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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후조리원 종사자 33% 잠복결핵…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비상

    산후조리원 종사자 33% 잠복결핵…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비상

    한국, 결핵 발생률 OECD 평균의 6배 ‘조리원’ 의료기관 분류 안 해 규제 사각 집중 관리로 ‘결핵 후진국’ 오명 벗어야산후조리원 종사자 중 잠복결핵 양성 판정을 받은 비율이 전체 의료기관 평균의 두 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단시설 종사자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심지어 교도소 재소자 양성률보다 높다.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와 산모 건강을 배려하기 위해 정부의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일 가톨릭대 산학협력단이 질병관리본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잠복결핵검사(IGRA)를 한 집단시설 종사자와 학생 등 85만 7765명을 조사한 결과 산후조리원 종사자 2735명 중 917명(33.5%)이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회복지시설(27.5%), 교육기관(18.3%), 의료기관(17.3%) 양성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심지어 교정기관 재소자 양성률(33.4%)보다 높다. 집단시설 평균 양성률은 14.8%였다. 교육기관과 비교했을 때 산후조리원 종사자의 잠복결핵 감염 위험은 1.47배, 의료기관 1.06배, 사회복지시설은 1.05배였다. 잠복결핵은 결핵균에 감염됐지만 면역력에 의해 발병이 억제된 상태를 의미한다. 특별한 증상이 없고 다른 사람에게 균을 전염시키지도 않는다. 그러나 면역력이 약해지면 결핵균이 증식해 발병할 위험이 있다. 이는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와 산모의 감염으로 연결된다. 실제로 2015년 서울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30명의 신생아가 잠복결핵 감염 판정을 받아 논란이 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월 신생아 부모들이 해당 산후조리원과 원장, 간호조무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2억 5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연구팀 조사 결과 산후조리원 종사자는 전 연령에 걸쳐 높은 잠복결핵 양성률을 보였다. 다만 시설 내 전염원 노출은 거의 없어 종사자의 과거 결핵 감염이나 외부 감염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집단시설 내부보다 외부 요인인 가정, 사회, 경제적 환경에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2005년부터 집단시설 종사자에 대한 잠복결핵 검사를 적극적으로 시행해 결핵 퇴치에 큰 성과를 거뒀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7년 결핵 발생률이 인구 10만명당 70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OECD 평균(11.1명)의 6배로 ‘결핵 후진국’이라는 오명까지 썼다. 집단시설 잠복결핵이 문제가 되자 보건복지부는 2017년 집단시설 신규 직원을 새로 뽑은 날부터 1개월 이내에 결핵 검진을 의무화했다. 그러나 산후조리원은 의료기관으로 분류되지 않아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다. 산후조리원은 ‘다중이용시설’로 보건당국에 영업 신고만 하면 된다. 그래서 의료법이 아닌 ‘모자보건법’으로 관리한다. 정부는 지난해 4월 감염 문제로 행정처분을 받은 기관 명칭을 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을 손질했지만 환자 이송 등 감염관리 규정을 어겼을 때 부과하는 과태료는 500만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산후조리원 종사자 33% 잠복결핵…산모·신생아 건강관리 비상

    산후조리원 종사자 33% 잠복결핵…산모·신생아 건강관리 비상

    한국, 결핵 발생률 OECD 평균의 6배‘조리원’ 의료기관 분류 안 해 규제 사각 집중 관리로 ‘결핵 후진국’ 오명 벗어야산후조리원 종사자 중 잠복결핵 양성 판정을 받은 비율이 전체 의료기관 평균의 두 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단시설 종사자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심지어 교도소 재소자 양성률보다 높다.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와 산모 건강을 배려하기 위해 정부의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일 가톨릭대 산학협력단이 질병관리본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잠복결핵검사(IGRA)를 한 집단시설 종사자와 학생 등 85만 7765명을 조사한 결과 산후조리원 종사자 2735명 중 917명(33.5%)이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회복지시설(27.5%), 교육기관(18.3%), 의료기관(17.3%) 양성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심지어 교정기관 재소자 양성률(33.4%)보다 높다. 집단시설 평균 양성률은 14.8%였다. 교육기관과 비교했을 때 산후조리원 종사자의 잠복결핵 감염 위험은 1.47배, 의료기관 1.06배, 사회복지시설은 1.05배였다. 잠복결핵은 결핵균에 감염됐지만 면역력에 의해 발병이 억제된 상태를 의미한다. 특별한 증상이 없고 다른 사람에게 균을 전염시키지도 않는다. 그러나 면역력이 약해지면 결핵균이 증식해 발병할 위험이 있다. 이는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와 산모의 감염으로 연결된다. 실제로 2015년 서울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30명의 신생아가 잠복결핵 감염 판정을 받아 논란이 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월 신생아 부모들이 해당 산후조리원과 원장, 간호조무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2억 5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연구팀 조사 결과 산후조리원 종사자는 전 연령에 걸쳐 높은 잠복결핵 양성률을 보였다. 다만 시설 내 전염원 노출은 거의 없어 종사자의 과거 결핵 감염이나 외부 감염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집단시설 내부보다 외부 요인인 가정, 사회, 경제적 환경에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2005년부터 집단시설 종사자에 대한 잠복결핵 검사를 적극적으로 시행해 결핵 퇴치에 큰 성과를 거뒀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7년 결핵 발생률이 인구 10만명당 70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OECD 평균(11.1명)의 6배로 ‘결핵 후진국’이라는 오명까지 썼다. 집단시설 잠복결핵이 문제가 되자 보건복지부는 2017년 집단시설 신규 직원을 새로 뽑은 날부터 1개월 이내에 결핵 검진을 의무화했다. 그러나 산후조리원은 의료기관으로 분류되지 않아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다. 산후조리원은 ‘다중이용시설’로 보건당국에 영업 신고만 하면 된다. 그래서 의료법이 아닌 ‘모자보건법’으로 관리한다. 정부는 지난해 4월 감염 문제로 행정처분을 받은 기관 명칭을 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을 손질했지만 환자 이송 등 감염관리 규정을 어겼을 때 부과하는 과태료는 500만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2019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시지프스의 나무, 그 역설의 존재론-이영광론/신수진

