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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든 정의 TECH+] 집단지성과 AI가 하나로…위키피디아 자동 수정하는 인공지능

    [고든 정의 TECH+] 집단지성과 AI가 하나로…위키피디아 자동 수정하는 인공지능

    위키피디아는 집단지성 (collective intelligence)의 대표적 사례로 꼽힙니다. 전 세계의 여러 기여자들이 지식을 공유하고 추가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큰 백과사전을 만든 것입니다. 하지만 덩치가 커지고 영향력도 커지면서 몇 가지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문제점은 수백만 개가 넘는 항목을 수작업으로 교정하고 최신 내용으로 업데이트하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진 주제나 기여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우 업데이트나 교정이 원활하게 진행되지만,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오래되거나 잘못된 내용이 수정되지 않은 채로 몇 년간 방치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아무 이유 없이 위키피디아의 내용을 훼손하거나 거짓 정보를 올리는 사이버 반달리즘 (cyber vandalism)이 목격되기도 합니다. 아예 처음부터 특정 이념이나 주장을 전파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위키피디아에 편향된 정보를 올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키피디아의 내용이 많아지고 글을 쓰는 사람도 많아지면서 결국 통제에서 벗어날 위험이 있는 것입니다. MIT의 컴퓨터 과학 및 인공지능 연구소 (CSAIL)의 다쉬 샤 (Darsh Shah)를 비롯한 연구팀은 최근 열린 AAAI (Advancement of Artificial Intelligence) 콘퍼런스에서 위키피디아의 문서 내용을 사람의 도움 없이 수정하는 자동 텍스트 생성 시스템 알고리즘을 개발했습니다. 이미 문장을 다른 언어로 번역하거나 문법을 교정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은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가독성을 높이면서 잘못된 내용도 업데이트 하는 인공지능에 도전했습니다. 이 인공지능은 “펀드 A는 그룹에서 중요한 작용을 하는 회사의 42명의 소액 주주 가운데 28명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는 문장을“펀드 A는 43명의 소액 주주 가운데 23명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수정할 수 있습니다. 오타나 문법 오류만 바로잡는 게 아니라 문장을 간결하게 바꿔 가독성을 높이고 검색을 통해 잘못된 숫자가 있으면 스스로 바로잡습니다. 과거에는 사람이 전부 수작업으로 수치를 검증하고 문장과 단어를 하나씩 바꿔야 했지만, 앞으로는 인공지능이 교정한 내용을 검토하고 승인하는 방식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기술은 위키피디아만이 아니라 다양한 글쓰기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귀찮은 교정 작업은 기계에 맡기고 사람은 본래 쓰고자 하는 내용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실 관계를 체크해 가짜 뉴스나 잘못된 것으로 판명된 내용을 걸러내는 것입니다. 물론 이 과정은 사람이나 인공지능 모두에게 어려운 일입니다. 연구팀은 우선 문장의 내용을 알고리즘이 미리 학습한 사실과 맞춰서 동의/반대/중립 세 가지 형태로 분류했습니다. 동의는 물론 확인된 사실과 부합되는 내용이고 부정은 부합되지 않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판단 근거가 부족할 경우 중립으로 분류하도록 알고리즘을 구성했습니다. 하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 역시 완전히 편향(bias)이 없다고 말할 순 없습니다. 인공지능은 학습한 데이터에 편향이 있어도 이를 그대로 기준으로 받아들여 분류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인공지능은 아직 사람 대신 위키피디아의 모든 문서를 수정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을 도와 집단지성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팩트 체크 및 문법, 업데이트 체크를 도와주는 인공지능이 있다면 사람의 작업이 한결 수월해질 것입니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과학기술이 이룬 뛰어난 업적 중 하나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의 일자리를 뺏고 과거 인간의 고유한 영역으로 여겨지던 분야까지 기계가 대신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인간을 돕는 똑똑한 비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글쓰기에서 인공지능의 역할이 점점 더 커질지도 모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국민 아이디어 필요한 사회적 문제는? ‘도전.한국’ 과제 공모

    정부가 국민의 집단지성이 필요한 사회 문제를 발굴한다. 행정안전부는 ‘도전. 한국’ 프로젝트를 통해 해결책을 논의할 국가적 난제를 선정하기 위해 12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대국민 과제 공모를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올해 처음 시행되는 ‘도전. 한국’은 복잡하게 얽힌 사회 문제 해법을 국민의 창의적 아이디어로 찾아보자는 프로젝트다. 2010년 미국 정부가 개설한 온라인 아이디어 공모 플랫폼 ‘챌린지닷거브’(challenge.gov)를 벤치마킹했다. 대국민 과제 공모는 ‘해결책 아이디어’를 찾기에 앞서 우리 사회에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국민에게 묻는 절차다. 국가적으로 노력을 기울였지만 답을 찾지 못했거나 시급히 해결이 필요한 사회 현안을 발굴한다. 개인 간 이해관계가 얽혔거나 정치적 성격이 강한 문제는 제외된다. 각 부처와 전문가들이 제시한 과제 예시는 ‘소셜미디어 등 디지털 기술로 청소년 자살을 예방하는 방안’, ‘디자인을 통해 횡단보도 교통사고를 줄이는 방안’, ‘빅데이터로 고속도로 블랙아이스 사고를 예방하는 방안’ 등이다. 사회문제에 관심이 있는 국민 누구나 과제 공모에 참여할 수 있다. 과제 제안은 ‘광화문1번가 국민참여플랫폼’ 홈페이지(www.gwanghwamoon1st.go.kr)에서 접수한다. 접수 과제 중 창의적 아이디어가 필요하거나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구체적 해법을 도출할 수 있는 문제를 중심으로 온라인 선호도 투표 등을 거쳐 최종 15개 과제를 선정할 계획이다. 과제에 대해서는 4월부터 해결책을 공모한다. 채택된 아이디어에는 건당 최대 5000만원 등 총 3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자산가들 네바다 사막으로 향하는 이유

    자산가들 네바다 사막으로 향하는 이유

    매년 8월말 월요일이 되면 미국 네바다 주 사막에는 전 세계의 CEO와 예술가 등 6만여 명의 사람들이 몰려든다. 물, 전기 등 어떠한 문명의 이기도 찾아볼 수 곳이지만, 이곳에는 약 일주일간 거대한 꿈의 도시가 신기루처럼 세워진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스스로 의식주를 조달하고 자신들의 생각과 아이디어, 그리고 그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창작물을 공유한다. 이렇게 공유한 창작물은 마지막 날에 미련 없이 불태워진다. 위 사례는 1986년부터 시작된 창조의 놀이터 ‘버닝맨’의 이야기다. 래리 하비(Larry Harvey)가 모든 사람들이 편견 없이 서로를 받아들이자는 의미에서 창조와 자유, 무소유 등을 슬로건으로 내걸며 시작됐다. 이 놀이는 약 30여 년이 지난 현재 다양한 아티스트와 혁신가, 리더들이 참여해 집단지성을 실현하는 공동체로 발전했다. 실제 버닝맨에는 테슬라의 CEO인 알론 머스크를 비롯해 구글의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주커버그 등이 직접 참여한다. 이들은 버너(Burner_버닝맨 참가자를 뜻하는 말)로 활동하고, 이를 통해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확립하고 한 단계 발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세계 산업을 이끄는 혁신가와 자산가들이 버닝맨으로 떠난 이유는 뭘까? 이들은 이곳에 참여한 이유를 새로운 발견과 혁신을 위해서라고 답한다. 치열한 경쟁과 바쁜 일상에 지친 몸과 머리를 이곳에 와서 다양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만나며 쉬게 하는 동시에 또 다른 영감을 찾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영감을 얻는 버닝맨의 시간을 가지려는 모습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허나, 물리적인 제약으로 이를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에 조금이라도 이러한 시간을 가지려는 자산가들과 혁신가들은 따로 세컨드하우스를 매입해 이러한 공간으로 활용하려고 하나 이마저도 어려울 수 있다. 이에 이마저 여의치 않은 사람들은 가장 편안함을 주는 자신들의 주거공간을 이와 같은 장소로 꾸미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먼저 지난 2011년부터는 버닝맨의 공식 한국 지역 행사인 ‘코리아 번(공식 인증은 2013년)’을 개최해 많은 이들이 참여하고 있는 상태다. 또 부산 해운대, 제주도, 여수, 속초 등의 대표 휴양지에는 세컨드하우스 용도로 활용 가능한 최고급 레지던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높은 인기 속에 팔려나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 자산가들에게 가장 주목 받는 영감의 원천이 될 공간은 세컨드하우스로 활용이 가능한 최고급 레지던스가 될 전망이다. 실제 최근의 최고급 레지던스는 고급스러운 공간구성과 어메니티 시설, 최고급 서비스가 더해져 머무는 이들에게 일상의 밸런스와 휴식, 영감과 재생의 경험을 제공하며 부자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고의 휴양지이자 워터프론트 리치벨트를 형성하고 있는 해운대에 최고급 하이엔드 레지던스가 공급돼 자산가들의 시선이 쏠릴 전망이다. 주거브랜드 ‘빌리브’로 알려진 신세계건설은 최근 해운대 중심 부지에 하이엔드 레지던스형 주거시설인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세계건설이 직접 시공 및 관리하는 브랜드 레지던스로 운영되며, 스튜디오 타입부터 패밀리스위트 타입까지 총 284 Units를 구성해 각기 다른 부자들의 취향과 삶의 방식을 담아낼 예정이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최상층에 위치한 바다조망 인피니티풀을 비롯해 멤버쉽으로 운영 예정인 사우나, 클럽하우스 등의 수준 높은 어메니티를 구성하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 세상을 앞서가는 리더들에게 최고의 휴식과 크리에이티브한 영감의 원천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의 VIP라운지는 1월 8일부터 2월 1일까지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JW메리어트 호텔 서울 엠버서더 펜트하우스(Ambassador Penthouse)에 마련되며, 단지모형 관람과 평면 등 상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상담이 제공된다.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는 3월 분양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생활 속 시급한 과제, 국민 집단 지성으로 해결해요

