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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야 ‘추경 협상’ 최종 결렬…與 “오후 2시 처리” 野 “오만한 모습”

    여야 ‘추경 협상’ 최종 결렬…與 “오후 2시 처리” 野 “오만한 모습”

    여야가 4일 본회의를 앞두고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를 위한 막판 협상을 이어갔으나 이날 새벽 결국 최종 결렬됐다. 여야는 ‘소비쿠폰 발행 예산 20% 지방 부담’ 및 대통령실 특수활동비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수적 우세를 앞세워서 추경마저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의 오만하고 독재적인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새벽 의원들에게 보낸 공지에서 “야당과의 협상이 오늘 새벽 1시30분께 최종 결렬됐다. 결렬 사유는 별도 보고드리겠다”며 “본회의는 예정대로 오늘 오후 2시에 진행된다”고 밝혔다. 또 의원들에게 “야당의 불참이 예상되는바, 자체 정족수를 채워야 한다”고 지시했다. 국민의힘이 불참하더라도 추경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추경안 규모는 정부가 제출한 30조 5000억원 규모(세입 경정 포함)에서 2조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 특활비를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자기들이 야당이었을 때는 청와대 대통령실 특활비가 불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가 자기들이 집권을 하니까 특활비가 꼭 필요하다. 이거야말로 전형적인 이중 잣대”라며 “특활비 문제가 나오면서 협상이 중단되고 민주당에서는 더 이상 추가적인 논의를 거부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또 보훈수당·청년도약계좌 예산 증액과 소상공인을 위한 재원, 싱크홀 방지 대책과 산불 피해 이재민 등에 대한 예산 증액 추가를 요청했다고 한다. 송 원내대표는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정부에서는 우리 당이 요청한 이런 사업들에 대해서 수용하겠다는 생각이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민주당의 추경 단독 처리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본회의에 참석해 반대 토론을 이어가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협상 결렬 책임을 돌렸다.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무총리 인준 거부로 국정 발목을 잡더니 이제 민생 발목 잡는 국민의힘 행태가 참으로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생 경제 회복 골든타임은 조금씩 흘러간다. 민주당은 오직 국민 민생만 생각하겠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추경을 7월 국회로 넘기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 본회의에서 민생 경제 회복 마중물이 될 추경을 통과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후 본회의까지 시간이 남았다”며 “이제라도 국민의힘의 각성과 결단을 마지막으로 촉구한다”고 했다.
  • 손흥민, 계속되는 이적설…이번에는 미국 프로축구 LA FC

    손흥민, 계속되는 이적설…이번에는 미국 프로축구 LA FC

    2026년 6월 토트넘 홋스퍼와 계약이 만료되는 손흥민의 행선지를 놓고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미국 프로축구 무대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매체 TBR풋볼은 3일(현지시간) 손흥민이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LA) FC의 관심을 받는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손흥민의 LA FC 이적과 관련, 최근 프랑스 프로축구 릴로 이적한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루가 떠나면서 스타 플레이어 영입이 가능해진 LA FC가 손흥민과 접촉할 거란 전망이다.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제)을 시행하는 MLS에선 팀당 ‘지정 선수’ 3명씩은 샐러리캡 적용을 받지 않는다. 지루의 이탈로 고액 연봉자인 손흥민을 데려올 수 있게 됐다는 것이 매체의 설명이다. LA FC는 토트넘 출신 선수와도 인연이 있다. 손흥민의 옛 동료인 골키퍼 위고 요리스가 현재 뛰고 있고 토트넘 레전드 중 한 명인 가레스 베일도 자신의 축구 경력 마지막을 보낸 구단이다. 올해 초 토트넘과 계약을 연장한 손흥민은 2026년 6월에 계약이 만료된다. 올여름 토트넘을 떠나려면 이적료가 발생한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주급 20만 파운드(약 3억7000만원)를 받았다. 이 때문에 LA FC가 손흥민의 연봉지급까지는 가능하지만 천문학적으로 오른 이적료까지 지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리그 소속의 복수 구단에서도 손흥민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토마스 프랑크 신임 감독 새롭게 지휘봉을 잡으면서 손흥민의 입지가 좁아질 거란 전망도 하고 있다.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통산 454경기에 출전해 173골을 넣었다. 지난 시즌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에 기여하는 등 토트넘의 레전드로 불리고 있다.
  • 서울 강서구, 대형폐기물 신고 ‘전화 접수’ 시작

    서울 강서구, 대형폐기물 신고 ‘전화 접수’ 시작

    서울 강서구는 침대, 장롱, 냉장고 등의 대형폐기물 배출 신고를 이달부터 ‘전화접수’ 방식으로도 할 수 있다고 4일 밝혔다. 기존에는 동주민센터를 방문하거나 인터넷 또는 앱 ‘빼기’를 통해 신고해야 했으나, 전화 접수 방식도 추가한 것이다. 고령자 등 온라인 이용이 어려운 주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전화 신고 이용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다. 동별로 지정된 대형폐기물 수거 대행업체 콜센터로 전화하면 된다. 신고 후 문자나 카톡으로 예약번호가 전송되고, 이 번호를 대형폐기물에 기재해 지정 장소에 배출하면 된다. 수수료는 계좌 이체나 신용카드 결제로 내면 된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앞으로도 주민 중심의 생활 행정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5년 7월 4일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5년 7월 4일

    쥐 48년생 : 마음이 분주해서 결정을 못 내리는구나. 60년생 : 아집에서 벗어나라. 72년생 : 능률이 점차 오르는구나. 84년생 : 이름을 떨치는 운세. 96년생 : 다음 기회를 바라는 게 좋겠다. 소 49년생 : 흉과 길이 반반인 날이다. 61년생 : 목표 없는 행동은 낭비에 불과하다. 73년생 : 문서로 인한 행운 있다. 85년생 : 믿었던 일이 잘 풀린다. 97년생 : 한가지 일에 전념하라. 호랑이 50년생 : 장거리 이동은 다음으로 미루어라. 62년생 : 주머니 사정이 좋아지는구나. 74년생 : 주변과 함께 일 추진하라. 86년생 :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라. 98년생 : 남의 것에 마음 빼앗기지 마라. 토끼 51년생 : 적극적으로 행동하라. 63년생 : 새로운 일에는 희생이 따른다. 75년생 : 있을 때 베풀면 반드시 행운이 있다. 87년생 : 이동해도 큰 문제 없다. 99년생 : 기다리는 것이 행운을 가져다준다. 용 52년생 : 생활의 안정을 도모하라. 64년생 : 차분히 일을 처리하라. 76년생 : 좋은 일 하고도 구설에 오를 수 있다. 88년생 : 자신감을 가져라. 00년생 :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겠다. 뱀 53년생 : 좋은 운수가 때를 만났구나. 65년생 : 어둠 속에서 등불을 만나겠다. 77년생 : 새로운 분위기에 잘 적응하라. 89년생 : 너무 이기적인 행동은 삼가라. 01년생 : 현금 지출이 예상된다. 말 54년생 :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66년생 : 겸손해야 이득 얻는다. 78년생 : 신의를 지켜라. 90년생 : 원하던 일이 서서히 풀려나간다. 02년생 : 작지만 기쁜 일이 생기겠다. 양 43년생 : 무리하지 않으면 걱정할 것 없다. 55년생 : 다툴 일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67년생 : 옛 친구를 만나 즐거운 하루. 79년생 : 마음이 편안하니 다른 일도 순조롭다. 91년생 : 신수가 좋으니 행운 있겠다. 원숭이 44년생 : 오해 살 일이 생긴다. 56년생 : 약속은 연기될 듯하다. 68년생 : 가까운 사람과 충돌 예상. 80년생 : 능력에 맞게 처신하라. 92년생 : 모든 일이 저절로 풀리는구나. 닭 45년생 : 작은 투자로 큰 소득 있겠다. 57년생 : 횡재수가 따르나 건강에 유의하라. 69년생 : 고생 끝에 낙이 오겠다. 81년생 :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93년생 : 운동으로 기분 전환하라. 개 46년생 : 운세가 좋으니 막힘이 없다. 58년생 : 신용을 확실하게 지켜라. 70년생 : 마음의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 82년생 : 노력한 만큼 성과 있다. 94년생 : 겸손한 태도 보이면 뜻밖의 횡재. 돼지 47년생 : 아랫사람에게 최대한 베풀어라. 59년생 : 분주하고 힘이 드나 곧 좋아진다. 71년생 : 작은 일부터 시작하라. 83년생 : 잔꾀 부리다 낭패 있다. 95년생 : 변덕이 크면 신뢰를 잃는다.
  • [열린세상] 형사사법 체계 재설계, 허점 없어야

