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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속 300㎞ 슈퍼레이스 막 오른다

    시속 300㎞ 슈퍼레이스 막 오른다

    ‘최고시속 300㎞로 서킷을 주행하는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18일 경기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2016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의 시작을 알리는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한국을 대표하는 모터스포츠 대회인 슈퍼레이스는 오는 23∼24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리는 개막전을 시작으로 10월까지 7개월간 총 8회에 걸쳐 진행된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의 백미는 스톡카 레이스 ‘6000클래스’다. 스톡카는 경주용으로 설계된 1인승 경주차로 8기통 6200㏄의 엔진을 달고 서킷을 질주한다. 특정 제조 회사의 승용차 모델을 기본으로 한다. 올해는 캐딜락 ATS-V 바디를 채택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팀 코리아익스프레스’에 합류한 최연소 참가자 김동은(25) 선수가 올 시즌 스톡카를 타고 등장해 레이싱걸들과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6000클래스에는 배우 류시원씨와 가수 김진표씨가 참가해 매년 화제가 되고 있다. 류시원 감독 겸 선수는 “스톡카 (레이스에 참여한 지) 3년차에 접어든 만큼 레이서로서 포디움(시상대)에 오르는 걸 욕심내 보겠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화두는 개막전이 펼쳐지는 용인스피드웨이다. 1995년 개장한 한국의 첫 온로드 서킷으로 2008년 경기를 마지막으로 장기 개·보수 과정을 거쳤다. 새 서킷 길이는 종전보다 두 배 이상 길어진 4.6㎞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은 올해 국제자동차연맹(FIA)으로부터 인터내셔널 시리즈 승인을 받았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질주하는 페텔

    질주하는 페텔

    17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 중국 포뮬러원(F1) 상하이 그랑프리 경기에서 제바스티안 페텔(페라리)이질주하고 있다.AP 연합뉴스
  • [프로야구] 10K 니퍼트 벌써 3승

    ‘디펜딩 챔피언’ 두산이 홈런 4개를 터트리며 한화를 누르고 단독 1위를 질주했다. 두산은 14일 대전에서 열린 KBO리그 경기에서 장단 18안타(4홈런)로 폭발한 팀 타선에 힘입어 한화를 17-2로 대파하고 원정 3연전을 ‘싹쓸이 승’으로 장식했다. 두산은 이날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전원 득점을 달성했다. 니퍼트는 6이닝 4피안타 2실점 10탈삼진 역투로 시즌 3승째를 올렸다. 시즌 첫 선발 등판한 김용규는 3분의2이닝 동안 1피안타 4볼넷 4실점하며 조기 강판됐다. 두 번째로 마운드에 오른 송창식도 4와3분의1이닝 9피안타 (4피홈런) 2볼넷 3탈삼진 12실점(10자책)으로 무너졌다. 한화는 2승9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두산은 1회 5점, 2회 3점, 3회 5점을 몰아치며 승기를 잡았다. 1회 민병헌의 득점을 시작으로 오재원, 양의지, 에반스가 오재일의 만루 홈런으로 홈을 밟았다. 2회 양의지의 적시타로 허경민과 정수빈이 득점을 올렸고, 김재호가 마수걸이 홈런을 터트렸다. 4회 김재환이 솔로 홈런을, 전날 만루포를 쏘아올린 민병헌은 5회 투런포를 추가했다. 민병헌은 홈런 4개로 김주형(KIA)과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한편 한화 김성근 감독은 경기 중 심한 어지럼증을 느껴 5회를 마치고 병원에 가 벤치를 비웠다. 김광수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았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하와이 영광 다시 한 번…김세영 내일 롯데 챔피언십 타이틀 방어전

    김세영(23·미래에셋)이 지난해 강렬한 이글 샷을 선보였던 하와이에서 타이틀 방어전에 나선다. 김세영은 14일 미국 하와이주 코 올리나 골프클럽(파72·6383야드)에서 개막하는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 출전해 시즌 2승째를 노린다. 이 대회는 지난해 김세영이 자신의 두 번째 LPGA 투어 우승컵을 들어 올린 대회다. 당시 김세영은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 154야드를 남기고 8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는 환상적인 이글 샷으로 박인비(28·KB금융그룹)를 제압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3승을 올린 김세영의 질주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한 김세영은 바하마 클래식에서 공동 2위, 코츠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를 기록하며 리디아 고(19·뉴질랜드), 장하나(25·비씨카드)에 이어 상금 랭킹 3위에 올라 있다. 또 김세영은 바람이 강한 섬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기 때문에 김세영이 2년 연속 챔피언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이번 대회에는 리디아 고, 전인지(22·하이트진로), 박인비, 김효주(21·롯데) 등도 출전해 김세영과 우승 경쟁을 벌인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장수연(22·롯데)과 최혜진(17·부산 학산여고)은 초청장을 받아 LPGA 선수들과 실력을 겨룬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열도서 팔팔 끓는 신라면

    농심이 ‘한국인의 매운맛’으로 라면 종주국 일본 시장에서 질주하고 있다. 농심은 일본법인인 농심재팬의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2.6% 성장한 900만 달러(약 103억원)를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농심의 해외법인 중 최고 매출신장률이자 한·일 관계 악화, 엔화 약세 등으로 일본 수출이 감소하기 시작한 2012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농심은 일본에서 2010년부터 4월 10일을 신라면의 날로 정하고 다양한 마케팅 행사를 펼쳐 왔다. 일본에서 영어로 숫자 4와 10의 소리를 합치면 ‘맵다’의 일본식 영어 발음인 ‘호토’(Hot)와 소리가 비슷하다는 데서 착안한 것이다. 2013년부터 운행한 ‘신라면 키친카’에 대한 반응도 좋다는 설명이다. 신라면을 직접 맛볼 수 있도록 만든 푸드트럭인데 매년 봄, 가을에 일본 내 주요 도시를 누비며 신라면 시식행사를 펼쳐 한국의 매운맛을 알려 왔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이 1987년 일본에 신라면을 수출하기 시작한 뒤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꾸준히 펼친 게 매출 향상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EPL] 돌풍의 레스터시티, 우승까지 3승

    잉글랜드 프로축구 레스터시티가 세 경기만 더 이기면 자력으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확정 짓는다. 레스터시티는 10일 선덜랜드 원정에서 제이미 바디(29)의 두 골을 앞세워 2-0으로 이기며 승점 72(21승9무3패)를 확보했다. 리그 2위 토트넘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3-0으로 눌러 승점 차는 여전히 7이기 때문에 남은 다섯 경기에서 승점 9만 쌓으면 토트넘(승점 65)이 전승을 거둬도 우승한다. 창단 이후 132년 동안 단 한 번도 리그를 제패해 본 적이 없고, 지난 시즌 강등을 간신히 모면한 작은 클럽이 이룰 기적에 전 세계 축구팬들이 들떠하고 있다. 시즌 초반만 해도 반짝 돌풍에 그칠 것 같았던 레스터시티는 바디의 빠른 발을 활용하는 간결한 역습과 집중력을 잃지 않는 탄탄한 수비력을 묶어 기세를 이어갔다. 최근 5연승을 포함해 7경기 무패(6승1무)로 거칠 것이 없다. 바디는 두 골을 몰아쳐 강등권 탈출에 목을 맨 선덜랜드를 따돌렸다. 후반 21분 롱패스를 넘겨받은 뒤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기록한 데 이어 후반 추가시간 쐐기골까지 터뜨렸다. 바디는 21골 13도움으로 해리 케인(토트넘·22골)에 이어 득점 2위, 공격포인트 공동 1위를 기록했다. 경기장에서 눈물을 보인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경기 전 스타디움 밖에서 레스터 유니폼을 입은 노부인들을 봤는데 환상적이었다”고 그 이유를 설명한 뒤 “팬들은 꿈 속에 있어도 되지만, 우리 선수들은 더욱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팀은 또 최소 리그 4위를 확보해 사상 처음으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했다.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김현수 설움 날린 MLB 첫 안타

