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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정치에서의 악함에 관하여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정치에서의 악함에 관하여

    정치학자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좌절감을 안긴다. 정당화는 물론이고 설명이 안 되는 존재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책 ‘정치학’은 ‘선한 삶’과 ‘정의로운 공동체’, ‘좋은 정치’가 함께 간다는 서술로 시작한다. 트럼프가 코웃음 칠 일이다. 그는 인간적인 삶의 전망을 파탄으로 이끌고 세상을 혐오와 적대로 들끓게 하는 방법으로도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고전 정치학만 무력화된 게 아니다. 트럼프는 현대 정치학의 개념과 이론도 무색하게 만들었다. ‘주권의 불가침성’을 트럼프만큼 손쉽게 무시한 국가 지도자는 없었다. 트럼프는 태연하게 거짓말을 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잔혹한 행동을 함으로써 사람들을 멍하게 한다. 트럼프는 ‘자의적 통치의 제한’을 제도화한 헌법도 무시했다. 인간의 기본적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 것은 물론 그 무엇에 의해서도 견제받지 않는 통치자가 되고자 했다. 그 점에서 트럼프는 왕이다. 공포를 조장해 원하는 것을 손에 넣고, 그러면서도 대중으로부터 사랑받고자 하는 전형적인 참주(tyrant)다. 게다가 변덕스럽기까지 하다. 예측되지 않는 권력은 위험하다. “미국이 세계 경찰 역할을 하는 일은 이제 없을 것”이라 했을 때, 이해할 만한 일로 여겼다. 트럼프의 미국이 실리 위주의 신고립주의를 지향할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말도 안이하게 믿었다. 그러다 선전포고도 없이 군사행동을 하고 최첨단 무기를 쏟아붓는 걸 보면서 아차 싶었다. 뭔가 크게 잘못 가고 있다. 이미 트럼프는 이민단속국으로 본토를, 특수부대로 중남미를, 공중 폭격과 미사일로 중동을 헤집어 놓았다. 여기서 멈출까? 그럴 것 같지가 않다. 트럼프는 다음 대상을 어디로 할지 궁리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래야 협상에 유리하다고 여기는데, 더 큰 위험은 사람들도 자꾸 그게 어디일지를 궁금해한다는 사실에 있다. 전쟁이 전쟁을 부르는 악순환의 심리적 고리가 형성되었다. 어쩌면 새로운 지구전쟁은 이미 시작된 것인지 모른다. 트럼프만 문제인 것도 아니다. 미국 민주당의 존재감이 없다. 집권당이라고 하지만 공화당의 역할도 없다. 대통령은 여야나 의회를 우회해 대중 여론과의 직접 대면을 즐긴다. 트럼프는 소셜미디어(SNS)로 일한다. 내각과 부처의 장관들도 독립된 역할이 없다. 미국의 정부는 없고 트럼프의 미국만 있다. 미국 민주주의의 운명이 트럼프의 손에 잡혀 있다. 200년 전 ‘미국의 민주주의’를 출간한 프랑스의 정치철학자 알렉시 드 토크빌은 미국을 다양한 중간 집단과 결사체가 사회를 풍요롭게 만들고, 분권화된 지방의 삶이 살아 있는, 다원적인 국가로 묘사했다. 그가 타임머신을 타고 와 오늘의 미국을 본다면 책을 새로 냈을 것이다. 고립되고 원자화된 개인들로 이루어진 무정형적 여론이 한 인물의 불안정한 개성에 의해 이리 이끌리고 저리 이끌리는 ‘미국의 대중 민주주의와 독재’가 그 주제였을 것이다. 1776년 독립선언문으로 천명했던 미국의 원칙, 즉 “자유와 평등, 행복 추구”를 만인의 자명한 권리로 존중하는 미국 민주주의는 유지될 수 있을까. 긍정적으로 답하기 어렵다. 250년 전 그때의 미국은 위대했으나, 지금은 아니다. 트럼프의 미국은 인간과 세계에 대한 도덕적 책임감을 견지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소비문화와 도파민에 중독되고 더 위대해지려는 헛된 꿈에 집착하는 ‘말기의 로마’ 같은 미국이다. 아리스토텔레스로 돌아가 보자. 그는 ‘선한 인간’과 ‘좋은 시민’이 일치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이렇게 답한다. 좋은 시민이 꼭 선한 인간은 아니어도 되지만, 치자(治者)는 그럴 수 없다. 보통의 개인은 자신의 욕망과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도 좋다. 그러나 정체(헌법)를 수호하고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겠다고 선서하며 공권력을 위임받은 자는 그럴 수 없다. 한때 트럼프는 한국 정치의 아이콘이었다. “한국의 트럼프”를 내세운 대선 후보도 있었고, 트럼프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공식 추천한 의원도 있었으며, 국회에서 윤석열 석방을 트럼프에게 간청하는 기도회를 주관한 의원도 있었다. 부끄럽게 돌아봐야 한다고 본다. 도덕적 지도력을 잃은 힘은 우리가 따를 정치의 모델이 될 수 없다. 박상훈 정치학자
  • “6·3 선거서 공공선·정의 수호할 것”…개신교 단체 ‘나부터 포럼’ 선언문 발표

    “6·3 선거서 공공선·정의 수호할 것”…개신교 단체 ‘나부터 포럼’ 선언문 발표

    개신교 단체 ‘나부터포럼’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와 관련된 정치적 거래나 부당한 결탁을 배격할 것을 다짐했다. 나부터포럼은 10일 서울 강서구 한 호텔에서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후원으로 제5차 포럼을 열고 ‘정교유착의 악습을 끊고, 신앙의 공적 책임을 다하자’는 제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우리는 선거에서 행해지는 모든 부당한 결탁을 단호히 거부하고 ‘정교분리’의 참된 헌법 정신을 수호할 것”이라며 “정치 이념의 확성기가 아닌, 양심과 진실의 통로가 될 것”을 다짐했다. 아울러 신앙의 이름으로 공공선과 정의를 위한 ‘유권자적 책임’을 다하고, 자신과 교회부터 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 입법 논의 중인 이른바 ‘정교유착 방지법안’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포럼 측은 “반사회적 사이비 종교 집단의 폐해를 막는다는 명분이 종교 전체의 자유와 언론, 표현, 결사의 자유를 훼손하는 칼날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나부터포럼 대표인 류영모 목사는 “종교를 권력의 도구로 삼고 권력을 신앙의 우상으로 삼아 온 그 질긴 사슬을 끊어야 한다”며 “그래야 교회가 다시 교회다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 李대통령 “기간제법이 오히려 실업강제…소상공인도 단결권 허용해야”

