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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대의 방방곡곡 삶] 신의 뜻

    [김주대의 방방곡곡 삶] 신의 뜻

    외할머니가 키우는 아이인 걸 알고 외할머니 생신 때마다 미역을 사서 자전거 뒷자리에 묶어 주시던 선생님. 중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께서 제자의 그림 전시장에 찾아오셨다. 36년 만의 만남이었다. 스물 몇 예쁜 처녀는 할머니 수녀님이 돼 있었다. 신의 뜻이라고 하셨다. 이젠 내게 미역을 사 주셔도 갖다드릴 외할머니는 없다고 했더니, 다 신의 뜻이라고 하셨다. 담담하면서 깊은 모습이 예전의 선생님과 다르셨다. 교황청의 명령에 따라 비공식적으로 남북을 왕래하시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시는 모양이었다. 선생님께서 며칠 전에 돌아가셨다. “선생님, 아니 수녀님~ 먼 길 혼자 가시게 해서 죄송해요. 철모르던 시절 선생님 때문에 행복했지만 다 커서야 그게 행복이란 걸 알았지요. 선생님께서 미역을 가방에 넣어 주시면 제가 성질을 부리며 도망가고 그랬는데요. 선생님요, 선생님 가시는 하느님의 나라에서는 늘 건강하게 행복하기만 하시기를요. 선생님께서 모든 게 다 신의 뜻이라고 하셨지만 이토록 슬픈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군요. 선생님, 하늘나라에서 우리 외할머니 만나시거든 저 잘살고 있다고 말씀도 해 주시고 미역국도 함께 끓여 드세요. 선생님 행복하고 고마웠습니다.” 조사 비슷한 걸 써서 SNS에 올리고는 무작정 한강까지 두 시간을 걸어갔다. 청둥오리들이 헤엄쳐 다니는 한강을 종일 바라보았다. 청둥오리 두 마리가 사랑하는 장면을 오래오래 쳐다보았다. 선생님께서 돌아가신 날 또 다른 생명들은 정열적으로 사랑을 하는 일, 선생님 말씀처럼 다 신의 뜻일 것이다. 허공을 지나가는 바람 속에 북소리가 들린다. 물결의 오선지에 음표처럼 흐르던 청둥오리 한 쌍이 갑자기 목을 움쳤다 폈다 고갯짓을 하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수놈이 먼저 목을 움쳤다가 쑥 편다. 이번에는 곁에 있던 암놈이 목을 움친다. 그때 수놈은 쑥 뽑았던 목을 다시 집어넣는다. 목을 움쳤던 암놈은 다시 목을 살짝 펴고…. 한참을 그렇게 번갈아 가며 서로 목을 움쳤다 폈다 하는, 꽤나 정겨운 사랑의 전희식을 성실하게 치른다. 엷은 막으로 된 바람이 둥둥 울린다. 하객으로 온 부드러운 물결이 박수를 친다. 만인의 축복 속에 둘은 공개적이고 당당한 사랑을 나눈다. 수놈이 암놈에게 올라타 살아온 생의 전부를 밀어 넣을 때, 우주의 한순간이 고요히 떨린다. 이곳으로부터 한 작은 생명의 소용돌이가 시작될 모양이다. 찬란하다. 암놈이 거의 물에 잠길 정도로 둘은 격렬한 사랑을 나눈다. 황홀에 빠진 암놈의 머리에 키스를 퍼붓는 수놈의 열정으로 사방은 뜨겁게 끓는다. 한참 후, 큰일을 치른 수놈이 암놈에게서 떨어져 나오더니 빠른 속도로 암놈 주위를 돌기 시작한다. 사랑의 의식을 장식하는 마지막 연주일까. 잠시 수놈의 연주를 경청하는 암놈의 고요한 눈빛이 생명을 잉태한 여인의 모습처럼 아름답다. 크게 원을 그리듯 물살을 헤치며 나아가는 수놈. 사랑을 차지한 자의 가슴 뿌듯한 질주와 온몸으로 사랑받은 자의 고요한 몸짓에 봄날 오후의 강은 질투하듯 볼을 실룩거린다. 물결이 인다. 주변을 차단해 주는 수놈의 시위 속에서 암놈은 그제야 정신을 차려 물에 고개를 처박고 몸을 씻는다. 새로운 생명의 시작을 알리는 의식이 진지하다. 수놈은 암놈 주위를 한 바퀴 돌더니 멀어져 가고, 그때 생명의 첫 씨앗을 품은 암놈은 활개를 치며 사랑의 완성을 기뻐한다. 물결마다 남겨진 사랑의 흔적을 따라 물 위를 가다 보면, 사랑이 떠나도 가슴속에 사랑은 남을 것이고, 사랑이 끝나도 사랑은 시작될 것이니 새로운 한 세상이 그렇게 열릴 모양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고 입원하고 하는 동안에도 세상의 한쪽에서는 새로운 생명 탄생을 위한 뜨거운 사랑이 지속되고 있었다. 돌아가신 선생님의 말씀처럼 이 모든 것들은 어쩌면 대자연의 질서, 신의 뜻이리라.
  • 홍현희♥제이쓴 “‘비즈니스 부부설’ 아직도 있어”

    홍현희♥제이쓴 “‘비즈니스 부부설’ 아직도 있어”

    홍현희, 제이쓴 부부가 ‘비즈니스 부부설’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오는 14일 방송되는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는 ‘설렘 주의보! 신이 내린 비주얼 커플’ 특집으로 홍현희·제이쓴, 장민·강수연 커플이 출연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홍현희·제이쓴 부부는 항간에 떠도는 ‘비즈니스 부부설’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제이쓴은 가끔 “홍현희 씨를 진짜 사랑하는 거냐”고 묻는 사람까지 있다고 밝히며 황당함을 드러냈다. 그는 “아직도 비즈니스 부부라고 의심하는 분들이 있다”며 ‘비즈니스 부부설’을 부인했지만 막상 ‘비디오스타’에서 꼭 하고 싶은 이야기는 ‘홍현희와 함께하는 주꾸미 사업’이라고 밝혀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연이어 제이쓴은 “홍현희와의 신혼여행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혀 다시 한번 비즈니스 부부라는 의혹을 샀지만, 그 이유에 대해 “둘이 호텔 안에만 있어서“라고 대답해 MC들의 부러움과 질투를 샀다고. 두 사람은 모든 투어를 취소하고 호텔 안에서 토크 배틀을 펼쳤다며 대세 개그(?) 부부다운 면모를 자랑했다. 덧붙여 “물론 밤새 나체로 토크 했다”고 언급하는 등 모두를 놀라게 할 화끈한 토크까지 이어나갔다고. 한편,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는 오는 14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고난의 시기… 예술은 희망의 나침반”

    “고난의 시기… 예술은 희망의 나침반”

