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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 해피 뉴런] 한복 옷고름 휘날리며…웃통 벗어젖히고…희망을 안고 뛰다

    [서울신문 해피 뉴런] 한복 옷고름 휘날리며…웃통 벗어젖히고…희망을 안고 뛰다

    “올 한 해 모든 일이 잘 풀리고 부모님 건강하시기를 바라면서 달렸어요.” 지난 1일 ‘서울신문 해피 뉴런’ 대회에 참가한 2016명의 시민들은 저마다 새해 소망을 기원하며 서울 도심 청계천 일대를 달렸다. 청계광장부터 전태일다리까지 이어지는 대회 구간은 해피 뉴런 참가자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가득했다. 이날 10㎞ 마라톤은 ‘청계광장~모전교~광교~삼일교~관수교~마전교~배오개다리~전태일다리’의 2.5㎞를 2차례 왕복(편도 4차례)하는 코스에서 열렸다. 이날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 본사 앞 광장에는 날이 밝기 전부터 참가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출발 1시간 전인 오전 8시가 되자 참가자들은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몸을 풀기 시작했다. 이두영(33)씨는 “겨울에 열리는 대회가 드물고 이번 대회는 새해 첫 대회여서 열 일 제쳐 두고 참가했다”며 “10㎞를 달리면서 올 한 해 내가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머릿속으로 정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인이나 가족 단위 참가자들의 분위기는 한층 화기애애했다. 지난 10년간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탁창준(40)씨는 올해 처음으로 아들 민혁(12)군과 함께 나왔다. 그는 “아들이 원숭이띠여서 올해는 우리 가족에게 각별한 해”라면서 “서울신문 마라톤은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깊어 아들과 함께 꼭 참가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몸 풀기를 하고 출발선인 청계광장으로 이동했다. 출발 신호가 울리기 전 김영만 서울신문 사장,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 홍문종·신의진 새누리당 의원,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이 축사를 했다. 정 의원은 “올해는 참가자들 모두 전진하시고 대한민국도 함께 전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 중구청장은 “서울의 중심에서 힘차게 새해를 출발하시길 바란다”고 덕담을 했다. 홍 의원은 “올해 새로 도약하는 첫 무대인 만큼 대회에 참가한 모든 분들이 성공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 의원도 참가자들의 건강을 기원했다. 2016명의 참가자들은 양손을 하늘 높이 들어 출발 카운트다운을 했고, 오전 9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함성과 함께 질서정연하게 출발했다. 아빠의 손을 잡고 뛰는 어린이, 유모차를 끌고 나온 주부, 마음은 20대에 뒤지지 않는 70·80대 할아버지, 반팔 및 반바지 차림의 20대 청년, 웃통까지 벗어젖힌 40대 아저씨, 한국인 아내와 손을 잡고 뛰는 외국인 등 다양한 참가자들이 저마다 새해 소망을 가슴 속에 품은 채 청계천을 질주했다. 2.5㎞ 구간의 반환점을 돌면서 마라톤 동호회 회원 등이 선두권을 형성했다. 가족 참가자 중 일부는 후미 그룹에서 천천히 뛰면서 원단(元旦)의 청계천변을 감상했다. 가족사진을 찍기도 했다. 반환점을 돈 참가자들은 마주 오는 다른 참가자들에게 “힘내라” “파이팅”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서로를 격려했다. 결승선을 통과한 참가자 중에는 유현화(26)·유현지(24)씨 자매도 있었다. 직장 생활을 하는 자매는 “마라톤을 완주하고 느끼는 성취감을 올해는 일상에서도 자주 느꼈으면 한다”고 새해 소망을 전했다. 올해 고3 수험생이 되는 김동영(18)군은 학교 친구들 10명과 함께 뛰었다. 김군은 “친구들 모두 한 대학에 입학하는 게 목표예요”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 다섯 살 동생을 태운 유모차를 끌며 달린 중학생 참가자도 있었다. 가족들과 함께 참가한 유성헌(15)군은 제대로 뛰지 못하는 동생을 유모차에 태운 채 10㎞를 달렸다. “2016년에는 학교 성적이 많이 올랐으면 좋겠다”는 유군은 완주 뒤에도 동생이 멀미를 하지는 않았는지 세심하게 살폈다. 안전하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 교통통제를 담당한 88명의 모범운전자와 100여명의 경찰은 성공적인 대회 개최의 숨은 주역이었다. 참가자들의 달리기 속도 조절을 담당한 ‘페이스메이커’ 주재현(56)씨는 “응급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라며 “선수로 대회에 참가했을 때보다 더 큰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모범운전자 권창순(58)씨는 “10년째 마라톤 대회에서 교통통제 봉사를 하고 있다”며 “오늘 대회는 시민들의 협조가 워낙 잘 이뤄져 별다른 사고나 민원이 없었다”고 말했다. 출발한 지 35분을 넘어서자 1등 완주자가 결승선을 통과했고 50분이 지나면서 참가자들이 본격적으로 결승선에 들어왔다. 완주자들은 새해 덕담을 나누고 청계광장이나 청계천을 배경으로 새해 첫 사진을 찍기도 했다. 오전 10시 30분 열린 시상식에서는 남자부·여자부 1~5위 입상자들이 김영만 서울신문 사장으로부터 상품을 받았다. 김 사장은 “새해 첫날 아침 뜻깊은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모든 분들이 올해 원하는 꿈을 꼭 성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모든 참가자는 기념품으로 LG전자 블루투스 헤드셋을 받았다. 서울신문 본사 앞 광장에서는 전국한우협회에서 참가자와 대회 관계자들에게 한우사골떡국을 제공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길섶에서] 손모아장갑/손성진 논설실장

    “나란히 어깨를 기댄 네 손가락이 말했지. 우린 함께 있어서 따뜻하단다.” 신형건의 시 ‘벙어리장갑’의 앞부분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털실로 떠 준 벙어리장갑을 끼고 다녔던 기억이 삼삼하다. 벙어리장갑이 더 따뜻한 이유는 시 구절 그대로 손가락이 함께 붙어 있어 체온을 나누기 때문이다. 벙어리장갑은 의외로 쓰임새가 많다. 때를 미는 용도의 벙어리장갑도 있고 골프나 스키용도 있다. 어떤 외국 야구선수는 경기 중 손을 보호하려고 벙어리장갑을 끼고 그라운드를 질주했다. 왜 하필이면 벙어리장갑일까. 손가락이 들어가기는 하는데 막히어 나오지는 않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 해석이 그럴듯해 보인다. 동전이 들어가는 구멍만 있고 나오는 구멍이 없는 저금통을 벙어리저금통이라고 부르는 것도 같은 연유일 것이다. 무심코 부르는 벙어리장갑은 그 이름에 장애인을 비하하는 단어가 들어 있어 거슬린다. 몇 해 전 한 단체에서 시민의 의견을 들어 벙어리장갑을 ‘손모아장갑’으로 순화해서 부르자고 제안했다. 이제 누리꾼 같은 순화어처럼 손모아장갑으로 부르는 이들이 늘고 있다니 작지만 좋은 변화다. 손성진 논설실장 sonsj@seoul.co.kr
  • 세 살부터 80대까지 2016 새해의 희망을 가슴에 안고 달렸다

    세 살부터 80대까지 2016 새해의 희망을 가슴에 안고 달렸다

    “올 한해 모든 일이 잘 풀리고, 부모님이 건강하기를 바라면서 달렸어요.” 2016년 첫 날 열린 ‘서울신문 해피 뉴런(Happy New Run)’ 대회에 참가한 2016명의 시민들은 저마다의 새해 소망을 빌면서 서울 도심의 청계천 일대를 달렸다. 1일 대회가 치러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부터 전태일다리까지 이어지는 2.5㎞ 구간은 올해 첫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 본사 앞 광장은 이날 오전 8시쯤부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로 붐볐다. 2016년의 첫 해가 떠오르기 시작할 때부터 몰려든 참가자들은 대회 시간이 다가오자 하나 둘씩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몸을 풀기 시작했다. 방송인 배동성씨의 사회로 진행된 사전 몸풀기에서 2016명의 참가자들은 아이돌 그룹의 칼군무처럼 일사불란하게 동작을 맞췄다. 외투를 벗어던진 채 몸을 풀던 이두영(33)씨는 “겨울에 열리는 대회가 드문 데다 이번 대회는 새해 벽두 첫 대회이기 때문에 열 일 제쳐두고 참가하게 됐다”며 “10㎞를 달리면서 올 한해 내가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머릿 속으로 정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회는 유독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참가한 시민들이 많았다. 흥겨운 음악에 맞춰 스트레칭을 하는 가족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떠나질 않았다. 아들 민혁(12)군과 함께 대회에 참가한 탁창준(40)씨는 서울신문 하프마라톤에 매년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마라톤 매니아다. 탁씨는 10년 동안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면서 올해 처음으로 아들과 함께 10㎞를 달렸다. 탁씨는 “아들이 원숭이띠인 만큼 올해는 우리 가족에게 특별한 해”라면서 “의미있는 올해 첫 날 열리는 대회라 꼭 아들과 함께 참가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민혁군은 “조금 더 늦게까지 자고 싶었지만 아빠와 함께 운동하고 싶어서 나왔다”며 “처음이라 자신은 없지만 아빠와 함께 달리면 완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몸 풀기가 끝난 뒤 출발선인 청계광장으로 이동했다. 출발 신호가 울리기 전 김영만 서울신문 사장을 비롯해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 홍문종·신의진 새누리당 의원,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 등의 축사가 이어졌다. 정세균 의원은 “올해는 참가자들 모두 전진하시고, 대한민국도 함께 전진하자”고 말했고, 최창식 종로구청장도 “서울의 중심에서 힘차게 새해를 출발하시길 바란다”고 덕담을 했다. 홍문종 의원은 “올해 새로 도약하는 첫무대인 만큼 대회에 참가한 모든 분들이 성공하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의진 의원도 참가자들의 건강을 기원했다. 구수한 입담으로 진행을 이어가던 배동성씨는 오전 9시가 되자 “오늘 대회를 통해서 서울 도심 경치도 보고 좋은 꿈 이루는 한해가 되시길 바란다. 올해 첫번째 마라톤 대회가 이제 시작된다”며 대회 시작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참가자들은 양손을 하늘 높이 들고 카운트다운을 셌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함성과 함께 새해 첫 마라톤이 시작됐다. 청계천 일대는 함성 소리와 함께 사람물결이 출렁였다. 총성이 울리자 2016명의 참가자들은 질서정연하게 출발점을 박차고 나섰다. 아빠의 손을 잡고 뛰는 어린이, 유모차를 끌고 나온 주부, 마음만은 20대에 뒤지지 않는 70·80대, 반팔과 반바지 차림의 20대 청년, 반팔조차 걸리적거린다는 듯 아예 웃통을 벗어부친 40대, 한국인 아내와 함께 손을 잡고 뛰는 외국인. 3세에서 8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참가자들이 저마다의 새해 소망을 가슴 속에 품은 채 청계천을 질주했다. 2.5㎞ 구간의 반환점을 돌면서 마라톤 동호회 회원 등 운동으로 다져진 참가자들이 선두권을 형성했다. 후미그룹의 가족 참가자들은 천천히 뛰면서 청계천 경치를 감상하기도 했다. 이날 10㎞ 마라톤은 ‘청계광장-모전교-광교-삼일교-관수교-마전교-배오개다리-전태일다리’의 2.5㎞ 구간을 2차례 왕복(편도 4차례)하는 코스에서 진행됐다. 반환점을 돈 참가자들은 마주오는 다른 참가자들에게 “힘내라”, “화이팅”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서로를 격려하기도 했다. 출발선부터 결승선까지 언니 현화(26)씨와 나란히 달린 유현지(24)씨는 언니의 권유로 이번 대회에 참석했다.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두 자매는 “마라톤을 완주하면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을 올해는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느꼈으면 한다”고 새해 소망을 전했다. 올해 고3 수험생이 되는 김동영(18)군은 학교 친구들 10명과 함께 대회에 참가했다. 김군은 “친구들 모두 목표로 한 대학에 입학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5살배기 친동생이 탄 유모차를 끌고 달린 중학생 참가자도 있었다. 가족들과 함께 참가한 유성헌(15)군은 아직 제대로 뛰지 못하는 동생을 유모차에 태운 채 10㎞를 달렸다. “2016년에는 학교 성적이 많이 올랐으면 좋겠다”던 유군은 완주한 뒤에도 동생이 멀미를 하지는 않았는지 세심하게 살폈다. 이번 대회는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의 페이스를 조절해 응급환자 발생을 막는 역할을 하는 ‘페이스 메이커’와 교통통제를 담당한 모범운전자 88명과 경찰 100여명의 협조 덕분에 무사히 치러졌다. ‘페이스 메이커’로 참가한 주재현(56)씨는 “응급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다. 선수로 대회를 참여했을 때보다 더 보람을 느낀다”며 “올해는 가족들이 건강한 것이 유일한 소망”이라고 전했다. 이날 대회 교통통제 봉사를 담당했던 모범운전자 권창순(58)씨는 “10년째 마라톤 대회에서 교통통제 봉사를 하고 있다”며 “오늘 대회는 시민들의 협조가 잘되서 별다른 사고나 민원이 없었다”고 말했다. 출발한 지 35분을 넘어서자 1등 완주자가 결승선을 통과했고, 50분이 지나가자 참가자들이 본격적으로 결승선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완주한 참가자들은 새해 덕담을 나누고, 청계광장이나 청계천을 배경으로 새해 첫 사진을 찍기도 했다. 오전 10시 30분쯤 열린 시상식에서는 남자부·여자부 5위까지 상이 주어졌다. 남자부에서는 35분 6초의 기록으로 완주한 박성찬(36)씨, 여자부에서는 39분 33초의 이선영(38)씨가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2016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그림자를 벗은 가벼움의 질주: -김지윤

