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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서 지카바이러스 두 번째 환자 발생

     서울에서 처음으로 지카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필리핀을 여행하고 돌아온 K씨(20)가 27일 오후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K씨는 국내 지카바이러스 두 번째 감염자며, 현재 증상은 미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첫 번째 감염자는 지난 3월 확인된 전남 광양의 43세 남성 L모씨다.  K씨는 현재 서울 노원구 자택에 있으며 질병관리본부는 입원 치료를 권고 중이다.  K씨는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5일간 필리핀 여행을 다녀왔다. 지난 14일 입국했지만 20일부터 발열 등 감기 증상이 나타났고 지카바이러스의 특이 증상인 발진은 22일부터 발생했다. 모기에는 11일부터 14일 사이에 물린 것으로 추정된다. 공항에서 검역할 때는 증상이 없었다.  뒤늦게 발견됐지만 일단 지카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은 작다고 질병관리본부는 판단했다. 질본 관계자는 “이 남성의 혈액이 아닌 소변에서 매우 적은 양의 지카바이러스가 발견됐다”며 “지카바이러스는 모기가 흡혈을 하며 전파되는 만큼 이 환자에 의해 다른 사람이 감염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다만 “성적 접촉에 의해 감염될 수 있는 만큼 전파 가능성이 아주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K씨가 처음 내원한 모 의원에서 지카바이러스를 의심해 신고했다. 더구나 필리핀은 지카바이러스 유행지가 아닌 산발 국가란 점에서 이제 동남아 어떤 나라도 안전할 수 없게 됐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현재 자세한 역학 조사를 진행 중이며, 산발 국가에서도 환자가 감염됐다는 점에서 동남아 등을 여행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되면 80%는 증상이 없으며 20% 정도만 발열·두통·쇠약감과 관절통·발진·결막염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 중에서도 0.85%에서만 신경계 합병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의 태아에게서 소두증 같은 치명적인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질병의 판도라 상자…세계는 모기와 전쟁 중

    질병의 판도라 상자…세계는 모기와 전쟁 중

    1999년 6월 여름 미국 뉴욕 퀸스 북쪽 지역 주민들은 조깅을 하다 공원과 공터에서 죽은 까마귀 떼를 발견했다. 아직 숨이 붙은 까마귀도 비틀거리며 날지 못했다. 사람들은 까마귀의 떼죽음에 의문을 갖긴 했지만, 인간과는 관계 없는 일이라며 안도했다. 축축한 더위가 이어지고 여름이 길어지면서 새는 점점 많이 죽어 나갔다. 그해 8월 말 퀸스 플러싱병원에 신경계 질환으로 보이는 노인 2명이 입원했다. 고열, 전신 쇠약감, 심각한 의식 장애 증상을 보였다. 의료진은 뇌염으로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조류와 인간 사이에 질병이 전이될 가능성은 없다고 했지만, 62명의 환자가 추가로 생겼고 이 가운데 59명이 입원해 7명이 사망했다. 인간 뇌염 환자가 사망하고 새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시점에 모기가 급증하고 있었다. 문제의 바이러스 연구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은 9월 기자회견장에서 “현재 확산 중인 병원균은 웨스트나일바이러스”라고 최종 진단을 내렸다. 웨스트나일열은 빨간집모기가 매개하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39도 이상의 고열과 두통이 생기고, 중증은 뇌염으로 악화한다. 사람뿐만 아니라 말, 다람쥐, 까마귀, 까치 등도 감염된다. 특히 미국 까마귀는 치사율이 높으며 기이하게도 환자 발생 전에 까마귀 떼죽음 현상이 나타났다. 이 병은 아프리카 등 감염병 다발국도 아닌 미국에서 2000년 21명, 2001년 66명, 2003년 9862명으로 감염자가 빠르게 번져 큰 충격을 안겼다. 1937년 아프리카에서 처음 보고된 웨스트나일바이러스가 어떻게 2000년대 미국에서 유행할 수 있었을까. 바이러스에 감염된 철새가 도래했거나 항공기·선박에 감염된 모기가 무임 승차했을 가능성 등 여러 가설이 제기됐으나 결론은 나지 않았다. 모기 매개 질병은 환자를 격리해도 모기가 활동하면서 지속적으로 바이러스를 확산시킬 수 있어 통제가 더 어렵다. 뎅기열의 경우 1970년대 미국 기업이 재생 타이어를 만들려고 아시아와 일본에서 타이어를 잔뜩 수입하면서 물이 가득 찬 타이어 더미에 매개체인 흰줄숲모기가 함께 실려와 전 세계 곳곳으로 전파됐다. 게다가 지구온난화로 해충의 여과기 역할을 하는 추운 겨울이 짧아진 탓에 모기의 번식 속도가 빨라진 것은 물론 사냥터도 넓어졌다. 우리나라도 중국에서 북한을 거쳐 들어온 중국얼룩날개모기 때문에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삼일열 말라리아’가 확산하고 있다. 최근 출현한 지카바이러스와 웨스트나일바이러스, 오래전 위력이 입증된 말라리아와 뎅기열, 일본뇌염 등 모기가 옮기는 질환은 매우 다양하며 치명적이기까지 하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에 따르면 말라리아만 해도 연간 최대 3억명이 발생해 이 가운데 100만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타이거모기는 황열 등 열대 질병을 포함해 30종 이상의 다양한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 감염 질병이 가득 든 판도라의 상자다. 전 세계가 모기 침략에 대비해 대응 전략은 짜고 있지만, 모기는 개체수를 줄일 순 있어도 박멸은 사실상 어렵다. 모기를 죽이려고 살충제를 대량 살포하는 순간 생태계가 파괴된다. 개인이 할 수 있는 건 집 근처 물웅덩이 등 모기 서식지를 없애고 모기장을 치고 자며 야외 활동 시 기피제를 뿌리는 정도다. 신이현 질병관리본부 질병매개곤충과 보건연구관은 “모기의 능력이 아무리 강해도 개체수가 적으면 질병을 옮길 수 없다”며 “모기의 천적을 이용하는 방식 등으로 매개체 밀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 주는 환경 방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기는 이산화탄소와 사람의 체취에 민감하다. 그래서 모기를 잡을 때는 냄새가 나는 유인제를 사용하거나 이산화탄소로 응축해 만든 드라이아이스를 쓴다. 피부 표면 온도가 낮은 사람보다는 높은 사람을 더 잘 무니 몸에 열이 많다면 긴 소매 옷을 입고 외출하는 것도 모기를 피하는 좋은 방법이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말라리아 증가세 ‘감염 주의보’

