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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

    ■기획재정부 ◇과장급 인사△연구개발예산과장 이중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장급 전보△인공지능정책기획관 김경만 ◇과장급 전보△과학기술인공지능정책협력담당관 김연△인공지능정책기획과장 공진호△인공지능안전신뢰정책과장 김국현△인공지능안전신뢰지원과장 최우석△디지털인재양성과장 백병수△인공지능기술기반정책과장 양기성△인공지능데이터정책과장 이소라△인공지능데이터진흥과장 장기철△인공지능전환지원과장 정재훈△소프트웨어산업과장 조경래△통신이용제도과장 김준모 ■조선일보 △조선일보사사료연구실장 이한수
  • “바다·동굴·역사문화 다 어우러진 삼척… 무한한 관광자원으로 지역 경제 살릴 것”

    “바다·동굴·역사문화 다 어우러진 삼척… 무한한 관광자원으로 지역 경제 살릴 것”

    폐광지 등 개발에 대규모 투자 박차동해선 개통 발맞춰 숙박 등 할인도 “시민들의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하는 게 제 사명이자 책무이고, 그 답은 관광에서 찾고 있습니다.” 박상수 강원 삼척시장은 지난 2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삼척이 가진 관광자원의 무한한 잠재력을 막강한 경쟁력으로 바꾸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천만 관광도시를 실현해 지역경제를 살리고 도시의 지속 가능성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수소산업, 스포츠마케팅, 폐광지 대체산업 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다음은 박 시장과의 일문일답. -삼척 관광이 비교우위에 있는 점은. “다양성과 차별성이다. 삼척에는 바다와 동굴, 역사문화가 한데 어우러져 있다. 이런 관광자원을 보유한 곳은 전국에서 삼척뿐이다. 한국의 나폴리라고 불리는 장호항과 초곡용굴촛대바위길, 해양레일바이크, 해상케이블카를 통해 바다를 좀더 재밌게 즐길 수 있고, 대금굴과 환선굴에서는 5억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다. 어촌의 해학적인 문화를 담고 있는 해신당공원, 폐광지의 숨결을 살린 유리나라와 나무나라, 국보 죽서루 등엔 많은 이야기가 있어 눈과 귀가 즐겁다. 풍부한 관광자원에 대규모 투자와 개발이 더해진다면 분명 연간 1000만명 이상이 찾는 관광지가 될 것이다. 해안도로 리조트 개발, 루지 관광지 등이 대표적이다.” -동해선 철도가 완전 개통했다. “올해 초 동해선 개통은 삼척 관광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 8월까지 철도를 통해 12만명이 삼척을 찾았다. 부산, 대구 등 영남권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 개통 전부터 철저하게 관광객을 맞을 준비를 했다. 개통 이벤트로 관광지 입장료, 숙박 할인 패키지를 선보였고 전통시장과 청년몰에서 할인 혜택을 주는 프로모션도 진행했다. 시티투어 노선에 삼척역과 근덕역을 넣기도 했다. 8월까지 시티투어 이용객은 1301명으로 전년보다 2배 늘었다. 관광지, 음식점, 카페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통합 관광이용권인 척척패스를 운영하는 한편 블로거와 인플루언서 등을 통해 삼척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있다.” -폐광지역을 살리기 위한 대책은.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 가속기를 기반으로 한 의료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해 폐광지 경제를 회생시킬 것이다. 3600억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이다. 지난달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으며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시민과의 소통이 남다르다. “행정의 시작이자 끝은 소통이다.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했다. 취임 뒤 ‘시장과 함께하는 동네한바퀴’, 명예시장 제도를 신설했고 꼭 이 자리가 아니더라도 틈틈이 시간을 내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늘 시민들 곁에 있는 시장이 되겠다.”
  • 불꽃 드론·시간 여행·OST 공연… 축제 물드는 진주

    경남 진주가 가을 축제로 물든다. 진주시는 오는 4일 진주남강유등축제를 시작으로 10일 개천예술제·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이 개막해 19일까지 이어진다고 30일 밝혔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역동적인 연출과 첨단 기술을 접목해 관람객을 맞는다. 축제에서는 움직이는 육상·수상 등과 3D 홀로그램 기술을 접목한 유등을 공개한다. 진주성 둘레길과 외곽에는 신규 콘텐츠를 배치하고, 2023년과 지난해 대한민국 등 공모대전 대상 작품은 수상 유등으로 재현·전시한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서비스도 강화했다. 시는 실시간 거리 밀집도 확인이 가능한 ‘스마트 지도 서비스’와 ‘간편 결제서비스’ 등을 도입해 안전하고 쾌적한 축제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축제 하이라이트인 드론쇼는 4·8·18일에, 불꽃놀이는 4·10·18일에 연다. 새로 도입한 수상·불꽃드론으로 다채로운 연출을 선보일 예정이다. 74회째를 맞은 개천예술제는 진주의 전통·예술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세대와 함께하는 축제로 변화를 시도한다. 예술 경연대회는 외연을 확대했고 전국 가장행렬 경진대회는 참가 팀을 늘렸다. 풍물시장 예술 한마당에서는 청년몰 상권과 연계한 문화 공연을 선보이고 진주성 시간여행 등 체험형 프로그램도 강화했다. 한류 드라마 축제인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은 관람객 참여형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했다. 드라마 세트장 체험, 국제포럼, 드라마 히스토리 전시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인다.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ST) 공연과 예술 전시, 굿즈 체험까지 마련해 드라마 팬과 예술 애호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종합 문화축제로 꾸밀 예정이다.
  • 코오롱베니트 “원스톱 서비스로 AX 시대 선도”

    코오롱베니트 “원스톱 서비스로 AX 시대 선도”

    정보통신(IT) 기업 코오롱베니트가 30일 ‘코오롱 베니트 AX(인공지능(AI) 전환) 부스트 서밋 2025’를 개최하고, AX 시대를 선도하며 국산 AI 반도체 기반 생태계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강이구 코오롱베니트 대표는 기조연설에서 디지털 전환(DX)을 넘어선 AX 시대의 개막을 선언하고, 코오롱베니트가 글로벌 IT 기업과 국내 최대 AI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AI 전환 조력자로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AX는 혼자서 이룰 수 없는 변화로 준비된 생태계가 있어야 빠른 성과를 낼 수 있다”며 “최적의 솔루션을 신속하게 연결해 고객 성과를 가속하겠다”고 했다. 코오롱베니트는 이날 행사에서 기업용 AI 통합 플랫폼 ‘프롬튼’(PromptON)을 최초 공개했다. 기업이 AI를 도입할 때 마주하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플랫폼은 AI 도입 시 발생하는 시스템 연결, 보안, 모델 확장성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파트너 솔루션을 연계하는 개방적 AI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특별 연사로 나선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의 박성현 대표는 리벨리온이 개발한 AI 추론 반도체를 기반으로 코오롱베니트와 함께 AI 비전 및 엔터프라이즈 거대언어모델(LLM) 등의 상용화를 확대하고 신경망처리장치(NPU) 솔루션 센터를 공동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는 국내 AI 기술의 실질적인 산업 적용과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리벨리온은 최근 34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 [열린세상] ‘레거시 미디어’의 진짜 의미