    생활 속 시급한 과제, 국민 집단 지성으로 해결해요

    분야별 아이디어 15건 뽑아 정책 반영 채택된 발상에 포상금 최대 5000만원알래스카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원유 유출 사고 이후 20년이 다 되도록 한겨울만 되면 물과 기름이 섞인 채 얼어버리는 바람에 기름 수거 작업에 애를 먹던 미국 정부가 2007년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콘크리트가 굳지 않도록 레미콘을 돌리는 데 착안한 시멘트 회사 직원이 진동기계로 기름이 얼지 않게 하는 방법을 제시해 상금 2만 달러를 받았다. 그 뒤 버락 오바마 미 정부는 아예 시민 아이디어 공모 온라인 플랫폼(challenge.gov)을 만들었다. 시민들이 도전과제 공모에 참여하도록 하고 상금도 지급하는 방식이다. 행정안전부가 구체적 문제 제시와 파격적 보상이 골자인 미국 방식을 응용한 한국형 문제 해결 혁신 프로젝트 ‘도전, 한국’을 시작한다고 21일 밝혔다. 개별 정부부처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난제와 국민들이 선정한 시급한 과제를 의제로 선정한 뒤 국민의 창의성과 집단 지성을 활용해 해법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13억원 규모(포상금 3억원+지원금 10억원) 예산도 책정했다. 행안부는 ‘도전, 한국’ 프로젝트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이달까지 슬로건 공모와 홍보대사 추천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 프로젝트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국민참여플랫폼 ‘광화문 1번가’ 등을 통해 국민 의견을 듣는다. 다음달에는 온라인 플랫폼을 정식으로 열고, 3월까지 15개 공모 분야를 정해 4월부터 아이디어를 받는다. 7월까지 분야별로 1건씩 모두 15개 아이디어를 뽑으며 선정된 아이디어는 연말까지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채택된 아이디어는 건당 최대 5000만원의 포상금을 받는다. 구체적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술자문·컨설팅 등 후속 지원도 건당 최대 1억원 규모로 진행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R&D) 사업과 연계하거나 중소벤처기업부 창업 지원, 조달청 조달 등록 등 정책 지원도 병행할 예정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국민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과감하게 보상하고 정책화를 확실하게 지원한다는 점에서 기존 공모전과 차별성이 있다”면서 “R&D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바로 집행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복잡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시각과 국민의 집단지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특허 횡포’ 퀄컴 혼낸 공정위… 그 뒤엔 3인의 집단지성

    ‘특허 횡포’ 퀄컴 혼낸 공정위… 그 뒤엔 3인의 집단지성

    “기업과 소송 부담에 증인 구하기 어려워 이상승 교수 ‘특허권 남용’ 증언 큰 도움 재판부 고개 끄덕이는 모습에 승소 예감” 퀄컴, 대법에 상고… 마지막 맞대결 남아“우리가 글로벌 공룡과 맞붙어 이긴 비결요? 함께 지혜를 모은 덕분이죠. 서로 정말 호흡이 잘 맞았어요. 그래서 동료들도 집단지성의 승리라고 하더라고요.” 글로벌 ‘특허 공룡’ 퀄컴과의 1조원대 과징금 소송에서 승소한 공정거래위원회 이지훈 기업거래정책과 서기관과 권혜지 송무담당관실 사무관, 최미강 경제분석과 사무관은 서로에게 공을 돌렸다. 9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만난 세 사람은 남매처럼 친근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행정고시 49회로 2006년 임용된 이 서기관과 2011년 공직에 발을 디딘 권 사무관(행시 54회), 최 사무관(민간경력 5급 일괄채용 1기)은 터울이 꽤 있지만 상하 관계가 아닌 동료처럼 업무를 분담하며 소송을 수행했다.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님이 정말 큰 도움을 주셨어요. 교수님이 마지막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퀄컴이 왜 특허권을 남용한 것인지 논리정연하게 설명하셨거든요. 교수님 설명을 들은 재판부가 고개를 끄덕이더라고요. 그때 ‘아, 우리가 이기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법무법인 세종, 화우, 율촌 등 국내 주요 로펌을 선임해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린 퀄컴은 변론을 뒷받침할 증인만 10여명을 내세웠다. 하지만 공정위는 증인을 구하는 게 쉽지 않았다. 특허권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진 전문가들도 글로벌 기업과의 소송전이란 부담 때문인지 좀처럼 나서 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 교수는 증인 출석 요청을 흔쾌히 승낙했고, 법정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고 한다. 공정위와 퀄컴의 소송전은 3년 가까이 진행된 지루한 법적 공방이었다. 공정위의 과징금(1조 311억원) 부과에 불복한 퀄컴은 2017년 2월 서울고법에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달 4일 선고가 내려지면서 막을 내렸다. 워낙 복잡하고 쟁점이 다양한 사건이라 재판부가 선고 이유를 설명하는 데만 40분이 걸렸다. 이 서기관과 권 사무관이 방청석에서 직접 선고를 들었다. “기뻐하거나 감격할 겨를도 없었어요. 실시간으로 선고 이유를 정리해 간부들에게 보고해야 했거든요. 저희 과장님(김의래 송무담당관)은 프랑스 파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출장 중이어서 그쪽 시간으로 새벽에 카카오톡으로 보고를 받았죠. 과장님도 밤을 꼬박 새우면서 저희에게 소송 결과를 언론과 국민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지시하셨어요.” 퀄컴은 고법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마지막 맞대결이 남은 것이다. 세 사람은 “퀄컴 측이 패소한 부분을 중심으로 논리를 가다듬어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도 절대 밀리지 않도록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하며 잘 대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글 사진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노는 게 곧 배움… 학교, 아이들 ‘놀 권리’에 주목하다

