후 웅크리고 잔다든가, 자다가 자기도 모르게 흐느낀다든가. 이런 변화들이 해고를 들키는 가장 큰 이유죠. 꾸부정 (감탄) 그렇군요. 대머리 변화되지 않는 것. 일상적인 평범함을 유지하는 것.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꾸부정 (감탄의 연속) 으음……. 대머리 이론만 가지고는 감이 안 옵니다. 실전훈련을 해보죠. 이 놀이터가 집이고 제가 부인이라고 설정을 해봅시다. 선생은 회사 일을 마치고 막 퇴근한 상탭니다. 바깥에서 벨을 눌러보세요. (꾸부정이 멍하니 있자) 시간 없습니다. 빨리. 꾸부정 (얼떨결에) 예…… 옛! (바깥으로 달려 나가) 띵동! 대머리 (부인 흉내) 당신 왔어? 밥은? 꾸부정 (대머리를 한참 바라보다가) 풉……. 대머리 ……. 꾸부정 그게……집사람이 대머리라고 생각을 하니까 너무 웃겨서……. 대머리 ……. 꾸부정 죄……죄송합니다. 제대로 하겠습니다. 띵동! 대머리 당신 왔어? 밥은? 꾸부정 아, 먹었어. 대머리 (손을 잡으며) 고생 많았지? 꾸부정 …… 흐흑. (흐느낀다) 대머리 뭡니까? 왜 울죠? 꾸부정 (흐느끼며) 집사람이 손을 잡아주니까 갑자기 미안하고, 고생만 시킨 것 같고, 젖은 손이 애처롭고……. 대머리 어허, 이러니까 들키는 겁니다. 마음을 강하게 먹으세요. 돌부처처럼! 꾸부정 네……넷! 돌부처! 다시 하겠습니다. 띵동! 대머리 당신 왔어? 밥은? 꾸부정 (과장되게) 밥? 먹었지! 아주 많이! 대머리 (손을 잡으며) 별일은 없었어? 꾸부정 (더더욱 과장되게) 별일은 무슨, 평소랑 또오오옥 같았어 하하하하! 대머리 잠깐, 왜 이렇게 들떠 있죠? 회사에서 좋은 일이 있었나요? 꾸부정 아니요. 대머리 월급날입니까? 꾸부정 아니요. 대머리 부인 생일인가요? 꾸부정 아니요……별일 없었는데 대머리 그런데 왜 그렇게 오버를 합니까? 별일 없었는데 그렇게 오버 하면서 별일 없었다고 하니까 마치 별일이 있는 것처럼 보이잖아요? 꾸부정 아……거기까지는 차마. 대머리 자, 눈을 감으세요. 상상을 해봅시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평범하고 반복적인 회사의 하루, 위에서 눌리고 밑에서 치이고 정리해고의 소문이 뒤숭숭하게 들려오고, 선생은 그 틈바구니에서 간신히 하루를 버티고 퇴근을 합니다. 지하철이 붐빕니다. 버스가 막힙니다. 심신이 지쳐있습니다. 터덜터덜 걸어옵니다. 그 상황에서 초인종을 누릅니다. 띵동! (부인 목소리) 당신 왔어? 별일 없었지? 꾸부정 (상상하다가 정말 지친 듯, 무심하게) 뭐, 똑같지 뭐. 대머리 나이스! 그겁니다! 하니까 되잖아요? 꾸부정 아? 정말? 정말 되네? 환호하는 꾸부정. 대견한 듯 지켜보는 대머리. 대머리 (느닷없이) 당신 왔어? 별일은? 꾸부정 (재빨리) 뭐, 똑같지 뭐. 하이파이브 대머리 당신 왔어? 별일은? 꾸부정 (능숙하게) 뭐, 똑같지 뭐. 하이파이브 대머리 당신 왔어? 별일은? 꾸부정 (완전 능숙) 뭐, 똑같지 뭐.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대머리. 대머리를 부둥켜 안는 꾸부정. 암전. 암전을 감싸는 작은 멜로디. #2 불이 켜지면 꾸부정이 초조한 듯 그네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다. 이상하게도 잠옷 차림. 그의 발밑에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들. 대머리가 체육복 가방을 들고 놀이터로 들어온다. 그네에 타고 있는 꾸부정을 의식 못한 채 양복바지와 윗도리를 벗는다. 아아, 그 속에 입고 있는 축구 유니폼. 대머리 (부인에게 전화하는 듯) 나야. 사내 축구대회가 이제 끝났어. 오늘은 두골밖에 못 넣었어. 부장님은 후보였지 뭐. 밥?……부장님이 같이 먹자고는 했는데…… 정 그렇다면 집에서 먹지 뭐. 금방 갈게. 전화를 끊고, 곧바로 모래밭에 뒹굴며 유니폼을 더럽히는 대머리. 만족한 듯 어깨를 으쓱거리며 주위를 둘러보다가 꾸부정을 발견하고는 놀란다. 대머리 뭐……뭡니까? 꾸부정 오랜만……입니다 스승님. 대머리가 꾸부정을 잡아채어 그네 밑으로 숨는다.(숨어질 리가 없으니 웃기다) 대머리 오랜만? 헤어진 지 하루 만에 만났는데 오랜만이라구요? 꾸부정 오랜만은……아니네요. 대머리 이 놀이터는 제가 찜했으니까 다른 놀이터에서 시간을 때우라고 몇 번을 말했습니까? 꾸부정 그건……알지만. 대머리 대체, 40대의 못생긴 남자 둘이 놀이터 그네에 앉아 있다는 게 주민들이 봤을 때 얼마나 평범하지 않은 일인지 모르시는 겁니까? 꾸부정 ……. 대머리 방금, 솔직히 이 대머리보다는 내가 더 잘생겼는데 라고 생각하셨죠? 