    [열린세상] ‘레거시 미디어’의 진짜 의미

    최근 전통적인 매스미디어를 가리키는 단어로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몇십 년 미디어 연구를 전공해 온 사람으로서 이 말을 듣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전이다. 왜 갑자기 그동안 많이 사용하지 않던 말을 쓰기 시작한 것일까. 아마도 신문과 잡지, 라디오와 텔레비전 등 기존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티빙과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유튜브 등 인터넷 기반의 영상 서비스 그리고 소셜미디어(SNS)가 전통적 매스미디어를 대체해 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레거시 미디어의 의미가 그렇게 긍정적으로 쓰이는 것 같지는 않다는 점이다. 심지어 전통적 매스미디어에 속해 있거나 주 업무로 하는 사람들마저도 이 말을 다소 자조적으로 쓰는 것 같다. ‘레거시’의 사전적 의미는 ‘죽은 사람이 남긴 유산’ 또는 ‘과거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대체로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어원을 살펴보면 이는 ‘legitimate’(정당한, 합법적인), ‘legal’(적법한) 등의 단어와 뿌리를 같이한다. 그러나 레거시와 미디어가 합쳐진 레거시 미디어는 주로 신문이나 지상파방송, 케이블방송 등 전통적 매스미디어를 의미한다. ‘올드’(old) 미디어가 가지는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의 부정적인 의미를 대체하기 위해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 매스미디어의 올드함을 부정적으로만 치부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레거시라는 말 자체가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듯, 전통적 매스미디어 또한 많은 긍정적인 역할을 해 왔다. 세계사의 흐름과 미디어의 역사를 병치해 놓고 보면 프랑스 혁명과 미국 독립전쟁의 중심에 신문이 있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국가의 독립과 민주주의 발전에 신문과 방송이 큰 역할을 해 왔다. 또 지난 100여년 동안 대중에게 오락과 즐거움을 선사한 것도 이들 매스미디어다. 미디어 연구에서는 미디어의 핵심적인 기능 중 하나로 사회화와 교육의 기능을 들고 있다. 사람들은 가정과 학교에서의 교육 외에 신문과 방송을 통해 민주 시민으로 성장하고 동시대인들과 호흡을 같이 하면서 문화를 만들고 이어 가는 것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1994년과 1997년 터너방송과 연방통신위원회(FCC) 간의 의무전송규정 관련 소송에서 케이블 사업자들에게 지상파방송을 의무적으로 전송하라고 한 것은 합헌이라고 판결했다. 케이블 사업자들은 표현과 편집의 자유를 들어 지상파방송을 전송하거나 삭제하는 것은 그들의 권한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지상파방송이 당시 미국 사회에 기여한 점을 고려할 때 모든 국민이 지상파방송을 어떤 채널에서든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합당한 조치라고 결론지었다. 이는 결국 미국 지상파방송의 ‘레거시’를 존중한 판결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신문과 방송이 지난날의 레거시에 기대어 변화와 혁신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오늘날의 미디어 환경에서 도태될 것이다. 지난 100여년 동안 새로운 미디어가 계속 등장했지만 신문과 방송은 심층적 기사나 특정 주제의 콘텐츠에 집중함으로써 전문성을 키워 왔다. 레거시 미디어는 급격한 미디어 환경의 변화 속에서 레거시의 의미를 보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적극적 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의 ‘뉴미디어’인 OTT나 유튜브 또한 향후 10년 후나 그 이후에는 또 다른 형태의 올드 미디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OTT나 유튜브가 ‘레거시’가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조회 수와 구독자 수에 매달려 수많은 폭력물과 음란물, 가짜뉴스와 왜곡, 편향된 정보가 가득한 이들 플랫폼이 몇십 년 후에 진정한 의미의 레거시가 될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박남기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 [김충배의 박물관시대] 박물관이 선도하는 K디자인

    [김충배의 박물관시대] 박물관이 선도하는 K디자인

    최근 우리나라 박물관을 비롯해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벌어지는 문화행사에서 특이한 현상이 목격된다. 중심 전시나 행사보다 보조적 요소인 문화상품 판매가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박물관의 유물을 소재로 만든 상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민화 속 까치호랑이나 반차도의 인물들, 상감청자, 미륵보살상, 조선 왕실의 보자기 문양 등이 가방에 매다는 작은 인형이나 키링, 스카프, 램프 같은 생활 속 소품들에 등장하고 있다. 이런 문화상품의 제작과 상품 개발은 국가유산진흥원과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선도하고 있다. 필자가 국립고궁박물관 재임 시절에 만들어 호평받았던 사각 유리등이나 모란 향수 같은 문화상품들은 아이디어와 기본적인 디자인 방향성은 박물관이 제공하고, 실질적인 상품 개발과 판매는 국가유산진흥원이 맡았다. 사람들이 박물관 경험을 추억하기 위해 구매하는 문화상품은 꽤 오랜 협동과 노력의 결과물이다. 또한 문화상품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면서 박물관으로서는 이를 개발하는 데 더욱 정성을 기울이게 된다. 그런데 앞으로는 어떨까. 현재와 같은 문화상품들이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시민들의 기호는 변하므로 더 향상되고 변화된 박물관적 요소를 고민해야만 한다. 앞서 예를 들었던 사각 유리등은 효종대에 왕실의 밤잔치에 쓰였던 장식성 조명기구라는 특수한 서사가 곁들여진 데다가 상품 자체도 매우 예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사각 유리등은 예쁜 소품에 머물지 않고 실생활에 밀접한 공공시설의 디자인에 적용해 상업용 상품으로 개발됐다. 마침 교체시기가 도래한 경복궁 둘레길과 서울 인사동의 도보 가로등을 사각 유리등을 바탕으로 제작한 등기구로 바꾸어 시민들에게 큰 만족감을 주었다. 별다른 특색이 없던 가로등을 왕실의 디자인을 입혀 정체성이 뚜렷한 요소로 탈바꿈시켰기 때문이다. 향후 문화상품의 방향성은 이렇게 한시적 즐거움을 지나 삶 속에서 더욱 밀접하게 활용되고 부가가치가 큰 실용품으로 발전해 가는 것이어야 한다.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희귀한 순정효황후의 리무진 자동차를 바탕으로 국가 의전차를 만들거나 대한제국 시기 궁전에 사용한 패턴을 응용해 현대에도 어울리는 벽지를 제작한다든지 하는 박물관 유물 디자인의 적극적 활용이 필요하다. 이런 방식의 활용이 가능하도록 박물관들이 원초적 디자인 소스를 제공하고 필요하다면 개발에 함께 나서면 좋겠다. 국공립박물관에서 만든 고해상도 사진을 공개하거나 정밀한 3D콘텐츠들을 제한 없이 사용하도록 하는 등의 노력을 더욱 확대하고 적극적으로 진행했으면 좋겠다. 이런 박물관들의 노력으로 앞으로 우리나라의 전통적 정체성이 드러날 다양한 K디자인 상품들이 쏟아져 나와서 박물관을 누리는 방식이 더욱 발전하길 기대한다. 김충배 허준박물관장
  • 부도, 새로운 정신이 꽃으로 피어나다[노은주·임형남의 K건축 이야기]

    부도, 새로운 정신이 꽃으로 피어나다[노은주·임형남의 K건축 이야기]

