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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셰익스피어 다시 읽기/테리 이글턴 지음(화제의 책)

    ◎작품속의 역사 「현재화」 하는 작업 시도 “눈길” 영국의 마르크시즘 문학비평가인 테리 이글턴(54)이 새로운 글읽기 혹은 글쓰기의 한 방편으로 셰익스피어 극에 내재된 문제와 갈등 특히 말과 사물,육체와 언어 사이의 모순을 밝힌 책. 저자는 우선 셰익스피어 극을 비극,희극,사극,낭만극,문제극 등으로 분류하는 통상적인 기준을 허물어버린다.대신 그의 대표작 17편을 언어,욕망,법,무,가치,자연 등 여섯가지 주제별로 묶어 각 작품의 역사적 필연성을 도출해낸다. 「맥베스」와 「리처드 2세」,그리고 「헨리 4세」는 언어라는 프리즘으로 조망하며 「한여름밤의 꿈」과 「열이틀 밤」은 욕망의 잣대로 접근한다.또 법이라는 주제아래 「베니스의 상인」「눈에는 눈,이에는 이」「트로일러스와 크레시다」를 다시 읽는 한편 「오셀로」와 「햄릿」,그리고 「코리올라누스」는 무라는 주제를 통해 재해석한다. 저자는 텍스트의 글자속에서 관련된 역사를 찾아내고자 하는 이른바 정치기호학적인 접근법을 채택,텍스트에 내재된 역사를 「현재화하는」작업을 시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특히 샤일록이 현대의 법정에서 승소판결을 받는다든가,오셀로의 질투심이 관념주의 철학자들의 편집광적 성격으로 치환되는 등의 대목은 다분히 도발적이다. 저자의 이같은 일련의 작업은 그동안 「주인공 중심의 글읽기」에 길들여진 독자들에게 셰익스피어극을 전혀 새롭게 읽게 하는 지적 쾌감을 줄만하다.민음사.김창호 옮김.7천5백원.〈김종면 기자〉
  • 지휘자 임원식(이세기의 인물탐구:93)

    ◎26세에 지휘봉 잡은 “한국의 토스카니니”/46년 고려교향악단 창설… 4대교향곡 국내초연/서울 온 오사카필 등 단골 지휘… 일 TV서도 소개/서울예고·예원학교 설립… 7순넘긴 나이에도 “꼿꼿한 현역” 미국의 NBC교향악단이 세기적 거장 아르투로 토스카니니를 가지고 있었다면 우리에게는 「음악의 자존심」 임원식이 있음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그는 음악을 위한 수많은 업적을 남겼고 그의 이름은 음악사의 중앙을 가로질러 우뚝한 산맥을 형성하고 있다. 평생을 통해 그처럼 존경과 사랑과 선망을 한몸에 받은 인물도 드물 것이다.그리고 음악의 발전·보급과 그 질을 높이는데 지금도 식을줄 모르는 정열을 불태우고 있다. 첫째,그는 우리나라 교향악운동에 초석을 놓은 독보적 존재다.아직 새파랗게 젊은 나이인 26세에 하얼빈교향악단 지휘로 음악계에 데뷔,국내 최초의 고려교향악단을 창설하여 46년 서울 부민관무대에서 첫지휘봉을 잡았을 때 『혜성같이 나타난 젊고 아름다운 예술가에 대한 청중의 열광은 참으로 대단했다』『연주 때마다 객석은입추의 여지가 없었고 그날 입장하지 못한 관객들은 극장의 창문을 깨뜨릴 정도였다』고 그의 오랜 동료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전봉초씨가 이를 증명한다.그로부터 10년후인 56년,KBS교향악단창단과 함께 그는 지금까지 「현역의 단정함」을 꼿꼿이 지키고 있다. 지난 94년 음악생활 50년을 기념하는 음악회에서 그는 베토벤 교향곡 1번·5번을 필두로 다섯차례나 암보지휘를 하여 노익장을 과시했다. 전에는 비교적 섬세한 해석이 눈에 띄었으나 해를 거듭할수록 큰 흐름을 붙들면서 「음률의 마디마디에서 거인의 숨결이 느껴지고 인간정신의 승리가 구가되는 한층 심화된 경지」를 펼쳐보였다.『그가 지휘봉을 드는 순간이 바로 음악을 이루는 순간』이라는 박용구씨의 평은 결코 과장일수가 없다. ○연주때마다 관객 만원 둘째,음악교육에서도 그는 미래를 지향하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이를 몸소 실천해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서울예고와 예원학교를 만든 일이다.미 줄리어드 음악학교 유학시절 청소년예능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한 그는 이화재단 신봉조이사장과 의논하여 예술고교를 설립하는 한편 해외에 나가있는 재능있는 젊은이가 눈에 띄면 어떤 방해도 뿌리치고 국내무대에 진출할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음악계 일선에서 쟁쟁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서울시향의 상임지휘자 원경수를 비롯,이남수 박은성,피아니스트 백낙호 정진우 신수정 이경숙 백건우등등 연주자 성악인의 대부분은 그의 도움을 받아 발돋움한 이들이다. 우리나라에 클래식이 보급되는 역사와 더불어 그는 주옥 같은 명편을 직접 들려준 첫지휘자이기도 하다.이른바 4대교향곡으로 일컬어지는 차이코프스키의「비창」,드보르자크의「신세계」,베토벤의「운명」과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초연은 물론 음악애호가들이 탐닉해마지않는 모차르트에서 프로코피예프에 이르기까지 「특유의 이모셔널한 시심과 티없이 순수한 천상의 음악」으로 그때마다 지식층의 청중들을 일시에 혼도시키고야 말았다. 그는 지방교향악단의 위상과 연주확대의 차원에서도 남이 넘볼수 없는 커다란 획을 긋고 있다.83년 인천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부임했을 때 동호인 그룹에 불과하던 이 악단을 3관편성의 풀오케스트라로 전열을 가다듬었고 지방시향으로선 엄두도 못낼 동남아및 미국순연으로 활기와 용기를 불어 넣었다.이런 면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를 세계적 교향악단으로 성장시킨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에 비유되기도 한다. 이처럼 굵직한 공적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에 대한 행사는 떠들썩하게 소문내는 법이 없다.62년 이래 오사카필을 비롯,일본 NHK심포니·도쿄필하모닉의 단골지휘자였으며 지난 71년에는 서울에 온 오사카필을 지휘,내한공연을 갖는 외국교향악단을 최초로 지휘한 기록을 세웠고 77년 일본 도쿄와 삿포로에서 열렸던 아시케나지와의 협연역시 「아시케나지 특유의 탁월한 기교와 시적감성 표출을 절묘한 조화로 이끌어냈다」는 일본신문들의 특필이 있었으나 이를 과시하지 않고 평상적으로 지나갔다. ○유학도 국내진출 뒷받침 91년에는 레닌그라드필,다음은 러시아국립교향악단 객원지휘로 차이코프스키를 연주,「음 하나하나를 갈고 닦은 다이내믹한 쾌감과 가슴을 파고들게한 더없이 아름다운 거장의 선율」로 호평되었고 지난해엔 일본 마이니치 TV가 제작한 세계 최원로지휘자인 아사히나 다가시(조비나 융)다큐멘터리에 참가,이 프로그램은 다가시와 다가시의 후계자였던 그의 하얼빈교향악단 지휘 50년을 기념하는 동양음악사에 남을만한 내용이었다. 