꾸부정 그……그럴 리가. 대머리 (쌓여있는 담배를 본다) 맙소사, 이 아까운 담배. 이 담배값이면 김밥이 두 줄이거늘…… 왜 이런 비행을 일삼는 겁니까? 혹시…… 걸린 겁니까? 꾸부정 ……. 대머리 세상에, 하루 만에 걸리다니……시키는 대로 안 했죠? 꾸부정 아…… 아닙니다. 배운 그대로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변수가 있었어요. 대머리 변수라니요? 꾸부정 스승님께 배운 1단계를 계속 되뇌면서, 심호흡을 하고, 현관문을 여는 순간. 대머리 순간? 꾸부정 첫째 둘째가 쪼르륵 달려오더라구요. 그러고는 갑자기……. 대머리 갑자기? 꾸부정 아빠 생일을 축하한다면서 첫째 놈이 어깨를 주무르고 둘째 놈이 노래를 부르는 거예요.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이러면서 .(갑자기 목이 멘다) 대머리 세상에……본인 생일인지도 몰랐나요? 꾸부정 저는 집사람이랑 애들이랑 부모님이랑 장인 장모랑 부장님 상무님 전무님 사장님 생일밖에 모릅니다. 대머리 ……. 꾸부정 자식들이 생일노래를 불러주는데 어떤 아빠가 목이 안 멥니까. (흐느낀다) 대머리 잠깐, 이상하군요. 선생 말대로 대한민국의 모든 아빠들은 자녀들이 생일을 챙겨줄 때 웁니다. 자녀들의 생일 축하에 감동한 아버지가 고개를 돌리고 조용히 운다. 이건 튀는 게 아닌데? 평범한 건데? 꾸부정 조용히 운 게 아니라……. (갑자기 바닥에 뒹굴며 통곡한다) 대머리 음 ……그렇게 울었군요. 꾸부정 (끄덕이며 계속 통곡) 대머리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나 할 법한 울음을 생일 축하를 받는 자리에서. 꾸부정 (더 크게 통곡) 대머리 가족들은 가장의 뜬금없는 대성통곡에 당황했을 테고. 꾸부정 (그야말로 대성통곡) 대머리 그래서……그 다음 행동은? 꾸부정 갑자기 부끄러워져서…… 도망치듯 안방으로 들어왔습니다. 대머리 도망치듯 이라, 이런. 꾸부정 그러고는 저도 모르게 안방 문을 잠그고. 대머리 맙소사. 꾸부정 밖에서 두들겨도 열어주지 않다가 . 대머리 하느님. 꾸부정 눈을 떠보니 아침이더군요. 대머리 ……부인은? 꾸부정 ……거실에서. 대머리 ……. 꾸부정 눈을 뜨자마자 너무 당황스러워서……몰래 집을 나왔습니다. 대머리 씻지도 않고, 드라이도 안 하고, 더군다나……잠옷 차림. 꾸부정 공원에 계속 숨어 있다가 시간 맞춰서 나온 겁니다. 스승님…… 저 어쩌죠? 대머리 일반인이 범접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니라고 그렇게 얘기했거늘. 꾸부정, 흐느낀다. 대머리, 눈을 감은 채 한참을 말없이 서 있다가 천천히 축구 유니폼을 벗는다. 속옷 차림으로, 꾸부정에게 축구 유니폼을 건네는 대머리. 대머리 회사원인 남자가, 씻지도 않고 드라이도 안 하고 나왔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그러나 체육대회를 했다면 알리바이가 생기죠. 입으세요. 꾸부정 ……하지만……스승님도……. 대머리 저는…… 심판 봤다고 하겠습니다. (가방에서 호루라기를 꺼내 목에 걸며) 이건……다음 달에 쓸 거였는데……. 꾸부정 이 은혜……잊지 않겠습니다. 스승님. 대머리 들어가자마자 아버님 사진을 꺼내세요. 꺼내자마자 사진 부여잡고 우세요. 어제 선생은, 돌아가신 아버님 때문에 울었던 겁니다. 꾸부정 (경이로움) 과연……스승님은……. 대머리 이제, 뒹구세요! 꾸부정, 열심히 모래바닥에 몸을 뒹군다. 암전. 암전을 감싸는 작은 멜로디. #3 불이 켜지면 단발머리를 한 여성이 놀이터에 서 있다. 그녀는 양손에 커다란 가방을 들고 있다. 단발 (냉랭하게) 여보, 솔직히 말 안 하면 나, 집 나갈 거야…… 짤렸지? 그네 위에 주저앉는다. 다시 벌떡 일어난다. 단발 (울먹이며) 당신 나 죽는 꼴 보고 싶어? 빨리 말해? 짤렸지? 그네 위에 주저앉는다. 다시 벌떡 일어난다. 단발 (화통하게) 호호호호! 괜찮아 여보! 딱 보니까, 짤렸네? 호호호호!! 힘없이 주저앉는 단발머리.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다가 천천히 일어나 차분하게 독백을 시작한다. 단발머리가 독백을 하는 동안 파마머리를 한 여성이 조용히 들어온다. 그러고는 옆 그네에 앉아 벼룩신문을 보기 시작한다. 단발 (이성적으로) 여보, 나 당신과 지금까지 함께 했고 앞으로도 함께할 거야. 당신도 알겠지만 우린 부부야. 부부가 뭔데? 비밀이 없는 게 부부야. 내가 열을 셀 동안 당신이 끝까지 비밀을 말 안 해준다면 나……집 나갈 거야. 