    한때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살며 아무 때나 경복궁으로 산책하는 특권을 누린 적이 있었다. 그중 즐겨 찾던 장소는 경복궁 서쪽, 지금은 없어진 문화재연구소 주변이었다. 그곳에는 오래된 은행나무 몇 그루와 이런저런 문화재급 석물들이 놓여 있었다. 갈 때마다 가장 오래 머물며 보던 유물은 아담하고 단단한 외관을 가진 염거화상 부도(浮屠)였다. 부도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1994년 가을 답사 여행이다. 전북 부안 내소사에서 시작된 답사는 고창, 전남 영광을 지나 영암·강진을 거쳐 4일째 되는 날 아침 화순 쌍봉사로 이어졌다. 쌍봉사는 다층 목탑 형식의 대웅전이 유명한 고찰인데, 유명세에 비해 경내는 편안하고 아담했다. 들어가자마자 대뜸 맞아 주는 대웅전을 구경하고 있자니 멀리서 주지 스님이 다가와 친절하게 말을 걸어 왔다. 스님은 대웅전 건물이 몇 해 전 화재로 소실돼 실측한 도면대로 다시 지은 것을 설명하시며 묘한 기하학적 구성의 석축을 한껏 자랑하더니 “저기로 더 들어가면 아주 멋진 부도가 있는데 꼭 봐야 한다”고 권유했다. 특히 ‘언젠가 독일에서 온 유명한 교수가 그걸 보고 큰 감동을 받더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말씀대로 산속으로 조금 걸어 들어가니 아주 잘생긴, 부도와 몸돌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지붕돌과 몸돌을 받치던 돌거북이만 어정쩡하게 남은 탑비가 숲에서 갑자기 나타난 우리를 놀란 다람쥐 같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철감선사 사리탑이었다. 철감선사는 신라 말 쌍봉사를 세운 스님이다. 정교하고 수려한 비례의 지붕돌과 몸돌, 분명 화강석으로 만든 것인데 마치 슈크림을 짜서 붙인 것처럼 부드럽고 유연하게 조각한 기단부가 정말 대단하고 놀라웠다. 철감선사 부도는 오랜 시간의 더께를 덮고 있었음에도 보석처럼 빛이 났다. 부도는 스님의 사리탑이다. 승탑이라고도 부르는데, 각별히 부처를 표현하는 명칭 중 하나인 부도라 불리는 것은 스님이 성불해 부처가 되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부도라는 양식이 우리나라에 처음 나타난 것은 신라 말 강원도 양양 진전사에 있던 도의선사 부도부터다. 당나라에서 유학한 도의선사는 개인의 수행과 깨달음을 중요시하는 선종을 우리나라에 들여온 분이라 선종의 초조(初祖)로 여긴다. 도의선사가 입적하자 제자 염거화상이 주도해 진전사 뒤쪽 높은 언덕에 세운 사리탑이 도의선사 부도이다. 당시 선종에서는 견성성불(見性成佛), 자신의 본래 성품인 자성(불성)을 깨달아 부처가 된다고 생각했는데 입적한 스님이 성불했으니 사리를 모시는 탑을 부처 혹은 부도라고 생각한 것이다. 신라가 기울기 시작하면서 화엄종에서 선종으로 옮겨간 것은 당시로서는 새로운 정신이었고 부처의 사리탑이 아닌 인간의 사리탑을 만든다는 것 자체도 새로운 일이라 아마 이 일을 주관하던 사람은 많이 고민했을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도의선사 부도는 형상이 특이하다. 벽돌로 탑을 쌓아 만드는 중국의 사리탑과는 사뭇 다른 형상이다. 백제 시대에 중국의 목탑을 번안해 석탑을 만들었던 우리 민족 특유의 창조성이 발현됐다. 기본적으로 석탑의 형식을 빌려 와 2중 기단 위에 팔각형의 몸돌을 올렸다. 말하자면 석탑의 기단 위에 팔각 목탑 형의 집을 짓고 그 안에 사리를 봉안한다는 개념인데, 염거화상의 새로운 발상이었다. 염거화상이 입적한 뒤 사리탑을 만들 때 그의 제자 체징이 도의선사 부도를 발전시키며 다른 형식을 시도한다. 석탑의 기단을 부처가 앉아 있는 대좌로 바꾸고 팔각형 목탑 형식의 몸돌을 올린다. 이후 그 양식은 우리나라 부도의 전형이 돼 발전하게 된다. 흥법사에 있던 염거화상 부도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밀반출될 뻔했다가 서울 탑골공원으로 옮겨졌고 어느 시기 경복궁 뜰에 안착했다. 지금은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 사람 키 정도의 높이인 염거화상 부도는 섬세한 조각이 깨알같이 새겨져 있으나 소박해 보인다. 마주하고 서서 시간을 들여 보고 있자면 하나하나의 아름다움이 비로소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작고 섬세한 보석 같은 조각들이 화음을 만들며 전체를 이룬다. 시간에 따라 달리 보이는 그 상세한 세부 조각들은 정지해 있는 조형물이 아니라 율동을 보는 것 같다는 착각이 들게 한다. 지붕돌 아랫면에는 비천상을, 사리함이 들어가는 몸돌의 팔각 면에는 사천왕과 문의 모양을 새겼다. 탑신 괴임에는 천부상(天部像)이라는 하늘의 신이 구름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이 있다. 좌대에는 위로 부드럽게 피어오른 연꽃이 두 겹으로 자리잡고 있다. 기단에는 사자가 새겨져 있다. 고귀한 사람의 우산 형상에서 시작한 ‘스투파’가 중국에서 벽돌 탑으로 발전했고, 우리나라로 와 재료가 바뀌고 형식이 변환되며 독특한 석탑 양식을 만들듯 선종 사상이 들어오면서 새로운 형식 실험이 이뤄졌다. 이후 쌍봉사 철감선사 부도, 지리산 연곡사 부도, 여주 고달사지 부도 등 염거화상 부도가 계승 발전되며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았다. 이런 창조성이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문화적 역량이며 적응력이다. 그것이 지금 이 시대에 꽃을 피우고 있다. 노은주·임형남 부부 건축가
  • 해안 절경 즐기고, 온천서 힐링… ‘1000만 관광 시대’ 준비된 삼척

    해안 절경 즐기고, 온천서 힐링… ‘1000만 관광 시대’ 준비된 삼척

    해안도로에 ‘스카이워크’ 이달 완공투명한 바닥 통해 해수면 보여 아찔삼척항 유휴부지 휴양 리조트 새 옷체류형 관광 활성화·고용 효과 기대2개 트랙 갖춘 임원리 루지 관광지가곡온천에선 풍경 보며 여유 만끽 올여름 소비자 리서치 전문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가 실시한 ‘2025년 국내 여행지 평가 및 추천 조사’에서 강원 삼척시가 바다·해변 추천율 1위에 올랐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무려 23계단이나 수직 상승했다. 삼척시가 민선 8기 들어 중점을 두고 진행 중인 ‘천만 관광도시 프로젝트’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삼척시가 연간 1000만명의 여행객을 불러들이는 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펼치고 있는 다양한 사업을 30일 살펴봤다. ●해안도로에 하나 더 들어서는 명소 삼척의 해안선이 달라진다. 삼척해변에서 삼척항까지 4.6㎞를 잇는 해안도로인 이사부길 사이에 있는 소망의탑 공원에 스카이워크를 놓는 썬라이즈 명소화 사업이 10월 완공된다. 스카이워크는 육지에서 바다 방향으로 돌출된 ‘U’자 형태로 만들어진다. 길이는 100m이고, 이 가운데 10m는 바닥이 투명 유리여서 해수면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스카이워크와 해수면 사이 높이는 40m가 넘어 짜릿한 스릴을 맛볼 수 있다. 해풍과 지진에 대비해 내진설계 1등급을 적용했으며 염분에 강한 건축재료를 사용해 짓고 있다. 현재 공정률은 93%다. 총사업비는 도비 포함 105억원이다. 이승현 삼척시 주무관은 “새로운 관광 랜드마크가 될 스카이워크는 주변 관광시설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삼척 관광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흉물 부수고 휴양 리조트 조성 해안도로 시·종점부 인근인 삼척항에는 대규모 리조트가 들어선다. 10년 넘게 흉물로 방치된 옛 펠리스호텔을 부수고 그 자리에 콘도미니엄, 풀빌라 등을 갖춘 7만 8000㎡ 규모의 리조트가 만들어진다. 2002년 개장한 옛 펠리스호텔은 경영난으로 2014년 초 문을 닫은 뒤 흉물로 남아 해안도로 일대 미관을 저해하고 있다. 더 시에나 그룹은 2023년 4월 삼척시에 리조트 조성사업을 제안했고 같은 해 8월 옛 펠리스호텔 부지를 매입했다. 그해 9월 삼척시와 더 시에나 그룹이 체류형 관광거점 조성을 위한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맺었고 지난해 12월에는 도시관리계획이 변경됐다. 더 시에나 그룹은 옛 펠리스호텔을 철거한 뒤 내년에 본격적으로 리조트 건설에 들어가 2029년 완공할 계획이다. 리조트 건설에 드는 8100억원 모두 더 시에나 그룹이 부담한다. 홍용기 삼척시 관광투자유치팀장은 “민간투자 유치를 통해 장기 방치된 유휴부지를 리조트로 탈바꿈시킨다”며 “리조트는 체류형 관광을 활성화하고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바다 바라보며 쌩쌩 달리는 재미 원덕읍 임원리에는 루지 관광지가 조성된다. 2021년 11월 삼척시와 업무협약을 맺은 대보그룹이 삼척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총사업비 503억원 전액을 대보그룹이 투자하는 민자사업이다. 업무협약 뒤 도시관리계획 결정, 실시계획 인가 등이 이뤄졌고 현재 국·공유지 매입 중이다. 연내 공사에 들어가 2027년 개장을 목표로 한다. 루지 관광지는 바다를 바라보며 내리막길을 내려오는 1.48㎞·1.54㎞ 길이의 2개 루지 트랙과 8인승 리프트, 3층 규모의 클럽하우스, 전망대 등으로 구성된다. ●뜨끈한 온천수에 몸 담그면 피로 싹 2023년 4월 문을 연 가곡유황온천은 인기몰이 중이다. 개장 이후 2년 4개월 동안 20만명을 불러들이며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삼척시가 170억 6000여만원을 투입해 조성한 가곡유황온천은 4층 2945㎡(약 890평) 규모로 최대 450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다. 1층은 안내데스크와 휴게공간, 2층은 온천탕과 사우나, 3층은 풀장·동굴스파·쿨링스파·키즈스파, 4층 옥상은 인피니티풀과 자쿠지로 구성됐다. 자쿠지는 바닥, 벽체에서 기포가 올라오는 물놀이시설이다. 가곡유황온천수는 ℓ당 유황이 3.18㎎ 이상 함유돼 탈모 방지와 피부 미용, 통증 치료, 스트레스 해소, 감정 완화, 스태미나 개선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곡유황온천 일대는 중생대 백악기에 쌓인 화산재가 굳어 만들어진 응회암 하식애(하천의 침식 작용으로 생긴 지형)가 발달해 경관적 가치도 뛰어나다. ●차별화된 관광 프로그램 개발 박차 삼척시는 관광 프로그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해랑영화제는 지난 8월 30~31일 삼척해수욕장을 비롯한 시내 곳곳에서 열려 늦여름 막바지 휴가를 떠나는 ‘늦캉스족’과 영화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부터 산악관광 활성화를 위한 영동알프스 완등 인증 이벤트도 추진하고 있다. 두타산·덕항산·청옥산·고적대·환선봉·황장산·쉰움산·갈매기산 등 삼척의 8개 명산 정상에서 촬영한 인증사진을 애플리케이션(앱)에 등록하면 인증서와 기념품을 제공한다. 국보 죽서루를 활용한 문화관광 마케팅도 활발하다. 다양한 공연과 퍼포먼스로 꾸며진 국가유산야행이 지난 26~28일 죽서루에서 열려 관광객과 시민에게 가을밤의 추억을 선사했다. 20일에는 죽서루에서 삼척시와 중국 산둥성 둥잉시가 문화예술교류행사의 하나로 합동 공연을 펼쳤다. 2023년 말 국보로 승격된 죽서루는 한국의 대표적인 누정 건축물로 오십천과 어우러진 경관이 빼어나 관동팔경 중에서도 제1경으로 꼽힌다.
  • 강서, 어르신 ‘스포츠 이용료’ 10만원 지원

