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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광장]‘사이버’ 議政감시와 민주주의

    국회 본회의,상임위,소위 및 모든 의회활동에 속기록이 작성돼 회의진행과동시적으로 회의내용이 인터넷에 공개된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 사회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회계층은 교육수준이 높고 활동적인 집단이다.국회의원 의정활동에 대한 이들의 즉각적 반응이 국회 인터넷 사이트에 꽂힐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선 국회의 상임위,소위 의정활동에서 국회의원의 로비성 발언이 사라질 것이다.놀라운 이야기이지만 국정을 논하는 상임위 및 소위 등에서 국회의원이 개인이나 지역구적 이해관계 차원의 로비성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정치현실이다. 만약 국회의원 1인당 2∼3인씩 1,000여명 정도의 모니터 요원이 구성될 수있다면,이 모니터 요원들이 객관적 입장에서 국회의원이 공인(公人)으로서수행하는 국정수행 활동에 대한 정보를 수집,분류해 인터넷에 공개한다면,국회속기록 정보와 함께 국회의원의 개인적 성적을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마련되는 셈이다.물론 국회를 통과한 각종 법안에 대해서 제안자·찬성자·반대자 명단에 관한 정보도 공개돼야 한다. 비판적인 지성을 갖춘 인사들로 구성된 평가단이 국회의원 개인별 국정수행에 관한 정보를 분석해 국회의원 개인별 평가내용을 공개한다면 이 정치모니터 프로그램은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정보를 토대로 유권자가 국회의원 개인 개인에 대한 평가를 인터넷에 띄워준다면,이 프로그램에 많은 국민이 호응을 보인다면,이제는 부패하거나 무능한 국회의원들은 숨을 곳이 마땅히 남아있지 않게 되는 것 아닐까. 이렇게 되면 국회의원이 국정수행 활동에는 개인적 소신이나 활동을 보이지않고 지역구 관리에만 전념하면 되는 상황을 지속해 나가기 어렵게 된다.이정도의 노력으로 우리가 새로운 정치환경을 만들어내게 된다면 이는 지나친망상일까? 이런 평가결과를 언론에 공개하고 국민들이 ARS(자동응답서비스) 시스템을이용해 자기가 좋아하는 국회의원이나 정치인에게 적은 액수라도 지원금을보내게 하는 캠페인을 벌인다면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지원금 단위는 단돈 1,000원이라도 좋다.다수로부터 지원을 받는 국회의원은 국민들의 격려에 흥분할 것이다.물론 지원을 받지 못하는 국회의원은 절망할 것이다.돈의 액수가 문제가 아니다.국회의원들은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반응일지라도 유권자들의 반응에 매우 민감하다.이 사실을 잘 모르는 것은 유권자들 자신뿐이다. 민주주의의 본질은 표결이 아니다.그것은 구성원간의 토론이다.토론을 통해 정보를 얻고,몰랐던 사실을 깨달으며,서로를 이해하게 되고,그래서 컨센서스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이 과정에서 사회적 중지가 모아진다.이 컨센서스추구과정 없이 표결만 강조된다면 민주주의는 질식해서 죽게 된다. 투표장에서 한 표로 끝나는 정치체제는 민주주의체제가 아니다.국민이 국회의원의 국정 수행활동을 면밀히 모니터하고 이를 평가해 평가결과를 전달하는 효과적 체제가 마련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중지가 국회의원에게 전달된다.국회의원은 이를 국정활동의 수행과정에 충실히 반영하지 않는 한 살아남지 못하도록 정치질서가 디자인돼야 한다.이렇게 대의민주주의체제에서 사회적 컨센서스를 수립하는 메커니즘이 만들어질 수 있다.이러한 정치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어떤 제도가도입돼야 하는지가 정치개혁 논의의 핵심이 돼야 한다. 최근 정치개혁 논의의 초점은 ‘어떠한 선거구제를 채택할 것인가’와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것인가’에 맞춰져 있다.3당은 각기 의석확보에 유리한 안을 모자이크하고 있다.시민단체는 중선거구제와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에서 개혁세력의 정계진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선거구제 개편 논의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그러나 이것이 정치개혁의 핵심사항인 양 취급되는 상황을 어떻게 볼 것인가? 정치개혁을 국회의원에게 맡겨 놓았더니 국회의원을 위한 개혁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할 수있을까?李 性 燮 숭실대 교수·경제학
  • 金대행 “욕먹을 각오로 黨 혁신”

    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 총재권한대행이 당 8역과 중하위직,총재특보단,당 쇄신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당을 새로운 모습으로 바꾸려는 의욕을 보이고있다.지난 3일 발족된 쇄신위는 당의 새로운 모습을 위한 전위대 역할을 하게 된다.김대행은 “현재와 같은 잘못된 당 체제를 정비하겠다”며 “욕먹을 각오가 돼 있다”고 체제정비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사실 그동안 국민회의 구조는 집권여당의 위상에 걸맞지 않게 난맥상이 여기저기서 발견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중복되는 일을 여러 위원회가 하고 있고 특별한 업무가 없는 부위원장급(비상근 포함)도 200명 가까이 된다.제대로 된 징계규정조차 없다. 김대행은 “필요한 곳에는 사람이 없고 불필요한 곳에는 사람이 있고…”라며 인력배치가 잘못된 것을 시인했다. 당 쇄신위는 이러한 배경에서 발족됐다.8월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을 효율적인 체제로 정비하는 임무를 맡았다.땜질식의 임시처방이 아닌 지붕부터 바꾸는 대대적인 공사가 필요하다는 게 김대행의 판단이다.당 쇄신위는 6일 첫 회의를갖는다. 조직 장악력이 남다른 김대행이 취임한 이후 당도 차츰 짜임새를 찾고 있다.당 8역 회의나 확대간부회의,고위당직자 회의 등 각종 회의도 제 시간에 열린다. 지난달 28일의 당 8역 회의 때는 참석자의 명패도 처음 나왔다.국민회의가명패를 준비한 것은 처음이다.그동안 국민회의는 그 흔한 명패 없이 회의를해왔다. 회의 진행은 조금 나아졌지만 그래도 과거의 좋지 않은 행태는 남아있다.3일 국회에서 열린 당무회의의 참석자가 과반수에 미치지 않은 게 대표적인사례다.당무위원이 157명이나 되니 생긴 일이다. 김대행은 정당한 이유 없이 각종 회의에 불참하는 당직자들의 군기를 확실히 잡을 것이라고 한다.김대행과 당 쇄신위가 기구와 조직에 칼을 대는 ‘악역’을 제대로 해야 국민회의가 제대로 된 집권당의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 같다. 곽태헌기자 tiger@
  • 朴공보수석 강연서 지적“농·수협 정직해져야”

    농·축협의 비리사건과 해양수산부장관의 경질 이후 朴智元 청와대공보수석이 25일 수협을 찾아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를 얘기했다.그는 나름의처방을 제시하는 것으로 강연을 마쳤다. 먼저 그는 농·축협이 수난을 당한것은 “농민과 축산인을 위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이 연장선에서 수협에도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아직 감사원 감사를 받지 않았으나 언론보도에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한·일어업협정 협상과정에서도 수협의 존재이유와 역할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다” 한·일어업협정 파문 이유도 우리 내부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어민들이세금을 낼 때는 어획량을 줄여 신고하고 ●이해관계·권리를 요구할 때는 터무니없이 어획량을 과장하며 ●이에 대해 수협 임직원들과 관리들의 무책임과 무능으로 허술한 땜질식 대응을 했다고 질타했다.그는 한일어업협정 과정을 ‘충분한 내부 준비없이 안에서만 큰소리치고 활개치면서 밖에 나가서는눈치나 보며 어설픈 대응으로 일관한’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朴수석은 처방으로‘집에 불이 나면 뛰어드는’ 주인의식으로 무장한 자기개혁을 역설했다.또 국민의 피부에 와닿도록 조합차원에서 뼈를 깎는 자구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나아가 실무적으로 정확한 통계작업부터 다시 할것을 당부했다.그는 “어획량 등에 대한 믿을만한 통계가 없었기 때문에 한·일 어업협상에서 수모를 당했다.이제 어민도,조합장도,임직원도 보다 더정직해야 한다”고 강연을 마쳤다.
  • DJ, 개각人事 ‘심사숙고’ 이유 뭘까