    1. 경사지고 거꾸로 선 각도의 위상학 인간을 위해 죽음의 신을 쇠사슬로 묶었지만 신에게 붙잡혀 영원한 벌을 받는 시지프스의 신화를 통해 카뮈는 부조리에 대해 사유한다. 1) 그가 주목한 것은 바위가 정상에 닿자마자 다시 저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순간, 주저 없이 고통의 근원으로 다시금 향하는 시지프스의 바로 그 돌아서는 순간이다. 시지프스는 자신의 비참한 존재 조건을 감히 통찰하고 부조리한 삶을 무한히 들어올림으로써 결코 패배하지 않는 반항적 인간으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지프스의 결의와 반복처럼 이영광은 계속해서 쓴다. 우울과 명랑을 진자처럼 오가며 그는 끝없이 굴러떨어지는 바위를 지고 절벽을 오른다. 유토피아에 대한 희망, 아니 그건 너무 SF적이다. 그저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람은 끝까지 사람이어야 하지 않겠냐고 하는 이 바람과 좌절은 그 자체로 시지프스의 은유와 부합한다. 1998년 등단 이후 서정적 주체의 환부를 드러내고 그 통증의 발로를 소상히 추적하고자 하는 시정신으로 그는 이제 ‘끝없는 사람’에 당도했다. 다섯 권의 시집에서 아픔을 갱신하며 정신의 높이를 몸의 위치로 끌어내린 그는 기꺼이 병실로 치환된 세계를 겪어낸다. 곰팡이와 거미줄이 쉴 새 없이 자라나는 위태로운 상태일지라도 그는 적어도 자기 세계를 가진 자로서 이 경사지고 거꾸로 선 각도의 입지는 이영광의 정신적 배후로, 그의 위상학으로 건재해왔다. 이영광은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가 문득 “한 번도 문제가 돼본 적”(‘문제’) 없는 역설적인 세계를 깨닫는다. 합리와 효용만을 쫓는 병리학적 사회에 대한 통찰과 반성이 예의 그 반동의 시작점에 있었다면 그의 시를 구성하는 또 다른 축은 역설적 사유의 방식이다. 이를테면 그에게 죽음이라는 테마는 삶보다 더 압도적이다. 죽음은 미학적 감수성의 대상으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삶을 도약시키는 극단이기 때문이다. 이는 2010년대 한국시에서 진단되는 시대적 감각이나 향유적 양상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계와의 대결구도를 견디는 주체의 극기를 보여준다. 세계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과 윤리는 자칫 자기 동일성에 포섭될 수 있음을 경계하면서도 그는 계속해서 폭력의 메커니즘이 확산되고 있는 세계를 주시한다. 2) “죽기 전에”(‘오일장’) 죽기 위함이라는 역설과 비판적 실천 의지는 자해에 가까운 자학으로 점철되었고 마침내 이러한 기근 속에서 이영광의 시적 주체는 나무의 존재로 현현한다. 나무와 숲이라는 식물적 상상력과 가공할 병실로 환원된 세계 인식을 근거로 계속해서 “간다”, “가야한다”(‘나무는 간다’)를 역설하는 이영광의 이 길은 지금, 여기,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가. 3) 2. 상실과 존재의 원환(圓環)으로서 병폐의 징후 : 미치다, 아프다, 병들다 이영광의 시에는 상실과 결여의 수사가 넘쳐난다. 상실은 존재를 표상하고 존재는 다시 상실을 견인한다. 그에게 상실은 존재에 대한 자신만의 의식화이다. 대상이 충족되고 있을 때 우리는 그 대상을 의식하지 않는다.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있는 자는 사랑을 갈구할 필요가 없다. 사랑을 찾는다는 것은 사랑의 상실에서 비롯된 것이고, 이때의 상실은 사랑의 존재에 대한 의식화인 것이다. 나무는 미친다 바늘귀만큼 눈곱만큼씩 미친다 진드기만큼 산 낙지만큼 미친다 나무는 나무에 묶여 혓바닥 빼물고 간다 누더기 끌고 간다 눈보라에 얻어터진 오징어튀김 같은 종아리로 천지에 가득 죽음에 뚫리며, 가야 한다 세상이 뒤집히는데 고문받는 몸뚱이로 나무는 간다 뒤틀리고 솟구치며 나무들은 간다 결박에서 결박으로, 독방에서 독방으로, 민달팽이만큼 간다 솔방울만큼 간다 가야한다 얼음을 헤치고 바람의 포승을 끊고, 터지는 제자리걸음으로, 가야 한다 세상이 녹아 없어지는데 나무는 미친다 미치면서 간다 육박하고 뒤엉키고 침투하고 뒤섞이는 공중의 결승선(決勝線)에서, 나무는 문득, 질주를 멈추고 아득히 정신을 잃는다 미친 나무는 푸르다 다 미친 숲은 푸르다 나무는 나무에게로 가버렸다 나무들은 나무들에게로 가버렸다 모두 서로에게로, 깊이깊이 사라져버렸다 ―‘나무는 간다’ 전문 이상(李箱)에게 열두 명의 무서워하는 아해와 무서운 아해가 있었듯, 이영광에게는 미치고 푸르고 가고 가버린 나무가 있다. 시인의 자기의식은 나무로 환유되고 있는 이지러진 시적 주체의 자화상으로부터 기인한다. 그의 시 세계를 관통하는 가장 주요한 지평으로서 나무는 시적 주체의 술에 취한 가계(家系)와 생활과 속내를 목도해왔을 뿐 아니라 그 울음을 위로하던 내밀한 기억으로 인하여 제 자신 역시 깊은 병을 앓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아주 조금씩 미쳐가는 나무는 제 스스로의 몸에 묶여 혀를 빼물고 있으면서도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일까. 도망치지 못한 채 순순히 미쳐가고 있던 나무는 “천지에 가득 죽음에 뚫리”면서도 계속해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명징한 로고스를 탈각한 채 세계를 거대한 병실로 치환하면서 그것과 한몸인 나무가 겨우 붙어 있는 숨으로 뱉어내는 전언, 이 신음이 바로 이영광의 시가 육박해가는 시의 음성이다. 그것은 “고문받는 몸뚱이”의 형상이리만치 처절하게 으스러진 어떤 것이다. 변형되고 훼손되고 상실하면서 이제 나무들은 간다. “결박”과 “독방”이라는 이 문제적 존재의 필요충분조건 위에 그가 가고자 하는 길은 나 있다. 그것이 설령 “제자리걸음”일지라도 가고자 하는 까닭은 세상이 “뒤집히”거나 “녹아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가분의 관계로서 나무의 뿌리격인 세상은 나무의 존재를 끊임없이 몰락시키며 역설적으로 바로 그 허물어지는 순간들로부터 나무가 재건될 수 있는 가능성을 도출해낸다. 나무는 미친다. 미치면서 간다. 미쳤기 때문에 가는 것이고, 미치지 않고서는 갈 수 없는 길이다. 이 광기와 착란의 고투는 “공중의 결승선”에서 마침내 분신하듯 정신을 잃고 제 몸을 산화하고 만다. 정신을 잃고 나서야 푸르게 미친 나무와 푸르게 미친 숲은 모두 서로에게로 사라져버리고 만다. 온통 상실과 결여의 비존재로 읽히는 세계에서 에포케가 발생하는 이 공명의 찰나로부터 이영광의 시집은 시작된다. 정체와 암전에서 시동을 걸 때 나타나는 재부팅의 효과, 그 광포한 분란을 통과할 때에만 겨우 돌아오는 불규칙한 심호흡이 바로 이영광 시에서 나타나는 병폐의 첫 번째 징후인 ‘미치다’의 증상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미친, 혹은 미쳐버린 이 나무들의 진격은 삶의 벼랑 끝에서 발휘되는 재기의 몸부림이자 고유한 주체 확보의 계기가 된다. 시끄럽게 부서지고 피 나던 집이었는데/누구도 아이를 욕하거나 때리지 않았다/조용한 아이였다/조심하는 아이였다/모든 걸 알고 모든 것에 준비된 표정으로/떨려고 하지 않았다/난 어떻게 돼도 상관없어 상관없습니다/(중략)/아프지 않겠습니다/아이가 되지 않겠습니다/온몸을 희끄무레한 붕대로 감고 있어서/아플 곳이 없었다/죽으면 죽으리라. 4) /살면 살리라/벗은 아이였다/벗겨진 아이였다/생각하지 않고,/늘 남의 생각만 생각하는/망가져가는 아이였다 무섭고 많은/시간이 잡은 아이였다/하루는 사십년처럼 흐르고/사십년은 하루처럼 멎어/어느 날, 돌아온 아이였다/도대체 왜 도대체 왜 도대체 왜/아직도 망가져가는 아이였다 ―‘망가져가는 아이’ 부분 상실과 결여로 화하는 존재의 나쁜 사정(아프거나 혹은 죽거나)은 핏속을 흐르는 불가해한 광기와 걷잡을 수 없는 슬픔, 시라는 것에 붙들려 오도 가도 못하는 몹쓸 운명에 다름 아니다. 문명과 역사의 폭압으로부터 거세된 욕망은 이제 생태적 상상력을 넘어서 가족 내력으로부터 발생한 병폐적 징후들, 상실된 존재라는 치부로 고백된다. 폭력과 방임과 유기라는 총체적인 학대 속에서도 아이는 자라야만 한다. 조용히, 조심스럽게, 숨죽여 자라는 동안 모든 걸 알아차려버린 아이는 어느덧 “난 어떻게 돼도 상관없어 상관없습니다”라고 말하는 아이가 된다. 온몸을 붕대로 감고 있어서 아플 곳이 없는 그는 “죽으면 죽으리라”는 성경을 외우는 동안 죽고 또 죽어 역설적으로 그 죽음 속에서만 살 수 있다. 그러나 사십년의 세월 속에서도 조금도 빛바래지 않는 “도대체 왜 도대체 왜 도대체 왜”라는 물음은 여전히 유효하다. 아이의 하루는 사십년처럼 고통스러웠을 것이고, 사십년은 하루처럼 그 자리에서 버티고 있었을 것이다. 발가벗겨지고 죽임당한 채 자신을 영구히 복원하지 못하는 이 시적 주체의 내력은 질병의 코드로 나타나며 역설적으로 바로 이 상실과 결여의 반대급부로서만 존재의 기표에 가까스로 다다를 수 있다. 모든 곳이 아파서 아플 곳이 없는 아이, 아픈데도 아프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아이, 아픈 속이 투명하게 보이는데도 안 보이는 아이로 아픔이 재현되는 양상에서 볼 수 있듯, 이영광이 상실의 주체를 존재의 그것으로 전복시키는 역설을 보여줄 때 그 도화선은 병폐적 징후로 드러난다. 병폐적 징후의 두 번째 시어로서 ‘아프다’ 역시 꺼져가는 삶에 대한 각성과 의지의 기제로 작동되고 있으며 이는 역설적으로 새 활로의 모색을 담당하는 기저가 된다. 바깥은 문제야 하지만/안이 더 문제야 보이지도 않아/병들지 않으면 낫지도 못해/그는 병들었다/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전력을 다해/가만히 멈춰 있기죠/그는 병들었다, 하지만/나는 왜 병이 좋은가/왜 나는 내 품에 안겨 있나/그는 버르적댄다/습관적으로 입을 벌린다/침이 흐른다/혁명이 필요하다 이 스물네평에/냉혹하고 파격적인 무갈등의 하루가,/어떤 기적이 필요하다/물론 나에겐 죄가 있다/하지만 너무 오래 벌받고 있지 않는가, 그는/묻는다, 그것이 벌인 줄도 모르고/(중략)/저녁은 모든 희망을 치료해준다/그는 힘없이 낫는다/나는 아무런 이유가 없다/나는 무장봉기를 꿈꾸지 않는다/대홍수가 나지 않아도,/메뚜기떼가 새까맣게 하늘을/덮지 않아도 좋다/나는 안락하게 죽었다/나는 내가 좋다/그는 돼지머리처럼 흐뭇하게 웃는다/소주와 꿈 없는 잠/소주와 꿈 없는 잠 ―‘저녁은 모든 희망을’ 부분 이영광은 “병들지 않으면 낫지도 못”한다는 뒤바뀐 선후 관계를 통해 병의 중의적 차원을 암시한다. 이는 낫기 위해서는 먼저 병이 들어야 하는 논리적 인과성에 대한 일종의 언어유희이기도 하지만 병폐의 징후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것은 본래 어떠해야 했는지를 복기시키는 반동의 기제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나’는 병들어 있는 ‘그’의 곁을 지키고 있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더욱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전력을 다해 멈춰 있기 위해 “혁명”이라든가 “기적”과 같은, 존재의 근원을 통째로 뒤바꿀 만한 지각변동을 꿈꾸지만 현기증을 일으키는 이 소요 사태 속에서 ‘나’는 도리어 병이 좋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여기에서도 어김없이 병은 푸르게 미쳐가는 생의 긍정적 요소로 읽어내야 한다.) 시어들을 모두 거꾸로 뒤집어놓은 이러한 양상들은 이제 죽음 속에서만 살 수 있음을 가시화하기 위한 이영광식의 역설로 정립된다. 그래서 이영광이 쓰는 존재의 본질은 언어로 포착되지 않으며 계속해서 움직이고 변화하며 와해되고 생성한다. 이 유동적인 성질은 시인으로 하여금 시를 쓰게 하는 추동력으로 작용한다. 존재가 되기 위해 ‘그’는 “버르적”대고 “입을 벌”리고 “침”을 흘린다. 그렇게 마주하게 된 ‘그’는 또 다른 ‘나’이지만 ‘나’는 ‘나’를 만듦으로써 도리어 더 외로워지는 아이러니에 처한다. 고통과 쾌락, 경험과 선험,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시인이 접근하고자 하는 ‘나’는 다가갈수록 멀어질 뿐 한시도 오롯한 ‘나’가 되지 못한다. 이영광의 시적 주체는 몸이라는 집을 한 채 지니고 있다. 집은 일종의 병실로 나타나며 그는 이 무력한 “스물네평”에 “변혁”, “새날”, “자폭”, “재앙”, 혹은 “천재지변”이라도 일어나 대혼란이 벌어지길 기도한다. 그것은 더 완벽하게 미치고, 더 못 견디게 아프며, 더 깊이 병들어 차라리 그 병세에 차도가 없어져버리도록 하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벌인 줄도 모르고 오래도록 희망을 앓아온 ‘그’는 싸워보지도 못한 채 힘없이 완치되고 만다. 이것은 패배조차 허락되지 않는 참담한 실패를 증거한다. 상실을 경험함으로써만 존재로 거듭날 수 있는 이러한 역설적 구조는 이영광이 반복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사유의 패러다임으로 병폐의 세 번째 징후인 ‘병들다’의 의미다. 내 것조차 될 수 없는 고통의 전유물인 ‘나’ 앞에서 시인은 그의 유일한 도구인 시만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는 시지프스가 되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 시는 이영광의 시 전반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인 상실과 존재의 원환을 공유하고 있다. 그의 세계 속에서는 어느 것 하나도 멈춰 있는 것, 불변하는 것, 영구적인 것은 없다. 그래서 논리적 명쾌함은 불가능해지고 점점 수식어가 많아질 뿐이다. 이 구태의연한 언어의 불가능성은 상실과 결여로서 존재에 대한 회의와 그대로 닮아 있다.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나’와의 간극은 모순으로 일관하고 있는 세계의 이원성, 이를테면 안과 밖, 전력과 정지, 죄와 벌, 아침과 저녁, 빛과 어둠, 삶과 죽음, 현실과 꿈 등을 통해 구조화된다. 마침내 모든 상실이 존재를 부상시킨다는 것을 예감하게 된 ‘나’는 “소주와 꿈 없는 잠”에 혼곤하게 빠져든다. 만해의 “잠 없는 꿈”(‘잠 없는 꿈’, 님의 침묵, 회동서관, 1926)에 대한 오마주로 보이는 이 구절 속에는 모든 대상이 뒤집어진 거울 속 같은 세계가 놓여 있다. 현상과 이면이 전복되는 세계를 목도하며 ‘나’는 세계의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닌 트랙을 돌며 남겨진 부분(병폐로 나타나는 이상 징후)을 확보하고 그것을 존재로 변환할 궁리에 몰두한다. 3. 시지프스의 역설 : 나무의 존재론 지난 시력으로 볼 때 이영광의 작업은 상실과 존재의 원환으로서 병폐의 징후를 포착하는 동시에 시대적 데카당스를 향한 분기였고 시적 실천에 의한 궐기였다. 구조적 모순으로부터 기인하는 디스토피아와 대치하면서 그가 겪어내는 소외와 환멸은 미치고, 아프고, 병든 시적 주체의 상태로 반복된다. 시인은 조금도 비켜서지 않고 이 고통을 직면함으로써 사람다움의 정의에 대해 생각한다. 세월호 삼보일배가 살려고, 기어서 남녘에서 올라오고 있는데/잃은 아이 언니인가 누나인가 하는/그 여린 아가씨, 옷이 함빡 젖고 운동화가 다 해졌데/(중략)/마음이란 거 그거, 찌르지 마, 자꾸 피가 샌다고/중환자실 천장에 달려 뚝뚝 떨어지는 피 주머니 같은 그것에게 ―‘마음 1’ 부분 아니, 아니…… 돌아가야 해요/예쁘고 미운 친구들과 괴롭고 즐거운 학교와/인사하던 골목길과 상점들에게로 그렇고 그런 사람들에게로/돌아가야 해요, 꿈꾸고 꿈꾸고 꿈꾸면 괜찮아지던 곳에,/끝없는 사람으로 돌아가야 해요 ―‘수학여행 다녀올게요 ―유령 6’ 부분 시집 곳곳에 기록된 4월 16일은 우리로 하여금 섣불리 환부를 봉합하는 대신 고통을 날것 그대로 경험하도록 한다. “오늘도 무사하지 않았느냐고” “겁도 없이”(‘겁’) 이야기하는 자신을 견디지 못해 차라리 “징역 살고 싶”(‘무인도’)은 심정을 토로한다. 고통의 근원지를 밝히고 불편과 부끄러움을 마주함으로써 우리가 “끝없는 사람으로 돌아”갈 때만이 유령처럼 출몰하는 이영광의 피 흘리는 세계는 사람의 것으로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영광에게 존재가 되기 위한 상실과 병폐의 과정은 다음 시들에서 죽음의 이미지들로 변환된다. 시집 전반에 걸쳐 삶과 죽음이라는 시어는 전도되어 있으며 자주 몸 바꾸어 나타나는 죽음의 현시들은 삶의 부장품처럼 예상치 못한 일상의 곳곳에서 불쑥불쑥 출토된다. 이는 삶과 죽음을 매 순간 견디어내면서 끝없이 굴러떨어지는 바위를 밀어올려야 하는 형벌과도 같다. 정말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자기를/살려주는 일/정말 해야 할 일도 저에게 위로를/던지지 않는 일/입이 말을 못하겠나/손이 구원을 못 쓰겠나/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하지 않는 것을 해내는 일 ―‘깔깔대는 혼’ 부분 고독이 안되자 그는 삶을 물어뜯었다/사람이 안되면 사람을,/진심에 지피면 진심을 무찔러야 했는데/삶을 쓰러뜨렸다/죽음이 안되면 죽음을 여의어야 했는데/삶을 버렸다 ―‘하지만’ 부분 자기를 순순히 살려주는 일만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고 하는 이 전언은 스스로를 구원하지 않으려는 저 위악과 자위의 역설이 얼마나 지키기 어려운 것인가를 잘 보여준다. 때문에 내가 나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이영광식으로 다시 말하자면 내가 나로 죽기 위해서는 죽을 힘을 다해 “진심을 무찔러야”하고, “죽음을 여의여야”만 하는 것이다. 그 견딤의 미학이 그에게는 시를 쓰는 행위, 존재를 성립하기 위한 방법론적 양상으로 나타난다. 시의 외연에 등재시킨 상실과 결여의 병폐적 현상들을 주체의 확립과 존재로 복귀시키며 재구조화하는 이영광의 시도는 그것이야말로 시의 임무와 사명임을 숙연하게 보여준다. 뒷밭이 우릴 먹여주지 않니 시인은 싫다 너는 학교에서 라디오도 타왔지 않니 취직도 안하고 출세도 안되고 시인이 되어 내려갔을 때는, 나는 네가 시인만은 되지 말길 죽 바랐다, 이젠 객사하지 말라고 기도해야겠다, 어머니는 말했다 나보다 더 어두운 짐승,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시인이 되지 말자고 다짐했다 뒷밭이 북풍한설이어서 굳게 다짐했다 시인이, 나는 아니다 언젠가는 가짜를 들킬 것 같아 두렵다 어쩌다 어머니 말을 잊어먹을 때면 그 짐승이 불쑥 머리를 내밀기도 한다 그때 깊이 눌러 감추어버렸던 시인이란 것을 들킬까봐 또 나는 무섭다 세상 모든 밭들은 왜 다 기근인가 객사 얘기는 그만하세요 뒷밭은 언제나 우릴 굶겼어요 저는 그냥 방랑만 하는 거예요 시늉만 하는 거예요 ―‘뒷밭’ 부분 시인님이 되느니/땅끝까지 실종되고 말겠다/시인님이 되느니/살처분 당하는 분홍 돼지가 되겠다//높이지 않아도 시인은/만장처럼 드높으므로/아무리 높여도 시인은/꿇은 상주처럼 낮으므로 ―‘시인님’ 부분 자전적 시임이 분명한 위의 메타시들에서 시인은 시 쓰기를 업으로 삼고 영원한 삶을 견디는 시지프스로 화한다. 평생 뒷밭에서 일을 하신 어머니는 시인이라곤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들려주던 김삿갓밖에 알지 못한다. 그런데 김병연의 전기를 가능케 한 드라마틱한 방랑과 객사에만 방점을 두어 마치 시인이 되면 반드시 떠돌다가 죽게 될 것이라고 믿는 듯 아들의 행보를 심려한다. 시인이란 대개 시대의 병폐를 가장 먼저 진단하는 첨병으로 부나 권력과 같은 가치들을 풍자하며 으레 속세를 떠난 듯 자유로운 자들로 통용되지 않는가. 문학을 알지 못하는 어머니에게도 시인의 입지가 지닌 이 변방의 좌표가 어렴풋이 짐작되었으리라. 시인이 되겠다는 아들이 겪어야 할 그 정처 없는 빈곤도 싫었겠지만 도무지 숨길 수 없는 저 반역과 모반의 기질, 세상을 척지고 홀로 싸워나가야 하는 어두운 예감 같은 것이 서늘히 엄습해왔을 것이다. “나보다 더 어두운 짐승”인 어머니에게 불효를 자처하면서 기어이 멋대로 시인이 되어버린 시적 주체는 그러나 간혹 제가 가짜임이 들통날까봐 저어한다. 또 제가 정말 시인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그것 역시 두려워한다. 자신은 그저 시인 “시늉만 하는” 것이라고 어머니를 안심시키는 그의 말은 어쩐지 자신을 더 안심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시인이 되느니 “땅끝까지 실종되”거나 “살처분 당하는 분홍 돼지가 되”고 말겠다는 이 호언장담, 이 비하와 경멸의 자기모멸감 속에는 기실 시의 쪽배로밖에는 이 깊은 생을 건널 재간이 없는 한 사람의 떨림이 고스란히 응축되어 있다. “만장처럼 드높”고 “꿇은 상주처럼 낮”은 이 고결하고도 비천한 이름 곁에 선 시인의 결연함은 슬프도록 장엄하고 눈물겹도록 어리석다. 뭇사람들이 그 눈에서 “죄인”과 “천치”를 읽고 간 미당의 피맺힌 아침과도 같은 부끄러운 혼, 그러나 뉘우치지 않는 그 오만한 자세를 이영광은 어딘가 닮아 있다. 나무의 적은 얼굴을 드러낸 적 없는 세력/빈 들은 이글거리는 뿌리들을 비끄러맨다/바람은 잡념의 가지들을 조각조각 부러뜨린다/나무의 정권들이 나무 속으로 들어간다/나무는, 오직 나무로 지워진다/한 점 배후도 없이 나무는/삭풍과 눈보라와 흙먼지의 백만 대군을,/백만 대군을 호령하는 무한의 지평선을/한그루 장창으로 막아선다 ―‘한점 배후도 없이 나무는’ 부분 맨주먹을 쥐고 눈밭에 선 나무, 시적 주체로 형상화된 이 강인한 나무는 무방비 상태의 싸움꾼이다. “저렇게, 싸우지 않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저렇게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 싸움의 상대는 바람이다. 바람은 “얼굴을 드러낸 적 없는 세력”으로 나무와 교전한다. 제 뿌리를 간직하고 있는 나무의 정직한 생의 기록은 어디서부터 불어왔는지 모를 홀연한 바람의 태생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나무가 거역할 수 없는 피투성(被投性)의 존재로서 육중한 삶을 떠메고 가야 한다면 바람은 무한한 가변성이라는 무상함을 상징한다. 제 몸을 한그루 장창 삼아 “삭풍과 눈보라와 흙먼지” 불어오는 지평선을 제압하는 나무 안에는 뜯겨나간 뿌리와 부러진 가지들의 비명이 난무한다. 이 부서진 한 그루의 육체 안에는 삶과 죽음이 온통 뒤엉켜 있어 그 둘의 이분법을 넘어서는 하나의 세계가 열린다. “나무는, 오직 나무로 지워”지게 된다는 이 유연한 나무의 병법을 통해 시적 주체는 상실과 병폐를 넘어서는 영원한 시지프스의 시 쓰기와 존립을 이루게 된다. 언제나 환한 볕보다는 그늘의 모서리를 맴돌던 시적 주체는 마침내 “한 점 배후도 없이” 맨몸으로 제 삶을 일궈내는 나무가 된다. 당신이 한낱 사람의 몸 사람의 말로 날 죽여 나는 음 사월 물푸레나무같이 푸르렀습니다 푸르고 튼튼하게 병났습니다 물푸레나무 곁에서 춤추는 물푸레나무같이 기쁨을 못 이겨, 나는 당신이 한없이 외로웠습니다 당신은 한낱 사람의 말 사람의 몸을 그쳐 날 다시 살려내고, 사랑 없는 사랑이 되어 떠났습니다 마른 가을이 살찐 여름을 단숨에 쓰러뜨리듯 나는 모든 기쁨을 힘없이 무찔러 이기고, 음 시월 물푸레나무같이 시들어 병 나았습니다 ―’물푸레나무같이’ 전문 당신이 건넨 “사람의 몸” “사람의 말”로 인하여 병들고 죽어가는 ‘나’는 기쁨에 못 이겨 춤을 추면서도 당신이 외로웠다고 말한다. 당신이 “사람의 말” “사람의 몸”을 그치자 ‘나’의 병은 나았지만 나는 사랑도 기쁨도 잃은 채 시들게 된다. 시인의 책무란 본래 사람의 것으로 아플 때 죽음과도 같은 병폐 속에서 도리어 시퍼렇게 살아나 그 한없는 외로움을 읊는 것이며, 사람의 것이 떠났을 때 힘없이 시들어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채 상실과 존재의 아포리아 속으로 망명하고야 마는 것이 아닌가. 시적 주체는 이제 자신의 생애보다 오래된 나무의 부동자세가 불러일으키는 바람의 무한수열을 느낀다. 그 바람은 상실과 존재의 원환으로 시시각각 얼굴을 바꾸며 나무의 안도 아니고 바깥도 아닌 곳에서 분다. 그 바람을 관장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바람보다 먼저 미치고, 먼저 아프고, 먼저 병들어버리는 자로서 시인뿐이다. 시적 주체는 필연적으로 역설의 폐허에서 기아와 고독과 광기에 휩싸일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존재의 상실이야말로 새 존재를 생성해내기 위한 회로의 추동장치로 작동한다. 이영광은 병폐라는 허구적 장치를 통해 결국 시를 앓을 때만 존재가 도래할 수 있는 기반을 예비해두고 있었던 것이다. 아픔으로 인하여 시적 주체는 소진되거나 무화되는 것이 아니라 죽음으로 내려가는 순간에 시를 통한 삶을 발견함으로써 형이상학적 존재로 재탄생한다. 사랑과 상실, 기쁨과 슬픔, 병과 치유, 죽음과 생명이 마치 한몸처럼 붙어 있는 이 역설의 시학은 나무의 존재로 부활하는 이영광식의 신화를 재현하고 있다. 시적 주체는 바람이 일으키는 병폐의 징후를 통해 생사의 영원한 지평 위로 나무의 삶을 고양시키고 재편한다. 그때 들려오는 푸른 존재의 잎사귀 소리는 원래 자기 몸 안에서 울리던 소리였는지도 모른다. 천지의 울음을 내재하고 있는 나무의 존재론은 이제 이영광 시의 아이덴티티가 될 뿐 아니라 지금 여기의 시를 기억하는 주요한 하나의 축으로 자리할 것이다. 4. 역설의 폐허에서 자란 존재의 아포리아 2000년대 이후 미정형 주체들의 등장은 기존의 논리로 편입되기를 거부하고 서정시라는 장르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독자적인 체계를 생성했다. 스스로 자기 존재의 기원이 되고자 했던 그들의 시도는 난해함에 유폐된 것일지라도 기성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발명의 의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경제 위기와 정치적 추문이라는 2010년대의 현실에 직면한 시는 윤리적 문제에 봉착한다. 해체환상유희적 계보에 틈입한 윤리의 맥락 속에서 이영광은 가장 클래식한 발성과 감성으로 노래할 때만이 구축될 수 있는 자기 세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어떤 담론보다 광활하고 가변적이며 모순적인 존재로서 ‘끝없는 사람’을 구현하는 시. 그가 세속성의 탐닉이나 언어의 실험에 동참하지 않고 자신의 좌표를 확보한 까닭은 사람이 가진 그 예외적 불가능성만이 시의 자기복제가 아님을 믿었기 때문이다. “너무 나 같아서 나 같지 않”고, “너무 나 같지 않아서 나 같”(‘불을 끄려고 한다’)다고 하는 시적 주체의 음성은 소외와 환멸로 점철된 우리 시대의 메아리다.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닌 세계의 트랙을 돌며 이영광은 미치고, 아프고, 병들어 있는 이상 징후들을 감지하고 그 상실의 집합들을 지속적으로 출몰시킨다. 병을 앓듯 자신을 오래도록 앓는 자만이 존재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병의 중의성을 비롯한 역설적 언어의 고안은 시 안에 자신의 존재론을 도입하기 위한 장치이자 다의적 층위를 포섭하기 위한 그의 기획을 보여준다. 나무는 나무들 사이로 사라져버리고 마침내 한 무더기의 푸른빛만이 단지 거기에 남아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영광의 숲은 마음껏 길을 잃도록 안내한다. 그는 병들어 있는 주체를 통해 그 존재 자체가 곧 황폐한 세계의 산물임을 증거하고, 현실 맥락 속에 은폐된 이력과 배후를 드러낸다. 그러나 병의 의미가 긍정과 부정의 이중적 층위로 활용되면서 더 깊이 병들어 죽어버리는 지경에 이를 때라야 그 죽음으로서 삶의 진리를 체득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소외되고 병든 주체의 착란과 광기는 가고 가고 또 감으로써만 이 견고한 세계를 꿰뚫고 장악하고 넘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덩어리의 푸른 흔들림으로 산화한 나무의 기투는 결국 “나는 자꾸자꾸 미쳐서 반드시 삶이 되고 말 것”(‘오일장’)이라는 다짐 속에서 두터운 자기 그늘을 겹겹이 축적해간다. “산은 산이다. 산은 산이 아니다. 다시 산은 산이다.”라는 선문답이 있다. 이 변증법에 의하면 이영광의 시도 나였다가, 나가 아니었다가, 다시 나로 재편됨으로써 영원성을 획득한다. 그래서 “산 채로 죽어보는 건 커다란 일”(‘동구릉’)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영광은 간다. 간다는 말에는 저 피안으로 향하기 위해 이곳의 정신을 놓아버렸다는 뜻도 숨어 있다. 이영광은 간다. 더 잘, 더 곱게 가기 위하여 그는 “나으려 하지 않는 병”을 쉽사리 떠나보내지 않는다. 언제까지고 “덜 살고 덜 살고 덜 살아서” “숱한 사랑의 말”(‘세한’)을 찾기 위함이다. 그것만이 시지프스가 되어 기꺼이 감당해내야 할 자신의 길이기 때문이다. 1) 알베르 카뮈, 오영민 옮김, 시시포스 신화, 연암서가, 2014, 201~208쪽. 2) 들뢰즈의 차이(difference)나 레비나스의 타자성(alterity)과 같은 숱한 담론에서 주체와 타자의 이분법을 극복하고자 한 것처럼 상호 존립 가능한 관계의 회복은 이영광 시에서 여전히 화두로 존재한다. 3) 최근 두 권의 시집 ‘나무는 간다’(창비, 2013)와 ‘끝없는 사람’(문학과지성사, 2018)을 대상으로 하며 시를 인용할 때는 작품의 제목만 표기한다. 4) 에스더서 4장 16절.
  • [데스크 시각] ‘소멸’ 중인 대한민국 체육/이지운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소멸’ 중인 대한민국 체육/이지운 체육부장