    김현수 설움 날린 MLB 첫 안타

    볼티모어 5번째 경기만에 출전…내야 안타로만 멀티히트 작성 김 “더는 홈팬 야유 안 받을 것…기념공은 금고에 넣어둘래요” “더는 야유받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메이저리그(MLB) 개막 4경기 동안 벤치에서 속을 까맣게 태웠던 김현수(28·볼티모어)가 마침내 참았던 울분을 토해냈다. 김현수는 11일 탬파베이와의 홈전경기에 9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득점으로 활약했다. 그러면서 데뷔 첫 타석 안타와 데뷔전 ‘멀티 히트’의 한국인 타자 역사도 새로 썼다. 팀 5번째 경기만에 출장 기회를 잡은 김현수는 1-0이던 2회 첫 타석에서 상대 우완 선발 제이크 오도리지의 시속 143㎞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쳤다. 빗맞은 타구는 투수와 3루수 사이를 향했고 김현수는 전력 질주로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매니 마차도의 대포로 홈을 밟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김현수는 홈팬들의 박수와 동료들의 환호를 받았다. 4회 2루 땅볼로 물러난 그는 7회 1사 후 세 번째 타석에서 불펜 에라스모 라미레스의 직구를 때려 내야 안타를 일궜다. 상대가 펼친 ‘시프트’(수비 이동)가 역효과를 냈다. 김현수는 곧바로 대주자와 교체됐다. 그의 안타 2개는 장타도 아니었고 특유의 ‘빨랫줄’ 타구도 아니었다. 하지만 김현수의 간절함을 담은 전력 질주로 얻은 값진 안타여서 마음 한구석의 앙금을 씻어내고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볼티모어는 5-3으로 이겨 개막 5연승을 질주했다. 김현수는 “첫 타석에서 안타의 행운이 따라줘 마음이 놓였다”면서 “그때(마이너리그행 거부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개막전에서 홈팬들이 보낸 야유) 생각이 나기도 했다. 더는 야유를 받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관중들의 박수 덕분에 부담을 덜었다”고 말했다. 첫 안타 공을 건네받는 김현수는 “아무도 못 가져가도록 금고에 넣어둘 것”이라며 환히 웃었다. 개막을 앞두고 마이너리그행을 종용했던 벅 쇼월터 감독은 “지금 현재 상황과 상관없이 우리는 동료 대 동료로서, 인간 대 인간으로서 그(김현수)가 조금이라도 성공하고, 팀에 도움이 되길 바랐다. 그리고 그는 그걸 해냈다. 모두가 만족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은 이날 애틀랜타와의 원정 경기에서 5-6이던 7회 등판해 삼진 2개와 땅볼 등 무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히 틀어막았다. 팀이 8회 7-6으로 전세를 뒤집으며 12-7로 이겨 승리(구원승)까지 챙겼다. 한국인의 빅리그 승리는 2014년 9월 1일 샌디에이고전에서 류현진(LA 다저스)이 거둔 선발승 이후 588일 만이다. 구원승은 박찬호가 피츠버그 시절이던 2010년 10월 2일 플로리다전에서 기록한 이후 2018일 만이다. 오승환은 4경기(3과3분의2이닝) 연속 무안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11개의 아웃카운트 중 8개가 삼진이고 4개의 볼넷 중 2개는 더그아웃의 지시에 따른 고의 볼넷이다. 한편 박병호(30·미네소타)는 이날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이대호(34·시애틀)는 연장 10회 대타로 나섰으나 삼진으로 돌아섰다. 추신수(34·텍사스)는 종아리 부상으로 15일짜리 부상자 명단(DL)에 올랐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NBA] 골든 스테이트, 2승 더하면 시카고 넘는다

    한 점 차로 간신히 이긴 골든 스테이트가 20년 전 시카고 불스의 대기록에 한 걸음만 남겼다. 골든 스테이트는 10일 테네시주 페덱스포럼에서 열린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 80번째 경기에서 드레이먼드 그린의 23득점 11리바운드, 클레이 톰프슨의 20득점, 스테픈 커리의 3점슛 세 방 등 17득점 9리바운드 8어시스트 활약을 엮어 멤피스에 100-99로 이겼다. 71승9패가 된 골든 스테이트는 11일 샌안토니오(원정), 14일 멤피스(홈)를 잇따라 잡으면 1995~96시즌 시카고의 역대 시즌 최다 승리(72승10패)를 뛰어넘는다. 스티브 커 감독은 경기 전 센터 앤드루 보것만 쉬게 하고 나머지를 고루 기용해 주전들의 체력 방전을 막겠다고 했다. 텍사스주 샌안토니오로 이동해 다음날 오전 8시에 경기해야 하는 버거운 일정 탓이었다. 4쿼터 종료 6분 20초를 남길 때까지 골든 스테이트는 보것의 부재를 절감하며 80-90으로 뒤처졌다. 하지만 4분여를 남기고 커리와 안드레 이궈달라가 연거푸 3점슛을 터뜨려 90-93으로 따라붙었고 2분 12초를 남기고 해리슨 반스가 3점슛을 성공해 98-97로 뒤집었다. 골든 스테이트는 두 차례 비디오 판독 덕을 봤다. 맷 반스에게 자유투를 내줘 98-99로 다시 역전당한 뒤 커리의 드라이브인을 그린이 팁인한 것이 비디오 판독 끝에 득점으로 인정돼 100-99로 뒤집었다. 그린의 손이 림에 닿았다면 득점이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었던 장면이었다. 커리의 3점슛이 또다시 림을 외면하며 궁지에 몰렸다. 그러나 종료 8초 전 멤피스는 랜스 스티븐슨의 두 차례 슛이 모두 빗나갔다. 비디오 판독을 했는데 스티븐슨의 두 번째 슛 직전 톰프슨의 손이 닿았다고 판정됐으면 자유투가 주어져 또 뒤집힐 뻔했다. 한편 커리는 이번 시즌 3점슛 388개로 남은 두 경기에서 사상 초유의 400고지 등정을 바라본다. 역대 한 시즌 최다 3점슛 2위도 커리(2014~15시즌 286개), 3위도 커리(2012~13시즌 272개)이며 4위는 이날 2개를 더한 톰프슨의 270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고속도로 보복 급제동은 범죄… “뒤차와 무조건 사고 납니다”

    고속도로 보복 급제동은 범죄… “뒤차와 무조건 사고 납니다”

    “어, 어, 어, 악! 제동거리가 너무 긴데, 큰일 나겠어요.” 시속 110㎞에서 온 힘을 다해 브레이크를 밟자 다듬이 방망이질 같은 진동이 발바닥으로 전해지면서 나도 모르게 괴성이 터져 나왔다. 조수석에 동승하고 있던 이지후(28) 한국교통안전교육센터 강사는 ‘난폭운전 체험’에 나선 기자의 이런 반응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8년 차 카레이서다. 이 강사는 “40m 정도 밀려난 건데, 앞에 사람이나 차가 있었다면 아무리 운동신경이 좋은 사람이라도 사고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난폭·보복 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위험성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지난 7일 경기 화성의 한국교통안전교육센터를 찾았다. 경찰이 지난 2월 15일부터 3월 말까지 실시한 난폭·보복 운전 집중단속 결과를 보면 급제동·급감속에 따른 입건이 전체의 42%를 차지해 가장 빈도가 높았다. 실제 도로와 같이 만들어진 약 4만㎡(1만 2000평) 규모의 교육장에서 오후 2시 대형차 ‘오피러스’(기아자동차·2003년식)를 타고 실험에 나섰다. 우선 물기가 없는 도로에서 급제동 체험을 했다. 출발선에서부터 250m 지점까지 시속 90㎞, 100㎞, 110㎞의 3가지 속도로 달린 뒤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브레이크 지점은 흰색선으로 표시돼 있고 이 선부터 5m 간격으로 60m까지 콘컵(플라스틱 고깔)이 세워져 있어서 급제동으로 차가 얼마나 밀리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시속 90㎞ 상태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자 차는 급제동 지점으로부터 25m를 지나 멈춰 섰다. 그 안에 다른 차나 사람이 있었다면 영락없이 정면으로 충돌했을 것이다. 같은 방법으로 시속 100㎞에서 급제동한 뒤 거리를 확인해 보니 30m 정도가 나왔다. 110㎞로 속도를 올렸다가 급브레이크를 밟자 차체의 진동은 훨씬 강했는데, 40m 정도가 지나서 정지했을 때에는 브레이크 패드 타는 냄새가 차 안으로까지 스며들었다. 이 강사는 “고속으로 달리는 도로에서 보복운전을 하려고 다른 차 앞으로 급하게 끼어들어 브레이크를 밟는 경우가 있는데 뒷차 운전자의 반응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기본적인 차의 제동거리가 있기 때문에 사고 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젖은 도로는 더욱 위험했다. 스프링클러가 물을 잔뜩 뿌린 코스에서 진행됐는데 시속 90㎞에서는 제동거리가 25m로, 앞서 마른 도로와 비슷했지만 100㎞에서는 제동거리가 40m로, 110㎞에서는 55m로 각각 33%와 38% 늘어났다. 빙판길에서의 위험은 차원이 달랐다. 노면에 페인트를 칠하고 그 위에 물을 뿌리면 미끄러운 정도가 겨울철에 도로가 얼었을 때와 비슷해진다. 시속 30㎞로 가다가 난폭운전을 할 때처럼 오른쪽 차선으로 갑자기 끼어들기 위해 핸들을 급하게 틀었다. 바로 차체가 균형을 잃고 원을 그리며 빙그르 돌았다. 90도쯤 회전하자 조수석에 있던 이 강사가 사이드브레이크를 잡아 올렸다. 타이어와 도로가 마찰하면서 귀청이 찢어질 정도로 째지는 소리를 냈다. 이 강사는 “사이드브레이크를 안 잡으면 차가 뒤집어질 수도 있다”며 “실제 도로라면 차량이 가드레일을 받고 튕겨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강사는 “보복운전이 아니더라도 앞차가 급제동으로 갑자기 멈춰 서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안전운전 교육장을 찾아 효율적인 비상시 브레이크 사용 요령 등을 익혀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운전대는 항상 3시와 9시 방향에 엄지손가락을 안으로 넣은 상태에서 정확히 쥐어야 비상시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운전대의 위나 아래 부분에 손을 가볍게 얹고 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러면 긴급한 상황에서 대응 능력이 크게 떨어지게 됩니다.” 민간 안전운전 교육기관인 이곳에서는 이날 10여명의 제약회사 영업직원들이 교육을 받았다. 교육은 4시간 코스로 비용은 1인당 10만원이다. 최소 교육인원이 10명이기 때문에 개인교육도 가능하지만 기업에서 주로 찾는다. 황원기(59) 한국교통안전교육센터 원장은 “제 아무리 운전을 잘하고 좋은 차를 타도 과속을 하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가 밀려서 가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시속이 10㎞ 높아질수록 제동거리는 10m씩 늘어나기 때문에 운전 실력을 과신하고 격하게 운전하는 것은 자기 생명을 담보로 하는 매우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달라진 티아고, 성남 자존심 살리고

