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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기관 게스트하우스를 숙소로

    다음 달 13일부터 시작되는 6개 중앙행정기관의 추가 이전을 앞두고 세종시에 비상이 걸렸다. 입주 인원은 5000명을 웃돌지만 좁은 도로와 빈약한 대중교통 등 인프라 부족과 높은 전·월세 가격 등으로 생활 및 주거 여건은 여전히 빨간불이 켜져 있다. 정부는 교통·주거 등과 관련한 대책 마련과 보완 작업에 부산하다. 28일 세종시지원단 등에 따르면 정부는 주거란 해소를 위해 다음 달 임대아파트 680명분을 배정하고 주변지역 공공기관의 게스트하우스 등을 단기숙소로 쓸 수 있도록 했다. 또 전·월세 가격 폭등을 막기 위해 대중교통주택정보 상담을 확대하고 부동산 합동단속에도 들어갔다. 5000명 가까운 인원이 한꺼번에 몰려들지만 세종시 민간아파트 분양은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본격화된다. 이 때문에 세종시 및 주변 지역들의 집값은 ‘서울 시세’를 형성하고 있어 입주예정자들의 고통을 더하고 있다. 세종시와 붙어있는 대전 반석·노은 지역 아파트 30~25평대의 경우, 전세 물량은 거의 없고, 보증금 3000만~4000만원에 월세 70만~8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은 연말까지 2개 도로와 주변 지선도로의 추가 공사를 부랴부랴 진행하고 있다. 이미 정체 현상이 일어나는 출퇴근 시간에 주 간선도로를 통과하지 않고도 세종청사로 접근할 수 있는 우회도로로 교통량을 분산하겠다는 고육지책이다. 앞서 지난 9월 외곽에서 세종청사로 진입할 수 있는 우회도로 2개를 개통했다. 정부는 급한 대로 불을 끄면서도 잘못된 도시계획과 관련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기 위한 조치에도 들어갔다. 행복청은 최근 토지주택공사(LH)에 ‘교통수요 재분석 연구’에 대한 연구용역을 주어 내년 4월까지 교통수요를 재분석해 결과에 따라 추가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잇따라 터지는 세종시 전체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개발계획 보완용역’을 통해 개선 방안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인구·주택계획·자족용지 적정성 등 도시계획 전반에 걸친 전면 재검토다. 주차문제를 풀기 위해 현재 1085면으로 계획돼 있는 2단계 청사의 주차시설을 1494면을 더 늘려 2578면으로 확대했다. 세종시기획단 관계자는 “당분간은 임시주차장을 넓혀나가면서 근본적인 문제해소를 위해 환승주차장, 주차타워 등을 이른 시일에 만들고, 중심행정타운에 복합민원센터 건립해 대규모 주차공간을 확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세종시는 높은 음식가격에 대해서는 계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청사 주변 음식점들의 가격은 전반적으로 서울 광화문과 강남의 음식가격을 웃돌고 있다. 세종시의 주거문제와 관련, 세종시 지원단 관계자는 “다음 달 청사 인근 민간아파트 1900세대를 비롯해 내년 상반기 2300세대, 하반기 1만 3800세대 등으로 내년까지 수요 부족이 완전히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도시의 성장통 EU를 이루다

    도시의 성장통 EU를 이루다

    도시로 보는 유럽통합사/통합유럽연구회 지음/책과함께/456쪽/2만 벨기에의 수도인 브뤼셀. ‘늪지대의 정착(Brosella)’이란 뜻을 지닌 이 도시는 979년 프랑스군이 젠느강 유역에 군사기지를 건설하면서 비로소 도시로서의 기반을 닦았다. 마을 주변에 성곽이 둘러져 도시의 냄새를 풍기기 시작한 것은 기껏해야 1190년의 일이다. 이후 에스파냐 합스부르크가, 프랑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으로 주인이 바뀌며 역사의 부침을 거듭해 왔다. 13세기까지만 해도 인구 5000명 남짓에 불과했던 이 소도시는 오늘날 명실공히 통합유럽의 수도로 거듭났다. 시내 동쪽 로이 거리 인근에 자리한 61개의 건물로 이뤄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를 비롯해 이사회, 지역위원회, 유럽경제사회위원회 등의 본부가 차례로 뿌리를 내렸다. 유럽방위청 등 7개 행정청도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다. 동서냉전의 산물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본부까지 더해져 연면적 330만㎡에 이르는 도심 사무실의 대다수를 국제기구나 외국계 기업들이 점령했다. 브뤼셀이 지정학적 위치를 활용,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생존을 모색해 온 덕분이다. 그러나 브뤼셀 토착민 사이에선 불만이 터져 나온다. 거대한 EU지구가 브뤼셀에 들어서면서 집값이 폭등했고 원주민들은 시 주변으로 밀려났다. 2류 시민으로 전락한 토착민도 상당수다. 새롭게 둥지를 튼 외국인들은 지역사회에 동화되기보다 자녀들을 값비싼 외국인학교에 보내며 ‘그들만의 삶’을 고집하고 있다. ‘도시로 보는 유럽통합사’는 “유럽의 역사는 곧 도시의 역사”라고 말한다. 고대 그리스는 ‘폴리스’라는 도시국가의 집합체였고, 로마제국은 ‘영원한 도시’ 로마와 이를 복제해 만든 도시들의 연결망으로 이뤄졌다. 중세 유럽 역시 산재한 도시들의 연결망으로, 문명 지형도를 완성했다. 근대에 발전한 유럽의 절대주의 왕국과 국민국가들도 수도를 중심으로 확장한 영토국가일 따름이다. 유럽문명은 곧 도시를 건설하고 통치하는 하드웨어와 도시의 제도와 문화라는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형태를 띠었다. 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도시는 영국 런던이다. 저자들은 런던보다 더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도시는 찾기 힘들다고 말한다. 기원전 54년 로마제국의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템스강 어귀의 런던을 점령했다. 정확히 ‘더시티’라는 지역이다. 무역항으로 각광받던 런던은 19세기 금융자본의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은행가문인 로스차일드가의 거점이 된다. 동시에 카를 마르크스가 자본주의의 폐해를 목도하며 ‘자본론’을 쓴 무대였다. 두 자녀가 굶어 죽어 가는 모습을 지켜본 그는 대영박물관 도서관에서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자본론을 완성했다. 1897년 6월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빅토리아 여왕의 즉위 60주년 행사는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의 전성기를 상징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에 패권을 넘겨주며 영국은 중위권 국가로 전락하고 만다. 그로부터 60여년이 지난 지난해 7월, 런던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제30회 하계 올림픽 개막식을 전 세계 7억명의 인구가 지켜봤다. 너무나 영국적인 이 개막식은 런던이 산업혁명과 민주주의의 모태라는 역사적 사실을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요즘 런던은 글로벌리즘과 민족주의의 대결장으로 변모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각국의 망명정부를 받아들이며 유럽통합의 잉태에 결정적 기여를 했지만,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보수당이 2015년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2년 안에 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장소이기도 하다. 반면 오스트리아의 빈은 역사의 생채기를 안고 있다. 히틀러는 18세 때 화가의 꿈을 안고 예술의 도시인 빈을 찾았다. 그러나 빈 예술아카데미에 두 번이나 낙방한 뒤 빈곤한 젊은 시절을 보낸다. 좌절을 안겨준 빈은 훗날 나치의 지도자로 변신해 빈을 집어삼킨 히틀러에게 해코지를 당한다. 합스부르크제국의 수도로 남다른 지위를 누려온 문화적 메트로폴리스는 그렇게 초라한 모습을 드러냈다. 책은 3000년 유럽의 역사를 도시를 통해 풀어간다. 유럽의 순례길이 위치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비롯해 헤이그, 스트라스부르, 바이마르, 프랑크푸르트 등 18곳의 도시들이 최초의 통일국가인 로마제국 이후 통합과 분열을 반복해 온 유럽의 속내를 살짝 털어놓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60주 이상 연속 상승… 브레이크 없는 전셋값

    60주 이상 연속 상승… 브레이크 없는 전셋값

    전셋값이 60주 이상 연속 상승했다. 정부가 잇따른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름값을 못 하고 있다. 정부 대책 발표 이후 전셋값은 안정은커녕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야당을 중심으로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자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시장 논리에 맞지 않아 정부는 고민이 깊다. 심리적으로 전셋값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는 전월세 통계를 만들고 수입에 따른 과세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전국 주택 평균 전셋값 상승률은 3.02%이다. 이는 최근 5년 평균 전셋값 상승률 4.45%와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전셋값이 많이 오른 수도권만 따져 봐도 같은 기간 3.7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역시 최근 5년치 수도권 주택 전셋값 상승률 5.6%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방 광역시도 대체적으로 예년보다 상승률이 낮았으나 대구(7.6%)만 평균치를 웃돌았을 뿐이다. 하지만 통계와 달리 피부로 느끼는 전셋값 상승은 거의 폭등 수준이다. 왜 그럴까. 전문가들은 다른 해와 달리 비수기에 전셋값이 크게 상승한 데 따른 심리적 요인을 들었다. 그동안 전세 수요는 봄·여름 이사철로 대변되는 2~4월과 9~10월에 주로 몰렸다. 여름·겨울철에는 주택 거래는 물론 전세 수요도 뜸했다. 그런데 올해는 예년과 달랐다. 지난해 겨울부터 상승세를 탄 전셋값이 봄 이사철을 지나 여름으로 접어들어서도 오름세가 꺾이지 않았다. 7~8월에는 예년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011년 전세대란 때와 비교해도 올봄 이사철에만 해도 주간 아파트 전셋값 증감률은 훨씬 낮았다. 최근 5년 평균보다도 낮았다. 하지만 7~8월에는 2011년 전세대란 수준으로 상승 증감률이 가팔랐다. 비수기에도 전셋값 상승률이 꺾이지 않았던 것이 통계상 60주 연속 상승 곡선을 그린 것이다. 굳이 통계를 따진다면 2010~2011년에는 100주 연속 이상 상승한 때도 있었다. 전반적인 주택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전셋값이 상승한 원인은 집값과 무관하지 않다. 집값 상승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고 은행 금리가 떨어지면서 주택 구매 수요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집값 상승 기대가 사라지면서 구매 수요가 전세로 돌아서면서 전세난을 불러온 것이다. ‘8·28대책’에서 손익·수익공유형 저리 모기지 대출을 내놓으면서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를 중심으로 매수 심리가 조금 살아났지만 이 정도의 매매시장 활성화로는 심각한 전세대란을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집값을 떠받쳐 주택매매를 활성화한다고 ‘미친 전세’가 잡히냐”며 “임대시장 중심으로 재편된 상황에서 어떠한 대책도 전세의 매매 전환 효과는 극히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월세 선호도 전세난을 부채질했다.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바람에 전세 매물이 줄어든 것이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금융 비용이 높은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하면서 내년 봄 이사철 전세계약까지 이뤄지고 있다. 주택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가 전세대란을 불러온 것이다. 하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매매 시장에서는 투기 조짐이 보이면 시세차익에 대한 세제 강화 등의 대책을 내놓을 수 있지만 전세 시장은 정책을 내놓기도 어렵다. 급기야 국토부는 전세 가격 추이에서 중요한 점은 얼마나 오랫동안 상승세를 기록했느냐보다는 상승폭이 얼마나 되는지에 있다고 밝혔다. 도태호 주택토지실장은 “전월세 시장은 투기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개입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부동산·주택시장 5대 쟁점 전문가들에게 들어보니

