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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중생]코로나 덕에 생긴 서울역 텐트촌...노숙인에 온기를 더하다

    [취중생]코로나 덕에 생긴 서울역 텐트촌...노숙인에 온기를 더하다

    서울역 광장에 설치된 텐트 37개노숙인 한파와 방역 위한 임시방편“시설 등에 비하면 텐트가 나을 것”‘노숙인’ 입장에서 고려한 지원 필요[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난달 29일 서울역 광장에 설치된 텐트에 성인 남성 2명이 패딩 지퍼를 턱 끝까지 올린 채 무릎을 맞대고 앉아 있었습니다. 가로 폭 150~160㎝에 불과한 텐트 안에서 그들이 영하의 추위를 견디려면 서로의 체온을 나눌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한 명은 얼굴선이 진하고 체격이 제법 있어 서울역 노숙인들 사이에서는 ‘곰’으로 불립니다. 그 옆에 앉아 있는 눈이 크고 홀쭉한 노숙인(이현덕·56)은 ‘부엉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추위 탓인지 이들의 얼굴 곳곳이 빨갛게 부르텄습니다. 텐트 위쪽 환기 구멍에 천이불과 비닐을 덮어 넣었지만 칼바람을 온전히 막기에는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임시 지붕처럼 걸쳐 놓은 종이박스는 바람이 세게 불 때마다 힘없이 떨어져 나가곤 했습니다. ‘곰’으로 불리는 유창호(61)씨는 “텐트 하나당 한 명씩 쓰는데 5일 전에 신청한 텐트가 아직 소식이 없어 둘이 같이 쓴다”면서 “무릎 구부리고 엇갈려 자긴 하지만 비좁고 새벽이 되면 덜덜 떨면서 깬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역에 노숙인 텐트가 등장한 건 ‘코로나19 덕분’이었습니다. 지난해 11월 서울역에서 생활하는 노숙인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생활치료센터 병동이 부족해 재택치료를 해야만 했습니다. 집이 없는 노숙인이 재택치료를 할 수 없는 노릇. 노숙인을 돕는 교회와 시민단체가 임시방편으로 텐트 3개와 침낭, 깔개를 지원했습니다. 이후 텐트는 방한 대비용으로 쓰였습니다. 텐트 후원이 늘어 지금은 서울역 광장 근처에만 37개로 늘었습니다. 서울 지하철 1호선 1번 출구와 2번 출구 사이 광장 공터에는 주황색 텐트 20개 가지런히 설치돼 있습니다. 노숙인 전담 경찰관인 서울역파출소 박아론 경위는 “시민들의 통행에 방해되지 않게끔 텐트를 배치했다”면서 “텐트를 설치한 후 서로 술을 자제하는 등 조심하는 분위기”고 설명했습니다. 안형진 홈리스행동 활동가는 “코로나 상황에서는 텐트가 방역을 위한 거리두기와 함께 찬바람을 피하는 임시방편으로 바람막이 정도는 된다”면서도 “완전히 사적 지원이라 오히려 노숙인을 위한 공공 지원 정책이 부재하다는 걸 그대로 보여준다”고 짚었습니다.물론 노숙인을 위한 주거 및 자활 지원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본인 의사만 있다면 텐트가 아니더라도 고시원이나 쪽방이나 일시보호시설 등에 일정 기간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그러나 노숙인들과 활동가들은 “오히려 텐트가 나을 수도 있다”며 쓴 웃음을 보였습니다. 세면대나 화장실 등을 공용으로 쓰고 밀집해 주거하는 고시원과 쪽방은 오히려 코로나 감염이 걱정되는 환경이고, 단체생활 위주인 시설은 규율이 엄격해 적응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안 대표는 “코로나 이후 주거지원을 신청하는 노숙인들이 확 줄었다”면서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생기는 순간, 고시원이나 쪽방 전체가 폐쇄되기 때문에 불안감이 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존 노숙인 지원 정책은 ‘비노숙인’ 시선에서 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집단화해서 바라보는 문제점도 있습니다. 노숙인들이 서울역을 떠나지 못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소속감’입니다. 서울역 광장 근처에는 서로의 안부를 챙기고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는 겁니다. 실제 이날 오후 유씨와 이씨 텐트를 다시 찾았을 때 한 노숙인이 “이 시간에 두 사람은 주로 외출한다”고 귀띔했습니다. 노숙인 지원 및 자립 운동에 매진한 정창덕 뉴산타운동본부 대표는 “국내에 노숙인 한 명의 자활 및 치료를 처음부터 끝까지 전담해서 관리하는 프로그램이 없고 시설이나 쉼터를 기준으로 관리 체계가 구축됐다”면서 “여러 시설을 옮겨다니는 분들도 많은데 이럴 경우 제대로 관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위기는 가장 취약한 곳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고 합니다. 재택치료할 곳이 없어 임시로 설치한 텐트가 노숙인들의 방한과 코로나 방역을 위한 현재의 최선책이라는 점이 씁쓸할 뿐입니다. 임인년 새해, 노숙인들이 텐트 하나로 한파를 버텨야 하는 현실을 막으려면 지금이라도 노숙인의 시선에서 이들의 삶의 궤적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 정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정 대표는 “노숙인마다 모두 사연이 다르듯 현재 필요한 것이 정신 치료인지, 자활 혹은 자립 프로그램인지가 모두 다르다”면서 “1대 1 상담, 장기적인 치료와 자활 지원 등 생애 프로그램 방식으로 설계하는 것이 진정한 지원과 관리”라고 강조했습니다.
  • [국내 10대 뉴스] 변이에 멈춘 일상회복, 투기·비리에 분노… ‘K콘텐츠’ 덕에 견뎠다

    [국내 10대 뉴스] 변이에 멈춘 일상회복, 투기·비리에 분노… ‘K콘텐츠’ 덕에 견뎠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기습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한 희망은 미뤄졌고, 군 성폭력 사건과 잔혹한 스토킹 범죄 및 아동학대 사건은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천문학적 이익을 가로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LH 땅투기 사건은 다락같이 치솟는 집값에 ‘영끌’, ‘빚투’로 내몰린 서민들을 허탈하게 했다. 방탄소년단(BTS), 윤여정,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 해가 갈수록 더욱 커지는 K콘텐츠의 힘이 그나마 국민을 웃게 했던 2021년의 국내 주요 뉴스를 되짚어 봤다.■두 전직 대통령 사망 ‘역사의 심판’ 남은 노태우·전두환 12·12쿠데타를 일으킨 두 전직 대통령이 삶을 마감했다. 13대 노태우 전 대통령이 지난 10월 26일, 11~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 전 대통령이 11월 23일 사망했다. 전씨의 독재에 맞섰던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올 한 해 전씨의 동료인 노씨, 전씨까지 모두 세상을 떠나면서 현대사의 한 페이지가 완전히 넘어가게 됐다. 전씨는 친구이자 동료인 노씨가 사망한 지 29일 만에 뒤를 따랐다. 노씨는 별세 전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점 및 저의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는 말을 남겼지만, 전씨는 자신의 과오에 대한 일말의 사과나 반성을 남기지 않았다.■대선 후보 선출 ‘비주류 대선후보’ 이재명·윤석열 등장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0월 10일 경기도지사 출신의 이재명 후보를,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지낸 윤석열 후보를 11월 5일 선출하며 내년 3월 9일로 예정된 20대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현재 이·윤 후보의 양강 구도가 뚜렷한 가운데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윤 후보는 모두 국회의원을 지내지 않아 여의도 정치를 경험해 보지 않은 비주류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대로라면 내년 대선에서는 1987년 직선제 도입 이후 사상 최초로 ‘0선’ 대통령이 선출된다. 비주류 정치인들이 거대 양당의 대선후보로 등장한 것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새로운 시대에 대한 열망이 함께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K콘텐츠 열풍 새 역사 쓴 윤여정, BTS, 오징어게임 K콘텐츠 바람은 팬데믹을 뚫고 더욱 거세게 불어 2021년 정점을 찍었다. 4월 윤여정이 물꼬를 텄다. 한국계 이민자 가족 이야기를 다루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미국 영화 ‘미나리’에서 열연한 그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후보에 오른 데 이어 수상까지 이뤄냈고, 우아한 조크로 세계를 휘어잡았다. 9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황동혁 감독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며 K콘텐츠의 위상을 한껏 뽐냈다. 케이팝의 대명사가 된 방탄소년단(BTS)은 ‘버터’와 ‘퍼미션 투 댄스’, ‘마이 유니버스’로 모두 합쳐 12주간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을 차지했고 11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아시아 뮤지션으로는 최초로 대상을 거머쥐었다.■K방역 위기 델타·오미크론에 멀어진 위드코로나 델타에 오미크론까지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집단면역은 허상이 됐다. 지난달 1일 시작된 ‘단계적 일상회복’ 또한 델타변이로 인해 47일 만인 12월 18일 중단됐다. 백신 접종으로 얻은 면역력이 정부 예측보다 빨리 떨어지면서 위중증 환자가 하루 1000명대까지 급증했고, 중환자 병상을 충분히 준비하지 않은 탓에 의료체계가 붕괴 위기로 내몰렸다. 코로나19 전의 일상을 맞을 줄 알았지만 두 차례에 걸쳐 거리두기를 조정하고, 결국 4단계 거리두기보다는 조금은 완화된 상태로 다시 일상이 경직됐다. 내년에도 코로나19와의 지난한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미크론 변이에 이어 또 다른 변이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방역과 일상 사이에 어떻게 균형을 맞춰 나갈지가 과제로 떠올랐다.■공급망 대란 요소수·반도체 품귀에 산업 현장 ‘비상’ 경유차용 요소수, 차량용 반도체 품귀 등 공급망 이슈가 산업 현장을 마비 직전까지 몰고 갔다. 그동안 중국에 요소수 수입을 의존하고 있었으나, 지난 10월 수출 제한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경유차 운송이 어려워져 ‘운송대란’이 펼쳐질 뻔했고, 건설장비 가동이 중지돼 전국 건설현장도 한 차례 멈췄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국내 자동차 공장도 가동이 둔화되고 있다. 올해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17년 만의 최저치인 348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차 반도체 공급이 원활해지려면 내후년쯤은 돼야 할 것으로 내다본다. 공급난이 심화하면서 납기 등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 부품공장들이 도산하는 등 하도급 업체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암호화폐 열풍 ‘기대와 우려 사이’ 비트코인 고공행진 올 초 3000만원대였던 비트코인이 지난달 8000만원을 넘어서는 등 올해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은 고공행진을 이어 갔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9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시행됐고 현재 금융당국의 승인을 얻은 암호화폐거래소만 정상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등록된 사업자는 모두 29곳이고 이 가운데 원화마켓 사업자는 업비트, 코빗, 코인원, 빗썸 등 네 곳이다. 암호화폐 시장 활황을 바탕으로 거래소들은 대체불가능토큰(NFT), 메타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내년에는 주류 경제에 편입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반면 그동안 상승과 하락을 반복해 온 ‘변동성’의 영향으로 내년에는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부동산 투기  성난 민심에 불붙인 LH직원 땅 투기 지난 3월 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의 폭로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후보지 땅투기 의혹이 세상에 드러났다. ‘부동산 폭등’으로 가뜩이나 성난 민심에 불을 붙였고 4·7 재보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원인이 됐다. LH 사장을 지낸 변창흠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4월로 예정됐던 신도시급 신규택지 지정이 8월로 연기됐다. 국회의원의 땅투기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고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 25명이 적발됐다. 정부는 재발 방지책 마련에 나섰다.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는 ‘LH 해체’ 수준의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개편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대장동 의혹  4인방에서 더 못 나가는 대장동 수사 지난 9월 불거진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비리·특혜 의혹은 대한민국을 통째로 뒤흔들었다. 검찰은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4차장을 팀장으로 한 전담수사팀까지 꾸려 사건을 파헤쳤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등의 핵심 인물을 구속기소했다. 그러나 대장동 사업의 ‘설계자’라는 의혹을 받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물론 이른바 ‘윗선’ 수사는 연말까지 손도 대지 못했다. 특히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개발1처장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수사 동력은 꺼져 가는 분위기다. 알선수재 의혹을 받은 곽상도 전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며 ‘50억 클럽’ 로비 의혹 수사도 방향을 잡지 못했다. ■법정 간 수능 생명과학Ⅱ 정답 취소… 수험생 승소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을 통지하기 하루 전, 서울행정법원이 생명과학Ⅱ 과목 20번의 정답 확정을 정지시키면서 수험생들이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11월 18일 수능 직후 수험생들은 이 문항 조건에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조건이 완전하지 않더라도 풀 수는 있다”고 맞섰다. 수험생 92명이 12월 2일 평가원을 상대로 정답 확정 처분 취소 소송을 내자 일주일 후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교육부는 손 놓고 있다가 부랴부랴 대입 수시모집 일정까지 줄줄이 미뤄야 했다. 15일 법원이 교육부의 손을 들어 주고, 교육부가 항소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이 과목 응시자 6515명 모두 정답 처리됐다.■공군 여중사 사망 잇단 군내 성폭력에도 대책은 ‘뒷북’  국방부가 지난 십수년 동안 군내 성폭력 근절을 외쳤지만 실상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는 한 해였다. 지난 5월 충남 서산의 제20전투비행단 영내 관사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이예람 중사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 중사는 같은 부대 장모 중사에게 강제추행을 당한 뒤 이를 부대에 알렸음에도 안팎의 회유와 협박에 시달려야 했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지난 17일 군인 등 강제추행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장 중사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국방부가 이 중사 사건 이후 ‘성폭력 특별신고 기간’을 운영한 결과 접수된 사건은 모두 80건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최근 시행령을 개정해 소규모 부대에서도 성고충상담관을 배치하겠다고 나섰지만 뒷북 대책이란 비판이 나온다.
  • [국내 10대 뉴스] 변이에 멈춘 일상회복, 투기·비리에 분노… ‘K콘텐츠’ 덕에 견뎠다