    브라질 출신 공격수인 티아고(23)가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성남FC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지난 시즌 포항에서는 25경기에 출전해 4골에 그치며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지만 올 시즌에는 개막 후 3경기에서 모두 득점에 성공하며 팀의 단독 선두 질주를 견인하고 있다. 티아고는 지난달 12일 수원 삼성과의 개막전에서 시즌 첫 골을 넣은 데 이어 19일 수원FC와의 원정경기에서 선제골을 기록했고 2일 포항전에서도 결승 골을 터뜨려 1-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처음 한국에 온 뒤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지만 2년차인 올해는 K리그가 좀더 익숙해진 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티아고는 9일 열리는 인천 유나이티드FC와의 경기에서 4연속 경기 득점에 도전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韓서 운전 10년… 아직도 겁나” “툭하면 ‘빵빵’ 佛선 싸우자는 것”

    “韓서 운전 10년… 아직도 겁나” “툭하면 ‘빵빵’ 佛선 싸우자는 것”

    외국인이 목격한 한국의 운전 한국인들의 도로 위 거친 질주를 외국인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서울신문은 이를 알아보기 위해 국내 거주 외국인들을 섭외해 그들의 출근길과 퇴근길을 동행해 봤다. 목요일인 지난달 31일에는 일본인 나리타 마미(50·여), 금요일인 지난 1일에는 프랑스인 카림 퀴더(34)의 승용차에 각각 탑승했다. 이들은 한국의 도로에서 쉽게 보는 나쁜 운전 습관으로 ▲양보운전 실종 ▲규정속도 미준수 ▲경적 남용 ▲깜빡이 없는 차선 변경 등을 지적했다. ●日선 ‘車 3대 안전거리 확보’가 일반적 “한국에서 면허를 따고 운전한 지 10년째지만 차를 탈 때마다 한순간도 마음을 놓지 못해요.” 지난달 31일 오후 5시 경기 과천 지하철 4호선 선바위역 앞에서 만난 나리타는 “27세 때인 1993년 한국 남자와 결혼해 23년을 살았지만 ‘빨리빨리’ 교통 문화는 여전히 두렵다”고 했다. 그는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일 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평소 ‘선바위역(직장)→사당역 사거리→남부순환로→신정교→목동(집)’으로 이어지는 퇴근길을 이용한다. 상습적인 정체 구간으로 이날도 약 1시간 30분이 걸렸다. 나리타는 1000cc 경차를 몰고 도로에 적힌 규정 속도(시속 40㎞)를 지키며 선바위역에서 사당역 방향 과천대로에 접어들었다. 출발 15분 만에 왼쪽 차선에 있던 차가 깜빡이도 안 켜고 무턱대고 끼어들기를 시도했다. 나리타의 차가 있는 차선도 밀리고 있어서인지 실제로 끼어들지는 않았지만 운전자를 놀래키기에 충분했다. 나리타의 차와 앞차 간격은 일반 자동차 1대 길이(약 4.5m) 정도였다. 나리타는 “한국은 앞차와의 거리가 멀지 않은데도 무리해서 끼어드는 차가 많다”며 “일본은 자동차 3개를 한 줄로 세운 길이(약 10m)만큼은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운전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앞에 있는 차가 10m 거리를 두면 바로 뒤에서 경적이 울려요. 어쩔 수 없이 간격을 좁게 두는데 차선을 갑자기 바꾸는 차 때문에 너무 불안하죠.” 오후 5시 32분 사당역 사거리에 들어서자 저녁 손님을 태우고 가는 택시들이 눈에 띄었다. 왼쪽 차선의 택시를 보더니 나리타가 좌우 사이드미러를 번갈아 확인했다. “택시가 제일 무서워요. 인도에 있는 손님을 태우려고 갑자기 몇 개 차선을 대각선으로 빠르게 넘어갈 수도 있어서 신경을 더 곤두세우죠.” 나리타는 정체 구간을 제외하고 줄곧 시속 40~60㎞로 달렸다. 오후 6시 6분, 규정 속도 60㎞인 신대방역(지하철 2호선) 앞 봉천로를 지나는데 못 참겠다는 듯 뒤 차량들이 추월해 갔다. 나리타의 자동차 외에 규정 속도를 지키는 차는 한 대였다. 규정 속도를 지킨 나리타는 퇴근길에 경적 소리만 16회를 들었다. 신호가 바뀌자마자 출발하지 않거나 주행 속도가 느리다 싶으면 어김없이 뒤차가 경적을 울렸다. “제가 일본에서 시골에 살긴 했지만 대도시에 갔을 때도 경적 소리를 들어본 일이 거의 없어요. 한국은 서로 양보하거나 미안함을 표시하면 될 일에도 자주 경적을 울려요.” ●원형 교차로서도 경적… 박으란 말인지 지난 1일 오전 8시에는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에서 퀴더를 만나 아이들의 통학길을 함께했다. 그는 ‘이태원역(집)→녹사평대로→잠수교→반포대교(학교)’ 코스를 왕복했다. 왕복 40분이 걸렸다. 그는 2005년 23세 때 교환학생으로 우리나라에 왔고 한국 여성과 결혼해 귀화했다. “평일에는 아침마다 아이들을 반포에 있는 학교에 데려다주고 다시 경리단길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죠. 출근길 운전은 매일이 스트레스예요.” 출발 9분 만에 퀴더의 뒤차는 3초간 경적을 울렸다. 골목길에서 용산구청 방향 녹사평대로로 진입하려는데, 대로에 차가 많아 우회전을 하지 못하자 뒤차는 잠시도 기다리지 않았다. “한국인들은 경적을 너무 자주 눌러요. 프랑스에서 그런 일을 잘 하지도 않지만 만일 실제 경적을 울리면 운전석에서 나와서 한바탕 싸우자는 뜻이에요. ‘빵빵’ 소리 매일 들으니까 스트레스 쌓여요.” 퀴더는 특히 “로터리(사거리 등에 교통 혼잡 정리를 위해 원형으로 만든 교차로)에서 운전 수칙이 잘 안 지켜진다”고 지적했다. “교차로를 진입하는 차보다 이미 교차로를 돌아가는 차에 주행 우선권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 점을 무시하고 ‘왜 앞차가 돌아갈 때까지 기다리느냐’는 식으로 경적을 울리기 일쑤예요. 이해 안 돼요. 앞차를 박으라는 뜻인가요?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하잖아요.”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고 오전 9시쯤 돌아오는 길에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시민 5명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한 운전자가 보행자들 앞까지 바짝 와서야 차를 멈췄다. 오히려 보행자들이 미안하다는 듯 손을 들어 올렸다. 퀴더는 “어이가 없는 일”이라고 했다. “보행자의 안전이 우선이라는 거, 한국 운전자들도 면허증 딸 때 다 배우잖아요. 그런데 되레 운전자가 보행자들에게 화내고, 먼저 무리하게 지나가려고 하더라구요. 옳지 않아요.”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AFC 챔피언스리그] ‘2명 퇴장’ 전북, 빈즈엉 원정서 2-3 충격패

    프로축구 전북이 빈즈엉(베트남) 원정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전북은 6일 투더우못의 고다우 스타디움을 찾아 벌인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4차전 후반 40분 은구엔 안 둑에게 페널티킥 골을 내줘 2-3으로 무릎 꿇었다. 승점 6에 머무른 전북은 장쑤 쑤닝(승점 5)을 2-1로 제압한 FC도쿄(승점 7)에게 조 선두를 내줬다. 모리시게가 전반 30분과 후반 38분 연속 득점해 전반 34분 조의 만회골로 추격한 장쑤를 따돌렸다. K리그와 아시아 챔스리그 동시 제패를 겨냥하는 최강희 전북 감독은 뻑뻑한 일정 때문에 일찌감치 이동국, 이재성, 임종은, 최철순, 박원재 등을 출전 명단에서 제외하고 김신욱과 레오나르도, 이종호, 한교원을 배치하고 수비는 최재수, 김형일, 최규백, 김창수에게 맡겼는데 결국 수비 불안에 발목이 잡혔다. 전반 11분 은구엔 안 둑에게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준 전북은 27분 이종호가 동점골을, 1분 만에 한교원이 상대 골키퍼를 제치고 역전골을 넣어 2-1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전북은 35분 C J 은시에게 다시 동점골을 내줬다. 후반 32분 김창수가 석연찮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에 몰렸다. 8분 뒤에도 김형일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상대 한승엽의 옷을 낚아채 페널티킥을 내주고 퇴장당했다. 수원은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G조 4차전 홈경기에서 1-1로 비겼다. 후반 13분 권창훈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2분도 안 돼 코스타 바바로세스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네 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한 수원은 2위 멜버른과의 승점 차를 3으로 유지, 남은 두 경기에서 역전 16강행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조 선두 상하이 상강(중국)은 감바 오사카(일본)를 2-0으로 제압하고 승점 9로 선두를 질주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급제동에 욕설 퍼붓고도 “내가 피해자” “다친 사람 없는데 뭘…”