    노는 게 곧 배움… 학교, 아이들 ‘놀 권리’에 주목하다

    학생·교사·학부모 머리 맞대 놀이터 구상 학교 공터 활용 숲길·텃밭·놀이기구 설치 ‘건강한 위험’ 통해 도전 정신·체력도 길러 2022년까지 공립초 25% 이상 늘리기로 하루 30분 이상 노는 ‘더 놀자 학교’ 운영 “창의적 놀이와 학교 교육 연계 방안 모색”“여기 밟고, 꽉 잡아.” 한 아이가 샌드백에 올라탄 뒤 밧줄을 타고 올라가 3m 높이의 난간에 걸터앉았다. 아이들은 비스듬히 세워진 암벽을 타거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난간 위에 옹기종기 모였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철봉 하나에 의지한 채 쪼르르 미끄러져 내려오는 모습이 아찔해 보였다. “무섭긴 한데 재밌죠.”(김현성군) “심하게 장난치지만 않으면 괜찮아요.”(최준용군) 서울 용산구 삼광초등학교 학생들에게는 이런 놀이가 일상이 된 듯했다. “동네 놀이터에 가면 그네나 시소, 미끄럼틀 같은 것밖에 없는데 지루해요. 우리 학교 놀이터는 색다르고 멋져요.” 김규민(10)군의 설명처럼 삼광초의 ‘꿈을 담은 놀이터’에서는 흔한 놀이기구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달 1일 정식 개장을 앞두고 지난달 24일 미리 찾은 삼광초 ‘꿈담 놀이터’에는 땅이 움푹 패어 있던 곳에 물을 채워 생겨난 작은 개울이 있었다. 학생들은 줄지어 개울을 폴짝 뛰어 건너거나 물을 퍼 모래장으로 옮겨 부었다. 담장 옆 덩그러니 빈 벽돌 바닥은 ‘분필 칠판’으로 변신했다. 바닥에 색색으로 낙서를 하느라 학생들의 손은 분필 범벅이 됐다.‘꿈을 담은 놀이터’는 서울시교육청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학교의 공간혁신 사업 중 하나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 놀이터를 구상하는 과정에서 전문가 조언과 설계, 비용 등을 서울교육청이 지원하는 사업이다. 놀이기구들이 ‘위험’하다며 사라지고, 미세먼지와 비좁은 운동장 등으로 놀 공간과 놀 권리마저 잃어버린 어린이들에게 놀이터를 돌려주자는 취지다. 삼광초가 놀이터를 만들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건 2017년이었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놀 공간은 먼지 날리는 운동장과 학교 뒤편 구석에 놓인 미끄럼틀뿐이었다. 학교를 지역 주민에게 개방하는 정책에 따라 학교 곳곳이 학생이 아닌 주민들 몫이었다. 운동장 양옆 공간은 주민들이 이용하는 운동기구들로 가득했다. 10년 이상 방치돼 녹이 슬면서 학생 안전을 위협했다. 학교 뒤편은 주민들의 주차장이었다. 학교 밖에는 주택가에 흔한 아파트 놀이터나 어린이공원도 없었다. 마음껏 뛰어놀 공간이 없으니 학생들은 ‘노는 방법’도 몰랐다. 서울교육청에서 학교 일과 중 쉬는 시간을 합쳐 30분 동안 놀 수 있도록 한 ‘중간놀이시간’을 권장했지만 학생들은 교실 안에 머물기 일쑤였다.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며 학생들에게 어떤 놀이터가 필요한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린이들의 놀 권리를 전파하는 ‘놀이 운동가’ 편해문 놀이터 디자이너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돕자, 놀이터를 함께 가꾸자”고 힘주어 말했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은 각각 워크숍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놀이터’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다른 학교의 놀이터를 방문해 살펴보기도 했다. “놀이터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학교 전체, 곳곳이 놀이터입니다.” 박은미 교장의 설명처럼 삼광초 놀이터에서는 학교 구석구석을 알뜰하게 학생들에게 돌려주려는 세심한 배려가 엿보였다. 나무가 울창하게 자란 채 방치됐던 곳은 통나무 테이블과 징검다리를 설치해 학생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나무들 사이사이에 낸 좁은 길은 ‘에코숲길’이 됐다. 주민들의 주차장으로 쓰였던 학교 뒤편 공터에서는 학생들이 사방치기, 오징어놀이 같은 전통놀이를 하며 뛰어놀고 있었다. 공터 바로 옆 텃밭도 학교의 자랑거리다. 고구마와 수박, 참외 등 먹음직스러운 채소들이 자라고 있었다. 박 교장이 “무가 얼마나 자랐나 볼까”라고 이야기를 꺼내자 학생 대여섯명이 목장갑을 끼고 텃밭에서 다 자란 무를 쑥 집어 들었다. 텃밭에서 자란 무로 김치를 담가 나눠 먹고, 방울토마토는 한두개씩 따서 집으로 가져간단다. 박 교장은 특히 “건강한 위험”을 강조했다. 3m 높이의 구조물을 오르내리는 ‘조합 놀이대’와 흔들리는 그물 위를 아슬아슬하게 딛고 가는 ‘그물놀이’ 같은 기구들이 그것이었다. “아이들은 올라가고 매달리고 그물을 통과하면서 도전 정신과 체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스스로 다치지 않고 노는 법을 터득하고, 서로 도우며 협동심도 키울 수 있죠.” 자나 깨나 자녀 걱정뿐인 학부모들에게 건강한 위험을 이해시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박 교장은 “바깥 놀이 시간에 교장이 직접 학생들을 지도한다”며 학부모들을 설득했다. 교사들도 땡볕 아래서 학생들과 한데 어울리며 놀았다. 반신반의했던 학부모들도 지금은 놀이터를 보며 만족한다고 박 교장은 전했다. 학교 근처에 이렇다 할 놀이 공간도, 학원도 없는 환경에서 맞벌이 가정의 자녀들이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곳이 생겼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주인이 되는 놀이터답게 놀이터에서 지켜야 할 규칙도 학생들 스스로 정했다. 자치활동 시간에 학생들은 각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놀이터 규칙을 적어 냈다. “낙서 공간에 욕설 쓰지 않기”, “그물 위에 누워 있지 않기”, “모래장에서 놀고 일어날 때는 놀고 있는 친구에게 모래 털지 않기” 등 사소해 보이지만 어린이의 시선에서는 제법 중요한 규칙들이었다. “저학년 학생들까지도 나름의 규칙을 적어 내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아이들의 집단지성이라고 할까요…. 서로 어울리고 소통하면서 규칙을 만들고 지키는 게 시민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박 교장) 서울에서는 2017년 2개교를 시작으로 지난해 4개교, 올해 31개교 등 모두 37개 초등학교에 꿈담 놀이터가 들어섰다. 서울교육청은 올해 들어 놀이터 관련 자문위원과 디자인 디렉터를 위촉하는 등 인력풀을 구축하고 놀이터 매뉴얼과 사례 등을 담은 사업안내서도 각 학교에 보급했다. 서울교육청은 2022년까지 관내 공립초등학교 네 곳 중 한 곳 이상에 꿈담 놀이터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사교육과 경쟁에 내몰리는 현실에서 서울교육청은 어린이들의 놀 권리에 주목하고 있다. 어린이들은 놀면서 배우고 성장한다는 믿음에서다. 서울교육청은 올해부터 하루 30분 이상의 중간놀이시간을 두는 ‘더 놀자 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공립초등학교 11곳을 선정해 학생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 공간을 마련하고, 학생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구현하면서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하는 놀이 문화도 연구한다. 서울교육청은 더 놀자 학교와 꿈담 놀이터 등을 확산시켜 초등학교 단계에서 놀이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고, 창의적인 놀이를 학교교육과 연계시키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최태원 “SK, 작년 150억 달러 사회적 가치 창출”

    최태원 “SK, 작년 150억 달러 사회적 가치 창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인류가 직면한 전례 없는 위기를 극복하려면 SK의 사회적 가치 창출과 같은 도전과 혁신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1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베이징포럼 2019’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테러와 빈곤, 환경오염 같은 오랜 숙제에 더해 지정학적 불안정 심화와 급격한 과학 혁신 및 기술 변화라는 새로운 양대 도전에 마주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차원에서 집단지성을 발휘하고 공동 행동하는 한편 담대한 도전과 혁신을 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특히 SK가 사회적 가치 창출에 힘씀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SK가 지난해 세전 이익 280억 달러를 얻는 동안 150억 달러 규모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1달러를 버는 동안 53센트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셈”이라면서 “개선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포럼은 3일까지 댜오위타이, 베이징대 등에서 진행됐다.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하오핑 베이징대 총장, 위르겐 코카 독일 베를린자유대 교수 등 60여개 국가에서 500여명이 참석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씨줄날줄] 2시간의 벽, 인류의 도전/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2시간의 벽, 인류의 도전/박록삼 논설위원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70)는 매년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였다. 하지만 시상식장인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에 주인공으로 들어서는 건 한 번도 허용되지 않았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지난해 몫까지 2명을 선정한 올해 노벨문학상 또한 마찬가지였다. 오스트리아 극작가 페터 한트케(76), 폴란드 소설가 올가 토카르추크(57) 2명이 선정됐다. 하루키로서는 내심 서운했을 테다. 하지만 이틀 뒤 또 다른 분야에서 그를 위로해 줄 새로운 소식이 타전됐다. 인류 최초로 마라톤 풀코스 42.195㎞ 2시간의 장벽이 깨졌다. 1시간59분40초. 중거리 육상에서 마라톤으로 전향한 지 6년 만인 케냐 선수 엘리우드 킵초게(35)에 의해서다. 풀코스만 30번 넘게 완주했고 100㎞ 울트라마라톤까지 뛴 ‘마라톤 마니아’ 하루키의 상실감이 좀 달래졌을까. 실제 그의 마라톤 예찬은 대단히 실용적이면서 철학적이다. 그의 책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2007)를 보면 마라톤의 고향 아테네~마라톤 평원 오리지널 코스를 역주행하는 첫 완주 뒤 세계 곳곳을 직접 뛰면서 들었던 문학과 인간, 달리기와 인류의 중층적인 교직에 대한 사유를 풀어냈다. ‘…나는 앞으로는 육체에서 비롯되는 자연스러운 윤리성을 따르는 것이 중요한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야성의 지적인 복권이라고나 할까. 이때 중요한 것이 몸이 말하는 것에 대해 지성이 얼마나 균형된 감각으로 귀를 기울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좀 사변적으로 말했지만, 쉽게 풀어 보자면 몸의 본능에 충실히 따르는 것만으로도 인류가 지성과 이성, 도덕성을 갖출 수 있는 세상을 구현하고 싶다는 얘기다. 더 쉽게 말하자면 숨이 턱에 차오르고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육체의 한계에 다다른 뒤, 이성이 아닌 본능에 의해 발이 계속 움직이는 경지를 겪어 본 이로서 육체와 본능에 대한 위대함을 찬미한 것이다. 2시간 벽을 깬 유일한 인류가 된 킵초게의 기록은 아쉽게도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과학기술의 발전 수준 및 집단지성의 집약에 의한 ‘실험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41명의 페이스메이커, 평지 직선코스, 레이저 유도선을 통한 효율적 주로 운용, 첨단과학기술로 제작한 러닝화 등 최적의 조건과 환경을 만들어 인간의 한계에 대한 도전을 감행한 것이다. 그렇다고 이 실험을 폄하할 이유는 없다. 실제 킵초게는 브라질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이미 2시간1분39초란 세계신기록을 갖고 있는 최고의 선수다. 하루키가 그랬듯, 킵초게 역시 언젠가 육체만으로 인류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회를 가지리라 기대해 본다. 그가 실패하더라도 또 다른 인류가 도전할 테고. youngtan@seoul.co.kr
  • 광명 자족도시 이끌 40개 마중물 핵심사업 놓고 열띤 토론