    [국내 10대 뉴스] 변이에 멈춘 일상회복, 투기·비리에 분노… ‘K콘텐츠’ 덕에 견뎠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기습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한 희망은 미뤄졌고, 군 성폭력 사건과 잔혹한 스토킹 범죄 및 아동학대 사건은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천문학적 이익을 가로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LH 땅투기 사건은 다락같이 치솟는 집값에 ‘영끌’, ‘빚투’로 내몰린 서민들을 허탈하게 했다. 방탄소년단(BTS), 윤여정,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 해가 갈수록 더욱 커지는 K콘텐츠의 힘이 그나마 국민을 웃게 했던 2021년의 국내 주요 뉴스를 되짚어 봤다. ■두 전직 대통령 사망 ‘역사의 심판’ 남은 노태우·전두환12·12쿠데타를 일으킨 두 전직 대통령이 삶을 마감했다. 13대 노태우 전 대통령이 지난 10월 26일, 11~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 전 대통령이 11월 23일 사망했다. 전씨의 독재에 맞섰던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올 한 해 전씨의 동료인 노씨, 전씨까지 모두 세상을 떠나면서 현대사의 한 페이지가 완전히 넘어가게 됐다. 전씨는 친구이자 동료인 노씨가 사망한 지 29일 만에 뒤를 따랐다. 노씨는 별세 전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점 및 저의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는 말을 남겼지만, 전씨는 자신의 과오에 대한 일말의 사과나 반성을 남기지 않았다. ■대선 후보 선출 ‘비주류 대선후보’ 이재명·윤석열 등장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0월 10일 경기도지사 출신의 이재명 후보를,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지낸 윤석열 후보를 11월 5일 선출하며 내년 3월 9일로 예정된 20대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현재 이·윤 후보의 양강 구도가 뚜렷한 가운데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윤 후보는 모두 국회의원을 지내지 않은 비주류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대로라면 내년 대선에서는 1987년 직선제 도입 이후 사상 최초로 ‘0선’ 대통령이 선출된다. 비주류 정치인들이 거대 양당의 대선후보로 등장한 것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새로운 시대에 대한 열망이 함께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K콘텐츠 열풍 새 역사 쓴 윤여정, BTS, 오징어게임K콘텐츠 바람은 팬데믹을 뚫고 더욱 거세게 불어 2021년 정점을 찍었다. 4월 윤여정이 물꼬를 텄다. 영화 ‘미나리’에서 열연한 그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후보에 오른 데 이어 수상까지 이뤄냈고, 우아한 조크로 세계를 휘어잡았다. 9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황동혁 감독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며 K콘텐츠의 위상을 한껏 뽐냈다. 케이팝의 대명사가 된 방탄소년단(BTS)은 ‘버터’와 ‘퍼미션 투 댄스’, ‘마이 유니버스’로 모두 합쳐 12주간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을 차지했고 11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아시아 뮤지션으로는 최초로 대상을 거머쥐었다. ■부동산 투기 성난 민심에 불붙인 LH직원 땅 투기지난 3월 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의 폭로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후보지 땅투기 의혹이 세상에 드러났다. ‘부동산 폭등’으로 가뜩이나 성난 민심에 불을 붙였고 4·7 재보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원인이 됐다. LH 사장을 지낸 변창흠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4월로 예정됐던 신도시급 신규택지 지정이 8월로 연기됐다. 국회의원의 땅투기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고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 25명이 적발됐다. 정부는 재발 방지책 마련에 나섰다.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는 ‘LH 해체’ 수준의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개편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변이의 습격 델타·오미크론에 멀어진 위드코로나델타에 오미크론까지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집단면역은 허상이 됐다. 지난달 1일 시작된 ‘단계적 일상회복’ 또한 델타변이로 인해 47일 만인 12월 18일 중단됐다. 백신 접종으로 얻은 면역력이 정부 예측보다 빨리 떨어지면서 위중증 환자가 하루 1000명대까지 급증했고, 중환자 병상을 충분히 준비하지 않은 탓에 의료체계가 붕괴 위기로 내몰렸다. 코로나19 전의 일상을 맞을 줄 알았지만 두 차례에 걸쳐 거리두기를 조정하고, 결국 4단계 거리두기보다는 조금은 완화된 상태로 다시 일상이 경직됐다. 내년에도 코로나19와의 지난한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장동 의혹 4인방에서 더 못 나가는 대장동 수사지난 9월 불거진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비리·특혜 의혹은 대한민국을 통째로 뒤흔들었다. 검찰은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4차장을 팀장으로 한 전담수사팀까지 꾸려 사건을 파헤쳤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등의 핵심 인물을 구속기소했다. 그러나 대장동 사업의 ‘설계자’라는 의혹을 받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물론 이른바 ‘윗선’ 수사는 연말까지 손도 대지 못했다. 특히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개발1처장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수사 동력은 꺼져 가는 분위기다. ■공급망 대란 요소수·반도체 품귀에 산업 현장 ‘비상’경유차용 요소수, 차량용 반도체 품귀 등 공급망 이슈가 산업 현장을 마비 직전까지 몰고 갔다. 그동안 중국에 요소수 수입을 의존하고 있었으나, 지난 10월 수출 제한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경유차 운송이 어려워져 ‘운송대란’이 펼쳐질 뻔했고, 건설장비 가동이 중지돼 전국 건설현장도 한 차례 멈췄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국내 자동차 공장도 가동이 둔화되고 있다. 올해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17년 만의 최저치인 348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차 반도체 공급이 원활해지려면 내후년쯤은 돼야 할 것으로 내다본다. 공급난이 심화하면서 납기 등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 부품공장들이 도산하는 등 하도급 업체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법정 간 수능 생명과학Ⅱ 정답 취소… 수험생 승소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을 통지하기 하루 전, 서울행정법원이 생명과학Ⅱ 과목 20번의 정답 확정을 정지시키면서 수험생들이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11월 18일 수능 직후 수험생들은 이 문항 조건에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조건이 완전하지 않더라도 풀 수는 있다”고 맞섰다. 수험생 92명이 12월 2일 평가원을 상대로 정답 확정 처분 취소 소송을 내자 일주일 후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교육부는 손 놓고 있다가 부랴부랴 대입 수시모집 일정까지 줄줄이 미뤄야 했다. 15일 법원이 교육부의 손을 들어 주고, 교육부가 항소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이 과목 응시자 6515명 모두 정답 처리됐다. ■암호화폐 열풍 ‘기대와 우려 사이’ 비트코인 고공행진올 초 3000만원대였던 비트코인이 지난달 8000만원을 넘어서는 등 올해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은 고공행진을 이어 갔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9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시행됐고 현재 금융당국의 승인을 얻은 암호화폐거래소만 정상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 활황을 바탕으로 거래소들은 대체불가능토큰(NFT), 메타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내년에는 주류 경제에 편입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반면 그동안 상승과 하락을 반복해 온 ‘변동성’의 영향으로 내년에는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군 여중사 사망 잇단 군내 성폭력에도 대책은 ‘뒷북’국방부가 지난 십수년 동안 군내 성폭력 근절을 외쳤지만 실상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는 한 해였다. 지난 5월 충남 서산의 제20전투비행단 영내 관사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이예람 중사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 중사는 같은 부대 장모 중사에게 강제추행을 당한 뒤 이를 부대에 알렸음에도 안팎의 회유와 협박에 시달려야 했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지난 17일 군인 등 강제추행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장 중사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국방부가 이 중사 사건 이후 ‘성폭력 특별신고 기간’을 운영한 결과 접수된 사건은 모두 80건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최근 시행령을 개정해 소규모 부대에서도 성고충상담관을 배치하겠다고 나섰지만 뒷북 대책이란 비판이 나온다.
  •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병사에게 휴대전화가 필요한 이유/군사전문가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병사에게 휴대전화가 필요한 이유/군사전문가