    부동산·주택시장 5대 쟁점 전문가들에게 들어보니

    최근 주택시장에서 아파트값 거품 제거, 전세시장 붕괴 등과 같은 논점이 부각되고 있다. 주택시장 전환기에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단순 수요·공급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주택시장의 특성 때문에 그동안 믿었던 ‘정설’이 깨지기도 한다. 주택시장의 5대 논점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아파트값 거품 제거? - 수도권 집값 올해 말부터 하락세 진정 아파트값의 거품이 상당 부분 제거됐다는 주장에 의견이 엇갈린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서울 아파트값의 거품이 최근 거의 제거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주택순환국면 이론’으로 볼 때 가격은 하락하나 거래량이 증가하는 ‘제5국면’ 양상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이어 연말에는 거래가 증가하고 가격도 더 떨어지지 않는 ‘6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가격이 오르고 거래도 증가하는 ‘1국면’으로 진입하는 시기와 가격 상승폭에 대해서는 변수가 많다고 진단했다. 김리영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도 같은 입장을 취했다. 김 연구원은 수도권 집값이 소득 수준보다 높은 편이지만, 추가 하락폭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 총량은 충분하지만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의 주택은 부족한 상태라서 거품을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근거를 들어 그는 수도권 집값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정도에는 하락세가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정부가 내놓은 정책이 원활하게 추진되고 경제 여건이 개선된다면, 내년 상반기에는 가격 하락세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해광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 최근 주택시장 움직임으로 보아 아파트값 거품이 거의 빠졌다고 확언했다. 이 회장은 수도권 아파트값은 거의 바닥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며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거래가 부쩍 증가한 곳도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장희순 강원대 교수는 의견을 달리했다. 장 교수는 거품의 실체를 우선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아파트값 거품이 단순히 시장의 수요·공급 과정에서 끼었다고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분양가격 산정 단계에서 거품 수준의 시장 가격이 포함됐기 때문에 아파트값의 거품 논쟁은 의미가 없다고 보았다. 아파트 분양가격이 원가 개념이 아닌 주변 시세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분양가격 산정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다. 시세를 기준으로 분양가를 산정하고, 이 가격이 시장 가격으로 굳어진 뒤 또 다른 아파트 분양가 산정의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는 구조에서는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셋값 매매가 올릴까 - 정책 불확실성 여전… 구매 제한적 전셋값이 상승하면 매매가를 끌어올린다는 일반적인 주장에는 전문가들 모두 동의하지 않았다. 최근 전세가 비율이 높은 것은 인정하지만 시장 여건이 다르다는 것이다. 장희순 교수는 전셋값 고공행진이 무조건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말했다. 전셋값 비율이 과도하게 높은 수준에서 금융완화 조치는 잠재적 구매수요를 자극해 주택 구매를 선택하게 할 수 있지만, 가격 상승 기대감이 현저히 떨어진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구매수요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선덕 소장은 서울 아파트 전셋값 비율은 60% 정도로 외환위기 이후 가격이 본격적으로 상승하던 2001년 6월(64%)보다 낮아 전셋값이 매매가 상승을 견인하는 데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고 판단했다. 전셋값만 상승하고 매매가는 하락 또는 보합세를 보이는 ‘전세 선행기’는 대개 3~4년을 주기로 일어난다. 하지만 집값에 거품이 많이 형성됐을 때는 전세 선행기가 길게 나타난다고 그는 내다봤다. 김리영 연구원도 부정적으로 봤다. 우선 정부가 시장 정상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법률 개정안 통과 여부에 따라 시장이 출렁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정책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충분한 구매력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회복 이후 소비자의 소득이 증가해도 주택 구매에 적극 가담하는 수요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해광 회장도 전셋값이 매매가격 상승을 밀어낸다는 주장에는 주저했다. 그는 전셋값 고공행진이 계속되고는 있지만 부동산 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지배적이라서 전세수요를 매매수요로 전환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보았다. ■전세수요가 매매로? - 특정계층 위한 금융완화… 수요 한정 장 교수는 전세수요의 매매수요로의 전환은 금융완화 조치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고 30~40대 거주안정지향층에 한정된 것이라고 보았다. 매매수요 전환의 한계 요인으로 우선 고용불안을 들었다. 고용안정은 더 나은 집으로 이사하는 ‘주거 필터링’을 이끌지만 현재 노동시장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주택 구매력과 계층의 한정성도 꼽았다. 특정 계층에 한정된 금융완화 조치로는 수요 발생이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또 주택수요자의 성향이 소유이익보다는 이용이익을 중시하는 형태로 변하고 있는 사회상을 지적했다.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굳이 주택을 살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도 본격적인 매매수요 전환이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각종 정책이 본격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법률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국회 통과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또 매수에 참여하는 수요층, 즉 지원받을 수 있는 실수요자와 대출을 받아 금융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실수요자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경제여건 개선으로 소비자의 구매력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거나 실제 소득이 증가해야 매매 전환이 이뤄지는데, 변화 폭을 과거 수준만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 회장도 ‘8·28대책’ 발표 이후 주택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전셋값 상승에 따른 실수요자의 움직임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분명히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전셋값 계속 오르나 - ‘깡통 전세’ 우려… 폭등현상 없을 듯 장 교수는 전셋값 수준이 정점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전셋값이 계속 오르면 전세 수요의 외연적 확산을 초래해 또 다른 주택 문제를 양산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전셋값이 조금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상승세는 이전보다 약해지고 올 하반기부터 전세 강세가 주춤해지면서 상승폭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았다. 전세수요를 감당하기에 충분치는 않지만 하반기부터 입주물량이 증가하고, 정책적 효과로 전세 가구가 어느 정도 매매로 돌아서 전셋값 상승을 저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전·월세시장 역시 정책이 얼마나 적기에 이행될 수 있을지, 국회 통과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회장은 현재 전셋값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더 오를 수는 있겠지만,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더 이상의 폭등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전세시장 붕괴? - 집값 상승 불투명… 월세 전환 가속화 전세의 월세 전환 현상이 대세라는 데는 모두 동감했다. 또 당장 붕괴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장 교수는 전세시장 붕괴는 계속 진행형이라고 답했다. 전세를 놓아 거둬들였던 임대 수익이 급격히 하락함에 따른 대체 수단으로 월세를 선택하는 ‘주택자본주의 사회’로 진입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월세 수익이 기존 전세 수익보다 크다면 월세로의 전환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도 월세시장이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았다. 다만 당분간 월세 가구의 증가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는 전세시장이 붕괴되기 위해서는 자본이득(매매차익)이 거의 0(제로)에 가까이 되거나, 집값이 떨어져 전셋값과 매매가격 간의 차이가 거의 없을 정도가 돼야 한다고 보았다. 일부 지역·평형에서 전셋값 상승으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전반적인 상황으로 굳어지기는 어렵고, 설령 붕괴된다고 해도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다.이 회장도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집값 상승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고 은행 금리가 낮기 때문에 전세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고 반전세나 월세의 증가세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았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내년 봄까지 전세난… 매매시장은 회복 기미

    내년 봄까지 전세난… 매매시장은 회복 기미

    전셋값 고공행진이 가을 이사철을 지나 내년 봄 이사철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집값도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멈출 것으로 전망된다. 잇따른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일부 인기 평형 아파트 구매 수요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가을 이사철 전세시장은 매물 부족 속에 전셋값 고공행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 구입을 지원하는 대책들이 나왔지만 일부 계층을 제외하고는 무주택자들의 내집 마련 욕구가 약한 데다 전세 기간 종료 전에 미리 이사할 집을 구하려는 선점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저금리 기조 속에 집주인들의 월세 전환 현상이 지속돼 전세 수요는 많고 공급은 달리는 수급 불균형 상태가 단기간에 풀릴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 봄 이사철 전세난도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국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이 25만 가구로 올해보다 5만여 가구 늘어날 전망이지만, 전세 수요를 충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울 전세난이 수도권으로 확산되는 추세도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 전셋값이 여전히 강세를 띠면서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도권으로 떠밀려 나가는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수도권 전셋값은 가을 전세 수요가 몰리는 이달 말쯤 고점을 형성할 것”이라며 “전셋값 상승세는 물량 부족 등으로 내년 봄 이사철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폭등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매 시장은 작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요가 살아나면서 다소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수도권에서는 ‘8·28 대책’이후 거래량이 증가하고 전세 수요 일부가 매매 수요로 돌아서는 현상이 눈에 나타나고 있다. 특히 생애최초주택 구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수익·손익 공유형 모기지 시범사업이 실시되는 다음 달부터는 거래량 증가가 눈에 띌 것으로 보인다. 각종 세제 혜택과 구입자금 지원을 받는 6억원 이하 아파트가 그 대상이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지난주보다 집값이 오른 지역 비중이 높아졌다. 재건축 아파트값의 상승도 가파르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6단지 79㎡는 2250만원 오른 5억 47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서초구 반포동 한신1차 92㎡는 3500만원 오른 16억 7500만원을 호가한다. 서초구 서초동 박선금 공간공인중개사 대표는 “서초동의 경우 전세 매물이 거의 없을 정도”라며 “전세 수요가 매매로 돌아서는 현상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7, 8월까지 쌓여 있던 물건들이 이달 들어 많이 소진됐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매매가 10% 하락, 전세가 37% 급등