    광명 자족도시 이끌 40개 마중물 핵심사업 놓고 열띤 토론

    경기 광명시가 광명을 자족도시로 이끌 40개 핵심사업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광명시는 7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광명시 2030 중장기발전계획 수립연구 용역’ 시민 공청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다양한 시민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공청회는 향후 10년간 광명시를 이끌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 분야별 정책을 점검해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청회에서 시는 ‘광명시 2030 비전’과 새롭게 발굴한 일자리·경제, 교육·복지, 도시·교통, 문화·예술, 환경·에너지, 자치공동체 등 6개 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특히 광명시가 자족도시로 성장하는 데 마중물이 될 40여개 핵심 사업을 제시하고 시민들과 토론했다. 광명시 2030 중장기발전계획은 민선7기 시정과 국·도정 정책을 연계하고 4차 산업혁명과 초고령화, 자치분권 등 시대와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다. 시는 정책개발에 시민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시민참여연구단을 모집해 정책개발 워크숍과 면담, 정책 제안 비전 및 슬로건 공모 등을 진행해 왔다. 뿐만 아니라 실효성 있는 정책 수립을 위해 부서의 분야별 주요업무와 공약 등 기본계획을 점검하고 현장 방문과 면담·설문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담았다. 지난 1일에는 시 의회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 2030 중장기 발전계획 연구용역은 이날 열린 시민 공청회를 끝으로 내용을 보완해 다음달 완료될 예정이다. 시민 공청회에 참석한 한 시민은 “광명시의 미래 청사진을 그려보고 행정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승원 시장은 “앞으로 다가올 10년은 광명시가 자족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완성되는 중요한 시기로서 지금이야말로 시정 역량과 시민 집단지성의 힘을 모을 때”라며 “광명시 2030 중장기발전계획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10년 간 시를 이끌 종합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정보 검색 시대는 끝, 큐레이터에게 맡겨 봐

    정보 검색 시대는 끝, 큐레이터에게 맡겨 봐

    큐레이션/스티븐 로젠바움 지음/이시은 옮김/이코노믹북스/336쪽/1만 9000원 길에 누군가 버린 신문이 한 부 떨어져 있다. 어제 발행된 신문이다. 오늘자 신문 배달을 하던 소년은 잠시 고민에 빠진다. 이 신문을 주워 팔면 죄가 될까. 된다면, 죄명은 뭘까. 저작권 도용? 이런 고민을 하던 소년은 곧바로 ‘중고 신문 사업’에 뛰어든다. 어제 신문들을 모아 이웃들에게 팔았던 것. 새책 ‘큐레이션’을 낸 저자가 아홉살 때 벌인 사업이다. 당시 ‘사업’은 실패했다. 요즘이라면 다를 수 있다. 다양한 출처에서 뉴스를 선별해 자신의 의견을 필터링하고 분류한 뒤 큐레이션해 되팔았다면 이문이 쏠쏠했을 것이다. 실제 그렇게 하는 플랫폼들이 여럿이고, 수입도 뉴스 생산자보다 월등히 많다. 예전엔 많은 정보를 가진 자가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었다. 하지만 정보와 콘텐츠가 넘쳐나는 요즘은 여러 정보를 잘 선별해 필요한 곳에 쓰는 자가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큐레이션의 힘이다. 큐레이션은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콘텐츠를 목적에 따라 가치 있게 구성하고 배포하는 일’, 큐레이터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다. 미술관 큐레이터가 예술작품을 선정해 최상의 위치에 전시하듯 ‘콘텐츠 큐레이터’는 수많은 콘텐츠를 보기 좋고 유익하게 구성해 주는 ‘인간 필터’ 노릇을 한다. 다양한 재료를 맛깔스럽게 조합해 내는 유튜버나 블로거, 각계 사람들이 집단지성을 형성한 위키피디아 등이 큐레이션의 한 형태다. 스스로 콘텐츠 큐레이터이기도 한 저자는 미디어와 광고, 웹 테크놀로지 등 여러 분야의 인재들을 인터뷰한 뒤 책에 그들의 사례를 모았다. 큐레이션의 흐름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큐레이션의 관점으로 세상을 본다는 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여러 담론들을 책에 담았다. 저자는 검색의 시대는 끝나고 큐레이션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단언한다. 검색 시대의 관건은 대용량의 빠른 컴퓨터였지만 큐레이션 시대의 관건은 인간이다. 검색의 시대가 끝났다고 구글이 파산하는 건 아니듯 기존의 검색 행위가 기초 자료를 찾는 것에서 점차 ‘믿을 만한’ 소셜 큐레이션으로 옮겨 간다는 뜻이다. 그 대상이 바로 인간이고 커뮤니티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내가 시장이라면~” 광명시민 412명 둥글게 모여 열띤 정책 토론

    “내가 시장이라면~” 광명시민 412명 둥글게 모여 열띤 정책 토론

    경기 광명시는 31일 오후 시민체육관 실내경기장에서 ‘광명시민 500인 원탁토론회’를 개최했다고 1일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시가 우선 추진해야 할 사업과 중요 정책사안에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내년 예산편성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7월 15일부터 31일까지 모바일과 오프라인을 통해 모집한 412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이날 토론회는 직접 참여하지 못한 시민들을 위해 광명시 공식 유튜브 ‘광명시 광명씨’ 를 통해 토론 과정을 생방송했다. 먼저 곽태웅 시 기획조정실장의 2018년 원탁토론회 결과보고에 이어 박승원 시장의 2020년 예산편성 방향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박 시장은 “사전조사에서 보듯 연령대별 문제의식이 다르고 바라는 것이 달라 합의를 모아야 한다”며, “공공이익을 위해 투명하게 시정을 운영해 공감도시를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광명시를 보다 더 살기 좋고 행복한 곳으로 시민 여러분의 힘으로 바꿔나가자”고 덧붙였다.토론회에 앞서 지난 16일부터 참가자 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광명시 거주 만족도와 불편사항 등에 대한 사전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참가자들 중 77.8%는 광명시 거주에 대해 ‘만족하거나 매우 만족한다’는 반응이었다. 가장 우선 투자 분야로는 지역개발·도시재생-일자리-교통-사회복지·보육 순으로 답했다. 특히 성별로는 남성은 지역개발·도시재생 다음으로 사회복지·보육을, 여성은 일자리와 지역개발·도시재생을 꼽아 여성이 남성보다 일자리 정책을 더 필요로 했다. 또 광명시의 미흡한 사업 분야에 대해 여성 참가자는 교통, 지역개발·도시재생, 일자리를 남성 참가자는 지역개발·도시재생, 사회복지·보육을 선택했다. 2020년 제안사업으로는 서울 진입도로 정체 해소를 비롯해 주차장 조성, 도로 보수, 문화체육시설 활성화, 마을형 기업 지원, 노인일자리 지원, 고학력 여성 인력 활용방안, 전선 지중화 사업, 자전거도로 확보, 공공자전거 도입, 광명재래시장 개선, 시립 박물관 건립 등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했다. 1차 토론회는 원탁별로 한 팀을 이뤄 ‘내가 시장이라면’을 테마로 내년 시가 추진하길 바라는 사업을 구체적으로 제안하고 토론했다. 이어 팀별 우선순위 사업 선정을 위한 투표로 상위 2개 사업을 선정했다. 2차 토론에서 원탁별 2개씩 나온 사업들에 대해 전체토론을 진행하고 이들 의견 중 우선순위를 정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시민들은 평소 시정운영에 대한 의견을 적극 제안해 참여자들끼리 광명시민으로서 공감하고 소통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시민들의 열띤 토론으로 토론회는 3시간이 넘도록 계속됐으며 퍼실리테이터와 시 팀장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원활하게 진행됐다. 박 시장은 원탁테이블마다 찾아다니며 시민들과 토론하고 시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듣고 꼼꼼히 메모하기도 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청소년은 “광명시가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는데 학교 밖 청소년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학교를 다니지 않는 학교 밖 청소년들도 신경 써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대안학교까지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처럼 무상급식 혜택을 받지 못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지원방안을 찾아 최대한 빨리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해 시민들의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토론회 마지막 순서로 박 시장은 2020년 주요사업과 시정 방향을 시민들에게 설명하고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박승원 시장은 “작년에 비해 올해 토론회에서는 시민들의 제안이 더 구체적이었다. 시민들의 좋은 의견을 많이 담아 차근차근 추진해 나가겠다”며 “시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토론해서 시와 시민이 함께 소통하고 집단지성을 키워 시민시대를 만들고 시민이 성장해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갇혀 있던 생각을 열고 시민이 모두 참여하여 함께 변화를 이끌고 함께 광명시를 만들어 나가자”며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최종 선정된 사업은 ▲중·노년 일자리 확충 ▲독거노인 고독사 예방 시스템 구축 ▲주차장 확보(철산 상업지구) ▲태양광을 이용한 버스정류장 온돌의자 ▲금하로 가로수 정비사업 ▲주민자치센터 평생교육사 배치 시범 실시 ▲청소년 쉼터 및 숙박시설 운영사업 ▲결혼장려 등 청년층 출산·육아지원 정책 8건이다. 시는 이날 토론회에서 공론을 통해 도출된 결과를 시정에 적극 반영하여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시는 지난해 광명시민 500인 토론회에서 제시된 시민들의 의견 중 광명교육협력지원센터 설립사업과 학교 체육관 시설 확대사업, 안양천 환경개선사업, 영유아 체험시설 건립 등 다양한 의견을 실제 시 정책에 반영해 추진하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융복합 위해 집단지성 모은다”… LG전자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날’ 개최

