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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인근서 총격 신고…“트럼프도 현장 근처에 있었다” [핫이슈]

    백악관 인근서 총격 신고…“트럼프도 현장 근처에 있었다” [핫이슈]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인근에서 총격이 있었다는 신고가 접수돼 미국 비밀경호국(SS)이 조사에 착수했다. AP 통신, 영국 BBC 등 외신은 5일(현지시간) “이날 자정 직후 워싱턴 DC의 라파예트 공원 주변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비밀경호국이 출동했다”면서 “요원들이 대통령 관저 북쪽에 있는 공원과 주변 지역을 수색했다”고 보도했다. 비밀경호국은 “아직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했으며 부상자도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협력 기관과 함께 사건과 관련된 차량 및 인물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사로 해당 지역 일부 도로가 폐돼됐지만 현재는 다시 개통됐다”면서 “백악관 업무는 평소와 다름없이 진행되고 있으나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주말을 플로리다주의 마러라고 별장에서 지내왔지만, 이번 사건이 발생한 시점 전후에는 백악관에 머무르고 있었다. 백악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은 부활절 연휴 동안 백악관과 집무실에서 쉬지 않고 업무를 했다”고 밝히면서도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미국 곳곳서 테러 의심 사건 발생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작전이 시작된 뒤 미국에서는 테러로 의심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달 12일에는 버지니아주 해안도시 노펵의 올드도미니언대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총격범을 포함한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했다. 당시 미 연방수사국(FBI)는 해당 사건을 테러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총격범은 버지니아 주방위군 출신 모하메드 베일러 잘로이며, 그는 2016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에 물질적 지원을 제공하려 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교도소에서 8년 복역한 뒤 2024년 12월 석방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미시간주 오클랜드의 유대교 회당 ‘템플 이스라엘’에는 무장 괴한이 운전한 트럭이 돌진했다. 1명 또는 2명으로 파악된 범인은 소총으로 무장하고 있었으며, 차량에서 박격포 형태의 폭발물이 발견됐고, 차량이 건물에 돌진했을 때 화재가 발생했다. 무장 괴한은 건물의 보안 요원들과 총격전 끝에 현장에서 사망했다. 두 사건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현지의 일부 언론은 IS 관련 전과자와 유대교 회당 등이 얽힌 해당 사건들이 이란 전쟁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의구심을 내비쳤다. 실제로 버지니아 총격 사건의 경우 범인이 과거 IS와 연관됐던 데다 사건 피해자들이 육군 ROTC 소속이며, 해당 대학교에도 군 소속 학생들이 많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인근에는 미 최대 해군기지인 노퍽 기지가 있다. 미시간의 차량 돌진 사건은 정황상 유대인들을 노리고 계획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건 장소는 디트로이트 북부 외곽의 유대인 공동체 밀집 지역이다. 정체불명 테러단체, 유럽 주요 사건 배후 자처유럽에서도 정체불명의 단체가 등장해 서유럽 주요 도시들에서 발생한 사건의 배후를 자처했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지난달 9일 ‘아샤브 알야민’ 또는 ‘하라캇 아샤브 알야민 알이슬라미아’라는 이름의 단체가 이라크의 친이란 무장단체와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텔레그램 채널에 처음 등장했다. 이들은 “전 세계 미국·이스라엘 이익집단에 대한 군사 작전을 시작한다”고 선언하더니 이틀 뒤 벨기에 리에주의 유대교회당(시나고그) 화염병 투척 사건의 배후를 자처했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프랑스 파리 사무소 앞에서 사제 폭탄이 발견돼 시티은행, 골드만삭스 등 다른 미국 은행의 파리 직원들까지 재택근무를 했다. 앞서 3월 16일 뉴욕멜론은행의 암스테르담 지점이 비슷한 공격 대상이 됐고 아샤브 알야민이 배후를 자처했다. 싱크탱크 국제대테러센터의 율리안 란체스 연구원은 이 단체에 대해 “올 3월 9일 전에는 온·오프라인에 흔적도 없다”며 “이렇게 느닷없이 등장하는 조직은 흔치 않다”고 지적했다.
  • 처형 직전 성폭행당하는 소녀들…이란 혁명수비대의 끔찍한 실체 공개 [핫이슈]

    처형 직전 성폭행당하는 소녀들…이란 혁명수비대의 끔찍한 실체 공개 [핫이슈]

    미국·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자국의 깊은 시골 마을 훈련소에서 어린 소년·소녀들에게 훈련을 빌미로 끔찍한 폭행과 강간을 자행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5일(현지시간) 혁명수비대 출신이자 이후 미 중앙정보국(CIA)을 위해 간첩으로 활동했던 레자 칼릴리(가명)의 인터뷰 및 자서전을 토대로 이란군의 실체를 폭로했다. 칼릴리는 “과거 혁명수비대 활동 당시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고문당한 후 처형되는 소년·소녀들을 봤다”면서 “특히 성관계 경험이 없는 여자아이들은 천국에 갈 수 있다는 이슬람 신앙 때문에 처형되기 전 성폭행당하곤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란의 깊은 시골에는 수많은 군 훈련소가 있다. 13세 정도 되는 어린 소녀들은 냉혹하고 혹독한 훈련을 받으며 이란의 모든 적을 증오하도록 세뇌당한다”면서 “이러한 훈련소는 IRGC의 일반 병사들이 ‘죽음의 집단’에 합류하는 시작점”이라고 덧붙였다. 피해를 입은 소년·소녀들은 군 훈련소나 이와 연계된 시설에서 IRGC의 명령에 반하거나 이를 제대로 따르지 못했다는 이유로 성폭행과 폭행 등을 당한 뒤 처형된 것으로 추정된다.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창설된 IRGC의 조직 내부 증언은 매우 드물다. 칼릴리는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슬람을 비난하거나 샤리아법을 거부하는 이른바 ‘신의 적’을 고문하고 처형하는 책임도 맡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 당국은 당신도 고문하고 죽일 수 있다”면서 “수많은 용감한 사람이 이 문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말하다 목숨을 잃었다. 동료가 겪는 끔찍한 고문을 목격한 뒤 나는 조국을 배신하고 CIA의 스파이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일을 시작한 첫날부터 내가 하는 모든 일은 이 정권이 전복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면서 “이 정권은 이란 국민뿐 아니라 지역 전체의 안정에 위협이 되며, 만약 그들이 목표를 달성한다면 이란인 수백만 명과 다른 국가의 사람들도 학살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IRGC, 13세 어린이 대상으로 세뇌 캠프 운영”영국 싱크탱크 토니 블레어 연구소는 혁명수비대가 장교와 대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세뇌 교육이 매우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성격을 띤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시아파 이슬람주의 이면에 몰입하도록 하는 세뇌 교육은 성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IRGC는 13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세뇌 교육 여름 캠프’ 등의 운영을 통해 아이들에게 보수적이고 편협한 세계관을 심어주고 TV나 인터넷 웹사이트와 같은 외국 문화적 영향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는 활동을 강요한다. 이러한 행사는 주로 시골 지역의 작은 마을에 설치한 캠프장에서 진행된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혁명수비대의 한 대령은 “2007년 길란주에만 160개의 수용소가 설치됐고 어린이 약 2만 명이 그곳에 수용됐다”고 말했다. 이어 “혁명수비대에서 병사들이 탈영죄로 처형당하는 일은 끊임없이 벌어진다”면서 “그들은 명령 불복종의 이유로 부하들을 정기적으로 처형한다. 사임 요청도 받아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전쟁 중에도 18세 소년 사형 집행한 당국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대이란 군사 공습을 시작한 뒤, 이란 당국과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줄곧 자국이 미국과 이스라엘로부터 부당한 공격을 받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란 국민은 삶을 뒤흔드는 전쟁을 일으킨 미국과 이스라엘을 믿지 못한다. 그러나 자국 정부와 군도 믿지 못한다. 국가가 여전히 국민에게 폭압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 사법부 관영 매체 미잔에 따르면 지난 2일 당국은 지난 1월 대규모 반정부 시위 당시 체포된 아미르호세인 하타미(18)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아직 성인이 채 되지 않은 이 소년에게 씌워진 혐의는 군사시설 침입 및 방화였다. 미잔에 따르면 그는 심문 과정에서 혐의를 시인했다가 다시 항소했으나 대법원은 이를 기각하고 형을 확정했다. 하타미는 나이가 어려 사면을 받을 수도 있다는 일각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2일 결국 수도 외곽의 악명 높은 게젤 헤사르 교도소에서 교수형에 처해졌다. 생전 그는 음악가를 꿈꾸는 기타리스트이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평범한 청소년이었다. 이란 사법당국은 하타미에 대해 “‘신에 대한 적개심’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민생고와 독재 정권에 대한 어린 청년의 목소리가 신에 대한 적개심으로 둔갑됐고 결국 이는 사형 집행으로 이어졌다.
  • “내 얼굴이 드라마에?”…중국 AI드라마 초상권 무단 도용 논란 [여기는 중국]

