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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호 전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15) ‘한국 최초의 천주교 신앙촌’ 횡성 풍수원성당

    [김성호 전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15) ‘한국 최초의 천주교 신앙촌’ 횡성 풍수원성당

    강원도 횡성군 서원면 유현2리 두메산골에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고즈넉하게 들어앉은 풍수원 성당(주임신부 김승오·강원도 유형문화재 제69호). 고딕·로마네스크풍 건물이 명동성당을 축소해 옮겨놓은 듯 빼닮았지만 의자 없는 맨 마룻바닥과 간결한 내부가 100년 전 건립 때의 모습 그대로다. 자연과 잘 어울리는 고즈넉한 외양 때문에 일반인들에겐 이런저런 드라마와 영화 촬영의 단골로 애용되는 아름다운 공간이면서 한국 천주교사의 한 획을 그을 만큼 중요한 종교적 위상을 지닌 곳. 신앙촌을 터전으로 한국인 신부가 지은 최초의 성당으로, 강원도 경상도 등 한국 동부 지역의 천주교 성당과 교인을 총괄했던 ‘동부 전교의 중심지’였던 것이다. 지금은 번듯한 국도가 성당 앞을 지나고 있지만 10년 전까지만 해도 좁은 비포장 길이 이 지역 유일한 통로였을 만큼 성당이 들어선 자리는 첩첩산중의 벽지다. 산중의 외딴곳이어선지 인근 경기도를 비롯한 외지에서 박해를 받은 천주교 교인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어 살았고 그 소식을 전해들은 당시 조선교구장 뮈텔 주교도 자연스레 천주교 전교의 주요 거점으로 삼았을 것으로 보인다. 1888년 강원도 최초의 본당으로 설립되어 르메르 신부가 초대 주임으로 파견됐지만 성당이 건립된 것은 2대 주임인 정규하(1863∼1943년)신부가 재직하던 1907년이었다. 정규하 신부는 김대건·최양업에 이어 1896년 서울 중림동성당에서 서품을 받은 한국 세번째 신부. 풍수원성당 역사에선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지금까지 교인들 사이에 회자된다. 사제 서품을 받아 바로 풍수원 본당에 부임했으며 선종 때까지 47년간 이곳을 지키며 신자들 사이에 신망이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 신부 사목 기간중 풍수원 성당은 총 12개 군을 관할하는 중심성당으로 성장, 지금의 춘천·원주 교구의 모태가 되었다. 한국에선 7번째로 지어진 고딕·로마네스크 양식의 풍수원성당은 바로 정규하 신부의 뜻을 따른 신자들이 고생스럽게 품을 팔아 일군 성과였다. 건립기금은 강원도 지역 몇몇 지주와 신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6000원. 중국인 벽돌공들이 벽체를 쌓았지만 산에 올라 나무를 베어 오고 성당 인근의 가마에서 직접 벽돌을 구워 나른 것은 모두 한국인 신자들이었다. 성당 건립 소식을 들은 양양, 강릉의 신자들은 보름씩이나 걸려 태백산맥을 넘어와 일손을 보탰다고 한다. 본당 건물 자체는 120평 규모로 아담하다. 정문과 함께 양측 벽에 각각 1개씩 출입문을 내었는데 지금도 신자들은 이 문을 사용하고 있다. 건물 외양처럼 내부도 명동성당을 아주 닮아있긴 하지만 제대며 성물 등 구조물은 간결하고 소박하다. 제대를 중심으로 6개씩 좌우로 늘어선 기둥은 예수 부활을 증거하는 12사도의 상징. 처음엔 나무로 세웠으나 나중에 석조로 교체되었다. 바닥은 처음 그대로 의자(장궤)없는 맨 마룻바닥인데 둥근 아치형 천장과 썩 잘 어울린다. 제대 뒷부분 벽에 화려하지 않게 설치된 3개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성당 안으로 들이는 은은한 빛이 경건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제대 오른쪽 마리아상에 얽힌 사연도 흥미롭다.6·25전쟁중 이 지역에서 전투가 치열했는데 간절히 기도해 부대원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미군 장교가 나중에 귀국해 비행기로 공수해 왔다고 한다. 성당 왼쪽에 성당을 바라보며 서있는 2층짜리 유물전시관은 전국의 신자와 순례객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성지.1912년 사제관으로 만들어 써오다가 1997년 대대적인 단장을 거쳐 320점의 초기 유물들을 모아 놓았다. 성당 건립자인 정규하 신부의 유품을 비롯해 초기 사제들이 미사때 쓰던 촛대와 의식복, 흙으로 빚은 십자가, 율무묵주, 성합, 기도서들을 눈여겨보면 이곳이 예사로운 곳이 아님을 느끼게 한다. 사제관 왼편 나지막한 동산에 조성한 십자가의 길도 꼭 둘러봐야 할 공간. 지난 2002년 판화작가 이철수씨가 예수 최후의 고난상들을 동판화로 제작한 14처를 음미하며 정상에 오르면 잘 꾸며진 묵주동산을 만나게 된다. 나란히 선 큰 십자고상과 마리아상 앞에 축구공 크기만 한 묵주알들이 빙 둘러 박혀 있는 게 특이하다. 횡성군과 원주교구는 요즘 풍수원 성당의 역사적 가치를 인근 자연과 연계해 천주교 복합성지에 담아내려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100억원을 들여 대지 78만평에 6만 8000평 규모의 ‘바이블 파크’를 조성하는 것이다. 예정대로 완공된다면 내년 말까지 풍수원 성당을 중심으로 수목원과 피정의 집, 미술관, 정규하 신부 동상, 천국동산, 가마터 등이 들어서게 된다. 풍수원 성당 김승오(54) 주임신부는 “한국 동부지역 전교의 중심지로 우뚝 섰던 초기의 위상에선 멀어졌지만 초기 모습을 고스란히 갖춘 채 고난했던 한국 천주교의 역사를 소리없이 증거하는 핵심적인 성지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천주교계가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us@seoul.co.kr ■ 천주교 최초의 신앙촌은 한국엔 천주교 박해를 피해 신자들이 모여 살았던 교우촌이 여럿 있지만 풍수원 성당 일대는 가장 먼저 형성된, 한국 천주교 최초의 신앙촌이다. 초기의 큰 성당들이 주로 대도시에 들어섰던 것과 달리 험한 산골짜기에 커다란 풍수원 성당이 세워진 것은 바로 이 신앙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시초는 1800년대 초 경기도 용인에 살던 40여명의 신자들이 신유박해를 피해 이 지역으로 피신해온 것. 당시 신자들은 피신처를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떠돌다가 용인에서 비교적 가까운 산골인 이 지역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 터를 잡은 신자들은 다른 지역의 교우촌과 마찬가지로 화전을 일구고 옹기를 구우며 연명했다. 단 한 사람의 성직자도 없이 두려움에 떨며 80여년간 신앙심을 지키던 신자들은 조선교구장 뮈텔 주교에 의해 이곳에 강원도 최초의 본당이 설정된 1888년에야 자유로운 신앙의 꽃을 피울 수 있게 되었다. 이곳은 한때 전국에서 모여든 신자들로 붐볐으나 차츰 흩어져 살게 되었으며 6·25전쟁을 겪으면서 북한에서 넘어온 난민 중심의 교우촌으로 거듭났다. 이후 신자들의 크고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으나 30여년 전 도로와 마을 정비사업을 거치면서 많은 가구가 떠났다. 지금 성당 앞에 비슷한 형태로 모여있는 주택 40여채는 30여년 전 정비사업을 하면서 들어선 것이다. 이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모두 천주교 신자들. 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신앙촌 성격이 강한 때문인지 지금 횡성군 서원면 일대 주민 2300명중 신자가 850명에 이를 정도로 천주교 세가 강하다. 물론 풍수원 주민은 모두 천주교 교인들이다.
  • 집안에 가을이 쑤~욱 들어왔다

    집안에 가을이 쑤~욱 들어왔다

    선선한 기운과 함께 따사로운 햇살이 가을임을 실감케 해준다. 이쯤되면 미루어두었던 집안 대청소를 할 시기. 집안 구석구석 쌓인 먼지와 찌든 때, 곰팡이 등을 말끔히 제거해야 비로소 상쾌하고 보송보송한 가을을 맞이할 수 있다. 여기에 떨어지고 금간 것들을 직접 손보고, 간단한 소품들로 가을 분위기를 연출하면 금상첨화.LG화학 인테리어 자재브랜드 ‘Z:IN(지:인)’의 송현희 디자이너와 함께 가을맞이 대청소와 간단한 인테리어 코디에 나서본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창 베란다 유리창 바깥 부분은 손이 닿지 않아 청소하기가 어려운 부분이다. 이럴 때 양면 유리창 청소기를 하나 구입하면 좋다. 자석을 이용하여 창 안쪽과 바깥쪽을 동시에 닦아주기 때문에 베란다 외창도 말끔하게 청소할 수 있다.‘옥션’(www.auction.co.kr)이나 ‘G마켓’(www.gmarket.co.kr), 또는 ‘왕창닦기’(www.wcdaggi.com) 등 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다. 벽 쾌적해진 실내에 포인트 벽지로 멋을 내고 몇 가지 소품을 비치하면 가을맞이 대 변신이 완료된다. 욕실 옆 스위치가 달린 벽과 같이 손때가 많이 탄 벽에 붙이면 지저분한 부분도 감추고 벽에 포인트를 줄 수 있다. 현관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벽면이나, 소파 뒷벽, 주방의 테이블 벽면도 포인트 벽지를 시도하기에 좋은 공간이다. 선택할 때는 실내 전체와 조화를 이루는 컬러와 무늬를 선택해야 촌스럽지 않다. 인테리어전문점이나, 논현동 인테리어 자재거리, 을지로 벽지전문상가 및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서 구입할 수 있으며 국내 벽지의 경우 1롤당 3만∼4만원대, 수입 벽지는 10만원 선이다. 마루 바닥은 가능한 한 진공청소기를 사용해 먼지를 제거하고 물기가 적은 물걸레로 닦아낸다. 벽지도 먼지를 탄다. 실크벽지라면 물걸레질로 간단하게 더러워진 부분을 닦아낼 수 있으나 합지벽지(종이벽지)는 물걸레질을 하면 벽지가 물에 불어 벗겨지고 보푸라기가 일어나 벽지가 망가진다. 거실과 방에 마루를 설치한 가정에선 물건 등을 떨어뜨리거나 긁혀서 생긴 흠집들이 있게 마련. 색이 벗겨져 눈에 띌 뿐더러 흠집 틈으로 때가 잘 끼어 위생면에서도 좋지 않다. 이럴 땐 마루 취급점 및 철물점, 대형마트의 DIY 코너에서 판매하는 간단한 보수제를 사용해보자. 마루가 긁힌 정도라면 마루와 같은 색상의 울트라마카나 보수용 크레용으로 손상된 부분에 칠해주면 된다. 가격은 개당 5000∼6000원선. 흠집이 심하면 파인 부분을 메워주는 연성메움제(1개당 1만 1000원대)를 사용하면 된다. 침대 매트리스는 세탁이 어렵고 햇볕에 널기도 어려워 세균이나 진드기 문제가 염려된다. 진공청소기나 스팀청소기를 사용해 먼지를 자주 제거하거나 매트리스를 꺼내 세운 뒤 방망이로 두들겨 먼지를 털어내는 방법이 있다. 좀 더 확실하게 살균 소독까지 해결하고 싶다면 침대 매트리스 청소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업체들을 이용할 수 있다.‘청결원’(www.chungkyulone.com),‘베드119’(www.bed119.co,kr),‘메트리스청소 굿모닝’(www.bedgood.co.kr) 등 여러 매트리스 청소 전문업체가 있으며 가격은 침대 사이즈에 따라 2만∼6만원대. 욕실 곰팡이는 세정액을 뿌린 뒤 칫솔이나 수세미로 문질러 제거하면 된다. 하지만 실리콘 위에 생긴 곰팡이는 세정액 만으로 간단히 없어지지 않는다. 이럴 땐 휴지를 길게 말아 실리콘 선을 따라 늘여놓고 그 위에 락스를 뿌린 뒤 하루 정도 지나고 휴지를 제거하면 말끔해진다. 실리콘 교체는 대형마트 DIY코너나 철물점 등에서 실리콘과 실리콘 건을 구입해 직접 할 수 있다. 낡은 실리콘을 문구용 칼로 제거한 뒤 실리콘 건에 실리콘을 넣고 총을 쏘듯 방아쇠를 당겨 틈을 메워주듯이 접합하면 된다. 주방에도 싱크대와 주방 벽면 사이에도 물이 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실리콘이 부착돼 있으니 이곳도 함께 점검하자. 실리콘 건과 실리콘은 각각 6000원,2500원 정도 한다. 실리콘은 무초산형(식초냄새가 나지 않는 것)으로 선택하는 게 좋다.
  • [이주일의 어린이책] 故임길택 작가가 엮은 초등생 시집 2권 출간

