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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82% 득표로 5선 전망”… 종신집권 향하는 ‘차르의 대관식’

    “푸틴 82% 득표로 5선 전망”… 종신집권 향하는 ‘차르의 대관식’

    ‘역대 최고 지지율’ 국제사회 과시우크라 침공 명분 돈바스 등 포함푸틴 “애국심의 표현” 투표 독려스탈린 넘어 ‘30년 집권’ 확실시우크라, 러 내륙 대규모 드론 공격 15일 시작되는 러시아 대통령 선거는 사상 처음으로 사흘간 열린다.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이 된 돈바스 지역 주민까지 포함시켜 유권자는 1억 1230명에 이른다. 이번 대선의 의미는 블라디미르 푸틴(얼굴) 대통령이 ‘역대 최고 지지율의 압도적 승리’를 국제사회에 과시하는 데 맞춰져 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14일 관영 여론조사 기관 브치옴(VCIOM)의 분석 결과를 들어 투표할 후보를 정하지 않은 유권자는 10% 미만이며, 푸틴 대통령은 82%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 영상 메시지를 통해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그는 “오늘날 국민의 선거 참여는 애국심의 표현”이라며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통합을 위한 국민투표에 찬성한 돈바스 주민들은 이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돈바스 지역인 도네츠크, 루한스크주 및 동남부 자포리자, 헤르손주는 러시아계 우크라이나인이 30% 이상을 차지하며, 러시아 편입을 주장하는 주민들도 전체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친러 성향이 강하다. 2022년 2월 러시아는 접경 지역 보호를 이유로 이 지역을 침공했고, 그해 9월에 실시한 러시아 합병 투표에서 90% 넘는 찬성률을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이 지역 주민들이 모든 러시아인에게 모범을 보였다”고 덧붙였다.푸틴 대통령은 2018년 대선에서 기록한 러시아 역사상 최고 득표율(76.69%)을 경신하기 위해 러시아 본토와 돈바스 지역은 물론 임차 중인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와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까지 투표 가능 지역으로 묶었다. 휴대전화 등 기기를 이용해 투표에 참여하는 온라인 투표도 처음 도입해 우크라이나 지역의 러시아 연방 편입 주민투표와 마찬가지로 조작선거 또는 유사선거 논란도 이어질 수 있다. 이번 대선으로 푸틴 대통령은 2030년까지 임기를 연장할 뿐만 아니라 사실상 종신집권도 가능하다. 총리 시절(2008~2012년)을 포함해 2000년부터 24년째 러시아를 통치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은 이번 5선에 성공하면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의 29년 집권 기간을 넘어서 최장기 통치자가 된다. 2020년 개헌으로 2030년 대선까지 출마할 수 있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집권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18세기 34년간 집권한 예카테리나 2세의 재임 기간도 뛰어넘는다. 선거를 앞두고 연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상 가능성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협상을 거부한 것을 두고는 “향정신성 약물을 사용한 뒤의 희망적인 생각에 근거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마약을 사용한다는 러시아 국영 언론의 근거 없는 주장을 입에 담은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차르의 대관식’을 앞둔 지난 12일부터 연이어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내륙을 타격하고 있다. 모스크바에서 약 200㎞ 떨어진 랴잔시를 비롯해 동쪽 니즈니노브고로드주의 크스토보, 북서쪽 레닌그라드주 키리시 등에 있는 정유공장을 타깃으로 삼았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국방 소식통은 “적의 자원을 파괴하고, 러시아가 전쟁에 투입하는 석유 자금의 흐름을 줄이는 게 목표”라고 미국 CNN방송에 말했다.
  • 생방송 중 쫓겨난 CCTV기자… 中기자협회 “취재 막지 말라” 이례적 비판 성명

    생방송 중 쫓겨난 CCTV기자… 中기자협회 “취재 막지 말라” 이례적 비판 성명

    허베이성 폭발사고 취재 통제당해 “단 한 장의 보도자료로 해결 안 돼”당국 “소통 오해, 기자에 거듭 사과” 중국 베이징 인근 허베이성의 한 상가 건물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를 두고 중국중앙(CC)TV 기자가 현장에서 쫓겨나자 중국기자협회가 이례적으로 비판 성명을 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으로 권위주의 행태가 사회 전체로 퍼지면서 언론 활동이 더 위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 54분쯤(현지시간) 베이징 위성도시인 허베이성 싼허시 옌자오의 한 건물 식당에서 가스가 폭발해 7명이 사망하고 27명이 다쳤다. 당시 CCTV 기자가 사고 현장에서 생방송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곧바로 검은 옷을 입은 남성 두 명이 다가와 촬영 중인 카메라 렌즈를 가리고 기자의 인터뷰를 중단시켰다. 중국에서 언론 매체들은 공산당에 대한 직접 비판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지방정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논조가 자유롭다. 베이징 지도부는 1990년대 사회주의 국가들이 무너진 이유 가운데 하나가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의 부패와 비효율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래서 중국 언론이 지방정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 공산당의 지방 장악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 그런데 중국 언론사 가운데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CCTV의 기자가 화재 현장 보도를 하다가 쫓겨난 것이다. 중국에서 권위주의가 심화되면서 언론에 대한 홀대와 무시가 광범위하게 퍼졌음을 의미한다. 결국 중화전국신문공작자협회(중국기자협회)는 소셜미디어(SNS)에 ‘정당한 취재는 기자의 권리’라는 성명을 통해 “(싼허시 당국이 내놓은) 단 한 장의 보도자료가 진정 현장 보도를 대체할 수 있는가”라면서 “중대 돌발 사건이 발생하면 당국은 전력으로 수색·구조를 전개하는 것 외에도 기자의 취재에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사건에 대한) 대중의 반응을 통제하고자 기자의 정상적 직무 수행을 난폭하게 막아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1937년 창립된 중국기자협회는 중국공산당이 지도하는 전국 단체로 200여개의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 중국 매체가 당국의 보도자료나 공식 발표를 가공 없이 그대로 전달하는 등 정부에 순응적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기자협회 성명은 매우 이례적이다. 기자들의 공분이 상당했다는 뜻이다. 결국 싼허시 당국은 이날 “일선 작업 인원의 소통 능력이 좋지 않고 방법도 거칠어 취재진의 오해와 여론의 의문을 불러일으켰다”면서 “지휘부는 이런 상황을 인지한 뒤 즉시 관련 직원을 엄중히 질책했다. 사람을 보내 기자에게 여러 차례 사과했다”고 밝혔다.
  • [책꽂이]

    [책꽂이]

    판결 너머 자유(김영란 지음, 창비) 분열의 시대에 합의는 가능할까. 대한민국 최초 여성 대법관인 저자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찾는다. 제사주재자,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 등 상반되는 신념의 합의 과정을 대법원 판결을 통해 살핀다. 합의의 과정에서 무엇보다 먼저 고려해야 할 기본적 자유를 양심의 자유, 소수자들의 기본권 등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공적 이성’의 산물이자 가장 이성적인 기관인 법원이 중첩적 합의를 끌어내 사회 표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248쪽. 1만 8000원.문화기획이라는 일(유경숙 지음, 큐리어스) 문화기획자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은 많지만 그 실체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유럽 여행 중 에든버러에서 공연된 한국 공연 ‘난타’에 이끌려 난타 마케팅팀장으로 일하고, 이후 티켓링크 마케팅연구소에서 ‘당일 티켓 판매’라는 혁신적인 문화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 저자가 문화기획자란 무엇인지 알려 준다. 어떻게 첫걸음을 내딛는지, 자기만의 영역을 개척하고 확장할 수 있는지, 그리고 조직에 소속되었을 때와 조직 밖에서 독립했을 때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등을 설명한다. 308쪽. 1만 5000원.잃어버린 한국의 주택들(서재원 지음, 공간서가) 박정희 정권 20여년간 굵직한 선전 건축이 주목받았지만 정작 서민들의 주택에 대한 논의는 적었다. 건축가인 저자가 1960~70년대 실험적 주택과 이를 설계한 건축가를 소개한다. 당시 국내 유일 건축 전문지 ‘SPACE’에 게재된 안병의 건축가의 ‘우산을 주제로 한 주택’, 유걸 건축가의 ‘강씨댁’, 조창걸 건축가의 ‘정씨댁’ 등 8채에 대해 도면·모형 등을 다시 제작해 설명한다. 당시 건축가들의 도전과 한계를 짚고, 오늘날 건축에 유효한 관점을 시사한다. 400쪽. 3만 6000원.위기의 대통령(함성득 지음, 청미디어) 대통령학 강좌를 대학에서 처음 개설한 저자가 문재인 정권의 실패 원인을 분석했다. 저자는 문 전 대통령이 조국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지 않았으면 집권 후반부를 잘 마무리하고 정권을 재창출할 수도 있었다고 주장한다. 특히 ‘2019년 9월 6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단독으로 만났다’며 여러 사람을 인터뷰해 당시를 재구성한다. 저자는 유능한 대통령의 덕목으로 ‘국정운영’을 꼽고, 국가와 사회 문제를 해결할 비전을 제시하는 능력을 키우라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조언한다. 376쪽. 2만원.
  • 푸틴, 우크라의 평화회담 조건에 “마약먹고 희망품어”

