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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의 상처 보듬어 드립니다

    동작구는 이혼을 준비하는 부부와 자녀들을 대상으로 ‘법원 연계 이혼위기 가족 회복지원 사업’을 실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혼 과정에 있는 부부를 대상으로 전문적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합리적인 선택과 신중한 의사 결정을 내리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혼 과정에서 생긴 상처를 최소화하고 이혼 뒤 달라진 삶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주려는 목적도 있다. 상담은 서울가정법원 및 4개 서울지법의 협조로 매주 1~2회 구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진행된다. 지난달 위촉된 전문 상담위원이 평일 오전 10시~오후 8시 상담한다. 전화 예약을 하면 주말 상담도 가능하다. 상담은 기본적으로 부부 관계 재검토, 합리적 의사 결정, 양육에 관한 합의 중재, 면접교섭권, 자녀 놀이치료, 부모-자녀 상담, 이혼 관련 법률정보 제공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집단상담을 통해 이혼하려는 부부가 서로의 고민과 해결책을 공유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자녀들이 심리적·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집단상담도 준비됐다. 결혼 생활과 부부 갈등 관련 소통, 이혼 뒤 양육 역할 조정, 이혼 뒤 부모-자녀 관계 변화 이해, 당당한 한부모 되기 등 다양한 가족 교육도 받을 수 있다. 부모와 자녀의 심리를 직접 시연할 수 있는 심리극, 부부가 서로의 아픔을 나눌 수 있는 드라마 치료 등으로 꾸려지는 부부·가족캠프에도 참여할 수 있다. 문충실 구청장은 “이혼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갈등과 상처를 최소화할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번 사업으로 부부 관계를 되돌아보고 자녀의 정서적 안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의사 - 환자 ‘원격의료’ 6개월간 시범 실시

    대한의사협회의 집단 휴진을 촉발한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 법안이 25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10월 입법예고된 지 5개월 만이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를 열어 원격의료 도입을 골자로 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심의, 의결했다. 국무회의를 통과한 의료법 개정안은 기존의 정부안으로 의·정 합의에 따라 다음 달부터 6개월간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실시한 뒤 결과를 반영해 손질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의사가 재진을 받은 환자를 원격진료하며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상담·교육, 진단·처방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동안에는 의사가 먼 곳에 있는 의료인에게 의료지식이나 기술을 지원하는 경우에만 원격의료가 허용됐다. 원격의료는 고혈압, 당뇨병 등의 만성 질환자와 섬·벽지 거주자, 거동이 어려운 노인·장애인, 일정한 경증 질환자 등에게만 허용된다. 원격의료 남용으로 인한 과잉 진료 가능성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또 환자가 대형 병원으로만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의원급 의료기관만 원격의료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수술 후 신체에 부착된 의료기기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작동 상태를 점검해야 하는 환자, 교정시설 수용자 또는 군인 등 의료기관 이용이 제한된 환자는 의원급과 병원급 의료기관이 함께 원격진료를 할 수 있게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시범사업 후 법안이 수정되더라도 세부 시행 세칙 정도이지, 원격의료 대상자 규정 등 핵심 내용까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긴 진통 끝에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의료계와 일부 시민사회단체가 반발하고 있어 국회 본회의 통과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개정안은 시범사업이 끝나는 9월 이후에야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취약층 보호, 이웃이 희망이다] 관악구 자살 상담가 ‘희망지기’ 교육… 2년간 1002명 양성

    관악구가 구청 직원, 주민, 사회복지관 실무자 등을 대상으로 ‘생명희망지기 양성 교육’을 실시한다고 24일 밝혔다. 생명희망지기는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거나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주민들을 구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마련한 위기 관리 서비스와 이어 주는 역할을 맡는다. 위기 관리 서비스는 자살 시도자나 자살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최대 8주일에 걸쳐 집중 상담을 하고 상담 뒤에도 꾸준히 관리해 자살 재시도를 막기 위한 서비스다. 매달 둘째, 넷째 화요일에 정신건강증진센터 프로그램실에서 3시간 동안 교육을 실시한다. 자살 예방 중요성, 자살에 대한 이해, 생명희망지기 활동 전략 등이 내용이다. 구는 자살 고위험 집단인 취약계층과의 접촉 빈도가 높은 사회복지직 공무원, 복지관 종사자, 노인 돌봄 서비스 인력 등을 우선 교육 대상으로 정했다. 통·반장 등 주민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구는 2012년부터 지역사회 기반 자살 예방 시범사업으로 생명희망지기 교육을 실시해 왔다. 최근 2년 동안 희망지기 1002명을 양성했다. 지난해에는 자살 시도자 14명과 자살 고위험군 260명을 위기 관리 서비스와 이어 주고 자살 예방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주민 자살률은 2011년 서울에서 두 번째로 많은 10만명당 33명에서 이듬해 중하위권인 24.6명으로 낮아졌다. 구 관계자는 “이웃에 대한 관심이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첫걸음”이라며 “우울증 등 정서적 문제를 겪는 이웃들에게 생명희망지기가 앞장서 도움을 줄 수 있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아이가 ‘욕설 문자’ 받으면 부모에게 자동으로 알림 전송

    초·중·고교생이 문자메시지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사이버폭력 피해를 당하면 이를 부모 휴대전화에 통보하는 ‘학교폭력 의심 문자 알림서비스’가 하반기부터 시행된다.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거나 친구의 피해를 알게 된 학생은 스마트폰으로 교사에게 익명 상담 신청을 할 수 있게 된다. 학교전담경찰관이 증원되고 고화소 폐쇄회로(CC)TV가 증설되는 등 학교 시설 관리도 강화된다. 정부는 4일 정홍원 국무총리가 주재한 제6차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현장 중심 학교폭력 대책 2014년 추진계획’을 심의, 의결했다. 정 총리는 “학교폭력 근절을 4대 악 척결 과제의 하나로 우선 추진하겠다”면서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 큰 고통을 주는 언어폭력과 사이버폭력에 대한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학교폭력 의심 문자 알림서비스’ 시행을 위해 정부는 학교폭력 감지 소프트웨어 개발을 6월까지 마치고 7월부터 보급한다. 휴대전화 메시지에서 욕설, 비방, 집단 따돌림 암시 용어가 감지되면 부모에게 알리는 프로그램이다. 정부는 또 사이버폭력이 일어나면 학생의 동의를 얻어 교사가 휴대전화 내용을 검사할 수 있도록 법령에 명시하고 학교폭력에 대한 ‘익명 신고 시스템’을 스마트폰에서 접속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순천 뇌사사건 증언한 학우들 “보복이 두렵다” 불안감 호소