    李대통령 “기간제법이 오히려 실업강제…소상공인도 단결권 허용해야”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비정규직을 2년 고용하면 정규직 전환을 의무화한 현행 기간제법에 대해 “상시 고용으로의 전환을 독려하기 위해 만든 법인데도 사실상 ‘2년 이상 고용금지법’이 돼버렸다”며 “현실적 대안을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노동자를) 보호하자는 취지의 법안이 사실상 (노동자) 방치를 강제하는 법안이 돼 버렸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2년이 지나면 정규직을 계약해야 한다는 조항만 보면 아주 그럴듯하지만, 현실적으로 고용하는 측에서는 1년 11개월을 딱 잘라 고용을 하고 절대로 2년 넘게 계약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실업을 강제하는 측면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 정규직은 조직이 잘 돼 있고, 단단하게 뭉쳐 권리 확보를 잘해 나가고 있다”면서도 “그러다 보니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제 정규직을 절대 뽑지 않는다는 게 상식이 돼 버렸다”고 짚었다. 이어 “기존 정규직이야 자기 위치를 찾겠지만 자녀들이나 다음 세대는 정규직의 자리를 결코 누릴 수 없을 것이다. 오죽 답답하면 일부 노조에서 새로 (직원을) 뽑을 때 노조원의 동의를 받아오라고 하겠느냐”며 “일정 수의 고용을 유지하라는 투쟁도 하는 것 같던데 그게 잘 되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과 위상 강화를 위한 일들이 궁극적으로 노동자들의 위상을 약화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회적 대화 활성화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지도부를 향해 “대화를 일상적·공식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탈퇴한 지 오래됐는데 이용만 당하고 들러리만 서다 보니 화가 나는 점은 이해한다. 노동자 탄압 트라우마로 실용적 정책에 본능적 반감을 갖는 것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신뢰가 중요하다. 한번 고민을 적극적으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소상공인에게도 단결권을 허용하는 대안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자들의 본질적 약자성이 언제나 문제가 되는데 해법은 역사적으로 증명된 것이 있다”며 “소위 노동 3권이 헌법에 보장돼 있다. 조직을 통해 집단으로 교섭하고 그래도 안 되면 집단행동으로 실력을 행사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들에게도 집단 교섭을 허용하고, 최소한의 단결권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이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란 우려는 일축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자동화가 곧 일자리 상실이라는 역사적 경험 속에서 (노동자 입장에서는)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자, 이 대통령은 “너무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시절 도입한 ‘스마트 팩토리’(지능형 공장)가 고용 증가로 이어진 사례를 언급하며 “피지컬 AI는 숙련노동을 로봇으로 대신해야 하므로 노동자들의 협조와 관리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 도입 관련해 걱정이 크지만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노동계에서 대책을 논의해주면 좋겠다. 그러면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수용해 정부 정책으로 만들어 한꺼번에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 “저는 살해범입니다”...故 김창민 감독 가해자, 유튜브서 사죄·음원 논란 해명에 대중 ‘분노’

    “저는 살해범입니다”...故 김창민 감독 가해자, 유튜브서 사죄·음원 논란 해명에 대중 ‘분노’

    발달장애 아들과 식사 중이던 고(故) 김창민 영화감독을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가해자가 유튜브에 출연해 사과했으나 대중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9일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에 출연한 가해자 A씨는 유가족에게 사죄의 뜻을 전했다. 해당 영상에 출연한 가해자 A씨는 “고인이 되신 김 감독님과 유가족분들에게 너무 죄송하고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유가족에게도 아들을 잃으신 슬픔을 알고 있고,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A씨는 활동명 ‘범인’으로 ‘양아치’라는 제목의 음원을 발표해 고인을 조롱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건 전부터 준비했던 곡이며, 예전에 오래 만났던 첫사랑 이야기를 힙합스럽게 표현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유족 측은 “사건 이후 단 한 번의 직접적인 사과도 없었다”며 가해자들의 행보에 분노를 표했다. 고인의 부친은 JTBC 인터뷰를 통해 “뜬금없는 소리로 피해자를 더 자극하고 상처 주느냐”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을 올린 유튜버 역시 가해자들의 진정성을 의심하며 가해자들의 실체가 담긴 후속 영상을 예고한 상태다. 사건 현장에 동석했던 일행 중 일부가 과거 조직폭력배 활동 가담 사실을 인정한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가해자 측은 유튜브 출연이 진심 어린 반성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정작 피해자 유족에게는 어떠한 합의 제안이나 직접적인 사죄의 연락도 닿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가해자가 감형이나 여론 조작을 위해 유명 유튜버를 이용하려 한다”, “괜히 약한 척하지 마라. 그냥 계속하던 대로 하라”, “진심으로 죄송하면 고인과 유족분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감옥에서 평생 벌받아라” 등의 반응을 보이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의 부실 논란도 제기됐다.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가해자들이 불구속 상태로 거리를 활보하게 되자 유족은 강력히 반발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현재 검찰은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사건 경위와 공모 여부를 전면 재검토하는 등 재수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경기 구리시의 한 식당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A씨 등 20~30대 일행이 소음 문제로 시비가 붙은 김 감독을 집단 폭행하며 시작됐다. CCTV 영상에는 쓰러진 김 감독을 식당 안팎으로 끌고 다니며 폭행을 이어가는 장면이 담겼으며, 김 감독은 결국 뇌사 판정을 받은 뒤 장기 기증으로 4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김창민 감독은 영화 ‘용의자’, ‘마녀’, ‘비와 당신의 이야기’ 등 다수의 흥행작에서 작화와 연출에 참여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영화인이다. 1985년생인 그가 어린 아들을 남겨두고 떠났다는 소식에 영화계 안팎에서도 추모의 물결과 함께 엄정한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 체력인증 높은 사람 연간 보험금 청구 건수 최대 10% 줄어든다…체육공단, 국민체력 100데이터 기반 의료비 지출 등 성과 공유회 개최

    체력인증 높은 사람 연간 보험금 청구 건수 최대 10% 줄어든다…체육공단, 국민체력 100데이터 기반 의료비 지출 등 성과 공유회 개최

    국민체육진흥공단은 10일 ‘국민체력100 데이터 기반 의료비 지출 및 만성질환 발생 위험 분석 연구’ 성과 공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한국스포츠과학원에서 열린 공유회에서 약 223만 건의 국민체력100 데이터와 실손의료보험 데이터를 연계해 성별·연령·체질량지수(BMI) 등 다양한 요인을 보정한 분석으로 체력 수준, 의료 이용 및 만성질환 발생 간의 관련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연구 결과 체력 인증 등급이 높은 집단은 기준 집단(6등급)에 비해 연간 보험금 청구 건수가 약 5~10%(0.25건~0.48건), 보험금 지급 금액이 약 6~14%(6만 1000원~14만 3000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력 수준과 의료비 간 유의한 관련성이 확인됐다. 또 실손의료보험 가입자(2024년 약 4000만 명)를 기준으로 단순 환산의 경우 6등급 대비 1∼5등급 집단에서 약 4조 2268억 원 규모의 의료비 감소 효과가 추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 체력 수준과 만성질환 발생 위험 간의 분석 결과, 심폐지구력과 근력이 낮을수록 주요 만성질환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폐지구력 위험군은 건강군 대비 당뇨병 발생 위험이 약 1.92배, 허혈성 심장질환은 약 1.84배 높게 나타났으며 근력 위험군 역시 당뇨병은 약 1.92배, 뇌혈관질환은 약 1.96배 높은 위험을 보였다. 박세정 한국스포츠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장은 “체력 관리는 만성질환 예방과 의료비 부담 완화와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라며 “이번 연구는 체력 데이터 기반의 예방 중심 건강관리 정책 설계 가능성을 보여주는 근거”라고 밝혔다.
  • 부산서 ‘천원의 아침밥’ 도시락 먹은 대학생 20명 식중독 의심

    부산서 ‘천원의 아침밥’ 도시락 먹은 대학생 20명 식중독 의심

    부산의 한 대학교에서 집단 식중독 의심 사례가 발생해 보건당국이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10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7일 해당 대학에서 제공된 도시락을 먹은 학생 20명이 구토와 설사 등 식중독으로 추정되는 증상을 호소했다. 이 도시락은 교육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 중인 대학생 복지 사업 ‘천원의 아침밥’을 통해 제공된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도시락 제조업체와 학교를 대상으로 검체를 확보해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현재까지 부산에서 추가 신고는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 상호금융 대출문 더 좁아진다… 새마을금고, 비회원 주담대 중단