    푸틴, 우크라의 평화회담 조건에 “마약먹고 희망품어”

    러시아는 15~17일 사상 처음으로 3일간의 대선을 열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압도적 승리를 국제 사회에 과시할 전망이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14일 1억 1230만명의 유권자 가운데 4만명이 사전 투표를 완료했으며, 관영 여론조사 기관 브치옴(VCIOM)의 분석 결과 아직 누구를 찍을지 결정하지 못한 국민은 10%도 안 된다고 전했다. 브치옴은 푸틴 대통령의 예상 득표율이 82%라고 전망했다. 푸틴 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 영상 메시지를 통해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그는 “오늘날 국민의 선거 참여는 애국심의 표현”이라며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통합을 위한 국민투표에 찬성한 돈바스 주민들은 이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은 2022년 2월 침공의 명분으로 이 지역 주민뿐 아니라 러시아가 특별작전이라고 부르는 전쟁 참전자들도 투표에 참여하게 된다. 푸틴 대통령은 돈바스 지역을 보호한다며 우크라이나를 공격했고, 이 지역 주민들이 모든 러시아인에게 모범을 보였다고 덧붙였다.이번 대선은 푸틴 대통령의 2030년까지 6년 집권을 보장할 뿐 아니라 나아가 종신집권을 위한 ‘차르의 대관식’ 성격이다. 지난 2018년 대선에서 푸틴은 76.69%란 러시아 역사상 최고 득표율을 보인 데 이어 올해는 80%대의 지지율을 기대하며 투표장으로 국민을 떠밀고 있다. 사상 최고 득표율을 위해 러시아 본토는 물론 임차 중인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와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 2022년 ‘새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4개 지역도 투표에 참여한다. 돈바스 지역 도네츠크, 루한스크주 및 동남부 자포리자, 헤르손주는 재작년 9월 주민투표를 거쳐 러시아 연방에 편입됐다. 사상 최초 3일 대선에 더해 온라인 투표도 처음 도입되어 우크라이나 지역의 러시아 연방 편입 주민투표와 마찬가지로 조작선거 또는 유사선거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온라인 투표는 휴대전화 등의 기기를 이용해 원격으로 투표하게 된다. 총리 시절(2008∼2012년)을 포함해 2000년부터 24년째 러시아를 통치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은 이번에 5선에 성공하면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의 29년 집권 기간을 넘어서 최장기 통치자가 된다. 2020년 개헌으로 2030년 대선까지 출마할 수 있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사실상 종신집권이 가능해 18세기 34년간 집권한 예카테리나 2세의 재임 기간도 뛰어넘을 수 있다. 선거를 앞두고 연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상 가능성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완전히 철수하지 않는 한 협상을 거부한 것을 두고 “향정신성 약물을 사용한 뒤의 희망적인 생각에 근거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마약을 사용한다는 러시아 국영언론의 근거없는 주장을 직접 입에 담은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12~13일 러시아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에 나서 모스크바에서 약 200㎞ 떨어진 랴잔시 정유공장 등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 푸틴, 벌써 당선됐나 봄? 5선과 승리의 ‘V’…멀어진 모스크바의 봄 [월드뷰]

    푸틴, 벌써 당선됐나 봄? 5선과 승리의 ‘V’…멀어진 모스크바의 봄 [월드뷰]

    블라디미르 레닌이 1917년 10월 혁명으로 러시아 제국을 무너뜨리고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 소련을 건국했을 때만 해도 러시아 민중들은 모스크바에 비로소 ‘봄’이 왔다고 생각했다. 제1차 세계대전과 내분으로 피폐해진 러시아에 레닌은 신경제정책, 정부 주도의 국가자본주의를 도입했고 배를 곯던 소작농들은 곡식을 팔며 미래를 그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1924년 레닌 사망 후 이오시프 스탈린의 29년 철권통치 시대가 개막하고, 제2차 대전이 발발하면서 모스크바에는 다시 ‘겨울’이 찾아왔다. 스탈린 사후 니키타 흐루쇼프 집권으로 다시 찾아온 봄도 레오니트 브레주네프 반란으로 끝이 났고, 1985년 소련 최초이자 마지막 대통령인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탄생하기까지 모스크바는 21년간 혹한의 추위에 시달렸다. 고르바초프의 사임과 소련 해체 후 보리스 옐친과 새 러시아 연방이 등장했으나, 옐친이 2000년 블라디미르 푸틴에게 1인자 자리를 넘기면서 모스크바는 기나긴 겨울에 접어들었다. 오는 15일 오전 8시(한국시각 오후 2시)부터 러시아 제8대 대통령 선거가 열린다. 그러나 모스크바의 봄은 멀기만 하다. 24년 넘게 집권한 푸틴 대통령의 연임이 기정사실로 여겨지면서 2030년까지 동토 러시아의 계절은 겨울을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 ‘대항마’ 없는 푸틴과 ‘투명 투표’…러시아식 민주주의? ● 푸틴 예상 득표율 82%…역대 최고 기록 세울까 주목 이번 대선은 러시아 본토는 물론 임차 중인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와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 2022년 ‘새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4개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에서 17일까지 사흘간 시행된다. 유권자는 18세 이상 러시아인으로 약 1억 1230만명에 이른다. 미국 등 해외에 거주 중인 러시아인 190만명도 투표할 수 있다. 무소속으로 5선에 도전하는 푸틴은 재선이 확정적이다. 일단 푸틴에 제대로 대항할 후보가 없다. 니콜라이 하리토노프(공산당), 레오니트 슬루츠키(자유민주당),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새로운사람들당) 등 3명이 후보자로 등록했지만, 이들 모두 친푸틴·친정부 성향의 인물로 평가를 받는다. 러시아 상원 178석 중 138석, 하원 450석 중 324석을 차지하는 등 의회를 장악 중인 통합러시아당은 올해 러시아 대선에서 후보자 선출 없이 푸틴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푸틴에 대항하겠다며 도전장을 내민 반(反)푸틴 인사들은 선거관리위원회의 문턱조차 넘어서지 못했다. 그의 최대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도 지난달 의문의 사고로 숨졌다. 러시아 선관위가 내세운 이번 선거 캠페인의 로고가 5선의 ‘5’와 ‘승리’를 상징하는 ‘V’인 것이 놀랍지 않다.이제 시선은 득표율로 쏠린다. 11일 친정부 성향 러시아여론조사센터(VCIOM·프치옴) 조사에 따르면 이번 대선 투표율은 71%, 푸틴 득표율은 82%로 전망됐다. 지난해 푸틴 평균 지지율이 82.08%였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선거에서 그는 2018년 76.69%의 득표율을 상회하며 압도적 승리를 거둘 것으로 점쳐진다. 사전 투표가 비밀 아닌 비밀 투표로 이뤄진 것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해외거주자 및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된 사전 투표는 ‘투명 투표’로 이뤄졌다. 투표함은 속이 훤히 보였고, 일부 지역에는 기표소가 없었다. 유권자는 선거 관리원 앞에서 투표하고, 용지는 접지 않고 그대로 넣었다. 누구를 찍었는지 누구나 볼 수 있었다. 러시아식 민주주의인 푸틴이 주창하는 ‘주권민주주의’의 비민주성이 드러나는 지점이다. ● 벌써 당선? 선관위는 ‘V’ 캠페인, 푸틴은 2030 청사진 제시 푸틴 본인도 마치 연임을 확정지은 것마냥 최소 2030년까지의 청사진을 내놨다. 푸틴은 지난 달 연례 국정연설에서 경제 발전, 교육, 출산율과 건강, 과학기술, 환경, 교통 등 다양한 분야의 ‘6년 후 달성 목표’가 담긴 정책 청사진을 제시하며 국민에게 ‘장밋빛 미래’를 약속했다. 그는 각종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도 러시아가 “가까운 미래에 구매력 기준으로 세계 4대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이미 지난해 러시아의 경제 성장률이 주요 7개국(G7)보다 높았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 6년간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출산율이 낮은 지역의 가족을 지원하는 데 최소 750억 루블(약 1조 1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2030년까지 최저 임금을 현 월 1만 9000루블의 약 두배인 3만 5000루블(약 51만원)로 인상하고, 의료시스템 현대화에 약 1조 루블(약 14조 7000억원)을 투자해 평균 기대 수명을 현 73세에서 78세로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학교와 유치원 개선을 위한 점검에 4000억 루블(약 5조 9000억원)을 투입하고, 러시아산 스쿨버스 구입에 660억 루블(약 1조원)을 배정한다는 세세한 계획도 설명했다. 2030년까지 러시아 주식시장 시가 총액을 배로 올리고 핵심 분야 투자 규모를 70% 늘리며 최소 100개의 기술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또 ‘데이터 경제’ 국책사업에 6년간 7000억 루블(약 10조 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말했다. ● 현대판 ‘차르 대관식’ 임박 총리 시절(2008∼2012년)을 포함해 2000년부터 24년째 러시아를 통치하고 있는 푸틴이 이번에 5선에 성공하면 2030년까지 정권을 연장하게 된다. 스탈린의 집권 기간을 넘어서는 것이다. 푸틴은 2020년 개헌으로 2030년에 열리는 대선까지 출마할 수 있어 이론상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집권 연장도 가능하다. 사실상 종신집권을 하게 되는 셈이다. 이 경우 푸틴 대통령은 18세기 예카테리나 2세의 재위 기간(34년)도 넘어선다. 러시아제국 초대 차르(황제) 표트르 대제(43년 재위)만이 푸틴보다 오래 러시아를 통치한 인물로 남게 된다.
  • 비밀은 없다…‘속 다 보이는’ 러 황당 투표함, 역시 ‘황제 푸틴’ 답다 [포착]