그의 성품이 바로 그렇다.폭이 넓고 대범하면서도 절도와 예의범절을 중시하여 어떤 경우에도 남에게 폐해를 끼치지 않는다.단지 싫고 좋은 것을 선명하게 가리는 까다로움 때문에 「카리스마적」이라든가 또는 「독선적」으로 몰아붙이는 예가 없지 않으나 이는 임원식 카테고리에 들지 못한 사람들의 질투심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면 간단해진다. 오히려 불의에 굽히지 않는 강건한 의협심은 작곡가 윤이상씨가 국가보안법에 관련되어 주변 사람들이 만나기를 꺼려할 때도 점심을 싸들고 구치소에 드나들며 「거대한 예술가」의 고뇌와 슬픔을 달래주고 예술혼을 격려한 것으로 유명하다.그래서 윤이상씨는 『임원식은 나의 유일한 은인』임을 자랑삼았고 바로 이런 정의감과 의리가 그의주변에 수많은 사람들을 모으는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실제로 그의 끈끈한 친화력은 다양한 층과 교분을 트고있는 사교맨이기도 하다.정·재계는 물론 체육계와도 깊이 관련되어 70년대엔 남자대학농구협회부회장을 지내는가 하면 바로 「농구의 노래」를 지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농구와의 인연은 그가 누구도 「못말릴 농구광」이기 때문이다.그가 얼마나 열렬한 농구광인가는 그가 있는 곳엔 반드시 어린이농구든 어머니농구든 농구경기가 열리고 있다고 짐작하면 정확하다. 그는 평북 의주의 독실한 개신교집안에서 태어났다.집안이 만주로 이사하는 바람에 봉천서 유년기를 보내고 하얼빈에 있는 제일음악학원에서 피아노와 이론을 사사,교회찬양대를 반주하면서 자연스럽게 음악과 접할수 있었다.편곡과 작곡에도 능하여 도쿄음악학교시절에 작곡한 파인 김동환의 「아무도 모르라고」는 지금도 폭넓게 애창되는 가곡의 하나다.가족은 플루티스트인 고순자씨와의 사이에 2녀1남,연극연출가 임영웅씨가 그의 조카다. ○각계각층 인사와 교분 토스카니니가은퇴해야 할 69세부터 87세까지 거장다운 황금시대를 누렸고 스토코프스키가 95세까지 7천회의 지휘로 금자탑을 쌓았다면 그는 지금 욕구와 절제,감성과 이성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음악의 정수를 순수한 형태로 구현하려는 의지가 결집된 시기다.그의 열렬한 지지자의 한사람인 원경수는 「영원히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전진한다」는 점에서 『그는 파우스트적』이라고 말한다.그리고 날이 갈수록 『그의 피아니시모는 예리하고 그의 포르티시모는 누구보다 웅장하며 긴장되고 팽팽한 현의 울림,꽉차오르는 관의 장중한 볼륨은 거센 폭풍우를 분출시키면서 청중의 가슴속에 날카롭게 꽂힌다』고 경탄해 마지않는다. 올해는 그가 하얼빈서 돌아와 첫지휘봉을 잡은지 만50주년이 되는해,상대방의 내부에 음악의 혼을 심어준 「위대한 음악의 은인」에게 우리 모두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진심의 기립박수를 보낼 때이다. □연보 ▲1919년 평북 의주출생 ▲1942년 일본 동경고등음악학교 졸업 제정삼낭사사 ▲1945년 중국하얼빈심포니 지휘데뷔 ▲1946년 고려교향악단창단,초대상임지휘자 ▲1948년 줄리어드음악학교 수학 ▲1949년 탱글우드음악제서 러시아출신의 쿠세비츠키에게 지휘법사사 ▲1953년 서울예고 창립 ▲1954년 대한민국 예술원회원 ▲1956∼71년 KBS교향악단 창단,상임지휘자 ▲1961∼75년 서울예고교장 ▲1962년이래 일본 오사카·도쿄필,NHK교향악단 등 50여회 객원지휘 ▲1966년 한국음악협회이사장 ▲1971년 내한 오사카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서울시민회관) ▲1973∼86년 국제청소년 음악연맹 한국지부 회장 ▲1976년부터 서울예고 명예교장 ▲1978년 경희대 음대학장 ▲1981∼84년 예총부회장 ▲1984∼95년 인천시향상임지휘자 ▲1985년부터 추계예대교수 ▲1987년 인천시향 동남아순회연주 및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 3개도시 연주 ▲1991년 싱가포르 교향악단 및 레닌그라드필 지휘 ▲1994년 음악데뷔 50년 기념음악회 서울시향 「베토벤 교향곡전곡」지휘,러시아국립교향악단 지휘 ▲1995년 국제청소년음악연맹 한국지부회장 예술원회원,인천시향 및 서울아카데미심포니 명예지휘자 서울시문화상·방송문화상·오월문예상·대한민국예술원상·서독문화훈장·은관문화훈장·음악동아대상
  • 심슨 유죄인가 무죄인가/「살인혐의」 8개월 공방

    ◎배심원단 내일부터 평결/증인 126명·각종 증거자료물 850건 동원/배심원 흑인 10·백인 1명… 평결불일치 가능성/유죄땐 흑인 폭동·무죄땐 백인 우월주의자 테러 우려 심슨은 무죄인가,유죄인가. 지난 8개월여에 걸쳐 지리할 만큼 오래 끌어온 불세출의 미식축구스타 OJ 심슨의 살인혐의 재판이 끝나가고 있다.「심슨재판」은 지난 1월24일 시작된 이래 92일 동안의 검찰측 증인신문과 74일간에 걸친 변호인측 증인신문을 마치고 최후논고,최종변론도 지난달 29일 마침으로써 배심원단의 평결절차만을 남겨 놓았다.재판개정과 함께 8개월여동안 격리생활을 해왔던 12명의 배심원들은 2일(한국시간 3일 상오1시)부터 하루 8시간예정의 평결작업을 시작,심슨의 운명을 결정짓게 된다. 랜스 이토판사는 배심원단에 대해 내린 평결지침을 통해 1급이 아닌 2급살인으로도 평결할 수 있음을 전달,심슨의 살인혐의에 대한 정황증거가 어느 정도 인정됨을 시사했다.평결은 만장일치여야 하지만 배심원들 간에 의견이 엇갈리는 헝주리(평결불일치)가 나오면 재판은 무효가 돼 심슨은 풀려난다.이때 검찰측이 처음부터 다시 재판절차를 밟을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새로운 배심원단을 구성해야 하는데 지난 20개월동안 심슨사건에 철저히 격리돼 있던 배심원을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견해는 헝주리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배심원 12명 가운데 10명이 흑인이며 백인과 히스패닉계가 1명씩이다.