    최근 한 예비역 장성이 들려준 이야기다. 국방부에서 전방 한 사단을 지정해 훈련기간과 일과 중에도 병사들이 자유롭게 휴대전화를 사용하도록 시범 사업을 하고 있다. 2019년에 군이 병사들의 휴대전화를 일과 후에만 허용한 데 이어 전면적으로 휴대전화를 자유화하는 두 번째 정책이 검토되고 있는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예비역 장군들이 격분해 물컵을 던지고 책상을 엎어 버릴 듯이 반발했다고 한다. 만일 새로운 휴대전화 정책이 시행되면 게임과 도박으로 군의 기강이 무너질 것이라는 예비역들의 우려가 상당하다는 이야기다. 한 예비역 장성은 언론 기고를 통해 “군은 자신을 수양하는 단절과 고독의 공간”이라며 병사들에게 휴대전화에 대한 미련을 버리라고 주문했다. 더 나아가 “간부들도 병사들 보는 앞에서 휴대전화 사용하지 말라”며 오히려 휴대전화를 더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았다. 이것이 예전의 군대를 떠올리는 예비역과 국민들의 정서로 보인다. 군인에게 자유를 주면 공동체의 기본권이 무너진다는 통제 만능의 과거 군대 잔상들이다. 그런데 현역들은 이런 예비역들의 시각에 반대한다. 필자가 만난 사단장들은 병사들이 범죄와 도박, 게임 중독, 보안 누설과 같은 휴대전화의 부정적 측면에 휘둘릴 만큼 취약하지 않다고 말한다. 극히 드물게 디지털 범죄에 병사가 연루됐다는 사례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휴대전화 사용의 이점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지금의 부대 관리 본질은 통제가 아니라 자율을 기본으로 한 책임 집단을 만드는 데 있다. 한 사단장은 “최근 휴대전화를 통해 부대원들의 제보, 건의, 고충처리 상담을 200여건 이상 처리했다”고 밝혔다. 요즘 청년은 문제를 직설적으로 제기하고 즉각적인 답변을 원하는 세대다. 휴대전화가 지휘관이나 병사에게도 필수품이 된 이유는 빠르고 진솔한 소통의 요구를 충족하기 때문이다. 한 병사는 “처음에는 어떻게 적응할지 몰랐지만 지금은 중대원들끼리 소통방에서 병영 공동체의 문제를 공유하는 문화가 정착됐다”고 말한다. 부대원들의 정서적 거리가 더 좁혀지고 세대적 특성을 공유하는 부대원 공동체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팬데믹으로 비대면 관리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휴대전화의 역할은 더욱 확대돼 이제는 모든 일과 시간 중 휴대전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긍정적 효과가 아니더라도 군인에게 통신 권리 제한 같은 차별을 지속하는 것은 정당성이 결여된 기본권 침해다. 지금은 휴대전화를 허용하느냐, 마느냐 수준에서 머무를 때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 군은 모바일 기반의 부대 관리와 전투 발전을 상상할 때다. 군의 교육훈련이나 의사결정에서 메타버스 활용을 검토해야 한다. 가뜩이나 훈련장이 부족한데 가상현실 속에서 핵심 장비 운용 훈련 도모 기법을 도입하는 데 망설일 필요가 없다. 군의 위성통신 인프라가 확산되고, 무선 인터넷(Wi-Fi)을 넘어 광자통신(Li-Fi)을 적용하면 지금의 5G 용량보다 10배가 넘는 대용량 군 통신을 보안에 대한 걱정 없이 군 장병에게 제공할 수 있다. 사적으로 휴대전화 외에 군에서 지원하게 될 모바일 전투 기능 기기들은 소총만큼 중요해질 것이다. 지금은 미사일과 폭탄을 운반하는 것보다 데이터를 운반하는 것이 더 중요해진 시대다. 지금은 움직이는 표적을 획득하고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새로운 전쟁의 차원이 열리고 있다. 시간 지체가 없이 무제한의 데이터 사용을 보장하는 군 통신체계는 우리 군의 지휘통제에 혁명을 일으키고, 똑똑하고 빠른 군대로 나아가게 할 것이다. 앞으로는 전투원 개개인에게 휴대기기와 전투 지원 애플리케이션이 없으면 부대가 마비되는 시대가 온다. 선진국 군대는 이미 그런 전환에 착수한 지 오래다. 세계 최고 수준의 스펙을 가진 한국군 병사들이야말로 새로운 전쟁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훌륭한 자원이자 창의성의 보고다. 그들은 이미 입대 전에 하루 평균 4시간을 휴대전화와 함께 생활했다. 정보화와 지능화된 공간의 감수성이 뛰어난 이 세대에 연결의 권리를 보장해 주면 그만큼 활기차고 창의적인 국방공동체가 탄생한다. 상상력이 필요한 시기에 예전의 군대에 대한 집착으로 변화를 주저하는 군대에는 미래가 없다.
  • “3D프린트 제작해 버튼 누르면 10분 만에 ‘끝’” 스위스 거센 논란

    “3D프린트 제작해 버튼 누르면 10분 만에 ‘끝’” 스위스 거센 논란

    지금도 우리 돈 1억원 정도를 내면 아름다운 알프스 산맥을 올려다보며 조력 자살 클리닉에서 눈 감을 수 있다. 디그니타스(Dignitas)란 클리닉이 가장 유명하다. 보통 일주일 전 입원해 의사를 비롯한 여러 사람을 만나 이런저런 설명을 듣거나 상담하거나 하게 된다. 지난해에만 1300명 정도가 이런 식으로 이승을 등졌다. 이 일도 구차하고 번거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나 보다. ‘닥터 데스’로 통하는 스위스의 조력 자살 옹호자 필리프 니치케 박사가 고안한 조력 자살 케이스를 3D 프린터 기술로 보급하는 계획이 실행 중이다.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뚝딱 만들 수 있고 예를 들어 몽블랑이나 마터호른, 융프라우 같은 봉우리 아래 산악열차나 케이블카가 닿는 곳이나 뒷마당, 운동장 어느 곳에나 놔두고 들어가 본인이 버튼만 누르면 된다. 사르코(SARCO)란 회사가 장치를 제작했는데 이르면 내년 스위스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고 영국 BBC가 10일(현지시간) 전했다. 법률 전문가의 자문도 구해 이 나라의 어떤 법에도 저촉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주장이다. 클리닉 디그니타스조차 “용납될 만하지 않다”고 봤다. 조력 자살이란 스스로 극단을 택하고 싶은 사람을 누군가 돕는 일로 스위스에서는 합법이다. 조력 자살이나 안락사나 의사가 죽고 싶어하는 이를 돕는 방법인데 안락사는 영국에서 합법이다. 스위스에선 일련의 주사제를 차례로 인체에 주입해 목숨을 끊는다. 반면 이 장치는 질소를 그 안에 가득 채워 산소 수치를 급격히 떨어뜨려 죽음에 이르게 한다. 의식을 잃은 뒤 대략 10분 뒤에 숨이 멎는다. 캡슐 안에 버튼이 있어 누르면 작동하고, 도중에 마음이 바뀌면 뚜껑을 열어 탈출할 수 있는 버튼도 마련한다. 스위스 생갈렌 법대 부교수 다니엘 후얼리만은 사르코에 자문했는데 이 장치가 “의료 장비가 아니어서” 스위스 치료제품법(STPA)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아울러 질소 이용, 무기, 제품 안전을 규정한 법률에도 저촉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그는 나아가 “이 장치는 스위스 법률에 의율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취리히 대학 교수이며 변호사이며 의사인 케르스틴 노엘레 킹저는 일간 노이어 취리허 차이퉁에 “의료 장치들은 다른 어떤 제품보다 안전해야 하기 때문에 규제를 받는다. 어떤 제품이 건강에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 만으로 이런 부차적인 안전 요건들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디그니타스는 “처음에는 두 ‘스위스 엑시트(Swiss Exit)’ 집단이 시작했고 지난 23년 동안은 디그니타스가 이 일을 해와 이제 35년이 됐다. 스위스는 숙련된 스태프, 의사들과의 협력 체계를 통해 전문 역량을 갖췄다. 이런 점에 비추면 우리는 첨단 기술로 뚝딱 만들어진 캡슐이 스위스에서 용납될 수 있거나 흥미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니츠케 박사는 이런 반대를 예상한 듯 대안을 갖고 있었다. 그는 누구나 설계도를 다운로드받아 공짜로 이용하게 하겠다는 파격적인 복안을 갖고 있다. 자신이 조력 자살을 돕기 위해 만든 자선단체 엑시트 인터내셔널 홈페이지에 게재한 인터뷰를 통해 “죽는 과정을 비의료화(de-medicalise)”하는 것이 목표라며 “우리는 그 과정에 정신과 상담 같은 것도 다 빼 오로지 개인이 스스로 모든 것을 통제하도록 허용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최근 시제품을 둘 만들어봤는데 세 번째는 네덜란드에서 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예전에도 이런 구상을 밝혔다가 미래를 내다보는 듯한 멋진 디자인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황홀하게 포장했다는 등의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노파심에서 밝혀두는데 무책임하고 잔인하며 주변 인물들에게 엄청난 상처를 강요하는 행동을 부추길 의도는 추호도 없다. 기계에 의지해 손쉽게 생명을 끊는 행위는 결코 용납되기 어렵다. 의학적, 윤리도덕적, 종교적, 법적 요건을 모두 충족해 극히 제한적인 사례에 국한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면 전적으로 기자 책임이다.
  • “놀러 올래?” 외국인 유학생 69명이 여중생 1명 집단 성폭행

    “놀러 올래?” 외국인 유학생 69명이 여중생 1명 집단 성폭행

    “‘맛있는 거 사줄까?’, ‘우리 집으로 놀러 올래?’라고 하면서 불러냈다.”(피해 여중생) 우리나라 대학으로 공부하러 온 외국인 유학생 69명이 동네 여중생 1명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29일 G1 방송 보도에 따르면 강원경찰청 국제범죄수사팀은 최근 강원도 한 대학교 재학생과 졸업생 등 69명을 의제 강간과 성매수 혐의로 입건했다. 의제 강간은 ‘성교 동의 연령에 이르지 않은 사람과의 성교를 강간으로 간주해 처벌하는 것’을 뜻한다.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수개월 동안 중학생 A양을 100여차례 불러내 성관계를 맺은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유학생 집단 사이에서 떠도는 소문을 듣고 SNS 등을 통해 A양에게 접근했고, 경찰은 이들이 A양이 미성년자임을 알고도 성관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월 A양이 학교에서 담임교사와 상담하는 과정에서 피해 사실이 드러났다. A양은 경찰 조사에서 “피의자들이 ‘뭐해?’, ‘맛있는 거 사줄까?’, ‘우리 집으로 놀러 올래?’라고 하면서 불러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양의 진술을 토대로 해당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과 졸업생 등을 전수 조사한 뒤 피의자들을 특정했다. 대학 관계자는 “외국인 학생들을 받아서 잘 관리해왔다고 지금까지 자부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의자 69명 모두에게 출국금지 조처를 내리고 수사 중이다. 지난해 4월 국회에서는 의제 강간 연령을 만 13세 미만에서 만 16세 미만으로 올리는 형법개정안이 통과됐다. 이 법에 따르면 동의하에 성관계를 맺었어도 미성년자임을 인지했을 경우 의제 강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 한국으로 유학 온 외국인 69명, 여중생 1명에 접근해 성폭행