    비밀은 없다…‘속 다 보이는’ 러 황당 투표함, 역시 ‘황제 푸틴’ 답다 [포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후보로 나선 러시아 대통령선거 투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비밀투표와는 거리가 먼 투표 현장의 모습이 공개됐다. 러시아 대선은 15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러시아 본토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 2022는 ‘새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4개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에서 17일까지 사흘간 시행된다.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은 자신이 선택한 대통령 후보가 훤히 보이도록 투표용지를 접지도 않은 채 투표함에 넣었다. 투표용지를 담는 투표함도 밖에서 쉽게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투명한 상자였다.일부 투표소에서는 무장한 군인이 역시 투명한 투표함 옆에 서 있기도 했다. 사실상 ‘공개투표’인 셈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러시아가 ‘노보로시야’(새로운 러시아라는 뜻)라고 부루는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더욱 짙게 감지됐다. 우크라이나와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점령지에서도 투표를 진행하는 만큼, 높은 투표율과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크렘린궁이 임명한 관리들은 대대적으로 조작에 나설 의도가 농후하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을 합리화하기 위해서도 높은 득표율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국심 보여달라”…우크라인에게 애국 내세워 투표 종용한 푸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점령지역 주민들과 러시아 동부지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영상 메시지에서 “우리는 단결해야 하며, 결속력을 가지고 전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여러분의 모든 투표는 가치와 의미가 있으니, 앞으로 3일 안에 투표권을 행사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노보로시야 주민들에게 이번 대선 투표는 애국적인 선택이 분명하다”면서 “‘특수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컫는 러시아식 표현)에 참여한 사람들도 투표를 할 수 있다. 그들은 모든 러시아인에게 모범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푸틴 대통령은 점령지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애국심을 강조하며 투표를 독려하기에 앞서, 러시아 국적을 의미하는 여권 수령을 ‘당근’으로 내놓은 바 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러시아 내무부는 점령지 주민들에게 러시아 여권을 수령하는 대가로 사회복지 및 의료 등 지역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여권 수령을 거부하는 주민은 7월 1일부터 외국인 또는 무국적자로 간주된다. 영국 국방부는 “점령지 주민들이 러시아 여권을 수령하지 않는다면, 결국 외국으로 추방되거나 구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황제 즉위식’ 앞둔 푸틴…당선 여부 아닌 득표율에 관심 초점 2000년 처음 집권한 뒤 지금까지 4선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2030년까지 30년을 집권한 러시아 지도자가 된다. 2012년 대통령에 복귀하면서 개헌을 통해 6선도 가능하도록 만든 만큼, 2036년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한다면 스탈린 서기장의 30년 통치 기록도 넘어서게 된다.‘어차피 대통령은 푸틴’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미 대선 승리는 따 놓은 당상이므로, 현재 푸틴 대통령에게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점령지 통치권의 정당성을 강화해 줄 득표율이다. 대선 시작 4일을 앞두고 공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푸틴 대통령은 사상 최고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친정부 성향인 러시아여론조사센터 브치옴은 “사회문제연구소(EISR) 의뢰를 받아 조사한 결과, 15∼17일 대통령 선거의 투표율은 71%, 푸틴 대통령의 득표율은 82%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2018년 대선의 투표율은 67.5%, 푸틴 대통령의 득표율은 76.7%였다.
  • 누가 돼도 1순위는 우크라전 해법… 임기 말쯤 북미회담 고려할 듯 [美대선 ‘바이든 vs 트럼프’ 2.0]