지난 8개월 동안 외부와 격리된 채 지내온 배심원단이라고는 하지만 2주일에 한차례씩 허용된 가족면회를 통해 바깥의 여론을 전해 들었기 십상.특히 흑인배심원들은 흑인계층이 압도적으로 심슨의 무죄를 믿고 있다는 분위기에 흔들릴 소지가 크다. 평결작업은 대체로 유죄일 경우는 3일 이내에 결과가 나오지만 길어지면 10일이상 소요될 수도 있다.그러나 이미 장기간의 격리생활로 지칠대로 지친 배심원들이 재판의 빠른 종결을 원하고 있어 늦어도 다음주중에는 심슨의 유죄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이번 재판은 유명운동선수출신으로서 방송의 스포츠해설가,영화배우 등으로 인기와 명성이 높던 한 흑인스타가 관련된 살인사건이라는 극적인 소재로 인해 지난해 6월중순 사건이 발생한 이래 줄곧 미국인들의 관심의 초점이 돼왔다.1백26명의 증인과 8백50여가지의 각종 증거자료물이 동원되는 한편 가뜩이나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LA카운티가 8백50만달러나 비용을 소모하는 등 갖가지 화제를 낳았다. 백만장자인 심슨이 전재산을 털어 동원한 13명의 변호인단은 치정살인의 가해자가 누구냐는 사건 본래의 초점을 분산시킴으로써 재판의 장기화에 성공,「드림팀」이라는 별칭을 실감케 했다. 가수 마이클 잭슨등 유명인사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달변의 흑인율사 조니 코크란이 이끄는 변호인단은 심슨이 흑인의 영웅이란 점을 부각시키면서 검찰측이 제시한 각종 증거물들이 사건을 담당한 한 LA경찰의 인종차별적 관점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는 주장을 끈질기게 펼쳤다. 여검사 마샤 클락이 이끄는 검찰측도 증거가 조작됐다는 변호인단에 맞서 심슨의 알리바이가 허술하다는 점과 DNA분석결과의 과학적 신빙성등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흑인스타와 살해된 백인 전처,흑인 수석변호사와 백인여검사,흑인이 압도적인 배심원단등 묘한 인종구성과 맞물려 심슨재판은 이미 흑백대결의 인종재판으로 변질돼버린 게 사실.이는 사건현장에서 맨먼저 심슨의 피가 묻은 가죽장갑 한짝을 찾아냈다는 전직 LA경찰 마크 퍼먼의 인종차별적 성향이 공개되면서 결정적인 증거물에 대한 신뢰도가 한꺼번에 불신받는 바람에 더 심화됐다. 이와 관련,만일 심슨이 유죄평결을 받을 경우 지난 92년 발생한 로드니 킹 사건 당시처럼 또 한차례 흑인폭동사태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LA지역을 긴장시키고 있다.심슨이 무죄가 될 경우에도 백인 우월주의자들에 의한 모종의 테러가능성이 도사리고 있어 백악관조차 심슨재판의 후유증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심슨재판은 거의 전과정이 TV와 라디오로 생중계됐다. 재판이 열리고 있는 LA카운티 형사법원 건물에는 14대의 중계차가 나와 있고 세계 각국에서 1천1백59명의 기자들이 몰려와 있다. ◎심슨 재판 일지 ◇94년 ▲6월12일=심슨의 전처 니콜 브라운과 그의 애인 로널드 골드먼피살. ▲6월13일=살해된 니콜의 개가 짖는 소리에 이웃 주민들이 그녀의 집 풀장에 있던 시체를 발견해 LA경찰에 신고.심슨 가택 수색영장 발부.시카고에 출장갔다 돌아온 심슨,경찰에 연행돼 조사받고 석방. ▲6월14일=경찰,심슨 집에서 찾아낸 물건들에 대한 혈흔조사 시작. ▲6월17일=심슨,살인혐의 구속. ▲11월3일=12명 배심원 선서. ◇95년 ▲1월11일=배심원 24명 격리. ▲1월24일=랜스 이토판사 주재아래 심슨사건 재판 개정. ▲9월21일=변호인측 68명의 증인신문 종결.심슨,피고인 진술 포기. ▲9월26∼29일=검찰,변호인측 최후논고 및 최후변론. ◎사건현장 혈흔서 심슨 유전자 발견­검찰/살인 증거물들은 경찰에 의해 조작­변호인 □검찰과 변호인측 주장 ◇검찰측 ▲살해동기=전처인 니콜 브라운이 94년 5월22일 심슨과 만나지 않겠다고 선언한 직후 심슨의 애인 폴라 바비에리마저 사전에 말 한마디없이 다른 남자를 만나러 떠나 버리자 두 여자에게 홀대당한 심슨이 질투심과 분노에 사로잡힌 나머지 살인을 저질렀다.우연히 사건현장을 목격한 로널드 골드만의 경우 증인을 없애기 위해 같이 죽였다.93년 5월 심슨이 니콜을 구타,긴급신고전화 911에 녹음된 심슨의 거친 욕설로 미뤄봐도 심슨의 니콜에 대한 감정을 읽을 수 있다. ▲심슨의 잔혹한 성격부각=두사람을 칼로 찌른 뒤 뛰지도 않고 편안한 걸음걸이로 태연하게 현장에서 떠났다.그는 살해한 니콜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들을 자신의 집에 재워두고 그 아이들의 어머니를 난자한 살인자다. ▲알리바이 조작=심슨은 살인을 저지른 직후 홍보사업을 이유로 시카고로 떠났다.공항으로 가는 대절 리무진 안에서 심슨은 덥다며 에어컨을 켜도록 하고 유리창까지 열었으나 기상자료에 따르면 사건 당일 밤은 매우 선선했다. ◇변호인측 ▲증거의 신빙성결여=검찰이 제시한 살인증거물들은 초동수사를 맡은 LA경찰에 의해 조작된 것이다.피묻은 장갑을 맨처음 발견했다는 마크 퍼먼수사관은 지독한 인종차별주의자이다.그 장갑은 심슨의 손에 맞지도 않는다. ▲살해시간 추정=검찰측은 증인들의 신문과정에서 살해시간이 밤10시30분이나 10시35분일수도 있다고 했다.심슨의 집에 묵고 있던 케이토 케일린(연예인)의 증언에 따르면 심슨은 그날밤 외출했다가 10시40분에 돌아와 집안의 에어컨을 켰다.사건현장에서 심슨의 집까지는 차로 5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이긴 하지만 이해가 안된다.피살된 골드먼의 부검결과 반항한 흔적이 나타났는데 어떻게 단숨에 모든 일을 처리하고 돌아올 수 있는가. ▲심슨의 몸=두사람을 공격한 사람의 전신 어디에도 상처 하나가 없다.손에 약간의 상처가 있지만 사건과 무관하다. □유력한 검찰측 증거들 ▲혈흔=사건현장 뒤뜰에서 발견된 핏자국 분석결과 심슨의 유전자가 나타남.심슨은 사건발생 다음날 경찰 조사때 왼손 중지에 상처가 있었음.심슨의 브롱코승용차에서도 혈흔이 발견됨. ▲심슨의 침대밑에서 발견된 검은 색 양말=DNA분석결과 심슨의 피와 살해된 니콜 브라운의 피인 것으로 밝혀짐. ▲피묻은 장갑=심슨의 집에서 찾아낸 한짝의 피묻은 장갑에는 살해된 두사람의 피성분이 분석돼 나옴. ▲검은색 털모자=심슨의 머리카락과 흡사한 성분이 발견됨.살해된골드만의 겉옷 섬유성분도 발견됨.
