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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한미군 철수시 북한 ‘남침’ 가능성”…“한국인 회복력에 감사”

    “주한미군 철수시 북한 ‘남침’ 가능성”…“한국인 회복력에 감사”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전 세계 미군 배치 조정을 검토하는 가운데,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는 미군 사령관들이 10일(현지시간) 일각의 주한미군 철수·감축론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새뮤얼 퍼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주한미군이 없어지면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 침공할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우려했다. 이때 퍼파로 사령관은 주한미군의 ‘손실’을 의미하는 ‘loss’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이는 주한미군의 철수뿐 아니라 감축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이었다. 퍼파로 사령관은 ‘주한미군의 중대한 감축이 좋으냐, 나쁘냐’라는 질문에 “그것은 분쟁에서 압도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감퇴시킨다”라고 강조했다. 또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은 ‘중국 위협 대응 및 미국 본토 방어 집중 차원에서 한반도 병력 축소 방안을 미 국방부가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주한미군 감축은 문제가 될 것(problematic)”이라고 지적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정책에 대해 말하진 않겠지만, 우리가 거기서(한반도에서) 제공하는 것은 동해에서 러시아에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는 잠재력, 서해에서 중국에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는 잠재력, 그리고 현재 작동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억지력”이라고 강조했다.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은 주한미군이 북한 침공을 억지할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브런슨 사령관은 모두 발언에서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투자’에 대한 보상은 돈으로만 측정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접근성, 전진 기지, 지속적 파트너십과 억지력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주한미군 감축이 한국과 지역의 파트너들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최근 주한미군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포대 일부를 중동으로 이동하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의 무력에 대해 무엇을 요구받고 있는지에 대한 전략적 명확성을 활용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주한미군의 대북 억지 역할과 대중국, 대러시아 견제 역할을 약화하는 신호를 북중러에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한미군 감축에 신중한 견해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브런슨 사령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을 침공할 것으로 보느냐’라는 질문에는 “나는 그가 침공을 할 것으로 믿지 않는다”라면서도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그가 지난 75년에 걸쳐 이룬 한국의 위대한 성장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무기와 시스템을 이용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두 사령관의 이날 발언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미국 언론 보도 등을 계기로 주한미군의 변화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서 ‘유럽이나 해외에 있는 미군을 감축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It depends)고 답한 뒤 “우리는 유럽에 있는 군에 대해 비용을 내지만 (그에 대해) 많이 보전(reimburse)받지는 못한다. 이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은 무역과는 관계가 없지만 우리는 그것을 (협상의) 일부로 할 것”이라며 주한미군 주둔과 그 비용 부담 문제를 관세 등 무역 이슈와 엮어 포괄적으로 협상하길 선호한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또 미국 국방부는 최근 마련한 ‘임시 국방 전략 지침’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대비와 미 본토 방어를 최우선 과제로 삼으며, 북한을 비롯한 다른 위협 요인에 대한 대응은 동맹국들에 대부분 맡기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얼마 전에 보도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과 그 주변 지역을 관할하는 미군 사령관들은 주한미군의 철수 또는 감축이 초래할 부정적 영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주한미군 철수·감축이 북한의 남침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는 퍼파로 사령관 발언의 경우 방위비 분담금(주한미군 주둔비용 중 한국의 부담액) 증액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렛대’에 힘을 더하는 측면도 없지 않아 보인다. 또 미국이 전략적으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대중국 견제와 관련한 주한미군의 역할을 강조한 점은 주둔의 당위성에 힘을 싣는 동시에 ‘전략적 유연성’과도 연결되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 전략적 유연성은 주한미군의 역할 범위를 북한에 맞서 동맹국인 한국을 지키는 것을 넘어 대만해협 위기 대응 등으로까지 확대하는 것을 말한다. 한편,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탄핵소추, 윤 전 대통령 파면 등 일련의 과정을 염두에 둔 듯, “도전적이고 힘든 시간을 거치며 지속적인 회복력을 보여준 한국인들에 감사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 동체 패널 떨어진 줄도 모른 채… 진에어 ‘아찔한 비행’

    진에어 여객기에서 운항 도중 항공기 외부 패널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진에어는 착륙 이후에야 해당 사실을 파악해 저비용항공사(LCC)의 고질적인 정비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9시 30분 광주공항을 출발해 10시 34분 제주공항에 도착한 진에어 항공기 LJ451편(HL7560)의 외부 패널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분실된 패널은 항공기 후방 동체 하단부 패널로, 외부 덮개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진에어는 항공기가 제주공항에 도착한 이후인 10시 50분에야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항공기에는 탑승객 134명, 승무원 6명 등 총 140명이 타고 있었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확인 직후 제주공항과 광주공항은 패널 잔해를 찾기 위해 활주로를 점검했으나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도 외부 패널이 떨어진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비행기 노후화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해당 항공기는 2000년에 도입돼 기령(항공기 연수)이 24년이다. 통상 업계에서는 기령 20년 이상인 항공기를 노후 항공기로 분류한다. 진에어 관계자는 “항공기가 제주공항에 도착한 뒤 지상 점검 중 패널 유실을 확인했다”며 “국토교통부에 해당 사실을 보고하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 [단독] ‘지브리풍 프사’ AI 놀이터, 개인정보 유출 회색지대

    [단독] ‘지브리풍 프사’ AI 놀이터, 개인정보 유출 회색지대

    “‘지브리풍 사진’ 만들어 보겠다고 챗GPT에 넣은 사진들이 어떻게 쓰이는지, 어디에 남아 있는지 몰라서 찜찜해요.” 직장인 이수연(29)씨는 10일 서울신문과 만나 지인들 사이에서 ‘지브리풍 그림 금지령’이 내려진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최근 이용자의 사진을 챗GPT에 입력하면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지브리 등 특유의 화풍을 흉내 낸 이미지로 바꿔 주는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작 원본 사진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등 개인정보 보호 문제는 그늘에 가려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이 수집한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마케팅 등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행태는 현행법상 제재 대상이지만 AI 서비스를 내세워 사진 등 개인정보를 수집한 이후 다른 용도로 이용하는 경우에는 제재를 받지 않아서다. 또 하나의 ‘AI 규제 회색지대’인 셈이다. 기업에서 이용자가 동의한 수집·활용 범위를 넘어서 목적 외로 이용하다 적발될 경우 부과받은 과징금도 갈수록 늘고 있다. 서울신문이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하는 민간 기업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해 받은 과징금은 2020년 67억 7480만원에서 지난해 604억 7850만원으로 9배 가까이 증가했다. 우리카드의 경우 약 20만명에 달하는 가맹점주의 개인정보를 무단 취합해 마케팅에 활용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달 개보위에서 과징금 134억 5100만원을 부과받았다.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도 약 330만명의 국내 이용자의 학력 등 정보를 동의 없이 제3자인 다른 사업자들에게 제공해 67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문제는 지브리풍 이미지처럼 이용자가 입력한 정보를 토대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생성형 AI는 기업의 개인정보 활용처럼 위법성이 확연히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정환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는 “AI가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을 통해 새로운 결과물이 산출됐을 때 처음 정보를 입력한 이용자가 원치 않는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개보위가 지난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2800명 대상 조사)의 76.1%가 AI가 유발할 수 있는 개인정보 관련 위험성에 대해 ‘심각하다’고 답했다. AI가 학습에 활용한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다른 사업자 등에 제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이송희 한국폴리텍대 사이버보안과 교수는 “개인정보보호법에 생성형 AI에 관한 조항을 추가하는 등 새로운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개보위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정보 처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점검·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 디지털성범죄 피해 1만명… 93%가 20대 이하