    金大中대통령이 집권 2차 연도의 인사를 놓고 숙고의 시간을 길게 갖는 것같다.국민통합과 개혁성,참신성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은 탓이지만,이는인재풀(Pool)에 대한 고민의 반증으로도 보인다.여기에 “일할 시간을 주는것이 자주 바꾸는 것보다 낫다”는 金대통령의 인사철학에도 원인이 있는 것 같다. 신임 姜基遠여성특위위원장 임명과정이 그 좋은 예이다.대학총장을 포함해4명의 후보를 놓고 많은 검증절차를 거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청와대 한고위관계자는 “마땅한 인물을 찾기가 정말 어려웠다”고 전하고 “여러 사람의 의견이 달라 조율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조율의 과정을 거쳐 합의점을 찾은 셈이다.인사행태의 변화를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새로운 인물의 발굴과 연(緣)을 둘러싼 잡음을 최소하겠다는 의지다. 이벤트화하지 않으려는 金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은 익히 알려진 바다.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대폭,중폭의 시각으로 개각을 봐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혀 이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최근 국무회의에서도 밝혔듯이집권 2차 연도를 맞아 책임을 강하게 묻겠다는 게 金대통령의 생각이다.이제는 정치적 배려보다 정책혼선을 최소화하면서 국정을 원활히 이끄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라는 판단에서다. 때문에 金장관의 경질 등 후속인사의 규모와 인물이 당초 예상을 빗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배분’이나 ‘땜질식’이 아닌 본질적인 검토가 이뤄진 뒤 단행될 전망이다.
  • 한나라, 건전야당 정체성 상실

    한나라당이 정체성 상실로 위기를 맞고 있다.뿌리깊은 계파간 갈등과 지분다툼,얽히고 설킨 이념적 성향 때문에 정권교체 1년이 넘도록 건전 야당으로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90년 3당 합당이나 97년 옛 신한국당과 민주당의 합당 등 태생적 한계가 정체성 위기의 한 원인으로 거론된다.그러나 당 지도부의 안이한 현실인식과땜질식 응급처방이 갈등의 골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李會昌총재의 정치적 아마추어리즘,그리고 포용과 조화보다는 완벽과 논리를 앞세우는 개인적 기질과 무관치 않다.특히 지도부가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합리적으로 수렴,당의 노선이나 활로를 찾기보다 계파간 ‘자리배분’으로 불만을 누르며 현상을 유지하는 데 급급해한다는 비난이 거세다. 11일에도 부대변인 추가 임명 문제를 둘러싸고 소동이 벌어졌다.당초 지도부는 구로을 재선거 후보 공천에서 탈락,강력 반발한 李承哲 옛 민주당위원장을 부대변인에 임명하기로 했다.그러자 일부 부대변인이 “만만한 게 부대변인 자리냐”며 불만을 털어놨다.李전위원장도“아직 지지 당원들의 마음이 풀리지 않았다”며 이날 임명장 수여식에 일방적으로 불참했다. 국민회의 부대변인은 현재 8명.한나라당은 李전위원장까지 12명으로 국민회의의 1.5배다.지난해 8월 李총재체제 출범 직후에는 6명에 불과했지만 계파간 자리 다툼과 알력으로 자리를 배려하다 보니 6개월 만에 두배로 늘어났다.조직이 이상(異常) 비대화하고 정체성이 실종된 대표적 사례다. 金泳三전대통령의 ‘상도동 만찬’을 ‘상왕(上王)정치’‘당내(黨內)당’의 모습으로 희화(희화)화하는 시각도 지도부의 모호한 정체성에서 비롯된다. 최근 여권의 정책혼선에 야당다운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도 당 정책위 산하 19개 위원회의 ‘예비내각’이 계파간 ‘자리 안배’식으로 구성되는 등 정책적 고려가 미흡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다. 무엇보다 지도부가 대여(對與)강경 투쟁에만 매달리는 바람에 비전 제시나정책 활동 등 야당의 정체성 확립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는 목소리가 만만찮다.대북(對北)관계나 권력구조 문제 등 민감한 현안까지 “무조건 정부 여당이 잘못했다”는 정쟁(政爭)적 인식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 동두천시 신천 산업·축산폐수에 ‘질식’

    임진강 수계 오·폐수 발생량의 46%를 차지하는 신천 유역의 산업·축산폐수 발생량이 생활하수 발생량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축산폐수는 질소 인 등 부영양화를 일으키는 오염물질을 대량 포함하고 있어 생활하수보다 오염부하(負荷)가 훨씬 높다.이 때문에 임진강 한탄강 등 임진강 수계에서 식수를 공급받는 동두천 파주를 비롯한 경기도 북부지역 상수원의 안전이 위협을 받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경기도 동두천시를 흐르는 신천의 지난해 하루 평균 오·폐수 발생량은 생활하수 4만2,900여㎥,산업폐수 5만8,300여㎥,축산폐수 2,700여㎥로 산업·축산폐수 발생량이 생활하수 발생량보다 1만5,000여㎥ 가량더 많다. 임진강 한탄강 영평천 포천천 문산천 신천 등 임진강유역 6개 하천 가운데산업·축산폐수가 생활하수보다 더 많이 배출되는 곳은 신천 한 곳 뿐이다. 임진강 한탄강 영평천 문산천은 산업·축산폐수 발생량이 생활하수 발생량의 20%를 밑돌고 있으며,포천천은 산업·축산폐수가 생활하수의 66% 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신천은 이 때문에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 임진강 1.3ppm,포천천3.1ppm,한탄강 1.6ppm,영평천 2.3ppm보다 최소 3배 이상 높다.96년 43.9ppm,97년 22.6ppm,지난해 11.3ppm으로 매년 50% 가량 떨어지고 있으나 수질기준 등급 중가장 낮은 5급수(8∼10ppm)보다 더 나쁜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신천은 효촌천 상패천 청담천 등 지류에 섬유·피혁·도금 등 소규모 불법악성 폐수배출업소가 밀집해 있고,곳곳에 규제대상 규모 이하의 축산농가들이 산재한 데다,임진강 수계 전체의 하수처리율이 30%로 전국 평균(55%)에크게 못미쳐 수질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환경부 산업폐수과 관계자는 “신천의 수질이 개선된 것은 최근 IMF 영향으로 상당수 공장들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라고 밝혀 경기가 회복돼 공장들이 조업을 재개할 경우 수질이 예전처럼 다시 악화될 가능성을 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10대소녀의 ‘살신성인’

    한 방에서 잠을 자던 10대 소녀가 집안에 불이 나자 친구 2명을 깨워 대피시킨 뒤 자신은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졌다. 23일 새벽 0시55분쯤 서울 영등포구 신길2동 지하 셋방에서 趙仁來씨(21)가 가정문제를 비관,집에 불을 질렀다. 옆방에서 자던 朴지현양(19·강원도 동해시 천곡동)은 불을 처음 발견하고친구 李모양(19·회사원) 등 2명을 깨워 먼저 밖으로 대피시켰다.그러나 朴양은 빠져나오지 못해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朴양은 고향 친구인 李양을 찾아와 머물던 중이었다. 全永祐 ywchun@
  • 금지문화 금지인생 이제야 말한다-연출가 임진택씨