    “…천천히 걸어서 가는 길은 힘들지만 보고 듣는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자동차로 후딱 쉽게 가버리면 아무것도 배우지 못합니다.”(동화작가 권정생의 추천글 중에서) 1997년 세상을 떠난 동화작가 임길택 선생님이 엮은 어린이 시집 2권이 보리에서 나왔습니다.‘아버지 월급 콩알만하네’(김환영 그림)와 ‘꼴찌도 상이 많아야 한다’(정지윤 그림)라는 재미난 제목이 붙었지요. 그런데 의미가 보통 깊은 동시집들이 아니랍니다. 평생 교단에 섰던 작가가 그 밝은 눈으로 간추린 코흘리개 초등생들의 천진한 시들입니다. 꼬맹이 작가들의 맑은 시선이 닿은 곳은 저기 멀리 소란한 세상과 담을 친 가난하고 조용한 강원도 산골이구요. 매끈한 글솜씨를 자랑할 리 없는데, 풋내나는 거친 글들이 정말이지 대단한 향기를 뿜어댑니다. 삐뚤빼뚤 맞춤법은 틀렸어도 세상읽는 눈만큼은 한치 틀리는 법 없는 침묻은 연필심 끝에 무심한 동심이 매달립니다.1980년 ‘사북사태’를 맞은 탄광촌 아이들에게 아마도, 선생님이 ‘아버지’를 글감으로 시를 써보라 하셨겠지요. 검댕투성이에 툭하면 술주정을 하는 아빠의 모습을, 신통하게도 따뜻이 끌어안아주는 속여문 아이들입니다. “토요일이라/언니가 교회를 가서/내가 밥을 담았다./나는/아버지가/조금 잡수시는 걸 알면서도/많이 담았다./하지만/아버지는 많이 남기셨다.”(‘아버지의 밥’) “내가 아버지께/우주여행을/하고 싶다고 하니까/아버지께서/아버지도/꼭/데리고 가거라 하셨다./그러자 나는/술 안 잡수시고/담배 안 피우시면요/라고 대답했다.”(‘우주여행’) 책장을 넘기다 보면 권정생 작가의 추천글이 똑 맞는 소리다 싶어집니다. 넘치게 많아 탈인 요즘아이들에게 이 동시집들은 여러 생각거리를 던져줍니다. 누리지 못해도 만족할 줄 아는 마음. 넉넉한 마음이 행복하게 전염될 글들은 ‘골찌도 상이 많아야 한다’에도 수북하거든요. 산골마을(정선 봉정 분교)에서 날아온 손때절은 시들에 가슴 풀리고마는 건 시간문젭니다.“바람 부는 날에는/대추가 지붕 위에/탁탁탁 하면서 떨어진다.//어머니는 방 안에서/대추 돈을 먼저 받아놨는데/대추는 자꾸만 떨어진다고/걱정을 하신다.”(‘바람 부는 날’)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대산세계문학총서 50호 발간

    문학과지성사와 대산문화재단이 함께 펴내는 ‘대산세계문학총서’가 35종 50권을 돌파했다. 제50호 작품은 미국 작가 너대니얼 호손의 ‘블라이드데일 로맨스(The Blithedale Rom ance)’. 사회주의공동체 실현을 위해 모인 한 무리의 남녀들이 엮어내는 수수께끼 같은 로맨스로, 호손이 즐겨 사용하던 3인칭 전지적 시점에서 벗어나 1인칭 서술자를 등장시켜 새로운 형식 실험을 시도한 작품이다. 대산세계문학총서가 대부분 그렇듯 이 소설 역시 국내 초역이다. 대산세계문학총서는 국내의 ‘세계문학’의 지형도를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산세계문학총서는 국내 번역 출간물의 고질로 지적돼온 중역을 철저히 배제하고, 상업성이 없거나 난해함을 이유로 번역되지 못한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발굴 소개해왔다. 셰익스피어와 대등한 작가로 평가받으면서도 국내엔 그 작품이 소개되지 못했던 아일랜드 태생 소설가 로렌스 스턴의 대작 ‘트리스트럼 샌디’를 2001년 처음 펴낸 이래 지금까지 수십권의 국내 초역본을 선보였다.‘미국 흑인 여성문학의 어머니’ 조라 닐 허스턴의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 중남미 환상문학의 거장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의 ‘러시아 인형’, 러시아 우화작가 이반 크르일로프가 평생에 걸쳐 정리해낸 198편의 우화를 모은 ‘크르일로프 우화집’등 수많은 ‘숨어 있는’ 고전들이 대산세계문학총서라는 이름으로 나왔다. 이와 관련, 불어권 선정위원을 맡고 있는 권오룡 한국교원대 불어교육과 교수는 “기존의 세계문학전집들이 예쁜 꽃들만 꽂아놓은 꽃다발이라면, 대산세계문학총서는 진귀한 꽃들이 만발한 화단”이라며 “책을 펴내는 문학과지성사는 일종의 ‘문화재단적’ 출판사”라고 차별성을 강조했다. 지난 1999년부터 외국문학 번역지원 사업을 실시, 매년 10∼20건의 지원 대상을 선정해온 대산문화재단은 올해부터 지원금을 600만원에서 최고 700만원까지 올렸다.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심상덕의 서울야화](21)수돗물에도 족보가 있다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전화번호들이 있습니다.114는 전화번호 안내,112는 범죄 신고, 119는 화재나 긴급 구조요청, 미아 신고는 182, 전기고장 안내는 123. 다들 기억하고 계시죠. 예전엔 수도(水道)가 고장났을 때 신고하는 전화번호가 따로 있었습니다. 어르신들은 ‘수도안내소’라고 써 붙인 커다란 간판에 ‘수도 고장은 117번으로’라고 쓴 안내문을 기억하실 겁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전에는 ‘상수도 시공업자 제도’라는 게 있었습니다.1950년대 초반만 해도 서울시에서 ‘수도 기술 자격검정’을 실시했었고요. 이 시험에 합격한 사람만 ‘상수도 시공 영업’을 허가해줬던 거죠. 그 당시만 해도 이 자격증 하나만 따면, 먹고사는 데 걱정이 없었던 겁니다. 지금은 집집마다 수돗물이 안 나와서 걱정하는 그런 집들이 거의 없지만 불과 30년 전만 해도, 수압이 낮은 지역이나 배수지에서 멀리 떨어진 달동네에선 수압이 낮아 밤새도록 찔끔찔끔 나오는 수돗물을 받느라 잠을 설치는 일들이 적지 않았거든요. 요즘은 수돗물이 워낙 흔하다 보니, 수돗물을 물 쓰듯 쓰고 있잖아요. 한강물도 바닥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입니다. 그리고 예전엔 ‘내가 이렇게 보여도 수돗물 먹고 사는 사람이야.’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죠.‘나는 서울에 사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말이죠. 수돗물을 마시는 사람은 곧 서울사람이었거든요. 서울시에서는 현재도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를 더 고급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 ‘아리수’라는 것은 ‘광개토대왕비’에 기록된 고구려 시대 한강을 뜻하는 말이라고 하잖아요. 지금은 ‘깨끗하고 안전한 서울 수돗물’의 브랜드가 된 겁니다. 우리 서울에서 이 수도라는 것이 처음으로 선을 보인 것은 1905년 덕수궁이었습니다. 서울에 1908년 ‘뚝섬수원지’가 문을 열기 3년 전입니다.‘권동수’라는 사람이 덕수궁에 수도를 놓았던 거죠.1905년 3월8일자 ‘황성신문’에 나옵니다.“경운궁, 다시 말해서 덕수궁안에 권동수라는 자가 수도를 가설하였느니라.” 물론 그 당시 덕수궁의 수돗물은 임금님이 마시는 수돗물이었고,1908년에 세워진 뚝섬수원지 물은 일반인들이 먹는 수돗물이었다지만 어쨌거나 우리 서울의 수돗물 역사는 1905년부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덕수궁에서 임금님이나 마실 수 있는 특별한 물이었던 겁니다.
  • 家을 혼수 대電

    국내 가전업계와 전자 유통업계가 가을 결혼시즌을 앞두고 혼수 특수를 잡기 위한 마케팅에 들어갔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16∼17일 부산 밀리오레 특별행사장에서 ‘LG 해피웨딩 혼수박람회’를 개최한다. 박람회에서는 LG전자와 국내 80개 업체가 참가해 혼수 가전뿐 아니라 가구, 신혼여행, 웨딩드레스, 스튜디오 촬용, 메이크업, 예복, 예물 등의 상품을 전시·판매한다. 참가 고객에게는 웨딩 다이어리와 가이드북, 할인 쿠폰 등을 무료 증정한다. 추첨을 통해 다이아몬드 세트와 괌 여행권, 고급 한복 등의 경품도 준다. 홈페이지를 통해 응모한 고객 가운데 10명을 선정, 프러포즈할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복합전자유통센터 테크노마트도 24일까지 ‘가을혼수 대전’을 개최한다. 일요일에 열리는 ‘웨딩 필수가전 절반가격 판매전’은 추첨을 통해 디지털 TV, 김치냉장고, 홈시어터와 같은 웨딩 필수가전 100여점을 절반 가격에 판매한다.‘웨딩선물 토요 옥션’은 집들이 선물로 좋은 내비게이션, 디지털 카메라와 같은 디지털기기 200여점을 경매로 판매한다. 낙찰가는 시중 판매가의 70%선에서 이뤄진다. 하이마트도 9월 한 달간 ‘쌍춘년 혼수 대축제’를 연다. 혼수가전으로 인기있는 모델의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을 중심으로 가격 할인과 특별가 행사를 진행한다. 신혼부부들이 가장 선호하는 가전제품인 PDP TV(LG전자 42PX4D) 42인치는 최고 71만원을 할인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거꾸로 보기/손희송 가톨릭대 교수·신부

    오래 전에 읽었던 법정 스님의 수필집에 실려 있는 이야기 하나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스님은 어느 여름날 자신이 거처하는 암자에서 점심 식사를 마친 후 마루에 팔베개를 하고 누워서 비스듬히 주위 경치를 바라보았다. 그랬더니 평소에 눈에 익고 친숙하게 보이던 산 경치가 색다르게 눈에 들어왔다. 스님은 벌떡 일어나 마루에서 마당으로 내려와 서서 허리를 굽혀 가랑이 사이로 다시 그 경치를 내다보았다. 눈앞에는 전혀 새로움이 펼쳐졌다. 하늘은 푸른 호수가 되고 산은 그 속에 잠긴 그림자가 되었다. 스님은 이 발견이 너무나도 신기해서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소개를 했다. 먼저 스님이 숙달된 조교처럼 시범을 보이면 그들도 따라 하면서 어린 아이처럼 좋아했다는 것이다. 우스꽝스러운 이야기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가르침이 담겨 있다. 고정된 시각을 바꾸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는 가르침! 각자의 고유한 시각에서 독특한 개성이 형성되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편견과 고정 관념이 생겨서 거기에 갇히는 경우가 많다. 편향된 시각과 제한된 소견으로 세상과 인간을 보게 되면, 마음에 안 들고 미운 것이 많이 생기게 마련이고, 이는 비난과 다툼의 원인이 된다. 물론 사람은 익숙하고 당연한 것에 머물기를 좋아해서 거기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익숙한 것에서의 ‘탈출’은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를 선사해준다. 올여름에는 어느 해보다 장마가 길었고, 장마가 끝난 직후에는 찜통더위가 지속되어 불쾌지수가 상당히 높았다. 게다가 신문과 방송에서 접하는 소식은 우리의 얼굴을 찌푸리게 하고 마음을 갑갑하게 만드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럴 때일수록 일상사를 한 번 거꾸로 보는 시각 전환을 해보면 좋겠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어떤 사람이 쓴 ‘항상 감사하기’라는 제목의 글은 짜증스러운 일상사도 뒤집어보면 오히려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된다는 점을 가르쳐준다. 10대의 자녀가 반항을 하면 그건 아이가 거리에서 방황하지 않고 집에 잘 있다는 것이고/지불해야 할 세금이 있다면 그건 나에게 직장이 있다는 것이고/집들이 하고 나서 치워야 할 게 너무 많으면 그건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고/ 옷이 몸에 좀 낀다면 그건 잘 먹고 잘 살고 있다는 것이고/정부에 대한 불평불만의 소리가 많이 들리면/그건 언론의 자유가 있다는 것이고/주차장 맨 끝 먼 곳에 겨우 자리 하나 있다면 그건 내가 걸을 수 있는 데다 차도 있다는 것이고/난방비가 너무 많이 나왔으면 그건 내가 따뜻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고/교회에서 뒷자리 아줌마의 엉터리 성가가 귀에 거슬린다면 그건 내가 들을 수 있다는 것이고/이른 새벽 시끄러운 자명종 소리에 깼다면 그건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이고/그리고 내가 이렇게 괴로워하는 이유는 내가 노력하고 있다는 뜻이고/할 일 안하고 지금 내가 놀고 있는 이유는 나에게 아직 여유가 있다는 뜻이고. 신약성경에 보면 예수님은 당신 말씀을 듣는 이들에게 회개하라고 누누이 강조하신다. 회개란 잘못된 삶에서 돌아서서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새로운 삶에로 향하는 것이다. 그런데 원래 그리스어로 쓰인 신약 성경에서 회개에 해당하는 그리스어 단어 ‘메타노이아’(metanoia)는 어원적으로 ‘생각을 바꾸는 것’,‘달리 생각하는 것’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는 새로운 삶이 생각을 바꿈으로써 시작된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하겠다. 이런 저런 이유에서 숨통이 막힌 듯 답답할 때마다 생각을 바꾸어 세상을 다르게 보는 훈련을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미처 예상치 못했던 것이 보이면서 긍정적인 시각을 얻을 수 있다. 긍정적인 시각은 한 자락의 여유를 선사하여 꽉 막힌 숨통을 트이게 해줄 것이다. 마치 무더운 날에 쏟아지는 한 줄기 시원한 소나기처럼 말이다. 손희송 가톨릭대 교수·신부
  • 강남 새달도 집들이 많아요