    1. 속도에의 욕망과 잃어버린 것들 우리는 속도가 일상이 된 시대에 살고 있다. 내연기관의 발명과 함께 시작되었던 근대적 속도가 낯설고 경이로웠던 시절에, 속도는 삶의 영역을 끝없이 확장하여 무한한 공간을 열어주는 듯했고, 그 가능성의 마력에 매혹된 도시의 길들은 질주하는 기계들로 가득 찼다. 그러나 인간사의 모든 매혹이 그렇듯, 익숙해진 후에는 무뎌짐과 권태가 찾아든다. 이제 빠른 것들은 도처에 흔하게 넘쳐나고 현대가 ‘속도의 시대’라는 말은 진부하게 느껴질 지경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주는, ‘더 빠른 것’을 계속 갈구해 왔다. 급기야 ‘클릭 한 번으로 어디든 닿을 수 있는’ 빛보다 빠른 통신망을 이루어내는 데에 이르렀고, 시간과 공간의 개념은 획기적으로 변화했다. 그러나 우리는 정말로 빨라진 것일까? 사실 ‘속도’의 이면에는 사람들이 간과해 온 진실이 숨겨져 있다. 속도에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현대인들은 줄곧 커다란 대가를 치러왔다. ‘움직임’을 상실하고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스스로 속도를 내는 대신, 인간들은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교통수단 안에 부동자세로 앉은 채, 혹은 컴퓨터 모니터나 핸드폰 화면에 얼굴을 묻은 채 속도에 자신을 내맡기고 있을 따름이다. 자기 자신의 움직임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어디론가 ‘가는 것’이 아니라 사실 ‘옮겨질’ 뿐이다. 스스로 속도를 내 본 사람이라면 안다. 귀청이 먹먹하게 울부짖는 바람의 저항에 맞서 속력을 높인다는 것은 자신의 전 존재를 건 아찔한 일이라는 사실을. 자신의 몸으로 속도를 내는 이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여 속도가 주는 고통과 환희의 감각을 날카롭게 느끼고 견디며, 거센 바람 소리로 현재를 가득 채운다. 반면에, 이동하는 ‘탈것’ 안에 안전하게 앉아서 닫힌 창문 밖으로 내다보기만 하는 사람들은 어떤 감각도 느낄 수 없다. 지나치게 빠른 속도는 스쳐가는 모든 풍경들을 일그러지게 만든다. 밖을 내다보는 사람들은 그 일그러짐이 심하면 심할수록, 지나쳐가는 대상들이 금방 시야에서 사라질수록, 속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인지할 수밖에 없다. 그들의 몸이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바깥 풍경과 분리되어 있는 것처럼, 그들은 속도의 체험으로부터 사실상 단절된다. 결국 감각할 수 없는 풍경들은 개별적 장소로서의 의미를 상실한다. 속도에 안전하게 ‘탑승’한 이들에게는 오로지 ‘빠르게 도착해야 하는 지점’만이 남아 있을 뿐이고 수많은 길목들은 소거된다. 이원의 세 번째 시집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문학과 지성사, 2007)는 바로 이런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이 시집에 수록된 시편에서 시인은 속도와 질주에 대한 끈질기고 깊은 사유를 보여 준다. 이 시집에서는 가장 큰 모티프로 ‘오토바이’가 등장한다. 얼핏 생각할 때 또 하나의 ‘속도 제조기’로 느껴지는 오토바이에는 과연 다른 교통수단들과 무언가 차이를 만드는 점이 있는 것일까. 오토바이를 타는 행위 자체가 위험에 직접 노출되어 맨몸으로 겪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오토바이는 사실 매우 모순적인 존재다. 기계의 속도를 빌려 질주하면서도 강렬한 신체적 경험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오토바이가 속도를 올리며 나아가기 위해서는 더 많이 기울어져야 하는데 그때마다 탑승자는 온몸을 함께 움직여야 한다. 또한 오토바이는 다른 ‘탈것’들과 달리 길이 아닌 데서도 달릴 수 있다. 자유롭게 길을 벗어나 오프로드를 달리기도 하고 수많은 길을 넘나들 수 있다. 그렇다면 이원 시 속 ‘가벼운 오토바이’와 그 오토바이의 질주는 다른 수많은 현대적 속도들과 구별되는 점이 있을 것이라는 예감을 가지게 된다. 1968년생인 이원 시인은 청년기에 사이버 문화를 접한 소위 ‘모니터킨트’ 1세대에 속한다. 80년대 도입되어 90년대를 풍미했던 PC통신은 사이버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새로운 정보소통의 길을 열어 보여주었다. 아날로그적 유년기와 디지털 청년기의 간극을 몸소 느낀 최초의 세대인 것이다. 필연적으로 이 두 가지 모순된 특징은 어떤 내면적 딜레마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자신을 형성해 준 유년기와 완전히 패러다임이 바뀐 청년기 사이의 간극과 자신의 이중적 정체성에 대한 인식은 시인의 시적 언어에 어떤 정신적 흔적을 남겼을까. 오토바이의 모순성은 바로 그러한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겹침’과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겹침의 힘으로 인해 모든 장소를 사실상 ‘무장소’로 만드는 디지털 세상의 무감각성과 획일화에 대항하여 느낌과 의미, 그리고 숨결을 불어넣을 수 있다면, 우리는 거기에서 이 시대의 문학이, 그중에서도 가장 아날로그적인 장르라 할 수 있을 ‘시’가 어떤 응전력을 획득할 가능성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광속도의 디지털문명 속에 살면서 느리게 곱씹어 읽어야 하는 빈 여백투성이인 시를 쓴다는 것은 대체 무엇인가? 라는 질문의 답에 다가갈 수도 있지 않을지. 이 글은 바로 그런 기대와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2. 파편화된 주체의 공백, ‘길 없음’과 찾을 수 없는 ‘나’ 일단 이 시집 제목의 ‘오토바이’ 앞에 붙어 있는 ‘가벼운’이라는 형용사에 눈길이 간다. 그냥 가벼운 것도 아니고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라는 것이다. 교통수단으로서의 오토바이가 ‘가볍다’는 것은 사실 상당한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요소다. 튼튼하고 무겁고 길에 잘 붙어 있을수록 안전성을 확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가볍다고 한 것은, 오토바이를 탄다는 것에 기본적으로 내재한 불안을 증폭시키기 위한 의도가 아닐까. 이 시집의 오토바이는 너무나 가볍기 때문에 바람결에 떠다니는 가랑잎만큼이나 위태롭다. 오토바이는 금방이라도 길을 벗어날 듯 불안한 주행을 하고 있는데, 설상가상으로 길 자체가 불안하기 짝이 없고, 도무지 안전성을 확보할 수 없는 길이라면 그 위기감은 최고조로 증폭된다. 이원의 시세계의 근원을 살펴보기 위해 바로 전 시집인 ‘야후!의 강물에 천 개의 달이 뜬다’(2001, 문학과 지성사)를 먼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 시집에서 ‘길’에 대한 인식이 이미 드러나 있음을 알 수 있는데 독특한 것은 ‘길’에 사막의 이미지가 덧입혀져 있다는 점이다. 사막이라는 공간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뚜렷한 길이 없다는 것이다. 모래의 특성상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도 흔적이 남지 않기 때문에 길이 만들어질 수 없다. 사막에서 끝없이 부는 바람은 모래바람을 일으키고, 바람결에 움직이는 모래로 인해 사막은 끊임없이 다른 지형으로 변모한다. ‘야후!의 강물에 천 개의 달이 뜬다’에서 가장 화제가 되었던 시 ‘나는 클릭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속의 시적 화자는 ‘인터넷을 가볍게 따닥 클릭’하는 행위로 많은 것들을 클릭하고, ‘세계를 연속 클릭’하기까지 한다. ‘클릭 한 번에 한 세계가 무너지고 한 세계가 일어선다.’ 그리고 수많은 클릭의 맨 끝에, 화자는 결국 ‘나를 클릭한다.’ 그러나 인터넷 공간 검색 엔진 안에 ‘나에 대한 검색 결과’로 나타난 수많은 사이트 어디에도 나라는 실체는 없다. 그러나 꼭 금방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아서, ‘나’는 자꾸만 ‘클릭’을 한다. 나는 나를 찾아 차례대로 클릭한다 광기 영화 인도 그리고 나… 나누고 …나오는…나홀로 소송…또나(주)… 나누고 싶은 이야기…지구와 나…… 따닥 따닥 쌍봉낙타의 발굽 소리가 들린다 오아시스가 가까이 있다 계속해서 나는 클릭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나는 클릭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부분 검색하는 과정이 무한한 하이퍼링크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나라는 텍스트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끝없는 하이퍼텍스트를 참조해야만 한다. ‘오아시스가 가까이 있다’는 착각처럼 나를 찾으려는 욕망은 곧 실현될 것만 같지만, 점점 더 퍼져나가 무수한 파편이 되는 ‘나’를 찾아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검색어와 연관어를 따라 클릭을 거듭하다 보면 때로는 처음의 검색어와 전혀 다른 것이 되곤 한다. 찾을수록 미궁에 빠지는 것이다. 마치 계속 모래바람이 불어 지형이 바뀌는 사막처럼, 길이 계속 생명체처럼 모습을 바꾸며 혼란시키기 때문이다. 결국 길은 없다는 것, 또한 원하는 목적지에 가 닿을 아무런 방법도, 지도도 없고 어떤 검색 엔진으로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이 시의 요지다. 그러니 이 시의 제목처럼 클릭함으로써 나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 클릭할수록 나는 ‘편재’한다. 점점 더 파편화되고 실체를 찾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결국 존재를 확인하는 과정이 아니라 존재를 결코 확인할 수 없음을 확인하는 과정이 되는 셈이다. 이원 시인의 코기토가 디지털문명의 사유를 넘어서서 존재론적 사유로 확장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에서 ‘나는 부재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제목의 시로 변주되고 있음에서 찾아볼 수 있다. ‘나는 클릭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의 결론이 결국 ‘부재’에서 끝났다면 이 시는 부재함으로써 존재한다는 패러독스를 보여 주면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존재론적 성찰을 담는다. 모든 부재는 존재를 드러낸다. 누군가의 빈자리가 그 사람의 존재감을 오히려 도드라지게 만드는 것처럼. 그러므로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공백이 필요해진다. 주체의 자리는 스스로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비워져야 한다. ‘나는 부재한다 고로 존재한다’에서 “생기는 순간마다 제 몸을 삼키는 것이 시간이며 그러므로 매 순간 다시 삼켜야 할 제 몸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시간이며 그 시간의 몸이 바로 나이며”라는 시 구절은 이런 과정의 고통스러움을 드러내고 있다. 존재가 ‘없음’으로부터 유래한다는 것이 필연적으로 내적 불안을 동반하는 것처럼 이원 시에서의 ‘길’은 대부분 갑자기 끊기거나 모습을 바꾸는 등 ‘길 없음’과 별반 다를 게 없는 불안하고 위태로운 것으로 그려진다. 파편화된 주체의 공백이 존재를 찾으려는 욕망을 생성시키는 것처럼, 계속해서 변형되고 사라지며 다시 만들어지는 임시적이고 위태로운 길은 건너가고자 하는 욕구를 더욱 증폭시킨다. 그리고 이런 길을 건너가려면 길에 매달리고 집중해야만 한다. “내 앞까지 온 길은 거울 앞에서 접촉 불량 회로처럼 끊어졌다.” “내가 일어서자 거울 밖으로 나갈 노선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녹슬고 구겨진 길들” 방금 나열한 구절들은 ‘야후!의 강물에 천 개의 달이 뜬다’의 수록시 ‘모니터, 캔산소, 거울’에 언급된 ‘길’에 대한 부분들이다. 이원 시에서 길들은 대개 이렇게 위태위태하고 불길한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에서 길에 대한 그러한 인식은 더욱 심화된다. 이 시집 속에 나오는 길들은 위험을 배태하고 있는 지뢰밭과 같고, 안전하지도 완전하지도 않다. 그런데 이런 불안한, 사막과 같은 길에서 오토바이를 탄다고? 3. 휘발되는 불빛들 사이를 질주하는 오토바이 이 시집의 많은 주인공들은 오토바이를 탄다. 그들은 폭주족, 오토바이 배달부, 퀵서비스맨이다. 오토바이는 자동차 사이사이로 빠져나갈 수도 있고, 정해진 길이 아니어도 달릴 수 있다. 길이 없는 데서도 달릴 수 있다는, 바로 그 점에서 오토바이는 다른 모든 탈것들과 차별화된다. 폭주족들이 끊어진 길을 굉음을 내며 건너뛴다/ 뒤따라 달려오던 한 무리의 폭주족들은 끊어진 길 속으로 빠진다/ 끈적끈적한 괴성과 경적이 함께 묻힌다/ 봄밤이 눈물처럼 반짝이다 마른다 매몰의 시간을 잘 아는/ 길은 금방 아문다/ 시간의 만다라로 타오르며 폭주족들은/ 길을 꿀꺽꿀꺽 삼키며 달린다 하나의 길을/ 삼키는 순간 다시 두 개의 길이 생겨난다/ 휘발되지 않으려면 질주해야 한다 길과 폭주족들은 서로에게/ 로프처럼 매달린다/ 온몸이 구멍인 허공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폭주족들이 히드라처럼 꿈틀거린다 길은/ 시체와 꽃이 함께 떠다니는 갠지스 강이 된다. ‘폭주족들’ 부분 그 다음 시의 제목이 ‘영웅’이고 역시 폭주족을 다루고 있듯, 폭주하는 이 오토바이족들은 ‘영웅’들로 간주된다. 