    상호금융 대출문 더 좁아진다… 새마을금고, 비회원 주담대 중단

    우대금리 제한까지… 농협·신협도 대출 조이기가계대출 급증 여파… 취약차주 밀려날 우려새마을금고가 비회원 대상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상호금융권 전반의 대출 문이 빠르게 좁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상호금융권을 지목한 이후 농협과 신협까지 잇따라 대출 제한에 나서면서 서민·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여건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조만간 비회원을 대상으로 한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할 예정이다. 회원과 비회원 모두를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 제공 중단도 검토되고 있다. 이르면 이달 중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새마을금고는 이미 지난 2월 19일부터 집단대출을 통한 중도금·이주비·분양잔금대출 취급을 중단한 상태다. 특히 분양잔금대출은 집단대출뿐 아니라 개별대출 방식까지 막아 놓으면서 부동산 관련 대출을 전방위적으로 조이고 있다. 다른 상호금융기관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협은 집단대출 신규 심사와 모집법인 및 모집인을 통한 가계대출을 중단했고, 가계대출 증가율 한도를 초과한 조합에는 비조합원 대출 취급을 제한했다. 농협 역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1%를 넘은 농·축협을 대상으로 비조합원과 준조합원에 대한 신규 가계대출을 중단하도록 했다. 이 같은 조치는 상호금융권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3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 3조 5000억원 가운데 2조 7000억원이 상호금융권에서 발생했다. 이는 대출 제한 조치 이전 승인된 물량이 시차를 두고 반영된 결과로, 향후에는 증가세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대출 문턱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상호금융권 대출이 축소되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차주 중심으로 자금 공급이 이뤄지고, 중저신용자는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나 대부업 등 고금리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부채 관리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취약 차주에 대한 자금 공급 위축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열린세상] 쿠르드를 통해 바라본 ‘제국’

    [열린세상] 쿠르드를 통해 바라본 ‘제국’

    이번 이란 전쟁에서 초기에 많은 주목을 모았던 이들이 있으니 바로 쿠르드인들이다. 쿠르드인들은 튀르키예, 시리아, 이라크, 이란 4개국에 흩어져 거주하지만 ‘쿠르드 민족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에 2003년 이라크, 2011년 시리아에서 국가가 붕괴되는 가운데 광범위한 자치권을 확보한 정치 집단들이 생겨났다. 이라크의 쿠르드자치정부(KRG)와 시리아 인민방위대(YPG)가 각각 그들이다. 미국은 중동의 핵심 거점에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판단 아래 이라크와 시리아의 쿠르드 운동을 지원하며 이 지역에 진출했다. 이를 발판으로 이란 쿠르드 지역에 대한 분리 공작과 지상군 침투를 시도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쿠르드 무장 단체들이 협조를 거부하고, 이란에서도 마땅한 호응이 보이지 않자 쿠르드 계획은 얼마 안 가서 잠잠해졌다. 사실 역사를 고려하면 애초부터 ‘쿠르드 카드’에 현실성이 없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다. 튀르키예는 600년 동안 이 지역을 통치한 오스만 제국의 유산을 잇고 있고, 이란 역시 500년 전 사파비 제국 시기에 현대 국가의 골격이 형성됐다. 이런 ‘문명 국가’들은 자신의 문화가 보편적 호소력을 갖는다고 전제했고, 제국의 언어와 문화만 공유한다면 지방 행정부터 중앙 요직까지 소수민족에게도 통치 참여를 허용했다. 따라서 당시 쿠르드인에게는 실체 없는 ‘쿠르드 민족 국가’보다는 자신들의 부족이 어느 제국에 충성을 바치는지가 훨씬 중요했다. 이 역시 제국이 소수민족에게 문호를 열어 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20세기 들어 튀르키예와 이란은 각각 튀르크인과 페르시아인을 중심으로 한 국민국가로 이행했다. 이 과정에서 제국 시기의 개방성은 축소됐고, 대신 더 좁지만 결속력 있는 민족주의가 국가 이념으로 자리잡았다. 일부 쿠르드 역시 이 흐름 속에서 민족주의를 받아들이며 분리주의 조직을 만들기도 했다. 특히 냉전기에는 쿠르드 분리주의 단체가 급진 공산주의 노선을 수용하고 테러를 전술로 채택하면서 갈등이 더욱 격화됐다. 그렇다고 제국적 운영 방식의 기본 골간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작년과 올해 내가 앙카라와 이스탄불에서 만난 쿠르드인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내면서도, 동시에 튀르키예 국가에 대한 충성을 강조했다. 얼마든지 쿠르드이면서 동시에 튀르크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 역시 쿠르드, 튀르크, 아랍, 발루치 등 다양한 집단이 교육과 관료 경로를 통해 중앙 정치로 진입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니 ‘나라를 빼앗긴 설움을 우리도 안다’는 식으로 한국의 경험을 이들 제국에 그대로 대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한국은 이른 시기에 단일민족 정체성을 형성했고, 식민 지배 역사도 비교적 짧았다. 우리 사례는 세계 역사에서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소수민족 지역을 여럿 여행해 본 나 자신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면, 제국의 소수민족들에게 섣불리 ‘나라를 빼앗긴 설움’을 얘기하면 반대로 ‘여기가 우리나라인데 언제 우리가 나라를 잃었다는 것이냐’라는 반문을 들을 확률이 높다. 이란 전쟁에서 드러나듯 튀르키예, 이란, 러시아, 중국과 같은 유라시아 오랜 제국들의 영향력은 세계 무대에서 점점 커지고 있다. 이제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이 제국들을 이해하는 일이 필수적이 되었다. 그렇다면 제국이란 무엇인가? 최근 국내에 출간된 ‘러시아 제국 연구’는 제국의 핵심을 차등과 위계에서 찾는다. 서로 다른 민족은 이 질서를 통해 하나의 정치 단위 안에서 공존한다. 사실 이 ‘제국의 구조’가 무엇인지는 글로만 읽어서는 체감하기 어렵다. 유라시아 각지를 직접 경험하며 제국에서의 삶이 어떤 감각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실제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제국의 이해를 통해 외교의 지평, 나아가 우리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도 넓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임명묵 작가
  • 어지러운 만화경 속 명확한 것은 어딘가 아련하고 그리운 감정뿐