    말라리아 증가세 ‘감염 주의보’

    지난해 말라리아 모기가 많이 증가하면서 국내 말라리아 환자가 다시 늘고 있다. 24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970년대 후반 퇴치됐던 국내 말라리아는 1993년 재발해 2000년 정점을 찍은 후 환자 수가 2011년 826명, 2012년 542명, 2013년 445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2014년 들어 638명, 지난해는 잠정 699명까지 증가했다. 국내 말라리아 환자가 갑자기 늘기 시작한 2014~2015년 말라리아 매개 모기 개체 수도 크게 늘었다. 질병관리본부의 ‘말라리아 매개 모기 감시현황’ 자료를 보면 2014년 4~10월 채집된 말라리아 매개 모기 수는 291마리로, 전년도 98마리보다 무려 196.9% 증가했다. 2015년에 채집된 말라리아 모기는 417마리로, 2014년보다 43.3% 늘었다. 지난해 발생한 말라리아 환자는 인천·경기·강원 등 휴전선 접경지역 거주자(361명)와 해외여행객(71명), 군인(267명) 등이다. 특히 2014년 156명이던 군인 환자가 지난해 267명으로 늘었다. 해외여행객 환자는 2014년 80명에서 2015년 71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해외 유입보다는 국내 말라리아 모기 증가가 최근 다시 말라리아 환자가 증가세로 돌아선 데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매개 모기가 집중적으로 증가하면 환자 발생에 영향을 준다”며 “현재 국방부와 함께 원인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대북 말라리아 방역 지원이 중단돼 북한 지역의 말라리아 모기가 남쪽으로 많이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말라리아를 옮기는 중국얼룩날개모기는 대체로 중국에서 북한을 거쳐 유입된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모두 삼일열 말라리아로 오한, 발열, 구토, 구역, 설사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해외에서 유입되는 열대열 말라리아보다는 증상이 약하다. 우리나라 말라리아 위험 지역은 경기 파주·김포시, 인천 중구와 서구, 강원 춘천과 홍천 등 147곳이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폐손상은 봄철 황사 때문” 어이없는 옥시의 의견서

    “폐손상은 봄철 황사 때문” 어이없는 옥시의 의견서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24일 영국계 옥시레킷벤키저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을 적용하는 문제와 더불어 자사 제품의 유해성에 대한 서울대 보고서를 조작·은폐한 혐의와 관련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별수사팀은 옥시가 2011년 8월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인정한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결과를 반박하기 위해 자사에 유리하게 실험 결과를 취사선택하고 은폐한 증거를 다수 확보했다. 이와 관련,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로 발생한 집단 폐손상 원인에 대해 “봄철 황사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반박 의견서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은 옥시의 증거인멸 행위에 대해 형사처벌이 가능할지 고심 중이다. 형법 155조 1항은 증거인멸죄에 대해 “타인의 형사·징계사건의 증거를 인멸·은닉·위조·변조하거나 위조·변조한 증거를 사용할 때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본인이 관련된 사건의 경우 범죄 적용에서 제외된다. 대법원도 비슷한 이유로 2013년 11월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 당시 불리한 증거를 없애고자 윤리지원관실 자료를 훼손한 혐의(증거인멸) 등으로 기소된 진경락(49) 전 총리실 직원에 대해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서울대 보고서는 옥시가 증거를 없앴다기보다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작한 것에 가까워 증거인멸죄로 볼 수 있을지 다양한 방면으로 법리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옥시가 2011년까지 제품의 유해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것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하는 건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2001년 살균제 출시 당시 대표이사였던 신현우(68)씨 등 전·현직 임원과 살균제 제조 부문 관계자 등을 불러 책임 소재를 가릴 계획이다. 이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은 서울대 의대에서 규탄대회 및 임시총회를 열고 가해 기업의 사과와 정부의 후속조치, 국회 청문회 개최 및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피해자들은 최근 옥시와 롯데마트가 사과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진정성이 담기지 않은 사과는 사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옥시 등 국내외 살균제 제조·유통기업 등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피해자 모임을 법인으로 전환하기로 결의했다. 한편 롯데마트는 25일부터 가습기 살균제 피해 보상을 위한 ‘피해보상전담팀’을 가동한다고 24일 밝혔다. 김창용 경영지원부문장(상무)을 비롯해 모두 19명으로 구성됐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옥시 “폐손상 원인은 봄철 황사” 검찰·법원에 77페이지 반박 의견 제출

    옥시 “폐손상 원인은 봄철 황사” 검찰·법원에 77페이지 반박 의견 제출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관련 은폐·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가습기 살균제 사용자들의 폐손상 원인에 대해 “봄철 황사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뉴시스는 영국계 다국적 기업인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와 인체 폐손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본 질병관리본부의 지난 2012년 역학조사 결과를 반박하는 총 77페이지 분량의 의견서를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옥시는 대형 로펌인 김앤장의 자문을 받아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직후 의견서를 제출했고, 관련 민사사건이 진행 중인 담당 재판부에도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옥시는 이 의견서를 통해 “폐질환은 비특이성 질환임에도 보건 당국의 실험에선 제3의 위험인자를 배제하지 않아 문제가 있다”면서 “정부 역학 조사 결과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비특이성 질환이란 유전 등 선천적 요인과 음주·흡연 등 후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긴 질병이다. 통상 인과관계가 명확지 않은 질병의 원인을 분석할 때 이 같은 용어를 사용한다. 옥시는 이어 가습기 살균제 사용자들 중에서 폐손상이 발생한 원인의 하나로 “봄철 황사가 폐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가습기 자체에서 번식한 세균이 인체 폐손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그러나 검찰은 국내 독성학과 의학·약학 분야 권위자 20명을 상대로 한 집단토론에서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는 과학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는 응답을 얻은 만큼 옥시 측이 제출한 의견서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오히려 옥시가 의견서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서울대와 호서대에 용역 의뢰한 실험 결과 중 일부 유리한 대목만 발췌했거나 내용을 왜곡한 부분이 있는지를 수사대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옥시의 의도적 왜곡과 은폐가 적발되면 관련자를 형사처벌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가습기 살균제와 인체 폐손상 간의 인과관계는 정부 조사에서 일찌감치 확인됐고 학계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며 “폐손상 발병 원인을 두고 왈가왈부할 단계는 이미 지났고, 옥시측이 그 같은 의견서를 낸 것은 검찰 수사를 흐리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톡!톡! talk 공무원] “전국 돌며 28년간 모기 채집… ‘모기은행’ 세웁니다”