그들은 금방이라도 사라지고 끊어질 듯 위태로운 길에서 불안을 딛고 달린다. 여기서 오토바이라는 소재는 빛을 발한다. 버스든, 기차든, 비행기든 대부분의 교통수단들에게는 도로, 철로나 항로와 같이 정해지고 계산된 길 안에서 안전하게 달릴 것이 요구된다. 그러나 오토바이는 주어진 길을 벗어날 수 있다. 그들은 오프로드를 달림으로써 규정된 길이 아닌 새로운 길을 만들어낼 수 있는 존재들이다. 길은 자꾸만 단절되고 사라지지만, 수동적으로 길을 상실하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길을 새로 만들어가며 필사적으로 계속 전진하려는 것이 폭주족들의 목적이다. 그래서 그들은 ‘끊어진 길을 굉음을 내며 건너뛴다’. 이 도약은 늘 성공적인 것은 아니며, 전력을 다해 내질렀던 ‘괴성’ 같은 그의 시도는 바닥으로 고꾸라져 버린다. ‘매몰의 시간’이다. 하지만 ‘길은 금방 아문다’. 폭주족들은 길 안에 매몰되어서 그 길을 삼켜버리며, 그렇게 함으로써 자기 안에서 길을 만들어 낳는다. 하지만 “하나의 길을 삼키는 순간 다시 두 개의 길이 생겨난다”라는 구절은 근본적으로 그들의 시도가 절망스럽다는 것을 표현한다. 끝없이 길을 찾으려고 하지만 길은 계속 갈라지고 갈림길들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미로가 된다. 가면 갈수록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어진다. 하지만 점점 더 미로화되면서 결국 길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텅 빈 길’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절실해진다. 그래서 “길과 폭주족들은 서로에게 로프처럼 매달린다”. 이 지점에서 폭주족은 ‘왜 질주하는가?’란 질문에 “휘발되지 않으려면 질주해야 한다”라고 대답한다. 이 시집의 다른 시 ‘주유소의 밤’에서도 비슷한 구절이 등장한다. ‘세상의 모든 차들은 휘발되는 불빛을 믿고 길을 만들고’라는 이 시의 의미심장한 구절은 휘발되는 것이 ‘불빛’임을 보여 준다. 불빛은 길을 길답게 만드는 존재다. 길이 길일 수 있는 것은, 그 길을 따라가면 어디엔가 ‘도착’하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어딘가 도달하기 위해 전진하려면 길이 그쪽으로 뻗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사막처럼 방향을 알 수 없는 곳에서, 길의 물질성이 사라진 곳에서 물리적인 길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불빛이다. 오랜 옛날부터 사막에서 길을 찾는 이들은 별빛에 의지했다. 길이 사라진 데서도 별빛은 오롯이 빛나며 길을 찾는 사람들을 인도했다. 별빛이 만드는 방향성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또 하나의 길이 된 것이다. 소위 ‘전자사막’인 도시의 밤, 어둠이 깔린 도로에서 길을 찾기 위해 필요한 것도 ‘불빛’이다. 신호등과 네온사인, 자동차 라이트 등이 만드는 불빛은 도시의 밤길을 길답게 만드는 필수 요소다. 그런데 시인은 이 불빛이 항구한 것이 아니라 ‘잠깐만 빛나는’, 즉 ‘휘발되는’ 것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길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꿈 역시 휘발되는 것이다. 언젠가 깨고 마는 꿈처럼 도시의 밤을 밝히는 불빛은 언젠가는 꺼지기 마련이다. 바로 여기에 질주의 이유가 있다. 휘발되어버릴 꿈, 비전을 사라지기 전에 잡아야 하므로 폭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모든 길은 ‘휘발되는 불빛을 믿고 길을 만들고’ 그 길을 가는 모든 ‘탈것’들은 그 속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위태로워진다. 그래서 상당수의 폭주족들은 질주하다 ‘벽’을 만나고 결국은 ‘질주하던 몸은 날계란처럼 터지’고 만다. 그래서 ‘폭주족들’의 마지막 구절은 이렇게 끝난다. “길은 시체와 꽃이 함께 떠다니는 갠지스 강이 된다”고. 시체가 불타는 갠지스 강은 인도인들이 몸을 씻으며 기도하는 성스러운 강이다. 숭고한 구도의 마음으로 이 성스럽고 절망스러운, 찰나의 불빛을 따라 길을 만들고 또 만들면서 끝없이 전진하는 인간은 ‘영웅’이 된다. 시 ‘영웅’에서 낡은 오토바이 위의 시적화자는 ‘무서운 속도로’ ‘철가방을 싣고’ 달린다. 이 철가방은 그의 순수한 염원과 욕망을 표상한다. 그의 철가방은 ‘안팎이 똑같이 은색’이고, ‘겉과 속이 같은 단무지와 양파와 춘장’으로 상징되는 거짓되지 않은 절실한 욕망을 담고 있는 플라스틱 그릇들은 ‘불에 오그라든 자국’을 숨김없이 노출한다. ‘배달’은 곧 자신의 욕망이 어딘가에 도달함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는 시간 안에 달려가려고 애쓴다. “오토바이가 기울어도 짜장면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것/ 그것이 내 생의 중력이야/ 아니 중력을 이탈한 내 생이야”라는 구절은 이 시를 관통하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중력은 짜장면을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유지시켜주는, 말하자면 ‘현실원칙’인 셈이지만 중력을 이탈해버리면 아예 자유로워진다. ‘몸이 기운 쪽이 내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어느 쪽으로 기울든 그쪽이 중심이 된다면 짜장면이 어느 쪽으로 쏠리든 상관없다. 그래서 ‘영웅’은 “기우는 오토바이를 따라/ 길도 기울고 시간도 기울고 세상도 기울고/ 내 몸도 기울어/ 기울어진 내 몸만 믿는 나는/ 그래 절름발이야”라고 내뱉는다. 오토바이의 특징 중 하나는 강렬한 현장성이다. 달리는 행위 그 자체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오토바이는 반드시 맨몸으로 타야 한다는 조건 때문이다. 즉, 그의 온몸, 전 생을 지금 이 순간에 걸었다는 뜻이 된다. 그래서 ‘기우는 오토바이를 따라 길도 기울고 시간도 기울고 세상도 기울고 내 몸도 기울’게 되는 것이다. 지제크의 책 제목과 같이 ‘삐딱하게 보기’가 가능해지는 순간이다. 지제크는 이 책에서 ‘비스듬한 왜상적 응시’로만 실제 세계를 명확하게 보는 것이 가능하다고 했다. 실체에 도달하기 위한 ‘길’이 비정상적이기 때문에, 진실을 바라본다는 것은 정상적인 응시로는 가능한 일이 아니다. 삐딱하게 보기를 결정하는 순간 그는 세상이 규정한 ‘정상’이라는 범주에서 나와야 한다. “삐딱한 내게 생이란 말은 너무 진지하지/ 내 한쪽 다리는 너무 길거나 너무 짧지/ 그래서 재미있지/ 삐딱해서 생이지 절름발이여서 간절하지/ 길이 없어 질주하지”라고 시적화자는 말한다. 비정상의 영역, 삐딱한 시선의 세상은 진지한 현실원칙들을 위배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하지만 이 ‘삐딱함’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세상이 허용하는 가치들에서 비껴나 ‘간절’함으로 구해야 하는 것이다. 삐딱하게 보아야 볼 수 있는 저 ‘불빛’은 견고한 어둠에 가끔 생기는 균열에서 흘러 들어오는 것이며 현실세계가 아닌 저 너머의 ‘실재계’에서 오는 것이다. ‘영웅’ 폭주족은 그 사실을 알고 있다. “표지판이 가리키는 곳은 모두 이곳이 아니야/ 이곳 너머야 이 시간 이후야”라고 말하면서도 그는 반짝이는 찰나의 불빛이 가리키는 희미한 저곳을 향해 폭주하여 달려가며, 자신을 땅에 붙들어 놓았던 현실원칙인 ‘중력’을 이탈하려 한다. 하지만 과연 도착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기 때문에 그는 더욱 비장해진다. “이유 없이 비장해지고 싶을 때가 있어/ 생이 비장해 보이지 않는다면/ 대단해 보이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온몸이 데는 생의 열망으로 타오르겠어/ 그러나 내가 비장해지는 그 순간/ 두 개의 닳고 닳은 오토바이 바퀴는 길에게/ 파도를 만들어주지/ 길의 뼈들은 일제히 솟구쳐 오르지/ 길이 사라진 곳에서 나는/ 파도를 타고 삐딱한 내 생을 관통하지” 이 지점에 이르면 도착한다는 것은 이미 그에게 의미가 없다. 도착할 수 없음이 너무 명확하게 의심되는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오직 질주이며 도약 그 자체이고, “무한한 진행”이다. ‘한 남자가 간다’에서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흔들린다 지금만 텅 빈다”라는 구절은 그래서 매우 의미심장하다. 비어 있다는 것은 채워짐을 욕망하므로 끝없는 현재로서 질주를 멈추지 않기 위해서 ‘지금’은 텅 비어야 한다. 4. 나는 것들은 그림자를 만들지 않는다. 이원 시에서 없음, 허공의 이미지는 매우 강박적일 정도로 반복된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다시피 부재는 역설적으로 존재를 드러내며, ‘없음’이 절실해지는 것은 존재에 대한 욕망 때문이다. ‘온몸이 구멍인 허공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폭주족들’은 그 욕망에 자신을 전부 맡김으로써 폭주가 가능해졌다. 오토바이를 타고 속력을 높이다 보면, 공중의 허공으로 몸을 날리다 보면 필연적으로 가벼워진다. 속도가 줄 수 있는 쾌감은 마치 탈중력의 상태와 같은 지극한 가벼움이다. 노자는 유와 무의 관계를 통해 생명성을 강조했다. 특히 ‘무’와 ‘허’(虛)는 생명의 근원으로 해석되곤 한다. 노자는 바퀴의 가운데를 가리켜 ‘무의 쓰임’이라고 하고 바퀴는 바퀴살이 꽂혀 있는 ‘가운데의 없음’이 없다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내 한쪽 눈은 지금 감옥에 가 있다 내 몸속의 신이 깔고 누워 있던/ 죽음을 엿본 죄다 죽음과 정면으로 마주쳤던 눈은 내게서 파내졌으므로 나는 죽음을 모르므로 생의 시간으로/ 일렁인다 낯선 얼굴을 매달고 라면을 먹는다/ 낯선 얼굴도 입을 오물거린다 그 입에서도 고소한 스프 냄새가 난다/ 햇빛들이 창 속으로 빠르게 들어온다 부딪쳐 멈출 곳이 없는 둥그런 탁자는 쉴 새 없이/ 시간의 트랙을 돈다 라면은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다 ‘얼굴이 달라붙는다’ 부분 욕망은 실현되는 순간 ‘빈 곳’이 없어지기 때문에 결코 충족되지 않는 욕망이어야 끊임없는 추구가 가능하고, 영원히 지연되는 미완의 쾌락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채워짐’은 욕망의 끝이며, 곧 죽음을 의미한다. 이 시에서 화자는 ‘죽음을 엿본 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살아 있다. 이 시는 자연스럽게 오이디푸스를 연상시킨다. 오이디푸스의 눈이 파내진 것은, 삶을 계속하게 하기 위함이다. 진실을 알고자 하는 그의 욕망이 끝나버렸음에도 오이디푸스는 죽지 않는다. 도려낸 눈구멍의 빈자리를 드러낸 채 그는 광야에서 계속 걸어간다. 이 시에서도 시적화자는 ‘욕망을 정면으로 마주쳤던’ 눈 자체를 없애버림으로써 다시 결핍을 만들었고 그 덕분에 그는 ‘생의 시간으로 일렁인다’. ‘빈 곳’은 삶을 지속시키는 필수 요인이다. 그는 계속 살아가려고 라면을 먹는다. 삶이란 무한한 진행이므로, 그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먹는’ 장소인 ‘둥그런 탁자는 쉴 새 없이 시간의 트랙을 돈다’. 또한 상징적 의미에서 ‘라면’은 ‘먹어도 먹어도’ 끝없이 줄지 않아야만 한다. 검은 비닐봉지 하나가 허공을 난다 울음 속에서 살을/ 쏙쏙 빼먹으며 난다 활짝 열어놓은 안이 불룩하다/ 보여주지 않는 안이 팽팽하다 보이는 밖이 남김없이 검다/ 위태로워 반짝인다 공기들이 비닐봉지의 천수관음으로 붙어간다/ 비닐봉지가 잉잉거린다 바람의 안쪽이 맥박처럼 터진다 천수관음이 된 비닐봉지에/ 시간의 모서리가 닳는다 사라지는 자리가 쌉싸름하다/ 그렁그렁하다 시간이 둥글어진다 천 개의 손이 눈이/ 다 둥글어진다 둥근 것은 뜨겁다 비닐봉지가 허공을/ 오므린다 허공이 주렁주렁하다 나는 것들은 그림자를 만들지 않는다 ‘비닐봉지가 난다’ 전문 비닐봉지는 비어 있다. 그러므로 가벼울 수 있고, ‘살을 쏙쏙 빼먹으며’ ‘맥박처럼 터진’ 등의 표현에서 보듯 생명력을 충전하며, 터질 듯 생동감 있게 허공을 마음대로 날아다닌다. 시집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에서는 시 ‘비닐봉지가 난다’와 ‘매트리스, 매트릭스’ 두 편 모두에서 비닐봉지가 등장한다. 시 ‘비닐봉지가 난다’에 나오는 것은 ‘검은’ 비닐봉지다. 안을 들여다볼 수 없는 어두운 색이라 ‘보이는 밖이 남김없이 검다.’ 그런데 이 시는 바로 이어서 ‘위태로워 반짝인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날아다니는 비닐봉지는 분명 위태롭다. 그리고 어두컴컴하다. 그럼에도 이 비닐봉지가 어둠 속에서도 반짝임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오직 하나, ‘활짝 열어’ 놓은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 열림, 이 균열로부터 새어 들어오는 한 줄기 불빛이 있기 때문에 이 비닐봉지에는 빛남이 존재할 수 있다. 그렇기에 완전히 어둡지 않은 것이다. 