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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재천·여의천 만나는 거기, ‘물멍’ 명당 갈래

    양재천·여의천 만나는 거기, ‘물멍’ 명당 갈래

    탁자·의자 갖춘 라운지서 휴식을여의천 건너 집라인·그네 등 마련“방문객 늘어 주변 상권도 살아나” 서울 서초구가 공터로 남아 있던 매헌시민의숲 북쪽 끝자락을 주민들의 ‘물멍’ 공간으로 바꿨다. 양재동 매헌시민의숲 북쪽 끝자락은 여의천이 양재천에 합류하는 지점으로, 물길이 제법 넓어 도심에서 물소리를 들을 수 있는 드문 공간이다. 지난달 24일 영동1교 아래 양재천·여의천 합수부에 새롭게 문을 연 놀이공간과 휴게쉼터를 서초구 담당자들과 함께 찾았다. 전날 공사를 마친 라운지에 인근 직장인과 주민들이 자리를 잡고 즐거운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었다. 라운지에는 물길을 따라 설치된 곡선형 탁자와 고정식 의자가 있어 물을 바라보며 나란히 앉아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둘러앉아 이야기하거나 소풍을 즐길 수 있는 평상형 탁자도 마련됐다. 갑자기 오른 기온으로 더운 날씨였지만 영동1교 아래 그늘과 양재천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했다. 여의천 건너편에는 26m 길이의 집라인이 설치됐고, 네트놀이대와 그네, 통나무 오르기 등 어린이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이날도 주변 어린이집에서 함께 온 어린이들이 교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자유롭게 뛰어놀고 있었다. 정미애 서초구 수변감성팀장은 “양재천 서초문화예술공원부터 여의천 합류부까지 이어지는 공간 정비를 마쳐 더 많은 주민과 방문객들이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면서 “최근 방문객이 더 많아지면서 주변 상권까지 살아나는 효과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달 초 벚꽃 시즌에 열린 ‘벚꽃마켓’에 10만명이 몰렸고, 참여한 소상공인들은 2억 2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구는 5월 17일까지 주말마다 주변 소상공인과 청년 등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과 생활용품 등을 판매하는 ‘양재아트살롱’을 이어갈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지역 인프라를 꾸준히 개선하고 확충해 구민 여가뿐 아니라 방문객 유입으로 지역 상권을 살리는 효과까지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장성미식산업진흥원 5~6월 시범 운영

    장성미식산업진흥원 5~6월 시범 운영

    전남 장성군이 장성미식산업진흥원 7월 개원을 앞두고 이달부터 두 달간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진흥원은 미래 외식산업을 선도할 인재를 육성하는 창업 교육시설이다. 지상 2층 1133㎡ 규모 건물에 조리·베이커리·카페교육장과 쿠킹 스튜디오 등을 갖추고 있다. 시범 운영은 ‘1일 강좌’ 형식으로 진행된다. 5월에는 장성 오첩밥상, 쑥쑥버거, 차돌박이 샐러드, 쌈타코, 장성레몬 티라미슈, 르뱅쿠키, 까눌레, 휘낭시에 만들기 프로그램 등이 마련됐다. 6월에는 장성 라자냐, 죽순밥, 죽순닭국, 새송이버섯나물, 컬러김밥 등을 만들어 볼 계획이다. 커피 전문가가 되기 위한 바리스타 과정도 총 4회 운영한다. 군은 진흥원 개원을 기념해 수도권 등 다른 지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치유밥상 체험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또 장성 농특산물과 축령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필암서원, 황룡강 등 관광자원을 결합한 ‘체험형 관광 콘텐츠’를 전국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이는 전라남도 관광상품 ‘남도한바퀴’와 연계해 운영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지역 자원을 활용한 차별화한 미식 관광 프로그램 운영으로 ‘미식 도시 장성’만의 개성을 살리고, 외식업 경쟁력을 강화해 가겠다”고 밝혔다.
  • “법원이 사법개혁 요구 자초… 내란 청산으로 신뢰 되찾아야” [월요인터뷰]

    “법원이 사법개혁 요구 자초… 내란 청산으로 신뢰 되찾아야” [월요인터뷰]