    한국으로 유학 온 외국인 69명, 여중생 1명에 접근해 성폭행

    “‘뭐해?’, ‘맛있는 거 사줄까?’, ‘우리 집으로 놀러 올래?’라고 하면서 불러냈다.” -피해 여중생 한국 대학으로 유학 온 외국인 69명이 동네 여중생 1명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29일 G1 방송 보도에 따르면 강원경찰청 국제범죄수사팀은 최근 강원도 한 대학교 재학생과 졸업생 등 69명을 의제 강간과 성매수 혐의로 입건했다. 의제 강간은 ‘성교 동의 연령에 이르지 않은 사람과의 성교를 강간으로 간주해 처벌하는 것’을 뜻한다.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수개월 동안 중학생 A양을 100여차례 불러내 성관계를 맺은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유학생 집단 사이에서 떠도는 소문을 듣고 SNS 등을 통해 A양에게 접근했고, 경찰은 이들이 A양이 미성년자임을 알고도 성관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월 A양이 학교에서 담임교사와 상담하는 과정에서 피해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A양의 진술을 토대로 해당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과 졸업생 등을 전수 조사한 뒤 피의자들을 특정했다. 대학 관계자는 “외국인 학생들을 받아서 잘 관리해왔다고 지금까지 자부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의자 69명 모두에게 출국금지 조처를 내리고 수사 중이다. 지난해 4월 국회에서는 의제 강간 연령을 만 13세 미만에서 만 16세 미만으로 올리는 형법개정안이 통과됐다. 이 법에 따르면 동의하에 성관계를 맺었어도 미성년자임을 인지했을 경우 의제 강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 중위권 두터워져 정시 경쟁 치열할 듯… 어려워진 영어도 ‘변수’

    중위권 두터워져 정시 경쟁 치열할 듯… 어려워진 영어도 ‘변수’

    국어, 작년과 비슷하거나 쉬웠다는 평선택과목 유불리 줄이려 난이도 조절개념 추론 어려워… 상위권엔 ‘변별력’ 수학 확률·통계 표준점수 낮아질 듯문과 학생들 피해 볼 가능성 높아져 EBS 연계율 50%로 줄어든 영어 관건작년보다 어렵게 출제돼 1등급 줄 듯18일 치른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는 공통과목이 어렵게 출제돼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초고난도 문항, 이른바 ‘킬러 문항’을 줄이고 중간 난도의 문항을 늘린 까닭에 중간 점수 층이 두터워졌고, 이에 따라 올해 정시모집에서 중위권 수험생들 간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특히 EBS 연계가 70%에서 50%로 줄어들면서 지난해보다 어려워진 영어 영역 점수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어 영역은 전반적으로 지난해 수능 대비 다소 쉬웠다는 평가가 많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의 김용진 동국대부속여고 교사는 “전통적으로 고난도 문항이 많이 출제되는 독서 분야에서 지문이 짧아지고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윤상형 영동고 교사는 “문학 분야는 독서보다 난이도가 평이했고 지문 7개 중 3개가 EBS 교재와 직접 연계돼 출제됐다”며 “연계를 안 한 4개 작품 중에 생소한 작품이 있었지만 선택지가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 등 전체적으로 난도가 높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입시업체들도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는 어려웠지만,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쉬웠다는 평가를 대체로 내놨다. 선택과목에서의 변별력도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국어 영역은 선택과목의 유불리를 줄이고자 응시 집단의 성적을 받고 나서 조정을 거친 뒤 이를 보완해 산출한다. 6, 9월 모의평가 지원 때의 비중을 따져 보면 화법과 작문을 선택한 수험생이 언어와 매체를 택한 이들보다 훨씬 많았고, 이 가운데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수험생의 전체 국어 성적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총평을 맡은 오수석 소명여고 교사는 “공통과목은 지문 길이가 짧아졌지만 개념을 추론하는 과정이 많아 어렵게 느꼈을 수 있다”며 “상위권에서는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중·하위권에는 다소 어려웠던 시험”이라고 평가했다.올해 수학 영역은 국어와 마찬가지로 공통과목을 필수로 치르고 선택과목(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중 1개를 골라 치르는 식으로 시행했다. 선택과목 중 확률과 통계는 문과 학생들이, 미적분과 기하 과목은 이과 학생들이 주로 고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택과목 가운데에는 확률과 통계가 어려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정환 혜화여고 교사는 “미적분은 6, 9월 모의평가와 난도가 비슷하고 확률과 통계, 기하는 다소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영일 세광고 교사도 “확률과 통계는 9월 모의평가보다 조금 어렵게 출제됐고, 미적분은 같은 기조를 유지했다”면서 “선택과목별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밝힌 선택과목 출제 기준과도 궤를 같이한다. 올해 출제위원장을 맡은 위수민 한국교원대 교수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제 방향 설명회에서 “예년 출제 기조를 유지하되 선택과목에 따라 수험생 간 유불리 가능성을 최소화하고자 했다”면서 “앞서 두 차례 시행한 모의평가 결과에서 파악한 선택과목별 응시생 집단의 특성을 이용해 문항 수준을 조절하고 적정 난이도와 변별력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공통과목의 난도에 대해서는 “공통과목이 문항의 75%로 비중이 높다 보니 쉬운 문제부터 아주 어려운 문제까지 다양하게 내 그렇게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절대평가로 바뀐 이래 1등급 비율이 가장 높았을 정도로 난도가 낮았던 영어 영역은 EBS 연계 비율을 줄이고 출제 방식도 바꾸면서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됐다. 교재에 나온 지문을 그대로 출제하지 않고 내용이 유사한 지문이나 문제를 내는 간접 연계로 전환하면서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이 5.51%로 지난해 수능 영어 1등급 비율(12.66%)보다 절반 이상 줄기도 했다. 특히 9월 모의평가에서는 1등급 비율이 4.87%에 불과해 논란을 불렀다. 유성호 숭덕여고 교사는 “6, 9월 모의평가보다는 쉬웠지만, 지난해 수능보다는 어려웠다”며 “문제도 새로운 유형 없이 작년 수능과 같은 문항 배치로 출제됐다”고 말했다. 다만 “간접 연계를 학생들이 대비했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김창묵 경신고 교사는 “1등급 비율이 12.66%에 달했던 지난해 수능보다는 다소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며 “올해 입시에서는 상위권은 수능 국어나 수학이, 중위권은 영어가 변별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수학 확률과 통계 어려워...“선택과목 유불리 줄어들듯”

    수학 확률과 통계 어려워...“선택과목 유불리 줄어들듯”

    18일 시행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2교시 수학 영역 공통과목은 지난 6·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게, 선택과목은 더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따라 선택과목별 유불리 현상이 다소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수학 영역 문제를 분석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의 김정환 혜화여고 교사는 18일 “수학 공통과목과 선택과목 중 미적분은 6·9월 모의평가와 난도가 비슷하고 선택과목 중 확률과 통계, 기하는 다소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영일 세광고 교사도 “확률과 통계는 9월 모의평가보다 조금 어렵게 출제됐고, 기하 영역은 대다수 학생이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수석 소명여고 교사는 “중난도 문항이 늘어났고 추론을 통해 문제해결력을 평가하는 문항이 다수 출제돼 변별력은 충분히 확보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통과목에서는 정확한 개념을 이해하고 있지 않다면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학생들의 변별력은 공통과목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수학 영역은 공통과목과 선택과목(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으로 나뉘어 시행했다. 통합형 수능을 표방했지만, 선택과목 중 확률과 통계는 문과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고, 미적분과 기하는 이과 학생들이 많이 고른다고 알려졌다. 오 교사는 이번 수능 수학 난이도와 관련 “6·9월 모의평가를 통해 응시집단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에 맞춘 출제 방향을 볼 수 있다”며 “9월 모의평가와 미적분은 같은 기조, 확률과 통계는 조금 어렵게 출제한 것은 선택과목별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종로학원 측은 “확률과 통계가 쉽게 나온 편이어서 문과 학생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종로학원 측은 “이번 수능에서도 확률과 통계 선택학생들이 상대적으로 표준점수 낮게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공통과목에서는 조건을 만족시키는 연속함수 그래프 개형을 추론하는 12번(홀수형 기준) 문항 등이 새롭게 출제됐고, 원의 성질과 삼각함수를 이용해 빈칸을 채우는 15번 문항 등도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는 출제되지 않았던 형태였다. 이밖에 수열의 합과 식을 이용해 조건의 합을 만족하는 값을 찾는 21번 문항, 함수의 극한의 성질을 이용해 함수식을 추론한 후 주어진 조건을 만족하는 삼차함수를 구하는 22번 문항도 고난도 문항으로 꼽혔다.
  • 수능 국어 9월 모평보다 어려워...공통과목서 상위권 변별력

    수능 국어 9월 모평보다 어려워...공통과목서 상위권 변별력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영역은 6월 모의평가보다 쉽게, 9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수능과는 비슷하거나 약간 쉬웠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올해 처음 도입한 선택과목들보다 공통과목에서 상위권 수험생 간 변별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단은 18일 수능 국어 영역 종료 후 이런 내용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국어영역은 공통과목과 선택과목(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1개를 택해 치르는 방식으로 시행했다. 김용진 동국대부속여고 교사는 “전통적으로 고난도 문항이 많이 출제되는 독서 분야 지문이 짧아지고 쉬워졌다”면서 “지난 6월 시행한 모의평가 난이도와 비슷했고, 상대적으로 쉬웠던 9월 모의평가보다는 조금 어렵게 출제됐다”고 설명했다. 윤상형 영동고 교사도 “문학 분야는 독서보다 난이도가 평이했고 지문 7개 중 3개가 EBS 교재와 직접 연계됐다”며 “연계 안 된 4개 작품 중에 생소한 작품이 포함됐지만 선택지가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 등 전체적으로 난도가 높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지난 6월 모의평가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6점으로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2점 높아 더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입시업체들도 올해 9월 모평보다는 어려웠지만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쉬웠다는 평가를 대체로 내놨다. 종로학원은 “평소 어렵게 출제된 과학기술 지문도 길이가 짧고 정보량도 적어 쉽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진학사도 “지난해 수능 시험의 난도가 매우 높았다는 점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올해 쉬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유웨이는 “작년 수능보다 약간 어렵다”고 평가하고 “학생들이 ‘변증법’ 지문 독해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예상되고 기술 지문은 내용은 쉬우나 16번 문항이 다소 난도가 높은 편이었다”고 분석했다. 선택과목인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도 크게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 많았다. 김 교사는 “화법과 작문은 소재는 생소할 수 있는 지문이 출제됐으나 문제의 답이 명확히 구별되는 문항이 많았다”고 말했다. 윤 교사도 “언어와 매체는 고교 교육과정에서 문법 교육을 충실히 받았다면 풀 수 있는 문법 문제가 출제됐다”며 “다만 선택지를 하나씩 집중해서 적용해야 하는 꼼꼼함이 요구돼 문제 풀이에 시간이 소요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택과목보다는 공통과목에서 점수가 갈리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어 영역은 선택과목 유불리를 줄이고자 응시집단을 고려해 조정을 거친 뒤 이를 보완해 산출한다. 올해 두 차례 모의평가 지원 비중을 따지면 화법과 작문 선택자가 언어와 매체다 훨씬 많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수험생의 전체 국어 성적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오수석 소명여고 교사는 “공통과목의 경우 지문 길이는 짧아졌지만 개념을 추론하는 과정이 많아 다소 어렵게 느꼈을 수 있다”며 “상위권에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며, 중하위권에게는 다소 어려웠던 시험”으로 평가했다.
  • [취중생] 죽고 싶다고 외친 병사에게 돌아온 말 “도와줄 수 없다”