    매매가 10% 하락, 전세가 37% 급등

    2008년 9월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5년간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10%가량 떨어지고, 전셋값은 37%나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국제 금융위기(2008년 9월 18일~2013년 9월 12일) 기간 동안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4억 725만원에서 3억 6530만원으로 10.3%(4195만원) 떨어졌다. 반면 전세 가격은 1억 4568만원에서 36.9%(5375만원) 오른 1억 9943만원을 기록했다. 수도권 시·도별로는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5485만원 하락해 가장 많이 떨어졌다. 이어 경기 3321만원, 인천 569만원 하락했다. 시·군·구별로는 서울 강남구가 1억 7427만원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고, 경기 과천시 1억 5917만원, 송파구 1억 1242만원, 성남시 1억 269만원, 양천구 7520만원, 용산구 6918만원 순으로 조사됐다. 고가·대형 아파트일수록 금융위기의 집값 하락 영향이 컸다. 같은 기간 수도권 시·도별 평균 전세가격 상승액수는 서울이 8023만원으로 가장 많이 올랐고, 경기와 인천이 각각 4586만원, 2905만원 올랐다. 시·군·구별로는 서울 서초구가 1억 6882만원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어 송파구 1억 5395만원, 강남구 1억 2079만원, 광진구 1억 854만원, 중구 1억 151만원, 용산구 9333만원 순으로 조사됐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주택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매수 관망세가 심화되고 전세 수요로 대거 돌아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미리 보는 8·28 전월세 대책] “정책 나올 때마다 거래 끊겨” “양도세 중과 폐지도 가진 자들 얘기”

    “제발 정부가 대책 좀 안 내놨으면 좋겠습니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성공한 정책은 하나도 없었고 오히려 소비 심리만 위축시킬 뿐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9일 국무회의에서 ‘하반기 전·월세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당정이 오는 28일 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개입하면서 가뜩이나 얼어붙은 거래가 뚝 끊겼다는 게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반응이다. 22일 서울 노원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 최모(48)씨는 “아무리 부동산 시장이 어렵다고 해도 9월 이사철을 앞둔 이 시기쯤이면 거래 문의 전화나 방문 손님이 꽤 오기 마련인데 정부가 또 무슨 대책을 내놓는다고 하니까 거래가 완전히 끊긴 상황”이라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은 정부 대책 발표로 집값이 더 내려갈 것으로 보고 사지 않으니 나오는 매물은 전·월세밖에 없고 가격도 계속 오르기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이어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 매매를 활성화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양도세 중과세 등을 폐지한다고 해서 매매가 활발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정부는 차라리 부동산 시장에 개입하기보다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 국민의 소득을 올려줄 고민을 해야 한다. 소득이 올라가면 전세 살던 사람도 내 집을 갖게 되고 그런 분위기 속에 부동산 시장은 안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구의 부동산 중개업자 정모(52·여)씨의 반응도 비슷했다. 정씨는 “지난 4·1 부동산 대책 발표 때에도 발표를 앞두고 거래가 뚝 끊겼었다”며 “지금 집을 살 여력이 있는 사람은 집값이 계속 떨어질 거라는 생각에 안 사고, 서민들은 비싼 전·월세에 시달리면서 내 집 마련의 꿈조차 꾸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 부동산센터의 조재완(60) 사장은 “양도세 중과세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은 솔직히 가진 자를 위한 정책인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부동산 시장이 워낙 얼어붙었기 때문에 돈을 가진 자가 집을 사들이면 그만큼 전세 물량이 늘어나고, 전셋값이 떨어지는 효과는 볼 수 있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주택 수요자들은 집값 하락 우려 속에 전셋값 폭등을 해결할 정부 대책에만 목을 매고 있을 뿐이다. 오는 11월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을 알아보고 있는 직장인 안모(32)씨는 “요즘은 전세 가격과 매매 가격이 크게 차이 나지 않아 은행 대출을 받아 집을 살까 생각했지만 직장 선배들이 지금 집 사면 손해 본다고 말려서 우선 전세로 알아보고 있다”며 “하지만 전세도 나온 물량이 없어 구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실입주금 4천만원, ‘계룡리슈빌’ 착한 분양가 주목

    실입주금 4천만원, ‘계룡리슈빌’ 착한 분양가 주목

    최초 주택구입의 소요기간은 평균 8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국토교통부의는‘2012 주거실태 조사’ 발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는 주택경기 침체 등으로 집값이 하락하면서 2010년 9년에 비해 조금 단축됐으나 여전히 서민들에게 있어 내 집 마련은 쉽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내 집 마련을 포기하고 단순 거주 목적으로 전·월세를 선호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등 주거의식이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전셋값 폭등과 물량 부족의 문제로 서민들의 부담은 나날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을 사고 싶어도 실제 구매력이 못 미치는 전세 세입자들 입장에서는 빠듯한 살림에 대출원금 상환부담, 향후 부동산경기마저 하락할 경우 언제 하우스푸어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김포도시공사가 시행하고 계룡건설이 시공하는 ‘한강신도시 계룡리슈빌’은 전세금보다 싼 분양가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알짜 분양 단지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아파트는 분양전환 가격이 분양 시부터 확정된 ‘확정분양가 아파트’로서 입주 5년 이후 분양전환 시 최초 확정분양가와 감정평가금액 중 더 낮은 금액으로 분양전환금액이 책정된다. 분양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 같은 방식은 소비자입장에서는 최초 확정분양가보다 시세가 떨어질 경우 떨어진 시세대로 분양전환이 되어 자산가치의 감소를 지켜주는 안전장치로 삼을 수 있고, 시세가 상승하더라도 최초 확정분양가로 분양전환을 할 수 있어 가격변동에 대한 부담이 없기 때문에 합리적인 수요자들이 자금계획을 세우기에 용이한 것이 장점이다. 김포한강신도시 Ab-05블럭에 위치하는 ‘한강신도시 계룡리슈빌’은 지하 2층~지상 22층, 총 6개 동 규모로 전용면적 74㎡ 176가구, 84㎡ 396가구 총 572가구로 구성됐다. 단지는 한강신도시 내 최대 규모로 조성되는 중심상업지구를 마주하고 있다. 중심상업지구 내에는 주상복합시설, 대형마트 및 쇼핑타운, 문화공간 등의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서 교육, 의료, 문화, 체육, 금융 등에 있어서 최고의 편의생활을 누릴 수 있다. 단지 중앙에는 초대형 중앙광장을 두어 각각의 세대별 조망권을 확보했으며, 모든 주차시설을 지하로 설계해 단지 내 지상을 모두 공원화했다. 또 초록물결쉼터, 꽃빛바람쉼터, 물빛너울길, 햇살갤러리 등 다양한 테마별로 휴식공간과 산책로도 단지 내 조성된다. 현재 단지 인근에 정차하는 광역급행M버스와 직행버스를 통해 서울역 및 강남으로의 접근이 원활하다. 김포도시철도를 이용하면 김포공항역 환승이 가능해져 서울지하철 5·9호선 및 인천공항철도와 연계돼 교통여건은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단계별로 착공되고 있는 제2외곽순환도로가 2017년 완공되면 양곡 IC와 인접한 ‘계룡리슈빌’은 한강신도시, 서울, 인천 및 인접 도시로 연결된다. 분양 관계자는 “김포도시철도 101역사(가칭)까지가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하는 역세권 단지로서 향후 미래가치 상승이 기대된다.”며 “실입주금 4,000만원 대로 즉시 입주가 가능해 실속 있는 수요자들의 견본주택 방문과 전화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방문고객에게는 상담을 통해 동 호수를 직접 확인하며, 잔여세대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분양문의: 1577-6841 인터넷뉴스팀
  • 서승환 “집값 인위적으로 띄울 생각 없다”

    서승환 “집값 인위적으로 띄울 생각 없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25일 “주택시장이 장기간 더 어려울 수 있지만 인위적으로 집값을 띄울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집값 전망에 대해 “집값이 과거처럼 폭등하긴 어렵다”며 “인구증가율 둔화나 고령화 등을 볼 때 오랜 기간 집값이 횡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렇다고 집값을 인위적으로 띄우는 정책을 생각해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런 정책을) 펼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집값이 더 떨어지지 않는다는 기대감만 있으면 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며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발표할 부동산종합대책의 최우선 과제는 주택시장의 거래 정상화”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주택시장은 ‘거래절벽’ 등을 논할 정도로 거래 침체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번 대책도 거래 정상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명박 정부에서 국책사업으로 추진했던 보금자리주택과 관련해서는 “임대주택 비율을 높이는 쪽으로 정책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보금자리주택정책이 취지는 좋았지만 부동산 경기침체와 맞물려 주택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 게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6개월로 끝나는 취득세 추가 완화에 대해서는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1년 정도로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해 취득세 연장이 부동산 대책에 포함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서 장관은 건설·물류 부문의 경제민주화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도가 잘 갖춰져 있다고 해서 유효하게 작동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불합리한 관행이 뭔지 파악해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택시지원법과 관련해서는 “택시의 과잉공급을 해결하지 않는 한 장기적으로 택시산업을 정상화하기 어렵다”며 “다만 개인택시업계의 반발이 큰 만큼 충격을 최소화하고 점진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KTX 경쟁체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현재의 코레일 독점방식도, 민간에 운영권을 주어 경쟁체제를 하자는 것도 모두 어렵다는 것에 대해 사회적 동의가 있는 만큼 제3의 대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정치에 발목 잡힌 경제/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정치에 발목 잡힌 경제/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경제 현상이 정치 현상이나 사회 구조와 많은 관련을 지니고 있을 때는 정치적으로 타결하는 것이 효과적일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경제 문제는 경제로, 정치 문제는 정치로 풀어야 치유책이 나온다. 경제 문제에 정치적 명분을 내세우거나 이해관계를 들이대면 실마리가 풀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되레 복잡하게 꼬이는 경우가 많다. 진실이 왜곡되고 이해관계자들이 왜곡된 내용을 악용하면서 시장은 더욱 혼란에 빠진다. 치명적인 정책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경제 문제를 정치적으로 접근하거나, 이념을 들이대서는 안 되는 이유다.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택시지원법안 등이 갈등을 빚고 있다. 정치적 이해타산으로 만신창이가 된 경제 문제들이다. 정부가 아파트 분양가를 통제하게 된 배경은 건설업체들이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적정한 이윤을 넘어 폭리를 취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분양가를 시장 자율기능에만 맡길 수 없을 정도로 과열돼 자고 나면 집값이 뛰고 분양가가 오를 때 불가피하게 나온 조치다. 분양가 폭등을 막고 개발사업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등 순기능도 컸다. 그런데 주택시장은 변했다. 공급자 위주에서 소비자 위주의 시장으로 바뀌었다. 건설업계는 꾸준히 분양가 상한제 규제를 폐지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도 지금이 분양가 상한제 규제를 풀 기회라고 생각한다. 야당도 상당수 의원이 같은 생각이다. 하지만 관련 법안은 국회에서 맴돌고 있다. 투기가 우려될 땐 다시 분양가를 규제할 수 있는 장치를 달았지만 지루한 공방만 계속되고 있다. 한 야당 의원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당론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야당 의원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관련한 정책 세미나를 열었다가 시민단체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사안의 본질을 경제적으로 풀려고 하지 않고 정치적인 시각에서 선과 악으로 구분해 접근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명분에 가로막혀 경제의 본질을 읽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까지 하다. 취득세 감면 연장법안 처리도 지연되고 있다. 주택시장을 살리고 지방자치단체 세수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에 공감하면서도 정작 법 개정에는 이념의 잣대를 들이댄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부동산 거래 중단으로 취득세를 거둬들이지 못해 파탄 일보직전인데도 국회는 느긋하다. 사회적 혼란을 일으킨 택시 지원 문제나 철도 경쟁력 확보방안도 그렇다. 택시와 철도 문제를 이토록 방치해 곪아 터지도록 한 것은 분명 정부와 업계의 책임이다. 하지만 혼란의 실체를 들여다보면 정치인들이 문제를 키웠다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하다. 대선을 치르면서 경제 문제를 정치적 논쟁거리로 이끌어내 되레 문제만 키운 꼴이 됐기 때문이다. 택시법의 경우, 국회가 정치적으로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결국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했고, 개정 법률을 정부가 거부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많은 국회의원이 속으로는 정부가 내놓은 택시산업발전 대체 입법안에 찬성하면서도 뒷짐을 지고 있다. 국가경제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정치 실태가 볼썽사납다. chani@seoul.co.kr
  • [명사가 걸어온 길] 3. 한국 경제의 산증인, 박승 前 한국은행 총재(하)