    친구의 뇌사에 충격을 받은 같은 반 고교생들에게 심리상담이 진행된다. 뇌사 사고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담임 교사는 직위해제됐다. 전남도교육청은 체벌 등으로 인해 뇌사에 빠진 것으로 알려진 순천 모고교 3학년 송모(18)군의 담임 송모(59) 교사를 직위해제하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감사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교육청은 또 송군의 같은 반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집단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 측의 체벌 사실과 출석부 조작 등을 밝히는 단서를 제공했던 송군의 같은 반 학생들은 ‘보복을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고 3학년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이 같은 불안한 심리가 확산될 우려가 있는 상태다. 지금까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심리적 불안을 호소한 학생은 모두 16명으로 순천교육지원청 등은 학생위기상담 종합지원 서비스(WEE) 상담사 7명을 동원해 이들의 심리적 안정을 도울 계획이다. 학생들은 송군이 뇌사에 빠진 이후 교실 내에서 담임교사의 지시에 따라 머리를 교실 벽에 심하게 부딪쳤으며 사고 전 조퇴하지도 않았다는 사실 등 이 사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증거들을 직접 제시해 왔다. 경찰은 현재 의사의 소견과 학생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교사의 체벌이 뇌사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편 송 교사는 지난 18일 오전 8시 30분쯤 자신이 담임으로 있는 교실에서 지각했다는 이유로 송군의 머리를 두 차례 벽에 부딪히게 했다. 송군은 같은 날 밤 9시 35분쯤 평소 다니던 태권도장에서 운동 중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6일째 뇌사상태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미국대학입학 지원에 비싼 대행수수료 지불할 필요없다

    미국대학입학 지원에 비싼 대행수수료 지불할 필요없다

    과거 해외유학을 앞둔 학생들 대부분은 입학지원을 대행해주는 유학원 등의 대행서비스를 찾았다. 학교지원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학생들이 직접 미국대학교의 지원서류들을 준비하고 작성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학교마다 지원방법과 필요한 서류정보가 잘 공개돼있고 미국대학교의 원서대행 서비스 ‘The Common Application’(www.commonapp.org)를 통해 쉽게 미국대학교에 지원할 수도 있다. The Common Application은 한국에서 대학입시 원서지원 대행서비스를 하는 유웨이나 진학사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지만, 공공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원서대행료가 무료인 곳이다. 예전에는 단순한 원서작성과 대행을 위해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대행수수료를 지불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한국 교육부에서도 기업형 원서대행사이트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형 The Common Application’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덕분에 이제 미국대학교 지원에 있어서 적어도 원서지원만큼은 학생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 개별 대학교에 지원할 경우에는 해당 대학교 홈페이지의 입학(Admission)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지원하면 되며, 여러 학교를 동시에 지원할 경우에는 ‘The Common Application’를 통해 무료로 온라인 원서를 작성해 내면 된다. 여기에 더 성공적인 미국대학입학을 꿈꾼다면 미국대학교 입학과 지원에 관한 보다 전문적인 컨설팅을 받아보자. 단 미국대학교에 진학한 후 진로지도가 가능할 곳이라든지 원서지원 에세이와 관련한 전문적인 서비스를 줄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할 것이다. IECG 유학컨설팅은 한국인 최초로 미국주립대의 입학처장을 약 10여년 간 지낸 신관수 대표가 직접 학생들의 진로와 에세이 지도를 해주는 곳이다. 미국대학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집단을 구성하고 있는 IECG는 최상위권 입학이나 미국대학교 편입 등의 유료컨설팅뿐 아니라 단순 원서지원과 관련한 내용도 알려준다.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미국대학교에 원서지원을 할 때 궁금한 내용을 물어보면 무료로 상담을 해주는 것. 미국대학입학에 대한 자세한 상담은 홈페이지(www.iecgk.org)와 전화(02-2015-7634)를 통해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AI 피해자 심리치료… 전문가 2000명 투입

    조류인플루엔자(AI)가 한 달을 넘겨 전국으로 확산됨에 따라 정부가 방역 등에 참여했던 인력의 심리안정을 위한 상담 활동에 나섰다. 소방방재청은 18일 AI 피해 농민과 살처분 등 방역대책 참가인원 1만여명에 대해 전국재난심리지원연합회와 심리안정 지원활동을 펼친다고 밝혔다. 지난달 16일 처음 AI가 발생한 전북을 비롯한 7개 시·도 피해 농가와 공무원을 대상으로 재난심리센터의 상담전문가 2000여명이 상담 지원을 하게 된다. 심리안정 지원은 AI 피해 농장주와 가족을 대상으로 우선 이뤄지며 이어 공무원, 군인, 민간인 등 매몰과 같은 현장수습에 참여한 이들에 대해서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상담 활동에는 경기,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남 등 AI가 발생했거나 발생이 의심되는 6개 시·도의 재난심리상담 전문가가 두루 참여한다. AI로 출입이 통제된 지역은 1차로 전화상담을 하고, 현장 접근이 가능한 곳은 상담사를 파견해 개별적으로 대면상담을 실시한다. 상담 수요가 많은 곳에는 이동상담소를 운영해 집단상담을 진행하게 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마음 아픈 저소득층 아이들 강동구가 심리치료 나선다

    강동구가 다음 달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정신 상담과 관리를 강화하는 심리 지원 서비스 ‘마음 두드림’을 실시한다고 17일 밝혔다. 주민 참여 예산 사업으로 서울시에 제의해 예산을 지원받게 된다. 정서나 행동에 어려움을 지닌 아동과 청소년 중 고위험군을 발굴하는 한편 미술, 체육 수업을 통해 사회성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집단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상담 및 치료비 지원, 부모 교육 운영 등 전문적이고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 관계자는 “저소득 취약계층 아동·청소년일수록 가족 관계, 학교 생활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도 돌봄을 받지 못하기 일쑤”라며 “이번 사업으로 이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2년 교육부가 실시한 초·중·고교생 대상 전수 정신건강 검진 결과 700만명 중 37%인 260만명이 고위험군으로 조사됐다”며 “성적 부담, 학교 폭력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아동, 청소년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예방적 차원의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구에서 실시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아동의 현황 및 방향성 연구’에 따르면 선별검사 참여자 중 ADHD 진단 추정자는 2009년 6.2%(5443명 중 337명), 2010년 4.28%(6161명 중 264명), 2011년 3.61% (2330명 중 84명)다. 이해식 구청장은 “추정 인원이 감소 추세이긴 하지만 ADHD에 의한 우울증 등을 예방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의 정신건강 향상에 더 애쓰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문화마당] 책은 바보상자가 되었나/강성민 출판사 글항아리 대표

