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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호사 폭행’ 석방되자마자 ‘활짝’ 웃음…日 국민 여동생 또 시끌

    ‘간호사 폭행’ 석방되자마자 ‘활짝’ 웃음…日 국민 여동생 또 시끌

    1990년대 일본의 ‘국민 여동생’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배우 히로스에 료코가 간호사를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풀려난 가운데, 석방된 그가 취재진들 앞에서 고개를 숙인 직후 활짝 웃는 모습이 방송사 카메라에 포착돼 또 구설수에 올랐다. 17일 산케이 스포츠 등에 따르면 히로스에는 전날 조사를 받던 시즈오카현 하마마쓰 니시 경찰서에서 석방됐다. 앞서 그는 간호사를 폭행한 혐의로 8일 체포돼 구류 상태에서 조사를 받아왔으며, 상해 혐의를 받고 있어 최대 20일간 구류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날 오전 피해자와의 합의가 성사돼 법원이 석방 지시를 내렸다. 히로스에는 석방 직후의 표정으로도 재차 도마에 올랐다. 경찰서 문을 나선 그는 검정색 정장 차림으로 취재진 앞에서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이후 엷은 미소를 띈 듯 묘한 표정을 짓던 그는 차량에 탑승한 직후 활짝 웃었다. 일본 언론들은 “석방된 히로스에가 불안한 모습이었다”, “차에 탑승한 뒤 안도한 듯 활짝 웃었다” 등의 표현으로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닛테레티비는 히로스에가 석방된 뒤 차에 탑승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정신과 전문의 두 명에게 보여주며 그의 정신 상태를 분석해달라는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폭행 혐의로 사회적 지탄을 받은 그가 여전히 카메라가 있는 곳에서 활짝 웃은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가 석방되는 장면을 담은 유튜브 영상에는 “그 상황에서 웃을 수 있다는 게 무섭다”, “반성하고 있는 게 맞나” 등 비판적인 댓글이 쏟아졌다. 석방된 그의 눈두덩이에 분홍색 빛이 도는 것을 둘러싸고 “눈물을 흘린 것처럼 보이기 위해 화장을 했다”는 의혹마저 나왔다. 스포츠아넥스에 따르면 경찰은 “(히로스에 측으로부터) 석방 직후 경찰서 앞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싶다는 제안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화장 의혹’에 대해서는 “유치장에 구류될 때 화장품 같은 도구는 경찰 측에 제출하고, 석방된 뒤 반환받는다”고 설명했다. 히로스에는 이날 석방된 뒤 도쿄의 한 병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히로스에의 소속사는 입장문을 통해 “피해자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면서도 “(히로스에로부터) 불법 약물이나 알코올은 일체 검출되지 않았으며 그는 과거를 포함해 약물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향후 의료기관에서 진단을 받고 신중하게 치료와 건강 회복에 노력하겠다”면서 “많은 분들께 막대한 폐를 끼치고 혼란을 드린 것에 깊이 반성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히로스에는 지난 7일 오후 7시쯤 가케가와시 신토메 고속도로에서 승용차를 몰다 대형 트레일러를 들이받은 후 부상을 입소 시즈오카현 시마다시 소재 병원으로 이송된 뒤 여성 간호사의 팔을 할퀴고 발로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1994년 데뷔한 그는 드라마 ‘비치보이스’, 영화 ‘비밀’, ‘철도원’ 등에 출연하고 가수로도 활동하며 일본에서 ‘국민 여동생’이자 ‘국민 아이돌’로 사랑받았다. 국내에서도 일본 대중문화 개방 초기 ‘비밀’과 ‘철도원’이 국내에 개봉하면서 상당한 인지도를 자랑했다. 그러나 2023년 유명 요리사와 불륜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 활동을 중단했던 그는 이번 사건으로 재차 자숙의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 딱 한 잔에 ‘420만원’…한정판 출시 즉시 완판된 위스키, 몸값 더 올라

    딱 한 잔에 ‘420만원’…한정판 출시 즉시 완판된 위스키, 몸값 더 올라

    세계 최고령 아이리시 위스키가 출시 직후 300병이 모두 매진되는 인기를 끈 뒤 뉴욕에서 한 잔에 400만원이 넘는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아일랜드 양조업체 부시밀스는 지난달 300병 한정으로 1만 2500달러(약 1771만원)에 46년산 위스키 ‘부시밀스 46년-리버 부시의 비밀’를 출시했다. 이 위스키는 북아일랜드 안트림 카운티에서 생산됐으며, 지금까지 판매된 가장 오래된 아이리시 싱글 몰트 위스키로 알려졌다. 이 한정판 위스키는 빠르게 매진됐지만, 뉴욕 일부 호텔에서는 여전히 한 잔에 세금과 팁을 제외하고 2980달러(약 422만원)라는 가격에 주문이 가능하다. 메뉴판에는 이 고급 술이 “벨벳처럼 부드러운 질감”을 지니고 있으며 “말린 과일과 따뜻한 향신료의 풍미가 어우러진다”고 소개하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이 고가의 위스키를 직접 맛본 결과, “캐러멜 향이 감돌며 놀랍도록 부드럽다”는 평가를 내렸다. 마실 때 “목을 따갑게 하지 않지만, 알코올의 강렬한 향이 순간적으로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고 전했다. 최종 평가는 재치 있게도 “누군가 대신 계산해 준다면 망설임 없이 주문하겠다”는 것이었다. 호텔 측은 지난달 메뉴에 이 한정판 위스키 2온스(약 59밀리리터) 분량의 잔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 위스키는 호텔 내 사무실에 자물쇠로 안전하게 보관되고 있으며, 남은 양이 모두 소진될 때까지만 판매된다. 현재는 약 11잔 분량만 남아 있어 이미 희소가치가 더 높아진 상태라고 한다.
  • “문인 1000명 인장 어렵게 모았지만… 내 것이라고 생각 안 해요”[서동철의 노변정담]

    “문인 1000명 인장 어렵게 모았지만… 내 것이라고 생각 안 해요”[서동철의 노변정담]

