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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몽헌회장 자살 / 유서에 가족사랑 절절이…

    정 회장의 자필유서는 현대 계동사옥 12층 회장 집무실 원탁 위에서 발견됐다.원탁에는 시계와 안경도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특히 가족에게 남긴 유서에는 평소 그의 가족 사랑이 절절이 묻어 있어 보는 이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부인에게 남긴 유서 중 ‘나의 유분을 금강산에 뿌려주기 바란다.’는 구절은 자신이 생전에 본궤도에 올려놓지 못했던 금강산 관광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모습을 저승에서나마 지켜보겠다는 간절한 희망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또 딸에게는 ‘나 때문에 너의 생활이….사랑해,’라고 적어 회사와 자신을 둘러싼 파문이 가족들에게까지 미친 것과 관련해 가장으로서 견디기 힘들었던 속내도 내보였다. ●‘투신’에 대한 자책? 유서에서는 ‘어리석은 사람이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와 같이 스스로를 질책한 대목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투신 자살 자체가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실행하는 자신을 책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어리석은…’은 함축적인 의미로,그 한마디에 많은 의미를내포하고 있다는 해석도 많다.고 정 회장 한 측근은 ‘어리석은…’의 의미에 대해 자신의 행적에 대한 포괄적이면서도 강도높은 질책이 담겨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여기에는 한 때 선친으로부터 한국 최고의 재벌을 물려받았지만 오늘날 공중 분해되다시피한 그룹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도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룹 몰락에 대한 자책? 실제로 2000년 ‘왕자의 난’ 때 고 정 회장은 정몽구 회장을 제치고 대북사업을 맡는 등 그룹의 법통을 차지했다.그러나 현대전자와 현대건설,현대증권 등 계열사의 자금난으로 인해 그룹이 공중분해돼 미니그룹으로 전락했다.이런 과정에 대한 자괴감이 유서에 투영됐다는 것이다. 더욱이 선친의 유지를 받든 대북사업이 특검 대상이 되고,이어 150억원의 비자금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이 모든 과정이 ‘어리석은’이라는 한마디에 함축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정몽헌회장 자살 / 어떤 혐의 받아왔나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은 지난 한달 동안 대북사업 지휘자로,대북송금의혹 공판 피고인으로,또 현대 150억원 비자금 의혹사건 수사대상으로 숨가쁘게 움직였다.특히 7월31일부터 8월2일까지 3일 동안 잇따라 검찰수사와 대북송금 재판을 받는 등 심리적 압박감이 컸을 것으로 예상된다.때문에 검찰의 고강도 압박수사와 재판출석 등이 자살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3일동안 잇따라 출두 대검 중앙수사부는 지난달 22일 ‘현대 비자금 150억원’ 사건에 대해 본격수사를 착수한 이래 정 회장은 지난달 26일과 31일,8월 2일 모두 3차례 출퇴근 조사를 받았다.고강도 조사는 비자금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영완씨가 해외로 도피한 상황에서 불가피했다.김씨의 귀국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뇌물을 준 것으로 시인한’ 정 회장의 진술은 검찰수사의 최대 관건이었다. ●‘150억+α' 압박수사 부담 느낀듯 검찰은 비자금 150억원이 양도성예금증서(CD) 형식으로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전달되는 과정 등을 집중추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 과정에서 검찰이 현대 계열사의 분식회계나 그룹 전체 비자금에 대한 수사확대라는 압박용 카드를 사용해 정 회장이 심적인 스트레스를 받았을 가능성도 점쳐진다.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과정에서의 폭언 등 강압수사가 정 회장의 자살 원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정 회장을 하루 12시간씩 조사했지만 대담 형식으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했다고 말했다.또 김&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 3명이 번갈아가며 대동했고 수시 접견과 식사시 동행 등을 허가하는 등 재벌총수에 대한 배려에 부족함이 없었다고 했다.검찰은 정 회장이 진술을 거부하거나 묵비권을 행사하지도 않았으며 특검이나 재판 과정과는 배치되는 진술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검찰 관계자는 “정 회장이 조사받는 입장에서 정신적 부담을 느꼈을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수사팀이 여러가지 배려를 한 입장에서 검찰수사와 정 회장의 자살을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정 회장의 변호인측도 “적법절차에 의해 검찰조사가 이뤄졌다.”면서 “정 회장이 조사받을 때마다 동행했지만 이상한 느낌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북송금공판서 경협 타당성 주장 지난 1일 ‘대북송금 의혹 사건’ 3차 공판에서 정 회장은 앞선 재판과는 달리 평소보다 많은 진술을 했다.“예.”,“아니오.”의 단답식 답변에서 벗어나 특유의 느린 말투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대북사업과 남북관계 개선과 경협을 위해 이뤄진 대북송금이 폄하되는 것에 대해 답답했던 심경을 표현했다. 정 회장은 이날 변론요지서에서 “실정법을 위반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대북송금은 경협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면서 “이번 사건이 남북경제활동을 투명하게 하는데 일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 1억달러 지급 약속 부분에 대해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과 임동원 전 국정원장이 국익을 이유로 진술을 거부했던 것과는 달리 “4차 예비접촉 때 북한을 통해 정부가 1억달러를 보내기로 했다는 것은 알았다.”고 진술했다.그러나 박 전 장관은 “1억달러를 대신 지급해 달라고 요청한 적이없다.”며 부인했다.미묘하게 입장이 엇갈렸던 탓인지 3시간 동안 진행된 재판에서 정 회장은 바로 옆에 앉은 박 전 장관과 한마디도 주고받지 않았다. 홍지민 정은주기자 icarus@ ■특검·대검 수사 및 재판 일지 ▲2003년 1월23일 서울지검 금융조사부,정몽헌 회장 출금 ▲〃4월17일 송두환 특별검사팀 대북송금 의혹사건 수사착수 ▲〃5월30일 특검,정 회장 소환조사 ▲〃6월7일 특검,정 회장 출금 일시정지 ▲〃6월9일∼13일 정 회장,방북 ▲〃6월14일 특검,정 회장과 이익치 전현대증권 회장 대질조사 ▲〃6월25일 특검팀,수사발표 및 정 회장을 구외국환거래법,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및 증권거래법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7월4일 정 회장,대북송금 1차공판 출석 ▲〃7월21일 정 회장,대북송금 2차공판 출석 ▲〃7월22일 대검 중수부,현대비자금 150억 사건 본격착수 발표.‘북송금’ 제2특검 추진 무산 ▲〃7월23∼25일 정 회장,방북 ▲〃7월26일 대검 중수부,정 회장 1차 소환조사 ▲〃7월31일 대검 중수부,정회장 2차 소환조사 ▲〃8월1일 정 회장,대북송금 3차 공판 출석 ▲〃8월2일 대검 중수부,정 회장 3차 소환조사 ▲〃8월4일 정 회장,현대 계동사옥 12층 집무실에서 투신자살
  • 美 메릴린치 내분 투자자 관심 집중