    급제동에 욕설 퍼붓고도 “내가 피해자” “다친 사람 없는데 뭘…”

    “도대체 누가 잘못했다는 겁니까? 내가 피해자죠.” 지난달 경기 수원남부경찰서에서 택시기사와 승용차 운전자가 동시에 조사를 받았다. 두 사람은 서로 자기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승용차 운전자는 “앞에 있던 택시기사가 차를 세우더니 갑자기 내려 내 차 문을 열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택시기사는 승용차가 갑자기 골목길에서 상향등을 켠 채 튀어나왔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난폭운전에 놀라서 신호 대기 중에 옆 차로에서 ‘운전 똑바로 하라’고 말했는데, 내가 협박을 했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양측의 블랙박스 기록은 모두 지워진 상태였다. 둘 다 증거 불충분으로 처벌을 면했지만 상대방이 입건되지 않은 걸 서로 억울해했다. 서울신문은 6일 ‘도로 위 분노’(로드 레이지)의 원인과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 교통경찰 및 관련 통계를 바탕으로 난폭 운전자 및 보복 운전자의 특성을 분석했다. 교통경찰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적발된 사람들이 대부분 자기는 피해자이고 상대방은 가해자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강동경 강남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장은 “제보자들은 자신을 피해자라고 주장하지만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경적을 울리며 오히려 시비를 건 경우도 있다”며 “시비가 시작됐을 때에는 피해자였지만 맞대응을 하는 과정에서 둘 다 가해자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 다음으로 빈도가 높은 항변은 “운전을 다소 거칠게 했기로서니 사고도 안 났는데 처벌을 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주장이었다. 경찰관 A씨는 이에 대해 “그만큼 난폭·보복 운전이 일상화돼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지난 2월 택시기사 이모(54)씨는 다른 택시기사 송모(53)씨가 갑자기 앞에 끼어들었다는 이유로 경적을 울렸다. 경적 소리에 화난 송씨는 이씨의 차를 뒤에서 바짝 따라붙었고, 이씨는 중앙선을 넘으며 피했다. 두 택시는 중앙선을 가운데에 두고 위험한 질주를 하며 서로를 위협했다. 결국 두 차는 충돌했고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을 검토한 후 택시기사 두 명 모두를 특수협박·특수손괴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B씨는 “아직도 도로 위에서 목소리만 크면 이긴다는 생각을 하는 시민들이 있다”며 “블랙박스나 목격자의 스마트폰 사진 등 증거를 보면 대부분 쌍방과실인데 실제 이유를 들어보면 하루만 지나면 잊을 정도로 사소한 것들”이라고 했다. 화를 주체하지 못해 보복운전을 거듭하는 경우도 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지난 3월 고속버스가 자신의 차량을 밀어붙였다는 이유로 반대로 고속버스를 밀어붙이다가 고의로 충돌한 뒤 버스 운전기사의 얼굴을 무자비로 때려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힌 서모(38)씨를 구속했다. 지난 1월 전남 담양경찰서에서 보복운전으로 입건된 전력이 있는 서씨는 “대형 버스만 보면 그냥 화가 난다”고 진술했다. 차량으로 오토바이를 들이받거나 자전거를 위협하는 경우도 있다. 대전 서구에서는 앞에 끼어들었다는 이유로 오토바이(125㏄)를 들이받은 운전자 임모(31)씨가 구속됐다. 임씨의 승용차와 충돌한 오토바이는 폐차할 정도로 파손됐다. 지난달 11일 서울 강서경찰서는 자전거 운전자를 상대로 보복운전한 강모(41)씨를 특수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 남성은 강서구 염강초교 앞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려던 자신의 차량 앞에 피해자 최모(36)씨의 자전거가 끼어들자 급제동을 반복하고 인도 난간으로 자전거를 몰아붙였다. 전선선 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장은 “보복운전의 원인은 사실 얌체족보다 과실이 많은데 이때 자신의 과실을 솔직하게 인정하면 문제를 막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며 “보복운전을 하려는 사람도 문제이지만 운전 과실을 인정하지 않은 사람도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소한 실수라도 상대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바로 수신호, 시선, 비상등 등을 통해 과실을 인정하는 것이 보복운전을 줄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증권가 각자도생… 생존 전략 다시 짠다

    증권가 각자도생… 생존 전략 다시 짠다

    대우 품은 미래에셋, 글로벌 IB에 올인 NH, WM 신설… KB, 유니버설뱅크로 삼성, 로보어드바이저 특허출원 준비 중대형사 증자·M&A로 몸집 키울 듯 대우증권과 현대증권 인수·합병(M&A)으로 증권업계 판도가 크게 변한 가운데 주요 증권사들이 각자도생(各自圖生) 행보로 살길을 찾고 있다. 몸집을 불린 대형사들은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유니버설뱅크 도약을 꿈꾸고 있고, 이들에 밀린 증권사들은 국내외 틈새시장 공략을 노리며 차별화에 힘쓰고 있다. 2013년 NH농협금융이 우리투자증권을 사들이면서 NH투자·대우·삼성·한국투자·현대 5대 체제로 형성된 증권업계 판도는 대우를 품은 미래에셋과 NH, 모기업이 현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B투자 3강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자기자본 5조 8000억원의 미래에셋이 선두를 질주하는 가운데 4조원 내외 규모인 NH와 KB가 추격하는 모양새를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추구하는 목표는 제각각이다. 미래에셋은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IB를 꿈꾼다. 박현주 그룹 회장이 직접 ‘미래에셋대우증권’ 회장직을 맡아 일본의 대표 IB 노무라증권을 넘는다는 포부다. 반면 지난해 IB 시장 1위에 오른 NH는 최근 WM전략본부를 신설하고 자산관리 영업과 상품관리 업무를 강화하는 등 수익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KB는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한 창구에서 취급하는 유니버설뱅크를 추구한다. KB에 밀려 업계 순위가 한 계단 내려앉게 된 삼성은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자기자본은 3강에 밀려도 고객 자산은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강점인 프로세스와 자산관리(WM)에 집중하고 스피드 있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다. 삼성은 국내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 특허를 출원했고, 최근 서울 대치동과 마포역 인근에 WM지점을 잇달아 개소했다. 대우와 현대 인수전에서 번번이 쓴잔을 마신 한투는 해외시장 공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에서 인수한 증권사를 업계 7~8위로 키운 한투는 인도네시아 등 다른 신흥국에서도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한투 고위 관계자는 “아시아 곳곳에 이른바 한투 ‘아바타’ 증권사를 만들고 이들의 성장을 통해 아시아 1등 IB로 도약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과거 5대 증권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으나 9위권까지 밀려난 대신증권은 안정적인 수익모델 구축에 치중하고 있다. 영업수익에서 위탁매매(중개)가 차지하는 비중을 30%대로 줄인 반면 WM과 IB, 부실채권(NPL) 부문의 수익을 크게 늘렸다.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은 “과거 우투증권 인수를 포기했을 때부터 내실 다지기로 방향을 틀었다”면서 “NPL 등은 경기 흐름을 타지 않는 영역이라 항상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중대형 증권사들이 유상증자와 M&A로 몸집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 자기자본 2조 5000억원으로 업계 6위인 신한금융투자는 지주사가 증자를 검토하고 있는데, KB의 현대 인수가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잠재적 M&A 대상인 LIG투자·이베스트투자·골든브릿지·SK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는 그간 매물로서 인기가 없었으나 관심이 커질지 주목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해외여행 | 핀란드-명백히 아름다운 북위 67.8 레비Levi