이원 시에서 유난히 많이 나오는 어둠의 이미지는 두 가지의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눈앞을 가리는 칠흑 같은 절망의 어둠- 시 ‘길’에서 ‘어둠이 길들을 천천히 멍석처럼 말아갑니다’라고 노래했듯 길을 없애고 ‘세계를 닫는’ 어둠, ‘점점 더 가파르’게 변해가는 ‘밤’으로 묘사된 그런 어둠-이기도 하고, 어떤 근원적인 것, 살아 있는 모든 것이 회귀하기를 꿈꾸는 자궁의 어둠을 말하기도 한다. 우리는 자궁에서 분리되어 이 세상에 던져진 순간, 필연적으로 분열을 겪어야 한다. 일체의 분열이 이루어지기 이전의 원초적인 나, 자궁 속의 어둠을 그리워하지만 그것은 회귀 불가능한 공간이다. 이원의 다른 시 ‘자궁으로 돌아가려 한다’는 이 ‘어둠’에 관한 어떤 처연한 광경을 보여 준다. 아기는 ‘제가 두고 온 어둠을 미끌미끌한 길을 빨아댄다.’ 아기는 ‘알몸으로 빠져나온 자궁으로 돌아가려 한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하다. ‘매장의 시간에 익숙한 여자의 손 안에서 아기의 머리통이 녹는다 순식간에 상한다 검어진다.’ 여기에서 ‘검어지는’ 것은 자궁의 어둠과는 다르다. 절망적이고 견고한 어둠 속에서 썩어가는 부패의 ‘검은색’이다. 이에 반해 자궁의 어둠은 어둠이되 ‘적막하고 환한 물속의 집’으로서 어둡지만 환한 곳이다. 그런데 어둠이 환하다면 과연 완전한 어둠이라 할 수 있을까? ‘어두운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아니 때로 아름다운 것은 어두운 것이다’(‘사막에서는 그림자도 장엄하다’)라는 시 구절처럼 환함과 아름다움이 남아 있기에 자궁의 어둠은 불완전해진다. 어둠이되 어딘가에 구멍이 뚫려 있는 어둠인 것이다. 자궁에는 항상 산도(産道)라는 입구가 있고 ‘열림’의 가능성을 배태하고 있기에, 언젠가 열릴 것이거나 언젠가 열렸었던 공간이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은 회귀할 수 없는 원초적인 시간에 머물러 있기에 절망적이다. 자궁은 여전히 열린 틈새로 ‘환한 집’을 보여 주고 있지만 돌아가거나 닿을 수는 없다. 다시 시 ‘비닐봉지가 난다’로 돌아가 보자. 이 검은 비닐봉지의 어둠은 어떤 어둠인가. 이 비닐봉지는, 어쩌면 아기를 밀어낸 후 텅 비어 있는 자궁과 같이 활짝 열려 있다. 그러나 보여 주지 않는 비닐봉지의 안은 ‘저 너머의’ 세상이기에 그 안을 제대로 볼 수는 없다. 시인은 비닐봉지가 ‘천수관음’이 된다고 말한다. 천수관음의 천수천안은 모든 이의 괴로움을 천개의 눈으로 보고, 천개의 손으로 구제하고자 하는 염원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천수관음의 세상은 지옥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고 소원을 성취시키는 유토피아 그 자체이며 현상적 규정을 초월하는 영원불멸한 ‘저 너머’이므로 ‘시간의 모서리가 닳’아서 ‘시간이 둥글어진다’. 천수관음의 ‘천개의 손이 눈이 다 둥글’어진다는 표현은 불교의 ‘일원상’(一圓相)을 연상시킨다. 우주만유의 본원이며 시작도 끝도 없는 이 ‘一圓’은 가운데가 빈 허공이기도 하다. 허공을 나는 비닐봉지는 그 자체가 공(空)인 것이다. 반면에 ‘매트리스, 매트릭스’에서의 비닐봉지는 비어 있지 않고 오렌지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무겁다. 그런데 비닐봉지를 들고 가던 여자가 순간 봉지를 놓치고 만다. 아마도 꼭꼭 묶여져 있었을 비닐봉지는 여자가 손에서 놓지 않는 현실원칙이며 생명체를 살게 하는 음식은 그 현실과 직결되는 ‘무거운 것’이다. ‘젖이 불은 유방 같은 오렌지 하나가 매트리스 앞으로 굴러간다.’ 오렌지 하나가 비닐봉지를 탈출한 것이다. 묶여져 있는 비닐봉지에서 오렌지가 나오려면, 비닐봉지는 분명 터져 버렸을 것이다. 터진 틈새로 ‘몸을 놓칠세라 그림자가 앞서간다’. 집요하게 몸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오렌지의 그림자는 나를 현실에 붙들어놓는 ‘중력’과 같은 것이다. 오렌지는 필사적으로 굴러가지만, 그림자는 오렌지를 붙들고 여자는 터진 비닐봉지의 틈새를 알아차린다. 이 균열을 감수할 것인가, 아니면 봉합할 것인가. 균열을 감수한다면, ‘위태로운 반짝’임이 쏟아져 들어올 것이다. 이 반짝임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니어서 그녀를 현실로부터 일탈하게 하여, 어쩌면 미치게 할 수 있을 어떤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광기도 위태로움도 받아들일 수 없기에 ‘헤진 그림자로 온몸을 틀어막고 주저앉아’ 멈추어 있기를 선택한다. ‘매트리스, 매트릭스’에서 시인이 직접 주석을 달아 놓은 바와 같이 매트릭스는 고어로 자궁이라는 뜻이다. 결국 매트리스로 회귀하려는 오렌지의 시도는 실패한다. 그림자를 떨쳐내지 못한 오렌지는 땅바닥을 굴러 매트리스까지 가지 못하고 ‘매트리스와 여자 사이에서 멈춰 있다.’ 시 ‘비닐봉지가 난다’의 시의 결구는 의미심장하다. ‘나는 것들은 그림자를 만들지 않는다’는 구절이다. 날아가는, 중심을 이탈한, 가벼워진 것들에는 그림자가 필요 없다. 그러나 ‘철망 같은 제 그림자를 온몸에 뒤집어쓰고’(‘광화문에서’) 있으면 결코 가벼움을 획득할 수 없다. 그림자를 떼어내어 버리고, 온전한 ‘텅 빔’이 되어서 그림자를 벗은 가벼움이 되어 질주하는 것이 주체의 소망이다. 이 시집에서 불로 뛰어드는 불나방과 같은 시적 화자들의 질주는 영웅적이라고 간주되며, 한계를 넘어가는 위반의 극치를 보여 준다. 모든 것을 ‘무’로 돌린다는 것은 새로운 생성의 가능성을 극단적으로 증폭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모든 ‘없음’은 에너지의 새로운 분출로 다시 시작하려는 근본적인 의지를 내부에 품고 있다. 새로운 에너지를 가져다주는 창조적인 행위이며, 현 상태에 안주하지 않고 부정함으로써 탄생한 ‘공백’의 상태에서 새롭게 시작하려는 의지의 표명이다. 5. 흔들리면서 ‘저 너머를 향해’ 가기 자아의 안락과 현실에의 순응을 추구하는 쾌락원칙이 맹렬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데도, 그 너머의 금지된 희열을 향한 충동은 여전히 강하게 지속된다. 충동은 현실적인 삶이 부과한 경계 너머의 실재를 향한 욕망이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라캉은 모든 충동을 ‘죽음충동’이라 보기도 했다. 상징적이고 비유적인 죽음, ‘무’의 상태로 되돌려 공백의 상태에서 새로운 질서가 탄생할 수 있도록 만드는 창조의 의지인 것이다. 진정한 새로움은 무로부터 만들어질 수 있다. 공백은 창조의 시작이다. 탈(脫)이데올로기의 시대를 맞았던 90년대 우리 문학은 어떤 세기말적 징후로 가득해 있었다. 방향성을 잃었다는 느낌, 어떤 ‘파국’이 도래하였다는 감각은 이전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복고지향이나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으로 나타났다. 거대담론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자기 안으로 침잠했고 일종의 자폐성을 띤 2000년대 시는 1인칭의 내면 고백으로 가득 찼다. 2007년에 나온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는 혼잣말 같은 메모장과 일기장 밖 현실 세상으로 나온 존재가 새로운 시작을 꾀하려 하는 모색의 지점을 보여준다. 방향이 없는 곳에서, 길이 없는 곳에서, 새로운 길을 만들고 저 너머로 넘어가려는 이 시집의 역동성은, 끊긴 길 앞에서 멈추어 정체되어 있던 걸음을 다시 옮기게 만드는 에너지를 분출한다. 가속되는 디지털화, 인문학의 위기와 경제 불황 등으로 인해 ‘문학의 종언’이 이야기되는 시대에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더 처절하게 고민하려는 것이 2000년대 중반 이후 새로운 문학의 흐름이라 할 수 있다면, 이원의 2000년대 시집들에서도 이런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이원의 시편들의 이런 문제의식은 앞서 언급했던 시인의 ‘모니터킨트 1세대’라는 특징과도 연관시켜 생각해 볼 수 있다. 소위 한국형 ‘X세대’의 맏형 격인 세대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시대적 변화의 시점에서 성인으로의 전환기를 보낸 이들에게는 ‘완전히 새로워진’ 세계를 이해하고 인식하려고 노력했던 경험이 강렬하게 남아 있을 것이다. 60년대 이후 출생한 문학인들이 90년대에 활동을 시작하며 주목받았던 것은 탈냉전에 접어들며 가치의 혼란과 부재, 문학의 위기를 논하던 90년대 한국문단에 새 흐름을 형성했기 때문이었다. 장정일, 유하의 경우와 같이 60년대 이후 출생 시인들은 소비사회, 매스컴과 테크놀로지 등 변화하는 세태에 대한 새롭고 첨예한 감각을 보여 주었다. 1968년생이며 1992년 ‘세계의 문학’ 가을호로 등단하고 96년에 첫 시집 ‘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를 출간한 이원 시인 역시 그들 중 하나였다. 그들이 유년기를 보내며 정체성을 형성해 갔던 시기는 인터넷과 디지털 문화가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시대가 아니었다. 이원 시에서 찾아볼 수 있는 기술과 소비사회에 대한 매우 예민한 반응 역시 디지털 시대에서 태어난 최근의 젊은 세대처럼 태생적인 디지털문화에서 자라나지 않은 까닭 때문일지 모른다. ‘초기 X세대’들은 디지털을 ‘학습한’ 세대이면서도, 처음으로 인터넷과 네트워크의 기본을 만들었던 세대라는 약간 이중적으로 보이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런 세대적 특성은 이원 시에도 일련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원이 전자제품과 사이버문화를 광범위하게 시의 직접 소재로 삼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고찰하는 방식은 비교적 고전적이라는 점이다. 기술을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그에게 테크놀로지는 묵직한 존재론적 질문을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기술의 혜택을 보고는 있지만 내면 깊은 곳에서 그 기술을 사용하는 자기 자신을 생경하게 바라보는 자아의 어떤 이질감 같은 것이 숨길 수 없이 드러난다. 디지털 환경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살아가고는 있지만 후천적으로 익힌 것이기에, 디지털 문화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자신의 몸처럼 편안히 여기는 최근 세대들에 비해 때때로 불편하고 낯선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그렇기에 그는 디지털 문명을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볼 수 있다. 세계의 변화에 대한 예민한 인식은 전망 부재의 시대에 ‘새로운 시작’을 모색하게 해주는 힘이 된다. 시를 쓰는 것은 물론 읽는 것 역시 ‘길 없음’ 속에서 계속 나아가는 일과 같지 않을까. 이원의 비유를 빌리자면 ‘가벼운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일이다. 의미에 도달한다는 것의 불가능성 속에서 간신히 앞으로, 점점 전진하는 일이나 다름없다. 2010년대에 도달하여 출간한 시집 ‘불가능한 종이의 역사’(2012) 표지 뒷면에 적혀있는 시인의 말은 뼈저리다. “넘어가지 못한다 해도 너머가 보이지 않는다 해도, 넘어가지 못하는 그곳에는 보이지 않는 너머에는, 닿아야 했다.” 시인은 ‘불가능한 종이의 역사’라는 의미심장한 제목의 시를 마치는 결구에서 이렇게 말한다. ‘첫 페이지는 비워둔다/ 언젠가 결핍이 필요하리라.’ 이원 시집에 등장하는 무수한 ‘오토바이를 탄 이들’은 바로 이 결핍 때문에 달린다. 그들의 목표는 최종 목적지가 아니다. 어차피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목적은 달리는 것, 그 자체이고 현재를 사는 지금 이 순간, 질주와 속도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인 것이다. 불가능성 때문에 추구는 더 집요해지고, 시 ‘영웅’의 화자처럼 ‘온몸이 데는’ 것도 불사하는 경지에 이른다. 서커스에서 불타오르는 원형의 가운데를 뛰어넘는 오토바이 묘기와 같다. 이 불타는 허공으로 뛰어드는 묘기에 무슨 목적이 있겠는가? 단지 통과하는 것이 목적일 뿐이다. 삶은 지속되어야만 하는 무엇이다. 그렇기에 오토바이를 탄 사람들은 질주한다. 온몸을 걸고, 온 생이 기울어지고 흔들리면서. 목적지에 닿기 위해 정해진 길로 달리며 획일화된 ‘무장소’에서 체험을 상실하는 현대인들의 ‘속도’와 달리, ‘가벼운 오토바이’와 그 오토바이의 질주는 다른 수많은 현대적 속도들과 확실히 구분되며, 그 속성들을 거스를 수 있는 힘을 가진다. 결핍 속에서, 그 결핍을 채우려는 욕망 속에서 순간적으로 강렬해지는 삶, 그 강도 높은 삶의 기록을 끈질기게 추적하는 것, 도착하리라는 희망이 없는 상태에서도 계속 ‘보이지 않는 너머’에 닿고자 하는 것, 그것이 ‘문학’의 욕망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형편없이 미끄러지고 고꾸라지면서도 다시 또 오토바이 위에서 속력을 높이는 이원 시 속 화자들처럼, 끝없이 의미에 ‘미끄러지는’ 언어들로 계속 행간에 발을 헛디디면서도 이 미끄럽고 위태위태한 길을 속도로 넘어가 보고자 시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끝없이 맴돌기만 할 뿐 영원히 실패한다고 해도, 계속 달려간다면 길은 끊어지고 또 새롭게 만들어질 터이다. 어차피 삶은 여정 위에 있다.
  • [2016 신춘문예 시 당선작-심사평] 깔끔한 표현으로 서정적 구체성·투명성 살려