    강서, 어르신 ‘스포츠 이용료’ 10만원 지원

    서울 강서구가 어르신들의 건강한 생활을 돕고 사회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어르신 스포츠 상품권’ 2차 신청자를 모집한다고 30일 밝혔다. 이 상품권은 수영장, 탁구장, 재활 운동, 척추 운동 등 전국 제로페이 가맹 시설에서 사용할 수 있다. 스포츠 강좌 수강료 외에 시설 대관료를 결제할 때도 활용할 수 있다. 지원 대상은 65세 이상 모든 어르신으로, 모바일 상품권 10만원을 지원한다. 어르신 스포츠 상품권 공식 홈페이지나 전화로 신청하거나, 주민센터나 강서구청을 방문하면 된다. 신청 인원이 많으면 예산 소진으로 조기 마감될 수 있다. 앞서 지난 8월 1차 기간에는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에게 5만원 상당의 상품권이 지급됐으나, 이번 2차 기간에는 지원 대상과 금액이 확대됐다. 1차 사업 참여자도 2차 지원을 받으려면 다시 신청해야 한다. 강서구는 신청 서류를 검토한 뒤 선정자에게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상품권은 10월 중 지급될 예정이다. 사용 기한은 연말까지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이번 스포츠시설 이용료 지원을 통해 더 많은 어르신이 활력 있는 노년을 즐기고 건강을 지키길 바란다”고 했다.
  • 도발하고 간 보는 러… 유럽 휘젓는 ‘하이브리드 전쟁 딜레마’[글로벌 인사이트]

    도발하고 간 보는 러… 유럽 휘젓는 ‘하이브리드 전쟁 딜레마’[글로벌 인사이트]

    유럽 곳곳에서 러시아 드론 발견나토 전투기, 폴란드 침범 드론 격추덴마크 총리, 러 직접 언급 안 하고“유럽서 폭력적 하이브리드 전쟁”상수도 시설 훼손·보급 창고 방화 등“러시아가 나토 방위력 시험” 분석 지난 10일(현지시간) ‘게르베라’ 등 러시아 드론 20여대가 폴란드 영공을 침입한 뒤 일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전투기의 대응 공격을 받고 추락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접경 국가에 러시아 미사일이 발사되거나 드론이 영공에 침범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실제 교전을 벌여 격추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나토 헌장 4조’가 3년 반 만에 발동됐다. 1949년 나토 창설 이래 헌장 4조가 발동돼 나토 이사회의 공식 협의가 열린 건 9차례뿐이다. 지난 22일에는 덴마크 상공에 러시아가 날린 것으로 추정되는 드론이 나타나 코펜하겐 공항이 폐쇄됐다. 이틀 뒤에도 유사한 드론이 발견돼 올보르 공항도 폐쇄됐다. 신호기를 끈 채 해안가에 정박한 러시아 군용 선박도 발견됐다. 그런데도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러시아를 직접 지목하지 않은 채 “유럽에서는 더 폭력적이고 빈번한 하이브리드 전쟁이 새로운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웨이, 핀란드, 독일 등 러시아와 가까운 유럽 전역에서 러시아가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드론이 계속 발견돼 유럽 각국 주요 공항이 여러 차례 폐쇄되기도 했다. 에스토니아에서도 지난 20일 러시아 전투기 3대가 12분간 영공을 침범해 자국 전투기를 출격시키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러나 러시아는 에스토니아 영공 침범을 부인했다. 이에 CNN은 “서방 정부 관리들은 책임 소재의 불분명함이라는 ‘하이브리드 전쟁의 역설’과 매일 씨름하고 있다”고 짚었다. 공격 주체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없어 책임 소재를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즉각 대응에 나설 수도, 그렇다고 전혀 대응하지 않을 수도 없는 딜레마가 계속되는 것이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유럽이 국방비를 대폭 늘려 우크라이나 직접 지원을 강화하는 시점에 러시아는 값싼 드론을 통해 유럽의 방어를 비교적 쉽게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을 알려 유럽이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자국을 보호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낫다는 분명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안보 전문가인 마크 갈레오티는 “나토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오히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압박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또 러시아가 ‘회색지대 도발’을 감행하며 나토를 시험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색지대 도발이란 즉각 전쟁을 촉발할 만큼의 ‘레드라인’을 교묘히 넘지 않으면서 상대국을 도발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번에 유럽 상공에서 발견된 드론들은 탄두를 탑재하지 않았고 실제로 사상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를 위성항법시스템(GPS) 교란으로 인한 실수나 정찰 목적으로 띄웠다고 보기에는 너무 많은 드론이 다른 나라 영공에 깊숙이 침투했다. 예를 들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도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기 전 가자지구 국경 지대에서 수차례 화약과 폭발물이 담긴 풍선을 날려 보냈다. 회색지대 공격이 반드시 전쟁으로 이어진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런 저강도 도발이 계속되면 상대국의 방심을 유발할 수 있고 자칫 무력 충돌까지 촉발할 수 있는 것이다. 나토 회원국 일방이 공격받을 때 회원국 전부가 참전하는 나토 헌장 5조에 따른 자동 군사 개입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또 러시아가 회색지대 도발을 통해 나토 집단방위 체제의 핵심인 미국이 유럽 방위에 어느 정도로 개입할 것인지를 시험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유럽 국가들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이상 방위비 인상을 압박하면서 미군 감축·재배치를 시사하는 등 유럽 방위를 포기할 수 있다는 인상을 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푸틴 대통령을 알래스카로 초대해 회담하는 등 유화적 제스처를 취해 오다가 지난 23일 유엔 총회에서는 “러시아가 침공을 끝내지 않으면 강력한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유럽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뿐인 오락가락 행보가 러시아에 자신감을 북돋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의 회색지대 도발은 비단 ‘드론 침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영국에서는 지난 18일 러시아에 포섭된 남녀 3명이 우크라이나에 보낼 보급품을 보관하는 창고에 불을 지른 혐의로 국가보안법에 따라 유죄 판결을 받았다. 폴란드에서는 지난달 발트해 휴양지 소포트에서 상수도 시설을 고의로 훼손하려던 우크라이나 청년이 붙잡혔다. 경찰은 그가 러시아 범죄 조직에 매수됐다고 파악했다. AP통신은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래 러시아 사주를 받은 범죄 조직이 벌인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가 최소 80건 이상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 28일 치러진 몰도바 총선에서도 러시아의 선거 개입 정황이 포착됐다. 몰도바의 반부패 당국은 총선 엿새 전 러시아에서 유입된 암호화폐가 현금화돼 친러시아 성향 정당의 선거를 돕는 데 이용됐다고 발표했다. 몰도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6일 친러 정당 몰도바심장당(PRIM)과 대몰도바당(PMM)의 정당 등록을 취소했다. 이들은 러시아 측에서 자금을 조달받은 뒤 범죄 조직을 동원해 대규모 폭동을 사주하고 유권자를 매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렇듯 유럽을 겨냥한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전쟁은 한 발의 총성 없이 조용히 계속되고 있다.
  • 美·이 “가자에 민간정부”… 재건 핵심 떠오른 ‘올드보이’ 블레어