    “내 얼굴이 드라마에?”…중국 AI드라마 초상권 무단 도용 논란 [여기는 중국]

    평범한 일반인의 얼굴이 무단으로 중국 인공지능(AI) 드라마에 도용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AI 드라마 얼굴 도용’ 해시태그가 중국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사건의 발단은 한 누리꾼의 폭로였다. 바이차이(白菜)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한 인플루언서는 “홍궈(红果) 숏폼 드라마 플랫폼의 ‘복숭아꽃 비녀(桃花簪)’라는 AI 드라마에서 내가 찍은 사진을 무단으로 AI 처리해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옷·액세서리·메이크업까지 실제 사진과 거의 똑같이 재현한 뒤, 해당 인물을 탐욕스럽고 호색적인 캐릭터로 묘사했다는 것이다. 그는 “정말 어이가 없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드라마 속 ‘리우다(刘大)’라는 인물의 메이크업·의상·외모가 바이차이가 올린 한푸 사진과 매우 흡사했다. 그는 드라마 댓글에 항의 글을 남겼지만 댓글이 삭제됐고, 이후 증거를 확보해 운영사 측에 직접 연락을 취했다. 바이차이는 “AI가 잘못 생성한 것”이라는 운영사의 해명을 거부하며 경제적 배상, 공개 사과, 침해 화면 삭제라는 세 가지 요구를 제시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홍궈 플랫폼에서는 해당 인물 이미지를 수정했지만, 바이두 숏폼 드라마 등 다른 플랫폼에서는 수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홍궈 측은 “이메일로 증거를 제출해 신고하면 처리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았다. 이번 사건은 급성장하는 중국 AI 드라마 산업의 이면을 보여준다. 올해 중국 춘절 연휴 기간 AI 애니메이션 한 편이 1억 3000만 뷰를 기록하는 등 업계 열기가 뜨겁다. AI 영상 기술도 빠르게 발전해 인물의 일관성·미적 표현력·의미 이해 능력이 1년 새 크게 향상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제는 기술이 앞서가는 동안 법적 보호는 뒤처지고 있다는 점이다. 유명 연예인들도 AI 얼굴 합성 피해를 당해 법적 대응에 나선 바 있다. 베이징 인터넷법원은 관련 판결에서 “초상권 침해는 원본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더라도, 일반 대중이나 특정 집단이 해당 인물을 식별할 수 있으면 초상권 침해로 인정된다”고 명시했다. 법조계에서는 “무단으로 타인의 얼굴을 사용한 AI 영상은 초상권 침해에 해당하고, 이번 사건처럼 해당 인물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면 명예훼손까지 추가로 성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변호사는 피해자들에게 “우선 해당 콘텐츠를 증거로 확보한 뒤 플랫폼에 삭제를 요청하고, 동시에 제작사와 플랫폼을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침해 중단과 사과를 요구하라”고 조언했다. 연예인도 아닌 일반인의 얼굴까지 AI 드라마에 무단으로 도용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빠르게 커지는 AI 콘텐츠 시장에서 개인 초상권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 “푸틴의 다음 목표는 독일”…이란 이어 유럽도 ‘불바다’ 우려 확산 [밀리터리+]

    “푸틴의 다음 목표는 독일”…이란 이어 유럽도 ‘불바다’ 우려 확산 [밀리터리+]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시작한 러시아의 다음 목표가 독일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는 발트 3국(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과 핀란드 등이 다음 타깃일 수 있다는 기존의 예측을 뒤엎는 것이다. 에르키 코르트 에스토니아 국가안보연구소장은 3일(현지시간) 폴란드 주간지 프프로스트에 “푸틴에게 중요한 것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후방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그곳이 바로 독일”이라면서 “러시아가 나토 변방(발트 3국과 핀란드 등)을 공격해서 뭘 얻겠는가”라고 말했다. 코르트 소장에 따르면 독일은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나토 전방 국가들의 ‘후퇴 거점’이다. 이곳을 먼저 공격하지 않고서는 에스토니아나 수바우키 회랑 공격의 성공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수바우키 회랑은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있는 약 65㎞ 길이의 좁은 육상 통로다. 북쪽으로는 러시아의 영토인 칼리닌그라드가 있고, 남쪽으로는 러시아와 밀접한 동맹국인 벨라루스가 있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수바우키 회랑은 나토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러시아가 수바우키 회랑을 장악하면 칼리닌그라드와 벨라루스가 연결되고, 발트 3국은 폴란드 등 다른 나토 동맹국들과 육로에서 완전히 분리된다. 앞서 폴란드는 지난해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수바우키 회랑을 점령하기 위해 ‘자파드’(서쪽) 합동 군사 훈련을 실시했다고 비난한 바 있다. 러시아는 왜 독일을 ‘주적’으로 여길까러시아의 다음 타깃으로 발트 3국을 고립시킬 수 있는 수바우키 회랑 등 나토 변방이 아닌 독일이 거론되는 또 다른 이유는 전쟁의 정당성이다. 코르트 소장은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는 독일을 자국의 주적으로 간주한다”면서 “러시아의 과대망상이긴 하지만 에스토니아 접경지역인 나르바나 수바우키 회랑보다는 독일 공격이 오히려 정당화될 수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앞서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은 소련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러시아는 ‘조국 전쟁’ 또는 ‘위대한 애국 전쟁’을 통해 나치 독일을 물리쳤고, 수십 년이 흐른 2014년 나치 척결을 명분 삼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다. 현재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등 러시아 인사들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독일의 나치 과거사를 끊임없이 언급하며 심리전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에 유리한 독일의 2차대전 트라우마이 밖에도 코르트 소장은 독일 사회 전반이 자국 방어능력에 비관적이라고 지적하며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독일)를 마비시키기는 비교적 쉬울 수 있다. 러시아는 이를 통해 엄청난 선전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독일의 재무장에 대해 “전선에서는 돈으로 싸우지 않는다”면서 러시아의 위협에 맞설 의지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독일대안당(AfD) 등 러시아 친화적인 극우 세력, 러시아가 독일에 쌓아놓은 정보 네트워크, 옛 동독 지역을 중심으로 독일에 거주하는 약 350만 명의 러시아어 사용자 등도 러시아가 독일을 침공하기 좋은 환경으로 꼽았다. 현실 가능성은?발트 3국과 수바우키 회랑 등은 나토의 영역에 속하면서도 군사적으로 비교적 취약한 지점으로 꼽힌다. 이들 국가가 러시아의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코르트 소장의 전망은 이러한 일반적인 견해와 큰 차이를 보인다. 게다가 집단 방위 체제인 나토는 독일이 공격받으면 미국을 포함한 회원국 전체가 러시아와 맞붙어야 하는 만큼,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을 공격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무엇보다 나토는 핵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핵 억지력을 기대할 수도 있다. 다만 최근 이란과 전쟁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토 탈퇴를 언급하는 등 동맹의 결속력이 느슨해진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의 예상 밖 결단이 전선의 추가 또는 새로운 전선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우려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전 세계가 이란 전쟁으로 고통받는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나토 후폭풍이 부는 현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만이 이 상황을 ‘즐기며’ 바라보고 있다고 분석한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지난 1월 유럽의회에 출석해 “유럽이 미국 없이 방어 가능하다는 생각은 꿈에 불과하다”며 “독자방위론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좋아할 일인 만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 “강간은 성행위일 뿐, 뭐가 문제?”…집단 성폭행범의 충격 발언 [핫이슈]

    “강간은 성행위일 뿐, 뭐가 문제?”…집단 성폭행범의 충격 발언 [핫이슈]

    영국 휴양지에서 술에 취해 의식을 잃은 여성을 집단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이집트 출신의 난민 신청자가 배심원 앞에서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집트 출신의 카린 알-다나수르트(25)와 지인 2명은 지난해 10월 4일 남부에 있는 브라이튼 해변에서 술에 취해 의식을 잃은 33세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만취 상태의 피해 여성을 해변의 오두막으로 끌고 간 뒤 범행을 저질렀다. 알-다나수르트는 공범들의 범행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배심원들에게 “남성 3명이 피해자를 마치 고기처럼 취급하고 자신들의 오락거리로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열린 재판에서 변호인이 가해자 중 한 명인 알-다나수르트에게 “당신은 당시 (공범들의) 강간 장면을 직접 목격했냐”고 묻자 “내 눈앞에는 성적인 장면만 보였다”고 답했다. 이에 변호사가 “아니다, 성행위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당신이 목격한 것은 강간”이라고 말하자, 알-다나수르트는 “내가 본 게 그것이다. 내게 강간은 곧 성행위”라고 답했다. 변호사 측이 “범행 당시를 촬영한 목적은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그들(공범들)을 막고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을 막기 위해 나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변호인 측은 “그는 피해자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다음 날 공범들과 함께 바비큐 파티를 갔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법정에서는 알-다나수르트가 촬영한 공범들의 범행 모습과 범행 후 고기를 구워 먹으며 파티를 즐기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됐다. 그는 다른 공범 두 사람과 범행 직전 현지의 한 클럽에서 처음 만난 사이로 알려졌다. 공범 두 명은 알-다나수르트와 마찬가지로 소형 보트를 타고 영국으로 건너와 이민자 법적 지위를 받으려 기다리는 난민으로 확인됐다. 알-다나수르트와 공범들은 강간 방조 혐의와 강간 혐의, 동의 없는 사생활 이미지 공유 등의 혐의를 받고 있으나 이들은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 이란은 절대 ‘피해자’가 아니다…자국민 성폭행·사형시키는 이유는? [핫이슈]