  • 재난속의 옥석혼효를 뒤돌아본다(박갑천 칼럼)

    임진왜란때 일이다.임금이 탄 수레가 파천(파천)길에 나서서 성문을 막 지났다.왜병은 아직 서울에까지 이르진 않았다.한데 성안사람들이 다투어 궐내로 들어가서는 임금의 재물 넣어두는 내탕고 금품을 훔쳐갔다.이 얘기를 「송와잡설」에 쓴 이기는 이렇게 탄식한다.『…그들의 심사를 살펴보건대 흉적의 칼날보다 더 참혹하였으니 참으로 두렵다』 사람이 그 이끗을 추구하는데 위험·범법이나 윤리·도덕이 없는 것은 동서고금이 같은 것인가.가령 역아는 임금(환공)의 요리사로서 그 임금이 오직 사람고기만을 맛보지 못했다하여 제자식의 머리를 삶아 바친다.그런가하면 수조는 질투심많은 임금의 의심을 받지않기 위해 스스로 남성을 거세하고서 내시가 된다(「한비자」:난일편).그들은 나라의 기둥인 관중이 죽자 반란을 일으킨다.무서운게 재화와 영화의 유혹이다. 삼풍백화점 사건때도 그것을 본다.그 비탄과 재붕괴의 살얼음판 속에서 어찌 도둑질할 마음이 생겼던 것일까.그옛날 내탕고 쳐들어갔던 자들의 후예였던가.슬슬 매개보아가며 실종자 이름속에헛이름 끼어넣어 보상금을 노린 만무방도 있다.이끗이라면 제자식 머리도 삶아바칠 아귀의 먹거리감 죄악들.참화 못지않게 남부끄러워지는 우셋거리였다.이송와의 탄식 그대로 더럽고 사막스런 짓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런 한편으로 또 아름다운 이야기는 오직 많았던가.헌혈행렬에 자원봉사 번바라지 대열.열일 젖히고 구조활동에 들무새한 사람들.「화엄경」에 있는 조리의 말을 떠올리게도 한다.조리와 즉리 형제는 어려서 어버이를 여읜다.어버이를 만나게 해준다는 악인의 꾐에 빠져 무인도로 간 형제는 굶주림과 피로에 지쳐 죽음에 이른다.숨을 거두기에 앞서 박명을 한탄하는 아우에게 때꾼해진 언니가 말한다. 『…나도 네생각과 같다.어버이 잃은 것도 슬픈데 거기에 속고 굶주리고 시달리고….그러나 다음에 다시 태어나면 이 고뇌의 체험을 인연으로 하여 똑같이 슬픔에 우는 사람들을 구해주도록 하자.남을 위로하는 것이 나를 위로하는 길임을 우리는 배우지 않았느냐』.그 조리·즉리형제의 현신이라고도 할 고개숙여지는 마음들이 아니었던가. 포박자의 개탄과 같이 옥석이 엇섞여 있는 것(옥석혼효)이 세상의 모습이다.앞으로도 사람사는 사회는 계속 이런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얼굴을 보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리라.
  • KBS/SBS/드라마 「명성황후」 제작 신경전

    ◎내년 시해 100주년… KBS “먼저 기획”·SBS “공식발표” 내세워 기득권 주장/고뇌하는 삶에 초점… 접근방향도 비슷/K/다음달에 촬영… 내년 1월부터 방송/S/전국 네트웨크 대비,사극시리즈 첫 편 1백년전 인물인 명성황후(민비)를 놓고 KBS와 SBS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SBS는 최근 『전국 네트워크 시대를 대비,지방 팬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사극 시리즈를 기획했다』고 밝히고 『1탄으로 내년으로 시해 1백주년을 맞는 「명성황후」를 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극작가 임충씨가 집필할 「명성황후」는 내년 5월부터 50부작으로 방영될 예정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민비를 주인공으로 한 역사드라마 「민자영」을 기획하고 있던 KBS 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기에 이른 것. KBS는 월화드라마 「한명회」의 후속으로 지난 해 제작하려다 제작비 때문에 무산됐던 「민자영」을 하기로 하고 지난 7월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작가 이환경씨가 이달 말까지 대본을 완성하면 10월 중순부터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52부작으로 제작돼 내년 1월2일부터 6월26일까지 방영될 이 드라마의 연출은 이영국PD가 맡기로 돼 있다. 이PD는 『대형 사극의 경우 제작 실무자들 사이에는 다 알려지게 되는데 우리가 오래 전부터 기획해 왔다는 것을 몰랐을 리 없다』면서 『KBS로선 취소할 이유가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SBS의 김우광 드라마제작국장 역시 『소재 찾기가 어려운 실정에서 우연히 같은 소재를 채택하게 됐지만 명성황후­장희빈­임꺽정으로 이어지는 사극 시리즈를 기획한 이상 계속 밀고 나갈 계획』이라고 밝혀 어느 측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민자영」이 됐건 「명성황후」가 됐건 양 방송사의 기획의도나 제작방향은 똑같다. 내년은 명성황후 시해 1백주년이 되는 해인데다 광복 50주년이란 역사적 의미가 있고,최근들어 민비에 대한 재해석 작업이 활발해 지고 있어 시의적절한 소재이기 때문.또한 지금까지 구한말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사극은 많았지만 명성황후를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는 없었다는 점도 방송사의 드라마 제작진의 구미를 당겼다. 제작방향도 한 사람의아내,자식을 잃은 어머니,역사와 민족에 대한 애정을 가진 국모로서 고뇌하는 명성황후 개인의 인생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파란만장한 삶을 부각시켜 「시아버지 대원군을 쫓아낸 못된 며느리,권력욕과 질투심이 강했던 여자」라는 왜곡된 시각을 바로 잡겠다는 것. 현재는 KBS측에선 먼저 기획한 쪽이 우선,SBS측에선 공식발표한 쪽이 우선이라며 서로 기득권을 주장하고 있는 상태. 양 방송사간에 의견 조정이 없는 한 시청자들은 내년에 똑같은 드라마를 연이어 보게 됐고,결국은 막대한 제작비와 인력을 낭비하는 결과밖에 안될 전망이어서 이번 사안을 보는 방송가 밖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 러 지리노프스키 망언 행각/총선서 득세후 좌충우돌 화제

