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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 가질까 걱정돼···” 4개월 아들 살해한 뒤 신고

    “장애 가질까 걱정돼···” 4개월 아들 살해한 뒤 신고

    ‘설거지하고 왔더니 숨졌다’고 거짓신고질식사하게 만든 엄마에 영장신청경찰에 “커서 장애 가질까 걱정됐다” 생후 4개월 된 아들을 살해한 후 경찰에 거짓신고를 한 여성이 구속됐다. 15일 서울 성동경찰서는 아들을 숨지게 한 친모 A씨에 대해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5시40분쯤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생후 4개월 된 아들을 질식시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후 “설거지를 하고 돌아와 보니 아들이 숨져 있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이후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범행 일체를 시인하며 “아들이 미숙아로 태어났고 발달장애가 있다”며 “성인이 되면 장애인이 될까봐 걱정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은 A씨 단독범행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인 동기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인터넷을 통해 ‘아기 질식사’ 등 단어를 미리 검색해보는 등 수법이 잔혹하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데이터를 디지털포렌식으로 분석하는 등 정확한 범행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4개월 아들 살해 후 “아이가 죽어있었다” 신고한 女 구속영장

    4개월 아들 살해 후 “아이가 죽어있었다” 신고한 女 구속영장

    생후 4개월 된 아들을 질식사하게 한 여성 A씨에게 15일 서울 성동경찰서가 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날 오후 5시 40분쯤 성동구 자택에서 아이를 질식해 숨지게 하고 15분 뒤 “설거지를 하고 오니 아이가 죽어 있었다”며 112에 신고했다. 그러나 진술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한 경찰이 사망 경위를 캐묻자 A씨는 결국 범행을 시인했다. A씨는 ‘아이에게 발달 장애가 있는데, 성인이 되어서도 장애인으로 살아갈 것이 걱정돼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A씨는 자신이 산후우울증약을 복용하고 있었으며, 휴대전화로 ‘아기 질식사’ 등을 검색한 적이 있다고도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고 전했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데이터를 디지털포렌식으로 분석하는 등 기법을 동원해 정확한 범행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부산서 맨홀 작업 인부 3명 사망...유독가스 질식 추정

    부산서 맨홀 작업 인부 3명 사망...유독가스 질식 추정

    부산의 한 하수도공사장에서 작업하던 중국교포 3명이 유독가스에 질식돼 숨졌다. 부산경찰청과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9일 오후 3시 20분쯤 부산 사하구 하단동 깊이 4m,지름 0.8m 하수도 공사장 맨홀에서 작업하던 3명이 가스에 질식됐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119 구조대원을 출동 시켜 맨홀 바닥에 쓰러진 이모(59),송모(62),염모(52) 씨를 40여분 만에 모두 구조했다. 구조 당시 심정지 상태이던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모두 숨졌다. 119 대원이 질식사고가 난 맨홀 내 가스를 측정한 결과 유독가스인 황화수소,일산화탄소,이산화탄소 등이 검출됐다. 가스에 질식한 작업자 3명은 모두 중국교포라고 소방본부는 전했다. 이 하수도 공사는 부산시가 발주하고 O사가 시공을 맡았다. 경찰은 사고 당시 작업자 1명이 맨홀에 들어간 뒤 나오지 않자 나머지 작업자 2명이 확인하러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은 시공사 등을 상대로 안전장비 착용과 안전수칙 준수 등 과실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부산 하수도 공사장서 작업’ 근로자 3명, 가스 질식으로 숨져

    ‘부산 하수도 공사장서 작업’ 근로자 3명, 가스 질식으로 숨져

    부산의 한 하수도 공사장에서 작업을 하던 중국교포 3명이 유독가스에 질식돼 숨졌다. 9일 오후 3시 20분쯤 부산 사하구 하단동 깊이 4m, 지름 0.8m 하수도 공사장 맨홀에서 작업하던 3명이 가스에 질식됐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119 구조대원을 출동 시켜 맨홀 바닥에 쓰러진 이모(59), 송모(62), 염모(52) 씨를 40여분 만에 모두 구조했다. 구조 당시 심정지 상태이던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모두 숨졌다. 질식사고가 난 맨홀 내 가스를 측정한 결과 유독가스인 황화수소,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등이 검출됐다. 소방 본부는 가스에 질식한 작업자 세 명 모두 중국교포라고 전했다. 경찰은 사고 당시 작업자 1명이 맨홀에 들어간 뒤 나오지 않자, 나머지 작업자 2명이 확인하러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고유정, 의붓아들 살해 무죄…전 남편 계획살인 인정해 무기징역

    고유정, 의붓아들 살해 무죄…전 남편 계획살인 인정해 무기징역

    전 남편과 의붓아들 살해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37)이 1심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전 남편 살인 혐의는 계획살인이 인정됐지만 의붓아들 살인 혐의는 증거불충분으로 무죄가 선고됐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부장 정봉기)는 20일 고유정 사건 선고공판에서 고유정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졸피뎀·범행 수법 검색…전 남편 살해는 철저한 계획살인”재판부는 피해자인 전 남편 강모(36)씨가 성폭행을 시도해 이에 저항하다가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는 고유정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철저한 계획살인으로 판단했다. 피해자 혈흔에서 고유정이 구입한 졸피뎀이 검출된 점, 범행이 일어난 펜션 내 혈흔 분석 결과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두른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 도구나 수법, 장소 등을 사전에 검색하거나 구입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의붓아들 살해, 의심 들지만 간접증거만으로 유죄 증명 어려워” 그러나 또 다른 쟁점이었던 의붓아들 살인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여러 정황상 의붓아들을 살해했다는 의심은 들지만 검찰이 제시한 간접증거만으로는 유죄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우선 “간접증거만으로 유죄를 입증할 수 있다하더라도 간접 사실 사이에 모순이 없어야 하고 과학법칙에 부합돼야 한다. 다만 의심사실이 병존할 경우 무죄추정의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면서 대법원 판례를 제시, 사형 선고의 남용을 경계했다.이어 “피해자(의붓아들)의 사망 원인이 비구폐쇄성 질식사로 추정됐으나, 피해자가 같은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왜소하고 통상적 치료 범위 내에 처방받은 감기약의 부작용이 수면 유도 효과임을 고려해 봤을 때 아버지의 다리에 눌려 사망했을 가능성 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현 남편의 모발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으나 고유정이 차에 희석해 먹였다고 확증할 수 없다” 의붓아들 사건과 관련한 검찰의 증거 대부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전 남편) 유족은 시신조차 찾지 못한 슬픔으로 피고인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친아들은 비극적인 범행으로 아버지를 잃게 됐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와 유족의 고통을 외면하고 피해자에게 범행의 책임을 전가했다”면서 “범행의 잔혹성과 그에 상응하는 책임의 정도, 유족의 슬픔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16→4시간만 도움… 65세 생일이 원망스러운 중증장애인