    [명사가 걸어온 길] 3. 한국 경제의 산증인, 박승 前 한국은행 총재(하)

    하나, 남과 사회공동체를 위해서 살라. 사회 전체를 위해 살면 남이 나를 신뢰하고 존경하게 된다. 그래서 내가 잘되고 행복해진다. 내가 나를 진심으로 위하려거든 남을 위해 살아야 한다 둘, 고난과 실패를 자산으로 만들라. 누구에게나 고난과 실패가 있다. 그리고 그 안에 더 큰 배울 점이 있다. 그걸 부채로 만들지 말고 자산으로 만들면 더 큰 깨달음이 있다. 이를 얻어야 큰 사람이 된다 셋,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은 부모를 위해서라기보다는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한 것이다. 내가 나를 사랑하듯이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특별히 행복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복이다. 건설부 장관, 한국은행 총재 등을 지낸 박승 중앙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의 호는 푸른 벼를 뜻하는 청도(靑稻)다. 직접 지었다. 여기에는 고향에 대한 추억과 일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다. 박 교수는 초등학교 시절 여름이면 논에서 일했다. 농부들이 논에서 호미로 김을 매면서 지나가면 모가 넘어졌다. 박 교수는 이 뒤를 따라가면서 모를 일으켜 세웠다. 그 뒤를 따라가다 보면 농부들의 땀 냄새, 그리고 모 냄새와 흙 냄새가 어우려져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특이한 냄새가 났다. “지금도 그 냄새를 잊을 수가 없어 그 냄새를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을 찾은 것이 푸른 벼, 청도였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1988년 2월 노태우 정부의 초대 경제수석에 임명됐다. 노 전 대통령과는 그때 처음 만났다. 청와대에서의 활동에 대해 박 교수는 “내가 나 스스로를 이끌어 가는 삶이 아니라 떠밀려서 사는 삶이었다”며 “야생마처럼 자유분방하게 살아온 내게는 생소한 환경”이라고 회고했다. 경제수석으로 있으면서 박 교수는 청와대 비서실과 내각의 관계를 재정립했다. 경제 정책은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한 경제팀이 하고, 수석실은 대통령과 경제팀의 중간에서 보고·조정하고 경제팀이 잘 움직이도록 도와주는 역할로 한정한 것이다. “정책을 책임지는 장관은 대통령을 만나 진지하게 정책을 협의할 기회가 적어 경제수석이 하기에 따라 행정부를 무력화하고 지나치게 정책에 관여할 소지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단, 노 전 대통령의 선거공약인 주택 200만호 건설은 예외였다. “국민의 수요가 밥과 옷에서 집으로 옮겨 가는 시기라 집 부족 문제와 집값 폭등 현상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경제수석실에서 일단 택지를 물색했다. 서울 시내에는 후보지가 없어 그린벨트를 넘어서 광화문 기점으로 25㎞ 지점, 지하철로는 약 1시간 거리가 신도시 후보였다. 경기 평촌·산본, 그리고 부천 중동이 나왔다. 당시 경기 분당은 유보됐다. 박 교수는 1988년 12월 건설부 장관이 됐다. 200만호 건설을 현장에서 책임지라는 대통령의 뜻이었다. 1989년 초 분당이 후보지로 확정됐고 여기에 박 교수는 경기 일산을 추가했다. 냉전 시대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고, 서울 강남·북의 균형발전을 꾀하자는 논리였다. 당연히 국방부 반대가 심했다. 현지 주민들과 국회의원들의 반대도 심했다. 주민들에 대한 설득과 가장 쾌적한 도시로 짓겠다는 약속에서 일산 신도시 개발이 확정됐다. 그래서 “일산은 박승이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박 교수는 “지금 5대 신도시를 보면 상전벽해라 감회가 크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1989년 7월 18일 공직을 떠났다. 앞서 두달 전 신도시 개발계획은 확정됐지만 분양가 현실화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미리 사의를 표명하기는 했다. 그날 아침 노 전 대통령과의 조찬을 통해 물러나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이로써 1년 5개월의 관직을 끝냈다. 박 교수는 “관직은 참 허무하더라”고 말했다. 분양가 현실화는 그해 11월 단행됐다. 정부에서 물러나 쉬다가 1990년 다시 강단에 섰다. 평안한 일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예전처럼 주택공사 이사장, 자영업자 소득파악 위원 등 다양한 외부활동도 했다. 총 26년간의 대학교수를 마치고 2001년 정년 퇴임을 했다. 그가 가르친 제자로는 백용호 청와대 정책특보, 김덕중 중부지방국세청장 등이 있다. 정년 퇴임 이후에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으로 바쁜 외부 활동이 이어졌다. 그러던 중 2002년 김대중 대통령에 의해 한은 총재로 임명됐다.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경제적 안정을 주고 박사학위를 얻어 교수가 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한은에 마지막 봉사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더할 수 없는 영광이었다. 한은에 대한 애정이 강해 “직원 뒤꼭지만 봐도 예쁘다”고 해 아내의 시샘을 사기도 했다. 한은의 독립성을 지켜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 당시 “정부는 항상 경제성장과 경기부양 쪽으로 기울어 입으로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주장하지만 실제 돈을 풀고 금리를 내리도록 중앙은행에 간섭해 왔기 때문”이다. 2002년 재정경제부에서 일부 금융통화위원에게 금리 결정에 대해 전화를 했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박 교수는 당시 장관에게 항의 전화를 해 같은 사례가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 한은법 개정도 추진했다. 금융통화위원에 증권업협회의 추천을 없애고 한은 부총재를 당연직 위원으로 하며, 한은이 금융결제제도의 총괄감시권을 갖고, 인건비를 제외한 모든 한은 예산에 대한 당시 재정경제부 장관의 승인권을 삭제하는 내용이었다. 이 법안은 2003년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와 싸우기도 했지만 설득과 타협도 하면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화하려고 애썼다”고 회고했다. 박 교수는 한은 총재 내정 사실을 들었을 때부터 세 가지 화폐개혁을 구상했다. 첫째, 우리나라 지폐가 너무 크고 위조가 쉬우니 새 화폐로 바꾸는 것이다. 둘째, 수표 발행과 보관에 드는 비용 등을 줄이기 위해 5만원과 10만원권 등 고액권을 발행하는 일이다. 셋째, 우리나라 돈의 가치가 떨어져 10원짜리 동전은 거의 쓰지 않으니 화폐 액면 단위를 1000대1, 즉 천원을 일환으로 바꾸는 화폐단위 변경(리디노미네이션)이다. 총재 취임 후 한은 내에 구성한 화폐제도 개혁 추진팀은 이 세 가지를 동시에 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첫째는 쉬웠지만 고액권 발행이나 화폐단위 변경에 대해 당시 정부는 부정적이었다. 물가상승을 자극할 수 있고 뇌물을 주기가 편해져 부패를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게 이유였다. 결국 박 교수는 총재 임기 동안 5000원권의 신권 발행만 보고 물러났다. 1000원권과 1만원 신권은 박 교수가 총재에서 물러난 뒤 발행됐다. 고액권 발행 논의의 물꼬를 텄지만 5만원권 발행은 한참 뒤인 2009년에야 이뤄졌다. 화폐단위 변경의 필요성 논란은 지금 다시 불거지고 있다. 화폐 단위 변경이 1962년 실행된 뒤 50여년이 지나 지폐 최고액이 500원권에서 5만원권으로 100배 커지는 등 경제상황이 많이 변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지금도 세 가지를 다 하지 못한 걸 생각하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4년의 한은 총재 임기를 마치고 2006년 3월 은퇴했다. 이 기간이 생애에서 가장 큰 보람과 성취를 이룬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은퇴사에서 “한은을 가장 사랑한 총재, 한은의 독립성과 위상을 높인 총재, 경제와 민생을 위해 고뇌한 총재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직에서 떠난 뒤에도 박 교수는 강연이나 저술 등의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박 교수의 조언을 찾는 경우가 더욱 많아졌다. 지난해 ‘쫄지마, 청춘!’, ‘다가오는 경제지진’에서 경제 원로로서 조언도 했다. 매일 맨손 체조를 하고 운동기구를 이용한 운동을 거르지 않으며 체력을 관리한 것이 깨어 있는 정신의 밑거름이 됐다. 박 교수는 지금 40대인 5남매 중 4남매의 결혼식을 간소하게 치렀다. 청첩장도 없고, 축의금은 받지 않았고 예단이나 함도 없었다. 하지만 이를 사돈 측에도 강요할 수는 없었다. 결혼식 당일 사돈 쪽은 하례객이 많은데 박 교수 측은 한가한 상황도 나왔다. “곤혹스러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건 하루면 될 일”이라고 가볍게 넘겼다. 우리나라 혼례의 사회적 낭비가 너무 심하므로 이를 고쳐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했기 때문이다. “청첩장을 보내면 세금처럼 느껴지고, 결혼식장에 와서는 돈 내고 얼굴도장 찍은 뒤 자리를 뜨는데 서울의 교통사정상 한나절이 걸리고, 함과 예단 등으로 인한 부모의 갈등과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고.” 그가 꼽은 이유다. 문제는 다른 곳에서 불거졌다. “나는 친구들 자녀 결혼식에 가서 축의금을 내면서 안 받겠다고 하니 친구들을 미안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라는 고민에 세 번째 자녀 결혼식 때 다른 사람들처럼 했다. 그런데 해보니 진짜 할 일이 아니었다. “청첩장 보낼 때부터 보낼까 말까 고민하지, 누가 왔는지 알아야지, 돈을 받았으니 정리하다가 얼마 냈는지를 보게 되지, 행여 많이 낸 사람이라도 있으면 이걸 갚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머리에 남지….” 그래서 네번째 결혼식부터 다시 원하던 대로 했다. 막내 결혼식에는 평소 입던 양복을 세탁해서 입었다. 자식 결혼식도 간소하게 치른 박 교수는 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사후 장기기증도 약속했다. 이 같은 생각을 30여년 전부터 자식들에게 이야기해 왔다. “자식은 교육시켜서 자립하도록 하면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외국에서는 교육을 시키면 나머지는 사회가 알아서 뒷받침하는 구조인데 우리나라는 부모 협조가 없이는 집 마련도, 자식 교육도 쉽지 않은 상황이 돼버렸다”고 아쉬워했다. 집 마련이나 자식 교육에 일정 부분 도움을 주는 것은 괜찮지만 그 이상을 넘어서는 것은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박 교수는 한은 총재 재임 시절에는 월급의 20%를 가난한 사람이나 소외된 사람을 위해 썼다. 모교인 백석초등학교에 도서관도 만들었다. 그는 “공공재가 삶의 질을 결정하는 오늘에는 나 혼자만 잘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만 잘살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고는 잘사는 좋은 사회를 이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해외근무 그때그때 달라요