    ◎“내 보좌관이 불가리아 대통령 돼야”/2년전엔 “내정간섭땐 독에 핵폭탄” 유럽을 방문중인 러시아 극우파 지도자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가 무례하고 극단적인 언동으로 가는 곳마다 좌충우돌,「유럽의 무법자」로 낙인찍히고 있다. 지난 주말에 그는 사전통고도 없이 불가리아에 입국,최초의 민선 대통령인 젤레프가 사임하고 자신의 불가리아인 보좌관이 새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주장해 강제출국조치를 당했다. 젤레프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지리노프스키는 행동에서나 사고에서나 틀림없는 파시스트』라고 단정하며 파시스트들은 권력을 잡기 위해 무슨 약속이라도 내놓는 선동가라고 비난했다. 이에대해 지리노프스키는 자신이 쫓겨난 것은 불가리아시민들이 『미래의 러시아대통령 지리노프스키만세』를 외치며 자신을 열렬하게 환영한것에 대해 젤레프 대통령이 질투심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맞받았다. 불가리아에 이어 독일을 방문하려던 지리노프스키는 독일입국도 금지당했다.독일이 29일 그가 독일에 머무르는 것은 국익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그의 일행이 신청한 18일간 체류비자 발급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디터 포겔 독일 총리실장관은『불과 2년전 독일이 러시아 내정에 간섭하면 핵폭탄을 투하하겠다고 위협했던 그의 방문을 금하는 것은 타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리노프스키가 베를린에서 열리는 한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주장하나 그런회의가 열릴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지리노프스키는 자신이 이미 독일을 세차례나 방문한 일이 있다고 지적,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정치적인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루마니아를 「이탈리아 집시」의 나라라고 칭하고 러시아와 헝가리,불가리아로부터 빼앗은 영토로 만들어진 「인공 국가」라고 말해 루마니아인들을 격분케 만들었다. 루마니아에서는 상원의원들이 러시아에 강력한 항의를 제기하라고 정부에 촉구한 가운데 외무장관이 러시아 대사를 소환,지리노프스키의 발언이 루마니아 국민에 대한 사상 최악의 모욕이라고 분개했고 한 정치인은 지리노프스키를 아예 정신병자로 규정했다. 이런 가운데도지리노프스키는 28일 유력 네자비시마야 가제타지가 선정한 인기정치인 1백인 리스트에 보리스 옐친대통령에 이어 2위로 올라,러시아 정계의 스타로 급부상했음을 입증해 향후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 구전설화 「인도민담」 출간/언어학자 라마누잔,22개방언 모아 펴내

    ◎고대사회 특색 소상하고 재미있게 기록 뿌리깊은 구전문학전통을 갖고 있는 인도에서 민담연구의 중요한 자료가 될 한권의 책이 출간됐다. 최근 인도의 언어학자 라마누잔이 펴낸 22개 인도방언으로 된 1백10개의 민담을 모은 「인도의 민담들」이 그것. 이 책에서 라마누잔은 다양한 인도민담을 통해 고대인도사회의 특색을 비교적 소상하고 재미있게 기록하고 있다. 첫번째 얘기는 「면벽담화」. 『가족들에게까지 버림받아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조차 없는 과부가 있었다.그녀는 고민을 안으로만 삭여야 했기때문에 나날이 살만 쪄갔다.어느날 그녀는 인적이 없는 낡은 집에 들어가 벽에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했다.그러자 벽은 조금씩 무너져 갔고 몸과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이처럼 인도 민담에는 정신적인 갈증해소요인이 담겨 있다. 인도 민담의 또다른 특징은 내용상 금기가 없다는 점이다.아버지가 딸에게,오빠가 여동생에게 욕정을 품는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오이디푸스 신화를 변형시킨 「모자결혼」에서는 서로 사랑하는 모자가 수없이 고난을 겪지만 결국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끝나 그리스 신화와는 다른 면을 보여준다. 금기가 없는만큼 인도 민담에선 신도 경외나 존경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현명한 며느리」에서 인도의 여신 칼리는 『질투심많은 여인이여.당신을 빗자루로 때릴까요』라는 말을 듣고 인간에게 순순히 복종한다. 신을 인간과 비슷한 행태를 가진 존재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인도 민담에는 세속적인 표현이 많이 등장한다.점잖은 표현보다는 구토·소변·대변·월경·오르가슴등의 생리적 현상을 노골적으로 묘사한 말들이 많다. 인과응보를 주제로 한 내용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어둠을 두려워하는 한 소녀가 밤에 화장실 가기가 무서워 성화의 남은 재에 소변을 보는데 나중에 재가 금덩어리로 바뀐다.이 소문을 듣고 마을 부녀자들이 앞다투어 성화에 소변을 보았으나 신앙심깊은 여인 한명만이 이 무리에 휩싸이지 않아 후에 그 미덕에 대한 보상을 받는다.』 인도 민담에는 또 나름대로의 윤리관이 있다.선이 항상 승리하는 것은 아니며 악도 언제나 징벌만 받지는 않는다. 특히 속임수에 대해 이 책은 『단순히 속임수를 쓰는 것은 좋지 않다.속임수는 위트를 겸비할 때만 삶에 도움이 된다』고 적고 있다.
  • 패왕별희/경극배우의 삶 그린 「중국판 서편제」

    ◎3인의 애증 교차… 강렬한 화면구성 눈길 칸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중국영화「패왕별희」는 「서편제」와 유사한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다. 「서편제」가 근대사의 격랑속에 떠돈 소리꾼의 삶을 통해 우리의 한을 그렸듯이,「패왕별희」 역시 경극 배우들의 인간사와 중국의 근세사가 어우러져 중국 고유의 정서와 더불어 애잔한 슬픔과 감동을 전해준다.데이(장국영)와 샬로(장풍의),주산(공리) 사이의 삼각 애증구도 또한 송화(오정해) 유봉(김명곤) 동호(김규철)의 삼각관계와 비슷하다. 1925년 북경의 경극학원에 맡겨진 두 소년은 혹독하고도 험난한 교육과정을 거쳐 「패왕별희」의 남녀 주인공이 돼 스타의 길을 걷는다.「패왕별희」는 한고조 유방의 공세에 항거하다 비참한 종말을 맞는 초패왕 항우와 그의 애첩 우희의 사랑과 죽음을 다룬 경극 최고의 인기작. 그러나 어렸을 때부터 여자역을 맡았던 미소년 데이는 극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샬로에 대한 동성애적인 사랑을 키워나간다.더욱이 샬로가 사창가의 여인 주산을 아내로 맞아들이자 절망과 질투심에 사로잡힌다.이후 이들 3인의 인생은 격동의 중국 근세사와 60년대 문화혁명을 거치면서 사랑과 증오,그리고 배신으로 뒤엉켜간다. 단순하게 보면 「패왕별희」는 3인의 애정관계를 그린 멜로물이다.멜로물이 흔히 그렇듯,등장인물들의 감정 변화를 근접거리에서 잡아내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시각적으로 강렬한 화면구성도 눈길을 끈다.「황토지」「현위의 인생」등을 연출한 중국 「제5세대 작가군」의 선두주자인 첸카이커가 지금까지는 보여주지 않았던 기법들이다. 여기에 1925년 군벌시대의 북경,37년 일제침략및 45년 해방,49년 중국 공산당의 인민해방,66년 문화혁명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적 사건들이 풍성한 볼거리로 제공된다.관객들은 그같은 이야기 구조와 화면구성에 친밀감을 갖게되고 빨려들어가게 된다. 주인공 3명의 연기가 모두 뛰어나지만 특히 동료에게 동성애적인 사랑을 보내는 장국영의 연기는 추하지 않으면서도 묘한 느낌을 전해준다.가수와 배우의 길을 함께 걸어왔던 그는 이 영화로 명실공히 개성있는 연기자의 한사람으로 인정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자녀/성격/지도/성취감·자존심 북돋워주라