    해외여행 | 핀란드-명백히 아름다운 북위 67.8 레비Levi

    명백히 아름다운 북위 67.8레비Levi 북부 핀란드, 이 혹한의 땅에 발을 디딘 가장 큰 목적은 오로라를 보는 것이었다. 핀란드 레비에서 보낸 나흘의 이야기는 밤과 낮으로 나뉜다. 겨울의 북극에서는 어둠의 기세가 등등하다. 낮은 맥을 못 춘다. 정오가 돼서야 동이 트고, 점심 식사 후 두 시간 가량 소요되는 일정 하나를 마치면 다시 어둠의 세계다. 밤은 온전히 오로라를 기다리는 시간으로 점철됐다. 지루하지 않았냐고? 전혀! 이곳에서 겪은 모든 일들에는 ‘난생처음’이라는 수식이 붙었기에 하나같이 소중했다. ●조용하고 아담한 스키 마을 레비Levi “어서 와, 이런 추위는 처음이지?” 감각을 자극하는 주변의 모든 환경이 말을 거는 것 같다. 도착한 날의 기온은 영하 31도. 예보에 따르면 기온은 점점 더 내려갈 예정이다. 상상 이상의 추위, 경험한 적 없는 냉기다. 이 정도의 날씨라면 추위, 냉기보다 더 가혹하고 거친 단어가 필요하다. 들숨에 들어오는 공기는 뾰족하게 날을 세워 폐부를 찔렀고 내뱉은 날숨은 공중으로 흩어지기 전 해마의 형태로 잠시 얼어붙는 듯했다. 내복, 바지, 스웨터, 양말 등 모두 두 겹씩 입었다. 몸 구석구석에 핫팩을 붙이고 옷 입는 시간만 대략 20분이 걸렸다. 장갑, 목도리, 모자까지 쓰고 나면 북극의 패션 테러리스트가 됐다.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감각은 둔해졌지만 그만큼 마음은 든든했다. 문제는 이렇게 대비해도 춥다는 것. 입김은 콧수염이나 눈썹에 붙어 고드름이 됐고, 안경도 얼어붙어 앞을 보기 힘들 정도였다. 발에 붙여둔 핫팩은 땅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이기지 못했고 외부 공기와 접촉한 핫팩은 얼고 부풀어 올라 아이스팩과 형태와 기능이 동일해졌다. 맨손으로 차 트렁크, 문고리 혹은 삼각대의 다리 부분을 잡으면 순간접착제를 바른 듯 살이 달라붙었다. 접촉한 것들과 분리되기 위해서는 살점이 뜯기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카메라도 걱정거리. 혹한에 배터리 방전 속도가 LTE급으로 빨라졌고, 입김이 닿은 카메라 뒤판은 얼음 알갱이로 뒤덮였다. 셔터가 올라갔다 얼어붙어 내려가지 않는 횟수도 빈번해졌다. 일행 중 한 사람의 셔터 릴리스 선은 꽁꽁 언 채로 두 동강이 났다. 전선이 냉각된 후 끊어지는 추위, 곁에서 직접 보지 않았다면 과장된 엄살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꼭 다시 가고 싶다. 지금부터의 이야기가 진짜다. 헬싱키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두 시간을 날아 레비 인근의 키틸래 공항Kittila Airport에 도착했다. 키틸래 공항에서 북쪽으로 230여 킬로미터 떨어진 이발로 공항Ivalo Airport을 경유했으니, 헬싱키에서 직항으로 왔다면 약 한 시간 거리다. 공항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레비는 핀란드 최고의 스키리조트 마을로 명성이 자자하다. 멀지 않은 과거에는 젊은 사람들이 모두 도시로 떠나고 노인만 100명 남짓 남았던 시골 마을이었지만, 1964년 첫 번째 스키 슬로프를 개장한 이후 조용했던 마을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후 면세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관광산업이 활성화됐고 현재, 전체 인구 약 5,000명 중 2,500여 명이 관광업에 종사하며 한 해 40만명의 여행자들을 맞는 관광지로 성장했다. 겨울에는 스키를 비롯해 허스키 썰매, 순록 썰매, 스노모빌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여름에는 트레킹, 하이킹, 백야 골프 등을 즐길 수 있다. 핀란드 최대의 스키리조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총 43개의 슬로프를 운영하고 있다. 리조트 전체 규모에 비해 레비 시내는 소박한 편이다. 레스토랑, 기념품 숍 등 필요한 것들이 적재적소에 정량으로 있어 과잉과 소모가 없는 편안한 느낌이다. 겨울 평균 기온은 영하 20도지만 우리가 머문 기간은 이상 기후로 훨씬 더 추웠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차갑고 고요한 밤의 이야기 꿈엔들 잊힐리야 오로라Aurora 태양이 발산하는 플라스마 중 극소량이 지구의 보호막을 뚫는다. 그리고는 지구 자기장의 영향으로 극지방으로 끌려들어와 대기권의 가장 바깥쪽 열권에서 방전되며 빛을 발하는 현상, 오로라다. 북극에서 발생한 오로라의 이름은 오로라 보리앨리스Aurora borealis 혹은 노던 라이츠Northern lights, 우리말로는 북극광, 그리고 이곳 핀란드에서는 여우불이라는 뜻의 레번툴레Revontulet다. 나에게 오로라는 평생을 꿈꿔 온 소망의 이름이다. 여기까지 왔지만 본다는 확신은 없었고 기대만 가득했다. 운이 따라야 볼 수 있다는 말을 여기저기서 들었다. 오로라를 예보하고 시간대별로 지수를 표기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해 실시간으로 체크했다. 내가 어쩔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포기하고 싶지도 않았다. 가이드는 날씨가 너무 추우면 오히려 보기 어렵다고 말했고, 오로라 지수를 너무 믿지 말라는 이야기도 전했다. 별이 수천개는 보이는 밤하늘이라야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행운을 빌어 주었다. ‘진인사 대천명’이라는 명제를 마음에 품었다. 해보는 데까지 해보고 안 되면 어쩔 수 없다. 도착 이틀째부터 영하 40도의 혹한에서 서너 시간씩 사흘을 버텼다. 일명 ‘뻗치기’를 감행했다. #first night 첫날밤, 가이드가 알려준 숲으로 향했다. 숙소인 레비 툰투리 호텔Spa Hotel Levi Tunturi에서 도보로 10분 거리, 작은 호수를 둘러싼 겨울 숲, 그 건너편에는 아담한 평원도 있었다. 가이드는 이곳이 인공광이 거의 없어 인근에서 오로라가 가장 잘 보이는 곳이라고 했다. 출발 전부터 꼼꼼하게 장비를 챙겼고, 어둠 속에서 촬영 방법을 연습했다. 준비한 것을 차근차근 재현할 차례였으나 혹한에 몸과 마음은 따로 놀았다. 장갑 속에 감춰둔 둔한 손의 감각으로는 어둠 속에서 초점을 맞추는 것부터 노출을 조절하는 일까지 뭐 하나 쉬운 게 없었다. 허둥거리며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이제 나타나기만 하면 된다. 한 시간쯤 지나자 하늘빛이 미세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일단 셔터를 눌렀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사진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는 말을 들은 터였다. 아니나 다를까, 명민한 카메라는 하늘에서 색색의 빛줄기 수십 개가 쏟아져 내리는 순간을 잡아냈다. 오로라처럼 움직이진 않았지만 빛줄기는 계속 색을 바꾸고 있었다. 오로라인가 아닌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오로라를 본 경험이 있는 동행인은 명백한 오로라라고 했다. 촬영은 두 시간가량 이어졌다. 이것이 오로라만큼 드문, 상층의 구름에서 떨어진 공기 중의 얼음 알갱이들이 달빛 혹은 주변의 인공광을 반사하며 일어나는 빛기둥light pole 현상이라는 사실은 서울에 와서야 알게 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second night 전날 촬영한 빛기둥을 오로라라고 믿었기에 둘째 날엔 더 대담해질 수 있었다. 오로라가 가장 잘 보인다는 숲을 버리고 조금 더 드라마틱한 장소를 찾아 도착한 곳은 레비 툰투리Levi Tunturi다. 산이라고 하기엔 낮고 동산이라 부르기엔 높은 해발 531m, 우리말로 ‘재’라고 표현하면 알맞은 이곳을 레비 사람들은 ‘레비 펠Levi Fell’이라고 부른다. 해질녘의 레비 펠은 겨울 왕국의 모습 그대로다. 핀란드 최고의 캐릭터인 무민을 쏙 빼닮은 스노 몬스터Snow Monster 수천 개가 핑크빛으로 물든 풍경은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웠다. 무민 마을에 잔치라도 벌어진 듯한 동화 같은 풍경은 어둠이 짙어질수록 엄숙하고 장엄한 정취를 덧입었다. 우주 깊은 곳에 떠다니는 외계행성에 발을 디딘 듯한 착각이 일 정도였다. 이곳에 오로라가 나타난다면 지상 최고의 오로라 사진을 얻을 수 있겠다며 기대했지만 하늘이 흐렸고, 날이 습했고, 재 마루에 멈춰 선 구름은 가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철수했다. #third night 마지막 밤까지 오로라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조바심이 요동쳤다. 마음을 가다듬고 저녁 식사 자리로 향했다. 처음으로 해외에서 생일을 맞은 저녁상에는 초를 밝힌 작은 컵케이크와 서울에서 준비한 3분 미역국이 맑게 빛나고 있었다. 소박하지만 감동적인 생일상에 마음이 울컥해졌다. 오로라를 보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며 초를 불었다. 십분쯤 지났을까. 이미 퇴근한 가이드가 되돌아와 말했다. “지금 밖에 오로라가 있어. 앞으로 몇 시간 동안 볼 수 있을 거야.” 이런 걸 ‘기적’이라고 말하나. 밖으로 뛰쳐나갔다. 하늘을 보며 달려가다 뒷걸음치기를 반복했다. 오로라를 보는 순간, 인생 최고의 생일선물을 받았다는 감동에 가슴이 벅찼다. 수직으로 서서히 솟구쳐 창공으로 올라간 초록빛은 일렁이고 움직이고 너울너울 넘실대며 제 길을 갔다. 빛기둥을 보았던 숲으로 향했다. 멀리서 시작된 올챙이 형상의 초록빛은 별이 총총히 빛나는 검은 하늘을 가르고 번져 나가며 춤을 췄다. 설산을 넘는 북극의 요술 여우의 꼬리가 산꼭대기를 스칠 때 일어나는 스파크라는 핀란드 신화도, 어린 영가들이 춤을 출 때 일어나는 불빛이라는 그린란드의 신화도, 죽은 영혼들이 해골로 축구시합을 벌이는 광경이라는 이누이트족의 신화도, 모두 오롯이 믿어질 만큼 경이롭고 신비로웠다. 영하 40도의 혹한에도 춥지 않았다. 오로라는 땅 위의 사람들을 제대로 홀렸다. 확신했다. 언젠가 인생이 끝날 때 스쳐갈 나의 주마등에, 이 순간 눈앞에 펼쳐진 오로라의 춤이 선명히 새겨질 게다. ●청명하고 귀한 낮의 이야기 진짜 행운이함께 했나 봐! 네 시간, 하루 중 푸른 하늘과 흰 설원을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짧은 만큼 값지고 소중하니, 가능한 짜릿하게 즐겨야 한다. 