    “침몰 직전 난파선” 직격서부지법 폭동에 소극 대처尹 구속 취소 등 상식 벗어나 결국 강력한 개혁 열망 폭발국민 불신 해소하려면내란 극복 의지와 조치 절실국민 재판 참여 활성화하고판결 전면 공개도 고려할 만재판소원·법왜곡죄 우려는헌재, 대법관 해석권 침해 소지법왜곡죄, 법관 공격 악용 우려쟁점 피해 방어적 선고 가능성대법 등 사법부 향후 과제대법관 수보다 다양성 고려를법원행정처장 등 공석 메워야주체적 개혁 못 하면 더 큰 시련사법 개혁과 검찰 개혁으로 1987년 개헌 이후 공고했던 대한민국 사법 지형이 최대 격변기를 겪고 있다. 재판소원 제도와 법 왜곡죄가 지난 3월 12일부터 사법 현장에 들어왔고, 대법관 증원은 2년의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법원이 국민의 일반적인 상식과는 동떨어진 대처와 재판 결과를 축적하면서 쓰나미와 같은 사법개혁 요구를 자초했다.” 지난달 28일 경기 일산 사법연수원에서 만난 김선수(65·사법연수원 17기) 전 대법관(현 사법연수원 석좌교수)이 내놓은 진단은 뼈아프다. 그의 사무실 벽면에는 ‘여민동락’(與民同樂) 네 글자가 큼지막하게 걸려 있었다. ‘지도자가 국민과 즐거움을 함께 한다’라는 이 문구는 판결이 법리의 완결성을 넘어 시민의 상식에 닿아야 한다는 그의 평소 소신을 대변하는 듯했다. 진보 진영의 대표 법조인이자 노무현 정부에서 사법개혁 실무를 이끌었던 김 전 대법관은 “법관은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성실해야 한다. 재판이 일반 국민의 법 감정과 멀어지면 국민은 그 결과를 신뢰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법부가 내란 청산에 앞장서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이 도입됐다. 개혁이 진행되는 방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개인적으로 재판소원 제도와 법왜곡죄 도입까지는 나아가지 않길 바랐지만 국민의 개혁 열망이 너무도 강력했다. 두 개의 법이 시행된 만큼, 이 개혁 성과가 법원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K민주주의’의 성숙도를 높이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 우리 국민은 민주주의로부터 일탈하려는 정권에 맞서 촛불 혁명과 빛의 혁명으로 민주주의를 회복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삼권 분립의 한 축인 법원이 국민 신뢰와 존중을 받지 못해 제 역할을 다할 수 없게 된다면 K-민주주의는 성숙도가 떨어질 것이다.” -공개 석상에서 몸담았던 사법부를 ‘침몰 직전의 난파선’에 비유하기도 했다. “법원은 12·3 내란 국면에서 국민의 분노를 샀다. 그로 인해 쓰나미와 같은 사법개혁 요구를 자초했다.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미온적 대처, 지난해 1월 19일 서부지법 폭동 난입에 대한 소극적 대처, 3월 7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취소 결정, 5월 1일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유죄 취지 파기 환송 등 국민의 일반적인 상식과는 동떨어진 대처를 했다. 이에 법원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폭발했다. 이러한 사태에 앞서 ‘법원이 자정 능력을 상실한 조직으로 국민에게 비친다면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으로 대체되는 것 같은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한 적이 있다. 때문에 대법원이 최고법원의 지위를 상실하는 불행한 사태만은 막아달라는 취지에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침몰 직전의 난파선’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국가 권력의 제동 장치로서 법관의 역할을 꾸준히 강조해왔는데. “2022년 긴급조치 제9호 피해자가 국가배상을 청구한 전원합의체 사건 때 ‘긴급조치 9호와 같이 위헌적이고 영장주의를 전면적으로 폐기하는 내용의 법률이나 조치가 다시 시도된다면 법원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의견을 정리했었다. 당시 ‘그런 시도가 이뤄진다면 사법부 수장인 대법원장이 전면에 나서서 민주주의 기본 원리를 부정하는 시도에 대해 분명하게 반대 견해를 밝히고, 대법관부터 일선의 모든 법관이 같은 뜻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한 법률이 제정되거나 조치가 시행되면 그 적용을 거부하겠다고 분명히 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제시했다.” -2024년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결국 우려했던 사태가 발생했는데. “2022년 당시엔 전혀 예상을 못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동료 법관과 법조인을 지키기 위해서도, 또 사법권 독립을 수호하기 위해서도 내란 세력에 단호하게 맞서야 했는데 전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대법원이나 법원행정처는 물론이고 전국법원장회의나 전국법관대표회의도 내란으로 인한 국민의 트라우마와 법원에 대한 불신의 정도, 개혁 요구 등에 전혀 공감하지 못했다. 법원은 이러한 사회적 요구를 제대로 인식하지도 못한 채 너무나 안이하게 대처했다.”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법원이 해야 할 일은. “내란 극복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표명하고 그에 부합하는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민의 재판 참여를 활성화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 그리고 하급심 판결을 포함해 모든 판결을 원칙적으로 전면 공개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재판의 투명성과 법관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재판소원 제도 도입을 기점으로 대법원과 헌재 사이 ‘최종 심판자’를 놓고 구조적 갈등이 드러나는 모습이다. “재판소원 도입으로 대법원의 최고 법원 지위는 명목상 지위에 불과하게 됐고, 실질적으로는 제3심급 법원으로 전락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법원의 숙원 사업이 상고 허가 제도 도입이었는데, 재판소원 도입으로 헌재가 사실상 상고 허가제도를 도입한 최고법원이 됐다. 각하 여부를 결정하는 헌재의 지정재판부는 상고 허가 제도가 시행되던 시기 대법원의 상고 허가신청부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재판소원 도입에 우려되는 지점은. “헌재에 바라는 바는 대법관들의 법률 해석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할 소지가 있는 ‘한정위헌결정’을 자제해줬으면 하는 것이다. 대법원은 정의로운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다양한 해석론을 동원하기도 한다. 이 경우 ‘문언 해석의 범위를 벗어난다’는 소수 의견을 극복하고 다수 의견으로 판결하게 된다. 그런데 헌재가 엄격한 문언 해석의 관점에서 ‘대법원 다수 의견의 견해대로 해석하는 한 위헌이다’라는 논리로 한정위헌결정을 한다면 대법관의 양심에 따른 법률해석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할 수 있다. 헌재가 이 부분에 대해 지혜를 발휘해줬으면 한다.” -법왜곡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법왜곡죄가 정의로운 재판을 한 법관들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로 종전 판례를 변경한 사안 중에는 하급심 법관이 문제의식을 갖고 심층적인 연구를 거쳐 용기 있게 종전 대법원 판례와 달리 선고한 사건들이 상당수 있다. 양심적 병역 거부 사건 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법왜곡죄 시행 이후 형사 재판을 담당하는 하급심 법관들이 대법원 판례와 다른 전향적인 판결을 선고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법관들이 형사 재판을 기피하거나, 쟁점이 복잡하거나 당사자 간 치열하게 다투는 사건의 경우에 판결을 선고하지 않으려 하거나, 방어적인 판결을 선고하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 있다.” -대법관 증원이 확정된 상황에서 고려해야 할 것은. “현재 개정된 법원조직법은 대법관의 수만 증원했기 때문에 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들이 남아있다. 대법관 숫자가 20명이 넘어가면 활발하고 치열한 토론이 이뤄지는 전합를 운영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런 경우 대법원의 판례 변경 기능(법령 해석의 통일 기능)이 약화할 우려가 있다.” -어떤 보완이 필요할까. “대법관의 수 못지않게 구성이 중요하다. 가치와 성향, 성별, 경험, 출신, 지역 등의 측면에서 다양화가 매우 중요하다. 대법원이 서울대, 50대, 법관 출신의 남성, 보수 성향을 가진 인사들로만 획일적으로 구성되면 시대 변화와 국민의 인식과는 동떨어진 판단이나 제대로 된 성찰 없는 판결을 선고할 우려가 크다.” -판사나 검사 경력이 없는 ‘순수 재야 변호사 출신 첫 대법관’이란 타이틀을 갖고 있었는데.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라는 시대적·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대법관으로 임명됐다는 점을 항상 자각하며 걸맞은 역할을 고민했다. 평생 법대 위에서 기록을 통해 사회 현실을 간접 체험한 동료 대법관들에게 법대 아래에서 전개되는 현실, 특히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가 겪는 차별과 소외를 잘 전달하고자 했다. 올바른 판결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대법관이 각 부에 1명씩 있으면 좋겠다.” -사법부 앞에 놓인 향후 과제는. “현재의 사법부는 80년 사법 역사상 처음 있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겪고 있다. 대법관 1명이 장기 공백 상태일 뿐만 아니라 법원행정처장도 공석이고, 중앙선거관리위원장도 인사 청문 절차가 진행되지 못하면서 대법관직을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이 임시로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비정상적인 상황을 가능한 한 빨리 정리하고, 법원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개혁추진 기구를 구성하는 등 지혜를 발휘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법원에 대한 외부 통제를 강화하는 개혁 방안이 더 강도 높게 추진될 수도 있다.” ■김선수 전 대법관은 1985년 제27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한 김선수 전 대법관은 ‘인권 변호사’ 고(故) 조영래 변호사의 시민공익법률사무소에서 인권·노동 변호사로 활동했다. 진보 성향 변호사 단체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창립 멤버이자 회장을 역임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사법개혁비서관과 대통령 직속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기획추진단장을 맡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 국민참여재판 도입 등 사법개혁을 주도했다. 2018년 대법관으로 임명되면서 ‘1980년 이후 제청된 대법관 중 판·검사 경력이 없는 순수 재야 변호사 출신 첫 번째 대법관’으로 주목받았다. 재임 6년 동안 ▲양심적 병역 거부 사건 판례 변경 ▲동성 동반자의 국민건강보험법상 피부양자 인정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 손해배상 판결 등에 관여했다.
  • 日 개헌 찬성 여론 과반 돌파 속… “전쟁 포기 9조 1항은 수호해야”

    日 개헌 찬성 여론 과반 돌파 속… “전쟁 포기 9조 1항은 수호해야”

    9조 1항 “개정 필요 없다” 80%전력 보유 금지 2항은 찬반 팽팽자위대 명시 방안엔 60%가 찬성 #3일 오후 1시 도쿄 아리아케방재공원. 일본 헌법기념일을 맞아 열린 개헌 반대 집회에 모인 시민들 사이에서 “평화헌법 9조를 지켜라”는 구호가 이어졌다. 아이와 함께 집회에 참석한 40대 남성 스즈키는 “9조가 있었기 때문에 지난 80년간 전쟁이 없었고 군사 협력 요청도 거부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며 “일본을 평화국가로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오후 2시 30분 도쿄 신바시역에서는 스피커를 단 차량 위에 오른 한 청년이 “자주국방 체제 확립”을 외치며 개헌을 주장했다. 일부 시민들은 박수를 보냈다. 자신을 대학생이라고 소개한 20대 청년은 “전쟁을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대에 맞게 헌법을 손볼 필요는 있다”며 “무엇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다”고 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임기 내 개헌을 공식화한 가운데 일본 사회는 이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평화헌법 수호’ 목소리는 여전하지만 사회 전반의 기류는 엇갈리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이 3~4월 전국 유권자 20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편 여론조사에 따르면 ‘헌법 개정 찬성’ 응답은 57%로 ‘개정 반대’(40%)를 앞섰다. 개헌 논의 진전에 대해 ‘기대한다’는 응답도 54%로 집계됐다. 이는 이시바 시게루(26%), 기시다 후미오(29%) 내각 때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아사히신문이 같은 시기 18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다카이치 정권 하의 개헌 실현 ‘찬성’이 47%로 ‘반대’(43%)를 앞섰다. 아사히는 아베 신조 전 총리 시기인 2016년 이후 같은 질문을 이어왔는데, 찬성이 반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다만 각론에서는 온도차가 뚜렷했다. 요미우리 조사에서 전쟁 포기를 규정한 헌법 9조 1항은 ‘개정할 필요 없다’가 80%로 압도적이었다. 개헌 찬성 여론과 달리 9조는 유지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셈이다. 전력 보유 금지를 담은 2항은 ‘개정 필요’(47%)와 ‘불필요’(48%)가 팽팽히 맞섰다. 또 1·2항을 유지한 채 자위대를 헌법에 명시하는 방안에는 60%가 찬성했다. 현행 헌법은 자위대 관련 규정이 없다. 자민당은 개헌 과제로 자위대 명기, 긴급사태 조항, 참의원 선거구 합구 해소, 교육 충실 등 4가지를 제시해왔으며 핵심은 자위대 명기다. 같은 날 다카이치 총리는 개헌 찬성 집회에 “헌법은 국가의 기초인 만큼 시대의 요구에 맞춰 개정돼야 한다”는 영상 메시지를 보내며 개헌 여론 환기를 겨냥한 행보를 보였다. 다만 국민 우려와 야당 반대를 의식한 듯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참의원 합구 해소와 긴급사태 조항을 자위대 명기보다 우선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발의·국민투표 시기는 못 박지 않았지만 “일각이라도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 현대해상 ‘어린이 눈높이 전시회’