    지난해 디지털 성범죄로 도움을 요청한 피해자 수가 1만명을 넘어섰다. 이 중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자의 92.6%는 20대 이하였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이런 내용의 ‘2024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를 10일 공개했다. 지난해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중앙디성센터)에서 지원받은 피해자는 1만 305명으로 전년 대비 14.7% 증가했다. 삭제 지원, 상담, 수사기관 연계를 합치면 총 33만 2341건으로 전년보다 20.6% 증가했다. 신고하지 않은 건수를 합치면 실제 피해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디지털성범죄 피해자는 10대(27.8%)와 20대(50.9%)에 집중됐다. 소셜미디어(SNS)나 익명 기반 플랫폼 등을 활발히 이용하는 연령대 특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피해자의 72.1%는 여성이었다. 피해 유형별로는 유포 불안(25.9%), 불법 촬영(24.9%), 유포(17.2%) 순으로 나타났다. 유포 불안은 대개 과거 촬영했던 성관계 동영상이나 불법 촬영물 등이 온라인상에 퍼졌을까 두려워 모니터링을 요청하는 경우다. 최근에는 딥페이크 성범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 건수는 1384건으로 전년(423건) 대비 272.2% 급증했다. 박성혜 디성센터 삭제지원팀장은 “최근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친구나 교사의 얼굴을 합성한 이미지를 장난처럼 공유하는 일이 늘고 있다”며 “아직 유의미한 통계가 나오진 않았지만 생성형 AI 관련 딥페이크 성범죄 심각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관세·주한미군·방위비 ‘패키지 딜’ 시험대… “현행 SMA 유지해야”

    관세·주한미군·방위비 ‘패키지 딜’ 시험대… “현행 SMA 유지해야”

    “SMA 아직 유효” 신중론에 무게“새 정부까지 협상 길게 가져가야”“유리해졌을 때 결론 내야” 시각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중국을 제외한 주요 교역국에 90일간 상호관세 부과를 전격 유예했다. 시한폭탄 타이머처럼 조여 오던 상황에서 새 정부 출범 후 전열을 정비해 협상에 나설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과 주한미군 주둔, 관세 등을 한 바구니에 넣고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뜻을 거듭 밝히면서 ‘패키지 딜’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럽이나 해외 미군 감축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무역과는 관계없지만 우리는 그것을 (무역 협상의) 일부로 할 것”이라며 “한 개의 패키지로 다 담는 게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깔끔하고 좋다”고 말했다. 백악관이 패키지 딜을 거듭 강조하면서 협상 신중론에 무게가 실린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10일 “방위비 분담금이나 주한미군 감축은 대행 체제에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조기 대선 특수성을 설득하면서 협상을 길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방위비 협상 경험이 있는 여석주 전 국방부 정책실장은 “지금 당장 협상 안 한다고 해도 지난해 맺은 SMA 협정이 유효한 만큼 급할 게 없다”면서 “리더십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빨리 끝내려고 한다면 당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방위비 분담금을 패키지에 담는 것에 신중하다. SMA 협상은 한미가 별도 팀을 꾸려 길게는 1년 이상 협의한다. 통상과 엮이면 소요 시간과 피해 규모 모두 예측 불가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다른 나라의 협상 상황을 봐가면서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상황 관리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미국은 중국과 무역 전쟁이 더 불붙기 전에 동맹국과 서둘러 타협하고 싶어 하는 모습”이라며 “예전보다 상황이 유리해진 면이 있기 때문에 빨리 결론을 내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 중 가장 높은 관세율(25%)을 일단 피한 것은 다행이다. 장 원장은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어들면 한국이 반사 이익을 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기본관세 10%만 적용받지만, 대미 수출 경쟁국인 일본은 최혜국대우(MFN) 관세율 1.4%가 추가된다. 다만 미중 전면전으로 중국의 덤핑(저가 밀어내기) 수출이 늘어나면 추가 타격이 불가피하다. 자동차는 여전히 25%의 품목 관세가 적용되고 반도체 또한 예고된 터라 불안은 여전하다.
  • 대통령몫 인사권 행사에 트럼프 통화 유출… 韓행보 심상치 않다

    대통령몫 인사권 행사에 트럼프 통화 유출… 韓행보 심상치 않다

    출마 가능성 일축·관리형서 변화논란 뻔한 이완규 헌법재판관 지명‘낙관의 힘’ 정치적 수사 메시지 이어트럼프 통화 ‘대권 도전’ 언급 유출주미대사 회의 공개 등 적극 나서일각 “대권 위한 스토리 만드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무섭게 퍼진 ‘한덕수 대망론’에 스스로 선을 그었다지만 며칠 새 한 대행의 언행은 대망론과 연결돼 각종 해석을 낳고 있다. 특히 ‘관리형 모드’로 소극적 권한 행사를 하던 그가 적극적 권한 행사에 나서며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맞설 보수 진영의 후보로 한 대행 이름이 공개적으로 언급되기 시작한 건 지난 7일쯤이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당시 기자들과 만나 “당 외부에서 (후보를) 영입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라며 한 대행을 언급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한 대행의 출마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 대행이 총리실 간부들에게 “대선의 ‘ㄷ’ 글자도 꺼내지 말라”며 출마 가능성을 일축했다는 얘기가 알려지면서 한덕수 차출론은 보수 진영 쪽 ‘희망사항’ 정도로 치부됐다. 하지만 이튿날인 8일 한 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2명을 비롯해 그동안 임명을 보류해 왔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를 임명하면서 그 배경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왔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40년 지기인 이완규 법제처장을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야권의 거센 반발을 샀다. 학계에서도 권한대행의 임명 권한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한데 적극적으로 권한 행사에 나서며 스스로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10일 “논란이 불거진 마 재판관을 임명하고 동시에 보수 색채 재판관 2명을 지명하며 정치적 묘수를 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같은 날 저녁 한 대행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 간 첫 통화를 하면서 나눈 내용이 언론에 유출되는 이례적인 일도 발생했다. 대선 출마 의향을 묻는 트럼프 대통령의 질문에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에 한 대행에게 심경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뒤늦게 알려진 배경에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이에 외교 소식통은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 위한 ‘아이스 브레이킹’ 차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보도를 근거로 물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상 간 통화에서 다른 나라 대통령이 상대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언급하고 이 사실이 외부로 나온 것엔 ‘의도’가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자칫하면 이런 대화 내용이 미국의 내정간섭으로 비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정치적 화법을 구사하는 것도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한 대행이 ‘낙관의 힘’, ‘김밥 회의’ 등 감성적 언급을 한 것은 평소 사용하던 관료의 메시지가 아닌 정치인의 발언이라는 평가다. 이날은 미국의 상호관세와 관련해 주미대사·통상교섭본부장과 화상회의를 했다는 내용이 총리실 보도자료를 통해 알려졌다. 한 대행의 행보를 두고 국민의힘 일각에선 “한 대행의 대권을 위한 ‘스토리’ 만들기가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대선까지의 기간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만큼 정치적 이벤트를 연출하는 것이란 설명이다.
  • ‘경제성장·실용주의’ 외친 이재명… ‘11분 다큐’로 중도층 공략