    16→4시간만 도움… 65세 생일이 원망스러운 중증장애인

    “저 같은 중증장애인은 활동지원사 없이는 물 한 잔도 못 마셔요. 하루 16시간 동안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다가 갑자기 하루 4시간밖에 안 된다고 하면 어떻게 살라는 건지….” 이번 주 65번째 생일을 맞는 박선자씨는 다가오는 생일이 전혀 기쁘지 않다. 만 65세가 돼 법적으로 노인으로 분류되면 하루 24시간 중 20시간을 타인의 도움 없이 홀로 버텨야만 하기 때문이다. 당장 낼모레지만 방법도 없다. “이럴 바엔 죽는 게 낫다”라는 박씨의 말은 그의 간절함을 대변한다. 장애인활동법에 따르면 장애인이 만 65세가 되는 생일 다음달까지만 활동지원급여를 받을 수 있다. 이후에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이 적용되는데 집에 거주하는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장기요양급여 중 하루 최대 4시간으로 제한된 방문요양지원을 받는다. 지원의 범위도 줄어든다. 장애인활동지원은 외출까지 도와주지만 방문요양의 범위는 집 안 일상으로 제한되는 탓이다. 중증장애로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해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가 시행된 지 올해로 9년이 지났다. 4년여간의 시범사업 기간을 거쳐 2011년 10월부터 제도화됐다. 해당 제도는 ‘활동지원급여’라는 이름의 서비스로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생활을 지원한다. ▲활동보조 ▲방문목욕 ▲방문간호 등의 서비스가 있다. 만 6세 이상~만 65세 미만 중증장애인에게 신청 자격이 있다. 박씨는 현재 중증지체장애인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인 1967년 10월 산으로 소풍을 갔다가 친구가 등을 밀어 약 3m 높이의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추락 사고 이후로 머리와 허리가 아팠지만 견딜 만했다. 후유증은 뒤늦게 다가 왔다. 50세가 가까워지면서 박씨는 길을 걷다가 갑자기 맥이 탁 풀려 갑자기 넘어지는 일이 많아졌다. 정신은 멀쩡했지만 몸이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박씨를 진료한 대학병원 의사는 “지금까지 걸어다니는 게 기적”이라면서 “목 신경이 이미 70%나 죽어 있다”고 말했다.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검사 결과 1번 경추는 이미 탈골돼 있었다. 박씨는 48세에 목 수술을 받고 장애 판정을 받았지만 장애는 갈수록 더 심해졌다. 1번에 이어 3~5번 경추에도 이상이 생겼다. 허리 통증도 심해져 6년 전에는 허리 수술도 받았다. 결국 혼자서는 걷지도 서지도 못하는 중증장애인이 된 박씨는 2008년부터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고 있다.“활동지원사가 매일 아침 6시에 집으로 와요. 몸이 굳지 않도록 주물러 주고, 씻겨 주고, 청소하고, 식사도 차려 주고, 밥도 먹여 주고, 대소변 처리도 도와주고, 또 한 자세로 오래 있으면 안 되니까 앉았다 일어나는 일도 도와주고…. 부모 형제가 있는 것도, 남편과 자식이 있는 것도 아니에요. 활동지원사가 없으면 전 아무것도 못 해요.” 활동지원급여 지원 금액(월 한도액)은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 결과 산출된 종합점수에 따라 1~15구간으로 구분해 산정한다. 1구간에 가까울수록 서비스 이용 가능 시간이 많아지는 구조다. 기초생활수급자는 본인 부담금이 면제고, 차상위계층의 본인 부담금은 정액 2만원이다. 차상위 초과 계층은 소득수준에 따라 월 한도액의 4~10%를 부담한다. 활동지원급여 중 활동보조 서비스는 정부 지원으로 하루 최대 20시간(월 480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 지원에 따라 하루 24시간(월 720시간) 이용도 가능하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의 ‘2019 장애통계연보’에 따르면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중증장애인은 2014년 6만 4906명에서 2018년 9만 4496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65세가 넘으면 ‘노인’으로 분류돼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가 종료된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서도 물론 요양보호사, 간호사 등이 수급자의 가정을 방문하는 요양·목욕·간호 등의 ‘장기요양급여’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시간이 급격히 준다. 방문요양(요양보호사가 가정 등을 방문해 수급자의 신체 활동 및 가사일 등을 지원)의 경우 이용 가능한 시간은 최대 4시간이다. 중증 뇌병변장애인인 한상철(66)씨는 지난해 11월 19일 이래로 만 65세를 넘었다. 나이 때문에 자동으로 장기요양급여 신청 대상자로 전환됐고, 장기요양 등급(1~5등급)에서 가장 높은 1등급(일상생활에서 전적으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판정을 받았다. 등급 판정을 받은 수급자는 장기요양기관을 선택해 계약을 맺고 본인 부담금을 납부해야 장기요양급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초생활수급자는 본인 부담금이 면제고, 다른 수급자는 장기요양 등급별로 정부가 지원하는 월 한도액의 15~20%를 부담한다. 만 65세를 넘어도 장기요양등급 판정에서 1~5등급이 아닌 ‘등급 외’ 판정을 받으면 기존의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등급 외 판정을 받는 일은 드물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등급 판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통틀어서 장기요양급여를 신청한 사람 111만 9838명 중 등급 외 판정을 받은 비율은 13.9%(15만 5915명)다. 한씨는 2007년부터 하루 약 20시간(월 492시간)의 활동보조 서비스를 이용해 왔다. 배우자인 장모(61)씨는 “남편은 아침에 일어나서 목욕하고, 화장실 가고, 밥 먹고, 옷 갈아입고, 외출하는 등 모든 일상생활을 누군가의 지원 없이 혼자서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체·시각장애인인 장씨도 현재 활동지원사의 지원을 받고 있다. 연령 제한으로 더는 활동보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되자 한씨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폐렴 증상이 나타났고, 천공이 동반된 위궤양까지 발생해 지난해 12월 응급 수술을 받았다. 한씨는 “원래 평소에도 음식을 적게 먹어서 위가 안 좋은 건 아니었는데, 지금은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아도 소화가 안 돼서 위장약을 달고 산다”고 말했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 11일 보건복지부 등 관계 기관에 긴급구제 조치(제도 개선)를 권고했다. 인권위는 “중증장애인이 65세에 도달했다는 이유만으로 활동지원 서비스를 축소하는 현 제도는 중증장애인의 기본적인 생리욕구 해결을 불가능하게 하고 노인의 질식사나 욕창, 저체온증 등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불합리한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노인 중증장애인의 인권 침해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장단기 개선책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면서 “조만간 단기 개선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복지부가 검토 중인 장기 개선책에는 법률 개정도 포함돼 있지만 입법 사항이므로 국회가 움직여야 한다. 또 65세가 넘은 장애인을 ‘장애인’으로 볼 것이냐, ‘노인’으로 볼 것이냐의 문제도 있다. 중증장애인이 65세가 넘어도 장애인 활동지원급여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면 65세 이후에 중증장애를 갖게 된 노인도 장애인 활동지원급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장애인복지 지출 비중(0.61%)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1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보험료가 아닌 조세로 운영되는 장애인 활동지원 제도 예산을 늘리기란 쉽지 않다. 김선우 덕성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중증장애인이 65세를 넘었다고 해서 곧바로 활동지원급여를 중단할 것이 아니라 65세가 된 해로부터 2~3년 동안 점진적으로 활동지원급여 이용 시간을 줄여 나가면서 충격을 완화하는 것이 단기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현재 너무 낮은 장기요양급여의 서비스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정부가 조속히 지역사회 통합 돌봄 방안을 마련해 노인이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계속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16→4시간만 도움… 65세 생일이 원망스러운 중증장애인