    [열린세상] 형사사법 체계 재설계, 허점 없어야

    지난달 초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를 보다가 유사한 보도 두 개를 발견했습니다. 하나는 구속영장을 몰래 복사해 외부에 유출하려 한 혐의로 검찰수사관이 구속됐다는 기사였습니다. 이 수사관은 뇌물을 받아 구속된 현직 경찰관과 아는 사이였다고 합니다. 잘못된 부탁을 들어주다 자신의 인생을 망치게 된 것이지요. 다른 하나는 자신이 맡은 사건을 무마해 주는 대가로 피의자로부터 2억원이 넘는 뇌물을 받은 경찰관이 구속됐다는 기사였습니다. 여러 건의 수사를 받던 피의자에게 ‘사건을 모아서 모두 불기소해 주겠다’며 뇌물을 요구했다고도 합니다. 실제로 그는 피의자의 주소지를 자신이 근무하는 경찰서 관내로 옮기게 한 뒤 사건들을 이송받아 모두 처벌받지 않게 해 주었지요. 이 과정에서 실제로 조사하지도 않았으면서 마치 조사한 것처럼 피의자신문조서를 허위로 만들기도 했고, 사건을 3년 이상 캐비닛에 처박아 두기도 했습니다. 두 사건은 수사 담당자들의 잘못된 행태라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앞 사건은 사람의 문제이지만, 뒤 사건은 시스템의 문제이기 때문이지요. 먼저 문제 되는 것은 피의자신문조서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것입니다. 피의자신문조서는 조사하는 수사관 이외에 입회하는 수사관도 서명, 날인을 하게 돼 있습니다. 조사하는 수사관이 혹시 폭언이나 협박을 하지 않았는지를 포함해 위법 여부를 체크하자는 취지이지요.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입회했다고 서명한 다른 수사관이 조사 여부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형식적으로 서명했다는 게 됩니다. 자체 통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문제도 있습니다. 사건을 처리하려면 팀장이나 과장의 검토와 결재를 받아야 합니다. 검사에게도 일괄적으로 송부해서 검토받아야 하지요. 그럼에도 팀장이나 과장의 검토는 형식에 그쳤습니다. 심지어 사건을 송부한 것처럼 전산을 조작했음에도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지요. 캐비닛에 방치된 기록을 발견하지 못한 것도 문제입니다. 전에는 검찰에 사건이 수리되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해도 사건번호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 번호가 사라져서 다시 경찰로 가면 새로운 사건이 돼 버립니다. 사건 처리가 늘어지는 것을 통제할 수단이 없다는 뜻이지요. 수사권 조정으로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경찰과 검찰 사이의 무한 핑퐁 속에 피해자의 가슴에는 멍울만 깊어지는 것입니다. 뉴스를 보면서 마치 전설처럼 전해지던 1960년대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친한 지인이 한 번만 봐달라고 부탁을 하자 사건 기록을 불쏘시개로 난로에 넣어 없애버렸다는 믿지 못할 이야기지요. 그런데 모든 사건이 전산화돼 기록으로 남게 되는 2025년에 유사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어쩌면 수사시스템을 바꾸는 과정에서 생긴 허점이 극명하게 드러난 사례인 것 같습니다. 사건을 조작해도, 캐비닛에 방치해 놓아도, 심지어는 기록을 없애버려도 전산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으니까요. 게다가 챙기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결국 언론이나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사건은 피해자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묻어 버릴 수 있는 게 현재의 시스템 아닐까요. 형사사법 시스템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죄지은 사람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벌을 주고,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는 억울함을 풀어 준다’는 것이지요. 새 정부에서 형사사법 시스템을 다시 설계하는 작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간 잘못된 시스템으로 인한 폐해는 여러 방면에서 제기됐지요. 검찰과 경찰 간에 계속되는 핑퐁으로 인한 수사 지연의 문제, 책임과 권한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 수사력의 저하로 인한 문제 등이 그것입니다. 부디 이번에는 시스템의 잘못으로 인해 새로운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양중진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전 수원지검 1차장
  • [천태만컷] 고요히 저무는 시간

    [천태만컷] 고요히 저무는 시간

    노을 진 하늘 아래 모두가 저마다의 하루를 천천히 내려놓습니다. 지나온 시간은 고요히 저물고 말 없는 하늘엔 내일의 빛이 숨어 있습니다. 오늘이 끝나도, 당신의 내일엔 다시 고운 햇살이 머물기를 바랍니다.
  • [세종로의 아침] ‘먹사니즘’을 넘어 ‘잘사니즘’으로 가려면

    [세종로의 아침] ‘먹사니즘’을 넘어 ‘잘사니즘’으로 가려면

    “이재명 대표는 정치인 중에 주식을 가장 잘 아는 사람입니다. 현실 감각이 뛰어난 분이에요. 일각에서 걱정하듯 ‘강성 지지자’(개딸)에게 휘둘리는 분이 아닙니다.” 지난해 국회를 출입할 때 이재명 대통령의 측근 인사로부터 들은 말이다. 최근 코스피가 3년 반 만에 3000포인트를 돌파한 것은 실용주의 성향의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가가 실물 경제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그대로 해결하진 않는다. 정부는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을 넘어 ‘잘사니즘’(함께 잘사는 사회)을 제시한다. 그 핵심은 성장이다. 1인당 국민 소득은 2014년 3만 달러를 돌파한 이후 11년간 4만 달러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지속적인 저성장 때문이다. 2010년대까지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였지만, 이제 1%대에 고착돼 있으며 지난 1분기는 -0.2% 수준으로 평가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대한민국의 1인당 GDP가 지난해 대비 4.1% 감소한 3만 4642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생산성 저하와 산업 혁신 부재 등이 이유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주식회사 대한민국’을 제시했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미래 먹거리 투자를 통해 ‘주주’인 국민에게 지속해 ‘수익’을 가져다주는 선순환 경제 구조로 전환하자는 의미다. 이를 위해선 애플, 구글, 엔비디아 같은 혁신 기업의 등장이 절실하다. 지금까지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이 세계 시장에서 선전했지만 3만 달러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새로운 기업이 더 많이 나타나야 한다. 기업 혁신을 촉진하려면 개방적 환경과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 여기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 ‘타다 금지법’이다. 타다 금지법은 2020년 3월 여야가 선거를 앞두고 택시업계의 여론을 의식해 타다의 영업을 사실상 불법화한 것으로 이에 따라 심야 택시난이 악화하고 택시 호출 시장은 카카오의 독점 구조만 남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후 법원은 타다가 불법이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이미 혁신의 불씨는 모두 꺼지게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근로 시간은 38개 회원국 중 여섯 번째로 많지만 노동생산성은 시간당 44.4달러로 최하위권인 33위다. 낮은 생산성은 잠재성장률을 갉아먹는다. 최근 경제·경영학과 교수 103명 가운데 79.6%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해야 할 1호 고용 노동정책으로 근로시간 유연화와 성과·직무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을 수반하는 ‘일자리 창출형 노동시장 활성화’를 꼽은 것은 무시하기 어렵다. 시장과의 소통도 중요하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최근 대출 규제와 관련해 “맛보기에 불과하다”며 공급 확대와 수요 억제책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5년간 27차례에 걸친 부동산 정책을 냈지만, 집값 폭등을 막을 수 없었던 것은 부동산 정책을 경제 문제가 아닌 사회 문제로 여겨 수요 억제를 위한 규제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실용주의를 내세운 이재명 정부에 기대를 걸어 본다. 물론 우리 기업들도 변해야 한다. 자사주를 활용한 경영권 방어, 쪼개기 상장, 경영권 프리미엄 등 대주주의 이익을 앞세워 일반 주주 가치를 훼손하는 고질적 문제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기업 가치도 높아진다. 세계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선전하면서 반기업 정서도 많이 사라졌지만, 국민이 대기업에 바라는 것은 총수의 사적 편취와 부당 거래가 아닌 시장 선도자로서 일론 머스크나 스티브 잡스 같은 경영자가 나오는 것이다. 결국 정부는 기업이 혁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예측할 수 있는 경영 환경을 조성하고 기업은 적극적 투자와 지속 가능한 경영으로 사회적 책무를 다하면 잘사니즘이 구현되는 경제 강국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하종훈 산업부 차장
  • [지방시대] 광주·전남 주민들 답답하게 한 ‘호남의 마음을 듣다’

