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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파 국경 넘는 2번째 명단 발표… 유니세프 “어린이 하루 400명씩 사상”

    라파 국경 넘는 2번째 명단 발표… 유니세프 “어린이 하루 400명씩 사상”

    이집트 시나이 반도와 연결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 국경 검문소를 두번째로 건너는 사람들의 명단이 발표된 가운데 가자지구 내의 인도주의적 위기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가자지구 국경관리 당국은 2일(현지시간) 오전 일찍 라파 국경 검문소를 통해 이집트로 떠날 수 있는 외국인 약 600명의 명단을 추가로 발표했다. 이 명단에는 미국인 400명을 포함해 대한민국, 멕시코, 헝가리, 크로아티아, 아제르바이잔, 그리스, 차드, 바레인, 이탈리아, 스위스, 스리랑카, 네덜란드, 벨기에, 북마케도니아 출신이 포함되었다. 앞서 이집트 국영 텔레비전 채널인 알 카헤라(Al Qahera)은 전날 이집트 소식통과 팔레스타인 관리를 인용해 최소 361명의 외국 여권 소지자와 중상을 입은 45명의 팔레스타인인과 그 가족을 포함한 500명이 탄 버스가 이집트 시나이반도와 가자지구 국경인 라파 건널목을 지나 이집트의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라파 국경 개방은 지난달 31일 밤 늦게 이스라엘, 이집트, 미국, 카타르, 하마스가 참여한 협상이 타결되며 이루어졌다. 이집트의 가자지구 국경 개방 계획을 알고 있는 한 익명의 외교 소식통은 “외국 여권 소지자를 포함해 약 7500명이 약 2주간 가자 지구에서 이집트로 빠져나올 것”이라고 말했다.NYT는 이날 일부 외국 여권 소지자들은 라파 국경에 도착했으나 가족들이 공식 피난민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가족들과 슬픈 작별 인사를 나눠야했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가 고향이지만 호주 시드니에서 오래 산 압달라 다할란(76)은 1년 전 재혼한 팔레스타인 아내를 두고 갈 수 없어 다시 라파 국경검문소 앞까지 갔따가 칸 유니스에 있는 자택으로 돌아갔다. 나디아 살라(53)는 불가리아 국적을 가진 장녀 라마 엘딘이 안전하게 국경을 넘는 모습을 지켜보며 작별인사를 했다. 오스트리아 시민권자 하이탐 슈랍(54)은 외국 국적이 없는 남편과 최근 결혼한 딸 다야나(23)를 두고 세 아들과 아내와 국경을 넘어야 했다. 이날 가자지구로 떠날 수 있게 된 사람들 중에는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직원 22명 전원이 포함됐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성명에서 “전문 의료팀을 포함한 새로운 국제 직원 팀이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가자지구에 들어갈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도 “300명의 팔레스타인 직원과 그 가족은 여전히 가자지구에 갇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자 지구를 떠나고 싶은 사람들은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떠날 수 있도록 허용되어야 하는 동시에 다시 가자지구로 돌아올 권리도 허용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소수의 미국인이 라파 국경을 통해 이집트로 건너가는 가자 지구를 떠날 것으로 예상되고, 이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좋은 단계”라며 “미국인들을 가자지구에서 최대한 신속하고 안전하게 대피시키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전날부터 또다시 정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NYT가 보도했다. 가자지구의 주요 통신 사업자는 오전 4시경 서비스가 중단되었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시작하며 34시간 동안의 정전을 겪기도 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수요일 라파 국경 교차로에서 이집트에서 물, 식량, 의료품이 담긴 트럭 55대를 받았다고 밝혔으나 이스라엘이 여전히 연료를 공갑하지 않아 구급차, 발전기는 멈춰 있다고 밝혔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사무부총장은 “전투를 중단하는 것이 가자지구에 식량, 물, 의약품, 연료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며 인질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아울러 가자 보건부는 10월 7일 이후 이날까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어린이 3648명을 포함해 좁은 해안 지역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 최소 879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이날 또다시 가자지구 자발리야 난민캠프에 공습을 가했다. IDF는 “가자지구의 자발리아 난민 캠프에 대한 두 번째 공격을 가해 하마스의 대전차 미사일부대장인 무함마드 아사르를 사살했다”며 “하마스는 의도적으로 민간인 건주 건물 아래와 주변에 테러 인프라를 구축해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의도적으로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아동기구(UNICEF)는 이날 성명에서 “가자지구의 자발리야 캠프에서 어제와 오늘 또다시 공격으로 인한 학살 장면은 끔찍하고 끔찍하다”고 비판했다. 유니세프는 이날 지난 25일간 가자지구에 이스라엘의 공습이 지속되면서 매일 평균 400명의 어린이가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유니세프는 “이것은 뉴노멀(New normal)이 되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가자지구 내 노르웨이 구호기관에서 일하는 팔레스타인인 유세프 함마쉬는 자신이 나고 자란 자발리야 난민 캠프가 파괴된 것을 슬퍼했다. 현재 칸 유니스에 있는 피난처에서 머물고 있는 그는 NYT에 보낸 음성 메모에서 “자신의 가족이 여러 세대에 걸쳐 그곳에서 살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발리야는 저에게 큰 의미가 있다”며 “캠프 그 이상의 공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십 년 전 이스라엘 건국으로 쫓겨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수용하기 위해 세워진 이 캠프가 촘촘하고 단단하게 짜여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곳은 그는 가자지구는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콘크리트 단층집들이 서로 나란히 붙어 있는 주거지구”라며 “넓은 길은 1미터도 채 안 되고, 그들이 폭격을 가한 곳은 수용소의 중부”라고 설명했다. NYT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가자지구 자발리야 난민캠프 인근에서 약 0.5마일(약 800m) 떨어진 곳에서 이스라엘의 또 다른 공습이 발생했다. 파괴 규모는 비슷한 수준으로 대형 건물 몇 채가 완전히 붕괴됐다. 이 영상에는 구조대원과 주민들이 잔해를 파헤치고, 사상자로 보이는 사람들을 잔해 속에서 끄집어 는 모습이 포착됐다.
  • [김보름의 콘텐츠로 보는 세상] 팝업스토어 피로감/한성대 문학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김보름의 콘텐츠로 보는 세상] 팝업스토어 피로감/한성대 문학문화콘텐츠학과 교수

    트렌디한 콘텐츠가 넘치는 성수동에 김치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김치 전문기업 종가는 세븐틴의 멤버 호시를 김치 앰배서더로 임명하고 김치 케이크, 백김치 타르트, 열무김치 아란치니, 김치 꼬치 등 한정판 메뉴를 선보였다. 김치 관련 전시와 미디어아트 포토존을 운영한 팝업스토어에서는 방문객들에게 선물로 김치 파우더를 증정했다. 성수동의 또 다른 장소에서는 제로슈거를 내세우는 새로소주의 팝업스토어가 진행됐다. 소주 캐릭터인 구미호 새로의 출생지 강릉의 동굴을 서울로 옮겨 재현하고 1주년 생일파티 콘셉트의 집들이를 개최했다. 팝업스토어에서는 미디어아트로 동굴 같은 느낌을 연출하고 360도 회전 카메라의 포토존을 구성했으며 새로소주 굿즈 판매와 한복 입어 보기, 소주 칵테일 맛보기 같은 체험행사를 마련했다. 팝업스토어는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몇 개월까지 운영되다 사라지는 매장을 말한다. 2000년대 초 신규 매장 공간을 마련하지 못해 임시 매장을 열었던 미국의 대형할인점 타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팝업스토어가 전성기를 맞은 배경에는 온라인쇼핑이 증가하고 오프라인 매장이 감소한 원인이 있다. 임대료와 인건비의 지속적 상승으로 매장 운영의 어려움을 견디지 못한 유통업체들이 하나둘 문을 닫으면서 좀더 세련된 모습의 팝업스토어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다. 팝업스토어는 기업 입장에서는 브랜드 콘셉트와 정체성을 전달하는 공간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온라인에서 경험하기 힘든 감성과 취향을 경험하는 장소다. 팝업스토어는 굿즈를 전시하고 판매하는 전시형 공간부터 디저트를 맛보는 카페형 공간, 방 탈출 게임과 같은 체험형 공간까지 다양한 콘셉트를 내세우며 점점 규모를 키우고 있다. 이제는 기업뿐만 아니라 아이돌 기획사, 영화나 드라마 제작사, 공공기관까지 가세해 여기저기서 팝업스토어가 생겨나고 있다. 팝업스토어가 바이럴마케팅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다 보니 브랜드와 팝업스토어 공간을 중개해 주는 팝업스토어 전문 부동산 플랫폼도 등장했다. 이러한 팝업스토어 트렌드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필요한 젊은 세대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데, 이들은 마치 놀이동산에 놀러 가는 듯한 기대감으로 팝업스토어를 방문하고 사진과 영상을 찍어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공유하며 즐긴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윤을 목적으로 팝업스토어를 기획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차별적인 경험을 통해 소비자가 브랜드에 대한 친근함을 갖게 된 것만으로도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갑자기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팝업스토어의 빠른 속도감과 새로운 자극은 유현준 교수가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말했던 “이벤트 밀도감”을 더해 주며 지루할 틈 없는 도시적 삶의 매력을 만들어 내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팝업스토어가 열린다고 하면 궁금해지기에 앞서 ‘또?’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후죽순 만들어지고 있는 팝업스토어가 브랜드 정체성은 고사하고 차별화에 대한 고민 없이 획일적 콘텐츠만 양산하며 피로감을 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필요한 때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칠리향부터 만리향까지, 향기를 내는 식물들/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칠리향부터 만리향까지, 향기를 내는 식물들/식물세밀화가