    美·이 “가자에 민간정부”… 재건 핵심 떠오른 ‘올드보이’ 블레어

    하마스에 72시간 내 최후통첩 압박인질 석방·비무장화 등 수용 미지수유럽·아랍 환영에도 안착까지 난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가자지구 평화구상’에 합의했다. 팔레스타인 기술관료가 중심이 되는 비정치적 임시정부 ‘팔레스타인 위원회’가 가자 재건에 나서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국제기구 ‘평화위원회’가 이를 감시하며 국제 평화유지군이 테러 방지 등 질서 유지를 하는 게 골자다. 주요 7개국(G7) 국가이자 미국의 핵심 동맹인 영국이 최근 팔레스타인을 주권국으로 인정하는 등 유럽을 중심으로 가자 전쟁 종식 압박이 거세지자 결국 미국과 이스라엘이 중대 결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과거 가자 과도 통치기구 구상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한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가자 재건 조직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네타냐후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공동 회견에서 “최소한 우리는 (전쟁 종식에) 매우 가까워졌다. (중동) 지역 친구와 파트너들과의 광범위한 협의 끝에 공식적으로 우리의 평화 원칙을 발표한다”면서 “이 계획에 동의해준 네타냐후 총리에게 감사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하마스도 합의하고 싶어 한다고 듣고 있다”며 “이는 좋은 일”이라고 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이 제안이 “우리의 전쟁 목표를 달성한다”며 “하마스는 무장 해제될 것이고 가자는 비무장화될 것”이라고 했다. 총 20개항으로 이뤄진 평화구상은 하마스의 72시간 내 인질 석방·유해 송환과 이스라엘의 수감자 석방, 하마스 군사능력 해체 및 구성원 사면, 비정치적 임시정부 팔레스타인 위원회 수립과 이스라엘군 단계적 철수, 국제안정화군(ISF) 창설, 임시정부를 감독할 국제기구 평화위원회 구성 등으로 이뤄졌다. 평화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장을 맡고,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 관련국 수반들이 감독·관리를 맡게 된다. 블레어는 과거 ‘가자 국제 과도 기구’(GITA)라는 유엔 위임 행정기구과 치안유지군 설립 방안을 주장해왔으며, 올 여름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런 방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도 친분이 깊어 트럼프 행정부에서 신뢰하는 인사다. 두 정상이 ‘72시간 내 최후통첩’으로 하마스를 향해 ‘무장해제’ 또는 ‘궤멸’ 중 사라질 방식을 요구하면서 하마스의 동의 여부가 중요 고비로 부상했다. 외신들은 이날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과 아랍 주변국들의 환영에도 불구하고 실제 평화 안착까진 첩첩산중이라고 지적했다. 하마스의 수용 여부가 불투명하고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이 없는 등 트럼프 구상은 대략적 스케치에 불과하다고 워싱턴포스트(WP), 가디언 등은 지적했다. 요르단강 서안 일부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도 배제돼 있어 팔레스타인 주민 반발도 예상된다.
  • “미사일 1000발 동시 추적 가능”… 美보다 골든돔 먼저 내놓은 中

    “미사일 1000발 동시 추적 가능”… 美보다 골든돔 먼저 내놓은 中

    중국이 데이터 고속 처리 기술을 활용해 미사일 1000발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는 ‘중국판 골든돔’ 개발에 성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2029년까지 1750억 달러(약 245조원)를 투입해 중국과 러시아 등의 미사일 공격을 막는 ‘골든돔’ 개발 구상을 밝혔는데, 중국이 훨씬 더 빨리 시제품을 내놓으며 ‘기술 굴기’를 뽐낸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0일 세계 최초로 개발된 전 지구 미사일 방어시스템 ‘분산형 조기경보 탐지 빅데이터 플랫폼’ 시제품이 중국 인민해방군에 배치됐다고 보도했다. 이 시스템은 전 세계 어디서든 중국을 향해 발사된 미사일 1000발을 동시에 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난징전자기술연구소의 수석 엔지니어 리쉬둥이 개발한 ‘중국판 골든돔’은 미국이 구상 단계에 있는 것과 달리 방공망을 이미 현실화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는 이 시스템을 중국 고대 신화에 등장하는 명궁의 이름을 따 ‘후이’라고 명명했다. 중국은 ‘후이’가 전 지구적 범위를 포괄하는 것으로 알려진 최초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측은 자국의 방어체계에 대해 우주, 바다, 공중, 지상의 다양한 센서로 잠재적 위협을 식별하여 비행 궤적, 무기 유형, 미끼 여부 등의 정보를 실시간 수집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의 제조 능력 감소로 초음속 미사일, 고출력 레이저 무기, 6세대 전투기, 항공모함 기반 스텔스 항공기 등 새로운 무기 생산이 지연되고 있는 반면, 중국은 빠른 속도의 기술 발전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리는 중국 학술지 ‘현대 레이더’를 통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레이더 기술은 탐지 장비가 아니라 전략적 정보 분석 플랫폼으로 사용된다”면서 “지휘관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속한 의사 결정을 해서 전술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지난 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6종의 요격 미사일을 공개하며 미국의 ‘골든돔’에 맞서는 방어 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당시 중국 인민해방군은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HQ-11, HQ-20, HQ-22A와 탄도미사일 요격 시스템 HQ-9C, HQ-19, HQ-29로 구성된 편대를 선보였다.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은 항공기와 드론, 순항 미사일을 방어하는 ‘하층 방어막’을 형성하고, 이동 발사가 가능한 HQ-29 등은 ‘상층 방어막’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 장성 800명 불러모은 트럼프 “핵 역량 업그레이드 하겠다”

    장성 800명 불러모은 트럼프 “핵 역량 업그레이드 하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기지에서 800여명의 장성을 소집한 가운데 연 전군 지휘관 회의에서 “나는 우리의 핵역량을 재건했고, 그것을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 힘은 너무 엄청나기 때문에, 우리는 결코 그것을 사용하지 않기를 바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근에 러시아로부터 약간의 위협을 받았고, 그래서 지금까지 만들어진 무기 중 가장 치명적인 핵잠수함을 보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우리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함께 앉혀서 해결해야 한다”며 “유일한 방법은 힘을 통해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군을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만들겠다”며 “우리는 미국의 자유를 지킬 때 결코 ‘정치적 올바름’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싸우고, 이기는 기계가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단에 올라서자 구조조정 등 민감한 이슈가 언급될 가능성에 장성들 사이에선 정적이 흘렀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마음에 들지 않는 지휘관은 즉시 해고할 수도 있다”며 장성 구조조정을 시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앞서 연설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오늘부로 새롭게 복원된 전쟁부(Department of War)의 유일한 임무는 전쟁 준비와 승리”라며 군 개혁 의지를 밝혔다. 그는 “더 이상 정체성 정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사무실, 드레스를 입은 남자들, 기후변화 숭배 같은 쓰레기는 없다”며 미군이 인종과 성평등 같은 사회적 이슈가 아니라 전투력 강화에만 집중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또 모든 병력에 대한 체력과 전투 기준 강화를 지시하고 “살찐 장군과 제독, 전투부대에서 뚱뚱한 병사들을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 3050 남성 절반이 비만… 30대 여성은 고위험 음주 급증