    ◎지역사회 교육협 강좌서 연대 이훈구교수 도움말/부모 가치관 강요땐 심리적 안정해쳐/꾸준한 관심·개성 배려하는 자세 중요 『첫 아이는 얌전한데 둘째아이는 개구장이 입니다』 『옆집아이는 발랄하고 성격이 밝아 호감을 사는데 우리 아이는 이기적이고 토라지기를 잘해 주변 사람들이 싫어할 때가 많습니다』 가정마다 자녀가 많아야 둘밖에 안되는 요즘,자녀의 성격문제로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다. 한국 지역사회교육중앙협의회가 이런 부모들을 위해 27일 광화문협의회 강당에서 연대 심리학과 이훈구교수를 초청,「자녀의성격지도」를 주제로 공개강좌를 마련했다. 이교수는 성격이란 한마디로 한 개인이 일상생활에서 흔히 나타내는 독특한 행동특성이라고 정의하고 원만한 대인관계,행복한 결혼생활,성공과 출세의 기본토대가 되는 중요한 심리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성격은 특히 인격과 달라 도덕적으로 「좋다」「나쁘다」고 평가할 수 없으며 건강한 성격­아픈 성격 또는 적응적 성격­부정적인 성격으로 표현하는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따라서자녀의 성격을 부모의 가치관에따라 저울질하며 부모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바꾸려 무언의 압력을 가하는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후 자녀의 성격이 특별히 부적응적이고 아픈성격이 아니라면 고쳐주려 애쓰지말고 오히려 아이의 독특한 성격을 그대로 살려 개성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배려하는것이 좋다고 말했다.예컨대 자녀가 소극적·내성적인 경우 대개의 부모들은 이를 교정하려 애쓰는데 잘 교정되지도 않을뿐더러 오히려 자녀의 심리적 안정에 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를 개성있게 키운다며 요사이 우리사회 일각에서 젊은엄마들 사이에 일고있는 그릇된 「자녀의 기살리기 교육」과는 확실히 구분돼야 한다고 설명. 성격은 어느때라도 변할 수 있으며 특히 청소년기와 40세 전후에 변하기 쉽다.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자아정체가 불명확했거나 부모와 사회의 가치관과 자기의 가치관 사이에서 갈등을 느낀 사람들이다.그러므로 부모는 자녀들이 가능하면 어려서부터 건강하고 긍정적인 성격을 갖도록 지도해야 하는데 아이의 성격발달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사람은 부모,그중에서도 어머니의 양육태도라고 그 중요성을 밝혔다. 또 아이들의 성격은 출생순위와도 관계가 있어 첫째아이는 대개 지능이 우수하고 공부를 잘하며 둘째아이는 반항적이고 질투심이 많고 셋째 또는 막내는 의존적이고 자립심이 부족하기 쉬운데 이는 부모를 포함한 주변사람들의 각별한 애정과 관심에서 출발한다.따라서 부모는 자녀양육시 아동의 성취동기를 높여주면 공부는 물론이거니와 성장해서도 자기일에서 성공을 하고 출세를 할것이고,계속 꾸지람과 야단을 통해 자녀의 성취심과 자존심을 약화시키면 학교성적이 떨어지고 성인이 되서도 큰 업적을 쌓지 못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밖에도 이교수는 국민학생이나 중학생들은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기성세대와는 다른 가치관과 행동규범을 보이는데 부모들은 이것도 걱정하거나 바꾸려들지말고 성인보다 자아가 굳건하지못한 행동특성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 음해투서도 비리다(사설)

    비리와 불정을 보고 참지못하고 고발하는 것은 민주시민이 갖추어야할 가장 중요한 덕목의 하나다.적극 권장해야할 시민정신의 하나이기도 하다.그러나 그것은 사리나 시기·질투심에서가 아닌 순수한 동기의 것이어야 하며 허위가 아닌 진실을 근거로한 정정당당하고 공개적인 것이어야 한다. 새 정부출범후 지금 우리사회는 오랜 권위주의시대의 부정과 비리를 척결하기위한 개혁적 사정분위기에 충만해 있다.온국민의 적극적인 고발정신이 요구되고 권장되어야 할 시기다.그리고 그것은 당연히 진실되고 공공적이며 순수한 동기의 것이어야 할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수 없다. 사실무근이 대부분인 내용의 정명·가명·차명의 음해성 투서가 횡행하고 있다는 것이다.투서도 고발임엔 틀림없다.드러나지않은 일이나 남의 잘못을 적어서 어떤 기관이나 대상에게 몰래 보내는 글이다.그래서 익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보내는 사람이 자신을 밝히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도 그만큼 떳떳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결국 국가사회를 위하고 진실을 살리려는 정의감에서라기 보다는 시기질투와 사리의 동기에서 나온 무고요 모함일 가능성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개혁승패의 운명을 걸다시피하고 새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부정비리척결의 분위기에 편승해 그런 종류의 무고·모함성 투서가 횡행한다는 것은 큰일이 아닐수 없다.그것은 진실의 파악을 어렵고 더디게 함으로써 불필요한 사회적 불안정을 낳는다.대상이 된 사람은 한동안이나마 혐의를 받아야하고 명예훼손도 감수하지 않으면 안된다.공직자들로 하여금 무고·모함 공포증에 빠지게하며 공직사회를 상호불신의 불화분위기로 몰아넣는다. 정부가 이점에 주목하고 대응책강구에 나선 것은 다행한 일이다.청와대와 법무장관이 26일 모두 무기명 또는 가명투서는 사정자료로 삼지 않을 것임을 거듭 확인했다.무기명투서에 기초한 조사는 그 자체가 인권과 명예에 대한 심각한 위해라는 인식을 밝힌 것이다.신뢰와 화해의 분위기를 저해하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표시했다.정말이지 열명의 도둑을 놓치는 일이 있더라도 한사람의 무고한 희생자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투서는 내용의 진실성여부를 떠나서도 바람직스런 덕목이 아니다.항차 무고·모함의 음해성 정명투서는 더할나위도 없다.기회만 있으면 고개드는 이 악습이야말로 차제에 뿌리를 뽑고 척결해야할 또 하나의 한국병 비이가 아닌가 한다.정부차원의 대응도 긴요하지만 국민의 협조도 중요하다.문민시대에 걸맞는 기명고발의 당당한 용기도 있어야 할 것이다.그러한 용기를 고무할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으면 한다.