    ‘경제성장·실용주의’ 외친 이재명… ‘11분 다큐’로 중도층 공략

    尹파면선고 음성·시민들 환호 띄워정장 대신 니트, 부드러운 말투 눈길“따뜻한 봄날 함께 만들었으면 한다”‘먹사니즘’ 재소환… “색깔 의미 없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새로운 국가 비전인 ‘K이니셔티브(주도권)’를 제시하는 다큐 영상을 통해 세 번째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것은 강성 이미지를 벗고 ‘부드러운 지도자’란 인상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영상에 담긴 메시지 역시 과거와 달리 중도와 실용 등에 방점이 찍혔다. 이 전 대표의 ‘영상 출마 선언’은 지난 대선에 이어 두 번째다. 영상 속 이 전 대표는 정장 대신 베이지색 니트를 입고 전반에 걸쳐 ‘희망’을 얘기했다. 말투 역시 강한 웅변조나 톡 쏘는 날 선 화법이 아니라 부드러움이 묻어나는 방식이었다. 계엄과 탄핵 국면에 지친 국민들에게 친밀함과 포근한 인상을 주려 한 것이다. 대선 출마 영상을 11분 남짓의 다큐 형식으로 제작한 건 ‘오프라인 출정식’을 기획한 다른 주자들과 차별화를 하면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친숙한 젊은층을 공략해 ‘일석이조’ 효과를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2017년 대선 당시에는 ‘소년공’으로 일했던 경기 성남시의 한 시계공장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노동자 출신 대통령’이 되겠다는 첫 출마 선언을 하며 재벌 개혁 등을 강조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2년 대선 때도 영상물로 출마 선언을 했다. 당시 그는 ‘새로운 대한민국!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억강부약’(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돕는다) 정치철학을 내세우며 경제 부흥 정책과 기본소득 도입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날 영상은 분위기와 메시지 모두 과거와 달랐다. 윤석열 정부 기간 각종 사법리스크 의혹이 제기되며 이 전 대표에게 씌워진 강성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노력을 담은 것이다. 이날 공개된 영상은 윤 전 대통령 파면 선고로 시작됐다. 이어 기뻐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국민들은 아직 봄을 기다리고 있다’는 자막과 함께 나오고, 봄을 상징하는 벚꽃과 함께 이 전 대표가 등장했다. 겨울(윤 전 대통령)이 가고 봄(이 전 대표), 즉 새 시대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는 12·3 비상계엄 사태를 극복한 원천이 국민들의 위대함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대함은 헌법 제도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제도를 가지고 사는 우리 국민 스스로의 위대함”이라며 “깊고 길었던 겨울을 국민들이 깨고 나오는 중이다. 따뜻한 봄날을 꼭 (함께)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국정의 첫 번째 목표로 경제성장을 제시한 것도 그간 중도보수 정당론을 주창하는 등 ‘우클릭’ 행보를 이어 온 것과 맥을 같이한다. 이 전 대표가 강조해 온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 ‘잘사니즘’을 다시 소환하면서 “고통 없는 삶을 넘어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고 한 부분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이 전 대표가 “그게 빨간색이냐, 파란색이냐 이건 특별한 의미가 없다. 어떤 게 더 유용하고 어떤 게 더 필요하나 이게 최고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말한 대목은 진영을 넘어 실용을 판단 기준으로 삼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번 영상은 ‘지금은 이재명’이라는 문구로 마무리됐다. 이 문구는 이번 대선에서 그의 보조 슬로건으로 사용된다. 새 시대를 이 전 대표가 열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페이스메이커’ 없는 민주… ‘어대명’ 속 경선 흥행 전략 고심

    ‘페이스메이커’ 없는 민주… ‘어대명’ 속 경선 흥행 전략 고심

    경쟁자 전무… 국힘 최대 20龍 전망일각 “본격적 본선 대비가 효과적”‘안정감·정책’ 강점으로 내세울 듯 6·3 대선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강’ 구도로 시작되면서 민주당의 경선 흥행 고민이 커지고 있다. 당내 일각에선 본선 경쟁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페이스메이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이 전 대표와 다른 후보 간 체급 차이가 너무 큰 상황이다. 민주당 대선특별당규준비위원회는 10일 국회에서 경선 시 당원과 선거인단의 표 가치, 선거인단 자격 기준 등을 놓고 논의에 착수했다. 민주당은 11일 최고위원회의 의결, 13일 중앙위원회 논의를 거쳐 경선 룰을 확정할 방침이다. 당내에선 최대 20룡(龍)이 거론되는 국민의힘과 비교해 민주당은 경선 흥행을 담보할 수 없다는 우려가 계속 나온다. 특히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김경수 전 경남지사, 전재수 민주당 의원도 출마를 고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전 대표와 경선을 뛰며 약점을 보완해 줄 적당한 경쟁자가 전무한 상황인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이미 이 전 대표의 독주 체제로 굳혀진 상황에서 무리하게 흥행에 욕심을 낼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김민석 당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지지자들은) 경선 과정에서 각각의 후보가 어떤 진지한 모습, 준비된 면모를 보이는가 이런 것들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이 경선 ‘흥행몰이’ 대신 본선에 집중하며 ‘안정감’과 ‘정책’을 강조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 초선 의원은 “누가 지금 흥행을 기대하겠느냐. 안정적인 후보를 뽑고 본격적으로 대선을 준비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다른 친명(친이재명)계 의원 또한 “대선 주자가 많이 나온다고 경선이 흥행한다는 보장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 父 ‘한국 유명가수’인 축구선수…일장기 달고 ‘한일전’ 뛸 수밖에 없는 이유

    父 ‘한국 유명가수’인 축구선수…일장기 달고 ‘한일전’ 뛸 수밖에 없는 이유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17세 이하(U-17) 아시안컵에 나선 일본 축구대표팀의 ‘백업 공격수’ 다니 다이치(16·한국명 김도윤)가 국내 축구 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다니의 한국 이름은 김도윤으로,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가수 김정민(56)의 아들이다. 김정민은 2006년 일본인 다니 루미코와 결혼해 3명의 아들을 뒀다. 다니는 둘째다. 아버지의 나라 한국과, 어머니의 나라 일본 모두 다니에게는 ‘모국’인 셈이다. 한국에서는 김도윤이라는 이름으로 K리그1 FC서울의 유스팀인 오산중학교에서 선수로 뛰다가 일본으로 축구 유학을 떠났고 현재 일본 J리그 사간 도스 U-18세 팀에서 뛰고 있다. 신장 184㎝의 좋은 체격을 가진 다니는 아버지가 한국인이고 어머니가 일본인이어서 한국과 일본 국적을 모두 가질 수 있고, 이번 U-17 아시안컵에는 일본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고 있다. 다니는 지난해 10월 펼쳐진 U-17 아시안컵 예선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줬다. 네팔과의 1차전에서 4골을 터트려 팀의 9-2 대승에 힘을 보탰고, 몽골과의 2차전(7-0승)과 카타르(5-0승)와의 3차전에서도 각각 1골씩 넣으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1승 1패)은 C조에서 2위를 놓고 예멘과 오는 11일 조별리그 3차전 최종전을 준비하는 가운데 일본(1승 1무)도 11일 호주와 B조 최종전에서 조별리그 통과를 다툰다. U-17 아시안컵 8강 진출팀은 모두 올해 11월 펼쳐지는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품는다. 팬들의 관심은 이번 대회 4강에서 한일전이 성사될지 여부에 쏠린다. 한일전이 성사되면 다니는 중학교 시절 한국에서 경쟁했던 ‘옛 친구’들과 맞대결 기회를 얻는다. 한국은 이미 인도네시아에 C조 1위를 내주고 조 2위를 노리고, 일본은 B조 1위에 도전한다. 조별리그에서 한국이 C조 2위, 일본이 B조 1위를 확정하면 두 팀은 준결승에서 만날 수 있다. 일본이 B조 2위가 되면 한일전은 결승에서나 치러질 수 있다. 다니가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일본 대표팀에서 뛸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김정민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애들의 여권이 2개다. 태어나면서 나라가 2개다. 한국 정서상 반일 감정으로 예민하지만 애들은 모국이 두 나라다. 특수한 입장이라 어떤 편을 들 수 없다. 애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라고 밝혔다. 이어 “어느 편이 없다. 일본이 기회를 먼저 준 팀”이라며 “프로도 아니고, 아직 유소년이라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며 “성인 국가대표팀은 가고 싶어서 가는 게 아니다. ‘하늘에 별따기’보다 어렵다. 결국 좋은 기회를 준 팀에서 뛰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열악한 한국의 유·청소년 축구 환경이 꿈나무의 해외 유출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히로야마 노조미 일본 U-17 대표팀 감독은 다니에 대해 “대표팀에 없는 유형이다. 과제는 있는 선수지만, 다른 선수들에게는 없는 것이 있어서 흥미롭다. 잘 성장했으면 좋겠다”라고 기대했다.
  • [사설] 청년·4050 고용 한파… 서비스업·규제 개선 속도 높여야