    [문화마당] 책은 바보상자가 되었나/강성민 출판사 글항아리 대표

    흔히 TV를 바보상자라 부른다. 그런데 요즘은 TV에 미안해질 정도로 책이 오히려 바보상자가 아닌지 모르겠다. 힐링하고 위로하는 정서 우위의 책들이 워낙 광범위하게 출판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책들을 읽는 심리를 유추해 보면 드라마나 예능을 보는 것과 큰 차이가 있을까 싶다. 어쩌다 책들이 이리도 질펀해지고 만만해졌는지. 인문학 분야도 힐링과 멘토가 대세다. 족집게 과외선생님처럼 독자상담에 여념이 없는 책들이 대폭 늘어났다. 고민을 들어주고 인문 지식으로 같이 길을 찾아보자는 식이다. 이런 책들은 기왕의 지식정보를 짜깁기하거나 자기 식으로 양념해서 다시 틀어주는 재방송 프로그램과 유사하다. 인문학이라 부르기엔 너무 고만고만하고 닭살이 돋으니 손으로 들었다가도 쳐다보기 싫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역사 이래 새로운 것은 없다지만 진지한 읽기 공간에 이런 식의 돌림노래가 판을 치니 어찌 입맛이 쓰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요즘은 스타 감성 인문학이 인문학을 대표한다. 인문 베스트 종합 20위에서 절반이 에세이고 자기계발서에 가까운 ‘인문지침서’들이 또 절반이다. 새로운 주제를 탐구했거나 한 분야를 두껍게 다룬 책들은 찾아볼 수 없다. 정말 “설 자리가 없다.” 뭔가 우리 사회의 인문 지평을 넓혀보려는 책들, 한 꺼풀 더 들어가 보려는 책들은 저 뒤에 밀려나 있다. 비싸다고 냉소를 받고 두껍다고 구경거리가 된다. 출판의 문제제기 기능은 거의 마비되어 간다. 집단지성은 사회이슈를 따라 형성됐다가 허물어지기를 반복하면서 그 파고의 틈새를 따라 인문서들이 휩쓸려가는 식으로 명맥이 유지되며, 사회이슈와 관련 없는 인문학 내부의 중요한 문제 제기는 내놓자마자 녹아 사라진다. 인문학이 사람을 우롱하는 시대이니만큼 인문학을 새롭게 정의해야 할 필요도 느낀다. 시중에 나온 진단을 종합하면 유사(類似) 인문학과 진짜 인문학을 가르는 기준으로 “비판정신의 유무”나 “내용의 심도”가 주로 언급되는 듯하다. 그러나 이런 잣대로는 책을 평가하는 행위가 아전인수로 양분화되기 쉽다. 한쪽에서는 “가치 없는 것들”이라며 폄하할 것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뒷방노인 같은 소리를 한다”고 할 것이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초심으로 돌아가 출판의 지식생산 기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출판은 지식을 생산해야지 소비해서는 곤란하다. 또한 고담준론의 복권보다는 사소해도 새로운 생활의 발견이 더 중요하다. 어떠한 책이 새로운 정보, 시각, 통찰, 역전을 담고 있느냐가 인문학을 가르는 분수령이 되면 어떨까. 사실 ‘비판’만큼 손쉬운 것도 없고 ‘깊이’만큼 기생적인 것도 없다. 반대 입장에 서면 ‘비판’이 생기고 고전을 등에 업으면 깊이 있다는 ‘착시’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움’은 쉽게 획득할 수 없는 가치다. 주목하기 어려운 걸 주목하고 변화의 소용돌이로 깊숙이 들어가 최초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일은 고행의 길일 테다. 나는 우리의 인문학은 물론 여러 분야에서 출판이 이 새로운 지식을 생산해내지 못하거나 그런 일을 매우 등한시하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걸 생산해내지 못하는 사회야말로 뒷방노인이 가득한 사회가 아니겠는가.
  • 학교 찾아가는 변호사… 학폭 무료상담

    올해부터 서울의 일부 초·중·고교에 변호사들이 직접 투입돼 폭력, 절도, 왕따(집단 따돌림) 등 학교가 처리하기 어려운 사건에 대해 무보수로 법률상담을 하게 된다. 학교 내에서 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 열리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도 담당 변호사가 적극 참여한다. 법 교육과 학교폭력 예방 교육뿐 아니라 진로교육 등 변호사가 다양한 활동을 집중적으로 하는 시범학교 1곳도 올해 지정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 교육복지담당관은 서울지방변호사협의회(서울변협)와 이런 내용의 협의를 지난달 24일 마쳤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협의는 학교들이 직접 변호사를 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뤄졌다. 시교육청과 서울변협은 2001년부터 변호사로부터 학교의 법률상담 등을 무보수로 받을 수 있는 ‘변호사 명예교사제도’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도 이 제도를 통해 서울변협 소속 321명의 변호사가 학교를 찾았다. 하지만 변호사를 명예교사로 위촉하려면 학교가 직접 변호사를 찾아가 부탁을 해야 했다. 이번 협의에 따라 시교육청이 우선 변호사가 필요한 초·중·고교의 수요를 조사하면 서울변협 소속 변호사들이 해당 학교에 달려가 법률 상담을 해 준다. 다만 기초생활보장수급자와 한부모 가정 등이 많은 학교인 ‘교육복지특별지원학교’부터 우선 투입된다. 교육복지특별지원학교는 지난해 기준 초·중·고교 353개교에 달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오락가락 대책… 금융당국 신뢰 추락

    금융당국이 3월 말까지 모든 금융사의 텔레마케팅(TM·전화 영업)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한 지 11일 만인 4일 영업제한 기간을 대폭 축소한다고 발표한 것은 텔레마케팅 종사자들의 고용 불안 등 현실적인 문제를 뒤늦게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시적인 조치이기는 했지만, 외국계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이번 텔레마케팅 제한 조치가 국가 간 통상문제로 확산되면서 논란이 커질 조짐을 보인 것도 정책을 바꾼 주요 이유로 볼 수 있다. 금융당국으로서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텔레마케팅 제한 조치를 축소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셈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를 놓고 ‘오락가락’ 행정의 전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금융당국의 ‘솜방망이’ 처벌이 꼽히자 당국으로서는 서둘러 대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던 상황이라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지만, 정부 대책이 미칠 사회적 파장을 충분히 고려치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24일 대책을 발표할 당시만 해도 금지 기간을 되레 연장할 수 있다고 내비쳤던 금융당국으로서는 ‘초강경 대응’이 오히려 자충수가 된 셈이다. 고승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TM 영업 정지는 당시) 국민 불안감을 차단하려는 정부의 단호한 조치로 거듭 이해해 달라”고 강조했다. TM 영업의 한시적 제한 조치는 정보 유출에 따른 국민적 혼란을 잠재울 수 있는 파격적인 카드였지만 발표 직후부터 무리한 발상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당장 영업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된 금융사들을 중심으로 금융당국의 무능력을 감추기 위한 관치 금융이라는 불만도 커졌다. 전화 영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텔레마케터(전화상담원)에 대한 고민이 빠져 있던 탓이다. 금융회사 소속 텔레마케터는 4만 7000여명으로 추산되지만, 외주·파견 TM과 보험대리점·홈쇼핑에 소속된 TM 조직까지 포함하면 6만여명에 이른다. 대부분 40대 미만의 여성들로 평균 100만원 미만의 급여를 받는 비정규직이다. 생계 위기에 직면한 이들은 금융당국의 조치에 집단 반발하며 실력 행사를 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금융당국이 뒤늦게 금융사 측에 이들의 고용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압력을 가했지만, 대량 실직에 대한 우려는 더욱 확산됐다. 금융사들도 대규모 영업 손실이 예견된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이 같은 요구를 무작정 수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30대의 한 직장인은 “이번 카드 사태로 금융당국의 진짜 속살을 본 것 같다”면서 “정책의 일관성이 없다 보니 국민 신뢰마저 잃었다”고 꼬집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해고 쓰나미 오나” 속타는 텔레마케터들

