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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국수 집만 160여곳… 건강식품으로도 인기

    ‘막국수를 밥처럼, 연중 하루 한 끼 이상 먹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은 춘천 사람들이다. 그 호반의 도시에 막국수 집만 160여곳이다. 그중에는 서울 사람들이 드나드는 유명한 집들이 있는가 하면 토박이들만 들락거리는 작고 외진 ‘그들만의 단골집’이 있다. 식당들로선 춘천 단골들이 시어머니이고 제일 눈치가 보인다. 막국수는 쉬운 듯하면서도 반죽이나 불의 세기 등 만들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더 삶았느니, 덜 삶았느니, 툭하면 노인들에게 트집 잡히기 일쑤다. 주인이 바뀌지 않고 한결같다는 것은 단골이 많다는 얘기다. 그러니 춘천 사람들에게 막국수는 송아지 친구나 큰 사돈을 만나 오롯한 그 시절을 거칠게 불러내는 향수다. 문헌을 보면 메밀은 중국에서 들어왔다. 고려시대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에 처음으로 거론되지만, 조선후기 농서 서명응의 ‘고사십이집’(古事十二集)에 “국수는 본디 밀가루로 만든 것이나 우리나라에서는 메밀가루로 만든다”는 기록이 있는 걸로 보아 조선시대부터 서민들이 즐겨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훗날 강원도권에서 막국수가 인기를 끈 것은 한국전쟁 이후의 생계형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이야 건강식품으로 각광받지만 옛 어른들에게는 먹고 돌아서면 배고픈, 하지만 밥이 되어 준 구황식품이다. 오죽하면 메밀음식 먹고 뛰지 말라고 했을까. 소화가 잘 되고 탈이 없었다. 특히 메밀은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 좋으며 필수아미노산과 칼슘, 철분 등이 많이 들어 있어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데, 루틴(rutine) 성분은 고혈압 등 각종 혈관계 질환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옛날에는 메밀을 수확해서 빻는 과정에 돌이 많이 들어갔어요. 먹다 보면 어석어석 씹히는데, 그게 거친 메밀 맛이기도 해.” 일주일에 서너 번 막국수를 먹는다는 김봉석(76)씨는 “맷돌에 갈아 메밀가루를 만드는 과정에서 껍질이 덜 벗겨진 것을 모아 국수를 만드는 것”이라며 “동치미의 무는 해독작용을 한다”고 선조들의 지혜를 짚어 주었다. 막 빻아낸 국수라서 막국수이고, 면이 뚝뚝 끊어지니 ‘바로, 막’ 먹으라고 하여 막국수라는 것이다.
  • 시청률, 새로 정의된다

    시청률, 새로 정의된다

    과거 시청률 50~60%를 웃도는 드라마는 퇴근길 유동 인구의 발길을 붙들어 맸다. 직장인들의 귀갓길을 재촉해 도심 식당과 선술집들이 낭패를 겪곤 했다. TV와 PC의 광범위한 보급에 이어 스마트폰 등 스마트 기기의 보급률이 76%에 이르면서 이런 풍속도도 이젠 옛말이 되고 있다. 한 명의 시청자가 TV와 PC, 스마트 기기를 통해 원하는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바야흐로 ‘N스크린’(다수의 기기에서 콘텐츠를 연속적으로 즐기는 기술) 시대다. 15일 미디어 업계에 따르면 ‘손 안의 TV’가 대세를 이루면서 사망선고를 앞둔 기존 TV 시청률을 대신할 다양한 지표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인터넷 텔레비전(IPTV)이나 주문형비디오(VOD)에서 비디오·영상을 불러오는 크로스미디어 시대에 굳이 TV 시청률에 얽매일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세계적인 정보분석 기업인 닐슨은 최근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빅데이터센터와 손잡고 그동안 TV에서만 측정되던 시청률을 PC, 스마트 기기 등 3개의 스크린에서 합산해 산정하는 통합 지수를 개발하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닐슨코리아는 통합 표본집단의 TV, PC, 모바일 기기에 설치된 개별 미터기를 통해 수집한 시청 기록을 서울대에 제공하고, 서울대는 이를 빅데이터센터와 함께 분석·관리해 시청률 산정 시스템을 개발한다. 시스템은 이미 산업계 전반의 화두로 떠오른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닐슨이 2009년부터 관련 조사를 해온 ‘코리안클릭’을 인수, 빅데이터의 기반을 구축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강남준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TV뿐 아니라 PC와 모바일 기기를 통합한 시청률 측정 방식 개발은 시청률 분야의 빅데이터를 강화하는 효과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닐슨코리아는 현재 CJ E&M과 함께 콘텐츠파워지수(CPI)를 만들어 시범 운영하고 있다. CPI는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화제성(뉴스 구독자 수), 참여도(검색자 수), 몰입도(SNS 등의 사용빈도) 등을 종합해 산출한다. 예컨대 지난달 토요일 밤 예능프로그램의 CPI 1위는 케이블채널 tvN의 ‘SNL코리아’였다. SNL코리아의 뉴스 구독자 수는 195만명, (포털)검색자 수는 51만 2000명, SNS 사용량은 9300건으로 지상파의 ‘세바퀴’(MBC), ‘인간의 조건’(KBS2) 등을 압도했다. 아울러 CJ E&M은 지난 10일 국내 처음으로 TV, PC, 스마트 기기의 광고 효과를 통합해 측정하는 매체 캠페인 통합효과 측정 모델(CIM)도 내놨다. 이처럼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을 따라잡으려는 방송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방송시장에서 절대권력을 휘두르던 지상파 방송사들은 모바일 TV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푹’(Pooq)이란 N스크린 서비스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로 지상파 실시간 방송은 물론 VOD를 활용한 드라마·연예·오락프로그램 시청이 가능하다. 케이블 사업자인 CJ헬로비전과 현대HCN도 각각 ‘티빙’ ‘에브리온TV’로 모바일 TV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06년 이후 콘텐츠 부족으로 도태된 DMB도 시장 재공략에 나섰다. 갤럭시S4 LTE-A 등에 ‘스마트DMB 앱’ 등이 기본으로 탑재되면서 기존 DMB망과 LTE망을 동시에 활용하는 방송이 가능해진 덕분이다. DMB 업계의 관계자는 “올 하반기 모바일 방송 관련 법령이 개정되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KT가 최근 조사한 방송·영상 시청 행태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 이용자의 주 시청기기는 TV(61.9%), 스마트폰(20.5%), 노트북(16.4%) 등 순으로 나타났다. 닐슨코리아 조사에선 TV와 모바일 기기를 이용하는 사람들 가운데 43%는 TV를 보면서 동시에 카카오톡 등의 SNS를 사용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그들은 그 계곡에서 야숙한 이튿날 선반 머리에 붙잡은 적당들을 추달(推撻)하여 얻어 낸 길을 따라 산채로 향했다. 일전을 앞둔 행중 모두는 신들메로 발을 바싹 묶고 바짓가랑이에는 통행전을 친 복색을 갖추었으니 깔축없는 장돌림 차림이었다. 조도를 소리 없이 걸어가는 행중 누구에게도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산채가 자리 잡은 곳은 한나무재에 있는 응봉산을 넘기 전인 삿갓봉이었다. 그러나 말이 쉬워 삿갓봉이지 거기까지 가는 데는 메뚜기 이마같이 깎아지른 듯한 치받이길로만 이어진 데다가 그 길 끝자리에 난데없는 암자 하나가 조도를 가로막고 있었다. 수정암(修正庵)이란 암자인데, 규모가 번듯하진 않았으나 그곳에 암자가 있었다는 것은 길눈 밝기로는 따라올 사람이 없다던 곽개천도 미처 몰랐던 일이었다. 척후로 내세웠던 위인이 바로 그 암자를 가리켰고 덮치고 보니 놀랍게도 젊고 허우대가 건장한 스님이 혼자 기거하고 있었다. 그런 암자에는 허리가 굽어 콧등이 땅에 닿을 듯이 늙은 스님이 동자를 데리고 기거하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상단이 발견한 스님은 기골이 번듯한 중년의 사내였고, 머리를 깎아 독두이긴 하였으나 도무지 스님의 외양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앞섰다. 중도 속도 아닌 그런 어중간한 위인으로 보였다. 그가 산적이란 것을 눈치챈 사람은 정한조였다. 샛재 주막을 찾아와 이것저것 수소문하고 다녔던 운수납자의 외양을 소상하게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본색을 알아챈 정한조는 스님으로 가장하고 암자를 지키던 그를 덮쳐 몽둥이질로 추달하였다. 그 암자에는 원래 목에 가래가 가릉가릉하는 노스님이 살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여름에 저승길을 코앞에 둔 노스님을 쫓아내고 자칭 운수납자란 놈이 암자를 차지해 도둑의 척후 노릇을 하고 있다고 실토했다. 그러고는 암자 뒤쪽을 가리켰다. 뒤쪽으로는 은사시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서 암자의 울타리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사시나무 숲을 간신히 비켜 나가면 계곡 쪽으로 뻗은 완만한 경사지가 나타났다. 경사지의 조도를 따라 행초 한 대 태울 동안만 걸어가면 산기슭 여기저기에 숨어 있는 움집과 뜸집들이 나타났다. 그것이 명색 산채인 셈이었다. 산채를 발견하는 순간 행중은 흥분했다. 새들도 넘기 어려운 이런 첩첩산중에 산채가 교묘하게 숨겨져 있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그들을 잔뜩 긴장시켰던 산적들의 수효가 잡고 보니 열 사람을 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살풍경한 꼴을 벌이지 않고 산채를 접수하리란 것은 상상조차 못 했던 일이었다. 발행할 적에만 해도 상단 행중에 한두 사람은 목숨까지 내놓아야 한다는 각오를 했다. 잡힌 산적들은 거개가 계집들과 거동이 임의롭지 못한 늙은이들이었는데, 삼순구식도 어려웠는지 모두 피골이 상접했고 얼굴들은 누렇게 떠 있었다. 뜸 지붕에 돌막집이며 풀막 지붕에 귀틀집이며 움집들을 샅샅이 뒤져 보았으나 방과 부엌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아 살림집이란 명색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이렇다 할 가재도구조차 눈에 띄지 않았다. 각다분한 시골집이라 하더라도 바람벽에 멱서리, 둥구미, 삼태기, 바구니, 버들낫, 구럭 같은 너절한 가재도구들이 걸려 있음 직한데, 그런 것들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몸을 붙이고 살았다는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 이름만 산채일 뿐 산적들 대다수는 도방 대처의 숫막이나 색주가에서 뒹굴며 살았다는 증거였다. 붙잡힌 산채 식구들은 눈이 번들거리는 상단들이 화승총에 작살이며 몽둥이를 들고 들이닥쳤으나 육탈이 된 형용에 얼혼까지 빠져 버렸는지, 기절초풍해서 달아나기는커녕 비루먹은 나귀처럼 대판으로 벌어지고 있는 소동을 넉살 좋게 바라보기만 하였다. 그중에서 한 사람이 움집 앞에 있는 손바닥만 한 텃밭 고랑에서 괭이질하다가 잔당들을 색출한답시고 정신없이 설쳐 대고 있는 상단 사람을 손짓하며 한마디 거들었다. “노형들께서는 두령의 행방을 찾으시오?” “그렇다 이놈아. 네놈이 그놈 행방을 알고 있느냐?” “행방은 미처 지켜보지 못했으나 외양이 어떻다는 것은 또렷하게 꿰고 있지요.” “그렇다면 그놈 도타하기 전에 용모단자를 냉큼 일러라.” “도타하다니요?” “아직 그놈을 찾아내지 못했으니 도타할지도 모르지 않나.” “암자를 뒤졌다면서 두령을 찾아 멸구를 시키지 못했단 말이오? 그 암자에서 참선하던 땡초란 놈이 바로 이 산채의 두령이오.” “그놈 알아맞히기는 오뉴월 쇠파리일세.”
  • 당신은 아직 거제를 모릅니다