    [사설] 청년·4050 고용 한파… 서비스업·규제 개선 속도 높여야

    산업별·세대별 고용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서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19만 3000명 증가했지만 산업별로 제조업은 11만 2000명, 건설업은 18만 5000명이 감소했다. 역대급의 감소폭이다. 반면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과 공공행정 분야는 증가세를 보였다. 연령별 격차도 커서 60세 이상이 36만 5000명 증가한 반면 20대에서 20만 2000명, 40대와 50대는 각각 4만 9000명과 2만 6000명 감소했다. ‘노인만 취업하는 나라’라는 자조가 들리는 듯한 통계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세대 간 고용 불균형이 계층 간에 서로 연결된 문제라는 점을 짚었다. 2016년 법정정년을 60세로 늘린 이후 55~59세 근로자가 1명 증가하면 23~27세 청년 근로자가 약 1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보고서는 기존 노동계 연구와도 맥을 같이한다. 지난해 한국노동연구원도 정년 폐지·연장은 청년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45만 5000명으로 역대 최대인 점도 구조적 위기를 시사한다.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상승하는 연공급제는 세대 간 갈등을 키워 왔다. 정년 연장 이후 중장년 비중이 높아진 직장에서 청년은 적은 임금에 과도한 업무와 책임은 부당하게 더 몰린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 이런 인식은 청년들의 고용시장 이탈을 부추긴다. 한은과 노동 연구자들은 정년 연장보다 ‘퇴직 후 재고용’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해고가 사실상 불가능한 경직된 노동체계에서 이 정책은 또 다른 일자리 양극화를 초래할 수 있다. 지금의 난제를 해결하려면 노동시장 구조 개혁과 함께 서비스업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 서비스산업발전법은 제조업 일자리만 좋은 일자리로 인식하는 노동시장의 편견을 깨뜨릴 첫 단추일 수 있는 법안이다. 그런데 15년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청년, 중장년, 노년층이 함께 일할 수 있는 통합적 고용 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 비단강 따라 흐른 희생…독립의 씨앗이 자라다