    강남 새달도 집들이 많아요

    9월에도 강남 입주가 풍년이다. 전체 서울 입주 물량의 25.41%다. 지난 6월부터 8월에도 강남 4구 물량은 전체 서울 입주 물량(1만 2224가구)의 22.4%(2736가구)를 차지한 바 있다. 15일 스피드뱅크, 내집마련정보사, 부동산뱅크 등 부동산정보업체에 따르면 9월 전국 입주 예정 아파트(주상복합 포함)는 전국 38개 단지 1만 4669가구로 8월(50개 단지·2만 8997가구)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그러나 강남 입주 물량 비율은 여전히 높다. 9월 서울 입주 물량 중 가장 큰 단지가 강남구 역삼동 현대아이파크다. 총 541가구 규모이며, 10·44·49·54평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매매가와 전세가가 인근의 개나리푸르지오(332가구)나 개나리래미안(438가구)과 비슷한 수준에서 형성되어 있다.44평형 기준 매매는 14억 5000만원, 전세는 5억 5000만원이다. 이 아파트는 9월 입주 물량중 웃돈이 가장 많이 붙은 단지이기도 하다.54평A형의 8월 현재 시세는 19억 2500만원으로 분양가(10억 8069만원)를 감안할 때 웃돈이 8억 4431만원이나 붙은 것이다.54평B형(분양가 10억 8279만원)과 54평C형(분양가 10억 8867만원)도 각각 8억 4221만원과 8억 3633만원의 프리미엄을 형성했다. 나머지는 100가구 미만의 소형 단지가 대부분. 서초구 방배동 방배SK리더스뷰(34∼36평형)는 82가구 규모이며, 역삼동 디오슈페리움은 60가구, 서초동 경남아너스빌1차는 32가구, 서초동 레지나카운티와 서초삼환바우스는 모두 40가구 규모다. 관악구 신림동에는 349가구 규모의 대우푸르지오2차가 입주한다. 이 단지 40평형(분양가 3억 5740만원)의 경우 웃돈이 1억 260만원 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천구 신월동에서는 벽산불루밍촌이 대거 입주에 나선다.1·2·3단지 총 485가구 규모로 23∼32평형으로 이뤄졌다. 이밖에 동작구 신대방동에서도 545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인 성원상떼빌이 입주한다. 한편 경기지역에서는 고양시 풍동 두산위브(730가구), 주공그린빌7단지(982가구), 의정부시 녹양동 현대홈타운(1196가구), 하남시 신장동 대명강변타운(1369가구), 화성시 안녕동 미지엔(708가구), 부평 구산동 부평자이(719가구) 등 대단지가 대거 입주한다. 지방의 경우 경상남도 함안군 칠원면에 있는 메트로자이(1794가구)와 광주광역시 북구 동림동에 위치한 광주동림주공(1308가구)은 1000가구를 넘는 매머드급 단지로 눈길을 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섬이름을 아예 ‘무주도’ 로 할까유?

    섬이름을 아예 ‘무주도’ 로 할까유?

    “술집이 없으니까 마을이 그렇게 조용할 수가 없어유.” 충남 보령시 오천면의 외딴섬 녹도. 이 섬에는 술집이 한군데도 없고 그나마 가게에서는 소주와 맥주 등 술병을 구경할 수조차 없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술 판매를 금지한 지 16년째가 되는 ‘무주도’(無酒島)이다. 대천항에서 24㎞ 떨어져 배로 1시간쯤 걸리는 녹도에는 요즘 하루 30∼40명의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주민들은 꽃게, 새우, 멸치, 오징어 등을 주로 잡아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주민 성처옥(67)씨는 “바깥양반이 술고래였는데 요즘은 대천에 나가거나 남의 집에서 한 달에 한두번만 얻어 마신다.”면서 “술을 안 파니까 동네가 다 조용하다.”고 말했다. 이어 “바닷일을 하려면 술을 안 마시고는 안 되니까 마시기는 해도, 옛날처럼 싸우는 일은 없다.”고 좋아했다. 이 섬에서 술을 팔지 않게 된 사연은 이렇다. 지난 1991년쯤 이곳에는 술집이 7∼8곳이나 됐다.60가구에 주민이 200여명에 지나지 않는 섬치고는 엄청나게 술집이 많았다고. 그러다 보니 남자들이 매일 술을 마시고 싸워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술집이 ‘작부집’이다 보니 집집마다 부부싸움도 그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고기잡이를 나가지 않는 것이었다. 가장이 술에 취해 유일한 생계수단인 어로작업을 못하는 일이 잦다 보니 살림이 말이 아니었다. 보다 못한 주민들은 마을회의를 연 뒤 ‘술 판매 금지조치’를 전격 결의했다. 물론 부녀자들이 앞장섰다. 처음엔 술집들이 적잖이 반발했다. 그러나 점차 주민의 발길이 끊기자 하나둘씩 문을 닫았다.5곳이던 구멍가게도 매상의 절반을 차지하던 술을 팔지 못하자 점차 줄었다. 한 가게 주인이 “진열돼 있는 술은 팔아야겠다.”고 버티자, 주민들은 돈을 걷어 술을 모두 사들인 뒤 폐기했다. 현재 이곳에는 가게만 하나 있다. 주인 복남점(66)씨는 “그때 가게들이 모두 문을 닫았고 7년 전 우리가 문을 열었다.”면서 “처음 오는 외지인이 술을 찾기도 하지만 단골 관광객들은 사정을 알고 들어올 때 아예 뭍에서 술을 사온다.”고 말했다. 금주를 하면서 ‘금연바람’도 불고 있다. 김한규(70)씨는 “한달에 한두 번 대천에 갈 때만 술을 마시다 보니 한두 잔에도 쉬이 취한다.”면서 “술을 덜 먹으니 담배 맛도 잃어 5년 전 끊었다.”고 자랑했다. 이장 김성용(68)씨는 “주민의 절반이 아예 술을 끊었고 담배도 젊은이들만 일부 피우고 있다.”면서 “술판매를 금지하면서 마을에 질서가 잡히고 낭비벽이 없어졌다.”고 웃었다. 보령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심상덕의 서울야화](15) 비어홀과 호프집

    [심상덕의 서울야화](15) 비어홀과 호프집

    지난 날 맥주병을 구하기가 어렵다 보니까 맥주회사에서 고물상까지 찾아다니며 헌 맥주병을 구해다가 맥주를 담아 팔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미화용으로 화단 주변에 삥둘러 박아 놓았던 빈 맥주병까지 뽑아다 재활용을 했었고 말입니다. 예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너무 많이 변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맥주 마시는 집을 흔히 ‘호프집’이라고 하잖아요.‘호프’는 원래 맥주 특유의 향기와 약간 쌉사름한 맛을 내주는 덩굴식물 일종입니다. 호프집이란 말이 바로 여기서부터 나오게 된 겁니다. 하지만 우리 서울에서 ‘호프집’이라는 간판이 등장하기 이전엔 맥주집들이 ‘비어홀’이란 간판을 내걸고 있었습니다. 약 40년 전인 1964년의 여름 날씨는 유난히도 무더웠습니다. 하루 밤이 멀다하고 어제까지 ‘대포집’ 간판을 내걸고 있던 술집이 전부다 맥주집으로 변해버렸거든요. 그 무렵에 서울 시내 간판업자들 돈 많이 벌었습니다. 바로 그 시절, 이 맥주를 파는 집들은 지금처럼 호프집이라고 하지 않고 그 때는 ‘비어홀’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었던 거죠. ‘이보시게 우리 퇴근길에 저기 비어홀가서 시원한 맥주 한잔 어떠신가?’ 요즘은 이 비어홀이라는 말 대신 호프집이란 말을 쓰고 있잖아요. 똑같은 맥주 한잔을 마시면서도 시대에 따라서 그 표현 방법이 이렇게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우리 서울에 그렇게 비어홀이 많이 등장하던 1960년대 중반쯤엔 한 여름은 물론이구요, 가을 겨울에도 맥주가 꽤나 많이 팔렸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은 잘 아실 겁니다. 전에는 흔히 ‘정종홀’이라고 해서 ‘청주’만을 전문으로 하는 술집들이 있었잖아요. 이 청주만을 전문으로 하는 술집에도 한 겨울철에 맥주를 찾는 손님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서울에 ‘맥주대포집’이라는 간판까지도 생겨났습니다. 맥주 장사가 이렇게 인기가 있다 보니까 이 때부터 가짜 맥주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던 거죠. ‘이거 어째 이상하다. 맥주 맛이 어때 자넨 괜찮아? 왜 이렇지 맥주 맛이?’ 또 맥주 장사가 이렇게 잘된다고 하니까 맥주 도매값이 두배나 껑충 뛰어 올랐고 그러다 보니까 또 이 주먹을 앞세운 폭력배를 동원해 맥주 쟁탈전까지 벌이기도 했던 겁니다. 그리고 해방 이전의 기록에 따르면 그 당시 우리 서울의 명동과 무교동, 또 종로 4거리에 있었던 화신 백화점 부근, 이 쪽이 서울의 중심지였던 거죠. 서울 중심가인 이쪽에 약 70개의 ‘비어홀’이 있었습니다. 해방전까지만 해도 이 맥주의 공급이 모자르다 보니까 ‘맥주 배급표’가 있어야 맥주집 앞에 길게 길게 줄지어 기다렸다가 맥주 한잔을 사 마실 수가 있었던 겁니다. 그것도 또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오후 5시가 지나야지만 맥주를 마실 수 있었고 말입니다. 그리고 해방 이후에 우리 서울에서 가장 많은 양의 맥주를 소비한 접객업소들이 어디였는가 하면요. 명동입구 근처에 있던 ‘태극그릴’, 그리고 충무로2가에 있던 ‘청향원’, 또 그 시절엔 종로3가에 있던 ‘명월관’, 그리고 관철동에 있던 ‘국일관’, 이런 유흥접객업소들이 하루에 맥주를 스무 상자에서 서른 상자 정도 소비하는 곳이었습니다. 그 시절엔 맥주 스무 상자에서 서른 상자 정도를 팔면 우리 서울에서도 최고의 영업집이었던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일년 동안에 약 40억병의 맥주가 팔리고 있고, 국민 한사람당 500cc잔으로 연간 약 110잔 정도의 맥주를 마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거 보면요, 이 맥주 하나를 놓고 봐도 우리의 서울은 그 예전의 서울이 아닌 겁니다. 날씨도 더운데 시원한 맥주 한 잔 생각나지 않습니까.
  • 도로개통기념 횟값 할인

    “도로 시원하게 뚫린 기념으로 횟값 할인 해 줍니다.” 울산시 북구는 13일 지역 숙원사업인 울산 도심에서 북구 강동 해안을 잇는 국도 31호선 확·포장 공사가 끝난 것을 기념해 강동지역 횟집들이 횟값 할인행사를 한다고 밝혔다. 울산 도심에서 북구 강동을 거쳐 경주로 이어지는 국도 31호선 구간 가운데 북구 무룡산 터널까지 6.6㎞ 구간이 1차로 14일 개통된다. 이에 따라 도로 확·포장 개통을 축하하고 널리 알려 관광객들이 강동지역으로 많이 찾아오도록 하기 위해 강동해안 지역 전체 120여개 횟집이 참여해 15∼17일 연휴기간 동안 횟값을 10% 할인해 준다. 북구는 강동지역 8개 어촌계와 협의를 하고 전체 횟집을 직접 방문해 동의를 얻어 할인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1998년 9월 착공된 국도 31호선 울산지역 확장공사는 총사업비 2480억원을 들여 내년 말 완공 계획이다.1차로 무룡산터널 구간이 개통됨에 따라 정자몽돌해변 등 울산 동해바다로 가는 교통이 매우 편해졌다.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島島하게 섬으로 떠나라