    “미얀마 물가가 1년 사이 너무 많이 올라서 현지 주재원들이 생활고를 걱정할 지경입니다. 특히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바람에 전기공급 사정 등이 좋지 않은 아파트나 회사와 뚝 떨어진 외곽으로 이사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미얀마 현지법인 주재원으로 근무했던 A부장의 하소연이다. A부장은 5년간 미얀마에서 일하다가 지난해 1월 한국으로 돌아왔다. A부장이 미얀마로 건너간 2007년 당시 외국인전용 아파트의 월 임대료는 1000달러 수준이었다. 하지만 월 임대료는 지난해 2000달러대에서 올해는 4000달러대로 치솟았다. 과장급 주재원의 월급이 8000달러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집세로 50% 이상을 쏟아붓는 셈이다. 외국기업들이 현지에 앞다퉈 진출하면서 ‘외국인 특수’를 미끼로 땅값과 집값이 급등한 것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재원 지원 내역에는 ▲가재운송 지원 ▲주택 임차료 보조 ▲자녀 학자금 보조 ▲오지 생활물자 배송 ▲단신 부임자 지원 ▲진료지원 ▲차량유지비 지원 등이 포함된다. 물론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점차 실비 정산으로 바뀌는 추세다. A부장의 이전 부임자 경우는 단독주택에 거주하며 요리사와 청소만 하는 사람, 요리와 청소를 돕는 사람, 운전기사, 경비원 등 5명을 두고 넉넉하게 살았다. A부장은 “아이들과 부인 등 가족이 함께 가면 대개 단독주택을 임대해서 가정부와 운전기사를 두는 편”이라며 “이제는 과거보다는 여유가 없어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외국인 주재원에 대한 인식도 예전 같지 않단다. 한 이동통신사의 B부장은 “해외 주재원 초기 시절에는 외국인 지위에 대한 인식이 높았고 그에 따른 혜택도 많았다”며 “본부장급이 와도 현지 차관급이 직접 공항까지 영접 나오기도 했다는데 이제는 옛말”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지사는 근무하는 남편들보다 국내 부인들의 관심이 더 높다. 한 대기업 상무는 “해외 근무를 하다가 돌아올 때가 되면 아내들이 더 아쉬워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바쁘게 일을 해야 하는 남편보다 가끔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는 아내들이 더 행복한 편”이라고 털어놨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증시·부동산 기상도] 올 주가 1780~2400선 전망…집값은 약보합세 보일 듯

    [증시·부동산 기상도] 올 주가 1780~2400선 전망…집값은 약보합세 보일 듯

    ■ 5개 증권사 전문가가 본 시황 2012년은 힘든 한 해였다. 증권가는 특히 혹독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잠잠해지나 싶더니 미국 재정절벽(급격한 재정 지출 감소) 우려가 좀체 가시지 않고 있다. 이 여파로 하루 평균 주식 거래 금액은 2010년 6조 9000억원에서 2011년 4조 8000억으로 30%나 급감했다. 일본의 장기불황과 글로벌 증시 거품을 정확히 예측해 명성을 얻은 해리 덴트 HS덴트투자자문 최고경영자는 “2023년까지 주식 시장은 하락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연 그럴까. 서울신문이 우리·한국·현대·키움·아이엠투자증권 등 국내 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에게 새해 증시 전망을 물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밝음’은 아니었다. 5명 중 3명의 센터장들이 올해 주식시장 주요 키워드로 ‘저성장’을 꼽았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출 부진과 가계부채, 경제 민주화 정책 등으로 올해 한국 경제는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외 변수도 여전히 민감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3명의 센터장은 미국의 재정절벽 등 ‘선진국 재정 문제’를 키워드로 뽑았다. 이종우 IM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들이 재정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재정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관론자로 정평난 그이지만 주가가 최고 2250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본 점도 눈길을 끈다. 물론 1800까지 미끄러질 수도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리서치센터장들이 전망한 코스피 지수 최고점 평균은 2290이다. 이준재 센터장이 2400으로 가장 높게 평가했고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이 2300으로 뒤를 이었다. 이준재 센터장은 “유럽 재정위기가 하반기로 갈수록 진정될 것이고 한국 기업의 수익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면서 “낮아진 시장 변동성은 긍정적인 요소”라고 낙관론의 근거를 설명했다. 센터장마다 ‘꼭짓점’ 전망은 각기 달랐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말한 ‘주가 3000 시대’는 올해 어렵다고 본 점이다. 박 당선인은 대통령 선거일(12월 19일) 직전인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당선되면 임기 5년 안에 주가 3000포인트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 직전에 “주가 5000 시대”를 언급한 것과 비교되면서 ‘이명박 주가’(5000) ‘박근혜 주가’(3000)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센터장들이 본 코스피 지수 최저점 평균은 1820이다. 이준재 센터장이 1780으로 가장 낮게 평가했다. 그 뒤는 이종우 센터장(1800),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센터장(1820), 박연채 센터장(1850),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1850) 순서다. 송 센터장은 “연초 정책 공백기와 단기적인 미국 경기 하강 리스크가 대두될 것”이라면서 “유로존 위기가 남아있는 것도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오 센터장은 “코스피 지수 1850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로 이는 (현재 주가가) 기업을 청산해도 이득을 챙기지 못하는 수준임을 뜻한다”면서 “코스피 지수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유망 업종으로는 한 목소리로 정보기술(IT) 관련주를 꼽았다. 그 중 삼성전자가 단연 으뜸이었다. 지난해 강세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본 것이다. 송 센터장은 “원화 강세로 수출주가 부담을 받겠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 IT업종은 실적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대형 IT업종의 주가 상승은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소비재’도 추천 종목에 자주 이름을 올렸다. 시진핑 중국 차기 국가주석이 예고한 대로 신도시화 정책을 펴게 되면 투자와 소비가 늘게 돼 중국 진출 기업이나 소비재 수출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박 센터장은 “음식료, 화장품, 제약 등 중국 관련 내수 업종이 혜택을 볼 것”이라면서 “다만 종목에 따라 수혜 정도는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전문가 5인이 본 주택시장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하락을 거듭했다. 2009년 이후 지속적으로 집값이 떨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이제 집값 바닥론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올해도 주택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지면서 거시경제 지표가 악화되는 것은 물론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 공급 과잉으로 인한 물량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몇년간 하루가 다르게 올랐던 전셋값은 올해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됐다. 수년째 전셋값이 오르면서 피로감이 누적됐고 수도권에 공급된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의 입주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매매시장이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수도권은 약세, 지방은 강보합세를 보이면서 전체적으로는 약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하지만 수도권의 주택가격 하락이 지난해보다는 둔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팀장은 “보금자리주택 입주 본격화와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 약화, 세종시와 지방혁신도시로의 주택 수요 이전 등으로 볼 때 주택가격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혁신도시가 내려가는 지방의 중소도시의 경우 국지적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세계적으로 거시 경제지표가 나빠지고 있는 것에 영향이 크다”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내놓는다고 해도 여야 간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2014년쯤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주택 수요가 증가하려면 집을 살 수 있는 경제력이 있는 사람이 늘어나야 하고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어야 하는데 불황이 진행되면서 주택구매력을 가진 사람이 줄고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졌다”면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추가로 집을 구매하는 방법도 있지만 양도소득세 문제가 있어 이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상승세를 보였던 지방 주택가격도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하락세로 갈 수 있다”면서 “지방에서 먼저 주택가격이 상승한 부산과 대전은 이미 하락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수도권 매매시장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게 전개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기본적으로 수도권 주택수요 기반은 튼튼하다고 본다”면서 “하반기에는 주택시장이 다소 활기를 띨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전세가격의 상승은 올해도 계속되겠지만 그 폭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박원갑 수석팀장은 “지난해보다 상승률이 둔화되겠지만 국지적으로는 급등 가능성이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전세물량이 줄어들고 있어 작은 충격에서 지역적으로 전셋값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심교언 교수는 “전세의 경우에는 현재와 시장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상승세가 유지되는 정도가 될 것”이라면서 “2010년과 2011년과 같은 폭등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일단 수년째 가격이 오르면서 피로감이 상당하다”면서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대선 과정에서 나왔던 전월세 상한제의 도입과 임대차 재계약이 몰려있는 3월이 돌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금리가 낮아지면서 월세를 놓으려는 집주인이 늘면서 전셋값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한동안 저금리 구조가 계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현아 연구위원은 “집을 사려고 하는 사람이 줄면서 전세 등 임대수요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어 상승세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면서 “또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집주인은 전세를 놓고 싶지만 임대인들이 선호하지 않는 깡통전세가 늘어나는 것도 전세난을 부추길 수 있는 하나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집값, 과거 정부초기 상승세 ‘골머리’… 이번엔 오르나 내리나