    당신은 아직 거제를 모릅니다

    경남 거제는 나라 안에서 손꼽히는 여행지입니다.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하는 명소를 여럿 품고 있습니다. 한데 우제봉(雨祭峯)이나 서이말 등대, 맹종죽테마파크 등도 들어 보셨는지요. 하나같이 거제의 명소 옆에 붙어 있으면서도 접근하기 어려웠거나 덜 알려진 탓에 사람들의 시선 밖으로 밀려나 있던 곳들입니다. 요즘엔 달라졌습니다. 오가는 길이 정비돼 시간과 품을 많이 줄일 수 있게 됐습니다. 한번 다녀와 보시지요. 거제 여정이 한결 풍성해질 겁니다. 먼저 남부면 갈곶리의 우제봉 전망대다. 유람선 관광을 제외하면 거제 최고의 명소로 꼽히는 해금강을 가장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우제봉은 ‘자체 발광’의 경승지다. 여기에 주변의 명소들을 살피는 전망대 노릇까지 겸하고 있다. 우제봉 정상에 서면 대·소병대도 등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명소들을 360도 돌아가며 죄다 눈에 담을 수 있다. 최근까지도 탐방객들은 뛰어난 해안 경관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우제봉의 험한 암벽 때문이다. 목재 데크는 바로 이 구간에 놓였다. 풍경으로 향한 길이 열린 셈이다. 우제봉엔 ‘서불과차’(徐市過此)의 전설이 담겼다. 서불과차는 ‘서불이 이곳을 지났다’는 뜻. 안내판에 적혀 있는 내용은 이렇다. 기원전 210년께 중국 진시황의 방사였던 서복(徐福)이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어린 남녀 3000여명과 함께 남해 연안을 항해하다 우제봉 일대에 머물게 됐다. 서복은 서불의 다른 이름이다. 서복의 선단은 이를 기념해 절벽에 ‘서불과차’란 네 글자를 새겨 넣었다. 그런데 1959년 사라호 태풍 때, 거센 파도가 들이닥쳐 하필 암벽에 새겨진 글씨만 떨어져 나가고 말았다는 것이다. 들머리는 해금강마을 주차장이다. 해금강호텔 옆을 지나 우제봉까지 0.9㎞ 정도 산책로가 이어져 있다. 돌아올 때는 우제봉 서쪽 기슭으로 내려온다. 천천히 걸어도 1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거리는 짧지만 숲이 펼쳐 놓은 그늘은 제법 깊다. 이른 아침 혼자 걸을 때면 적막한 느낌이 들 정도다. 우제봉 정상까지는 산길과 목재 데크가 번갈아 펼쳐진다. 특히 목재 데크 구간은 험한 암벽인 경우가 대부분이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서이말(鼠耳末) 등대는 그리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다. 와현모래해변 뒤쪽 산자락에 있다. 불과 한두 해 전만 해도 출입 자체가 쉽지 않은 곳이었다. 등대가 선 암벽 지대 앞뒤로 군부대와 자원 비축 기지가 각각 터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도 서이말 등대 가는 소로엔 늘 경비원이 서 있다. 폭우가 내리는 등 사고 우려가 높은 날엔 방문객들에게 발걸음을 돌리라고 권유하기도 한다. 하지만 통행을 제한하지는 않는다. 등대 이름이 독특하다. 한자를 풀어 쓰면 쥐의 귀 끝을 닮았다는 뜻이다. 이는 등대가 서 있는 해안 절벽의 지형이 쥐의 귀와 흡사해 붙은 이름이다. 현지인들은 곧잘 지리끝 등대라고 부른다. ‘지리’는 길의 사투리인 ‘질’이 변한 말이니, 결국 길의 끝에 선 등대란 뜻이다. 등대 자체야 그리 볼 게 없다. 하지만 오가는 길에서 만나는 풍경만큼은 더없이 빼어나다. 특히 해돋이 장면이 인상적이다. 서이말 등대길 초입에서 등대까지는 3.8㎞쯤 된다. 걷기엔 다소 길어 대부분 차를 타고 오가는데, 오래된 소로가 만들어 낸 숲 그늘이 여간 웅숭깊지 않다. 연지봉과 와현봉수대는 물론 수선화와 동백이 어우러진 ‘비밀의 화원’ 공곶이마을 등을 다녀올 수도 있다. 등대가 있는 ‘길의 끝’은 딱 풍경 전망대다. 거제가 품고 있는 너른 남해의 풍경들을 굽어볼 수 있다. 명심할 것 하나. 등대길은 좁다. 차 두 대가 동시에 지나기 어렵다. 그래서 길 양쪽에 교행 공간을 여러 개 조성해 뒀다. 이 길을 안전하고 빠르게 가는 유일한 방법은 ‘양보’다. 자신이 지나온 길 어디쯤에 교차 공간이 있는지 기억해 두고 주행해야 서로가 편하다. 하청면의 맹종죽테마파크도 가볼 만하다. 거제 본섬과 연륙교로 연결된 칠천도 가는 길에 있다. 국내 유일의 맹종죽 공원으로, 부지가 10만㎡(약 3만평)에 이른다. 맹종죽이 거제에 유입된 건 1920년대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청면 출신의 신용우란 사람이 일본에서 세 그루를 가져와 심은 게 시초다. 지금은 하청면 일대 곳곳이 맹종죽 숲이다. 거제시에 따르면 우리나라 맹종죽의 80%가 거제에서 자란다고 한다. 대숲에 들면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 지름 20㎝, 높이 20m 이상 자란다는 맹종죽이 울울창창하다. 1.4㎞에 이르는 산책로를 따라 죽림욕을 즐기기 딱 좋다. 특히 맹종죽의 죽순은 식용으로 요긴하게 쓰인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단맛도 강한 편이다. 거제까지는 통영~대전·중부 고속도로 통영 나들목을 나와 거제 방면 국도 14호선을 타고 가는 게 일반적이다. 최근엔 거가대교를 이용해 부산과 거제를 묶어 여행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거가대교 통행료는 편도 1만원이다. 요즘 거제의 먹거리로는 멸치가 꼽힌다. 겨울철 대구 산지로 유명한 외포항 일대에 멸치요리집들이 몰려 있다. 양지바위횟집(이하 지역번호 055, 635-4327)이 그중 이름났다. 멸치찌개 1인 1만원, 멸치회무침 3만~4만원. 거제포로수용소 옆 백만석(638-3300)은 멍게비빔밥을 잘한다. 잘 곳으로는 지난 13일 문을 연 대명리조트 거제가 첫손에 꼽힌다. 지세포해변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언덕 위에 자리 잡았다. 이 회사의 12번째 사업장으로 지상 28층, 지하 4층에 516실 규모의 콘도미니엄 3개 동, 부속 건물 4개 동 등 총 7개 동으로 구성됐다. 중소형 워터파크(오션베이)와 노래방, 게임장, 연회장, 세미나실, 일반음식점 등을 고루 갖췄다. 대명리조트 거제의 개관으로 거제시의 숙소 부족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명리조트 거제는 오픈을 기념해 각종 프로모션과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워터파크 오션베이는 이달 말까지 ‘1+1’ 이벤트를 회원과 제휴카드 이용객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아울러 다음 달 18일까지 주중에 오션베이를 방문하면 50% 할인된 2만 5000원(어른)에 이용할 수 있다. 홈페이지(www.daemyungresort.com/go/) 참조. 1588-4888. 글 사진 거제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가깝고 저렴해서 ‘힐링 하우스’ 시끄럽고 위험해서 ‘킬링 하우스’

    [주말 인사이드] 가깝고 저렴해서 ‘힐링 하우스’ 시끄럽고 위험해서 ‘킬링 하우스’