이게 당신의 마지막 기회야. (눈을 감고) 하나, 둘, 셋, 넷……. 파마 (불쑥) 대답 안 할 거예요. 단발 (화들짝) 네 넷? 파마 그쪽 아저씨한테 짤렸냐고 추궁해도 대답 안 할거라구요. 단발 ……. 파마 오히려 추궁하면 추궁할수록 그쪽 아저씨는 위험해질 거예요. 단발 위험해……진다구요? 파마 남편 성격이? 단발 조금……소심해요. 파마 소심하다라……열을 세자마자 바로 집을 뛰쳐나가겠네. 단발 약간 다혈질이기도. 파마 다혈질이라……바로 옥상으로 올라가서 뛰어내릴 수도 있겠네. 단발 조금 고전적인 면도. 파마 고전적이라……고전적으로 약국마다 돌면서 수면제를 살 수도 있겠네. 단발머리, 비틀거리다가 그네에 주저앉는다. 파마 너무 걱정하진 말아요. 뛰쳐나가면 잡으면 되고 옥상 문은 잠가놓으면 되고 약 먹어도 응급실이 있으니까. 그래도……상처는 남겠죠. 돈 없어도 살지만 자존심 없으면 못사는 게 남자니까. (일어나며)그럼 이만. 단발 저……저기……. 파마 ……. 단발 어떻게……그렇게……잘……. 파마 우리 아저씨도 짤렸거든요. 그것도 1년째. 단발 그쪽 아저씨가 혹시……뛰쳐나가셨나요? 파마 전혀. 단발 혹시 옥상에서? 파마 전혀. 단발 혹시 약을? 파마 전혀,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건조하고, 재미없고, 대머리고. 단발 그게 어떻게 …… 가능하죠? 파마 모르는 척 했거든요, 해고당한 걸. 단발 모르는 척……그게……그렇게 쉽게……. 파마 평범한 주부들은 안 돼요. 어느 정도 비범해야만 가능하죠.(시계 본다)늦었네요. 잠시 후면 우리 아저씨가 이 놀이터로 올 거예요. 항상 여기 들렀다가 시간을 맞춰서 퇴근한 척하거든요. 파마머리, 벼룩시장을 챙겨서 집으로 걸어가는데. 단발 사모님! 파마 ……. 단발 저도……저도 비범하게 만들어주시면 안 될까요? 파마 일반 주부가 범접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니에요. (다시 걸음을 옮기는데) 단발 (무릎 꿇으며) 부탁이에요, 사모님. 저희 남편이 때때로 소심하고 때때로 한심하고 때때로 답답하기는 하지만……좋은 사람이에요. 오로지 집이랑 애들이랑 저밖에 모르는……그 사람이 옥상으로 올라가거나 약을 사러 돌아다니는 건 상상만 해도 끔찍해요. 그 사람이 계속해서 맘 편히 집으로 오게 만들어주고 싶어요. (무릎 꿇으며) 부탁드려요! 한동안의 정적. 파마 제자로 받아주면……가끔 소금 설탕 간장 같은 거 빌려줄 수 있어요? 단발 그럼요! 파마 맛있는 반찬 하면 나눠줄 수도 있고? 단발 그럼요! 파마 그쪽 애들 통닭이나 피자 시켜주면 우리 애들도 불러 먹일 수 있고? 단발 그럼요! 파마 좋은 마음가짐이에요. 제자님이 그렇게 해주면 나도 제자님한테 그렇게 해주겠어요. 서로 서로 나눔으로써 감소된 경제력을 최대한 이겨내는 거예요. 단발 방금, 제자라고? 파마 그래요. 제자로 받아주겠어요. 단발 (큰절) 스승님! 파마 (대머리에게 전화하는 것일까) 여보, 퇴근하는 중이지? 미안한데 올 때 계란 좀 사다줘요. 동네 슈퍼 말고 꼭 유기농 파는 데로 가서, 그래 큰길가에 있는, 고마워요. (전화 끊는다) 우리 아저씨가 놀이터로 오는 시간을 지연시킨 거예요. 수업을 해야 하니까 단발 그런 깊은 뜻이! 그럼 저도 전화할까요? 파마 비싼 거 말고, 계란이나 당근처럼, 싸면서도 깐깐하게 골라야 하는 걸로, 그래야 남편에게 부담이 안 가면서 시간도 벌어지니까. 단발, 꾸부정에게 열심히 전화한다. 파마, 대견하게 지켜본다. 통화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수업에 들어가는 두 사람. 파마 상태 체크부터 해보죠. 그쪽 아저씨가 해고당했을 거라는 판단을 하게 된 이유는? 단발 그게……집에 왔을 때만 해도 평소랑 똑같았어요. 별일 없었냐고 물어보니까. 파마 “뭐, 똑같지 뭐.” 라고 했죠? 단발 (놀란다) 그걸 어떻게? 파마 그게 1단계니까요. 단발 그런데 그날이……남편 생일이었거든요. 그래서 애들이 노래를 불러줬어요. 그런데. 파마 그쪽 아저씨가 한참을 가만있다가 대성통곡을 한 거죠? 단발 맞아요! 파마 그러다 울먹이면서 안방으로 뛰쳐들어갔을 테고. 단발 맞아요! 파마 문을 잠가놓고 밤새 안 열어주다가 다음 날 아침에 잠옷 바람으로 나갔는데 들어올 때는 축구 유니폼을 입고 들어오더니 아버님 사진을 꺼내놓고 울지는 않던가요? 단발 맞아요! 그것도 멀쩡히 살아계신 아버님을……. (흐느낀다) 파마 분석을 해보니, 짤린 지 일주일쯤 되었을 때 나오는 증상이네요. 지금이 가장 위험할 때에요. 걸릴까 말까 말할까 말까 집에 들어올까 말까를 가장 고민할 때죠. 