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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의 얼굴’ 황정민 “끝을 본다는 심정으로 연기”

    ‘천의 얼굴’ 황정민 “끝을 본다는 심정으로 연기”

    순박한 시골 노총각(‘너는 내 운명’)에서 비열한 경찰(‘부당거래’)까지 출연 영화마다 색다른 변신을 선보여 온 ‘천의 얼굴’ 황정민(41)이 이번엔 거대 음모를 파헤치는 베테랑 기자가 되어 돌아왔다. 영화 ‘모비딕’(9일 개봉)을 통해서다. 1994년 서울 근교에서 발생한 의문의 폭발 사건에 숨겨진 진실을 좇는 내용의 이 작품은 국내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던 음모론을 소재로 한 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황정민을 만났다. ●“신문사 체험 통해 캐릭터 사실적으로 표현했죠” →기자가 등장하는 기존 작품에 비현실적인 부분이 많았는데, 이번 작품은 상당히 사실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기자들이 구차하게 보여지는 작품들이 많았는데, 난 그게 싫었다. 기자는 글을 쓰는 사람이기 때문에 지적인 느낌도 있고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도 뚜렷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1990년대 중반의 사회부 기자를 표현하기 위해 신문사에서 체험을 하는 등 사전 조사를 철저히 했다. →실제로 기자 체험을 해보니 어땠나. -경찰청 기자실에서 ‘캡’(경찰기자팀장)도 만나고 취재 현장에도 동행했다. 주로 국장급 기자들과 만나 폭탄주를 마시며 1990년대 기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마감 시간 임박해 담배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편집국 풍경이나 ‘님’자 같은 존칭을 생략하고 기자 개인을 존중하는 분위기 등은 취재를 통해 얻은 것이다. 기자는 사회적 사명과 인간적인 정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독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할리우드에서 즐겨 쓰는 음모론 영화인데. -평소 댄 브라운(미국 추리소설 작가)의 소설을 좋아했는데, 처음 시나리오를 받아 들고는 신나게 읽었다. 어렵지 않으면서도 톱니바퀴처럼 구성이 잘 짜여 있었다. 대본만큼만 찍자고 생각했다. 심각하고 어려운 영화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가상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인 만큼 ‘팝콘 영화’처럼 가볍게 즐겼으면 좋겠다. 음모란 세상 어디에나 있는 것 아닌가. ●“로맨틱 코미디 촬영 중… 밝은 영화 좋아해” →살면서 음모에 휘말렸다고 느낀 적이 있나. -전혀 없다. 집사람이 똑같은 국을 일주일 내내 줄 때 무슨 음모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본 적은 있다. 하하. →‘모비딕’이라는 제목이 인상적이다. 본인이 맡은 이방우라는 인물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었나. -‘모비딕’은 에이해브 선장이 거대한 고래와 맞서 싸우는 내용의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과 중의적인 의미가 있다. 영화에서 이방우가 맞서 싸우는 거대한 실체는 인간이 넘을 수 없는 벽 또는 한계를 뜻한다. 그렇다고 이방우가 꼭 정의로운 인물인 것은 아니다. 야심 있고 현실적이면서도 융통성 있는 성격의 소유자로 그리고 싶었다. →‘그림자 살인’(2009), ‘부당거래’(2010) 등 무겁고 어두운 영화에 계속 출연하고 있는데. -의도했던 바가 전혀 아니다. 개인적으로 밝은 영화를 상당히 좋아한다. 영화계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밝은 작품이나 멜로 영화를 좀 달라고 했지만, 한동안 충무로에서 (스릴러 열풍으로) 그런 작품이 나오지 않았다. 최근 오랜만에 엄정화씨와 함께 로맨틱 코미디 영화 ‘댄싱퀸’ 촬영에 들어갔다. 엄정화씨가 출연한 ‘마마’도 지난 2일 개봉했는데 요즘 외국 영화가 워낙 강세라 걱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촬영장에서 서로 밥그릇 얘기는 하지 말자고 했다(웃음). ●“관객과 동시대 호흡한 연기자로 남고파 多作” →해마다 한두 편씩 꾸준히 영화를 찍는 것 같다. 이미지 소진을 우려한 적은 없나. -배우로서 연기할 때 가장 존재감이 생기고 행복감을 느낀다. 예술가는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보여줘야 할 의무가 있다. 언젠가는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도 못 보여주는 시기가 온다. 관객들에게 동시대를 함께 호흡한 배우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다. →맞춤옷을 입은 듯 언제나 그 인물로 완벽하게 변신하는 비결이 뭔가. -작품을 할 때마다 이야기가 다르고 색다른 인물을 만나는 것이 늘 새롭고 신기하다. 한 인물을 창조하기 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철저히 조사를 한다. 같은 영화를 또 찍을 수는 없기 때문에 내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한다. 배우가 작품을 만나는 것은 큰 인연이고 운명이기 때문에 작품마다 허투루 할 수 없다는 황정민. 그의 명품 연기 뒤에는 “(끝을 본다는 심정으로) 이것 아니면 안 된다.”라는 절박함이 있다. 아직도 연기에 배가 고프다는 그이기에 매번 그의 작품에는 기대가 쏠린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WHO & WHAT] ‘위험천만 美우주왕복선의 비행’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 & WHAT] ‘위험천만 美우주왕복선의 비행’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이달 28일 인류과학의 큰 별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미국의 우주왕복선 애틀랜티스호가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를 박차고 올라 마지막 비행을 하고 나면 파란 하늘이 아닌 까만 우주를 날아다녔던 ‘스페이스 셔틀’은 박물관에서 관람객들과 여생을 보내게 된다. 1981년 4월 12일 컬럼비아호가 처음으로 하늘을 난 이후 챌린저, 디스커버리, 애틀랜티스, 엔데버 등 대항해시대 유명 탐험선들에서 이름을 따온 5형제가 비행한 횟수는 총 135회. 거리는 8억 5000만㎞에 이른다. 그러나 우주왕복선의 탄생이 사기극에 가까웠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69년 대통령에 오른 리처드 닉슨은 막대한 예산이 투자되는 우주개발 계획을 탐탁지 않아 하며 항공우주국(나사)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나사는 한번 쏘면 재사용할 수 없는 로켓 대신 얼마든 재활용이 가능한 우주왕복선을 제작하겠다고 제안했고, 이에 솔깃한 닉슨은 이를 받아들였다. 심지어 나사는 1주일에 1회, 연간 50회씩 비행이 가능하다고 닉슨을 속였다. 우주왕복선은 ‘돈 먹는 괴물’이었다. 한번 사용한 부품은 대부분 교체해야 했다. 지금까지 미국이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에 투입한 돈은 1500억 달러(약 162조원)가 넘는다. 1986년에는 챌린저호가 발사 73초 만에 폭발하는 장면이 전 세계로 생중계됐고, 2003년에는 컬럼비아호가 귀환 중에 역시 폭발하면서 미국과 과학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 이번 호 주인공은 퇴역하는 우주왕복선 3대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리처드 파인먼(1918~1988)이다. 아인슈타인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로 꼽히는 파인먼은 ‘파인먼씨 농담도 잘하시네’ 등 저서를 통해 대중과 호흡하는 학자로 이름을 떨쳤다. 특히 1986년 챌린저호 폭발 사건의 조사위원회에 참여, 원인을 규명하기도 했다. 우주왕복선을 만난 파인먼은 그들이 얼마나 위험한 비행을 했는지 그 비밀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파인먼:이렇게 무사히 만나게 돼 반갑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애틀랜티스를 제외하고는 이제 편히 쉴 일들만 남았네. 엔데버 자네는 내가 세상을 떠난 후에 만들어졌는데, 나 같은 물리학자가 왜 우주왕복선의 모임에 나타났는지 궁금하지 않나? 엔데버:제가 1992년에 태어났으니까 1988년에 돌아가신 선생님을 뵐 기회가 없었죠. 그래도 그 명성만큼은 익히 들었습니다. 1986년 챌린저 형님이 세상을 떠났을 때 그 조사위원회인 로저스위원회(국무장관을 지낸 윌리엄 로저스가 당시 위원장을 맡았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위원장의 이름을 따 위원회 이름을 부른다. 부위원장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이었다)에 참여하셨죠? 그때 얘기를 좀 듣고 싶은데요. 파인먼:사실 나한테도 우주왕복선은 TV로나 보던 존재였지. 그래서 처음에 나사에서 전화를 받았을 때는 거부할 생각이었어. 그런데 집사람(기네스 파인먼)이 “모두가 몰려다니면서 정치를 할 게 뻔한데, 제대로 조사를 할 사람이 한 명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했고, 난 멍청하게 우쭐해서 그 말을 받아들였지. 디스커버리:그래도 사고 원인을 찾아내셨잖아요. 파인먼:글쎄. 세상에는 내가 챌린저가 발사되던 날의 기온이 크게 낮았고, 그 때문에 연료통의 틈새를 메우는 고무 O링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연료가 유출됐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알려져 있지. 하지만 그 문제를 처음 알아낸 것은 국방부의 커티나 장군이었어. 난 단지 그 문제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애썼을 뿐이지. 애틀랜티스:선생님이 다른 사람들이 회의를 하는 동안 얼음물을 달라고 해서 실제로 O링을 넣어 뒀다가 보여 줬던 그 장면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공개회의였는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부러 그러신 건가요? 파인먼:아무도 나한테 O링을 주지 않았는데, 회의장의 모형에 O링이 있었고 그걸 실험할 수 있는 곳이 거기뿐이었거든. 사실 조사 과정에서 나사와 관련 회사들이 얼마나 일을 엉망으로 하고 있는지를 뼈저리게 느꼈고, 수많은 부분을 감추려 하고 있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어. 챌린저 폭발의 원인이 단순히 O링 때문이라고만은 할 수 없지. 디스커버리:이제 뭐 다 지난 일이고 정권도 여러 차례 바뀌었으니 구체적으로 좀 얘기를 해주시죠. 파인먼:120일이 조금 넘는 조사기간 동안 내가 가장 많이 들은 얘기는 “거기에 가서는 안 됩니다. 우리랑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라는 말이었지. 누군가 자기들을 파헤치고 다니는 게 불편했던 것이지. 무엇보다 우주왕복선은 사람이 만들고 탄 물건 중에 가장 위험했거든. 너희들은 실제로는 폭탄이나 다름없지. 우주왕복선의 설계상 사고 확률은 100~450회 비행당 1건으로 돼 있어. 군용기가 2만 2000회 비행당 1회, 민간 여객기가 100만건당 1회로 계산되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 말도 안 되게 높은 위험도지. 그런데 나사는 이걸 민간 여객기와 같은 100만분의1이라고 발표했거든. 엔데버:어떻게 그런 계산이 나왔죠? 파인먼:“우주왕복선에는 사람이 타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 때문이야. 숫자 조작을 한 거지. 실제로 우주공간에서의 임무를 제외하고, 비행과정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착륙할 때 바퀴를 꺼내는 버튼 하나를 누르는 것밖에 없거든. 그 밖에도 부품들에 생기는 문제를 규정 변경을 통해 허용치로 바꾸거나 엔진 터빈에 생긴 균열도 ‘파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용 가능으로 판정하기도 했어. 조사 과정에서 보니까 엔진, 부품, 연료 등 많은 부분에서 현장 기술자들이 발사를 반대했는데 윗선에서 묵살했더라고. 디스커버리:그런데 왜 무리해서 발사를 한 거죠? 파인먼:챌린저가 폭발한 1986년 1월 28일은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가 예정돼 있었지. 영화배우 출신답게 쇼를 좋아했던 레이건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챌린저호의 우주인과 교신을 하려고 했던 게 무리한 발사의 원인이었다고 봐야지. 특히 챌린저에는 일반인이었던 과학교사 매컬리프 부인이 타고 있었는데 극적 효과로는 최고였겠지. 챌린저가 얼마나 무리한 발사를 하는지 알고도 탔을 만큼 매컬리프 부인이 용감했는지는 별개로 쳐야겠지만 말야. 애틀랜티스:결국 그때 나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제안을 하셨고, 실제로도 많은 개선이 이뤄졌잖아요. 그런데 2003년에 큰형님인 컬럼비아호가 또 불행한 사고를 당했어요. 왜 그런 일이 일어난 거죠? 파인먼:그건 내가 세상을 떠난 후여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우주왕복선이 워낙 위험한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 같군. 외부적으로는 발사 단계에 타일이 떨어져 나가면서 돌아올 때 열을 견디지 못해 폭발했다고 하던데. 일각에서는 나사가 1990년대 후반에 구조조정을 심하게 하면서 관리와 정비 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하더구먼. 자, 사고 얘기는 이쯤에서 마치고, 이제 30년간의 우주비행을 마치고 각자의 안식처(디스커버리는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 엔데버는 캘리포니아과학센터, 애틀랜티스는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로 옮겨지게 됐는데 마지막으로 각자 일생에서 가장 보람찼던 순간을 되돌아볼까? 디스커버리:전 ‘지구의 눈’으로 불리는 허블 우주망원경을 1990년 4월에 우주로 올려놨죠. 사람들이 총천연색 우주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된 것은 제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지금까지 우주왕복선 5대가 기록한 우주비행 135회 중 39회가 제 차지였습니다. 애틀랜티스:저 역시 허블망원경의 수리 작업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2003년 2월 컬럼비아 형님이 허블망원경을 수리하고 돌아오다가 사라진 이후 나사는 “국제우주정거장(ISS) 이외에는 우주왕복선을 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했죠. 하지만 미국 과학자들은 물론 전 세계에서 허블망원경을 계속 보게 해 달라는 운동이 벌어졌고, 그 결과 제가 다시 허블망원경으로 향할 수 있었죠. 그리고 전 가장 마지막으로 하늘을 난 우주왕복선으로 역사에 남을 겁니다. 이달 말 비행으로 말이죠. 엔데버:하늘에 떠 있는 가장 큰 인공구조물인 ISS는 제가 주도한 작품입니다. ISS 내 우주인 투입이나 우주인들이 체류하는 데 필요한 물품 공급, 배터리 교체, 로봇 팔 설치 등이 모두 저를 통해 이뤄졌죠. 2007년에는 저를 타고 우주로 간 우주인들이 선생님이 돼 지구의 아이들에게 과학교실을 열기도 했죠. 이젠 모두 지나간 추억이 됐지만 말이에요. 언젠가 제 후배들이 태어난다면 이런 얘기들은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의 에피소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저희 형제들과 수백명의 우주인들이 만들어낸 도전의 역사는 영원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파인먼:우주를 날아서 비행기처럼 자유롭게 활주로에 착륙한다. 정말 공상과학 소설 같은 얘기를 현실에서 보여준 자네와 나사의 과학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네. 물론 보이저(1977년 발사된 나사의 행성 탐사선. 목성과 토성을 찍었고 현재 태양계 끝에 도달해 있다)처럼 사람들의 기대를 뛰어넘어 태양계 밖 미지의 세상을 탐험하지는 못했지만 말이야. 하지만 난 여전히 자네들이 여기에서 나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기적이라고 생각한다네. 위험한 비행을 하며 형님 둘(컬럼비아·챌린저)을 먼저 보내고 자네들은 살아남지 않았는가 말일세. 우주왕복선이 이뤄낸 수많은 업적보다 내가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그들의 죽음이, 세상에 홍보용으로 전락한 과학이 얼마나 비참한 결과를 낳는지 보여 줬다는 점이라고 말하겠네. 아직도 지구 어딘가에서는 그런 일이 계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일세. 오늘 즐거웠어. 각자의 자리에서 미래의 과학자들에게 더 많은 교훈을 주기 바라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리처드 파인먼(1918.5.11~1988.2.15) 프린스턴대를 졸업한 미국의 이론물리학자로 양자전기역학을 재정립한 공로로 1965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 20세기의 거시 물리학이 아인슈타인으로 대표된다면, 미시 물리학은 파인먼의 영역. 금고털이와 드럼 연주, 그림에 재능이 있었고 형식과 권위를 거부했던 것으로 유명. ●도움말 주신 분 이주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과학팀장 정홍철 스페이스스쿨 대표 이학명 과학칼럼니스트 ●참고문헌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리처드 파인먼·김희봉/ 사이언스북스) 남이야 뭐라 하건!(리처드 파인먼·홍승우/ 사이언스북스) 우리는 이제 우주로 간다(채연석/ 해나무)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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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간기획W&W] 파인먼씨, 우주왕복선을 부탁해