    島島하게 섬으로 떠나라

    (11) 수려한 2㎞ 해상풍치 자랑하는 진도 관매도 관매도는 발을 딛는 사람들 대부분이 첫마디로 “왜 이런 곳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까?”라고 할 만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섬이다. 관매 해수욕장과 수려한 해상 풍치를 자랑하는 관매8경 등 볼거리와 놀거리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행정구역은 전라남도 진도군. 특히 관매 1경으로 꼽히는 관매 해수욕장의 소나무숲은 우리나라 해수욕장 가운데 가장 운치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숲은 모래가 날리는 것을 방지하는 방사림(防沙林).2㎞에 달하는 백사장 주변에 50∼100년된 소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백사장의 모래는 바람에 날릴 만큼 부드럽기 그지없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해수욕장의 끝머리에 있는 해식절벽(海蝕絶壁) 또한 장관. 수만권의 책을 쌓아놓은 듯한 수성암층이 깎아지른 절벽을 이루고 있다. ■ 찾아가는 길:관매도로 들어가는 방법은 두 가지. 진도군 팽목항에서는 해진해운(061-244-0803) 소속 페리호가 하루 한번 아침 9시30분에 출항한다. 특송기간(7월21일∼8월15일)에는 하루 6∼7회로 증편된다. 소요시간 2시간. 목포항 여객터미널에서도 신광해운(061-244-2391)소속 신해호가 하루 한번 아침 8시30분에 출항한다.4시간 이상 소요. ■ 여행정보:여관은 없고 민박을 이용해야 한다. (061)544-5541,5309,3965. (12) 안빈낙도를 꿈꾸는 섬 통영 욕지도 한 고승이 깨달음을 ‘알고자 한다면(欲知)’ 먼저 자신의 마음속을 살펴보라고 한 설법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는 남해의 고도 욕지도. 한려수도의 끝자락에 흩어진 39개의 섬을 아우르는 욕지면(欲知面)의 본섬이다. 통영항에서 뱃길로 32㎞쯤 떨어져 있다. 소요시간은 1시간 남짓. 섬 일주도로가 이곳의 백미. 한쌍의 촛대바위와 세개의 바위섬으로 이루어진 삼여도, 아름다운 어촌마을로 선정된 유동마을, 몽돌해변으로 유명한 덕동마을 등, 둘러볼 만한 곳이 많다. ■ 찾아가는 길:통영에서 가는 배편이 자주 있다. 욕지 카페리1호(055-641-6181,6183, yokjishipping.co.kr)는 통영항에서 하루 3회, 카페리2호(055-641-3560)는 삼덕항에서 하루 2회 왕복운항한다. 삼덕항에서만 출항하는 욕지금룡호(055-641-3560, yokji.or.kr)는 연화도를 경유하지 않고 욕지도로 하루 3회 직항한다. ■ 여행정보:섬 곳곳에 여관과 콘도형 민박 등 숙박업소들이 많다. 주민집 대부분이 민박을 겸하기도 한다. 그러나 피서철 성수기엔 숙소가 모자란 경우도 있어 예약이 필수다. 요금은 1만 5000원∼5만원.(욕지면사무소 (055)642-5119,3007, yokji.tongyeong.go.kr (13) 인어의 섬 인천 장봉도 인천 영종도에서 뱃길로 45분 정도만 가면 서울 근교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만큼 한적하고 아름다운 섬, 장봉도와 만날 수 있다. 국사봉 등 섬안에 봉우리가 많아 장봉이라 불린다. 선착장에 올라서면 맨먼저 인어상이 반긴다. 인어의 전설을 안고 있는 장봉도의 상징물. 장봉도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이 옹암해수욕장이다. 완만한 경사의 백사장과 울창한 소나무숲이 자랑거리. 썰물 때면 넓게 펼쳐진 갯벌에서는 모시조개, 동죽, 바지락 등을 캘 수 있다. 주변 갯바위에서는 망둑어, 노래미, 우럭 등이 낚싯대를 드리우기 무섭게 올라온다. 진촌해수욕장에서는 낙조가 일품. 진촌해수욕장에서 시작되는 섬속의 등산코스가 또 다른 볼거리다. 마치 서해바다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든다. ■ 찾아가는 길:승용차는 인천공항고속도로→요금소→2㎞ 직진→삼목선착장 표지판 우회전→해안도로 4㎞ 정도 직진→삼목사거리 우회전→500m 직진하면 삼목선착장. 장봉도까지는 삼목선착장에서 매시 10분에 한 시간 간격으로 배가 출항한다. 첫배는 아침 7시, 마지막 배는 오후 6시10분. 금·토·일요일은 오후 7시10분. 장봉도에서는 매시 정각에 출항. 세종해운 (032)884-4155. ■ 여행정보:숙박업소는 없고 성진농원(nongwon.org) 등 깨끗하고 시설 좋은 민박집들이 대부분이다. (14) 마지막 낙원 신안 우이도 소의 귀를 닮았다 해서 이름붙여진 우이도. 태곳적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아름다운 섬이다. 행정구역은 전라남도 신안군.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돈목해수욕장 오른쪽에 있는 모래산이다. 해수욕장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산자락의 허리가 벗겨지면서 드러난 모랫더미 위에 파도와 바닷바람에 실려온 모래가 덧쌓이면서 마치 산처럼 솟아 오른 것. 해수욕객들의 엉덩이 썰매장으로도 쓰인다. 비닐포대를 타고 해수욕장까지 내려 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1분 정도. 밀물 때면 그대로 바닷물로 풍덩 빠진다. ■ 찾아가는 길:섬사랑6호가 목포항에서 도초항을 거쳐 우이도까지 하루 한번 운항한다. 특송기간인 7월21일∼8월15일에 아침 7시, 그외의 기간에는 낮 12시10분에 목포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출항한다. (061)242-1231. ■ 여행정보:우이도에는 차도 없고 찻길도 없다. 마을과 마을사이를 오갈 때에는 주민들의 배를 빌려 타야 한다. 황토방민박(061-261-1860) 매운탕 5000원. (15) 바다의 여우 보령 호도 지형이 여우처럼 생겼다는 호도. 충청남도 보령군 오천면에 있는 작은 섬이다. 동해 못지않게 맑고 푸른 바다와 ‘은모래 해수욕장’ 등 피서지로서 갖춰야 할 조건들을 두루 갖춘 매력적인 곳. 호도를 대표하는 것은 길이가 약 2㎞, 폭이 300m에 달하는 은모래 해수욕장. 모래가 유리의 원료인 규사로 이루어져 있어 밤에도 밟으면 발자국이 하얗게 반짝거린다. 백사장 뒤로는 길게 소나무 숲이 늘어서 있다. 뜨거운 햇빛을 피할 수 있어 휴식처나 야영지로 안성맞춤. ■ 찾아가는 길:웨스트 프런티어호가 대천항에서 호도까지 하루 두번 출항한다. 아침 8시10분과 오후 3시.40∼50분 정도 소요된다. 승선료는 편도 9900원. 신한해운 (041)934-8774. ■ 여행정보:호도에 가면 민박집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60여명의 섬주민들 가운데 절반가량이 민박을 하고 있다. 성수기 때는 1박에 5만∼10만원. 바다민박(041-932-3109) 전복죽 9000원, 소라회 1만 5000원. 서해민박(041-934-7063)에서는 섬마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16) 남해의 보석 거문도 고도, 동도, 서도 등 3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어 삼도라고도 불리는 거문도. 남해안 최고의 절경에 속하는 백도, 서도 수월산에 있는 등대는 거문도의 상징이다. 남해의 쪽빛바다와 어우러져 그림처럼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거문도 등대로 오르는 산책로 또한 일품이다. 거문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백도 관광. 각종 희귀한 동식물들이 서식하는 남해의 해금강이다. 자연보호를 위해 섬에 오르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3시간 정도 걸리는 백도일주 유람선을 타고 섬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삼호교를 건너 거문도 등대로 향하는 초입에는 유림해수욕장이 있다. ■ 찾아가는 길:거문도 사랑호, 오가고호 등이 여수항 여객터미널에서 거문도까지 하루 2회 운항한다. 아침 7시40분, 오후 2시.7월21일∼8월15일 성수기 때는 아침 7시와 오후 1시40분에 부정기적으로 투입되기도 한다. 소요시간 1시간 50분. 요금은 편도 2만 8200원. 성수기 때는 3만 1800원이다. (061)663-2191.1588-7832. ■ 여행정보:거문장여관(061-666-8052)이 가장 큰 숙박업소. 김민혜 민박(061-654-6171)은 전망이 좋은 곳. (17) 꿈에 그리던 섬 통영 소매물도 아름다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대미를 장식하는 섬. 비취빛 바다와 초원 위의 하얀 등대가 투명한 하늘과 만난다. 기묘하게 생긴 섬 주변의 갯바위들이 아름다움을 절정으로 이끈다. 소매물도에 속한 또하나의 작은 섬인 등대섬. 이곳을 보기 위해 소매물도를 찾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소매물도에서 등대섬으로 가는 길의 몽돌밭은 하루 두번, 본섬으로 통하는 길을 열어준다. 이른바 ‘모세의 바닷길’. 용바위, 부처바위, 깎아지른 병풍바위, 목을 내민 거북바위 등이 끊임없이 둘러섰고, 그 사이사이에 바위굴이 입을 벌리고 있다. ■ 찾아가는 길:매물도 페리호가 통영항 여객터미널에서 평일엔 하루 두번, 주말엔 세번 출항한다. 각각 아침 7시와 오후 2시. 주말에는 11시에 한차례 더 운항.7월15일부터는 6∼8회로 증편운항한다. 소요시간 1시간∼1시간30분. 통영항 여객선터미널 (055)642-0116, 고려개발 (055)645-3717. ■ 여행정보:힐하우스(055-641-7960)에서는 아름다운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다. 취사도구 등을 무료로 빌려주기도 한다. 이장 정남극씨 (055)642-2916. (18) 해달이 노니는 곳 영광 송이도 “홍도가 예쁘다 헌들 여기만 허겄소?”송이도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박진순(50)씨의 섬 자랑이다. 송이도는 섬에 소나무가 많고 모양이 사람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전남 영광군 법성면에 속해 있다. 송이도에는 특이한 것이 두가지있다.‘모래등’이라는 것이 하나고, 멸종위기에 놓인 수달이 다른 하나. 모래등은 일종의 모래언덕이다. 섬주민들은 그냥 ‘등’이라고 부른다. 길이는 낙월도에서 대·소노인도까지 8㎞에 달한다. 썰물때면 피서객들이 송이도에서 5분거리에 있는 등까지 배를 타고 가서 별난 해수욕을 즐기곤 한다. 등은 또 맛조개와 더불어 백하가 널려 있는 밭. 특히 송이도 특산의 백하는 입에서 녹을 정도로 맛이 좋단다. 또하나의 자랑거리가 몽돌해수욕장. 맨발로 다녀도 발이 전혀 아프지 않을 정도로 작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선착장에서 섬 오른쪽 끝까지 2㎞ 가까이 펼쳐져 있다. 송이해수욕장 동북쪽에는 바다속에서 물이 솟는 ‘약샘’이 있다. 목마른 해수욕객들에게는 그야말로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밀물때는 바닷물에 잠겨 있다가 썰물이 되면 모습을 드러낸다. ■ 찾아가는 길:신해9호가 영광군 법성포 계마항에서 송이도까지 하루 한번 운항한다. 그나마 물때에 따라 출항시간이 바뀐다. 특송기간인 오는 15일부터는 하루 2회로 증편할 예정.1시간10분 소요. 요금은 8200원. 특송기간에는 10%할증된다. 송이도 해운 장세훈 기관장 017-631-2406. ■ 여행정보:섬안에 식당이나 여관 등은 없다.3가구에서 민박을 운영 중. 박진순씨 (061)352-3370. (19) 서편제 가락따라 넘실대는 완도 청산도 뭍과 하늘, 그리고 바다 등이 온통 쪽빛으로 물든 것 같다고 해서 ‘청산(靑山)’이란 이름을 갖게 된 청산도. 초가집과 돌담장, 그리고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의 모습 등 시골의 포근한 정취가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다. 청산도에 있는 해수욕장은 모두 세 군데. 그 중에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지리해수욕장이다.200년 이상된 소나무 800여 그루가 길게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데다, 수심이 얕고 파도가 잔잔하기 때문. 가족단위로 해수욕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신흥리 해수욕장은 간조때면 깨끗하고 부드러운 모래사장이 2㎞가량 드러나는 곳. 진산리 마을쪽의 몽돌해변은 운치있는 시간을 보내기에 적합하다. 부흥리의 구들장논도 둘러볼 만하다. 농사 지을 땅이 부족해 산비탈에 논을 만든 것으로 평지의 논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구장리 등지에 남아 있는 ‘초분’은 외지인에겐 다소 당혹스러운 장례 풍습. 망자를 돌위에 얹고 짚으로 만든 이엉으로 지붕을 삼아 초가집처럼 만든 것이다. 이곳에서 2∼3년간 머물다 뭍으로 나간 후손이 돌아와 다른 곳에 이장하게 된다. 일종의 풍장(風葬). 청산도에서 유명세를 떨치는 또다른 명소가 ‘유두봉’. 이곳에서 보는 주변모습 또한 절경이다. 가깝게는 거북바위와 저멀리 다도해 국립공원의 수려한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권덕리 주차장에서 도보로 15분정도 걸린다. ■ 찾아가는 길:완도항에서 청산페리호가 하루 4회 운항한다. 오전8시,11시20분, 오후는 2시30분과 6시. 요금은 편도 5800원. 승용차를 실을 경우 편도 2만 3000원,1인은 무료. 여름 성수기에는 8∼10회로 증편된다. 완도군청 문화관광과(061)550-5421. 완도 여객터미널 (061)552-0116. ■ 여행정보 숙박업소:등대모텔(061-552-8558)등 4∼5개의 깔끔한 숙박업소들이 도청항 주변에 몰려 있다. 현지교통:여객선 입출항 시간에 맞춰 청산운수(061-552-8546)소속 버스가 선착장에 나와 있다. 개인택시는(061-552-8747) 지프로 모두 4대. (20) 사방이 절벽인 목포 가거도 목포에서 남서쪽으로 145㎞떨어져 있는 절해고도 가거도. 너무 멀고 뱃길도 험해 선뜻 나서기 어렵지만, 일단 당도하면 가히 사람이 살 만한 곳이다. 신안군에서 가장 높은 독실산(639m)을 중심으로 서남쪽으로 뻗어 있는 가거도는 섬 전체가 절벽으로 형성돼있어 웅장하고 남성적인 미를 풍긴다. ■ 찾아가는 길:남해스타호 등 쾌속선이 목포항 여객터미널에서 이틀에 한번, 짝수날 출항한다. 아침 8시. 특송기간인 7월15일부터는 하루 한번으로 증편. 요금도 현재 4만 7750원에서 10% 할증된다. 남해고속 (061)244-9915. ■ 여행정보:가거도 8경을 두루 감상하려면 민박집 등에 부탁하여 어선이나 낚싯배를 빌려 타는 게 좋다. 섬을 한바퀴 돌아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2시간 정도. 쾌속선이 닿는 가거도리1구에 민박집이 많다.(061)246-5467.
  • 회색도시 떠나 내 마음속으로의 여행