    “머지않아 국제대회에서 경기력이 급속도로 떨어질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2011년 경북대학교의 한 석사 논문에서 나온 대목인데, 체육인들은 이 ‘예언’이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적중될까 우려하고 있다. 논문은 “2010년 선수 현황에 따르면 역도·복싱·하키·레슬링·펜싱 종목들은 초등학교 선수가 전무한 실정이며, 유도·복싱 등 투기 종목과 핸드볼·하키 등 구기 종목에서도 선수 수가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고교로 가면 이 예언은 상당 부분 현실화됐다. 중·고교 운동부 선수를 기준으로 2015년과 2018년 비교 수치는 이렇다. 골프는 124명에서 1426명으로 1302명, 축구는 1만 1088명에서 1만 4306명으로 3218명 늘었다. 야구는 5723명에서 6495명으로 772명 증가했다. 딱 여기까지다. 농구, 배구, 탁구만 해도 정체가 분명하다. 각각 1242명에서 1161명(+81), 1083명에서 1110명(+27), 531명에서 544명(+13)의 변화를 보였다. 레슬링은 1359명에서 1194명(-165명), 핸드볼은 885명에서 756명(-129명), 하키는 1034명에서 912명(-122명)으로 줄었다. 검도, 사격, 수영. 씨름, 양궁, 체조 등도 그 숫자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중·고교 운동부의 숫자는 2015년 5599개를 정점으로 2016년 5468개(-131), 2017년 5414개(-72), 2018년 5411개(-3)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고민들은 숫자의 크기 이상이다. 핸드볼협회 이은미 차장은 “현장에서 스포츠 인력 자체가 줄고 있다. 뾰족한 수가 없다. 학교 지도자들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단 선수 유입이 안 된다. 운동을 하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 자녀만 키우는데, 골프·축구·야구에 몰릴 뿐이고, 그 외 종목에는 사람이 없다는 얘기였다. 이 회장은 “사실 그간 우리 스포츠의 성적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빨랫감 짜듯이 짜낸 결과”라면서 “국제대회의 정상권에서 20년간 멀어져 간 일본의 길을 걷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학교 체육은 이렇게 빠르게 무너지는 중이다. 생활 체육의 공간으로서 학교는 이미 그 존재감이 사라진 지 오래라는 걸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겠다. 그러니 생활 체육이네, 엘리트 체육이네 하는 논쟁도 무의미한 상황이다. 좀 과하게 표현하자면 한국의 ‘체육’은 소멸 중이다. 이른바 ‘체육인’도 그렇다. 뭐라도 일단 살려 내지 않으면 우리는 상당한 대가를 오랫동안 치러야 할 것이다. 서울신문은 2019년부터 생활 체육의 저변 확대를 위한 연중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체육이 국민 개개인의 건강과 행복을 유지하는 데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 질병 예방 등을 통해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며 나아가 사회 갈등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데까지 그 유효성이 미친다는 인식 아래 진행하는 것이다. 이 연중 기획으로 우선 국민적 의식이 고양되길 기대한다. 민관의 관계 단체·기관 등의 동참과 지지가 뒤따르길 바란다. 세밑에 만난 한 프로 스포츠 관계자는 관중 감소 추세를 설명하며 “인구 감소”를 누구보다 걱정했다. 경제 상황도 우려했다. “주머니 사정이 나빠지면 경기장을 찾는 횟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였다. 어지간한 정치인보다, 정부 관료보다 ‘나라 걱정’이 더 컸다. 복지 차원에서라도 체육을 걱정할 때다. 정부와 정치권, 지자체는 새로운 체육 정책을 서둘러 제시해야 한다. jj@seoul.co.kr
  •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 ‘애가 죽어도 버젓이 운영?’ 내년부터 산후조리원 영유아 사망 시 폐쇄명령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 ‘애가 죽어도 버젓이 운영?’ 내년부터 산후조리원 영유아 사망 시 폐쇄명령