    [주간기획W&W] 파인먼씨, 우주왕복선을 부탁해

     이달 28일 인류과학의 큰 별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미국의 우주왕복선 애틀랜티스호가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를 박차고 올라 마지막 비행을 하고 나면 파란 하늘이 아닌 까만 우주를 날아다녔던 ‘스페이스 셔틀’은 박물관에서 관람객들과 여생을 보내게 된다.  1981년 4월 12일 컬럼비아호가 처음으로 하늘을 난 이후 챌린저, 디스커버리, 애틀랜티스, 엔데버 등 대항해시대 유명 탐험선들에서 이름을 따온 5형제가 비행한 횟수는 총 135회. 거리는 8억 5000만㎞에 이른다. 그러나 우주왕복선의 탄생이 사기극에 가까웠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69년 대통령에 오른 리처드 닉슨은 막대한 예산이 투자되는 우주개발 계획을 탐탁지 않아 하며 항공우주국(나사)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나사는 한번 쏘면 재사용할 수 없는 로켓 대신 얼마든 재활용이 가능한 우주왕복선을 제작하겠다고 제안했고, 이에 솔깃한 닉슨은 이를 받아들였다. 심지어 나사는 1주일에 1회, 연간 50회씩 비행이 가능하다고 닉슨을 속였다.  하지만 우주왕복선은 ‘돈 먹는 괴물’이었다. 한번 사용한 부품은 대부분 교체해야 했다. 지금까지 미국이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에 투입한 돈은 1500억 달러(약 162조원)가 넘는다. 1986년에는 챌린저호가 발사 73초 만에 폭발하는 장면이 전 세계로 생중계됐고, 2003년에는 컬럼비아호가 귀환 중에 역시 폭발하면서 미국과 과학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 이번 호 주인공은 퇴역하는 우주왕복선 3대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리처드 파인먼(1918~1988)이다. 아인슈타인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로 꼽히는 파인먼은 ‘파인먼씨 농담도 잘하시네’ 등 저서를 통해 대중과 호흡하는 학자로 이름을 떨쳤다. 특히 1986년 챌린저호 폭발 사건의 조사위원회에 참여, 원인을 규명하기도 했다. 우주왕복선을 만난 파인먼은 그들이 얼마나 위험한 비행을 했는지 그 비밀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파인먼  이렇게 무사히 만나게 돼 반갑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애틀랜티스를 제외하고는 이제 편히 쉴 일들만 남았네. 엔데버 자네는 내가 세상을 떠난 후에 만들어졌는데, 나 같은 물리학자가 왜 우주왕복선의 모임에 나타났는지 궁금하지 않나?    ▲엔데버  제가 1992년에 태어났으니까 1988년에 돌아가신 선생님을 뵐 기회가 없었죠. 그래도 그 명성만큼은 익히 들었습니다. 1986년 챌린저 형님이 세상을 떠났을 때 그 조사위원회인 로저스위원회(국무장관을 지낸 윌리엄 로저스가 당시 위원장을 맡았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위원장의 이름을 따 위원회 이름을 부른다. 부위원장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이었다)에 참여하셨죠? 그때 얘기를 좀 듣고 싶은데요.    ▲파인먼  사실 나한테도 우주왕복선은 TV로나 보던 존재였지. 그래서 처음에 나사에서 전화를 받았을 때는 거부할 생각이었어. 그런데 집사람(기네스 파인먼)이 “모두가 몰려다니면서 정치를 할 게 뻔한데, 제대로 조사를 할 사람이 한 명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했고, 난 멍청하게 우쭐해서 그 말을 받아들였지.    ▲디스커버리  그래도 사고 원인을 찾아내셨잖아요.    ▲파인먼  글쎄. 세상에는 내가 챌린저가 발사되던 날의 기온이 크게 낮았고, 그 때문에 연료통의 틈새를 메우는 고무 O링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연료가 유출됐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알려져 있지. 하지만 그 문제를 처음 알아낸 것은 국방부의 커티나 장군이었어. 난 단지 그 문제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애썼을 뿐이지.    ▲애틀랜티스  선생님이 다른 사람들이 회의를 하는 동안 얼음물을 달라고 해서 실제로 O링을 넣어 뒀다가 보여 줬던 그 장면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공개회의였는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부러 그러신 건가요?    ▲파인먼  아무도 나한테 O링을 주지 않았는데, 회의장의 모형에 O링이 있었고 그걸 실험할 수 있는 곳이 거기뿐이었거든. 사실 조사 과정에서 나사와 관련 회사들이 얼마나 일을 엉망으로 하고 있는지를 뼈저리게 느꼈고, 수많은 부분을 감추려 하고 있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어. 챌린저 폭발의 원인이 단순히 O링 때문이라고만은 할 수 없지.    ▲디스커버리  이제 뭐 다 지난 일이고 정권도 여러 차례 바뀌었으니 구체적으로 좀 얘기를 해주시죠.    ▲파인먼  120일이 조금 넘는 조사기간 동안 내가 가장 많이 들은 얘기는 “거기에 가서는 안 됩니다. 우리랑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라는 말이었지. 누군가 자기들을 파헤치고 다니는 게 불편했던 것이지. 무엇보다 우주왕복선은 사람이 만들고 탄 물건 중에 가장 위험했거든. 너희들은 실제로는 폭탄이나 다름없지. 우주왕복선의 설계상 사고 확률은 100~450회 비행당 1건으로 돼 있어. 군용기가 2만 2000회 비행당 1회, 민간 여객기가 100만건당 1회로 계산되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 말도 안 되게 높은 위험도지. 그런데 나사는 이걸 민간 여객기와 같은 100만분의1이라고 발표했거든.    ▲엔데버  어떻게 그런 계산이 나왔죠?    ▲파인먼  “우주왕복선에는 사람이 타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 때문이야. 숫자 조작을 한 거지. 실제로 우주공간에서의 임무를 제외하고, 비행과정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착륙할 때 바퀴를 꺼내는 버튼 하나를 누르는 것밖에 없거든. 그 밖에도 부품들에 생기는 문제를 규정 변경을 통해 허용치로 바꾸거나 엔진 터빈에 생긴 균열도 ‘파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용 가능으로 판정하기도 했어. 조사 과정에서 보니까 엔진, 부품, 연료 등 많은 부분에서 현장 기술자들이 발사를 반대했는데 윗선에서 묵살했더라고.    ▲디스커버리  그런데 왜 무리해서 발사를 한 거죠?    ▲파인먼  챌린저가 폭발한 1986년 1월 28일은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가 예정돼 있었지. 영화배우 출신답게 쇼를 좋아했던 레이건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챌린저호의 우주인과 교신을 하려고 했던 게 무리한 발사의 원인이었다고 봐야지. 특히 챌린저에는 일반인이었던 과학교사 매컬리프 부인이 타고 있었는데 극적 효과로는 최고였겠지. 챌린저가 얼마나 무리한 발사를 하는지 알고도 탔을 만큼 매컬리프 부인이 용감했는지는 별개로 쳐야겠지만 말야.    ▲애틀랜티스  결국 그때 나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제안을 하셨고, 실제로도 많은 개선이 이뤄졌잖아요. 그런데 2003년에 큰형님인 컬럼비아호가 또 불행한 사고를 당했어요. 왜 그런 일이 일어난 거죠?    ▲파인먼  그건 내가 세상을 떠난 후여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우주왕복선이 워낙 위험한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 같군. 외부적으로는 발사 단계에 타일이 떨어져 나가면서 돌아올 때 열을 견디지 못해 폭발했다고 하던데. 일각에서는 나사가 1990년대 후반에 구조조정을 심하게 하면서 관리와 정비 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하더구먼.  자, 사고 얘기는 이쯤에서 마치고, 이제 30년간의 우주비행을 마치고 각자의 안식처(디스커버리는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 엔데버는 캘리포니아과학센터, 애틀랜티스는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로 옮겨지게 됐는데 마지막으로 각자 일생에서 가장 보람찼던 순간을 되돌아볼까?    ▲디스커버리  전 ‘지구의 눈’으로 불리는 허블 우주망원경을 1990년 4월에 우주로 올려놨죠. 사람들이 총천연색 우주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된 것은 제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지금까지 우주왕복선 5대가 기록한 우주비행 135회 중 39회가 제 차지였습니다.    ▲애틀랜티스  저 역시 허블망원경의 수리 작업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2003년 2월 컬럼비아 형님이 허블망원경을 수리하고 돌아오다가 사라진 이후 나사는 “국제우주정거장(ISS) 이외에는 우주왕복선을 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했죠. 하지만 미국 과학자들은 물론 전 세계에서 허블망원경을 계속 보게 해 달라는 운동이 벌어졌고, 그 결과 제가 다시 허블망원경으로 향할 수 있었죠. 그리고 전 가장 마지막으로 하늘을 난 우주왕복선으로 역사에 남을 겁니다. 이달 말 비행으로 말이죠.    ▲엔데버  하늘에 떠 있는 가장 큰 인공구조물인 ISS는 제가 주도한 작품입니다. ISS 내 우주인 투입이나 우주인들이 체류하는 데 필요한 물품 공급, 배터리 교체, 로봇 팔 설치 등이 모두 저를 통해 이뤄졌죠. 2007년에는 저를 타고 우주로 간 우주인들이 선생님이 돼 지구의 아이들에게 과학교실을 열기도 했죠. 이젠 모두 지나간 추억이 됐지만 말이에요. 언젠가 제 후배들이 태어난다면 이런 얘기들은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의 에피소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저희 형제들과 수백명의 우주인들이 만들어낸 도전의 역사는 영원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파인먼  우주를 날아서 비행기처럼 자유롭게 활주로에 착륙한다. 정말 공상과학 소설 같은 얘기를 현실에서 보여준 자네와 나사의 과학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네. 물론 보이저(1977년 발사된 나사의 행성 탐사선. 목성과 토성을 찍었고 현재 태양계 끝에 도달해 있다)처럼 사람들의 기대를 뛰어넘어 태양계 밖 미지의 세상을 탐험하지는 못했지만 말이야. 하지만 난 여전히 자네들이 여기에서 나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기적이라고 생각한다네. 위험한 비행을 하며 형님 둘(컬럼비아·챌린저)을 먼저 보내고 자네들은 살아남지 않았는가 말일세. 우주왕복선이 이뤄낸 수많은 업적보다 내가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그들의 죽음이, 세상에 홍보용으로 전락한 과학이 얼마나 비참한 결과를 낳는지 보여 줬다는 점이라고 말하겠네. 아직도 지구 어딘가에서는 그런 일이 계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일세. 오늘 즐거웠어. 각자의 자리에서 미래의 과학자들에게 더 많은 교훈을 주기 바라네.     도움말 주신 분 이주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과학팀장 정홍철 스페이스스쿨 대표 이학명 과학칼럼니스트   참고문헌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리처드 파인먼·김희봉/ 사이언스북스) 남이야 뭐라 하건!(리처드 파인먼·홍승우/ 사이언스북스) 우리는 이제 우주로 간다(채연석/ 해나무)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6일 TV 하이라이트]