    미국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의 최고경영진 내분에 월가는 물론 국제 투자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2인자였던 토머스 패트릭(60) 부회장이 지난달 29일 전격 사임,경영진 내부의 불화설이 밖으로 새어나오면서부터다. 파이낸셜 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4일 그의 퇴진이 후계문제를 두고 스탠 오닐(51) 회장과 권력투쟁을 벌인 결과라고 보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닐 회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패트릭 부회장이 아샤드 자카리아(42) 투자은행 부문 대표를 사장으로 앉혀 후계자로 공식화할 것을 요구하다 강제로 축출됐다고 주장했다.자카리아는 패트릭의 오랜 심복이다. 1인자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오닐에게 패트릭이 ‘때 이른’ 후계구도를 디밀면서 두 사람간의 관계가 파국을 맞게 된 셈이다.FT는 오닐 회장은 취임 이후 제프리 피크 자산 담당 대표와 윈드롭 스미스 국제 증권중개담당 사장 등 잠재적 라이벌들의 목을 쳐 왔다고 폭로했다. 특히 패트릭의 사임으로 그와 한배를 탄 격인 자카리아도 결국은 메릴린치를 떠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닐과 패트릭은 지난달 29일 오닐 회장 집무실에서 심한 언쟁을 벌였다고 한다.이어 그날 오후 패트릭이 경비원의 제지로 사무실에 들어오지 못하는 상태에서 오닐이 패트릭의 사임을 전격 발표했다는 후문이다. 오닐 회장과 패트릭 부회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피차 수족과 같은 동지였다.데이비드 코만스키 전 회장의 뒤를 이어 오닐이 1인자로 등극하는데도 패트릭이 큰 공헌을 했다. 특히 오닐이 메릴린치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던 데는 손에 피를 묻히는 것을 마다하지 않은 패트릭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두 사람은 최근 수개월간 메릴린치의 고용자의 3분의 1인 2만 4000여명을 해고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이에 앞서 FT는 지난 2일 패트릭 부회장이 사임한 것은 증권사에 강경책을 펼친 엘리엇 스피처 뉴욕주 검찰총장과의 갈등 때문이라고 색다른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구본영기자 kby7@
  • 美 전대통령들이 밝히는 백악관/ 캐치온, 秘話 특집

    “대통령 집무실은 아주 멋진 곳이다.그러나 그 방 주인에게는 압력밥솥같은 곳이다.”(제럴드 포드)“말을 잘하는 사람들도 집무실에만 들어오면 입을 다문다.”(지미 카터) 미국 전직 대통령들이 털어놓은 백악관에 대한 인상이다.영화채널 캐치온이 미국 전직 대통령과 각료들로부터 백악관 생활에 얽힌 비화를 듣는 특집을 5일 오후 9시20분에 방송한다.정치드라마 ‘웨스트 윙’의 한 회를 다큐멘터리로 꾸민다. 전직 대통령들은 대부분 백악관에 입성할 때부터 중압감에 시달렸다고 실토한다.참모진 역시 과도한 업무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기는 마찬가지.휴일도 없는 야근은 물론이고,언제나 긴박하게 돌아가는 사건들로 가정생활은 돌볼 틈이 없었다고 회상한다.대통령 공보관을 지낸 디디 마이어스는 “흥미로운 일을 하는 대신 결혼생활은 희생해야만 한다.”고 단언한다. 클린턴의 보좌관이었던 크리스 엔스코브는 “대통령을 깨울 때는 극도로 조심한다.반반의 확률 속에서 대통령의 컨디션이 좋기만 바랄 뿐”이라고 고충을 털어놓는다. 보좌관들이 가장 곤혹스러울 때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대통령과 의견이 대립되는 경우.닉슨 및 포드 행정부 시절 국무장관과 국가안보 고문을 지낸 헨리 키신저는 “권력자에게 정반대의 생각을 표현한다는 것은 언제나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한다. 물론 백악관에서 일하는 혜택은 크다.레이건 정부의 그레겐은 “오전에는 베르사유 정상회담에 참석하고,점심은 교황과 먹고,만찬은 윈저궁에서 여왕과 함께 했다.백악관은 마술 같은 일이 벌어지는 곳”이라고 회상한다. 빌 클린턴도 “정부에서 일하다가 떠난 사람들은 여유로운 삶과 경제적 향상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백악관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고 말한다. 이밖에 닉슨의 사면 문제로 논란을 빚었던 포드의 당시 심정 등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전직 대통령들의 흥미로운 증언을 들을 수 있다. 이순녀기자 coral@
  • 정몽헌회장 자살 ‘죽음의 바이러스’ 무차별 확산 / 초등생서 대기업 회장까지 자살 신드롬

    한국 사회에 ‘자살 광풍(狂風)’이 몰아치고 있다. 생활고에 시달린 가족의 동반자살,성적을 비관한 어린 학생의 투신,게임처럼 인생을 가볍게 여긴 명문대생의 자살에 이어 대기업 회장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자살 신드롬이 계층과 연령을 가리지 않고 확산되고 있다.탈출구 없는 삶의 마지막 선택인 자살이 왜 ‘2003년 한국’에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을까.전문가들은 상류층은 사회적 갈등,중·하류층은 생계적 이유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경기대 교양학부의 김시업 교수는 “상류층 인사들이 사정당국의 수사를 받다가 자살하는 것은 결백을 주장하거나 소속 집단의 명예와 부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 대부분”이라면서 “평생을 바쳐온 직장을 자살 장소로 택하는 것도 이런 의도와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하루 평균 36명 목숨 끊어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한 사람은 모두 1만 3055명으로 2001년 1만 2277명보다 6.4%,91년 6593명보다는 2배 가까이 늘었다.하루 평균 36명,시간당 1.5명꼴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셈이다.유형별로는 비관자살이 5103명으로 가장 많고 병고 3608명,가정불화 842명 등의 순이었다. 사회학자나 정신병리학자들은 경제적·사회적 지위에 따라 자살률이나 자살의 동기에서 의미 있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지난 98년 금융위기 사태나 정권교체 시기처럼 급격한 사회적 변동으로 가치관의 혼란이 심해질 때 상류층의 자살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또 경제난이 심각해질수록 중·하류층의 자살은 늘어나게 된다는 해석이다. 건국대 민중병원 신경정신과 유승호 박사는 “자살은 이기적,이타적,아노미적 자살로 구분된다.”고 전제하고 “서민층에서는 경제난으로 인한 이기적 자살이 많은 반면 상류층은 가치관의 붕괴,사회적 규범과 본인의 가치가 충돌하는 데서 비롯되는 아노미적 자살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한신대 사회학과 김종엽 교수는 “중·하류층은 경제력이나 신병에 암담함을 느끼다 목숨을 끊는 사례가 많다.”면서 “반면 상류층은 경제적·심리적·윤리적 이유 등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인 동기가 작용해 자살에 이르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자살광풍을 막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사회의 안정성이 높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서울대 심리학과 최진영 교수는 “자살이 만연하는 것은 사회에 ‘공격성’이 쌓여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연세대 사회학과 박영신 명예교수는 “모든 자살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릴 것이 아니라 시민단체와 종교인,지식인이 모두 나서 생명존중의 가치관을 활성화시키고 돈과 명예가 전부가 아닌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류층은 사회적 갈등 때문에 지난 87년 4월 당시 국내 최대 해운회사였던 범양상선의 박건석 회장이 외화도피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10층 회장실에서 뛰어내렸다.2000년 10월에는 검찰의 ‘정현준 게이트’ 수사과정에서 로비 의혹을 받고 있던 장래찬 전 금융감독원 비은행검사 1국장이 여관에서 목을 맸고,97년 4월에는 한보철강 대출 문제로 검찰 조사를 받던 박석태 전 제일은행 상무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92년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던 ㈜대금 김대영 회장,98년 10월 정치권 로비의혹에 시달리던 채널39 박경홍 사장도 자살했다. 이들의 죽음은 사건 직전 검찰이나 경찰,국세청 등 사정당국의 조사를 받았고,집무실 창문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외국의 사례 지난 6월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던 독일의 묄레만 전 부총리도 자살을 선택했다.지난해 1월 ‘엔론 사건’으로 존 클리포드 백스터 전 엔론 부회장이 권총 자살했고,99년 5월 경영 파탄으로 국유화된 일본 장기신용은행의 우에하라 다카시 전 부총재가 호텔에서 목숨을 끊었다. 역사적 인물 중 ‘해바라기’의 화가 고흐,‘노인과 바다’의 작가 헤밍웨이,2차 세계대전의 주역 히틀러,‘사막의 여우’ 롬멜 등이 자살했다. 장택동 이세영기자 taecks@
  • 정몽헌회장 자살 / 마지막 행적 재구성