    16→4시간만 도움… 65세 생일이 원망스러운 중증장애인

    “저 같은 중증장애인은 활동지원사 없이는 물 한 잔도 못 마셔요. 하루 16시간 동안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다가 갑자기 하루 4시간밖에 안 된다고 하면 어떻게 살라는 건지….” 이번 주 65번째 생일을 맞는 박선자씨는 다가오는 생일이 전혀 기쁘지 않다. 만 65세가 돼 법적으로 노인으로 분류되면 하루 24시간 중 20시간을 타인의 도움 없이 홀로 버텨야만 하기 때문이다. 당장 낼모레지만 방법도 없다. “이럴 바엔 죽는 게 낫다”라는 박씨의 말은 그의 간절함을 대변한다. 장애인활동법에 따르면 장애인이 만 65세가 되는 생일 다음달까지만 활동지원급여를 받을 수 있다. 이후에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이 적용되는데 집에 거주하는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장기요양급여 중 하루 최대 4시간으로 제한된 방문요양지원을 받는다. 지원의 범위도 줄어든다. 장애인활동지원은 외출까지 도와주지만 방문요양의 범위는 집 안 일상으로 제한되는 탓이다. 중증장애로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해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가 시행된 지 올해로 9년이 지났다. 4년여간의 시범사업 기간을 거쳐 2011년 10월부터 제도화됐다. 해당 제도는 ‘활동지원급여’라는 이름의 서비스로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생활을 지원한다. ▲활동보조 ▲방문목욕 ▲방문간호 등의 서비스가 있다. 만 6세 이상~만 65세 미만 중증장애인에게 신청 자격이 있다. 박씨는 현재 중증지체장애인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인 1967년 10월 산으로 소풍을 갔다가 친구가 등을 밀어 약 3m 높이의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추락 사고 이후로 머리와 허리가 아팠지만 견딜 만했다. 후유증은 뒤늦게 다가 왔다. 50세가 가까워지면서 박씨는 길을 걷다가 갑자기 맥이 탁 풀려 갑자기 넘어지는 일이 많아졌다. 정신은 멀쩡했지만 몸이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박씨를 진료한 대학병원 의사는 “지금까지 걸어다니는 게 기적”이라면서 “목 신경이 이미 70%나 죽어 있다”고 말했다.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검사 결과 1번 경추는 이미 탈골돼 있었다. 박씨는 48세에 목 수술을 받고 장애 판정을 받았지만 장애는 갈수록 더 심해졌다. 1번에 이어 3~5번 경추에도 이상이 생겼다. 허리 통증도 심해져 6년 전에는 허리 수술도 받았다. 결국 혼자서는 걷지도 서지도 못하는 중증장애인이 된 박씨는 2008년부터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고 있다. “활동지원사가 매일 아침 6시에 집으로 와요. 몸이 굳지 않도록 주물러 주고, 씻겨 주고, 청소하고, 식사도 차려 주고, 밥도 먹여 주고, 대소변 처리도 도와주고, 또 한 자세로 오래 있으면 안 되니까 앉았다 일어나는 일도 도와주고…. 부모 형제가 있는 것도, 남편과 자식이 있는 것도 아니에요. 활동지원사가 없으면 전 아무것도 못 해요.” 활동지원급여 지원 금액(월 한도액)은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 결과 산출된 종합점수에 따라 1~15구간으로 구분해 산정한다. 1구간에 가까울수록 서비스 이용 가능 시간이 많아지는 구조다. 기초생활수급자는 본인 부담금이 면제고, 차상위계층의 본인 부담금은 정액 2만원이다. 차상위 초과 계층은 소득수준에 따라 월 한도액의 4~10%를 부담한다. 활동지원급여 중 활동보조 서비스는 정부 지원으로 하루 최대 20시간(월 480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 지원에 따라 하루 24시간(월 720시간) 이용도 가능하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의 ‘2019 장애통계연보’에 따르면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중증장애인은 2014년 6만 4906명에서 2018년 9만 4496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65세가 넘으면 ‘노인’으로 분류돼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가 종료된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서도 물론 요양보호사, 간호사 등이 수급자의 가정을 방문하는 요양·목욕·간호 등의 ‘장기요양급여’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시간이 급격히 준다. 방문요양(요양보호사가 가정 등을 방문해 수급자의 신체 활동 및 가사일 등을 지원)의 경우 이용 가능한 시간은 최대 4시간이다. 중증 뇌병변장애인인 한상철(66)씨는 지난해 11월 19일 이래로 만 65세를 넘었다. 나이 때문에 자동으로 장기요양급여 신청 대상자로 전환됐고, 장기요양 등급(1~5등급)에서 가장 높은 1등급(일상생활에서 전적으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판정을 받았다. 등급 판정을 받은 수급자는 장기요양기관을 선택해 계약을 맺고 본인 부담금을 납부해야 장기요양급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초생활수급자는 본인 부담금이 면제고, 다른 수급자는 장기요양 등급별로 정부가 지원하는 월 한도액의 15~20%를 부담한다. 만 65세를 넘어도 장기요양등급 판정에서 1~5등급이 아닌 ‘등급 외’ 판정을 받으면 기존의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등급 외 판정을 받는 일은 드물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등급 판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통틀어서 장기요양급여를 신청한 사람 111만 9838명 중 등급 외 판정을 받은 비율은 13.9%(15만 5915명)다. 한씨는 2007년부터 하루 약 20시간(월 492시간)의 활동보조 서비스를 이용해 왔다. 배우자인 장모(61)씨는 “남편은 아침에 일어나서 목욕하고, 화장실 가고, 밥 먹고, 옷 갈아입고, 외출하는 등 모든 일상생활을 누군가의 지원 없이 혼자서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체·시각장애인인 장씨도 현재 활동지원사의 지원을 받고 있다. 연령 제한으로 더는 활동보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되자 한씨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폐렴 증상이 나타났고, 천공이 동반된 위궤양까지 발생해 지난해 12월 응급 수술을 받았다. 한씨는 “원래 평소에도 음식을 적게 먹어서 위가 안 좋은 건 아니었는데, 지금은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아도 소화가 안 돼서 위장약을 달고 산다”고 말했다.앞서 인권위는 지난 11일 보건복지부 등 관계 기관에 긴급구제 조치(제도 개선)를 권고했다. 인권위는 “중증장애인이 65세에 도달했다는 이유만으로 활동지원 서비스를 축소하는 현 제도는 중증장애인의 기본적인 생리욕구 해결을 불가능하게 하고 노인의 질식사나 욕창, 저체온증 등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불합리한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노인 중증장애인의 인권 침해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장단기 개선책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면서 “조만간 단기 개선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복지부가 검토 중인 장기 개선책에는 법률 개정도 포함돼 있지만 입법 사항이므로 국회가 움직여야 한다. 또 65세가 넘은 장애인을 ‘장애인’으로 볼 것이냐, ‘노인’으로 볼 것이냐의 문제도 있다. 중증장애인이 65세가 넘어도 장애인 활동지원급여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면 65세 이후에 중증장애를 갖게 된 노인도 장애인 활동지원급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장애인복지 지출 비중(0.61%)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1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보험료가 아닌 조세로 운영되는 장애인 활동지원 제도 예산을 늘리기란 쉽지 않다. 김선우 덕성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중증장애인이 65세를 넘었다고 해서 곧바로 활동지원급여를 중단할 것이 아니라 65세가 된 해로부터 2~3년 동안 점진적으로 활동지원급여 이용 시간을 줄여 나가면서 충격을 완화하는 것이 단기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현재 너무 낮은 장기요양급여의 서비스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정부가 조속히 지역사회 통합 돌봄 방안을 마련해 노인이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계속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하루 16→4시간만 지원”…65세 생일이 두려운 중증장애인