    ●현충일 특집 끝나지 않은 귀환(KBS1 오전 10시 45분) 동족상잔의 비극인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도 어느 덧 61년이 지났다. 13만명에 달하는 호국영령들은 여전히 이름 모를 산야에 홀로 잠들어 있다. 누군가의 아들이고, 형이자, 아버지였지만 조국을 위해 초개와 같이 목숨을 바쳤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원들은 오늘도 산에 오른다. ●월화 드라마 동안미녀(KBS2 밤 9시 55분) 진짜 나이를 밝힌 소영은 즉각 해고된다. 진욱은 배신감과 충격에 분노를 터뜨린다. 그리고 소영은 진욱을 좋아했기 때문에 사실을 밝히지 못했다는 가슴 아픈 고백을 한다. 냉정히 돌아선 승일 역시 그녀에 대한 자신의 진심이 무엇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한편 현 이사와 백 부장은 아웃도어 경합을 벌이게 된다. ●일일시트콤 몽땅 내 사랑(MBC 밤 7시 45분) 두준에게 비키니 입은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순덕. 하지만 옥엽과 어울려 다니느라 두준이 항상 혼자가 아닌 탓에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없다. 순덕은 옥엽을 떼어놓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한편 혜옥은 잃어버린 스카프를 주워준 신사를 찾아다닌다. 그리고 찾으러 간 장소마다 김 집사와 마주치게 된다. ●꾸러기 천사들(EBS 밤 8시) 푸름이는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여자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런 푸름이가 어느 날 빨강반 재원이와 벌인 합기도 대련에서 지고 만다. 보라반 꾸러기 친구들은 그 사실이 믿기 어렵다. 민이는 푸름이가 졌을 리 없다는 친구들에게 재원이의 발차기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재원이를 데려와 발차기를 보여 달라고 하는데…. ●한국특선영화 현충일특집-5인의 해병(EBS 낮 12시 10분) 한국전쟁에 참전한 해병 소위 오덕수는 일선의 소대장을 자원하여 전선으로 간다. 덕수는 아버지 오성만 중령이 대대장으로 있는 부대로 가게 된다. 그의 아버지는 반갑게 맞이하지만, 덕수는 어릴 적부터 항상 자신보다 형을 더 아꼈던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서운함이 남아있는 상태이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5월 중순,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던 어느날 밤. 김포 부근에서 소름끼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던 한 여학생이 낯선 남자에게 붙잡혀 한적한 주차장으로 끌려 들어간 것이다. 남자는 여학생을 협박하며 강간을 저지르고 유유히 사라져 버렸다. 다른 이들의 삶은 짓밟아버리는 파렴치한을 잡기 위한 수사과정을 함께한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길섶에서] 자리 양보/곽태헌 논설위원

    며칠 전 집사람과 함께 시내버스를 탔다. 집사람은 곧 자리에 앉았다. 그 앞에서 서서 가는데 누군가 툭 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다소 붐비는 차안이어서 옆 사람과 부딪힌 것으로 생각하고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또 툭 치는 것 같아 고개를 돌리니 젊은 여성이 자기 앞에 있는 빈자리를 가리키며 ”여기에 앉으세요.”라고 한다. 순간 좀 당황스러웠다. 흰 머리카락은 적지 않지만 자리 양보를 받을 정도는 아닌데…. “아닙니다.”라고 사양하자, 그 여성은 자리에 앉았다. 젊은 사람들 버릇없다는 말도 많지만, 그래도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자리를 양보하는 미풍양속은 살아 있다. ‘윗사람’ 대접을 해주려는 뜻은 고마웠지만 사실 기분은 그리 좋지 않았다. 상대방의 ‘호의’를 좋게 받아들일 마음의 여유는 없었다. 오히려 ‘내가 그렇게 나이가 들어 보이나.’ 하는 생각에 심란했다. 나이가 들어 보인다는 생각을 하지 않던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또 자리를 양보받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하기 싫은 염색을 해야 하나. 곽태헌 논설위원 tiger@seoul.co.kr
  • 이석현 “국정원 ‘박근혜 사찰팀’ 있었다”

    이석현 “국정원 ‘박근혜 사찰팀’ 있었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2일 “국가정보원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한 사람을 사찰하기 위한 팀이 있었다.”며 사찰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이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2009년 4~7월 국정원 이상도 팀장 지휘하에 20명으로 꾸려진 사찰팀이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집사 역할을 하고, 구청장을 지낸 사람까지 찾아가서 박 전 대표의 신상정보와 주변인물 조사를 하고 가까운 친·인척에게 접촉해 육영재단과 영남대, 정수장학회, 부산MBC 등 재산 관계를 소상히 파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팀장이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었는데, 모씨가 찾아가 물어보니 ‘내가 알더라도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 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사찰팀장이라고 지목된 이름도 처음 듣는다.”고 잘라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2일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KBS1 밤 11시 40분) 이완씨는 4년 전 운영하던 봉제공장의 문을 닫았다. 빚만 남았다. 그리고 현재 다섯 아이들과 함께 그 공장에서 살고 있다. 사업 실패 후 의욕을 잃고 거의 폐인처럼 지내기도 했던 이완씨. 1년 전부터는 부인과 함께 다시 봉제공장에 취직해 재기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과연 이들에게 다시 희망은 찾아올 수 있을까. ●생활의 발견 오감도(KBS2 오전 9시) ‘오감도’는 요일별 섹션에 맞는 전문 진행자를 기용하고, 진행자의 캐릭터를 활용해 정체성을 확보했다. 젊은 주부를 대상으로 아침시간대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전하는 신개념 정보 버라이어티쇼다. 목요일엔 MC이자 탤런트인 변정민이 진행자로 나선다.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시간, 신선한 트렌드 정보를 전한다. ●몽땅 내 사랑(MBC 밤 7시 45분)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대가족 장려 위원회’ 공모전에 참가하는 학원 선생들. 김 집사는 학원 선생들을 김 원장의 대가족인 것처럼 거짓말을 해서 공모전에 제출한다. 그렇게 하여 김 집사가 쓴 대가족 사연 공모에 마침내 1등으로 당첨되어 기뻐한다. 하지만 김 원장은 집으로 취재 오겠다는 위원회의 요청을 받고 당황하고 만다. ●미소코리아(SBS 오후 6시 30분) 서울에서 가까운 주말 여행지는 없을까. ‘미소코리아’에서 강 따라 국도 따라 떠나는 1박 2일 주말여행 코스를 공개한다. 엽기 발랄 장영란, 상큼 발랄 홍수아, 엉뚱 발랄 사유리가 제안하는 1박 2일 여행코스인 경기도 남양주에서 강원도 춘천까지, 그리고 강원도와 경기도 사이에 있는 북한강 따라 떠나는 경춘 국도 여행을 함께한다. ●동물일기(EBS 밤 8시) ‘동물일기’는 아이와 동물의 만남을 통해 소중한 우정을 그려낸 프로그램이다. ‘동물일기’가 이번에는 이 세상 모든 개들의 꿈인 ‘도그 쇼’에 도전한다. 주인공으로는 9살 소녀 핸들러 서연이. 지켜야 할 많은 규칙과 연습 앞에서 과연 서연이는 잘 해낼 수 있을까. 또 함께 도그쇼에 출전할 동물 친구는 과연 누가 될지 함께해 본다. ●생명(OBS 밤 11시)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고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곳 응급실. 갑작스러운 사건이나 사고로 인해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이 있다.곁에서 안타깝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가족들과 환자의 생명을 지켜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의료진들의 이야기. 메디컬 다큐 ‘생명’에서는 응급실 24시 이야기와 질병에 대한 다양한 정보도 함께 전달한다.
  • ‘앞치마 두른’ 동대문 구청장