    [취중생] 죽고 싶다고 외친 병사에게 돌아온 말 “도와줄 수 없다”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함장님께 면담을 요청합니다.” 지난 3월 16일 당시 해군 3함대 강감찬함에서 갑판병으로 일한 정모 일병이 함장에게 보낸 모바일 메신저 메시지입니다. 같은 날 정 일병은 한 선임병으로부터 폭행을 당했습니다. 선임병은 정 일병이 강감찬함이 입항할 때 양묘기(선박의 고정줄을 감는데 사용하는 장비)에 홋줄(배를 정박시키는 밧줄)을 제대로 감지 못했다며 욕설과 폭언을 했습니다. 이후 선임병은 정 일병의 가슴과 머리를 밀쳐 정 일병을 갑판에 넘어뜨렸습니다. 이 사건은 지난 3월부터 선임병들로부터 집단 따돌림과 폭행, 폭언 등의 가혹행위에 시달린 정 일병이 지난 6월 휴가기간에 자택에서 생을 마감한 사건입니다. 군인권센터가 지난 9월 7일에 이 사건을 폭로했을 당시 군 내 가혹행위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D.P.’(군무이탈 체포조)가 큰 화제가 됐습니다. 병영 내 악습이 다시 대두되던 그때 국방부 부대변인은 지난 9월 6일 취재진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지금까지 국방부와 각 군에서는 폭행, 가혹행위 등 병영 부조리를 근절할 수 있도록 병영 혁신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왔습니다.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 등으로 악성 사고가 은폐될 수 없는 병영환경으로 현재 바뀌어 가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그러나 정 일병이 사망에 이르기 전까지 있었던 일들을 보면 ‘군 내 가혹행위는 옛일’이라는 취지의 설명은 무색해집니다. 정 일병은 자신의 피해사실을 함장 등 지휘부에 계속 알렸지만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습니다. 지휘부는 죽고 싶다는 말까지 한 정 일병을 가해자들과 만나게 해 화해를 주선했습니다. 또 계속 고통스러워하는 정 일병을 책망하거나 ‘더는 도와줄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군인권센터가 지난 9일 공개한 정 일병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분석 결과 중 일부를 보면 강감찬함 지휘부는 ‘살려달라’는 정 일병의 구호요청에 소극적으로 대응했습니다.피해 듣고 “책임 지고 해결하겠다”던 함장 정 일병은 지난 3월 16일 오후 8시 20분 함장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보냈습니다.“오늘 부두 입항 때 일이 서툴러 양묘기에 홋줄 감는 임무에 지장을 줬습니다. 그때 A상병이 양묘기 작업을 서툴게나마 도우려던 절 밀치며 말했습니다. ‘씨X, 니 뭐하는데? 그럴거면 가라.’ 저는 후임병의 자세로 ‘제가 하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저를 다시 밀치며 ‘꺼지라고, 씨X!’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입항이 끝나고 빠르게 뒷정리를 한 뒤 공황장애가 와서 양묘기실에 숨어 울며 숨을 쉬었습니다. 제 얼굴을 때리고, 팔을 손톱으로 긁으며, 머리를 철판에 때리면서 말입니다. (중략) 이 보고로 인해 (이 일은) 함장님과 저 이외에 아는 사람이 없으면 합니다. A상병의 전출 조치를 원합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이따금 듭니다. 대면으로 함장님께 면담을 요청합니다.”앞서 A상병을 포함한 선임병들은 지난해 11월 해군에 입대해 지난 2월 강감찬함에 배속된 정 일병이 사고를 당한 아버지의 병 간호를 위해 지난 2월 25일부터 2주간 청원휴가를 다녀온 사실을 못마땅해했습니다. 선임병들은 배에 돌아온 정 일병에게 “꿀 빨고 있네”, “신의 자식이다”라는 등의 말로 정 일병을 비난했습니다. 정 일병이 승조원실에 들어오면 다른 병사들이 다 나가버리는 집단 괴롭힘도 있었습니다. 정 일병의 메시지를 확인한 함장은 자신이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답했습니다.“얼마나 마음 고생이 많았을까 생각하니 함장으로서 가슴이 아프다. 조금만 진정하고 내일(지난 3월 17일) 아침 내가 출근할 때까지만이라도 참을 수 있겠니? 어려우면 내가 지금 배에 들어가마. 내일 빠른 시간 안에 나랑 같이 얘기해보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보자. (중략) 그 사이에 조금이라도 주위에서 불편하게 하면 함장에게 곧바로 연락 바란다. 전혀 미안해할 필요 없고, 함장이 책임을 지고 문제 해결해줄게.” (지난 3월 16일 오후 8시 35분 함장이 정 일병에게 보낸 메시지)함장은 다음 날 정 일병의 보직을 갑판병에서 선임부사관(CPO) 당번병으로 바꾸고 정 일병을 다른 승조원실로 옮겼습니다. 그러나 정 일병은 함내에서 가해자들과 계속 마주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 일병은 군 입대 동기에게 피해를 호소했습니다.“선임이 나보고 홋줄 맞아 뒤지면 좋겠대. 이 사람들은 내가 죽어도 괜찮은 사람들인가 보구나. (중략) 휴가도 내가 좋아서 간 게 아닌데. 아파. 아픈데, 정말 갑판 좋은데, 사람들이 날 너무 싫어해. 죽었으면 좋겠대.” (지난 3월 17일 오후 8시 10분 정 일병이 동기에게 보낸 메시지)함장의 조치로 보직이 변경됐지만 괴롭힘 피해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정 일병은 구토와 과호흡, 공황발작 등에 시달렸습니다. 이후 지난 3월 27일 저녁 갑판에서 함장에게 전화해 죽고 싶다는 말을 했습니다. 함장과 부함장은 당시 정박 중이었던 강감찬함에 즉시 복귀했습니다. 그런데 함장과 부함장은 정 일병에게 가해자들과 대면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가해자들은 정 일병을 대면한 자리에서 “일을 못하고 하려는 의지가 없어서 그런 것”이라며 자신들의 가혹행위를 정당화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피해자가 (가해자들과 대면하라는 함장의) 권유에 응했다 하더라도 지휘관으로서 불안증세가 심한 피해자를 가해자와 대면하게 한 점, 피해자가 두 번에 걸쳐 피해를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를 처벌하거나 (피해자와) 완전히 분리시키기는커녕 화해를 주선한 점은 명백한 사건 은폐·무마 시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도움 요청에 “이제 도울 수 없다”던 함장 가해자들이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목격한 정 일병은 지난 3월 28일 함장에게 다시 한 번 도움을 요청했습니다.“필승. 함장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 송구스럽지만 보고 체계를 무시하고 올립니다. 저번에 제가 공황발작을 일으켜 밤 늦게 출근하신 것 기억하시는지요.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중략)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상담 혹은 블루캠프(병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병사들을 교육하고 상담하는 프로그램)까지 필요할지 모릅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강감찬함의 대원이 되지도 못할 것 같습니다. 배에 있고, 그 선임들을 마주칠 때마다 더욱 증상이 심해집니다. 그래서 정신과 치료 후 육상 전출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구토, 공황발작, 과호흡 증상이 오후 6시쯤 취사업무를 수행하던 중 이유 없이 찾아왔습니다.” (지난 3월 28일 오후 7시 58분 정 일병이 함장에게 보낸 메시지)하지만 함장의 대답에 정 일병은 충격을 받았습니다.“배가, 사람이 날 망친다고 솔직히 (함장께) 보고드렸는데, ‘의지가 없으면 안 된다. 하기 싫으면 말해라. 그럼 이제 널 도와줄 수 없다’ 이러시고, 저희 침실분들 모아놓고 (저를 가리키며) ‘아프니까 잘 보듬어줘라’ 이랬습니다. 머리가 아프고, 이제 일 잘하는 게 힘듭니다. 너무 지쳐서, 실망해서, 죽을 것 같습니다. 기절도 했습니다. (중략) 침실가는 게 힘듭니다. 약도 뺏기고, 인간관계는 더 틀어졌습니다.” (지난 3월 30일 오후 8시 48분 정 일병이 병영생활상담관에게 보낸 메시지)정 일병은 함장에게 전출을 요청한 날로부터 1주일 뒤인 지난 4월 5일 국군대전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그 다음 날 민간병원에 입원하는 것이 좋겠다는 군의관의 소견에 따라 병가를 받아 강감찬함에서 하선할 수 있었습니다. 정 일병은 지난 4월 1일 병영생활상담관에게 “아무도 믿지 못하겠다. 제가 배에서 폭언을 당하기 전 정상이었다는 것 정도는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민간병원에 입원한 정 일병은 지난 6월 8일 퇴원해 지난 7월 2일까지 휴가를 받았습니다. 유족들은 정 일병이 퇴원 당시 눈에 띄게 살이 빠져 있었고, 예전과 달리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기 어려워했다고 했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낙오자가 됐다”는 말을 되풀이했다고 합니다. 이후 정 일병은 지난 6월 18일 자택에서 사망했습니다.반복되는 군 사망사고, 이젠 끝내야 해군은 이 사건과 관련하여 “해당 사건의 엄중함을 인식한 가운데 병사 사망과 관련된 병영 악·폐습 전반에 대해 엄정하게 조사했다”면서 “함장 및 부함장에 대해서는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임태훈 소장은 “군이 피해자를 궁지로 몰아넣고 참극을 빚어내는 일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국방부 장관이 머리를 숙여 사죄를 해도, 해군참모총장 등이 쇄신이니 개혁을 외쳐도 곳곳에서 비슷한 일이 계속 터져 나온다”면서 “군은 절대 반성없는 사과가 얼마나 의미없는 일인지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군기사고(군무이탈, 총기 및 폭발물을 이용한 살인·인질 난동 등, 구타 및 가혹행위, 군사기밀 불법 누설 등)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자살 사건입니다. 국방부가 군 내 사망사고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고 군 내 자살률이 일반 국민(20~29세 남자 기준)과 비교했을 때 낮다는 지표를 근거로 병영 부조리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만족해서는 안 됩니다. 병영 내 인권침해와 이로 인한 희생은 계속되고 있고, 반복되는 억울한 희생을 이제는 끝내야 합니다.
  • 시설내 노인학대 현황 살펴보니