    2주 전 식물 조사를 하기 위해 전남 완도에 갔다. 남도에 다다르자 주황색 꽃망울을 가지에 가득 매단 나무가 눈에 띄고 공기에서는 달콤한 껌 냄새를 닮은 꽃향이 났다. 금목서의 계절이 온 것이다. 금목서는 우리나라 남부지역에서 볼 수 있는 재배식물이다. 가을에 피는 꽃의 빛깔이 아름답고 향이 무척 강렬하다 보니 남부의 정원과 화단 식물뿐만 아니라 가로수로도 심기는 추세다. 금목서 꽃이 필 즈음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금목서와 만리향이 같은 식물인지, 다른 식물이라면 둘은 어떤 관계인지에 관해서. 종종 만리향 대신 천리향과 백리향을 대입해 묻는 경우도 있다. 제주에서는 금목서의 향이 만 리를 갈 정도로 짙다는 의미로 만리향이라 불려 왔다. 만리향이란 이름은 넓게는 목서속 식물을, 좁게는 목서속 중 가장 향이 짙은 금목서를 가리키는 지방명이다. 물론 향이 강한 식물로 만리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옛사람들은 식물의 향기 강도를 거리에 빗대 만리향, 천리향, 백리향, 십리향, 칠리향 등의 이름을 붙여 왔다.지금 남쪽에서는 만리향 향기가 한창이다. 10월 중순까지만 해도 금목서가 강력한 꽃향을 몰고 오더니 지금은 은목서가 만개 중이다. 만리향이란 이름처럼 금목서는 다양한 향수의 원료로 활용돼 왔다. ‘오스만투스’가 붙은 향수는 모두 목서속 식물, 그중 특히 금목서를 원료로 만들어진 것이다. 흔히 계수나무가 달에 사는 나무로 알려졌지만 그 ‘계’나무는 실상 계수나무가 아닌 목서속 식물로 추정된다. 물론 계수나무와 금목서 모두 우리나라 ‘도시 가을 향기’의 대표 주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천리향은 서향 종류를 가리킨다. 우리나라 남부지역에는 백서향이 분포하고 이들 흰 꽃이 피는 겨울부터 초봄까지 제주 숲에서는 따뜻하고 포근한 꽃내음이 난다. 이들 향기는 금목서 향기보다 좀더 전형적인 꽃향에 가깝다. 중국에서 도입돼 화분과 화단에 심어지는 서향도 있는데, 이들 꽃은 자줏빛을 띤다.백리향은 우리나라 전역에 자생하며 고산지대의 바위틈과 바닷가에 산다. 우리에게는 허브 식물로 익숙한 타임 가족의 일원으로서, 백리향은 우리나라 자생 타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들은 줄기가 땅에 퍼져 나가는 형태로 낮게 자라기 때문에 화단의 지피식물로서 도시에서도 흔히 만날 수 있다. 잎과 줄기에서 시원한 향이 난다. 그리고 십리향은 향이 짙은 난초를, 칠리향은 돈나무를 가리킨다. 중국명 칠리향이라는 식물이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돈나무 약재를 가리켜 칠리향이라 부른다. 이들에게선 앞선 식물들의 향과는 성격이 다른 퀴퀴한 냄새가 난다. 이름에 관한 여러 속설 중 하나로 뿌리와 열매에서 똥 냄새가 나서 똥나무라 부르던 것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돈나무로 변형된 것이라는 설이 있다. 개업, 집들이 선물로 화분째 유통되는 관엽식물인 돈나무와는 다른 식물이다. 위 식물 이름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리(里)는 우리나라에서 오래전부터 통용돼 온 거리 단위다. 1리는 약 400m이므로 칠리향은 2800m, 십리향은 4㎞, 만리향은 4000㎞까지 향이 난다는 의미지만 실제로 해당 거리만큼 향기가 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에 그저 그 정도로 강력한 향이 난다는 의미로만 받아들이면 될 것이다. 우리는 향의 강도에 따라 칠리향부터 만리향까지, 붉은 열매의 탐스러움에 따라 백량금, 만량금이라 이름 붙여 식물을 유통한다. 실제 이들이 짙은 꽃향기를 내고 탐스러운 붉은 열매를 매다는 것은 각자 매개 동물의 이목을 사로잡아 번식하기 위해서인데, 인간은 식물을 한데 모아 순위를 매기고 대결구도를 만들곤 한다. 내가 그리는 식물 세밀화에는 식물의 향기를 담을 수 없다. 내가 아무리 향기를 자세히 묘사하려 해도 자연이 자아내는 오묘한 향기를 전달하기에는 늘 어딘가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늘 내가 맡는 식물의 향기를 사람들에게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해 왔다. 그리고 나름의 방법을 찾았다. 식물의 향기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은 글과 그림, 사진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식물에 직접 가서 향기를 맡고 싶은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것, 움직이고 품을 들여 식물 곁에 가도록 만드는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그것이 식물의 향기를 가장 정확히 전하는 방법일 것이다. 지금은 만리향인 은목서가, 겨울과 봄을 지나며 천리향인 백서향이, 그리고 내년 여름이면 백리향이 꽃을 피우고 각자의 향기를 내뿜을 것이다. 이들 향기가 궁금하지 않은가? 그저 식물에 가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 풍자 “곽준빈과 새벽에 단둘이 술…나 좋아했다”

    풍자 “곽준빈과 새벽에 단둘이 술…나 좋아했다”

    풍자가 과거 곽튜브가 자신을 좋아했다고 폭로했다. 21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풍자가 한남동으로 이사 후 새 집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고 힘겨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풍자의 집 거실은 아직까지도 짐 상자로 가득 차 있었다. 치울 엄두를 내지 못한 채 수정과를 마시고 있던 풍자는 곽튜브(곽준빈)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곽튜브는 “누나 이사하셨다면서요. 언제 집들이 갈까요” 라고 물었다. 그러자 풍자는 “지금 와. 너 혹시 수정과 좋아하니” 라고 물었다. 곽튜브가 “수정과 환장하죠” 라고 하자 풍자는 “너 올때 버너 좀 사와” 라고 말했다. 그런데 잠시 후 곽튜브가 아닌 풍자의 메이크업실장 김대영씨와 풍자의 친구가 찾아왔다. 김대영씨는 “풍자가 집들이를 한다고 맛있는 걸 해준다고 해서 부푼 기대를 안고 찾아갔죠”라며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이내 김대영씨는 괴력을 발휘해 소파며 침대를 척척 들어올려 집 정리에 힘을 보탰다. 한참 집을 정리하던 대영씨와 풍자의 친구는 풍자와 전남친의 러브레터를 발견했다. 두 사람은 편지 속 ‘내 곰인형’이라는 애칭을 보고 킬킬거리더니 풍자에게 “내 곰인형” 이라고 부르며 놀려댔다. 잠시 후, 풍자와 또 다른 전남친이 찍은 네컷사진이 발견됐다. 대영씨는 “쟤 저녁에 미팅있다고 메이크업 받은 날은 데이트더라고” 라며 폭로했다. 잠시 뒤 곽튜브가 풍자의 집으로 찾아왔다. 곽튜브가 오자 풍자는 “준빈아 너 밥 먹었니” 라고 묻더니 곽튜브가 사온 버너에 냄비를 올려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라면을 끓이던 중 풍자는 “그런데 너 옛날에 나 좋아하지 않았니?” 라고 물었다. 곽튜브와 풍자는 영종도에 있던 풍자의 집에서 새벽 한 시에 단둘이 술을 마셨다고 한다. 풍자는 “얘가 실제로 나를 좋아했어. 내가 ‘준빈아, 너 나 좋아하니?’라고 했더니 ‘누나, 호감이 있습니다’라고 했어” 라고 털어놔 친구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놀란 것은 풍자의 친구들뿐만 아니었다. 스튜디오에서 이를 듣던 ‘전참시’ 패널들은 “저를 진심으로 좋아했습니다, 이 친구가” 라는 풍자의 말에 “곽튜브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냐”고 되물어 웃음을 줬다. 곽튜브는 “사람에게 호감을 많이 느끼죠” 라고 말을 돌렸다.
  • 사진처럼 영화처럼… 풍광이 선물하는 감동

    사진처럼 영화처럼… 풍광이 선물하는 감동

    작은 도시지만 뜻밖에 에히메현이 품은 풍광은 시원하고 넓다. ‘천공의 도로’처럼 아슬아슬하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곳도 있다. 이제부터 만나려는 건 에히메의 호방한 자연이다. 히로시마에서 마쓰야마로 넘어가는 중이다. 우리 다도해 국립공원처럼 섬과 섬 사이에 놓인 해상교량을 건너간다. 그 숫자가 무려 일곱 개다. 차로 건너는 이도 많지만, 자전거로 다리를 건너는 이들도 적잖이 눈에 띈다. 세토 내해를 낀 시코쿠 일대엔 사이클 투어리즘이 활성화돼 있다. 말 그대로 자전거로 여행하는 것을 말하는데 시코쿠뿐 아니라 일본 전 지역에서 지역 활성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중심지는 사이클의 성지라 불리는 시마나미 해도다. 히로시마현과 에히메현 사이의 세토 내해를 가로지르는 해도를 따라 조성된 자전거길은 최단 코스가 70~80㎞ 정도다. 마음만 먹으면 하루에도 주파할 수 있는 거리지만 주변의 관광지를 방문하며 며칠에 걸쳐 완주하는 이들이 많다. 시마나미 해도를 따라 자전거 대여점 10여곳이 마련돼 어느 곳에서도 대여와 반납이 가능하다. 서일본 최고봉인 이시즈치산 자락엔 ‘UFO라인’이 있다. 미확인비행체(UFO) 사진이 찍힌 곳이라 UFO도로라 불린다. 길은 에히메현와 고치현의 경계인 해발 1300~1700m 산줄기를 따라 나 있다. 거리는 24㎞ 정도. 실수 한 번에 천길나락으로 굴러떨어질 수도 있는 ‘천공의 도로’다. 폭이 좁고 경사도 급하다. 게다가 구불거리는 모양새가 딱 ‘구절양장’이다. 이 길을 교행으로 지나야 한다. 차는 물론 오토바이, 자전거 등 바퀴 달린 탈것은 죄다 오간다. 운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정상에 서면 사방이 툭 트인다. 이시즈치산 등 공룡의 등줄기를 닮은 험산들이 어깨 겯고 이어진 모양새가 장엄하다. UFO도로는 동절기인 11월 말부터 이듬해 4월 중순까지 폐쇄된다. 대중교통으로는 접근할 수 없다. ‘시코쿠 카르스트’도 시원한 풍광이 일품이다. 고치현과 경계를 이루는 해발 1000~1500m 고산지대에 펼쳐진 평원이다. 순위 나누길 즐기는 일본인들 사이에선 ‘일본 3대’ 카르스트 중 하나로 꼽힌다. 석회암 침식으로 형성된 카르스트 지형은 주로 동굴에서 볼 수 있는데, 여기서는 특이하게 지표면에 노출돼 있다. 시코쿠 카르스트는 우리 대관령처럼 관광지화됐다. 산책로, 텐트촌, 숙소 등이 갖춰졌다. 역시 동절기엔 폐쇄된다. 서일본 최고봉 이시즈치산 자락구불구불 교행 도로 ‘UFO라인’공룡 등줄기 닮은 험산들 장엄7개 섬과 섬 이어주는 ‘해상교량’시마나미 해도 자전거 여행 성지고치현 경계 해발 1000~1500m‘시코쿠 카르스트’ 평원도 절경 에히메현 남서부의 오즈시는 ‘이요(에히메의 옛 지명)의 작은 교토’라 불리는 곳이다. 일본 소도시의 감성을 오롯이 엿볼 수 있는 곳이다. 복고 감성이 물씬 풍기는 옛 골목이 매력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근대 일본의 어느 시간에 뚝 떨어진 것 같다. 100~150년 된 옛집들이 줄지어 선 골목길 끝엔 가류(臥龍)산장이 있다. 일본 전통 정원 양식을 엿볼 수 있다. 마을 끝자락인 히지카와 강변엔 오즈성이 있다. 작은 마을에 선 성치고는 제법 웅장하다. 우치코 마을도 콘셉트는 비슷하다. 에도 후기와 메이지 시대에 걸쳐 전통 종이와 밀랍으로 번성했던 곳이다. 1982년에 국가 중요 전통건축물보존지구로 지정됐다. 600m 거리에 120개의 건물이 오종종 들어섰는데 이 가운데 90곳이 전통 건축물이다. 오즈시에서 멀지 않아 묶어 돌아보길 권한다.시모나다역은 일본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역으로 꼽힌다. 우리 간이역 정도의 크기인데 여러 드라마와 소셜미디어에 등장하며 ‘핫플’로 발돋움했다. 우리 강원 강릉의 정동진역과 비슷하다. 다만 정동진역이 일출 명소라면 시모나다역은 일몰 ‘맛집’으로 입소문 났다. 여행의 피로를 풀고 싶다면 이마바리시의 니부카와 온천을 추천한다. 규모면에서 일본 최고(最古) 온천인 도고 온천과 견주기는 어렵지만 호젓하게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마을 안쪽으로 미카도 등 고풍스런 온천 네댓 개가 몰려 있다. 대체로 료칸을 겸하고 있는데 투숙하지 않더라도 점심과 온천이 포함된 체험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아담한 온천탕에서 창밖으로 펼쳐진 청량한 계곡을 보며 온천을 즐기는 맛은 도고 온천 같은 대형 관광 온천에선 맛볼 수 없는 재미다. ■ 여행수첩 세토 내해의 두 도시로 가는 직항편은 제주항공이 유일하다. 제주항공은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일본 10개 지역으로 항공기를 띄우고 있는데 그중 마쓰야마와 히로시마, 시즈오카, 오이타(벳푸) 등 4개 중소도시 운항편은 단독 노선이다. ‘두 도시 엮어 일본 여행 떠나요’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예컨대 제주항공의 ‘인천~오이타’, ‘후쿠오카~인천’ 노선을 활용하면 오이타~후쿠오카 두 도시 간의 이동 시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좀더 효율적인 일본 여행을 즐기자는 거다. 마쓰야마와 히로시마 역시 한 묶음으로 묶을 수 있다.
  • 아프간 강진 10여개 마을 초토화… 진원 깊이 얕아 인명피해 속출