    이란은 절대 ‘피해자’가 아니다…자국민 성폭행·사형시키는 이유는?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대이란 군사 공습을 시작한 뒤, 이란 당국과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줄곧 자국이 미국과 이스라엘로부터 부당한 공격을 받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실제로 개전 초반 미군이 이란의 한 초등학교를 오폭하면서 죄 없는 어린아이들 170여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란 국민은 한 달이 넘도록 공습경보에 잠을 이루지 못하며 하루하루 불안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이란 국민은 삶을 뒤흔드는 전쟁을 일으킨 미국과 이스라엘을 믿지 못한다. 그러나 자국 정부와 군도 믿지 못한다. 국가가 여전히 국민에게 폭압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 사법부 관영 매체 미잔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당국은 지난 1월 대규모 반정부 시위 당시 체포된 아미르호세인 하타미(18)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아직 성인이 채 되지 않은 이 소년에게 씌워진 혐의는 군사시설 침입 및 방화였다. 미잔에 따르면 그는 심문 과정에서 혐의를 시인했다가 다시 항소했으나 대법원은 이를 기각하고 형을 확정했다. 하타미는 나이가 어려 사면을 받을 수도 있다는 일각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1일 결국 수도 외곽의 악명 높은 게젤 헤사르 교도소에서 교수형에 처해졌다. 생전 그는 음악가를 꿈꾸는 기타리스트이자 창창한 미래를 가진 평범한 청소년이었다. 이란 사법당국은 하타미에 대해 “‘신에 대한 적개심’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민생고와 독재 정권에 대한 어린 청년의 목소리가 신에 대한 적개심으로 둔갑됐고 결국 이는 사형 집행으로 이어졌다. “女간호사들 집단 성폭행 후 강제 결혼”이란 당국과 군이 시민을 향해 휘두른 폭압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지난달 이란 반정부 성향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 보도에 따르면 33세 간호사 A씨는 지난 1월 반정부 시위 기간 중 혁명수비대 요원 3명에게 3일 동안 감금된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이 여성은 군인들의 범죄로 인해 장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현재는 자궁 적출 가능성도 있으며 평생 인공항문 주머니를 착용한 채 살아야 한다. 이란 인터내셔널은 “피해 여성은 극심한 정신적 충격으로 자신을 치료하는 의사에게 차라리 죽게 해달라고 애원했다”면서 “현재는 혁명수비대 보안군의 감시하에 자해를 막기 위해 병상에 묶여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부상한 시위대를 치료했다는 이유로 감금된 또 다른 간호사 B씨 역시 집단 성폭행으로 극심한 출혈 증상을 보이다 결국 자궁 적출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인터내셔널은 소식통을 인용해 “B씨는 자신을 성폭행한 혁명수비대 요원 중 한 명과 결혼했다는 문서에 강제로 서명해야 했다. 이후 그녀의 가족은 석방을 위해 결혼을 주장한 요원에게 거액의 돈을 지불했다”고 전했다. 이란 내 인권 단체들은 혁명수비대가 정부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을 처벌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성폭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번 전쟁의 피해자는 이란이 아니다이란의 우호국인 러시아와 중국뿐 아니라 유럽 여러 나라 등 서방 국가에서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을 두고 국제법 위반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미국·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이 곧 이란을 ‘피해자’로 규정짓는 것은 아니다. 이란은 이번 전쟁 전부터 반정부 시위대를 향한 끔찍하고 강압적인 진압을 이어왔으며 전쟁 후에도 국민 기강 단속을 위해 꾸준히 이들에 대한 사형 집행을 이어가고 있다. 전쟁이 끝난 뒤 발생할 대규모 민중 봉기를 우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 인권 단체 국제앰네스티는 하타미를 포함한 11명의 남성을 ‘사형 집행 임박 명단’으로 분류하고 우려를 표해왔다. 앰네스티 측은 “이들이 구금 중 고문과 가혹 행위에 노출됐으며 강제 자백에 의존한 극도로 불공정한 재판을 통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한 국제분쟁 전문가는 서울신문에 “이란인에게 최근 안위를 물었더니 ‘미국·이스라엘의 미사일에 맞아 죽거나 정부에 의해 죽거나 둘 중 하나’라고 하더라”라면서 “전쟁을 일으킨 미국과 이스라엘도, 이런 상황에서 국민을 탄압하는 이란 정부도 모두 나쁘다”고 평가했다. 이번 전쟁의 피해자는 이란이 아니라 ‘이란 국민’이다. 더불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과 에너지 수급 불안정으로 일상이 무너진 수많은 전 세계인이다. 미국과 이스라엘 행정부, 이란 당국과 군은 여러 의미의 ‘가해자’일 뿐이다.
  • 기름 부족해지자 살인 사건 급증…트럼프 전쟁의 끔찍한 나비효과 [핫이슈]

    기름 부족해지자 살인 사건 급증…트럼프 전쟁의 끔찍한 나비효과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함께 시작한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전 세계가 유가 상승으로 고통받는 가운데, 유가에 특히 취약한 아시아 지역에서 범죄율이 급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2일(현지시간) “전쟁 중 연료 부족으로 아시아 각국에서 강도와 살인 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유가 상승 직격탄을 맞은 방글라데시에서는 불법 조직들이 한밤 중 연료를 훔치고 운송 차량을 습격하는 등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당국에 따르면 방글라데시뿐만 아니라 인접한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연료 부족으로 인한 절도 사건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인도 등 일부 국가에서는 연료 부족에 분노한 시민들이 주유소에서 기름을 갈취하려다 주유소 측과 다툼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주유소 직원이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전체 인구 1억 7500만 명 중 4분의 1 이상이 빈곤층인 방글라데시 등 일부 아시아 국가는 유가 상승으로 인해 대규모의 피해를 겪고 있다.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는 에너지의 약 95%를 수입에 의존하는데, 공급 불안정이 장기화하고 사재기와 불법 비축으로 주유소들은 텅 비어가고 있다. 전국의 주유소 약 3000곳에서 매일 공격 사건이 보고되고 있으며, 수도 다카 동쪽의 한 지역에서는 연료를 채우지 못한 채 돌아간 운전자들이 저녁 무렵 다시 돌아와 주유소 직원들을 납치해 운하로 끌고 갔다. 또 다른 사건으로는 지난 주말 서부 나라이일 지역에서 트럭 운전수가 주유소 관리자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사건 당시를 담은 보안 카메라를 보면 트럭 운전수가 주유 거절을 당한 뒤 주유소 관리자가 근무를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트럭으로 그를 치어 살해했다. 방글라데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 상황은 미친 짓이다 용납할 수가 없다. 이위기를 해결할 국제사회의 양심은 어디에 있냐”고 성토했다. 아시아의 연료 위기, 한계점 도달했다워싱턴포스트는 “아시아 각국 정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차단하거나 파괴한 중동산 석유 및 가스를 대체하기 위해 막대한 재정 준비금을 소진했다”면서 “많은 국가가 에너지 공급 안정을 위해 현물 시장에서 값비싼 구매를 감행했고 가격 충격의 대부분을 보조금으로 충당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미국과 이란의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 미국이 지상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면서 이러한 노력은 지속되지 못할 거라는 분석가들의 경고가 나온다”면서 “유가와 가스 가격 변동성이 식량 및 기타 필수품의 가격 상승이나 부족을 초래하기 시작하면 더 큰 고통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방글라데시 등 일부 아시아 빈곤국은 이러한 위기에 더욱 취약하다. 방글라데시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이나 2024년 방글라데시 정부를 무너뜨린 전국적 시위 당시에도 이 정도의 심각한 폭력 사태는 없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주요소의 일부 직원들은 살해 협박을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역시 현재까지 막대한 연료 보조금을 유지해 왔으나 재정 적자가 계속 불어나면 보조금 지급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 이데안 살레얀 노스텍사스대 정치학과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에 “만약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상태가 4월, 심지어 5월까지 지속된다면 심각한 만성적 불안정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한국 등 여러 나라와 호르무즈 개방 모색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에서 손을 떼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한국을 비롯한 세계 40여개국이 이 문제를 모색하기 위한 외교 장관 회의를 열었다. 2일 화상 회의를 주재한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오늘 모든 범위의 외교적, 경제적 수단과 압력의 집단 동원을 포함한 외교적, 국제적 계획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외교부는 이날 회의에 정의혜 외교부 차관보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프랑스와 독일, 캐나다 등 나토 주요 회원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국가,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참여했으나 미국은 참석하지 않았다.
  • 고비용·고품질 승부수… 대형마트 ‘역발상’ 수산물 공급 작전

