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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콤한 사이언스]하루 소금 섭취량이 가장 많은 나라, 알고보니...

    [달콤한 사이언스]하루 소금 섭취량이 가장 많은 나라, 알고보니...

    “좋은 음식이라도 소금으로 간을 맞추지 않으면 그 맛을 잃고 만다”라는 말이 있듯이 16~17세기 대항해시대를 거쳐 동양의 향신료가 발견되기 전까지 서양에서는 소금이 유일한 조미료였다. 수많은 조미료들이 있지만 소금은 여전히 많은 음식에 조미료로 쓰이면서 음식의 맛을 더해주는 주방의 핵심 식재료이다. 적당량의 소금은 음식의 풍미를 더해주고 입맛을 돋우지만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경우는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소금의 적정 섭취량을 정해 권고하고 있다. 최근 예방의학자들이 전 세계 국가들의 소금섭취량을 분석한 결과 중국인들 소금섭취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퀸메리 런던대 의대 울프슨 예방의학연구소 연구팀은 중국인들의 일일 소금 섭취량이 권장량의 두 배 이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연구결과를 미국의학회에서 발행하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미국심장의학회지’ 12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중국 전역의 어린이 900명과 2만 60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소금섭취량 관련 국가통계 조사자료와 EMBASE, MEDLINE, Scopus와 같은 의학연구데이터베이스에서 관련 연구들을 추출해 메타분석을 통해 비교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중국 성인들은 하루 10g 이상의 소금을 섭취하고 있으며 3~6세 아이들은 5g 이상, 청소년들은 9g 넘는 소금을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WHO는 성인 기준 하루 5g 이상의 소금을 섭취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40년 동안 중국인들의 소금 섭취량은 꾸준히 증가했으며 계속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해온 것으로 확인됐으며 남부지방과 북부지방의 차이도 확인됐다. 중국 북부지방의 경우는 하루 11.2g의 소금을 섭취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염분섭취 지역으로 확인됐지만 1980년대 일일 12.8g보다는 줄었으며 계속 줄어가는 추세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염분 섭취와 관련한 정부의 식습관 교육과 함께 절임음식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고 사철 채소 섭취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중국 남부지방은 1980년대 하루 8.8g에서 2010년대 10.2g으로 염분 섭취가 오히려 늘었다. 이는 가공식품 소비 증가와 외식의 증가 때문으로 보고 있다. 소금의 과다 섭취는 뇌졸중과 심장질환의 주요 원인인 혈압을 상승시키는데 중국의 연간사망자 중 40%가 고혈압 때문에 직간접적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가진 칼륨 섭취량도 함께 관찰했다. 분석 결과 중국인들은 지난 40년간 칼륨섭취량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으며 모든 연령대에서 권장량의 절반 이하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국 다음으로 소금 섭취가 많은 나라는 몬테네그로(10.7g), 포르투갈(10.5g), 베넹(9.9g), 이탈리아(9.7g), 인도(9.1g), 미국, 오스트리아(9.0g) 등으로 나타났다. 펭 허 퀸메리 런던대 의대 교수(환경·예방의학)는 “소금 섭취를 줄이고 칼륨 섭취를 늘리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제대로 된 식습관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라면서 “어린 시절부터 소금 섭취가 많으면 이른 나이에 혈압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중국인들의 미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들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부모 음성 변화에 따라 아이들 기분 달라지는 이유 찾았다

    [달콤한 사이언스]부모 음성 변화에 따라 아이들 기분 달라지는 이유 찾았다

    #휴식을 취할 때나 취미활동으로 음악감상을 할 때는 시끄럽거나 전위적인 음악을 듣는 사람이라도 일이나 공부를 할 때 배경음악은 잔잔하거나 잘 조화된 음악을 틀어놓는 경우가 많다. 엇박자가 나거나 음이 조화를 이루지 않는 음악은 신경을 거슬리게 만들어 일이나 공부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큰 소리로 화를 낸 것도 아닌데 하루 종일 시무룩한 표정을 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나중에 아이에게 물어보면 평소와 달리 냉정한 목소리로 말을 해 소리를 지른 것보다 더 상처를 받았다는 것이다. 부모는 기억을 못하는데 아이들은 부모의 미세한 음성 변화까지 인식할 수 있는 것일까. 그렇지만 실제로 사람들은 가까운 이들의 미세한 음성 변화만으로도 정확하게 기분을 파악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과학자들이 뇌의 청각회로는 부드러운 음성이나 잘 조화된 음악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진화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국 컬럼비아대 주커만 마음·뇌·행동연구소,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뇌인지과학과, 프랑스 파리 과학인문학대(PSL) 인지과학과, 하버드대 음성·청각 생명과학공학프로그램,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신경질환·뇌졸중연구소 공동연구팀은 다른 영장류들과는 달리 인간의 뇌에는 조화로운 음률을 가진 소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원숭이와 건강한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일련의 음악과 목소리를 들려주면서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소리에 대한 뇌의 반응을 관찰했다. 연구팀이 원숭이와 사람들에게 들려준 음악은 화성적으로 잘 조화된 음악과 적절한 높낮이를 가진 중저음의 목소리, 톤이 없는 소리와 소음을 각각 들려줬다. 연구팀은 사람과 원숭이 뇌의 청각피질이 동일하게 반응했지만 사람의 뇌는 원숭이와는 달리 특정 음, 특히 조화로운 음악과 목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추가 실험을 통해 사람의 뇌는 소리의 크기와는 상관없이 음의 조화, 음색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베빌 콘웨이 NIH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언어와 음악에 내재된 소리의 특징 중 하나임 화음이 인간 두뇌의 정보처리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라면서 “이번 연구는 그동안 원숭이를 이용한 많은 실험에서 특히 청각적 과제를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어려웠던 이유도 훌륭하게 설명해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그리스 북부 휴양지서 20분 폭풍우에 7명 사망·1명 위독…“기후변화 탓”

    그리스 북부 휴양지서 20분 폭풍우에 7명 사망·1명 위독…“기후변화 탓”