    ‘빛의 화가’라 불리는 팔순 신부화려한 색채·동양적 여백 구현 독창적 추상회화유럽인 매료 스테인드글라스 세계 38곳 전시“우리 마음속 바이러스도 경계 격리의 시간을 성찰 시간으로”“이달 초 한국에 들어올 때 프랑스 지인들이 전부 만류하더군요. 오히려 더 용기를 냈습니다. 전시회에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더라도 이런 고난의 시기에 희망의 나침반을 들고 와야겠다 생각했지요.” 짧은 머리카락 가득 하얗게 서리가 내린 팔순의 김인중 신부 얼굴에 환한 미소가 떠올랐다. ‘빛의 화가’라는 별명에 잘 어울리는 밝은 웃음이었다. 서울대 미대와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파리로 건너가 도미니크수도회에서 사제 서품을 받은 그는 50년 동안 프랑스에서 구도자와 예술가의 길을 병행해 온 ‘사제 화가’다.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개막한 화업 60년 회고전 ‘빛의 꿈’을 위해 방한했다.개막 전날 전시장에서 만난 김 신부는 “코로나19도 조심해야 하지만 우리 마음속의 바이러스도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의 불행에 아랑곳없이 나의 행복만 탐하는 이기심과 질투심 등을 영혼을 좀먹는 악성 바이러스 사례로 꼽았다. “격리의 시간을 각자 성찰의 시간으로 삼아야 한다.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기지 못한다. 이런 계기를 통해서 신의 뜻이 무엇인지 되새겨야 한다.” 김 신부는 화려한 색채로 빛의 본질에 천착하는 동시에 동양적 여백의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독창적인 추상회화로 서양인들을 사로잡았다. 프랑스와 유럽의 저명한 평론가들은 샤갈, 피카소, 로스코 같은 거장과 비교할 만큼 그의 예술 세계를 높이 평가한다. 영국 미술사가인 웬디 베켓 수녀는 “만일 천사들이 그림을 그린다면 틀림없이 김인중의 그림과 같을 것”이라고 극찬했다.프랑스 대혁명 이후 전시회가 열리지 않던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2003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의 전시회가 열리기도 했다. 특히 김 신부의 스테인드글라스는 프랑스, 스위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등 세계 38곳에 설치될 정도로 독보적이다. 성화가 아닌 비구상 형태로 제작한 스테인드글라스는 종교와 국경을 초월해 영적인 깊은 울림과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스위스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프랑스 에브리 대성당, 프랑스 고딕건축을 대표하는 샤르트르 대성당 등이 그의 작품을 택했다. 지난해 프랑스 남동부 소도시 베종라로멘의 주교성당 에도 스테인드글라스 19점을 설치했다. 국내에선 대전 동구 자양동 성당(2009)과 용인 신봉동 성당(2019)에서 김 신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충남 부여가 고향인 김 신부가 그림을 시작한 건 고등학생 때다. 동창인 이종상 화백과 미술반에서 그림을 배웠는데 “누가 봐도 내가 제일 못 그렸다”며 웃었다. 그는 “어릴 때는 전혀 미술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서예 실력이 뛰어났던 아버지와 색채 감각이 남달랐던 어머니에게서 예술적 유전자를 물려받은 것 같다”고 회고했다. 대학원 졸업 후 신학교에서 미술교사를 하면서 사제에 대한 꿈을 품게 됐다. 그 꿈을 이루려 1969년 스위스로 유학을 떠났고, 파리 도미니크수도회와 연이 닿아 1974년 사제품을 받았다. 이후 수도회에서 기도와 묵상, 그림을 그리는 수도 사제의 길을 걸어왔다. 이번 회고전에는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회화 100점, 도자 15점, 스테인드글라스 5점 등 120여점이 전시된다. 지난해 프랑스에서 출간한 ‘시편’도 때맞춰 한국어 번역본이 나왔다. 구약성서 시편 150구절마다 그의 작품을 한 점씩 실은 화집이다. 그는 “30년 전 파리에서 작은 전시회를 했을 때 유대인 예닐곱명이 와서 ‘당신 그림 앞에선 기도를 할 수 있겠다’며 눈물을 글썽인 적이 있다. 이 책이 종교 간 갈등을 허무는 데 작은 도움이라도 된다면 이제 여한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전시는 4월 4일까지 열린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손 씻으면 코로나 저멀리” 베트남 율동 동영상 지구촌 강타

    “손 씻으면 코로나 저멀리” 베트남 율동 동영상 지구촌 강타

    ‘박항서 신드롬’을 앓던 나라가 갑자기 한국을 매몰차게 대한다는 얘기를 듣는 베트남에서 올바른 손씻기의 중요성을 재미있게 교육하는 동영상이 눈길을 끌고 있다. 베트남 보건복지부와 유명 작곡가 칵 훙이 함께 만든 이 동영상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의 케이블 채널 HBO에서 인기 높은 ‘라스트 위크 투나잇 위드 존 올리버’에서 소개돼 전 세계에 널리 퍼져나갔다. 칵 훙이 유명 가수 에릭·민과 함께 작업한 히트곡 ‘겐’(Ghen, 질투)의 가사를 살짝 바꿔 ‘겐 꼬 비(Ghen Co Vy)’란 노래를 내놓았다. 가사는 단순하다. “바이러스 코로나, 코로나를 밀어내라/ 문지르기, 문지르기, 균일하게 문지르기/ 붐비는 곳에 가지 말고 손을 씻어라” 동영상은 260만회 이상 조회됐고 미국과 유니세프(UNICEF) 등에서 리트윗된 동영상은 각각 20만회, 1만회 이상 공유됐다. 물론 베트남의 소셜미디어에는 율동을 재미있게 변형한 패러디 영상이 몇백 건씩 선보이고 있다. 중국의 트위터로 불리는 틱톡에도 댄스 챌린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영국 BBC도 무용수 꽝당의 패러디 영상을 선보였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78%의 사람만 손을 자주 씻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설문에 답한 이들을 추적한 결과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본 뒤 25%만 손을 씻고, 요리하기 전 손을 씻는 비율 역시 2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몰론 코로나19 창궐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차단책으로 손씻기가 권장되며 많이 나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한국인에게 매몰차게 굴었지만 베트남은 굳게 빗장을 잠근 덕을 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베트남을 모범적인 지역 방역의 사례로 꼽았다. 지난달 23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베트남을 지역 내 감염국 명단에서 제외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사랑하지만… 때론 숨막히는 이름, 가족