    어지러운 만화경 속 명확한 것은 어딘가 아련하고 그리운 감정뿐

    ‘노벨상 단골 후보’ 커르터레스쿠세계적으로 각인시킨 대표작 번역하나의 장편인 듯, 각각의 단편인 듯느슨하게 연결된 5개의 이야기들초현실을 떠돌다 주제 ‘향수’ 귀결 현실과 꿈, 지옥과 천국, 종말과 창조의 풍경이 한데 모여 만화경(萬華鏡) 속 이미지처럼 펼쳐진다. 한 인간의 내밀한 내면과 강박은 어느새 우주를 다스리는 원리가 돼 있다. 이 모든 걸 주재하는 힘은 문학 그리고 그것을 쓰는 작가에게서 나온다. 루마니아 소설가 미르체아 커르터레스쿠(70)는 세계 문단에서 차지하는 명성에 비해 한국에서는 비교적 최근에서야 알려지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노벨문학상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걸 계기로 그의 작품들이 국내에 소개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 ‘노스탈지아’는 커르터레스쿠를 세계적인 작가로 각인시킨 대표작이다.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룰렛 승부사’와 에필로그 ‘건축가’ 그리고 사이에 있는 ‘말라깽이 꼬마’, ‘쌍둥이자리’, ‘REM’까지 총 다섯 편이 실렸다. 각각 독립된 이야기이니 이 책을 소설집이라고 불러야 할까. 조금 애매하다. 연결고리는 희박하지만, 작가 스스로 ‘한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다. 종잡을 수 없이 난해하다. 그렇다고 읽히지 않는 책은 아니다. 무의식을 깊이 들여다보며 의식의 한계에서 비롯된 통념을 뒤트는 문장들이 여럿 보인다. ‘노스탈지아’(nostalgia)라는 제목에서 보듯 소설 다섯 편의 주제는 향수(鄕愁)다. 이 사실을 유념하지 않으면 독서 중 길을 잃기 십상이다. “수십억 개의 은하들, 감지할 수 없는 차원들 그리고 요컨대 내 두개골을 후광처럼 둘러싼 이 세계는, 내가 그것을 완전히 소유하고 인식하고 그 자체가 되도록 명령하지 않았다면 존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어젯밤 침대에 누워 이불 밑에 몸을 웅크린 채 나는 일종의 환상을 보았습니다. 나는 나를 요상하게 회전시키는, 길게 늘어지고 피투성이이며,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음란한 배에서 막 태어난 참이었습니다.”(‘룰렛 승부사’ 부분) 첫 번째 이야기의 강렬함은 이 두툼한 소설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이다. ‘러시안룰렛’으로 자신의 운명을 시험하는 인물이 등장한다. 러시안룰렛은 여러 개의 약실 중 하나에만 실탄을 넣고 탄창을 돌린 뒤 방아쇠를 당기는 게임이다. 실탄의 위치를 알 수 없기에 삶과 죽음은 오로지 운에 달려 있다. 그러나 소설은 룰렛 승부사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대신 현실에서 벌어졌다고 믿기 힘든 이야기가 지리멸렬하게 펼쳐진다. 죽고 사는 문제가 신의 의지에 달린 것이라면 룰렛 승부사는 그 의지를 조롱하는 존재다. 신이 관장한다고 생각되는 운명을 인간의 통제로 끌어오고자 노력하는 존재다. 성공 여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애초에 무엇이 성공인지 판단하기도 어려우니까. 그러나 작가는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단 하나의 방법을 이야기한다. 바로 문학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불가능이 가능한 곳이 딱 한 군데 있는데, 바로 소설 속, 문학입니다. 그 속에서는 통계의 법칙이 깨질 수도 있으며, 한 사람이 예정된 운명보다 더욱 강력할 수도 있습니다.”(‘룰렛 승부사’ 부분) 환상과 실재가 마구 뒤섞이며 전개되던 이야기는 마지막 에필로그 ‘건축가’에 이르러 기묘하게 닫힌다. 건축가 에밀 포페스쿠는 열심히 돈을 모아 자기가 바라던 자동차를 한 대 산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자동차의 경적에 점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대충 들으면 그럴듯하지만, 자세히 보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경적으로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어 보인다. 그의 음악은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다. 아니 그것을 훨씬 뛰어넘어 전 세계가 그의 음악을 향한 집단적 광기에 사로잡힌다. 음악을 멈추고자 핵미사일까지 발사되지만, 역부족이다. 오히려 포페스쿠의 음악은 지구와 은하계를 아득히 뛰어넘어 버린다. 인간은 시작과 끝, 창조와 종말이라는 시간관에 사로잡혀 있다. 예술은 다르다. 처음과 마지막이라는 시간 ‘너머’에 있다.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그것은 오히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다. 작가와 독자는 형언할 수 없는 그 불가능의 영역에 있는 예술을 음미하는 존재다. 커르터레스쿠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건축가’ 이후엔 더는 할 말이 없어서 그만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뒤로 다시는 이 책을 읽지 않았습니다. … 사실 제게는 단 한 권의 책만이 있을 뿐입니다. 바로 지금 쓰고 있는 책 말입니다.”
  • 전쟁·쿠데타·핵 위협… 미화된 美이상주의를 고발하다

    전쟁·쿠데타·핵 위협… 미화된 美이상주의를 고발하다

    폭력을 ‘국익’으로 포장재앙적 결과를 초래한미국 패권의 실체 증언중동전쟁 속 다시 읽는촘스키 경고장 같은 책대중운동 연대가 ‘해법’ “하나의 문명이 오늘 밤 완전히 사라질 것이며 다시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이란을 상대로 ‘제노사이드’(집단학살) 위협을 가하는 말을 서슴없이 던졌다. 실제 행동에 옮기진 않았지만, 이런 위협만으로도 전쟁은 더욱 더 극단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미국의 대외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과 비판 의식으로 명성을 얻은 노엄 촘스키(98)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언어학·철학과 명예교수와 밀레니얼 좌파 학자 네이선 로빈슨(38)이 소통하며 집필한 ‘미국은 어떻게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는가’가 출간됐다. 촘스키가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친밀했다는 근거가 담긴 파일이 공개되면서 그에 대한 평가는 달라졌지만,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세계 정세 속에서 반세기 넘는 시간 동안 미국의 통치 이데올로기 실체를 폭로해온 이의 경고장을 쉽게 넘길 수 없다. 2024년 미국에서 출간된 이 책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최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이란 침공 등 트럼프 행정부는 전 세계를 향해 전례 없이 강력한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 압박을 가하며 미국의 패권적 지위를 재확립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비단 트럼프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의 다른 지도자들이 보여준 행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책은 미국의 권력이 전 세계에 어떻게 행사되는지, 미국의 폭력이 ‘자기 미화 신화’를 통해 어떻게 감추어지는지 수많은 증거를 통해 보여준다. 미국이 외국 정부를 어떻게 전복시키고, 역사상 가장 억압적인 독재 정권을 지원하고, 세계 여론을 거스르고, 확립된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며, 인도주의적으로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한 불법 전쟁을 벌이는 등의 충격적인 기록을 증언한다. 이러한 기록에는 선거 개입, 핵 위협, 기후 범죄, 다른 나라가 했다면 테러 국가로 지정될 만한 노골적인 암살까지 포함된다. 중남미의 군사 쿠데타, 베트남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이라크 침공 등이 이미 우리가 목격한 사례다. 미국은 이런 행위를 ‘국익’이라는 말로 미화한다. 하지만 저자들은 이는 ‘부유한 미국 내 소수 엘리트 계층의 이익’이라고 꼬집는다. “자국민 중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사람들의 전략적, 경제적 이익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기후 재앙과 핵전쟁의 위기 등 인류 멸망의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는 미국 이상주의라는 신화적 안개를 걷어내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대중운동의 연대와 행동을 해법으로 제안한다.
  • [책꽂이]

    [책꽂이]

    전시로 보는 페미니즘 미술(고경옥 지음, 현실문화) 1980~90년대 페미니즘 미술을 ‘전시’를 중심으로 다시 읽어낸 책. 한국 현대사에서 페미니즘 미술이 어떻게 형성되고 전개됐는지 통사적으로 복기한다. 저자가 특히 중시하는 것은 한국의 페미니즘 미술이 산업화, 민주화운동, 여성운동, 지역적 특수성 속에서 자생적으로 형성된 역사라는 점이다. 384쪽, 2만 8000원. 신약의 전쟁(윤태진 지음, 바다출판사) 신약 개발은 기술 패권, 자본 경쟁, 국가 전략이 충돌하는 총성 없는 전쟁이다. 1000조원을 놓고 벌이는 비만 치료제 전쟁, 100조원 시장의 알츠하이머 전쟁 등 지금 세계 제약 산업은 모든 전선에서 동시에 판이 뒤집히고 있다. 제약업체 전략실장 출신의 저자가 과학자이자 딜러의 시선으로 이 전장의 지형도를 조망한다. 284쪽, 2만 2000원. 종교란 무엇인가(오강남 지음, 김영사) 비교종교학자가 풀어주는 종교 입문서다. 14년 만의 개정판이다. 현대의 종교는 개인과 집단의 번영을 위한 수단으로 소비되거나, 진리를 독점하려는 배타주의로 본래의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저자는 대안으로 내면의 참된 ‘나’를 발견하고 존재의 변화를 경험하는 종교 본연의 길을 묻는다. “신을 믿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찾기 위해서”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412쪽, 2만 3000원.
  • “인스타 DM 뒷담은 학폭 아냐… 따돌림은 2인 이상일 때 성립”