    “하루 16→4시간만 지원”…65세 생일이 두려운 중증장애인

    장애인 활동지원 제도 올해로 9년째장애인 자신의 삶 결정할 권리 보장만 65세부터 노인…활동지원 종료 위기“저 같은 중증장애인은 활동지원사 없이는 물 한 잔도 못 마셔요. 하루 16시간 동안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다가 갑자기 하루 4시간밖에 안 된다고 하면 어떻게 살라는 건지….” 오는 19일 65번째 생일을 맞는 박선자씨는 다가오는 생일이 전혀 기쁘지 않다. 만 65세가 돼 법적으로 노인으로 분류되면 하루 24시간 중 20시간을 타인의 도움 없이 홀로 버텨야만 하기 때문이다. 당장 낼모레지만 방법도 없다. “이럴 바엔 차라리 죽는 게 낫다”라는 박씨의 말은 그의 간절함을 대변한다. 장애인활동법에 따르면 장애인이 만 65세가 되는 생일 다음달까지만 활동지원급여를 받을 수 있다. 이후에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이 적용되는데 집에 거주하는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장기요양급여 중 하루 최대 4시간으로 제한된 방문요양 지원을 받는다. 지원 범위도 줄어든다. 장애인활동지원은 외출까지 도와주지만 방문요양의 범위는 집 안 일상으로 제한되는 탓이다. 중증장애로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해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가 시행된 지 올해로 9년이 지났다. 4년여간의 시범사업 기간을 거쳐 2011년 10월부터 제도화됐다. 이 제도는 ‘활동지원급여’라는 이름의 서비스로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생활을 지원한다. △활동보조(활동지원사가 가정을 방문해 장애인의 신체 활동, 가사일 등을 지원) △방문목욕(활동지원사가 목욕설비를 갖춘 장비를 갖고 가정을 방문해 장애인의 목욕을 지원) △방문간호(간호사, 치위생사, 간호조무사가 가정을 방문해 의사의 지시서에 따라 간호, 진료 보조, 구강위생 확인 등을 함) 등의 서비스가 있다. 만 6세 이상~만 65세 미만 중증장애인에게 신청 자격이 있다. 박씨는 현재 중증지체장애인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인 1967년 10월 산으로 소풍을 갔다가 친구가 등을 밀어 약 3m 높이의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추락 사고 이후로 머리와 허리가 아팠지만 견딜 만했다. 후유증은 뒤늦게 다가 왔다. 50세가 가까워지면서 박씨는 길을 걷다가 갑자기 맥이 탁 풀려 갑자기 넘어지는 일이 많아졌다. 정신은 멀쩡했지만 몸이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박씨를 진료한 대학병원 의사는 “지금까지 걸어다니는 게 기적”이라면서 “목 신경이 이미 70%나 죽어 있다”고 말했다.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검사 결과 1번 경추는 이미 탈골돼 있었다. “혼자 물도 못 마시는데…살게 해주세요” 박씨는 48세에 목 수술을 받고 장애 판정을 받았지만 장애는 갈수록 더 심해졌다. 1번에 이어 3~5번 경추에도 이상이 생겼다. 허리 통증도 심해져 6년 전에는 허리 수술도 받았다. 혼자서는 걷지도 서지도 못하는 중증장애인이 된 박씨는 2008년부터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고 있다. “활동지원사가 매일 아침 6시에 집으로 와요. 몸이 굳지 않도록 주물러 주고, 씻겨 주고, 청소하고, 식사도 차려 주고, 밥도 먹여 주고, 대소변 처리도 도와주고, 또 한 자세로 오래 있으면 안 되니까 앉았다 일어나는 일도 도와주고…. 부모 형제가 있는 것도, 남편과 자식이 있는 것도 아니에요. 활동지원사가 없으면 전 아무것도 못 해요.” 활동지원급여 지원 금액(월 한도액)은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 결과 산출된 종합점수에 따라 1~15구간으로 구분해 산정한다. 1구간에 가까울수록 서비스 이용 가능 시간이 많아지는 구조다. 기초생활수급자는 본인 부담금이 면제고, 차상위계층의 본인 부담금은 정액 2만원이다. 차상위 초과 계층은 소득수준에 따라 월 한도액의 4~10%를 부담한다. 활동지원급여 중 활동보조 서비스는 정부 지원으로 하루 최대 20시간(월 480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 지원에 따라 하루 24시간(월 720시간) 이용도 가능하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의 ‘2019 장애통계연보’에 따르면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중증장애인은 2014년 6만 4906명에서 2018년 9만 4496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65세가 넘으면 ‘노인’으로 분류돼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가 종료된다.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서도 물론 요양보호사, 간호사 등이 수급자의 가정을 방문하는 △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호 등의 ‘장기요양급여’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시간이 급격히 준다. 방문요양(요양보호사가 가정 등을 방문해 수급자의 신체 활동 및 가사일 등을 지원)의 경우 이용 가능한 시간은 최대 4시간이다. 중증 뇌병변장애인인 한상철(66)씨는 지난해 11월 19일 이래로 만 65세를 넘었다. 나이 때문에 자동으로 장기요양급여 신청 대상자로 전환됐고, 장기요양 등급(1~5등급)에서 가장 높은 1등급(일상생활에서 전적으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판정을 받았다. 등급 판정을 받은 수급자는 장기요양기관을 선택해 계약을 맺고 본인 부담금을 납부해야 장기요양급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초생활수급자는 본인 부담금이 면제고, 다른 수급자는 장기요양 등급별로 정부가 지원하는 월 한도액의 15~20%를 부담한다. 만 65세를 넘어도 장기요양등급 판정에서 1~5등급이 아닌 ‘등급 외’ 판정을 받으면 기존의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등급 외 판정을 받는 일은 드물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등급 판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통틀어서 장기요양급여를 신청한 사람 111만 9838명 중 등급 외 판정을 받은 비율은 13.9%(15만 5915명)다. 한씨는 2007년부터 하루 약 20시간(월 492시간)의 활동보조 서비스를 이용해 왔다. 배우자인 장모(61)씨는 “남편은 아침에 일어나서 목욕하고, 화장실 가고, 밥 먹고, 옷 갈아입고, 외출하는 등 모든 일상생활을 누군가의 지원 없이 혼자서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체·시각장애인인 장씨도 현재 활동지원사의 지원을 받고 있다. 연령 제한으로 더는 활동보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되자 한씨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폐렴 증상이 나타났고, 천공이 동반된 위궤양까지 발생해 지난해 12월 응급 수술을 받았다. 한씨는 “원래 평소에도 음식을 적게 먹어서 위가 안 좋은 건 아니었는데, 지금은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아도 소화가 안 돼서 위장약을 달고 산다”고 말했다. “국회와 정부가 빨리 나섰으면” 앞서 인권위는 만 65세가 되거나 만 65세에 가까워져서 기존의 활동지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 12명의 긴급구제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 11일 보건복지부와 국무총리 소속 사회보장위원회 등 관계기관에 긴급구제 조치(제도 개선)를 권고했다.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르면 정부와 지자체는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할 때 복지부 장관과 협의해야 하고, 복지부 장관과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회보장위원회가 이를 조정한다. 즉 복지부와 사회보장위원회가 협의·조정하지 않으면 정부와 지자체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사회보장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구조다. 인권위는 “중증장애인이 65세에 도달했다는 이유만으로 활동지원 서비스를 (장기요양급여로 전환해) 하루 3~4시간으로 급격히 축소하는 현 제도는 중증장애인의 기본적인 생리욕구 해결을 불가능하게 하고 욕창, 저체온증, 질식사 등 건강권과 생명권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이런 불합리한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향후에도 65세가 되는 중증장애인들은 동일한 인권 침해에 계속 노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19일 MBC에서 열린 ‘국민과의 대화’에서 “장애인 활동지원을 받는 분들이 65세가 되면 활동지원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그 문제도 빠른 시일 내에 해법을 찾아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장단기 개선책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면서 “조만간 단기 개선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복지부가 검토 중인 장기 개선책에는 법률 개정도 포함돼 있지만 입법 사항이므로 국회가 움직여야 한다. 또 65세가 넘은 장애인을 ‘장애인’으로 볼 것이냐, ‘노인’으로 볼 것이냐의 문제도 있다. 중증장애인이 65세가 넘어도 장애인 활동지원급여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면 65세 이후에 중증장애를 갖게 된 노인도 장애인 활동지원급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장애인복지 지출 비중(0.61%)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1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보험료가 아닌 조세로 운영되는 장애인 활동지원 제도 예산을 늘리기란 쉽지 않다. 김선우 덕성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중증장애인이 65세를 넘었다고 해서 곧바로 활동지원급여를 중단할 것이 아니라 65세가 된 해로부터 2~3년 동안 점진적으로 활동지원급여 이용 시간을 줄여 나가면서 충격을 완화하는 것이 단기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현재 너무 낮은 장기요양급여의 서비스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정부가 조속히 지역사회 통합 돌봄 방안을 마련해 노인이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계속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인권위 “65세 이상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 중단 말라” 권고

    인권위 “65세 이상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 중단 말라” 권고

    중증장애인 만 65세 넘으면 기존 활동지원 중단활동지원 하루 최대 22시간→3~4시간으로 축소“중증장애인 건강권과 생명권에 심각한 피해”보건복지부에 서비스 중단 없는 긴급 대책 권고 국가인권위원회가 하루 최대 22시간까지 활동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중증장애인이 만 65세 이상이 되면 하루 최대 3~4시간밖에 서비스를 받지 못하도록 하는 현행 제도를 개선할 것을 보건복지부에 권고했다. 인권위는 지난 10일 위원장과 상임·비상임위원이 모두 참석하는 전원위원회를 열고 만 65세가 되거나 만 65세에 가까워져서 기존 활동지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 12명의 긴급구제 요청을 받아들여 복지부에 긴급 정책 권고를 했다고 11일 밝혔다. 현행 제도는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를 받던 중증장애인이 만 65세 이상이 되면 당사자의 장애 정도, 의사와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노인장기요양 대상으로 전환해 이용 가능한 활동지원 서비스를 하루 최대 3~4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앞서 중증장애인 12명은 기존에 이용 중인 활동지원 서비스가 중단되면 기본적인 일상 생활을 전혀 유지할 수 없고,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심각한 상황에 처한다면서 인권위에 긴급구제를 요청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피해자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에 가고,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식사를 하고, 외출을 하는 등의 모든 일상 생활을 누군가의 지원 없이 혼자서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지체 또는 뇌병변 중증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인권위는 “중증장애인이 만 65세에 도달했다는 이유만으로 하루에 최대 22시간까지 지원받던 활동지원 서비스를 3~4시간으로 급격히 축소하는 현 제도는 중증장애인의 기본적인 생리욕구 해결을 불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욕창, 저체온증, 질식사 등 건강권과 생명권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나아가 시설 입소를 강요해 장애인의 자립 생활을 현저히 저해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권위는 “이런 불합리한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향후에도 만 65세가 되는 중증장애인들은 계속해서 동일한 인권 침해에 노출될 것”이라면서 “지방자치단체의 권한과 의무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복지부와 사회보장위원회에도 관련 법 개정 전이라도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65세 이상 중증장애인에게 활동지원 서비스 신청 자격을 부여하는 단서 조항 마련 등 조속한 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긴급 정책 권고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해 9월에도 중증장애인 3명에 대해 긴급구제를 결정했다. 지난해 7월에는 ‘만 65세가 되는 중증장애인이 활동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불이익이 없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국회의장에게 표명했다. 또 지난 2016년 10월에는 ‘장애인 활동지원 수급자인 장애인의 경우 만 65세가 되면 장애인 활동지원 제도와 노인장기요양보험 중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라’고 복지부에 권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재정 부담이 크다는 등의 이유로 인권위 권고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따뜻한 세상] “소방관이 불 끄는 건 당연한 일!”

    [따뜻한 세상] “소방관이 불 끄는 건 당연한 일!”