    그리스 북부의 유명 해변 휴양지인 할키디키 지역에 10일(현지시간) 강력한 폭풍우가 닥치며 20분 만에 관광객 6명을 포함해 모두 7명이 숨지고 60여명 이상이 다쳤다. 11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재난당국은 전날 밤 그리스 제2의 도시인 테살로니키 인근에 있는 할키디키에 강풍과 우박을 동반한 폭풍이 닥쳐 이같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폭풍우가 지속된 시간은 20분 남짓으로 길지 않았으나 비바람이 세게 몰아치며 큰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이번 폭풍우로 체코 관광객들이 투숙하고 있던 해변의 캠핑 차량이 뒤집히며 2명이 사망했고, 쓰러진 나무에 깔려 러시아 남성과 그의 아들도 목숨을 잃었다. 수십 명이 식사를 하고 있던 현지 식당의 차양이 폭우에 쓰러지면서 야외에서 식사하고 있떤 루마니아 여성과 그의 8살난 아들도 세상을 떠났다. 폭풍우가 오기 전 어선을 몰고 조업에 나섰다 실종된 62세 어부의 시신도 이날 수습됐다. 부상자 60여명 가운데 22명은 아직 병원에 입원해 있으며 이 중 70대 여성 1명은 중태라고 당국은 밝혔다.지진·공공재난 기관을 이끌고 있는 에프티미스 레카스 아테네대학 지질환경학과 교수는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이러한 자연재해가 더 빈번하게 발생할 위험이 높다”면서 “특히 그리스를 포함한 지중해 지역은 기후 변화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의 시민들을 보호할 수 있는 계획을 확실히 마련해야 하며 이러한 변화를 다룰 수 있는 최신 과학 지식과 노하우를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환경 단체인 그린피스는 그리스 정부가 연안의 천연 가스 채굴 확대 계획을 포기하고 재생 가능한 대안에 투자할 것을 촉구했다. 현지 방송은 뒤집힌 차와 쓰러진 나무, 파손된 주택 지붕, 폭풍우에 부서진 해변용 의자 등 플라스틱 잔해들로 뒤덮인 해변 등을 화면으로 방영해 이번 폭풍우의 위력을 짐작하게 했다. 강풍에 나무와 전신주가 힘없이 쓰러지면서 전기가 끊기고 이 지역 곳곳의 도로가 차단되자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현재 재해 현장에는 140여 명의 구조 요원들이 투입돼 구조와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편, 이번 폭풍우 전 며칠 동안 이 지역의 수은주는 섭씨 37도까지 치솟는 등 무더위가 지속됐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이윤성, 갱년기 진단 “체중 35kg 증가..남편 홍지호와 함께 극복”

    이윤성, 갱년기 진단 “체중 35kg 증가..남편 홍지호와 함께 극복”

    배우 이윤성이 47살에 갱년기를 진단 받았다. 12일 방송된 SBS ‘모닝와이드’에서는 배우 이윤성-치과의사 홍지호 부부의 일상이 그려졌다. 이날 이윤성은 병원에서 혈액검사와 갱년기 진단표를 통해 현재 상태를 확인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검사 결과, 경미한 갱년기 단계가 시작됐음을 알 수 있었다. 이윤성은 “갱년기의 증상을 몸소 느끼니까 ‘내가 뭔가 잘못해서 온 건가?’ ‘너무 빨리 왔나?’하는 불안감이 있다”고 털어놨다. 산부인과 전문의는 “갱년기를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면 감정의 상태가 떨어지면서 의욕도 없어지고 우울감도 생기고 또한 고혈압과 심장질환, 골다공증과 같은 성인병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남편 홍지호는 이윤성을 돕기 위해 직접 나섰다. 두 사람은 집에서 매트를 깔고 스트레칭과 운동을 함께 했다. 이윤성은 한때 체중이 35kg 불어난 적이 있다며 몸매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었다. 스포츠댄스 등 취미활동을 같이 하는 홍지호에 대해 이윤성은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해주고, 말 한마디를 해도 유머러스해서 어떻게 보면 저한테 사이다 같은 존재”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동성애 금지 군형법, 군대내 성소수자 인권 침해”

    “군인 성적 지향, 복무 수행과 관계 없어” 동성애자 A씨는 자신의 성적 지향을 숨긴 채 육군 장교로 군 생활을 했다.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군 임무 수행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다. 하지만 2017년 3월 육군중앙수사단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은 뒤 그의 군 생활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A씨의 성적 지향을 알아챈 수사단은 그가 과거 만났던 동성 연인에 대해 물었고 A씨가 부인하자 수사관은 소리치며 위협하거나 옛 연인에게 영상통화를 걸기도 했다. 결국 A씨가 과거 동성애 관계를 진술하자 수사관은 “어떤 체위로 관계를 가졌느냐”거나 “어디에 사정했느냐” 등 사생활을 침범하는 질문을 했다. A씨는 군형법 92조 6항을 어겼다는 것을 인정하고 기소유예됐다. 국제앰네스티는 1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 등 국내 전·현직 군인과 예비 입영자 21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를 발표했다. 앰네스티는 이 내용 등을 정리한 보고서 ‘침묵 속의 복무- 한국 군대의 LGBTI(성소수자)’를 발간했다. 이 기관은 지난해 6~7월과 올해 5월 군 복무 경험이 있는 성소수자들을 만났다. 로젠 라이프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사무소 조사국장은 “동성 간 성적 행위를 범죄화하는 것은 수많은 성 소수자 군인들의 삶을 파괴하며 사회 전체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했다. 현행 군 형법 제92조 6항은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라이프 국장은 “적대적인 환경이 학대와 따돌림을 조장하고 보복의 두려움으로 피해자를 침묵하게 만든다”며 “한국 군대는 군인의 성적 지향이 군 복무 수행 능력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앰네스티와 인터뷰 한 성 소수자 군인 상당수는 군대에서 지휘관에 의해 아웃팅(동성애 사실을 타인에 의해 폭로당하는 것)을 당했다. 또 그러한 사실이 알려지면 군대 내에서 폭행이나 성적 모욕을 당했고 정신질환 치료시설에 보내지기도 했다. 라이프 국장은 “군대 내 게이 남성의 성관계를 범죄화하는 것은 충격적인 인권 침해”라며 “한국은 성 소수자에 만연한 낙인을 해소하는 결정적 첫걸음으로 군형법 제92조 6항을 시급히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인천시 ‘붉은 수돗물’ 피해 6월 수도료 100억 면제