단발 그……그러면……어떻게? 파마 제자님이 실력을 발휘할 때인 거예요 일명 ‘모른 척’의 실력을. 단발 모른 척의 실력? 파마 생각해봐요. 남편들이 “아, 걸릴지도 모르겠구나.”라는 생각을 언제 하게 될까요? 단발 글쎄……. 파마 바로 ‘눈빛’이에요. 단발 눈빛? 파마 가장들이 고달프고 괴로운 하루를 보낼 수 있는 힘이 뭘까요? 그건 바로 가족들의 눈빛이에요. 힘들게 일을 마치고 돌아 왔을 때, 자신에게 향하고 있는 가족들의 애정 어린 눈빛. 그럴 때 가장들은 힘을 얻는 거예요. 단발 아! 그렇다면, 앞으로 그 눈빛을 더 열심히 보내주면 되겠네요? 파마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군요. 그건 그 사람들이 ‘일’을 할 때잖아요. 단발 ……. 파마 지금은 일을 못 하고 있는 상태죠. 일을 못 구해서 미안하고 돈을 못 버니까 미안하고, 그런 가슴 아픈 상태에서 집에 들어왔는데 가족들이 애정 어린 눈빛을 보낸다고 생각해봐요. 어떻겠어요? 단발 (서서히 깨달음을 얻는다) 아아……. 파마 애들이 노래를 불렀을 때 그쪽 아저씨가 왜 대성통곡을 했는지 알겠죠? 단발 (깨달음) 이제야 알겠습니다. 스승님. 파마 그렇기 때문에 그 1단계가 바로 ‘눈빛 돌리기’ 인 거예요. 단발 눈빛 돌리기! 파마 시간이 없으니 바로 실전으로 들어가 봐요. 남편이 퇴근한 척하고 집에 들어왔어요. 대꾸를 해 보세요. “여보, 나 왔어.” 단발 (눈빛을 의도적으로 피하며) 으……응……별일 없었어? 파마 그렇게 어색하게 눈빛을 돌리면 의도적으로 피한다는 느낌이 바로 오잖아요. 단발 그렇네요. 파마 다시 한 번 해봐요. “여보, 나 왔어.” 단발 (처음부터 딴 데를 보며) 응, 별일 없었지? 파마 그렇게 처음부터 딴 데를 보면서 얘기하면 냉랭해져 있다는 느낌이 들잖아요. 단발 아아…… 어렵네요. 파마 눈빛을 피하되, 의도적이지도 냉랭하지도 않게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피해야 되는 거예요. 상상을 해봐요. 남편이 집에 왔을 때 눈빛을 돌리고 있을만한 자연스러운 무엇. 단발 자연스러운 무엇이라……. 파마 시범을 보여주죠. 역할을 바꿔 봐요. 단발 (남편 흉내) 여보, 나 왔어. 파마 (뒤돌아 요리하는 척) 왔어? 계란 사왔어? 단발 (계란 건네주는 척) 응, 여기. 파마 (계란 받자마자, 다른 곳으로 가며) 빨래가 다 됐나? 당신은 빨리 씻어. 단발 (씻으러 가는 척) 응, 그래. (씻으러 들어갔다 나온 듯) 다 씻었는데? 파마 (식탁을 가리키는 듯) 밥 차려놨어. 단발 당신은? 파마 당신 기다리다 배고파서 먹었어. 아이고, 내 정신? 드라마 녹화해 놨는데. (거실로 달려가는 시늉) 단발 (껄껄 웃는다) 허허 당신도 참! (편하게 밥을 먹는 시늉을 하다가) ……어머? 한 번도 안 마주쳤어요! 파마 그리고 자연스럽죠? 단발 남편 입장에서도 정말 자연스럽고 편하겠어요! 파마 이 1단계를 여러 가지로 조합해서 써먹으세요. 요리-빨래-드라마, 드라마-요리-빨래 같은 식으로. 여기서 중요한 건, 요리가 맨 마지막에 가면 안 된다는 거예요. 그러면 밥을 같이 먹게 되고, 같이 먹게 되면 눈이 마주치게 되니까. 단발 (경이로움) 스승님……. 파마 통닭 시키면, 꼭 우리 애들 불러줘요. 단발이 파마를 껴안는다. 암전. 암전을 감싸는 작은 멜로디. #4 불이 켜지면, 꾸부정이 한 손에 비닐봉지를 들고 대머리를 기다리고 있다. 대머리가 생일 때 쓰는 고깔모자를 쓰고 천천히 걸어온다. 꾸부정 스승님! 대머리 (고깔모자가 부끄러운 듯) 오늘, 생일이거든요. 오늘 컨셉은 직원들이 해준 생일파티 컨셉입니다. 1년에 한번밖에 못 써먹는 게 아쉽긴 하지만…… (꾸부정의 상태를 보고) 좋아 보이는군요. 꾸부정 그럼요! 집사람이 완전히 속아 넘어갔습니다. 우연의 일치이긴 하지만 집에 갈 때마다 빨래를 하거나 요리를 하거나 드라마를 보고 있더라구요. 눈이 안 마주치니까 더더욱 마음이 편합니다. 하하하하! 대머리 참으로……대단한 우연의 일치로군요. 꾸부정 네? 대머리 아닙니다. 그런 우연이 겹칠 때가 있죠……저도 그랬으니까. 어쨌든 다행입니다. 꾸부정 (비닐봉지를 내밀며) 저어……이거……. 대머리 이건? 꾸부정 스승님 생신 선물입니다. 대머리 ……해고자들끼리는……경조사를 모른 척 하는 게 불문율인데……. 꾸부정 그건 알지만, 스승님의 생신이니까요. 자판기 커피를 서울역에서 영등포 쪽으로 옮기니까 50원이 절약되더라구요. 그걸 두 달 동안 모아서 산 겁니다. 대머리, 천천히 봉지를 열어본다. 그 안에는 소주 한 병이 들어있다. 꾸부정 한 달 치 회식 아이템입니다. 