    4일 새벽 투신자살한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마지막 행적을 경찰 조사와 주변 인물들의 진술을 토대로 재구성한다. ●친구 박모씨와 와인 2병 마셔 정 회장은 자살 전날인 3일 낮 12시30분 서울 H호텔에 투숙 중인 보성고 동창 박모(53·미국 워싱턴 거주)씨를 만나기 위해 운전기사 김모(57)씨와 함께 성북동 자택을 나섰다. 오후 1시쯤 호텔에 도착한 정 회장은 호텔 구내 이발소에서 이발을 한 뒤 오후 2시40분 박씨를 만나 1시간여 동안 로비 오픈 바에서 골프 등 가벼운 얘기를 주고 받았다.박씨는 미국 워싱턴에서 회사를 운영하는 사업가로 수시로 한국을 드나들었으며,한달 전쯤 휴가차 입국했다.박씨는 대학 졸업 뒤 한때 미주 현대지사에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4시쯤 H호텔에서 장충동 S헬스클럽으로 이동 중에 정 회장은 부인 현정은(48)씨에게 전화를 걸어 저녁을 함께 먹자고 제의했다.정 회장은 S클럽에서 손윗동서 유모씨와 조카딸을 만나 대화를 나누었고,오후 5시 동창 박씨와 함께 4명이 신사동 도산공원 근처 N식당으로 출발했다. 5시30분 식당에 도착한 정 회장은 부인 현씨와 딸을 만나 6명이 함께 식사를 했다. 부인 현씨는 “식사 자리에서 특별히 자살할 만한 느낌을 받지 못했다.”면서도 “워낙 말이 없었지만 평소 집에서는 대북송금과 재판으로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2시간 남짓 이어진 저녁식사 후 정 회장은 부인에게 “박씨와 함께 있고 싶으니 먼저 들어가라.”며 돌려보냈다.가족과의 마지막 이별이었다. 그후 정 회장은 오후 8시30분 단골인 강남구 청담동 W바에 들러 1시간 동안 박씨와 함께 와인 2병을 마셨다. 정 회장은 밤 11시40분 박씨를 H호텔에 내려주었다. ●밤 11시52분쯤 사옥 도착 박씨와 헤어진 정 회장은 밤 11시52분쯤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사옥에 도착,12층 집무실로 올라갔다.보안요원 위모(30)씨는 “정 회장과 12층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집무실 문을 열어줬다.”고 말했다.정 회장은 위씨에게 “30분 정도 있다 나가겠다.”고 말했다.위씨는 정 회장에게 집무실 열쇠를 건네고 내려왔다. 비서실과 회의실을 거쳐 집무실로들어간 정 회장은 안으로 문을 걸어잠갔다.그리고 가족과 현대 임직원,김윤규 현대아산 사장 등을 떠올리며 유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유서는 흰 봉투에 넣은 뒤 원탁 위에 올려놓았다.술을 마셨고 다소 격한 심경이었는지 유서의 일부 글씨는 읽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흘려 쓰여져 있었다.늘 쓰고 다니던 안경과 시계는 벗어서 책상 위에 가지런히 놓아두었다. 부인 현씨는 정 회장이 돌아오지 않자 새벽 1시와 5시쯤 두차례나 운전기사 김씨에게 전화를 걸어 “회사에 금방 갔다가 온다고 했는데 아직 안 들어왔다.어찌된 일이냐?”고 물어보았다. 집무실에 들어간 지 3∼4시간 지난 뒤 정 회장은 밖으로 밀면 열리는 가로 95㎝,세로 45㎝의 반개폐식 창문을 열고 밖으로 몸을 던졌다.경찰은 발견 당시 시신의 경직 상태로 보아 정 회장이 숨진 시각을 새벽 3∼4시쯤으로 추정했다. 오전 6시쯤 출근한 정 회장의 여비서 최모(38)씨는 건물 미화원 등으로부터 사고 소식을 듣고 화단으로 내려와 숨진 사람이 정 회장임을 처음 확인했다.30분이면 내려온다는 말을 듣고 밤새 주차장에서 기다렸던 운전기사 김씨도 그때서야 비보를 접했다. 구혜영 박지연기자 koohy@
  • 어제 계동사옥 12층 집무실서/ 검찰, 사망전 만났던 친구 소환

    대북송금 의혹과 현대 비자금 150억원 사건 규명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4일 새벽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사옥에서 유서를 남기고 투신자살했다. 이날 오전 5시42분쯤 현대사옥 뒤편 주차장 앞 화단에서 정 회장이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건물 미화원 윤모(62)씨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윤씨는 “새벽에 화단 주변을 돌아보다가 어떤 사람이 1.5m 길이의 소나무 가지에 상체와 무릎 부분이 가려진 채 반듯한 자세로 누워 있어 취객인 줄 알고 주차관리원을 통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발견 당시 정 회장은 목덜미 부분에 긁힌 자국이 있었을 뿐 시신 훼손은 심하지 않았다. 경찰은 12층 집무실 창문이 열려 있고 원탁 테이블 위에 자필 유서 3통이 발견된 점 등으로 미루어 정 회장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국립과학수사연구소 이원태 법의학 부장도 이날 시신 부검 결과 “사인은 큰 외력에 의해 장기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손상된 ‘다발성 손상’으로 보인다.”면서 “타살 가능성은 전무하고 추락 이외에 다른 외력이개입됐다는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조사 결과 정 회장은 3일 오후 11시30분까지 고교 동창 박모(53)씨와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박씨는 경찰에서 “자살할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정 회장은 언론의 자신에 대한 보도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박씨와 주변 인물을 상대로 술 자리에서 오고간 대화 내용과 행적을 집중 조사하는 한편 유서의 필적감정을 의뢰했다. 한편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安大熙)는 이날 밤 정 회장이 자살하기 직전 마지막으로 접촉한 친구 박모씨를 ‘현대 비자금’ 사건 참고인으로 소환,조사했다.검찰 관계자는 “정 회장이 사망하기 전 최후로 만났던 친구 박씨를 소환,‘현대 비자금 150억원+α’ 사건과 관련해 정 회장이 어떤 언급을 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조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 회장이 최근 재미사업가인 박씨에게 부탁,미국에 체류중인 김영완씨와 ‘비자금’과 관련한 전화 통화를 하도록 했다는 첩보를 입수,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검찰은 박씨를 상대로 지난 3일 정 회장과 만나 ‘비자금’ 사건 수사에 참고가 될 만한 대화를 했는지 조사했다. 정 회장의 고교 동창인 박씨는 일시 귀국해 있던 지난 3일 오후 2시40분쯤 서울 시내 모 호텔에서 정 회장을 만나 밤 8시30분부터 청담동 한 카페에서 와인 2병을 나눠 마시고 밤 11시40분쯤 헤어졌다. 구혜영기자 koohy@
  • 부안 “우리는”/“핵폐기장이 웬말이냐” 군민 7000명 시위