    [톡!톡! talk 공무원] “전국 돌며 28년간 모기 채집… ‘모기은행’ 세웁니다”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28년간 모기를 잡았다. 모기가 앉은 자세만 봐도 어떤 종(種)인지 단박에 알아챈다. “1988년 모기와 처음 인연을 맺고서 아직 헤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20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자타 공인 ‘모기 박사’ 신이현(53) 질병매개곤충과 보건연구관을 만났다. 이날도 신 연구관은 모기 유충을 채집하러 경남 통영에 다녀왔다. 질병관리본부는 감염병 연구자들에게 연구용으로 모기 등 바이러스를 옮기는 매개체를 제공하고자 최근 감염병 매개체 자원화 사업을 시작했다. 인체 자원은행처럼 감염병 매개체 은행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통영 출장은 이 야심 찬 계획의 첫발이었다. 신 연구관은 숲·외양간·늪지대를 다니며 전국의 모기를 다 만나 볼 계획이다. 모기도 종에 따라 활동 계절과 서식지가 제각각이어서 되도록 다양한 모기를 충분히 확보해야 자원화가 가능하다. 모기를 잡을 땐 ‘흡충관’이란 대롱을 쓴다. 모기를 조준하고 대롱 속 공기를 훅 빨아들이면 모기가 딸려 오다 대롱 중간 망에 걸린다. 이런 방식으로 외양간에서 하룻밤 새 모기 수백 마리를 잡는다. 모기가 좋아하는 파장의 빛을 비추거나 탄산가스로 유인해 한 번에 잡는 방법도 쓴다. 모기 특성에 따라 잡는 방법이 다른데, 지카바이러스의 매개체인 흰줄숲모기는 빛을 별로 안 좋아해 이산화탄소로 만든 드라이아이스를 기화시켜 유인한다. “우리 목적은 모기 퇴치가 아니라 연구이기 때문에 마구잡이로 잡진 않아요. 이를테면 ‘오늘은 빨간집모기를 잡자’ 하고 정하고 가죠. 외양간이 아무리 깜깜해도 모기가 앉은 자세와 형태를 보면 어떤 모기인지 감이 와요. 분류 키트를 사용해 대조하며 잡는 것보다 직관이 더 정확해요.” 모기 보는 눈은 하루아침에 생긴 게 아니다. 식당에서도 마당에 수초 심은 그릇이 있으면 모기 유충이 있진 않을까 습관처럼 들여다본다. 그냥 지나치기 십상인 깡통이나 물 고인 나무 구멍에서 귀신같이 모기 유충을 찾아낸다. 일주일간 밤새 모기만 채집하는 고된 출장을 다니며 현장에서 잔뼈가 굵었다. 우리나라에 말라리아가 유행한 2000년 전후에는 말라리아 매개 모기가 사람에게 얼마나 적극적으로 달려들고, 언제 가장 많이 흡혈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동료끼리 시험을 한 적도 있다. 말라리아모기를 방에 풀어놓고 동료 연구관이 반바지만 입고서 들어가면 다른 연구관이 달려드는 모기를 시간대별로 잡았다. 신 연구관을 비롯해 시험에 참여한 4명이 말라리아에 줄줄이 걸렸다. 감염된 혈액 속 말라리아 원충을 확보하려고 일부러 치료를 늦게 받기도 했다. 신 연구관은 “지금은 사전에 백신을 맞거나 예방약을 먹고 채집에 나서지만 그때는 그런 개념조차 없어 위험을 무릅쓰고 채집했다”고 말했다. 그는 집모기도 바로 잡지 않는다. 사진부터 찍고 관찰하고 기록한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도 모기가 몸에 앉으면 때려잡지 않고 아빠부터 부른다. “다들 특이하다고 하지요. 곤충을 연구한다고 하면 ‘그러냐’고 하다가도 그 곤충이 모기라고 하면 다들 ‘뭘 그런 걸 하냐’고 해요.” 하지만 지카바이러스를 비롯해 말라리아, 뎅기열, 일본뇌염, 웨스트나일뇌염, 황열병 등 치명적인 질병을 옮기는 매개체가 모기다. 온난화로 서식지가 확대되고 번식도 빨라졌다. 신 연구관은 “아직 우리나라에 새로운 모기가 출현하진 않았지만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염병을 연구하려면 우선 모기 관련 자료가 풍부해야 하는데, 우리는 감염병 매개체 자원 확보에 대한 인식 자체가 높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오송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씨줄날줄] 가습기 살균제 파문/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가습기 살균제 파문/강동형 논설위원