    “융복합 위해 집단지성 모은다”… LG전자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날’ 개최

    LG전자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기술과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LG전자는 25일 서울 양재동 서초R&D캠퍼스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날 2019’를 개최했다고 26일 밝혔다. 행사에는 LG전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7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에는 로봇, 인공지능(AI), 웹OS를 비롯해 코딩 전문가의 코딩기법 등을 발표하는 12개의 세션이 진행됐다. 특히 CTO(최고기술책임자) 부문 소속 개발자가 지난 5월 공개한 자체 개발 AI칩을 이용해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방법 발표가 주목 받았다. 행사에서는 개발자들이 특정 주제에 얽매이지 않고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해커톤이 개최됐다. 개발자들은 주어진 시간 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했고, LG전자 개발자 전용 온라인 게시판에도 공유했다.‘이그나이트 LG’ 세션에서는 온 가족의 인생을 바꾼 미국여행기, 나만의 재테크 방법, 파트너와 협업하는 방법 등의 주제를 발표하며 개발자들이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LG전자 CTO 박일평 사장은 “융복합 기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개발자들 간 원활한 교류가 필수적”이라면서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높이기 위해 AI 전문가, 소프트웨어 보안 전문가, 소프트웨어 설계 전문가인 소프트웨어 아키텍트, 코딩 능력이 탁월한 코딩전문가 등의 사내 인증제도를 갖추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KT, 한국산업 서비스품질지수 고객접점부문 1위

    KT, 한국산업 서비스품질지수 고객접점부문 1위

    KT(대표 황창규)가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주관 2019년 한국산업의 서비스품질지수(KSQI) 고객접점부문에서 4년 연속 1위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KT는 고객과의 상담 편의를 위해 패드형 상담 툴(KT 가치제안서)을 업계 최초로 개발해 신속하고 정확한 상담이 가능케 했고, 고객 니즈에 꼭 맞는 맞춤형 상담이 가능하도록 제안하는 기능까지 구축해 활용하고 있다. 또한 전국 매장 어디서나 최고, 최초, 최대의 고객 판매 만족도를 제공하기 위한 일환으로 ‘판매폭발 훈련’을 수시로 실시해 일체화된 판매 수준을 유지, 향상시키고 있다. 또한 고객 만족도 조사를 체계화한 TCSI (Total Customer Satisfaction Index)를 운영해 KT 매장의 세일즈/서비스 강약점 도출하고 개선을 시도하고 있으며, 영업/판매 접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객 관점의 매장 품질 관리를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매장 스스로 상담/서비스 품질을 관리하고 유지하기 위한 자가점검 제도를 도입해 고객에게 신뢰를 얻는 매장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각종 점검을 통해 발굴된 우수 품질 매장은 ‘프리미엄 클럽 매장’으로 선정, 타 매장에 본보기가 되도록 선도하고 있다. 이밖에도 컨설턴트 스스로 학습하도록 돕는 퀴즈형 역량 향상 제도를 월 단위로 운영해 원활한 유무선 통합 컨설팅이 가능하도록 상담 역량 향상에 주력하고 있으며 신상품 출시 시 컨설턴트의 빠른 업무 지식 제고를 위해 4단계에 이르는 신상품 출시 Alert 프로세스를 운영 중이다. 또한 다양한 서비스 품질 개선 관리 활동이 고객을 대하는 최일선 접점까지 빠르게 전달되고 지속적인 개선될 수 있도록, 대리점주와 컨설턴트를 대상으로 고객 만족 지수를 적용한 다양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제공, 동기 부여를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우수 컨설턴트들을 대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현장 전문가 그룹 인센티브’ 및 ‘역량 강화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해 품질 관리에 적극적으로 참여 독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객 만족도를 높인 현장 매장의 우수 활동 사례를 수집한 ‘보배(보고 배우자) 모음집’을 전사 소매 매장에 전파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활동이 우수한 매장에 대해서는 다양한 활동비 지원을 통해 대리점주와 컨설턴트들의 자부심을 고취시키면서 자체적인 역량 향상에 대한 노력을 유도하고 있으며, 이러한 우수 사례들을 점주 및 점장들이 직접 발표하고 공유할 수 있는 ‘세일즈 챔피언십’를 개최해 집단지성으로 발전시켜 전사에 확산하고 있다. 고객의 만족도와 매장 품질의 수준은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컨설턴트의 역량에 따라 좌우된다. KT는 컨설턴트를 종합적으로 육성하고 관리하기 위한 ‘K-파트너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근속 연수에 따른 단계적 목표와 장기적 비전을 제시하고, 컨설턴트 역량에 맞춘 교육 및 종합적 혜택을 제공하는 한편, 우수 컨설턴트 대상 해외 연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나아가, 설명 잘하는 현장 전문가 육성을 위한 ‘KT 설명왕 경진대회’, 고객 서비스 우수 컨설턴트를 위한 ‘이달의 1등 KT 컨설턴트 선발’ 등 판매 역량 및 서비스 품질 우수 컨설턴트에 대한 포상 제도도 운영하고 있으며, 출범 3년 차를 맞이한 ‘KT그룹 명장’ 선발을 통해 5G 시대 본격적인 고객 서비스를 위한 고객접점 롤-모델 육성 및 노하우를 전사 확산하고 이를 통해 전 직원이 우수한 노하우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해 ‘CS=Sales’의 마인드를 고객접점 문화로 정착시키고 있다. KT 관계자는 “KT는 5G 시대를 선도하고 고객에게 1등으로 인식되기 위해 최고 수준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지속 노력 중이다”며 “고객 인식 1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접점(고객센터, 대리점, 플라자, 개통/AS) 직원이라 생각하고, 각 고객 접점직원을 KT그룹 최고 현장 전문가로 육성해 고객 서비스를 리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의 KSQI-MOT는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 품질에 대한 손님들의 체감 정도를 매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지수로 서비스 평가단이 31개 산업, 109개 기업 및 기관을 미스터리 쇼핑(mystery shopping) 방식으로 방문 후 서비스 품질을 평가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는 카페는 어디?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는 카페는 어디?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는 여성 타깃의 소셜맵 ‘어디가지또’ 서비스에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지도’ 기능을 업데이트 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어디가지또’는 SK텔레콤 T맵의 핵심 기술력을 기반으로 운전자와 동승자가 1:1로 연결되어 이동 경로를 간편하게 공유할 수 있으며, 내가 가고 싶은 장소를 등록·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는 여성 타깃의 소셜맵, 소셜 내비게이션 앱서비스다. 이번에 새롭게 탑재된 ‘열린지도’는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는 카페나 음식점 등을 알려주는 ‘애견 동반 가능 장소’를 비롯해 휠체어를 탄 이용자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관광명소나 숙소 등을 알려주는 ‘휠체어 접근 가능 장소’가 실렸다. 또 택배를 받기 어렵거나 낯선 사람과의 대면이 걱정인 이용자를 위해 ‘전국 안심 택배함 장소’, 여성안심지킴이로 지정된 편의점 위치를 알려주는 ‘전국 안심 지킴이집 장소’, 늦은 밤이나 휴일에 아프거나 급한 처방이 필요한 이용자들을 위해 ‘심야/공휴일 병원 장소’와 ‘심야/공휴일 약국 장소’ 등 여섯 개의 카테고리가 추가됐다. SK컴즈 이제훈 매니저는 “생활에 유용한 정보나 여성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주제들을 우선 배치했다”며 “공공의 가치를 더 확대할 수 있는 주제에 대해서 의견을 취합해 지속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열린지도’에 제공되는 정보 중 ‘여성 안심 장소’는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의 공공 데이터를 통해, ‘휠체어 접근 가능 장소’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심야 및 공휴일 약국과 병원 장소’ 정보는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제공되는 공공데이터다. 애견동반가능 장소 정보는 펫츠고에서 관련된 인기 카페나 숙박 정보를 받아 제공한다. ‘열린지도’는 이용자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 매핑(커뮤니티와 매핑의 합성어로 집단지성을 기반으로 한 참여형 지도 제작 개념) 서비스다. 이용자 누구나 다양한 정보를 받는 동시에 내가 아는 정보를 직접 공유할 수 있다. SK컴즈 어디가지또 김종훈 본부장은 “’어디가지또’의 ‘열린지도’ 서비스는 선의를 가진 이용자들의 참여로 행복 나눔 가치의 장을 마련한 커뮤니티맵”이라며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용자나 동호회 회원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행복·복지… 스스로 그린 성북 100년