    아프간 강진 10여개 마을 초토화… 진원 깊이 얕아 인명피해 속출

    아프가니스탄 북부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규모 6.3의 강진이 발생해 2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부상자도 9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져 사망자 수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1시 11분쯤 아프가니스탄 북서부 헤라트주의 주도 헤라트에서 약 40㎞ 떨어진 지점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일어났다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밝혔다. 최초 지진 이후 규모 4.3~6.3의 강한 여진이 8차례나 이어졌다. USGS는 “재난이 잠재적으로 널리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은 지진 발생 다음날인 8일 현지 재난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사망자는 2053명, 부상자는 9240명이며 주택 1329채가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을 강타한 가장 치명적인 지진”이라고 전했다. 재난당국은 부상자 가운데 여성과 어린이, 노인이 많아 사망자 수가 ‘매우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헤라트의 외곽에는 지난 수십 년간 전쟁과 자연재해 등으로 집을 잃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수천 채의 진흙집을 짓고 거주해 왔다.재난당국은 헤라트 교외 진다 잔, 고리얀 등 지역의 12개 마을이 완전히 초토화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진원의 깊이가 14㎞에 불과해 피해가 한층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진원이 지표면과 가까울수록 땅속에서 분출한 에너지가 지상에 그대로 전달돼 피해가 커진다. 5만 8000여명이 사망해 20세기 이후 지구상에서 다섯 번째로 큰 피해를 냈던 올해 2월 튀르키예 강진(규모 7.8)도 진앙이 지하 18㎞에 불과했다. 이란 국경에서 동쪽으로 120㎞ 떨어진 헤라트주는 아프가니스탄의 문화 수도로 꼽힌다. 역사적으로 인도와 이란을 잇는 교통 중심지로 시타델과 모스크 등 이슬람 전통 유적이 많다. 2019년 기준으로 주민은 약 190만명이다. AFP통신은 “헤라트 주민들은 가족을 찾으려고 삽으로 건물 잔해를 수색하는가 하면 여진을 우려해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등 공황 상태”라고 전했다. 주민 바시르 아마드(45)는 “굉음을 들었지만 대처할 시간이 없었으며, 첫 지진으로 모든 건물이 무너졌다”면서 “집 안에 있던 가족들과 연락이 닿지도 않고 통신수단도 끊기는 바람에 큰 공포를 느꼈다”고 말했다. 지진 발생 당시 직장에 있었던 네크 모하마드(32)는 “집에 돌아왔을 때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모든 게 모래로 변하고 말았다”며 “담요도 없이 희생자들과 함께 여기 남겨져 있다”고 지원을 호소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상자를 병원으로 후송하기 위해 피해 지역에 구급차 12대를 파견했다. WHO는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가 계속 보고되고 있으며, 의료진이 치료를 돕고 있다”며 “구급차로 옮긴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이들”이라고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희생자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하고 국제사회에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을 지원해 줄 것을 촉구했다. 아프가니스탄은 2021년 8월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조직 탈레반이 재집권한 이후 해외 원조가 끊겨 인도적 위기에 놓여 있다. 일용직으로 연명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경제가 붕괴돼 노약자들은 평소에도 영양 부족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인도로 이어지는 국경 지대는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교차하는 힌두쿠시 산맥을 중심으로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아프가니스탄 남동부 파키스탄 국경 인근 파크티카주에서 규모 5.9의 지진이 일어나 1000여명이 숨지고 수만 명이 집을 잃었다. 험준한 산악지대인 데다 돌과 진흙 벽돌로 된 집들이라 지진이 발생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 ‘의리남’ 전현무, 다니엘 린데만 결혼식 사회 본다

    ‘의리남’ 전현무, 다니엘 린데만 결혼식 사회 본다

    ‘나 혼자 산다’ 전현무의 정성이 듬뿍 담긴 요리가 추석 연휴 후유증을 달랬다. 6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무든램지’(전현무+고든 램지)로 변신한 전현무가 ‘대한 외국인’ 동생들에게 집밥을 선물하고, ‘자취 새싹’ 진지희가 인생 첫 ‘차크닉’(차+피크닉) 로망을 실현하는 모습이 공개됐다.‘팜유 대장’ 전현무는 추석이 더 외로운 대한 외국인 동생 5인에게 고향의 맛이 담긴 집밥을 만들어 주며 감동을 주는 장면을 만들어 냈다. 외국 식자재 마트에서 장을 보며 힐링을 만끽한 전현무는 줄리안의 집에서 무든램지의 첫 출장 요리에 도전했다. 그는 토끼띠인 줄리안을 위해 토끼 모양 무드 등을 집들이 선물로 준비했다. 채식주의자인 줄리안을 위한 비건 마요네즈와 비건 소시지도 따로 챙기는 세심함을 보여줬다. 인도 럭키와 이탈리아 알베르토, 독일 다니엘, 일본 타쿠야 등 대한 외국인 동생들이 속속 줄리안의 집에 모였다. 요리하는 전현무가 낯선 동생들은 그에게 여자친구가 생긴 건 아닌지 의심했지만, 전현무는 연휴 때 캠핑하러 가자는 김숙 외에 약속이 전혀 없다는 말로 짠내를 안겼다. 다니엘이 올해 말 한국인 연인과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에 친구들 모두가 축복했다. 전현무는 다니엘의 결혼식 사회 부탁을 흔쾌히 승낙하며 깊은 우정을 자랑했다.전현무와 동생들은 선물 교환식을 가졌다. 전현무가 준비한 선물은 명품 가방으로,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다니엘이 가져가길 바라는 그의 마음이 담겼다. 전현무는 외국인 동생들과 추석을 보낸 소감에 대해 “단언컨대 가장 기억에 남는 하루 중 하나일 것 같다”라고 말했다. 외국인 동생들은 전현무 덕에 한국인의 정을 느꼈다면서 고마워했다. 때마침 비가 그치고, 무지개와 노을 콤보에 행복이 최고치에 다다른 진지희는 “렌터카 본전을 뽑아야 한다”라며 자동차 극장으로 향했다. 오징어와 쥐포, 팝콘 등 극장 필수 간식을 구매한 그는 오징어와 쥐포를 맛있게 구워 자동차 안에서 공포영화를 관람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공포에 호들갑을 떠는 진지희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냈다. 진지희는 나 홀로 ‘차크닉’에 만족하며 “비가 와서 당황했지만, 그 끝은 무지개였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 호국의 드론 별 떠오르네… 관악 ‘강감찬 축제’

    호국의 드론 별 떠오르네… 관악 ‘강감찬 축제’

    서울 관악구가 지역 대표 축제인 ‘관악강감찬축제’를 13~15일 개최한다고 5일 밝혔다. 이 축제는 낙성대에서 출생한 것으로 알려진 고려시대 명장 강감찬 장군의 호국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구는 주민들의 축제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개최지였던 낙성대공원을 포함해 유동 인구가 많은 신림역 일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축제 첫째 날인 13일에는 주민이 축제의 주인공이 되는 참여형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관악구 21개 동별로 부스를 차려 지역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관악 퍼레이드21’가 주목할 만하다. 낙성대공원 메인 무대에서는 노래 경연 ‘조영구와 함께하는 제2회 강감찬 가요제’가 열린다. 14일에는 강감찬 장군의 업적을 짚어보는 ‘강감찬의 평화 토크쇼’가 축제의 막을 연다. 오후 9시부터는 축제의 백미인 ‘불꽃 강감찬 드론쇼’가 낙성대공원 일대의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을 예정이다. 축제의 마지막 날인 15일에는 다양한 고려 시대 모습을 21세기 버전으로 만나볼 수 있다. 옛 고려시대 과거 시험을 모티브로 한 ‘감찬이네 집들이 퀴즈쇼’를 비롯해 고려 시대의 다양한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토크쇼 ‘강감찬의 초대’가 진행된다. 이 외에도 축제 기간 줄타기 공연, 민속놀이 체험, 붓글씨 쓰기 대회, 천문대 체험 등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이번 축제는 최근 경제 상황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는 주민과 지역 상인의 마음을 보듬고 새로운 활기를 전역에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 에세이로 먼저 만나는 가을…‘나로 살아가는 감각’ 일깨워봐요