    사랑하지만… 때론 숨막히는 이름, 가족

    왜 가족이 힘들게 할까/우즈훙 지음/김희정 옮김/프런티어/432쪽/1만 8000원 남자는 아이가 생긴 뒤 어머니를 모셔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그전까지 나쁘지 않았던 고부관계가 이후 급속히 악화했다. 남자가 아내와 산책하러 나가려면 어머니가 꼭 끼어들었다. 어머니와 아내는 작은 일에도 다투었다. 남자는 중간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그의 어머니는 대가족에 시집 왔고, 가족 내 위치는 항상 맨 아래였다. 남편은 아내보다 그의 부모를 우선했다. 외로웠던 어머니는 남자를 낳고 살아갈 힘이 생겼다. 아들이 분가하자 상실감에 젖었고, 손주를 돌보러 아들과 살게 되면서 집착이 생겨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다. 중국 남성 아충의 이야기다. 이런 얘기, 한국에도 있지 않나. 우리를 힘들고 지치게 하는 게 남이 아닌,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일 때가 의외로 많다. 사회에서라면 그 관계를 단호하게 끊으면 되지만, 평생 같이하는 가족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신간 ‘왜 가족이 힘들게 할까’는 중국 유명 심리상담가 우즈훙이 가족 내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심리 상태를 파헤치고, 이와 관련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이다.●고부 갈등의 해법은 건강한 부부관계 앞서 아충의 사례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그가 엄마와 아내의 관계를 해결하려는 데에 있었다. 아충은 아내가 시어머니를 공경하면 귀여움을 받게 되고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정작 문제의 핵심이 본인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아충을 상담한 저자는 “고부 갈등의 본질은 시어머니와 며느리, 그리고 아들의 삼각관계”라면서 “건강한 가정의 제1법칙은 ‘건강한 부부관계가 가정의 최우선’이라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책의 미덕은 가족 간에 벌어질 법한 문제 사례를 다양하게 보여 준다는 점이다. 저자가 직접 했던 심리상담은 물론 중국 포털 사이트에서 화제가 됐던 사연 등이 이어진다. 평범한 여자와 결혼한 바람둥이 남자가 결국엔 헤어진 사례에서는 그들의 부모를 통해 그들이 서로 안 맞는 짝이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이 밖에 자신의 행복 대신 부모의 기대에 미치고자 원하지도 않는 대입시험에 계속 도전하는 수험생, 심지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학생들, 그리고 자기만족을 위해 자녀를 과보호하는 ‘헬리콥터맘’ 등은 우리나라에서도 사회문제다. ●헬리콥터맘·목숨 끊는 수험생… 우리에게 익숙한 얘기 저자는 이런 문제들에 관해 “사랑 없는 가족의 순환 고리를 끊어 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사랑하기 때문에 상처를 주고, 가족이라서 상처를 감내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문제가 생기면 오히려 적정한 거리를 두고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낸 뒤 치유해야 다시 진정한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해 저자가 제시한 여섯 가지 거짓말,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 ‘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야’,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어머니와 아내 문제지,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어’, ‘사랑하니까 질투도 하는 거야’, ‘사랑은 행복하고 즐겁기 위한 것’을 지금 하는 것은 아닌지 곱씹어 볼 만하다. 책은 2007년 중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뒤 그동안 100만부 이상 팔렸다. 중국도 가족 문제로 고민이 많음을 쉬이 짐작할 수 있고, 사례 속 인물의 이름만 바꾸면 우리 이야기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 상황에도 잘 들어맞는다. 문제의 원인을 가족만의 문제로 너무 단정하는 게 아닌가 하는 단점도 있지만, 책을 읽으면 아마 자신의 지나온 인생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책을 덮을 즈음엔 ‘좀더 일찍 읽었으면…´이라는 생각도 들 법하다. 그랬으면 덜 아파하고, 덜 잘못하고, 가족의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었을 텐데. 그러나 늦지 않았다는 생각도 함께 든다. 지금부터라도 노력하면 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동창 잘되니 질투나” 이신영, 거짓 학폭 폭로 동창 결국 고발

    “동창 잘되니 질투나” 이신영, 거짓 학폭 폭로 동창 결국 고발

    “사과하더니 또다시 협박” 이신영 ‘일진설’ 글 올린 A씨 고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출연한 배우 이신영(22) 측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의 학폭 의혹을 제기한 중학교 동창생 A씨를 협박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이신영 소속사 포레스트 엔터테인먼트의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강남은 20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과 협박 혐의로 A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포레스트 엔터테인먼트는 “이신영이 학교폭력의 가해자였다는 게시물을 올렸던 A씨가 허위사실 유포를 인정한 뒤 용서를 구해 배우와 소속사는 A씨의 위법행위를 용서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받은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그 뒤로 A씨의 태도가 돌변하며 이신영 부친에게 ‘돈도 안 받고 사과문을 작성해줬다. 모든 사실을 커뮤니티에 게시할 생각이다. 합의 볼 생각이 없으면 연락하지마라. 서에서 보자’는 협박 문자를 보내는 등 이신영을 비방하는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소속사는 이로 인해 이신영의 명예가 크게 실추됐고 그가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추진 중이던 모델 광고 계약이 무산되는 등 정신적, 경제적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큰 손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런 A씨의 위법 행위에 대해 관용을 베풀 수 없다는 생각에 소속사는 “2월 18일, A씨의 게시 글이 허위라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첨부하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A씨를 정통망법상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와 협박의 혐의로 고발하였다”라고 전했다. 이어 “잘 나가는 동창 친구가 부럽고 질투심이 난다는 이유로, 자신이 경제적으로 곤궁한 처지에 있다는 이유로 이런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돈을 달라는 협박을 서슴지 않은 A씨의 행동은 잘못된 것이다”라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하고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소속사는 “추후 ‘거짓된 소문’을 유포하고 이로 인해 상처를 받게 만드는 행위에 대해서는 어떠한 관용의 여지도 없이 철저하게 법적 대응할 예정임을 알려드리며, 이러한 식으로 악의적 비방과 루머 및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모든 행위에 대한 책임은 유포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린다”라고 전했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신영이 중학생 시절 일진 활동을 하며 동급생이던 사건 외인들을 폭행하고 일진 친구들을 모아 부적절한 행위를 시키는 등 학교폭력의 가해자로 활동하였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이에 소속사는 사실무근임을 전하며 게시글을 올린 A씨의 오해였음을 알렸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류현경 언급한 박성훈, 얼굴 보면 ‘아!’하는 배우

    류현경 언급한 박성훈, 얼굴 보면 ‘아!’하는 배우

    배우 류현경이 연인인 배우 박성훈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류현경은 14일 영화 ‘기도하는 남자’ 언론 인터뷰에서 박성훈에 대해 “아무래도 연기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는 편이고 그래서 좋은 것 같다”며 “의지가 된다”고 말했다. 류현경과 2년째 열애 중인 박성훈은 1985년생으로 2008년 영화 ‘쌍화점’으로 데뷔했다. 이어 영화 ‘전우치’, ‘곤지암’, ‘상류사회’, ‘천문: 하늘에 묻는다’로 얼굴을 알렸다. 드라마 ‘질투의 화신’, ‘조작’, 저스티스‘,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등에도 출연했다. 특히 박성훈은 연극 ’옥탑방 고양이‘, ’히스토리 보이즈‘, ’모범생들‘, ’유도소년‘ 등으로 연극계에서 잘 알려진 배우다. 두 사람의 열애 사실은 2017년 3월 공개됐다. 두 사람은 연극 ’올모스트 메인‘에 함께 출연하면서 연인으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식상함 벗고 날선 메시지… 신선함 품은 보석 뮤지컬

    식상함 벗고 날선 메시지… 신선함 품은 보석 뮤지컬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대표적인 공연예술 지원 사업인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신작’을 통해 해마다 다양한 장르에서 작품성 높은 창작품을 선보여 왔다. 특히 이 사업을 통해 무대에 오른 뮤지컬 작품들은 비교적 대중이 즐기기 편한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날카로운 메시지를 품은 연극적 요소까지 갖춰 기성 대형 뮤지컬에 식상함을 느끼는 관객에게는 보석 같은 존재로 통한다. 창작산실은 지난 1월 5일 막을 내린 ‘안테모사’를 포함해 올해 4편의 신작 뮤지컬을 선보인다. ●봄을 그대에게… 1987년 최루탄 속 청춘들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봄을 그대에게’는 관객을 최루탄 가스 매캐한 1987년 봄, 서울의 대학가로 소환한다. 작품은 갓 대학에 입학한 명하와 명하의 고향으로 농촌봉사 활동을 왔던 대학생 누나 수인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 청년들의 사랑과 민주화를 향한 열망을 그린다. 2016년 ‘87년 봄’이라는 공연명으로 충무아트센터 ‘뮤지컬하우스 블랙 앤 블루’에 선정돼 낭독공연 후 보완을 거쳐 본무대를 준비하고 있다.●Via Air Mail… 생텍쥐페리 ‘야간비행’을 무대로 3월 7일부터 15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비아 에어 메일’(Via Air Mail)은 생텍쥐페리 소설 ‘야간비행’을 모티프로 창작했다. 1920년대 열강국들의 하늘 항로 개척경쟁 시대를 배경으로, 절망 속에서도 책무를 다하는 네 인물을 통해 소멸하는 한 개인의 비애와 불멸의 꿈이 가진 숭고함을 그린 작품이다. ‘용기와 도전’이라는 원작 메시지에 현대 사회의 과열된 기술 경쟁과 물질문명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담았다. 뮤지컬 ‘신흥무관학교’와 연극 ‘환상동화’를 선보인 김동연 연출이 작품을 풀어낸다.●아티스… 몽마르트르 예술가들의 재능·질투 뮤지컬 ‘아티스’(ARTIS)는 19세기 말 프랑스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4명의 삶을 통해 예술가들의 재능과 시기, 질투 등을 그린다. ‘애정’이라는 착각 아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거침없이 상처를 주는 천재 작곡가 에릭을 중심으로, 연인 엘로이즈와 후원가 파트릭, 에릭을 동경하는 작곡가 지망생 마티스 등의 이야기를 담았다. 2017년 충무아트센터 ‘뮤지컬하우스 블랙 앤 블루’로 선보인 이후 전면 수정을 거쳤다. 3월 21일부터 29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배우자가 낙천적인 성격이면 본인도 치매 위험 적다” (연구)