    가습기 살균제 파문은 소비자의 건강은 아랑곳하지 않는 ‘빗나간 상혼’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가습기는 반드시 필요한 제품은 아니다. 공기가 건조하면 수건을 물에 적셔 널어 놓거나 수생식물을 띄운 물그릇 등을 놓아 두어도 습도를 높이는 데 부족하지 않다. 그러나 사용하기 간편한 가습기 한 대쯤 없는 가정이 없다. 가습기 물을 소독하려고 살균제를 타는 가정도 있었는데 가습기 살균제를 쓰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가 유일하다고 한다. 1994년 겨울 모 경제신문에 ‘인체에 전혀 해가 없는 가습기 살균제가 개발됐다’는 글이 처음 보도됐다. 그 후 2011년 5월 ‘미확인 바이러스 폐질환으로 산모들이 사망한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그해 8월 질병관리본부는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면 원인 미상 폐 손상이 47.3배나 높다는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후 환경보건시민센터에 접수된 피해자는 1281명, 사망자는 225명이나 된다. 확인된 피해자만 403명, 사망자는 103명에 이른다. 2008년에는 대한소아학회 학술지에는 ‘2006년 초에 유행한 소아급성간질성 폐렴’이라는 사례 보고가 실렸다. 서울의 2개 대학병원에서 15명이 발병해 7명이 사망했다는 내용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원인도 모른 채 치명적인 피해를 보았을 개연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검찰 수사가 끝나 봐야 알겠지만 베트남전 고엽제 피해 이후 국내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유해화학물질 피해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가습기 살균제 판매·제조회사들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오히려 사실 은폐를 시도하기도 했다. 가습기 살균제가 사회문제화되자 2012년 초 살균제 제조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는 서울대 C교수 연구팀에 가습기 살균제가 인체에 미치는 유해 여부 대한 실험을 의뢰한다. 이 연구팀은 의뢰인의 입맛에 맞춰 ‘가습기 살균제를 폐 손상 원인으로 볼 수 없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팀은 60차례에 걸친 실험에서 2차례는 매우 위험한 결과를 얻었으나 평균값을 내 위험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30명 중 1명이 높은 독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도 평균값으로 물타기를 한 셈이다. 장기간 소량 노출된 사람보다는 하루에 11시간 이상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노출된 사람 중에 피해자가 많았다는 점에서 은폐 의혹이 짙다고 할 것이다. 원인 규명과 피해 보상은 이제 시작 단계다. 그동안 검찰의 수사 의지도 부족했다.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만큼 원인부터 확실히 밝혀야 한다. 살균제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제품을 판매한 회사와 원료를 제조 공급한 회사를 엄중히 처벌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보건 당국은 비슷한 용도인 에어컨 청결제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에도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열두 살 딸, 자궁경부암 백신 맞혀도 될까? 접종 후 30분간 부작용 있나 보세요

    열두 살 딸, 자궁경부암 백신 맞혀도 될까? 접종 후 30분간 부작용 있나 보세요

    “우리 아이 자궁경부암 백신 꼭 맞아야 하나요.” 오는 6월부터 시행되는 자궁경부암 무료 예방접종을 앞두고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다. 일본 여성들이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을 호소하며 국가와 제약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집단 소송을 내기로 하는 등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아서다. 일명 ‘맘(mom) 카페’마다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에 대한 문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 후생성에 따르면 재작년 11월까지 접종을 받은 초·중·고교생 338만명 가운데 2584명이 만성통증 등 부작용을 호소했고 최소한 186명은 호전되지 않았다. 후생성이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부작용의 원인으로 지목한 물질은 백신 속 알루미늄이다. 백신 효과를 높이려고 첨가하는데, 자궁경부암 백신뿐 아니라 소아 때 접종하는 일본뇌염 백신 등에도 들었다. 60년간 백신에 쓴 성분이다. 알루미늄이 문제라면 다른 백신에서도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야 한다. 대한산부인과학회와 대한부인종양학회는 지난 1일 “최근 일본의 일부 여성이 제기한 자궁경부암 백신의 이상반응은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은 주장”이라며 “과거 이상 반응 사례에 대해 이미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적인 발생 현황을 검토해 안전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 캐나다 보건부, 유럽의약품청(EMA) 등 공신력 있는 보건기관도 자궁경부암 백신의 예방 효과와 혜택이 잠정적 위험보다 훨씬 크다는 이유를 들어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권한다. 지난 1월 기준 65개국이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을 국가 필수예방접종으로 도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국가예방접종사업의 대상 백신을 정할 때 첫 번째로 고려하는 게 안전성”이라며 “만약 일본에서 제기한 문제가 진짜 문제였다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도 내주지 않았을 것이고 질본도 백신 도입을 검토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질본 관계자는 “모든 백신에는 가벼운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며 부작용에 대비해 접종 후 30분간 병원에서 대기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은 성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의해 발생한다. 원인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것만으로 예방할 수 있어 암 중엔 유일하게 백신이 있다. 백신은 HPV에 대한 항체를 생성해 바이러스 감염을 막아 준다. 백신을 접종하고 1년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으면 자궁경부암을 95% 이상 예방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은 40~50세 때 잘 걸리지만, 최근 젊은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성 경험 시작 시기가 빨라져서다. 지난해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중·고교생의 성 경험 시작 평균 연령은 13.2세를 기록했다. 주웅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사춘기 시절 조기 성 경험은 자궁경부 세포를 빠르게 성숙시켜 자궁경부 세포를 변하게 하는데, 이러면 HPV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만 12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무료 예방접종을 시행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자궁경부암 국가 암 검진 시작 연령이 올해부터 30세에서 20세로 대폭 낮아졌다. 백신 접종을 마쳤다고 자궁경부암을 100% 예방할 순 없다. 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종류가 워낙 많아 주원인인 ‘16형’과 ‘18형’ 외에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에 감염돼 자궁경부암이 생길 수 있다. 자궁경부암 환자의 약 30%가 16형과 18형 이외 유형의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한다. 국내에 시판이 허가된 ‘서바릭스’와 ‘가다실’은 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 가운데 ‘16형’과 ‘18형’ 바이러스 유형에만 항체를 만든다. 가다실은 ‘6형’과 ‘11형’에도 작용하지만, 이 바이러스들은 자궁경부암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 주 교수는 “암 진행까지 10~15년 정도로 비교적 긴 시간이 걸리는 자궁경부암의 특성상 정확한 정기검진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인사]

    ■국방부 ◇서기관 승진△동원기획관실 김영대△보건복지관실 김이수△계획예산관실 오창훈△인사기획관실 오해주△운영지원과 황윤정△국제정책관실 김동비△대변인실 김신애◇기술서기관 승진△군사시설기획관실 박종일 ■농림축산식품부 ◇국장급 신규 채용△장관정책보좌관 양창호◇국장급 승진△농림축산검역본부 영남지역본부장 최병국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장 박도준 ■고용노동부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 임무송 ■여성가족부 ◇과장급 전보△장관비서관 고시현△홍보담당관 서영학△가족정책과장 조민경 ■한국행정연구원 △기획조정본부장(사회조사센터장 겸직) 강정석 ■파이낸셜뉴스 ◇부국장대우 승진△정치경제부장 조석장◇부장 승진△편집국장석 데스크 김충제◇부장대우 승진△산업2부장 양형욱△건설부동산부장 김관웅◇전보△논설위원실 논설위원 이정호 강문순
  • 방역당국, 집단 감염병 대응 또 허점