    인천시 ‘붉은 수돗물’ 피해 6월 수도료 100억 면제

    인천시가 ‘붉은 수돗물’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6월 수도요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11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피해보상 대책의 일환으로 인천시 서구·강화군 전체 지역과 중구 영종도 지역에 대해 6월 사용분(7월 고지분) 수도요금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총 면제액은 약 100억원이다. 인천시는 7월 사용분 등 이후 요금 감면 규모에 대해서는 피해 보상협의회 의견과 여론을 수렴해 결정할 방침이다.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는 5월 30일 인천 공촌정수장에 물을 공급하는 서울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의 전기설비 검사 때 수돗물 공급 체계를 전환하면서 기존 관로의 수압을 무리하게 바꾸다가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탈락하면서 발생했다. 인천시는 공촌정수장의 관할 급수구역에 포함되는 26만 1000세대, 63만 5000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 또 붉은 수돗물로 인한 피부질환이나 위장염 등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모두 15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박남춘 인천시장 등의 직무유기 혐의를 수사한 경찰은 이날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와 피해 지역 정수장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인천시는 필터 교체비와 생수 구매비 등 다른 항목의 피해 보상은 전문가와 시민 대표가 참가하는 공동보상협의회 등을 통해 합리적인 기준과 방안을 마련하는 대로 최대한 신속히 집행할 방침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군대에서 학대와 따돌림”…앰네스티 “동성애 금지 군형법 없애야”

    “군대에서 학대와 따돌림”…앰네스티 “동성애 금지 군형법 없애야”

    국제앰네스티 ‘한국 군대의 성소수자’ 발간“성소수자 군인들 아웃팅당하고 폭행·모욕도”동성애자 A씨는 자신의 성적 지향을 숨긴 채 육군 장교로 군 생활을 했다.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군 임무 수행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다. 하지만 2017년 3월 육군중앙수사단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은 뒤 그의 군 생활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A씨의 성적 지향을 알아챈 수사단은 그가 과거 만났던 동성 연인에 대해 물었고 A씨가 부인하자 수사관은 소리치며 위협하거나 옛 연인에게 영상통화를 걸기도 했다. 결국 A씨가 과거 동성애 관계를 진술하자 수사관은 “어떤 체위로 관계를 가졌느냐”거나 “어디에 사정했느냐” 등 사생활을 침범하는 질문을 했다. A씨는 군형법 92조 6항을 어겼다는 것을 인정하고 기소유예됐다. 국제앰네스티는 1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 등 국내 전·현직 군인과 예비 입영자 21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를 발표했다. 앰네스티는 이 내용 등을 정리한 보고서 ‘침묵 속의 복무- 한국 군대의 LGBTI(성소수자)’를 발간했다. 이 기관은 지난해 6~7월과 올해 5월 군 복무 경험이 있는 성소수자들을 만났다. 로젠 라이프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사무소 조사국장은 “동성 간 성적 행위를 범죄화하는 것은 수많은 성 소수자 군인들의 삶을 파괴하며 사회 전체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했다. 현행 군 형법 제92조 6항은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라이프 국장은 “적대적인 환경이 학대와 따돌림을 조장하고 보복의 두려움으로 피해자를 침묵하게 만든다”며 “한국 군대는 군인의 성적 지향이 군 복무 수행 능력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앰네스티와 인터뷰 한 성 소수자 군인 상당수는 군대에서 지휘관에 의해 아웃팅(동성애 사실을 타인에 의해 폭로당하는 것)을 당했다. 또 그러한 사실이 알려지면 군대 내에서 폭행이나 성적 모욕을 당했고 정신질환 치료시설에 보내지기도 했다. 라이프 국장은 “군대 내 게이 남성의 성관계를 범죄화하는 것은 충격적인 인권 침해”라며 “한국은 성 소수자에 만연한 낙인을 해소하는 결정적 첫걸음으로 군형법 제92조 6항을 시급히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여기는 중국] “기분이 나빠서…” 학생 6명 치여죽인 운전자 사형

    의도적으로 차 사고를 내 6명의 사망자를 낸 가해 운전자에 대해 법원이 사형 판결을 내려 이목이 집중됐다. 중국 랴오닝성(辽宁省) 중급인민법원은 운전 중 의도적으로 사고를 낸 뒤 달아난 가해 운전자 한 모 씨(30, 무직)에 대해 전원 합의 사형 판결을 내렸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가해 운전자 한 씨는 지난해 11월 22일 부부 싸움 뒤 집을 나선 직후 아버지 명의로 된 외제 차량을 운전, 사고로 총 6명의 학생들을 죽음이 이르게 했다. 당시 한 씨가 낸 사고로 하교 중이던 학생 6명이 현장에서 사망, 20여 명의 학생들이 큰 부상을 입었다. 사고 현장에는 약 60명의 학생들이 하교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해당 운전 사고가 가해자 한 씨의 의도적인 고의 사고라는 점에서 법원은 그의 죄가 무겁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사고가 있었던 당일, 한 씨는 아내와 한 차례 다툼이 있었는데 이 일로 불쾌감을 느꼈던 그는 곧장 자신이 거주하는 인근의 소재 학교 근처에서 이 같은 사망 사고를 일으킨 것. 법원 판결문에는 당시 부부 싸움으로 감정이 격해진 한 씨는 오전 11시 30분 집 앞 주차장에 있던 차량을 타고 출발, 불과 48분이 지난 낮 12시 18분 경에 인근 학교를 오가던 학생들을 치여 죽음으로 몰았다고 적시됐다. 다만 이날 진행된 재판에 참석한 한 씨 변호인 측은 그의 정신 건강 검증 사례를 증거로 제시, 평소 부부간의 다툼과 가족 간의 불화 등을 겪을 시 감정 자제가 어려운 정신 불안 증세를 앓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신 불안증을 이유로 감형을 주장한 것. 하지만 법원 측은 정신 불안증을 이유로 한 씨의 형량을 감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해당 재판 중 피의자 한 씨의 변호인 등은 그의 정신 질환을 증거로 제시, 감형을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전했다. 더욱이 이번 사형 판결 방침에 대해 법원 측은 총 3심에 걸친 재판 및 항소 기회를 충분히 부여했다는 입장이다. 지난 1월 있었던 1심 재판을 시작으로 최근 진행된 3심 과정까지 법원 측은 국가가 제공하는 무료 변호인 서비스 등을 피의자에게 제공한 사실도 공개했다. 한편, 이 같은 사형 판결 방침이 공개되자 중국 네티즌들은 형량의 무게를 두고 갑론을박이 계속되는 분위기다. 상당수 네티즌들은 ‘일부러 어린 학생들을 겨냥한 차 사고를 내기 위해 하교 시간에 맞춰 학교로 달려간 것이 소름끼친다’, ‘일말의 양심도 가책도 없는 피의자에게 사형판결은 마땅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일부 네티즌들은 중국법원 측의 사형 판결이 지나치게 자주 남발된다는 점을 지적,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이처럼 사형 판결이 잦은 것을 찾아볼 수 없다’, ‘연평균 수 천 명에 대한 법원의 사형 선고 남발과 비공식적인 사형 집행 과정 등이 부끄럽다’는 등의 비판적 시각도 제기됐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차세대 한국인 유전체 분석시스템 개발 나선다