    이재인 관장의 본업은 소설가베트남전 1년 참전 후 전쟁소설 구상1989년에 쓴 ‘악어새’ 10만부 히트연좌제 넘어 참전… 집필 약속 지켜서울신문·사상계 읽고 ‘문인의 꿈’오영수 권유로 경기대 국문과 입학장준하의 사상계社에서 알바 기회전국 대학생 백일장 詩부문서 당선서울·충북에서… ‘연설문의 달인’예산고 교사 부임… 어릴 때 꿈 이뤄충북교육위서 교육감 연설문 쓰고당시 문교부 장관 연설문까지 작성유치진·서정주… 인장 1200과 소장인장 찍힌 책 인지는 ‘정품 보증서’문인 인장 공간 생긴다면 기증하고향토문화 좀더 발전하도록 힘쓸 것 충남 예산의 한국문인인장박물관으로 가는 길에 새삼스럽게 우리나라가 문화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서해안고속도로를 벗어나 새로 뚫린 평택~부여 고속도로를 타고 예산 땅에 접어드니 추사고택 나들목을 알리는 푯말이 눈에 들어온다. 자신의 옛집을 가리키는 표현이 고속도로 나들목 이름이 될 줄을 추사 김정희 선생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박물관으로 가려면 예산예당호나들목으로 나가야 한다. 강태공들에게 꿈의 낚시터인 예당저수지 얕은 여울목에는 새로 나는 물풀을 헤치며 백로며 왜가리가 그야말로 떼를 지어 먹이를 찾고 있었으니 눈이 씻기는 느낌이었다. 그러고 보니 멀지 않은 곳에 한때 멸종됐던 황새를 번식해 보존하는 예산황새공원이 있다. 자신들의 안전이 보장된 고장이라는 것을 새들도 본능적으로 알고 있나 보다. 예당저수지가 있는 대흥면을 벗어나 광시면에 접어들면 한우마을이 나타난다. 작은 동네에 어떻게 이렇게 많은 고깃집이 자리잡을 수 있는지 신기할 지경이다. 마을을 찾는 손님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겠다. 이재인 관장은 광시파출소 앞으로 마중 나와 있었다. 보령·청양으로 가는 길을 따라 달리다 오른쪽으로 접어든다. 좁은 길이지만 깔끔하게 정비돼 있다. 그런데 이 관장을 따르지 않더라도 박물관은 쉽게 찾아갈 수 있을 것 같다. 한우마을부터 10개가 넘는 표지판이 갈림길마다 방향을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관장에게 “지역에서 대접을 잘 받으시는 것 같다”고 했더니 “박물관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작은 공간을 고향분들이 존중해 주시고 있는 것 같아 고마울 뿐”이라며 웃었다. 이 관장의 본업은 소설가다. 그는 1985년 ‘예술계’ 신인상에 단편소설 ‘금이빨과 금지구역’이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같은 해 교육신보사의 2000만원 현상 공모전에서도 최우수상을 받았다. 조금 나이가 있는 세대라면 그가 1989년 발표하고 10만부가 팔려 나간 장편소설 ‘악어새’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에게 “동네에서는 선생님을 어떻게 부르느냐”고 하니 “여기선 교수님”이란다. 그는 경기대 국어국문학과 1회 졸업생으로 모교에서 소설론을 가르치다 정년퇴임했다. “‘악어새’를 발표할 당시는 베트남전쟁을 소재로 한 소설은 무엇이든 성공할 때였어요. 박영한의 ‘머나먼 쏭바강’, 이원규의 ‘훈장과 굴레’, 이상문의 ‘황색인’, 황석영의 ‘무기의 그늘’, 안정효의 ‘하얀전쟁’이 그렇지요. 그런데 ‘악어새’가 다른 것은 한국인의 시각이 아닌 베트남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전쟁을 그린 겁니다.” 그는 대학 3학년 1학기를 마칠 무렵 군에 입대했다. 2학기 등록금 낼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논산에서 신병 훈련을 마치고 육군통신기지창에서 10개월 남짓 졸병 생활을 하던 중 베트남전 모병 소식이 들려왔다. 5개월 동안의 전투 훈련을 마치고 군수지원단에서 일하며 베트남의 이런저런 사정에 관심을 가졌다. 1년 동안의 베트남전 참전을 마치고 돌아와 제대할 때까지 전쟁 소설을 구상했다. 베트남에서 모아 고향에 보낸 ‘피 같은’ 전투수당은 그동안 농토와 송아지로 바뀌어 있었다. “베트남에 가는 것은 쉽지 않았어요. 연좌제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큰아버지가 좌익 활동을 했는데 6·25 때는 장택상씨 집을 차지해 살았을 만큼 거물급이었다고 해요. 그러니 베트남전에 지원해도 보내 주지 않는 겁니다. 부대 방첩대장을 찾아가 “국문과를 다니다 입대한 소설가 지망생인데 베트남전에 참전해 꼭 작품으로 쓰고 싶다”고 간청했어요. 그랬더니 한참 듣고 있던 방첩대장이 부관에게 “저 자식 베트남에 보내 버려” 하는 것이었어요. ‘악어새’는 그 약속을 지킨 것이기도 합니다.” 그는 지금도 열심히 작품을 생산한다. 그동안 장편소설만 10권을 냈다. 하지만 소수의 작가만 팔리는 시대 ‘악어새’ 같은 반응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의 근작을 읽고 박물관으로 찾아오는 독자가 있다고 한다. 그때마다 작가는 ‘영원한 스타’라고 생각한다. 문학은 죽었다고들 하는데 작가와 독자가 이렇게 만나는 걸 보면 아직은 죽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에게 “어떻게 문학을 하게 되셨냐”고 하니 “이야기가 긴데…” 하더니 보따리를 끌러 놓기 시작한다. “국민학교, 요즘 말로 초등학교에 열 살이 되어서야 들어갔어요. 이장댁에 배달된 서울신문이며 서울신문 어린이판을 첫 장부터 끝 장까지 읽었습니다. ‘학원’이나 ‘현대문학’도 닥치는 대로 찾아봤고 나이가 남들보다 많기는 했지만 초등학교 4학년짜리 아이가 ‘사상계’에 실린 문학작품도 탐독했어요. 그런데 집에서는 남의 집 머슴살이를 권했지요. 머슴을 살면 한 해 쌀이 두 가마이니 3년 여섯 가마면 논 세 마지기를 사서 초가삼간을 지을 수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머슴을 살기에는 꿈이 너무 자라나 있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는 예산군 경찰의 날 백일장에서 장원을 차지했다. ‘먹방’의 대명사인 예산 출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할아버지가 당시 예산경찰서장이었다. 서울신문과 경향신문 독자란에 투고한 글이 실려 자신의 이름이 인쇄돼 나오던 시절이다. 그 언저리 이재인의 꿈은 문인이 돼 예산이나 홍성에서 중학교 교사로 자리잡는 것이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16세 문학청년은 결국 가출해 서울에 왔다. 종로6가 어문각 언저리에서 구두닦이를 했는데 활자로만 뵈던 ‘갯마을’의 작가 오영수를 만나게 된다. 어디에 가면 누구를 만날 수 있는지쯤은 짐작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는 오 선생의 구두를 닦으며 “작가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했다. 그는 “부탁을 하면서 구두 닦은 값은 그대로 받았으니 아직도 미안하다”며 웃었다. “청계천 헌책방에서 지나간 문예지를 헐값에 한 무더기 사서 고향으로 내려갔어요. 강의록으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 검정고시도 공부했습니다. 이듬해 봄 오영수 선생으로부터 우편엽서를 받았어요. 공부하고 싶으면 올라오라는 겁니다. 경기실업초급대학이 경기대학교로 승격한 첫해 입학할 수 있었어요. 광시 양조장집 여주인이던 서창남 시인의 도움도 컸습니다. 서 시인은 오영수 선생에게 ‘시골서 공부를 열심히 시킬 테니 길을 좀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했지요.” 대학에 들어간 그는 존경하던 ‘사상계’ 발행인 장준하 선생에게 편지를 보냈다. “언론인이 되고 싶은데 사상계에서 근무하게 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장 선생은 엽서로 답장을 보내 왔는데 “공부를 열심히 해서 졸업하면 오라”는 것이었다. 사상계사로 인사차 찾아갔더니 정기 구독자에게 부칠 봉투에 주소를 쓰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주었다. 사상계 알바생이 된 이 관장은 경기대 학보사 기자로 특채됐다. 이 관장은 글 쓰는 일을 시작하며 인생이 비로소 흐르기 시작했다는 느낌을 갖게 됐다고 했다. 경기대 시절 양주동, 박남수, 이형기, 홍기삼, 김광식, 이형기 선생 등 문단의 대표적 존재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이었다. 그는 이 무렵 영남대가 주최한 전국 대학생 백일장 시 부문에서 당선되면서 더욱 자신이 붙기 시작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잡지사 몇 군데를 거쳐 예산고 교사로 부임했다. 어린 시절 꿈이 이뤄진 것이다. 백종원 대표 집안에서 설립한 학교다. 부천 소명여고, 충북 영동중, 미원고, 충주상고에도 재직한다. 이 즈음 글쓰기 능력을 인정받아 충북도 교육위원회에서 교육감 연설문을 작성하게 된다. ‘연설문의 달인’이라는 소문이 서울까지 퍼지면서 당시 문교부 공보관실 교육연구사로 장관 연설문을 썼다. “청주 시절이었어요. 그때 고교 교사 보충수업 수당이 시간당 700원이었습니다. 집에서 개 한 마리를 키웠는데 어느 날 가방 하나를 물고 들어왔어요. 현금 500만원과 월급봉투가 들어 있었으니 놀랐지요. 봉투에 적힌 대로 도자기 회사에 전화를 걸어 주인을 찾아주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도자기 회사 임원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만나자고 하는 겁니다. 그분 도움으로 중국·러시아·중앙아시아 동포를 현지 조사하며 석사 학위를 마칠 수 있었어요. 도자기 회사가 옌볜 지린대에 거액을 지원하면서 그곳에서 박사 학위도 할 수 있었고요. 돌이켜 보면 제 길은 거기서부터 열렸는가 봅니다.” 지금도 박물관 마당의 강아지를 끔찍하게 챙기는 이유일 것이다. 문인인장박물관은 고향으로 돌아온 2000년 개관했다. 인장박물관은 1000명 안팎 문인의 1200과(顆) 남짓한 인장을 소장하고 있다. 그에게 “문인의 도장에 관심을 가진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요즘 책은 대개 인지를 생략하지만 과거엔 반드시 작가의 인장이 찍힌 인지가 붙어 있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인지는 저작권 증지라는 표현으로 대체할 수 있어요. 책의 말미에 붙인 인지는 작가와 출판사의 약속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인지는 낙관처럼 ‘정품 보증서’를 뜻한다는 설명이다. 박물관 소장품은 유치진, 박종화, 서정주, 박목월, 조지훈, 박두진, 오영수, 조연현, 백철 등 우리가 아는 20세기 문인의 인장을 망라한다. 대부분은 직접 건네받았고 작고한 문인은 유족으로부터 기증받았다. 박물관을 찾아오는 문인에게는 입장료 대신 인장을 달라고 했다. 박물관은 봄가을로 명사 초청 강연회를 가졌는데 “사례금 영수증에 인장이 필요하다”며 자연스럽게 ‘기증’을 유도하기도 했다. “어렵게 모았지만 내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문인의 인장을 빛나게 하는 공간이 생긴다면 흔쾌히 기증하려 마음먹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립한국문학관이 개관해 자리가 만들어진다면 함께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지요.” 인장박물관에는 충남문학관이라는 간판도 걸려 있다. 지역 문학유산을 좀더 부각시키겠다는 취지다. ‘근대예산풍류선’과 ‘홍주 역사 인물기행’을 펴내며 향토문화 발굴사업에서 힘을 기울인다. 박물관은 항상 문을 열어 놓고 있지는 않지만 이 관장이 자리를 지키는 낮에는 안내판에 적힌 대로 전화를 걸면 관람할 수 있다. “우리 박물관이 자리잡고 주변에 모두 9개의 박물관이 들어섰어요. 고향에 돌아왔으니 지역문화가 좀더 발전할 수 있도록 부추기는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읽고 싶은 책이 너무나 많아요. 아직은 건강에 자신이 있는 만큼 이렇게 허송세월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 이재인 박물관장은 1945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났다. 경기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중·고교 국어교사와 문교부 공보관실 교육연구사로 일했다. 경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이 대학 한국문화연구소장을 지냈다. 월간문학상, 한국평론가협회상, 한국박물관인상, 백제문화예술상을 수상했다. ‘악어새’를 비롯한 10편의 장편소설과 ‘오영수 문학 연구’ 등 연구서를 펴냈다. 현재 한국문학관협회와 한국박물관협회 이사를 맡고 있다. 글·사진 서동철 논설위원
  • 이강소·기시오 스가… 막 오른 화랑미술제