    지난 13일 오후 10시 서울지하철 2호선의 홍대입구역 근처 주택가. 한 손엔 지도, 다른 손엔 여행용 가방을 든 외국인들이 골목길 사이로 속속 사라졌다. 한껏 멋을 낸 외국인 여성 3명도 오밀조밀하게 집들이 들어찬 좁은 골목길 모퉁이를 지나쳐 갔다. 여름 바람을 타고 술 냄새가 확 풍겼다. 여느 동네 골목길 풍경과 다를 바 없는 이곳이 요즘 외국인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게스트하우스 밀집촌’이다. 콜롬비아에서 처음 한국을 찾았다는 알비(32)는 “하루 2만원에 3일간 아주 저렴하게 6인 1실 숙소를 빌렸다”며 “독특한 클럽 문화를 즐기기 위해 친구들과 휴가 일정을 맞춰 한국을 찾았다”고 말했다. 3년 전 50여개에 불과했던 홍대 앞 게스트하우스는 현재 무허가 업소를 포함해 250여개로 늘었다. 한 마을을 이룰 정도다. 2010년 공항철도가 연결되면서 교통이 편리해지자 홍대 주변의 자유롭고 독특한 유흥 문화를 즐기기 위한 젊은 외국인 여행객들의 발길이 크게 늘었다. 이들이 지역상권 활성화에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자유로운 게스트하우스 문화가 유흥 지대에 뿌리내리면서 범죄의 위험을 키운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새로운 숙박 문화와 유흥 문화가 어우러진 홍대 앞 게스트하우스촌의 명암(明暗)을 들여다봤다. 이날 회사 친구와 함께 홍대 B게스트하우스를 찾은 미국인 소냐(24·여)는 “교환 학생 때 만난 친구가 페이스북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소개해 줬다”면서 “생각보다 깔끔해 만족스럽고 오늘은 주인이 알려준 홍대 맛집을 찾아가 볼 예정”이라고 했다. 홍대 앞 게스트하우스를 찾은 외국인들은 “편리한 교통과 저렴한 가격, 자유로운 분위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홍대 앞 게스트하우스촌은 6인실 기준 평일 1만 7000원, 주말 2만원 선으로 숙박비가 저렴하다. 최근 1~2년 새 문을 열어 시설이 깨끗하고 현대적이라는 점도 매력적인 조건이다. 게스트하우스를 찾은 한국계 미국인 에디 강(29)은 “다국적, 다인종 여행객들과 여행 정보를 교류하는 등 긴밀한 교류가 가능하다는 점이 게스트하우스의 장점”이라면서 “공항이 가까운 데다 숙소 위치도 좋아 한국을 찾을 때마다 홍대 앞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을 찾는 외국인들은 전 세계에서 저렴한 숙소를 찾아온 배낭여행객들이 주류를 이룬다. 게스트하우스촌 관계자는 한국을 자주 찾는 외국인이나 장기 배낭 여행객은 유적지 근처보다 이색적인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을 선호해 홍대 앞을 찾는 일이 많다고 전했다. 서울 종로와 명동 일대에 생기기 시작했던 게스트하우스가 이곳에 집중적으로 생긴 이유이기도 하다. B게스트하우스 주인은 “과거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인사동이나 명동을 구경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엔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싶어 한다”면서 “인디 문화나 클럽 문화가 발달한 홍대 주변이 젊은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최고의 장소로 꼽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클럽 원정’을 오는 외국인 영어 강사들도 주요 고객이다. 지방 대도시에 사는 외국인 영어 강사들이 홍대 클럽 문화를 즐기기 위해 금요일 밤 상경해 게스트하우스촌에 짐을 푸는 모습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C게스트하우스 실장은 “호텔이나 모텔에 비해 저렴한 숙박비도 장점이지만 다국적, 다인종 여행객들과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가 매력적인 요소로 다가가는 것 같다”면서 “주로 젊은이들이 규격화된 틀에서 벗어나 교감하며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일부러 게스트하우스를 찾는다”고 전했다. 홍대 주변 상인들은 게스트하우스촌이 형성되면서 상권 분위기가 한층 좋아졌다고 반긴다. 홍대 상가번영회 관계자는 “머리가 ‘노란’ 사람들이 오가면서 더 자유로운 홍대의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 같다”면서 “지금은 중국 관광객들이 많아졌지만 이왕이면 다양한 색깔의 피부와 머리색을 가진 사람들이 오가면 홍대 상권이 업그레이드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게스트하우스촌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주민들도 있었다. 마포구 동교동에 사는 회사원 김은지(27·여)씨는 “홍대 앞 게스트하우스는 일반 가정집을 개조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모텔촌 등 나쁜 이미지가 아니라 색다른 문화 공간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동 인구와 유흥 문화가 만나면서 게스트하우스촌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기도 한다. 지난 4월 7일 동교동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는 5명이 뒤엉킨 난투극이 벌어졌다. 투숙객끼리 만든 술자리에서 이스라엘인 G(32)가 한국 투숙객 조모(26)씨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하면서 일이 시작됐다. 조씨가 발끈하자 G는 게스트하우스의 현관문을 발로 부쉈고 주인 이모(28)씨와 G의 여자친구가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이들은 이웃의 신고로 경찰서에 연행됐지만 투숙객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지난해에는 일본인 관광객이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성추행을 했다며 마포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홍대 앞 게스트하우스촌은 유흥가 근처라는 특성상 투숙객 간 사소한 다툼부터 집단 몸싸움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보통 남녀 구분 없이 4~6명이 한 방을 쓰다 보니 성범죄나 절도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한 게스트하우스 주인은 “대부분의 게스트하우스가 ‘도미토리형’(4~6인실)이기 때문에 범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면서 “여럿이 함께 쓰는 방이니 밤에도 방문을 잠그지 않는 데다 주인이 상주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털어놨다. 경찰이 집계한 마포구 외국인 범죄 동향에 따르면 전체 외국인 범죄는 2011년 219건에서 지난해 245건으로 11.9% 증가했다. 특히 폭력범죄의 비율은 2011년 대비 2012년 40%나 급증했다. 국적별로는 중국인과 미국인, 몽골인 순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비율이 늘어난 것은 홍대 앞이 관광지인 데다 최근 유동 인구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종로와 인사동에도 게스트하우스가 있지만 홍대 앞은 특히 유흥가와 밀접해 있다는 게 특징”이라면서 “위치 특성상 범죄에 노출될 확률이 높고 게스트하우스 안에서 일어난 범죄는 신고도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주인이 보안의 취약성을 알리기 꺼리고 사건에 얽힌 외국인과 친분이 있는 한국인들이 신고를 만류하기 때문에 숨어 있는 범죄가 많다는 얘기다. 자격 미달의 게스트하우스가 우후죽순 늘어나는 것도 골칫거리다. 최근 홍대 앞에 게스트하우스 붐이 일자 고시원과 여관 등도 너나 없이 게스트하우스 간판을 달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스페인에서 한국을 찾은 조디(39)는 “인터넷에서 홍대의 한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했지만 사진과 시설이 판이하게 달라 실망했다”면서 “집 앞에 술집이 있었는데 취객들이 밤새 소리를 질러 잠도 못 잤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이 게스트하우스가 인터넷 예약 페이지에 올려 놓은 주소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곳이었다. 마포서 홍익지구대 관계자는 “게스트하우스 붐을 타고 고시원이나 여관도 게스트하우스를 자처하는 등 무허가 게스트하우스가 급증하는 추세”라면서 “집주인 등이 서로 숨기려는 분위기 탓에 관리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외국인 관련 범죄가 일어나면 상가 주민들과 간담회를 하는 등 세심하게 관리하려고 노력한다”면서 “특히 금요일과 토요일에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베이징 대졸예정 22만명 중 취업 33%뿐… 경기 둔화 中의 ‘또 다른 고민’

    [주말 인사이드] 베이징 대졸예정 22만명 중 취업 33%뿐… 경기 둔화 中의 ‘또 다른 고민’

    “이제 졸업까지 보름 남짓 남았는데 앞길이 막막합니다.” 9월에 학기가 시작되는 중국 대학에선 6월쯤이면 사실상 취업이 마무리된다. 그러나 요즘은 사정이 달라졌다. 황옌페이(黃燕飛·여)는 이달 말 졸업을 코앞에 두고도 아직 취업을 하지 못했다. 그는 당초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었지만 취업난으로 대학원 응시율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면서 시험에 낙방한 뒤 지난 4월부터 뒤늦게 구직 행렬에 합류했다. 70여곳 넘는 회사에 이력서를 냈지만 면접을 보라고 연락 온 곳은 10곳도 채 안 된다. 당장 오는 30일 학교 기숙사에서 나와야 하기 때문에 그때까지 취직을 못 하면 집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주변 친구들도 취업이 안 돼 사정이 딱하긴 마찬가지다. 전공과 상관없이 요즘 졸업 예정자들은 해삼 판촉직에도 지원할 만큼 처지가 절박하다. 5월 현재 베이징 소재 대학 졸업 예정자 22만 9000명 가운데 일자리가 확정된 학생은 33.6%다. 10년 전인 2003년 동기 취업률(89.7%)의 3분의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취업난으로 올해 대학원 석사 과정에 응시한 학생은 전체 대졸자의 25.8% 수준인 180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60년 만의 최대 취업난’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취업난의 일차적 원인은 수요 공급의 문제다. 대졸자는 증가한 반면 경제성장은 둔화돼 일자리가 줄었다. 중국 교육부가 밝힌 올해 대졸자는 699만명으로 지난해보다 19만명 늘었다. 중국 대졸자 수는 2010년 630만명, 2011년 660만명, 2012년 680만명으로 매년 20만~30만명씩 늘어나는 추세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 영향으로 해외 유학파들이 국내 취업 행렬에 동참하고 있는 것도 중국 국내 대졸자들의 취업 문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지난해 귀국한 해외파 대졸자는 총 27만 2900명으로 전년보다 9만명 늘었다. 반면 경제성장 둔화로 일자리는 줄고 있다. 올 1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7%로 지난해 4분기 7.9%보다 0.2% 포인트 하락했다. 중국 500대 기업과 공공기관의 대졸자 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15% 포인트 줄어들었지만 대졸자들이 느끼는 체감 수준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졸 취업난은 한국과 비교할 때 사회 불안을 일으킬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베이징이공(北京理工)대 경제학과 후싱더우(胡星斗) 교수는 “중국의 실질적인 대학 진학률이 20%란 점을 감안하면 대졸자는 이 사회의 준엘리트 계층”이라면서 “이들이 7%대 경제성장률 속에서도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중국 경제에 문제가 상당히 많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민간 기업은 문을 닫는 사례가 많고, 정부 투자 중심으로 성장률을 지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중국의 경제체제 개혁이 더딘 데다 향후 경기가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아 대졸자 취업난은 사회 불안의 전조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관영 언론들은 취업난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대졸자들의 높은 눈높이를 꼽는다. 올해부터 취업시장에 나오는 주링허우(1990년대 출생자들)들은 자기 주장이 강하고 자존심을 내세우는 성격이라거나 재능에 비해 좋은 일자리만 원한다는 식의 비판도 자주 한다. 중국의 지도층도 예비 대졸자들에게 눈높이를 낮출 것을 주문한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 9일 허베이(河北) 사범대학에서 취업난을 호소하는 예비 졸업생들과 만나 대학생들이 눈높이를 낮춰 농촌을 포함한 ‘기층’으로 눈을 돌릴 것을 요청했다. 리 총리는 당시 농촌인 고향으로 돌아가 영어를 가르치겠다는 한 여학생을 칭찬한 뒤 “아래로 내려가야 다시 올라올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지난달 톈진(天津)에서 열린 한 취업박람회장에서 예비 대졸자들에게 “고생스럽지만 용기를 내어 지방이나 사회 밑바닥에서 한 걸음씩 성실하게 인생을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 바 있다. 두 지도자 모두 예비 대졸자들에게 안정적인 공무원이나 국영기업 자리만 고집하지 말고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딘 중서부 지역이나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리라고 충고한 셈이다. 그러나 젊은이들 입장에서 이 같은 지적을 수용하기란 쉽지 않다. 우선 대졸자들은 불경기란 점을 감안해 이미 눈높이를 상당히 낮춘 실정이다. 베이징 청년스트레스관리서비스센터가 최근 1만 6000명의 대졸 예정자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에서 대졸자들의 기대 초봉 금액이 2011년 5537위안에서 올해 3683위안으로 33.4%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자리에 상관없이 취업을 하겠다는 대졸자들의 의지를 대변하는 것이다. 더욱이 월 3000위안대 수준의 급여는 베이징에서 살기 위한 최소한의 생계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이징 같은 대도시에서는 아무리 싼 곳을 찾아도 한 달에 2000위안(36만원) 미만인 방을 구하기 어렵다. 베이징 외곽에 싼 월세 집들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 창핑(昌平)구의 톈퉁위안(天通苑)에 둥지를 틀려 해도 방 한칸에 1000위안 안팎의 돈이 필요하다. 대졸자들이 집세를 아끼기 위해 비좁은 방에 여럿이 모여 사는 일명 ‘개미족’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이유다. 최근 베이징청년보(北京靑年報)는 취업을 준비 중인 대졸자 40여명이 베이징 시내와 가까운 충원먼(崇文門)의 방 3칸짜리 50평대 아파트에서 함께 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사회과학원이 최근 펴낸 ‘2013 중국청년발전보고’에 따르면 베이징에만 약 16만명의 개미족이 있다. 상하이(上海) 등 다른 대도시까지 합하면 전국적으로 10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개미족 중 67.8% 정도는 10㎡ 이하의 주거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이들의 전체 평균 주거 공간은 6.4㎡, 월 임대료는 518위안(약 9만 5300원)으로 나타났다. 중국 지도자들의 조언에 따라 지방으로 내려간다고 해도 밝은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베이징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야 경력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베이징 이외 지역 대졸자들까지 기를 쓰고 상경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최근 헤이룽장(黑龍江)성 치치하얼(齊齊哈爾)대 법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변호사 자격증까지 딴 닝보원(寧博文)은 “베이징 변호사 사무실에서 실습 자리를 얻었는데 보너스까지 합해도 월 급여는 2000위안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면서 “집세로 월 800위안가량을 내고 이런저런 생활비를 쓰고 나면 오히려 적자 인생이지만 헤이룽장으로 돌아가더라도 베이징에서 일한 경력이 있어야 조금이라도 돈을 더 받을 수 있으니 베이징에서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도시와 농촌 간 격차, 동부와 서부 간 격차가 중국 최대 사회문제인 점을 감안하면 고된 생활도 마다하지 않고 베이징 등 대도시에서 사회 첫발을 내디디려고 몸부림치는 졸업자들의 모습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젊은이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기보다 도농 격차, 지역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게 우선이란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높은 山만 제맛인가, 바위맛도 한번 보소