    삶이 뜻하지 않은 쪽으로 겉잡을 수 없이 흘러갈 때 ‘팔자’란 단어를 떠올린다.70년대 이후 줄곧 우리 놀이판을 지켜온 광대 임진택의 세상살이도이 ‘운명’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집안의 기대 속에 경기 중·고를 거쳐 서울대 문리대를 들어갔을 때만해도그저 수업시간에 교실을 웃음바다로 만들거나 오락시간을 주도하던 괴짜 모범생에 불과했다.어디에서도 부당한 정치권력에 맞서 학생운동을 하다 감옥살이를 하거나 불법·불순(?)공연을 주도할 싹은 보이지 않았다. “인생항로를 바꾼 발단은 낭만과 저항이 함께 녹아있던 문리대 정신이었고 불씨를 지핀 건 유신정권때 반항의 요람이던 연극반이었죠”. 연극반 시절 ‘오적’의 김지하와 ‘빠리의 택시운전사’홍상화 등과 만나면서 임진택의 세계관은 현실로 내려온다.점화된 정치의식은 당국의 감시와싸우며 연극운동으로 이어진다.그러나 합법적인 장에선 대부분 불발되었다.공연의 자유가 보장되었던 제일교회(박형규·권호경목사가 주도)나 이화여대 큰 마당에서 현실을 풍자했다. “살벌한 분위기였죠.예를 들어 이근삼의 ‘대왕이 죽었다’라는 공연도 내용과는 상관없이 제목이 이상하다며 금지할 정도였으니까요”. 당국과 술래잡기 하듯 벌이던 연극은 마당극의 단초를 발견하면서 더 넓은판으로 도약한다.‘교내공연 X’판정을 받은 김지하의 두 단막극 ‘구리 이순신’‘나폴레옹 꼬냑’을 71년 교련반대시위 도중 밤샘농성장(강의실)에서 시험공연한 것.무대도 없고 설비도 없는 공간에서 관중과 호흡하고 교감하는 장면을 목도한 것이다. “연습 수준의 공연이었지만 일방적으로 감동을 주는 게 아니라 관객과 주고받으며 상승하는 역동성을 발견했죠.마당극의 단초를 보았습니다”. 얼핏 보인 가능성은 70년대 중반 활기를 띤 탈춤과 접목되면서 맘껏 꽃핀다.옛날 것이란 이유로 당국에서도 권장한 탈춤에서 임진택은 역설적으로 열린 공간과 기동성이란 장점을 보았던 것. “연극의 내용과 탈춤의 형식을 결합한 거죠.날카로운 주제를 무대·대사에 의존하는 연극 형식보다는 관중과 어우러지며 신명을 우려내는 마당판의 역동성이 더 진보적으로 다가왔죠”. 물을 만난 광대는 73년 원주에서 김지하가 추진하던 ‘농촌협업운동’홍보를 위해 탈춤과 판소리가 섞인 ‘진오귀’순회공연을 계획한다.운동의 무산으로 공연은 빛을 보지 못했으나 제일교회에서 ‘청산별곡(哭)’이란 제목으로 결실을 맺었다. 이어 탈춤의 재창조에 나선다.74년 소리굿 ‘아구’를 국립극장 소극장에올렸다.‘이종구 신곡 발표회’라는 합법적 이름을 빌렸다.긴급조치1호 위반으로 도피중이던 김지하가 연습장에 몰래 찾아와 많은 도움을 주었다.이종구 이애주 김민기 김영동 채희완 김석만이 참가했다. “4월 긴급조치 2호 직전의 살벌한 상황에서 합법공간을 빌려 터트린 쾌거였습니다.공연이 시작된 뒤 지하형은 조명실에서 몰래 구경했죠”. 임진택은 가부키 분장으로 ‘마라데쓰’란 노래를 불러 화제를 일으켰다.이 곡은 이후 80년대 초반까지 대학가 탈춤공연의 단골노래로 자리잡았다. 숨가쁜 ‘금지 인생’에도 휴식기간이 있었다.긴급조치로 인한 감옥살이뒤홀어머니를 모신 ‘무능한 가장’은 교수추천으로 대한항공에 들어간 것.반골의 몸짓은 멈추지 않고 ‘유신헌법 찬반투표’에 대한 시민 불복종운동의한 방법으로 명동성당 문화관에서 공연을 준비했다.공연 3일전 전원이 연행되면서 거사는 무산되었다.이 일로 당국의 눈총을 의식한 회사와 마찰을 빚고 6개월만에 사표를 던진다. 이어진 TBC의 PD생활에서도 한직으로 내몰리자 판소리를 배우기 시작했다.‘보성소리’ 승계자 정권진선생을 사사한 것도 이 무렵이다. 세번째 전환점인 판소리 시대를 열면서 ‘금지’행로는 되살아난다.85년 올린 ‘똥바다’는 공연윤리심의위원회의는 반대했지만 대학가에선 불티났다. “저지선을 뚫고 두루마기 입고 철조망을 넘어가 공연하면 1,000∼2,000명이 몰렸죠.민중성이란 알맹이를 대중화하는 길을 보았죠.소수의 강경노선 목소리만 크고 다수의 민주운동진영이 소진상태에 있던 터라 대중화가 시급했죠.예술적 흡인력으로 대중성이란 힘을 담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직생활에서 막혔던 ‘끼’를 본인의 말 그대로 ‘포효’하기 시작한 것이다.판소리의 자진모리 장단이 퍼붓는 통쾌함에 한국의 부패세력을 비꼬는 사설은 5공화국의 질식할듯한 시대상황을 배설해준 활로였다.빨라진 걸음은 90년 ‘5월광주’를 낳는다.광주민주화 항쟁 10주년 기념으로 항쟁의 상징인윤상원에 대한 기념비적 소리를 남기고 싶었다. “상원이완 이전에 두번 만난 적이 있어요.황석영 형의 제의로 광주에서 모임이 있었는데 상원이가 독학한 저의 ‘소리내력’을 외워서 부르더라구요”.월계동 아파트에 칩거하면서 윤상원에 대한 기억을 보듬으며 연습에 몰두하던 시절을 “상원이가 나오는 마지막 날 밤 얘기를 푸는데 눈물이 줄줄 납디다”라고 회상한다.사회와 예술을 아우르는 행보는 93년 절창 ‘오적’으로이어진다.정권진선생을 찾아가 두루마리에 적힌 담시 ‘오적’을 보여주며‘선생님 이것을 소리로 한번 담고 싶습니다’라고 배움을 청했던 소망이 풀리던 순간이었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전국민족극협의회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하다가 97년,98년 ‘과천세계마당극큰잔치’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임진택의 문화실천이 갖는 미덕은 과거의 공간에서 박제화되지 않고 현재형으로 살아있다는 데 있다.‘금지’와 친화력이 생긴걸까,최근엔 마당극잔치를 주관하려는 과천시의 ‘얼굴을 달리한 금지문화’와 싸우느라 바쁘다.李鍾壽 vielee@
  • ‘99지구촌 점검 M&A-자동차

    지난해 5월 다임러 벤츠와 크라이슬러간 합병협상이 처음 세간에 공개됐을때 그 소식은 지구촌 전체를 술렁이게 하기에 충분했다.350억달러짜리 이 협상은 당시 제조업 부문 M&A 중 사상 최고 규모였는 데다 메이저간 만남,유럽과 미국의 피섞기라는 점 등에서 여러모로 전무후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년도 안된 지금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자동차 M&A의 절정이 아니라기폭제일 뿐이었다는 점이 차츰 분명해지고 있다.업계는 궁합맞는 짝을 차지하려 눈에 불을 켠 탐색전으로 연초부터 달아올라 있다.얼마 전 흘러나온 포드의 BMW,혼다 인수설도 그 연장선상이다. 2000년 자동차시장에는 2,000만대 공급과잉이 예견되고 있다.이는 생산가능량의 4분의 1이다.남보다 싸고 좋은 차를 내놓지 못하면 재고더미에 깔려 질식사할 판이다.이런 차업계에 M&A는 생존의 바이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한대를 생산하기 위해 무수한 하청업체와 거래하고 10개 모델을 만들어도 생산라인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특성 때문에 M&A에 수반되는 ‘규모의 경제’와‘시너지효과’가 어느 분야보다 크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이상적 결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급브랜드,첨단기술의 유럽기업 벤츠와 대중성,대량 생산체계로 미국이 본거지인 크라이슬러가 상호보완,경제성의 극치를 누리게 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매출실적 6억달러 가운데 해외매출액이 120만달러에 그친 독일 BMW와 미국시장의 맹주 포드와의 합병설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같은 시장의 상호 보완성 때문이다. 스웨덴 볼보,일본 닛산 등도 단골 피합병 대상으로 오르내리는데 각각 고급차 소량 생산,내수위주 매출 급감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다.자동차업계의생존전략 M&A는 결국 대량 생산,글로벌화의 동의어인 셈이다. 최근 포드의 자크 나세르 회장은 “자동차업체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국제매출 연간 500만대 이상이 필수”라고 말했다.현재 이를 충족시키는 회사는GM과 포드뿐이지만 이 기준에 따라 2010년까지 생존 기업은 5∼6개로 압축될 전망.전문가들은 그 후보로 미국의 GM과 포드,유럽의 다임러,폴크스바겐,일본의 도요타,혼다를 꼽으면서 M&A시장에서이들을 중심으로 한 요란한 핵융합이 전개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孫靜淑 jssohn@daehanmail.com
  • 주말 전국 화재 잇따라

    혹한 속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방화와 실화,전기합선 등에 의한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17일 새벽 2시30분쯤 경기도 평택시 비전동의 지하 1층 댄스연습장 휴먼기획에서 불이 나 朴지훈군(18)이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같은날 오전 1시50분쯤 경북 영천시 완산동 이화다방에서 화재가 발생,朴모양(22) 등 2명이 질식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이며 새벽 4시50분쯤엔 영천시 아사동 청구2차아파트 201동 1110호에서 전기합선으로 불이 나 주인 金종복씨(41)가 질식,역시 중태다. 한편 대구 동구청은 지난달 24일 이후 산불이 연속해서 일어나고 있는 팔공산의 동구 지묘동 첨모재에서 지난 15일에 이어 16일에도 방화로 추정되는산불이 또다시 발생함에 따라 경찰에 수사를 외뢰하고 자체조사도 벌이고 있다.전국 종합 l 徐東澈 dcsuh@
  • ‘눈먼’ 외환정책,국제흐름 뒷북 대응“예측력 0”