    방역당국, 집단 감염병 대응 또 허점

    고열·기침에 메르스 의심 진단 환자, 서울 시내 호텔로 이동 당국 4시간이나 지나 신병 확보… 바이러스 1차 검사선 음성 반응 방역 당국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방역에 또다시 허점이 노출됐다.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은 13일 새벽 고열과 기침 증세를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은 아랍에미리트(UAE) 국적 A(22·여)씨에게 메르스 의심 진단을 내리고도 이 여성이 마음대로 귀가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부랴부랴 소재 파악에 나서 오전 7시 20분쯤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A씨의 신병을 확보하고 같은 지역의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했다. A씨가 응급실을 나선 뒤 4시간이 지난 후였다. 1차 검사 결과 이 여성은 메르스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메르스 사태의 교훈이 무색할 정도로 방역 당국과 의료기관이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종 검사 결과는 15일쯤 나온다. 강북삼성병원에 따르면 지난 8일 입국한 A씨는 고열, 기침, 인후통 등의 증세가 나타나자 이날 오전 1시 30분쯤 이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병원 측은 A씨를 메르스 의심 환자로 진단하고 질병관리본부 콜센터에 신고한 뒤 A씨와 함께 온 보호자에게 격리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A씨는 격리를 거부하고 자신의 승용차로 돌아갔다. 이 병원 의사의 설득으로 A씨는 응급실 외부에 설치된 음압 에어 텐트에 잠시 입실했으나 곧 밖으로 나갔다. 강북삼성병원 관계자는 “보안팀이 차량에서 대기해 달라고 요청하고 의료진에게 이를 설명하러 간 사이 환자와 보호자가 승용차로 귀가해 버렸다”고 말했다. 환자가 격리를 거부하긴 했으나 병원 측도 이를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병원 측은 메르스 의심 환자가 도망갔다고 하고, 의심환자는 대기했는데 사람이 오지 않아 그냥 숙소로 돌아왔다고 하는 등 말이 엇갈린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A씨의 신병을 확보하고도 2시간 후에야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했다. 이송이 지연된 이유에 대해 질본 관계자는 “아랍권 여성에 대한 신체 접촉은 매우 신중하게 해야 해서 UAE 대사관 관계자가 호텔로 오길 기다렸다가 이 관계자에게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이송 동의를 얻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아토피·천식 총대 멘 살뜰한 송파 춘희씨

    송파구가 ‘아토피·천식 안심학교’를 통해 지역 어린이의 아토피와 천식 집중 관리에 나섰다. 올해는 초등학교 2곳과 유치원·어린이집 15곳 등 모두 17개교가 ‘아토피·천식 안심학교’로 지정됐다. 박춘희 구청장은 12일 “지난해 조사 결과 서울 초등학생 가운데 아토피 피부염을 경험한 어린이는 22.7%, 알레르기 비염은 4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갈수록 늘어나는 환경성 질환으로부터 지역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역사회가 나서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안심학교로 지정되면 먼저 전교생을 대상으로 아토피성 질환 실태조사를 실시해 아토피·천식 질환 진단을 받은 아동은 맞춤형 교육과 치료가 학교생활 중에도 이뤄진다. 교육은 인형극으로 질환관리 방법, 영양교육, 알레르기 질환 예방 및 관리방법 등을 알린다. 천식 응급 장비와 보습제도 지급된다. 아토피·천식을 앓는 어린이는 가족과 함께 북한산, 충남, 전북 등에서 열리는 캠프에 참가할 수 있다. 캠프 내용은 환경성 질환 전문가 강의, 숲 체험, 친환경 먹을거리 체험, 텃밭 체험 등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안심학교로 지정됐던 풍성초등학교는 보건소와 협력, 학부모와 아이 모두 만족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올해는 질병관리본부와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가 실시하는 ‘안심학교 우수 운영 인증’도 받을 예정이다. 인증을 받으면 아토피 특강, 아토피 보습제, 학부모·환아 교육 자료 등이 무료로 지원된다. 구 관계자는 “마천동 어린이안전교육관에 아토피 상설 홍보관을 운영 중”이라면서 “앞으로 생애주기별 주민 맞춤교육, 아토피·천식 아카데미 운영, 미술치료 교육 등으로 지역 어린이들의 환경성 질환을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야생 진드기 매개한 중증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환자가 제주 올해 첫 발생

    제주에서 올해 야생진드기에 의해 매개되는 중증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환자가 첫 발생했다. 제주도는 제주시내 종합병원에서 치료 중인 의사환자에 대해 제주보건환경연구원 검사결과 SFTS 양성으로 판정돼 질병관리본부에 확인 검사를 의뢰했다고 12일 밝혔다. 61세 남성인 이 환자는 밀감과수원, 묘목재배 및 양봉원 등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지난 3월 27일 진드기에 물린 후 고열, 설사, 복통 등으로 지역의료기관에서 통원치료를 받다가 이달 11일 종합병원에 입원 치료 중이다. SFTS를 매개하는 작은소피참진드기는 주로 숲과 목장, 초원 등의 야외에 서식하며 제주지역은 환경 특성상 야산 가축방목장이 많고, 오름 탐방 등 야외 활동 여건이 용이해 환자가 매년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제주에서는 SFTS 환자 9명이 발생해 1명이 숨졌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리우올림픽 선수단에 ‘지카 대비팀’ 함께 간다

    훈련·현지 캠프 예산 272억 책정 정부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지카바이러스 대비 질병관리특별전담팀을 파견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종 제2차관 주재로 ‘2016 리우올림픽·패럴림픽 대비 관계 부처 합동 회의’를 개최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문체부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국가정보원, 해외문화홍보원, 대한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 등이 참가했으며 리우올림픽 선수단의 경기력 지원과 테러·질병 대비 안전 대책, 한국 문화 관광 홍보 등에 대해 논의했다. 먼저 질병 예방 관련 주무 부처인 복지부 등은 지카바이러스에 대비해 8명(패럴림픽 10명)으로 구성된 질병관리특별전담팀을 운영해 선수단 건강을 관리하기로 했다. 방충 소재를 활용해 노출을 최소화한 선수단복을 제작하고 모기 기피제도 선수단 전원에게 배포하기로 했다. 또 리우올림픽과 패럴림픽에서 세계 10위권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강화 훈련과 현지 훈련캠프 등 경기력 향상과 선수단 현지 지원에 모두 272억원을 책정했다. 문체부는 국정원 등과 협업해 불안정한 치안 상황과 테러 위험 속에서 선수단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외교부는 리우데자네이루에 임시영사관을 설치해 재외국민에게 안전과 편의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 세계의 이목이 리우올림픽이 열리는 브라질에 집중되는 만큼 한국의 다양한 문화·관광 콘텐츠를 선보여 이번 대회를 한국을 알리는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다. 차기 동계올림픽인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평창홍보관을 조성해 홍보할 예정이다. 김 차관은 “올림픽과 같은 스포츠 행사를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가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국격을 높이는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햇빛 오~래 쬐면 비타민D 안 생겨요