    회색도시 떠나 내 마음속으로의 여행

    산사에 가면 특별함이 있다. 번잡한 도시의 일상을 떠나 느끼는 자유로움에다 깊은 산속의 고요함이, 둥둥 떠다니며 방황하던 ‘자아’와 마주보게 한다. 혼자라도 좋고, 가족과 함께라도 좋다. 아이들을 위한 불교 학교도 있고, 외국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템플스테이가 점점 전문화되면서 참선과 명상 외에도 차 만들기, 선무도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아름다운 대자연을 품고 있는 산속 사찰에서 며칠만 머물러도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낄 것이다. 올 여름 참선의 삼매에 빠져 보자. 조계종 산하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템플스테이 사업팀(02-732-9925,www.templestay.com)에서 자신에게 꼭 맞는 템플스테이를 찾을 수 있다.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한국불교문화사업단 (61) 전북 부안 내소사 마음의 때를 벗겨, 무명(無明·어리석음)을 밝히는 일이 이리도 힘들까. 출가한 스님처럼 평생도 아니고, 단 며칠에 불과한데 새벽잠 설치고 예불 드리는 것부터가 만만찮다. 그래도 어렵사리 일어나 천년 고찰 내소사의 법당에 들어서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쏟아질 듯 총총히 박혀 있는 새벽별들, 이른 아침 전나무 숲에서의 감동, 울력과 아침공양을 마친 뒤 차탁에 둘러 앉아 차를 마시며 스님과 나누는 정겨운 대화, 전통다도 강좌, 청련암으로 향하는 길의 고즈넉함…. 내소사에서는 모든 것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다양한 프로그램도 어거지 공부처럼 느껴지지 않고 몸에 착 달라 붙어 마음의 거울을 닦아준다.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면서 산사에서의 하루 하루가 즐거워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조건물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대웅보전은 물론 정교하게 연꽃과 국화꽃이 수놓인 나무 꽃 창살을 매일 만날 수 있는 것은 이곳 템플스테이만이 주는 선물이다.(063)583-3035,www.naesosa.org (62) ‘철새탐조’ 특화 충남서산 부석사 부석사가 위치한 천수만 일대 서산 간척지가 각종 철새들의 서식지로 유명하다 보니 이를 활용한 프로그램이 단연 돋보인다. 새벽 예불, 아침 발우공양후 이뤄지는 ‘철새 탐조’가 바로 그것. 장다리물떼새가 논에서 하얀 날갯짓을 하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황토방 10개가 있어 가족들과 머물기에는 더없이 좋다.(041)662-3824,www.pusoksa.org (63) 저승 체험속 지혜를… 전남 보성 대원사 죽음의 지혜를 가르치며, 죽음을 준비하는 도량이다. 직접 관에 누워 보는 저승체험도 하고 유서도 써 본다. 자신이 죽었다는 가상 아래 지장보살을 찾는 기도를 통해 스스로의 삶을 반성하는 기회를 갖기 위해서다. 또 자신이 지은 죄의 중압감과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 생명의 귀중함을 새삼 깨달아 올바른 삶의 방향을 갖게 한다. 전통 무예 수벽치기 수련도 있다.(061)852-1755. (64) 동굴법당 인기, 경북 경주 골굴사 국내 유일의 석굴사원으로 관음굴, 지장굴, 약사굴, 나한굴 등 여러 동굴법당이 있다. 신라화랑들의 수련장이던 명성을 이어 받아 전통 무예와 불교의 참선을 결합한 선무도 수련체험이 특징.‘몸과 마음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경내에서 외국어 통용이 가능해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054)744-1689,www.golgulsa.com (65) “월인석보 탁본해보자” 충남 공주 갑사 계룡산 숲길의 산림욕 시간과 불교 무술을 직접 배우는 시간은 몸을 건강하게 하는 웰빙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있다. 특히 도예 만들기 프로그램도 미리 신청하면 가능하다. 또 갑사만의 자랑인 월인석보 판목(보물제 582호)을 탁본하는 체험도 할 수 있다. 가족들을 위한 전용 숙소도 있어 가족 템플스테이 장소로 적합하다.(041)857-8981,www.tibetmuseum.org (66) 전남 해남 대흥사 임진왜란 때 서산대사가 거느린 승군(僧軍)의 총본영이 있던 곳이자 차의 성지이다. 두륜산 숲길 산책과 차로 유명한 일지암 등 암자를 순례하는 일정이 마련돼 있다. 두륜산에 많은 차밭이 있어 직접 차를 따서 덖어 보는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참선에 관심이 있다면 별도의 참선수련회에 참가하면 된다.(061)535-5775,www.daeheungsa.com (67) 각종 프로그램 완비, 강원 오대산 월정사 지혜의 상징 문수보살이 머무는 이곳의 템플스테이는 하늘을 덮는 전나무 숲길을 따라 들어가면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족과 함께 하는 가족수련회, 어린이들을 위한 불교학교, 단기출가, 주말수련회, 여름수련회, 산사의 하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세조가 어린 조카 단종을 폐위시키고 피부병을 얻어 고생하다가 불교에 귀의해 병을 고쳤다는 상원사가 인근에 있다. (033)332-6664, www.woljeongsa.org (68) 참선 중심 수행, 전남 순천 송광사 목사와 신부 등 타 종교 성직자들도 찾을 정도로 여름 수련회의 명성이 자자하다. 이곳 템플스테이는 이색 체험을 내세우는 다른 사찰과 달리 참선 위주의 수행 방식을 고수한다. 송광사의 큰 스님들이 직접 나서는 불교 교리와 경전 강의도 들어 볼 만하다. 어린이 불교학교도 있다. (061)755-0107,www.songgangsa.org (69) 최고 목조건물 극락전, 경북 안동 봉정사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문하고,‘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등의 영화 촬영지가 될 정도로 아름다운 사찰이다. 현존하는 목조건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국보 제15호인 극락전도 볼 수 있다. 새벽예불과 108배, 영산암에서의 참선, 저녁예불과 다도 그리고 창건과 관계가 깊은 천등굴 산행 등 알찬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054)853-4181,www.bongjeongsa.org (70) 무릉계곡 비경, 강원 동해 삼화사 백두대간 두타산 무릉계곡의 아름다운 비경 속에 자리한 삼화사 지척에는 푸른 동해바다가 펼쳐져 있어 사찰에 머물기만 해도 행복해진다. 대자연속에서 이뤄지는 범종치기 체험, 참선, 스님과의 대화는 물론 이른 아침 일출보기, 산행 명상은 세속을 떠나 마음을 가라 앉히는 프로그램들이다. (033)534-7676,www.samhwasa.or.kr ■ 팜스테이&전통 체험마을 강릉 선교장, 아산 외암마을 등 전통체험마을을 거닐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하다. 조선시대 생활상을 느끼며 현재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다. 낮에는 감자를 캐거나 고기를 잡고, 밤에는 쏟아지는 별을 보며 잠들 수 있는 팜스테이. 전국의 250여개의 팜스테이 마을에서 오붓하게 가족끼리 색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다.‘팜스테이´(02-2080-5588,www.farmstay.co.kr)에 지역별, 체험별로 자세하게 정리가 돼 있다. 자녀들과 함께 역사 기행을 가보는 것은 어떨까. 강릉 선교장과 아산 외암마을 등 전통체험 마을에 가면 조선시대 생활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농협, 문화재청 (71)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선교장 명품 가방, 명품 옷과 같은 명품의 홍수시대에 이 고즈넉한 고택 선교장을 둘러보면 그야말로 ‘명품 집’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세종의 형 효령대군 11대 손인 이내번에 의해 처음 지어졌다.10대에 걸쳐 300년이 흐르도록 집의 형태와 기운이 원형 그대로 잘 보존돼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낸다. 전형적인 사대부가의 가옥인 이 선교장은 독특한 아름다움과 웅장함으로 민간 소유의 고택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1965년 국가지정 문화재가 됐다는 안내인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안채 주옥을 시작으로 동별당, 서별당, 연지당, 외별당, 사랑채 외에도 큰대문을 비롯한 12대문이 그대로 있어 대장원을 연상케 한다. 고택 곳곳에서 이씨 가문의 인품과 향기가 절로 느껴진다. 사람의 손으로 이리도 예쁘게, 그러면서도 위엄을 갖춘 집을 지을 수 있을까 싶다. 여름이지만 따뜻하게 군불 땐, 문간의 행랑채에서라도 하룻밤 묵고 가고픈 마음이다. 이는 다 후손들이 지금까지 거주하며 전통의 고택을 ‘과거’가 아닌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현재’의 집으로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과 잘 어우러진 이 집은 자연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또 하나의 자연이 됐다. 강릉 경포대 호수 가까이 자리잡은 명당 선교장 뒤로는 몇 백년 된 소나무가 우거져 있고, 앞으로는 큰 연못에 연꽃이 활짝 피어 있다. 아마도 이 연못의 정자‘활래정’에서 이 집 주인들은 경포 호수의 경관을 보며 시 한 수를 읊었으리라.(033)648-5303,www.knsgj.net (72) 소금 만들기 체험, 태안 볏가리 마을 “아, 참 신기하네. 어떻게 바닷물로 소금을 만들 수 있을까?” 충남 태안반도를 끼고 있는 바닷가 마을 태안 볏가리 마을에서 염전 체험을 하는 아이들의 탄성이 바다에 울려 퍼진다. 바둑판 같은 염전에 놓여진 바닷물이 태양 아래서 염도 2도에서 27∼28도로 올라가자 하얀 소금이 만들어진다. 아이들의 손에 직접 채취한 하얀 소금이 햇볕을 받아 반짝인다. 염전에 물을 퍼올리는 수차와 용두레 등을 돌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5000원만 내면 해설을 해주는 가이드와 함께 1시간 남짓 체험을 할 수 있다. 아이들의 학습에 도움이 되다 보니 벌써 이달중 염전체험의 예약이 끝난 것이 못내 아쉽다. 갯벌에서는 돌게잡이 등 생태학습을 하고 포도 따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인근에 마애삼존볼과 꽃지해수욕장이 있다. 마을의 명칭은 한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며 세웠던 볏가리대에서 유래됐다. 숙박비 4만원. 한원석 001-9635-9356, www.byutgari.com (73) 계단식 다랑논 풍경 독특, 남해 다랭이 마을 바닷가에 인접한 농촌마을 경남 남해 다랭이 마을은 바닷가 절벽을 깎아 계단식의 작은 다랑논의 독특한 풍경이 눈을 사로잡는 곳이다. 손그물 고기잡기, 떼배타기, 바다 래프팅, 문어잡이 등 다른 농촌마을과 차별화된 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 숙박비 1만원.(055)862-4511,www.darangyi.gozvil.org (74) 조선시대 생활상 생생…아산 외암마을 지난 2000년 중요 민속자료로 지정된 민속마을이다. 이십여 채의 기와집과 삼십여 채의 초가집이 고루 뒤섞여 있어 자연스럽기 그지없다. 마을 곳곳에 조선시대 생활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물레방아, 연자방아, 디딜방아는 물론 참판댁, 참봉댁 등 양반가옥과 초가집이 원형 그대로다. 마치 영화 세트장처럼 느낌을 주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가장 유명한 집은 영암댁이란 이름이 붙여진 180년쯤 된 기와집. 거북, 두꺼비와 같은 십장생 형상의 정원석과 반달 모양의 연못 등으로 꾸며진 정원이 유명하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부인이 이 집안 사람이었기에 영암댁의 현판 등의 글씨는 대개가 추사의 것이다. 농촌과 전통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041-541-0848,www.oeammaul.co.kr (75) 15세기 골기와집 옹기종기…경주 양동마을 고색 창연한 골기와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양동마을은 15∼16세기에 형성된 전형적인 민속마을이다. 마을 가옥의 대부분이 문화재인데도 그것도 모자라 마을 전체를 다시 중요 민속자료로 다시 한번 지정할 정도로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월선 손씨의 종가 서백당과 중종이 회재 이언적 선생의 모친 병간호를 배려해 지어 준 향단, 성종과 중종 양대에 걸쳐 벼슬을 한 우재 손중돈 선생의 관가정 등은 조선시대 대저택을 모습을 보여준다. 마을 길을 걸으면 타임머신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해 재밌다.(054)762-4541,www.yangdongsarang.com (76) 조선시대서 시간이 멈춘 곳, 영주 선비촌 경북 영주의 고택 열두 채를 원형대로 재현, 조선시대 양반과 상민의 생활상을 두루 느낄 수 있는 전통 체험 마을이다. 살림살이 집은 물론 정자, 물레방아, 대장간, 곳간 등 76채의 건물로 저잣거리와 전통골목까지 꾸며져 있다. 이곳 열두 채의 전통 가옥에서는 실제 숙박도 가능해 하룻밤 글 읽는 선비생활을 할 수 있다.‘소수서원’‘소수박물관’과도 연결되어 있어 자녀들과 함께 역사 공부하기에 딱 좋다.(054)638-7114,www.sunbitown.com 번잡함이 싫어 여행을 떠나지만 사실 여행지마다 바글거리는 사람들에 치이기 쉽다. 한적한 시골길, 특히 돌담길이 예쁜 곳을 찾아 떠나보자. 콘크리트 벽과 길 속에 지친 마음이 야트막한 돌담길을 걷노라면 어느샌가 잃어버린 나를 찾을 수 있다. (77) 실개천 감싼 경남 의령 산천렵마을 정겨운 농촌마을 경남 의령 산천렵 마을은 풀섶에 뒤덮인 실개천과 마을을 감싸안고 있는 찰비산, 아름다운 동굴법당의 일붕사 등이 있다. 산천렵마을이란 이름에 걸맞은 체험의 하이라이트는 미꾸라지 등의 물고기잡기. 이밖에 짚공축구나 전통사냥 도구인 덮치기를 이용해 참새를 잡는 덮치기 참새사냥, 대나무 낚시 등을 할 수 있다. 숙박 2만원.(055)572-8185.www.yedong.go2vil.org (78) 고구마 심기 체험, 인천 장봉도 인천 장봉도는 영종도에서 배로 45분거리로 인접한 신도와 시도 등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섬이다. 국사봉 등 섬안에 봉우리가 많아 장봉이라 불린다. 이곳에서는 직접 고구마 심기 등 농사체험 외에 갯벌체험이 가능하다. 백사장의 옹암해수욕장에서 아이들은 게와 조개들을 잡을 수 있다. 일과후 숙소의 푸른 풀밭에서 열리는 숯불 바비큐 파티가 일품.(032)746-8003,017-312-8003, www.nongwon.org (79) ‘팜스테이 1호’ 여주 상호리마을 놀다 보면 하루해가 짧게 느껴지는 경기 여주 상호리마을은 팜스테이 마을 1호로 지정된 곳이다. 산자락에 파묻혀 옹기종기 지붕이 보이는 전형적인 시골마을. 두부, 인절미, 손수건 천연염색, 천연향비누 등 다양한 만들기 체험뿐 아니라 금싸라기 참외, 찰토마토, 호박따기 등 다양한 농사체험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숙박비는 2만원.010-9763-0160,www.suksoo.com (80) 맑은 계곡물 압권, 강릉 해살이마을 여름 피서지로 인기 높은 강원 강릉 해살이 마을은 마을 뒷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이 압권이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놀다가 문득 바다가 그리워지면 인근 동해안 해변으로, 산이 그리워지면 오대산 국립공원으로 달려갈 수 있다. 동네 사람들과 수리취떡 만들기와 감자 캐기를 할 수 있다. 막사발 도자기 만들기와 솟대 만들기, 짚물공예, 천연 염색도 체험할 수 있다. 숙박비는 1인당 1만원.(033)641-8251,www.haesari.go2vil.org (81) 고성 학동마을 돌담길 수백년간 대대로 만들어져 온 경남 고성 학동마을 돌담길은 수태산 줄기에서 나는 납작돌(판석두께 2∼5㎝)과 황토를 섞어 쌓았다. 이 가운데 마을 안길의 긴 돌담길은 주변 대숲과 잘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고성군청 문화관광과 (055)670-2221. 이밖에 문화재로 등록될 정도로 예쁜 옛 돌담길 6곳을 소개한다. (82) 성주 한개마을 돌담길 경북 성주 한개마을의 돌담길은 비와 눈을 피하기 위해 기와를 담위에 얹어 놓은 것이 특징이다. 이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돌담은 영화 ‘춘양전´의 촬영 장소였던 한주종택이다. 성주군청 새마을과 (054)933-0021. (83) 강진 병영마을 돌담길 전남 강진 병영마을의 돌담길은 담장 중단 위쪽으로 얇은 돌을 약 15도 눕혀서 촘촘하게 쌓고 다음 층에는 다시 엇갈려 쌓아 일종의 빗살무늬 형식으로 담쌓기를 해 다른 지방과 구별된다. 강진군청 문화관광과 (061)430-3229. (84) 거창 황산마을 돌담길 경남 거창 황산마을의 돌담길은 나지막한 이곳 산세처럼 키가 작지만 기와를 이용해 꽃모양을 수놓아 미적 감각이 살아 숨쉬는 것처럼 느껴진다. 거창군청 문화관광과 (055)940-3183.
  • 신림·역삼동 새집 전세 봇물