    집값, 과거 정부초기 상승세 ‘골머리’… 이번엔 오르나 내리나

    집값이 더 떨어질까 아니면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돌아설까. 빈사상태에 빠진 주택 거래시장에 숨통은 트일까. 새 정부 출범 이후 주택시장 향배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그동안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집값은 상승했고, 거래도 증가하는 양상을 띠었다. 선거 과정에서 쏟아져 나온 각종 개발공약 실천에 대한 기대감과 새 정권 출범에 따른 경기부양책이 주택시장 활성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또 여전히 부족한 주택공급량과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수요자 심리 또한 부동산 활황을 불러왔다. 국내 소비, 투자도 활발한 데다 투자처를 잃은 여유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참여정부 기간에는 한 해를 빼고는 해마다 집값이 상승해 정권 유지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런 현상은 특히 서울, 수도권에서 두드러졌다. 국민은행 아파트값 시세 분석 자료에 따르면 참여정부 출범 첫해인 2003년에는 전년도 대비 전국 아파트값은 9.6% 상승했다.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10.2%나 올랐다. 국민의 정부시절과 비교하면 상승폭은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집값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고 전국적으로 투기광풍이 불었다. 결국 참여정부는 각종 주택투기억제 대책을 내놓았고, 그로 인해 2004년 한 해는 전년 대비 집값이 0.6%(서울 1.0%) 하락했다. 하지만 다음 해부터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고, 상승폭도 우리 경제가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팔랐다. 2006년 전국 아파트값은 13.8%, 서울 아파트값은 24.1%나 폭등했다. 이로 인해 참여정부는 임기 내내 ‘주택투기와의 전쟁’을 벌일 정도로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집값 안정에는 실패했다. 현 정부도 출범 당시에는 집값 상승이 부담이었다. 정권 교체 첫해인 2008년에도 전국 아파트값은 2.3%,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3.2% 올랐다. 이듬해에도 상승 폭은 둔화됐지만 여전히 1.6%, 2.6% 상승했다. 하지만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전반적으로 경기가 침체에 빠지고, 투자가 위축되면서 집값은 서서히 빠지기 시작했다. 집권 3년차(2010년)부터는 집값이 큰 폭으로 올랐던 서울 강남과 수도권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집값이 폭락하면서 급기야는 ‘하우스 푸어’ 등 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문젯거리로 비화됐다. 시장 움직임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바람에 집값 상승을 막는 정책부터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까지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주택거래량도 급감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03년 167만건(일반거래, 상속 등 포함)에 이르던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103만 7000건으로 감소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최근까지 일관되게 유지됐던 거래 억제대책이 낳은 부작용이다. 일반 주택거래 통계를 시작한 2006년과 비교해 전국에서 108만 2000건, 수도권에서는 69만 8000건이 거래됐지만 올해는 11월 말 현재 전국 62만 7000건, 수도권은 23만 3000건으로 3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렇다면 새로운 정부 출범 이후 집값은 어떻게 될까. 주택정책은 어떤 기조를 띨까. 국민은 시원한 답을 바라고 있지만, 전문가들조차 섣불리 전망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집값 흐름은 단순 주택 수급 논리만으로 풀기 어려운 복합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출범해도 과거 정부 출범 초기와 달리 집값은 상승세로 돌아서기 어렵다고 전망한다. 주택시장을 움직일 만한 개발공약이 없고, 10년 전과 비교해 주택 공급량도 크게 증가해 구매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이 팽배한 것도 집값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꼽는다. 주택 거래 침체 역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근거는 참여정부 때 양산된 투기억제 대책이 시장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을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주택시장 전망을 흐리게 한다. 주택산업연구원도 새해 주택시장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근거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가계부채 증가가 지속되는 등 소비자의 구매력이 낮아지고 구매심리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들었다. 연구원은 또 지속되는 유럽재정위기, 미국 재정절벽의 문제,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같은 외부 불안요인으로 국내 경제회복 속도가 더디고, 이로 인해 주택경기 활성화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다고 새로 출범할 정부에 인위적인 집값 회복정책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일 것 같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집값 하락에 따른 심각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섣부른 주택 활성화 대책을 꺼내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껏해야 현 정부가 추진했던 활성화 대책을 연장하는 등의 소극적인 대책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당분간 집값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인위적인 집값 방어보다는 거래 활성화와 주택시장 연착륙 정책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새 정부가 고민해야 할 것은 집값 하락의 원인이 정책문제인지, 심리문제인지, 아니면 금융권 방어 문제인지를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가격, 거래량 모두 침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주택시장 침체 지속으로 인한 경착륙 방지대책, 주택시장이 경제나 지방정부의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주택 거래 활성화 대책도 소홀히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거래 활성화시켜야 집값 안정”

    과거 대통령 선거에서는 부동산 투기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가 단골 공약이었다. 하지만 지난 대선은 상황이 달랐다. 심각한 주택경기 침체를 의식, 투기억제 공약은 사라졌다. 대신 주거복지와 관련한 공약이 봇물을 이뤘다. 새로 출범할 정부의 주택정책은 주거복지에 맞춰졌다. 물론 보유 주택 지분 매각제 등 하우스 푸어 대책도 들어 있지만 깊은 침체에 빠진 주택시장을 살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거래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결국 집값을 정상화시키고 하우스푸어를 막는 대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당장 따뜻한 화롯불(일시적 대책)보다는 아랫목(거래 정상화)을 따뜻하게 데워야 방(주택시장) 전체가 훈훈해진다는 것이다. 수요 변화에 따른 탄력적인 주택정책 전환도 필요하다. 현 정부가 집값 하락 심각성을 인식하고도 시장 정상화 정책을 펼칠 기회를 잃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는 과거 정부의 집값 관리 실패 오명을 의식, 투기억제책을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이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은 최근 세미나에서 “국민과 주택시장이 진정으로 원하는 점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주택정책에 대한 자신감, 정책수립 및 시행시기의 적절성을 확보하는 노력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주택 보유 수에 따라 양도세를 달리 적용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라며 “거래 활성화, 주택 임대사업 활성화 차원에서라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조치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시장 상황에 맞게 풀고,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보는 시각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주택자 규제는 집값 폭등 시기에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를 억제할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다. 정부가 올해 말로 끝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를 영구적으로 폐지하자는 법안 개정안을 냈지만 국회는 ‘부자감세’라는 이유로 1년 연장하는 선에서 봉합하는 데 그쳤다. 예측 가능한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정부가 시장에 신뢰를 주고 주택 거래를 늘리기 위한 금융 지원, 거래관련 세제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며 “올해로 종료되는 취득세 감면과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에 대한 연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팀장은 또 “막연한 비관론보다는 예측 가능성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보금자리 주택정책의 손질도 필요하다. 보금자리지구에서 분양주택을 공급함으로써 전·월세가구의 자가전환 수요를 동결하고 거래 침체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정책을 재조정해야 한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위기의 전세 난민] 아빠, 우리 또 이사 가?

    [위기의 전세 난민] 아빠, 우리 또 이사 가?

    ‘서울 도심→변두리→수도권’으로 쫓겨나는 ‘전세 난민’이 늘고 있다. 많은 서민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전세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해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일자리마저 흔들리는 위기에 처했다. 서울에서 쫓겨난 세입자들이 몰려들면서 수도권 전셋값이 덩달아 오르는 ‘풍선효과’도 심각하다. 김영태(54·가명)씨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과 관악구 남현동을 거쳐 경기 용인 포곡읍으로 쫓겨난 ‘전세 유랑객’이다. 전셋값 폭등으로 5년 만에 무려 3차례나 내몰린 경우다. 1억 2000만원짜리 연립에 전세 살던 김씨는 지난달 집주인이 “보증금을 3000만원 올려주든지, 아니면 다른 세입자가 있으니 집을 비워 달라.”는 요구에 짐을 싸야 했다. 급한 대로 보증금이 싼 곳을 찾다가 보증금 1000만원을 줄여 포곡까지 떠밀려 갔다. 하지만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새벽 사무실 청소일을 하던 김씨의 아내는 도저히 시간을 맞추지 못해 이사한 지 일주일 만에 일감(월수입 60만원)을 놓아야 했다. 28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통계에 따르면 서울시 가구수는 2010년 8월 411만 5724가구에서 올해 8월에는 405만 4279가구로 줄었다. 2년 새 6만 1445가구(1.49%)가 서울을 떠났다. 특히 ‘강남 3구’의 가구 감소가 서울 전체 감소의 23.9%를 차지했다. 강남구는 22만 9204가구에서 22만 2678가구로 6526가구(2.84%)가 줄어 가구 감소율이 서울 평균의 2배에 달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전세난으로 결혼을 하고도 분가하지 않는 신혼부부가 늘고, 전셋값 폭등 때문에 외곽으로 밀려난 사람이 늘어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전세 유랑객이 늘면서 수도권 전셋값이 덩달아 오르는 부작용도 심각하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2008년 2월 이후 이달까지 서울 전셋값은 28.23% 올랐다. 이 기간 경기 지역 전셋값도 27.31%나 뛰었다. 특히 하남(39.37%), 파주(28.15%), 성남(27.68%) 등 서울 출퇴근이 가능한 도시의 전셋값은 서울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주택 임대시장 환경도 서민에게 불리하게 변하고 있다. 집주인들이 전세를 수익성 높은 월세로 돌리면서 전세 물건이 동났다. 세입자들이 보증금이 싼 수도권으로 이사하고 싶지만 보증금을 빼지 못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눌러앉는 경우도 많다. 집값 하락과 거래 중단으로 집주인이 보증금을 빼주지 못해 임대 기간을 연장해 주는 ‘역(逆)전세 현상’도 서민들의 전세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남상오 주거복지연대 사무총장은 “전셋값 폭등으로 서민들의 경제 기반이 무너질 판”이라면서 “사회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전세난을 막을 수 있는 국가 차원의 결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류찬희 선임기자·김동현기자 chani@seoul.co.kr
  • [위기의 전세 유랑객] 서울서 수도권으로 밀려난 전세난민… 다음엔 또 어디로