    [지방시대] 광주·전남 주민들 답답하게 한 ‘호남의 마음을 듣다’

    지난달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광주·전남을 전격 방문했다. 취임 3주 만이다. 김 여사는 지난 대선 때 고흥 소록도병원 한센인들을 만나 “선거가 끝나면 대통령을 모시고 꼭 다시 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날 그날의 약속도 지키고 광주·전남의 주요 현안을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호남의 마음을 듣다’,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이날 타운홀 미팅에서 이 대통령은 “광주·전남이 앞으로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지, 어떻게 하면 수도권에 과도한 집중을 막고 대한민국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겠는지 함께 논의해 보자”며 호남의 목소리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과의 토론을 지켜본 광주시민과 전남도민들의 반응은 크게 두 방향으로 엇갈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대통령이 돋보이는 자리였다. 반면 지역발전 현안들의 ‘제안자’로 나선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에게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먼저, 광주 최대 난제인 군 공항 이전 문제가 토론 화두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모든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해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들어보자고 했다. 강 시장, 김 지사, 김산 무안군수는 차례대로 당면한 문제들을 언급했다. 김 군수는 “광주시를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 개발이익금 1조원을 무안군에 주겠다는 말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개발이익금이 얼마나 되는지, 어떻게 무안군을 지원할 것인지,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강 시장에게 거듭 물었다. 이에 대한 강 시장의 답변은 대통령이 보기에 미흡한 듯했다. 대통령은 묻고 또 물었지만 시원한 답변은 나오지 못했다. 인공지능(AI) 첨단산업 관련해서도 추진 상황 위주로 나열되는 것에 답답함을 느낀 이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뭐가 필요한지 말해 달라”고 재차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국가산업단지가 시급하다는 단체장의 요구에 대해 “산단만 만들어 주면 기업이 줄 서서 들어오는 겁니까” 되묻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꼼꼼한 질문에 강 시장과 김 지사는 명쾌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는 게 토론을 지켜본 시도민들 대다수의 평가다. 토론 직후 뉴스 게시판에는 온통 “답답했다”, “지자체의 준비가 너무 부족했다” 등의 댓글이 올라왔다. 이 대통령의 거듭된 질문에 속 시원한 대답을 못 하는 지역 단체장들을 보며 부끄러움마저 느꼈다는 다소 강도 높은 비난 댓글도 달렸다. 많은 아쉬움이 남는 자리였다. 갑작스레 만들어진 자리여서 준비가 부족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군 공항 이전 문제,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같은 굵직한 현안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지역의 절실한 큰 과제가 아니었던가. 지난 대선 후보 때 이 대통령은 광주 언론인과의 만남에서 일부 호남 정치인들이 타 지역에 비해 일에 치열하지 않은 경향이 있다고 했다. 선거전이 팽팽한 지역은 일의 성과를 가지고 유권자에게 평가받는데 호남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공천만 받으면 된다’는 안이함에 대한 질책으로 보인다. 지역발전의 대업보다는 권리당원 확보에 우선인 정치, 일단 민주당 후보가 되면 더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본선거는 사실상 의미가 없어지는 호남정치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이번 대통령과의 토론을 계기로 ‘호남 정치, 이대로 가면 큰일나겠구나’ 하는 목소리가 한동안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임형주 전국부 기자
  • 금천 G밸리 ‘날것의 공장’… 짜릿한 전자음악 울려 퍼지다[우리동네 문화발전소]

    금천 G밸리 ‘날것의 공장’… 짜릿한 전자음악 울려 퍼지다[우리동네 문화발전소]

    50년 된 마리오까르뜨니트 공장이디오테잎·키라라 등 무대 올라400명 관객 환호하며 공연 즐겨금천 구민·회사원 티켓 50%할인“익숙한 공장 안 상상 못 한 무대” 50년이 훌쩍 넘은 오래된 공장 내부, 드럼과 신시사이저의 비트가 가득 울려 퍼지자 관객들이 환호했다. 예능프로그램 ‘더 지니어스’에서도 배경음악으로 쓰인 전자음악 밴드 이디오테잎의 ‘멜로디’다. 쉴 틈 없이 이어진 50분의 공연 동안 400여명의 20, 30대 관객들은 짜릿한 전자음악과 호흡했다. 금천문화재단은 지난달 12일 서울 유일의 국가산업단지 G밸리 한가운데 위치한 가산동 마리오까르뜨니트 공장에서 전자음악 페스티벌을 열었다. 1969년 전자공장으로 지어져 의류 공장 등으로 활용되던 공간을 무대로 바꾼 ‘가산디지털페스타’였다. 날것의 노출 콘크리트 내부에 최신 조명, 음향 시설이 가득 채워지니 홍대, 성수의 공연장 못지않았다. 이디오테잎 멤버 디구루는 공연을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영국의 공장지대 노동자 계층에서 시작된 전자음악은 초창기 오래된 공장들에서 여러 이벤트가 있었다”며 “G밸리의 오래된 공장에 설치된 이번 무대는 전자음악과 굉장히 어울리는 곳”이라고 말했다. 1980년대 영국의 공업도시 맨체스터에서 만들어진 ‘열광하는(매드) 맨체스터’라는 뜻의 조어인 ‘매드체스터’ 장르가 대표적이다. 이어 “전국에서 삼각김밥이 제일 많이 팔리는 곳에서 일하는 분들의 에너지라면, 텐션이 높은 이디오테잎의 공연과 잘 맞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퇴근길 차량 정체로 악명이 높은 사거리에는 음악 공연을 즐기러 온 젊은이들이 길게 줄을 서는 생소한 광경도 펼쳐졌다. 야외무대에선 실력파 전자음악가 키라라가 DJ셋을 선보였다. 전자음악 체험 부스, 음식 부스 등도 설치됐다. 본무대를 장식한 이디오테잎은 일렉트로닉과 록을 결합해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밴드다. 한국 전자음악 신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시라카미 우즈, 동시대성 음악의 바밍타이거도 무대에 올랐다. G밸리에서 일하는 스페인 출신 다니야 모조(31)는 “평소 좋아하는 키라라를 만날 수 있어 퇴근하자마자 왔다”며 “익숙한 공장 건물 안에 상상도 못 한 완벽한 무대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일반예매는 티케팅 10여분 만에 매진됐다. 티켓 가격은 3만원이지만 금천구민과 구내 회사 근무자에게는 50% 할인이 적용됐다. 공연장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던 강모(33)씨는 “감도 높은 라인업이 취향 저격”이라며 “금천구의 복지가 정말 부럽다”고 말했다. 마리오까르뜨니트 공장 건물에선 매년 금천패션영화제의 개막식이 열렸지만 음악 공연은 처음이다. 금천문화재단 관계자는 “어디에도 없었던 특별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조명, 음향 무대 업체를 꼼꼼하게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공장의 층고 탓에 다른 공연장보다 낮게 설치된 무대에서 아티스트와 관객이 소통할 수 있었다. 레이저를 얹어 표현한 조명 또한 전자음악을 시각적으로 돋보이게 해주는 연출이었다. 금천구 개청 30주년을 맞아 기획된 이번 공연은 지식산업센터가 밀집한 업무지구인 G밸리에 문화의 활기를 불어넣는 시도다. 첨단 정보기술(IT)의 메카인 이곳과 전자음악의 만남을 위해 기획됐다. 금천구 ‘구청장에게 바란다’ 게시판에는 “가산동이 출퇴근하는 삭막한 동네로만 느껴졌는데 힙한 문화 행사를 계기로 큰 애정을 갖게 됐다”는 후기도 올라왔다.
  • “느린학습자 도와요”… 구로 천천히나래센터 ‘동행’[현장 행정]

    “느린학습자 도와요”… 구로 천천히나래센터 ‘동행’[현장 행정]