    이강소·기시오 스가… 막 오른 화랑미술제

    올 상반기 국내 미술시장의 가늠자가 될 화랑미술제의 막이 올랐다. 한국화랑협회는 국내 최장수 아트페어인 화랑미술제를 16일 프리뷰를 시작으로 오는 20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A&B홀에서 진행한다. 올해 미술제에는 갤러리현대, 국제갤러리, 조현화랑, 학고재, 표갤러리, 리안갤러리 등 168개 화랑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갤러리현대는 엄격하게 색을 절제한 단색 격자무늬 회화로 잘 알려진 정상화와 실험미술의 주역으로 꼽히는 이강소의 작품 등을 전시한다. 조현화랑은 일본의 모노하 운동을 이끈 기시오 스가, 가공되지 않은 천연 재료를 다루며 자연 속 시간의 변화에 주목하는 보스코 소디의 작품을 출품했다. 표갤러리는 김창열, 이우환, 박서보를 비롯해 한국 현대미술의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형수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국제갤러리는 지난해 서울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이광호를 비롯해 구본창, 홍승혜, 줄리언 오피 등 저명한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학고재는 김은정, 로와정, 박광수 등 현대미술의 새로운 장을 열어 가는 작가들과 함께한다. 올해부터 작가 1명을 집중 조명하는 ‘솔로부스’ 섹션이 신설됐는데 여기에 가나아트, 노화랑, PKM갤러리, 오케이앤피, 서정아트 등 모두 16곳이 참여했다. 출품 작가로는 잇은, 우병출, 이은, 윤다냐, 최성환, 김선우, 조은, 박성옥, 마이큐, 이춘환, 박태훈, 김창영, 이종철, 김혜나, 이원우, 안젤라 버슨 등 국내외 현대미술 대표 작가들이 포함됐다. 신진 작가를 위한 공간도 마련됐다. 6회째를 맞이한 특별전 ‘줌-인’에서는 공모를 거쳐 선정된 박보선, 방진태, 신예린 작가 등 10명의 작품을 전시했다. 이날 프리뷰 오픈임에도 불구하고 전시장에는 60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배우 김희선, 개그맨 정종철, 화가 겸 가수인 마이큐 등 유명 인사들도 참석해 현장을 둘러봤다. 이번 미술제는 이성훈 한국화랑협회장 취임 후 첫 공식 행사다. 앞서 협회장 선거에서 이 회장은 키아프(하반기 열리는 국내 화랑 주도의 최대 규모 아트페어)와 화랑미술제 브랜드의 역량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 회장은 “이번 미술제는 역대 최다 화랑이 참가했을 뿐 아니라 코엑스 A홀과 B홀을 모두 사용하는 최초의 시도를 통해 더 넓은 예술의 장을 마련했다”며 “이번 미술제가 일상에서 예술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쉼표가 되고, 더 많은 관람객이 한국 미술의 저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K축구 내일을 향해 달린다

    K축구 내일을 향해 달린다

    2025 프로축구 K리그1에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도드라진다.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결승골을 터뜨리거나 중원에서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주전 자리를 꿰찬 경우도 있다. ‘로컬 룰’인 22세 이하(U-22) 의무 출전 규정이 자리 잡으면서 팀별로 유망주를 적극 발굴해 기용하고, 이렇게 기회를 부여받은 선수들이 K리그 활약을 발판으로 유럽 무대까지 진출하는 선순환이 이어진다. ●한종무 701분 가장 많이 뛰어… 선발 출전은 채현우 ‘최다’ 16일 현재 K리그1은 팀별 8, 9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가장 오랫 동안 그라운드를 누빈 U-22 선수는 701분을 뛴 대구 미드필더 한종무(22)다. 그 뒤를 이현용(22·수원FC)이 521분, 신민하(20·강원FC)가 507분, 김준하(20·제주SK)가 462분, 강민준(22·포항 스틸러스)이 458분, 채현우(21·FC안양)가 457분, 강상윤(21·전북 현대)이 413분으로 뒤를 이었다. 선발 출전 횟수로 따지면 채현우가 8경기로 가장 많고, 한종무와 김준하, 윤도영(19·대전하나시티즌)이 7경기로 뒤를 이었지만 교체까지 포함하면 한종무와 강희수(22·광주)가 최다 9경기를 소화했고 김준하와 이승원(22·김천 상무), 채현우가 8경기로 뒤따랐다. ●윤도영, 英 브라이턴과 계약 유럽행 임박… 황도윤·강상윤도 눈에 띄어 U-22 중 가장 도드라진 건 단연 윤도영이다. 영리한 드리블이 강점인 윤도영은 지난 시즌 황선홍 대전 감독의 신뢰 속에 리그 19경기(1골 3도움)에 출전했고, 올해에도 1도움을 올리며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브라이턴과 계약을 맺으며 유럽 무대 진출을 앞뒀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기회를 부여받기 시작한 황도윤(22·FC서울)은 이번 시즌 6경기(1도움)에 나서며 중원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주목할만한 U-22로 황도윤을 첫손에 꼽은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볼 간수, 공격과 수비 모두 고르게 잘하며 서울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축구 관계자는 “장기적으론 기성용의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북 중원 핵심으로 자리매김 중인 강상윤은 벌써 프로 5년 차로 “전북이 필요로 하던 고출력 신형엔진”이라는 칭찬이 자자하다. 18세인 2022시즌 전북 유니폼을 입고 데뷔해 15경기 출전했고, 2023시즌과 2024시즌에는 부산 아이파크와 수원FC로 임대를 가 주전으로 뛰다가 올해 전북에 복귀했다. ●최석현, 멀티 포지션… 신민하·이현용 중앙수비수 기대 4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울산에선 7경기를 뛴 최석현(22)이 주목받는다. 지난 시즌 K리그2 충북 청주에서 뛰다가 둥지를 옮긴 최석현은 발이 빠르고 대인 수비가 장점이다. 미드필드를 비롯해 다양한 자리를 소화할 수 있고, 당돌하고 과감하게 경기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득점에선 김준하와 조상혁(21·포항)이 나란히 두 골을 넣으며 앞섰다. 이번 시즌 데뷔한 김준하는 팀이 치른 전 경기에 출전해 경기 최우수선수(MVP)에도 두 차례나 선정됐다. 키 189㎝의 조상혁은 6경기를 뛰며 뽑아낸 두 골을 모두 헤더로 넣었을 만큼 머리를 잘 쓴다. 신민하와 이현용도 주목받는 차세대 중앙수비수다. 신민하는 강원이 배출한 최고 스타 양민혁(19·퀸스파크레인저스)의 뒤를 이을 만한 자원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이현용 역시 제공권과 힘이 좋고 적극적인 수비가 강점이다.
  • 이순신과 춤을… 조선시대로 돌아간 아산