    에세이로 먼저 만나는 가을…‘나로 살아가는 감각’ 일깨워봐요

    모처럼 맞은 긴 연휴, 읽어가는 여정만으로도 가을을 먼저 만끽할 수 있는 에세이들을 소개한다.‘나로 살아가는 감각’을 벼리게 하고, 황량한 시간이 성장의 시간임을 일깨워주고, 타인에게 스며드는 문학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산문집들이 두루 펴나왔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여행 아닌 여행기’(민음사)에서는 어느덧 등단 36년, 중견 작가가 된 그가 눈 밝게 알아본 일상 속 소소하지만 귀한 것들, 이를 견고히 품고 살아온 태도를 엿볼 수 있다. 47편의 글을 모은 산문집에 대해 작가는 “‘사람이 더 편견없이, 더 마음 편히, 그리고 더욱 사람답게 생명을 불태우며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세상을 떠날 때 후회가 없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하는 마음으로 신중하게 골라낸” 글편이라고 소개했다. 무엇보다 그는 ‘내 인생은 내가 이끌어가는 것’이라는 확실한 감각을 지니고 살아가는 것의 가치를 설파한다. ‘오직 자신을 위해 조정하는 자기 인생. 그 과정에서 깨달은 온갖 것으로부터 나는 기운을 얻었다. 근육과 마찬가지, 마음도 매일 단련하면 강해진다. 사람에게 힘을 맡겨서는 안 된다. 힘은 합하는 것이지, 맡기는 게 아니다. 아무리 존경하는 사람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이라도.’(36쪽) 이는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을 마주할 때에라도 마찬가지다. 그는 바다에 빠지는 사고로 평안한 노후 생활을 송구리째 앗아간 장애로 고통받는 아버지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이렇게 썼다. ‘그럼에도 인간은 기도하고, 마음의 상처가 울퉁불퉁하게나마 나아가고, 흉물스럽게 딱지가 않은 채 그저 산다. 공감과 격려도 힘은 되지만 누군가가 나를 대신해 땅을 딛고 서 있어 주지는 않는다. 내 발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357쪽)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대상 등 굵직한 문학상을 섭렵하며 한국 문학의 현재를 기록해온 소설가 최윤(서강대 프랑스문화학과 명예교수)의 삶과 문학에 대한 그윽한 사유도 글로 만날 수 있다. 그의 새 산문집 ‘사막아, 사슴아’(문학과지성사)를 통해서다. 1994년 첫 산문집 ‘수줍은 아웃사이더의 고백’ 이후 30년만에 펴낸 이번 에세이 묶음에는 작가이자 교육자, 문학의 충실한 독자로 살아온 여정에서 단단히 여문 통찰들이 깃들어 있다. 동네 ‘나무 박사’ 아저씨의 말을 믿고 마당 구석에 잘 있던 라일락 나무를 한가운데로 옮긴 뒤 죽어가는 나무에 철렁했던 그는 죽은 나무에서 싹을 틔우는 여린 잎들을 목도하곤 가을의 숙명을 이렇게 짚는다. ‘누구나, 생에는 황량하게 죽은 것 같은 힘든 시간이 있다. 그리고 기다려주는 누군가가 있어서 지금의 그들이, 내가 있다. 게다가 잎을 떨구는 것은 회복의 한 절차이니 이번 가을도 역시 기다림의 계절이 될 것 같다.’(18쪽) 문학은 나를 죽이고 타인의 삶에 스며드는 것이라는 대목에서는 ‘환대’이자 ‘실천’으로서의 문학을 희구해온 작가의 철학이 고스란히 읽힌다. ‘문학이, 우리 문학하는 사람이 가장 잘하는 게 무엇일까요. 타자의 삶의 복부에 스며들어가는 것입니다. 나를 비우고, 때로는 죽이고, 생명부지의 타자의 삶에 들어가 그 속의 진실에 홀려서 타자 존재의 갈피에 접속하는 것. 사랑의 생리에는 자아가 소멸되는 이러한 홀림이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진실에 홀려서 문학에 코가 꿰였던 것 아닌가요.’(178쪽) 2022년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정보라의 ‘저주 토끼’, 부커상 후보로 지명된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을 번역한 안톤 허의 에세이집 ‘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어크로스)는 번역과 번역가에 대한 환상을 깨주는 거침 없는 일갈들이 흥미롭다. 번역 상을 타고 학위를 따도 ‘죽음의 계곡’을 넘지 못하고 끝내 데뷔하지 못하는 번역가가 부지기수인 상황, 번역 관련 기관들의 관료주의와 무례함, 해외파라고 영어 실력을 과신해 건성으로 텍스트를 읽어 잘못 이해하거나 작문 실수를 거듭하는 번역가 지망생들에 대한 조언 등 문학 번역을 둘러싼 민낯의 현실을 충실히 기록했다. 문학에 대한 깊은 애정에서 출발한 솔직한 고언들이 새록새록하다. 사법고시를 보라는 부모님 뜻에 따라 꾸역꾸역 법대생으로 살다 늦은 나이에 문학 공부를 시작해 한국문학 번역가로 데뷔한 그는 흘려보낸 20대를 후회하며 이렇게 말한다. ‘실수를 해도 자신의 실수를 하는 것이 낫다. 인생을 망쳐도 내 손으로 망쳐야 한다’(62쪽). 부커상 후보 동시 지명, 미국 대형 출판사와의 출간 계약 등은 기존의 규칙과 관습을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일구며 얻은 성취이기도 하다. 이에 정보라 작가는 이런 추천의 말을 전한다. “우리 모두 이 책을 읽고 열심히, 용감하게, 후회 없이 내 인생 내 손으로 망치도록 하자. 투쟁.”
  • 물빛 위로 가을이 파도친다…별빛 아래 세월이 넘실댄다[권다현의 童行(동행)]

    물빛 위로 가을이 파도친다…별빛 아래 세월이 넘실댄다[권다현의 童行(동행)]