대머리 ……직원들도……챙겨준 적 없었는데……선물……. 꾸부정 ……약소합니다. 한동안 말없이, 소주병을 만지작거리는 대머리. 대머리 (분위기 전환) 흠흠, 두 달이 지났으니 2단계로 들어갈 차례로군요. 꾸부정 그 생각을 하니까 두근거려서 잠이 안 왔습니다. 대머리 배우고 익히면 때때로 즐겁지 아니하죠. (선물 받은 소주를 따서 권하며) 일단, 한 모금 하시죠. 꾸부정 하지만……이건 스승님의 대머리 오늘은 제 생일이니까 특별히 보름치만 마시죠 (오징어 다리 네 개를 꺼내며) 안주도 사치스럽게 1인당 무려 두 개씩. 소주병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맛있게 소주를 마시는 두 남자. 대머리 자본주의 사회에서 직장에 다니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뭐라 생각하십니까? 꾸부정 글쎄요, 명함? 대머리 (고개 흔든다) 꾸부정 그럼, 양복이나 작업복? 대머리 이렇게 물어보죠. 직장에 다니는 이유가 뭡니까? 자아실현 같은 뻔한 답 말고. 꾸부정 돈을 벌기 위해서죠. 돈을 벌어야 가족들 먹여 살리고 집도 사고. 대머리 그렇습니다. 돈, 바로 월급이죠. 직장을 다닌다는 가장 큰 증거는 바로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입니다. 꾸부정 (이마를 치며) 아아 그렇구나. 대머리 선생이 그 어떤 실수나 튀는 행동을 하더라도 월급을 꼬박꼬박 가져다주는 한 쉽게 의심받지 않습니다. 1단계보다 더 강력한 2단계는 바로 ‘월급’입니다. 꾸부정 월급이라……무슨 수로 월급을……. 대머리 퇴직금과 저축과 비자금을 포함하면 얼마나 됩니까? 꾸부정 한……삼천 정도……. 대머리 적군요. 꾸부정 당겨쓰는 바람에……. 대머리 월급은? 꾸부정 이백이 조금……. 대머리 적군요. 꾸부정 성과급제 인지라……. 대머리 봅시다, 재취업의 목표를 일 년으로 잡았을 때, 총자본 삼천에서 하루 용돈 만원 곱하기 365해서 빼면 2635만원. 중간 중간 부인과 아이들 생일 선물 챙겨주고, 가끔 부모님 외식도 시켜드리고, 아프면 병원 가야되고, 친구 만나면 술 한잔도 해야 되니까 100만원 빼면 2535만원. 이걸 열두 달로 나누면 211. 25만원. 딱 맞아떨어지는군요. 꾸부정 이럴 수가! 이토록 맞아 떨어지다니! 대머리 아직 감탄은 일러요. 변수를 따져봅시다. 올해 안에 큰돈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들이 뭐가 있죠? 꾸부정 음……올해 봄에 어머니 금니를 해드리기로. 대머리 돈 더 모아서 내년에 임플란트 해드린다고 하세요. 꾸부정 음……올해 여름에 가족들하고 제주도를. 대머리 돈 더 모아서 내년에 하와이 가자고 하세요. 꾸부정 처제가 연애를 하는데 가을쯤 결혼하고 싶다고. 대머리 어떻게든 둘이 깨지게 만드세요. 꾸부정 겨울에 큰애가 수능을 보는데 그럼 대학 등록금을. 대머리 어떻게든 재수하게 만드세요. 꾸부정 이럴 수가! 이토록 쉽게 해결되다니! 선생님은 천재예요! 대머리 지금 당장, 은행으로 가서, 입금 하세요. 꾸부정, 대머리를 부둥켜안는다. 암전. 암전을 감싸는 작은 멜로디. #5 불이 켜지면, 단발과 파마가 그네에 앉아있다. 단발은 통닭을, 파마는 장조림 통을 들고 있다. 그들의 발밑에는 반쯤 남은 소주병(남자들이 마신)이 남아있다. 단발 다 먹으면 살찐다고 애들한테 강제로 뺏어 온 통닭이에요. 파마 우리 애들 좋아하겠네. 이건 우리 엄마가 보내준 장조림이야. 단발 이 귀한 걸. 파마 미국산일 거야. 단발 찬밥 더운 밥 가릴 때가 아니죠. 두 여자, 웃는다. 단발 (소주병을 내려다보며) 회식을 보름치나 빠뜨려놓고 갔네요. 불쌍한 그이. 파마 남은 보름은 축구대회로 때우겠지. 모래판에 뒹굴고 있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아파. 단발 이번 달엔 월급을 두 번이나 입금했더라구요. 파마 우리 아저씨는 실수로 우리 딸한테 입금한 적도 있어. 두 여자, 웃는다. 파마 월급날이니까 당당하게 들어오겠네. 오랜만에……하자고 할지도 몰라. 단발 어머, 스승님도. 파마 안 좋아도……좋은 척해 줘야지 뭐. 단발 난 그냥……좋은데. 파마 역시, 젊구나. 두 여자, 웃는다. 파마 (소주병 집으며) 이 회식 보름치는, 우리가 마시자구. 곗날이었다고 하지 뭐. 단발 곗날이라……짤린 지 1년 넘은 곗날. 파마 난 2년. 두 여자, 한참을 웃다가, 사이좋게 소주를 나눠 마신다. 파마 그 아저씨들…… 앞으로 1년 버티기도 간당간당할 거야. 퇴직금은 한계가 있지. 단발 우리 남편은…… 당겨썼을 텐데. 