    “스파게티를 직접 만들어 본 적이 없어요. 집사람이 가끔 해 줘서 먹긴 했지만…. 집사람이 소스를 한꺼번에 해서 냉동실에 보관하거든요.” 유덕열(57) 동대문구청장이 30일 요리사로 나선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은근히 부인인 정승교(55·충북 제천시 세명대 간호학과) 교수 자랑을 곁들였다. 그는 “집사람이 가장 잘하는 음식은 김치찌개와 비빔국수”라고 귀띔했다. 유 구청장이 셰프로 깜짝 변신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지난 27일 오전 10시 30분쯤 장안1동 구민회관에서 열린 행복한 부부교실에 ‘잉꼬 부부’ 15쌍 가운데 한쌍으로 초대를 받았다. 일일 요리사로 스파게티 만들기에 나선 그는 평소 요리를 많이 해 본 듯, 하얀 와이셔츠 위에 빨간 앞치마를 두르고 소매를 걷어붙였다. 먼저 스파게티와 곁들일 프렌치 드레싱 채소 샐러드를 만들었다. 사과를 정성스레 깎고 양송이를 잘게 썰기 시작했다. 번쩍번쩍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마저 잊은 듯 진중했다. 주부들이 몰려들어 “호호~. 고추를 그렇게 굵게 썰면 어떡해요.” “그래도 정성만큼은 프로 뺨치네요.”라며 놀려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주말 부부인 탓에 식탁을 마주할 틈도 드문 유 구청장의 요리실력에 대해 정 교수는 “라면 끓이기엔 100점”이라고 거들면서도 “사실 집에 돌아오면 물먹은 솜처럼 소파에 멀뚱히 앉아 있을 때가 많다.”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부부 셰프는 마늘빵 만들기에도 도전했다. 버터와 마늘을 중탕에 부드럽게 녹인 뒤 파슬리를 곱게 다졌다. 수행비서가 다음 일정에 늦겠다고 눈치를 줘도 짐짓 모르는 척 바게트에 소스를 얹는 데 열중했다. 파스타가 익기를 기다리는 동안 유 구청장은 주민들에게 “함께 요리하니까 부부 사이도 애틋해지죠.”라며 격려했다. 결혼이주여성인 님바(31·베트남)씨는 “사람 냄새 나는 구청장을 볼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예정보다 한 시간을 넘겨 요리를 완성한 구청장 부부는 못내 아쉬운 얼굴로 자리를 떴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길섶에서] 아침 잠/주병철 논설위원

    학창시절 등교 시간에 늦을까 아침부터 신경을 곤두세우는 사람은 늘 어머니였다. 내 팔을 흔들기도 하고, 창문을 열어젖혀 싸늘한 아침 공기에 놀라 벌떡 일어나게도 했다. 너무 깊은 잠에 빠질 때는 큰 소리를 치며 이불을 빼앗아 버렸다. 그 목소리는 애절했지만 강했다. 어머니의 역할을 반쯤 대신해 준 게 알람시계였다. 어머니처럼 끈질지게 몰아치지는 않아서 덜 괴로웠다. 적당히 울리기를 반복하다 만다. 계속 울려대 짜증이 나면 그만 꺼 버린다. 지금은 휴대전화의 감미로운 멜로디가 나의 아침 잠을 감시한다. 하지만 어머니만큼 미덥지는 못하다. 고등학생이 3명인 우리집은 아침이면 난리다. 각자 맞춰 놓은 알람시간대가 비슷하기 때문에 아침 6시무렵부터는 집안 곳곳에서 서로 다른 멜로디가 잇따라 울려 퍼진다. 하지만 아무도 반응하지 않는다. 급기야 집사람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그때서야 눈을 비비며 일어나기 시작한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자식한테는 어머니의 다그침과 정성이 묘약인가 보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이젠 ‘이발소 그림’도 그려 보고파”

    “이젠 ‘이발소 그림’도 그려 보고파”

    조금 당황스러웠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딱히 화가의 집이라 할 만한 게 눈에 띄지 않아서다. 민중미술을 했던 사람이라 예술적인 작업실 같은 걸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아파트 한쪽 구석에 자리 잡은 자그마한 방 한 칸이 작업실의 전부일 줄은 몰랐다. 한국 근·현대사 시리즈, 중산층 시리즈, 갑돌이와 갑순이 시리즈처럼 대작을 그려 온 작가인데 말이다. 신학철(68) 작가를 만나기 위해 지난 25일 서울 장안동 자택을 찾았다. 개다리소반에 과일과 커피를 손수 내왔다. →오랜만에 신작을 내신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왔다. -아휴. 난 시간 딱 정해 놓고 작품 못 한다. 이렇게 저렇게 준비는 계속하고 있는데 어찌 될는지 모르겠다. 집사람도 누워 있고(부인은 9년째 투병 중이다). 하긴 하는데 언제 할지 알 수 없죠. →원래부터 작품의 양 자체가 많지는 않았는데. -그러니까. 그리다 적당히 모이면 전시하고 그런 식이다. 그러다 보니 대충 10년에 한 번 정도 전시를 하게 되더라. →시대가 다시 작가를 다시 불러내는 건가. -그런 면이 없다곤 말 못 한다. 요즘 뉴스 보니까 현대사학회인가 하는 게 있더라. 예전에 이미 다 끝난 얘기를 다시 끄집어내는 모양인데 그걸 보고 아직 갈 길이 한참 멀었구나 싶었다. →그런 부분이 작품 구상에 영향을 주나. -그렇다. 그래서 4·19혁명을 한번 다뤄 보고 싶다. 잠시 말을 멈추고 작품을 위해 모으고 있는 이런저런 사진 자료를 보여 줬다. 고(故) 이승만 전 대통령이 하야 성명을 내놓은 뒤 시민들이 시내에 들어와 있는 탱크 위에 올라가 환호하는 4·19혁명 당시의 사진이다. 탱크 위에 올라가 있는 걸 찍은 사진이다 보니 그가 한국 근대사 시리즈에서 보여 줬던 강렬한 수직적 이미지가 고스란히 반복된다. 이번엔 수직적으로 쓰지 않고 파노라마처럼 옆으로 길게 펼쳐서 만들어 보고 싶다고 한다. →시대가 작가를 불러낸다면 이명박 대통령도 빠지기 어려울 것 같은데. -맞다. 안 다룰 수가 없다. 작업실에 들어간 김에 다른 작품도 봤다. 하나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노 전 대통령이 비행기 안에서 공기압 때문에 귀가 멍해지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코를 막고 있는 사진을 골랐다. 사진 속 노 전 대통령의 한쪽 팔에 십자가를 끼웠고, 그 주변에 작가가 좋아하는 화가 보스(15세기 네덜란드 화가로 초현실주의의 선구자)의 그림에서 따온 기괴한 인물들의 형상을 채워 넣었다. ‘그를 죽게 만든 건 현 정권이 아니라 보통의 일반 사람들’이라는 게 작품에 대한 설명이다. ‘따봉’을 비롯한 중산층 시리즈로 중산층의 위선을 통쾌하게 비웃었던 작품의 연장 선상으로 보인다. →‘한국 근대사-종합’이 삼성 리움미술관(6월 5일까지 ‘코리안랩소디’전)에 걸렸더라. 기분이 묘했다. -그러게 말이다. 그거, 가나아트인가에서 사 갔던 건데 삼성으로 넘어간 것 같더라. 아마 ‘행복한 눈물’ 때문에 삼성과 미술관에 대한 이미지가 워낙 안 좋아졌으니 그걸 만회하고 바꿔 보기 위해서 그런 전시를 기획하고 내 그림도 전시한 게 아닌가 싶다. 가 봤더니 나 말고도 민중미술 쪽 작품들이 꽤 있더라. 물타기 아니겠나. 그를 말할 때 ‘모내기’를 빼놓을 수 없다. 1987년 작 ‘모내기’를 두고 검찰은 북한을 찬양한 이적 표현물이라 보고 1989년 그를 구속했다. 표현의 자유 문제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면서 재판은 10여 년을 끌다 1999년 결국 유죄 판결로 마무리됐다. 그런데 유엔에서 이 사건을 문제 삼으면서 작품을 폐기하지 말라고 권고해 아직 작품은 남아 있다. →그 뒤로 ‘모내기’를 봤나. -2000년 초엔가 우연히 한 번 보고 못 봤다. 재판하는 동안 늘 법정에 걸어 놨었는데, 어느날 보니 들고 올 때 돌돌 말아서 찌그러뜨리거나 테이프로 찍 붙여 놨더라. 어떻게 그렇게 하느냐고 항의했더니 다음부터는 정중하게 잘 보관한답시고 네모반듯하게 접어서 서류봉투에 넣어 가지고 다니더라. 유화물감으로 그린 작품을 말이다. 어이가 없었다. →작가에게 작품은 자식 같은 존재일 텐데. -그러게 말이다. 서류봉투 안에 접혀 있으니 오죽 답답하겠나. 유엔에서 뭐라 하는 바람에 정부가 잘 보관하겠다고 했으니 어딘가 있겠거니 할 뿐이다. →이젠 좀 가벼운 작품을 그려 보고 싶지 않나. -그런 생각도 많이 한다. 흔히 말하는 ‘이발소 그림’이란 것도 한번 해 보고 싶다. 집 안에 자그맣게 걸어 놓을 수 있는 그런 그림 말이다. 예전엔 그런 게 싫었는데 요즘 들어서는 그게 정말 민중미술 아닌가 싶다.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26일 TV 하이라이트]