    물놀이 싫어하는 아이를 못 봤다. 그럼에도 둘째의 물놀이 사랑은 유별나다. 백일 무렵부터 조리원 동기들과 아기수영장을 다녔던 게 이유일까. 돌이 지나 워터파크에 데려갔더니 수시로 잠수를 시도했다. 잠깐이 아니라 수초를 버티며 물속을 탐험했다. 반나절을 꼬박 놀아도 지치지 않았다. 여름이면 부지런히 물놀이를 즐기지만 녀석에겐 성이 찰 리 없다. 가을이 왔다는 소식에 “그럼 이제 바다 못 들어가요?” 제일 먼저 물었다. 오랜만에 찾은 강원 속초에서 첫 번째 목적지로 외옹치항을 골랐다. 잘 여문 햇살이 물결 따라 번지고 듬직한 바위마다 시원스레 파도가 부서지는,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가을바다의 매력을 녀석에게 알려 주고 싶었다.외옹치(外瓮峙)는 대포동 끝자락에 위치한 전형적인 바닷가 마을이다. 외옹치란 지명은 항아리를 엎어 놓은 것처럼 생긴 옹치산에서 따온 것인데, 정겨운 이름만큼이나 소박하고 아담한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7번 국도가 놓이기 전까지 대포에서 속초 시내로 들어가려면 이 고갯길을 이용했다. 언덕을 따라 밭둑이 다닥다닥 계단처럼 붙어 있어 ‘밭둑재’로도 불렸다. 북쪽에서 사용하는 ‘밭뚝’이란 단어도 종종 들리는 걸 보면 실향민 도시 속초의 정체성이 드러난다. 외옹치 주민 대부분은 조상 대대로 바다와 더불어 살아온 토박이들이다. 덕분에 양지 바른 곳에 서낭당을 짓고 3년에 한 번씩 마을 입구에 장승을 깎아 세우는 토속문화를 지금까지 이어 오고 있단다.산책로 따라 바다 위를 걷는 기분 속초에서 가장 작은 항구로 꼽히는 외옹치항에는 10여개의 난전횟집들이 있다. 대부분 어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곳이라 신선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근처 대포항이나 동명항이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졌다면, 이곳 외옹치항은 속초 사람들이 활어회를 먹으러 오는 현지인 맛집이랄까. 최근 대형 리조트가 들어서고 외옹치바다향기로가 조성되면서 횟집들도 세련된 모습으로 바뀌었다. 지난해인가, 취재 때문에 만났던 문화관광해설사도 외옹치항의 오랜 단골이라고 했다. 혹여 개발로 인해 뒤숭숭한 분위기는 아닐까 싶었는데, 배에서 갓 내린 싱싱함과 넉넉한 인심만큼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외옹치바다향기로는 이곳 외옹치항에서 시작해 외옹치해수욕장까지 이어진다. 2018년에 완공된 산책로는 총길이 2.011㎞로, 일부 계단이 있긴 하나 대부분 평탄한 코스여서 아이와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어른 걸음으로는 30분 남짓, 아이와 함께여도 편도 1시간이면 넉넉하다. “난 이제 걷는 거 싫은데!” 투덜거리던 아이는 산책로에 들어서자마자 펼쳐지는 에메랄드빛 바다에 “와아, 진짜 바다네?” 금세 신난 얼굴이다. 산책로 아래를 이리저리 살피더니 “뭐야, 바다에는 못 들어가는 거예요?” 또 금방 실망하긴 했지만 말이다. 아이는 바다에 들어가지 못해 안달이지만, 해안 절벽을 따라 놓인 산책로는 발아래서 하얀 파도가 부서져 마치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이다. 바다와 너무 가까워 염분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정도다. 실제로 난간과 난간을 연결하는 브래킷이 부식돼 지난겨울 산책로 일부 구간 출입이 금지됐다. 현재는 모두 복구돼 안전하게 이용 가능하다. 하지만 바람이 거세고 파도가 높은 날에는 출입이 제한될 수 있으니 방문 전에는 반드시 기상을 확인해야겠다. 아이가 손에 닿을 듯 가까운 바위에 앉아 쉬고 있는 한 무리의 새 떼를 보고 “펭귄이다!” 소리쳤다. 윤기 나는 까만 몸에 얼굴 근처 하얀 털, 널찍한 물갈퀴가 언뜻 보면 펭귄을 떠올리게 하는 가마우지다. 가마우지는 원래 겨울마다 속초를 찾는 대표적인 철새였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먹이활동이 용이해지자 속초에 머무는 시간이 자꾸만 늘어 지금은 텃새가 됐다. 특히 외옹치해수욕장에서 바라보이는 작은 섬 조도는 급격히 늘어난 가마우지 떼의 주요 서식지가 되면서 황폐화됐다. 강한 독성을 지닌 배설물이 쌓여 오랜 세월 섬을 지키던 소나무들이 껍질이 벗겨진 채 고사한 것. 이에 반가운 철새였던 가마우지를 사살 가능한 유해동물로 지정해 달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가마우지를 둘러싼 치열한 논란을 전해 듣자 아이도 한숨을 푹 내쉰다. “지구가 따뜻해진 건 사람 때문 아니에요? 가마우지는 여기서 사는 게 좋았을 뿐인데…. 하지만 가마우지 똥 때문에 죽은 소나무도 불쌍하고. 에휴, 너무 어려운 문제네요.”해안철책선 너머 절경을 마주하다 산책로 중간에 접어들자 난간 대신 길게 늘어선 해안철책선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사실 이 지역은 무려 65년 동안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없었다. 1968년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사건이 발생하면서 동해안의 경비는 더욱 삼엄해졌고, 이곳 또한 군인들이 철책선을 두르고 방어하는 군사지역이었다. 조금 더 걸어가면 당시 사용했던 초소도 그대로 남아 있다. 남북관계 화해무드 조성으로 이곳에 관광객들을 위한 해안산책로가 조성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민족 분단의 비극적인 현실을 잊지 않고자 일부 구간의 해안철책선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설명이 인상 깊다. 고향이 강릉인 나는 중학생이었던 1996년, 무장공비 침투사건을 직접 경험했다. 실제 적의 도발이 발생했을 때 발령되는 가장 강력한 경계조치인 ‘진돗개 하나’가 선언될 만큼 긴박한 역사의 현장 한가운데 있었지만, 어린 내게는 모든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어른들이 이야기하는 진돗개가 실제 개가 아니었다는 것도 대학에 와서야 알았다. 친구들과 “북한에서 무장공비가 내려왔다는데 진돗개 한 마리로 잡을 수 있을까?”, “백 마리쯤은 풀어야 하는 것 아닐까?” 제법 진지하게 걱정했던 웃지 못 할 에피소드도 있다. 아이에게 엄마의 경험을 들려주자 “그럼 엄마도 북한군을 봤어요?” 눈이 동그래진다. “북한군은 못 봤지만 북한군을 잡으려고 터트린 조명탄은 봤지. 엄마가 살던 집이 안인이랑 가까워서 밤새 터트린 조명탄으로 대낮처럼 밝았어.” 기억을 더듬어 보면 그 처절한 조명탄조차 어린 나는 불꽃놀이 정도로 여겼던 것 같다. 어쩌면 아이에게도 분단의 슬픔은 저 녹슨 철책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 않을까 생각이 많아졌다.떠나온 고향 그리며 먹던 애환의 맛 산책로 곳곳엔 바위 이름을 소개한 안내판이 있다. 주민들이 배를 타고 나가 소풍을 즐겼다는 마당바위, 물개들이 쉬어 간다는 해구바위 같은 재미있는 이름들이다. 요즘 한글 공부에 열심인 아이는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레 읽는다. “우와, 엄마 여기에 물개들이 있대요!” 한글을 익히는 건 조금 천천히 시작했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또 이렇게 글을 통해 여행지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걸 보니 그조차 엄마의 욕심 아닐까 싶다. 작은 것 하나라도 아이의 속도를 존중하자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 산책로가 끝나는 지점에 외옹치해수욕장이 펼쳐진다. 이곳 역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다가 2005년 여름 간이해수욕장으로 개방됐다. 이때도 군사지역인 관계로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만 해수욕을 즐길 수 있었다고 한다. 이웃한 속초해수욕장에 비하면 아담한 규모지만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검은 바위와 쉴 새 없이 부서지는 하얀 파도, 맑고 투명한 물빛이 어우러져 그만의 매력을 즐기기 좋다. 아이는 기어코 바다에 발을 담갔다. 눈 깜짝할 사이에 허리춤까지 옷이 젖어 버렸지만 “엄마, 난 이제 가을바다가 더 좋아요!” 그 말간 웃음에 더이상 말리지 않기로 했다. 바람결에 아이 웃음소리가 멀리, 더 멀리 퍼져나갔다. 고민 끝에 다음 목적지는 아바이마을로 정했다. 한국전쟁 당시 함경도 지역 피란민들이 바닷가에 움막을 짓고 모여 살았던 것이 아바이마을의 시작이다. 이들이 속초에 정착한 이유는 단 하나, 고향으로 돌아가기 제일 가깝기 때문이다. 아바이마을이 있는 자리는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았던 땅이다. 그만큼 척박했지만 쫓겨날 걱정이 없으니 피란민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돼 주었다. 남자들은 고깃배를 타고 여자들은 포구에서 생선을 손질해 주고 받은 내장으로 젓갈을 담가서 시장에 내다 팔았다. 원래는 함경도 지역 음식이었으나 지금은 속초의 이색 먹거리로 통하는 명태식해와 회냉면, 아바이순대 등이 유명해진 이유다. 다리가 놓이기 전까지 아바이마을과 시내를 연결해 주는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던 갯배도 이색 체험거리다. 요즘 속초를 찾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르는 핫플레이스, 칠성조선소다. 통유리창 너머로 시원스레 펼쳐진 청초호 풍경과 맛있는 커피 때문에 꼭 들러 봐야 할 카페로 인기인데, 사실 이곳엔 특별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조선소가 박물관·놀이터·카페 변신 조선소는 말 그대로 배를 만들거나 고치는 곳이다. 칠성조선소는 1952년 북에서 피란 온 배 목수 고 최철봉씨가 처음 세웠다. 한국전쟁 직후 속초는 어업이 주를 이뤘고, 덕분에 칠성조선소도 수많은 어선이 드나들며 크게 번창했다. 하지만 1990년대 들면서 어획량이 줄고 어업인구도 감소하면서 칠성조선소는 설 자리를 잃어 갔다. 결국 2017년 여름, 65년의 세월을 뒤로하고 문을 닫았다. 하지만 손자가 조선소를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미면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 조선소는 이제 작은 박물관과 놀이터 그리고 카페로 재탄생했다. 또 마당 한쪽에는 그림책과 다양한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판매하는 살롱도 들어섰다. 아이와 함께 마음에 드는 그림책 한 권을 골라 향기로운 커피와 함께 걸음을 쉬어 간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고소한 감자전 향기와 골프 게임을 재미있는 골프장도 있다. 1963년에 처음 문을 열어 2대째 운영 중이라는 보광미니골프장이 그 주인공.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에 콘크리트 미장으로 코스를 만들었는데,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만들다 보니 공이 굴러가는 길이 때론 울퉁불퉁하고 홀의 모양도 일정하지 않다. 게임 규칙도 일반적인 골프와는 좀 다르다. 홀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인 코스가 있는가 하면 홀마다 점수가 달라 더 재미있다. 17개 코스에 붙여진 이름도 흥미로운데, 공이 언덕을 타고 올라가 경치를 즐긴다는 ‘동경탑’부터 공이 구르는 모습이 마치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은 ‘아폴로’까지 개성 넘치는 코스들이 가득하다. 마지막 18홀은 휴게소다. 갓 부쳐 낸 고소한 감자전 덕분에 세상 어디에도 없는 골프 게임이 완성된다. 이 골프장의 주인 역시 평양 출신의 실향민 고 이춘택씨다. 1·4후퇴 때 속초로 내려온 그는 북한 송도해변에 미니골프장이 있다는 말을 듣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속초는 물론 강원도에서도 최초의 골프장이었다고 하니 그 인기가 어땠을지 짐작이 간다. 온 가족이 함께 60년 세월을 품은 골프장에서 색다른 골프를 경험해 보자.영금정서 즐기는 ‘거문고’ 파도 소리 밤에는 영금정 야경을 즐겨 봐도 좋겠다. 조선 중기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영금정의 모습이 자세하게 묘사돼 있는데, 원래 이곳은 사방이 절벽을 이룬 큰 규모의 돌산이었다고 한다. 이 돌산에 영금정이란 이름이 붙은 것은 절벽에 부딪치는 파도 소리 때문이다. 바위로 밀려드는 파도가 부서지며 신비로운 거문고 소리를 냈다고 하는데,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밤마다 선녀들이 내려와 이 아름다운 음악을 감상하곤 했단다. 안타깝게도 일제강점기 속초항의 개발과 함께 영금정은 제 모습을 잃고 만다. 항구를 만들기 위해 돌산을 부수고 석재를 함부로 채취했던 것. 훼손된 영금정을 그리워하던 주민들은 1997년 직접 성금을 모아 돌산 정상에 정자를 지었다. 해변에 자리한 정자는 이후에 새롭게 지은 것으로, 이곳에 서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오직 하늘과 바다뿐이라 ‘망망대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밤에는 알록달록한 조명이 색다른 정취를 더한다. 여행작가
  • 139년 된 반 고흐 작품, 이케아 가방의 피묻은 베개와 돌아오기까지

    139년 된 반 고흐 작품, 이케아 가방의 피묻은 베개와 돌아오기까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작품 ‘봄의 정원’(1884)을 자랑스럽게 펼쳐 보이는 이 남성, 네덜란드의 예술 전문 탐정 아서 브란트다. 영국 BBC의 예술 페이지에 자주 등장하는 얼굴이다. 2020년 3월 암스테르담 남동쪽 라렌의 싱거 미술관에 도둑이 들어 139년 된 이 그림을 훔쳐 달아났는데 도둑으로부터 구입한 이가 브란트의 집에까지 찾아와 이케아 가방 안에 베개와 함께 돌돌 말아 두고 갔다. 반 고흐의 소중한 작품을 3년 6개월 만에 되찾은 사연을 영국 BBC가 12일(현지시간) 소개해 눈길을 끈다. 물론 위에 전한 반환 방식은 미리 경찰과 협의해 진행한 것이었다. 경찰은 이 사람을 처벌하지 않기로 했다. 브란트는 “나는 이 사람이 절도에 간여하지 않은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의 원제는 ‘Parsonage Garden at Nuenen in Spring’. 반 고흐의 부모가 살던 목사관 정원을 그린 것이다. 그림의 값어치는 600만 유로(약 85억원)로 매겨진다. 누군가 두 개의 유리문을 손망치로 부순 뒤 그림을 떼내갔다. 이듬해 프랑스 태생 닐스 M(59)이란 미술품 절도 전과자가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다. 그는 라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었다. 마침 울트레히트 근처 리어담에 있는 미술관에서 프란스 할스의 작품을 훔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해서 그의 유전자를 채취해 대조하니 싱거 미술관에 몰래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은 그에게 징역 8년형을 선고했다. 원래 ‘봄의 정원’은 네덜란드 북동부 그로닝겐의 미술관이 임대한 것이었다. 당연히 이 미술관은 작품이 온전히 돌아온 것을 “대단한 소식”이라고 반겼다. 경찰이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절도범은 벌써 범죄집단에 그림을 넘긴 뒤였다. 그래놓고 검찰과 양형 거래를 틀 요령이었다. 그 범죄집단이 또 다른 지하조직에 그림을 넘기려 할 것이란 점은 불보듯 뻔했다. 브란트는 이런 거래의 생리와 메커니즘을 잘 알고 있어서 경찰과 힘을 합쳐 범죄조직 조직원들을 압박했다. 결국 암스테르담의 한 남성이 그에게 그림을 돌려주겠다고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브란트가 그림을 갖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사진을 보내달라고 했고, 얼마 안 있어 사진들을 보내왔다. 2020년 6월에 촬영한 것들이었다. 마침 브란트의 생일 날이었다. “생일 파티 중이었는데 그가 나무 아래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설명해줬다.” 그렇게 전날 오후에 이 작품은 돌아왔다. 안드레아스 블롬 그로닝거 미술관 관장이 길 건너 바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함께 이케아 가방을 열어봤다. 피가 묻은 베개로 보호받은 그림이 들어 있었다. 이렇게 그림을 회수하느라 한 남성의 손가락이 잘린 것 같다고 브란트는 설명했다. 네덜란드 경찰청 예술품 수사반 대변인은 돌려받은 작품이 진품이라고 확인했다. 블롬 관장은 무척 기뻐했다. “흠집들이 나 있다. 하지만 상태가 매우 좋다. 우리는 복구할 수 있겠고, 그래야만 한다.” 현재 ‘봄의 정원’은 전문가들이 복원 과정을 도울 수 있도록 반 고흐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몇 주나 몇 달이면 다시 전시돼 일반 관람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블롬 관장은 너무 끔찍했다며 다시는 이 작품을 임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포착] 집들로 빽빽한데…기후변화로 침몰하는 카리브섬의 위기