    차세대 한국인 유전체 분석시스템 개발 나선다

    한국인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중증질환을 조기진단하고 유전체 기반 질병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는 차세대 한국인 유전체 분석시스템 개발이 시작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충남대병원, 대전테크노파크바이오융합센터 등 산업계와 연구계, 병원 등 다양한 기관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2022년까지 140억원이 투입되는 ‘유전자의약산업진흥 유전체 분석시스템 구축사업’에 착수한다고 11일 밝혔다. 현재 한 사람의 게놈을 완전히 해독하는 비용은 약 100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고 기술발전으로 분석 비용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개인 맞춤형 질병, 진단을 수행하는 정밀의료의 빠른 발전과 산업화는 물론 중증 질환의 조기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도 유전체 해독기술의 발전과 실용화는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이번 사업을 통해 대용량 유전체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최신 염기서열 분석장비를 구축하고 운용해 대규모 유전체 데이터를 값싸고 신속하게 생산할 수 있는 유전체 정보생산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펩타바이트 수준에 이르는 대용량 빅데이터 유전체 정보와 관련 정보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전산시스템구축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차세대 한국인 유전체 분석지원센터를 구축해 중증질환 관련 유전체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기반 조기진단 기술, 유전체 기반 질병 위험도 예측과 진단기술, 빅데이터 분석결과를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시스템과 클라이언트 컴퓨팅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산-학-연-병원의 협력체계로 혁신기업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업총괄책임자인 김선영 생명공학연구원 유전체맞춤의료전문연구단 박사는 “이번 사업으로 차세대 염기서열분석 기술의 발전과 분석비용이 감소되는 효과와 함께 유전체 서비스 시장을 크게 확장해 유전체 산업의 고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콜라만 나빠? 과일주스도 암 발병 위험 18% 높인다”

    “콜라만 나빠? 과일주스도 암 발병 위험 18% 높인다”

    프랑스 연구진이 과일주스를 포함해 설탕이 든 음료를 많이 마실수록 암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10일(현지시간) 영국의학저널에 실린 프랑스 연구팀의 ‘단 음료 섭취와 암 위험성’ 보고서에 따르면 설탕이 든 음료 섭취량이 100㎖ 늘 때마다 전체 암 발병 위험은 18% 증가했으며, 유방암 발병 위험은 22% 증가했다. 설탕과 레모네이드, 에너지 음료수뿐 아니라 과일주스도 암 발병 위험을 높인 것이다. 이번 연구는 프랑스에서 오랫동안 수집된 ‘뉴트리넷-산테’를 기반으로 진행됐으며 조사대상인 10만 1257명의 성인 중 79%는 여성이었다. 참가자는 최소 24시간 동안 온라인을 통해 검증된 식단 설문지 2개를 작성했으며, 3300개의 식단·음료에 대해 응답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진이 최대 9년간 이들을 관찰 추적한 결과 유방암 693건을 포함해 전체 암 진단 건수는 2200건이었다. 인공감미료와 암과의 상관관계는 드러나지 않았으나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만큼 사용량이 많지 않았던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00% 과일로 만든 주스도 설탕이 많이 든 다른 주스와 마찬가지로 전체 암 발병 가능성을 높였다. 문제가 되는 성분은 당인데 콜라나 과일주스에 든 당 함유량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과일주스와 콜라가 큰 차이가 없다는 의미다. 물론 과일주스에는 콜라에는 없는 비타민과 섬유질 등이 들어 있어 이로운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아예 과일주스를 비롯한 설탕이 든 음료을 먹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프랑스 보건의료연구기관 ‘인섬’의 마틸데 투비에 박사는 “문제의 음식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섭취량에서 다른 음식들과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가끔 마시는 거나 하루 1잔 미만의 단 음료를 마시는 것은 괜찮지만 하루 1잔 이상의 단 음료를 꾸준히 먹는다면 몇 가지 질병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암과 더불어 심장 질환이 발병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그러나 ‘설탕이 암을 일으킨다’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설탕은 간이나 췌장에 저장되는 지방과 더불어 혈당, 염증처럼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들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관찰을 통해 조사가 진행된 만큼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봤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관련 정수장 압수수색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관련 정수장 압수수색

    인천 서구 등 26만 가정에 ‘붉은 수돗물’이 공급된 사태와 관련해 박남춘 인천시장 등의 직무유기 혐의를 수사하는 경찰이 11일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와 피해 지역 정수장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인천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급수부 사무실과 서구 공촌동 공촌정수장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2개 수사팀 수사관 20여명을 2곳에 나눠 보내 수계 전환과 관련한 작업일지와 정수장 내부 CCTV 등을 확보했다. 지난달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박 시장을 고발했다. 인천 서구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 운영자도 직무유기, 수도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김모 전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을 고발했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피고발인인 박 시장과 김 전 본부장의 소환 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는 5월 30일 인천 공촌정수장에 물을 공급하는 서울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의 전기설비 검사 때 수돗물 공급 체계를 전환하면서 기존 관로의 수압을 무리하게 바꾸다가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탈락하면서 발생했다. 인천시는 공촌정수장의 관할 급수구역에 포함되는 26만 1000세대, 63만 5000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 또 붉은 수돗물로 인한 피부질환이나 위장염 등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모두 15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가습기살균제 특별구제 10명 추가