    경계선 지능 학습자·학부모 지원상담실·프로그램실·휴식공간 갖춰10월까지 선별검사·상담 등 무료 “각자 자신만의 속도로 날아오르는 나비들처럼 다름의 속도를 존중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구로구 궁동 주택가에 느린학습자를 위한 특별한 공간 ‘천천히나래센터’가 문을 열었다. 지능지수(IQ) 71~84 사이 경계선 지능을 가진 느린학습자와 학부모를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장인홍 구로구청장은 개소식에서 “법적으로 장애인으로 분류되지 않아 사각지대에 놓인 느린학습자들에 대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천천히나래센터는 느린학습자와 가족들의 숙원이었다. 이경영 센터장은 “이 공간을 통해 지역 내 더 많은 느린학습자 아이들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 학교 등에서 좋은 관계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학부모들의 오랜 소망이 이뤄지게 돼 기쁘다”고 했다. 구로구에는 사회적 협동조합 ‘함께하랑’이 활동하는 등 느린학습자와 부모를 위한 다양한 사회적 네트워크가 갖춰져 있다. 신순옥 함께하랑 이사장은 “느린학습자인 두 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시기, 비슷한 또래 친구를 만들어 보자고 시작한 모임이 100여명 규모로 커졌다”며 “우리 아이들만큼은 자신만의 속도를 존중받으며 행복한 청소년, 성년으로 자라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공간은 구로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10년 무상 임대 협약으로 마련됐다. 상담실과 프로그램실, 이용자 휴식 공간 등으로 구성됐다. 개소식 참석자들은 느린학습자들을 응원하는 문구를 알록달록한 우드스톤에 적었다. 장 구청장은 “함께하면 쉬워진다”고 썼다. 센터는 아이가 느려서 걱정하는 부모들을 위한 특별 행사를 운영한다. 오는 10월까지 구로구 거주 초등학교 1~3학년 어린이를 대상으로 느린학습자 선별 검사와 전문가 상담을 무료로 제공한다. 취약계층, 한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북한이탈주민 등을 우선 지원할 예정이다.
  • 100년 만에 사라진 도시 ‘마산’…태양처럼 빛나던 인물은 남았네