    누가 돼도 1순위는 우크라전 해법… 임기 말쯤 북미회담 고려할 듯 [美대선 ‘바이든 vs 트럼프’ 2.0]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국제 정세도 요동치고 있다. 우리에게는 한반도와 직결된 북한 문제를 차기 미국 정부가 어떻게 다루느냐가 관심사다.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이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임기 후반쯤 가서야 북한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중동에 견줘 우선순위에서 밀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무엇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다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거래할지 주목된다. 2019년 2월 하노이 회담에서의 합의 불발로 북한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돌발 행동이 많은 만큼 ‘깜짝 회담’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3일 “트럼프 집권 시 임기 초반에는 우크라이나·중동 전쟁 종결, 중국과의 무역 전쟁,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 등을 추진하고 중간선거 이후 김 위원장을 만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차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는 2027년 3월 이후 국민적 관심을 끌기 위한 ‘깜짝 카드’로 북미 회담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서 교수는 “그때는 또 한국이 대선을 치를 때라 차기 정부의 대북 정책에 따라 한국의 입장이 달라질 수 있는 시기”라고 했다.전쟁 장기화에 높은 피로감집권 시 시급한 과제는 우크라전바이든, 강력한 대북제재 펼칠 듯트럼프, 깜짝 북미회담 꺼낼 수도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은 못 했지만 나는 할 수 있다’는 식으로 북미 접촉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북 정책을 둘러싸고 한미 간 갈등 요소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북미 관계 해빙 국면에 일본이 북일 관계 개선으로 치고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재임 시절 어떠한 전쟁도 치르지 않았다고 자부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이 나를 좋아해서 미국이 안전했던 것”이라며 김 위원장을 우호적으로 평가했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핵 동결을 대가로 대북 경제제재 완화 등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대북 제재를 더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바이든 정부 당국자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중간 단계’(interim steps)를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단계적으로 북한과 협상을 추진해 간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일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북한은 연초부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재규정하며 대남 기조를 바꾼 북한은 통일 관련 흔적들까지 모두 없애며 평화통일을 지향해 온 남북의 특수 관계를 일방적으로 끝내 버렸다. 이를 두고 한국을 한반도 문제에서 배제하고 미국과 직접 거래하기 위한 물밑 작업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또 오랜 ‘형제국’ 쿠바가 지난달 14일 한국과 수교하자 갑자기 일본에 정상회담 카드를 던지는가 하면 유럽 국가들의 평양 공관 운영 재개를 수용하는 등 외부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은 올해를 어떻게든 그들이 말하는 정면 돌파 방식으로 버티면서 미국 대선 전에 자국의 외교적 자산들을 최대한 넓혀 놓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 뒤흔들 ‘트럼프 2기’ 우크라 지원 줄이거나 중단할 듯나토 탈퇴 어려워… 차등적 개혁‘테러 지원국’ 쿠바 더 옥죌 가능성 일단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앞에 놓인 시급한 과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꼽힌다. 2년 넘게 이어진 전쟁으로 미국 내부의 불만과 피로감도 크다. 고립주의 외교를 공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바이든 대통령이 해 왔던 우크라이나 지원을 줄이거나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 대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평화 협상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한푼도 지원하지 않음으로써 전쟁을 끝낼 것”이라며 “그는 매우 상세한 계획을 갖고 있다.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명확한 비전”이라고 전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도 커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최우선 국립외교원 교수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줄이고 전쟁을 끝내도록 압박하겠지만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종전 협상을 이끌 수는 없다”며 “우크라이나도 현재의 전쟁 상황과 민족 감정 등을 볼 때 끝까지 싸울 태세로 보여 2~3년은 더 버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나마 임시 휴전을 끌어내고 우크라이나 안에서 저강도 분쟁이 계속되는 상황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낼 수 있는 최선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자유와 민주주의가 세계에서 공격받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 지원을 밝혔고 의회에 관련 예산 처리를 촉구했다. 다만 미군은 파병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의 ‘무임승차’를 주장하며 꾸준히 나토 탈퇴론을 언급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유럽 국가와의 갈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수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의 나토 탈퇴는 사실상 어렵다”면서도 “집단 방위의 틀을 유지하되 방위비를 충분히 낸 국가들만 확실한 안보를 보장해 주겠다는 식의 차등적 나토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봤다. 200여년간의 비동맹 중립 노선을 깬 스웨덴도 지난 11일 나토 본부에 국기를 걸었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기가 됐지만 나토 회원국들은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협박성 강경 발언이 이어지자 더욱 단합하는 분위기다.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은 우크라이나 전쟁보다 상황이 빠르게 마무리되고 지상전 대신 대테러전 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이란과의 관계는 여전히 변수다. 전 세계가 美우선주의 경계바이든·트럼프 모두 中 압박 기조中은 ‘트럼프 2기’ 선호할 가능성이란 등 수정주의 국가들도 기회 현재 대선의 핵심 이슈인 이민법과 관련해 중남미 국가와의 관계도 갈림길에 섰다. 쿠바가 한국과의 수교를 결정한 데엔 미국 대선이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제재와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경제난이 극심해진 상황에서 실리를 위한 돌파구를 찾은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쿠바를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했으며 재선할 경우 쿠바를 더욱 옥죌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대통령도 불법 이민자의 망명 신청 제한 등 국경 통제 강화를 위한 새로운 조치들을 내놓고 있다. 하상섭 한국외대 중남미연구소 교수는 “단순히 국경을 닫는 문제를 벗어나 송금 제재 등을 하면 개별 중남미 국가는 물론 글로벌 경제 위기, 인권 문제까지 이어진다”며 미 대선이 갖는 파급력을 설명했다. 멕시코도 오는 6월 2일 대선을 앞두고 있어 이민법을 둘러싼 논쟁은 미국 안팎에서 계속될 수밖에 없다. 바이든·트럼프 모두 임기 내내 대중 압박을 강화할 것은 분명하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과 거리를 뒀던 국가들이 트럼프 집권 시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누가 재집권하든 ‘미국 우선주의’가 강화될 것이고 바이든 대통령 역시 국민 피로감을 고려해 1기보다 덜 적극적인 외교정책을 펼칠 것”이라며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돌아오면 한국을 비롯한 자유주의 동맹국엔 큰 위기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고 반대로 중국과 러시아, 북한, 이란 등 수정주의 국가엔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종호 한양대 국제문화대학 중국학과장은 “대만 문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별 이득이 없으면 그냥 카드로 활용하지 바이든 대통령처럼 ‘가치’를 위해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도 트럼프 2기 정부를 선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황성기 칼럼] 日에 줄 것 없는 김정은의 빈 손짓

    [황성기 칼럼] 日에 줄 것 없는 김정은의 빈 손짓

    2002년 일본 총리 고이즈미 준이치로의 평양 방문, 국방위원장 김정일과의 정상회담은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전개된다. 일본인 납북자 5명을 귀환시키고 ‘평양선언’에도 합의해 국교 정상화의 문이 열리는 듯했다. 하지만 나머지 납치 피해자 ‘사망’이란 통보에 1억 3000만 일본이 경악에 휩싸이면서 물길은 대역류했다. 김정일의 천인공노할 납치에 일본인들이 분노하고 5명을 뺀 생존자가 없다는 충격적 소식을 일본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아침부터 밤까지 납치 실태가 보도됐다. 일본인의 북한 혐오가 가라앉기는커녕 눈덩이처럼 커졌다. 거세고 거친 ‘북풍’(北風)이 몇 년간 지속된다. 납치 피해의 상징인 요코다 메구미(13살이던 1977년 납북) 귀환이란 부동의 마지노선도 생겼다. 혐북(嫌北) 물결에 일본 정부는 한동안 대북 대화에 엄두를 못 낸다. 관방부 장관으로 고이즈미를 따라 평양에 갔던 아베 신조는 ‘납치 해결사’란 정치적 입지를 확립한다. 아베는 2차 집권 때인 2014년 북한과의 교섭에 나선다. 정상회담, 수교까지 내다본 ‘스톡홀름 합의’가 나왔다. 북한의 전면적 납치 조사, 일본의 국교 정상화 의지 재천명을 골자로 한 이 합의는 그러나 북한 핵실험 등 국제 정세의 격변으로 흐지부지됐다. 스톡홀름 합의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양국이 조용히 움직인다. “여러 루트를 통해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2월 국회 발언처럼 조건만 맞으면 22년 만의 평양 일북 정상회담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기시다 총리에겐 김정은과 마주 앉는 것 자체가 바닥으로 떨어진 지지율 제고의 돌파구일 수 있다. 하지만 벽이 높다. 일본은 납치의 완전 해결이 절대 조건이다. 북한 조사를 불신하는 일본은 공동조사로 납북자 생사와 유골의 진위를 확인하려고 한다. 반면 일본이 주장하는 납치자 17명 중 5명은 돌려보내고 8명은 죽었으며, 4명은 북한에 들어온 적이 없다는 김정일의 ‘통 큰 결단’은 건드리기 힘든 유훈이다. 김여정은 핵·미사일과 납치 거론 금지를 조건으로 걸었다. 핵·미사일이야 미북 간 문제라 치자. “해결됐다”는 납치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김정은이 기시다와 마주 앉을 확률은 높지 않다. 물론 정권 기반을 다진 김정은이니 유훈을 뒤집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납치 재조사 언질로 정상회담을 성사시켜도 일본이 만족할 조사와 생존자 귀환 결과를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 22년 전 일본 북풍을 10대 때 평양에서 지켜보고 트라우마를 가졌을 김정은이 선대의 ‘통 큰 실수’를 되풀이할 공산은 그다지 높지 않다. 만에 하나 일본이 납득할 만한 조사 결과를 북이 내놓더라도 한미일 공조라는 높은 허들이 기다린다. 34년 전과 달리 북핵은 ‘넘사벽’ 큰 산이다. 비핵화가 요원한데도 200억 달러의 식민지배 배상금을 국교 수립의 대가로 요구한다면 미국부터 가만 있지 않을 것이다. 미 국무부가 일북 움직임에 긍정의 메시지를 냈지만 립서비스에 가깝다. 김여정의 조건절 달린 정상회담 언급은 한국·쿠바 수교에 놀란 평양의 민낯을 드러낸 것만은 아니다. 일본을 대화의 장에 끌어들이겠다는 의도가 역력하다. 김정은의 눈은 11월 미국 대선에 가 있다. 바이든이든 트럼프든 미북 대화 가능성이 있다. 일본이 발목을 잡지 못하도록 정상회담이란 미끼를 던져 대화로 일본을 묶어 두자는 속셈이다. 2018년 미북 대화의 발목을 잡았던 아베 총리의 기억을 김정은이 잊을 리 없다. 북한이 대한민국을 제1의 주적으로 삼으면서 일본을 비롯해 외교 외연을 넓히고 있다. 김정은 꿈인 핵보유국을 인정해 주는 나라를 늘리겠다는 심산이다. 일북 대화는 동북아에 나쁜 요소는 아니다. 국교 정상화와 배상금 등 주고받을 게 분명한 일북이라 한·쿠바 같은 극적인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미 대선과 맞물린 일북 동향이 조금은 신경 쓰인다. 황성기 논설위원
  • 나토에 스웨덴 국기 걸린 날… 중·러·이란, 중동서 무력시위