  • “미­북 공식·비공식접촉 활발”/김영남 북한외교부장 일문일답

    ◎“과거청산 안되면 북한­일 수교 어려워/동구민주화로 교역시장 개척에 애로” 북한의 김영남 외교부장과 뉴욕주재 한국특파원들과의 회견은 그의 숙소에서 1시간30분남짓 진행됐으며 이 회견에는 허종 유엔대표부 부대사와 이른바 「평화군축문제연구소」의 김병홍부소장이 배석했다.김부장과의 일문일답내용을 간추려본다. ­북한은 주한미군이 통일후까지 한반도에 남아있어도 된다고 양해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도 김부장은 이번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군철수를 강도 높게 주장했다.북한의 미군문제에 대한 입장은 어떤 것인가. ▲우리가 미군이 계속 남아있어도 된다고 양해했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다.통일하기 위해서도,통일된 후에도 미군철수문제는 해결돼야 한다.언제 어떻게하는가만이 문제인데 그것은 협상을 통해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유엔과 우리의 불미스런 관계는 정리돼야한다는 취지에서 문제를 제기했다.미군은 유엔군 모자만 쓰고 있을뿐 유엔군이 아니다. ­미군철수문제가 남북대화의 장애물이 되는가. ▲남북은 이미 기본합의서를 교환했다.미군철수문제와 남북대화는 별개의 것이다. ­한국과 중국사이에 외교관계가 수립되고 노태우대통령이 북경을 방문했다.북한의 입장은 어떠한가. ▲한국과 중국이 외교관계를 맺는 것을 별다른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다.중국은 중국대로 독립적인 입장에서 외교를 하는것이고 우리는 우리식대로 하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과 수교했듯이 북한도 미국 일본과 수교를 하면 교차승인이 되고 통일에 도움이 되지 않는가. ▲교차승인은 우리가 본래부터 반대했던 것이다.중·소가 한국과 국교를 수립했다고해서 우리도 미·일과 반드시 외교관계를 맺어야 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우리는 우리를 우호적으로 대하는 모든 나라와 외교관계를 맺기를 바란다.미국과의 외교관계도 그런 뜻에서 추진되고 있는것이지 교차승인의 차원이 아니다. ­미국과의 관계개선 교섭은 어디까지 와 있는가. ▲표면적인 접촉과 내적접촉이 병행해서 진행되고 있는것으로 알아달라.북경에서 진행되는 참사관 접촉은 시간이 흐를수록 접촉이 잦아지고 있으며 연초에 고위급 접촉도 뉴욕에서 있었다.내적 접촉은 별개 아니고 조선반도의 정세를 오해없이 공정한 입장에서 인식토록 가능한 많이 만나고 있다.지금까지의 접촉에서 나쁜것은 하나도 없었다(김부장 일행은 지난 22일 뉴욕에 도착한뒤 29일 유엔연설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일정을 미국인사들과 만나는데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미국이 북한과 관계를 개선할 생각이 없는것 아니냐. ▲강한 의사를 갖고 있다고 본다. ­근거는 무엇인가. ▲그런것 까지 어떻게 다 얘기하는가(배석한 허종 부대사가 조만간 얽혀질 것이라고 보충 설명). ­그렇다면 미국과의 정식 외교관계수립시기를 언제쯤으로 보는가. ▲두고봐야 한다.욕망과 실천엔 항상 간격이 있는게 아니냐. ­일본과의 국교교섭은 북측에서 미루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일이 있어서(웃으며).한·일국교정상화라면 일본에서 성의를 표시해야 되는데 일본사람들에게 그게 부족하다.과거청산문제등 문제가 많은데 원칙을 덮어놓고 관계정상화만 할수는 없는 일이다. ­대일교섭은 언제쯤 재개 되는가. ▲11월중 재개 될것으로 본다. ­북한의 권력승계 문제는 어디까지 왔는가. ▲김일성수령은 아직도 현장지도를 할만큼 건강하다.그러나 김정일동지가 당·국가·군대·정치·경제·문화등 모든 분야에 걸쳐 전면적으로 영도하고 있다. ­권력이양이 됐다는 의미인가. ▲실질적으로 그렇다고 보아도 된다. ­외교문제도 김정일이 관장하는가. ▲그렇다. ­남북정상회담과 관련,북한은 모든 조건이 갖춰져야 만난다는 입장인데 먼저 만나서 조건을 갖출수도 있는것 아닌가. ▲민족의 대사고 역사적 상봉인데 차나 마시자고 남북정상이 만날수 있겠는가.통일의 열매를 맺도록 해야 한다. ­노태우대통령의 임기내에 만날 가능성은 없는가. ▲논평할것 없다. ­북한은 남한을 방문한 중국교포들의 북한입국을 불허하고 있다고 하는데. ▲일본기자(교토통신기자라고 부연)가 궁리해서 쓴 모양이다.일본신문은 얼토당토 않은 기사를 마구 쓴다. ­북한의 경제난이 심각한 모양인데 어느정도 인가. ▲그것도 우리에게 시기와 질투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기사다.그동안 우리는 동구권과 주로 교역을 해왔는데 동구권이 무너져버려 새로운 시장개척 문제가 있는것은 사실이다.
  • 페로/정주영/“인기 시들해졌다”/일 「세계주보」서 보도

    ◎경륜부족에 잇단 실언… 유권자 냉담/신선미 상실… 부동표 공략이 고작 일본의 시사주간지 세계주보는 한국과 미국에서 「정치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로스 페로 미대통령후보(무소속)와 정주영 국민당대통령후보의 통치능력에 의문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지지(시사)통신사가 발행하는 세계주보는 7월7일자에 실린 「신풍을 불러일으키는 정치아마추어」라는 제목의 지동욱씨 기고문에서 『페로와 정후보는 모두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경륜의 부족,실언의 연발등으로 유권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고 보도했다.다음은 페로와 정후보를 비교한 기고문을 요약한 내용이다. 한국과 미국에서 아마추어정치 바람이 불었다.새로운 정치바람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기성정당의 기반을 잠식했다.아마추어 정치가의 등장은 기성정당에 대한 불안,정치상황의 변화와 정치집단의 변질에 주요 원인이 있다. 한국의 「정주영붐」은 한에 맺힌 지역감정과 20년간이나 계속돼온 김영삼·김대중 라이벌 싸움및 기성정당 패권프로들에 식상한유권자들에게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안겨주었다.미국의 페로후보도 공화 민주 양당체제의 스테레오타입적인 정책나열에 실망한 백인중심의 신보수중산층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아마추어의 강점은 신선미와 미지수라는데 있다.그러나 아마추어가 일단 조직을 만들어 기성정당의 프로들과 기존의 규칙위에서 대결하게 되면 아마추어가 갖는 강점을 살리기가 어렵게 된다.서투르게하면 기존프로 이상의 과오와 실패를 범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한국의 정후보와 미국의 페로후보는 모두 입지전적인 인물로 유권자들의 기대를 받았다.그러나 부동표를 모을 득표능력은 있을지 모르나 통치능력에 대한 의문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 사기업의 유능한 창업자가 국가운영의 명관리자가 될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더욱이 정후보와 페로후보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경륜의 부족과 실언의 연발등으로 유권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또 두사람은 모두 부호이지만 부호라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고 있다.한국과 미국의 재계는이들에게 극히 냉담하다.일부 질투심에 의한 것도 있으나 냉담한 반응은 재계로부터 이들이 경계를 받고 있다는 증거다. 급격히 상승한 인기는 일단 하락하기 시작하면 인기를 잃는 것도 빠르다.올해 대통령선거는 미국이 11월3일,한국은 12월 중순으로 예정되어 있다.그때까지 두사람에 대한 현재의 지지율이 계속될지 여부는 어느 누구도 확실하게 말할수 없다. 대통령선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한국과 미국 모두 경제이다.부시 미대통령의 인기하락은 미국경제 상황이 나쁘기 때문이다. 대통령선거의 귀추를 예측하려면 경제지표의 등락을 체크하는 것이 빠른 길이다.