    대외 신인도(信認度)와 직결되는 외환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땜질식’으로 변질되고 있다. 정부는 얼마전까지만해도 미 달러화가 넘치면서 원화환율이 급락하자 환율을 방어하느라 야단법석을 떨었다.그러더니 브라질 사태 여파로 환율이 뛰자 환율방어라는 말은 꺼낼 수가 없는 형국이 돼버렸다.외환위기를 이미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급변하는 대외경제여건을 파악하는 기능이 실종됐다는 지적이다.●눈 뜬 장님 외환당국은 원화환율이 달러당 1,140원대로 곤두박질하자 지난 7일에는 뒤늦게 환율방어에 나섰다.재정경제부는 달러화 공급을 줄여 환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기업과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해외차입을 축소하고,외채는 국내에서 달러화를 조달해 갚도록 하는 대책을 세웠다. 이 조치에 의해 8일에는 한국전력과 수출입은행이 각 1억달러씩을 국내에서조달했다. 그 여파로 원화환율은 1,160원대(기준환율)로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브라질 쇼크’로 인해 원화환율은 지난 13일에는 달러당 1,180원대로 뛰었다.정부는 다시 14일에는 브라질 사태 대책회의를 열어 환율대책 등을 논의하는 등 뒷북을 쳤다.그 이전의 환율방어책은 불 난데 부채질한 격이 됐다.●앞 뒤 안맞는 외환정책 정부는 지난 해까지만해도 외자도입 확대 등을 위해 공기업의 조기 해외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그러나 새해들어정부는 외환정책의 일환으로 공기업의 외자조달을 규제하는 쪽으로 방향을틀었다.오는 4월 1일부터 국내기업의 1년 미만 해외차입이 허용되는 등 외환거래가 전면 자유화되는 일정을 불과 두 달 남짓 앞두고 이뤄지고 있는 조치다. 대우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외환당국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그때그때 여론에 흔들리는 등 외환정책이 흐트러지고 있다”며 “최근 환율이급락했을 때에는 일본처럼 당국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吳承鎬 osh@.
  • 광장시장 점포 112개 불타

    ◎재산피해 수십억대… 경비원 1명 숨져 12일 새벽 0시55분 서울 종로구 예지동 광장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嚴鍾燮씨(60·장안직물 경비원)가 불에 타 숨지고 진화작업을 하던 서울동대문소방서 崔성주 소방교(32) 등 소방관 3명이 유독가스에 질식하거나 건물에서 떨어진 물체에 부딪혀 다쳤다. 이번 불로 건물 2개동 451평이 소실되고 점포 112개가 불에 타 피해액이 11억2,000여만원에 이를 것으로 집계됐지만 실제 피해액은 수십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불이 난 상가건물이 지난 69년에 지어진 낡은 건물이고 대부분의 점포가 오후 7시쯤 문을 닫는 점으로 미뤄 누전에 의한 화재로 추정하고 있다.경찰은 그러나 일부 상인들이 상가에 거주해왔으며 불이 나기 전 술에 취한 경비원이 ‘장안직물’로 들어갔다는 목격자들의 말에 따라 난방기 과열이나 담배꽁초 등에 의해 불이 났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 민주열사 열전:15/前 서울대생 朴鍾哲(정직한 역사 되찾기)

    ◎5공 정권연장 야욕 꺾은 ‘民主불씨’/‘체육관선거’ 잡음 없애려 시국사범 검거령/‘남영동’으로 연행당해 물고문 도중 질식사/6·10항쟁 도화선… 4개월후 전모 밝혀져 1987년 1월14일 만 21세의 대학생 朴鍾哲이 물고문으로 사망했다. 5공 독재정권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고문살인이었다. 철권통치로 국민을 억압해온 5공은 여느 때처럼 국민을 속이려 했으나 1987년 역사는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전두환 군사정권은 정권의 안위와 관련된 시국사건에서 반체제 인사에 대한 가혹한 고문을 자행했다. 그런 군사정권에게도 박종철의 죽음은 예기치 않은 것이었다. 그러나 한층 더 예기치 않았던 것은 박종철의 죽음이 일으킨 역사적 파장이었다. 내각제 및 직선제 개헌론이 심각하게 대두되는 가운데 5공은 87년 연말의 대통령선거를 ‘체육관’ 선거로 치뤄 정권을 연장하려는 욕심을 버리지 않았다. 86년 말 경찰 수뇌들은 운동권 수배자들을 전원 검거하라고 강력 지시했다. 치안본부 대공수사 2단 5과 2계는 87년 1월초 서울대 언어학과 3년생인 박종철이 서울대 민민투위원으로서 서울대 민추위 사건의 중요 수배자인 朴鍾雲을 은닉하고 연계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보고 박종철을 연행 수사하여 박종운 등 민민투 지하 중앙조직원들을 검거할 계획을 세운다. 1월14일 아침 7시20분경 조한경 강진규 황정웅 반금곤 이정호 등 대공 소속 경찰들은 신림동 하숙집을 급습해 박종철을 남영동 대공분실 5층 조사실로 연행,신문했다. 10시40분경 신문장소를 옮겨 박종운의 소재를 대라고 박종철을 닥달하였으나 모른다고 하자 조한경 등은 박종철의 가슴과 다리를 때리고 옷을 모두 벗게 한 뒤 물이 가득 채워진 조사실 안의 욕조 앞으로 데리고 갔다. 이들은 조사실 안의 수건으로 박종철의 양손과 발목을 결박하고 나서 반금곤 황정웅이 각각 겨드랑이를 잡고 등을 누른 상태에서 강진규가 욕조안에 들어가 양손으로 박종철의 머리를 잡아 물 속으로 집어넣고 한참 후에 끌어내는 물고문을 반복했다. 이때도 박종철이 박종운의 소재를 모른다고 하자 더 혼내주라는 조한경의 지시에 이정호가 가세,결박된 박종철의 다리를 들어 올린 채 물 속에 머리를 집어넣는 고문을 가했다. 이때 박종철은 목부분이 욕조의 턱에 눌려 숨을 쉬지 못하게 되어 11시20분경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으로 사망했다. 30,40분 만에 저질러진 이 물고문 살인으로 결국 5공의 정권연장 야욕은 물건너가게 된다. 박종철의 물고문 질식사는 4개월 후에야 그 잔혹한 진상 전반이 파악되었지만 그의 죽음은 우여곡절 끝에 당시로선 극히 이례적으로 처음부터 일반에 알려졌다. 그간 많은 민주화 인사들이 시국사건으로 죽어갔으나 의문사란 말만 남기고 그대로 묻혀 버렸다. 그러나 박종철의 죽음은 경찰과 정권이 몇겹으로 세운 두꺼운 벽을 뚫고나와 ‘양지’로 향하는 묘한 힘을 발휘했다. 이 힘은 정통성없는 5공 정권의 취약한 근저를 흔들었다. 2월7일의 박종철 열사 국민추도회와 3월3일의 고문추방 대행진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5공은 각각 3만명,6만명의 전경들을 동원해야 했다. 결국 박종철의 죽음은 6·10 민주항쟁을 끌어내는 도화선이 되었고 궁지에 몰린 군사정권은 직선제 개헌을 수용할 수 밖에없었다. ‘제2의 김주열’로 불리기도 하는 박종철은 앳된 얼굴의 젊은이였지만 민주화에 대한 신념과 의지는 남달리 강했다. 그는 결코 다른 사람 때문에 재수없게 경찰에 불려가 조사받다가 고문사함으로써 우연히 역사의 무대에 떠오른 인물이 아니다. 대공 3부의 고문경찰들이 연행 직전 작성한 수사계획서는 박종철을 민민투의 중요 지도자로 지목하고 각종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검거할 계획을 세우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산에서 말단 공무원의 막내아들로 태어난 박종철은 84년 서울대 언어학과에 들어온 직후부터 동아리 가입과 농촌활동참여 등을 통해 현실 인식을 깊게 했다. 2학년 때 미국 문화원농성 지원 가두시위로 구류 5일을 살았으며 여름방학에는 안양공단 근처의 ‘닭장집’에 살면서 노동자로 취직하기도 했다. 86년 3학년때 언어학과 과회장에 뽑힌 박종철은 4월 ‘청계피복노조 합법성 쟁취대회’ 가두시위에 참가했다가 경찰에 붙잡혀 과거 전과 때문에 구속됐다. 그는 재판에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7월15일 출소했다. 86년11월23일 81학번 사회학과의 동아리 선배로 민추위 사건에 지명수배된 박종운이 박종철의 하숙방에 찾아와 하룻밤을 묵은 뒤 떠난다. 87년 1월8일 박종운이 다른 동료와의 연락을 부탁하기 위해 다시 박종철 하숙방을 찾았다. 6일 뒤 박종철은 발가벗기고 손발이 묶인 채 박종운의 거처를 추궁하는 경찰들에게 물고문당하다 죽었다. □朴鍾哲 연보 1965년 4월:부산 출생 83년 2월:혜광고 졸업 84년 3월:서울대 언어학과 입학 86년 4월:청계피복노조 합법성 쟁취대회 참가,구속 86년 7월:징역 10월·집행유예 2년으로 출소 87년 1월: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고문사 ◎구속 경찰관·유족들 지금은/5명 실형선고… 형기 마치고 출소/경찰청 산하단체 근무하다 해임도/유족들 배상금 2억여원 수령 고문 경찰관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박종철 고문치사 혐의로 구속된 경찰관 5명은 징역 3∼10년형을 선고받고 3년 만기에서 최고 7년3개월의 수형 후 가석방 등으로 현재 모두 출소했다. 올 6월 이들 중 3명이 규정을 어기고 경찰청 산하 단체에 근무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으며 곧 해임됐다. 이정호씨와 강진규씨는 감옥에서 나온 뒤 경찰공제회에 들어가 일반직 4급으로,조한경씨는 총포화약안전기술협회 과장으로 근무했다. 이들과는 달리 범인도피 및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됐던 강민창 전 치안본부장,박처원 전 치안감 등 4명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대법원에서 유죄취지 파기환송,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한편 박종철의 유족은 89년 9명의 경찰관과 국가를 상대로 1억2,0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고 대법원은 95년 11월 “국가와 조씨 등 고문 경찰관 5명은 연대해 1억4,700만원을 배상하고 강씨 등 경찰수뇌 4명은 직무유기 및 범인도피의 책임을 지고 2,4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유족은 국가로부터 이자를 포함한 손해배상금 2억4,000만원을 수령했다. 국가가 배상금 전액을 지급한 만큼 검찰은 직접적 책임이 있는 조씨 등에게 구상금청구 소송을 통해 배상금 일부를 받아내야 하나 최근 이들에 대한 재산 자력조사 결과 배상금 지급 능력이 없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부인이 공장에 다니며 생계를 꾸리거나 노점상으로 생활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고문 밝혀지기까지/모든 수단 동원해 은폐 시도/3차 수사후 고문치사 확인/치안총수 등 경차 9명 구속/‘탁치니 억 쓰러져’ 유행어로 경찰과 5공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박종철의 고문치사를 은폐하려 했지만 결국 3차의 수사 끝에 치안총수를 포함 9명의 경찰이 구속됐다. 1월14일 물고문하던 경찰들은 박종철의 상태가 이상하자 즉시 인근 중앙대 용산병원 응급실에서 의사 오연상씨를 불러 응급처치를 간청했으나 이미 박종철은 숨진 뒤였다. 다급해진 경찰은 이날 오후 보호자와 이미 합의를 했다며 서울지검에 시신의 화장을 요청한다. 증거인멸을 위한 경찰의 이 요청은 거부됐다. 15일 석간신문에 조사받던 학생이 쇼크사했다는 기사가 나간다. 오후 강민창 치안본부장이 변사사실을 공식 시인했으나 단순 쇼크사인 것처럼 발표했으며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쓰러졌다“고 부연설명했다. 이날 밤 9시 안상수 검사 입회하에 행해진 부검에서 황적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1과장은 물고문 도중 욕조 턱에 목이 눌려 질식사한 것 같다는 부검소견을 피력한다. 강 치안본부장 등은 황 과장에게 심장마비사로 부검감정서를 써줄 것을 협박 회유하기 시작한다. 16일 가족들이 벽제에서 화장한 유골을 임진강에 뿌렸다. 이때 아버지 박정기씨는 “잘 가그레이. 아부지는 아무 할 말이 없데이”라고 해 국민들을 울렸다. 17일 사체를 첫 검안한 의사 오씨의 “조사실 바닥에 물이 흥건했다”는 등 고문 시사 증언이 신문이 보도됐다. 결국 치안본부 특수대는 17일 수사에 착수 19일 고문사를 공식인정하면서 조한경 강진규 2인을 고문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5월18일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이 이 사실을 폭로하자 5월20일 황정웅 반금곤 이정호 등이 즉시 구속된다. 5월29일에는 범인 축소조작에 나선 박처원 치안감,유정방 경정,박원택 경정 등 3명이 범인도피죄로 구속됐다. 88년 1월15일 황적준 국과수 과장의 경찰 회유 메모가 보도되면서 강민창 당시 치안본부장이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로 구속된다.
  • 양구군 하리‘양구 선사 박물관’(생활속의박물관·미술관:13­1)