    [포착] 집들로 빽빽한데…기후변화로 침몰하는 카리브섬의 위기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바닷속으로 가라앉을 위기에 놓인 카리브해 작은 섬마을 주민들의 근황이 전해졌다. 지난 6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파나마의 작은 섬 카르티 수그투푸 주민들이 점점 침수되는 고향 땅을 떠나 뭍으로 탈출할 준비를 하고있다고 보도했다. 파나마 본토 북쪽 해안에서 약 1㎞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아름다운 카리브해 섬 카르티 수그투푸는 인근에 위치한 수십 개의 섬 중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곳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섬 면적은 축구장 5개를 합친 정도로, 좁은 땅에 2000명 가까운 원주민들이 빽빽하게 모여살고 있다. 실제로 하늘에서 촬영된 사진을 보면 울긋불긋한 지붕을 가진 집들이 섬을 가득 메우고 있는데 빈 공간을 찾기 힘들 정도다. 여기에 카르티 수그투푸는 식수 공급이 되지 않으며 화장실같은 위생시설도 없어 최악의 거주 환경이다. 그러나 원주민들은 낚시와 직물 생산, 관광업 등으로 전통을 이으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이 섬에는 집을 확장할 땅도,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도 없다"면서 "주택, 물, 교육 등이 최악의 여건으로 홍수와 폭풍도 원주민들의 삶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같은 최악의 환경보다 이 섬의 가장 큰 문제는 기후변화로 인해 카르티 수그투푸를 포함한 인근 섬들이 점점 바닷 속으로 침수되고 있다는 점이다. 생활 여건도 문제지만 아예 고향땅 자체가 사라질 판인 것. 스미소니언 열대연구소 스티븐 패튼 박사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21세기 말까지 이 지역의 거의 모든 섬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처럼 이 지역 섬들이 가라앉을 위기에 놓이자 파나마 당국이 나섰다. 정부가 파나마 본토에 새로운 정착지를 만들어 원주민들을 이주시키는 계획을 수립한 것. 파나마 정부 관계자는 "300가구를 이주시키기 위해 300채의 집을 짓고있다"면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 배로 15분 거리에 있는 본토로 학교까지 포함해 이들 원주민들을 이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원주민 출신의 은퇴 교사인 막달레나 마르티네즈(73)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섬이 점점 가라앉을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 잘 알고있다"면서 "이주 조치로 섬 주민들을 구할 수는 있지만 우리의 문화와 생활방식이 상당히 바뀔 것"이라며 우려했다. 
  • [르포] 사람 못 살 동네가 4년 만에 이렇게… “삶의 질이 달라졌어요” 영동군 장동 2리에 생긴 일

    [르포] 사람 못 살 동네가 4년 만에 이렇게… “삶의 질이 달라졌어요” 영동군 장동 2리에 생긴 일

    [이토록 멋진 농업] 농촌 오지마을 생활여건 개조사업 현장 가보니 상·하수도 없고 ‘푸세식’ 변소에 흉흉 폐가주민 72% 초고령 장동 2리 완벽 변신폐가 정비하고 대문 없는 3색 담장 눈길마을 유산 ‘우물’ 복원…“인심 후해져”충북 영동 장동 2리 주민들 ‘호평’관광객 늘고 전국서 벤치마킹 발길옥천 백운리엔 곳곳 옥외소화전 안전↑‘독립운동가의 길’에 줄태극기 인상적지역당 15억 지원…8년간 529곳 선정 “삶의 질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대문을 없애니 주민 사이가 가까워져 인심도 후해졌죠. 이젠 전국에서 우리 마을에 ‘한 달 살기’ 하러 옵니다.” 지난 24일 충북 영동군 심천면 수리실 마을에서 만난 ‘토박이’ 장종식(70) 장동 2리 이장의 얼굴에는 만면에 미소가 가득했다. 33년째 이장인 그는 마을의 산증인이다. 마을엔 사계절에 어울리는 세련된 삼색(적갈색·고동·먹색) 담장이 1㎞ 이상 깔끔하게 정비돼 있었다. 32가구(총 38명) 주민들의 집을 감싼 담장에는 대문이 아예 없었다. 담장 어깨를 따라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작은 조명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돼 있었다. “밤 되면 청사초롱 켜진 것 같아요”담장 어깨에 태양광 조명등 눈길우물 옆 장독엔 주민이 그린 옛그림들“창피할 정도 낙후…이젠 ‘한 달 살기’ 명소”32가구 주민 한마음 정비 공모 참여 “밤이 되면 마치 청사초롱불이 켜진 듯 더 예쁘죠.” 마을의 유산이자 추억의 깃든 공동우물은 고풍스럽게 복원돼 있었다. 지금도 맑은 물이 나온다며 장 이장은 두레박으로 찰방거리는 우물물을 떠올렸다. 우물 주변엔 주민들이 직접 그린 옛 생활상이 담긴 그림과 그들의 이름이 적힌 장독들이 장식돼 있었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상·하수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분뇨가 보이는 ‘푸세식’ 재래식 화장실과 흉흉한 폐가, 붕괴 직전의 담장과 옹벽들로 마을은 비위생적이고 불편하고 산사태가 주민 안전을 위협했다. 마을 주민 72%가 65세 이상인 초고령 마을로 30년 이상된 노후 주택이 76%에 달했다. 주민 이의근(70)씨는 “시내버스를 타고 보면 창피할 정도로 낙후돼 70년대 느낌이었다”면서 “지금은 보다시피 거리가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하고 오래된 담장과 지붕, 마을안길까지 싹 정비돼 삶의 질이 높아지고 대문을 안 잠그니 인심도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변화가 시작된 건 4년 전인 2019년 3월. 장 이장은 마을 사람들과 합심해 농림축산식품부와 지방시대위원회가 추진하는 ‘농어촌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에 지원, 선정됐다.2015년 신설… 주민 기본생활 보장 위해안전·위생 인프라 구축…주거 환경 개선내년 예산 1050억원… 326가구 대상귀농 70대 “소멸위기 마을서 기회 찾아” 2015년 신설된 이 사업은 인구소멸이 진행되고 있는 오지마을 등 취약 지역 주민의 기본 생활 수준을 보장하기 위해 주민 요구에 맞게 안전·위생 등 생활 인프라를 구축하고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맞춤형 패키지로 지역당 15억원의 국비를 들여 4년간 지원해주고 있다. ‘새뜰마을’ 사업이라고도 불린다. 올해도 80곳 등 8년간 529곳이 선정돼 재래식 화장실과 빈집 각 4000개를 철거하고 슬레이트 지붕(9000동), 집수리(6000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 6598억원이 집행됐으며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30억원 줄어든 1050억원(326가구)이다. 시가지인 영동읍에서 12.5㎞나 떨어진 ‘외지’ 장동 2리는 18억 3000만원(국비 50%·지방비 40%·자부담 10%)을 들여 지난해 12월 정비를 모두 마쳤다. 이후 경북 안동, 충남 홍성 등 전국 16개 마을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견학을 왔고 유튜브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관광객도 늘어 마을 전체에 활력이 생겼다고 장 이장은 전했다. 교수 생활을 하다 4년 전 이곳에 귀농한 주민 고관원(71)씨는 탐스런 머루가 주렁주렁 달린 대문에 서서 “인프라가 중요한데 소멸 위기의 마을에서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며 “지난해 은퇴한 아내도 함께 내려와 살기 시작했다”고 밝게 웃었다.‘독립운동가 8인’ 배출 옥천군 백운리폐가 철거 독립운동가 교육 공원 조성연말 정비 완료…‘멸종위기’ 꾀꼬리 컴백“천지 개벽…‘박쥐’ 폐가 대신 국화 축제”“건축주 행방 몰라 빈집 철거 어려움도” 장동 2리에서 차로 40분 거리에 3·1 운동을 기획한 조동호 선생 등 독립운동가 8인을 배출한 유서 깊은 천년 마을인 충북 옥천군 청산면 백운리는 올 연말 사업 마무리를 위해 담장 정비가 한창이었다. 백운천을 따라 1.6㎞에 걸쳐 조성 중인 ‘독립운동가의 길’엔 태극기가 줄지어 펄럭이고 있었고 ‘멸종위기새’ 꾀꼬리로 돌아왔다. 160가구가 사는 이곳 역시 옥천읍에서 25㎞ 떨어진 오지로 주민 절반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이다. 박선옥(73) 백운리 이장은 “천지가 개벽했다”면서 “박쥐·고양이·쥐떼들이 들끓던 폐가와 재래식 화장실이 정리되고 주민들 주도로 국화 축제와 독립운동 체험 프로그램까지 여니 깨끗해진 환경에 사람들도 좋아하고 천연기념물 등 다양한 새들도 돌아왔다”고 전했다. 정비 전에는 백운천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정비 이후에는 그런 일들이 거의 없다고 했다.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지 않은 결과다. 조동호 선생 생가터는 독립운동 추모·교육 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특히 좁은 골목들이 많아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화재가 나면 큰 피해를 입기 일쑤였던 마을 곳곳에는 소화전 등 소방시설들이 갖춰져 주민들의 안전이 대폭 강화됐다. 이렇게 정비되기까지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백운리 정비 시공사 관계자는 “건축주가 등록 말소를 해줘야 빈집 철거가 가능한데 대부분 1920~30년에 등록된 집들이다보니 건축주 행방이 묘연하거나 추적이 안돼 처리를 못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얼마나 더 살겠느냐’며 자부담(10%)에 대한 부담을 토로하지만 대부분은 개선에 찬성해 연말이면 잘 마무리될 전망”이라고 말했다.‘주민 체감형’ 정책에 만족도 90점 쑥위생·안전 주택 정비 지원 단가 더 올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촌 취약지역 개선사업은 위생·안전 개선 등 주민 체감형 정책이라 주민 만족도가 매우 높다”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건축자재 수급 악화 등 대외여건을 고려해 주택정비 분야 정부 지원 단가를 200만원 더 상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슬레이트 지붕 개량은 1100만원, 집수리는 1000만원까지 지원해준다. 주민 만족도는 2018년 83.7점에서 2021년 87점, 지난해 90점으로 지속적으로 향상됐다. 지난해 주민 만족도 조사에서는 주거공간 쾌적성 37%, 마을이 깨끗해짐 21%, 생활이 편리해짐 17%, 안전해짐 16% 순으로 만족 항목이 꼽혔다.
  • 하와이 산불 속 집 지켜낸 주민 “대피 전 물 뿌렸다”