    ‘비타민D’는 칼슘 흡수를 도와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필수 영양소다. 적절한 혈중 농도는 성인 기준 ㎖당 30ng(나노그램)이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은 86%, 여성은 93%가 비타민D 결핍이다.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햇빛 노출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비타민D는 다른 영양소들과 달리 음식 섭취로는 얻기가 쉽지 않다. 햇빛을 받으면 피부에서 자연적으로 합성되기 때문에 비타민D 결핍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맑은 날 햇빛을 쬐는 것이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라질 페르르남부코 연방대학 의대 내분비학과 후란시스코 반데이라 교수팀은 햇빛을 지나치게 오래 쬘 경우 체내 비타민D 수치가 적정치 이하로 떨어져 오히려 결핍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 1~4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 내분비학회(ENDO) 2016’ 행사에서 발표됐다. 설립 100주년을 맞는 ENDO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의학분야 학술단체 중 하나다. 연구진은 브라질 헤시페에 거주하는 13~82세 남녀 986명을 대상으로 일일 햇빛 노출 시간과 체내 비타민D 수치를 조사했다. 헤시페는 적도 바로 아래에 위치한 곳으로 거의 1년 내내 맑은 날이 지속된다. 조사 대상자들의 하루 햇빛 노출시간은 전체 평균의 2~3배에 달했다. 그러나 이들의 혈중 비타민D 농도 평균은 기준치 이하인 26.06ng/㎖이었다. 특히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혈중 농도가 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데이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피부의 비타민D 합성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적절한 선탠은 건강한 구릿빛 피부를 만들어 주고, 비타민D 합성에도 도움을 주지만 지나치면 피부암 발생 가능성을 높일 뿐 아니라 비타민 합성을 오히려 저하시키기까지 한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람 허벅지 깨문 진드기 제거 순간

    사람 허벅지 깨문 진드기 제거 순간

    흡입튜브를 사용해 피부에서 진드기를 제거하는 영상이 화제다. 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유튜브 채널 ‘Dr. GuruS2’에 게재된 남성 허벅지에서 진드기 제거하는 영상을 기사와 함께 보도했다. 영상에는 허벅지 피부를 물고 있는 진드기를 흡입튜브로 떼어내는 모습이 담겨 있다. 여러 차례 흡입을 시도해 보지만 진드기는 남성의 피부를 파고들며 떨어지지 않는다. 결국 의사는 5분 만에 피부에서 꿈틀거리는 진드기를 핀셋으로 어렵게 제거한다. 진드기에게 물린 남성의 피부가 빨갛게 부어오른다. 진드기 전염병에는 보렐리아균에 감염된 진드기에 물려 생기는 라임병(Lyme disease) 과 38도 이상의 고열과 구토·설사를 동반한 SFT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심한 몸살과 감염 부위 고름이 생기고 딱지가 앉는 쯔쯔가무시 등이 있다. 심한 두통, 목이 뻣뻣해지는 경부강직 증상, 발열, 오한, 피곤함 등의 증상을 가진 라임병은 그 치사율이 낮은 반면 SFTS나 쯔쯔가무시의 경우 30% 이상의 높은 치사율을 보이고 있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영국 보건국은 매년 32만 9천 명의 라임병 환자가 발생하는 미국에 반해 잉글랜드와 웨일즈에서는 약 2000~3000명의 라임병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야생 진드기인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SFTS 환자가 2013년 36명이었던 환자수가 지난해 79명으로 늘어나 2년새 2.2배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질병관리본부는 진드기 매개 감염병 발생을 방지 하기 위해선 야외활동 때에는 ▲긴팔, 긴바지 입기, 모자 등을 착용하여 피부노출 최소화하기 ▲풀밭 위에 옷을 벗어두거나 눕지 않기 ▲풀밭 위에 앉을 때에는 돗자리를 사용하기 ▲ 산책로·등산로 등 지정된 경로 이외의 장소에 들어가지 않기 등을 준수해야 하며 야외활동 후에는 ▲ 옷을 털고 반드시 세탁하기 ▲ 샤워나 목욕하기 등의 수칙을 지켜야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영상= Dr. GuruS2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핫뉴스] 끼어들었다고 45초간 경적 울린 운전자 형사처벌 ▶[핫뉴스] 코스타리카, 맨손으로 악어 잡는 기이한 부활절 행사
  • 전국 일본뇌염 주의보 발령

    전국 일본뇌염 주의보 발령

    외출할 때 밝은색·긴옷 착용을 경남과 제주에서 올해 들어 처음 일본뇌염을 옮기는 ‘작은빨간집모기’가 발견됐다. 질병관리본부는 3일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했다. 지난 1일 채집된 작은빨간집모기는 논이나 동물 축사, 웅덩이에 서식하는 암갈색의 작은 모기로, 지카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흰줄숲모기’와는 다른 종류다.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를 이 모기가 흡혈하고서 사람을 물면 일본뇌염이 사람에게 전파되는데, 10명 중 9명은 증상이 없거나 미약한 편이다. 하지만 일부는 중추신경계 이상으로 의식장애, 경련, 혼수,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 있고 회복하더라도 언어·시각장애, 판단 능력 저하, 전신 마비 등의 후유증이 남는다.2011~15년 사이 발생한 일본뇌염 환자 103명 가운데 사망자는 14명으로 치명률은 13.6%다. 급성기 증상과 치명률만 놓고 보면 흰줄숲모기가 옮기는 지카바이러스 감염증보다 더 무서운 질환이다. 일본뇌염을 예방하려면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게 최선이다. 어렸을 때 일본뇌염 백신을 맞았더라도 나이가 들면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안심해선 안 된다. 면역력이 약한 성인은 일본뇌염 예방백신을 맞는 게 좋다. 일본뇌염 예방접종은 연중 어느 때나 받을 수 있다. 작은빨간집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이 모기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오후 8~10시 사이 야외 활동을 할 때 긴소매 옷을 입거나 모기 기피제를 뿌린다. 옷은 되도록 밝은 색을 골라 입는다. 주영란 질병관리본부 질병매개곤충과장은 “더 안전하게 흡혈하고자 모기는 자신의 몸 색깔과 비슷한 어두운 계열의 옷에 앉는 것을 선호한다”며 “외출할 때 흰색 옷을 입으면 모기가 잘 달라붙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에 채집한 작은빨간집모기에선 아직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바이러스가 검출되거나 일본뇌염 환자가 발생하면 보건 당국은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한다. 한편 흰줄숲모기는 9월에 많고 늦가을까지 흡혈하며 주로 낮에 활동하는 등 일반 모기와 활동 시간대가 다르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마음속 편견… 낙인이 ‘독’

