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I감염자 첫 사망
전국 보건소에 돼지인플루엔자(SI) 의심 증상을 신고하는 환자들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SI 감염으로 인한 첫 사망자가 나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SI 공포가 고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TO)는 29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열고 전염병 경보를 현재 4단계에서 5단계로 상향 조정할 것을 논의했다. 5단계는 바이러스의 인간 대 인간 전염이 최소 2개국에서 확산되는 경우 취해지는 조치다.
질병관리본부는 29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전국 보건소에서 발열·기침 등의 증상을 호소하다가 조사를 받고 있는 인원이 16명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5명은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11명은 오후에 추가됐다. 의심환자 상태로 조사를 받는 16명은 이달 중순을 전후해 멕시코와 미국을 방문한 뒤 인후통·기침·발열 등의 증상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3명은 감염 추정환자와 같은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져 해외 여행자 사이의 2차 감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8일부터 현재까지 보고된 전체 의심환자 23명 가운데 6명은 음성으로 판명됐고, 감염 추정 환자는 1명을 유지하고 있다.
또 감염 추정환자인 50대 여성과 함께 멕시코를 여행한 동반자 여성 1명은 29일 오전 11시 입국해 공항에서부터 별도 검역 관리를 받으면서 자택으로 이동해 격리됐으며, 치료제 ‘타미플루’를 복용했다.
추정환자는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특수병동(음압격리실)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전병률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환자가 타미플루를 복용한 뒤 상태가 매우 양호해졌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타미플루, 리렌자 등 항바이러스제 630만명분과 개인보호복 10만벌을 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손씻기 등 개인위생방안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늘리는 등 비상대응 체계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관세청도 29일 멕시코와 미국 남부지역에서 발생한 돼지인플루엔자 국내 유입 방지를 위해 수입과 여행자 휴대품, 특송·우편물을 망라한 종합 감시에 돌입했다.
한편 미 질병예방센터(CDC)는 텍사스주에서 생후 23개월 된 유아가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이는 멕시코 이외 지역에서 발생한 첫 사망사례다. 텍사스주 휴스턴시 보건당국은 숨진 남아는 멕시코 국적이며, 지난 4일 친지를 방문하러 가족과 브라운빌로 왔다가 8일 발병, 27일 숨졌다고 밝혔다.
WHO는 이날 지금껏 전 세계 7개국 105명이 돼지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공식 확인했다고 AP가 보도했다. 그러나 이날 독일과 코스타리카, 오스트리아에서도 환자가 각각 3명, 1명, 1명씩 추가 발생해 발병국은 10개국으로 늘어났다. 의심환자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전 세계 30여개국으로 급속히 번지는 추세다. 멕시코 정부는 28일 밤 현재 159명이 사망하고, 감염이 의심되는 2498명 중 1300여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중 49명이 감염됐다고 AFP가 29일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감염자가 68명으로 대폭 늘었고, 캐나다에서는 13명의 추가 감염이 보고됐다. 영국 5명, 뉴질랜드 14명, 스페인 4명에 이어 이스라엘에서도 2명의 환자가 발생해 중동과 아시아 대륙도 더이상 ‘안전지대’가 아님이 확인됐다.
정현용 정서린기자 junghy7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