    “인스타 DM 뒷담은 학폭 아냐… 따돌림은 2인 이상일 때 성립”

    불복 소송 남발에 학폭 범위 좁게 봐SNS 등 사이버 폭력은 전파 가능성따돌림은 가해 학생 숫자 기준 따져 “법적 판단보다 교육적 해결이 최선”예방 교육 외 유형별 대책 목소리도 소셜미디어(SNS)와 인공지능(AI)이 학생들 사이에 깊게 침투하면서 학교폭력의 유형이 달라지고 있다. 교육당국이 엄벌주의 기조를 강화하는 가운데 이에 불복하는 소송이 급증하면서 법원은 학교폭력 범위를 좁게 보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이버 언어폭력은 전파 가능성, 따돌림은 가해 학생의 수를 짚는 등 학폭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법원은 인스타그램 DM(1대 1 메시지)으로 ‘뒷담화’를 한 사례를 두고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A양과 B양은 친구 김미영(가명)양에 대해 “남미새(남자에 미친 새X) 짓해서 별로” 등의 DM을 주고 받았다. 외모를 품평하기도 했다. 그러다 김양이 우연히 이런 메시지를 보게 됐고, 이후 A양과 B양은 교육지원청에서 서면사과(1호), 접촉·협박 및 보복행위의 금지(2호) 처분을 받았다. 1심은 징계취소청구를 기각했으나 항소심은 “피해학생에게 도달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 친구 사이의 비밀스러운 대화”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휴대전화 소유자, 피해학생 등이 인스타 DM 목록을 몰래 읽어봄으로써 대화가 드러나게 됐다”며 “정보통신망 침입 행위로 공개된 것을 이유로 처분하는 게 형평에 맞는 합당한 조치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법원은 또 따돌림에 대해서는 ‘학생 2명 이상’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친구 C양, D양과 떡볶이를 먹은 중학생 이민선(가명)양은 자신을 험담하는 문자가 오갔다는 것을 C양을 통해 알게 됐다. 그러다가 사실은 C양이 이간질했다는 사실을 파악했고, 이양은 친구들 앞에서 C양을 향해 ‘거짓말쟁이’, ‘왕따 주동자’ 등 공격적인 말을 퍼부었다. 학폭대책심의위원회는 이양에게 접촉·협박 및 보복행위 금지(2호) 처분을 했지만, 법원은 “혼자서 한 가해행위에 대해 따돌림 처분은 위법하다”며 징계를 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관계자는 “사이버폭력은 전파 가능성이 없으면 학폭으로 볼 수 없다는 판례가 축적되고 있다”며 “채팅방에서 이뤄지는 학생들의 거친 대화도 단순히 폭력으로 규정할 게 아니라 관계성을 주요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게 최근 법원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9일 교육부에 따르면 유형별 학교폭력 가운데 사이버폭력은 2023년 6.9%에서 지난해 7.8%로 늘었다. 집단따돌림도 15.1%에서 16.4%까지 증가했다. 언어폭력은 37.1%에서 39.0%로 증가한 반면, 신체폭력은 17.3%에서 14.6%로 줄었다. 학폭 사건이 복잡해지고 소송이 증가하면서 사건 처리도 장기화되고 있다. 학폭예방법 17조에 따라 1심 선고는 소가 제기된 날부터 90일, 2·3심은 전심 선고부터 60일 이내에 이뤄져야 하지만 유명무실해졌다. 전문가들은 복잡하고 다양해진 학폭 유형에 맞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예방 교육, 상담 채널을 만들겠다는 정도로는 사이버학폭과 같은 미묘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관계 회복의 내용을 구체화하고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학생들이 법정에 서는 것이 권장할만한 경험은 아니다”며 “가급적 법원으로 오지 않고, 교육적으로 해결하는 게 최선이라는 점이 법원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 돈 떼먹고, 도망 못 가게 가두고… 인권·안전 없는 이주노동자

    돈 떼먹고, 도망 못 가게 가두고… 인권·안전 없는 이주노동자

    삼단봉 들고 위협·강제 출국 시도불법 체류 악용해 성범죄도 빈번임금체불 비율 내국인의 3배 많아전문가 “인식·문화 동시에 바꿔야” # 이주노동자 인력업체 대표 A씨는 선원으로 일하던 이주노동자들이 근무지를 이탈하자 직원들과 함께 이주노동자들을 붙잡아 호텔과 차량에 감금했다. A씨 일당은 이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삼단봉으로 위협하고 교대로 감시했으며, 일부 피해자들을 강제로 출국시키려 시도했다. # 공사장의 현장소장 B씨는 중국인 여성 노동자를 10여차례 성폭행했다. 피해자가 완강히 거부했지만 “말 안 들으면 강제로 추방당하게 하겠다”고 협박했다. 현장 인부들의 고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B씨가 피해자의 불법체류자 신분을 이용한 것이다. 최근 경기 화성시의 한 업체 대표가 이주노동자 몸에 에어건을 분사해 장기 파열 등의 중상을 입힌 사건으로 사회적 공분이 커진 가운데, 이주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인권침해가 매년 반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 장벽과 낮은 정보 접근성 등 이주노동자들의 취약한 사회적 지위를 악용하는 구조적 문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서울신문이 2021년 1월 이후 선고된 이주노동자 대상 전체 범죄 판결문 47건을 분석한 결과, 이주노동자들은 임금체불과 산업재해를 넘어 성범죄와 폭행 등 다층적인 범죄에 노출돼 있었다. 위계 관계를 악용한 성범죄는 13건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 제조업체 대표는 숙소 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해 117회 촬영하는 범죄를 저질렀다. 피해자들은 고용 관계로 문제 제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에어건 사건 같은 폭력 범죄도 무차별적으로 발생했다. C씨 일당은 ‘불법체류 외국인을 잡아 돈을 요구하면 개꿀’이라며 한 외국인 노동자를 집단 폭행해 금품을 빼앗으려 했다. 이들은 피해자가 기절했는데도 발로 밟고 목을 조르는 등 폭행을 이어갔다. 피해자는 전치 8주의 중상을 입었다. 임금체불 등 경제적 착취도 잇따랐다. 경북 영천의 한 농장주는 베트남 노동자 25명의 임금 약 1억 50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인력사무소 운영자가 전세를 구해주겠다며 3990만원을 받아 개인 용도로 횡령한 사례도 있었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이주노동자의 임금체불 경험 비율은 3.53%로 내국인(1.11%)의 3배 이상에 달했다. 산업현장에서는 기본적인 안전조치 미비로 인한 중대 재해가 이어졌다. 가축분뇨 탱크 작업 중 노동자가 추락해 질식사한 사건에서는 산소 농도 측정이나 보호장비 지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황필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과거의 법과 제도는 현재 이주노동자 의존도가 높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며 “이주노동자를 동등한 사람이 아닌 통제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문화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에어건 사건 피해자에게 법률 상담과 맞춤형 통합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태국어 전담 상담사 등을 활용한 심리 치료와 추가 법률 구조 여부를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 삼단봉 감금·성폭행까지…이주노동자 노린 ‘구조적 범죄’