    현대해상 ‘어린이 눈높이 전시회’

    현대해상이 어린이날인 오는 5일까지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육조마당에서 ‘어린이 눈높이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사진은 전시회에 방문한 어린이가 눈높이에 맞춰진 작품을 어머니와 감상하는 모습. 현대해상 제공
  • K자형 양극화 심화… 수출·증시 호황이 ‘경기 착시’ 부른다

    K자형 양극화 심화… 수출·증시 호황이 ‘경기 착시’ 부른다

    한국 경제가 올해 1분기 전 분기 대비 1.7% ‘깜짝 성장’을 이룬 데 이어 수출액은 올해 일본을 사상 처음 앞지를 거란 전망이 나올 정도로 호황이다. 코스피는 연일 최고점을 터치하며 7000을 향해 가고 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착시’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경제에서 ‘반도체’만 빼면 경기 지표 전반에 온기가 싹 사라지기 때문이다. ‘풍요 속 빈곤’을 부르는 K자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3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과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분기 반도체 생산은 전 분기보다 14.1% 증가했다. 생산 증가율은 2023년 2분기 19.0% 이후 가장 높았다. 그러나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제조업 생산은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산업통상부가 지난 1일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 증가한 858억 9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8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수출 호황을 이끈 건 역시 반도체였다. 1년 전보다 173.5% 급증한 319억 달러를 수출하며 2개월 연속 300억 달러를 넘었다. 13개월 연속 해당 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37.1%에 이르렀다. 반면 자동차는 5.5%, 철강은 11.6%, 가전제품은 20%씩 감소하는 등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9개 품목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처럼 반도체에 편중된 산업·수출 구조가 국내 경기 상황을 판단하는 데 ‘착시’를 일으키고 있다. GDP가 오르고, 수출 신기록 행진이 이어지는 통계만 보면 경기가 반등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물 경제는 점점 위태로운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 미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달 103.5로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반면 현 실물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00.1로 정체 국면이다. 두 지수 간 격차(3.4 포인트)는 16년 3개월 만에 최대치로 벌어졌다. 이렇게 되면 반도체 성장 랠리에 가려진 ‘경기 부진’을 놓치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반도체 산업이 자동차 산업만큼 연관 산업의 범위가 넓지 않아 성장의 온기가 고용을 비롯한 내수 전반으로 확산하지 않는다는 점도 통계의 착시 효과를 키우는 요인이다. 반도체 산업의 제한된 ‘낙수효과’ 탓에 고용 확대에 따른 소득 증가나 소비 확대가 요원하다는 의미다. 반도체가 수출을 넘어 국가 경제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변수로 부상한 가운데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이 반도체 수출 전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바이어들이 물량 확보에 사활을 걸 정도로 반도체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노조 파업이 공급망에 균열을 초래해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학계에서는 삼성전자 노조 파업에 따른 손실 규모가 30조원을 웃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 “선거 끝나면 홍보물 잔금 줄게”… 소상공인들 돈 떼먹는 정치인

    “선거 끝나면 홍보물 잔금 줄게”… 소상공인들 돈 떼먹는 정치인

    #35년째 인쇄소를 운영하는 A(64)씨는 2022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한 군소정당 후보의 현수막과 명함 등 홍보물 제작을 맡았다. 선거가 끝나면 잔금을 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총 3억원어치의 홍보물을 제작했지만 실제 받은 돈은 2억원에 그쳤다. 강씨는 “서울시장과 대선까지 출마했던 사람이 직접 계약해서 믿었는데, 선거가 끝나자 계속 돈이 없다며 버텼다”고 털어놨다. #B(35)씨는 10년 전 지방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후보의 벽보와 리플릿 등의 제작을 맡았다. 후보자는 선거가 끝나면 잔금을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낙선 뒤 연락을 끊었다. 김씨는 민사소송까지 걸어 승소했지만 600만원 중 200만원만 겨우 받아냈다. 선거철마다 벽보와 명함, 현수막 등 홍보물을 제작하는 소상공인들이 후보자에게 대금을 떼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낙선하면 연락이 끊기고, 당선돼도 지급이 지연되는 사례가 이어지자 업계에서는 정치 관련 작업 자체를 기피하는 분위기까지 생겼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쇄물·영상 제작 업계에서 선거 홍보물 제작은 ‘독이 든 성배’로 불린다. 상대적으로 계약 금액이 크지만 군소정당이나 무소속 후보들이 대금 지급을 미루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영상 제작자 백모씨는 “낙선한 후보가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하라’며 견적의 절반만 주겠다고 한 적도 있다”며 “소상공인을 위한다던 후보들이 가장 앞장서서 소상공인 뒷통수를 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일부 당선자는 대금 대신 부적절한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인쇄소 대표 C(51)씨는 “시장에 당선된 사람이 ‘시 관련 일감을 몰아주겠다’며 대금을 퉁치자고 제안한 적이 있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문제는 선거 캠프의 일회성 구조와 맞물려 반복되고 있다. 실제 계약과 작업은 캠프 실무자를 통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조직이 해체되면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진다. 김시월 건국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선불제가 어렵다면 선거관리위원회 등 중간 주체가 후보자로부터 미리 돈을 받고 작업물이 문제 없이 나오면 소상공인에게 돈을 전달하는 ‘에스크로제’ 등 안전장치 도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법원은 지급 능력이나 의사 없이 홍보물 제작을 맡기는 행위를 사기로 본다. 대전지법은 2020년 국회의원 선거 홍보기획 용역과 홍보물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후보자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같은 해 지방선거에서 인쇄 대금 약 40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무소속 후보자도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 ‘종묘대제’ 봉행… 세계에 보여 준 조선 왕실 품격

    ‘종묘대제’ 봉행… 세계에 보여 준 조선 왕실 품격

    3일 서울 종로구 종묘.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에도 조선 최고의 국가 의례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종묘대제가 엄숙히 봉행됐다.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중 ‘길례’(吉禮)에 속하는 종묘대제는 매년 5월 첫 번째 일요일에 봉행된다.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왕비와 황제·황후의 신주가 모셔진 종묘에서 진행되는 국가의 핵심 행사로, 왕이 직접 거행한 의례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제례와 음악(종묘제례악), 무용(일무)이 결합된 종합의례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 대취타 소리에 맞춰 진행된 어가 행렬은 광화문에서 시작해 세종로사거리, 종로 1·2·3가를 거쳐 종묘로 향했다. 오후 2시부터는 시민, 주요 내빈 등 1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전 제향이 거행됐다. 제향 시작 전 정전 각 신실에 제관 184명이 들어서는 ‘취위’(就位)가 시작되자 장내에는 엄숙함이 흘렀다. 올해 제향은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 설치된 대형 화면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해 정전 밖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현장을 찾은 박선화(59)씨는 “종묘대제처럼 한국적인 미로 가득한 ‘K컬처’를 우리 국민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도 더 많이 향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프랑스 여행객 이사벨(62)은 “현대적인 건물들 사이에 전통적인 요소가 섞인 모습이 너무나도 훌륭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 [단독] 좋은책신사고, 직원 10명 중 8명에 명퇴 권고