    시설내 노인학대 현황 살펴보니

    시설내 노인학대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심지어 일상적으로 만성화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004년 노인복지법 개정으로 노인학대 예방 및 방지에 관한 법률 조항이 마련됐지만, 노인학대 사례는 오히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1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정책연구실 임정미 고령사회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의 ‘시설 내 노인학대 현황과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의 안전과 인권을 위협하는 노인학대 사례는 2005년 집계 이래 계속해서 늘고 있다. 2019년 보건복지부와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의 노인학대 현황 보고서를 보면 전국 34개 지역 노인보호전문기관을 통해 접수된 노인학대 상담 건수는 5243건에 이른다. 10년 전인 2009년의 2674건과 비교하면 2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보고서는 ‘무엇보다 요양시설 등 입소 시설에서의 학대가 10년 새 9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보건복지 이슈앤 포커스’에 실렸다. 노인복지법은 노인학대를 노인에 대해 신체적·정신적·정서적·성적 폭력 및 경제적 착취 또는 가혹 행위를 하거나 유기 또는 방임을 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시설내 학대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고 일상적으로 만성화된 경향을 보인다. 노인학대 중 시설 내 노인학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9년 2.7%에서 2019년 11.8%로 늘었다. 시설 유형별로는 노인이용시설 보다는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활시설에서 더 많은 노인학대가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학대 유형으로는 ‘방임’이 비율도 높고 발생빈도도 잦았다. 2012년 99건에서 2019년에는 352건으로 증가했다. 시설 학대 사례 617건 가운데는 ‘1주일에 한차례 이상’ 학대를 당한다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매일 학대를 당한다’, ‘1개월에 한번 이상 학대를 당한다’ 등의 순이었다. 시설에서의 학대가 일상적으로, 또 자주 발생한다는 의미다. 시설내에서 얼마나 지속적으로 학대가 이뤄졌는지를 살펴본 조사에서는 ‘1개월 이상 1년 미만’, ‘1년 이상 5년 미만’이라는 응답이 2012년 이래 큰 폭으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시설내 노인학대가 점차 장기화되고 있다”면서 “노인학대 발생률이 가장 높게 나타난 2019년에는 일회성 학대가 191건으로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시설내 노인학대가 일상화, 만성화되는 원인으로 보고서는 입소 노인의 신체적 제약과 인지력 장애, 시설 직원의 낮은 인권의식, 돌봄 기술에 대한 훈련 및 교육부족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시설의 인력 부족과 직원의 과도한 근무시간, 입소자 대비 낮은 직원 비율, 시설 학대를 은폐하려는 집단 문화 등이 학대와 방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설 학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일반인은 ‘직원의 성격이나 자질’을 꼽은 데 비해 요양보호사는 ‘노인의 개인적 기질과 행동’이라고 언급해 대조를 보였다. 보고서는 시설 학대를 예방하려면 직원에 대한 지원과 법 제도의 변화가 동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직원의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한 상담 지원 프로그램과 돌봄 종사자 지원센터 설치를 확대하고 인력을 늘려 업무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시설내에서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관련 기관에 신속히 보고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학대가 재발하지 않도록 지자체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여기는 중국] “흰머리가 검은머리 되는 기적”…수십 억 규모 사기 적발

    [여기는 중국] “흰머리가 검은머리 되는 기적”…수십 억 규모 사기 적발

    흰머리를 검은머리로 바꿔주는 ‘기적’의 약물이라고 홍보하며 사람들을 현혹시킨 일당이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당국은 해당 사기 사건의 피해액 규모가 1000만 위안(한화 약 18억 5000만원)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상하이시 공안국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대규모 온라인 사기 사건이 전말을 밝혔다. 공안에 따르면 문제의 사기단은 온라인을 통해 60일 만에 백발을 흑발로 바꿔준다는 ‘기적의 약물’을 홍보하는 영상을 게시했다. 사기단은 피해자의 관심을 끌고 위해 전문 의사로 가장한 뒤, 온라인 진단과 치료 및 전문 보고서 등을 이용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예컨대 피해자의 모발 사진과 사용제품, 생활 습관 등을 온라인으로 전송하면, 전문가로 위장한 사기단이 이를 거짓으로 진단하고 모발 영양제와 모발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차, 물리 치료용 패치 등의 세트를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60일 만에 흰머리를 검은머리로 바꿀 수 있다는 말에 속은 피해자들은 고가의 제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했고, 이에 적게는 수천 위안, 많게는 수만 위안에 이르는 거액을 지불했다. 30대 여성 장 씨는 올해 7월 스마트폰에서 ‘흑발 건강 제품’ 영상 광고를 보고 제품을 구매한 피해자 중 한 명이다. 젊은 나이에도 유독 흰머리가 많아 고민해오던 장 씨는 광고를 보고 혹한 나머지 곧바로 채팅 상담을 시작했다. 상담사의 채팅 프로필에는 의사를 연상케 하는 흰색 가운을 입은 여성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상담 신청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문가’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여성으로부터 전화가 왔고, 이후 장씨는 이 여성에게 모발 사진과 생활 습관 등에 대한 사진 및 정보를 제공했다. 장 씨는 “내 정보를 받은 상담사는 모낭의 상태가 좋지 않고 간과 신장이 나쁘다고 말했다. 판매자의 신원을 의심하자 ‘모발 헬스 센터’의 간판이 있는 광둥시의 한 건물 사진과 사무실 위치 등을 내게 보냈고, 자신이 전문가가 맞다고 재차 강조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해당 판매처를 통해 1580위안(약 30만 원)을 주고 제품을 구매했지만, 일정시간 동안 사용한 후에도 흰머리가 검은 머리로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뒤 해당 업체에 항의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판매처는 ‘체질에 문제가 있다’면서 모발 건강에 좋은 차를 사라고 권했다. 장 씨는 2회에 걸쳐 1만 2000위안(약 222만원)을 주고 차를 구매에 마셨지만, 검은머리로 변하기는커녕 두피와 얼굴이 부어오르는 부작용이 시작됐다. 그제야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장 씨는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지난 9월 말 상하이 공안국은 다른 지방 공안국의 지원을 받아 전담팀을 꾸리고 수사를 시작한 결과, 범죄에 가담한 용의자 54명을 체포하고 관련 증거품들을 압수했다. 사기단은 광둥, 후난, 후베이 등 전국에 걸쳐 사기에 가담하는 인력을 모집하고, 해당 인력들은 일반 회사와 마찬가지로 재무 담당과 고객 서비스 담당 등으로 나뉘어져 일사분란하게 사람들을 속였다. 현지 공안은 “사기단이 판매한 것은 모두 품질이 낮은 평범한 건강보조제였다. 이에 속은 사람들의 피해액 규모는 전국적으로 1000만 위안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온라인 쇼핑 사기 사건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사기 집단은 대체로 20대~30대로 구성돼 있다”면서 “(중국 최대 쇼핑 시즌인) ‘광군제’를 앞두고 인터넷 쇼핑을 통해 사람들을 속이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 강감찬함 함장, 폭행 당하던 일병 분리 요청에 “도와줄 수 없다” 방치

    강감찬함 함장, 폭행 당하던 일병 분리 요청에 “도와줄 수 없다” 방치

    해군 3함대 강감찬함 소속 정모 일병이 선임병의 가혹 행위를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에 함장이 피해자에게 “널 도와줄 수 없다”고 말하는 등 방치했다며 군 인권단체가 당시 지휘부를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군인권센터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강감찬함 함장(대령)과 부함장인 중령(진)이 정 일병의 생명권을 침해하고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하게 했다”며 피해자인 정 일병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분석 결과 중 일부를 공개했다. 지난해 11월 어학병으로 해군에 입대해 올 2월 강감찬함에 배속된 정 일병은 선임병들로부터 폭행·폭언과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 그가 숨지기 전 함장과 입대 동기, 병영생활상담관 등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절박한 심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정 일병은 선임병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지난 3월 16일 오후 8시 20분쯤 함장에게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피해 사실을 알리고 자해 충동과 극단적 생각이 이따금 든다고 털어놨다. 가해자인 선임병의 전출 조치를 희망하다는 뜻도 밝혔다. 함장은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았을까 생각하니 함장으로서 가슴이 아프다”며 “함장이 책임지고 문제 해결해줄게”라고 답했으나 즉각적인 구제 조치는 없었다고 센터는 지적했다. 정 일병은 3월 27일 함장에게 “죽고싶다”는 전화를 한 데 이어 다음 날인 28일에는 정신과 치료와 함께 하선 후 육상 전출을 희망한다고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함장 등 지휘부는 “의지가 없으면 안 된다. 그럼 이제 널 도와줄 수 없다”며 견딜 것을 권했다고 센터는 전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함장과 부함장은 정 일병의 생명권을 침해하고 ‘누구든지 병역 의무의 이행으로 인해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않는다’는 헌법상의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해군은 “해당 사건의 엄중함을 인식한 가운데 병사 사망과 관련된 병영 악·폐습 전반에 대해 엄정하게 조사했으며 함장 및 부장에 대해서는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숨진 정 일병의 선임병 1명은 폭행 혐의로 최근 군 검찰에 송치됐다.
  • “강감찬함 함장, 가혹행위 피해자에게 ‘도와줄 수 없다’ 말해”

    “강감찬함 함장, 가혹행위 피해자에게 ‘도와줄 수 없다’ 말해”

    해군 3함대 강감찬함에 소속된 병사가 선임병들로부터 지속적으로 구타, 폭언 등의 괴롭힘을 당한 후 사망하기 전에 함장에게 피해사실을 알렸지만 함장이 ‘이제 널 도와줄 수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소극적으로 대처한 구체적인 정황이 확인됐다. 피해자가 죽고 싶다는 취지의 말까지 했지만 함장과 부함장은 피해자를 가해자들과 제대로 분리하지 않고 오히려 가해자들과의 대면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인권센터는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인 고 정모 일병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분석 결과 중 일부를 공개했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정 일병이 사망하기 전에 함장과 군 입대 동기, 병영생활상담관 등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 사건은 강감찬함 갑판병이었던 정 일병이 지난 3월부터 선임병들로부터 구타, 폭언, 집단 따돌림 등의 가혹행위 및 괴롭힘을 당하다가 지난 6월 휴가 중 자택에서 사망한 사건이다. 정 일병은 지난 3월 16일 선임병들이 자신의 가슴과 머리를 밀쳐 갑판에 넘어뜨리고 “뒤져 버려라”라는 등의 폭언을 들은 당일 오후 8시 20분쯤 함장(대령)에게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피해사실을 알렸다. 군인권센터가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정 일병은 함장에게 가해자들의 폭언과 가혹행위 사실을 알린 이후 가해자 중 한 명인 A상병의 전출 조치를 희망한다며 “자해 충동과 죽고 싶다는 생각이 이따금 든다”고 말했다. 이에 함장은 곧바로 “필요하다면 네가 원하는대로 A상병 전출 조치를 포함해서 (조치하겠다)”면서 “함장이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답장을 보냈다. 하지만 즉각적인 분리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A상병을 포함한 가해자들은 정 일병에게 “너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홋줄(배를 정박시키는 밧줄)을 맞아 뒤지면 좋겠다”는 등의 폭언을 계속했다. 이후 함장은 다음 날인 지난 3월 17일 정 일병을 다른 내무실로 옮기는 것 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출구가 정해져 있는 함정 내 동선은 비슷하기 때문에 내무실 분리 조치를 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가해자들과 함정 내에서 마주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피해자와 가해자들의 분리가 제대로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보직이 변경됐지만 괴롭힘 피해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정 일병은 지난 3월 27일 함장에게 전화해서 죽고 싶다는 취지의 말을 전했다. 당시 강감찬함은 정박 중이었다. 함장과 부함장은 정 일병의 전화를 받고 즉시 함정으로 복귀했다. 그런데 정 일병을 가해자들과 대면하도록 했다. 가해자들은 이 자리에서도 정 일병에게 “일을 못하고, 일을 하려는 의지가 없어서 그런 것”이라며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 군인권센터의 설명이다. 정 일병은 다음 날인 지난 3월 28일 주임원사에게 연락해 가해자들의 처벌 여부를 물었다. 그러나 주임원사는 정 일병에게 ‘벌점으로 끝날 예정’이라는 취지의 말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 일병은 같은 날 함장에게 “저는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배에 있고 그 선임들을 마주칠 때마다 더욱 (구토, 공황발작, 과호흡 등의) 증상이 심해진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함장은 정 일병에게 “의지가 없으면 안 된다”, “하기 싫으면 말해라. 그러면 이제 널 도와줄 수 없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정황은 정 일병이 지난 3월 30일 병영생활상담관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드러났다. 또 부함장은 지난 4월 초 공황발작 증상을 보인 정 일병에게 “잘 해보기로 해놓고 왜 또 그러냐”며 책망하듯이 말했다고 군인권센터는 설명했다. 군인권센터는 “지휘관으로서 불안 증세가 심한 피해자를 가해자와 대면하게 한 점, 피해자가 두 번에 걸쳐 피해를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를 처벌하거나 (피해자로부터) 완전히 분리시키기는커녕 화해를 주선한 점은 명백한 사건 은폐, 무마 시도에 해당한다”면서 “정 일병의 생명권을 침해하고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해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상의 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하게 했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함장과 부함장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해군은 이 사건을 엄정히 조사해 적절한 조처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해자 중 한 명인 선임병 1명은 폭행 혐의로 최근 군 검찰에 송치됐다. 해군은 ”해당 사건의 엄중함을 인식한 가운데 병사 사망과 관련된 병영 악·폐습 전반에 대해 엄정하게 조사했다“면서 ”함장 및 부함장에 대해서는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촛불이 쏘아올린 ‘직장 내 민주주의’… 10만의 외침을 듣다