방법은 여러 가지다. #first day 첫날은 이른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였다. 레비에서 차를 타고 북쪽으로 140km 떨어진 헤타Hetta로 향했다. 아침이지만 어두운 사위를 가르기 위해 상향등을 켜고 달려야 했다.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상향등이 눈을 비추면 별처럼 빛났다. 풍경은 화면 가득 노이즈가 반짝이는 오래된 필름 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다행히 길이 미끄럽진 않았다. 녹아서 질퍽이는 습설이 아닌 건설인 까닭이다. 운전자와 겨울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에겐 축복의 눈이다. 일명 파우더 스노, 넘어져도 아프지 않고 포근하게 느껴질 질감이다. 가이드는 이동하는 동안 헤타에 대해 설명했다. 스칸디나비아 북쪽, 핀란드 북쪽, 러시아 콜라반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유목민족인 사미족의 사미랜드, 헤타는 그곳으로 가는 관문이라 했다. 이 지역에 사는 주민의 20퍼센트는 사미인, 그중 8퍼센트가 사라져 가는 사미어를 쓰며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헤타 펠 라플란드 방문자 센터Hetta Fell Lapland Visitor Center에서 사미 문화와 전통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사실, 헤타에 온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순록 농장 방문. 우리에게 루돌프로 더 잘 알려진, 아름다운 뿔을 가진 순록을 만난다는 기대로 마음이 들떴다. 농장을 방문하는 것이니 무리 지어 움직이는 순록들을 만날 거라 기대했지만, 추운 겨울 동안은 대부분 주인이 만들어 둔 우리 안에서 지낸다고 한다. 아쉬움은 순록 썰매를 타는 것으로 달랬다. 운동장 한 바퀴 거리를 돌아보는 짧은 여정이었지만, 하얀 설원 위를 네 마리의 순록이 끄는 네 개의 썰매가 천천히 움직이는 풍경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고개를 돌려 돌아보면, 뒤 썰매를 끄는 순록이 얼굴을 들이밀고 있었다. 힘이 넘치게 좋은데다 마음도 급해 앞 썰매를 제치고 싶다는 듯 씩씩거리며 콧김을 내뿜었다. 맑은 눈망울, 둔탁한 턱의 모양새는 소를 닮았다. 사미족에게 순록은 우리네 옛 시절의 소와 같은 의미다. 함께 살고 함께 일하다가 그 끝엔 고기, 가죽, 뿔까지 모든 것을 내주는 존재. 반려이자 삶의 밑천이다. #second day 노래가 절로 나왔다. 흰 눈 사이로 스노모빌을 타고 달리는 기분 상쾌도 하다. 일정 중 가장 신나는 경험을 꼽으라면, 단연 스노모빌 타고 달린 순간이라 답하겠다. 눈 덮인 구릉을 오르락내리락, 아름다운 숲길 사이를 쌩쌩, 드넓은 설원을 최고 시속 90km로 시원하게 달리는 것만큼 재밌는 일이 또 있을까. 삼십분을 줄기차게 달리다가 코스 중간에 있는 150년 된 전통 가옥에서 몸을 녹이고 되돌아오는 여정이다. 준비할 것은 운전면허증과 방한대책. 한국 운전면허증, 국제운전면허증 모두 제출 가능하다. 면허증을 제출하고 사인을 하고 나면 우주복 스타일의 두꺼운 방한복을 나눠준다. 거기에 투박한 방한 부츠를 신고, 복면과 헬멧을 차례로 쓰고 스노모빌 작동법을 간단히 익히면 준비완료. 가이드가 선두에 서고 차례로 질주를 시작한다. 추위는 솟구치는 아드레날린의 양에 정확히 비례했다. 바로 앞 스노모빌이 날려 보내는 눈가루는 헬멧에 붙은 바람막이 아크릴에 켜켜이 쌓여 시야를 가렸고, 얼굴을 싸맨 검은 복면은 본래의 색을 감추고 흰빛으로 반짝였다. 길을 잘못 들어 돌아 나오던 중 작은 전복사고가 있었다. 유턴하다 스노모빌과 함께 넘어졌는데, 다행히 폭신한 눈밭 위여서 다치진 않았다. 추위와 작은 사고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고 즐겁게만 기억되는 이유는 설원에서 마주한 일출 때문이다. 지평선에 걸린 동그란 해가 오메가를 만들었고, 하늘과 눈밭은 파스텔톤의 붉은빛으로 곱게 물들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핑크빛이 모여 스스로를 뽐내는 듯한 풍경은 더없이 우아했다. 더불어 한 달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선명한 일출을 만났으니 정말 운이 좋다는 가이드의 말에 위안을 얻었다. 어쩌면 이번 여행, 진짜 행운이 함께했는지도 모르겠다. #third day 3일 내내 허스키 썰매 타기 체험을 무척 기대했었다. 허스키는 달리기를 사랑하는 견종이다. 허스키 썰매에 올라 만끽하는 속도감, 스릴보다 본능에 충실하게 사는 허스키들은 얼마나 행복해 보이는지가 더 궁금했다. 설원을 누비는 허스키 사진을 볼 때마다, 내 집 전기장판 위에서 본능을 거세당한 채 살아가는 나의 허스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쉽게도 허스키를 타고 달리는 2km의 여정은 취소됐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다. 허스키 사파리는 11월부터 4월까지 운영하지만, 영하 35도 이하로 기온이 내려가면 운영하지 않는단다. 사람도 허스키도 빠른 속도로 달리기에 부담스러운 온도다. 농장 인근의 핀란드 말들과 허스키들을 둘러보는 것으로 일정을 대신했다. 탈것에 기대지 않고 온전히 스스로의 힘으로 설원을 누빌 차례다. 스노슈잉은 넓은 타원형에 그물을 덧댄 스노슈(설피)를 신고 눈밭을 걷는 트레킹 프로그램이다. 넓은 면적으로 체중이 분산돼 눈 속으로 빠지지 않기 때문에 20cm 깊이의 설원도 걸을 만하다. 추운 날씨였지만, 그간 움츠러든 몸을 움직여 피를 돌게 한다는 차원에서 해봄직하다. 걷다 보면 상쾌한 기분마저 든다. 일상으로 돌아온 후, 언뜻언뜻 생각나는 사소한 풍경들이 있다. 순록의 착한 눈매, 추위를 피해 들어선 핀란드 전통 가옥에서 마신 커피의 온기, 장작 타는 냄새. 문득 생각나는 사람들도 있다. 허스키 농장에서 노견 클로디를 바라보던 주인의 애정과 감사가 가득한 눈빛, 일부러 찾아와 오로라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전한 가이드의 잔잔한 목소리와 차분한 말투. 모두, 불현듯 떠오르는 조각난 추억이지만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되어 같은 지점으로 향한다. 그 끝엔 평온이 있다. 혹한의 공기를 더없이 따뜻하게 데우는 평온을 찾아 꼭 다시 가리라. 그땐, 너와 함께.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el info Finland Levi AIRLINE핀에어는 인천-헬싱키 구간을 주 7회(매일) 운항한다. 헬싱키까지 비행시간은 약 10시간. 레비로 가려면 헬싱키-키틸래 구간을 이용해야 한다. 핀에어를 이용할 때 기대되는 것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헬싱키 반타 공항의 편안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선과 국제선 터미널이 같은 층에 있어 동선이 짧고 환승 절차가 효율적인 데다, 공항 곳곳에 탐나는 핀란드 디자인 제품과 캐릭터를 판매하는 숍, 아늑한 분위기의 레스토랑과 카페가 자리한 것도 큰 장점이다. 지루할 틈이 없는 공항이다. 2014년 새롭게 문을 연 핀에어 프리미엄 라운지는 6개의 독립된 샤워실, 핀란드식 사우나까지 갖추고 있어 장시간 비행에 지친 승객에게 온전한 휴식을 제공한다. 프리미엄 라운지는 핀에어 플러스 플래티넘Finair Plus Platinum, 골드 회원 및 원월드Oneworld 에메랄드, 사파이어 카드 소시자에 한해 이용이 가능하다. www.finnair.com Hotel 스파 호텔 레비 툰투리Spa Hotel Levi Tunturi레비 지역에 최초로 생긴 호텔이다. 1981년, 마당이 있는 11개의 라플란드 스타일의 통나무집으로 영업을 시작한 호텔은 5년 전 3층 규모의 건물을 증축해 성업 중이다. 패밀리, 스탠더드 트윈, 슈퍼리어 트윈, 주니어 스위트, 스위트 총 다섯 개의 룸 타입이 있으며 주니어 스위트, 스위트룸을 예약할 경우 방 안에서 핀란드 사우나를 이용할 수 있다. 호텔에서 운영하는 스파는 핀란드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17개의 실내 및 실외 풀이 있고, 9개의 사우나 시설을 완비했다. www.hotellilevitunturi.fi activity스노슈잉 en.lapinluontoelamys.kotisivukone.com허스키사파리 www.polarlightstours.fi스노모빌을 비롯해 레비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은 www.levi.fi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staurant 아틱 레스토랑 스노 돔Arctic Restaurant Snow Dome특이한 경험을 해보고 싶은 호기심 많은 여행자라면, 호텔 레비 파노라마에서 운영하는 아틱 레스토랑 스노 돔으로 가볼 것을 권한다. 식기와 음식을 제외한 모든 것들이 얼음으로 만들어진 이곳은 올겨울 문을 열고 영업을 시작했다. 아티초크 수프와 순록 찜 요리가 맛있다. 애피타이저와 메인 요리는 스노돔 안에서, 아이스크림이 곁들여진 디저트는 따뜻한 호텔 내 식당으로 이동해 먹는다. www.golevi.fi/en/snowdome Tip오로라 촬영 팁 어두운 곳에서 초점을 맞출 땐 랜턴이 있으면 유용하다. 오로라만 촬영할 경우 초점거리를 무한대로 두면 되지만, 앞부분에 나무나 집이 있는 경우는 초점을 앞에 맞춰야 한다. 암흑 속에서 초점 맞추는 일에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랜턴을 챙겨 가자. 발밑에 폭신한 눈밭이 있다면 트라이포드는 최대한 땅에 닿도록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촬영하는 동안 서서히 눈을 파고 들어가 완전히 흔들린 사진을 찍게 된다. 셔터 릴리스보다는 무선 동조기를 챙겨가는 게 편하다. 앞서 언급했듯, 전선이 끊어질 정도의 혹한을 견뎌야 한다. 오로라는 한번 생겨나면 두 시간 가량 지속된다. 적정 노출에 한해 다양한 셔터스피드로 촬영해 볼 것. 다른 느낌의 오로라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문유선 취재협조 핀에어 www.finnair.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테슬라 전기차, 초반질주 ‘심상찮네’