    고속도로 터널을 지나던 중 차량 화재를 발견한 즉시 진화에 나서 큰 피해를 막은 광양소방서 119구조대 소속 장남직(38) 소방장이 화제다. 지난달 30일 오후 2시16분, 구례군 산동면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 하행선 천마터널 내 3.7㎞ 지점을 달리던 25톤 트레일러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엔진 쪽에서 시작된 불은 곧 차량 전체로 번졌다. 트레일러 운전자는 차를 갓길에 세우고 재빨리 몸을 피한 뒤 신고를 해 무사했다. 비번인 장 소방장은 아내와 함께 차를 타고 이곳을 지나던 중 사고를 목격했다. 터널에는 이미 수백 대의 차들이 갇힌 상황. 위험을 직감한 장 소방장은 곧바로 차에서 내린 뒤 피난통로로 터널에 갇힌 차량의 회차를 유도했다. 장 소방장은 10일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당시 터널에 갇힌 차량을 뒤로 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터널 안에 연기가 가득 차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난연락갱(피난통로)으로 먼저 차량 대피를 유도했다”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후 장 소방장은 50미터 떨어진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는 “도착 당시 불은 이미 최성기 상태였다”며 “가장 가까운 소화전 두 개를 점령해 하나는 경찰관(고속도로 순찰대)에게 넘겨 멀리서 물을 뿌려달라고 부탁했고, 다른 하나는 제가 직접 잡고 차량 앞부분에서 화재를 진압했다”고 설명했다. 장 소방장의 발 빠른 대처로 불길은 빠르게 잡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이 현장에 합류하면서 오후 2시40분쯤 불은 완전히 꺼졌다.화재 현장에서 몸이 즉각적으로 반응한 것에 대해 장 소방장은 “터널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 불에 의해 목숨을 잃는 경우는 5% 정도밖에 안 된다. 나머지 95%는 연기에 의한 질식사”라면서 “터널 내에 연기가 가득 차면 수백 대의 차량에 탑승하고 있는 사람들의 목숨이 위험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소방관이 불 끄는 건 당연한 일이다. 주변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칭찬을 해주셔서 솔직히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앞으로도 같은 상황과 마주하면 지금과 똑같이 행동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부모 외출 사이 22개 월된 영아 사망,경찰 수사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생후 22개월 된 아이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1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전 7시40분쯤 광주 서구 한 아파트에서 생후 22개월 된 A군이 숨져있다는 친모 B(23)씨 친구의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 조사에서 친모 B씨는 A군을 재운 뒤 지난 18일 밤 11시쯤 외출해 신고자인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친부 C(27)씨 역시 B씨보다 4시간 앞서 집을 나가 밤새 귀가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부모가 외출한 사이 집에 홀로 남은 A군이 잠을 자던 중 굴러 침대 매트리스와 추락방지용 범퍼 사이에 낀 것으로 추정했다. 부검을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군의 사인에 대한 1차 소견으로 ‘압착성 질식사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부모가 숨진 A군을 신체적으로 학대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부모인 B·C씨가 A군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한 것으로 보고 아동학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남편 살해’ 60대 여성 내연남이 범행 도구 증거인멸 도와

    ‘남편 살해’ 60대 여성 내연남이 범행 도구 증거인멸 도와

    최근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60대 여성이 내연남의 도움으로 증거를 인멸한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내연남을 긴급체포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남편을 살해한 A(61·여·구속)씨를 도와 범행에 쓰인 증거를 인멸한 혐의(증거인멸)로 전날 내연남 B(61)씨를 전날 긴급체포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B씨를 긴급체포한 후 구속영장을 즉시 발부받아 구속했다. 조사 결과 A씨가 남편을 살해한 뒤 B씨에게 범행 도구로 사용한 끈과 흉기 등의 처리를 부탁했고, B씨는 범행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B씨가 내연 관계인 A씨의 부탁으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B씨의 범행 가담 시점과 증거인멸 방법 등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4일 오후 7시 30분쯤 자택에서 남편 C(55)씨와 다툼을 벌이던 중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7일 구속됐다. A씨는 범행 직후 집을 나서 노래방을 다녀왔고, 이튿날 오전 1시쯤 딸과 함께 귀가한 뒤 “외출하고 돌아와보니 남편이 숨져 있었다. 남편이 머리를 다친 것 같다”면서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남편 C씨의 몸에서 둔기로 맞은 듯한 상처가 발견됐고, A씨는 남편과 다투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A씨는 “흉기를 들었을 때 남편이 저항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C씨의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이 질식사로 드러났고 C씨의 몸에 방어흔이 없었던 점 등으로 범행에 약물이 사용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방어흔은 흉기로 공격을 받을 때 피해자가 이를 방어하면서 손바닥과 팔뚝 등에 생기는 상처를 말한다. 경찰은 약물 사용 여부와 관련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경찰은 A씨와 B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계속 조사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케아, 서랍장에 깔려 숨진 두살배기 유족에 536억 지급

    세계 최대 조립가구 업체인 이케아 서랍장에 깔려 숨진 2세 아이의 유족이 약 536억원에 달하는 배상금을 받는다. 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2017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이케아가 만든 32㎏짜리 말름(MALM) 서랍장이 앞으로 넘어지면서 깔려 숨진 요제프 두덱의 부모에게 이케아가 4600만 달러(약 536억 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두덱의 부모는 2018년 말름 서랍장이 넘어질 위험이 있고, 그로 인해 아이들이 다치거나 사망한 사례가 있다는 것을 이케아가 인지했음에도 이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으며, 고객에게 제품을 벽에 고정하라고 경고하지 않았다며 회사를 고소했다. 앞서 2016년 이케아는 말름 서랍장의 문제점을 인지, 제품을 리콜했지만 2008년에 해당 제품을 구매한 두덱의 부모에겐 어떤 정보도 전달되지 않았다. 미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의 2017년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말름 서랍장 사고로 숨진 아동은 5명, 다친 경우는 90여명에 달한다. 두덱의 부모는 배상금 중 100만 달러를 제품 안정성 규제 강화를 촉구하는 부모 모임(Parents Against Tip-overs)에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두덱의 부모 측은 “오는 4월이면 다섯살이 됐을 아들이 너무 그립다”면서 “우리는 두살배기가 76㎝ 짜리 서랍장을 넘어뜨려 질식사할줄 몰랐다. 다른 아이들에게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고 밝혔다. 이케아는 성명에서 “어떤 합의도 이 비극적 사건을 바로잡을 수 없지만 소송이 마무리된 것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이케아, 서랍장 넘어져 질식사 두살배기 부모에게 536억원 지급

    이케아, 서랍장 넘어져 질식사 두살배기 부모에게 536억원 지급

    똘망똘망하게 생긴 두살배기 요제프 두덱은 지난 2017년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의 서랍장이 넘어지는 바람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살던 두덱은 그 해 5월 24일(이하 현지시간) 높이 76㎝로 어른의 허리 춤도 안되고 무게가 32㎏ 나가는 말름(Malm) 서랍장에 매달렸다가 서랍장에 덮쳐 질식사했다. 이 서랍장은 아이가 붙잡거나 매달릴 때 아이를 덮치며 앞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2016년 리콜된 모델이었지만 2008년에 이 모델을 구입한 두덱의 부모들은 어떤 리콜 통지도 받지 못했다. 가족들은 이케아가 서랍장이 뒤집힐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고객들에게 서랍장을 벽에 고정해야 한다고 경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케아는 6일 두덱의 부모에게 4600만 달러(약 536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사고로 아이들이 목숨을 잃은 일로는 역대 최고액 보상금이라고 변호사들은 말했다.부모 크레이그와 졸린은 성명을 통해 “아들이 너무 그립다. 오는 4월이면 다섯 살이 됐을 것”이라며 “우리는 두살배기가 76㎝ 짜리 서랍장을 넘어뜨려 질식사할줄 몰랐다. 우리는 그 서랍장이 불안정하게 디자인됐고,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으며, 다른 아이들에게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고 밝혔다. 가족의 변호인은 “두살 짜리가 3단 서랍장을 뒤집을 수 있다면 그 서랍장은 뭔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케아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이런 합의가 우리 모두를 여기에까지 이르게 한 비극적인 사건을 바꿀 수는 없지만, 이들 가족과 관계된 모든 이를 위해 최종 타결에 이르게 된 데 감사드린다”면서 “우리는 가정에서의 안전을 매우 중요한 현안으로 다루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앞서 이케아는 워싱턴주, 펜실베이니아주, 미네소타주에서 말름 서랍장이 넘어지는 사고로 아동 셋이 잇따라 숨지자 2016년 5월 미국과 캐나다에서 서랍장 수백만개를 리콜 조치했다. 캠든 엘리스, 커렌 콜라스(이상 2), 테드 맥기(23개월) 세 아이의 유족은 같은 해 12월 합쳐서 5000만 달러(약 583억원)를 받기로 합의했다. 또 미국 의류 보관함의 자율 안전 기준을 충족한 제품들만 미국에서 판매하기로 합의했다. 아이들의 희생을 계기로 미국 소비재 안전 위원회는 서랍장이 넘어졌을 때의 위험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듬해 이케아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재차 리콜 조치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벽에 고정시키지 않으면 심각하게 넘어지거나 눌려 갇힐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두덱의 부모는 합의금 가운데 100만 달러를 위험한 제품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는 일을 하는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케아, ‘아이 서랍장 사망’ 피해 美 유가족에 536억원 지급