    촛불이 쏘아올린 ‘직장 내 민주주의’… 10만의 외침을 듣다

    한국 사회에 처음으로 ‘직장 내 민주주의’라는 화두를 던진 민간공익단체 직장갑질119가 출범 4주년을 맞았다. 지난 4년간 단체는 카카오톡 오픈채팅 8만건, 이메일 1만 5947건, 네이버 밴드 5000건 등 직장갑질 피해 사례 10만건 이상을 상담했다. 노동전문가, 변호사, 노무사들이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시간을 정해 상담을 하지만 단체의 카톡방은 피해자들의 상담 문의로 24시간 쉴 새 없이 울린다.직장갑질119의 활동은 촛불항쟁을 계기로 시작됐다. 2016년 겨울부터 2017년 봄까지 국민들이 매주 광화문광장에 나와 촛불을 들던 그때다. 촛불의 힘으로 현직 대통령을 헌정 사상 처음으로 끌어내리면서 한국 사회의 광장 민주주의는 한 단계 성숙했다. 하지만 여전히 일상의 민주주의는 직장의 문턱 앞에서 멈췄다. 정현철 직장갑질119 사무국장은 “촛불 항쟁 이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지만 대다수 직장인들의 삶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면서 “상명하복에 집단주의 문화가 팽배한 직장 문화를 뒤집고 직장 민주주의를 확산시켜야 한다는 고민 속에서 활동가들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단체 출범 하루 만에 한림대 성심병원 간호사들의 제보가 빗발쳤다. 재단 체육대회에서 간호사들에게 짧은 바지나 배꼽이 훤히 노출되는 옷 등을 입고 선정적인 춤을 추도록 강요했다. 간호사들은 장기자랑 준비를 위해 휴일까지 반납해야 했다. 임신한 간호사에게 야간 근무를 강요했고, 초과수당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 단체는 6일간 빗발친 제보 내용을 정리해 56쪽 분량의 ‘한림성심병원 보고서’를 만들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에게 전달했다. 단체의 활동은 직장내괴롭힘금지법 제·개정의 도화선이 됐다. 정 국장은 “비민주적 직장문화가 만들어 낸 괴물 같은 형태였다”면서 “한림대성심병원뿐만 아니라 직장 민주주의가 자리잡지 않은 일터에서는 아직도 이 같은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고 했다. 이 사건 공론화 이후에도 직장갑질119는 지상파 방송사가 방송작가의 수당을 상품권으로 지급한 일, 폐쇄회로(CC)TV를 통해 노동자들을 감시한 일, 대학원생들이 교수들에게 당하는 갑질 등을 폭로했다.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만 210건, 연구보고서 51건, 설문조사 25건 등의 실적을 냈다. 직장갑질119의 자료에 대해 정부가 낸 해명 자료가 20건이었다. 이 모두가 상근직원 4명에 불과한 작은 조직이 이뤄 낸 결과다.직장갑질119는 기업과 정부의 후원을 받지 않는다. 매달 1만~2만원씩을 보태는 470여명의 후원금 7000여만원과 공공상생연대기금, 아름다운재단, 사무금융 우분투 재단이 지원하는 1억여원의 공익기금으로 1년 예산을 꾸린다. 공익기금을 사업 진행비로 쓰고 나면 자체 예산인 7000만원으로 4명의 인건비 8000만원을 충당해야 한다. 매년 1000만원 정도 적자가 나는 빠듯한 살림이다. 정 사무국장은 “단체 출범할 때 쌓아둔 종잣돈을 조금씩 까먹고 있지만 애초에 단체 설립 목표가 직장갑질 근절이었다”면서 “한국 사회 직장갑질이 사라지면 직장갑질119도 발전적 해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체가 지속 가능했던 건 노동전문가, 노무사, 변호사 등 스태프 140명의 희생이 있어서다. 심준형 노무사는 지난 4년간 아팠을 때 한 번을 빼면 매주 토요일 오전 상담을 도맡아 왔다. 합류 초기 충남에 직장이 있던 그가 토요일 오전 서울집으로 향할 때는 주로 고속도로 휴게소에 차를 세워 두고 상담을 이어 가기도 했다. 심 노무사는 노무사 업계 수익 95% 이상을 차지하는 사용자 사건을 수임하지 않는다. 그는 “사용자 사건을 하는 건 노동자를 위해 만들어진 법을 사용자를 위해 해석하고 적용하는 일”이라면서 “법 기술자가 아니라 노동법 전문가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어야 세상이 조금이라도 좋게 바뀔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직장갑질 피해자를 상담해 주는 일을 해 온 그는 지난 5월 직장 갑질 피해자가 되기도 했다. 그가 일하던 곳은 경기 고양시에서 세금을 받아 운영되는 5인 미만 사업장이었는데 센터장의 공금 횡령 문제가 심각했다. 회계 담당 여직원이 이를 문제 삼자 그 직원에게 연장근로수당을 주지 않으면서 괴롭히기 시작했다. 심 노무사가 함께 목소리를 내자 그도 괴롭힘의 대상이 됐다. 센터장은 심 노무사 몰래 출입문과 공용이메일 비밀번호를 바꾼 뒤 알려 주지 않았다. 참다못한 심 노무사가 언론에 제보했고, 결국 고양시는 이 기관과 수탁 계약을 해지했다. 심 노무사는 “이 사건을 겪으며 피해자의 입장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파주 골프장 캐디 사건을 꼽았다. 지난해 9월 파주의 한 대학 골프장에서 캐디로 일하던 스물일곱 살 배모씨가 1년 넘게 이어진 직장 상사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지난 2월 특수고용노동자 최초로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았지만 고용노동부는 배씨가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아 직장내괴롭힘금지법을 적용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고인은 죽기 한 달 전 회사의 강요로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제출해 산재 보험도 적용받을 수 없었다. 심 노무사는 “괴롭힘은 맞지만 법은 적용할 수 없다는 현실이 너무 답답했다”고 말했다. 심 노무사는 유족을 대리해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로 인한 유족급여를 신청해 둔 상태다. 그는 “근로복지공단에서 고인의 죽음을 업무 관련성이 있는 자살로 인정해 달라는 것”이라며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분이 법의 구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지난 10월 14일 직장내괴롭힘금지법이 개정되면서 처벌조항이 신설됐다. 개정된 법은 객관적 조사 의무, 피해자 보호, 가해자 조치, 비밀누설 금지 등 조치의무를 만들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또 사용자나 사용자 친인척이 직장 내 괴롭힘 행위의 가해자일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이 신설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배씨와 같은 특수고용노동자나 프리랜서,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 플랫폼노동자 등은 이 법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 노동법 바깥에 있는 노동자의 숫자는 국가기관의 통계를 합치면 1000만명에 이른다. 통계청에 따르면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378만명,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간접고용 노동자는 347만명, 특수고용노동자는 229만명,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플랫폼노동자는 53만명에 달한다. 직장갑질119 활동가들은 불안정 노동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만드는 것을 직장갑질119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출범 초기부터 지금까지 직장갑질119에서 활동해 온 최석군 변호사는 매주 직장 갑질 피해자들과 이메일과 전화 상담을 한다. 민변 노동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 전문상담위원 활동도 병행한다. 최 변호사는 “직장갑질119가 사람들에게 직장갑질이 잘못된 일이라는 걸 인식시키고 공론화한 건 대단한 일”이라면서도 “아직도 작은 회사에서는 비인권적 일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직장갑질금지법이 시행된 게 2년 전인데 아직도 근로기준법 위반 가지고 여쭤 보는 분들이 많다”면서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교육이 너무 부족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 변호사의 이 같은 고민은 온라인 노동조합에 대한 기획으로 이어졌다. 우리나라 노동조합 조직률은 10%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대기업 정규직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노조 밖 노동자들은 직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창구가 없는 셈이다. 온라인노조는 도움이 필요한 노조 밖 노동자들 중에서 같은 직군, 같은 지역 노동자들끼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모여 서로 고민을 나눌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온라인노조는 전통적인 형태의 노조 가입에 거부감을 가지는 MZ세대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 국장은 “민주노총과 같은 조직은 노조 밖에 있는 MZ세대 노동자들에게 성벽처럼 느껴질 수 있다”면서 “노조 밖 노동자들, 특히 젊은 세대들이 동네 선술집처럼 편하게 드나들면서 직장에서 겪는 불합리한 걸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 5층 위 한 발 삐끗 땐… 목숨 내건 ‘가전 방문’

    5층 위 한 발 삐끗 땐… 목숨 내건 ‘가전 방문’