    [2016 신춘문예 시 당선작-심사평] 깔끔한 표현으로 서정적 구체성·투명성 살려

    이번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많은 분이 응모해주셨다. 심사위원들은 본심에 부쳐진 작품들을 함께 읽어가면서, 일부 작품이 만만찮은 시간을 축적한 결과라는 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 대상을 좀 더 일상 쪽으로 구체화하여 우리 주위의 타자들을 애정 깊게 응시한 결실도 많았고, 스스로의 경험적 구체성에 정성을 쏟은 사례도 많았음을 깊이 기억한다. 이 가운데 심사위원들이 함께 주목한 이들은 모두 세 분이었다. 이혜리, 최혜성, 정신희씨가 그분들인데, 오랜 토론 끝에 심사위원들은 정신희씨의 작품을 당선작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이혜리씨의 작품들은 감각적 장면들을 상상적으로 모자이크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었다. 충격과 반응으로 연쇄해 가는 감각 운동이 진정성과 독자성과 연관성을 두루 지니고 있었다. 최혜성씨의 시편은 특별히 ‘미동’이 끝까지 경합하였는데, 매우 밀도 높은 관찰과 표현이 특장으로 거론되었다. 감각적이고 구체적인 소묘의 집중성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은 결국 정신희씨의 ‘가족’을 당선작으로 정했다. 전언의 구체성과 깔끔한 표현, 그리고 착상과 비유의 과정이 안정된 역량을 보여주었다고 판단한 결과이다. 이 시편은 규칙적으로 서로를 향해 다가가면서도, 맹목과 위험을 동시에 지닌 관계로 ‘가족’을 파악한다. 물론 이러한 파악이 정신희씨만의 개성적인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당선작은 그러한 파악을 ‘그가 먼저 돌을 놓기를 기다리는 동안/나는 끝까지 돌을 움켜쥐고 있었다’는 표현에서 보이는 긴장과 예각적 균열을 통해 보여주고, 나아가 ‘길’의 뒤섞임, 팽창, 멈출 줄 모르는 질주의 형상과 그것을 어울리게 하면서 서정적 구체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살려주는 데 성공하였다. 이 점 여러모로 신뢰를 주기에 족했다.
  • ‘축구 神’들의 경쟁은 올해도 계속된다

    ‘축구 神’들의 경쟁은 올해도 계속된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가 리오넬 메시(28)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의 경쟁으로 뜨겁다. 바르셀로나는 31일 메시의 500경기 자축골과 루이스 수아레스의 멀티골을 앞세워 레알 베티스에 완승을 거뒀다. 9경기 무패를 달린 바르셀로나는 12승2무2패(승점 38)로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축구 신’ 메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500경기에 출전하며 쐐기골을 넣었다. 이날 골은 자신의 425번째 골이다. 메시는 전반 33분 네이마르의 패스를 받은 뒤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오른쪽 구석으로 차 넣었다. 메시는 17세였던 2004년 10월 16일, 에스파뇰과의 바르셀로나 더비에서 후반 교체 출전해 구단 역대 최연소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9번째 출전 경기였던 2005년 5월 1일 알바세테와의 경기에선 종료 직전 교체 투입돼 골키퍼 키를 넘기는 감각적인 로빙 슈팅으로 프로 데뷔골을 넣었다. 바르셀로나 구단 역대 최연소 득점이었다. 앞서 스페인 마드리드의 베르나베우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레알 마드리드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멀티골을 앞세워 레알 소시에다드를 3-1로 물리쳤다. 호날두는 이번 시즌 모두 23경기에 출전해 25골 7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날 13, 14호 골을 터뜨린 호날두는 네이마르와 함께 수아레스에 이어 득점 순위 2위에 올랐다. 레알 마드리드는 11승3무3패(승점 36)로 선두 바르셀로나를 추격 중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2016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심사평] 설득력 있는 논리 전개로 ‘속도’ ‘가벼움’의 미학 분석

    [2016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심사평] 설득력 있는 논리 전개로 ‘속도’ ‘가벼움’의 미학 분석

    문학평론 부문에 투고된 글들은 많지 않았지만, 최종 당선작을 놓고 경쟁할 수 있는 글들이 포함되어 있어서 다행이었다. 전체적으로 시 비평이 훨씬 더 많고 수준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심사위원들은 세 부분의 측면에서 심사를 진행했다. 우선은 문학비평의 ‘문장’이다. 비평도 문학적 글쓰기의 일부라고 할 때, 읽을 수 있는 정확한 문장과 매력적인 문체를 구사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중요한 문제이다. 두 번째는 텍스트에 대한 분석력이다. 문학비평은 텍스트를 매개로 하는 글쓰기이고, 텍스트에 대한 섬세한 분석력 없이는 존재하기 어려운 장르이다. 세 번째는 개념의 엄밀한 사용이다. 이론 공부에 치우친 문학비평 지망생들의 흔한 오류 중의 하나는 섬세한 독서 안에서 내적 논리를 발견하지 않고, 이미 알려진 거대한 개념들을 비평에 쉽게 적용시키려는 문제이다. 개념으로의 환원이라는 유혹을 견디면서, 섬세한 읽기가 어떻게 섬세한 문장으로 실현되는가를 보여주는 글쓰기가 비평이다. ‘진화하는 사랑 공동체’는 이근화와 장석원의 시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유려한 문장은 가독성이 있으나 ‘사랑’이라는 익숙한 관념을 텍스트의 고유성을 통해 예각화하는 데는 부족함이 있다. ‘너는 이제 미지의 즐거움이다’는 황인찬의 시를 대상으로 하여 ‘미지’로서의 미학적 특이성을 규명하고 있다. 발랄한 문장이 흥미로운 글인데, 전체적으로 산만한 전개를 보여주었다. ‘그림자를 벗은 가벼움의 질주’는 이원의 시집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를 대상으로 ‘속도’와 ‘가벼움’의 미학을 분석해낸다. 때때로 큰 개념을 적용하는 문제를 보여주기는 했으나 안정적이고 절제된 문장, 텍스트에 대한 성실한 접근, 설득력 있는 논리 전개 등이 돋보였다. 비평의 무기력이 널리 퍼져 있는 시대에 잠재력을 가진 비평가를 만나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 2016 서울의 꿈을 소개합니다