    “해고 쓰나미 오나” 속타는 텔레마케터들

    금융 당국의 비(非)대면 영업 전면금지 이후 일부 금융사 텔레마케팅(TM) 조직이 변칙 우회영업을 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후 일주일째 일손을 놓고 있는 데다 일부 외주 콜센터 업체가 TM 조직 축소를 검토하면서 텔레마케터의 일자리 불안도 커지고 있다. 2일 TM 업무 종사자들의 모임인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에 따르면 카드사, 보험사, 캐피탈사 등 금융권에서 TM 업무에 종사하는 인원은 3만 2000여명이다. 비정규직으로 활동하는 텔레마케터까지 포함하면 7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수만 명의 텔레마케터가 사실상 영업정지 상태에 놓이면서 콜센터 밖에서 전화영업을 이어 가는 변칙 영업도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사들도 이를 알지만 묵인하는 분위기다. 당국이 허가한 갱신 업무만으로는 정상적인 영업을 이어 가기 어려워서다. 한 보험사의 외주 TM 업체 소속 김모(37·여)씨는 “강제 연차에 들어간 상담사들이 단속을 피해 자기 집이나 콜센터 밖에서 인터넷 전화 등으로 영업을 이어 가고 있다”면서 “계약 직전에 대면 상담을 하거나 본사 인력과 연결해 주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텔레마케터들이 사금융 업체로 이동해 불법 대출을 중개하는 음성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7년 차 저축은행 대출 모집인 강모(41)씨는 “전화영업을 기반으로 한 대출모집인이나 신용대출 상담사들이 당장 생계가 어려워지면서 사금융 업체로 이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이들은 대부분 대포폰을 이용하기 때문에 (금융 당국의) 단속이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계 위기에 내몰린 텔레마케터들의 한숨 섞인 반발도 불거지고 있다. 2004년부터 10여년간 텔레마케팅 업무를 해 온 보험설계사 조모(42)씨는 당장 한 달 급여가 100만원 이상 깎이게 됐다. 각종 수당과 성과급을 합쳐 한 달 250만원이었던 급여가 전화영업 금지 이후 기본급인 150만원 수준이 됐기 때문이다. 회사에선 아직 손실분에 대한 대책 논의조차 없는 상태다. 집단행동 조짐도 보인다.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는 오는 6일 금융감독원 앞에서 텔레마케터 1만여명이 참여하는 항의 집회를 열 계획이다. 금감원은 금융사가 텔레마케터를 해고하지 못하도록 단속할 방침을 밝혔지만 외주, 파견 근무 형태가 보편화된 콜센터 업계에서는 전화영업 금지로 인해 대량 해고는 피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날 열린 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텔레마케터들의 고용과 소득에 불이익이 없도록 금융사가 책임지고 고용안정 보장 등 조치를 추진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입학사정관제, 공교육 내실화 땐 건재… 공정 시비 못 풀면 위축