    높은 山만 제맛인가, 바위맛도 한번 보소

    ‘불수사도북’이라고 합니다. 한강 이북, 그러니까 서울 강북과 남양주 등 경기 북부 지역을 둘러친 불암산(507.7m)-수락산(637.7m)-사패산(552m)-도봉산(740m)-북한산(836.5m)을 뭉뚱그려 일컫는 표현입니다. 등산 애호가들에게 서울 등 수도권은 축복받은 곳일 겁니다. 지하철, 혹은 버스를 타고 조금만 나가도 이 같은 명산들과 만날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니 외국인들이 한국처럼 산행하기 좋은 나라 드물다고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요. ‘불수사도북의 막내’ 불암산에 올랐습니다. 크기와 높이가 다른 산들에 뒤질지언정, 갖출 건 다 갖췄습니다. 우람한 기암들의 기세는 융융했고, 잎 너른 나무들이 이룬 숲은 제법 깊었습니다. 정상에서 맞는 풍경 또한 어지간한 명산에 뒤지지 않더군요. 꼭 고산준봉에 올라야 제맛이겠습니까. 멀찍이 떨어져 가슴으로 품어도 좋은 것이지요. 마음 단단히 먹고 산에 오르기 부담스러운 당신이라면 불암산이 좋은 대안이 되지 싶습니다. 불암산은 서울과 경기 남양주 등에 걸쳐 있다. 두 도시의 경계가 되는 산이기도 하다. 도시와 인접한 산이다 보니 등산로가 많다. 서울 쪽에서만 무려 열 개다. 걷기 열풍에 힘입어 조성된 불암산 둘레길까지 포함하면 11개의 길이 뒤엉켜 있다. 오르는 길이 많으니 들머리를 어디로 해야 하는지를 두고 고민하기 십상이다. 산속에 들더라도 상황은 비슷하다. 기존 등산 이정표에 둘레길 이정표까지 함께 세워져 있어 어디로 가야할지 헷갈리기 일쑤다. 이게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들고 나는 곳을 임의로 정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루트로 오르내릴 수 있다. 등산 거리와 산행 시간 등을 각자 상황에 맞게 조정하기 쉽다는 뜻이다. 예전엔 남양주 쪽의 불암사 코스로 오르는 게 일반적이었다. 요즘엔 서울 공릉동 백세문(제9등산로)을 들머리 삼는 이들이 많다. 거리는 5.3㎞로 다른 코스들에 비해 월등히 길다. 원점 회귀한다면 소요시간 또한 4~5시간 이상으로 확 늘어난다. 여느 코스들의 2~3시간에 견줘 다소 긴 편이다. 이 길의 최대 장점은 평탄하고 수월한 길을 자박자박 걸을 수 있다는 것. 불암산 정상 아래 깔딱고개까지 언제 도착했나 싶게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공릉동 백세문을 들머리 삼아 오른다. 길 양쪽으로 철조망이 쳐 있다. 인근 군부대, 그리고 태·강릉 등 문화재 지역을 등산로와 구분하려는 철책이다. 30분 만에 첫 전망대와 만난다. 발 아래로 육군사관학교 등 태릉 일대의 풍경이 펼쳐져 있다. 서울을 둘러싼 명산에 전설 한 자락 없으랴. 등산로 중간의 안내판에 담긴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불암산은 원래 금강산에 있었단다. 그러다 조선 개국 초기, 위정자들이 한양을 도읍지로 정하려다 남산이 없어서 주저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된 불암산은 한양의 남산이 되고 싶다는 욕심에 사로잡힌 끝에 무작정 상경을 결심한다. 한데 서울에 와 보니 남산이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었고, 발끈한 불암산은 그때부터 서울을 등지고 서 있게 됐다는 얘기다. 공명심을 좇는 건 사람과 산이 다르지 않은 게다. 104마을 갈림길과 삼육대 갈림길 등을 줄줄이 지나면 학도암 갈림길이다. 예서 학도암까지는 약 500m 남짓. 왕복 1시간 이상을 험한 내리막과 오르막길을 번갈아 걸어야 한다. 현재 학도암 전체가 공사 중이니만큼, 꼭 절집을 들러야 할 이유가 없다면 굳이 발걸음 하지 말길 권한다. 학도암의 자랑은 길이 13m의 화강암 바위에 새겨진 마애관음보살좌상이다. 조선 후기에 명성황후의 지시와 후원으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정으로 주변의 돌들을 모두 파내는 ‘돋을새김’ 방식으로 조각돼 한결 이채롭다. 마애불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상계동 달동네다. 바짝 육박해 온 아파트 숲과 허름한 달동네가 묘한 대조를 이룬다. 학도암에서 헬기장을 지나 깔딱고개에 이르면서 풍경이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삐죽 솟은 기암들 가운데 일부는 바깥쪽으로 너른 반석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풍경 전망대를 겸해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등산로를 벗어나 거대한 암릉을 타고 아슬아슬하게 오르는 이들도 종종 눈에 띈다. 특수 리지화를 신고 암벽 등반을 즐기는 이들이다. 불암산은 워낙 암릉이 발달해 북한산에 견줄 만큼 암벽 리지 등산을 즐기는 이들이 많다. 불암산 정상은 360도 파노라마 전망대다. 어느 한곳 막힘이 없다. 온통 암벽으로 이뤄진 석장봉 너머로 ‘불수사도북’의 형제산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 장쾌한 풍경이다. 최근 ‘불암산 둘레길’을 이용하는 ‘걷기 마니아’들도 늘고 있다. 정상은 밟지 않고 불암산 서쪽 자락을 따라 걷는다. 잎 넓은 나무들이 푸른 그늘을 만들어 여름철에 특히 돋보이는 구간이다. 학도암과 남양주 쪽의 삼육대를 거쳐 ‘한국 스포츠의 요람’ 태릉선수촌, 육군사관학교 옆의 메타세쿼이아 길까지 이어진다. 길이는 총 13㎞ 정도다. 둘레길의 ‘실질적인 들머리’는 노원구 상계동 지하철 4호선 상계역 1번 출구다. 상계역을 나와 좌회전, 다시 좌회전해 큰길로 나와 경남아파트단지 왼쪽 편을 끼고 크게 돌면 ‘불암산 공원’이라 쓰인 큰 비석이 보인다. 이게 둘레길의 출발점이다. 시멘트 포장길을 100m 정도 오르면 ‘불암산 숲탐방로 입구’라고 쓰인 안내판 옆으로 갈림길이 나온다. 활엽수림 사이로 난 길은 높낮이를 달리하며 이어지는데, 운동효과가 만점이다. 힘든 산행 뒤 맛있는 국수로 일정을 마무리 짓는 것도 좋겠다. 연세방병원~공릉초등학교 사이 1.3㎞ 구간에 국수거리가 조성돼 있다. 멸치국수, 비빔국수, 칼국수 등 다양한 국수를 파는 맛집들이 늘어서 있다. 산행 들머리인 공릉동 백세문 가는 길은 쉽다. 원자력병원 뒤쪽, 효성아파트 옆에 있다.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 1번 출구로 나와 도보로 10분 거리다. 글 사진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신현준 아내 밥상 공개 “상다리 휘어지겠네”

    신현준 아내 밥상 공개 “상다리 휘어지겠네”

    배우 신현준이 아내가 차려준 밥상을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신현준은 지난 5일 자신의 트위터에 사진과 함께 “여보야 고마워. 자기는 역시 우주 최강”이라는 글을 남겼다. 사진 속에서 신현준은 푸짐하게 차려진 식탁을 다 가늠하기 어렵다는 듯한 포즈로 두 팔을 활짝 벌려 아내가 차린 음식을 자랑했다. 식탁 위에는 생선구이, 새우 등 각종 해산물과 전, 부침개 등 다양한 반찬들이 차려져 있었다. 신현준 아내 밥상 공개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신현준 아내 밥상 공개, 정말 부럽다”, “신현준 아내 밥상 공개, 집들이 하나?”, “신현준 아내 밥상 공개, 행복한 신혼생활 되세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윤종신 전원주택…동화 같은 친환경주택 “과연 얼마?”

    윤종신 전원주택…동화 같은 친환경주택 “과연 얼마?”