    2016 서울의 꿈을 소개합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구청장은 거대도시 서울의 균형 발전을 책임지는 작은 시장들이다. 임기 반환점을 도는 2016년, 서울 구청장들이 각 구의 특성에 맞는 새해 계획을 내놓았다. 25개 자치구가 각각 개성 있는 꽃을 키워, 올해는 백화제방(百花齊放)처럼 지방자치가 만발하고 ‘서울’이란 꽃이 활짝 피어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서울 시청팀 ■강서 남북 지나는 광역철도 건설 “강서의 교통을 사통팔달하도록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광역철도를 추진하겠다. 경기 부천에서 강서구청을 지나 강북으로 향하는 철도를 건설해 이동권을 확장하고 주민 불편을 줄이겠다. 마곡첨단도시·의료관광특구의 위상을 높이고 촘촘한 복지서비스를 지켜 나가겠다.” ■양천 민관 손잡고 복지 사각 해소 “이웃이 서로에게 울타리가 되는 양천형 찾아가는 복지사업을 올해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특히 올해는 민·관이 손을 맞잡고 복지사각지대 해소라는 결승선을 향해 전력 질주하는 한 해로 삼겠다.” ■구로 가리봉동 새로운 마을 공동체로 “한국 산업화의 중심이었던 가리봉동을 새로운 마을공동체로 탈바꿈시키겠다. 가족통합센터를 만들어 문화·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구로공단의 삶을 돌아보는 역사관을 세워 과거와 현재를 조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지역균형발전도시, 지식·문화도시로 나아가겠다.” ■금천 공군부대부지 G밸리와 연계 “공군부대 이전 부지 12만 2666㎡에 SH공사와 협업을 통해 G밸리 배후지원시설을 만들어 정보기술(IT) 산업의 메카라는 지역 정체성을 확고하게 하고 청년일자리 창출을 포함한 G밸리 성장동력을 견인할 수 있는 새로운 공공개발의 성공 모델로 만들어 나가겠다.” ■관악 토종 씨앗 심는 친환경 도시 “관악은 올해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친환경도시로 거듭난다. 삼성동에 1만여㎡ 규모의 관악산 도시농업공원을 만들고 토종씨앗을 보급하는 채종업, 양봉 등에 나설 것이다. 또 상자 텃밭과 자투리 텃밭도 확대하는 등 텃밭도시 관악을 체험하도록 하겠다.” ■은평 악성 채무 줄여 금융 복지 실현 “심각한 가계부채가 삶을 압박한다. 금융 소비자 주권 보호, 서민 경제 성장의 디딤돌이 절실하다. 사회적 경제기금을 통해 악성 추심에서 주민을 구제하고 금융복지서비스를 제공해 자립을 도울 예정이다. 따뜻한 공동체와 나눔의 경제로 주민의 삶을 지키겠다.” ■서대문 ‘주빌리’로 서민 고통 덜기 “올해는 주거복지, 일자리 창출, 공동체사업을 중점 추진함과 동시에 주민의 악성 부채 탕감에 나선다. 악성 채무를 해결해 일반 가정의 건전성을 높여 주는 ‘주빌리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 악성 채권추심으로 고통받는 서민이 없도록 할 것이다.” ■마포 교육·문화로 주민 자존감 ‘업’ “올해는 ‘함께 꿈꾸는 마포, 교육문화도시로 가자!’란 구호가 마포주민의 일상 속에서 실현될 것이다. 주민 한 명 한 명의 자존감을 세워 주는 다양한 교육·문화사업을 확대하고 위기에 내몰린 소외계층을 위해 빛이 되는 복지정책을 실천하겠다.” ■영등포 문래예술창작촌을 관광지로 “쇳소리와 북소리가 어우러지고 허름한 식당 간판조차도 작품이 되는 문래예술창작촌, 차가운 철과 뜨거운 예술이 함께하는 이곳에 앵커시설인 종합지원센터와 안내센터 등을 만들어 영등포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육성하겠다.” ■용산 복지 재단 세워 맞춤형 지원 “용산복지재단을 출범시켜 구민 맞춤형 복지를 실현하겠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어린이청소년종합타운’을 옛 용산구청 자리에 올해 착공하겠다. HDC신라면세점 등 기업들과의 업무협약으로 구민에게 더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겠다.” ■성동 교육 특구, 평생학습관 신설 “융·복합혁신 교육특구 지정을 기반으로 ‘교육 때문에 찾는’ 도시를 만들겠다. 금호·옥수와 왕십리 지역에 일반계 고등학교를 신설하고 입시진학상담센터, 글로벌 영어하우스는 확대 운영하려 한다. 평생학습관 건립도 추진해 전반적 교육 경쟁력을 강화하겠다.” ■성북 미래 키우는 아동 친화도시 “아동친화도시 성북에서 나아가 아동친화국가로 가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 아동친화도시가 국가적 의제가 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한다. 또 마을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추첨제 민주주의 방식을 도입하는 등 주민을 정책 참여자로 만들겠다.” ■종로 아동 친화 조례·의회 구성 “2017년 유니세프 인증을 목표로 ‘아동친화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하려 한다.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3월까지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정책과제를 발굴할 것이다. 아울러 근거 조례 제정, 아동의회 구성 등을 추진한다.” ■동대문 청량리 재개발로 동부 거점화 “청량리 4구역 개발을 시작으로 청량리역 주변이 ‘젊음의 거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지역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에 나서겠다. 이를 통해 동부서울의 성장거점도시로 거듭나겠다.” ■중구 ‘정동야행’ 등 문화 자원 발굴 “서소문역사공원, ‘정동야행’, 필동 서애대학문화거리, 성곽예술거리 등 무궁무진한 역사문화자원을 키워 가겠다. 숨은 자원을 보물처럼 빛내 줄 명소 사업에 속도를 내고 미래인재 육성과 밀착복지 등 구민 행복을 견인할 정책 수행에 열정을 다하겠다.” ■중랑 코엑스 조성·면목패션지구 추진 “‘자생력 있는 자족도시, 머물고 싶은 정주도시’로 자리매김하게 계속 노력하겠다. 중랑 코엑스(COEX) 조성을 가시화하고 면목동 136 일대가 ‘면목패션특정개발진흥지구’로 지정되도록 하겠다. 또 중랑형 복지와 교통체계를 완성하겠다.” ■노원 공교육 띄우고 격차 줄이고 “생명과 안전의 가치가 최우선인 사람 중심의 도시, 일자리가 조화로운 자족도시, 수준 높은 문화가 풍요로운 도시,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녹색 미래도시를 만들겠다. 또 민·관·학 협력체제를 강화해 공교육 활성화와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 ■도봉 서울아레나로 창동 살리기 “서울아레나를 축으로 창동 신경제중심지 조성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 서울아레나는 당초보다 1년 이상 앞당긴 2017년 말에 착공해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창동을 다양한 볼거리와 독특한 스토리가 있는 문화도시로 만들겠다.” ■강북 근현대사기념관, 역사 벨트 완성 “올봄에 개관하는 근현대사기념관과 연말에 개통하는 우이~신설 경전철 개통에 발맞춰 북한산 역사문화관광벨트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 근현대사기념관에 이어 우이동 가족캠핑장, 진달래 도시농업체험장 등 역사체험을 할 수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 ■광진 광장동 시설 지하화 민원 해결 “광장동에 체육공원을 조성하고 현재 광장동 사업부지 지상에 있는 광장집하장과 제설발진기지, 건설자재 보관 시설 등 민원이 자주 발생하는 공공시설물을 지하화한다. 이를 통해 효율적인 공공시설물 자원 관리가 가능하게 하겠다.” ■강남 영동대로 지하 공간 통합 개발 “영동대로 지하를 관통하는 6개 광역교통의 환승시설 구축을 위해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을 추진하고 해외 관광객 800만 시대를 열겠다. 테헤란로에는 2017년까지 6000명의 인력을 유치하고 매년 2000개의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 ■서초 전국 첫 ‘아버지센터’ 건립 “아이와 엄마, 가족 모두가 활짝 웃는 건강하고 즐거운 보육·교육 환경을 만들겠다. 내년에 국공립어린이집을 13곳 늘리고 권역별 육아지원센터도 만들겠다. 또 전국 최초로 ‘아버지센터’를 만드는 등 ‘일과 가정생활’이 균형을 이루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 ■송파 교통안전체험관 설립 ‘안전도시’ “세계가 인정한 ‘WHO 공인 안전도시’에 걸맞게 모든 지역에서 주민이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 2016년에는 교통안전체험관을 만들고 각종 생활 범죄와 사고를 막을 수 있는 폐쇄회로(CC)TV와 24시간 통합관제센터 운영 등에 나서겠다.” ■동작 30년 로드맵, 미래 먹거리 만든다 “미래 30년의 로드맵인 도시종합계획을 수립하겠다. 수산시장 2단계 부지 개발과 한강문화관광벨트를 포함한 관광활성화 방안을 연계해 미래 먹거리를 만들겠다. 한국문학관도 유치한다. 범죄예방디자인 기본계획을 만들어 ‘안전 동작’의 원년으로 삼겠다.” ■강동 고덕상업복합단지 본격 추진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는 서울 동남권의 경제지도를 바꿀 강동구 최대 프로젝트다. 이케아와 대형 복합쇼핑몰을 유치해 청년층과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연 1000만명 이상이 찾는 동부수도권 경제중심지로 도약하겠다.”
  • [사설] 학생이 스승을 폭행하는 참담한 세태

    [사설] 학생이 스승을 폭행하는 참담한 세태

    고교 1학년 교실에서 수업 중에 교사가 학생들에게 맞고 조롱당하는 교권 붕괴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구타하는 학생, 폭행당하는 교사, 웃는 학생, 현장을 촬영하는 학생 등을 담은 동영상을 보면 당시 교실은 가르치고 배우는 공간이 아니었다. 학생이라는 다수가 교사라는 한 사람에게 힘을 과시하며 린치하는 무법 교실이었다. 교권 붕괴라는 말도 사치스럽다. 개탄스럽고 참담하다. 한 학교에서 일부 철부지 학생들이 저지른 패륜적 행위라고 여기고 넘어가기에는 너무 엄중한 사건이다. 교육적 차원을 떠나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학생들의 반인륜적 행패에 따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경기도교육청이 그제 밝힌 사건의 전말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다. 동영상으로 고스란히 찍혀서다. 지난 23일 경기 이천의 한 특성화고교 1학년 교실에서 학생 3~4명이 39세인 기간제 교사를 빗자루로 어깨와 팔 등을 때리고 찔렀다. 또 손으로 머리를 밀쳤다. 학생들은 폭력을 휘두르며 “안 아프냐. 이 XX놈아”라는 욕설도 퍼부었다. 교사를 향해 침을 뱉기도 했다. 교사는 “그만하라”며 제지했지만 멈추지 않았다. 또 다른 학생 2명은 휴대전화로 촬영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유포했다. 나머지 학생들은 말리기는커녕 지켜볼 뿐이었다. 동영상 탓에 교사의 얼굴도 그대로 공개됐다. 인권마저 짓밟힌 것이다. 교육청은 “출석 점검이 잘못됐다고 항의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라면서 “심각한 교권 침해”라고 설명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당연하다. 해당 교사가 “지나친 측면은 있지만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학교 측에 밝혔다지만 공동 폭행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다. 동영상 유포도 정보통신 관련법 위반일 수 있다. 교육 당국은 진상을 파악해 상응하는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법까지 제정해 강화했다는 인성교육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흥사단에서 지난 9월 조사한 청소년 정직지수 결과, 고교생의 56%가 ‘10억원이 생긴다면 죄를 짓고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다’, 45%가 ‘나만 잘살면 된다’고 답했다. 물질주의와 개인주의에 물든 청소년의 윤리의식을 나타내는 단면이다. 입시 경쟁에 매몰된 교육 현장에서 인성교육이 얼마나 공허한지 보여 주는 현실이기도 하다. 교육 당국, 학교, 가정은 이 사건을 계기로 다시금 실질적인 인성교육을 깊이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 [프로농구] 1000블록…골밑 지배자 ‘동부산성’ 김주성

    [프로농구] 1000블록…골밑 지배자 ‘동부산성’ 김주성

    새해로 대기록을 넘기는가 싶던 경기 종료 1분 12초 전 ‘살아 있는 전설’이 대기록을 작성했다. 김주성(동부)이 30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오리온과의 원정 경기 4쿼터 막판 조 잭슨을 상대로 정규리그 개인 통산 1000개째 블록슛을 기록, 프로농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2002년 데뷔한 김주성은 그해 10월 26일 LG전에서 라이언 페리맨의 슛을 쳐낸 것을 시작으로 14시즌, 632경기 만에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불멸의 대기록은 극적으로 이뤄졌다. 1쿼터 종료 58.2초를 남기고 잭슨의 골밑 레이업슛을 옆에서 툭 쳐낸 듯 보여 중계 화면에 ‘1000블록 달성’ 자막까지 떴으나 비디오 판독 뒤 김주성의 손에 닿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쿼터 초반에도 문태종의 레이업슛을 뒤쪽에서 덮쳤으나 한 뼘 모자랐고, 3쿼터와 4쿼터 중반까지도 이렇다 할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아 대기록은 한 해를 넘기는가 싶었다. 그러나 오리온이 70-76까지 따라붙은 종료 1분 12초 전, 잭슨이 두경민을 벗겨냈다고 생각하고 레이업슛을 시도했고, 김주성이 뒤에서 뛰어올라 잭슨이 띄워 놓은 공을 시원스럽게 쳐냈다. 잭슨의 슛이 성공했더라면 4점 차 추격을 허용하는 순간이라 김주성의 블록은 더 값지고 빛났다. 곧바로 두 팀 선수들은 경기를 중단하고 꽃다발이 건네졌고 오리온 구단도 전광판에 축하 영상을 띄웠다. 불멸의 기록을 남긴 공은 김주성의 서명이 담겨져 한국프로농구연맹(KBL)에 영구 보관된다. 김주성 다음으로 서장훈이 463개, 재키 존슨(이상 은퇴)이 443개, 찰스 로드(KGC인삼공사)가 416개로 멀찍이 처져 있어 앞으로도 그를 넘어설 선수는 나오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부는 허웅(20득점)과 두경민(18득점)의 활약을 묶어 80-74로 오리온을 물리치고 6연승을 질주했다. 잭슨의 30득점(개인 최고) 분전이 안타까웠다. 김주성은 “원정 팀 기록인데도 축하해 준 오리온 구단과 고양팬들에게 감사드린다. 상대 선수들이 피하는 것이 느껴져 타이밍을 맞추기 힘들었다”며 “후배들이 이 기록을 깨줬으면 좋겠다. 그래야 한번이라도 더 내 기록이 기억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영만 동부 감독은 “앞으로도 쉽게 나오지 않을 기록이라 생각한다. 자기 관리를 잘하고 후배들에게 존경을 받으면서 좋은 기록이 나온 것 같다. 남은 선수 생활 동안 좋은 기록을 쌓아 갔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최하위 LG는 샤크 맥키식의 24득점 10리바운드 활약을 앞세워 KGC인삼공사를 87-78로 따돌리고 9위 전자랜드에 한 경기 차로 다가섰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백 투 더 퓨처 ‘들로리언’ 공기부양정으로 변신