    “배우자가 낙천적인 성격이면 본인도 치매 위험 적다” (연구)

    배우자가 낙천적인 사람은 그렇지 못한 이보다 건강한 삶게 돼서 그 덕분에 치매를 늦추거나 예방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와 미시간주립대 공동연구진이 최대 8년간 이성애자 부부 4000쌍을 추적해 연구한 결과, 밝은 인생관을 지닌 배우자와 사는 사람은 나이 들면서 알츠하이머병과 치매 그리고 인지능력 저하 등을 겪을 위험이 적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낙천주의자와 결혼한 사람은 세월이 흐를수록 그렇지 못한 이보다 인지적인 면에서 좋은 삶을 보냈다. 이는 이들 낙천주의자 배우자를 둔 가정의 환경이 더 건강해 스트레스를 덜 받기 때문일 것이라고 이들 연구자는 주장했다. 어떤 사람은 ‘당신이 먹는 음식이 바로 당신을 만든다’고 말하지만, 또 다른 이는 ‘당신은 배우자에 따라 당신 역시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런 경향은 습관에도 고스란히 적용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말한다. 연구저자인 윌리엄 초픽 박사(미시간주립대 부교수)는 “우리는 배우자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배우자)들은 우리에게 함께 운동하자고 하거나 건강한 음식을 먹자고 하고 심지어 매일 먹어야 하는 약도 빠트리지 않도록 말해줄 수도 있다”면서 “배우자가 낙천적이고 건강하면 당신의 삶 역시 그와 비슷하게 변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4년 한 학술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적어도 여성의 경우 흡연자는 배우자(남편)가 흡연자였고, 비흡연자 배우자와 결혼하면 금연할 가능성이 더 높다. 예를 들어, 만일 당신이 낙천적인 사람이고 금연하거나 운동을 시작한다면 배우자는 몇 주나 몇 달 안에 당신과 함께 금연하거나 운동을 시작할 것이라는 게 이들 연구자의 생각이다. 이에 대해 초픽 박사는 “낙천주의자가 선례를 보이면 배우자가 이를 따르려는 의식을 갖게 된다”면서 “사람이 배우자의 좋은 자질을 질투하거나 자신을 통제하려는 누군가(배우자 포함)에게 나쁜 반응을 보인다는 연구가 있지만, 낙천주의가 긍정적인 시각으로 관계를 인식한다는 점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연구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또 부부가 함께 공유한 경험을 회상할 때 그 기억에 관해 더 세세한 부분이 떠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픽 박사는 “우리가 알츠하이머병이나 치매 등을 예측하는 위험 요인을 조사했을 때 그중 많은 요인이 건강한 생활방식으로 사는 것과 관계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면서 “체중과 신체 활동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은 커다란 예측 변수로, 이 역시 생리학적 표지의 일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낙천주의자와 결혼한 사람은 모든 (생리학적) 표지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연구진은 낙천주의자의 배우자는 자신의 전반적인 정신적 안정 및 기능성의 척도인 기억력과 정신적인 상태를 더욱더 잘 유지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비록 인지력 감퇴는 낙천적이거나 비관적인 부부 모두에서 관찰됐지만, 이 점은 나이가 들면 거의 피할 수 없는 부분이긴 하다. 그렇지만, 배우자의 낙천성이 높은 부부는 훨씬 덜한 인지력 감퇴를 보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끝으로 초픽 박사는 “낙천성은 훈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자질이며 모든 사람은 배우자의 낙천성에서 혜택을 받는다”면서 “그러면 당신은 실제로 더 오래 살면서 인지력 감퇴가 덜해 더 나은 미래를 경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퍼스낼리티’(Journal of Personalit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김수현,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로 복귀

    김수현,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로 복귀

    상반기 방송…정신병동 보호사 역할지난해 제대한 배우 김수현이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로 복귀한다. 7일 tvN 등에 따르면 배우 김수현은 이 작품에서 에서 정신병동 보호사 ‘문강태’ 역을 맡았다. 극 중 문강태는 어렸을 적 부모를 잃고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형을 홀로 돌보며 헌신한 인물로, 대단한 꿈도 희망도 없지만 하루하루를 꿋꿋이 버틴다는 설정이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버거운 삶의 무게로 사랑을 거부하는 문강태와 태생적 결함으로 사랑을 모르는 동화작가가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가는 로맨스 극이다. ‘저글러스’의 조용 작가와 ‘질투의 화신’, ‘남자친구’를 연출한 박신우 PD가 만났다. 올해 상반기 방송될 예정이다. 김수현은 작년 7월 제대한 이후 드라마 ‘호텔 델루나’와 ‘사랑의 불시착’ 두 편 드라마에 카메오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씨줄날줄] 이아고와 김재규/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이아고와 김재규/박록삼 논설위원

    셰익스피어의 비극 ‘오셀로’의 주인공은 당연히 오셀로다. 아프리카 무어인으로서 베니스의 용병이면서도 전쟁 영웅이었던 오셀로는 사랑과 질투 등 욕망에 범벅이 된 인물이다. 자신의 부하 이아고가 꾸민 계략에 사로잡혀 부인을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아고 역시 질투와 복수심에 사로잡혀 악의 본성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중요한 조연이며, 결국 교수형에 처해지는 또 다른 비극적 인물이다. 개봉 일주일 만에 누적 관객 400만명을 바라보는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비극적 서사를 담고 있다. ‘남산의 부장들’이 400여년 시간의 간극과 함께 유럽과 한국이라는 지리적 공간을 뛰어넘어 셰익스피어의 비극 속 이아고를 호출한 것은 총에 맞은 대통령, 대통령을 쏜 뒤 사형당한 부하라는 관계를 감안하면 얼핏 절묘한 비유처럼 보인다. 하지만 영화는 1979년 10월 26일 사건을 곧이곧대로 재구성하는 듯하면서도 실상은 역사 해석을 둘러싸고 절묘한 줄타기를 계속한다. 영화는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개인적 동기로 암살했다는 뉘앙스로 묘사하면서도 곳곳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최소한의 신념을 가진 인물로 암시한다. 영원할 것만 같던 유신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던 1979년 당시 대통령 박정희의 죽음은 한국 현대사의 변곡점이었다. 처음엔 독재 상층부의 권력 다툼으로만 여겨졌고 박정희 정권을 이은 또 다른 군부정권이 등장해 때때로 간과되기는 했지만, 그 변곡점을 만들어 낸 힘은 그해 10월 있었던 ‘부마항쟁’과 같은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강렬한 국민의 지향에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김재규가 그날 궁정동에서 ‘박통’에게 총을 쏜 것이 개인적 욕망에 눈먼 ‘이아고적 행동’이었는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시대정신의 대리자 역할’이었는지 40년이 지난 지금껏 평가는 엇갈린다. 누군가는 그를 ‘의사’로 높게 평가하는가 하면, 누군가는 ‘대통령 시해범’쯤으로 치부한다. 부질없는 가정을 해 본다. 김재규가 아닌, 부마항쟁의 결과로 유신정권이 무너졌다면 어땠을까. 경호실장 차지철의 말처럼 탱크로 밀어붙여 200만, 300만의 희생을 치렀을까. 1980년 광주항쟁의 비극은 없었을까. 시민들에 의한 민주주의가 진행됐더라면 전두환처럼 권력을 탐하는 정치 군인은 비빌 자리가 없었을까. 최소한 2020년 서울 광화문 복판에서 태극기와 성조기 흔들어 대며 ‘불쌍한 영애님’ 운운하는 이들은 줄어들지 않았을까. 고무적인 건 15년 전 똑같은 소재를 영화로 만든 ‘그때 그사람들’은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등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지만, 이번에는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가 성숙해지긴 한 걸까. youngtan@seoul.co.kr
  • [문화마당] 이만하면 괜찮아/김이설 소설가