    이케아, ‘아이 서랍장 사망’ 피해 美 유가족에 536억원 지급

    다국적 가구업체 이케아의 말름(MALM) 서랍장으로 인해 숨진 아기의 유가족이 우리 돈으로 536억원의 합의금을 받게됐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USA투데이 등 현지언론은 이케아 측이 지난 2017년 숨진 2살 아기 조제프 듀덱의 부모에게 460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사건이 벌어진 것은 지난 2017년 5월로, 당시 캘리포니아 주 뷰에나파크의 가정집에서 조제프가 낮잠을 자던 중 일어났다. 당시 부모가 아기를 방안에 재우고 자리를 비운 사이 옆에 있던 서랍장이 넘어지면서 조제프를 덮쳤다. 당시 조제프 가족의 변호인은 “조제프의 부모는 문제의 말름 서랍장이 리콜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서 “이케아가 리콜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며 소송에 나섰었다. 숨진 조제프의 모친인 조린은 "서랍장이 넘어져 아이를 질식사 시킬 수 있을 것이라 전혀 생각치 못했으며 나중에서야 안전기준에 맞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오는 4월이면 조제프가 5살이 된다. 너무나 보고싶고 그립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케아 측은 "어떤 해결책도 비극적인 사건과 바꿀 수는 없지만 소송에 원만히 해결된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면서 "다시한번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16년에도 이케아 측은 같은 사고로 숨진 펜실베이니아, 워싱턴, 미네소타 주의 세 가정 아이 유가족에게 총 5000만 달러를 합의금으로 지급했다. 한편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큰 논란을 일으킨 말름 서랍장은 제품이 앞으로 넘어지면서 일어나는 사고로 미국 내에서 최소 9명의 아이가 목숨을 잃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6년 9월 늑장 대응 논란 끝에 뒤늦게 리콜 명령이 내려진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 일주일 전 “쟤 죽여 버릴까”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 일주일 전 “쟤 죽여 버릴까”

    전남편·의붓아들 살인 사건 10차 공판에서 검찰은 고유정(37)이 의붓아들을 계획적으로 살인했음을 입증하는 새로운 정황을 추가로 제시했다.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정봉기)는 6일 오후 201호 법정에서 열린 고유정의 열 번째 공판에서 고유정이 의붓아들 A(당시 5세)군이 사망하기 일주일 전인 지난해 2월 22일 오후 1시 52분쯤 현 남편(38)과 싸우다가 “음음…. 내가 쟤(의붓아들)를 죽여 버릴까”라고 말한 녹음 내역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검찰은 “고유정이 해당 발언을 하기 1시간 전에 인터넷을 통해 4년 전 발생한 살인 사건 기사를 검색했다”며 “의붓아들 살인 사건과 매우 유사한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건은 2015년 50대 남성이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얼굴을 베개로 눌러 질식시켜 죽인 사건이다. 검찰은 “당시 부검에서 밝혀진 모친의 사인은 비구폐쇄성 질식사며 해부학적으로 ‘살인’을 확정할 수 없는 사건으로 범인의 자백으로 밝혀졌다”면서 “당시 부검서에는 베개로 노인과 어린이의 얼굴을 눌러 질식시켰을 때 흔적이 남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고유정은 이 외에도 남편과 다투는 과정에서 ‘너의 모든 것을 다 무너뜨려 줄 테다’, ‘웃음기 없이 모두 사라지게 해 주마’, ‘난 너한테 더한 고통을 주고 떠날 것이다’ 등 범행 동기를 암시하는 문자 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검찰은 “고유정은 현 남편이 유산한 아이를 진정으로 아끼지 않고 전처와 낳은 의붓아들만 아끼는 태도를 보이자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오는 20일까지 고유정에 대한 결심공판을 마무리한 뒤 다음달 초 선고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 일주일 전 “쟤를 죽여버릴까!” 녹음 공개돼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 일주일 전 “쟤를 죽여버릴까!” 녹음 공개돼

    “죽여버릴까” 발언 전 ‘베개 살해사건’ 검색 기록도사건 당시 “자고 있었다” 주장과 달리 밤 새운 흔적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고유정의 10차 공판에서 의붓아들 사망 일주일 전 고유정이 “내가 쟤를 죽여버릴까!”라고 소리친 녹음 내역이 공개됐다.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정봉기)가 6일 오후 2시부터 진행한 고유정의 10차 공판에서 검찰은 고유정이 의붓아들을 계획적으로 살인했다는 정황증거라며 녹음 내역 등을 공개했다. 공개된 녹음 내역에서 고유정은 의붓아들 A(당시 만 4세)군 사망 일주일 전인 2019년 2월 22일 오후 1시 52분쯤 현 남편과 싸우다가 “음음…, 내가 쟤(의붓아들)를 죽여버릴까!”라고 말했다. ●“베개로 치매 노모 얼굴 눌러 살해한 사건 검색” 검찰은 고유정이 이 발언을 하기 1시간 전 비슷한 살인 사건을 인터넷에서 검색했다고도 주장했다. 검찰은 “고유정은 문제의 발언을 하기 1시간 전에 인터넷을 통해 4년 전 발생한 살인 사건 기사를 검색했다”면서 의붓아들 사망 사건과 매우 유사한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건은 2015년 50대 남성이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얼굴을 베개로 눌러 질식시켜 살해한 사건이다. 검찰은 “당시 부검을 통해 밝혀진 모친의 사인은 비구폐쇄성 질식사다. 해부학적으로 ‘살인’을 확정할 수 없는 사건으로, 범인의 자백으로 밝혀졌다”며 “당시 부검서에는 배개로 노인과 어린이의 얼굴을 눌러 질식시켰을 때 흔적이 남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그 밖에도 고유정은 남편과 다투는 과정에서 ‘너의 모든 것을 다 무너뜨려 줄 테다’, ‘웃음기 없이 모두 사라지게 해 주마’, ‘난 너한테 더한 고통을 주고 떠날 것이다’ 등 범행 동기를 암시하는 문자 또는 SNS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검찰은 “현 남편이 유산한 아이를 진정으로 아끼지 않고 전처와 낳은 의붓아들만을 아끼는 태도를 보인다고 생각해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고유정은 지난해 3월 2일 오전 4~6시쯤 의붓아들 A군이 잠자는 사이 몸을 눌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를 받고 있다. ●의붓아들 사망 당시엔 완도~제주행 여객선 후기 검색 검찰은 이날 새벽에도 고유정이 수상한 행적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사망 사건 당시 자고 있었다는 고유정의 주장과 달리 자지 않고 깨어 있었으며 밤을 새웠다는 것이다. 검찰은 고유정의 컴퓨터 접속과 휴대전화 사용 기록을 조사한 결과 3월 2일 오전 2시 36분쯤 컴퓨터로 인터넷 검색을 한 기록을 찾아냈다. 검색 기록 중에는 완도~제주행 여객선 후기도 있었다. 2개월 뒤 전 남편 살해 후 시신을 처리한 여객선과 같은 선박이다. 오전 3시 48분에는 현 남편의 사별한 전처 가족과 지인의 휴대전화 번호를 삭제했다. 현 남편은 고유정에게 전처 가족과 지인의 전화번호를 알려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고유정과 현 남편은 전부터 사별한 전처 문제를 놓고 다툼을 벌여왔던 것으로 전해졌다.이어 고유정은 오전 4시 52분 휴대전화에 녹음된 음성파일 2개를 들었다. 하나는 같은해 2월 남편이 제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청주에 잘 도착했다는 내용의 통화 내용이다.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이 유산했을 당시 다녔던 산부인과에 전화했던 파일이다. 검찰이 의붓아들 살해 동기 중 하나로 고유정이 두차례 유산 후 남편과의 갈등을 꼽는 점을 생각하면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그리고 오전 7시 9분에는 항공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제주도행 비행기를 예약한 기록도 확인됐다. 고유정은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오는 20일까지 고유정에 대한 결심공판을 마무리한 뒤 2월 초 선고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시신 없는 살인, 사형·최저 3년 사이…고유정 단죄 무게는