    내년부터 지자체가 산후조리원에서 임산부나 아기가 사망하면 폐쇄명령을 내릴 수 있는 직접적인 근거가 마련 됐습니다. 지난달 27일 모자보건법이 본회의에서 의결 됐기 때문인데요. 2016년 국무회의에서 정부안이 의결 된지 26개월만입니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고, 법은 어떻게 강화된 걸까요. 오늘은 모자보건법 개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모자보건법(모자법)은 말 그대로 임산부와 아이들, 만 6세 미만 정도로 보는데 이들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는 법입니다. 이번에 개정된 부분은 모자 법에서도 산후조리원에 관한 부분입니다. 요즘 산후조리원 이용인원이 많다보니 법이 점차 강화되는 추세인데요. 우선 가장 큰 변화는 지자체가 산후조리원에서 영유아나 임산부가 ‘사망’할 경우 폐쇄명령을 내릴 수 있는 근거가 생긴 겁니다. ‘사망하면 당연히 폐쇄 아냐?’ 이런 생각이 드실 텐데요. 기존에는 영유아가 사망해도 바로 적용시킬 수 있는 법 조항이 명확히 없었습니다. 그동안은 경찰 조사 결과 운영자 책임이 있어도 법원에서 ‘금고 이상의 형’만 받지 않으면 산후조리원 운영은 계속 할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보통 모자보건법 내 위반사항이라는 게 ‘질병이 있는 사람을 조리원에 근무하게 한 경우’ 등 경미한 사안이라 웬만하면 금고형이 나올 수 없거든요. 운영정지를 시켜도 최대 3개월에 그쳤던 게 현실입니다. 운영자는 자신의 책임으로 애가 사망에 이르더라도 산후조리원을 다시 운영하는데는 문제가 없었던 거죠. 그런데 이제는 개정안 폐쇄명령 범위에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는 임산부나 영유아를 사망하게 하는 경우’를 명확히 넣어서 금고보다 낮은 형이 나오는 것과 별개로 아이가 사망하면 지자체가 폐쇄명령을 바로 내릴 수 있게 했습니다. 이외에도 정기적으로 감염 예방 교육을 받아야하는 대상도 확대했습니다. 원래는 산후조리원을 운영하는 사업자만 받으면 됐는데, 이제는 산후조리업에 종사하는 사람, 그러니까 직원들도 교육을 받게 된 거죠. 이 과정에서 산후조리원 운영자는 직원에게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만약에 그러지 않을 경우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합니다. 법 강화는 불가피 한 것으로 보입니다. 보건복지부가 밝힌 통계를 보면 2014년 88명이었던 감염 피해자는 2017년 491명으로 증가했거든요. 2014년 대비 5.6배입니다. 대부분 산모 보다는 영유아가 감염 되는 경우가 많아 문제는 보다 심각한 거죠. 사실 이러한 내용이 담긴 정부안이 국회로 보내진 건 2년 전입니다. 법을 만드는 권한은 국회만 갖고 있지만 ‘법을 이런 식으로 만들자’고 국회에 제안하는 권한은 정부도 갖고 있거든요. 2015년에 메르스 사태가 터지면서 정부가 대책을 세운 겁니다. 그런데 정부안이 국회로 보내진 2016년 10월 이후 바로 최순실 사태가 터졌고, 대선 등과 겹치면서 2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난 거죠. 사실 정부안은 국회와 어느 정도 협의를 거치기 때문에 이렇게 오래 걸릴 문제는 아니거든요. 바른미래당 이찬열 의원이 낸 모자보건법 개정안과 정부안을 병합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좀 걸렸더라도 이번 법안은 좀 특이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모자보건법이 어떻게 바뀌는지 알아봤습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 팟캐스트는 ‘팟빵’이나 ‘팟티’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 팟빵 접속하기 - 팟티 접속하기
  • [여기는 중국] 13세 여아, 실종 5일 후 5000만원 돈다발들고 귀가