    입학사정관제, 공교육 내실화 땐 건재… 공정 시비 못 풀면 위축

    대입 전형 간소화 정책이 추진되며 2015학년도 대입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이란 말이 사라졌다. 간소화 정책은 학교생활기록부, 대학수학능력시험, 논술, 실기 등 4가지 전형 요소를 조합해 대학 전형방법을 구성하되 대학별로 수시에서는 4가지, 정시에서는 2가지 전형방법만 허용한 정책이다. 2007년 10개 대학에서 시범 시행한 뒤 지난해 125개 대학으로 확대될 정도로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을 빠르게 뿌리내리게 한 원동력인 재정지원 사업에서도 ‘입학사정관’이란 말은 빠졌다. 교육부는 기존의 ‘대학의 입학사정관 역량 강화 지원사업’을 지난해부터 ‘공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으로 확대, 개편했다.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한 전망은 크게 두 쪽으로 갈린다. 명칭이 사라진 것처럼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입학사정관 전형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과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이 입시뿐 아니라 대학별 인재양성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존재로 진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망이 엇갈리는 이유는 그동안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기 때문이다. 사교육 유발, 고 스펙 경쟁처럼 입학사정관 전형의 어두운 측면이 부각되기도 했지만 병폐 수준의 성적 위주 서열화로 점철된 우리 대입 체제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이 변화의 시작이 됐다는 호의적인 평가도 여전히 많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가 지난주 대전 유성호텔에서 개최한 ‘대입제도 변화에 따른 입학사정관제 발전 방안 세미나’에서는 입학사정관 전형의 앞날에 대한 논의가 총망라됐다. 이틀에 걸쳐 이뤄진 세미나 내용을 27일 지상 중계한다. 마치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라던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말처럼 세미나 참석자들은 당장 2015학년도 입시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이 건재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무봉 동국대 교수는 “대입전형 간소화 논의 속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은 학생부 중심 평가제도로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면서 “입학사정관 전형이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명칭이 바뀌었고, 전형 내용과 운영이 전반적으로 변경돼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15학년도 학생부 종합전형 모집인원은 37만 9013명으로 전년 입학사정관 전형 인원보다 345명 늘었다. 총 정원 대비 모집비율 역시 2014학년도 13.0%에서 2015학년도 17.7%로 늘었다. 대입 전형 간소화 정책이 시행되면 입학사정관 전형이 사라질 것이란 예상이 양적인 측면에서는 빗나간 셈이다. 그렇다면 학생부 종합전형은 어떤 형태로 운영될까. 김 교수는 대학 입학처장 및 실무책임자 29명, 입학사정관 73명, 고교 교사 125명 등 227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우선 입학 실무자의 55.2%, 입학사정관의 42.5%, 교사의 52.0%는 학생부 종합전형을 ‘입학사정관 등이 참여해 학생부 교과와 비교과,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을 통해 학생을 종합평가(50% 이상)하고 면접 평가를 일부 반영한 전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학생부 종합전형의 전형요소로 대학과 고교 측 모두 학생부 교과 성적, 비교과 활동, 자기소개서, 면접 등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또 세 집단 모두 학생부 종합전형 선발 비중에 대해 21~30%를 적정한 수준으로 꼽았다. 입학사정관 전형이 살아남더라도 내용 측면에서의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많은 지지를 받았다. 박동훈 강원대 입학사정관은 “입학사정관 전형이란 용어가 사라지고 재정지원 방식이 달라지면서 대입전형 환경에 변화가 온 것은 사실”이라면서 “공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 사업에 따라 현 정부의 대입 제도에서 정부주도형 관리체계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교육 정상화라는 목표 속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의 틀이 만들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박 사정관은 “입학사정관으로서 자기소개서 심사를 하며 이상하게 느낀 점은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탐색·발견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정규수업 활동이나 수업 과정에서 거의 하지 못한다는 점”이라면서 “왜 학생들은 배우고 싶은 것을 수업 시간에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정규 수업이 아닌 동아리 활동이나 개별적인 발표와 토론 및 실험실습 등을 통해 익혀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학교에서 정규 수업이 살아나도록 하는 것이 고교교육 정상화의 올바른 방향이자 핵심”이라면서 “학생부 종합전형은 고교교육 활동의 활성화를 촉진하는 평가이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대입에서 국어·수학·영어 성취 수준으로 평가해 학생을 선발함에 따라 이 과목을 제외한 다른 과목이 파행 운영됐다면, 학생부 종합전형에서는 국어·수학·영어를 제외한 다른 과목에 대한 몰입도 등을 평가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종우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 협의회장도 입학사정관 전형의 확대재생산이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협의회장은 “지난 몇 년 동안 입학사정관제와 진로 교육으로 인해 학교는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면서 “새 정부 초기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가 사라지고 입학사정관 제도의 정착에 긍정적인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학생부 종합전형이 정착된다면 더 많은 입학사정관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입학사정관 전형 운영과정에서 제기된 사교육 유발, 합격 예측 가능성 저하, 공정성 시비 등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조희건 경희대 선임입학사정관은 자기소개서의 정형화를 거론하며, 학생부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 사정관은 “우리나라 고교 현실에서 본인만의 차별화된 활동과 경험을 쌓는 건 녹록지 않다”고 했다. 그나마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인 언론정보학과만 해도 대부분이 신문편집반 동아리 활동이나 각종 사용자제작콘텐츠(UCC)와 립덥(lip dub·립싱크 뮤직비디오 형식의 영상물) 제작 경험을 쓰거나 방송반 동아리 시험에 떨어져 자체적으로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는 경험 등이 주를 이룬다는 얘기다. 조 사정관은 또 “학교생활 중 배려, 나눔, 갈등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자기소개서에 쓰라고 하면 학교에서 친구와 싸운 다음 갈등하다가 화해했다는 에피소드, 학교 축제 때 반 전체가 참여하는 합창이나 댄스 프로그램을 정하거나 연습할 때, 체육대회 반 티셔츠 디자인 선정 과정에서 일어난 갈등을 대화와 설득으로 해결했다는 내용처럼 정형화된 몇 가지 사례가 주를 이뤘다”면서 “자신만의 인성과 사회성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오히려 학생부의 행동특성과 종합의견란이 지원자 인성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학생부에 기재된 행동특성 등의 영향력이 커지는 추세이지만 ‘학생부 부풀리기’나 ‘붕어빵 학생부’ 문제가 해결돼야 학생부의 신뢰도가 높아진다고 조 사정관은 설명했다. 학생부 부풀리기란 학생부 분량을 늘리거나 학생부를 좋은 내용으로 꾸미는 것으로 나태한 학생이라면 ‘여유로운 성격을 지녔다’라고, 이기적인 학생이라면 ‘자신의 일에 몰두하면 다른 것에 거의 신경을 쓰지 못한다’라고, 괴팍하고 엉뚱하다면 ‘창의력이 뛰어나고 용기 있다’라고 기록하는 일이라고 한다. 붕어빵 학생부는 교사가 좋은 뜻의 5~10개 예시문장을 만들어 학생에 따라 골라서 기입하는 학생부를 말한다. 김성구 전남대 입학사정관은 “학생부 종합전형이 정착하려면 교과 부문에서도 정성적인 평가가 가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과 출신 여학생이 영양사가 되고 싶어 관련 학과로 진학하는 사례를 예로 들었다. 대학 입학처에서 기존 방식대로 이 학생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한다면 ‘몇 등급, 몇 점짜리 학생이냐’라고 묻겠지만, 학생부 종합전형에서라면 ‘학생은 화학에 관심이 많거나 화학 심화 교과를 이수했느냐’라고 물어야 한다는 것. 김 사정관은 “영양사를 꿈꾸는 학생에게 화학 공부를 했는지를 묻는 질문의 뜻을 이해한 학생이라면, 사정관은 이 학생을 선발할 것”이라면서 “입학사정관들이 결코 형식적인 숫자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진로 목적대로 자신의 삶을 가꿔 온 학생을 선호한다는 점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정관은 또 “고교교육에서 단순하게 형식화된 숫자가 아닌 자신의 진로에 맞도록 충실한 교육 과정을 이수하는 것이 대학 입학의 지름길이자 대학 이후 자신의 삶을 존중하는 태도라는 점을 일깨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대구 교육계에도 ‘저염식 바람’

    [명인·명물을 찾아서] 대구 교육계에도 ‘저염식 바람’

    대구 교육계에도 저염식 바람이 불고 있다. 현재 학생 1인당 제공되는 학교 급식의 나트륨 함량은 928㎎다. 이는 일반 집단급식소 2238㎎의 절반도 안 된다. 학교들이 저나트륨식을 추진한 것은 2012년부터다. 학교별로 조리실에 염도계를 비치했다. 식단표에는 ‘오늘의 염도’를 공개하고 곳곳에 저염식과 관련된 자료를 비치했다. 국의 나트륨 함량은 초등학교는 0.7에서 0.5%로, 중·고교는 0.9%에서 0.6~0.7%로 낮췄다. 국의 양도 20% 정도 줄였다. 달서구 월배초등학교 등은 매월 2차례 국 없는 날을 운영한다. 학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시행 1년 남짓 지난 지난해 하반기 대구학교영양교사회가 지역 16개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1218명을 대상으로 입맛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싱겁게 먹는다’는 학생이 528명으로 ‘짜게 먹는다’는 학생 194명보다 2.7배나 많았다. 대구시교육청도 힘을 보태고 있다. 대구시건강증진사업지원단과 협약을 체결, 자료 공유와 협력을 강화하고 교육 활동도 추진해 나가기로 약속했다. 나트륨 저감화 계획도 수립할 방침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시교육청은 2017년까지 학생 하루 1인당 나트륨 섭취량을 740㎎ 수준으로 낮추는 교육부의 목표안을 조기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대학들도 지원사격하고 있다. 이연경 경북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2005년 전국 처음으로 ‘짠맛 미각 테스트 키트’를 개발했다. 이 키트는 싱겁게, 약간 싱겁게, 보통, 약간 짜게, 짜게 등 5단계로 나눠 짠맛의 정도를 판정해 준다. 이를 바탕으로 싱겁게 먹는 방법을 상담해 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 키트는 특허 등록됐다. 이 교수는 이를 활용해 5주짜리 ‘싱겁게 먹는 직장인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결과 조사 대상자들의 짠맛 선호현상이 통계적으로 확연하게 개선됐다. 이 교수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한식 세계화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계명대 힐링사업단은 저나트륨식, 저요오드식, 저칼륨식, 저단백식 등 질환에 도움되는 식단 및 다양한 소스류를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사업단 관계자는 “짠 음식은 심장병과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는 만큼 싱거운 음식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서울대 정시 면접과목 꼼수 변경 접수 이틀 앞두고 학생들 큰 혼란