    가수 윤종신의 전원주택이 공개돼 화제다. 4일 방송된 SBS ‘좋은아침’에서는 윤종신-전미라 부부가 출연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윤종신 가족의 보금자리가 안방 시청자들에게 소개됐다. 공개된 윤종신의 전원주택은 도심 속에 지은 친환경 주택으로 나무와 화초에 둘러싸여 동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윤종신은 전원주택의 넓은 마당에서 뛰어노는 세 남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집들이를 위해 손수 바비큐를 준비하는 등 가정적인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앞서 26일 SBS ‘맨발의 친구들’에서도 집을 공개해 멤버들을 깜짝 놀래켰다.. 윤종신 전원주택 방송을 접한 누리꾼들은 “윤종신 전원주택, 과연 얼마일까?” “윤종신 전원주택, 집이 정말 멋있다”, “윤종신 전원주택 같은 곳에서 살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생명의 窓] 연리지/상지종 신부·천주교 의정부교구 성소국장

    [생명의 窓] 연리지/상지종 신부·천주교 의정부교구 성소국장

    연리지란 한 나무와 다른 나무의 가지가 서로 붙어서 나뭇결이 하나로 이어진 것이다. 해남 땅끝마을에서 삼남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인적이 드문 으슥한 산기슭에서 두 그루의 연리지 나무를 만날 수 있다. 두 그루의 나무가 하나의 연리지로 한 몸을 이루었으니, 정확히 말하자면 네 그루의 나무가 두 그루가 된 셈이다. 두 그루의 나무가 하나는 옆의 나무를 자신의 몸속 깊이 받아들이고, 다른 하나는 아무 두려움 없이 온전히 자신을 옆의 나무에 맡긴 모습이다. 연리지 나무를 자연스레 화목한 부부나 사랑하는 연인의 상징처럼 받아들이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며칠 전 동창 신부와 함께 3박 4일 일정으로 남도 기행을 했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 어렵게 준비한 여행이었기에, 부지런히 발품을 팔며 이곳저곳 둘러보았다. 일상으로 돌아와 지난 며칠 동안의 여정을 더듬어 보니, 많은 이들이 찾는 유명한 관광지나 빼어난 자연경관, 한때의 입맛을 돋우어 주었던 맛집들이 아니라, 누구에게 들킬세라 부끄러운 듯 서로 기대고 선 이 연리지 나무들이 가장 마음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도대체 고작 2~3m 떨어져 있는 두 그루의 나무가 어떻게 하다 보니 서로 붙은 것이 뭐가 특별할까 생각할 수도 있다. 어차피 자연 안에 신기한 일들이 한둘이 아니니 말이다. 하지만 한번 뿌리내리면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나무가 얼마나 서로 그리웠기에 힘겹게 달려가 하나가 되었을까 상상해 보면 애틋함이 절로 느껴진다. 하나가 될 수 없는 현실을 거슬러 하나가 되기 위해 거센 비바람을 뚫고 처절하게 몸부림쳤을 순간들을 떠올려 보면 가슴이 아려 온다. 연리지 나무가 왜 나의 마음을 휘어잡았을까. 한갓 나무를 그럴듯하게 인격화한 나의 어설픈 상상력 때문일까. 그렇지 않다. 갈림 없이 하나가 된 이 나무를 부러운 마음으로 묵상해 보면, 오히려 함께해야 함에도 그러지 못하고 갈기갈기 갈라진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이 더 쓰라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로 갈라 세우고, 넘을 수 없는 보이지 않는 벽을 두르는 것에 너무나도 익숙해져 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이혼율 1위인 현실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전쟁 같은 경쟁에서 해방되고자, 친구들에게 당하는 폭력에서 벗어나고자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자식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노인들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노동현장에서는 일터에 살아남은 자와 해고자,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놓고, 서로 향한 불편한 시선을 강요하고 있다. 사회적 불의에 거세게 맞서는 사람들과 자신의 삶에 얽매여 침묵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이간질하고 있다. 어디 이뿐이랴. 도대체 누가 더불어 살아야 할 ‘사람 사는 세상’을 이렇게 만들었는가. 도대체 왜, 무엇을 얻고자 이렇게 사람들을 갈라놓고 아프게 한단 말인가. 하지만 슬픔과 분노에 머물지 않겠다. 참된 치유의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내 마음에 연리지 나무를 심는다. 갈라진 사람들이 하나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더 많은 선의의 사람들이 각자의 마음에 연리지 나무를 키우기를, 그리하여 하나가 되어 살 맛이 나는 세상을 가꾸는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소박한 마음으로 희망해 본다.
  • [지방시대] 장인의 시대/서정욱 배재대 심리철학과 교수

    [지방시대] 장인의 시대/서정욱 배재대 심리철학과 교수

    신화가 다 그러하듯이 고대 그리스 신화도 작가마다 다르게 서술하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고대 그리스 신화의 중심에는 항상 제우스가 있다. 제우스는 많은 자식을 두었지만 부인 헤라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은 아레스뿐이란 주장도 있다. 그런가 하면 제우스 혼자 자식을 낳은 경우도 있다. 물론 엄밀한 의미에서 제우스 혼자 낳은 것은 아니다. 바로 지혜의 여신이며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의 수호신인 아테나이다. 제우스는 신과 인간 중에서 가장 아는 것이 많은 메티스에게 임신을 시킨다. 그러나 제우스는 메티스가 낳을 아기가 자신의 자리를 차지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임신한 메티스를 삼켜버렸다. 그러나 제우스의 뱃속에서 아기는 무럭무럭 자라 머리를 뚫고 태어났다. 이 신이 바로 아테나다. 이 사실을 안 헤라가 화가 나서 자신도 혼자 아기를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서 임신을 하고 아들을 낳았다. 바로 이 신이 헤파이스토스이다. 화가 난 제우스가 올림포스 산에서 헤파이스토스를 던져버렸다. 다행히 죽지는 않았지만 태어나자마자 제우스로부터 버림받은 헤파이스토스는 평생 절름발이로 살아야 했다. 바로 이 헤파이스토스가 대장장이로 성장하였고, 장인의 신이 되었다. 이후 유럽에서는 장인의 중요성이 항상 강조되었다. 플라톤은 이상국가를 설명하면서도 모든 백성들에게 각자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한다. 즉, 장인정신의 강조다. 그리고 이 장인이야말로 국가의 기본 틀을 만드는 기초이기도 하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서는 장인이 사라지고 있다. 어떤 사람은 대기업이 골목상권까지 장악하면서 장인들을 모두 몰아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장인을 육성하지 않은 국가정책일 것이다. 장인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이 없다 보니 장인들은 자신의 일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았고, 자식들도 신통치 않은 선조들의 정신을 잇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대를 이어 먹거리로 장인정신을 이어가는 몇몇 가문들이 있다. 대도시가 다 그러하듯이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구도심은 공동화 현상이 심각하다. 이 공동화 현상을 잘 극복할 수 있는 요소를 우리는 바로 구도심의 먹거리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대전은 대전을 지킨 먹거리 장인들이 한국의 대표 브랜드로 발전시켰다. 대전이 낳은 대표적인 토종 빵집이 대전역에 지점을 내자 빵 한 개를 구입하기 위해서 기차 시간도 잊은 채 줄을 서는 모습이 최근 대전역에서 볼 수 있는 이색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1980년대 가락국수 한 그릇을 위해 기차 정차시간까지도 늘린 일들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대전에는 닭 하나만으로 전국적인 상표로 발전시킨 장인도 있다. 특히 대전에는 다양한 부속재료를 활용한 칼국수 음식이 발달해 수십년째 문전성시를 이루는 집들이 많다. 이 모두가 한길만을 위해 앞만 보고 간 장인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했다. 가장 대전적인 것이 가장 한국적인 것이라 해도 이제 과언이 아니다. 장인들이 그 지역을 대표하고 대대손손 자랑스럽게 이어가는 시대가 기다려진다.
  • 한국인이 으뜸으로 치는 황복

    “손님과 날은 잡아 놨는데 복은 없고, 그런데 어부 한 분이 복을 잡았노라고 연락이 왔어요. 가서 무작정 달라고 했죠. 1㎏에 90만원을 줬습니다. 내 평생 그런 거래는 처음 해봤어요. 어쩝니까, 약속은 약속인데….” 아무리 미식도 좋지만 호사가처럼 들먹거리기에는 씁쓸한 얘기다. 그렇게 황복이 더 귀할 때도 있었다. 올해도 몇 마리 나오지 않았지만 음식점 수족관에 8마리가 노란 줄을 선보이며 헤엄치는 것을 보고 왔다. 그래도 ㎏ 당 25만원을 호가한다. 회와 탕 등 두루 내주는 것이 많아 1㎏이면 4인이 맛을 본다. 그러니 설령 꼭 황복을 먹지 않더라도 제철진객은 진객이다.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맛있는 복이라고 여기는 황복은 귀한 만큼 독이 강해서 중독 위험도 크다. 따라서 반드시 경험 있는 전문가가 조리한 것을 먹어야 한다. 복어의 독은 테트로도톡신이다. 그 위력은 청산가리의 10배가 넘는다고 한다. 중독되면 입술이나 혀끝 마비가 오며 구토와 함께 몸이 경직되고 호흡곤란이 오는데 마땅히 해독제가 없다. 그만큼 미식과 위험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음식이다. 복어는 전 세계적으로 120~130종이 있다. 그러나 식용 가능한 종류는 참복과 황복, 자주복, 까치복, 밀복, 졸복 등 몇 종류 되지 않는다. 황복은 몸 옆구리에 노란색 줄무늬가 있어 ‘황금복’이라는 애칭을 지녔다. 배는 은색이며 등은 회갈색이다. 일반 복어보다 2~3배 커서 약 40㎝는 된다. 임진강에서 잡히는 것을 최고로 쳐준다. 여행수첩 자유로를 따라 드라이브하는 파주여행은 어쩌면 소풍처럼 가볍고 경쾌하다. 서울 마포에서 1시간 안쪽이면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진강을 따라 포구 주변에 황복은 물론 장어, 매운탕, 참게탕 집들이 즐비하다. 봄은 황복과 장어가 살찌지만 가을은 참게탕 철이다. 황복을 하는 집은 많지 않으니 미리 전화를 넣어놓는 것이 좋다. 계절맛집(지역번호 031) ‘두포나루터’ (954-7007, 황복, 민물매운탕, 자연산 장어), ‘임진대가집’(953-5174, 황복, 민물매운탕, 참게탕), 원조 두지리 매운탕(958-5377, 황복, 매운탕, 참게장), 호남매운탕’(958-3338, 황복, 메기 매운탕, 자연산 장어)
  • [사설] 고통받는 어린이보다 원장 눈치보는 국회