    지구온난화와 고환율이 먹거리 공급망 위기를 불러온 가운데 대형마트가 산지 혁신과 공정 차별화로 수산물 안정 공급에 나섰다. 단순히 가격 경쟁을 넘어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고비용 구조를 품질로 상쇄하는 전략이다. 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 품목은 멍게다. 남해안에서 국내 약 70% 물량이 생산되는 멍게는 지난해 봄 고수온 여파로 95%가 집단 폐사하면서 가격이 50% 이상 폭등하는 등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롯데마트는 이런 기후 변화에 맞서 양식 환경을 전면적으로 바꿨다. 올해 산지 파트너사들과 손잡고 양식 수심을 기존 10m에서 15m 이하로 깊게 조정해, 비록 성장 속도는 느려졌으나 폐사량이 급감하며 수급 안정화에 성공했다. 여기에 산지 파트너사 수를 2배로 늘려 물량을 대량 확보한 결과, 지난달 햇멍게 매출이 전년 대비 388% 급증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이마트는 최근 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돌파하며 연어 원가가 20% 이상 폭등한 가운데 품질 강화와 가격 동결이라는 승부수로 연어회 매출을 약 20% 끌어올렸다. 비린내의 원인인 혈합육(검붉은 살)을 전량 제거하는 공정을 도입해 수율이 10% 감소했음에도 마진을 줄여 고객층을 늘릴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2~3월 혈합육 제거 시범 점포의 연어회 매출은 20% 늘었고, 트레이더스에선 재구매율이 1.5배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상 이변과 대외 경제 변수가 상수가 된 상황에서, 비효율을 감수하고서라도 상품의 본질적 경쟁력을 높이는 투자가 대형마트의 핵심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세대 갈등·충돌에 취약한 사회… ‘영포티’를 논쟁거리로 만들다

    세대 갈등·충돌에 취약한 사회… ‘영포티’를 논쟁거리로 만들다

    2030세대 기회 줄고 경로 단절 누적40대의 태도보다 사회구조 영향 커 젊은 감각과 적극적 소비, 자기관리의 대명사였던 ‘영포티’는 어째서 젊어 보이려는 안간힘, 기득권적 여유, 과시와 허세의 이미지로 바뀌었을까.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정책실에서 한국 사회의 주요 정치·경제 현안을 대상으로 정책 분석과 구조적 연구를 수행했던 저자는 오늘날 한국 사회의 뜨거운 논쟁 대상이 된 영포티를 분석한다. 그는 영포티가 세대 간 간극, 갈등이 더 큰 충돌로 비화되기 쉬운 구조적 환경을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표식이라 설명한다. 그러면서 영포티라는 이름이 은폐하고 있는 사회 설계의 결함을 드러내기 위해서 책을 썼다고 밝힌다. 영포티라는 말이 등장했을 때는 ‘늙지 않는 중년’이라는 비교적 이상적인 이미지에 가까웠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부정적인 사회적 용어로 변모했다. 저자는 “왜 한때 장려되던 삶의 방식이 어느 순간부터 비난의 표적으로 전환되었는가”라고 질문한다. 이는 40대의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2030세대가 경험한 기회 축소와 경로 단절의 누적과 맞물려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은 세대 간 자산 격차를 단기간에 증폭시킨 계기였다. 유동성 확대와 자산 가격 급등은 기존 자산 보유자에게는 복리 효과를 가속하는 장치로 작동했다. 그러나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집단에게 그 상승은 기회가 아니라 장벽이 됐다. 그때 호출된 이름이 영포티였다는 것이다. 유독 40대가 비난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2030세대의 가장 가깝기 때문이다. 문제는 권력 그 자체가 아니라, 과거에 말해 온 기준과 현재의 선택 사이의 단절이다. 말은 남아 있고 기록은 지워지지 않는데, 그 말이 더 이상 설명되지 않는 순간 일관성은 붕괴되고 신뢰는 증발한다. 권력과 일상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설명 없는 태도는 더 이상 용인되지 않는다. 저자는 갈등을 만들어 낸 구조를 바라봐야 이름만 바뀐 채 반복해서 재생산되는 영포티 같은 표식의 본체를 드러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 트럼프, 나토 울타리 걷어찰 수 있을까

    “동맹이 전쟁 외면” 노골적 불만 표출美 의회·국방부 내부 검토는 아직의회 승인 필요… 실현 여부 미지수탈퇴 대신 군사 지원서 발 뺄 수도나토 사무총장, 내주 트럼프와 회담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탈퇴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하며 동맹국들을 압박하는 가운데 실제 탈퇴 절차에 착수할지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선 법적·정치적 장벽 탓에 현실적으론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나토 동맹국들이 대이란 전쟁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나토 탈퇴 가능성을 수차례 언급해왔다. 그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된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나토 회원국 유지를) 재고할 단계를 넘어섰다”며 나토 탈퇴를 강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우리가 그들(나토)을 필요로 할 때 그들은 친구가 아니었다”며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내일이라도 당장 관계를 끊을 것 같은 엄포가 이어지고 있지만, 미 행정부 내부적으로 나토 탈퇴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이란 전쟁이 한창이라 관련 논의를 우선순위에 두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로선 동맹국이 미국을 돕지 않았다는 책임론을 추후에 제기하기 위한 명분쌓기 측면으로도 읽힌다. 아울러 나토 탈퇴를 위한 ‘법적 허들’이 높아 실현 가능성도 미지수다. 현행법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은 의회의 승인이 없거나, 상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통과된 결의안이 없이 나토를 탈퇴할 수 없다. 현재 미국 정치권 분위기를 감안할 때 의회 통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도 나토를 탈퇴하면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 없이 나토 탈퇴를 강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가 외교 정책에 대한 대통령 권한을 내세워 법적 제약을 우회할 수 있으나, 이는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헤어질 결심’ 대신 군사 지원을 줄이는 방식으로 나토에서 발을 뺄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유럽 국가들에 국방비 지출을 늘리라고 압박하면서, 군사 훈련 참여 규모를 축소해왔다. 또한 일각에서는 미국이 집단방위를 규정한 나토 조약 5조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회원국에 대한 핵 억지력 제공을 중단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다음 주 워싱턴DC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다. 구체적인 방문 일정이나 세부 논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 발리서 관광객 초크 제압 논란…격투기 코치 “지인 여성 건드려 개입” [핫이슈]

    발리서 관광객 초크 제압 논란…격투기 코치 “지인 여성 건드려 개입” [핫이슈]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한 외국인 관광객이 현지 격투기 코치에게 이른바 ‘초크’ 방식으로 제압당하는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코치는 해당 관광객이 술에 취한 채 소란을 벌이고 자신의 여성 지인에게까지 부적절하게 접촉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온라인에서는 “선을 넘은 관광객을 막은 것”이라는 반응과 “과도한 물리력”이라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 호주 매체 뉴스닷컴은 최근 발리 울루와투의 밤거리에서 상의를 벗은 외국인 관광객이 현지인들에게 둘러싸인 채 제압당하는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상에는 한 남성이 바닥에 눌린 채 목이 졸리는 듯한 모습과 주변 사람들의 격앙된 반응이 담겼다. 현지 격투기 선수이자 체육관 운영자인 벨다 브리그 산도는 자신이 직접 이 관광객을 제압했다고 밝혔다. 그는 온라인에 올린 글에서 “이 남성이 술에 취해 사람들을 만지고 길 한가운데를 돌아다니며 행인들을 멈춰 세웠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다가 내 여성 지인에게 손을 대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영상 속에서도 산도는 제압당한 남성을 향해 “현지인을 존중하라”, “여성들에게 그런 식으로 행동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했다. 주변에서는 남성이 의식을 잃은 것 같다는 반응도 나왔고 산도는 한동안 제압을 이어간 뒤 손을 풀었다. 이후 관광객은 잠시 바닥에 누워 있다가 다시 의식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 “먼저 선 넘은 건 상대” 주장…현지선 “너무 과했다” 지적도 산도는 사후 설명에서 자신의 대응이 완전히 옳았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감정이 앞섰고 그 점은 사과한다”면서도 “몸싸움을 먼저 만든 쪽은 상대”라고 주장했다. 이어 “발리는 아름답고 사람들도 친절하지만, 존중은 서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상이 퍼진 뒤 온라인 반응은 갈렸다. 일부는 무례한 행동을 제지한 정당한 대응이라고 봤지만, 다른 쪽에서는 상대가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제압한 장면이 지나쳤다는 지적도 내놨다. 뉴스닷컴도 이번 사건을 두고 정당방위와 과잉 대응 논란이 함께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영상 속 관광객은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되묻는 반응을 보였고, 러시아에서 왔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지 매체들은 그가 실제로 어떤 행동을 했는지, 또 현장 주장이 어디까지 사실관계로 확인됐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 잇따른 관광객 소란에 발리도 경고…“지역 규범 존중해야” 이번 사건은 발리에서 반복되는 외국인 관광객 무질서 논란과도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최근 발리에서는 일부 관광객이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거나 공공장소에서 싸움을 벌이는 일이 잇따르면서 지역 사회 불만도 함께 커졌다. 뉴스닷컴에 따르면 올해 초 쿠타 지역의 한 상점 밖에서도 관광객들이 집단 몸싸움을 벌이는 영상이 퍼졌고, 당시에도 현지인들이 직접 상황을 말려야 했다. 여성들의 비명이 들릴 정도로 혼란이 컸다는 증언도 나왔다. 발리 주정부는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 행동 수칙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와얀 코스테르 주지사는 지난해 관광객들에게 종교시설 방문 때 복장을 갖추고, 지역 문화를 존중하며, 환경을 훼손하지 말라는 지침을 재차 알렸다. 당국은 이 조치가 단순한 권고가 아니라 관광객 폭력과 무질서를 줄이고, 관광 산업을 지역 법과 가치에 맞게 운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리 주정부는 관광이 지역 공동체와 충돌하지 않고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입장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 ‘집단 성폭행 후 안락사 여성’에 트럼프와 스페인이 충돌한 이유 [핫이슈]