    [여기는 중국] 13세 여아, 실종 5일 후 5000만원 돈다발들고 귀가

    중국 농촌에서 외할머니와 단 둘이 거주하는 13세 소녀가 실종 후 5일만에 극적으로 귀가에 성공, 그의 가방에 무려 5000만원에 육박하는 현금이 들어있던 사건이 보도돼 화제다. 지난 26일 중국 현지 유력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실종된 후 약 5일 만에 귀가한 추단단 양(이하, 단단 양)의 책가방에는 책 대신 30만 위안(약 4900만원)의 현금이 무더기로 들어있던 것이 확인됐다. 단단 양과 함께 거주하는 외할머니 정 씨는 “불과 일주일 전쯤 학교에서 귀가 도중 홀연히 사라진 단단 양을 찾기 위해 사방 팔방으로 찾아다녔다”면서 “하지만, 말없이 사라진 손녀를 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 후 줄곧 암흑같은 날들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정 씨는 실종 후 5일 만에 평소보다 말끔한 옷차림으로 귀가한 단단 양 책가방에서 무려 30만 위안의 현금 뭉치를 발견한 것이다. 정 씨는 “손녀에게 실종된 직후 어디에서 지냈는지를 물었더니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면서 “아이를 데려간 남자는 다름 아닌 친부 추 씨였다”고 설명했다. 단단 양의 설명에 따르면, 학교에서 집으로 향하던 중 한 대의 고급 승용차가 그녀의 앞에 섰고, 차 안에는 8년 전 집을 나간 뒤 감감 무소식이었던 그의 친부 추 씨가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단단 양은 친부 추 씨와 함께 그가 살고 있는 곳으로 이동, 실종된 줄만 알았던 지난 5일 동안 함께 지냈다고 설명했다. 외할머니 정 씨의 설명에 따르면, 8년 만에 단단 양 앞에 나선 친부 추 씨는 이미 고인이 된 단단양의 친모 향 씨와 약 6년 동안 혼인을 유지했던 남성이다. 하지만 추 씨는 단단 양이 5세가 되었을 무렵 대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떠난 뒤 돌아오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추 씨가 집을 비운 사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던 친모 향 씨는 건강이 악화되며 지난 2011년 무렵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향 씨의 건강 악화와 사망 소식을 추 씨에게 전하려고 그의 소재지를 찾았던 정 씨는 그가 이미 도시에서 또 다른 결혼을 하는 등 새 가족을 꾸렸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절망했다.더욱이 추 씨가 결혼한 여성은 그보다 나이가 10세 연상으로, 이미 수 차례 결혼과 재혼 경험이 있는 여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정 씨는 딸의 사망 소식을 전하지 못한 채 고향으로 돌아와 단단 양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아버지 추 씨가 새로운 가족을 꾸렸다는 사실을 외할머니에게 전해들었던 단단 양은 줄곧 친모 향 씨의 죽음의 가장 큰 원인이 아버지 추 씨에게 있다고 여기며 성장했다. 단단 양은 평소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엄마는 아빠가 우리 모녀를 버리고 떠난 후 불과 1년 만에 급작스럽게 사망했다”면서 “아빠가 우리 모녀를 독하게 떠난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이 모든 불행이 아버지의 배신으로 인해 발생한 결과라는 것 만큼은 확실하다”고 말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단단 양은 평소 학교 친구들에게 “나는 아버지를 미워하고, 세상을 증오한다”고 말했던 사실이 그의 외할머니 정 씨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반면, 알려진 바에 따르면 모녀의 곁을 떠났던 추 씨는 8년 전 이들을 떠날 수 없던 이유에 대해 “아내는 오래 전부터 질병을 가지고 있었는데 치료비료 약 100만 위안이 필요했다”면서 “이를 위해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떠났고, 이때 10세 연상의 한 중년 여성이 자신과 결혼하면 계약비용으로 약 10만 위안을 선수금으로 줄 것이라 약속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그 때 받았던 10만 위안이 계약금은 이미 단단 양의 외할머니인 정 씨에게 병원비 명목으로 사용할 것을 부탁하며 전달했다”면서 “꿈은 아름답지만 현실은 잔혹했다. 결혼 이후 내게는 경제권이 전혀 없었고 그녀는 내가 고향으로 돌아갈 것을 두려워한 탓에 줄곧 행방을 단속하기 바빴었다”고 했다. 한편, 이 같은 설명을 접한 단단 양은 그동안 친부에게 가졌던 원망을 거둘 수 있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피눈물 흘리는 22세 인도 남성, 그 이유는?

    피눈물 흘리는 22세 인도 남성, 그 이유는?

    이유없이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는 남성이 병원을 찾아 인도 의사들을 당황케 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인도 남부 안다만 섬의 22세 청년에 대해 보도했다. 익명의 이 청년은 어느 날 눈에서 붉은 피를 흘리는 경험을 겪었고 두 번째 이 같은 일이 반복되자 병원을 찾았다. 안다만 섬 블레어 항에 위치한 안다만 앤 니코바르 제도 의과학연구소 의사들은 광범위한 검사를 통해 그 원인을 찾았지만 청년이 피를 흘리는 이유를 밝혀내진 못했다. 해당 청년처럼 피눈물을 흘리는 증상은 ‘헤몰라크리아’(Haemolacria)로 불리는 희귀병으로 그 원인과 치료방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안다만 앤 니코바르 제도 의과학연구소 로버트 제임스(Robert James) 박사는‘영국 의학 저널 사례 보고’(BMJ Case Reports)에서 “그의 간 기능 검사는 정상이며 출혈이나 응혈의 어떠한 원인도 감지되지 않았다”며 “안구 모세혈관 검사에서도 파열의 흔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청년의 증상이 특발성으로 그 원인에 대해선 밝혀내지 못했지만 눈 안 땀샘의 종양을 의심할 수 있다”면서 “심한 세균성 결막염이나 눈의 국부적인 손상은 종종 혈색소와 함께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헤몰라크리아’는 여러 가지 질병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증상으로 눈 감염, 안면 손상, 부종, 눈 안팎의 종양, 코피 등은 모두 혈액이 포함된 눈물을 생성할 수 있다. 혈액은 출혈성 손상이나 눈과 코를 연결하는 관을 통해 밀려 나오거나 눈물 관 내부의 혈관에서 새어 나와 눈물과 섞일 수 있다. 사진= BMJ Case Reports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광진구 동주민센터에서 편하게 혈압 측정하세요

    서울 광진구가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 안전지대를 만들기 위해 동주민센터에 있는 오래되고 낡은 자동혈압계를 교체하는 사업을 실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지역주민에게 시간적, 공간적 접근성이 좋은 동주민센터에서 편하고 정확하게 혈압을 측정해 고혈압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광진구는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동주민센터별로 방문 현장 조사를 통해 동주민센터에 설치된 혈압계 상태와 사용실태를 파악했다. 그 결과 혈압계가 고장 또는 미비치 된 동이거나 30세 이상 고혈압환자가 많고 보건소에서 거리가 먼 동주민센터 가운데 중곡2동, 자양2·4동, 군자동, 능동 5개동을 선정했다. 보건소는 내년 3월까지 선정된 5개동에 혈압계를 설치하고, 오는 2020년까지 지역 내 모든 동주민센터의 혈압계를 교체할 계획이다. 지난 3월에는 중곡1·3·4동, 구의2동, 광장동 주민센터에 설치했다. 아울러 혈압계를 교체하는 동주민센터에는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관련된 건강지킴이 수첩 등 홍보물을 배부하고,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와 연계해 혈압계 이용자의 질환 상담 및 관리를 지속할 계획이다. 한편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를 위해 ‘고혈압·당뇨병 표준 교육’을 보건소와 시민건강포인트사업 참여 의료기관 등에서 실시하고 있다. 표준 교육은 질병에 대한 이론과 함께 영양관리, 운동요법을 통합적으로 실시해 자가 관리능력을 향상시키고 합병증 발생을 예방하고 있으며, 올해 12월 말까지 143회 교육을 실시해 4680명이 참여했다. 김선갑 구청장은 “고혈압은 심뇌혈관질환을 발생 시킬 수 있는 선행질환으로 그만큼 생활 속에서 고혈압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면서 “앞으로도 지역주민에게 필요한 맞춤형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구민이 건강하게 생활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2019년 세계는 소행성과 충돌? 푸틴과 트럼프의 운명은?

    2019년 세계는 소행성과 충돌? 푸틴과 트럼프의 운명은?