    정부 재정이 아닌 기업 분담금과 정부 출연금으로 지원하는 가습기살균제 특별구제 대상에 10명이 추가 선정됐다. 이로써 특별구제대상자는 총 2144명으로 늘게 됐다. 10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전날 열린 제16차 구제계정운용위원회에서 8명을 신규 구제급여 상당 지원 대상자로 선정했다. 지원 대상자는 폐질환 2명, 성인 간질성 폐질환 2명, 기관지 확장증 3명, 폐렴 1명 등이다. 지원액은 요양급여·요양 생활수당·간호비·장의비·특별유족조위금·특별장의비·구제급여 조정금 등 7개 항목으로 정부구제 대상 피해자 구제급여와 동일하다. 위원회는 또 의료·재정 지원이 시급한 2명에 대한 긴급 의료지원도 의결해 요양급여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특별구제 대상자 2144명 중에는 폐렴이 855명으로 가장 많고 성인 간질성폐질환(643명), 기관지 확장증(527명), 폐질환(169명), 천식(86명) 등의 순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쉴 곳은 항공기 밑 그늘뿐…여름 활주로는 ‘찜질방’입니다

    쉴 곳은 항공기 밑 그늘뿐…여름 활주로는 ‘찜질방’입니다

    땡볕서 종일 노동… 지난해 4명 쓰러져 “냉방기 갖춘 컨테이너 휴게실 설치하라” 토목건축 노동자 73%도 휴게공간 없어“항공기 엔진이 뿜어내는 열기에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열까지 견디다 보면 찜질방에서 일하는 것 같아요.” 인천공항 등에서 화물을 싣고 내리거나 비행기를 청소·정비하는 지상조업 업체 ‘샤프항공’의 김진영 노조 지부장은 여름철 근무 여건을 이렇게 설명했다. 아스팔트로 된 공항 계류장(비행기를 세워 두는 공간)에서 종일 일하는데 땡볕을 피해 쉴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물 한 잔 마실 여유가 없다. 비행기 날개 아래 그늘에 머물며 체온을 1도라도 낮춰 보려고 안간힘을 쓴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여름에는 지상조업 노동자 4명이 폭염 탓에 쓰러졌다”면서 “올해 여름도 덥다는데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7월 초부터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야외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는 10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수기 승객이 몰리고, 더위까지 몰려오는 여름철 노동권 보호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인천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이 조업 업체에 ‘노동자를 위한 휴게공간을 마련하라’고 했지만 계류장 4곳에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버스가 배치된 게 전부”라면서 “그나마도 일하는 현장과 떨어져 있어 스케줄이 몰리면 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은 냉방시설 등을 갖춘 컨테이너 휴게실을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다.공사 현장 노동자들도 불볕더위에 위협받는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온열질환 산재 노동자는 모두 36명으로 전년(16명)보다 2배 이상 많아졌는데 이 가운데 건설 노동자가 16명이었다. 서울의 건설 현장에서 30년째 목수 일을 하는 김모(63)씨는 “오후 2시만 되면 어지럽고 땀이 비 오듯 흐른다”고 말했다. 폭염에 쓰러졌다는 동료의 소식이 남의 일 같지 않다. 제대로 된 쉴 공간도 없다. 350여명이 일하는 현장에 임시 천막이 2개뿐인데, 각 천막에는 대형 선풍기와 정수기 한 대, 의자 10개씩만 있다. 건설노조가 지난해 7월 말 토목건축 현장 노동자 23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작업 때 햇볕이 완전히 차단된 곳에서 쉰다는 응답자는 26.3%였고 73.7%는 ‘아무 곳에서나 쉰다’고 답했다. 폭염으로 본인이나 동료가 실신하는 등 이상징후를 보인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도 48.4%나 됐다. 이승현 건설노조 노동안전국장은 “온도가 33~35도일 때 시간당 10~15분을 쉬도록 하지만 그 정도 쉬어서는 일하기 어렵다”면서 “휴게시간부터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메르켈 獨총리, 한달새 세번째 몸 떠는 증상… 건강 우려 높아져

    메르켈 獨총리, 한달새 세번째 몸 떠는 증상… 건강 우려 높아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0일(현지시간) 공식 행사 도중 다시 몸을 떠는 증상을 보였다. 한달 가량에 벌써 세 번째로, 메르켈 총리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오는 17일, 만 65세 생일을 맞는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안티 린네 핀란드 총리와 회담하기 전 의장대 행사에서 양국의 국가가 연주될 때 몸을 떨었다. 메르켈 총리는 몸 떨림을 참으려는 듯 입술을 앙다문 모습이 카메라에 비쳤다. 지난달 1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영접하는 행사와 지난달 27일 법무장관 퇴임식장에서 몸을 떤 것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당시 메르켈 총리는 건네주는 물 컵을 마다하며 자신의 팔을 붙잡는 안타까운 모습이 포착됐다. 이날 메르켈 총리는 연주가 끝나자마자 린네 총리를 회담장으로 안내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환영 행사 직후 메르켈 총리의 상태는 괜찮으며 린네 총리와의 대화는 예정된 대로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APTN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도 회담 후 린네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나는 매우 괜찮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몸 상태에 대해 “아직 (증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진전이 있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달 29일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괜찮다”면서 “이런 반응이 나타났던 것처럼 다시 또 사라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메르켈 총리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영접하는 행사 도중 몸을 떨 때는 기온이 섭씨 30도에 육박했고, 상당 시간 뙤약볕 아래에 서 있었다. 당시 총리실 측은 탈수 증세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후 법무장관 퇴임식 때는 기온이 20도 정도였고, 이날 오전 기온도 14도 정도로 쌀쌀했다. 몸 떨림의 원인은 여러가지다. 신경질환으로부터 약물 부작용이나 스트레스, 카페인 소모와 같은 것까지 원인이 다양하다고 CNN이 전했다. 2005년 총리에 취임한 메르켈의 남은 임기는 2021년까지다. 이후 재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이재명 항소심 첫 공판...2라운드 법정 공방 예고