    핵폐기장의 부안 유치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22일 전북 부안군에서 열려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는 바람에 80여명이 부상했다.부안읍 부안수협 앞에서 열린 ‘핵반대·군수퇴진 부안군민 1만인 궐기대회’에는 환경단체와 군민 7000여명이 참가했다.이날 집회에는 핵폐기장 유치 반대운동을 펴온 민주당 정균환(고창·부안)의원과 종교계,학계,노동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밤이 되면서 집회는 과격시위로 돌변,시위대 60여명과 전·의경 20여명 등 80여명이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시위 중 이탈한 일부 주민들은 오후 7시쯤 김제에서 부안읍내로 들어오는 주요 도로 9곳을 점거해 이들 도로의 차량통행이 한때 통제됐으나 오후 10시쯤 재개됐다. 오후 8시30분쯤에는 김제에서 부안읍내로 들어오는 동진면 선은동 고개에 시위대들이 폐타이어 수십개를 쌓아놓고 불을 질러 김제∼부안을 오가는 차량들이 계화도 등으로 우회하기도 했다. 집회 현장 곳곳에는 ‘핵폐기장은 곧 죽음이다’ ‘핵폐기물 결사 반대’ ‘매향노 김종규 군수는퇴진하라’고 적힌 각종 플래카드와 현수막이 내걸렸다. 한편 경찰은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유치에 찬성한 군의회 의장과 군의원을 폭행하고 기물을 부순 농민회원과 군의원 등 9명을 사법처리하는 등 불법·폭력시위에 강경 대처키로 했다. 경찰은 군의회의장과 의원에게 폭력을 휘두른 김모(42)씨 등 3명을 폭력행위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김종규 부안군수 집무실을 부순 군의원 김모(36)씨 등 4명은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창간99주년 특집2 - 지방분권시대 / 프랑스의 지방분권- 첨단도시 산파역 상티니 시장

    앙드레 상티니(63) 시장은 오늘의 이시 레 물리노시를 있게 한 인물이다.아직 미혼인 그는 “일과 결혼했다.”고 할 정도로 시정에 모든 정열을 쏟고 있다. 그에 대한 시민들의 깊은 신뢰는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23년간 장기 집권으로 입증된다.자신의 업적에 대한 자부심과 일에 대한 열정으로 넘쳐나는 상티니 시장을 이시 레 물리노 시청 집무실에서 만났다. 1980년 처음 시장에 당선될 때와 지금을 비교한다면. -수치로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주민들의 만족도를 보면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가져왔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사람들은 이전에 이시 레 물리노에 사는 것을 부끄러워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자랑스러워한다.주민 수도 늘고 있고 특히 40세 미만의 젊은 층이 전체 주민의 58%를 차지할 정도로 시는 활기를 찾고 있다.이곳에 본사를 이전하려는 기업들도 줄서 있다.정보통신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미래 지향적인 기업 이미지를 부각시키기에 최적이기 때문이다.일자리도 10년새 2배나 늘었다.지금은 주민 수보다 일자리가 더 많다. 시정운영을 하는데 가장 중시하는 것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도시계획은 사무공간과 주거공간의 비율을 1대2를 원칙으로 수립한다.도시 전체의 25%는 학교,스포츠 시설 등 공공시설이다.녹지공간은 지난 10년간 25% 늘었고 앞으로 10년내에 현재의 2배로 늘릴 계획이다.쾌적하고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기 위해 최고 수준의 건축가들을 초청해 시를 리노베이션하고 있다. 이시 레 물리노는 유럽연합(EU)이 선정한 ‘지방정부와 시민네트워크 강화 모범도시’로 선정됐다.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나. -시의회와 주민자치위원회를 기본으로 하되 주민들과 언제나 1대1 대화통로를 열어놓고 있다.이외에도 편지,팩스,이메일 등을 통해 의견을 최대한 수렴한다.우리 시는 프랑스에서 가장 인터넷 보급률이 높다.실시간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새로운 계획을 수립할 때 인터넷을 통해 주민의 의향을 묻고 이를 적극 시정에 반영한다. 시 운영과 관련해 중앙 정부의 간섭과 통제는 어느 정도인가. -사후 심사외에는 거의 모든업무를 우리 스스로 결정해 추진한다.중앙정부는 거의 간섭하지 않는다.간섭할 수도 없다.국가는 점점 재정이 빈약해지는 반면 우리 시는 점점 더 부유해지고 있기 때문이다.우리는 시민들을 위해 훌륭한 학교와 유아원 등 교육시설을 건설하고,디지털문화센터와 같은 공공시설을 짓는다.기업들을 유치해 세금을 거두고,그 세금으로 시민들을 위한 시설을 건설하는데 국가에서는 이를 간섭할 이유가 없다. 이시 레 물리노시가 추구하는 미래의 이미지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당당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유럽,아니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아름답고 살기좋은 미래의 도시 건설을 추구하고 있다. ●상티니 시장은 ▲40년생 ▲파리정치대학 졸업.법학 박사 ▲이시 레 물리노 시장(1980년∼) ▲통신부장관(1987∼1988년)▲하원의원(88년,93년,97년) ▲하원 부의장(1997∼1998년)
  • 개혁장관들 용감한 휴가/강금실·김두관장관

    참여정부의 ‘개혁장관’으로 꼽히고 있는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과 강금실 법무부 장관이 그동안의 관행을 깨고 1주일간의 여름휴가를 신청해 관가에 화제가 되고 있다. 국무위원인 장관들은 통상 사흘 가량 여름휴가를 쓰거나 그나마 휴가 일정도 제대로 지킬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이에 따라 국·실장은 물론 과장급 공무원들도 휴가를 3일 정도 가거나 아예 반납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강 장관은 ‘윤창렬 게이트’와 ‘현대 비자금 150억원 수사’ 등 대형 사건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1주일간 휴가를 신청해 직원들을 놀라게 했다.국무총리실도 강 장관의 파격적인 여름휴가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강 장관은 21∼25일 여름휴가를 신청했으며 26일이 쉬는 토요일이어서 1주일동안 집무실을 비우게 된다. 정상명 법무차관은 강 장관 이후 역시 1주일 휴가를 갈 예정이며, 송광수 검찰총장은 28일부터 사흘간 휴가를 다녀오기로 했다. 김두관 장관도 다음달 5∼11일 여름휴가를 신청,가족들과 함께 고향인 경남 남해를 찾을 예정이다. 김장관은 지난 14일 실·국장회의에서 “매일 책상 앞에 앉아 있는다고 일이 잘 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사무실을 벗어나서 편안한 휴식과 새로운 경험을 해봐야 업무능률도 높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모든 직원이 7일간 휴가를 반드시 다녀오라고 지시했다. 김 장관은 특히 직원들의 휴가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사후 점검도 하겠다고 밝혀 간부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종락 안동환기자
  • 용산 구청장 구하기?