파마 중간에 큰돈 들어갈 일 있으면 알아서 짤라줘. 어머니 금니라든가 제주도로 떠나는 가족 여행이라든가 자식들 학자금이라든가 동생 결혼식 같은 것들 있잖아. 단발 어머? 어떻게 그렇게 잘 아세요? 파마 사는 게 비슷비슷하니까 돈 들어가는 것도 비슷비슷하겠지 뭐. 단발 정말이지……스승님은. 파마 대놓고 짜르면 의심하니까 자연스러워야 돼. 나 같은 경우는 뉴스를 많이 활용해. 요즘 뉴스에 경제 어렵다는 얘기 많이 나오잖아. 등록금에 목숨 끊고 효도 못 해 목숨 끊고 결혼 못 시켜줘서 목숨 끊고……그런 뉴스 나올 때마다 호들갑을 떠는 거야. “어머머머, 저걸 어떡해? 우리라고 안심하면 안 되겠네. 여보, 경제도 어려운데 당분간 허리띠 좀 졸라맵시다.” 그럼 남편이 그러겠지. “그래도……할 건 해야 되잖아?” 그럼 이러는 거지. “그거 안 한다고 당장 죽어? 다 내년에 합시다. 금니는 임플란트로, 제주도는 하와이로, 그리고 첫째 너는 조금만 더 공부하면 ‘인 서울’ 가능해. 그냥 재수해. 그리고 동생 결혼식은……으이그 나 그 남자 맘에 안 들어!” 두 여자, 배꼽을 잡다가, 다시 기분 좋게 마시는 소주. 파마 자기도…… 빨리 일을 구해야 돼. 단발 ……그래야죠. 파마 일을 구할 때도 튀지 말아야 돼. 집에만 있으니까 갑갑하다, 옆집 엄마들이 마트에 가서 일하니까 돈도 벌어 좋고 심심하지도 않아서 좋지 않느냐, 일도 엄청 편하다더라…… 물론 편하지는 않지……자존심도 많이 상하고……. 단발 ……. 파마 그래도 마트를 구하면 다행이야. 술집을 돌면서 전병을 파는 아줌마들도 있어. 단발 ……. 파마 더 심하면……도우미로 나서는 거지. 단발 ……. 파마 남자들도 마찬가지야……일을 도저히 못 구하면 아빠방 같은 데로 가기도 하거든. 알지? 그, 남자 도우미 같은……. 단발 ……. 파마 대단한 거야……그렇게 해서 가족이 유지되니까. 단발 대단하네요……저로서는 엄두도 못 낼……. 파마 더 지나면……엄두가 날 거야……. 단발 ……. 파마 ‘뭐든’이라는 단어가 중요해. 뭐든. 단발 ……뭐든. 파마 2단계가 바로 그 ‘뭐든’ 이야. 단발 ……. 파마 (벼룩시장을 건넨다) 생일 축하해. 선물이야. 단발 ……고마워요. 파마 꼼꼼히 읽어 보면 일을 구할 수 있을 거야. (소주병을 들고) 마시자고……곗날인데 말없이, 소주를 마시는 여자들. 암전. 암전을 감싸는 작은 멜로디. #6 불이 켜지면, 꾸부정이 축구 유니폼 차림으로 모래판에 열심히 뒹굴고 있다. 잠시 후, 천천히 걸어 들어오는 대머리. 그러나, 대머리가 아니다. 윤기 흐르는 리젠트 헤어스타일에 삐까번쩍한 양복, 광나는 구두. 그러나, 왠지 어색한. 어찌 보면 우스꽝스러운. 꾸부정 스승님! …… 머리가? 대머리 가발입니다. 꾸부정 결혼식이라도? 대머리 (대답 없는 미소) ……이제, 완벽하게 홀로서기를 하셨군요. 꾸부정 스승님 덕분이죠……덕분에 집사람이 뒤로 자빠지지 않을 수 있게 되었네요.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어머니 금니도 가족들 여행도 다 내년으로 미뤄졌어요. 처제는 결혼 상대가 갑자기 마음에 안 들고 아들놈은 갑자기 ‘인 서울’을 노리겠다더군요. 4년제도 힘든 놈이……. 대머리 그건 정말로……완벽한 행운이군요. 꾸부정 예……그야말로 완벽한……. 대머리 ……. 꾸부정 집사람이 일을 시작했어요. 집에만 있으니까 심심하다면서. 대머리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겠군요. 꾸부정 전병을 팔고 있더라구요……술집을 돌아다니면서. 대머리 ……. 꾸부정 심심하다고 할 만할 일일까요……전병을 파는 게……. 대머리 ……. 꾸부정 ……심심해서겠죠……분명……. 좋은 건지, 씁쓸한 건지 모를 미묘한 미소를 지으며 그네를 타는 두 남자. 대머리 마지막 3단계를 배울 차례로군요. (양주를 꺼낸다) 양주 한잔 하시죠. 꾸부정 양주가……어디서? 대머리 (대답 없는 미소) 졸업 선물입니다. 어떠한 영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양주를 받아 마시는 꾸부정. 대머리 3단계는 ……시간입니다. 꾸부정 ……시간. 대머리, 그네에서 일어나 놀이터를 천천히 거닌다. 대머리 어릴 때 놀이터에서 소꿉놀이를 하면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꾸부정 ……. 대머리 의사도 됐다가 선생님도 됐다가 과학자, 대통령, 경찰관, 소방관, 백화점 사장, 옷가게 사장, 슈퍼마켓 사장……그렇게 소꿉놀이를 하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시간이 더 많으면 나는 더 많이 놀 수 있을 텐데, 이렇게 생각했죠. 