    이재명 항소심 첫 공판...2라운드 법정 공방 예고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4가지 혐의 모두 무죄를 선고 받은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이 10일 열렸다. 이날 수원고법 형사2부(임상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항소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 검찰과 이 지사 측은 1심 판결을 두고 팽팽히 맞섰다. 검찰은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 “1심은 피고인 제출 자료를 판결문 18쪽에 걸쳐 할애했으나, 검찰 측이 제출한 의사 소견서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았다”며 “또 피고인이 고 이재선(사망한 이 지사의 친형) 씨의 가족을 설득하지 않고 강제입원 절차를 진행한 데 대해 설명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심은 균형을 잃은 판단을 내렸다”며 “피고인은 이 씨가 자신의 정치적 행보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해 구 정신보건법 25조에 의해 강제입원 시킬 것을 마음먹고 직권을 남용했다”고 논리를 전개했다. ‘검사 사칭’과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에 대해서도 1심이 법리 오해 및 사실오인으로 잘못된 판결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이 지사의 변호인은 “직권남용(친형 강제입원) 공소사실의 큰 전제는 이재선 씨가 2012년 정신질환으로 인해 자신이나 타인을 해할 위험이 있다고 의심되는 자가 아니라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 씨가 위험자였던 사실은 여러 증거자료 및 전문의 판단 등으로 파악돼 검찰의 기소는 전제부터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또 “검찰이 강조한 부분은 피고인이 사적 의도를 갖고 범행을 했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피고인이 원한 건 이 씨의 진단과 치료이고, 이는 다른 가족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로써 상황을 개선하고 싶어했는데 이런 절차를 진행하는 것을 두고 사적 의도로 폄하해선 안 된다”라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한 허위사실 공표를 비롯해 나머지 3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1심의 무죄 판결이 매우 정당하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검찰로부터 고발인 진술서, 이재선 씨가 기고한 칼럼 등 추가 증거를 제출받았으며, 이 지사 측의 동의를 받아 앞으로의 재판에 필요한 증인을 추렸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인 2012년 4∼8월 보건소장,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 고 이재선 씨에 대한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지시해 문건 작성, 공문 기안 등 의무가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기소됐다. 또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 토론회 등에서 “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하고, 같은 시기 “검사 사칭은 누명을 쓴 것이다. 대장동 개발 이익금을 환수했다”며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도 기소됐다. 검찰은 이 지사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징역 1년 6월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벌금 600만원을 각각 구형했으나 1심 재판부는 이들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 선고를 내렸다. 이에 대해 검찰은 즉각 항소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22일 열릴 예정이다. 한편 이 지사는 재판에 출석하기전 취재진에게 “도정에 집중해야 할 시간에 재판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게 돼 도민들께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성실하게 재판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도 객관적이고 냉정한 입장을 유지해주길 부탁한다”며 “국가기관은 냉정하게 객관적 실체를 드러내고 합당한 책임을 묻는 게 임무인데 피고인에게 유리한 결정적 증거를 은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경기도 각 지자체, 여름철 특색있는 폭염대책 마련 잰걸음

    30℃를 웃도는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지자체가 시민들의 여름 건강을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경기도 군포시는 폭염대책 실효성 확보하기 위해 지역 내 145개소의 무더위 쉼터를 매주 점검한다고 10일 밝혔다. 형식적, 통상적 운영이 아닌 실질적, 효율적 운영으로 무더위 쉼터가 기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군포시는 지난 6월부터 경로당 114개소와 금융기관 31개소를 무더위 쉼터로 운영하고 있다. 시는 자율방재단과 협력 매주 1회 각 쉼터의 적정 온도와 냉방기 가동을 꼼꼼히 점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쉼터 알림 간판을 부착하고 폭염 질환 응급조치요령 안내문을 비취해 한여름철 일사병 등 무더위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율을 줄여 나갈 계획이다. 또 군포시는 무더위 쉼터 명칭과 위치 정보를 누구나 확인할 수 있게 시청 홈페이지에 안내 자료를 게시하고 이용 접근성을 강화했다. 군포시는 올해 냉방비 지원 무더위 쉼터도 확대했다. 이전에는 시가 직접 관리하는 시설에만 매월 최대 10만원까지 냉방비를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민간 공동주택 경로당도 지원한다. 무더위 쉼터 냉방비 지원은 9월까지 4개월간 시행한다. 과천시는 무더위 쉼터 4개소 옥상에 고반사도료를 도장해 태양열을 차단해 실내온도를 낮추는 쿨루프 공사를 완료하고 폭염대비 체제에 돌입해다. 또 무더위 쉼터 전기료를 지원하고 도로변에 그늘막을 설치했다. 한여름철 시민이 많이 찾는 중앙공원에 안개분무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안양시는 폭염에 대비해 버스정류장에 미세한 물분자를 분사하는 쿨링포그 시스템을 설치했다. 무더운 공기와 기화해 주위 온도를 낮춰 폭염속 버스 이용객이 잠시나마 더위를 잊을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육교와 지하보도 6곳 승강기에 에어컨을 설치해 시민들이 폭염속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대부분 비슷한 폭염대책을 각 지자체가 시행하고 있지만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탄생한각 지자체의 특색있는 무더위 대책은 시민들에게 또다른 시원함을 선사하고 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폐 노화 가속…질환 위험 키워 (연구)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폐 노화 가속…질환 위험 키워 (연구)