    삼단봉 감금·성폭행까지…이주노동자 노린 ‘구조적 범죄’

    #이주노동자 인력업체 대표 A씨는 선원으로 일하던 이주노동자들이 근무지를 이탈하자 직원들과 함께 이주노동자들을 붙잡아 호텔과 차량에 감금했다. A씨 일당은 이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삼단봉으로 위협하고 교대로 감시했으며, 일부 피해자들을 강제로 출국시키려 시도했다. #공사장의 현장소장 B씨는 중국인 여성 노동자를 10여차례 성폭행했다. 피해자가 완강히 거부했지만 “말 안 들으면 강제로 추방당하게 하겠다”고 협박했다. 현장 인부들의 고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B씨가 피해자의 불법체류자 신분을 이용한 것이다. 최근 경기 화성시의 한 업체 대표가 이주노동자 몸에 에어건을 분사해 장기 파열 등의 중상을 입힌 사건으로 사회적 공분이 커진 가운데, 이주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인권침해가 매년 반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 장벽과 낮은 정보 접근성 등 이주노동자들의 취약한 사회적 지위를 악용하는 구조적 문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서울신문이 2021년 1월 이후 선고된 이주노동자 대상 전체 범죄 판결문 47건을 분석한 결과, 이주노동자들은 임금체불과 산업재해를 넘어 성범죄와 폭행 등 다층적인 범죄에 노출돼 있었다. 위계 관계를 악용한 성범죄는 13건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 제조업체 대표는 숙소 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해 117회 촬영하는 범죄를 저질렀다. 피해자들은 고용 관계로 문제 제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에어건 사건 같은 폭력 범죄도 무차별적으로 발생했다. C씨 일당은 ‘불법체류 외국인을 잡아 돈을 요구하면 개꿀’이라며 한 외국인 노동자를 집단 폭행해 금품을 빼앗으려 했다. 이들은 피해자가 기절했는데도 발로 밟고 목을 조르는 등 폭행을 이어갔다. 피해자는 전치 8주의 중상을 입었다. 임금체불 등 경제적 착취도 잇따랐다. 경북 영천의 한 농장주는 베트남 노동자 25명의 임금 약 1억 50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인력사무소 운영자가 전세를 구해주겠다며 3990만원을 받아 개인 용도로 횡령한 사례도 있었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이주노동자의 임금체불 경험 비율은 3.53%로 내국인(1.11%)의 3배 이상에 달했다. 산업현장에서는 기본적인 안전조치 미비로 인한 중대 재해가 이어졌다. 가축분뇨 탱크 작업 중 노동자가 추락해 질식사한 사건에서는 산소 농도 측정이나 보호장비 지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안전장치를 해제한 뒤 프레스기 작업을 시켜 노동자의 팔이 절단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황필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과거의 법과 제도는 현재 이주노동자 의존도가 높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며 “이주노동자를 동등한 사람이 아닌 통제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문화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에어건 사건 피해자에게 법률 상담과 맞춤형 통합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태국어 전담 상담사 등을 활용한 심리 치료와 추가 법률 구조 여부를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 “인스타 DM 뒷담, 학폭 아냐”…학폭 소송 급증에 ‘징계 남발’ 교육 다잡는 법원

    “인스타 DM 뒷담, 학폭 아냐”…학폭 소송 급증에 ‘징계 남발’ 교육 다잡는 법원

    소셜미디어(SNS)와 인공지능(AI)이 학생들 사이에 깊게 침투하면서 학교폭력의 유형이 달라지고 있다. 교육당국이 엄벌주의 기조를 강화하는 가운데 이에 불복하는 소송이 급증하면서 법원은 학교폭력 범위를 좁게 보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이버 언어폭력은 전파 가능성, 따돌림은 가해 학생의 수를 짚는 등 학폭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법원은 인스타그램 DM(1대 1 메시지)으로 ‘뒷담화’를 한 사례를 두고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A양과 B양은 친구 김미영(가명)양에 대해 “남미새(남자에 미친 새X) 짓해서 별로” 등의 DM을 주고 받았다. 외모를 품평하기도 했다. 그러다 김양이 우연히 이런 메시지를 보게 됐고, 이후 A양과 B양은 교육지원청에서 서면사과(1호), 접촉·협박 및 보복행위의 금지(2호) 처분을 받았다. 1심은 징계취소청구를 기각했으나 항소심은 ““피해학생에게 도달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 친구 사이의 비밀스러운 대화”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휴대전화 소유자, 피해학생 등이 인스타 DM 목록을 몰래 읽어봄으로써 대화가 드러나게 됐다”며 “정보통신망 침입 행위로 공개된 것을 이유로 처분하는 게 형평에 맞는 합당한 조치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법원은 또 따돌림에 대해서는 ‘학생 2명 이상’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친구 C양, D양과 떡볶이를 먹은 중학생 이민선(가명)양은 자신을 험담하는 문자가 오갔다는 것을 C양을 통해 알게 됐다. 그러다가 사실은 C양이 이간질했다는 사실을 파악했고, 이양은 친구들 앞에서 C양을 향해 ‘거짓말쟁이’, ‘왕따 주동자’ 등 공격적인 말을 퍼부었다. 학폭대책심의위원회는 이양에게 접촉·협박 및 보복행위 금지(2호) 처분을 했지만, 법원은 “혼자서 한 가해행위에 대해 따돌림 처분은 위법하다”며 징계를 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관계자는 “사이버폭력은 전파 가능성이 없으면 학폭으로 볼 수 없다는 판례가 축적되고 있다”며 “채팅방에서 이뤄지는 학생들의 거친 대화도 단순히 폭력으로 규정할 게 아니라 관계성을 주요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게 최근 법원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9일 교육부에 따르면 유형별 학교폭력 가운데 사이버폭력은 2023년 6.9%에서 지난해 7.8%로 늘었다. 집단따돌림도 15.1%에서 16.4%까지 증가했다. 언어폭력은 37.1%에서 39.0%로 증가한 반면, 신체폭력은 17.3%에서 14.6%로 줄었다. 학폭 사건이 복잡해지고 소송이 증가하면서 사건 처리도 장기화되고 있다. 학폭예방법 17조에 따라 1심 선고는 소가 제기된 날부터 90일, 2·3심은 전심 선고부터 60일 이내에 이뤄져야 하지만 유명무실해졌다. 전문가들은 복잡하고 다양해진 학폭 유형에 맞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예방 교육, 상담 채널을 만들겠다는 정도로는 사이버학폭과 같은 미묘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관계 회복의 내용을 구체화하고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학생들이 법정에 서는 것이 권장할만한 경험은 아니다”며 “가급적 법원으로 오지 않고, 교육적으로 해결하는 게 최선이라는 점이 법원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 법무법인 대륜, 지난해 매출 1300억원…2년 연속 상위 9위