    비단강 따라 흐른 희생…독립의 씨앗이 자라다

    美 전킨·드루 선교사 군산에 도착구암동 일대 ‘궁멀’ 호남 선교 기지영명학교는 ‘3·5 만세운동’ 진원지한국 침례교회 역사 강경서 시작 ‘정사각형 기와집’ 강경성결교회병촌성결교회 ‘전우치 나무’ 유명 공주 영명학교의 사애리시 선교사유관순 열사 등 여성 지도자 길러내 시인 이상화 등 제일감리교회 인연 우리에게 근대는 어떻게 왔을까. 제힘으로 열어젖히지 못했다는 콤플렉스를 가진 우리로선 불편한 주제다. 우리의 개화에 일제의 공이 컸다고 신봉하는 이들도 있다. 그래서 더 민감하다. 기독교에선 달리 본다. 이 땅의 근대 성립에 선교사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다. 그 근거를 찾기 위해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과 함께 전북 군산, 충남 강경, 공주 등의 기독교 유적지를 차례로 돌아봤다. 지난해 전남 일대 순례에 이은 두 번째 발걸음이다. 여행의 기쁨 중 하나가 발견일 텐데, 기독교 유산 순례는 많은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이끈다는 점에서 꽤 큰 기쁨을 안겨 준다. 왜 군산이고, 강경이고, 공주였을까. 당대의 시선으로 보자. 요즘처럼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는 상상도 못 하던 때다. 당시 고속도로 역할을 했던 것이 내륙에선 강이다. 충남과 전북의 경계를 두루 적시며 흐르는 ‘비단강’ 금강도 그중 하나다. 선교사들 역시 사역의 여정을 위해 당연히 금강을 눈여겨봤다. 꼬박 130년 전인 1895년 3월, 미국인 목사 윌리엄 전킨(한국명 전위렴·1865~1908)과 의사 알렉산드로 D 드루(유대모·1859~1926)가 군산의 금강 변에 뱃머리를 대는 것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들은 인천 제물포에서 배를 타고 열흘이 넘는 항해 끝에 막 도착한 참이다. 1892년에 미국 버지니아항을 출발해 샌프란시스코, 하와이, 일본 요코하마, 부산 등을 거쳐 온 여정까지 포함하면 뱃길만 꼬박 3년이다. 군산 하면 대개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떠올린다. 히로쓰 가옥 등 군산 여정에서 들르는 대부분의 명소 역시 이와 연관된 것들이다. 한데 시선을 달리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기독교의 역사와 마주하게 된다. 전킨과 드루 선교사가 맨 처음 발을 디딘 곳은 일제강점기 군산세관 앞이다. 고색창연한 옛 모습 그대로여서 많은 이들이 이 건물 앞에서 인증샷을 찍는다. 바로 그 자리, 그러니까 사진을 찍는 이가 발 딛고 선 자리가 선교사들이 하선한 자리다. 자그마한 표지판 하나가 전부지만, 바야흐로 군산의 근대가 여기서 문을 열기 시작했다. 선교사들은 인근 수덕산 아래 두 채의 초가를 50달러에 사들여 교회와 진료소로 사용했다. 서종표 군산중동교회 목사에 따르면 “당시 50달러는 엽전으로 한 가마니” 정도 되는 돈이었다. 일제는 선교사들이 수덕산 아래서 군산 민중의 아픈 곳을 긁어주는 게 영 못마땅했다. 그래서 조계지 조성 운운하며 쫓아냈고, 이들이 새로 정착한 곳이 ‘궁멀’, 현재의 구암동 일대다. 여기에 당대의 유산들이 꽤 있다. 군산시에서 3·1운동 사적지로 신경 써 관리하는 곳이다. ‘궁멀’은 호남 최초의 선교 기지다. 선교사들은 교회와 병원 외에 학교를 더했다. 이른바 ‘선교의 삼각 구도’가 비로소 틀을 잡기 시작한 것이다. 수덕산에 꾸린 의료 시설이 진료소 수준이었다면 1899년 세운 야소(예수의 일본말)병원은 규모가 더 컸다. 하지만 일제의 탄압이 본격화되면서 ‘야소’란 표현을 쓰지 못하게 됐고, 결국 구암병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1903년엔 전킨 선교사 부부가 학교를 세우고 영명(永明)이라 이름 지었다. 영명은 ‘영원한 생명의 빛’이란 뜻이다. 영명학교(현 군산제일중·고교)는 한강 이남 최초의 만세운동인 1919년 ‘3·5 만세운동’의 진원지다. 교사와 학생에 이어 주민이 가세하면서 군산의 만세운동은 호남 전체로 번졌다. 우리 독립운동사의 상징과 같은 3·1 만세운동은 하루 열리고 만 집회가 아니다. 경성에서 시작된 민중들의 봉기는 시차를 두고 각 지역으로 퍼졌다. 군산의 경우는 3월 5일이었다. 날짜는 달랐어도, 밑바탕에 깔린 정신은 당연히 3·1운동이다. 군산을 포함한 전국의 만세 운동 진원지를 모두 ‘3·1운동 유적지’라 통칭하는 이유다. 허은철 총신대 역사학과 교수는 “선교사들이 세운 교회와 학교가 독립운동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줬다”고 의미를 평가했다. 그러니까 선교사들의 사역 여정이 독립운동의 밑거름이 됐다는 것이다. 군산 야구계의 시각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에 처음 야구가 도입된 곳도 영명학교다. 공식적인 한국 야구의 역사는 1905년 시작됐다. 미국의 필립 질레트(1872~1938) 선교사가 서울의 황성기독교청년회(YMCA) 회원들에게 야구를 가르친 것이 시초다. 군산 야구계에선 만능 스포츠맨이었던 윌리엄 포드 불(1876~1941) 선교사가 1899년 군산 땅을 밟은 이후 야구가 시작됐을 것이라 본다. 영명학교에 야구부가 조직됐고 톱타자였던 양기준은 호남 최초의 야구인으로 기록됐다. 영명학교가 1903년 개교한 걸 고려하면 질레트 선교사에 앞서 불 선교사가 이 학교 학생들에게 야구를 전해줬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 공식 야구 역사로는 인정받지 못한다 해도 최소한 군산이 2009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V10을 일궈 낸 호남 야구의 발판이었던 건 분명해 보인다. 구암동산 가장 높은 곳, 그러니까 3·1운동 100주년 기념관 뒤에 선교사 묘역이 있다. 전킨 선교사는 군산에서 부인과 어린 세 아들을 잃었다. 그도 장티푸스에 걸려 43세에 목숨을 잃었다. 온 가족이 낯선 타국에서 생을 다한 것이다. 전킨 선교사는 생전 “나는 궁멀 전씨다. 내가 죽으면 궁멀에 묻어 달라”고 당부했다. 전주에서 사망한 그가 군산에 와 묻힌 이유다. 아쉽게도 현재 ‘궁멀’의 묘역은 가묘다. 6·25전쟁 등 혼란의 와중에 묘지가 멸실됐고, 대신 네 쌍의 선교사 부부 고향에서 흙을 가져와 묘소로 추정되는 곳에 안장했다. 유일하게 미국에 묻힌 드루 선교사의 유골은 현지 가족의 동의를 얻어 조만간 이곳으로 이장할 예정이다. 영명학교 후신인 군산제일고 출신으로, 이 일대 기독교 유적지 조성에 발 벗고 나선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는 “전킨 선교사의 유해를 돌보지 못한 건 한국교회 모두의 책임”이라며 “100년 전 이 땅을 찾은 선교사들의 뜻을 기리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경은 군산과 지척이다. 군산이 작은 어촌이었을 당시 강경은 대구, 평양 등과 함께 조선의 3대 시장으로 꼽힐 만큼 큰 도시였다. 강경에서 눈여겨볼 곳은 옥녀봉 바로 아래 강경침례교회다. 우리나라 침례교회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당시 미국 보스턴의 부유한 가문의 딸이었던 엘라 싱이 어린 나이에 죽음을 앞두고 가장 선교가 덜 된 나라에 자신의 유산을 써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 유지를 받들어 조성한 곳이 강경침례교회다. 초기 교회가 대부분 그렇듯 강경침례교회 역시 남녀 출입구와 앉는 자리를 구분한 기역자 형태다. 한강 이남에서 가장 먼저 생긴 기역자 형태의 집이라고 한다. 옥녀봉 일대에 봉수대, 소설가 박범신의 문학관과 그의 소설 ‘소금’의 무대가 된 ‘소금집’ 등 볼거리가 있다. 옥녀봉 들머리의 강경성결교회는 국내 유일의 정사각형 기와집 교회다. 내부는 당시 유교적 생활 습관에 따라 기역자로 조성됐다. 현재 국가유산청이 해체, 수리 중이어서 관람할 수는 없다. 1933년 세워진 병촌성결교회는 6·25전쟁 당시 교인 66명이 북한군과 그 추종자들에게 목숨을 잃은 곳이다. 충남 지역에선 가장 많은 개신교 순교자이고, 전국적으로는 전남 영광의 염산교회에 이어 두 번째다. 이들을 기리는 기념관이 아름답다. 교회 앞의 은행나무도 볼거리다. 흔히 ‘전우치 나무’라 불린다. 조선시대 기인이자 실존 인물이었던 전우치가 꽂은 지팡이가 자라 은행나무 노거수가 됐다는 이야기가 담겼다. 공주로 넘어간다. 백제의 고도로만 알았던 공주에 뜻밖에 개신교 유적지들이 많다. 대표적인 곳은 영명학교다. 군산의 영명학교와 이름이 같다. 기독교에서 빛은 예수를 상징한다. 그러니 ‘영원한 빛’이란 학교 이름은 결국 예수를 지칭하는 표현이라 봐도 무방하겠다. 바로 이 학교에서 사애리시(史愛理施·1871~1972) 선교사와 만난다. 수많은 여성 우국지사와 지도자를 길러내는 등 이 땅의 근대 여성 교육에 헌신한 미국 여성 선교사다. 특히 독립운동의 상징적 인물 중 한 명인 유관순 열사와의 애틋한 관계로 요즘 주목받고 있다. 사애리시는 앨리스 샤프란 이름을 한국식으로 표기한 것이다. 성인 사는 샤프, 이름인 애리시는 앨리스를 음차했다. 애리시란 한문을 풀면 ‘사랑의 이치를 널리 편다’는 뜻이니, 그의 평생 행적이 이름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는 캐나다에서 태어나 미국 뉴욕의 감리교 선교훈련원에서 선교사 교육을 받았다. 조선에 온 건 1900년이다. 이화학당 등에서 교사로 근무하던 그는 1903년 같은 캐나다 출신의 선교사 로버트 샤프(1872~1906)와 결혼한다. 그가 샤프라는 성을 갖게 된 건 이때부터다. 한국선교유적연구회 회장인 서만철 전 공주대 총장에 따르면 둘은 뉴욕에서 수련받을 때부터 연인 사이였다고 한다. 그러다 사애리시 선교사가 먼저 조선으로 왔고, 로버트 샤프 선교사도 뒤따라 조선행을 택했다는 것이다. 당시 충남 공주는 개신교의 선교지 협정에 따라 감리교단이 선교 대상지로 삼았던 곳이다. 샤프 선교사가 공주 지역 책임자로 임명되자, 사애리시 부부는 1905년에 아담한 양옥집을 짓고 공주로 이주했다. 이 집이 영명동산에 있는 문화유산 ‘공주 중학동 (구)선교사가옥’이다. 샤프 선교사는 당시 집 양편에 살구나무를 두 그루 심었다. 살구나무(아론의 싹 난 지팡이)는 만나, 석판과 함께 기독교 언약궤 안에 있었다는 세 가지 보물 중 하나다. 성경 요한복음에 나오는 “나는 길(아론의 싹 난 지팡이)이요, 진리(십계명 석판)요, 생명(만나)이니”는 바로 이 세 가지 보물을 일컫는 것이다. 이스라엘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랑의 매로 살구나무 가지를 쓰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샤프 선교사는 공주 제일감리교회에 부임한 지 채 6개월도 못 돼 소천하고 만다. 남편을 잃은 충격에 미국으로 돌아가 2년가량 안식년을 보낸 사애리시는 1908년 남편이 묻힌 공주로 돌아와 선교활동을 이어 갔다. 이 과정에서 만난 이가 유관순 열사다. 유 열사의 빛나는 자질을 알아본 사애리시는 그를 수양딸로 삼아 공주로 데려왔고, 영명학교에서 2년가량 가르친 뒤 이화학당에 편입시킨다. 유 열사의 인성 형성에 사애리시가 무척 큰 역할을 했을 거라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사애리시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후임자로 파송된 우리암(禹利岩·프랭크 윌리엄스·1883~1962) 선교사도 빼놓을 수 없다. 1906년 공주영명학교를 설립하고 30여년간 교장으로 근무했다. 우리암 선교사 부부는 조선에서 다섯 자녀를 낳았다. 그중 장남 조지 윌리엄스(1907~1994)와 딸 올리브(1909~1917)가 영명동산에 잠들어 있다. 이 사연도 애틋하다. 조지 윌리엄스의 한국 이름은 우광복(禹光福)이다. 조선의 광복을 기원하며 지은 것이다. 서만철 회장은 “이름에 ‘회복할 복’(復) 자 대신 ‘복 복’(福) 자를 쓴 건 일제에 노출되는 것을 막으려는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우광복은 광복 후 미군정에 군의관으로 파견됐다가 당시 군정사령관이던 존 하지의 통역으로 활동했다. 서 회장은 “미군정과 한국인 엘리트 그룹을 연결하는 가교 구실을 했으며 이념 대립이 치열하던 정국에서 우익 주도 흐름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여동생 곁으로 보내 달라는 유언에 따라 그의 유해 일부가 영명동산에 모셔졌다. 이들이 얽혀 만들어 낸 역사는 공주제일감리교회(현 공주기독교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미 감리회 선교사들의 유품과 사진 등 자료가 전시돼 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시인 이상화와 서온순, ‘나그네’를 지은 박목월과 유익순이 이 교회에서 혼례를 올렸고 우리나라 스테인드글라스 공예의 선구자인 이남규가 개신교회 내 첫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이 교회 벽면에 조성했다. 유관순 열사의 영명학교 시절 모습이 담긴 사진, 사애리시와 함께 생활하며 사용했을 식기 등도 전시됐다.
  • 폐에 구멍이 숭숭…‘일회용 전담’ 즐긴 10대 소녀의 충격적 결말 [핫이슈]