    [단독] 좋은책신사고, 직원 10명 중 8명에 명퇴 권고

    베스트셀러 수험서 ‘쎈’·‘우공비’로 알려진 출판사 좋은책신사고가 경영 악화를 이유로 임직원 10명 중 8명에게 명예퇴직을 권고해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수천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데다 서울대에 1000억원 규모의 기부까지 약정한 회사가 정작 직원들의 안정적인 고용은 외면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3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좋은책신사고는 최근 근속 5년 이상 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명예퇴직 권고 공고를 냈다. 지난달 초 10년 차 이상 팀장급에 한정됐던 대상이 사실상 전 직원으로 확대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에 따르면 대표를 제외한 재직자 59명 중 78%인 46명이 대상에 올랐다. 위로금으로 1년 치 연봉이 제시됐으나, 직원들은 ‘정리해고 전 단계’로 받아들이고 있다. 사측이 내세운 명분은 경영 실적 악화다. 실제 좋은책신사고의 영업이익은 2024년 170억원대에서 지난해 76억원으로 줄었고, 부채는 380억원에서 417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재무제표를 뜯어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지난해 기준 현금성 자산은 2106억원, 이익잉여금은 2722억원이다. 자산총계(3113억원)는 전년보다 93억원 증가했다. 이에 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14.4%에서 15.5%로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초우량’ 수준이다. 정재순 좋은책신사고지부 사무국장은 “영업이익이 다소 줄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흑자를 기록 중이고, 자산 규모를 고려하면 경영 위기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내부 반발을 키운 결정타는 대외 기부 행보다. 좋은책신사고는 지난 1월 서울대와 ‘무주·쎈 연구기금’ 협약을 맺고 10년간 총 100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매년 지출할 100억원은 지난해 영업이익을 웃도는 규모다. 영업외비용 항목의 일반 기부금도 2024년 13억 6000만원에서 지난해 21억 3000만원으로 1년 새 56% 늘었다. 직원 A씨는 “회사가 어렵다면서 뉴스에는 수천억 기부 소식이 나오니 황당하다”고 전했다. 좋은책신사고 측은 이날 서울신문에 “명예퇴직 권고는 경영 악화에 따른 조치”라며 “그 외 입장은 없다”고 해명했다.
  • 청주서 부산까지 ‘분만 뺑뺑이’… 탄생의 기쁨은 없었다

    청주서 부산까지 ‘분만 뺑뺑이’… 탄생의 기쁨은 없었다

    충북 청주에서 30대 산모가 응급 분만할 병원을 찾지 못해 3시간 30여분 만에 200㎞가 넘는 부산까지 헬기로 이송됐지만 결국 태아는 숨졌다. 3일 충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11시 3분쯤 청주시 흥덕구 한 산부인과에서 29주차 산모 A씨 태아의 심박수가 떨어진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119구급대는 충북은 물론 충남, 대전, 세종 등 인근 충청권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6곳에 환자의 긴급 전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소아과 전문의 부재, 신생아 중환자실 병상 부족 등의 이유로 ‘수용 불가’ 답변만 받았다. 소방 당국은 10곳이 넘는 전국 병원을 수소문한 끝에 소방 헬기를 동원해 A씨를 약 3시간 30분 만인 다음 날 오전 2시 25분쯤 부산 동아대병원으로 이송했다. 병원에 도착한 A씨는 출산했지만 신생아는 끝내 숨졌다. 대구에서는 지난 2월 조산 증세를 보인 임신 28주차 미국 국적 산모 B씨가 지역 대형 병원 7곳에서 전문의 부재, 신생아 중환자실 병상 부족 등으로 수용 불가 회신을 받고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진 바 있다. B씨는 4시간 만에 응급 수술을 받고 쌍둥이를 출산했지만, 한 명은 저산소증으로 출생 직후 숨졌고 다른 한 명은 뇌 손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열악한 필수 의료 인프라로 인해 비수도권 지역 산모가 진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사례는 늘고 있다. 2023년 기준 전국 17개 시도 중 세종, 경북, 전남 등 8개 지역의 고위험 산모 치료실 이용률은 전국 평균인 80.13%보다 낮았다. 2024년 기준 여성 인구 10만명당 산부인과 전문의 수 역시 서울 등 5곳을 제외하면 모두 평균(11명)에 미달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참으로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어느 지역에서든 안심하고 분만할 수 있는 임산부·신생아 의료체계를 반드시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충북 권역모자의료센터인 충북대병원에서 긴급 현장간담회를 열고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우선 중증-권역-지역 모자의료센터 체계를 면밀히 분석하고, 중증도별 모자의료체계를 재정비하겠다”면서 “모자의료 자원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이송·전원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정비하고, 119구급대와의 협업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하정우, 정 많은, 우리 아들”… 與, 부산 지원사격

    “하정우, 정 많은, 우리 아들”… 與, 부산 지원사격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부산 북구갑을 찾아 하정우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정치 신인 하정우’를 띄워 주기 위해 하 후보 이름으로 직접 삼행시를 짓기도 했다. 정 대표는 이날 하 후보와 우산을 같이 쓰고 북구 구포시장을 돌며 바닥 민심을 청취했다. 시민들과 셀카를 찍는가 하면 정육점에 들어가 생고기를 같이 썰어 보기도 했다. 이마를 훤히 드러내는 등 이미지 변신에 나선 하 후보는 수첩을 꺼내 상인들의 민원을 꼼꼼히 적었다. 정 대표가 이 자리에서 “하정우는, 정이 많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아들”이라며 ‘깜짝 삼행시’를 짓자 하 후보는 고개를 숙이면서 박수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정 대표는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하 후보가 구덕고 출신이라는 것도 많이 알고, 관심이 굉장히 높은 것 같다”며 “마치 고향을 떠났다 성공해서 돌아온 아들을 맞이하는 금의환향의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산을 위해 민주당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하 후보는 자신을 ‘북구의 아들’이라고 소개하며 “북구 전체에서 저를 너무 많이 반겨 주셔서 힘이 난다. 당대표가 북구와 부산의 발전을 위해 죽도록 뛰라고 말씀하셨는데, ‘죽도록’을 넘어 몸이 사라질 정도로 열심히 뛰겠다”고 했다. 무소속 한동훈 후보도 이날 구포시장에서 일정을 소화했으나 정 대표·하 후보 일행과는 마주치지 않았다. 정 대표는 이날 오후 경남 창원으로 이동해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서는 “노무현의 못다 이룬 꿈을 가장 노무현답게 실현할 김경수”라며 김 후보를 치켜세웠다. 정 대표는 개소식이 끝나고 진주로 이동해 ‘제25회 논개제’ 행사장을 방문했다. 전날 경북 포항을 찾은 뒤 영남에서 2박 3일 일정을 수행 중인 정 대표는 4일 부산항컨벤션센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 다음 부산·울산·경남과 경북 공천자 대회에 각각 참석하는 등 영남 표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 “경기도·반도체가 강국 핵심… 정치 싸움꾼 아닌 일꾼 필요” [6·3선거 후보 인터뷰]

    “경기도·반도체가 강국 핵심… 정치 싸움꾼 아닌 일꾼 필요” [6·3선거 후보 인터뷰]