    ◎원시인의 숨소리 들리는 듯/구석기때 쓰였던 긁개­찍개·밀개…/돌칼·화살촉·빗살무늬토기도 가지런히/고인돌 공원·선사 주거지까지 조성 스트레스가 쌓일수록 현대인들은 과거의 따뜻한 고향이 그립다.수십만년전의 때묻지 않은 원시생활은 질식할 듯한 도시문명에 지친 현대인들의 영원한 마음의 고향일지 모른다.IMF 지원체제의 고달픈 일상생활을 잠깐 잊고 타임머신을 타고 선사시대로 돌아가 보자.양구선사박물관에는 선사시대 사람들이 쓰던 석기·토기 등이 전시돼 있어 원초적 인류의 체취가 느껴지는 듯하다. 인류가 원시적 형태나마 농경이나 목축을 하며 인간다운 삶을 시작한 것은 1만여년 전인 신석기시대 부터.그 이전은 인류가 유인원으로부터 분리된 이후 지속된 구석기 시대다.돌을 깨뜨려 쓰다가 갈아서 사냥을 하고 토기를 구워 음식을 담아내는데 수십만년이 걸렸다.강원도 양구군 양구읍 하리에 자리잡은 양구선사박물관(관장 金圭鎬·36)에는 수십만년전에서 기원전 300여년전까지 살았던 선사인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1만여평의 부지에 160여평의 전시관 및 고인돌공원,선사주거지 등이 조성돼 있다.전시관에는 양구읍 상무룡리와 해안면 현리 등에서 발굴된 구석기 및 신석기,청동기시대의 유물 630여점이 짜임새 있게 전시돼 있다.86년 평화의 댐 기초공사를 위해 파로호 물을 방류시키자 일제 때부터 수장돼 있던 바닥이 드러나면서 발굴된 것들이다.국립중앙박물관 강원대박물관 등에 분산 보관해 오다가 95년 양구군이 박물관을 건립해 모아놓았다. 구석기인들이 사용한 석기들은 단순하면서도 쓰임새에 따라 재미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동물 살을 저미고 가죽을 벗기는데 쓰던 긁개는 오목하게 세운 날이 제법 매섭고,짐승을 찍어 토막을 내는데 쓰던 외날찍개는 그 뾰족함이 섬뜩하다.단단한 차돌을 아이 주먹만하게 다듬은 사냥돌을 쥐면 함성을 지르며 짐승을 쫓던 옛 조상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이밖에도 뼈를 깎는데 쓰던 밀개,가죽을 째는데 사용하던 째개,짐승을 잡거나 나무뿌리를 자를 때 쓰던 주먹도끼,짐승을 찔러 죽이거나 가죽에 구멍을 뚫던 찌르개 등이 있다.구석기인들의 석기 제작과 사용 모습을 담은 모형도 만들어 놓아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해안면에서 발굴된 빗살무늬토기 조각과 숫돌,갈판,보습 등은 이곳에 신석기문화가 형성됐음을 잘 보여준다.해안면은 혜성이 지구에 충돌해 만들어진 것으로 짐작되는 ‘펀치볼분지’ 지역.농사와 목축에 안성맞춤이다.파로호 상류인 고대리·공수리 지역에서 발굴된 유물들은 시베리아·만주 지역에서 내려온 이주민들이 형성했던 청동기문화의 증거다.매끈하게 갈아 다듬어진 돌칼과 화살촉,홈자귀,돌도끼 등 한층 세련된 석기들과 동검,동경 등이 비로소 현대적 형태의 도구 모양을 하고 있다. 고인돌공원에는 발굴 당시의 것을 그대로 옮겨놓은 고인돌 15기가 있다.한강이북에서 발견되는 탁자식과 한강이남의 개석식이 섞여 있다.청동기인의 고인돌 축조방식은 과학적이고도 기발하다.바위틈에 깊은 홈을 파 박은 나무말뚝에 불을 붙여 팽창케 해 바위를 갈라 큰 돌을 채취했다.그것을 바닥에 통나무를 깔고 밧줄을 이용해 수백명이 끌어다 고인돌을 세웠다. 보는것만으로 양이 차랴.‘선사인 체험코스’에 도전해 보자.돌을 깨 돌도 끼도 만들어 보고 빗살무늬토기도 구워 보자.힘을 모아 고인돌을 축조하고 박재동물을 향해 사냥돌을 던지는 동안 선사인의 숨소리가 느껴질 것이다.10여평 넓이의 구덩이에 억새를 엮어 지붕을 덮은 움집에서 보내는 하룻밤은 아득한 원시의 밤과 다를게 없다. 박물관 가는 길은 춘천에서 46번국도를 이용하거나 인제에서 31번 도로를 이용해야 한다.서울 상봉터미널에 양구행 직행버스가 있다.매주 화요일 휴관하며 요금은 어른 770원,25세 이하 청소년 및 어린이 330원.(0364)481­3004, 480­2677
  • 신축 냉동창고 불 26명 사망/부산 암남동