    ‘집단 성폭행 후 안락사 여성’에 트럼프와 스페인이 충돌한 이유 [핫이슈]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오랜 기간 육체적·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다 안락사를 선택한 20대 스페인 여성 사례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페인 행정부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1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안락사를 선택한 노엘리아 카스티요 사례와 관련해 해명을 요구하자, 스페인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쓸데없는 참견을 한다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지난달 31일 마드리드 주재 미국 대사관에 카스티요 사건과 관련한 반복적인 성폭행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국무부는 외교 전문을 통해 “안락사한 카스티요가 국가의 보호 아래에 있는 동안에도 반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의혹과 가해자들이 처벌받지 않았다는 점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카스티요가 임종 직전 안락사 시행을 망설였음에도 이러한 의사가 무시되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은 특히 정신 질환 및 비말기적 고통(non-terminal suffering)에 있어서 스페인 정부의 안락사 법 적용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제기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모니카 가르시아 스페인 보건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히 비난하며 “그는 모든 곳에 간섭하며 지나치게 국제적인 의제로 부추기려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일축했다. 가르시아 장관은 자신의 엑스에 “스페인은 탄탄한 의료 시스템과 모든 사람을 보호하고 돌보는 권리 체계를 갖춘 국가”라고 강조하며 “여기에는 법적 규정 안에서 임상 위원회의 평가와 법원의 승인을 받아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의료 시스템과 관련한 사망 사건 등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도리어 가자지구와 이란에서 인권 유린을 자행했다”고 비난했다. 카스티요의 안락사가 시행된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의 주지사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조사 지시 소식에 반발하며 “우리는 의료 시스템 전문가들의 업무를 훼손하려는 악의적인 공격으로부터 전력을 다해 그들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끔찍한 사건의 피해자이자 안락사를 선택한 카스티요 사건을 둘러싼 미국과 스페인 당국의 충돌은 ‘존엄한 죽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쪽과 종교적 이유 등으로 이를 반대하는 쪽의 팽팽한 갈등이 국가 간의 갈등으로 확산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끔찍한 사건, 오랜 법적 분쟁, 그 후 존엄한 죽음카스티요는 2022년 국가가 운영하는 취약 여성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던 중 집단 성폭행을 당한 후 극단 선택을 하기 위해 건물 5층에서 뛰어내려 하반신 마비가 됐다. 사고 후 끊임없이 고통에 시달린 그는 합법적인 안락사를 결심했다. 하지만 이후 존엄한 죽음을 원하는 그를 둘러싸고 여러 법적 공방이 시작됐다. 2024년 7월 카탈루냐 전문가 위원회는 그의 요청을 승인했지만, 아버지의 항소로 절차가 중단됐다. 카스티요는 자기 결정권을 인정받기 위해 스페인 헌법재판소와 유럽인권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월 스페인 헌법재판소는 그의 손을 들어주며 기본권 침해는 없었고, 그가 안락사를 통해 생을 마감할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다. 안락사 하루 전 카스티요는 한 인터뷰에서 “어떻게 죽고 싶은지 가족들에게 말했다. 아름답게 죽고 싶다. 항상 아름답게 죽고 싶다고 생각해 왔다. 제일 예쁜 드레스를 입고 머리도 예쁘게 할 거다. 간단하게 죽고 싶다. 이제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족 중 누구도 안락사에 찬성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버지의 행복이 딸의 행복이나 딸의 생명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건은 안락사 허용 범위를 둘러싼 법적·윤리적 논쟁을 다시 촉발시키고 있다. 카스티요는 말기 환자가 아닌 상태에서 20대에 안락사를 승인받았으며, 신체적 고통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도 중요한 사유로 인정됐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반대하는 쪽은 정신적 고통을 근거로 한 안락사 허용이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으며, 치료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허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반박한다.
  • 진짜 권력은 수양대군에 줄선 엘리트들이었다

    진짜 권력은 수양대군에 줄선 엘리트들이었다

    단종·세조·안평대군 관료 인맥 분석쿠데타 후 차츰 인재 등용 체계 붕괴 1500만을 훌쩍 넘어 1600만 관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수양대군(세조)의 왕위 찬탈 첫 단계인 ‘계유정난’(1453년)과 단종의 죽음을 배경으로 한다. 계유정난 이후 조선의 엘리트집단의 운명은 어떻게 변했을까.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홍콩침례대, 홍콩대 공동 연구팀은 조선왕조실록과 과거 급제자 명단인 ‘문과방목’(文科榜目)을 디지털 인문학과 복잡계 방법론으로 분석해 조선 관료 1만 4600여명의 경력 패턴을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조선 관료 사회의 성공과 몰락의 법칙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이번 연구 결과는 통계 물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 ‘물리학 A: 통계적 메커니즘과 그 응용’ 4월호에 실렸다. 조선왕조실록은 600년 넘는 기간 동안 국가 운영 기록을 자세히 담고 있어 당시 정치·사회 구조를 정밀하게 복원할 수 있는 방대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우선 조선 초기 권력 구조가 극적으로 변동한 사건인 ‘계유정난’을 정량 분석했다. 실록 기록을 바탕으로 단종, 수양대군, 안평대군과 교류한 관료들의 관계망을 구축한 결과 수양대군과 가까웠던 인물들은 공신으로 부상하고 안평대군 측 인물들은 숙청되는 등 권력 변화가 데이터로 명확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총성공지표’를 개발해 개별 관료가 어떤 지위에서 얼마나 오래 활동했는지 정량적으로 측정했다. 분석 결과 조선 건국 이후 약 400년 동안은 일정 수준의 공정성과 사회적 이동성이 유지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조선 후기로 갈수록 안동 김씨, 풍양 조씨 등 특정 가문이 경쟁이 아닌 권세를 통해 과거에 급제하고 고위 관직을 독차지하면서 관료 사회의 불평등이 급격히 심해졌다. 이는 공정한 인재 등용 시스템의 붕괴를 의미하며, 실력 본위의 등용 시스템이 무너진 구조적 변동을 해결하지 못하면서 조선이 쇠퇴와 멸망의 길을 걷게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를 이끈 박주용 카이스트 교수는 “국가의 흥망성쇠에 개인과 집단의 행위가 미치는 영향을 보여줌으로써 현대 사회의 공정성과 인재 등용 문제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밝혔다.
  • 美법원 “트럼프, 백악관 주인 아냐”… ‘초호화 연회장’ 제동

    美법원 “트럼프, 백악관 주인 아냐”… ‘초호화 연회장’ 제동

    “미래 대통령 위해 관리할 책임뿐”이스트윙 철거… 법적 근거 요구트럼프, 소송단체에 “좌파 광신도”경제난 와중 건설에 여론 부정적 미국 법원이 기부금 4억 달러(약 6000억원)로 백악관에 대형 연회장을 짓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사 중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단체를 ‘급진 좌파 맹신도 집단’이라고 비난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AP통신,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리처드 리언 미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31일(현지시간) 의회의 승인 없이 연회장 개조를 포함해 백악관을 고칠 권한이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기각하고 공사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리언 판사는 35쪽 분량의 판결문에서 “미국 대통령은 미래의 영부인과 대통령 가족을 위해 백악관을 관리할 책임이 있지만, 소유주는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권한을 규정한 법률은 없다”고 지적했다. 리언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 없이 지난해 백악관 이스트윙(동관)을 철거한 것도 문제 삼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근거 법률을 제시해야 한다고 짚었다. 백악관은 즉시 항소 의사를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에 격분했다. 그는 판결 직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수년간 백악관에 많은 건물을 지었지만 그 모든 것이 의회의 승인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연회장 신축을 저지하기 위해 지난해 말 소송을 제기한 국가역사보존협회(NTHP)를 ‘좌파 광신도 집단’으로 몰아세우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게시물을 올려 납세자 부담 없이 세계 최고 수준의 연회장을 건설하려고 했는데 소송을 당했다며 NTHP를 비난했다. NTHP는 의회의 법 제정을 통해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미국 내 역사적 건물과 지역, 유산을 보존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NTHP 측은 판결 직후 “행정부가 법을 준수하고 의회 승인을 얻을 때까지 연회장 건설이 중단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결정은 “미국 국민을 위한 승리”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동관을 철거하고 연회장 공사에 들어갔다. 동관의 기존 수용 인원이 200여명에 그쳐 외국 정상과 귀빈이 참석하는 행사를 여는 데 제약이 있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1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연회장을 신축하겠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트럼프는 기업과 부유층의 기부금을 활용하겠다고 했지만, 경제난 와중에 초호화 연회장을 짓는다는 사실에 부정적 여론이 제기됐다.
  • [서울광장] 예고된 비극, 방임하는 국가