    시신 없는 살인, 사형·최저 3년 사이…고유정 단죄 무게는

    전남편(당시 36세)과 의붓아들(당시 5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7)의 1심 재판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전남편과 의붓아들 사건을 병합 심리 중인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정봉기)는 이달 말 선고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열린 재판에서 검찰 측은 고유정이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워 전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했다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고유정의 사전 계획 범행 입증에 주력했다. 하지만 고유정은 전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것은 인정하지만 전남편이 성폭행하려 해 대항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우발적 사건이라고 줄곧 주장한다. 또 의붓아들 사건은 ‘검찰 상상력이 빚은 오해’라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검찰 전남편 살해사건 사전 계획 범행 입증 주력 5일 검찰 공소장 등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미리 준비한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음식물에 희석해 전남편에게 먹인 뒤 그를 흉기로 살해했다. 이어 5월 26∼31일 이 펜션에서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해 일부를 자신의 차에 싣고 배를 타고 육지로 이동하면서 제주 인근 바다에 버렸다. 고유정 가족이 소유한 경기 김포의 아파트에서 나머지 시신을 추가로 훼손해 유기했다. 검찰은 7월 1일 살인과 사체손괴·은닉 혐의로 고유정을 구속기소했다.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현재까지 전남편 시신은 일부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수사과정에서 경찰이 펜션과 해상, 김포 아파트 쓰레기 등에서 발견하거나 수거한 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모두 동물뼈로 확인됐다. 시신 없는 살인사건을 기소한 검찰은 그동안 재판에서 고유정이 수면제를 사전 구입했고 펜션 이불 등에서 확보한 전남편의 혈흔 등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등 고유정의 사전 계획 범행임을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고유정은 전남편이 펜션 부엌에서 조리하던 자신을 갑자기 성폭행하려 해 이에 대항하면서 벌어진 우발적인 사건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시신 훼손과 시신을 버린 곳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고유정은 경찰이나 검찰이 “필요하지 않다”며 하지 않은 현장검증을 재판부에 되레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이 고유정이 조사과정에서는 묵비권을 행사하다가 기소 이후에 사건 당일 행적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꿰맞추려 한다며 반대해 불발됐다. ●의붓아들 살인사건 결정적 증거는 없어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해 3월 2일 오전 4∼6시쯤 충북 자택에서 잠을 자던 의붓아들 A군의 등 뒤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 정면에 파묻히게 머리 방향을 돌리고 뒤통수 부위를 10분가량 강하게 눌러 살해했다고 결론 내렸다. 의붓아들 살인사건은 자칫 단순한 사고사로 묻힐 뻔했다. 경찰이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태에서 고유정의 전남편 살해사건이 벌어지면서 수사가 확대됐다. 당시 청주상당경찰서는 고유정의 현 남편 C(38)씨가 숨진 아들과 한 침대에서 잠을 자다가 C씨의 다리 등 신체 일부에 눌려 사망했을 가능성 등에 무게를 두고 C씨를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고유정의 전남편 살해사건이 벌어진 후 상황은 반전돼 경찰은 고유정이 의붓아들마저 살해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C씨의 모발에서 고유정이 처방받은 수면유도제 성분이 발견됐고 고유정이 PC로 질식사 등을 검색한 점 등을 정황증거로 판단했다. 검찰은 살해 동기로 고유정이 유산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현 남편이 의붓아들만 아끼는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한 적개심을 범행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검찰은 고유정이 의붓아들 사망 추정시간대에 옆방에서 혼자 자고 있었다고 진술했으나 이 시간대에 잠을 자지 않고 깨어나 휴대전화를 사용한 흔적을 밝혀내고 주요증거로 제시했다. 재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법의학자는 “부검 결과와 사건 현장을 보면 일정 시간 강한 외력에 의해서 피해자가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살해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의붓아들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관은 “피해자의 연령대에서는 부모와 함께 잠든 어린이가 부모의 몸에 눌려 질식사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증언했다. 이에 반해 고유정 측은 아이와 함께 자던 현 남편 C씨의 신체에 눌려 숨질 가능성을 계속 제기하며 자신은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며 검찰의 공소제기는 “추측에 의한 상상력이 가미된 오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1심 재판부의 판단은 고유정이 시신을 훼손, 여러 장소에 유기하는 바람에 전남편의 시신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다. 시신을 찾지 못해 전남편의 사인도 추정만 할 뿐이다. 이전에도 이번 사건처럼 시신을 찾지 못한 살인사건이 발생했지만, 범행동기와 계획범행임이 명백할 경우 법원은 철퇴를 내렸다. 2015년 2월 경기 화성시 정남면에서 세입자인 범인이 집주인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 인근 개울가에 유기한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은 당시 범인의 행적을 좇던 끝에 시신을 훼손한 육절기(정육점에서 소나 돼지의 뼈를 자를 때 쓰는 도구)와 톱날에서 피해자의 인체조직을 발견했다. 또 범인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인체 해부와 관련한 문서와 동영상을 내려받아 컴퓨터 폴더에 따로 보관했고, 피해자 실종 4일 전에 중고 육절기를 구매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했다. 1심 재판부는 과학수사를 통한 간접증거와 뚜렷한 범행동기를 볼 때 “합리적 의심 없이 살인혐의가 입증되고, 피고인의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해 피해자의 인격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찾아볼 수 없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10년 부산에서 발생한 ‘시신 없는 살인사건’은 명확한 타살 증거가 없고 살인과 관련한 정황증거만 있는 상황에서 범인의 유죄가 입증됐다. 범인 A(당시 40세·여)씨는 2010년 5월 24억원 상당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6월 중순 대구의 모 여성쉼터에서 소개받은 B(당시 26세·여)씨를 부산으로 데려온 다음날 새벽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화장했다. 그리고 마치 자신이 숨진 것처럼 서류를 꾸며 보험금을 타내려다 범행이 드러났다. A씨는 경찰과 검찰수사에서는 물론 법정에서도 사체은닉과 사기, 위조사문서행사 등 대부분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살인혐의만은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부는 A씨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 개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피해자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아 살해 동기가 충분하고, 인터넷에서 독극물과 살인방법 등을 검색한 점 등을 계획범행 증거로 인정해 A씨에 대한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고유정 재판은 현재 재판부가 의붓아들 살해 사건과 전남편 살해 사건을 병합해 심리 중이다. 검찰이 두 사건을 함께 심리해야 고유정이 자신의 범행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며 재판부에 병합심리를 요청했고 고유정 측도 사건 병합에 동의했다. 검찰은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면 고유정의 잔혹한 사전 계획 범행을 더 명확하게 증명할 수 있어 법정 최고형인 사형선고가 내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사형수는 무기징역형을 받은 무기수와는 다르게 형식상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입장이기 때문에 가석방 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사회와는 영원히 격리된다. 무기수는 20년이 지나면 가석방 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고 모범수로 교화가 이뤄졌다고 판단하면 법무부 심사로 가석방될 수도 있다. 반면 고유정 측도 두 사건의 병합심리에 동의한 것은 우리 형법이 취한 가중주의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가중주의란 여러 개의 범죄를 함께 처벌할 경우 가장 무거운 죄의 형량에 2분의1을 가중해 처벌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건을 병합해 처리하게 되면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이 나오며 주로 피고인들은 사건을 병합해서 처리해 달라고 요구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고유정은 두 명 이상 살해에 해당하는 ‘극단적 생명경시 범죄’에 해당하고 사전 범행을 계획한 살인, 사체손괴, 잔혹한 범행수법, 반성 없음, 사체 유기 등이 모두 인정되면 법정최고형인 사형선고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남편의 성폭행 시도에 대항하면서 벌어진 우발적 살인이라는 고유정의 주장이 참작할 만한 이유로 인용될 경우 형량이 최저 3년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 검찰은 고유정이 전남편을 살해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고 전남편과 자녀의 첫 면접교섭일이 지정된 다음날부터 보름간 범행을 계획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 사전 계획 범행임을 입증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유정은 재판에서 자신의 친아들까지 들먹이며 한 아이의 엄마로서 사전에 계획해 아이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소리만은 들을수 없다며 우발적인 사건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 의붓아들 사건은 전남편 살해사건과는 달리 고유정이 의붓아들을 죽인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데다 정황증거만 있고 직접 증거는 없어 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검찰은 고유정은 정신질환은 없는 것으로 결론 냈다. 사이코패스의 경우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지만 고유정은 가족과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 점에서 사이코패스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전남편 유가족은 사건 발생 후 고유정이 피해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의 친권을 유지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며 고유정의 친권상실을 요구하는 심판청구서를 제기한 상태다. 숨진 A군의 친아버지인 고유정의 현 남편 C씨는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시신 없는 살인 사형·최저 3년 사이 고유정 단죄 무게는