    ◎배선 용접중 불티 가스에 引火 폭발/소방관 등 16명 부상… 희생자 더 늘듯 29일 오전 8시15분쯤 부산시 서구 암남동 산 100의1 매립지 내에 신축중인 냉동창고 삼동범창 콜드프라자(대표 김재운) 건물 6층에서 강한 폭발음과 함께 큰 불이 났다. 이 불로 金용호씨(48·경남 창원시 명서동) 등 인부 25명이 유독가스에 질식된 채 불에 타거나 추락해 숨지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인부 3명이 행방불명됐고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발화◁ 불을 최초로 목격한 항운노조직원 梁성문씨(30)는 “건물 6층에서 갑자기 펑하는 폭발소리와 함께 불기둥이 30m나 치솟으면서 건물이 순식간에 화염과 시커먼 연기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서측은 이날 사고가 배관용접작업중 용접 불티가 페인트작업때 나온 가연성 가스에 인화돼 폭발하면서 우레탄에 옮겨붙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화인을 조사중이다. ▷인명·재산피해◁ 이날 신축건물 현장에는 한국마이콤 등 18개업체 인부 211명이 투입돼 방열 보냉 작업중이었다. 불이나자 6·7층에서 작업하던 인부 40여명 중 일부는 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대피했으나 미처 피하지 못한 李복규씨(61) 등 21명은 6∼8층 사이 건물내부와 계단에서 유독가스에 질식한 채 불에 타 숨졌다. 긴급대피하려던 李효암씨(40·부산시 부산진구 부암1동 548) 등 4명은 땅바닥으로 떨어져 숨졌고 李환상씨(41) 등 9명은 화상과 골절상을 입었다. 출입구가 좁고 유독가스가 많이 발생해 인명피해가 컸다. 2억여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진화 및 인명구조◁ 사고가 나자 소방관 470명과 소방차량 81대,헬기 2대등이 출동했으나 출근 시간대와 겹쳐 불이 난지 20여분 만인 오전 8시35분쯤 현장에 도착했다. 불길은 1시간25분만인 오전 9시40분쯤 잡혔으나 건물을 가득 채운 유독가스가 오후 늦게까지 빠지지 않아 진화·인명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후 1시10분쯤 6층에서 용접용 아세틸렌통이 2차 폭발을 일으켜 진화업중이던 金德會 소방사(29)등 7명이 얼굴등에 화상을 입었다. ▷삼동범창콜드프라자◁ 96년 9월 착공해 내년 1월 준공예정으로 마무리 작업중이었다. 지하 2층,지상 8층 연면적 6만5,837㎡에 8만5,000t을 저장할 수 있는 국내 최대의 냉동창고다. ▷문제점◁ 이번 화재는 스티로폼과 우레탄폼 등 인화성 자재가 가득찬 건물 내부에서 별다른 환기시설 등 안전조치 없이 용접을 실시하는 등 안전불감증이 빚은 인재라는 지적이다. 9월27일에도 6층에서 용접 불티로 인해 불이 나 인부 2명이 화상을 입었다. ▷사망자◁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다음과 같다. ▲金용호(43·창원시 명서동) ▲韓봉석(33·부산시 해운대구 좌동) ▲李복규(61·서울시 영등포구 대림1동) ▲李효암(40·부산시 부산진구 부암1동) ▲崔봉조(30·부산시 중구 신창동1가) ▲任달순(62·서울시 도봉구 방학동) ▲全귀흥(62·여·부산시 서구 암남동) ▲朴희동(39·경남양산시) ▲任종수(경남 양산시 남부동) ▲禹태훈(32·경남 양산시 새곡동) ▲全광남(43·인천시 연수구 옥련동) ▲尹태선(43·인천시 남구 구만동) ▲張효일(20·인천시 남구 숭의동) ▲金선교(서울) ▲朴진욱(25·부산시 영도구 대교동) ▲沈우경(60·서울시 노원구) ▲鄭용석(46·대구시 남구 대명동) ▲金명돌(47) ▲金규완(32) ▲李정호
  • 한밤 도심 호텔 불… 1명 사망/프레지던트호텔

    ◎내외국인 투숙객 500여명 긴급 대피/2층서 발화… 누전·합선 추정 원인조사 19일 밤 11시15분쯤 서울 중구 을지로1가 프레지던트호텔 2층 사무실에서 원인 모를 불이나 대피 과정에서 동양계 미국인 페이청씨(45·여·의사)가 추락,숨졌다. 호텔 당직 지배인 金두옥씨는 “2층에 입주해 있는 터키 관광 30여평 사무실에서 갑자기 불길이 치솟았으며 투숙객들이 연기를 피해 대피했다”고 말했다. 불이나자 국내외 투숙객 등 500여명이 호텔 정문과 32층 옥상으로 긴급 대피했으며 이 과정에서 페이청씨가 11층 사무실 난간에서 추락해 숨졌다. 또 투숙객 2명이 연기에 질식돼 인근 적십자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으나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불은 긴급출동한 소방관과 경찰에 의해 15분만에 진화됐다. 경찰은 2층 터키 관광 사무실에서 먼저 매캐한 냄새와 함께 연기가 솟았다는 투숙객들의 말에 따라 전기 누전이나 합선으로 불이 났을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또 페이칭씨가 신발과 양말까지 벗어놓은 점으로 미뤄 스스로 뛰어내렸는지여부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 폐기되는 중고서적/柳一相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서울광장)

    이 가을을 누가 독서의 계절이라고 말했던가.이 좋은 계절에 마음의 양식이라는 책들의 운명을 보면 너무도 안타까운 느낌이 앞선다.헌 책방이 줄어들면서 1회용 도서가 베스트셀러라는 이름으로 출판문화를 대변하고 있는 것이 요즈음 풍경이고 책 내용과는 무관하게 거의 대부분의 도서가 재활용되지 못한 채 한 번만 읽히고도 용도 폐기되는 게 현실이다. 신간서적들은 대형서점을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지만 얼마 안되는 독서인구도 베스트셀러에 몰리다 보니 출판시장은 초토화라고 할 만큼 오늘의 독서문화는 황폐화되어 있다.방송과 영상물에다 인터넷 등 과학기술의 강력한 후원에 힘입은 신종 매체와의 경쟁에서 이제 출판산업은 질식 위기에 처해 있다. 출판시장이 오늘과 같은 위기에 몰린 것은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책에 대한 사랑이 부족했기 때문이다.책이 내포하고 있는 여러 갈래의 문화들과 행간에 숨겨진 심오한 의미들이 내동댕이쳐지는 것은 책의 고귀함에 대한 모독일 것이다.눈을 조금만 바깥으로 돌려보자. ○서점에 중고책 코너 일본 도쿄‘간다진보초’ 거리에는 전문 분야가 분명한 중고서적상이 즐비하고 깨끗이 정리된 서가를 지키는 중년신사는 선비의 기풍으로 특정 분야를 꿰뚫고 있어 존경심마저 들게 한다.일본에서는 이처럼 신간서적과 중고서적이 따로 떨어져서 유통되는 것이 특징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대형서점 가운데 하나라는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P서점은 하나의 서점이라기보다 장르가 다른 전문서점들의 연합체 같은 곳이지만 어디서나 신구서적이 혼합 판매되고 있다.재활용되는 중고책값은 신간의 60∼70%지만 희귀본은 발행가와 상관없이 매우 높은 값이다.이미 사용된(used) 서적의 구입창구도 마련되어 있다. 우리나라 도서 유통의 어려움은 도서시장 구조가 일제 잔재를 답습한 행정규제장치를 계속 운용하는 데서도 찾아지겠다.신간서적의 유통은 문화관광부가 문화적·산업적 관심을 기울여주지만 중고서적은 고물로 보고 경찰서가 중고서적상을 고물상으로 분류하여 행정관리를 하고 있는 법제도가 책의 바람직한 재활용구조 형성을 막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도서재활용은 누구에게도 어려운 IMF 구제금융시대에 자칫 메마르기 쉬운 서민독자들의 문화정서를 촉촉히 적셔주고 경제적으로도 절약의 미풍을 계승시킬 수 있어 권장할 만한 일이다. ○재활용 가로막는 법제도 서울 종로·광화문의 대형서점만을 찾을 것이 아니라 깔끔한 신간서적과 손때 묻은 중고서적이 함께 매매되고 교환될 수 있는 동네 서점들이 있다면 독서문화가 오히려 진흥되지 않을까.서점에 커피자판기와 티테이블도 갖추어 차 한 잔을 여유있게 즐길 수 있는 종합문화공간으로서의 서점 모습을 그려본다. 그러나 예상되는 부작용에는 미리 확실하게 대비해야 한다.예컨대 신구서적의 혼합 유통을 틈타 출판사들이 저작자의 정열과 정신의 결정체인 책의 판권을 침해하거나 복사점들이 마구잡이로 서적복사를 하여 저자의 인격권과 지적 재산권을 훔치는 일은 막아야 한다. 인간의 자유로운 정신이 거침없이 헤엄칠 수 있는 마음의 바다로 책방의 모습이 정립되기를 바라면서 신구도서 혼합형 서점이 자리잡게 되는 날을 고대해본다.
  • 2002월드컵 숙박大亂 비상