    ●역사스페셜(KBS1 밤 10시) 철저한 관찰을 통한 대상의 사실적인 묘사를 추구했던 윤두서. 그러나 그의 자화상에 그려진 구레나룻은 사자갈기처럼 좌우로 뻗어 있어 자연스러운 수염이라고 보기 어렵다. 의도적으로 왜곡하여 그린 것이 분명한데…. 그렇다면 윤두서는 왜 왜곡을 선택했을까. 국내 최고의 전문가와 함께 윤두서의 자화상을 그대로 재현해 본다. ●애플 캔디걸(KBS2 오후 3시 35분) 꿈사탕을 처음 알게 된 애플은 스위트 마을에 있는 과자나무를 공부하겠다는 핑계로 꿈나무를 찾아간다. 꿈사탕은 먹음직스럽게 영롱한 빛을 내며 애플을 유혹한다. 애플은 먹지 않으려고 나무에 머리를 박으며 참아보지만, 꿈사탕은 그 충격으로 떨어지고 , 결국 애플은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꿈사탕을 먹게 된다. ●몽땅 내 사랑(MBC 밤 7시 45분) 은희가 미선이 예전에 근육질의 남자를 좋아했었다고 말하자. 김 원장은 은희의 말에 질투심을 느끼며 옥엽에게 근육 운동을 배우기 시작한다. 영옥은 김 집사가 아직도 혜옥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김 집사와 혜옥을 이어주려는 ‘집사님 사랑 도움 추진회’를 발족하고, 태풍은 이를 해체시키기 위해 위원장을 맡는다. ●한밤의 TV연예(SBS 밤 11시 15분) 걸 그룹 춘추전국시대라 일컬어도 손색없을 만큼 걸 그룹들이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거세지는 걸그룹 열풍을 ‘한밤의 TV연예’에서 진단한다. 쏟아져 나오듯이 생산되는 걸 그룹들 때문에 대중들도 얼굴과 이름을 다 알지 못할 정도다. 과연 활동 중인 걸 그룹은 다른 걸 그룹들을 알고 있을지 함께 알아 본다.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영혼의 안식처 히말라야의 타왕은 시킴과 더불어 중국 소수민족 가운데 하나인 먼바족이 세운 먼 왕국의 영토였다. 이후 티베트와 부탄 왕국에 분리 흡수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타왕에는 1681년 5대 달라이 라마인 응가왕 롭상 갸초의 지시로 대규모 사원이 세워지면서 티베트 불교가 뿌리를 내렸다는데…. ●생명(OBS 밤 11시) 5학년 겨울을 나며 부쩍 심각해진 정태의 척추측만증이 스스로 한 걸음도 떼기 힘들 만큼 악화된 상태로 인해 가족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병이 최악으로 진행되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는 사실을 아는 만큼 정태의 상태가 날로 심각해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가족들은 참으로 어렵고도 참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 직제왜곡 비판한 이형기 바른교회아카데미 연구위원장 “사역자가 권력 되면서 한국 교회가 무너졌다”

    직제왜곡 비판한 이형기 바른교회아카데미 연구위원장 “사역자가 권력 되면서 한국 교회가 무너졌다”

    지난 18일 서울 명동 청어람에선 이색 제언이 나와 관심을 끌었다. 바른교회아카데미가 한국교회를 향해 공식적으로 낸 ‘한국교회 직제 개선을 위한 제안’. 모두 7개항의 이 제안은 계급·신분화한 직제로부터 교회 공동체성을 회복할 것을 비롯해 직제가 사도의 신분이 아닌 사역 혹은 직무를 이어받은 사실을 명심할 것과 개인의 임의적 결정보다 집단적 협의와 합의를 통한 결정에 철저하게 따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지금 개신교 위기의 근본적 이유를 교회 직제의 왜곡에 집중한 제안인 만큼 큰 파장이 예상된다. “한국교회에 만연한 직제의 왜곡은 위험 수위를 훨씬 넘었다. 항간에선 교회를 위한 직제가 아닌, 직제를 위한 교회라는 말이 무성할 정도다. 사정이 이런데도 교회에선 직제 왜곡을 거론하는 게 금기시 돼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직제를 위한 교회’라는 말까지 지난 23일 서울 광진구 장로회신학대(장신대) 교정에서 만난 이형기(73) 바른교회아카데미 연구위원장(장신대 명예교수)은 “무너져 내리는 한국교회가 지금처럼 왜곡된 교회 직제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개선과 회생을 기대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교회의 직제라면 전문 사역자인 목사·감독과 일반 사역자인 장로·집사·권사를 말한다. 목사·감독이 말씀과 성례집행을 담당한다면 장로는 목사를 도와 치리와 돌봄을 진행한다. 그런가 하면 집사는 사랑과 자비의 행위에 치중하며 한국교회에만 있는 독특한 사역형태인 권사는 여성 지도력 계발과 함께 기도·권면을 강조한다. 문제는 이 직제가 분화된 사역의 형태가 아니라 신분과 계급으로 고착화돼 권력과 파워(힘)의 상징처럼 변질됐다는 점이다. 사실 개신교계엔 ‘일개 집사가 목사에게 왜 이래라 저래라 하느냐’는 식의 강압과 힘의 행정이 다반사다. 당회 등에서 모든 교권이 목사에 집중되거나 거꾸로 목사와 제직회가 허수아비로 전락한 채 전횡에 가까운 장로체제로 유지되는 교회도 적지않다. 집사·권사가 그저 전문 사역자의 시중쯤으로 전락한 교회도 적지않다. ●“일개 집사가 감히…” 강압도 “모든 신자와 사역자는 복음 신앙에 바탕한 같은 하나님 자녀로서 동등한 신분이라고 봐야한다. 그런 가운데 공동체 차원의 직제가 주어지는 것이다.” 전문 사역자라면 단지 열두 제자와 사도들의 말씀 선포와 성례집행을 위한 사역을 물려받은 것뿐인데 마치 그 제자·사도들의 유일무이한 신분을 물려받은 것처럼 행동하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이 교수는 말한다. “종교개혁은 가톨릭의 전문사역자들이 평신도와 구분되는 성직자 계급을 형성한 것을 비판했고 그 연장선상에서 개신교는 존재한다.”는 이 교수는 그래서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조용기 원로목사와 가족들의 교회 사유화 논란이나 한국 최대의 교회연합체인 한기총 내홍도 뒤틀린 교회 직제의 교정 노력을 통해 정리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개신교 낳은 종교개혁 되살려야 “교회는 이제 성경과 기독교 전통에 대한 새로운 해석에 입각해 교회의 본질적 사명인 복음선교 말고도 공적인 영역에서의 빛과 소금을 담당할 중차대한 입장에 있다.” 교회 밖에서 하나님의 선교를 연대 진행해야 할 교회가 개인의 영성과 구원에 몰입하는 기복주의와 사사(私事)화의 깊은 늪으로 빠져드는 모습을 참을 수 없단다. 이미 오래 전부터 교회 직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 왔다는 이 교수. “교회들을 향해 어렵게 주문한 직제 개선에 대한 당장의 반응을 기대하기란 어렵다.”면서도 목회자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순회강연과 홍보활동을 편뒤 ‘한국교회 개혁 지침서’를 내겠다고 벼른다. 글 사진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23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어두운 골목길 낯선 사람과 마주쳤을 때 자신도 모르게 초인적인 힘이 생겨 도망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비결이 있다. 마감 시간을 앞두고 고도의 집중력이 발휘되는 것도 마찬가지. 그 비밀은 바로 스트레스다. 만병의 근원이라 불리는 스트레스는 단기간의 집중력과 효율성을 높여준다는데…. ●월화 드라마 동안미녀(KBS2 밤 9시 55분) 소영은 진욱과의 저녁 약속을 뒤로 하고, 현이를 만나기 위해 승일의 집을 찾아간다. 이에 진욱은 소영의 뒤를 쫓아 승일의 집에 들이닥친다. 한자리에 모인 소영과 진욱, 윤서와 승일 그리고 현이. 깜찍한 현이로 인해 자신들의 속마음을 들켜 버리고, 진욱은 소영에게 기습 키스를 하고 만다. ●몽땅 내 사랑(MBC 밤 7시 45분) 순덕은 두준과 똑같이 생긴 재벌 2세 윤두근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두근은 순덕에게 반했다며 명품옷 등을 선물하며 애정공세를 펼친다. 한편 김 집사와 태풍은 김 원장과 혜옥의 사이를 갈라놓기 위해 계략을 짜고, 혜옥이 어린 시절부터 싫어하는 갑돌이를 불러 김 원장과 혜옥의 사이를 멀어지게 한다. ●당신이 잠든 사이(SBS 밤 7시 20분) 임원들 부부가 앉아 있고 그 정 중앙에 혁진·현성 부부가 앉아 있다. 여자들은 현성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며 자기들끼리 뭔가 눈짓을 주고받는다. 그런 여자들의 시선에 현성은 불편하고 피곤해 쓰러질 지경이다. 그리고 혁진은 이내 앞으로 나가 주목해 달라고 말하며 검찰에 들어갔다 나왔다고 말을 이어가는데…. ●한국기행(EBS 밤 9시 30분) 사천과 삼천포가 만나 하나가 된 도시 경남 사천. 그 중심에 자리한 와룡산은 수많은 봉우리가 연결되어 하나의 산을 이루고 있다. 기암괴석의 풍경에 취해 힘들 새도 없이 걷다 보면, 어느새 사천 앞바다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이곳. 푸른 산과 넓은 바다가 있어 다양한 풍경이 살아 있는 사천의 길을 따라 여행을 떠나본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육지와 연결되어 있는 어느 한적한 섬의 조용한 펜션에 형사 50여명이 들이닥쳤다. 펜션 안에서는 비밀리에 불법 도박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한 판이 돌아가는 데에는 5분도 걸리지 않아 상당히 큰돈이 오가고 있었다. 형사들의 진압 결과 50여명이 검거되고, 수천만 원에 달하는 도박자금이 압수된 현장으로 찾아가 본다.
  • [대한민국 고문(顧問)의 세계]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 전관예우를 말하다