    100년 만에 사라진 도시 ‘마산’…태양처럼 빛나던 인물은 남았네

    공기 좋고 물 좋아 ‘결핵 치료’ 메카김춘수·구상·서정주 등 명사 거쳐 가 불종거리엔 남겨진 사랑 이야기들골목골목마다 예술의 흔적도 가득일제강점기 광복·해방 흔적부터시·노래·건축 켜켜이 쌓인 역사들근현대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딱 100년간 존속했던 도시가 있다. 경남 ‘마산시’다. 1910년부터 2010년 6월 30일까지 ‘마산시’였고, 그해 7월 1일부터는 창원시에 속한 ‘구’가 됐다. 마산엔 세월의 층위가 여러 겹이다. 근현대를 빛낸 인물들의 궤적이 겹겹이 쌓여 있다. 다른 도시라고 그렇지 않을까마는 마산은 남다르다. 신병 치료를 위해, 사랑을 찾기 위해, 일제강점기 조국 광복을 위해 여러 분야의 명사들이 마산의 거리를 오갔다. 그 흔적을 찾아간다. 짧지만 강렬했던 도시, 마산의 인물들을 톺아보는 여정이다. 노사연, 이만기, 황정민, 강호동 같은 내로라하는 현역 스타들 이전의 마산엔 바로 그들이 있었다. 그들이 남긴 이야기를 찾는 과정에 ‘도시의 얼굴들’(허정도 지음·지앤유 펴냄)이란 책이 많은 의지처가 됐음을 앞서 밝힌다. ●결핵이 만들어낸 히트곡 ‘산장의 여인’ 레트로는 힘이 세다. 쇠잔하면서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마산이란 옛 도시에 급격히 관심이 쏠린 건 ‘하얀 나비’의 가수 김정호 때문이다. 광주에서 태어나 1970~1980년대를 풍미하다 마산에서 숨을 거둔 가수다. 결핵으로 서른셋 나이에 요절한 그의 생애를 따르다 보니 그 끝자락에서 마산결핵요양소(현 국립마산병원)와 만났다. 한데 김정호뿐이 아니었다. 그 자리를 거쳐 간 당대의 스타들은 무수히 많았다. 마산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결핵 치료의 메카’였다. 변변한 약이 없던 시절, 폐결핵에는 맑은 공기가 최고의 치료제였다. 물 좋고 공기 좋은 마산에 결핵 환자를 위한 병원, 요양소 등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다. 나도향, 구상, 김지하, 서정주, 김춘수 등 문인과 계훈제, 함석헌 같은 사회운동가, 음악인 등 셀 수 없이 많은 이들이 이 병원을 거쳐 갔다. ‘산장의 여인’이란 당대의 히트곡도 이 병원에서 탄생했다. 결핵 환자를 위한 위문 공연에 동행한 전설적인 작사가 반야월이 인근 요양소에 머물던 한 여인을 보며 한 편의 가사를 남겼다. 이 글에 ‘나그네 설움’, ‘번지 없는 주막’ 등의 명곡을 만든 작곡가 이태호가 곡을 붙인 게 ‘산장의 여인’이다. 사연 많은 공간이긴 하나 여전히 결핵 환자를 돌보는 곳에 관광객까지 발걸음할 필요는 없지 싶다. 중요한 건 그들이 마산에 남긴 이야기니 말이다. ●옛 마산 명소들 모여 있는 ‘불종거리’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들으려면 불종거리로 먼저 가야 한다. 마산의 주요 도로 중 하나다. 창동예술촌, 상상길, 250년 골목길 등 옛 마산을 기억하는 여러 명소들이 불종거리를 중심으로 얽혀 있다. ‘불종’은 예전에 불이 난 것을 알리기 위해 친 종이다. 1977년 사라졌지만 이름만은 길 위에 고스란히 남았다. 마산이란 지명을 키워드 삼을 때 가장 앞줄에 세워야 할 이는 노산 이은상이다. ‘그리운 금강산’과 더불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한다는 가곡 ‘가고파’를 쓴 시조 시인이다. 불종거리 옆 상남동에서 태어난 그가 29세 때인 1932년에 고향을 그리며 쓴 시에 곡을 붙인 게 ‘가고파’다. ‘노산’이란 그의 호도 생가 뒤의 노비산에서 따온 것이다. 다만 그에 대한 후세의 평가가 정치 지형에 따라 극단으로 나뉘어져 아쉽다. 독립유공자이면서 한편으로 친일, 반민주 인사다. 이처럼 사뭇 다른 평가를 받는 이들은 마산에서 교편을 잡았던 시인 김춘수, 요양차 마산에 머물렀던 시인 서정주 등 꽤 많다. ●나도향의 작품‘물레방아’ ‘뽕’의 탄생 스물넷 꽃다운 나이에 요절한 나도향도 폐결핵 치료차 마산에 머물렀다. 경성의전(현 서울대 의대)에 입학했으나 의사의 길을 거부하고 ‘글쟁이’가 된 그가 마산에 온 건 1925년 여름이다. 그는 ‘벙어리 삼룡이’, ‘물레방아’, ‘뽕’ 등 자신의 대표작을 모두 그해 마산에서 발표했다. 나도향의 원래 이름은 ‘경사스러운 손자’라는 뜻의 경손이다. ‘벼꽃 향기’란 뜻의 도향이란 이름은 월탄 박종화가 지어 선물한 것이다. 하지만 나도향의 집안에선 이 이름을 싫어했다고 한다. 잠시 떠돌다 사라지는 ‘향기 향(香) 자’가 싫어서다. 가족들의 우려가 맞았던 걸까. 그는 파릇한 나이에 너무도 허무하게 세상을 떴다. 그가 마산에서 만났다는 ‘영옥’이란 여인과의 사랑 이야기도 애틋하다. 그의 소설 ‘피 묻은 편지 몇 쪽’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무서운 행복’은 영옥과 만나는 것입니다. 만나면 만날수록 나의 가슴 속에는 오뇌와 번민이 고조될 뿐입니다. 아아! 안 만나겠습니다. 다시는 안 만나겠습니다./ 내가 참으로 영옥을 사랑하니까 그와 만나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가지고 가지요. 나의 관 뚜껑을 덮을 때 나의 가슴에는 그의 사랑을 가지고 가렵니다.” 이는 실제 작가의 이야기다. 그가 내려올 때처럼 구마산역(현 육호광장)을 통해 마산을 떠날 때 영옥이란 여인이 남몰래 눈물로 배웅했다지. ‘사랑하기에 떠난다’는 삼류 신파극 같은 문장도 연원을 따지면 이처럼 기막힌 사연이 있다. 불종거리에 맺힌 사랑 이야기는 또 있다. ‘조선의 루돌프 발렌티노’(당시 할리우드 최고의 미남 배우)라 불리던 임화와 마산 지역 유지의 딸 지하련이 주인공이다. 둘의 이야기는 임화의 마산행에서 시작된다. 임화는 일제강점기에 사회주의 문학단체인 ‘카프’를 이끌던 인물이다. 결핵에 걸린 그는 자신보다 과격한 사회주의자인 첫 번째 아내와 이혼한 뒤 치료차 내려간 마산에서 지하련을 만난다. 지하련의 헌신적인 보살핌을 받고 회복한 임화는 그와 결혼해 현 산호공원 아래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한다. 여기가 이른바 ‘지하련 주택’이다. 둘이 살던 집은 당시 최고급 주택이었다. 지금도 남아 있긴 한데 돌보는 이가 없어 거의 무너질 지경이다. 둘의 사랑 이야기도 해피 엔딩은 아니다. 임화는 6·25전쟁 뒤 북한에서 처형됐고, 그의 시신을 찾아 평양 거리를 헤매던 지하련도 평안북도 어디선가 쓸쓸히 죽음을 맞았다. 남에선 월북한 빨갱이로, 북에선 반동분자로 둘은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했던 셈이다. ●통영 사는 여인 찾아 헤매던 시인 백석 예전 불종거리는 마산 바다에서 잡은 대구 등 해산물을 내륙으로 옮기는 중요한 통로였다. 싱싱한 해산물을 가득 실은 리어카가 신바람을 내며 해산물을 쏟아 내면 기차가 팔도로 실어 날랐다. 그 길 끝에 구마산역이 있던 것도 그런 이유다. 구마산역에 내려 불종거리를 걸으며 사랑을 찾아 헤맨 이 중엔 시인 백석도 있다. 1936년 백석은 통영에 사는 ‘천희’(‘처녀’의 사투리) 란을 찾아 불종거리를 걸었다. 당시 경성에서 통영까지 가려면 부산이나 마산을 거쳐야 했다. 부산은 한 번, 마산은 세 번 내려왔다는데 결국 그는 란을 만나지 못했고 결혼에도 이르지 못했다. 그가 조선일보 평기자로 일하던 시절, 노산 이은상이 같은 신문의 주간이었다니 인연의 얽힘은 참 상상을 뛰어넘는 듯하다. 그의 이름을 담은 ‘백석이 다녀간 작은 책방’이란 북카페가 육호광장 인근(천하장사로 109)에 있다. 북카페 뒤는 ‘노산동 문학마을’, 더 뒤는 마산문학관이다. 북카페에서 냉커피 한 잔 사 들고 백석을 생각하며 동네를 헤매는 맛이 각별하다. 1945년 해방 무렵, 마산엔 ‘귀환동포촌’이 폭넓게 형성됐다. 일본에 살던 동포들이 귀환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지상으로 소풍 온’ 시인 천상병도 이 무렵 마산에 정착했다. 오동동에 정착한 천상병은 6년제였던 마산공립중학교 2학년에 편입해 1951년 졸업했다. 이후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한 뒤로는 오직 시로만 고향을 그리워했을 뿐 마산과 별다른 인연을 맺지 못한다. 사실 마산 사람들조차 천상병을 알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독재 정권의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아이론 밑 와이셔츠같이”(‘그날은’) 고문을 당하고, 행려병자로 정신병원에 갇혔을 때도 그를 동향이라 여긴 이는 별로 없었다. 그나마 그가 다닌 중학교 후배들이 학교 담장 옆길을 그의 호를 따 ‘심온길’이라 부르고, 벚꽃 필 무렵에 그를 기리는 골목 음악회를 연다니 천상으로 돌아간 그가 흐뭇해하려는지. 천상병이 시인의 길을 걷게 된 데는 ‘꽃의 시인’ 김춘수의 역할이 컸다. 당시 국어 선생이자 천상병의 담임이었던 김춘수가 “모든 것이 그러하듯, 네가 그것에 닿아야만 네 것이 될 수 있다. 김춘수”라 적은 글이 담긴 ‘구름과 장미’라는 시집을 선물했고 이때의 감동이 천상병을 평생 시인으로 살게 했다고 한다. 김춘수는 통영 사람이지만 20대에서 30대 후반까지 마산에서 생활했다. 마산을 대표하는 독립지사 허당 명도석의 딸과 1944년 결혼해 살았다. 해방도 마산에서 맞았다. 당시 그는 러닝셔츠 차림으로 불종거리를 쏘다니며 해방감을 만끽했다고 한다. 그의 대표 시 ‘꽃’ 역시 1952년 6·25전쟁 당시 마산에 머물 때 썼다고 한다. ●마산의 긴자… 가요 오동동타령의 고향 불종거리를 중심으로 수많은 골목길이 실핏줄처럼 연결돼 있다. 창동예술촌, 상상길, 250년 골목길 등 이름도 다양하다. 창동예술촌은 ‘에꼴드 창동 거리’, ‘마산예술흔적 거리’, ‘문신예술 거리’ 등 세 테마로 나뉘어 있다. 조성된 지 오래돼 쇠락한 느낌도 있지만 차분히 둘러볼 만하다. 불종거리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오동동 문화의 거리다. 오동동은 대중가요 ‘오동동타령’이 태어난 곳. 통술집 골목으로 유명하다. 일제강점기부터 ‘마산의 긴자’라 불릴 만큼 화려했다니 통술 거리의 역사도 그리 짧지만은 않은 듯하다. 거리 안에 ‘3·15의거 발원지 기념관’이 있다. 집안과 불화하면서도 한국 무용계의 태두가 된 김해랑, 동요 ‘고향의 봄’의 가사를 쓴 이원수 등도 오동동 일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원수가 상업학교 2학년이던 1929년, 일본에서 건너온 아이 하나가 마산보통학교(성호초등교)에 입학한다. 그가 마산이 낳은 세계적인 시머트리(좌우대칭) 조각가 문신이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다 돌아온 그가 추산 아래 정착해 조성한 공간이 현 창원시립문신미술관이다. 올해 타계 30주년을 맞아 그림, 조각 등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 중이다. 그의 묘도 미술관 안에 있다. 문신미술관 아래엔 추산야외조각미술관이 있다. 각국 조각가 10명의 작품이 곳곳에 숨은 그림처럼 감춰져 있다. ●건축 거장 김수근의 벽돌 건축의 시작 양덕성당은 한국 현대 건축의 거장 김수근이 붉은 벽돌로 상징되는 종교 건축 시대의 서막을 연 공간이다. 서울의 불광동성당, 경동교회와 함께 그의 3대 종교 건축물로 꼽힌다. 양덕동은 1970년대 마산수출자유지역에 다니는 노동자들이 셋방을 얻거나 기숙 시설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동네였다. 이들을 위해 지은 곳이 양덕성당이다. 당시 김수근이 책임 건축가로 지목한 이가 승효상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전설로 남은 건축가와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가 함께 만든 건축물인 셈이다. 양덕성당의 모티브는 ‘바위산에 핀 수정꽃’이다. 성당 꼭대기에 꽃봉오리가 있고 건물이 그 주변을 감싸는 형상이다. 마산역에서 10분 거리다. 마산은 언덕이 많은 해안 도시인데도 시원하게 바다가 조망되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접근성에선 문신미술관과 산호공원이 좋다. 다만 문신미술관은 오후 6시 이후 문을 닫아 야경을 볼 수 없는 게 흠이다. 문신미술관 뒤 회원현 성터의 정자에선 마산항 일대를 조망할 수 있다. 문신미술관에서 10여분 정도 걸어 올라야 한다. 술이 유명했던 마산에는 국내 최대 주류 박물관이 있다. 향토 주류업체 무학이 2015년 개관한 ‘굿데이뮤지엄’이다. 다양한 술을 대륙별로 나눠 전시했다. 장수암은 요즘 ‘신상’ 여행지로 주목받는 절집이다. 번다한 마산 도심에서 벗어나 적요한 남해를 응시할 수 있다.
  • 오세훈 “공공·임대주택 늘리고 품질 높일 것”

    오세훈 “공공·임대주택 늘리고 품질 높일 것”