    행복·복지… 스스로 그린 성북 100년

    “각계각층 주민들이 모여 ‘더 큰 미래가 있는 도시, 성북 100년’을 위한 성북의 미래상을 정했습니다. 주민 스스로 만든 이번 미래상은 성북 미래 발전의 동력이 될 것입니다.” 이승로 서울 성북구청장은 2일 지역 주민들이 성북의 미래상을 제시한 ‘미래 100년 성북선언’을 선포했다. 주민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구청 지하 1층 다목적홀에서 ‘성북구 개청 70주년 및 민선 7기 1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 자리에서다. 성북선언은 성북의 8대 미래상을 담았다. 관심과 참여로 소통하고 배려하며 다양한 가치가 존중되는 행복도시 성북, 인권과 존엄을 먼저 생각하는 복지도시 성북, 생활하는 데 불편과 위험이 없는 살기 좋은 안전도시 성북, 자율성·창의성·다양성이 존중되는 미래지향적인 교육도시 성북, 일상에서 다양한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풍성한 문화도시 성북, 미세먼지 없는 쾌적한 환경을 보장하는 환경도시 성북, 사람이 중심인 공정하고 따뜻한 공유경제도시 성북, 세계인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국제도시 성북 등이다. 성북선언은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미래 예측으로 성북구의 미래 방향을 설정하자는 취지로 만들었다. 이를 위해 주민 80여명이 ‘성북선언 준비위원회’와 ‘성북선언 준비단’을 구성해 활동했다. 주민 삶과 직결된 복지·경제·환경·안전·주민자치·문화·교육 등 7개 분야별 대표들이 위원들로 참여하며 성북의 미래 가치 지향점을 설정했다. 그 결과 성북선언은 성북구가 지향해야 할 미래 핵심가치로 ‘풍요, 공존, 균형’을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이 구청장은 “성북선언은 관이 주도하는 하향식 의사결정이 아닌 주민들이 집단지성을 통해 자발적으로 핵심 가치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주민들이 도시의 주인이자 정치와 행정의 실질적인 주체로 역할하는 진정한 지방자치를 실현했다는 점에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성북구는 1949년 서울에서 9번째 구로 신설됐다. 서울의 변두리 달동네에서 인구 45만명에 연간 7000억원에 달하는 재원을 운용하는 동북권 중심도시로 성장했다. 이 구청장은 “성북구는 주민 스스로 도시 방향을 정립했다는 점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도시로 발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정책 리뷰]“실패해도 괜찮아”… 공감 넘어 제도·인식 바꾸는 ‘실패박람회’

    [정책 리뷰]“실패해도 괜찮아”… 공감 넘어 제도·인식 바꾸는 ‘실패박람회’

    서울신문은 ‘고시’면의 새 코너로 ‘정책리뷰’를 마련했습니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과 다른 부처·지방자치단체의 정책 추진 과정을 알고 싶어 하는 공무원에게 실제 사례 위주로 일목요연하게 소개합니다. 성공한 정책은 벤치마킹 대상으로, 실패한 정책은 반면교사 기회로 삼아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일조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1968년 미국 3M의 스펜서 실버 연구원은 강력 접착제를 개발하려다 너무도 접착력이 약한 물질을 만들어 좌절했다. 실버는 부끄러웠지만 이 결과를 회사에 알렸고 동료는 되레 그를 격려했다. 몇 년 뒤 같은 회사의 아트 프라이 연구원이 교회 성가집에 붙은 메모 테이프의 접착력이 너무 강해 가죽 표지가 상한 것을 보며 ‘쉽게 붙였다가 뗄 수 있는 메모지’를 구상했다. 그는 과거 실버에게 들었던 얘기를 떠올리고 해당 물질을 이용해 제품 연구에 나섰다. 이렇게 개발된 것이 지금 전 세계인이 쓰고 있는 ‘포스트잇’이다. 실패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를 통해 얻은 노하우는 다른 아이디어를 살찌우는 자양분이 된다. 새로운 것을 창조해 성공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실패는 불가피한 것이기에 이를 사회적으로 용인하고 격려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에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실패의 가치를 인정하고 연구하는 움직임이 퍼지고 있다. 핀란드 헬싱키에서는 해마다 10월 13일을 ‘실패의 날’로 기념한다. 학생과 교수, 창업자가 자신의 실패 경험을 이야기하고 서로의 실패를 축하한다. 미국에서도 곳곳에서 창업 실패를 기념하는 ‘실패 페스티벌’이 열린다. 지난 1월 청와대 경제과학특별보좌관에 임명된 이정동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실패에 대한 무한한 관용이 필요하다”면서 “미국은 창업자 평균 연령이 40대 중반이고 특히 실리콘밸리 하이테크 창업자는 50대가 주류다. 경험이 풍부하고 시행착오가 온몸에 새겨진 사람들이 창업을 한다”고 강조했다.●행안부, 시민·전문가와 함께 아이디어 모아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뒤부터 국민의 아이디어를 사회 변화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행정안전부 사회혁신 민관협의회에서도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지만 아직 정치권이나 언론 등에서 관심을 두지 않던 이슈를 모아 공론화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시민단체 활동가·학계 전문가들과 회의를 거쳐 실패에 가혹한 우리나라의 사회구조와 미혼모, 은둔형 외톨이, 학교 밖 청소년 등 다양한 주제를 선정했다. 같은 해 11월 행안부는 이들과 고심을 거듭한 끝에 ‘실패를 콘셉트로 한 박람회’를 열기로 최종 결정했다. ‘우리 사회에도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에서다. 행사 자체는 재미있게 진행하되 내용과 목적은 의미를 추구하는 방식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단순히 실패에 대한 공감 수준에서 그치지 말고 법·제도를 개선하고 재도전 지원을 정책화하는 기회로 활용할 것도 제안했다. 이는 공동창조(co-creation)가 구현된 사례로 볼 수 있다. 공동창조란 다양한 사회 문제를 국민의 집단지성으로 해결하려는 것으로 생활 속에서 주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리빙랩’, 미국 정부가 국가적 이슈를 해결하는 데 시민의 아이디어를 활용하려고 만든 ‘챌린지닷거브’(challenge.gov)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민관협의회는 일반인의 참여를 높이고자 창업 실패나 혁신을 추진했다가 좌절한 경험, 가족이나 회사 등에서의 실패 등 국민 개개인의 체험을 박람회의 주요 소재로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1년여간의 준비를 통해 세계 최초로 실패를 모토로 내세워 실패문화 콘퍼런스와 ‘과학의 실패’, ‘환경의 실패’, ‘1등에 가려진 주역’ 등을 주제로 한 실패전시회, 금연이나 개인사, 창업 실패담을 나누는 ‘국민실패자랑’ 등 코너가 윤곽을 드러냈다. 원래 협의회가 처음 제안한 개최지는 용산의 전쟁기념관이었다. 전쟁이야말로 ‘국가의 가장 큰 실패’를 뜻하는 만큼 상징성이 크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실패박람회의 핵심은 시민 참여와 소통에 있다는 생각이 힘을 얻으면서 자연스레 광화문광장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김문섭 강원대 경영학과 교수는 실패박람회에 대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시의적절한 주제였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그간 한국에서는 오직 성공만을 보고 배우자는 문화가 지배해왔다. 하지만 저성장 시대가 도래하면서 실패의 가치를 받아들이고 공유해야 하는 때가 왔다. 정부가 적절하게 이슈를 환기시켰다”고 설명했다. ●실패 우려 딛고 첫 박람회 ‘성공’ 하지만 박람회 개최 전만 해도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부처는 이 행사에 미온적이었다. 박람회의 취지와 관계없이 ‘실패’라는 단어를 앞세운 것이 부정적 어감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 때는 일부 자영업자가 최저임금 인상에 항의하며 광화문 인근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실패박람회가 자칫 이들에게 ‘최저임금 정책 실패’ 이미지를 연상시켜 집단행동에 나서게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 세계에서 처음 여는 행사이다 보니 박람회를 공동 주최할 파트너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행안부 내부에서도 ‘이러다가 실패박람회가 정말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쏟아졌다. 정부 당국에서 “명칭을 바꿔서 박람회를 진행하면 어떻겠냐”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당시 이 행사를 책임졌던 박노원(청와대 시민사회수석비서관실 행정관) 행안부 시민해결과장은 뚝심으로 버티며 원안을 고수했다. 박 행정관은 지난해 9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박람회는 ‘실패’가 주제이자 핵심이었다. 그런데 이를 숨기거나 가리고 행사를 진행하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 부분만큼은 타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9월 14~16일 광화문광장에서 ‘2018 실패박람회’가 어렵사리 막을 올렸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실패의 아이콘’이라는 별명이 붙은 성신제 전 한국피자헛 대표 등이 연사로 나서 자신의 실패담을 솔직하게 전달해 공감을 얻었다. 3일간 5만여명의 관람객이 행사에 찾아왔다. 관람 만족도도 5점 만점에 4.3점으로 최근 3년 이내 열린 정부 주최 행사 참여자 만족도 평균(2.8~3.4점)을 크게 웃돌았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정부 행사가 열렸다”고 입소문이 나자 박람회 마지막 날에 문 대통령이 깜짝 방문했다. 청와대에서도 실패박람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졌음을 인정한 것이다. 이때부터 여러 부처와 지자체에서 협업 요청이 쇄도했다. 올해는 서울뿐 아니라 강원, 대전, 대구, 전주 등에서 행사가 치러진다. 이달 12~14일 대구 동성로 일원에서 열린 ‘2019 실패박람회 in 대구’에는 모두 22만명이 다녀갔다. 실패박함회는 행안부의 명실상부한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실패박람회는 실패를 응원하고 재도전을 지원하는 사회적 플랫폼으로 진화하고자 다양한 아이디어를 준비 중이다. 박 행정관은 “우리나라가 안정적 일자리를 찾아 대기업과 공직에만 관심을 갖는 ‘몰린 사회’로 가고 있어 걱정이 크다. 이런 흐름을 타파해야만 대한민국이 더 행복해질 수 있는데 그러려면 실패를 자산으로 삼는 토양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관행도 실패로 다뤄야” 전문가들은 앞으로 실패박람회가 국민의 삶을 바꾸는 대표 행사로 거듭나려면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관행도 실패로 규정해 성역 없이 다뤄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민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정부 정책에 대한 분석과 탐사 없이 개인이나 사회 영역의 실패에만 국한하면 우리 사회 발전의 근본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의 실패’야말로 실패박람회가 반드시 다뤄야 할 핵심 주재”라며 “문재인 정부에서 나타난 사소한 관행적 오류 같은 것도 괜찮다. 실패를 인정하는 공무원에게 상을 주는 등 적극행정과 연계해 ‘실패에서 배우는 정부’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정부와 국민 사이의 벽을 허물려면/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