시간이 많다는 게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는 걸……이제야 깨닫게 되는군요. 꾸부정 ……. 대머리 선생님이 해고된 순간부터 선생님에게는 엄청난 시간이 생겼습니다. 이제 선생님은 직장을 구할 때까지 평범함을 연기하기 위해서 엄청난 양의 시간과 싸워야 합니다. 늦잠을 잘 수 없습니다. 출근 하는 척해야 되니까요. 밖에서 시간을 때워야 합니다. 퇴근 시간이 되어야 집에 갈 수 있으니까요. 밥도 혼자 먹어야 됩니다. 다른 사람들은 직장에서 먹으니까요. 비싼 걸 먹으면 안 됩니다. 돈이 없으니까요. 꾸부정 ……. 대머리 동네 주변에 있으면 안 됩니다. 아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으니까요. 극장도 있고 피씨방도 있고 커피숍도 있지만 갈 수 없습니다. 돈이 드니까요. 아침이 되면 꾸역꾸역 밖으로 나가서 저녁이 될 때까지 아는 사람 없는 곳에서 돈 안 드는 방법을 택해서 시간을 죽여야 됩니다. 시간이 많다고 책을 읽어서도 안 됩니다. 취직을 위해서 교차로 벼룩시장 가로수만 죽어라 읽고 읽고 또 읽어야 합니다. 매일매일 그런 시간과 싸워야 됩니다. 그게……마지막 3단계입니다. 꾸부정 ……. 대머리 (놀이터를 둘러 본 후) 어릴 때는 이 놀이터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지만 이제는 그럴 수도 없습니다. 놀이터에서 대머리의 어른이 미끄럼틀을 타고 있으면 웃기잖아요……어른이니까……. 꾸부정 ……. 대머리 (시계를 본다) 이제 가야겠군요. 저도 오늘은 축구대회라고 한지라 ……. 대머리, 가발을 벗고, 비까번쩍한 양복을 벗으면, 그 안에 입혀져 있는 유니폼. 그 상태로 모래바닥에 사정없이 뒹굴고, 꾸부정도 말없이 뒹굴고. 꾸부정 (뒹굴면서) 스승님……우리…… 소꿉놀이 한다고 생각하면 되겠죠? 어릴 때처럼? 대머리 (역시 뒹굴면서) 우리 같은 중년의 가장에겐……조금은 괴로운 소꿉놀이군요. 그런데……어릴 때 소꿉놀이 할 때는 왜 한번도……회사원 역할을 안 했을까요. 꾸부정 ……. 대머리 시시해서였을까요? 꾸부정, 말없이 더욱 열심히 뒹굴고, 대머리도 그런 꾸부정을 보며 더더욱 열심히 뒹굴고……. 암전. 잠시 후 들려오는 초인종 소리. 그리고, 동시에 들려오는 두 남자의 목소리. 목소리 나 왔어…… 별일은 무슨…… (심호흡을 한번 하고) 뭐, 똑같지 뭐. 작은 멜로디. -막-
  • [28일 TV 하이라이트]

    ●ABU국제공동제작 다큐 CARE(KBS1 오후 11시 30분) 세계에서 빈곤 인구가 가장 많은 대륙 아시아. 가장 많은 인구가 모여 살고, 경제성장 속도도 빠르다. 아시아에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충격적인 사실이 있다. 아시아인 6명 중 한명은 영양실조에 걸려 있고, 아동 세명당 한명이 저체중이라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대륙 아시아의 숨은 현실을 만나본다. ●1대100(KBS2 오후 8시 50분) 코미디언에서 영화감독으로 변신한 심형래, 바둑기사 이슬아가 각각 1인에 도전한다. 연예인 퀴즈 군단, 2010년 행정고시 합격자들, 금연·금주를 결심한 아버지들, G20 시니어 자원봉사자들, 올해 엄마가 된 ‘백호 엄마들’, 광저우 아시안게임 바둑 패밀리, 가족 밴드 ‘블루오션’, 그리고 61명의 예심 통과자들이 100인으로 도전한다. ●몽땅 내 사랑(MBC 오후 7시 45분) 정 집사는 집으로 다시 들어오기 위해 김 원장 주위를 맴돌고, 김 원장은 사람을 해고했다는 이유로 해코지를 당했다는 소문을 듣고는 자기 주변을 맴도는 정 집사를 무서워하게 된다. 한편, 승아와 옥엽이 함께 있는 것을 보게 된 미선. 승아가 옥엽을 좋아하는 것으로 착각해 승아에게 돈을 주며 옥엽에게 접근하지 말라고 한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 30분) 사람을 거부하는 4살 국빈이. 가족 외엔 그 누구도 접근할 수 없다. 사람을 보자마자 우는 아이. 오랫동안 봐왔던 삼촌, 이모 앞에서도 울며 강력히 저항한다. 그런데 촬영 중 보이는 국빈이의 미스테리한 일상. 밖에서 만나는 사람과는 인사도 하고 뽀뽀까지 하는 국빈이의 숨은 속마음은 무엇일까. ●다큐 인생2막(EBS 오후 10시 40분) 함께 산 지 20년 만에 아내에게 웨딩드레스를 입혀 주게 된 이중열씨. 어느새 20년이 훌쩍 지나버렸다. 이제야 신부가 된 것 같다며 웃는 아내. 