    [대한민국 고문(顧問)의 세계]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 전관예우를 말하다

    “최근 고위 공직자와 판검사 등 법조인의 전관예우 문제와 관련해 언론이 지적하고 우려하는 부분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권익위원회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등 관련 부처와 함께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이 20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고위 공직자들의 전관예우 문제에 대한 의견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김 위원장은 “현재 정부 관련 부처에서 논의 중인 단계라 구체적인 방안을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는 적극 동의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최근 서울신문이 이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진단하고 있는 데 대해 특별한 관심을 표명했다. ●“로펌行, 돈 추구하는 듯 비쳐져” 그는 전관예우 문제를 거론하기에 앞서 먼저 공직자들의 삶의 자세를 지적했다. “오랫동안 공직자로 일해 왔다면 퇴임 후에는 ‘돈’보다 희생하는 삶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길 바란다.”고 운을 뗐다. “법조인이나 고위 공직자들이 로펌으로 향하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보내는 것도 ‘돈을 추구하는 것으로 비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로펌 근무 경험이 없어 잘 모르겠지만 언론이나 일반 국민들이 고위 공직자 또는 판검사들의 로펌행을 로비스트화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면서 “비록 자신만은 아니라고 부정할지 몰라도 일반 국민들의 눈에 그렇게 비친다면 희생을 해서라도 로펌행 등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이홍훈 대법관이 전관예우 금지법의 정신을 존중해 퇴직 후 1년 정도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은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호평했다. 이 대법관은 다음 달 1일 정년 퇴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김 위원장은 “나는 로펌 일이 적성에 맞지도 않을뿐더러 관심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대법관을 그만둔 후 로펌의 제의를 받았다는 소문은 잘못 알려진 것”이라면서 “로펌에서는 단 한건의 제의도 없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판검사의 로펌행과 고위 공직자의 산하기관 및 사기업체 재취업은 문제가 다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이 부분을 포함한 전관예우 문제 전반을 검토하고 대책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로비스트 양성화는 섬세한 검토 필요” 하지만 일부에서 주장하는 로비스트 제도의 법제화에 대해서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며 비교적 자세히 의견을 밝혔다. 현재도 청원권 행사 측면에서는 일정 부분 로비가 가능한 상태이고 더욱 확대된 의미의 로비까지를 법제화하는 데는 판단이 잘 안 선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로비스트 제도의 법제화는 양성화로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우리 사회가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섬세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김 위원장은 국내 최초로 여성대법관(2004~2010년)을 지냈다. 지난해 8월 퇴임 당시에는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전관예우 관행에 젖어 있는 법조계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의 남편이자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상임대표로 있는 강지원 변호사는 “집사람은 퇴임 일년 전부터 개업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애들이 다 컸고, 돈 벌어서 뭐 하느냐. 젊은 사람 일자리를 뺏어 가는 것”이라고 뒷얘기를 들려줬다. 그는 “나도 지난 연말에 변호사 폐업 신고를 했다.”면서 “요즘 봉사 활동을 하러 다닌다.”고 소개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5·16 50돌] 5·16을 말한다

    [5·16 50돌] 5·16을 말한다

    ■ “8기 JP가 주도했다고? 5기가 핵심 세력이었지” 주역 중 1인 김재춘 前중앙정보부장 ‘삼국지’ 첫 대목으로 기억된다. ‘창장(長江)강은 뒤 물이 앞 물을 밀치면서 도도히 흐른다.’ 역사의 물줄기를 의미하겠다. 꼭 50년 전 오늘은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긴박했던 하루였다. 도도히 흐르던 역사의 물줄기를 확 바꿔놓은 사건, 이른바 ‘5·16 군사정변’이 일어났던 날이다. 최근 50주년을 맞아 5·16 그날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당시 주체세력 중 한 사람으로 알려진 김종필(85·육사8기) 전 자민련 총재가 5·16에 대해 오랜만에 입을 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전 총재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반박하는 논리도 만만치 않다. “육사8기생들이 혁명의 주체세력이라고?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요. 아니 혁명을 주도하려면 병력을 거느리고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당시 그들에겐 따르는 휘하 병력이 거의 없었는데 뭘.” 김재춘(84·육사 5기) ‘재단법인 5·16민족상’ 이사장은 5·16 당시 6관구사령부 참모장(대령)이었다. 그는 거사 전야인 1961년 5월 15일 밤 육사 5기생 출신을 주축으로 30여명의 영관장교들과 대책회의를 주도했다. 나중에 박정희 소장도 참석, 부대를 진두지휘하는 등의 역사가 있어 6관구사령부 참모장실은 소위 ‘혁명의 산실’로 알려져 있다. “그때 6관구사령부 참모장실은 혁명의 발상지였어. 15일 밤 10시에 5기생부터 8기생까지 주요 보직에 있는 장교들이 많이 모였지. 그때 김 전 총리는 보이지도 않았어. 다들 목숨을 내놓고 온 장교들이라 긴 말이 필요없었지. 침묵으로 긴 밤을 새우고 이튿날 새벽 3시 혁명군들이 여러 시설을 장악했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각자의 역할로 돌아갔지.” 6관구사령부 참모장실에 장교들이 모인 까닭에 대해 그는 “6관구사령부는 수도권을 포함, 전국의 부대를 통신축선상으로 장악할 수 있는 중요한 곳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당시 5기생 출신들이 5·16의 주도세력이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그때 말야. 5사단장 채명신 장군, 12사단장 박춘식 장군, 6군단 포병단장 문재준 대령, 1공수여단장 박치옥 대령 등이 5기생 출신이었는데 병력을 이끌고 앞장서 출동해 말 그대로 일등공신들이었지. 개인적으로 김 전 총재에 대해 왈가왈부할 마음은 없지만 당시 김 전 총재는 민간인 신분인 걸로 알고 있어.” 김 전 총재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동원된 3700명 병력이 적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혁명은 숫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이사장에게 “당시 김 전 총재는 하극상 사건으로 민간인 신분인데도 권총을 차고 가담한 것으로 돼 있다. 이는 불법무기 소지가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허허, 아마도 목숨을 내놓은 상황이라 다급하게 권총을 찼나 보지 뭐.”라고 했다. 다음은 김 이사장(이하 김 참모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긴박했던 그날의 참모장실 분위기를 개략적으로 재구성했다. 김 참모장은 5월 15일 저녁 9시 30분쯤 시내에서 6관구사령부에 전화를 걸어 특이상황 여부를 묻고 박정희 소장에게 연락을 취한 뒤 곧장 부대로 향한다. 잠시후 부대정문에 도착한 김 참모장은 대기 중이던 혁명군 장교 20여명과 합류하여 참모장 집무실로 들어갔다. 밤 10시쯤 되자 다른 장교들도 추가로 합류했다. 김 참모장은 장교들에게 무기를 분배하는 등 만약의 사태를 대비했다. 6관구사령부는 당시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위치해 있었으며 수도군단의 전신이다. 이 시간 박정희 소장은 경호책임을 맡았던 한웅진 준장(육군정보학교장)과 함께 청진동 소재 서울호텔에서 은밀하게 만나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평소 청진동 골목에서 막걸리를 즐기다 보니 비밀장소를 서울호텔로 정했다. 이날 6관구사령부 참모장실은 새벽 3시 6군단 포병단이 육본을 완전 장악했다는 사실이 알려질 때까지 기침소리마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적막과 긴장의 시곗바늘만 째깍째깍 돌아갈 뿐이었다. 특히 새벽 3시 무렵, 참모장실에 영어를 구사하는 낯선 목소리의 전화가 와 긴장과 초조함은 더했다. 백악관인지 미8군 관계자인지 영어가 짧아 되묻지는 못했지만 ‘거사의 주동이 박정희가 맞느냐.’고 묻는 것인지는 알 수 있었다. 김 참모장은 ‘맞다.’고 확실하게 대답했다. 새벽 4시 남산에 있는 방송국을 장악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김 참모장은 박정희 소장에게 미리 연락을 받았던 혁명 취지가 담긴 박정희의 친필 서신을 장도영 참모총장에게 인편을 통해 보냈다. 내용에는 ‘만약 일이 잘못될 경우 전원 자결키로 맹세한다.’는 뜻도 담겼다. 장 참모총장은 육본 군수참모 이·취임식이 있는 날이어서 필동의 한 음식점에서 회식을 마친 뒤 나중에 이철희 방첩부대장에게 종합적인 상황보고를 받았다. “5·16 아침 박정희 소장 등과 함께 청와대로 갔어. 윤보선 대통령한테 정확한 사정을 보고하기 위해서였지. 비서관이 먼저 나와 우리들에게 ‘각하를 어떻게 하실 겁니까.’라고 묻더군. 앞으로 잘 모시고 혁명과업을 수행해야 한다고 했더니 그제서야 안심한 듯 만나게 해줬어. 장면 총리는 수녀원으로 피신해 있어서 금남의 집이라 들어갈 수가 없었지.” 박정희 소장한테 거사계획을 언제 들었느냐고 하자 김 이사장은 “박정희 장군은 점조직을 통해 혁명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대부분 1대1로 만나 가담 여부를 타진했고 나도 그 중 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원래 거사일을 5월 12일로 했다가 연기된 것도 그런 까닭이었다고 술회했다. 또한 그는 “우리 5기생들은 육사 때 박정희 장군이 구대장과 중대장을 했던지라 거사 제의 같은 것은 거절할 수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5·16 관련 내용은 인터뷰나 자료 등을 통해 대부분 공개됐다. 이 중 거사의 발상지는 6관구사령부 참모장실이며 주축세력이 육사 5기생과 8기생 출신이라는 것만큼은 분명하게 드러났다. 하지만 그동안 왜 8기생 출신들의 역할이 더 부각됐느냐고 하자 김 이사장은 “아마 김 전 총재가 박정희 대통령의 조카사위여서 그랬나 보다.”고 하면서 웃는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김재춘은 1948년 육군사관학교와 1955년 육군대를 졸업했다. 1957년 연대장을 지낸 뒤 1961년 5·16 당시 5·16 군사정변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는 6관구사령부 참모장을 맡았다. 이후 방첩부대장 겸 군검경합동수사본부장을 지냈으며 1963년 최고회의 문교사회위원장을 맡았다. 그해 육군소장으로 예편한 뒤 중앙정보부장을 지냈다. 이후 무임소장관, 자민당 최고위원 등을 거쳐 1971년 제8대 국회의원(김포·강화, 민중당) 1973년 제9대 국회의원(고양·김포·강화, 민주공화당)을 지냈다. 1974년 축산단체연합회 회장, 1975년 한·중예술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재단법인 5·16민족상 이사장을 맡고 있다. ■ “5·16前 JP가 찾아와 정치발언 하기에 내쫓아” 反혁명분자 몰렸던 김웅수 당시 6군단장 5·16 당시 육군 6군단장(소장)이었던 김웅수(88)씨. 수도권 요충지에 포진한 6만명의 예하 병력을 법을 어겨 가며 진압군으로 동원할 수 있었던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결국 반 혁명세력으로 몰렸고 1년 뒤 군사정권의 간접적 압력으로 미국으로 떠났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그레이트폴스시의 자택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5·16은 혁명인가, 쿠데타인가.’라는 질문에 “쿠데타로 본다.”고 했으나, 답변에서는 ‘혁명’이라는 단어를 주로 썼다. →5·16 당시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사단장급 이상 야전군 지휘관 회의가 5월 17일 강원 원주의 야전군사령부에서 예정돼 있었어요. 16일 열리는 체육행사에도 참석해야 했기 때문에 25~26명의 지휘관들이 15일 원주에 다 모였어. 16일 새벽 4시쯤 잠을 자고 있는데 이한림 야전군사령관이 관사에서 회의를 소집한다는 거야. 그래서 가 보니 이 사령관이 서울에서 쿠데타가 일어났다면서 “각자 부대로 돌아가 병력을 장악해라. 병력 이동의 빌미가 될지 모르니 부대에 비상을 걸지 말라.”고 지시했어요. →6군단은 어떤 조치를 했습니까. -6군단의 작전지휘권은 내가 아니라 미 1군단장이 갖고 있었어요. 불법을 진압하려 불법을 저지르고 싶지 않았어. 그런데 그때 북한군 교신이 급격히 늘어나기에 비상을 걸었지. 비상을 걸면 자동적으로 1개 사단이 완전무장해서 특정지구로 출동하게 돼요. 이 일로 나중에 나는 반 혁명세력으로 간주되게 되었죠. →미군에는 조치를 요구했나요. -18일 나의 매부인 강영훈 육사교장이 육사생도들의 혁명지지 행진을 불허했다는 이유로 구속됐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라이언 1군단장한테 “왜 1군단이 갖고 있는 서울 비상계획은 쓰지 않는가.”라고 따졌어. 그날 저녁 라이언 장군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매그루더 미 8군사령관이 이한림 장군을 찾아가 얘기했다는 거예요. 그랬더니 이 장군이 “I will do(하겠다).”라고 했다는 거예요. 실제 그날 저녁 이 장군이 나한테 전화를 걸어 와 “도와 달라.”고 하더라고. 다음날 아침 이 사령관이 소집한 군단장 회의에 가려고 횡성 비행장에 도착했는데 미군 대령이 “이 장군이 이미 체포돼 서울로 압송됐다.”면서 되돌아가라고 하더라고. →결국 미군이 묵인한 건가요. -매그루더 장군이 누구를 진압할 성격이 못 됐어요. 강직하지 않았어. →미국이 5·16을 사전에 감지했었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그런 것 같지는 않아요. 17일 마셜 그린 미국 부대사가 ‘군은 헌정에 의한 정통 정부에 귀속하라.’는 서한을 보내 왔거든. →6군단장으로는 언제까지 근무하신 겁니까. -20일 대통령 특사가 온다기에 군단 비행장으로 나갔어요. 도착한 비서 2명이 건넨 윤보선 대통령의 서신에는 ‘대립을 피하고 쿠데타에 협력하라.’라는 취지의 짤막한 글이 있었어. 그날 장도영 장군이 21일 오후 1시쯤 국회의사당(현 서울시의회 건물)에서 만나자고 하더라고. 서울로 떠나려는데 집사람이 전화를 걸어와 불길하다는 거야.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 헌병 차량의 호송을 받으며 중앙청 쪽으로 가고 있는데 어떤 여인이 달려들어 막아서기에 내려보니 집사람이더라고. 그래서 “군인의 아내이니 이 정도는 각오해야 한다. 아이들이나 잘 보살펴 달라.”고 말하고는 차에 올랐어. 아내의 눈에 눈물이 글썽거리고 있었어. 의사당 앞에 도착하니까 어떤 장교가 다가오더니 권총을 옆구리에 대고 같이 가자고 해요. 차지철이었던 것 같아. 나를 마포 형무소에 집어넣더라고. →박정희 소장과 아는 사이는 아니었나요. -잘 몰랐어. 하지만 그 사람이 청렴하다는 소문이 자자해서 함께 일해 보고 싶었어. 그래서 1957년 내가 군수참모부장으로 있을 때 그를 군수기지사령관에 추천했어요. →직접 본 박정희 소장은 어떤 인물이던가요. -강직한 느낌이었어요. 군수기지사령관 취임식 참석차 부산 동래에 내려가 있었는데 박정희가 숙소로 찾아와서는 “각하, 혁명이라도 해야지 나라가 이대로 되겠습니까.”하는 거야. 그래서 내가 “군인이 혁명한다고 나라가 잘 된다는 보장이 있나.”라고 했지. →김종필씨와는 인연이 있습니까. -5·16 전에 김종필 소령이 우리 집에 찾아와서 “부패한 장성들은 군대에서 나가야 한다.”고 하기에 내가 “부패한 장성이 누구냐.”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소문으로 알지 실제로는 모른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그런 정치적 발언하려면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했지. →미국으로 떠난 이후 두 사람을 다시 만난 적은 없나요. -1972년인가 장모님이 위독하셔서 한국에 갔었어. 그 소식을 듣고 두 사람이 만나자고 연락이 왔더라고. →청와대로 갔나요. -청와대에서 박정희가 “언제 돌아오느냐.”고 묻기에 “이제는 사회 문제보다 개인사정이 더 중요하다. 막내 아들이 대학 들어가는데 3년은 더 있어야 나올 수 있다.”고 했어. 그랬더니 박정희가 “기업체를 순방하고 군부대도 순방해 달라.”고 그래요. 내가 “장모님 병 때문에 어렵다.”고 했더니 “나이 든 사람의 병이란 늘 그런 것 아니냐. 전화로 안부를 물으면 되지 않느냐.”고 해요. 그래서 포항제철하고 과학기술연구원인가 두 군데 돌아봤어. →김종필씨는 뭐라고 하던가요. -만났더니 “선배님이 오랜만에 오셔서 나라가 부패된 것 같은 인상을 받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미국에서 들었던 것보다 더 심각한 것 같다.”고 했지. →5·16은 필요했다고 보십니까,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습니까.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다고 생각해. 그런데 오늘날 국민 전체가 수긍하는 느낌이 들어요. 그런 걸 보면, 5·16이 나라에 아주 나쁜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구나, 국민의 감정에 완전히 반대되는 정권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김웅수는 1923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2살 때 청산리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할아버지 김조현의 거처로 옮겨 6살 때까지 중국 하얼빈 근처 독립군 부락에서 살았다. 일본 관동군 학도병으로 끌려간 뒤 일본 센다이 예비사관학교에 편입해 장교가 된다. 일본 야마가타 연대 소대장으로 임명된 지 몇 달 뒤 일본 패망으로 해방된 한국에 들어왔고, 국군 장교가 됐다. 5·16 당시 혁명재판에서 10년 형을 선고받았으나 1년 뒤 집행유예로 석방, 미국으로 건너간다. 미국 워싱턴주립대 등에서 학사·석사 과정을 밟고 워싱턴 DC의 가톨릭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교수로 일했다. 여동생이 강영훈 전 국무총리의 부인이다.
  • [여수엑스포 D-365일] “주제관·무대… 해상을 박람회장으로”