    시신 없는 살인 사형·최저 3년 사이 고유정 단죄 무게는

    전남편(36)과 의붓아들(5)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6)의 1심 재판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전남편과 의붓아들 사건을 병합 심리 중인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정봉기)는 이달 말 선고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열린 재판에서 검찰 측은 고유정이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워 전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했다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고유정의 사전 계획 범행 입증에 주력했다. 하지만 고유정은 전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것은 인정하지만 전남편이 성폭행하려 해 대항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우발적 사건이라고 줄곧 주장한다. 또 의붓아들 사건은 ‘검찰 상상력이 빚은 오해’라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검찰 전남편 살해사건 사전 계획 범행 입증 주력 5일 검찰 공소장 등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미리 준비한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음식물에 희석해 전남편에게 먹인 뒤 그를 흉기로 살해했다. 이어 5월 26∼31일 이 펜션에서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해 일부를 자신의 차에 싣고 배를 타고 육지로 이동하면서 제주 인근 바다에 버렸다. 고유정 가족이 소유한 경기 김포의 아파트에서 나머지 시신을 추가로 훼손해 유기했다. 검찰은 7월 1일 살인과 사체손괴·은닉 혐의로 고유정을 구속기소했다.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현재까지 전남편 시신은 일부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수사과정에서 경찰이 펜션과 해상, 김포 아파트 쓰레기 등에서 발견하거나 수거한 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모두 동물뼈로 확인됐다. 시신 없는 살인사건을 기소한 검찰은 그동안 재판에서 고유정이 수면제를 사전 구입했고 펜션 이불 등에서 확보한 전남편의 혈흔 등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등 고유정의 사전 계획 범행임을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고유정은 전남편이 펜션 부엌에서 조리하던 자신을 갑자기 성폭행하려 해 이에 대항하면서 벌어진 우발적인 사건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시신 훼손과 시신을 버린 곳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고유정은 경찰이나 검찰이 “필요하지 않다”며 하지 않은 현장검증을 재판부에 되레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이 고유정이 조사과정에서는 묵비권을 행사하다가 기소 이후에 사건 당일 행적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꿰맞추려 한다며 반대해 불발됐다.●의붓아들 살인사건 결정적 증거는 없어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해 3월 2일 오전 4∼6시쯤 충북 자택에서 잠을 자던 의붓아들 A군의 등 뒤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 정면에 파묻히게 머리 방향을 돌리고 뒤통수 부위를 10분가량 강하게 눌러 살해했다고 결론 내렸다. 의붓아들 살인사건은 자칫 단순한 사고사로 묻힐 뻔했다. 경찰이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태에서 고유정의 전남편 살해사건이 벌어지면서 수사가 확대됐다. 당시 청주상당경찰서는 고유정의 현 남편 C(38)씨가 숨진 아들과 한 침대에서 잠을 자다가 C씨의 다리 등 신체 일부에 눌려 사망했을 가능성 등에 무게를 두고 C씨를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고유정의 전남편 살해사건이 벌어진 후 상황은 반전돼 경찰은 고유정이 의붓아들마저 살해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C씨의 모발에서 고유정이 처방받은 수면유도제 성분이 발견됐고 고유정이 PC로 질식사 등을 검색한 점 등을 정황증거로 판단했다. 검찰은 살해 동기로 고유정이 유산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현 남편이 의붓아들만 아끼는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한 적개심을 범행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검찰은 고유정이 의붓아들 사망 추정시간대에 옆방에서 혼자 자고 있었다고 진술했으나 이 시간대에 잠을 자지 않고 깨어나 휴대전화를 사용한 흔적을 밝혀내고 주요증거로 제시했다. 재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법의학자는 “부검 결과와 사건 현장을 보면 일정 시간 강한 외력에 의해서 피해자가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살해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의붓아들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관은 “피해자의 연령대에서는 부모와 함께 잠든 어린이가 부모의 몸에 눌려 질식사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증언했다. 이에 반해 고유정 측은 아이와 함께 자던 현 남편 C씨의 신체에 눌려 숨질 가능성을 계속 제기하며 자신은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며 검찰의 공소제기는 “추측에 의한 상상력이 가미된 오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1심 재판부의 판단은 고유정이 시신을 훼손, 여러 장소에 유기하는 바람에 전남편의 시신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다. 시신을 찾지 못해 전남편의 사인도 추정만 할 뿐이다. 이전에도 이번 사건처럼 시신을 찾지 못한 살인사건이 발생했지만, 범행동기와 계획범행임이 명백할 경우 법원은 철퇴를 내렸다. 2015년 2월 경기 화성시 정남면에서 세입자인 범인이 집주인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 인근 개울가에 유기한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은 당시 범인의 행적을 쫓던 끝에 시신을 훼손한 육절기(정육점에서 소나 돼지의 뼈를 자를 때 쓰는 도구)와 톱날에서 피해자의 인체조직을 발견했다. 또 범인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인체 해부와 관련한 문서와 동영상을 내려받아 컴퓨터 폴더에 따로 보관했고, 피해자 실종 4일 전에 중고 육절기를 구매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했다. 1심 재판부는 과학수사를 통한 간접증거와 뚜렷한 범행동기를 볼 때 “합리적 의심 없이 살인혐의가 입증되고, 피고인의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해 피해자의 인격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찾아볼 수 없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10년 부산에서 발생한 ‘시신 없는 살인사건’은 명확한 타살 증거가 없고 살인과 관련한 정황증거만 있는 상황에서 범인의 유죄가 입증됐다. 범인 A(당시 40·여)씨는 2010년 5월 24억원 상당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6월 중순 대구의 모 여성쉼터에서 소개받은 B(당시 26·여)씨를 부산으로 데려온 다음날 새벽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화장했다. 그리고 마치 자신이 숨진 것처럼 서류를 꾸며 보험금을 타내려다 범행이 드러났다. A씨는 경찰과 검찰수사에서는 물론 법정에서도 사체은닉과 사기, 위조사문서행사 등 대부분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살인혐의만은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부는 A씨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 개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피해자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아 살해 동기가 충분하고, 인터넷에서 독극물과 살인방법 등을 검색한 점 등을 계획범행 증거로 인정해 A씨에 대한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고유정 재판은 현재 재판부가 의붓아들 살해 사건과 전남편 살해 사건을 병합해 심리 중이다. 검찰이 두 사건을 함께 심리해야 고유정이 자신의 범행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며 재판부에 병합심리를 요청했고 고유정 측도 사건 병합에 동의했다. 검찰은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면 고유정의 잔혹한 사전 계획 범행을 더 명확하게 증명할 수 있어 법정 최고형인 사형선고가 내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사형수는 무기징역형을 받은 무기수와는 다르게 형식상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입장이기 때문에 가석방 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사회와는 영원히 격리된다. 무기수는 20년이 지나면 가석방 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고 모범수로 교화가 이뤄졌다고 판단하면 법무부 심사로 가석방될 수도 있다. 반면 고유정 측도 두 사건의 병합심리에 동의한 것은 우리 형법이 취한 가중주의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가중주의란 여러 개의 범죄를 함께 처벌할 경우 가장 무거운 죄의 형량에 2분의1을 가중해 처벌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건을 병합해 처리하게 되면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이 나오며 주로 피고인들은 사건을 병합해서 처리해 달라고 요구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고유정은 두 명 이상 살해에 해당하는 ‘극단적 생명경시 범죄’에 해당하고 사전 범행을 계획한 살인, 사체손괴, 잔혹한 범행수법, 반성 없음, 사체 유기 등이 모두 인정되면 법정최고형인 사형선고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남편의 성폭행 시도에 대항하면서 벌어진 우발적 살인이라는 고유정의 주장이 참작할 만한 이유로 인용될 경우 형량이 최저 3년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 검찰은 고유정이 전남편을 살해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고 전남편과 자녀의 첫 면접교섭일이 지정된 다음날부터 보름간 범행을 계획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 사전 계획 범행임을 입증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유정은 재판에서 자신의 친아들까지 들먹이며 한 아이의 엄마로서 사전에 계획해 아이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소리만은 들을수 없다며 우발적인 사건이라고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 의붓아들 사건은 전남편 살해사건과는 달리 고유정이 의붓아들을 죽인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데다 정황증거만 있고 직접 증거는 없어 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검찰은 고유정은 정신질환은 없는 것으로 결론 냈다. 사이코패스의 경우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지만 고유정은 가족과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 점에서 사이코패스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전남편 유가족은 사건 발생 후 고유정이 피해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의 친권을 유지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며 고유정의 친권상실을 요구하는 심판청구서를 제기한 상태다. 숨진 A군의 친아버지인 고유정의 현 남편 C씨는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일본 새해 첫날 곳곳에서 ‘떡 질식사’…도쿄에서만 6명 후송

    일본 새해 첫날 곳곳에서 ‘떡 질식사’…도쿄에서만 6명 후송

    해마다 1월 1일 고령자를 중심으로 신년 떡을 먹다 질식하는 사고가 일어나는 일본에서 올해에도 이로 인해 목숨을 잃는 일이 나타났다. 2일 NHK에 따르면 새해 첫날인 1일 ‘오조니’로 불리는 일본 전통 떡국을 먹다가 떡(모치)이 목에 걸려 병원으로 후송된 사람이 도쿄에서만 6명 나왔고, 이 중 3명이 사망했다. NHK는 도쿄소방청을 인용해 “도쿄도내에서는 1일 오후 9시까지 떡이 목에 걸려 이송된 사람이 68~96세 총 6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최소 3명이 심폐정지 상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3대 도시인 나고야에서도 70대 남성 3명이 목에 걸린 떡으로 질식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가운데 2명이 심폐정지 상태였다. 음력설 대신 양력설만 쇠는 일본에서는 매년 1월 1일이면 전통에 따라 된장 국물에 떡을 넣어 끓이는 오조니를 먹는다. 그러나 노약자들이 찹쌀로 만들어 찰진 떡을 삼키다 목에 걸려 숨지는 사고가 해마다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구급대를 운용하는 소방청 등을 중심으로 떡을 작게 잘라 천천히 씹어 먹을 것, 고령자·유아와 함께 떡을 먹을 때 각별히 주의할 것 등을 당부하고 모치가 목에 걸렸을 때의 응급처치법을 TV방송 등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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