    ‘구청장실 뒷문을 알리지 말라.” 용산구가 때 아닌 구청장실 리모델링 작업에 바쁜 모습이다. 최근 청사 앞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주택 재개발·재건축 등 집단민원과 관련된 구민들의 집회와 구청장 면담 요청이 잇따르는 데다,집무실 기습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는 루머가 나도는 등 업무를 가로막는 ‘불상사’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민선 단체장의 입장에서는 민원인들을 만나주는 게 최선이지만 건설교통부나 서울시 등 다른 기관에서 주로 맡는 일들이 대부분이어서 주민들의 요구대로 면담에 선뜻 응했다가는 자칫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어 난감한 실정이다.그렇다고 ‘우리 관할이 아니니 다른 데로 가보라.’고 답변한다는 것은 성의없다는 비난을 듣기 십상이어서 이래저래 고민거리다. 박 구청장은 지난달 초에는 구청 앞 집단시위가 이어져 일주일째 집회가 끝날 때까지 퇴근도 못한 채 집무실에 갇힌 적도 있다.화근을 피하면서도 집무도 제때 할 수 있도록 직원들이 짜낸 묘안이 ‘탈출구’를 만드는 것. 이에 따라 구는 청사 옆 신축건물로 연결되는 통로 공사를 열흘 안으로 마무리지을 방침이다.지난달 말 구청장실에 뒷문을 뚫는 공사에 들어가 본건물 3층과 부속건물 3층을 잇는 4m짜리 ‘무지개 다리’를 건설하기 위한 비계설치 작업이 한창이다. 강동구는 청사 3층 김충환 구청장실 입구 천장에 폐쇄회로 TV를 설치,상황실에 연결해 비상시 복도의 자동셔터문을 내리는 장치가 가동되도록 조치해 놓았다. 송한수기자 onekor@
  • ‘새 특검법’ 한나라 표정 / ‘홍사덕 수정안’에 화난 최대표

    8일 국회 법사위를 통과한 새 특검법을 놓고 한나라당이 발칵 뒤집혔다.홍사덕 총무가 법안의 수사대상에서 대북송금 관련조항을 삭제,사실상 현대 비자금 150억원 부분만 수사토록 수정안을 만들어 처리한 것이다.한나라당의 당론과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최병렬 대표와 홍 총무의 긴장관계 속에 당내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홍사덕 총무의 ‘날치기’ 홍 총무는 취임 후 매일 아침 6시 최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왔다.정국상황과 원내외 대책을 협의하기 위해서다.그러나 이날 아침 홍 총무는 특검법 법사위 처리방침만 밝혔을 뿐 수정 방침은 최 대표에게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홍 총무는 ‘사건’을 저지른 뒤 오후 기자실에 들러 “특검법에 묶여 국회가 경제회생을 위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11일까지 털어내야 한다는 생각에서 특검법을 수정·처리했다.”고 밝혔다. ●뒤통수 맞은 최병렬 대표 경북도지부장 이·취임식 참석을 위해 대구로 내려갔던 최 대표는 수정안이 법사위를 통과한 뒤에야 홍 총무로부터 전화 보고를 받았다.최 대표는“어!아무리 원내대책의 전권을 쥐고 있다지만 그렇게 중요한 사안을 어떻게 당신 혼자 결정하느냐.”고 벌컥 화를 냈다. 오후 상경한 최 대표는 홍 총무를 비롯한 당3역과 김 법사위원장,이해구 대북송금특위위원장 등을 집무실로 불러 대책회의를 가졌다.이 자리에서 최 대표는 홍 총무를 강하게 질책하고 유감을 나타냈다.이어 박진 대변인을 불러 “(홍 총무에게)섭섭하다.”는 언급을 하도록 했다.이해구 위원장과 이주영 간사 등 당 대북송금특위 위원들은 특검법이 수정된 사실을 뒤늦게 전해 듣고는 홍 총무를 비난하며 전원 사퇴했다. 최 대표는 오후 기자와 만나 “대북송금 의혹을 끝까지 파헤친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원칙”이라며 “황당하다.”고 했다.그러나 재수정할 뜻을 묻는 질문에는 “모양새가 더 웃기게 된다.”며 수정안을 처리할 뜻을 시사했다. ●본회의 처리 불투명 이처럼 당론이 모아지지 않은 상태에서 홍 총무가 특검법을 수정함에 따라 본회의 통과 여부가 주목된다.이해구 위원장은 “본회의에서 반대할지는 생각하지 않았다.”고했으나 수정안에 반발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아 본회의 통과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진경호 이지운기자 jade@
  • 청와대 비상전화 수석등 48명에게 걸어보니… / 직원 20명 ‘묵묵부답’

    청와대 직원들에게 비상연락수단으로 지급된 ‘017-770-○○○○’ 휴대전화가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매일이 지난 2일 저녁 자체적으로 수석·보좌관과 비서관들 48명에게 청와대 지급 휴대전화로 2∼3차례 통화를 시도한 결과,20명과는 끝내 연결이 되지 않았다.이중 7명은 개인 휴대전화로 연결이 됐다.근무시간 중 회의 등으로 전화를 꺼두는 경우를 감안,2일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개인당 2차례 이상 연결을 시도했다.1·2부속실은 제외했다. ●문실장·유인태수석도 안받아 수석·보좌관 중에는 문희상 비서실장과 유인태 정무수석이 전화를 받지 않았다.문 실장의 경우 보좌관이 전화를 관리하는데 받지 않았다.보좌관에게 전화를 맡겨놓은 나종일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우,일단 전화연결은 됐다.비서관 중에는 이광재 국정상황실장과 서갑원 의전비서관 등 17명이 전화를 받지 않았다.정무수석실은 장준영 시민사회비서관을 제외한 5명 모두 연결이 안 됐다.홍보수석실은 조광한 홍보기획,송치복 미디어홍보 등 4명이 개인휴대전화를 포함해 연락이 되지 않았다. ●일부직원 근무 끝나면 꺼두기도 ‘017-770-○○○○’ 휴대전화는 청와대가 비서실 직원들에게 공무를 지원하기 위해 나눠준 것이다.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끝의 4자리 번호만 누르면 자동으로 전화가 연결되도록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대통령의 ‘호출’에 대비해 개인용 휴대전화와 함께 ‘투 폰’체제를 유지하는 관계자가 많은 상황이다.반면 일부 직원들은 근무시간이 지난 뒤에는 청와대 지급 휴대전화를 꺼두거나,사무실에 놓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소영기자 symun@
  • 정통부 ‘정시퇴근’ 야단법석

    ‘야단법석을 떤 정시퇴근’ 정보통신부가 매주 수요일을 ‘가정의 날’로 정해 첫 정시 퇴근을 한 지난 25일 퇴근 직전의 정통부 사무실은 ‘부산함’ 그 자체였다.이날 각 부서는 오후 6시 정각을 10여분 앞두고 일하던 서류를 덮느라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장관과 차관이 퇴근 유무 확인 순찰을 돌기로 돼 있었기 때문.한 직원은 “빨리 나서야 한다.”며 서류를 재빨리 챙겼다. 정통부의 ‘가정의 날’ 6시 퇴근은 이같이 준비가 덜 된채 시행돼 좋은 제도를 잘 살릴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주기에 충분했다.각층 엘리베이터 앞은 퇴근 직원으로 북새통을 이뤘다.한 고위 간부는 다음 날 보고가 머리에 남아 있어서인지 “너무 작위적”이라며 시큰둥해 했다.정통부 간부출신 업체의 임원도 “공직에 민간 분위기를 넣는 것도 좋지만 공직의 특수성에는 맞추기가 힘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퇴근 시간 1분전 집무실을 나선 진대제 장관은 13층부터 11층까지 사무실마다 들어가 직원들이 없는지를 살폈다.진 장관은 “빨리 집에 가서 가족과 식사도 하고애들과 놀아주고 산뜻한 마음으로 내일 출근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정통부 일각에서는 법석을 보면서 “제도는 좋지만 제자리를 잡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같다.”면서 “정권 초기라 일이 많은데 자율적 정시퇴근을 하는 수요일에 윗분 눈치 안보고 정시퇴근을 하게 될지 의문스럽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정기홍기자 hong@
  • 단체장 집무실 몇평이 적당할까