    서울대 정시 면접과목 꼼수 변경 접수 이틀 앞두고 학생들 큰 혼란

    원서 접수를 이틀 앞두고 서울대가 2014학년도 정시모집 요강을 변경한 사실이 22일 뒤늦게 확인됐다. 대입 3년 예고제에 위배될 뿐 아니라 ‘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대학입학전형위원회 사전심의를 거쳐 확정한 모집 요강을 준수해야 한다’는 고등교육법을 위반했다는 지적도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모집 요강이 바뀐 줄 모른 채 원서를 접수시킨 학생들에게는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전진협)는 “서울대가 최근 실시한 2014학년도 정시모집 자연계열 모집단위별 면접 과목을 원서 접수 이틀 전인 지난달 17일 임의로 바꿔 홈페이지에 게시했다”면서 “사전에 안 학생들은 모집단위에 맞춰 지원 학과를 변경해야 했고, 접수 후 사실을 알게 된 수험생은 부랴부랴 면접 준비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사 대부분은 변경 내용을 알지 못한 채 진학상담을 했다”고 말했다. 전진협은 서울대가 2014학년도 모집 요강을 유독 여러 차례 바꿨고, 그때마다 학생들이 학업계획을 송두리째 바꿔야 했다고 지적했다. 당초 2012년 11월 처음 ‘2014학년도 모집 요강’을 발표할 때까지만 해도 서울대는 “자연계열 면접은 모집단위 관련 전공적성과 인성을 평가하며, 수학과 과학 공통 문항을 출제하지 않는다”고 고지했다. 하지만 서울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1주 앞둔 지난해 10월 말 “수학이나 과학 교과 문항을 활용한다”며 요강을 바꿔 교과면접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어 정시 원서 접수를 이틀 앞두고 전공별로 수학·과학 문항을 세분화한 기준을 발표했다. 산림과학부 수험생은 화학과 생명과학 중 1과목,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는 수학과 생명과학 중 1과목, 물리·천문학부는 물리 과목에서만 문제를 내겠다고 특정한 것이다. 김동춘 전진협 사무총장은 “서울대를 준비한 예비 2014학번들은 고등학교 3학년 한 해 동안 ‘인성→수학과 과학→과학 중 특정 과목’으로 면접준비를 새롭게 해야 했다”면서 “서울대가 ‘3년 예고제’가 아닌 ‘2일 예고제’ 촌극을 벌이는 동안 학생들만 피해를 입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변경된 모집 요강이 서울대 홈페이지에만 게재돼 학생은 물론 수십년 동안 진로지도를 한 입시업체, 감독기관인 대교협과 교육부도 변경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박재현 서울대 입학본부장은 “지난달 17일 고지한 모집 요강은 근본적인 취지나 내용을 바꾼 게 아니라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면서 표현이 달라진 것”이라면서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위반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김 사무총장은 “고교 진학지도교사들은 대교협에서 심의, 확정돼 지난해 1월 배포한 모집 요강 책자를 참조해 학생을 지도한다”면서 “모집 요강 책자만 보고 인성면접만 준비한 학생이 입시를 한 달 앞둔 상황에서 교과면접을 제대로 준비할 수 있었겠느냐”고 재반박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사설] 변호사 ‘서울 쏠림’ 더는 두고 볼 수 없다

    로스쿨 출신이 본격 배출되면서 변호사 수가 크게 늘었지만, 서울 집중은 오히려 심해졌다고 한다. 출범 당시 로스쿨을 전국 대학에 고루 배분해 법조 서비스에서 소외되는 지역이 없도록 하겠다던 취지는 간데없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개업 변호사는 지난해 1만 474명으로 전년도 9124명보다 15% 가까이 늘었다. 2012년 배출된 로스쿨 1기생이 지방을 외면하고 서울에 대거 몰린 결과다. 앞서 서울 개업 변호사는 2000년 2663명에서 2006년 5219명으로 늘었으니 그 증가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서울 지역의 법무법인 또한 2000년 103곳에서 지난해에는 474곳으로 4.6배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서울 이외의 전국 법무법인은 184곳에서 731곳으로 4.0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 변호사의 서울 쏠림 현상은 필연적으로 과열경쟁과 법조 서비스 양극화라는 부작용을 낳는다. 최근 불법으로 취득한 개인 정보를 이용해 개인회생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가 검찰에 기소된 사건은 수임경쟁 격화에 따른 대표적인 일탈행위라고 할 수 있다. 변호사가 각종 이익집단의 집단행동에 편승해 승소 가능성이 낮은 이른바 기획소송을 부추기는 일도 잦아졌다. 더 큰 문제는 상주 변호사가 없어 법률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지역이 줄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변호사 없는 ‘무변촌’(無辯村)은 전국 219개 시·군·구의 32.9%인 72곳에 이른다고 한다. 법무부가 법률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며 ‘마을 변호사’ 제도를 도입해 전화나 인터넷으로 상담에 응하도록 하고 있지만 궁여지책일 뿐이다. 변호사가 없는 기초자치단체 66곳의 의회 의원들은 얼마 전 소액 사건의 소송대리권은 법무사에게도 허용하라는 건의안을 대법원에 제출했다.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다는 얘기다. 변호사 단체들은 어이없다는 반응만 보일 게 아니라 이제라도 무변촌에 대한 법률 서비스를 어떻게 확보해 나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도 기존의 변호사 양성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내년부터는 지역 로스쿨의 지역 인재 할당제가 도입된다. 지역 인재의 경우 장학금 혜택을 주면서 일정 기간 지역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토록 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36년간 軍 복무 뒤 건물 전기원 취업 성공한 김두문씨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36년간 軍 복무 뒤 건물 전기원 취업 성공한 김두문씨