    ◎IMF에 질식… 관광호텔 300여곳 도산위기/휴·폐업 늘면 한국 찾는 관광객 日에 뺏길 우려/업계,슬롯머신 등 허용 촉구… 당국·여론 부정적 전국 300여개의 관광호텔이 도산위기에 몰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숙박시설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IMF체제 이후 관광업 침체에 따른 수입 감소가 원인으로 한국을 찾는 월드컵 관광객들을 일본에 빼앗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전국의 관광호텔은 모두 446개로 7월말 현재 119개가 폐업했거나 휴업중이다. 나머지 300여개 업소도 누적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도 월드컵이 열리는 10개 도시에 10만∼15만개의 객실이 부족한데 앞으로 2∼3년동안 관광호텔 ‘퇴출’이 잇따를 경우 월드컵 때는 외국인 관광객을 수용할 시설이 크게 부족하게 된다. 문화관광부측은 일반호텔(장급 여관 등)을 개·보수하는 방안 등을 마련중이지만 6만∼7만개의 객실은 여전히 모자란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호텔업계는 생존 대책으로 복잡한 규제를 철폐하고 슬롯머신 등 ‘관광오락업’을 다시 허가해 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슬롯머신,빠찡꼬,마작 비디오게임 등을 허용하면 세수는 물론 관광호텔의 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93년 불법화된 뒤에도 여전히 영업중인 3,000여개의 무허가 슬롯머신 업소들도 양성화를 요구하고 있다. 외국관광객을 대상으로 외화도 벌 수 있고 20만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관계 당국 및 여론은 매우 부정적이다. 외국인보다는 내국인 이용자가 훨씬 많을 것이고 탈세의 우려도 크기 때문이다. 폭력조직과 연계되거나 사행행위를 조장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한다. 문화관광부는 이같은 여론에 따라 지난 3일 관광호텔에 슬롯머신업소를 설치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폐광 카지노 시설이 2001년 10월 완공되는 강원도 정선군의 주민들도 관광호텔에 대한 슬롯머신업소 허용을 반대하고 있다. 전국에 300여개가 넘는 슬롯머신업소가 생기면 구태여 교통도 불편한 강원도까지 찾아올 리 없기 때문이다. 호텔업계는 이에 대해 “내년에 개정될 관광진흥법에서 1억달러 이상을 관광사업에 투자하는 외국인에게는 카지노 운영을 허용하기로 한 것과 형평성에서 어긋난다”며 반발하고 있다. 문화관광부의 한 관계자는 “세수증대를 다소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국민들의 거부감이 클 뿐 아니라 슬롯머신 업소가 한꺼번에 생기면 불법 업소들이 더욱 기승을 부리는 등 부작용이 크게 우려된다”고 반박했다.
  • 가수 정태춘(금지문화 금지인생 이제야 말한다:9)