    하와이 산불 속 집 지켜낸 주민 “대피 전 물 뿌렸다”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의 산불 참사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피해가 극심했던 서부 하라이나 지역의 일부 주민들은 기지를 발휘해 집을 지킨 사연이 전해졌다. 14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라하이나 주민이자 화가인 아리엘 퀴로즈(42)는 지난 8일 오전 5시쯤 정전과 강풍에 잠에서 깼지만, 오후가 돼서야 멀리 연기 구름이 불어오는 모습을 보고 섬에 산불이 났음을 직감했다. 프론트 스트리트라는 거리의 바로 옆 주택 단지에 사는 퀴로즈는 집 앞에 나갔다가 이웃 주민들 중 한 명이 자택에 물을 뿌리는 모습을 봤다. 그는 자신 역시 집에 물을 뿌려두면 불길로부터 피해를 막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마당한켠에 있는 호스를 연결해 집 모든 곳에 물을 뿌렸다. 마우이 당국이 그날 오후 4시 반쯤 모든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기도 전에 퀴로즈와 그의 아내는 각종 서류와 귀중품, 반려묘 두 마리를 데리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퀴로즈 부부는 불길을 피해 차를 몰고 대피하는 과정에서 주변 수풀이 불타고 전신주와 나무가 쓰러지고 곳곳에서 연기가 나는 모습을 목격했다.퀴로즈는 지난 12일 NYT와의 인터뷰에서 송전선이 불에 타 팝콘처럼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고 회상했다. 그는 아내, 반려묘 두 마리와 함께 라하이나에서 남동쪽으로 약 38㎞ 떨어진 키헤이에 있는 한 친구 집에 머물고 있다. 키헤이 지역에서도 산불이 발생했으나 진화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당국이 이재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전기가 차단되는 바람에 경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산불 경보 시스템 등 커뮤니케이션의 부족이 주민 대응을 방해했다고 말했다. 불길이 라하이나로 들이닥칠 때 섬 곳곳에 설치된 80개의 경고 사이렌 중 어떤 것도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시 거처를 찾는 것도 까다로웠다. 퀴로즈는 에어컨이나 선풍기 없이 라하이나에서 지내는 건 거의 불가능하고 연기가 자욱한 마을에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퀴로즈는 지난 18일 잠시 집에 돌아왔는데 자신의 집과 달리 길 건너편 이웃 집들이 몽땅 불에 타버린 모습에 마음이 무거웠다. 미 정부는 산불에 대비해 화재에 강한 자재로 건물을 짓거나 개보수하고, 실외에는 집 어디든 닿을 수 있는 수도 시설을 설치하도록 권장한다. 그는 현재 자신의 집이 온전히 남았는데도 당분간 거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산불로 탄 재와 각종 화학물질에서 나오는 악취 때문에 숨 쉬는 것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들이 모바일 결제 앱인 벤모를 통해 자신의 가족 뿐 아니라 다른 이웃들에게도 기부금을 보내고 있다며 지역 사회가 최고의 지원군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매우 축복받고 운이 좋았다. 이렇게 운이 좋은 것에 대해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느끼는 것에 대해 약간의 죄책감도 든다”고 말했다.
  • 송중기·손석구·최우식…톱배우들이 찾는 ‘女연예인’ 정체

    송중기·손석구·최우식…톱배우들이 찾는 ‘女연예인’ 정체

    모델 이혜정의 집에 톱배우들이 수차례 방문한 사연이 공개됐다. 이혜정은 지난 8일 방송된 SBS ‘강심장 리그’에 출연했다. MC들은 “손석구, 송중기, 최우식 등 유명 배우들이 ‘혜정하우스’를 찾는 이유가 뭐냐”라며 궁금해했다. 이혜정은 “최근에는 차주영도 왔었다. 많은 배우가 온다. 그게 우리 집 루틴이 됐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혜정 남편인 배우 이희준과 각별한 사이라는 이승기는 “(이들 부부가 사는) 동네가 평창동이다. 단독 주택이라 자연과 함께 딱 있으니까 (좋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느 날 희준이 형이 ‘집 가서 한잔해도 되겠냐?’ 하더라. 아내가 음식을 해준다는 거다. 그렇게 가서 먹었는데 음식이 완전 프라이빗 한식 주점 다이닝 같더라”라며 이혜정의 음식 솜씨를 극찬했다. 이처럼 남다른 ‘집밥 클래스’가 언급되자 이혜정은 “신혼 초에도 30명 집들이를 해본 적 있다”라고 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혜정은 “남편이 작품 들어갈 때마다 조용한 미팅 장소가 필요했다. 그렇게 미팅 겸 집들이가 시작된 것 같다”라면서 “제가 한식 조리사 자격증이 있고, 요리하고 사람 초대하는 걸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이승기는 “육아, 토크, 요리를 아주 부드럽게 이어간다”라며 또 한 번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이현이는 “혜정이는 본인이 요리하고 제일 많이 먹는다”라고 말해 웃음을 샀다. 지인들이 ‘혜정하우스’를 찾는 다른 이유도 공개됐다. 이혜정은 “제가 임신이 잘 안되다가 이 집 가자마자 임신이 됐다”라며 집을 찾는 사람들에게 모두 좋은 일이 생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친한 분은 둘째 소식을 들었다. 어떤 분은 집이 너무 안 나가다가 집들이 와서 전화를 받았다”라며 “많이들 오셔서 좋은 기운 가져가시라고 초대하는 것”이라고 해 눈길을 끌었다.
  • 홍진영, ‘내돈내산’ 벤츠 공개

    홍진영, ‘내돈내산’ 벤츠 공개

    홍진영이 자신의 벤츠 스프린터를 소개했다. 24일 홍진영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쌈바홍’에 ‘왓츠인마이카?’ 영상을 올리고 스케줄 다닐 때 타는 차 내부를 공개했다. 홍진영은 “집들이 아니고 차들이”라며 차에 올라탔다. 그는 “그전에는 밴을 탔었는데 아무래도 차에 있는 시간이 길다 보니 큰 차가 편하더라”며 “차를 타면 대부분 10시간 이상 차에 있기 때문에 차에서 편안하게 있고 싶다”고 말했다. 홍진영은 자신의 차 ‘벤츠 스프린터’를 소개하며 협찬도, PPL도 아닌 ‘내돈내산’이라고 강조했다. 홍진영은 “이 차는 옵션을 추가 해놓고 못 가져가신 분이 있다고 해서 제가 빨리 업어왔다”며 “수납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지만 지금도 충분히 좋아서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학교와 집 사이, 학원 아닌 ‘꿈 셔틀’… 모든 공간이 상상력으로 채워진다[건축 오디세이]

    학교와 집 사이, 학원 아닌 ‘꿈 셔틀’… 모든 공간이 상상력으로 채워진다[건축 오디세이]

    서울 강남은 ‘지옥’이라는 단어가 따라붙는 대한민국 입시를 거론할 때마다, 천정부지의 아파트 가격을 논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이다. 좋은 의미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선망하는 욕망의 상징 같은 곳이다. 상가 건물이 대로변에 도열해 있고, 그 뒤로 아파트가 숲을 이룬다. 이곳에 사는 아이들은 아파트에서 태어나 아파트에서 성장하다 아주 일찍부터 치열한 경쟁 사회의 일원이 되어 학원에서 학원으로 옮겨가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이른바 셔틀 인생. 비단 서울 강남에 사는 아이들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많은 아이들이 겪는 상황이다.건축가 전이서(전아키텍츠 대표)가 강남구로부터 일원동 재개발 단지의 키움센터 디자인을 의뢰받았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이들이 학교와 집의 사이 시간, 돌봄의 사각지대에서 찾아오는 곳인 만큼 학원처럼 느끼지 않으면서 안전하고, 편안하고, 특별한 공간을 만들어 주자’는 것이었다. 당시 강남구의 ‘마을 건축가’(현재는 서울시 공공건축가 제도로 통합됐다)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전 대표는 “아파트촌의 아이들은 아파트에서 태어나서 다른 형태의 집을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에 집에 대한 개념을 갖지 못한다”면서 “아이들이 편안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스스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나의 집, 나의 공간’이 있는 마을 같은 공간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의 집, 나의 공간’ 있는 마을로 서울 시내의 각 구에서 운영하는 우리동네키움센터는 학교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야 할 시간에 부모의 부재로 돌봄이 필요한 초등학교 아이들(만 6~12세)이 방과 후에 머무는 곳이다. 규모에 따라 소규모의 일반형과 중규모의 융합형, 대규모의 거점형이 있으며 현재 서울 시내에는 거점형 7개소를 포함해 총 282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디에이치자이아파트 건설사로부터 기부채납을 받은 공간은 685.79㎡(207.8평)로 여기에 융합형 키움센터가 계획됐다. 건축가이기 이전에 아들 둘을 키운 전문직 엄마이기도 한 전 대표에게는 특별히 관심이 가는 프로젝트였다. 일원동 스포츠센터 1층에 있는 누리봄다함께키움센터를 아이들의 학교가 파하기 전 조용한 시간에 방문했다. 직사각형의 공간은 꽤 커서 아이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천장에는 뭉게뭉게 흰 구름무늬로 된 조명이 달려 있는데다 말끔하고 모던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공간은 바닥재와 작은 집, 미끄럼틀 등 모두 자작나무 원목 합판으로 만들어져 전체적인 분위기가 밝고 화사하다. “공간의 질이 좋아야 하는 이유는 아이들의 뇌가 공간 구석구석을 경험하면서 상상력이 확대되기 때문이에요. 아이의 인성, 창의성도 공간에 영향을 받습니다.” 전 대표는 “다양한 입체적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학습 위주의 기능적 공간을 넘어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감성적 공간으로 다가가고자 했다”면서 “아이들 스스로가 재구성하는 자율형 공간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센터 구석구석, 상상력이 무럭무럭 아이의 마음으로 찬찬히 공간을 탐험해 보자. 왼쪽에 작은 집 모양의 상자들이 쌓여 있다. 문을 열어보니 실내화와 스케치북, 색연필 등이 들어 있는 사물함이다. 사물함 뒤쪽으로는 그물망을 친 점프 놀이공간(구름방)이 있다. 1층과 2층 사이 공간을 이용해 만들어놓은 것인데 활동적인 아이들이 특히 좋아할 것 같다. 구름방을 나와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있는 ‘층층마을집’으로 간다. 집 하나를 골라 들어가 앉아보니 아늑하고 바닥에 푹신한 쿠션까지 깔려 있어 편안하다. 각각의 집들은 바닥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 이웃으로 들락날락하는 것도 가능하고 한가운데 상이 놓여 있는 넓은 집(도담방)으로 갈 수도 있다. 마루 아래쪽 수납공간에는 책들이 꽂혀 있다. 전 대표는 “아이들이 입체적인 공간에서 누웠다가, 앉았다가, 오르내리고 뒹굴기도 하면서 숙제도 하고 책도 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미끄럼틀도 집처럼 생겼다. 아래쪽 으슥한 곳은 비밀 아지트로 삼으면 좋겠다. 미끄럼틀 뒤쪽으로 가면 세면대가 있고 테이블이 있는 다목적 공간이다. 나무가 있고 숲이 있는 것 같아 마치 캠핑장에 온 느낌이다. 캠프를 추상화한 ‘새움방’은 식사 외에도 책을 읽거나 컴퓨터를 하는 등 여러모로 활용할 수 있는 곳이다. 전 대표는 “아이들이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집을 떠나 숲속의 캠프를 가고 싶어한다는 점에 착안해 식당을 캠핑 공간처럼 꾸몄다”면서 “키움센터에서는 아이들에게 점심과 저녁 식사를 제공하는데 이왕이면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떠나 캠핑을 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간 속 기하학, 자연스럽게 배워 초록색이 칠해진 벽을 따라 세모, 네모, 동그라미로 된 커다란 구멍으로 들어가니 공부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보드게임도 하고, 책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동그라미, 세모, 네모의 기하학적 도상으로 구성한 것도 의미가 있다. “기하학은 인간이 자연의 질서로부터 찾은 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만들어 낸 조형 언어를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그냥 흡수할 수 있게 해주는 공간을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에게 기하학의 원형을 몸으로 느끼도록 해줌으로써 자연스럽게 ‘질서, 논리, 수리’의 개념을 경험하도록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키움센터는 놀이 공간과 공부 공간, 즉 동적 공간과 정적 공간이 정확히 분리된 구조인데 누리봄다함께키움센터에는 구분이 없다. 전 대표는 “정적 공간과 동적 공간의 경계를 지우고 함께 놓아 아이들이 자유롭게 꿈꾸고, 즐겁게 작업하고, 자기 생각을 나누는 곳이 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이전에 관악구의 신성초등학교 도서관 리모델링을 하면서 아이들이 융합적 공간을 선호한다는 것을 이미 확인했기 때문에 주저함 없이 정적 공간과 동적 공간의 경계를 허물었다고 했다. 신성초에서는 아이들과 워크숍을 함께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아이들에게 원하는 공간을 물어봤더니 편하게 엎드리거나 누워 책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더란다. 리모델링 후 도서관은 신성초 아이들에게 최고 인기 장소가 됐다.# 미끄럼틀은 ‘무궁화꽃~’ 놀이터로 전 대표는 “키움센터에 오는 연령대의 아이들에게는 놀이 장소와 공부하는 장소를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다”면서 “공간을 만들어만 주면 아이들 스스로가 주어진 공간을 이용해서 자기들만의 장소로 만들어 간다”고 말했다. 키움센터 홀에는 미끄럼틀을 길게 연장한 쿠션 트랙이 놓여 있다. 실내이지만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기도 하고, 엎드려서 긴 캔버스를 편 채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것이다. 의도는 그랬지만 막상 오픈하고 보니 아이들은 이곳에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며 뛰어놀았다. “아이들에게 어른들 잣대로 만든 의도는 별로 중요치 않습니다. 다양한 높이, 다양한 스타일의 입체적 공간을 만들어 주면 아이들에게는 안락하면서도 상상을 자극하는 공간이 되어 한정된 기능을 넘어서 아이들의 의도에 따라 반응하는 장소가 됩니다.” ‘아이들 스스로 주도하는 놀이와 쉼이 있는 공간’의 콘셉트는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집의 크기와 높낮이가 각각 다르고 박공 모양 지붕엔 이름이 아니라 특별한 도형들을 붙여놓았다. 문자화된 이름이 아닌 추상화된 도형의 사인은 아이들 저마다 의미 있는 이름을 지어 붙이도록 한 것이다.# 이름도, 쓸모도 모두 아이들의 몫으로 누리봄다함께키움센터는 코로나가 채 끝나기 전이었던 지난해 3월 문을 열었다. 40명 정원에 조리 담당 1명을 포함해 7명의 교사가 근무한다. 일원동뿐 아니라 주변 지역에도 개방되어 있어 늘 대기자가 줄을 서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평단으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22년 대한민국공간문화대상 문체부장관상을 받았으며 최근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IF디자인어워드 골드메달도 수여받았다. ‘디자이너가 공간을 사용할 대상을 명확히 이해했으며, 즐거우면서도 조용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재료, 형태, 규모, 빛과 같은 핵심 매개변수를 완벽하게 마스터한 결과물이었다. 또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재미있는 시나리오를 제안하고 있다.’(IF디자인어워드 심사평)전 대표는 “아이들이 자율적으로 공간을 활용하는 것을 보면서 역시 공간의 힘은 크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고 했다. 취재를 마칠 즈음 학교가 파하고 오는 아이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오늘 이 아이들은 무슨 놀이를 하고, 무슨 책을 보며 어떤 꿈을 키울지 궁금했다. 함혜리 건축 칼럼니스트
  • 잠든 새벽 와르르… 마을이 사라졌다