    지방자치단체장의 집무실 넓이는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 행정자치부가 단체장의 사무실 면적기준을 마련,조례개정을 통해 축소를 권고했으나 자치단체들이 서로 눈치를 보다 최근 들어 조례개정 작업을 벌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행자부는 지난해 8월 ‘지방청사 표준설계 면적 산정기준’을 마련,관련 조례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이에 따라 경남도는 27일 열리는 도의회 임시회에서 공유재산관리조례를 개정할 예정이며,각 시·군도 조례 개정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행자부는 단체장들이 재정규모를 감안치 않고 경쟁적으로 청사를 신·중축하면서 집무실을 지나치게 넓게 배치하자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자부 기준에 따른 단체장의 집무실 면적은 광역단체장이 50평이고,기초단체장은 29평이다. 그러나 현재 사용중인 경남도 지사실은 92평이고,상당수 시장·군수들도 기준보다 넓은 집무실을 쓰고 있다.창원시장실이 49평이고,마산이 40평,거제 50평,통영 43평,김해 42평 등으로 확인됐다. 경남도 관계자는 “집무실과 접견실 정도를 합쳐 도지사실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특히 5명이 근무하는 비서실을 지사실 면적에 합산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시·군 관계자들도 “지자체별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기준을 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기준에 맞춰 면적을 배치하면 간부들이 회의도 못할 정도”라고 주장했다.행자부 권고에 따라 조례가 개정되더라도 이는 신축되는 청사에 적용될 뿐 기존 건물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래도 사무실을 넓게 쓰는 단체장들은 고민이 적지 않다.기준에 맞춰 집무실을 축소하자니 업무가 제대로 안될 형편이고,그대로 사용하면 의회는 물론 시민·사회단체가 그대로 두고 보지 않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 털리는 수도권 관공서들

    수도권 일대 관공서에 ‘휴일도둑’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구멍뚫린 방범망을 비웃듯 지난 한달 사이에 수도권 관공서 6곳이 7차례나 털렸다. 15일 새벽 1시쯤 도둑이 고양시청 신관 1층 사회위생과 창문을 뜯고 침입,신관과 본관 총무·도시건설 등 국장실 3곳과 감사과 등 사무실 12곳을 돌며 직원 3명의 돼지저금통에 든 현금 22만원을 털어 달아났다. 고양시는 또다른 피해물품은 없다고 밝혔으나 외부에 유출되면 활용될 우려가 있는 각종 개발계획과 민원서류 등 ‘대외비’ 서류가 털렸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고양시청은 무인경비시스템이 없고 이날 당직을 서던 직원 5명이 교대로 순찰을 돌았으나,관례에 따라 사무실 내부 순찰은 하지 않아 일요일이던 다음날 특근자가 출근하기까지 도둑이 든 사실을 전혀 몰랐다.신관 1층 창문과 직원들의 서랍 자물쇠는 범인에 의해 쉽게 파손됐다.민원실 폐쇄회로 TV는 범인이 손전등을 비출 때 윤곽을 잠시 잡았을 뿐 신원 파악이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15일엔 안양시 동안구청 본관 1층에서 직원들이서랍에 보관해둔 현금 20만원이 털렸고,17일 밤∼18일 새벽 사이 경기도청 본관 3층에도 방충망을 뜯고 도둑이 침입했다. 같은 달 20일엔 인천시청 본관 1층 회계과 등 3개과에서 200여만원이 털렸고,22일엔 대낮에 인천시 계양구청 도 시국장실에서 현금 60만원이 도난당했다. 지난 1일 새벽엔 계양구청에 열흘만에 다시 도둑이 들어 민원실과 지적과 등 4개 사무실에서 200여만원을 털어갔다. 3일 오전 1시40분쯤엔 인천 중구청 1층에 도둑이 침입했다 무인경비장치가 작동,비상벨이 울리자 돼지저금통을 놓고 달아났다.인천시청에도 무인경비시스템이 있었으나 작동하지 않았다. 7차례의 절도 중 인천시청과 중구청 도난땐 범인이 직원 서랍뿐 아니라 캐비닛도 뒤진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도청엔 회계과와 자치행정과,도지사집무실에 등 3곳에만 무인경비시스템이 설치돼 있었다. 경찰은 잇단 절도 행각의 수법이 송곳·드라이버 등을 이용해 방충망을 뜯거나 창문을 직접 열고 사무실에 침입,직원들의 서랍을 여는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보아 동일범일 가능성이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금품을 노린 단순 절도범으로 보고 있으나 평소 현금과 귀중품을 보관하지 않는 관공서 사무실을 주로 노리는 또다른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
  • 안보없이 경제발전 어려워 韓美관계 더욱 공고히 해야 / 다음달 27일로 정전협정 50주년 맞는 백선엽 장군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낙동강아 잘 있거라 우리는 전진한다∼.’ 83세의 백선엽(白善燁) 장군은 지금도 ‘전우∼’의 노랫말을 정확히 외운다.만주군 활동,빨치산 토벌대장,6·25때 낙동강 다부동 전선 사수와 평양 최선봉 입성,살아 있는 전설의 백전노장 등등.파란과 곡절의 세월만큼 뒤따르는 수식어도 많다. 노(老)장군은 매년 이맘때면 회한과 상념에 빠져든다.숱한 아비규환이 담긴 흑백필름이 어김없이 그의 뇌리속을 때린다.먼저 간 전우의 얼굴이 생각나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가슴을 쥐어짜는 통한을 뼛속 깊이 느껴보기도 한다.때론 국립묘지로 달려가 동료의 이름을 목놓아 불러보기도 한다. 노장군에게 이유를 묻자 “너희들은 잘몰라.산자의 몫을 망각해서는 안되지.”라고 알듯말듯 말꼬리를 흐린다. 다음달 27일이면 6·25전쟁 정전협정 50주년을 맞는다.핑계삼아 노장군에게 정중히 인터뷰를 요청해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뜰에서 만났다.시계바늘을 50여년 전으로 돌렸다. ●잊지 못할 요정 래봉장 51년 7월10일 오전 10시.개성의 99칸 한옥 요정인 래봉장(來鳳莊).정전협정을 위한 첫 테이블이 마련됐다.미 극동군해군사령관 조이 제독(중장)이 남측 수석 대표,백선엽 소장이 한국측 대표로 참석했다.북측에서는 남일 조선인민군참모장과 이상조 조선인민군전선사령부 참모장,덩화(鄧華)조선인민지원군 부사령관 등이 참석했다.적과의 첫 만남,서로 총부리를 겨눈 대치상황 때문인지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첫 대사는 “회담은 하되 전투는 계속된다.”는 조이 제독의 말이었다. “래봉장은 99칸의 기와집이었어.일부는 파괴돼 있었고 멀쩡한 칸은 공산군 간부들이 숙소로 사용하고 있더군.서로 싸움질하다가 만났기 때문에 으르렁대는 냉랭한 분위기였지.북측은 북쪽에,남측은 남쪽 테이블에 앉았는데 말이야,북쪽 테이블이 남쪽보다 약간 높았어.신경이 쓰이더군.그래서 아군측 테이블 깃발의 높이를 약간 높이 세웠더니 그들도 금방 높이더군….” 이후 회담에는 백선엽,이형근 소장에 이어 육군참모차장 유재흥 소장 등 5명의 한국군 대표들이 차례로 참석했다.회담 장소도 개성 래봉장에서 판문점으로 옮겨졌다. 백 장군은 “당시 회담에 참석해 보니 남일 수석대표는 중공군의 눈치를 자주 봤다.”면서 “모택동이 회담을 실질적으로 지휘하고 주은래가 물밑 외교작전을 펼쳤다.”고 회고했다. ●아이젠하워와 담판 승부 휴전회담이 한창이던 1953년 5월 백 장군은 미국을 방문했다.51년 제5순양함대 사령관으로서 함포사격을 지원했던 미 해군성 전략기획국장 알레이 버크 제독을 만났다.버크 제독과는 래봉장 휴전회담 대표였던 인연도 있었다.그는 백 장군에게 “아이젠하워의 휴전 방침은 이미 굳어졌다.아무리 이승만 대통령이 반대해도 안된다.”고 여러차례 귀띔했다.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어떤 보장을 얻어 내지 못한다면 한국의 장래는 위태롭다고까지 했다. 내친 김에 백 장군은 이튿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단독 면담했다.아이젠하워는 “한국전쟁을 종식시키는 것이 나의 선거 공약”이라고 말했다.백 장군은 “그렇다면 안보와 경제발전을 담보하는 획기적인 조치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그러자아이젠하워는 월터 스미스 국무차관을 만나 협의해 보라고 대답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그렇게 해서 출발했지.그러나 미국은 휴전 이전에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면 공산군측이 휴전협상을 결렬시킬 것을 우려했어.귀국후 이승만 대통령에게도 이같은 분위기를 전달했더니 매우 흡족해하셨지.그해 6월25일 국무부 극동담당 차관보인 월터 로버트슨이 한국에 특사로 파견돼 한·미방위조약에 대한 세부 사항을 이승만 대통령과 본격적으로 협의하게 됐지.” ●“주한미군 철수주장은 언어도단” 최근 일부에서 제기하는 주한미군 철수문제에 대해 노장군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한 뒤 “어찌 안보보장없이 경제발전이 가능하고 또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찾아오겠는가”.라고 반문했다.노장군은 또 “요즘처럼 어려울수록 한·미동맹관계를 공고히 해야 한다.”면서 “부시 정부는 자국의 청년들이 해외에서 더이상 피를 흘리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그는 또 미군의 한강 이남 재배치는 철수 전단계일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발생한 북한어선의 NLL 침범에 대해서도 “북한의 저의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인데 꽃게니 뭐니 운운하고 있다.”면서 굳건한 한·미동맹은 북한의 핵무장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노병은 결코 죽지 않는다 노장군은 1920년 평안남도 강서에서 태어났다.평양사범,만주군관학교,군사영어학교,1사단장,군단장,육군참모총장,한국군 최초의 육군대장을 지낸 전쟁 영웅이다. 노장군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운동,강연,외부인 접견 등 어느것 하나 마다하지 않는다.주한미군 관계자들과 만나도 통역없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정도며 기억력도 뛰어나다. 최근에 노장군을 상징하는 몇몇 행사가 있었다.지난 5월6일 ‘백선엽장군 리더십상’을 주한미군에서 제정했다.5월18일 노장군은 메릴랜드 한국분교에서 러포트 주한미군사령관과 함께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내가 5년전 6·25전쟁 50주년기념사업회위원장을 맡아 지금까지 많은 일을 했지.다음달 27일 전쟁기념관으로 와.27m높이의 한국전쟁기념탑 준공식이 있을 거야.건강? 특별한 거 없어.일찍 자고,웃으며 사는 거야.마누라 해주는 밥 잘 먹고….” 김문기자 km@
  • 방송위원장 출근 저지당해 / 노조 “방송위 재구성” 반발