    3050 남성 절반이 비만… 30대 여성은 고위험 음주 급증

    30~50대 남성 절반이 비만이고, 30대 여성은 술을 더 자주 마신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이 30일 발표한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 비만 유병률은 48.8%로 전년보다 3.2%포인트 올랐다. 나이별로는 30대 49.1%, 40대 61.7%, 50대 48.1%였다. 반면 여성 비만율은 26.2%로 오히려 1.6%포인트 감소했다. 전국 4800가구, 약 1만명을 조사한 결과다. 여성은 날씬해진 대신 술을 더 마셨다. ‘고위험 음주율’(최근 1년간 1회 평균 남성은 소주 7잔·여성 5잔 이상, 주 2회 이상)의 경우 남성은 19.9%에서 18.6%로 줄었지만 여성은 7.7%에서 8.6%로 늘었다. 특히 30대 여성은 고위험 음주율이 12.6%, 월간 ‘폭음률’이 35.9%로 전년보다 각각 3.1%포인트, 3.8%포인트 뛰며 모든 연령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반대로 20대 남성은 고위험 음주율이 5.7%포인트 줄고 폭음률 증가도 0.4%포인트에 그쳤다. 월간 폭음률이란 최근 1년간 월 1회 이상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성은 7잔, 여성은 5잔 이상 마신 비율을 뜻한다. 남성 비만 증가는 줄어든 신체활동과 육류 중심 식습관과 관련이 있다. 남녀 모두 과일 섭취가 줄고 육류 섭취가 늘었는데, 특히 30~50대 남성은 하루 육류 섭취량이 21~30g 증가했다.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20·30대만 소폭 올랐고 40대 이후에는 남녀 모두 하락세였다. 가장 우려스러운 연령대는 40대 남성이다. 비만율 61.7%에 더해 고혈압 27.8%(+4.3%포인트), 당뇨병 13.7%(+2.4%포인트), 고지혈증 27.5%(+5.0%포인트)까지 주요 만성질환이 모두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 “민주 서울시의원, 종교 신도 3000명 동원 의혹”

    “민주 서울시의원, 종교 신도 3000명 동원 의혹”

    개인정보 요구하며 당비 대납 회유정청래, 서울시당 철저히 조사 지시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경 서울시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김민석 국무총리를 지원하기 위해 특정 종교단체 신도 3000명의 개인정보를 활용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진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신도 3000명의 명단을 확보하고 그들을 권리당원으로 만들기 위해 6개월 동안 당비를 대납하겠다고 제보자를 회유했다”며 김 위원장과 제보자, 김 위원장실 직원과 제보자 사이의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녹취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제보자에게 “김민석으로 가시죠”라고 말했다. 진 의원은 “2026년 다가올 민주당 경선에서 김 총리를 밀어주기 위해 특정 종교단체 신도를 이용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1800만원의 당비를 대납하겠다고 회유했다”며 “당원 가입을 위해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통신사 등 민감정보 또한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진 의원은 어느 종교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윤리감찰단과 서울시당에 철저한 조사와 위법 사항이 있을 경우 징계 조치하도록 지시했다. 민주당 서울시당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김 위원장이 모집해 입당 또는 전적(주소지 변경) 조치된 당원에 대한 입당 및 전적을 무효화하는 한편 사법 처리를 검토하고 최근 입당 처리된 모든 당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했다. 탈당 후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김 위원장은 회견에서 “서울시 사격연맹 장정희 부회장과의 면담을 종교단체 만남으로 왜곡하는 것은 명백한 조작”이라면서 당비 대납과 특정 후보 밀어주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 신라호텔 예식취소 번복 뒤엔 미중 APEC 정상회담 신경전

    신라호텔 예식취소 번복 뒤엔 미중 APEC 정상회담 신경전

    APEC 계기 양국 만남 장소로 거론시진핑 숙소 사용에 부담 느낀 듯회담 사전 협의중 이견 노출 방증국힘 “이재명식 호텔경제학” 비난박상오 부사장 법사위 증인 신청 오는 3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과 중국 정상의 숙소 문제가 돌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측 숙소와 미중 정상회담 장소 등으로 예상됐던 서울 신라호텔의 대관 번복 논란이 정치권으로도 파장을 불렀는데, 여기에는 미중 담판을 염두에 둔 양국의 치열한 외교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한중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도 매우 높을 것으로 주시하고 있다. 다만 첨예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019년 이후 6년 만의 대좌를 위한 준비가 순탄치만은 않고, 신라호텔 대관 번복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신라호텔이 APEC 정상회의 기간쯤 예식이나 숙박을 하려던 고객들에게 예약을 취소하라고 한 사실이 드러나며 신라호텔이 미중 정상회담 장소로 거론됐다. 중국 측은 지난달 중순 신라호텔에 10월 말쯤 대관이 가능한지 문의했다고 한다. 당초 미국과 중국 측이 서울과 경주에 각각 숙소를 두고 APEC 정상회의와 양자 회담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에서 미국은 하얏트호텔·중국은 신라호텔을, 경주에서는 미국은 힐튼호텔·중국은 코오롱호텔을 숙소로 활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의 두 호텔은 각각 양국 정상 및 고위급 인사가 자주 사용하던 곳이라 의전·경호 등의 준비가 더 익숙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중국 측이 신라호텔 영빈관을 회담 장소로 제안했으나 미국 측이 난색을 표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는 등 회담을 위한 협의 과정에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신라호텔 예식 취소 이슈로 갑자기 관심이 집중되면서 중국 측이 숙소 활용에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신라호텔이 다시 고객들에게 예정대로 예식 및 투숙을 진행한다고 하며 중국 측 대관이 무산된 사실까지 공개됐다. 정부가 APEC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등에 대한 국빈 방문 초청을 유력하게 검토하던 것으로 알려지며 서울에서 한미·한중·미중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으로도 관측됐는데, 시 주석은 APEC 정상회의 기간 경주에만 머물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6월 이후 6년 만, 시 주석은 2014년 7월 이후 11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외교부는 “시 주석 방한 관련 세부사항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미중 정상회담 관련, 우리 정부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지는 회원국 간 외교적 소통을 지지한다”고만 입장을 밝혔다. 신라호텔 대관 취소와 관련, 국민의힘이 정부·여당을 겨냥해 ‘이재명식 호텔경제학’, ‘셰셰의 결과는 노쇼’ 등의 비난을 쏟아 내며 여론전을 벌이는 등 정치권으로도 논란이 번졌다. 국민의힘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박상오 호텔신라 호텔운영 총괄부사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여당 법사위원들은 이날 법사위에서 그를 제외한 증인·참고인 명단을 통과시켰다. 당초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도 증인으로 거론됐지만 신청 명단에선 제외됐다. 여당은 이와 함께 조희대 대법원장을 겨냥한 ‘대법원 현장검증 실시계획서’도 통과시키면서 야당의 반발을 샀다.
  • “전산망 마비·해킹, 낡은 패러다임으론 못 막아… 한몸처럼 다뤄야”

    “전산망 마비·해킹, 낡은 패러다임으론 못 막아… 한몸처럼 다뤄야”