    국회의원들이 보육공무원에게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사법경찰관리법을 개정하려다 법안을 자진 철회했다. 어린이집 원장들이 낙선운동을 벌이겠다며 위협하자 백기투항한 것이다. 아동학대, 저질급식, 횡령 등이 드러나면서 어린이집에 대한 국민들의 원성은 날로 고조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선량들이 어머니들의 근심을 외면하고 이익집단의 이기주의에 밀려 입법권을 포기한 것은 직무유기나 마찬가지다. 새누리당 이운룡 의원 등 13명은 지난달 18일 사법경찰관리법을 개정하기로 공동발의했다. 무상보육이 전면실시된 이후 어린이집의 횡포가 비등하자 보건복지부 및 광역·기초단체의 보육담당 4~9급 공무원에게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자 어린이집 원장들의 모임인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한어총)가 지난달 25일부터 법안을 발의한 의원과 보좌관들을 상대로 집단행동에 나섰다. ‘낙선운동 각오하라’ ‘밤길 조심하라’ 등의 전화 협박과 함께 협박문자를 날리고 의원들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괴롭혔다. 이에 시달리던 한 의원이 법안을 철회하자 국회 발의 법안은 발의자가 한 명이라도 빠지면 법안이 철회된다는 규정에 따라 사법경찰관리법 개정은 지난 3일 무산됐다. 어린이집에 대한 규제 강화는 어린이집 원장들이 스스로 불러들인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린이집 부정행위는 2010년 924곳에서 이듬해인 2011년에는 1230곳으로 늘어났으며, 최근에는 서울 송파경찰서가 이 일대 700여곳의 어린이집이 지난 3년간 최소 100억원대의 국고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를 포착할 정도로 어린이집 부정·비리는 만연해 있다. 물론 어린이집 원장들도 단체행동을 통해 자신들의 권리와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 그러나 어린이를 때리고 불량급식을 제공하는 등 탈·위법 행위를 일삼으면서 관리·감독을 받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모순이자 염치가 없는 행동이다. 무상보육의 실시로 어린이집에는 지원금 등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고 있다. 이에 편승해 상당수 어린이집들은 특별활동비 착복 등 양육 대신 돈벌이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더 이상 어린이집들이 탈법의 온상으로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 보육공무원에 대한 사법경찰권 부여는 보건복지부도 공감해온 만큼 사법경찰관리법 개정은 조속히 정부입법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국회는 관련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 [반론보도문]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는 서울신문 사설 ‘고통받는 어린이보다 원장 눈치보는 국회’ 에 대해 “국회의원 보좌관 등에게 ‘낙선운동 각오하라’ ‘밤길 조심하라’ 등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없다”고 밝혀왔음을 알려 드립니다.
  • 금산 보곡산골에 내려앉은 봄

    금산 보곡산골에 내려앉은 봄

    산마다 꽃들이 한창입니다. 숲그늘 아래로 진달래가 무시로 피고 산허리엔 조팝나무가 하얀 꽃술을 포실하게 매달았습니다. 단박에 눈길을 사로잡기로는 산벚꽃이 으뜸입니다. 연둣빛 신록 사이사이에 흰 꽃술이 보석처럼 박혀 있습니다. 충남 금산의 보곡산골에서 만난 봄 풍경입니다. 들녘의 꽃들은 시나브로 꽃술을 떨궜지요. 하지만 산골마을의 화양연화는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희한한 일이다. 길가의 벚꽃들은 지기 시작했는데, 보곡마을 산벚꽃들은 이제야 가지 끝에 꽃술을 맺고 있다. 산꽃마을 걷기대회가 열렸던 지난 20일엔 눈까지 내렸다. 그 탓에 꽃들이 잔뜩 움츠러들었을 터. 산벚꽃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도 이달 하순께로 늦춰질 전망이다. 보곡산골은 합성어다. 군북면 끝자락의 보광리와 상곡리, 그리고 산안리에서 한 글자씩 따 조합했다. 세 마을은 금산에서도 가장 궁벽한 오지로 꼽힌다. 마을 앞엔 충남 최고봉 서대산(904m)이 우뚝하고 뒤로는 천태산(715m)과 대성산(701m)이 병풍처럼 떠받치고 있다. 산골마을이다 보니 평균 기온이 타 지역보다 섭씨 4~5도 정도 낮다. 개화 시기 역시 반 박자 늦다. 다른 곳에서 낙화 소식이 들릴 때쯤, 보곡산골에선 꽃사태가 펼쳐진다. 한꺼번에 피지도 않는다. 오늘은 여기서 피었다가 내일이면 저기서 진다. 그 덕에 매일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세 마을 가운데 가장 이름이 알려진 곳은 산안리다. ‘산벚꽃길’ 등 지역 내 산벚꽃 관련 시설의 대부분이 이 마을에 몰려 있다. 산골마을을 즐기는 방법은 사실상 걷기가 유일하다. 외지인들이 좋아할 만한 다른 놀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산벚꽃 핀 풍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산벚꽃은 무리지어 피지 않는다. 다른 나무들 사이에서 드문드문 핀다. 따라서 멀찍이 떨어져 완상해야 한다. 그래야 다른 나무들과 어우러진 자태를 온전히 엿볼 수 있다. 산벚꽃길은 9㎞쯤 된다. 임도를 산책길로 조성했다. 길은 마을 초입에서 시작돼, 마을 뒤편을 휘휘 돈 다음, 상곡리와 경계가 되는 고갯마루에서 내려온다. 천천히 돌아볼 경우 세 시간은 족히 걸린다. 코스 중간중간 ‘보이네요 정자’ ‘산꽃세상 정자’ ‘봄처녀 정자’ 등 쉴 곳도 마련해 뒀다. ‘신음산 임도’라고 음각된 돌 이정표가 들머리다. 승용차로 오를 수도 있지만 자박자박 걸어야 숲이 주는 위안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길은 순하다. 들머리에서 첫 번째 쉼터인 ‘보이네요 정자’까지가 다소 힘들다. 된비알은 아니지만 3.5㎞ 정도 완만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보이네요 정자’에 서면 ‘보인’다. 산벚꽃들이 허리띠처럼 둘러친 산골마을 말이다. 분홍빛 진달래와 회백색 자작나무, 연둣빛 느티나무 등과 산벚꽃이 독특한 색감으로 어우러져 있다. 길에 피는 벚꽃이 화사한 드레스 같다면 산벚꽃은 수수한 모시적삼을 닮았다. 이를 보는 주민들의 화법이 시적이다. “벚꽃은 몽탈몽탈, 산벚꽃은 드무름하게” 피어난단다. 이상진 이장의 표현이다. 벚꽃이 한여름 뭉게구름처럼 무더기로 피는 것에 견줘, 산벚꽃은 작은 꽃술이 드문드문 핀다는 뜻이다. 그는 이어 “날망(산등성이)마다 모시적삼 입은 처자들이 드무름하게 서 있는 듯”하다며 현지 사투리로 산벚꽃 핀 마을을 표현했다. 한 문장의 시로 나무랄 데 없다. 보곡산골은 국내 최대 산벚꽃 군락지 가운데 하나다. 660만㎡(약 200만평)의 산지에 산벚나무들이 빼곡하다. 6월, 들녘에서 보리가 익어갈 때면 산벚나무 가지에선 버찌가 익어간다. 그냥도 먹고, 술을 담가 먹기도 한다. 길 끝자락에 선 자전리 소나무도 눈길을 끈다. 살아낸 300년 세월만큼의 기품을 갖췄다. 산골의 주인공이 산벚꽃이라면 조팝나무는 ‘주연급’ 조연이다. 이는 조팝나무 군락지로 이름난 신안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산벚꽃길에서 신안사 이정표를 따라 얕은 산등성이를 넘어가면 신안리다. 마을 위 절집 뜨락엔 피안앵(彼岸櫻, 절에 핀 벚꽃)이 흐드러졌고, 흰 조팝꽃은 드문드문 마을을 감쌌다. 하양꽃빛마을에 들면 ‘화’(花)들짝 놀란다. 마을 전체가 조팝꽃 흰구름에 휩싸인 듯해서다. 하양꽃빛마을은 신안리 남쪽 고개 너머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원래 이름은 화원동이다. 그 전엔 화골이라 불렸다. 이름이 어떻게 바뀌었건 꽃피는 산골이라는 뜻만은 세대를 격해 이어진 셈이다. 잘생긴 봉우리들이 마을을 둘러쌌고, 그 안에 희디흰 꽃무리가 한창이다. 산골짜기 사이에 서 있자면, 바람에 실려 오는 꽃향기가 청량하기 그지없다. 보곡산골에서 아랫녘으로 좀 더 내려가면 금강과 만난다. 금강에서 맞는 봄 풍경도 비단처럼 곱고 빼어나다. 이맘때라면 수통리 적벽강이 제격이다. 기골이 장대한 암벽들이 붉은 빛을 띠고 있는 곳이다. 연둣빛 신록과 파란 강물, 그리고 청솔 아래 진달래와 산벚꽃이 예쁘게 어우러졌다.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보곡산골에 가려면 대전~통영 고속도로를 타야 한다. 추부 나들목으로 나와 옥천 방향, 다시 군북 방향으로 우회전해 601번 지방도로 갈아탄 뒤 군북면사무소를 지나 곧장 가다 보곡산골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하면 된다. 금산 나들목을 나와 제원면 소재지를 지나서 가는 방법도 있다. 금강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조리한 어죽은 금산의 별미로 꼽힌다. 고추장 양념을 올린 도리뱅뱅이도 맛있다. 제원면 천내리 일대에 어죽마을이 조성돼 있다. 원골식당(752-2638, 이하 지역번호 041) 등이 이름났다. 수통리 적벽강 주변에도 매운탕집들이 몰려 있다. 추부의 마전인삼추어탕(752-5049)은 인삼을 넣고 끓여낸 추어탕으로 유명하다. 복수면엔 한우마을 단지도 조성돼 있다. 복수한우집(753-2059) 등이 널리 알려졌다. 숙소는 금산읍내에 많다. 인삼호텔(751-6200)이 깔끔한 곳으로 입소문 났다. 글 사진 금산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깔깔깔]

    ●솔로의 사생활 1. 주말이 두렵다. ▶대낮부터 혼자 노는 건 정말 고역, 특히 재방송은 더더욱 싫다. 2. 화장술에 뛰어나고 세련된 스타일을 추구한다. ▶혹시 누가 봐줄까 하는 기대심에…. 3. 목욕탕 갈 때도 화장하고 시장 갈 때도 무스 바른다. ▶옆집 처녀 총각이 보고 있다는 착각에…. 4. 좋은 말은 혼자 다 한다. ▶독신은 아름답다, 초라한 커플보다 화려한 솔로가 낫다 등. 5. 초콜릿과 사탕을 싫어한다. ▶자기 말로는 이빨 때문이라고 하지만 이유는 따로 있다. 8. 의외로 지출이 많다. ▶친구 결혼식, 친구 애기 돌, 친구 집들이 등.
  • [DB를 열다] 1964년 홍수로 물에 잠긴 동부이촌동 판잣집