    이순신과 춤을… 조선시대로 돌아간 아산

    충남 아산시는 이순신 장군 탄신 제480주년을 맞아 오는 25~27일 온양온천역과 곡교천, 현충사에서 ‘제64회 아산 성웅 이순신 축제’를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아산시는 60년 이상을 이어온 ‘성웅 이순신 축제’를 지역 상생을 통한 글로벌 축제로 도약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순신 장군이 성장하고 영면한 아산에는 현충사·게바위·이충무공 묘소·난중일기 등 이순신 장군 관련 문화재가 많이 남아 있다. 아산시는 이 같은 다양한 이순신 장군 콘텐츠를 활용해 60년 넘게 축제를 이어왔다. 올해는 축제와 지역 상권의 자연스러운 연결로 활력 넘치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주 무대를 온양온천역 인근으로 옮겼다. 축제 기간 온양온천 전통시장 일대는 조선시대 분위기를 재현한 저잣거리와 무과 시험장으로 꾸며진다. 조선의 소리꾼과 마술사, 관상가 등도 등장한다. 조선시대 서민들의 풍류와 해학이 어우러진 체험 행사도 즐길 수 있다. 이순신 장군 탄신 480주년을 축하할 블랙이글스 에어쇼와 장군의 후예인 해군 홍보대 공연, 조선 수군 출정식도 기대된다. 세계적 흥행작 ‘오징어게임’을 모티브로 ‘이순신’ 초성이자 아산시 초성인 ‘ㅇㅅㅅ게임’이 전래놀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펼쳐진다. 이순신 창작 뮤지컬 ‘성웅’과 전국 춤꾼들이 모여 펼치는 ‘전국 학익진 댄스대첩’,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난중일기 골든벨도 열린다. 지난해 81개 팀이 참가하며 호응을 얻었던 ‘충무공 이순신 장군배 노젓기 대회’는 150개 팀이 참가한다. ‘백의종군길’ 마라톤 대회는 7500여명이 참석하는 전국 규모 풀코스 대회로 열린다. 축제 개·폐막식은 800대 드론이 ‘하늘 위에 그리는 영웅의 길’을 주제로 이순신 장군 생애와 업적 등을 현대적으로 재현한다. 오세현 아산시장은 “올해 축제는 시민 스스로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빼곡하게 채웠다”고 말했다.
  • 가든 전문가와 청주 정원문화 즐겨볼까

    가든 전문가와 청주 정원문화 즐겨볼까

    ‘2025 청주 가드닝 페스티벌’이 다음 달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청주시 청원구 주중동 생명누리공원 일원에서 펼쳐진다. 이 행사는 청주시가 정원 문화 확산을 위해 2018년부터 해마다 열고 있는 축제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정원 조경 전문가들이 꾸민 작가정원 6점과 시민정원 15점 등이 전시된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달 정원 전시 공모전을 개최했다. 작가정원은 각 60㎡ 규모로 조성되며, 정원 1곳당 3300만 원이 지원된다. 다양한 식물과 정원에 담긴 작가의 스토리를 감상하는 것이 작가정원의 주요 포인트다. 시민정원은 각 4㎡ 규모로 조성되며, 정원 1곳당 180만 원이 지원된다. 시민과 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담길 예정이다. SK하이닉스와 한국다우 등의 후원으로 조성되는 기업 기부 정원도 2곳 전시된다. 이 중 SK하이닉스는 1억 1000만 원을 기부해 200㎡ 규모의 정원을 조성한다. 작가정원과 기업 기부 정원은 행사 이후에도 영구 존치되며, 시민정원은 6개월 후 철거된다. 이번 행사에서는 정원 문화 특강도 열리는데, 세계가 주목하는 가든 디자이너 황지해 작가를 만날 수 있다. 그는 110년 역사를 자랑하며 세계적인 정원 박람회로 알려진 영국 첼시 플라워 쇼에서 세 차례 금상을 수상한 거장이다. 정원용품과 조경·원예용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정원 산업전도 열린다. 정원을 통한 힐링 체험을 위해 마련된 가든 피크닉장과 버스킹 등 다양한 문화공연도 즐길 수 있다. 사전 이벤트로는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 운영하는 ‘이동식 반려식물 클리닉’이 열릴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세계적인 가든 디자이너가 참여해 더욱 특별한 가드닝 페스티벌이 될 것”이라며 “많은 시민들이 축제장을 찾아 정원이 주는 위로와 감동을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람료는 무료다.
  • 꽃향기에 흠뻑 취한 고양 일산호수공원

    꽃향기에 흠뻑 취한 고양 일산호수공원

    경기 고양특례시가 25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일산호수공원 일대 28만㎥에서 ‘고양국제꽃박람회’를 개최한다. ‘꽃·상상 그리고 향기’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2025 고양국제꽃박람회’에는 전 세계 25개국에서 200여개 기관·단체 등이 참여한다. 매년 새로운 형태로 관람객들의 기대를 모으는 올해의 랜드마크는 ‘황금꽃 판다’이다. 높이 10m 가로폭 10m가 넘는 크기로, 주제광장에 설치한다. 꿈꾸는 정원, 꽃빛·물빛 그리고 노을빛 정원, 고양시민 가든쇼, 꽃·향기 그리고 물의 정원, 고양로컬가든 등 다양한 테마의 정원이 만들어진다. 특히 이번 꽃박람회는 인기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의 캐릭터들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한울광장에 티니핑 캐릭터와 함께 꽃밭에서 뛰어놀 수 있는 어린이 정원이 마련되고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캐치! 티니핑 퍼레이드’도 열린다. 실내전시관에는 숲속에 들어온 듯한 약 20m의 벽면녹화 수직정원과 오픈형 수평정원이 들어선다. 100개 이상 전시된 국내외 신품종과 우수품종이 전시되고 아티 리라, 엘리자베스 뉴 콤브, 아틸라 네메트, 주흥모 등 5개국 유명 플로리스트가 참여하는 글로벌 화훼작가전도 열린다. 국제 플라워 디자인 경진대회 등 전시연출과 화훼장식 각각 4개 부문에서 실력을 겨루는 고양국제플라워어워드쇼도 개최한다. 수변 무대에서 25일 열리는 개막식에는 트로트 가수 나태주와 SG워너비 김용준, 5월 8일 어버이날에는 김혜연, 김나희, 영기 등 인기가수 공연이 진행된다. 장미원 입구와 노래하는 분수대에서 운영되는 고양플라워마켓은 고양시 화훼농가가 재배한 꽃과 농특산물 등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올해로 제17회를 맞는 고양국제꽃박람회는 지난해까지 877만명이 방문한 고양시 대표 꽃축제”라며 “형형색색 꽃들이 만들어내는 추억과 향수 속에 흠뻑 빠져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포항 지진 손배소 2심 선고 앞두고 ‘촉각’

    포항 지진 손배소 2심 선고 앞두고 ‘촉각’

    2017년 경북 포항에서 촉발된 지진으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관심이 쏠린다. 항소심 선고는 다음달 13일 대구고법에서 진행된다. 2023년 11월 대구지법 포항지원에서는 “국가는 원고에게 1인당 200만~300만원씩 위자료를 줘야 한다”고 선고했다. 정부는 위자료를 줄 수 없다고, 포항시민 등은 당초 청구액인 1인당 1000만원씩 지급해야 한다며 항소했다. 이후 소송에 참여하는 시민이 늘면서 당초 5만명이던 원고 측이 약 50만명으로 늘어났다. 정부조사연구단 조사 결과 지열발전에 따른 촉발 지진으로 결론났고, 소송 참여 인원도 늘면서 지역에서도 항소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포항시의회는 지난 15일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포항 촉발지진 정신적 피해 손해배상 소송에 대한 공정한 판결과 국가 책임이행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의회는 결의안에서 “항소심 재판부는 국가의 책임이 명백히 밝혀진 상황에서 더 이상 지진피해 주민들이 고통받지 않도록 공정하고 정의로운 판결해야 한다”며 “지진 피해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시민단체도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는 선고 공판 일정이 정해진 후 ‘시민권익 찾기 지역사회 대동단결’을 호소하며 주말마다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포항 11·15 촉발지진 범시민대책위원회는 16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포항지진 피해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지열발전사업의 책임을 명확히 인정해야 한다”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 부산 연제에 전국 첫 ‘만화 전용 공공도서관’