아내를 바라보는 이중열씨의 표정에는 미안함과 뭉클함 등 만감이 교차한다. 받는 것보다는 퍼 주는 것이 익숙한 섬, ‘개도’에서 행복을 전하는 집배원이 된 이중열씨를 만나본다. ●OBS창사특별기획<불로장생의 역습>(OBS 오후 10시 5분) 2009년 12월 발간된 유엔 ‘미래보고서’에서는 불과 20년 후 인류는 인류 탄생 이래 단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초고령화 사회를 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령 경제 활동 사례와 ‘에이징 파워’의 가능성을 진단하고, 대한민국이 세계 일류 국가로 살아남기 위한 대안을 들어본다.
  • [깔깔깔]

    ●처음이에요 한 환자가 수술대에 누웠다. 수술 준비 하는 의사를 보면서 너무 긴장된 환자가 이렇게 말했다. “의사 선생님, 제가 처음 수술을 하는데요. 너무 긴장돼 죽겠어요!” 그러자, 의사는 환자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괜찮아요. 저도 처음이에요!” ●어떤 집사 어떤 목사님이 시골 교회 부흥회를 인도하러 갔다. 강사 숙소에 할머니 집사가 와서 정성껏 시중을 들어주었다. 이 할머니는 성경을 자주 보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성경을 다 읽지 않고 사람 이름만 읽고 있었다. 목사님이 이상해서 물었다. “집사님, 왜 사람 이름만 읽으세요?” “아이구 목사님. 곧 하나님 앞에 갈 텐데 성경은 다 읽어서 뭘 합니까? 이 사람들이 다 천당에 있을 텐데 이름이라도 외워 가야 만나면 아는 척하지요.”
  • [6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충남의 한 작은 마을에 소문난 잉꼬부부 박종팔·이봉순씨가 산다. 열아홉 살 어린 나이에 가난한 집 종손 종팔 씨에게 시집 와 갖은 고생 마다 않던 봉순씨가 5년 전 부터 알츠하이머에 걸리기 시작했다. 종팔씨는 평생 고생만 하던 아내가 불치의 병에 걸렸다는 사실에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은데…. ●매리는 외박중(KBS2 오후 9시 55분) 정석과 대한은 무결과 매리의 가짜 결혼이 밝혀진 이후 정인과의 결혼을 서두른다. 매리는 정인의 어린 시절 상처를 듣게 되고, 과거로 인해 괴로워하지 말라며 정인을 다독인다. 한편 매리의 생일 그리고 정인의 약혼식이 있는 날, 생일축하 문자메시지 중 무결의 것을 확인한 매리는 그를 만나러 간다. ●몽땅 내사랑(MBC 오후 7시 45분) 김 원장은 미선과 저녁식사를 하게 된다. 그러나 식사 후 다시 보니 미선이 영 아니었다며, 앞으로 연락하고 싶지 않다고 태수와 김 집사에게 아이디어를 내라 말한다. 미선은 식사 후 김 원장에게 점심을 같이 먹자고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학원으로 찾아가기까지 하지만 김원장은 미선을 피하기만 한다. ●괜찮아, 아빠 딸(SBS 오후 8시 50분) 진구에 의해 만인병원으로 옮겨진 기환은 닥터 홍의 집도하에 수술을 받는다. 진구는 애령으로부터 기환의 사정을 전해 듣고도 결혼을 추진한다. 한편 욱기로부터 혁기의 판단 전에 자신의 부모와 돈 얘기를 하지 말라는 말을 전해들은 채령의 가족은 합의를 주저하지만, 종석 부모는 계속 합의를 부추긴다. ●다큐 인생2막(EBS 오후 10시 40분) 어느 날 우연히 보게 된 신문기사가 농부들에게 농약을 공급하던 농약사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나이 마흔에 모든 것을 접고 시골로 내려가 친환경 전통방식으로 장을 만들면서 살고 있는 조영식씨 부부.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을 외치며 농촌과 사랑에 빠지게 된 된장부부의 인생을 만나본다. ●경찰 25시(OBS 오후 11시 5분) 한 의류매장에서 도난수표 신고가 접수됐다. 형사들은 피해자를 만났고, 피해자가 실수로 분실한 것이 아닌, 누군가 의도적으로 훔쳐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다. 하지만 또 다른 절도사건이 접수되고 동시에 두 가지 절도사건을 맡게 된 형사들. 과연 용의자를 모두 검거해 또 다른 피해를 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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