    [문화마당] 이만하면 괜찮아/김이설 소설가

    명절 연휴 동안 짬짬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들여다보면서 곧잘 질투를 느꼈다. 연휴를 맞아 여행을 떠난 이들이 제법 많았기 때문이다. 멀게는 외국, 가깝게는 국내 여행지에서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는 그들의 사진을 보면서 하다못해 극장이나 카페, 연휴 동안 읽겠다고 쌓아 놓은 책 사진을 보면서도 배가 아팠다. 나에게 절대 주어지지 않을 풍경이기 때문이었다. 언감생심 명절에 책을 읽다니. 집집마다 가풍이라는 것이 있을 터다. 시가는 엄격한 유교주의에 따라 제사와 차례를 지내는 집안이고, 친정은 도시 핵가족의 전형인 집안이다. 결혼 전에는 나 또한 명절 연휴에 여행을 떠나는 일이 잦았다. 전시회를 다니고 친구들을 만나고 내키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며칠을 보내도 아무 문제없었다. 책을 쌓아 두고 읽는 일쯤이야. 결혼을 하고 겪었던 첫 명절의 풍경이 아직도 생생하다. 집안의 모든 여자들이 부엌에서 각자 자기 할 일을 하고, 손님이 끊임없이 들이닥치고, 그 와중에 모인 일가친척들의 매 끼니를 따로 챙겨야 했다. 나에게는 힘들고 낯설기만 한 가사 노동의 연속이었는데 시가에서는 일상적인 풍경이었다. 결혼한 지 15년쯤 지난 요즘은 그 시절과 많은 풍경이 바뀌었다. 우선 명절 음식 절반이 줄어들었다. 가짓수와 양을 줄였고 떡은 떡집에서 사오기 시작했다. 방문객이 적어지기도 했거니와 마음을 다한 제수가 중요하다는 마음, 일만 하는 명절 풍경을 지양해야 한다는 뜻이 모인 덕분이었다. 형식보다는 명절을 임하는 일가친척 모두가 즐거워야 할 명절이어야 한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 일환으로 몇 해 전부터는 명절 전날 저녁은 짜장면을 시켜 먹는 걸로 의견을 모았다. 처음부터 흔쾌히 수용한 것은 아니다. 먹을 게 쌓여 있는데 굳이 시켜 먹는 건 낭비라는 논리부터 다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펼쳐졌고,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는 의견으로 좁혀지면서 이뤄지게 된 일이었다. 음식이 진진히 쌓인 명절의 외식이 무슨 의미냐 하겠지만, 차례 음식 외에 식사를 차리는 번거로움을 아는 사람들은 이런 결정을 왜 하게 됐는지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추석과 설날 전날 저녁은 짜장면을 시켜 먹기 시작했고, 곧 풍습처럼 당연하고 익숙한 일이 됐었다. 그러자 아주 작은 변화들이 생겨났다. 각자의 시간이 생겼고, 대화의 시간이 늘었으며, 웃음소리가 조금 더 많이 들렸다. 제사나 차례를 없앤 것도 아니면서 겨우 그런 것으로 호들갑이냐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작은 변화가 주는 편리와 더 나은 방향으로의 가망에 대해 충분히 희망적이다. 누군가에게는 별 거 아닌 일이, 누군가에게 엄청난 변화이자 개혁인 것이다. 특히나 그것이 가계의 일이라면 더더욱. 며느리와 딸로 보내는 명절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올해의 명절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섣달그믐 저녁으로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은 것도 즐거웠다. 사실 올해는 결혼하고 처음으로 명절에 짬짬이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긴 내용이거나 깊게 생각해야 하는 책은 불가해 김윤정의 ‘기초 코바늘 손뜨개’에 실린 손뜨개 도안을 열심히 읽었다. 도안을 보면서 부쩍 추위를 타기 시작한 시어머니에게 무릎 담요를, 곧 아이를 낳을 후배에게는 모빌을 떠서 선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에게는 작고 포슬포슬한 필통을 떠 줘야지. 명절 연휴에 한 끼 시켜 먹는 것이 뭐 대수냐고 하겠지만, 차리고 치우기만 하지 않아도 이렇게 여유롭게 생각을 하고, 너그러운 마음이 들기까지 했던 것이다. 그러니 무엇이든 작은 변화를 함부로 대하지는 말 것이다.
  • 소주연♥김민재, 키스신도 묻어버린 ‘심쿵’ 케미 [SSEN리뷰]

    소주연♥김민재, 키스신도 묻어버린 ‘심쿵’ 케미 [SSEN리뷰]

    ‘낭만닥터 김사부2’ 소주연·김민재의 풋풋한 러브라인에 시청자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내고 있다. 28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연출 유인식·이길복, 극본 강은경, 제작 삼화네트웍스)에서는 미묘한 기류를 형성하던 윤아름(소주연 분)과 박은탁(김민재 분)이 본격적으로 마음을 드러내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앞서 방송에서 박은탁은 짝사랑 후보로 자신을 말하지 않은 소주연에게 “나는 왜 아니냐”며 퇴근 후 맥주 데이트 신청을 했다. 윤아름은 설레는 모습을 보이며 퇴근 시간을 기다렸지만 응급 환자로 인해 약속이 무산됐다. 이를 알게 된 간호사들은 두 사람의 사이를 의심했고 윤아름은 박은탁을 찾아가 “어제 맥주 마시기로 한 거 얘기했냐.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 같다. 우리 아직 그런 사이도 아닌데. 아직 아무것도 시작한 게 없는데”라고 토로했다. 이에 박은탁은 “시작한 거 아니었어요?”라고 물어 윤아름을 ‘심쿵’하게 했다. 윤아름은 “직진으로 훅 들어오신다”라며 “너무 능수능란한 거 아니냐”고 물었다. 박은탁은 “설레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이 떠날 때까지 표현하지 못했고 그대로 끝나버렸다”며 “앞으론 안 그러려고요”라고 말했다. 이에 윤아름은 “혹시 이거 고백인 건가요”라며 얼떨떨해하는 모습을 보였고 박은탁은 “다음부턴 약속에 안 늦을게요. 대신 윤쌤도 나랑 약속해 놓고 다른 사람이랑 치킨 먹지 마요”라며 질투를 드러내 윤아름은 물론 안방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이날 차은재(이성경 분)와 서우진(안효섭 분)의 러브라인에도 큰 진전이 있었다. 서우진은 차은재를 대학시절부터 홀로 마음에 두고 있었지만, 차은재는 서우진을 친구로만 생각했던 상황. 차은재는 서우진의 불우한 어린시절을 알게 되며 그에게 마음이 쓰이기 시작했고 차은재를 찾아가 “너희 부모님이 너 어렸을 때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어제 처음 들었다. 그 말 듣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아팠다”고 고백했다. 이에 서우진은 “쓸데없이 마음 아프지 말아줄래. 우리 진지해지는 순간 너와 나 답 없다. 그러니까 네가 들은 거 다 잊어. 싹 지워”라고 차갑게 말했다. 차은재는 “어떻게 들은 걸 못 들은 걸로 하냐. 어떻게 싹 다 지우냐고”고 말했고, 서우진은 “내가 방법 다시 알려줘? 리셋”이라고 말하며 차은재에게 키스를 했다. 주연 이성경·엄효섭의 첫 키스신에도 불구하고 화제성은 소주연과 김민재 커플이 더 높았다. 특히 28일 김민재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주연과의 ‘아무노래’ 챌린지 동영상을 공개하며 다음날인 29일까지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고 있다. 영상 속 두 사람은 지코의 ‘아무노래’ 안무를 하며 극중 모습처럼 풋풋하고 귀여운 케미를 발산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한편 ‘낭만닥터 김사부 2’ 8회는 시청률 20.3%(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23.2%로 나타났다. 매주 월, 화요일 밤 9시 4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소주연♥김민재, ‘심쿵’ 부르는 커플 탄생 “이거 고백인가요?”