    #안정성·보안 함께 다뤄라전산망은 안정성, 해킹은 보안 문제미국은 걸프전 이후 둘을 묶어 대응해킹 탐지·예방·무력화 ‘삼축’ 절실#전산망 복귀 재촉 말아라전원 설비도 이중화했는지 점검을데이터 복원 뒤 무결성도 점검하고시설 미비·판단 착오 여부 따져야#보안 컨트롤타워 세워라 오래전 뚫렸는데 몰랐을 가능성도고도화된 수법 탓 말고 전수조사를국가안보실이 컨트롤타워 역할해야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정부 전산망이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앞서 SK텔레콤과 KT, 롯데카드에선 해킹과 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랐다. ‘디지털 블랙아웃’에 취약한 초연결사회의 취약성과 민관의 부실 대응이 드러난 것이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30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미래융합기술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역대 정부가 전자정부 이용자가 많다는 것만 홍보하고, 정작 안정성과 보안성은 간과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탐지와 방어, 원천 무력화를 뜻하는 군사 용어인 ‘삼축 체계’를 사이버 보안에 도입하고, 해킹(보안)과 전산망(안정성)을 하나로 다루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며 “어떤 위협이 있어도 시스템이 가동되는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자원 화재와 관련, 데이터 이중화뿐만 아니라 전원 설비의 이중화도 확인해야 하며 전수조사로 정부 전산망과 데이터센터의 취약점을 잡아 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해킹 사태에 이어 정부 전산망까지 마비됐는데. “패러다임의 실패다. 화재에 따른 전산망 마비는 안정성, 해킹은 보안의 문제다. 한국은 이걸 따로 접근하는 낡은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 미국은 걸프전 이후 하나로 접근했다. 모래바람 때문에 통신이 자주 끊겼는데 해킹에 의해서든, 안정성이 부족해서든 통신이 안 되는 건 똑같다는 걸 깨닫고 ‘정보 보안’(Information Security)이 아닌 ‘정보 보증’(Information Assurance)이란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정보보증은 단순히 보안을 지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시스템이 365일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것까지를 목표로 한다. 보안과 안정성을 함께 확보한다는 의미다.” -정보 보증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려면. “사이버 보안에도 삼축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탐지와 방어, 원천 무력화다. 정부는 미국 보안 전문지 ‘프랙 보고서’가 아니었으면 통신사, 정부기관이 해킹에 뚫렸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을 거다. 심지어 정보기관도 몰랐다. 우선 사이버 탐지 능력을 갖춰야 한다. 두 번째는 해킹을 막아 내는 ‘예방’이다. 무력화는 해킹 집단을 완전히 소탕해서 재발을 막는 것이다.” -정부 전산망이 멈춰 선 원인은. “지금 데이터 이중화만 강조되는데, 전원 설비도 이중화됐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데이터 백업만으론 빠른 복구가 어렵다. 데이터를 백업해도 전원이 꺼지면 모든 시스템이 날아간다. 전원 설비와 자가 발전 시설이 이중화되어 있고 데이터센터의 격벽이 규정대로 설치됐는지 등도 따져 봐야 한다.” -화재 이후 대응엔 문제가 없었나. “화재는 5층에서 발생했는데 다른 층 서버도 모두 꺼졌다. 정부는 ‘배터리에 불이 나 항온항습 장치가 꺼지면서 다른 층도 선제적으로 껐다’고 발표했다. 상식적으로 배터리도 이중화됐다면 독립된 배터리가 가동돼서 다른 층의 항온항습 장치는 정상 작동됐어야 했다. 이중화 미비가 원인인지, 현장의 판단 착오였는지 따져 봐야 한다.” -전산망 복구 시점이 미뤄졌는데. “애초에 빨리 해결될 수가 없다. 데스크톱에 저장된 파일을 외장 하드에 복사했다가 원위치시킨다고 해도 시간이 걸리지 않나. 엄청나게 큰 용량이고 한두 대가 아니다. 복원한 뒤 데이터 무결성도 점검해야 한다. 물이 엎질러졌는데 서두르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1등급 시스템도 복구가 지연됐다. “중요도가 높은 1등급 시스템 복구가 늦어지는 것은 정부가 강하게 질책받을 부분이다. 한국은 인터넷 의존도가 높아 사이버 방어 능력이 취약한 편이다. 프랙 보고서를 보면 공공 부문의 보안은 허술했고, 이번 화재 사건으로 안정성도 형편없었다는 게 드러났다. 전자정부 이용자가 많다는 것만 홍보했고, 안정성과 보안성은 허술했다.” -전산망과 데이터는 100% 복구될 수 있을까. “완전 복구 여부는 데이터 동기화 주기에 달렸다. 복구 시점이 2주에서 4주로 늘어나는 것을 보고 100% 백업됐을지 의문이 생겼다.” -최근의 해킹 사태는 ‘해킹 기술 고도화’가 원인인가. “해킹 수법 고도화 때문이라고 하면 본질이 흐려진다. 고도화된 해킹 기법으로 뚫렸는지 따져 봐야 한다. 롯데카드는 8년 전 보안 업데이트 권고가 있었지만 이를 놓쳤다. SKT는 다른 국가가 배후에 있었던 걸로 추정된다.” -최근 들어 해킹 사태가 잇따라 드러나는 이유는. “오래전부터 뚫려 있었는데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SKT는 폐쇄망을 운영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인터넷과 단절되지 않았고 해커는 2021년에 침투했다. 8년간 방치된 롯데카드도 마찬가지다.” -프랙 보고서는 온나라시스템(범정부 업무 시스템) 침투를 지적했는데. “해킹 프로그램이 어디에 설치돼 있는지 아직 모른다. 정부와 공공기관에 대한 전수조사가 시급하다.” -정부 보안 관리 체계가 제각각인 점은 괜찮나. “각 부처의 전문성은 살려야 하지만, 동시에 전체를 한눈에 보고 조율하는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 국가안보실이 그런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야 하지만, 현재로선 기능이 원활하지 않다.” ■김승주 교수는 1971년생. 성균관대 정보공학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에서 정보보호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암호기술팀장과 보안성평가팀장으로 일했다. 고려대 교수로 재직하며 문재인 정부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 윤석열 정부 대통령 직속 국방혁신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2023년부터 고려대 디지털정보처장을 맡고 있다.
  • [단독] 방미통위에 업무 넘기는 과기부, 실무자 모두 바꿔서 보냈다

    [단독] 방미통위에 업무 넘기는 과기부, 실무자 모두 바꿔서 보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로 개편돼 1일 새롭게 출범하는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방미통위로 업무와 인력을 넘기면서 실무자 전원을 교체해 버린 것으로 30일 파악됐다. 근무지가 정부세종청사에서 과천청사로 바뀐다는 이유에서다. 부처 개편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정책의 연속성과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과기정통부는 전날 방미통위로 이동하는 방송진흥정책관 소속 인원 33명 가운데 강도성 방송진흥정책관 등 국·과장급을 제외한 30명을 모두 교체했다. 방미통위로 이동하는 과기정통부 조직은 방송진흥기획과·뉴미디어정책과·디지털방송정책과·OTT활성화지원팀 등이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가 방미통위로 옮기는 공무원 인사 발령을 냈는데 실무자 전원이 새로운 공무원으로 꾸려진 것이다. 실무진이 전원 교체되면서 새 부처 출범 이후에도 업무 파악 등에 시간이 걸릴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업무 공백 확대, 노하우 상실, 정책 신뢰도 하락 우려까지 제기하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과기정통부 인사발령 전부터 이러한 우려를 나타냈는데 결과는 예상보다 더 참담했다”고 전했다. 과기정통부는 갑작스러운 정부조직 개편 탓에 직원들의 생활 여건 등을 고려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근무지가 (세종에서 과천으로) 바뀌다 보니 자원한 직원을 중심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처음에는 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전문성이 있는 분들도 포함됐고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7일 2008년 출범한 방통위를 폐지하고 방미통위를 설치하는 내용의 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심의·의결했다. 1일 공포 즉시 법이 시행되는 만큼 방미통위도 이날 공식 출범한다. 방미통위는 현재 방통위의 역할뿐 아니라 과기정통부로부터 방송진흥정책관 업무를 이관받아 유료방송과 뉴미디어·디지털방송 등 관련 정책도 다룬다. 반면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방통위 폐지로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그는 이날 마지막 퇴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현행 법대로 되지 않으면 법을 바꿔서 사람을 제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대한민국의 법치는 오늘 죽었다”고 했다.
  • 마음이 쉬어 가는 카페·이웃이 찾아 준 돌봄… 고립, 사회와 만나다