    [월요 정책마당] 정부와 국민 사이의 벽을 허물려면/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 1394달러를 기록하며 선진국 진입선이라 할 수 있는 3만 달러를 넘어섰다. 국내총생산(GDP)도 1조 5300억 달러로 세계 12위를 차지했다. 외형적으로 대한민국은 놀라운 발전을 일궜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사회적 양극화는 봉합되지 않고 있고 저출산·고령화도 우리 사회를 끊임없이 위협하고 있다. 과거 우리에게는 ‘생존’이라는 절박한 과제가 놓여 있었다. 이를 해결하고자 국가 역량을 경제성장에 집중했다. 한국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탈바꿈하며 국제사회의 모범 사례가 됐다. 하지만 요즘 들어 압축성장의 그늘에 가려졌던 환부가 곪아 터지고 있다. 이들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는 정부가 단독으로 인력과 예산을 투입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혁신을 이뤄야 하고 정부와 국민이 목표를 함께 고민해야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이를 위한 것이 바로 ‘정부혁신’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함께 잘사는 ‘혁신적 포용국가’를 만들려고 한다. 그 첫걸음으로 국민과 정부 사이의 벽을 허물고자 한다. 그럼 어떻게 하면 벽을 허물 수 있을까. 이에 관한 해법으로 ‘3C’를 제안한다. 먼저 국민과 정부 간 진심 어린 ‘공감’(compassion)이다. 세계적인 비언어 소통 전문가인 폴 에크먼(84) 미국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인간은 43개의 미세한 얼굴 근육을 활용해 19가지 미소를 지을 수 있다. 이 가운데 정말로 기뻐서 웃는 미소는 단 한 가지인데, 놀랍게도 이를 접한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짓는다. 이처럼 진정한 공감은 타인과의 의사소통을 넘어 심리적 유대로까지 이어진다. 다음으로 ‘공동체’(community)의 역할을 강조하고 싶다. 국민 모두는 누군가의 부모이자 자녀다. 자신의 꿈을 이루고 가족을 부양하기에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이런 상황에서 무작정 국민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국정 참여를 요청하면 과연 몇 명이나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때 공동체 정신이 해법이 될 수 있다. 공동체는 정부와 국민을 연결하는 고리다. 국민들이 입법·행정에 참여하기 위한 기반이 되고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동기를 제공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의 공동체 연대성은 조사 대상 38개국 가운데 꼴찌다. 어느 때부터인가 공동체의 가치가 뒷전으로 밀린 탓이다. 이제부터라도 공동체 의식을 깨워야 한다. 마지막 해법은 ‘공동창조’(co-creation)다. 정부와 국민이 다 함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혁신을 이뤄 가는 것이다. 지역 주민이 중심이 돼 사회적경제를 이뤄 가는 협동조합이나 생활 속에서 주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인 리빙랩, 미국 정부가 국가적 이슈를 해결하는 데 시민의 아이디어를 활용하고자 만든 ‘챌린지닷거브’(challenge.gov) 등이 대표적이다. 다양한 사회 문제를 국민의 집단지성으로 해결하려는 방안은 모두가 함께 잘살기 위한 답을 제시해 줄 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거대한 변화의 물결은 그 시대가 안고 있는 벽을 허무는 데서 시작했다. 14세기 유럽에서는 르네상스를 통해 문화·예술·학문 간 경계의 벽이 무너졌고 인류의 큰 진보를 일궈 냈다. 1989년 독일 베를린장벽이 철거되면서 냉전 시대가 끝났다. 2019년의 대한민국 또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국가 운영의 중심을 경제적 가치에서 사회적 가치로 전환하고 혁신적 포용국가도 달성해야 한다. 그 첫 단추가 정부혁신이다. 이제 정부와 국민이 하나가 돼 우리 내부의 벽을 허물고자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의 과제이기도 하다.
  • 홍콩 시위대 클래스…구급차 출동하자 모세의 기적처럼

    홍콩 시위대 클래스…구급차 출동하자 모세의 기적처럼

    홍콩 정부가 추진하는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에 반대하는 뜻으로 검은 옷을 입고 거리로 나선 200만여명의 홍콩 시민들이 시위 도중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16일(현지시간)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시민들은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빅토리아공원에서 정부 청사가 있는 애드미럴티까지 4km 구간을 행진하며 평화 시위를 벌였다. 홍콩 언론들은 시위대를 ‘검은 바다’로 묘사했다. 그런데 이 검은 바다가 ‘모세의 기적’처럼 양갈래로 갈라지는 순간이 언론의 카메라에 포착됐다.군중 속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 시민을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구급차가 출동했기 때문이다. 시위 행렬은 구급차가 나타나자 길을 터주기 위해 빠르게 길 양쪽으로 이동했다. 순식간에 구급차가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이 생겼다. 일부 남성들은 힘을 합쳐 길 한가운데 놓인 바리케이트를 치워 구급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도왔다. 누군가의 지휘나 명령 없이 시민들 스스로 한 일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정치부 기자인 제피 람은 자신의 트위터에 구급차에 길을 터준 시민들의 사진을 올리며 “오늘 가장 아름다운 장면 중 하나였다. 하코트 도로를 점령한 시위대가 구급차에게 길을 내줬다”고 적었다. 유튜브와 중국 동방일보의 인터넷 사이트 동망(東網) 등에는 이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게재돼 전세계 네티즌의 주목을 끌었다. 사진과 영상에는 “홍콩 시민들이 짱(awesome)인 이유”, “문명화된 시민의 표본”, “아름다운 집단지성” 등 응원과 찬사를 담은 댓글이 달렸다.이날 집회를 주도한 재야단체 연합 ‘민간인권전선’은 시위 참여 인원이 200만명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지난 9일 집회 참여 인원(103만명)의 2배에 달한다. 이날 시위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송환법 추진을 보류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열렸다. 그러나 시민들은 보류할 게 아니라 철폐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람 장관의 퇴진을 요구했다. 송환법은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다. 많은 홍콩 시민이 이 법이 제정될 경우 홍콩에 거주하는 반 중국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정부가 마구잡이로 본토로 잡아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국민 참여형 정책협업 추진… ‘빅 이슈’ 시민 숙의정치로 풀어야”