    나토에 스웨덴 국기 걸린 날… 중·러·이란, 중동서 무력시위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본부에서 ‘200년 중립국’ 스웨덴의 국기가 걸린 날 반미 진영 대표국인 중국·러시아·이란이 중동에서 함께 무력시위를 벌였다. 미중 패권경쟁 심화 및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냉전 시절 군사 대결 구도가 더욱 선명해진 가운데 이 기류를 상징하는 두 행사가 동시에 열렸다.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통신은 11일(현지시간) 이들 세 나라가 아라비아해 오만만에서 ‘해상안보벨트2024’ 연합훈련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3국에서 파견한 함정과 해군 항공기가 훈련에 참가한다”면서 “파키스탄과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오만,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해군 대표들이 참관한다”고 밝혔다. 중국 국방부도 “이번 훈련이 15일까지 이어질 것”이라면서 “역내 해양 안보를 유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3국은 지난해 3월에도 같은 지역에서 해군 합동훈련을 가졌다. 올해 훈련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예멘 반군 후티의 홍해 무역로 위협 등 중동 안보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열려 다양한 해석을 낳는다. 권위주의 진영 3국이 합동훈련에 나선 것은 2019년부터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무역전쟁’을 선포했고 러시아에도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을 내세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백안시했다. 이란과의 핵 협상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분노했다. 3국이 손을 잡은 것을 두고 ‘트럼프가 맺어 준 인연’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외교 소식통은 “과거 사이가 좋지 않았던 중국과 러시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이후 갑자기 밀착했다”면서 “미국의 압박을 혼자서 감당하기 힘들다 보니 (중러에) 이란까지 가세해 힘을 합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 본부에서는 스웨덴 국기 게양식이 열렸다. 지난달 말 스웨덴이 헝가리의 최종 승인을 얻고 32번째 회원국이 됐기 때문이다. 북유럽 국가인 스웨덴은 미국과 소비에트연방(소련)의 냉전 시기에도 중립을 표방하다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켜보며 안보 위협을 느껴 나토에 가입했다. 나토는 스웨덴의 합류로 군사동맹 외연을 확장했고 발트해에서 러시아를 완전히 포위할 수 있게 됐다.
  • 나토에 스웨덴 깃발 꽂은 날 중·러·이란은 합동 해군훈련

    나토에 스웨덴 깃발 꽂은 날 중·러·이란은 합동 해군훈련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본부에서 ‘200년 중립국’ 스웨덴의 국기가 걸린 날 반미 진영 대표국인 중국·러시아·이란이 중동에서 함께 무력시위를 벌였다. 미중 패권경쟁 심화 및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냉전 시절 군사 대결 구도가 더욱 선명해진 가운데 이 기류를 상징하는 두 사건이 동시에 열린 것이다.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통신은 11일(현지시간) 이들 세 나라가 아라비아해 오만만에서 ‘해상안보벨트2024’ 연합훈련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3국에서 파견한 함정과 해군 항공기가 훈련에 참여한다”면서 “파키스탄과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오만,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해군 대표들이 참관한다”고 밝혔다. 중국 국방부도 “이번 훈련이 15일까지 이어질 것”이라면서 “역내 해양 안보를 유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3국은 지난해 3월에도 같은 지역에서 해군 합동훈련을 가졌다. 올해 훈련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예멘 반군 후티의 홍해 무역로 위협 등 중동 안보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열려 다양한 해석을 낳는다. 권위주의 진영 3국이 합동훈련에 나선 것은 2019년부터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무역전쟁’을 선포했고 러시아에도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을 내세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백안시했다. 이란과의 핵 협상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분노했다. 3국이 손을 잡은 것을 두고 ‘트럼프가 맺어 준 인연’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외교 소식통은 “과거 사이가 좋지 않았던 중국과 러시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이후 갑자기 밀착했다”면서 “미국의 압박을 혼자서 감당하기 힘들다 보니 (중·러에) 이란까지 가세해 힘을 합치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 본부에서는 스웨덴 국기 게양식이 열렸다. 지난달 말 스웨덴이 헝가리의 최종 승인을 얻고 32번째 회원국이 됐기 때문이다. 북유럽 국가인 스웨덴은 미국과 소비에트연방(소련)의 냉전 시기에도 중립을 표방하다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켜보며 안보 위협을 느껴 나토에 가입했다. 나토는 스웨덴의 합류로 군사동맹 외연을 확장했고 발트해에서 러시아를 완전히 포위할 수 있게 됐다. 앞서 나토는 2022년 채택한 새 전략개념에서 러시아를 ‘대서양의 평화와 안정에 가장 심각하고 직접적인 위협’, 중국을 ‘명시적 야망과 강압적 정책을 펼치는 도전’으로 규정했다.
  • 총선 앞둔 인도, ‘무슬림 배제’ 시민권법 강행…이유는?

    총선 앞둔 인도, ‘무슬림 배제’ 시민권법 강행…이유는?

    힌두 국수주의 성향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반(反) 무슬림’ 논란에 휩싸였던 시민권 개정법(CAA) 도입을 강행했다. 12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시민권 개정법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법은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등 3개국에서 종교적 박해를 피해 2014년 12월 31일 이전에 인도로 건너와 불법 체류 중인 힌두교도와 불교도, 기독교도 등 6개 종교 신자에게 인도 시민권 획득의 길을 열어줬다. 그러나 여기에 이슬람교도(무슬림)가 빠지면서 소수 집단과 대학생 등이 크게 반발했다. 2019년 해당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자 수도 뉴델리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수십 명이 숨졌다. 이에 인도 정부는 시행을 보류해오다가 이번에 이를 발표한 것이다.당시 시위에는 인도 내 여러 종교 관계자들이 두루 합류했고, 이들은 해당 법이 인도 헌법의 토대인 ‘세속주의’를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세속주의는 사회 제도나 그 운영 등에서 종교적 영향력을 제거하고, 세속과 종교 각각의 독립적인 영역을 구분하고 인정하자는 주장이나 견해를 말한다.특히 2억명에 달하는 무슬림 측은 정부가 자신들을 소외시키는데 이 법 등을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모디 정부는 주변국에서 인도로 피신한 종교적 소수자에게만 시민권을 주는 것으로 인도 시민에게는 악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시민권 개정법이 인도주의적 내용을 담은 것이라고 항변해왔다. 이번 법 시행과 관련해서도 집권 인도국민당(BJP)은 오랫동안 요구해온 사안이 실현되게 됐다며 환영했다. 하지만 연방의회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는 정부가 총선 직전에 법 시행을 발표한 것은 표심을 양극화하려는 속셈이라며 비판했다. BJP가 법 시행으로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힌두교도를 결집, 4∼5월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 한다는 것이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 인도지부도 성명을 통해 해당 법은 차별적인 것으로 “평등이라는 헌법 가치뿐 아니라 국제인권법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모디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3연임을 노리고 있다.
  • 조국 “‘한동훈 특검법’ 발의할 것… 특검 사유 차고 넘쳐”

    조국 “‘한동훈 특검법’ 발의할 것… 특검 사유 차고 넘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12일 22대 국회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은 22대 국회 첫 번째 행동으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며 “조국혁신당 1호 특검 발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법안 발의 배경에 대해 “여러 범죄의 의혹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수사조차 받지 않았던 검찰 독재의 황태자 한동훈 위원장이 평범한 사람들과 같이 공정하게 수사받도록 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드는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위원장에 대한 특검 사유는 차고 넘친다”며 “조국혁신당은 22대 국회 개원 즉시 ‘정치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딸 논문 대필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 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 이른바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고자 한다”고 했다. 조 대표는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한다”며 “특히 검사 출신 대통령이라고, 검사 출신 집권 여당의 대표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 월급 48% ‘셀프 인상’ 밀레이 아르헨 대통령, 결국 ‘없던 일로’ [여기는 남미]

    월급 48% ‘셀프 인상’ 밀레이 아르헨 대통령, 결국 ‘없던 일로’ [여기는 남미]