    “소득 계층별, 연령대별로 잘 어우러져 살 수 있는 혼합형 주택을 계속해서 추진해 나갈겁니다.” 오스트리아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빈의 공공 임대주택 단지를 방문해 서울 공공주택 공급 확대와 임대주택의 고급화·소셜믹스 문제 해결에 대한 해법 찾기에 나섰다. 1일(현지시간) 철도회사 부지를 활용한 공공주택 ‘존벤트피어텔’을 방문한 오 시장은 “1∼2인 가구, 청년·고령층과 신혼부부 등 다양한 계층이 함께 거주하는 공공 임대주택, 교통이 편리한 우수한 입지에 돌봄·의료·커뮤니티 등을 갖춘 고품질 임대주택이 미래 공공주택 공급의 핵심”이라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품질도 높여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벤트피어텔은 오스트리아 국영 철도 회사(OBB)가 제공한 택지 위에 민관협력 방식으로 세워진 연면적 30만 5000㎡ 규모의 공공 임대 단지다. 이날 임대주택에 직접 거주하는 시민의 집을 둘러본 오 시장은 임대료와 임대 방식, 생활 편의성 등에 대해 촘촘하게 질문을 던졌다. 오 시장은 “임대하던 아파트를 분양받은 뒤 15년 동안 보유를 해야 한다는 규정이 인상적”이라면서 “또 빈이 기금을 활용해 공공주택을 공급한다는 것도 흥미롭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2일에는 기능을 잃고 방치되던 철도역을 재개발한 ‘노르트반호프’ 일대를 방문해 대규모 유휴공간을 활용한 공공주택 공급 사례를 살펴봤다. 노르트반호프는 빈 시가 옛 철도역 등 25만 7000평 규모의 유휴 부지를 활용해 개발하고 있는 대규모 공공 주거단지다. OBB와 빈 시는 토지를 매각하거나 장기 임대하는 방식으로 주택 물량을 확보한다. 특히 빈의 공공 임대주택은 소득이 늘더라도 평생 임대할 수 있고 자녀에게 임대권을 양도할 수도 있어 중산층도 많이 거주하고 있다. 오 시장은 “주택의 공급뿐만 아니라 질도 높여 갈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집을 자산이 아닌 거주 공간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몸 없는 세계, 쩍쩍 마른 공기… 멸망의 끝이 있긴 할까

    몸 없는 세계, 쩍쩍 마른 공기… 멸망의 끝이 있긴 할까

    디스토피아 다룬 SF 소설 잇따라백사혜 ‘그들이…’ 서윤빈 ‘종말이…’욕망의 노예 된 지구 밖 인간이든기후 재앙 닥친 현실적 절망이든‘희망을 찾을 수 있는가’ 고민 담겨우리의 ‘몸’으로 말미암아 세계는 점점 디스토피아로 변모한다. 그 자체로 순수하고 합리적인 정신을 가진 인간. 그러나 육신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쾌락과 욕망의 노예가 된다. 인간에게 몸이 없다면 어떨까. 우리의 세계는 그토록 바라던 유토피아가 될까. 최근 잇따라 출간된 SF소설집 두 편, 백사혜(28)의 ‘그들이 보지 못할 밤은 아름다워’와 서윤빈(28)의 ‘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는 크게 이런 질문으로 수렴한다. 백사혜가 소설의 무대를 지구 바깥으로 상정하는 것과 달리 서윤빈은 종말이 임박한 근미래를 배경으로 삼는다. 하지만 둘의 고민은 비슷하다. 멸망에 처한 세계에서 우리는 희망을 말할 수 있는가. “사랑은, 삶을 견디기 위한 도구. 자신이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영혼에 광을 내기 위한 기만의 시약. … 하나의 사랑은 다른 사랑을 하찮은 것으로 전락시켜야만 지속될 수 있었다.”(‘우리는 모두 마른 꽃잎과 같다’ 부분·36쪽) 국가가 사라진 대신 기업가인 영주(領主)가 행성을 사유하며 인간 위에 군림하는 미래. 영주가 되는 걸 포기한 대중은 차라리 ‘좋은 영주’의 노예가 되길 희망한다. 첨단의 과학기술을 토대로 영주는 노예를 마음대로 ‘편집’하며 신을 참칭한다. ‘우리는 모두 마른 꽃잎과 같다’를 시작으로 ‘피가 시가 되지 않도록’까지 여섯 편의 연작이 같은 세계관으로 이어진다. 제법 규모가 큰 세계를 다루면서도 개별 인물의 심리를 서정적으로 묘파하는 백사혜의 시적인 문체가 매력적이다. 2022년 문윤성 SF문학상, 2023년 한국SF어워드 대상을 받았다. 영주의 시대가 마침내 끝난 이후를 다루는 마지막 ‘피가 시가 되지 않도록’이 압권이다. 소설 속 원로라고 불리는 이들은 물리 세계와 분리된 ‘에테르 세계’를 창조한다. 여기서 태어난 인간에게는 몸이 없다. 모든 건 가상의 물질인 에테르로 환원된다. 폭력도, 고통도 없다. 사랑은 ‘교양’이다. 더 나은 세계를 위해 반드시 ‘배워야’ 하는. 주인공 라비는 물리 세계를 향한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해 에테르 세계에서 내쫓기는 형벌을 받는다. 비로소 육체를 갖게 된 라비. 그것은 형벌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계기였다. “공막에 덮인 동그란 눈동자가 나를 꿰뚫는다. … 홍채 이색증을 가진 아시라의 눈엔 여러 가지 색이 담겨 있었다. 그 눈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나 또한 다채로워지는 듯한 감각으로 생경했다.”(404쪽) 서윤빈은 조금 더 현실적인 절망을 그린다.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고 전염병이 창궐하는 세계에서 쓰레기는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게’부터 ‘생물학적 동등성’까지 일곱 편의 연작을 이어낸다. 물에 잠긴 도시, 쓰레기로 검게 변한 해변…. 먼 미래에 벌어질 남의 일인가? 아니다. 지금 우리의 바로 옆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일지도 모른다. 이를 노린 듯 서윤빈은 소설(‘게’) 속 인물을 “당신”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요즘엔 창을 열기만 해도 피부가 쩍쩍 갈라지는 느낌이다. 선크림을 발라도 그랬다. … 햇살은 총알처럼 피부에 와서 박히는 것이고, 피부가 상하는 건 박힌 총알을 빼내도 흉터가 남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그 말이 떠올라서 그런지 윤슬이 수면 아래 숨어 나를 겨누고 있는 총구 같았다.”(‘농담이 죽음이 아니듯 우리는 땀 대신 눈물을 흘리는데’ 부분·44쪽) 현실의 모순을 깊게 파고들고 거기서부터 디스토피아의 상상을 직조하는 힘이 있다. 작가 소개에 “완전 힙합 같은 글을 쓰고자 한다”고 써놨는데, 유머를 조금 더 과감하게 구사해도 좋았겠다. 2022년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대상을 받았다. “빛 없이는 색도, 경계도 흐려진다. … 이 우주는 물질 없이 기억을 저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질의 온기 없이는 기억도 없기에 이 우주는 언제나 외로움에 시달린단다. … 나는 다른 우주에서 태어났어. … 빛의 속도 제한이 풀린 환한 곳. 그 우주는 순수한 기억으로 이루어져 있어. 손도 피부도 바람도 없이, 그저 흐름만 있어. 그 우주는 행복하냐고? 아니, 그 우주는 행복을 몰라. 삶 없이는 죽음도 없듯이 불행이 없기에 행복도 없단다.”(‘생물학적 동등성’ 부분·233쪽)
  • 일상에 스며든 여성 혐오… 차갑게 베어낸 날 선 시선