    마음속 편견… 낙인이 ‘독’

    한동안 관심에서 멀어졌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한 해 에이즈 환자들이 1000명 넘게 발생하고 있다. 2014년 한 해에만 1191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1081명이 내국인이다. 연령별로는 20대가 30.8%(367명)로 가장 많고, 30대 23.7%(282명), 40대 19.2%(229명) 순으로 20~40대가 전체의 73.7%를 차지한다. 1985년 첫 에이즈 환자가 신고되고서 30여년간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해 왔으며, 2013년 1000명대에 접어들었다. 없어지기는커녕 오히려 환자가 늘어난 것이다. 다만 탁월한 치료제가 많이 개발되면서 이제는 죽음에 이르는 질병이 아니라 치료와 관리를 제대로 하면 얼마든지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질병이 됐다.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체면역결핍 바이러스(HIV)가 원숭이에게서 인간으로 처음 옮겨 왔을 때만 해도 ‘제2의 페스트’라고 불릴 정도로 사망률이 높은 질병이었지만, 오랜 기간을 거치며 치명성이 떨어졌다. 지금은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아도 면역 결핍으로 사망에 이르기까지 10~12년이 걸리며, 치료하고 건강 관리를 한다면 30년 이상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도 에이즈를 ‘죽는 병’이 아니라 만성질환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에이즈 환자들이 더 두려워하는 건 병이 아니라 ‘사회적 낙인’이다. 최근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에이즈예방협회가 발표한 ‘2015 에이즈 행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전국 15~59세 남녀 1000명 가운데 25.3%가 에이즈와 관련해 ‘죽음’을 떠올렸다. 16.7%가 에이즈를 생각하면 ‘동성애, 문란한 성생활, 성매매, 불결한 성관계, 잘못된 성문화’가 연상된다고 했고, 10.5%는 ‘전염병, 직업여성이 걸리는 병’ 등을 떠올렸다. 또 심지어 ‘지저분한 사생활, 혐오스럽다, 지저분하다’라는 말을 떠올린 사람도 5.4%나 됐다. 병원도 에이즈 환자를 꺼린다. 정부는 에이즈 환자 전문 병원을 새로 지정하는 게 여의치 않자 지난해 12월 전국 모든 요양병원에서 에이즈 환자 입원을 받도록 의료법 시행규칙을 개정했지만, 요양병원협회가 감염 위험을 이유로 시행규칙 철회를 요구하는 등 반발이 거세다. 요양병원협회는 ‘일반인 4000명의 95.9%’가 에이즈 환자 요양병원 입원에 반대한다는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에이즈 행태 조사를 보면 35.8%가 에이즈 환자와 키스하는 것만으로 HIV에 감염될 수 있다고 답했고, 27.4%는 변기를 같이 사용하는 것만으로 HIV에 감염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등 에이즈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아직 만연하다. 하지만 에이즈는 그리 쉽게 발병하지 않는다. 우선 HIV에 감염됐더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에이즈 환자가 아니다. HIV 감염자와 밥을 같이 먹어도 음식에 들어간 HIV는 생존할 수 없어 감염을 일으키지 않는다. 체액인 땀과 침에는 극소량의 바이러스가 들어 있어 상대방 몸 안으로 들어가도 감염을 일으키지 않으며, 감염인을 문 모기에 물려도 감염되지 않는다. HIV 감염자와의 한 차례 성관계로 감염될 확률은 0.01~0.1%로 매우 낮지만, 이는 평균 감염률로 단 한 번의 성관계로도 감염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콘돔을 착용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수혈로 감염될 확률은 90%나 되지만, 혈액은 엄격히 관리되고 있어 실제 수혈로 인한 감염 가능성은 적다. HIV에 감염된 산모가 출산할 때 아이에게 감염될 확률은 25~30%로 높은 편이지만, 치료를 받으면 아이에게 수직 감염될 가능성은 5% 이하로 낮아진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가습기 살균제 사망’ 서울대 보고서 조작 의혹