    만화·웹툰 콘텐츠로만 채워진 ‘만화 전용 공공도서관’이 전국 최초로 부산 연제구에 들어선다. 연제구는 오는 6월 말 ‘연제만화도서관’을 개관한다고 16일 밝혔다. 총 3만권의 만화책이 비치되며 7만권까지 늘릴 계획이다. 단일 공공도서관 기준 전국 최대 규모다. 연제구는 이달 초 7명의 전담조직인 ‘만화도서관계’도 만들었다. 도서관은 연산동 도시철도 3호선 배산역 인근 행정복합타운 부지에 지난 2월 준공됐다. 4층 연면적 2067㎡(약 630평) 규모로 총 99억 1000만원이 투입됐다. 현재 인테리어 공사 등 막바지 개관 준비가 한창이다. 1층에는 ‘만화라운지’ 등 청소년 친화공간이 조성되고 2층 ‘만화의 숲’은 일반 만화뿐 아니라 작법서, 이론서 등 다양한 자료가 비치된다.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 고전만화, 부산 만화 등 특화 코너도 함께 운영된다. 3, 4층에는 웹툰 창작 체험이 가능한 웹툰창작실과 문화프로그램 강연실, 영화상영과 공연 등이 가능한 다목적홀이 조성된다. 콘텐츠 확보에도 공을 들인다. 연제구와 부산경남만화가연대는 지난 2월 역사적 가치가 있는 만화 자료 수집 공모를 진행해 다양한 자료를 확보했다. 희귀본을 포함한 고전 만화와 부산 만화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자료를 모아 ‘특화 컬렉션’을 구축, 공개할 계획이다. 만화·웹툰업계 관계자는 “부정적인 시선을 받았던 만화가 이제는 문화콘텐츠로 인정받고 있다”며 “공공기관이 만화도서관을 운영하면서 한국 만화·웹툰 산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했다.
  • 천안·아산에 이상기온… 배 인공수분 비상

    천안·아산에 이상기온… 배 인공수분 비상

    배 주산지인 충남 천안과 아산에서 때아닌 이상기온으로 배 인공수분 작업에 비상이 걸렸다. 수정 불량에 따른 착과율 저하와 기형과 발생 등을 우려하며 한 해 농사 출발부터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6일 천안시와 아산시에 따르면 개화기에 접어든 배 과수원들이 지난 12일과 13일 이어진 강설과 강풍, 이상 저온 등으로 적기 인공수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화기 약제 살포와 꽃따기 작업 등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아산지역 일부 농가에서는 강설과 우박 피해로 꽃이 얼어붙거나 떨어지는 등 피해도 발생했다. 당시 천안과 아산 최저기온은 영하 0.6도와 영하 0.1도였다. 배꽃은 4월 초부터 개화하고 잎이 나온다. 이때 저온이 계속되면 꽃눈이 고사하고 수정이 불완전해진다. 이는 착과 불량과 기형과 발생 원인이다. 농가들은 인공수분에 필요한 꽃가루 채취와 수분 작업도 저온과 강풍으로 지연돼 착과율 저하로 수확량 감소도 우려한다. 정확한 피해 면적은 착과율을 확인할 수 있는 다음달 초 집계가 가능하다. 한 농민은 “냉해를 입은 배꽃은 꽃눈도 까맣게 얼었다”며 “예측 불가한 기상이변에 뾰족한 대응책이 없어 가슴앓이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산시 관계자는 “4월 중순 눈까지 내린 기상이변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배 농가에서는 최대한 반복적 인공수분 작업으로 착과량 확보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천안과 아산 배 농가는 각각 634곳(면적 919.5㏊)과 560곳(620㏊)으로 전국 생산량의 10%와 5%를 차지한다.
  • 145% 치고, 125% 받고… 관세 폭탄 뜯어보니 ‘G2 패권 전쟁’ [딥 인사이트]

    145% 치고, 125% 받고… 관세 폭탄 뜯어보니 ‘G2 패권 전쟁’ [딥 인사이트]