    두 시간 안에 옷을 세탁하고 바로 입을 수 있도록 건조까지 끝내 주는 대형 세탁기와 건조기. 좁은 싱크대에도 설치할 수 있는 수전형 정수기. 이처럼 삶을 편리하게 해 주는 새로운 가전제품들이 인기를 끌지만 이를 설치·수리·정비하는 방문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은 악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빠른 시간 안에 가전을 수리해야 하는 이들은 근골격계 질환에 걸릴 위험도 크고 감정 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2일 서울 중구 전국금속노동조합 회의실에서 열린 ‘방문 노동자 안전실태 증언대회’에서 김문석 삼성전자서비스 서울지회 양천센터 분회장은 “안전을 위해 대형 가전 수리는 2인 1조로 작업해야 하지만 작업량에 비해 인력이 부족하다”면서 “100㎏이 넘는 드럼세탁기를 혼자 밀다 허리를 다치거나, 리프트를 이용해 세탁기 위에 설치된 건조기를 내리다가 노동자가 깔리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약 5층 높이 저층 아파트에서는 작업차량 없이 에어컨 실외기를 점검해 추락 위험도 있다. 가전 방문 노동자들은 비좁은 공간 틈새로 손을 넣어 가전을 수리하다가 다치기 일쑤다. 김진희 엘지케어솔루션지회 수석부지회장은 “쪼그려 앉아서 공기청정기나 냉장고를 세척하면 관절에 부담이 크다”면서 “특히 많게는 수백번 허리를 굽혔다 펴야 하는 수전형 정수기는 점검을 거부하고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집단산재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거운 장비도 업무 강도를 가중시킨다. 설정석 엘지전자지회 사무장은 “10㎏이 넘는 공구나 부품 등을 들고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을 올라가야 할 때도 많다”며 “에어컨 실외기의 경우 필요한 안전장비가 더 많아 업무 강도가 더 높다”고 했다.고객들로부터 폭언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 위협을 당하기도 한다. 지난 8월 경기 성남의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는 휴대전화 고장을 상담하던 고객이 직원을 향해 흉기를 휘둘러 직원이 어깨 등에 부상을 입었다. 현용호 삼성전자서비스 경기지회장은 “센터에 가림막이나 비상벨을 설치했지만 사 측은 비용 문제 때문에 보안요원은 둘 수 없다고 한다”면서 “집에 방문한 직원에게 폭언을 하거나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어 관리자와의 동행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현철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장은 “산업안전보건법에는 방문 서비스 노동에 대한 구체적 규정이 거의 없다”면서 “사업주가 안전·보건 조치를 할 책임을 포괄적으로 정하고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되는 가전 렌털 분야 노동자들도 산업안전보건법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의사가 처방했는데 뭐 어때요”… 마약에 빠진 아이들

    “의사가 처방했는데 뭐 어때요”… 마약에 빠진 아이들

    종종 오해하는 게 있다. 마약(痲藥)의 앞 단어 ‘마’는 마귀(魔)를 뜻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마(痲)는 ‘저리다’ 또는 ‘감각이 없다’를 의미한다. 양귀비와 이 식물에서 추출한 아편을 떠올리면 알 수 있듯이 양귀비는 오래전부터 진통제와 마취제로 쓰였다. 영어로도 마약(Narcotics)의 의미는 무감각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마약의 중독성과 부작용만을 떠올려 ‘마귀’부터 연상했다면, 마약의 본질을 간과한 셈이다. 물론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마약을 치료가 아닌 쾌락을 위해 사용했을 때 마약은 악마의 모습을 드러낸다. 미성년자라고 예외는 아니다. 호기심으로, 기분이 편안해진다기에, 또래 친구의 권유로, 의사가 처방해 준 약이니까 괜찮겠지 싶어 처음 손댄 마약은 10대 청춘의 삶을 송두리째 망가트린다. 문제는 최근 마약에 손대는 10대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경찰에 적발된 10대 마약사범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텔레그램 등을 통해 마약을 간단히 구입할 수 있고, 의사의 처방을 통해 살 수 있는 향정신성의약품 등에도 청소년들이 너무 쉽게 빠져들고 있다. 물론 10대들이 마약의 위험성을 깨달을 수 있는 교육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서울신문은 31일 ‘펜타닐 10대 집단 투약 사건’을 중심으로 10대가 왜 마약에 쉽게 빠져들고 있는지 분석했다.“10대들은 마약에 대한 경각심이 크지 않아요. 이 약이 얼마나 위험한지도 모르고 흡입하더라고요. 의사가 처방해 준 약이니 괜찮겠거니 하지만, 실제로 딱 한 번 했는데도 끊지 못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지난 5월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패치를 투약한 10대 남녀 42명을 검거한 김대규 경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장이 지난 29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경남청은 당시 이례적으로 10대 마약사범 검거 사실을 언론에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10대 마약사범은 초범인 경우가 많고, 아이의 미래를 생각해 쉬쉬하며 넘어가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그러나 경남청은 펜타닐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언론에 발표하는 것을 결정했다. 펜타닐은 말기암 환자 등 극심한 고통을 겪는 환자를 위해 만든 마약성 진통제지만, 중독성은 모르핀에서 추출해 낸 헤로인(모르핀의 10배)보다 더 강력해 ‘합성 마약의 끝판 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펜타닐이 경남·부산 지역 10대 청소년들에게 처음 알려진 건 지난해 6월쯤이다. 당시 고등학생 신분이었던 A(19·구속)씨가 펜타닐을 처음 퍼트렸다. 펜타닐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유행한 건 2~3년 전부터다. 교포 음악인들이 주로 펜타닐을 마약으로 이용하면서 국내에도 알려졌다.경남청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부산·경남 지역 병원 및 약국 등에서 자신과 타인의 이름으로 펜타닐 패치를 처방받아 판매·투약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A씨를 포함해 10대 남녀 42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만 17세 6명, 18세 12명, 19세 24명 등 모두 10대였다. 주로 공원이나 상가 화장실 등에서 펜타닐 패치를 투약하거나, 심지어 학교에서 투약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마약사범 중에는 당시 고등학생 신분도 있었고, 학교 밖 청소년도 있었다. 경남청은 이후에도 꾸준히 펜타닐을 투약하는 10대들을 추적해 이날 기준 10대 남녀 10여명을 추가로 입건한 상태다. 10대 청소년들이 펜타닐 패치를 주목한 건 의사 처방을 통해 합법적으로 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이들은 인근 병·의원을 찾아 “허리가 아프다”거나 “곧 수술을 한다”며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그리고 펜타닐 패치를 처방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병원이 진료 전 본인 확인을 소홀히 한다는 점을 노렸다.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서 진료를 받아도 일일이 확인하는 병원은 거의 없었다. A씨를 비롯해 10대 청소년 총 14명이 펜타닐 패치를 처방받았고, 1명은 총 12차례 허위 처방을 받았다. 펜타닐에 대한 ‘무지함’도 사건을 키운 배경 중 하나다. 10대 마약사범들은 대마나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을 투약했을 때 처벌된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지만, 펜타닐은 의사가 처방해 주는 약인데 “뭐가 문제냐”라고 대다수가 반응했다. 김 계장은 “펜타닐은 중독성과 부작용이 심각한 마약임에도 일부 의사들은 펜타닐의 위험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지 않다”며 “검거된 학생들조차 의사가 처방해 준 약이라 문제가 될지 몰랐다는 인식을 보였다”고 말했다.실제로 펜타닐은 한번 시작하면 끊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검찰청 ‘2020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펜타닐은 강력한 진통제로 모르핀보다 약 100배 강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 또 진정 작용이 탁월해 심한 고통을 느낄 때 마취제로 널리 쓰인다. 그러나 내성과 의존성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과다복용의 위험과 호흡기능 저하 탓에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미국은 펜타닐에 의해 2015년 약 5000명, 2016년 1만 9000명, 2017년에는 2만 8000명이 사망했다. 김 계장은 “펜타닐은 일단 중독되고 나면 투약을 멈췄을 때 온몸을 구타당하는 통증 등 금단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며 “딱 한 번 투약했더라도 끊지 못하고 방황하는 아이들이 많았는데, 조사 중에도 펜타닐을 투약하다 적발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펜타닐 10대 집단 투약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10대 마약사범 증가는 최근 ‘다크웹’의 등장과 코로나19 확산이 맞물리면서 뚜렷해졌다. 실제로 트위터와 텔레그램 등 온라인에 익숙한 10대들은 마음만 먹으면 마약을 구하는 건 어렵지 않다. 트위터에 마약을 의미하는 은어인 ‘작대기’, ‘아이스’, ‘크리스탈’ 등을 입력하면 마약 판매상을 검색할 수 있고 텔레그램 등을 통해 주문할 수 있다. 과거처럼 직접 대면 대신 ‘던지기’ 수법(특정 장소에 마약 판매상이 두면 구매자가 나중에 마약을 찾는 것)으로 마약을 받는다. 특히 지난해 초부터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사회적 단절·고립감을 경험한 10대들이 마약에 의지해 우울·불안감을 이겨 내려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경찰청에 따르면 10대 마약사범은 2018년 104명이었지만, 2019년 164명, 2020년 241명으로 증가했다. 올해 6월 기준 10대 마약사범은 178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73명)보다 248.3% 폭증했다. 마약 전문가들은 10대 마약사범 증가의 또 다른 원인으로 ‘약물중독 교육의 부재’를 꼽는다. 실제로 정규교육과정에서 마련된 상세한 약물중독 교육 지침은 없다. 대부분 ‘마약은 나쁘다’ 같은 추상적인 교육뿐이다. 초·중·고등학교에 마약중독 관련 강의를 나가고 있는 김 계장은 “교육 현장에서 만나는 학생들은 마약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다”며 “마약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바로잡는 것부터 시작해야 10대 마약을 줄이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태용(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전북본부장) 우석대 약학과 교수는 “10대의 경우 인체 기능과 면역력 형성이 안 돼 마약이 투약됐을 때 중독에 더 약하고, 성인보다 신체에 더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미 마약에 손을 댔다면 마약을 함께했던 또래 집단과 분리하고, 정신과 의사와 상담해 치료를 받는 게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 [알아두면 쓸데 있는 건강 정보] 치매 수발에 지친 마음 보듬는 ‘가족상담 지원 서비스’

    Q. 치매 수발로 많이 우울합니다. 상담을 지원해 주는 제도가 있다는데요. A. 오랜 간병으로 지쳤다면 ‘가족상담 지원서비스’를 이용해 보세요.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자 가족의 스트레스와 우울을 완화하기 위해 건강보험공단에서 전문상담·교육·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치매 환자 수발 가족이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Q. 어떤 서비스를 해 주나요. A. 총 10번가량의 다양한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건보공단에 소속된 정신건강 전문요원이 수급자 가족에게 1대1 상담을 6회 제공합니다. ‘개별상담’은 자택에서 대상자 상태, 특성, 환경에 맞춰 진행됩니다. ‘집단활동’은 총 4회 진행되며 비슷한 상황에 처한 다른 가족과 함께 교류할 수 있는 활동이 이뤄집니다. Q. 후속 지원도 가능한가요. A. 상담을 이수한 뒤에도 집단활동 자조모임, 전화상담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집단활동을 같이한 가족과 모임 장소가 필요하면 건강보험공단 노인장기요양보험 운영센터에 미리 신청하면 됩니다. 치매 관련 정보가 필요하거나 소통이 필요하면 24시간 언제나 치매 상담 콜센터(1899-9988)에서 도움받을 수 있습니다.
  • 서울과기대 학생상담센터, 마음건강증진캠페인 ‘마음촉촉’ 진행

    서울과기대 학생상담센터, 마음건강증진캠페인 ‘마음촉촉’ 진행

    서울과학기술대학교(총장 이동훈) 학생상담센터가 지난 5일 재학생들을 위한 마음건강증진캠페인 ‘마음촉촉’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15일 밝혔다. 마음촉촉 행사는 서울과기대 향학로에서 ▲OX퀴즈 ▲찾아가는 상담 ▲PHQ-9 검사 등 3개의 부스를 마련해 동시에 진행됐다. 서울과기대 관계자는 “이 캠페인은 정신건강 관련 정보를 통해 학생들의 마음건강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한편 상담센터 접근성 강화, 그리고 비대면에서 대면 학습환경으로의 전환 확대에 따른 부적응을 대비·예방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과기대 학생상담센터는 개인상담, 심리검사, 집단상담, 특강 등의 심리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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