    대기오염 물질이 폐의 노화를 빠르게 해 심각한 폐 질환이 생길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레스터대 연구진이 영국 전역에 거주하는 성인남녀 약 30만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 자료를 분석해 실외 대기오염 물질 노출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사이에 상관관계를 확인했다고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여기서 만성폐쇄성질환은 대개 유해 입자나 가스에 노출돼 유발된 기도와 폐포의 이상으로 인해 지속적인 기류 제한과 호흡기계 증상이 발생하는 질병으로, 폐포에 영향을 주는 폐기종과 기도에 영향을 주는 만성 기관지염도 포함된다.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연구에 2006년부터 2010년 사이 등록한 만 40~69세 영국인 남녀 30만여 명이 사는 지역의 대기오염 수준을 추정하기 위해 검증된 모델을 사용했다. 대기오염 수준은 자동차 배기가스와 공장 배출물에서 나오는 이산화질소(NO2)를 비롯해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등 다양한 오염물질을 대상으로 했다. 또한 이들 참가자에게서는 설문을 통해 건강 수준을 파악하고, 폐활량 측정 검사를 통해 폐 기능을 조사했다. 그 결과, 공기 중 초미세먼지 농도가 연평균 5㎍/㎥(1세제곱미터당 10마이크로그램) 증가할 때마다 폐 기능이 두 살 많은 사람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오염 물질 때문에 폐가 최대 2년 더 빨리 노화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세계보건기구(WHO)의 초미세먼지 권고 기준인 연평균 10㎍/㎥를 초과하는 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은 만성폐쇄성질환 유병률이 가정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된 사람들보다 4배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가 유럽연합(EU)의 최대한도 기준이자 우리나라 연평균 수치인 25㎍/㎥에 미치지 않아도 만성폐쇄성질환 발병과의 연관성을 무시할 수 없고 대기오염 물질이 생각보다 훨씬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연구논문 주저자인 애나 한셀 교수는 “알아낸 가장 큰 결과 중 하나는 실외 대기오염 노출이 폐 기능 저하 및 COPD 유병률 증가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는 것”이라면서 “더 높은 수준의 오염물질에 노출된 사람들은 폐 기능이 더 낮았고 이는 적어도 1년 이상 노화한 것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생소한 이름과 달리 의외로 흔한 질병이라는 점이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세계 사망 원인 4위이며 내년에는 3위로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에서는 40세 이상 성인의 14.2%, 즉 10명 중 1명 이상은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이며 매년 6000명 이상이 이 때문에 사망한다고 질병관리본부는 말한다. 이에 대해 한셀 교수는 “대기오염 물질이 폐 건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살핀 연구는 놀랍게도 거의 없다”면서도 “걱정스러운 점은 대기오염 물질이 저소득층 가정에 훨씬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생각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같은 대기오염 물질에 노출됐을 때 저소득층이 고소득층보다 폐 기능 저하와 COPD 위험이 두 배 컸다. 이는 참가자들의 흡연 상태와 폐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직업을 고려해도 마찬가지였다”면서 “이런 불균형은 열악한 주거환경이나 식습관, 건강관리 악화 또는 유년기 폐 성장에 영향을 주는 빈곤의 장기적 영향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사이의 영향 차이를 조사하려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연구 논문을 살펴본 유럽호흡기학회 회장인 토비아스 웰터 교수는 “이번 결과는 오염된 공기에 노출되면 평균 수명을 낮추고 만성폐쇄성폐질환에 걸리기 쉽다는 것을 보여줘 대기오염이 건강을 해친다는 증거를 강화한다”면서 “호흡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므로, 우리는 깨끗한 공기를 마실 권리를 위해 계속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유럽 호흡기 저널’(European Respiratory Journal) 최신호(7월 1일자)에 실렸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부인 외도 환청” 60대 부인·딸 흉기 살해…이틀 뒤 발견

    “부인 외도 환청” 60대 부인·딸 흉기 살해…이틀 뒤 발견

    환청·환시 겪고 부인·딸 차례로 살해이틀 뒤 발견 때까지 입던 옷 그대로 환청과 환시를 겪던 중 부인과 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6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남 마산동부경찰서는 이모(60)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7일 오전 8시쯤 창원시 마산회원구 자신의 집에서 부인(56)와 딸(29)을 흉기로 잇따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은 일이 벌어진 지 이틀이 지난 9일에 알려졌다. 회사원인 부인이 월요일인 지난 8일부터 연락 없이 이틀째 출근하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자 직장 동료가 부인 친구에게 연락을 했고, 부인 친구가 9일 오전 이씨 집을 찾은 것이다. 이씨는 범행 후 달아나거나 범행 현장을 치우지 않고 집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부인 친구가 밖에서 문을 열어 달라고 독촉하는 소리가 들리자 이씨는 스스로 문을 열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씨 부인과 딸이 흉기에 여러 차례 찔려 피를 흘린 채 거실에 숨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당시 이씨는 범행 당시 피가 묻은 옷을 그대로 입은 상태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한 남성이 부인, 딸과 함께 연애하는 것을 목격해서 그랬다”면서 “지금 생각하니 그게 환청과 환시였던 것 같다”고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 또 “5월 퇴직 이후 별다른 벌이도 없는 상태에서 부인이 혹시 노후 준비가 잘 되고 돈 많은 (환청 속) 남자와 재가를 할까 두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안방에서 잠든 부인을 흉기로 먼저 찔렀고, 잠에서 깨 저항하면서 도망가는 부인을 거실에서 여러 차례 찔렀다”면서 “비명을 듣고 다른 방에서 나온 딸도 신고할까 두려워 살해했다”고도 했다. 이씨는 범행 뒤 자해를 시도하다가 누군가로부터 “화장실에 머물러 있어라”는 환청을 듣고 화장실에 숨어 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이씨는 범행 전날에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시도했지만 미수에 그쳤고, 그날 밤 부인이 다른 남자와 외도하는 환청이 들렸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10년 전 우울증 증세로 두 달가량 약을 먹었고, 최근에는 불면증과 식욕 부진 등 증세가 심해져 정신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프로파일러는 우울증이 심해질 경우 일부는 환청, 환시 등 환각 증상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씨가 우울증 등 정신질환 증세에 의한 환각과 망상으로 잘못된 상상을 하면서 가족을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후견받는 장애인 차별 275개 법령 하반기부터 손본다