    폐에 구멍이 숭숭…‘일회용 전담’ 즐긴 10대 소녀의 충격적 결말 [핫이슈]

    수년 동안 일회용 전자담배를 펴온 10대 소녀가 일명 ‘팝콘 폐’ 진단을 받았다. 미국 피플닷컴 등 현지 언론은 9일 “17세 고등학생이 3년간 일회용 전자담배를 피운 뒤 치명적인 진단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네바다주(州)에 사는 브리앤 컬런(17)은 학교에서 치어리더로 활동하는 건강한 학생이었으나, 얼마 전 치어리딩 연습 중 호흡 곤란을 겪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의료진은 컬런에게 ‘폐쇄성 세기관지염’ (bronchiolitis obliterans) 진단을 내렸다. ‘팝콘 폐 질환’으로도 알려진 이 병은 폐에 기도 섬유화 증상이 나타나며, 이 과정에서 폐 기능이 상당 부분 소실된다. 또 폐가 호흡하다 닫힐 때 사망하기도 한다. 2000년대 초반 미국 팝콘 생산 공장에서 오랜 기간 일했던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발병한 탓에 ‘팝콘 폐’로 불린다. 현재까지 이 병의 유일한 치료 방법은 폐 이식뿐이다. 컬런은 14살 무렵,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학교로 복귀하면서 불안감을 해소하려 전자담배를 쓰기 시작했다. 이후 3년간 매일 전자담배를 사용했고, 그 결과 치명적인 팝콘 폐 질환에 걸렸다. 의료진은 전자담배의 합성 향료 성분인 다이아세틸을 장기간 흡입한 것을 ‘팝콘 폐’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현재 컬런은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하고 치료받고 있다. 질병을 일찍 발견한 덕분에 치료도 일찍 시작할 수 있었으나, 전문가들은 ‘팝콘 폐’ 질환이 향후 암과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으며, 어떤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지 예측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컬런의 어머니는 딸의 사례를 공개하며 “다른 청소년들이 전자담배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부모들의 인식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제조업체들은 전자담배가 건강에 해롭지 않다고 홍보하지만, 우리는 이제 진실을 알고 있다”면서 “아이들은 여전히 가게에서 손쉽게 전자담배를 살 수 있다. 돈벌이에 이용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전자담배의 유해성과 관련해 존스 홉킨스대학교 담배 치료 클리닉의 파나기스 갈리아타토스 박사는 “‘팝콘 폐’로 불리는 폐쇄성 세기관지염은 악성 화학물질을 흡입하거나 감염됐을 때 폐에 상당한 상처가 생기면서 발생한다”면서 “호흡 곤란, 기침, 가슴 통증 등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청소년 흡연 증가를 막기 위해 과일 맛이 나는 전자담배 사용을 금지했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이미 전자 담배를 경험했다”면서 “더욱 강력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청소년 흡연율을 낮추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파격 선임 4개월 반 만에…소노, “방향성 달라” 김태술 감독 전격 경질

    파격 선임 4개월 반 만에…소노, “방향성 달라” 김태술 감독 전격 경질

    프로농구 고양 소노의 혼란스러운 시즌의 끝은 김태술 감독의 경질이었다. 리그 최연소인 1984년생 김 감독을 선임한 지 4개월 반 만에 이뤄진 결정이었다. 소노 관계자는 1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감독을 경질한 이유에 대해 “구단은 젊은 선수들의 육성을 원했는데 감독님이 자신만의 방향성을 강조했다”며 “한 시즌 더 기다리기 보단 감독님에게 공부가 필요하다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소노는 지난해 11월 김 전 감독을 파격 선임했다. 2023년 7월 모교인 연세대 농구부에서 한 달 동안 보조 코치를 맡은 게 지도자 경력의 전부인 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것이다. 그를 보좌한 지도자도 지난 시즌을 마치고 나란히 은퇴한 박찬희 코치, 김강선 코치였다. 코치진 3명이 모두 완전한 초보였다. 폭행 사건의 여파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김승기 전 감독이 정규시즌 경기에서 하프타임 도중 김민욱에게 의료용 수건을 던졌고 결국 사퇴했다. 이에 소노는 분위기 쇄신을 위해 젊은 선수들을 이해할 수 있는 김태술 감독과 4년 계약한 것이다. 김 감독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부임 후 8연패에 빠진 김 감독은 소노의 창단 최다 기록인 11연패를 막지 못했다. 이후 에이스 이정현이 부상 복귀하고 케빈 켐바오가 영입되면서 반등했다. 2024~25 정규시즌 6라운드 9경기에선 이정현이 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평균 득점(20점)을 올리면서 5할 이상 승률(5승4패)을 거뒀다. 그러나 소노는 변화를 택했다. 소노 관계자는 “김 감독 경질로 공석이 된 자리에 적합한 후임을 물색 후 이른 시일 내에 선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소변 못 가려’ 홧김에…부친 살해 50대, 징역 10년

    ‘소변 못 가려’ 홧김에…부친 살해 50대, 징역 10년

    치매를 앓는 80대 가까운 아버지를 홧김에 폭행해 숨지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아들에게 징역 10년형이 선고됐다. 1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1형사부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 1일 오전 1시 6분쯤 충남 서산시의 한 빌라에서 함께 거주하는 아버지(79)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술을 마시고 귀가한 A씨는 아버지 치매 증상이 심해지고 소변 실수가 잦아지는 데 불만을 품고 홧김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에 자수했고, 출동한 경찰이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재판부는 “존속살해죄는 우리 사회에서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반사회적 범죄로 그 비난가능성이 매우 커 엄중한 처벌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15년 이상 부모를 부양했고, 피고인이 범행 직후 스스로 경찰에 신고해 자수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 B-2 폭격기 중동배치는 이란에 경고 메시지? 美국방 “판단은 그들이…” [핫이슈]

    B-2 폭격기 중동배치는 이란에 경고 메시지? 美국방 “판단은 그들이…” [핫이슈]