    신림·역삼동 새집 전세 봇물

    오는 8월 전국에서 총 47개단지 2만 5973가구가 집들이에 나선다. 특히 서울 강남 역삼동에서 700여가구가 입주하면서 서울은 전달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15곳 5719가구의 입주 물량이 예정되어 있다. 이어 경기·인천 15곳 7131가구, 지방 17곳 1만 3123가구 등이 있다.1000가구 이상 대단지는 대구 수성구 황금동 캐슬골드파크(4256가구), 관악구 신림동 관악산뜨란채(3322가구), 대전 동구 삼성동 GS한밭자이 등 3곳이다. 이달말 서울 강남 역삼동에는 각각 개나리1차와 개나리3차를 재건축해 지은 개나리래미안(438가구)과 개나리푸르지오(332가구)가 입주를 시작한다. 비수기여서 거래는 많지 않지만 프리미엄은 8월 입주 단지중 가장 많다. 개나리래미안과 개나리푸르지오 55A평형은 웃돈만 각각 6억 9778만원과 6억 5009만원이 붙었다. 개나리래미안 33A평형 전세가 3억2000만∼3억 5000만원 선. 래미안은 선릉역이 도보 10분 거리, 푸르지오는 한티역이 도보 7분 거리에 있다. 관악구 신림동 산101번지에 위치한 관악산뜨란채는 신림1구역을 재개발한 단지로 13∼20층 39개동 23∼44평형 총 3322가구(임대 512가구 포함)로 구성된 메머드급 단지로 8월30일부터 입주한다. 지하철 2호선 신대방역이 차로 10분 거리이지만 오는 2008년 7월 난곡경전철이 개통되면 난향초등학교역을 도보 5분 거리에서 이용할 수 있다. 난곡경전철 수혜와 관악산 조망권 등 호재로 매수문의는 많고 매물은 없다.34평형이 2억 8000만∼3억 5000만원,44평형이 4억 3500만∼5억 3900만원, 전세는 34평형이 1억 5000만원,44평형 1억 8000만원 수준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녹색공간] 물 한잔의 행복/김판기 용인대 산업환경보건학과 교수

    예쁜 아이들이 맑고 깨끗한 개울에서 물장난을 치며 웃고 떠드는 내용의 공익광고를 가끔씩 본다. 물은 마심으로 갈증해소를, 뿌림으로 깨끗함을, 흐름으로 즐거움을, 다시 비가 되어 내림으로 생명력을 선사하는 완전한 존재이다. 옛말에 돈을 물쓰듯 한다는 말이 있다. 물은 헤프게 쓸 수 있었던 대표적인 물건이었던 것이다. 지금은 물이 돈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수자원 쟁탈을 위한 전쟁이 날 것이라는 미래학자의 예측도 있다. 1960년대 말까지만 해도 마을 앞 개울물을 길어다 먹는 집들이 제법 있었을 것이다. 어느 틈엔가 그 개울물은 물항아리를 채우는 역할을 할 수 없게 되었고, 더이상 멱감는 아이와, 소금쟁이, 물방개를 찾아볼 수 없는 개울이 되었다. 낙동강을 시작으로 팔당을 비롯한 상수원의 수질이 점차 악화되고, 주변의 개발로 오염원이 늘어간다는 보도에 국민들은 불안해졌다. 굳이 실험실에서 분석하지 않더라도 물이 죽어가고, 생태계가 달라지는, 눈에 보이는 변화를 누군들 모를 리 없다. 최근 우리가 먹다 버린, 그래서 환경중으로 흘러 들어간 의약품이 먹는 물에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해열진통제, 강심제, 위궤양 치료제, 정신신경치료제, 심장병치료제, 설파제 등이 우리나라 하천에서 검출되고 있고, 이들 환경의약품에 의한 독성 및 위해성의 우려를 낳게 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한다.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약이 아닌 한잔의 물을 처방하는 의사가 코믹하게 그려진 외국 만화가 문제의 심각성을 희화화하고 있다. 게다가 어떤 의약품은 내분비 교란의 가능성도 있음을 학술 논문을 통하여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건강한 사람이 원치 않는 의약품을 항상 복용하게 되는 결과가 나타나는데, 의약품 칵테일을 마심으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독성영향은 하나 더하기 하나가 둘이 되는 경우보다 다섯 혹은 열(10)이 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환경부에서 환경의약품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금년부터 환경의약품오염 용역연구사업을 선정하여 조사하고 있다니 그 결과가 기대된다. 수일 전 강의를 위하여 서울시 상수도연구소를 방문하였다. 아리수(서울 수돗물의 이름)를 병에 담아 제공하고 있었다.2006년 서울시 수도사업특별회계 예산이 8000억원을 넘고 있고, 환경부의 하수도 수질관리 예산이 1조 8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아리수 수질검사 성적이 매우 우수함에도 전반적인 수돗물에 대한 인식은 크게 나아지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수돗물에 대한 국민인식이 개선되지 않는 것은 미지의 유해물질의 오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리라 본다. 과거와 달리 국민의 요구는 날로 높아져 현재 55개 검사항목으로도 부족하고, 더욱 높은 수준의 음용수 수질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설과 인력, 궁극적으로 예산이 늘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더구나 모든 국민이 만족할 만한, 믿을 수 있는 수돗물을 되찾는 일이 검사와 관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일부 국가기관의 노력만으로 이루어 질 수 없음은 자명하다. 선진외국이 시행하고 있는 것처럼 200여 검사항목을 추가하는 일만으로 수돗물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수 있을까? 깨끗한 물 한잔의 행복은 우리 모두의 몫이고, 이 행복을 위하여 노력해야 하는 사람도 우리 모두여야 하듯이, 환경의약품에 대한 국민 모두의 인식제고가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 제도적 뒷받침, 관계기관의 협조 또한 절실하다. 일부 환경단체의 폐의약품 수거운동이 애처롭기만 한데, 환경의약품의 오염을 방지하는 해법을 놓고 오염배출자인 이익단체 간에 또 다른 이익확보를 위한 논리의 하나로 환경의약품 문제가 논의되고 있음이 안타깝다. 물 한잔의 행복을 위해 모르는 게 약이 아닌, 물 한잔이 행복약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하며, 아직도 환경의약품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는 오염배출자와 의약품 생산과 유통을 관리하는 기관들의 관심의 폭이 유연해지기를 기대해본다. 김판기 용인대 산업환경보건학과 교수
  • 하반기 31만가구 분양 “청약일정 미리 챙기세요”

    하반기 31만가구 분양 “청약일정 미리 챙기세요”