    백 투 더 퓨처 ‘들로리언’ 공기부양정으로 변신

    영화 백 투 더 퓨쳐(Back To The Future)에서 나오는 타임머신 들로리언(DeLorean)이 이번엔 공기부양정으로 변신했다. 지난 2013년 1월 유튜브에 게재된 영상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와 마린 반도를 연결하는 금문교를 배경으로 물 위에서 질주하는 들로리언의 모습이 포착돼 있다. 이것은 들로리언 모터 컴퍼니(DeLorean Motor Company, DMC)에서 제작한 스포츠카 들로리언 DMC-12(이하 들로리언)를 개조해 호버크라프트(HoverCraft), 즉 공기부양정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스포츠카답게 공기부양정으로 변신한 ‘들로리언’이 수면 위를 빠르게 이동한다. ‘들로리언’은 차 문이 위아래로 개폐되며 차체가 무광 스테인리스강으로 설계된 독특한 디자인 때문에 미래 이야기를 다룬 ‘백 투 더 퓨쳐’에 등장한 바 있다. 한편 영화 속 타임머신으로 유명한 ‘들로리언’은 들로리언 모터 컴퍼니가 위치한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가면 손쉽게 만나볼 수 있다. 사진·영상= Gabriel DeRita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세상 밝힌 시민 영웅들 “새해엔 ‘배려사회’ 되길”

    세상 밝힌 시민 영웅들 “새해엔 ‘배려사회’ 되길”

    2015 을미년(乙未年)에도 서울신문 지면에는 밝은 내일의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평범한 우리 이웃들의 모습이 다양한 형태로 조명됐다. 만취 뺑소니범을 붙잡은 용감한 택시기사 박실하(56)씨,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지도를 만드는 대학생 김찬기(23)씨, 구직자들을 돕기 위한 사진관을 운영한 기획자 조예인(33·여)씨, 최초로 합법적 지위를 인정받은 이주노조 우다야 라이(44·네팔) 위원장 등이 그들이다. 올 한 해 어느 때보다 격하게 사회적 갈등이 분출됐던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9일 그들이 만나 2015년을 돌아보고 2016 병신년(丙申年)의 희망을 얘기했다. “다른 분들에 비하면 저는 별로 한 게 없는데…. 저는 사회를 바꾸겠다고 나선 사람이 아니라 잠깐 좋은 일을 한 것뿐이어서 여기 와도 되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가장 연장자인 택시기사 박실하씨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처음에는 “자격이 안 된다”며 만남에 나오길 거부했던 그다. 박씨는 지난달 25일 새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인도네시아대사관 앞 횡단보도에서 30대 남자를 치고 달아난 뺑소니범을 끝까지 쫓아가 붙잡은 ‘시민 영웅’이다.<서울신문 12월 2일자 14면> 원효대교를 건너 2.9㎞의 도로를 달린 끝에 몸싸움을 벌여 20대 뺑소니범을 붙잡은 박씨는 영등포경찰서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제 얘기가 보도된 지 일주일도 안 돼서 술에 약간 취한 승객이 택시에 탔는데, 뺑소니범 붙잡은 택시기사 이야기를 아느냐고 저한테 묻더군요. 신문 기사에서 봤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우리 집사람이 저런 일 생기면 절대 따라가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고 하더군요. 그 택시기사가 바로 저라고 하니까 그분이 깜짝 놀라면서 ‘제가 영웅이 모는 택시를 탔네요’ 하며 신기해하더군요.” 이 일로 박씨는 회사로부터 꿀맛 같은 2박 3일의 휴가를 받아 얼마 전 아내와 제주도를 다녀왔다. “한 달에 26일을 일하다 보니 잠시 짬 내서 여행 가는 건 꿈도 꾸기 어려웠어요. 오랜만에 집사람도 숨통 좀 트였다고 좋아하더군요.” 서울대 경제학부 4학년 김찬기씨는 서울신문 보도 이후 누구보다 바쁜 삶을 보내고 있다. ‘장벽 없는 지도’를 뜻하는 ‘BFM’(Barrier Free Map)이라는 이름의 회사를 창업한 김씨는 장애인들을 위해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턱과 계단이 없는 상점들의 위치를 알려주는 스마트기기용 애플리케이션(앱) 지도를 만들어 화제를 모았다.<서울신문 10월 27일자 29면> 그는 자신의 프로젝트가 보도된 뒤 각종 경진대회에서 상이란 상은 죄다 휩쓸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마련한 ‘소셜벤처 경연대회’에서 창업 아이디어 부문 상위 15개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서울시의 ‘사회적경제 아이디어 대회’에서 우수 아이디어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저 같은 사람들을 위해 회사를 차리고 장애인 인권을 위한 사업을 시작한 것은 큰 도전이었죠.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사업자 등록을 하고,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아 사업을 키워 나갈 계획입니다.” 현재 그는 전국을 무대로 한 장벽 없는 지도 앱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근무하는 조예인씨는 ‘엉뚱한 사진관’을 차려 ‘뒷모습 증명사진’ 프로젝트를 운영했다.<서울신문 11월 17일자 29면> “카메라를 갖고 청년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고민했어요. 그러던 중 ‘자기 자신을 돌아보자’, 뭐 이런 취지로 뒷모습을 찍으면 어떨까 하는 사진작가들의 아이디어가 너무 좋아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어요.” 색다른 프로젝트 소식에 항공사 승무원을 준비하는 취업 준비생, 떡볶이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재취업을 원하는 중장년층, 심지어 영정 사진을 찍으러 온 백발노인 부부까지 사진관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조씨는 “원래는 5일 정도 이벤트를 해 100명 정도만 촬영하려고 했는데 서울신문 보도 이후 문의와 신청이 쇄도해 결국 500명 이상의 뒷모습을 찍게 됐다”고 전했다. 조씨는 여세를 몰아 내년 1월 이번에 촬영한 사진들로 전시회를 열어 사람들의 뒷모습 사진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정신없이 ‘스펙 사회’를 질주하면서 평소 돌아보지 못했던 자아를 ‘낯선 나’(뒷모습)를 통해 확인해 볼 기회를 2030세대 청년들에게 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여러 세대가 관심을 가질 줄은 몰랐죠. 청년들과 젊은 사진작가들을 위한 활동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문화 행사를 계속 기획하고 싶습니다.” 10년에 걸친 한국 정부와의 소송 끝에 합법 노조로 인정받은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조합 위원장 우다야 라이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한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서울신문 8월 26일자 27면> 라이는 충남 논산의 한 채소 농장에서 외국인 노동자 3명이 월급을 제대로 못 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대전고용노동청에 알려 해결해 줬다. “합법 노조가 되기 전에는 ‘불법 노조’라며 지방 고용노동청에서도 이야기를 잘 안 들어줬어요. 각 사업장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호소할 데가 없었죠.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져서 노동청에서도 귀를 기울여 주니 너무 좋아요.” 이주노조에 대해 조금은 달라진 대우가 신기할 정도로 고맙다는 라이는 그러나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도 내비쳤다. 그는 “외국인 노동자의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고용허가제를 개선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주 노동자 모두 한국 사회에서 열심히 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관심을 부탁했다. 특별했던 2015년을 보낸 네 사람의 새해 소망은 뭘까. 박씨는 올해 실패한 금연을 새해 목표로 다시 잡았다. 김씨와 라이는 가족의 건강이 최고의 희망이라고 했다. 조씨는 “꾸준한 다이어트로 건강 관리를 제대로 하는 게 새해 목표”라고 했다. 박씨는 내년에 희망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으로 ‘배려가 충만한 사회’를 꼽았다. “운전하다 보면 참 다양한 사람들을 보게 되죠. 자기는 남의 차로에 거칠게 끼어들면서 남이 끼어들라치면 화를 내는 건 기본이고, 무단횡단을 했으면서 운전자에게 되레 화를 내기도 하죠. 서로들 으르렁거리지 않고, 작은 배려를 실천해 세상이 따뜻해졌으면 좋겠네요.” 라이는 “정부가 서민들의 목소리에 좀더 귀를 기울여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씨와 조씨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을 예로 들며 ‘정(情)이 넘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랐다. “드라마를 보면 같은 동네 이웃들끼리, 친구들끼리 친하잖아요. 같이 슬퍼하고 기뻐하고. 요즘 타인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지고 개인의 삶이 팍팍하다 보니 지나치게 ‘나’ 위주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조금은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는 한 해가 됐으면 해요.”(김씨) “드라마 ‘응팔’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정이 담겨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단순히 1980년대 말 상황을 재현해서 시청률이 높은 게 아니라 담 하나를 사이에 둔 이웃들이 오이 소박이를 나눠 먹고, 김장을 함께 담그는 인간적인 모습을 많은 사람이 그리워하기 때문이 아닐까요.”(조씨) 지나온 희망과 맞이할 희망을 함께 얘기하며 어느덧 가까워진 네 사람은 내년에 또 만나기로 약속했다. 오늘 나눈 얘기들이 얼마나 실현됐는지, 또 오늘 그려본 희망들은 얼마나 커졌는지를 다시 얼굴을 보며 확인해 볼 참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고교생 56%, 10억 생긴다면 죄짓고 감옥 가도 괜찮다

    “고교생 56%, 10억 생긴다면 죄짓고 감옥 가도 괜찮다

    고교생의 절반 이상이 10억원의 거액을 가질 수 있다면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상관없다고 여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고교생의 절반가량은 이웃의 어려움과 관계없이 ‘나만 잘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가 9월부터 전국 초·중·고등학생 1만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9일 발표한 ‘2015년 청소년 정직지수 조사 결과’에서 고교생의 56%는 ‘10억이 생긴다면 죄를 짓고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답했다. 이렇게 답한 비율은 초등학생 17%, 중학생 39%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큰 폭으로 올랐다. 2012년 조사에서는 같은 응답은 초등 12%, 중학 28%, 고교 44%였고, 2013년에는 초등 16%, 중학 33%, 고교 47%였다. 초·중·고교생의 윤리의식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웃의 어려움과 관계없이 나만 잘살면 된다’는 응답은 올해 초등 19%, 중학 30%, 고교 45%였다. 2년 전의 같은 설문에서는 초등 19%, 중학 27%, 고교 36%로, 고교생은 그렇다는 응답이 2년 사이에 9%포인트 늘었다.  이외에 ‘참고서를 빌려주기 싫어서 친구에게 없다고 거짓말을 한다’는 응답은 초등 18%, 중학 34%, 고교 44%, ‘친구의 숙제를 베껴서 내도 괜찮다’는 응답은 초등 15%, 중학 58%, 고교 71%로 조사됐다. 또 ‘숙제를 하면서 인터넷 내용을 그대로 베낀다’도 초등 26%, 중학 46%, 고교 63%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청소년 전체 정직지수는 78점으로 평가됐다. 초등학생 88점, 중학생 78점, 고교생 67점이다. 흥사단 측은 초등학생과 고교생의 정직성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을 두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입시위주의 교육 때문에 공동체 의식과 윤리의식이 황폐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안종배 흥사단 윤리연구센터장은 “물질주의와 개인주의가 팽배하면서 청소년의 윤리의식도 침몰하고 있다”면서 “정직과 윤리에 대한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고 장려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타워즈’도 못 넘은 ‘히말라야’… 400만명 올라갔다