    中 구매력평가 기준 GDP 37조弗美 29조弗에 그쳐… 세계 1위 내줘美무역적자 1309조원… 中 32% 차지 관세 전쟁에 전 세계 공급망 타격장기화 땐 글로벌 경기 침체 불가피 “중국은 미국을 더이상 속이지 못할 것이다.”(4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 누구의 시혜에도 의존하지 않았기에 불합리한 억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4월 1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중 관세전쟁이 무역 갈등을 넘어 패권 다툼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이 총 145%의 관세폭탄을 퍼붓자 중국은 125% 보복관세로 맞불을 놓았다. 기원전 431년부터 404년까지 지중해 패권을 두고 맞붙은 신흥 해상강국 아테네와 패권국 스파르타가 벌인 펠레폰네소스 전쟁을 떠올리는 이들도 있다. 고대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전쟁의 원인을 “아테네의 부상이 스파르타를 두렵게 했고, 두려움이 전쟁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고 규정했다. 고대 그리스의 모든 폴리스를 빨아들인 펠레폰네소스 전쟁처럼 미중 충돌도 두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관세전쟁은 자유무역에 사망선고를 내렸고 글로벌 공급망을 옥죄고 있다. 1차 미중 무역전쟁(2018년 1월~2019년 10월)처럼 길어진다면 글로벌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 확전 일로를 걷는 2차 미중 무역전쟁의 본질을 짚어 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전쟁이란 ‘미치광이 전략’을 실행한 배경에는 ‘쌍둥이(무역·재정) 적자’가 있다. 16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9184억 달러(약 1309조 6000억원)에 이른다. 특히 대중국 무역적자가 2954억 달러로 전체의 32.2%다. 다른 교역국들은 온갖 장벽을 동원해 미국 제품의 수입을 막고 있는데 미국은 시장을 열어 산업 기반이 위태롭게 됐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이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모든 나라가 미국을 속여 왔다”고 했다. 백악관은 무역전쟁이 격화하더라도 결국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컸다. 일시적 고통을 견디면 상대의 항복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연간 6000억 달러로 추산되는 관세 세입으로 1조 8000억 달러의 연방 재정적자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시장은 백악관의 기대보다 예민하게 반응했다. 지난 3~4일 뉴욕 주식시장에서 증발한 시가총액은 6조 6000억 달러에 달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4일 연 3.9910%에서 11일 연 4.4970%로 뛰었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11일 한때 99.01까지 떨어졌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들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했다. 전략적 후퇴란 평가가 나왔지만 역설적으로 미중 패권 다툼이란 본질은 더 선명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면박을 주고, 러시아에 유화 제스처를 보내온 배경에는 중국 견제 의도가 담겼다. 미국이 한국·일본·호주·영국을 비롯한 동맹국과 관세 협상에 속도를 내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2011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피벗 투 아시아’(아시아 중시 정책)를 표명한 이후 트럼프 1기, 조 바이든 행정부에 이르기까지 집권당과 관계없이 대중 견제 기조는 이어졌다. 그럼에도 중국의 굴기를 막지 못했다. 지난해 단순 환율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미국이 30조 3000억 달러, 중국이 19조 5000억 달러였지만 구매력평가(PPP) 기준 GDP는 중국이 37조 700억 달러로 29조 1700억 달러의 미국을 크게 앞섰다. PPP 기준 GDP는 각국 통화가 실제 구매할 수 있는 물건·서비스의 양, 즉 물가를 반영해 경제 규모를 비교한 것이다. ‘실질 경제력’에선 중국이 미국을 앞섰다는 의미다. 더군다나 중국은 믿는 구석이 있다. 1차 미중 무역전쟁이 터진 2018년 21.6%에 이르던 대미 수출 비중을 지난해 12.3%로 낮췄다. 또 미국산 원유와 옥수수·대두 등 농산물의 수입 비중을 줄이고 수입처를 러시아·중동·동남아·중남미 등으로 다변화했다. 중국이 ‘인질’을 잡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세계 시가총액 1위 애플, 세계 1위 전기차업체 테슬라,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의 중국 의존도를 빗댄 표현이다. 애플은 제품의 95%를, 테슬라는 40%를 중국에서 생산한다. 월마트에서 파는 상품의 60%가 중국산이다. ‘마이너스섬 게임’(득실의 합이 0 미만이 되는 게임)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고, 시 주석은 2027년 4연임 여부가 결정되기에 누구도 먼저 고개를 숙일 수 없는 상황이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의 상대는 미국뿐이지만, 미국은 전 세계를 상대로 싸우고 있어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면서 “트럼프가 중국을 제대로 견제하려 했다면 모든 국가를 적으로 돌리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미국인은 여론에 민감해 스마트폰 가격만 올라도 전 국민이 난리를 치지만 중국인은 자기가 불편해도 말로 표현하지 못하므로 미국이 패자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반면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건설 경기가 침체했고 고용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에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이 받는 피해도 상당한 수준”이라면서 “결과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어떻게든 성과를 내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터져 버린 ‘속성’ 민주주의 부작용… 시민사회·정치권 자정 절실[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터져 버린 ‘속성’ 민주주의 부작용… 시민사회·정치권 자정 절실[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같은 태극기 들고 탄핵 찬반 격렬젠더·세대 간 혐오도 몇 년 새 격화 “사회집단 갈등 심각하다” 92.6%신자유주의와 저성장 위기감에다대립 부추긴 정치로 분열 극대화‘탄핵 비극’ 계기 대타협 모색해야 같은 날, 같은 시간, 같은 태극기를 흔들며 서로를 비난하던 탄핵 찬반 집회의 진풍경은 갈등으로 쪼개진 우리 사회의 현주소다. 서울신문이 거리, 대학, 직장 등 다양한 현장에서 만난 시민 20명은 갈등과 혐오가 일상에도 스며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1987년 개헌 이후 민주주의를 속성으로 체득하는 과정에서 억눌려 있던 부작용이 경제 침체기와 정치적 불안정을 만나 폭발적으로 터졌다는 진단이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선고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16일 그 어느 때보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자정작용이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저는 부산 출신이지만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지지했습니다. 그런데 기성세대들은 제 출신지를 들으면 대뜸 ‘너 빨간색(국민의힘 지지자)이지’라며 색안경을 끼고 봐요. 정치색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편견을 갖는 게 일상이 된 것 같아요.”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진행된 ‘촛불행동’ 집회에서 지난달 25일 만난 직장인 이다현(30·여)씨는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이씨는 “점심시간마다 정치 이슈가 화두에 오르니 체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응원봉, 발광다이오드(LED) 촛불 등을 손에 들고 “윤석열을 파면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같은 날 안국역 5번 출구 일대에선 태극기를 손에 든 사람들이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안국역사거리의 한 편의점 앞에서 ‘탄핵 각하’ 손팻말을 들고 있던 회사원 정소연(33·여)씨는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다고 하면 덮어놓고 나쁘게 보는 사람이 늘었다”고 털어놨다. 김기현(67)씨는 “예전에는 양당 의원들이 국회에서 싸워도 나와서는 같이 소주도 마시고 그랬다는데 지금은 벼랑 끝에 선 것처럼 싸운다”고 말했다. 몇 년 새 격화된 젠더·세대 갈등도 현재진행형이다. 영상 편집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구모(26·여)씨는 “운전자가 문제를 일으키는 영상에는 무조건 ‘김 여사’라는 여성 비하적인 댓글이 달린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의 한 중학교 교사 이모(36·여)씨는 “교실에서 젠더 감수성과 관련한 발언을 하면 학생들이 ‘선생님 페미냐’고 물어 말을 조심하게 된다”고 밝혔다. 대학생 문모(26)씨는 “군대 등 남성이 역차별받는 사례도 많다”면서 “여성이라고 무시하는 가부장적 문화는 거의 사라졌는데 페미니스트들 탓에 갈등이 극대화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금개혁청년행동 대학생 위원장인 민동환(27)씨는 “국민연금 개혁만 봐도 청년들에게 돈을 빼앗아 고소득층 기성세대까지 준다는 것 자체가 도덕적으로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택시 기사 최모(66)씨는 “노년층이 혐오의 대상이 됐다”면서 “카페 무인 키오스크 앞에서 사용법이 서툴러 헤매자 뒷줄의 사람들이 한숨을 쉬며 ‘틀딱’이라고 중얼거리는 것을 듣고 얼굴이 뜨거워졌다”고 말했다. 깊어진 우리 사회 갈등의 골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6~8월 전국의 19~75세 국민 3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 사회통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갈등 정도는 지난해 4점 만점에 3.04점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에 사회 갈등에 관한 문항이 포함된 2018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와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올해 1월 6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2024년 한국인의 공공갈등 의식조사’ 보고서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92.6%가 사회집단 간 갈등이 ‘심각하다’거나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다. ‘보통이다’와 ‘심각하지 않다’는 각각 6.2%와 1.2%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경쟁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 체제와 저성장으로 인한 위기감에 이념적 대립을 부추기는 정치 행태가 맞물려 우리 사회의 갈등이 극대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헌정사상 두 번째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적 비극을 계기로 대타협을 모색하기 위한 정치권의 각성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기존의 갈등은 정해진 규범 내에서의 충돌이었지만 비상계엄 사태 이후엔 규칙을 아예 인정하지 않고 무너뜨리는 방향으로 표출된 것이 가장 위협적인 특징”이라고 말했다. 법치주의를 유린한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가 대표적인 예라는 설명이다. 현재호 고려대 정치학과 교수는 “정당들이 상대를 적으로 몰아붙이며 지지율만 높이려는 일차원적인 정치 행태를 끝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도 “사회구성원을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고령층과 젊은층 등으로 구획화해 폄하하는 식으로 여론을 결집해 온 포퓰리즘 정치에 대한 각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이재명, 500명 매머드 싱크탱크 출범… ‘성장론자’도 다수 포진

    이재명, 500명 매머드 싱크탱크 출범… ‘성장론자’도 다수 포진

    학자·전직 관료·현장 전문가 구성유종일·허민 교수 상임 공동대표1인당 국민소득 5만弗 비전 제시일부 1가구 2주택자 면세 구상도후원금 하루 만에 법정 한도 채워 6만여명 참여… 99%가 소액 후원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이 16일 출범식에서 경제 성장의 선순환을 강조했다. 이 전 대표의 핵심 정책이었던 기본소득엔 거리를 두면서 일부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면세 구상도 제시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장을 지낸 유종일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첨단 과학기술과 주력 산업 분야에서 정부와 기업이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해 경제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면 경제위기 극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의 대표 정책 중 하나로 꼽혔던 기본소득과 관련해선 “지금은 조세를 기반으로 하는 기본소득을 할 수 있는 여건도 되지 않고, 우선순위로 봐도 이를 먼저 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완전히 하지 않겠다기보다는 기초생활보장을 위한 정책을 보완해 가며 충실하게 (기본소득이 추구하는 이념을) 구현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성장과 통합은 2030년까지 3% 잠재성장률, 세계 4대 수출 강국,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는 ‘3·4·5 성장전략’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제조업의 인공지능(AI) 대전환, 에너지 공급망 혁신, 전략적 첨단산업 육성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해야 할 정책 분야로 꼽았다. 창립 회원수는 500여명이다. 총 34개 분과 위원회에는 관료와 교수 등 각계 전문가를 대거 배치했는데 기본소득 등 분배 정책을 주장해 온 인사보다는 경제 성장에 초점을 둔 전문가들이 다수 포진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경제 정책을 조언하는 경제정책분과 공동위원장은 이 전 대표의 ‘경제 책사’로 알려진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와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맡았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성장전략분과 공동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상임공동대표인 허민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1가구 2주택 면세를 뼈대로 하는 ‘국민 제2주소지제’ 구상을 공개했다. 이 교수는 “읍이나 리 단위 시골에 가면 아버님이 돌아가셔도 그 집을 매각하거나 살지 않으면 1가구 2주택 문제가 생긴다”며 “1가구 2주택에 대해 면세를 하고, (지방에) 거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 캠프는 조기 대선에서 논란을 최소화하는 조용한 경선을 치르는 분위기다. 1강 체제로 치러지는 당내 경선 구도에서 실수나 설화를 줄이는 한편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정권 교체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자칫 국민에게 오만하게 비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이 전 대표 대선 예비후보 후원회는 이날 하루 만에 법정 한도인 29억 4000여만원을 모두 채웠다고 밝혔다. 6만 3000여명이 후원에 참여했고, 이 중 99%가 10만원 미만의 소액 후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나라, 보다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아 안전 정책을 강조했다.
  • 文정부 ‘탈원전’ 지운 민주… ‘원전 생태계’ 공약 넣을 듯