    해방 후 70년보다 중요한 미래 4년 과학기술 패권국 위해 정파 초월31개 시군마다 첨단 산업 키우고반도체 성과급제, 새롭게 구축을국민의힘이 갈 길과 개혁신당 연대실용주의인 내가 이겨야 與 견제 ‘법기술자 ’추미애, 싸움판은 그만조응천과 연대, 언제나 열려 있어6·3 지방선거 경기지사에 도전하는 양향자 국민의힘 후보는 3일 “중도와 실용주의를 대표하는 양향자의 경기도 승리가 대한민국이 바로 가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국민의힘 경선에서 최종 승리한 양 후보는 이날 국회 본관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기도를 정치 싸움꾼으로부터 지켜 달라는 경기도민들을 위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경기지사인가. “평생 반도체를 했던 사람으로서 그 기술로 이뤄야 할 과업이 분명한 사람이다. 대한민국은 세계를 선도하는 부민강국(富民强國·국민이 부유해지면 국가가 강해진다), 대외적으로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과학기술 패권 국가가 돼야 한다. 그 중심이 반도체이고 경기도다. 경기도의 동맥에서 다른 지역의 정맥을 통해야 한다. 그래서 경기도의 앞으로 4년이 해방 후 70년의 변화보다 중요하다.” -경기 31개 시군마다 첨단 산업을 육성하겠다 했는데. “지금은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4600만원인데, 1억원 시대를 열려면 GRDP 750조원을 더해 줘야 한다. 지금 GRDP의 80%가 경기 남부인데 북부 쪽은 방산, 모빌리티, 데이터센터, 물류, 관광 등 완전히 블루오션이다. 경기를 북도와 남도로 나눌 것이 아니라 동서로 지원해야 한다.” -반도체 호황에 성과급 문제도 뜨거운데. “공정한 보상에 대한 노동자들의 요구는 당연하다. 다만 반도체는 국가 전략산업이기에 정부와 경기도가 노사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고 본다. 반도체는 한 기업만의 산업이 아니라 국가 산업이다. 2022년 반도체특별법에 반도체를 첨단 전략산업으로 지정하게 한 것도 같은 이유다. 상한 없이 성과급을 그대로 나누기만 하는 것은 국가 산업 근본에 어긋난다. 지금의 초과이익성과급(PS) 제도는 새롭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과 정부, 여당을 설득할 수 있나.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의 첨단 산업 위원장을 맡아 봤다. 부민강국, 과학기술 패권 국가를 위해 첨단 산업을 키우는 역할을 맡은 것은 이미 정파를 초월한 것이다. 특히 여당의 독재화라는 현재의 정치 상황에서 야당 경기지사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대한민국을 바로잡는 견제 기능이 될 거다. 이재명 대통령과 양향자의 실용주의가 비슷하다.” -추 후보와의 대결인데. “양향자와 추미애, 일꾼 대 싸움꾼, 산업 전문가 대 법기술자, 경제 대 정쟁 구도가 명확한 선거다. 명분은 저에게 있다. 싸우는 거 징글징글하다, 우리 경기도를 싸움판으로 만들 수 없다며 도민들은 이미 판단을 다 하셨다. 열 분이면 열 분, 백 분이면 백 분이 다 추 후보를 무조건 이겨 달라고 말씀하신다.” -공소취소 특검법 논란이 뜨겁다. “경기도민들은 공소취소 ‘원흉’인 추 후보가 나온 것만으로도 굉장히 불편해 하신다. 경기도는 첨단 산업을 두고 결정해야 할 사항들이 많은데 추 후보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하듯 무조건 방망이만 두드리면 어쩌냐고도 걱정하신다. 웬만하면 ‘둘이 경쟁해서 이겨라’라고 하실 텐데 지금은 양향자가 좋든 싫든 그걸 떠나서 추미애가 돼서는 안 된다고들 말씀하실 정도다. 민주당 ‘개딸’과 경기도민은 다르다. 승리를 확신한다.” -국민의힘이 극단주의와 결별해야 한다고 했는데. “아무리 장동혁 대표와 우리 당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해도 그들의 죄가 계엄의 죄보다 큰가 생각해 봐야 한다. 그래서 계엄을 확실하게 사과하고 이 수렁을 건너려면 세력이 바뀌어야 한다. 내란, 계엄, 탄핵과 전혀 연관 없는 실용주의자 양향자가 경기지사가 되는 순간 역사가 바뀔 것으로 본다. 경기도의 승리를 넘어 대한민국이 바로 가게 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경선 과정에서도 윤어게인 세력이 양향자를 비토했지만 이겨 냈다.” -조응천 개혁신당 후보와의 연대는. “이 어려운 시기에 작은 당에서 출마한 용기에 박수를 드린다. 여당의 독주를 막고자 하는 세력과는 언제든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은 열어 두고 있다. 대화 조건은 3가지다. 첫째는 경기도의 경제 살리기가 최우선 과제다. 둘째, 혁신 보수에 대한 철학과 의지가 분명해야 한다. 셋째는 민주당의 오만과 독주를 견제하자는 데 동의해야 한다는 것이고 이 부분은 조 후보도 동의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 지금은 추 후보를 압도적으로 이겨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
  • 6·3 캠프 실세는 ‘미스터 AI’ [6·3 지방선거 D-30]

    6·3 캠프 실세는 ‘미스터 AI’ [6·3 지방선거 D-30]

    챗봇 실시간 소통·여론 분석부터유니폼 시안·안무 코치까지 받아 인공지능(AI) 기술이 30일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의 선거 운동 지형을 바꾸고 있다. AI 챗봇을 통한 후보와 유권자 간 실시간 소통부터 정밀한 여론 분석, 효율적인 유세 동선 설계까지 선거 캠페인의 전 과정에 AI를 활용하는 후보들이 늘어나면서다. 유세 안무를 짜고 의상을 맞출 때도 AI 도움을 얻는 등 비용과 시간을 모두 아낄 수 있어 자금과 조직력이 부족한 정치 신인 등의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오영준 더불어민주당 대구 중구청장 후보는 공식 홈페이지 ‘오영준 닷컴’에 실시간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AI 챗봇’을 전면 배치했다. 이 챗봇은 기사와 공약을 학습해 유권자의 질문에 즉각 답변하는 ‘24시간 대변인’ 역할을 한다. 오 후보가 캠프 내부용으로 쓰는 대시보드는 온라인 여론과 댓글 반응을 실시간 수치화해 전략 수립을 지원한다. AI가 단순한 홍보 도구를 넘어 의사결정을 돕는 ‘지능형 보좌진’의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오 후보 캠프 관계자는 3일 “AI 기반의 효율화로 홈페이지 제작 등 선거 비용을 1000만원 이상 절약했다”고 밝혔다. 콘텐츠 제작 방식도 한층 효율화됐다. 지난 1일 서울 은평구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실에서 만난 김영웅 서울시의원 후보와 오소영·이한백·장경은·황호진 은평구의원 후보는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활용해 숏폼 콘셉트 시안을 짠 뒤 이를 한참 동안 연습했다. 김 후보는 “기획 단계의 인건비를 대폭 줄인 것이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선거 유세복 시안 제작이나 공약 구상, 연설문 작성에도 ‘챗GPT’, ‘그록’ 같은 생성형 AI를 활용했다. 장 후보는 “홍보 문구가 옷의 상단이나 중간 중 어디에 들어가는 게 좋은지 빠르고 쉽게 바꿔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선거운동은 지역구 구석구석을 찾아가는 게 중요한데 AI로 거점을 미리 찾아 놓으면 시간을 벌고 주민을 더 만날 수 있다”고 했다. 중앙당이 개발한 ‘AI 솔루션’을 적극 활용하는 후보도 있다. 지난 1일 서울 광진구 노룬산공원에서 만난 이진현 개혁신당 광진구의원 라선거구 후보는 개혁신당 ‘AI 선거사무장’이 알려 주는 유세 동선과 본인이 AI로 직접 제작한 민원 제보 페이지를 참조해 하수도에 쌓여 있는 담배꽁초를 치우며 ‘핀셋 유세’를 했다. 이진현 후보는 “홈페이지 제작 외주비 300만원을 아꼈고, 유튜브 영상 편집에도 AI를 활용해 가성비 높은 선거운동이 가능해졌다”며 “시민들에게도 ‘세금을 아껴서’ 당선됐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싶다”고 했다. 김덕수 조국혁신당 전남 나주시장 후보는 챗GPT 기반 ‘금성산’과 제미나이 기반 ‘영산강’ 등 두 가지 모델로 ‘AI 보좌관’을 가동 중이다. 시민들이 여기에 접속하면 후보의 공약과 비전을 확인할 수 있고 답변 하단의 구글폼을 통해 각종 의견, 민원을 후보에게 직접 남길 수 있다. 선거 정보를 유권자 친화적으로 전하려는 시도도 눈길을 끌었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 경기도의원 비례대표에 도전하는 김한슬 구리시의원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시각화한 유권자 맞춤형 선거 정보 사이트 ‘모두의 선거’를 개설했다. AI 코딩을 통해 열흘 만에 구축된 이 사이트는 후보자의 전과, 당적 변경 이력 등을 제공한다. 김 시의원은 “하루 평균 방문자 수가 1만명에 이른다”고 했다. 각 정당도 중앙당 차원에서 AI 활용법을 전수하고 있다.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자체 구축한 유권자 데이터에 다양한 빅데이터를 결합해 지도에 시각화한 ‘AI 전략지도’를 후보들에게 제공 중이다. 국민의힘은 후보들에게 지역별 인구 특성을 고려한 AI 가상 세계에서 공약·정책·메시지에 대한 반응을 미리 확인하는 시스템을 지원할 계획이다. 개혁신당은 최적화된 유세 일정과 동선 등 선거 운동 전략을 제공하는 ‘AI 사무장’과 ‘쇼츠 제작기’ 등을 자체 개발했다. ‘AI 선거’는 이미 세계적인 흐름이다. 일본 개발자 출신인 팀미라이의 안노 다카히로 대표는 지난 2월 중의원 선거에서 자신의 목소리·말투·공약을 학습한 챗봇 ‘AI안노’로 유권자들의 호응을 끌어내며 창당 9개월 만에 비례대표 11석을 차지했다. 에릭 애덤스 미국 뉴욕시장은 2023년 스페인어·중국어 등 다양한 외국어로 복제된 AI 음성을 활용해 ‘시정 홍보 로보콜’을 발송하는 등 기술을 활용해 유권자와의 접점을 넓혔다. 전 세계적으로 AI 선거가 활발해진 것은 AI 캠페인의 효용성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랜드 미 코넬대 교수팀은 AI 챗봇과의 대화가 유권자 표심에 미치는 영향이 기존 정치 광고보다 더 클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 고성·야유에 탈당 경고… 원팀 다짐 무색한 野