    “2019년 새해에는 미국과 아시아에 대형 지진이 닥치고, 러시아는 소행성과 충돌할 것이다. 미국·러시아 지도자들의 신변은 위협받게 될 것이다.” 2018년 한 해가 권력을 가진 ‘스트롱맨’들의 철권 통치가 득세하고 포퓰리즘이 몰아친 시기였다면 2019년은 세계 인류가 각종 자연 재해와 전쟁 위협의 공포 속에 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세계 유명 예언가들의 예언을 바탕으로 2019년 세계가 직면해야 할지 모르는 사건들에 대해 보도했다. 미국의 9·11 테러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을 정확하게 예측했던 시각장애인 할머니 반젤리야 판데마 디미트로바는 1996년 85세의 나이로 타계하기 전 5079년까지 인류가 겪게 될 일에 대해 세세히 예언했고 2019년은 인류에게 여러 재앙이 닥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1911년 불가리아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 사고로 시력을 잃은 뒤 영적인 힘을 얻게 되면서 유명세를 탄 뒤 ‘바바 할머니’라는 뜻의 ‘바바 반가’(Baba Vanga)라는 이름으로 불려 왔다. 익스프레스는 여태까지 바바 반가의 예언 가운데 85%가 맞아떨어졌다고 전했다.러시아 소행성 충돌 및 푸틴 암살 시도, 트럼프 청력 손실 바바 반가는 2019년에는 아시아의 일부 지역에서는 대지진과 쓰나미가 휩쓸고 유럽에서는 경제 붕괴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또 러시아에는 커다란 운석(소행성)이 떨어질 것이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러시아는 1908년에도 중부 시베리아에 소행성이 충돌해 나무 8000만그루가 사라지고 순록 수백마리가 몰살하는 사건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충돌의 위력은 히로시마 투하 원자폭탄의 185배로, 인간 거주 지역에 떨어졌다가는 대형 참사가 발생할 뻔했다. 미국 대통령에 관한 예언도 눈길을 끈다. 바바 반가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이 의문의 병으로 쓰러져 청력을 손실할 것이며, 그의 가족 중 한 명이 교통사고 등으로 크게 다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이밖에 ‘불의 고리’로 알려진 미국 서부 지역에 강진과 쓰나미와 같은 대형 참사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바바 반가가 남긴 수많은 예언 가운데 “미국에 두 마리 강철 새의 공격이 찾아올 것”이라며 9.11 사태를 지칭한 예언이 가장 유명하다. 그는 “2010년부터 무슬림의 세력이 강해져 유럽을 장악할 것”이라며 이슬람 무장 단체의 테러를 예언하기도 했다. 이밖에 2043년에 무슬림이 전 유럽을 지배하게 되고 5079년에는 인류가 멸망한다는 예언을 남겼다.3차 대전 및 기후 변화 가능성도 16세기 프랑스 유명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1503~1566년)가 2019년에 대해 예언한 글에도 유사한 점이 발견돼 주목된다. 익스프레스는 노스트라다무스가 3차 세계대전의 공포와 소행성 충돌, 기후 변화를 예견했다고 전했다.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노스트라다무스는 “두번은 일어서고, 두번은 넘어질 것이다. 동양은 서양을 약화시킬 것이다. 몇 번의 전투 끝에 적수는 어려운 시기에 실패할 것이다”라는 글을 남겼는데, 노스트라다무스의 추종자들은 이 예언을 미국과 러시아간 전쟁 발발 가능성으로 보고 있다. 노스트라다무스는 3차 대전의 죽음과 공포가 지구를 파괴한 뒤 인류는 소행성의 충돌에 직면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이밖에 그는 “수면이 올라오고 육지는 가라앉게 될 것이다”고 말해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지표면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르트라다무스는 1666년의 런던 대화재, 18세기 말 프랑스에서 나폴레옹의 등장, 20세기 독일에서 아돌프 히틀러의 집권 등을 예견해 유럽에서 예언가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미국 서부 지진 및 영국 ‘노딜 브렉시트’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예측해 유명해진 영국의 크레이그 해밀턴 파커(63)도 중동에서의 전쟁, 트럼프 대통령의 신변 위협, 자연 재해, 영국의 하드 브렉시트 등이 2019년에 발생할 일이라고 예언했다. 파커는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시도를 겪어도 결국 탄핵 당하지는 않겠지만 2019년에 질병을 앓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도 고조되겠지만 실제 전쟁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땅에서 상당한 지층 운동이 벌어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해 지진이 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밖에 파커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의회를 설득해 브렉시트 합의문을 비준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결국 영국이 EU와 아무런 합의 없이 내년 3월 29일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파커는 “결국 메이 총리는 내년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팩트체크]직장내 괴롭힘 방지법 통과…소주 ‘원샷’ 시킨 최 팀장의 운명은

    [팩트체크]직장내 괴롭힘 방지법 통과…소주 ‘원샷’ 시킨 최 팀장의 운명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톺아보기정서적 고통은 제외…개념 혼란사장에게만 신고, 프리랜서는 제외폴란드 ‘직업 적합성 재고하게 하는 행위’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연말에도 괴로운 회사 생활을 이어가던 직장인들에게 반가운 소식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개념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지금껏 논란이 이어지다가 막바지 간신히 여야 합의를 이뤘습니다. 국무회의를 거쳐 대통령이 법을 공포하면 6개월 뒤부터 시행됩니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뜯어보려 합니다. 주말에도 전화하는 김 부장, 회식 자리마다 먹기 싫은 술을 강권하는 최 팀장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Q.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A. 이번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란 근로기준법 개정안,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 두 건을 함께 부르는 말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정의 규정을 법에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핵심입니다.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 등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 정의입니다. 산재보상보험법에선 업무상 질병 항목에 ‘직장 내 괴롭힘, 고객의 폭언 등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돼 발생한 질병’도 추가했습니다. 한마디로 상사가 괴롭혀서 발생한 스트레스도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Q. 개념이 모호하다고 논란이 됐다면서요. A. 그렇습니다. 과연 어떤 행동까지 우리가 괴롭힘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요. 사람마다 괴롭힘이라고 생각하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텐데 말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을 근절해야 한다는 점엔 여야가 공감했고 관련 상임위원회인 환경노동위원회에선 만장일치로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법의 자구 등을 심사하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선 쉽사리 통과가 되지 않았습니다. 격론 끝에 일부 표현이 달라졌습니다. 원안에서 직장 내 괴롭힘의 정의를 ‘신체적·정신적·정서적인 고통’이라고 표현했지만 여기서 ‘정서적’이라는 표현은 빠졌습니다. ‘업무’ 환경이라는 표현도 근무환경이라고 바뀌었지요. 전문가들은 커다란 차이는 아니라고 봅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정서적 고통은 널리 보면 정신적인 고통으로도 포괄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Q. 여전히 모호한 것 같은데요. A. 직장 내 괴롭힘을 아주 명료하게 정의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합니다. 주관적인 감정에 판단 근거가 있기 때문입니다. 누가 봐도 정당한 업무 지시인데 부하 직원은 괴로워할 수 있습니다. 이때도 지시를 내린 상사를 징계하는 건 곤란하겠죠.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가이드라인’입니다. 고용부는 내년도 추진할 업무 과제로 직장 내 괴롭힘 방지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어떤 것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것인지 사업장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손에 잡히는 사례를 중심으로 구성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냥 만드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전문가 연구 용역을 거쳐 그간 쌓인 법원의 판례와 외국 사례 등을 참조할 것입니다. 어떤 지시가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지 판단하는 게 핵심이겠네요. Q. 저희 회사 김 부장은 자꾸 주말에 전화합니다. 쉬는 날이지만 안 받을 수도 없고 미치겠습니다. A. 부장이 전화를 한 것 자체만으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날 업무 지시를 내렸다면 이는 암묵적으로 초과근로를 강요하는 ‘부당한’ 업무 지시로 볼 수 있습니다. 근로자가 합의하지 않은 연장·야간·휴일 근로는 강제할 수 없습니다. 근로기준법 제50조와 제55조에선 법적으로 휴식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을 통해서 해결하거나 고용부 산하 관할 지방고용노동지청에 관련 사실을 신고하세요.Q. 같은 부서 최 팀장은 회식 때마다 술을 강권합니다. 저는 술을 먹지 못하는데 “토를 하더라도 마셔라”고 하네요. A. 이는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습니다. 회식 자리에서 술을 마시는 것은 업무상 적정 범위가 아닙니다.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인 고통을 준 것도 분명하네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볼 필요도 없습니다. 앞으로 법이 시행되면 최 팀장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것이 됩니다. Q. 처벌은 누가 받나요. A. 물론 괴롭힘 정도가 심하면 가해자는 직접 법의 처벌을 받습니다. 직원의 뺨을 후려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처럼요. 하지만 이번에 통과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은 가해자들을 직접 법으로 처벌하는 내용은 아닙니다.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누구든 사장에게 신고할 수 있습니다. 사장은 반드시 조사를 실시해야 할 의무가 있어요. 사실이 확인되면 피해 근로자의 요청에 따라 근무장소를 변경해주거나 유급휴가 등을 줘야 합니다. 사장은 가해자에게 징계 등을 내려야 하죠. 만약 사장이 피해를 당했거나 괴롭힘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에게 불리한 조치를 내렸다면 그때 사장은 처벌을 받습니다. 다시 말하면 술을 강권한 최 팀장에게 징계를 내리지 않고 오히려 신고한 사람에게 불리한 조치를 내렸다면 사장님이 근로기준법을 위반하게 됩니다. Q. 직장 내 괴롭힘을 사장에게 신고할 수 있도록 했군요. 그런데 사장이 괴롭힘 가해자면 어떡하죠. A. 이번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의 맹점입니다. 일반 근로자가 가해자라면 사장이 조치할 수 있지만 사장이 직접 가해자일 땐 이 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신고 대상이 사용자로 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사장이 괴롭혔다는 사실을 사장에게 신고한다는 것은 아주 웃기는 일입니다. 증거를 잘 수집했다가 가까운 노동청에 신고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근로감독관이 부당해고, 부당징계, 임금체불 등 구체적인 사건으로 보기 어려운 괴롭힘 사건 때문에 적극적으로 사업장에 개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노동청에서 도와주지 않을 것 같으면 증거를 수집해 기자에게 제보해주세요. 기자 메일 주소는 기사 마지막 부분에 있습니다. Q. 프리랜서도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나요? A. 안타깝지만 불가능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근로기준법이란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입니다. 따라서 법에서 정한 근로자로 보호받기 어려운 프리랜서들에겐 이 법이 적용되지 않아요. 게다가 4인 미만 소규모 영세사업장에서 벌어지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서도 해당 규정을 적용하려면 별도로 하위 법령을 바꿔야 합니다. 법이 만들어졌다고 다 끝난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Q. 다른 나라에선 어떤가요? A. 유럽은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논의가 가장 활발한 곳입니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서 법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규정했어요. 스웨덴도 1990년대 후반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규율하기 위해 ‘직장 내 괴롭힘 조례’를 만들어서 관련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폴란드는 노동법에서 ‘근로자에게 직업 적합성을 다시 생각하게 하며 굴욕감과 곤란함, 고립과 격리 등을 유발하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핀란드는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신적인 폭력을 ‘개인 또는 집단에 대한 고의적인 실력 행사로 신체적, 정신적, 영적, 도덕적, 사회적 발전의 저해를 초래하는 경우를 포함한다’고 규정했네요. 한국과 법 체계가 비슷한 이웃나라 일본에선 직장 내 괴롭힘(파워하라)에 대해 기업의 대응을 법으로 의무화하는 방침을 후생노동성에서 정했습니다. 괴롭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 의무를 기업에게 법률로 부과하는 것입니다. 내년 정기국회에 관련 법을 제출하는 게 목표라고 합니다. Q. 이것으로 직장 내 괴롭힘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을까요. A. 답하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법 하나 만들어졌다고 모든 사람들의 행동이 하루아침에 바뀌긴 어려울 것입니다. 기업마다 일해왔던 관행도 있을 테고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법에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문장을 넣었다는 사실입니다. 법리를 다투는 과정에서 어떤 것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을 것인지 판례도 나오겠죠. 많은 사례가 수면 위로 오를 것이고 자연스레 사회적 자정작용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겠죠. 하지만 이번 법 통과는 직장 내 괴롭힘을 없애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서울의대 환경보건센터, 환경유해물질과 소아기 성장 발달에 관한 코호트 연구 진행