    [여수엑스포 D-365일] “주제관·무대… 해상을 박람회장으로”

    “당시 인천지방검찰청 부장검사로 재직하던 박한철 헌법재판관이 존경한다고 하더라. 사나흘 동안 중기계를 동원해 콘크리트 밑까지 다 파헤쳤는데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김근수 여수엑스포 사무총장)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낸 강동석(73) 여수엑스포 조직위원장은 ‘외골수’로 불린다. 일단 한곳을 파고들면 끝을 볼 때까지 물러서지 않는 성격 때문이다. 1994년부터 6년간 수도권신공항건설공단 이사장으로 인천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의 수심이 얕은 간석지를 매립, 세계 항공역사를 다시 썼다. 모두 불가능하다고 고개를 내저었을 때 꿋꿋이 자신의 길을 지킨 덕분이다. 당시 산더미처럼 쏟아진 투서 탓에 검찰의 내사까지 받았지만 모두 무혐의 처리됐다. 이를 계기로 박한철 헌법재판관과 인연도 쌓았다. 그는 2009년 6월 여수엑스포 조직위원장으로 부임, 새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강 위원장은 11일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고사했을 것”이라며 “몸과 마음을 다해 전력투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최 1년을 앞둔 준비상황은. -모든 준비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올 연말까지 모든 전시관 공사를 마칠 것이다. 내년 3월부터 시범운영을 거쳐 완벽하게 마무리하겠다. 애초 일정보다 2개월가량 앞당겼다. →다음 달부터 조직위 직원 전원이 여수로 내려간다. (인천공항 건설 때처럼) 컨테이너 박스에 머무르나. 사모님 불만도 많겠다. -(웃음) 이젠 (집사람도) 깊은 관심이 없더라. 지난 주말 여수에 내려와 미평동에 내가 머물 원룸을 가계약했다. 일부 여수출신 직원을 제외하고는 내년 2월 숙소가 완공될 때까지 모두 원룸이나 여관에 기거할 계획이다. 낮에는 사무실에서 일하고 밤에 잠만 자는 형태다. 내년 8월 엑스포 폐막 때까지 휴일 없는 강행군이 이어질 것이다. (나도) 손자들이 보고 싶지만 가급적 여수를 떠나지 않고 머무르겠다. 공인의 도리가 우선이다. →왜 이전을 서두르나. -240여명의 직원만 가지고는 전체 조직을 운영하기 어렵다. 최소 400명 이상이 필요한데 나머지는 지역에서 젊은 인재들을 인턴사원 형태로 확보해야 한다. 또 운영을 위해서는 몸으로 익혀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아무래도 책상에서 하는 준비는 한계가 있다. →고령임에도 주말마다 현장을 방문한다는데. 휴대전화 컬러링도 가수 아이유의 노래다. -현장과 소통한다는 게 철칙이다. 현장 소장들 사이에 인기가 많다고 하더라(웃음). 컬러링은 여수엑스포 홍보대사인 아이유의 엑스포 로고송이다. →6년간 인천공항 건설을 진두지휘했다. 지금과 비교한다면. -인천공항은 섬이라는 격리된 환경에서 추후 운영을 전제로 한 건설이었다. 정밀하고 성의있게만 하면 됐다. 엑스포는 콘텐츠를 마련하고, 관람객에게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는 게 부담이다. 당장 지난해 상하이 엑스포와 비교될 것이다. 상하이는 엄청난 자금과 인력이 투입됐다. 여수라는 지방도시에서 비록 규모는 작지만 내용 면에선 훨씬 충실한 박람회를 만들려고 한다. →어떤 차별점이 있나. -기존 박람회는 육지에서만 전시관을 꾸몄는데 우리는 주제관이나 무대, 구조물 등을 바다에 세워 현란한 경관을 연출할 생각이다. 바다 자체를 박람회장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예컨대 수산체험장에선 실제 수산물 양식과 어로작업을 경험하게 된다. 또 낯선 곳에서 찾아온 손님들이 긴 대기 시간과 비싼 밥값 때문에 불쾌감을 느껴선 곤란하다. 여수 엑스포에선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해 전시관마다 대기시간을 계산하고 조절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입점하는 음식점에서 임대료를 안 받는 대신 음식값을 싸게 책정토록 했다. →여수 엑스포가 드러내려는 것은. -와서 보고는 ‘바다가 이런 것이구나.’하는 생각을 품도록 만들려고 한다. 인류의 3대 자원인 광물, 에너지, 식량은 한계에 이르고 있다. 이를 대체할 곳은 바다밖에 없다. →가장 어려운 난관은. -사실 여수는 접근성이 무척 떨어진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고속도로와 고속철을 새로 놓았지만 과연 전국에서 3~4시간 걸려 와서 봐야할 만큼 가치가 있는냐, 이것이 관건이다. 국민의 눈높이가 상당히 높아진 상황에서 이를 충족시키는 것이 어렵다. →숙박시설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박람회를 구경하러 오는 손님들이 전북 전주, 고창, 남원, 경남 통영으로 연계 관광을 하도록 유도해 이곳 숙박시설을 활용토록 할 것이다. 박람회 구경 뒤 전주 한옥마을에서 1박을 하는 식이다. →참가국 유치는. 또 기대효과는. -당초 목표인 100개국 중 95개국을 유치했다. 국제기구도 이미 8곳이 신청을 했다. 박람회를 치르며 남해안 발전의 걸림돌로 지적돼 온 접근성이 이미 어느 정도 개선되고 있다.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이처럼 좋은 기회도 없다.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 여수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윌리엄 왕자 부부 인도양 세이셸제도로 신혼여행… ‘하룻밤 720만원’ 빌라서 열흘 묵어