    테슬라 전기차, 초반질주 ‘심상찮네’

    테슬라가 2017년 말 선보이는 4000만원대 전기차 세단 ‘모델3’의 예약 주문이 27만여대를 넘어섰다. 예정대로 출고가 이뤄진다면 우리나라 돈으로 13조원에 육박하는 숫자다. 3일(현지시간) 테슬라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테슬라의 예약 주문 실적은 3일 만에 27만 6000대를 기록했다. 가격과 크기가 비슷한 BMW3 시리즈 세단이 지난해 미국에서 9만 5000대가 팔린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숫자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모델3가 생산 첫해에 미국의 베스트셀링 콤팩트 럭셔리 자동차의 순위를 뒤집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찬진 전 드림위즈 대표 등 10여명이 온라인을 통해 모델3의 사전 예약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델3는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곳곳에서 지난달 31일부터 온·오프라인 예약 주문을 받았다. 예약 주문 고객들은 대당 1000달러(약 110만원)를 보증금으로 걸었다. 1차 출시 국가는 미국을 포함해 영국, 아일랜드, 브라질, 인도, 중국, 뉴질랜드 등 12개 국가다. 한국은 2018년 이후 차를 인도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액수를 고려하면 국내에서는 2200만~3000만원대에 차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모델3는 완전 충전 후 346㎞을 달릴 수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당신의 감정 브레이크는 고장나지 않았나요

    당신의 감정 브레이크는 고장나지 않았나요

    회사원 서모(35)씨는 지난 2월 15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운전을 하다 앞으로 끼어드는 25인승 초등학교 통학버스를 향해 사정없이 경적을 눌러 댔다. 버스는 끼어들지 못하고 차로로 복귀했지만 서씨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교차로에서 창문을 열고 버스 기사 강모(69)씨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었다. 그 기사가 아버지뻘인 것도, 뒤에 초등학생들이 타고 있는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강씨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더욱 화가 치민 서씨는 버스 앞으로 끼어들어 급제동을 반복하며 200m가량을 갔다. 결국 그는 보복 운전을 한 혐의(특수협박)로 경찰에 입건됐다. 서씨는 경찰에서 “버스 기사가 대꾸도 않고 나를 무시해 더 화가 났다”고 말했다. ●분노조절장애로 툭하면 길 위의 분풀이 난폭·보복 운전에 대한 당국의 제재와 처벌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올 하반기부터 문제 있는 행동을 한 운전자들에 대한 심리 테스트가 의무화된다. 또 오는 7월부터 심리교육 의무 이수 대상자가 난폭 운전 입건자 외에 보복 운전 입건자로 확대된다. 경찰청은 최근 ‘난폭·위협 운전 위험 지수 자가테스트’를 만들고 하반기부터 이를 실용화하기로 했다. 난폭·보복 운전을 하다가 적발된 피의자는 의무적으로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테스트 결과는 도로교통공단으로 통보돼 피의자 심리교육의 기본 자료로 이용된다. 현재 난폭 운전자에 대해 의무적으로 실시되는 도로교통공단의 6시간 심리교육(상담 5시간·교육 1시간)은 올 7월부터는 보복 운전자에 대해서도 적용된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지난 2월 15일부터 3월 말까지 보복·난폭 운전자에 대해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도로에서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이른바 ‘로드 레이지’(Road Rage·도로 위 분노) 사례들이 대거 적발됐다”며 “난폭·보복 운전을 줄이기 위한 운전자 심리교육이 절실하다”고 4일 밝혔다. ●‘난폭·위협 운전 위험 지수 자가테스트’ 해 보세요 경찰이 보복 운전자들의 유형을 분석한 결과 ‘앞차의 서행’, ‘방향지시등 없이 끼어들어서’, ‘내 차를 앞질러서’, ‘경적을 울려서’ 등이 많았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적·경제적 지위가 높은 사람은 ‘네가 뭔데 내 차를 막아’라는 인식을, 지위가 낮은 사람은 ‘안 그래도 되는 일이 없는데 길에서도 무시당하나’라는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며 “독립된 공간에서 마음대로 차의 방향과 속도를 조종하는 게 운전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품은 사람들이 못마땅한 일에 대해 즉시 보복을 하는 성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설재훈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운전 중에 작은 손해라도 당하면 참지 못하고 항의를 하거나 타인의 운전을 방해하는 로드 레이지 사례가 늘고 있다”며 “단속과 처벌도 필요하지만 잘못된 운전 습관과 마음가짐을 고치도록 교육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강신 기자 xin@seoul.co.kr
  • “속도 지키면 속 뒤집어져” 분노조절 못하고 자기합리화… ‘괴물’로