    文정부 ‘탈원전’ 지운 민주… ‘원전 생태계’ 공약 넣을 듯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정부에서 사용했던 ‘탈(脫)원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하기 위해 탈원전 기조를 지우고 대신 원전 기술을 강화하는 새로운 에너지 정책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대선 공약에도 탈원전을 탈피하는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1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탈원전을 외쳤지만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진 못했다”며 “탈원전이라는 말은 이제 안 쓴다”고 했다. 이재명 전 대표는 인공지능(AI) 정책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많은 양의 전력을 필요로 하는 AI 분야의 성장과 탈원전이 공존하긴 힘들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의 대선을 도울 외곽 싱크탱크인 ‘성장과 통합’은 이날 출범식에서 재생에너지와 원전에 함께 투자하는 ‘에너지 믹스’를 내세웠다. 유종일 성장과통합 상임공동대표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으로 합리적인 에너지 믹스 정책이 필요하다”며 “과거의 정책과는 기본적으로 다르게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전남 영광을 찾아 “안전성이 확보된다면 가동 중인 원전을 멈추거나 재가동을 막을 이유가 없다”며 탈원전 기조를 탈피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당 미래성장전략위원회와 과학기술혁신특별위원회는 전날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원전산업 종사자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는데,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차세대 핵에너지 기술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민주당은 기후위기와 AI 혁명이 촉발한 전력 수요 급증 등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 기술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당내 과학기술혁신특별위원장인 황정아 의원은 ‘소형모듈원자로 특별법’ 발의를 준비 중이다.
  • 국힘 주자들 본격 ‘세몰이’… 1차 경선 앞두고 ‘현역 의원’ 영입전

    국힘 주자들 본격 ‘세몰이’… 1차 경선 앞두고 ‘현역 의원’ 영입전

    김문수, 엄태영·박수영 등 전진 배치홍준표 캠프 유상범·김대식 등 합류한동훈, 친한계 의원 후방지원 확보‘불출마’ 오세훈 지지세력 향방 주목 국민의힘이 16일 1차 경선 후보 8명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경선 국면에 들어서면서 각 주자의 ‘세몰이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1강’이 없는 상황에서 주자들은 캠프 주요 직책에 국민의힘 현역 의원을 전진 배치하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다만 ‘한덕수 차출론’ 변수와 후보들의 낮은 지지율에 현역 의원들은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캠프 조직총괄본부장에 엄태영 의원, 정책총괄본부장에 박수영 의원, 특보단장에 김선교 의원, 한미동맹강화특별위원장에 이철우 경북지사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인요한 의원을 임명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출마 촉구에 앞장서 온 박 의원은 통화에서 “김 전 장관과 ‘누가 됐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이기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데 뜻이 맞아 우선 힘을 합치기로 했다”며 “김 전 장관과 한 대행의 단일화가 필승 전략”이라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을 돕는 이유가 한 대행과의 단일화를 위한 단계라는 뜻이다. 나경원 의원 캠프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앞장섰던 이들이 주축이 됐다. 나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르더해이 이슈트반 주한 헝가리대사를 만나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시절 주장했던 ‘헝가리식 파격 저출산 대책’을 발표했다. 2023년 당시 대통령실은 나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에 비토를 놓으며 헝가리식 대책을 공개 비판한 바 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캠프에서는 유상범 총괄상황본부장, 김대식 비서실장 등이 일하고 있다. 홍 전 시장은 경제·노동·과학기술 분야 정책 발표회를 열고 ‘초격차 기술주도 성장’을 위해 연구개발 분야에 5년간 최소 5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약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캠프 공식 인선 발표는 없었지만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이 똘똘 뭉쳐 경선을 지원 중이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경선 개입 가능성을 견제했다. 한 전 대표는 KBS 라디오에서 “안타깝게도 저를 제외한 다수 후보가 ‘윤심’(윤 전 대통령의 의중)팔이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민심이 윤심보다 딱 5000만 배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준표·한동훈 캠프는 명단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각각 현역 의원 약 30명과 20명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별한 강자가 없는 상황에서 확보한 현역 의원 숫자는 경선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당심과 직결된다. 상당수 의원들은 공개 지지를 꺼리며 관망을 이어 가고 있다. 경선 주자들은 불출마한 오세훈 서울시장을 지지하던 중도보수 표심을 놓고도 경쟁했다. 오 시장은 홍 전 시장과 전날 만찬을, 김 전 장관과 안철수 의원과는 각각 조찬과 오찬을 함께했다. 나 의원과 유정복 인천시장도 오 시장을 면담했다. 주자들은 한목소리로 ‘오세훈표 약자와의 동행’을 이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 “이재명보다 밑바닥 잘 알아… 좌우 다 겪은 내가 중도 확장 강점”[대선주자 인터뷰]

    “이재명보다 밑바닥 잘 알아… 좌우 다 겪은 내가 중도 확장 강점”[대선주자 인터뷰]

    반명 빅텐트, 누구라도 함께할 것한덕수 출마? 본인이 판단할 문제공정한 경선 ‘컨벤션 효과’ 키울 것계엄은 안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尹, 군사정권 세우려한 건 아닌 듯청년 일자리, 개인 아닌 사회 책임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16일 “중도는 경제, 민생, 일자리”라며 “빈부와 좌우를 가장 잘 아는 김문수가 중도 확장에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김문수 승리캠프’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왼쪽과 오른쪽에 모두 있어 본 내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보다 중도를 더 잘 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출마를 결심한 결정적 장면은. “2018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마지막으로 생각했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직무 복귀를 기대했으나 이뤄지지 않아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고 이 전 대표를 이기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결심했다.” -경선 2강에서 맞붙고 싶은 후보는. “다 훌륭한 분들이라 제가 평가하기는 어렵고 모든 후보를 좋아한다. 당심과 민심에 따라 선택받겠다.” -최근 몇 달 보수 진영 지지율 1위 이유는. “국회에서 줄탄핵에 또 국무위원에 대한 민주당의 강압적인 횡포가 계속되고 폭력에 가까울 정도의 태도에 국민들이 이걸 버티고 이겨낼 사람으로 김문수를 지지해 주신 것으로 생각한다.” -중도 확장성 부족이 약점 아닌가. “나는 청계천 재단 보조부터 시작해 누구보다 밑바닥을 가장 잘 안다. 이재명보다도 김문수가 더 잘 안다. 부(富)는 내가 많이 겪어 보진 않았지만 빈부를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고, 왼쪽과 오른쪽 이쪽 저쪽을 모두 해 본 사람이다. 현재 국민의힘에서 가장 중도 확장성이 있는 후보가 김문수다.” -국민의힘에 대한 국민들 실망이 큰데. “대한민국 미래를 밝혀 줄 후보가 나오면 된다. 우리 당이 하나 되고 국민 여망을 모아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오늘은 불출마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찬을 함께했고 오 시장의 ‘약자와의 동행’도 잘 이어 가기로 했다. ‘반명(반이재명) 빅텐트’가 필요하다면 누구라도 다 함께하겠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변수가 되나. “평생을 공직자로 휼륭하게 오신 분이다. 권한대행을 그만하고 출마하겠다고 해도 국민들 호응이 계속될지도 봐야 한다. 결국 한 대행이 판단할 문제고, 경선에 불참하시니 일단 저희는 공정하고 흥미로운 경선으로 컨벤션 효과를 키우겠다.” -이 전 대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대폭 강화하겠다는데. “대체 왜 강화하는가. 수사 기관이 많을수록 충돌이 일어난다는 것을 윤 전 대통령 체포 과정에서 엄청난 법률적 문제들을 일으켰다. 공수처를 확대해 정치보복을 위한 잘못된 구속 과정을 더 많이 만들고 수사기관들의 충성 경쟁을 원하는 것인지 의아하다. 공수처는 폐지해야 한다.” -이 전 대표는 왜 안 되나. “성남시장 때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킨 사람만 20명이 넘고 자기 형님도 입원시켰다. 자기에게 정치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을 정신병원에 잡아넣지 않겠느냐는 걱정도 있고 본인 의혹에 무수한 사람들이 구속되고 의문사했다. 이런 대통령이 나오면 국가가 어떻게 되겠는가.” -청년 정책과 일정에 집중하고 있는데. “청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자격증을 5개씩 따고도 일을 못하는 건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의 책임이라는 뜻이다. 모든 부분에서 기성세대보다 청년들이 앞서 있다. 청년들이 뜻을 펼칠 수 있게 하는 건 선택지가 아니라 무조건 해야 하는 1번 과제라고 생각한다.” -‘김문수 정부’의 노동개혁 구상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청년 몫을 더 넣을 예정이다. 미래세대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 심의에는 반드시 청년이 대표자로 들어가야 한다. 정년 연장도 국민연금도 기성세대가 청년을 약탈해선 안 된다. 청년부 신설이나 청년여성가족부 신설도 논의해 볼 수 있다.” -윤석열 정부 노동개혁은 실패했다는 평이 있는데. “노사법치는 잘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노동 약자 보호가 부족했고 저도 주무 장관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5인 미만 사업장과 노동조합 미조직, 플랫폼 노동자, 장애근로자, 또 일가정 양립에서 여성도 아직 노동시장에서 약자다. 노동 약자 보호가 핵심이다.” -아이돌그룹 ‘쭉쭉빵빵’, ‘119 관등성명’ 논란이 여전한데. “도지사의 전화가 당연히 장난전화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몰랐다. 당시 여러 소방관들이 고통을 받아 죄송하다. 아이돌그룹 발언에는 한국인의 신체조건이 향상됐다는 취지였는데 표현이 틀렸고 제 잘못이다. 죄송하다. 아직 쉽진 않지만 매일 배우고 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계엄은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계엄으로 군사정권을 세우려 했다고 보지 않는다. 여전히 ‘계몽령’이라 생각하는 일부도 있어 여러 가지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도 구치소에 갔다 오고 본인 나름대로 많은 생각과 성찰이 있을 것으로 본다.”
  • “헌재 신뢰성 고려… 권한대행이 재판관 임명 가능한지 따져봐야”