    일상에 스며든 여성 혐오… 차갑게 베어낸 날 선 시선

    국내에서 ‘가장 핫한 외국 작가’로 꼽히는 클레어 키건이 새 단편소설집 ‘너무 늦은 시간’을 냈다. 책 소개에 앞서 아일랜드의 여성 혐오에 관해 먼저 짚는 게 올바른 순서일 듯하다. 그래야 국내 독자, 특히 남성 독자들이 센 소설에 좀더 완만하게 접근할 수 있을 듯해서다. 지난 2021년 당시, 국내 언론에 “192 2~1998년 아일랜드 미혼모 보호소의 신생아 사망률이 15%에 달한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보도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공공기관이나 종교단체에서 운영한 18개 보호소에 수용된 영아 5만 7000명 가운데 9000명이 한 살 전에 숨졌다는 것이다. 아일랜드의 평균 영아 사망률이 1990년 0.8% 수준인 것에 견줘 혼외 임신 여성에 대한 혐오와 그들이 낳은 아이들에 대한 냉대가 얼마나 심했는지 그대로 드러내는 지표였다. 키건은 아일랜드 출신의 여성 작가다. 이번에 소개된 그의 단편들엔 혐오와 냉대에 대한 이런 기억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 책엔 남녀의 뒤틀린 관계를 추적하는 세 편의 단편이 수록됐다. 하나같이 잔잔해 뵈는 일상에 숨겨진 폭력과 남성 우월주의, 여성 혐오를 서늘한 문장으로 드러낸다. 표제작인 ‘너무 늦은 시간’은 2023년에 발표됐다. 프랑스 출신 연인과의 다툼 이후 혼자 일상을 이어 가는 아일랜드 남자 카헐의 내면을 따라가며, 무심한 언어와 아버지로부터 대물림된 남성성이 어떻게 관계를 파괴하는지 그려 낸다. 2007년 발표한 ‘길고 고통스러운 죽음’은 한 여성 작가가 ‘지적 권위’라는 허울 아래 혐오와 우월 의식을 감춘 남자 교수와 겪는 갈등을, 1999년 작 ‘남극’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던 여성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러 도시로 나갔다가 술집에서 만난 남성과 하룻밤을 보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 작품 모두에서 구원의 기미는 없다. 인간적 연민이나 따뜻한 손길은 철저히 배제한 채, 차가운 시선으로 남성 중심 사회의 억압 구조를 해부할 뿐이다. 조선 시대를 건너온 우리에게도 미혼모, 혼외자에 대한 차별과 냉대의 기억이 여전히 있다. 하지만 이를 아일랜드식의 여성 혐오와 연결 짓는 건 다소 무리이지 싶다. 우월 의식과 혐오는 결이 달라서다. 옮긴이는 “키건과 함께 산책하는 시간은 평탄하지만은 않지만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평탄하지 않은 건 맞다. 다만 ‘즐거운 시간’에 이르려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 마을 변해야 변하는 도시

    마을 변해야 변하는 도시

    21세기는 도시의 시대다. 도시는 문화의 생산과 소비 단위이며 시민의 생활 환경이자 행복의 대상이다.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은 매년 외국의 도시를 방문한다는 통계도 있다. 도시는 ‘마을 혹은 동네’의 덩어리로 좋은 도시란 좋은 마을에서 비롯된다. 마을은 나와 타인이 생활권을 형성해 같이 머물고 교류하는 원초적 장소이자 거주민들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함께 해결해 나가는 협력의 공동체이기도 하다.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으로 서울 해방촌과 신당동 도시 재생의 총괄 기획가로 활동한 저자는 성장하는 도시마을에 주목한다. 세계적인 도시들의 옛 도심에서 형성돼 ‘마을 정체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성장·재생해 온 9개 도시마을의 변화 과정을 중점적으로 분석한다. 책에서 도시마을은 배타성 강한 내부 지향적 공동체가 개방성과 다양성이 강조된 격자형 도시 블록 위에 형성되면서 성장한 결과로 정의된다. 저자는 “도시마을의 변화 과정은 다양한 참여자들의 개입으로 그 궤적이 그려지는 창의 활동”이라고 설명한다. 우선 저자는 도시의 대표적 특성인 격자형 도로 체계와 도시 블록 위에서 성장해 온 대도시 도시마을의 사례들을 살펴본다. 특히 고층 고밀화와 상업화 과정 그리고 마을 공공시설의 조성 과정 중심으로 소개한다. 미국 보스턴의 비컨힐은 구릉 위에 주민들이 설립한 도서관과 클럽하우스인 아테네움을 중심으로 형성됐고 도시 블록 주거지 벡베이는 찰스강변 간척지에 들어선 공원인 커먼웰스애비뉴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도쿄 긴자와 마루노우치는 본래 바다 습지를 매립한 격자형 도시 블록 위에 조성된 직주(직장과 주거지) 일체의 상공인 구역이 메이지유신과 간토 대지진 후 주거가 배제된 도시 상업 구역으로 변모한 경우다. 지배 세력이 소유한 대규모 토지가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중규모, 소규모 필지 중심의 주거지로 변화하면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이로 인해 정원 공원을 중심으로 교육·문화시설과 고층 주거 타워가 보행체계로 연결되면서 도시마을의 규모가 커졌다. 귀족 소유의 미개발지였던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는 가든스퀘어를 중심으로 개발되고 인접한 박물관, 대학교, 극장 등과 더불어 지식인, 작가, 예술가들이 모이는 블룸스버리 지역으로 변화했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리튼하우스는 직주 근접형 업무·상업·공공시설과 주거 타워군이 현대 고층형 도시마을의 표준으로 자리잡았고 뉴욕 그리니치빌리지는 대도시화와 상업화에 저항해 기존의 건축 형태를 보전하면서 임대 아파트와 다양성 중심의 주거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마을이 도시의 생산과 소비 활동의 중심부로 기능하면서 오래된 건축물의 보존과 재건축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도시가 확장된 사례도 있다. 12세기 무렵 베긴회수녀회의 집단 거주지로 형성돼 도시의 생산 거점이자 사회복지 거점으로 기능했던 브뤼헤와 암스테르담의 베긴회수녀원 블록이 대표적이다. 서울의 명륜동과 혜화동도 조선 시대 문묘와 성균관의 마을로 형성된 뒤 일본 도쿄에서 유입된 문화 주택과 근대 한옥이 어우러져 지식인 마을을 이뤘고, 1970년대부터 마을 경관과 정체성이 지속적으로 변화해 왔다. 책은 10여년간 꼼꼼한 문헌 연구, 현장 답사와 인터뷰, 고지도 및 근현대 지도 분석을 통해 지역성과 다양성의 토대 위에서 개발된 도시마을의 진화상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특히 사회·경제적으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유입, 유출되면서 변모하는 도시마을의 모습과 넓은 도시와의 관계 속에서 마을의 변화를 분석하는 통찰력이 돋보인다. 저자는 “도시 변화는 마을에서 시작되고, 살고 싶은 마을은 주민들의 부단한 관심과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면서 “100년 된 마을의 과거를 공유하고 더 좋은 곳을 향해 함께 오늘을 산다는 것은 도시인들에게 행운과 같은 일”이라고 강조한다.
  • 역사는 사실이 아닌 사실의 취사선택

    역사는 사실이 아닌 사실의 취사선택

    20세기 대표 지성으로 꼽히는 에드워드 사이드(1935~2003)는 대표작 ‘오리엔탈리즘’에서 “동양에 대한 서구의 지식은 현실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 서양의 학문과 서양인의 인식, 서양의 지배영역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팔레스타인 출신 미국인으로 평생을 경계인으로 살았던 사이드는 주변인으로서 동서양의 왜곡된 관계를 분석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을 보는 듯한 묘한 기시감이 느껴진다. 저자인 니샤 맥 스위니 오스트리아 빈 대학 교수는 서양에서 살고 있지만 여성이자 혼혈인으로서 백인 남성으로 대표되는 주류에서는 벗어나 있다. 사이드처럼 그는 경계인의 시각으로 문명 간 문화 교류, 이주와 정체성, 기억과 권력의 관계를 탐구해 왔다. 그런 시각의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학창 시절 ‘세계사’라는 이름으로 배운 서양사는 고대 그리스·로마에서 시작해 르네상스와 계몽주의, 산업혁명과 민주주의라는 거대한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서양=진보, 합리성, 보편’으로 인식한다. 그렇지만 저자는 동양에 대한 인식이 만들어진 것처럼 서양에 대한 서사와 개념도 다양한 전통과 문화를 배제하고 필요한 것만 취사선택해 만들어졌다고 지적한다. 이를 보여 주기 위해 서양의 개념이 형성된 과정을 추적한다. 이 책이 재미있는 부분은 사건의 흐름이 아닌, 서양 문명의 경계선에 서 있었던 14명의 인물을 통해 ‘서양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지금처럼 다극화되고 있는 세계에서는 서양 문명에 대해 낡고 단일한 서사를 버릴 필요가 있다”며 “새롭고 다양하며 풍부한 거대 서사는 포용성을 불러오고, 변화를 감내할 수 있는 역동성을 지니게 해 줄 것”이라고 강조한다. 역사뿐만 아니라 특정 사안에 대한 단일 서사에 매달리면 잘못된 결론을 도출하는 등의 문제를 우리는 이미 경험했다. 거대한 망상에 빠져 국민을 상대로 계엄을 내렸던 전직 대통령을 통해서 말이다.
  • 분노 표출 쉬운 ‘온라인 갈등’ 해소법? 결국엔 대화