    ◎‘규제’ 뛰어넘은 노래하는 음유시인/진솔­고단한 민중의 삶 대변/78년 첫음반부터 시련의 길/기득권 비리에 ‘민주대열’로 ‘가요 사전심의’ 정면대결/마침내 위헌판결 승리가 지난 96년 6월 어느 날 서울대 문화관에서는 특별한 공연이 열리고 있었다. 헌법재판소의 가요 사전심의 위헌결정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출연한 가수 20여명이 모두 상기된 표정이었지만 특히 90년도부터 공연윤리위원회(공륜)와 정면대결을 벌이며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던 가수 鄭泰春씨(44)의 감흥은 남달랐다. 78년 ‘시인의 마을’‘촛불’로 데뷔한뒤 인기를 끌었던 鄭씨는 시골 아저씨처럼 편안한 분위기의 가수겸 작곡가. 그러면서도 시적인 언어구사와 현실에 대한 직설적 묘사로 왜곡된 대중문화의 모습을 그대로 방치하지 않는게 특징이다. 절실한 삶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내온 만큼 ‘노래하는 음유시인’‘운동권 가수’ 등 그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도 다양하다. 지난 4월 제9집 ‘정동진’을 낼 때까지 어느 것 하나 평탄하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외로운 투쟁 끝에얻어낸 가요 사전심의 철폐는 결코 잊을 수 없는 것이다. 90년과 93년 두차례에 걸친 사전심의 거부 운동은 공륜을 상대로한 전쟁이었고 이 과정에서 음악 포기를 생각하기도 했다. 90년 사전심의 거부 운동은 사실상 하루아침에 불거진 것이 아니다. 두차례나 비합법 음반을 내고 사전심의 거부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자청한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것은 첫 음반을 낼 때부터 쌓였던 불만의 결과였던 것이다. 78년 낸 첫 음반에 대한 공륜의 심의보류 조치는 그 단초다. 음반자체가 통째로 심의보류에 걸렸다. 노래 ‘시인의 마을’중 “나는 고독의 친구 방황의 친구”라는 대목이 부정적이라는 인식을 받았다. 이미 발표된 시를 노래로 만들었다는 핑계였다. 시 확인이 안되자 ‘전면개작지시’로 돌아섰다. 사실상의 심의 탈락이었다. 결국 레코드 사장이 “나는 자연의 친구 생명의 친구”로 바꿔 심의에 통과할 수 있었다. 鄭씨는 문제의 음반에 실린 노래 ‘촛불’로 그 이듬해 문화방송 10대가수상 신인상을 받았다. 이후 88년 합법음반 6집 ‘무진 새노래’를 낼 때까지 전면개작지시를 받은 것이 10곡,부분개작 지시를 받은 것은 20여곡이나 된다. 음반을 낼 때마다 공륜과 끊임없는 실랑이를 벌였다. 심의에서 본래의 의도가 거듭 좌절되면서 방송에서도 멀어졌고 차츰 소극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85년부터 부인 朴恩玉씨와 함께 ‘鄭泰春 朴恩玉의 얘기 노래마당’이란 타이틀로 전국을 돌아다녔다. 운동권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것은 87년부터. “당시 청계피복노조 젊은 노조원들과 어울리면서 좀더 실천적인 활동을 찾았지요”. 87년부터 시작한 현장운동은 6·29이후 운동권 진영으로 치달았고 89년엔 전교조 지원을 위한 노래극 ‘송아지 송아지 누렁송아지’를 갖고 전국을 순회해 20만명 이상을 만났다. 이미 대중가수의 이미지는 멀어져 있었다. “물론 내가 직접 선곡해 수록한 2집음반과 국악풍의 노래만 실은 3집 음반의 반응이 실망스러웠습니다. 하지만 격변기 민주화운동의 거센 물결속에서 내가 거들 수 있는 몫이 무엇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그리고 90년 마침내 정면대결로 들어간다. 사전심의 철폐운동이 그것이다. 당국의 사전심의에 통과되지 못한 반민족·반민주 세력에 대항하는 노래들을 묶은 비합법 테이프 ‘아 대한민국’을 내고 심의거부와 판매에 들어갔다. “가요사상 첫 사전심의 거부였는데도 이상하리만큼 정부의 간섭이 별로 없었어요. 지금 돌이켜 보면 89년 이후 해금의 분위기에서 큰 제재를 받지 않았던 때문인 것 같습니다” 93년 또 한차례 정면투쟁. ‘92년 장마,종로에서’라는 제목의 불법 테이프 발매가 그것이다. 이때는 90년과는 달랐다. 문화부 지시에 따라 각 시도 경찰서로 “鄭泰春 朴恩玉 음반을 회수하라”는 공문이 돌았다. KBS 지방홀과 서울 새마을체육관 등 공공성격이 짙은 곳에선 여지없이 판매저지가 있었고 제지가 들어왔다. “테이프를 팔면서 ‘창작표현의 자유만세’란 문구를 붉은 스탬프로 찍었는데 ‘왜 빨간색이냐’면서 파란색 스탬프로 다시 찍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93년 음반은 자극적이고 직설적인 사회비판을 담았던 90년 음반에 비해 오히려 평이하고 서정성이 짙은데도 상황은 더욱 급박했습니다” 93년말 문화부의 고발이 있었고 그 이듬해 1월 ‘음반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서울지검 형사6부에 의해 불구속 기소됐다. 그리고 세차례의 재판이 이어졌다. 鄭씨도 맞대응했다. 그해 3월 서울형사지법 담당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 신청을 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5월 위헌제청이 됐다. 그로부터 2년 1개월만인 96년 6월 마침내 위헌결정이 내려졌다. 그리고 지난해엔 부인 朴씨와 함께 그렇게 별러오던 첫 공식 콘서트를 ‘사랑하는 이에게’란 타이틀로 6개 도시에서 열수 있었다. ◎사연들/짙은 서정성의 ‘92년 장마,종로에서’/‘아 대한민국’보다 더 핍박/시의 좇는 제도 허점 드러내 78년 데뷔곡들로 성공한뒤 국악을 도입한 80년의 새 음반 2·3집에서 거푸 외면당한 것은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거듭된 심의싸움에 대한 반발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던 중 예상외의 반응에 부닥쳤던 것이다. 결국 관객들과 직접 마주치고 싶어 85년부터 3년에 걸쳐 전국순회공연에 나섰다. ‘鄭泰春 朴恩玉의얘기노래마당’이 바로 그것이다. 제도권 음악에 대한 회의를 벗어나기 위한 방편이었다고나 할까. 93년 두번째 비합법 음반 ‘92년 장마,종로에서’를 낸 뒤엔 더욱 실의가 컸다. 불법 테이프이기 때문에 합법적인 판매가 막힌데다 운동권 진영의 판매망이 거의 사라져 테이프 판매는 사실상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여기에 공륜과의 외로운 싸움이 너무나도 힘들었다. 가요 사전심의에 대한 헌법 재판소의 결정이 계속 미루어진 채 결과에 대한 긍적적인 희망이 없었던 것이다. 90년 비합법 음반 ‘아 대한민국’의 노래말들은 그래서 절절하기가 말할 수 없다. 기득권의 비리와 정부의 폭력성을 꼬집은 ‘아 대한민국’,87년 조선대생 李哲揆군 사망사건을 담은 ‘일어나라 열사여’,기성제도권 문화의 허위의식과 비열한 사치성을 꼬집은 ‘인사동’,지하 전셋방에서 화재로 질식사한 두 어린이의 죽음을 묘사한 ‘우리들의 죽음’ 등이 그것이다. 모두 구체적 현실에 대한 고민이 각인된 한 편의 시를 읽는 느낌을 주는 것들이다. 오히려 93년 발표한 두번째 비합법 음반 ‘92년 장마,종로에서’는 90년의 ‘아 대한민국’ 보다는 훨씬 서정성이 짙은 편. 갓 시집온 새댁의 심정을 담은 ‘양단 몇마름’,소시민들의 메마른 모습을 관조한 ‘이 어두운 터널을 박차고’,늙은 농부의 모습을 통해 고향의 한가로운 모습을 담은 ‘저 들에 불을 놓아’ 등 언더그라운드 포크계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0년 첫 비합법 음반을 냈을 때 보다 93년 두번째 비합법 테이프에 대한 관계당국의 압박이 훨씬 컸던 것은 심의의 일관성 결여와 시의에 치우침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의 길 ▲54년 경기도 평택 출생 ▲72년 평택고등학교 졸업 ▲75년 군 입대 ▲78년 ‘촛불’‘시인의 마을’로 데뷔 ▲80년 박은옥씨와 결혼 ▲85년 ‘정태춘 박은옥’ 전국순회공연 ▲87년 문예운동 진영에서 활동 ▲89년 11개월에 걸쳐 송아지 송아지 누렁송아지 순회공연 ▲90년 ‘아 대한민국’ 발표 ▲93년 ‘92년 장마,종로에서’ 발표 ▲96년 헌법재판소의 가요 사전심의 위헌 결정 ▲97년 5월 서울 정동 문화예술회관서 포크콘서트
  • 극심한 공포 반복 경험/공황장애 의심하세요

    ◎뇌혈류 분포 불균형이 원인/정신적 충격·유전적 요인도/약물·집단치료로 증상 완화 □증상 호흡 가빠지고 숨막히는 느낌 어지럽고 맥박·심장 심하게 뜀 손·발 저리거나 마비·비현실감 경제난으로 사회에 전반적으로 불안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극심한 공포를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일명 공황장애환자가 늘고 있다.공황장애는 강박적이거나 성취지향적,완벽주의 경향이 강한 사람들에게서 많이 발생되는데 발병확률이 1.5∼3.5%에 이른다.우리나라에도 60만명이 이 질환을 겪는 것으로 추산된다.이에 따라 최근 서울대병원이 공황장애클리닉을 개설했고 강북삼성병원은 집단치료방법을 도입,좋은 예후를 얻었다. ▷증상◁ 갑자기 가슴이 마구 뛰거나 답답해지고 질식할것 같거나 어지러워 쓰러질듯한 증상을 보인다.이와 함께 곧 죽을것 같아 자제력을 잃으면서 극심한 공포심을 짧게는 수분에서,길게는 수십분동안 경험하는 정신질환이다. 다음에 열거한 13가지 증상중 4가지 이상이 동시에 나타난 경험이 있으면 공황장애로 진단한다.△호흡이 가빠지거나숨이 막히는 느낌 △어지럽고 휘청휘청하거나 졸도할 것같은 느낌 △맥박이 빨라지고 심장이 마구 뜀 △손발이나 몸이 떨림 △땀이 남 △질식할 듯한 느낌 △메슥거리거나 속이 불편함 △비현실감(딴 세상에서 온 듯하거나 자신이 달라진듯한 느낌) △손발이 저리고 마비되는 느낌 △화끈거리거나 오한이 옴 △가슴부위의 통증이나 불편감 △죽음에 대한 공포 △미쳐버리거나 자제력을 상실하게 될것 같은 공포감 등. 주로 1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에 나타나며 여성이 남성보다 2∼3배 많이 발병한다.공황장애는 어린 시절의 분리 불안,부모의 사망,이혼으로 인한 별거와 같은 정신적 충격이나 유전적 요인,뇌의 신진대사 변화에 따른 생물학적 원인으로 생긴다. ▷치료◁ 최근 PET(양전자 방출단층촬영)검사로 이 증세가 뇌 혈류분포의 불균형에 따른 것이란 요인을 밝혀냄에 따라 약물치료가 발달하고 있다.세라토닌계 약물을 복용하면 2주일이내에 증상이 완화되고 6∼8주면 효과적인 치료효과를 거둔다. 강북삼성병원은 집단치료로 최근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이 치료법은 약물에 비해 치료효과는 서서히 나타나지만 재발률이 낮은 게 장점.또 약물이 필요한 경우라도 이 치료법을 병행할 경우 복용량을 절반정도로 줄일 수 있다는 것.집단치료법은,환자에게 위협으로 인식되는 극심한 공포가 사실은 사소한 것이란 사실을 알려주는 단계로 시작,호흡조절훈련과 근육이완운동 등을 교육한다. 또 머리를 좌우로 30초동안 흔들다 1분간 제자리에서 뜀뛰기를 한뒤 숨을 멈추고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는 신체자극 훈련을 실시한다.마지막 단계에서는 환자 개개인을 실제상황에 노출시켜 증상 극복을 확인하는 과정이다.특히 집단치료법은 비슷한 처지에 있는 타인의 모습을 관찰,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준다.(도움말=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오강섭 교수,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류인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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