    기득권층의 특권을 타파하고 국가를 대수술을 하겠다고 공약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긴축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고위 공무원의 월급 인상을 백지화하는 대통령령이 11일(현지시간) 발동됐다. 지난 2월 밀레이 대통령이 서명한 대통령령에 따라 대통령과 장관 등 임명직 고위 공무원의 월급은 이달부터 48% 인상될 예정이었다. 밀레이 대통령은 “(48%에 달하는) 월급 인상을 단행하도록 대통령령을 만든 건 (포퓰리즘의 원조 격인 페론당이 집권하고 있던) 2013년 발동된 대통령령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이 대통령령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도 서명해야 했던) 대통령을 폐기했다”고 밝혔다. 백지화된 대통령령은 기본급 16% 상향, 공무원 월급인상률 14% 적용 등을 포함해 임명직 고위 공무원의 월급을 48% 올리도록 했었다. 대통령월급은 406만8728페소(약 4800달러)에서 7100달러로 뛸 수 있었다. 결정을 번복하면서 밀레이 대통령은 2010년 당시 국가원수로 재임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여)과 설전을 벌였다. 밀레이 대통령은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재임하면서 임명직 공무원은 직업 공무원보다 더 많은 월급을 받도록 했고 대통령령을 발동해 이를 제도화했다”면서 권력을 잡은 기득권 정치세력의 특혜성 조치였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대통령령에 서명하면서 내용도 읽어보지 않느냐. 월급은 자신이 올려놓고 14년 전 (내가) 발동한 대통령령을 탓한다”고 맞받았다. 밀레이 대통령은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에게 “연금을 1400만 페소(약 1만6500달러)나 받고 계신데 연금도 좀 깎아보면 어떻겠나. 최저연금만 받으시면 어떠시겠느냐”고 다시 되받았다.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남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에 이어 대선에 도전해 선거를 통한 부부 간 권력승계라는 아르헨티나 초유의 기록을 세우면서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대통령으로 재임했다. 2019년엔 부통령으로 선출돼 2023년까지 부통령과 상원의장 직을 겸임했다. 현직 대통령의 월급보다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수령하는 연금이 훨씬 많은 이유다. 한편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유세 때 전기톱을 들고 퍼포먼스를 벌이면서 재정운영을 개혁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정부부처를 18개에서 9개로 줄여 정부조직의 덩치를 줄인 밀레이 대통령은 해외순방 때 전용기 대신 민간 항공기를 이용하는 등 긴축의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 ‘열정적’ 바이든에 후원금 답지… 지지율도 트럼프와 ‘45% 동률’

    ‘열정적’ 바이든에 후원금 답지… 지지율도 트럼프와 ‘45% 동률’

    미국 대선 본선 양자구도가 확정된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주 국정연설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격한 국정연설 직후 하루 만에 후원금 1000만 달러(약 132억원)가 답지했고, 최근 6개월 새 처음으로 트럼프와 동률을 이룬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바이든 선거캠프에 따르면 지난 7일 국정연설 이후 24시간 동안 모인 후원금이 1000만 달러로, 캠프 기준 하루 모금액 최고 기록을 세웠다. 캠프 측은 “바이든 대통령 재선에 어느 때보다 큰 힘을 보탠 풀뿌리 후원자들에게 감사한다”며 “이번 연설로 우리 지지자들에게 누가 그들을 위해 싸우고 있는지와,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일깨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트럼프’를 언급하는 대신 ‘전임자’라는 표현을 13번 쓰고, ‘민주주의의 적’으로 몰아붙이면서 거침없이 비난했다. 또 낙태권 보장, 억만장자 증세 등 집권 2기 청사진도 밝혔다.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 논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이후 지지층 이탈 등 지지율 부진에 시달렸지만 태세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 퇴진과 민주당 대안 후보론을 주장했던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에즈라 클라인은 이날 퇴진 요구를 철회하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줄곧 트럼프에게 뒤졌던 지지율 역시 반등했다. 국정연설 직전 조사된 미 에머슨대 여론조사(지난 5~6일, 전국 등록 유권자 1350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45%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6개월 만에 동률을 이뤘다. 30세 미만 유권자층에서는 바이든 지지율(43%)이 트럼프 지지율(37%)을 앞섰다. 바이든 대통령의 강공 화법은 계속되고 있다. 이날 방송된 MS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재임 시절 보수 우위로 재편된 연방대법원이 낙태 합법 판결을 뒤집은 데 대해선 “그들(연방대법관)이 잘못된 결정을 했고 헌법을 잘못 해석했다”고 날을 세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위비 집행 공약을 미준수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 관련, 러시아에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한 발언을 겨냥해서도 “그는 위험하다”고 꼬집었다. “트럼프가 푸틴(러시아 대통령)에게 머리를 조아린다”(국정연설)거나 ‘유럽의 스트롱맨’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의 만남을 겨냥해 “트럼프가 독재자를 찾고 있다”(8일 펜실베이니아 유세)며 비난했다.
  • 유럽 우경화 가속… 포르투갈 총선도 극우정당 약진

    유럽 우경화 가속… 포르투갈 총선도 극우정당 약진

    포르투갈 조기 총선에서 중도 우파가 집권 중도 좌파에 신승하며 8년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했지만, 극우 포퓰리즘 정당 셰가(Chega)가 두 자릿수 지지율로 부상하며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다. 유럽 정치권의 우경화 흐름과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을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현지 언론은 포르투갈 의회 총선거 개표 결과 중도 우파 사회민주당(PSD)과 두 개의 소규모 보수 정당으로 구성된 민주동맹(AD)이 29.5%를 득표해 79석을 차지했고, 28.7% 득표율로 77석을 확보한 사회당을 0.8% 포인트 앞서 가까스로 이겼다고 보도했다. 2019년 4월 전직 축구해설가 출신 앙드레 벤투라가 창당한 셰가는 전체 230석 중 최소 48석을 확보하며 원내 제3당으로 우뚝 섰다. 이는 창당 첫해인 2019년 총선에서 1석, 2022년 총선에서 12석을 얻은 데 이어 세 번째 총선 만에 확실하게 성장했다. 셰가는 포르투갈어로 ‘이제 그만해’라는 뜻으로, 반이민과 반환경 등 유럽 극우의 정책을 추구해 왔다. 수십년간 정권을 번갈아 잡은 사회당과 사회민주당에서 이권과 권력형 비리가 잇따라 터지자 “사회당과 사회민주당의 포르투갈을 청소하겠다”고 나서면서 기성 정치권에 실망한 서민·청년층의 마음도 파고들었다. 50년 전 파시스트 독재 정권이 무너진 뒤 단 한 번도 사회당과 사회민주당 이외의 극우 정당에 의석을 내준 적 없는 포르투갈에서 극우 포퓰리즘 정당이 원내 제3당 지위에 오른 것은 전례 없는 일로 평가된다. 원내 제1정당이 단독 정부 구성이 가능한 과반 의석(115석) 확보에 실패해 셰가는 향후 정부 구성에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6월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극우 포퓰리즘의 물결이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월 6일부터 9일까지 4일간 유럽연합(EU) 27개국 24개 언어를 쓰는 4억명에 달하는 유권자가 720명의 대의원을 선출한다. 회원국의 인구수에 따라 최소 4명에서 최대 96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유럽의회 선거는 각국의 국내 정당에 투표를 하는 형식이지만, 초국적 정당 연합이 7개 정도 있다. EU 대외정책국은 지난 1월 보고서에서 반유럽·극우 성향의 포퓰리즘 세력이 최대 9개국(오스트리아, 벨기에, 체코, 프랑스, 헝가리, 이탈리아, 네덜란드, 폴란드, 슬로바키아)에서 최다 의석수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불가리아, 에스토니아 등에서도 극우 포퓰리즘 정당이 의원을 배출할 것으로 관측했다. 급진우파 정체성과 민주주의(ID)가 98석, 유럽 보수주의와 개혁주의(ECR)가 18석, 무소속 극우 포퓰리즘 정당(42석),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이끄는 피데스당의 12석을 합치면 전체 720석 중 180석(약 25%)을 차지하게 된다. 이는 EU를 출범시킨 주류 정치 세력이었던 중도보수 유럽인민당(EPP)과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진보동맹(S&D)보다 의석수가 많다.
  • ‘쓴소리’ 참모 없이 충성파뿐… 트럼프 재집권 땐 ‘동맹 청구서’ 복잡해진다