    [위기의 전세 유랑객] 서울서 수도권으로 밀려난 전세난민… 다음엔 또 어디로

    서울 용산에 직장이 있는 조성태(37) 과장의 출근 시간은 오전 6시 30분. 경기 김포 장기동 전셋집에서 회사까지 승용차로 출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다. 퇴근 시간은 대략 오후 6시 30분~7시. 집에 도착하면 시계 바늘은 얼추 밤 9시를 가리킨다. 업무상 승용차를 탈 수밖에 없는 김씨는 출·퇴근에만 서너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셈이다. 조 과장이 앞서 전세를 살았던 강서구 공항동 아파트의 주인은 지난 3월 전세계약이 끝나자 보증금을 2억원에서 2억 5000만원으로 올렸다. 7000만원의 빚이 있던 조 과장은 결국 같은 보증금으로 전셋집을 찾다 보니 서울 밖으로 쫓겨날 수밖에 없었다. 조 과장은 일단 위기를 넘겼지만 생활비가 더 들어간다. 직장이 멀어진 탓에 승용차 기름값 지출이 3배 가까이 많아졌다. 조 과장은 “한번 차를 끌고 나가면 기름값이 3만원쯤 드는 것 같다.”면서 “야근이나 회식을 하는 날은 택시비로 3만원이 나간다.”고 말했다. 그는 “귀가가 늦어지면서 늘어난 외식비까지 합치면 한 달 생활비로 30만원 이상 더 지출한다.”며 씁쓸해했다. 그는 “아내가 올해 둘째를 갖겠다던 계획을 포기했다.”며 한숨을 지었다. 경기 부천에서 서울 강남구 논현동으로 출근하는 이대용(37)씨는 전셋집이 2년마다 회사와 더 멀어졌다. 2007년 11월 동작구 사당동에서 1억 1000만원 전세로 신혼생활을 시작한 김씨는 2009년 구로구 아파트(전세 1억 4500만원)를 거쳐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1억 7500만원)로 옮겨 왔다. 돈을 모아도 시원찮은데 길에다 뿌리는 비용만 자꾸 늘고 있다. 이씨는 “부천도 전셋값이 오르고 있어 걱정”이라면서 “2년마다 이렇게 쫓겨다니느니 확 집을 사버릴까 생각도 들지만 아이들이 커가면서 드는 돈이 한두 푼이 아니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말했다. 한꺼번에 수천만원의 전세 보증금을 올려 줄 수 없는 서민들이 서울을 벗어나면 경제적 여건이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은 오판이다. 이들처럼 직장을 서울에 두고 장거리 출·퇴근을 하다 보면 피곤함은 그만두고 월 생활비가 40만~50만원은 더 들어간다. 출·퇴근을 맞추지 못해 일자리를 잃는 경우도 허다하다. 28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2년 전 2억 2234만원이던 서울 평균 전셋값이 올해는 2억 6591만원으로 4357만원이나 올랐다. 월급쟁이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전셋값 폭등으로 ‘전세 난민’이 증가했다는 것은 통계가 뒷받침한다. 2010년 1월 서울 시민은 1021만 3153명에서 지난달에 1006만 3258명으로 13만 8398명 감소했다. 반면 이 기간 경기 성남의 인구는 95만 3606명에서 97만 7243명, 고양은 92만 6283명에서 96만 3502명, 부천은 86만 5376명에서 87만 848명으로 늘었다.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는 강경희(47·여)씨는 “지난해부터 마포와 서대문, 여의도에서 살던 사람들이 많이 옮겨 오고 있다.”면서 “2010년 1억 3000만원이면 구하던 85㎡ 아파트 전세가 요즘에는 1억 6000만~1억 6500만원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수도권으로 옮긴 세입자들은 구직난에 직장을 옮기지 못하고 장거리 출·퇴근을 감수해야 한다.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15㎞ 이상 장거리 출·퇴근자가 강남권의 경우 2006년 31만 2717명에서 2010년 39만 5184명, 광화문 등 도심권은 25만 3762명에서 27만 515명으로 증가했다. 통상 거리가 15㎞가 넘어가면 출·퇴근에 1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사람수도 늘었다. 출근 시간대(오전 7~9시)에 경기도에서 서울 강남권으로 들어오는 사람의 수도 2006년 하루 19만 9988명에서 2010년 22만 7689명으로 2만 7000여명이나 증가했다. 이 시간대 경기도에서 광화문 등 도심권으로 들어오는 사람 수는 2006년 13만 7577명에서 2010년 14만 5917명으로, 여의도로 들어오는 사람은 1만 9769명에서 2만 4835명으로 증가했다. 윤혁력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장은 “경기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전세 난민의 증가는 개인의 경제적 비용과 생활 불편의 증가는 물론 교통·환경문제 등으로 이어져 결국 국가·사회적 비용을 키우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이 이런 현상을 낳았을까. 2010년 이후 서울 지역 집값 변동은 급격한 하락세를 그리고 있지만 전셋값은 급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집값에 비례해 전셋값이 움직이던 기존 주택시장 양상과는 사뭇 다르다. 집값 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는 심리가 팽배해지면서 집을 사는 것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세입자가 크게 증가하고, 전세의 ‘수요·공급 균형’이 깨지면서 보증금만 큰 폭으로 오르는 이상 현상이 널리 퍼진 탓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집주인은 집값이 떨어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융자를 끼고 구입한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져 보증금을 빼주지 못하는 ‘역(逆)전세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소형 아파트나 연립주택 중에는 설령 집을 처분하더라도 융자금을 상환하고 남은 돈으로는 보증금을 빼주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서울 구로구 신대방동 연립에 전세를 살고 있는 최재훈(38)씨는 전세 기간이 끝나고도 2년째 같은 집에서 살고 있다. 집주인이 너그러워서가 아니다. 세 들어 사는 집이 가격 하락으로 은행 융자금과 보증금을 빼주지 못하는 ‘깡통주택’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대출금과 전세보증금이 집값의 80%를 넘는 깡통주택이 전국적으로 18만 5000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전세를 옮길 생각을 못 하기는 세입자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전국 평균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보증금 비율(전세가율)은 61.7%까지 올랐다. 전체적으로 전셋값이 오르면서 ‘렌트 푸어’들은 어디로 이사 가도 부담되기는 마찬가지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차라리 보증금을 올려주고라도 기존 전셋집에 눌러 사는 세입자가 증가했다. 당장 전세보증금을 올려 주지 못할 경우 인상분만큼 월세를 내는 ‘반전세’도 유행하고 있다. 경제 사정 변화에 따라 집을 갈아 타는 이른바 ‘필터링 효과’가 사라지면서 전세 물건이 동이 나고 동맥경화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문헌 중앙공인중개사 대표는 “가을 이사철임에도 도봉구 쌍문동 1800가구 단지의 월 이사 건수가 손에 꼽을 정도”라며 “전세가 실종되고 시장 기능이 마비돼 서민들만 두 번 울고 있다.”고 말했다. 여유 있는 집주인들의 얄팍한 심리도 전세난을 불러왔다. 낮은 금리가 계속되면서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늘어났다. 전세보증금을 받으면 금융소득이 연 3~4%에 불과하지만 월세로 돌리면 수익률은 두 배 이상 커진다. 월세는 전세보증금의 0.6~1% 금리를 적용해 받는다. 월세로 돌리면 수익률이 적어도 7% 이상 된다. 이래저래 무주택자들의 허리만 휘고 있는 것이다. 그럼 과연 대안은 없는가.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봇들마을에 살고 있는 신상수(49)씨. 신씨가 살고 있는 집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10년짜리 공공임대 아파트(59㎡)이다. 신씨를 만족시킨 것은 저렴한 보증금만이 아니다. 적어도 10년간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는 게 큰 기쁨이다. LH에 따르면 신씨의 임대 조건과 주변 일반 주택 임대료를 비교하면 공공임대 아파트 임대료가 얼마나 저렴한지 구분된다. 이 아파트는 임대보증금 5880만원에 월 임대료 40만원이다. 월 임대료는 법정 인상 범위에서 결정된다. 주변 전세 시세의 70% 선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2년마다 마음 졸여 가며 전셋집을 옮겨야 하는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전세 난민’의 증가는 주거생활 불안은 물론 안정적인 직장 생활도 어렵게 한다. 특히 도심 일용직 근로자는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쫓겨나면서 일자리까지 잃는 경우가 많아 자활을 어렵게 한다. 전문가들은 전세 난민을 막고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장기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가 해답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전국의 임대주택은 총 145만 9513가구에 불과하다. 이 중 공공임대 아파트는 101만 9195가구이고, 10년 이상 장기임대주택은 91만 가구뿐이다. 장기 공공임대주택 확대의 걸림돌은 재원 확충이다. LH와 서울도시개발공사(SH)의 자금 사정이 여유롭지 않다. 단기간 대량 공급도 불가능하다. 또 공공임대주택에 들어갈 수 없는 차상위 계층에 대한 주거복지도 고민해야 한다. 남상오 주거복지연대 사무총장은 “서민들을 전세 난민으로 내몰지 않기 위해서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가 시급하다.”며 “지금은 주택 문제를 경제적 논리, 공급만으로 해결하기보다 복지 차원으로 접근할 때”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인식 변화도 요구된다. 류찬희 선임기자·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朴-文-安 대선 3강 프레임 전쟁