    법무법인 대륜, 지난해 매출 1300억원…2년 연속 상위 9위

    법무법인 대륜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며 2년 연속으로 국내 로펌 중 매출 상위 9위를 기록했다. 대륜은 2025년 부가가치세 신고액 기준 매출액이 13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전년도 1126억원보다 15.4% 증가한 수치다. 매출 성장 폭은 주요 로펌 중 세종(18.0%)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변호사 1인당 매출액은 5억 4000만원을 기록했다. 대륜 관계자는 “단순히 외연 확장에 그치지 않고, 사건 처리의 효율성과 수익성까지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대륜은 책임 송무 체계 확립을 성장 원인으로 꼽는다. 대륜은 경력이 풍부한 부장급 변호사가 고객 소통, 전략 수립, 재판 출석 등 실무 전반을 관장하도록 송무 체계를 구조화했다. 경험 많은 변호사가 실무에서 배제되거나 저년차 변호사 개인이 사건을 전담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서비스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이런 체계를 바탕으로 지난해 1만 5000여 건을 수임했다. 지난해 미국 뉴욕에 현지 법인인 SJKP를 설립해 국경을 넘는 법률 자문 역량을 확보하면서 성장 기반도 마련했다. SJKP는 개소 이후 쿠팡 미국 본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하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이번에 공개한 지난해 매출에 미국법인의 매출은 포함하지 않았다. 김국일 대륜 경영대표는 “매출보다 수많은 사건을 해결하며 축적한 실무 데이터와 고객 신뢰가 더 중요한데, 대다수 의뢰인이 서비스에 만족해 새로운 사건을 의뢰하거나 주변에 소개하고 있다”면서 “올해도 책임있는 송무 시스템을 통해 의뢰인 권익을 최우선으로 보호하는 로펌의 본질에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
  • “양운열씨 아시나요”…이름 석자로 ‘빵 제품명 찾기’ 가능? 정체 알고 보니

    “양운열씨 아시나요”…이름 석자로 ‘빵 제품명 찾기’ 가능? 정체 알고 보니

    빵 포장지에 적힌 ‘양운열’이라는 이름이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6일 소셜미디어(SNS) 스레드에는 빵 제품의 이름을 찾는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파운드 케이크 느낌이고 너무 맛있는데 구매처를 모른다. 양운열씨 아시나요?”라며 온라인 속 ‘집단지성’에 도움을 구했다. 그가 제품에 대해 아는 정보라고는 빵 포장지에 적힌 ‘양운열’이라는 이름뿐이었다. 해당 게시물은 7800개의 ‘좋아요’를 받고, 12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누리꾼들은 이 이름을 바탕으로 제품의 정체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의 이름이 적힌 각종 제품들의 사진이 SNS에 공유됐고, 삼립의 ‘미니 생크림 파운드’가 제품의 정체로 밝혀졌다. 해당 제품은 주문이 폭주해 지난 6일 온라인 마켓에서 일시적으로 품절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양운열 이름 석 자로 제품 찾는 게 너무 웃기다”, “빵 포장지만 올려도 제품을 찾아주네. 이게 되네”, “양운열님 얼마나 큰 관리자인지 감도 안 온다”, “양운열씨 이러다가 ‘유퀴즈’에도 나오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실제 양운열씨는 삼립의 생산라인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SNS를 강타한 ‘양운열 찾기’에 삼립 측은 관련 이벤트를 발 빠르게 기획했다. 삼립은 제품 속 ‘양운열’을 찾아 인증 사진을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편의점 상품권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삼립 관계자는 “소비자의 자발적인 관심과 유쾌한 참여가 이번 화제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며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재미를 발견해준 고객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소비자와 친근하게 호흡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 “‘비트코인 창시자’, 이 사람이 유력” NYT가 지목한 인물은 영국 출신 암호학자

    “‘비트코인 창시자’, 이 사람이 유력” NYT가 지목한 인물은 영국 출신 암호학자

    세계 최초의 개방형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창시자의 정체가 17년 만에 드러난 것일까.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명)의 정체를 두고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암호학자 애덤 백(55)을 유력 인물로 지목했다. NYT 탐사보도 전문 존 캐리루 기자는 18개월간의 정밀 분석 끝에 백이 사토시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토시’의 진짜 정체는 오랫동안 큰 수수께끼 중 하나였다. 그동안 ‘사토시’로 지목된 인물은 여럿이었다. 천재 개발자이자 마약 조직 두목인 폴 르 루, 천재 개발자이자 암호학자인 렌 사사만, 컴퓨터 과학자이자 암호학자인 닉 자보 등이 유력 인물로 거론됐다. 그러나 각각 반론이나 당사자의 부인이 있었고, 정체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캐리루 기자는 사토시의 정체를 추적한, 그러나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다큐멘터리 ‘머니 일렉트릭: 비트코인 미스터리’(HBO)를 보고 추적에 나섰다. 그는 다큐멘터리 중 한 인물이 자신의 이름이 ‘사토시’로 거론되자 긴장하는 기색을 보인 장면을 의미심장하게 여겼다. 이 인물은 자신이 사토시가 아니라고 강력하게 부인했고, 이 대화를 비공개로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인물이 바로 애덤 백이었다. 캐리루 기자는 “수많은 거짓말쟁이를 만나봤는데, 그의 태도, 즉 불안한 눈빛, 어색한 웃음, 떨리는 손짓이 수상쩍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캐리루 기자는 사토시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인터넷 게시물 수천건과 이메일을 정밀 분석했다. 이 중에는 사토시가 비트코인을 설명하는 9쪽 분량의 백서와 비트코인 게시판에 올린 수많은 글이 포함됐다. 또 비트코인 출시 초기 시절 사토시와 협력했던 핀란드 개발자와 주고받았던 수백통의 이메일도 있다. 캐리루 기자는 사토시가 직접 작성한 문건을 컴퓨터 언어학적 분석을 통해 그 특징을 살펴봤다. 눈에 띄는 점은 영국식 철자와 관용구를 미국식 표현과 섞어 썼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그가 영국식 표현으로 자신의 문체를 위장했다는 추측도 있었지만 캐리루 기자는 이를 반박했다. 사토시는 비트코인 첫 번째 거래 블록에 한 기사 제목을 넣었는데, 이는 2009년 1월 3일자 더 타임스의 영국판 지면에 실린 제목이었다. 이는 그가 실제로 영국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단서라는 게 캐리루 기자의 생각이다. 캐리루 기자는 사토시 특유의 글쓰기 습관이 백의 것과 67곳에서 일치했다고 주장했다. ‘하이픈’(-)을 특정 위치에 사용하는 습관이나 영국식 철자를 혼용하는 방식이 같다는 것이다. 캐리루 기자는 백이 1990년대 무정부주의자 집단인 ‘사이퍼펑크’ 회원들과 주고받은 이메일에서 정부 개입을 피할 수 있는 가상화폐 구상을 밝힌 점도 짚었다. 이 모임은 암호 통신으로 정부의 감시와 검열로부터 개인을 해방하고자 했다. 특히 이들이 가장 우려했던 미래는 금융거래의 디지털화였다. 오늘날 그들의 우려는 현실화됐는데, 바로 수표나 신용카드, 전자 입출금을 통한 모든 거래는 은행에 보관되고 정부가 이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사이퍼펑크 회원들은 메일링 리스트를 통해 실물 화폐의 익명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전자화폐’를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았다. 기술적 배경도 근거로 제시됐다. 비트코인 기술 기업 ‘블록스트림’의 창업자인 백은 1997년 비트코인의 핵심 기술의 기초가 된 ‘해시캐시’를 발명한 인물이다. 캐리루 기자는 백이 비트코인 출시 10년 전 이미 관련 설계 방식을 구상했다는 점, 그가 온라인에서 종적을 감췄던 시기가 사토시의 활동 시기와 맞물린다는 점도 강조했다. 캐리루 기자는 약 1년 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비트코인2025 컨퍼런스’에서 백을 만났다. 사전에 약속된 인터뷰였지만 백이 약간 놀란 듯했다고 캐리루 기자는 전했다. 이 만남에서 캐리루 기자는 ‘당신이 사토시가 맞느냐’는 질문 대신 주로 어린 시절과 그가 암호학에 뛰어든 계기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만남이 있은 지 한달 뒤 캐리루 기자는 백에게 그의 경력과 2009년에 몰타로 이주한 이유 등 몇 가지 질문을 이메일로 보냈다. 유럽 내 조세 피난처인 몰타가 사토시의 진짜 정체와 그의 비트코인 자산을 보관하기에 이상적인 장소일 것이란 지적이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 제기됐기 때문이었다. 캐리루 기자가 질문의 의도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다음날 정중한 답장을 보낸 백은 숨겨진 의도를 아는 것 같았다. 백은 생활비와 날씨, 세금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몰타로 이주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추리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우연의 일치는 일어날 수 있으며 그게 꼭 뭔가를 뜻한다고 볼 순 없다”고 덧붙였다. 이후 캐리루 기자는 자신이 파악한 기술적 근거를 확인해 보고자, 또 이에 대한 백의 반응을 떠보기 위해 백의 이메일 메타데이터를 요청했다. 그러자 이번엔 백에게서 답신이 오지 않았다. 8일 뒤 다시 요청 이메일을 보냈지만 이번에도 답신이 오지 않았다. 캐리루 기자는 자신이 백의 약점을 건드렸다고 여겼다. 여전히 모든 근거가 정황에 불과했기 때문에 캐리루 기자는 다시 한번 백을 만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중순 캐리루 기자는 백에게 다시 인터뷰 요청을 했다. 이번에는 의도를 분명히 밝혔다. 그가 사토시라는 결론을 내렸고 그동안 찾아낸 근거를 보여주며 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백은 답장하지 않았다. 캐리루 기자는 백을 만나러 지난 1월말 비트코인 컨퍼런스가 열리는 엘살바도르로 향했다. 캐리루 기자를 마주친 그는 당황했지만 다음날 약속을 잡고 대면했다. 이 자리에서 캐리루 기자가 그동안 찾은 증거를 하나씩 내놓았으나 백은 자신이 사토시가 아니며 모든 것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캐리루 기자는 “그의 몸짓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그의 얼굴은 붉어졌고 불편한 듯 몸을 움직였다”면서 몇몇 질문에 “그때 바빴다”, “그건 어떤 증명도 되지 못한다”, “모르겠다”, “내가 아니다”라고 궁색하게 답했다고 전했다. 백은 또 “나는 분명히 사토시가 아니다. 그게 내 입장”이라고 다소 애매한 표현으로 답했다가 “그리고 그건 사실이기도 하다”고 정정하기도 했다. 지목된 당사자인 백은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그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나는 사토시가 아니다“라고 썼다. 이어 “그러나 암호화, 온라인 개인정보 보호, 전자화폐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일찍부터 주목했다”면서 1992년부터 가상화폐와 개인정보 보호 기술에 대한 응용 연구에 적극 참여했고, 이것이 해시캐시 등의 아이디어로 이어졌다고 해명했다.
  • 경기교육청, ‘경기온라인학교 이음교실’ 고등학생까지 확대 운영