    ‘쓴소리’ 참모 없이 충성파뿐… 트럼프 재집권 땐 ‘동맹 청구서’ 복잡해진다

    우리 정부로서는 이번 미국 대선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돌아올 ‘청구서’에 좀더 촉각이 곤두선다. 동맹국에 가차없이 비용을 압박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선 과정에서 보여 주는 언행의 강도가 재임 때보다 훨씬 세졌을 뿐 아니라 대외정책을 조언할 2기 참모들도 ‘충성파 예스맨’ 일색이라는 이유에서다. 정구연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1일 “지금 워싱턴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견제하고 그에게 조언을 하거나 한미 관계에 대해 제언할 수 있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전당대회에 가까워지면 참모진 구성이 윤곽을 드러내겠지만 능력과 이념보다 얼마나 충성할 것이냐가 인선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초반에는 장관과 백악관 참모 등 정책 전문가에게 의존했다가 ‘쓴소리’하는 이들과 잇달아 결별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제임스 매티스·마크 에스퍼 전 국방부 장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켈리 전 비서실장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 부의장, 크리스토퍼 밀러 전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 등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은 생각을 가진 인사들은 2기 행정부 외교안보 분야의 핵심 요직에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1기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같은 인사들이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했다면 2기에는 균형감을 갖춘 인사가 행정부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균형감 상실이 한미동맹 유지·강화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명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빅텐트’를 지향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측근들을 잘 살펴봐야 한다”며 “대표 주자 오브라이언을 비롯해 2020년 대선에서 진 뒤에도 트럼프 주변에 남아 있던 충성파 인사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예상과 달리 중동, 러시아, 동아시아 등에서 미국이 쉽게 통제하지 못하는 사안들이 계속 터져 나오면 결국 전문성 있는 인사들을 찾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美에 줄 것 주되 북핵 대응 확실한 보장 받아 내야” [美대선 ‘바이든 vs 트럼프’ 2.0]

    “美에 줄 것 주되 북핵 대응 확실한 보장 받아 내야” [美대선 ‘바이든 vs 트럼프’ 2.0]

    “美에 방위비 더 주더라도… 韓, 日 수준의 핵폐기 처리권 요구해야”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112년 만의 전현직 대통령 맞대결로 진행된다. 누가 되든 1기 때보다 동맹국들에 부담을 더 지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학습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급변하는 정세 속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 정부’는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더 드러내고 중국에 대한 공세와 압박의 강도를 높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동맹·다자주의 경시 및 무시 본색은 강도가 세졌다. 미중 경쟁과 ‘두 개의 전쟁’으로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한 바이든 대통령 역시 우방국들에 더 많은 역할을 강조할 공산이 크다. 어느 때보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때 ‘바이든 vs 트럼프’의 외교안보 정책을 중심으로 한미동맹에 주어진 과제를 세 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당신들은 청구서대로 돈을 지불해야 한다.” 지난달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을 향해 던진 말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한국에도 주한미군 철수 또는 축소를 연계해 우리 측 비용 부담을 더 지우는 요구가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동맹국에도 철저히 비용과 이익으로 따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래 특성을 활용해 우리가 지킬 것과 얻어낼 것을 챙기는 ‘역발상’도 강조된다. 일각에선 과거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용인 발언도 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전술핵 재배치와 같이 예상을 뛰어넘는 ‘통 큰 협상’도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역으로 ‘돈을 더 내는 것’보다 ‘무엇을 받아 낼지’에 무게를 싣는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11일 “한국은 이미 대미 투자도 열심히 했고, 방위산업도 높은 수준으로 키운 만큼 미국에 도움되는 동맹국임에 틀림없다”면서 “이를 토대로 당당히 협상에 임하며 우리가 줘도 되는 것은 빨리 주면서 반대급부를 얻는 ‘윈윈’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장도 “미국의 방위비 증액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대신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확실한 보장을 받아 내야 한다”며 “미국의 기존 전술 핵무기 업그레이드 비용과 한국 내 저장시설 건설 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30기 정도의 전술핵을 한국에 재배치하는 협상안을 내거나 미국이 해군력 증강을 위해 추진하는 함선 건조에 우리 조선업을 활용해 협력을 제안하는 카드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이번 대선 경선에선 아직 거론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임기 내내 “‘부자나라’ 한국이 돈을 너무 안 낸다”는 불만을 쏟아 냈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돈 낭비”라며 2018년 싱가포르 회담 직후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여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재임 시절 측근들에게 주한미군 철군도 공공연하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우선 국립외교원 교수는 “가장 현실적으로는 철군하지 않는 대가와 한미 핵협의그룹(NCG) 등이 지금 진행하는 한미 간 협정 관련 조치들을 지속한다는 약속을 받아 낼 수 있다면 방위비를 상당 부분 증액하는 것도 쓸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주한미군 철군 계획을 막아선 핵심 키 역할을 했던 게 군이었듯 최근 한미 군당국 간 쌓아 둔 협력을 강력한 우군으로 삼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봉영식 연세대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더 나아가 “가격이 높더라도 우리가 원하는 것을 성취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라며 “대가를 지불할 테니 핵 공유나 적어도 일본 수준의 핵폐기 처리 권한을 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어쩌면 2027년 차기 한국 대선에서 우리도 자체 핵무장을 할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있을 것 같다는 상상도 해 볼 수 있다”고 한 발언도 그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돌아오면 ‘판’이 훨씬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지난해 워싱턴선언으로 한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고 자체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문화했다. 정부는 한미 NCG를 비롯해 한미일 안보 협력 등 바이든 정부와 다진 협력 구도를 제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든 2기 가능성을 고려한 행보도 있지만 무엇보다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을 의식한 행보로도 풀이된다. 2026년부터 적용될 12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도 2년 가까이 서둘러 협상에 착수할 예정이다.물론 바이든 정부 역시 지금보다 많은 방위비 분담을 요구할 수 있다. 트럼프 정부와 합의에 이르지 못했던 11차 협정은 바이든 정부 들어 2021년 3월에야 체결됐는데 당시 방위비 분담금 인상폭은 역대 최대 규모에 달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하면 합리적인 수준일 것이라는 평가다. 상당수 전문가는 한미가 일찌감치 12차 SMA 협정을 체결하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깨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취임하자마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폐기를 선언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국가 간 협정과 조약이라는 장치들이 별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차기 정부의 공으로 돌리고 실리에 맞게 협상하는 게 낫다”는 목소리도 높다. 반면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올해 빨리 결판을 내고 의회 승인까지 마무리하면 큰 틀에서의 협정 내용은 연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조기 협상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바이든 정부에서의 한미 연합훈련이나 전략자산 배치, NCG 제도화 등으로 비용이 늘어난 건 맞지만 트럼프 정부 재집권 시 진짜 우려되는 것은 확장 억제 비용까지 청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똑똑한 거래’를 위해 초당적인 외교력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방위비 미집행금도 상당히 많은 상황에서 분담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고 있는지를 감시·감독하는 건 누가 대통령이 되든 상관없이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우리도 더 내고 싶은데 국회 감시가 철저하다’는 식으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우위를 차지하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업적으로 큰 도움이 안 되는 동맹국에 큰 비용을 지불하도록 강요할 것이고, 윤석열 정부는 결국 다른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그 비용을 지불하려 할 텐데 한국의 미래에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한국인 백모씨, 러시아서 간첩 혐의로 체포” 대형 외교 악재

    “한국인 백모씨, 러시아서 간첩 혐의로 체포” 대형 외교 악재

    한국 국적자가 올해 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간첩 혐의로 현지 사법 기관에 체포됐다고 11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대한민국 국민이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신은 러시아 당국이 간첩 범죄 사건 수사 중 수색 활동을 벌이다가 한국 국적의 신원이 확인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구금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 한국인의 실명이 ‘백’씨라고 공개하면서 “한국인이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현지 사법 기관 관계자는 통신에 “이 한국인은 올해 초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구금됐고 지난달 말 모스크바로 이송돼 레포르토보 구치소에 구금됐다”며 “이 한국인은 국가 기밀 정보를 외국 정보기관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으며 그와 관련된 형사 사건 자료가 일급 기밀로 분류돼 있다”고 설명했다.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법원은 비공개 심리에서 백모씨의 구금 기간을 6월 15일까지로 연장했다고 이날 밝혔다. 러시아 사법당국이 백씨에게 간첩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다면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 연방 형법에 따르면 간첩 혐의가 인정되면 최소 10년형에 처할 수 있다. 타스가 보도한 한국인 체포 여부와 백씨의 신원 등에 대해 정부는 아직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다음주 자기 영구집권의 발판이 될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 푸틴의 최대 정적인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의문사 당하는 등 러시아 당국은 사회 전반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분위기다. 이 상황에서 한국 국적자가 러시아에서 간첩죄로 처벌된다면 외교적으로 또 다른 대형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러시아는 최근 북한과의 긴밀한 군사 협력으로 한국의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군사작전 이후 한국이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했다는 이유로 우리를 ‘비우호국’으로 지정했다.
  • “거지의 나라” 국민들 쓰레기 뒤지는데…대통령은 ‘월급 인상’ [김유민의 돋보기]