    주택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 하반기 주택 공급 물량이 홍수를 이룰 전망이다. 일반분양 28만여가구, 신규 입주 13만가구가 예정돼 있다. 신규 아파트 분양은 상반기 분양 예정 물량이 밀리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를 넘는다. 새 아파트 입주 물량도 전년보다 10% 가까이 늘어났다. ●주택 시장 침체 불구, 새 아파트 31만 가구 공급 부동산경기 침체로 상반기 예정됐던 분양이 미뤄지면서 하반기 분양 물량은 무려 31만 1000가구에 이른다. 이 중 조합원 배정분을 뺀 일반분양 아파트만 28만 7000가구. 상반기중 분양된 9만 4000가구보다 3배 이상, 전년 동기(12만 1000가구) 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수도권 물량(13만 2000가구)이 전체의 46%, 지방(15만 5000가구)이 54%다. 판교신도시 1만여가구, 광주 수완지구 8000여가구, 파주 운정지구 5000여가구, 용인 흥덕지구 2000여가구 등 19개 택지지구에서 3만 5826가구가 쏟아진다. 재개발·뉴타운이 많은 서울지역에서는 62개 사업장에서 3만 521가구가 공급돼 1만 8990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하반기 아파트 분양 시장 최대 관심사는 8월 판교 분양이다. 중대형 평형이며, 대형 건설사가 대거 참여한다.7164가구이며, 이 중 임대 397가구,25.7평 초과 4993가구,25.7평 이하 1774가구다. 임대를 제외하면 모두 일반분양이다.25.7평 이하의 경우 공공분양 물량이어서 청양부금가입자는 자격이 없고 청약저축가입자만 청약할 수 있다. 지난 3월 판교 중소형 청약에서 탈락한 청약저축 가입자도 재도전할 수 있다. 서울 지역 하반기 최대 이슈인 은평뉴타운은 오는 9월 1지구를 시작으로 본격 분양된다.A공구(1593가구·롯데+삼환)·B공구(1638가구·현대산업개발+태영)·C공구(1283가구·대우건설+SK건설) 등 3개 지역에서 4514가구가 건설된다. 이중 2817가구가 일반 분양으로 나온다. 이밖에 서울에서는 강북지역에서 대형 건설사가 짓는 아파트가 많다. GS건설이 다음달 마포구 하중동 서강주택을 재건축해 33∼60평형 103가구(총 488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전체 가구수의 10∼25%를 임대아파트로 짓는 개발이익환수제가 처음 적용된 단지다. 현대건설은 10월중 성동구 성수동2가에서 18∼92평형 445가구를 내놓는다. 롯데건설도 중구 황학동에서 주상복합 롯데캐슬 1870가구중 489가구를 6월중 일반 분양한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팀장은 “하반기 분양 물량이 많은 것은 3월 판교 분양,5월 지자체장 선거,6월 월드컵 등으로 상반기 물량이 밀렸기 때문”이라면서 “상반기 물량은 애초 계획의 35% 정도밖에 분양되지 않았고 그나마도 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미분양이 수두룩해 하반기 예정 물량도 상당수 내년으로 밀릴 것”이라고 말했다. ●새 아파트 13만가구 입주예정 하반기 입주예정 아파트(주상복합 포함)는 299개 단지 13만 2866가구다. 지난해 동기(340개 단지 12만 3591가구) 보다 7.5%(9275가구) 많다. 서울 신규 입주 물량은 강서구, 관악구, 구로구 등 강서권이 8859가구(27개 단지)로 가장 많다. 특히 8월 입주하는 신림동 관악산 뜨란채는 서울 수도권 물량 가운데 단일 단지로는 규모가 가장 큰 3322가구다. 이어 강북구, 노원구 등 강북권(11개 단지·3778가구), 강남구, 서초구 등 강남권(23개 단지·3067가구), 종로구, 용산구 등 도심권(8개 단지·1803가구) 등 순이다. 강남권에서는 개나리푸르지오(332가구)와 개나리래미안(438가구)아파트가 8월 입주 채비를 하고 있다.9월에는 역삼아이파크(541가구)가 입주한다. 경기도는 고양, 부천, 용인에서 각각 4000가구 이상이 새로 입주한다. 고양시는 풍동에서 오는 7월 뜨란채 2단지를 시작으로 4485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부천에서도 역곡동과 소사본동을 중심으로 동부센트레빌, 뜨란채4단지 등 입주가 예정되어 있다. 2기 신도시중 최초로 오는 12월중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입주가 시작된다. 다숲캐슬, 월드메르디앙, 반도보라빌 등 총 2416가구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이슬람 문명과 도시] (12) 목가적 항구도시 튀니지의 튀니스

    [이슬람 문명과 도시] (12) 목가적 항구도시 튀니지의 튀니스

    지중해에 접하고 있는 튀니지는 프랑스 시인 앙드레 말로가 하늘과 바다, 들이 푸르다 하여 3창(蒼)이라 불렀던, 아름다운 나라다. 그러나 한국에는 알려져 있지 않다. 학위를 마치고 귀국했을 때 한국기업에 근무하던 한 분이 튀니지를 미국의 테네시로 이해하던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그러나 연 600만명의 외국인들이 찾을 정도로 튀니지는 관광대국이다. 천혜의 자연환경에 외국인에 대한 친절함, 잘 다져진 관광 인프라까지 갖췄으니 유럽 관광객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다. 금요일 저녁에 와서 일요일 저녁에 돌아가는 패키지 코스는 싸고 질 좋은 관광으로 인기가 높다. ●기원전 3세기 지중해권 문화요지로 번성 수도 튀니스 부근은 기원전 3세기쯤 페니키아인들이 이주해오면서 지중해권 문화의 요지로 번성했다. 로마시대에는 도시국가 카르타고가 형성돼 지중해 상권을 두고 로마와 격돌하기도 했다. 한니발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카르타고는 결국 로마제국에 편입됐고, 로마는 증오의 표시로 도시 전체를 파괴했다. 로마의 지배를 받던 튀니지는 7세기 이슬람 세력의 진출과 함께 이슬람화했다. 이집트의 정복자 아므르 빈 알 아스가 주도한 튀니지 원정에 따라 670년 우크바 빈 나피이가 이 지역을 비잔틴 로마로부터 빼앗았다. 아랍인들은 이 지역에 마그립 원정 기지로서 ‘카이라완’을 세웠고 ‘카이라완’은 그 뒤 30년간 북아프리카 전역으로 이슬람을 전파하는 전초 기지가 됐다. 이 때, 그러니까 비잔틴 로마인을 축출하고 라데스항에 대한 비잔틴 로마인의 반격을 막기 위해 697년 건설된 것이 바로 튀니스다. 이전 이름은 타르시스. 카르타고의 석재들이 튀니스 건설에 동원됐다. 이후 튀니스는 16세기 오스만튀르크와 합스부르크의 전쟁으로 1574년 오스만 통치하에 들어가면서 1800년대 중반까지 오스만 제국의 일부로 남았다가 1864년 프랑스 보호령으로 들어갔고,1957년 독립하면서 튀니지의 수도가 되었다. ●유럽풍 정취·넉넉한 인심 80만명 규모의 도시인 튀니스는 라데스항을 끼고 있는 아름답고 목가적인 항구도시다. 전철을 타면 시내 중심에서 지중해 해변을 돌면서 카르타고 유적을 볼 수 있는 40분짜리 여행코스도 있다. 이 때 내려다 보는 지중해는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다. 언덕에는 하얀 집과 아랍차와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들이 태양에 빛난다. 시내 중심 ‘하비브 부르기바’ 거리에 들어서면 파리의 샹젤리에 거리 같다. 프랑스의 영향 때문에 거리 풍경은 영락없는 유럽풍이다. 시내에는 튀니스 전통요리인 쿠스쿠시와 케밥을 파는 식당과 시사라는 아랍 전통 물담배를 피울 수 있는 찻집들이 있다. 찻집에는 말쑥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60대 웨이터들이 이방인을 친절하게 맞이한다. 찻집에 앉아 있노라면 오른쪽 귀에 야스민을 꽂은 어린 슈샤인 보이들이 구두를 닦으라고 애교 있게 사정한다. 구두를 건네주면 재스민 한 송이를 주며 잔돈도 깎아 주는 상술도 발휘한다. 사람들의 인심은 넉넉해 이방인들에게 무척 친절하다. 포도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튀니스의 20년산 ‘마공’(포도주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일조량이 많아 튀니스 포도는 프랑스 포도 못지않은 향과 맛을 품고 있다. 그래서인지 나름의 맛을 자랑하는 튀니스 와인은 상대적으로 비싼 프랑스산에 비해 사랑받고 있다. 모든 관광식당에는 프랑스산과 튀니스산 포도주가 있는데, 포도주의 족보를 잘 확인하고 그 해 일조량과 숙성 연수를 잘 확인해야 좋은 와인을 마실 수 있다. 저녁에 튀니스 전통 춤을 감상하며 몰(도미)요리와 함께 흰 마공 한잔을 곁들이는 게 바로 튀니스의 정취이다.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메디나´ 오밀조밀하고 쉽게 돌아다닐 수 있는 수도 튀니스에서 가볼 곳은 구도시인 메디나(도심을 뜻하는 아랍어)다.1981년 유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역사·문화적 중심지로 전통을 듬뿍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7세기에 세워진 메디나는 프랑스 식민기간 동안 세워진 신시가에 밀려 지금은 중심지가 아니지만 과거의 흔적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성곽도시였던 메디나는 성곽길이만 10㎞에 이르렀고, 그 외곽에는 도랑이 있었다고 문헌이 전한다. 그러나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다. 다만 성문 5개는 아직 남아 있다. 미로 같은 길을 헤치고 나가다 보면 각종 민속공예품을 파는 수크(재래시장)에 도달하게 된다. 눈에 띄는 건 동판을 파는 가게들인데, 여기서는 쇠나 도색된 구리를 새겨 넣기 위해 동판을 두드리는 소리에 귀가 멍해진다. 볼거리도 많고 주인들과 흥정하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가장 오래된 주거지역 ‘다르 엘 하다드’도 들러볼 만하다. 파란색 정문에다 정원을 갖춘 전통 가옥들은 단철 난간이나 미늘살 창문을 갖고 있다. 정원은 대개 정방형이고 더러 분수도 있다. 대가족제라서 단층보다 2층이 많다. 7세기에 세워져 8세기에 재건된 자이툰사원은 반드시 들러야 한다. 메디나 중심부에 라데스 항구를 내려다보면서 솟아 있는 자이툰 사원은 가장 화려하고 탁월한 건축물이다. 사원 중앙부에는 카르타고 유적에서 가져온 200개의 기둥이 세워져 있고, 예배할 수 있는 회랑 숫자만도 10곳에 이르는 큼직한 사원이다. 사원 한가운데에는 넓은 광장이 있고 주위에는 벽 높이만큼의 나무기둥들이 쇠줄에 연결되어 둘러서 있다. 햇살이 따가운 여름철에는 나무기둥에 아마포를 둘러 씌워 둥근 지붕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사원 근처에는 ‘알 아타린’ 향수시장이 있고, 여기서는 손님의 주문에 따라 갖가지 향수를 만들어준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카르타고 제국 튀니스를 벗어나 차로 30분을 달리면 카르타고 유적이 나온다. 우리에게는 한니발로 친숙한 카르타고 제국은 방문객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러나 큰 기대를 하면 실망도 크게 마련이다. 로마가 워낙 철저하게 파괴해서 돌기둥과 발굴된 일부 유적만으로는 그 실망감을 보상하기 어렵다.‘비루사’언덕 위에 세워진 카르타고는 지중해를 내려다보고 있다. 화려했던 제국의 영광은 비록 흙 속에 묻혀 있지만 로마장군 스키피오와 마지막 일전을 벌였던 한니발의 포효가 지금도 들리는 듯하다. 언덕 위 카르타고 박물관에는 페니키아인들의 유물들이 소장되어 있다. 특히 어린이용 석관이 눈길을 끄는데, 이는 페니키아인들이 그들의 신인 ‘바알’과 ‘타니트’를 위해 어린아이를 제물로 바쳤기 때문이다. 이러한 어린아이의 제사 풍습은 토페트 구역에서 잘 나타난다.1921년에 발굴되었던 이 구역은 카르타고 귀족이 어린아이를 죽이고 매장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튀니지 문화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함맘(목욕탕) 문화다. 이슬람 초기 시대에 무슬림들의 종교적 세정을 위해 시작된 함맘은 점차 도시의 필수적인 문화시설이 됐고, 모스크의 부속건물 가운데 하나로 변모했다. 그래서 함맘은 대개 모스크 근처에 있다. 자이툰 사원근처에만 15개가 넘는 함맘이 있었고 튀니스 인근에는 온천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함맘이 있다. 튀니스에서 약 20㎞ 떨어진 코르보스 노천온천에서 여행의 피로도 풀고 튀니스 전통의 함맘 문화를 체험해 보는 것도 좋은 기억이 된다. 카르타고의 옛 영광을 간직한 나라, 지중해의 진주 튀니스. 그곳에서 우리는 이방인을 반기는 주인의 후덕함과 여러 문화가 어우러진 모자이크식 문화를 볼 수 있다.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그들은 아프리카에 살면서 이슬람을 믿고 유럽을 동경할 수밖에 없는 카르타고의 후예들이다. 최진영 한국외대 교수
  • [열린세상] 병원보다 아파트 건설 단가가 왜 비싸야 하나/이성낙 가천의과학대 총장