    지난 10일 공식 출범한 2기 방송위원회가 노조와 일부 방송위원 등의 반발로 파행 운영되고 있다. 노성대(盧成大) 위원장과 이효성(李孝成) 부위원장은 12일 오전 9시 방송위원회에 출근했으나 방송위 노조 조합원 60여명이 위원장·부위원장 집무실이 있는 19층 복도에서 농성을 벌여 집무실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에 따라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3층 세미나실에서 실국장 회의를 간단히 주재하는 것으로 첫날 업무를 끝냈다. 김도환 방송위 노조 위원장은 “다수의 부적격 인사가 참여한 2기 방송위 구성과 위원장·부위원장 선출은 무효”라며 “방송위 재구성을 위해 출근저지 투쟁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
  • 15일 정상회담 의제·전망 / 韓美 동맹복원 ‘틀 만들기’

    오는 15일(한국시간)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청와대,외교부 움직임이 부산하다.노 대통령 취임을 전후로 불거진 한·미간 이상기류를 치유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생각이다.북핵 문제의 해결과 주한미군 재배치 등 한·미동맹 문제 등 굵직한 현안들이 많다. ●북핵문제 해결 베이징 북·중·미 3자회담 이후 2주일만에 열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북핵 문제 해결의 큰 방향을 잡을 것이란 기대다.한·미가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를 촉구하는 것은 북한 핵문제에 대한 양국간 한목소리를 강조하기 위해서다.동시에 평화적·외교적 해결 원칙을 재천명한다.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회의를 통한 후속 협의에선 이견이 돌출될 가능성도 있지만,일단 큰 그림은 정상회담에서 그려놓는다는 목표다. ●주한미군 재배치와 한·미동맹 한국은 북핵문제 해결 뒤 재배치 논의를 하자는 입장을,미국은 서두르자는 입장을 보여왔다.이번 회담에선 한·미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추진한다는 선에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크다.미국이 일방적으로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만 일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이상기류 치유 전문가들은 “한·미관계의 복원 여부에 향후 50년 한국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입을 모은다.2001년 김대중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회담 전철을 되밟지 말아야 한다는 게 청와대 기류다.노 대통령과 부시 미 대통령이 동갑에,거침없는 대화 스타일도 비슷해 지속된 갈등 관계가 조금은 풀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회담 진행은 단독 정상회담,확대 정상회담,공동성명 발표 순이다.양 정상은 단독회담 직전 5분여 내외신 회견을 갖는다.대통령 집무실인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단독회담을 30∼40분간 갖고 ‘올드 패밀리 다이닝 룸'에서 만찬을 겸한 확대정상회담을 갖는다.의례적 사교만찬이 아닌 정상만찬(working dinner)형식.이후 공동성명을 문서 형태로 발표한다. 김수정기자 crystal@
  • 단체장 관사 반납 ‘앗이슈’