    소주연♥김민재, ‘심쿵’ 부르는 커플 탄생 “이거 고백인가요?”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소주연과 김민재의 러브라인에 시동이 걸리며 안방극장에 ‘심쿵’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 “내가 그렇게 별로예요?” 27일 방송된 ‘낭만닥터 김사부2’ 7회에서는 소주연(윤아름 역), 김민재(박은탁 역)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자신에 대해 괜찮다고 말하지 않는 소주연에게 “나는 왜 아니에요?”, “내가 그렇게 별로예요?”라며 서운한 마음을 드러낸 김민재의 대사로 그동안 짐작만 해왔던 두 사람의 러브라인에 제대로 시동이 걸렸다. 이어 데이트 신청까지 한 직진남 김민재와 퇴근 시간만 기다리는 소주연의 모습은 지켜보는 이들을 웃음 짓게 했다. #2. “앞으론 안 그러려고요” 이어 28일 방송된 8회에서는 응급 환자로 둘만의 첫 약속이 취소된 뒤, 둘의 사이를 의심하는 주변인들 때문에 걱정하는 소주연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소주연은 “우린 아직 아무것도 시작한 게 없는데”라고 선을 그었고, 김민재는 “시작한 거 아니었냐”며 “설레는 사람이 있었는데 한번도 표현하지 못하고 그대로 끝나버렸다. 앞으론 안 그럴 거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에 소주연은 “혹시 이거 고백인 건가요”라며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특히 안효섭(서우진 역)과 즐겁게 치킨을 먹는 소주연을 본 김민재가 “다른 사람과 치킨 먹지 말아요”라고 질투를 드러내자 두근거리는 마음을 참지 못하고 웃음 짓는 모습은 소주연 특유의 사랑스러움이 가미돼 더욱 설렘 가득하게 표현됐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이 앞으로 어떻게 서로에게 다가갈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낭만닥터 김사부2’는 매주 월, 화요일 밤 9시 4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러시아의 ‘그림자 전쟁’ 수행하는 ‘29155 부대’ 실체

    러시아의 ‘그림자 전쟁’ 수행하는 ‘29155 부대’ 실체

    #서방 정보기관, ‘29155 부대’ 활동 예측 불가러시아의 극비 암살 조직인 ‘29155부대’의 실체가 최근 서방 정보기관에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영국·미국 등 서방 4개국의 정보 관리들은 이 부대가 얼마나 자주 운용되는지, 언제 그리고 어디에서 작전이 전개될지를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경고한 것으로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25일 NYT 보도에 따르면 불가리아 무기 거래상인 에밀리안 게브레프(65)는 2015년 4월 27일 저녁 갑자기 독극물에 중독된 것을 깨닫고 병원에 한 달간 입원했다. 당시 아들과 그가 운영하는 회사 임원 한 명도 같이 중독됐다. 사경을 헤맸던 그는 “나와 아들, 회사 임원이 사라지면 회사는 저절로 공중분해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목엣가시’ 무기거래상 독극물 공격게브레프는 한달 뒤 흑해에 있는 자택에서 또 독극물 공격을 받았으나 보름간 병원에 있다가 퇴원했다. 독극물 약효는 천천히 나타나지만 거의 치명적이다. 당시 불가리아 검찰이 사건을 살펴봤지만 살해 기도의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해 덮었다. 식사의 샐러드 나오는 야채 ‘루콜라’의 독성에 중독되지 않았느냐고 추정했을 뿐이다. 불가리아 독극물 회장 로젠 플레브넬례프는 “불가리아 정보기관들은 이 나라에 들어와 활동하는 러시아 암살팀을 탐지했다는 보고는커녕 들어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을 것”이라며 “당시 불가리아 정보당국은 러시아 정보당국과 ‘하이브리드 전쟁’에 대항하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게브레프는 러시아와 반(半) 전쟁 상태의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팔고, 러시아가 오랫동안 장악한 무기 밀거래 시장에 침투했다. 나아가 무기 생산 공장을 사들이러 한 것이 러시아의 신흥 부호인 올리가르의 질투를 불러일으킨 ‘목엣가시’였다. 그는 “나는 늑대 무리에 던져졌을 뿐”이라며 지역 사업가나 정치인들이 연관되어 있다고 믿고 있다. 이 암살 기도 사건에 대해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와 그 정보기관의 하부조직이 러시아의 적을 제거하고 서방을 무력화하고자 벌인 작전이라는 결정적 단서로 보고 있다. #경제·군사에서 딸리는 러시아 ‘비대칭 전쟁’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를 세계 강국으로 다시 올려놓으려 하지만 여건이 녹록잖다. 러시아는 미국이나 경제적·군사적으로 미국 및 중국과 경쟁할 수가 없게 되자 푸틴은 비대칭 ‘그림자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고 NYT가 분석했다. 그림자 전쟁이란 공식적 또는 직접적 전쟁이 아니라 자국의 개입 사실을 숨긴 채 특정 국가의 중요 시설을 공격하거나 요인을 암살하는 것을 말한다.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용병들이 시리아와 리비아,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고, 러시아 해커들은 역정보를 흘려 분란을 일으키고, 선거에 개입하기도 한다. 유럽에서 이런 요인 암살과 정치적 혼란을 일으키는 작전이 수년 동안 러시아 정보 요원들의 특별 집단인 ‘29155부대’에 의해 수행됐다고 NYT가 심도있게 폭로했다. 29155부대는 영국에 체류하는 전직 러시아 스파이인 세르게이 스크리팔의 2018년 3월 암살 기도, 2016년 몬테네그로의 군사 쿠데타 기도, 몰도바의 사회 불안 등의 작전 수행했다. 서방이냐 러시아냐 갈림길에 섰던 몬테네그로는 쿠데타 기도 1년 뒤에 나토에 가입했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국표 당시에도 영국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英 ‘이중 스파이’, 2차대전 후 첫 화학무기 공격‘이중 스파이’ 스크리팔은 2018년 3월 치명적인 신경중독 약물에 중독됐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된 기록상 첫 사례여서 영국 수사당국이 러시아 국방 정보기구인 GRU를 추적했다. 러시아인의 출입국 기록을 광범위하게 추적한 결과 ‘세르게이 페도토프’라는 이름의 러시아 여권을 사용하는 남자를 특정화했다. 그는 세르비아, 스페인, 스위스 등 유럽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2015년 3번 불가리아를 방문했는데 2월, 4월, 그리고 5월 말이었다. 그의 두 번의 방문이 게브레프의 독극물 중독 시기와 맞아떨어졌다. 가명의 이 남성이 GRU의 고위 장교인 데니스 세르지프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 남성이 스페인을 여행했던 것으로 밝혀져 스페인 당국은 2017년 카탈루냐 독립 및 혼란과의 연계성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세르게이를 추적하던 영국이 불가리아 당국과 공조수사 결과 남성 3명이 무기 거래상 게브레프의 호텔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3대의 핸들에 약품을 묻히는 장면에 담긴 동영상을 확보했다. 동영상 화질이 선명하지 않아 화면 속 남성을 파악하기 위해 미국연방수사국(FBI)에 분석을 맡겼다. #러시아, 암살의혹 부인… 체첸 반군 살해도 의혹서방 정보기관들은 29155부대의 최고 지휘관은 안드레이 아베랴노프 소장이며, 모스크바에 있는 본부 위치를 파악했다. 서방에겐 게브레프에 대한 암살 시도가 29155부대의 정체를 파악하는 로제타스톤과 같은 중요 열쇠가 됐다. 물론 러시아는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한편 독일은 지난달 전직 체첸 반군 지휘관 살해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 외교관 두 명을 추방했다. 그러나 이들이 29155부대와 관련이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240만원 vs 37만원… 공무원 ‘편안한 노후’ 국민은 ‘깜깜한 노후’