    서울의대 환경보건센터, 환경유해물질과 소아기 성장 발달에 관한 코호트 연구 진행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환경보건센터가 환경유해물질의 노출이 소아기 성장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 해당 연구는 임신 중 산모를 모집해 출생한 아동들의 성장기 별로 신체적, 신경학적 발달에 영향을 주는 환경 위험요인을 찾기 위한 것으로, 인간에서 일어나는 각종 질병의 원인을 논리적으로 규명하고 검증하는 방법 중 가장 과학적인 방법으로 여겨지는 ‘코호트’ 연구로 진행된다. EDC 코호트 연구는 인과적 논증 과정의 가장 마지막 단계에 적용하는 역학적 연구 방법으로, 특정 요인에 노출된 집단과 노출되지 않은 집단을 추적하고 연구 대상 질병의 발생률을 비교하여 요인과 질병 발생 관계를 조사하는 방식이다. 서울의대 환경보건센터는 2008년부터 2010년 사이에 서울 및 경기도 내 산모를 모집하여, 산모의 임신 중 소변 및 채혈 검사를 통해 환경 위험요인의 노출에 관한 조사를 실시했다. 더불어 2012년에서 2015년 사이 모집된 약 726명의 아이를 2세, 4세, 6세, 8세 각 연령별로 추적 조사하고 있다. 추적률은 2, 4세에 추적된 726명의 어린이 가운데 80.9%가 8세에 추적되면서 상당히 높은 편으로 평가되고 있다. 추적조사를 통해서는 각 연령별로 혈액 및 소변 샘플에서 측정된 환경 위험요인의 노출 수준을 파악하며, 부모 설문으로 사회 인구학적 특성 및 생활습관 등의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또한 신경행동학적 발달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자 소아정신과 전문의 및 임상심리전문가가 국내외 검증된 도구를 이용해 자폐스펙트럼 장애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인지기능 등을 평가하고 있다. 홍윤철 환경보건센터 센터장은 “본 연구는 임신 중부터 유아기 동안의 환경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이 위험요인과 신체 및 신경학적 발달 수준의 영향을 평가하는 것이 목적이다”라며 “이러한 환경 위험요인의 노출 수준과 유전학적인 요인의 연관성 분석 또한 진행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외 연구결과의 경우 생활 방식이나 유전적 요인의 차이로 국내에 적용하기 어렵기에 이번 국내 EDC 코호트 연구를 통한 자료 수집이 매우 가치 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본 연구의 가설 및 진행의 개요는 유력한 국제 저널인 국제역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 2018년 8월 자에 소개되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치광장] 순회공연과 도시경쟁력의 함수관계/강은경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이사

    [자치광장] 순회공연과 도시경쟁력의 함수관계/강은경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이사

    지난달 서울시향을 이끌고 유럽 3개국 5개 도시 순회공연을 다녀왔다. 서구에서 한 도시를 대변하는 교향악단의 해외 순회공연은 해당 도시의 문화적 역량을 보여 주는 좋은 기회로 여겨진다. 사실 100명을 훌쩍 넘는 연주단원과 스태프, 악기 등의 대형 화물이 한꺼번에 움직여야 하는 해외 순회공연은 오케스트라 운영에 있어 그 어느 사업보다 드라마틱한 면모를 지닌다.순회공연은 집중적으로 연주에 몰입하는 계기가 됨으로써 집약적으로 단체의 음악적 에너지를 고양시키고 단체의 내외적 성장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길 위의 음악가들’이 공연장 밖에서도 음악만큼 낭만적이랴. 평생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항공기 불시착으로 재난 영화 속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현지의 정치사회적 상황으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해 공연장 주변 교통이 마비되기도 한다. 갑작스런 환경변화로 부상이나 급성질병이 속출하는가 하면, 예기치 않은 출입국 관련 문제로 난감해지기도 한다. 분명히 탑재했다던 악기 화물이 사라져버리기도 하고, 버스와 기차와 항공을 연결하는 긴 동선 어딘가에서 낙오자가 발생하는 것도 필연적이다. 지난 순회공연도 이러한 요소들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언제나 결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은 계속돼야 한다’는 것이다. 스위스 제네바와 루체른, 이탈리아 우디네, 프랑스 파리 등지의 대표적 공연장을 메운 벽안의 관객들이 열광적 기립박수를 치도록 만든 한국 음악인들의 열정적 에너지를 떠올린다. 강렬한 한국적 정서를 품은 윤이상의 ‘무악’으로 유럽인의 머리털을 쭈뼛하게 하고, 평생을 들었을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으로 파리 관객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어 낸 비결이 무엇이었을까. 오케스트라는 도시와 국가의 문화적 수준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이니만큼, K클래식 현상 이면에는 역동적 에너지의 국제도시로 부각되는 서울에 대한 증폭되는 호기심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클래식 본고장의 콧대 높은 관객들을 일으켜 세운 그 순간들이야말로 글로벌 음악도시 서울의 힘을 가장 간명하게 설명하는 문화외교의 예시라는 것이다. 서울의 문화적 에너지를 전할 새로운 무대를 향해 우리의 시계 초침은 벌써 달음질하기 시작했다.
  • [기업 특집] 롯데마트, 아픈 직원에 ‘연차 기부’… 행복 일터 만들어

    [기업 특집] 롯데마트, 아픈 직원에 ‘연차 기부’… 행복 일터 만들어

    롯데마트는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 등을 이유로 연차가 부족한 직원을 위해 동료 직원들이 남은 연차를 나눠 주는 ‘연차나눔제도’를 통해 행복한 일터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연차나눔제도는 롯데마트가 나눔 정신과 동료애를 통해 행복한 일터를 만들어 나가자는 취지로 2015년 3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행복 일터, 희망 나눔’ 캠페인의 일환이다. 대상자는 행복심의회의 선정 기준에 따라 심의를 거쳐 선정된다. 현재까지 모두 15명의 직원이 모두 228명의 연차기부자들로부터 384일(1인 평균 1.7일)의 연차를 나눔받았다. 지난 10월에는 사내 부부인 배우자가 대장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사례가 있어 동료들의 기부를 통해 75일의 연차를 추가로 지원받기도 했다. 한편 롯데마트는 이 밖에도 본인의 의료비와 입원비 등을 지원하는 ‘의료비지원제도’, 법적으로 지원되는 휴가 외에 필요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예비 맘(mom) 휴직’, ‘아기소망휴직’, ‘장기 근속휴가’ 등 직원들의 실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복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트럼프, 거짓 진단 받고 베트남전 징집 피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청년 시절 베트남전 징집을 피하기 위해 거짓으로 진단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07년 사망한 족부 전문의 래리 브라운스타인의 딸 엘리사는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아버지가 50년 전 트럼프의 군 면제를 도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젊은 시절 학업을 이유로 4차례 징집유예를 받은 끝에 22세였던 1968년 발뒤꿈치 뼈돌기가 덧자라는 ‘골극’(bone spurs) 진단을 받았다. 엘리사는 부친인 래리가 부동산 재벌이던 트럼프 대통령의 아버지 프레디 트럼프(1999년 사망)에게 ‘호의를 보이기 위해’ 베트남전 당시 그의 아들에게 골극 진단을 내렸다는 이야기를 종종 했다고 전했다. 래리는 당시 프레디가 소유한 뉴욕 소재 건물 1층에서 족부 병원을 하고 있었다. 엘리사는 “(진단 이후) 아버지는 건물에 문제가 생겼을 때 프레디 트럼프에게 전화했고, 그는 즉시 조처를 취해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면제 사유와 관련한 정부의 의료 문서가 남아 있지 않고, 래리 또한 의료 기록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NYT 인터뷰에서 “어떤 의사가 자신의 발꿈치 이상에 대한 서한을 써서 징집 관계자들에게 제출했다”고 언급하면서도 그 의사가 누군지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질병 때문에 병역 면제를 받은 게 아니라 당시 시행했던 징병추첨제에서 끝 번호를 받아 운 좋게 베트남전에 징집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NYT는 미국 병역 제도가 전 국민 징병제에서 추첨제 방식으로 바뀐 시점은 그가 진단을 받은 1년 뒤인 1969년이라고 반박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여기는 중국] ‘완전한 사육’…납치된 여성, 6년 후 정신병자로 돌아와

    [여기는 중국] ‘완전한 사육’…납치된 여성, 6년 후 정신병자로 돌아와

    실종 6년 후 지속적인 성폭행 피해로 정신분열 질병을 얻은 채 돌아온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허난성(河南)에 거주하는 20세 리 양은 얼마 전 가족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심각한 정신 분열 환자가 돼 귀가했다. 지난 2012년 실종된 뒤 약 6년 만의 귀가였다. 리 양이 실종된 것은 지난 2012년 4월 쌍둥이 오빠 리 군과의 사소한 말다툼 뒤 집을 나간 후였다. 당시 쌍둥이 남매는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난 뒤 사기 사건에 휘말려 감옥 신세를 진 모친 양 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상태였다. 이들 남매의 친부는 쌍둥이가 태어난 뒤 줄곧 행방이 묘연한 상황으로, 남매는 외할머니 댁에서 거주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쌍둥이 오빠와 사소한 말다툼 뒤 집을 나선 리 양은 집 인근에서 60세 남성에 의해 납치, 실종된 지 6년 동안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한 쌍둥이 남매의 모친 양 씨는 감옥에서 4년 간의 형량이 종료된 지난 2016년 남매가 있을 고향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 때는 이미 리 양이 납치된 지 4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때문에 리 양의 부재를 알게 된 양 씨는 즉각 그의 실종 사실을 공안에 신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을 수사했던 공안국 관계자에 따르면 인근에 거주하는 60세 가해 남성 정 씨에 의해 납치된 리 양은 사건이 발생했던 당인 삼륜차에 강제로 실려 정 씨가 거주하는 집에서 줄곧 강제로 성폭행을 당해왔다. 더욱이 가해 남성 정 씨에게는 2명의 장성한 아들이 있었는데, 이들 역시 리 양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안국 관계자는 “사건을 수사하던 중 리 양은 실종 직후 총 3명의 자녀를 출산했던 것을 확인했다”면서 “리 양이 출산한 자녀의 친자를 확인한 결과 가해 남성인 정 씨와 그의 두 명의 아들과 부자 관계가 확인됐다”고 했다. 리 양은 당시 피해로 인해 모친인 양 씨에 의해 발견 됐을 당시 이미 심각한 정신 분열을 앓고 있는 상태였다. 모친 양 씨는 리 양을 발견했을 상황에 대해 “딸을 찾는 사진을 전봇대에 붙이고 있을 때 유난히 허름한 차림새의 여성이 길거리에 앉아서 어린 아이를 안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처음에는 내 딸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할 정도로 허름한 행색이었고, 그녀의 눈동자에는 초점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단 몇 초 사이에 그녀가 실종된 내 딸이라는 것을 엄마인 나는 알 수 있었다”면서 “다가가서 이름을 부르자 뒤를 돌아봤다”고 회상했다. 실종된 지 6년 만에 리 양을 되찾은 양 씨는 사건 가해 남성 정 씨를 공안국에 고발 조치한 상태다. 해당 지역 공안국은 현재 해당 사건과 관련 정 씨를 포함한 아들 2인에 대해서도 납치 및 강간, 윤간 혐의에 대해 조사 중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신 분열을 앓고 있는 피해자 리 양은 현재 모친 양 씨와 그의 이모들과 함께 생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친 양 씨는 “세 아이의 엄마가 된 내 딸은 아직 20세에 불과하다”면서 “피해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인근에 거주하는 이웃들이 줄곧 집으로 찾아와 피해 사건들에 대해 꼬치꼬치 캐 묻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피해 사건들 때문에 온전하지 못한 건강 상태의 딸은 그 때마다 울음을 멈추지 못한다”면서 “이웃들에 의해 2차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캐러밴’ 위한 성탄은 없었다…美 국경 억류 8살 소년 또 숨져