  • 빛바랜 범아랍주의 깃발/박봉식 서울대교수(서울시론)

    ◎미·소의 공동대응으로 설 자리 잃어 미국과 소련이 국제분쟁을 맞아 공동행동을 취하기는 이번이 세번째인 것 같다. 1941년 히틀러가 소련을 침공했을 때,1956년 수에즈운하 전쟁,그리고 이번의 대이라크 제재조치가 그것이다. 이번의 미소간의 협조는 유엔 안보리의 결정이란 형식에서 수에즈운하 전쟁때와 비슷하다. 1956년에는 미국이 전통적인 우방인 영국 프랑스 그리고 이스라엘을 유엔 총회에서 침략자로 규정하여 이들을 배격하는 데 소련과 협력하였다. 중동에서 식민주의의 마지막 잔재를 제거하기 위한 것이었다. ○유엔 역사상 완벽 조치 이번에도 미국의 외교적 이니셔티브와 군사력을 배경으로 하는 점에서는 비슷한 상황이라 하겠다. 그런데 이번 이라크에 대한 제재조치는 수에즈운하 전쟁때와 달리 유엔 안보리의 전 이사국의 찬성으로 안보리의 결의로 제재조치가 결정되었다는 면에서 1950년 한국전쟁 때와 비슷한 점이 있다. 물론 한국전쟁 땐 소련이 불참했지만. 이렇게 보면 이번 유엔의 이라크에 대한 제재조치는 유엔 역사상 가장 완벽한 형식과 실질을 갖춘 것이라 하겠다. 그리고 소련이 군사적으로 얼마나 협력할는지는 불분명하나 1988년 12월7일 고르바초프는 유엔총회 연설에서 유엔의 평화유지기능의 강화를 강력히 촉구한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겠다. 그러나 소련은 오늘날 국내 사정으로 군사적으로 실질적 협조는 어려울 것이나 소련이 이라크와 그동안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사실에서 본다면 유엔을 통해서이나 이라크제재에 소련이 처음부터 참여하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이라크 후세인대통령이 쿠웨이트 합병조치가 그의 메소포타미아제국 수립이 목적이었는지 경제적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확실치 않으나 국제사회의 한 주권국가를 합병해 버리고도 무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형제국 내세우며 분란 그런데 후세인을 비롯하여 아랍사람들의 서로간의 관계개념은 보통 국제관계와 다른 데가 있다. 그들은 유독히 형제국가임을 강조하고 범아랍주의를 주장한다. 그래서 1958년엔 이집트와 시리아가 합하여 통일아랍공화국을 만들었다가 3년 만에 또 분리되고 말았다. 아랍은 하나이다라는 구호를 항상 내세우면서 그들간의 분쟁은 끊일 날이 없다. 이라크는 대산유국이면서 6백억달러의 빚을 지고 있으며 쿠웨이트에도 1백여억달러의 빚을 지고 있는데 이번 합병조치로 이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주장한다. 이라크와 쿠웨이트를 합치면 세계석유생산의 4분의1을 차지하며 세계산업을 위한 85%의 석유가 이 지역에서 수출되기 때문에 세계석유시장의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입장에 서게 된다. 중동지역의 분쟁은 그 사이 강대국의 큰 관심표명없이 간간이 일어나고 있었다. 8년간 계속된 이라크­이란전쟁은 그 대표적인 것이었고 레바논에 대한 시리아의 침공에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점령한 것은 그 지역 군주국들에게 큰 위협이 아닐 수 없으며 이미 군사대국이 된 이라크의 위협을 견딜 나라가 이 지역엔 없다.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마저 미국의도움없이는 그 안전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쿠웨이트는 70만명의 인구인데 연간 소득이 1백40억달러로서 1인당 2만3천달러이다. 합병직후 1인당 1천여달러의 소득밖에 안되는 요르단은 쿠웨이트에 대해 불평하면서 요르단 사람에 대한 차별대우를 비판하였는데 합병당한 것은 같은 알라신의 자손으로서 혼자 번영을 누린 데 대한 질투심의 작용도 큰 것 같다. 걸프연안국들은 공통적으로 근대국가의 체제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인구의 반 또는 3분의2가 외국인이고 같은 아랍족인 경우라도 국민으로서 동화시키는 일이 없다. 항상 전근대적인 왕족간의 거래와 세력다툼이 벌어지며 국민의식이나 국가의식이 약한 곳이다. 따라서 외부 강대국의 보호없이는 이라크의 공화주의적 아랍내셔널리즘은 이곳 민중들에게 호소력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1961년에 이라크가 처음 쿠웨이트를 장악하려 했을 때 군대는 7만5천명 뿐이었으며 화학무기도 갖지 않았다. 지금은 아랍의 어느 나라도 여기에 대적할 나라가 없다. 시리아와 이집트가 합쳐도 이라크를 당할 수 없다. 이란과의 전쟁에서 잘 단련된 군사대국이 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보호없이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라크의 공격앞에 하루도 견디지 못할 것이다. 아랍왕족들은 알라신이 내려준 석유 득으로 일하지 않고도 잘 사는 생활을 해왔다. 이것이 석유가 없는 아랍국들의 반감을 사왔다. 이제 석유의 현상보존과 지역적 현상유지를 위해 강대국들은 유엔의 이름으로 아랍의 왕족들의 보호에 나선 셈이다. 설혹 이라크의 침공을 물리친다 하더라도 쿠웨이트는 물론 걸프연안의 제후들은 정치적 개혁을 단행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열강의 압력 못 견딜 것 그런데 후세인이 쿠웨이트에서 쉽게 물러날 것 같지 않다. 강대국들은 후세인의 영웅주의에 의한 남의 영토합병을 용인하지 않는다는 태도이다. 1차세계대전과 2차세계대전의 경험으로 본다면 최강국이 아닌 나라에 의한 영토변경은 최강국들이 이를 허용하려 하지 않았다. 걸프연안지역에 민족 또는 국가개념이 확실치 않아 이라크에 의한 아랍내셔널리즘의 성공가능성은 없지 않다. 그러나 이것이 이라크에 의한 석유의 지배를 가져오기 때문에 이를 거부하는 열강들의 압력을 이라크가 배겨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미소가 같이나서는 일이라 이라크가 다른 활로를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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