    마음이 쉬어 가는 카페·이웃이 찾아 준 돌봄… 고립, 사회와 만나다

    재활시설서 운영하는 ‘카페 안녕’인적 교류와 사회 진출 연결고리 주민이 취약층 찾은 ‘마음아름이’ 마음약국 지정해 정신 돌봄 지원“정책 뒷받침돼야 통합모델 발전” 경기 오산시의 좁은 주택가 골목. ‘카페 안녕’의 문이 살그머니 열렸다. “잠깐 쉬었다 가도 될까요.” 구석 의자에 몸을 비스듬히 기댄 그는 오수(午睡)에 잠긴 고양이처럼 테이블에 팔을 포갠 채 유리창 너머 햇살을 오래 바라본다. 커피 주문을 권하는 이도, 곁눈질하는 이도 없다. 그처럼 마음이 아파 이곳을 찾는 이들에겐 ‘쉬어 간다’는 말이 곧 주문표다. 이곳은 주간 정신재활시설 ‘늘푸름’이 운영하는 아지트다. 고립과 우울감에 기댈 곳 없는 이들이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심리적 쉼터다. 법정 전문 모금·배분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 지원으로 2023년 문을 열어 지금까지 100여명이 문턱을 넘었다. 30일 ‘카페 안녕’에서 만난 김다진(40) 늘푸름 사무국장은 “마음이 아픈 분들이 숨어 지내지 않고 카페에 나와 자연스럽게 사람을 만나며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와의 연결고리이자 다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이 된다. 영국 국립보건서비스(NHS)도 비슷한 형태의 ‘위기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앉아만 있어도 ‘토닥토닥’ 위로받는 듯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한쪽 벽은 초록빛으로 단장하고 구석구석 식물을 놓았다. 혼자 있기를 원하는 이들을 위해 둥지처럼 아늑한 자리도 마련했다. 마음이 아픈 이들은 오산종합사회복지관 등 지역 기관을 통해 이곳을 소개받는다. 지역 주민에게는 커피값을 받지만 이들은 몇 잔을 마시든 무료다. 김 사무국장은 “처음 오신 분들이 ‘두 잔 마셔도 되나요, 몇 시간 앉아 있어도 되나요’라고 묻곤 하는데 전혀 상관없다고 말씀드린다”며 “무엇보다 환영받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별한 ‘마음힐링 메뉴판’도 있다. ‘말동무’를 주문하면 카페지기가 대화를 건네고, ‘도움이 필요해요’를 선택하면 맞춤 지원이나 전문 상담을 연결한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땐 ‘혼자 있고 싶어요’ 메뉴를 고르면 된다. 이곳에서는 무언가를 해도, 하지 않아도 된다. 정신건강에 어려움을 겪고 회복 과정에 있는 10명의 동료 지원가도 활동한다. 대상자와 일대일로 만나 함께 시장에 가거나 영화를 본다. 얼마 전엔 도시락을 주문해 ‘단골’끼리 밥을 나누는 모임도 열었다. 정신질환 당사자뿐 아니라 지역 주민, 학생, 직장인 등 다양한 사람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관계를 맺는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39세 남성이었어요. 교통사고로 일자리를 잃고 두 달 넘게 집에서 물만 마시며 지내셨다고 해요. 그러다 ‘이렇게는 안 되겠다,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오산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았고, 그곳 사례 담당자가 카페 안녕으로 의뢰했죠.” 복지관은 긴급생계비 등 현금 지원을 모색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돕기 위해 늘푸름과 카페 안녕을 연계했다. 그는 매일 아침 출근하듯 이곳을 찾아 점심을 나누며 일상을 회복해 갔다. 빛이 들지 않던 하루에도 서서히 변화가 스며들었다. “아침에 나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는 정말 힘들게 일해도 욕먹는 일이 많았는데 여기서는 모두 인정해 주니까요. 오늘은 어떤 걸 할까 기대가 생겨요.” 어느 날 그가 남긴 말이다. 정신질환은 감기처럼 약 한 번으로 나아지지 않는다. 김 사무국장은 “우울하거나 불안하고 여전히 힘들어도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밥을 챙기고 사람과 관계를 맺으려 노력하는 것 자체가 회복”이라고 말했다. 카페 안녕과 늘푸름은 지역 정신건강의 ‘링크 워커’이기도 하다. 협약을 맺은 지역 병원이 환자에게 비의료적 사회적 처방을 내리면 복지 자원을 연결해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이어 준다. 다만 제도적 지원은 여전히 부족해 바우처나 건강보험 시범사업 연계가 필요하다는 게 현장의 고민이다. 서울 마포구 염리종합사회복지관도 비슷한 실험을 하고 있다. 사랑의열매 지원으로 ‘마음아름이’라는 주민 발굴단을 꾸려 2023~2024년 두 차례 사업에서 정신건강 취약계층 560명을 찾아냈고, 이 중 382명은 주민들이 직접 발굴했다. 또 지역 내 42개 시설을 ‘마음약국’으로 지정해 마음 돌봄과 지원 자원을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했다. 편견과 낙인 때문에 병원을 찾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중간 지대다. 이런 활동은 ‘낙인 완화’ 효과도 낸다. 마음아름이 참여자는 “전에는 이상한 사람이라고만 여겼던 이웃에 대해 이제는 마음이 힘들어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두 기관의 모델은 다른 지역에서도 차용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돌봄이지만 예산과 제도적 지원이 관건이다. 김 사무국장은 “3년간 사랑의열매 지원으로 카페를 운영해 왔는데 사업이 종료되는 내년 이후가 고민”이라며 “지역 내 다양한 기관과 주민을 연결하는 통합돌봄 모델로 발전하려면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동기획 : 서울신문, 사랑의열매
  • 미국서 돈 받고, 中에 대두 수출…아르헨 줄타기에 美농부 분노

    미국서 돈 받고, 中에 대두 수출…아르헨 줄타기에 美농부 분노

    “우리(미국)는 아르헨티나에 구제 금융을 제공했는데, 그들은 중국에 우리가 팔아야 할 대두를 대량 수출하고 있다.” 지난 24일 트럼프 행정부가 아르헨티나와 통화 스와프 협상을 체결해 200억 달러(약 30조원)의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하자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전기톱’을 휘두르며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통한 경제안정을 약속했던 밀레이 대통령은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며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애정을 공공연히 드러냈다. 밀레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똑같이 마가(MAGA·아르헨티나를 다시 위대하게)를 외치며 2023년 12월 취임했다. 밀레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 덕분에 200억 달러 통화 스와프가 체결되면서 한국과의 통화 스와프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진 미국 정부의 입장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하지만 아르헨티나가 미국산 대두의 주요 판로인 중국에 세금을 면제하면서 대두 수출을 늘리자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은 분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중국은 미국산 대두 주문을 4배 늘려야 한다”고 압박했으며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노스다코타주에 수천 에이커 규모의 대두 농장을 소유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아르헨티나산 대두 수출 주문은 이번 달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중국 수입업체가 수출세의 일시적 유예 기간 동안 주요 작물 수백만t을 구매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르헨티나산 대두의 중국 수출 증가에 분노하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베센트 장관이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도중 읽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미국은 아르헨티나와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면서 중국과의 180억 달러 규모 통화 스와프 중단을 요구했다. 또 아르헨티나의 대두, 옥수수, 밀 등에 대한 수출세 면제도 다시 원상 복구할 것을 주문해 아르헨티나의 세금 면제 조치는 22~24일 단 3일간 유효했다. 하지만 대두에 부과되던 26%에 세금이 3일간 면제되는 동안 중국으로부터의 주문이 폭주해 아르헨티나는 70억 달러(약 9조 45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중국의 아르헨티나산 대두 선점에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대두 선물 가격은 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으며, 미국 농부들은 “정부 보조금만으로는 중국으로의 수출을 대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핵심 지지층인 농부들의 분노는 트럼프 행정부에 큰 부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한국에 ‘선불’로 내라고 요구한 투자금도 농부들을 부유하게 만드는 데 쓸 것이라고 공언했다. 지난해 중국은 1억 500만t의 대두를 수입했으며 이 가운데 20%가 미국산이었으나 올해 들어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께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로 수입선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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