    “속도 지키면 속 뒤집어져” 분노조절 못하고 자기합리화… ‘괴물’로

    분노와 흥분으로 벌겋게 달아오른 차들이 도로를 질주하며 다른 운전자들을 공포로 몰아간다. 순한 사람도 운전대만 잡으면 난폭해진다는 말이 어제오늘 나온 얘기는 아니지만 정도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자동차 2000만대 시대’ 국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급기야 작년 말 국회가 난폭·보복 운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쪽으로 법을 개정했고, 지난달 말에는 법원이 난폭·보복 운전에 대한 처벌 수위(양형 기준)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생명과 재산까지 파괴하는 ‘도로 위 분노’(로드 레이지)의 실태와 원인, 해결 방안을 4회에 걸쳐 짚어 본다.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저를 난폭한 운전자로 만드는 것 같아요. 저 자신이 이렇게 운전하면 안 된다는 걸 너무 잘 알지만 고쳐지지가 않네요. 사고 위험도 높고, 보행자를 다치게 할 수도 있고, 잘못하면 감방에 갈 수도 있고, 그런 거 다 알기는 하는데….” 사업가 A(37)씨는 바이어를 만나고 물건을 배달하기 위해 하루 평균 다섯 번 정도 운전대를 잡는다. A씨가 가장 참지 못하는 것은 차량 정체다. 가속 페달을 꾹 눌러 밟고 싶은데 브레이크 페달에만 발이 놓여 있을 때는 가슴이 터지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여성 운전자와 노인 운전자에 대한 편견이 심했다. “여자하고 노인은 차를 끌면 안 돼요. 차량 흐름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죠. 운전면허증을 왜 아무나 다 줍니까.” 심리 테스트 결과 그는 스트레스와 분노 지수가 정상 수치를 크게 웃돌았다. 분노조절장애도 있었다. 지난 1월 주변의 권유로 첫 심리 상담을 받았을 때만 해도 “다른 사람도 다 이 정도로 운전하는데 뭐가 문제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던 그였다. 다행히 상담을 통해 ‘스톱버튼’ 기법을 배우면서 조금씩 변하고 있다. 스톱버튼 기법은 화났다고 느껴질 때 바로 폭발시키지 않고 가슴 부위에 화를 참는 단추가 있다고 가정한 후 그 버튼을 누르거나 치면서 상황을 넘기는 심리 안정 요법이다. 서울신문은 ‘도로 위 분노’(로드 레이지)의 일반적인 형태와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4일 도로교통공단에서 심리 상담 및 치료를 받는 ‘난폭 운전자’ 5명에 대해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들은 모두 업무나 차량 정체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통제하는 데 애를 먹고 있었다. 평소에는 안 그런데, 이상하게 운전대만 잡으면 자신도 모르게 ‘괴물’로 돌변하는 것 같다는 하소연도 나왔다. 심리 테스트 결과 다른 운전자의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규칙을 잘 지키는 데 대해 ‘고지식하고 답답하다’며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회사원 B(29)씨는 유복한 가정환경 덕에 3억원짜리 이탈리아제 스포츠카를 끌고 다닌다. 심리 테스트와 상담을 해 본 결과 스트레스 지수가 높고 공격적인 성향도 두드러졌다. 상습적인 과속과 신호 위반, 중앙선 침범 등으로 면허정지 처분을 두 번이나 받은 상태였다. 그는 규정 속도를 지키는 차들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운전 못하는 사람들이나 규정 속도를 지키는 거죠. 왜 그렇게 도로에 1000㏄짜리 경차가 많은지 모르겠어요. 그런 차들이 돌아다니는 걸 보면 아주 속이 뒤집어집니다.” 자기 운전 실력에 대한 지나친 확신도 나타났다. “사람들은 저더러 난폭 운전이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큰 사고 낸 적 없어요. 과속이야 재수 없으면 걸리는 거고. 벌금은 어차피 제 경제력으로 감당할 수 있죠.” 그를 상담했던 교수는 “이런 유형의 운전자는 자신이 특별하다는 확신이 너무 강해 개선이 가장 어려운 경우”라며 “심리치료 후에도 운전 습관이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자수성가한 사업가 C(46)씨는 어려운 환경을 딛고 성공했다는 것에 자부심이 높았다. 스트레스와 분노 지수는 평균 수준이었는데, 그는 사회 시스템에 불만이 많았다. “예전에는 아는 사람을 통해 뒤로 일을 처리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필요한 서류도 많고 복잡합니다. 세상이 너무 복잡하고 각박해졌어요.” 그는 최근 강화된 교통법규 준수 의무도 우리 사회 시스템이 답답해진 결과라고 했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이 없으면 빨간불에도 갈 수 있고 우회전 전용 차로에서 직진도 할 수 있는 거죠. 또 어쩌다 보면 깜빡이 안 켜고 끼어들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그는 고지식하게 신호를 다 지키는 차들이 앞에 있으면 심하게 짜증이 난다고 했다. “행인이 없는 1차로에서 빨간 신호마다 서는 차 뒤에 있으면 답답해 죽을 것 같아요. 그럴 때는 당장이라도 내려서 앞차 문을 두드리고 욕을 퍼부어 주고 싶습니다.” 그를 상담한 교수는 “교통 시스템은 바뀔 수 없으니 운전자 스스로 바뀌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도록 설득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전했다. 택시 기사 D(44)씨는 거의 분노조절장애 수준이었다. 9년째 회사 택시를 운행하는데 다른 택시와의 경쟁 때문에 분노 지수가 높아진 경우였다. “자꾸 손님을 놓치니까 화가 나죠. 내가 점찍어 놓은 손님을 다른 택시가 태우면 너무 화가 납니다.” 그는 자신을 앞질러 손님을 태운 택시에 경적을 울리며 추격하거나 욕설을 퍼붓고 위협하다 여러 차례 경찰에 적발됐다. 버스 정류장 주변에서 손을 흔드는 고객을 태우려다 버스가 끼어들어 손님을 놓친 뒤 버스 기사와 시비가 붙은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사납금 내기가 버거워요. 지난해 말부터 마이너스통장으로 생활하고 있다고요. 손님들도 툭하면 신고한다고 하고, 취객의 난동도 많고, 사는 게 완전 스트레스예요.” 음식점을 운영하는 E(41)씨는 심리 테스트 결과 스트레스와 분노 지수는 정상 범위였다. 하지만 난폭 운전을 즐기는 자동차 마니아였다. 1억 2000만원짜리 수입차(BMW M3)를 탄다. 후방에는 대형 스포일러(날개)를 달았고 소음기를 떼내서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는 천둥 치는 소리를 낸다. 그 역시 운전대를 잡으면 공격적으로 돌변한다. “이렇게 잘 나가는 차인데 좀 밟아 줘야 하지 않겠어요. 차가 막히면 답답해서 성질이 납니다.” 그는 자동차 경주를 하는 것처럼 이리저리 차선을 바꾸는 이른바 ‘칼치기’를 즐긴다. “틈이 보이면 일단 머리부터 들이밀고 보는 거죠. 그러면 다 알아서 비켜 줘요. 깜빡이는 안 켜요. 깜빡이를 켜면 오히려 안 비켜 주려고 하는 차들이 많아서요.” 그는 다른 사람의 상황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공단 측은 심리치료로 역할극을 하도록 유도했다. 자기 차가 고장 나서 비상등을 켜고 천천히 달리는 상황을 가정했다. 뒤차들이 경적을 울리고 지나가며 창문을 열고 욕설을 해댔다. 그는 “빨리 가고 싶지만 차량 문제인 것을 어쩌라는 건지 당황스러웠다”며 “다른 사람의 심정을 다소는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난폭·보복 운전자도 자기가 거칠게 운전한다는 걸 알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피해자의 심정을 공감하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상담을 하면서 자신의 운전 방식이 타인에게 공포심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운전 습관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맞대응 자제하고 원인 제공했을 땐 미안함 표시하라

    현장의 교통경찰들은 난폭·보복 운전자를 도로 위에서 만났을 때, 잘못 맞대응했다가 함께 형사입건되는 경우를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운전자들을 자극하지 않도록 스스로 안전 운전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권기달 서울 남대문경찰서 교통조사계장은 “상대방이 원인을 제공했어도 똑같이 대응하면 난폭·보복 운전 혐의로 둘 다 입건될 수 있다”며 “실제 입건되고 나중에 억울하다고 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때는 이미 늦은 것”이라고 4일 말했다. 그는 “급차로 변경이나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끼어드는 차에 ‘무시당했다’는 기분이 들어 보복 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이 운전을 하다가 원인을 제공했다면 수신호를 하거나 깜빡이를 켜서 미안함을 표시하는 것만으로도 난폭·보복 운전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규영 마포경찰서 교통외근팀장은 “난폭·보복 운전자가 계속 따라오며 위협하면 가장 바깥쪽 차로로 이동해 차를 세우는 것도 방법”이라며 “싸우지 말고 블랙박스로 찍어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성 마포경찰서 교통수사팀장은 “강변북로 등 자동차전용도로나 고속도로에서 난폭·보복 운전을 당해도 절대 운전석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며 “보행자를 보지 못한 차량들 때문에 교통사고로 이어지곤 한다”고 말했다. 윤소식 경찰청 교통안전과장은 “난폭·보복 운전 차량이 나타나면 충분한 거리를 두고 운전자와는 눈을 마주치지 말아야 한다”며 “급차선변경 등 운전 에티켓이나 교통 법규를 지키지 않아 상대방이 분노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나 자신의 운전 습관에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 점검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현대차, 美 시장서 ‘거침없는 질주’

    ‘2만8778대’ 쏘나타, 인기 급상승 현대자동차가 지난 3월 미국 시장에서 월별 판매량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3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0.4% 증가한 총 7만 5310대를 팔았다. 월간 판매량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 3월 7만 5019대보다 300대가량 많은 규모다. 올해 3월 판매 호조는 쏘나타가 이끌었다. 쏘나타는 3월 한 달간 전년 동월 대비 56.9% 증가한 2만 8778대를 팔았다.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과 제네시스 판매도 전년 동월 대비 각각 85.5%와 32.4% 늘었다. 다만 3월 현대차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4.7%로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 낮아졌다. 기아차는 3월 5만 8279대를 팔아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0.8% 줄었다. 3월 현대·기아차를 합친 미국시장 점유율은 8.4%로 미국 내 판매 중인 완성차 브랜드 중 일곱 번째로 높았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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