    경기교육청, ‘경기온라인학교 이음교실’ 고등학생까지 확대 운영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임태희)이 오는 13일부터 10월 19일까지 학업 중단 위기 학생의 학업 복귀를 지원하는 ‘경기온라인학교 이음교실’을 고등학생까지 확대 운영한다. 도교육청은 2025년 전국 최초로 중학생 대상 ‘학업 중단 숙려제’를 온라인으로 도입해 학생들의 학업 복귀를 지원했다. ‘경기온라인학교 이음교실’은 도내 학업 중단 숙려제에 참여 중인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간 쌍방향 화상 강좌 형태로 진행한다. 주요 내용은 전문 상담교사 주관 집단 상담, 디지털 드로잉, 인공지능(AI) 활용 영상 제작 등이며, 12개 기수별 각 10차시로 운영한다. 수강 신청과 강좌 세부 내용은 경기온라인학교 홈페이지(https://online.goe.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트럼프, 치매의 모든 증상 보인다”…보수 진영도 우려할 정도 [핫이슈]

    “트럼프, 치매의 모든 증상 보인다”…보수 진영도 우려할 정도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신 건강에 대한 우려가 미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 힐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전략가인 제임스 카빌은 전날 MSNBC 프로그램 ‘더 비트’에 출연해 “평범한 사람의 시선으로 그를 바라봐도 이 사람이 정말 빠른 속도로 (건강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인지 능력이 급속도로 저하된 것 같다. 최근 SNS에 쏟아낸 막말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흐릿하고 멍청하고 살찐 뇌”라고 비난했다. 카빌과 함께 방송에 출연한 빈 굽타 박사는 카빌의 주장에 동의하며 “치매의 모든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빌이 언급한 ‘막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의미한다. 이란과의 협상 시한을 약 12시간 앞둔 당시 그는 “오늘 밤 하나의 문명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다시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또 부활절 아침에는 “빌어먹을 (호르무즈) 해협을 열어라, 미X놈들아”라며 “그렇지 않으면 지옥에서 살게 될 것”이라는 욕설이 섞인 위협 글을 올렸다. 보수 진영에서도 비판·우려 쏟아져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상태는 보수 진영에서도 우려할 정도다. 보수 논객 알렉스 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정책을 비판하며 “이란의 민간 기반 시설 공격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집단학살로 간주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보수 인사인 메긴 켈리와 터커 칼슨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외부 압박 속에서 전쟁으로 밀려나고 있다”면서 “민간 시설 공격은 불법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5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였다가 비판자로 돌아선 마조리 테일러 그린 전 하원의원은 이란 전쟁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트럼프 대통령의 ‘광기’에 개입해야 한다. 그는 제정신이 아니고 당신 모두가 공범”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만은 자신의 정신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난 6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말은 들어본 적 없다. 그렇다면 나 같은 사람이 더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답했다. “수정헌법 제25조 발동”…공화당 인사도 비판트럼프 대통령의 거칠고 종잡을 수 없는 언행은 결국 그를 대통령 자리에서 끌어내려야 한다는 주장을 불러일으켰다. CNN 등 현지 언론은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문명 파괴’를 언급한 직후 민주당 의원 여러 명이 수정헌법 제25조 발동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수정헌법 제25조는 미국 부통령과 내각 과반이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하기 부적합하다고 판단할 경우 대통령 권한을 중단시키기 위해 발동할 수 있다.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어디까지 몰고 갈지 우려를 표하면서 발전소 등 민간 기반 시설을 타격하겠다는 위협이 전쟁 범죄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슈리 타네다르 하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1억 명을 학살하겠다고 위협했다”며 “의회는 트럼프와 이 전쟁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의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공직에서 물러나야 할 정신 나간 미치광이”라고 꼬집었다. 현재까지 트럼프 대통령 해임을 위한 수정헌법 제25조 발동을 촉구한 민주당 인사는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를 비롯해 2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일부 공화당 의원과 우파 인사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반대하는 움직임에 합류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충성파’였던 공화당 론 존슨 상원의원은 월스트리트저널에 “트럼프 대통령이 민간 목표물을 공격한다면 나도 그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이 같은 기류가 수정헌법 제25조 발동이 임박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과거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었던 인사들과 민주당원들로부터 동시에 해임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그 자체로 위협적인 견제구로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1946년 6월 14일생인 트럼프 대통령의 현재 나이는 만 79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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