    [DB를 열다] 1964년 홍수로 물에 잠긴 동부이촌동 판잣집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는 서울 동부이촌동에 1960년대에는 판잣집들이 즐비했다. 모두 2400여 가구쯤 됐는데 한강변 백사장에 무허가로 지은 것이었다. 여름철에 비가 많이 와서 한강물이 불어나면 물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동부이촌동 한강 백사장은 굉장히 넓었다. 1956년 대통령 선거 때는 유세장으로 활용돼 30만명의 청중이 모인 곳이다. 당국은 침수 피해를 막고 판잣집들을 정비하고자 이촌동 일대 한강변에 1968년 11월부터 석축을 쌓아 제방을 만들었다. 한강의 토사를 퍼 올려 매립하는 공사라 공사 기간은 7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10만여평의 땅이 조성되어 아파트를 짓고 강변을 따라서 도로를 만들었다. 동부이촌동 매립지에는 1970년대 초부터 한강맨션과 공무원 아파트를 비롯해 많은 민영 아파트들이 들어섰다. 강남에 앞서 조성된 최초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였다. 옛 대한주택공사가 건축한 한강맨션은 최초의 중산층 아파트로 호화 아파트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동부이촌동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모여 살던 곳이었다. 아직도 일본인들이 지은 건물들이 여러 곳에 남아 있다. 이런 연유에서인지 동부이촌동에는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일본인 마을이 생겼다. 이 마을 부동산중개업소에서는 일본어가 통하고, 일본인 1300여명이 거주하고 있어 ‘리틀 도쿄’로 불린다. 대부분 상사 직원, 대사관 직원, 그 가족들이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 세계서 가장 비싼 집 톱 10 살펴보니…

    세계서 가장 비싼 집 톱 10 살펴보니…

    최근 피카소의 그림 ‘꿈’을 1억5500만달러(약 1740억원)에 구매한 억만장자 스티브 코헨 SAC 캐피털 어드바이저스 회장이 미국에 6000만달러(약 673억원)짜리 집을 구매하면서 억만장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가장 비싼 집들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억만장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집들을 소개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집은 인도 최대 재벌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이 소유한 ‘안틸라’(Antila)가 꼽혔다. 안틸라는 건축에만 10억달러(약 1조 1218억원)가 들었기 때문에 그 가치는 그 이상으로 알려졌다. 암바니 회장은 순자산 215억달러(약 24조 1187억원)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세계 최고의 부자 구단주로 선정되기도 했다. 2위는 ‘빌라 레오폴다’가 차지했다. 프랑스 빌프랑슈쉬르메르 리비에라에 있는 이 집은 억만장자 미망인 릴리 사프라가 소유하고 있다. 빌라 레오폴다는 지난 2008년 러시아 부호 미하일 프로호로프 오넥심그룹 회장이 매매계약을 했다 파기할 당시 5억유로(당시 약 7800억원)로 책정된 바 있다. 참고로 이 집을 소유하고 있는 릴리 사프라는 네 번의 결혼을 통해 부를 축적한 것으로 유명하며 순자산만 12억달러(약 1조3435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그다음은 페어필드(Fair Field)라는 대저택 부지가 차지했다. 미국 뉴욕 사가포넥에 있는 이 저택은 세계에서 가장 큰 집으로 유명하며 그 가치는 2억4800만달러(약 2776억원)이라고 한다. 이는 이 집을 소유한 억만장자 아이라 레너트의 지난해 세금을 통해 추산한 것이다. 4위부터 10위까지는 다음과 같다.  ▲4위. 켄싱턴 팰러스 가든 내 저택(영국 런던).  가격:2억 2200만달러(약 2483억원).  소유주: 락시미 미탈(아르셀로미탈 회장).  소유주 순자산: 165억달러(약 18조 4684억원)  ▲5위. 원 하이드 파크 아파트(영국 런던)  가격: 2억2100만달러(약 2473억원)  소유주: 리나트 아흐메토프(시스템 캐피털 매니지먼트 회장)  소유주 순자산: 154억달러(약 17조2341억원)  ▲6위. 엘리슨 에스테이트(미국 캘리포니아 우드사이드)  가격: 2억달러(약 2238억원)  소유주: 래리 엘리슨(오라클 최고경영자)  소유주 순자산: 430억달러(약 48조1212억원)  ▲7위. 켄싱턴 팰러스 가든 내 저택(영국 런던)  가격: 1억4000만달러(약 1566억원)  소유주: 로만 아브라모비치(러시아 축치자치구 주의회 의장, 첼시 구단주)  소유주 순자산: 102억달러(약 11조4148억원)  ▲8위. 블라섬 에스테이트(미국 플로리다 팜비치)  가격: 1억3000만달러(약 1454억원)  소유주: 켄 그리핀(해지펀드 매니저)  소유주 순자산: 41억달러(약 4조5883억원)  ▲9위. 재너듀 2.0(미국 워싱턴 시애틀)  가격: 1억2050만달러(약 1348억원)  소유주: 빌 게이츠(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공동의장)  소유주 순자산: 670억달러(약 74조9797억원)  ▲10위. 마운틴 홈 로드(미국 캘리포니아 우드사이드)  가격: 1억1750만달러(약 1314억원)  소유주: 손정의(소프트뱅크 회장)  소유주 순자산: 86억달러(약 9조6242억원)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은행이자 못내고 집 경매 넘어가도 또 고급빌라 분양… ‘빚’ 돌려막기

    사회 지도층 인사들을 상대로 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건설업자 윤모(52)씨의 행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윤씨는 자금 문제로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는 재개발 사업에 나서는가 하면 회사 부도 상황에서도 고급 빌라 등을 시공해 분양하는 등 범상치 않은 사업 수완을 보였다. 2000년대 초 수도권과 강원도 일대에서 각종 건설 사업을 시행하면서 사업 밑천을 마련한 윤씨는 2001~2002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재개발 지역에 고급 빌라를 직접 지어 분양했다. 하지만 서울신문의 취재 결과 윤씨는 무리하게 빚을 내 공사를 강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빌라는 윤씨에게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싸게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몇몇 유명 인사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분양이 되지 않아 사실상 공실 상태였다. 하도급 업체에 시공비 등을 주지 않는 대신 제공한 가구로 추정되는 집들은 잦은 가압류와 경매에 시달린 것으로 조사됐다. 한 집은 두달 새 소유주가 두번이나 바뀌기도 했다. 주민 A씨는 25일 “윤씨가 은행 이자 등을 제때 내지 못하면서 집들이 경매에 넘어갔는데도 그다음 해 보란 듯이 뚝딱 다른 건물을 지어내 모두들 신기해했다”면서 “빈집에는 사채업계의 큰손이었던 부인 K씨의 친오빠와 친오빠의 동업자들이 임의로 들어와 살았는데 집들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모두 이사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윤씨는 시공한 빌라 18가구 가운데 분양이 되지 않은 5가구를 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 명의로 사들인 뒤 계속 분양을 시도했다. 하지만 늘어나는 은행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분양 전 가압류 처리되거나 경매에 넘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2가구는 윤씨 부인 K씨의 소유였고 이 중 한 곳에서는 윤씨 부부가 1년 정도 직접 거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도 윤씨의 무리한 사업 확장은 계속됐다. 윤씨는 이어 2002년 반포동에 11가구로 이뤄진 빌라 한 채를 시공한 뒤 2003년에는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 지하 6층~지상 18층의 주상복합건물을 시행해 분양하기도 했다. 윤씨는 이 과정에서 배임, 횡령 의혹 등 2010년까지 6차례나 민·형사 소송에 피소됐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 결국 윤씨의 회사는 2006년 17억여원, 2007년 14억여원의 순손실을 보고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았다. 용두동 상가 분양도 마무리 짓지 못했다. 이 건물 피분양자 B씨는 “윤씨의 회사가 상가를 유치하겠다고 피분양자들에게 70억원을 걷어 갔지만 현재 빈 상가만 50%가 넘는다”면서 “윤씨 같은 사기꾼들이 노인과 부녀자들이 평생 모은 돈을 뺏고 홀연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Norway OSLO 오늘, 오슬로