    고성·야유에 탈당 경고… 원팀 다짐 무색한 野

    6·3 지방선거를 앞둔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공개 표출됐다.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 개소식에는 ‘컷오프’(공천배제)와 법적 대응 후 불출마한 최다선 주호영(6선) 의원이 불참하는 등 좀처럼 ‘원팀’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 2일 부산 개소식에는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초청을 받지 못해 별다른 지원 행보를 하지 못한 장 대표의 첫 캠프 개소식 참석이었다. 이 자리에서 그간 장 대표와 각을 세워 온 조경태 의원이 마이크를 잡자 참석자 중 일부가 야유를 보냈다. 여기에 조 의원도 “장동혁 지지자들은 모두 나가라”고 응수하며 소동이 벌어졌다. 박 후보가 “낙동강 전선부터 지켜야 한다”며 “반드시 하나가 돼서 보수 대통합을 넘어 시민 대통합을 이루자”고 마무리 연설을 하면서 큰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한 참석자는 “ 남의 잔칫집을 다 망쳤다”고 토로했다. 추 후보의 3일 대구시장 캠프 개소식은 이철우 경북지사 후보는 물론 국민의힘 대구·경북 의원들이 참석해 ‘원팀’을 강조했다. 하지만 주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장 대표는 축사에서 “공천 과정에서 대구 시민들 마음의 상처를 드리고 걱정을 끼친 데 당대표로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충남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을 두고는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가 탈당을 경고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김 후보는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공천 신청을 두고 페이스북에 “지난 12·3 계엄 이후 우리의 현주소를 잊었단 말인가”라고 공개 반대했다. 특히 “자숙과 반성 없이 국민적 양심에 반하는 행위를 한다면 떠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박덕흠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은 “본선 경쟁력은 물론 6·3 선거 전체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까지 고려해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해당 지역 심사는 보류됐고, 정 전 실장은 공천 불발 시 무소속 출마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 태안서 울진까지… 배낭족 첫 ‘한반도 순례길’ 849㎞ 열린다

    태안서 울진까지… 배낭족 첫 ‘한반도 순례길’ 849㎞ 열린다

    안면도~망양정 잇는 55구간 숲길거점 연결 통한 도보 ‘백패킹’ 가능 태안 구간, 염전·숲·해변 어우러져쉼터 유료화·숙박용 짐 배송 검토6대 숲, 외부인 11만원 지출 효과둘레길 늘며 지속 가능성은 과제 충남 태안 안면도에서 경북 울진 망양정을 잇는 ‘849㎞’ 숲길. 동서트레일은 한반도의 동서를 횡단하는 국내 첫 장거리 숲길이다. 5개 시도와 21개 시군, 225개 마을을 잇는 소통의 공간이자 역사·문화의 현장이기도 하다. 하루 15~20㎞씩 걸어도 꼬박 한 달 보름이 걸린다. 한국형 산티아고 순례길(800㎞)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백패킹(야영 장비를 등에 지고 가는 여행)이 가능하다. 전체 55개 구간은 서해권·도시권·농촌권·산림 경관 권역으로 세분화해 다양한 경관을 만날 수 있다. 동서트레일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산촌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권역별로 광역·거점센터, 2~3개 구간에 안내소, 20㎞·10㎞ 지점마다 각각 대피소와 간이대피소를 설치해 탐방객의 편의와 안전을 지원한다. 탐방객이 마을·주민과 상생할 수 있도록 거점 마을(90개)과 쉼터(119개)도 조성한다. 동서트레일은 새로운 길이 아니라 산길·임도·국가 숲길·마을길 등을 이은 형태다. 지난해 말까지 607㎞를 연결한 가운데 내년 전 구간 개통을 앞두고 있다. ●안면송에서 출발해 태안 해변을 잇다 태안 안면도자연휴양림 내 수목원이 동서트레일의 서쪽 시작점이다. 2024년 9월 태안에서 1~4구간(안면도 휴양림~팔봉산 주차장 간 57㎞)이 우선 개통했다. 1구간(휴양림~백사장항 13.8㎞)은 안면송 군락에서 솔향을 맡으며 출발해 수목원과 지방 정원을 지나는 숲 산책로다. 꽃지해수욕장부터 3구간(몽산포항~태안읍행정복지센터)은 해변을 따라 걷는 해수욕장 투어길을 만나게 된다. 탐방객이 본격적인 트레킹을 시작하기 전 경치를 즐기며 몸을 풀 수 있는 구간이다. 4구간은 백화산을 거쳐 팔봉산으로 이어지는 산악 코스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문흥수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동서트레일 소장은 “1~2구간은 관광객이 많은 휴양림과 수목원, 해수욕장이 펼쳐져 있고 평탄해 가볍게 걸을 수 있다”면서 “동서트레일을 처음 접하는 장소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1~2구간에서는 차를 타면 알 수 없는 염전을 볼 수 있고 태안 해안길과 연계돼 또 다른 걷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여유가 있다면 게국지와 실치 등 태안의 풍부한 이색 먹거리도 경험할 수 있다. 방포해수욕장 인근 한 카페 대표는 “이전과 달리 배낭을 멘 여행객을 자주 볼 수 있다”면서 “동서트레일로 인한 체감 효과는 아직 미미하지만 전 구간이 열리고 탐방객이 늘어나면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1구간을 지나 2구간(백사장항~몽산포항 12.1㎞)에 진입해 피로감을 느낀다면 백사장항에서 6.7㎞ 지점이자 첫 번째 백패킹이 가능한 별주부마을에서 피로를 해소하는 시간을 가지면 된다. 아직 게스트하우스나 민박 시설이 없어 숙박을 위한 텐트가 필수적이다. 산림청은 동서트레일 개통에 앞서 안내판과 거리목 설치, 백패킹이 가능하도록 시설 구축에 나서고 있다. 백패킹장으로 활용할 대피소와 간이대피소에는 화장실과 샤워 시설 등을 조성하고 거점 마을에서 주민이 제공하는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협의를 진행 중이다. 민간이 운영하는 쉼터와 대피소 등은 유료화하고 마을과 연계해 특산물 판매와 막걸리 투어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숙박을 신청한 탐방객에 대한 짐 배송과 차량 이동 서비스 도입 등도 검토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소규모 농촌 체험 프로그램, 보건복지부의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과 연계해 농산촌 주민을 지원할 예정이다. 주의할 점도 있다. 백패킹장 이용 시 사전 대피소 예약이 필수며 화기를 사용할 수 없는 대피소가 있어 예약 전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산불 조심 기간 등에 산악 권역은 탐방객이 5명 이상이면 반드시 산림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산림청 숲길등산레포츠팀 강효엽 사무관은 “고령화·도시화가 심화하고 건강과 여가 활동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산림을 활용한 다양한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등산 인구를 대체할 첫 장거리 트레일이 세계적인 명소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역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산 유발·고용 창출로 지역 소멸 대응 산림 자원은 공익적 가치뿐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소멸을 늦추는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한국산지보전협회 산지정책연구센터가 2023년 기준 산림청 지정 100대 명품숲 중 6곳을 대상으로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결과 생산 유발·고용 창출 효과가 뚜렷했다. 조사 대상인 장성 축령산 편백숲(388㏊),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숲(3075㏊), 평창 대관령 특수조림지(618㏊), 강릉 대관령 금강소나무숲(450㏊),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138㏊), 울주 신불산 억새숲(338㏊)은 연간 수십만 명이 방문한다. 방문객을 기준으로 휴양형인 장성 편백숲(30만 6890명)은 생산 유발효과가 706억원, 고용효과가 연간 591명으로 나타났다. 울진 금강소나무숲(2만 7810명)은 보전형에도 탐방객으로 인한 생산 유발효과가 61억원, 매년 55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1인당 평균 지출액은 지역 내 방문객이 2만 3000~7만 7000원, 외부 방문객은 7만~11만원 수준으로 분석됐다. 체류형 관광 기반이 잘 갖춰진 지역일수록 경제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속 가능성이 과제다. 한때 열풍을 일으켰던 지리산 둘레길은 2012년 전 구간 개통 후 2015년 방문객이 70여만명에 달했다. 국립산림과학원 분석에 따르면 2018~2022년까지 지리산 둘레길 인근 5개 시·군으로 귀촌한 인원이 5862명, 귀산촌인이 2086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전국에 둘레길이 조성되며 방문객이 줄더니 코로나 이후 20만명대에 머물고 있다.
  • 한춘옥 전남도의원, 순천 고인돌공원 활성화 이끌어···입장료 폐지