    ‘스타워즈’도 못 넘은 ‘히말라야’… 400만명 올라갔다

    영화 ‘히말라야’가 크리스마스 연휴에만 176만여명의 관객을 끌어 모으며 누적 관객 400만명을 돌파했다. 28일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산악인 엄홍길의 ‘휴먼 원정대’ 실화를 바탕으로 한 ‘히말라야’는 지난 16일 개봉 이후 4일째 관객 100만명, 8일째 200만명, 10일째 300만명, 12일째 4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전날까지 누적 관객 422만명으로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굳게 유지했다. 특히 25일 하루에만 74만 6413명을 동원하며 2013년 ‘변호인’이 세운 역대 크리스마스 최다 관객 수(64만 624명)를 경신하기도 했다. 당초 ‘히말라야’는 ‘대호’,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와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대호’와의 경쟁이 싱겁게 끝나버리고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의 거센 추격도 따돌리며 독주 중이다. 개봉 첫날 1009개 스크린으로 출발한 ‘히말라야’는 첫 주말을 전후로 스크린 수가 900개 후반대로 떨어졌다가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는 1098개까지 치솟았다. 연말연시 연휴를 포함해 내년 1월 말까지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어 당분간 독주가 계속될 전망이다.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는 개봉 첫 주 예매율 1위의 기세를 살리지 못하고 누적 관객 250만 명으로 박스오피스 2위를 달리고 있다. 해외 열기에 견주면 국내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전작인 ‘시스의 복수’(2005)의 성적(146만명)은 뛰어넘은 상태다. 이 밖에 애니메이션 ‘몬스터 호텔2’가 ‘대호’와 ‘내부자들’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는 한국과 베트남, 터키 등 일부 아시아권을 제외하면 대부분 나라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최단 기간 전 세계 매출 10억 달러(약 1조 1700억원) 돌파 기록(12일)을 세우기도 했다. 이 작품이 국내 극장가를 호령하지 못하는 까닭은 고정 팬층이 두텁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오타쿠 문화가 발달한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스타워즈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또 이전 시리즈의 이야기 구조를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분석되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우리 영화 ‘수상한 그녀’를 리메이크한 코미디 ‘내가 니 할매다’가 스타워즈를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는 점이 흥미롭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프로농구] 우릴 믿어! 로드

    [프로농구] 우릴 믿어! 로드

    KGC인삼공사가 KT에 극적인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인삼공사는 27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KT와의 원정 경기에서 3점슛 7개를 포함해 34득점 7어시스트를 기록한 마리오 리틀의 맹활약에 힘입어 84-83, 한 점 차 승리를 거두고 2연승을 내달렸다. 이정현과 오세근은 29점을 합작해 동생의 죽음으로 자리를 잠시 비운 찰스 로드의 공백을 메웠다. 승점을 추가한 인삼공사는 단독 3위를 차지했고 KT전 6연승을 달렸다. 초반부터 두 팀은 팽팽하게 맞섰다. 2쿼터 초반 KT는 로드가 빠진 인삼공사의 골밑을 압박했지만 이정현, 마리오가 3점슛으로 맞섰다. 42-41, 인삼공사가 1점 차로 바짝 뒤쫓으며 전반전을 끝냈다. KT에 9점 뒤지며 4쿼터를 맞은 인삼공사는 김기윤, 마리오가 3점슛 3개를 합작하며 종료 5분 44초를 남기고 73-73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 종료 21초 전 오세근이 골밑슛을 성공시켜 82-80으로 앞선 인삼공사는 김기윤이 자유투 2개를 성공시키면서 승기를 잡았다. 조성민은 종료 직전 3점슛을 성공시켰지만 남은 시간은 겨우 1초뿐이었다. 모비스는 SK와의 울산 홈경기에서 16득점을 올린 양동근을 앞세워 66-63으로 이겼다. 오리온은 21득점 10어시스트를 기록한 조 잭슨의 맹활약에 힘입어 인천에서 88-76 승리를 거두고 홈팀 전자랜드를 상대로 7연승을 질주했다. 오리온은 선두 모비스에 다시 2경기 차로 다가섰고 5연패에 빠진 전자랜드는 8위 SK에 1경기 차로 멀어졌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하프타임]

    내년 KBO 사용구 ‘스카이라인’ 내년부터 프로야구 공식경기에 사용되는 공이 한 가지로 통일된다. KBO는 2016년부터 경기 사용구로 스카이라인 AAK100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스카이라인스포츠는 지난 8월 경기구 입찰에서 평가위원회로부터 응찰 업체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아스널, 맨시티 꺾고 2위 수성 잉글랜드 프로축구 아스널이 22일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의 홈 경기를 전반 33분 시오 월콧과 전반 추가시간 올리비에 지루의 득점을 엮어 후반 야야 투레에게 만회골을 내줘 2-1로 이겼다. 메수트 외칠이 두 골 모두 도와 도움 선두(15개)를 질주했다. 팀은 3위 맨시티와의 간격을 4로 벌렸고, 선두 레스터시티와의 간격을 2로 좁혀 연말 ‘복싱 데이’나 새해 언제든 선두를 추격할 발판을 만들었다. 홍명보재단 축구유망주에 장학금 홍명보장학재단은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팔래스호텔에서 ‘제14회 홍명보장학재단 장학금 수여식’을 열어 전국 초·중·고등학교 축구 유망주 34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들에게는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150만원의 장학금과 축구용품이 후원된다.
  • [데스크 시각] 중국 시장만 열리나/박상숙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중국 시장만 열리나/박상숙 국제부 차장

    ‘대륙의 실수.’ 어쩌다 잘 만든 중국 제품을 일컫는 우스갯소리다. 여기에는 ‘메이드 인 차이나=싸구려’라는 등식에 함몰된 나머지 중국의 실력을 제대로 보거나 인정하지 않으려는 편견과 오만이 담겼다. 이런 한국인의 선입견을 깨는 중국 기업 가운데 하나가 샤오미다. ‘애플의 짝퉁’ 취급을 받던 게 엊그제인데 어느새 이 회사가 만든 보조 배터리는 국내에서 짝퉁이 나돌 정도로 불티나게 팔린다. 미투 또는 짝퉁이 나왔다면 그 제품의 인기는 어느 정도 입증된 셈이다. 중국에서 현지 업체라는 이점을 등에 업고 삼성 스마트폰을 제쳤을 땐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국내에 정식으로 들어오기 전인데도 이 회사가 만든 공기청정기, 정수기, 체중계, 전동스쿠터 등은 국산의 절반 가격에 성능은 물론 디자인도 준수하다는 입소문을 타고 국내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베이징에서 만난 한·중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산의 경쟁력이 일부 분야에서 이미 한국을 앞질렀다고 입을 모았다. 롯데,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의 고전과 삼성 스마트폰의 멈칫거림, 현대차의 위기를 말하며 “최악의 경우에는 한국이 중국의 하청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했다. 그래서인지 베이징 최대 번화가 왕푸징에 있는 애플 스토어가 ‘자금성’이라면 인근 삼성 매장은 ‘경복궁’ 규모로 보였다. 화웨이, 샤오미 등 현지 업체들과 애플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신세’를 웅변하듯 말이다. 유럽산 자동차들이 즐비한 도로 위에서 택시 외에 현대차가 질주하는 모습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는데, 상하이의 쇼핑 중심지 신톈디 일대를 둘러싼 페라리, 포르셰 등 슈퍼카 전시장을 보며 한국 자동차의 현지 사정이 헤아려졌다. 세계 경제 2위인 중국은 글로벌 기업의 각축장이 된 지 오래다. 더이상 한류를 등에 업고 ‘천송이 코트’ 따위로 승부를 겨룰 시장이 아니다. ‘짝퉁 천국’의 오명 속에서도 중국은 베끼기에만 몰두한 게 아니다. 기술력도 괄목상대할 만하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 때 알리바바는 온라인 쇼핑으로 하루 16조원 매출을 올렸다. 200여 나라와 지역에서 동시에 폭주하는 7억건의 주문을 거뜬히 처리하는 능력에 “한국 같으면 (쇼핑몰) 서버가 다운돼 난리가 났을 것”이라며 누리꾼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주요 수출품으로 자리한 고속철도 대륙의 인상을 새롭게 했다. 베이징에서 정시 출발한 고속철은 항저우까지 1300㎞에 이르는 거리를 정확히 5시간 만에 주파했다. ‘만만디’ 중국은 어디로 간 것인가. 엊그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됐다. “인구 13억·국내총생산(GDP) 12조 달러의 거대 시장이 열렸다”는 장밋빛 전망이 흘러 넘친다. 하지만 한국금융연구원은 대중 수출 확대의 허상을 지적한다. 연구원에 따르면 수출에서 중국 특수는 2012년 끝났으며 오히려 4년째 감소 추세다. 더욱이 대중 수출의 70~80%는 원부자재·중간재로 애초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니어서 FTA로 인한 효과는 크지 않다. 국내 시장 보호를 위해 개방폭을 줄인 결과 한국 소비재의 신규 내수시장 개척도 어렵다. 문은 열었지만 내다 팔 것이 많지 않은 게 문제다. 오히려 빗장 풀린 한국이 ‘가성비’ 뛰어난 중국산의 독무대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만 커져 간다. alex@seoul.co.kr
  • [프로배구] 전반기 2위 대한항공

    [프로배구] 전반기 2위 대한항공

    대한항공이 4연승을 질주하며 2위 자리를 탈환했다. 대한항공은 2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와의 홈경기에서 17득점, 공격 성공률 75%를 기록한 김학민의 맹활약에 힘입어 우리카드를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3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블로킹(6개)을 기록한 김형우와 13득점을 올린 모로즈도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승점 36점을 쌓은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승점 33)를 밀어내고 단독 2위로 올라서면서 1위 OK저축은행과의 격차를 승점 5점 차로 좁혔다. 6연패의 늪에 빠진 우리카드는 최하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부상 중인 군다스의 공백이 컸다. 1, 2세트 중반까지 양팀은 팽팽한 경기를 펼쳤지만 대한항공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대한항공은 1세트 17-15 상황에서 김학민이 퀵 오픈을 성공하고 우리카드 나경복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하면서 점수 차를 벌렸다. 이어 김학민이 연이은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대한항공이 첫 세트를 따냈다. 2세트는 접전이었다. 대한항공이 19-21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김학민이 퀵 오픈, 김형우가 블로킹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우리카드는 김동훈의 블로킹으로 23-22로 또 한번 리드했지만 모로즈와 김학민의 공격, 김형우의 블로킹 득점이 이어지면서 2세트도 대한항공이 가져갔다. 기세가 오른 대한항공은 3세트 9-6으로 앞선 상황에서 모로즈와 김형우가 연속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승기를 완전히 잡았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GS칼텍스가 흥국생명을 세트 스코어 3-2로 이겼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프로농구] 삼성 5연승 신바람

    [프로농구] 삼성 5연승 신바람

    삼성이 5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공동 3위로 올라섰다. 삼성은 20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전자랜드와의 홈경기에서 95-79로 값진 승리를 거뒀다. 시즌 첫 5연승을 내달린 삼성은 19승 13패로 KGC인삼공사와 함께 공동 3위로 도약했다. 2위 오리온과는 불과 2경기 차. 삼성의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20득점 9리바운드로 펄펄 날았고 임동섭(16점), 문태영(16점), 김준일(16점)은 고른 활약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전자랜드도 최근 트레이드로 재영입한 리카르도 포웰이 22점 8어시스트로 활약했지만 삼성의 기세를 막기에는 힘이 모자랐다. 전반전까지 전자랜드와 시소게임을 벌이던 삼성은 3쿼터부터 승기를 잡았다. 삼성의 에릭 와이즈는 1~2점 차의 살얼음판 공방이 이어지던 3쿼터 막판 골밑슛을 성공시킨 뒤 추가 자유투까지 얻어내 귀중한 3점을 가져왔다. 임동섭이 6초를 남기고 시원한 3점슛을 터뜨리면서 삼성은 72-66으로 더 달아났다. 삼성은 4쿼터 초반 김준일이 연달아 4점을 올리고 라틀리프가 2점슛을 성공시키며 78-66으로 점수 차를 크게 벌렸다. 전자랜드도 3점슛을 잇따라 시도하며 추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삼성은 문태영의 3점포로 종료 3분 24초를 남기고 89-75로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한편 kt는 이날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66-92로 대패하며 7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졌다. KCC는 36점을 쏟아부은 안드레 에밋의 활약에 힘입어 SK를 73-72로 누르고 홈 8연승을 질주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영화 ‘스타트렉 비욘드’ 티저 예고편

    영화 ‘스타트렉 비욘드’ 티저 예고편

    영화 ‘스타트렉 비욘드’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다. ‘스타트렉 비욘드’는 2009년 ‘스타트렉: 더 비기닝’, 2013년 ‘스타트렉 다크니스’로 전 세계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스타트렉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이번에 공개된 예고편은 전편보다 한층 거대해진 스케일과 스펙터클한 액션이 시선을 잡는다. 여기에 위기에 빠진 엔터프라이즈호의 ‘커크’ 역을 맡은 크리스 파인을 비롯해 사이먼 페그, 조 샐다나, 재커리 퀸토의 등장은 이들이 선사할 세 번째 이야기를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이처럼 한층 화려해진 ‘스타트렉 비욘드’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J.J. 에이브럼스 감독이 제작을,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저스틴 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2016년 여름 개봉 예정. 사진 영상=롯데엔터테인먼트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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