    Norway OSLO 오늘, 오슬로

    오슬로에서 한 예술가의 절망을 목격했고 평범한 사람들의 희망을 엿봤다. 삶의 방향성을 끈질기게 고민하는 여행자라면 오늘, 오슬로로 향하라. 2008년 개장한 오슬로 오페라하우스. 노르웨이의 상징인 피오르드를 형상화 했다. 건물 깊숙이 바다가 차오른 듯한 외관이 인상적이다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업을 가진 아저씨가 꽃리본 단 딸아이의 손 이끌고 백화점 거리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 탄광 퇴근하는 鑛夫들의 작업복 뒷주머니마다엔 기름묻은 책 하이데거 러셀 헤밍웨이 莊子 휴가여행 떠나는 국무총리 서울역 삼등대합실 매표구 앞을 뙤약볕 흡쓰며 줄지어 서 있을 때 그걸 본 서울역장 기쁘시겠소 라는 인사 한마디 남길 뿐 평화스러이 자기 사무실문 열고 들어가더란다 - 신동엽의 <산문시> 中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신동엽 시인의 시에도 그곳은 등장한다. 헬싱키를 거쳐 오슬로까지. 가는 데만 14시간이 걸리는 긴 여정이었다. 그래도 노르웨이는 꼭 가야만 했다. 깔끔한 북유럽식 가구처럼 매스컴을 통해 들려오는 그들의 세련된 이야기를 동경했다. 정말 시인의 말처럼 대통령도 자연스럽게 거리를 거니는 세상일까. 3일간의 짧은 일정상 그들의 복지 체계는 얼마나 단단한지, 그들 사이에는 얼마만큼 끈끈한 신뢰가 엮여 있는지는 알 턱이 없겠지만. 오랜 시간 품어 오던 의문에 답을 내릴 때가 된 것이다. 평생 한번쯤 메카를 여행하는 이슬람교도처럼 그렇게 오슬로로 향했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쑤욱 찬바람이 파고든다. 달력의 날짜가 동지 즈음에 걸린, 해가 가장 짧다는 시기라 다소 스산했지만 문제가 되진 않았다. 북유럽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풍경은 추위에도 당당히 맞설 만한 값어치를 했다. 호텔로 향하는 길에 침엽수림이 울창하다. 빽빽한 나무 사이로 빨간 지붕 집들이 언뜻언뜻 솟았다. 오슬로를 키운 건 7할이 숲이고 도시를 걷는 건 산림욕과도 같다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머지 3할은 바다의 몫이다. 바이킹의 후손들에게 바다는 투쟁과 호혜의 대상이었다. 움푹 파인 만灣 끝자락에 자리한 오슬로는 혹독하기도, 자비롭기도 한 바다와 지척이었다. 여기에 볕에 굶주린 듯 최대한 창을 키운 건물들이 단순하지만 모던한 자태를 더한다. 숲, 바다, 건물이 어우러져 오슬로만의 노르딕 스타일을 창조한다. 도시를 소개하는 브로슈어를 보니 오슬로 카피 문구는 바로 ‘슬로 시티Slow City’. 이 느릿한 도시를 흡수하는 최고의 수단은 걷기라는 뜻이다. 현재 국왕과 여왕 등 왕족일가가 머무는 노르웨이왕궁에서 오슬로 중앙역에 이르는 1.5km의 칼요한슨거리Karl Johans Gate를 따라 걷는다. 구석구석 가구와 디자인 숍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소담한 수도의 첫인상은 우선 합격점이다. 나의 침대를 바라보고 있던 것은 밤과 광기와 죽음의 검은 천사들이었다. 그들은 그 후에도 줄곧 나의 생활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 뭉크의 일기 中 당신도 셀카를 찍는군요 겨울에 오슬로에 와야 할 이유가 또 있었다. 뭉크Edvard Munch를 기념하는 뭉크박물관Munch Museet에서 뭉크 탄생 150주년이 되는 2013년을 기념해 특별한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인을 포착했다는 그의 작품은 지금을 살아가는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전시 기간이 올해 2월13일까지라 발걸음을 서둘렀다. ‘더모던아이The Modern Eye’라는 부제의 전시는 집단보다 개인이, 자연보다 도시가, 농업보다 공업이, 종교보다 과학이 우선시된 근대를 살아간 뭉크의 기록을 집약했다. 합리성을 내세웠지만 근대는 개인의 외로움과 절절한 고독을 불러왔다. 소년기에 사랑하는 어머니와 누나를 잃었고 여동생은 정신병을 앓았으며 성년이 됐을 땐 남동생마저 죽었다는 뭉크의 인생은 듣는 것조차 버겁다. 평생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아버지의 히스테리를 고스란히 받아냈던 지친 영혼은 캔버스에 자신을 투영했다. 깨끗하고 단아한 느낌을 자랑하는 뭉크박물관. 들어가는 발걸음은 가벼웠지만 그의 작품은 감당하기가 녹록진 않다. ‘절규’ 앞에 섰을 때도 작품 속 울렁거리는 붉은 하늘이 평온하기만 한 오슬로의 그것과는 완전 다른 것 같았다. 하지만 뭉크의 작품은 콜렉터 사이에서 최고 인기 아이템 중 하나다. 사실 뭉크의 ‘절규’는 단 한 점이 아니라 5가지 버전이 있는데 그중 한 작품이 지난해 5월 소더비 경매에서 사상 최고가인 1,370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현재 뭉크박물관에 걸린 절규도 도둑맞았던 것을 다시 찾아와 복원한 것이다. 도난 중 훼손을 심하게 입어 지금도 1/3가량이 변색된 그림을 보니 세상은 뭉크에 미쳐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고깃덩이마냥 육체가 나뒹굴고 어둑한 사자가 튀어나오는 작품인데도 전세계 관람객은 그를 숭앙하고 환호한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지려는 찰나 그는 대예술가답게 반전을 선사한다. 절규의 방에서 그의 사진이 전시된 방으로 건너갔다. 이게 웬걸. 그곳에는 히스테릭한 뭉크가 처음 접한 카메라를 장난감 삼아 숱하게 찍었던 ‘셀카’가 진열돼 있었다. 이런저런 얼짱 각도를 연출한 모습을 보고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셀카의 의외성은 강렬했다. 그의 자화상과도 같은 셀카들. 당당히 렌즈를 자신 앞으로 가져갔던 그는 얼마나 오랜 시간 번민했을까. 인간의 심연에 있는 불안과 광기를 여과 없이 드러낸 뭉크는 진솔하다. 남이 눈치챌까 꼭꼭 숨겨 놓은 우리 모두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제야 그에게 매료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또렷해졌다. 우리 안의 꿈틀거리는 어둠을 대신 꺼내 보였던, 이 예술가의 솔직함에 대한 경의는 아닐지. 묵직했던 무언가가 소화되면서 자신의 결핍과 욕망에 너무도 충실했던 그에게 한걸음 다가갈 수 있었다. 뭉크박물관Munch Museet┃주소 Tøyengata 53 0578 OSLO 개관시간 월, 수, 목, 금, 토요일 오전 12시~오후 6시. 일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화요일 휴무(1월1일부터 5월12일까지 적용) 입장료 성인 95크로네(약 1만8,000원) 학생 50크로네(약 1만원) 홈페이지 www.munch.museum.no 1 셀카의 달인, 뭉크. 그의 작품은 가장 고가에 거래되는 예술품 중 하나다. 현대인의 불안과 고독을 뭉크식 화풍으로 풀어냈다 2 올해 뭉크 사후 150주년을 기념해 오슬로 뭉크박물관에서는 대대적인 회고전이 열린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같이 함께 살기, 어렵나요? 노르웨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알았던 듯하다. 우리를 잠식한 우울과 고통은 같이 극복해내는 거라고. 두루두루 사는 인생이 행복의 총량을 높일 거라고 말이다.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거리의 모습도 다를 바 없다. 오슬로는 마천루가 즐비한 도시는 아니다. 고층빌딩 없이 고만고만하게 고풍스런 건물들이 어깨를 견주고 있다. 2008년 개관한 오페라하우스는 정갈한 오슬로의 풍광을 화사하게 수놓는 건물이다. 피오르드를 상징화했다는 오페라하우스는 바다에 유유히 떠다니는 빙산처럼 바다를 품었다. 유명한 건축회사인 스뇌헤타Snøhetta가 설계했다고 해서, 건물 전면이 화강암과 대리석으로 도배될 만큼 호화롭다고 해서 마음에 찬 건 아니다. 보통 사람들에게 위축감을 선사하지 않는다는 게 신기했다. 고고한 예술의 정수가 되어 신전처럼 떠받들여지는 여느 무대와는 달랐다. 오슬로 시민들과 관광객은 긴 경사면을 타고 오페라하우스 지붕과 벽면을 완만히 오르락내리락한다. 여름이면 옥상 정원에서 피크닉을 즐기며 스크린을 통해 전해지는 오페라 공연을 마음껏 향유할 수 있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대통령이나 총리조차 특별할 것 없는 그들의 철학이 부러웠다. 하지만 오슬로에 와서야 철저히 착각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누구도 특별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누구나 특별하다는 것, 그 명제가 행복한 노르웨이를 만들었다. 부산에 들어설 오페라하우스도 스뇌헤타가 설계한다고 하니, 건물이 문화를 낳는 힘을 좀 기대해도 되려나. 이들의 삶의 방식은 일상의 면면에 구체화된다. 요즘 노르웨이에는 협동조합 설립이 붐인데 마침 우리나라도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 당장 지난해 8월 개장했다는 마달렌Mathallen으로 향했다. 마달렌은 오슬로 시가 리모델링한 폐공장터에 들어선 푸드코드. 30여 개 상점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신선한 과일, 연어, 염소치즈를 사러 노르웨이 사람들이 바지런히 드나든다. ‘푸드코트’로 직역되지만 ‘식품문화원’으로 번역하는 게 어울릴 것 같다. 푸드 컨퍼런스, 조리 강습, 푸드 페어, 음식 경연대회가 활발하게 열리면서 노르웨이식 ‘잘 먹고 잘 살기’를 실천해 간다. 요새 우리 식탁에는 비행기를 탈 때마다 마일리지가 쌓이는 것처럼 원거리를 여행해 푸드마일리지를 쌓은 식재료가 태반이다. 20cm 집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닭, 우유만 주구장창 생산하다 평균수명의 1/10도 못 채우고 죽는 소, 유전자변형이란 유혹에 쉽게 노출된 콩과 옥수수들. 건강하지 못한 밥이 건강한 사람을 만들 리 없다. 이 평범한 진리를 알기에 음식이 자본의 도구가 된 지금 좋은 음식에 대한 열망도 반사적으로 높아졌다. 안정적인 판매를 원하는 공급자와 바른 먹을거리가 필요한 소비자의 만남에 문화적 옷을 덧입혀 관광객에게 내보이는 그들의 자신감이 더없이 부러웠다. “우리도 싸울 때가 있다구.” 감탄 사이사이에 어쩔 수 없이 부러움이 묻어나자 오슬로 사람들, 큼큼 헛기침을 하더니 위로랍시고 이런 말을 한다. 90년대 노르웨이 국민들은 EU 가입 여부를 두고 극명하게 두 편으로 갈라섰다. 논쟁을 벌이다 결국 1994년 국민투표까지 이어졌다. 결과는 반대 52%, 찬성 48%. 얼마 전 우리나라 대선 결과와 묘하게 맞물린다. 세가 비슷한 집단이 첨예한 갈등을 겪고 나면 허탈감과 혼란을 피할 수 없는 건 동서가 마찬가진가 보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자국 경제가 나날이 번창하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이웃 EU 국가들을 보면서 성공적인 논쟁이었다고 자평한다. 물론 사람도 사회도 실수할 수 있다. 대신 옳은 선택을 이끌어내는 생산적인 ‘갑론을박’이 필요하다. 비현실적인 정답을 실현한 사회. 합리적이고 따뜻한 노르딕 라이프스타일은 마음속에 잔잔한 파동을 남길 것 같다. 3 마달렌은 오슬로에서 가장 신선한 노르웨이와 유럽산 식재료를 구할 수 있는 곳이다 4 푸드홀 마달렌은 장도 보고 유기농 식사를 즐기는 오슬로 시민들의 잇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오페라하우스┃주소 Kirsten Flagstads pl. 1 N-0150 Oslo 박스오피스 개장시간 월~금요일 오전 9시~오후 8시, 토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일요일 낮 12시~오후 6시 홈페이지 www.operaen.no 사이트를 방문하면 5월, 6월에 집중된 문화공연 스케줄 표를 볼 수 있다. 마달렌Mathallen┃주소 Maridalsveien 17 OSLO 개장시간 화~수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 목~금요일 오전 10시~오후 8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일요일 낮 12시~오후 5시, 월요일 휴무 홈페이지 www.mathallenoslo.no 글·사진 양보라 기자 취재협조 노르웨이관광청 www.visitnorway.com 02-777-5943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MBC 스페셜 ‘일곱 살의 숲’

    20일 오후 8시 50분 MBC스페셜은 ‘일곱 살의 숲’을 방영한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공부에 시달리는 7살 아이들의 삶을 특별하게 바꾸고 있는 인천 청량산의 ‘숲 유치원’ 이야기다. 아이들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물으면 대개 유치원에서 뭘 배운 얘기, 학원 얘기를 한다. 그런데 숲 유치원은 전혀 다르다. 오전 내내 숲에서 놀고 또 노는 유치원이다. 인천대 유아교육과에서 운영하는 이 유치원은 산림청과 협약을 맺어 산에 벽도, 지붕도 없는 유치원을 만들었다. 이 유치원엔 아무런 교재가 없다. 특정 교과목과 담당 선생님도 없다. 그런데 이 유치원에 아이를 넣기 위해 이사까지 오는 집들이 생겼다. 이 다큐는 지난해 하반기 6개월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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