    “국민 참여형 정책협업 추진… ‘빅 이슈’ 시민 숙의정치로 풀어야”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 양극화, 환경 오염 등의 사회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면서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정부 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행정연구원은 국내 유일의 행정분야 국책연구기관으로 조직과 인사, 행정 관리와 규제 개혁, 정부 업무 평가, 갈등 관리, 재난 안전, 공적 개발 원조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수행하고 이를 통해 정부 정책과 제도 혁신에 도움을 주고 있다. 안성호 한국행정연구원장은 11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급변하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착된 정부운영, 국민에게 책임지는 정부 운영, 여러 사회계층이 수평적으로 참여하는 협력적 정부 운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의 목소리를 어떻게 국가 정책과 제도에 효율적으로 반영하고, 이들의 참여를 확대시키고 역량을 강화시킬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은. “정부 혁신, 갈등 관리, 리더십 관련 사업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정부 혁신은 정부 내부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는 정책 과정 측면에서의 혁신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고 있다. 특히 공무원 중심의 정부 혁신에서 탈피해 정책 수요자인 국민, 전문가, 공무원 등이 힘을 모아 정부 혁신을 이룰 수 있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여러 사회문제가 뒤엉키다 보니 정책 효과를 내기 힘든 것 같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실업, 재난, 사회적 갈등 등 단일 부처가 단독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문제는 여러 문제가 중첩돼 정부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최근 영국과 덴마크 등 일부 선진국에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행위자들과 함께 공동으로 정책 실험을 하는 사례도 많다. 정부는 이런 정책 실험을 통해 정책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수정해 적절한 정책대안을 찾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원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지난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하 26개 국책연구기관이 모여 정책연구 성과를 국민에게 보고하는 행사를 열였다. 우리 연구원은 대표과제로 ‘시민 참여형 정책협업모델 연구: 열린정책실험 운영’을 발표했다. 이 과제는 우리나라에서 정부·기업·시민사회 간 협업과 상호작용을 통해 제기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실제로 정책 문제로 인지되고 정책 설계와 집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열린정책실험’을 시도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이 방식은 정책 결정과정에 보다 많은 시민·기업·이해관계자 등 정책 대상자를 포함해 정책수용성과 체감도를 높일 수 있는 해결책을 찾기 위한 새로운 방법론이다. 앞으로 정부 혁신의 주요 수단이 될 수 있어 우리 연구원의 대표 브랜드로 발전시키려고 한다. ” -우리 사회의 여러 부문에서 갈등이 터져 나오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경제 환경 속에서 정부 정책이나 사업에 발생할 수 있는 갈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통합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갈등관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참여적 의사 결정이나 공론화 등의 연구뿐 아니라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공공기관 실무자 등에 대한 다양한 갈등관리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들이 정책이나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효율적으로 갈등을 관리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다.” -최근 핫이슈로 등장한 정부의 규제 혁신도 이해당사자 간 갈등을 어떻게 푸는 가에 달려 있다고 본다. “특정 집단의 독점적 지위와 집단 간 갈등 때문에 우리 사회의 공동선과 공공가치를 실현하는 규제를 재정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경우 ‘시민정치토크’(civic political talks)를 통한 해결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신고리 원전 갈등의 경우 무작위로 선발된 시민으로 구성된 공론화위원회의 숙의 과정을 통해 갈등을 잠재울 수 있었다. 전 국민의 이해관계가 걸린 중대 사안의 경우 직접 민주제를 활용해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사회갈등을 시민발안투표로 해결한 스위스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위스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갈등이 있었나. “2014년 5월 스위스연방 수준에서 스위스노총이 발의한 세계 최고의 최저임금(시간당 22프랑)안이 국민투표에 부쳐졌다. 국민투표 결과 76%가 반대해 부결됐다. 찬성하는 측은 제네바 같은 도시의 높은 생계비를 감당하기 위해 이 정도의 최저임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스위스경영자연맹 등 반대 측은 이 국민발안이 채택될 경우 국제경쟁력이 저하되고 서비스업과 농업 부문을 중심으로 영세사업자들이 타격을 받아 저임금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반발했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투표자들에게 ‘구조적으로 취약한 지역과 오지에서 일자리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국민발안에 반대해 줄 것을 권고했다. 그 결과 최저임금정책은 전국적으로 실시되지 않고 캔톤(주)들의 사정에 따라 제각기 실시 여부와 최저임금 수준 등을 결정했다. 우리도 논란이 되는 사안을 집단지성이 발휘되는 시민의 숙의정치로 풀어 냈으면 한다.” -이런 갈등을 해결하는 데 리더십이 중요하지 않나. “공직자들의 리더십은 국가 발전의 중요한 요소다. 세종대왕이 위대한 것은 완전무결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하들의 도움을 요청하고 그들과 함께 해결책을 모색했다는 데 있다. 책을 통한 공부 못지않게 대화와 토론을 통한 공부를 중시했다. 공직 리더는 겸손한 자세로 평생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원장으로 취임하자마자 한국형 공직 리더십 함양을 위해 세종국가리더십센터를 만들었다. 또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하 26개 국책연구기관의 기관장이 참여해 발족한 세종국가리더십위원회에서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정부는 지방분권의 실현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방분권에 대해 연구하며 느낀 점은 권력을 행사하는 곳과 권력의 영향을 받는 곳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권력이 겉돌거나, 일방적인 지배가 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권력은 중앙에서 지방으로, 관에서 시민으로 이동해야 한다. 정부 권력은 여러 부문으로 분산돼 공유되어야 한다. 어려운 과제이지만 앞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정부가 내세운 ‘포용국가론’에도 권력 공유가 나오던데. “문재인 정부는 나라 안팎의 위기 상황에서 ‘혁신적 포용국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추진 중이다. 포용국가의 궁극적인 목적은 공정한 경제와 사회의 기반 위에서 함께 번영을 누리는 국가를 만드는 것이다. 나아가 그런 번영을 다른 나라와도 나누려고 한다. 신북방·신남방 정책 등이 그런 맥락에서 나왔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구상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임기 중 꼭 마무리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정부가 혁신적인 포용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결과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데 힘쓰겠다.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연구 역량을 최대한 키우겠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안성호 원장은 1953년 충남 대전 출생으로 대전고와 숭전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전대 행정학과 교수를 거쳐 대전대 부총장, 한국지방자치학회장, 행정안전부 자치분권전략회의 민간위원장, 정책기획위원회 분권발전분과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방자치제도와 지방분권 분야 전문가다. 안창호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동생이다.
  • 주52시간제 버스문제 대토론회 열어 해법 찾는다

    주52시간제 버스문제 대토론회 열어 해법 찾는다

    정부·지자체·버스노사·시민 패널 참여 시민 카톡 오픈채팅… 질문엔 패널 답변버스업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우려되는 버스 대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대토론회가 경기 수원시에서 열린다. 염태영 수원시장 제안에 따라 개최되는 토론회는 시민 패널과 정부·지자체·버스업체 노사 패널 간 토론을 통해 버스 문제 해법을 모색한다. 염 시장은 지난달 19일 페이스북에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감회·감차, 버스요금 인상에 따른 시민 불편, 운수종사자 부족에 따른 인력 확보 어려움 등 복잡한 버스 관련 문제를 집단지성의 힘으로 풀어보자”라며 시민토론회를 제안했다. 토론회는 11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수원컨벤션센터에서 ‘버스 대토론 10대100’을 주제로 열린다.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라 발생하는 임금 문제와 근무 여건 등 각종 문제를 해결하고 파업을 막기 위한 방안 등을 찾는다. 염 시장과 정부·경기도·수원시·버스회사·노조·시민단체 관계자 등으로 이뤄진 패널 10명과 시민 패널 100명이 토론한다. 1부 ‘문제 던지기’에서는 토론회 취지를 시민들에게 설명하고, 주 52시간제 필요성을 설명한다. 2부 ‘문제 나누기’에서는 패널들이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해법을 토론한다. 토론하는 동안 시민들이 ‘카카오톡 오픈 채팅’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질문하면 패널들이 답변한다. 염 시장이 진행하는 ‘묻고 답하기’에서는 수원시정연구원이 5∼6월 경기도민 600여명을 대상으로 한 버스 문제 해결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수원시는 토론회에서 나온 시민 의견을 정리해 국무총리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이번 토론회 개최는 서울·경기를 비롯한 버스노조가 지난달 15일 파업을 예고한 게 계기가 됐다. 버스노조가 파업을 철회·유보하면서 우려했던 버스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노사 협상 과정에서 서울을 비롯한 부산, 대구 등은 요금 인상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경기도 등은 요금을 올려 ‘시민 주머니를 털어 파업을 막은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왔다. 당정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광역버스 준공영제도 재원 마련과 도덕적 해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버스요금 인상 결정으로 ‘일시 정지’했던 경기도 버스의 파업 시계가 다시 움직여 해법 찾기는 더 시급해졌다. 시내버스와 광역버스 각각 200원과 400원씩 오르는 요금 인상분 중 얼마만큼을 버스기사 인건비로 쓸 건지 노사 간 견해차가 갈리면서 다음달 중순에는 경기도 버스의 61%를 차지하는 300인 이상 사업장이 일제히 파업 조정회의에 들어갈 전망이다. 또 다음달 버스업체 주 52시간제가 도입되면 경기도 버스노선 2185개 중 수익성이 없는 49개 노선은 폐지되고 300여개 노선은 단축·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운수종사자들은 주 52시간제로 초과근무할 수 없어 임금이 큰 폭으로 줄어든다며 보전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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