    잠든 새벽 와르르… 마을이 사라졌다

    “마을이 생긴 지 수백년 만에 이런 처참한 물난리는 처음입니다. 정말 하늘이 원망스럽습니다.” 16일 오전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 마을은 초토화된 상태였다. 마을 주택 13채 가운데 5채가 한꺼번에 쓸려나가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세탁기와 냉장고, 트랙터 등이 휴지조각처럼 구겨진 채 진흙에 파묻혀 있었다. 경찰과 119 소방대원들은 비가 계속 내리는 가운데 토사에 휩쓸려 내려간 실종자의 집 인근에서 철제 탐지봉으로 곳곳을 찌르고 잔해를 손으로 일일이 들춰가며 수색했다. 수색당국은 정밀 수색을 위해 인명 구조견을 동원했지만, 연일 내린 비로 냄새 맡기가 어려워져 정작 현장에 투입되지 못했다. 이 마을에선 지난 15일 새벽 발생한 산사태로 50~70대 주민 5명이 사망했고 1명이 실종됐다. 구조당국은 이날 오후 3시 45분쯤 매몰됐던 A(67)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발견 장소는 A씨의 집에서 약 20m 떨어진 지점이었다. 포크레인을 동원해 진흙 등을 하나씩 뒤집는 작업을 벌인 결과 A씨를 찾을 수 있었다. A씨는 남편과 함께 실종된 상태였다. 구조 작업을 안타깝게 지켜보던 박진녀(70)씨는 “마을이 한순간에 이렇게 돼 뭐라 말할 수 없이 참담하다. 이웃을 너무 많이 잃었다. 계속 비가 내려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피소인 백석경로당에서 만난 마을 주민 김춘자(64)씨는 당시 상황을 생생히 기억했다. 김씨는 “어제 새벽 4시 30분쯤 이상한 소리에 놀라 잠을 깬 뒤 얼마 되지 않아 아랫집들이 순식간에 확 엎어지는 것을 봤다”면서 “남편과 같이 119에 신고하고 정신없이 마을을 돌며 사람들을 찾아 다녔다”고 전했다. 인근 감천면 벌방리도 처참하게 변했다. 교회 안에선 “아이고 아이고”와 같은 통곡 소리가 건물 밖까지 새어 나왔다. 방 한쪽에는 아내 윤모(62)씨가 산사태에 휩쓸리는 장면을 불과 몇 미터 밖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이모(63)씨가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이씨는 “내가 얼른 나오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아내는 무서웠나 보다. ‘집보다 안전한 곳이 있겠느냐’며 고민하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는데, 내가 보고 있는 사이 아내가 있는 곳을 산사태가 덮쳤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13일부터 쏟아진 폭우로 이날 오후 4시 현재 경북의 인명 피해는 사망 19명, 실종 8명, 부상 17명이다.
  • [르포]산사태 덮친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주민 6명 사망, 1명 실종

    [르포]산사태 덮친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주민 6명 사망, 1명 실종

    “마을이 생긴 지 수백년 만에 이런 처참한 물난리는 처음이랍니다. 정말 하늘이 원망스럽습니다.” 16일 오전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 마을.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초토화된 모습이었다. 마을 주택 13채 가운데 5채가 한꺼번에 쓸려나가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세탁기와 냉장고, 트랙터 등 대형 가전제품과 농기계가 휴지 조각처럼 구져진 채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마을 진입로와 안길은 진창과 돌무더기, 빗물이 폭포처럼 흘러 넘쳤다. 경찰과 119 소방대원들은 비가 계속 내리는 가운데 산에서 쏟아져 내리는 빗물과 토사에 휩쓸려 내려간 실종자의 집 인근에서 철제 탐지봉으로 곳곳을 찌르고, 잔해를 손으로 일일이 들춰 가며 수색했다. 하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한 대원은 구슬땀을 흘리며 “발이 진흙에 푹푹 빠져 작업이 더디다”고 했다. 수색 당국은 정밀 수색을 위해 인명 구조견을 동원했지만 연일 내린 비로 냄새 맡기가 어려져워 정작 현장에 투입되지 못했다. 이 마을은 지난 15일 새벽 발생한 산사태로 50~70대 주민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수색 현장을 안타깝게 지켜보던 마을 주민 박진녀(70·여)씨는 “마을이 한순간에 이렇게 돼 뭐라 말할 수 없이 참담하다. 특히 많은 이웃이 목숨을 잃어 매우 슬퍼다. 내 집은 큰 피해가 없지만 계속 비가 내려 혹시나 하는 무서운 생각에 들어 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백석경로당에서 만난 마을 주민 김춘자(64)씨는 사고 당시 상황을 생생히 기억했다. “어제 오전 4시 30분쯤 무렵 새소리 같은 이상한 소리에 깜짝 놀라 잠을 깬 뒤 얼마되지 않아 아랫 집들이 순식간에 확 엎어지는 것을 봤다”면서 “남편과 119에 바로 신고하고는 정신없이 마을을 돌며 사람들을 찾아 다녔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직도 끔찍하고 몸서리가 처진다”며 심정을 밝혔다. 다른 주민 정성화(62)씨는 “여태껏 산사태가 일어난 적이 없었고, 비가 이 정도로 온 적도 없어서 대피 방송을 계속해도 피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효자면 백석리는 예천군이 2017년 6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산사태 취약 지구로 지정한 네 지점으로 둘러싸인 곳이다. 산사태 취약 지점 4곳이 1.5㎞ 반경의 꼭짓점 4개로 백석 마을을 감싸고 있다. 한편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지난 13일부터 쏟아진 폭우로 이날 낮 12시 기준 인명피해는 사망 18명, 실종 9명, 부상 17명이다. 사망자 가운데 15명은 산사태와 침수 등으로 토사에 매몰된 경우이고 나머지 3명은 급류에 휩쓸렸다가 변을 당했다. 이번 폭우로 1043가구 1563명은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 ‘69억 빚 청산’ 이상민, 용산 새집 ‘최초공개’…이삿짐만 10t

    ‘69억 빚 청산’ 이상민, 용산 새집 ‘최초공개’…이삿짐만 10t

    16일 방송되는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이상민이 무려 10t 규모의 이삿짐을 싣고 파주를 떠나는 모습을 공개한다. 서울 용산에 새로 마련한 집에 도착해 짐을 정리하고 한숨 돌리는 것도 잠시. 집들이를 위해 김준호, 김종민, 김희철이 입주 첫날부터 찾아온다. 김준호는 새집의 액운을 물리쳐준다는 온갖 물건을 잔뜩 가져와 이상민을 난감하게 만든다. 비린내가 진동하는 통북어를 현관에 걸어두는가 하면 악귀를 물리친다며 거실 바닥에 막걸리와 팥을 뿌려 이상민을 아연실색케 했다. 남쪽을 향해 고사를 지내야 한다는 김준호의 말에 남쪽이 어디냐는 논쟁까지 벌어졌다. 아들들은 서울의 중심에 위치한 이상민의 집이 ‘미우새 아지트’로 적격이라는 어이없는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준호와 종민, 희철은 방 하나를 골라 짐들을 마음대로 옮기고, 야전 침대를 펼쳐 놓기 시작했다. 한술 더 떠 김준호는 직접 가져온 속옷과 각질 제거기까지 방 한 쪽에 세팅했는데 이를 지켜보던 이상민이 분노를 참지 못하고 폭발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철없는 동생들과 함께 한 이상민의 여섯 번째 대환장 집들이는 16일 밤 9시 5분,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05년 사업 실패로 막대한 빚을 떠안은 이상민은 최근 69억원에 달하는 빚을 전부 청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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