    미국이 이란의 지하 핵시설까지 파괴할 수 있는 전략자산인 B-2 스피릿 스텔스 전략폭격기를 중동 공습 거점으로 알려진 인도양의 군사 기지에 배치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기지는 영국령 디에고 가르시아 섬에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수의 B-2 폭격기를 인도양에 전진 배치한 조처가 이란에 대한 메시지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우리는 그들(이란)이 판단하게 두겠다”고 답했다. B-2 폭격기 전진 배치가 이란을 향한 압박 수단이며 이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이란의 결정에 달렸다는 의미다. 앞서 CNN방송 등은 익명의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B-2 폭격기 최소 6대가 디에고 가르시아 섬에 배치됐다고 보도했다. 막대한 가격과 운용 비용 탓에 미 공군조차 20대만 가진 핵심 전략자산인 B-2 폭격기의 3분의 1가량이 마음만 먹으면 이란내 핵시설을 폭격할 수 있는 곳에 모인 것이다. 디에고 가르시아섬에서 이란까지의 거리는 4000㎞에 조금 못 미친다. B-2 폭격기의 항속거리가 약 1만1000㎞로 알려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은밀하게 이란 영공에 진입해 지하 핵시설을 폭격한 뒤 귀환하는 작전은 수행할 수 있다. B-2 폭격기는 무게 약 13.6t인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을 2발까지 탑재할 수 있는 미국의 유일한 군용기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것(B-2 폭격기)은 대단한 자산이다. 이건 모두에게 메시지를 보낸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가져선 안 된다는 걸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많은 기대를 갖고 있다. 대통령은 이걸 평화적으로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이란과의 핵 협상이 오는 11일 개시된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하면서 협상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이란이 ‘큰 위험’에 처한다고 경고한 데 이어 9일에도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지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군사력을 동원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나는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면서 “군사적 수단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하겠다. 이스라엘은 당연히 주도적으로 참여하지만 아무도 우리를 이끌지 않고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한다”고 말했다. 이란도 핵 협상에 응하려는 모양새다. 다만 미국이 제안한 양국 간의 직접 협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오만을 중재국으로 삼아 간접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미 정부는 지난해 말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 기지를 공격하는데 B-2 폭격기를 투입한 바 있다. 미군은 지난달에도 디에고 가르시아 공군기지에 배치된 B-2 폭격기를 후티 반군 폭격에 사용했다고 미국 군사매체 워존(TWZ)이 보도했다. 후티 반군을 폭격하는 데는 지나치게 강력하고 효율이 낮은 무기체계인 까닭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후티 반군의 뒷배인 이란을 겨냥한 무력시위 성격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편을 들어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해 온 후티 반군은 미군의 공습으로 지난 8일 최소 13명이 숨진 데 이어 10일 새벽에도 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은 이 과정에서 예멘 알자와프 지역에 출현한 미군 MQ-9 리퍼 무인기 한 기를 격추했다며 불타는 잔해가 찍힌 관련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 학생 물건에 ‘1000% 관세’ 매긴 ‘2800만뷰’ 초등교사…무슨 사연

    학생 물건에 ‘1000% 관세’ 매긴 ‘2800만뷰’ 초등교사…무슨 사연

    초등학교 학급에서 학생이 가져오는 물건에 1000%의 세율로 관세를 걷기로 결정한 교사가 화제다.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옥효진씨(37)는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세금내는아이들’에 ‘트럼프 뺨 때리는 선생님의 관세’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옥씨는 학급 안에서 가상의 국가 시스템을 운영하는 특별한 교육 방법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에는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화제가 됐던 바 있다. 10일 기준 ‘세금내는아이들’의 누적 조회수는 2800만회 이상으로 집계됐다. 옥씨의 교실 안에서는 ‘미소’라는 가상의 화폐가 사용된다. 1미소는 고정환율로 10원에 상당하는 가치를 지닌다. 학생들은 이 화폐로 매달 월급을 받아서 납세, 보험 가입, 금융상품 가입, 부동산 매매 등 교실 내 경제 활동을 벌인다. 옥씨는 8일 올라온 영상 설명란에 “관세로 온 세계가 시끌시끌하다. 올해 만들어진 ‘도라지’ 나라에도 관세가 있다”고 했다. ‘도라지’는 올해 옥씨가 맡은 학급이 정한 가상 국가 이름이다. 영상에서 옥씨는 관세의 뜻과 관세율, TRQ(저율할당관세물량) 등의 개념을 학생들에게 알린 뒤 “우리 교실 밖에서 들여오는 모든 물건에 지금부터 100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했다. 옥씨는 학생들이 밖에서 사 오는 과자를 예로 들었다. 그는 “만약 도라지 나라 바깥에서 20미소(200원)짜리 과자를 사 오면, 10배인 200미소를 관세로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자를 먹고 싶으면 가져와도 된다. 대신 관세 내면 된다”고 덧붙였다. 관세가 면제되는 경우도 있다. 옥씨는 “(교실 내) 세금으로 바깥에서 사오는 것, 다른 선생님께 받아오는 간식, 선생님께 미리 허락받은 것은 관세가 면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약하자면, 교실에서 파는 것만 먹어라”라고 덧붙였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옥씨의 교육 방식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다른) 학교에서 틀어주면 좋을 듯한 영상이다”, “이게 바로 공교육이 가야 할 길이다”, “관세를 담당할 관세청이 교실 안에 새로 생길 것 같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한편 “아이들이 헌법재판소를 만들어 선생님에 대한 탄핵소추 심판을 청구할 것 같다” 등의 댓글도 다수의 공감을 얻었다.
  • 오리인 줄 알았는데 ‘비둘기 고기’…스페인 중식당, 충격 실태 적발

    오리인 줄 알았는데 ‘비둘기 고기’…스페인 중식당, 충격 실태 적발

    스페인의 한 중식당이 비둘기를 오리구이로 둔갑시켜 팔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오랫동안 영업해 온 중식당이 당국에 의해 폐쇄됐다”면서 “중식당의 주인은 공중위생 및 야생동물 보호 관련 법령 등을 위반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지난달 이 식당을 급습해 실태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화장실 한편에 숨겨진 비밀 문을 발견했고, 비밀 문 너머의 공간에서 털이 뽑힌 비둘기 등을 발견했다. 문제의 ‘비밀 공간’에는 털이 뽑힌 비둘기뿐만 아니라 해삼 등 해산물과 정체를 알 수 없는 고기도 방치돼 있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스페인에서 거래가 금지된 품목들이다. 무엇보다 현지 경찰은 ‘비밀 공간’의 위생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내부는 바퀴벌레가 들끓고 있었고, 바닥에 쥐덫이 잔뜩 설치돼 있었다. 한쪽에는 비위생적인 옷걸이를 이용해 만든 고기 꼬치가 쌓여 있었다. 경찰이 공개한 영상은 더러운 고기가 가득 든 자루와 털을 뽑고 요리한 비둘기 고기가 담긴 그릇을 담고 있다. 경찰은 “숨겨진 공간은 온도를 측정할 수 없는 온도계도 없었고, 유통기한과 생산 일자가 적혀 있지 않은 고기와 생선이 담긴 봉지가 가득 찬 냉동고 8개가 있었다. 냉동고와 조리도구는 모두 녹이 슬어 비위생적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해양법에 따라 보호받는 해삼을 포함해 금지 및 불법 품목들도 보관돼 있었다”면서 “단속 이후 이 식당은 폐쇄 명령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스페인 현지 법상 비둘기 사육은 합법이지만, 문제의 식당은 관련 서류를 전혀 갖추지 않은 채 10년 넘게 마드리드 현지에서 영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온라인 후기 사이트에서 이 식당의 위생을 지적한 댓글 수백 개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 비행기 탈 때, 꼭 피해야 할 ‘이 옷’…사고 났다간 진짜 큰일 납니다