    한춘옥 전남도의원, 순천 고인돌공원 활성화 이끌어···입장료 폐지

    전남도의회 한춘옥(더불어민주당·순천2)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라남도 고인돌공원 관람료 징수 등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이 최근 열린 제39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순천시 송광면에 위치한 고인돌공원은 주암댐을 건설하면서 발굴된 고인돌, 선돌, 움집 등을 이전·복원해 선사문화 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조성된 장소다. 1만 8000여 평 부지에 고인돌 147기, 모형 고인돌 5기, 움집 6동, 구석기시대 집 1동, 체험학습장, 자연학습장 등이 갖춰진 야외박물관이다. 그동안 조례에 따라 어린이 500원, 성인 1000원의 관람료를 징수해 왔다. 전남도의회 경제관광문화위원회는 지난해 11월 현지 활동으로 고인돌공원을 방문해 공원 운영 현황에 대해 청취하고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관람료 수익률 점검 등을 제안했던 한 의원은 입장료 징수 실효성이 미미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한 의원은 “최근 관람객 부담을 줄이고 방문을 촉진해 지역경제와 관광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관광지 입장료를 폐지하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번 관람료 폐지가 문화유산에 대한 접근성 확대로 이어져 고인돌공원이 순천의 명소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돌공원의 아름다운 경관을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 빗속에서도 빛난 조선 왕실의 품격…인류무형문화유산 ‘종묘대제’ 봉행

    빗속에서도 빛난 조선 왕실의 품격…인류무형문화유산 ‘종묘대제’ 봉행

    황금연휴 기간인 3일 서울 종로구 종묘.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에도 조선 최고의 국가 의례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종묘대제’가 엄숙히 봉행됐다.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중 ‘길례’(吉禮)에 속하는 종묘대제는 매년 5월 첫 번째 일요일에 봉행된다.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왕비와 황제·황후의 신주가 모셔진 종묘에서 진행되는 국가의 핵심 행사로, 왕이 직접 거행한 의례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제례와 음악(종묘제례악), 무용(일무)이 결합된 종합의례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 대취타 소리에 맞춰 경복궁 광화문을 출발한 어가행렬은 세종로사거리, 종로 1·2·3가 등 약 2.2㎞ 구간을 거쳐 종묘로 향했다. 비 맞는 것도 잊은 채 행렬의 모습을 사진에 담던 프랑스 여행객 이사벨(62)은 “현대적인 건물들 사이에 전통적인 요소가 섞인 모습이 너무나도 훌륭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오후 2시부터는 종묘에서 시민과 주요 내빈 등 1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전 제향이 거행됐다. 제향 시작 전 정전 각 신실에 제관 184명이 들어서는 ‘취위’(就位)가 시작되자 장내에는 엄숙함이 흘렀다. 올해 제향은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 설치된 대형 화면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해 정전 밖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제향 후에는 신실 내부를 관람객이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됐다. 현장을 찾은 박선화(59)씨는 “종묘대제처럼 한국적인 미로 가득한 ‘K컬처’를 우리 국민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도 더 많이 향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초등학생인 쌍둥이 딸과 함께 온 신지연(45)씨는 “정전 제향 관람 티켓까지는 구하지 못했지만, 어가 행렬을 현장에서 보고 대형 화면으로도 제향을 볼 수 있어 현장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 [단독]서울대엔 1000억 기부, 직원엔 ‘경영 악화’… 신사고 명퇴 논란

    [단독]서울대엔 1000억 기부, 직원엔 ‘경영 악화’… 신사고 명퇴 논란

    베스트셀러 수험서 ‘쎈’·‘우공비’로 알려진 출판사 좋은책신사고가 경영 악화를 이유로 임직원 10명 중 8명에게 명예퇴직을 권고해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수천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데다 서울대에 1000억원 규모의 기부까지 약정한 회사가 정작 직원들의 안정적인 고용은 외면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3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좋은책신사고는 최근 근속 5년 이상 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명예퇴직 권고 공고를 냈다. 지난달 초 10년 차 이상 팀장급에 한정됐던 대상이 사실상 전 직원으로 확대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에 따르면 대표를 제외한 재직자 59명 중 78%인 46명이 대상에 올랐다. 위로금으로 1년 치 연봉이 제시됐으나, 직원들은 ‘정리해고 전 단계’로 받아들이고 있다. 사측이 내세운 명분은 경영 실적 악화다. 실제 좋은책신사고의 영업이익은 2024년 170억원대에서 지난해 76억원으로 줄었고, 부채는 380억원에서 417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재무제표를 뜯어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지난해 기준 현금성 자산은 2106억원, 이익잉여금은 2722억원이다. 자산총계(3113억원)는 전년보다 93억원 증가했다. 이에 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14.4%에서 15.5%로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초우량’ 수준이다. 정재순 좋은책신사고지부 사무국장은 “영업이익이 다소 줄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흑자를 기록 중이고, 자산 규모를 고려하면 경영 위기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내부 반발을 키운 결정타는 대외 기부 행보다. 좋은책신사고는 지난 1월 서울대와 ‘무주·쎈 연구기금’ 협약을 맺고 10년간 총 100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매년 지출할 100억원은 지난해 영업이익을 웃도는 규모다. 영업외비용 항목의 일반 기부금도 2024년 13억 6000만원에서 지난해 21억 3000만원으로 1년 새 56% 늘었다. 직원 A씨는 “사내 게시판에 공고가 올라온 순간 사무실 분위기가 얼어붙었다”며 “회사가 어렵다면서 뉴스에는 수천억 기부 소식이 나오니 황당하다”고 전했다. 좋은책신사고 측은 이날 서울신문에 “명예퇴직 권고는 경영 악화에 따른 조치”라며 “그 외 입장은 없다”고 해명했다.
  • “평화 헌법 9조 지켜라” 외침 속…日총리는 개헌 찬성 집회 메시지