    후견받는 장애인 차별 275개 법령 하반기부터 손본다

    낭비벽 탓 피후견인 신청 땐 안경사 못해 능력 있어도 획일적 권리제약·직무 배제 법무부·법제처 “과잉규제 법령 정비” “피한정후견인 결격조항부터 삭제 추진 자격시험 등 활용해 직무수행능력 검증”자신의 낭비벽을 제어할 수 없었던 안경사 A씨는 배우자에게 재산관리를 맡기려고 법원에 피후견인(한정후견을 받는 사람)을 신청했다. 자신의 권한을 법적으로 제한하고, 배우자가 후견인이 돼 금융대리권을 행사하게 하면 돈 낭비를 막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A씨는 후견을 받는 순간 안경사를 그만둬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청구를 취하했다. 그저 후견을 받을 뿐인데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될 각오까지 해야 하는 건 피후견인에 대한 각종 차별 조항 때문이다. 가령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5조는 ‘피성년후견인 또는 피한정후견인은 안경사 등 의료기사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후견을 받는 사람의 권리를 획일적으로 제약하고 직무에서 일률적으로 배제한 법령이 450개에 이른다. 법무부와 법제처는 ‘과잉 규제’라는 지적을 받아들여 올 하반기부터 275개 법령을 우선 정비하고, 정비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9일 밝혔다. 2013년 폐지된 금치산·한정치산제도를 대신해 성년후견제도가 도입된 지 6년 만이다. ●피후견인은 직무능력 관계없이 무능력자 간주 성년후견제도는 의사결정능력이 낮은 발달(지적·자폐)장애인과 치매노인, 정신질환자 등이 후견인을 통해 각종 법률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하지만 성년후견을 받는다는 이유로 개별 법률에서 개인의 직업 선택과 자격증 취득 자격까지 지나치게 제한해 되레 장애인을 법적으로 차별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법적 후견을 받으면 공인중개사,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안경사, 공무원 등을 할 수 없고, 장애를 입기 전 노력해 취득한 자격증도 취소된다. 직무수행능력을 묻지도 않고 ‘행위무능력자’로 간주해 사회로부터 배제한 것이다. 직무수행 능력이 없는 정신장애인에게 일처리를 맡기면 사회 안전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속내가 깔렸다. 법제처는 “이제 피후견인 선고 여부가 아닌 직무수행 능력을 기준으로 법령상 직무수행 인정 여부를 판단하도록 결격조항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75개 법령의 피한정후견인 결격조항을 삭제하고 자격시험이나 인허가 요건 등을 활용해 피후견인의 직무수행능력을 검증할 계획이다. ●피성년후견인 결격조항 정비는 1~2년 뒤 논의 다만 차별 조항을 없애는 대상은 피한정후견인뿐이다. 성년후견제도는 특정후견, 한정후견, 성년후견, 임의후견 등 4가지 유형이 있는데, 이 중 피후견인의 법적 권리를 박탈한 제도는 성년후견과 한정후견이다. 성년후견은 정신적 제약이 심한 사람에게, 한정후견은 정신적 제약이 비교적 덜한 사람에게 내린다. 법제처 관계자는 “먼저 피한정후견인 결격조항부터 정비하고, 피성년후견인 결격조항 정비는 1~2년 경과를 지켜본 뒤 그때 가서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도 개선이 효과를 보려면 피성년후견인 결격조항 정비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후견 제도 이용자의 상당수가 한정후견이 아닌 성년후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은종군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 관장은 “피성년후견인에게도 충분히 직무 수행 능력을 물을 수 있다”며 “이 기회에 결격조항을 완전히 정비하지 못하면 사회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차별적 조항이 그대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이상열의 메디컬 IT] 소셜미디어로 만성질환을 진단한다?

    [이상열의 메디컬 IT] 소셜미디어로 만성질환을 진단한다?

    통상 의사가 환자를 진료할 때 입수하는 정보는 연령, 성별, 키, 몸무게 등 기본 정보와 환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증상, 진찰이나 검사로 얻는 객관적 정보 등이다. 하지만 이제 의사들은 또 다른 정보를 수집해야 할지도 모른다. 바로 소셜미디어에서 추출한 빅데이터다. 최근 국제학술지에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 정보를 개인의 질병 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게재돼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은 999명이 작성한 SNS 게시물 약 95만건을 확보해 여기에서 약 2000만개 단어를 추출했다. 자연어 처리 기법을 활용해 이 데이터를 700여 가지 변수로 범주화했다. 그리고 대상자의 전자의무기록과 대조해 소셜미디어 게시물이 연구 대상자의 의학적 상태를 반영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연구 결과 대상자가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단어를 활용해 전체 21개 항목 가운데 18개의 상황을 비교적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었다. 일부 의학적 상황은 연령이나 성별, 인종 등 일반적 개인 정보보다 예측력이 높았다. 개인 정보와 소셜미디어 정보를 함께 활용하자 예측은 더욱 정확해졌다. 특히 소셜미디어 게시물은 불안이나 우울증 등 정신건강 상태,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을 예측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예를 들어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은 ‘상처’나 ‘감정’, ‘보살핌’ 같은 단어를 게시물에 쓸 가능성이 컸다. ‘신’이나 ‘기도’, ‘주님’ 같은 단어가 포함된 게시물을 올린 사람들은 당뇨병을 앓고 있을 확률이 더 높았다. 이는 소셜미디어가 병원에서 수집하는 개인의 특성 정보와는 분명히 다른 차원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 연구는 한계가 있다. 아쉽게도 소셜미디어 게시물과 특정 질병의 관련성을 확인했을 뿐, 질병을 예측하거나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성과는 보여 주지 못했다. 또 의료진은 임상진료를 통해 환자들에게서 더 상세하고 포괄적인 정보를 수집하기 때문에 이 연구에 나타난 소셜미디어의 임상 활용 가능성은 다소 과장된 면이 있다. 한국인은 문화·사회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를 대상으로 같은 연구를 한다면 분명히 다른 특성을 보일 것이다. 임상 현장에서 개인의 소셜미디어 자료를 받아 분석할 수 있는 대용량 컴퓨터 기술도 아직 보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사용자의 중요한 정보를 담은 소셜미디어 데이터는 앞으로 개인의 행동이나 환경과 관련된 의학적 위험 요인을 연구하고 평가하는 데 광범위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흥미롭게도 연구자들은 이를 ‘소셜미디어의 오믹스’(Social Mediome)라고 불렀다. 이는 개인의 유전 정보 등 각종 생체 오믹스(총체적인 개념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최신 생물학 분야) 데이터와 마찬가지로 저장, 보관, 분석할 수 있는 자료이기 때문이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환자에게 소셜미디어 정보 분석 동의 여부를 묻는 질문지가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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