    檢, 수사 대상 4개 제품으로 압축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살균제 제조사인 영국계 다국적기업 옥시레킷벤키저가 제출한 서울대 수의과대학 연구팀의 보고서가 조작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위를 확인 중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주 보고서를 작성한 서울대 연구진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3일 검찰 관계자는 “가습기 살균제가 유해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보고서가 제조사 측에 유리하게 작성된 정황이 있다”면서 “보고서가 조작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011년 질병관리본부 폐손상조사위원회는 살균제의 주성분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을 폐 손상을 유발하는 유독물로 인정했다. 이에 옥시 측은 서울대 연구팀에 의뢰에 PHMG가 유해성이 없다는 반박 보고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검찰은 옥시가 서울대 연구팀 측에서 받은 보고서를 조작해 검찰에 제출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또 서울대 연구팀이 옥시로부터 대가를 받고 조작된 결과를 내놓았을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 검찰은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옥시 측을 포함해 살균제 제조사와 유통사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문제가 된 가습기 살균제 10개 제품 가운데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 ‘홈플러스 가습기 청정제’, ‘세퓨 가습기 살균제’ 등 4개를 수사 대상으로 압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나 유통사를 대상으로 이들이 제품의 유해성을 언제부터 알았는지, 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전에 흡입 독성 연구·테스트를 제대로 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지카’는 아직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가 발령됐다. 질병관리본부는 경남, 제주지역에서 올 들어 처음으로 일본뇌염 매개모기가 발견됨에 따라 전국에 주의보를 발령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일본뇌염 주의보는 최근 10년새 연중 가장 빠른 시기에 발령됐다. 지난해에는 4월 8일, 2014년에는 4월 21일에 일본뇌염 주의보가 내렸다. 일본뇌염 주의보는 일본뇌염 매개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가 최초로 발견될 때 발령된다. 일본뇌염 환자가 발생하거나 매개모기에서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발견됐을 때, 매개모기의 밀도가 일정 기준 이상 높아졌을 때는 ‘일본뇌염 경보’가 발령된다.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있는 매개모기에 물려도 95%는 무증상이거나 열을 동반하는 가벼운 증상을 보이지만 드물게는 치명적인 급성신경계 증상으로 진행될 수 있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야외에서는 긴 바지, 긴 소매 옷을 입어 피부 노출을 줄이고 신발이나 양말에 모기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가정에서는 방충망을 쓰고 모기가 좋아하는 진한 향수나 화장품은 쓰지 않는 게 좋다. 질병관리본부는 생후 12개월~만12세 아동은 일본뇌염 예방접종을 완료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생하 소두증의 원인으로 알려진 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흰줄숲모기’ 성충은 아직 국내에서 채집되지 않았다고 질병관리본부는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잊고 산 결핵, 면역력 떨어지면 찾아와요

    잊고 산 결핵, 면역력 떨어지면 찾아와요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 속 소녀는 소나기를 흠뻑 맞고 그만 병이 악화돼 “내가 입던 옷을 그대로 입혀서 묻어 달라”는 잔망스러운 유언을 남기고 떠났다. 가을날 소나기가 소녀를 시름시름 앓게 했지만 죽음으로 이끈 건 결핵이었다.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의 여주인공 미미,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여주인공 비올레타도 애절한 사랑을 하다 결핵으로 숨을 거뒀다. 창백한 피부에 당장에라도 쓰러질 것 같은 가냘픈 몸이어야 ‘비련’에 어울리다 보니 결핵 환자의 모습이 병적인 아름다움으로 미화돼 다양한 장르의 예술작품의 단골 소재가 됐다. 결핵은 문인의 병이기도 했다. 이상, 김유정, 나도향, 채만식 등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상당수 문인이 결핵 투병을 했다. 하지만 결핵은 비련의 여주인공과 문인이 앓는 ‘낭만적’ 질병만은 아니다. 문인 가운데 유독 결핵 환자가 많았던 건 가난과 흡연, 잦은 음주 때문이다. 손현진 질병관리본부 에이즈·결핵관리과 연구관은 “결핵은 대체로 폐에 생기는데 흡연은 폐의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며 알코올 중독, 당뇨병, 스트레스, 영양 결핍 등 면역을 떨어뜨리는 모든 요인이 결핵 발병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집계한 결핵 환자 통계를 보면 지난해 신규 환자 수는 남성 1만 8695명, 여성 1만 3486명으로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1.4배가량 많다. 손 연구관은 “남성의 높은 흡연율, 군대에서의 집단생활 등이 결핵 발생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결핵균에 감염됐지만 아직 증상은 나타나지 않은 잠복결핵자라도 면역력이 강하면 결핵으로 발병하지 않는다. 문인뿐만 아니라 못 먹고 못살았던 그 시절 가난한 이들은 결핵을 앓았다. 그래서 결핵을 다른 말로 ‘가난의 질병’이라고도 부른다. 1965년만 해도 결핵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5100명이었다. 2000년대 들어서야 인구 10만명당 1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결핵에 걸리면 객혈, 호흡곤란, 무력감과 피곤함, 미열·오한 등의 발열 증상이 나타난다. 감기나 폐렴, 폐암, 기관지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호흡기 관련 질환과 증상이 비슷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식욕이 떨어지면서 체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데, 결핵에 걸린 예술작품 속 여성들이 하나같이 여윈 몸을 한 것은 이 때문이다. 결핵은 대체로 폐에 생긴다.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되고 열이 나며 기침 증상이 밤에 더 심해지면 폐결핵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다만 결핵 발병 부위에 따라 신장결핵이면 혈뇨가 나타나고 배뇨 곤란·잦은 요의(尿意) 등 방광염과 비슷한 증상을 동반하기도 하며, 척추결핵은 허리 통증, 결핵성 뇌막염이면 두통·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증상만 가지고 결핵 종류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정부는 결핵을 예방하기 위해 2017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학생과 40세 성인을 대상으로 잠복결핵 검진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결핵 환자 돕기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크리스마스실’이 기억 저편으로 밀려난 것처럼, 못 먹고 못살던 시대의 전유물로 여겼던 결핵도 잊힌 지 오래지만 없어진 질병은 아니다. 2015년 기준 국내 신규 결핵 환자 3만 2181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결핵 발생률 1위(10만명당 86.0명)란 통계가 말해 준다. 그냥 1위도 아니라 결핵 발생률이 2위인 포르투갈(10만명당 25.0명)보다 무려 3배 이상 많은 압도적 1위다. 북한의 결핵 환자는 세계보건기구(WHO) 추산 10만명당 442명(2014년)이다. 우리나라에 유독 결핵 환자가 많은 것은 6·25전쟁 때문이다. 전쟁 전후 결핵이 많이 발병했고, 피란 생활을 하며 감염되기 쉬운 환경에 노출됐다. 콩나물시루 교실에서 공부하고 군대에서 집단생활을 하면서 결핵균이 더 많이 전파됐고, 이렇게 감염된 이들이 노년기 들어 발병하며 2차 감염을 일으키고 있다. 결핵은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 결핵 치료를 시작해 2주 정도 약을 복용하면 대개 전염력은 사라진다. 그러나 결핵균은 증식 속도가 무척 느려 최소 6개월 약을 복용해야 하며, 복용을 마음대로 중단하면 아직 죽지 않은 결핵균이 다시 증식해 재발하게 될 위험이 크다. 또 기존 약제에 내성을 가진 다제내성결핵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1차 치료는 6개월이지만, 다제내성결핵의 치료 기간은 2년이며 부작용이 많아 매우 힘들고 치료 성공률도 50~60%에 불과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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