    [서울광장] 예고된 비극, 방임하는 국가

    스토킹이 지금처럼 중대한 범죄로 인식되지 않던 시절, 영화 ‘스토킹 로라’는 뒤틀린 집착이 초래하는 파국을 경고했다. 영화의 모티프는 1988년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 방위산업체에서 일어난 실화다. 엔지니어 로라 블랙은 동료 남성의 집요한 구애에 시달려야 했다. 거절에도 멈추지 않은 남성의 접근은 자택 침입과 노골적인 위협으로 번졌고, 그녀의 평온한 일상은 단숨에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지한 회사가 그를 해고했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오히려 해고는 증오에 불을 지피는 기폭제가 됐다. 앙심을 품은 해고자는 총기와 수천 발의 탄약으로 무장한 채 다시 회사에 나타났다. 평화롭던 사무실은 순식간에 전쟁터로 변했고, 7명이 숨지는 참극이 벌어졌다. 한 여성을 향한 빗나간 순애보가 무고한 목숨까지 앗아간 집단 살해로 귀결된 것이다. 이 사건은 미국 사회에 거대한 파열음을 냈으며 범죄 인식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았다. 반복된 위협을 사소하게 취급한 대가를 처절하게 목격한 미국은 비로소 ‘스토킹’을 법의 테두리로 끌어올렸다.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처벌 규정이 신설됐고, 스토킹은 강력한 공권력 개입이 필요한 중범죄로 다뤄지기 시작했다. 사건이 커지기 전에 가해자를 분리해야 한다는 원칙이 제도 운영의 중요한 기준이 됐다. 한국에서 스토킹이 사회문제로 부각된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다. 위험성은 일찌감치 환기됐으나 제도는 늘 한발 늦었다. 1999년 첫 법안 발의 이후 입법은 무려 20년 넘게 공전했다. 그사이 수많은 피해자는 일방적인 괴롭힘에 고통당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노원 세 모녀 피살 사건’ 같은 잔혹한 비극을 겪고서야 2021년 ‘스토킹 처벌법’이 뒤늦게 국회 문턱을 넘었다. 하지만 법 시행 후에도 현실의 온도는 여전히 차갑다. 최근 2년 사이 스토킹 검거 건수는 40% 이상 급증했으나, 실제 구속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1% 안팎에 불과하다. 경고가 거듭되고 신고가 쌓여도 상대의 신병 확보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무력한 대응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법은 존재하되 현장에서 폭력을 실질적으로 억제할 경찰의 조치는 턱없이 미흡하다는 방증이다. 이러한 제도적 빈틈 속에서 최근 경기 남양주의 대낮 거리에서 보호 대상이던 20대 여성이 살해됐다. 피해자는 스마트워치로 간절히 구조를 요청했지만, 공격은 경찰 도착 전에 끝났다. 가해자는 접근금지 대상이자 전자발찌 착용자였으나 그 어떤 장치도 살의를 막지 못했다. 사전에 동선을 파악하고 차량에 위치추적장치까지 부착하는 등 계획 범행의 징후가 뚜렷했음에도 공권력은 제때 개입하지 못했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범행을 국가 시스템이 사실상 방치한 것에 가깝다. 참변이 일어난 후에야 경찰은 대응 수위를 높이겠다며 분주하지만, 문제는 현장의 의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구조적 한계에 있다. 법원이 반복성과 위험성을 지나치게 엄격히 따지며 잠정조치나 구속영장을 기각하는 관행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가해자를 떨어뜨려 놓는 조치조차 상당수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사법부의 소극적 판단이 일선의 적극적 대응 의지를 꺾고 있는 형국이다. 스토킹은 관계 속에서 서서히 수위를 높여 가며 결국 극단적 폭력으로 치닫는 특성이 있다. 그럼에도 수사와 사법 판단은 사건의 전체 맥락이 아닌 개별 행위 단위의 법리에만 함몰되어 있다. 전자발찌를 부착하고도 보란 듯이 접근을 시도하는 이들이 급증하는 현실은 현재의 보호 체계가 범죄 억제 기능을 사실상 상실했음을 보여 준다. 피해자를 끝까지 지키겠다는 국가의 약속이 현장에서는 공허한 구호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문제의 본질은 분명하다. 법이 없는 게 아니라 법이 숨 쉬지 않는 것이다. 스토킹은 예고된 범죄이며, 집요한 괴롭힘은 이미 국가의 단호한 개입을 요구하는 절박한 신호다. 초기 단계에서 집착의 고리를 단호하게 끊어내지 못한다면 비극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박상숙 논설위원
  • 최저임금 상승폭 클수록… 노동자들 “더 건강해졌다”

    2027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심의 절차가 4월부터 본격화하는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실제 임금이 늘어난 노동자들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본인이 더 건강하다고 인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저임금 인상이 건강 불평등을 완화하는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소득수준과 생애주기별 건강’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최저임금이 역대 최대 폭인 16.4%(1060원) 인상됐을 때 2017년보다 임금이 오른 노동자 집단이 그렇지 않은 노동자 집단보다 ‘건강하다’고 응답한 비율의 증가폭이 6.2~6.9% 포인트 더 컸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매년 실시하는 ‘노동패널조사’의 2010~2019년 임금별 노동자의 건강 데이터를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다. 다만 최저임금이 적게 올랐을 때는 건강하다고 인식하는 노동자 비율이 높지 않았다. 실제 2010~2017년 매년 110~450원씩 올랐을 때 건강에 대한 주관적인 인식의 격차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임금이 크게 오르고 삶의 질이 개선됐을 때 자신의 건강 상태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이 올라 임금이 상승하면서 흡연과 음주를 줄이거나, 운동을 시작하는 등의 변화는 발견되지 않았다. 임금 인상으로 건강을 위한 활동이 증가했다기보다 경제적 안정감이 올라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생활 여건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을 ‘최소한의 사회적 기준’이라고 보고 적용 대상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현재 최저임금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만 적용되나 민주노총은 “이번 심의 안건에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적용 문제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했다. 최저임금 심의 절차는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하면 시작된다. 통상 마감일인 3월 31일 직전에 요청이 들어간다. 지난해엔 17년 만에 노사 합의를 끌어냈으나 올해는 진통이 예상된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은 ‘양날의 검’이어서 노동자의 권익만을 생각할 순 없다고 전문가는 지적한다.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임금 장시간 노동자는 휴식권을 보호받아 건강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영세 자영업자는 고용 여력이 부족해 더 큰 과로 부담을 질 수 있어 을과 병의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아프리카의 세브란스’ MCM 세우고 의대까지… “무조건 퍼주기? 희생을 나누어서 가능했어요”[월요인터뷰]

    ‘아프리카의 세브란스’ MCM 세우고 의대까지… “무조건 퍼주기? 희생을 나누어서 가능했어요”[월요인터뷰]