    ‘캐러밴’ 위한 성탄은 없었다…美 국경 억류 8살 소년 또 숨져

    고열에 시달려 병원서 해열제 등 처방90분 만에 다시 시설 보내졌다가 사망탈수·쇼크 7세 소녀 이어 두 번째 비극 美, 구금 아동 7000명 건강 전수조사 “시설 과밀화로 아동 건강 악화 가능성”미국 국경순찰대에 구금됐다 지난 8일 탈수·쇼크 증세로 숨진 과테말라 출신 7세 소녀에 이어 이번에는 8세 소년이 성탄절인 25일(현지시간) 새벽 고열에 시달리다 사망했다. ‘캐러밴’(중미 이민자 행렬)에 참가한 부모를 따라 미 국경을 넘다 구금시설에 억류된 아동 2명이 17일 만에 잇달아 세상을 떠나는 비극이 되풀이되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미 정부는 현재 국경 지대에 구금 중인 아동 7000명의 건강 상태에 대해 비공개 전수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아버지를 따라 멕시코에서 미 텍사스주 엘패소 지역으로 국경을 넘다 체포된 이 소년은 23일 엘패소에서 북쪽으로 100마일(약 161㎞) 떨어진 뉴멕시코주 앨라마고도로 옮겨졌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소년이 잠재적인 질병 징후를 보이자 보호자인 아버지와 함께 앨라마고도의 지역의료 센터로 이송됐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성명에서 “소년이 감기와 고열 진단을 받은 뒤 항생제와 진통·해열제 처방을 받고 90분 만에 퇴원 조치됐다”면서 “그러나 시설로 되돌아온 뒤 메스꺼움과 구토 증상을 보여 다시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자정을 막 넘긴 직후 사망했다”고 밝혔다. CBP는 “사인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며 숨진 소년의 신원 등 구체적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미 국토안보부와 의회, 과테말라 정부에 관련 사실을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8일 같은 과테말라 출신 소녀가 구금 중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된 후로 24시간 이내 보고 방침이 정해졌기 때문이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소속 호아킨 카스트로(텍사스) 의원은 “소년의 이름은 펠리페 알론소 고메스”라며 “CBP 구금 시설에서 지금까지 몇 명의 아이들이 사망했는지 등이 밝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테말라 정부는 미국에 소년의 의료기록을 요청한 상태다. 미 언론은 구금시설 과밀화 문제가 면역력이 취약한 아동의 건강 상태를 악화시켰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익명의 CBP 관계자는 WP에 “소년이 구금됐던 시설은 성인 1명을 단 몇 시간만 임시로 억류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가족 단위나 아동을 위한 구금시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WP는 당국이 텍사스주 서부 엘패소와 뉴멕시코주를 포함한 국경 지대에 의료진을 동원해 구금 중인 아동에 대한 초기 검진에 들어갔으며,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병원으로 이송하도록 방침을 내렸다고 전했다. 민주당 소속 루실 로이볼알라드(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구금시설은 아픈 어린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니다. (숨진 소년이) 고열 증세를 보이는데도 왜 다시 시설로 보내져야 했는지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경기도 내년부터 성년후견인제도 시행

    경기도 내년부터 성년후견인제도 시행

    경기도는 내년부터 질병, 장애, 노령 등으로 후견인이 필요한 도내 성인들을 위해 ‘성년후견제도 이용 지원 사업’을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성년후견제도는 질병, 장애, 노령 등에 따른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성인들에게 재산 관리및 신상 결정 등 다양한 사무를 대신 처리할수 있는 후원인을 지원하는 제도다. 도는 지난 3월 ‘성년후견제도 이용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 사업 시행 근거를 마련했다. 내년부터 전문가 후견 사회복지사 양성, 저소득층 심판청구비 지원, 공공후견인 교육 등 다양한 사업을 한다. 우선 1회당 40시간씩 2차례에 걸친 ‘후견사회복지사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의사결정 능력이 부족한 장애인, 치매 노인 등에게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후견사회복지사 2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또 비용 부담 때문에 후견제도를 이용하지 못하는 도민들을 위해 20건의 후견 심판청구비를 직접 지원하고 장애인과 치매 노인 등을 대상으로 공공후견인 교육에 나설 계획이다. 한인교 도 복지정책과장은 “이 제도가 후견이 필요한 도내 성인들의 자기결정권을 보호할 것이며 공공후견인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령화와 1인가구 증가로 후견인이 필요한 성인들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미성년자 및 뇌병변자, 정신질환자 등은 여전히 공공 후견인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성년 후견인은 선임 방법과 대리권의 범위에 따라 성년, 한정, 특정 후견인(이상 법정후견인)과 임의후견인으로 구분된다. 재산권 관리 및 의료행위 등 신상 결정, 약혼·결혼·협의이혼 등 신분 결정 등의 사무를 대신 수행할 수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초등학교 예비소집 불참 땐 경찰 수사 의뢰

    오는 28일부터 내년 1월 초까지 전국적으로 초등학교 예비소집이 실시된다. 각 학교는 불참 아동의 소재와 안전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은 학교, 지방자치단체, 경찰청 등과 함께 2019학년도 초등학교 취학대상 아동의 소재와 안전을 집중 점검한다고 25일 밝혔다. 예비소집은 오는 28일 세종을 시작으로 내년 1월 10일까지 지역별로 실시된다. 같은 지역에서도 학교별로 일정이 다를 수 있다. 정확한 예비소집 날짜와 시각은 취학통지서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취학대상 아동 보호자는 자녀 또는 보호 아동이 입학할 학교의 예비소집에 아이와 함께 참석해야 한다. 참석이 어려울 경우 예비소집 전에 취학 예정 학교에 문의하면 별도의 등록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아이가 질병 등으로 취학이 어려울 경우 취학 예정 학교에 취학 의무 면제 또는 유예를 신청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예비소집에 응하지 않으면 학교에서는 유선 연락·가정방문·내교 요청 등을 할 수 있고, 이후 상황에 따라 경찰 수사까지 진행될 수 있다. 교육당국은 지난 2016년 아동학대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자 초등학교 예비소집 불참 학생을 비롯해 무단·장기결석 학생에 대한 소재 확인을 강화했다. 설세훈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국장은 “취학대상 아동 전체의 소재 확인을 위해 모든 초등학교가 예비소집을 한다”며 “취학 등록뿐 아니라 학교를 둘러보고 입학 준비 안내를 받을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자녀와 함께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의료용 웨어러블 기기의 진화

    [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의료용 웨어러블 기기의 진화

    한 시장조사기관은 올해 전체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이 1억 2530만개, 2022년 예측치는 1억 8099만개로 5년간 연평균 11.0%씩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성장세는 스마트 워치를 포함한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의 영향이 크다.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무선으로 연동되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핵심이다. 2022년 출하량이 4700만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 ‘손목밴드’는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하는데 쓰거나 스마트 워치를 구매하기 전 대체재로 활용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소비자 6명 중 1명 이상은 웨어러블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앞으로도 관련 시장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웨어러블 제품이 ‘활동 추적’과 ‘스마트 시계’ 같은 일반 소비자 용도를 뛰어 넘어 의료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의료용 웨어러블 기기는 특정 의학적 상태를 진단, 치료하도록 설계된 자율적이고 비침습적인 기기다. 비용 대비 효율적인 원격 진료 플랫폼과 결합한 ‘유비쿼터스 건강 모니터링’은 질병 예방과 조기 진단, 질병 관리, 치료, 재활에 기여할 것이다. 고령 인구의 증가, 만성 질환의 유병률 증가는 소비자가 손쉽게 스스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의료용 웨어러블 기기 시장 성장의 핵심 동인이다. 안전성과 정확성은 의료용 웨어러블 기기를 설계할 때 특히 중요하다. 기기를 설계할 때 엔지니어는 제품 수명주기, 크기, 체액 등에 대한 저항성, 소리, 촉각을 비롯한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착용성에 중점을 두면 고려해야 할 요소가 더 많아진다. 환자는 부피가 큰 부착물을 항상 지니고 다니는 것을 원치 않는다. 만약 통신 기능을 추가하면 안테나, 송신기를 추가해야 해 스위치 등의 기존 구성 요소 공간이 줄어들 것이다. 공간을 적게 차지하면서도 몇 년 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하려면 체액과 살균 화학물질의 가혹한 환경에서도 견뎌내야 하는 등 엄격한 요구사항이 충족돼야 한다. 인터넷 검색 기록을 바탕으로 개인별 광고를 내보내는 일은 아주 흔한 기법이 되었다. 위치 정보를 활용한 서비스도 고도화됐다. 내 심박수와 시선, 뇌파를 읽어 내가 관심을 보이는 대상에 대한 광고가 자동으로 노출되고 내 감정과 생각을 들킨 느낌이 들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또 내가 먹은 음식, 소비한 열량을 알아낸 기계가 맞춤형 운동을 시켜주는 것도 가능하다. 몸에 닿는 많은 기기들이 지금도 내 걸음수, 심박수, 산소포화도, 심전도 등의 건강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제품전시회 ‘CES 2019’의 ‘디지털 헬스 회의’는 웨어러블 기기를 포함한 건강 관련 디지털 기술의 미래를 보여주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 같다. 이 회의에서 새로운 웨어러블 제품에 대한 여러 발표가 나올 것이다. 필자도 세계의 기술이 흘러가는 물결에 직접 발을 담그기 위해 떠날 예정이어서 행사가 더욱 기대된다.
  • 타미플루 복용 여중생 추락사… 환각 부작용 ‘공포’

    유족 “약 먹은 후 환각증상 보였다” 주장 2년 전에도 11세 남아 이상증세 보여 사망 식약처 “이상행동 주의… 혼자두지 말 것”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복용한 중학생이 아파트 12층에서 추락해 숨진 가운데 타미플루 부작용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4일 부산 연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6시쯤 부산 한 아파트 화단에서 A(13)양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양이 사는 이 아파트 12층 방문과 창문이 열려 있던 점 등을 토대로 A양이 추락했다고 보고 타미플루 복용과의 관련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 유족들도 “전날 독감 탓에 타미플루를 처방받은 A양이 타미플루 복용 후 환각 증상을 호소했다”며 부작용을 의심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10세 이상의 소아 환자에 대해 인과관계는 불분명하지만 복용 후 이상행동이 발현해 추락 등의 사고에 이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소아·청소년에게 이 약을 처방할 때는 적어도 2일간 소아·청소년이 혼자 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가족에게 설명하도록 했다. 타미플루를 복용한 환자에게 이상증세가 나타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2016년 사이 타미플루로 인한 부작용 신고 건수는 771건에 달한다. 타미플루 복용 시 가장 흔한 부작용은 구토, 구역, 두통 등 증상이다. 환각, 어지러움, 의식혼미 등 부작용도 보고된 바 있다. 실제로 2009년 14세 남자 중학생이 환청 증세를 호소하며 6층에서 투신해 전신에 골절상을 입었다. 이때도 식약처는 “10세 이상의 미성년 환자에 있어 인과관계가 불분명하나 약 복용 후 이상행동이 발현하고 추락 등의 사고에 이른 예가 보고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2016년엔 11세 남자 아이가 타미플루 복용 후 이상증세로 21층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식약처는 사망한 환자에 대해 의약품 피해구제 보상금 9500여만원을 지급했으며, 이듬해 5월 “소아와 청소년 환자의 이상행동 발현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내용을 허가 사항에 반영하기도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에 추락해 숨진 여중생의 보호자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피해보상 청구를 하면 타미플루 복용과 추락 간 인과관계를 판단해 피해구제 보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은 의약품 부작용으로 사망, 장애, 질병피해를 입은 유족이나 환자에게 의약품 제조 수입업체의 돈으로 사망·장애일시보상금, 진료비, 장례비 등을 주고 있다. 반면 타미플루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금물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명백한 인과관계가 입증된 게 아닌 데다 독감 환자를 투약 없이 방치할 경우 폐렴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독감에 걸리면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자주 씻는 등 개인위생 수칙을 지켜야 한다. 서울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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