    최근 전국 광역자치단체장의 관사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시민단체 등은 “관사를 내놓으라.”며 목청을 높이고,시·도는 “실정을 모르는 소리”라고 맞받고 있다. 민선 자치시대가 열리면서 대부분 기초자치단체장들이 관사를 주민복지시설 등으로 용도를 변경,호응을 얻었다.이에 힘입은 시민단체 등은 IMF와 구조조정 과정에서 광역단체의 관사 폐지를 들고 나왔다.특히 지난해 실시된 지방선거때 쟁점으로 부각된 후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청남대 별장을 개방하자 자치단체마다 관사반납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도지사 관사는 제2집무실 시민단체 등은 관사가 호화롭고,부부가 살기에는 규모가 너무 커 예산을 낭비한다는 지적이다.특히 군사독재시대의 권위적인 상징물이므로 개혁시대를 맞아 이를 청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시·도 관계자들은 “관사를 단순한 주거공간으로 볼 것이 아니라 제2의 집무실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공휴일 등 일과시간 후 결재 및 업무파악은 물론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지휘소로서 유관기관 회의 및 간담회가 열린다.그리고 외국사절이나 해외 자매결연 단체의 방문인사 접견 및 투자설명회 장소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지방분권이 강화돼 도지사의 역할이 커지고,자치외교 등이 빈번해져 관사의 활용도가 높아지므로 이를 폐지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들 가운데 관사가 없는 곳은 인천·대전·울산시뿐이다.울산시는 심완구 전 시장의 지시로 가장 먼저 어린이 집으로 용도를 변경했다. 인천시도 최기선 전 시장이 지난 98년 지방선거 당시 관사 폐지를 공약,2001년 역사도서관으로 탈바꿈했다가 현재는 학술연구원으로 활용중이다.대전시는 지난해 지방선거때 염홍철 시장의 공약에 따라 어린이 집으로 단장,지난달 9일 개관했다. ●일부 지자체는 관사를 시민들의 품으로 나머지 지자체들은 관사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나 크기는 58평에서 400여평까지이고,형태도 아파트와 주택 등 갖가지다. 부산시장 관사는 대지 5435평에 연면적이 402평으로 규모가 가장 크다.6공시절부터 제기된 ‘지방청와대’ 철폐 여론에 따라 93년 부산민속관으로 용도가 바뀌었다가 다시 관사로 사용중이다.민속관 운영 초기에는 대통령이 머물렀다는 호기심 때문에 관람객이 많았으나 전시물 부족과 주차난 등으로 관객이 크게 줄어들어 98년 선거에 당선된 안상영 시장이 다시 입주했다. 지난해 선거때 안 시장의 공약에 따라 지난달 30일 시장관사 활용방안을 찾기 위한 회의가 열렸으나 ‘폐지’와 ‘존치’ 등으로 의견이 엇갈려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용도를 결정할 방침이다. 제주지사 관사는 매각에 실패한 케이스.대지 4500여평,연면적 530평으로 시가 50억원에 이르는 도지사 관사를 99년부터 매각하려 했으나 원매자가 나서지 않자 최근 도의회로부터 관사로 사용토록 승인을 받았다. 경남도의 경우 관사 존폐여부를 도의회의 결정에 따를 방침이다.경남지사 관사는 대지 2990평,연건평 210평으로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이다.대지 면적의 절반 정도는 언덕과 진입로 등으로 실제 활용되는 면적은 1500평에 불과하다.1층은 168평으로 연회실(50평)과 집무실(22평),로비(18평),거실(11평)이 있고,지사 부부가 쓰는 침실과 주방이 붙어있다.2층은 침실과 발코니,주방 등 28평이다.대통령이 지방순시때 이용하기도 했다.지하(14평)는 보일러실.정원이 잘 가꿔져 있어 겉보기엔 으리으리하지만 내부는 보잘것 없다는 평이다.신축 후 20년동안 거의 수리를 안했으며,카펫과 벽지 등도 낡아 썰렁하기 그지없다. 김혁규 지사는 매월 1∼2차례 관사에서 외국사절 및 자매도시 인사를 접견하거나 외국투자자를 초청,투자설명회를 갖는다.간부들은 수시로 서류를 갖고 오며,한밤중에 지휘보고를 위해 방문하는 시장·군수도 있다.지난해의 관리비는 2010만원이 소요됐다. 충남지사는 행정·정무부지사와 7명의 실·국장과 함께 관사에서 생활한다.1932년 부지 2789평에 건립된 10채 중 지사관사는 116평이다.한때 도사(道史)박물관 등으로 용도변경을 검토하다 포기했다.또 충북지사 관사는 신·구관으로 현재 사용하지 않는 구관을 주민에게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강원지사 관사는 대지 354평,연건평 116평으로 김진선 지사가 2001년 춘천지검 검사장관사를 매입해 사용하고 있으며,경북지사 관사는 도청 구내에 건립된 2층 건물로 연건평 237평이며,방만 8개이다.반면 조해녕 대구시장과 박광태 광주시장은 아파트를 관사로 사용하고 있다. 지방화시대에도 시·도지사 관사가 필요하다는 데는 그 나름의 타당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시민단체의 주장에도 귀를 기울여 하루빨리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는 것도 ‘경영행정’일 것이다. 전국 정리 이정규 기자 jeong@ ■외국의 사례 이웃 일본은 도·부·현 지사의 관사를 두고 있으나 대부분 일반에 개방된다. 도야마 현은 약간의 사용료를 받고 지사관사를 문화행사장으로 제공한다. 연말연시(12월19일∼1월3일)를 제외하고 연중 개방하며,홋카이도 지사 관사도 일반인의 견학을 허용하고 있다. 미국의 주지사 관사도 대부분 개방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관사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일반에 공개된다. 누구든지 신청만 하면 관사내 정원과 거실,집무실,서재 등을 구경할 수 있다.다른 주 지사 관사도 비슷하다. 홈페이지에는 관사의 역사를 소개하고 견학을 위한 안내도 하고 있다. 일본이나 미국과는 달리 독일은 아예 관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총리만 관저가 있을 뿐 국회의장이나 장관은 물론 주지사 등은 모두 자택에서 출퇴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명주 경남도의회 의원 민선 자치시대가 열리면서 상당수 기초자치단체장들이 관사를 폐지,도서관이나 기타 공익시설로 용도를 전환해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던 것은 사실이다.이를 기화로 일각에서 광역자치단체장의 관사도 다른 용도로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나 이를 이해할 수 없다. 새 정부 들어 지방분권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만큼 지방정부의 수장인 시·도지사의 역할도 막중해질 것은 뻔하다. 자치외교가 활발해지면서 외교사절이나 해외 자매결연 단체 인사들의 방문이 이어질 것이고,해외 투자자들을 초청한 투자설명회 등도 자주 열어야 된다.외국인을 상대하는 시·도지사는 지역의 대표로서 권위와 품위를 지녀야 하기 때문에 관사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진다. 시·도지사의 관사는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니라 제2의 집무실이다.우리도 외국과 같이 관사를 아끼면서 자랑할 수 있는 지역의 명소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창원 이정규기자 ■고유기 제주참여환경연대 사무처장 제주도지사 관사의 경우 그 의미에 맞지 않게 비효율적으로 사용되는 데 문제가 있다.그 예로 지난 지방선거 기간중 관사에서 만찬이 수시로 열리는 등 선거운동 장소로 쓰여진 사실을 들 수 있다. 탈권위주의 시대에 공공목적으로,상시적으로 사용될 것이 아니면 다른 차원으로의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그렇다고 매각만이 능사는 아니다. 시민 편의를 위한 야외예식장이나 야외전시장 등 열린 문화공간으로의 제공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엄연히 자택을 소유하고 있는 민선지사가 도민의 혈세로 관리되는 관사에 거주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일부에서는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사업과 관련,내·외국인 투자자들과의 상담을 위해 존속시킬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펴고 있으나 자칫 ‘밀실상담’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도지사 관사의 관리주체는 자치단체의 주인인 도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제주 김영주 기자 chejuk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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