    ‘아프리카 최고 수준’ 명성기독병원 “무조건 퍼주는 게 능사 아니야”지속 가능한 의료 서비스 구축6·25 참전용사·극빈자는 무료첫 비영리 민영교도소 ‘소망교도소’DJ 부탁 계기로 설립 산파 역할1000명 교인·전문가 수감자 교육“범죄자 변화, 기독교 접근 효과 입증”‘홀사모’ 울타리 되고 위기의 교민 지원목사 남편과 사별한 사모들 챙겨작년 미사일 쏟아지던 예루살렘서교회 네트워크 활용 교민 탈출 도와종교의 역할에 대하여“서로 공통분모 찾는 여유 필요양극화 해결 위한 첫걸음 될 것”출산 장려·미혼모 지원 활동도우리는 평생 달의 한 면만 보고 산다. 다른 면이 없는 건 아니다.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이면의 모습까지 합쳐져야 달은 비로소 온전한 모습이 된다. 이제부터 전하려는 ‘사람 김삼환’ 이야기도 비슷하다. 우린 오랜 시간 동안 ‘목사 김삼환’만 봐왔다. 그 이면에 드러나지 않은 사람의 모습이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건 최근 출간된 ‘작은 파도가 물결이 되어’(은파기념사업회 지음, 현암사)란 책이다. 김삼환(81) 명성교회 원로목사의 아호 은파(恩波·은혜의 파도)를 모티프로 삼은 일종의 평전이다. 책이 전한 문자의 향기도 인상적이었지만,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어렵게 인터뷰가 성사됐고, 그의 입을 통해 지난한 삶을 건너온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는 국내 최대 교회 중 하나다. 교인이 10만명에 가깝다. 한국 최대라는 건 곧 세계적으로도 그렇다는 것과 의미가 같다. 1980년 설립된 명성교회가 채 50년도 되기 전에 초대형 교회로 성장한 배경엔 김 목사가 있다. 그는 현재 담임목사가 아닌 원로목사로서 2선에 물러나 있지만,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와의 인터뷰는 지난달 하순 명성교회에서 진행됐다. ●일어설 힘을 주는 ‘참도움’ “무조건 퍼주는 게 능사가 아닙니다. 당장 필요하다고 돈을 주는 것보다 일어설 힘을 주고 방책을 알려주는 게 ‘참도움’이지요.” 명성교회가 2004년 에티오피아에 설립한 명성기독병원(MCM)은 단순한 자선 병원이 아니다. 140년 전 선교사들이 한국에 와 의료와 교육의 씨앗을 뿌렸듯, 그 은혜를 에티오피아에 돌려주겠다는 뜻에서 출발했다. 6·25전쟁 당시 군인 6000명을 보내 대한민국을 위해 싸워준 에티오피아에 대한 보은의 마음도 담았다. MCM은 처음부터 영리 병원으로 운영됐다. 극빈자와 6·25 참전용사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진료비를 받았다. 이 결정이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중국을 비롯해 막강한 자본을 앞세운 서구의 비정부기구(NGO)들이 앞다퉈 에티오피아에 병원을 세웠다. 그러나 대부분의 서구 의료진은 자원봉사 형태로 근무하다 떠나갔고, 그들이 세운 병원은 모두 문을 닫았다. 의연하게 남은 건 MCM 하나였다. 김 목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140여년 전 미국 선교사 호러스 알렌이 우리나라에 광혜원(현 세브란스 병원)을 설립해 사람들을 치료하고 의료진을 양성한 것처럼, 단지 가난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병을 고쳐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에티오피아에 지속 가능한 병원을 세우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습니다.” 그 목표는 어느 정도 이뤄졌다. ‘아프리카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이 MCM의 현주소다. ●명성의과대학(MMC) 설립 김 목사의 또 다른 목표는 의과대학 설립이었다. 에티오피아에 의대가 없던 건 아니었다. 졸업한 뒤 의료 인력 대부분이 더 나은 환경을 찾아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게 문제였다. 이 고질적인 공백을 메우기 위해 2012년 명성의과대학(MMC)이 첫발을 뗐다. “아프리카 최고의 병원이 있고, 최고의 의대가 있으니 이제 고급 의료 인력들이 해외로 유출되는 일만은 막을 수 있게 됐어요.” 2018년 첫 졸업생을 배출한 MMC는 현재 연세대·한양대 등 국내 대학병원과 협업 시스템을 구축해 의료 인재를 꾸준히 길러내고 있다. 김 목사는 MCM과 MMC를 에티오피아인들 손에 완전히 넘길 시점을 “2040년”이라고 말했다. “누구나 돈을 줄 수는 있어요. 하지만 희생을 나누지는 못해요. 명성교회가 이 일을 할 수 있었던 건 예전 우리나라를 일으킨 선교사들처럼 희생을 나눌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라” 경기 여주시에 자리 잡은 소망교도소는 한국 최초의 비영리 민영교도소다. 재단법인 아가페가 2010년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김 목사가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탁을 받은 게 계기가 되어 산파역을 담당했다. 소망교도소는 일반 교도소와 달리 1000명 이상의 교인과 전문가들이 참여해 수감자 각자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김 목사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제도 확대를 촉구한다. “범죄자들을 변화시키는 데 기독교적 접근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게 입증됐어요. 민영교도소 확대, 민영 여성 교도소 신설 등을 국가와 사회가 좀 더 전향적으로 검토할 때입니다. 하나님 나라에는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있어선 안 되기 때문입니다.” ●“통일교·신천지, 교회와 한자리 안 돼”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지혜가 필요할까. 이 질문에 김 목사는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성경 말씀과 기독교의 본질을 넘지 않는 한 교회가 과격해지는 건 삼가야 합니다. 부부간에도 다툼이 있지 않습니까. 서로 공통분모를 찾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함부로 서로에게 돌을 던지지도 말아야지요. 특히 목회자들은 종교 지도자의 언어로 다듬을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종교 집단을 둘러싼 수사 논란과 관련해서는 단호했다. 말은 짧았지만 무게는 묵직했다. “통일교와 신천지는 교회가 아닙니다. 이들과 교회를 한자리에 세워선 안 됩니다.” ●홀로 남겨진 사모들을 위한 울타리 “하나님 나라에 낙오자가 없어야 한다”는 신념은 은파장학회와 복지재단으로도 이어졌다. 그가 주목한 또 다른 사각지대가 있었다. 바로 목사로 일하던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아내, 이른바 ‘홀사모’들이다. ‘사모’는 겉으로는 모두 잘 먹고 잘사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남편이 세상을 뜨는 순간 상황은 급변한다. 살던 사택을 비워야 하고, 홀로 생계를 꾸려야 한다. 평생 목회자의 아내로만 살아온 탓에 세상 물정에 어두울 수밖에 없다. 홀사모들은 이제 서로서로 울타리가 되어 살아가고 있다. 한 홀사모는 말했다. “눈물 달고 살 때, 어떻게 할 수 없을 때 옆집에 가면 얘기가 다 되는 거예요. 이 자체가 울타리인데, 이게 진짜 귀한 곳이구나 싶었습니다.” ●미사일이 날아드는 예루살렘에서 책에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교전이 벌어졌다. 이란의 미사일이 예루살렘 하늘로 날아들었다. 아이언 돔(단거리 지대공 미사일)이 예루살렘 상공을 방어하고 있다지만, 미사일 하나라도 뚫리면 생지옥이 펼쳐진다. 당시 김 목사도 그 자리에 있었다. “한국전쟁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긴박한 상황”이었다. 돈 좀 있다는 이들은 수억원짜리 개인 전세기로 가족 몇 명만 챙겨 탈출했다. 김 목사는 달랐다. 현지 교회 네트워크를 활용해 버스를 수배한 뒤 한국 교민들과 함께 예루살렘을 빠져나왔다. 탄도미사일과 요격미사일이 굉음을 내며 맞부딪치는 그 순간에도 그의 시선은 자신이 아닌 곁에 있는 이들을 향해 있었다. 국내에는 ‘교민들이 무사히 대피했다’는 결과만 전해졌을 뿐, 그 과정에서 누가 무엇을 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달의 이면이 살짝 드러난 셈이다. ●고난을 ‘삶의 나침반’으로 김 목사는 사실 무너질 이유가 누구보다 많은 사람이다. 태어나기도 전에 두 누이를 잃었고, 폐병으로 죽음 바로 앞까지 갔다 왔다. 곡괭이에 눈을 찔려 안구가 탈구되는 고통을 겪기도 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첫 아이를 먼저 보내는 참척(慘慽)의 아픔이야 더 말할 게 없다. 하지만 고통은 그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오히려 낮은 곳을 향해 걸어가게 만드는 나침반이 됐다. “병에 걸렸다고 인생을 놓아버릴 수는 없지요. 하나님이 주신 목숨이니 하나님 뜻대로 하실 거라 믿고, 그저 할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최선인 거지요.” 그의 삶은 낮은 곳을 본능적으로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용산참사, 근로정신대 등 사회·정치적 비탄의 자리에 그는 언제나 함께했다. 꼬박 20년 간 남모르게 이어온 출산 장려 지원, 수백명의 미혼모에게 출산 비용과 산후조리 비용을 대주는 일도 이제야 조금씩 알려졌다. 인터뷰는 끝났다. 끝내 묻지 못한 게 있다. 그의 사랑 이야기다. 책에도 ‘아내’의 이야기는 나오지만, ‘목사님 사모’로서의 이야기가 전부다. 둘만의 이야기는 언젠가 ‘아내’의 입을 통해 듣기로 한다. 달의 이면은 아직 다 드러나지 않았다.
  • 집단 성폭행 피해로 하반신 마비…25세 여성, 안락사 권리 다툼 끝 사망 [핫이슈]

    집단 성폭행 피해로 하반신 마비…25세 여성, 안락사 권리 다툼 끝 사망 [핫이슈]