    “솔직히 자식을 뒷바라지할 수 있게 됐다는 안도감보다는 이제 나갈 곳이 있다는 생각에 제 자신이 더 좋았습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701 공무원연금공단 건물에서 전기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두문(58)씨는 재취업의 기쁨을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해군에서 통신운용관 등으로 36년간 복무하다 지난 2011년 12월 말 준위로 전역한 군 부사관 출신이다. 2012년 7월 취업했으니 어느덧 1년 7개월째 접어든다. 그는 “직장을 구했을 때 아내가 친구나 친지 등 가까운 사람들에게 우리 남편 출근한다며 전화하는 것을 보고 역시 취업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시 출근을 하니 가라앉았던 집안 분위기가 밝아지고 활력이 넘쳤다”고 뒤돌아봤다. 아내로부터 아들이 ‘아버지가 저렇게 열심히 사시는데 우리도 분발하자’라며 여동생을 독려했다는 말을 듣고 재취업이 가족들의 단합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었음을 알았다. “형님, 좀 부드러워지세요. 이젠 군대 물 좀 빠질 때도 되지 않았나요.” 그는 동료들로부터 이런 말을 종종 듣는다. 오랜 군 생활로 명령과 지휘계통에 따라 움직이는 습성이 아직 몸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8명이 일하는 전기실에서 두번째로 나이가 많지만 상사가 “이것 좀 해주세요”하면 “네 잘 알겠습니다”라며 깍듯이 대답한다. 동료들은 “형님이 그렇게 FM(야전교본)대로 하니 우리들이 불편합니다. 좀 자연스럽게 지내죠”라고 투정 섞인 말을 한다. 전기 수선 요청이 들어오면 곧바로 장비를 들고 일어선다. 연장자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장병규(51) 전기실장은 “가정생활, 자녀교육 등에 대해 물어보면 인생선배로서 경험담을 이야기해줘 많은 도움을 받는다”며 “무엇보다 동료들과 화합하며 잘 지내는 것이 고맙다”라고 말했다. 책임감도 강하다. 지난해 8월에는 수·변전설비의 조작전원용 배터리에서 황산이 새는 것을 발견하고 조치를 취했다. 꼼꼼한 업무자세가 몸에 익지 않았으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군 부사관 출신들의 재취업이 쉽지는 않다. 나이가 많은 데다 군 출신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김씨는 그러나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열심히 노력하고 두드리면 취업 문은 열린다”며 용기를 불어넣는다. 그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곳에서 정년(65세)을 채우고 싶으며 이후에도 몸이 허락하면 다른 곳에서라도 더 일을 할 생각이다. 1956년생인 그는 베이비 붐 세대의 대부분이 그렇듯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가장 의식이 강하다. 근면, 성실, 도전의식도 몸에 뱄다. 전역 당시 아들이 대학원 1학년, 딸이 대학교 3학년이어서 더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2011년 한 해 동안 전직기본교육, 소자본창업교육, 전직컨설팅 등 군에서 전역 간부들의 사회적응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직업보도교육을 충실히 받았다. 성격을 말해주는 ‘MBTI(성격유형)검사’, 행동유형을 알아보는 ‘DISC 진단’, 성격과 직업의 관계를 말해주는 ‘Strong 직업흥미도 검사’가 기억에 남고 이런 교육은 재직 중에 받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소자본창업교육은 만일에 대비해 아내와 함께 받았는데, 강사가 준비 없이 도전하면 위험 부담이 크다고 해 창업에는 아예 관심을 갖지 않았다. 같은 해 5월부터 10월까지 전기기능사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취득했다. 2011년 11월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의 상시선거부정감시단 채용공고를 보고 처음으로 이력서를 냈다. 선관위 직원을 보조해 사전선거운동이나 불법선거활동을 단속하는 업무였다. 연락이 오지 않아 선관위 담당자에게 전화로 문의했다. 지원자가 워낙 많았던 데다 컴퓨터 자격증도 없어 특별히 눈여겨볼 만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취업에 자격증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사실 그는 자격증만 없다뿐이지 동년배 누구보다 컴퓨터를 잘 다루었다. 곧바로 집 근처 대우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 2012년 4월 16일까지 강의를 들으면서 워드프로세서와 스프레드시트(엑셀)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 고용노동부의 워크넷, 민간에서 운영하는 사람인, 잡코리아 등의 채용정보 등을 서핑하며 이력서를 냈다. 50~60차례 응모했지만 기다리던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인사담당자에게 물어보니 ‘나이가 많다’ ‘군인은 사회실정에 어두워 융통성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군인을 부정적으로 보는 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과거에는 모르겠지만 요즘에는 군 출신만큼 충성심이 강하고 성실한 집단이 어디 있느냐면서 선입견을 갖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취업에서 계속 미끄러지자 초조해지고 조바심도 났다. 집안 분위기도 무거워졌다. 서울일자리센터 최선경 상담사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 둘이 아직 대학에 다니는 집안 사정을 이야기한 뒤 일자리를 꼭 알아봐 달라고 간곡히 당부했다. 취업 낙방의 스트레스는 규칙적인 생활로 극복했다. 직장에 다니는 것처럼 오전, 오후 4시간씩 온라인에서 구직활동을 하고 1시간의 점심시간을 가졌다. 그는 구직활동을 하면서 월급은 150만원 이상, 집이 노원구 공릉동인 만큼 회사는 강북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최 상담사는 “가깝고 입맛에 맞는 자리가 나오겠느냐. 꼭 강북만 고집하지 마라”고 해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래서 공무원연금공단 건물을 관리해주는 대동지에스에 자리가 났을 때에는 근무지를 물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달려가 면접을 봤다. 면접에서 적극적으로 일할 의사를 보인 때문인지 그는 꿈에 그리던 제2의 직장을 구했다. 마음 한구석으로는 처음 하는 업무여서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들었지만 열심히 하면 못할 일도 없다는 생각에 매달렸다. 3주 동안 실습을 받고 전기실에 배치돼 이젠 수·변전설비 운영, 전기설비 점검도 어렵지 않게 해내고 있다. 3교대 근무에 돌아가면서 야근도 한다. 그의 고향은 제주도 성산읍 신풍리이다. 5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났지만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봄에는 달래를 캐고 가을철에는 지네를 잡아 학용품을 마련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5년 해군에 입대, 무선통신사로 일했다. 군에서는 1978년 4월 거문도 대간첩작전에 참가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북한 무장간첩 11명 전원을 사살하고 간첩선을 침몰시켰지만 아군도 1명 전사하고 3명이 부상당하는 격렬한 전투였다. 격렬한 총격전이 끝나고 함정을 살펴보니 온통 벌집투성이여서 등골이 오싹했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근무하던 1981년에는 인천전문대 통신공학과를 야간에 다녔다. 무선전신 교육만으로는 날로 발전하는 통신기술을 따라잡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던 데다 공부를 더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전문대를 졸업한 뒤 4년제 대학에 편입할까 하는 생각도 했으나 군 복무와 학업을 병행하는 게 너무 힘들어 포기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워도 공부를 더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군 부사관들의 정년이 55세여서 안타깝습니다. 수명이 길어지고 건강도 좋아진 만큼 정년이 3년 더 연장돼도 업무를 수행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나 집에서 틈날 때 주위를 산책하고 산을 오르는 등 몸 관리에도 열심이다. 더 오래 일하기 위해서다. 술은 마시지 못하지만 동료들과 회식을 하자고 하는 등 소통과 화합에도 힘을 보탠다. stslim@seoul.co.kr ■ 김두문씨의 재취업 노하우 자격증 전직준비 철저…취업 눈높이는 확 낮춰야 김두문씨와 인터뷰한 뒤 이메일을 세 차례 받았다. 처음 하는 인터뷰여서 답변이 미진했다며 쉬는 시간을 이용, 이메일을 작성해 보내온 것이다. 그가 재취업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성실함과 꼼꼼함이 바탕이 됐을 것이다. 군 생활 동안 몸에 익힌 근면과 책임감을 무기로 직업훈련, 구직활동 등 전직준비를 철저히 했다. 이력서를 낸 뒤 연락이 없으면 왜 채용이 되지 않았는지 인사담당자에게 물어볼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구직 의사가 확고하자 최선경 상담사도 자기 일처럼 일자리를 알아봐 주었다. 김씨는 재취업을 위해서는 자격증 취득 등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면서, 군 생활의 몸가짐은 직장생활에 필요하지만 취업의 눈높이는 확 낮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 軍, 인권교관 3배로… 전담 아니라 실효성 의문