    “평화 헌법 9조 지켜라” 외침 속…日총리는 개헌 찬성 집회 메시지

    개헌 찬성 57% 9조 개정은 ‘불필요’ 80%다카이치는 개헌 찬성 집회에 영상 메시지 #3일 오후 1시 도쿄 아리아케방재공원. 일본 헌법기념일을 맞아 열린 개헌 반대 집회에 모인 시민들 사이에서 “평화헌법 9조를 지켜라”는 구호가 이어졌다. 아이와 함께 집회에 참석한 40대 남성 스즈키는 “9조가 있었기 때문에 지난 80년간 전쟁이 없었고 군사 협력 요청도 거부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며 “일본을 평화국가로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오후 2시 30분 도쿄 신바시역에서는 스피커를 단 차량 위에 오른 한 청년이 “자주국방 체제 확립”을 외치며 개헌을 주장했다. 일부 시민들은 박수를 보냈다. 자신을 대학생이라고 소개한 20대 청년은 “전쟁을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대에 맞게 헌법을 손볼 필요는 있다”며 “무엇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다”고 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임기 내 개헌을 공식화한 가운데 일본 사회는 이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평화헌법 수호’ 목소리는 여전하지만 사회 전반의 기류는 엇갈리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이 3~4월 전국 유권자 20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편 여론조사에 따르면 ‘헌법 개정 찬성’ 응답은 57%로 ‘개정 반대’(40%)를 앞섰다. 개헌 논의 진전에 대해 ‘기대한다’는 응답도 54%로 집계됐다. 이는 이시바 시게루(26%), 기시다 후미오(29%) 내각 때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아사히신문이 같은 시기 18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다카이치 정권 하의 개헌 실현 ‘찬성’이 47%로 ‘반대’(43%)를 앞섰다. 아사히는 아베 신조 전 총리 시기인 2016년 이후 같은 질문을 이어왔는데, 찬성이 반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다만 각론에서는 온도차가 뚜렷했다. 요미우리 조사에서 전쟁 포기를 규정한 헌법 9조 1항은 ‘개정할 필요 없다’가 80%로 압도적이었다. 개헌 찬성 여론과 달리 9조는 유지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셈이다. 전력 보유 금지를 담은 2항은 ‘개정 필요’(47%)와 ‘불필요’(48%)가 팽팽히 맞섰다. 또 1·2항을 유지한 채 자위대를 헌법에 명시하는 방안에는 60%가 찬성했다. 현행 헌법은 자위대 관련 규정이 없다. 자민당은 개헌 과제로 자위대 명기, 긴급사태 조항, 참의원 선거구 합구 해소, 교육 충실 등 4가지를 제시해왔으며 핵심은 자위대 명기다. 같은 날 다카이치 총리는 개헌 찬성 집회에 “헌법은 국가의 기초인 만큼 시대의 요구에 맞춰 개정돼야 한다”는 영상 메시지를 보내며 개헌 여론 환기를 겨냥한 행보를 보였다. 다만 국민 우려와 야당 반대를 의식한 듯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참의원 합구 해소와 긴급사태 조항을 자위대 명기보다 우선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발의·국민투표 시기는 못 박지 않았지만 “일각이라도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 “성능은 한국, 생산은 미국”…한화, ‘미국산 K9’ 승부수 [밀리터리+]

    “성능은 한국, 생산은 미국”…한화, ‘미국산 K9’ 승부수 [밀리터리+]

    한국산 K9 계열 자주포가 미국 본토 생산 거점을 앞세워 미 육군 155㎜ 포병 현대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한화디펜스USA는 미 육군의 ‘기동 전술포’(MTC·Mobile Tactical Cannon) 사업에 K9 기반 K9MH를 제안한 데 이어 앨라배마주 오펠라이카에 통합·시험 시설을 마련했다. 한화가 ‘미국산 K9’ 전략을 본격화한 것이다. 한화디펜스USA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펠라이카 시설을 K9 이동형 자주포 계열의 미국 내 통합·시험 거점으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3년 임차 계약을 맺고 2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한다. 1단계로 현지 일자리 약 40개도 만든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아미 레커그니션은 2일 한화디펜스USA 발표를 토대로 한화가 K9 제안을 개념 단계에서 미국 현지 생산 단계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새 앨라배마 시설이 기동성, 네트워크 통합, 생존성 있는 장거리 화력을 중시하는 미 육군 포병 현대화 흐름과 맞물린다고 분석했다. 한화의 승부수는 단순 수출이 아니다. 회사는 K9MH를 MTC 사업에 제안하면서 자주포 성능뿐 아니라 미국 내 생산, 공급망, 탄약·장약, 사격통제, 지휘통제 체계를 묶은 포병 패키지를 내세웠다. ◆ 차륜형 K9MH…“빨리 쏘고 빨리 빠진다” K9MH는 기존 궤도형 K9을 그대로 미국에 들이미는 체계가 아니다. 8×8 차륜형 차대에 K9A2 계열 자동화 기술과 155㎜ 52구경장 포를 결합한 모델로 알려졌다. 미 육군이 원하는 차륜형 기동성, 자동 장전, 빠른 진지 변환, 미국식 지휘통제 체계 통합을 겨냥했다. 탄약 호환성도 강점이다. K9MH는 나토권 155㎜ 포병 표준과의 호환성을 염두에 둔 체계다. 미 육군과 동맹국이 쓰는 155㎜ 포탄 운용을 전제로 삼는 만큼 새 포 도입에 따른 탄약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발사 속도는 K9MH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다. K9MH는 실사격 시험에서 59초 동안 9발을 발사하며 약 7.5초 안팎의 발사 간격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짧은 시간에 화력을 집중한 뒤 즉시 진지를 이탈하는 현대 포병전의 요구를 겨냥한 성능이다. 미 육군이 MTC를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드론과 대포병 레이더, 배회탄이 전장을 뒤덮으면서 포병은 쏜 뒤 곧바로 움직여야 한다. 견인포처럼 포를 펼치고 사격 준비를 한 뒤 다시 철수하는 방식은 생존성에 한계가 있다. MTC는 M777 155㎜ 견인포 대체 사업으로 거론된다. 외신들은 사업 규모가 400문 이상에서 많게는 500문 안팎까지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선정 체계는 스트라이커 여단전투단을 포함한 미 육군 기동·보병 부대에 들어갈 수 있다. ◆ ERCA 접은 美…한화는 ‘포병 생태계’ 노린다 미 육군이 K9MH 같은 후보를 주목하는 배경에는 장사정포 사업 실패가 있다. 미 육군은 기존 M109 팔라딘 계열을 바탕으로 사거리를 크게 늘린 ERCA, 즉 확장사거리포 개발을 추진했다. 그러나 시제품 단계에서 기술적 한계와 운용성 문제가 드러나자 2024년 사업을 접었다. 이후 미 육군은 방향을 바꿨다. 완전히 새로운 포를 처음부터 개발하기보다 이미 검증된 미국·동맹국 체계를 빠르게 평가해 전력화하려 한다. 아미 레커그니션도 미 육군이 ERCA 이후 이론상 최대 사거리보다 실전 사거리와 신뢰성, 생산 준비도, 탄약 호환성을 더 중시하게 됐다고 짚었다. K9 계열은 이 조건에 맞는 후보로 꼽힌다. 한국군뿐 아니라 폴란드,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호주, 이집트 등이 K9을 운용하거나 도입했다. 한화디펜스USA는 전 세계에 배치된 K9 계열 포병 체계가 2000문을 넘는다고 강조해왔다. 이미 양산되고 여러 나라가 쓰며 정비·훈련·보급 경험까지 쌓인 만큼 개발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한화는 자주포 한 문만 팔려 하지 않는다. K9MH 제안에는 포탄과 장약, 사격통제, 지휘통제 체계가 포함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포병전은 사거리 경쟁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얼마나 빨리 쏘고 빠지는지, 탄약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보급하는지, 전시에 장약과 포탄 생산을 얼마나 유지하는지가 승부를 가른다. 한화는 미국 내 탄약 생산 투자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미국 제조 기반 확대 흐름 속에서 아칸소 탄약 시설에 약 13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언급됐다. K9MH 플랫폼과 앨라배마 통합·시험 시설, 탄약 생산 투자를 묶으면 한화의 목표는 분명해진다. 미국 포병 생태계 안으로 들어가려는 장기 전략이다. 물론 K9MH가 수주를 보장받은 것은 아니다. MTC 사업에는 라인메탈 계열 RCH 155, BAE 보포스의 아처, 제너럴다이내믹스의 네메시스 개념, 엘빗의 시그마 등 경쟁 후보들이 있다. BAE는 M109-52 개량안도 별도로 추진하고 있다. 한화가 앞세울 차별점은 K9 계열의 글로벌 운용 실적, K9MH의 자동화·차륜형 기동성, 앨라배마 현지 통합·시험 시설이다. 미국 방산 시장은 성능표만으로 수주를 따내기 어렵다. 미국 안에서 만들 수 있는지, 유사시 얼마나 빨리 공급할 수 있는지, 미국 일자리와 산업 기반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함께 본다. 한국 방산에도 상징성이 크다. K9은 이미 세계 자주포 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산 무기체계로 꼽힌다. 그러나 미 육군 주력 포병 현대화 사업은 차원이 다르다.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의 획득 기준과 공급망, 후속 개량 체계 안에 한국산 플랫폼이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결국 승부는 K9MH의 성능만으로 갈리지 않는다. 한화가 미 육군의 시간표 안에 체계를 통합하고 미국 땅에서 안정적으로 만들며 전시에 계속 공급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K9MH 제안이 출사표였다면 앨라배마 시설 확보는 그 출사표를 미국 본토 생산 전략으로 옮긴 첫 실행 단계다. K9은 이제 한국산 수출 자주포를 넘어 미군 포병판에 진입하려는 ‘미국산 K9’ 후보로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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