    스페인에서 집단 성폭행 피해 뒤 오랜 신체적·정신적 후유증을 겪어온 25세 여성의 안락사 절차가 가족 반대와 법정 공방 끝에 진행되면서 유럽 사회의 논쟁도 다시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한 개인의 비극을 넘어 자기결정권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와 극심한 고통 속에 있는 사람을 국가와 사회가 어디까지 보호해야 하는지를 정면으로 묻는 사례로 떠올랐다. AP통신은 26일(현지시간) 노엘리아 카스티요가 이날 바르셀로나에서 안락사 약물을 투여받았다고 보도했다. 카스티요는 성폭력 피해 뒤 큰 후유증을 겪었고 이후 극단적 선택 시도로 하반신 마비와 만성 통증까지 안게 됐다. 오랜 기간 정신적 고통도 이어졌고 결국 스스로 생을 마무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가디언은 카스티요가 스페인 2021년 안락사법에 따라 절차를 신청했고 거의 2년에 걸친 법적 다툼 끝에 뜻을 이뤘다고 전했다. 카스티요의 요청은 2024년 카탈루냐 지역 의료 심사 절차를 통과했다. 그러나 부모 측이 판단 능력과 절차 적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제동을 걸었고 사건은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헌법재판소는 올해 2월 부친 측 항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유럽인권재판소도 집행 중단 요청을 기각하면서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 가족 반대·법정 공방 끝 절차 진행…자기결정권 판단 무게 이번 사건이 크게 주목받은 건 법원이 결국 당사자의 자기결정권을 우선하는 쪽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찬성 측은 충분한 심사 끝에 확인된 본인의 뜻이라면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 반면 반대 측은 중증 외상과 장애 정신적 고통을 겪는 사람에게 마지막 선택을 허용하기 전에 국가가 치료와 재활 돌봄을 더 적극적으로 제공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같은 사건을 두고도 한쪽은 존엄의 확인으로 다른 한쪽은 보호 실패의 결과로 읽는 셈이다. 가디언은 카스티요가 생전 인터뷰에서 자신의 결정은 다른 사람에게 권할 본보기가 아니라 오랜 고통 끝에 내린 매우 개인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결국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외 이슈를 넘어 한 사람의 의사를 어디까지 법과 제도가 인정할 수 있는지 보여준 상징적 사례가 됐다. ◆ 스페인 넘어 유럽 전체 논쟁으로…안락사 제도 경계 재점화 이번 사건은 스페인 안락사 제도 자체를 다시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가디언에 따르면 스페인은 2021년 안락사를 합법화했고 스페인 보건부 집계상 제도 시행 이후 1100명 넘게 이를 이용했다. 제도는 이미 자리 잡았지만 이번처럼 장애와 정신적 고통 가족 반대 법적 다툼이 한꺼번에 얽힌 사례가 나오면 사회적 논쟁은 다시 거세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 드러났다. 그래서 유럽이 주목한 것도 사건의 비극성 자체보다 제도의 경계다. 법원은 절차와 권리를 확인했지만 사회는 여전히 그 선택에 이르기 전 더 할 수 있었던 일은 없었는가를 묻고 있다. 결국 이번 사건은 스페인 내부 논쟁을 넘어 안락사 제도를 가진 유럽 각국이 자기결정권과 사회적 보호 사이의 경계를 다시 점검하게 만든 사례로 남게 됐다.
  • [기고] 백신 이물질 논란을 넘어

    [기고] 백신 이물질 논란을 넘어

    최근 감사원의 ‘코로나19 대응 실태 진단’ 결과 발표 후 ‘이물질 백신 1420만 회분 접종’ 보도가 이어지며 우려가 크다. 감염병 위기를 겪은 국민 입장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감염내과 전문의로서 이번 감사 결과가 던지는 진짜 교훈은 자극적인 논란 너머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물질 백신 1420만 회분 접종’은 사실과 다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물질 신고 백신 1285건은 전량 격리·보관되어 실제 접종에 사용되지 않았다. 1420만 회분은 신고된 백신과 ‘동일한 제조번호’를 가진 백신이 접종된 규모다. 백신 공정 특성상 동일 제조번호 내 일부 바이알(주사액 용기)에만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제조사 조사 결과 중대한 결함은 없었다. 더욱이 신고된 이물질의 65%는 주사기로 고무마개를 찌를 때 발생하는 파편이었고 8%는 보관 용기 코팅 성분인 이산화규소였다. 이는 코로나19 백신 외에 일반적인 주사제 시술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다. 현장에서는 의료진이 육안으로 상태를 확인해 문제 있는 백신을 사전에 걸러 낸다. 물론 질병청이 위해 우려 신고를 접수받은 후 동일 제조번호 백신에 대해 즉각적인 접종 보류나 식약처 통보를 누락한 것은 개선해야 할 행정적 오류다. 그러나 이를 과도하게 해석해 백신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는 것은 방역의 신뢰를 흔들 수 있어 우려스럽다. 코로나19 팬데믹을 버텨 낸 힘 중 하나는 백신에 대한 국민적 신뢰였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진정 고민해야 할 부분은 감사 결과에 담긴 방역 대응 체계의 구조적 한계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감염병 대응 거버넌스의 정비다. 코로나19 당시 질병청과 보건복지부 간 역할이 중복되거나 역할 분담이 명확하지 않아 위기 소통에 혼선이 생기고 중요 업무 처리에 일부 문제가 발생했다. 신속하고 일관된 대응을 위해서는 컨트롤타워를 명확히 하고 기관 간 협업 절차를 구체적으로 매뉴얼화해야 한다. 또한 방역 정책은 철저히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야 한다. 명확한 기준 없이 환자가 없는 시설 전체를 봉쇄했던 ‘예방적 코호트 격리’(동일집단 공동 격리) 사례처럼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포스트 팬데믹 대비 과제의 성실한 이행이 필요하다. 정부가 수립한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의 핵심 과제 상당수가 아직 미이행 상태다. 다중이용시설 환기설비 기준 마련 등 미래 감염병 대비를 위한 필수 조치들이 조속히 실행되어야 한다. 감사 결과를 계기로 이러한 과제들이 더이상 미뤄지지 않기를 기대한다. 이번 감사의 진정한 목적은 과거의 잘못을 탓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대응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국가 방역 체계를 발전시키는 데 있다. 언론은 소모적인 논란보다는 방역당국이 시스템을 보완할 수 있도록 건설적인 제언에 힘써 주기를 바란다. 정부 역시 감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해 거버넌스를 재정비하고 미이행 과제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다음 팬데믹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지금은 뼈아픈 경험을 교훈 삼아 더욱 견고하고 과학적인 방역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
  • 미국 공화당은 어떤 연유로 극우화의 길로 들어섰는가

    미국 공화당은 어떤 연유로 극우화의 길로 들어섰는가

    1990년대 극우 성향 정당으로 변침 이념 없이 ‘민주당 반대 세력’ 전락 한국 정치인들에게 존경하는 외국 정치인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이 에이브러햄 링컨을 꼽는다. 미국 제16대 대통령이었던 링컨은 남북전쟁을 통해 국가분열을 막았고, 노예제도와 강제노동을 전면 금지하는 수정헌법을 관철했다. 그는 경제개발을 촉진했으며, 큰 정부를 지향했다. 놀랍게도 링컨은 공화당 출신 첫 대통령이었다. 160년이 지난 지금의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의 개인 정당으로 몰락했다. 미국 좌파의 역사와 미국 사상사를 주로 연구하는 폴 하이드먼 박사는 이 책에서 1950년대 미국을 빨갱이 광풍으로 몰아넣은 조지프 매카시를 시작으로 트럼프 대통령까지 반세기 동안 공화당이 어떻게 극우화의 길을 향하게 됐는지를 추적했다. 책의 원제는 무리를 떠나 혼자 떠돌아다니는 성격이 거친 코끼리를 뜻하는 ‘로그 엘리펀트’다. 민주주의 사회를 제멋대로 뒤흔드는 극우, 그들을 조종하며 미국 사회를 혼란으로 끌고 가는 트럼프를 연상케 한다. 많은 이가 트럼프가 공화당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정치적 파멸을 맞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저자는 공화당이 트럼프에게 완벽하게 지배당한 것은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진행된 정치적 변화의 산물이라고 지적한다. 공화당은 1990년대 원내대표였던 뉴트 깅그리치로 인해 극도로 보수적인 정당으로 변했고, 2000년대 들어 공화당 내에서 심각한 내부 갈등이 발생하며 트럼프의 손아귀에 쉽게 떨어지기 쉬운 상태가 됐다. 민주당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지만 당내 다양한 이익집단이 상호 견제하면서 이념적 양극화를 막아냈다는 진단은 흥미롭다. 그러다 보니 공화당은 더 이상 ‘이념 정당’이 아니라 ‘민주당에 반대하는 정당’을 정체성으로 삼는다고 저자는 꼬집었다. 미국의 정당사를 다루고 있지만, 한국의 정치 상황과 겹치는 느낌마저 들어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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