    분노 표출 쉬운 ‘온라인 갈등’ 해소법? 결국엔 대화

    지난해 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에서 방영된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더 커뮤니티)는 ‘이념 서바이벌’이라는 수식어를 내세웠다. 정치, 젠더, 빈부, 계급 등 가치관이 충돌할 수밖에 없는 이슈에 대해 출연자들이 치열하게 논쟁하고 때론 협력하면서 권력을 쟁취하는 방식이다. “양립할 수 없는 입장의 사람들이 모여 리더를 뽑는 과정이 흥미롭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는 제작진의 말처럼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은 호응했고 ‘숙의 민주주의의 가능성’에 몰입했다. 권성민 PD는 이 프로그램의 막전막후를 확장해 책에 녹였다. 사람들마다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하나씩 갖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면서 사회는 점차 ‘서로 만나지 않는 세상’으로 심화했다. 온라인에서 비슷한 사고를 하는 군중 속에 숨어 극단적인 혐오 감정을 드러낸다. 그래도 비난은커녕 공감과 호응을 받는다. 공격 대상을 만날 일도 없으니 비인간화, 대상의 악마화는 더욱 강화될 뿐이다. 이렇게 되면 소통과 타협을 거쳐 건강한 여론을 형성하고 더 나은 합의를 도출하는 일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저자는 ‘유희적 공론장’의 실험이 된 ‘더 커뮤니티’를 추진한 경험을 책에 풀면서 정치·사회적 이론과 다양한 테스트, 출연진 섭외 이면과 예상치 못한 결과 등을 세세하게 담고 해석을 덧댔다. 대가 없이 소유할 수 있는 상금을 놓고 출연진이 보여 준 아비투스(인간 행위에 대한 무의식적 성향)의 발현이나, 상금을 둘러싼 좌파적 공약과 우파적 대응의 현장 등은 현실 정치가 제대로 투영돼 흥미진진하다. 예컨대 진보 성향 리더 후보가 상금 일부를 최하위 참가자와 나누겠다는 공약을 내놓자 보수 성향 리더 후보는 역차별을 내세워 반대한다. 진보 정부의 복지 공약에 보수 야당이 비판하는 방식 그대로다. 결국 진보 성향 후보가 압승한 것을 놓고 저자는 ‘약자를 위한 안전장치는 비효율적이고 손해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나 역시 그 제도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 분명하다’고 풀이했다. 온라인에서 분노를 표출하고 커뮤니티 안에서 확증 편향이 강화하는 이때 어떻게 갈등을 해소하고 타협할 것인가. 그 해답은 ‘대화’라는 다소 뻔한 것으로 귀결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역시 가장 현실적이고 유효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확고해진다.
  • 코스피 연고점 또 깼다… 삼성전자가 상승 이끌어

    코스피 연고점 또 깼다… 삼성전자가 상승 이끌어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은 3일 코스피가 3110선을 돌파하며 종가 기준 연고점을 다시 한번 새로 썼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6만 3000원 선을 넘어서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4% 상승한 3116.27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3110선 위에서 거래를 마친 건 2021년 9월 27일(종가 3133.64) 이후 3년 9개월 만이다. 지난달 25일 기록했던 종가 기준 연고점(3108.25)도 6거래일 만에 넘어섰다. 상법 개정에 대한 기대감 속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이날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6293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도 5621억원가량을 사들였다. 시총 1위 삼성전자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4.93% 상승하며 6만 3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코스피와 함께 연고점을 새로 썼다.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 6만 3000원 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9월 27일(종가 6만 4200원) 이후 9개월 만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만 삼성전자 주식을 5664억원어치 사들이며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미국과 베트남의 무역 협상 타결 소식도 코스피 연고점 돌파에 힘을 보탰다. 베트남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가 기존 46%에서 20%로 대폭 인하됐다는 소식에 관세전쟁 우려가 사그라들면서 삼성전자는 물론 철강, 화학 등 관세전쟁 우려로 하방 압력을 받던 업종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베트남과의 무역 협상 타결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했다”며 “특히 베트남 공급망 불확실성이 해소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코스피의 상승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새 정부 출범 이후 상법 개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했던 한화(-5.43%)와 SK(-3.28%), CJ(-2.53%) 등 지주사 일부 종목들은 오히려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차익 실현 움직임이 본격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상법 개정안에 대한 여야 핵심 쟁점 중 하나였던 집중투표제 도입이 미뤄진 것도 지주사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 한식 열풍… ‘K푸드+’ 수출 9조원 최대[상반기 수출 2제]

    한식 열풍… ‘K푸드+’ 수출 9조원 최대[상반기 수출 2제]

    올해 상반기 K푸드+(농식품과 농산업) 수출액이 9조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한식 열풍에 힘입어 라면과 소스류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결과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상반기 K푸드+ 수출액이 66억 7000만 달러(약 9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증가했다고 3일 밝혔다.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22년 이후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농식품 수출액이 8.4% 늘어난 51억 6000만 달러(7조원)로 성장세를 이끌었다. 권역별로는 북미가 10억 3000만 달러로 24.3% 늘었고 유럽연합(EU+영국)은 4억 2000만 달러로 23.9% 증가했다. 특히 라면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라면 수출액은 1조원(약 7억 3000만 달러)에 이른다. 매운 라면을 찾는 해외 소비자가 많고 신제품도 호응을 얻었다. 매운 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고추장과 쌈장, 매운맛 소스 등 소스류 수출도 늘었다. 아이스크림은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대형 유통매장 판매가 증가했다. 5000만 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낸 가공식품 중 라면(24.0%)과 아이스크림(23.1%), 소스류(18.4%)의 증가율이 높았다. 신선식품도 호실적을 거뒀다. 2000만 달러 이상 실적을 낸 신선식품 중 닭고기(7.9%)와 유자(5.5%)의 증가율이 높았다. 신선 가금육은 최대 수출국 베트남의 검역 강화에도 7.6% 증가했다. 삼계탕과 냉동 치킨이 인기를 끌면서 미국 등으로의 열처리 가금육 수출도 늘었다. 유자는 미국 대형 유통매장 내 입점이 이어지고 일본에서 음용이 편리해진 제품이 출시되면서 수출액이 늘었다.
  • 中 시진핑 ‘권력이상설’ 와중에…인민일보, 故 리커창 기념 논평

    中 시진핑 ‘권력이상설’ 와중에…인민일보, 故 리커창 기념 논평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치적 경쟁자로 통했던 리커창(1955~2023) 전 총리를 기념하는 논평을 게재했다. 실용·개혁적 성향과 서민적 행보를 보인 경제 전문가로 폭넓은 지지를 받았던 리 전 총리이지만 과거 중국 정부가 그에 대한 추모를 경계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최근 해외에서 시 주석의 ‘권력이상설’이 대두된 가운데 중국 당국이 인기 정치인인 그를 다시 소환해 정부 정책의 정당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인민일보는 3일 자 6면에 중국공산당 중앙 당사·문헌연구실 명의로 ‘당과 인민을 위한 사업에 평생 분투하다: 리커창 동지 탄생 70주년’이라는 글을 실었다. 글 구조는 2023년 11월 2일 그의 영결식 당시 공개된 5200자 분량의 논평인 ‘생평’(生平)과 동일했다. 다만 소제목과 일부 어구가 추가돼 분량이 약 6000자로 800자가량 늘었다. 이날 논평에서 더해진 부분은 총리 취임 전인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역할이다. 논평은 “리커창 동지는 당 중앙의 결정·조치를 관철·이행했고,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적절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이행했다”는 내용 등을 새로 삽입했다. 논평에 추가된 ‘당 조치 이행’, ‘공무원 청렴’, ‘적극적 재정정책’, ‘내수 확대’ 등은 중국 국가 시책을 반영한 것으로 사실상 리 전 총리를 통해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때 시 주석의 정치적 경쟁자였고 시진핑 1·2기의 ‘2인자’로 경제 부문을 총괄했던 리 전 총리는 퇴임 후에도 높은 인기를 유지했으나 2023년 10월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리 전 총리 사망 뒤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애도 물결이 크게 일었으나 중국 당국은 추모 열기를 경계해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추모글이 퍼지지 않도록 했다. 지난해 별세 1주기 때도 추모행사나 추모글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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