    朴-文-安 대선 3강 프레임 전쟁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으로 18대 대통령 선거가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 후보의 3각 경쟁 구도로 확정됨에 따라 본격적인 프레임 전쟁의 막이 올랐다.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하는 반면 상대의 약점을 공격하는 효율적인 수단으로서 프레임 전략은 유권자들의 표심(票心)을 자극하는 강력한 효과를 지닌다. 대선을 90일 앞둔 20일 세 후보 모두 향후 한달 이내의 초반 기선 제압이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물고 물리는 삼각 프레임 공방에 주력하고 있다. 프레임은 대중이 정치사회적 현상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틀을 의미한다. 박 후보 측이 문 후보에게 덧씌우는 프레임은 무능과 아마추어로 비치는 ‘친노(친노무현) 이미지’다. ‘노무현의 친구’로서 참여정부 실패에 무한 책임이 있는 2인자라는 점에서다. 측근 비리가 잦은 정권이었으며 말로는 서민 정권이라고 외쳤지만 실제로는 서민을 배반한 정권이었다는 점을 부각시킨다는 계산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노무현 정권은 집값 폭등과 대학 등록금 급등, 저축은행 사태의 원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서 “문 후보가 용광로 선대위를 말하지만 사실은 진영 논리에 가장 깊숙이 매몰돼 있다.”고 주장했다. 친박(친박근혜) 관계자는 “박정희와 노무현의 대결 프레임으로 간다면 박 후보가 밀릴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 측에서 보는 ‘필승 프레임’은 후보 능력과 자질에서 ‘개인 박근혜’를 부각시키는 것이다. ‘박정희의 딸’이 아닌 ‘정치인 박근혜’가 대선 필승 카드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박 후보가 지난 15년간 국회에서 보여준 능력과 경륜은 문 후보와 안 후보가 따라올 수 없다는 논리가 곁들여진다. 박 후보가 수년간 40~5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은 위기 극복 능력을 검증받았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박 후보가 “어떤 경우든지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된다거나 그 분야에서 내공을 쌓으려면 최소한 10년은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야권의 ‘단일화 프레임’ 깨기에도 주력하고 있다. 안 후보를 겨냥한 박 후보의 프레임 공세는 안 후보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신구(新舊) 대결’에 대한 뒤집기로 요약된다. 참신하고 기대되고 빚진 것이 없다는 안 후보의 논리를 뒤집으면 ‘참신한 새것’이 아닌 ‘숙성되지 않은 날것’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국정에 대한 기대보다 불안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계산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박 후보가 문 후보를 공격할 때는 이념이 사용될 가능성이 높고 안 후보에게는 검증이라는 무기가 이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 후보는 박 후보에 대해 3공화국을 연장하려는 ‘낡은 정치 세력’ 프레임으로 공세를 취하고 있다. 박 후보의 아킬레스건인 ‘유신 체제 핵심 역할론’ 등 역사관을 계속 부각시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 후보와 그 주변 인물들을 새로운 정치 구현에 한계를 지닌 ‘구태 정치인’으로 몰아가겠다는 전략이다. 서민과 대비되는 ‘대통령의 딸’이라는 귀족적 이미지와 불통 이미지도 박 후보에 대한 주요 공격 포인트다. 박 후보가 미래 지향적인 정치인이 아니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실정의 공동 책임론도 내세운다. 안 후보가 내세우는 프레임 전쟁의 핵심 메시지는 ‘낡은 체제와 미래 가치의 충돌’이다. 기성 정치권 출신인 박·문 후보를 ‘낡은 체제의 정치인’으로 규정,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공략하고 있는 셈이다. 안 후보는 기성 정당인 새누리당과 민주당에 대해서도 “국민의 절반을 적으로 돌리면서 통합을 외치는 위선을 행하고 있다.”며 구체제 프레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면서도 약점이 되는 정치 경험 부족에 대해서는 오히려 ‘새로운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적임자 이미지로 반전시키려 한다. 야권 단일화 일전이 예고된 문 후보와 안 후보 간의 프레임 대결은 복잡하다. 선의의 경쟁 속에 지지율 동반 상승을 꾀하는 2인 3각의 전략적 복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안 후보가 내세우는 ‘기성 정치인 대 새로운 정치인’이라는 프레임을 탈피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문 후보가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면서도 기존 대선 후보의 관행이었던 소속 의원들을 무더기로 대동하는 인위적 병풍을 치지 않은 게 대표적이다. 안 후보는 민주당을 흔들지 않겠다는 점을 기본 전제로 하되 진보뿐 아니라 중도와 보수 표심까지도 공략하는 행보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안 후보가 이날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모두 참배한 게 대표적이다. 기성 정치권의 인식 틀을 뛰어넘을 수 있는 탈(脫)여의도 정치 주자라는 프레임을 선점,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오일만·김경두·안동환기자 golders@seoul.co.kr
  • [서울광장] 하우스푸어 대책 뒤집어 보기/오승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하우스푸어 대책 뒤집어 보기/오승호 논설위원

    우리나라 국민들 가운데 “누가 뭐래도 재테크는 여전히 부동산이야.”라고 여기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보통 시민들 사이에선 “주택에 투자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인식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강남3구에는 전용면적 84㎡짜리 아파트 가격이 10억원을 웃도는 곳이 꽤 있다. 연봉정보사이트 페이오픈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수준으로 상위 10%에 해당하는 직장인들의 평균 연봉은 72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런 연봉을 받으려면 대학 졸업 후 약 14년 걸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대를 갔다 온 뒤 27세에 취직했다면 40세쯤 되어야 월급 600만원을 받는다. 산술적으로 계산하지 않더라도 이들마저 불혹의 나이에 강남에 방 세칸짜리 집 장만하기란 쉽지 않다. 강남 집값이 더 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법하다. 향후 주택시장은 하향 안정화할 것이라는 점에 대부분 동의한다. 700여만명에 이르는 베이비부머들이 본격적으로 은퇴의 길로 들어서면서 아파트 가격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중앙대 경영학부 박창균·허석균 교수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은퇴를 앞둔 46~55세의 절반에 가까운 43.2%는 주택 자산을 현금 흐름에 비해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이후 생활 자금 마련을 위한 주택 매물이 대기하고 있는 셈이다. 통상 30~49세는 생애 처음으로 주택을 마련하는 주요 연령으로 분류된다. 지난 3월 말 현재 이들 연령층 인구는 지난해 말에 비해 1만여명 줄었다. 올 11월부터 정부 청사가 세종시로 이전하기 시작하면 수도권에서 주택 수요는 줄어들게 된다. 통계 수치도 큰 진폭은 없다. 올 상반기 주택 매매가격은 수도권은 약세, 지방은 강세를 보였다. 수도권은 1.1% 떨어졌고, 지방은 2.4% 올랐다. 여건이 이런데도 정치권이 주택시장에 과민 반응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통계 자료를 하나 더 보자.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현재 전국 아파트 가격은 2006년 12월에 비해 평균 19.9% 올랐다. 2006년 말은 부동산 투기 열풍이 불어 아파트 가격이 폭등한 때다. 부산 등 광역시는 평균 34.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광주는 36.6%, 대전은 34.4%, 제주는 42.9%가 각각 올랐다. 반면 강남3구와 분당, 일산 등은 떨어졌다. 하락률은 강남 7.7%, 서초 2.6%, 송파 10.2%, 분당 17.9%, 용인 15.7%, 일산동구 13.8%, 일산서구 14.6% 등이다. 투기를 잠재우기 위해 정부의 규제가 이어졌던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들이다. 지역 또는 계층 간 격차를 줄여 갈등 치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긍정적 시각으로 접근하면 부동산 가격을 떠받쳐야 한다는 조급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새누리당이 엊그제 하우스푸어 간담회를 갖는 등 또다시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태세다. 거래세를 일시 폐지하는 등 세제도 동원할 참이다. 생활비의 30% 이상을 대출 원리금을 갚는 데 쓰는 등의 기준을 적용, 주택 보유자의 16.2%가 하우스푸어라는 분석이 있다. 주로 이들의 어려움을 덜어주려는 것 같다. 세금 부담을 없애 주택 거래가 살아나게 하고 가계 빚도 줄여 보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요즘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 세금 혜택으로 주택을 사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혹여 거래가 이뤄져도 매수자의 빚이 늘어나면 또 다른 하우스푸어를 양산하게 된다. 대책의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취득·등록세 세수는 14조 7971억원으로 전체 지방세의 27.5%를 차지한다. 지자체들은 무상보육 재원도 모자라 외상거래를 할 정도로 재정 형편이 어렵다. 복지 수요에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 여건으로 미루어봐도 하우스푸어를 위해 양도소득세를 낮추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주택자가보유율은 63%이다. 서울은 50%가 집이 없다. 집을 사는 대신 전세 수요가 늘면서 전세 가격은 오름세다. 일자리 만들기, 자영업자 대책 등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하는 것이 하우스푸어와 서민들을 돕는 진정한 길이 아닐까. osh@seoul.co.kr
  • 올봄 전셋값 안정세? 반전요인 숨어 있다

    올봄 전셋값 안정세? 반전요인 숨어 있다

    #사례1 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에서 전세를 사는 주부 차모(33)씨는 이사를 앞두고 오피스텔로 옮기거나 시집으로 들어가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2년간 치솟은 아파트 전셋값을 감당하기가 벅차서다. 차씨는 “같은 단지의 아파트는 2년 전보다 6000만원 이상 올랐다.”면서 “비슷한 면적의 오피스텔은 1000만~2000만원만 보태면 계약할 수 있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사례2 경기지역에선 오피스텔 재고 물량이 쌓인 고양과 수원, 부천에서 저렴한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매입하거나 빌리려는 20~30대 젊은층의 발걸음이 부쩍 잦아졌다. 경기권에서도 이곳의 오피스텔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수원 매탄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용면적 3.3㎡당 가격을 고려하면 불황기에 오피스텔을 사무실로 쓰려는 임차인은 많지 않다.”고 전했다. 봄 이사철에도 아파트 전세난이 예년에 비해 잠잠하자 그 이유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일부 경기지역에서 본격적인 전셋값 상승 움직임이 감지되지만 여전히 대다수 지역에선 전셋값이 안정세를 띠고 있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의 전셋값 하향 안정세는 지난해 급등에 따른 반작용으로 풀이된다. 임대 수요에는 변화가 없지만 수년간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크게 올라 수요자들이 아파트가 아닌 다른 주거 형태로 내몰리는 등 수요가 골고루 아래쪽으로 퍼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절대값으로 보면 현재 전셋값 역대 최고 실제로 서울 시내에선 강서, 구로, 영등포 지역에서 실거주 목적의 오피스텔 임대 움직임이 많이 포착되고 있다. 세입자들이 재계약을 앞두고 아파트를 아예 임대 대상에서 제외시키면서 상대적으로 전세시장에 여유가 생겼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이 경우 최근 전셋값 안정세는 착시효과라 할 수 있다. 전셋값은 지난해 말부터 보합세 혹은 하락세를 띠어 왔다. 이는 상대값의 개념이라 할 수 있다. 국민은행의 지난 26년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 동향에서 전월 대비 월평균 전세가 증감률은 1월과 2월이 각각 1.2%, 2.6%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각각 0.1%와 0.2% 오르는 데 그쳤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서울 강남지역 전셋값이 지난해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 좋은 사례다. 반면 절대값으로 보면 현재 전셋값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6월 전세값을 100으로 잡았을 때 이달 중순 서울 아파트 전세가지수는 1월 106.3, 2월 106.5를 각각 나타냈다. 2010년 1월(87.8), 2월(88.7)과 비교하면 폭등한 것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전셋값 상승률이 12%를 넘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셋값을 크게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부동산써브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지난 4년간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36%, 강남3구는 39%나 올랐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봄 이사철을 앞두고 일종의 통과의례처럼 자리 잡은 전세난이 완전히 수그러든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강하다. 부동산1번지의 3월 셋째주 서울과 신도시, 수도권의 전세가 추이를 보면 모두 0.01~0.03% 상승세로 돌아섰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전세난이 사라진 게 아니라 수면 아래로 내려간 것”이라며 “수요는 여전하지만 아파트 전셋값을 감당할 능력이 없어 대체재인 오피스텔이나 다세대주택 등으로 주거의 하향이동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대료 보조 공약이 가격 상승 부추길 수도 올해도 전셋값 폭등에 대한 불안요소는 널려 있다. 우선 올해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지난해 단기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상승폭이 둔화될 수 있으나 입주물량 급감으로 3~4인가구 위주의 전세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총선과 대선이 전·월세 가격의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동산 시장을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서 불똥이 전·월세 시장으로 튈 수 있다는 얘기다. 주택공급이 원활치 않은 데 정부가 바우처 등 주거비 보조정책을 꺼내든다면 집주인들이 이를 감안해 집값을 올려 임대료 상승효과를 가져온다는 설명이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복지공약이 봇물을 이루면서 임대료 보조 공약이 전셋값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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