    240만원 vs 37만원… 공무원 ‘편안한 노후’ 국민은 ‘깜깜한 노후’

    중앙부처 A국장은 27년째 근무 중이다. 현재 그가 퇴직하면 받을 수 있는 공무원연금은 월 305만원이다. 행정고시 합격 후 공군장교로 복무한 40개월도 공무원 근속기간에 포함돼 공무원연금 산입기간으로 인정됐다. 공무원시험에 합격하기 전 군복무를 했어도 군복무 기간의 보험료를 일시에 내면 공무원연금 산입기간으로 인정된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다르다. 군복무 기간 중 6개월만 인정된다.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간 ‘차별’을 보여 주는 한 예다.‘240만원´ VS ‘37만원´. 지난해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 격차다. 공무원연금을 ‘귀족연금’, 국민연금을 ‘쥐꼬리연금’이라 부르는 이유다. 30년간 공직에 있다가 퇴직한 B(64)씨는 요즘 ‘백수’ 생활을 즐기고 있다. 매월 받는 350여만원의 연금에 교사인 부인도 퇴직하면 연금을 받을 수 있기에 노후 걱정이 없다. 하지만 같은 나이의 C씨는 노후 준비는커녕 대기업 퇴직 후 아직도 작은 회사에 다니며 생활비 걱정을 한다.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간 형평성 논란이 일자 공무원연금은 그동안 여러 차례 개혁을 했지만 그 이면에는 공무원연금의 특혜를 내려놓지 않는 ‘꼼수’가 숨어 있다. 연금 전문가들은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보다 많아 배가 아픈 ‘연금 질투’가 아니다. 공무원연금 구조가 더 유리하게 설계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무원들은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문제에 대해 “보험료를 더 많이 낸다”고 항변하지만 자신들이 더 많이 낸 만큼만 가져가는 구조가 아니다. 현재 납부한 연금 대비 수익비를 보면 공무원연금(1.48배)과 국민연금(1.50배)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2010년 이후 신규 임용 공무원에만 해당한다. 실제로는 30년 가입 기준 3.7배(1988년 임용)를 비롯해 3.3배(1998년 임용), 2.8배(2008년 임용)로 크게 벌어진다(한국개발연구원 추계). 공무원연금 개혁은 1995년, 2000년, 2009년, 2015년 등 네 차례나 이뤄졌다. 그러나 공무원연금 적자는 줄어들기는커녕 올해 2조 2000억원에서 2028년 5조 1000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무원연금의 적자 폭이 커지는 것은 그동안 제대로 개혁을 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공무원연금 기금 고갈로 개혁을 단행했지만 다양하고 교묘한 ‘맞춤형 설계’를 동원해 기득권을 지킨 것이다. 근본적으로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받는 연금을 삭감해야 하는데도 대신 보험요율을 올리는 미봉책만 썼다. 보험료율 인상으로 공무원들도 고통 분담에 나선 것처럼 보였지만 뒤로는 경과규정 등을 활용해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1995년 개혁 당시 20년만 지나면 40대도 연금 수령이 가능하던 규정을 60세로 연장했다. 하지만 1996년 임용자부터 적용했다. 2009년 개혁 때도 공무원연금 수령 연령을 국민연금과 동일한 65세로 조정했지만 2010년 임용자부터 해당됐다. 결과적으로 40대 중반 이후 공직자들은 연금개혁의 무풍지대로 남게 됐다. 또 공무원연금 보험료와 노후 연금액 산정 기준이 되는 월급을 처음에는 각종 수당을 뺀 보수월액에서 나중에 각종 수당이 포함된 기준소득월액으로 바꿨다. 산정 기준이 되는 월급 베이스를 올려 결과적으로 연금이 54%까지 늘어날 수 있게 됐다. 특히 연금 수급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규정은 ‘깜깜이 정보’다. 공무원연금법 본문 대신 부칙에 둬 비판의 화살을 피했다. 중앙부처 공무원 D씨는 “공무원연금은 공직에 들어온 연도와 퇴직 연도, 연금받는 연도 등에 따라 다르게 적용돼 공무원들도 연금구조에 대해 잘 모를 정도로 복잡하다”고 말했다. 연금 전문가들도 “공무원연금 관련 정보는 비공개여서 정보공개 청구 등을 통해 퍼즐을 맞춰야 한다. 해독하기 어려운 ‘난수표’ 같다”고 할 정도다. 연금을 산정하는 최고 소득 기준도 차이가 많이 난다. 공무원 연금 상한액은 월 848만원이지만 국민연금은 월 486만원이다. 연금 산정 기준 급여 상한선을 넘기는 고소득 국민연금 가입자는 자신의 소득에 걸맞은 연금을 타지 못하는 반면 공무원연금 가입자는 별 제한 없이 대부분 자기 소득에 맞는 연금을 탈 수 있다는 의미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연금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불필요한 갈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향후 두 연금 제도가 통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파리 몽마르뜨 예술가들의 재능과 질투…창작뮤지컬 ‘아티스’

    파리 몽마르뜨 예술가들의 재능과 질투…창작뮤지컬 ‘아티스’

    19세기 말 프랑스 몽마르뜨를 배경으로 4명의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뮤지컬 ‘아티스’가 오는 3월 21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초연한다.2016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아티스’는 2017년 충무아트센터 ‘뮤지컬하우스 블랙 앤 블루’에 선정돼 첫 선을 보였다. 이후 1년여 간 개발과정을 거쳐 홍컴퍼니 제작으로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과 만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9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선정작이다. 박예슬 작가는 “초기 구상 단계와 2020년 ‘아티스’의 공통점은 제목과 캐릭터의 이름 밖에 없다”며 “명확한 메시지와 캐릭터성을 전달하기 위해 캐릭터 구축에 가장 크게 중점을 두고 완전히 처음부터 서사를 다시 쌓아 올리는 작업을 거쳤다”고 말했다. 작품은 4명의 예술가들의 재능과 부러움, 질투를 다룬다. 애정이라는 이름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거침없이 상처를 주는 천재 작곡가 에릭을 중심으로 그의 연인 엘로이즈, 그를 아끼고 후원하는 파트릭, 그를 동경하는 작곡가 지망생 마티스 등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장우성 연출은 “아티스는 수많은 키워드와 레이어 속에 메시지가 숨어있는 작품”이라며 “최종도착지에서 발견할 가치를 관객에게 명료하게 전달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릭 역은 김도빈, 엘로이즈 역은 김히어라가 맡는다. 파트릭 역에 안창용, 마티스 역에 현석준이 캐스팅됐다. 티켓 가격은 전석 5만원으로, 인터파크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예매할 수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여기는 베트남] ‘버블티 살인사건’ 알고보니 형부 사랑한 여성의 ‘치정살인’