    “헌재 신뢰성 고려… 권한대행이 재판관 임명 가능한지 따져봐야”

    본안 판결 때 자격 없다 판단될 땐그사이 내린 재판 결과 무효 우려임명 효력 정지 ‘긴급한 필요’ 인정내일 2인 퇴임… 7인 체제로 결론 헌법재판소가 16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 효력을 ‘일단 멈춤’한 것은 권한대행이 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는지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절차가 지속되면 법적 안정성이 크게 저해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①재판관 후보자 지명에 대한 가처분이 기각된다면 바로 지명자(이완규 법제처장·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임명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과 ②이렇게 되면 추후 본안 판결(헌법소원 심판 청구)에서 재판관 지명이 없던 일이 됐을 경우 그사이 내려진 재판 결과가 무효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헌재는 “한 대행이 후보자를 재판관으로 지명함으로써 임명 절차가 공식적으로 개시됐다”고 판단했다. 이어 “현시점에서는 한 대행이 가까운 장래에 국회에 인사청문요청안을 제출하는 등의 후속 절차를 진행해 후보자를 재판관으로 임명할 것이 확실히 예측된다”고 봤다. 후보자 지명 발표는 단순한 의사 표시일 뿐 헌법소원 대상인 공권력 행사가 아니어서 기각해야 한다는 한 대행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또 한 대행이 국회의 인사청문 실시 여부와 관계없이 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으므로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도 인정된다고 했다. 헌재는 또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재판관 후보자를 지명·임명할 수 있는지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따라서 가처분이 기각됐다가 나중에 헌법소원 심판 청구가 인용될 경우 이 사건 후보자(이완규·함상훈)가 재판관으로서 관여한 헌재 결정 등의 효력에 의문이 제기되는 등 헌재의 심판 기능에 극심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이런 상황에서 한 대행이 후보자를 임명한다면 가처분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중대한 손해’가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 대행 지명의 효력 정지는 헌재가 본안 결론을 내릴 때까지 유지된다. 따라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이 18일 퇴임하는 헌재는 재판관 ‘7인 체제’로 본안을 심리해야 한다. 본안에서 인용 결정을 내리려면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한상희 건국대 명예교수는 “헌재가 가처분을 인용하지 않은 뒤 한 대행의 지명이 위헌이라고 결정하면 한 대행이 임명한 재판관이 관여한 심판은 모두 무효가 된다”며 “당연히 효력 정지해야 하고, 헌법소원 심판도 인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최윤철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문 대행 등이 퇴임한 후 헌재는 보수·중도 우위의 ‘7인 체제’로 재편되는 점을 봤을 때 헌법소원 심판이 기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뭉쳐야 단단해진다”… K철강, 관세 위기 극복 ‘합종연횡’ 승부수

    “뭉쳐야 단단해진다”… K철강, 관세 위기 극복 ‘합종연횡’ 승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관세 파고와 불황을 넘기 위해 철강업계가 손을 잡고 있다. 경쟁사에 대규모 투자를 고려하거나, 경쟁사의 자회사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현대아이에프씨의 인수 회사로 거론되고 있다. 현대아이에프씨는 조선업에서 사용하는 단조(금속을 두드려 원하는 형태로 성형하는 가공법)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현대제철의 자회사다. 동국제강은 “철강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 동력 발굴 측면에서 다양한 사업을 검토 중이나, 결정된 건 없다”고 밝혔다. 현대제철도 “전반적인 사업구조 강화와 경영 효율화를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나 결정된 사실은 없다”고 공시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강판과 건설용 철근을 주력으로 하는 현대제철이 사업 효율화를 위해 자회사를 매각하고, 미국 제철소 투자에 매각 자금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달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연간 270만t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투자금 약 58억 달러(8조 5000억원) 중 절반을 외부에서 차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국제강도 현대아이에프씨를 인수하면 조선업이 호황인 시기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은 건설에 쓰이는 봉형강 제품이 주력이라 조선용 단조 제품 생산설비는 없다”며 “현대제철도 국내 사업을 효율화하고 미국 투자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포스코도 현대제철의 미국 제철소에 지분 투자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이 미국 제철소 건설을 위해 외부에서 차입해야 하는 자금은 약 4조 2500억원인데, 현금이 충분한 포스코가 유력한 투자자로 거론되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포스코홀딩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조 7679억원에 달한다. 미국 진출이 절실한 포스코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현대제철이 ‘윈윈 전략’을 선택하는 셈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인도와 북미 등 글로벌 성장 시장에서 소재부터 제품에 이르는 완결형 현지화 전략으로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중국, 일본 모두 내수에서는 조강 소비량 정점이 지났기 때문에 철강 사업은 새로운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며 “포스코는 전략적인 자산 배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 국힘 주자들 본격 ‘세몰이’… 1차 경선 앞두고 ‘현역 의원’ 영입전

    국힘 주자들 본격 ‘세몰이’… 1차 경선 앞두고 ‘현역 의원’ 영입전

    김문수, 엄태영·박수영 등 전진 배치홍준표 캠프 유상범·김대식 등 합류한동훈, 친한계 의원 후방지원 확보‘불출마’ 오세훈 지지세력 향방 주목 국민의힘이 16일 1차 경선 후보 8명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경선 국면에 들어서면서 각 주자의 ‘세몰이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1강’이 없는 상황에서 주자들은 캠프 주요 직책에 국민의힘 현역 의원을 전진 배치하고 정책 경쟁력을 부각하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캠프 조직총괄본부장에 엄태영 의원, 정책총괄본부장에 박수영 의원, 특보단장에 김선교 의원, 한미동맹강화특별위원장에 이철우 경북지사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인요한 의원을 임명했다. 김 전 장관은 ‘반명(반이재명) 빅텐트론’을 주장하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출마를 촉구해 온 박 의원과 손을 잡았다. 박 의원은 통화에서 “김 전 장관과 ‘누가 됐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이기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데 뜻이 맞아 우선 힘을 합치기로 했다”며 “김 전 장관과 한 대행의 단일화가 필승 전략”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 캠프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앞장섰던 이들이 주축이 됐다. 나 의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르더해이 이슈트반 주한 헝가리대사를 만나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시절 주장했던 ‘헝가리식 파격 저출산 대책’을 발표했다. 신혼부부 1%대 저금리 대출과 둘째 자녀부터 원금 일부 탕감 방안 등이 담겼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캠프에서는 유상범 총괄상황본부장, 김대식 비서실장 등이 일하고 있다. 홍 전 시장은 경제·노동·과학기술 분야 정책 발표회를 열고 ‘초격차 기술주도 성장’을 위해 연구개발 분야에 5년간 최소 5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약했다. 한동훈 전 대표 측은 캠프 공식 인선 발표는 없었지만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이 후방에서 지원하는 중이다. 한 전 대표는 이날 다른 주자들과 윤 전 대통령의 경선 개입 가능성을 견제했다. 한 전 대표는 KBS 라디오에서 “안타깝게도 저를 제외한 다수 후보가 ‘윤심’(윤 전 대통령의 의중)팔이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민심이 윤심보다 딱 5000만 배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준표·한동훈 캠프는 명단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각각 현역 의원 약 30명과 20명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별한 강자가 없는 상황에서 확보한 현역 의원 숫자는 경선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당심과 직결된다. 국민의힘 주자들은 경선에 불출마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회동하며 오 시장을 지지하던 중도보수 표심을 놓고도 경쟁했다. 오 시장은 홍 전 시장과 전날 만찬을, 김 전 장관과 안철수 의원과는 각각 조찬과 오찬을 함께했다. 나 의원과 유정복 인천시장도 오 시장을 면담했다. 현역 단체장인 오 시장은 주자들 사이에서 중립을 유지하며 이어지는 주자들의 ‘러브콜’에 대표 공약인 ‘약자와의 동행’ 추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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