    비행기 탈 때, 꼭 피해야 할 ‘이 옷’…사고 났다간 진짜 큰일 납니다

    “비행기 탑승 시에는 레깅스와 같이 꽉 끼는 합성섬유 의류를 피하라.” 최근 여객기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는 가운데 항공 안전 전문가들은 다수 여행객이 선호하는 레깅스가 비행기 탑승 시 가장 피해야 할 의복이라고 조언한다고 허핑턴포스트, 뉴욕포스트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재 사고 발생 시 합성섬유가 피부에 녹아 심각한 화상을 입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몸에 꽉 끼는 옷은 장시간 비행 중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항공안전 전문가 크리스틴 네그로니는 “대부분의 레깅스는 합성섬유로 만들어진다”며 “항공 사고에서 가장 큰 위험은 화재인데 이런 소재는 비행기에서 입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네그로니는 “비행 중 화재가 발생할 경우, 신축성 있는 꽉 끼는 바지는 피부에 녹거나 심각한 화상을 입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맥회복센터의 혈관 외과 의사인 피터 J. 파파스 박사는 “장시간 똑바로 앉은 자세로 레깅스와 같은 몸에 꽉 끼는 옷을 입고 있으면 정맥에 혈액이 고이게 되어 결국 정맥류로 이어질 수 있다”며 “너무 꽉 끼는 옷을 입으면 다리에 마비, 따끔거림, 심한 통증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꽉 끼는 바지뿐만 아니라 반바지와 치마 역시 비행 시 피하라고 권고한다. 항공기 좌석이 얼마나 깨끗한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긴 바지를 입어 세균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게 좋다는 것이다. 아메리칸항공의 승무원 안드레아 피시바흐는 “하이힐이나 쪼리 같은 신발은 안전상의 이유로 피하는 것이 좋다”며 “여객기 사고로 비상 착륙하는 상황에서 슬라이드(미끄럼틀 형태의 탈출용 안전장치)를 이용할 경우 하이힐은 벗어야 한다. 슬라이드를 찢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뛸 때도 실용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비행 중간에 신발을 벗는 것도 전문가들은 권장하지 않는다. 네그로니는 “항공사가 요구하지 않더라도 이륙과 착륙 중에는 절대로 신발을 벗지 말아야 한다”며 “항공기에서 탈출할 상황이 오면 바닥이 매우 뜨겁거나 차가울 수 있고, 기름이 묻어 있거나 불이 붙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17세 男학생과 성관계한 40대 女교사…“남편 잘못” 주장한 이유

    17세 男학생과 성관계한 40대 女교사…“남편 잘못” 주장한 이유

    자신의 10대 제자와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미국의 한 40대 여교사가 유죄를 인정한 가운데, 이혼 소송에서 “남편이 나를 방치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현지시간) 미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세인트제이비어고등학교의 교사 에밀리 너틀리(43)는 지난 7일 진행된 재판에서 자신에 대한 성폭행 혐의 두 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검찰에 따르면 학업 능력 지원 프로그램의 감독자였던 에밀리는 이 프로그램에 배정된 학생과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었다. 그는 18년 동안 학교 상담사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밀리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 학생을 상대로 유사 성행위를 했고, 나체 사진과 노골적인 성적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또한 학생이 이런 관계를 끝내려고 할 때도 계속 연락을 했다고 한다. 이러한 관계는 학교 내부 조사를 통해 드러났고, 학교 측은 곧바로 에밀리를 경찰에 신고했다. 해당 학생은 에밀리와 성관계를 시작한 2023년 당시 불과 17세였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에밀리의 이번 유죄 인정은 그녀의 이혼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법원에 따르면 에밀리의 남편 조나단은 에밀리가 제자와의 성관계로 기소된 지 몇 주 후인 지난해 11월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에밀리는 이혼 소송 답변서에서 남편이 부부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극심한 잔인함을 거론하며 남편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밀리는 지난해 10월 해고된 상태다. 에밀리가 오는 6월 징역형을 선고받을 경우 최대 10년을 감옥에서 보내게 된다. 해밀턴 카운티 검찰청에 따르면 에밀리는 오하이오 성범죄자 등록부에도 등록될 예정이다.
  • ‘건강한 아침식사’ 하루 세 번 먹었더니 ‘설탕 폭탄’

    ‘건강한 아침식사’ 하루 세 번 먹었더니 ‘설탕 폭탄’

    ‘건강한 아침식사’로 여겨지는 시리얼을 먹을 때 1회 섭취량에 따른 영양성분을 확인하고 적정량을 먹는 게 좋다. 탄수화물과 비타민, 섬유질, 칼슘 등 필수 영양소가 균형있게 담겨있다고 하지만 설탕과 칼로리 함량이 높은 정제 곡물인 탓에 영양학적으로 ‘함정’이 있기 때문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시 보건 및 병원 공사(HHC)의 내분비과 전문의인 프리티 키쇼어 박사는 “건강한 시리얼을 고르는 방법은 포장 상자 앞면의 온갖 문구를 무시하고 뒷면의 영양성분을 살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하다”, “필수 영양소를 균형있게” 등의 홍보성 문구들이 시리얼의 영양학적 특성을 모두 설명해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지난해 12월 약 30년만에 ‘건강한 식품’에 대한 규정을 업데이트하며 시리얼과 요구르트, 바 형태의 과자 등 첨가당이 많은 식품을 건강식품에서 제외한 바 있다. 시리얼이 가진 대표적인 영양학적 함정은 설탕과 같은 첨가당의 함량이 의외로 높다는 것이다. 시리얼의 1회 제공량은 통상 30g인데, 국내에서 판매되는 시리얼의 1회 제공량에 함유된 당류는 일반적으로 7~9g, 초코 등 단맛을 강조한 제품은 11g 안팎에 달하기도 한다. 단백질이나 철분, 아연, 비타민B 등 일부 영양소에서 느껴지는 쓴맛이나 ‘쇠맛’을 낮추기 위해 설탕이 첨가되는 경우가 있다고 키쇼어 박사는 지적했다. 하루 세 번 먹으면 첨가당 적정 섭취량 육박한국영양학회는 하루 섭취하는 첨가당의 양을 총 에너지 섭취량의 10%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장한다. 예를 들어 19~49세 남성은 하루 에너지 섭취량(2600㎉)을 기준으로 65g 이하, 같은 연령대의 여성(하루 에너지 섭취량 2000㎉)은 50g 이하로 섭취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첨가당의 적정 섭취량을 하루 에너지 섭취량의 5%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는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제시한다. 이에 근거해 계산해보면 시리얼을 하루 세 번 먹으면 당류를 총 25g에서 많게는 30g 이상 섭취하게 되는데, 이는 WHO가 권고하는 적정량에 육박하거나 초과한 것이다. 시리얼을 통한 설탕 과다 섭취를 막기 위해 1회 제공량에 당류가 8g 이하인 것을 선택하고, 꿀이나 과일 농축액 등 ‘숨겨진 설탕’이 함유돼있지 않은지도 살펴야 한다고 NYT는 전문가를 인용해 강조했다. 시리얼은 대부분 정제 곡물로 만들어지는 탓에 소화되는 과정에서 혈당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다. 이후 빠르게 배가 고프게 돼 점심에 이르러 칼로리를 과다 섭취하게 된다. 마이애미 대학교 당뇨병 연구소의 임상 영양사 매디슨 살링거는 “정제 곡물이 다량 함유된 식단을 오랜 기간 섭취하면 제2형 당뇨병과 비만 등 여러 만성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시리얼 제품들은 식이섬유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지만, 시리얼을 통해 섬유질을 과다 섭취할 경우 복부 팽만감 등의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섬유질이 많은 시리얼을 먹고 싶다면 1회 제공량당 식이섬유가 5g 가량 함유된 제품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시리얼을 통해 영양학적 균형을 찾고 싶다면 통곡물 함량이 높은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비타민과 철분, 엽산, 식이섬유 등을 온전히 갖춘 통곡물 제품이 ‘건강한 시리얼’에 가깝다. 또 아침 식사로 시리얼을 먹을 때 계란이나 닭가슴살, 샐러드 등을 곁들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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