    [여기는 베트남] ‘버블티 살인사건’ 알고보니 형부 사랑한 여성의 ‘치정살인’

    사촌 형부와 사랑에 빠진 여성이 질투심에 불타 사촌 언니를 살해하려고 청산가리 탄 버블티를 보냈다가 엉뚱한 사람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무고한 사람 세명이 더 숨질 뻔했다. 1일 베트남 타이빈성 경찰은 자신의 사촌 언니를 죽이려다 엉뚱한 사람을 살해한 여성A(25)를 살해 혐의로 체포했다고 또이째뉴스는 전했다. A는 사촌 언니의 남편, 즉 사촌 형부와 지난해 초부터 불륜을 저질렀다. A는 사랑이라고 믿었지만 형부는 지난해 10월 이별을 통보했다. 충격에 빠진 A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작정하고, 온라인 쇼핑몰에서 청산가리를 구입했다. 하지만 그녀는 죽기에 앞서 사촌 언니에 대한 질투심이 타올랐다. 결국 사촌 언니를 살해하기로 결심, 청산가리를 탄 버블티를 그녀가 간호사로 근무하는 병원으로 배송했다. A는 총 6컵의 버블티 중 4컵에 청산가리를 탔고, 발신자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익명의 환자 가족이 감사 인사로 보내는 것으로 꾸몄다. 지난달 3일 오전 병원에 문제의 버블티 6컵이 배송되었지만, 사촌 언니는 당시 병원에 없었다. 그녀를 대신해 동료 간호사 B가 버블티를 받아 냉장고에 보관했다. 이튿날 오전 출근한 간호사 B는 냉장고에서 버블티 한 잔을 꺼내 마셨고, 그 자리에서 즉시 숨을 거뒀다. 숨진 간호사의 가족들은 딸이 돌연사한 것으로 여겼지만, 석연치 않은 죽음에 의문을 가졌던 경찰은 부검을 요청했다. 지난달 말 B의 사인이 밝혀지면서 경찰은 A가 저지른 치정 살인임을 밝혀냈다. 그런데 수상 과정에서 더욱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같은 병원 동료 간호사 C는 이날 아들을 데리고 병원에 출근했다가, 목이 말라 냉장고에서 버블티 2잔을 꺼내 마셨다. 6컵의 버블티 중 청산가리가 들어가지 않은 버블티 2컵을 고른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 D는 목이 말라 C에게 음료를 요청했고, C는 냉장고에 있던 버블티 한 잔을 가져다줬다. 청산가리가 들어간 버블티였던 것, 하지만 버블티를 마시려던 순간 응급환자가 발생해 급히 자리를 떴다. D는 계속해서 밀려드는 환자들로 인해 버블티를 마실 시간이 없었다. 이후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면서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C와 그녀의 아들, 그리고 D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jongsil74@naver.com
  • [길섶에서] 사랑 없는 진실/문소영 논설실장

    12월 31일과 1월 1일은 서로 다른 날이 아닌데, 아주 다르다. 한 해의 마지막 날에는 춥고 외롭고 섭섭한 마음도 한이 없지만, 새해 첫날에는 괜히 희망을 품는다. 영화 ‘두 교황’을 봤다. 연말이 다가와 나 혼자 외로웠던 탓이다. 나치 출신이라고 욕을 먹는 럭셔리한 보수주의자이자 독일 출신의 베네딕토 16세와 그의 사임으로 교황직에 오른 ‘빈자들의 아버지’인 아르헨티나 출신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인공이었다. 1976년 쿠데타로 군사정권이 들어선 아르헨티나에서 박정희 정권과 전두환 정권을 떠올리기도 했다. 대학 때는 ‘해방신학’으로 남미를 이해했으니 군사정부에 저항하는 시민들의 고단한 삶은 한국이나 아르헨티나나 비슷해 보였다. 50년 넘게 진리를 찾았던 두 교황이 세속적 문제에서 품었던 질투와 선망, 미움과 배제의 마음을 고해성사 하는 것을 보면서 나의 어리석움을 용서해 주기로 했다. 50대 초반에 여전히 망설이고 갈등하는 이유는 사람이 모자라서 그런 것은 아닌 것이다. 무엇보다 “진실은 중요하지만, 사랑 없는 진실은 견딜 수 없다. 그걸 기억해야 한다”는 발언에 따라 새해에는 너그럽게 살기로 했다. 나와 다른 사람을 20대부터 이미 충분히 미워했다. symun@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1908년 뭉크는 베를린의 한 정신병원에 8개월간 입원했다. 과음과 무절제, 가까운 사람들과의 불화로 심신이 망가진 상태였다. 1909년 다소 안정을 되찾은 화가는 고국 노르웨이로 돌아갔다.이 그림은 오슬로 교외 에켈리에 있는 화실에서 내다본 밤 풍경을 묘사한 것이다. 밤에도 색깔이 있다. 정원에 쌓인 눈은 화실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을 반사해 환하고, 멀리 보이는 마을에는 노란 등불이 반짝인다. 달빛이 비쳐 푸르스름한 하늘에 별들이 보석처럼 박혀 있다. 정원과 외부 사이에 어두운 숲이 가로놓여 있지만 둥글둥글한 윤곽선은 조화로운 느낌을 준다. 뭉크는 평생을 시달려 온 불안과 고통에서 해방돼 이 세상과 화해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베란다 난간에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 수 없는 그림자가 붙어 서 있다. 그 아래 머리만 보이는 또 다른 그림자는 화가 자신인 것 같다. 뭉크는 그림에 그림자를 자주 그려 넣었다. 음산하게 어른거리는 그림자는 과거의 기억이자 죽음의 망령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가족의 죽음을 수차례 겪었고 그림자에서 죽은 이의 환영을 보며 괴로워했다. 나이가 들면서 불안과 질투는 마모됐지만 우울증과 죽음에 대한 강박증은 더해 갔다. 겉으로는 고요하나 이 그림에는 죽음이 감돈다. 뭉크는 죽어 누운 사람의 시선, 이 세상과 무관해진 사람의 시선으로 먼 마을과 밤하늘을 응시한다. 이 그림은 필연적으로 빈센트 반 고흐를 떠올리게 한다. 뭉크는 고흐와 직접 만난 적은 없으나 그의 그림을 알고 있었고 자신의 스타일을 극한까지 밀고 나간 선배를 존경했다. 뭉크는 고흐의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1888)을 염두에 두고 이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두 사람 모두 풍경을 통해 내적인 상태를 표현했다. 깊고 푸른 하늘에 빛나는 별, 움직이는 것 같은 붓 자국도 닮았다. 그러나 별이 빛나는 밤에서 위안과 희망을 구하려 했던 고흐는 이태 뒤 자살했고, 뭉크는 죽음을 껴안고 여든한 살까지 살았다. 새해 첫 그림이다. 벽두부터 너무 무거운 얘기를 했나 걱정되지만 고통받는 사람을 위로하는 것이 예술의 존재 이유 아니던가.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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