    “거지의 나라” 국민들 쓰레기 뒤지는데…대통령은 ‘월급 인상’ [김유민의 돋보기]

    10번째 국가 부도 위기에 휩싸인 아르헨티나는 세계에서 IMF 구제 금융을 제일 많이 받은 나라로도 유명하다. 물가가 끝없이 올라가 하루 세 끼 먹는 것조차 힘들어지면서 거리에는 이제 “거지의 나라”가 됐다는 푸념으로 가득하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쓰레기 매립지에서 골판지나 유리, 알루미늄 등 내다 팔 수 있는 재활용 쓰레기를 찾기 위해 쓰레기를 뒤지고, 아이를 안고 거리에서 구걸하고 있다. 오랫동안 이어진 경제 위기 때문에 기성 정치인에 진절머리가 난 국민들은 전기톱 들고 유세하고, 장기매매 합법화를 주장하는 ‘남미 트럼프’ 하비에르 밀레이(54)를 2023년 12월 대통령으로 뽑았다. 경제학자 출신으로 정치 경험이 거의 없는 ‘극우계’ 인사가 압도적으로 당선되자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르헨티나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며 환호했다. 그러나 상황은 더 악화됐다. 지난 1월 빈곤율은 57.4%까지 치솟았다. 20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아르헨티나 가톨릭대학(UCA) 보고서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국민 약 2700만명이 빈곤층으로 그중 15%는 ‘극빈자’에 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극빈자는 집을 비롯해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 먹을 것조차 제대로 구하지 못하는 계층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현지 빈곤율 급상승 원인으로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 출범 직후인 12월 10일에 실시한 페소화의 평가절하를 꼽았다. 이 때문에 전국의 기초 물가가 급상승하는가 하면 식품, 용역, 비식량 상품이 동반상승하면서 먹거리의 가격이 함께 치솟았다는 것이다. UCA 아구스틴 살비아 이사는 “2004년도에 기록한 54.8%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라고 분석했다. 이어 “2004년 빈곤율은 2001∼2002년 경제위기에서 탈피하는 단계에서 나타난 수치지만 이번 수치는 정부의 경제 프로그램이 성공하지 못하면 (경제 붕괴에) 진입하는 단계에서 상승하는 수치라는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보고서와 관련해 자신의 엑스에 “아르헨티나인 10명 중 6명이 가난한 것은 카스타(기득권)의 유산이다. 앞선 100년간 이어진 (아르헨티나 경제) 붕괴는 서구 역사에서 없었던 일”이라며 “우리는 평범한 정치 놀음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국가를 바꿀 것이다. 자유 만세”라고 썼다. “돈 없다” 본인월급 48% 셀프인상논란 일자 전 정권 탓하면서 무효화 취임사에서 “나라에 돈이 없다”라고 실토한 밀레이 대통령은 최근 본인이 지난달 서명한 행정부 고위 공무원 월급 대통령령에 의해 2월 월급 602만 페소(약 923만원)를 수령했다. 이는 1월 월급 406만 페소(624만원)에서 48%나 ‘셀프 인상’한 액수다. 한 아르헨티나 하원의원은 “대통령은 지금 절약을 내세우면서 우리에게 거짓말하고 있다”라며 저격했고, 밀레이 대통령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 집권기인 2010년 서명한 대통령령에 의해 자동으로 인상되는 것으로 알았다며 모든 잘못을 전 대통령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밀레이 대통령이 지난 1월과 2월에 서명한 대통령령이 야당 의원들에 의해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거짓말이 들통났다. 그의 서명 없이 행정부 고위급 관료 월급을 인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크리스티나 전 대통령은 “밀레이 대통령은 본인이 서명하는 대통령령은 읽어보지 않느냐”라면서 “대통령이 서명했고 월급을 수령했고 그걸 사람들이 알아버렸다는 걸 인정하라”고 말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도 “지난 2020년 팬데믹 상황에서 내가 대통령령 837/2020으로 고위급 관료의 월급은 공무원 월급 자동 인상에서 제외했다”라고 밝히면서 논란이 거세졌고, 대통령실은 그제야 무효화를 발표했다. 밀레이 대통령이 취임 후 3개월간 누적 물가상승률은 65% 수준까지 치솟았고 빈곤율은 57%로 급등했다. 고공행진 하는 물가에 월급 인상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소비가 30%가량 급락하자 국제통화기금(IMF)까지 나서서 은퇴자들과 사회 취약층을 배려해야 한다고 밀레이 정부에게 거듭 충고했다.
  • ‘조지아주 혈투’… 바이든 “독재자에 아첨” 트럼프 “무능, 넌 해고야”

    ‘조지아주 혈투’… 바이든 “독재자에 아첨” 트럼프 “무능, 넌 해고야”

    오는 11월 미국 대선 재대결을 조기 확정한 조 바이든(왼쪽 얼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최대 승부처 가운데 한 곳인 조지아를 찾아 나란히 유세전을 펼쳤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자 상대의 약점이라고 여기는 ‘민주주의’와 ‘이민자 정책’을 두고 날선 공세를 펼쳤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조지아 주도 애틀랜타의 대형 경기장인 풀만 야드 유세에서 “대선 투표에 우리의 자유가 달려 있다”며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민주주의가 위험해진다”고 경고했다.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독재자로 평가받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를 플로리다 자택 마러라고 리조트로 초대한 것을 겨냥해 “전 세계 독재자와 권위주의 깡패들에게 아첨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연애편지를 주고받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왕’이라고 부른 것을 자랑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리 동맹들을 마음대로 하라’고 말했다”면서 “난 그가 독재자가 되고 싶다고 말할 때 진심이라고 믿는다”고 일갈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민자들의 사회적 기여를 축하하는 대신 “그들을 ‘해충’이라 부르고 그들이 미국의 피를 오염한다고 선동한다”고 비판했다. 비슷한 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70마일(약 110㎞) 떨어진 북서부 롬의 컨벤션센터에서 2시간 가까이 맞불 유세를 가졌다. 그는 조지아 여대생 레이큰 라일리 살해 사건을 지렛대 삼아 바이든 대통령의 국경 정책을 맹비난했다. 라일리는 지난달 22일 운동을 하러 나갔다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2022년 9월 멕시코 국경을 넘어 불법으로 입국한 베네수엘라 국적 남성을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이 우리 국경과 이 나라 국민에게 한 짓은 반인륜 범죄다. 그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바이든이 미국의 국경을 없애 우리나라에 수천 명의 위험한 범죄자를 풀어놓지 않았다면 라일리는 지금 살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라일리 살해 혐의를 받는 이주민을 ‘불법 이민자’가 아닌 ‘미등록 이민자’로 불렀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도 “우리나라가 미쳐 돌아가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바이든을 향해 “가장 무능하고 가장 부패한 최악의 대통령이다. 넌 해고야!”를 외치자 지지자들이 환호했다. 남부 조지아는 이번 선거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전통적인 공화당 우세주였다가 2020년 대선 때 바이든 후보가 1만 1779표 차이로 승리하는 이변을 낳았다. 두 사람 모두 대선 승리를 위해 양보할 수 없는 지역이다. 특히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개표 직후 조지아주 국무장관에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1만 1779표를 찾아내라”고 압력을 가했다가 선거 개입 혐의로 지난해 8월 형사기소됐다. 그는 조지아주 검찰에 자진 출두해 전직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머그샷(피의자 식별 사진)을 찍는 굴욕을 맛봤다. 지날달 12~18일 실시된 블룸버그·모닝컨설트 여론조사에서 조지아 등록 유권자의 49%는 트럼프를, 43%는 바이든을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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