    얼마 전부터 아파트 분양가 책정 및 원가 공개를 놓고 우리 사회가 갈등 양상을 빚고 있다. 게다가 호화 아파트의 평당 분양 단가가 무려 5000만원에 달한다고 하니 자기 집을 소유하고픈 서민층의 좌절감이 얼마나 크겠는가. 필자는 지난 30년 동안 세 번의 이사를 하면서 국내 아파트의 주거 환경을 나름대로 경험하였다. 그때마다 실내 전등 시설과 주방 가구를 비롯해 욕실에 마련된 각종 시설물의 품질이 수준 이하일뿐더러 조잡하기까지 하다는 데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당연히 많은 입주자들이 기존 인테리어 시설을 모두 새 것으로 교체하게 되고, 결국 쓰지 않아도 될 비용이 발생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그러나 요즘은 전혀 다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흔히 말하는 고급 아파트에 가보면 바닥부터 욕실과 주방, 거실에 이르기까지 외국에서 수입한 고가의 자재들로 가득하다. 예전과 달리 품질은 많이 좋아졌다지만 사치스럽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좀 예외적이기는 하지만 이른바 초호화판 아파트를 보면 정말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앞선다. 그런데 더욱 황당한 것은 이러한 아파트들의 평당 분양가이다. 건설 회사들은 건축에 들어간 값비싼 수입 자재 말고도 대형 냉장고와 에어컨을 비롯해 심지어는 와인 냉장고까지 분양가에 포함시킨다고 한다. 그런데 그 제품이 대부분 같은 그룹 내 가전사의 제품이라니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이처럼 상상을 초월하는 고도의 끼워 넣기 판매 술책 때문에 입주자들은 그동안 사용하던 각종 가전제품들을 본의 아니게 버려야 하는 처지가 된다. 낭비도 낭비지만, 아파트 단지 내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누구나 똑같은 가구에 똑같은 제품을, 그것도 똑같은 위치에 놓고 산다는 걸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말하자면 개성이 사라진 ‘기성 인테리어 주택’에 사는 셈이다. 그렇다면 ‘기성 인테리어 주택’의 사회적 인프라 가치는 과연 얼마나 될까? 도대체 그 가치가 얼마이기에 평당 5000만원씩이나 되는 걸까. 주택을 비교 대상으로 삼기엔 좀 그렇지만, 온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병원보다는 못할 것이다. 지금까지 대형 병원을 두 개나 세워본 경험이 있는 필자로선 그 엄청난 아파트 분양가를 좀처럼 납득할 수가 없다. 건축 구조상으로 볼 때 아파트는 병원 건물을 짓는 것보다 훨씬 단순하다. 병원에는 고가의 각종 의료용 가스 파이핑 시스템은 물론 수술실의 무균 상태를 유지하는 첨단 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 당연히 건축비가 비쌀 수밖에 없는데, 얼마 전 개원한 Y대학의 S병원은 최첨단으로 지었음에도 건축 단가가 평당 약 400만원에 못 미쳤다고 한다. 결국 아무리 호화 아파트라고는 하지만 평당 분양 단가가 5000만원이라는 것은 ‘거품’치고는 너무 큰 거품이라는 얘기다. 새삼 독일에서의 생활이 떠오른다. 대학 시절, 결혼한 친구들의 집들이 파티에 여러 번 초청받아 간 적이 있다. 그런데 새 주택을 지은 건설 회사는 집의 골격만 짓고 바닥재는 물론 벽지부터 전등 시설 일체를 입주자가 알아서 마련하도록 한 걸 보고 놀랐다. 거실 천장에 백열전구가 덩그러니 걸려 있는가 하면, 침실엔 매트리스 하나만 민망하게 놓여 있고, 화장실엔 격리 유리문도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나 몇 년 후 같은 집엘 가보면 집주인의 취향이 곳곳에 스며든 아주 아름다운 주거 환경을 만나게 된다. 가족이 서로 의논하며 가구 하나하나를 선택하고 배치함으로써 자기들만의 주거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파트 건설 단가를 공개하는 건 분명 ‘반 자유시장적’ 발상이다. 하지만 오죽하면 그렇게 하겠냐는 생각도 든다. 건설 회사에서 서민들을 위해 기본 골격과 최소한의 시설만을 갖춘 아파트를 짓는다면 분양가는 상상 외로 많이 내려갈 것이다.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을 실현할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낭비를 없애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데도 이러한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이성낙 가천의과학대 총장
  • [희망-절망의 갈림길 아프리카] (하) 아동 매매 고통받는 ‘가나’

    [희망-절망의 갈림길 아프리카] (하) 아동 매매 고통받는 ‘가나’

    |아크라(가나) 임병선특파원|한번 끌어안고 뺨을 비벼볼 따름이다. 참회의 눈물이나 감격의 울음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푼돈에 아이를 내맡긴 부모들이 그 아이들과 다시 만나는 현장에는 그저 쑥스러운 미소만이 흐를 뿐이었다. 서부 아프리카에서 가장 먹고 살 만하다는 가나에서도 아동 인신매매가 만연돼 있다. 특히 지난 1964년 아코솜보댐 건설로 만들어진 세계 최대 인공 담수호인 볼타 호수 주변에서 성행하고 있다. 적도의 태양이 사정없이 열기를 대지에 뿜어대던 지난달 26일, 수도 아크라에서 북동쪽으로 1시간30분쯤 달려 볼타호 주변 아베이메 마을에 이르렀다. 커다란 공터의 아카시 나무 그늘 아래 왼편에 39명의 아이들이 앉아 있었다. 오른편에는 그들을 50∼60달러에 판 부모와 조부모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한 집안 3명이 함께 팔려 나가기도 이날 재결합 행사는 국제이주기구(IOM) 아크라 사무소가 두달여에 걸쳐 아이들의 정신적 외상(트라우마)을 치료하고 영어 읽기와 쓰기 등을 익히게 한 뒤 부모 품에 돌려보내면서 이런 일이 다시 없도록 다짐을 받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율동을 선보이기도 한 아이들이 영어로 또박또박 자신의 이름과 장래 희망을 소개하자 부모들 사이에서 탄성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제 앞가림이나 할 수 있을까 싶은 6살부터 키가 제법 껑충한 16살까지 39명의 아이들은 제각기 다른 아름다움으로 빛났다. 말이 인신매매지 푼돈에 아이를 팔았다는 손가락질을 받기 십상인 부모들은 다른 얘기를 한다. 아이가 더 나은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아이를 맡겼다는 것이다.IOM의 조지프 리스폴리는 “이 점에서 이곳의 아동 매매는 동남아시아에 만연된 인신매매와 많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대부분 대서양 연안 마을에서 태어나 볼타 호수 주변으로 이주해온 부모들은 장례식 때문에 고향에 들렀다가 선주들로부터 아이를 훌륭하게 맡아주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맡겼다. 선주들은 약속과 달리 학교에 보내지 않는 것은 물론, 매년 사례금도 보내지 않고 아이들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물에 뛰어들어 고기를 잡게 했다.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노를 휘두르기도 했다. 이날 아이들은 연극을 통해 자신들이 겪은 일을 소개했고 이를 지켜본 부모들은 미간을 찌푸렸다. 남보듯 바라보기만 하던 아이들과 부모가 손을 맞잡을 시간이 돌아왔다. 조금 전 손자 둘의 손을 잡고 들어간 한 할머니가 다시 불려나와 이번에는 다른 아이 2명의 손을 맞잡았다. 사연인 즉 두 딸이 아버지도 모르는 아이 둘씩을 낳고 사라져 버리자 손자 넷을 한꺼번에 맡을 자신이 도저히 없었다고 했다. 한 어머니는 가장 나이 어린 여섯살 딸과 오빠 둘의 손을 꼭 잡고 어색한 미소만을 흘렸다. ●마을 단위 교육까지 예지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아동 인신매매 근절 운동을 펼치는 IOM에서는 이웃이 아동을 매매할 경우 이를 뜯어말리고 선도할 수 있도록 마을 단위의 교육까지 실시하고 있다. 부족사회 전통을 활용하려는 의도에서다. 또 아이들을 사서 부린 선주들에게는 다른 사업을 해보도록 적극 권유하고 필요하면 기술이나 창업 교육까지 한다고 했다.2002년 8월부터 시작한 이 프로그램에 따라 지금까지 589명의 아이들이 부모품에 돌아갔다. 꾸준한 모니터를 통해 10%의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잘 적응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했다. 가나 정부에 어린이 전담 부서가 생긴 것은 1990년대 후반. 어린이 인신매매를 금지하는 법이 만들어진 것도 지난해였다. 한 경찰 관계자가 “또다시 아이를 팔면 감옥에 갈 줄 알아라.”고 언성을 높이자 부모들이 큰 소리로 항변한다. 가난이 죄라는 것이었다. 너무 높은 출산율 탓이다. 한 집에 아이들이 8∼10명씩이나 되다보니 이런 일이 일상이 된다. 유엔아동보호기금(UNICEF)의 리브 앨덴은 “2000년에 17%이던 출생 신고율이 지난해 67%로 뛰어올라 그나마 위안”이라고 밝혔다.5시간에 걸친 행사가 모두 끝나자 아이들은 IOM 등이 나눠준 가방과 학용품 등을 챙겨 부모 손을 잡은 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남긴 채 집으로 향했다. 검은 대륙에는 슬프고도 지독한 일들이 너무 많다. bsnim@seoul.co.kr ■ 난민 캠프 ‘부두부람’ |부두부람 캠프(가나) 임병선특파원|먼 옛날 이곳에 처음 정착한 사냥꾼 ‘부두’는 우물 하나를 파서 지나가는 이들에게 골고루 나눠줬다. 해서 마을이 생겨났다. 이 부족 말로 우물을 뜻하는 ‘부라’를 붙여 이 마을은 부두부람으로 불리게 됐다. 우물 하나가 이제는 멀리 라이베리아에서 내전을 피해 떠나온 난민 4만 2000여명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터전으로 커졌다. 지난달 27일 아크라를 빠져 나와 서쪽으로 50분쯤 달리자 오른편 야트막한 언덕에 판잣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큰 마을이 눈에 들어왔다.1990년 내전을 피해 부르키나파소와 코트디부아르를 거쳐 걸어서 가나 땅으로 들어온 난민 26명을 받아들이면서 시작된 부두부람 캠프. 17만평의 부지에 웬만한 시설은 다 있다. 비록 의사 2명이 4만명을 진료하지만 에이즈 등 기본적인 검사를 할 수 있는 병원도 있다. 학교 45곳, 유치장을 갖춘 파출소, 도서관, 시장도 있다. 주민 대표들로 구성된 복지위원회는 7개 상임위를 두고 이곳의 관리를 맡고 있는 유엔 난민 고등판무관실(UNHCR)에 의견을 전달한다. 주민들은 “2000년부터 가나 정부가 지원을 끊어 1만명만이 식량을 배급받고 있다.”며 “모든 주민에 식량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또 4만여명이 모여 사는데 화장실이 15곳뿐이고 아직도 상수도가 없어 물탱크 공급을 받고 있는 등 16년 동안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UNHCR는 정정 안정이 확인되면 가나 전체의 라이베리아 난민 숫자가 1만명 정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낮에도 캠프 입구 컨테이너 박스 앞에서는 귀환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진 난민들을 상대로 상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진정 이들은 조국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16년째 뿌리를 내린 삶의 터전을 떠나기가 쉽지 않고 여기선 자녀들을 학교라도 안심하고 보낼 수 있기 때문인 듯했다. 캠프를 떠날 때 시장에서 파는 생선들을 쳐다보니, 저걸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구호기관들이 자랑하던 자급자족의 현주소는 이런 것이었다. 우리 역시 난민들이 무더기로 유입될지 모른다는 걱정이 커져가고 있다. 최근 미국 국무부가 북한 난민을 대대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이 기폭제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해서 이 캠프의 운영 사례는 우리에게 타산지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bsnim@seoul.co.kr ■ 가나는 어떤나라 국내 제과업체가 처음 만들어낸 초콜릿에 붙인 상표는?바로 이 나라 이름이다.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 주산지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또 월드컵 본선 1라운드에서 맞붙을 토고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 1년 전인 1956년에 가나는 영국령 토고를 합병시켰다.4세기 말 베르베르인들에 의해 건설된 가나제국과 17세기 말 아칸족이 건설한 아산테 제국의 영화가 뿌리깊은 데다 잦은 쿠데타의 아픔을 씻고 1980년대 중반 이후 민주적인 정권 교체가 계속돼 역내(域內)에서 가장 안정적인 정치, 앞선 경제를 자랑한다. 이런 영향으로 내전에 시달리던 라이베리아와 르완다, 특히 지난해 선거 폭력에 내쫓긴 토고 등에서 난민이 계속 유입돼 현재 6만 2000명의 난민과 망명 신청자가 체류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6일까지 한국언론재단이 주관한 해외 인권 단기 연수에 참가해 작성했다. 가나의 인신매매 아동 구출 프로젝트나 라이베리아 난민 캠프를 돕고 싶은 독자는 국제이주기구(IOM) 서울사무소(02-6245-7647)나 유엔 난민기구 서울사무소(02-773-7013)로 연락하면 된다.
  • 새달 전국 2만여가구 ‘집들이’

    새달 전국 2만여가구 ‘집들이’

    전세 수요자라면 6월 입주하는 새 아파트를 기다려라.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다음달 전국에서 집들이하는 아파트는 2만 6836가구로 조사됐다. 서울에선 도심 가까운 아파트가 눈에 띄고, 경기도에서는 대규모 단지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6월 서울 입주 아파트는 대부분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다. 서초구 방배동 롯데캐슬헤론 주상복합아파트는 34∼63평형 337가구다. 서울지하철 4호선 이수역과 동작역이 걸어서 10분 거리. 서래초, 방배중, 서초중, 서문여중, 서문여고, 서울고, 상문고, 경문고 등을 배정받는다.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 길음 2차와 은평구 응암동 응암푸르지오는 재개발 단지로 각각 560가구와 361가구 로 구성됐다. 경기·인천지역은 분양 아파트보다 임대 아파트가 많다. 분양 아파트 가운데 눈에 들어오는 단지로는 고양 풍동 I-PARK아파트 583가구와 김포 사우동 한신 휴플러스 288가구, 남양주 호평동 신명스카이뷰 399가구 등이다. 국민임대 아파트는 경기도 용인 동백지구 주공3단지 981가구를 비롯해 모두 6개 지구에서 입주한다. 공공임대는 인천 남동구 논현동 주공 13단지 785가구와 경기도 부천시 소사동 주공그린빌3단지 348가구로 5년 뒤 분양전환된다. 지방에서도 1만 391가구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998가구가 입주하는 경남 사천푸르지오와 경북 서부3차 부영사랑 966가구도 입주 대기중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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