    윌리엄 왕자와 캐서린 미들턴이 결혼한 지 10일 만에 신혼여행길에 올랐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윌리엄 왕자 부부(위)가 9일(현지시간) 밤 개인 전용기를 이용해 영국 앵글시 자택에서 아프리카 인도양 서부 마다가스카르 북동쪽에 있는 세이셸제도(아래)로 떠났다고 10일 보도했다. 세이셸제도 관광부 대변인은 이들이 현지시간으로 10일 오전 7시 20분 세이셸 공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공항에 도착한 왕자 부부는 헬기로 갈아타고 개인 소유의 한 섬으로 떠났다. 섬의 이름은 확인되지 않았다. 신부인 캐서린조차 정확한 여행지를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메일은 윌리엄 왕자 부부가 하룻밤 4000파운드(약 720만원)짜리 호화 빌라에서 10일간 묵게 된다고 전했다. 하얀 백사장과 터키색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이 빌라에는 옥외 욕실과 개인 정원, 수영장, 요가실 등이 딸려 있다. 이 지역은 바다거북 보호지역인데다가, 섬을 따라 몇 채의 호화 빌라만 들어서 있고 코코넛 나무들로 둘러싸여 완벽한 사생활 보호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빌라마다 집사와 개인 요리사도 고용돼 있어 왕자 부부는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갓 잡은 해산물 위주의 식단을 즐길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말 안 듣는 水墨, 한번쯤 완벽하게 꺾고 싶다”

    “말 안 듣는 水墨, 한번쯤 완벽하게 꺾고 싶다”

    “수묵을 꺾어버리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오기 때문에라도 그만두질 못하겠어요.” 서울 관훈동 미술공간 현에서 개인전 ‘도시사유’를 열고 있는 박성식(39) 작가의 말이다. 작가는 홍익대 동양화과 출신이다. 여전히 한지에 수묵을 고집하고 있다. 앞뒤가 안 맞는 말 같지만, 동양화 전공 가운데 수묵을 유지하는 작가는 흔치 않은 게 현실이다. 현대를 담아내기에는 먹이 적당하지 않다는 이유로 서양 물감을 가져다 쓰거나, 아예 설치미술처럼 다른 방향으로 틀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박 작가는 대놓고 동양화 ‘티’를 확실하게 낸다. 한지 위에 수묵을 올리는 점이 그렇고, 하얀 바탕으로 구름이 주는 여백을 한껏 살린 점이 그렇다. 차이가 있다면 대상이다. 옛 산수화의 구름 뒤 산봉우리나 폭포수가 낡고 오래된 상가 건물과 아파트로 대체됐다. →낡은 건물보다 초현대식 건물을 그렸으면 기법과 대상이 더 대조적이지 않았을까. -생각 안 해본 건 아닌데, 어릴 적 감성이 받쳐주지 않는다. 고향인 충남 공주에 어릴 적 살던 3층짜리 아파트가 있다. 얼마 전에 가보니까 낡았지만 그대로 있더라. 그런 풍경이 와닿는다. (서울 강남의) 타워팰리스보다 그런 건물에서 각 가정의 신산스러운 얘기들이 더 많이 나올 것 같다는 느낌 같은 것 말이다. →아직도 수묵화냐는 핀잔을 듣지 않나. -집안 내력 같다. 미대 가기 전에 서양화도 해봤는데, 결국 어릴 적 익숙했던 묵향으로 돌아왔다. 아버지가 평생 서예를 하셨다. 얼마 전 가보로 주신 것도 통째로 직접 쓴 천자문이다. 그 영향에서 못 벗어난 셈이다. →동양화 전공자들도 수묵을 외면하는데. -솔직히 수묵을 놓는 사람들 가운데 70%는 수묵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거라 생각한다. 솔직히 수묵이란 게 쉽지 않다. 김을 뜨듯 종이를 뜨는 게 한지라 질이 모두 다르다. 심지어 같은 사람이 같은 재료를 써서 만들어도 다 다른 게 한지다. 수묵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한다는 것은 바로 이 천차만별인 한지를 살살 달래가며 쓸 줄 안다는 거다. 이게 정말 어렵다. →버리고 싶은 유혹은 없었나. -왜 없겠나. 안 그래도 수묵하는 사람들끼리 모이면 농담 삼아 “버티자, 무조건 버티면 대가가 된다.”고 말한다. 다들 이런저런 이유로 포기해 버리니 살아남는 자가 이긴다는 거다. 하하하. 공개를 안 해서 그렇지 나도 화려한 작업을 한다. 실험 차원에서 여러 시도를 해 본다. 그렇지만 그런 작업은 늙어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수묵 그 자체에만 집중하고 싶다. 말 안 듣는 이 수묵을, 한번쯤 완벽하게 꺾어 보고 싶다. →도시풍경을 사진처럼 묘사하면서도 수묵을 고집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인가. -수묵을 고집한다고 산과 물만 그릴 필요 있나. 그건 윤선도, 김홍도 때 얘기다. 그리고 사진기법 같은 것도 배워올 수 있지 않나. 호방하다거나 하는 작업을 하고 싶지 않은 점도 작용했다. 호방하다는 건 산전수전 다 겪은 대가들이나 하는 거라 생각한다. 고된 단련 없이 젊었을 때부터 대가 흉내내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 →안 그래도 중국 작가들은 대학생 때부터 자기 세계를 내세우는 우리나라 풍토를 신기하게 여기더라. -맞다. 중국은 미대생들에게 송나라, 명나라 때 그림 펴놓고 그대로 베끼라고 한다. 배울 때는 정확하게 배우고, 자기 세계는 나중에 가서 펼치라는 거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일찍 새로운 것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언제까지 수묵을 이어갈 수 있다고 보나. -나도 도전 중이다. 갈 데까지 가볼 생각이다. 일단 집사람은 포기시켰으니 당분간은 버틸 수 있다. 하하. 13일까지. (02)732-5556.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의정부 국제음악극축제 화두는 ‘소수자’

    의정부 국제음악극축제 화두는 ‘소수자’

    음악극이란 낯선 장르를 축제의 형식으로 대중화한 의정부 국제음악극축제가 어느새 10회째를 맞았다. 폐막작으로 예정됐던 러시아 유리 류비모프의 ‘마라와 사드’가 방사능 피해를 우려한 극단 측의 결정으로 취소되는 등 곡절을 겪었다. 하지만 아쉬움을 달랠 작품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오는 10일 개막해 28일까지 계속된다. ●장애인극단 ‘빵만으론’ 개막작 홍승찬(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이론과 교수) 예술감독은 “올 축제의 포커스는 소수자에 대한 관심”이라면서 “‘빵만으론 안 돼요’나 ‘욕망의 파편’은 물론, 장애인과 소외 계층을 포용하고 화합시키는 창구로서 문화 예술의 정책 방안을 토론하는 국제심포지엄 등을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축제의 화두는 ‘마이너러티’(소수자)로 모아진다. 개막작으로 장애인 극단 이스라엘 날라갓의 ‘빵만으론 안 돼요’가 선정됐다. 지난해 영국 런던국제연극제에 초청돼 선풍을 일으켰고, 내년 미국 장기 공연을 앞두고 있다. 날라갓 단원들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이중 장애를 가지고 있다. 한 작품을 준비하려면 2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케리 앤드루 런던국제연극제 공연 기획 담당자는 “감정을 자극하는 독특한 공연”이라면서 “누구에게나 희망과 꿈이 있으며 간절히 원하면 그 꿈을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동성애자·장님 등의 사랑 얘기도 지난해 아비뇽페스티벌에서 감각적인 미학으로 주목받았던 프랑스 도아되 극단의 화제작 ‘욕망의 파편’도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동성애자 아들과 아버지, 그들을 걱정하는 집사, 아들과 사랑에 빠지는 장님 등 4명의 인물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을 판타지 요소를 곁들여 표현했다. 창작 판소리로 유럽을 공략하는 서울대 국악과 출신 소리꾼 이자람(32)은 독일 극작가 브레히트의 ‘억척 어멈과 자식들’을 소재로 한 ‘억척가’를 선보인다. 이자람은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을 재창작한 창작 판소리 ‘사천가’로 지난해 폴란드 콘탁국제연극제 등에 초청되어 반향을 일으켰다. 공연 일정은 축제(www.umtf.or.kr) 홈페이지나 사무국(031-828-5895~6)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전 세계 ‘제2의 미들턴’ 되기 열풍

    전 세계 ‘제2의 미들턴’ 되기 열풍

    평민 출신으로 윌리엄 왕자와의 결혼이라는 전 세계 소녀들의 꿈을 이룬 케이트 미들턴의 신데렐라 스토리가 현실이 되면서 전 세계가 ‘제2의 미들턴 되기’ 열풍에 휩싸였다. 열기를 반영하듯 각종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이트 등은 왕자와 결혼할 수 있는 실전 전략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에 사례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장래 왕자의 신부를 꿈꾸는 소녀들을 대상으로 한 예비 공주 캠프도 인기를 끌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웹사이트 바두(www.badoo.com)는 27일(현지시간) ‘왕자와 결혼할 수 있는 7가지 황금수칙’을 내놨다. 바두는 세계 2차대전 이후 이뤄졌던 전 세계 30개국 왕자의 연애 사례 107건을 바탕으로 최적의 전략을 뽑아 네티즌들에게 제시했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명문대에 진학하거나 방송 등 언론, 쇼비즈니스 계통의 직업에 종사하면서 왕족과의 접촉 가능성부터 최대한 늘리는 것이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과 케임브리지대학교 등 왕자들의 로맨스 107건 가운데 10건이 대학교에서 싹텄다. 바두는 “미들턴과 윌리엄 왕자가 세인트앤드루스대학에서 만나 인연을 맺은 것처럼, 대학은 새로운 왕실 결혼 시장으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유럽 왕족들이 즐겨 하는 테니스, 폴로, 수영 등의 스포츠 활동이나 파티 참석도 왕족을 만날 수 있는 주요 통로로 소개됐다. 왕실 혈통이 아니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2차 대전 이후 유럽 왕자 가운데 71%가 평민 여성과 사랑을 키웠기 때문이다. 영국 스카이TV는 지난달부터 왕자와 결혼하는 단계별 가이드를 소개하는 프로그램 ‘왕자를 잡는 법’(How To Nab A Prince)까지 편성해 방영 중이다. 4차례 결혼한 것으로 유명한 여배우 팻시 켄짓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왕자를 차지하기 위해 어떻게 말하고 입어야 하는지, 어디를 다녀야 하는지 등 시시콜콜한 조언까지 건넨다. 스카이TV 관계자는 “우리가 준 최고급 조언들을 활용해 제2의 미들턴이 나올지 누가 알겠나.”라며 자신했다. 런던에서는 공주가 되고 싶은 8~11세 소녀들을 상대로 한 ‘예비 공주 여름캠프’도 열려 화제가 되고 있다. 상류층 지역인 켄징턴, 첼시의 호화 아파트에서 7일간 먹고 자는 이 캠프의 참가 비용은 일인당 무려 3005달러(322만원·항공료 제외). 소녀들은 예절 강습은 물론, 하이드파크에서의 승마, 왕실 결혼식 및 버킹엄궁 투어, 공주 따라 말하기 등의 다양한 교육을 받는다. 24시간 내내 유모와 집사가 소녀들의 감독과 시중을 도맡으며 ‘신데렐라 신드롬’을 충족시켜 준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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