    군 당국이 군 인권 개선을 위해 병영 내 인권 교관을 3배로 늘리고 인터넷으로 인권침해 행위를 신고받는다. 국방부는 8일 ‘2014~2018 국방인권정책 5개년 종합계획’을 처음으로 마련해 단계별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지난해 257명에 불과했던 인권 교관을 올해 320명으로, 2018년까지 74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군 법무관과 주임원사들이 겸직하는 인권 교관들은 주로 군내 인권 교육과 고충 상담을 맡는다. 군은 이와 함께 그동안 전화로 하던 군내 인권 상담과 진정을 인터넷으로도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육·해·공 각군은 연간 인권보장 시행계획을 마련해 시행하고 국방부는 이들의 실적을 평가해 표창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대에서 전문성 있는 인권 교관을 양성해 부대별로 인권교육을 실시해 인권 환경을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군의 발표는 최근 부각된 병영 내 성추행과 자살 등 군의 인권 의식이 바닥이라는 안팎의 평가에 따른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조사 결과 군 복무 중인 장병의 7.9%가 군 복무 부적응 집단으로 분류됐다”면서 “군 복무 부적응 병사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국방부에 권고했다. 하지만 군 안팎에서는 여전히 인권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인권 교관을 전담 요원이 아닌 군 법무관 등이 겸직한다는 점에서 주먹구구식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60만 장병 가운데 과연 인권 교관의 존재를 아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나”면서 “시민단체 등 외부 기관의 참여와 감시 없이 군 자체적으로 인권 문제를 해결한다는 발상은 보여주기 식 행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피임약 먹는 걸 깜박했을 땐?’ 여우지 미혼여성 대상 모바일 지식공유 앱 출시

    ‘피임약 먹는 걸 깜박했을 땐?’ 여우지 미혼여성 대상 모바일 지식공유 앱 출시

    미혼여성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스타일의 뉴미디어 ‘여우지’(www.yeowooji.com)가 모바 일 지식공유 플랫폼을 출시했다. 형식 상 네이버 지식인이나 다음 미즈넷, 네이트 판 등 Q&A게시판과 유사하지만 집단지성 뿐 아니라 전문성과 인지도가 높은 전문가 집단의 참여율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먼저 2013년 12월 27일 안드로이드폰 용 앱 출시에 맞춰 미혼여성들의 최대 관심사인 뷰티와 헬스분야에서 현직 대통령 주치의인 이병석 강남세브란스병원장(산부인과)을 비롯해 명성과 권위를 전문의들이 대거 참여한다. 불임치료의 대가로 손꼽히는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석현 교수, 갑상선 수술의 개척자인 박정수 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외과 교수, 국내에 수면내시경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든 민영일 비에비스 나무병원 대표원장, ‘국민주치의’로 통하는 유태우 닥터U와 함께 몸맘삶훈련 원장이 전문 답변가로 나섰다. 또, 성형과 피부에 관한 질문은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과 김병건 BK성형외과 대표원장, 허창훈 서울대분당병원 피부과 교수와 정혜신 퓨어 피부과 원장 등이 답변해준다. 박광성 전남대병원 비뇨기과 교수와 김세웅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 등 성의학 전문가들의 참여도 눈에 띈다. 정신과 상담은 우종민 인제대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젊은 층에서 급증하고 있는 크론병 등 염증성 장질환에 대해서는 천재희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상담해 줄 예정이다. 전문가 Q&A 서비스는 건강과 뷰티를 시작으로 연애/결혼, 쇼핑 정보, 맛집 추천, 패션 등 미혼여성들의 다양한 관심분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미혼여성들의 관심사와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맞춤형 정보 큐레이 션과 회원들이 자유롭게 지식을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 게시판도 제공한다. 전문가들에게 답변을 얻으려면 포인트가 필요한데, 회원가입, 출석, 답변 올리기, 질문 읽기, 추천 등의 지식공유 활동으로 포인트를 습득하면 된다. 정보의 질적 차별화 추구하는 차세대 Q&A 플랫폼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의 발달로 정보가 넘쳐나지만 정작 내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지식공유 즉, Q&A 플랫폼의 높은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정보 홍수시대의 풍요 속 빈곤이라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방증한다. 그뿐 아니라, 인터넷공간의 상업화로 인해 믿을 만한 정보가 점점 부족해지고, 정보의 불균형화도 오히려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미혼여성들이 영양가 있고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채널이 사실상 없는 실정. 이런 점에 착안해 여우지는 만족스러운 지식과 정보의 교류가 일어나도록 유도하는 미혼여성 대상 모바일 지식공유 플랫폼을 개발했으며, 많은 전문가들이 무료 지식 나눔 활동에 참여의 뜻을 밝혔다. ios 폰 용 앱은 2014년 2월 초에 출시될 예정이다. 다운로드는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air.com.yeowooji.yeowooji) 에서 받을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피해자측 배제된 가해자 징계조치는 위법

    피해자측 배제된 가해자 징계조치는 위법

    가해학생을 선도·징계하기 위해 만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피해학생을 배제한 상태에서 내린 징계 조치는 위법·부당하다는 결정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4일 당사자 양쪽의 주장을 두루 청취할 수 없는 상태에서 나온 조치는 타당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11월 경기지역 A중학교 학생 한모군은 파주 영어마을에 입소했다가 B중학교에 다니는 손모군 등 4명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 두 학교 여학생들 사이에서 시비가 발생하자 한군이 자신의 학교 여학생 편을 들면서 집단 폭행으로까지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학생들이 다니는 B중학교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를 열어 학생들에게 ‘교내봉사 7일, 서면사과, 상담’ 조치를 결정했다. 그러나 한군의 어머니는 이 조치가 미흡하다면서 경기도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다가 기각당하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중앙행심위는 “B중학교가 피해학생과 부모에게 참석 통지도 하지 않은 채 단독으로 가해학생의 부모와 담당 교사로만 구성된 위원회를 연 것은 균형 있게 판단하기 어려운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의 결정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인성발달, 향후 학교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공정한 절차를 거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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